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냐시오의 벗들 2020. 12 예수회 후원회
표지 설명 (본문 4쪽 참고)
<대공의 성모> 라파엘로 산치오(1483~1520) 1504년, 유화 피렌체 팔라티나 미술관 소장
'이냐시오의 벗들'은 회원들의 후원금으로 만들어지는 순수 종교 잡지입니다. 후원회원과 학교, 종교기관, 회사 등으로 무료 배포됩니다.
예수회
로욜라의 성 이냐시오와 초기 동료들에 의해 1540년에 창설된 교황청립 수도회로 1955년 한국에 진출함
예수회 사도직 교육사도직 : 서강대학교, 이냐시오 야학, 로마 그레고리안 대학 파견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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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성사도직 : 예 수회센터, 이냐시오 영성연구소, 말씀의 집, 순천 예수회 영성센터, 기도의 사도직, 생활기도 수련원 등 사회사도직 : 예 수회 인권연대 연구센터, 이웃살이 이주노동자센터, 한누리 아동센터, 무악동 선교본당, 강정 디딤돌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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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사도직 : 젊은이 피정, 징검돌 피정, 랑데부 연수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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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 : 캄 보디아, 기쁨나눔재단, 미얀마, 대만, 일본, 해외 한인성당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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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및 미디어 사도직 : 이냐시오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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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회 후원회 행사 일
월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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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영신수련
•온라인 특강 •금요피정 (오프라인-사전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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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특강 •온라인 금요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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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특강 •온라인 영신수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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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금요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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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영신수련
•온라인 특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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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29
토
4
•온라인 영신수련
14
•온라인 영신수련
금
3
•온라인 영신수련
20 21
목
2
8
•온라인 영신수련
2020 December
25 성탄대축일 26
•온라인 특강 •소식지발송
* 피정, 특강에 대한 자세한 안내는 50~51쪽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행사 일정은 코로나19로 변동이 될 수 있어 후원회 홈페이지, 카카오 채널, 문자(수신동의자에 한함)로 안내해 드립니다.
목차 온화함을 그리다
피렌체의 밤
이정현
4
삶의 자리에서
공로냐 은총이냐
최재봉
8
성경대학
사도시대의 삶과 영성
송봉모 신부 12
숨 고르기
어둠을 지고 사는 사람들
배영길 신부 16
선교지에서 온 편지
시원 섭섭
박정환 신부 18
이냐시오의 길 2
길 밖에서 6
이창준 신부 26
교황님 기도 지향
기도 생활
지형규 수사 34 3
온화함을 그리다
* 라파엘로 산치오, 〈대공의 성모〉
피렌체의 밤 이정현 아녜스
르네상스 시대의 화가 라파엘로가 피렌체에 머물던 때에 그린 그림 으로, 안정적인 구도와 우아하고 부드러운 묘사를 한 특징이 있다. 이 작품을 좋아했던 페르디난드 3세 대공은 여행할 때도 이 그림을 가지고 다녔다고 하여, ‘대공의 성모’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4
새벽의 피렌체가 한껏 고양되는 신비로운 세 계로의 초대라면, 피렌체의 밤은 조금 더 생생한 느낌이다. 줄지은 상점과 노천카페의 환한 불빛 이 반사되어 거리는 반짝이고, 그 덕에 몇백 년 된 석상들까지 살아있는 듯하다. 술 한잔 걸친 이들의 얼굴이 붉고, 그들의 목소리가 거리 곳곳 에 우렁찬 밤이다. 즐거운 분위기의 관광지 거리를 나와, 새로운 숙소를 찾아간다. 화려하고 생기 넘치는 중심가 와 달리, 역 근처와 변두리는 음습한 기운마저 들고, 소매치기들이 자주 다닌다는 정보를 들은 적이 있어, 가방을 꼭 쥐게 된다. 저 멀리서 시비 를 걸어오는 사람을 지나쳐 작은 강을 건너고 터 널을 지나오니, 피렌체라는 마법에서 풀린 듯, 도 시의 어느 곳에나 있을 법한 평범하고 낡은 골목 이 나온다. 보통 8시는 되어야 제대로 된 저녁을 먹을 수 있는 레스토랑이 문을 여는데, 왠지 피곤한 밤이 라 기억에 남는 저녁 식사보다는 조용하게 샌드 위치를 먹기로 한다. 사람들은 TV 속 축구 경기 에 완전히 집중해있고, 바에는 동네 사람들을 훤 하게 꿰뚫고 있을 듯한 눈빛의 주인이 “차오Ciao” 하고 인사를 건넨다. 그렇지만 그분과는 영어로 대화할 수 없었기 때문에, 손님에 손님을 거친 도 움을 받아 간신히 주문한다. 흘끔흘끔 나를 쳐 다보는 시선들, 번갈아 들리는 중국과 일본의 지 5
명 때문에, 무언가 내 이야기인 것 같은 그런 기 분이 들어 왠지 소외감이 든다. 이런 외로움은 나 홀로 여행의 자유에 대한 대가인 듯하다. 드디어 현지인이 운영하는 숙소에 이르렀다. 피렌체의 어디를 가도 가격 대비 훌륭한 숙소에 머물 수 있다고는 하지만, 이 집은 정말 아름다 웠다. 대리석 바닥에 정교한 장식의 가구들이 약 간의 찬기가 흐르는 널찍한 방에 있고, 벽에는 옛 판화들이 고급스러움을 더해준다. 그의 할아 버지가 물려주신 집이라고 한다. 감탄하며 피로 를 풀러 샤워를 하러 간다. 기분 좋은 샤워를 하 다가 갑자기 멈춘 뜨거운 물. 아... 그래 여기 유럽 이지. 여행에는 언제든 예상치 못한 일들이 일어난 다. 피렌체에서는 이런 갑작스러운 상황들을 마 주할 때마다 르네상스의 낭만에서 깨어나 잠깐 씩 현재로 돌아왔던 것 같다. 그렇게 피렌체는 현 재를 잊을 수 있을 만큼 세월의 흔적을 그대로 담은 도시이면서, 하느님을 섬겼던 모습이 마을 곳곳의 성당에 남아있는 곳이자, 예술을 탄생시 킨 자부심을 지켜가는 아름다운 곳이었다. 화관 을 쓴 성모님께서 기쁘게 내려다보실듯한 정원이 었다. 박 베로니카 수녀님을 따라 마지스 청년센터 에 처음 놀러 갔다가 뵌 이흔관 신부님과 안젤 6
라 자매님께서 2016년의 기억을 2020년에 센터 에서 전시로 다시금 펼칠 수 있도록 이끌어주셨 다. 그리고 무엇이든 할 수 있도록 자유를 주셨 다. 그래서 보여주기에 집중하기보다는 여행에서 의 기억들과 느낀 점들을 방 안의 책꽂이에 꽂듯 자연스럽게 펼쳐놓을 수 있었다. 여행의 자유가 없는 이 시대, 그 아쉬움은 꽤 큰 공감대였던 것 같다. 전시를 보신 많은 분들이 여행에 대한 추 억과 꿈을 나누어주신 것이 기억에 남는다. 전시 후에 소식지를 통해 더 오랫동안 기억에 남길 수 있도록 최준열 신부님께서 배려해 주셨다. ‘안녕, 피렌체’ 전시를 관심 있게 봐주신 모든 분들께도 깊은 감사의 말씀을 올린다.
2020년 6월, 청년 마지스 센터에서 열린 벽장 전시, “안녕, 피렌체” 를 좀 더 자세한 글로 공유합니다. * 작가 인터뷰 영상 : https://youtu.be/bPP2YL8mKig
유튜브 '마지스 AMDG' 채널 [벽장갤러리] 제1회 이정현 아녜스 - 벽장속 여행일기“안녕, 피렌체” 7
삶의 자리에서
공로냐 은총이냐 최재봉 세례자 요한 | 캐나다 토론토 예수성심성당
벅찬 행복을 느끼며 지내던 어느 날, 얼굴색 이 달라진 아내가 난데없는 시비를 걸어왔다. 냉 담 중이던 어느 자매에게 보낸 회두 권유의 카톡 내용을 우연히 보고는 심한 질투를 표현하는 것 이었다. 그야말로 어처구니가 없었다. 모르는 사 람도 아니고 오랜 기간 교회에서 멀어져 있던 자 매에게 잔정을 담은 위로의 말을 건넨 것이 그토 록 큰 과오란 말인가? 서로 가벼운 언어의 잽1)으 1) jab : 복싱 용어, 스트레이트로 안면이나 몸통을 가볍게 연타하는 타격 기술의 하나. 8
로 시작된 다툼은, 순식간에 케이오 펀치를 휘두 르는 듯한 험상궂은 싸움으로 돌변했다. 물컵이 날아다니고 쌍시옷이 들어가는 카운터블로 2)를 교환한 뒤에서야, 순간적으로 달아올랐던 치기 어린 일전은 끝이 났다. 잠시 호흡을 가다듬고 침묵 속에서, 우리는 서로 자신의 과오를 찾아내기 시작했다. 그러고 는 금세 화해가 이루어졌다. 서로 오해가 있었 고, 표현 방법이 서툴러 벌어진 해프닝이라는 것 을 알아차렸기 때문이다. 아마도 예전에 이런 정 도의 싸움이 벌어졌더라면 화해하기까지 상당히 긴 시간이 걸렸을 것이다. 하지만 주님의 은총에 대한 자각이 커진 만큼 이제는 화해를 하는 것 이 훨씬 수월하게 된 셈이다. 그리고 또한, 화해 하지 않은 채 불편한 감정을 오래 간직하는 것이 야말로 사탄이 원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 것도 서둘러 화해를 하도록 이끈 요인이었다. 아무튼 급속하게 화해가 이루어지기는 했지 만 그 이후에도 성찰은 한동안 이어졌다. 서로 아끼고 사랑해 주어야 할 가여운 존재라는 사실 을 인식하는 가운데, 주님께서 함께하신다는 믿 음을 간직한 채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는 사람으 로서, 어찌 이런 사소한 일을 가지고 그토록 커 다란 싸움을 벌일 수 있단 말인가? 그러한 자성 끝에, 언젠가 들었던 사탄의 존재와 역할과 능력 2) counterblow: 복싱 용어, 상대 선수가 자기를 향하여 팔을 뻗으 며 공격하여 오는 순간 되받아치는 기술. 9
에 대한 강의 내용을 다시 묵상하게 되었다. 바 로, 이 세상에는 사탄이 반드시 존재한다는 사 실, 그 사탄은 호시탐탐 다툼을 일으킬 기회를 엿보고 있다는 사실, 그리고 그들이 마음만 먹 으면 어떤 사람이라도 쉽사리 넘어뜨릴 수 있을 만큼의 능력이 있다는 사실에 대한 가르침이었 다. 아무리 돈독한 사이라 하더라도 인간의 관계 사이에 사탄이 끼이게 되면 순식간에 원수지간으 로까지도 갈라지곤 한다. 시기, 질투나 오해와 같 은 사소한 수완들만 가지고도, 그들은 언제나 인간의 갈등을 조장해 낼 만큼의 능력이 있는 것 이다. 하물며 인간과 인간 사이의 관계에 대해서 도 사탄의 노림이 그러할진대, 하느님과 인간 사 이의 관계에 대한 그들의 시샘이 얼마나 클 것인 가 하는 생각을 하다 보니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러므로 하느님께 가까이 다가가고 있다는 느 낌이 들수록 더욱 겸손해져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사탄의 타깃이 되지 않도록 말이다. 아니, 설령 그들의 타깃이 되더라도 하느님의 은 총에 힘입어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말이다. 가만 보면 교만은 사탄의 가장 손쉬운 상대 이고, 겸손은 그들의 가장 버거운 상대가 아닐까 싶다. 비록 사탄이라는 무리들의 공격력이 뛰어 나기는 하지만, 겸손이라는 수비수를 앞에 두고 는 목표를 이루기가 쉽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10
따라서 아무리 공로가 크다고 하더라도 은총의 크기에 비해 먼지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항상 명 심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즉, 인간은 은총이 지 켜주지 않는 한 언제든지 사탄의 유혹에 속수무 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나약한 존재임을 인식 해야 하는 것 같다. 나아가 은총의 기억을 잘 간 직하기 위해 반복적으로 기도하고 묵상하면서 감사의 삶을 살아가야겠다.
<이냐시오의 벗들>은 여러분의 나눔으로 더욱 풍요로워집니다. 삶의 이야기, 신앙 체험 등 내용이나 형식에 제한 없이 A4 한 장 정도(원고지 10장 이내)의 글을 기다립니다. 글이 채택되신 분께는 소정의 영적 선물을 드립니다. 04111 서울시 마포구 서강대길 19 예수회 후원회 최준열 신부 : jbenefactor@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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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대학
사도시대의 삶과 영성 송봉모 토마스 모어 신부|서강대학교 신학대학원 교수
바오로 일행은 파포스에서 배를 타고 팜필리아의 페르게 로 가고, 요한은 그들과 헤어져 예루살렘으로 돌아갔다. (사도 13,13)
파포스에서 성공적인 선교 활동을 마친 선교 팀은 더 넓은 세계로 나아가기 위하여 배를 타고 소아시아를 향해 나아간다. 여정을 보면 파포스 에서 페르게로 그 다음이 피시디아의 안티오키 아다. 그런데 페르게에서 조수로서 선교팀에 합 류했던 마르코가 복음 선교를 중단하고 예루살 12
렘으로 돌아간 것이다. 이 본문에 나오는 요한 이 바로 마르코다. 마르코는 왜 선교 여정 도중 에 하차했을까? 우선 심심치 않게 제시되지만 받 아들일 수 없는 견해를 소개한다. 그것은 마르 코가 인간적인 유약함 때문에 도중하차 했다는 견해다. 마르코는 처음 사촌형 바르나바가 선교 여행을 함께 떠나자고 했을 때 사명감보다는 호 기심에서 따라 나섰다. 호기심에서 떠났기에 어려 움이 밀려오자 쉽게 도중하차 했다는 것이다. 마 르코가 인간적 유약함에서 도중하차했다고 주 장하는 이들은 마르코가 가졌던 어려움을 세 가지로 얘기한다. 하나는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고, 다른 하나 는 예루살렘 저택에서 누렸던 윤택한 환경에 대 한 그리움이다. 마지막으로 선교팀이 페르게에서 피시디아의 안티오키아로 가려면 타우루스 산맥 을 넘어야 하는데 그 산맥을 넘는 것에 대한 두 려움이었다. 마지막 두려움을 보다 자세히 설명 한다. 타우루스 산맥은 해발 3천 미터가 넘는 산들로 이뤄졌다. 우리로 치면 대관령(842미터)이 나 한계령(1004미터) 보다 훨씬 더 높다. 산세가 험악하고 급류가 흐르기에 언제 어디서 목숨을 잃을지 모른다. 마르코가 어머니가 그립고, 큰 저 택의 윤택한 삶이 그립고, 험한 타우루스 산맥을 넘는 것이 두려워서 도중하차했다는 설은, 마르 코를 인내심과 용기가 전혀 없는 겁쟁이로 비하 시킨다. 하지만 마르코는 부모님으로부터 담대 한 신앙을 물려받은 사람이다. 예수님이 지명 수 13
배된 상태에 있는데도 예수님이 파스카 만찬을 드실 수 있도록 집을 제공했던 사람이 마르코의 아버지이고, 야고보 사도가 목이 잘리고 베드로 사도가 감옥에 갇혀 있을 때에 신자들이 함께 모여 베드로 사도를 위해 기도할 수 있도록 집 을 제공했던 사람이 마르코의 어머니다. 이런 부 모를 둔 마르코가 인간적 약함에서 선교 여정을 중도에 그만두었다는 것은 그를 모독하는 행위 가 될 수 있다. 마르코가 선교 활동을 중도에 그만둔 진짜 이유는 다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바오로가 갑 자기 선교팀의 리더로 나선 것에 대한 항의였다. 선교팀의 리더는 본시 바르나바였는데, 파포스 를 떠날 때부터 바오로가 선교팀의 리더 역할을 하자 반발하여 떠났던 것이다. 바오로가 선교팀 의 리더가 되었다는 증거는 위 본문에 나온다. ‘바오로 일행’을 그리스 성경에서 직역하면 ‘바오 로 그리고 그의 옆에 있는 자들’이다. 바오로가 중심 인물이고 바르나바와 마르코는 변두리 인 물이다. 애초 안티오키아 공동체가 선교팀을 파 송하면서 팀의 리더로서 바르나바를 세웠기에, 마르코는 바오로가 중도에 리더처럼 행동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런데 마르코가 선 교 여정을 중도에 그만둔 보다 본질적인 이유는 바오로의 개방적인 복음 정책에 대한 반발 때문 이었다. 바오로가 어떤 율법 준수의 조건도 없이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신앙 하나만으로 이방인 14
신자들을 교회 안에 받아들이고, 그들과 식탁친 교를 갖는 것에 대한 반발 때문이었다. 이 점은 마르코의 이름 변화를 통해 추적할 수 있다. 사 도행전에서 그가 처음 등장할 때에는 마르코 요 한으로 불렸다. (사도 12,12) 마르코는 로마식 이 름이고, 요한은 유다식 이름이다. 그가 선교팀에 합류하기 전까지는 두 이름이 다 같이 사용되었 다. 하지만 그가 선교팀에 합류하고 나서는 달랑 유다식 이름인 요한만 언급된다. (사도 13,5.13) 이는 바오로가 다마스쿠스 회심 사건 이후에도 계속해서 유다식 이름인 사울을 사용하다가 파 포스에서 바오로란 로마식 이름을 사용한 것과 정반대다. 선교 여정에서 요한이란 유다식 이름으로 언 급된 것은, 그가 갖고 있는 유다 보수주의적 태 도를 알려주고, 바오로의 개방적인 복음 정책에 그가 반발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요한은 이방 인들이 할례도 받지 않고, 율법도 지키지 않아도 신앙 하나로 그리스도인이 될 수 있다는 바오로 의 선교관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나아가 유다 인들은 이방인들과는 함께 식사를 할 수 없는 데, 선교팀은 신자가 된 이방인들과 식탁친교를 나누었다. 마르코는 선교팀의 이런 파격적인 행 위를 예루살렘 교회가 알게 될 경우 어떤 비난이 쏟아질지 두려웠다. 그래서 더 이상은 선교 여정 을 계속할 수 없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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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고르기
어둠을 지고 사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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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가 하나 둘 벌써 네 개가 밝았지만, 어둠을 지고 안고 사는 사람들. 그들에게 밝은 빛을... 그냥 가는 거야.
글·그림 배영길 베드로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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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지에서 온 편지
시원 섭섭 박정환 알렉스 신부 | 선교・대만 청년 사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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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째 날은 피정입니다. 전날 밤 십자가의 길 과 성체조배를 시작으로 침묵에 들어갑니다. 그 동안 배우고 체험한 것들, 그것들을 조용히 음미 하고 스스로를 반성하며 하느님과의 관계를 생 각하고 기도하는 시간입니다. 원하는 사람은 피 정에 도움이 되는 단식도 할 수 있습니다. 아침, 점심 중에서 전부 아니면 선택적으로 단식할 수 있고 단식을 아예 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조 금의 희생과 고통을 통해 예수님께 좀 더 다가가 는 시간입니다. 의외로 단식하는 학생들이 상당 히 많습니다. 캠프를 통해서 예수님과의 관계를 소중히 여기게 된 학생들은 자발적으로 단식을 하고 기도에 충실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물론 기도를 어떻게 하는지 또 어떻게 침묵으 로 하루를 보내야 하는지 당황하는 학생들도 적 지 않습니다. 하여 몇 교실에 종교 관련 서적들 을 진열해 놓고 자유롭게 볼 수 있게 하거나 신 앙과 반성에 도움이 되는 영상과 사진들도 준비 해 기도하는 분위기를 조성합니다. 때로는 잔잔 한 음악과 더불어 자신과 생각나는 사람에게 편 지를 쓰는 것도 해 보았습니다. 상당히 효과적이 었습니다. 그렇다고 하루 종일 할 일이 없는 것은 아닙 니다. 신부님들은 원하는 사람의 고해성사를 듣 습니다. 그리고 동반자 수녀님과 평신도들은 시 간을 정해서 면담을 합니다. 면담은 필수고 고해 성사는 선택입니다. 이렇게 캠프의 피정이 흘러갑 19
니다. 나중에 나눔을 통해 들은 얘기인데 면담이 나 고해성사가 자신을 정리하고 새롭게 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고들 합니다. 저녁식사 전 미사로 피정이 끝나고 이제 파티 의 시간이 시작됩니다. 예수님의 부활을 경축하 는 의미로 각 조에서 장기자랑을 준비합니다. 미 리 준비하는 것은 아니고 각 조원들은 저녁식사 를 함께 하면서 아이디어를 교환하고 즉흥적으 로 준비하는 것입니다. 이 시간은 그야말로 자유 롭게 젊음을 발산하는 시간입니다. 동반자들도 모든 걸 내려놓고 젊은이로 돌아가 맘껏 자유를 만끽합니다. 짧지만 아주 유쾌한 시간입니다. 이 시간이 아직 끝이 아닙니다. 모두가 성당 으로 자리를 옮겨서 찬양기도를 합니다. 약간 ‘미니 부흥회’ 식으로 좀 더 자유로운 영혼으로 경쾌하고 의미있는 노래를 부르고 하느님을 찬 양합니다. 자유롭게 몸을 내맡겨서 손을 흔들거 나 옆사람과 어깨동무를 하거나 춤을 주기도 합 니다. 마음이 가는 대로 노래와 율동으로 하느님 을 경배합니다. 이 분위기 속에서 젊음과 함께 하 느님을 체험하게 됩니다. 찬양기도가 끝나면 조 나눔이 시작됩니다. 내 일이면 서로 헤어져야 하기 때문에 아쉬움도 크 고 얘기해야 할 것도 많아서 밤을 새지는 않지만 좀 여유롭게 시간을 안배했습니다. 이 나눔을 통해서 그동안 하고 싶었지만 엄두가 나지 않아 서 하지 못한 말, 정말로 서로에게 해주고 싶었던 20
말 등을 하게 됩니다. 대부분은 이곳저곳에서 ‘흑 흑’ 소리를 내며 우는 아이들이 나타납니다. 이번 에는 꽤 많은 학생들이 너무 아쉬워서 집에 가기 싫다고 했습니다. 저는 속으로 ‘드디어 내일 끝나 는구나!’ 하는 마음도 들었지만 이런 학생들을 볼 때마다 ‘준비는 힘들었지만 참 잘했다!’ 하고 하느님께 감사합니다. 밤은 깊어 갔고 학생들은 아쉬운 마음을 뒤 로 한 채 방으로 돌아가 휴식을 취했습니다. 저 도 좀 늦기는 했지만 1시 정도 방으로 돌아가 잠 을 청했습니다. 얼마쯤 되었을까요? 잠결에 소리 를 들었습니다. ‘펑, 펑, 펑!’ 무슨 소리인지 알 수 는 없지만 아주 가깝지도 않고 그렇다고 너무 멀지도 않은 곳에서 들려오는 소리였습니다. 중 간중간에 사람들이 웃고 왁자지껄하는 소리가 들린 것 같기도 했습니다. 시계를 보니 아마 4시 반쯤 되었던 것 같습니다. 잠에서 깨기 시작하자 확실히 소리의 정체를 알 수 있었습니다. 분명 사 람의 소리였습니다. 저는 일어나 밖으로 나갔습 니다. 숙소에서 약 30미터 떨어진 농구장에서 나 는 소리였습니다. 적게 잡아도 15명은 족히 되는 남녀 학생들이 배구를 하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농구장 중간에 배구 네트를 설치해 놓고 배구를 하고 있었습니다. 순간 황당하기도 했지만 또 한 편으로는 ‘젊은 청춘들이 마지막 밤을 불살랐구 나.’ 하고 옛 기억이 떠오르기도 해서 다시 방으 로 돌아갔습니다. 입가엔 미소까지 지어졌습니 21
다. ‘그래 저게 청춘이지!’ 하면서. 그런데 다시 잠을 청하려고 하니 맘이 복잡 해졌습니다. 그냥 놔둬도 좋겠지만 사실 오늘 하 루 프로그램이 더 있습니다. 중요하다면 중요한 시간입니다. 가톨릭 학생회를 소개하는 시간이 잡혀 있었습니다. 각자가 캠프 후에 집으로 돌아 가고 학교로 돌아가면 어느 가톨릭 학생회에 참 여해야 하는지, 가톨릭 학생회가 어떠한 조직인 지 등 상당히 중요한 시간인지라 그냥 이렇게 놀 도록 놔두면 그 시간에 많은 학생들이 잠으로 초토화 될 것 같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래서 ‘좀 미안하지만 엄포를 줘서 두세 시간이라도 재 워야 되겠다.’는 생각에 밖으로 나가 농구장으로 가고 있었습니다. 근데 한 여학생이 맞은편에서 긴장된 얼굴을 하고 제게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좀 불안한 목소리로 “신부님, 쥔웨이 오빠가 벌에 쏘였어요. 네 방 쏘였는데 지금 정신이 약간 혼미 해져서 구급차를 불렀어요. 그런데 대문 열쇠가 없어서 신부님을 찾아가는 중이였어요.” 저는 이 말을 듣자마자 아이들을 혼내고 자시고 할 것 없이 열쇠를 가지고 있는 사람을 찾았습니다. 당 가 신부님 방을 두드렸지만 곯아떨어졌는지 대 답이 없었습니다. 벌에 쏘인 학생을 보니 의식은 있는데 점점 눈이 흐려진다고 했습니다. 급한 나 머지 신학교에 머무시는 손님 신부님 방까지 염 치 불구하고 두드렸습니다. 사정을 얘기하고 열 쇠를 받아 대문을 열고 구급차를 기다렸습니다. 22
얼마 지나지 않아 구급차가 왔습니다. 소방서 에서 보낸 차였습니다. 다행히 보인대학교 대학병 원이 바로 옆에 있어서 응급실로 갈 거라고 했습 니다. 두 소방대원은 이것저것 기본적인 것을 물 어보고 벌집을 확인했습니다. 농구대 뒤에 있는 나무에 나지막이 붙어 있었습니다. 자세히 보지 않으면 보이지 않게 무성한 잎에 가려져 있는 말 벌집이었던 것입니다. 벌에 쏘인 학생은 원래 중 국 무술을 하고 있어서 아주 체력이 좋았습니다. 그래서인지 말벌에 네 방 쏘였는데도 견디고 있 었나 봅니다. 한 여학생과 함께 구급차는 보인대 학 병원 응급실로 바로 갔고, 저는 걸어서 응급 실로 갔습니다. 간단하게 수속을 마치고 진찰을 받고 주사를 맞았습니다. 주사를 맞은 후 학생 은 휠씬 좋아졌고 큰 탈 없이 신학교로 돌아왔 습니다. 저는 피곤해서 다시 잠을 청했고 그 학생 도 방으로 돌아가 휴식을 취했습니다. 마지막 날 프로그램을 잘 마무리하는 것은 쉽지 않은 도전입니다. 역시나 많은 친구들이 잠 에 곯아떨어졌고 제대로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못했습니다. 벌에 쏘인 친구는 오후 파견미사 때 까지 방에서 휴식을 취했습니다. 참말로 애들하 고 지내니 별별 일이 다 생깁니다. 물론 지나고 보니 재밌는 추억입니다만 당시 많이 긴장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멀쩡하고 건강했던 애가 눈이 흐릿해진다고 하니 ‘혹시나 잘못되는 건 아닌가!’ 하고 정신이 번쩍 들었던 것입니다. 23
어쨌든 파견미사를 끝으로 캠프가 끝났습니 다. 아쉬움을 뒤로한 채 하나씩 하나씩 집으로 돌아가는 학생들을 배웅하면서 ‘시원섭섭’한 마 음이 듭니다. 끝났다는 시원함과 헤어진다는 아 쉬움이라고나 할까요? 이번처럼 조금 긴 일정의 캠프를 하게 되면 그동안 정이 들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이런 마음을 하느님께 기도로 올립니 다. ‘아이들이 건강하게 해 주시고, 당신을 더 잘 알게 해 주세요.’라고요. 그리고 돌아가서 가톨릭 학생회에 참여하게 해달라고도 기도드립니다. 그 렇게 제92회 가톨릭 학생회 신앙 캠프는 막을 내 렸습니다. 이제 저도 ‘선교지에서 온 편지’를 마무리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약 2년 넘게 글을 써 왔네요. 헤 아려보니 24편의 글을 썼습니다. 꼭 2년 분량입 니다만 중간에 두세 달 쉬었던 것으로 기억합니 다. 지금 제 마음도 ‘시원섭섭’입니다. 뭐 대단한 24
일이라고 할 수 없지만 한 달에 한 번 글을 쓴다 는 것이 사실 약간은 스트레스였기 때문에 그만 두는 것이 ‘시원’하고 홀가분하게 느껴지기도 합 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글을 연재하는 동안 제 삶을 반성하는 좋은 시간도 되었고, 여러분들과 간단하게나마 제 삶을 나누어드린다는 것에 마 음이 뿌듯하기도 했고, 나름으로 의미도 찾을 수 있었기에 여기서 끝난다 생각하니 ‘섭섭’하기 도 합니다. 하지만 무슨 일이든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게 마련이고 제가 할 수 있는 한 솔직담백하게 선교 사로서의 삶을 나누어 드렸다는 것에 하느님께 감사드리고 제 글을 읽어주시고 마음속으로 격 려하고 기도해 주신 여러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모두들 코로나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계신 줄 잘 압니다. 제가 멀리서라도 기도드립니다. 건강하 시고 평안하세요. 언제 대만에 오실 기회 있으시 면 찾아주세요. 제가 맛있는 ‘우육면’ 사 드릴게 요. 대만식 치킨과 대만식 콜라 ‘헤이송 샤스黑松 沙士’를 맛보시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 될 거라 생 각합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리고요. 주님의 은총 이 늘 함께 하시길 기도드립니다. 그럼 안녕히 계 세요. * 지금까지 '선교지에서 온 편지'를 연재해 주신 박정환 알렉스 신부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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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냐시오의 길 2
길 밖에서 6 이창준 로사리오 신부 | 로마에서 연학 중
* 프라스카티의 제수 성당 앞에서
프라스카티 Frascati Piazza del Gesù, 00044 Frascati RM
프라스카티는 외국인 관광객이 주로 찾는 곳 은 아니다. 그래도 골목 곳곳에 활기가 넘쳤다. 그들이 잠깐 방문한 사람들인지 지역 주민인지 는 모르겠다. 재미있었던 점은 동양인은 우리 둘 뿐이었다. 길거리에서 길을 물어도 가게에 들어가 도, 적대감도 없고 특별한 환대도 없이 있는 그 대로 받아주는 분위기가 좋았다. 이냐시오가 프 라스카티를 방문했을 때는 사람들이 어떤 시선 26
으로 바라보았을까? 이곳은 당시에 여름 별장들 이 많아, 귀족이나 고위 성직자가 여름을 나곤 하였다. 이냐시오가 행색이 초라한 외국인이었겠 지만 눈빛만큼은 또렷했을 테다. 이곳 프라스카 티 사람들이 그를 바라보며 가졌을 호기심을 상 상해 본다. 하지만 이냐시오는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어 떻게 바라보는지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 그는 교 황을 만나기 위해 이곳에 왔다. 당시 이냐시오와 초기 동료들은 로마에서 박해를 받았다. 아우구 스티노회의 마이나르디Mainardi를 필두로 이냐시 오의 영성과 가르침에 의문을 제기하였다. 급기 야 이냐시오가 이단이라며 교회에 그를 고발하 기에 이르렀다. 이냐시오와 그의 동료들은, 하느 님을 향한 열정에서 우러나온 모든 활동을 방해 받았다. 심지어는 그들이 로마에 와 첫 번째로 머문 집에서 쫓겨나야 했다. 그 집주인은 퀴리노 가르조니Quirino Garzoni였고, 그의 친척인 조반니 도메니코 데 쿠피스Giovanni Domenico de Cupis 추 기경은 그에게 이냐시오와 동료들이 그 집에 머 물지 않는 게 좋겠다고 조언하였다. 가르조니는 그들의 활동과 성품을 가까이에서 보아, 그들을 내쫓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그의 집 정원에서 머 물게 하며 그들을 도왔다. 그러다 1538년 6월 이 냐시오와 동료들은 그 집을 떠나 테베레 강가에 있는 집으로 옮겼다. 27
이냐시오는 이 시간이 힘든 시간이라 고백하 였다. 그가 회심한 이후 그의 활동은 의심받은 적이 많았다. 스페인 살라망카에서 공부할 때는 이단으로 몰려 수도원에 잠시 갇히기도 하였다. 그럼에도 자신이 하느님을 체험한 방식으로 다 른 이들도 체험할 수 있기를 바랐다. 그래서 그 와 함께 공부하던 이들도 그 길로 이끌었고, 로 마에서도 이 방식으로 사람들의 영적인 갈망을 채워 주었다. 이것이 바로 영신수련이다. 다만, 아 직 영신수련이 교회에서 정식으로 인가 받기 이 전이었다. 게다가 당시 종교 개혁의 영향으로 이 냐시오의 영성에 의심의 여지가 있었다. 이냐시 오로부터 영신수련을 받은 이들은 하느님께 자 신을 온전히 봉헌하였다. 이것은 마치 교회를 벗 어나 개인이 스스로 구원에 이르려는 움직임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래서 이냐시오의 영성은 종교 개혁의 흐름과 함께 한다고 의심받았고, 로마에 서는 그 박해가 극에 달해 가는 중이었다. 이냐시오는 자신의 활동이 교회의 가르침에 반대되지 않으며 오히려 교회를 위해 일한다는 것을 확인받아야 했다. 과거에는 이냐시오가 신 학을 배우는 중이었고 주로 홀로 활동하였다. 이 제는 자신이 배운 신학에 비추어 보아 문제가 없 다는 확신이 있었고, 함께 하느님의 일을 하는 동료들이 있었다. 이냐시오는 묵묵히 하느님의 길을 따르면 흉흉한 소문은 가라앉을 거라 믿 28
프라스카티의 주교관 앞과 뒤
은 듯싶다. 하지만 그들을 박해하던 이들이 교회 에 고발하기에 이르렀다. 그들은 로마에 있었고, 교회에서 최고 권위를 가지는 교황에게서 그들이 무고함을 증명 받을 수 있었다. 이냐시오는 교황 의 판결을 원하는 이유로 다음과 같이 밝혔다. “(그리스도인의) 좋은 향기는 우리 주님이신 하느님 앞에 서 뿐만 아니라 사람들 앞에서도 드러납니다. 이 향기를 품은 사람은 그의 가르침과 그의 행실에서도 의심받지 않 습니다.”
이렇듯 성인은 교황을 만나러 가는 길에 확 신이 있었고 부끄러운 게 없었다. 1538년 8월 이 29
냐시오는 이 판결을 위해 프라스카티에 왔다. 프 라스카티 시내 곳곳에 주교관으로 안내하는 이 정표가 있다. 그 정도로 관광지가 없는 지역이기 도 하지만, 이 저택이 이 도시에서 역사적인 자리 라는 사실을 확인시켜 준다. 바오로 3세가 이곳 에 자주 머물렀다. 당시 종교 개혁의 흐름 안에 서 교황직을 수행한 자리이기도 하다. 그래서인 지, 주교관으로 쓰이는 이 건물 앞 광장의 이름 도 ‘바오로 3세 광장’이다. 이 건물은 프라스카티 주교좌 성당에서 걸어서 5분 정도 걸리는 거리에 있다.
프라스카티 주교관에 붙은 ‘바오로 3세 광장’ 표지석
이냐시오는 바오로 3세에게 모든 사실을 있 는 그대로 나누었다. 이냐시오는 과거에도 이런 박해를 받은 사실도 숨기지 않았다. 다른 지역에 서도 이런 의심을 받았으나 처벌에 이르는 판결 은 받은 적이 없었다. 사실 이냐시오의 영성은 인 문주의 운동이 꽃피던 시기에, 과거의 그것과 색 깔이 달랐을 뿐이지 그 어떤 오류도 없었다. 오히 30
려 교회에 내려오던 전통을 시대의 흐름에 따라 재발견하고 발전시켰다. 그의 가르침은 개인에게 나 공동체에게나 오늘날까지 유효하다. 바오로 3 세는 이냐시오와 그의 가르침에 대한 신뢰로, 그 에게서 결점을 찾을 수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이냐시오는 바오로 3세 앞에서 변론하던 시 간에 대해 피에트로 콘타리니Pietro Contarini에게 쓴 편지에 다음과 같이 밝혔다. “우리는 결코 변론이 어수룩하거나 어설프거나 뭔가 빠트 리게 될까 봐 걱정하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악당, 사기꾼, 망상가라 부르는 것에도 염려하지 않았지요. 하지만 우리 가슴을 아프게 한 것은 우리가 설교한 내용들이 해롭다 며 고발당하고 우리가 걷는 길이 비난받은 것입니다. 우리 는 우리 자신의 길이 아니라 그리스도와 교회의 길을 걸 었기에 가슴이 아팠습니다.”
다행히 이냐시오는 무죄 판결을 받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로마에 돌아갔다. 그와 달리 이냐시 오의 길을 찾아 프라스카티에 방문했을 때, 우 리 발걸음은 가볍지만은 않았다. 주교관은 프라 스카티 주교의 사적 공간이라 주교와의 약속 없 이는 들어갈 수가 없었다. 심지어 프라스카티의 제수 성당은 문이 잠겨 있었다. 입구의 유리창을 통해 성당 안을 바라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 다. 아쉬운 마음으로 프라스카티를 떠날 시간에, 마지막으로 제수 성당에 가 성당 밖에서라도 작 31
로마 이냐시오 성당에 그려진 돔
은 기도를 드리고자 했다. 그런데 성당 문이 열 려 있었다! 어떤 신부님 한 분이 기도 중이었고 우리는 조용히 성당에 들어갔다. 다른 것보다 천 장이 눈에 들어왔다. 포초 수사의 제자들이 성 당의 돔을 제작했다는 내용을 글로 본 후에 성 당 밖에서 멀찍이 봤을 뿐이지, 가까이 직접 본 것은 처음이었다. 이 돔은 그림이었다! 로마 이냐 시오 성당의 돔을 포초 수사가 창의적으로 그려 서 돔을 제작하지 못했던 상황을 극복한 것처럼, 이곳에서도 예수회원의 창의력은 빛을 발했다. 주님의 집을 보다 창의적으로 아름답게 꾸몄듯 32
이, 오늘날에는 우리가 처한 현실에서 보다 창의 적으로 주님의 길을 걷기를 요청받는다. 프라스 카티의 제수 성당을 떠나는 길에 걸음이 가벼웠 다. 이제, 이냐시오가 프라스카티를 떠날 때 주님 의 길에 더욱 힘차게 발을 내디뎠듯이 우리의 걸 음도 이냐시오를 닮기를 초대받는다.
하늘사랑 마 하늘 음 ‘하늘사랑’은 배우자와 사별한 사람들의 모임이며 ‘하늘마음’은 자녀를 잃은 부모들의 모임입니다. 문의 : 예수회 관구본부 02-3276-7700 하늘사랑·하늘마음 카페 cafe.daum.net/lossandgrief 장소 : 대흥역 1번 출구 하이마트 뒤 벨라르미노 학사 맞은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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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님의 2020년
12월 기도 지향
복음화 기도 지향 : 기도 생활 예수 그리스도와 우리가 맺는 인격적 관계가 하느님 말씀 과 기도 생활을 통하여 더 굳건해 질 수 있도록 기도합시다.
세상엔 많은 종교가 있습니다. 그리스도교, 불교, 이슬람교, 유교 등의 종교들을 살펴보면 모 두 저마다의 가르침을 가지고 있고 그것을 지킴 으로써 종교의 특색이 드러납니다. 그런데 그리 스도교가 다른 종교와 구분되는 점은 우리 그리 스도인은 특정한 가르침보다는 한 사람에게 집 중한다는 것입니다. 역사상 존재했던 한 사람을 종교의 핵심으로 받아들이고, 그를 신으로 고백 하며, 심지어 각자의 삶에서 그 사람과 인격적 관 계를 맺도록 초대하는 종교는 그리스도교뿐입니 다. 베네딕토 16세 교황님께서는 우리 그리스도 교의 특징을 이렇게 표현하셨지요. 34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은 윤리적 선택이나 고결한 생각 의 결과가 아니라, 삶에 새로운 시야와 결정적인 방향을 제시하는 한 사건, 한 사람을 만나는 것입니다.” 1)
이 말씀은 이번 달 기도 주제에도 그대로 적 용됩니다. 그리스도교인의 기도의 핵심은 화두 를 하나 잡고 진리를 발견하는 것이 아니며, 마 음을 비워내고 평정에 이르는 것도 아닙니다. 오 히려 우리의 기도는 지금 이 순간 예수 그리스도 와 함께 머무르는 것, 이천 년 전 이스라엘 땅에 살았던 그분과 살아있는 친교를 맺는 것입니다. 우린 이 예수님과의 친교를 통하여, 성령 안에서 하느님 아버지께 나아가고, 이를 통해 삼위일체 하느님의 사랑 안에 머무릅니다. 이렇게 기도는 살아있는 하느님과의 참된 만남입니다. 교황님 말씀을 들어봅시다. “기도란 무엇일까요? 무엇보다 기도란 대화이며, 하느님과 의 인격적 관계를 맺는 것입니다. 인간은 하느님과의 인격 적 관계 안에 있는 존재로 창조되었습니다. 인간은 창조 주이신 분과의 만남 안에서만 자신의 충만함을 실현시킬 수 있음을 깨닫습니다. 인간에게 생명의 길이란 주님과의 결정적인 만남으로 이끄는 길입니다. 창세기는 인간이 하느님의 모상으로 창조되었다고 말합 니다. 바로 성부와 성자와 성령이라는 완전한 사랑의 관계 이자 일치이신 분의 모상 말입니다. 이 사실로부터 우리는 인간이 완전한 사랑의 관계로 초대된 존재라는 것을 알게 1) 베 네딕토 16세,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1항. 35
됩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을 내어주고 또 다른 이들을 받 아줌으로써 우리 존재의 충만함을 발견하게 됩니다.”
2)
교황님 말씀처럼 우리는 기도 안에서 삼위일 체 하느님과 인격적 관계를 맺습니다. 그리고 오 직 하느님 안에서만 우리 인생의 참된 의미, 가슴 속 깊은 곳에 있는 충만함에 대한 갈망이 채워 짐을 발견합니다. 이렇게 보면 기도란 하느님 안 에서 우리가 우리 삶의 의미와 충만함을 느끼는 삶의 자리라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럼 교황님께서 알려주시는 기도의 팁을 좀 더 들어봅시다. “먼저 겸손해지는 것, 우리가 어린이임을 인식하는 것이 중 요합니다. 이는 곧 아버지 안에 머무르고 아버지이신 그분 을 신뢰하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왕국에 들어가기 위해서 는 어린이처럼 작아지는 것이 필수입니다. 어린이들은 어 떻게 신뢰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어린이는 누군가 가 자신을 돌볼 것을, 자신에게 먹을 것과 입을 것을 주는 사람이 있음을 알고 신뢰합니다. (마태 6,25-32 참조) 이 처럼 어린이가 부모님께 갖는 신뢰와 확신이 우리에게도 중요합니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돌보고 기억하고 계신다 는 것, 저를 포함하여 여러분들도, 또 이 세상 모든 이에 게도 그러하신다는 것을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음으로는 우리 자신이 놀라도록 허용하는 것이 중요합 니다. 여기서도 어린이들에게 배울 점이 있지요. 어린 아이 는 세상을 알고 싶어하고 수없이 질문합니다. 아이는 별 것 아닌 작은 것들에도 놀라곤 하는데, 모든 것이 아이 2) 교 황 프란치스코, 2017년 11월 15일 일반알현 말씀 중에서. 36
에겐 새롭기 때문입니다.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기 위해서 는 이처럼 우리도 자신을 놀라도록 허용해야 합니다. 한 번 스스로에게 물어봅시다. 우리는 주님과의 관계에서, 기 도 안에서 놀라움을 허용하고 있습니까? 혹시 앵무새처 럼 하느님께 특정한 말만 반복하고 있진 않은가요? 그래 선 안 됩니다. 하느님께서는 언제나 놀라움의 하느님이시 기에,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놀라운 일을 하시도록 우리 자 신을 개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주님과의 만남은 언제나 살아있는 만남임을 기억합시다.”
3)
이번 달에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기도를 통 해 하느님과 깊은 친교를 나눌 수 있도록 기도하 도록 합시다. 전 세계가 전염병으로 고통받고 있 지만, 이럴 때일수록 어린이와 같은 기도, 하느님 을 믿고 그분께 우리 모든 것을 내어 맡기는 기 도가 필요한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말씀 : “예수님께서는 외딴곳으로 물러가 기도하셨다.” (루카 5,16) 성찰 : 예수님께 기도는 어떤 것이었을까요? 내 삶에서 기도는 어떤 것입니까?
글_ 지형규 요한 수사
* 지금까지 '교황님 기도 지향'을 연재해 주신 지형규 요한 수사님께 감사드립니다.
3) 위 의 글. 37
예수회의 새로운 벗으로 여러분을초대합니다! 예수회는 1540년 이냐시오 성인에 의해 창설되어‘ 하느님 의 더 큰 영광을 위해’세상 안으로 파견되어 투신하는 활동 수도회입니다. 예수회원은 ‘활동 중 관상’을 하고, ‘모든 것 안에서 하느님의 현존’을 찾으며 세상의 가장 어려운 곳을 찾아가 하느님의 사랑을 전하고 있습니다. 후원회원님들께서 보내주시는 후원금은 무엇보다 예수회 사제양성과 캄보디아를 비롯한 선교 기금 그리고 여러 사도직 기금으로 소중히 사용되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후원은 하늘나라에 쌓는 값진 보화가 될 것이며, 추수할 일꾼을 길러내는 참된 봉헌이 될 것입니다. 저희는 여러분의 선한 뜻을 현장에서 실천하고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 일하는 일꾼이며, 여러분은 저희의 협력자이 십니다. 따라서 여러분은 예수회의 벗이며 동반자입니다. 예수회의 새로운 벗이 되어주실 분은 후원회 사무실로 전화 주시거나 아래 홈페이지에서 신청 해주시기 바랍니다.
예수회 후원회 | 02-3276-7777 | www.hoowonsj.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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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에게 보내주신 관심과 사랑,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2020년 10월, 이냐시오의 새로운 벗들 국내 ( 40 명 ) 강명희 고영님 고은경 김경애 김경호 김근태 김도형 김영숙 김오순 김은영 남기선 남민미 문지영 박선경 박성옥 박수정 박진희 박한별 서헤레나 손은정 송혜련 심효선 양영신 어진봉 윤영근 윤정미 이동미 이병수 이상민 이상복 이영미 정경욱 정영은 정지윤 정현미 차유리 최금란 최한이 한남미 홍지숙
국외 ( 2 명 ) 조병육 최영진
예수회 후원회원을 위한 미사 저희 예수회는 후원회원들을 위해 회헌 309조 및 관 련법규 304조에 명시된 대로 예수회 모든 공동체에 서 항구하게 미사를 봉헌하고 있습니다. “본 회에 도움을 주시는 모든 사람들이 보내 준 정성과 관대한 후원에 대하여 우리가 보답을 하는 것은 매우 지 당하다. 그러므로 우리는 그들을 위하여 매월 한 대의 미 사를 영원히 봉헌하도록 한다.” [예수회 회헌 309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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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직 알림
예수회센터 프로그램
02-3276-7733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예수회센터 운영 지침 ▷
예수회센터는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 지침에 따라 강의실 수용 인원을 대폭 축소하여 운영합니다. 경우에 따라 수강 인원이 제한될 수 있음을 양해 바랍니다.
▷
수회 센터를 출입하실 때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주시 예 기 바랍니다.
▷
전한 환경 조성을 위해 예수회센터 지하1층 주차장 출입 안 구로만 출입하실 수 있으며, 입장 시 실시되는 발열 체크 및 역학 조사용 명부작성 등의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 절차 에 적극 협조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겨울방학 특강을 2021년 1월초에 개강합니다. (각 6-7주 과정) * 일정 및 기타 자세한 내용은 이냐시오의 벗들 1월호 또는 예수회 센터 홈페이지 (http://center.jesuits.kr)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영신수련에 의한 침묵피정 (예수회센터 피정동) 영신수련 2박3일 피정 영신수련 4박5일 피정 영신수련 8일 피정 (9박10일)
2020년 12/11(금) 저녁7시 - 12/13(일) 2021년 01/20(수) 저녁7시 - 01/24(일) 2021년 02/17(수) 저녁7시 - 02/21(일) 2021년 01/08(금) 저녁7시 - 01/17(일) 2021년 01/30(토) 저녁7시 - 02/08(월)
* 김동일, 서근철, 안정호, 이경용, 조진배, Kister, 권오면 등 예수회 사제들이 각 일정별로 배정되어 피정지도를 합니다.
▶ 신청 및 문의 : 센터 행정실 T. 02-3276-7733 이메일 jesuitcenter@gmail.com 홈페이지 center.jesuit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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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GIS (청년사도직)
02-3276-7706
■ 랑데부 성찰 연수 내 용 : 매주 토요일 오후 4시 30분 날 짜 : 마지스 예수회 청년센터 * 비대면 전환 가능성이 있어 추후 마지스 채널을 통해 공지합니다.
■ 젊은이 피정 주 제: 내 용: 날 짜: 장 소: 참가비 :
고요함을 찾아서 (조형식 신부) 침묵피정 속 개인기도,고해,면담 12/18(금)~20(일) (2박3일) 예수회센터 / 대 상 : 39세 이하 청년 누구나 12만원 (학생 10만원)
■ 징검돌 – 청년주말성찰피정 매주 토요일 4시 30분 ~ 6시 30분 * 마지스 블로그, 인스타, 페북 등을 통해 미리 선착순 신청 후 참여
■ 마지스 유튜브 채널 - 마지스 AMDG 구독, 좋아요 누르고 마지스 콘텐츠와 청년사도직 근황을 만나보세요! ▶ 마지스 청년센터 02-3276-7706 / magis.kr@gmail.com ▶ 인스타그램 : @magis_kr ▶ 유튜브 채널 : 마지스 AMDG ▶ 후원 문의 : 예수회 후원회 02-3276-7777
인권연대연구센터
010-3469-0733
■ 인권연대 홈페이지 및 웹진 바로가기 예수회 인권연대연구센터는 시대의 징표를 읽고 세상의 필요에 응답하고자 정의, 평화, 생태보전 을 위한 연대와 연구를 수행합니다. 인권연대가 발간한 다양한 보고서와 레포트를 인 권연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 문의 : 010-3469-0733 / jesuitadvocacy@sogang.ac.kr ▶ 인권연대 웹진: advocay.jesuit.kr ▶ 후원 문의: 예수회 후원회 02-3276-7777 41
너희는 내가 굶주렸을 때에 먹을 것을 주었고, 내가 목말랐을 때에 마실 것을 주었으며, 내가 나그네였을 때에 따뜻이 맞아들였다. (마태 25, 35)
오늘날
굶주리고 목마르고 나그네 신세인 이들,
♥
우리에게 오신 예수님은 누구일까?
공교롭게도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세계보건기구와 OECD의 보고서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이들 국제기구의 보고서에서 공통적으로 지적하고 있는 사실은 현재 코로나19 위기로 인하여 가장 타격을 받고 있는 이들은 전통적으로 ‘취약한 이들’로 간주되는 여성, 아이들, 소수민족과 이주민-특히 미등록 이주민-이라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로 인하여 극심한 경기 침체가 일어나고 있는데 상당수 국가들이 제3세계 국가들이며 그곳에서 대량 실업이 42
말레이시아 긴급 구호 꾸러미 후원 모금 프로젝트
일어나고 있고, 이로 인해 일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이들이 여성, 소수민족, 그리고 미등록 이주민들이기 때문입니다. 아마 한국에서는 이러한 사실이 크게 와 닿지는 않을 것입니다. 실제로 한국의 이주노동자들의 경우 대량실업보다는 경기 침체로 인해 잔업수당이 삭감되어 발생하는 실질임금의 하락이며, 이 문제보다는 자영업의 침체가 더욱 심각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조금만 눈을 돌려 다른 나라들을 바라보면 이 문제는 생존에 대한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입니다. 예수회 아시아 태평양 지역구에서 최근 수없이 많이 열린 온라인 회의에서 들은 이야기는 이 잔인한 현실을 저에게 상기시켜주었습니다. 말레이시아의 쿠칭이라는 작은 도시의 교구 이주민 담당으로 일하는 알빈Alvin Ng
신부님이 요즘 하는 일은 여기저기서 후원을 받아
노란색 비닐봉지에 쌀과 국수, 조미료 등을 담아 이곳저곳에 흩어진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이주민들을 찾아다니며 나눠주고 있는 일이었습니다. 그분 말씀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역시 코로나19 위기로 인해 많은 이주노동자들이 직업을 잃고 있 으 며 더 욱 이 국 경 까지 폐쇄되어 오갈 데 없는 이들은 문자 그대로 굶어죽을 위기에 처해있습니다. 43
알빈 신부님과 자원봉사자들이 준비하는 긴급 구호 물품의 구성은 쌀 5kg, 라면 10개, 4개의 캔(각각 카레, 정어리, 고기, 연유), 식용유, 설탕, 소금, 달걀 12개, 마늘과 양파, 치약, 비누 2개입니다. 그리고 아이가 있는 가정을 위해서는 분유가 포함된 별도의 꾸러미가 준비됩니다. 각 가정은 이 꾸러미로 대략 20일 정도 버틴다고 합니다. 한 개의 꾸러미를 준비하는데 100 말레이시아 링깃이 지불됩니다. 한국 돈으로 약 28,000원 정도입니다. 알빈 신부님 일행은 여기저기에서 돈을 모으는 대로 꾸러미를 준비해서 가가호호 방문해 전달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런 것은 예수회에서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 방식입니다. 예수회에서는 문제의 근본 원인을 추적해서 이를 해결하거나 아니면 교육에 투자하여 미래 세대를 준비하는 쪽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미봉책’이 긴급하게 시행되고 있는 데에는 그만큼 사태가 심각하다는 방증입니다. 참고로 최근에 예수회 아시아 태평양 지역구에서는 모든 오프라인 회의를 취소한 데 따른 잉여예산을 긴급 구호 자금으로 편성하여 미얀마,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필리핀에 지원하는 방안을 논의 중에 있습니다. 44
앞서도 말씀드렸듯이 이 방식은 ‘미봉책’입니다. 문제의 해결을 모색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경감하는 것에 불과하니 말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언제인가 만날 예수님께서 “네 형제가 굶주리고 목마르고 나그네 신세가 되었을 때 너는 무엇을 했느냐?” 하고 물으신다면 무어라고 대답하겠습니까? 모쪼록 우리 ‘예수의 벗’들의 작은 정성으로 함께 해주시기를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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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공시 및 추진 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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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업명 : “작은 꾸러미, 큰 희망” (사업번호: 2020-002) · 사업계획 및 추진 : 예수회 인권연대 · 사업공모 : 2020. 8. 31 ~ 9. 13 · 사업계획 및 평가 및 타당성 심사 : 2020. 9. 14 ~ 9. 18 · 모금 기간 : 2020. 12. 1 ~ 2021. 2. 28 · 모금액 세부 사용처 1 Family Package 30일분 = 50,000원 (쌀, 라면, 분유 및 응급 구호물품 등)
총 구호 목표 가구 수 400가구 (400 패밀리 패키지)
총 목표 금액: 20,000,000원
모금 프로젝트 문의 및 상담 : 최준열 신부 010-4466-0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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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회 알림 ■ 일시 후원 입금 계좌번호 국민 012-01-0610-808 신한 140-002-805577 하나 048-22-02174-9
농협 037-01-309663 우리 844-05-000791 예금주: (재)한국예수회
* 입금 후 꼭 확인 전화 부탁드립니다. * 정기후원을 원하시는 분은 사무실로 연락주세요.
■ 영명축일을 알려주세요 영명축일을 맞이하는 후원회원님들께 책을 선물로 보내드립 니다. 축일을 알려주지 않으셨거나 주소가 변경되신 분들은 후원회 사무실로 확인 전화 부탁드립니다.
■ 미사봉헌 : 전화, 홈페이지로 신청 미사예물 입금계좌
우리 1005-300-968781 국민 012501-04-068525 예금주 (재)한국예수회
■ 예수회 후원회 02-3276-7777 홈페이지 http://www.hoowonsj.com
월~금요일 9시~17시 (점심시간: 12시~13시)
미주지역 회원 후원 안내 1 . 송금봉투가 없으신 분은 수표(check)를 아래 주소로 보내주시면 예수회 한국관구로 입금됩니다. USA Midwest Jesuits 1010 N Hooker St Chicago, IL 60642 2. P ay to the order 란에는 "Jesuit International Missions" 라고 써 주세요. 3. Check Memo란에 반드시 회원번호(ID) 및 이름을 적어주세요. 4. Midwest Jesuits 관구로 직접 수표(check)를 보내주시는 분만 세금공제 혜택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5. 혹은 페이팔(Paypal) 이용 (이 경우 세금공제 불가) 페이팔 가입 후, 수신인에 hoowon1004@gmail.com 입력하시고, 메모창에 이름, 송금목적 기재해 주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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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회 유튜브 채널이 개설되었습니다~!
유튜브에서 '예수회 후원회'를 검색하세요!
후 원 회 유 튜 브 온 라 인 컨 텐 츠
예수회 신부님과 함께하는
주일복음나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미사와 강의, 만남이 취소, 축소된 까닭에 후원회원님들께 다가갈 다양한 방법들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그 첫 번째로, 핸드폰으로 어디서든 접할 수 있는 유튜브 콘 텐츠 '예수회 신부님과 함께하는 주일 복음 나눔'을 8월 첫 주 일부터 시작했습니다. 영성 깊은 신부님들과 함께 복음 말씀을 나누고 묵상하며 예 수님과 더 가까이 만나는 한 주간 되시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후원회 미사신청
02-3276-7777
방법1 오른쪽 QR코드 스캔 방법2 후원회 홈페이지 www.hoowonsj.com 다음, 네이버에서 '예수회 후원회' 검색 방법3 카카오톡 '예수회후원회' 채널 추가 > 채팅창 목록 '미사신청' 47
기부금 영수증 발급 안내 후원회원으로 가입시 소득공제용 기부금 영수증을 신청한 회원은 아래의 방법을 통해 발급 받으실 수 있습니다.
방법 1. 국세청 연말정산간소화 서비스 [www.hometax.go.kr] 조회 방법 2. 후원회 홈페이지에서 조회 및 출력 ① 예수회 후원회 홈페이지(hoowonsj.com)에 접속 후 로그인 합니다. * 모바일/웹 모두 가능합니다
☞ * 납부내역 확인 및 기부금 영수증 발급만 하시는경우, 가입없이 전화번호 또는 이메일 인증만으로 가능합니다. * 등록되어있는 후원회원의 이름, 연락처로 후원내역이 연동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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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번호를 등록한 회원에 한해 연말정산 기간(1월~)동안 열람&출력됩니다.
방법 3. 우편 수령 * 가입시 기부금 영수증 우편수신을 신청한 회원은 매 년 1월 중순에 우편으로 기부금 영수증을 보내드립니다.
※ 소득공제용 기부금영수증을 신청하지 않으셨거나 문의사항이 있으시면 후원회 사무실(02-3276-7777)로 전화주세요. 49
후원회 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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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원회에서 진행되는 온/오프라인 특강, 피정에 대한 안내 및 신청방법은 후원 회원분들께 문자로 보내드립니다. 문자 수신 동의가 되어있지 않으신 분은 문자가 보내지지 않으니, 전화번호가 변경되었거나 등록되어 있지 않으신 분들은 후원회 사무실로 전화 주시기 바랍니다.
■ 줌(ZOOM) 온라인 강의 안내 코로나19로 인한 정부정책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로 대면 강의, 모임을 최소화 하기 위해 화상강의 애플리케이션인 '줌(ZOOM)'을 이용한 월례특강을 실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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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 (ZOOM) 화상 강의는 'PC'또는 '스마트폰'을 이용한 인터넷을 통해 듣는 화상강의 입니다.
날짜
시간
3일
1차:9시 2차:11시
심종혁 신부 / '영성생활의 이해'
10:00-
석요섭 신부 / 성경 인물과 나 2
(목) 4일 (금)
10일 (목)
11일 (금)
15일 (화)
18일 (금)
24일 (목)
28일 (월)
10:0010:0010:0010:0010:00-
강사 / 주제
정무근 신부 /
} 비고
p.51참조 금요피정 *미사봉헌
성경 안의 콤플렉스 이야기
-아들바보 야곱과 파파보이 요셉
정제천 신부 / 사랑 속에 오시는 하느님
금요피정 *미사봉헌
최준열 신부 / 삶의 시련을 내려놓기 위한 출발: 비움
손우배 신부 / 우리의 나약함과 상처
최성영 신부 / 우리에게 한 아기가 태어났네 (이사9,5)
금요피정 *미사봉헌 *미사봉헌
10:00- 이재상 신부 * 온라인 금요피정 이후에 미사가 있습니다.
미사신청은 후원회 홈페이지 '후원회 활동'의 게시물을 참고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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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신수련으로 준비하는 대림절 > 이근상 신부 / (시간 10:00-) 줌을 이용한 온라인 영신수련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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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 후원회원을 위한 온라인 특강 > 심종혁 신부 / "영성생활의 이해" - 성령의 현존을 인식하는 다양한 기준들 미주 기준
1차 (동/중부) 2차 (중/서부)
12/2, 수요일 오후 7시 (시카고 오후 6시)
12/2, 수요일 오후 6시
한국 기준
12/3, 목요일 오전 9시 12/3, 목요일 오전 11시
* 기타 해외 지역은 미주or한국 시간과의 시차를 참고하여 접속해주시기 바랍니다. * 1차, 2차는 같은 강의입니다. 원하는 시간에 맞춰 접속하시면 됩니다. * 자세한 내용은 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 줌(ZOOM) 설치 및 이용 방법은 후원회 홈페이지에서 자세히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강의 20분 전부터 강의실 접속이 가능합니다.
* 후원회 행사 일정은 코로나19로 변동이 될 수 있으며, 변동시 후원회 홈페이지, 카카오채널, 문자로 안내해 드립니다. (수신동의자에 한함) 51
지난 한 해 동안 저희 예수회를 아껴주시고 사랑해 주신 모든 후원회원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
거룩하고 기쁜 성탄 시기 보내시고 여러분들의 가정에 아기 예수님의 사랑과 평화가 함께하시기를 기도드립니다♥
- 예수회 후원회 *기부금 영수증 관련 안내는 48쪽을 확인해 주시기 바랍니다.
발행일 : 2020년 11월 22일 발행처 : 천주교 예수회 후원회 발행인 : 김용수 편집인 : 구동욱 등록번호 : 마포, 라 00501 제15권 12호 [통권176호] 04111 서울시 마포구 서강대길 19 02-3276-7777 / 팩스 02-3276-7783 http://hoowonsj.com hoowon1004@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