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 이웃살이 (2013년 가을호)

Page 1

들에 핀 나리꽃들이 어떻게 자라는지 지켜보아라 (마 태 6,28)

2013년 가을호 | 이주노동자지원센터 김포이웃살이 | www.yiutsari.org 주소 : 415-855 경기도 김포시 통진읍 서암리 393-2 전화: 031-987-6241 팩스: 031-996-6240 메일: Yiutsari@hanmail.net

플랫폼(Platform) 글_김정대 신부

기후변화를 경험하고 있는 지금, 우리의 여름 나기는 예전과 비교해서 더욱 더 힘든 시간이 되었다. 많 은 사람들이 이 여름에 힘든 노동으로부터 벗어나 시원하고 상쾌한 장소를 찾아 얼마간의 시간을 보내고 온다. 지금이야 사람들이 주로 자동차를 이용하지만 과거에는 기차여행을 더 많이 했다. 나도 젊은 시절 춘천 방향 비둘기호 열차에 몸을 싣고 여행을 했던 기억이 있다. 우리들은 볼품없는 배낭에 각자의 짐을 꾸 려 등에 매고 청량리 역에서 모여 역에서 예쁜 여성의 목소리로 안내해주는 플랫폼에 가서 기차를 기다렸 다. 우리들은 기차에 올라 선반에 배낭을 올려놓고 서로 마주 앉아 이야기를 하기도 했고, 노래도 불렀으 며, 술을 따라 돌려 마시기도 했다. 30년 전의 기억을 더듬는 것으로 봐서 나도 이제 나이가 들었나보다. 인생이라는 여정에도 다양한 플랫폼이 있다. 어떤 플랫폼은 인생을 꼬게 만들며, 또 어떤 플랫폼은 우리 의 인생 여정에 깊은 의미를 아로 새겨주기도 한다. 종교인으로서 나는 내가 목적지가 아님을 늘 의식하며 산다. 나는 다른 사람들에게 내가 아닌 하느님께로 가도록 안내한다. 나도 타인들이 거쳐 가는 플랫폼이다. 이웃살이에서 이주민들을 만나며 이웃살이를 통해서 인생 여정을 하는 사람들도 많음을 깨닫게 되었 다. 어떤 이주노동자는 이곳에 와서 자신이 당했던 피해를, 어떤 이들은 단순 반복 노동으로 인해서 심 한 근육통을 앓는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한다. 어떤 이는 공동체 결속을 위한 도움을 청하기도 하고 어떤 이들은 한국어를 습득하기 위해서 찾아온다. 이웃살이는 그들의 요구에 맞추어 그들을 지원하는 일을 한 다. 뿐만 아니라 최근 이웃살이는 이주민들을 지원하기 위해서 우리를 찾아오는 이주민 활동가들을 찾아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주민 활동가 양성은 이주민 지원 활동에 매우 중요한 활 동이다. 비록 이주민 활동가들이 이웃살이에 남아있지 않고 다른 센터로 가더라도 이웃살이는 그들을 양 성해야 한다. 그들도 이웃살이 플랫폼을 통해서 목적지로 간다. 그들도 어디에 있든지 다른 이주민들을 그들의 인생 여정의 목적지를 향하여 올바로 가도록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하면 된다. 이웃살이는 활동가 들을 가두는 곳이 아니라 그들에게도 플랫폼이다.


Turn static files into dynamic content formats.

Create a flipbook
Issuu converts static files into: digital portfolios, online yearbooks, online catalogs, digital photo albums and more. Sign up and create your flip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