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과 공간에 대한 방해 _더나비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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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에 이곳을 대신할 또 다른 장소들을 생각하며 나의 마흔 살을, 쉰 살을 생각한다. 이 장소들을 나는 바다 없이 상상하지 못한다. 곧 우리는 모래언덕을 오른다. 발이 모래 속으로 미끄러진다. 마치 바다가 모래언덕 뒤에 있는 것만 같고, 해변으로 해수욕을 가는 것 같고, 아직도 방학인 것만 같다. 「청춘, 길」 중에서_베르나르 포콩, 앙토네 포토스키
시간과 공간에 대한 방해 _ 4호 두꺼운 구름이 낮게 깔린 날이면, 나는 가끔 슈바빙을 생각했다. 뮌헨 의 작은 도시 슈바빙에는 흐트러진 머리를 하고서 스카프를 목에 두 세 번 대충 동여매고, 재킷을 걸치는 것을 잊어버린 사람들이 스웨터 바람으로 외출을 한다. 이방인에게 쉽게 마음을 내어주며 마지막 담 배를 끝까지 나누어 피우고, 공짜 점심을 먹고 유유히 달아나는 곳, 무 모한 질문을 던지고 반나절 토론을 이어가는 사람들이 카페 어디에나 있는 곳. 저녁이면 안개 사이로 푸른 가스 가로등이 켜지는 곳이다. 전 혜린의 에세이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를 읽고 나서부터였다. 나는 한 번도 가보지 않은 독일의 작은 도시 슈바빙을 그리워하며 살 았다. 독일인에게 물어보았다. '슈바빙은 어떤 도시인가요?' 독일인은 머뭇 거렸다. 그리고 생각지 못한 어려운 단어들을 쏟아냈다. 분명한 것은 내가 상상했던 낭만적 도시의 모습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 럼에도 오랫동안 마음속으로 꿈꿔온 슈바빙의 모습을 지울 수는 없었 다. 상상이 만들어낸 기억이었음에도. 나는 지금도 슈바빙을 떠올리면 오래전 여행을 다녀온 것 같은 아득한 기분이 들곤 한다. 더나비프로젝트의 시간과 공간에 대한 방해 4호를 내면서, ‘실재’에 대 해 고민해봤다. 내가 기억하는 공간은 ‘실재’할까, 정말 거기에 있었을 까. 존재하던 물건이 사라지고, 함께 있던 사람이 떠나간 그 공간은 완 전히 다른 풍경을 만들어낸다. 공간은 조건에 의해 끊임없이 변화하며 움직이는 것이다. 기억과 감정만 남을 뿐, 같은 공간은 영영 존재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우리는 시간과 공간을 이루는 한 조각 이었을 뿐이다. 그럼에도 나는 그 한 조각의 일부가 되는 달콤함을 포 기할 수는 없는 사람이었다.
광주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청년작가의 시간과 공간을 방해하고, 인터 뷰를 해 온지 6개월이 넘었다. 4호를 발간하며 총 14명의 작가를 기 록했다. 익숙해질 법도 한데, 여전히 손끝이 짜릿할 정도로 즐겁고, 온 몸이 부서질 듯 아프고 힘들다. 이런 극단의 쾌감 때문에 나는 이 작 업을 멈출 수가 없었던 것 같다. 4호에는 김명우, 서영기, 엄기준, 이조흠 작가의 작업실을 취재했다. 공동 작업실을 운영하고 있는 김명우, 서영기 작가의 작업실은 서로 다른 두 사람이 마치 ‘밤과 낮’처럼 공존하고 있었다. 엄기준 작가의 주월동 작업실은 ‘도로시가 표류하는 어떤 공간’이었으며, 산수동에 위치한 이조흠 작가의 작업실은 그를 끓이고 끌어올리는 ‘뜨거운 공 간’이었다. 김명우, 서영기, 엄기준 작가는 광주시립미술관 상록전시관 에서 열리는 봄 기획전 ‘의기, 양양(意氣, 洋洋)’전에 참여한다. 2월 28일 부터 4월 26일까지 열리는 전시에 신작을 선보이기 위해 고군분투하 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았다. 성실하고 꾸준히, 자신의 작업에 책임 을 지는 모습에서 많은 힘과 용기를 얻었다. 진심으로 그들의 작업을 좋아하고, 응원하게 되었다. 출산 한 달 만에 더나비프로젝트 촬영을 위해 한걸음에 달려온 나의 멋진 파트너 보현씨, 늘 든든한 (사)더함 식구들, 긴 시간 인터뷰와 사 진 촬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준 김명우, 서영기, 엄기준, 이조흠 작가 그리고 늘 격려와 조언을 아끼지 않는 모든 독자들에게 진심으로 감 사를 전한다. 지금, 여기에서 글_송재영, 사진_임보현
김명우, 서영기 작가 계림동 공동 작업실 _밤과 구름이 공존하는 공간 토요일 오후 3시 _ 익숙지 않은 시간
날씨의 감촉은 기억나지 않는다. 나는 어둑한 방파제 위에 앉아 해 를 기다리고 있었다. 무작정 바다를 보러 밤기차를 타고 동쪽으로 달려 도착한 뒤였다. 바다 한가운데 수평선은 구름으로 지워져있었 다. 한참을 기다리자 붉은 기운이 사방으로 뻗어갔다. 해는 쉽게 모 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구름경계를 완전히 벗어나서야 해는 봉긋하 게 떠올랐다. 건강한 닭이 낳은 계란 노른자 같다고 생각했다. 이상 하게도, 다른 감각은 남아있지 않다. 오직, 붉고 건강한 계란 노른자 같던, 그날의 태양만이 선명하다. 예술이란 무엇인가? 당신은 언어로, 삶으로, 행위로, 거리에서 침실 까지 이 질문에 대해 생각해왔다. 많은 말이 더해지고, 의미가 빠져 나간 후 새로운 단어가 섞이기를 반복한다. 극적인 한 순간이 눈앞 에 어른거리다가, 바람에 뜯겨져 휙 날아가 버린다. 휴대폰의 사진 과 글자들은 주변을 맴돌다가 사라져버린다. 나는 누구인가, 생각한 다. 스스로에게 낯선 질문을 던져본다. 김명우, 서영기 작가의 작업실을 다녀왔다. 정돈된 사무실 같은 느 낌을 주는 작업실이었다. 회색빛깔의 수컷 고양이와 오드아이를 가 진 흰색 고양이가 함께 있는 공간이다. 미디어 아티스트인 김명우 작가는 응접실 탁자나 책상에서, 회화 작업을 주로 하는 서영기 작 가는 응접실의 벽면에 300호 캔버스를 설치해두고 신작 작업 중이 었다.
긴 시간 인터뷰를 하면서 그들의 일부를 이해하게 되었다. 나는 문득, 오래 전 여행에서 보았던 해의 이미지가 떠올랐다. 의미를 덧댈 필요 없는 보통날의 태양. 눈으로 보이는 것이 전부인 단 순한 붉은 해였다. 전시를 앞두 고 신작을 준비 중인 김명우, 서 영기 작가의 일상과 작품이 완성 되어 가는 현장을 담아본다. 해 가 뜨기 전까지 밤과 구름이 있 는 공간에 오후 3시, 익숙하지 않 은 시간으로 여러분을 초대한다.
네 가지 언어에 대하여 김명우, 서영기 작가의 계림동 작업실에는 네 가지 언어가 공존한다. 크게 보면 사람과 동물 의 언어로 나뉘겠지만 들여다보면 붓의 언어와 빛의 언어, 남성과 여성의 언어로 세분화 된다. 서로 다른 언어를 타고 난 인생이, 선택으로 빚 어낸 또 다른 언어를 쓰며 살아간다. 한 공간 안 에 각기 다른 언어는 일상과 닮아간다. 서로의 발소리를 알아채고 숨소리를 읽는다. 때론 무 의미한 소리가 되었다가 움직이는 침묵이 된다. 두 명의 인간과 두 마리의 고양이가 있다. 각자 의 언어로 함께 또는 각자 살아간다. 덤덤하게 불어왔다가, 낙엽처럼 그 자리에 쌓이기도 하는 네 가지 언어. 아름답지는 않지만, 거기에 있어 서 따뜻하다.
돈, 전화기, 바퀴 설치와 영상 작업을 위해서 기본적으로 필요한 세 가지가 있다. 돈과 전화기와 바퀴다. 설치와 영상은 장치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이다. 사람들과 긴밀히 연락을 한다. 진행상황을 수시로 확인하고, 수정 작업을 거친다. 장치를 만들어내는 동안 작품은 김명우라는 인간이 가진 개념에 자본이 직조한 옷을 입는다. 스마트폰으 로 필요를 채우고, 아직 넘어보지 못한 선을 넘실거리며 욕구를 쏟아낸다. 바퀴 덕분에 먼 거리도 단숨에 달려간다. 물 질사회의 재료를 이용해 시간과 거리를 잰다.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똑같고도 다른 것을 만들어낸다.
현재완료 스팩트럼 영어에서는 과거의 사건이 현재까지 영향을 미칠 때 현재완 료시제를 쓴다. 유목과 정복의 역사에서 사건과 행위의 시점 을 강조한 어법이다. 시점에 깃발을 꽂으면 시간의 스팩트럼 이 생겨난다. 개인의 삶이 모여 시대가 되고, 역사가 되어 눈 앞에 펼쳐진다. 과거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는 ‘시간’과 ‘인간’ 을 생각해본다. 시간 연장을 꿈꾸던 인간은 어둠 속에서 불을 밝혔다. 인간의 꿈이 만들어낸 빛이 만연한 도시에, 지금 우 리는 살아간다. 시간을 연장시키기 위해 에너지 드링크를 마 신다. 잠들지 못하며 살아간다.
Scan and scrool, flow and floor_김명우 가변크기 영상설치, 모니터, 빔 프로젝터, 2013~2015
Scan and Scroll Flow and Floor 55인치 삼성 HD 평면 텔레비전 세 대가 바닥 에 놓여있다. 수많은 익 명의 손이 등장한다. 구 겨진 하얀 천을 느슨하 게 잡았다가 놓는 행위 가 반복된다. 빛이 새어 나오는 하얀 천이 밀고 당겨진다. 가볍게 스치 던 손이 사라지며 하얀 천은 서서히 일렁인다. 물결에 흘러가는 단어 들이 흩어진다. 무거움 가벼움 거대한 작은 흐 름 밑바닥 참과 거짓 스 캔 스크롤. 둥둥 떠다니 는 수많은 의미와 단어 들이 바닥에서 바닥으 로 흘러간다. 닿지 않고 흘러간다.
묘(猫), 하다. 백운동 작업실을 처음 얻었을 때, 동물을 기르고 싶었다. 동 물은 고양이가 되겠지 라고 생각했다. 무슨 종류의 고양이 를 기르지 했다. 온라인 카페에서 러시안 블루 몇 마리가 있 는데 입양 하세요 해서 데려온 녀석이 ‘밤’이다. ‘신의 탑’이란 웹툰 캐릭터에서 따온 이름인데, 털빛이 회색이라 낮과 밤 중 ‘밤’이라고 지었다. ‘밤’이를 병원에 데려갔다 오면서 온라 인 카페에서 구름이의 사연을 알게 되었다. 고양이를 기르지 못할 사정으로 새 주인을 찾고 있던 하얀 고양이 구름. 처음 이름대로 구름이라고 부른다. 어스름한 회색빛 ‘밤’과 쨍쨍한 낮에 하얀 ‘구름’이 하루 종일 함께 있다. 밥을 먹고, 장난을 치고, 잠을 자며 함께 한다.
Irony-Candy Bomb1_서영기 130x162cm Oil on canvas 2010
기이한 만남 원래 있던 자리에, 평소처럼 그대로 있었다. 눈을 한 번 깜빡였을 뿐 이다. 낯선 환경에 놓여있다. 원래 있던 나는 지워진다. 커져버린 사 탕이 폭탄처럼 쏟아진 도시 위, 거대한 창으로 변해버린 포크, 폐허가 된 길 위에 서 있다. 나는 생각한다. 나 또한 생명이 없는 녹슨 동상일 지도 몰라. 잠시 꿈을 꾸고 있는 버려진 돌멩이일 수도 있지. 이상한 너와 낯선 나는 기이한 만남이다. 파괴력을 가진 달콤한 사탕 같다. 별처럼 쏟아지는 엄청난 폭탄 같다. 아프고 예쁘고 이상하다.
데페이즈망 : 위치의 전환, 어떤 물건을 일상적인 환경으로 옮겨 그 물건으로부터 실용적인 성격을 배제하여 물체끼리 기이한 만남을 연 출시키는 기법이다. 원래 ‘환경의 변화’를 뜻하는 말로써, 이 방법으로 보는 사람의 감각의 심층부에 주는 강한 충격 효과를 노리는 것이다.
‘나’ 모양 내면에 있던 것들이 서서히 젖어 나와 작업이 된다. 타인이 알고 있 는 나와, 내가 아직 모르던 나와, 남에게 보이지 않은 나와 인정하지 않았던 내가 있다. 아크릴 박스에 물을 채운다. 색지를 아크릴 바닥 에 댄다. 액체를 흔든다. 나의 모양이 나온다.
‘나’ 모양_ 평온하다. 변화가 없다. 심심하다. 무뚝뚝하다. 비정상 이다. 단순하다. 이해심이 많다. 관대하다. 성실하다. 반듯하다. 귀찮다. 게으르다. 순진하다. 음란마귀다. 논리적이다. 감정적이 다. 이상하다. 모순 덩어리다. 흔들리다. 두근댄다.
Emotional Fluid-두근두근_서영기 89.4x130.3cm Oil on canvas 2013
Leave work 지은 지 40년이 훌쩍 넘은 (구)백령병원, 서늘한 기운이 맴도는 방사선 실에 혼자 서있다. 사람이 떠나며 시간에 대한 기억도 지운 듯 하다. 공 간은 무표정했다. 그대로 서서 한동안 바라보았다. 일주일간 백령도에 머물며 그렇게 백령병원과 성당을 오갔다. 특별할 것 없는 풍경이었다.
외부에서 말하는 지리적, 정치적 특수성이 무색할 만큼 조용하고 한 가한 동네였다. 후에 그림으로 재현된 백령병원과 백령성당도 그렇 다. 의미를 생산하는 불편한 장치는 없다. 있었을 법한 사물의 배치 가 조형을 더할 뿐이다. 서 있던 자리를 당신에게 내어준다. 그것으 로 모든 것을 대신한다. 백령병원과 성당을 오가던 그즈음, 세월호 사건이 있었다.
익숙하지 않은 시간 현재가 된 과거의 미래를 살아간다. 누구도, 한 번도 살아보지 않은 미래가 현재다.
퍼포먼스_연장을 대하는 자세
뜨거운 물에 유화 물감을 녹인다. 그 위에 종이옷을 입히다.
퍼포먼스_연장에 대하는 자세
세상을 스캔하다. 스크롤 하다.
Emotional Fluid-흔들리다 97x145.5cm Oil on canvas 20132014
서영기
편향된 시선에 대한 불편함이 나를 작업하게 만든다. 편견 없는 눈과 마음으로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싶다. 조선대학교 미술대학 미술학부 회화전공 졸업. 동 대학원 미술학과 수료. 2011 광주시립미술관 양산동 창작스튜디오 입주작가 6기. Solo Exhibition 2013 2012 2011
‘Emotional Fluid’ - 유.스퀘어 금호갤러리, 광주 ‘IRONY, 편견과 다름의 이해’ - 한평갤러리, 광주 서영기 개인전 ‘같은 곳을 바라보는 두 개의 눈’ - 갤러리 D, 광주
Group Exhibitions 2015 ‘의기양양’전 - 광주시립미술관 상록전시관, 광주/GMA갤러리, 서울 2014 ‘V-Party vol.5 광주브이날레 -예술가여, 안녕하십니까?’ - 광주신세계갤러리, 광주 ‘무빙트리엔날레 메이드인부산-가방프로젝트’ - 부산연안여객터미널, 부산 ‘GNG 홋카이도 교류전 - 국립광주박물관, 광주 2013 ‘행복연가’ - 롯데갤러리, 광주 GNG 홋카이도 초대전 - CAI02 Gallery, 사포로, 일본 ‘V-Party vol.4 Round Round Round’ - 갤러리D, 광주 ‘FLAT Take1 - 꽃님 컨템포러리’ - 강남역 아이파크, 서울 ‘무등에서 K-POP을 보다’ - 무등현대미술관, 광주 2012 ‘아트광주 12’ - 김대중컨벤션센터, 광주 ‘Dadak Dadak’ 다닥다닥 展 - Gallery Artery, 방콕-태국 ‘모색 끝에 빛나는 젊음’展 - 서울미술관, 서울
죽은 이후 한 가지 소원이 있다면 생을 마친 후 나의 생을 장 식했던 모든 출연진들이 나타나 축하의 꽃다발과 함께 박수를 치며 나를 격려하는 그런 순간을 맞이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들은 웃으며 내게 이렇게 말해준다. “모든 게 쇼였어.” 내가 세상을 살아오는 동안 나를 절망시켰던 그 모든 모순되 고, 불합리하며, 잔인했던 수많은 일들이 사실은 사실이 아니 었다는 걸, 모든 게 다 인생이라는 연극이자 쇼에 불과했다고 말해주는 것이다. 그리고 이제부터가 진짜라고 해주면 좋겠다.
_「보통의 존재」이석원 산문집
김명우
金明佑
광주광역시 서구화정 4동 금호A 103-304 E-mail _justmyfantasy @hanmail.net C.P_+82 10-9647-7319 1983 2002 2008 2011
전라남도 광주 출생 (10월 08일) 광주 광덕고등학교졸업 조선대학교미술대학 판화 미디어 전공 졸업 중앙대학교 첨단영상대학원 예술공학전공 졸업
2015 -현 백제예술대학교 출강 단체전 및 참여 2015 - <의기, 양양> 광주시립미술관 상록전시관 , 광주 2014 - V-Party vol.5 <브이엔날레 - 예술가여, 안녕하십니까?>, 신세계갤러리, 광주 - 푸른길 미디어아트페스티벌, 광주 - 2014 광주국제미디어아트페스티벌 “미래의 빛”, 광주 - 작가참여 문화예술거리 조성사업 <버들숲 양림>, 광주 2013 - 트루먼 쇼 – 스펙타클 사회 바라보기 백악미술관, 광주 - 광주국제미디어아트페스티벌 특별전 원갤러리, 광주 - 궁다방 청년작가 기획전 ‘식감-Delicious’ 궁다방 갤러리, 광주 - “LOVE”전 Space young 갤러리, 광주 - 터닝포인트 전 Space young갤러리, 광주 - <신세계갤러리 환경의 날 특별기획 더는 맛볼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신세계갤러리, 광주 - 무등에서 K-Pop을 보다 전 무등현대미술관, 광주 - <홀엔코너엠 공모 당선전 > Encoding Nostalgia, 광주 2012 -광주시립미술관 GMA갤러리 입주작가전, 서울 -광주시립미술관 입주작가전, 옥과미술관, 광주
-2012 미술창작스튜디오 네트워크, 봉산문화회관, 대구 -광주시립미술관 양산동 창작스튜디오 입주작가전 금남로분관, 광주 -대인예술시장<예술공장 옆 예술야시장>한평전시장 분양사업 “한뼘갤러리” 2010 -Gwangju Inside Vol.1 광주 인사이드 아시아 문화마루, 광주 -City-View 도시인간, 도시를 탐닉하다, 아트스페이스 미테, <WWW.>, 광주 -SBS창사 20주년 기념‘투모로우 페스티벌’, 오목공원, <Face Tree>, 서울 -부재중 IN ABSENTIA, 동덕갤러리, <Empty Space>, 서울 -문화원형을 활용한 융합형 감성미디어아트, 덕원갤러리/대전 솔로몬 로파크 <전통문양을 활용한 디지털 노리개 디스플레이>, 서울/대전 2009 -짬짜인, 갤러리 소머리국밥 <Walking_Part_2>, 양평 2008 -미술과 일상의 즐거운만남, 남포미술관 <작가의 말> 고흥 -감/촉(감성+촉감)시각장애인과 정안인의 소통 프로젝트, 우제길 미술관, <세광 학교>, 광 주 -New Attention 광주/대구 대동갤러리 신진작가 초대전, <Walking_part1>, 광주 2007 -아시아문화중심도시 Artwork 용봉제를 바라보다 Artist Network exhibition of result report, 광주 구도청, <용봉제-물-공간>, 광주 -의제 창작스튜디오 공공미술 프로젝트, <신림마을 생활사>그룹영상, 광주 -의제 창작스튜디오 1차 정기작가 DVD 영상 인터뷰 제작 참여 2006 -제6회 광주비엔날레 <열풍변주곡> 마지막장 길을 찾아서 ‘세계도시 다시 그리다’, <광주 일상의 단편들> 프로젝트 그룹영상, <기영이네 >, 광주 -Art in city 중흥동 공공미술 프로젝트 -영상미디어전, 백악미술관, <기영이네> 2003 -광주 영상 센터 미디어 전시, 광주영상센터, <Memory>, 광주
엄기준 작가 주월동 작업실 : If and Somewhere 일요일 오후 2시 : 168시를 시작하는 시간
카메론 크로우 감독의 2005년도 작품 「엘리자베스타운」은 절망에 빠진 한 인간이 가족과 새로운 관계 속에서 인생의 참 의미를 깨달 아가는 로드무비이다. 다국적 기업의 잘나가는 신발 연구원이던 드 류 베일러는 자신이 만들어낸 신발이 수천억대의 손실을 가져오며 자살을 결심한다. 그때 아버지의 사망 소식을 듣게 되고 장례를 위 해 고향인 엘리자베스로 향하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여행 중 ‘클레 어’라는 여자를 만나 사랑을 느끼지만, 고백대신 자신의 실패담을 구구절절 늘어놓는다. 여자는 말한다. “당신은 실패했어요, 맞아요. 실패했죠. 실패, 실패, 실패. 그래서 어쨌다는 거죠? 우리는 한번도 함께였던 적이 없어요. 우리는 대역일 뿐이니까요.”
매일 사람을 만나고, 밥을 먹고, 일을 하고, 잠을 잔다. 낯선 것은 시 간이 흐르면 익숙한 것이 된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익숙한 사람은 서로의 기억 속 ‘그녀’가 되었다가, 어느 날 마주할 ‘그’가 되기도 한 다. 대역이다. 궁금해진다. 나는 누구의 대역일까. 어딘가에 나와 똑 같은 시간을 살고 있을 ‘대역’의 안부를 묻고 싶어진다.
혼잣말로 인사를 건넨다. 잘 지내고 있니?하고. 어딘가로 멀리 떠나고 싶은 날, 따뜻한 바다를 항해하고 있을 그녀를 떠올린다. 마음이 허전 한 날, 오랜 친구와 낮잠을 자고 있을 나의 대역을 상상한다.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 도시에 살면서, 혹여나 나 때문에 밤이 없는 도시에 갇혀 살고 있지는 않은지 걱정해본다. 엄기준 작가의 작품에 등장하는 도로시는 현대문명사회에서 보편적 인간상을 의미한다. 과거와 현재를 대신하는 인물이다. 도로시는 본래 ‘하늘에서 내려온 선물’이라는 뜻의 이름이다. L. Frank Baum의 ‘오즈 의 마법사’에 등장하는 도로시는 캔자스의 평범한 시골 마을에서 살다 가 거대한 바람에 떠밀려 모험을 하게 되는 소녀이다. 엄기준 작가의 도로시는 하얀 앞치마를 두르고, 빨간 구두를 신은 보편적 캐릭터는 아니다. 다만, 개체가 아닌 능동적 주체로 작품에 등장하며 인류의 미 래와 가능성을 열어놓는 인물이다. 그녀는 생성과 소멸이 반복되는 기 묘한 풍경에서 무언가를 찾기 위해 표류한다. 그것을 바라보는 작가와 관객 모두는 어느 순간 도로시와 일체가 된다. 문득, 궁금해진다. 도로 시는 지금쯤 무엇을 하고 있을까, 어디로 가고 있을까, 외롭지는 않을 까. 엄기준 작가의 작업실에는 그렇게 표류하며 여행하는 도로시의 일 상이 묻어있었다. 일요일 오후 2시에 마주한 If, Somewhere로 함께 들 어가 본다.
표류하는 도로시 기묘한 풍경 속에 한 꼬마 아이가 여 행을 한다. 여행보다는 표류에 가깝 다. 길을 잃고 정처 없이 돌아다니는 그녀의 이름은 도로시다. 주인 없는 집, 낡은 차, 기울어진 가로수와 방 치된 표지판, 때 묻은 인형. 이국적 인 풍광 속에 일상적인 사물과 오래 된 소품들이 켜켜이 놓여있다. 도로 시는 무언가를 찾고 있다. 처음 왔던 곳으로 돌아가기 위한 단서다. 긴 여 정이 될 것이다. 어쩌면 표류는 끝나 지 않을지도 모른다. 기묘한 풍경 속 에 빨려 들어간다. 우리는 모두 도로 시가 된다.
표류의 기억
뜨거운 태양이 머리 위에 떠 있었다. 검게 그을린 두 소년이 나 무 막대와 거적을 들고 길을 떠난다. 둘만의 비밀기지를 찾아 떠나는 여행이다. 반나절을 걸어도 비밀기지는 나오지 않았다. 친구는 걷다가 지쳐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조금만 더 가면 슈 퍼가 있어.” 달고 차가운 쮸쮸바를 떠올렸다. 주머니에 짤랑거리 는 동전 덕분에 두 소년은 비밀기지에 무사히 도착한다. 모래가 작은 언덕을 이루고, 키를 훌쩍 넘는 목재가 쌓여있다. 스티로폼 을 찾아 바닥에 깔고, 자재를 세워 파란 플라스틱 장막을 덮는 다. 이로써 표류하던 두 소년은 한동안 비밀기지에 안착한다.
If and Somewhere-PN 3 72.5x72.5cm oil on canvas 2015
바다에서 도로시까지 주변 사람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환경에 대한 관심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바다 위 를 떠다니고 있을 쓰레기 섬에 대해 생각 했다. 잘 보이지 않는다고 미뤄두었던 이 야기를 꺼내고 싶었다. 바다는 파란색과 대조되는 노란계열 색이 섞이면서 이질적 분위기를 만든다. 그 위를 표류하는 버려 진 물건들은 주변의 것과 크게 다르지 않 았다. 인간은 끊임없이 무엇인가를 만들 고, 사고 버려야 하는 운명을 만들어 왔다. 인간은 세상 속에서 객체가 되어버렸다. 그런 삶의 표상 밖으로 도로시가 뛰어나 왔다. 그러나 별수 없다. 그녀 또한, 버려 진 혹은 버려질 것과 함께 표류한다.
닉네임으로 VATKING을 쓴다. Various Art Trend King의 줄임이다. 손을 오 므려, 그 안에 세상의 이야기를 담는다. 누군가에게 따뜻한 힘이 되고 싶 다. 작가로서 가치 있는 삶은 그런 것이라고 생각한다. 행복하다. 특별하지 않은 단순한 일상에서 꽤 만족을 느낀다. 아침에 일어나 작업실에 온기를 채우고 가볍게 씻고 청소를 한다. 그리고는 바로 작업을 시작한다. 식사를 하고, 잠시 쉬고, 다시 그림을 그린다. 하루 종일 도로시의 여행을 지켜보 며 어떤 놀이를 하고 있는지, 외롭지 않은지 생각한다. 100점을 채우고 나 면 분야별 전문가 10명의 눈으로 도로시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 그날을 기 다리며, 작업을 하고 생각을 한다.
If and somewhere 세상의 모든 것들이 신기하고 재미있는 장난감이었다. 보 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던 시절, 만져지지 않아도 감촉을 느끼고, 움직이지 않아도 살아있는 것으로 느끼던 그때. 책상과 의자에 담요를 덮어 혼자만의 비밀 공간을 만들고 무언가 재미있는 상상을 하곤 했다. 작은 것 하나에 기뻐 하고 좋아하던 그때의 기억은 공깃돌이 찰랑이는 소리에, 사락사락 바람에 날리는 수수깡 바람개비에 있다. 돈으로 살 수 없는 사소한 것들이 우리가 떠나온 무수한 풍경과 겹친다. If and Somewhere_PN6 90x71cm oil on canvas 2015
퍼포먼스 _물감을 지워내다. 이토록 단순한 반복과 일상, 그렇게 일생이고 싶다.
엄기준(Vatking)
조선대학교 서양화전공 E-mail Vatking@naver.com s n s: facebook.com/vatking 전시경력 개인 전시 2014 "If and Somewhere" 무각사 로터스갤러리 공모선정 초대개인전(로터스갤러리.광주) 2013 “Love Earth_Diary of Sea”전 청년작가 공모선정 (유·스퀘어문화관 금호갤러리.광주/갤러리뉴욕.광명) 2012 “Love Earth" 잠월미술관 입주작가 1기 개인전(잠월미술관.함평) “Vatking's World"기획 초대전 (대인시장내 한평갤러리.광주) 2010 "Mental image" 초심전 선정 작가 초대전 (시안갤러리.광주) 기획 및 그룹전 2015년 “의기,양양” 기획전 (광주시립상록전시관.광주) 2014년 “원더랜드,wonderland”기획전(광주시립미술관 어린이전시 실.광주) 2014년 “전국 광역시 및 제주 교류전”(광주예총회관1층백련갤러리.광주) 2014년 “가깝고도 먼 젊은작가들””기획전 (유스퀘어문화관 금호갤러리.광주) 2014년 "The Leading Role"기획전(궁다방갤러리.광주) 2014년 “광주브이날레, 예술가여 안녕하십니까?”( 신세계갤러리.광주) 2014년 “KATALISTA” 필리핀 VIVA EXCON 교류전(라셀대학박물관.바콜로드) 2013년 ““Round Round Round”” 브이전시파티 기획 및 참여(갤러리 D.광주) 2013년 "사랑합니다"기획전(상해한인문화원.상해) 2013년 "이야기 하는 사물"기획전(신세계갤러리.광주) 2013년 ““두드리다””기획전 (신세계갤러리.광주) 2013년 "Green Art““환경기획전 (소아르갤러리.광주) 2013년 "더는 맛 볼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환경기획전(신세계갤러리.광주) 이외 전시 다수 참여
이조흠 작가 산수동 작업실 : 끓기 위한 공간 밤 9시 : 비우고 채우는 시간 99도의 물은 1도가 더해지기 전까지 고요를 유지한다. 100도가 되어서야 내부에서 기포가 부글거리며 표면까 지 올라와 물질성이 바뀐다. 끓는점 에 도달한 기포는 물의 표면까지 올 라와 공기 중으로 날아간다. 끓어오르는 동안 물의 온도는 변하지 않는다. 다만 온도가 낮은 위쪽의 물은 아 래로, 올라오던 기포는 다시 물로 바뀐다. 그렇게 다 끓고 없어질 때까지 물은 100도씨이다. 산수동에 위치한 이조흠 작가의 작업실에 다녀왔다. 차분한 인상을 주는 탁 트 인 공간이었다. 채워 넣으려고 했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쓰지 않는 것을 미련 없이 버린다고 했다. 바빠지면서 마음의 여유를 찾기 위해 시작했다는 정리. 그 는 정리를 끝내놓고 말끔해진 자리를 바라보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인지, 이 조흠 작가의 작업실에는 작품, 기계, 살림살이의 양이나 규모에 비해 군더더기 가 없이 단순해 보였다. 그는 자신의 작업실을 주전자와 같다고 비유했다. 좋은 작업을 위해 자신을 끓 이는 공간, 100도씨까지 끌어올리는 공간인 것이다. 창작자는 자기만의 영역이 중요하다고 믿는다. 독백의 시간이 만들어내는 온도가 모여 끓는점을 만들어내 기 때문이다. 그는 알고 있었다. 많이 채울수록 내면은 공허해 지고, 비워낼 수록 더 가치있는 것을 담아낼 수 있다는 것을. 영화가 스크린에서 계속 흘러가는, 밤 9시를 닮은 그의 작업실을 소개한다.
속물
나는 속물이다. 보통 사람과 똑같다. 쇼핑하면 기분 좋고, 맛있는 거 먹 고 싶고, 멋진 풍경, 재미있는 것들을 즐기고 싶다. 그런 사람이다. 중 요한 것은, 내가 속물인데 어떤 이야기를 꺼낼 것인가 하는 지점이다. 생각해봤다. 최고가 될 수 있을까. 상업적 성공과 예술성을 한꺼번에 이룰 수 있을까. 나는 천재가 아니다. 그냥 노력하면서 열심히 사는 사 람이다. 똑같지만 다른 눈을 가진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작업에만 빠 져들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돈을 벌고 그 돈으로 하고 싶은 작업을 할 것이다. 그 순간, 버릴 것과, 채울 것이 명확해졌다.
작가 노트 한 쪽 벽을 채우고 있는 것은 어린 시절, 아버지와 함께했던 시 절의 사진이다. 아버지는 뼛속까지 예술가셨다. 그것에 대해 많 은 책임을 졌던 사람이다. 덕분에 많은 빚을 지었고, 가족에게 남기고 떠나셨다. 학교 선생님이셨던 어머니도, 아버지도 모두 돈을 아는 사람은 아니었던 것 같다. 디제잉을 하면서 알게 된 클럽의 사장님은 같은 옷을 입고, 매일같이 출근해서 누구보다 열심히 일한다. 그 옆에 있으면서 궁금해졌다. 돈이란 무엇일 까? 대중문화란 뭘까. 예술 안에서 예술에 대한 고민만 하고 살 았던 나의 세상은 꿈이었는지도 모른다. 안주 하나가 만들어져 서 손님 테이블에 오르기까지 작은 하나하나를 관찰하며 배운 다. 그렇게 3장의 작가노트가 완성되었다.
# 쓰레기 우리는 쓰레기를 끊임없이 만들어낸다 마치 시합이라도 하듯이 어제 구입한 시답지 않은 물건의 쇼핑백은 내 방 한구석에 처박혀 있다. 아무런 감흥없이 난 내일 또 무언가 구입할 것이고, 쇼핑백은 너무나 온전하지만 버릴 것이다. 마치 1초 1초가 과거로 흘러간 지금처럼
나는 무엇을 좋아하는 사람인가? 평범하게 살아왔던 세대다. 공부하라면 공부하고, 착하게 살 라면 그렇게 사는 게 당연한 줄 알았다. 절대평가로 점수를 매기고, 줄을 세우던 평면적이던 시대에 우리는 태어나고 자 랐다. 그런데 어느 순간, 대학에서는 창의적 인재를 뽑는다고 심층면접을 보고, 생각해보지도 않은 거대담론에 대해 글을 써야 했다. 온라인으로 엄청난 양의 정보가 쏟아져 나오고, 개인의 생각과 가치가 중요한 시대로 변모했다. 혼돈을 겪은 세대다. 우리는 모두, 말하지 않아도 알고 있다. 좋아하는 것 을 마음껏 좋아하고, 적어도 자기가 무엇을 좋아하는 지 아 는 사람이 되는 것, 예술가가 되는 것은 거기에서부터라고 생각한다. 나다운 나를 알아가는 첫 단추인 셈이다.
아버지 광주에서 꽤 유명한 화가셨다. 아버지는 늘 작업을 하면서도 예술 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없었다. 그저, 열심히 해라, 과정이 중요하 다는 말씀만 하셨다. 나이가 들면서 깨닫는다. 거기에 모든 것이 담겨있다. 아버지는 누구의 일부가 아닌 그 사람으로 존재했던 사 람이다. 그런 삶이 멋져보였다. 좋아하는 것을 꾸준히 열심히 하라 고 가르치셨던 아버지 덕분에 고무동력기를 좋아하던 시절엔 고무 동력기를 열심히 만들었고, 라디오 조립을 좋아하게 되자 라디오 가 많이 생겼다. 흑인음악을 좋아하면서부터는 퍼플레코드에서 음 반을 주문해 듣기 시작했다. 홍대 언더그라운드 공연을 보러 가고, 사람들이 모르는 새로운 것에 빠져 지냈다. 무엇이든 깊이 파고 자기 취미를 즐길 줄 아는 사람으로 이끌어 준 사람, 아버지다.
보통의 삶에 대하여 작업실에 있는 동안에는 스크린에 영화가 계속 돌아간다. 한 번 좋아한 영화는 반복해서 보는 편이다. ‘미스터 노바디’라는 영화를 자주 본다. 영 생이 가능한 시대에 마지막 죽음을 앞둔 인간 노바디의 인터뷰를 담은 영화다. 같은 시간, 다른 선택이 만들어낸 다양한 삶의 갈래들을 덤덤하 게 보여준다. 노바디가 죽자, 마지막 장면부터 테잎이 거꾸로 감긴다. 결 국 우리는 ‘살아간다’는 이야기가 아닐까. 캔버스를 꽉 채운 도형과 가상 의 캐릭터, 그리고 작가의 뒷모습도 그 한마디 ‘우리는 이렇게 살아간다’ 와 닮아있다. 캐릭터는 웃고 있고 화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 그 안에 작가 는 뒤돌아 서 있다. 우리는 평생 자신의 뒷모습을 보지 못한 채 살아간다. 대단한 것 없는 삶이다. 완전한 행복도, 영원한 슬픔도 없는 곳에서 우리 는 이렇게 살아간다.
재즈 LP, 턴테이블에 올리다. LP는 비트의 재료이자 거름이다. 영감을 주는 재료이자 거름이다.
이조흠 Lee Jo Heum 1984년 출생 2009년 조선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 졸업 개인전 2009 Social 전 / 시안갤러리 올해의 작가 초대전 / 시안갤러리 2010 brand new전 / zoo갤러리, 광주시립미술관 light갤러리 2012 square table전 / mitestudio 2013 who are you? / 미디어큐브338 2013 mono전 / space 0 2014 3types of humans / 로터스갤러리
그룹전 2009 한국 만화 100주년 기념 특별전시 / 국립과천 현대미술관 2009 pop / 광주시립미술관 금남로 분관 2010 `21세기의 첫 10년` 전 / 서울시 립미술관 경희궁 분관 2010 Wow Funny Pop전 / 경남도립미술관 2010 디저트 / 광주시립미술관 2011 gwang-ju in busan / 오픈스페이스 배 2011 만화 캐릭터, 미술과 만나다 / 서울시립미술관 남서울분관 2012 I love toy / 과천 space k 2012 지역네트워크전 `비밀-오차의 범위` _ 부산시립미술관, 광주시립미술관, 아르코미술관 2013 애니마믹 비엔날레 / 대구시립미술관 2014 광주미디어아트페스터벌 / 광주문화재단 2014 find me / Numthong Gallery, 방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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