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 아시아적 맥락으로 옮겨와서, 역사적으로 적극적인 의의를 지니는 탈제국
세계화와 탈제국, ‘방법으로서의 아시아’
(脫帝國)의 문제에 초점을 집중하는 데서 얻어질 수 있다. 아시아로 눈을 돌리 자고 제안하는 것은, 아이덴티티를 투사하는 대상을 다원화하고 식민주의와는 다른 유형의 참고 모델을 만듦으로써만이 서구에 대한 뿌리 깊은 질투와 미움 천광싱(陳光興)
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질투와 미움의 정치를 해소함으로써,
타이완 교통대학 문화연구대학원 교수
정치에 얽매인 여러 가지 형태의 제약을 뛰어넘어, 새로운 정세 속에서 진실한 연대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후식민 연구의 문제점이 서구에 대한 비판에 집착하는 데 있다면, 세계화 담론의 가장 큰 문제점은 세계화와 식민제국주의의 관계를 너무 쉽게 망각하고
I. 서론
부정하려는 데 있다. 필자는 이 글에서 식민주의와 제국주의의 역사를 세계화 연구와 담론으로 가져와서, 식민주의와 제국주의의 궤적을 온전히 파악하지 못
이 글은 ‘식민 지리 역사적 ’ 유물론이라는 분석틀을 제시하고, 그러한 분석 틀을 통해서, 과거의 식민지 세계에서 현재 나타나고 있는 문화적 형식, 실천,
하면 세계화가 이루어지는 기본적인 조건을 이해할 수 없고 게다가 모순으로 가득한 이 과정에 개입할 수는 더욱 없다는 점을 밝히고자 한다. 수동적인 비판 에만 머물지 않고 세계화에 적극적으로 맞서는 진보적인 상상은 탈제국의 전제
조직 등에 대해 적절하게 설명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포스트콜로니얼(後植民) 문화 연구는 현재 교착상태에 빠져 있다. 이른바 서구에 대한 비판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태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비판의 대상에 의해 거꾸로 제약당하고, 그것에 대한 질투와 미움에 얽매 여서 적극적으로 주체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물론 서구에 대한 비판은 필 요하다. 그러나 이것에만 눈을 두게 되면 막다른 골목으로 빠져든다. 그리고 세 계가 이미 식민주의와 작별하고 후식민 시대로 접어들었다는 생각에 대해 회의 를 품게 된다. 현대 식민주의의 기본적인 동력은 서구로부터 온 것이다. 따라서
위에 수립되어야 한다. 탈제국화 운동을 동반하지 않은 세계화란 세계를 정복 하려는 신제국주의의 진면목을 은폐하는 것에 불과하다. 새로운 세계화 시대의 도래가 평화로운 신세계, 증오가 사라지고 평화공존이 가능한 신세계의 등장을 의미한다면, 우리는 그 어떤 형태의 제국주의적 전횡도 용납해서는 안 된다. 그 리고 제국주의가 인류 역사에 남긴 고통과 오류, 특히 지금까지도 큰 폐해가 되 고 있는 문제들을 심각하게 되새겨야 한다. 이러한 반성이 지금 탈제국화 운동 으로 나아가는 기본적인 출발점이 될 것이다. 과거에 대부분의 아시아 연구는 아시아 외부 지역에서 수행한 연구였다. 지
후식민 담론이 고도의 비판의식을 확보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식민 역사가 한 정하는 범위 내에 갇힐 수밖에 없고, 식민주의에 기생하는 운명을 벗어날 수 없다. ‘방법으로서의 아시아’(亞洲作爲方法)라는 명제를 제시하는 것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어떻게 하면 포스트콜로니얼리즘에 근거한 비판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을까를 고민하기 위해서이다. 그 주요한 동력은 분석의 장(field)
역 연구의 전통이 깊은 유럽과 미국 등의 연구가 대표적인 예이다. 그런데 세계 정세의 변화와 아시아 경제의 성장에 따라 새로운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아시아인 스스로에 의한 아시아 연구와 ’ 같은 발상이 폭넓은 관심을 끌게 된 것 이다. 이러한 새로운 담론은 아시아의 통합 과정 중에, 아시아 스스로가 과거 구미 지역의 아시아에 관한 지식생산 체계와는 다른 새로운 지식체계를 필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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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아연구 제52권 1호 (2009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