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나누는삶 3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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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 2018. 01 NO.37

동물보호지

Special

동물자유연대 법률지원센터 출범 현장에서

시흥 불법번식장 화재현장 구조 이야기 함께 나눔

동물자유연대 ‘캣맘협의체 TNR 지원사업’ 함께 만들어가는 문화

맥주 한 잔에 담은 동물 사랑 브로이하우스 <바네하임> 생명 에세이

몽골 어느 산골짜기에서 보낸 일주일 야생생명보호가 긴수염


겨울호 2018.01 NO.37

CONTENTS 03 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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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는 글

끔찍한 학대를 받았지만

여김받는 해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사람을 너무 좋아하는 ‘동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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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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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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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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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만들어가는 문화 맥주 한 잔에 담은 동물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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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주 포토뉴스 냐옹님들의 복지를 높이 향상시켜준 캣월

브로이하우스 <바네하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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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자연 활동가 이야기

32 누똥바의 그루밍

행동하는 인간으로서의 나의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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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소식 2017년 10월~2017년 12월

경기도 시흥 불법번식장 화재현장 구조 이야기 인간이라서 미안해, 다시는 동물로 태어나지 말자!

생명 에세이 몽골 어느 산골짜기에서 보낸 일주일

사람의 매너는 반려견의 에티켓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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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나눔 동물자유연대 ‘캣맘협의체 TNR 지원사업’

동물자유연대 법률지원센터 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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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양해주세요

황금 개의 해, 동물이 더욱 귀히

후원으로 함께해주세요

묘생역전 서로 닮은 ‘시저’와 ‘본이’ , 한 지붕 아래서 사랑받고 있어요!

함께 나누는 삶

계간지/ 2018. 겨울호

발행처 (사)동물자유연대 주소 서울 성동구 행당로 17길 1-77 전화 02.2292.6337 팩스 02.2292.6339 발행인 조희경 발행일 2018년 1월 30일 등록번호 성동바 00007 기획 동물자유연대 책임 진행 홍현진 제작 Mayday Graphic Studio 정유희 편집 장보영, 신영배 디자인 임재혁 교정 강은하 인쇄 순환광고인쇄 동물보호지

* 동물자유연대 매거진 <함께 나누는 삶>은 환경과 동물을 위해 재생 종이 및 친환경 종이를 사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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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animals.or.kr


여는 글

황금 개의 해, 동물이 더욱 귀히 여김받는 해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글 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

2018년,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됐습니다. 동물 친구님들 그리고 세상의 모든 동물들 에게 축복이 함께하기를 기원합니다. 올해는 개의 해입니다. 개의 해 중에서도 무술년(戊戌年)이라 해서 황금 개띠의 해 라고 합니다. 한자로 무(戊) 자가 노란색이나 황금색을 뜻한다 해서 올해를 ‘황금 개’의 해라고 한답니다. ‘황금개’라 말하는 것은 좋은 징후의 의미를 담아 덕담을 하고자 하는 뜻이겠지요. 사회는 이렇게 변하고 있습니다. 오래전 옛날에는 무(戊) 자를 무술당, 무술주라 는 누렁이 잔혹사가 담긴 뜻으로 해석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말을 그 어디 에서도 사용하는 것을 볼 수 없고 ‘황금개’로 표하며 덕담의 의미로 나눕니다. 이 제 더 나아가 황금개의 해에 걸맞게 누렁이들에게 희망의 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개가 반려동물로 자리매김되는 변화는 그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대세입니다. 한때 모란시장은 개를 죽여 유통하는 물 량이 전국 30% 이상, 최고치일 때는 50% 이상에 달했다고 합니다. 개고기 시장으로서 무너지지 않는 철옹성처럼 버티 고 있었던 것이죠. 하지만 2018년 현재 모란시장은 단 한곳만 법정 시비를 하며 버티고 있을 뿐, 예전처럼 드러내놓고 산 개를 전시하며 죽이는 행위는 하지 못하고 있으며, 부산 구포시장 등 대형 민속시장들 또한 변하는 사회의 시류에 그 힘을 잃고 있습니다. 육견인 단체의 한 측에서는 보상안이 마련되면 폐업하겠다고 합니다. 일부 국회의원들은 이에 대한 대책 논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물론 폐업 보상은 제안만 나오는 것일 뿐 실제 이행되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각 각의 이해관계와 셈이 치열하고, 무엇보다도 우리는 누렁이들의 절규를 가벼이 여기며 협상할 순 없기 때문에 험난한 과 정이 있을 것이라 예상합니다. 지난 2017년 한 해에도 동물자유연대는 회원님들의 중단 없는 지지와 후원으로 쉼 없이 달려왔습니다. 학대와 구조의 현장, 입법과 정책 개선을 위해 국회와 정부에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연구를 비롯한 언론과 협업을 하는 등 다양한 곳에서 다양한 형태로 뛰었습니다. 하지만 활동을 하면서도 늘 부족하게 다가오는 것 중 하나는 법률지원을 체 계적으로 받을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몇몇 회원 변호사님들의 적극적인 도움은 있었지만 그분들의 헌신만으로는 우리의 활동을 다 감당할 수가 없었습니다. 동물자유연대는 동물학대 사건을 많이 다루고 법적인 시비에도 직접 참여합니다. 그와 더불어 법 개정 활동과 정책 개 선 및 제안 등등의 활동을 많이 전개하고 있는데, 그에 비해 안정적이며 지속적인 전문 자문을 받는 토양은 약했던 것 입니다. 이런 점을 보완하기 위해 뜻있는 변호사님들이 우리 단체 소속기관으로 법률지원센터를 만들었습니다. 법률센터는 필요성이 매우 크기에 기존의 사회시민단체들이 다양한 형태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해외의 사례를 봐도 법 률가들이 동물단체에서 상근하는 예는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국내 동물보호단체로서는 처음 동물자유연대가 법률센터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후원인 여러분들이 소망하는 ‘동물이 보다 더 나은 삶, 동물 학대 없는 사회’로 나아가 기 위해 이는 보다 힘찬 걸음을 내딛는 토대가 될 것입니다. 이렇듯 동물자유연대는 사회 변화를 위한 토대들을 적절한 시기에 이루어내는 활동들을 해왔습니다. 여러분들께서 만 든 것입니다. 이제껏 묵묵히 우리 본연의 할 일을 해왔듯이, 2018년 황금 개의 해에도 보다 의미 있는 성과들을 위해 더 욱 힘찬 걸음으로 뛰겠습니다. 03


Special 동물자유연대 법률지원센터 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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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생명은 고통을 호소할 권리가 있다 4천여 년 전 붓다는 ‘인생은 곧 고해’ 라 했다. 그러나 삶이 고통의 연속인 것이 어디 사람뿐이랴. 죽음을 위해 살아가는 농장동물, 자유를 빼앗긴 전시동물, 때때로 인간의 잔인함 을 온 몸으 로 받아내는 반려동 물까지 억압된 생을 살아가는 이들의 고통이 더 컸으면 컸지 결코 작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사람은 설사 중죄를 지었다 할지라도 자신의 처지와 억울함을 호소할 권리가 있지만 사람을 위해 자신의 생명을 , 자유를 , 가족을 내어준 동물은 피해자이면서도 고통을 알리지 못한다. 이제 누군가는 그들의 목소리가 되어줘야 한다. 여기, 고통받는 생명이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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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1. 동물자유연대 법률지원센터 출범

동물의 법적 지위가 향상되는 그날까지, 동물자유연대 법률지원센터 출범 글 조해인 동물자유연대 법률지원센터장

복제인간이 대량 생산되어 인간의 노예로 사용된 후 폐기되는 사회, 바로 전생과 내세, 윤회사상을 모티브로 한 영화 <클라우드 아틀라스> 속 2144년 ‘네오 서울’의 모습이다. 이 영화 속에서 사람들은 복제인간도 사람과 똑같은 고통을 느낀다는 사실, 복제인간이 본래 인간과 같은 존재라는 사실을 전혀 인식하지 못한다. 그러기에 아무런 죄의식 없이 복제인간을 착취하고 폐기한다. 복제인간들이 먹는 음식(영화 속에서는 복제인간이 ‘비누’라는 것을 먹고 산다) 또한 실상은 같은 복제인간의 사체로 만들어진 ‘사료’다. 복제인간들은 극단적으로 열악한 환경 속에서 착취를 당하면서도 별다른 저항 없이 순응하며 살아간다. 이는 비록 가상의 이야기지만 인간이 이용하고 착취하는 동물의 삶과 놀랍도록 닮아 있다. 영화에서는 주인공 ‘손 미-451’이 복제인간도 인간과 똑같이 생각하고 고통을 느낀다는 사실을 방송을 통해 사람들에게 알린다. 이로써 세 상은 발칵 뒤집어지고 , 급기야 무장경찰이 들이닥쳐 방송을 막게 되는데, 수많은 활동가들이 무장경찰로부터 ‘손 미-451’의 방송을 지키다 죽어간다. 영화와 달리 현실에서는 동물의 생각이나 고통을 알릴 ‘대표 동물’이 없다. 아마도 그것은 앞으로도 어려울 것이다. 그 래서 현실에서는 동물이 아닌 사람이 나서서 ‘동물도 원하는 것과 생각이 있고, 불안함, 슬픔, 고통, 그리움 등의 감정 을 느낀다’는 사실을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고 있다. 고통 속에서 착취당하면서 처참하게 죽어가는 동물들을 보호하 는 역할을 일부의 사람이 하고 있는 것이다. 06


그러나 활동가들이 마주한 실질적인 현장에서는 관련 법률이 아예 없거나, 규정이 너무 허술하여 동물학대를 막거나, 동물이 처한 참담한 현실을 바꾸기가 몹시 힘들 때가 많다. 설사 관련 법령이 구비되어 있다 하더라도 이를 지키도록 감시하고 감독하는 행정기관의 대응은 늦거나 미흡했고, 동물학대사건에 대한 담당 공무원 및 검찰의 안일한 태도 역 시 넘어야 할 산이었다. 형사 고발을 해도 동물학대자에 대한 처벌은 솜방망이 처벌에 그쳐 날이 갈수록 동물학대사 건은 더 잔혹해지고 더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어렵사리 민사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해도 법원의 판결 금액이 너 무 낮아 이미 들인 소송비용에 훨씬 못 미치기 때문에, 소송을 통해 학대사건의 재발을 막는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 한 일이 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긴급한 구호가 필요한 동물학대 현장에서도 주거침입 등의 문제로 활동가들의 발이 묶이곤 했다. 이런 상황에서 동물보호단체를 중심으로 ‘동물 보호 및 복지 활동을 효과적으로 전개하기 위해서는 당 면하는 법률적 문제들에 상시적, 지속적, 체계적으로 대응할 수 있어야만 한다’는 강력하면서도 지속적인 요구가 있었 고, 이것이 동물자유연대 법률지원센터(이하 ‘법률지원센터’)가 설립되는 계기가 되었다. 2018년 1월 현재, 법률지원센 터와 함께하겠다고 뜻을 모은 변호사는 총 23명이다. 불과 몇 달 전 준비모임을 할 때만 해도 개인적으로 동물을 좋 아하는 변호사 5명이 전부였다. 삽시간에 입소문을 타고 동물의 권리에 관심 있는 변호사들이 속속 모여들었던 것이 다. 함께하는 변호사들의 활동 영역도 다양하다. 법무법인의 구성원 또는 소속변호사, 일반 회사에 소속된 사내변호 사, 개인 법률사무소를 운영하는 변호사, 피해자 국선변호사, 대형 금융기관 투자 담당 변호사, 아예 주식회사를 경영 하는 변호사까지 아우르고 있다. 이 상황은 그만큼 다양한 법률가들 사이에서 동물의 권리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어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실익 없던 동물 관련 사건, 공익소송과 소송구제로 대응

법률지원센터는 구체적으로 연구조사, 이슈대응, 활동가 지원, 공익소송, 소송구조, 입법활동 등을 전개하게 된다. 연 구조사 활동을 통해 동물 관련 법률 및 제도에 대한 연구와 조사를 심도 있게 진행하며, 동물의 권리에 관한 국내외 법률의 비교연구 및 관련 제도의 국가별 운영실태 분석, 국내 동물 학대유형의 통계적 고찰을 통한 법제도 개선방안 연구 등, 실무에 적용 가능한 법 이론을 구축하게 된다. 또한, 동물자유연대에서 활동가들이 대응하고 있는 사건에 관하여 실시간 법률자문을 제공한다. 변호사 3~5명이 1개 팀을 이루어 각 이슈에 대한 실시간 대응체제를 구축할 예정이다(2018년 1월 현재 7개 팀 가동 중). 예를 들어, ‘개농 장 감시팀’은 음식물쓰레기를 이용하는 개농장주들에 대응하기 위해 관련 법령 검토와 함께 감시 활동가들이 이해하 기 쉬운 체크리스트를 작성하여 배포하고 있다. ‘번식장 감시팀’은 번식업이 허가제로 전환되는 상황에 발맞추어 번식 장 운영자들의 불법행위를 효과적으로 감시할 수 있는 체크리스트를 제작하고 배포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동물보호 법 시행규칙 개정안 대응팀’은 수년간 국내에서 이루어진 동물학대유형을 분석하여 통계자료로 만들고, 관련 외국법 령과 비교하여 개선 방향을 제시하고 이를 의견서 형태로 작성해 제출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입법활동 역시 법률지원센터의 주요 활동 중 하나다. 법률(개정)안을 만들거나, 발의 법안에 대한 의견서를 작성하여 국회 및 정부에 제출하고, 법률지원센터 내 변호사들의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해당 법안의 통과를 적극 지원한다. 법률지원센터는 동물보호 활동가들이 긴급구호 등의 활동으로 법률분쟁에 휘말렸을 때(학대받는 동물의 생명을 구 하기 위한 행동이었지만, 학대 당사자는 오히려 활동가를 상대로 동물에 대한 소유권 침해를 주장하거나 주거침입 등 을 빌미로 소송을 제기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적절할 법률적 지원을 함으로써 활동가들이 안심하고 활동할 수 있도 록 돕는다. 활동가뿐 아니라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법률지원도 한다. 동물학대사건 등 동물과 관련된 소송은 시간과 노력, 소송비용이 많이 소요되는 반면 형사상 처벌이 미약하거나 민사상 손해배상 판결액이 지나치게 낮아 시작부터 소송을 포기하는 사례가 많았다. 앞으로는 동물에 대한 잔혹 범죄 등에 대해서 동물자유연대에서 소송구조 신청을 받아 재정지원을 하고 법률지원센터에서 소송업무를 수행하는 방법으로 소송구조 활동을 진행할 예정이다. 아울러 07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은 사건이나, 동물의 권리보호를 위한 사회적 인식의 개선을 유도할 수 있는 사건이 발생하는 경 우에는 동물자유연대에서 별도 조성한 기금을 활용하여 법률지원센터가 공익소송을 진행하게 된다. 동물 관련 사건에서 가장 큰 과제 중 하나인 소송비용의 문제는 동물자유연대에서 별도의 기금을 조성하고, 이를 재 원으로 하여 법률지원센터가 일반 피해자들을 위한 소송구조 활동을 하거나 사회적 문제가 된 사건에 대해서 공익소 송을 수행하는 모델을 정립해 해결하고 있다.

동물자유연대 기금 조성 법률지원센터

기금운영위원회

승소사례금 기부

상담변호사 설명

소송구조 신청

자료검토

신청인 상담

공인소송 제보

중거조사

관계자 상담

담당변호사 선정 소송진행

소송비용 집행

즉, 기금의 효율적이고 투명한 운영을 위한 기구로서 동물자유연대 대표이사, 재무담당자, 감사 및 변호사 2명으로 구성된 ‘기금운영위원회’를 설치한다. 동물자유연대에 소송구조 신청이나 공익소송 제보가 들어오면 법률지원센터 내 변호사들이 자료검토 및 증거조사를 한 뒤 피해자 상담을 진행한다. 그리고 상담을 한 변호사는 기금운영위원회 에 해당 사건에 관하여 설명하고 법적 검토 및 지원 필요성 등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밝힌다. 기금운영위원회는 사건 에 대한 설명과 상담 변호사의 의견을 청취한 후 심의를 통해 소송비용의 집행 여부 및 그 액수를 결정하는 시스템 이다. 이때 기금운영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법률지원센터는 해당 사건을 담당할 변호사를 선정하고, 담당 변호사는 형사고소 ・고발 및 민사손해배상청구 등의 소송을 수행하게 된다. 담당 변호사가 소송을 잘 수행한 결과 피해 당사 자로부터 승소사례금을 받을 경우에는 이를 다시 기금에 기부함으로써 기금 조성의 선순환을 꾀한다. 법률지원센터 궁극적 목표는 동물의 법적 지위 향상

법률지원센터는 ‘인간에 의해 관리되는 모든 동물들이 인도적인 대우를 받게 하여 인간과 동물이 생태적, 윤리적 조 화를 이루며 함께 살아가는 것’이라는 동물자유연대의 설립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동물의 법적 지위 향상’을 이루고 자 한다. 일차적으로 1991년 도입된 동물보호법을 개정해서 동물 학대를 제한하는 규정을 선진국 수준으로 구체화 하고 처벌을 강화하고자 한다. 동물보호법이 그동안 동물학대를 방지하고 처벌할 수 있는 근거가 되어 왔으나 아직 은 그 처벌수위가 낮고 금지하는 학대유형이 상세하지 않는 등 미흡한 점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비교할 만한 예로 스위스의 경우 동물마다 금지 행위를 10~13가지로 세분해서 열거하고 있다. 이를테면 소에게 코뚜레를 하는 행위, 08


조해인 동물자유연대 법률지원센터장.

돼지의 꼬리를 자르고 살아 있는 가금류(조류)의 깃털을 뜯는 행위 등, 학대 행위는 매우 구체적이며 이를 위반했을 때의 과태료와 벌금도 아주 상세하게 규정되어 있다. 그다음 단계로서 민법을 개정해 우리 법을 사람・동물・물건의 삼분법 체계로 만들고자 한다. 현행 우리 민법은 인간 과 물건이라는 이분법 체계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동물이 물건의 지위에 있기 때문에 소유주가 학대해도 처벌을 제 대로 할 수 없는 근본적 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잔인한 동물학대는 동물 관리인이나 소유주에 의해 가해지 는 만큼 동물 자체에 대한 권리를 인정할 수 있도록 법을 삼분법 체계로 변경하자는 것이다. 오스트리아, 독일 등에 서는 민법에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 동물은 별도의 법률들에 의해 보호된다’고 명시함으로써, 동물을 물건과는 다 른 제3의 존재로 규정하고 있다. 최종적으로는 헌법에 생명권 내지는 동물권을 명시하고자 한다. 개헌을 통해, 인간이 좋은 환경에서 살아야 한다는 차원에서 동물을 도구나 수단으로서 여기는 것이 아닌, 동물 또한 생명을 가진 존재이기 때문에 권리를 가지고 있고 인간이 이를 보호해야 한다는 차원의 규정을 헌법에 명시하는 것이 법률지원센터의 최종 목표다. 독일, 스위스, 에콰 도르 등에서는 이미 헌법에 이와 같은 취지로 생명권(자연권) 및 동물권을 명시함으로써 인권과는 다른 한 축으로 서 동물의 권리를 인정하고 있다. 이와 같은 법률지원센터의 목표는 많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부분이다. 단순히 법에 규정만 하면 되는 일이 아니라 사회 구성원이 법의 취지에 대해 공감하는 것이 핵심인 것이다. 법률은 국민이 선택한 대리인(국회의원)들의 합의에 의해서 제정되거나 개정되고, 특히 헌법의 경우 국회의원 2/3의 찬성, 선거권자 과반수의 투표 그리고 투표자 과반 수의 찬성이 있어야만 바꿀 수 있다. 즉, 법을 개정하는 일에는 수많은 전문가들의 연구와 노력, 사회 각계각층의 합 의, 국민적 공감대를 얻는 일련의 과정이 모두 포함되어 있는 셈이다. 따라서 무작정 헌법에 동물권을 명시하자고 주 장해서 될 일이 아니고, 특별법(동물보호법)부터 단계별로 차근차근 개정해나가야 하는 것이며, 그렇게 법을 개정해 가는 과정 하나하나가 매우 중요하고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이다. 09


견생역전 2. 동물자유연대 법률지원센터 출범 Special

동물자유연대 법률지원센터, 동물학대 잔혹사 마침표 찍을까? 글 채일택 팀장

법 강화에도 현실적용 어려워 학대사건 빈발

“학대받는 강아지 구조요청을 드립니다”, “강아지공장의 개와 고양이를 도와주세요.” 동물자유연대 학대제보 게시판에 올라온 동물학대 도움요청 글들이다. 매년 동물자유연대 학대제보 게시판에는 1천여 건 의 제보가 접수되고 있다. 전화를 통해서는 2017년 한 해에만 9천 건이 넘게 접수됐다. 일부 이웃과의 갈등 등으로 인한 민 원성 제보는 제외한다 하더라도 매년 수천 건의 동물학대 제보가 들어오고 있는 셈이다. 동물보호법상 처벌조항은 강화되 고 있는 추세에도 불구하고, 아이러니하게 동물학대는 점점 더 빈번해지며 잔인해지고 있다. 실제 지난해 10월, 서울 은평구에 거주하는 A씨가 딸이 키우던 햄스터 19마리 중 11마리의 목을 펜치로 잘라 죽이는 사건 이 발생했다. 그저 자녀들이 싸우고, 햄스터가 시끄럽다는 이유에서였다. 제보 영상에서 A씨는 왼손에 든 펜치로 햄스터를 잡고 오른손에 든 펜치로 햄스터의 목뼈를 ‘딱딱’ 소리 내며 잔인하게 잘라 죽였다. 동물들의 참담한 현실은 이러한 직접적 학대행위에만 국한될까? 개장 1년 만인 2015년 경영난으로 폐업한 경남 창원시 ‘줄 루랄라’ 실내동물원은 사막여우, 비단뱀, 나무늘보 등 희귀동물 등을 전시했지만 동물자유연대 활동가들이 폐업 현장을 10


방문했을 때 전시장 구석 및 쓰레기통에서는 앙고라토끼, 왈라비, 비단뱀 등 총 17종 26마리의 전시동물 사체가 무더기로 발견됐다. 그중에는 국제적 멸종위기종도 15마리나 포함되어 있었다. 불과 1년 남짓한 기간 동안 많은 동물이 죽어나간 것 은 동물들에게 열악한 환경이 제공되었고, 그로 인해 무지막지한 스트레스가 가해졌다는 걸 짐작케 했다. 이렇게 동물학대 사건이 끊이지 않는 배경에는 법을 집행해야 할 공직사회의 안일함과 사법당국의 솜방망이 처벌이 자리 하고 있다. 지난 7월 7일, 경북 영천 소재의 한 주택으로부터 ‘누군가가 막대기로 개를 때려 의식을 잃게 한 뒤 올무에 목을 걸어 끌고 갔다’는 제보가 들어왔고, 동물자유연대는 해당 사건을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경북 영천경찰서에 고발했다. 그러 나 소극적인 자세로 수사를 끌던 경찰은 ‘수사 능력 부족’을 이유로 학대 피의자 확인도 못한 채 사건을 종결지으려 했고, 동물자유연대가 보강수사를 요청했음에도 ‘능력이 부족해서 더 이상 못 찾겠으니 이대로 사건을 종결하겠다’며 손을 놓았 다. 또 검찰은 ‘피의자가 확인되면 수사를 하겠다’는 무책임한 답변을 내놓았다. 위 사건들의 처리 결과를 살펴보면, ‘햄스터 살해사건’은 동물보호법 위반혐의로 검찰에서 100만 원의 구약식기소 청구로 마무리됐으며, ‘줄루랄라 사건’은 동물학대가 아닌 국제적 멸종위기종의 폐사 미신고로 ‘야생동물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 률’에 의거해 100만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 것이 전부였다. 이렇듯 동물 관련 사건은 언제나 민・형사상 고소 ・고발도 어렵 지만, 행위와 결과의 잔혹성과 위중함에도 불구하고 솜방망이 처벌로 결과가 마무리된 것이 대부분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대한민국의 동물학대 잔혹사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동물의 법적 지위 향상 위한 법률지원센터 출범

지난 12월 20일 출범한 동물자유연대 법률지원센터(이하 ‘법률지원센터’)는 이렇게 관련법이 없어서, 혹은 수사당국의 안 일한 태도와 인간 중심적 사고에 젖은 사법부의 판단으로 언제나 뒷전으로 밀리는 동물 복지와 보호를 법률적으로 해결하 기 위해 만들어졌다. 물론, ‘동물의 권리를 위한 변호사들’, ‘PNR(동물권연구단체)’ 등 앞서 결성된 법률전문가 모임도 있 다. ‘인천 개 전기도살 사건’ 등에서 법률적 의견을 제출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전개해왔지만 그럼에도 법률지원센터가 새 로이 출범하게 된 것은 관련법의 부재로 학대행위를 제지하지 못하거나 주거침입 등으로 실정법의 벽에 가로막혀 구조가 시급한 사안에 대해서도 그간 발이 묶였기 때문이다. 법률지원센터는 동물자유연대라는 동물단체 내에 설치된 법률기구 로, 태생적으로 법률전문가와 현장활동가가 긴밀하게 협조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기존의 단체들과 차별성 을 갖고 있다. 실제 월 1회 정기회의를 통해 변호사 전원과 대표이사, 서울본부 직원, 이슈별 담당활동가가 참석해 법률지원 현황을 공유하는 한편, 주요 이슈별로 대응팀을 구성해 수시로 소모임을 진행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특히 이슈 대응팀 은 동물자유연대에서 진행하고 있는 주요 활동 및 사건에 대해 변호사들이 소규모의 팀을 이뤄 해당 사안에 대한 법률적 검토부터 체크 리스트 같이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정보뿐 아니라 해외 입법례까지 제공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조해인 동물자유연대 법률지원센터장은 출범식에서 “법률 연구 및 조사를 통해 동물보호 활동가들에게 이론적 근거를 제 공하고, 실무에 바로 적용 가능한 지식을 생산하고 축적해 현장활동에 도움을 주겠다”며, “복잡한 법적 문제도 신속하게 해결할 수 있는 전문성을 갖춰 동물의 권리에 관한 한 국내 최고 수준의 전문가 집단이 되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이 밖에 도 법률지원센터는 활동가들이 법적 문제에 부담을 느끼지 않고 현장활동을 할 수 있도록 활동가 지원과 함께 민법과 헌 법에 동물 생명권을 명시하기 위한 입법활동, 공익소송, 소송구조 등의 법률지원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다. 법의 대원칙 중 하나는 만인 앞의 공평함이다. 그러나 동물은 인간의 언어로 표현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늘 법의 공평무사 함에서 비껴가곤 했다. 하지만 독일, 오스트리아, 스위스 등의 선진국에서는 동물을 물건과는 다르게 특별히 보호해야 할 대상으로 또는 권리의 주체로 인정하는 추세다. 우리 사회도 걸음마 단계이기는 하지만 동물의 권리에 대한 논의와 요구가 활발해지고 있다. 동물자유연대 법률지원센터의 출범은 시대적・사회적 요구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앞으로 법률지원센 터가 우리 사회의 법에 동물의 권리를 명시하고, 그 법을 통해 동물을 보호하며, 생명에 대한 부조리와 부당한 행위들에 대 응하여 이를 처벌하고 바꿔나가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해나가길 기대해본다. 11


세상읽기

사람의 매너는 반려견의 에티켓을 만든다 글 송지성 활동가

스스로의 점검이 필요합니다

얼마 전, 유명 연예인의 반려견이 사람을 물어 패혈증으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며 사회적 불안이 조성됐습니다. ‘펫 +에티켓’, 즉 ‘펫티켓’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하게 되었고 반려동물 사회화 교육의 필요성이 대두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도 여전히 ‘펫티켓’을 지키지 않는 사례나 사건들이 발생하면서 반려인과 비반려 인, 심지어 반려인들 간의 갈등은 아직도 잠잠해질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해당 정부부처 및 각 지자체에서도 동물 관련 전문가, 수의사, 동물보호단체를 소집해 다양한 자문과 회의를 거쳐 조례 및 대안을 모색하고 여러 대책을 내놓 았지만, 국민들의 찬반논란은 더 뜨거워질 뿐 합의점을 찾는 데 한계를 보이고 있는 실정입니다. 결국 ‘펫티켓’을 준수 하고 올바른 반려동물 문화에 기여하는 주체는 바로 반려견을 키우는 ‘나’라는 스스로의 점검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상황입니다. 반려견은 동물입니다. 동물은 사람이 완벽하게 통제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동물의 안전이 곧 사람의 안전이라는 것을 명확하게 인식한 상태에서 반려견을 키우려고 하는 사람은 반려견을 키울 수 있는 자격이 부여됩니다. 하지만 반려견 을 키울 수 있는 자격을 제한하는 것에는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습니다. 결국 자기 자신이 현재 반려견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사람인지, 그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반려견에게 얼마만큼의 시간과 환경과 비용을 제공할 수 있는지에 대한 스 스로의 성찰과 재점검이 필요합니다. 이 같은 기초적인 부분이 해소가 되어야 반려견의 에티켓과 구체적인 안전대책을 스스로 마련할 수 있을 것입니다. 12


반려견을 키우기 전 나를 찾아가는 여행 첫 번째, 반려견을 키우는 것은 또 다른 식구를 맞이하는 일입니다.

반려견을 키우려면 적어도 10년 이상 가족들과 반려견이 함께 생활할 수 있을지, 자신과 가족의 생활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예측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누구나 다 쉽게 키울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으로 반려견을 키우려 드는 건, 반려견을 가족이 아니라 단순히 ‘물건’으로 생각하는 것과 같습니다. 이에 반려견을 키우기 위해 나의 상황과 조 건이 어떠한지 다각적이면서도 입체적인 고찰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두 번째, 타인과의 합의가 필요합니다.

가족 중 심한 개 알레르기나 공포증 또는 혐오감을 갖고 있는 사람이 있을 경우, 그 가정에서는 강아지를 가족으로 받아 들이기 어렵습니다. 반려견은 가족의 도움 없이 혼자서 키울 수 있는 동물이 아닙니다. 특히 직장생활을 하면서 독거하는 사람이나 집을 자주 비워두는 가족들은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며, 반려견도 그 가족 구성원을 받아들이는 데에 큰 어려움 을 겪는다는 것을 명심하여야 합니다. 서로에 대한 이해와 합의 과정을 원활하게 갖지 못한다면 가족 간의 갈등과 충돌로 인해 가족의 행복도 반려견의 행복도 보장할 수 없습니다. 세 번째, 반려견을 키우기 전 올바른 지식이 필요합니다.

반려견에게 충분한 애정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과도한 애정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습니다. 반려견에게 주면 안 되는 음식, 하면 안 되는 행동 등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습득해야 합니다. 또 사람과 환경에 의해 변해가는 반려견의 행동 변화를 섬 세하게 체크하여 그에 해당하는 적절한 교육 방향을 마련해야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네 번째, 경제적 부담을 고려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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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을 키우는 데에는 많은 비용이 듭니다. 기본적인 사료비 외에도 주기적으로 들어가는 예방 접종비, 병이 났을 때 진 료비, 미용비 등. 고정 비용 발생을 고려해야 합니다. 여기에 경우에 따라 추가적으로 발생되는 비용(심장사상충 등 외부구 충비, 샴푸, 각종 영양제, 간식, 반려동물용품 구입비, 반려동물등록비 등) 또한 유아 양육 비용 수준에 달하므로 경제적 부담을 필히 점검하고 반려견을 키울 수 있는지에 대한 결정을 해야 할 것입니다. 반려인으로서 지켜야 할 반려동물 안전법규 하나, 반려인이 지켜야 할 법적 준수사항

- 반려견에게 적합한 사료와 물을 공급하고, 운동・휴식 및 수면이 보장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 반려견이 질병에 걸리거나 부상을 당한 경우에는 신속하게 치료하거나 그 밖에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 반려견을 다른 장소로 옮긴 경우에는 반려견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데에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 반려견의 종류, 크기, 특성, 건강상태를 고려하여 최대한 적절한 사육환경을 제공해야 합니다. - 정기적인 예방접종, 분기마다 1회 구충은 필수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둘, 위반시 과태료가 부과되는 법적 준수사항 반려견 유기 반려견 미등록(3개월 이상 반려견) 반려견 배설물 미수거

100만 원 이하 과태료

등록대상 동물인식표 미부착 반려동물 외출 시 목줄 등 안전조치 미실시(맹견 대상 입마개)

셋, 반려동물을 차에 태웠을 시 주의할 점 문제 사례 - 반려견을 안은 채 운전하거나 조수석에 태우는 행동은 위험한 상황을 발생시킬 수 있습니다. - 반려견을 조수석과 운전석 사이에 앉히더라도 핸들과 기어를 건드려서 교통사고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 열린 창밖으로 머리를 내밀다 뛰어내려 마주 오는 차량과 부딪힐 수 있습니다.

위반 시 범칙금

- 도로교통법 제39조 ‘승차 또는 적재의 방법과 제한’ 중 4항에 의거하여 동물을 안고 운전을 하는 것은 금한다. - 동물을 안고 운전한 경우, 적발 시 승합차는 5만 원, 승용차는 4만 원의 범칙금과 동시에 벌점 10점 부과

다시 짚어보는 유명 연예인의 개 물림 사고

단순 개 물림 사건으로 비추어 봤을 때, 가장 최근에 진돗개가 아기를 물어 사망한 사건도 비슷한 맥락으로 봐야 하는 것이 합당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하지만 왜 유명 연예인의 개 물림 사고 사례만 사회적인 불안과 갈등을 초래하게 되었 을까요? 바로 개 물림, 전염병(패혈증), 유명인 이 세 가지 조건들이 말 그대로 3박자의 합을 잘 갖추고 있었기 때문입니 다. 유명 연예인의 개 물림 사건의 근본적 요인이 패혈증이라는 점은 간과할 수 없는 명백한 사실입니다. 그러나 우리 사 회는 ‘패혈증’이라는 전염병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습니다. 결국 ‘나’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험요소를 다른 요소들 과 적절하게 희석해 개 물림 사고로 자연스럽게 유도함으로써 국민들에게 불안감을 조성하고 잘못된 인식을 심어주는 계기가 됐던 것입니다. 그렇기에 정부기관과 각 지자체는 단순히 개의 입을 막고 반려인에게 일방적 의무를 부과하기보다 14


는, 그에 앞서 근본적인 전염병 발생확률 및 사례에 대한 데이터베이 스를 구축하여 국민들의 안정을 도모할 수 있는 방법을 우선적으로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행정 편의적 발상 그리고 과도한 규제

1월 18일,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정현안전점검조정회의에서 개를 위험도에 따라 맹견 ・ 관리대상견 ・일반견으로 분류하고 차별화 된 관리의무를 부과하는 ‘반려견 안전관리 대책’이 심의 ・확정되었습 니다. 체고 40cm 이상인 모든 개를 관리대상견으로 분류하여 건물 내 협소한 공간을 포함, 외출 시 입마개 착용을 의무화하도록 하고 이 에 대해 개의 공격성 평가기관을 갖출 때까지 2년의 유예기간을 두기 로 한 것입니다. 체고와 개의 공격성과는 어떠한 상관관계도 없다는 점을 간과한 채 정부에서 추진 중인 이 체고 기준을 그대로 적용한다 면, 국내에서 양육 중인 반려견의 절반 이상은 이 기준에 해당되리란 예측과 동시에 반려견과 견주들이 자유를 제한하도록 하는 무책임한 ‘면피행정의 전형’이라 할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기본적인 제도적 개 선은 올바른 반려동물 문화 확산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체고 40cm 이상 관리대상견을 지정하여 입마개를 착용하도록 하는 과도한 규제는 오히려 반려동물 문화를 저해하고 반려인 과 비반려인 간에 갈등을 초래할 수 있다는 사실을 국가는 인식해야 할 것입니다. 불법 생산업자의 연결고리를 끊어야 합니다. 현재 신고조차 되지 않은 번식장에서는 여전히 번식기계의 삶을 동물들에 게 강요하고 있고, 적절하지 않은 환경에서 사육되어 동물이나 사람과 긍정적 사회관계를 형성하지 못한 동물들이 상업 적 목표를 꾀하는 유통망을 통해 이 사회로 밀려나오고 있으며 그로 인해 개물림 사고 유발에 대한 근본적인 연결고리 는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따라서 누구보다 많고 다양한 개를 소유하고 있는 번식업자, 판매업자의 ‘펫티켓’이 준수되지 못하면 국민의 ‘펫티켓’ 또한 지켜질 수 없기에 그것을 제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들이 하루빨리 개선되어야 합니다.

동물자유연대에서 주장하는 동물의 영업(생산, 경매, 판매) 규제사항 1. 강아지 이력제 도입 2. 판매시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계약서 양식에 생산허가번호 기재 의무화 3. 허가된 동물생산업자와 등록된 판매업자만 유통에 참여할 수 있도록 규제 4. 동물 판매 시 반려동물등록 의무화 5. 영업자 등의 준수사항 및 시설・인력기준 강화

사람의 매너는 반려견의 에티켓을 만든다.

반려견이 사람과 공존하는 사회가 형성된다면 우리는 자연스럽고 당연하게 그에 따른 도덕적이고 윤리적인 방법을 선택하 겠지만, 아직도 많은 곳에서 동물에 대한 권리를 침해하는 비합리적 사례들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매너는 사람마다 가지는 습관 또는 몸가짐을 뜻하고, 에티켓은 인간관계를 원활하게 하기 위한 규범으로 타인에 대한 마 음의 형식을 말합니다. 그렇기에 반려견의 에티켓은 반려인만의 과제가 아닌 비반려인, 반려동물 모두의 공동 규범이 되어 야 할 것입니다. 15


현장에서

경기도 시흥 불법번식장 화재현장 구조 이야기 - 인간이라서 미안해, 다시는 동물로 태어나지 말자! 글 조영수 활동가

평생 철장 밖 세상이 있는지도 모르고 살았던 아이들, 죽고 나서야 비로소 철장 밖으로 나올 수 있었습니다.

죽고 나서야 세상 밖으로 나온 아이들

지난 11월 17일 늦은 오후, 불법번식장으로 추정되는 곳에 화재가 발생했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그동안 동물자유연대가 지자체와 구조를 논의 중인 곳이었습니다. 사고현장으로 가는 동안 종교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아이들 모두 무사하길 간절 히 기도했습니다. 현장에 도착하니 불씨는 꺼졌지만 화재로 인한 매캐한 냄새가 도로 건너편까지 퍼져 있었습니다. 그리고 벽이 검게 그을린 컨테이너 안으로 들어서자 층층이 쌓인 좁은 철장 안에서 화마로 목숨을 잃은 26마리 강아지들의 주검이 식어가고 있었습니다. 철장 문을 열려고 얼마나 애가 탔을지…. 끝내 열리지 않는 철장 속에 고통스럽게 생을 마친 26마리 아이들의 모습을 보자 미안하다는 말도 차마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저 미친 사람마냥 이 아이들이 다시는 동물로 태어나 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했습니다. 살아남은 81마리, 지옥을 탈출하다!

떠난 강아지들을 뒤로하고 옆 컨테이너로 가자 다행히 화를 면한 81마리의 강아지들이 활동가들을 보면서 살려달라고 아 우성을 쳤습니다. 살아남은 강아지들 역시 화재현장에서 목숨은 건졌지만 화재로 인해 화상을 입거나 온몸이 재투성이가 되었고, 연기를 많이 들이마신 탓에 거친 숨을 내쉬는 등 위중해 보였습니다. 상황의 긴급성을 감안해 더 이상 번식장에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다음 날 바로 구조를 진행하기로 결정했습니다.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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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살아남은 화재현장 강아지들. 02 치료가 시급했던 강아지. 03-04 구조된 강아지.

다음 날 이른 아침 동물자유연대 활동가들은 현장에 다시 모였습니다. 일부만 내어주려는 업자와 모두 구조하려는 단체 사이에 실랑이가 오간 끝에 81마리를 모두 구조했습니다. 구조된 아이들 모두 대체적으로 호흡기와 눈이 좋지 않았고, 평생 미용을 받아본 적 없기 때문인지 피부병이 몹시 심했습니다. 게다가 몇몇 아이들은 탈장(脫腸)과 자궁 축농증상도 있었습 니다. 치료가 시급한 강아지들은 동물병원으로 이송됐고, 치료 병행이 가능한 강아지들은 활동가들이 임보를 하기로 결정 한 후, 병원과 활동가들의 집으로 이동했습니다. 하지만, 당장 갈 곳 없는 45마리는 지자체 보호소로 옮겨졌습니다. 그러나 지자체 보호소는 난방 시설이 없는 곳이었고, 보 호소에 남은 45마리의 강아지들은 추운 보호소를 견딜 수 있는 몸 상태가 아니었습니다. 동물자유연대는 단 하루도 더 보 호소에 둘 수는 없다는 판단 하에 갈 곳도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지만 “어떻게든 아이들을 모두 빼내자!”라는 결정을 내렸 고, 갈 곳만 결정되면 바로 아이들을 이동시키고자 활동가들을 현장에 대기시켜 놓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진료 도 움을 주셨던 병원에 다시 한 번 상황 설명을 드리고 아이들을 보호해달라고 부탁드렸습니다. 그리고 병원의 도움으로 다음 날 남은 45마리는 모두 보호소를 나올 수 있었습니다. 잔혹하게 희생되는 동물의 비극을 끊기 위한 법과 제도적 장치 필요

이번 사건은 제대로 된 동물보호법의 필요성을 다시 한 번 여실히 느끼게 해준 사건이었습니다. 현재 동물보호법은, 불법생 산 체제 안에서 강아지를 낳는 기계로 살아가는 생명들을 보호하기에 너무나도 허술합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동 안 동물자유연대는 생산업자 허가번호 등 강아지에 대한 투명한 정보제공, 판매 단계에서의 반려동물등록 등 제도적 장치 들을 요구해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논의 중인 ‘동물보호법 하위법령’에는 이런 요구들이 반영되지 않고 있는 실 정입니다. 그러나 이에 굴하지 않고 동물자유연대는 불법번식장에서 동물을 참혹한 지경에 이르게 하는 행위들을 근절하 기 위하여 끊임없이 입체적인 방법으로 대처해나갈 것입니다. 17


함께 만들어가는 문화

맥주 한 잔에 담은 동물 사랑, 브로이하우스 <바네하임> 인터뷰 ・ 정리 홍현진 팀장

지난 11월, 동물자유연대 감사의 밤에 참석한 <바네하임> 김정하 대표님이 <바네하임>에서 개발해 국제맥주대회에서 메달을 수 상한 ‘다복이’ 맥주 판매 수익금을 동물자유연대에 전달하셨습니다. 동물자유연대의 오랜 회원이기도 하신 <바네하임> 김정하 대 표님을 인터뷰했습니다. 팔이(광운대의 광, 8강전의 팔)’로 지었죠. 브로이하우스 <바네하임>에 대한 소개도 부탁드릴게요. 2004년 설립된 서울 노원구 공릉동에 위치한 맥주 제조& 판매 레스토랑입니다. 음식점도 같이 겸하고 있는 1세대 브루펍(브루 어리+레스토랑)이라 보시면 돼요. 지난해 8월, 미식프로그램인 <수요미식회>의 ‘맥주안주 편’에 저희 업장이 선정되었죠. 2017년 동물자유연대 감사의 밤 행사에 ‘다복이’ 맥주를 포함한 다양한 맥주를 후원해주셔서 행사가 더욱 풍성하고 즐거울 수 있 었는데요. ‘다복이’란 이름을 어떻게 지으셨는지도 궁금해요. ‘다복이’ 는 두 가지의 베리(블루베리, 크랜베리)가 들어간 과일 맥주입니다. 블루베리와 크랜베리에서 베리만 따와서 처음엔 ‘베 리 베리’로 지었는데요, 나중에 단어의 머리글자 ‘B’를 ‘V’로 바 <바네하임> 김정하 대표님은 반려동물복지센터 건축에도 많은

꿔봤어요. ‘Very Very.’ 이 글자의 한문 의미가 많을 ‘다(多)’

기부를 해주셨고, 얼마 전에는 ‘다복이’라는 수제맥주를 개발, 그

더군요. 이 많을 ‘다’에 ‘복’자를 붙였는데, 맥주에서 알코올도수

수익금을 전달해주셨는데요 . 동물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와 동

가 높은 맥주를 복비어(Bockbier)라 부르거든요 . 한편 중의

물자유연대와의 첫 인연이 궁금합니다.

적인 표현으로 ‘복( 福 )’ 이 많은 맥주를 뜻하고 싶었어요 . ‘다복

어린 시절부터 동식물을 두루 좋아했어요. 아버지가 좋아하셨던

이’라는 어감이 정감 있고 강아지 이름 같기도 해서 지은 것이기

TV 프로그램 <동물의 왕국>을 보면서 동물을 더욱 좋아하게 된

도 하고요. ‘다복이’는 지난 2017년 일본에서 열린 국제맥주대회

것 같아요. 당시 어머니가 임시 보호 차원에서 강아지를 자주 데

(International Beer Cup)에서 Fruit Beer 부문 동메달을

리고 오셨는데요, 예쁜 그 아이들과 금방 헤어지게 되어 항상 아

받았어요.

쉬웠지만 두 분 모두 일을 하셔서 강아지를 지속적으로 키울 수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실까요?

는 없었던 것 같아요. 대학생이 되었을 무렵, 강아지를 너무 키우

주류를 만들다 보니 어떤 의미로든 협업을 하는 것에 제약이 좀

고 싶어 고민하던 때가 있었는데 그때가 2002년 한일 월드컵 시

많은 것은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맥주는 제가 잘할 수 있는 부분

즌이었거든요. 어느 날 광운대 노천극장에서 이탈리아와의 8 강

이기 때문에 맥주를 이용하여 어떻게든 좋은 일과 행복한 일을

전을 보려고 친구하고 경기를 기다리고 있던 그때, 갑자기 털이

할 수 있을지 늘 고민합니다. 이번 ‘다복이’ 프로젝트를 기점으로

다 빠지고 앙상하게 마른 새끼 강아지가 저희 쪽으로 다가오는 거

행복해지는 일들을 더 많이 만들어보고 싶어요 . 제가 좋아하는

예요. 그 어린 강아지를 키우게 되면서 유기동물에 대한 관심이

것들로 이 세상을 더욱 행복하게 만드는 것, 제 목표이기도 합니

높아졌고 동물자유연대를 알게 됐어요. 그 강아지의 이름은 ‘광

다. 동물자유연대! 늘 응원하고 함께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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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자유연대 활동가 이야기

행동하는 인간으로서의 나의 진화 글 김은숙 교육본부장

나와 내 일만이 전부였던 내가 현재 동물자유연대 활동가로 변신하기까지는 누에의 변태( 變態 ) 같 은 과정이 있었다. 반려동물이 아닌 애완동물로서 의 나의 첫 아이 복순이. 복순이와의 이별은 내게 반려동물의 삶에 대해 처음으로 진지하게 생각해 보는 계기를 만들어줬다. 그 후로 유기견 보호소 에 주말마다 봉사를 나가고 동물보호단체의 회원 이 되고야 말았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돌아보니 내가 6마리의 네 발 달린 멍이 자식들에 둘러싸여 있는 것 아닌가? 눈만 바라보아도 무섭던 고양이 들에게 밥을 주기 시작하면서 문득 주변을 돌아보 니 나는 8마리 냥이의 엄마가 되어 있었다. 그 무 렵 나는 나름 동물의식이 꽤 강하다고 자부하면 서도 동물권 활동가가 될 생각은 꿈도 꾸지 않았 다. 그런 나를 변화시킨 것은 반려동물이 아니었 다. 그동안 삶의 주 영역이었던 교육계를 떠나 직 접 동물보호활동 영역에 발을 들여놓게 된 것은 ‘거제도 수족관 돌고래들’ 때문이었다. 통역봉사 차 가게 된 돌고래 공연장에서 공연을 거부하던 돌고래들, 수면 위로 자주 나오느라 태양열에 머리 를 덴 벨루가들을 목격했다. 하루에 수십, 수백 킬 멍이별에서 우리를 지켜주는 차돌이와 함께.

로를 이동하는 등 행동반경이 넓은 생명체, 개체

간 정교한 의사소통이 가능한 생명체를 수족관에 가두고 강압적인 훈련을 시키는 인간들…. 동물권 회복과 같은 거창한 모토도 없었다. 나는 그저 그들이 겪는 고통이 안타까웠다. ‘그냥 보고만 있을 수 있 어?’ 말로만 들었을 때보다도, 티브이 화면에서 보았을 때보다도 더 강하게 내 마음과 머리를 때린 생각이었다. 마음 속 깊은 곳에서 뜨거운 것이 치밀어 올랐다. ‘그래, 허울 좋은 대학교 선생이 뭐 그리 좋은가’ 미련 없이 학계를 떠나 얻은 명예로운 타이틀 교육본부장. 평생 처음 만든 특별한 명함이 자랑스러웠다. 현장에 직접 뛰어들어 캠페인을 하 고 정책을 만드는 활동가는 아니지만, 건전한 동물문화를 이 땅에 정착시키기 위한 일, 올바른 생각의 실마리를 부 여할 수 있는 교육 자료를 만드는 일이 이렇게 보람 있을 수 있다니! 나의 지평은 ‘애완동물’에서 ‘반려동물’로 그리고 돌고래로 진화해 요즘은 실험동물에 머물고 있다. 나의 진화는 어 디서 멈출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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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생역전

서로 닮은‘ 시저’와‘ 본이’ 한 지붕 아래서 사랑받고 있어요! 글 조성진 활동가

동물자유연대를 통해 유기묘였던 시저&본이를 식구로 맞이해 행복한 삶을 꾸리고 있는 반려인이 있습니다. 바로 오승민 님! 묘생 역전에서는 오승민님이 시저&본이와 함께 꾸려나가는 알콩달콩한 일상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시저와 본이 입양 전, 고양이를 키워본 경험이 없으셨던 시저&본이 입양 자 오승민 님 인터뷰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어떻게 입양을 결심하셨나요? 시저 자체가 입양을 결심한 가장 큰 계기가 아닐까 합니 다. 봉사를 다니면서 시저의 묘사를 청소할 때마다 다소 곳이 앉아 저를 주시하던 그 모습이 항상 잔상으로 남아

있었어요. 아무래도 사람의 인연처럼 특별한 묘연(猫緣)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요. 입양신청서를 작성하고 상담을 받을 때도, 시저 입양 확정 후 일주일 동안 온 집 안을 고양이용품들로 채울 때도 솔직히 고민 많이 했습니다. 제가 ‘정말 이 아이에게 좋은 친구가 되어줄 수 있을까’ 하고요. 시저 이후 입양한 본이한테 도 물론이고요. 하지만 결국 이제는 좋은 친구를 넘어 시저랑 본이만 바라보는 집사가 돼버렸으니 아이들 자체 말고는 입양에 다른 이유는 없는 듯합니다. 시저 입양 후, 본이도 식구로 맞이하셨는데 특별한 계기가 있을까요? 시저와 제가 서로에게 적응이 되었다는 생각이 들 무렵, ‘내가 집에 없는 동안 이 아이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 라는 궁금함에 캠을 설치해서 본 적이 있습니다. 저랑 있을 때는 이리저리 바쁘게 움직이던 녀석이 제가 출근하고 없는 시간 동 안은 침대 밑에 들어가서 나오지 않는 모습에 ‘설마 나만 좋자고 시저를 데리고 온 건가?’라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어요. 그래서 형제를 만들어주기 위해 두 번째 입양을 생각하게 되었고, 반려묘가 있는 주변 분들에게 질문과 조언을 받고는 동물자유연대에다 두 번째 입양 의사를 전달했습니다. 시저가 다소 조용한 편이라 ‘활발하고 건강한 아이가 시저 랑 같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던 중, 본이 이야기를 전해 들었습니다. 본이의 사진과 영상을 받아보고는 그 똘망똘망한 눈동 자와 호기심 가득 찬 모습에 매료되어 입양을 결정했지요. 본이도 길에서 생활하다 구조된 아이였고, 본이를 구조하셨던 분이 애지중지 돌봐주신 덕분에 매우 건강했습니다. 그 덕분에 둘은 온 집 안에서 끝없는 ‘우다다’를 하며(?)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중입니다. 시저와 본이를 입양하신 후 가장 좋았던 점이 있다면요? 너무 많지만, 가장 좋은 점이라면 나와 같은 온기를 가진 다른 존재들과 함께 공존하고 있다는 느낌이에요. 이 느낌은 반려동물을 부양 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넘어 서로가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 될, 그런 관계가 주는 사랑인 듯합니다. 두 녀석들이 새벽마다 저를 깨워 간식 을 먹는 일로 자기들만의 일과를 시작해요. 때로는 귀차니즘에 절대 일어나지 않으려고 하지만, 눈앞에 얼굴을 내밀고는 저를 쳐다보는 모습에 궁디팡팡을 해주면서 벌떡 일어나지요. 덕분에 아이들 없이 지냈을 때 있었던 불면증은 사라진 지 오래랍니다. 끝으로 한국 사회에서 길고양이들이 어떤 삶을 살 수 있게 되길 바라는지요? 계절에 따라 자유롭게 피고 자연스럽게 지는 꽃들처럼 길고양이들도 그런 삶을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배고파하는 길냥이들에게 사료는 주지 못할망정, 또 추위에 떨고 있는 아이들에게 휴식처를 주지는 못할망정, 화나고 가슴 아프게 하는 인간의 끔찍한 행위들만 없어졌으면 합니다. 길고양이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인간과 함께 공존하면서 살아온 존재이고 그들은 자신들이 알아서 잘 지내왔으니 오히려 바라는 것이 있다면, 사람들에게 이야기하고 바라는 게 맞는 것 같아요. 아이들에게 도움을 주지는 못해도 그냥 길가의 꽃이나 풀처럼 아름답게 바라봐주고, 조심스럽게 생각해준다면 그 아이들은 알아서 잘 지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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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양해주세요

끔찍한 학대를 받았지만 사람을 너무 좋아하는‘동우’ 글 조은희 활동가

영업 중인 한 가게 인근에 누군가가 차를 정차하더니, 트렁크를 열어 종이박스를 가게 인근에 몰래 두고 갔습니다. 잠시 후, 박스 뚜껑이 열리고 까만 고양이 한 마리가 박스에서 기어 나오더니 비틀거리며 가게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가게 주인은 고양이를 보자마자 깜짝 놀라고 말았습니다. 까만 고양이의 온몸은 피투성이였습니다. 제보를 받은 동물자유연대는 서둘러 고양이를 동물병원으로 이송하여 진료를 진행했습니다. 육안으로 보였던 것보다 상처 부위가 훨씬 넓었고, 충격적일 정도로 몸에 흉터가 많았습니다. 목덜미와 상반신 곳곳에 깊게 팬 흉터들은 흉기로 입힌 상처로밖에 보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치료를 통해 충분히 회복될 수 있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동우’ 라는 이름을 갖게 된 고양이는 병원치료를 통해 빠르게 회복됐습니다만, 까만 털에 가려져 잘 보이진 않아도 당시 다친 상처가 흉터로 남았습니다. 그렇지만 현재는 아무 이상 없이 건강하답니다. 동우는 끔찍한 학대를 당했다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사람을 너무 좋아합니다. 활동가를 보자마자 포옹하듯 목덜미를 잡고 매달릴 정도로 애교가 많습니다. 동우는 이제 두 살로, 어린 나이답게 장난도 잘 치고 활발합니다. 이렇게 사람을 좋아하고 사람 곁에 있기를 바라는 친구가 가족의 품에서 지낼 수 있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사람에게 상처를 입었지만 사람을 너무나 잘 따르는 착한 동우를 사랑으로 안아주실 분을 기다립니다! 2121


함께 나눔

동물자유연대 ‘캣맘협의체 TNR 지원사업’ 글 손이슬 활동가

동물자유연대 ‘캣맘협의체 지원사업’은 길고양이 TNR 효과를 높이고, 지역 내 길고양이의 복지를 증진하는 사업입니다. 나아가 지 역 캣맘협의체와 관할지자체 간의 원활한 업무공조를 통해 길고양이와 지역주민이 공존하며 사는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하고자 합 니다. 동물자유연대가 지원하는 10곳의 캣맘협의체 중 고양시에서 활동하는 <냥이생각>을 소개합니다.

<냥이생각>에서 함께하는 친구들.

캣맘단체 <냥이생각>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2016년 3월, 우연히 고양이카페에 올라온 한 사연을 접하게 되었어요. 길에서 어미 고양이와 새끼 고양이 6마리를 집으 로 데려왔는데, 돈이 없어 중성화 수술을 시키지 못해 임신한 고양이를 비롯한 모든 고양이를 전부 입양 보내고 싶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동정심에서 시작된 행동이었으나 결국 책임감 없는 행동으로 이어지던 그분의 행보에 당혹스러웠지만 고양이들을 생각하니 안쓰러워 아이들이 있는 안산으로 향했고, 중성화가 시급한 새끼 수컷들의 중성화 수술을 도와줬 어요. 그런데 이후 어미 고양이의 계속된 울음소리로 민원이 들어오자 그 주인은 고양이에게 폭행을 자행했습니다. 저는 더 이상 그 주인의 돌봄이 불가하다고 판단하여 다른 동물단체에 도움을 요청해 고양이의 치료 및 임보처를 약속받았 으나 당시 그 단체가 약속을 지키지 않아 제가 직접 아이들을 구조해 중성화와 치료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퇴원 후 갈 곳이 없는 아이들을 위해 쉼터를 마련하게 되었고 그 계기로 구조, 임보, 입양을 위한 카페를 개설하게 되었어요. 동물자유연대 캣맘지원사업과 함께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캣맘 주도 하의 진정한 TNR를 진행할 수 있다는 점이 특별한 장점으로 다가와 사업에 지원하게 되었답니다. 지역 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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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들은 돌보던 길고양이의 건강상태 및 임 신 여부, 수컷 냥이들의 서열에 따라 그들의 환경에 맞게 순차적인 TNR 진행이 가능하 고 중성화 수술 외에 치료 및 기타 접종도 꼼 꼼하게 진행할 수 있어요 . 방사할 당시의 상 황을 고려해 빠른 혹은 늦은 방사와 사후관 리도 가능하고요 . 반면 지자체의 T NR은 길 고양이의 생태 상황을 섬세하게 체크해서 TNR을 수행하는 데에 무리가 있어요. 현재 고양시 시보호소는 TNR 신청 접수 후 짧게 는 수일, 길게는 한 달 이상 시간을 기다리다 보니 TNR의 적절한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아 개체수가 많은 상태예요 . 하지만 동물 자유연대의 TNR 지원사업을 통해 적절한 시기에 필요한 아이들에게 중성화 수술을 해 줄 수 있기 때문에 큰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캣맘지원사업을 진행하면서 기억에 남는 아이 화원 냥이들의 구조 당시 상황.

가 있다면요?

동물자유연대와 < 냥이생각>이 함께 진행한 ‘화원 냥이들’ 치료 건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일산에서 화원을 운영하던 여성분이 임신한 채 상처투성이로 있는 고 양이를 발견하고 안타깝고 안쓰러운 마음에 밥을 주며 돌봐주었다고 해요. 그러다 보니 개체수가 점점 늘어났고 그 와중에 어린 새끼들이 허피스 바이러스로 상태가 안 좋아지자 안타까웠던 마음은 점점 무뎌지고 어느새 고양이들이 쫓아버리고 싶은 애물단지가 되어 전화를 하셨다고 합니다. 그 시각 동물자유연대는 지방 구조로 일산에 구조를 나오 기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동물자유연대 구조팀과 논의 후 거리가 가까운 저희 <냥이생각>이 현황파악을 위해 화원으로 향했습니다. 도착해서 본 아이들의 눈 상태는 좋지 않았지만 조금만 신경써주면 충분히 건강하게 지낼 수 있 을 것 같았습니다. 그곳엔 귀여운 아기 냥이들, TNR이 필요한 어미 고양이, 아들 고양이 등이 있었습니다. 저는 제보 자와 같은 캣맘으로서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 함께 눈물을 흘렸습니다. 동물자유연대 TNR 지원으로 수술 후 제자 리로 방사한 어미와 아들 그리고 눈병을 치료한 3마리 아깽이들은 현재 화원분들과 함께 잘 지내고 있습니다. 이분은 ‘혼자가 아니었다’는 든든함을 품고 다른 고양이 가족들까지도 잘 보살피고 계세요. 2018년 새해 포부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지금껏 쉼터를 마련하고 꾸려온 것처럼 지역 내 인연이 닿는 길고양이 및 유기묘의 구조, 입양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리고 2018년에는 동물명예감시원 시험 통과 후 그 범위가 허락되는 한 지역 내 관련 민원도 적극적으로 해결해보고 싶어요. <냥이생각>은 고양시 시보호소가 더욱더 개방적으로 운영되기를 진심으로 바라며, 이를 위해 길고양이 돌봄 이로서 또 시민으로서 많은 의견을 제기하고 시행되도록 정진하겠습니다. 또한 2018년 동물자유연대와 함께 캣맘지원 사업을 더 멋지게 해낼 수 있도록 열심히 활동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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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에세이

몽골 어느 산골짜기에서 보낸 일주일 여름이 끝나갈 무렵, 서몽골의 유목민은 겨울을 대비하여 가축들과 함께 남쪽으로 이동한다. 동무들과 문명의 흔적 을 찾을 수 없는 산골짜기를 일주일 동안 걸어서 통과하기로 했다. 마부 둘, 말 둘, 낙타 둘에게 길 안내와 짐을 부탁 했다. 식량과 텐트, 마부의 짐을 쌍봉낙타 두 마리에 나누어 싣고 우리는 각자의 짐을 지고 걷기로. 처음 만난 마부 일행과 인사할 때였다. 몽골인에게나 동물들에게나 똑같이 말이 통하지는 않았지만 “잘 부탁합니다” 하고 마음을 전 했다. 낙타는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그저 풀을 뜯을 뿐이었다. 마부들이 낙타의 등에 짐을 올리고 단단히 묶은 뒤 일어서게 했을 때 “끼욱-!” 하는 외마디 비명이 내 마음을 불편 하게 했다. 아직 출발도 하지 않았는데 낙타가 과연 짐을 지고 갈 수 있을지 걱정되었다. 하지만 내 짐도 만만치 않았 다. 가파른 산길을 걷는데 돌을 진 것처럼 무거웠다. 같이 고생하는 것 같아 오히려 마음이 편해지는 아이러니. 먼저 출발했는데 나중에 마부 일행이 우리를 따라잡았다. 힘들어 보였지만 낙타들은 강인했고 미안한 마음은 고마움으 로 바뀌었다. 유목민의 삶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들. 길이 없어 탈 것이 허용되지 않는 공간에서 잠시 유목민이 된 우 리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산을 넘자 거대한 호수가 보였다. 좁은 길에서 이동하는 유목민을 만나 길을 비켜주었다. 이불, 가방, 안테나 등등 낙 타에 매여 있는 짐이 그들의 전 재산이다. 게르(유목민의 집)를 철거 중인 유목민이 우리를 반기며 수테차(가축의 젖 에 차를 넣어 끓인 몽골 전통차)와 먹을 것을 주었다. 평소 채식을 지향하지만 몽골에 오면 자연스럽게 그들의 음식 을 먹게 된다. 거의 모든 것이 유제품이다. 농사를 지을 수 없는 척박한 땅에서 살아남기 위한 유일한 수단. 옛날부터 지금까지 이렇게 살아온 것이다. 먼 길을 떠나는 그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하고 우리도 길을 떠났다. 24


걷다가 지칠 때쯤 아무 데나 드러누워 쉬었다. 앞에 가는 낙타는 풀을 뜯어 먹을 수 있었는데 뒤에 가는 낙타는 앞 의 낙타와 줄로 짧게 연결되어 있어 풀을 뜯을 수가 없었다. 침을 흘리는 녀석에게 허브향이 나는 싱싱한 풀을 뜯어 주었더니 우적우적 잘 먹는다. 그렇게라도 고마움을 표시했다. 하루 종일 걷다가 해가 지평선에 닿을 무렵 멈추는 곳 이 잠자리가 되었다. 짐을 내린 낙타들은 자유의 몸이 되어 멀리멀리 사라지려 했지만 시력이 무한대인 마부들은 말 을 타고 저 멀리 점처럼 보이는 낙타를 데리고 왔다. 그대로 둔다면 낙타들은 돌아오지 않겠지? 저 멀리 보이는 야생 낙타를 보면서 가축으로 길들여진 낙타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그들의 마음이 궁금했다. 다음 날 아침, 텐트를 사각사각 긁는 소리에 문을 열었더니 온 세상이 하얗다. 원근감이 무시되는 하얀 도화지 같은 세상. 눈가루가 대지에 닿는 소리, 말과 낙타의 숨소리, 사람들의 말소리가 꿈결처럼 들렸다. 너무 추워 다시 잠들었 다가 따스한 햇살에 깨어났을 때 하얀 세상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없었다. 꿈이었나? 잠결에 기록한 사진 속의 풍 경이 꿈이 아니었음을 알려주었다. 텐트를 말리고 짐을 꾸려 출발했다. 종잡을 수 없는 날씨. 맑았던 하늘이 구름으 로 뒤덮이고 눈발이 날리기 시작한다. 그 사이로 내려오는 햇살, 빛나는 눈가루들. 걸으면서도 꿈을 꾸는 것 같았다. 어느새 입을 벌리고 웃으며 눈을 먹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궂은 날씨와 끝이 보이지 않는 길에 몸도 마음도 지쳐갈 무렵, 저 멀리 게르가 보인다. ‘아직 이동하지 않았구나!’ 천 천히 다가가 인사를 하고 그들이 내어준 따뜻한 수테차를 마셨다. 추위에 얼었던 몸과 마음이 녹아내린다. 갓 만든 버터를 빵에 올려먹다가 깜짝 놀랐다. 이게 버터라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맛에 연신 감탄했다. 신선한 풀을 뜯으며 비교적 자유롭게 사는 동물의 몸에서 나온 우유로 만든 버터이기에 가능한 맛이었으리라 추측해본다. 공장식 축산 시스템에 갇혀 항생제를 맞으며 생산되는 동물의 몸에서 나온 것과는 당연히 다를 수밖에 없다고. 그 순간만큼은 채 식 지향도 다 잊어버리고 몸과 마음을 충전했다. 척박한 야생에서 길들여져 유목민의 먹을 것, 탈 것, 입을 것이 되어주고 야생동물의 위협으로부터 지켜주는 양, 말, 25


소, 낙타 그리고 개. 본질적으로 이용되는 것은 비슷하지만 사는 동안이라도 비교적 자유롭게 지내는 몽골의 동물을 보며 자꾸만 같은 시대를 사는 다른 동물의 처지가 비교되었다. 자본주의 문명에서 인간의 곁에 살거나 여러 가지 용 도로 생산 및 이용되는 동물들은 단순히 생존의 문제를 넘어서 인간의 즐거움을 위해 존재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었다. 인간이 먹이사슬의 최고점에 있는 기형적 구조에서 인간의 쾌락은 당연한 듯이 여겨져 다른 생명체의 온전한 삶과 고통을 쉽게 지워버리고 있었다. 하지만 나 역시 여행의 편의를 위해 동물을 이용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괴로 웠다. 그러던 차에 가파른 벼랑길을 내려온 날, 낙타 한 마리가 옆으로 픽픽 쓰러졌다. 아무래도 무리를 했나 보다. 그런데 쓰러지는 모양새가 어째 심상치 않다. 마부들이 약을 달라고 해서 진통제를 주었더니 잘게 쪼개어 낙타에게 먹였다. 별 차도가 없자 비누를 갈아 물에 넣고 흔들어 비눗물을 만든 뒤 낙타에게 강제로 먹였다. 낙타는 꽥꽥거리며 완강 히 저항했으나 먹을 수밖에. 비눗물을 먹이고는 일으켜서 계속 빙빙 돌며 뛰어다니게 했다. 뭔가를 토하게 하려는 것 같았다. 한참을 돌다가 쉬는데 낙타가 고개를 땅바닥에 축 늘어뜨렸다. 낙타는 힘이 하나도 없어 보였다. 낙타가 불 쌍하고 미안한 마음이 들어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내렸다. 검은 천에 수를 놓은 것처럼 빛나던 별들에게 기도하려고 고개를 들었을 때, 밤하늘이 일순 붉어졌다. 헛것을 보았나 했지만 같이 있던 친구도 놀라며 봤다고 했다. 불길한 예 감이 들었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낙타가 낫기를 바라는 것밖에 없었다. 한참을 뒤척이다 잠들었고, 코에 줄이 꿰인 채로 허리가 휘어질 듯이 무거운 짐을 옮기는 꿈을 꾸었다. 내 등에 혹이 두 개 있었다. 다음 날 아침, 온몸이 뻐근했고 텐트 문을 열자 낙타가 어제의 그 모습 그대로 축 늘어져 있었다. 코에 서 콧김이 나오는 걸 보자 눈물이 핑 돌았다. ‘살아났구나!’ 나와 눈이 마주치자 눈을 감아버린다. 마부들은 낙타가 독초를 먹은 것 같다고 했다. 대체 뭘 먹었을까. 어제 걸어오다가 봤던 커다란 빵처럼 생긴 버섯을 먹은 건 아니었을 까. 뉴질랜드 야생에서 열매를 잘못 먹고 배앓이를 했던 기억이 났다. 동물도 실수를 하는구나. 어쨌든 낙타가 살아 26


서 다행이었다. 트레킹을 무사히 마치게 해준 마부 일행에게 여전히 말은 통하지 않았지만 “고맙습니다” 하고 인사를 했다. 그들은 무거운 짐을 훌훌 털어버리고 돌아갔다. 유랑의 마지막. 늑대가 나온다는 계곡에 들어가 땅다람쥐들의 겨울 준비를 몇 시간이고 지켜보았다. 처음에 바짝 경 계를 하던 녀석들이 내가 돌처럼 가만히 있자 조심스럽게 굴에서 나와 먹이활동을 했다. 풀을 득득 뜯어 입에 한가득 물고는 굴로 내달린다. 건초를 만들어 집을 따뜻하게 하고 겨우내 먹을 것을 저장하는 모양이다. 유목민도 가축도 야생동물도 모두 혹독한 겨울을 살아낼 준비를 하고 있었다. 자연을 배경으로 계절의 흐름에 따라 돌아가는, 막힌 곳 하나 없는 순환이 느껴졌다. 동시에 기후변화로 인해 자연에 살아가는 이들의 삶이 고단해지고 있는 현실도 보였 다.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다는 단순한 진리가 떠올랐고, 지구별 어딘가에서 자연을 파괴하고 동물을 착취하는 시스 템에 편승하여 살아가는 나의 존재를 돌아보게 되었다. 모두가 똑같은 방식으로 살아갈 수는 없지만 지구별에서 공 생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서몽골 어느 골짜기에서 그만 가슴이 먹먹해지고 말았다. 땅다람쥐 한 마리가 그런 나를 보며 ‘찌-’ 하고 소리를 질렀다. 알았다, 여기서 썩 꺼지라는 거구나. 몽골서 돌아온 뒤 로도 종종 낙타로 고생하는 꿈을 꾼다. 글과 사진 긴수염(야생생명보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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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소식 2017년 10월~12월 동물자유연대 법률지원센터 출범식 인간과 동물의 윤리적인 조화와 평등을 위해 동물자유연대가 국내 동 물단체 최초로 법률지원센터를 출범했습니다. 지난 12 월 20 일 서울 YWCA 1층 마루홀에서 진행한 동물자유연대 법률지원센터 출범식을 통해 센터 설립 취지와 운영 계획을 밝히고, 대한민국 동물의 권리와 복 지 및 회원 여러분의 어려움과 고충까지도 보다 전문적으로 도울 수 있 는 기관이 되고자 초석을 다질 수 있는 뜻깊은 자리가 되었습니다.

KB국민카드 <펫 페스티벌> 기부금 전달식

환경부X동물자유연대 <야생(生)과 공생(生)>

지난 10월 14일 The-K호텔 야외그린가든에서 열린 KB국민카드 <펫

12월 16일 홍대 걷고 싶은 거리 여행무대에서 야생동물 보호 인식 제고

페스티벌>에서 동물자유연대에 유기동물 구호를 위한 기부금 전달식이

를 위한 캠페인 <야생(生)과 공생(生)>을 개최했습니다. 팜오일프리쿠

진행됐습니다. 펫 페스티벌은 토크 콘서트, 펫 케어 프로그램, 포토존 사

키 배포, 야생동물 보호 퀴즈, 컬러링북 등이 진행됐고 멸종위기 CITES

진 콘테스트 등으로 꾸며졌습니다. KB국민카드의 소중한 후원금은 공고

동물을 실사 모형 등신대로 알리며 불법사육으로 고통받는 야생동물을

기간이 지나 안락사 위기에 처한 유기동물을 구조해 치료 및 보호하며 입

홀로그램 사진전시로 소개하는 등 야생동물을 지켜달라는 메시지를 전

양에 힘쓰고 있는 풀뿌리단체 지원사업에 사용될 예정입니다.

달했습니다.

반려동물복지센터 제2관 개관식 및 결연의 날

시흥 불법번식장 화재현장 81마리 구조

지난 11월 25일 동물자유연대 반려동물복지센터에서 제2관 개관식 및 결

11월 27일 오후 시흥 불법번식장에 불이 났다는 제보를 받고 급하게 현장에

연의 날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동물자유연대 활동영상 상영과 함께 멋지

도착하니 26마리는 화마에 목숨을 잃은 상태였고 동물자유연대는 남은 81

게 완성된 제2관의 구석구석을 둘러보는 시간으로 꾸며졌습니다. 특히

마리를 긴급 구조했습니다. 치료가 시급한 개들은 입원치료를 받고 있으며,

결연동물과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타임을 진행해 대부모님과 결

남아 있는 개들 또한 입양과 임시보호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불법번식장 화

연동물이 함께 귀한 추억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재에서 살아남은 구조동물의 입양과 임시보호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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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지킴이학교 해외선진동물단체 탐방 동물지킴이학교 전문과정과 시민과정을 통해 선정된 우수교육생 6명이 동물지킴이학교 과정의 일환으로 영국의 분야별 대표적 동물단체를 방 문하고 동물복지선진국가의 동물권 활동을 직접 경험하고 왔습니다. 탐 방을 통해 교육생들은 동물보호 활동가로서의 역량을 강화, 배우고 익힌 내용을 한국 사회에서의 동물보호 활동에 접목시키고 올바른 방향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계기로 삼을 수 있었습니다.

2017 동물자유연대 <감사의 밤>

2017 일산 <케이펫 페어(K-pet fair)> 참가

11월 10일 동물자유연대 후원자분들과 함께하는 <감사의 밤> 행사가

11월 24 일~26 일 일산 킨텍스에서 개최된 < 케이펫 페어 > 에 참가

열렸습니다. 동물자유연대의 오랜 회원인 김옥경 성우가 진행을 맡아주

한 동물자유연대는 플러스친구추가 이벤트와 함께 2017 Fur-Free

셨고 현악 4중주단의 공연과 함께 가수 요조, 배다해 님이 축하무대를

Campaign 굿즈 공개에 이어 1:1 결연을 기다리는 동물자유연대 반려

꾸며주셨습니다. 또한 감사의 마음을 담아 준비한 다양한 경품과 푸짐

동물복지센터 친구들의 사연을 소개했습니다. 부스에 방문해주신 모든

한 선물을 후원자분들께 나눠드렸습니다.

분들과 모금에 적극 동참해주시고 관심 가져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동물자유연대 2018 캘린더 출시

어린이 청소년 독후감쓰기 대회 개최

많은 분들이 기다려주신 동물자유연대 2018 캘린더가 출시됐습니다. 반

동물자유연대는 어린이와 청소년의 동물에 대한 이해를 돕고 생명존

려동물복지센터 친구들의 일상을 따듯한 일러스트로 담아 제작된 2018

중 의식을 고취하고자 독후감쓰기 대회를 개최합니다. 접수기간은 1월

캘린더는 이다은 님의 재능기부로 진행됐으며 올해 제작된 캘린더 3,000

31일까지이며, 선정도서 중 1권을 택하여 읽은 후 메일로 독후감을 접

부의 판매 수익금은 음식물처리 기계의 삶을 살아온 공주 개사육장 구조

수해주시면 됩니다. 동물보호에 관심 있는 어린이와 청소년의 많은 참

견, 시흥 불법번식장 화재현장 구조동물의 보호 및 치료비로 사용됩니다.

여를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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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주 포토뉴스

냐옹님들의 복지를 높이 향상시켜준 캣월 글 조은희 활동가

요즘 반려동물복지센터 묘사를 방문하는 봉사자분들과 대부모님들은 깜짝 놀라곤 하십니다. 최근 장애묘방을 제외한 모든 묘사 에 보기에도 멋진‘캣월’이 설치되었기 때문입니다. 캣월은 수직 이동만 가능한 기존의 캣타워와 달리, 다양한 각도에서 고양이 들의 수직·수평 이동이 가능합니다. 넓은 바깥세상에서 살다가 다양한 사연으로 구조되어 온 고양이들이 센터에서는 다른 친 구들과 함께 밀집되어 지내게 되는데요, 그러다 보니 스트레스 지수가 높아질수록 발병 확률이 높아지는 구내염 등의 질병이 계속 재발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고양이들의 스트레스를 해소해주고자 캣월을 설치하게 되었답니다. 새롭게 설치된 캣월은 동선 이 다양하고 곳곳에 재미 요소가 배치되어 있으며 창밖 내다보는 걸 좋아하는 고양이들을 위해 전망대도 연결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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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으로 함께해주세요 동물자유연대는 인간에 의해 관리되는 모든 동물들이 인도적인 대우를 받게 하고자 하며, 더 나아가 인간에 의 해 이용되거나 삶의 터전을 잃어가는 동물의 수와 종을 줄여나감으로써, 인간과 동물의 생태적 ・ 윤리적 조화 를 목표로 여러 활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 동물보호법 개정, 동물 구조 및 입양, 학대 현장 조사, 유기동물 입양 캠페인, 동물학대 예방 캠페인, 국제 동물복지 컨퍼런스 개최, 국제 연대, 동물복지 연구 조사 활동, 동물복지 정책 협력 및 자문(정부기관 및 다수의 언론기관) 등. 반려동물 바람직한 반려동물 문 화 조성, 동물학대 사건 대응, 피 학대동물 구조 및 보호 , 유기동 물 재입양, 개 식용 금지, 길고양 이와의 공존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제도 정비 및 인식 개선 캠 페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농장동물 공장식 축산 환경으 로 인해 고통받는 농장동물이 생 태 고유의 본성과 습성을 보장받 을 수 있도록, 동물복지 인식 확 산 캠페인, 입법 및 정책 활동 등 으로 농장동물 복지 증진을 위해 활동합니다.

실험동물 불필요하거나 반복적 인 생체 실험을 중단하기 위해 정 부에게는 법률과 제도 개선을, 기 업에게는 대체 소재 개발 및 사 용을 촉구해나가는 대중 캠페인 과 입법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전시동물 동물을 상업적 목적으 로 전시하는 동물원과 수족관에 반대합니다. 전시환경을 개선하 고, 동물쇼, 체험전시 등으로 동 물에게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주 는 일을 중단시키기 위한 캠페인 및 입법 활동을 전개합니다.

동물자유연대와 함께하면!

어떻게 후원할 수 있나요?

동물자유연대는 지정기부금단체로서, 개인뿐만 아니라 기업(법인)도 소득공제 혜택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또한 정기후원으로 등록하시는 분들께는 매월 뉴스레터, 계절마다 동물보호 계간지를 보내드립니다.

동물자유연대 홈페이지 animals.or.kr로 접속해서 회원 가입하시면 매달 정기후원을 할 수 있습니다. 정기후원으로 조성된 후원금은 동물 자유연대의 사업을 더 안정적이고 탄탄하게 만드는 기반이 되어줍니다.

후원금은 어디에 사용되나요?

계좌 국민은행 546901-01-146642 예 금 주 사단법인 동물자유연대

학대동물 구조 및 보호 반려동물, 농장동물, 실험동물, 전시동물 등의 동물복지 캠페인 활동, 동물보육원 건립, 동물보호법 및 관련 제도의 강화 요구 등에 사용됩니다.

문의 T. 02-2292-6337 F. 02-2292-6339 E-MAIL admin@animal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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