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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동적 풍경 PA S S I V E V I E W JIN HUN 6TH SOLO EXHIBITION



진 훈 개 인 전 JIN HUN 6TH SOLO EXHIBITION

수 동 적 풍 경 _ PA S S I V E V I E W

12.14 W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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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7 TUE 2011

CYART GALLERY 10:00-19:00 OPENING RECEPTION 2011.12.14 WED 18:00

후 원

경기문화재단 지원사업


Passive View

116.5cm x 91cm acrylic on linen 2011


수동적 풍경과 시선 같은 밥상에서 말없이 식사하는 가족. 그 공간에 흐르는 미묘한 기류. 엄혹한 가부장은 가정을 통제하고 자기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족 을 몰아가려 하고, 자녀는 가부장이 세워놓은 질서에 침묵으로 도전하고 반항한다. 권위를 더 크게 세우지만 더 이상 자라지 않는 가장 은 냉혹한 자신을 위장하려, 자라는 자녀를 이리저리 세워 놓거나 때로는 처리하기 쉽도록 작은 곳에 이식(移植)한다. 도시와 식물 사이에도 그 가족처럼 정적의 냉기가 그 공간을 감돈다. 한쪽은 자신의 기준으로 세상을 구성하려하고, 다른 쪽은 자신의 종속적 자리 매김에 대한 불만으로, 그들은 항상 겉돈다. 진훈은 그들의 공간에서 갈라진 틈을 본다. 하지만 그는 그 틈을 메우려 하지 않는다. 방관자 로서 그 갈등을 바라본다. 심지어 건물과 식물은 더 멀어진 채, 그의 내면에 조응하는 화면에 놓여진다. 진훈은 “passive view”라는 말로 그러한 모습을 통칭한다. 도시의 건물과 식물을 그려내는 그의 화면은 적극적으로 말을 하지 않는다. 개입을 바라는 노골적인 추파를 던지는 것도 아니고, 냉랭한 배제의 상태를 결연하게 보여주지도 않고 있어서 그림은 섣불리 틈입할 엄두를 못내게 한다. 그러면서도 껄끄러운 기운이 만들어내는 불협한 공간에 들어가야 뭔가 침묵 뒤에 감추어진 비밀을 알 것 같은 불안감을 조성해 우리를 흔든다. 무시하고 지나치기도 그렇고 불화의 공간에 발을 들이밀기도 애매한, 곤란하고 거북한 느낌이 화면 밖을 감싸고 있다. 그의 그림을 보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내가 보고 있는 것은 무엇이지? 진훈의 그림은 확인할 수 있는 형태들로 이루어진 재현적 상태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보편적이고 정치한 표현으로 화면이 조성되어 있지는 않다. 그의 화면에 등장하는 나무는 해조류처럼 도시의 억압적 공기에 흔들리고 있는 듯 보인다. 충만함과 풍족함으로 너그러이 공간을 감싸는 존재감을 갖지 못하고 건물 앞이나 멀리, 나무는 추레하게 서 있다. 유기적이지만 왜소하게 서 있는 나무는 도시의 이방자 이다. 기하학적 선으로 이루어진 건물들은 강한 존재감으로 우뚝 있지만 미약하게 자리 잡은 식물에 의해 방해를 받는다. 아무런 말없이 있는 나무들은 그 수동적 상태 때문에 시선에서 배제된다. 하지만 이때 나무가 시선에서 차지하고 있는 공간은 건물의 위상에 균열을 발생시킨다. 비자발적 모습은 적극적 저항을 담고 있는 경우가 있다. 나무는 건물에 있어서 그러한 존재이다. 색채는 그의 그림에서 형태보다도 더 큰 역할을 한다. 진훈의 색채는 보편적 재현의 공간에 머물러 있지 않다. 지극히 사적이고 내밀한 면모를 함의한 색채로 만들어진 그의 그림은 쉽사리 읽혀지지 않는다. 거의 언제나 그의 그림에 칠해져 있는 분홍계열의 색은 이러한 면모를 더욱 강화시킨다. 그는 진달래를 잘 그리고 싶다고 하였다. 진달래의 색은 수동적 겉모습과 비순응의 녹록치 않은 면이 내재해 있다. 그것은 그의 그림에서 칠해져 있는 분홍색의 표면성과 잠재성에 연결되어 있다. 억제적인 속성과 잠재된 과격함의 속성을 지닌 분홍은 결코 아름다움으로만 향해있는 색이 아니다. 특히 그가 사용하는 분홍의 색은 더더욱 그러하다. 진훈 그림에서 쉽게 가로지를 수 없는 어떤 막이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은 아마도 그러한 이유 때문일 것이다. 알싸한 맛은 그림 내부에서 맴돌다 스멀스멀 배어 나온다. 그걸 느낄 때에만 그의 그림은 한마디씩 말을 건넨다. 내면화된 형태와 더불어 채도가 약한 분홍과 녹색 등의 보색적 결합은 막연한 상태에서 입자가 미세한 사포로 풍경을 문지르는 듯한 일탈적 경험을 우리에게 넌지시 들이민다. 그래서 그의 그림은 도시와 식물이 만들어내는 감상적 풍경을 한사코 밀어낸다. 평온한 풍경이 비껴나간 그 자리에서 우리는 도시와 식물을 바라보는 까탈스럽고 생경한 그의 내면적 시선을 목도한다. 그림은 작가의 곧추선 내면을 반영하는 거울이다. 진훈은 수많은 좌절과 고통을 거치면서 자신의 마음과 그림을 동조시킨 후에야 간신히 붓을 놓는다. 부정 명제가 보편적 사랑을 향해있듯, 도시와 식물의 파열음을 그리고 있지만 내향화된 그의 수동적 풍경과 시선은 더 큰 애정의 발로이다. 이제 그의 그림을 묵묵히 바라보자! 그의 시선이 나의 시선이 될 때까지.

이영훈 (미술이론가)


Untitled

80.5cm x 100cm acrylic on linen 2011


Untitled 80.5cm x 100cm acrylic on linen 2011


기괴한 동거 102.7cm x 99.8cm acrylic on linen 2011


Untitled

80.5cm x 100cm acrylic on linen 2011


Thirsty Plant

112.1cm x 185cm acrylic on linen 2011


Building

260cm x 97cm acrylic on linen 2011


길 위에 있는 것들 130cm x 97cm acrylic on linen 2011


Uncircumcision

Run

45.5cm x 53cm acrylic on linen 2011

51cm x 97cm acrylic on linen 2011


Untitled

진훈

112cm x 145.5cm acrylic on linen 2011

陳勳

Jin Hoon

1970년생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 졸업 서울대학교 대학원 서양화과 회화전공 졸업 개인전

2011 6회 개인전 ‘Passive view’ (사이아트갤러리) 2010 5회 개인전 (사이아트갤러리) 2009 4회 개인전 (관훈 갤러리) 2008 3회 개인전 (노암갤러리) 2007 2회 개인전 ‘딜레마를 초상하다’ (노암갤러리) 1998 1회 개인전 (인데코 갤러리) 그룹전

2007 딜레마의 뿔 展 (일민미술관) 2003 BORA 展 (문예진흥원) 2000 미디어전 (서초조형예술원) 1999 New Form 전 (우덕 갤러리) 1997 Now and I 전 (은평구 문화관) proclaim 전 (서울대 문화관, 63갤러리) 서울의 바람 전 (인데코 갤러리) 1995 비무장지대전-D.M.Z cafe 전 (나화랑) 서울의 바람 전 (인데코 갤러리) proclaim 전 (서울대 문화관)


발행인 진 훈 제 작 아트앤맵 02.3663.7537 디자인 유 토 비


진훈 개인전 수동적 풍경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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