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진도의 바다에도 사계절이 두 번이나 흘렀지만 2014년 4월의 그 시간은 그대로 멈춰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 해의 4월을 뒤로하고 또 다른 새해를 맞이합니다.
2014년 4월은 참으로 잔인한 달이었습니다. 자녀를 잃은 마음, 친구를 잃은 마음, 형제자매를 잃은 마음이 모여 슬픔의 바다를 만들고 하늘엔 눈물로 만든 별들을 채웠습니다. 이들 앞에 저희의 노력은 기다림 이상의 의미를 가지지 못하는 듯하였습니다. 하지만 2015년은 소중한 기다림의 시간들을 희망으로 싹 틔우기 시작한 한 해였습니다. 아직도 저희들의 노력과 열정은 충분치 않다고 생각합니다. 남은 짐의 무게만큼이나 무거운 어깨가 하루하루의 발걸음을 긴장하게 합니다. 그러나 저희는 묵묵히 이 자리를 지키겠습니다.
비록 이 한 권의 책으로 지난 2015년 안산온마음센터의 열정과 땀을 이야기하기에는 부족하지만, 한쪽 한쪽에 발자취를 담아 현재와 미래의 누군가에게 길잡이가 될 수 있길 기원합니다. 마지막으로 안산온마음센터 백서가 나오기까지 함께 해 주신 많은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안산정신건강트라우마센터장
고영훈
치유와 회복을 위한
동행을 함께하다
장례식장 지원 및 상담지원활동, 심리자원봉사자 모집 및 교육 (200여명)
장례식장 지원 및 상담지원활동 재난 심리지원 부처 확대회의 개최, 기초 업무분장
4. 17
416세월호참사 경과
- 416세월호참사 사건 경과에 따른 보름간의 이야기
재난 심리지원팀 구성
4. 16
안산온마음센터 개소 과정
한눈에 보는 안산온마음센터
장례식장 지원 및 상담지원활동, 이동상담 개시, 단원고 이외 학교 연계 시작
통합재난심리지원단 구성 완료, 자원봉사자 통합관리 시스템 구축
4. 18
4. 19
4. 20
4. 21
장례식장 지원 및 이동상담, 학교연계 상담, 유가족상담 개시, 상담지원활동 의료체계 연계망 구성 (고대안산병원-지역의료체계)
4. 22
장례식장 지원 및 이동상담, 상담지원활동 심리자원봉사자 모집 (750여명)
4. 23
장례식장 지원 및 이동상담 학교연계 상담, 동사무소 주민상담, 상담지원활동
학교심리상담사 배치 초중고학교 선별검사 시행 계획 치료비 지원계획
안산정신건강 트라우마센터 계획 수립
야간 자살예방 위기개입팀
4. 24
4. 25
4. 26
4. 28
희생자 인도절차
2014년 4월 16일
선내 공기주입.
8시 58분경, 승객을 태운 세월호가 해상에서 침몰하고
임시안치소,
선박 내부 진입 성공.
심리지원팀 구성
사상자 구호 및
등 가족보호 및
있다는 신고 접수.
장례지원 준비
실종자 가족을 위한 편의 제공.
조류가 늦어지는
간소화 진행. 재난
공무원 비상근무,
소조기에 들어섬.
대응 매뉴얼 점검.
해양오염에 대한 탐색
장례절차 합의,
단원고 3학년 등교
및 방제활동.
심리지원 대책 추진, 의료비 지원.
조류로 인한 수색 난항.
안산시와 진도군
사고대책본부 구성,
특별재난지역 선포.
구조 및 구호 활동.
실종자 가족 DNA분석
실종자들을 위한
의뢰. 자원봉사 의료인
촛불집회.
모집 및 재난현장 긴급통신망 구축.
안산시 올림픽
4. 29
4. 30
5. 1
실종자 가족과 간담회 개최. 장례지원 유관기관
희생자 가족에 1:1
및 전문의 상담
기념관에 합동분향소 설치. 관계기관
세월호 침몰사고
간담회 개최. 민간
희생학생
자원봉사단 운영 및
장례지원단 운영.
국민성금 모금 지원.
안산정신건강 트라우마센터 개소
협의체 구성.
전담 공무원 배치,
조류의 이동방향
시신방지를 위한 TF
예측을 위한 표류부이
구성, 팽목항에
투입. 단원고 1, 2학년
가족생활 장소 제공.
등교 및 심리치유
합동분향소 안산
프로그램 운영.
화랑유원지로 이전. 특별재난지역 선포 후속조치를 위한 국비 세부 지원기준 마련 추진.
Contents
01 02
03 04
치유와 회복을 위한 동행
손잡고 함께 걷는 마을
온마음 사람들
함께 만드는 미래
02
14
62
112
144
172
프롤로그
슬픔과 아픔을 넘어
공동체 치유와 회복의 시간
안산온마음센터를 소개합니다
안산온마음센터, 지역사회와 연대하다
에필로그
시민의 힘과 지혜 모으기
안산온마음센터와 함께 걷는 사람들
안산온마음센터, 전문가들과 소통하다
전문가 기고
한눈에 보는 안산온마음센터 숫자로 보는 안산온마음센터 사진으로 보는 안산온마음센터
– 치유와 회복을 위한 ‘사례관리’ 다시 일어서기 위한 길 – 치유와 회복을 위한 ‘프로그램’
배움을 통해 성숙한 시민으로 함께하는 따뜻한 공동체 만들기
안산온마음센터, 미래를 바라보다
01 치유와 회복을 위한 동행
슬픔과 아픔을 넘어 : 사례관리
다시 일어서기 위한 길 : 프로그램
2014년 4월 16일 발생한 세월호 침몰사고는 왜 그토록 많은 국민들을 비탄에 빠
세월호참사의 충격
목격자에게 모두 발생할 수 있다. 또 외상이 가까운 가족이나 친한 친구에게 일어
지게 만들었을까?
난 것을 알게 된 경우, 경찰관이나 소방관처럼 외상 사건에 직접적으로 노출된 경
그 이유는 아마도 다른 어떤 재난사고와 비교해도 더 안타깝고 더 아쉬운 부분이
우에도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사고의 충격이 영구적으로 마음에 남아 늘 불안, 우
많은 사고였기 때문일 것이다. 세월호 참사는 사망자 295명, 실종자 9명이 발생
울과 같은 고통을 겪게 되는 것이다.
하면서 국내에서 발생한 재난사고 중 희생자 규모가 네 번째에 달하는 대형 참사
세월호 참사 같은 외상 사건을 경험한 이들의 복잡한 심리상태를 마냥 비정상적인
로 선장과 승무원, 해경 등의 적절치 못한 대응으로 수백 명의 목숨이 안타깝게
것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충격적인 사건 후에 사람이 슬픔과 불안, 분노, 짜증, 무
희생된 사고였다. 특히 어린 학생들이 많이 희생되면서 더 큰 충격과 슬픔을 안겨
력감 등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런 현상이기 때문이다. 일상생
주었다.
활이 불안정해지거나 사람들과 관계가 멀어지는 것 또한 마찬가지다. 오히려 어느
세월호 참사 이후 사회 전체의 구조적 문제점들도 속속 드러났다. 이 사고는 선
정도 시간이 흐르고 이러한 과정을 건강하게 넘기고 나면 한 단계 더 성장하는 계
사와 사주의 부도덕한 경영, 기업과 관료들의 부정부패, 부실한 선박관리와 안전
기가 될 수도 있다.
교육 등 우리 사회의 온갖 불의와 부조리가 쌓인 끝에 발생한 것이라는 여론의
하지만 극심한 충격으로 인해 점점 더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비판을 받아야 했다. 참사 이후에도 정부가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주지 못한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가 그런 경우이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트라우
는 지적이 일었고, 이에 대한 사람들의 견해차이가 사회적 갈등으로 번지기도 했
마가 될 만한 사건을 겪은 후 심각한 스트레스가 뇌리에 강하게 남아서, 그 기억으로
다. 언론 역시 사실과 맥락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이
인해 자신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고 지속적으로 고통 받는 질환을 말한다. 사소한
면서 공분을 사는 일도 있었다. 많은 국민들은 어린 생명과 무고한 사람들이 희
일에도 쉽게 놀라고 사고에 대한 악몽을 자주 꾸며 고통스러운 기억과 연관되는 상
생되었는데 뒷수습마저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는 모습을 지켜보며 더 아파했고
황을 피하게 되면서 결국 정상생활을 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그 밖에도 우울증이
희생자와 실종자의 가족들과 살아남은 자들의 충격은 더욱 클 수밖에 없었다.
나 불안장애, 알코올 남용 등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으므로 이러한 어려움 을 겪는 사람들은 반드시 중장기적인 심리치료를 받을 필요가 있다. 세월호 피해자들이 바로 이런 위험에 처해 있었다. 이들은 갑작스런 사고로 사랑하 는 아들딸, 형제자매를 잃었을 뿐 아니라, 이들을 제대로 구조하지 못하는 상황을 눈앞에서 지켜보며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 그러므로 이들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같은 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공동체라면 당연히 돌보아 주어야 할 과제다.
“4월 달력이 보기 싫어 아예 찢어버려서 아직 3월로 되어 있어요.”
시간이 멈춘 사람들
안산온마음센터의 사명이 바로 여기에 있다. 슬픔에 빠진 사람을 위로하고 그들이
“벚꽃이 피기 시작하니까... 이쪽 가슴이 찌릿찌릿하고, 답답해 미치겠어요.”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고통에 처한 사람과 가정에 적극적으로 다가
“시간 가면 잊힐 줄 알았습니다. 가슴에 묻을 수 있을 줄 알았어요. 그런데 더 그리
가 마음을 보듬어주고, 그들을 돕기 위한 여러 지원과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것. 다
움이 깊어지고 보고 싶고 지금이라도 당장 올 것만 같습니다…….”
시 말해 ‘치유와 회복을 위한 동행’의 발걸음을 함께 하는 것이 바로 안산온마음센
(1주기 유가족들의 목소리중)
터의 사명이고 과제이다.
사고 이후 세월호 참사 피해자들은 큰 트라우마를 겪었다. 트라우마는 신체적 상 처, 즉 외상을 뜻하는 말이지만 이 경우에는 정신에 새겨진 큰 상처를 의미한다. 즉 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정서적 상처 또는 충격을 말한다. 트라우마는 죽음이나 심각한 상해 또는 성 폭력과 같은 외상적 사건을 실제로 경험하거나 그런 위협을 겪은 경우에 발생한다. 이러한 외상 사건을 직접 경험한 당사자나 옆에서 지켜본
019
슬픔과 아픔을 넘어 – 치유와 회복을 위한 ‘사례관리’
사례관리, 동행의 여정 사례관리 서비스란?
극심한 슬픔에 빠진 세월호 피해자들에게 가장 먼저 해줄 수 있는 일
사례관리 서비스
은 바로 그들 곁에 묵묵히 있어주고 이야기에 가만히 귀 기울여 주는 것이었다. 또 그들의 눈물
조직과 인력을 활용하고 도움이 필요한 개인 및 가정과 협력하면서, 함께 통합적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여러 서비스를 계획하고 실행하고 모니터링하는 일련의 과정
을 닦아주고 기댈 어깨를 빌려주는 것, 우리가 언제나 당신과 함께 할 것이라는 믿음을 보여주 는 것이었다. 안산온마음센터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수행한 일이 바로 이런 것이었다. 피해자들 곁에 머물며 이들이 치유와 회복을 경험할 수 있도록 동행해 주는 일. 가족이나 친구처럼 시간과 공간을 함 께 하는 일이었다. ‘사례관리 서비스’란 조직과 인력을 활용해 도움이 필요한 개인 또는 가정과 함께 통합적인 목표
사례관리 시간구조 및 핵심과정
를 달성하기 위한 여러 서비스를 계획하고 실행하며 모니터링하는 일련의 과정을 말한다. 다시 말해 전문기관이 지니고 있는 전문성과 자원을 바탕으로 세월호 피해자 한 사람 한 가정을 중 장기적으로 돌보고 지원해주는 서비스이다. 세월호 참사의 경우는 재난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 이 지원과 협력을 통해 회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재난 심리지원’에 해당한다.
급성기 (1개월 이내)
아급성기 회복기 (3개월 이내) (3개월 이후)
일주기 (1년)
사례관리는 전반적으로 급성기(1개월 이내) - 아급성기(3개월 이내) - 회복기(3개월 이후) - 일주 기(1년)의 시간 구조로 나뉘어진다. 급성기와 아급성기에 정기적인 접촉을 통해 신뢰를 형성하고 회복기부터 실제적인 사례관리 서비스를 실행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그러나 각 단계는 뚜렷
정기적인 접촉을 통해 신뢰를 형성
하게 구분되는 것이 아니라 대상자의 상황과 필요에 따라 통합적으로 이뤄질 수도 있다. 또 사
실제적인 사례관리 서비스
초기 상담
례관리의 핵심과정은 크게 ‘초기상담 – 사정평가 - 회복 계획 수립 – 실행 - 점검 및 조정 – 평가
사정 평가
회복 계획 수립
실행
점검 및 조정
평가
종결
사후 관리
– 종결- 사후관리’로 나눌 수 있는데, 이 역시 분절적으로 이뤄지는 게 아니라 통합적, 순환적, 연 속적으로 진행된다.
애도반응 도와주기
사례관리 서비스 인력구성
사례관리 서비스를 통해 특히 중점적으로 다루고자 한 것은 세월호 유가
사례관리자
• 정신보건 영역에서의 사례관리자는 정신보건전문 교육과정을 거쳐 자격을 취득함
족들이 애도 과정을 잘 겪어낼 수 있도록 함께하는 일이었다. 사랑하는 사람이 세상을 떠났을 때
• 정신건강에 대한 기본지식을 바탕으로 재난심리지원 및 애도상담 등의 역할을 수행하고 다양한 자원들을 연결하여 사회통합을 지원함
남겨진 이들은 떠난 이의 죽음을 슬퍼하는 애도반응을 겪게 되는데, 크게 ‘일반 애도’와 ‘외상적
• 재난 회복 사례관리 관련 교육과정을 이수해야 하며, 서비스를 받는 모집단과 효과적으로 일할 수 있는 경험, 개인적 자질, 사례 관리 기술, 능력을 갖춰야 함
애도’로 나눌 수 있다. 여기서 일반 애도를 거친 경우에는 시간이 지나면서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 을 받아들이고 슬픔에 적응하며 건강하게 기억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외상적 애도는 다르다. 외상적 애도는 충격적인 사고를 통해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경우 에 트라우마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일반적인 애도반응을 경험하지 못하고 계속 죽음이라는 충 격에 빠져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외상적 애도를 겪으면 고인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한 채 괴로
슈퍼바이저
• 사례 관리나 재난 회복 사례 관리와 관련한 서비스 제공 경험이 최소 4년 이상이 되며, 슈퍼비전 을 위한 전문교육을 이수 • 조직의 임무, 프로그램, 요건에 따라 폭넓은 경험, 교육, 연수를 갖춘 사람들로 사례관리자와 사 례관리 대상자를 지원하고 모니터링하고, 옹호하고, 프로그램 실행 및 교육 책임을 충족시킬 수 있어야 함
021
운 감정이나 기억을 떠올릴 만한 대상을 강하게 회피하게 된다. 또 떠난 사람과 자신을 과하게 동 일시하고 심한 죄책감을 느끼기도 한다. 세월호 유가족들은 갑작스럽게 특수한 참사를 겪은 만큼 일반적인 애도를 경험하지 못하고 이 같은 외상적 애도 반응을 보일 가능성이 많았다. 이런 경우 ‘애도상담’을 통해 이들이 정상적인 애도 과정을 겪을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 애도상담은 크게 ‘상실의 인정’, ‘상실에 대한 반응’, ‘고인에 대한 회상’, ‘고인이 없는 세상에의 적 응’을 거치도록 도와주는 과정이다. 대상자가 고인의 죽음과 부재를 받아들이고, 상실에 대한 분 노·공포·우울과 같은 감정을 정직하게 표현하며, 고인에 대한 구체적인 회상을 통해 부적절한 애 착을 정리하고 객관적인 기억을 형성함으로써 고인이 없는 세상에서도 건강한 세계관과 정체성 을 갖고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사례관리 시작하기
재난현장에서의 초기 접근은 심리적 응급지원(Psychological First
Aid:PFA)의 단계를 거친다. 심리적 응급지원은 재난 등 트라우마에 노출된 사람에게 재난 초기에
심리적응급처치
미국 국립외상후스트레스장애센터 PFA현장 지침서에서 제시하는 핵심 활동
(Psychological First Aid : PFA)
1) 첫 접촉과 관계형성 2) 안전과 지지 3) 안정화 4) 정보수집:현재 요구와 고통 파악
임상인상척도(CGI-S)
정신건강 및 위험도 사정 CGI-S(Clinical Global Impression-Severity:CGI-S : 임상총괄 평가-심각도)는 진단에 관계없이 정신질환의 심각도를 평가자가 총괄적으로 평가하는 척 도이며, 1점 정상으로부터 7점 최고도까지 7단계로 구성된 단일 항목 척도
5) 실제적인 도움 6) 사회 지지체계와의 연계 7) 대처기술 제공 8) 연계기관 안내
필요한 심리적·사회적 지원 등을 포함하는 포괄적 서비스를 의미한다. PFA는 전문적인 심리상담 이 아니라 가급적 신속히 현실적이고 직접적인 도움을 제공하는 방법이다.(재난정신건강, 학지사, 2015) 이를 위해 장례식장 방문 및 가정방문을 통해 직접적으로 필요한 도움을 파악하고 향후 발 생할 수 있는 위험을 예방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는 일들을 시작했다. 의료품의 지원 및 반찬 서비스를 제공하고, 식사를 못하는 유가족들에게 수액을 놔주며 함께 곁을 지키는 일, 그것이 사 례관리의 첫 단계이자 첫 시작이었다. 이러한 초기 위기대응 단계에서는 해당지역의 통반장 및 관
애도상담 과정
계공무원, 지역사회복지협의체와 함께 협력팀을 이뤄 진행해 나갔다. 정신건강전문가는 정신과적 위험성을 평가하고 추후 상담계획을 수립하는 반면, 통반장 및 시공무원은 유가족 방문을 원활 히 할 수 있도록 돕고 행정적 지원을 제공하였으며, 지역복지협의체는 지역내 연계체계를 구축하
상실의 인정
상실에 대한 반응
고인에 대한 회상
고인이 없는 세상에 적응
여 다양하고 지속적인 서비스로의 연결을 도왔다. 이러한 초기 단계가 지나면 유가족들 스스로 회복력을 키울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문제해결 기 술을 습득하도록 하는 것, 긍정적인 활동을 촉진하는 것, 스트레스 관련 신체-정서 반응을 관리 하는 것, 도움이 되는 생각을 촉진시키는 것, 건강한 사회적 관계를 다시 만들어 갈 수 있도록 지 원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사례관리자와 유가족간의 강한 치료적 동맹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러한 치료적 동맹을 맺기 위해 사례관리자는 분향소는 물론, 팽목항, 광화문, 도보행진, 광주 재판 현장, 서명운동 현장 등 유가족이 있는 곳이라면 늘 함께하기 위해 노력했다. 사례관리에서 중요한 부분 중 하나는 정신건강의 위험성을 평가하고 예방하는 부분이다. 재난 상황에서 면밀한 정신과적 심층 평가를 시행할 수 없기 때문에 주관적으로 보여지는 모습을 통
사례관리 서비스
01
장례식장 방문
02
가정방문
03
내소상담
04
전화상담
위로방문
상담시작
심층면담
모니터링
023
해 정신보건전문요원이 고위험상태를 평가했다. 이와같은 평가는 전반적 임상인상척도(CGI-S :
시간순으로 보는 안산온마음센터 이야기
Clinical Global impression scale)를 기준으로 하며 위험정도에 따라 방문의 횟수를 정하고 고위 험상태에 따른 위기개입 및 치료적 서비스를 제공해 나갔다.
참사 직후, 상처받은 마음을 열다 동행의 첫 발을 내딛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침몰사고가 발생하자 곧바로 개인적·집단적
2014
경기도-안산시 통합재난심리지원단 긴급설치・운영
안산정신건강 트라우마센터 개소
0416
0501
트라우마가 큰 문제로 떠올랐다. 사고 희생자 및 실종자 가족과 가까스로 살아나온 생존자의 정 신적 충격은 말할 수 없이 컸다. 안산에 살고 있는 지역 주민들 역시 직접적인 사고희생자는 아니
•참사 직후 안산시민 전체를 대상으로 심리지원 실시
었지만 희생자들의 이웃이고 친구였고 선후배였으며 삶의 터전을 함께해온 공동체였기에 큰 충
•급성 스트레스 반응에 대하여 일차적 상담, 교육, 안정 등을 목표로 활동
격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이들의 마음을 치유하고 회복시키기 위한 전문적인 도움이 필요했다. 참사 당일, 보건복지부 등 관련 부처와 지역 전문가들은 임시로 재난심리지원팀을 구성했다. 그 리고 사고가 발생한 지 사흘 뒤에는 안산온마음센터의 전신인 ‘경기도-안산시 통합재난심리지원
•교육부 소속 「학생정신건강증진센터」 및 「WEE 센터」중심 •소아청소년정신과전문의 190여명, 전문상담인력 50여명 활동 중 학생정신건강증진센터와 운영위원회를 통하여 정보 공유
•경기도정신건강증진센터, 안산시정신건강증진센터 외 긴급동원된 복지부, 교육부, 여가부 등 관계부처 및 지자체 유관기관 등 정신, 심리, 상담 관련 많은 단체가 자원봉사 지원
•필요시 교육부 및 경기도 교육청과 업무 협의
단’이 꾸려졌다. 보건복지부와 경기도, 안산시, 지역 정신건강증진센터 등 여러 의료·보건·상담· 심리·사회복지 단체들이 힘을 모아 피해자와 시민들을 대상으로 심리지원 활동을 펼칠 첫 조직 을 만든 것이다. 지원단은 곧바로 유가족들의 장례를 지원해주는 활동을 시작하고 전국에서 심리 자원봉사자도 모집했다. 4월 20일 200여명, 4월 23일 750여명의 봉사자들이 모였고 이들은 피해자와 시민들 에게 다가가 조심스럽게 심리 상담을 시도했다. 목적은 피해자 및 지역주민들이 겪는 급성 스트 레스에 대해 상담, 교육을 실시하고 심리적 안정을 도모하는 것이었다.
2014년 4월 16일 8시 58분경, 수학여행단을 포함하여 476 명의 승객을 태운 6825t급 여객선 ‘세월호’가 전남 조도면 병풍도 북방 1.5해리 해상에서 침몰하고 있다는 신고가 해 양경찰에 접수되었다. 세월호는 15일 20시 30분 인천을 출 발하여 16일 12시 제주도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이 배에는 총 476명의 인원이 탑승해있었고, 이 중 안산단원고 학생은 325명, 교사 14명, 일반인 104명, 승무원 33명이었다.
전국 심리 자원봉사자
4월 20일
4월 23일
지원단은 안산지역 내 여러 학교와 연계해서 희생자들의 형제자매 및 친구들과의 상담을 시작 했고, 각 학교에 심리상담사를 배치했다. 또 고대안산병원과 지역의료체계를 잇는 의료체계 연 계망도 구성하고 안산 주민들을 대상으로 동사무소 주민상담을 진행하기도 했다. 비록 기초적
200 750
인 단계였지만 희생자 가족과 안산 공동체에게 손을 내밀고 그들과 동행하기 위한 발걸음을 내 딛기 시작한 것이다. 지원단은 무엇보다도 우선 세월호 유가족들과 신뢰 관계를 형성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다. 당시만 해도 유가족들은 참사로 가족을 잃은 데 대한 충격과 슬픔 때문에 타인에게 마음을 열 여유가 없었고 정부와 언론에 대해 불신감과 좌절을 느끼는 상태이기도 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그들의 상처 받은 마음을 열고 조금씩 관계를 만드는 일은 가장 우선적으로 이뤄야 할 과제였다.
세월호 탑승자
세월호 희생자
세월호 실종자
476 295 9 명
명
명
여명
여명
025
시행착오를 겪으며
재난심리지원단은 적극적인 활동을 펼쳤지만 이런 노력이 세월호참사를
시간순으로 보는 안산온마음센터 이야기
겪은 가족들에게 항상 환영을 받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도움이 불필요한 것이기도 했고, 손을 잡는 방법이 서툴러 외면받기도 했다. 세월호 참사는 모두가 처음 경험하는 어마어마한 재난이었기에 여러가지 시행착오를 겪을 수 밖에 없었다. 당시 사례관리자들은 국립서울병원 의료진과 지역사회복지협의체, 자원봉사자들 이 함께 조를 이뤄 각 가정을 방문했는데, 아직 신뢰 관계가 형성되기 전이었기 때문에 가족들 은 갑작스런 방문에 대해 거부감을 느끼곤 했다. ‘트라우마’나 ‘자살위험’, ‘정신질환’과 같은 용 어에도 민감하게 반응했다. 마치 자신이 비정상인이나 환자로 취급당하는 것 같은 느낌이 거북
방문 심리지원 서비스 시작 가족심리지원팀 운영
유가족 심리지원 부스 운영
0512
0520
하게 받아들여질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안녕하세요?”처럼 일상적인 인사 마저도 안녕하지 못 한 유가족들에게는 힘들었다. 낯선 사람이 찾아와 불쑥 던지는 말들이 진정성 있게 느껴지기보
•희생자 및 실종자 가족 심리지원 (약 1,000명)
다 기계적이고 사무적으로 들린 건 당연한 일이었다. 방문한 사례관리자에게 울분과 분노를 표
•국립서울병원, 중앙자살예방센터, 지역사회복지협의체 약 50-60건/일 가정 방문
출하는 경우도 많았다. 유가족들의 울분과 분노를 받아내며 함께하는것이 사례관리자들의 소 명이기도 했다. 그렇게라도 유가족들이 울분을 밖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해주고 그 과정을 함께 하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다. 이러한 과정은 재난현장의 사례관리에서 있을 수 밖에 없는 일이다. 사례관리자들이 보다 안정 되고 힘있게 울분을 견뎌내기 위해 동료간 지지와 슈퍼비전은 반드시 필요했다.
다가가고 또 다가가기
2015년 5월 1일 안산정신건강트라우마센터가 설립되고 꾸려진 가족
•세월호 유가족들과 함께 분향소에 상주하여 유가족 심리지원 부스 운영 •유가족 대표단 간담회와 희생자가족 자조모임을 운영하는 등 유가족들을 한 공동체로 모일 수 있는 자리를 마련
•단원고 외 안산지역 중·고등학교 심리지원 (약 62,000명) •52개 중고등학교 + 희생자 밀집 지역 4개 초등학교 + 형제 자매가 있는 3개 초등학교 기존에 청소년상담심리센터가 담당하고 있던 7개교를 제외한 52개교에 5월 9일까지 임상심리사 1급 혹은 상담심리사 1급 배치
0601 •유가족 반모임 리더 워크샵 0607 •희생자 가족 반모임
•교사 및 학부모 대상 교육 전문 상담 시행 : 초등학생 - 안산시정신건강증진센터 중, 고등학생 - 학교에 배치된 심리전문가
심리지원팀은 5월 12일부터 직접 장례식장과 분향소, 가정을 찾아다니며 정신건강 및 심리 상태 를 파악하는 방문 심리지원 서비스를 시작했다. 별도로 희생자 및 실종자 형제자매, 구조자 형 제자매, 사촌들에 대한 심리상담도 진행했다. 이와 함께 안산지역 중고등학교에 대한 심리지원
•희생자 및 실종자 형제자매 (381명) •교육청과 공유. 교육복지사, 유가족지원팀 업무 협조를 통하여 대상자 현황 파악 진행
활동도 펼쳤다. 52개 중고등학교, 희생자 밀집 지역 4개 초등학교, 희생자 형제자매가 있는 3개 초등학교를 찾아 학생들의 마음을 어루만졌다. 교육부 소속 학생정신건강증진센터와 WEE 센 터를 중심으로 소아청소년정신과전문의 190여명, 전문상담인력 50여명이 슬픔에 잠긴 학교를 찾아 위로를 건넸다. 이들 학교에는 임상심리사, 상담심리사를 배치해 언제든지 학생들의 심리상 태를 돌볼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기도 했다.
24
자살 고위험군 관리
시간 핫라인 운영
그밖에 혹시 모를 위험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자살 고위험군을 관리하는 24시간 핫라인도 운영
•안산시정신건강증진센터, 국립서울병원팀 및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지원팀이 주간 담당, 국립춘천병원 의료진이 야간 당직 수행
되었다. 이곳에서는 안산시정신건강증진센터, 국립서울병원팀 및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지원팀이
•안산시정신건강증진센터, 안산시자살예방센터, 안산시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와 경기도 인근 정신건강증진센터를 통해 운영
주간 업무를 담당하고, 국립춘천병원 의료진이 야간 당직을 수행했다. 또 시민상담소를 운영하 며 정신적 고통을 받은 안산 주민들을 대상으로 심리지원 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시민상담소는
•사고 이후 자살고위험군 9명에 대하여 병원 연계 등 조치
시민상담소 누적 상담인원
6,500
명
027
사고 이후 20일 동안 6,500명이 넘는 인원이 찾을 만큼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시간순으로 보는 안산온마음센터 이야기
5월 20일부터는 분향소에서 세월호 유가족 심리지원 부스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유가족들이 머 무는 곳에 상주하며 언제든지 그들이 마음의 고통을 토로하고 위로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 했다. 또 유가족 대표단 간담회와 희생자 가족 자조모임을 운영하는 등 유가족들을 한 공동체 로 모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6월에는 유가족 반모임 리더 워크숍을 열고 희생자 가족 반모 임에도 함께했다. 이러한 활동들은 모두 세월호 유가족들에게서 센터의 존재와 역할, 진정성을 인정받기 위한 노 력의 일환이었다. 그들의 마음을 열고 또 그 마음을 얻어야 서로의 신뢰를 기반으로 치유와 회
온마음센터로 이름 병용
온마음센터 사례관리 서비스 역량강화
사례관리 메뉴얼 작성
0708
08
11
복을 위한 동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함께 있어주는 것
7월이 시작되면서 안산정신건강트라우마센터라는 이름에 ‘안산온마음센
터’라는 새 이름이 더해졌다. ‘트라우마’라는 단어가 다소 부정적이라는 의견에 따라 여러 사람
온 마음을 다하여, 온 힘을 다하여, 온 세상을 향하여 세월호 참사의 치유와 의미를 알린다
•안산주민 치유와 회복을 위한 애도상담과 사례관리 세미나 •애도상담과 사례관리 심화과정 •가족심리지원 애도상담 슈퍼비전
들의 아이디어를 모은 끝에 새 이름을 병용하기로 한 것이다. 온마음센터라는 이름은 '따뜻한 마음, 혼신을 다하는 마음, 꺼진 것을 켜고 닫힌 마음을 연다'는 세 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 새 이름과 함께 사업을 재정비한 후에는 사례관리 서비스에 더욱 박차를 가하는 동시에 서비스 역량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노력에도 힘을 쏟았다. 7월 말에는 세 차례에 걸쳐 ‘안산주민 치유와 회복을 위한 애도상담과 사례관리 세미나’를 열었다. 8~9월에는 다섯 차례 ‘애도상담과 사례관 리 심화과정’을 운영했다. 이를 통해 진정한 애도상담이란 “구세주가 되거나 지도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 단지 함께 해주고 동반자가 되어 주는 것”이라는 사실을 모두가 함께 깨닫게 되었다. 또 6~10월에는 ‘가족심리지원 애도상담 슈퍼비전’을 여덟 차례 실시하며 보다 전문적인 상담 기법 과 효과에 대해 의견을 나누었다. 또 정기적으로 주간사례회의, 일일사례회의를 열어 대상자에
가족심리지원 애도상담 슈퍼비전
8 64 회
명
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사례관리를 어떻게 이끌어갈 것인지 구체적인 방향을 모색했다. 연 말에는 ‘사례관리 매뉴얼’을 만들어 앞으로 어떤 상황에도 참고할 만한 총체적인 행동지침을 마 련하기도 했다. 센터는 2014년 한 해 동안 세월호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장례식장 지원 144건을 비롯해 방문(가정 방문, 분향소, 진도 등) 3,379건, 전화상담 5,827건, 내소상담 1,062건의 사례관리 서비스를 실시했
애도상담과 사례관리 세미나
3 79 회
명
다. 위기상담 핫라인 운영상담도 1,091건에 달했다. 유가족 형제자매를 대상으로 한 사례관리도 성 실하게 수행했다. 안산지역 희생자 형제자매에 대해 학교, 부모대면, 사례회의를 통한 통합사례관 리를 실시했다. 2015년에도 사례관리 서비스는 계속됐다. 유가족과 형제자매 등을 통틀어 방문 4,697건, 내소 4,321건, 전화 13,160건, 기타 159건 등 모두 22,337건의 사례관리 서비스를 시행했다.
애도상담과 사례관리 심화과정
5 153 회
명
029
사례관리서비스에 대해 숫자로 말하기는 참 어렵다. 부재 1건에 때때로 눈물지며 돌아서야 했 던 아픔이 담겨있고 방문 1건에는 그동안 거부하기만 했던 어머니와 함께 첫 식사를 나누던 참 만남의 기쁨이 녹아있다. 사례관리 서비스를 시행하면서 상처입은 누군가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 은 바로 서로 간의 신뢰와 소통이라는 사실을 배울 수 있었다. 그들에게 힘을 주는 위로 역시 어 떤 대단한 말과 행동이 아니라 그저 진심을 다해 옆에 있어주는 것이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그것은 결국 사람 대 사람으로서 서로의 마음을 하나로 이어가는 일이었다.
가족과 함께 하는 마음가짐 십계명
사례관리 서비스 분야별 성과표
01
진행기간
돕는 것이 먼저가 아니라 함께 고통과 희망을 나누는 것이 먼저 입니다
02
03 04 05
상담해주겠다는 것이 먼저가 아니라 함께 슬퍼해주는 것이 먼저입니다 통합사례관리 인원
치료해주겠다는 것이 먼저가 아니라 연대를 통해 힘을 주는 것이 먼저입니다 원조자라는 태도가 먼저이기보다 국민, 시민, 이웃이라는 태도가 먼저입니다
마음을 들어보려 하는 것이 먼저가 아니라 마음이 깃든 몸을 보살펴주는 것이 먼저입니다
07
06
연구와 조사가 먼저가 아니라 희생가족과의 공감이 먼저입니다
회의하고 따져보는 것이 먼저가 아니라 현장에서의 참여가 먼저입니다
09 10
2014 4월 ~ 2015 12월
08
154
통합사례관리 총 횟수
명
장례식장
144 건 (2014년)
내소상담
8,076 건 5,383 건 18,987 건
전화상담
돈이 먼저가 아니라 참여가 먼저입니다
기타상담
중앙이 먼저가 아니라 지역이 먼저 입니다
2014년 11월 10일 온마음센터 소식지 중
건
분야별 사례관리 서비스
방문상담
말하고 주장하는 것이 먼저가 아니라 따뜻한 듣기가 먼저입니다
32,749
159 건 (2015년)
031
참사 이후, 서로에 대한 믿음 다지기 또다시 아픔을 맞은 피해자들
2014년 여름, 세월호 희생자와 실종자 가족들은 전혀 예상치
못한 새로운 상처와 좌절감으로 인해 고통 받고 있었다.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 제 정이 뜨거운 관심사로 떠오르면서 이 일이 정치사회적 갈등으로 번져나간 것이다. 유가족들은 다시는 이와 같은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사고가 발생한 구조적 원인과 책임을 구체 적으로 밝히고 싶어 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들이 현 정부와 국가시스템에 대해 지나치게 부정 적인 감정을 드러내는 게 아니냐는 오해를 사기도 했다. 세월호 피해자들은 사고에 대한 경험, 사랑하는 사람의 상실이라는 1차적인 트라우마에 이어 사회적 갈등에서 얻은 2차적인 트라우 마까지 겪으며 더욱 힘든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 한편 그때까지도 희생자의 시신을 찾지 못한 실종자 가족들은 마음의 회복이 더욱 더뎠다. 시신 을 거두고 장례를 치르는 것 자체가 가족의 죽음을 받아들이는 데 도움이 되는 의례인데 이런 과정을 전혀 거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세월호 가족들의 아픔과 고통은 시간이 지날수록 사라지기는커녕 더욱 덧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세월호 희생자 및 실종자 가족들은 이에 굴하지 않고 국회, 광화문, 청운동 등에서 진상 규명 및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각종 활동을 펼쳐나갔다. 특별법 제정을 위한 서명운동, 도보 행진, 단식 농성, 문화제, 간담회 등 바쁜 일정이 이어졌다. 유가족 중에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후 무기력 상태에 빠져 있다가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활동을 통해 비로소 삶의 새로운 목표를 찾은 이들도 있었다. 이를 위해서는 주위 가족, 친구들의 개인적인 지지뿐만 아니라 사회 공동체 의 지지도 필요했다.
신뢰를 위한 연대와 동행
센터는 세월호 피해자들의 마음과 뜻에 공감하고 그들과 함께 해
주는 일에 충실하고자 했다. 물론 세월호 참사가 정치사회적 갈등으로 번져나가면서 전체적 상 황이 민감해진 부분도 있었지만 센터의 입장에서는 그런 복잡한 사정에 휘둘리기보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과 연대하고 동행한다는 원칙을 따르는 게 더 중요했다. “지역사회의 트라우마가 훼손하는 것 중 하나는 관계이고 기존의 연대관계입니다. 트라우마는 트라우마를 입은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사이에 간극을 만듭니다. 트라우마를 입은 사람들 간에도 트라우마의 정도에 따라 간극이 형성됩니다. 달라진 각자의 존재는 달라진 관계를 맺도 록 요구합니다. 이 간극을 좁히는 것은 결국 새로운 연대입니다. 그래서 기존의 관계를 회복할 뿐 아니라 새로운 관계로 나아가도록 해야 합니다. (...) 연대가 곧 치유이고, 새로운 연대로의 고
간극을 좁히는 것은 결국 새로운 연대입니다. 연대가 곧 치유이고, 새로운 연대로의 고양 그것이 회복을 향한 관문입니다.
033
양, 그것이 회복을 향한 관문입니다.” (2014년 7월 31일 안산온마음센터 소식지)
음 나눔’ 행사를 개최했다. 유가족끼리 음식을 나누고, 손수 선물용 비누를 만들어 도움 받았던
이런 생각으로 센터는 세월호 피해자들이 땀과 눈물을 흘리는 현장마다 달려가 연대하고 동행
이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했다. 혼자가 아니라 함께이기에 조금은 더 따뜻해진 시간이었다.
했다. 유가족들이 6월부터 전국을 다니며 특별법 제정을 위한 서명운동을 시작하자 센터 직원 들 역시 조별로 서울, 안산, 고속도로휴게소 등을 방문해서 마음을 다해 응원하고 지지했다. 7월 부터 국회와 광화문, 청운동에서 농성을 벌일 때도 함께 풍찬노숙을 하며 심리지원 방문 서비스 를 시행하고, 가족들에게 수액을 놔주거나 혈압·혈당을 체크해주었다. 외부활동을 위한 여러 물 품도 지원해 주었다. 세월호 참사 100일을 맞았을 때는 7월 23일~24일 동안 안산-서울 100리 행진을 함께 하고, 100 일 추모행사에도 동참해 마음을 나누었다. 참사 200일을 맞았을 때에도 역시 진도 팽목항 문화 제를 찾아 실종자들이 하루 빨리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기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전했다. 또 8 월~11월 중에는 심리적 고통과 외부 활동으로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못하고 있는 유가족 199가 정을 대상으로 밑반찬과 과일, 햇반 등을 제공하는 영양지원사업도 시행했다. 이밖에 유가족들 이 시행하는 ‘반별 팽목항 지키기’에 함께 동행하며 안산과 팽목을 오가기도 했으며, 세월호 참 사 관련 재판이 진행되는 광주 재판정을 찾아 분노와 슬픔에 처해있는 가족들의 손을 잡아주기 도 했다.
함께 울고 함께 웃는 시간
이후에도 세월호 유가족들과 두 눈을 마주보고 발걸음을 맞추려
는 센터의 노력은 계속됐다. 이러한 노력은 비단 슬픔뿐만 아니라 일상의 소소한 기쁨을 나누는 데까지 나아갔다. 유가족들은 비록 큰 어려움을 겪고 있었지만, 센터는 이들이 그 속에서도 삶 이 주는 작은 여유와 즐거움을 누릴 수 있도록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11월 7일 수능시험일자가 다가오자 ‘고3 수험생을 위한 엄마의 간식’ 행사를 마련했다. 유가족과 자원봉사자, 직원 13명이 안산한국요리학원에 모여 정성스레 영양 간식과 차를 만들고 수험생이 있는 22가구에 전달했다. 날이 부쩍 추워진 11월 말과 12월 초에는 함께 극장에서 영화를 관람 하며 서로의 마음을 표현하는 ‘영화와 따뜻한 나눔 – 가족의 힘’ 시간을 준비했다. 부부 또는 가 족이 함께 영화를 보며 서로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되새기는 시간이었다. 이밖에 크리스마스를 앞둔 12월 23일에는 세월호 유가족 86가구 140명이 함께 케이크를 만드는 ‘함께 나누는 크리스 마스케이크’ 행사도 개최했다. 가족들은 세월호참사 이후 첫 성탄절을 맞아 함께 케이크를 만들 고 카드를 나누며 서로를 위로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처럼 특별한 날을 맞아 세월호 유가족들과 함께 정과 마음을 나누는 시간은 이후에도 계속 이어졌다. 2015년 9월 추석에도 유가족 100여명은 분향소 가족대기실과 공방에서 ‘따뜻한 마
사례관리자 인터뷰 * 사례관리자
유가족들에 대한 방문 활동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뤄지나요? 사례관리자
임상인상척도(CGI-S) 기준에 따라 어떤 분은 일주일에 한 번, 다른 분은 2~4 주에 한 번 이런 식으로 찾아뵙고 있어요. 유가족 분들 중에는 세월호 이전의
*
삶과 이후의 삶이 완전히 달라진 경우가 많습니다. 집밖을 안 나오고 하루 종일
어떻게 안산온마음센터 사례관리자로서 일하게 되셨나요?
방안에 우두커니 앉아있는 분도 있고요. 이런 분들을 찾아가 자연스레 아이와
사례관리자
삶에 대한 얘기를 나눠요. 같이 식사도 하고 산책도 하고 자전거를 타는 시간을
TV에서 눈물을 흘리시는 유가족분들의 모습을 보고 마음이 굉장히 아팠습니다.
보내기도 합니다. 이렇게 친구처럼 함께 시간을 보내면 가족 분들은 종종 눈물도
그분들과 함께 하고 싶고, 의미 있는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마침
흘리시고 속 깊은 얘기를 나눠주세요. 그럴 때 힘을 북돋아 드리고 정서적 지지를
그때 안산온마음센터가 개소하면서 직원을 모집하는 공고를 보고 용기를 내어
보내드리고 있습니다.
지원했습니다.
*
*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직후 사례관리자로서 지켜본 유가족들의 상황은 어땠나요?
일하시며 보람을 느끼신 순간은 언제인가요?
사례관리자
사례관리자
유가족분들은 지금도 그때 상황이 잘 기억이 안 난다고 말할 정도로 힘든 시간을
가족 분들과 신뢰가 쌓였다는 느낌이 들 때 가장 보람을 느낍니다. 처음에는
보내셨습니다. 너무 고통스러웠기에 기억에서조차 밀어내는 것이죠. 처음에는
저희가 찾아오는 것 자체를 부담스러워하고 거부감을 느끼셨는데, 지금은 저희를
사례관리자가 찾아가도 상담을 거부하시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가족 분들이
믿어주시는 것 같아 감사한 마음이 들어요. 이제는 저희를 편안하게 생각하며
생각할 때 아이들이 왜 어떻게 희생됐는지 제대로 밝혀진 게 없는데, 자신의
자신이 힘들어하시는 부분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아이에 대한 기억, 감정들을
마음을 먼저 돌아보는 것을 사치라 느끼셨던 거죠. 자기 마음을 돌아볼 마음의
상세히 말씀해주세요. 부부 사이의 관계처럼 일상적인 얘기도 나누고요. 이런
준비가 안 된 상태였어요. 그래서 유가족분들은 세월호 참사에 대한 진상 규명에
과정을 통해 스스로 고통을 이겨내려 노력하시는 모습을 볼 때 큰 보람을 느낍니다.
더 힘을 쏟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저희 역시 대형 참사가 일어난 후 대상자를 접한 경우가 처음이어서 많이 당황하고 무력감을 느꼈어요. 매일 밤늦게까지 야근을 해도 별 도움이 못되어 드린 것 같아 힘들었죠.
* 유가족과 일반 시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사례관리자
유가족 분들에게는 힘들어도 고통을 견뎌내고, 아픈 만큼 자기 자신에게 의미 있는
그런 어려움 속에서 유가족의 마음을 열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셨나요?
삶을 살아가시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너무나도 힘들지만 삶에 대한
사례관리자
유가족 분들이 진상규명을 외치며 피켓을 들고 서명 운동을 벌일 때 저희 역시
희망과 긍정을 잃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희들이 늘 곁에 있어주고 얘기도
그 자리에 함께 있었습니다. 혈압이나 당뇨를 체크해주는 의료지원도 해드리고,
들어주고 지지해 드리겠습니다.
오해를 갖고 있는 시민들과 충돌이 일어나면 유가족 분들을 옹호해주는 일도
시민들에게는 유가족분들의 입장을 조금 더 생각해주면 좋겠다는 말을 하고
했어요. 특별법 제정, 실종자 수색, 세월호 인양 등 여러 이슈에서 갈등이 일어날
싶어요. 어느 날 갑자기 생각지도 못하게 자녀를 잃은 부모의 고통은 당사자가
때마다 늘 유가족 곁에 머물려 노력했습니다. 진도 팽목항에도 자주 내려가고,
아니면 결코 알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오해나 편견을 떠나서 그 분들이
도보행진에도 참여했어요.
겪는 아픔에 진심으로 공감해 주시길 바랍니다.
그렇게 유가족들이 가는 곳마다 자리를 지키다 보니 가족 분들이 조금씩 저희를 자신 곁에 함께 있어주는 사람으로 생각해주시는 것 같았어요. 그러다 2015년 들어 본격적으로 치유와 회복을 위한 여러 프로그램이 시작되면서 조금 더 가족 분들과 가까워질 수 있었어요.
사례관리자 인터뷰 *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정신과 전문의로서 세월호 피해자들과 함께 하며 어떤 때 보람을 느끼나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아무래도 상담을 받으시는 피해자 분들이 조금씩 달라지는 걸 볼 때 보람을 느낍니다. 조금씩 표정이 밝아지고 삶의 활력을 찾아가는 모습을 볼 때, 무기력하게 지내다가 뭔가 의미 있는 일을 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볼 때,
어떤 계기로 안산온마음센터 정신과 전문의로 일하게 되었나요?
역시 사람에게 힘이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그런 모습을 보면 오히려 내가 힘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센터에서 전문의를 더 필요로 한다는 요청이 들어왔을 때, 재난으로
받는다는 생각이 들어요.
트라우마를 겪는 분들과 함께 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 저 역시 여러 경험을
지금 유가족 분들은 세월호 참사를 통해 더 안전하고 성숙한 사회를 만들려는
쌓는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 같아 흔쾌히 승낙했습니다. 이곳에 와서는
활동을 열심히 하고 계시고, 생존자 분들도 여기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계세요.
사례관리자가 권하거나 본인 요청이 있을 때 심층상담, 약물치료, 병원입원연계
이처럼 참사 이후 무언가 변화를 만들어가고 의미 있는 일을 하시는 모습을
등의 치료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보면 ‘외상 후 성장’이라는 말이 떠오릅니다. 고통이 고통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긍정적인 의미를 만들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것을 알아가고 있습니다.
* 치료 과정에서 지켜본 바에 따르면 세월호 피해자들은 어떤 고통을 겪고 있나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세월호 유가족, 생존자, 안산 주민, 단원고 학생 등 다양한 피해자들이 치료를 받으러 오십니다. 제가 주로 치료를 진행한 생존자 분의 경우, 매일 밤 잠을
* 힘들고 아쉬웠던 점은 없나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이루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사고 당시 상황에 대한 기억 때문에 큰 괴로움을
대형재난으로 인한 트라우마는 흔히 할 수 있는 경험이 아니에요. 저 역시 그에 대한 경험이 부족해서 힘들었고 부담을 많이 느꼈어요. 빨리 문제를 해결해 줘야겠다는 생각에 조급하게 개입하려해서 피해자 분들을 오히려 물러나게
호소하셨어요. 계속해서 사고에 대한 생각을 떠올리고, 많은 아이들이
만든 것은 아닌가 하는 고민도 있었습니다. 이번 참사의 경우 심리적 문제를
희생됐는데 자신은 살아있다는 죄책감에 빠져 있으셨죠. 또 당시 여러 학생을
단기간에 해결할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어요.
구조하셨던 분임에도 불구하고 왜 내가 더 많은 아이들을 구하지 못했나 하는 자책도 하고 계셨어요.
*
* 그렇게 어려움을 겪는 분들에게 정신과 전문의로서 어떤 도움을 주고 있나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일단 편안한 환경에서 자신의 기억과 감정에 대해 얘기를 할 수 있도록 도와드리고 있습니다. 말씀하시다가 불안한 감정이 올라오면, 천천히 호흡을 가다듬고 몸을 이완시켜 안정을 되찾도록 도와주기도 하고요. 이런 과정을 통해 자신의 생각에만 빠져있지 않고 자기 모습을 거리를 두고 바라볼 수 있도록 반복해서 훈련하고 있어요. 물론 특정한 치료과정이 모두에게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분들은 속에 있는 얘기를 말로 내뱉는 게 도움이 되지만, 어떤 분들은 오히려 더 고통을 느끼기도 합니다. 상담을 진행하다가 괴로움을 느껴서 잠시 쉬었다가 다시 시작하는 분들도 계시고요. 각자의 상황과 특성에 따라 어떻게 하는 게 가장 도움이 되는 방법인지 늘 고민하면서 치료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끝으로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는 일반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자기가 경험해보지 않고는 온전히 그 사람을 이해하는 데 한계가 있는 것 같습니다. <눈먼 자들의 국가>라는 책에서 김애란 작가가 얘기했듯이, ‘밖’을 ‘옆’으로 만드는 일이 중요한 것 같아요.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의 곁에 서서 그들을 더 이해하고 알아가고자 하는 노력이 있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자신만의 관점이 아니라 상대방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모습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039
다시 일어서기 위한 길 – 치유와 회복을 위한 ‘프로그램’
몸, 마음, 일상 회복하기 – 성인 대상 프로그램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족들은 결국 진심과 정성을 외면하지 않았다. 가족들은 여건이 되 는 대로 센터가 마련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했고 조금씩 몸과 마음, 일상에 대한 치유와
사고 이후 달라진 삶
세월호 참사 이후 희생자 및 실종자 가족들의 상황은 확연히 달라졌
회복을 경험할 수 있었다.
다. 그들의 건강했던 몸과 평안했던 마음, 행복했던 삶이 절대 이전과 같을 수는 없었다. 가족들 의 달라진 모습은 객관적인 조사에서도 명확히 드러난다. 사고 1주기를 맞아 안산온마음센터와 CBS가 유가족 15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건강심리상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그들의 몸과 마음과 삶이 심한 고통 가운데 머물러 있음을 알 수 있다. 우선 신체적인 건강이 점점 나빠지고 있었다. 유가족들은 참사 이후 새로 진단받거나 더 악화된 신체 질환으로 64.5%가 소화기계질환, 52.6%가 근골격계질환, 41.4%가 치과질환, 40.1%가 만 성두통을 꼽았다. 이 같은 질환들은 심리적인 요인이 신체에 영향을 주는 대표적인 정신신체질
건강심리상태 조사 결과
환으로 가족들이 여전히 심한 스트레스의 영향 아래 놓여있음을 간접적으로 나타내고 있었다. 그런데도 가족들 상당수는 ‘가족을 잃은 상태에서 별다른 의미가 없기 때문에(46.5%)’, ‘희생된
조사시기
가족에 대한 죄책감 때문에(22.5%)’ 별다른 상담도 받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고 1주기
심리적 문제도 컸다. 유가족들은 세월호 사고 이후 자신의 심리 상태에 대해 88.2%가 분노, 76.3%가 죄책감, 75%가 우울, 71.1%가 무기력, 69.1%가 절망과 짜증이라고 응답했다. 부정적인
조사대상- 세월호 희생자 및 실종자 가족
152
참사 이후 악화된 신체질환 소회기계질환
64.5%
근골격계질환
명
52.6%
치과질환
41.4%
만성두통
40.1%
감정이 내면의 대부분을 지배하게 된 것이다. 이에 더해 설문 참여자의 대부분인 96.1%는 1주기 가 다가오면서 심리적으로 더 고통스럽고 힘들어진다고 답하기도 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나아지 기는커녕 그리움과 분노, 죄책감 등에 휩싸여 더 큰 심리적 어려움에 봉착하고 있었던 것이다. 일상생활에도 문제가 발생했다. 설문 참여자의 69.7%가 참사 이후 가족 외에 친척, 친구 등과의 대인관계를 정상적으로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또 65.2%가 휴직, 사직 등으로 직장 에 복귀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음주와 흡연 문제도 심각했다. 음주의 경우 사고 후 알코올 의존
흡연 비율
알코올의존 비율
가족들의 심리상태(%)
4 10 배 증가
배 증가
무기력
71.1
절망,짜증
69.1
이 의심되는 비율이 10배 이상 증가했고, 흡연도 1갑 이상 피우는 비율이 4배 이상 증가했다. 심
분노 88.2
우울 75
지어 사고 이후 가치관마저 달라져 ‘이 세상은 믿을 수 없고 위험한 곳이다(38.7%)’, ‘나는 한 때 는 만족하며 살았으나 지금은 항상 불행하다(27.5%)’, ‘나는 나약한 사람이다(20.8%)’ 등 세상과 자신에 대한 부정적 신념이 크게 자라나 있었다. 이들에게는 무너진 몸과 마음, 삶을 일으킬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일이 절실했다. 이에 센터는 다양한 영역에서의 전문성을 총동원해 유가족들의 치유와 회복을 북돋는 여러 프로그램을 마 련했다. 각 프로그램은 가족들의 다양한 필요에 따라 신체 기반 프로그램, 심리 기반 프로그램, 문화교육(일상 활동) 지원 프로그램 등으로 다채롭게 구성됐다. 물론 이 일도 쉽지 만은 않았다. 가족들 고통의 깊이가 너무도 깊었기에 프로그램 참여를 독려하는 데도 많은 노력과 기다림이
가족들의 치료의지 저하의 이유
가족을 잃은 상태에서 별다른 의미가 없기 때문에 - 46.5% 희생된 가족에 대한 죄책감 때문에 - 22.5%
죄책감 76.3
041
건강한 몸 되찾기 – 신체 기반 프로그램
센터는 먼저 여러 고통을 겪는 피해자들의 심신 안
정을 위해 ‘신체요법(마사지)’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생리학 관점에서 볼 때 외상 후 스트레스 장 애 증상은 스트레스 때문에 유발된 뇌 화학 물질의 불균형에 따른 결과로써, 마사지 등의 신체이 완요법은 스트레스 호르몬 수준은 낮추고 심리적 안정을 가져오는 호르몬은 증가시키는 효과가 있다. 또 긴장된 근육을 풀어줌으로써 누적된 피로감을 풀어줄 수도 있다. 센터는 2014년 9월부터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 및 생존자를 대상으로 매일 신체요법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사단법인 대한안마사협회 경기지부 및 은혜안마원과 업무계약을 맺고 안마사에게 애 도에 대한 기본지식을 교육하는 등 최대한 참가자들의 편의를 배려했다. 심신안정 신체요법 프로
유가족들이 밝은 모습을 보이고 싶다며 사진공개에 동의했다
그램을 실시한 직후에는 참여자들과 별도로 사랑방 나눔 모임을 가졌고, 심리적인 어려움이 발 견될 경우 내소 상담과 연계하기도 했다.
심신안정 신체요법 프로그램
이 프로그램은 2014~2015년 희생자 유가족과 생존자 3,876(연인)원이 참여해 높은 호응도를 보
진행기간
였다. 참가자들은 마사지를 받으면서 몸이 이완되고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을 느낀다는 반응을 보 였다. 참여자의 스트레스와 우울감이 감소하는 효과도 있었다. 프로그램 사전·사후에 스트레스 척도 검사와 우울척도 검사를 실시한 결과, 참여자 대부분의 스트레스·우울 수치가 낮아지는 모 습을 보인 것이다. 상담은 거부하고 몸이 아파 안마만 받겠다고 했던 한 유가족 어머니가 고마운
프로그램 참여인원
2014 9월 ~ 12월
자신에게 다가와준 고마운 사람들이 떠올랐다”는 것이었다.
2015 1월 ~ 2월
요가 프로그램도 큰 인기를 끌었다. 유가족과 생존자들은 극심한 슬픔과 스트레스로 몸이 벽돌
힐링요가 프로그램
마음에 갑자기 울음을 터뜨린 일도 있었다. “세상 모든 사람이 다 싫고 미웠는데, 안마를 받으며
처럼 뻣뻣하게 굳어있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참가자들이 부담 없이 참여해 몸의 긴장을 풀어줄 수 있는 ‘힐링요가’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요가 프로그램은 2014년 9월부터 12월까지 주 2~3회 씩 안산글로벌다문화센터에서 진행됐고, 유가족 및 생존자 178명이 참여했다. 2015년에도 안산 온마음센터에서 요가 프로그램이 이어졌으며 한 해 동안 333명이 참여했다. 참가자들의 몸은 상당히 뻣뻣하게 굳어있었지만 처음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의 몸 상태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동안 자기 몸을 제대로 돌볼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요가 프 로그램이 진행되면서 참가자들은 점차 분노와 눈물 등의 감정을 표출하고, 비로소 자신의 몸 상 로 수행하며 기력을 되찾았다. 편안한 마음으로 공동 신체 활동을 하면서 서로를 보듬어주고 위
후
23.7 21.8
명
프로그램 참여인원
2014 9월 ~ 12월
태를 살필 수 있게 되었다. 참가자들은 대체로 신체에 힘이 없어서 단전강화(뱃심강화) 활동을 주
전
우울(CES-D) 지수 감소 전
명
진행기간
2015 1월 ~ 12월
836 3,040
스트레스(PSS) 지수 감소
178 333
후
31.2 26.3
프로그램 효과
불면증, 신체적 통증 등 상태호전 활발해진 감정표현
명
명
스트레스척도 PSS
Perceived Stress Scale : 총점 13~16점: 경도스트레스, 16~18점은 우울증·불안증 검사가 필요한 중등도 스트레스, 18점 이상은 심한 스트레스로서 우울증·불안증 검사 및 정신건강 전문가와 면담이 필요
우울척도 CES-D
Center for Epidemiological Studies- Depression Scale : 총점 27점 이하: 정상수준, 총점 28~38점: 우울정도가 경도에서 중증도 수준, 총점39점 이상: 우울장애가 의심되므로 전문 적인 도움이 필요
043
로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참가자들은 불면이나 신체적 통증이 줄어들고, 몸 상태가 눈에 띄게 좋 아지는 일도 생겨났다. 몸의 긴장을 이완시키면서 마음도 조금씩 열리는 효과가 일어난 것이다. 몸 재교육 프로그램인 ‘부드러운 내 몸 사용법 - 알렉산더 테크닉’도 빼놓을 수 없다. 트라우마는 신경계, 호르몬, 뇌 구조 등 생리적 영역에 각인돼 호흡, 동작, 감정, 생각,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 트라우마 증상이 자연스레 몸 밖으로 흐르지 않고 신경계에 굳어버린 에너지 잔여물로 남아 몸을 지배할 수도 있다. 따라서 경직된 신체 에너지를 안정화하거나 방출시키고 생리적 순환감각을 되찾기 위해서는 적절한 몸의 재교육이 필요하다. 알렉산더 테크닉은 전체적으로 조화롭고 효율적인 몸의 사용법을 익힘으로써, 스스로 인지하지 못하는 고정된 사고와 몸의 습관으로부터 벗어나 심신의 조화를 회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교 육법이다. 이 프로그램은 2015년 7월~11월 매주 분향소 공방에서 진행됐으며, 유가족들이 자신 의 몸 상태를 자각하고 스스로 돌보는 힘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다. 유가족들은 최현묵 한국 알렉산더 테크닉 협회 회장 등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호흡, 의자에 앉기, 서기, 걷기, 눕기 등 일상 동작에 있어서 바르고 자연스런 몸 습관을 익혔다. 이를 통해 유가족들은 긴장을 완화하고 자기 치유에 이르는 방법을 배웠다.
아픈 마음 어루만지기 – 심리 기반 프로그램
부드러운 내 몸 사용법 - 알렉산더 테크닉 프로그램 세월호 피해자들 중에는 애도 감정에 대해서
자연스럽게 반응하지 못하고 감정을 표현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도와 주는 언어적 상담치료 프로그램에 대해 쉽게 마음을 열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집단 프로 그램에서 자신의 생각과 마음을 드러내는 데 대해 거부감을 느낀 것이다. 이런 때는 비언어적 심
진행기간
2015 7월 ~ 11월 매주
프로그램 효과
교란되어진 신체감각을 회복시켜 자기 인식력을 향상 몸의 자연스러운 사용을 통해 긴장을 완화 자기 관찰 능력 향상으로 자제력을 회복
리 프로그램을 통해 치유 효과를 볼 수 있었다. 미술 치료 프로그램이 그 좋은 경우이다. 다양한 미술 활동은 자신의 억압된 감정을 스스로 자
마음스케치 - 미술치료 프로그램
각하고 대면하여 이를 수용할 수 있도록 돕는 비언어적 매체다. 굳이 어려운 언어활동을 하지 않아도 그림을 통해 자신의 내면을 표현하고 불안정한 감정을 완화·정화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2014년 9월부터 주1회 한국미술치료학회, 차의과학대학교 미술치료 대학원 전문가와 함께 가족 대상 미술치료 프로그램 ‘마음스케치’를 시행했다. 프로그램 참가자들은 만다라, 꼴 라쥬 등 다양한 미술 작업을 수행하며 복잡한 내면을 하나둘 정리해갔다. 자신이 그린 그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서 자연스레 상처와 고통, 그리고 희망을 표현하기도 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참가자들은 “그림을 통해 내가 어떤 생각과 감정을 갖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우는 것이
진행기간
2014 9월 11일 ~ 12월 26일 2015 1월 ~ 12월
스트레스(PSS) / 우울(CES-D) 지수 감소
전 후
22.3 / 28.4 19.2 / 22
045
창피했지만 가정 안에서 풀어 낼 수 없었던 문제를 풀어내어서 좋았다”, “마음이 편해지고 안정 감을 느꼈다”는 반응을 보였다. 특수의료장비를 활용한 심리 프로그램도 있었다. 2014년 10월부터 12월까지 시행한 ‘바이오피 드백’ 프로그램이 그런 경우다. 바이오피드백은 근육긴장도와 뇌파, 심박수, 피부저항도, 체온 등 자율신경계의 반응을 컴퓨터로 직접 보면서 자기조절법을 익히는 치료 방법이다. 손가락에는 심 장박동과 체온을 측정하기 위한 센서를, 등에는 근육 긴장도를 체크하는 센서를, 복부에는 호흡 을 읽는 벨트를 착용하고 안락의자에 기대어 모니터 화면에 나오는 공을 보면서 숨쉬기를 반복 하는 것이 프로그램의 내용이다. 이 같은 활동을 통해 참가자들은 자신의 몸 상태를 실시간으 로 확인하면서 스트레스를 조절하는 호흡법을 배울 수 있었다. 또 이렇게 호흡법을 배우고 나면 심리적 불안이 찾아올 때 기계가 없이도 스스로 안정을 찾을 수 있게 되었다. 이 프로그램은 대 화식 상담치료 프로그램에 부담을 느끼는 참가자들에게서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또 2015년 3월부터 ‘EMDR(안구운동 민감소실 및 재처리요법)’ 프로그램도 진행했다. EMDR 은 안구운동이나 두드리기, 소리 등 규칙적인 양측성 자극을 이용해 치료하는 기법으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치료에 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MDR은 명확히 외상후스트레스장
바이오피드백 프로그램 진행기간
프로그램 특징
2014 10월 ~ 12월 매주
불면증, 신체적 통증 등 (PTSD)상태호전 활발해진 감정표현
애진단이 있는 경우에 효과적인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참여자는 많지 않았지만 참여한 사람들 은 치료자의 지시에 따라 수평적 안구운동을 하며 부정적인 기억을 재처리함으로써 외상기억
EMDR 프로그램
에 대한 고통을 감소시켜 나갔다. 진행기간
문화·교양을 통해 일상 회복하기 – 문화교육 프로그램
세월호 피해자들은 사고 이후 계속
되는 우울감과 상실감으로 일상생활에서 어려움을 겪고, 지역공동체와 건강한 소통도 못하고
2015 3월 ~ 12월
프로그램 특징
EMDR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치료 효과
Eye Movement Desensitization and Reprocessing 눈 운동 민감소실 및 재처리 치료
있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므로 다양한 문화·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이들의 일상생활과 공동체적 인 어려움에 지원의 손길을 보낼 필요가 있었다. 원예치료 프로그램 ‘온마음푸른밭’이 그러한 노력의 일환이다. 원예치료는 식물 및 원예작업을 통해 심신의 치료와 일상의 회복을 이루는 활동을 말한다. 2015년 3월~10월 운영한 원예치료 프로그램 온마음푸른밭에는 유가족 40명이 참여했다. 참가자들은 텃밭에 상추, 엔다이브, 해 바라기, 맨드라미, 씨감자, 고구마 등을 심고 가꾸며 활발한 원예활동을 벌였다. 이를 통해 이들 은 다시 한 번 생명에 대한 소중함과 책임감을 느끼고 건강한 노동의 대가도 경험했다. 또 식물 을 재배하면서 느끼는 수확의 기대감을 미래에 대한 희망으로 변화시킬 수도 있었다. 이 같은 긍정적인 감정은 정서적 안정과 심리 치유에도 큰 도움이 되었다. 이에 더해 공동체 텃
온마음 푸른밭 프로그램 진행기간
2015 3월 ~ 10월
프로그램 참고 해외사례
네덜란드 바헤닝언(Wageningen)의 ‘헷 파라다이스’ 치유농장 •유기 농산물 생산 농장이 사회적 돌봄 서비스와 결합된 형태로 연매출 17억원에 달하는 대표적인 사회적 기업으로 성장(‘12.12.11. KBS) •유기 농산물 판매를 겸하여 일주일에 천여 명의 고객이 방문할 정도로 인기
047
밭에서 수확한 식물을 지역사회에 나눠줌으로써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서로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드는 교류의 기회도 가질 수 있었다. 한편 원예 프로그램이 주로 여성 참가자 중심으로 이뤄지면서, 남성 참가자를 위한 별도의 조경 프로그램 ‘조경교실’도 마련되어 2015년 6월~7월에는 유가족 남성 10명을 대상으로 조경교실이 운영되었다. 참가자들은 프로그램을 통해 동서양의 조경양식, 조경수목, 전원주택 정원 설계 등 에 대해 배우고, 용인 한택 식물원과 양평 일대 전원주책을 직접 답사했다. 몇몇 참가자들은 훗 날 귀농하거나 전원주택에서 살게 될 것을 염두에 두고 조경 식재 및 관리에 큰 관심을 보이기 도 했다. 프로그램에 참가한 유가족 남성들은 모처럼의 외부활동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삶의 질을 높일 수 있었으며, 나아가 조경으로 지역사회에 기여하고자 하는 동기도 북돋을 수 있었다.
조경교실 프로그램 ‘난타’ 프로그램도 운영됐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난타 활동은 참여자들의 스트레스 해소에 긍 정적인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난타는 흥분, 공격성, 감정적 어려움을 진정시키는 효 과도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더불어 유가족들 사이에서 다양한 문화예술적 프로그램에 대한 욕 구가 높아지면서 스스로 다른 이들에게 난타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바란다는 의견을 보이기도
진행기간
2015 6월 ~ 7월
프로그램 만족도 (%)
91
%
프로그램 특징
416 참사 남성 유가족이 원예와 정원 조경활동을 통해 스트레스가 감소되고 일상의 활력을 되찾는 계기
했다. 이에 따라 2015년 3월 17일~6월 30일 11회기에 걸쳐 유가족 22명을 대상으로 ‘브레인난 타’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전문 강사를 초빙해 난타 북의 기초 장단, 기본 장단을 배우고 ‘코리 아’라는 작품을 본격적으로 연습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으
두드림 맘스 프로그램
면서 참여자들의 우울감이 증가하고 의욕이 저하되거나, 갑작스런 사정 때문에 잠시 프로그램
진행기간
이 중단되기도 하면서 참여율이 급감하는 일이 벌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타에 대한 유가 족들의 기본적 관심과 욕구는 여전했다. 이에 프로그램을 재정비해 8월~10월 다시 ‘두드림 맘 스’ 프로그램을 마련했고 참가자들의 좋은 반응을 얻었다.
2015 8월 ~ 10월
프로그램 특징
유가족에게서 나타날 수 있는 흥분, 공격성, 감정조절의 어려움을 진정시키는 효과를 통해 마음건강을 회복
‘바리스타 home cafe’ 프로그램은 취미 생활을 통해 정서적 안정과 일상의 회복을 도모한 프 로그램이었다. 세월호 유가족 중에는 삶의 모든 초점이 사별한 자녀와 상실에 집중되어 일상이 무력화된 경우가 많았다. 이럴 때는 일상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취미를 가지도록 해줌으로써 생활에 만족을 느끼고 낙천적인 감성과 태도를 갖도록 지원해줄 필요가 있다. 이에 따라 2015년 3월 16일부터 6월 9일까지 416 가족 37명을 대상으로 바리스타 ‘home cafe’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전문 바리스타와 함께 매주 모임을 갖고 핸드드립, 에스프레소에 대해 배 우고 우유거품, 라떼 아트, 다양한 메뉴 등을 만들며 커피에 대한 이해를 높였다. 참가자들은 이
바리스타 홈 카페 프로그램 진행기간
2015 3월 ~ 6월
프로그램 만족도 (%)
84.6
%
049
프로그램에서 커피에 대한 지식과 교양을 쌓을 수 있었고 심리가 안정되는 데 도움을 받았다는
고통, 슬픔 등을 자유롭게 표출했다. 이 시간만큼은 평소 쓰고 있던 사회적 가면을 벗어버리고
반응을 보였다. 특히 이 프로그램은 다른 치료 프로그램에 대해 거부감이 있거나 센터에 대한
그동안 억눌러왔던 감정을 해방시키는 자리였다. 화풀이 한마당은 평균 만족도가 93%에 이를
편견이 있었던 유가족들의 마음을 열고 센터를 지속적으로 방문할 수 있도록 하는 연결고리 역
만큼 반응이 좋았고, 기존 심리치료 프로그램을 거부했던 유가족들도 크게 만족했다.
할을 톡톡히 해냈다.
7월 21일 마련된 두 번째 아카데미 ‘스트레스 관리와 술 멋지게 마시기’ 강의는 스트레스를 푸는 데 흔히 활용되는 술에 대해 깊이 고민해보는 시간이었다. 음주로 스트레스를 풀곤 했던 유가
세상에 대한 깊이 있는 공부를 통해 일상의 회복을 돕는 프로그램들도 마련됐다. 세월호 참사 1
족들에게 알코올에 대한 잘못된 상식과 올바른 음주문화를 알려주고, ‘절주잔’을 선물함으로써
주기를 맞은 시점에는 유가족들이 특별법 활동 등으로 심신이 피로해진 만큼 차분히 마음을 가
지나친 음주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주었다.
다듬도록 도와주는 프로그램이 필요했다. 이때 유가족들은 사회 곳곳에서 인문학 열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시대를 초월해 널리 읽히는 고전을 배우면서 인간의 삶에 대해 고민하고 이해의 지 평을 넓히는 시간을 가져보자는 바람을 나타냈다. 이에 더해 그동안 센터 프로그램에서 여성 신 청자가 많아 상대적으로 남성들이 소외되고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남성만을 위한 프 로그램을 개설할 필요성도 제기됐다. 이에 2015년 5월부터 남성 참가자들이 고전과 인문학 공부를 통해 세상사에 대해 함께 고민하 는 ‘남자의 공부방’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이 프로그램은 모두 세 시즌으로 진행됐는데, 5~6월 진행된 첫 번째 시즌은 ‘옛이야기와 함께 읽는 한시’ 공부방이었다. 김재욱 전 고려대 동아시아 인문사회연구원 연구교수가 강사로 나서 항우와 유방, 이순신과 원균 등에 대한 한시를 소개했 다. 4~5명이 참석한 조촐한 모임이었지만 깊이 있는 공부와 대화로 참석자 모두가 큰 만족을 나 타낸 공부방이었다. 7~8월에는 두 번째 시즌 ‘바둑으로 배우는 인생힐링’이 진행됐다. 정수현 명지대 바둑학과 교수 가 바둑 기술과 인생사를 결부시켜 설명하면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9~10월에는 세 번째 시즌 인 ‘이천년 전에 보낸 편지’를 통해 중국 고전 ‘사기’를 공부하는 시간을 가졌다. 홍승직 순천향 대학교 중어중문학과 교수는 사마천이 깊은 절망에 빠졌을 때 이 책을 쓰면서 자신의 건재함을
남자의 공부방 프로그램 진행기간
진행프로그램
2015 3월 ~
옛이야기와 함께 읽는 한시 바둑으로 배우는 인생힐링 이천년 전에 보낸 편지
스스로 확인했던 이야기를 들려주며, 세월호 유가족 역시 새로운 삶의 의미와 희망을 얻게 되기 를 바라는 마음을 전했다. ‘온마음아카데미’ 역시 다양한 문화교육 활동을 통해 삶을 회복하고자 하는 프로그램이었다. 특히 주목할 만한 프로그램은 2015년 6월 16일 진행된 첫 번째 아카데미 ‘화풀이 한마당’이다. 이 프로그램은 참가자들이 전통문화를 접목한 종합예술 퍼포먼스를 수행하며 쌓여있는 부정 적 감정과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시간이었다. 유가족 7명은 뱃노래 장단에 맞춰 창의적인 몸동 작을 선보이거나 즉흥 춤을 추고 한바탕 시원하게 욕설을 날리기도 하면서 억제되었던 울분과
온마음 아카데미 -화풀이 한마당 진행기간
2015 6월 16일
프로그램 만족도(%)
93
%
프로그램 특징
기존에 심리 치료적 프로그램에 대하여 거부 내지는 무관심을 보였던 유가족들에게 전통문화를 접목한 종합예술 치료적 접근은 집단프로그램에 대한 인식변화
프로그램 진행자 인터뷰 시간이 가면서 심리적, 정서적으로 이별을 받아들이는 애도작업을 하며 아픔을 극복하기 위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이후 프로그램에서는 삶을 위한 목표를 바탕으로 긍정적인 역량을 강화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콜라주를 통해 사건 직후, 현재, 미래의 모습을 파악하고 변화를 인식하며 앞으로의 목표를 정하는 작업을 했고요. 과제로 만다라 일기를 내주어서 매일 자신의 감정을 색과 이미지로 표현하며 스스로 자신의 상태를 돌아볼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슬픔과 분노, 우울이라는 깊고 큰 웅덩이에서 성공적으로 빠져나온 자신을 그림으로 그리며 극복의지와 힘을 기르도록 지원하기도 했습니다.
* 박성혜 미술프로그램 미술치료사
(사)한국미술치료학회 세월호 대책위 소속 미술치료사, 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 연구교수
미술치료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피해자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박성혜
피해자들은 처음에는 지금의 상황과 자신의 모습을 보는 것에 어려움을 느꼈지만 점차 자신과 세상을 받아들이며 긍정성을 찾아갔습니다. 피해자들이 조금씩 자신의 상처를 이겨내는 모습을 보면서 감사함을 느꼈습니다. 자신이 표현한 이미지에서 스스로 답을
*
찾아 일상으로 돌아가는 모습을 보며 인간은 누구나 스스로 치유할 수 있는 능력을
어떻게 세월호 피해자를 위한 미술치료 프로그램에 참여하시게 되었나요?
가졌다는 말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박성혜
세월호 참사 직후 급하게 지도교수님에게서 연락을 받고 단원고 생존 학생들을 위한 고려대 병원의 심리지원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생존학생들이 퇴원하고
*
중소기업연수원에서 생활할 때도 수업 시간을 대체하는 미술치료 프로그램을
가장 힘들고 안타까웠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맡았어요. 이후 안산온마음센터에서 전문적으로 심리지원을 도울 단체들을 공개
박성혜
세월호 1주기가 다가왔을 때였습니다. 유가족협회의 협조요청으로 미술치료를 한 달
모집했고 마침 제가 속한 한국미술치료학회가 선정이 됐어요.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정도 쉬었는데, 한참 치료가 진행되고 있던 상황에서 가장 힘든 시기에 같이 해줄 수
피해자 심리치료를 위한 미술치료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없다는 점 때문에 힘들었습니다. 미술치료는 약물치료와 달리 치료사가 안전한 환경을 제공하면서 정서적으로 서로 공감하고 같이 가는 작업인데, 힘든 때 함께 있을 수
*
없다는 것에 대한 미안함과 걱정이 무척 컸습니다.
미술치료란 무엇인가요? 아픔을 겪는 피해자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나요? 박성혜
미술치료에서 미술작품을 만드는 활동은 자기 경험을 다양한 형태로 표현해 사건에 대한 인지적인 정리와 이해를 돕는 것입니다. 기억을 시각・감각적으로 ‘재창조’
*
또는 ‘재구성’하는 것이죠. 이 과정을 지지적인 미술치료사와 함께한다면 긍정적인
아직도 아픔을 겪는 유가족을 위해 애쓰는 안산온마음센터에 하고 싶은 말씀을 전해주신다면?
정서 회복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아픔을 겪은 사람들은 긴 적응기간 동안 치료적
박성혜
센터는 피해자들이 겪는 고통을 담아내는 그릇과 같고 함께 버텨주어야 하는
상황에서 정서적 안정감을 경험하는 공간이 필요한데, 미술치료는 이런 공간을
디딤돌과도 같습니다. 도움이 될 좋은 프로그램을 고민하고 개설하고 또 피해자분들의
제공하기에 적합합니다. 치료를 진행하는 동안 특별한 시각적 자극과 매체에 서서히
참여를 독려하고... 그런 일들이 밖으로 크게 표가 나지 않는 일이잖아요. 그렇지만
노출시킴으로써 잠재적인 2차 외상을 완화시킬 수도 있습니다.
그분들은 정말 열심히 하고 계세요. 그렇게 표가 나지 않는 일을 묵묵히 해나가시는 분들이 계셔서 든든하기도 합니다. 다들 알아 주셨으면 해요.
* 세월호 유가족들과 진행한 미술프로그램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요? 박성혜
처음에는 친숙한 매체인 크레파스, 파스텔, 색연필 등을 이용해 현재 자신의 상황을 그림으로 표현하면서 사건에 대한 감정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작업을 했습니다.
프로그램 진행자 인터뷰 재창조하는 과정을 통해 조금씩 자존감과 즐거움을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완성된 작품을 아이들의 학교책상에, 방 안에, 하늘공원(분향소)에 하나씩 놓아두면서 잠시라도 슬픔을 잊을 수 있었다고 말씀하셨어요. 또 자신이 꾸민 식물과 원예작품들로 인해 집안이 환해지고 가족 간의 대화가 많아졌다며 일주일이 기다려진다고 전하기도 하셨어요. 아이들의 이름표가 달린 토마토를 정성껏 키우며 마치 아이에게 말하듯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도 보았습니다. 슬퍼도 맘껏 울지 못하고, 기뻐도 맘껏 웃지 못하는 어머님들이 어느새 마음을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방법을 배운 것 같습니다.
* 프로그램을 하는 동안 가장 인상 깊거나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이영미 원예프로그램 원예치료사
1급 원예치료사
이영미
4・16 1주기에 힘든 마음에도 손수 분향소 입구를 하나하나 장식하던 일, 어버이날 주간에 아이들이 달아주던 꽃을 대신해 카네이션 코사지를 만들어 자신과 배우자에게 선물했던 일, 지역 내 아동센터에 모여서 아이들과 함께 꽃밭을 만들던 일, 폭염 속에서 힘든 텃밭활동과 함께 소풍과 삼겹살파티를 하며 정을 나누었던 시간, 마지막
*
수업 보쌈파티 때 1년간의 활동사진을 보면서 “참 많은 일들이 있었다”며 함께 추억을
원예치료란 무엇인가요? 아픔을 겪는 피해자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나요?
이야기했던 시간들이 기억에 남습니다.
이영미
원예치료는 식물이나 식물을 통한 원예활동을 통해 사회적, 교육적, 심리적 혹은
이 밖에도 수많은 순간순간들이 모두 소중한 이유는 무엇을 하든지 아이들을 위해
신체적 적응력을 기르고 육체적 재활과 정신적 회복을 추구하는 전반적인 활동입니다.
노력하며 애쓰는 엄마의 마음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정신적, 신체적인 장애인뿐만 아니라 정상인이라 할지라도 어떤 사정 때문에 정신적으로나 사회적으로 피해를 겪고 있는 경우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원예활동을 하는 대상자는 생명을 매개로 기르기, 만들기, 느끼기 활동을 통해 지속적인 상호작용과 생태치유체험을 할 수 있습니다. 생명체를 통한 자기통찰 그리고 생명존중에 기초한 돌봄과 양육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 선생님은 프로그램을 진행하시면서 어떤 점을 느끼셨나요? 소감을 말씀해 주세요. 이영미
항상 원예프로그램을 구상하고 준비하면서 어떤 내용으로 좀 더 많은 위안을 드릴 수 있을까하는 조바심을 가질 때가 많았습니다. 때로는 사소한 나의 말 한마디에 그분들 마음에 상처가 되지 않을까 조심스런 부분도 있었어요. 하지만 같은 나이 또래인
*
엄마의 마음으로 진심을 다해 소통하면서 어머님들의 따뜻함을 느꼈고 웃음 속에 담긴
세월호 유가족들과 진행한 원예프로그램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요? 이영미
아픔도 함께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갑작스런 사고로 자녀를 잃은 세월호 유가족분들의 정서적 아픔이 크신 점을 고려해 장기프로그램으로 3월~11월까지 34회기 프로그램으로 구성했습니다. 실내 원예프로그램으로는 식물심기와 꽃 장식을 하면서 정서적 안정을 도모하고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했고요. 실외 텃밭프로그램으로는 여러 채소와 꽃, 허브 등을 기르며 식물의 일대기와 성장과정을 지켜보고, 양육과 돌봄을 경험하면서 상실감과 우울을 해소하는 시간을 진행했습니다.
* 아직도 아픔을 겪는 유가족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을 전해주신다면? 이영미
1년 가까운 시간을 함께 지내며 유가족분 모두 아픔을 이기기 위해 온 마음으로 애쓰시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마음이 슬프다고 주저앉지 않고, 뭐든지 열심히 하시면서 아픈 기억을 이겨내려고 노력하는 모습에 지지와 응원의 마음을 보냅니다. 또 우리
* 원예치료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유가족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이영미
아이들을 잊지 말고 기억해 달라는 유가족 부모님들의 노력이 결코 헛되지 않을 것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많은 분들이 함께 응원하고 있으니 지치지 않고
초반에 유가족 어머님들은 저와 신뢰관계도 형성되지 않은 상태였고, 아이들을 잃은
지금처럼 힘내시길 바랍니다. 너무 일찍 별이 되어 엄마, 아빠, 가족, 친구, 이웃의
상실감과 죄책감에 맘껏 편히 웃지도 못하셨습니다. 하지만 식물을 마주하고 새롭게
마음속에서 반짝이는 우리 아이들 잊지 않겠습니다. 기억하겠습니다.
055
형제자매 마음 어루만지기 – 소아청소년 대상 프로그램
을 돌아보고 생각과 감정을 밖으로 드러낼 수 있도록 도와준 것이다. 이 사진 프로그램은 ‘무사들(무조건 사진 찍는 사람들)’이라는 재치 있는 이름의 프로그램이었
아이들이 웃음을 되찾도록
세월호 참사는 아이들의 삶도 바꿔놓았다. 한창 감정이 예민하
다. 유가족 형제자매를 대상으로 한 무사들은 2014년 10월부터 2015년 2월까지 진행됐다. 박김
고 미숙한 점도 많은 나이에 사랑하는 가족을 떠나보낸 고통은 감당하기 어려운 경험이었다. 아
형준 사진작가가 강사로 나섰고 단원중 학생 5명이 참여했다. 아이들은 첫 모임에서부터 한 가
이들은 가족과 자신의 마음 한 가운데 갑작스럽게 생긴 빈 공간과 마주해야 했고, 이 아픔을 건
지 색깔을 정해 센터의 내부 사진을 찍고 각자의 생각과 의견을 나누었다. 이어 프로그램이 진행
강하게 극복해나가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었다.
되는 동안 서울 문래동, 수원 화성행궁, 안산식물원과 안산다문화거리, 서울 윤동주 문학관 등에
청소년기는 정서적으로 큰 발달을 이루는 시기이기 때문에, 이 과정을 잘만 극복한다면 오히려
출사를 나가 사진 속에 자신의 마음을 담아냈다. 용인둥지휴양림으로 1박 2일 캠프를 떠나 ‘나’
성숙한 성인으로서의 발달을 촉진시킬 수 있다. 건강한 애도반응을 통해 자신의 삶을 재구성하
를 주제로 사진을 찍기도 했다. 방과 후 활동을 통해 진행된 무사들2기 역시 2014년 11월부터 12
고, 삶에 대한 새로운 통찰력을 가지며, 새로운 대처능력을 키우는 일이 가능한 것이다. 또 사고
월까지 진행됐다. 김종근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영상예술치유전공 교수가 강사로 도움을 주는
이전에는 잊고 있었던 내면의 힘과 타인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수 있는 능력, 타인의 감정에
가운데 경일관광고 학생 13명이 참가했다.
공감하는 능력, 회복탄력성 등도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
슬픔에 빠져있던 아이들은 사진을 통해 조금씩 자기 마음을 드러내며 아픔을 씻어냈다. 같은 상
물론 이를 위해서는 가족과 전문가, 그리고 공동체의 따뜻한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또 아이들
처를 지닌 친구들과 함께 울고 웃으며 마음을 나누기도 했다. 자기만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이 자신의 마음을 돌아보고 아픔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전문가들이 필요했다. 이에 안
주위의 사람들, 거리의 풍경, 스쳐 지나가는 순간들의 소중함도 깨달아 갔다.
산온마음센터는 여러 예술, 문화,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이 다친 마음을 위로받고 회복할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아 아이들이 촬영한 사진들을 공개하는 사진전이 기획되었다. 아이들이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다. 아울러 같은 아픔을 지니고 있는 아이들이 서로의 마음을
경험한 치유와 회복의 과정을 지역 공동체에 보여줌으로써, 세월호 참사의 아픔과 이를 극복하
보듬어주는 공동체를 만들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지를 보냈다.
려는 희망의 메시지를 공유하려 한 것이다. 사진을 매개로 아이들과 시민들의 대화 자리를 마련 한 셈이었다.
사진으로 마음을 찍다 – 사진 프로그램 ‘무사들’
아이들은 아무래도 자신의 아픔을 표출하
이렇게 추진된 416세월호참사 추모 사진전 ‘토닥토닥 너풀너풀’은 2015년 4월 3일부터 6월 28일
는 데 서투른 면이 있었다. 내면의 부정적인 감정을 정직하게 드러내는 일이 그 고통을 극복하는
까지 경기도미술관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전시 기간 동안 사진 프로그램 참여 학생 18명의 작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있는 부분이었다. 이에 아이들이 고통을 표출하고 극복
품 300여점이 전시되었으며 자그마치 9천여 명에 달하는 시민들이 전시장을 찾았다. 수원화성
할 수 있는 방안으로 마련한 것이 바로 사진 프로그램이었다. 아이들이 사진을 통해 자기 마음
에 놀러가 친구와 어깨동무를 한 모습, 노동자인 아버지의 목장갑, 엄마가 김치를 담그려고 만들
057 어 놓은 김장양념, 먼저 간 친구가 남겨놓은 악기 등……. 아이들이 찍은 사진들은 그들이 마음
기쁨을 나타냈다. 이처럼 토닥토닥 너풀너풀 사진전은 그 이름 그대로 아이들의 마음을 ‘토닥토
속 상처를 치유하고 다시 세상으로 나아가는 성장 과정을 고스란히 담고 있었다. 시민들은 아이
닥’ 만져준 시간이었고, 아이들의 속 깊은 이야기와 새로운 희망이 ‘너풀너풀’ 퍼져간 시간이었다.
들의 마음을 담은 사진을 보며 그들과 허물없는 대화를 나누었다. 그리고 아이들이 따뜻한 눈으 로 세상을 바라보며 아픔을 극복하고 있는 모습을 목격하고 대견스러워했다. 전시회는 아이들과 가족들에게도 적잖은 위로를 주었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한 학생의 어머니는 “감정을 표현하지 않아서, 표현이 서툴러서 걱정했던 딸이 이렇게 표현력이 풍부한 아이인 줄 몰 랐다. 사진프로그램을 통해 어느새 부쩍 밝아지고 많이 웃는 아이가 되어 엄마를 웃게 한다”며
토닥토닥 너풀너풀 사진전 출품작들
059
고마움을 고백하다 – ‘초콜릿’과 ‘카네이션’ 만들기
아이들이 마냥 누군가의 보살핌을 받는
함께 떠나는 여행 – ‘I Fun 캠프’와 ‘여름·가을 아유회’
세월호 참사 이후 유가족의 형제자
게 아니라 오히려 부모님과 친구들, 주변사람을 도와주고 감사함을 표현함으로써 치유와 회복
매들은 가족이나 또래집단과의 관계에서 때때로 부정적인 경험을 하게 되면서 자존감이 낮아
을 경험하기도 했다. 아픔을 함께 했던 이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전달하면서 스스로 성장을 경
지거나 우울과 불안감을 느끼는 경우가 있었다. 실제로 일부 아이들은 사고 후 여름 방학이 되
험하고 공동체성도 회복하게 된 것이다.
었는데도 외출을 거의 안하거나 컴퓨터 게임 등에 몰두하면서 신체·심리적 건강이 악화되는 경
2014년 11월 11일에는 빼빼로 데이를 맞아 ‘치유의 초콜릿 만들기’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세월호
우가 많았다. 이를 치유하기 위해 센터에서는 여러 캠프와 야유회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이 무
유가족 형제자매들과 친구들이 초콜릿과 빼빼로를 만들고 가족과 지역주민들에게 직접 선물함
기력과 우울감을 극복하고 몸과 마음의 긴장을 해소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으로써 감사의 메시지를 전하는 시간이었다. 특히 이 행사는 유가족 형제자매들이 직접 아이디
2015년 8월 5일~6일간에는 여름방학 캠프 프로그램 ‘청소년 감정발산 여름캠프 I Fun(아이 펀)’
어를 내어 제안한 것이라 그 의미가 더욱 각별했다.
이 진행됐다. 1박 2일 동안 중∙고등학생인 유가족 형제자매와 그 친구들은 양평 원조 외갓집체험
이 행사는 유가족 형제자매 및 친구 50명, 부모 11명, 단원고 생존자 19명 등 80명의 인원이 참석
마을을 찾아 신나는 캠핑을 즐겼다. 머드팩 놀이, 뗏목 타기, 송어 잡기, 레크리에이션, 감자 캐
할 만큼 인기를 얻었다. 아이들은 정성스레 초콜릿과 빼빼로를 만들어 가족과 친구들에게 나눠
기, 박쥐동굴탐사, 숲 체험, 인절미 만들기 등의 프로그램이 펼쳐졌다. 아이들은 오랜만에 일상을
주면서 그 동안의 사랑에 대한 감사를 전했다. 주는 이나 받는 이 모두가 진심으로 기쁨을 느낄
떠나 문화체험을 통해 다양한 경험을 쌓았고 또래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서로 마음을 나누고 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이 시간을 통해 그동안 슬픔, 분노, 자책감 등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는 때
뢰감도 얻을 수 있었다.
가 많았던 유가족 형제자매들은 기쁨과 감사, 관계의 회복을 경험할 수 있었다.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그동안 겪은 아픔을 충분히 극복할 수 있고 희망적인 미래가 펼쳐질 것
이듬해 5월에는 따뜻한 가정의 달 행사가 치러졌다. 어버이날을 맞아 유가족 형제자매, 단원고
이라는 정서적 지지였다. 캠프는 아이들이 모처럼 마음껏 웃고 떠들면서 스트레스를 풀고 이 같
생존 학생들 40여명이 부모님께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고자 카네이션을 만들어 전달한 것이다.
은 심리적 안정감을 얻는 귀한 시간이었다.
더불어 스포츠 마사지를 직접 배워 어깨와 발을 주물러 드리기도 했다. 세월호 가족들은 카네이
8월 15일엔 유가족 형제자매들을 위한 여름 야유회 ‘온마음 패밀리가 떴다’가 진행됐다. 세월호
션과 마사지 같은 작은 표현을 통해 가족 공동체의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있었다. 아이들도 부모
참사로 인해 여가를 즐기는 것에 대해서도 죄책감을 느끼는 유가족들이 자연스럽게 즐거움을
에게 사랑과 감사의 마음을 전하면서 스스로 안정감과 평안을 느낄 수 있었고, 함께 참여하는
공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것이다. 유가족들은 경기도 부천시 웅진플레이도시 워터파크를
친구들과 교감하면서 우정을 쌓기도 했다. 특히 참가자들은 외동자녀를 둔 유가족 부모님이 어
찾아 모처럼 신나는 물놀이를 즐겼다. 부모들은 “아이들과 즐거운 시간 보내며 추억을 많이 만
버이날에 보다 큰 상실감과 아픔을 느낄 것을 고려해 직접 카네이션 바구니를 만들어 전달하기
들었다”는 소감을 전했고, 아이들 역시 “좋았다”, “재밌었다”는 만족감을 나타냈다.
도 했다.
가을에도 아유회가 이어져서 10월 9일에는 야유회 ‘오! 마이 대부도’가 개최되었다. 이번에는 중
061
학생 형제자매들이 안산 대부도를 찾아 서바이벌, ATV 사륜바이크 등 활동적인 레포츠 프로그
성장을 촉진, 정서적 지지를 돕는 방법’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10월 16일 안상공업고등학교 교
램에 참여했다. 이를 통해 아이들은 잠시 동안 슬픔에서 벗어나 재미와 성취감을 느끼고 함께
육에서 안병은 충청남도광역정신건강증진센터장은 ‘마음이 아픈 아이를 돕는 방법’이라는 제목
협동하는 관계성을 형성하며 서로를 지지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으로 교육했다. 12월 4일, 12월 11일에는 김희균 애니어그램 강사가 센터 물망초실에서 안산 초·중·고 교사, 상담
직·간접적으로 재난을 겪은
교사, 교육복지사, 보건교사 58명을 대상으로 ‘외상 후 성격유형 파악을 통한 감정향상 교육’에
청소년기 자녀들에게 부모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아직 자기 표현능력이 부족한 자녀들은 감
대해 강의를 했다. 이 교육에서 참가자들은 학생 개인의 특징적인 생활 방식, 인간관계 방식, 가
정 표현에 어려움을 겪거나 이를 억압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자녀의 심리적 반응을 이해하고 건
치관 등 고유한 특성에 맞춘 상담 방법과 도구 사용법을 배움으로써 학생 상담에 실질적으로
전한 방법으로 애도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이 필요하다. 이에 센터는 직접 학교를 찾아 학부모들
적용할 수 있는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직접 학교를 찾아가다 – 학부모·교사·청소년 ‘학교지원사업’
이 자녀의 정서와 행동을 주의 깊게 관찰하고 다양한 심리적 어려움에 적절히 대처할 수 있도록 돕는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한편 센터는 유가족 형제자매들의 심리적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전문가들이 직접 학교를 찾아 여
2015년 안산 초·중·고 학부모 교육 프로그램 ‘작은 두드림, 큰 울림’은 모두 네 차례에 걸쳐 이뤄
러 신체 및 심리 활동을 지원하는 학교지원사업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석수중학교에서는 4월~7
졌다. 3월 18일 성안초등학교 학부모 교육에서 김수진 전 부센터장은 ‘내 아이의 트라우마’라는
월까지 유가족 형제자매를 대상으로 ‘음악치료 프로그램’이 진행됐고, 단원중학교에서는 7월과
주제로, 3월 19일 경일관광경영고등학교에서 한창우 전 센터장은 ‘지역사회 회복을 위한 학부모
12월 두 차례에 걸쳐 ‘요리 프로그램’이 운영되었다. 또 선부중학교에서도 10월~12월까지 유가족
의 역할과 기대’라는 제목으로 강의했다. 6월 3일 선부중학교에서도 김수진 전 부센터장이 ‘사
형제자매 및 간접 피해청소년을 대상으로 ‘무용동작 프로그램’과 ‘미술 프로그램’을 각각 시행했
례로 본 자녀심리이해와 부모대처법‘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다. 참가 학생들은 좋아하는 노래, 몸동작, 그림과 조각, 요리 등을 통해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고
10월 19일 단원고등학교에서 진행된 학부모 교육에서는 특별히 염인숙 코리아잡스쿨 진로취업
정서적 지지를 얻었다. 특히 자신이 몸담고 있는 학교 현장에서 또래 친구들과 함께 치유활동에
교육 연구소장이 강사로 나서 ‘내 아이를 위한 행복한 진로코칭’이라는 제목으로 강의를 전했
참여함으로써 일상생활을 회복하고 긍정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데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다. 각 교육마다 50~400명의 학부모들이 참석해 자녀들 심리 이해에 대한 높은 관심을 나타냈 다. 이 같은 교육을 통해 학부모들은 트라우마, 학교폭력, 또래관계, 감정상태와 성적변화, 진로 교육 등 자녀들이 겪고 있는 다양한 문제에 대해 이해하고 이에 대한 바람직한 대응 방법을 배 울 수 있었다. 학생들의 심리를 돌보기 위한 교사의 중요성 역시 빼놓을 수 없다. 학생들은 학교폭력, 따돌림, 가정폭력 등 일상생활에서 크고 작은 트라우마를 겪고, 부모의 통제와 구속, 학업 스트레스 등 으로 여러 정신건강 상의 어려움들을 보이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서 교사는 학생과 자주 접촉 하고 신뢰를 쌓는 관계로서 학생들의 다양한 심리∙사회적 반응을 이해하고 성장을 도울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자원이다. 센터는 교사들이 학생들의 정신건강 문제를 이해하고 어려움을 지지·격 려할 수 있도록 교사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2015년 안산 초·중·고 교사 교육 ‘마음건강 지킴이’도 모두 네 차례 이뤄졌다. 8월 31일 단원중학 교 교사 교육에서 정운선 경북대학교병원 임상교수는 ‘우울하고 무기력한 아이들에게 학습적
아직 자기 표현능력이 부족한 자녀들은 감정 표현에 어려움을 겪거나 이를 억압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자녀의 심리·사회적 반응을 잘 이해하고 건강한 방법으로 애도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이 필요하다.
02 손잡고 함께 걷는 마을
공동체 치유와 회복의 시간
시민의 힘과 지혜 모으기
배움을 통해 성숙한 시민으로
함께하는 따뜻한 공동체 만들기
안산은 어떤 도시일까? 어떤 사람들이 어떤 삶을 살고 있는 곳일까?
2014년 4월 16일 이후 안산에는 ‘세월호의 도시’라는 이름이 덧붙여졌
인구 77만, 면적 150㎢에 이르는 이 지역을 한 마디로 정의하기는 어렵
다. 희생자 상당수가 안산주민 특히 안산 단원고의 학생들이었기 때문이
지만, 도시 안팎에서 공통으로 말하는 몇 가지 특징은 있다.
다. 그날 이후 안산의 공기는 완전히 달라졌고 활기찬 웃음이 사라졌다.
우선 안산은 ‘젊은 도시’다. 안산은 1970년대 중반 정부에서 반월산업단
젊고 다양한 일꾼들의 도시
도시 한 가운데 합동 분향소가 생기고 곳곳마다 노란 리본이 걸렸다. 가
지를 조성하면서 함께 만들어진 우리나라 최초의 계획도시다. 산업화 시
장 많은 희생자를 낸 단원고 학생들의 거주지였던 단원구 고잔동, 선부
기에 많은 도시들이 생겨났지만, 원래 있던 땅을 모두 갈아엎고 도시 전
동, 와동의 분위기는 더욱 가라앉았다. 도시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장례
체를 계획해서 만든 곳은 안산이 처음이었다. 당시 반월지구는 경기 시
식장이 된 것 같았다.
흥군과 화성군에 걸쳐 있었는데, 1986년 이 지역이 따로 떨어져 안산시
안산온마음센터가 유가족들의 아픔을 보듬는 일에 더해, 안산 공동체의
로 승격됐다. 안산은 젊은 도시인만큼 인구 구성도 젊다. 일자리를 찾아
치유와 회복을 위해 힘쓰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어떻게든 절망에 빠
밖에서 이주해온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2015년 안산의 65세 이상 노인
져있는 도시를 다시 되살려야 했다. 이를 위해서는 몇 가지 과제가 필요
은 안산시 인구의 1%도 되지 않는다. 우리나라 전체 65세 이상 인구가
했다. 우선 공동체 주민들이 함께 소통하고 연대함으로써 서로의 아픔
12%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평균 연령이 상당히 젊은 도시인 셈이다.
을 돌보아주어야 했다. 또 그들 스스로가 ‘상처 입은 치유자’가 되어 서
또 안산은 ‘다양성의 도시’다. 도시 자체가 이주민으로 이루어져 다채로
로에게 새로운 희망을 불어넣어주어야 했다. 다음으로 시민 전체가 스
운 사람들이 모여 있기 때문이다. 반월산업단지가 생겨난 이후 서울, 수
스로의 힘과 지혜를 모아 공동체를 변화시키기 위해 행동에 나서야 했
도권을 비롯한 곳곳에서 각양각색의 노동자들이 안산으로 모여들었다.
다. 그 길만이 세월호 참사의 아픔을 극복하고 다시는 이와 같은 비극이
이후 폐광된 탄광촌 주민들도 속속 안산으로 이주해왔고, 섬진강댐이 생
일어나지 않도록 만들 수 있는 방법이었다. 센터는 이 일들을 수행하기
기면서 수몰된 마을 주민들도 자리를 옮겨왔다. 1990년대 이후로는 외
위해 머리를 맞대고 밤낮없이 움직였다. 그리고 추모제, 대규모 회의, 주
국인 노동자들도 대거 유입됐다. 이처럼 여러 이주민들이 각자의 개성
민교육, 페스티벌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공동체 되살리기 프로젝트를
을 나타내며 살고 있기 때문에 안산에선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다양
구체화시켜나갔다.
성의 문화가 발달했다. 낯선 외지인끼리 더불어 하나가 돼보자는 마음에
세월호 참사는 안산 공동체가 끝까지 어떤 가치를 붙잡아야 하는지 명
시민단체, 동아리와 같은 마을공동체도 활성화했다.
확히 알려주었다. 진실, 책임, 공감, 정의, 힘, 사랑, 연대, 기억, 애도, 치
그리고 안산은 ‘노동자의 도시’다. 도시 자체가 산업단지에서 출발했으므
유…. 센터는 지역사회에 이 같은 희망의 가치를 퍼뜨리기 위해 여러 단
로 당연한 일이다. 그렇지만 울산이나 창원 같은 다른 노동자 도시와 다
체와 협력하여 온 힘을 다해 노력했다. 이러한 노력이 쌓일 때 안산이 새
르게 형편이 그리 좋은 편은 아니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괜찮은 일자
로워지고 우리 사회의 모범을 보여주는 공동체로 한층 성숙해 갈 것을
리들이 꽤 있었지만, 점차 영세 사업장이 많아지고 파견직·임시직 등 비
믿어 의심치 않았다.
정규직 일자리가 대부분을 차지하게 되면서 살림살이가 어려워졌다. 안 산시가 직접 편찬한 <안산시사>도 시의 녹록치 않은 상황에 대해 다음 과 같이 쓰고 있다. “반월공단은 형성기부터 한국 경제, 특히 전체 제조 업 위계질서에서 가장 하층에 위치하도록 설계됐다. 따라서 영세한 업체 들이 많고, 임시직과 비정규직의 비율이 유독 높다. 경기 변동에도 취약 해 호황엔 잔업과 특근이 많아져 노동 강도가 높아지고, 불황 땐 일자리 를 잃는 노동자들이 많다.” 안산은 이처럼 젊고 다양하면서도, 팍팍한 삶을 살아가는 서민 일꾼들의 도시였다. 이런 도시에 느닷없이 416세월호참사의 비극이 닥쳤고 이에 따라 도시의 분위기는 더 어두워질 수밖에 없었다.
슬픔에 잠긴 도시 되살리기
067
공동체 치유와 회복의 시간
별을 노래하며 공동체를 어루만지다 - ‘노란물결 페스티벌’
능 기부 형식으로 공연활동을 펼쳤다. 안산생명센터 개소식, 안산시 416 문화제 식전공연, 광 화문 416문화제 식전공연, 안산시청 종무식 문화공연 등에서 희망의 멜로디가 울려 퍼졌다. 합
노래는 슬픔을 치유하는 힘, 다시 용기를 북돋아주는 힘, 그리고 함
창대의 노래가 다듬어져갈수록, 세월호 가족과 지역 공동체를 향한 마음 역시 깊어져갔다. 이
께 어울려 하나가 되게 만드는 놀라운 힘을 지니고 있다. 센터는 안산 공동체의 치유와 회복,
들은 자신의 노래가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가져다줄 수 있기를 바라며 더욱 목소리를 갈고
희망을 위해 노래의 힘을 빌리기로 했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바로 ‘노란물결 합창단’이다. 시
닦았다.
노래의 힘에 주목하다
민들과 공감하는 합창단을 통해 지역이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심리·사회적 어려움을 극복하 기 위한 희망의 노래를 선물하고 싶었다. 노란물결 합창단은 영국에서 처음 시작된 불만합창단을 모델로 했다. 불만합창단은 2005년 핀란드 출신 예술가 텔레르보 칼라이넨과 올리버 코차 칼라이넨 부부가 영국 버밍엄 주민들 과 함께 불만을 모으고 노래를 만들어 공연하면서 시작됐다. 이들은 불만을 노래로 바꿔 합창 하는 과정에서 상호 신뢰와 배려라는 사회적 자본이 만들어지는 것을 경험했다. 이후 이 노래 운동은 전 세계로 퍼져나갔고, 한국에서도 2008년 희망제작소가 주도하는 불만합창단 공연이 펼쳐진 바 있었다. 안산 공동체 역시 지역의 슬픔과 분노를 노래로 부른다면 부르는 이와 듣는 이가 서로 공감하 고 함께 대안을 마련해나가면서 공동체의 회복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센터는 합창 대를 조직해 불만합창단 진행 과정을 그대로 벤치마킹 하였고, 추가적으로 노래에 희망의 메 시지를 담는 데 더욱 중점을 두기로 했다. 노래를 활용해서 지역공동체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대 프로젝트가 시작된 것이다.
노래로 모아지는 마음
합창을 통해서 상처받은 공동체를 치유하자는 취지에 많은 사람들
의 호응이 잇따랐다. 2014년 10월 사업설명회와 홍보가 시작되자 아동, 청소년, 청년, 어르신, 엄마들, 이웃 등 다양한 지역주민으로 구성된 10팀의 참가자가 모아졌다. ‘마음스케치’, ‘행복 한 영혼들’, ‘사람가까이 희망가까이’, ‘온마음하나되어’, ‘어울림 합창단’ 등 그 이름만으로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팀들이었다. 합창단 모집이 마무리되면서 노래 지도 및 편곡이 가능한 전 문 강사 2명도 선정됐다. 이후 각 팀은 대화와 토론을 통해 세월호 참사에 대한 생각을 나누고, 그 이야기들로 직접 노래를 편곡·개사하여 희망의 메시지를 담아냈다. 강사의 지도를 바탕으 로 맹연습도 시작됐다. 1팀만이 전문 합창팀이었고 나머지 9팀은 전문적인 합창 경험이 없었 지만, 세월호 피해자들을 위로하고 지역사회 공동체성을 회복하는 데 기여하고자 하는 열정만 큼은 하나였다. 점차 실력이 쌓여가면서 이들을 찾는 곳도 생겨났다. 합창단은 다양한 지역 행사에 참석해 재
069
별을 노래하는 축제 한마당
드디어 축제의 시간이 찾아왔다. 12월 12일 한양대 ERICA캠퍼
스 컨퍼런스홀 중강당에서 안산시민의 마음을 치유하는 희망합창 노란물결 페스티벌 ‘별을 노 래하다’ 공연이 펼쳐졌다. 세월호 유가족 30명과 지역 주민을 포함해 모두 300여명이 참석한 축제의 한마당이었다. 참가팀들은 안산 공동체와 세월호 피해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 주려는 마음으로 그동안 갈고닦은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미술심리 상담사들로 이루어진 ‘마음스케치’ 팀은 첫 순서로 나서 노래 ‘풍선’을 불렀다. “지나 간 시간 올 순 없지만 앞으로의 날 행복하게 만들어 갈 수 있어 노란 풍선에 희망을 담고 우리 모두 다 다시 한 번 희망차게 뛰어봐”라며 밝고 희망찬 미래를 노래했다. 안산시정신건강증진 센터 직원들이 모인 ‘사람가까이 희망가까이’는 “세상에서 가장 착하고 아름다운 천사들 너희 들의 미소를 기억해 세상에서 가장 순수한 눈꽃같은 아이들 너희들의 마음을 기억해”라며 세 월호 참사에 대한 기억을 결코 잊지 않겠다는 마음을 전했다. 중앙중학교 장애통합반 학생들 로 구성된 ‘바이올렛’ 역시 ‘말하는 대로’ 노래의 가사를 바꿔 “원하는 대로 생각한 대로 꿈꾸는 대로 되길 바래요 될 수 있어요 희망 가진다면”이라며 긍정의 마음을 표현했다. 이날 각 참가팀뿐만 아니라 안산온마음센터 직원들도 ‘온심이들’이란 이름으로 참가해 ‘함께 이기 때문에’라는 합창곡을 선보였다. 안산시교사합창단 역시 게스트로 초대돼 ‘사랑하면 할 수록’이라는 합창 공연을 선사했다. 이처럼 서로를 위로하고 함께하려는 그들의 마음은 자리 에 모인 모두에게 전해졌고 큰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공연 결과 바이올렛팀(중앙중 장애통합 반)은 안산시장 희망상을, 그리고 어울림합창단(단원구노인복지관 어르신 합창반)은 안산시의 장 화합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순위는 중요하지 않았다. 이들이 노래를 통해 지역을 살리는 활 동에 더욱 힘써주기를 바라는 기대와 격려가 더 중요했다. 그래서 각 합창단을 독려하고 지지 한다는 의미를 담아 모든 팀에게 공감상, 나눔상, 마음상, 배려상, 회복상 등이 별도로 수여됐 다. 모두가 페스티벌의 주인공이였다. 페스티벌은 안산시민들과 세월호 가족, 그리고 각 합창단 모두가 노래를 통해 함께 웃고 울며 마음을 치유하는 시간이었다. 합창단은 노래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세월호 유가족들과 직접 대 면하는 시간을 가지며 서로 생각과 의견의 차이에 대한 대화를 나누었다. 이런 과정을 거친 후 그들이 진심을 담아 노래하는 화해와 희망의 메시지는 시민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되었다. 진심 과 진심이 만나 노래를 통해 안산 공동체는 하나가 될 수 있었다. 사랑의 마음이 담긴 노래가 곧 치유와 회복, 그리고 희망이 된 밤이었다.
한눈에 보는 노란물결 페스티벌 (2014년, 2015년)
19
팀
참여한 팀 수
299
명
참석한 시민 수
손을 잡아야 해 416 가족 합창단
손을 잡아야해 늘어만 가는 상처로 움츠린 손을 내밀어 옆에 있는 또 다른 나의 손을 잡아야해
풀꽃의 노래 참뜻나비
저 여기 있어요 여기 여기요 어딜까 속삭이듯 향 그런 소리
손을 잡아야해 희망의 날개를 잘린 채 맴도는 기계가 아니라
소리가 들리는 곳 들길 언덕길
뜨거운 가슴으로 조각난 세상을 이어야 해
밤하는 별빛처럼 피어있는 꽃
바람이 거세어지면 세상을 향해 기운차게 우우
돌아보면 빈 하늘 초록 바람에
풍차처럼 당당하게 손을 잡아야해
발 길 다시 되돌리면 여기 여기요 여기 여기요
늘어만가는 상처로 움추린 손을 내밀어 옆에 있는 또 다른 나의 손을 잡아야해 절망이 깊어질수록 내일을 향해 뚜벅뚜벅 큰 걸음을 내딛어 함께할 모든 이의 손을 잡아
안산에 오면 참뜻나비
안산에 오면 눈부신 아침 햇살에 비친 도시의 풍경이 아름다워요 눈을 감으면 싱그런 바람 가득한 바다의 맑은 숨결이 향기로워요 길을 걸으면 봄꽃보다 노란 얼굴이 아직도 내 마음을 설레게 하네
손을 잡아야해 손을 잡아야해 손을 잡아야해 손을 잡아야해
하늘을 보면 님의 부드런 고운 미소 가득한 그리움에 안산에 오면
손을 잡아야해 손을 잡아야해 손을 잡아야해 손을 잡아야해 안산에 오면 호숫가 물결 잔잔한 도시의 예쁜 미소가 아름다워요 눈을 감으면 지나온 날의 그리운 그대의 맑은 사랑이 향기로워요 노래 부르면 함께 했던 그 추억이 아직도 내 마음을 설레게 하네 잊을 수 없는 님의 부드런 고운 미소 가득한 그리움에 안산에 오면
아버지와 어머니라는 그 이유만으로 견뎌내는 수많은 감정들을 솔직하게 노래로써 풀어내고, 함께하는 이웃과 함께 손잡고 나아가고자 하는 희망을 담아낸 노래
길을 걸으면 불러보던 그 옛 노래는 아직도 내 마음을 설레게 하네 하늘을 보면 님의 부드런 고운 미소 가득한 희망 찾아 안산에 오면 라라라라라 라라라라라 라라라라 라라라 라라라라 안산에 오면
참뜻어린이집 7세반 친구들이 세월호 엄마, 아빠에게 들려주고 싶은 감동의 노래
073
끝나지 않은 노래
노란물결 페스티벌은 단발성 행사로 끝나지 않았다. 이후에도 합창단은
곳곳에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노래를 통해 희망의 메시지를 전파했다. 크리스마스 전날에는 세월호 가족대책위가 진행하는 ‘416 문화제’에 ‘마음스케치’, ‘행복한 영혼들’ 2팀이 초대받아 식전 공연을 선보였다. 합창단은 또 안산시청 종무식, 연말 ‘416 광화문 문화제’, 안산생명센터 개소식 등에 연달아 초대받아 아름다운 화음을 뽐냈다.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아서는 뜻이 있 는 30명의 시민이 모여 ‘노란물결 연합합창단’을 창단하기도 했다. 어린 학생부터 80대 어르신 까지 아우르는 이 합창단 역시 개개인의 일정보다 우선해 합창 연습에 열중했고, 안산 공동체 에 희망의 미래를 전하기 위해 곳곳에서 활동했다. 2015년 10월 31일에는 안산문화광장에서 두 번째 노란 물결 페스티벌이 성황리에 개최됐다. 이번에도 다양한 참가자들로 구성된 8팀이 참가해 안산에 희망의 씨앗을 뿌리는 노래들을 선 사했다. 특히 아이들로 이루어진 팀이 여럿 참가해 자리를 빛냈다. 참뜻 어린이집 7세반 유아 들로 구성된 ‘참뜻나비’팀은 노래 ‘안산에 오면’을 통해 안산 공동체에 대한 사랑을 나타냈다. “안산에 오면 눈부신 아침 햇살에 비친 도시의 풍경이 아름다워요 눈을 감으면 싱그런 바람 가 득한 바다의 맑은 숨결이 향기로워요”
노란물결합창대회 수상 내역
이런 행복한 가사에 관중들은 미소를 지었다. 선부지역아동센터 어린이들이 모인 ‘선부무지 개’팀 역시 “안산 할 수 있어라고 말해주세요 그럼 우리는 무엇이든 할 수 있지요 우울하고 슬
2014년
픈 일도 이겨 낼 수 있는 희망 크고 마음이 자라는 따뜻한 안산 될 수 있어요”라고 노래하며 지
희망상(안산시장상) 바이올렛(중앙중학교 장애통합반)
역 공동체에 새 힘을 불어넣어 주었다. 맑은 목소리로 공동체의 희망을 전하는 모습에 많은 관 중들이 감동을 받았다. 공연장 가득 울려 퍼지는 아이들의 우렁찬 목소리는 곧 안산의 희망이
화합상(안산시의장상) 어울림합창단(단원구노인복지관 어르신 합창반) 치유상 행복한 영혼들(제일교회 청소년팀) 와리맘스(와동 와리마루 엄마와 아이들)
자 미래였다.
공감상 마음스케치(미술치료상담사와 그 자녀들)
특별히 이번 대회에는 세월호 유가족들이 모인 ‘416 가족 합창단’이 특별 게스트로 참여해서
나눔상 대자연합창단(자연을 사랑하는 모임)
그 의미를 더했다. 416 가족 합창단은 ‘손을 잡아야 해’라는 노래를 통해 아버지와 어머니라는
배려상 사람가까이 희망가까이(안산시정신건강증진센터 직원들)
이름으로 견뎌내야 하는 수많은 감정들을 풀어내고, 이웃과 함께 손잡고 나아가고자 하는 희 망을 드러냈다.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노래로써 소통에 나선 이들에게 아낌없는 박수갈채
2015년
가 쏟아졌다. 서로가 함께 하고자 하는 진심이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해지는 밤이었다.
희망상(안산시장상) 참뜻나비 공감상(안산시의장상) 선부무지개 화합상 Y(YMCA) 나눔상 한울림(단원중학교) 마음상 노란물결연합합창단(1기) 배려상 청춘시대(0416 힐링센터 쉼과 힘 노래교실) 회복상 고공주(고잔동 공동체 주민교육 참여자)
075
'너희를 꼭 기억할게’ - 세월호 1주기 추모행사 기억한다는 것, 잊지 않는다는 것
세월호 참사의 아픔을 극복하기 위해 더없이 중요한 일
4.16 참사 1주기 행사 및 프로그램
중 하나는 그 사건과 희생자를 오래도록 온전히 기억하고 잊지 않는 일이다. 아무리 고통스럽 고 번거롭더라도 끝까지 기억하며 잊지 않아야 같은 일을 반복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리고 그 기억을 바탕으로 더 안전하고 따뜻한 공동체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세월호 유가족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부분도 바로 ‘잊혀짐’에 대한 것이었다. 세월호 참사 1주 기를 맞아 센터는 유가족들을 대상으로 “앞으로 예상되는 가장 두려운 상황”이 무엇인지 물은 적이 있다. 이때 가장 많은 32.8%의 가족들이 “416세월호참사 이후 변한 것이 없고 희생자들 의 죽음이 잊혀가는 것”이라고 응답했다. 눈앞에서 사라진 희생자들이 사람들의 기억에서마저
동행사진전 ‘별이 된 아이들과 가족, 시민들의 사진전’ 잊지 않고 있고, 기억하고 있고, 함께하고 있음을 사진을 통해 이야기 합니다. 일시 : 2015년 1월 ~ 4월 14일 장소 : 안산 합동분향소 앞 광장
토닥토닥 너풀너풀 사진전 ‘슬픔을 넘어 희망으로 가는 아이들’ 우리의 이야기들이 사진속에 가득히 담겨 있어요. 우리의 소중한 순간이 담긴 이야기 들어주실래요? 일시 : 2015년 4월 3일 ~ 6월 28일 장소 : 경기도미술관 프로젝터갤러리
도보행진 참여 2015년 4월 4일 도보 행진 1일차 합동분향소 - 단원고 - 하늘공원 광명장애인복지관 2015년 4월 5일 도보행진 2일차 광명장애인복지관 - 광화문 세월호 광장 도착
사라지는 것, 바로 그 일이 가장 견디기 어려운 상황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희생이 오래도록 기억되었으면 하는 유가족들의 바람은 좀처럼 이뤄지지 않았다. 참사 직후에는 모든 국민들이 한 마음으로 아파하고 격려해주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같은 공 명은 사라져갔다. 사고 1주기가 다가오도록 희생자 및 실종자 가족들이 바라는 진상규명은 이 뤄지지 않았다. 물에 잠긴 실종자들도 찾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과 직접 관련이 없 다고 생각하는 많은 사람들은 그 비극에 대해 점점 고개를 돌리고 아픈 기억마저 머릿속에서 지워버렸다. 사람들의 마음은 참사에 대한 피로감, 그리고 여러 정치사회적 갈등과 맞물려 점
단원재난의학센터 & 안산정신건강 트라우마센터 4.16세월호 사고 1주기 공동 학술 심포지엄 일시 : 2015년 4월 9일 장소 :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본관2층 대강당
4.16참사 1주기콘서트 ‘지난 봄, 너의 눈물’ 지역과 같이 만든 4.16 참사와 함께했던 모든 이들에 대한 위로와 격려의 시간! 일시 : 2015년 4월 16일 장소 : 안산문화광장
점 세월호 참사에서 멀어져가고만 있었다.
시민강좌 ‘우리 지금 괜찮은가요?’ 배우 김여진과 함께 하는 대시민강좌 안산시민들이 치유와 회복의 시간을 갖고 희로애락을 함께 합니다. 일시 : 2015년 4월 14일 장소 : 한양대학교 ERICA캠퍼스 소극장
안산온마음센터는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아, 여전히 힘겨운 시간을 보내는 피해자 가족들과 그들에게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는 일반 시민들의 간극을 좁히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이에 따라 1년 전 모두가 함께 마음 아파했던 4월 16일의 기억을 다시 떠올리고, 계 속 고통 받고 있는 가족들의 손을 잡아주는 분위기를 만들 수 있는 캠페인 활동을 벌이기로 했 다. 다채로운 세월호 1주기 추모행사는 단지 과거의 슬픔을 꺼내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 리 사회의 새로운 연대와 희망을 겨냥한 것이었다.
세월호 사고 1주기 ‘재난과 정신건강 국제 컨퍼런스’ 1부 : 우리의 현황 (안산온마음센터 강정훈 전문의 발표) 2부 : 세계의 경험 3부 : 나아갈 길 (안산온마음센터 한창우 패널 토론) 일시 : 2015년 4월 17일 장소 : 카톨릭대학교 성의교정 성의회관 마리나홀
4.16 참사를 기억 하는 주민 한마당 '오늘도 너와 함께' 1부 : 416참사 그리고 1년, 유가족에게 듣는다 2부 : 주민한마당 (4.16백일장, OX퀴즈, 도서전시회, 노란리본만들기, 먹거리마당, 참여마당, 전통놀이, 풍선아트, 페이스페인팅, 자전거탄풍경, 노란물결합창단 외 문화공연) 일시 : 2015년 4월 18일 장소 : 1부 들꽃피는학교 2부 와동체육공원
"READY ACTION" 플래시몹 416참사 희생자를 기억 하고 추모하기 위한 작은 움직임! 단원고를 비롯한 안산시 전지역 학생을 중심으로 진행됩니다. 일시 : 2015년 4월중 장소 : 서울시, 경기도, 안산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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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은 마음으로 기억하다 - “Ready? Action!” 플래시몹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아 다시
그 순간을 기억하는 일은 더없이 중요했지만, 그 과정이 지나치게 무겁고 슬픈 애도의 분위기 를 띄고 있어 일반 시민들은 감정적으로 지쳐가는 경우가 많았다. 시민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참여하도록 만들려면 색다른 활동이 필요했고 그래서 떠올린 것이 ‘플래시몹’이었다. 플래시몹(flash mob)이란 특정 웹사이트에 갑자기 사람들이 몰리는 현상을 뜻하는 ‘플래시 크 라우드(flash crowd)’와 동일한 생각을 가지고 행동하는 집단인 ‘스마트 몹(smart mob)’의 합 성어다. 서로 모르는 불특정 다수가 인터넷과 이메일, 휴대전화 등을 이용해서 약속된 시간, 장 소에 모여 짧은 시간 동안 주어진 놀이나 행동을 취하고 금세 제각기 흩어지는 행위를 말한다. 전 세계적으로 단순한 놀이 또는 메시지 전파를 위해서 이런 플래시몹을 즐기고 있는데 특히 젊은 층의 호응도가 높다. 센터는 누구나 참여하기 쉬운 가벼운 율동을 통해 사람들이 색다른 방법으로 세월호를 기억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 곧바로 퍼포먼스 기획에 나섰다. 안산 지역 문화예술인들의 도움을 얻 어 전문가를 섭외하고, 안산 내 중고등학교를 중심으로 참여를 유도했다. 선부중학교·성호중 학교·원일중학교·광덕고등학교 학생 100여명이 흔쾌히 동참했다. 학생들은 또래 친구를 기리 는 마음으로 진지하게 춤 연습에 임했다. 전문 강사가 여러 번 도움을 주어야 할 것으로 예상했 지만, 단 한 번 만에 모든 안무를 마스터하는 기특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친구의 아픔을 제 것으로 여기는 학생들의 진심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윽고 4월 11일 서울 한 복판에서 한바탕 춤판이 벌어졌다. 학생들은 명동, 인사동, 대학로에 서 윤도현밴드의 “나는 나비”라는 노래에 맞춰 발랄한 율동을 선보였다. 학생들은 손목에 416 을 상징하는 노란 팔찌를 착용하고 있었다. 순식간에 800여명의 시민이 모여들어서 함께 손뼉 을 치고 몸짓을 따라했다. 학생들이 마이크를 잡고 “잊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켜주세요. 기억해 주세요”라고 외치자 환호성과 박수가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세월호의 비극과 희생, 그리고 이 를 통해 짊어지게 된 우리 사회의 사명을 결코 잊지 않겠다는 공감의 표시였다. 4월 18일에는 안양, 산본, 와동에서 다시 한 번 플래시몹 퍼포먼스가 펼쳐졌고 이번에도 많은 시민들이 모여 세월호 희생자를 함께 추모해주었다. 플래시몹 영상은 이후 페이스북, 트위터 등을 통해 1만 6천 회 이상 공유되며 시민들의 열렬한 호응을 얻었다. 세월호 유가족들도 현장에 방문해 참여 학생들을 격려하고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이처럼 세월호 참사 1주기 기념 플래시몹은 밝고 경쾌한 분위기 속에서 세월호 1주 기를 추모하며 많은 사람들을 한 마음으로 모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416세월호참사 1주기 추모행사에 참여한 시민
1,600 플래시몹
명
1,000 주민 한마당
명
3,000 추모 콘서트
명
079
공동체와 함께 기억하다 - 416을 기억하는 주민 한마당
마을 공동체를 위한 특별한 행사
기억, 광장에 모이다 – 세월호 참사 1주기 추모콘서트
세월호 참사 1주기인 4월 16일 당일
도 있었다. 4월 18일, 416을 기억하는 주민 한마당 ‘오늘도 너와 함께’가 와동체육공원일대에서
에는 안산문화광장에서 ‘지난 봄, 너의 눈물’이라는 제목으로 추모콘서트가 열렸다. 센터와 지
열렸다. 안산온마음센터와 여러 지역 단체가 공동주최해 마을 공동체에 희망과 활력을 불어넣
역 유관기관이 함께 힘을 모아 기획한 행사였다. 공연 전 비가 와서 바닥이 흠뻑 젖어 있었음에
기 위한 행사였다. 안산시 단원구 와동은 세월호 참사에서 단원고에 다니던 학생 97명 중 69명
도 불구하고 3천여 명의 시민이 참석해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참석자들은 촛불을 하나씩 손
이 희생당한 마을로 그 어느 곳보다 치유와 회복이 절실한 곳이었다.
에 들고 어둔 밤을 밝히며 희생자들을 애도했다.
주민 한마당에서는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고 극복하기 위한 여러 행사가 마련됐다. 416 기억마
이날 콘서트에서는 가수 한영애 씨와 강산에 씨가 추모곡을 불렀다. 단원고 2학년 6반 故 신호
당에서는 ‘416 사진전’, ‘416 도서전시’, ‘노란리본 만들기’, ‘세월호 선체 인양 서명’, ‘트라우마
성 군의 어머니는 무대에 올라 “지난해 오늘 진도 앞바다를 하염없이 바라보며 살아만 있어달
이해’ 등의 부스가 운영됐다. 참여마당의 ‘위로와 기억의 사탕 만들기’ 부스에서는 유가족에게
라고 기도했던 모습이 떠오른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많은 시민들이 가만히 유가족의 목소리
위로가 되는 시구를 종이에 옮겨 쓴 후 사탕을 넣어 예쁘게 포장하는 행사가 열렸다. 문화마당
에 귀 기울이며 그 고통에 공감했다. 한 단원고 졸업생은 ‘나보다 조금 더 높은 곳에 네가 있을
은 색소폰 연주, 화관무, 우리가락 우리 춤, 우쿨렐레 하모니카 연주 등 와동 주민들의 솜씨자
뿐’이라는 곡을 노래하고 “더 이상 아프지 말고 항상 행복했으면 좋겠다”며 후배들을 추억하
랑이 이어진 장소였다.
기도 했다.
세월호 참사를 가슴에 깊이 담기 위한 여러 이벤트도 있었다. 416 OX 퀴즈에서는 ‘오늘은 416
이처럼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는 시간들은 희생자의 아픔, 가족들의 아픔, 그리고 우리 사회 전
참사가 일어 난지 367일째다’와 같은 가슴 아픈 문제들이 출제됐다. 엄마와 함께 문제를 푼 6
체의 아픔과 다시 한 번 대면하는 일이었다. 이를 통해 시민들은 이 같은 아픔을 치유하고 더
살 어린이가 OX 퀴즈의 최종 우승자가 되어 주변을 놀라게 했다. 416 백일장도 열렸다. 제시어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 더욱 관심을 갖고 노력해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는 ‘안전사회, 진상규명, 선체인양, 노란리본’ 등 4개였다. 대상은 시 ‘구름’을 쓴 원곡고등학교 목미란 양이 수상했다. “그 구름들이 흘러가는 것을 보면 노란 리본들이 생각나 (...) 흘러가는 구름처럼 시간이 흘러가 는 것을 보면 왠지 모르게 가슴이 먹먹해져.” 이 시는 세월호 참사 이후 변화된 세상을 구름을 통해 표현하고 있었다. 우리 사회가 세월호 참 사에 대한 기억을 잊지 않고 그 아픔과 끝까지 함께 해야 한다는 바람을 노래한 것이다.
081
시민의 힘과 지혜 모으기
시민들이 대화를 시작하다 ‘416 희망과 길 찾기, 안산시민 1000인이 말하다’
를 위한 향후 과제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시민 스스로 세월호 참사 문제 해결 방향과 방안, 주 요 과제를 도출함으로써 각 정책에 대한 공감과 정당성을 확보하고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길을 열고자 한 것이다.
시민에게 길을 묻다
안산의 주인은 안산시민이다. 따라서 세월호 참사 이후 안산의 치유와
회복, 그리고 희망을 이뤄가기 위해서는 안산시민 전체의 지혜와 참여가 필요했다. 세월호 피 해자들뿐만 아니라 지역주민, 기관과 단체, 공공과 민간 등 모든 구성원이 다함께 머리를 맞대 고 할 일을 찾아야 했다. 이를 위해 안산온마음센터가 지역사회와 함께 힘을 모아 추진한 행사 가 바로 여러 안산시민의 의견을 모으는 ‘416 희망과 길 찾기, 안산시민 1000인이 말하다’ 원 탁토론이었다. 원탁토론은 다양한 의견을 갖고 있는 개인들이 한 곳에 둘러앉아 상호 논의를 통해 합의점을 모색하는 토론이다. 주어진 의제에 대해 소수 대표자나 전문가뿐만 아니라 이해당사자와 시민 들까지 조사 및 토론에 직접 참여하여 의견을 만들어 간다는 데 큰 의의를 지니고 있다. 세계적으로 시민들의 원탁토론은 그 효용성을 이미 증명한 바 있었다. 지난 2001년 미국에서 911 테러가 일어난 이후 무너진 쌍둥이 빌딩 복구 문제를 놓고 뉴욕시와 시민 간에 심각한 갈 등이 일었다. 그러나 숙의민주주의 단체 아메리카스픽스와 함께 땅주인, 건물주, 유가족과 생 존자, 그리고 일반 시민 등 4,300명의 뉴욕 시민이 모여 원탁토론을 한 끝에 결국 추모 공원을 건립하기로 원만한 합의가 이루어졌다. 2005년 태풍 카트리나가 미국 남동부를 휩쓸고 간 후 에도 마을복구 우선순위를 두고 주민들끼리 첨예한 갈등이 빚어졌다. 이때도 역시 뉴올리온즈 지역 2,500명의 주민들이 모여 원탁토론을 벌인 결과, 도심의 기반 서비스 재건과 미시시피강 유역의 재범람을 예방하기 위한 둑을 쌓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이처럼 다양한 주민들이 참여하는 원탁회의는 공동체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고 힘을 결집시키는 효과가 있다. 슬픔과 좌절에 잠긴 안산시에게 꼭 필요한 희망의 이벤트였다. 안산시민 1000인 대토론회의 구체적인 목표는 세 가지였다. 첫째는 416세월호참사 이후 새로 운 사회를 향해 나아가고자 하는 변화의 계기를 만드는 것이다. 1000명이 함께 토론하는 자리 를 통해 시민들의 다양한 생각과 요구를 모아 대외에 천명함으로써 세월호 참사 이후 새로운 사회를 꿈꾸는 변화 요인을 마련하고자 한 것이다. 둘째는 안산 내의 갈등을 극복하고 시민들 이 함께 살아가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다. 참사 이후 지난한 문제해결 과정을 거치면서 안 산에선 서서히 피로 현상, 경제적 이해에 따른 피해 호소 등 다양한 갈등이 일어났다. 그러므로 토론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해결방법을 모색하면서 세월호 피해자들과 안산시민이 서로 배 려하고 연대하는 환경을 만드는 일이 필요했다. 셋째는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여 더 나은 미래
083
각계각층이 참여하는 모두의 축제로
안산시민 1000인 대토론회가 성사되기까지는 지역
공동체 곳곳의 노력이 있었다. 대규모 원탁회의에 대한 아이디어는 2014년 10월 6일 지역 내 세월호 관련 단체들이 모인 사전회의에서 시작되었다. 이후 대토론회 준비팀은 10월 29일 안 산 내 여러 기관 및 단체들에 ‘가칭 세월호 희망과 길 찾기 안산시민 1000인 원탁토론 추진위 원회 참여요청’ 공문을 발송하며 본격적으로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기 시작했다. 추진위원회는 정치성향이나 활동분야 등에 상관없이 416세월호참사로 인한 아픔을 공유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을 함께 모색하고자하는 안산 내 기관 단체라면 어디든 참여시키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다. 그 결과 주민자치위원협의회와 통장협의회 등 주민조직부터 자원봉사 센터와 환경재단 등 안산시 유관기관, 진보·보수 단체, 종교 및 사회복지기관, 상인회·의사회 등 직능단체까지 자그마치 84개 기관 및 단체를 망라하는 추진위원회가 구성됐다. 그동안 안 산에서 크고 작은 연대기구들이 있었지만 이렇게 다양한 기관 단체가 함께 한 것은 결코 흔치 않은 일이었다. 또 추진위원회 외에도 안산시, 안산시의회, 경기도교육청안산교육회복지원단 등이 공동주최자로 참여했다. 그야말로 안산 내 각계각층이 참여하는 ‘커다란 한마당’이 된 것 이다. 안산온마음센터 역시 이 프로젝트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추진위원회에 동참한 것은 물 론 센터장은 공동추진위원장으로 부센터장은 실행위원장으로 활동했다. 지역사회지원팀은 실
한눈에 보는 1000인의 원탁회의
무위원회에 참여해 사업의 진행을 도왔다. 이후 본격적인 준비가 시작됐다. 추진위원회는 수시로 전체회의를 개최하며 대토론회 진행상
2014. 10
2014. 11
2014. 12
2015. 1
산 화랑유원지 합동분향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토론회의 개최 계획을 공표했다. 토론회
사전준비회의 (2014.10.6 ~ 11.4)
추진위 회의 (2014.11.6 ~ 2015.5.7)
공동주최 결정 (2014.12 ~ 2015.1.5)
1000인토론 선포 기자회견 (2015.1.5)
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1000명의 토론 참가자도 각 동 주민센터와 온라인을 통해 모집했다.
추진위 구성 (2014.10.29 ~ 12.31)
황을 점검하고 주요사항을 의결해나갔다. 추진위 구성이 완료된 이후 2015년 1월 5일에는 안
1000인토론 진행자교육 (2015.1.30)
나이, 성별, 직업, 입장에 상관없이 자유롭게 대화할 수 있는 장이 열린다는 말에 시민들의 뜨 거운 호응이 잇따랐다. 추진위는 이어 토론회 현장에서 필요한 주제와 질문을 마련하기 위해 안산시민 1,942명을 대 상으로 원탁토론 사전설문조사도 실시했다. 이 설문조사 결과는 앞으로 개최될 시민 대토론회 의 방향을 제시하는 가늠쇠와도 같았다. 조사에서 시민들은 “416세월호참사 이후 안산공동체 회복을 위해 가장 우선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은 무엇일까요?”라는 질문에 63%가 “공동체·안 전·민주시민의식 확대 활동”이라고 응답했다. 또 “416세월호참사 이후 안산이 어떤 이미지를 가진 도시로 나아가길 바라십니까?”라는 질문에는 53%가 “이웃과 공동체가 살아있는 따뜻한 도시”라고 답했다. 안산이 함께 손잡고 걸어가는 따뜻한 마을이 되기 바라는 소망이 드러난 것 이다. 이 같은 많은 준비와 노력 끝에 이윽고 안산시민 1000명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눌 거대한 대화의 장이 마련되었다. 이제 남은 것은 수준 높은 토론과 실천이었다.
2015. 2
2015. 3
2015. 5
안산시민 1000인대토론회 (2015. 2. 7)
안산시민 1000인 후속토론 (2015.3 ~ 4)
416희망과길찾기 안산시민 대토론 결과보고회 (2015. 5. 26)
085
416 이후 우리는? 1000명의 대화
2015년 2월 7일, 세월호 참사 이후 안산의 미래를 모색
하기 위한 안산시민 대토론회 ‘416 희망과 길 찾기 1000인이 말하다’가 안산 올림픽기념체육 관에서 개최됐다. 체육관에는 10명 내외로 앉을 수 있는 100개의 원탁 테이블이 마련돼 있었 고, 각계각층에서 모인 시민 1000여 명이 빽빽이 자리를 채웠다. 시민들은 저마다 눈빛을 반짝 이며 이곳에서 새로운 희망을 발견하기를 바라는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었다. 토론의 주제는 크게 두 가지였다. 첫째는 ‘416세월호참사 이후 무엇이 가장 힘듭니까?’, 둘째는 ‘416세월호참사 이후 무엇을 가장 우선적으로 해야 합니까?’였다. 제1토론과 제2토론은 각각 입론, 공유, 상호토론, 투표의 과정으로 진행됐다. 입론은 참가 시민 모두가 개별적으로 의견을 발표하는 시간이었다. 공유는 이들 의견을 모아 화면에 공개하고 주요 의견을 소개하는 시간 이었다. 상호토론 시간에는 공유된 내용을 들은 후 각 테이블별로 다시 구체적인 토론을 벌였 다. 끝으로 모든 토론을 마친 후 참가한 시민들은 각자의 무선투표기로 투표를 실시해 주요 질 문사항에 대해 본인의 의사를 밝혔다. 토론이 시작되자 시민들의 열띤 대화의 장이 펼쳐졌다. 모두 시종일관 진지한 태도로 의견을 말하고 들었다. 토의 내용을 하나하나 메모하는 사람도 있었다. 이 대형 토론장에서 시민들은 어떤 이야기들을 주고받았을까? ‘416세월호참사 이후 무엇이 가장 힘듭니까’를 주제로 진행된 첫 번째 토론에서 시민들은 미 흡한 진상규명과 이에 대한 갈등, 그 과정에서 참사가 잊혀져가고 있는 상황에 대한 안타까움 을 이야기했다. 이밖에 참사 이후 안산시의 소비 위축과 경제적 어려움을 이야기 하는 이도 있 었다. 이러한 다양한 생각은 토론과 투표를 거쳐 몇 가지 굵직한 의견으로 모아졌다. 안산시민 들은 그동안 가장 힘들었던 점으로 “미흡한 진상규명(40%)”, “국가와 정치권, 언론에 대한 불
한눈에 보는 1000인의 원탁회의
1,050
84
명
토론에 참여한 안산시민 수
대토론회에 참여한 기관단체 수
신(32%)” 등을 꼽은 것이다. ‘416세월호참사 이후 우리는 무엇을 가장 우선적으로 해야 합니까’를 주제로 진행된 두 번째 토론에서도 수많은 의견이 쏟아졌다. 역시 토론과 투표를 거쳐 “진상규명 촉구 활동(39%)”, “도시 안전 기능 강화(15%)”, “시민들 간 소통 강화(14%)”를 해야한다는 의견이 가장 많은 공 감을 얻었다. 이에 더해 “안전도시 안산을 만들기 위한 방안 중 가장 시급한 것이 무엇인가” 를 묻는 추가투표도 진행됐다. 여기서도 시민들은 “지방자치단체 통합안전관리 시스템 구축
1000인의 원탁회의 참가시민 의견
132
건
진상규명
28
건
도시 활성화와 이미지 개선
(29%)”, “의회-안산시-시민참여 안전관리기구 구성(25%)” 등을 꼽았다. 결과적으로 세월호 사 고와 관련해 진상을 철저하게 조사하고, 도시와 시민 모두가 안전과 소통을 위해 노력함으로 써 위기를 극복해내야 한다는 과제가 도출된 것이다. 이밖에 1토론과 2토론을 마친 후에도 안산시민들은 세월호 참사를 극복하기 위해 앞으로 해야
133
건
공동체 활성화
단체
134 안전사회 건설
건
087
할 일을 다양하게 제시해 주었다. 시민들이 내놓은 의견을 정리하면 크게 진상규명(132건), 공
416 희망과 길찾기 안산시민 1000인 대토론회 결과
동체 활성화(133건), 도시 활성화와 이미지개선(28건), 안전사회건설(134건) 등 4개의 주제로 분류되었다. 1000인 대토론회는 5시간 동안 진행되었지만 대부분의 시민들은 자리를 뜨지 않고 끝까지 진
Q1
416세월호참사 이후 무엇이 가장 힘듭니까?
32 % 국가, 정치권, 언론에 대한 불신 40 % 미흡한 진상유명
지하게 토론에 임했다. 안산시민들은 색다른 토론 경험에 뿌듯해 하며 그동안 세월호 참사에
5 % 시민들의 무관심, 잊혀짐 6 % 시민들 사이에 의견차이와 갈등 6 % 안산시의 부정적 이미지 확대 11 % 기타 (심리적 문제, 경제적 영향 등)
대해 갑갑했던 마음과 여러 생각들을 시민들과 함께 나눌 수 있었던 점을 높이 평가했다. 대토 론회가 세월호 문제를 해결하는 계기점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밝혔다. 또 앞으로도 시 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토론의 장들이 많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당부도 있었다. 이처럼 416 희망과 길 찾기 1000인 대토론회를 통해 시민들은 모두 다 제각각이었던 의견들 을 한 방향으로 좁혀갈 수 있었다. 서로 얼굴을 맞대고 대화하면서 다른 의견에 대해 존중하고 배려하는 태도도 갖게 되었다. 또 시민 스스로가 문제 해결 방법을 떠올리고 제안하는 소중한 경험도 할 수 있었다. 대토론회는 안산 공동체가 지금보다 한 단계 더 성숙하기 위해 내딛은 커 다란 발걸음이었다.
토론은 계속되어야 한다
Q2
416세월호참사 이후 무엇을 가장 우선적으로 해야 합니까?
15 % 5%
시민들의 토론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고 계속 이어졌다. 3월 28일
과 4월 4일, 이틀에 걸쳐 ‘416 희망과 길 찾기 안산시민 후속토론’이 진행된 것이다. 이 후속토 론은 지난 2월에 있었던 안산시민 1000인대토론회에서 세월호 참사 극복을 위한 시민들의 제 안 중 가장 많이 나온 의견이었던 4가지 주제에 대해 더 심도 있게 토론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
도시 안전기능 강화
유가족과의 소통
14 % 시민들간 소통 강화 39% 진상규명 촉구 활동 13 % 도시 공동체 기능 강화 14% 기타 (지역경제 활성화 등)
였다. ‘진상규명’, ‘공동체 회복과 활성화’, ‘도시 활성화와 이미지 개선’, ‘안전한 안산’ 등이 그 것이었다. 1주제 ‘416 진상규명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 토론은 설문조사로 대체됐다. 2015년 3월 13일 부터 26일까지 진행된 조사에 안산시민 601명이 참여했다. 시민들은 “진상규명이 어느 정도 되었다고 생각하는가?”는 질문에 “진상규명이 전혀 되지 않았다(56%)”, “진상규명이 잘 되지 않았다(35%)”라고 답하며 대다수가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에 따라 시민들은 “진상규명을 위해 안산시의 역할”에 대해 “진상규명에 대한 정보소통 및 공유(34%)”, “시민을 대표해 진상 규명활동에 적극 참여(32%)”와 같은 활동을 주문했다. 진상규명을 위해 필요한 과제로는 ‘시 민홍보 및 소통(진행상황 알리기, 유언비어 대응하기, 참여 제보나 소통하기)’과 ‘시민 참여(누 구나 부담 없이 잊지 않겠다는 약속을 실천할 사업, 문화제·토론회·기념일 등 정규적이고 지 속적인 참여사업 등)을 제안하기도 했다. 2주제 ‘안산공동체 어떻게 회복하고 활성화시킬 것인가’ 토론회는 3월 28일 안산시청 대회의
Q3
안전도시 안산을 만들기 위한 방안 중 가장 시급한 것은?
11 % 치안을 포함한 도시안전조례 제정 25 % 의회-안산시-시민참여 안전관리기구 조성 재난재해 안전교육센터 건립 14 % 29 % 지방자치단체 통합안전관리 시스템 구축 8 % 청소년 안전관리 시스템 구축 13% 기타 (유가족 시민소통 프로그램 마련 등)
089
실에서 시민 80명이 모인 가운데 개최됐다. 여기서 시민들은 지혜를 모은 끝에 ‘416 참사극복
아이디어 브레인라이팅의 다양한 시민의견
을 위한 안산시민 공감대 형성과 참여확대’, ‘안산지역 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시민 참여와 소 통’, ‘416 이후 함께 만들어 가는 지역공동체’라는 3가지 영역과 이를 실현할 8대 과제, 23개 실
안전교육의 구축은 무엇보다도 네가 아니고 내 자신부터 바뀌어야 한다는
천사업을 도출했다. 3주제 ‘안산 도시 활성화와 이미지개선 방법은 무엇인가’ 토론 역시 같은
생각을 하게 하는 자리였습니다. 시, 공무원, 시민이 함께하여 구체적인 계획을
날 초지종합사회복지관 강당에서 시민 56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여기서도 시민들은 ‘도
토론 후 안전교육 시스템이 구축되었으면 합니다.
시 이미지 개선’, ‘도시 활력 회복’ 등 2개 영역에서 6대 과제 46개 실천사업을 제시했다.
진상규명은 진상규명대로 많은 전문가의 도움으로 반드시 이루어져야합니다.
마찬가지로 4주제 ‘안전한 안산 어떻게 만들 것인가’는 4월 4일 안산시청 대회의실에서 시민
도시 공동체의 실천으로 예산을 투자하여 더 많은 시민이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유가족분들도
104명이 모인 가운데 논의됐다. 시민들은 ‘상시적이고 실천적인 안전교육 실시’, ‘안전한 도시
마을의 품으로 푸근하게 돌아와 생활하는 따뜻한 안산을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환경 조성 및 시스템 구축’, ‘시민이 만드는 안전문화’ 등 3대 영역에서 9대 과제와 32개 실천사 업에 대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나의 참여로 세상이 조금 바뀌었으면 좋겠습니다.
이후 ‘416 희망과 길찾기 안산 안산시민 1000인 원탁토론 추진위원회’는 ‘1000인 토론결과 정 책실현과 새로운 안산을 위한 시민위원회’로 변화했다. 시민위원회는 11월 6~7일 안산 문화예
시민들의 의견을 들어보면서 현재 무엇이 필요한가를 생각해 볼 수 있엇습니다.
술의전당에서 개최된 ‘대한민국 정책컨벤션 & 페스티벌’에 참여해 416 토론마당 5주제를 진
불신과 오해를 해소하기 위해 간담회를 지속적으로 운영하며 공동체 회복을 위해
행했다. 이 토론마당에서 센터 지역사회지원팀은 416 치유와 회복 트라우마 극복을 주제로 발 표를 준비하고 논의를 이끌었다.
피해 지역을 중심으로 건강한 마을을 조성하는데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정치, 종교, 노동, 예술 등 소단위 토론회를 하고, 대표자들 토론회를 통하여 보다 넓고 구체적인 의견을 수렴했으면 좋겠습니다.
시민의 참여로 만든 기적
1000인 대토론회는 안산지역 최초로 이루어진 시민 직접 참여
형 대규모 토론회였으며 또한 세월호 문제 해결과 안산지역 토론문화의 새로운 분기점이 된
안산 1000인 토론회를 통해 안산시민들의 다른 혹은 같은 생각을 들어볼 수 있고
행사였다.
소통의 장이 마련되어 의미있고 뜻깊었습니다. 하나되는 안산과 시민들을 기대합니다.
그 성과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대토론회 자체로 세월호 참사의 아픔과 상처를 스스로
안산 화이팅! 대한민국 화이팅!
함께 치유하는 시간이 되었다. 대다수 안산시민들은 참사 이후 적잖은 심리적·정신적 상처를 안고 살고 있었다. 이런 가운데 대토론회는 그동안 속 시원히 말해지 못했던 마음 속 분노와 울 분, 답답함 등을 마음껏 쏟아내는 장이 되었다. 이를 통해 스스로를 치유하며 서로의 상처를 보 듬는 자리가 될 수 있었다.
416세월호참사. 새로 다시 시작하는 날이 될 것입니다. 모인 1000명이 먼저 합니다. 함께 이야기 하고 안전한 사회와 도시를 꿈꾸며 일하겠습니다. 힘내십시오. 힘내겠습니다.
다음으로 안산시민들이 갈등을 넘어 서로 협력하는 계기가 되었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나고
안산에 세월호 피해자를 위한 트라우마센터가 생겼는데 특별법이
5~6개월이 지나면서 지역사회에서는 참사 원인과 문제해결에 대한 개개인의 생각이 달라 점
제정된만큼 독자적이고 특수성을 가진 기관으로 안산 시민의 심리적 보살핌을
차 사회적 갈등이 형성되고 있었다. 또 지역 경제가 침체되면서 상인과 유가족 간의 갈등이 나
잘 감당할 수 있도록 힘을 더 실어주세요. 단순히 정신건강증진센터 일을 한다고
타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진보와 보수단체 등 좌우를 망라하는 84개 지역단체가 참가한
동등하게 생각하지 말고 재난에 발벗고 나서는 어려움을 기억해주세요.
대토론회는 시민들이 서로의 상이한 생각과 주장을 나누는 중요한 기회가 되었다. 이를 통해
그동안 어디가서 말 한마디도 못하고 슬픔을 마음만으로만 식히려 해서 힘들었는데
안산 지역사회 내에서 참사를 둘러싼 대립이 확대되는 것을 막고, ‘안산시민 모두가 한마음이
어찌 되었건 오늘 이 자리가 있어 가슴이 한결 가벼워졌습니다. 치유의 장이었습니다.
091
되어야 한다’는 분위기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
1000인 대토론회 후속 토론 결과
또 재난과 참사 문제해결을 위해 최초로 시도된 주민 주도 직접민주주의의 장이라는 의미도 있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진상조사 문제가 원활하게 해결되지 못하는 가운데 정쟁에 몰두하
416 진상규명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 (안산시민 601명 설문응답)
는 정치권과 이를 부추기는 언론 등으로 인해 정작 우리 사회가 성찰해야 할 사회적 가치는 주
01 시민홍보 및 소통 : 안산 곳곳 황게시판, 무가지 배포, 홈페이지 개설,
반상회 소식지나 홍보물 등
요 의제로 떠오르지 못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안산시민 대토론회는 각계각층의 시민
02 시민참여 : 노란리본, 팔찌, 아이스버킷, 문화제, 시민생명선언, 기념행사, 집회 등
들을 통해 우리 사회가 나가야할 방향과 구체적인 문제해결 방법, 정책과제를 직접 제안하는
03 시민의식 개혁 : 공동체교육, 안전교육(초중고학생 의무), 다양한 토론회 등
소중한 역할을 담당했다. 이는 한국사회 재난과 참사 문제해결 과정에서 최초로 이루어진 직
04 기타 : 안산시민진상규명위언회 구성, 기록관건립, 다각적 유가족지원 등
접민주주의 장이였다고 높이 평가할 수 있다. 끝으로 안산지역 토론문화의 새로운 이정표를 만들었다. 그동안 안산지역에서 수많은 토론이 진행되었지만 1000명이 참여하는 대토론회는 처음 시도된 것이었다. 또 일회적 행사로 그치 지 않고 사전설문조사, 대토론, 후속토론 등 연속적인 과정을 거친 정책 제안 프로그램이라는 의미도 있었다. 이는 앞으로 안산지역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전체 토론문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새로운 시도였다.
3대 영역 8대 과제 23개 실천사업 3대 영역 6대 과제 46개 실천사업 3대 영역 8대 과제 32개 실천사업
안산공동체 회복과 활성화 • 4.16 참사극복 안산시민 공감대 형성과 참여확대 작은 실천으로 안산시민의 일상적 참여 확대하기, 4.16 정보공유 창구 만들기, 정치 논리와 진영논리 극복 • 안산지역공동체활성화 안산시민 참여와 소통 일상적 주민 소통 활성화, 주민들의 공동체 의식 향상을 위한 활동, 공동체 활동 실천과 참여의 장 마련 • 4.16 이후 함께 만들어 가는 지역공동체 아이들이 성장하는 교육공동체, 서로서로 돌보는 가족같은 공동체, 약자를 배려하는 공동체
도시활성화 및 이미지개선 • 도시 이미지 개선 도시미관 환경 및 도시이미지개선 / 대중매체 예술활용 이미지 개선, 공동체 활성화 및 자원봉사 이미지개선, 추모공원 건립 • 도시활력 회복 청소년과 시민참여 활성화와 문화예술소모임확대, 문화공간 및 축제 활성화, 안산경제 분석과 대안만들기, 지역생산품 소비확대 및 협동조합활성화 등 지역 경제 활성화
안전한 안산만들기 • 상시적이고 실천적인 안전교육 실시 시민안전교육 실시 및 강화 / 어린이 학생 안전교육 의무화 및 확대 / 안전교육 공간 및 시설 마련 / 안전교육 시스템 • 안전한 도시환경 조성 및 안전시스템 구축 안전시설 설치 / 교통안전 강화 / 안전 인프라 구축 • 시민이 만드는 안전문화 안전캠페인 / 시민안전활동 조직구성 및 운영
093
시민이 직접 치유자로 나서다, ‘시민치유단’ 공동체 곳곳에 치유자 만들기
세월호 유가족과 안산 시민들이 겪는 심리·정서적 어려움이
회복되기까지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 분명했다. 한두 사람의 헌신으로 해결될 문 제가 아니라 공동체 전체의 동참이 필요했다. 피해자와 시민들 곁에 오래 머물며 애도하는 사 람에게 위로를, 슬퍼하는 사람에게 사랑을, 분노하는 사람에게 평안을, 절망하는 사람에게 희 망을 줄 수 있는 동반자를 발굴해야 했다. 센터는 ‘안산 시민치유자 양성과정’을 운영해 시민들 속에서 이러한 동반자를 길러내고자 했 다. 이웃의 문제를 외면하지 않고 함께 손잡아주는 ‘회복 리더’를 길러내 지역사회가 희망을 되 찾도록 돕는 마중물이 되도록 한 것이다. 시민들은 이 과정을 통해 슬픔에 잠긴 이웃을 구체적 으로 위로하고 회복시키는 방법을 배웠다. 이른 바 ‘시민치유단’이 탄생한 것이다.
위로하는 방법을 배우다
시민치유단 양성과정은 총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됐다. 1기는 2014
년 10월 한 달 동안 매주 한 번씩 안산온마음센터 물망초실에서 모임을 가졌다. 모두 42명의 시민이 참석해 이웃을 치유하는 시민치유단으로 거듭났다. 2기 역시 27명의 시민이 11월 한 달 동안 매주 한 번씩 모였다. 평범한 시민들은 누군가를 위로하고 치유한다는 경험이 낯설었지 만 이웃의 아픔을 함께 나누고 싶다는 마음으로 성심성의껏 교육에 임했다. 시민치유단 양성과정의 핵심은 김현수 전 센터장 등 정신과 전문의들의 특강이었다. ‘슬퍼하 는 사람의 마음 이해하고 위로의 말 배우기’, ‘아픔을 겪는 이웃을 돕는 방법의 실제’, ‘애도의 과정 이해하고, 함께 하는 법 배우기’, ‘슬퍼하는 사람의 위기, 우울을 알아차리고 돕기’, ‘슬픔 과 애도 뒤 성장하고 희망을 품는 법 배우기’ 등 이웃의 치유를 돕기 위한 실질적인 내용이 전 해졌다. 시민치유단에 참가한 시민들은 교육을 받고 나서 “돕는 일에 관심이 생겼는가”, “전문적 활동 을 원하는가”, “주위에 추천하고 싶은가”와 같은 질문에 80~90%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힘 든 일을 겪은 사람에게 위로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게 되었다”는 반응도 보였다. 짧은 시간 이었지만 참가자들이 이웃을 돕고자 하는 마음을 갖고 그 방법도 깨닫게 되었다는 것이 이 프 로그램의 큰 성과였다.
한눈에 보는 시민치유단
69
명
시민치유자 양성과정 참여자 수
4
주
시민치유자 양성과정 소요기간
80-90 시민치유자 양성과정 만족도
%
095
시민치유단, 사랑을 실천하다
시민치유단 프로그램을 수료한 시민들은 안산온마음센터가
마음과 마음을 나누는 우리는 시민치유단입니다
추진하는 노란 목도리 나눔 캠페인과 노란물결 합창단에 참여하며 적극적으로 사랑을 실천했 다. 1기 시민치유단의 경우 2012년 12월까지 28명의 시민이 직접 노란 목도리를 뜨개질해 유가 족들에게 선물했다. 이들은 노란 목도리와 함께 진심 어린 편지를 써 전달하기도 하고, 유가족
찬바람이 부는 가을날 우리는 이곳에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모였습니다. 안산온마음센터 시민치유단 양성 과정을 수료한 우리는 다시금 지역 안에서 회복을 꿈꾸며 많은 사람들과 따뜻한 마음을 나누고자 합니다.
을 직접 방문해 위로하기도 했다. 또 12명의 시민은 노란물결 합창단에 지원해 노래를 통해 세 월호 유가족, 지역 주민과 공감대를 형성했다. ‘온마음 하나되어’팀으로 참가한 이들은 ‘내 영혼 바람되어’라는 노래를 통해 “힘들어서 울지 마오 우리가 있소 이 자리에 기다리고 서있다 오 우 리가 있소 이 자리에 두 팔 벌려 서있다”라고 노래했다. 시민치유단 양성과정을 통해 아픔을 나 누는 방법을 배웠기에 가사 한 줄도 함부로 부르지 않았다. 이처럼 진심으로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진 이들이 있었기에 안산 공동체는 조금씩 치유와 회복을 향해 나아갈 수 있었다.
첫째, 416세월호참사를 통한 아픔을 가진 가족 지역주민들 곁에 서겠습니다. 둘째, 우리는 모든 아픔 가운데 함께하며 지역 안에서 회복을 돕겠습니다. 셋째, 우리가 나누는 마음이 다른 누군가에게 희망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작은 마음으로 작은 행동으로 작은 실천으로 우리는 그렇게 모였습니다. 아직 가야 할 길은 멀고 하나씩 배워가며 성장해야 할 분량이 많아 더딜지라도 앞으로의 활동이 기대가 되기에 우리는 오늘도 서로 독려하고 사랑하며 나아갑니다. 시민치유단이 걸어가는 길, 모든 분들의 응원이 우리의 발걸음이 될 수 있도록... 따뜻한 치유의 힘이 멀리멀리 전해지도록 늘 열심히 걸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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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을 통해 성숙한 시민으로
시민의 ‘마음 건강’을 지키다 – ‘치유와 회복을 위한 대시민 강좌’ 고장 난 마음 치료하기
세월호 참사 이후 희생자 가족뿐만 아니라 안산시민 모두 계속해서
심리적 고통을 겪었지만 이를 마땅히 치유할 방법을 알지 못했다. 마음이 아프지 않은 이가 단 한 명도 없었다. 자신의 마음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어루만질 수 있는 방법을 누군가는 이들에 게 알려주어야만 했다. 보다 효과적으로 고통을 다스리는 법을 전문가에게 배울 필요가 있었 다. 이를 위해 센터는 ‘치유와 회복을 위한 대시민 강좌’를 마련했다. 의학, 종교, 문학, 영화, 사 진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안산을 찾았다. 이들은 자신의 전문성과 살아온 인생을 토대로 마 음의 건강을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전문가들의 입에서는 금쪽같은 말들이 쏟아 져 나왔고 이들의 지혜로운 조언을 들으며 안산시민들은 자신들의 고장 난 마음을 수리할 수 있는 힘을 얻었다.
마음을 울리는 조언들
2014년 한 해 동안 모두 네 차례의 대시민 강좌가 개최됐다. 2014년
7월 16일, 22일 안산문화예술의전당 국제 회의장에서 열린 첫 강좌에서 신영철 강북성심병원 정신의학과 교수가 ‘스트레스 다스리기’ 라는 주제로, 채정호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정 신건강의학과 교수가 ‘나를 회복하는 ABC 이야기’ 라는 주제로 강의했다. 이 강좌에는 안산과 팽목항 현장을 누비던 자원봉사자·실무자들이 다수 참석해 피해자 가족들을 돌보느라 챙기 지 못한 스스로의 스트레스를 해소했다. 자리에 참석한 한 안산시민 역시 “세월호 희생자와 직 접적인 관계가 없는데도 뉴스를 보는 것만으로 가슴이 아파오고 우울함을 느꼈다”며 “많은 주 민들도 함께 고통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알게 돼 마음이 한결 나아졌고 스스로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되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8월 26일 개최된 두 번째 강좌에서 명상과 치유 분야에 정통한 정목 스님은 ‘진실로 함께하는 마음, 그리고 모두의 치유’라는 주제로 강의하며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사과 속에 씨 앗은 알 수 있지만 씨앗 속에 들어있는 사과는 얼마나 열릴지 알 수 없다. 우리는 씨앗 속의 사 과다. 그것은 희망이며 용기다. 서로 격려하며 힘을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10월 1일 열린 세 번째 강좌에선 소설가 김훈이 ‘희생자를 소수로 만들지 말자’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다. 김훈은 “인간이 선함과 믿음을 못 보면 모든 것을 잃는다”고 조언했다. 11월 26일의 네 번째 강좌에선 정호승 시인이 ‘내 인생에 힘이 되어주는 시’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다. 2015년도에도 강좌는 계속 이어졌다. 4월 14일 세월호 참사 1주기를 추모하기 위해 진행된 강 좌에서 영화배우 김여진 씨는 ‘우리 지금 괜찮은 가요?’라는 주제로 각 사람이 자신만의 방법
099
으로 추모하고 기억하는 방식에 대해 이야기했다. 7월 25일엔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작가가 ‘사진으로 만나는 즐거운 세상’을 주제로 사진을 통해 보이는 감정, 느낌을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은 참석한 시민 중 6명을 추첨으로 선발해서 직접 사진을 촬영해주고 인화까지 해 주는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10월 20일에는 범죄심리학자 표창원 교수가 ‘누구나 사회적 약자가 될 수 있다’라는 주제로 현 대사회 속의 사회적 약자에 대해 강의를 했다. 그는 “행복의 첫 번째 조건은 위험으로부터의 안전, 그리고 믿고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돈독한 관계”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갑작스런 사고나 재난이 벌어지면 언제든지 나 자신이 위험의 대상이 될 수 있기에 우리 모두는 소수자를 배려 해야 한다”며 “내가 부끄럽지 않을 때, 내가 옳은 일을 할 때(약자를 배려할 때) 비로소 가장 행 복해 질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2015년 마지막 강좌에서는 ‘닥터프로스트’ 이종범 작가가 안산을 찾았다. 닥터프로스트는 심 리학을 소재로 한 웹툰으로 각 에피소드는 실제 정신과 전문의, 간호사, 사회복지사 등 전문가 의 인터뷰를 기반으로 연재된다. 이 작가는 “웹툰에서 직접 다루었던 우울증, 대인관계에 대한 불안, 수면장애 등은 사람들이 감기처럼 겪는 흔한 질병인데 한국 사회에서는 대부분 부정적 으로 받아들여 병원을 찾는 데 어려움을 느낀다”며 “마음의 질병도 신체적인 질병처럼 스스로
우리 이웃의 희로애락을 함께 하는 안산 - 대시민 강좌
자세히 돌보며 더 주위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각 강좌마다 100~200명에 달하는 시민들이 참석해 지혜가 담긴 강연을 경청했다. 한 시민은 표 교수의 강연에 대해 “나도 사회적 약자라는 인식이 불편하고 피하고 싶은 맘도 있었지만 이 번 기회를 통해 가족들과 약자에 대해 얘기 나눌 수 있어서 좋았다”는 소감을 전했다. 또 다른 시민은 이 작가의 강의를 듣고 “세월호의 아픔은 회피하거나 맞서는 것이 아니라 나눔과 소통 으로 우리 모두가 쓰다듬어야 하는 것임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각 분야의 전문
2014.7.16 / 7.22
2014.8.26
2014.10.1
2014.11.26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신영철 / 채정호 스트레스 다스리기 / 나를 지키고 회복하는 ABC 이야기
정목스님 진실로 함께하는 마음, 그리고 모두의 치유
김훈 작가 희생자를 소수로 만들지 말자
정호승 시인 내 인생에 힘이 되어주는 시
187 (88 / 99)명 참여
205명 참여
127명 참여
137명 참여
강사들의 조언은 어지러운 마음을 다스리지 못하고 방황하는 시민들에게 건강한 삶의 방향을 제시해주었다. 시민들은 강사들의 이야기에 울고 웃으며 힘든 순간을 이겨낼 지식과 용기를 얻을 수 있었다.
2015.4.14
2015.7.25
2015.10.20
2015.12.14
배우 김여진 우리 지금 괜찮은가요?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사진으로 만나는 즐거운 세상
범죄심리학자 표창원 교수 누구나 사회적 약자가 될 수 있다
닥터프로스트 이종범 작가 닥터프로스트로 보는 이상심리학 이야기
56명 참여
176명 참여
126명 참여
130명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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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으로 삶을 논하다 - ‘치유의 인문학 콘서트’ 인문학으로 한 단계 성숙하기
안산 공동체의 치유와 회복을 위해 인문학의 힘을 빌리기도
했다. ‘치유의 인문학 콘서트’는 세상과 인간에 대해 깊이 천착한 인문학을 통해 공동체와 자아 를 돌아보는 기회를 제공하는 시간이었다. 이 콘서트는 강사 한 명이 세월호 참사를 성찰할 수 있는 책을 한 권씩 선정해서 강연을 한 뒤에 시민들과 함께 토론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특히 돋보이는 점은 독서 토론 시간이었다. 강사의 강연을 듣는 것만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책을 토 대로 심도 있는 토론을 이어감으로써 자신의 감정을 내보이고 서로 이해의 폭도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것이다. 오붓한 장소에 모인 시민들은 적극적으로 자기 이야기를 하면서 자신 만의 방식으로 아픔과 분노를 성찰했다. 이를 통해 참가자들을 잊지 말아야할 가치들을 점검 하고, 함께 어려움을 극복할 지혜를 모색할 수 있었다.
함께 이야기 나누며 찾아가는 희망
치유의 인문학 콘서트는 2014년 12월 4일, 9일, 11일 3
일에 걸쳐 경기도미술관 카페테리아와 안산온마음센터 물망초실에서 개최됐다. 첫 번째 강사 로 나선 이진경 서울과학기술대 기초교육학부 교수는 레베카 솔닛의 저서 <이 폐허를 응시하 라>를 선정하고, ‘재난이 준 선물, 우리의 공동체성 통찰하기’를 주제로 강의했다. 이 교수는 다 양한 해외의 사례들 중에서 여러 종족·종교 간 갈등을 겪으며 오히려 공동체의 오랜 문제를 종 식시킬 수 있는 힘을 배웠던 사례를 소개하고 ‘긍정적인 공동체성’을 갖도록 조언해주었다. 재 난을 재난으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더 성숙한 공동체성을 키우는 기회로 만들어야 하다는 의 미였다. 한 지역 주민은 이에 대해 깊이 공감하며 “공동체 속에서 마음을 모으고, 이 사건을 통 해 서로 만나고 보고 공감하고 한다면 각자의 아픔과 고통이 우리 모두의 이야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두 번째 시간에는 오마이뉴스 대표이사 오연호 기자가 본인의 저서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 >를 토대로 ‘아픔 속에 만들어 가야할 행복에 대한 안목을 갖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덴 마크의 깨어난 시민들이 성숙한 공동체주의 문화를 만들어낸 것처럼, 우리 사회 역시 나와 우리 가족뿐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를 위해서 남을 배려하는 문화를 성숙시켜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세 번째 시간을 맡은 정희진 서강대 강사 역시 자신의 저서 <정희진처럼 읽기>를 바탕으로 ‘고 통을 통과하면서도 지혜와 사랑으로 치유하기’에 대해 강의했다. 그녀는 “회복은 문제를 덮어 버리는 것이 아니라 재발견하고 재해석하는 것”이라며 “고통을 재발견하여 내 일부로 가져가고 우리 인생의 지당한 부분으로 가져갈 때 진정한 회복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103
함께하는 따뜻한 공동체 만들기
세월호 유가족과 지역공동체를 잇다
침, 꽃 장식품, 배지 등 다채로운 작품을 만들었다. 참가자들은 또 지역인근 양말 공장에서 작 업재료를 조달해 양말목공예 작품을 만들기도 했다. 쉽게 버려지는 물품에 디자인과 활용도를
안산 화랑유원지에 있는 합동분향소는 세월
더해 가치를 높인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업사이클링’ 작업을 통해 나름대로 의미와 보람을
호 유가족들에게 매우 특별한 공간이다. 자녀를 애도하고 기억하는 공간일 뿐만 아니라 유가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그리고 이렇게 만들어진 공예품들 역시 희망공방 프리마켓에서
족의 대책활동, 분향소를 지키는 반별 당직활동 등 가족들의 일상과 노동이 이뤄지는 공간이
판매되면서 지역 주민들과 소통하는 또 하나의 매개체가 되었다.
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북적이는 장소 중 하나가 바로 ‘공방’이다. 2014년 겨울 유가족
희망공방 프로젝트를 통해 세월호 유가족들은 규칙적인 작업과 협력 활동을 이어가며 정상적
들이 자체적으로 ‘엄마 이야기 공방’을 만든 이후로 엄마들은 날마다 20~30명 정도가 모여 앉
인 일상생활의 틀을 마련할 수 있었다. 또 단순한 피해자에서 무언가를 만드는 창조자로서 자
아 꽃잎으로 누른 엽서, 브로치, 노란 리본, 가방, 목도리 등 가벼운 공예품들을 만들고 있다.
기 자신을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이에 더해 정성스럽게 만든 생산품을 지역사
엄마들이 이렇게 공방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은 여러 장점을 지니고 있다. 우선 소일거리를 하
회와 나눔으로써 공동체성을 회복하는 좋은 기회도 갖게 됐다.
공동체와 함께하는 삶 - ‘희망공방 프로젝트’
며 무언가에 집중하면서 그 순간만큼은 복잡한 생각을 떨쳐버리고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 다. 같은 아픔을 지닌 다른 가족을 만나 서로 위로하고 연대하며 힘을 얻기도 한다. 이를 통해 유가족들의 분위기가 한결 밝아지는 데도 큰 도움이 되었다. 또 정성스레 만든 공예작품을 자 원봉사자나 지역사회에 나누어주면서 공동체와 소통하는 기회를 갖기도 했다. 이런 이유로 안산온마음센터 역시 2015년 7월~10월 ‘희망공방 프로젝트’를 운영했다. 공방 활 동을 통해 유가족들의 마음과 일상을 회복하는 동시에 지역 공동체와의 연결고리를 만들어보 고자 한 것이다. ‘공방원예’ 프로그램은 기존의 원예치료 프로그램과 달리 도심 주택에서도 가능한 작은 정원 및 텃밭 가꾸기를 주 내용으로 삼았다. 유가족 참가자 30여명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열매정원, 장미정원, 다육정원, 허브정원, 야생화정원 등을 가꾸며 심신의 안정을 도모했다. 생화를 오랫 동안 보존할 수 있게 특수 처리한 프리져브드 플라워(Preserved flower)를 비롯해 압화액자, 다육식물 같은 원예공예품도 제작됐다. 재활용컨테이너정원 가꾸기 시간엔 페트병, 자루, 바구 니, 폐타이어 등 못 쓰는 물건을 재활용해 실용적인 원예기구를 만들기도 했다. 이렇게 참가자 들이 제작한 원예물품들은 가을에 개최된 ‘프리마켓 엄마랑 함께 하장’에서 전시 및 판매되었 다. 그동안 지역사회에서 고립되는 경우가 많았던 세월호 유가족들이 아기자기한 공예작품을 통해 공동체와 소통하게 된 것이다. ‘기억공예품 제작’ 프로그램도 있었다. 40명의 유가족들이 사회적경제전문가 및 공예품 디자 이너의 도움을 받아 세월호 참사를 떠올릴 수 있도록 만드는 기억공예품을 기획하고 제작하는 프로그램이었다. 이를 위해 아름다운 가게 매니저가 공방을 방문해 기억공예품을 기획하는 방 법과 생산 활동을 위한 공방의 효과적 운영 노하우 등을 가르쳐주었다. 사회적 기업 황새둥지 의 매니저 역시 전문 공예품을 제작하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이를 통해 참가자들은 인형, 컵받
* 세월호 유가족 어머니들의 공방은 어떻게 생겨나게 되었나요? 공방장
2014년 겨울부터 작은 공방 모임이 있었는데, 솜씨 좋은 엄마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엄마들의 이야기 공방’을 만들고 소소하게 공예품을 만들었어요. 그런데 4~5개월이 지나 운영진 건강이 악화되면서 흐지부지되고 말았어요. 그때 제가 416 가족협의회 추모분과에서 일하고 있었는데요. 유가족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해보니 ‘엄마들이 마음 편히 얘기 나누고 쉴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며 공방을 다시 열었으면 좋겠다는 요청이 있어 2015년 5월 다시 공방을 운영하고 나중에 ‘416 공방’이라는 이름을 붙였어요.
* 공방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운영되고 있나요? 공방장
적을 때는 30명 많을 때는 60명의 엄마들이 매일 공방을 찾아요. 공방 단체 카톡방에는 단원고 희생자(246명) 유가족의 절반에 정도에 달하는 120여명의 엄마들이 가입돼있어요. 엄마들이 모여서 함께 이야기 나누며 만들고 싶은 공예품을 만들어요. 양말목을 나무틀에 끼워서 천을 짜는 분도 있고, 미싱을 하는 분도 있고, 수를 놓는 분도 있고… 자발적으로 분업이 돼있는 상태죠. 반별로 섞여 7명씩 당번 조를 짜서 매일 출퇴근하며 공방을 쓸고 닦기도 해요. 안산온마음센터를 비롯해 여러 단체와 개인들이 공예 제작 프로그램, 강사, 재료 등을 제공하며 많은 지원을 해주고 있죠.
희망공방 프로젝트를 묻다
* 어머니들께 공방 공예 활동이 어떤 의미가 있나요? 공방장
공예품을 만드는 데 집중하면서 마음의 슬픔을 조금 내려놓을 수 있는 것 같아요. 공방에서 내 마음을 가장 잘 아는 유가족 엄마들과 편안히 얘기 나눌 수 있다는 점도 좋습니다. 아직 다른 사람과 스스럼없이 어울리기 어려운 상황에서 이곳에서만큼은 마음껏 마음을 나누고
공방 어머니들이 생각하는 앞으로의 계획이 있나요? 공방장
프리마켓 이후 엄마들의 자신감이 많이 높아졌어요. ‘우리도 성과를 낼 수 있다’, ‘소통할 수 있다’, ‘사회에 기여할 수 있다’는 희망과 의지가 더 많이 생겼어요. 이런 기운을 모아 프리마켓을 다시 한 번 개최할 계획을 갖고 있어요. 그때를
관련 활동을 하며 밖에서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는 방법도 있지만, 여의치 않은 분들은
대비해 지금도 엄마들이 짬짬이 시간을 내 공예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공예품을 만듦으로써 그 일에 동참하기도 해요. 세월호 참사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장기적으로 이 공방이 유가족들의 활력소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우리가
오래 기억하도록 하는 일에 참여하는 거죠. 우리가 직접 만든 공예품을 지역주민들에게
만드는 공예품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세월호 참사를 되새기며, 더 안전하고 살기
판매하거나 어려운 이웃에게 기부하면서 지역사회와 소통하는 의미도 있어요.
좋은 나라를 만들자는 마음을 가지셨으면 해요. *
공방 활동을 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때는 언제인가요? 공방장
故 박성빈양 엄마
*
웃을 수 있는 자리가 되는 것 같아요. 스스로 마음을 힐링하는 기회도 되고요. 세월호
*
김미현 416 공방장
지난해 안산 화랑유원지에서 ‘엄마랑 함께하장’ 프리마켓을 열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엄마들이 잠을 줄여가며 열심히 공예품을 만들어 트럭 2개 분량이 나왔죠. 안산온마음센터와 여러 단체, 자원봉사자, 예술가들이 많은 도움도 주셨고요. 행사 당일 시민들이 ‘여기 볼 것도 많고 먹을 것도 많다’, ‘물건이 싸고 좋다’ ‘너무 예쁘다’고 말하는 것을 들으며 기분이 참 좋았어요. 양말목 지갑은 100개를 준비했는데 첫날 모두 동이 나서 밤새 급히 50개를 더 만들 정도였어요. 어떤 편견이나 오해 없이 정말 같은 엄마 아빠로서 시민들을 만난 것 같았어요. 그리고 행사 수익금을 지역아동센터 등에 전해주었는데 우리가 지역사회 공동체 회복에 기여했다는 점도 참 뿌듯했습니다.
끝으로 안산온마음센터에 남기고 싶은 말은? 공방장
그동안 센터가 많이 수고해주어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어요. 앞으로도 우리를 피해자나 치료가 필요한 사람이라기보다는 함께 하는 진실한 가족이나 이웃으로 생각하고 대해주었으면 해요. 항상 자신의 관점이 아니라 상대방의 관점을 먼저 생각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센터가 참사 초기부터 우리와 함께 해온 만큼 우리를 가장 잘 알고 있는 분들이 되셨을 거라 생각해요. 그런 만큼 자식을 잃은 부모의 입장, 아픔을 겪은 사람들의 마음을 잘 헤아려주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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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0월 31일~11월 1일 안
프리마켓 엄마랑 함께하장은 안산시민 모두의 축제이기도 했다. 세월호 유가족뿐만 아니라 지
산 화랑유원지 대공연장 일대는 오랜만에 안산시민들의 발걸음과 웃음소리로 북적였다. 세월
역사회의 다양한 단체, 문화예술인, 자원봉사자들의 마음이 모두 모인 공간이었기 때문이다.
호 유가족들이 만든 공예품을 판매하고 시민들과 소통하는 프리마켓 ‘엄마랑 함께 하장’이 개
‘함께 나누장’ 부스에서는 지역 주민들이 참여한 벼룩시장이 열렸고, ‘함께손장’ ‘함께만들장’
최된 것이다. 이 프리마켓은 유가족들이 직접 제작한 상품을 나누는 장터이자 시민들을 소통
부스에서는 지역 공예가의 작품을 구입하고 제작과정을 체험하는 기회가 마련됐다. ‘함께배부
의 장으로 초대하는 축제였다. 이 축제에서 유가족들은 단순한 피해자가 아니라 지역사회와
르장’에서는 풍성한 음식을 통해 이웃의 정을 나누었고, ‘함께놀장’에서는 세모놀이·확성기놀
함께 하는 편안한 이웃, 생산자, 예술가가 되어 시민들과 뜻 깊은 만남을 가졌다.
이 등 아기자기한 놀이를 즐길 수 있었다. 싱어송라이터 ‘시와’, 안산 청소년 댄스플래시몹 등
세월호 유가족들은 프리마켓 한 편에 마련된 ‘엄마의 이야기 공방’ 부스에서 다채로운 공예품
이 펼친 다채로운 소규모 공연도 열렸다. 모든 공간은 시민들에게 열려있었다. 청명한 가을 날
들을 선보였다. 양말목공예 코너에서는 희망공방 프로젝트를 통해 만든 양말목 업사이클링 제
씨 속에서 시민들은 지역 공동체와 함께 하는 즐거움에 흠뻑 빠져들었다.
품들을 만날 수 있었고 그 직조과정도 체험해볼 수 있어 큰 인기를 얻었다. 캘리그래피 코너에
행사 참가자들은 이날 행사의 수익금을 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이 따뜻한 겨울을 날 수 있도록
서는 소중한 사람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엄마들이 즉석에서 예쁜 글씨로 써 선물용 배지를 만
월동난방비로 기부했다. 세월호 유가족과 안산시민의 사랑을 통해 더 많은 아이들이 따뜻하고
들어주기도 했다. 그밖에도 친환경재료로 만든 천연화장품, 팔찌·머리핀 등 액세서리, 좋은 목
행복한 겨울을 보낼 수 있게 된 것이다.
지역사회와 호흡하는 시간 - 프리마켓 ‘엄마랑 함께 하장’
재로 만든 실용적이고 튼튼한 목공예품 등이 시민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번 행사에서 가장 의미가 있었던 것은 가을 나들이에 나선 시민들이 세월호 유가족들과 스스 럼없이 어울릴 수 있었다는 점이다. 그동안 서로를 왠지 어렵고 서먹하게 느꼈던 유가족과 시민 들은 함께 수다를 떨고 공예품을 직접 만들어보며 자연스런 이웃 관계를 되찾을 수 있었다.
109
따뜻한 공동체의 회복을 꿈꾸다 이웃의 슬픔 안아줄 마을로 – 주민모임활성화 사업
세월호 참사는 개인의 아픔인 동시에
사회의 아픔이다. 그러므로 개인적인 치유와 더불어 사회적인 치유 역시 필요하다. 특히 희생 자가 집중된 단원구 고잔동, 선부동, 와동 세 마을은 공동체적인 치유와 회복이 절실한 곳이다. 고잔동에서 83명, 선부동에서 70명, 와동에서 69명의 학생들이 희생되며 가장 큰 슬픔을 겪었 기 때문이다. ‘지역주민교육 사업’과 ‘주민모임활성화 사업’은 이 세 마을 주민들에게 다양한 교육과 프로그 램을 제공하고 이를 통해 공동체성을 회복하도록 도모하는 사업이다. 세월호 유가족들을 비롯 한 이웃의 아픔까지 진정으로 감싸 안아줄 수 있는 따뜻한 마을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세월호 유가족과 지역주민이 ‘피해자와 또 다른 피해자’ 또는 ‘피해자와 방관자’의 관계가 아니 라 진실한 ‘이웃과 이웃’의 관계로 맺어지도록 성찰과 연대의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이다. 고잔 1동에서는 2015년 4월~12월 주민교육 ‘렌즈로 본 나의 이웃, 우리 마을’ 프로그램을 진행 했다. 사진을 통해 마을 곳곳을 돌보고 이웃과 소통하는 기회를 마련하는 프로그램으로, 고잔 동 주민 14명과 박김형준 사진작가가 참여했다. 참가 주민들은 격주로 모임을 가지며 사진에
고잔1동
렌즈로 본 나의 이웃, 우리마을 실인원
대한 지식을 배우고 마을 속 공간과 사람들을 사진으로 담아냈다. 공간 촬영은 마을 공동체의
진행 횟수
14 16
소중함을 일깨운다는 의미를, 인물 촬영은 이웃에 대한 공감을 되새긴다는 의미를 갖고 있었 다. 특히 고잔1동은 2020년대에 재개발이 예정되어있는 만큼 이들의 사진 작업은 사라질 마을
명
을 정성스레 기록한다는 의미도 지니고 있었다.
진행 방법
격주로 만나며 이론 교육과 상시 출사 진행, 주민센터와 안산온마음센터 공간에서 진행
회
참가 주민들은 스스로 ‘고공주’라는 자조모임을 만들 정도로 적극적으로 프로그램에 참여했 다. 이들은 9월 ‘고잔1동 문화마을 사진 공모전’에 참가해 금상·은상 등 다수가 수상하고, 10월 6일~7일 그동안 촬영한 사진작업을 바탕으로 ‘고잔1동 골목골목 풍경사진 전시회’를 개최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보였다. 세월호 관련 행사나 센터 주요 사업이 있을 때마다 자발적으로 사진 촬영 봉사에 나서 기록 작업에 도움을 주기도 했다. 또 2015년 노란물결 합창단 페스티벌에 참 가해 안전 문제로 철거되고 있는 마을 놀이터가 희생된 아이들의 추억을 지켜주길 바란다는 내용의 노래 ‘별을 추억하는 놀이터’를 불러 큰 감동을 안겨주었다. 고잔 2동에서는 9월~12월 주민교육 ‘행복한 마을살이 디자인 스터디’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이 프로그램은 특별히 통장, 반장, 주민자치위원 등 39명의 마을 리더들을 대상으로 운영되었
고잔2동
행복한 마을살이 디자인 스터디 실인원
39
선진지 방문
명
교육
5 2 곳
진행 방법
회
마을살이 선진지 방문 및 스터티 진행. 공동체 회복성을 높이는 방향 고민.
111
다. 마을살림을 꾸려나가는 리더들이 모범사례로 꼽히는 다른 마을을 방문하며 과연 ‘마을’이 란 무엇이고 ‘마을살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진지하게 성찰하고, 이를 통해 자신이 몸담고 있는 마을 공동체를 되살리는 역할을 하도록 한 것이다. 이들은 다양한 마을을 견학하며 공동체를 살리기 위한 희망의 씨앗들을 발견했다. 먼저 안산 사1동 ‘마을숲 카페’를 방문해 마을 엄마들이 협동조합 카페를 만들어 그 수익금으로 여러 마 을사업을 펼치는 현장을 둘러보았다. 이들은 또 시흥 마을기업 ‘매화희망센터’을 찾아 토속 농 작물로 한과를 제작·판매하고 수익금으로 마을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모습도 지켜봤다. 그런가 하면 서울 도봉구를 방문해 마을밥집·카페·도서관 등을 운용하는 협동조합 ‘방아골사람들’, 공 공가구 등을 만드는 주민모임 ‘도깨비방’ 등도 견학했고, 수원 행궁동 ‘생태교통마을’을 찾아 차 없는 거리 만들기, 도시 텃밭 가꾸기, 빗물 모이기 등을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방안을 배우기 도 했다. 참가자들은 이처럼 공동체 정신을 실천하고 있는 마을들을 둘러본 후 ‘고잔2동 행복한 마을살 이 논의를 위한 열린 테이블’ 시간을 마련해 마을에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연대하고 협력해야 할지 방법을 고민하는 기회를 가졌다. 이들은 그동안의 배움을 바탕으로 고잔2동만의 개성 있 는 마을살이를 모색하고 실천할 예정이다. 선부동
누가 내 마음을 옮겼을까? 실인원
선부동에서는 9월~11월 치유활동가 양성과정 ‘누가 내 마음을 옮겼을까’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진행 횟수
17 10
이 프로그램은 지역주민을 이웃의 고민을 들어주고 지지해주는 치유자로 성장시키는 교육과 정으로, 모두 16명의 주민이 과정을 수료했다. 참가자들은 전문 강사들이 가르쳐주는 감정코칭
명
대화법, 미술심리치료, 가족조각, 나 전달법 등을 통해 자신의 내면을 정리하고 다른 사람의 마
장소(협력)
특징
석수골 작은도서관
참가자 개인의 긍정적 변화 서로 지지, 위로하는 집단으로 성장 위로하고 위로 받는 공동체 (이웃의 삶, 마을의 확산)
회
음을 어루만지는 기초적인 방법들을 배웠다. 이 프로그램에서도 자발적으로 그림책 읽기 자조 모임이 모임이 생겨나 공동체를 위한 고민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더해 와동에서도 9월~12월 지역주민 인문학 강좌 ‘험한 세상에서 나다운 실천을 위한 상 상’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인문학을 통해 세월호 참사 이후 사회를 바라보는 깊이 있는 시각을 기르고, 그 안에서 공동체가 함께 고민하고 노력할 부분을 찾고자 하는 목적으로 기획된 강좌 였다. 강사로 나선 유범상 한국방송통신대 교수는 총 7차례에 걸친 강의에서 ‘왕자와 거지’, ‘프 랑켄슈타인’, ‘피노키오’, ‘모던 타임즈’, ‘멋진 신세계’ 등 고전작품을 재해석하며 위험한 세상 을 극복하는 인간의 힘에 대해 설명해주었고 30여명의 주민들이 꾸준히 교육에 참석해 공부 를 이어가며 ‘나’와 ‘공동체’에 대해 함께 성찰했다.
와동
험한 세상에서 나다운 실천을 위한 상상 실인원
진행 횟수
30 7 명
회
특징
살기좋은 지역을 함께 만들어가고자 하는 이들의 모임, 와동지역 주민들을 위한 다양한 활동 전개, 누구나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열린 모임
03 온마음 사람들
안산온마음센터를 소개합니다
안산온마음센터와 함께 걷는 사람들
안산온마음센터는 재난심리지원을 위한 전문기관으로서는 우리나라 최초의 기관
앞장서서 처음 걷는 길
이처럼 용감하게 새 길을 개척해나갈 수 있는 건 늘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의 노력
이나 다름없다. 그동안 자연재해 및 대형사고 등 여러 재난 속에서 피해자들은 광
을 다하는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이 있기에 가능하다. 센터장과 부센터장, 정신과
범위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해왔지만, 이들을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조
전문의, 가족심리지원팀, 소아청소년지원팀, 지역사회지원팀, 기획홍보팀, 행정조
직은 미비했다. 트라우마와 같은 심리적 상처는 한 번에 치유되는 것이 아니라 지
정팀 등 30여명의 직원이 바로 그들이다. 이들은 각자 다른 위치에서 다른 역할을
속적인 관심과 치료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아쉬운 부분이었다. 그런 면에서 볼 때
맡고 있지만 마음속에는 같은 꿈을 지니고 있다. 바로 ‘트라우마 치유를 통한 개인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만들어진 온마음센터는 재난으로 고통 받는 이들의 정신건
과 사회의 동반 성장’이라는 비전이다.
강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소중한 ‘첫 걸음’이 된 셈이다. 이번 장은 같은 꿈을 품고 함께 걸으며 새 길을 만들어나가는 ‘안산온마음센터’와 하지만 그 의미가 큰 만큼 책임도 더욱 막중하다. 우선 416세월호참사 피해자들 바
‘온마음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설립 이후 차근차근 조직의 뼈대를 세우
로 곁에서 심리지원을 펼치며 치유와 회복을 도모해야하는 큰 책임을 지니고 있다.
고 살을 붙여가는 과정, 하나의 꿈과 목표를 향해 함께 달려가고 있는 모습, 전문성
뿐만 아니라 안산지역이 집단적 아픔을 극복하고 더 성숙한 공동체가 될 수 있도록
과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 그리고 직원 한 사람 한 사람의 속 깊은 이야기가 담
지원하는 역할도 맡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세월호 참사의 경험을 바탕으로 국가적
겨있다.
재난으로 인한 트라우마 치료 및 연구 분야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해주길 바라는 모 두의 기대 또한 짊어지고 있다.
세월호 피해자들의 아픔을 돌보는 것을 넘어 우리 사회 전체의 재난심리지원 활성 화를 위한 마중물로 그 역할을 다하고 있는 안산온마음센터의 발걸음은 혼자 있어
누구보다 앞장서서 걷는 첫 걸음은 고된 길이 될 수밖에 없다. 많은 시련과 시행착 오를 겪는 것 또한 당연하다. 그러나 센터의 모든 구성원들은 길이 없던 곳에 새로 운 길을 만들어가는 그 과정조차 자신에게 주어진 사명이라 믿으며 하루하루 힘찬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센터를 바로 세우는 그 일이 우리 사회의 재난심리지원 시 스템을 바로 세우는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외롭고 쓸쓸한 걸음이 아니다. 함께 있어 더 힘차고 씩씩한 걸음이다.
같은 꿈을 꾸고 함께 걸으며
117
안산온마음센터를 소개합니다
안산온마음센터 설립 이야기 동행의 첫 발걸음을 내딛다
경기도・안산시 통합재난심리지원단 구청 체계도
2014년 4월 16일, 참사 당일 보건복지부를 중심으로 한 임시 재
보건복지부
난심리지원팀이 구성됐다. 이들은 곧바로 장례식장 지원과 상담 활동을 시작했다. 그리고 관련 기관 및 전문가들을 모아 재난 심리지원 부처를 확대할 방안을 모색했다. 참사 직후 보건복지부
경기도(보건복지국)
와 경기도, 안산시, 경기도정신건강증진센터, 안산시정신건강증진센터 등 민관이 힘을 모아 ‘경기 도-안산시 통합재난심리지원단’을 구성했다. 재난심리지원단엔 대한신경정신의학회 등 7개 단체 가 협력기관으로 참여했고, 국립서울병원 등 14개 기관이 통합자문단으로 동참해 힘을 보탰다. 학교심리지원팀, 지역사회심리지원팀, 교육심리지원팀, 유가족지원팀, 홍보팀, 행정지원팀 등과 같은 세부조직도 구성됐다. 세월호 피해자와 지역 주민의 마음을 돌보아줄 첫 공식 조직이 탄생 한 것이다.
트라우마센터가 설립되다
협력기관 심리학회 정신간호사 및 사회복지학회
경기도 안산시 통합재난 심리지원단
통합자문단 보건복지부 산하기관, 정신건강 증진센터 등
사무국
5월 1일, 마침내 ‘안산정신건강트라우마센터’가 문을 열었다. 세
월호 피해자와 주민을 대상으로 전문적이고 지속적인 심리지원 활동을 펼치기 위해서는 보다 체계적인 조직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416세월호 참사 특별법 제 3장 제 35조(안산트라우마센
행정지원
터 등 설치)'국가는 피해자와 안산지역 공동체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피해자의 종합적인 정신건
학교 심리지원
지역사회 심리지원
교육 심리지원
홍보팀
유가족지원 (국립서울병원)
강관리를 위하여 안산트라우마센터를 설치하여야 한다.' 며 안산정신건강트라우마센어의 설치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희생자 가족 심리지원’, ‘단원고 외 안산지역 중고등학교 심리 지원’, ‘자살 고위험군 관리 및 시민상담소 운영’을 목적으로 하는 센터가 문을 열게 된 것이다. 2014년에 보건복지부에서 전액 예산지원을 하면서 전체적인 운영의 책임을 맡았고 2015년에 는 보건복지부와 경기도가 각각 예산을 지원하고 안산시에서 위탁운영 관리를 담당했다. 가족
관공서 및 정부관련 부처, 지역사회의 유기적 연계
위원회를 비롯해 운영위원회, 자문위원회, 전문위원회 등 각종 위원회도 마련했다. 또 상근 부 정신건강 관련기관
교육기관
센터장,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정신보건전문요원 등 20명을 우선 배치하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풀을 상시 관리하며 필요시 활용하도록 했다. 지역 내 유관 단체를 중심으로 통합의사 결정기구를 설치해 운영의 효율성을 도모하기도 했다.
안산온마음센터로 재탄생하다
복지부 관공서 및 정부관련 부처
안산정신건강트라우마센터는 7월 8일부터 ‘안산온마음센터’
안산정신건강 트라우마센터
지역사회
시민단체
라는 이름을 병용했다. ‘트라우마’라는 단어가 주는 부정적 이미지 때문에 ‘안산온마음센터’라 는 새 이름을 함께 쓰게 된 것이다. 여러 차례에 걸쳐 아이디어를 모은 끝에 ‘잊지 마세요’라는 꽃말을 지닌 ‘물망초’와 ‘온마음을 다하여, 온힘을 다하여, 온세상을 향하여’라는 의미를 지닌
경기도 안산시
복지기관 및 단체
119
‘온마음’ 중에서 온마음을 새 이름으로 정하게 되었다. 센터의 존재 의미와 역할을 가장 잘 담아
서로가 어울리는, 활동공간
따뜻함이 모여있는, 상담공간
낸 이름이었다. 이밖에도 달라진 게 더 있었다. 이제껏 안산정신건강증진센터와 안산도시공사의 한 사무실을 빌
치유 언덕 ‘월’ 다목적실 ‘금’
치료실
프로그램공간
려 쓰느라 열악한 환경에서 머물던 중에 8월 말 안산시청 앞 프라움시티로 보금자리를 옮기게 된 것이다. 공간치유 전문가에 의해 설계된 새 사무실의 각 공간은 특정한 의미를 지닌 이름을 얻었다. 따뜻한 상담공간으로 상담실 ‘온(溫)’, ‘담(淡)’, ‘애(愛)’, 커뮤니티실 ‘정(情)’, 치유언덕 ‘월
추도실 ‘토’
접견실 ‘목’
상담실 ‘온’
상담실 ‘담’
테라스 ‘화’
‘수’
(越)’, 테라스 ‘화(和)’ 안내실 ‘수(守)’, 접견실 ‘목(睦)’ 등의 공간이 만들어졌고, 마음이 치유되는 가족 공간으로는 다목적실 ‘금(今)’, 추도실 ‘토(土)’, 가족실 ‘일(逸)’ 등이 생겼다. 널찍한 사무공
상담실 ‘애’
사무공간 가족실 ‘일’
물망초실
간과 프로그램 공간도 마련됐다. 센터를 찾아오는 모든 이들이 가장 편안한 기분을 느낄 수 있 도록 세심하게 디자인한 공간들이었다. 이 외에 조직구성도 가족심리지원팀, 소아청소년심리지원팀, 지역사회지원팀, 기획홍보팀, 프로
마음이 치유되는, 가족 공간
온마음으로 지켜주는, 사무공간
그램운영팀, 행정조정팀 등으로 재정비됐다. 그동안 세월호 참사는 어느덧 100일이 훌쩍 지나있 었다. 새 이름, 새 보금자리가 생긴 만큼 역할과 책임은 더욱 막중해졌다. 치유와 회복을 위한 동 행은 이제부터가 본격적인 시작이었다.
온마음을 다하여, 온힘을 다하여, 온세상을 향하여 - 안산온마음센터
121
안산온마음센터는 어떻게 운영될까?
안산온마음센터의 조직은?
안산온마음센터는 현재 센터장을 중심으로 부센터장을 두고
가족심리지원팀, 소아청소년심리지원팀, 지역사회지원팀, 기획홍보팀, 행정조정팀 등 5개의 팀을 2015년 1월 28일 ‘416세월호참사 피해구제 및 지원 등을 위
운영하고 있다. 2015년 6월까지는 프로그램운영팀도 함께 운영했으나 업무의 효율을 도모하기
한 특별법’이 공포됐다. 특별법 제35조 ‘안산트라우마센터 설치’에 관한 조항은 “국가는 피해자
위해 해당 팀을 없애고 조직을 재정비했다. 각 팀의 구체적인 업무는 조금씩 다르지만, 재난으로
와 안산지역 공동체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피해자의 종합적인 정신건강관리를 위한 안산트라우
고통 받는 이들의 마음을 치유하고 안산지역을 더 따뜻한 공동체로 성장시키기를 바라는 목적
마센터를 설치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센터의 설립 근거를 법률로 명확히 규정한 것이다.
은 같다. 이러한 목표를 이루기 위해 모든 구성원들은 월례회의와 팀별회의, 팀장회의 등을 열어
아울러 3월 27일 공포된 ‘416세월호참사 피해구제 및 지원 등을 위한 특별법 시행령’은 센터의 역
서로 의견을 나누고 마음을 하나로 모으고 있다.
할에 대해 보다 명확히 설명하고 있다. 시행령 제31조 2항에서 소개하고 있는 역할은 다음과 같다.
이밖에 센터는 2개의 위원회를 운영한다. 분기별로 열리는 운영위원회는 기관의 합리적인 운영
안산온마음센터의 설립근거는?
을 위해 의사결정 구조를 객관화하고 사업 수행에 대한 제반사항을 검토·승인하는 위원회이다. ● 피해자 등의 심리적 안정과 사회 적응을 위한 심리상담 등 개인상담 및 집단 프로그램의 개발·운영
반기별로 열리는 자문위원회는 사업전반에 관한 전문적 자문 및 평가 기능을 하는 위원회이다.
● 피해자 등의 심리적 증상 및 정신질환 등에 대한 검사 ● 416세월호참사로 인한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 및 자살충동 등의 조기 발견 및 대응
안산온마음센터 조직도
안산 온마음센터
● 416세월호참사로 인한 정신질환 발생 가능성이 높은 사람에 대한 지속적인 관리 ● 사업을 위한 의료기관 및 관련 기관과의 연계망 구축 ● 그 밖에 피해자 등의 심리회복을 위한 각종 교육 및 홍보 등
센터장
안산온마음센터의 운영 형태는?
부센터장
센터는 국가가 비영리 단체에 ‘위탁’하는 형식으로 운영된
다. 416 세월호 참사 피해구제 및 지원 등을 위한 특별법 시행령 제31조 4항은 “국가는 안산트라 우마센터의 운영을 정신보건시설, 학교, 정신보건사업을 수행하기 위하여 설립된 비영리법인 등
가족심리지원팀
소아청소년심리지원팀
지역사회지원팀
기획홍보팀
행정조정
에 해당하는 기관 또는 단체에 위탁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 애도기반사례관리지원
・ 소아청소년 사례관리
・ 홍보
・ 환경조성
센터 설립 초기에는 국립서울병원과 명지병원의 임시적인 도움을 받아 살림을 꾸려나갔다. 그
・ 응급 및 위기 대상자 조기발견 및 지원
・ 집단 및 개별 프로그램
・ 언론관리
・ 행정 및 운영 체계 관리
러던 중 2015년 1월 고려대학교 안산병원을 공식 위탁업체로 선정했고, 2월 2일 안산시와 고대
・ 심리검진 시스템 운영
・ 지역주민 역량강화사업 및 주민치유사업
・ 유가족 자조활동지원
안산병원은 정식으로 위수탁 협약을 맺었다.
・ 지역사회 네트워크구축
한편 역대 센터장을 살펴보면, 2014년 4월~6월 하규섭 국립서울병원장, 2014년 7월~2015년 1월
・ 집단상담 및 심리지원 프로그램
・ 416세월호참사 피해자 청소년을 위한 네트워크 구축 ・ 학교심리지원사업 ・ 단원고예비프로그램
・ 자원개발 및 지원사업
・ 시민치유단활동 및 자원봉사
김현수 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2015년 2월~10월 한창우 고대안산병원 정신건강의학 과 전문의가 센터장을 맡아 조직을 운영해왔다. 10월부터는 고영훈 고대안산병원 정신건강의학 과 전문의가 센터장을 맡아 오늘에 이르고 있다.
・ 일반인 생존자 관리사업 ・ 지역사회인식 개선사업
・ 실무자역량강화 ・ 지역공동체 회복사업 교육사업 ・ 안산지역 ・ 직원역량강화 네트워크 구축사업 ・ 대・내외 행사
・ 연구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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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온마음센터를 나타내는 상징들 안산온마음센터의 뿌리와 줄기 - 비전과 미션
비전
센터의 ‘비전’은 “트라우마 치유를 통한 개인
과 사회의 동반 성장”이다. 센터의 지원을 통해 아픔을 겪는 사람들이 슬픔을 극복함으로써 개
미션
치유와 회복 416세월호참사 피해자를 포함한 트라우마로 고통 받는
인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가 한 단계 더 성숙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이 비전
이들에 대한 전문적·지속적·집중적 서비스 제공
을 구체화한 ‘미션’ 또한 마찬가지다. 트라우마로 고통 받는 이들의 ‘치유와 회복’을 돕고, 재난심 리지원에 대한 ‘전문성’을 기르며, 이에 대한 선진적인 ‘시스템을 구축’해 나감으로써, 지역사회
전문성 향상
를 비롯한 ‘공동체의 성장’을 도모하는 것이다.
트라우마 치유 및 재난심리지원에 대한 전문성 함양과 전문 인력 양성
센터를 하나의 나무에 비유한다면, 비전이 뿌리이고 미션은 나무줄기와 같다. 센터는 건강한 뿌리 에서 돋아난 나무줄기가 하늘로 쭉쭉 뻗어나가며 아름다운 열매를 맺게 되기를 고대하고 있다.
안산온마음센터의 얼굴 - CI
트라우마 치유를 통한 개인과 사회의 동반 성장
시스템구축 416세월호참사 초기대응경험을 바탕으로 현장중심의
센터의 CI는 ‘개인과 사회의 심리적 안정을 통해 희망을 전달
재난심리지원 시스템 구축
하는 재난심리 전문 기관’이라는 정체성을 담고 있다. 별도의 이미지를 사용하지 않고 글자만을 이용해 ‘온마음센터’라는 이름을 더욱 돋보이게 하고 심플한 느낌을 강조했다. 그러나 그 속에
공동체 성장
담긴 의미는 깊다. 특별히 글자 ‘온’은 전부라는 뜻을 지닌 우리말 ‘온’, 스위치를 켜다는 의미로
지역사회연대를 강화하고 개인과 사회의 조화로운 공동체 성장 도모
사용되는 영어 ‘온(on)’, 한자인 따뜻할 ‘온(溫)’ 등의 다양한 의미를 담고 있다. 이처럼 중요한 글 자 ‘온’을 디자인화하면서 타이포그래피를 통해 자라나는 나무의 형태를 형상화해 ‘성장’이란 의 미를 표현했다. 또 전원 버튼 아이콘 모양을 중의적으로 사용해 ‘시작’이라는 의미도 담아냈다. CI 전체적으로 자음은 공간을 의미하며 모음은 개인과 지역사회를 연결하는 선을 뜻한다. 이 모두는 각각의 구성원을 공동체로 이어주는 ‘네트워크’를 상징하고 있다. CI의 색깔도 각각 의미 하는 바가 있다. 전반적으로 초록 계열에 색을 사용해 안정감과 치유, 희망의 의미를 담았다. 함 께 쓰인 노란색은 행복을 상징한다. CI는 이 초록색과 노란색을 아름답게 조합함으로써 균형과 조화, 그리고 활기찬 이미지를 전달하고 있다.
안산온마음센터 CI
선언문
하나, 우리는 트라우마로 고통 받는 이들과 함께하며, 전문가로서의 책임을 다한다 하나, 우리는 치유와 회복의 과정에 어느 누구라도 자율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보장한다 하나, 우리는 개인과 공동체의 다양성을 인정하며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 하나, 우리는 특정 개인과 집단의 이익에 흔들리지 않고 본연의 중립성을 지켜나간다 하나, 우리는 사람 중심의 가치를 바탕으로 행복한 삶을 지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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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온마음센터와 함께 걷는 사람들
우리 팀을 소개합니다 “가족들과 늘 동행하겠습니다” - 가족심리지원팀
“가족들과 늘 동행하겠습니다” - 가족심리지원팀 ❶ 가족심리지원팀은 세월호 피해자에게
신체적·사회적·심리적 지원을 제공함으로써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진행을 예방하고 정상적
“아이들의 웃음을 찾아주겠습니다” - 소아청소년심리지원팀 ❷
인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고 있다. 더불어 피해자들과 지역주민 간의 유 대감을 회복시키는 일도 도모하고 있다. 가족심리지원팀이 중점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활동은 사례관리 서비스다. 가정방문, 전화관리, 내소 상담 등을 통해 피해자와 신뢰를 쌓으며 정기적이고 지속적인 심리지원을 제공한다. 특히 적극적인 애도 상담을 진행하며 유가족들이 사별의 슬픔을 회복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또 이들에게 돌발적인 위기상황에 발생했을 때는 적극적으로 개입해 안정을 되찾도록 조치하 기도 한다. 가족심리지원팀 구성원은 세월호 피해자들의 지속되는 아픔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항상 같은 마음으로 기다려주면서 늘 동행의 발걸음을 걷고 있다. 피해자들과 가장 가까운 곳에 머물면서 웃을 때 함께 웃고 울 때 함께 우는 사람이 바로 그들이다.
“아이들의 웃음을 찾아주겠습니다” - 소아청소년심리지원팀
소아청소년심리지원팀은 세
월호 참사를 경험한 청소년들의 슬픔과 아픔을 함께하고 어려움이 있을 때 도움을 주는 일을 하 고 있다. 대표적으로 유가족 형제자매를 대상으로 통합적인 사례관리 서비스를 지원하며 심리적 치유와 회복을 돕는다. 또 청소년의 특성에 맞는 심리상담 프로그램, 미술·음악·놀이 등을 활용
❶
한 문화예술 프로그램 등을 통해 그들이 아픔을 극복하고 건강한 생활을 되찾을 수 있도록 지원
❷
하고 있다. 캠프 및 야유회를 개최해 같은 아픔을 겪은 아이들이 서로 우정을 나누며 성장하는 기회도 마련하고 있다. 소아청소년심리지원팀은 유가족 형제자매뿐만 아니라 안산지역 내에서 다양한 영향을 받은 간 접 피해자 청소년들에 대한 심리적 지원도 담당한다. 이를 위해 안산지역 학생 고위험군 관리 사 업, 부모 및 교사 대상 프로그램 등의 활동을 펼치고 있다. 팀 구성원의 목표는 아이들이 세월호 참사의 아픔을 이겨내고 늘 활짝 웃는 얼굴을 보는 것이다.
“더 따뜻한 마을을 만들겠습니다” - 지역사회지원팀
지역사회지원팀은 안산지역이 세월
호 참사를 함께 극복해가면서 더 따뜻한 공동체로 성장하도록 돕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 를 위해 아픔을 함께 겪은 안산시민들이 심리적으로 치유되고 회복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역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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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 교육, 주민모임 활성화, 대시민 강좌 등의 프로그램을 개최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 관련 활동 을 벌이는 지역사회의 유관기관 및 단체들을 서로 연결해주는 네크워크 구축 역할도 담당한다. 이밖에 시민들이 직접 아픔을 극복하는 데 참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캠페인도 벌인다. 416 가족 협의회의 활동을 지지하고 지원하는 역할도 지역사회지원팀의 몫이다. 지역사회지원팀은 세월호 피해자와 지역 공동체 사이를 이어주고 센터와 여러 지역 자원을 이
“더 따뜻한 마을을 만들겠습니다” - 지역사회지원팀 ❸ “소통의 창구가 되겠습니다” - 기획홍보팀 ❹ “알뜰살뜰 살림을 꾸리겠습니다” - 행정조정팀 ❺
어주는 다리 역할을 맡고 있다. 안산지역이 늘 함께 연대하고 협력하는 공동체가 되는 것, 그것 이 바로 지역사회지원팀의 꿈이다.
“소통의 창구가 되겠습니다” - 기획홍보팀
기획홍보팀은 세월호 피해자 및 안산시민을 대
상으로 센터에서 지원하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알리고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소통하는 역할 을 담당하고 있다. 홈페이지 운영, SNS 활동, 소식지·리플렛 발간 등 다양한 홍보활동을 통해 센 터가 비전과 미션을 잘 수행할 수 있도록 돕는다. 뿐만 아니라 세월호 참사 이후 보도되는 언론 의 다양한 시각을 정리하는 언론보도 관리 업무 역시 수행하고 있다. 센터 내부와 지역 실무자의 역량을 강화하는 것도 기획홍보팀의 역할이다. 직원교육, 실무자 교 육, 국제심포지엄 등 다양한 행사를 마련해 이들이 재난전문가로서 전문성을 향상시킬 수 있도 록 돕고 있다. 그밖에 센터 직원회의를 비롯해 운영위원회의, 자문위원회의 등 다양한 회의체계 도 운영하고 관리하면서, 센터 내부연구기획사업, 사례관리시스템 개발 등도 진행하고 있다. 한 마디로 기획홍보팀은 센터 안팎을 모두 이어주는 소통의 창구인 셈이다.
“알뜰살뜰 살림을 꾸리겠습니다” - 행정조정팀
행정조정팀은 센터의 전체적인 회계 및 행
정 처리를 도맡아 다른 팀에서 각자의 사업을 원활히 진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번거로운 행정업무를 묵묵히 수행하는 이들의 수고가 있기에 조직의 모든 업무가 더욱 빛 날 수 있다. 작지만 큰 부서인 행정조정팀은 센터의 알뜰한 살림꾼이다.
❸ ❺ 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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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심리지원팀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고 있나요?
가장 기억에 남은 순간은 언제인가요?
서경숙
서경숙
고잔동에 거주하는 유가족 중 36가구의 사례관리를 맡고 있습니다. 유가족들 집에
여러 가지 상황이 떠오르는데, 갑자기 너무 힘들다며 전화가 온 유가족분과 밤중에
직접 방문하거나 전화 상담, 내소 상담을 시행하는 것을 주 업무로 하고 있습니다.
함께 추모공원을 방문했던 순간을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자식을 잃은 슬픔이
가족들 상황을 수시로 확인해서 응급이나 위기 상황이 발생하면 직접 개입하거나
얼마나 큰지, 그 옆에 같이 있어주는 것 외에 아무 것도 해줄 수 없었지만 그래도 힘든
정신건강의학과 진료 등을 받도록 도와주기도 해요. 또 유가족들에게 필요한
순간에 함께 할 수 있도록 요청해준 것에 감사했습니다.
프로그램이나 정보를 안내해 실제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자원들을 연계하는 역할도 하고요. 프로그램으로는 공방 원예를 담당해 분향소 공방에서 원예 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을 지원했습니다. * 앞으로 가족심리지원팀을 통해 세월호 유가족들이 어떤 도움을 받길 바라나요? *
서경숙
시간이 갈수록 가족들은 여러 가지 고통으로 더 힘들어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사례관리를 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끼는 점은 무엇인가요?
유가족들이 이곳을 편안하게 찾아올 수 있는 곳으로, 그리고 힘들 때 가장 필요한
서경숙
처음에는 마음을 열지 않았던 유가족들이 지속적인 사례관리를 통해 조금씩 마음을
도움을 받는 곳으로 활용했으면 좋겠습니다. 힘들어 하는 가족들을 이해하고 지지하는
열기 시작하고, 편안하게 자기 이야기를 하면서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는
노력이 우리 모두에게 있길 바랍니다.
것이 가장 큰 보람입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힘들어하는 가족들과 함께 하는 것은 무엇보다 필요하고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 앞으로의 각오가 궁금합니다. 서경숙
유가족들의 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해야 하기 때문에 때로는 팀원들도 많이 긴장되고 여유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지만 함께 하고자 하는 한 마음을 갖고 늘 서로를 도우며 일을 진행하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유가족들이 좀 더 전문적인 도움을 받았으면
가족심리지원팀에게 묻다
가족심리지원팀 서경숙 정신보건간호사
* 세월호 유가족들과 특별히 가까워지거나 신뢰를 얻었던 계기가 있나요? 서경숙
다양한 계기가 있었지만, 특별히 유가족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순간에 함께 한 것이 큰 의미가 있었습니다. 지난해 저는 가족들의 국회, 광화문 활동뿐만 아니라 100일 행사, 도보 행진, 법원 활동에도 늘 참여해왔는데요. 그런 과정에 함께 할 때 가족들이 조금씩 마음을 여는 것을 느낄 수 있었어요. 더불어 사례관리자 역시 가족들을 더 많이 이해하는 기회가 되었고요. 또 가족들에게 의미 있는 날 특히 고인의 생일을 기억해 추모공원 등을 방문했던 일도 가족들에게 감동과 신뢰를 얻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좋겠다는 바람이 계속 있습니다. 그분들에게 정말 도움이 되는 것이 무엇인지를 잘 알아서 필요한 부분에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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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청소년심리지원팀에서 어떤 일을 하고 있나요?
가장 기억에 남은 순간은 언제인가요?
서진오
서진오
소아청소년지원팀은 세월호 참사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청소년들의 슬픔과 아픔을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걸 얘기하자면, 앞서 얘기한 4개월 간
함께하고 필요한 일이 있거나 어려움이 있을 때 도움을 주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사진프로그램의 결과물을 지역사회주민들과 공유하기 위해 사진전을 열었을 때입니다.
저는 그중에서 세월호 유가족 형제자매들의 심리상담, 개별 및 집단프로그램, 캠프 및
사진전을 아이들과 무려 2달 간 준비했는데요. 매주 센터에서 모여 사진과 제목을
야유회를 맡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정하고 전시회 내용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함께 했습니다. 많이 준비를 했던 만큼 보람도 컸고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당시 아이들은 마음 속 이야기를 전시하는 것을 쑥스럽고 부끄러워했지만 동시에 자랑스러워하기도 했습니다. 학교 선생님, 친구, 가족들도 전시장을 직접 찾아 칭찬을
*
아끼지 않았습니다. 참가 아이 중 한명은 사진전을 통해 희망을 갖고 슬픔을 이겨낼 수
일을 하며 어떨 때 보람을 느꼈나요? 서진오
있는 첫 발걸음이 되었다고 말합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일부 아이들은 외출을 꺼리고 컴퓨터 게임이나 TV 등을 하거나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는데요. 이런 아이들이 센터의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한 이후, 이전보다 밝아진 모습으로 가족 및 또래들과 관계가 좋아지고 학교에도 잘 적응해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처럼 내가 아이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고 있다는 것을 느낄 때 보람을 느낍니다.
* 반대로 가장 힘들었던 때는 언제인가요? 서진오
가장 힘들었을 때는 세월호 참사 1주기 때입니다. 별 탈 없이 지내는 것 같았던 아이들이 갑자기 감정적인 어려움을 호소했습니다. 당시 일일이 전화를 하여 안부를 확인하고 정서적 지지를 도왔지만, 세월호 참사 행사 참여와 프로그램 진행 일정으로 충분히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 못했을 때 많이 아쉬웠습니다.
소아청소년심리지원팀에게 묻다
소아청소년심리지원팀 서진오 정신보건사회복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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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아픔을 겪고 있는 아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특별히 애착이 가는 프로그램이 있나요? 서진오
2015년 10월~12월 단원중학교와 경일관광고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사진프로그램을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아이들 마음속에 깊숙이 담겨 있던 꾹꾹 눌려진 감정들, 전하지 못했던 말들을 사진을 통해 표현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상실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아이들이 서로 마음을 보듬고 서로의 상처를 치유하며 삶의 희망을 얻어가는 4개월 동안 누구보다 가까운 친구가 될 수 있었습니다.
서진오
아이들이 센터의 심리 프로그램을 통해 감정을 발산하고, 여러 집단 활동을 통해 서로의 느낌과 생각을 공유하면서 스스로 자신감을 획득하고 성취감을 얻어갔으면 좋겠습니다. 저 역시 아이들이 내적 치유를 통해 회복 탄력성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힘껏 돕겠습니다. 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계속 세월호 희생자를 기억하고 그들의 아픔과 슬픔을 함께하겠습니다.
*
*
지역사회지원팀에서 일하며 언제 보람을 느꼈나요?
지역사회팀원으로 일하며 좋았던 점은 무엇인가요?
최미정
최미정
저는 지역사회지원팀 사업 중에서도 지역주민교육과 주민모임활성화사업, 노란물결
세월호 참사 후 지금까지 많은 사회복지사들이 세월호 참사 현장에서 활동해오고 있습니다. 센터 역시 초유의 재난 상황에서 즉각 설치되어 늘 긴장상태를 유지하던
합창단, 지역 네트워크 관련해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는 안산시, 나아가
그 시점에서도 지역사회의 공동체 회복에 대해 고민하고 사회복지사로 구성된
국민 전체가 아파한 재난입니다. 그럼에도 지난 600일이 넘는 시간동안 서로 어떻게
지역사회지원팀이 조직되었습니다. 이전에는 국가재난관리체계에서 사회복지영역을
위로하고 트라우마를 극복해나갈지 고민하는 것은 쉽지않았지요. 우선 세월호
공식적으로 찾아보기 어려운데 이번 계기로 재난 현장에서의 사회복지사의 역할이
참사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는 것조차 어려웠는데 그 마음을 공감하고 다가가니
공식적으로 주어진 것에 대해 책임감이 컸습니다. 그리고 그 책임감이 활동에 대한
시간이 지날수록 세월호 참사에 대한 이야기, 유가족활동이야기를 자연스레 전할
동기부여가 됩니다.
수 있었습니다. 주민들은 또 다른 주민들에게 이야기를 전하며 갖고 있던 오해들을
팀원들은 각기 다른 사회복지영역에서 근무했던 경험을 최대한 살려 초기에는
풀기도 했지요. 사업초기 머릿속에 유가족과 이웃 사이 보이지않는 작은 강의 모습을
통합적인 관점으로 유가족과 빠르게 관계형성하고, 지역 안에 유관기관과 소통하는데
상상해봤습니다. 강근처에도 오지못하는 사람도 있지만 강근처에서 반대편으로
적극적이었습니다. 그만큼 어느 팀보다 팀회의 시간에 늘 치열하게 의견을 주고받는데,
건너려고 하는 사람도 있을테조. 저희 팀의 역할은 그 강을 건너는 방법을 함께
지역 안에서 유가족과 주민이 주체가되어 세월호 참사 활동이 보다 건강하게
고민하는 것이었고, 이제는 마음을 터놓고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순간순간이 참
지속가능하도록 하는데 기여하고픈 바람입니다.
보람됩니다.
* 가장 기억에 남은 순간은 언제인가요? 최미정
세월호 유가족과 100일 도보행진을 했을 때입니다. 한창 덥다가도 때가 되면 비가
*
뿌려져 더위를 식힐 수 있었어요. 함께하는 가족과 시민들도 마치 별이 된 아이들이
끝으로 센터에 대한 바람이 있다면?
우리를 지켜보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 날은 처음으로 유가족들과 체육관
최미정
대부분의 직원은 개소 직후 입사해 지금까지 변함없는 마음으로 함께하고 있습니다.
바닥에서 함께 웅크려 잔 날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경험들은 지역주민들을 만나 가족들
그러다보니 최근 심신이 소진된 직원들이 많습니다. 긍정적인 동기부여의 기회가 많이
이야기를 전달할 때 많은 도움이 됩니다. 416세월호참사가족들의 생각과 아픔을
생겨서 건강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기관차원의 노력이 필요한 것같습니다.
구체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거든요.
또한 구성원으로서 앞으로 또다른 크고 작은 재난 시 당사자가 되는 지역사회와 주민들에게 힘이 되는 기관이 되기 위해 많은 연구와 그간의 활동기록을 토대로 트라우마 치유 및 회복과 관련해 전문적인 활동을 공유하고 싶은 기관으로
지역사회지원팀에게 묻다
자리매김하길 바랍니다. 지역사회지원팀 최미정 사회복지사
* 지역사회지원팀을 통해 안산지역이 어떤 변화를 만들어가길 바라나요? 최미정
지난해 우리 팀 내 슬로건은 ‘서로 돕고 서로 회복하는 안산’이었습니다. 올해는 ‘이웃의 희로애락을 함께하는 안산’이지요. 말 그대로 안산이 지역과 이웃에 늘 관심을 가지는 공동체가 되면 좋겠습니다. 세월호 유가족들을 피해자이기 전에 함께 해온 이웃으로 느끼고, 그들의 아픔을 지역 전체가 함께 아파할 수 있는 공동체가 되길 바랍니다. 선행되어야 하는건 충분한 애도 반응이고, 또다시 세월호 참사와 같은 재난이 일어나면 안 되겠지만, 만약 그런 상황이 온다 해도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넉넉히 서로의 고통을 보듬어줄 수 있는 지역이 되길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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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홍보팀 업무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기획홍보팀을 통해 센터가 어떤 변화를 만들어갔으면 좋겠나요?
김보람
김보람
기획홍보팀은 세월호 참사 피해자, 지역주민, 일반시민을 대상으로 사고와 트라우마에
저희가 진행하는 여러 가지 교육을 통해 실무자들이 역량을 키워나가 가족과 주민들을 만나는 현장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끼쳐나가면 좋겠습니다. 또한 센터가 아직 시작하는
대한 이해를 돕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또 유관기관 실무자 대상 역량강화 교육,
단계이기에 지역 곳곳에 적극적으로 알려 지역주민들께서 우리 센터를 한 가족으로
심포지엄 및 국제세미나, 업무협약을 위한 MOU체결 사업, 시민치유단 조직·운영 등
느끼게 하는 것이 제 꿈입니다.
많은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기획홍보팀 업무는 밖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 일이 대부분이며 주로 센터 내부적인 일을 담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회의가 진행될 때 자료를 취합하며 팀별 오류·수정사항을 공지하고 보고하는 일, 센터 주간·월별실적을 정리하고 보고하는 일 등이죠. 각 팀에서 가족들과 주민들을 만나며 전방에서 뛰고 있을 때 그 결과를 정리하고 체계적인 자료로 만드는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저희 팀입니다.
* 끝으로 팀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김보람
저희 팀은 외향적인 분이 많습니다. 업무 특성 상 내근으로 일하지만 이런 에너지가 있어 더 파이팅 넘치고 활동적으로 사업을 수행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처럼 팀원들 한 사람 한 사람 자신의 역량을 더 키우고 한 마음으로 단합해 센터의 기둥과
*
같은 팀이 되면 좋겠습니다.
본인은 팀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업무를 맡고 있나요? 김보람
저는 기획홍보팀에서 소식지 제작과 시민치유단 활동을 주요 업무로 맡고 있습니다. 우선 소식지는 2달에 한번 정도 발행되며, 센터의 활동과 세월호 가족들의 근황을 함께 싣고 있습니다. 또 시민치유단은 뜻있는 시민들이 모여서 교육도 받고 함께 프로그램을 계획하며 지역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준비 단계이기에 모여서 회의를 많이 하지만 앞으로의 활동이 기대되는 팀이기도 합니다. 그밖에도 기관방문, 전체직원워크숍, 홍보물품 제작 등 다양한 일을 하고 있습니다.
기획홍보팀에게 묻다 * 업무를 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꼈던 점은 무엇인가요? 김보람
가장 보람을 느꼈던 때는 우리 팀 손에서 탄생되는 결과물을 볼 때 인 것 같습니다. 저희가 만든 홈페이지가 칭찬을 받았을 때, 센터의 사명과 비전을 논의하는 중요한 활동에서 주관 부서로 활약할 때, 학생들이 저희가 만들 손목밴드를 좋아하고 예쁘게 착용하고 다닐 때, 전산시스템 개발을 통해 수기로 하던 작업을 편리하게 작업하게 됐을 때 등이 떠오릅니다. 또 제가 만든 소식지에 대해 다른 기관이나 시민들이 좋은 피드백을 주셨을 때, 시민치유단 단원들이 여러 지역 행사에 참여하며 스스로 보람을 느끼는 것을 보았을 때 등도 기억에 남네요. 이처럼 순간순간 제가 하는 모든 일에서 보람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기획홍보팀 김보람 사회복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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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온마음센터 바로 세우기 안산온마음센터의 성장을 도모하다
애도상담과 사례관리 세미나 세월호 피해자들과 안산주민의 마음을 치유하고 회복
시키기 위해 우선 센터 스스로가 바로 서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아픔을 겪는 이들 곁에서 힘이 되어 주려면 먼저 그에 걸맞은 지식과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 또 이 같은 역할을 수행하는 동 안 직원 한 사람 한 사람이 지치지 않고 새 힘을 충전할 수 있어야 한다. 그밖에도 센터가 자신의
진행기간
프로그램 주제
2014 7월 3회 8월 ~9월 5회
‘자녀를 잃은 가족의 애도상담’ ‘애도자 사례관리자의 자기점검 및 관리’, ‘지역사회와 애도’ 애도과정에 대한 이론’ ‘집단애도상담 실제’
정체성과 목표를 명확히 인식하고 이를 다른 사람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능력도 필요하다. 끊임없이 이런 역량을 갈고 닦아야만 주어진 사명을 효과적으로 감당하는 일이 가능해진다. 이를 위해 센터는 바쁜 와중에도 스스로 역량을 강화하는 일에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이며 애도상
긍정심리 강점 워크숍
담과 사례관리 세미나, 직원 워크숍, 브랜드레이징 같은 활동을 통해 지속적으로 성장을 도모했다.
진행기간
치유를 위한 전문 지식 쌓기 - 애도 상담과 사례관리 세미나
2014 12월 25일 2015 3월 15일
세월호 참사가 발생하자 사
례관리자들은 곧바로 심리지원 현장에 투입됐지만, 막상 애도 상담과 사례관리에 대한 전문적 인 지식이 부족해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있었다. 이에 센터는 사례관리자들에게 실무에서 즉
워크숍 후 긍정자원검사 결과(100점 환산 기준) 전 후
워크숍 후 직원들의 강점 발현 유형
시 적용할 수 있는 지식과 정보를 제공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2014년 7월 24일, 25일, 31일 총 3회에 걸쳐 안산시청 별관 대회의실에서 ‘안산주민 치유와 회복 을 위한 애도상담과 사례관리 세미나’가 개최됐다. 센터 직원과 지역 실무자 79명이 참석해 애
의로운
지혜로운
16
9 열중하는
75.0
유쾌한 28
77.7
다정한 19 성실한 19
3
도상담 및 사례관리에 대해 실질적인 조언을 듣는 자리였다. 1회 세미나에서 홍주연 전 한국상 담대학원 상담학과 교수는 ‘애도상담’에 대해, 2회 세미나에서 황애란 의료상담사는 ‘자녀를 잃 은 가족의 애도상담’에 대해, 3회 세미나에서 백종우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사례 관리 실천전략’에 대해 각각 강의를 했다. 이들의 강의는 직접 현장을 뛰어다니고 있는 사례관 리자들에게 단비와 같은 정보를 제공했다. 이 세미나가 좋은 반응을 얻자 한 단계 더 깊이 있는 내용을 다루는 심화 교육과정도 마련됐다. 8월 22일~9월 26일 총 5회에 걸쳐 센터에서 ‘안산주민 치유와 회복을 위한 애도 상담과 사례관 리 심화과정’ 세미나가 개최됐다. 1~4회 세미나에서 홍주연 교수는 ‘죽음’, ‘애도과정에 대한 이 론’, ‘외상애도’, ‘자살애도’, ‘아동애도’, ‘청소년애도’, ‘집단애도상담 실제’에 대해 강의했다. 5회 세미나에서는 김현수 전 센터장이 ‘애도자 사례관리자의 자기점검 및 관리’, ‘지역사회와 애도’ 에 대해 깊이 있는 정보를 주었다. 이 같은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사례관리자들은 애도상담과 사례관리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이를 직접 현장에 적용하는 데 큰 도움을 얻었다.
브랜드레이징 진행기간
2015 5월 27일 ~ 8월 24일
브랜드레이징 진행 이유
향후 국가적 재난 피해자까지 아우르는 기관으로 성장하고자 하는 비전 센터의 구체적인 미션과 비전을 수립해 앞으로 나아가야할 방향과 지침을 마련하는 일이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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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강점을 발견한 시간 – 긍정심리 강점 워크숍
센터 직원들의 강점을 찾아 잠재된 역
량을 끌어올리는 워크숍도 개최되었다. 2014년 12월 25일, 2015년 3월 11일에는 긍정심리 강점 연구소 스트렝스가든의 도움을 받아 ‘긍정심리 강점워크숍’이 열렸다. 이 워크숍은 ‘강점 피라미 드’, ‘강점 시소게임’, ‘강점 코칭게임’, ‘강점 아바타 꾸미기’ 등의 시간을 통해 자신의 강점을 발견 함고 긍정성을 찾아가는 프로그램이었다. 워크숍 결과 센터 직원들의 강점 발현 유형은 ‘유쾌한(28%) > 성실한(19%) > 다정한(19%) > 의 로운(16%) > 지혜로운(9%) > 열중하는(3%)’ 순으로 분포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유쾌한 사 람’ 즉 다른 사람에게 호의, 배려, 선행, 긍정, 웃음 등을 선사하는 특성이 발견된 것이다. 또 직원 들 중에서 가장 많은 인원이 보유하고 있는 대표 강점은 ‘신념, 감탄, 공정, 친절, 진솔’ 등으로 나 타났다. 이 같은 워크숍을 통해 센터 구성원들은 자신의 강점을 새롭게 알게 되고 이를 긍정적 에너지로 승화하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 실제로 워크숍 전후 직원들을 대상으로 긍정자원검사(POREST) 를 실시한 결과, 100점 환산 시 75.0점에서 77.7점으로 상승했고 특히 ‘사회적 지지’, ‘긍정성’ 부 분에서 가장 많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원들은 또 “내 삶 속에서 긍정적인 마음을 가질
스트렝스가든
긍정심리 기반 한국형 강점교육 프로그램 보다 충만하고 좋은 삶을 향한 긍정심리학을 토대로 한국형 강점검사를 비롯한 강점전문교구를 통해 참다운 자기와 삶의 가치를 발견하는 강점훈련 프로그램
수 있도록 다시 한 번 되짚어보는 기회가 되었고 항상 긍정적으로 살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나의 대표 강점을 발견하고 또 긍정에너지를 쏟게 하는 여러 가지 다른 강점들도 발견한 것 같
자기발견
자기이해
성격강점
강점발현유형
다”는 소감을 표현했다.
안산온마음센터의 정체성을 찾다 - 브랜드레이징
자기실현 행복하고 가치 있는 삶
비영리단체에게 있어서 ‘브랜드’의 의미
는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비영리 단체는 기업처럼 단순히 이윤 추구를 목표로 하는 게 아니라
브랜드레이징 비전미션선포식
눈에 보이지 않는 공동체적 ‘가치’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조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은 단 순히 고객이라는 대상을 향해 홍보 활동을 펼치면 되지만, 비영리단체는 조직의 목표를 위해 더
책임
다양하고 광범위한 대상을 설득할 필요가 있다. 이때 필요한 것이 바로 브랜드다.
신뢰
이에 센터가 추진한 것이 바로 ‘브랜드레이징(Brandraising)’이었다. 브랜드레이징이란 단체의 명확한 비전과 미션, 정체성 등을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커뮤니케이션 체제를 발전시키는 과정
함께
핵심가치
사람중심
을 뜻한다. 즉 단체를 둘러싼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소통하기 위해 매력적인 커뮤니케이션 상 징을 개발하는 것이다.
자율성
중립
센터는 세월호 참사 이후 피해자와 지역 주민의 정신건강을 위해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만들어 졌고 바로 실무에 투입되었다. 그러다보니 체계적인 비전과 미션 등을 깊이 고민해서 공개할 여 유가 없었다. 그러나 점차로 조직 체계가 갖춰지고 유가족과 안산시민의 심리지원을 책임지는
나는 안산온마음센터 구성원으로서 비전, 미션, 핵심가치를 성실히 이행할 것을 다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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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중한 임무를 맡게 되면서 이제는 안정화 단계를 준비해야하는 시기에 도달했다. 특히 센터는 현재 세월호 참사 피해자들을 위주로 심리지원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향후 국가적 재난 피해자까지 아우르는 기관으로 성장하고자 하는 비전을 지니고 있었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센 터의 구체적인 미션과 비전을 수립해 앞으로 나아가야할 방향과 지침을 마련하는 일이 필요했 다. 이를 바탕으로 센터의 정체성과 운영방침을 시각적으로 보여 줄 수 있는 CI도 마련해야했다. 이에 따라 센터는 2015년 5월 27일부터 8월 24일까지 3개월에 걸쳐 브랜드레이징 컨설팅 및 CI 제작 작업에 돌입했다. 홍보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모두 6차례의 브렌드레이징 컨설팅 모임이 열 렸고 직원들은 이 모임에서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며 센터의 비전과 미션을 구상했다. 다양하고 치열한 토론을 통해 ‘트라우마 치유를 통한 개인과 사회의 동반 성장’이라는 비전이, ‘치유와 회 복, 전문성 향상, 시스템구축, 공동체 성장’이라는 미션이 탄생했다. 미션 선언문 또한 한 자 한 자 다듬어졌다. 이와 함께 장차 센터의 얼굴이 될 CI도 탄생했다. 정체성을 담아낸 다섯 개 시안 중에 직원과 내 방객의 투표를 거쳐 현재 CI가 최종 채택됐다. 글자만으로 이루어져 심플하게 느껴지고 초록색 과 노란색이 조화돼 따뜻한 분위기를 준다는 것이 장점으로 꼽혔다. 더불어 직원을 대상으로 센 터의 슬로건도 공모했는데, 기존의 슬로건 ‘온마음을 다하여, 온힘을 다하여, 온세상을 향하여’ 가 가장 많은 지지를 얻어 그대로 정해졌다. 이 슬로건이 센터의 이미지와 잘 맞고 그동안 사용 해왔던 슬로건을 다시 바꾸는 데 이질감이 느껴진다는 의견이 공감을 얻은 것이다. 이렇게 비전과 미션, CI, 슬로건이 정해진 후 센터는 8월 24일 자체적으로 ‘비전·미션 선포식’을 개최했다. 전직원이 한 자리에 모여 비전과 미션을 선포했다. 이후 센터를 대표하는 남녀 직원 각 1명이 앞으로 나와 비전과 미션을 선창하자 나머지 직원이 큰 소리로 제창했다. 그리고 전체 직원들은 비전과 미션이 그려진 ‘다짐나무’ 그림에 사인을 하며 센터의 가치를 적극적으로 이행 하겠다고 다짐했다. 센터는 일련의 브랜드레이징 과정을 통해 비로소 조직의 목표와 가치를 명확하게 제시할 수 있 게 되었다. 새로 탄생한 비전과 미션, 선언문, CI, 슬로건은 센터의 과거와 현재의 정체성뿐만 아 니라 미래에 나아갈 방향까지 담아내고 있었다. 이제 남은 과제는 이 비전과 미션을 열과 성을 다해 실천하는 것, 그리고 이를 위해 다양한 사람 및 단체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것이다.
이제 남은 과제는 이 비전과 미션을 열과 성을 다해 실천하는 것, 그리고 이를 위해 다양한 사람 및 단체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것이다.
기획홍보팀
보람쌤의 24시간을 함께해요!
09:00
10:00
11:00
12:00
13:00
팀 회의(팀 내 직원 업무 파악)
시민치유단 간담회 참여 인원 파악(전화)
‘트라우마 길라잡이’ 소책자 제작 위한 회의
점심식사
국제심포지엄 참석 명단 확인 전화
팀 주간업무 요청 및 취합
마음안녕 소식지 시안 확인
(전문의, 업체)
주간브리핑 작성 및 발송
중간 중간 전화응대
소책자 원고 내용 확인
홈페이지 및 SNS 센터 홍보 기재
소책자 디자인 시안 확인 및 논의
이를 통해 같은 팀원들이 서로 어
회의를 마친 후 각 팀별 업무를 파악하는 주간업무 회의록을 작성한다. 각
인쇄사에서 안산온마음센터의 12번째 소식지에 대한 시안을 보냈다고
한 대내외행사 중 가장 큰 행사다. 재난이
떤 업무를 하고 있는지 파악하고
팀원들이 본인의 업무를 작성해 기획홍보팀으로 발송하면, 이를 취합하고
연락이 왔다. 소식지는 불특정 다수가 접하는 홍보물인 만큼 그 내용과
잦은 나라(일본, 인도 등)의 연자들과 함
함께 일을 도우며 협력할 수 있다.
정리하는 작업이다. 30명이 되는 직원들에게 반복적으로 요청해야 하는 작
디자인 등에 있어 조금도 소홀할 수가 없다. 특히 센터에서 진행하고 있
께 트라우마 및 재난심리지원에 대해 풍
업이라 단순한것 같지만 시간이 많이 걸리는 일이다. 주간업무가 완성되면
는 크고 작은 행사, 활동 등을 상세히 실어 직원들의 땀과 눈물을 조금이
부하게 논의함으로써 우리나라의 역량과
각 유관기관과 업무를 공유하기 위한 주간브리핑을 작성해 발송한다. 이를
나마 알릴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에 더 소중한 마음을 담아 만들고 있다.
전문성도 더욱 높아지길 기대한다.
국제심포지엄에 초청한 연자들에게 참석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일일이 전화를 건 다. 국제심포지엄은 기획홍보팀에서 담당
아침에 출근해 팀 회의를 한다.
통해 유관기관과의 소통이 활발해질 수 있다.
11월 말에 개최되는 국제심포지엄과 관련해 홈페이지와 SNS(페이스북)
다음은 내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시민치유단 활동을 준비하는 시간
에 글을 기재한다. SNS를 통해 센터가 하는 활동, 416세월호참사와 관련
이다. 오늘은 시민치유단 간담회가 있는 날이기 때문에 참여할 인원을 파
한 자료를 정기적으로 업데이트하고 있다. 트라우마 및 외상 후 스트레스
악해야 한다. 시민치유단은 1~2기 과정을 통해 약 60명이 수료했는데, 활발
장애에 대해 설명하는 소책자를 제작하기 위해 전문의와 디자인 업체 등
하게 활동하는 소수 인원을 선정해 간담회를 진행한다. 오늘은 어떤 선생님
과 함께 회의도 진행한다.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트라우마와 사랑하는
이 참여할지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수화기를 든다. 항상 밝은 목소리로 맞아
사람을 잃었을 때의 상실감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있다. 소책자
주는 선생님들의 목소리를 들으면 하루 종일 기분이 좋아지기도 한다.
를 통해 그러한 오해와 무지가 사라질 수 있게 되길 바란다.
21:00
18:30
18:00
17:00
16:00
14:00
간담회 정리
시민치유단 준비
저녁식사
시민치유단 다과구입
기관방문
시민치유단 다과 구입
시민치유단 송년회 회의
간담회의록 작성
시민치유단 간담회
시민치유단 간담회 PPT 작성
소식지 인터뷰 일정 조율
오늘은 종로구정신건강증진센터에서의 기관방문
시민치유단 워크숍 계획안 작성
간담회를 마친 후 바로 퇴근하고 싶은 마음이
시민치유단 간담회가 있는 날이라 저녁식사 시간을 오래 갖지 못
이 있는 날이다. 우리 센터는 세월호 참사라는 특
굴뚝같지만, 회의록 작성을 위해 다시 책상에
한다. 김밥으로 간단하게 식사를 해결하고 간담회를 시작한다. 오
수한 사고로 인해 탄생한 기관 인만큼 다른 기관
저녁 7시까지 본격적으로 시민치유단 간담회를 준비한다. 이번
앉는다. 오늘 선생님들의 소중한 말 한 마디
늘 간담회는 앞으로 시민치유단의 활동 방향성에 대한 구체적인
에서 방문을 많이 오는 편이다. 기관들은 센터를
간담회의 주제는 2016년 시민치유단의 방향성을 논의하고 팀
한 마디를 잊지 않고 기록하기 위함이다. 회의
논의가 오고갔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열띤 토론이 펼쳐졌다.
방문하면서 다시 한 번 세월호 참사를 되새기고,
을 구성하는 것이다. 주변에서 시민치유단에 대한 기대가 높은
우리에게도 많은 격려와 응원을 아끼지 않는다.
만큼, 향후 더욱 체계적인 활동을 벌일 예정이다. 간담회를 위해
록을 정리하고 나니 앞으로 시민치유단이 펼 쳐나갈 활동에 더욱 기대감이 부풀어 오른다.
PPT를 제작하고 다과를 구입한다.
04 함께 만드는 미래
안산온마음센터, 지역사회와 연대하다
안산온마음센터, 전문가들과 소통하다
안산온마음센터, 미래를 바라보다
안산온마음센터 구성원 하나하나가 혼자가 아니듯, 안산온마음센터라
센터는 세월호 참사라는 비극 속에서 출발했지만, 한 걸음씩 그 아픔을
는 조직 전체 역시 혼자가 아니다. 센터는 정부를 비롯해 지역사회 여
극복해가며 재난으로 고통 받는 모든 이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러 기관·단체들과 긴밀한 연대와 협력을 위한 네트워크를 이루고 있다.
있는 신뢰받는 기관으로 다듬어져 가고 있다. 센터가 성장하고 발전할수
416세월호 피해자들의 삶과 마음을 돌보고 지역사회를 보다 성숙한 공
록 우리 사회의 재난심리지원 체계가 한 뼘씩 자라나는 것이라 해도 과
동체로 만들기 위한 치유와 회복의 네트워크라고 할 수 있다.
언이 아니다. 센터가 주어진 사명에 더욱 충실하고, 전문성과 역량강화 에 충실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센터가 함께 손잡고 있는 네트워크는 공동체 회복을 위한 네크워크, 정
연대와 협력의 네크워크
신건강을 위한 네크워크, 청소년 심리지원을 위한 네트워크 등 다양하
이제는 더욱 힘찬 날갯짓을 꿈꿀 때이다. 재난심리 지원에 대한 연구와
다. 각각의 네크워크는 한 마음으로 한 목표를 이루기 위해 기꺼이 서로
개발, 전문가 양성을 위한 교육과 훈련, 해외 선진 사례에 대한 탐구 등
의 경험과 지혜를 나누고 있다. 각 기관의 전문성과 개성이 모이면 혼자
앞으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재난심리지원 기관이 되기 위한 과제가 아
일 때는 불가능한 큰 시너지가 발휘된다. 이처럼 함께 가는 이들이 있기
직도 산적해있다. 센터는 이 모든 일을 기꺼이 감당하고자 한다. 재난으
에 센터의 발걸음은 외롭지 않다.
로 깊은 슬픔을 겪고 있는 이들을 위해, 함께 아파하고 있는 공동체를 위 해 거친 길이라 해도 마다않고 걸어 나갈 것이다. “담쟁이 잎 하나는 담
재난심리 전문가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더욱 그들을 양성하고자 하
쟁이 잎 수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는 시구처럼 ‘함께’라면
는 것도 함께 걷는 네크워크의 반경을 넓히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우리
가능하다. 센터는 변함없이 최선을 다해 주어진 사명을 다할 것이고, 많
나라가 지니고 있는 재난 및 재난심리 지원 시스템과 자원은 아직 부족
은 사람과 단체들이 그 일에 동참할 것이다. 그러면 재난이 쌓아놓은 저
한 것이 현실이다. 이런 환경 속에서 재난전문가를 적극 키워내려는 시
거대한 벽도 결국엔 넘어서는 감격을 맛볼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도와 국내외 전문가를 모아 소통의 장을 마련하는 시도는 각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이러한 노력을 통해 센터는 재난 관련 네트워크의 ‘허브’ 로 자리매김하려 하고 있다.
더욱 힘찬 날갯짓을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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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온마음센터, 지역사회와 연대하다
안산온마음센터 네크워크 이루기 함께 걷는 벗들
세월호 피해자 및 안산주민의 치유와 회복을 위해 애쓰는 기관 및 단체는
안산온마음센터 네트워크
비단 안산온마음센터뿐만이 아니다. 지역 사회 내 수많은 기관·단체가 각자의 개성과 특성에
공동체 회복 네크워크 단체 및 기관
맞게 세월호 참사 극복을 위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정신건강, 심리, 사회복지, 문화예술, 공연, 교육, 기억과 기록 등 활동 분야도 다채롭다. 이러한 사업들이 서로 한 데 어우러지며 모두가 꿈꾸는 치유와 회복, 공동체의 성장을 위해 조금씩 다가가고 있다. 센터는 이처럼 같은 뜻을 품은 여러 단체와 협력하고 있다. 공동체회복 네트워크, 정신건강 네
안산 온마음센터
트워크, 청소년 심리지원 네크워크 등을 이뤄 분야별로 연대와 협력을 통해 서로 힘을 모은다. 함께 구체적인 사업을 펼치고, 대화모임을 가지며 지혜와 지식을 나눈다. 서로 함께 하고 있다 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되고 힘이 되는 ‘함께 걷는 친구들’이다.
안산을 더 따뜻한 공동체로 - 공동체회복 네크워크
청소년심리지원 네크워크 단체 및 기관
센터는 안산지역 곳곳에서 활동하는
시민단체 및 기관들과 ‘공동체 회복 네크워크’를 이루고 있다. 이들 네크워크 참가 단체들은 각
정신건강 네트워크 단체 및 기관
각 심리지원, 문화예술 활동, 가족지원 등 각자의 역할들을 수행하면서 서로 간 활동상황에 대 한 정보를 교류하고 자원 연계를 추진한다. 또 ‘안산예술행동 난장’은 센터와 지역 문화예술인이 함께 참여하는 네트워크다. 세월호 참사 피해자와 지역주민의 심리·정서적 어려움을 치유하는 문화예술의 장을 마련하고, 문화예술 영 역에서 공동체성 회복 방안을 제안하고 실행하기 위해 모였다. 센터를 비롯해 한국민족예술총 연합회 안산지회, 신나는 학교 자바르떼 경기지부 등의 문화단체 그리고 퍼포먼스, 건축, 미술, 음악 등 다양한 분야의 문화예술인이 동참하고 있다. 이밖에 센터와 안산고교회장단엽합, COA, 안산시고교청소년연합동아리 DOAHA, 안산청소
공동체 회복 네크워크 단체 및 기관
년문화의집, 안산탁틴내일, 안산YMCA 청소년동아리 등 청소년단체는 안산 공동체의 회복을
안산지역공동체회복을 위한 복지관 네트워크 '우리함께'
안산의제21
위해 청소년들이 상상력을 펼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네트워크를 구성했다. 이들은 2015년 11
세월호문제해결을 위한 안산시민대책위
안산협동조합협의회
월 7일 안산 청소년 토론회 ‘우리가 꿈꾸는 사회, 우리가 바라는 안산’을 개최해 안산의 미래를
와리마루
민주노총 안산지부
도모하는 ‘소셜픽션’ 워크숍을 가졌다.
민예총 안산지부(민족예술인총연합회)
안산새사회연대 일다
기억저장소
치유적공간 이웃
안산 YWCA
힐링센터0146 '쉼과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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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적 치유와 회복을 위해 - 정신건강 네크워크
심리 및 정신건강 분야에 전문성을 지닌
유관 기관들과는 함께 ‘정신건강 네트워크’에 참여하고 있다. 각각 의료, 간호, 심리, 사회복지 등에서 전문성을 지닌 기관들과 정보 및 의견을 나누며 피해자들의 심리 치유와 회복을 도모 하고 있다. 여러 정신건강증진센터 중에서도 안산시정신건강증진센터, 안산시중독통합관리센
정신건강 네트워크 단체 및 기관 정신건강증진센터
대한신경정신의학회
대한간호협회정신간호사회
한국심리학회 / 한국임상심리학회
한국정신보건사회복지사협회 / 한국사회복지사협회
제주특별자치도 세월호피해상담소
안산시자살예방센터
안산시정신건강증진센터
터, 경기도정신건강증진센터와의 교류가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세월호 침몰사고의 직간접적인 피해자들이 안산 이외의 지역에도 흩어져 있는 만큼, 전국에 걸쳐있는 정신건강 네트워크와의 공조 역시 다양하게 진행하고 있다. 특히 세월호의 목적지였
안산시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
던 제주도의 피해자 숫자도 상당히 많아서 센터는 제주도재난심리지원센터, 제주 연강병원(세 월호피해상담소), 제주도건강증진센터 등과 기관방문·업무협약을 추진하는 등의 협력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아이들의 웃음과 행복을 꿈꾸며 - 청소년심리지원 네크워크
청소년심리지원 네크워크 단체 및 기관
세월호 참사의 직간접적 피
해자인 청소년들을 위한 ‘청소년심리지원 네크워크’도 활성화되어있다. 안산청소년 트라우마 네트워크 구축사업인 ‘돌봄네트워크’는 피해 청소년 대상 사례관리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각 기관 사업 및 프로그램 운영에 대한 소식을 공유하고 있다. ‘단원고 생존학생 심리치유 협의 회’는 매월 모임을 통해 단원고 생존 학생들을 위한 효과적인 심리상담 방법 및 프로그램을 공 유하고, 중장기적인 심리 치유 및 회복 지원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또 ‘안산지역 청소년 문화
안산청소년 트라우마 네트워크 구축사업 돌봄네트워크 기관 안산시정신과개원의 협의회
우리함께
유니세프
힐링센터 0416쉼과 힘
안산시자살예방센터
안산시정신건강증진센터
경기도교육청 안산교육회복지원단
안산교육지원청
네트워크 회의’는 안산 내 단원고 생존자를 위한 각 기관의 심리지원 및 프로그램 운영에 관해 논의하고 있다.
단원고 생존학생 심리치유 협의회 기관
이밖에 센터와 안산시정신건강증진센터, 안산시자살예방센터, 오렌지컴퍼니극단 등은 2015년
단원고등학교(교감, 스쿨닥터)
416 가족협의회
11월 안산시 고등학교 5곳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심리치유 뮤지컬 ‘해피투게더’를 운영해, 청소
단원고대책특별위원회
경기도교육청 안산교육회복지원단
년들이 연극을 통해 트라우마에 대해 이해하고 심리적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 기도 했다.
안산지역 청소년 문화네트워크 회의 기관 쉼표
우리함께
힐링센터 0416쉼과 힘
소금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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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온마음센터, 전문가들과 소통하다
는 것도 중요하지만 공감적 태도, 눈길, 말투 등 효과적인 비언어적 의사소통이 더 중요하다”
재난전문가 키워나가기
며 “트라우마의 가장 중요한 치료는 정서적 안정화”라고 조언했다. 또 12일 심화과정에서는 유
배움이 필요한 치유자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하자 전국 각 지역에서 유가족에 대한 상담 및
성은 충북대 심리학과 교수가 ‘트라우마의 심리적 개입’에 대해, 박주언 계요병원 정신건강의
심리지원에 동참하겠다는 전문가와 자원봉사자의 손길이 끊이지 않았다. 이들은 막중한 책임
학과 전문의가 ‘트라우마의 평가’에 대해 강의했다.
감을 가지고 사명을 다했지만, 아직 ‘재난심리지원’이라는 분야에 대해서는 생소한 것이 사실
지역 실무자들은 이 강의를 듣고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는 용기가 생겼다”, “트라우마에 대해
이었다.
직접적으로 개입하는 방법에 대해 이해할 수 있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직접 세월호 유가족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통계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지난 2005년부터 2014년까지 등록
대면하면서 필요했던 지식과 정보를 때맞춰 얻을 수 있었던 것이다.
된 사고는 50건에 달했고 이중 특별재난지역이 선포된 사례는 모두 4건이었다. 2005년 양양 산불, 2007년 허베이 스피리트 유조선 기름 유출 사건, 2012년 휴브글로벌 불산 누출사고, 그 리고 2014년 416세월호참사가 그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재난을 반복해서 겪으면서도 재난심 리지원에 대한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시스템은 제대로 마련돼지 못했다. 특히 대규모 희생자가 발생한 세월호 참사의 경우 직접적인 재난경험자인 유가족만 해도 1,000명에 달해 제대로 된 재난심리지원이 절실했지만, 그동안 사회적으로 축적된 역량이 부족했기에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었다. 재난을 온전히 극복하기 위해서는 피해자의 심리적, 정신적 고통까지 피해 복구의 영역으로 인식해야 한다. 이에 따라 피해자들과 직접 대면하는 실무자들에게 재난심리지원에 대한 역량 강화가 절실해졌다. 현장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지식과 정보가 필요했다. 이에 센터는 실무 자들을 위한 여러 역량 강화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트라우마 제대로 알기 - ‘트라우마 심리치료 기본·심화과정’
2014년 8월 5일, 12일 단원
구노인종합사회복지관에서 ‘지역 실무자를 위한 트라우마 심리치료 기본·심화과정’ 세미나가 개최됐다. 세월호 유가족을 대상으로 심리지원에 뛰어든 실무자들에게 트라우마에 대한 이해 를 높이고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한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 것이다. 이 세미나에는 안산 온마음센터, 안산시정신건강증진센터, 지역 복지관 사례관리실무자, 상담관련 실무자 등 82명 이 참석했다. 강의 내용은 실질적이고 구체적이었다. 5일 진행된 트라우마 심리치료 기본과정에서는 최윤 경 계명대 심리학과 교수가 ‘트라우마란 무엇인가’에 대해 강의했다. 강의에서 최 교수는 “트 라우마를 겪는 일은 너무나 고통스럽지만 이를 잘 극복해낸다면 이전보다 질적으로 나은 삶으 로 성장할 수 있다”는 희망을 전해주었다. 채정호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정신과학교실 교수 는 ‘트라우마 개입’을 주제로 강의했다. 채 교수는 “트라우마를 겪는 이에게 공감적 대화를 하
한눈에 보는 트라우마 심리치료 기본·심화과정
참여 인원
진행 일시
82
명
2014년 8월 5일, 12일
155
재난에 대비한 전문가 만들기 - 재난전문가 양성교육
2015년 8월 31일~9월 2일엔 전국
재난전문가 양성교육에 대한 참여자 의견
각 지역의 재난 유관기관 실무자들을 대상으로 한 ‘재난전문가 양성과정’ 교육 프로그램이 운 영되었다. 이 프로그램은 각 기관의 실무자들이 재난 및 심리지원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트라 우마 치유를 위한 여러 치료 및 명상 기법을 배워 전문성을 강화하도록 도와주는 프로그램이
PTSD에 대해 심층적으로 알 수 있었으며, 상담에 있어 깊이 있는 통찰을 유도한 유익한 교육이었습니다.
었다. 재난전문가 양성과정은 3일 동안 총 7개의 강좌로 진행되었다. 트라우마의 사회역사적 이해
상담자로, 실무자로, 사람에 대한 마음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신정식 안산온마음센터 팀장), 지속노출치료PE(주혜선 이화여자대학교 심리학과 연구교수),
몸소 느낄 수 있었던 인상적인 시간이었습니다.
EMDR(한창우 전 안산온마음센터장), 지역사회공동체회복프로그램(최성우 안산대학교 사회 복지과 겸임교수), 신체기반의 트라우마 접근(이정명 한국타말파연구소 대표), 트라우마의 임 상적 이해(김대호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정신건강의학과 주임교수), 마음챙김 명상 MBSR(안 희영 한국MBSR연구소 소장) 등의 강의가 이어졌다.
재난전문가 양성교육 커리큘럼
이 과정에선 특히 일반인에게는 생소한 치료 및 명상 프로그램이 소개되어 참가자들의 큰 관 심을 끌었다. 예를 들어 마음챙김 명상(MBSR : Mindfulness-Based Stress Reduction)은 1979 년 미국 메사추세츠주립대 메디컬센터의 존 카밧 진이 창시한 프로그램으로, 불교의 명상법을
1일차
2015.8.31
• 트라우마의 사회역사적 이해 • 지속노출치료PE • EMDR
2일차
2015.9.1
• 지역사회공동체회복프로그램 • 신체기반의 트라우마 접근
3일차
2015.9.2
• 트라우마의 임상적 이해 • 마음챙김명상(MBSR)
이용해 만성통증이나 만성질병에 노출된 환자들의 스트레스를 감소시키기는 명상법이다. 또 타말파는 전설적인 현대무용가 안나 할프린이 창안한 것으로 춤, 동작과 같은 표현예술을 통 해 치유를 도모하는 기법을 말한다. 이밖에 지속노출치료 PE(Prolonged Exposure Therapy) 는 피해자가 피하기만 했던 트라우마를 기억에 노출시키는 작업을 반복해 그 공포를 이겨내도 록 도와주는 치료법이다. 이처럼 참가자들은 다양한 심리치료 기법을 배우며 재난전문가로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다 질 수 있었다. 한 참가자는 “트라우마에 대한 인식과 치료기법에 대해 쉽게 이해할 수 있었고, 실질적으로 필요한 절차나 전문적인 접근법에 대해 배울 수 있어서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또 다른 참가자는 “여러 치료프로그램을 경험하면서 상담자로서 소진되었던 부분을 회복할 수 있 었다”는 소감을 전했다.
157
지역사회 재난심리 전문가 키우기 – 재난심리지원전문가 양성과정
재난심리지원전문가 양성과정 평가 결과
경기도와 경기도정
신건강증진센터와 함께 본격적으로 재난심리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한 노력도 이어졌다. 2015 년 12월 2일~3일까지 보훈교육연구원에서는 ‘경기도재난심리지원단 위촉 및 긍정심리 강점 전문가 강사양성 교육’이 실시되었다. 이 교육의 목적은 경기도가 재난 피해자에 대해 제일선 에서 대응하기 위해 조직한 ‘경기도재난심리지원단’을 위촉하고, 이들을 긍정심리 강점 프로
Q1
본 교육이 심리지원 전문인력 역량을 높이는데 효과적입니까?
67.8 % 32.2 %
그램을 운용할 수 있는 전문가로 육성하는 데 있었다. 모두 42명의 경기도재난심리지원단원이 이 교육과정을 수료했다. 참가자들은 ‘재난에 대한 긍정심리학적 접근’, ‘심리면역 프로그램의 이해’, ‘강점피라미드 강 점 검사’, ‘강점 시소게임’, ‘강점 코칭게임’, ‘강점 아바타 만들기’ 등 여러 강의와 프로그램을
Q2
매우 그렇다
그렇다
교육의 전반적인 진행과정에 만족합니까?
78 % 22 %
통해 긍정심리 강점에 대한 소양을 길렀다. 교육을 모두 이수한 참가자들에게는 경기도 긍정
매우 그렇다
그렇다
심리 강점 전문가 자격증이 수여됐다. 이 프로그램은 기존 재난전문가 교육에서 다루어지지 않았던 긍정심리 강점 분야를 집중적으 로 다뤘다는 점에서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피해자의 병리적인 문제에 초점을 맞추지 않 고 ‘강점’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심리 치유와 회복을 위한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된 것이다.
Q3
이에 더해 11월 말~12월 중순에는 트라우마 회복을 위한 재난심리지원전문가 양성 교육의 일
본 교육은 사회에서 긍정심리 강점 프로그램을 운용하는데 효과적입니까?
59.3 % 39%
1.7% 그렇지 않다
매우 그렇다
그렇다
환으로 ‘신체기반 교육 프로그램’이 한국타말파연구소에서 시행됐다. 트라우마로 굳어버린 신 체 에너지를 방출시키고 생리시스템의 순환 감각을 일깨움으로써 피해자 회복을 돕는 방법을 알려주기 위한 프로그램이었다. 모두 3차례 실시된 교육에는 경기도 정신보건실무자 79명이 참가했다.
Q4
본 교육을 다른 직원들에게 추천해줄 의향이 있습니까?
72.9% 27.1%
‘신체를 통한 안전감 만들기’, ‘신체를 통한 건강한 경계 만들기’, ‘목과 어깨를 중심으로 한 신
매우 그렇다
그렇다
체치료 개입법’ ‘호흡을 중심으로 한 신체치료 개입법’, ‘트라우마의 각 신체 부위별 증상에 대 한 이론 소개’, ‘트라우마의 신체심리치료적 개입법 케이스 스터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 련됐다. 참가자에게는 트라우마를 경험한 대상자의 신체적 감각을 새롭게 조명하고 나아가 신 체·심리적 안정감을 확보하기 위한 실제적인 방법을 익히는 기회가 되었다. 뿐만 아니라 정신 보건실무자들의 신체적 이해와 스트레스를 함께 다룸으로써 실무자들의 소진 예방에도 큰 효 과를 얻을 수 있었다.
한눈에 보는 트라우마 회복을 위한 재난심리지원전문가 양성 교육
참여 인원
79
명
진행 일시
교육 주제
2015년 11월 30일~12월 1일 12월 7일~8일 12월 15일~16일
트라우마 생존자의 신체적, 감정적 현상에 대한 이론적 이해와 신체개입기법 및 심리 치료 기법의 실제
159
세계적 활동가와의 만남 – 페트리샤 케인과의 대화
세계적으로 저명한 시민활동가와 만
나 국가적 재난 이후 트라우마 개입에 대한 경험과 조언을 듣는 시간도 마련되었다. 2015년 7 월 28일 학생정신건강지원센터와 함께 시민활동가 페트리샤 케인을 초청해 ‘416세월호참사 관련 지역실무자 대화의 서클’ 자리를 마련했다. 페트리샤는 소아정신과 전문의이자 비영리조 직 까빠시따르 인터내셔널(Capacitar International, capacitar는 스페인어로 ‘힘 부여하기’)의
한눈에 보는 416세월호참사 관련 지역실무자 대화의 서클
창립자다. 1988년부터 개인과 세상의 치유, 온전성, 평화에 기여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개인의 내면적 지혜와 몸, 마음, 감정을 깊이 연결해 힘을 고양시키는 대중교육을 실시해왔고, 시민활 동가와 전문가를 위한 훈련 프로그램을 전파하는 활동도 펼쳤다. 페트리샤는 미국에서 발생한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인한 재난 피해자들의 정신 건강관리를 맡 아 온 경험을 나누며 세월호 참사에 대해 큰 공감을 나타냈다. 그녀는 카트리나가 미 역사상 가 장 강력한 허리케인 중 하나였으며 그로 인해 뉴올리언스의 80%가 침수되는 참사가 발생했지 만 피해자들의 정신건강 문제는 여러 달이 지난 후에야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던 안타까운 경 험을 들려주었다. 그리고 피해자들의 정신건강 회복을 위해서는 전문가들의 지속적이고 다양 한 활동들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대화에 참석한 지역 실무자 20여명은 재난 피해자들의 정신건강지원 및 지역공동체의 심리지 원을 위해서는 다양한 기관들의 긴밀한 협조와 장기적인 계획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이 만남은 재난으로 인한 정신적 충격을 치유하기 위해 전문가들의 계속적인 헌신과 노력이 필요 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일깨우는 시간이었다.
까빠시따르 인터내셔널
까빠시따르 인터내셔널(Capacitar International, capacitar)은 1988년부터 활동을 시작한 국제 비영리 조직으로 현재 미국, 아프리카, 유럽, 중동, 아시아 등 약 40개국 에 네트워크를 갖고 트라우마 치유를 돕는다.
진행 일시
대화 내용
2015년 7월 28일
416세월호참사 지원 실무자들과 패 트리샤와의 만남과 대화를 통해 지 원활동 중 소진된 실무자들의 자기돌봄과 상호연결을 도모
161
지친 마음 회복시키기 - 연극치료 프로그램
그런가 하면 연극치료 프로그램을 통해 자원
봉사자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프로그램도 기획되었다. 2015년 9월 10일~10월 1일 안산 적 십자 소속 자원봉사자 1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연극치료 프로그램 ‘수고했어 오늘도’가 바로 그것이다. 이 프로그램은 세월호 참사 이후 자원봉사자들이 정신적·심리적으로 소진되거나 대 리외상을 겪는 것은 아닌지 점검하고 이들이 지친 마음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이 었다. 대리외상(Vicarious Trauma)은 상담자나 자원봉사자들이 상대방의 외상 경험에 지속적으로 노출된 결과 피해자가 경험하는 심리적 고통을 자신도 겪는 현상이 지속되는 상태를 말한다. 실제로 세월호 참사 이후 유가족을 돕던 경찰공무원와 자원봉사자, 안산시민이 대리외상으로 우울 증세를 겪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었다. 이에 센터가 연극치료를 통해 자원봉사자의 심리 적 건강과 회복을 도모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한 것이다. 프로그램 초반에 참가자를 대상으로 HRV 헬스 체커(health checker)를 이용한 스트레스 척도 검사를 수행한 결과 전원이 ‘주의’ 이상의 점수를 얻었고 ‘위험’ 지수에 해당하는 인원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이들이 겪는 스트레스가 심각한 수준임이 확인된 것이다. 참가자들은 이러한 스트레스를 연극을 통해 치유해 나갔다.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예술진흥원의 협력지원 을 받아 한국연극치료협회 소속 전문 강사 2명이 큰 도움을 주었다. 참가자들은 연극에서 나무 가 되거나 신, 피조물, 전령사가 되어 자아를 확장하고 행복을 만나는 법을 배웠다. 이 프로그 램에 대해 참가자들은 95.8%의 만족도를 보였고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고 소감을 전 했다. 다른 사람의 마음을 돌보는 데만 집중했던 자원봉사자들이 비로소 자신의 마음을 어루 만지는 기회를 갖게 된 것이다.
지친 마음 잠시 쉬어가기 - 간접외상 치유캠프
한편 11월에는 센터와 416 기억저장소가
함께 간접외상 치유캠프 '또다시 시작하자'를 개최하기도 했다. 이 캠프는 치료적 접근을 위한 것이라기보다 함께 쉬는 힐링캠프의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지친 몸과 마음 을 달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한 것이다. 산책, 연극 프로그램, 영화 감상, 토론 등으로 구성되어 참여자 모두가 편안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고, 특히 토론활동을 통해 센터와 지역 활동가 간의 소통과 교류가 이루어져 관계 발전에 큰 도움이 되었다는 점도 만족스러운 성과였다.
한눈에 보는 연극치료 프로그램 ‘수고했어 오늘도’
진행 일시
2015년 9월 10일~10월 1일 매주 목요일
평균 만족도
95.8
%
163
함께 지식과 정보 나누기
세계와 재난 경험을 나누다 - 재난과 정신건강 국제 컨퍼런스
4월 17일에는 가톨릭대학
교 성의회관 마리아홀에서 ‘세월호 사고 1주기 재난과 정신건강 국제 컨퍼런스’가 개최되었다. 센터에서는 심포지엄과 컨퍼런
이 컨퍼런스는 전 세계 여러 나라들이 재난 발생 이후 피해 당사자들의 정신건강 피해에 대해
스 등을 통해 전문적인 지식과 정보를 나누는 기회도 마련했다. 아직까지 우리나라의 재난 및 안
어떻게 대처했는지 그 경험을 나누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이 행사는 안산온마음센터를 비
전대책은 미미한 수준이었고, 따라서 이에 대한 전문적인 연구와 소통이 보다 활성화될 필요가 있
롯해 대한정신건강재단, 국립서울병원, 대한트라우마스트레스 연구학회 등이 공동 주최했으
었다. 센터는 국내 전문가와의 소통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 전문과들과의 대화를 통해 적극적
며, 전국의 의료인 및 학생 6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개최됐다.
으로 재난 예방과 극복을 위한 방안을 모색해 나갔다.
컨퍼런스에서는 세계 여러 나라에서 재난을 겪고 대처했던 경험이 상세히 소개됐다. 일본에서
2015년 4월 9일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아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본관 대강당에서 ‘416 세월호 사고
온 요시하루 킴 국립정신·신경의료센터(NCNP) 박사는 2004년과 2011년에 겪었던 쓰나미 참
1주기 공동 학술 심포지엄’이 개최되었다. 안산온마음센터와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단원재난의학센
사를 토대로 트라우마 문제 해결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여왔는지 그 경험을 들려주었다. 또
터가 협력해 세월호 참사를 이겨내기 위한 전문가들의 소통의 장을 마련했고, 고대병원 및 유관기
네덜란드의 미란다 올프 국제트라우마스트레스 학회장은 말레이항공 우크라이나 비행기 추락
관 종사자 250명이 참석한 것이다. 심포지엄에서는 ‘재난 대비 의료기관의 역할’, ‘재난에 대한 지역
사고 이후 네덜란드의 대처 경험을 이야기했고, 노르웨이의 그리트 디브 교수 역시 2011년 노
사회 응급의료대응체계 구축’, 그리고 센터의 역할과 의미에 대한 논의도 중점적으로 다뤄졌다. 한
르웨이 테러사건 이후의 정신건강 대처 경험에 대해 발표했다. 이밖에 안산온마음센터에서도
창우 전 센터장은 ‘안산온마음센터의 정체성 및 미션’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센터는 세월호 참사
강정훈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패널로 나서 센터의 경험을 바탕으로 재난 발생과 타인 중심
의 경험을 바탕으로 재난 및 재해 시 일어나는 다양한 정신건강 문제를 지원하고 연구하기 위한 중
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추적 핵심 기관으로서의 사명을 지니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정렬 전 가족심리지원팀장 역시 ‘세월
이처럼 전 세계 유수의 전문가들과 소통을 함으로써 센터는 각 나라가 거대한 재난을 극복하
호 유가족 사례관리’에 대해 발표하며 사례관리 서비스의 역할과 의미에 대해 상세히 전달했다.
기 위해 어떻게 분투해왔는지 배우게 되었다. 센터는 세계의 전문가들이 재난이 주는 고통에
이 심포지엄은 특히 안산온마음센터의 정체성을 강조하고 확인하는 데 큰 의미가 있었다. 학술 발
맞서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온 모습을 보며, 앞으로 재난 극복 및 예방을 위해 더욱 열심히 정
표를 통해 세월호 유가족들에 대한 심리지원이 비단 의료적 측면뿐 아니라 지속적인 상담과 정서
진해야겠다는 의지를 다지게 되었다.
재난에 대한 소통의 장 - 사고 1주기 공동 학술 심포지엄
적 지지, 다채로운 프로그램 등으로 확대될 때 그 효과가 극대화 될 수 있다는 것을 알리는 계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또 현장감 있는 사례관리 발표를 통해 유가족들이 처한 상황을 공유하고 사례관 리의 중요성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하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165
심리외상 지원의 현재와 미래 – 2015 안산온마음센터 심포지엄
11월 26일 개최된 '안산
정신건강트라우마센터 심포지엄 2015'에는 약 230명이 모여 재난 및 트라우마에 대한 관심이 여전하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심포지엄에서 재난 및 트라우마 분야의 국내·외 전문가들 과 함께 416세월호참사와 같은 대형 참사의 극복과 공동체 회복, 트라우마 치유, 국가적 재난 시스템과 관련해 심도 있는 논의를 펼쳤다. 심포지엄 1세션 '심리외상 치료의 실제'에선 싱가포르, 인도에서 온 국외 전문가가 참여해 재 난 현장에서의 치료적 사례를 구체적으로 들을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었다. 안젤리나 챈 오이 창이종합병원 책임자 및 선임 고문 정신과 전문의는 ‘트라우마 사건 다루기 : 감정적 저항 형 성에서부터 회복까지’를 주제로 트라우마 사건과 관련한 치료 사례를 발표했다. 또 슈스마 메 호로트라 인도보건부 상담 전문의는 ‘인도 아동의 EMDR 집단치료 지침을 이용한 집단 트라 우마의 회복과 공동체 치유 경험’을 주제로 실제 사례를 직접 다루는 전문가 입장의 현실감 있 는 이야기를 들려줘 참석자들의 공감을 샀다. 1세션의 마지막은 김대호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교수가 복합 외상의 절충적-통합적 트라우마 치료를 주제로 발표했다. 2세션에서는 '트라우마 센터의 역할과 방향'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강정훈 안산온마음센터 정신과 전문의는 가까이서 세월호 피해자들을 지켜보며 쌓은 치료 경험을 바탕으로 올바른 트 라우마 치료법과 효과적 센터 운영 방안을 제안했다. 이후 이화영 순천향의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트라우마 센터의 피해자 서비스 시스템'에 대해, 이기연 서강대학교 공공정책대학 원 교수는 '트라우마센터의 지역사회 기반 실천'에 대해 각각 발표했다. 이번 심포지엄은 재난 및 트라우마 관련 주제에 더해 트라우마센터의 방향성을 함께 논의하는 자 리로서 센터가 미래를 위한 바람직한 역할과 방향을 다시 한 번 고민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167
안산온마음센터, 미래를 바라보다
해외사례를 통해 바라본 트라우마센터
효고현 트라우마센터 ‘마음케어센터’ 역시 고베 대지진 이후 유가족 및 생존자에 대한 정신건 강 지원을 시행해왔다. 센터의 주요 사업은 역시 상담과 진료다. 정신보건간호사, 정신보건사
1995년 1월 17일 일본 효고현 고베시에서
회복지사, 임상심리사가 상담원으로 근무하며 상담을 실시하고, 그 후 치료 방침에 따라 일반
발생한 대지진은 일본 지진 관측 사상 최대 규모의 지진으로 6300여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상담을 계속 진행하거나 의료기관과 연결시켜 준다. 재난뿐 아니라 성폭력, 가정폭력, 범죄피
이 참사 이후로 일본에서는 트라우마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부쩍 높아지면서 ‘국립정신신경의
해 등 트라우마에 대한 상담도 제공한다. 재난심리지원에 대한 전문교육, 기초교육도 시행한
료연구센터(NCNP)’가 탄생했다.
다. 전문교육으로는 소방직원을 위한 재난 스트레스의 이해와 예방, 유족에 대한 지원, 가정폭
국립정신신경의료연구센터는 일본의 재난정신건강 시스템을 총괄하는 것을 가장 큰 특징으로
력 피해자의 심리치료, 경찰 직원을 위한 스트레스 관리, 심리적응급처치, 범죄피해와 심리치
한다. 재해정신보건의료정보지원 전산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하며, 전국의 재난 현황을 파악하
료 등을 실시하고, 기초교육으로는 아동 트라우마의 기초지식 등을 시행하고 있다.
고 피해지역에 필요한 자원과 인력을 효율적으로 계산하는 등 일본의 재난 상황을 전체적으로
재해, 사고, 사건이 발생했을 때 이를 지원하는 것도 주요 임무다. 재난심리지원에 대한 긴급하
관리하고 있다. 재난 관리의 일환으로 유관 기관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재난 가이드라인을 만
고 집중적인 지원이 필요한 경우에 적절한 지도·조언을 실시하고 지원팀을 파견한다. 열차 탈
들어 제공하기도 한다. 또 재난심리지원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한 교육 및 훈련도 담당하고 있
선사고, 태풍 재해, 동일본 대지진, 수마트라 지진 해일, 쓰촨성 대지진, 뉴질랜드 지진 등 국내
다. 이 센터는 지속적으로 전문가 양성 프로그램을 시행해 사건 발생 시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외에서 재해 발생 시 직원을 파견해 지원한 바 있다. 이밖에 연구 활동 역시 적극적이다. 연구
재난정신의료지원팀을 투입할 수 있도록 하고, 일반 시민들에게도 피해자 가족들에 대한 심리
활동은 4개 부분으로 나눠 진행하는데, 재해·사고를 겪은 집단을 대상으로 외상·PTSD가 미치
지원 방법을 가르쳐준다.
는 영향과 그 대응방안에 대한 연구, 사고나 범죄 등 단발적인 사건을 겪는 개인을 대상으로 외
이밖에 재난 및 정신 의료지원 활동도 활발하다. 재난, 사고, 범죄사건 등이 발생하면 의료 및
상·PTSD 치료와 대처법에 대한 연구, 아동학대·가정폭력 등 반복적으로 사건을 겪는 개인을
복지기관의 기능이 마비 될 수 있으므로 의사, 간호사, 상담자 등을 파견해 기존의 정신보건의
대상으로 외상·PTSD 치료와 대처법에 대한 연구, 다양한 스트레스에 의해 생기는 정신질환의
료 시스템을 지원한다. 또 환자의 이송 및 약물, 외래 및 입원 진료 등의 상담업무, 대상자별 프
예방 등에 대한 연구를 장기와 단기 연구로 구분해 진행하고 있다.
로그램 등을 지원하고, 지역의 직간접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한 진료 및 사례관리 전문 서비스
특별히 마음케어센터는 내담자나 직원에 대한 섬세한 배려가 돋보이는 곳이기도 하다. 이곳에
와 자원봉사에 기반한 인도적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이에 더해 재난심리와 관련한 심도
는 내담자들이 서로 대면하지 않도록 공간 구조를 배치하거나, 내담자를 위한 공간과 일반 시
있는 연구를 통해 재난심리지원의 저변을 넓히는 데도 열심이다. 각종 자연재해, 범죄 피해, 치
민 교육 장소를 분리해 놓아 내담자가 상담에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조치했다. 또 의사, 상담
매환자 가족, 학교 등 다양한 각도에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연구를 진행하고, 이에 대한 평
사, 행정 등 직원들의 업무를 정확하게 분리해 자신의 전문분야에 충실하고 그 외에 업무를 하
가도구와 프로그램 등을 개발하고 있다.
느라 소진되는 일이 없도록 배려하고 있다.
일본, 고베 대지진 이후 체계적 재난심리지원
이처럼 일본 국립정신신경의료연구센터는 재난이 발생했을 때 전체를 총괄하는 기관으로서 실질적인 업무 보다는 전문가 양성, 교육 및 연구 개발 등의 활동을 통해 재난심리지원에 대한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특히 다양한 측면에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연구하고 그로 인한 이 론적 근거를 남기며 같은 재난을 겪은 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매뉴얼을 만드는 작업들을 지속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보다 깊고 넓게 바라보며 재난심리지원에 대해 길잡이를 할 수 있는 연구를 활성화하고 매뉴얼을 개발할 필요성을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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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9·11 테러 이후 장기적 재난심리지원
2001년, 9·11 테러로 세계무역센터가 무너지
면서 2973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1만 여명의 시민, 소방관, 경찰, 공무원이 외상후 스트레스장애를 경험했다. 테러 발생 직후 인근 주민뿐만 아니라 미국 국민 모두가 악몽과 불 면, 불안과 분노 등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 이 때문에 재난심리지원의 필요성을 절감한 미 정부 와 관련기관들은 테러 이후 지금까지도 지속적으로 피해자들에 대한 심리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다. 테러 직후 연방재난청(FEMA)은 ‘프로젝트 리버티’ 프로그램을 가동했다. 기존의 지역사회 정신건강 전문기관과 전문가들을 활용해 지역사회 80곳, 소방서, 경찰서, 교육부 등에게 1억 1,500만 달러를 지원하며 단기적 정신위기상담을 제공하는 체제를 구축했다. 사태 직후 4~6주 내에 100개가 넘는 정신건강전문기관이 지역사회에 무료 교육과 위기 상담을 제공했다. 2001 년 10월부터 2002년 3월까지 유가족 4,154명에게 단기 위기상담을 실시한 후 이중 약 9% 에 해당하는 사람들에게 추가적 심리치료가 필요함을 확인하고 관련 기관에 의뢰했다. 이후 2004년까지 150만 명의 사람들이 9·11 관련 트라우마 증상 즉 외상후스트레스장애, 우울, 불 안을 치료하는 데 도움을 받았다. 또 ‘피해자 보상 펀드(VCF)’를 입법화해 총 기금 381억 달러 중에서 약 35억 달러를 “주택과 직장을 잃은 주민, 정서적 트라우마 또는 환경적 위험요소에 노출된 뉴욕시민들”을 지원하기 위해 지출했다. 미국 연방정부는 이후로도 지속적으로 피해자들에 대한 다각도의 지원 방안을 마련해 실행하 고 있다. 사고 10년 후까지 피해자들을 관찰·조사해 보고서를 만들었고, 이를 기반으로 관련 법안을 만들어 지원하고 있다. 트라우마 피해자들이 사고 이전처럼 정상적으로 직장생활을 유 지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해 직업교육을 실시하고, 당뇨나 심장병 등 관련 질병의 치료까지 지 원한다. 십 수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피해자 자택을 방문·관리하며 단순한 심리 상담뿐만 아니 라 생활 전반에 대해 도움을 주고 있다. 뉴욕시 역시 ‘월드트레이드센터헬스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9·11 당시 피해자와 가족, 생 존자, 구조·복구 및 정리 작업에 참여한 요원 및 자원봉사자들이 테러 관련 증상에 대해 진료 와 처방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 구축한 것이다. 이를 통해 피해자들의 신체적·정신적 문제를 지속적으로 추적 관찰하며 필요한 치료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외상후 스트레스장애나 당뇨 천 식 등 테러로 인해 심리·신체적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만 입증되면 누구든지 기한을 정하지 않 고 지원해주고 있다. 지금까지 그 혜택을 받은 사람은 약 7만여 명에 달한다. 피해자들에 대해 사고 직후에만 단기적으로 지원하는 게 아니라 중장기적인 계획을 두고 광범위하고 지속적인 지원을 펼친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피해자들에 대해 사고 직후에만 단기적으로 지원하는 게 아니라 중장기적인 계획을 두고 광범위하고 지속적인 지원을 펼친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세계의 재난심리 관련 기관
효고현 마음의 케어센터 1995년 고베 대지진 이후 설립된 시설로 재난 트라우마(외상성 상해)에 대한 치유뿐 아니라 소방관·경찰관·이재민·재해피해자· 범죄피해자 등을 대상으로 트라우마 극복을 위한 교육을 실시하고,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 연구를 시행.
National center of PTSD 1989년 미의회의 위임을 받아 PTSD를 가진 외상 생존자들의 요구에 의해 만들어짐. 교육과 연구를 중심으로 White river junction, Boston, West Haven, Palo Alto, Honolulu 5개의 본부로 구성.
국립재난정신건강정보지원센터 (National information center of disaster mental health) 2011년 동일본대지진 이후 대규모 재난시 기능 할 수 있는 전국 단위의 재난 대응 및 인력지원 시스템 구촉이 필요하다는 공감대 형성으로 설립.
Mental Health America(MHA) 1909년 설립, 미국 정신건강 지원을 위한 지역 사회 기반 네트워크. 전반적인 정신건강을 지원 했으나 9.11 테러 이후 재난정신건강에 관심.
World Trade Center Health Program(WTCHP) 911 사태 이후 해당지역의 생존자는 물론, 해당 지역에서 작업한 구난자도 포함하여 911사태와 관련된 건강문제에 의료지원을 해주는 프로그램. PTSD 등의 정신질환을 포함하여 호흡기, 근골격계, 특정 암종류도 해당.
미국
NCTSN(The National Child Traumatic Stress Network)
한국
2000년, 미의회, Children’s Health Act 17개의 협력 네트워크로 시작하여 미 전역의 정신적 외상을 입은 소아청소년과 그들의 가족, 지역 사회에 대한 치료를 하는 기관.
일본
Federal Emergency Management Agency(FEMA) 미국의 재난 구조 기관 중 최고 기관으로 재난에 대한 보호, 구호, 회복 등을 담당. 평상시에는 구호 물품 지원, 재난시에는 미국 소방청의 활동을 지원하며 심리 프로그램까지 지원.
호주 Crisis Counseling Program(CCP) FEMA의 프로그램으로 재난 심리 피해자들에 대한 무료 교육, 아웃리치(outreach), 위기상황에 대한 개입 등을 지원. 9.11 당시의 Project liberty 으로 2년 동안 100만명 뉴욕 시민들에 혜택.
Red Cross 재난 관련 재정 서비스, 구호 서비스를 주로 하며 시민 기부금과 FEMA에서의 지원금으로 운영.
The Australian Centre for Posttraumatic Mental Health(ACPMH) PTSD에 대한 호주 사회의 문제 의식이 점증하면서 1995년, 국립 전투 관련 PTSD 센터(the National Centre for War-Related PTSD) 설립되었으나 2000년, 지원 대상을 재향 군인 외에 정신적 외상 을 입은 일반 시민으로 확대하면서 ACPMH로 개편.
에필로그
마음으로 함께 한 지난 2년 동안의 이야기 중 이제 한 막(幕)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안 산온마음센터는 마치 처음 자전거를 배우는 아이처럼, 작은 발로 신중하게 페달을 밟으 며 조금씩 조금씩 전진해왔습니다. 왜 그렇게 밖에 가지 못하느냐는 주변의 시선과 질 책 속에서 때때로 흔들리고 넘어질 것 같은 위기도 있었지만 바퀴는 한 번도 회전을 멈 추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묵묵히 발을 구르는 동안 어느덧 자전거는 제법 속도를 내는 단계에 들어섰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기만 합니다. 세월호 참사는 짧은 시간 안에 극복될 수 있는 아픔이 아니기에 유가족과 안산공동체에게는 아직 치유와 회복을 위한 많은 여정이 남 아있습니다. 우리 사회 역시 참사를 통해 드러난 여러 문제들을 계속 해결해나가야 할
상처 후 성장을 말하기에는 아직 이릅니다. 하지만 언제가 서로의 상처를 어루만지며
과제로 안고 있습니다. ‘별이 된 아이들’이 이 모습을 모두 지켜보고 있을 것입니다. 오
잘 견뎠다고... 잘 지내왔다고 어깨를 도닥일 날이 오리라 기대합니다. 그 날을 기대하며
랜 시간이 걸리고 힘이 들더라도 결코 포기해서는 안 되는 이유입니다.
안산온마음센터는 마음으로 함께 하는 이 이야기를 결코 멈추지 않겠습니다. 차가운 마 음을 따뜻하게 어루만지는, 닫힌 마음을 열고 혼신을 다 할 수 있는 ‘온마음’이 되겠습
안산온마음센터는 앞으로도 세월호의 아픔을 딛고 개인과 사회의 동반 성장을 이루기
니다. ‘온마음을 다하여, 온힘을 다하여, 온세상을 향하여’ 새로운 희망의 이야기를 써내
위한 움직임을 결코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위로가 필요한 사람 곁에서 함께 걷고, 도움
려가겠습니다.
이 필요한 장소에서 함께 뛰며, 사회를 향해 목소리를 내는 것을 주저하지 않을 것입니 다. 상처 입은 이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일부터 공동체 연대와 협력, 재난심리지원을 위
이제 치유와 회복을 위한 이야기의 새로운 막을 열고자 합니다.
한 시스템 구축까지 세월호 참사 이전과 이후의 변화를 위해 더욱 힘을 모을 것입니다.
이러한 것들은 결코 안산온마음센터 혼자서 해나갈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정부 및 공 공기관, 지역사회, 각 분야의 전문가 그리고 세월호 참사로 상처받은 모든 이들이 함께 힘을 모아야 할 것입니다. 안산온마음센터는 이처럼 힘을 모으기 위한 교두보 역할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안산정신건강트라우마센터 부센터장 안소라
전문가 기고
“ 채정호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 창립회장/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재난정신건강위원장
어떠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꿈과 희망의 안산온마음센터로 언제나 자리를 지켜주십시오
”
안산온마음센터는 마음입니다. 침몰하는 배에 갇혀 있던 아이들, 찢어지는 마음의 가족의 통곡을 그냥 보고만 있을 수가 없어 서 멀쩡히 다니던 직장을 박차고 나온 사람, 또 각계 각층과 각가지 직역에서 지원을 나왔던 봉 사자들이 힘을 합쳐 만든 센터입니다. 그 때 가능했던 모든 사람들이 모여 온 마음을 다하여 만 든 곳입니다. 그냥 단순한 행정지도나 법안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며, 모든 사람들의 마음과 정 성이 녹아있는 곳입니다.
안산온마음센터는 희망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힘든 일인 자녀를 앞세우는 일을 겪고 그 모든 수습 과정에서 거듭되는 외상과 충격을 겪은 유가족에게 끝까지 평생 함께 하겠다고 약속했고 이제까지 미약하지만 그 약속을 지켜 왔습니니다. 정말 잊지 않겠다고, 헛된 죽음이 되지 않게 하겠다고 했던 약속을 지키기 위 해, 감당할 수 없는 슬픔을 짊어진 분들과 영원히 함께 할 것이라는 희망 자체가 안산온마음센 터입니다.
안산온마음센터는 변화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선박침몰사고, 항공기 추락사고, 지하철 화재사고, 건물붕괴, 교량붕괴, 가스폭 발, 태풍 피해 등 수많은 재난이 있었고, 그 때마다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겪었지만 안산온마음센 터와 같은 시스템은 만들어지지 못했습니다. 마땅히 했어야 하는 일을 이제야 하는 것이기는 하 지만 재난지원체계가 전무했던 우리에게는 안산온마음센터는 엄청난 변화의 시작인 곳입니다.
그동안 안산온마음센터를 지켜 오신 직원들 정말 대단했습니다. 뉴욕 주립대학의 에린라이크 교 수가 재난 상황에서의 활동가들이 겪는 어려움에 대해서 이야기하면서 이런 활동 자체가 본질 적으로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기는 하지만 본질적이지 않은 스트레스가 있다고 하면서, ‘ 직무 수행에 필요한 기술, 훈련, 물품, 장비의 부족, 업무 조직의 미비, 계획의 미비, 과도한 근무 시간, 휴식시간 부족, 휴가 기간 부족, 직무 정의의 미비, 기대 수준에 대한 명확성 부재, 불필요 하게 관료주의적인 정책 및 관행, 독단적인 관리 관행, 팀 내부의 갈등 및 불신, 팀 내부, 기관 간 소통의 미비’ 등 때문에 더 힘들다고 갈파하였습니다. 어떻게 보면 이런 어려움을 모두 겪으면서 도 이제까지 잘 버티어 온 것입니다.
안산온마음센터는 인내입니다. 녹녹치 않았던 주변의 시선, 의심의 눈초리, 냉대, 여기저기서 흔들어 대는 많은 어려움 속에서 묵묵히 일을 하면서, 유가족께 전화도 드리고 만나 뵙고, 이야기를 나누며, 가시는 곳에 같이 가 고 함께 행사도 만들어가면서 버티고 참아낸 인내의 산물이 안산온마음센터입니다. 안산온마음센터는 꿈입니다. 1995년 고베 대지진이 난 이후 심리지원에 눈 뜬 일본도 그 때부터 준비해서 <마음의 케어 센터 >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그 센터는 그 이후로 재난에 관한 조사 연구, 인재 육성, 교육 상담, 진 료 정보의 수집과 발신, 자료의 보급과 개발, 인력 교류 등 재난 심리서비스의 일본 최초 거점 센 터로 3층의 독립 건물로 5,000 평방 미터가 넘는 면적을 가진 센터가 되어 전 세계적으로도 벤 치마킹을 오는 센터가 되었습니다. 안산온마음센터도 결국 이러한 우리나라의 중심센터로 계속 발전할 것이라는 꿈을 가져봅니다.
하지만 우리가 유가족들에게 약속한 것처럼 정말 평생을 지켜드리기 위해서는 이제 시작에 불 과합니다. 어떠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꿈과 희망의 센터로 언제나 자리를 지켜주는 센터와 직원 들로 남아주십시오.
전문가 기고
“ 이현정
안산온마음센터, 마음을 온전히 품고 나누는 우리 사회의 중심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
서울대학교 사회과학대학 인류학과 조교수
지난 이삼십 년 동안 재난 사고가 적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세월호 참사가 우리 사회에 끼친 영 향은 그 어느 것과 비교할 수가 없을 것입니다. 전 국민을 놀라게 하고 울부짖게 했던 그 충격과 슬픔 속에, 그나마 다행이었다면 마음의 상처와 고통에 대해 미리 걱정하고 준비하는 여러분 같 은 사람들이 있었다는 점일 것입니다.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이곳저곳에서 생업과 가정을 미뤄두고 서둘러 모인 헌신적인 자 원봉사자들이 있었고, 또 자신이 가진 재능과 경험을 피해자들의 더 나은 치유와 회복을 위해 사 용하겠다고 결심한 다양한 직역의 활동가들이 있었습니다. 비록 각자가 배워온 바가 다르고 경험한 바가 달라서, 때로는 서로 간에 갈등도 하고, 타인에게 치유의 손을 내밀지언정 우리 스스로는 상처를 입기도 했지만, 그래도 돌아보면 우리가 돕고자 했던 그들 뿐 아니라 우리 스스로도 많은 성장을 했다고 여겨집니다. 안산온마음센터를 꽤 오랜 기간 동안 옆에서 지켜보면서, 만일 우리나라가 제도적으로 혹은 정 치적으로 보다 성숙한 사회였다면 이처럼 열정과 능력을 가진 여러분들이 얼마나 더 멋지고 아 름다운 역할을 할 수 있었을까 안타까운 마음을 가질 때가 많았습니다. 맨 처음에는 모두들 피해자들의 고통을 아파하는 것처럼 이야기하고, 치유를 위해 나서야 한다 고 한 목소리로 외치는 듯 보였지만, 여전히 이 세상은 생명이나 건강보다는 이익이나 계산이 우 선적인 고려가 되는 경우가 얼마나 많던가요. 또 무언가 일을 진행하려고 해도, 정부의 부서 간 에 혹은 사회집단 간에 존재하는 불필요한 긴장과 영역 다툼으로 인해 얼마나 일을 진행하기가 힘이 들던가요. 그리고 남부럽지 않게 알고 있다고 여겼던 전문적인 지식과는 별도로 현장의 경 험 속에서 여전히 새롭게 배워야 하고 익혀야 할 것들이 얼마나 많던가요.
그러나 이 모든 힘든 경험조차 우리에게 한국 사회가 현재 직면하고 있는 문제들을 다시 한 번 깨 닫게 해주고, 우리가 좀 더 나은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고민하 게 해 주는 계기가 되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저는 안산온마음센터가 지금까지도 열심히 해 왔지만, 앞으로 그 이름처럼 상처받은 이들의 ‘마 음을 온전히 품고 나누는 우리 사회의 중심’이 되기를 깊이 바라고 또 기대합니다. 그리고 그러 한 지향을 분명히 가지고 걸어갈 때, 안산온마음센터 뿐 아니라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의 성장 과 변화가 안산과 한국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지하는 친구 같은 마음으로 곳곳에서 또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약속의 종이배 ‘ 4월 16일 , 그날을 잊지 않을게.’ 모두가 함께 마음 아파하던 그날을 기억하며 약속의 종이배를 접어 안산온마음센터 SNS에 올려주세요. www.facebook.com/onmaum
잊지 않을게 1
잊지않을게
잊지않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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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지 않을게 8 잊지않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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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으로 함께한 우리의 이야기 안산온마음센터 백서 2014-2015
발행인 고영훈 센터장 펴낸곳 안산온마음센터 발행 2015.12 디자인 아이지엔 www.ign.biz 작가 곽영신 일러스트 이정은 인쇄 현성문화인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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