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 이웃살이 (2015년 봄호)

Page 1

2015

www.jesuits.kr/yiutsari 주소: 415-866 경기도 김포시 통진읍 서암로 194번길 35-1

전화: 031-987-6241 팩스: 031-996-6240

메일: yiutsari@hanmail.net

함께해서 행복합니다. 글_ 신대연 도미니카 소장

이웃살이를 처음 방문한 날이 생각납니다. 2006년 아버지를 보내 드리고 나서, 아버지가 편안히 가실 수 있도 록 도와주신 안정호 신부님께 감사인사를 드리러 이곳에 방문했습니다. 신부님이 거실에 비좁게 앉아 있는 이주 노동자들과 이상한 한국어로 대화를 나누시는 모습을 보며 어색하면서도 조금은 닭살스러웠지요. 그렇게 이웃 살이와 처음으로 만났습니다. 그때만 해도 이웃살이와 이렇게 오래 함께할 줄은 몰랐습니다. 돌아보면 그동안 가슴 아픈 일도, 감사한 일도 많았습니다. 투병생활을 열심히 했지만 결국 떠나보낼 수밖에 없었던 가슴 아픈 W양, 공장에 재고용되었다면서 집에 다녀오겠다고 기쁘게 인사하고는 며칠 만에 주검이 되어 버린 안타까운 T군, 사고로 2층에서 떨어져 다리를 절단한 H씨, 화상으로 얼굴에 수없이 수술을 받은 W군, 지 저분한 환경 때문에 A형 간염으로 고생한 S군, 고된 작업으로 쓰러져 반신불수가 된 B씨, 받지 못한 월급 때문 에 속이 상해 술을 마시다가 알코올 중독이 될 뻔한 W씨…. 9년을 돌아보는 글을 쓰려니 기쁜 일보다는 가슴 아 픈 일들이 왜 자꾸만 생각이 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사한 일들도 참으로 많았습니다. 생일 축하한다고 찾아와서 생일 음식을 만들어 주기도 하고, 태국 음식이 먹고 싶다는 말에 후다닥 음식을 만들고 사람들을 불러모아 갑자기 잔칫집이 되기도 하고, 멀리 있으면서도 손에 뭔가를 사들고 한 번씩 만나러 오는 사람들도 있고, 못 오면 보고 싶다고 한 번씩 문자를 남겨 주기도 하고, 그동안 고마웠다면서 자기 집에 초대할 테니 꼭 전화하라고 전화번호를 남기고 가기도 하고, 귀국 후에 고마웠다고 선물을 보내 주기도 하고…. 별로 해 드린 것도 없는데 넘치는 사랑을 받았던 것 같습니 다. 그리고 귀한 시간을 내서 식사 봉사를 해 주시는 자매님들, 음식 준비 전에 무슨 음식을 좋아하는지 확인하 고 같은 음식을 계속 먹으면 힘들다며 지난주에 준비한 식단을 물어보는 따뜻한 마음, 일주일에 한 끼라도 맛있 는 음식을 주고 싶다며 온갖 정성을 쏟으시는 모습은 무척 감동적이었습니다. 매주 이주민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시는 선생님들, 조금 더 가까워지겠다고 같이 소풍도 가고, 영화도 가 고…. 누나같이 엄마같이 챙겨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이번 학기에 새로 오신 선생님들과는 아직 제대로 인사도 못 나눴네요. 힘들 때 따뜻한 마음이 많은 힘이 되었습니다. 다들 감사합니다. 함께해서 행복한 시간입니다. ^^ 항상 기억하고 기도하겠습니다.

들에 핀 나리꽃들이 어떻게 자라는지 지켜보아라 (마태 6,28)


Turn static files into dynamic content formats.

Create a flipbook
Issuu converts static files into: digital portfolios, online yearbooks, online catalogs, digital photo albums and more. Sign up and create your flipbook.
김포 이웃살이 (2015년 봄호) by Jesuits Korea - Issu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