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희망26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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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생명의 목소리를 대신하여 소리쳤습니다. 가리왕산 나무가 베어지기 직전까지 시민들과 함께 가리왕산을 찾고 나무를 껴안았습니다. 가리왕산이 아니라, 이미 지어져있는 국내의 다른 스키장에서 경기를 하자고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정부와 강원도는 끝끝내 가리왕산을 베어냈습니다. 죽음을 불사한 1회용짜리 가리왕산 알파인스키경기장. 평창동계올림픽의 또 다른 현실입니다.

지켜내야 합니다. 시간과 돈이 얼마가 들던 이곳에 다시 죽음이 아닌 생명을 심어야 합니다.

2018.03/04

없습니다. 그렇지만 최소한 가리왕산 복원 약속만이라도

꽃내음달+잎새달

이미 죽음을 맞이한 수많은 생명을 되돌릴 수는

녹색연합은 가리왕산이 온전히 복원될 수 있도록 기록하고 생명을 심는 활동을 하겠습니다. 가리왕산 특별후원으로 생명의 씨앗을 뿌려주세요.

1. 녹색연합 홈페이지 또는 QR코드 클릭하여 후원 신청하기 2. 회원전용 휴대전화(010-8406-8500) 문자(이름, 후원금액)로 신청하기 * 특별한 후원 신청하신 분들께는 별도로 연락드립니다.

다모아 이백육십일호 특별판

가리왕산 복원을 위한 ‘특별한 후원’ 참여하기

그곳에 나무가 있었다 – 가리왕산 이야기

싸웠습니다. 주목, 사스레나무, 왕벚나무, 수달, 담비 등

녹색희망

녹색연합은 500년 숲 가리왕산을 지키기 위해 현장에서


사진. 청사진

사진. 녹색연합


2014년 가리왕산 숲은 알파인스키경기장 건설로 무차별 벌목되었습니다. 500년 숲이 무너지는 모습을 눈앞에서 보며 절망의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시민들이 가리왕산으로 달려가 쓰러진 나무를 보듬었습니다. 가리왕산을 지키려는 녹색연합의 활동과 목소리는 멈추지 않았습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끝나고 파괴된 가리왕산을 복원하는 일이 남았습니다. 가리왕산이 우리에게 묻습니다.


목차

달펴냄

녹색연합

작은것이 아름답다 2018년 3월호

02879 서울시 성북구 성북로 19길 15

별책부록

(성북동 113-34번지) 전화 02-747-8500

① 왜 가리왕산인가

펴낸날

팩스 02-766-4180

2018. 3. 15

www.greenkorea.org

펴낸곳

이 종이는 사용후 고지(폐지)

녹색연합

80퍼센트를 함유한 중질지 70g/㎡를 사용했습니다.

500년 숲, 가리왕산 6 열쇠말로 알아보는 가리왕산의 생태적 가치 10 지키고 싶었던 가리왕산 16

편집과 제작 작은것이 아름답다 디자인 일상의 실천

everyday-practice.com

② 동계올림픽의 그늘 ‘평창’의 ‘평화’는 불공평하다 24 동계올림픽은 어떻게 환경을 파괴했나 28 동계올림픽 경제재난을 부른다 32

③ 가리왕산을 되살리는 길 가리왕산 보전 활동 연대기 38 평창올림픽의 진정한 유산은 가리왕산 복원이다 42 가리왕산 복원 위해 녹색연합이 주장합니다 48 기억하자 가리왕산 52


① 왜 가리왕산 인가


500년 숲, 가리왕산

형성된 식물을 중심으로 아래로 내려갈수록 활엽수림이 넓게 분포하고 있다. 신갈나무 군락이 인상적인 가리왕산은 자작나무과의 사스레나무, 거제수 등을 비롯해 박달나무, 고로쇠, 층층나무, 갈참나무, 떡갈나무, 들메나무, 느릅나무 등 보존가치가 높은 활엽수들이 다수 있다. 특히 음나무가 많이 자라고 있다. 수령 100년 이상의 천연림이 넓은 면적에 분포한다. 수많은 야생동식물의 중요한 서식처로서

가리왕산(1561m)은 강원도 정선군 정선읍과 북평면,

자연자원의 가치와 학술적인 가치가 뛰어난 산림지역이다.

평창군 진부면에 걸쳐 있다. 동강의 배후가 되는 명산이다. 너른 품을 간직한 가리왕산은 국내의 웬만한 국립공원이나

조선시대부터 왕실이 직접 관리해온 국가보호림

천연림에 견주어도 뒤지지 않을 자연생태계를 간직하고

현재도 입산을 통제하는 등 산림청의

있다. 가리왕산 정상에 서면 천지사방이 한눈에 다

산림유전자원보호림으로 보호받고 있다. 조선시대 궁궐에

들어오는 조망이 펼쳐진다. 강원 남부의 정점이라 할 만큼

공납하는 산삼이 많아 민간인이 산삼을 캐지 못하도록

주변의 경관이 드넓게 나타난다.

세운 ‘정선강릉부산삼봉표’로 통제했던 것이 지금까지

가리왕산은 주변 큰 산들과 하나로 연결된

이어져 오고 있다, 정선강릉부산삼봉표는 현재 정선군

생태계의 거점으로, 중왕산을 중심으로 남쪽으로는

회동리 도룡골에서 평창 진부면 장전리로 넘어가는

청옥산이 연결되어 있고 북쪽으로는 백석산과 잠두산,

마항재(말목재)에 위치하고 있으며 유형문화재 113호로

백적산이 이어진다.

지정되어있다.

자연성이 우수한 산림생태계의 보고 정상부터 중봉, 하봉까지 이어지는 능선에는 정상봉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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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이후 흉물스럽게 변해버린 하봉 일대 가리왕산은 자연생태계와 역사적 의미에 비해 제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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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려지지 않았던 산이다. 정선군 북평면지역 자체가 국내의 대표적인 오지지역이었다. 등산로도 본격적으로 개설되어 있지 않아 탐방압력도 적었다. 가리왕산의 비극인 평창동계올림픽 알파인스키경기장이 건설되지 않았다면 조용히 자연 그대로 생태적 가치를 유지하면서 보전되었을 곳이다.

사진. 녹색연합 / 2014년 훼손되기 전 가리왕산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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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녹색연합 / 2016년 가리왕산 스키장 슬로프 건설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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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쇠말로 알아보는 가리왕산의 생태적 가치

풍혈 ‘땅속에서 바람이 나오는 구멍’을 말한다. 가리왕산은 한국의 대표 풍혈지역이다. 독특한 지층구조 덕분에 바위틈 사이를 통과하는 공기는 여름에는 시원하게, 겨울에는 따뜻하게 바뀐다. 사계절 내내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는 덕분에 식물들이 안정적으로 서식할 수 있어 ‘종자은행’으로 불릴 만큼 생태적 가치가 아주 높다.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

특히 최근 가속화되는 기후변화 시대에 식물들의

산림 내 식물의 유전자와 종 또는 산림생태계 등을

피난처 역할을 하고 있어 그 가치는 더욱 높게 평가되고

보전하기 위해 법률로 지정, 보호, 관리하는 보호림이다.

있다. 산림청에서도 이러한 풍혈 지역의 중요성을

가리왕산 중봉 일대는 백두대간 자락으로 주목,

인식하여 2014년 남한 54개 풍혈 지역 중 25개 지역을

왕사스레나무, 만병초, 땃두릅나무, 분비나무, 거제수나무,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으로 지정할 계획을 갖고 있었다.

산마늘, 노랑무늬붓꽃 등 희귀식물이 다수 서식하고 있다. 약 2,475ha 면적이 희귀식물자생지로 인정받아 2008년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되었다. 또한 가리왕산에 건설된 알파인스키경기장

주목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을 간다는 주목은 한라산, 설악산, 덕유산, 지리산, 오대산 등 1,000m 이상에서만 서식하는

사업지구 내 숲은 녹지자연도 8~9등급이다. 이는 숲의

대표적인 고산 침엽수이다. 가리왕산 일대 주목 군락의

천이과정 마지막 단계인 극상림, 원시림, 유적 군락 위주로

특징은 지름 1m가 넘는 대형 노거수부터 10cm도 안 되는

지정되는 등급이다. 이 일대는 인간의 간섭 없이 자연

어린 주목들까지 다양한 세대가 한꺼번에 나타난다는

그대로 두는 보전지역으로 국가와 민간의 개발사업을 할 수

것이다. 다른 주목 군락지의 경우 노거수들만 있을 뿐, 대를

없도록 법으로 제한된 곳이다.

이어줄 후계목들이 자라지 않아 일부 인공조림까지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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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상황이다. 이곳 주목 군락지는 가리왕산 산림생태계가 얼마나 건강한지 잘 보여준다.

멸종위기동물 수달(멸종위기종1급, 천연기념물), 담비(멸종위기종2급), 하늘다람쥐(멸종위기종2급, 천연기념물),

최대 자생군락지 왕사스레나무는 북방계 나무인 사스레나무와 거제수나무의

삵(멸종위기종2급), 참매(멸종위기종2급, 천연기념물), 황조롱이(천연기념물) 등이 다수 서식하고 있다.

교잡종으로 세계적으로 한국의 점봉산과 가리왕산 일대에 분포하는 한국특산종이다. 고산지역 능선부 수목한계선에서 자라는 사스레나무의 특성과 북반구 낮은 지대에서 거대수목으로 자라는 거제수나무의 우수한 형징을 모두 갖추고 있어 고산 능선부에서 높이 20m 이상 자란다. ‘산과자연의친구 우이령사람들’ 조사에 따르면 가리왕산이 세계 최대 왕사스레나무 자생군락지로 확인되었다. 개벚지나무와 사시나무 역시 가리왕산이 남한 내 최대 자생 군락지로 확인되었다. 가리왕산 개벚지나무 군락은 남한에서 가장 개체수가 많고 큰 나무들로 이루어져 있다. 개벚지나무의 종자는 우리나라 자생 벚나무 가운데 가장 커서 조류 등 야생동물의 중요한 먹이원이 된다. 지름

30cm 이상 사시나무도 매우 드물다. 계방산, 설악산, 응봉산에도 큰 개체들이 자생하지만 대부분 독립 개체로 존재하며, 가리왕산처럼 군락을 이루어 자라는 곳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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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산과자연의친구들 우이령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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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키고 싶었던 가리왕산 – 우리는 가리왕산을 기억합니다

데 가서 살면 되지’라고 편하게 말한다. 이건 마치, 도시 재개발로 집을 잃은 사람들을 내쫓으면서 다른 데 가서 살라고 하는 것과 똑같다. 그나마 사람들에게 주는 터무니없는 보상금조차 동물들에겐 없다. 멸종위기종으로 간신히 명맥을 이어오던 까막딱따구리 가족도 갈 곳 없는 피난민 신세가 될 것이다. 숲의 생태계는 아주 섬세하게 짜인 그물망과 같아서, 어느 한 곳이 찢어지면 다른 곳에도

숲에서 나무 한 그루는 그 자체로 큰 도시이자 사회이며,

영향을 미친다.

숲 생명들의 공동체인 겁니다. 만약 외부 영향에 의해 나무가 사라진다고 하면 거기에 같이 살고 있는 것들도

황윤(다큐멘터리 감독)·김영준(야생동물 수의사)

다 없어지지 않겠습니까. 그러니 나무를 잘라낸다는 것은 도시를 하나 드러내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도시도

나가노 올림픽 당시 처음에는 활강경기를 이와스게

조그맣게 있을 때는 작은 역할밖에 하지 못합니다. 규모가

산이라는 곳에서 진행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이곳은

커지면서 더 큰 체계가 되고 더 많은 역할을 할 수 있게

국립공원이었고 일본의 환경단체를 비롯해 전문가와

되지요. 큰 나무들도 그렇습니다. 식물들 입장에서 커다란

학계에서 많은 반발이 있었습니다. 다행히 이 목소리들이

나무가 사라진다는 것은 자기 나라가 없어지는 것이나

잘 전달되어 활강경기는 하쿠바의 핫포오네스에 있는

마찬가지입니다.

스키장으로 변경됐습니다. 저는 한국에 와서 가리왕산의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한국에서는 어떻게 이런

이병천(우이령사람들)

사람들은 동물들의 생태를 너무 우습게 생각한다. ‘다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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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들이 아무렇지 않게 진행되는건지 이해가 잘 안됩니다. ↳

에자와 마자오(나가노 동계올림픽 예산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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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건설업이나 관광업은 경제적 이득이 있겠지만

자신이 너무나 부끄러웠다.

강릉시 대부분 사람들은 월급쟁이거나 농·산촌업, 어업에 종사하는데 올림픽으로 직접적인 이득을 볼 수 있을까?

고다효지(녹색연합 회원)

혹시 강릉시 빚으로 인해 내게 피해는 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들이 듭니다.… 작더라도 모두 한 목소리로 올림픽의

춘천지방법원에 공사를 중지해달라는 공사중지가처분소송

문제점을 알리고, 대안을 요구해야 합니다. 나와 내 가족의

법원방청에 참여했습니다. 아쉬움이 참 많이 남습니다.

행복이 올림픽과는 무관하다는 것을 알리고 싶습니다.

수만 그루의 나무들, 다양한 초본 식물들과 그 식생을 터전

올림픽이 그저 빚잔치일 수 있고 ‘공허한 개발공약’이라는

삼아 살아가는 야생동물들이 함께 이루는 독특한 생태계의

것을 어떻게 하면 확산시킬 수 있을까요.

존립 여부를 1, 2차 합쳐 봤자 한 시간도 안 되는 심문과 서면만으로 결정한다는 게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망치는

최종문(강릉시민)

주목 군락은 전국 여러 곳에 있지만 어린 주목부터 큰

것은 쉬운데 지키는 것은 왜 이리 어려울까요. ↳

김효정(녹색연합 회원)

주목까지 다양하게 자라는 곳은 가리왕산이 유일하다고 한다. 사스레나무와 왕사스레 나무도 만났다. 수 천 년

“우리는 한민족과 함께 이 땅에 살면서 굳건히, 우직하게

가리왕산을 지켜온 여러 의리의 나무들까지. 오랜 세월

이 숲을 이어오고 있었다오. 힐링이 필요해서, 나들이를

가리왕산을 지켜온 나무 이야기를 듣고 그 나무들을

위해, 좋은 경치보고 눈 호강하자고, 뻥 뚫린 청정 공기로

직접 만지고 껴안으며 그제야 나는 제정신을 차릴 수

폐에 좋은 공기 넣으려고, 가족, 사랑하는 사람들 손잡고

있었다. 그동안 내가 인간 중심 사고에 심각하게 길들여진

가는 곳이 숲이라고 인간들은 얘기한다지요. 자연 그대로의

이기적인 동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가리왕산을

자연으로 숲을 지켜온 우리가 뭘 잘못했기에 콘크리트, 얼음

지켜온 나무들이 베어지는 걸 당연하게 생각했던 내

활강장을 택하고, 그 대신 이 숲을 함께 해 온 우리를 버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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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 게요? 사람들…우리 같이 삽시다.”라고 가리왕산

500년 나무 산지기가 한탄하며 얘기하고 싶을 것 같다. ↳

강윤경(녹색연합 회원)

출처: 월간 <작은것이 아름답다> 220호,

<녹색희망> 243호, 248호, 2015년 6월 9일 ‘가리왕산 공사중지가처분’ 법원 방청 후기 2014년 7월 7일 ‘가리왕산을 지키기 위한 집담회’ 참석후기

사진. 녹색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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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동계올림픽의 그늘


‘평창’의 ‘평화’는 불공평하다

올림픽에 삶터를 빼앗긴 이주민들 올림픽 때문에 삶의 터전을 빼앗기고 쫓겨난 이주민 문제도 규모 차이를 제하면 1988년과 2018년이 다르지 않다. 가리왕산이 있는 정선군 북평면 숙암리가 대표적이다. 50가구 정도였던 숙암리 주민들은 더 이상 올림픽을 반기지 않는다. 애당초 태극기를 흔들며 올림픽 유치를 환영하고, 가리왕산을 지키자는 환경활동가들을

불공평하고 선별적인 평화

적대시했던 분들이다. 산비탈에 새로 조성된 이주단지는

1991년 이후 처음이다. 남과 북이 같은 유니폼을

척박했고, 빚을 내 집을 지어야 했다. 토지보상비는 결코

입고 한 팀으로 뛰었다. 시작부터 논란이었지만

올림픽 이전 삶을 보상해주지 않았다. 원주민 중 절반

2018평창동계올림픽 여자아이스하키팀은 그것만으로

가까운 세입자들에겐 이마저도 언감생심이다. ‘감히 막을

역사다. 2006년 이후 처음이다. 남과 북이 한반도기를

수 없는 국가 행사’앞에 30년이 지난 지금도 국민들은

앞세우고 함께 개막식장에 들어섰다. 정치인들 사설이

여전히 숨죽인다.

뒤이었지만, 개막식 공동입장은 그것만으로 분단의 뭉클함이다. 북한에서 온 고위급 인사와 우리 대통령은

장애인을 위한 시청권과 이동권 없어

악수를 나눴고, 급기야 남북 정상회담을 북한으로부터 제안

‘장애인차별금지법’은 방송사업자가 장애인의 방송시청을

받았다. 이렇게 2018년 ‘평창’은 ‘평화’가 되었다. 북핵을

위해 자막, 수어통역, 화면 해설 등을 제공하도록 하고

두고 계속되는 미국과 일본의 강경발언, 그 속에서 매번

있다. 하지만 지상파 방송 3사는 개막식 중계방송에서

소외되는 우리 처지를 생각한다면 ‘평창’의 ‘평화’는 기회고

청각·시각장애인 시청권을 보장하지 않았다. 첫 올림픽을

역전의 발판이다.

개최한 1988년 이후 30년이 지났지만 장애인 소외는 여전하다. 물론 장애인들이 경기장에 직접 가기도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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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이 회자되는 지금도 고속버스터미널은 휠체어

프라이드 하우스

사용이 불가능하다.

프라이드 하우스(Pride House)는 성소수자 운동선수들과 자원봉사자, 관중들을 위해 올림픽, 패럴림픽, 기타 국제 스포츠 경기 대회가 개최되는 지역에 임시로 개장하는 쉼터와 안내소이다. 프라이드

‘프라이드 하우스’가 없는 올림픽

하우스는 2010 벤쿠버 동계 올림픽에서 시작되었다.

커밍아웃을 한 선수만 13명이다. 평창올림픽은 지금까지 치러진 모든 올림픽 중 가장 많은 성소수자가 참가했다. 그들을 지지하고 품어주는 ‘프라이드 하우스’를 위한 공간 자체가 평창에는 없다. ‘프라이드 하우스’는 2010년 캐나다 밴쿠버에 시작했다. 반동성애법을 시행한 2014년 러시아 소치에 비하면 다행일 수 있지만, 2018년 대한민국 평창은 한참을 미치지 못한다.

사진. 녹색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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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올림픽은 어떻게 환경을 파괴했나

1972년 일본 삿포로 에니와 화산 자연보호구역 내에 활강구간을 설치하려해 논란을 빚었다.

1992년 스위스 알베르빌 알프스 주변 지역이 무차별 훼손되었다. 봅슬레이와 썰매 구간에 암모니아 냉각제를 사용한 탓이다.

2006년부터 올림픽 개최지는 자연과 환경을 고려하는 것을 의무화했다. 하지만 대형 스포츠 행사는 지속가능할 수도, 환경적일 수도 없다.

2014년 러시아 소치 2014 소치동계올림픽은 역대 최악의 환경파괴 올림픽이다. 소치 국립공원과 이메르친스카야 저지대가 파괴되었고,

1. 역대 동계올림픽과 환경파괴

므짐타 강이 훼손돼 수질이 악화되었다.

1956년 이탈리아 꼬르티나 담페초 알프스 바위산맥 돌로미티 지역이 훼손되었다. 오래된 점프대와 봅슬레이 활주로는 황폐해졌다.

1968년 프랑스 그르노블 스키 활강로를 위해 프랑스 남동쪽 몽라셰산 암석 30만㎥를 폭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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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2018 평창동계올림픽과 가리왕산 500년 대 6일

3. 동계올림픽이 반환경올림픽인 이유 독일 뮌휀 주민들은 2022 동계올림픽 유치를 아래와 같은

조선 세종 때부터 나라에서 관리해 500년을 간직한

이유로 반대했고, 주민투표로 반대의사를 밝혔다. 결국

숲이다. 원시림의 신비함 덕분에 ‘한반도 숲의 모태(母胎)’라

독일정부도 유치신청을 철회했다.

불렸다. 평창동계올림픽 알파인스키 경기 6일을 위해

500년 숲을 파괴했다.

1) 기후변화로 인해 겨울스포츠를 위한 장소로 적절치 않다. 2) 눈이 충분하지 않아 결국 인공 눈을 만들기 위한 물

14.2퍼센트

저장고가 추가로 필요하다.

가리왕산 중봉 왼쪽 능선부 남자 알파인스키경기장 예정지

3) 대형 경기는 공동체의 자연 공간 용량을 과도하게

왕사스레나무 분포도. 특산종으로 가리왕산은 세계 최대

요구한다.

왕사스레나무 자생군락지. 산림청은 생태계 파괴 논란에

4) 교통문제로 추가 도로 건설이 불가피하다.

중봉 정상을 공사 지역에서 뺐다.

5) 대규모 환경파괴에도 올림픽은 친환경이란 이름을 팔고 있다.

10만 그루 이상 알파인스키경기장 건설로 훼손된 나무를 추산한 결과다.

6) 이익은 국제올림픽위원회, 거대 기업과 부동산회사, 은행이 가져가고 지역에는 적자와 채무만 남는다.

7) 17일간의 초대형 행사와 IOC를 위해 지역의 121 그루

자연·문화·경관을 내줄 수 없다

가리왕산스키장에서 전나무, 분비나무, 주목 등 272그루를 이식했으나 죽거나 고사 단계. 복원에 쓸 토양층도 슬로프에

자료 : 녹색연합, 월간 <작은것이아름답다>

그대로 묻어 복원에 쓰기 어렵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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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올림픽 경제재난을 부른다

나가노 현 총 부채는 1998년 4천억 엔에서

2015년 기준 1조 4천억 엔에 이른다. 러시아 소치

2014 소치동계올림픽은 무분별한 투자로 ‘세계에서 가장 비싼 올림픽’이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소치는 지금 유령도시로 남아있는 상태이다.

1924년 프랑스 샤모니에서 처음 동계올림픽이 열린 지

2014년 12월 올림픽 재앙이 맹위를 떨치는

90년. 지구촌 겨울스포츠의 거대한 이벤트, 동계올림픽은

와중에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어젠다2020’을 전격

개최국과 개최지에 수많은 논란과 깊은 상처를 남기며

발표했다. 요지는 올림픽 개최로 빚어지는 막대한 예산낭비,

이어졌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이 남긴 빛과 그늘이 우리

환경파괴를 우려해 기존 1국가 1도시 개최원칙을 광범위한

앞에 남겨졌다.

분산개최로 바꾼다는 내용이다.

1. 애물단지로 남은 동계올림픽

동계올림픽 유치 신청 철회하는 나라들 더 이상 동계올림픽이 이익이 되지 못하고 환경파괴 등

일본 나가노

아픔만 남자 많은 국가들이 동계올림픽 유치 신청을

나가노 올림픽 유치 당시 투자액 1조 5천억 엔 대비 2조

철회하고 있다. 2022 동계올림픽 유치 신청 철회한 나라는

3천억 엔 경제효과로 추산해 홍보했다. 하지만 동계올림픽

독일 뮌헨, 스위스 생모리츠-다보스, 노르웨이 오슬로,

이후 슬라이딩센터는 유령시설로, 알파인스키경기장 등은

스웨덴 스톡홀름, 폴란드 크라카우이다.

여전히 복원 중이다. 20년이 지난 지금 나가노 현은 막대한 관리비용 탓에 올림픽 적자가 쌓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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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끝나지 않은 평창동계올림픽의 그늘 점점 늘어난 평창동계올림픽 전체 예산

2011년 8조 8천억 원에서 2015년 13조 원으로 48퍼센트가 증가했다. 하지만 신규 경기장 3곳은 올림픽 이후 활용계획 없는 애물단지일 뿐이다. 이 세 곳 신규 경기장 건설에 든 비용은 3천 6백억 원, 연간 관리비만 2백억 원에 이른다. 철거하더라도 철거비용만 수백억 원이 든다. 현재는 경기장로와 진입로 건설에 1조 5백억 원을 쓴 상황이다. 불필요한 건설, 불필요한 지출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에서 기존 시설을 사용했다면 줄일 수 있는 비용은 1400억 원. 분산개최했다면 불필요한 건설비는

1341억 원이다. 굳이 새로운 시설을 만들고 분산개최를 하지 않은 탓에 가리왕산 알파인스키경기장 건설비와 복원비는

2천억 원, 연간 운영비는 33~35억 원 이 발생했다. ↳

출처 : 월간 <작은것이 아름답다> 220호 녹색희망 243호

사진. 녹색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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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가리왕산을 되살리는 길


가리왕산 보전 활동 연대기 - 녹색연합은 가리왕산 보전을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잡았습니다. 환경부의 최종 승인이 나지 않은 상황에서 강원도가 공사를 강행한 것입니다. 원주지방환경청은 공사중단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행정명령을 내립니다.

2014. 10 평창에서 열린 UN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 총회와 가리왕산 스키장 공사 정부는 UN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 총회를 평창에

2014. 2~8 환경영향평가 과정에서 줄다리기

유치했습니다. 반면 가리왕산에선 스키장 공사가

환경영향평가는 형식적이었습니다. 특별법으로 모든

한창입니다. 세계시민사회와 가리왕산 보전을 위한

법제도를 무력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럼에도 복원계획

공동성명을 채택하고, 현장에서 퍼포먼스도 진행했습니다.

수립을 강제하기 위해 현장조사를 포함해 끊임없이 매달렸습니다.

2014. 12 IOC의 ‘어젠다 2020’ 발표 올림픽 유치를 포기하는 나라들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IOC는

2014. 5 국제스키연맹의 투런규정 확인

‘다국가 다도시’ 올림픽 개최 원칙을 천명하는 ‘어젠다

국제스키연맹은 개최국 여건에 따라 표고차 800m를

2020’을 발표했습니다. 이제 더 이상 가리왕산만 고집할

충족하지 못하더라도 경기를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을

이유가 없습니다. 광범위한 분산개최가 가능해진 겁니다.

규정하고 있습니다. 기존 스키장에서 알파인스키경기가 가능한 것입니다. 새로운 싸움을 시작했습니다.

2015. 1 IOC를 만나다 IOC에 가리왕산의 실상을 알리는 서신을 수차례

2014. 8 가리왕산 불법 벌목 확인 녹색연합 활동가들이 현장에서 불법 벌목 현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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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냈으며 이후 IOC 대변인을 강릉에서 만났습니다. 답변은 간단합니다. “분산개최는 가능하다. 한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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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하면 IOC는 검토할 것이다.” 하지만 한국정부는 묵묵부답입니다.

2016. 6 산림청장 고발 가리왕산은 스키장을 만들기 전에 복원계획을 먼저 수립하는 것이 애당초 약속이었습니다. 하지만 복원계획

2015. 2 나가노를 통해 평창을 보다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의 그림자는 여전합니다.

수립도 전에 공사는 시작되었고, 스키장은 만들어졌습니다. 책임자인 산림청장은 분명 책임을 져야 합니다.

나가노에서 시민운동을 이어오고 있는 에자와 선생님을 초청해 평창의 미래를 들여다보는 자리를 만들었습니다.

2017~ 평창동계올림픽을 준비하다 올림픽 개최와 가리왕산 알파인스키경기장은 돌이킬

2015. 3 평창올림픽분산개최시민모임 발족

수 없는 현실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할 일이 끝난 것은

‘어젠다2020’에 따라, 기존 시설을 충분히 활용하자는

아닙니다. 평창올림픽 준비상황을 꾸준히 모니터링하고

취지로 녹색연합을 포함한 시민사회단체들이 모였습니다.

잘못된 것은 잘못됐다고 지적했습니다. 강릉 빙상장을

시민모임은 구체적인 분산개최안을 올림픽조직위원회에

경마장처럼 경빙장으로 만들려는 강원도의 계획도 그

제안했습니다.

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가리왕산 복원계획 수립과정을 지켜봤습니다. 지금까지도 명확히 서지 않은

2015. 12 메가스포츠 이벤트 유치의 허와 실을

복원계획이지만 그나마 부실한 복원계획이 확정되는 것을

돌아보다

질타하고 막은 것은 다행입니다.

녹색연합은 2018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지금껏 우리나라에서 개최된 국제스포츠 이벤트를 돌아보는 보고서를 냈습니다. 인천아시안게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F1 등 하나 같이 절망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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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올림픽의 진정한 유산은 가리왕산 복원이다

계획은 부실할 수밖에 없었다. 공사편의만 선택한 결과 개발하는 쪽은 애초부터 복원에 대한 아무 관심이 없으니 관리감독을 하는 쪽이 안이한 선택을 한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스키장 건설 과정에서 발생한 불필요하고도 광범위한 훼손이 그 증거다. 현재의 기술력으로 곤돌라

2014년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이 ‘어젠다 2020’을

타워와 라인 하부의 훼손 없이도 공사가 충분히 가능하다.

발표했다. 지구촌의 축제인 올림픽으로 인한 개최도시의

곤돌라의 몇 배나 되는 송전탑을 공사할 때도 이와 같은

환경훼손과 재정 파탄 때문에 국제사회에서 우려의

공법이 적용된다. 필요한 자재들은 대부분 헬기로 수송할

목소리가 높았던 터다. 고심하던 국제올림픽위원회가

수 있고 작업도로가 꼭 필요한 경우 폭 5~6m 정도면

지속가능한 올림픽을 위해 ‘분산개최’라는 대안을 찾은

충분하다. 그런데도 공사의 편의만을 위해 폭 15m의

것이다. 2011년 7월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확정 이후 가장

도로를 만들고 토양을 다 갈아엎으며 스키장을 건설했다.

뜨거운 논란이 되었던 가리왕산 알파인스키경기장 문제도

수목 이식의 결과는 더 절망스럽다. 스키장 건설을

‘어젠다 2020’ 이후 여러 대안이 제시되며 새로운 국면을

위해 수만 그루를 베어내고 전나무, 분비나무, 주목 등

맞는 듯 했다.

고작 272그루를 이식했다. 그러나 이식한 나무들은 이미

그러나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은 ‘분산개최

죽었거나 대부분 올해를 넘기기 힘들어 보인다. 강원도의

불가’를 천명했고, 결국 오백 년 단단한 숲은 단 며칠

관리대장에는 이식수목의 개체별 관리 기록이 없고

만에 전기톱으로 순식간에 잘려나갔다. 복원을 전제로

10~30그루가 있는 한 지역이 뭉뚱그려져 대충 정리되어

한 개발이었으나 특별법으로 형식적인 환경영향평가와

있다. 이는 병원에서 개별 환자에 대한 진찰기록이 없고,

산지전용허가 심의가 진행되었으며 복구·복원에 대한

병동 상황에 대한 기록만 있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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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덕유산, 1997년 발왕산 뒤 20년

고산지, 아고산대에 대한 연구 자체가 부족하다. 국내

복원에 활용하겠다던 토양층도 슬로프에 그대로 묻혀

고산지 생태복원은 주로 국립공원과 백두대간에서

복원에 사용하기 힘든 상태가 되었다. 이식수목과 표토의

진행되었으며 산사태 피해지, 폐군사시설, 탐방훼손지 등

관리에 대해 강원도와 건설사측은 환경부의 지침대로 했을

가리왕산과 비교도 안 되는 면적들이다. 가리왕산 복원에는

뿐이라고 한다. 수목이식은 생명의 중심인 뿌리의 터전을

국내 모든 생태복원의 경험과 응집된 기술력이 필요하며

바꾸는 대수술이다. 옮겨온 토양에 제대로 뿌리가 내리고

이는 범정부 차원의 대응 없이는 불가능 하다. 일각에서는

영양 공급이 잘 되어 푸르게 잘 자라는지 수시로 확인하고

가리왕산을 100% 예전 모습으로 되돌릴 수 없다고 말한다.

점검해야 한다. 보호구역을 해제하고 건설된 덕유산의

그러나 가리왕산의 복원 방향은 이웃나라 일본에서 찾을 수 있다. 일본은 나가노올림픽으로

무주리조트(1994년), 발왕산의 용평리조트(1997년)

산림훼손과 예산 적자라는 큰 대가를 치루면서 현장에

개발 과정 때도 이식한 구상나무, 분비나무, 주목 등이

나가노환경연구소를 만들었다. 식물과 동물 분야의

모두 고사했다. 그 배경에는 역시 부실한 환경영향평가와

박사 5명 이상이 상주하며 현재까지 20년 넘게

형식적인 산지전용허가가 전제되었고 현장 관리에서는

생태계모니터링을 해오고 있다. 복원을 뛰어 넘어 스키장

기본 원칙이 전혀 지켜지지 않았다. 20년이 지난 지금

건설로 인한 생태계 교란과 변화상을 모니터링하고 이에

이러한 졸속과 부실은 전혀 개선되지 않고 올림픽으로

대한 모든 자료를 공개하고 있다. 나가노올림픽으로 인한

이름만 바꾼 채 가리왕산에서 그대로 재현되고 있다.

환경훼손을 반면교사로 삼고자 하는 강한 의지며 올림픽의 진정한 유산이다. 평창올림픽의 진정한 유산은 가리왕산

나가노올림픽 복원 20년 경험을 배우자

복원과 깊은 성찰이어야 한다.

전문가들은 고산지역 생태복원은 척박한 자연에서의 적응이 관건이라고 이야기 한다. 서늘한 기온, 강한 바람, 빈약한 토양 등을 극복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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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녹색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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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리왕산 복원 위해 녹색연합이 주장합니다

이 같은 국가차원의 오류와 실수는 그 책임을 엄정하게 물어야 합니다. 인천아시안게임을 비롯해 모든 국제대회 조직위원회가 발 빠른 해체로 그 책임을 벗어났습니다. 그래서 이 바보 같은 일들이 반복되고 있는 것입니다.

3. 평창올림픽 시설관리를 위한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은 반드시 막아야 합니다

1. 가리왕산 복원약속, 반드시 지켜야 합니다

강원도와 강원도를 지역구로 둔 국회의원들이

가리왕산 복원은 쉽지 않습니다. 게다가 스키장 공사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과정에서 복원에 대한 고려는 전혀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국민체육진흥법은 88서울올림픽 시설물들을

그래도 복원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합니다. 시간과 돈이

국민체육진흥기금으로 관리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얼마가 들던 약속은 지켜야 합니다. 그래야만 가리왕산의

‘88서울’을 삭제해서 평창올림픽 시설관리 비용도

비극을 반복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국민체육진흥기금으로 충당하자는 것입니다. 예산낭비 올림픽, 환경파괴 올림픽을 자행해놓고 국민 모두의 희생을

2. 평창올림픽조직위원회는 올림픽 이후에도

강요하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유지되어야 합니다 국익을 위한 선택을 번번이 져버렸습니다. IOC가 선언한

4. 올림픽 같은 국제스포츠행사 유치, 국민 모두가

‘어젠다 2020’은 대한민국을 위한 절호의 기회였습니다.

관심 갖고 따져봐야 합니다

하지만 평창올림픽조직위원회는 외면했습니다. 기존

내가 살고 있는 곳에서 치러지지 않아도 분명 내 일이

시설을 활용한 경제올림픽, 환경올림픽이 끝장 난

맞습니다. 평창동계올림픽은 시설조성에 소요되는 예산 중

순간입니다. 올림픽 이후 냉정한 평가는 불가피합니다.

75%를 국비로 충당했습니다. 나머지 25%가 지방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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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저 멀리 해남이나 남해에 살고 있는 사람도

5. 평화·인권·문화·환경올림픽은 구호와 수사가

평창올림픽에 돈을 댄 셈입니다. 그럼에도 강원도는 마치

아닌 실체여야 합니다

평창올림픽을 자신들만의 전유물인양 추호의 비판과

평창올림픽과 평창패럴림픽까지 평화·인권·문화·환경

건의도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우리 모두가 비용을 치르는

가치는 줄곧 소중하게 지켜져야 합니다. 모든 사람이

우리 모두의 행사입니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그 어떤

소외받지 않고 그 가치들을 누릴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국제스포츠행사도 제대로 가고 있는지 따져봐야 할 권리와

우리가 만들어야할 올림픽 자산이고, 우리가 지켜야할

의무가 있습니다.

올림픽 유산입니다. 이를 위해선 시민들의 관심과 감시가 필수입니다.

사진. 녹색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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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ee was there. 그곳에 나무가 있었다. We were there. 우리는 그곳에 있었다. 2014년 가을, 500년 숲 가리왕산을 지키던 10만 그루의 크고 작은 나무들이 잘려나갔습니다. 그 나무가 터전이던 무수한 생명들도 자취 없이 사라졌습니다. 가리왕산 나무들이 그곳에 있었습니다. 녹색연합도 그곳에 있었습니다. 잘려나가는 나무들을 보며, 이곳에 다시 생명을 심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가리왕산 나무를 기억해주세요. 가리왕산 나무키링을 가방에, 자동차에, 열쇠고리에 매달아주세요. 각자의 자리에서 한 그루의 나무가 되어주세요. 가리왕산을 지키던 10만 그루의 나무는 베어졌지만, 각자의 자리에서 한 그루의 나무가 된다면 가리왕산에 다시 생명을 심을 수 있습니다. 우리가 그곳에 다시 선다면, 생명은 그곳에서 다시 자랄 것입니다. 함께 해주세요. 가리왕산 나무들을 잊지 말아주세요.

#가리왕산 #기억하자가리왕산 #Remember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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