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희망 24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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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펴냄

No.249

표지는 사용전고지 55 퍼센트의 앙코르 130g/ ㎡, 내지는 사용후 고지( 폐지) 80 퍼센트 이상을 함유한 하이벌크 70g/ ㎡를 사용했습니다.

녹색희망 02879 서울시 성북구 성북로 19 길 15 (성북동 113-34번지) 02. 747. 8500 전화 02. 766. 4180 팩스 www.greenkorea.org

펴낸곳 녹색연합 기획 한만형 / 김수지 / 정은영 편집과 제작 작은것이 아름답다 디자인 일상의 실천 everyday-practice.com

펴낸날 2015.09.07

2015년 9/10 월호 별지

작은것이 아름답다

녹색희망

로드킬, 길에서 만난 생명

p.43

p.42

p.40

p.38

p.34

p.33

p.32

p.28

p.26

p.24

p.20

p.16

p.12

p.8

p.4

p.2

p.1

나누고 싶은 후원이야기 — 회원더하기팀

아름다운 지구인 — 회원더하기팀

살림살이 보고 — 조직운영팀

녹색연합 현장뉴스 — 배보람

회원에세이 — 공존을 위한 비폭력운전 — 긴수염

아름다운 만남 — 녹색을 즐기다 / 김윤영 회원 — 허승은

녹색+그림 — 검은길 — 김혜정

회원참여후기 — ‘녹색’이라는 공통 관심사가 만드는 유대감 — 라용

사진으로 보는 녹색활동 — 정책팀

기획 7 — 함께 읽고 싶은 책 — 하늘다람쥐와 삵과 고라니와 애벌레의 눈으로 — 황윤

기획 6 — 통계 — 도로에서 죽어가는 야생동물들 — 한만형

기획 5 — 녹색연합 2015년 자연생태팀 활동가를 소개합니다 — 자연생태팀

기획 4 — 새롭게 시작하는 녹색연합의 로드킬 줄이기 운동 — 윤기돈

기획 3 — 인간과 야생동물의 공존에 관하여 – 천수만로 로드킬 실태조사 — 김봉균

기획 2 — 고속도로에서 만난 흰뺨검둥오리 가족 — 김봉균

기획 1 — 섬진강 두꺼비 이야기 — 박수완

녹색칼럼 — 견딤과 가을하늘 — 이세우

호두나무집편지 — 설악산 야생의 권리, 산양의 이동할 권리 — 윤상훈

벼리

p.44

2015.09/10 거둠달 + 누리달 다모아 이백사십구호


회원나들이

성북동 호두나무집으로

10월에는 울진 숲속으로 착한 여행을 떠나요!

놀러오세요

‘아무 때나’가 아니어서 더욱 섬세한 여행.

예약 탐방제를 통해 방문한 탐방객과

성북동 호두나무집으로 놀러오세요

2015 가을 두근두근 신입회원의 날!

‘누구라도’가 아니어서 좀 더 특별한 탐방.

울진 지역주민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특별한 “오다가다 녹색연합 사무실에 한번 들르세요”

기분좋은 가을날, 성북동 호두나무집으로

여정이 됩니다. 주민들이 직접 농사지어 만든 ‘아무 때나’ 갈 수 없는 울진 금강소나무

로컬푸드를 체험하고, 마을에서 운영하는

숲길은 ‘예약탐방제가이드제’로 운영되고

민박을 이용해 지역 경제를 살립니다.

녹색연합에서 걸려온 반가운 전화, 다들 받아

활동과 이모저모가 궁금하셨던 분들, 녹색연합

있습니다. 우수한 생태경관이 보전되어 있는

지속가능한 생태관광의 주체는 지역주민과

보셨지요? 그런데 오다가다 한번 들르는

활동가들은 어떤 곳에서 어떻게 녹색의 씨앗을

지역일수록 많은 사람들이 방문해 몸살을

여러분이 됩니다.

것이 어디 쉬운 일이던가요. ^^ 언제 밥 한번

틔우고 있을지 보고 싶으셨던 분들

앓곤 하지요. 예약탐방제로 운영되는 울진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그동안 녹색연합의

같이 먹자는 말만큼이나 공수표가 되기

금강소나무 숲길은 숲해설사와 함께 동행하며

10월 회원나들이는 울진으로 갑니다. 가을이

정해진 탐방로로 이동해 자연에 미치는 영향을

슬며시 물들어갈 무렵, 하늘 높이 쭉쭉 뻗은

최소화합니다.

금강소나무들에 마음까지 시원시원해지는

십상이잖아요. ㅎㅎ 그.래.서.마.련.했.습.니.다.

길. 자연을 자연스럽게 두고, 나를 나답게 내려놓으며. 그저 조용히, 한 발 한 발 자연을 어루만지는 힐링 여행. 느리게 함께 걸으실 분들을 기다립니다.

대상

녹색연합 새내기 회원님들은 필히 참석!

장소

2015년 10월 3일(토) 4일(일) 1박 2일 울진 서면 소광리 금강소나무길 일부/왕피천 일대

신청대상

녹색연합 회원 및 회원 동반인

일시

신청방법

녹색연합 홈페이지 공지 확인

장소

2015년 10월 10일 토요일 낮 2시 ~ 5시 성북동 호두나무집 (녹색연합 사무실)

신청기간

9월 7일 9월 30일 100,000원 이내

일정

참가비

그외 녹색연합회원분들 모두 누구라도 OK!

자세한 문의는 녹색연합 회원더하기 강승남 활동가에게 해주세요!

입금계좌

하나은행 187 910005 07704 녹색연합

문의

녹색연합 회원더하기 배선영 070 7438 8508

02 745 5001 ※ 자세한 내용과 참가비는 추후에

※ 숙소상황에 따라 변동이 있을 수 있습니다. 추후 상세 공지 참조

공지하겠습니다.

모두모두 오세요. 환영합니다!


몸을 구속하는 것은 가혹한 형벌입니다. 때론

글. 윤상훈 / 녹색연합 사무처장

설악산 야생의 권리, 산양의 이동할 권리

설악산 주요 봉우리에 3.5킬로미터

절박한 노동자들이 굴뚝이나 철탑에 오르며

케이블카를 놓겠다고 합니다. 양양군은 올

‘스스로 몸 가두기’를 합니다. 환경운동가들이

4월, 설악한 케이블카 신청서를 제출했고,

‘강 죽이기’ 4대강 사업을 몸으로 막고자

사회적 약자인 노약자와 장애인의 복지와

남한강 이포보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사육장의

이동권을 향상시키기 위해 케이블카가 꼭

반달가슴곰, 동물원의 호랑이, 아쿠아리움의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설악산

돌고래 벨루가는 똑같은 행동을 반복하는

케이블카 사업은 찬성 쪽 이야기와 달리 사람과

정신질환을 앓고 있습니다. 몸을 구속하는 것은

생명의 이동할 권리를 왜곡하고 심각하게

굴뚝이나 감옥, 동물원 같은 특정 영역에서만

구속합니다. 장애인들은 어떤 방법으로 설악산

벌어지는 게 아닙니다. 우리의 삶, 생명의

오색마을까지 갈 수 있을까요. 하루하루 빈곤과

공간에서 일상적인 일이라, 알면서도 눈짓 손짓

무관심에 처해있는 사회적 약자들이 1년에

한번 주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단 한번이라도 설악산 케이블카를 이용할 수

얼마 전, 장애인들이 피켓을 들고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살 권리의 당연한 조건인

있을까요. 설악산 케이블카 예정지에는

이동할 권리를 보장하라고 요구합니다. 전국

멸종위기야생생물 I급, 천연기념물 산양이

1만대 고속버스 가운데 장애인이 이용 가능한

살고 있습니다. 한국에는 800마리 정도만

저상버스는 단 1대도 없다고 합니다. 말끝마다

생존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녹색연합이 설치한

복지를 외쳤지만, 그 많다던 복지 예산은 장애인 무인카메라를 보니, 1년도 안된 어린 산양이 이동권을 위해 한 푼도 사용되지 않았습니다.

어미 산양과 함께 찍혔습니다. 돈과 권력의

금강이 하구둑으로 막히기 전, 전북 군산 한

이동이 몰아세우는 케이블카 사업에서 설악산

어촌계장의 어업 장부를 본 적이 있습니다. 단

야생의 권리와 멸종위기종 산양의 이동할

3개월, 금강 하구에서 실뱀장어 조업으로 3천만

권리는 어디에 있을까요.

원의 수익을 올렸습니다. 물론 지금은 그런 ‘좋은 시절’과 다릅니다. 하구둑으로 물고기의 이동할 권리를 막았고, 이는 곧바로 강과 바다를 오가는 뱀장어, 웅어, 참게의 멸종을 불러왔기 때문입니다.

호두나무집 편지


견딤과 가을하늘

여기저기서 탄식을 넘어 절망의 목소리들이

당장 눈에 보이는 것만 봐도 온통 뒤집혀져

넘쳐나고 있다. 젊은이들은 3포 세대(연애, 결혼,

있다. 민주주의도 저만큼 멀어져 있는 느낌이고

출산포기)에서 5포 세대(3포에 인간관계와 집

정치, 경제, 문화, 교육도 크게 다르지 않을

추가)로 불려지더니 곧 이어 7포 세대(5포에

것이다.

꿈과 희망마저 포기한 세대)로 까지 불리고

인간의 권리 가운데 가장 앞서는 것은

있다. 서민들은 산 입에 거미줄이야 치겠느냐

생존할 권리이다. 자유냐 빵이냐를 놓고 고민은

했는데 정말 거미줄 치고 산다고 한다. 사회

하지만 생존권 앞에 모든 것은 양보할 수밖에

경제적 불평등이 극에 달하고 서민들의 처절한

없다. 지금 그 생존마저도 위협받고 있다고

삶이 이어지고 있다.

느끼는 존재들이 우리 주변에 너무나 많다.

세월호 문제는 1년이 훌쩍 지났다.

어항 속 개구리가 서서히 덥혀지는 물의 온도를

온 국민이 유가족과 함께 아픔을 나누며

감지하지 못하듯 심지어는 자신이 위험에 빠져

재발방지를 통한 안전사회 건설을 위해 노력해

있음을 알아채지 못하는 존재들을 빼도 말이다.

왔지만 아직도 아홉 분은 바다 속에서 못 나오고

그래서 힘들고 아프다. 절망의 깊이가 어디까지

있다. 진실규명과 책임자 처벌은 고사하고

인지 가늠하기조차 어렵다.

오히려 범법자 취급까지 받고 있다.

그런데 단지 먹고살기가 힘들어서만은

비정규직 노동자는 해고를 당하거나 당할 아닌 것 같다. 해도 해도 안 된다는 생각이 위기에 처해 끊임없이 고공 광고탑과 철탑 위로

가장 큰 이유일 듯싶다. 삭발, 단식, 삼보일배,

올라가고 있고, 그 곳 막다른 절벽에서 살려

오체투지, 고공농성… 안 해본 것 빼고 도저히

달라 비명을 지르지만 누구도 쳐다보지 않는다.

해 볼 수 없는 것까지 다 찾아내서 모두

메르스보다 더 무서운 탄저균이 국내에 불법

해봤는데도 안 되었기 때문이다. 드디어는 이

반입되어 실험이 되었음에도 누구도 책임지는

세상은 포기와 체념, 방관의 사회로 접어들고

사람이 없다. 드디어는 밥쌀마저 수입해

말았다.

우리식탁과 먹을거리를 위협하고 있다. 분단의 질곡은 숨이 막힐 지경에까지 다다랐다. 이렇게


글. 이세우 / 전북녹색연합 공동대표

어느덧 세상은 물신주의와 소비주의의

우리에게 정말 미래와 희망은 존재하지

망령이 온통 지배하고 있다. 이 세상의 중심과

않는 거란 말인가. 고장 난 세상, 병든 사회에서

주인은 나라는 말을 오해하면서 오로지 나만이

분별력도 사라지고 삶의 기준도 흔들리고 있다.

강조되고 고통 받는 이웃들을 외면하는 것이

허무와 탄식이 깊어지고 있다. 우리의 생은

당연시되고 있다. 거짓된 자유에 오염되어

참 모호하기 짝이 없다. 불퉁거리며 도피를

진정한 자유를 잃어버린 무리만이 세상을

꿈꾸는가. 끝난 것은 끝이 아니다. 가을바람이

헤집고 다닌다. 이런 세상에서 환경의

불어오고 있다. 잠시만 길 위에서 바람을 맞자.

위기를 고발하고 녹색의 가치를 논하는

우울한 생각이 날아가고 지금, 여기에서 하늘이

것은 배부른 자들의 소리쯤으로 생각한다.

보인다. 길을 잃은 우리가 옆에 있는 오래된

상처가 깊어지면서 신음을 해도 누구 하나

벗을 만난다. 오롯이 녹색의 기운을 받아 다시

거들떠보려고 하지 않는다. 오로지 이익만을

길 떠나는 순례자 대열에 들어선다. 그렇다.

쫓으며 불의와 불신만이 가득하고 결국은

녹색은 무너짐에서 일어섬이다. 가을열매가

우리를 무덤가로 이르게 하는 악순환만이

감동이다. 잘 견디는 자가 이기게 되어 있다.

가동되고 있을 뿐이다. 병든 사회가 되었다는 것이다. 4대강을 다 죽여 놓고도 아직도 떵떵거리며 활보하는 사회라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 가리왕산, 설악산, 지리산도 개발 삽질에 사형집행만 기다리고 있다. 새만금은 썩었고 지금 죽어가고 있다. 아니 이미 죽었다. 그럼에도 신경을 쓰거나 책임지는 사람 하나 없다. 누가 더 이상 무슨 말을 하고 싶겠는가.

녹색칼럼

이세우 님은 전북녹색연합 공동대표로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녹색세상,

정의로운 평화를 만들어 가는 활동에

힘쓰고 있다. 전북교육연대와

전북시국회의, 전북세월호대책위

상임대표를 맡고 있다.


글과 사진. 박수완 / 광양만녹색연합 사무국장

도로 주변에 설치된 농수로에 빠진 새끼 두꺼비의 모습

기획 1. 로드킬, 길에서 만난 생명

섬진강 두꺼비 이야기


광양만녹색연합은 올해 경칩을 앞둔 3월 4일 녹색연합

자연생태팀 활동가들과 함께 섬진강가 수어댐 인근 지역과

두꺼비 산란현장을 모니터링 했다. 5월 말까지 10여 차례

진상면 비촌마을 앞 저수지와 다압면 면사무소 앞 무논

등 2곳을 중점으로 섬진강 두꺼비의 산란과 서식지 이동

모니터링을 진행했다.

섬진강은 본디 모래가람, 다사강(多沙江) 등으로 불릴 만큼 고운 모래가 유명하다. 또 고려시대 때 ‘섬거(蟾居)마을’에 살던 수십만 마리 두꺼비가 섬진나루에 몰려와 울부짖어 왜구를 물리치자, 당시 고려왕이었던 우왕이 1385년(우왕 11)에 섬진강이라는 이름을 내렸다는 전설에서 알 수 있듯 두꺼비가 많은 지역이다. 광양시는 광양제철 공장으로 인해 산업도시 인식이 강하지만, 자연 환경적으로 보면 전라남도에서 지리산 다음으로 높은 백운산이 광양 지역의 25% 면적을 차지하고 있다. 남쪽으로는 남해바다가 펼쳐져 있고 동쪽으로는 경상남도와 경계를 이루는 아름다운 섬진강이 흐른다. 산과 바다, 강이 함께 어우러지는 지역인 것이다. 광양만녹색연합은 3월 초부터 5월 말까지 진상면 비촌마을 앞 저수지와 다압면 면사무소 앞 무논 등 2곳을 중점으로 섬진강 두꺼비들의 산란과 서식지 이동 모니터링을 10여 차례 진행했다. 산란을 위해 이동하는 성체 두꺼비들과 서식지로 이동하는 새끼 두꺼비들의 로드킬 원인을 밝히고, 대응방법을 찾는 것에 이번 조사의 목적이 있었다. 성체 두꺼비들의 로드킬 현황과 두꺼비 알의 개체 수, 올챙이 개체의 분포와 성장 상태, 두꺼비들의 주요 이동구간과 이동에 장해가 되는 것들에 대해 조사가 이뤄졌다.

3월4일, 자연생태팀과 함께 진행한 모니터링 결과 광양시 진상면 비촌마을 앞 80m 정도 도로구간에서 약 50마리의 두꺼비 사체를 확인했다. 도로 옆 작은 저수지에 수많은 두꺼비 알이 있는 것으로 보아 성체 두꺼비들은 이보다 빠른 시기에 저수지에 알을 낳기 위해 오고 가다가 로드킬을 당한 것 같았다. 반면, 다압면사무소 앞 둠벙①에서는 짝짓기를 하는 두꺼비 여러 개체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인근 주민들의 말을 들어보니 경칩이 이틀 남았지만, 광양에서는 두꺼비들이 약 열흘 전부터 잠에서 깨어나 산에서 내려오고 있어 로드킬이 이미 많이 일어났고 특히 비오는 날이면 더욱 심한 상황이라고 한다. 아태양서파충류연구소 김종범 박사는 “두꺼비는 산에서 동면한 뒤 경칩을 전후로 번식기가 되면 산란을 하러 습지로 내려오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산란을 하러 산에서 내려오는 시기와 산란 뒤 산으로 돌아가는 시기에 로드킬이 많이 발생하게 된다.”며 또한 “4월말에서 5월 중 수많은 새끼 두꺼비들이 ①

‘웅덩이’의

전라도, 충청도 방언. 논밭 근처에다가 물을 모아놓은 우묵한 곳으로, 간이 저수지 역할을 한다. 농업용수 확보는 물론, 논 생태계 다양성에도 큰 역할을 한다. ②

어느 환경 안에서

산란지에서 산으로 올라간다. 이때에도 로드킬이 많이 발생하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전했다. 두꺼비 같은 양서류 동물들은 물과 땅을 오가며 살기 때문에 피부호흡을 한다. 피부로 호흡을 하다 보니 두꺼비 같은 양서류는 환경오염에 아주 민감할 수밖에 없다. 또한 수중생태계와 육상생태계를 오가며 먹이사슬의 중요한 고리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에, 그 자체가 건강한

생육하는 생물군과

생태계를 나타내는 지표종②이라 볼 수 있다. 그래서 두꺼비 보호는 시급한

그 생물들을 제어하는

문제가 된다. 더군다나, 섬진강의 문화와 생태계가 함께 공존해 나가도록

제반요인을 포함하는 체계 속에 특정지역의 환경을

해야 하는 광양시는 무엇보다 두꺼비 서식지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에

측정하는 척도로 이용되는

노력을 쏟아야 할 것이다. 하지만 관할 시는 두꺼비 산란처의 실태파악은

생물종.

물론 양서류와 관련된 조사자료 또한 전무한 상태였다.


이번 조사결과로 밝혀진 특이한 점은 비촌마을 앞 성체 두꺼비들의 로드킬과 새끼 두꺼비들의 집단 로드킬 문제가 하루 이틀의 문제가 아니었다는 것이었다. 마을 주민들은 이미 수 십 년 동안 새끼 두꺼비의 이동 시기가 되면 두꺼비들이 예사로 집안에 들어온다고 했다. 두꺼비를 피하다가 생긴 자동차 접촉사고도 많고, 저수지가 생긴 이후 마을 앞 도로에서 수많은 새끼 두꺼비들이 차에 깔려 죽는 것을 목격하다 보니 마음도 편치 않았을 뿐더러, 심한 악취와 비릿한 냄새로 불편함이 많았다고 했다. 그러다보니 마을 주민 중 일부는 새끼 두꺼비들이 도로로 넘어오지 못하도록 시멘트 블록을 이용해 차단막까지 쌓아두었다고 한다. 결국,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시설물들이 또 다른 걸림돌이 되어 전체 새끼 두꺼비들 개체 가운데 서식지까지 이동할 수 있는 개체는

2%도 안 될 것이라고 전문가는 전한다. 지난 5월, 유난히 긴 가뭄으로 농번기가 시작되는 즈음에도 논과 밭에는 스무날이 지나도록 비가 내리지 않았다. 그 때 비를 기다리는 농부들의 마음만큼 애를 태우는 생명이 있었다. 수 만 마리의 새끼 두꺼비들이다. 서식지로의 이동을 앞두고 비가 내리기만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었을 것이다. 새끼 두꺼비들은 비 오는 날, 또는 야간에 집단적으로 이동을 시작한다. 지난 5월 15일 광양에 비가 내리기 시작할 때 섬진강 자연생태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있던 KBS 코리언 지오그래픽 이경배 피디와 연락이 닿아 함께 진상면 비촌마을 앞 작은 둠벙을 찾았다. 밤10시, 빗줄기가 굵어지기 시작했지만 도로에 접어든 새끼두꺼비들이 좀처럼 확인되지 않았다. 새끼 두꺼비들은 저수지를 벗어나서 도로를 지나 산으로 이동해야 했지만 마을 주민들이 설치해 둔 50㎝ 이상 시멘트 블록으로 인해 이동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일부 새끼 두꺼비들이 시멘트 블록과 도로 가드레일을 넘어 산으로 이동하는 모습을 발견했다. 지금 같은 상황이라면 새끼 두꺼비가 비가 내리는 한정된 시간 안에 도로를 무사히 통과했다 하더라도 도로 가장자리에 있는 깊이 40cm 이상, 폭 55cm 이상의 농수로에 빠지게 된다. 인간이 필요에 따라 설치한 시설물은 때로 다른 무수한 생명들에게 목숨을 걸고 사투를 벌여야 할 대상이 된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새벽 1시를 넘어서며 빗줄기가 약해지자, 새끼 두꺼비들이 이동을 멈추고 다시 산란처 주변 풀숲에 은신해 더 이상 이동이 발견되지 않아 철수했다. 그리고 다시 보름이 넘도록 비 소식은 들리지 않았다. 산란처 주변 인근지역 주민들이 우거진 풀숲을 예초하기 시작해 마음을 애태웠지만, 다행스럽게도 새끼 두꺼비들이 은신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난 뒤 상황을 이해하고 두꺼비 이동 이후 예초를 하겠다는 협조를 해 주기도 했다.


그러던 5월30일 토요일 오전, 남부지방에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가 진상면 비촌마을 작은 저수지에서 서식지로 이동하기만을 기다리는 수많은 새끼 두꺼비들을 재촉했다. 토요일 이른 아침, 본부 녹색연합 평화생태국 야생동물 활동가들과 회원들, 청소년들이 새끼두꺼비 이동을 돕기 위해 비촌마을 앞으로 모여들었다. 모기장을 이용해 도로에 설치된 차단막을 덮어 새끼 두꺼비들이 이동할 수 있도록 돕고, 도로를 무사히 넘어갔지만 다시 농수로에 빠지는 위험을 덜어내기 위해 농수로 일부 구간을 합판과 방충망을 이용해 임시로 덮어 주었다. 도로 주변에 설치된 농수로는 새끼 두꺼비들에겐 한 번 빠지면 나올 수 없는 무서운 구덩이와 마찬가지 장소이다. 이미 여러 마리 새끼 두꺼비들이 빠져 있었다. 급한 마음에 수로에 들어가 빠진 새끼 두꺼비들을 직접 통에 담아 서식지로 이동할 수 있도록 도왔지만 한정된 인원으로 수 만 마리 두꺼비들의 이동을 도울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설상가상으로 낮 12시를 넘겨 비가 멈추자, 차단막을 넘어서 도로에 접어든 새끼 두꺼비들을 직접 수거해야 할 상황에 이르게 되었다. 광양만녹색연합은 두꺼비의 생물학적 특성③을 고려해 5월 30일 비가 오는 날 집중적으로 새끼 두꺼비의 이동을 돕기 위한 방법들을 제안했다. 광양시 환경과에 차단막 해체를 요청하고 광양 경찰서 도로관리과에 비촌마을을 지나는 차량 운전자들이 토끼재길로 우회할 수 있도록 안내를 요청했다. 하지만 차량을 통제하기에는 한계가 많았고, 비가 오자 시작된 새끼 두꺼비들의 이동은 시속 70~80km 속도로 도로를 질주하는 차량들에 사체가 되어 형체도 없이 사라져갔다. 그 모습을 목격하는 것은 환경단체 활동가뿐만 아니라 비촌마을 주민들의 마음까지 안타깝게 만들었다. 새끼 두꺼비들의 이동을 돕는 활동가들과 회원들을 지켜보던 마을 주민들은 두꺼비를 옮길 수 있는 통을 빌려주고 간식도 내어주며, 수고한다고 격려까지 해 주었다. 한 어르신께선 새끼 두꺼비들이 집 마당으로 새까맣게 들어오는 경우도 있어 불편함을 느꼈지만, 생명이기 때문에 마을 사람들과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싶다고 이야기하셨다. 해마다 로드킬 당하는 두꺼비를 볼 때마다, 시에서 문제를 해결해 주기를 바랐지만 그동안 광양시에서는 특별한 개선 방법과 대안을 찾아 주질 않았다고 했다. 적어도 차들이 속력을 줄일 수 있도록 마을 앞 두꺼비들이 이동하는 구간에 과속 방지턱이라도 설치하면 좋을 것 같다는 어르신의 말을 들으며, 두꺼비와 마을 사람들이 함께 어울려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문제에 대한 시급함을 다시금 되새겼다. ③

두꺼비는 양서류로

물과 육지를 오가며 살아가고, 이른 봄 산란처

(저수지, 연못)로 이동해 번식활동을 한다. 짧은 기간 번식활동을 마치고 다시 서식지(산)로 이동해 활동하다 겨울잠을 잔다.


글과 사진. 김봉균

기획 2. 로드킬, 길에서 만난 생명

고속도로에서 만난 흰뺨검둥오리 가족

고속도로 중앙 분리대 부근에서 발견된 새끼 흰뺨검둥오리 9남매


2015년 5월 23일 토요일 이른 아침, 출근하기 위해 평소와 다르지

않게 고속도로를 지나고 있었습니다. 창 밖으로 야생동물의

사체 하나가 스쳐 지나갔습니다. 이미 명을 다한 것이 확실했고,

딱히 조처를 취해줄 수 있는 것이 없었기에 무거운 마음을 안고

지나쳤습니다. 그런데 얼마 가지 않아 굉장히 긴박한 순간을

맞이했습니다.

급하게 갓길에 차를 세우고 망원렌즈가 달린 카메라로 확인해보니 역시나 아직 살아있는 흰뺨검둥오리 새끼였습니다. 앞서 스쳐 지나갔던 사체는 새끼들의 어미였던 것이죠. 흰뺨검둥오리①는 보통 하천 주변의 야산이나 풀밭에서 알을 낳아 품습니다. 태어난 새끼는 바로 어미를 따라 강가로 이동합니다. 이때는 아직 날지 못하기 때문에 어미 뒤를 따라 열심히 걸어서 이동하게 되죠. 부화 뒤 어미는 새끼들과 앞으로 함께 지낼 강으로 이동하기 위해 앞장 서 걸었을 것이고, 새끼들은 어미의 뒤를 따라가고 있었을 겁니다. 그러나 강으로 가기 위해선 시속 110km가 넘는 속도로 매섭게 달려드는 자동차를 피해 이 도로를 건너야만 했겠죠. 위험을 무릅쓰고 도로 중앙까지 왔는데 앞에는 높은 벽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새끼들이 이 높은 중앙분리대를 넘을 수 있을 리 만무하지요. 다시 돌아가려고 해도 빠르게 달려오는 자동차가 계속해서 이들을 몰아세웠을 겁니다. 어미는 얼마든지 이 상황을 벗어날 수 있었을 겁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새끼들을 지켜내기 위해 자리를 뜨지 못하며 함께 도로 위에 머물렀고, 그 과정에서 안타깝게 차량에 치어 생을 달리했을 겁니다. 그렇게 남겨진 새끼들은 도로 가운데 위치한 중앙분리대를 벽 삼아 스쳐 지나가는 자동차들의 거센 바람과 굉음을 버텨내고 있었습니다. 더 이상 지체할 수 없었습니다. 당장에라도 구조를 진행해야만 했습니다. 고속도로의 특성상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행동하는 것은 굉장히 위험하고 무모할 수 있습니다. 도로 관계자의 도움을 받아야 하지만 제 몸은 이미 자동차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습니다. 저에게는 꽤 오래 전에 겪었던 잊을 수 없는 기억이 있습니다. 어릴 적 가족들과 나들이를 다녀오던 중 도로 옆 갓길에서 우두커니 서 있는 흰뺨검둥오리 한 마리를 보게 되었습니다. 고개를 돌려 도로 안쪽을 바라보니 6~7마리 흰뺨검둥오리 새끼들이 있었습니다. 새끼들은 모두 로드킬로 목숨을 잃었고, 새끼를 잃은 어미는 갓길에 우두커니 서서 새끼들의 죽음을 믿을 수 없다는 듯 하염없이 도로와 새끼들 쪽을 바라보고 있었죠. 어미 오리 역시 로드킬에 희생될 수 있음을 우려해 차를 세우고 억지로라도 도로 근처에서 쫓아내보았지만 조금 도망가더니 이내 다시 새끼들 근처로 돌아옵니다. 갓길에 있던 어미는 이렇게 꽤 오랫동안 새끼들의 목숨을 앗아간 도로 위에 머물다 사라졌습니다.

기러기목 오리과에

속하는 조류이며, 전국의 야산, 풀밭 등에서 번식한 후 물가에서 서식하는 흔한 텃새


오래 전 그날 보았던 어미 흰뺨검둥오리의 모습을 잊을 수 없기에, 아무것도 해줄 수 없어 무기력함과 미안함을 느끼던 그날의 기억을 지울 수 없기에 이번만큼은 그냥 지나칠 수 없었습니다. 최소한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 차 트렁크에 있는 안전삼각대와 경광봉을 갓길에 설치하고 차량이 뜸해지기를 기다렸습니다. 다행히 기회가 생겼고, 새끼들에게 다가갈 수 있었습니다. 혹여 사람이 갑작스럽게 다가가면 새끼들이 놀라 뿔뿔이 흩어질까 걱정되어 몸을 낮추어 조심스럽게 다가갔습니다. 가까이서 마주한 새끼들은 서로가 몸에 기댄 채 감당할 수 없는 두려움을 버텨내고 있었습니다. 정말 작고, 아직은 나약한 생명이지만 집어 삼킬 듯이 달려오는 자동차를 마주하고도 살기 위해 버텨주고 있었다는 것이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릅니다. 결국 안타깝게도 어미는 지켜주지 못했지만, 그 어미가 목숨을 고스란히 내 놓고서라도 끝까지 지키고자 했던 새끼들은 살려낼 수 있었습니다. 새끼들은 야생동물구조센터②로 옮겨졌습니다. 원래 이들의 보금자리인 자연환경에 비하면 낯설고 부족하지만 많은 이들의 정성과 노력 덕분에 꿋꿋하게 잘 버텨내고 무럭무럭 자라주었습니다. 구조된 지 약 2개월이 조금 지난 8월 초부터는 계속해 날갯짓을 하고, 수영도 잘했습니다. 처음 30g 정도밖에 되지 않았던 작은 생명이 어느덧

1kg이 넘어 어미를 쏙 빼 닮아 있었습니다. 그렇게 이들은 어느덧 멋진 흰뺨검둥오리가 되어 갔습니다.

8월 10일, 흰뺨검둥오리 남매가 자연으로 돌아가는 날입니다. 흰뺨검둥오리들의 아침은 여느 때와 다름없이 털 고르기로 분주했습니다. 그들을 하나하나 포획하면서 눈을 맞추고 부디 잘 살아달라고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방생 예정 장소는 어느 저수지입니다. 군데군데 자라나있는 수초와 연꽃… 그곳에는 이미 원앙, 쇠물닭, 해오라기, 백로 등 다양한 물새들이 살아가고 있을만큼 흰뺨검둥오리에게도 적당한 서식환경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드디어 자연과의 만남 시간이 되었습니다. 상자의 문이 하나씩 열리고, 안에 있던 흰뺨검둥오리들이 조심스럽게 상자 밖으로 첫 발을 내딛기 시작했습니다. 한 걸음, 한 걸음을 떼는 것도 어찌나 조심스러운지…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채로 구조되어 그 동안 사방이 철망과 벽으로 둘러싸인 계류장에 머물고 있었으니 넓디넓은 야생이 낯설기도 하겠지요. 이런 모습을 보며 자신의 어미를 빼앗아가고, 감당할 수 없을 만큼 큰 두려움을 안겨주었던 이 세상이 혹여 무서운 것은 아닐까 하는 ②

조난당한

야생동물을 구조해 치료 및 재활의 과정을 거쳐 자연으로 복귀시키는 활동을 하는 곳.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를 비롯 전국에 있다.

걱정도 했지만, 그런 걱정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제가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더 강인하고 멋진 ‘야생동물’ 이었습니다.


김봉균 님은 자연환경 보전과 야생동물 보호에 많은 관심을 지니고

있는 야생동물보호활동가이다.

자연으로 돌아간 흰뺨검둥오리들은 모두 자연을 만끽하고 있었습니다. 넓은 저수지에 힘차게 몸을 맡기고 수영을 즐기는 친구, 꽥꽥 소리를 지리며 물장구를 치는 친구, 그 동안 느낄 수 없었던 바람을 느끼며 하늘을 날아다니는 친구… 그들의 모습을 한참이나 바라보고 있노라니 잘 살아갈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한참을 바라보다 마지막 인사를 하고 뒤돌아 가려는데 한 친구가 제 머리위로, 그것도 아주 가까이 다가와 지나갔습니다. 아마도 구해줘서, 그 동안 돌봐줘서 고맙다는 말을 하려는 것이 아니었을까요? 아니면 잘 살아갈 테니 걱정하지 말라는 인사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 나도 고맙다. 다치지 말고 부디 잘 살아라.” 흰뺨검둥오리와 저의 인연은 3개월에 걸쳐 첫 번째 막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아직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닙니다. 무척이나 빈번하지만, 너무나 위험한 사고, 사람과 야생동물 그 모두가 피해자가 되는 로드킬… 이들의 위태로움과 고통을 흰뺨검둥오리를 통해서 보았기에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디에선가 로드킬의 위험에 처해있는 친구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흰뺨검둥오리들이 어미가 되었을 때, 그들의 새끼를 데리고 안전하게, 마음 편히 살아갈 수 있는 그런 세상을 만들어줘야 하지 않을까요.

아픔을 딛고 자라나 어느덧, 자연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는 흰뺨검둥오리


기획 3. 로드킬, 길에서 만난 생명

인간과 야생동물의 공존에 관하여 천수만로 로드킬 실태조사


글과 사진. 김봉균


우리나라는 국토 면적대비 도로가 가장 많은 나라

중 하나다. 전국 도로는 이미 10만km를 훌쩍 넘겼다.

도로는 경제발전의 밑거름이 되고 우리 삶에 많은

편의를 주지만 야생동물에겐 서식지 단절과 파편화,

환경오염 그리고 로드킬과 같은 악영향을 일으킨다.

전국 여러 도로에서 수많은 야생동물이 로드킬에 희생되고 있습니다. 그 수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입니다. 실제로 구조센터에 오는 동물들의 사고 원인으로 가장 많은 것이 차량과 충돌입니다. 보통 차량에 치이면 즉사하는 경우가 많지만 소수 동물들은 목숨이 붙어있는 채 구조됩니다. 그렇지만 그 소수 동물들은 치료가 불가능해 안락사 되거나, 치료가 가능하더라도 자연으로 돌아갈 수 없는 영구적 장애를 입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로드킬 피해는 동물만 겪는 것이 아닙니다. 사람 역시 로드킬에 의한 직·간접적 영향으로 큰 사고를 겪을 수 있습니다. 희생되는 동물은 물론이거니와 가해자인 ‘사람’ 역시 피해자일 수밖에 없는 사고가 바로 로드킬입니다. 상황은 이렇지만 도로는 계속해서 생기고 있습니다. 이미

10만km를 넘어섰고, 도로를 통해 닿지 못할 곳이 없을 정도로 포화상태인데도 말이죠. 사실 국내에는 이미 버려지다시피 한 도로도 상당히 많습니다. 그럼에도 생겨나는 도로들은 궁지에 몰려있는 야생동물을 더욱 벼랑 끝으로 몰아내고 있습니다. 동물들은 각각의 삶에 맞는 행동반경을 가지고 있습니다. 10만km를 훌쩍 넘긴 우리나라의 도로 상황이라면 어떠한 동물의 행동반경이라도 분명히 도로가 포함됩니다. 동물들이 도로를 건너지 않고서 살아갈 수 없는 이유입니다. 사실 동물들은 도로가 얼마나 위험한 곳인지 이미 알고 있습니다. 수많은 친구들이 도로 위에서 먼지처럼 사라져가고 있음을 알고 있고, 자신도 도로 위에서 언제든지 목숨을 잃을 수 있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들은 살기위해 목숨을 걸고 도로를 건너야만 합니다. 로드킬의 또 다른 문제는, 한 번 그 자리에 로드킬이 발생하면 계속해 2차, 3차 로드킬 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도로 위 사체를 먹기 위해 도로를 찾는 동물들 역시 로드킬의 위험에서 안전할 수 없습니다. 로드킬이 로드킬을 부르는 셈이죠. 또한, 2차 사고는 동물뿐 아니라 사람에게도 위험합니다. 사체를 밟고 자동차가 미끄러지거나, 갑작스럽게 발견하고 피하려다 사고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보통 동물이 어떤 사고를 겪거나 자연사하면 다른 동물의 먹이가 되거나 땅에 영양을 공급하는 거름이 됩니다. 비록 생을 다했지만, 에너지가 되어 다시 자연의 일부로 되돌아가게 되죠. 하지만 로드킬은 그러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계속 지나가는 자동차 바퀴에 짓이겨지고 흩어지며 도로 위에서 먼지가 되거나, 물에 씻겨 하수구로 흘러들어 갑니다. 죽은 동물의 에너지가 제대로 순환되지 못한다는 개념, 이유 없는 죽음이라는 점에서 로드킬은 어쩌면 인간이 야생동물에게 가하는 가장 비윤리적인 영향일지도 모릅니다.


로드킬 실태를 조사하기 위해 설정한 조사 지역은 '천수만로'였습니다. 천수만로 옆에는 해마다 수많은 철새들이 머무는 세계적인 철새도래지 천수만①과 드넓은 농경지, 호수, 하천, 바다, 갯벌, 산 등이 있어 다양한 야생동물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런 곳을 관통하는 도로이기에 로드킬 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날 것으로 예상됐지만, 로드킬을 예방하기 위한 그 어떠한 장치나 노력도 찾아볼 수 없는 상황입니다. 조사는 2014년 7월부터12월까지 6개월 동안 진행됐습니다. 16km 도로를 왕복하며 로드킬 개체 발견 시 날짜, 종명, 발생위치, 주변 환경, 도로 상황, 날씨 등을 기록하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발생위치는 GPS 수집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모은 뒤 구글 지도에 기록했습니다. 그 결과 5개월 동안 86차례 조사에서 총 171건의 로드킬 발생 흔적이 발견됐습니다. 성급한 결론이긴 하지만 16km의 짧은 도로 위에서 하루에 야생동물 2마리가 목숨을 잃고 있는 셈입니다. 각각의 도로마다 환경과 교통량 등의 여러 가지 조건이 다를 테니 적절하지 않지만, 정말 단순하게 생각해 우리나라의 10만km 도로에 이 결과를 대입해 보면 어떨까요? 하루에 12,500마리의 동물이 도로 위에서 차에 치이고 아무런 의미 없는 죽음을 맞이한다는 결과가 나옵니다. 천수만로 위성사진에 로드킬로 희생된 동물들을 발견한 지점의

GPS를 한데 모아 좌표 값을 입력해 한 장에 담아봤더니 점이 아니라 제가 조사한 도로 구간을 뚜렷하게 나타내는 하나의 길이 되어있었습니다. 조사를 시작하기 전에는 그래도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구간이 있을 테고, 그 부분에라도 로드킬을 줄일 수 있는 조치를 취한다면 조금이라도 피해를 줄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도로 그 어디에도 안전한 장소는 없었습니다.

171건 로드킬 발생 흔적 중에는 당연히 멸종위기 종과 천연기념물 동물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천연기념물 제324-2호, 멸종위기야생동물 Ⅱ급 수리부엉이, 천연기념물 제324-3호 솔부엉이, 멸종위기야생동물 Ⅱ급 삵. 생명에 경중을 메길 순 없지만, 지금 당장 보호받아야 할 정도로 위험에 처해있는 동물들 역시 로드킬 위험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충남 서산에 위치한

천수만은 국내 대표적인 철새도래지로 매년 수많은 개체와 다양한 종이 찾을 만큼 서식에 적합한 자연환경을 지니고 있다.


김봉균 님은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에서 재활관리사로

일하고 있으며, 자연환경 보전과 야생동물 보호를 위한 대중

교육에 힘쓰고 있다.

이젠, 로드킬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해 봐야 합니다. 알아야 지켜줄 수 있으니까요! 로드킬을 예방하기 위해 시행되고 있는 방법 가운데 생태육교, 통로②가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 설치되어있는 생태통로나 생태육교는 아쉽지만 제 기능을 다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야생동물이 생태통로를 이용하도록 유도할 수 있는 적절한 방법이 마련되어 있지 않거나 해당 서식지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의 생태에 초점을 맞추지 못하고, 지속적인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는 등 여러 문제에서 비롯됩니다. 운전을 하다 보면 종종 발견할 수 있는 야생동물 출몰지역 표지판도 로드킬을 줄이기 위해 시행되는 방법의 하나입니다. 내비게이션에서 "야생동물 출몰 지역입니다. 주의하세요." 라고 알려주는 것도 표지판과 비슷한 역할을 하게 됩니다. 앞서 얘기한 방안들보다 훨씬 중요한 것은 따로 있습니다. 우리의 마음가짐입니다. 도로 위에서 의미 없는 죽음을 당하고 있는 야생동물을 지켜주고자 하는 마음가짐을 운전습관에 고스란히 담아낸다면 다른 어떤 방법보다 뛰어난 대책이 될 겁니다. 로드킬의 가장 위협적인 원인은 ‘과속’입니다. 야생동물은 자신이 서식하는 지역 인근 도로에서 자동차들이 대략 어느 정도 속도로 달리는지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나름대로 판단을 내리고 건너게 되는데, 해당 도로의 평균적인 속도를 넘어 과속하는 자동차가 있다면 사고를 당할 위험이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더불어 속도를 줄여 운전한다면 갑작스럽게 야생동물을 마주친 상황에서 안전하게 차량을 멈추거나 피해갈 수 있는 가능성도 높아집니다. 야생동물의 생명도 지키고, 내 안전과 경제적인 피해까지도 예방할 수 있습니다. 특히 시야확보가 어려운 밤이나, 야생동물이 나올 법한 국도, 지방도를 다닐 때에는 표지판이 없더라도 항상 로드킬을 의식하고 조금 더 속도를 줄여 운전을 해주셔야 합니다. “설마 내가 로드킬을 하겠어?”라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습니다. 조사 전 실시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응답해주신 100분 가운데 38분이 로드킬의 직·간접 경험을 했다고 응답했습니다. 로드킬은 그 언제든, 누구에게든 일어날 수 있는 사고입니다. 조사기간 동안 도로 위에서 울려 퍼지는 동물들의 소리 없는 비명을 듣고 수없이 많은 야생동물의 사체를 봤습니다. 어떤 동물의 사체인지 확인하기 위해 동물의 사체를 들추다가 혹은 2차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사체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사체와 눈이 마주칠 때가 있습니다. 미처 감지 못한 그 눈으로 무언가 이야기를 전하고 싶은 것 같다는 느낌을 받곤 합니다. 언제까지 도로 위에서 희생된 동물들의

생태육교, 통로는

도로 건설에 의하여 단절된 생태계의 연결 및 야생동물의 이동을 위한 인공구조물. 야생동물이 노면을 거치지 않고 도로를 건널 수 있도록 조성.

눈빛을, 그들의 이야기를 무시해도 되는 걸까요.


로드킬은 어쩌면 인간이 야생동물에게 미치는 가장 비윤리적인 영향일지도 모른다. 로드킬 당한 너구리 모습

5개월 동안 86차례 조사에서 총 171건의 로드킬 발생 흔적을 발견했다. 로드킬 발생 지점의 좌표들을 입력하니 선을 이뤘다. 조사대상 도로인 천수만로 전체를 덮고 있었다.


사진. 녹색연합

글. 윤기돈 / 녹색연합 로드킬 티에프팀

로드킬 줄이기 운동

기획 4. 로드킬, 길에서 만난 생명

새롭게 시작하는 녹색연합의


녹색연합은 2000년 초반부터 로드킬 문제를 우리 사회에 알려왔다.

그 뒤 중복되는 도로건설로 인한 야생동물의 서식지 파괴와 늘어나는

로드킬의 해법을 찾기 위해 꾸준히 활동해오고 있다.

로드킬은 서식지 파괴, 사냥, 밀렵과 함께 야생동물의 생존을 위협하는 요소 중 하나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로드킬로 죽는 포유류의 50% 정도가 어린 수컷이라고 한다. 암컷은 보통 서식처에서 그대로 살지만 어린 수컷들은 독립해서 멀리 이동하고, 낯선 도로를 만나기 때문에 로드킬 당할 확률이 높은 것이다. 녹색연합은 이 같은 사실에 주목해 로드킬 운동을 새롭게 진행 중이다. 무엇보다 어린 나이에 죽어가는 동물들의 안타까운 현실을 알리고, 이를 줄여나갈 수 있는 방법을 시민들과 함께 만들어갈 계획이다. 올해 로드킬 저감 운동은 섬진강 유역 두꺼비 로드킬 대응으로 시작됐다. 8월부터는 서울 인근의 남한산성과 한강일대, 검단산을 잇는 도로를 중심으로 로드킬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두 차례 모니터링을 진행했는데, 두 차례 조사 모두에서 어린 삵 개체가 로드킬 당한 사체를 확인했다. 특정구역의 로드킬 모니터링과 함께 하반기에는 로드킬이 빈번한 지역을 중심으로 ‘이 곳은 야생동물이 건너다니는 구역’임을 알리는 캠페인 활동을 운전자와 시민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식으로 진행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로드킬은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우리나라는 공식적으로는 한국도로공사, 지방유역환경청, 국립공원관리공단 3곳에서 로드킬 조사를 진행하지만 해외에서는 국가기관이 이를 조사하지 않는다고 한다. 해외에서는 대형동물과 충돌을 회피하기 위한 급회전, 급정지 등에 의한 사고로 한해 3조 원의 보험비가 발생했다는 보험회사들의 통계만 있는 실정이다. 한국도로공사의 경우 로드킬이 빈번한 지역을 중심으로 로드킬 방지를 위한 유도 울타리① 설치에 적극 나서고 있으며, 생태통로②를 도입하는 것을 보면 우리나라 정책이 다른 나라 정책에 견주어 떨어진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좁은 땅에 필요 이상의 많은 도로를 놓고, 속도 경쟁으로 몰아붙이는 우리나라 상황은 로드킬 문제를 더욱 심각하게 만들고 있다. 로드킬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지역의 특성은 야생동물의 도로 횡단을 방지할 수 있는 펜스가 없고, 속도를 낼 수 있는 완만한 곡선 구간이면서 산지와 평지, 산지와 하천이 이어지는 인가가 없는 구간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 두 차례 현장모니터링에서 로드킬이 발생한 구간도 이러한 구간이었다.

야생동물이 사고

따라서 이런 구간을 중심으로 야생동물의 진입을 막는 유도

위험이 큰 도로로 진입하는

울타리와 생태통로를 설치하면 로드킬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것을 막고 생태통로로

또한 운전자들이 인간의 횡단보도처럼, 어떤 도로는 야생동물의

이동하는 것을 유도하기 위해

횡단보도임을 자각하고 운전할 수 있는 습관을 갖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도로를 따라 설치한 울타리. ②

도로 등으로 파편화된

녹색연합은 로드킬을 줄이는 것이 한 생명을, 그것도 제대로 삶을

야생동식물의 서식지를 잇고

꽃피우지 못한 어린 생명을 구하는 일이라는 점을 중시하며, 로드킬

야생 동식물의 이동을 돕기

저감 운동을 펼칠 예정이다. 또한 어린 생명을 치었다는 죄책감에

위해 설치되는 인공구조물 등을 말함. 조성위치에 따라

시달릴 운전자들이 사전에 로드킬을 방지할 수 있도록 운전을 주의함과

선형·육교형·터널형으로

동시에 로드킬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도로의 구조를 개선하는 운동도

구분됨.

펼쳐나갈 것이다.


정규석 / 자연생태팀 팀장

기획 5. 자연생태팀 활동가를 소개합니다 짧게 스스로를 소개한다면

올해 해보고 싶거나 이루고 싶은 것은

세상 모든 일에 지나친 관심을 갖다가도,

4대강 사업은 여전히 실패로 현재진행형입니다.

무인도에 있는 듯 혼자 뒹굴뒹굴 하는 걸

해마다 반복되는 4대강의 악취도 가실 날이

몹시도 좋아합니다.

보이지 않습니다. 그런데 강을 파헤쳤던 삽질이 이젠 산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2015년

2015년 담당 활동 분야는

동안 산으로 간 삽질의 위급함과 위중함을

백두대간, DMZ, 야생동물을 담당하는

시민들에게 알리고 싶습니다. 올해가 지나면

자연생태팀을 이끌고 있습니다.

너무 늦어버릴지도 모르겠습니다.

나에게 녹색연합이란 OOO 이다

녹색연합 회원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

9회 말이다. 환경정의에서 활동하다가 두

백두산 호랑이가 우리 산하에서 살아가는

번째로 둥지를 튼 곳이 녹색연합입니다.

상상을 합니다. 저 멀리 백두산에서 지리산까지

시민단체 활동은 이제 그만 두어야지 하던 참에

내달려온 백두대간이 하나의 산줄기로 바로

다시 시작한 곳입니다. 이제 전한테는 단 한

서는 날, 이 땅에서 백두산 호랑이를 볼 수

번의 타석만이 남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꼭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지금 백두대간은

출루하고 싶습니다.

곳곳이 끊겨있고, 겹겹의 생채기로 신음하고 있습니다. 너른 품으로 이 땅의 생명 자체를 보듬기에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아직도 가야 할 길이 아득한 녹색연합 여정에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배제선 / 자연생태팀 활동가

짧게 스스로를 소개한다면

올해 해보고 싶거나 이루고 싶은 것은

요리하는 것을 좋아하고, 맛있는 음식을 여러

백두대간보호구역이 지정된 지 올해로 10년이

사람들과 함께 나눠먹는 것을 좋아합니다.

되었습니다. 그러나 현재까지 관리조직이 없어 보호구역이 유명무실한 상황입니다.

2015년 담당 활동 분야는 백두대간과 숲길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처럼 백두대간보호구역을 관리하는 ‘전담조직’을 만들어 내는 것, 그리고 먼 이야기가 될 수도 있겠지만 국립공원과

나에게 녹색연합이란 OOO 이다

백두대간에 예약탐방제를 실현하는 것이

‘직장’입니다. 우리 사회는 정규직, 비정규직

목표입니다.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학교에서

노동자들이 치열하게 노동하며 살아가고

국립공원, 백두대간 보호구역 등의 개념을 배울

있습니다. 녹색연합의 활동도 그래야 한다고

수 있게 되었으면 합니다.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녹색연합 회원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연을 보전하며 이용한다는 것에 대해 함께 이야기 나누고 싶습니다.


한만형 / 자연생태팀 활동가

짧게 스스로를 소개한다면

올해 해보고 싶거나 이루고 싶은 것은

녹색연합에 온지 벌써 4년이 됐네요. 그런데

지난해부터 영상을 찍고, 편집하는 일에 재미를

여전히 최연소 남자활동가입니다. 지금까지

느끼고 있습니다. 곧 백두대간 대탐사를 진행할

쭉 야생동물을 담당해왔습니다. 축구하는 것,

예정인데요. 백두대간 탐사 관련해서 한 편의

보는 것 모두를 좋아합니다. 웃음이 많지만,

영상을 남기고 싶습니다.

아니다 싶으면 쉽게 굽히지 않는 편입니다. 올해 활동가협의회 회장을 맡았어요. 애쓰는 활동가들 권익을 위해 보탬이 되면 좋겠습니다.

녹색연합 회원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 올 여름은 날씨가 매우 더웠습니다. 무더운 여름이 가고 시원한 가을이 오면, 제가 현장에서

2015년 담당 활동 분야는

보고, 들은 이야기들을 회원님들에게 생생하게

야생동물 영역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전하는 자리가 왔으면 좋겠네요.

울진삼척 산양보호활동과 로드킬 대응 활동을 주로 하고 있습니다. 나에게 녹색연합이란 OOO 이다 한걸음이다. 녹색연합은 우리가 사는 이 곳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한 걸음’을 뗄 수 있도록 해주는, 그래서 누군가 의미 있는 한 걸음을 내딛도록 도와주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수홍 / 자연생태팀 활동가

짧게 스스로를 소개한다면

올해 해보고 싶거나 이루고 싶은 것은

걷는 것, 뛰는 것, 높이 오르는 것, 눈 감고 듣는

녹색연합이 있는 성북동 구석구석을 다

것, 그리고 만드는 것, 닦는 것, 장보는 것,

돌아다녀보고 싶습니다. 올해 들어온

빈대떡과 막걸리를 좋아합니다.

신입활동가이기도해서 성북동이 참 신기하기만 합니다. 점심시간에 여유롭게 종종

2015년 담당 활동 분야는

걷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DMZ 일원 보전활동을 맡고 있습니다. DMZ가 생태평화 공간으로 지켜질 수 있도록 모니터링,

녹색연합 회원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

현안대응, 정책활동을 진행하며 지난주에는

회원님들이 계셔서 당연히 제가 이 자리에

서해 NLL의 연평도 조사를 다녀오기도

있습니다. 함께 만들어가는 녹색연합이

했습니다.

되었으면 합니다. 물론 제가 더 많이 뛰어다녀야겠지요?

나에게 녹색연합이란 OOO 이다 ‘살맛나는 일터’. 우리 삶을 온전히 지키고, 변화 시킬 수 있는 일들을 할 수 있는 일터입니다. 그 가운데 녹색세상은 우리가 가장 지향하는 삶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2013년 로드킬 발생 현황 (고속도로) 전체 : 2,146 고라니 : 1,939

2013년 로드킬 발생 현황 (국도, 지방도 등) 전체 : 1,234 포유류 : 722

조류 : 264 너구리 : 146 파충류 : 182

삵, 멧돼지, 멧토끼 : 61

양서류 : 66

우리나라 도로 4% 고속도로에서 희생되는 2000여 마리 야생동물들 현재 우리나라 도로 길이는 105,673㎞입니다. 한국도로공사 자료에 따르면 한 해에만 2,000마리 넘는 야생동물이 고속도로에서 죽습니다. 고속도로 특성 상 비교적 큰 덩치를 가진 포유류만 조사가 되고, 조류와 양서파충류 등은 거의 조사가 되지 않는 것을 생각하면 이것은 ‘최소’ 수치입니다. 고속도로는 우리나라 전체 도로의 4% 밖에 되지 않습니다. 국립생물자원관은 고속도로, 일반국도, 지방도에 고정조사구

244개를 정해 달마다 1회씩 로드킬을 정기적으로 조사합니다. 2013년에는 1,234마리의 야생동물이 로드킬을 당했습니다. 한 달에 한 번, 일 년에 겨우 12일 동안 이뤄진 조사 결과임을 생각하면 얼마나 많은 야생동물의 죽음이 기록조차 되지 않은 걸까요.

정리. 한만형 / 녹색연합 자연생태팀

기획 6. 통계

도로에서 죽어가는 야생동물들


자료 출처. 국토교통부 도로환경조사, 국립생물자원관

‘야생동물 서식 실태 및 관리 자원화 방안 연구

분류군별 로드킬 발생 시기 (단위 : 마리수)

1월

2월

3월

4월

5월

6월

7월

8월

9월

10월

11월

12월

포유류

30

41

44

47

68

58

60

68

87

100

73

46

조류

16

15

13

22

17

22

45

43

29

18

13

11

양서류

0

0

3

3

33

4

3

5

6

6

3

0

파충류

0

0

1

3

15

18

29

36

38

38

5

0

봄 시기와 가을 시기에 많이 발생하는 로드킬 국립생물자원관이 로드킬 자료를 조사, 분석한 내용에 따르면 포유류, 조류, 양서류, 파충류마다 로드킬 발생 시기에 조금씩 차이가 있습니다. 포유류는 봄이 되면서 로드킬 당하는 개체가 증가하다가 가을 시기에 집중적으로 늘어나고, 양서류는 봄 시기(4~6월), 파충류는 여름에서 가을로 바뀌는 시기(8~10월)에 피해가 많습니다. 포유류의 경우 번식기(4~6월)와 분산 시기(9~11월)가 있고, 양서류는 3월경 짝짓기를 하러 이동하기 때문에 다른 시기보다 많이 희생되는 것입니다. 로드킬은 계절을 가리지 않고 발생하지만, 대략적으로 봄 시기(4~5월)와 가을 시기(9~10월)에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 시기에 운전을 하게 될 때 각별히 주의를 한다면 로드킬을 조금은 줄일 수 있지 않을까요? 야생동물들이 도로 위에서 무의미하게 목숨을 잃는 일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많은 시민들의 관심이 필요합니다.


글. 황윤 / 다큐멘터리 감독

기획 7. 함께 읽는 책

하늘다람쥐와 삵과 고라니와 애벌레의 눈으로 길을 바라보기

‘길’이라는 말에서, 여러분은 어떤 것들을

사람들이 길이라는 공간을 단 한번이라도

떠올리나요? 여행, 자유, 만남, 소통…?

‘입장 바꿔’ 생각해 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그렇다면, 동물들의 입장에서 인간의 길은 어떤

<어느 날 그 길에서>라는 영화를 만든 이후,

것일까요?

영화는 민들레 홀씨처럼 날아 곳곳에 꽃으로

생태학자 최태영 박사는 어느 날,

피어났습니다. 어린이 관객들은 자동차를

소쩍새와 수달 같은 귀한 야생동물들이

‘눈에서 불을 뿜는 괴물’로 그렸고, 삵 팔팔이가

교통사고를 당해 길에 죽어있는 것을

사람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쓰기도 했습니다.

보았습니다. 그리고 궁금해졌습니다. 과연

로드킬 저감대책을 연구한 공대 학생들도

이렇게 죽어가는 야생동물들이 한국 땅에

있었고, 음악을 만든 뮤지션들도 있었습니다.

얼마나 될까? 그들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은

그리고 책도 나왔습니다.

없을까? 최태영 박사는 지리산 주변 도로를

로드킬을 주제로 쓰인 책 세 권을

연구하기로 했고, 2004년부터 3년 시간 동안

소개합니다. <생태통로>(김 황 지음, 안은진

로드킬을 조사했습니다. 한국에 도로가 생긴지

그림, 논장 출판사)는 출간을 앞둔 따끈따끈한

100년. 그 동안 사람들의 관심을 받지 못했던

신간입니다. 짝을 만나고 먹이를 구하기 위해

억울한 죽음들을 처음 체계적으로 조사해

위험한 도로로 발을 내딛는 야생동물들의

세상에 알리는 연구였습니다. 저는 그 과정을

눈에 자동차가 어떻게 보이는지 실감나게

카메라에 담아 다큐멘터리 영화 <어느 날 그

보여줍니다. 완벽한 대안은 아니지만

길에서>를 만들었습니다.

생태통로라는 대안을 제시하며 인간의 책임을 강조합니다. <우리를 잊지 마세요>는 밀렵, 유기견, 동물실험, 공장식 축산 사육, 로드킬,

이름가르트 루흐트 지음 / 김경연 옮김 /

애벌레의 모험

풀빛 / 30쪽 / 1만 원

우리를 잊지 마세요

정연숙 지음 / 이선주 그림 / 우리학교 / 129쪽 / 9천8백 원


지구온난화 총 여섯 가지 문제들을 코끼리,

줍니다. 애벌레가 온갖 어려움을 이겨내고

개, 침팬지, 닭, 너구리, 펭귄의 목소리로

마침내 나비가 되어 날아오르는 모습은 작은

이야기합니다. 산에 도로가 생기자, 엄마

어려움 앞에 포기하는 우리를 돌아보게 하며,

너구리는 아기 너구리를 데리고 안전한 곳으로

꿈을 향해 오늘도 한걸음 걸어갈 수 있는

이사를 가려 하지만, 여정은 험난하기만 합니다. 용기를 줍니다.

(좋은 책인데, 너구리 꼬리가 줄무늬로 그려진

이 세 권의 책을 읽은 독자들은

것이 한 가지 옥의 티입니다. 한국 너구리는

하늘다람쥐와 삵과 고라니와 애벌레의 눈으로

꼬리에 줄무늬가 없답니다.)

길을 볼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그런 어린이와

<애벌레의 모험>도 꼭 추천하고 싶은

어른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우리가 사는 이

책입니다. 한여름, 먹을 것을 찾아 이쪽 숲에서

세상은 좀 더 평화롭고, 좀 더 살기 좋으며, 좀 더

저쪽 숲으로 떠나는 애벌레 이야기입니다.

아름다운 세상이 될 거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인간의 눈으로 보면 겨우 이편에서 저편으로 몇 미터 안 되는 짧은 거리이지만, 작고 작은 애벌레에게는 목숨을 건 여행이지요. 자동차와 오토바이를 아슬아슬하게 피하며, 애벌레는 천신만고 끝에 길 건너편에 도착해 신선한 풀을 배불리 먹습니다. 이 책은 로드킬을 직접적으로 말하지는 않지만, 작고 작은 애벌레의 입장에서 인간의 길과 자동차가 얼마나 무시무시한지를 정교하고 실감나는 그림을 통해 느끼게 해

황윤 님은 영화감독으로 <작별>, <침묵의 숲>, <어느 날 그 길에서>의 ‘야생3부작’ 이후 자본주의 산업사회 ‘인간-비인간’ 동물 관계에 관한 탐구를 이어가고 있다. 식탁 위 동물 이야기를 다룬 최근작

<잡식가족의 딜레마>는 2015년 베를린국제영화제, 샌프란시스코 환경영화제, 전주국제영화제,

DMZ다큐멘터리영화제 등에서 초청 상영됐고, 서울환경영화제 대상을 수상했다.


<오체투지> 설악산을 온몸으로 걸었습니다. 산양의 길에 케이블카가 세워지면 우리들 모두는 돈으로 얻을 수 없는 많은 것들을 잃을 것입니다. 야생동물들의 삶은 뿌리 채 뽑혀 어쩌다 눈에 띄던 짐승마저 사라지고 국립공원으로서 가치와 설악산 최고 봉우리로서 존엄성과 외경심을 잃을 것입니다. 박그림 녹색연합 공동대표를 비롯해 녹색연합은 설악산을 지키기 위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사진. 녹색연합

정리. 배보람 / 녹색연합 정책팀

사진으로 보는 녹색활동


<강정 해군기지> 제주 강정 해군기지

아래

<어린이 자연학교> 녹색연합은 해마다

반대 싸움이 3000일을 기록한 올해 여름,

아이들과 함께 여름을 납니다. 강과 숲과

녹색연합은 또 다시 바다 속으로 들어갔습니다.

야생동물을 찾고 더위를 비껴 생태놀이를 하는

해군기지 공사가 본격화되기 직전인 2012년

프로그램입니다. 올해도 무사히 아무도 다치지

여름의 산호 군락이 바뀐 모습을 확인했습니다.

않고 잘 다녀왔습니다.

대체, 세계 최대의 연산호 군락지라는 곳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까?


<밀양 송전탑> 밀양 송전탑을 건설하기 위해 마을의 주민들을 폭력적으로 끌어내었던 행정대집행이 진행된 지 일 년이 지났습니다. 그 사이 송전탑은 마을 지붕위로 올라섰습니다. 그사이 주민들은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재판의 담당 판사가 마을을 찾은 날, 녹색연합도 함께 밀양을 찾았습니다.


활동가분들이 녹색연합의 활동을

붙이긴 했지만 기존 회원들도 참석할

소개하는 발표시간이 이어졌다. 산양,

수 있는 회원정모 같은 날이다. 행사는

가리왕산, 4대강 대응 같은 다양한

회원들 사이 화기애애한 대화와

활동들과 설악산 케이블카 반대운동에

녹색연합이 하고 있는 다양한 활동들에

대한 내용들을 자세히 알 수 있었다. 활동

대한 소개, 그리고 오늘 모임의 메인

소개 뒤에 이어진 것이 천연 모기퇴치

이벤트인 ‘모기퇴치 스프레이’와 ‘만능

스프레이와 죽염연고 만들기. 직접 해

죽염연고’ 만들기로 진행됐다.

보니 만드는 것이 크게 어렵지 않았다.

오랜만에 찾은 녹색연합 사무실엔

인체에 해가 되지 않는 재료를 사용해

조그만 변화가 있었다. 고정된 책상이

어린아이들도 안심하고 사용할 수

이동형 책상으로 바뀌고 책상 사이에

있다는 점이 참 좋았다.

있던 칸막이가 없어졌다. 막히지 않은,

녹색연합과 인연이 된지는 이제

자연스러운 모습이 더 녹색연합다워서

2~3년 정도가 된 것 같다. 내 인생의

좋았다. 그렇게 더 쾌적해진 2층 사무실

터닝 포인트 시절, 나의 가치관을

공간에서 모임을 시작했다.

실현시키고자 자연스럽게 찾은

얼굴을 아는 활동가 분들이 몇 분

글. 라용

그렇게 첫 시간을 마치고,

다녀왔다. ‘신입회원의 날’이라 이름

사진. 녹색연합

녹색연합 신입회원의 날 행사에

곳이 녹색연합이었다. 그 가치관은

있었지만, 회원들은 거의 다 처음 보는

‘돈보다 인간과 환경을 더 소중하게

사이였다. 어색한 분위기를 깨기 위해

생각하자’였다. 그런 생각으로 멋지게

서로 짝을 정해 대화를 나눈 뒤 자신의

살면 사회도 조금씩 변화할 것이라고

짝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다들 처음

막연히 생각했던 기억이 난다. 그 생각은

본 사이가 아닌 것처럼 화기애애하게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다. 막연한 것도

대화를 나누며 어색한 분위기는 금세

그대로다. 하지만 그런 생각을 나 혼자

사라졌다. ‘녹색’이라는 공통 관심사가

하는 게 아니라서 참 다행이다. 다음

어떤 유대감을 만드는 것 같다.

회원모임을 기대하며 이만 마친다.

회원참여후기


그림. 김혜정 그리는 일러스트레이터입니다. 연필로 켜켜이 그린

김혜정 님은 동물과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소박하게 그이의 따뜻한 그림을 볼 때마다 가슴이 먹먹해지고, 마음이 일렁입니다. 가장 연약한 존재의 생명의 무게가 나를 위로해주는 감동으로 다가오거든요. 최근 동물과 자연을 사랑하는 글과 함께 《마음을 그리다》 그림

http://n_nfriend.blog.me

에세이를 펴냈습니다.

녹색 + 그림


녹색연합은 성북동에 자리잡고 있다. 성북동에

않았어요. 큰아이 어릴 때에는 동화책이랑

사는 녹색연합 회원이라니 더 반가웠다. 동네

모빌을 만들었어요. 아이들 옷을 재활용하면서

친구 같은 느낌이랄까. 무더위를 식혀준다는

바느질을 시작했지요. 구멍 난 긴바지를

소나기가 한바탕 쏟아지는 금요일 오후, 성북동

반바지로 만들었던 기억이 나요. 그러고 보니

고개를 넘고 넘어 김윤영 회원의 집을 찾아갔다. 아이가 엄마의 세상을 바꾸는 역할을 했네요. 아이가 매번 변화의 계기가 되었어요. 결혼한 “이건 제가 키운 바질로 만든 페스토를 발라서

지 16년이 되었는데 주부라는 정체성을

구운 거구요, 오늘 텃밭에 갔는데 빨갛게

받아들이는데 10년 정도 걸린 것 같아요.

익은 토마토가 딱 2개 있더라고요. 이건

아이들이 잘 자라는 것을 보고 힘을 얻었어요.

비타민이라는 건데 후배 집에서 얻어왔어요”

아름다운 일이라고 느꼈으니까요.”

그냥 다과가 아니다. 김윤영 회원의 정성이

노작, 일하고 만드는 즐거움

가득 담긴 작품이다. 둘러보니 집안 곳곳

김윤영 회원은 올해 봄부터 ‘이야기가 있는

작품이 아닌 것이 없다. 50여년은 되었을

절기살이 모임’에 참여하고 있다. 언제부터

어머니의 자수그림을 액자에 담아둔 솜씨하며

이런 것들에 관심이 생긴 것일까?

그녀가 만들었다는 거실 커튼과 방석들, 말린 꽃들이 서로 무척 잘 어울렸다. 게다가 베란다

“우리집은 딸이 세 명, 아들이 한 명인데 엄마가

화분이 저리도 다 건강한 모습을 하고 있다니!

나물 뜯으러 갈 때 함께 가는 딸은 저밖에

도착하자마자 집안 구경을 하느라 정신이

없었어요. 아빠가 분재할 때 거들 때도 저만

없었다. 김윤영 회원의 집안 곳곳에 담겨 있는

하더라고요. 나도 모르게 편하거나 끌렸거나

생명의 기운은 어디서 온 것일까.

그랬던 것 같아요. 두루두루 하는 것을 좋아해요. 하다 보니 만드는 활동에 재미를

인생의 전환기에서 맞이한 멋진 이름

느꼈어요. 만드는 것이 두렵지는 않아요.

‘주부’

겁이 없이 만들다 보니 생활이 된 셈이지요.

“주부는 가정의 방향을 만드는 사람이니까요.”

만들다보면 아이디어가 마구 나오는데, 그런

자신을 소개해달라는 요청에 솜씨만큼이나

것이 재밌어요. 양파 망을 이용해서 수영장

멋진 말로 소개할 줄 알았는데 주부란다. 사실

가방을 만든다든지 조각 천들을 모아서

조금 당황했다. 보통 주부들은 주부라는 단어로

방석커버를 만든다든지. 내 손으로 만드는 것에

자신의 역할이 규정되는 것을 싫어한다고

대한 가치가 있는 것이죠.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생각했기 때문이다.

신부님이 걸으면서 뜨개질 하신 것을 선물로 나눈다는 이야기가 감동적이었어요. 요즘은

“저에게는 가족이 중요해요. 남편을 만난 것이

효율이라는 것에 가치를 두고 있잖아요. 가장

인생의 전환점이기도 하거든요. 남편을 만나고

효율이 높은 건 어쩌면 돈을 주고 사는 것일 수도

나를 사랑하게 되었어요. 남편은 나를 있는

있지요. 그렇지만 만든 물건의 가치는 효율로

그대로 인정해주었거든요. 아이를 키우면서

재단할 수 없는 것들이 있으니까요.”

행복이 넘친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그러고 보니 큰애를 낳고 보낸 시간이 제1의 전성기이고, 지금이 제2의 전성기인 것 같네요. 아이를 키우면서 아이들에게 무엇인가를 해주고 싶은 욕구가 있었어요. 쉽게 사서 주고 싶지


인터뷰와 정리. 허승은 / 녹색연합 회원더하기팀

녹색을 즐기다

아름다운 만남

— 김윤영 회원님


무언가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부지런히 서둘러

녹색연합과 맺은 인연

빨리 진행할 수는 있지만, 어느 과정을 거치지

“제 생활과 녹색연합은 굉장히 밀접하게

않고 그냥 넘어가지는 것은 없다. 무언가

연결되어 있어요. 손으로 만드는 것도 원예

만드는 과정에서 얻은 교훈이다. “처음 천으로

치료를 하는 것도 환경과 연결되어 있는 것이죠.

무언가 만들 땐 재단도 안하고 겁 없이 막

<작은것이 아름답다> 잡지는 저의 정보의

했어요. 그랬더니 아깝게 버려지는 것들이 많이

원천이에요. 저는 부자도 지식인도 안 부러워요.

생겼어요. 차근차근 재단도 하고, 만드는 과정도 녹색연합과 관계된 사람들이 부럽죠. 그런 잘 지켜야 버리는 것도 없고 오히려 시간도

삶을 사는 사람들, 그 가치를 실천하는 삶을

절약할 수 있게 되더라고요. 만드는 일은 몸도,

사는 사람들이요. 녹색연합은 제게 방향성을

머리도 모두 써야 하는 일이에요. 감각을 살리는 알려주는 곳이에요. 그래서 저에게 녹색연합은 일이죠.”

닮고 싶고, 배우고 싶은 선배 같은 언니 같은 존재지요. 인생의 선배처럼 자극도 주고, 어떻게

그 물건의 이야기

살아야 하는지 조언도 해주는 그런 사람이요.“

꽃병으로 변한 언니의 주전자, 액자로 변한 목재소의 자투리 나무 조각, 큰 창에 어울리게

녹색연합에 모인 1만 명의 이야기는 각자 모두

다시 고쳐진 올케의 오래된 커튼, 그런 이야기가 다르지만, 이 이야기의 어떤 공통된 부분들이 담긴 물건들.

모여 서로에게 자극을 주고 감동을 주는 ‘언니 같은’ 하나의 이야기가 되었을 것이다. 김윤영

“물건을 잘 안사요. 버려진 것, 쓰던 물건의

회원은 녹색연합과 관계된 사람들이 부럽다고

느낌이 좋아요. 누군가 쓰던 물건에는 그 사람의 하시지만 그의 이야기도 이 ‘언니 같은 존재’의 이야기가 있잖아요. 그 이야기가 상상력을

일부이다. 일상의 예술가, 일상의 실천가,

자극해요. 그 사람의 기억을 갖게 되는 것

김윤영 회원님의 이야기로 오늘 자투리 천과

같은 느낌도 있고요. 새 물건 사는 것을 별로

실과 바늘을 꺼내는 분도 분명 있을 테니까.

좋아하지 않아요. 바꿔 쓰고, 주워오고, 용도를 바꿔서 쓰는 것이 재미있어요. 참, 예전에 녹색연합에서 벼룩시장을 했을 때 도자기로 만든 만년달력을 사왔어요. 녹색연합 회원의 특징이 읽히는 물건이었지요.”


‘다이아’라는 별칭을 쓰는 김윤영 회원은 노작(勞作)의 즐거움을 알고 이를 즐기면서 사는 아름다운 지구인이다. 성북동 회원소모임인 ‘이야기가 있는 절기살이’에서 회원들과 함께 절기마다 손으로 만드는 즐거움을 나누고 있다. 삶을 즐기고, 아름답게 꾸미기 위해 노력하기 때문에 더 풍요롭게 살고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한다.


“에고…”

방향으로 주어진 최고 속도가 아닌, 자신이 느끼는 적정 속도로 달리고 언제든 돌발 상황이

운전하던 동료가 얕은 탄식을 내뱉는다. 전방에

발생할 때 대비할 수 있는 마음가짐으로 운전에

갈색 물체 두 점이 보인다. 가까이 다가가보니

임하며, 운전 하는 동안에는 다른 행동을 하지

너구리 두 마리가 누워있다. 한 마리는 비교적

않고 집중하는 것이다.

온전히, 다른 한 마리는 이미 짓이겨진 채로. 지리산에서 며칠 지내며 일정한 시간에 조사를

매우 당연한 것들이지만, 어떤 사람들은 위협적으로 다른 차 뒤꽁무니를

위해 길을 나섰는데 거의 날마다 길죽음을 봤다. 쫓고 사이사이로 마구 추월하며 빠른 속도로 항상 한 마리 죽어있는 것만 보다가 두 마리가

달리는 것을 운전을 잘하는 것으로 착각한다.

나란히 죽어있는 것을 보니 고통이 배가 되었다. 동승한 사람이나 다른 차량 운전자들이 이 너구리들은 형제이거나 부부이거나

위협을 느낀다면 그것은 바퀴달린 흉기를

친구이거나 어쨌든 한 가족이리라. 한밤중에

마구 휘두르는 난폭운전일 뿐이고 그런

차량 드문 도로를 건너려다 변을 당했을까,

운전습관은 수많은 로드킬을 야기할 수밖에

밤일 마치고 새벽에 퇴근하다가 일찍 출근하는

없다. 자가용이든 대중교통이든 교통수단을

차량에 이런 변을 당한 것일까. 둘은 한날한시에 이용하는 한, 우리는 모두 로드킬을 죽었을까. 아니면 한 마리가 차에 치여 도로

직간접적으로 하고 있는 셈임을 생각해야 한다.

위에서 고통스러워하는 것을 보고 다른 녀석이

그러니 결국 모두가 ‘비폭력운전의 일상화와

구출하려다가 또 다른 차에 치였을지도 모른다.

확산운동’을 펼쳐 나가야 하는 것이다.

마땅히 차를 세울 곳이 없어 사진만 찍고 사체를

하루에 수십 마리 동물의 로드킬을 보고

수습하지 못해 미안한 마음뿐이었다. 그들을

나면 이런 상상을 하며 속을 달랜다. 옛날처럼

스쳐 지나가며 명복을 빌었다. 옆 거울 속 갈색

자동차 없이 걸어 다니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점 두 개가 점점 작아진다. 지나다니는 차들에

걷다가 고라니도 만나고 산 넘다가 담비도

의해 곧 먼지가 될 것이라 생각하니 먹먹해졌다. 만나고. 너무 멀면 자전거로 다니고 자전거로도 로드킬이 야생동물에게 미치는 심각성이

못 가는 곳이면 그냥 안 가면 어떨까 하고.

전문가들의 조사를 통해 밝혀지면서 전국

자동차는 이미 그 자체로 폭력적이다. 그것이

곳곳에 유도울타리와 각종 생태통로가

달리기 위해 만들어지는 도로는 더더욱 말할

설치되었고 <어느 날 그 길에서> 다큐멘터리를

것도 없다. 로드킬 주검 앞에서 항상 이렇게

통해 로드킬의 비윤리적인 면이 조명되어 많은

명복을 빈다. 다음에는 자동차 같은 거 없는

사람들이 로드킬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세상에서 만나자고.

하지만 점점 더 극단으로 치닫는 속도지상주의 사회의 무분별한 도로 건설로 인해 야생동물 서식지는 계속해서 파편화되고 있다. 사람들은 욕망의 가속기에서 발을 뗄 줄 모르고 자기도 모르게 수십 수백의 곤충, 개구리, 뱀, 새, 다람쥐, 너구리, 고라니를 치고 때로는 사람도 들이받는다. 로드킬을 실질적으로 예방하고 줄이기

긴수염은 야생동물을 사랑하는 사람. 캐나다에서 그토록 보고 싶었던 야생늑대를 길 위에서 만나고,

위해서는 각 개인이 비폭력운전을 일상적으로

산 속에서 곰을 만났지만 무사히

실천해야한다. 교통의 흐름에 방해가 되지 않는

벗어나는 등 여러 경험을 하며 야생의 인간은 약한 존재임을 절실히 느꼈다. 야생적응훈련으로 그들과 거리를 유지하며 공존할 방법을 배워가는 중이다.


글과 사진. 긴수염

공존을 위한 비폭력운전

회원에세이


녹색으로 뚜벅뚜벅 녹색연합 현장뉴스를 전합니다

산양은 케이블카를 타지

기억은 기록으로 다시

2010년 102건으로 2배 이상

않아요!

태어납니다.

증가했고, 화학사고 신고

천연기념물 217호이자

2007년 12월, 삼성

건수도 해마다 평균 13건에서

멸종위기동물 1급으로

허베이스피리트호 기름유출

2013년에는 70건을 웃도는

지정된 야생동물, 산양이 살고

사고로 태안 서해바다가 검게

등 급격히 늘었습니다.

있는 설악산에 케이블카를

물들었던 모습을 여전히

기억을 기록으로 정리하고,

설치하려고 합니다. 이미

많은 시민들이 기억합니다.

기록으로 변화를 만들기 위한

환경을 해치고 공익성과

검게 변한 바다와 기름을

기업의 환경오염지도 작업이

기술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뒤집어쓴 괭이갈매기를

진행되고 있습니다. 기업의

두 번이나 거절 된 케이블카

그냥 볼 수가 없어 수 만 명의

사회적 책임을 묻기 위한

설치가 세 번째로 진행되고

국민들이 바위의 기름을

활동을 시작하겠습니다.

있습니다. 지난 8월 28일

닦아냈었습니다. 두산의

환경부 국립공원위원회가

낙동강 페놀오염 사고 (1991년), 자세한 문의

심의를 열어 설악산 케이블카

삼성의 허베이스피리트호

정책팀 임태영 활동가

건설을 조건부로 통과시켰기

기름유출 사고(2007년), 삼성의

070-7438-8532

때문입니다. 하지만 설악산을

불산유출사고(2012년), 포스코

catsvoice@greenkorea.org

지키기 위한 싸움은 끝나지

페놀유출 사고 (2013년),

않았습니다. 편파적인

GS칼텍스의 기름유출

위원회의 편파적인 결정이

사고(2014년)등 대규모

취소되도록 더 힘차게 활동을

환경오염 사고는 끊임 없이

이어가겠습니다. 산양을

일어나고 있습니다. 법제처

설악산 집에서 내 지 않도록

자료에 따르면 환경오염

함께 해주세요.

사고는 2004년 45건에서

자세한 문의 평화생태팀 이장교 활동가

070-7438-8503 sirius@greenkorea.org


정리. 배보람 / 녹색연합 정책팀장

55일, 백두대간을 걷다.

DMZ 일원 서해 동북단,

유산임은 논란의 여지가

한반도 생태계의 허리,

서해5도를 바라보다.

없습니다. 이와 관련해

백두대간은 한반도 1,400km

DMZ 일원과 NLL에 접해있는

<민간인 통제선 이북지역의

가운데 남한만 700km를

섬들은 오늘날까지도

생태평화사업 추진 및 지원에

내달리는 생태축입니다.

냉전시대의 흔적을 그대로

관한 특별법>법안 공청회를

녹색연합의 활동으로

보여주는 살아있는 역사의

진행합니다. DMZ일원을

백두대간 보호구역이 지정된

현장이자 보존해야할

대상으로 한 통합적, 실질적

지 10년이 지났습니다. 지난

생태계의 보고입니다.

관리법제가 없는 상황에서

10년 동안 백두대간은 어떻게

혹자는 이곳이 이미

현재에서 미래에 이르기까지

바뀌었을까요. 백두대간의

군사작전과 난개발등으로

DMZ를 관리할 통합적인

훼손과 관리실태를 조사하기

인해 훼손이 될 대로 되어서

법제를 마련하기 위한

위해 남한 구간 700km의

보존가치를 논하기 힘들다고

자리입니다.

전수조사를 시작합니다.

이야기합니다. 생태적 가치는

9월 1일, 대장정의 첫발을

뒤로한 채 안보관광지로서만

자세한 문의

내딛습니다. 탐사단이 탈없이

부각되는 모습들 또한 서해

자연생태팀 박수홍 활동가

조사를 잘 마칠 수 있도록

5도 지역 곳곳에 나타나고

070-7438-8531

응원해주세요. 백두대간에서

있습니다. 자연의 생명력은

clear0709@greenkorea.org

만난 이 땅의 숲의 모습을

이 지역 주민들의 삶과 함께

회원님께 전하겠습니다.

60여년 이상 공존해 왔습니다. 비록 불안한 접경지역에서

자세한 문의

삶은 퍽퍽함의 연속이었지만

자연생태팀 배제선 활동가

이들의 고유한 삶 또한

070-7438-8501

마땅히 전해져야할 역사의

thunder@greenkorea.org

녹색연합 현장뉴스


2015년 7월 재정보고는 녹색연합

사무처 살림살이 보고입니다.

누리집(www.greenkore.org) 살림살이

본 재정보고는 연말 회계 감사에 따라

보고에도 게재되었습니다.

조정이 있을 수 있습니다.

수입 / 후원자 5,421명

지출 / 활동가 31명

지출

총계 103,248,824원

총계 91,598,229원

운영비 67,092,366원

정리. 녹색연합 조직운영팀

2015년 7월 사단법인 녹색연합 본부

사업비 24,505,863원 기타

정책,대외 협력

기타 운영비

5,279,322원 — 5% 에너지기후

976,150원 — 4%

4,209,585원 — 6% 지역조직지원비

9,384,600원 — 9%

에너지기후변화 대응

1,250,000원 — 2%

2,230280원 — 9%

전산운영비

시민참여

군,접경지역 보전

보험료

3,675,000원 — 4%

3,398,490원 — 14%

3,117,250원 — 4% 1,101,090원 — 2% 회의비

1,188,877원 — 2% 복리후생비

4,500,770원 — 7% 야생동물 보호

2,217,699원 — 9% 자연, 연안생태 보전

4,027,060원 — 16%

시민참여 운동비

인건비

84,909,902원 — 82%

11,656,184원 — 48%

51,724,794원 — 77%

살림살이 보고

회비 및 기부금


아름다운 지구인

반갑습니다! 녹색연합 신입 회원 (2015. 06. 19 ~ 2015. 08. 13 )

(가나다순) 강수현

김재규

박현준

윤남희

이종열

조윤석

강현정

김준범

박흥수

윤영덕

이지연

조현수

고송구

김중관

방지수

윤영재

이한결

주운

고은서

김진만

변한식

이병업

이현주

주한별

권순범

김진영

솔로몬어린이집

이상선

이효정

차유미

김광수

김찬호

신유정

이선민

임성환

최명운

김남형

김화진

심현아

이성준

장미옥

최성순

김대용

남승헌

양경애

이소람

장종철

최정이

김묘중

박서회

양경화

이슬기

정경미

최지혜

김선길

박소희

우한울

이승훈

정승운

최진원

김숙

박인주

유영아

이영준

정해원

펫홀릭광주

김순금

박준택

유은성

이은영

조명진

황옥란

고맙습니다! 비정기후원자, 물품후원, 재능후원 (2015. 06. 01 ~ 2015.7.31)

(가나다순) 녹색연합 후원계좌로 후원하시는 분 길미연

남유진

유혜란

장승용

최경희

김범민

오사라

이인영

주민경

녹색친구들

녹색연합 홈페이지를 통해 후원하시는 분 김금희

이현주

안산해양초등학교 신풍초등학교

신풍초등학교

신풍초등학교

강진석

숭실대독서토론

5학년 4반

6학년 2반

6학년 3반

6학년 1반

박은혜 신한아름인 카드 또는 포인트로 후원해주신 분 공현식

김지윤

유경훈

이상영

아름다운 지구인


나누고 싶은 후원이야기

엄현경 회원님, 이원두 회원님, 해피빈 후원자님이 4명의 친구들에게 <어린이 자연학교>를 선물하셨습니다! 물도 공기도 하늘도 바람도, 주인이 없습니다. 녹색연합의 어린이들은 해마다 여름이면 자연을 만나러 갑니다. 도시에서, 사람이 만든 것들에 둘러싸여 사는 아이들이 자연을 있는 그대로 만나는 시간은, 아이들의 마음에 남아 그대로 그 아이가 될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기회를 갖기 어려운 친구들도 있지요. 녹색연합은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도 어린이자연학교에 함께 갈 수 있도록 모금을 통해 참가비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4명의 친구들이 무료로 어린이자연학교에 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엄현경 회원님이 아이를 어린이자연학교에 보내면서 한 명의 참가비를 더 후원해주셨고, 해피빈을 통해 100원, 200원 후원해주신 금액이 모여 173,500원, 그리고 이원두 회원님이 나머지 참가비를 후원해주셨습니다. 자연은 주인이 없고 모두가 누릴 수 있는 것이지만, 정말 모든 아이들이 누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관심이 필요합니다. 구석구석 관심을 보여주시고 후원해주신 엄현경 회원님, 이원두 회원님, 그리고 해피빈 후원자님, 고맙습니다. 아이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해 주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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