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녹색연합 물고기이동권 이슈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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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녹색연합 4대강 사업 대응활동 이슈리포트

물고기가 이동할 수 있는 권리

2016년, 녹색연합은 물고기가 이동할 수 있는 권리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활동을 진행했다. 4대강 사 업이 수생생물의 삶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알리고, 강이 품은 생명들이 평화롭게 살 수 있는 건강한 담수생태계를 위한 재자연화를 대안으로 제시하기 위해 활동했다. 강은 상류에서 하류로 흐르며 마침내 바다와 만난다. 상류와 중류, 하류는 각각의 고유한 생태적 특 성을 지니고 있으며, 이 특성에 적합한 생물종이 서식하게 된다. 어류의 경우 종 본래의 방식과 습성 에 따라 상류와 하류, 본류와 지류, 강과 바다를 자유롭게 오가며 먹이 활동과 번식 활동을 한다. 이 들에게 이동은 생존이다. 그러나 4대강 사업은 16개의 보로 물고기의 이동을 막았다. 또한 하천 직 강화와 준설로 하천 유역이 지닌 고유한 특성을 없앴다. ‘친환경 보’를 표방하며 물고기가 이동할 수 있는 어도를 설치했으나, 어류가 실제로 이용 가능한 어도인지는 확인이 되지 않았다. 녹색연합은 4 대강 사업으로 발생한 생태 문제 가운데 생물이 이동할 수 있는 권리가 침해된 상황을 알아보고자 했다. 여러 생물 종 가운데 이동이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물고기의 ‘이동권’을 중심으로 4대강 사업이 야기한 단절 문제를 조사하고자 2016년 활동을 진행했다. 강과 바다를 오가는 회유성 어종 의 이동 조사를 통해 물고기의 이동 단절이 종 서식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고자 했다.


물고기 서식 및 이동에 영향을 주는 요인1) •전 세계적으로 하천수의 이용이 높아지고 이에 따른 하천의 인위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하지만 하상의 준설, 수로의 직강화, 보(weir)의 설치 등과 같은 인위적 변화는 하천에 흐르는 유량의 변화 와 수로의 형태 변화를 유발한다. 이러한 물리적인 변화들로 인하여 유발된 영양염류나 오폐수의 축 적 등은 화학적 변화를 초래한다. 이러한 물리·화학적 변화는 하천 생태계를 구성하는 생물 특히, 어 류에 매우 큰 영향을 준다. •보가 건설된 이후의 경우 보로 인한 서식처 환경의 변화 (유수역→정수역)는 하천을 단절시킴으로 서 산란을 위해 상류나 하류로 이동하는 회귀성 어류나 담수역 내에서 국지적으로 이동하는 어류의 이동에 영향을 주어 생물적 단절 현상을 야기할 가능성이 존재하고 있다.

4대강 사업과 물고기 이동 4대강 사업의 주요 내용은 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 등 네 개의 강에 16개의 보를 건설하고, 4.5 억t의 모래를 준설하는 것이다. 사업 이후 4대강은 고유의 특성을 잃고 현재 하천의 호소화(湖沼化) 가 진행되고 있으며, 이로 인한 생태 문제가 계속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16개의 보는 강을 횡으 로 가로막았으며, 어류를 비롯한 수생생물의 이동을 단절시키고 있다. 각 보에 어도가 설치되어 있지 만 실제로 모든 어종이 이동하기에는 어려운 구조로 만들어져 있다. 또한 대규모의 준설은 물고기의 먹이 활동 및 번식에 필요한 모래와 수초를 제거했고, 이는 2014년 낙동강 칠곡보에서 발생한 강준 치 집단 폐사, 낙동강 하류 어획량 급감 사태 등 물고기의 정상적인 서식이 어려운 상태로 만들었다.

보와 댐, 그리고 물고기 이동과 서식 문제 한국의 국토 면적 대비 댐 밀도는 세계 1위이다. 2016년 현재 전국의 하천에 설치되어 있는 보는 33,842개이고, 이 가운데 5,857개, 즉 17.3%에 달하는 보가 파손된 채 방치되어 있는 상태이다.2) 또한 국제대형댐위원회(ICOLD)에 등록된 높이 15m 이상의 대형 댐 개수는 1200여 개다. 우리나라 의 댐 개수는 세계 7위에 해당하며, 국토 면적 대비 댐 밀도는 세계 1위이다. 세계적으로 노후한 댐 과 용도를 다한 댐, 환경에 악영향을 미친 댐 등 불필요한 댐을 철거하고 건강한 강을 위한 재자연 화를 진행하는 추세이지만, 한국은 여전히 새로운 댐을 짓고 있다. 4대강 사업은 물을 생명이 아닌 자원으로 여기고, 모든 문제를 토목공사로 해결하려는 토건만능주의의 모습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 이다. 이처럼 강이 토막나있는 상황에서 파편화된 서식처에 사는 생명들에 대한 연구는 턱없이 부족하다. 강과 바다를 오가는 회유성 어종의 이동뿐만 아니라 담수어종의 섭식, 번식 활동을 위한 국지적 이동 이 수시로 발생하지만 보나 댐과 같은 횡단 구조물이 이들의 서식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제대로 연구된 국내 자료가 많지 않다. 연어나 장어 등 경제적 가치가 있는 경제성 어종과 그렇지 않은 종 사이에도 연구와 관심도의 편차가 큰 상황이다. 또한 연구의 초점이 횡단 구조물이 물고기 이동에 미 치는 영향보다 어도의 효용성에 맞추어져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생태적 단절의 발생을 막기 위해 보나 댐의 설치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보다, 횡단구조물과 어도를 함께 설치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이다. 물고기가 4대강에 서식하기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수십 년간 물고기를 잡으며 살아온 4대강 어부들 의 증언과 4대강 유역에서 발생한 물고기 대량 폐사 사고의 급증이 이를 증명한다. 낙동강 하류에서 조업활동을 하는 어민 유점길씨는 2016년 10월 26일 국회에서 진행된 <4대강 사업 피해 증언대회> 에서 다음과 같이 발언했다. “예전에는 낙동강 물을 떠다 식수로 이용했으나 지금은 씻지도 못할 정 도이다. 강바닥을 보면 실지렁이(4급수 오염지표종)가 있다. 4대강 사업이 잘못되었다고 하는 것은 1년산, 2년산, 3년산 물고기가 골고루 있어야 하는데 사업 이후 고기가 멸종했다. 낙동강변에 물풀 이 자라있었는데 4대강 사업을 하며 없어지니까 물고기가 알을 낳지 못한다. 가끔 한 마리씩 잡히면 알을 낳지 못하고 가지고 있다. 448척의 배가 아예 조업을 나가지 않는다. 어업을 해도 노력의 대가 가 전혀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생계유지가 막막해 홍수 때 떠내려 오는 쓰레기 청소해서 생활비를 마련하고 있다.” 4대강 유역에서의 물고기 폐사 사고 발생 횟수는 4대강 사업 이후 급증한다.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환경부에서 제공받은 물고기 폐사 현황자료3)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연도

2006

2007

2008

2009

2010

2011

2012

2013

2014

2015

15

23

16

26

33

16

15

41

70

48

폐사 건수 80

70

70 60 48

50

41

40

33

30 20

23 16

15

폐사

26 16

15

2011

2012

10 0 2006

2007

2008

2009

2010

2013

2014

2015

4대강 사업은 2009년 말 착공해 2012년도 여름부터 겨울까지 공구별로 준공했다. 공사 기간 불안 정한 그래프를 그리는 어류 폐사 사고 발생 건수는 완공 이후인 2013년부터는 대폭 상승한다. 실제 4대강 사업 이후 사업 진행 구간에서 물고기 대량 폐사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했다. 그 중 2014년에 발생한 낙동강 칠곡보 직하류 강준치 폐사의 경우, 환경부 조사 결과 폐사의 원인이 ‘수온, pH, 용존 산소 등 물리적 조건과 체류시간 증가, 부적합한 서식지 및 산란터 그리고 영양상태 불량이 복합적으 로 작용하여 발생한 것’4)으로 밝혀졌다. 높은 수온과 pH, 용존산소량 과포화 상태는 4대강 보로 인 한 것으로, 4대강 사업이 어류 폐사의 원인임이 직접적으로 드러난 것이다. 또한 보고서는 ‘칠곡보 직하류 1.2km 구간은 수초대가 형성되지 못하였고, 또한 보 구조물이 설치된 구간의 하상은 콘크리 트와 돌망태로 조성되어 있어 강준치의 산란터로 적합하지 못하다‘며 4대강 사업이 어류 서식처를 훼손했음을 지적했다.


2016년 녹색연합의 물고기 이동권 보장 활동 2016년은 물고기 이동권 문제를 다룬 첫 해로, 물고기 이동 현황을 알아보기 위한 기초 작업이 진 행되었다. 횡단 구조물이 물고기 이동에 미치는 영향을 다룬 자료를 조사했다. 현장 모니터링은 회유 성 어종인 황어와 연어의 산란기 이동 조사와 4대강 본류의 국지적 물고기 이동과 4대강 보가 물고 기 이동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한 모니터링을 진행했다. 또한 낙동강과 새만금의 어민을 만나 4대강 사업과 새만금 간척 사업으로 생태적 단절이 이루어진 상황에 대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시민 들에게 물고기 이동 문제를 알리고 재자연화 공감대 형성을 하기위한 활동으로 5월 21일 <세계 물 고기 이동의 날> 캠페인을 진행했다. 녹색연합은 서울, 인천, 광양, 광주, 대전, 전주 등 전국 6개 지 역에서 댐과 보, 하굿둑으로 인해 발생한 물고기 이동 문제를 알리는 캠페인을 벌였다. 또한 온오프 라인에서 활용하기 위한 <물고기택시> 패러디 뮤직비디오를 제작하기도 했다.

여름 가을

3월 3-4월 4월 5월 5월 6월 7월 11월

<물고기택시> MV 제작, 배포 섬진강 황어(회유성 어종) 산란기 이동 모니터링 금강 본류 물고기 이동 모니터링 낙동강 본류 물고기 이동 모니터링 <세계 물고기 이동의 날> 캠페인 진행 낙동강 어민과 물고기 이동, 서식 문제 인터뷰 새만금 어민과 방조제로 인한 서식처 단절 문제 인터뷰 남대천 연어(회유성 어종) 산란기 이동 모니터링 및 언론 작업

* 영상 <물고기택시> MV https://youtu.be/kFX97UJ9hpA 섬진강 황어 이동 영상 https://youtu.be/ys35UNtXUxw 남대천 황어 이동 영상 https://youtu.be/pXpmU1qAL8o * 모니터링 섬진강 황어의 이동 ­ 그 강에도 보가 세워졌더라면 http://www.greenkorea.org/?p=52447 금강, 낙동강 - 꼬리와 지느러미가 전부인 그들에게 http://www.greenkorea.org/?p=53110 남대천의 황어는 죽고 섬진강의 황어는 산다 http://omn.kr/k7xk 알 낳으러 고향 찾은 연어, 맞이하는... http://omn.kr/lqgu * 세계 물고기 이동의 날 캠페인 TURN ON THE GREEN RIGHT! http://www.greenkorea.org/?p=53404 보도자료 - 세계 물고기 이동의 날 한국 캠페인, 7개 지역에서 진행 https://goo.gl/bdnWf7 * 기고 오늘 ‘물고기 이동권’을 제안한다 / 윤상훈 http://www.hani.co.kr/arti/opinion/because/744505.html ‘4대강 보’에 막혀 강을 거슬러 오르지 못하는 물고기들 http://www.vop.co.kr/A00001037995.html


앞으로의 ‘물고기 이동권’ 물고기 이동 문제에 관하여 국내에서 연구가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횡단구조물이 물고기 이동에 미치는 영향에 대하여 다양한 시각으로 연구가 진행되어야 한다. 현재 설치되어 있는 어도에 대한 검 증도 필요하다. 물고기가 사용하지 못하는 어도를 설치하는 것으로 그 생태적 책임을 다했다고 여기 는 경우가 많다. 강 상하류의 생태적 단절 문제를 해결하기위한 다양한 대안 모색이 필요하다. 또한, 현재 설치되어 있는 보에 대해 그 쓸모와 안전성을 파악하고, 필요 없고 노후한 보에 대해서는 철거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지역의 생태적 건강성이 회복되도록 돕는 작업이 필요하다. 보 뿐만 아니라 하굿둑의 개방 및 철거도 해결되어야 할 과제이다. 4대강 사업 이후 여전히 생태하천을 만든다며 보를 만들고 강을 획일화 시키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 하고 있다. 물고기를 비롯한 수생생물이 건강하게 살 수 있는 진정한 생태하천은 어떤 모습인지 정리 가 필요하다. 현재 조성된 생태하천을 조사하고, 앞으로의 생태하천이 갖추어야 할 가이드라인을 제 시하는 방법 등이 있을 수 있다.

1) <보 설치 전후 회유성 어종의 이동경로조사 및 어도효과 분석 최종보고서>p2, 3 (2012년, 낙동강수계관리 위원회 국립환경과학원 낙동강물환경연구소) 참고 2) 환경운동연합 보도자료 <대한민국 하천에 보 33,842개, 이중 상당수는 철거 대상으로 확인돼 (2016년 6월 8일)> 3) 2015년 은수미 의원실 정보공개 청구 ‘최근 10년간 4대강(본류, 지류, 지천 포함) 물고기 폐사 현황’, 2016년 녹색연합 정보공개 청구 ‘2015년 4대강(본류. 지류. 지천 포함) 물고기 폐사 현황’ 4) <칠곡보 직하류 어류(강준치) 폐사관련 조사분석 결과 보고서>p61 (2014년, 국립환경과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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