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uzzle
Know Your I.D 옳고 그름 혹은 흑과 백 그리고 변장된 진실에 대한 무시
reflectOR
04 반짝반짝 빛나는
06 2009 AUDREY
07 RENAISSANCE OF SOUND
보편적인 혹은 지극히 주관적인 럭셔리에 대한 단상
2009년에 부활한 오드리가 변주한 80년대 스타일
리메이크의 세계에서 추출한 형보다 나은 비범한 아우들
08 DR. J'S ALTERNATIVE TREATMENT 10 50:50
11 SUSTAINABLE FUR
신경안정제 없이 정신 질환을 치료하는 가장 세련된 방법
성숙한 시각 그리고 천진난만한 발상들이 모여 지속 가능한 모피에 대해 말한다
한국 갤럽의 통계로 풀어본 논쟁의 자화상
12 망가짐의 미학
13 입어라,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14 !OUCH
이제 그 누구도‘굴욕’ 을 부끄럽거나 민망하다고 해석하지 않는다
남들의 시선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하나의 방식‘리듬’ 에 대해
번쩍하는 아찔한 순간에도 무심한 듯 여전히 빛나는 아이템들
15 미안해 욕하지마
16 개와 늑대의 시간
18 SCENT SCENE
막장 코드를 욕하기엔 어딘가 익숙한 구석이 있다
하나의 현상에는 다양한 시각이 혼재하는 판단의 중간지대가 있다
향기는 때론 시각보다 더 많은 것을 우리에게 설명해준다
reflectED
20 UNIFORM PARADOX
22 LAW IS COMING DOWN 23 PAY ATTENTION TO HIDDEN HERO
획일화 그리고 그 속에 감춰진 에로티시즘, 유니폼을 입는 사람들의 발칙한 인터뷰
일상생활과 너무 가까운 법은 버겁고 때론 우스꽝스럽다
24 LETHER PANTS
25 N/S PROJECT 26 서울무한육면각체
친숙함이라는 가죽 팬츠에 대한 새로운 시선
자석을 대하는 15가지의 우아한 방식
서울은 과연 6백년의 유구한 역사가 흐르는 도시일까?
우리가 삶을 돌아보며 다시 꿈을 꿀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그들의 삶은 영웅과 닮았다
28 GUESS-PICKING HALL OF FAMERS ‘대중음악 명반 100선'을 바라보는 조금은 삐딱한 시선
29 DON'T STOP THE MUSIC! 30 COLOR PALETTE
32 ADAM'S APPLE
i p cS
확인해본 남자의 엉덩이에 대한 몇 가지 고정관념
누구보다도 꿈에 가장 가까이 닿아있던 작곡가 강진우의 이야기
물감이 하릴없이 굳어가는게 아깝다고 느낀 순간 런웨이는 캔버스가 되었다
37 EVIDENCE OF SLEEPWALKING
43 LAND OF UNKNOWN
47 BLOSSOM OF COLOUR
어린 정비공과 자폐소년, 현실도피를 꿈꾸는 몽유병 소년들의 네온 빛 성장통
신은 새로운 행성은 만들었고 인간들은 그 위를 꾸미기 시작했다
현대적인 실루엣으로 재탄생한 한복의 자태
reflectOR 세상을 비추는 반사체
염은지
평소 클래식한 아이템을 믹스매치 하는 것을 즐기는 24세의 대학생
▼
럭셔리를 정의해 본다면? 빛나는 것 .럭셔리라는 단어 자체가 빛나는 느낌을 주는 것 같지 않나. 나를 럭셔리하게 만들어 주는 것? 진주. 어렸을 때 산 짝퉁 진주귀걸이부터 엄마가 준 진주귀걸이와 목걸이까지 진주가 박힌 머리핀들도 진주면
럭셔리란 무엇일까. 개인의 외적인 모습은 물론 내면의 가치까지 완벽하게 충족시켜 주는 요소는 과연 무엇일까. 변하지 않는 가치, 나만의 럭셔리에 관해 물었다.
다 좋다. 그 이유는? 이거 하나면 다른 악세서리는 필요 없다. 어렸을 때는‘어린애가 무슨 진주냐’ 하는 소리에 조금 망설이기도 했지만 지금은 뭐라고
EDITOR 염은지
하는 사람이 없어서 더 좋다. 어서 5.5cm의 진주 귀걸이를 소 화할 수 있는 나이가 되길.
정연주
돈을 주고 살 수 없는 가치에 대해 더욱 집착하는 27세의 프리랜서 디자이너 ▼
럭셔리를 정의해 본다면? xclusive. 대체될 수 없 는 유일함. 나를 럭셔리하게 만들어 주는 것? nunu의 골드 판도라 박스, 일명 아이데이션 소스를 담는 상자 가 되겠다.
김소영 피부 트러블에 민감한 24세의 잡지사 어시스트 ▼
그 이유는? 평소 메모광이며 메모되어지는 곳이
40
비단 종이뿐만 아니라 상황에 따라 다양한 사물
럭셔리를 정의해 본다면?
에 메모를 한다. 이는 그 순간 떠오른 공감각적
턱을 1cm 들어주게 만들 수 있는 자신감.
인 영감을 저장하기가 수월하기 때문이다. 이렇
나를 럭셔리하게 만들어 주는 것?
게 기록된 것들은 집에 오자마자 일면 나만의
화이트닝 로션과 비비크림.
판도라 박스에 담겨지는데 매주 주말에 열어서
그 이유는? 얼굴에 생기는 트러블이 가장 신경 쓰이는 부
읽어 본다. 창의적인 작업을 해야 하는 나에게
분. 트러블이 있는 날이면 얼굴을 들기 힘들 정도로 자신감
보물과도 같은 신주단지이며 이는 나는 유니
도 떨어진다. 반질반질 윤기가 도는 하얀 피부를 만드는 것
크한 존재, 남과 구분되는 유일하고 소중한
이 내가 할 수 있는 럭셔리의 1단계이다. 일단 사람이 때갈
존재로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이 좋아야 뭘 걸쳐도 럭셔리 해 보이는 것이 아닌가.
원성아
돈과 타협한 음악인 28세의 백조
▼
럭셔리를 정의해 본다면? 여유. 여유로운 표정과 곧은 자세 주변과 상관없이 무언가 에 몰두 할 수 있는 시각을 가지는 것이다. 나를 럭셔리하게 만들어 주는 것? 음악. 음악이라는 울타리에 내가 녹아나는 것이 내가 원하는 럭셔리의 형태이다. 영혼이 음악으로 표현되는 것. 나의 자아실현이 아닐까. 그 이유는? 나를 최대한으로 표현 할 수 있는 부분이 음악이다. 곡 을 쓰고 노래하는 싱어송라이터가 되고 싶었다.
이승빈 자신만의 신념과 스타일을 추구하는 26세의 대학생 ▼
럭셔리를 정의해 본다면? 나를 중화시켜주는 것. 예전에는 그저 비싸기만 한 것 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요즘 들어 여기저기서 싼티 난다는 소리를 많이 듣는다. 알칼리를 산성으로 중화시켜 중성을 만들어 내듯이 내 성향의 중심을 맞추기 위해 럭셔 리라는 극약처방을 내려야 할 것 같다. 그나저나
안혜숙
키치와 싼티의 경계는 뭔가?
자신을 위해 아낌없이 투자하는 26세의 취업준비생
나를 럭셔리하게 만들어 주는 것? 아디다스 저지. 유행의 반대로 가면 된다. 럭셔리가 유행할 때는
▼
럭셔리를 정의해 본다면? 나를 위한 투자. 가격보다는 내가 물건을 사고 난
정민경
구제를 나만의 방식으로 소화하면 사람들은 신기해
고유한 것에서 부터 멋을 찾는 24세의 구성작가
하고 오히려 그것이 럭셔리라고 생각한다. 이런 식 으로 계속 하다보면 나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아이
▼
후의 만족감과 즐거움을 생각한다. 그만큼 내가 쓰
템이 라는 것이 생긴다. 나에게 있어 그런 존재가
면서 혹은 즐기면서 가치를 느낀다면‘나를 위한 투
럭셔리를 정의해 본다면?
아디다스 저지 인거 같다.
자 ‘라고 생각한다.
aura. 흉내 낼 수 없는 나만의 분위기
그 이유는? 나이키는 너무 상업적이다. 푸마는 너
나를 럭셔리하게 만들어 주는 것?
나를 럭셔리하게 만들어 주는 것? 엄마의 스카프.
무 가볍다. 아디다스는 철학이 있어 보인다. 활동성
코스메틱 브랜드의 화장품.
그 이유는? 모든 것이 빠르게 변하고 새로운 것만 찾는
을 추구 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매력이 아디다
그 이유는?
인스턴트 시대의 한 사람으로서 정신적인 것에 대한 갈
스에 있다. 사람들은 내가 아디다스 저지를 입었
‘피부관리’ 야 말로 나를 위한 투자이다. 젊었을 때부
증을 느낀다. 진정한 럭셔리는 나의 정신까지 모두 포용
을 때 가장 잘 어울린다고 말해 준다. 그때 난 나
터 꾸준히 관리해야하는 것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비
할 수 있어야 하는 것. 바로 나의 메마른 감성을 자극해
자신의 가치가 높아졌다는 느낌을 받는다. 또한
싼 화장품이라고 해서 꼭 좋은 것만은 아니겠지만 내
주는 엄마의 스카프이다. 촌스러운 듯, 고유한 멋을 가
내가 아디다스의 가치에 부합되는 인간인 착각을
피부특성에 맞고 효과가 보인다면 꾸준히 쓰려고 한다.
진 이 스카프는 어떤 화려한 패션 아이템보다 허전한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어차피 럭셔리고 그렇고
가격은 신경 쓰지 않는다.
내 스타일을 럭셔리하게 채워준다.
그런거 아닌가. 05
2009 AUDREY 2009년, 오드리가 20대의 화려한 여배우로 부활했다면? 그녀의 스타일 대처법은 과연 매력적일 수 있을까. EDITOR 정민경
여성들의 스타일 아이콘인 오드리 헵번. 그녀의 심플하고 귀여운 스타일은 '헵번 룩'이라는 패션 트렌드까지 완성시 키며 여전히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다. 만약 2009년, 에 너지 넘치는 20대의 오드리가 종횡무진 활약을 펼치고 있다면? 명성에 걸맞게 스타일 아이콘으로 부활할 수 있 을까. 새로운 트렌드의 향연 속에 그녀의 선택이 환호를 받을 수 있을지. 2009년에 부활한 오드리는 자신의 신선한 이미지를 구 축하기 위해, 곧바로 트렌드의 흐름을 파악하는데 심혈을 기울인다. 그녀는 대중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발랄 한 소녀의 이미지에서 벗어나고자 변화를 추구한다. 오드 리는 과감하게 2009년, 다시 돌아온 80년대 패션을 선 택한다. 80년대 패션의 눈부신 활약! 화려하고 파워풀한 스타일로 어떠한 바이러스보다 그 전파력은 실로 대단하 다. 비비드한 컬러, 과장되고 각진 어깨라인의 재킷, 큼직 한 액세서리, 각선을 여실히 드러내는 레깅스와 스키니 팬츠가 당당히 2009년 트렌드 중심에 군림하였다. 이렇 듯 선명한 트렌드 속에 부활한 오드리는 이 핫한 아이템 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지. 이미 확실하게 자신만의 심 플한 라인을 가지고 있던 그녀였기에 잠시 고민에 빠진 다. 어떤 패션 스타일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그녀가 갖게 GRAPHIC DESIGNER 정연주
될 이미지는 천차만별이다. 일렁이는 트렌드 물결 속에 잠깐 주춤하던 오드리는 이내 과감한 손짓으로 아이템을 고른다. 그녀의 새침하고 귀여웠던 이미지를 탈피할 수 있는 강구책으로, 적합한 트렌드라는 확신을 가졌기 때문 이다. 보호본능을 자극하는 오드리의 연약한 손가락이 무 시무시한(?) 파워재킷을 가리킨다. 자칫 남성미를 줄 수 있는 재킷의 어깨라인은 그녀의 스키니한 몸매에 맵시 있게 떨어진다. 만족한 그녀의 입 꼬리가 살짝 올라간다. 하의는 그녀의 취향을 반영해 슬림한 핏의 블랙 시가렛 팬츠를 선택한다.‘다리를 넣고 꿰맨 것’같은 울트라 스 키니 팬츠는 적잖이 부담이 되었으니. 2009년 다시 돌아 온 80년대 패션을 그녀의 감성과 조율하여 시크하게 풀
을 입은 오드리의 가는 허리는 관능미를 발산한다. 새로
한 새로운 이미지를 갖게 된 그녀. 2009년에 부활한 오
고 싶었던 것! 스키니 팬츠보다 클래식한 이미지의 시가
운 스타일에 용기를 얻은 오드리는 사랑하던 플랫슈즈를
드리가, 돌아온 80년대 패션을 거뜬히 소화해냈다. 부담
렛 팬츠를 선택하여 고전적인 분위기를 잃지 않으려는
구석으로 몰아넣고, 콧대 높은‘킬힐’ 을 응시한다. 2009
스러워 외면하고만 싶었던 80년대 패션을 즐겼다는 것.
센스가 보인다. 다리에 꼭 맞는 시가렛 팬츠와 파워재킷
년, 그 명성이 점점 높아져만 가는‘킬힐’ 이지만, 슈즈에
즐길 수 있다는 것! 2009년, 여성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
있어서 만큼은 자신의 철학이 확고했던 오드리는 고개를
을 수 있는 탁월한 감각을 가진 그녀는 이 시대의 스타일
흔들며 옆에 놓여 있는 하이톱 운동화를 신는다. 편안함
아이콘이기에 충분하다.
을 중요시하는 그녀의 현명한 결정이다. 마지막으로 과장 된 디테일의 뱅글을 손목에 두른다. 그녀의 세련된 감성 과 맞물려, 오드리가 완성한 룩은 근사했다. 멋이 났다! 손대면 쓰러질 것 같은‘여리여리한’여자가 아닌, 강렬 60
IT'S SHOW TIME! KTF의“쇼하고 있네” 가 생각나는가? 장동건의 되고송은? 불황 속 대박코드를 넘어 어두운 사회를 향한 일침까지 노리고 있다. 사회 풍자적 블랙코미디의 요소에 적절히 섞여있는, 만만하게 볼 수 없는 굴욕의 힘이다. EDITOR 안혜숙
90년대 문화 아이콘이였던 서태지가“아저씬 누구세
국발 경제위기 그리고 끊임없이 터져나오는 사건.사고
이어지는 자뻑미소의 비. 그 여인떼(?)들이 만반의 준비
요?” 라는 핀잔을 들을꺼라 상상이나 해봤는가. 원조꽃미
들… 이런 우울한 전반적인 사회 분위기 속에서‘굴욕’
를 하고있는 비 옆을 지나가는 씬이 나오고 나서야, 우리
남, 자체발광의 수식어를 탄생시킨 국민 꽃미남 장동건
의 참신함과 산뜻함은 지치고 고된 일상의 한줄기 빛과
는“감상할 여유(비)”보다“생존본능(6000원 하는 스마
이“잔주름 늘면 작게 웃으면 되고~”되고송을 부르는
진배없다.
트런치를 먹기위함)” 이 우선임을 공감할 수 있다. 대놓고
모습이 어디 상상이나 할 법한가. 이른바 굴욕 ‘이 대세
장기적인 불황 탓에, 새마을 운동하던 시절에나 통했을
굴욕 이미지를 여과없이 흘려보냄으로써 알게 모르게 통
다. 단순한 ’ 웃음거리 ‘를 넘어 풍자의 미학까지 넘보고
법한 애국심 고취와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자긍심을 자극
쾌함이 느껴지는 것이다. 마치 우리가 그 자리에 앉아있
있는 굴욕. 달콤쌉싸름한 블랙코미디냐 NEW이미지의
하는 CF가 주를 이루고 있다.
던‘비’ 인냥 같이‘피식~’ 하고 웃고 넘어가면 그만이다.
재탄생이냐를 논하기는 너무 오바한 걸까?
그렇게 김연아의‘씽씽송’ 은 탄생되었고 한국방송공사
예전 같았다면 자신의 이름 앞뒤에 붙은‘굴욕’ 에 악성
치밀하게 기획된 자본주의적 마케팅의 승리로 굴욕 CF
공익광고 협의회의‘희망은 언제나 위기를 이깁니다’라
댓글 안티라며 발끈하고 나섰을 톱스타들이 이제는 그
가 광고 속 흥행코드로 자리잡은지 오래다. TV를 틀면
는 이른바 희망 시리즈가 탄생되었다. 이런 조악한(억지
이미지를 영리하게 이용하고 있다. 철저히 자신의 이미
온통 내노라 하는 신비주의급 탑스타들이‘지.못.미’ 한
스러운) 희망캠페인의 역작용 인걸까.
지를‘역’ 으로 관리하고 있는 셈이다. 이제 그들만큼 영
캡쳐사진급으로 손발이 오그라들게 망가지기를 두려워
우리의 월드스타 비! 대한민국이 낳은 세계적인 스타 비
악한 대중들의 몫이다.‘그만해라. 질린다’ 며 다른 코드
하지 않고 있다. 단순한 웃음거리를 넘어 그들의 인간적
가 한가로이 피자헛에 앉아“이거 정말 6,000원 맞아
를 강요(?)할 지 아니면 다른 먹잇감이 나올 때까지 신나
이고 소탈한 면을 부각하여 대박을 터뜨린 것이다.
요?”라는 애드립을 치며 스마트 런치를 먹고있다. 이 때
게 즐길지는 불황이 호황이 될 때쯤에야나 이뤄질려나?
하기사 사상최대의 실업난에 IMF보다 더 심각하다는 미
피자헛을 향해 전속력으로 뛰어오는 여인떼(?)들. 그리고
바야흐로 굴욕 전성시대다!
07
진단서 case _1 이름
: 월차 내고 방구석에 누워 있는 자신에게 죄의식을 느끼는 L씨
병명
: workaholic(일 중독증)
치료제
: United Nude의 Eamz sandal
질병배경 : 여가를 즐길 줄 모르는 민족이란 오명을 뒤집어 쓴 한국인들에게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유형이다. 퇴근 후, 사무실을 벗어나 홀가분함은 잠시 망령처럼 찾아드는 묘한 불안감이 드는 여성이라면 United Nude의 Eamz sandal을 착용할 것을 권유한다. 마치 사무용 의자에 앉아있는 듯한 형상은 불안감을 완화시키고 디자인은 편안함까지 더해 파티 또는 클럽에서 친구들과 음주가무에 심취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부작용
: 사무실과 클럽을 헷갈리게 되는 불상사가 발생할 수 있음.
DR J'S ALTERNATIVE TREATMENT 이젠 스트레스 때문에 습관적으로 찾던 신경 안정제나 눈치 보며 방문하던 정신과보다 패션으로 치료하는 세련된 방법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가? EDITOR 정연주
진단서 case _ 2 이름
: 초미니 스커트 차림으로 만취한 채 걱정 없이 야심한 밤을 즐기는 H씨
병명
: 안전 불감증(Safety Anesthesia)
치료제
: Vieger & Vandam의 권총 & 나이프 백
질병배경 : 소설 속 희대의 살인마들이 날뛰는 세상이 이젠 현실이 되어 버렸다.
권총 또는 식칼이 들어있는 듯한 실루엣의 백은 은밀하게 뒤를 밟던 범죄자를 자발적으로 발걸음을 돌리게 하는 효과가 있다. 십자가가 들어있는 백은 더 나아가 잡귀(?)까지 쫓아내는 효과가 있다. 부작용
80
: 경찰의 잦은 검문이 있을지 모름.
GRAPHIC DESIGNER 정연주
철없는 안전 불감증 여성에게 권한다. Vieger&Vandam의
PHOTOGRAPHER 박희진
이 와중에도 아직 남의 일처럼 느껴져 긴장을 늦추며 방심 속에 밤길을 쏘다니는
진단서 case _ 3 이름
: 모임에만 가면 식은땀, 호흡곤란을 일으키는 P씨
병명
: Social Phobia(대인 기피증)
치료제
: Louis Vuitton의 잔디 원피스
질병배경 : 낯선 사람들과 이해관계를 시작하느니 차라리 무인도에서 나무 인형과 대화하고 싶다는 이들과 고개를 끄덕여지는 이들에게 해당된다. 사회생활을 위해 불가피한 모임이나 동호회 참여 울렁증이 찾아온다면 Louis Vuitton의 잔디 원피스를 입어보라. 잔디와 유사한 질감은 마치 홀로 자연에 나와 있는 듯한 해방감, 포근하게 감싸는 부피감과 초록빛 색감이 주는 진정효과로 인간관계의 자연스러운 첫 단추를 끼워 나갈 수 있겠다. 부작용
: 독특한 디자인 탓에 오히려 시선 집중이 될 수 있음. 하지만 의연해질 수 있도록 트레이닝 유도할 것임.
진단서 case _ 4 이름
: 양 만 마리째 세다가 아침을 시작하는 무기력한 C씨
병명
: Insomnia(불면증)
치료제
: Pierre Cardin의 침낭 재킷.
질병배경 : 미해결 걱정거리를 침대까지 가져와 사투를 벌이다 새하얀 아침을 맞이한 전사는 다음 날 무기력하고 피곤한 패잔병이 되는 일상을 번복하게 된다. 당장 개선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대낮에 짬을 내어 피로를 제대로 풀어주는 응급조치로써 Pierre Cardin의 침낭 재킷을 권장한다. 애매한 새우잠으로 하루를 망칠 바에 쉬는 시간을 이용하여 어디서나 특별한 준비물 없이 입고 있는 침낭 재킷만으로도 질 높은 수면을 취할 수 있다. 부작용
: 무의식적으로 아무데서나 벌러덩 누웠다가는 상사에게 미움을 살 수 있음.
진단서 case _ 5 이름
: 해외 출장중인 남자친구가 마냥 불안하기만 한 K씨
병명
: 부정망상(Delusion of Infidelity), 일명 의처증
치료제
: Bless의 도토리 & 골무 목걸이
질병배경 : 믿음으로 완전무장한 커플부대라 할지라도 불륜, 부정으로 얼룩진 매스컴 앞에서는 불신과 의심으로 한없이 나약해지기 쉽다. 장거리 연애 또는 사랑에 대한 잦은 목마름으로 고통을 주고 받는 이들을 위해 Bless의 도토리 & 골무 목걸이를 처방한다. 피터팬과 웬디의 순수한 사랑의 징표는 보이지 않는 사랑을 손으로 잡히는 오브제로써 시각적인 효과를 톡톡히 한다. 더불어 동화를 바탕으로 한 로맨틱함까지.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 부작용
: 징표만 믿고 상대을 너무 믿었다가 실망하게 되면 그 충격은 배가 될 수 있음.
09
RENAISSANCE OF SOUND 시간의 흐름으로 퇴색된 그림도, 낡은 건물도, 오래된 컴퓨터도, 최신 버전으로 업그레이드 될 때면 눈과 마음이 짜릿하다. 사랑스런 애완동물을 다양한 카메라 렌즈로 담아내듯 기존의 곡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은 매력적인 리메이크 음악들! EDITOR 원성아
1
I Swear 국내에서는 생소한 컨트리 가수‘John 1
Michael Montgomery’ 가 1994년에 발표한 그의 통산 두 번째 앨범에 수록된 곡이다. 그는 이 곡을 컨트리 록 발라드 로 편곡하며 세 번째 트랙에 선보였다.
2
3
Close To You 2
‘Tuck & Patti’ 는 기타를 연주하는
2
그러나 같은 해인 3월, 흑인 4인조 보컬
1
그룹‘All 4 One’ 이 이 곡을 아카펠라
호랑나비
를 기반으로 한 R&B스타일의 팝 발라드
한마디로‘호랑나비의 재발견’ 이라 할 수
로 선보였고, 빌보드 차트에서 11주 연속
있다. 고백하건데,‘호랑나비’ 하면‘김흥
1위를 차지하는 쾌거를 이뤄낸다.
국’특유의 다리풀기 춤이 각인되어 코믹
컨트리 가수의 다소 무미건조했던 이 곡
송 정도로 기억됐었다.‘나얼’ 은 과거에
이 빛을 발할 수 있었던 건, 곡의 진가를
유행했던 곡을 자신이 좋아하는 BLACK
‘Tuck’ 과 저음역대 여성보컬‘Patti’ 로
알아챈 최고의 팝 프로듀서‘David
MUSIC 스타일로 바꾸는 작업을 했는데,
구성된 부부 듀엣으로 사랑과 음악 모두
Poster’ 의 세련된 편곡 감각과‘All 4
이 앨범에서‘호랑나비’ 를 훵키 스타일로
최고의 궁합을 자랑하는 팀이다. 이 곡의
One’멤버들의 감성적인 보컬이 핑크빛
재생산했다. 초반부터 터져나오는 브라스
전체를 감싸는 보사노바 리듬의 어쿠스
사랑을 갈망하도록 만들었기 때문이다.
로 귀를 자극하며, 리듬을 쪼개는 기타는
틱 기타와 적재적소에 등장하는 재즈 스
1. John Michael Montgomery <Kickin’It Up> 1994. 01 2. All 4 One <ALL-4-ONE> 1994. 03
타일의 피아노 연주는 세련된 편곡을 돋 보이게 한다. 또한 B멜로디에서는 기타
The Way It Is / Changes
‘I Got You (I Feel Good)’ 을 떠오르 게 한다. 또한 중간중간 비벼내는 그의
1
를 스타카토로 연주하여 긴장감을 놓지
‘Bruce Hornsby & Range’ 는이앨
않고 있으며, 곳곳에 배치한 현악기 3중
범으로 그래미 최우수 신인상을 수상하는
요가 있는가?’ 라는 생각을 만들 정도로
주는 각 파트를 감성적으로 묶어주는 매
등 많은 영광을 누렸다.‘2Pac’ 은 총격
정말 열심히 만들어 냈다.
개체 역할을 한다. 여백의 미를 적절히
으로 살해당한 후에도(마치 아직 살아있
느낄 수 있도록 편곡하여, 가을의 감성을
기라도 한 것처럼) 미발표곡으로만 구성
느껴지는 곡으로 재탄생 되었다.
된 앨범을 쏟아냈다. 그의 히트곡 모음집
1. Dionne Warwick <Dionne> 1972 2. Tuck & Patti <A Gift Of Love> 2003 3. 부부듀엣 Tuck & Patti의 두 주인공 Tuck과 Patti
에 수록된(역시 미발표곡인) ‘Changes’
스캣은‘과연 이 곡을 이리 승화시킬 필
1. 김흥국 <KIM HEUNG KOOK> 1989 2. 나얼 <Back to the Soul Flight> 2005
는‘The Way It Is’ 의 맑고 리드미컬한 키보드 라인을 그대로 따오면서 또 다른 베스트 곡을 만든다. 키보드 반주가 러닝 타임 내내 경쾌하게 흐르며, ‘2Pac’ 의 파워풀한 랩이 묵직한 비트와 잘 버무려 졌다. 또한‘Talent’ 의 감성적이며 소울 풀한 보컬이 흑인종차별 가사에 잘 녹아 나 곡의 완성도를 더욱 높였다. 1. Bruce Hornsby & Range <Way It Is> 1986 2. 2Pac <Greatest Hits> 1998
01
‘James Brown’ 의
2
초등2년 _ 정원우
초등1년 _ 김지 은
초등3년 _ 오샛별
초등2년 _ 박준우
초등3년 _ 이원희
년_ 초등4
김가희
SUSTAINABLE FUR PETA의 환경주의자도 가끔은 모피의 뇌쇄적인 매력 앞에서 소리없이 침을 삼키곤 한다. 스님들이 고기의 유혹을 비슷한 식감의 나물로 극복하듯 잔인한 살육없이 모피를 대체할 지혜로운 방법은 없을까? 여기 5명의 분야별 크리에이터와 6명의 어린이들이 '지속 가능한 FUR'에 대한 아이디어를 막연했던 스케치북에 가득 채워 보내왔다. 어떤 형태로든 'FUR'는 지속될 수 있다는 희망을 담아… EDITOR 정연주
_ 스트 타일리 헤어스
김단하
제품디자이너 _ 김남훈
무속인 _ 최미애 _ 박경원 회화작가
광고디자이너 _ 정혜인 11
자료출처 한국겔럽
50.3%
건강보험을 민영화에 반대하는 한국인의 비율.‘경제논리’ 와‘국가의 신성한 의무’사이에서 여전히 표류중인 건강보험의 자화상. 가장 확실한 소득 재분배 수단이자 복지 국가의 이념을 가장 충실히
구현하는 제도인 건강보험. 하지만 그 대척점에 서서 수익구조의 변화를 꾀하는 의료계.
56.2%
부유한 병원은 다수의 행복을 보장하는가?
외국인 근로자의 유입으로 일자리가 줄어들었다고 생각하는 한국인의 비율. 2001년 유엔의 보고. 한국이
현재의 경제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앞으로 필요한 외국인 노동자의 수 총 150만 명. 2010~2050년에 걸쳐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외국인의 수치는 9.2%. 순혈주의를 넘어서 새로운 시각을 가질 것을 요구하는 수치들. 우리가 외국인 근로자를 경멸하는 진정한 이유는 무엇인가?
58.0%
동료의 부정행위를 고발하는 것은 배신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한국인의 비율. 배신이라 바람직하지 않다고 응답한 한국인의 비율은 42.0%. 한국사회에서 조직이나 기관은 이러한 인간관계에 기반으로 만들어진 하나의 공동체. 내부고발은 곧 인간관계에 대한 배신. 하지만 비리사건 70%의 실체를 규명하는 것 또한 내부고발. 그러나 내부 고발자를 위한 법률은 없다. 그들은 언제까지 자신의 안위와 양심을 두고 저울질을 해야 하는가?
오십 대 오십
50:50
대부분의 논쟁은 각기 다른 절반의 성향끼리의 충돌이다. 한국인을 대상으로 이뤄진 설문조사에서 나타난 절반의 수치를 통해 보는 우리 사회 논쟁의 자화상. EDITOR 이승빈
50.3%
종교단체를 신뢰하는 한국인의 비율. 반면에 종교단체를 신뢰하지 않는다고 말한 한국인의 비율은 49.7%. 한국 기독교를 둘러싼 불신의 이름들. 소망교회, 종교 편향, 일방적 선교, 권력과 부 그리고 명예에 대한 집착. 반면에 김수환 추기경의 선종에 보인 한국 사회의 아이러니한 추모열기. 종교 단체가 지녀야 할 본래적인 자세란 무엇인가?
59.6%
미국을 싫어한다고 답한 한국인의 비율. 한국에서 보수를 규정하는 단어 반공과 친미. 불가피하게 반미정서를 내포하게 되는 진보의 논리. 친미 혹은 반미라는 알맹이 없는 지루한 소모전. 논점이
사라진 자리를 대신하는 건 무의미한
호불호.‘양키 고 홈’ 이 울리지 않은 쇠고기 반대 집회의 반대편에는 여전히 미국을 위한 기도회가 열리고 반공을 부르짖었다. 가능성 속에 여전히 또 아리 틀고 있는 케케묵은 한계.
21
VeryEnd 바다에 빠져죽을 뻔한 사람이 눈밑에 점하나 붙이고 돌아와 다른사람입네 한다. 갈때까지 갔다고 호들갑 떨일이 아니다. 욕하면서도 그 시간이 되면 어김없이 채널을 돌리는 당신의 관성을 탓할 일도 아니다. 단지 당신은, 당신도 모르는 사이, 주입식 훈련을 받았을 뿐이다. 그러니 이제와서 그리 유난떨 것 없다. EDITOR 안혜숙
莫障쑈 막장쑈
인생 갈 때까지 간 사람을 지칭하는 말. 원래 '마지막 장'을 뜻하지만 '마지막 장에 다다를 만큼 갈 때까지 간 사람 지칭. '끝장'의 잘못된 표현.
STEP 1. 숨어있는 막장! 여기 다, 있다.
STEP 2.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쫓아라? 작품성 VS 흥행성
갈 때까지 갔다? 자기부인을 내연녀와 짜고 죽일 계획까지 세운다. 설상가상으로 바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 형을 형이라 부르지 못하는 홍길동전에는 출생의
다에 빠진 본부인은 눈밑에 점하나 붙이고 살아 돌아온다. 자기부인을 점 하나 때문
비밀 이외에도 우리가 미처 자각하지 못한 다양한 막장코드들이 숨어있다. 바람난 남
에 못 알아보는 얼뜨기 남편이나‘눈밑에 점’이라는 설정이나, 요샛말로 손발가락
편도 모자라 애까지 둔 두 집 살림이 그것이고 남자 하나 잘만나‘사모님’ 소리를 듣
오그라들 정도로 뻔해도 너무 뻔하다. 해도 너무한다 싶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혀를
기 위한 두 이복자녀의 숨막히는 신경전은 가히 혈투라 할 만 하다.
끌끌차며 본다. 마치 자기 옆 집 일인마냥 만났다 하면 그 이야기로 꽃을 피우는 경
우리의 콩쥐는 사또가 지나가는 길목에서 정확한 타이밍에 사또를 기다리며 어김없
우가 다반사다. 원래 우리네 살아가는 이야기를 좀 더 드라마틱하게 풀어놓은 인생의
이 눈물콧물을 쏟아내고 콩쥐보다 얼굴만 딸린 것이 아니라 머리까지 딸린 우리의 팥
축소판이 일일연속극이고 주말드라마 아니던가.
쥐는 대놓고 들이댄 덕에 콩쥐의 든든한 지원사격군이 된다. 앞에서는 착하지만 뒤로
아내의 유혹, 너는 내 운명, 하늘이시여, 꽃보다 남자는 모두 이런 뻔하고 말도 안되
호박씨 까는 요즈음의 악녀 캐릭터는 콩쥐의 Ver.2인 셈이다. 더불어 남자를 꼬시는
는 막장(다르게 말하면‘흥행’ ) 코드로 시청자들을 볼 수도 그렇다고 안 볼 수도 없는
은근하지만 확실한 유혹에 대해서도 콩쥐팥쥐전에서는 알려주고 있는 셈이다. 인신매
딜레마에 빠지게 한 작품(?)들이다. 모두 시청률 30%대를 가볍게 웃돌며 작품성은 몰
매나 알선이라는 좀 더 하드코어적인 심청전과 혼인빙자와 성매매를 다루고 있는 춘
라도 대중성 만큼은 인정 받았던 작품(!)들인 것이다. 평양감사도 저 싫으면 그만이라
향전에 비하면 그래도 지금의 막장드라마는 한결 순화(?)된 걸지도 모른다.
고 모두 보기싫으면 안보면 그만이라는 간단한 이치를 쿨하게 무시하고 욕하면서도
그러니 막장드라마와 사회병리현상? 해악? 청소년들에게 유해한 영향?은 그만 연결
열심히 보는 우리들 덕이다. 누굴 탓하는 것도, 하루종일 열심히 일하고 돌아와 개운
시키자는 거다. 요즘 청소년들,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그러니까 TV에서 나오는 게
하게 씻고 자기 전 온전히 나만의 시간을 TV시청에 투자하는 당신에게 책임전가 하
진짜일거라 생각하고 곧이곧대로 받아들일 만큼 그렇게 어수룩하지 않다. 적어도 '눈
는 것도 아니다. 그저 미운놈 떡하나 더준다는 심정에서, 그러니까 당신이 좀더 편안
밑의 점'을 복수의 화신 으로 표현한‘아내의 유혹' PD와 작가보다는 나을 것이다.
한 마음으로 막장 드라마를 감상할 수 있도록 유용한 팁을 주고자 함이다.
지금은 날고기는 탑스타들도 다 어려웠던 무명시절이 있다. 그런 시절에 그들이 과연
이렇네 저렇네 막장드라마를 두고 사회병리 현상까지 논하는 지금, 막장드라마의 반
'이미지관리'를 위해 작품을 골랐을까? 어떻게 해서든 뜨기위해 우선은 유명해지기 위
전만큼이나 짜릿한 사실이 하나있다. 출생의 비밀, 가난한(그러나 영리한) 캔디의 잘
해 역할제의가 오면 닥치는 대로 출연했던 시절이 있었을 것이다.
사는 팔자되기, 80년대 신파시리즈의 순정파 비련의 여인 등 지금껏 막장드라마의
뜨고나서 이미지관리 하는 법이다. 혹시 우리는 단순한 'TV시청'이라는 취미에 너무
흥행요소로 쓰였던 빠지지않는 단골 레퍼토리들이 실은 홍길동전, 콩쥐팥쥐전, 심청
큰 의미를 부여하려 했던 건 아닐까. 당신 혹시 저녁시간대의 지극히 가벼운 시간대
전, 춘향전 등에 모두 숨어있다는 것! 그렇다. 우리는 이미 어렸을 때부터 알게모르게
에 하는 드라마에 봉준호나 박찬욱 급의 작품성을 기대한 것인가?
막장의 요소를 체득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니 그리 유난떨 것도 목에 핏대세우며
한 우물만 파라는 소리도 있다. 어설프게 '작품성'과 '흥행성' 두마리 모두를 쫓았다간
욕할 것도 없다.
안하니만 못하는 수가 있다. 13
! OUCH 비가 추적추적 내린 다음 날 아침, 아스팔트 위에 사고 흔적이 역력하다.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니,‘반짝’ 에 시선이 꽂힌다. 무엇인고 하니. 사방에 흩어져 있는 패션 아이템. 어느새 앞으로 다가가 하나라도 놓칠 새라 불타는 눈빛으로 바라본다.
(위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Ray-Ban 선글라스, Prada 빈티지 백, 서적과 뱅글, 칵테일 반지, 진주 목걸이, 스카프는 에디터 소장품, 향수는 겐조 플라워바이, United Nude 슈즈, Marc Jacobs 시계. 21 4 5
PHOTOGRAPHER 정연주
EDITOR 정민경
“스타일의 완성은 자신감이다.”브라운관의 셀러브리티가 말해주는 '아는 사람은 다 아는' 팁. 자신감 100%를 채우고 거리를 활보하지만 이내 날아오는 따가운 시선과 주위의 질책은 극도 로 사람을 소심하게 만든다. 어디까지나 내 개성이라고 주장해도 혀를 끌끌 차는 이들 때문에 상처를 받는다. 어느새 다른 사람들의 시선에 패자가 되어 최대한 눈에 띄지 않도록 걸음을 재촉한다. 상처 입은 마음은 달랠 길이 없고 애꿎은 아이템을 구석에 처박는다. 상처를 아물게 해줄 비상약이 시급할 때! 마음을 풀기 위해 평소 좋아하던 록 음악을 크게 틀고 헤드뱅잉을 시작한다. 실감나게 하기 위해 자연스럽게 가죽 재킷을 입고 체인을 바지에 두른다.‘무엇인지 모를 답답함이 뻥 뚫리는 이 느낌!’가슴속에 꿈틀거리며 튀어나오려는 용의 기운이 감지된다. 리듬 속에 몸을 맡기면서 포기해야만 할 줄 알았던 내 개성을 잡았으니까.
입어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조금이라도 튀는 아이템을 착용하면 여기저기서‘지적질’ 이다. 상처받은 당신을 위해 준비해 둔 비상약‘리듬’ 을 복용하도록. EDITOR 정민경 다른 사람의 시선 따위는 거둬내고, 나만의 이미지를 떠올리며 리듬에 몸을 맡기자. 나는 무슨 음악을 좋아하는가. 다양한 음악의 선율이 우리의 몸에도 음을 실어준다. 리듬이 마음에 배어 들어 천천히 치료를 진행한다. 반응하는 몸과 감성까지 지배해버리는 강력한 힘. 힙합을 들으 면서 잘빠진 저지를 고르고 핏이 좋은 힙합바지를 입는다. 주먹만한 금목걸이도, 거리낌 없이 팔뚝에 타투를 새기며 강한 비트를 느끼고 있다. 마치 리듬을 입는 듯한 기분! 한창 테크토닉 음악에 빠져 있다면, 스키니 팬츠에 하이톱 운동화를 신고 컬러풀한 셔터 쉐이드 선글라스를 낀다. 앞머리를 시원하게 올리고, 옆을 가차 없이 밀어버린 모히칸 헤어스타일을 하고 테크토 닉 댄스에 심취한다. 말쑥한‘캐주얼 정장’ 에 행거치프로 포인트를 준 재즈 음악은 감미로운 리듬을 떨어뜨린다. 간단하게 심플한 셔츠와 정장 바지를 매치하여 친숙하게 입는다. “리듬을 춰줘요. 리듬을 춰줘요. 멋이 넘쳐흘러요. 멈추지 말아줘요.”어디선가 익숙한 음악이 들려온다. 슬슬 약 기운이 돌기 시작한다. 가슴을 움츠렸다 폈다 반복하게 되나니. 가요의 전 성기였던 80년대 음악 마니아는 어깨를 강조한 재킷과 비비드한 스타킹 위에 초미니 스커트 를 입는다. 머리는 있는 대로 풍성하게 부풀려 묶어주고 귀가 늘어질 것만 같은‘버스 손잡이’ 귀걸이를 하며 도도한 표정을 지어 보인다. 이렇듯 리듬을 맛깔스럽게 입기에 당신의 개성은 충분하다. 리듬 속에 과감성을 발사해준다. 자연스럽게 멋이 흐르고, 그 흐름을 타는 내 개성 은 빛을 발한다. 타인의 손가락질로 어줍잖은 자기 연민에 빠져 허우적대지 말고, 나에게 딱 맞는 음악을 찾아 단 몇 분만이라도 집중해서 들어볼 것! 애매모호한 전문가의 조언보다 스스 로에게 정답을 찾는 것이 훨씬 빠른 길이다. 내 개성을 표현함으로 비로소 내가 완성되어지는 느낌은 가히 말로 형용할 수 없으니. 자, 무 엇을 망설이는가.‘리듬’ 의 효과를 톡톡히 누려보자. 음악의 볼륨을 키운다. 남의‘지적질’따
ILLUSTRATOR 정연주
위는 쿨하게 재껴 줄 수 있는 여유와 함께! 단, 과다 복용은 주의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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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소문닷컴
캡션 달아주세요~ 개소문닷컴에 관한...그냥 전반적인 내용이 나오면 좋겠어요. 분량은 지금 보여지는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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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는 사이트가 있다. 스포츠, 연
이 정치성향이나 국적을 배제한 fact에 입각한 것인지
예 등의 분야에서 그 시점에 한국에서 가장 뜨거운 주제
단순히 색안경을 끼고 보는 opinion인지는 알길이 없다.
를 가지고 해외 네티즌들이 리플을 달아놓는, 그러니까
논리성에 입각한 제대로된 '비평'인지 감정이 앞선 무조
한국과 관련한 해외네티즌들의 의견들을 번역해서 게시
건적인 '비판' 인지 분간할 수 없는 혼동이 교차하는 곳이
하는 사이트다. 단순한 가십제공용 사이트에서 굴지의
바로 '개소문닷컴' 이다.
국내 포털사이트인 다음과 비공식 컨텐츠 공급계약을 체
'길거리 설문' 혹시 기억나나? 톱스타들을 게스트로 초
결할 정도로 '개소문닷컴'은 성장했고 그만큼 개소문닷컴
청한 뒤 길거리에서 무작위로 시민들에게 그 스타에 대
에 대한 네티즌들의 관심은 뜨겁다.
한 이미지를 물어보던 토크쇼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하나의 현상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들이 존재한다는 것
길거리 설문. 귀에 발린 말들이 아닌 길거리를 지나가
GRAPHIC DESIGNER 정연주
개와 늑대의 시간
세계 피겨 신기록을 세운 김연아가 졸지에 한국의 '트집녀'로 전락하기도 하고 우리의 구준표님이 세계에서 가장‘HOT’ 한 남자로 떠오르기도 한다. 해질녘, 모든 사물이 붉게 물들 때 언덕 너머의 실루엣이 개인지 늑대인지 분간할 수 없는 혼동이 교차하는 곳. 바로 '개소문닷컴' 이다. EDITOR 안혜숙
일본 AV배우 아오이 소라의 한국진출을 앞두고 개소문
한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연습진로 방해를 언급한 후 이
닷컴이 시끌하다.
곳(개소문닷컴)에서는 세계 피겨 신기록을 세운 김연아가 졸지에 한국의“트집녀” 로 전락하고야 만다. 그러나 어쩌 면 제대로 된 '비판'으로 나아가기 위한 일종의 과도기 과 정이 아닐까 라는 일말의 희망을 다음과 같은 리플에서 조금이나마 품게 된다.
ID : DGjAbFvw 한국은 욘사마 같은 1류 연예인 밖에 통하지 않는데, 일본은 보X 여배우로 충분히 어필할 수
oobayashimotoko999 “솔직히 김연아가 마오보다 낫지 않나요?”
있는 것이 한심하다.
솔직히 말해 아사다마오는 별로죠?
ID : wkcn6Cx8“제 2의 초난강” . 한국에 가는 애들은
마오의 스케이팅을 보고 있으면‘트리플 악셀을 뛸 수
알몸이 되는 놈뿐인가. 뭐, 취했는가 맨정신인가의 차이
있을까, 없을까?’ 하는 조마조마한 마음으로만 끝나버려.
는 있지만.
그리고 요즘은 잘 넘어지기도 하고, 1회전이 되기도 하
ID:UIEn04VM AV여배우가 왜 한국이나 중국에서 이렇
지. 스케이팅 자체의 매력이 부족해. 스피드감이나 약동
게 인기가 많아(웃음)
감이 없어서 스텝이 무거운 느낌이 있어. 연기라기 보다 는‘열심히 연습해 온 기술을, 열심히 보여드립니다.’ 라
일본인들이 바라보는 우리나라의 시각. 아오이 소라의
는 느낌이라서 보는게 재미있지 않아. 솔직히 김연아가
한국진출. 철저히‘남들이 우리를 어떻게 볼까’ 라는 시각
한 수 위일테고, 밴쿠버에서 금메달을 딸 수도 없겠지?
에 입각한, 불편하지만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불편한 진 실일지도 모른다. 무엇이 fact일까. 아오이 소라가 일본
이 가운데에서도 현상을 정확하게 바라보는 눈은 어디에
인이라는 것? 아니면 유명 포르노 배우의 한국진출?
나 존재하나 보다.
자기 나라의 포르노 배우가 다른 나라에 데뷔하는 것을 두고 오히려 우리나라를 바라보는 일본인들의 시각을 보 며 어쩌면 fact가 상대적인 개념이 될 수도 있음을 알게 해준다. 불편한 진실과 달콤한 허구사이의 딜레마다.
는 시민들을 붙잡고 그 때 그 사람들 생각을 여과없이 내보냄으로써 그 스타에 대한 '진짜' 이미지에 대해서 알 수 있었던, 어떻게 보면 지금처럼 리얼리티를 표방 한 프로그램들이 대세이기 전부터 '리얼'을 표방한 신선 한 자극이었다. 이처럼 우리 결혼했어요, 1박 2일 등 TV에서만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있는 것은 아니다. 일본 2채널 및 외국 리플들의 번역 커뮤니티 개소문닷컴. 이 곳에 가면 우리나라를 향한 다른 눈들의 시각들 생으로
박주영의 시즌 4호골에 프랑스 네티즌이“박주영은 나의
보고 느낄 수가 있다.
구세주” 를 외친다. 무조건적인 악플이나 비판이 아닌 상
외교전문가나 이름만 대면 알만한 신문의 논평은 고도의
황을 정확하게 직시하는 공통점은 국적과 성별, 정치성
정화작업을 거친 세련된 포장품 같은 느낌이다. '있는 그
향 등은 배제시킨다. 그럼으로써 우리는 상황을 더 정확
대로' '날 것 그대로'가 아닌 뭔가를 교묘히 숨기거나 돌
하게 판단할 수 있다.
려말하는 기분? 그러나 여기는 다르다. 일말의 여과장치
제대론된 비평의 힘이다. 불편한 진실이냐 달콤한 허구
없이 있는 그대로 생 날 것 그대로를 보여주는 개소문닷
냐는 바로 제대로된 비평이냐 무조건적인 비판이냐에서
컴. 역겹거나 불쾌하거나 둘 중 하나다. 이래서 어스무레
시작한다.
한 해질녘 만큼의 답답함과 혼돈이 교차하는 걸지도 모
그리고 무조건적인 배제냐 인정하고 받아들이냐는 개소
르겠다. 이래서 제대로 된 '비평'과 '비판'이 더 어려운 걸
문닷컴 유저들 뿐만 아니라 인터넷 상의 우리모두의 상
지도 모르겠다.
도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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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ENE 2 튀지 않는 신입사원의 센스를 보여준 버버리 위크엔드 포 맨
SCENE 1 나만 아는 내남자의 향기 살바토레 페라가모 토스칸 소울
직장인으로서의 첫날이었다. 어떤 일이든 다 해 낼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나를 사로잡았다. 너무 튀지 않는 선에서
어느 날이었다. 샤워를 마치고 침대 속으로
신입사원의 신선함과 새로운 분위기를 연출해야 했다. '버버
들어온 그에게서 달콤한 오렌지향과 은은한
리 위크엔드는 성공을 예감하는 향' 이라 했던가. 버버리 위
아이리스의꽃 향기가 나는 것이 아닌가. 나
크엔드의 향기는 나의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를 위해 향수를 뿌렸다는 그의 세
(이윤석 28세, 디자이너)
심한 행동에 감동을 받았다. 그는 나를 세상에서 더없이 소중한 여 자로 만들어 주었다. 그날이후 페라가모 토스칸 소울 향기는 나만의 것이 되었다. (선진숙 27세 선생님)
SCENE 4 빗방울의 산뜻하고 시원한 느낌 에르메스 자르뎅 아프레라 무쏭 비의 냄새가 있다. 촉촉한 풀잎의 풀냄새 습하고 꿉꿉한 흙냄새. 비가 오는 날이면 SCENE 3 첫 데이트의 설레임을 닮은 엘리자베스 아덴 프리티 그와의 첫 데이트였다. 평소와 달리 준비하는 내내 알게 모르게 떨림과 설레임으로 안절부절 하지 못하는
어김없이 창문을 열고 밖을 향해 에르메스 자르뎅 아프레라 무쏭을 뿌려준다. 그 뒤에 공기를 한껏 들어 마시면 가슴이 뻥 하고 뚫릴 듯 시원한 자연의 순간을 느낄 수 있다. (이정희 32세 직장인)
내 모습을 발견 할 수 있었다. 자연스럽게 화장대 위에 있는 엘리자베스 아덴 프리티로 손이 갔다. 이 날 만큼은 그에게 너무나 사랑스러운 소녀이고 싶은 내 마음을 담아서. (리은 24세, 대학생)
SCENE
SCENT
형태를 지닌 그 어떤 것들보다 찰나의 이미지를 강하게 각인시키는 향기. 4개의 매혹적인 향수가 불러낸 그 때의 추억. EDITOR 염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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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lectED 그것에 비추어진 형상들
UNIFORM PARADOX
누가 유니폼을 획일적인 아이템이라 무시하는가. 당신이 자부하는 개성 충만한 스타일링보다 훨씬 입는 이와 보는 이를 자극하기 충분하다는 사실. 유니폼 속에서 꿈틀대는 발칙하고도 순수한 이 다섯 영혼들과의 인터뷰가 바로 그 증거다. EDITOR 정연주
02
QUESTION 1. 본인의 유니폼 성격과 자신의 성격이 상반되는 순간이 있었다면? 2. 평소 다른 유니폼에 대한 환상 또는 호기심이 있었다면? 3. 입어보고 싶은 유니폼이 있다면? 그 이유는? 4. 당신에게 유니폼이란?
2. 정비복. 그 직업에 열정을 다하는 모습을 볼 때 의 설렘이란! 특히 기름 때, 땀이 묻은 헐렁한 정비복은 섹시함까지 더하는 것 같다. 3. 수녀복. 얼굴만 겨우 드러낸 검정색의 넉넉하고 긴 옷으로 마음을 경건하게 다스리고 싶은 게 지금의 심정이다. 4. 초심을 잃지 않게 도와주는,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특유의 프로정신으로 이목을 집중케 하 는 시각적인 각성제.
이 지 혜 _ 승무원
송 지 영 _ 피부과 전문의
1. 응급상황에도 침착하고 정확하게 대처할 나이도 되었건만 아직도 조급하고 덜렁대는 나를 발견할 때. 이러한 정신상태를 오히려 치료를 받아야 하 는 게 아닌가 싶을 때. 2. 군인이셨던 아버지의 어깨 위에 반짝거리던 계급 장식은 어릴 적 나의 외경의 대상이었다. 무뚝뚝
1. 친절과 서비스, 봉사정신을 겸비해야 하는 직업이
“유니폼은 투명한 가면이다. 자신의 정체성은 가려지지 않되 사회 속에서 주어진 역할에 맞도록 가이드라인을 잡아 주니까. 때로는 벗겨보고 싶은 충동도 일으키고 말이다.”
지만 나도 인간인지라 진상 승객에게는 소심한 보복을 하고야 만다. 주스를 남보다 덜 서브한다 거나 두 번 이상 불러야 알아듣는 식으로 말이다. 2. 최근, 자주 마주치고 있는 보안요원의 정복. 보안 요원 선발기준이 유니폼이 잘 어울리는 사람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멋지다. 이참에 부쩍 외로워
하셨던 아버지를 한층 카리스마 있게 해주었던
진 내 마음에도 보안경비시스템을 장착할까보다.
장교 유니폼은 왠지 기대고 싶게 만드는 묘한 매
3. 서양식 전통 메이드복.
력이 있다. 3. 우주복. 나의 유니폼과 같은 흰색임에도 불구하
4. 집에선 무릎이 나온 트레이닝과 헝클어진 머리
고 자유로운 영혼마냥 우주에 둥둥 떠다니는 모
를 한 나를 한번에 깨끗하고 정갈한 상태로 변
습을 보고 있으면 너무나도 부럽다. 최초 한국인
신시키고, 늘어지는 정신상태의 주름까지 쫙 펴
우주인이 배출된 이 마당에 나에게도 언젠가 기
주는 보톡스.
회가 있을 꺼라 믿는다. 4. 삶의 이정표. 어떠한 상황에서도 내가 어디쯤에 서 있는지,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도록 도와주는 존재.
신 현 곤 _ 경찰
1. 법의 수호를 상징하는 경찰복을 입고 아주 사소 하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위법 또는 질서를 어겼을 때.
키 리 박 _ 레이싱 모델
PHOTOGRAPHER 박희진
1. 레이싱 모델은 특유의 타이트하고 아찔한 의상
2.‘후터스’
윤 용 혁 _ 소방관
3. 신부복. 목 부분의 화룡점정 같은 백색의 칼라
1. 특별한 기억은 없다, 타고난 소방관이 분명하다.
는 법과 정의를 뛰어넘어 현자의 지혜로움을 함
2. 간호사복. 아무래도 성인물이나 그러한 문화의
축하고 있는 것 같다. 더불어 외유내강해질 것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는 할 수 없으나 그보다도
같은 기분이랄까. 세상의 악을 다스리는 역할이
직업상 자주 상처를 입는 나에게 청결하고 따뜻
라는 점이 나와 비슷하지만 나의 유니폼에는 없
한 마음을 상징하는 간호사 복은 보는 것만으로
는 신성하고 신비로운 분위기가 제법 멋있게 느
도 치료가 되는 느낌이 든다.
껴진다.
3. 미식축구 선수복. 마초적인 육중한 상의에 얇고
탓에 항상 긴장을 늦추면 안된다. 선머슴 같은 성
4. 투명한 가면이다. 자신의 고유한 정체성은 가려
딱 붙는 하의의 아이러니함이 유머러스해서. 아
격 탓에 휴식 시간 동료들과 수다를 떠는 순간만
지지 않되 사회 속에서 주어진 역할에 맞도록
무래도 하체에 자신이 있기 때문에 잘 어울릴
큼은 편안한 자세를 취하는데, 하필 장군 같은 자
가이드라인을 잡아 주니까. 때로는 벗기고 싶은
세로 쉬고 있는 나의 사진을 인터넷에서 발견했
충동도 일으키고 말이다. 평소 유니폼을 입지
을 때.
않은 모습은 어떨까 상상하게 만들기도 하고.
것 같기도 하다. 4. 세상으로부터 보호받고 보호해 줄 수 있는 역할 을 하는 2-WAY 라이프 세이버. 21
LAW IS COMING DOWN 시대의 흐름에 따라 사회 구성원의 의식과 행동은 변하기 마련이다. 법이 권위를 잃고 우스꽝스러워 지는 것은 이러한 변화를 반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EDITOR 이승빈
DumbLaw(www.DumbLaw.com)는 세계 곳곳의, 다소 황당해 보이지만 실제로 존재하는 법령들을 모아놓은 사 이트다. 내용을 잠깐 소개하자면 이렇다. 미국 뉴저지 주 에는‘경찰에게 얼굴을 찌푸리는 것은 위헌’ 이라는 조항 이 있다. 어이없는 처벌 기준에 헛웃음이 나올 것이다. 그 래도‘키스를 5분 이상 하는 것은 불법’ 이라는 아이오와 주의 법령에 비하면 뉴저지 주의 경우는 이성적인 축에 속한다. 심지어 버몬트 주는 물속에서 숨 쉬는 것이 불법 이니까. 그대로 지키면‘참으로 팍팍한 인생’ 이될거같 은 이들 법령은 사실 사문화된 것으로 법적 효력은 없다.
22
지금은 그저 법률이 상식을 벗어날 때 얼마나 우스꽝스
이 오고가는 자유로운 공간이 될 수 있었던 데에는 익명
침범해버릴 위험성도 크다.“규제보다 인터넷의 자정 능
러워 질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로만 존재한다.
성의 힘이 컸다. 익명성의 역기능에 대한 비판은 인터넷
력을 믿고 자율적으로 규율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는
인생을 살면서 법을 따지는 경우는 그렇게 많지 않다. 대
공간이 가진‘다양성’ 이라는 본질을 위협한다. 이는 사용
게 더 효과적이다.” 라고 한 성동진 한국인터넷기업협회
부분의 판단과 행동은 사회화의 과정을 거치며 축척된
자들에게 위기다. 네티즌들은 자연스럽게 익명성의 역기
정책협력팀장의 지적처럼 법의 취지가 자연스럽게 실현
일상적인 상식을 바탕으로 이뤄진다. 이렇기 때문에 법을
능을 억제하는 방향으로 인터넷문화를 이끌어가게 됐다.
되는 방향으로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강력 범죄로
따지는 것이란 상식을 넘어선 심각한 경우를 의미한다.
‘2008년 정보문화지수 실태조사’ 에서 네티즌의 90% 이
유명했던 일본 도쿄 아다치구의 범죄율을 낮춘 것은 검
조인혜 전자신문 미래기술연구센터 팀장은 칼럼에서“법
상이 인터넷에서 욕설과 비속어를 쓰는 것을 부정적으로
문검색의 강화나 강력한 처벌 지침이 아니었다. 주황빛이
은 사람 사이의 예의로, 가끔은 상대방에 대한 배려로, 혹
인식했다. 또한 80% 이상이 인터넷에서 타인에게 예절
던 가로등 색깔을 심리 안정에 효과가 있는 푸른색으로
은 사회적 도덕으로, 때로는 정의라는 형태를 띠고 나타
을 갖추려고 노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익명성을 전제로
바꿨을 뿐이다. 범죄로 얼룩졌던 어두컴컴한 밤거리는 밝
난다. 이렇게 형성된 법의 중간지대들은 모든 것을‘법대
유지되는 인터넷 공간에서도 자정작용이 이뤄지는 성숙
고 경쾌해졌다. 밤에 산책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났고 한
로’따지지 않고도 별 무리 없이 살아갈 수 있게 만들어
한‘중간지대’ 가 존재함을 스스로가 증명해 보인 것이다.
산했던 거리는 활기를 되찾았다.
준다.” 고 말한 바 있다. 법이 권위를 잃고 우스꽝스러워
이러한 일상적인 공간에 갑자기 법이 불쑥 나타났다. 평
누구 하나 강제하지 않았지만 법의 취지는 실현됐다. 우
지는 건 이러한‘중간지대’ 를 규제하려고 할 때다. 개인
범한 일상이 불법이 되는 황당한 순간이다.
리가 원하는 변화는 바로 이런 것이다.
의 일상적인 영역에까지 법이 너무 직접적으로 다가가는
지금의 사회는 다양화로 인해 어느 때보다도 개인의 영
것이다.
역이 확장된 시점에 와 있다. 이런 변화를 감당하기엔 일
법이‘중간지대’ 를 침범한 가장 최근의 사례는‘인터넷
률적인 법적 규제를 통한 문제 해결 방식은 너무나도 그
실명제’ 의 확대 실시다. 인터넷이 수 많은 사람들의 의견
릇이 작다. 게다가 이러한 방식은 개인의 내밀한 영역을
PAY ATTENTION TO HIDDEN HERO
추앙받지 않는 평범한 사람들. 그들이 보여준 활기에 우린 다시 꿈을 꾸고, 이 시대가 지나온 길을 나지막이 돌아본다. EDITOR 원성아
“낙원상가는 많은 이들에게 고향과도 같은 곳” 지금 하고 있는 일은? 피아노 수리와 판매를 병행하고 있다. 어간다.
일한 기간은? 10년 다 되
이 일을 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 워낙 어릴 때부터 음악을 좋아했고, 악
기 만지고 연주하는 것을 원래 좋아했다.
그럼 전엔 피아노 연주를 했던 것인가? 사실
은 기타를 많이 쳤는데, 아는 분이 피아노 조율을 하면 음감이 좋아진다고 해서 하게 되 었다.
하루에 얼마나 고치나? 보통 2~3대 정도 고친다.
다. 많은 차이는 없다.
10년 전에도 그랬나? 그렇
고치는 시간은 얼마나 걸리나? 고장 난 상태에 따라 다른데, 수
분이면 되는 것부터 하루 종일 걸리는 것도 있다.
이 일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은?
끝까지 하고 싶다. 이 일만큼 싫증이 안 나고 재미있는 것도 없는 것 같다. 내가 음악을 또 너무 좋아한다.
일을 하며 보람을 느낄 때는? 병원에서 의사가 환자를 고쳐 보낼
때 그러듯이 뿌듯함을 많이 느낀다. 마치 딸자식을 시집 보내는 것 같은 기분도 들고. ‘내가 고친 것은 몇 년 동안 문제없다’ 라는 보증도 있나? 신이 아닌 이상 그런 것은 없 다. 잘 고쳐서 보냈는데, 하루 만에 돌아오는 것부터 몇 년 동안 연락 없는 것까지 다양 하다. 연주자의 스타일에 따라 피아노의 상태가 영향을 받기도 하니까. 난 그냥 정성을 다해 수리할 뿐이다.
현재는 보류된 낙원상가 철거에 대한 생각은? 이곳을 터전으로
삼는 사람들이 많고, 특히 음악인들에게는 고향 같은 곳이다. 철거가 된다고 했을 때는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고향을 잃는 기분이었을 거다. 철거가 취소되어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이 곳을 찾았으면 좋겠다.
“진짜 장인들에 비하면, 난 아무 것도 아니지.” 방문을 만든 지는 얼마나 되었나?(작업장이자 판매장인 매장은 나무로 만든 방문과 쌓아 놓은 톱밥들로 어지러져 있었다.) 45년 정도 되었다.
이대 앞에서 계속 일했나? 그렇
다. 벌써 손주가 셋이나 된다.
문이 정말 많은데, 모든 걸 직접 만드는 건가? 그렇다.
모든 작업은 수작업으로 한다.
지금도 일거리가 많나? 거의 없다. 나도 누구한테 들어
서 알았는데, 지금은 없어지는 직업에 속한다더라.
일을 이어받을 제자는 없나? 배우
려고 하는 젊은이가 없다. 벌이도 안 되는 일을 하는 남자한테 시집오려는 여자도 없을 것 아닌가. (웃음)
한달 수입은 어떻게 되나? 지금은 거의 제로다. 나도 내 가게에서
하고 있는 거니까 지금까지 버틴 거다. 전부터 쭉 이랬다.
언제부터 이렇게 일거리가 줄었나? 10년 정도
기분이 어떤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예전엔 다 수작업으로 했지
만, 지금은 컴퓨터가 다 알아서 해주니까. 지금 이렇게 수작업으로 하려면 인건비도 비
PHOTOGRAPHER 원성아
싸지 않나.
여기는 일반적인 주문만 받는 건가? 일반 주택처럼 정형화된 사이즈가 없
는 것들만 한다. 그나마도 많이 줄었다. 사람들이 다 아파트만 지으려고 하니까, 나는 일 감이 더 없지.
이 일을 언제까지 하고 싶나? 지금도 그만 둔 것이나 마찬가지다. 매일
문만 열어 놓는 셈이다.
본인을 장인이라고 할 수 있을까? 나는 장인 축에 끼지도 못
한다. 장인이라면 80년 넘게 고전 문만 만드시는 분들이 있지 않나. 그 분들에 비하면 난 아무 것도 아닌 거나 진배 없다. 23
LEATHER PANTS 넘쳐나는 팬츠의 향연 속에 당신은 이유 모를 갈증을 느끼고 있는가. 괜히 새로운 디자인 찾아 헤매지 말고,‘가죽 팬츠’ 를 살가운 시선으로 바라 볼 것! EDITOR 정민경
옷장을 열어보면 빼곡히 들어차 있는 옷들. 하지만 막상 입고 나갈 옷을 찾지 못해 조바심을 낸다. 흔들리는 눈동자의 시선은 불안하기 그지없고, 애꿎은 손만 이리저리 바쁘게 움직인다. 나만의‘룩’ 을 생각하기보다 옷 장을 꽉 채워야 한다는 사명감에 더 충실했던 것이 분명하리라. 그 중 도드라지게 눈에 띄는 것이 있으니. ‘풍요 속의 빈곤’ 을 외치고 있는 팬츠이다. 옷장 안에는 팬츠가 판을 치지만,‘이거나 저거나…’같아 보이는 허전한 마음은 갈피를 잡지 못하고 방황한다. 두 갈래로 쫙 찢어진‘고것’ 이 이렇게 애태울 줄이야. 이번 시 즌에 유행할 새로운 디자인의 팬츠를 손꼽아 기다려보지만, 역시 만족할 만한 대안을 찾지 못한다. 사실 새로운 형태를 간절히 바라기보다, 더 쉬운 방법이 있다. 바로 데님 아니면 면바지의 지루한 소재 순환 속에서 벗어나는 것! 쳇바퀴 돌아가듯 단조로운 패턴 속에 신선한 소재가 필요할 때이다. 당신의 각선을 확실하 게 뽐내 줄 '가죽 팬츠'는 어떠한가. 멋을 좀 안다는 셀러브리티를 보면 거리낌 없이 가죽 팬츠를 선택한다. 디테 일이 없는 블랙 블라우스와 가죽 팬츠를 매치하여 세련되게 소화해 낸 린제이 로한, 그레이 티셔츠와 가죽 팬츠 를 레이어드하여 심플한 스타일링을 보여 준 메리 케이트 올슨. 화려한 아이템이 아닌, 가죽 팬츠로 무심한 듯 시크한 룩을 연출하여 그녀만의 확실한 스타일을 표현한 케이티 모스. 탁월한 감각을 가진 그녀들의 '완소' 아이 템 가죽 팬츠! 이제 당신의 갈증을 축여줄 수 있는 이 기막힌 아이템을 잡으면 된다. 지레 겁을 먹고 '너무 부담 스러워…’ 라며 피할 텐가? 우리는 이미 누드 톤의 가죽을 입고 있는 상태이다. 가죽위에 마음에 드는 또 다른 가 죽으로 멋을 내는 것일 뿐. 우리 피부와 가장 흡사한 소재인데 오히려 더 친숙하게 생각해야 하는 것 아닌가. 이 렇듯 동질감이 느껴지는 가죽 팬츠를 입었을 때 착 감기는‘맛’은 여느 소재의 팬츠보다 감질 난다. 혹시‘쎈’여자로 보일까 하는 염려 때문이라면 걱정하지 마시길. 가죽 팬츠와 러플이 달린 흰색 블라우스를 매 치하면 오히려 페미니한 느낌을 극대화 시킬 수 있다. 또한 치렁치렁 여러 개의 의상을 레이어드하지 않아도 가 죽 팬츠와 유니크한 티셔츠 하나로 스타일리시한 감각을 살릴 수 있다. 가죽 팬츠는 굳이 다른 액세서리를 하지 않아도 밋밋한 스타일에 정점을 찍어주는 훌륭한 역할을 해낸다. 마지막으로 가죽 팬츠와 동일한 컬러의 부티나 하이힐을 신는 센스를 발휘하면 된다. 팬츠의 과감한 변화로 주춤했던 당신의‘룩’ 에 활기를 불러일으키니! 지금이‘빛 좋은 개살구’옷 장에 알찬 가죽 팬츠를 걸어둘 때이다. 자, 틀에 박힌 사고 때문에 꾸물거리다가 후회하지 말고 가죽 바지 한 벌로 새로운 기분을 가져보자. 가죽 팬츠를 멋지게 소화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PHOTOGRAPHER 한종철
잊지 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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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S PROJECT <자석>이라는 한 주제로 15명의 각기 다른 분야의 아티스트들이 뭉쳤다.
EDITOR 김소영
자석의 성질, 끌어당기는 힘, 극과 극 등의 하나의 주제에 대한 개성이 담긴 해석들이 나왔다. 각 작품들은 답이 정해져 있는 주관식 답안 같지 않은 싱싱한 고등어 회 같은 맛이 있다. 수많은 의견들이 넘쳐나는 세상에서 자신의 생각을 펼쳐보자. 고대시대부터 함께 해 온‘자석’ 에 대한 생각으로 시작함이 어떠할지. 그러함과 동시에 다른 아티스트들의 생각도 귀 기울여보며 비교해 즐기는 것이 이 전시가 줄 수 있는 즐거움 일 것이다. 모든 시작은 이와 같이 심플한 아이디어에서 출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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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USTOM JEWELRY DESIGN MU 2-3. FASHION DESIGN JUNGMONKEY 4. MOTORCYCLE CUSTOM DESIGN FURANGE 5. GRAPHIC DESIGN CHOONG KIM aka GRAFIKAY 6. ILLUSTRATION DOO MIN AUM aka NOONOO 7. MEDIA ART JI MIN SHIN aka SIIN 8. PHOTOGRAPH KA HEE J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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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무한육면각체 새로운 것은 기분을 좋게 만드는 힘이 있다. 하지만 새롭게 디자인되고 있는 서울을 보면 고민에 빠지게 된다. 디자인의 3요소인 기능성·양질성·심미성에 추가로 정체성을 넣어야만 할 거 같아서이다. EDITOR 이승빈
서울에서 가장 힘이 센 것은 디자인이다. 이 거대한 힘
바 있다.‘디자인 서울’사업은 추진 의도만으로 봤을 때
적인 장소는 홍대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장소성이란 이
앞에 불가능한 것은 없어 보인다. 동대문 운동장을 헐어
성장위주의 재개발 사업과는 성격을 달리한다. 하지만
와 같이 각자의 공간이 가지는 특성을 말한다. 도시 개발
버리는 데 있어 서민과 함께한 83년의 역사는 숫자에 불
서울시가 생각하는 낡은 것들이 지나간 흔적에 새롭게
은 이러한 장소성에 근거해 이뤄져야 한다. 홍대의 잣대
과했다. 6백 년의 세월동안 서울과 함께한 서민의 길 피
들어서는 것들은 고층의 사무용 건물이나 쇼핑센터다.
를 종로에 들이댈 수는 없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진행되
맛길도 예외일 수 없었다. 서린동 재개발로 인해 이미 절
이들은 각각의 용도에 맞게 지어진 것에 불과하다. 즉 최
고 있는‘디자인 서울’산업에는 이러한 장소성에 대한
반을 잃어버린 피맛길은 청진동 재개발 사업이 시작되면
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얻으려는 철저한 경제 논
고민이 전혀 드러나지 않는다. 무조건 낯설고 창의적이
서 그나마 가지고 있던 나머지 절반까지 빼앗겨 버렸다.
리의 산물인 것이다. 게다가 이렇게 지어진 건물들은 기
어야 한다는 한 가지 잣대가 서울을 들쑤시고 있다.
디자인이란 이름 앞에 그들이 쌓아온 세월의 힘은 전통
능적 특성으로 인해 대부분 도시 한복판이나 교통 요충
조 교수는 이러한 서울시의 도시 개발 철학을 대표적으
이 아닌 낡은 것에 불과했다.‘맑고 매력 있는 세계도시’
지에 위치하게 된다. 이로 인해 도시가 가진 특유의 흐름
로 보여주는 예로 동대문 운동장 터에 새롭게 건설되는
로 거듭나려는 서울시에게 낡은 것은 필요하지 않았다.
과 맥락은 끊기게 된다. 2007년에 완공된 르 메이에르
자하 하디드의‘디자인 플라자 & 파크’ 을 들었다. 서울
그렇게 낡은 것들로 치부된 전통적인 것들은 그들이 가
종로타워는 이러한 악영향을 가장 잘 설명해 준다. 주로
진 가치와는 상관없이 차가운 콘크리트 바닥에 묻혀 버
나지막한 높이의 건물로 이뤄져 있는 종로 1가 북쪽 지
렸다.
역의 균형은 깨졌다. 또한 끊겨버린 피맛길은 본래의 모
권영걸 디자인 서울 총괄 본부장은 한겨례 신문과의 인
습을 잃고 건물 한쪽의 대리석 복도로 전락해 버렸다. 역
터뷰에서“디자인 서울 사업은 산업화 과정에서 정체성 을 잃어버린 도시인 서울을 단절을 넘어 역사와 문화가 함께 숨 쉬는 맥락적인 도시로 만드는 것” 이라고 밝힌
사와 문화가 함께 숨 쉬는 맥락적인 도시를 추구한다는 ‘디자인 서울’ 의 철학이 무색해지는 순간이었다. 이러한 서울시의 모순된 사업 추진에 대해 조현신 교수 보기’ 를 통해‘장소성에 대한 의식 부족’ 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조 교수에 따르면 장소는 크게 인간의 역사와 전통이 숨쉬는‘회귀 공간’ 과 신기함과 탐험, 미래로 가 득 찬‘우주적 공간’ 으로 구분할 수 있다. 피맛골이나 동 대문 운동장 등의 장소가 전자라고 한다면 후자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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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GRAPHER 한종철
는 경향신문에 기고한 칼럼‘서울시 디자인-비판적으로
시는 자하 하디드의 작품이 탄광촌 빌바오를 관광 명소
유럽의 도시 개발은 장소성에 대한 철저한 의식을 보여
못한다. 오랫동안 유지해 온 유럽인들의 삶의 방식과 무
로 만든 프랭크 게리의‘구겐하임 박물관’ 처럼 관광 수
준다. 유럽 문화의 뿌리는‘전통’ 이다. 각 국가들은 저마
관한데다가 기존 건축과 도시의 맥락에도 어울리지 않기
입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조 교수는 이
다 나름의 화려한 문화적, 예술적 전통을 지니고 있으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유럽의 도시 개발은 기존의 것을
와 같은 서울시의 발상을‘문화의 맥락과 문화권에 대한
자부심 또한 남다르다. 이러한 관점은 자연스럽게 건축
현재에 적합하도록 지속적으로 바꾸어가는 방향으로 이
이해가 결여된 것’ 으로 보고 있다. 구겐하임 박물관을 보
과 도시에도 적용된다. 유럽인들에게 있어 도시는 잘 보
뤄지게 된다. 이런 과정을 거친 도시속의 건축물들은 역
기 위해 스페인에 가는 것이 아니다. 관광객들은 스페인
존해서 후세에 물려줘야 할 또 하나의 유산이다. 단순히
사적, 사회적 형성물이 됐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도시를
이 가진 문화적 아우라에 먼저 이끌린다. 구겐하임 박물
기능적 목적만을 위하여 지어진 건물은 쉽게 뿌리내리지
혹은 나라를 대표하는 랜드마크가 됐다.‘디자인 서울’
관에 가는 것은 하나의 관광 코스일 뿐이다. 아무리 천재
사업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이러한 랜드마크의 발
건축가의 작품이라고 하지만 그것만을 보러 관광객들이
굴이다. 오세훈 서울 시장은 이와 관련하여“이제 3년
한국을 찾지 않는다. 다른 나라에도 비슷한 규모의 특이
후, 동대문 운동장 일대는 디자인 중심 도시 서울의 랜드
한 건축물들은 얼마든지 있다. 게다가 자하 하디드의 작
마크가 될 것이다. 파리하면 에펠탑이 떠오르고 뉴욕하
품은 한국적이라고 할 만한 어떠한 특징이나 가치도 없
면 브로드웨이가 떠오르듯이, 서울하면 떠오르는 브랜드
다. 장소가 매력을 가지는 것은 시간이 축적되면서 만들
로 키워나갈 것” 이라고 자신의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여
어진 정체성이 보존되고 드러날 때다. 서울시의 디자인
기서 말하는 디자인 중심 도시 서울의 랜드마크란 동대
정책이 장소성에 대한 희박한 의식을 재고해야만 하는
문 운동장 터에 신축되는 디자인 플라자&파크를 의미한
이유다.
다. 여기에 서울이 그동안 축적한 역사나 문화에 대한 고 려는 없어 보인다. 서울은 이제 6백년의 유구한 역사와 상관없는 새로운 것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야 할 처
“장소가 매력을 가지는 것은 시간이 축적되면서 만들어진 정체성이 보존되고 드러날 때다. 서울시의 디자인 정책이 장소성에 대한 희박한 의식을 재고해야만 하는 이유다.”
지에 놓였다. 이는 맥락 없이 추진되고 있는‘디자인 서 울’사업의 한계이자 서울이라는 도시가 가진 불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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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ESS-PICKING HALL OF FAMERS 지금 한 쪽에선 과거에 발매된 여러 창작 음반들이‘명반’ 이라는 잣대로 재평가되고 있다. 그리고 여전히 그 과정과 결과에는 어질러진 정치판처럼 논쟁이 끊이질 않는다. EDITOR 원성아
<Never mind the bollocks here’ s the Sex pistols>인 데,‘롤링스톤’ 지는‘대안의 의미’ 로 이 음반을 2위에 올 린 반면,‘스핀’ 지에선‘시대에 뒤쳐진다’ 는 이유로 100 위에 랭크 시키는 격차를 보였다. 이와 같이‘시의성’ 이 나‘음악성’등 큰 대목은 차치하더라도, 그 외의 관점으 로 인해 그 음반의 순위가 더 올라갈 수도, 차트에서 아 예 제외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리고 강헌은 덧붙여“이 것은 리스트를 선정한 집단이 미래를 (어떤 방향으로)보 고 있는가, 혹은 과거를 정리하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것” 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대중음악명반 100선’ 이 보여주는 방향은 무 엇일까? 이 차트에서 국내 프로그래시브 락 밴드인‘넥 스트’ 는 2집만이 순위권 내로 선정되었다. ID sms7236 이라는 누리꾼은 N 포털 사이트의 음반 게시판에“(2집 이)38위인 것도 인정 못하겠지만, 3, 4집이 순위에 없는 것은 더 이해가 가지 않는다.” 며 순위 결과를 용납할 수 없다는 의견을 올렸다. 물론 일부 팬들이 보이는 이런 불 만은 이미 예견된 반응일 것이다. 하지만‘넥스트’ 의 3집 <The Return of N.EX.T Part II The World>는 일본 메탈 잡지‘Burn’ 에서‘20세기 최고의 메탈음반’ 으로 선정되 기도 한 수작으로 평가 받는 작품이다. 또한 이 차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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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베스트 100’ 을 선정하는 요인에 대해 짚고
까지 아주 넓게 포함하고 있다. 이처럼 시대적 범위를 너
악판은, 흡사 무분별한 개발로 중심을 잃어가는 서울의
넘어가자. 대중음악 평론가 강헌은 2007년 3월 어느 인
무 방대하게 두고 만들려다 보니 장르적인 면에서는 그
모습 같다. 2007년, 한 문화예술매체는 지난 날을 반성
터뷰에서 이렇게 설명했다.“저는‘베스트 100’ 에서 세
깊이가 더욱 실망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하듯 대중음악‘BEST 100’ 을 내 놓았다. 그것은 바로
가지 요소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첫째, 해당 앨범이 음악
결국‘한국 대중음악의 명반 리스트’ 라는 잣대를 들이대
가슴네트워크와 경향신문이 기획한‘대중음악명반 100
적, 또는 역사적으로 어떤 계기를 만들었는가. 둘째, 앨범
고 본다면,‘과연 이 음반보다 명작이라고 할 수 있는 음
선’ 이다. 물론 과거에 발매된 창작 음반을 재조명하는 것
으로서의 문제의식과 완성도, 그리고 셋째로 (다른 사람
반이 부족한가’ 라는 문제점이 남는다. 청자는 내가 생각
은 뜻 깊은 일이다. 하지만 지금‘대중음악명반 100선’
과 이 부분에서 의견이 갈라질 수 있지만)한국적인 독자
하는 음반이 포함되길 바라는 마음도 있을 것이다. 비록
의 권위는 그 결과물이 절대적인 상황으로 다소 위협적
적 정체성을 얼마나 구현 하고 있는지를 중요하게 봅니
대형 기획사와 미디어가 만든‘상술에 얼룩진 대중음악
이기까지 하다. 이유는 07년 2월,‘음악취향 Y’ 라는 마
다.”이렇듯 기본적으로 시의성과 음악성이 주요한 판단
판’ 이라 할지라도, 대중은 그 음악을 듣고 울고 웃으며
니아로 구성된 웹진에서 선정한‘베스트 100’외에는 비
기준으로 적용이 된다. 이는 대중음악이 그 시대를 풍미
함께 늙어간다. 인디 음악이 주류의 상술을 대체하는 창
교할만한 차트가 전무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지금도 기
하는 음악이기도 하기 때문일 것이다.
작물로써 그 음악성을 인정할 수는 있다. 하지만 명반으
획위원회(이하 기획위)는 유명 포털 사이트 등을 통해 결
하지만 기획위의‘의도’ 일까. 이 차트에서 인디 밴드의
로 대중에게 인식되게 하려는 의도가 아니라면, 제대로
과를 계속 노출시키며 음반 리뷰에 한창이다. 그리고‘기
음반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이는 기획위에서 시대
된 리스트를 먼저 발표한 후에 판단해도 늦지 않는다. 지
록과 평가의 문화가 부족한 대한민국 대중음악의 중요한
성과 음악성에 덧붙여 다른 기준에도 무게를 두었다는
난날 주류시장에서 발표된 음반들 중 제대로 평가 받지
자료’ 라며 자평한다. 하지만 한 때 시대를 풍미했던 전통
것이다. 강헌은 같은 인터뷰에서 기획위원회가 갖는 내
못했던 음반을 장르적으로 심도 있게 재평가하는 작업이
가요 분야의 음반 한 장 찾아볼 수 없는 이 리스트 업은
부적인 방향에 대해 설명했다.“ ‘베스트 100’ 은 만드는
우선시 되었어야 했다.
엘리베이터가 없는 고층 건물처럼 불완전함을 명시할 뿐
입장에서 본다면, 한 개인이나 집단의 미학적 관점을‘전
앞으로 다각도로 재조명되는‘베스트 100’ 이 끊임없이
이다. 또한 이런 리스트 업이 발표된 후 물질적으로 영향
략적으로 표명’ 하는 행위라고 할 수 있죠. 결과를 보면
나온다면 이런 논란은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하지만 이
을 받을 수 있는 뮤지션이나 음반 기획자 등은 선정단에
어떤 기조를 가진 매체라는 것이 드러나게 됩니다.”일례
차트가 지금 대중음악의 대표적인 명반 리스트로 평가되
서 제외되어야 한다. 하지만‘대중음악명반 100선’ 은음
로 미국의 음악 전문지인‘롤링스톤’ 지와‘스핀’ 지에서
기에는 아직 많이 부족해 보인다.‘기록과 평가의 문화가
반 기획자, 라이브 클럽 운영자 등이 선정위원회에 포함
선정한‘베스트 100’ 을 보면, 한 음반을 두고 상반된 결
부족한 대한민국 대중음악의 중요한 자료’ 가 나오기 위
되는 의도적인 방식을 택했다.
과를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바로‘섹스 피스톨즈’ 의
해선 생각이 올바른 평론가와 이에 대해 명백한 논쟁을
PHOTOGRAPHER 원성아
1970년대에 발매된 음반에서 2000년대에 발매된 음반 체계적인 연구와 명료한 자료들이 정리되지 않은 대중음
DON’T STOP THE MUSIC!
PHOTOGRAPHER 원성아
2004년 4월. 강진우는 가수 싸이의‘또라이 애제자’ 로 포장되어 세상에 나타났다. 그리고 그룹‘바운스’ 의 해체 후, 그는 전진의‘Wa’ 를 통해 유명 작곡가로서 급물살을 타기 시작한다. 가수일 때보단 작곡가로서 대접받는 것이 더 좋다는 그와 포장마차에서 나눌 법한 진솔한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EDITOR 원성아
축하한다. 작년에‘Wa’ 를 통해 작곡가로서의 인지도가 올라가지 않았나.
에서 기다리는 팬들도 있었으니까. 모든 상황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는 것이 더 힘들었
그래서 기분은 너무 좋다. 하지만 아직 내 목표를 채우기엔 부족한 부분이 많다. 내 이름
던 것 같다.
석자로도 브랜드 가치가 되는 작곡가가 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선‘Wa’ 보다 더 좋은 히 트곡이 나와야만 한다.
극복은 어떻게 했나? 내 성격이 많이 털털한 편이다. 최대한 현실적인 것들을 받아들이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싸이는 어떻게 알게 되었나?
많이 웃으려고 했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혼자 툭툭 털어버리려고 했다.
예전에 같이‘바운스’ 를 했던 우근이가 내가 했던 프로젝트 그룹(L.L.K.)의 댄서였다. 그 친구가 댄서 일을 하면서 인맥을 많이 쌓아놨고, 나를 싸이형에게 소개 시켜준 것이다.
화제를 돌리자. 전진에게‘Wa’ 는 어떻게 전달이 되었나? 아는 사람이 있었나?
그런데 싸이형이 우리 둘로 그룹을 만들어보자는 제의를 하여, 그렇게‘바운스’ 를 만들
난 당시에 댄스음악도 힙합도 아닌 (아까 들려준)모던락 같은 음악을 100군데 정도 뿌렸
게 되었다.
다. 그러던 중에 연이 닿는 곳에서 나의 음악을 마음에 들어했다. 과거에 꽤 유명했던 분 들이었고, 그 분들은 내가 감각이 있다고 생각했는지 3분20초짜리 댄스곡을 만들어달라
그럼‘바운스’얘기로 넘어가보자. 데뷔 당시, 두 멤버가‘싸이’ 를 만나 정상인에서 또라
고 주문을 했다. 그래서 작업한 곡이‘Wa’ 였다.
이가 되었다는 식의 내용으로 홍보했다. 싸이의 그 이미지가 팀과 잘 맞는다고 생각했나? 나나 우근이의 의견이 최종 컨펌난 것은 아니었지만, 돌이켜보면 판단이 많이 어긋났었
아, 그럼 처음에 전진에게 갔던 것이 아니었나?
다고 할 수 밖에 없다. 차라리 조금 더 진지한 이미지가 잘 맞았을 것 같다.
그렇다. 처음 의뢰한 쪽에서는 듣자 마자 바로 거절했다. 그러다 3~4개월이 지난 후, 한 기획사에서 그 곡을 듣고 마음에 든다는 연락을 해왔고, 그게 전진이었다.
음반을 들어본 팬들의 반응이 심상치 않더라. 음악성을 보여줄 수 있는 서브 타이틀로 좀 더 밀어붙였다면 마니아 층도 꽤 생길 수 있었을 것 같은데. 갑자기 해체를 하게 된 이유
요즘 인디판이 재조명되고 있는 걸 보면 어떤 생각이 드나?
는 무엇인가?
물론 대안적인 음악으로서,‘들을만한’음악을 만들어 준다는 것에는 찬성한다. 하지만
우리는 상업적인 그룹이었다. 당연히 회사 쪽에서는 비즈니스를 우선으로 두었고, 이윤
10대 위주의 가요프로그램에서 아이돌 가수와 1위 경쟁을 하기에는 지금의 판이 너무
이 많이 나지 않았기 때문에 결국 활동을 접게 된 것이다. 그 때 많이 답답했다.
상업적이지 않나. 그런 점이 너무 아쉽다.
해체 후에 굉장히 힘들었을 것 같다. 우울증 같은 것도 왔을 것 같은데, 어땠나?
궁금한 것이 도대체 작곡가로 뜨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곡만 있으면 되나?
1년 넘도록 아무 것도 손에 잡질 못했다. 한동안 정말 힘들어서 술도 자주 마시고, 한강
상업적으로 좋은 곡도 있어야겠지만, 사실 연줄도 어느 정도 필요하다. 그리고 운도 따
에도 자주 갔다. 나에게 쏟아지던 관심이 사라지는 것이 힘들었다. 많진 않았어도 집 앞
라줘야 하는 것 같다. 그리고 요즘엔 작업 시간도 경쟁이다. 곡의 주문이 처음 들어온 29
COLOR MATCHING PALETTE
GRAPHIC DESIGNER 정연주
자신신의 옷장 속 컬러를 파악해 보고 이번 시즌 컬러들과 믹스해보자. 자신의 개성이 담긴 팔레트가 만들어지면 멋진 컬러 코디네이션이 완성된다. 팔레트를 들고 컬러리스트가 되어 나의 감성까지도 컬러링 해본다. EDITOR 김소영
03
낙관적 아름다움
따뜻함
인위적
섹슈얼리티
잔인함
친절
훼절
폭력
올해도 어김없이 트렌드 컬러가 나왔고 '딱 이거야'라고
이번 컬렉션을 보면 특히 과감한 보색 대비와 적절한
한국은 컬러에 관한 강박관념을 가지고 있는 곳이었다.
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한 컬러들이 눈길을 끌었다. 과감해
믹스매치가 눈에 띈다. 컬렉션의 컬러 밸런스가 주는
‘우리는 언제나 알고 있는 것만 본다’ 는 인지심리학의
진 컬러들이 사람들의 고정관념을 깨고 신선한 매치를
감성들을 느껴보자면 언더커버 컬렉션의 블랙과 레드의
명제가 있다. 컬렉션의 다양한 컬러 매치를 보다보면
이루었다. 해가 바뀔 때마다 작년엔 뭐 입고 다녔지 하며
그라데이션이 주는 잔인함을 드러내는 무드, 마크제이
더 많은 색이 보일 것이다. 색상들이 어우러질 때마다
한숨을 내쉬는 우리는 매년 새로운 것을 갈구한다. 새로
콥스의 퍼플과 핫핑크가 풍기는 매혹적인 섹슈얼리티,
그것들이 나타내는 느낌들은 조합을 어떻게 시켰느냐에
운 옷을 구입하기 전에 한번 옷장을 컬러별로 정리해 보
빅터앤롤프의 강렬한 햇살의 컬러들이 주는 따뜻함, 원
따라 각양각색으로 새롭게 달라진다. 다양한 색상 조합
자. 비슷한 컬러가 많아서 무슨 옷을 입어도 식상했던 것
더카인드의 보기만해도 즐거워지는 컬러풀한 도트가 주
들이 내뿜는 감성을 가지고 자신의 감정과 개성을 표현
은 아닌지. 혹은 알록달록 각종 컬러를 구비해 놓고도 옷
는 낙관적인 사고, 츠모리치사토가 전하는 아프리카 원
해 보는 것은 어떨까. 그간 시도해보지 않았던 컬러 매
을 입을 때마다 자신만의 컬러코디 방식에 한정되어 심
주민이 생각나는 친절 등 그날의 기분이나 표현하고픈
치로 자신감을 가지고 도전해보자. 자, 당신만의 컬러
심한 매칭만 했던 것은 아닌지. 그럴 땐 컬렉션 사진을
감성들을 컬러조합을 통해 드러내보는 컬러코디 방식을
팔레트로 개성 있는 컬러리스트로 거듭나는 건 시간 문
참고하는 것이 가장 좋은 지침서가 되어 줄 것이다.
제안해본다.
제 일 것이다. 31
ADAM'S APPLE
느끼기에도 편하다. 남자의 엉덩이에 대한 사고의 전환
여성의 엉덩이는 다산과 성욕의 상징이다. 하지만 우리는 남자의 엉덩이가 무엇을 상징하는지 잘 알지 못한다.
않는다. 이런 까닭에 엉덩이는 남녀양성적인 것을 상징
EDITOR 이승빈
즐거움을 주는 하나의 텍스트로 간주하는 것이다. 엉덩이는 남성과 여성이라는 구체적인 성을 언급하지 하는 의미를 가진다. 남녀양성은 신화에서 유래된 개념 이다. 고대인들은 남성적인 특징과 여성적인 특징을 한
남자의 엉덩이는 중간에 끼인 존재다. 남성미는 단단함
몸에 지닌 창조주를 가장 이상적인 인간의 형태로 보았
에 있다. 남자의 상징은 언제나 탄탄한 허벅지와 우람한
다. 예술가들에게 있어 남성의 엉덩이는 바로 이러한 이
팔의 몫이었다. 부드러운데다가 동그랗기까지 한 엉덩이
상적인 인간의 형태를 구현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신체
에서 남성미를 느끼기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그렇다
부위였다. 남자의 몸에 여성을 덧입힐 수 있게 된 것이
고 남자의 엉덩이가 여자들의 것처럼 풍만한 것도 아니
다. 그림속의 남자들이 뒤돌아서기 시작하면서 남자는
다. 둥글고 탄탄하지만 여자의 엉덩이만이 표현할 수 있
훨씬 복잡하고 미묘한 존재가 되었다. 엉덩이는 남성의
는 풍만한 곡선미에는 미치지 못한다. 남자의 엉덩이는
입장에서 감추고 싶은 수동적이고 여성적인 모습의 비
남성미도 그렇다고 여성미도 가질 수 없는 애매모호한
유이기도 하다. 여자가 남자의 엉덩이를 때리는 것이 성
존재인 것이다.
적인 지배를 넘어서 관계의 역전을 의미하게 되는 것은
하지만 간혹 남자의 엉덩이에서 섹시함을 느낀다는 여
이 때문이다.
자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이해가 되지 않는다. 남자의 엉
시각적인 것에 머무르는 쾌락은 진부하다. 반면에 사유
덩이에는 남성성이나 정력을 드러내는 요소가 거의 없
하고 해석하는데서 오는 쾌락은 남다른 가치를 지닌다.
다. 여기서 섹시함을 발견하는 것은 거의 유적을 발굴하
언제까지 보고 즐기는데 머무를 것인가? 남자의 엉덩이
는 수준이다. 여자들이 남자의 엉덩이를 보면서 느끼는
는 성적 매력을 포기하는 대신 강력한 상징성을 부여 받
감정은 호기심 그 이상은 아닐지 모른다. 즉 자신들과
은 존재다. 이제는 읽어라.
비슷한 곡선미를 남성에게서 발견한다는 것에 의외성을 가지는 것뿐이다. 남성미의 클리세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미학을 가지겠다는 원대한 포부라면 모를까. 남자들에게 섹시함을 찾으려면 차라리 특정 다른 부위가 보기에도 23
이 필요하다. 보는 즐거움을 주는 대상이 아닌 해석의
거울은 현실 밖의 나에게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네모’ 이다. - 안혜숙
‘MIRROR’ 속에 나를 MIRROR 넣기. - 김소영
거울을 보고 있는 순간 만큼은 '나'에게 집중하기! Various Colors. - 정민경
배 다른 형제 같은 잡지다. 핏줄도 아닌 것이 이상하게 끌리고 또 보게 될꺼다. - 이승빈
거울보기를 게을리 하지 마라. 탈구된 두 눈으로 네 얼굴을 볼 수 없는 한. - 정연주 www.hell2heaven.net
GRAPHIC DESIGNER 정연주
이글을 알아서 MIRROR로 비추어 봤다면 또 다른 모습에 겁내지 않는 것! - 염은지
당신은 진정한 독자! - 원성아
자, 뒤집어 읽기!
Photographer 한종철 Model 이사랑 최유진 Hair 조영재 Make up 현윤수
연분홍색 드레스와 화이트 웨딩드레스 권진순 옛 옷. 하늘색 드레스와 화이트 웨딩드레스는 권진순 옛 옷. 악세서리 에디터 소장품.
보라색 저고리와 그레이톤 치마는 권진순 옛 옷. 초록색 한복드레스 권진순 옛 옷. 블랙 스커트와 악세서리 에디터 소장품.
EDITOR 염은지
핑크 드레스와 남색 드레스 모두 권진순 옛 옷.
Photographer 한종철 Model 김소영 Hair 조영재 Make up 하나
황량한 미개척 행성, 문명이 시작되는 곳에는 H2O가 있다. 언어의 발생지인 LIP과 생명의 젖줄기인 EYE에서 펼쳐지는 메이크업 아트워크. EDITOR 정연주 김소영
Photographer 한종철 Model 권민성 박기태 Hair 조영재 Make up 현윤수
눈을 감아야 비로소 깨어나는 자폐소년과 어린 정비공이 있다. 현실도피를 꿈꾸는 몽유병 소년들의 성장통을 그린 수면 퍼포먼스. EDITOR 정연주 정민경
PICS 눈으로 볼 수 없는 이미지
Editorial 원성아 rage1942@naver.com
Feature Editor
김애경
Editor in chief
이승빈 cadenza123@naver.com 안혜숙 iou1717@naver.com Fashion Editor
정연주 hell2heaven@naver.com 정민경 withmm@naver.com 염은지 zame1031@naver.com
Beauty Edi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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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retouc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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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Art director 송은선
Model Estudio : Esteem model academy 권민성, 박기태, 이사랑, 최유진
Hair & Make up 조영재 & 하나, 현윤수
발행처 : the/playlounge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 534-13 동영빌딩 2층 Tel. 02.545.7234
Fax. 02.545.6230
www.theplaylounge.co.kr
인쇄.제판 : 북메이크
“Follow your heart, Design your dream” 을 모토로 하는 캐털리스트 그룹, 더/플레이라운지의 에디터스쿨은 패션매거진 에디터를 꿈꾸는 이들을 위한 국내 최초의 아카데미 프로그램입니다. [MIRROR]는 그 네 번째 결실로, 세상에 단 하나뿐인 순수 창작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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