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니카 니콜라이 서희주
나는 작가들에게 으레 건네는 질문이 있다. 작품의 주제와 의미가 무엇인지, 작품을 통하여 주장하는 것이 무엇인지, 등. 이런 질문은 어떤 작가들에게 귀찮은 일이거나 대답할 가치가 없을 만큼 명료한 자신의 작품에 예의가 아니라는 생각에 미칠 수 있다. 그러나 나에게 이런 질문들은 작가의 작품 세계를 관통하는 이념 또는 작품과 예술관 사이의 관계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작품을 굳이 언어로 설명하지 않아도 될 만큼 시각적 이미지가 모든 것을 표현하는 작품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소통이 잘 되는 작품이든 그렇지 않든 간에 스스럼없이 질문을 던진다. 가끔 의외의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을 때도 있고 작가의 예술관과 다른 시각적 이미지가 드러난 작품을 만날 때도 있다. 편집장 위트가 소개한 모니카 니콜라이(Monica Nickolai)에게도 나는 유사한 질문을 던졌다. 개념적 작업에는 작품과 감상자 간의 소통에 언어적 설명의 개입은 일정부분 필요하다. 시각적 이미지가 작가의 주장을 충분히 전달 할 때도 있지만 작품에 더 가까이 다가가고 소통하기 위해서는 작품에 대한 정보가 많을수록 좋다. 니콜라이는 자신의 작품 세계를 존재론과 인식론이라는 용어로 집약했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작가는 자신의 관심사가 인간 존재의 본질과 인간에 대한 철학적 해석 그리고 언어에 있다고 말했다. 세계에 대한 근원적 고찰과 존재의 근원에 대한 물음은 유기적으로 우리 삶에 관계한다. 그리고 진리의 의미와 기준에 대한 성찰은 인간으로서 삶의 의미를 사유하고 지향하기 위함이다. 철학적 사유는 우리를 더 나은 인간으로, 더 나은 삶으로 이끈다. 그래서, 삶에 대한 깊은 사유를 하는 사람은 한번쯤 그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니콜라이의 작품도 그러한 질문에서 시작되었다.
↑ So Little, Watercolor Screenprints and Closed-Circuit Camera and Televion, 2015
← Aphorism V, Television, Spraypaint, 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