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두 해 전, 그 봄날의 단상들은 이렇다. 아침 일곱 시 오 분 전. 정동희 선생님 약속. 장곡면 소재 오서산. 쏘렌토 사륜 자동차. 내원사 근처의 임도. 까아 까아악 까마귀. 절간 마당의 누렁이. 얼음 반 약수 한 모금.
잔디 같은 바위 이끼. 이름 모를 나무 새순. 선생님의 왼쪽 어깨. 담배 두 개비 핀 시간.
입김과 연기의 중간. 정상으로 가는 길 옆. 비행기의 꼬리구름. 문득 보고 싶은 사람.
오래된 기억에서 단편적 생각들을 이끌어
내는 게 그리 쉽지 않다. 머릿속에서 반복 적으로 출발선에 되돌아가서 다시 여행을 떠나야 한다. 해강이와 강산이도 마찬가지
였겠다. 며칠이 지나면 전시장 벽에 붙인 얇은 종이처럼 한낱 단상은 떨어질 것이다.
의미에 의미를 겹겹이 두른 무거운 것부터 차례대로 아래로 바닥으로.
그때 오서산에서 보려고 했던 탁한 황갈색
은 결국 지금의 사진에서 찾았다. 너무 보 려고 하지 말아야 보일 것이다. 내년 봄에 는 잊지 말고 카키색을 챙겨야지. 그리고 이번에는 내가 먼저 전화해서 선생님을 모 시고 가야겠다.
글/사진
민택기 홍곡마을 민택기사진관
3
PROLOGUE
적절하지 않고 치열하기를 정민철 jmchul@gmail.com
올해 여름이 예전보다 훨씬 무덥다고는 하지만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기간은 짧
으니 참을만한 것 같습니다. 두 번째 소식지를 내는 지금은 어느덧 무더위가 물러 나고 아침저녁으로 서늘합니다. 동네 사람들은 저녁에 창문을 닫지 않으면 춥다고 말합니다.
7월은 무더운 날씨로 인해 하우스 안에서 일을 할 수 없을 정도, 아니, 할 일이 없
을 정도였습니다. 고온으로 인해 쌈채소의 성장이 정지되어 수확할 수 없었습니다.
처음으로 납품을 2주 동안 중단 하였습니다. 그 전후로도 쌈채소 생육이 좋지 않아 거의 수확을 하지 못했고 아마 8월 말까지는 힘든 시기를 보낼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새벽부터 오전 농사일, 오후 학습, 저녁 개인 시간을 가지는 농장체계가 의도 보다 더 잘 돌아갔습니다. 무더위가 물러나고 최적의 작물 생육 조건에서도 이러한 체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청년들의 일에 대한 집중도와 의지가 매우 중요합니다. 적절한 수익과 배움, 적절한 노동과 학습, 적절한 체계와 개인의 의지 등 어느 하나
놓칠 수 없는 가운데 균형 맞추기가 되어야 합니다. 이제 시작입니다. 적절하지 않 고 치열하기를 바랍니다.
이번 달에는 유난히 손님이 많았습니다. 반가운 손님들은 농사에 참여하러 온 청년 들입니다. 방학을 맞아 집으로 돌아온 지역 청년과 청소년, 의미 있는 삶을 체험해 보겠다는 대학생 모임, 진로와 경험을 위해 2주간 농사일에 참여한 고등학생 등. 평 상시보다 청년들끼리 모여 일하는 모습을 더 자주 볼 수 있었습니다. 청년들이 많으
니 청년들이 더 쉽게 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농장 경험이 이들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지를 들어 보는 것도 좋을듯 합니다.
반갑지 않은 손님으로는 매스컴이 있습니다. MBC 다큐프라임, MBN, 경향신문, 성 서한국 등 여러 매체에서 젊은협업농장을 취재해 갔습니다. 그동안 매스컴이 우리
의 생각과 의도를 정확하게 전달하기보다 자기들의 필요와 의도에 우리를 끼워 맞 춘다는 사실도 경험했고, 우리가 강조하는 부분보다 매출이 얼마냐, 구성원이 몇 명이냐 등 독자의 눈을 사로잡을 부수적인 부분을 강조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습니 다. 젊은협업농장이 매스컴을 활용하여 적극적으로 홍보를 하고 있고 그러다보니
실제보다 과대포장 되어 보도되었고 그러면서 지역에서 젊은협업농장 청년들이 자 4
신을 뽐냄을 즐긴다는 비난의 소리가 많다는 사실도 알고 있습니다. 아니, 농장 내
부에서도 매스컴의 몰상식적 행동으로 문제가 발생하고, 의견 다툼이 일어난 것이
여러 번이었습니다. 몇 가지 내부 기준도 있습니다. 우리가 만든 언론취재 가이드 라인이 있어 취재 전에 읽고 동의해야 하고, 인위적인 연출이나 행동에 대한 요구는
받아들이지 않고, 농장을 취재하지만 소속된 개인의 의지를 존중하는 것이 그 내용
입니다. 하지만 홍성유기농 등 지역 또는 지역 단체들의 필요에 따라 취재하는 과 정에서 요청을 받는 경우에는 거부감을 무릅쓰고 등장하는 경우도 왕왕 있습니다.
매스미디어를 만나면서 협업농장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협업농장이나 개인 을 알리는 것이 아니라 농업을 알리는 것이 목표라는 것입니다. 비실제적인 표현에
의한 비난과 기자의 의도에 끌려들어가는 부분이 조금 있더라도 농업 현재의 모습
과 그 지속가능성을 농업에 관심 없는 사람들에게관심 있는 사람들은 알아서 찾아보고, 찾아오고 하니 굳이 노력하지 않아도 될 듯 조금이라도
전달할 수 있다면 협업농장의 명예
가 손상되거나 등장한 개인의 민망함은 참을 만합니다. 아니 어쩌면 모든 매스미디 어를 거부지역 단체의 요청에도 불구하고하면서 이것이 스스로에게 위로와 자부심, 자
존감, 명예심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다분한 협업농장의 수준에서는 차라리 언론이 회초리 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매스미디어를 통해 개인이나 농 장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포장하려는 모습, 또 그 모습을 보고 흐뭇해하는 우리들 의 마음이 조금이라도 보여진다면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항상 멈출 준비를 하고 있겠습니다.
이 소식지 역시 또 하나의 매스미디어로, 그와 유사한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닌지 박완 선생님의 표현을 빌리자면 냉수를 뿌려가면서 순간순간 성찰해야 하겠습니 다.*
덧. 비록 소수이지만 협업농장에 대한 호기심을 바라보며 기껏 시설하우스 1,400
평 규모의 농사에 청년 몇 명이 일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이렇게 관심을 가질 정도로 한국농업이 할 이야기가 없는 것이 아닌가 하는 안타까움 혹은, 이러한 소농에도
관심을 가져줄 정도로 독자들이 농업에 대해 애정이 많은 것이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듭니다. 아마 후자는 아닐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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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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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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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LOGUE
8
DAILY LOG
두 해 전 그 봄날의 단상들은 이렇다. / 민택기
적절하지 않고 치열하기를 / 정민철
2015년 7월 젊은협업농장 하루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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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ATURE STORY
방학맞이 젊은협업농장 인턴십 특집 <여름방학, 떨림과 설렘> 구해산 홍세화 박은소리 김정현 / 정리 김성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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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LOG
2015년 7월 젊은협업농장 하루하루
1
wed
협업농장 회의. 소식지 발간을 위한 역할 분담, 바이시끌 아카이빙의 방향, 샐러 드용 포기 수확 쌈채소 시범 재배에 대해 논의함.
홍성친환경농정발전기획단 전문위원으로 새로 오신 정만철 박사가 협업농장과 행복농장을 방문함. 행복농장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도와주기 위해 노력하 는 모습에 감사. 당분간 비슷한 이름으로 장난이 계속 될 듯.
귀농 의지를 가진 분이 협업농장에 참가하고 싶다고 방문함. 이야기를 나누다 협
업농장보다 지역의 다른 농가와 결합하는 것이 더 적합하다고 판단하여 제안하고 연결함. 다양한 작목과 다양한 형태의 농장이 많아져서 개인에게 맞는 농장을 찾 아갈 수 있게 되고 협업농장이 그 통로 역할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함.
2
thur
농촌형 팟캐스트 <조대성의 farm므파탈> 녹음. 홍성읍 아이쿱 자연드림 카페에 서 진행. 장은성, 양홍관, 장유리 등이 참가하여 홍성의 맛집과 가볼만한 곳에 대
해서 이야기 함. 방송이 나간 후 홍성 마을종합개발사업 소개를 해줘 고맙다는 말 을 들음. 팟캐스트를 듣는 사람들도 있군.
4
sat
풀무농업고등기술학교 창의적재량활동 1학기 수업 평가 진행. 하우스 주변 정리하고 밀린 쌈채소 파종을 하느라 저녁 늦게까지 일하다. 4번동 하우스 입구 천장에 제비가 집을 지음. 드디어 제비새끼가 보이기 시작하 다. 어미 제비는 들락날락하는 사람들로 인해 안절부절. 잘 자라기 바람.
6
mon
하우스 주변과 마을 입구 풀베기. 늦은 감이 있어 마을 사람들에게 죄송함. 6일부터 10일까지 인성교육지도자과정에 신소희와 이은성(조합원) 참가. 인성교 육장으로써 농촌의 재발견이 아니라 인성교육‘기관’의 활성화를 위한 사업이라 는 인상을 지울 수 없음. 또 다시 교육 대상이 된 농촌과 농민. 오누이권역사업 진 행을 위해서 어쩔 수 없이 감당해야 하는 부분.
8
7
tue
충남연구원 정기 세미나에서 홍동마을 만들기에 대해 발표하다. 간단하게 발표
하고 질의응답을 요청했으나 질문이 나오지 않음. 현장과의 거리, 현실과의 괴리 를 최소화한 연구자들이 필요. 젊은협업농장에서 농사를 실천하는 청년들이 계 속 공부하기를 바람.
8
wed
수확이 밀려 모두 점심을 먹지 못하다. 복실이가 목줄을 끊고 이장님 댁 논에 들어가서 오리 두 마리 잡음. 이장님이 못 보셔서 다행. 죽은 오리는 사진 찍는다고 민택기 작가가 가지고 감.
홍성유기농영농조합 산하 지역협력위원회가 열림. 장곡농협 조합장을 비롯하여 친환경농업에 관심을 가진 장곡면 이장님들의 모임. 지역재단에서 장곡면 친환 경농업 발전계획 방향에 대해 간략히 발표하다. 처음이라 어색했지만 이전의 형 식적 모임이 아니라 장곡면에서 실제적 역할을 할 수 있는 모임이 되었으면 함.
9
thur
이장님 댁 논에서 일한 오리 뺌. 오매불망 호시탐탐 오리만 쳐다보던 복실이의 상심이 큼.
오누이권역 센터 건축 세부상황에 대해 건축소장과 논의하다.
10 fri
무더위가 벌써 시작. 다음 날 바이시끌 라이딩을 일찍 출발하기 위해 늦게까지 수확, 방제 및 하우스 정리.
11
sat
홍용호 조합원 방문. 변호사 일을 하며 영화 공부를 하고, 영화를 찍고, 영화제작
사 운영까지 하는 바쁜 와중에 얼굴 한 번 보기 위해 협업농장을 방문함. 농장의 새로운 일꾼들과 인사함.
9
11
sat
12 sun
새벽 5시부터 상추 따기, 콩 심기, 우중雨中 자전거 타기까지 농촌형 철인 3종 경
기를 함. 농촌에서는 개인 일정조차 자기만의 계획으로 이루어지지 않음을 확인 하다. 오후 비소식이 있어서 콩농사 협업팀의 콩심기가 매우 급박해진 상황. 바
이시끌은 차마 예정대로 이른 출발을 못하고 모두 콩밭에 가서 콩을 심고, 점심
이 되어서야 출발하다. 군산에서 점심을 먹고 자전거를 타기 시작하자마자 비가 마구 쏟아짐. 군산에서 출발하여 새만금 방조제를 건너 변산반도까지 감. 행복농 장, 채담이 특수야채팀, 우렁이농장의 기상이 함께 하다.
둘째 날, 고사포해수욕장에서 격포항까지 자전거를 타기 시작하니 또 비가 옴. 변 산에서 점심을 먹고 돌아오다. 농장에 돌아오니 비가 그침.
13
mon
산청간디학교 2학년 홍세화군 2주간 농장 실습 시작. MERS로 인해 학교 실습일 정은 취소되었지만 방학을 맞아 개인적으로 찾아옴.
농업기술센터 김영근씨 청년농부작업장 온 사업 진행 논의 위해 농장 방문.
14 tue
15
wed
한국청년연합(KYC) 수원지부 대학생 캠프 오전 농장 체험. 농작업 후에 간담회.
농촌 청년들이 마냥 신기한 도시 대학생들, 순진한 질문들을 던지다. “농촌에 살 면 심심하지 않나요? 연애는 어떻게 해요?”
풀무고등부 수업생 박은소리 2주 간 실습 시작.
충남농업기술원 주최 귀농심화과정 마지막 수업. 귀농자의 현실적 모습. 대전의 공감만세, 월간토마토 직원들이 방문, 협업농장 소개함.
행복농장에서 일상적인 농작업을 위해 적상추와 로메인을 심다. 생각실천창작소에서 <Framing Frame in Jeju> 전시 시작.
16
thur
서울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 청년혁신활동가 워크숍. 장곡과 홍동 견학 프로그램 진행. 장곡에서는 홍성유기농영농조합, 젊은협업농장, 행복농장 방문. 문당리 환 경농업교육관에서 질의응답 시간을 가지다.
충남광역정신건강증진센터 부센터장과 팀장이 행복농장을 방문하여 충남교육청
과 MOU 협정 소식을 전함. 행복농장, 젊은협업농장 등이 중심이 되어 충남지역 학생들을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
10
17 fri
18 sat
홍성유기농영농조합 쌈채소 작목반 회의
오누이권역 센터 기둥과 벽 색깔을 결정하기 위해 정동희 선생님과 건축현장 방문 오누이권역 센터 화장실 타일 결정을 위해 심재원씨 등과 건축현장 방문 갑작스러운 강한 햇빛으로 새로 자라던 상추 잎 이 타버림.
<Framing frame in jeju> 작가와의 대화가 생 각실천창작소에서 열림. 많은 노력과 간단한 진 행, 청년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람.
4번동 하우스에서 살던 새끼 제비들이 무더위로 모두 죽음. 하우스 위쪽의 고온을
미처 생각하지 못함. 내년부터는 하우스 안에 제비집을 짓지 못하게 해야 할 듯. 어미 제비는 계속 돌아다님.
20 mon
풀무고등부 수업생 구해산 1주간 실습 시작. (주)비엠수코리아 하정희 대표(조합원)가 방문하여 농장 청년들에게 저녁을 대접 하다. 사단법인 비엠기술협회 진행에 대해서 논의하다.
21 tue
성서한국에서 협업농장 인터뷰. 오전 실습을 하면서 진행. 충남 농업기술원 주최 ‘청년 귀농·귀촌을 통한 지역 농업·농촌 활성화 워크숍’이 문당리에서 열림. 신소희가 젊은협업농장 사례 발표.
22 wed
함평군 농민 견학. 주문량은 일정하나 무더위로 쌈채소 성장은 멈춘 상황, 병충해와 고온으로 인한 피해 증가.
23
thur
대학생연합동아리 ‘스무살의 자격’ 15명, 공동체 탐방 프로그램으로 농장 방문
실습. 점심 이후 농촌의 교육, 일*학습 병행에 대해서 협업농장 청년들과 간담 회 진행. 지역과 풀무 교육에 진지한 관심을 보임. 박완 선생님의 안내로 풀무학 교 견학.
11
24
MBC 다큐프라임 광복절 특집 ‘농업, 새로운 미래를 꿈꾸다’ 협업농장 취재
fri
26 sun
27 mon
오마이뉴스 오연호 대표가 진행하는 꿈틀버스 2호 홍성 지역 견학 중 협업농장 방 문. 정영환과 구해강이 안내와 설명.
작물 성장 저하로 홍성유기농 쌈채소 작목반 대책 회의. 당분간 납품을 중단하기 로 결정. 납품을 중단하는 2주간 농장 재정비에 집중하기로 함.
젊은협업농장 소식지 1호가 나오다. 3번의 시범 발간과정에서 여러 사람들에게 조언을 듣기로. 시작은 농장 소식지지만 농촌, 농업, 농민, 지역 소식지로 발전 해 나갔으면 함.
28 tue
MBN과 경향신문 취재. 전북 익산농업기술센터 견학. 취재와 견학이 몰려서 온 다. 취재와 견학으로 인한 오해결과적 과대포장, 이미지 왜곡 등도 많이 생기지만 개인
이 아니라 지역을, 농장이 아니라 농업을 알린다는 생각으로 대응. 드러냄을 위한
것이 아니라 청년들의 교육을 위해 접근하면 될 듯. 겸손함을 위해 방송을 거부하 기보다 방송 노출을 거부함으로 인해 생기는 우월감을 경계할 것.
29 wed
홍성군 학교급식센터 영양교사들 협업농장 방문. 홍성유기농에서 농업생산자와 영양교사의 입장, 푸드시스템 전환이 가지는 의미와 중요성에 대해 강의. 군청 농 정계 평가회에서 반응이 매우 좋았다는 이야기를 듣다. 한국농어촌사회연구소 이재욱 소장 방문.
31 fri
농촌진흥청 김경미 박사국립원예특작과학원 원예작물부 도시농업과, 길대환 이사케이엠플 러스 컨설팅,
정만철 박사홍성군친환경농정발전기획단 전문위원, 김도윤 부센터장충남광역
정신건강증진센터이
행복농장 방문. 외국과 한국의 치유농업care farming 현황에 대
한 논의. 농진청 정책 입안 연구사업에 행복농장 모델을 포함하고 싶다는 제안.
저탄소 농축산물 인증제도에 대한 설명회. 젊은협업농장이 신청하기를 바랐지만 홍성유기농 쌈채소 작목반으로 신청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 판단함.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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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ATURE STORY
방학맞이 젊은협업농장 인턴십 특집!
여름방학, 기대와 떨림 글/정리 김성근 jjangga1322@hanmail.net
여름방학이다.
12년 전 초등학
교에 입학한 이후부터 고등학교를 졸업한 바로 작년까지, 어쩌면 학교생활은 방학 이 오기만을 기다리는 ‘버티기’였는지도 모르겠다. 막상 방학이 되면 매번 하는 거 없이 나태한 생활이 반복되지만 한껏 나
태해 질 수 있는(?) 방학에 대한 기대와
떨림은 잊을 수 없다. 농장은 당연히 방학 이 없다. 따라서 방학에 대한 기대와 떨림 은 사라지고 견디기 힘든 더위만 남아 있
을 뿐이다. 그나마 마을 세미나들은 무더
운 날씨를 맞아 잠시 쉬어가고, 방통대도 방학이라 평소보단 여유로운 나날들을 보 내고 있다.
나는 방학이 없지만 친구들에겐 방학이
있다. 이제 더 이상 누릴 수 없다고 생각 했던, 여름방학에 대한 기대와 떨림은 조 금은 다른 의미지만 친구들을 통해 다시 14
느낄 수 있었다.
여름방학을 맞이한 또래 친구 8명이 농
장에 일을 하러 왔다. 팔씨름으로 양쌤 을 이겨버린 간디학교 3학년 세화, 풀 무학교 3년 지기 친구이자 해강이형 동 생 해산이, 풀무학교 2년 선배이자 루시
이모 딸인 은소리 언니, 칙칙한 남자들
속에서 빛이 났던 푸른꿈고등학교의 지 호, 중학교 후배이자 내년 풀무 전공부
진학을 고민하는 세현이, 김종진 선생님
께서 홍순명 선생님의 사위라는 사실을
이 친구들이 방학을 맞아 잠시나마 협
등학교 때부터 쭉 친구였던 선규, 교육
들에게는 어땠는지 몰라도 나에게는 새
처음 알게 해준 홍동 토박이 정현이, 초 농축제에 참가했다가 축제가 끝나고도
며칠 협업에서 같이 일을 했던 엉뚱소 년 상현이까지.
이 여덟 명은 나이도, 사는 곳도, 하고 있는 것도, 농장에 오게 된 이유도 하나 같이 다 달랐다.
업농장을 찾아와 일한 것이 다른 사람 로운 의미의 기대와 떨림이었다. 친구 들이 농장을 떠날 때쯤 협업농장의 일 상을 경험하고 느꼈던 것들을 글로 써 달라고 부탁했다. 그렇게 모인 글들을
소식지를 통해 다른 사람들과도 함께 읽어보고 싶다.
15
풀무학교를 창업하고 현재 대학교 1
제가 협업농장에서 일하며 느꼈던 것은
살이라는 패기와 막연한 기대와 설렘을
니다. 오랜만에 손톱 밑에 흙이 까맣게
학의 폐해(?)를 겪고, 방학 때 집에서
재미있었지만 특히 비슷한 나이 대의
짧게나마 일하게 되었습니다.
들을 함께 공유한 경험이 제가 대학에
학년에 재학 중인 구해산 입니다. 스무
‘역시 함께한다는 것은 소중하다’였습
안고 들어간 대학에서 흔히 말하는 대
끼도록 뻘뻘 땀 흘리며 노동하는 것도
쉬는 도중에 젊은협업농장과 연이 닿아
친구들과 다양한 생각들과 감정, 경험
젊은협업농장을 소개하자면 협동조합 방식으로 비닐하우스에서 쌈채소를 기
16
서 느꼈던 막막함과 무기력함에 큰 위 로와 용기를 주었습니다.
릅니다. 젊은협업농장은 이름에 걸맞
우리는 모두 저마다 비슷하면서도 다른
이 나름대로의 사정과 생각을 갖고 지
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협업농장에
5시에 출근하고 오후 4시 정도에 일을
명료해지고, 아픔과 고민을 함께 공유
미나에 참가하거나 동아리 활동, 개인
는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던 소중한 시
게 저와 나이대가 비슷한 젊은 사람들
고민과 감정들로 복잡하게 얽히고설키
내고 있었습니다. 농장의 일과는 새벽
서의 단순한 생활로 인해 제가 조금 더
마무리합니다. 이후 시간에는 지역 세
하고 연대함으로써 길을 찾을 수 있다
여가시간을 가지며 하루를 보냅니다.
간이 되었습니다.*
- 구해산
스무 살
학교 수업을 통해 처음 농사를 접하게
나 둘씩 모여서 돈을 모아 땅을 빌리고
당을 거쳐 우리 밥상에 오르게 되는 모
이런저런 과정을 겪으며 구성원도 계속
되었다. 밭에서 기른 작물들이 학교 식 습을 보았다. 신기했다. 더 자세히 알고
싶어졌다. 하지만 학교 수업만으로는 부족했다. 사실 학교에 농사 수업이 있
고 모든 학생들이 반드시 참여해야 한
다고 해도, 수업은 일주일에 한 번 뿐 이고, 모든 학생이 수업에 적극적일 수
는 없기에 대부분의 일을 농사 선생님 께서 혼자 처리 하신다. 이렇게 열악한
환경 속에서 농사 이론에 관한 것 외에
는 농업을 들여다보기에는 부족함이 많 았다. 그래서 농사를 업으로 삼고 살아
가는 분들의 모습을 직접 경험해 보고 싶었다. 인턴십을 어느 곳으로 갈 지 고
민하던 중, 작년에 젊은협업농장(이하 ‘협업농장’)으로 체험을 다녀온 선배의 후기를 보고 관심이 생겼다. 다행히 연
락이 잘 닿아 지난 7월 13일부터 2주간 협업농장으로 체험을 다녀왔다.
내가 만약 농사에 더 관심이 많아져서 20대에 농사를 업으로 삼고 살아보고 자 했을 때를 가정해보자. 돈도 없고, 땅도 없고, 가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터무니없이 낮은 농산물 가격에 농사
로 밥 벌어먹기 위해서는 제법 큰 규모 로 농사를 지어야 한다. 밖에서 아무리 농촌고령화 사회다, 젊은 사람들이 부
족하다 떠들어도 막상 농업에 뜻이 있 는 젊은이들이 부딪히는 가장 큰 문제 는 바로 자본이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실에 문제의식을 느끼는 사람들이 하
시설을 지어 협업농장이 생겨났다.
변하고, 장소를 옮겨 시설도 확장하는 등 지금은 많이 안정되었다고 한다. 현
재는 20대 청년들이 구성원의 절반 이
상을 이루고 있다. 이에 따라 지금 협업 농장이 초점을 맞추고 있는 문제는 교 육이다. 농장이 안정되고 젊은 청년들 이 조금씩 들어오면서 이런 물음이 생 겼다고 한다. ‘농촌으로 돌아온 청년
들이 일만 배우면 문제가 모두 해결될
까?’ 그렇지 않다. 다들 언젠가는 독립 해야 할 사람들이다. 더욱이 청년의 위 치는 아직 한창 배우고 익힐 나이다. 때
문에 여러 방면으로 꾸준히 학습해야 할 필요가 있다.’
마을 차원에서 도움을 주어야 하는 것 들이라 여기고 여러 문제제기가 있어온 결과, 현재 밝맑도서관에서 하는 여러
세미나 등의 교육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인문학과 자연과학 수업이 골고 루 있는데 나도 여기에 머무르는 동안 농장 형들을 따라 같이 수업을 들었다.
새벽 4시 반에 일어나고 늦게 끝나는
날은 오후 4~5시까지 일을 한다. 쌈채 소를 기르기 때문에 육체적으로 막 힘
든 일은 아니었지만 인내력이 필요했 다. 2주간 머무르며 농업에 관한 것보
다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 깊은 인상을 받았다. 짧은 기간 동안 많 이 배우고 간다. *
- 홍세화
열아홉 살
17
여름방학을 맞아 집에 내려와 있었습 니다. 장곡에는 지난 겨울방학 때 어머 니와 같이 잡초를 뽑으러 몇 번 갔었는
데 그 때 이후로 반년만의 발걸음이었 습니다. 저의 방학 계획은 밝맑도서관 에 엉덩이 붙이고 앉아 책도 많이 읽고,
공부도 엄청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 데 처음 계획과는 달리 학교 일 등으로
서울과 춘천을 오가는 바쁜 방학을 보 내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정민 철 선생님의 부름을 받아 협업농장 식 구들과 며칠 짧은 시간을 함께하게 되 었습니다.
그 사이 저는 살갗이 타는 것이 싫어 꼭 꼭 긴팔에 긴바지를 입고 일하는 사람
이 되어있었습니다. 목수건을 두르고 선크림도 발랐습니다. 협업농장의 다 른 청년들은 아침 동이 틀 때 나와 일
을 시작했지만 저는 어머니의 일정에 맞춰 7시에 장곡으로 향했습니다. 이러
저러한 구실로 오전에만 일하고 오후에
는 행복농장의 사무실에서 다른 일들을 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지면을 빌어 글을 쓰는 것이 정말 쑥스럽습니다.
풀무학교에서 농사일을 배웠고 또래 청 년들에 비해 농사 경험이 조금 더 있다 지만 여기 협업 청년들은 따라갈 수 없
었습니다. 다들 수확하는 속도도 빠르
고, 여러모로 능숙했습니다. 필요한 만 큼 수확을 하고, 저장하고, 박스에 담는
등의 여러 과정들이 수업 시간이 아니 라는 것을 일깨워 줬습니다. 한여름 더 위에 잎 끄트머리가 탄 상추를 보면서, 18
총채벌레 피해를 입어 그냥 먹어도 괜
가 구분되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쉬
들을 보면서 협업농장이 농업 현장임을
들었습니다. 이 곳 협업농장도 그와 비
찮을 것 같지만 버릴 수밖에 없던 상추 실감했습니다. 생업이니만큼 어떻게 하면 이 생명들이 잘 자랄까 궁리하는 모습들을 보았습니다. 행여 제가 잘못 수확해서 농장에 피해가 가는 게 아닐 까 하는 미안한 마음도 있었습니다. 그 래서 맛있는 점심 밥값만큼이라도 도움 이 되자는 생각으로 따라다녔습니다.
하루걸러 하루 꼴로 손님들이 찾아왔
고, 여러 곳에서 취재 촬영을 오고, 곧 또 수십 명의 대학생들이 농활을 온다 고 합니다. 그 많은 사람들은 협업농장
운 걸 진작 왜 몰라봤을까 하는 생각이
슷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매일 몸으로 직접 일하는 사람은 따라갈 수 없다는 것 말입니다.
저도 개강을 해서 학교로 돌아가면 제 가 열심히 하는 만큼 보인다는 마음으
로 공부해야겠습니다. 이제 입추도 지 났고 뜨거운 태양의 온기도 점점 수그 러들 테니 고단한 농사일이 조금은 수 월해졌으면 좋겠습니다. *
- 박은소리
스물두 살
에서 무엇을 보고, 무슨 생각을 하고 갈 까하는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문득 고 등학교 2학년 때 현장실습 차 다녀왔던 홍천의 시골집이 생각났습니다.
저는 그곳에서 논 김매는 법을 처음 배 웠습니다. 함께 일하던 아저씨께서 피
하나를 뽑아 들어 “이것이 피다. 쭉 지 나가면서 이 피를 뽑으면 된다.”고 가 르쳐 주셨습니다. 생전 처음 하는 일이
라 벼랑 피랑 도무지 구분이 되지 않았 습니다. 어리둥절함을 뒤로 하고 허리
굽혀 논바닥을 한 바퀴 빙 돌았을 때, 돌아오는 것은 아저씨의 호통 소리였습
니다. 제 눈엔 보이지 않아 그냥 지나 친 피들이 아저씨 눈에는 죄다 보였던 것입니다. 장마철 비가 내리기 전에 피 를 다 뽑아야 했기 때문에 한 번 더 논
에 들어갔습니다. 다시 반 바퀴 쯤 돌았 을 때에야 체에 콩 걸러내듯이 벼와 피 19
첫 주에는 행복농장에서 인턴십을 시작했다. 행복농장에서도 거의 다 처음 하는 일들이라서 어렵기도 하고 힘들기도 했다. 특히 뜨거운 햇빛 때문에 엄청 힘들었 다. 그런데 두 번째 주부터 젊은협업농장에서 일을 해보니까 행복농장은 정말 그냥
아무 것도 아닌 거 같았다. 협업농장 하우스는 행복농장보다 더 덥고, 일하는 중간
에 제대로 쉬지도 않아서 처음 일할 때는 엄청 어려웠다. 그래도 협업농장에서 그
렇게 힘들게 일을 해보니 진짜 농부가 된 거 같았고 농부의 마음이 이런 거구나라 는 생각도 했다. 그 전엔 밖에 나가서 풀을 뽑거나 모종 같은 걸 심을 때면 이걸 왜 해야 되는지도 모르겠고, 피부가 타는 것이 싫었다. 그래서 그저 그냥 앉아서 쉬거 나 놀다가 갈 뿐이었다. 그런데 이번 경험을 통해서 많은 깨달음을 얻었다.내가 너
무 농사일을 쉽게 봤었다. 그냥 몇 개 따면 끝이겠지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상 추가 그렇게 손이 많이 가는 줄 전혀 몰랐다. 동물을 돌보고 애정을 주는 것처럼 상
추도 손이 많이 가는 만큼 관심도 많이 가지게 되었다. 이렇게 일을 해보니까 정말 내가 예전에는 일을 잘 못했구나 생각이 들었다. 이제부터는 열심히 엄마 아빠가 일하실 때 도와드려야겠다.
협업농장에서 일하는 시간이 정말정말 좋았다. 농장 사람들도 다 재미있고 낯도 안
가리고 말을 먼저 걸어줘서 고마웠다. 다음 방학에도 기회가 있으면 또 다시 오고 싶다. *
- 김정현
20
열일곱 살
세화와 해산이는 협업농장에서 일주일에서 이주일 정도 같이 일했었는데 글에서
모두 협업농장 소개를 하고 있다. 꽤 자세히, 핵심을 찔러서 말이다. 글을 받고 ‘왜
그럴까?’ 하고 생각해보았다. 내가 글을 쓰거나 말을 할 때 소개하는 내용은 새롭 게 알게 된 것이나 새롭게 느낀 것이 주가 된다. 세화와 해산이도 마찬가지 아니었
을까. 나에게는 일상인 협업농장의 생활이 친구들에게는 새로웠던 것이다. 평소에 협업농장을 어느 정도 알고 있던 해산이는 잠깐이지만 같이 일하기 전에는 내가 농 장에 있는 ‘재미(이유)’를 잘 이해하지 못했다. 일주일 동안 함께 지내고 다시 이야 기를 해보았을 때는 그 ‘재미’를 공감하기 시작했다.
얼마 전 경향신문에 협업농장에 대한 기사가 실렸다. 인터넷에 올라온 그 기사에
달린 댓글을 보면서 느낀 것이 있다. 기사의 부제목에서 협업농장 연매출 1억이라 는 내용이 부각되었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연매출 액수에 집착하게 된 진지한 댓
글들까지는 좋았지만 그 전후맥락과 상황을 모르면서 겸손하지 않고 툭툭 내뱉는 말들이 많았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 ‘인성’이 부족하단 생각이 들었다. ‘인성’도 중 요하지만 여기에서는 ‘모른다’는 것에 대해 이야기 해보고 싶다.
우리 나이 때는 모르는 게 많은 것이 당연하다. 사람들은 모두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다. 서로의 삶에 대해 잘 모르고 이해하기 힘들지만 막상 함께 살아보면 ‘아, 이 렇게 살아도 ‘재미’있구나!’하고 새롭게 알게 되고 다른 이의 삶에 공감할 수 있게 되는 때가 있다. 이런 공감의 경험을 많이 만드는 것이 지금 청년들이 해야 할 일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물론 나한테 맞는 각자의 ‘재미’를 찾아가면서 말이다.
이번에 방학을 맞아 협업농장을 찾은 7명의 친구들 중에선 함께 한 생활이 자신의 ‘ 재미’가 아니라고 말한 친구도 물론 있었다. 하지만 그 친구를 포함해 모두 ‘이렇게
살아도 재미있을 수 있겠구나!’라는 말 정도는 조금이나마 함께 경험해 봤기에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농장을 찾은 친구들 덕에 생긴 기대와 떨림은 주변에 젊은 사람
이 더 많기를 바라는 나의 욕구 때문 인지도 모른다. 많은 사람들이 이 ‘재미’를 알 면 좋겠다. 작년 초만 해도 20대 청년이라곤 해강이 형 밖에 없었던 농장에 지금은
몇 배(비록 1 곱하기지만)나 되는 20대가 있다. 여름방학 때 나에게 기대와 떨림을 줬던 친구들이 모이면 나중에는 함께 큰 기대와 떨림을 만들어 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없는 여름방학이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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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바이시끌은 계획했던 코스와 일정과 다르게 여러 가지 변수로 많이 짧아
졌다. 토요일 오전에 일을 일찍 마치고 11시에 출발하려고 했지만 예상치 못한 콩밭에 서의 호출이 있었다. 갑작스런 오후 비 소식으로 콩 정식이 급해진 것이다. 결국엔 1시
가 다되어서야 출발할 수 있었다. 사실 군산에는 지린성이라고 하는 고추짜장으로 유명 한 중국집이 있었는데 40분이나 기다려야 한다고 해서 아쉽게 다른 중국집, 대북경에 서 해왕짬뽕을 점심으로 먹었다.
점심식사 후에 새만금방조제가 시작되는 비응공원에 모여서 출발준비를 했다. 비응공 원 근처에 가니 아주 많은 사람들이 비싼 자전거에 복장을 갖추고 있어서 깜짝 놀랐다.
알고 보니 다음 날 새만금에서 철인3종 경기가 열리는데 거기 참가하러 온 사람들이었
다. 일행이 모이고 자전거 바퀴에 바람을 채워 넣고, 물통을 챙기는 등 라이딩 준비를 했 다. 기념으로 단체사진을 찍고 자전거팀과 자동차팀으로 나눠서 출발했다.
라이딩을 시작한지 약 10분도 되지 않아 하늘이 컴컴해지고 맞으면 아플 정도로 세찬 비가 쏟아져 내렸다. 그래도 새만금방조제가 차도 옆에 높은 턱으로 인도와 자전거 도
로가 분리되어 있고 자전거도로도 넓어서 안전한 편이었다. 비가 내려도 계속 페달을
밟아 바람을 뚫고 나갔다. 어쩌면 비가 오는 게 더 좋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출발 직전 만 하더라도 폭풍전야처럼 바람 한 점 없고 날이 아주 뜨겁고 습했다. 비가 내려서 시야 가 좀 흐려지긴 했지만 한편으론 시원해서 자전거 타기가 더 좋았다.
새만금 방조제가 끝나고 변산반도에 들어서자 산이 많아 길이 꼬불꼬불했고 차가 많아
서 길이 좀 위험했다. 강산이의 안내로 펜션을 찾아 들어가는 길에 길을 잘못 들어서 한 참을 되돌아 온 건 비밀이다. 숙소에 도착해서 짐을 풀고, 씻고, 회와 고기로 저녁을 푸 짐하게 먹었다. 사실 성근이와 강산이, 나는 텐트와 침낭 등 캠핑용품을 준비해서 밖에 서 자려고 했는데 비 때문에 캠핑을 하지 못해서 아쉬웠다.
다음 날 아침에도 역시 비가 왔다. 아침으로 라면을 끓여 먹고, 10시쯤 다시 날이 개는 듯 하여 자전거를 타고 채석강을 거쳐 격포항으로 갔다. 격포항에 도착하여 낚시를 시
작하니 다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비를 맞으면서도 고기를 잡겠다고 30분 정도 버티 다가 비가 너무 많이 와서 결국 한 마리도 낚지 못하고 낚시를 접었다. 점심은 곰소항에 가서 젓갈정식을 먹었다.
이번 바이시끌 여행은 여러모로 아쉬운 점이 많았다. 먼저 출발시간이 늦어지면서 출
발지였던 금강하굿둑과 군산 시내를 둘러보지 못했다. 또 태풍이 오는 바람에 비바람을 뚫으면서 무리하게 자전거를 탔다. 새만금방조제에 자전거도로가 잘 되어 있어서 다행
이었지만 변산반도 도로는 자전거를 타기에 위험했다. 또 볼거리가 많은 지역인데 비 때문에 별로 둘러보지도 못하고 다음 날 자전거도 많이 타지 못해서 아쉬웠다. 다음 바 이시끌 라이딩을 갈 때는 부디 날씨가 좋아서 더 재미있게 자전거를 탔으면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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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UCATION FARM CLASS
풀무농업고등기술학교 교육농장반 정영환thinkingfarmer@gmail.com
풀무농업고등기술학교(이하 고등부)에서는 매월 첫째 주와 셋째 주 토요일 3시간 씩 특별활동수업으로 진로심화과정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목공반, 서예반, 지
역탐구반 등 여러 가지 수업이 진행되는데, 이중 하나가 교육농장반(창의적 재량학 습)입니다. 교육농장반 수업은 젊은협업농장에서 위탁진행합니다. 농장이라는 현
장을 중심으로 지역단체와 농가들을 알아갑니다. 직업으로서의 농업과 삶의 현장 으로서의 지역을 새롭게 경험할 수 있습니다. 2013년 수업으로 진행되기 시작했으 며 올해도 진행 중입니다.
교육농장반은 학생들이 학교가 아닌 농장에서 실제 농업 생산 및 유통하는 과정을 경험하면서 이를 통해 생산자와 유통회사, 그리고 소비자의 관점을 이해하고 현재
농업인들이 갖는 고민과 한계를 생각하도록 하자는데 가장 기본적인 목표를 두고
있습니다. 개인 농가가 아닌 생산자협동조합 모델을 보여주어 농업 형태의 다양성 을 제시합니다. 또한 젊은협업농장과 연계된 지역의 여러 단체 및 농가에서 실습
하며 농촌에서 살아가는데 농업 외에도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합니다.
학기가 끝날 때마다 간담회를 통해 좀 더 알찬 수업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 니다. 농장에서 수업을 진행하다보니 다소 유동적이며 진행에 미숙한 부분도 많지
만 학생들의 만족도는 높습니다. 텃밭이 아닌 실제 현장이라서 더 긴장감도 있고, 농업에 대해 더 진지하게 생각해 볼 수 있었다는 의견이 많았으며, 수업진행에 대
한 요구도 많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수업을 통해 고등부 학생들도 배우지만 사실 농 장에도 많은 도움이 됩니다. 일손을 돕는다는, 눈에 보이는 도움 외에도 자칫 생산
에만 집중하여 잊고 있었던 처음 생각, 지역과 교육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하게 됩니
다. 어린 친구들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좀 더 공부하고 노력해야겠다는 의지를 키 워줍니다. 올해 1학기 수업을 반성하며 2학기에는 좀 더 알찬 수업이 되도록 준비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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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3/07 풀무 고등부 교육농장반 2015년 첫 수업시간. 젊은협업농장 하 우스에서 브로콜리를 심었다. 한 학기 활동이 진행되는 동안 학생들은 상추 씨앗 을 심고, 밭을 만들고, 모종을 옮겨 심고, 수확하는 농사의 전全 과정을 경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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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6/02 모내기로 한참 바쁜 농번기, 교육농장반 수업 시간에 지정리2구 심 재원씨 농가 일손을 도왔다. 물못자리 모판 떼기는 일 년 농사 중에서도 가장 손이 많이 필요하고 힘든 일이다. 하지만 여럿이 일하니 즐겁기만 한가보다. 흠뻑 땀 흘 려 일해서 개운하고 함께하는 농촌을 실제로 만날 수 있어 뿌듯하고 좋았다는 의 견이 많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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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학기 교육농장반 평가 정리
김성근jjangga1322@hanmail.net
교육농장반 1학기 평가를 정리해 보았다. 고등부 친구들은 교육농장반이 작년에
비해 보다 체계적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고 느꼈다고 한다. 학교에서 하는 실습 은 한정적이라 아쉬운 반면 지역에 있는 협업농장에 와서 실습을 해서 좋았다고 한
다. 한편으론 조금 더 육체적으로 힘든 일을 하고 싶다고도 말했다. 단지 협업농장 일뿐만이 아니라 지역에 있는 농장으로 나가 함께 일을 하고 이야기를 하면서 농업 을 폭 넓게 볼 수 있는 안목이 생기기를 원했다. 실제로 다른 농장에 가서 힘들게 일 을 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고 뿌듯했다고 했다.
협업농장에서는 생산만 주로 하는데 유통, 판매의 단계, 농민과 소비자가 직접 만 나는 관계를 보고 싶다는 의견도 있었다. 서울에서 열리는 농부시장farmer’s market
까지 가보는 것은 어렵겠지만 협업농장이 매일 납품하는 홍성유기농영농조합에 함 께 가서 보고 이야기 나누는 것도 도움이 될 거라는 선생님의 답변이 있었다.
한편 교육농장반이 2주에 한 번씩 오기 때문에 수업이 있는 토요일에만 생각이 나 고 일상생활과는 동떨어져 있다고들 했다. 그래서 학기 초에 이론적인 내용들을 이
메일로 주고받는 것을 시도 했지만 꾸준히 이루어지지는 못했다. 한 학기씩 농사 일지를 쓰고 검사를 맡는 것도 하나의 방안으로 생각해보았다.
진로를 농업으로 생각하는 친구도 도움이 많이 되었다고 한다. 농장에서는 작년보
다 한 친구, 한 친구를 알 수 있는 기회가 적어서 아쉬웠다. 농장에서도 프로그램을 어떻게 이끌어 갈지 매번 고민하고 있다.
1학기 평가 마지막에 박완 선생님께서 ‘실습을 포함하는 수업은 규정짓기 힘들다. 이번 학기 수업을 평가해보면 농업 체험보다 농촌의 현장에 나와 농촌을 배울 수
있었던 좋은 자리였다. 학교에서 농촌이라는 지역, 농업에 대한 당위를 많이 배우 지만 졸업하고 농촌에 뛰어드는 창업생은 많지 않다. 농촌을 모르고 농촌에서 살
아 볼 결정을 하기는 어렵다. 이번 수업에서 농촌이라는 곳에서는 사람들이 이렇게
먹고 사는 구나를 알고 농업을 하면서도 여러 가지 활동도 할 수 있음을 볼 수 있는 기회였다. 농업을 통한 생계 뿐 아니라 농촌에서 자신의 꿈, 이상을 실현 할 수 있
는 가능성을 모색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으면 좋겠다.’라며 생각을 정리할 수 있도 록 말씀해 주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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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주문량이 증가하고 있는 상추 종류입니다. 상추만 알고 있던 소비자들이
로메인도 알게 되어 소비가 점점 확대된다는 이야기를 얼마 전에 들었는데 역시 그 런 것 같습니다.
로메인romaine은 로마인 상추roman lettuce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로메인은 종류
가 많습니다. 2012년 처음 농장을 시작했을 때 로메인은 지역의 이인주 어르신이
재배하고 있었습니다. 일반적으로 로메인이라고 부르는 것으로 청로메인이었습니 다. 시저스그린 로메인상추cos lettuce, caesar green입니다. 뭐 로마의 시저Caesar가
좋아한 상추라서 그렇게 부른다고 합니다. 옆집 어르신이 재배하고 있는데, 또 그 때는 판매량도 얼마 되지 않아서 우리는 재배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협업농장 에서는 미니코스 로메인을 재배했습니다.
로메인은 그냥 코스상추cos lettuce라고도 불린다고 합니다. 이유는 그리스의 코스 라는 섬이 원산지옥스포드 사전여서 그렇다고 합니다. 그 근처도 안 가봐서 모르겠
지만 로메인이 잘 자라는 기후를 생각해보면 아마 그 섬의 날씨는 놀기 매우 좋은 지역일 거라고 짐작이 됩니다.보통의 로메인보다 작다고 해서 미니라는 말을 붙여
서 구분하고 있습니다. 인터넷에서 검색해보면 미니컵로메인으로도 불립니다. 포 기가 작은 컵과 같은 모양이기 때문입니다. 생긴 모양을 보면 이 말도 그럴듯합니
다. 하지만 미니코스로메인mini cos romaine이니까 앞쪽 설명이 더 맞는 것 같습니
다. 간단히 미니로메인으로 부르기도 합니다. 민택기 작가가 찍은 농장 채소 사진 중에 가장 멋지게 나온 것이 미니코스로메인입니다. 아삭하니 맛이 참 좋습니다.
쌈채소는 참 이름이 어렵습니다. 농장 초기에 쌈채소 이름 정확히 찾아주는 노력
(?)도 했었는데 실패했습니다. 우리와 홍성유기농영농조합은 합의를 했는데, 홍성 유기농과 소비처인 두레생협이 합의에 실패해서 가락동시장 기준으로 돌아가 버렸 습니다. 그때 혼란스러웠던 이름이 레드red치커리와 적赤치커리였습니다. 도통 레
드와 적이 어떻게 다르다는 것인지…… 빨간색과 벌건색의 차이인가? 그때 우스갯 소리로 쌈채소는 미대출신이 키워야한다고 했습니다. 실제로는 모양이 완전히 다 릅니다. 가락동 상인들 입에 그렇게 붙었으니 모두 그렇게 불러야하는 상황입니다. 얼마 전에 『배를 엮다』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책 내용은 사전을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그들이 만드는 사전의 이름이 ‘대도해(큰 바다를 건너다)’인데 그 이
유가 ‘사전은 말의 바다를 건너는 배’이고, 배가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으면 바다에 서 가라앉아 죽기 때문입니다. “만약 사전이 없다면 우리는 드넓고 망망한 바다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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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 두고 우두커니 서 있을 수밖에 없을 거야”라는 책에 적혀 있습니다. 이들이 우
리의 쌈채소 이름을 들으면 아마 우두커니 서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책
입니다. 한 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사전을 보면 경건하게 받아 앉을 수밖에 없는, 그물코출판사가 언젠가 사전을 만들면 존경스러울 거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는
책입니다. 왜 그물코출판사에는 이런 사람이 없는가 하는 생각과 이런 사람 있어도 참 어렵겠다는 생각이 동시에 듭니다.
우리는 쌈채소라고 부르지만 그들의 원산지에서는 쌈으로 먹지 않고 샐러드로 먹
으니 샐러드 채소라고 부르는 게 맞을 듯합니다. 보통 샐러드는 포기로 재배하고
수확합니다. 로메인 중에서도 ‘미니’로메인은 더더욱 포기 수확이 좋은데, 우리나 라에서는 잎을 따내서 쌈용으로 판매하는 방식이 일반적입니다. ‘미니’를 한 장, 한
장 따고 있으면 참 ‘미니’해집니다. 올해 준비하고 있으니 하반기부터는 홍동농협 로컬푸드 매장, 홍성축협 하나로마트에서 샐러드용 포기 미니코스로메인을 만나 실 수 있을 것입니다.
어쨌든 2014년부터 이인주 어르신이 로메인을 재배하지 않겠다고 하셔서 홍성유
기농과 상의하여 젊은협업농장에서 청로메인도 재배하고 있습니다. 참, 로메인 중 에서 붉은색을 띄는 적로메인레드로메인이 아닙니다.은 2012년부터 재배를 했습니다. 지금도 재배하고 있습니다. 또, 정확한 이름은 시저스레드로메인cos lettuce, Caeser red입니다.
쌈을 판매하는 곳에서는 상품들이 좀 알록달록하기를 바랍니다. 특히
여름에는 적상추의 붉은색을 내는 안토시아닌 색소가 쉽게 깨져서 적상추가 청색 이 되기도 합니다. 그러니 홍성유기농에서도 저희들에게 청색이 아닌 쌈채소를 재
배해주길 원했습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적로메인입니다. 적로메인은 한여름에 도 검은색에 가까운 진한 적색을 띕니다. 우리 농장에서 서로 수확하지 않으려고 하는 종류가 바로 여름의 적로메인입니다. 워낙 잎이 얇기 때문에 4kg를 맞추기 위
해서는 다른 것보다 훨씬 많이 수확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면에서 쌈채소는 무게가 아니라 깻잎처럼 장章수로 판매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산자는 생각합니
다. 이것도 가락동 상인의 기준인지는 모르겠지만. 더군다나 수확기간도 매우 짧습 니다. 무게, 수확기간 등을 모두 따지면 청상추에 비해 생산량이 1/5밖에 되지 않
는데도 가격은 동일합니다. 소비처, 판매장에서는 가격 구분이 어렵다고 합니다. 청로메인은 적로메인에 비해 잘 자라고, 무게도 잘 나갑니다.
결론적으로 처음 시작한 2012년에 협업농장에서 재배한 작물은 누구도 하지 않으
려고 하던 쌈채소 종류였다는 것입니다. 초보자들이 그런 종류만 재배했으니 참... 지금 청로메인은 행복농장으로 넘어갈지 말지 하는 중입니다. * 34
사진:민택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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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LABO FARM STORY
장곡 지역과 젊은협업농장 1 정민철jmchul@gmail.com
7) 홍성을 기반으로 활동하던 풀무생협은 홍동 지역 논농사에 필수적인 홍동천의 수질 개선을 중요하게 생 각했다. 이를 위해서는 홍동천의 상류인 장곡 지역의 친환경농업 확대가 필수적이라고 판단했다. 2000 년대 중반 장곡의 친환경 논농업 확대가 급속히 이루어졌다. 하지만 이 시기는 전국적인 친환경 논농업의 경쟁적 확대로 인해 유기재배 쌀의 판매 부진으로 이어져 수매한 쌀이 남아 풀무생협의 재정악화가 발생 한 시기이기도 하였다. 이러한 어려운 상황과 교육이 따르지 못해 이후 장곡 지역 조합원들의 유기농업 포 기가 이어졌다. 8) 2000년대 중반 이후 풀무생협, 홍성친환경작목회, 그리고 홍성유기농영농조합은 지역 활동과 관련 된 전반적인 사항을 논의하던 단체였다. 홍성유기농영농조합은 장곡면에 있고 조합원 역시 대부분 장곡면 주민이었지만 홍동 지역 중심의 면단위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였다. 따라서 홍성유기농영농조합을 통 해 장곡면 사람들이 홍동에서 활동을 하는 경우도 많았다. 또한 장곡면 한울마을의 귀농인들 역시 갓골 주 변 활동에 많은 역할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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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곡에서 시도할 협업농업의 몇 가지 방향이 결정되었다. 홍성 지역의 유기논농업 기술은 상당한 수준이었지만 유기밭농사는 논농업에 비 해, 그리고 다른 지역에 비해 기술과 생산성이 떨어진 편이었다.9 그래서 젊은 사 람들이 기술력 향상을 목표로 유기밭농사를 시도해보자고 하였다. 또한 자본토지, 농기계 등 경제적 자본과 지역 사람들과의 관계 같은 사회적 자본 등이
없는 젊은이에게 적합
한, 즉 여러 사람이 함께 협업하는 특성과 농기계 사용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노동
력 중심의 농업을 생각했다. 그리고 기존 지역 농가와 경쟁하지 않고, 지역에서 현
재 필요로 하거나 주민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작물을 선택하기로 했다. 초기에 는 직거래 등 농산물 유통에는 관심을 두지 않고 농산물 생산에만 집중하여 생산
단체로 자리매김하는 것, 그러므로 농산물 유통은 낮은 가격일지라도 지역 단체
에 의지함으로써 지역 단체 및 사람들과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하자는 것도 중요 한 방향이었다. 물론 농업생산단체이지만 교육과 지역 활동은 농장의 주요활동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이를 기초로 홍성유기농과 논의하여 시설하우스에서 쌈채소를 생산하기로 결정
했다. 홍성유기농 조합원 중 두 농가에서 이미 쌈채소를 생산하고 있었지만 재배 품목의 다양화를 위한 새로운 품목에 대한 시도와 향후 생산량의 증가가 필요했
다. 쌈채소 재배는 연중 생산에 많은 노동력이 들어가기 때문에 가족농 중심 농가 에서 상시적인 고용노동이 없을 경우 접근하기가 어렵다는 특징이 있었다. 그래 서 기존 두 농가에서 생산하지 않는 쌈채소 품목을 중심으로 작물을 선택, 재배하 기로 결정했다.
시설하우스의 경우 작은 규모와 관리기 정도의 소규모 농기계만으로도 생산 활동
이 가능했다. 또 날씨와 상관없이 연중 생산 활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아직 일상적
노동에 익숙하지 않고, 과외활동이 많은 초보농부가 농업을 생활의 중심에 둘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데 적합할 거란 판단도 있었다. 그리고 여전히 가지고 있는 농 업에 대한 낭만적인 접근을 차단하려는 목적도 있었다. 홍성유기농과 채담이 농장
하우스 6동 중 한 동200평을 연구목적으로 빌리기로 합의했다. 하우스 임대료 100 만원을 포함한 기본 농사 경비는 갓골생태농업연구소에서 지원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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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홍성에서 친환경 밭농사 관련 작목반이 있는 곳은 풀 무생협과 홍성유기농영농조합 두 곳이었다. 홍동농협의 경우 2012년부터 친환경밭작목회를 시작하였다. 풀무 생협 채소작목회(이후 풀무채소환경영농조합으로 분화) 의 경우, 이전의 소량다품목에서 단일작물의 규모화 형 태로 전환되어 가고 있는 반면, 홍성유기농은 작은 규모 임에도 다양한 친환경 밭작물을 취급한다는 차이가 있었 다. 그러나 밭작물의 다양화라는 시장의 요구에도 불구 하고 지역에서 생산된 친환경농산물의 품목과 물량이 많 지 않아 다른 지역에서 구입해 와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홍성유기농에서는 타 지역에서 구입해오고 있는 친환경농산물 품목을 지역에서도 생산하려는 노력을 하 고 있었다. 따라서 새롭게 농사를 시작하는 입장에서 상 대적으로 홍성유기농에 접근하기가 쉬웠다.
사진:민택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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