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0 1 6
모 니 터 링 결 과 자 료 집
경 기 문 화 예 술 교 육 지 원 센 터 꿈 다 락 토 요 문 화 학 교
문 화 예 술 교 흔 육 들 은 리 며
호 크 마 뽕 ? !
질 문 하 는
재 미 를 넘 의 어 미 로
간 다
생 도 각 구, 하 는 재 료
놀 이 와
문 화 예 술 교 육 의 매 너 리 즘 ? !
학 습 사 이 길 에 을 서 묻 다
현 대 지 동 슈 퍼 장 마 롱 켓 속 의 영 화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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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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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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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7 9
1 6 5
1 2 7
1 1 5
건 들 거 리 는
예 술 교 육
창 위 의 험 력 한 , 놀 이 와 상 상 력
예 술 교 육 , 우 리 는
대 화 정 하 말 고 있 는 가
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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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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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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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
연
1 0 5
8 7
6 9
5 3
3 7
1 9
백
목 차
경 기 꿈 다 락 토 요 문 화 학 교 소 개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로고 소개
소통을 상징하는 말풍선
경 기
꿈다락 토요문화학교는 경기도, 경기문화재단 경기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가 주관하고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협력하는 학교 밖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입니다.
꿈 다 락 토 요 문 화 학 교
경기 꿈다락 토요문화학교는 학령기 아동 및 청소년, 그 가족을 대상으로 학교에서 경험하지 못하는 다양한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예술이 주는 상상, 놀이를 통한 즐거움이 가득한 토요일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또한 경기도 곳곳에서 프로그램이 운영될 수 있도록 그동안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프로그램이 없었던 지역을 확대, 총 28개 지역에서 54개의 프로그램을 운영했습니다.
진행되는 다양한 문화예술교육 장르를 아이콘으로 형상화
꿈다락 놀이터Ⅰ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운영 경험이 적은 단체 및 기관
소 개
일회성·일방성의 기존 프로그램과 차별화된 감각, 소통, 관계, 놀이, 상상,
일반공모 꿈다락 놀이터 꿈다락 놀이터Ⅱ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운영 경험이 있는 단체 및 기관
창조, 성장을 키워드로 하는 과정 중심의 토요일 문화예술교육 활동 운영을 지원합니다.
경쟁적인 지원 사업 구조 안에서 아깝게
기획공모 다시, 꿈다락
꿈다락 토요문화학교는 문화예술교육으로 소통하고 공감하고자 하는 교육 철학을 담고 있습니다. 바탕을 이루고 있는 검정 말풍선 형상은 소통을 의미합니다.
선정되지 못했던 단체·기관들에게 사업 참여 기회를 제공하고 단체 성장 중심의 문화예술교육 활동 운영을 지원합니다.
각 장르는 따로, 또 같이 운영됨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내 꿈의 아지트,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꿈다락> 은 다양한 문화예술을 통해 예술이 주는 상상, 놀이를 통한 즐거움이 피어나는 ‘내 꿈의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공식 홈페이지
www.toyo.or.kr
경기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공식 홈페이지
ggarte.ggcf.kr
경기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공식 페이스북
www.facebook.com/ggacef
경기문화재단 홈페이지
www.ggcf.kr
아지트’입니다. 주 5일제 수업을 맞이하여 매주 토요일 아동·청소년이 문화예술 소양을 함양하고 또래·가족 간 소통할 수 있는 여가문화를 조성하는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10
11
경 기 꿈 다 락 토 요 문 화 학 교 소 개
2012 꿈다락
2016 꿈다락
경 기 꿈 다 락 토 요 문 화 학 교 기 록
참여 지역
28지역
프로그램 수
54개
참여인원(누적)
27,059명
총 예산(천원)
1,784,000(천원)
지원 예산
1,272,600(천원)
비고
국 · 도비
2013 꿈다락
참여 지역
15지역
참여 지역
22지역
프로그램 수
18개
프로그램 수
34개
참여인원(누적)
약 15,270명
참여인원(누적)
약 27,657명
총 예산(천원)
400,000(천원)
총 예산(천원)
870,000(천원)
지원 예산
305,000(천원)
지원 예산
801,200(천원)
비고
국비
비고
국비
워크숍 및 모니터링 운영
워크숍 및 모니터링 운영
횟수
4회
횟수
9회
워크숍 참여자
133명
워크숍 참여자
320명
워크숍 구성
행정 안내
워크숍 구성
행정 안내 + 운영 단체 네트워킹
모니터링 횟수
18회
모니터링 횟수
43회
모니터링 위원
-
모니터링 위원
4인
모니터링 구성
담당자 모니터링
모니터링 구성
모니터링단 전문가 모니터링
2014 꿈다락
워크숍 및 모니터링 운영 횟수
26회
워크숍 참여자
1,307명
워크숍 구성
행정 안내 + 신규단체 권역별 이야기 모임 + 강원서울경기인천 매개자 네트워킹 워크숍 + 매개자 역량강화 워크숍 + 결과공유회
모니터링 횟수
81회 (담당자 30회)
모니터링 위원
10인
모니터링 구성
모니터링 사전 모임(사전 이슈 공유) + 모니터링단 전문가 모니터링 + 문화예술교육 콜로키움 + 모니터링단 방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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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꿈다락
24지역
참여 지역
26지역
프로그램 수
34개
프로그램 수
36개
참여인원(누적)
약 24,495명
참여인원(누적)
약 22,000명
총 예산(천원)
800,000(천원)
총 예산(천원)
892,000(천원)
지원 예산
736,000(천원)
지원 예산
731,000(천원)
비고
국 · 도비
비고
국 · 도비
워크숍 및 모니터링 운영
워크숍 및 모니터링 운영
횟수
10회
횟수
13회
워크숍 참여자
320명
워크숍 참여자
800명
워크숍 구성
행정 안내 + 지원사업 운영 단체 전체 네트워킹 + 결과공유회(주제토론) 55회
워크숍 구성
모니터링 횟수
행정 안내 + 권역별 소규모 네트워킹 + 결과공유회(결과물 발표) 60회(담당자 13회)
모니터링 위원
4인
모니터링 위원
8인
모니터링 구성
모니터링단 전문가 모니터링 및 컨설팅
모니터링 구성
전문가 사전컨설팅 + 전문가 모니터링단 집중/일반 모니터링, 장르별 컨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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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다 락 토 요 문 화 학 교 기 록
참여 지역
모니터링 횟수
경 기
모니터링단 구성원
경 기 꿈 다 락 토 요 문 화 학 교 모 니 터 링
김소연
연극평론가
김월식
무늬만커뮤니티 디렉터
김정이
문화기획자
박계리
홍익대학교, 융합예술연구소 수석연구원
백미현
중앙대 외래교수
백용성
미학자, 아트포러스 대표
송수연
언메이크랩 unmake lab 활동가
오명숙
새롭게 보는 박물관학교 대표
주성진
문화용역
최혜자
문화디자인자리 대표, 성공회대 초빙교수
김은기
모니터링단 [디디], 코디네이터
단체명
지역
김소연
예술교육기업 모색 조명박물관 별흐름 도촌종합사회복지관 (재)경기문화재단 백남준아트센터
포천 양주 하남 성남 용인
김월식
쏘잼도예놀이터 여주사람들 송연옥연극치료연구소 판교생태학습원 찬미아트창작소 현대지동슈퍼마켓 평택시립장당도서관 다크호스 댄스
의왕 여주 오산 성남 수원 화성 평택 부천
김정이
보름산미술관 환경보전교육센터 하트무브먼트 (사)소셜워크
박계리
(재)고양문화재단 고양미디어센터 양평교육희망네트워크 문화예술놀이터 우리 (사)안성공예가회 현대지동슈퍼마켓
백용성
고사리협동조합 블루메미술관 행복학교 문화예술교육 사업단 한길책박물관
컨설팅을 진행하며 센터와 단체·기관이 함께 성장하기 위해 고민합니다. 그리고 2016년에는 문화예술교육 관련 다양한 이슈를 도출하여 경기 지역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현장을 심층적으로 점검하는 모니터링단 주관의 콜로키움 및 방담회, 모니터링 사전 모임을 진행하였습니다.
14
꿈 다 락
담당자
2016 경기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모니터링 경기 지역 곳곳의 꿈다락 교육 현장을 돌아봅니다. 단순 모니터링이 아닌 운영 단체 및 기관의 발전을 위한
경 기
담당자
단체명
백미현
설미재미술관 (사)한국전래놀이보존회 꼼질공방협동조합 딴꿈양식장 (재)의정부예술의전당
송수연
더불어꿈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 금촌청소년문화의집 (재)오산문화재단
오명숙
유진민속박물관 서호미술관 양주시교육진흥원 (전 양주시립도서관 남면도서관) 경기도어린이박물관
김포 시흥 안양 안양 고양
주성진
양평 안성 안성 화성 연천 파주 파주 파주
최혜자
15
지역 가평 동두천 구리 양평 의정부 고양 파주 파주 오산 고양 남양주 양주 용인
경기도박물관 수원영상미디어센터 (재) 수원시청소년육성재단 수원청소년문화센터 찬미아트창작소 호크마댄스씨어터 (재)하남문화재단
용인 수원 수원 수원 하남 하남
(재)대유문화재단 영은미술관 풀짚공예박물관 (재)군포문화재단 당동청소년문화의집 문화예술 놀다 (재)성남문화재단 성남미디어센터
광주 광주 군포 성남 성남
토 요 문 화 학 교 모 니 터 링
경 기
경 기
꿈 다 락
꿈 다 락
모니터링단 방담회 2015 모니터링 진행 방식 평가 및 2016년 모니터링 운영 방식을 논의 하였습니다 또한 모니터링 현장 이슈 공유를 통해 현장을 심층적으로 바라보았습니다.
토 요 문 화 학 교
회차 1회차
시기 8월
인원 11명
장소 경기문화재단 2층 꿈다락방
2회차
9월
13명
백남준아트센터 2층 세미나실
모 니 터 링
토 요 문 화 학 교 모 니 터 링
모니터링 사전모임 <모니터링 엿봄> 문화예술교육 콜로키움 <지금, 여기>
전문가 모니터링 시행 전, 모니터링 위원과 단체 간 사전 현장 이슈를 공유하였습니다.
지난 5년간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지원사업에서의 문화예술교육 현황을 진단해 온 모니터링위원들이 자발적으로 기획, 지원사업의 현재를 짚어보고 나아갈 방향에 대해 고민해보는 전문가 간 심화토론의 일환으로 진행하였습니다. 회차 1회차
시기 8월
주제 문화예술교육의 근본적 배경과 철학
인원 55명
장소 경기아트플랫폼
2회차
9월
지난 10년 문화예술교육의 성과와 과제
30명
경기청년문화창작소
3회차
9월
지역-삶에서의 문화예술교육
30명
경기청년문화창작소
4회차
9월
과정 중심의 문화예술교육
25명
경기아트플랫폼
16
회차 1 2
3
시기 3월 4월 4월 4월 4월 4월 4월
권역 통합 남부1 남부2 북부1 북부2 남부1 남부2
내용 신규 단체 사업 사전컨설팅 및 권역별 네트워킹 사업 계획 단체 간 상호 피드백 사업 계획 단체 간 상호 피드백 이메일 글타래 내용 공유 및 토론 단체별 과제 공유 및 점검 최종 사업 계획 피드백, 평가 지표 설계 워크숍 우수 단체 사례 참관 및 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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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원 30명 8명 6명 5명 6명 9명 6명
장소 합정 카페 허그인 대안공간눈 경기문화재단 미메시스아트뮤지엄 대학로 카페 101 안성죽산도서관
2 0 1 6
김월식
경 기
김정이
꿈 토 다 요 락 문 화 학 교
박계리
모 니 터 링
18
김소연
백미현 백용성 송수연 오명숙 주성진 최혜자
예 술 교 육 , 우 리 는
대 화 정 하 말 고 있 는 가
김 소 연
수업을 방해한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사실 교사와 학생들의 대화 없음 혹은 대 화의 엇나감을 보여주는 것이다. 물론 대부분의 수업은 대화의 형식을 갖추고 있다. 예술교육에서 대화 없는 수 업은 없다. 그러나 그 대화가 형식에 그치는 경우들도 적지 않다. 별흐름 <얘들
예 술 교 육 ,
교육, 더구나 예술교육
아 여기서 놀다 가자!>의 20차 수업은 일상의 발견을 주제로 수업장소인 덕풍청 소년문화의집 주변의 사진을 찍고, 각자가 찍은 사진을 발표하면서 이야기를 나 누고, 사진을 토대로 장면만들기를 통해 이야기를 만드는 수업이었다. 사진에 앞
우 리 는
서 일상에 대한 대화가 있었지만, 일상이라고 할 때 떠오르는 것이라는 질문이
대 정 화 말 하 고
것은 무엇인지 등등으로 대화가 진전될 수 있는 자극이 없었다. 분명 수업은 대
있 는 가
예 술 교 육 , 우 리 는
추상적이었을 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발표에 대한 교사의 리액션이 ‘응 그렇구나’ 에 머물고 있었다. 왜 일상에 대해 생각해야 하는지, 일상을 새롭게 바라본다는
화의 형식으로 진행되지만 이야기를 주고받다라는 형식만 진행될 뿐 서로의 생 교육, 더구나 예술교육에서 교사의 역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아무
각을 주고받고 그러한 과정을 통해 테마에 대한 진전된 사고와 시선을 만들어내
리 훌륭한 수업을 기획한다 하더라도 결국 교사의 능력에 따라 수업은 달라질 수
지 못하고 있었다. 이어지는 과정에서도 기획된 프로그램이 진행될 뿐 대화 없음
밖에 없다. 꿈다락토요문화학교의 경우 공모, 서류심사, 인터뷰, 사전모임, 컨설
은 계속되었다. 아이들의 사진찍기는 일상의 발견으로 이어지지 못한 채 이러저
팅 등등의 과정을 거치지만 막상 직접 수업현장을 지켜보면 그 모든 과정에서 기
러한 이미지 사진들이었고, 사진에 대한 대화가 앞의 대화를 진전시키지 못했다.
대했던 것과 사뭇 다른 양상들을 만나게 된다. 때로는 기획안에서는 설명되지 않
그러다보니 장면만들기나 이야기의 구성은 일반적인 연극만들기의 단편들을 다
았던 인상적인 수업이 이루어지기도 하고, 때로는 기획안에서 기대했던 바와는
시 반복하는 데에 머문다. 수업기획안에는 대화, 사진, 장면만들기 등 다양한 표
천양지차의 수업을 만나게 될 때도 있다. 이러한 차이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교
현을 통해 일상을 사고하는 과정으로 쓰여 있었지만 수업의 내용에서 그러한 과
사에서 비롯된다.
정이 전개되지 못했다.
수업기획안의 내용을 떠나 수업은 교사와 학생 간의 반응의 주고받음으로 이루
이러한 양상은 교사들이 프로그램의 진행방식만을 가지고 있을 뿐 구체적인 교
어진다. 마치 연극에서 역할과 드라마가 배우들의 액션과 리액션으로 구축되는
육 목표를 가지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대화는 어떤 문제의 정답을 일방적으로
것과 같다고 할까. 이는 단지 정서적 친밀감만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흔히 수업
전달하는 것이 아니다. 더욱이 예술교육은 우리 앞에 있는 어떤 현상, 문제들이
에서 학생들의 반응 없음, 혹은 산만함이라 일컬어지는 학생들의 지나친 반응이
정답을 가질 수 없다는 것을 이해하는 데에 있다. 교사 스스로도 아이들과 만나
22
23
대 정 화 말 하 고 있 는 가
는 매순간 아이들을 관찰하고 새로운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고자 하는 과정을
이 있었다.
가지고 있지 못하다면 교육은 자신의 지식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데에 머물 수
수업을 진행하다보면 학생들 사이에서 여러 가지 예상치 못한 상황, 때로는 수업
밖에 없다. 게다가 이 수업의 경우에는 ‘일상’이라는 테마에 대해 교사 스스로도
진행이 어려운 갈등이 발생하기도 하는데, 참관한 수업에서는 여자가 조장을 한
예 술 교 육 ,
새로운 발견을 가지고 있지 못했다. 테마에 대한 사고 없음이야 말로 정답을 주
다는 것에 반발하는 남학생이 있었다. 혼자 따로 떨어져 있는 남학생을 수업 진
입하는 것보다 예술교육에서 더 치명적인 문제를 발생시킨다. 준비 없음과 아이
행을 돕던 기획자가 따로 이야기를 나누고, 교사들도 진행하는 틈틈이 남학생과
들의 자유로운 상상력이란 가장 대척점에 있는 것이다.
대화를 한다. 교사들은 이 문제에 대해 고민이 많았는데, 이러한 상황이 비단 그
예술교육기업 모색 <함께하는 연극 ‘놀이터’>의 7회차 수업은 “내가 바로 추리왕
날 수업에서만 있었던 것이 아니라고 한다. 학생들은 여자가, 남자가 식의 성역
우 리 는
범인을 찾아라”로 진행되었다. 수업은 교실 한 가운데에 사건현장을 재현하는 설
할에 대한 편견이 강하고 그 때문에 갈등이 발생하거나 문제적 상황이 전개된다
치물을 놓고 하나 하나의 단서를 찾아 범인을 밝혀내는 것으로 진행된다. 상황에
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교사들의 대처는 학생들과의 친밀도를 바탕으로
대한 이해, 설치물에 대한 관찰, 조별 토론을 통해 각자의 관찰을 바탕으로 단서
한 것이었는데, 잘못을 지적하거나 어떤 금지사항을 만들거나 규칙을 만드는 대
대 정 화 말 하 고
를 해석하고 범인을 추리해가는 과정이다. ‘범인을 잡는다’는 뚜렷한 목표는 수
신 개인적인 대화를 꾸준히 진행하는 것이었다. 학생들과의 관계가 형성되어 있
업의 내용을 명료하게 한다. 관찰과 토론의 과정은 이 뚜렷한 목표를 향하고 있
지 않다면 진행하기 어려운 방식이다. 그런 점에서 적절한 대처라 할 수 있다.
고, 이는 학생과 교사 모두 공유하고 있는 것이다. 수업은 학생들이 발견하고 해
그러나 다른 한편 아쉬운 점은 그러한 갈등과 대화를 개별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석해야 하는 단서들이 얼마나 적절히 제시되는가가 중요하다. 자칫 단서가 너무
아니라 수업의 과정으로 공유하는 것을 시도해보았으면 하는 것이다. 우리 사회
쉽게 노출되면 추리의 과정이 단순해지고 단서가 너무 감추어져 있으면 단서를
는 유독 ‘갈등’을 부정적인 것, 제거할 것으로 대한다. 그러나 ‘갈등’은 어떤 부정
추적하는 어려움 때문에 쉽게 목표를 포기할 수 있다. 또한 단서들을 발견하고
적 양상을 동반하기도 하지만 잠재되어 있는 문제를 드러내고 그것을 직면하게
해석하는 과정에 학생들이 몰두할 수 있도록 돕는 교사의 역할도 중요하다. 그
하는 순기능이 있다. 또한 새로운 상상력이란 항상 기존의 관습이나 통념과 ‘갈
과정이 교사와 학생들 간의 대화의 내용이 될 것이다.
등’을 일으키게 마련이다. 특히 연극교육이야말로 갈등이 가지고 있는 이러한 순
예술교육기업 모색은 같은 학교 선후배들을 중심으로 꾸려진 젊은 단체다. ‘젊
기능을 더 적극적으로 주목해야 한다. 흔히 연극에 대한 교과서적 정의가 ‘갈등’
은’은 단지 연배만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수업기획에서 자신들이 공부하고 있는
을 다루는 장르라고 하는데, 갈등은 비단 극적 서스펜스를 위한 조작이 아니다.
프로그램이나 방법론을 적극적으로 시도하고자 한다. 이 수업에서도 설치물을
연극이야 말로 ‘갈등’이 어떻게 새로운 인식으로 나아가는가를 ‘극작술’로 발전
만들고 수업의 과정을 구조화하는 등의 준비도 꼼꼼히 진행했다. 젊은 교사들의
시켜온 장르이다. ‘모색’의 대화는 교사와 학생의 친밀도를 바탕으로 한 적극적
활기도 학생들과의 친밀도를 높인다. 이러한 점은 ‘모색’의 장점이다. 그러나 다
인 대화이지만 다른 한편 적극적으로 수업의 내용이나 방식으로 진전시키는 시
른 한편 수업의 진행에서 준비된 내용 외의 돌발상황에 대한 대처에서는 아쉬움
도에서는 아쉬움이 있다.
있 는 가
24
25
예 술 교 육 , 우 리 는 대 정 화 말 하 고 있 는 가
예 술 교 육 ,
예 술 교 육 ,
우 리 는
우 리 는
대 정 화 말 하 고
대 정 화 말 하 고
있 는 가
있 는 가
2016 경기 꿈다락 토요문화학교_도촌종합사회복지관
26
등이 인상적이다. 또한 조별 활동과 전체 활동 등의 배분도 적절히 이루어짐으로 써 아이들이 다양한 방식의 모둠을 경험하게 한다. 수업 진행의 유연함과 유려함 은 교사 개개인의 경험치가 다르지만 각자의 경험치를 보완하는 역할배분과 협
예 술 교 육 ,
업에서 비롯된다. 팀티칭의 좋은 모델이다. 학생들을 수업에 집중시키는 데에도
참관한 수업은 2기 첫 회 수업이었다.
직접 수업을 진행하는 교사와 전체 진행을 조율하는 교사의 역할의 협업이 잘 되 어 있다. 학생들에게 규칙을 제안하고 그것을 설득시키는 방식도 안정적이다. 규 칙 없음의 자유로움도 그렇다고 강압적인 규칙의 강요도 아닌 방식이었다. 학생
우 리 는
들이 수업에 대한 집중도가 높고 수업의 흐름이 안정적이고 유려한 점 등은 팀티
대 정 화 말 하 고
높은 것은, 수업이 준비된 내용으로 무리 없이, 아니 원활하게 잘 진행되고 있기
있 는 가
예 술 교 육 , 우 리 는
칭과 경험에서 비롯된다. 그만큼 교육에서 교사의 경험은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아쉬운 점이라면 수업의 내용이 단순하다는 것이다. 아이들의 집중도가
때문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 이 수업의 원활한 진행은 아이들에게 지속적으로 새 조명박물관 <숨빛꼭질 - 빛으로 노는 아이들>은 기관과 단체의 협업이 돋보인다.
로운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은 아닐까. 아이들이 즐겁게 수업에 참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이전부터 함께 프로그램을 진행해온 만큼, 기관과 단체의
여하고 있지만, 때로는 즐거움을 넘어서는 새로운 호기심도 필요하다. 잘 짜여진
역할분담, 협업 등이 원활하다. 또한 신나go의 수업 역시 인상적이었는데, 연극
프로그램이고, 프로그램에 대한 교사들의 준비도 잘 되어 있으며. 수업의 진행도
교육 전문단체로서 교사 개개인의 역량의 총합을 뛰어넘는 팀의 협업이 뛰어나
원활하다. 교사들의 적절한 통제와 친밀도로 교사 학생의 관계도 잘 정돈되어 있
다. 협업은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는 것만이 아니라 수업의 진행에서 각 교사들의
다. 그러나 다른 한편 위험도 어려움도 갈등도 개입할 여지가 없는 ‘즐거운’ 수업
역할 배분과 협업 등에서 경험에서 오는 순발력과 안정감을 보여준다. 이러한 장
이었다. 수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학생들과의 대화는 준비된 프로그램을 안정
점은 수업의 원활한 진행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적으로 운영하는 데에서 더 나아가지 않는다. 아이들은 선생님을 잘 따르고 즐겁
참관한 수업은 2기 첫 회 수업이었다. 전체 수업에 대한 오리엔테이션에 이어 실
게 수업에 참여하지만 수업에서 새로운 문제, 새로운 질문을 맞닥뜨리지는 못한
내에서 색돋보기를 만들고 그것을 이용한 야외수업이 이어졌다. 그리고 마무리
다.
는 놀이로 진행된다. 조명박물관의 교육실, 넓은 야외 등 공간을 잘 활용하고 있
이러한 데에는 참관한 수업들에서 사용하는 교구들이 박물관의 체험학습 교구
으며 수업의 진행에서도 준비된 프로그램을 소화(?)하는 데에 머물지 않고 진행
들에 제한되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조명박물관 역시 관람객을 위한 체험 교구
이 여유 있는 점, 아이들의 놀이 욕구를 수업의 진행에서 적절하게 수용하는 점
들을 비치하고 있는데, 많은 박물관들의 체험 교구들이 그러하듯이 단순한 조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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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 정 화 말 하 고 있 는 가
이상의 어려움이나 장애가 없다. 거의 완성단계에 있는 재료들을 단순하게 조립 하면서 박물관의 설명글을 다시 확인하는 데에 머문다. 그러다보니 아이들은 질 문을 가질 수가 없다. 질문은 장애를 만날 때 더 적극적이고 진지해진다. 예술교
예 술 교 육 ,
육이 상상력과 창의력을 목표로 한다고 할 때 그 출발은 낯설게 바라보는 것이
우 리 는
에서 전개 되는 놀이와 즐거움이 세상의 고통과 갈등을 제거한 그러한 것은 아닐
대 정 화 말 하 고
체의 장애 없음, 고통 없음 때문이 아니다. 놀이의 즐거움은 장애에 부딪치는 데
있 는 가
다. 낯설게 바라보기 위해서는 기존의 시선으로는 이해되지 않고 해결되지 않는 문제를 직면해야 한다. 물론 이러한 언급이 신나go의 활동에 대한 평가나 단언은 아니다. 종종 연극놀이
까 하는 질문을 던져보고자 하는 것이다. 놀이연구가 편해문은 우리의 놀이터에 대해 지나치게 위험이 제거되었다는 것을 지적한다. 놀이가 즐거움인 이유는 일
에서 비롯된다. 설혹 그 장애를 성공적으로 넘어서지 못한다 하더라도 그 과정에 서 즐거움과 상상력이 발휘된다. 신나go가 가지고 있는 많은 장점들, 잘 짜여진 팀티칭과 경험이 즐거움을 연극놀이의 내용을 더 확장해가기 바란다.
2016 경기 꿈다락 토요문화학교_조명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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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술 교 육 ,
도리어 이 젊은 예술가들, 초보 교사들은 매우 훌륭하게 수행하고 있다.
우 리 는 대 정 화 말 하 고 있 는 가
백남준아트센터 <Hello, Mr.Paik: 백남준의 걸음으로>는 예술교육기업 모색처럼 젊은교사들로 수업이 진행되었다. 그러나 모색이나 신나go처럼 팀을 이루고 있 지는 않다. 프로그램을 기획하면서 개별적으로 교사들을 섭외하고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참여한 교사들도 예술교육에 대한 강의를 이수했다거나 경험이 많은 사람들이 아니다. 도리어 거의 교육 경험이 없는 젊은 예술가들이 대부분이었다. 이 프로그램의 경우에는 기획자의 역할, 기획자와 기관의 협업이 프로그램 기획 부터 운영까지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이는 경험이 적은, 기존 예술교육 프로 그램을 이수하지 않은 교사들의 수업을 보완하고 있다는 것이 아니다. 기획자와 의 인터뷰에 따르면 직접 섭외한 교사들은 수업을 전후로 지속적으로 수업에 대 한 평가와 준비를 함께 했다고 한다. 교사들의 어떤 전문 역량을 배치하는 방식 이 아니라 기획안을 함께 공유하고 구체화하면서 발전시키는 과정이 있었던 것
2016 경기 꿈다락 토요문화학교_백남준아트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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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 이 때문에 교육 경험이 적은 교사들이었지만 수업의 진행이 원활했다. 물
득하기 위한 연출이나 개입이 없다. 이 점은 교사의 역할에서 매우 중요한 것인
론 직접 참관한 수업은 10회차 수업의 마지막 발표시간이었기 때문에 이러한 언
데, 교사는 학생의 퍼포먼스를 완성하기 위해 직접 많은 것들을 선택했을지도 모
급이 부정확하다 할 수 있다. 그러나 각 조별 학생들이 발표한 작품이나 발표를
르지만 그러한 선택이 학생이 자신을 발견하는 과정에 집중되어 있다는 것이다.
예 술 교 육 ,
진행하는 방식 진행에서 교사와 학생의 협업과 교사의 개입을 지켜볼 수 있었고,
작가로서 자신의 작품을 완성하는 선택과는 다른 선택인 것이다.
그것에 근거할 때 앞의 수업을 미루어 판단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외에도 이 프로그램의 발표에서 인상적이었던 것은 발표하는 학생들이 스스
이 수업의 인상적인 점은 이미 프로그램화 되어 있는 수업들과는 전혀 다르다는
로 자신의 작품에 대한 작의를 설명하는 것이었다. 자신들이 작품을 스스로 설명
점이다. 그 다름은 학생들이 얼마나 독창적인 작품을 발표했는가를 두고 말하는
하고 질문을 받고 그에 대답하는 모든 내용은, 완성된 작품을 볼 때 교사들의 개
우 리 는
것이 아니다. 예를 들어 관객과 퍼포머가 서로 다른 공간에 있으면서 화면을 통
입, 선택이 있었으리라 짐작하게 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과정 전체를 학생
해 퍼포먼스를 지켜보는 작품의 경우, 한 학생이 카메라 앞에 앉아서 자신이 왜
들이 충실하게 이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작품을 배치하면서 교사가 어
매주 토요일에 백남준아트센터에 와서 수업을 들어야 하는지 알 수 없었다는 것,
떤 제안을 할 수 있겠지만 그 선택이 작품에 수용되는 과정은 학생들이 스스로
대 정 화 말 하 고
토요일마다 엄마가 가라고 했다는 것 등등 매우 진솔한 이야기를 어눌하게 전개
발견하는 과정이 되었다는 것이다. 학생들의 작품은 그자체로 독창적인 방법론
하는 것이었다. 어떤 장소인지 알 수 없는 무채색의 공간과 이 퍼포먼스를 저곳
을 고안해내거나 그런 것은 아니다. 어떤 점에서는 매우 익숙한 방법론들이 차용
에서 이곳으로 찍어서 보내고 있을 카메라 그리고 테이블에는 흔한 체인점 햄버
되고 있지만 그 방법론에 이르는 과정은 학생들이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해가는
거와 콜라가 놓여 있다. 아이는 이야기를 마치고 그것을 먹는다. 어눌함은 어떤
과정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그런 점에서 비록 교사로 참여한 예술가들이 기존의
연출적 개입에 의한 것이 아니라, 아이가 말하고 있는 것처럼 왜 이것을 해야 하
예술교육방법론이나 프로그램들에는 익숙하지 않을지라도 수업의 과정은 매우
는지 모르겠다는 식의 진솔함이다. 아마도 이렇게 공간을 분리하고 화면을 통한
적극적인 대화의 과정이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간접화법 등등은 교사에 의해 제안되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이 작품은 교사
예술교육이 확대되면서 많은 프로그램들이 개발되고 그것을 보급하는 강사교육
의 작품일까? 그렇지 않다. 이 작품에서 인상적인 점은 이 아이의 가장 진솔한 이
들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정작 그러한 프로그램들과 강사교육이 간과하는 교육
야기가 적절한 형식을 통해 발견되고 있다는 것이다. 교사와 아이는 가장 진솔한
의 과정 특히 에술교육의 과정에서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는 가장 중요한 수업
이야기를 발견하기 위해 끊임없이 대화를 했을 것이다. 어쩌면 그 대화의 많은
의 내용을, 도리어 이 젊은 예술가들, 초보 교사들은 매우 훌륭하게 수행하고 있
부분은 어쨌든 발표를 해야 하고 카메라 앞에 앉아서 너가 직접 이야기해야 한다
다.
있 는 가
는 것을 설득하는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작품은 작가의 구상과 실행만 으로 만들어질 수 있는 작품이 아니다. 이 퍼포먼스의 형식과 카메라 앞의 아이 의 이야기는 어떠한 장식도 어떠한 과장도 없는 것이었다. 더 많은 사람들을 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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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술 교 육 , 우 리 는 대 정 화 말 하 고 있 는 가
건 들 거 리 는 창 위 의 험 력 한 , 놀 이 와 상 상 력
김 월 식
창의력 같은 놀라움을 발견하는 대신 사회와 단절하고 자신만의 공간에서 지극 하게 편협한 자신의 삶을 지속적으로 영위하는 방법의 한편으로 택한 예술가적 삶-이 예술가적 삶은 대체로 쓸모없는 소일거리로 하루를 보내는 것이 대부분이
건 들 거 리 는
다. 이런 삶의 태도는 창의력과 상상력을 제공하지는 않지만 창의력과 상상력을
창의력과 상상력에 대한 이해와 오해
만들어 내는데 있어 매우 중요한 과정이 된다-이라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과 연 민 같은 감정들을 주로 받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러니 내게 ‘예술가들은 상 상력이 뛰어나다’라는 평들은 매우 인정하기 어려운 사실일 수밖에 없다.
창 의 위 력 험 , 한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위의 사람들은 상상력을 증진시키기 위해, 혹은 창의적인
놀 이 와
아이들에게 동시대와 미래적 인물상에 부합되는 상상력과 창의성을 탑재시키고
상 상 력
건 들 거 리 는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에 예술을, 예술적 소양을 배우고 익힌다. 이 즈음에서 탄 생한 것이 ‘문화예술교육’이라는 신상품인데 사람들은 ‘문화예술교육’을 통해서 창의적이고 뛰어난 상상을 할 수 있는 사람으로 변화되기를 바라며, 특히 자신의
흔하게 예술가들은 상상력이 뛰어나다는 평을 듣는다. 과연 그럴까? 나는 10대
싶은 부모들의 욕망에 힘입어 ‘문화예술교육’은 창의성과 상상력을 성장시킬 수
때 그림그리기를 시작했고 미술대학을 다녔으며, 작가생활을 하면서 오랜 시간
있는 중요한 성장의례가 되고 만다.
동안 예술대학에서 이런 저런 예술을 지도했다. 사실 중 고등학교 이후에는 친구
하지만 내 주변의 예술가들에게 예술적 상상력과 창의성을 자주 발견하지 못하
들도 잘 만나지 않고 지내는데, 그 이유는 친구들을 만나도 직장이야기, 가정에
듯이 지난 5년 꿈다락 토요문화학교에서 지켜본 수많은 ‘문화예술교육’중에서
서 애 키우고 집을 늘려나가는 이야기, 취미로 한다는 골프 이야기 등에서 어떤
창의성과 상상력을 발견하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대화의 공통분모를 찾기 어렵기 때문이고 결국 자연스럽게 동창들과의 모임에
무엇이 문제였을까? 결국 이러한 질문은 ‘문화예술교육’이 무엇이고, 왜 필요한
도 참석하지 않게 되었다. 어느새 주위에는 그저 자신의 작업에 열정을 갖고 작
지?, 또 ‘문화예술교육’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에 대한 총체적이
업에 매진하는 예술가들만이 남아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는데 내 주위의 예술가들
고 근본적인 질문으로 되돌아온다. 과연 ‘문화예술교육’에서 상상력과 창의성이
에게서 상상력을 발견하고 그 상상력에 감탄한 기억을 별로 갖고 있지 않다.
중요한가? 그 상상력과 창의성이 예술적 체험과 어떤 연관관계를 갖는가? 우리
대부분의 예술가들은 (특히 시각예술가) 자신의 작업실 밖을 나가지 않고, 면벽
는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안에서 이러한 질문에 대한 진정성있는 답변을 준비하
하거나 자신의 예술적 기능을 연마하고, 예술보다 더 잉여롭고 사사로운 취미생
고 있는가?
활에 집중했다. 나는 이런 예술가들의 행위에서 또 그들의 작품에서 상상력과
모르겠다. 내 주위의 예술가들의 작업과정에서 발견하지 못하는 창의성과 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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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 의 위 력 험 , 한 놀 이 와 상 상 력
력을 나는 오히려 그들의 잉여롭고 사사로운 취미생활에서 발견하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는 사실을 고백한다. 결국 이러한 이유는 그들에게 사회와 다소 거리 를 두고 스스로 단절된 채로 작가적인 삶을 지속하기 위한 방법으로써 선택된 삶
건 들 거 리 는
의 행위와 실천, 소일거리와 시간 보내기의 소중함과 중요함을 인정하기 때문일
창 의 위 력 험 , 한
이 견고한 시스템을 거슬러 오르는 행위로서의 쓸모없음에서 삶을 지탱하는 견
놀 이 와
영하게 되는데 그 결과물을 우리는 작품이라고 부른다. 딱히 그 이면에 숨어 있
상 상 력
의력을 발견하기란 어렵다. 하지만 작가들의 삶을 지탱하는 편협한 태도들이 모
것이다. 작가들은 가끔 자신의 작업과 상관없이 손을 조물락 거리며 쓸모없거나 쓸데없는 것들을 만들어 내고 좋아하는데 이 쓸모없음이 결코 쓸모없는 게 아니 라는 판단은 동시대 자본이 독점하는 기술과 소비가치에 대한 성찰에서 나온다.
고한 창의력을 발견한다면 너무 오버하는 것일까? 결국 이 잉여의 쓸모없는 사사로움에서 나오는 불확정적이고 불가해한 행위들 이 편협한 작가관을 지속적으로 흔들면서, 자신의 삶의 실천적 미학을 작업에 반
는 잉여력과 그 잉여력으로 무장한 소일의 가치가 숨겨진 작품에서 상상력과 창
여 예술계라는 다소 황당한 다양성의 카테고리를 만든다. 결국 예술가는 편협하 고, 그 편협한 예술가들이 다수 모여 있는 예술계가 다양성으로 읽히기 때문에 매우 상상력이 뛰어나고 창의적인 것 같이 비추어지는 것이다. 이렇듯 창의성과 상상력은 무리 속에서, 관계 속에서 그리고 차이 속에서 발현되는 것이다. 그렇 다면 지금 우리의 꿈다락 토요문화학교에 필요한 지점은 참여자들의 무리 속에 서, 관계 속에서, 차이 속에서 공유되는 다름에 대한 가치를 회복하는 일이다.
2016 경기 꿈다락 토요문화학교_조명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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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고 있으니, 아이들은 그의 수업에서 일반적인 친절을 기대할 수 없게 된다. 때문에 놀라운 것은 그의 수업에서는 참여자의 자기 주도성이 커진다. 참여자 간 협력관계도 중요하게 인식된다. 선생이 갖고 있는 친절과의 거리감이 참여자들
건 들 거 리 는
간의 관계적 거리감을 밀착시킨다. 그리고 다소 위험하고 실수적 경우의 수가 여
불친절은 창의력의 다른 말
기저기 존재한다. 시각에 의지해 관찰하고 사유하는데 익숙했던 참여자들은 처음으로 관찰이 눈 으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는 인식을 하게 된다. 서툴게 작동되는 이 시각 외적인
창 의 위 력 험 , 한
관찰은 더디기 때문에 집중을 가져오고 놀라운 인식의 체계를 참여자에게 선사
놀 이 와
만 수없이 많은 교육적 의미들이 숨어 있는 작가 I의 수업을 결과적으로 판단하
상 상 력
건 들 거 리 는
한다. 또한 넘어지면서 서는 법을 배웠던 유아기의 감각을 호출한다. 실수를 반 복하면서 익히게 되는 몸의 감각들을 기억해 내면서 성장과 실수에 대한 함수적 관계성을 배우고, 이를 참여자들의 각각의 삶 속에서 작동되기를 기대한다. 하지
작가 I에 대한 이야기를 잠시 꺼낸다. 올해 경기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에서 주최
기에는 왜 ‘문화예술교육’이 되는지 의문을 갖게 한다.
했던 ‘문화예술교육’ 콜로퀴움의 토론자로 나왔던 I는 작가이면서도 문화예술교
그 흔한 그림 그리기와 노래하기, 연극 대사 외우기나 춤추기가 하나도 포함되지
육에 나름의 철학과 진정성을 갖고 가치있는 문화예술교육을 위해 투신하고 있
않는 이 프로그램은 보기에 따라서 매우 쓸모없는 프로그램이거나 교육적이지
다. 작가 I는 물론 내가 판단하기에 매우 좋은 작가이다. 여기서 좋은 작가의 판단
않고 오히려 아이들의 안전을 보장하지 않는 수업 같아 보인다. 더더욱 이런 의
은 순전히 내 직관적 판단이지만 나는 ‘그가 세상을 바라보고 그의 방식으로 실
문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프로그램에 대한 친절하지 않은 대응과 설명은 오해
천하는 삶의 태도적인 증거가 그의 작업이 아닌가?’ 하는 나름의 판단을 갖고 있
(?)와 프로그램에 대한 저평가를 가져오기도 한다.
는데 자신과 닮아 있는 작업을 하는 그가 좋은 것은 당연하다. 우선 그는 서두르
하지만 문화예술교육이 왜 중요한지에 대한 근원적 질문을 갖고 있는 사람이면
는 것이 별로 없다. 흔하게 하는 예의상 친절도 별로 없다. 결국 그는 그의 방식대
작가 I의 수업에 숨어 있는 창의성을 위한 설계를 읽고 함께 감탄하지 않을 수는
로 사람을 대면대면 만나고 그의 속도대로 자신의 삶을 살면서 작업을 한다. 때
없다. 참여자의 삶에 작동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위한 불친절은 창의력의 다른
문에 별로 타인에게 아쉬울 것도 없고 친절할 이유가 없으며 그것은 그가 지도하
말이다.
는 아이들에게도 마찬가지이다.
작가 I는 자신의 소일거리에 이런저런 취미생활을 하는데 그 과정과 결과가 매우
하지만 그는 자신의 방식과 속도대로 삶을 살아가는 만큼의 교육적인 철학을 실
감동적이다. 얼마 전 우연하게 만난 I는 작은 알콜 버너를 다수 만들고 그 버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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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 의 위 력 험 , 한 놀 이 와 상 상 력
작동되는 것은 보여 주었는데, 나는 그 화력을 만들어내는 기술력에 놀라고 버너 의 우아함과 아름다움에 감탄했다. 작은 커피 캔을 반으로 잘라 만든 버너의 미 학적 밀도는 작가 I의 예술적 견고함과 닮아 있었다. 아마도 작가 I는 커피캔을 자
건 들 거 리 는
르고 작은 방화용 접착제로 알루미늄을 붙여나가면서 이 사사로운 공작적 태도 가 가져올 창의적 후폭풍을 생각하고 있었을까?
창 의 위 력 험 , 한 놀 이 와 상 상 력
2016 경기 꿈다락 토요문화학교_콜로키움 <지금,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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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이었고, 전통적인 악기 교육들은 해당 악기들을 전문가적 실력으로 향상 시키기 위해 반복적으로 기술을 성장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았는데, 이 는 토요일의 여가 문화를 활용한 꿈다락 토요문화학교의 취지와도 상당히 거리 가 먼 프로그램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었다.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참여자들의 얼
건 들 거 리 는
건들거리는 창의력
굴에 즐거움이 느껴지지 않았고, 함께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동료 간의 관계성 역 시 매우 불안정한 상태였으며, 결과적 성과를 위해 개인의 취향과 재능이 무시된 채로 진행되는 프로그램에서 교육적 성과가 무엇인가? 하는 질문과 회의감까지
창 의 위 력 험 , 한
느끼게 되었다-
놀 이 와
몸동작’이 걸려있었다. 3시간을 하염없이 건들거리게 하는 장치는 과연 무엇일
상 상 력
건 들 거 리 는
춤을 매개로 한 프로그램에 대한 편견을 갖고 ‘다크호스댄스’를 방문했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프로그램이 진행되면서 이 일반적 장르교육에 대한 편견이 얼마나 잘못되었는지 금방 인지할 수 있었는데, 그 생각의 끝에 ‘건들거리는 참여자들의
개인적으로 올해 가장 인상적인 꿈다락 토요문화학교의 단체를 뽑는다면 부천
까?
의 비보잉을 통한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한 ‘다크호스댄스’ 팀이다. 중
이 프로그램 속에는 자신의 몸을 사용하는 공간과 타인의 몸이 활용되는 공간사
고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이 프로그램은 전형적인 춤교육 이다.
이에 공유지가 있고, 그 공유지에서 관계에 대한 텐션이 조절된다. 배려가 없다
몇 해 동안 토요일마다 모니터링을 하면서 전형적인 장르 교육에 대한 불신이 쌓
면 부딪칠 수밖에 없는 전선 같은 공유지를 10대 특유의 친화지로 만들고 있다.
여 있었던 만큼
모르는 이들끼리 등을 맞대고 기립하는 이 황당한 커뮤니케이션을 가능하게 하
–대부분의 장르 교육은 해당 장르의 기술을 연마하는 방식으로 진행 되고 있었
는 것은 타자의 몸을 이해하고 존중하며 신뢰해야 가능한 부분이다. 일어서다 넘
다. 연극과 뮤지컬의 경우 배역을 정하고 대사를 외우고, 마지막 결과를 무대 위
어져도 바로 웃을 수 있다는 지점까지 흥미로운 것은 이 춤의 사회가 얼마나 즐
에서 공연하기 위해 대부분의 시간을 사용했는데, 배역이 정해지면 배역의 크기
거운지를 증명하는 부분, 비보잉은 결코 관절을 꺽어 신체를 괴롭히며 타자의 춤
에 따라 참여자 간의 위계가 발생되고, 작은 역을 맡은 참여자들은 그 프로그램
을 디스하는 제스츄어가 아닌 듯 보인다, 이 예의 있고 즐거운 춤을 어찌 아니 출
안에서 역으로 소외당하는 순간을 자주 목격하게 되었다. 미술의 경우 회차 마다
수 있을 것인가? 풍경을 리듬으로 쪼개어 몸에 담는 경험, 춤은 시간을 몸에 축적
그림의 소재와 기법을 달리하면서 완성에 급급한 프로그램을 진행하였는데 일
시키는 이상한 기록장치이다. 말하자면 이 ‘건들거림’은 바로 무리 속에서 관계
반적 사설 미술학원에서의 프로그램과 전혀 변별성이 없는 일반적 프로그램이
속에서 차이 속에서 창의적인 몸짓을 만들기 위한 신호이다. 이 신호는 개인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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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 의 위 력 험 , 한 놀 이 와 상 상 력
는 타자의 몸에 말을 건네는 대화의 의지이면서 타자에게는 관계의 몸짓을 위해 읽혀지는 신호가 된다. 이 텐션은 타자의 몸짓을 배려하는 예의의 긴장감이고, 다음 동작을 호출하는 창의적 시그널이기도 하다.
건 들 거 리 는
“누군가로 하여금 춤을 추게 하는 것은 그를 소유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나의 문화는 역사적으로 전승되고 축적된 다양한 춤들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일정한 춤을 추게 하는 것은 ‘전승된 몸’을 개별적인 몸 안에 각인해 넣음으로써 그 몸을
창 의 위 력 험 , 한
지배하는 것이다. 우리의 신체는 다양한 문화적인 몸들을 전수받는다. 그리고 우
놀 이 와
커뮤니케이션’이다. 문화적인 몸을 개인적인 몸에 이식하는 춤은 ‘몸의 역사’를
상 상 력
<마스셀 모스의 몸의 테크닉 중>
리는 전수된 ‘몸의 형식’에 맞춰 우리의 몸을 변형시킨다. 춤은 사회가 개인의 몸 을 소유하는 한 가지 방식이다. 그러므로 같은 춤을 춘다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몸은 서로 닮아간다. 춤은 그렇게 ‘몸에서 몸으로 이루어지는 침묵하는 실천적
구성하는 하나의 장르이다.
마르셀 모스의 말대로라면 신체는 다양한 문화적인 몸들을 전수 받는다. 이 문화 적 몸은 결국 몸에서 몸으로 이루어지는 침묵하는 실천적 커뮤니케이션인데 이 침묵 안에 창의력과 상상력이 존재한다. 대체로 건들거리는 행위로 대신 되는 침 묵은 내제되어 있는 개별적 몸과 동시대 몸동작의 DNA와 연동되면서 타자에게 말을 건네고 회답을 받으며 서로를, 관계를, 공동체를 이해하고 배려를 배우는 통로가 된다.
2016 경기 꿈다락 토요문화학교_다크호스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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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션을 감각적으로 익히면서 위험을 직감하고 조절하기 시작한다. 일상에서의 금기된 행동을 일부분 허용하는 몸 교육은, 감성을 활성화시켜 개별적 욕망을 예 술적 가능성으로의 통로를 만들고 있다.(심한 몸싸움 하지 않고는 알 수 없는 몸
건 들 거 리 는
의 기운들이 충돌하고 함께하고, 포기하다가 자체가 놀이가 되는 난장이 된다.)
위험한 놀이와 상상력
아마도 아이들은 이 프로그램 속에서 자칫 위험해 보일 수 있지만, 개인의 표현 욕구와 수행을 최대한 발현할 수 있는 삶의 유일한 장소이자 시간을 경험하게 된 다. 여기에서 프로그램을 더욱 즐겁게 하는 지점은 최대한 산만하게, 최대한 큰
창 의 위 력 험 , 한
소리로, 초등 저학년의 집중력을 지속적으로 이끌어내는 강사들의 자연스러운
놀 이 와
몸싸움에 가까운 타자와의 심한 몸의 텐션과 힘의 역학을 자연스럽게 조절하는
상 상 력
건 들 거 리 는
티칭 테크닉이다. 산만함과 참여 주체적 자율성의 알고리즘이 상상력을 배양한 다. 이 ‘위험한 놀이’는 어떻게 창의력과 자신감, 배려심을 만들고 있나?
위험한 놀이와 창의력의 관계를 작가 I의 사례를 통해 조금 이야기 했다면 이번
이 놀이는 문명에 소외된 암묵지의 야생성들을 호명한다. 아마 최초의 인류사회
에는 동탄의 송연옥 연극 치료 연구소 “휴”의 프로그램 안에서의 위험한 놀이와
가 이러했을 듯, 감각적으로 질서를 만들어가고 그 질서 안에서 개인의 존재를
상상력의 관계에 대하여 조금 더 이야기 해야 할 듯하다.
몸의 개별적 표현으로 인지한다. 이성적 위계의 등위로는 절대로 습득할 수 없는
송연옥 연극 치료 연구소의 놀이에는 연극적 장치가 포함되지만 연극이라기보
동등한 몸의 관계들을 배우는 과정이다.
다는 무리 속에서 관계를 읽고 사유하고 놀이하기라는 세심한 교육적 전략들이
결국 창의력과 상상력은 가끔은 이렇듯 위험한 놀이 속에서 타인과 나를 발견하
숨어 있다. 초등 저학년 참여자들 사이의 부끄러움과 서먹함, 불편한 자신감, 타
면서 그 관계를 지켜내는 의지로 작동되며 만들어 진다. 때문에 이 위험한 놀이
인에 대한 관심과 배려가 모두 존재하는 프로그램으로, 타자를 향한 관심의 개별
는 상상력의 촉매가 되는 것이다.
성들과 접근적 태도들이 소통의지와 표현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배움으로 확장 된다. 프로그램 속에서 아이들은 놀이 소재로 주어지는 에어캡의 소리에 반응한 다. 에어캡과 몸의 접점은 소리를 만들고, 비로소 몸의 움직임을 감각적으로 확 인하는 순간 흥과 에너지로 전환되는 신호가 된다. 이 신호는 곧 아이들과의 에 어캡 쟁탈전을 가져온다. 에어캡을 서로 당기면서 타자의 신체에 전달되는 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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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 의 위 력 험 , 한 놀 이 와 상 상 력
예 술 교 육 현 장 과 선 순 환 적
지 원 구 조 생 의 태 계 만 들 기
김 정 이
예 술 교 육
문화예술교육
현 장 과 선 순 환 적
지 원 구 조 생 의 태 계 만 들 기
전국적으로 시행되는 예술교육은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지역특성화 문화예술교 육 등 다양한 이름으로 진행되는 문화예술교육현장과 이를 지원하기 위한 모니 터링, 컨설팅, 평가로 구성된다. 해가 갈수록 예술교육 현장의 변화를 위해서는 행정영역 지원구조의 변화와 혁신이 우선적으로 선행됨으로써 관계중심의 선순 환적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현재의 학교교육은 대학 진학을 위한 암기 위주의 학업성취도를 중심에 두고 치 열한 경쟁이란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21세기는 자유로운 상상과 창의 력을 필요로 한다. 학교교육의 결핍에 대한 대안적 접근을 위해 호출된 것이 문 화예술교육이다.
2016 경기 꿈다락 토요문화학교_호크마댄스씨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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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술 교 육
모니터링, 컨설팅, 평가
현 장 과 선 순 환 적
지 원 구 조 생 의 태 계 만 들 기
문화예술교육은 문화예술단체에 의해 기획, 운영된다. 문화예술단체는 대부분 예술 전공자 혹은 예술인으로 구성되어 있다 예술 전공을 하지 않은 예술인도 있 기에 예술 전공자와 예술인으로 구분하였는데 예술인 범주 안에 포괄하지 않은 것은 본 글에서 예술 전공자로서 예술인의 상황을 드러내기 위함이다.1 (이하 예술인이라 통칭 한다). 한국에서는 예술을 전공하기 위해 유치원부터 초-중-고는 물론 대학까지 오로지 해당 장르 예술만을 공부한다. 따라서 예술인 들의 관계망은 주로 해당 장르에 국한되어 형성됨으로써, 일반적인 차원에서 갖 춰져 있어야 할 시민으로서의 자질과 역량에 있어 상당한 괴리가 발생한다. 특히 사업기획과 운영에 필요한 교육 및 행정에 대한 기술적 차원의 접근이 상당히 미 흡하다. 예술단체의 결핍을 지원하기 위해 호출된 것이 모니터링, 컨설팅, 평가 이다. 1_예술 전공을 하지 않은 예술인도 있기에 예술 전공자와 예술인으로 구분하였는데 예술인 범주 안에 포괄하지 않은 것은 본 글에서 예술 전공자로서 예술인의 상황을 드러내기 위함이다.
2016 경기 꿈다락 토요문화학교_콜로키움 <지금,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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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현재는 결핍을 지원하기 위해 호출된 모니터링, 컨설팅, 평가에 대해 단
연수원 프로그램을 보면 오전에 ‘상실의 고통 치유’를 한다. 오후에 바로 ‘아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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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가 두려움을 느끼고 있는 상황이다. 한마디로 예술단체들에게 모니터링, 컨설
서 희망으로’라는 주제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오전에 평생 잊지 못할 참사 경
팅, 평가는 ‘압박’과 ‘평가’ 그리고 ‘복불복의 운’ 같은 것이다.
험을 이야기하고 오후에 그 아픔을 희망으로 승화하자고 하는 식이다. 아침, 점
까닭은 무언가.
심, 저녁마다 프로그램이 반복되면서 학생들은 정말 힘들었다고 이야기한다.”
현 장 과
나는 꽤 오랜 기간 모니터링, 컨설팅, 평가의 현장에서 활동해 왔다. 지금에 와서
지 원 구 조 생 의 태 계
성을 벗어나지 못했던 것 같다. 즉 내 안목과 지식위주의 접근이었던 것이다. 지
심사때마다 자신들이 제공하는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이 당위적으로 사회성, 자
지와 격려를 표할 정도로 뛰어난 예술단체도 더러 있긴 했지만 그 당시 예술단체
존감, 자기효능감,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향상시킨다는 교육목적을 볼 때 매우 불
에 대해 느낀 점은 답답함이다. 대부분의 단체가 문화예술교육이 삶의 질을 향상
편하다. 질문을 한다. 예술이 주는 힘이 진짜 그러냐고. 그렇다면 역사적으로 예
시키고 참여자들의 자존감과 사회성을 높인다는 둥, 한마디로 문화예술교육이
술가들이 겪은 고립감과 커뮤니케이션의 문제는 어떻게 해명될 수 있냐고.
만병통치약이란 설정 속에 장르 기반의 문화예술 행위에 대한 교육과정을 제출
그렇다고 내가 그러한 예술의 사회적 기능에 대해 부정하는 입장인 것은 아니다.
만 들 기
하였고, 이러한 시도는 대부분 현장에서 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다만 제시된 그 예술행위에 대한 기술방식 및 교육과정 설정, 접근의 미숙함이
선 순 환 적
예 술 교 육 현 장 과
생각해보면 활동 초기 단체를 돕는답시고 했던 대부분의 조언들은 공급자 중심
설정한 그 거대한 교육목적을 성취하리라 믿을 수 없기 때문이다. 앞서 세월호 최근 세월호와 관련된 기사를 읽게 되었는데, 몹시 부끄러웠다. 순진할 만큼 한
피해자들에 대해 행해진 또 다른 폭력같은 그 설정과 놀라울 정도로 패턴이 유사
점 의심 없이 예술이 모든 것을 치유해낼 수 있다고 제출되었던 무수한 기획안들
하다.
중 하나를 보는 듯 했다. [세월호는 끝나지 않았다_‘선량한 피해자’가 되라는 명 령(http://h21.hani.co.kr/arti/cover/cover_general/42939.html)]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인가. 예술단체가 비윤리적인가? 아니다. 다만 우리 모두가 학교현장의 문제를 해결하는 자들로 나서기엔 경험상
“생존 학생을 대상으로 고대 안산병원(2주)과 중소기업연수원(8주) 치유 프로
학교교육 현장 이외의 것을 경험해보지 못한 까닭이라고 느낀다. 의외로 문화예
그램은 성급하게 진행된 치유 프로그램으로.......(중략).......트라우마는 삶 자체가
술교육을 너무나 잘하는 단체들은 (진정한2) 예술인들이 모인 단체인 경우가 대
위기에 처했던 경험이다. 치유에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그래서 장기적으로
부분이다. 이들은 자신들의 예술활동을 본업으로 수행하되 교육활동은 이 예술
신뢰를 쌓으며 다가가야 한다. 폐렴 환자한테 항생제를 주입하는 방식으로는 트
활동을 기반으로 도출된 방법론을 적용한다. 따라서 어떤 교과서적인 방식이 적
라우마가 사라지지 않는다. 하지만 치유 프로그램은 대부분 성급하게 진행됐다.
2_‘진정한’ 이란 수식어를 붙인 까닭은 예술단체 혹은 참여 예술인의 활동 포트폴리오가 본업으로써 예술활동을 수행하는 데 주안점을 두는 경우와 문화예술교육 지원 사업에 초점을 맞춘 경우로 나뉘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차이는 문 화예술교육 실행에 있어 근원적 격차를 드러내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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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되는 것이 아닌 예술적 문제제기와 결을 같이 하는 교육목적을 설정하고 실행
로 십여년 넘게 흘러왔다.
한다. 이들이 문화예술교육 현장에서 진행하는 것은 가르치는 자와 배우는 자가
예 술 교 육
아닌 함께 예술행위를 하는 관계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방식을 모든 예술단체가 알고 있을까. 답은 매우 그렇지 않다는
하는 이러한 지원 방법론에 대해 행정은 변하기 어렵다고 이야기 하는 것은 역설
현 장 과
것이다. 이유인즉슨 근대의 예술은 장르위주의 접근 방식이었고 매뉴얼화된 방
이고 모순이다.
법론이 적용된다. 연극은 연극을 하는 방법론이 있고, 성악, 기악, 국악, 무용, 미
현장의 요구, 아픔, 결핍에 대응할 지원구조의 역동이 필요하다.
지 원 구 조 생 의 태 계
술, 사진 등 각자 수월성을 기반으로 한 숙련된 예술전문가가 되는 방식을 배워
만 들 기
단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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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비재정적 지원 구조의 전면적 재검토와 획기적 전환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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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단체들에 대해서만 변하라 요구하고 근 십여년 넘게 현장에서 작동되지 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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왔을 뿐이다. 특히 한국에서. 그러나 현대의 예술은 철학이자 성찰, 그리고 사회적 소통이다. 200년 넘는 기간 동안 겹쳐진 이러한 예술에 대한 근본적인 다른 시각이 동시대에 함께 자리잡고 있다. 대부분은 근대가 기획한 예술가가 되는 프로세스로 성장해 온 예술가이자
만 들 기
따라서 이들의 언어는 사회적 소통, 관찰과 리서치를 기반으로 본인의 예술철학 의 한 행위의 일부로 교육을 수행하는 단체와는 근원적 차이가 있다. 과정 중심, 주객체의 비분리, 비구조화된 교육설계, 놀이적 방법론, 유기적 교육 과정의 연계, 융합 혹은 통합예술교육 등은 사회적 소통을 가능케 하는 예술행위 로서의 교육에 대한 이야기들이다. 그러나 이런 이야기들은 유치원에서 대학에 이르기까지 해당 장르 예술만을 학 습하는데 총력을 기울인 그들이 한 두시간 들어서 이해할 수 있는 언어가 아니 다. 따라서 알아듣지 못하는 이야기들은 시간이 지나면 소실되고 현장은 변화되 지 않는다. 이러한 소통은 지극히 공급자 중심의 방법이다. 예술단체는 답답하고 억울해하고, 모니터링, 컨설팅, 평가를 하는 사람들도 답답하고 안타까워 한다. 그렇게 답답함은 해당 서비스를 하는 자와 받는 자 모두에게 내재된 채 병행적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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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경기 꿈다락 토요문화학교<모니터링 엿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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턴트를 위촉, 10명 규모의 컨설턴트들은 또다른 CoP로 전체 방향을 고민하고 학 습하는 단위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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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전국적으로 최소 3개 이상의 심사, 모니터링, 컨설팅, 평가 활동에 대한 요청에 응하고 있다. 만나는 컨설턴트가 그때그때 다르기는 하나 전국적으로 보
제안
면 크게 핵심적으로는 활동하는 분들은 20~30명 정도로 국한되어 있는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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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생각건대 대부분 내가 느낀 답답함에 대해 동조하고 계실듯하다. 그러나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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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이 주어지지도 않는다. 10여년 넘게 변하지 않는 현장을 지켜보며 자괴감을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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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포함해 그 어느 누구도 심사와 컨설팅, 평가 활동에 책임을 질 필요도 없고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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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술 교 육
로하게 되나 그로서 끝이다. 최고점을 받고 선정되는 단체도 있지만 선정여부를 놓고 격한 토론 끝에 선정되는 단체도 있다. 따라서 단체별로 다양한 역량별 부 족한 부분이 교육 철학의 부재 문제인지, 공간의 문제인지, 참여자 모집인지 등 등 구체적으로 체킹되고 선정 이후에는 컨설팅CoP에 배속되어 이러한 점을 함 우선 반복적으로 현장의 이야기와 모니터링, 컨설팅, 평가의 이야기가 계속 연결
께 해결해 가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진행할 필요가 있다. 함께 건강한 예술교육
되어야 한다. 1~2회에 불과한 현장방문 만으로 예술단체는 컨설턴트들의 이야
생태계를 조성하는 선순환의 관계가 그려지지 않는다면 ‘끝날 때까지 끝난게 아
기를 이해하기 어렵고 컨설턴트들은 현장의 맥락을 이해하기 어렵다. 따라서 심
니다’라는 태도가 필요한 시점이다.
사, 리서치, 모니터링, 컨설팅, 평가에 이르는 전 영역을 책임있게 수행할 수 있는 가칭 컨설팅(퍼실리테이팅) 전담제로 전환해야 한다. 선정된 예술단체가 지속적
일단 안정적인 컨설턴트 구성을 위한 DB가 필요하다. 전체적인 그림을 그릴 수
으로 조력을 받을 수 있는 상시적 지원구조를 마련하는 것이다. 관리와 감시의
있는 R&D 기반의 현장 전문가, 해당 영역에서 참신한 접근으로 노하우를 보유한
혐의가 짙은 일회성의 현장 모니터링이 아닌 월 1회 정도의 테이블을 마련, 컨설
현장 기획자, 커뮤니티 기반의 활동을 전개해온 해당 장르 예술가 같은 구획이
턴트 한명당 5~7 단체를 소그룹으로 묶어 CoP형태의 컨설팅으로 전환할 필요가
필요하다. 그래야 각각의 지식과 역할별로 해당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는 CoP
있다. 심사 및 선정 단계에서 해당 예술단체별 역량 진단을 1차 수행한 뒤 사업수
가 작동된다.
행기간 동안 각각의 역량을 상승시켜내는 방향으로 해당 컨설턴트가 팀별 공동
개인적으로 전문가들과 논의 시 가장 난감할 때가 자신의 경험이 레퍼런스의 전
학습 및 과제 부여와 수행 이후 성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로 실제적인
부인 경우다. 이 경우 다른 의견은 개인의 경험과 삶을 부정하게 되어 다른 의견
지원구조의 역할을 해낼 수 있다. 70개 예술단체가 선정되면 10명 정도의 컨설
들이 섞이기 어렵게 된다. 개별로서 각각의 전문적 의견들이 모이지 않고 모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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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에 대한 인상과 경험에 국한될 가능성도 높고, 해당 예술단체를 다녀오지 않은
팅을 수용해야 하는가 라는 점이다. 그래서 현장에서는 컨설팅을 하나의 ‘복불복
대부분은 아무 말도 할 수 없다. 여기서 도출되는 문제는 모두 한 덩어리로 섞여
운’처럼 여기는 경향도 있는 듯 하다. 따라서 제안하는 구조로 지원시스템이 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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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를 개별적으로 하고 제출된 의견은 모두 한 덩어리로 처리된다는 것이다.
화된다면 해당 컨설턴트의 철학적 입장과 컨설팅의 방향 등은 명확히 제시될 필
행위는 매우 중층적이다. 문화예술교육은 기획자, 강사, 참여자, 기관관계자들과
요가 있고 공개되어 컨설턴트 CoP에서 논의될 필요가 있다.
커뮤니케이션을 해야하고, 구매, 학습도구제작, 정산, 행정보고 등 부가적 행정
문화예술은 ‘그런 것이 아니라’면서 너무나 모호한 영역에 스스로 자리 자리매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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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의 부담도 상당한 사업으로 복잡성은 다른 사업에 비해 증대된다. 그에 반해
해 왔다. 오히려 그렇기에 행정영역에서 필요한 평가지표 등을 경영 쪽에서 차용
지원예산은 사업비에 국한되어 필요한 인건비, 기획료, 운영비 등은 반영되지 않
해올 수밖에 없는 자충수를 둔 셈이다. 경영적으로 평가될 수 없고 평가되어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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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단체 운영에는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알아듣기 어려운 이야기
안되는 영역에 10여년 넘게 휘둘려 왔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이젠 심층적 분석과
들을 쏟아놓고 예술단체들은 본인들이 뭔가를 잘못했는가 싶어 컨설팅 이후 자
구체적 대안 모색으로 활동의 획기적 전환을 이룰 때가 되었다. 초기 단계에는
존감은 위축된다. 해마다 이런 과정이 반복되며 예술단체는 소진된다. 서울 등
있는 예술단체에 대해서는 다양한 스캐폴딩(비계) 방식의 조치와 지원프로세스
일부 대도시를 제외하고 전국적으로 앞서 언급한 (진정한) 예술단체가 예술교육
를 도입하는게 필요하며, 이러한 지원의 본질과 핵심은 우정과 연대의 구축이라
지원사업을 수행하는 경우가 점점 줄어든다. 대신 그들이 사라지는 자리는 점차
는 점을 바로 세울 필요가 있다. 방법론으로 CoP가 유효하단 생각이다. CoP 초기
만 들 기
복지분야(센터)에서 활동하던 단체들로 채워지기 시작하고 있다.
에는 질문을 던지는 퍼실리테이팅과 코칭이 중요하고 필요한 네트워크와 학습
선 순 환 적
을 제공하고, 이러한 과정에 대한 성실한 수행 등을 태도영역에서 평가하여 차후 이제 행정의 혁신과 변화는 어쩌면 (진정한) 예술단체를 지역 내에 살아남게 하
선정에 연동할 필요가 있다. 이후 학습 과정은 문화예술교육 수행 과정의 즐거움
는데 필요한 필요조건이다. 그러나 기존 관행을 극복하고 새로운 지원구조를 만
을 알게 된 단체의 자발적 CoP 활동으로 연결될 것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문제를
들어내는 일은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다양한
해결해나가는 연구집단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고, 지속가능성은 끊임없는 학
전략적 접근과 그에 필요한 문제해결 능력을 보유한 적재적소의 사람배치가 필
습과 새로운 적용을 통해 만들어진다. 스캐폴딩 즉 비계를 놓고 빼는 것은 필요
요하다. 의외로 문화예술행정의 작동 방식은 합리적이란 가면을 쓰고 매우 비합
한 퍼실리테이터와 코치 투입의 빈도 수이다.
리적인 경우가 많다. 하나하나 질문하고 고민할 필요가 있다.
결론적으로 예술단체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곁에서 늘 질문을 던지고 받는
처방적이고 역량위주의 분석적 접근이 바람직한 것은 아니나 그 쓰임새가 필요
관계론적 지원구조의 전환만이 선순환의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다.
한 곳에서는 쓰여야 한다. 현재 개별적인 컨설턴트 역량에 의존한 지원구조는 변 화될 필요가 있다. 현장에서 나오는 토로 중 하나는 A라는 컨설턴트는 해당 기획 을 높이 평가하고, B라는 컨설턴트는 해당 기획을 낮게 평가할 경우 누구의 컨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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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술 교 육 현 장 과 선 순 환 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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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계 리
문화예술교육이 왜 필요할까? 10년이 넘게 지속되어온 이 화두는 이제 지겨울 정도로 식상하다. ‘식상하다’는 단어에는 이제는 ‘문화예술교육이 필요하다 안 필요하다는 논의는 필요 없을 만큼 문화예술교육이 전면화되어 있을 것이라는 전제가 갖추어져 있었으면 좋겠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그래서 10년간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논의는 얼마나 발전되어졌나 하는 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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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여전히 문화예술교육은 왜 필요한가를 설파하여야만 하는 현실이 우리 를 반성하게 한다. 여전히 대한민국의 대부분의 청소년들은 놀 줄 모른다. 학교와 학원을 다니다가 온전히 자신이 사용할 수 있는 시간들을 갖게 되면 게임밖에 할 줄 모르는 아이 들이, pc방에 넘쳐난다. 손가락 운동이 만들어내는 자극에만 반응하고, 가상의 세계에 있는 것만이 즐거운 학생들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다른 방식으로는 놀 줄 모르는 아이들로 커간다. 그 사이 엄마들은 게임에 빠져있는 아이들과 전쟁을 치 루고, 정부는 게임이 갖고 올 경제적 부와 국가경쟁력에 대해 논한다. 10년 동안 무엇이 바뀌었을까? 그래서 여전히 ‘문화예술교육’이란 무엇인가?라는 거창한 논의 이전에, 현실의 삶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학생들에게는, 자신의 오감을 사용해서 놀아 보는 경험 이 절실히 필요하다. 앉아서 하는 손가락 운동 이외에는 놀 줄 모르는 아이들로 성장해가는 나라가 여전히 이곳이기 때문이다. ‘현대지동슈퍼마켓’의 ‘장롱 속 영화제’는 그런면에서 보면, 25주 동안 지속적으 로 몸을 활용한 놀이가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었다. 소중했다.
2016 경기 꿈다락 토요문화학교_현대지동슈퍼마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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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장치들을 마련해두었다는 점에 박수를 쳐주고 싶지만, 이러한 거창한 의미를 논하기 이전에 몸 풀기로 수업을 시작한다는 수업 도입부의 구성이 좋았다. 몸으 로 놀 줄 모르는 아이들에게 가장 시급한 것 역시 ‘몸’이기 때문이다. 문화예술교육은 다른 ‘교육’들과 뭐가 다른 것일까? 우리에게 던져지는 질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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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으로 놀기, 오감으로 예민해지기.
문화예술교육자들은 주저없이 몸의 감각으로 하는 교육이라고 말할 것이다. 몸 으로 하는 것, 즉 몸으로 느끼고 성찰하고 그것을 표현하는 것이다. 몸으로 어떻 게 느끼는가에 대한 대답도 이미 우리는 잘 알고 있다. 몸에 있는 다섯가지 감각 으로 느끼고 성찰하고 표현하는 것이라는 점을. 그래서 문화예술교육은 몸의 감 각들이 더 예민해지도록 감각들을 깨워내야 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감각들 이 깨어나면 익숙했던 공간에 의문이 생기고, 당연한 관계에 호기심이 발동한다. 그래서 ‘장롱속영화제’를 위해, ‘현대지동슈퍼마켓’팀은 “미디어를 제작하기 전 에 충분히 참여자들의 적극적인 표현방법을 이끌어내기 위해서 오감을 활용한 관찰과 실험을 지속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미디어를 제작하기 전에 참여자들의 적극적인 표현방법을 충분히 이끌어내기 위해서 오감을 활용한 관찰과 실험을 지속하겠다.”고 밝힌 ‘현대지동슈퍼마켓’ 팀은 25주 프로그램 안에서 ‘친구와 함께 하는 촉각적 관찰’ ‘미각적 관찰-마주 보기’, ‘청각적 관찰-만져보기’, ‘일상을 나누는 방법1-만져보기, 마주보기’, ‘나 를 건강하게 사용하는 방법-다가가기’ 등의 프로그램을 구성해서 오감의 감수성 을 깨워내고 있다. 각각의 프로그램의 의미도 있지만, ‘토요미식회’ 수업 전 워밍업으로 ‘친구끼리 눈을 맞추는 시간’을 갖는 것, 또 다른 수업 전 워밍업으로 ‘유아기, 청소년기, 청 년기, 노년기 걸음 상상하며 걷기’, ‘당신은 이웃을 사랑하십니까’라는 자리뺏기 게임과 같은 몸풀기를 통해 수업을 시작하고 있다는 점이 시선을 끌었다. 물론 ‘현대지동슈퍼마켓’팀은 이러한 몸 풀기에도 나를 성찰하고, 이웃을 떠올리게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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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강 노래를 통해 사람과 소통하고 세상을 이야기 하시는 선생님을 모셨습니다. 우리 학생들과 곡을 하나 만들기로 했습니다. 아이들이 설명을 잘듣고 우리주변의 모습을 생각하며 노랫말을 하나 하나 적어갑니다. 아랫층 할머니 이야기, 이사간 친했던 언니 이야기, 옆집의 친구이야기.. 아이들에 눈에 비쳤던 여러 모습들이 가삿말로 만들어 지네요. 잠시 아이들에게 휴식시간을 갖게하는 동안 선생님은 아이들의 가사를 모아 작곡하기에 여념에
몸과 삶
현 대 지 동 슈 퍼 장 마 롱 켓 속 의 영 화 제
없으십니다^^ 휴식시간 동안 아이들은 주변의 사물을 이용한 자신만의 타악기를 만들어 오기로 했었는데 여러 사물을 가져왔습니다. 두드리거나 긁거나 하면서 독특 한 소리들을 모아보기로 했습니다. 각자 연주할 파트 합주할파트들을 세세히 정리하니 훌륭한 '아파트송'이 되었 습니다. 연습을 해보고 녹음 해서 들어보니 정말 아이들이 작사한 가사들이 쏙 쏙 귀에 들어옵니다. 열쇠를 흔드는 친구부터 철망을 두르리거나 긁는
‘장롱속영화제’ 관련 수업 프로그램과 관련하여 블로그에서 아이들과 소통하고
친구까지 모두 훌륭한 연주자들이었습니다.
있는 ‘현대지동슈퍼마켓’팀 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나의 동네 사용법 1 우리마을이라는 공간을 이해하고 개인이나 우리가 특정공간에 갖는 감정을 공유해보는 시간입니다. 먼저 친구들과 주차장에 낙서처럼 우리마을 지도를 그려보았습니다.^^ 마을 주차장이 훌륭한 지도가 되었습니다. 테이프로 특정 구획을 나누거나
미각적 관찰 - 마주보기 4월 미각적관찰 수업입니다. 이런 식재료들이 좋은 감성레시피가
나의 이동경로를 표시하기도 하고 내가 좋아하는 장소나 싫어하는 장소를
되는군요.^^ 혀로만 맛보는 요리수업은 아니겠지요?
정하기도 합니다. 내가 좋아하는 곳 , 무서워 하는곳, 친구와 다니는 길목..
식재료를 만지고 보면서 관찰하고 나아가 맛에 대한 이해를 공유합니다.
마을지도에 대해 서로의 생각을 이야기 합니다.
식재료들로 자신의 이름도 만들어 보고 누군가의 얼굴도 만들어봅니다.
다음주는 이번수업을 토대로 특정 지역에 대하여 자신이 생각하는 방향의
그리고 맛도 보고요! 서로가 느꼇던 맛의 경로를 이야기 하고 공유하는
공간으로 재구성하는 시간입니다
시간입니다. 한개의 재료가 갖고있는 맛과 모양, 색상에서 향기까지 또 여러가지 레시피를 통해 느껴지는 맛에 대해 이야기 합니다. 미각이 인간이 가지고 있는 중요한 감각중 하나임을 느끼고 동시에
나의 동네 사용법 2
인간 감성을 깨우는 중요한 장치이자 통로임을 우리학생들과 공유하는
저번주 수업은 우리마을의 지도를 그렸었지요. 마을지도를 그리면서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학생들이 가기 싫어하거나 무서워하는 장소도 선정했었습니다.이번주에는 그 장소에 자신이 머무를수 있는 공간이나 좋아하는 공간으로 만드는 수업입니다.^^ 3~4명정도 생각하는 곳이 맞는 학생끼리 재료를 재단한 후에
청각적 관찰 - 만져보기 약간 힘들어 하는 학생들도 있었지만 약수터 둘레길을 오르고 내려봅니다.
특정한 공간이나 구조물에 열심히 자신들의 공간을 꾸미고있습니다.
약수터길은 봄의 기운이 한참 내려와 있네요. 짙은 녹색을 준비하는
서로의 역할을 만들고다양한 의견을 교환하며 합의점을 찾기도 하고 논쟁을
풀과 나무, 작은 동물들 소리,바람에 스치는 나뭇잎소리 봄의 기운을 한참 머
하기도 합니다.^^ 시간이 지나 재미있고 의미있는 공간이 설치되었습니다.
금은 약수터 둘레길의 소리를 드로잉과 사물을 설치해서 표현하는 수업입니
친구들이 만든 집에 선생님들이 들어가보았습니다. 음~ 아늑하네요.^^
다. 선생님의 설명을 듣고 주변의 자연물들을 모아 소리를 담아 봅니다.
어려워했던 장소와 공간들을 호감있는 장소로 아주 자연스럽게 바꾸는 군요.
산행중 들었던 곤충 소리,새소리,바람소리...등등 산과 함께 하고 있는
사물만 인간이 활용할수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주변의 환경까지도
모든 사물들은 이런 소리를 표현하는데 전혀 부족함이 없네요^^
쓰임이 있을수 있고 애착을 가질수 있다는 소중함도 알아가는 꿈꾸는 친구들이 되면 합니다.^^ 나의 동네 사용법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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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는 우리마을 프로젝트를 쉬고 무더워지는 날씨에 맞춰 물을 이용한 수 업을 하기로 했습니다. 재활용품을 이용하여 물이 나갈 수 있는 간단한 구조의 펫트병을 드로잉 하 고 만들었습니다. 펫트병은 직접 우리학생이 우리마을을 돌아다니며 구해왔어요.^^ 드로잉,재료구하기,만들기의 과정을 거치는 동안 선생님들은 도와주지 않습니다. 일련의 계획을 구동하여 완료짓기 까지 스스로 하도록
보조교사와 주교사
지켜봅니다. 돌려박은 나사못은 돌려빼고 곳바로 망치로 박은 못은 그냥빼고
현 대 지 동 슈 퍼 장 마 롱 켓 속 의 영 화 제
^^ 간단한 방법으로 만듭니다. 물을 멀리도 쏘고 머리위로 높게도 쏘아 봅니다. 공터 흙바닥에 자유롭게 드로잉도 합니다
토요미식회 오늘의 수업은 '토요미식회'입니다. 시간과 비용의? 한계가 있으므로 '분식'안에서 찾기로 했습니다. 찾아가는 경로설정,사장님 인터뷰,맛에대한 토론,일련의 과정을 만들어 나가는 시간입니다.그리고 그전에 워밍업으로 친구끼리 눈을 맞추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우리동네 지도를 보고 열심히 조사해온 장소를 찾아봅니다.신전떡볶이,아딸, 레드90선정 되었네요.인터뷰 내용과 떡볶이를 사러갈 경로를 지정했습니다.
그러나 문화예술교육이 10년 넘게 진행된 과정을 돌이켜보면, ‘장롱속영화제’의 나를 건강하게 사용하는 방법 오늘도 친구들과 거리낌 없는 표현력을 길러 보도록 합니다. 스피드퀴즈~ 가 벼운 동물 맞추기에서 부터 상황 맞추기까지 도전 해 봅니다. 상황맞추기는 한 팀의 모든 친구들이 주어진 상황의 주인공이 되는겁니다
프로그램이 이전에 보지 못했던 새로운 접근과 시도를 해내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동안의 토론을 통해 문화예술교육에서 지향하고자 하는 일련의 이야기들이 잘 농축되어 있다는 말이 더 정확할 것이다. 개인적으론 마지막으로 만들어낸 결과물 영상들이 그리 내 가슴에 울림을 주지 는 않았다. 대신 25주의 각 과정들에서 보여진 수많은 결과들이 울림을 주었다.
연극 놀이 오늘 수업은 특강수업 입니다.연극놀이 지도를 하시는 선생님을 모셨습니다. 실제로 연극배우이기도 하십니다. 선생님 소개를 듣고 '당신은 이웃을 사랑하십니까'란 자리뺏기 게임을 했는데요. 우리친구들 끼리 서로 관찰을 필요로 하는 놀이입니다. 그다음에는 '찰칵'이란는 술래잡기 놀이를 했습니다. 어찌나 친구들이 날쌔던지 선생님들은 체력이 바닥나서 자빠지고 난리였습니다. 다음은 두팀으로 나누고 상황을 표현하는 연극놀이 입니다. 상대편이 표현한 상황이나 장소를 맞추는 놀이입니다. 교통정체를 표현하기도 하고요. 공원의 사물이 되어보기도 합니다. 다음은 '저는 00입니다.다음사람은 00입니다'라는 연극놀이 입니다.
아마도 25주의 결과들이 구체적으로 마지막 작품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구성 이 아니라, 앞의 15주는 몸의 감각을 깨우고 이를 통해 나와 관련된 사물 공간 인 물들을 다시 감각하는 과정들로 꾸며져 있었기 때문일 수도 있겠다. 영상 자체의 결과보다는 몸의 감각들을 예민하게 만들고, 이를 통해 익숙한 사소한 사물, 공 간, 인물 관계를 다시 낯설게 보는 과정만으로도 짧은 시간이었기 때문일 수도 있 겠다.
특정한 공간을 정하고 다음사람에게 상황을 릴레이하는 표현 놀이입니다. 친한 친구들끼리는 난감한 상황을 만들기도 합니다. 동물원에 동물이 되기도 하고요. 시장의 화장실이 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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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다”는 말, 과정 속에서 실패를 체험하고, 배우는 과정 중
국의 국민들에게 새로운 창의성을 요구할 때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역시
에 나타나는 친구들의 차이를 경험하면서 ‘차이’가 도리어 친구들 간 협력관계를
‘시간’에 대한 전제이다.
만들어낼 수 있다는 목표. 이러한 체험은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배우게 된다는
게임기를 뺏고, 책도 없앤 방 안에서 아이를 혼자 놀게 해보자. 아이는 무엇을 하
이야기는 이미 수차례 문화예술교육에서 나오는 교육의 목표이다. 그러나 이런
고 있을까?
세련된 단어들이 교육 현장에서 동작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 라는 질문
너무 심심해서 뒹굴 뒹굴할 때, 바로 옆 사물이 다르게 다가올 것이다. 오감을 깨
에 답은 매번 궁색해진다.
워내는 것은 특별한 교육을 통해서라기 보다는 의미 없어 보이는, 무료한 시간들
‘과정 중심의 교육, 개방적인 교육, 열려 있는 과정의 중요성은 모두가 알고 있지
을 제공했을 때, 그러한 ‘새로운 시간’이 전제되었을 때야 비로서 자발적으로 깨
만, 현장에 가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교육해야 이 과정이 동작되게 되는 지 혼란
어난다. 자연스럽게 성찰을 하게 되고 익숙한 것들에 호기심을 갖게 되고, 그 속
스러워하는 경우가 많다.
에서 창의력이 솟아난다. 그 ‘느림의 시간’ ‘아무것도 하지 않을 권리’가 주어지
어떻게 해야 가능할까? 매일 보던 것들이 다르게 보일 수 있고, 느끼지 못하던 감
는 시간이 전제가 되어야 한다.
정이 느껴지고, 익숙했던 것들에서 의문점이 생기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
항상 그렇듯이 ‘말은 쉽다’. 당연히 ‘현실은 어렵다.’
오감을 통해서 세상을 받아들이고 이를 통해 세계와 소통하고 공감하기 위해서
현재의 현실은 ‘교육’이라는 이름 하에 ‘아무 것도 하지 않을 권리가 주어지는 시
는 무엇이 필요할까?
간’을 인정하고 그 시간들을 지켜봐 줄 학부모, 그러한 기획을 인정하고 지지해
오감을 동원하려면 눈으로만 보던 것을, 눈으로 보면서 손으로 만지려면, 눈으로
줄 기금을 찾아내기도 쉽지 않다.
만 보던 것보다는 감각을 통해 인지할 수 있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오감을
현실에선 15명의 학생들을 매번 3시간 동안, 매주 토요일이라는 시간적 제한을
통해 감각하려고 하면 당연하게도 더 많은 시간들이 필요할 것이다. 즉 오감을
지키면서 교육해햐만 한다. 그렇다면 이 틀 안에서는 어떻게 해야 가능할까?
통한 감각에 필수적인 전제는 ‘충분한 시간’의 제공인 것이다.
이에 대한 현실적인 대답을 하고 있는 또 다른 방법을 ‘현대지동슈퍼마켓’팀이
정해진 3시간의 수업, 정해진 토요일의 약속 안에서 놀줄 모르는 아이들을 처음
제시하고 있었다. 교사의 역할인데 특히 보조교사의 역할이었다. 이번 ‘장롱 속
만나서 다섯가지 감각을 다 깨워내고, 익숙한 관계들 각각을 다시 느끼고 다시
영화제’프로그램에서는 초등학교 3학년에서 6학년 아이들 15명이 참여하고 있
관계 맺기를 하고, 거기서 더 나아가 영상작품까지 만들어내고, 그 속에서 나를
었는데, 이를 위해서 현대지동슈퍼마켓팀은 1명의 주교사와 3명의 보조교사를
성찰하고, 나와의 관계들을 성찰하고, 그것도 놀이처럼 이 과정을 모두 즐겁게
배치하여 수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주교사는 여성이었으며 보조교사 3분은 모두
이루어내는 것은 가능할까?
남성이었다.
논리적으로 가능하지만 현실적으론 ‘불가능하다’는 단어가 먼저 떠오를 것이다.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도서관 방에 앉아서 수업을 진행하는 동안 몇몇의 아이들
‘빨리 빨리, 열심히 열심히, 성실하게 성실하게 하루 24시간을 살고 있는 대한민
은 누워있거나 서 있었고, 몇몇은 앉아 있었지만 앞에 서서 수업을 소개하는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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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대 지 동 슈 퍼 장 마 롱 켓 속 의 영 화 제
현 대 지 동 슈 퍼 장 마 롱 켓 속 의 영 화 제
생님을 바라보지 않고 다른 곳으로 몸을 돌려 응시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때론
문화예술교육 10년 동안 무엇이 변화하였을까? 많이 변화한 것 같지만 우리끼리
수업에 참여해서 역할을 하였다. 그 때 이 친구들이 몸과 상관없이 귀로 눈으로
의 변화인지도 모른다. 뻔한 담론이 지속적으로 논의되는 것 같지만, 초등학교,
수업을 의식하고 있었다는 것을 인지할 수 있었다.
중학교로 파견된 예술강사 선생님들의 실패담들은 지속적으로 들려온다. 여전히
학생들 사이의 속도의 차이가 나타날 때, 보조교사들은 따뜻한 눈빛으로 그 학생
학생들은 몸으로 놀 줄을 모른다.
을 지켜봐주고 있었다. 그 것만으로 그 ‘차이’가 잘못하는 것이 아니라 속도의 다
더 많은 ‘현대지동슈퍼마켓’팀이 구성되고, 활동해야 할 이유이다.
현 대 지 동 슈 퍼 장 마 롱 켓 속 의 영 화 제
름일 뿐이라는 믿음을 아이에게 주고 있었다. 때론 보조교사들이 학생의 어깨를 툭 쳐주는 것만으로도 그들의 실패를 지지해주고 있다는 신뢰를 주었고, 아이들 은 도전을 이어갔다. ‘차이’가 ‘다름’이 되기 위해서는, ‘실패’가 또 다른 ‘도전’이 되기 위해서는 그 아 이들 스스로의 마음에 자존감이 있어야만 가능하다. 그 자존감은 결과의 평가를 통해 키워지는 것이 아니라, 과정에서 얻어지는 것인데, 이를 위해서는 과정을 지속적으로 지켜보다가 적절한 순간에 신뢰와 지지를 보내주는 마음과 쓰다듬 어주는 손짓 눈짓이 주요할 때가 많았다. 교사도 오감으로 학생들과 소통해야 하 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주교사만큼 이 프로그램을 인지하고, 주교사 이상으로 교사로서의 자존감을 지닌 보조교사들의 활동이 매우 중요하다. 물론 보조교사 한명이 담당하는 학생들의 숫자 또한 매우 중요하다. ‘현대지동슈퍼마켓’팀은 주교사와 보조교사의 호흡도 매우 좋았지만, 특히 보조 교사 3명의 역할이 매우 빛났다. 액션이 크지 않으면서도 공간과 시간에 스며들 어 학생들의 든든한 지지자가 되어 있었다. 열린 수업은 교사의 역량이 뒷받쳐주었을 때 가능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인지 할 수 있었다. 그 교사의 역량 또한 한 개인의 예술적 기량에 의해서가 아니라 주 교사와 보조교사로 구성된 팀의 교육철학과 역량에 좌우된다는 것을 다시금 확 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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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 이 와 학 습 사 이 에 길 서 을 묻 다
백 미 현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 예술을 통한 상상, 놀이, 즐거움> 등으로 집약된다. 여기 엔 문화예술교육이 지향할 어떤 심오한 가치나 철학을 요구하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문화예술교육 정책이 학교 밖 평생교육 영역의 역할과 기능과 연 계되면서 삶과 연계된 생활문화예술이 확장되고 있는 것도 관련이 깊다고 볼 수
놀 이 와
토요 가족 프로그램의 취지
꿈다락 문화학교 사업에 대한 학부모들의 인식은 높아졌고 사업의 규모는 확 장되었다. 국고로 움직이는 사업의 특성상 과정과 결과평가가 병행되기 마련인
학 습 사 이 에 길 서 을 묻 다
있다.
데, 경기문화재단의 꿈다락 모니터링 활동은 각 단체들이 운영하는 사업의 과정 과 성과의 방향을 가늠하고 약간의 길과 방향을 안내하는 최소한의 개입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현장 모니터링을 다녀보면 단체들을 감시하러 가는 것이 아닌데 도 단체들은 부담스러워 하는 것이 사실이고, 간혹 자신이 수행하는 교육이 ‘과 연 문화예술교육이 맞는가’를 묻곤 한다. 모니터링 위원으로 그간의 현장답사를
“경기 꿈다락 토요문화학교는 학령기 아동 및 청소년, 그 가족을 대상으로 학교
통해 직간접으로 들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앞에 서술한 경기문화재단의 2015년
에서 경험하지 못하는 다양한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예술이 주는
자료집 소개글로 대신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소개글은 사실 매우 포괄적이
상상, 놀이를 통한 즐거움이 가득한 토요일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또한 경기
어서 단체들이 갖는 현장의 문제와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확신, 발전적 아이디어
도 곳곳에서 프로그램이 운영 될 수 있도록 그동안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프로그
와 실험 등에 대한 여러 의문이나 궁금증을 해소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오히려
램이 없었던 지역을 확대, 총 26개 지역에서 36개 프로그램을 운영했습니다.” 1
모니터링 위원들이 현장에서 점검하는 부분을 항목별로 기술하면서 2016년도 모니터링 대상 단체들의 운영현황을 소개하는 방식이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 다.
2015년도 꿈다락 문화학교 자료집에 소개된 글이다. 토요일에 시행되는 사업이 면서 가족프로그램이 취지인 이유는 “주 5일 수업제 실시에 따라 문화체육관광 부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17개 시도와 16개 시도 광역문화예술교육지원센 터가 함께하는 토요일 학교 밖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꿈 다락 문화학교의 키워드는 <학령기 아동/청소년 및 가족, 토요프로그램, 학교 밖 1_ 경기문화재단(2016). 기록하고 기억하기, 2015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지원사업 결과자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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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 이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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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 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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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 이 에 길 서 을 묻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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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경기 꿈다락 토요문화학교_행복학교 문화예술교육 사업단
2016 경기 꿈다락 토요문화학교_미메시스아트뮤지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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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에서 소개한 꿈다락 사업의 취지는 거시적이고 포괄적이어서 이 사업의 교육 철학이나 교수방법을 구체적으로 드러내지 않는다. 그러나 재단의 문화예술교육 관계자들과 모니터링 위원들이 그간 꾸준한 회의를 거쳐 만든 결과물인 모니터 링 평가지의 지표 내용은 많은 것을 설명하고 있다. 단체들이 궁금해 하는 꿈다
놀 이 와
락 문화학교의 지향점은 이 모니터링 평가지를 통해 역 추론할 수 있다. 거기엔
모니터링 평가지표와 결과
크게 3개의 카테고리가 있다: 첫째, 사업운영 역량, 둘째, 사업 운영 환경, 셋째는
학 습 사 이 에 길 서 을 묻 다
프로그램 지속성에 관련한 항목이다. <표 1>에서 번호가 들어간 세 번째 세로 셀 (짙은 색)은 사업 범주와 세부 항목을 분석하여 본인이 추가한 항목이다. 또한 오 른편엔 단체 평가를 덧붙였다. 사업운영역량 항목에는 꿈다락 사업의 교육철학 2가지와 교수방법 4가지, 운영 1가지가 드러난다. 교육철학은 ‘방향’과 ‘기획’란에 담겨 있다. 즉, 학교 밖 문화 출처: 꿈다락 모니터링위원용 평가 결과. 표 재구성(진한색 세로셀 항목 및 결과 추가) 범주
세부항목 방향 기획
범주 분석 1. 교육 철학
사업실행 사업 운영 역량
자발성 소통·관계 성
2. 교수 방법
유연성 운영인력 사업 환경 기타 (*해당 단체에 한함.)
공간 수업준비 놀이터Ⅰ 놀이터Ⅱ 공간협력
3. 운영 4. 개발 5. 비전 6. 협력
내용 학교 밖 문화예술교육 취지에 맞는 교육 프로그램 운영 기관/단체의 고유프로그램과 구별되는 꿈다락 토요문화학교의 고민을 담은 기획 교육 목표 수립 대비 실행 및 운영의 적절성(과정 중심의 프로그램) 참여자의 주체적인 관찰, 사유, 수행 중심의 수업 운영 참여자와 교육 강사, 참여자와 참여자 간의 원활한 소통을 통한 긍정적 관계 형성 여부 실수에 대해 참여자 스스로의 보완이 가능한 절차와 과정의 존재 강사의 전문성 및 매개자 간 적절한 역할 분담(주강사, 보조강사, 기획자) 교육 활동에 적합한 공간 및 환경 조성 정도 교육 자료 및 기자재 준비의 적절성 정도 사전컨설팅을 통해 도출된 이슈에 대한 고민 지속 및 프로그램 반영 여부 경기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프로그램으로서 장기적 비전 수립 및 발전 가능성 공간 매칭에 따른 매칭 기관과의 긍정적 협업 관계 형성
단체 단체 단체 단체 단체 1 2 3 4 5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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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교육 취지에 맞는 교육 프로그램, 꿈다락 토요문화학교의 고민을 담은 기획 과의 연관성이다. 이 내용은 1장에서 기술한 이 사업의 포괄적인 취지와 유사하 다. 교수방법을 보면 꿈다락 문화학교의 교육철학이 더 자세히 드러난다. 사업 실행의 항목은 ‘과정 중심의 프로그램’을 기술하고 있다. 즉 결과중심 교육이 아 니라 과정 중심 교육을 지향한다. 방법과 절차야 어찌 되었든 합격하면 그만인, 100점 만점에 몇 점을 득점했는지로 한 학기의 공부가 완료되었다고 평가하는 교육, 잘 암기하고 잘 훈련받으면 지식이 잘 전수되었다 간주하는 주지주의 교육 이 아니다. 해결방안을 찾기 위해 시도하는 다양한 방법과 그 절차에서 학습이 생성된다고 믿는 관점이다. 학습자, 참여자가 주체가 되어 지식을 만들어 가고 경험을 구축하는 ‘구성주의’ 교육이 각광을 받는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결과보다는 학습과정에 역점을 둔다. 따라서 문제에 어떻게 접근하고 어떻게 경험을 하고 어떤 관계를 만들어 가는지
오른편 5점 척도에 5점은 ‘매우 그렇다’에 해당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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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중요하다. 교사는 이를 촉진하는 사람이다. 촉진자로서의 교수자의 역할은 학
점이다. 즉 문화예술전공자들은 자신이 행하는 교육이 문화예술교육이라 믿어
습자가 표명하는 요구에 응하고 학습자의 성장과 변화를 격려하고 지탱시켜 주
의심치 않고 과감히 시행한다. 예컨대 수학문제를 풀면서도 문화예술교육을 할
는 것이며, 학습자와의 신뢰관계를 쌓고 격려한다. 그리고 판단을 내리지 않으며
수 있다. 반면 많은 비전공자들은 문화예술교육. 혹은 ‘생활문화예술’교육을 진
질문을 하고, 학습자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존중한다.2 이를 위해 ‘참여자의 주
행하면서도 자신의 수업에 확신이 없다.
체적인 관찰, 사유, 수행 중심의 수업 운영’이 필요하다.
단체4는 생활문화예술- 흔히 공예라고 하는 영역의 대중적 프로그램- 수업계획
‘학습자의 실수에 대해 참여자 스스로의 보완이 가능한 절차와 과정의 존재’여부
서를 제안하였고 채택을 받았음에도 여전히 확신이 없었다. 또한 꿈다락 교육철
를 점검하는 것은 자기주도적이고 능동적인 학습자의 역할이 부각되는 교육인
학과 가장 격차가 벌어지는 수업방식을 보여주었다. 수업 특성상 일일이 시범실
지 아닌지의 지향점을 보는 것이다. 이러한 철학을 실천하는 방법으로 ‘참여자들
습식으로 기능을 전수하느라 쉴 틈이 없기도 하지만, 참여자들 간의 소통이나 자
간의 의사소통, 긍정적 관계 만들기’ 등의 민주적 방식을 제시하였다. 나머지 카
기주도적 고민, 선택의 기회가 거의 없었다. 키트를 활용하는 수업보다 더 규칙
테고리는 수업 운영과 관리, 그리고 신규단체와 기존 단체들의 거시적 관점의 사
이 강한 수업이었다. 시간 내 완수해야 하는 결과물을 얻기 위해 현장에는 오직
업 개발, 비전(지속가능성), 협력관계 등에 대한 점검 항목이다.
진지한 작업만이 있었을 뿐이다. 그리고 모니터링단과의 충분한 대화시간도 부
2016년 경기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모니터링은 총 5개 단체를 방문하였다. 2015
족하였다. 그 곳을 나서며 드는 궁굼증은 과연 다른 날에도 이렇게 경직되어 수
년 방문한 곳과 한 곳이 겹치고 나머지는 처음 만나는 단체와 학습자들이었다. <
업을 진행할까의 여부였다. 그렇지 않을 것이다. 이 단체는 모니터링단의 방문에
표 1>의 오른편에 5개 단체 별로 모니터링 결과를 정리하였다. 5점 척도 기준으
뭔가 잘 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부담에서 더 빡빡한 수업을 하지 않았나
로 보았을 때 단체들은 대체로 4-5점을 얻었으니 상당히 긍정적인 결과라고 할
싶다. 프로그램 참여 학생들과 원활한 소통, 즐거운 경험을 이끌어 주는데 집중
수 있다. 단체별 종적 평가 결과를 놓고 볼 때 가장 특징적인 점은 단체4가 전반
하면 자연스럽고 즐겁게 진행되었을 수업이, 부조화스럽게 <교육>을 시도하면서
적으로 평가점수가 낮다는 것이다. 이 단체는 재단 측 사전컨설팅이 있었음에도
수업이 더 어두워졌다. 그런 점에서 모니터링 평가지표 상의 <기타> 카테고리에
단체 자체의 정체성과 교수방법에 대한 고민이 해결되지 않았던 것 같다.
해당하는 ‘단체의 교육개발에 관한 가능성’, ‘단체의 문화예술교육 비전’이 가장
단체들은 크게 두 입장을 보인다. 스스로 문화예술교육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결여되어 있는 점도 걱정이다. 그래서 더 개별적 컨설팅이 필요한 단체라고 여긴
단체와 우리가 문화예술 전공자가 아닌데 문화예술교육이라고 할 수 있나 하는
다. 꿈다락 문화학교의 교육철학, 나아가 문화예술교육의 추세와 방향, 그에 따
의구심을 안고 교육을 하는 입장이다. 여기서 발견되는 것은 단체 관계자들 스스
른 교수방법의 이해를 돕는 진지한 컨설팅을 제공해야 할 듯하다.
로의 정체성에 대한 확신이 단체가 진행하는 교육프로그램의 내용, 학습자에 대
단체1은 공간과 환경이 매우 우수한 곳으로, 자체적으로 강사와 기획자들이 역
한 태도, 과정 혹은 결과 중심의 상이한 교수방법의 선택 등에 영향을 미친다는
할을 바꿔가며 꾸준히 문화예술교육을 진행해 온 곳이다. 충분히 좋은 수업을 진
2_Cranton, P.(1992). Working with adult learners. Toronto, Ontario: Wall & Emerson.
행하고 있지만 당일 정해진 수업의 절차와 결과의 추구가 강사를 압박하고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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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 이 와 학 습 사 이 에 길 서 을 묻 다
놀 이 와 학 습 사 이 에 길 서 을 묻 다
자를 서둘러 이끌게 하는 점이 다소 보였다. 그러나 2년 연속 모니터링을 다녀보
게 설계될 것 같다. 기관 여건이 가장 좋고 야외무대까지 사용할 수 있는 점은 매
니, 대부분의 단체가 모니터링단을 만나는 날에 수업의 성과가 확연히 드러나는
우 큰 혜택이다. 기술적 차원에서 단체5과 단체1은 같은 사항이 지적 되었는데,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경향이 있어서 항상 수업일정이 빠듯했던 점이 기억났다.
야외수업은 소리가 흩어지고 학습자의 주의집중 유지가 어려우므로 마이크 등
단체1의 강점이라면 지역의 다문화 인구를 유입하여 질적으로 우수한 문화예술
의 장비를 보완하여 서로 원활한 수업을 진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교육으로 통합교육을 한다는 점이다. 새로운, 이질적인 문화에 주로 <순응>을 강
단체3은 놀이와 수업이 수시로 넘나드는 집단이었다. 뜨거운 태양 아래 아동들
요하는 고전적 방식의 다문화교육은 이제 지양해야 한다. 문화와 문화가 서로 만
이 천막을 짓고 들어가, 자신들이 만든 주먹밥을 먹고, 정리정돈 하며 물장난하
나 이해하려면 상호 간의 문화학습이 필요하다. 다문화 아동과 한국인 아동이 자
는 광경은 매우 자연스러웠다. 교수자와 학습자가 친밀도가 꽤 형성되었음이 보
연스럽게 섞여 함께 배우는 통합적 접근이 장기적 관점으로 권장되고 있다. 한
이는 집단이지만, 수업 후 대화를 통해 단체별 고민사항이 대체로 유사하다는 점
아이를 기르는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Um ein Kind zu erziehen, braucht es ein
을 확인시켜 주기도 하였다. 즉 향후의 수업에 대한 지속가능성 여부, 같은 대상
ganzes Dorf)3 ’는 아프리카의 격언은 이제 다문화교육에도 적용되어야 한다. 대
의 계속 수강 승인 여부, 수업의 심화과정에 대한 고민 등이 대표적이다.
부분의 다문화교육이 언어, 관습교육에 치중된 한계점을 보이는 가운데, 문화예
놀이의 차원으로 본다면 예술강사와 아동이 함께 잘 노는 단체3, 아이들이 알아
술 활동은 비언어적 접근과 표현방식의 활용으로 소통과 이해의 가능성이 더 촉
서 잘 노는 단체1, 놀 틈이 없이 바빴던 단체2와 단체4, 수업이 놀이였던 단체5
발된다는 긍정적 효과가 있다.
로 요약할 수 있겠다. 역시 아쉬운 단체라면 놀 틈 없이 바빴던 단체 2와 4일 것
단체5는 지역의 꽤 큰 기관에서 운영한다. 2015년에도 모니터링으로 만난 곳인
이다. 단체 2는 초등생으로 구성된 집단임에도 당일 2개의 수업내용이 집중적으
데 행정 담당자들이 모두 바뀌었으나 예술강사는 같은 분이었다. 꿈다락 수업 중
로 진행되어, 저학년과 고학년 간의 학습격차에 따른 난이도의 조정에 대한 고민
유일하게 두 개의 장르, 두 개의 수업이 통합수업을 통해 만나기도 하는 곳이다.
을 낳게 하였으며, 정작 익히고 적용하고 실컷 경험할 시간이 부족하였다. 단체
각 무용과 미술 수업이 따로 진행되다가 전체 스케쥴 중 약 4회차를 함께 통합수
4는 중고생이 대상이었지만 접목하고자 한 스토리텔링 도입부분의 난이도가 너
업을 진행한다. 마침 통합수업 하는 날 모니터링 일정이 잡혀서 실험성이 돋보이
무 낮고 학생 참여가 전혀 없었으며, 이어진 기술 습득과 적용만으로도 벅차, 좀
는 수업을 볼 수 있었다. 참여아동들의 일정 비율이 두 수업을 번갈아 ‘섭렵’하였
처럼 여유를 찾을 수 없는 수업이 되었다.
다고 하는데 현재 참여 중인 수업에 따라 아동들의 행동이 예속된다는 점이 특이
모니터링 결과의 항목별 횡적 평가를 분석하면 대체로 5개 단체 모두 낮게 표기
하였다. 옆 반 수업을 더 낯설게 관찰하는 원리와 같다고 할까. 타 장르의 수업매
된 항목은 2개 항목으로, 먼저 ‘기관/단체의 고유프로그램과 구별되는 꿈다락
체를 더 존중하는 태도가 확연하였다. 서로 팀워크가 형성되지 않은 상태로 모여
토요문화학교의 고민을 담은 기획’이 있다. 그런데 이 항목에 대해 과연 단체들
함께 수업을 만들어 가느라 서먹한 점이 보였으나 오히려 교수자 입장에서 양 집
이 사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지 오히려 자문하게 하였다. 그
단을 부추기며 동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가능성을 적극 활용하면 수업이 더 새롭
로 인해 이 후기가 1장에서 꿈다락 문화학교의 취지 소개로 시작하여 평가지표
3_Pellissier, H.(2012). Rescuing the mind of Africa. The Futurist 2012, 46(5), S. 2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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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 이 와 학 습 사 이 에 길 서 을 묻 다
로 역 추적하는 철학과 교수방법을 논하게 만들었다. 두 번째 항목은 ‘실수에 대 해 참여자 스스로의 보완이 가능한 절차와 과정의 존재’이다. 이 부분은 대체로 진 정한 의미에서 <천천히> 가는 수업 진행이 어려운 우리나라 현실에서 가장 지켜 지기 힘든 항목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학과교육이 아니어서 오히려 더 지켜야 할
놀 이 와 학 습 사 이 에 길 서 을 묻 다
과정이 아닐까 싶다. 그날 수업의 진도를 다 못 끝내도 어떠랴, 알게 하고 경험하 게 하고 느끼게 하는 과정이 더 중요한 것을. 그렇다고 전 과정이 다 늘어져도 된 다는 뜻이 아니다. 민주적이며 자기주도적 경험의 장에서 학습자가 능동적으로 지식과 경험을 만들어 간다는 구성주의 관점은 수업계획서의 중도 조정에 대해 관대한 편이다. 철저히 수업을 아동의 흥미에 따라간다는 아동중심교육의 관점 에 대한 찬반적 입장은 오늘날에도 첨예하지만, 이 관점으로는 더욱이 수업계획 서의 의미가 요즘의 공교육처럼 맹목적이지 않다고 할 수 있다.
2016 경기 꿈다락 토요문화학교_현대지동슈퍼마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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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하고 실험해야 한다. 문화예술교육 기회의 평등을 넘는 성취 목표가 수립되 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학교 밖 문화예술교실은 조금 더 자유롭고 즐거웠으면 한다. 의도적인 여유와 느긋함이 수업에 계획되고, 오히려 놀이와 학습이 치밀 하게 조직되면 좋겠다. 오늘날, ‘거실에서 교실에 이르기까지, 아이들은 교사들 에 의해 점점 계획되고 구조화되고 있어서 놀 시간이 거의 없으니’말이다.6 학교
놀 이 와 학 습
에서 놀이는 남는 시간에 행하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학교에서 아이들에 대한 압력이 증가함에 따라, 역설적으로 놀이를 통해 휴식을 취하고 재미를 느끼는 그
놀이와 학습 사이
들의 능력은 금지되어 왔다. 놀이의 특성은 절대 가볍지 않다. 첫째, 모든 놀이는 내적 동기에서 비롯되는 자
사 이 에 길 서 을 묻 다
발적인 행위이다. 명령에 의한 놀이는 이미 놀이가 아니다. 자유라는 본질에 의 해서만이 놀이가 존재한다. 둘째, 놀이는 결코 가벼운 것이 아닌 진지한 행위이 다. 놀이하는 모든 사람은 거의 성스러울 정도로 진지하다. 플라톤은 놀이를 진 지함을 넘어선 성스러운 행위로 보았으며, 놀이와 성스러움을 하나로 보았다. 셋 째, 놀이는 일상적인, 실제 생활이 아닌 허구의 세계에서 이루어진다. 따라서 상 상력이 증대된다. 넷째, 놀이는 장소와 지속성에 의해 일상적인 삶과 구분된다. 학교 밖 문화예술교육 현장은 다양한 놀이와 경험의 실험장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것은 장소의 격리성과 시간의 한계성이다. 놀이는 시간적으로 한계성을 지니
꼭 새로운 프로그램이 아니어도 접근하는 방법이나 수업의 분위기에 따라 얼마
면서 확고한 문화 형식을 띠게 된다. 다섯째, 놀이에는 그 놀이를 지배하는 절대
든지 달라질 것이다. 미래를 위한 경쟁의 도구로서 교육에 투자하는 비중이 압도
적인 규칙과 질서가 있다. 놀이는 질서를 창조하며, 질서 그 자체이다. 놀이는 불
적으로 늘면서 한 사람이 교육받는 시간이 매우 길어졌다. 반비례하여 문화예술
완전한 세계 속으로, 혼돈된 삶 속으로 일시적이고 제한된 완벽성을 준다. 놀이
이 공교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학년이 높아질수록 낮아지고, 이를 보완하는 문
는 절대적이며 최고의 질서를 요구한다. 여섯째, 놀이는 현실에서 벗어난 전혀
화예술교육이 확대되었다. 학교 밖 문화예술교육 영역에서 꿈다락 토요문화학
다른 허구의 세계에서 그 놀이만이 가진 규칙에 따라 이루어진다. 일곱째, 놀이
교의 지향점은 무엇인가? 그것은 양적 팽창을 넘는 질적 향상일 것이다. 평생교
는 놀이가 끝난 뒤에도 지속하려는 경향이 있다. 특수 상황 속에 함께 있다는 감
육시설에서 제공하는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의 문제인 기능위주의 취미와 여가
정, 무엇인가 중요한 것을 공유한다는 감정, 일상세계의 규범을 함께 배격한다는
중심 수업4, 고전적 교육형태의 반복적 개설5의 스테레오타입을 변혁시킬 무엇을
감정은 개개의 놀이가 시간을 넘어서까지 그 놀이의 마력을 지속한다.7
4_교육과학기술부, 평생교육진흥원. (2008). 2008 평생교육백서. 서울: 평생교육진흥원. 5_서광. (2008). 문화예술지원정책의 전달체계에 관한 연구. 박사학위논문. 한양대학교. 양병찬. (2009). 문화예술 교육 포 럼 자료집. 31-51. 서울: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6_Singer, D. G, Golinkoff, R. M., Hirsh-Pasek, K. Ed.(2006). Play=Laerning, How play motvatesand enhances children’s cognitive and social-emotional growth, Oxford University Press. 7_정창모(2001), 놀이문화와 축제 목회에 관한 연구, 교육학석사 논문, 장로회신학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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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 이 와 학 습 사 이 에 길 서 을 묻 다
휴식은 학교와 교육 일정의 중요한 부분이다. 왜냐하면 쉬는 시간 동안 아이들 은 공격성과는 다른 뒤범벅이 되는 놀이(달려들기, 쫓기, 레슬링하기)에서 힘을 얻는다. 핀란드에서 휴식은 일정의 중요한 부분이며 아이들은 다시 생기를 갖고
놀 이 와 학 습 사 이 에 길 서 을 묻 다
교실로 돌아오고 배울 준비를 한다.8 토요일은 휴식이 되는 놀이와 학습으로 생 기를 부여하면 좋을 것이다. 호이징거는 문화를 놀이로 설명하였다.9 종교, 법률, 경기, 전쟁, 철학, 예술 등 다양한 것들이 인간의 놀이로부터 비롯되었으며 이 모 든 것은 ‘자유로움, 실제로부터 벗어난 것, 시간과 공간의 제약, 절대적 질서’ 등 의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이런 관점에서 인간, <호모 루덴스>는 놀이하 는 인간이다. 놀이하는 인간으로 인해 탄생한 문화는 우리 생활 구석구석 침투해 있어서 존재하지 않는 곳이 없다. 그러나 각박하고 여유가 줄어들고 있는 현대인 모두에게는 재미와 자유가 결여되었다. 이들에게는 현실로부터 탈피할 일말의 여유, 장소가 필요하다. 꿈다락 문화학교가 아동과 가족에게 기분 좋은 놀이를 제공하면서 학습을 촉발하는 동력이 되었으면 한다. 이런 바램을 위해 문화예술 교육 행정, 이론과 실천 영역 모두의 긴밀한 협업이 필요할 것이다.
8_Singer, D. G, Golinkoff, R. M., Hirsh-Pasek, K. Ed.(2006). Play=Laerning, How play motvatesand enhances children’s cognitive and social-emotional growth, Oxford University Press 9_Huizinga(1938). Homo ludens: A study of the play-element in culture. Routledeg & Kegan Ltd. 2016 경기 꿈다락 토요문화학교_행복학교 문화예술교육 사업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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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화 예 술 교 육 의 매 너 리 즘 ? !
백 용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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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화 예 술 교 육 매 의 너 리 즘 ? !
교육이란 여러 의미로 다뤄지지만, 무엇보다 하나의 ‘배움’, ‘수련’이다. 여러 과 정을 통해 내공(內功)을 쌓는 일련의 행위들이다. 따라서 좋은 삶이란, 이러한 배 움과 더불어 생명이 고양되는 지대를 찾고, 자신의 영토를 만들어 들어 올려진 흥을 향유하고, 할 수 있는 한의 역능을 실행하는 것이다. 따라서 어떻게 살 것인 가의 윤리(ethic)는 어떻게 능력을 발휘하며 하고자 하는 바를 행할 수 있는가라 는 행동학(ethology)이 된다. 한마디로 의존의 삶이 아닌 성장의 삶, 예속의 삶이 아닌, 자유의 삶을 누리는 기술이다.
한국은 87년 이후 민주주의의 확장과 더불어 교육 분야도 전체적으로 군사문화 적인 ‘훈육’ 시스템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나아가 도입된 지 10년이 훨씬 넘은 문 화예술교육도 ‘제도화’될 정도로 자리를 잡게 되었다. 하지만 무엇이 변했고, 좋 아진 것은 무엇인가? 물론 문화예술 교육 분야는 적어도 수평적이고 자발적이고
2016 경기 꿈다락 토요문화학교_다크호스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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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적인 가치들이 상당부분 중요해진 건 사실이다. 심지어 교육 주체와 대상의 경계도 희미해질 정도로 실험적인 흐름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지만 또 한편 으로 사교육의 비중은 점점 더 커지고, 전사회적인 경쟁의 압력이 커지는 가운데 문화예술교육의 영향은 무엇이라 할 수 있는가? 그 사회적 영향력이 아직 미비한 부분은 제쳐두고서라도 소수이나마 과연 ‘대
2
안적’ 흐름을 만들어 내고, 그 방향을 제시하고 있을까. 그에 대한 풍부한 분석이
문 화 예 술 교 육 매 의 너 리 즘 ? !
이루어지지 않은 지금으로서는 긍정 반, 부정 반이라 할 수 있겠다. 즉 한편으로 앞서 얘기한 긍정적 가치들을 어느 분야보다 더 적극적으로 끌어 들였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초기의 신선함과 달리 정형화되고, 심지어 표준화되며 매뉴얼화 되 는 경향도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예술프로젝트나 여러 예술 공간들에서 나 타나는 것과 상당히 유사한 경향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진행 주체들이 상당히 겹 치기도 하고 동시대의 공통된 생각들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공통 된 생각들이 김빠진 통념으로 전락할 위기도 여전하다. 이에 대한 전 방위적인
문화예술교육은 그야말로 ‘마음의 생태학’이 작동하는 하나의 열린 장이다. 거
‘다시 생각하기’가 시급하다.
기다 사회적, 자연적 생태학이 부가된다. 그레고리 베이트슨이 말했듯, 지각 주 체와 대상의 차이가 식별 불가능한 1차적 과정이 중요하다. (‘내’가 음악을 들 은 게 아니라, ‘내’가 ‘음악’이 되었다.) 교육 과정은 이러한 배움의 사건들, 변곡 (inflection) 혹은 변곡점들이 내재되어 있어야 한다. 그러니까 교육과정이 어떤 모델, 주형을 만들어내서 찍어내는 것이 아니라면, 끝없는 변주의 과정으로 접 근되어야 한다. 건축가이나 철학자인 베르나르 카슈(Bernard Cache)는 이미 현 대의 기술 대상들 자체도 이렇게 변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미학 자체가 질료형상, 원본-복사의 틀을 이미 벗어나고 있을 때, 예술교육 과정도 새로운 구성 (composition)의 대상 혹은 대상류(objectile)로 접근되어야 한다. 당연하게도 커리큘럼 자체가 불필요하다는 게 아니다. 반대다. 즉흥음악이나 춤 이 아무 플랜 없이 진행되는 게 아니라 오히려 고도의 계산들이 필요하듯,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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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화 예 술 교 육 매 의 너 리 즘 ? !
문 화 예 술 교 육 매 의 너 리 즘 ? !
문 화 예 술 교 육 매 의 너 리 즘 ? !
2016 경기 꿈다락 토요문화학교_경기도어린이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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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정에도 굵은 선과 더불어 더 정교하게 고려된 커리큘럼이 필요하다. 이때 굵은
본래의 기능이 위에서 언급한 ‘변주’와 새로운 결합의 기술이다. 정형화된 고전
선이 필요하다는 것은 그 과정이 어떤 장르이든 어떤 형태이든 간에 교육자의 어
주의에 반발해 어떻게 고정된 하나의 점으로 수렴하고 하나의 목표나 절정으로
떤 프레임이 필요하다는 것이고, ‘정교하게 고려’된다는 것은 시간별, 분별로 미
이끄느냐가 아니라, 이질적이거나 예측 불가능한 사건들의 연속으로 예술을 할
리 시나리오를 짜라는 것이 아니라(결코!) 프레임 속에서 가능한 많은 길들을 고
것인가가 문제였던 것이다. 이는 여전히 예술에서 뿐만 아니라, 교육과정에도 필
려하며 그때그때의 ‘상황’들을 만들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거기에서
수적으로 요청되는 시각이다. 왜냐하면 그것만이 우리를 즐겁게 하기 때문이다.
사건이 일어난다.
문 화 예 술 교 육 매 의 너 리 즘 ? !
예를 들어 요즘 유행인 ‘동네 지도 그리기’ 혹은 ‘동네 한 바퀴 돌기’라는 주제를
문 화 예 술 교 육 매 의 너 리 즘 ? !
생각해보자. 초등학생 혹은 중고생이 참여할 것이고, 교육자는 ‘우리가 사는 동 네를 새롭게 보자’는 취지로 사진 혹은 지도그리기 혹은 동네 이야기 채집하기 등의 모듈을 가지고 아이들과 함께 2시간이나 3시간의 수업을 진행할 것이다. 관 찰하고 만나고 발표하고 과정을 기록하고 등등…이 이어질 것이다. 여기서 중요 한 것은 그 동네를 감싸는 여러 차원들에 대한 고려(사회적, 역사적, 지역적 정체 성 혹은 탈 정체성, 건축, 지형, 동물들, 식물들, 냄새들, 사람들의 특이성, 인류학 적 특징 등)와 함께 다기 다양한 틀 짓기(framing) 혹은 포착의 가능성(인터뷰할 수 있는 사람, 그릴 수 있는 특이한 식물, 혹은 유기견, 사진으로 담을 수 있는 어 떤 ‘틈’이나 ‘풍경들’ 등)을 예민하게 고려하는 것이고 아이들의 예기치 않은 반 응에 유연하면서도 즉각적인 어떤 큐 신호를 줄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거기에 어떤 감각다발의 깨어남이 있다.
“그대 내 눈을 통해 보지 않고, 나로부터 사물들을 취하지 않을 터 그대 사방에 귀 기울여 그대 자신으로부터 그들을 걸러 내리라”(휘트먼,『 풀잎』 중)
사실 현재 많은 교육 프로그램들이 매너리즘에 빠진 듯하다는 지적이 많은 게 사 실이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예술사의 입장에서 보면, ‘매너리즘’이야말로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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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 문 하 는 도 생 구 각 , 하 는 재 료
송 수 연
나는 모니터링 진행시 기본적으로 두 가지를 시각적으로 먼저 확인한다. 첫 번 째는 교육 공간의 구성이고, 두 번째는 수업에 준비된 도구나 재료에 대한 것이 다. 주어진 공간 환경에서 강사와 수업 참여자들이 서로 소통하고 공감할 수 있 는 공간 구성에 대한 고민이 사전에 있었는가를 먼저 확인한다. 강사를 기준으로 일렬로 배치되어 있는 테이블과 의자 세팅의 공간 구성이 최악이다. 강사는 주어 진 시간 내에 정해진 목적을 가지고 참여자들을 관리하는데 집중한다. 참여자들
질 문 하 는 도 구 생 , 각 하 는 재 료
의 자율성, 준비된 수업 내용에 대한 간섭과 개입을 허락하지 않는 태도이다. 어
질 문 하 는
린이 참여 수업들은 대부분 집중을 명목으로 이런 배치를 하는 경우가 많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음은 참여자들에게 주어진 도구나 재료의 준비와 사용에 대 한 것이다. 사용자에게 적합한 도구를 선별했는지를 본다. 새롭고 좋은 도구라도
도 구 생 , 각 하 는
사용자가 호기심을 가지고 자유롭게 다룰 수 없다면 의미가 없다. 준비된 재료들 은 인간의 오감과 어떻게 연결 되고 있는지, 여러 활용이 가능한지도 확인한다. 또한 그 재료들은 문화예술교육 수업에서 얼마나 권한을 부여 받고 좋은 매개체 로 활용되고 있는지 등 이런 것들을 모니터링 과정에서 들여다본다.
재 료
이런 기억을 가지고 그동안 참여했던 모니터링 현장의 경험을 두서없이 정리해 보려고 한다. 이 글은 문화예술교육을 매개하는 “질문하는 도구, 생각하는 재료” 의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이다.
2016 경기 꿈다락 토요문화학교_의정부예술의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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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에 맞추는 노래와 손이 만들어 내는 연주와 함께하는 노래는 분명 다른 경험의 차이가 있다. 나는 교육을 매개하는 도구와 재료의 구성은 강사의 고민과 안목에 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사전 준비에 공이 많이 갈수록, 강사 스스로 질문 의 과정이 있을수록 공간의 구성, 재료와 도구는 문화예술교육 수업에서 다른 효
공간의 구성, 재료와 도구
과를 만들어 낸다고 생각한다. 포스트잇이 아이디어 발상의 좋은 매개체로 아이디어를 빠르고 간편하게 담아 내고 재분류하며 맥락을 즉흥적으로 정리해 주는 것처럼 교육의 과정에 강사가
질 문 하 는 도 구 생 , 각 하 는 재 료
질 문 하 는
도구나 재료를 어떻게 선택하고 활용하는 가의 문제는 참여자들을 수동적으로 만들어 버리기도 하고 많은 상상과 활동을 이끌어내기도 한다.
도구나 재료는 만들기나 공예 등의 수업에서만 강조되는 것은 아니다. 연극 수 업, 뮤지컬 수업 또한 다양한 도구나 재료들의 구성이 교육의 환경을 바꾼다. 참 지난 모니터링 경험에서 좋지 않았던 기억은 모 청소년 수련관 수업에 관한 것이
여자의 몸과 말은 수업의 기본적인 도구이자 재료이다. 참여자들의 몸의 감각을
다. 청소년 대상으로 대중음악을 진행하는 수업이었다. 이 수업에서는 노래방 기
얼마나 좋은 도구나 재료로 이끌어 낼 수 있는지는 강사에게 중요한 질문일 것이
기가 음악 수업을 이끌어 가는 주요한 장비이자 도구였다. 수업에 참여하고 있는
다. 나는 모니터링을 하면서 2개의 뮤지컬 수업을 경험했다. 첫 번째 뮤지컬 수업
청소년들이 순서대로 나와서 노래방 기기의 음원에 맞추어 강사의 음악지도를
은 강사가 인기 있었던 뮤지컬의 대본을 정하고 대본에 따라 뮤지컬 수업을 순서
받았다. 물론 나에게는 당혹스러운 기억으로 남아있다. 수업 진행으로 사용하는
대로 진행했다. 대본의 스토리 구성은 복잡한 희로애락의 감정을 담고 있다. 이
공간은 청소년들이 동아리 활동을 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이었지만 오래된 노래방
대본에 따라 청소년들은 배우가 되어 발성 연습과 연기를 배우는 과정으로 진행
기기와 사무실에 있을 법한 묵직한 큰 소파들은 공간과 부조화를 이루며 어색한
되었다. 수업은 대본 속 주인공의 감정과 성격을 이해하고 최대한 표현하는 것으
기류를 만들고 있었다. 그 수업은 음악 동아리 활동이 매개가 되어 꿈다락 토요
로 진행되었다. 참여자 개인의 성격과 감성을 지우고, 대본 속 배우의 감정과 제
문화학교와 연계했던 걸로 기억한다. 청소년들이 집중도와 참여도는 기대 이상
스처를 복제할수록 좋은 평가를 받는다. 연기의 기본기를 배우는데 좋은 완벽한
이었지만 노래방 기계의 반주에 의존한 청소년들의 반복된 연습을 보면서 성의
대본(재료)이 될 수 있지만 그것의 사용이 자유롭지 못할수록 한계를 드러낸다.
없는 수업이라고 느꼈다. ‘기타’ 하나만 준비되어 있어도 라이브 연주가 가능하
다양한 활용이 어려운 재료가 기본이 되었다.
고, 참여자들은 더 다양한 방식으로 연습을 시도할 수 있었을 것이다. 기계의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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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구 생 , 각 하 는 재 료
생각과 질문
질 문 하 는 도 구 생 , 각 하 는 재 료
두 번째로 경험한 뮤지컬 수업 모니터링에서 만난 강사그룹은 대본을 준비하지 않은 분들이었다. 준비된 재료가 없었다. 강사들은 수업에 참여 하고 있는 청소 년들이 스스로 대본을(재료를) 만들어 가게 유도했다. 정해진 스토리를 따라가 는 완벽한 대본보다 청소년들이 구성해 낸 이 대본(재료)을 더 지지해 주고 싶다. 주어진 재료에서 한정된 사용을 제안하는 것이 아니라, 재료를 참여자 스스로 다 양하게 만들어 내는 것을 유도하는 방법이다. 만들어진 재료의 질감은 허술할 수 있어도 그런 과정은 많은 배움을 동반한다. 생각과 질문이 가능하고 자유롭게 상 상할 수 있는 재료이다.
2016 경기 꿈다락 토요문화학교_의정부예술의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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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유형은 대부분 재료 구성 면에서 새로운 구성 요소가 없고 누구나 따라 하기 쉽다. 재료에 대한 강사의 고민이 계속되지 않는다면 똑같은 방식의 수업은 무한 반복된다. 수업에서 말 못하는 순응하는 재료들이다.
과정의 설계 질문이 많은 도구
재 료
기능을 할 수 있다. 참여자들이 재료를 사용하며 만들고, 조작하는 과정의 경험 을 통해 그것의 다른 확대 가능성을 만들어 갈 수 있는 키트는 다른 사용과 용도
질 문 하 는 도 구 생 , 각 하 는
하지만 잘 준비한 키트는 수업 진행에 중요한 도구나 재료로서 중요한 메타적
질 문 하 는
를 만들어 내며 확장의 가능성을 만들어 낸다. 이런 키트의 구성에는 문화예술교 육에 대한 강사의 생각과 관점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도구나 재료를 수업 진행 의 단순한 보조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발굴하고 개발해야 할 대상으로 보는 태도 가 필요하다. 요즘 ‘키트’의 개념이 지나치게 사용되는 경우가 많기는 하지만 키 트라는 것의 가능성을 강사가 잘 이해하면 교육 방법에 여러 가지 접근과 자유로 운 활용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키트로 재구성 할 때 재료의 모음으로서의 키트 세 번째 경험은 그동안 모니터링 현장에서 본 교육 키트들 - ‘OO 키트(Kits)’에
가 아니라 메타적 장치로서 키트를 예술교육에 어떻게 접합 시킬 것인가라는 질
대한 이야기이다. 준비된 키트가 획일화된 교육을 만들고 있다는 우려도 있었다.
문과 관점이 강사 스스로에게 필요하다.
실제로 주어진 재료가 동일하다 보니 비슷한 생각을 갖게 하고 같은 물건이나 사
문화예술교육에서 도구나 재료의 구성이 좋으려면 사용 이후에 그것을 새롭게
물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공예나 만들기 수업에서 흔히 보는 재료는 대부분 ‘키
해석하며 작동하는 방식을 만들어 내는 과정의 설계까지 가야한다. 나는 이런 관
트’라는 이름으로 준비되어 있다. 엄밀하게 말하면 그 ‘키트’는 재료를 효율적으
점을 담고 있는 키트를 메타적 키트라고 생각한다. 추상적인 이야기이지만 질문
로 모아둔 ‘재료 키트’에 가깝다. 수업에 필요한 재료로만 구성되어 있고 참여자
이 많은 도구일수록, 생각이 많은 재료일수록 가능하다.
들은 퍼즐을 맞추듯이 평면적 재료를 입체적으로 다루면 어느새 똑같은 결과물 을 만들어 낸다. 제작의 순서, 조립의 순서 또한 정해져 있어 따라하다 보면 참여 자들이 다양하게 경험해야 할 시행착오라는 것이 거의 없다. 그런 키트는 어긋 남, 빗나감, 오류, 망함이라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 시간 내의 완성을 목표로 하 기 때문에 집중도는 높지만 만든 것에 대한 애정은 분명 덜 할 것이다. 이런 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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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구 생 , 각 하 는 재 료
대한 고민도 강사들의 고민과 함께 한다. 현장에서 고민을 나누며 여러 이야기를 하지만 나름 모니터링을 하면서 정리한 나의 소견은 - 문제로 보이는 것에 대한 해결 가능성은 진단과 함께 반복되는 시행착오 속에서 좀 더 나은 과정을 경험해 가는 - 것이다. 정답을 가지고 교육을 할 때 교육의 다양한 가치를 발견할 수 없
다양한 접근을 통한 시행착오와 배움
재 료
해결하는 것은 어렵다. 교육을 하는 사람, 교육을 받는 사람, 기획자, 모니터링을 하는 사람도 축적되는 경험과 그것을 통한 배움이 중요하다. 경험 속에서 자신만
질 문 하 는 도 구 생 , 각 하 는
는 것처럼 모든 문제에는 한 가지 답과 정해진 실용적 매뉴얼들을 가지고 쉽게
질 문 하 는
의 관점과 태도, 실행에 대한 노하우가 나온다. 그리고 관점과 태도들은 경험속 의 실험을 통해서 다듬어져야 한다. 창의적 교육이건 인성적 교육이건 새로운 가 능성은 이것으로부터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꿈다락 토요문화학교를 지속하는 분들, 처음 시작하는 분들에게 끊임없는 그리 고 다양한 접근을 통한 시행착오와 배움을 권한다. 그 시행착오의 과정에는 사 문화예술교육 현장에서 논의할 내용이 도구나 재료뿐 만이겠는가? 다양한 교육
람, 교육 콘텐츠만 있는 것은 아니다. 주변의 사물들 - 질문하는 도구들, 생각하
의 내용과 방법론의 결들이 있고 이것을 통해 전달하는 목소리와 의미 또한 다채
는 재료들 - 에게도 자리를 내주자.
롭다. 질문 또한 다양했다. 모니터링 과정에서 도구나 재료를 먼저보고 기획자와 강사들이 가지고 있는 고민과 질문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많은 강사 분들 이 스스로 잘 하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조급하거나 관성적 태도로 들어난다). 어 떻게 참여자들의 예술적 상상력을 이끌어 낼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참 어려운 문제이다). 참여자의 적극적인 피드백을 이끌 수 있는 노하우, 딴 짓하는 참여자 를 어떻게 할 것인가(강사마다 생각이나 접근방법이 달랐다). 수업에서 주강사 와 보조강사간의 역할의 문제(명확한 역할 구분이 없고, 서로의 성장에 관심이 없어 보인다). 정리와 평가의 문제(수업 내용의 정리와 평가보다는 예산 집행과 정리에 민감하다)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사실 모니터링에 대한 관점과 방법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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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구 생 , 각 하 는 재 료
재 미 를 의 미 로
오 명 숙
넘 어
재 미 를 넘 의 어 미 로
“감각자료가 없으면 마음은 생각할 아무런 것도 갖지 못한다” 루돌프 아른하임, 2004: 20
2016 경기 꿈다락 토요문화학교_도촌종합사회복지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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든 이의 의도와 목적, 내가 맛본 그 맛, 학습자와 교사가 나누는 시공간의 대화를 모두 모아 판단하는 것이었다. 이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좋아하는 것에만 젓 가락을 옮기는 것은 아닌지 내 욕구와 내 습관을 다시 성찰하는 것이었다. 내게 이 과정은 통찰과 성찰의 균형을 갖는 일이었고, 또 다른 연구와 학습의 과정이
1. 들어가며
었다. 그 시간은 매우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나는 수업을 관찰하면서 그들의 현 실세계를 탐구할 수 있었다. 그것은 문화교육은 무엇인가에 관해 답하는 과정이 었다.
재 미 를
근대사유는 (중략)“어떻게?” 를 묻는다.“무엇?” 은 한 사물의 본질을,“왜?” 는 목적을 묻
넘 의 어 미 로
는다. 그러나“어떻게?” 는 사물과 사물 사이의 관계를 물어본다. 각 사물에 내재하는 본 질이 아니라 사물들 사이에 존재하는 관계들을 묻는 것이다(이정우, 2007: 7
1
문화학교는 토요일에 열린다. 토요일 아침 마을 곳곳은 분주하다. 자라나는 아 <경기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이하 센터)는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꿈다락 토요 문화학교’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과 지역 문화 예술기반시설이 함께 주관하는 학교 밖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의 성격을 지닌 다(장보민, 2014)
이들에게 또 다른 학교, 꿈다락이 펼쳐지는 순간, 그곳은 향기롭다. 문화의 향기 가 퍼져나간다. 나는 꿈다락에서 꿈의 향기를 보고자 했다. ‘향기’를 보려면 두 가 지가 필요했다. 관찰 도구인 마음의 ‘현미경’과 전체를 보는 ‘망원경’이 필요했 다. 나에게 그 과정은, 관계와 맥락, 개념과 성찰의 지점을 발굴하고, 기획자와,
(이하 ‘토문학’)를 끌고 가는 수레다. 센터장은 어느 길로 가야할지 지도를 보고 동서남북 방향을 정한다. 각 지역 ‘토문학’은 그 방향을 살펴가며 이런 저런 ‘메 뉴’로 밥을 짓는다. 토요일 ‘문화 메뉴’는 사람들을 불러 같이 먹고 나누는 일에 열중한다. 그 밥상에는 다양한 요리도 있지만, 입맛에 맞지 않는 요리도 있는 걸 발견한다. 그 맛의 발견자여야 할 나는 ‘나’를 벗어나 ‘그들의 맛을 발견’하는 것 이었다.
교사, 학습자와 환경의 관계를 살피는 일이었다. 나는 시간과 공간의 큰 그림 속 에서, 그 여러 사람들이 어떤 맥락에서 꿈다락을 하는지를 보고자 하였다. 그 안 에서 어떤 힘이 작동되고 있는지, 그것은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를 보는 데 초점 을 맞췄다. 내가 가장 주목한 것은, 예술과 문화가 뒤섞이면서 어떤 모양새를 만 들어가는 지를 보는 것이었다. 나는 그들에게 무엇이 어떠한지를 ‘발견해 내느 라’ 진땀을 흘려야 했다. 내가 발견해 낸, 그 모양새들은 그들에게 돌려주어야 하
나는 먼저 ‘누가, 무엇을, 왜’ 하려고 하는지를 보았다. 그 다음으로 그것이 어떤 것인지를 보았다. 그것이 어떤 지를 말하기는 쉽지 않았다. 그 어떤 것 속에는 만
는 것이었다. 그들의 ‘사다리’는 어디에 있어야 하는지를 본 대로, 느낀 대로 전하 고자 이 글을 쓴다. 모니터링이라는 참여 관찰 과정에서 던진 질문은 다음과 같다. 1_‘꿈다락 토요문화학교’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과 지역 문화예술기반시설이 함께 주관하 는 학교 밖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의 성격을 지닌다(장보민,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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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들은 수업 어떻게 인식하고 있을까? •수업주제는 어떻게 문화 혹은 예술과 맞닿아 있을까? •이 수업은 ‘지금 여기’에서 왜 필요한 걸까?
재 미 를
2. 문화학교의 ‘사다리’
재 미 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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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사다리’는 성장의 발판이라는 의미다. ‘사다리’에는 중의적인 의미가 있 다. 오르는 길, 수준, 단계만이 아니라, 내려오는 길의 반성과 성찰의 의미도 포 함된다. 학생의 사다리와 교사의 사다리도 보고자 했다. 나는 수업을 관찰하면서 수업이 놓인 자리를 면밀히 살피고 그것에 무엇이 빠져있는지를 보고자 했다. 주 목한 것은 학습자들이 무엇을 하는지에 관한 것이다. 교사들은 또한 무엇을 하려 는 지를 보고자 했다. 나는 ‘사다리’를 놓고 수업장면에서, 질문이 무엇이고, 행위 가 어떠한지, 그것이 그들에게는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비추어보고자 하였다. 교 사들은 어떻게 수업 행위를 수행하는지, 그것이 그들에게 어떤 의미인지를 보고 자 했다. 교사가 훌륭한 삶을 어떻게 살아내려고 하는가? 교사의 세계관과 가치 관, 핵심질문이 있는지를 확인하고 싶었다.
2016 경기 꿈다락 토요문화학교_쏘잼도예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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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을 부탁해 왔기 때문이었다. 나는 박물관에서 교육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궁 금했던 차에 좋은 기회라 생각했다. 내가 찾은 곳은 유진민속박물관, 경기도박물 관, 경기도어린이박물관, 서호미술관, 양주시립남면도서관이었다. 운영주체로 나누면 공립은 경기도박물관과 경기도어린이박물관, 양주시립남면도서관이었
문제는 패러다임
다. 사립기관은 유진민속박물관과 서호미술관이었다. 수업의 전 과정을 보지 않 고 모니터링을 한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관찰한 수업에서 교 사와 학생,수업내용에 대해서는 말할 수 있겠다 싶었다. 문화교육의 틀로 프로그
재 미 를
램들을 보니, 몇 가지 문제가 보였다. 첫째는 프로그램의 설계였다. 둘째는 교사 의 교육관이었다. 셋째는 교사의 지식관이었다. 이에 앞서 우리 사회의 패러다임
넘 의 어 미 로
의 변화를 보자. 표준적 학습 패러다임에서 교육에 대한 정의는 ‘지식의 전달’이다. 이때 지식은 의문의 여지 없이 분명한 것으로 완전한 학문체계를 갖추어야 하는 것이다. 이런 센터에서 ‘토문학’을 시작한 지 다섯 해가 되었다 한다. 나는 오년 동안 기초가
구조 속에서 교사는 권위적이며 학생은 지식을 습득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학생
다져졌을 것이라 기대했다. 학교 밖에서 행해지는 교사와 학생의 아름다운 만남
은 성장이 아니라 성적으로 평가된다. 교육의 결과로 학생은 학력(學歷)을 얻지
이 먼저 떠올랐다. 프로그램을 보니 한 회 차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한 학생이
만, 학교는 학생의 학습력(學習力)에는 관심이 없다. 반면 성찰적 학습 패러다임
여러 차례 방문하여 갈고 닦는 것이었다. 교사와 학생, 기관과 센터 간 관계가 돈
에서 교육은 판단능력을 향상키 위한 탐구공동체로 참여가 강조된다. 지식은 관
독해 있을 것으로 짐작했다. 기관들은 지역에서의 자부심과 정체성을 확보하고
계 속에서 이해를 추구하는 것으로 인식된다. 이때 교사는 학습자가 스스로 사고
있을 것이며, 센터는 기관과 신뢰관계가 형성되었을 것으로 보았다. 사업 제안
할 수 있도록 성장시키는데 관심을 둔다. 현재 표준적 학습 패러다임은 종합적인
과 선정은 해마다 진행되는 것이었고, 가장 많이 프로그램을 진행한 곳 중에는 3
사고능력과 통합능력이 형성되기에는 역부족이다(고병헌 외, 2009: 69). 표준적
회 연속한 곳이 더러 있었다. 5년 동안 줄곧 사업을 수행한 곳은 없었다. 내가 참
인 학습 패러다임은 현행 우리가 교육의 문제라고 하는 것들을 다수 포함하고 있
여한 곳은 3년 동안 지속적으로 사업을 수행한 곳도 있었고, 처음 하는 곳도 있었
다. 성찰적 패러다임은 우리가 설계할 교육의 가치를 대변하고 있는 것이다. 전
다.
자는 ‘가치중립적’인 인물을 기르는 데 중점을 둔다. 반면 후자는 학습자의 ‘가치
내가 모니터링 할 곳으로 선택한 기관들은 박물관이 대부분이었다. 오랫동안 박
판단’에 주력한다.
물관과 미술관을 탐방한 경험이 많아 센터 측에서 나에게 박물관을 모니터링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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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는 플랫폼으로서 예술가와 교육자, 주민들이 만나는 장소이자 문화예술교 육사업을 추진하는 곳이다. 센터의 목적은 경기도 문화예술교육 생태계의 공진 화인 것이다. 공진화를 위해서는 진화와 연계된 상대들이 다 같이 진화해 나가야 가능하다. 현재 센터가 하는 일은 교육프로그램을 만든 단체에 사업을 제공하고 관리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교육의 질적 탐구보다는 교육의 양적 확산에 그 힘 을 싣고 있다는 생각이다. 정책 사업으로 진행하다보니 문화예술을 통한 문화 복 지와 교육 복지가 사업의 목적으로도 보인다. 핵심은 복지사업의 일환인 것이지
재 미 를
문화학교 사업
교육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관은 아니라는 점이다. 그러나 사업명은 ‘문화학교’를 타이틀로 걸고 있다. 문화학교는 문화와 예술을
넘 의 어 미 로
포함한 비형식교육기관을 통칭하는 말로 들린다. 평생교육 차원에서 보면 학교 밖 문화예술교육인 것이다. 아동과 청소년, 가족 대상 프로그램을 문화예술을 주제로 풀어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문화학교를 문화를 통해 교육적 성장을 꾀 하는 곳이라고 보면, “문화는 끊임없이 사회적 의미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므로 서로 적응하고 변화하는 가운데 새로운 형태의 문화를 만든다”(일레인 볼드윈, 2008: 37). 문화학교에서 ‘학교’의 의미는 문화교육프로그램인 것이다. 교육프로 센터는 문체부 사업의 동반자다. 그런 위상에서 보면 센터는 연구센터나 교육을
그램을 통한 사회문제 해결의 방안을 실험하고 있는 중이다.
핵심으로 하는 센터라고 보기는 어렵다. 센터의 홈페이지에서 미션과 지향은 다
그런 의도에서 시행된 정책사업이라 하더라도 의미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지
음과 같다.
역은 문화학교를 통해 교류한다. 사업을 위한 목적이지만, 학습자와 교수자, 기 관 간 작은 소통이 일어나고 있다. 이 사업의 내용들을 보면 “‘앎’과 ‘삶’의 통합
문화예술교육을 통해 더불어 풍요로운 삶을 꿈꿀 수 있도록, 예술가, 교육자, 주민들과 함 께‘사람과 지역, 인문학과 예술을 잇는’플랫폼이자 경기도의 문화예술교육 생태계의 공진화(coevolution)를 꿈꾸는 거점 센터를 지향하고 있습니다.1
교육과 인문학적 소양을 위해 교양교육을 책임 있게 실행할 체제를 확립하려는 노력”으로 보인다(고병헌 외, 2009: 74). 문제는 토요문화학교의 교사들은 교육 학적 교수법적 능력의 부족으로 보였다는 것이다. 문화예술분야의 전공자들은 교육해야 하는 교사의 입장에서 맥락의 전체 틀을 보지 못했고 학습방법과 평가 등에 대해 서툴렀다. 특히 비고츠키가 말하는 ‘비계설정’이 마련되지 않아 대부
2_http://www.ggcf.kr/ggcaedu-center-inf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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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의 수업은 지식의 나열과 확인에 그치고 있었다. 사고할 수 있는 능력과 다양
는 주제를 누가 가장 잘 교육을 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이 사업의 특성상 문화
한 가치를 고려한 의사결정 등을 해내지 못했다. 지식산업사회에서는 분과학문
예술교육강사 들의 일자리 창출과도 연결되어 있어서, 강사 혹은 교사는 대부분
간의 소통이 강조된다. 이를 위한 교육과정 개편은 “지식의 내용 자체보다 지식
문화예술교육사 혹은 각 예술 장르에서 전공을 했거나 경험이 있는 사람을 배치
을 탐구하는 사고의 방법을 교육하는 것, 인간의 통섭적인 사고를 위해 인간성과
하고 있었다. 문화예술교육을 혼합해 놓으니 문화는 사라지고 예술만 남은 것이
사회성을 갖출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병헌 외, 2009: 74).
다. 예술이 곧 문화로 탈바꿈된 것이다. 문화교육과 예술교육은 큰 차이가 있지
문화학교의 지향과 내용은 문화학교의 질을 결정한다. 참여관찰을 하는 중에
만 예술강사들이 무거운 문화까지 폭넓게 교육을 하기엔 역부족이었다는 게 내
문화학교에서 프로그램을 설계하고 가르치는 사람들이 문화학교라는 틀에 대
생각이다. 예술강사로 불리는 이들을 폄하하려는 것이 아니다. 내가 본 수업들에
해 고민해본 적이 없겠구나 하는 생각을 감히 하게 되었다. 센터에서 발행되는 <
서는 예술을 교육행위를 통해 잘 풀어내는 교사를 만나지는 못했다는 것이다.
지지봄봄>에서는 많은 이들이 소통하고 있었지만, 정작 교수법과 관련하여 수업
문화예술을 통합해 놓아 헛갈린다 하더라도 교육은 예술행위를 하는 것과는 별
에 대한 비평을 꼼꼼하게 다룬 내용을 발견하기는 어려웠다. 참여관찰 과정에서
개의 것임이 분명하다. 예술가가 교육을 가장 잘 할 수 있다는 판단은 누가 하는
나는 “익숙한 일상을 낯설게 보는 시선은 전무하고, 낡은 습속과 구질서를 재생
것인지 알 수 없었다. 예술가와 교육자는 서로 거리를 두고 있는 학문 분야다. 예
산하는 과정에서, 교사는 가르치는 존재라는 것을 의심하지 않는”(이혁규, 2013:
술 경험이 있다면, 예술교육을 하는 것이 그리 나쁘지는 않을 듯하다. 그러나 예
8) 교사들을 마주하게 되었다. 기획자와 교사, 보조교사와 기관과 참여자들은 각
술가가 예술교육을 하기위해서는 특별한 교육자로서의 과정을 밟아야 한다. 그
기 어떤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이 없다는 걸 나중에야 알
러나 그런 과정이 센터의 프로그램에는 분명하게 제시되어 있지 않음을 볼 수 있
수 있었다.
었다. 문화학교는 문화예술이라는 주제를 교육하는 곳이다. 토요문화학교는 토
이유는 간단했다. 사업을 위한 교육이기 때문이었다. 공모사업은 기관들에게는
요일에 열리는 문화와 예술을 중심으로 한 학교라는 말이다. 학교는 학습자들을
현실에서 마주치는 문제들에 대해서 고민할 필요가 없고, 그 사업은 성격 상 구
성장시켜야 하는 곳이다. 성장하는 학습자는 생각을 한다. 생각은 질문에서 비롯
체적 지침을 따라 프로그램을 잘 기획하면 되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흔히 말하는
된다.
‘조건’만 잘 갖추면 선발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선발과정에서 면접도 있고 설
센터는 현재 내가 보기에는 교육 사업을 하는 곳이지 교육을 하는 곳은 아니
명도 있다고 하지만, 정작 수업을 보지 않으면 그것이 실현되었는지를 판가름 하
다. 그러나 센터장이나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은 모두 교육을 잘하도록 뭔가 있어
기는 어렵다. 그럼 어떻게 해야 질을 높일 수 있겠는가? 하는 근본적인 물음에 다
야 한다는 이야기를 줄곧 했다. 고민의 지점이 교육에 있었다. 문화와 예술을 교
시 당도하게 된다.
육하는 것은 다른 교육과 어떻게 달라야 할까? 학교에서 하는 문화예술교육과는
그 이유는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첫째, 문화예술교육에 관한 인식 의 문제다. 둘째, 가르치는 일, 즉 수업에 대한 문제다. 전자는 문화예술교육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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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달라야 하는 걸까? 어떤 지점에서 문화예술교육이 제 모습을 갖출 수 있 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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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 정책사업을 공동으로 풀기위해 협력해야 하는 사업이다. 프로그램을 수행해 야 하는 기관은 센터와 목적을 공유하고 결과를 내기 위해 노력해야 했다. 기획 자, 교사, 학습자와 센터 간 내적인 관계는 센터에서 ‘토문학’프로그램 까지 볼 수 있고, 외적인 관계는 ‘토문학’이 사람, 지역과 만나 새로운 설계를 행하는 것으로
3. 문화와 예술에 관한 교육 공모사업
볼 수 있다. ‘토문학’은 센터의 사업으로 평가되는 측면이 크다. 문화교육의 지점 에서 설계되기보다는 문화를 복지차원에서 퍼뜨리는 ‘사업’이라는 말이 더 적확 한 표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재 미 를
공모사업은 각 기관이나 단체들이 문체부의 기금을 받아 지역에 배포하는 형식 을 취하기 때문에, 단체는 문체부사업 시행자인 셈이다. 참여자들은 무료로 참여
넘 의 어 미 로
하기 때문에 설문지에 ‘만족’을 표시해 주면 된다고 생각하고, 강사들은 기획자 의 의도에 벗어나지 않게 수업을 진행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공모사업을 추진하 는 각 기관과 단체는 센터에서 요구하는 사항들을 적정한 수준에서 실행하면 된 다고 생각한다. 이런 여러 지점들은 교육프로그램의 질을 높일 수 없는 상황을 내가 본 수업의 열배가 넘는 수업들이 센터공모사업 중에 펼쳐지고 있었다. 오
만들어가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모사업은 교육사업이라는 이름아래, 강
랫동안 공모사업 경험이 있는 단체는 교육의 질이 높아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사들의 활로를 열어가고 있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분명히 있다. 하지만, 문화예술
공모사업에서 중요한 전제는 참여자들에게 얼마나 많은 ‘만족’을 줄 수 있는가
교육이라는 이름 하에 실시되는 교육현장의 모습은 개선의 여지가 커 보였다. 지
가 핵심이었다. ‘만족도’에 내포된 의미는 누구를 얼마만큼 많이 교육시켰는가에
식을 전달하는 것을 교육으로 오해하는 이들이 가장 많았다. 문제해결을 하는 과
초점을 맞추고 있다. 즉 참여자수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감히 말할 수 있
정에서 문화예술교육에 관한 교육적 감식안(이혁규, 2013: 6)이 부재한 것을 발
겠다. 그 ‘만족’은 수업의 내용만이 아니라 교수자 및 기관에 대한 참여자의 평가
견할 수 있었다.
를 포함한다. 그러나 그 내용은 대부분 교육에 대한 질과 문화와 예술에 대한 문
이 장에서 나는 문화예술교육을 문화와 예술에 관한 교육으로 바꾸어 놓았다.
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평가가 아니다. 문체부는 수혜자수를 헤아려야 하는 입장
문화예술교육이 문화교육인지 예술교육인지, 문화와 예술을 통섭하는 교육인지
에 놓여 있고, 센터도 역시 저소득층에게 교육의 기회를 제공한 것으로 제 역할
를 알 수 없다. 문화교육과 예술교육으로 구분하여 아래에서는 논의한다.
을 제법 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토문학’사업은 센터와 문체부 간 다리 역 할을 하는 사업이다. 센터와 재단, 문체부는 사업 파트너다. 단체부터 문체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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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비계설정
재 미 를
재 미 를
넘 의 어 미 로
넘 의 어 미 로 모든 교육에서 비계설정은 중요하다. 학습의 목적이 낮은 수준에서 높은 수준으 로 학습자를 향상시켜야 한다면, 반드시 비계는 필요하다. 내가 참여 관찰한 수 업들에서 비계설정은 미흡했다. 그것이 있어야 할 이유조차 생각해 보지 않은 듯 했다. 그 맥락에서 다시 생각해보면 센터가 요구하는 공모의 내용들이 비계설정 을 중심으로 짜여 있다고 보기 어려웠다. 몇 가지 주제들로 문제를 보면 다음과 같다.
2016 경기 꿈다락 토요문화학교_콜로키움 <지금,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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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민속박물관은 농기구와 관혼상제 유물을 전시하고 있다. 민속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운영되는 사립공공박물관이다. ‘토문학’활동은 교육공동체 운동의 일환 이다. 이 수업은 문화와 예술을 학교교육이 아니라 평생교육차원에서 접근한다.
관계
이 과정은 지역사람들이 서로의 관계를 회복해 가는 만남의 장소다. 도시화는 발 전의 상징이기도 하지만, 관계를 떼어 놓는 데 일조했다. 도시의 익명성은 공동 체를 파괴하는 지름길로 작동해 왔다. 아파트라는 공동 주택에 살지만, 아파트
재 미 를
주민들은 공동체와는 거리가 멀었다. 그런 삶은 서로를 몰라 편안하기도 했지만, 결국은 서로를 알아야 할 필요성을 느끼게 된 것이다. 아파트를 건설하는데 마을
넘 의 어 미 로
도서관이 들어서는 구조는 공동체에서 우리가 놓친 것들을 하나씩 풀어가는 중 이라 할 수 있다. 유진민속박물관은 도시외곽에서 새 도시로 개발되어 가는 그 과정에 놓여있었 관계는 어떤 상황과 연관된다. ‘토문학’의 눈으로 보면 관계는 지역에서 그 수업
다. 작은 농가들과 텃밭을 지나 야트막한 산자락에 걸쳐 있는 민속박물관은 마을
이 말하는 메시지가 될 수 있다. 그들의 관계는 어떤 가를 보는 것, 그것은 그 수
깊숙이 자리잡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유진민속박물관은 바로 그런 지점에서
업이 내포하고 있는 상황과 현실 속 가능성과 한계일 것이다. 관계는 그들이 이
지역의 활동기반을 가지고 있는 곳이다. 유진민속박물관의 역할은 사람들을 만
미 맺고 있는 것을 벗어나서 새로운 세계를 찾아가는 여정일 수 있다. 관계를 본
나게 하는 곳, 만나서 민속을 이야기하는 곳이어야 할 것이다. 그것은 어른이든,
다는 것은, 필요 또는 목적이 어디에 있는가를 살피는 일이었다. 우리는 서로의
아이들이든, 그 관계 속에서 지역의 문제를 보고 지역에서 아이들이 잘 성장할
관계를 보기도 하지만 흔히 우리는 관계를 ‘맺는다’고 표현한다. ‘맺어진 관계’는
수 있도록 어른들과 기관들이 서로의 연대의 틀을 만들어 함께 ‘뒹구는’곳이어야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 받게 된다. 스승은 제자에게, 제자는 스승에게. 스승과 제
할 것이다. 그 곳에서는 안전하고 행복한 ‘돌봄과 포용의’ 문화를 만들어내야 할
자의 학습관계는 우리의 발걸음처럼 왼쪽이 움직이면 오른쪽도 따라 움직인다.
것이다.
학습은 달리보면 지식을 습득하는 과정에서 일어난다. 그것은 관계를 맺고 혹은
유진민속박물관에서 벌어진 학습활동은 곡식을 주제로 풀어나가는 활동이었다.
관계를 허무는 과정일 테다. 모든 관계는 맺거나 허무는 과정에서 새로운 질서가
아이들은 초등 2학년부터 5학년까지 스무 남짓 되었다. 수업은 인사를 시작으로
마련된다. 관계에서 내가 보려는 것의 첫째는 그들이 펼치려는 ‘뜻’이었다. 어떤
지식을 설명하고 전시장을 견학하고, 마지막으로 다시 교실로 돌아와 만들어보
문제의식을 가지고 이 사업에 참여했는지가 궁금했다.
는 활동으로 마무리 되었다. 이날 아이들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는 수업의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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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연속성을 가지고 있었다. 그날은 오곡을 가지고 붙여보는 활동이 아이들의 관
은 곡식 속에 담겨있는 관계를 풀어내지 못했다. 어떤 아이는 “팥은 우리 할머니
심을 끌었다. 수업의 설계는 곡식이 어떻게 자라고 어떻게 우리 식탁에 오르는지
가 가장 좋아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럼 수업은 할머니와 팥의 관계를 다루는 것
를 본 다음, 오감을 활용하여 곡식을 탐구하고 농사일이 어떻게 한 해 동안 이루
이 더 좋은 수업이다. 그런데 그것은 외면되었고, 일정한 틀에 맞추어 액자를 만
어지는지를 보는 활동이었다. ‘토문학’은 농경문화에 관한 일정한 지식을 전달하
드는 데 그치고 말았다. 비계설정의 출발은 참여자들이 자신들이 곡식과 맺은 인
는 것에 머물러 있었다.
연, 즉 관계를 살피는 일로 전환되면 좋겠다. 예를들어, 농사를 짓고 있는 할머니
‘토문학’은 문화교육의 장이다. 수업은 농경사회의 지식을 전달하는 형식이었
가 계시다면, 그것이 참가자에게는 어떤 의미가 있는지 말하게 하고, 팥을 좋아
다. 문화교육은 과거 문화가 오늘날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 또
하는 할머니가 해주는 요리는 어떤 것이 있는지 말하게 하는 것이다. ‘멀어진 관
한 그런 문화가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살피는 것이라고 할 수
계를 가까운 관계’로 묶어내는 일이 비계설정이 될 수 있다.
있다. 문화교육에는 문화로서의 언어와 ‘삶’을 내포한다. 농경문화는 농업사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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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었다. 문화는 생산되고 기술되며 해석되는 일종의 틀이다. 유진민속박물관 의 ‘토문학’은 전통문화로서 ‘우리 것’에 대한 찬사로 이어졌다. ‘우리 것’에 대한 찬사는 ‘우리 것이 아닌 것’에 대한 배척이 될 수 있다. 지식사회의 문화와 농경문화가 비교되는 지점은 부족했고, 참가자들에게 시종 일관 ‘차렷, 열중 쉬엇, 경례, 공수’등 일정한 행동을 요구했다. 아이들은 익숙하 게 잘 따랐다. 그동안 훈련이 된 모양이었다. 군사문화가 유교의 예절문화와 결 합되면서 왜곡된 것들을 고스란히 강사가 시행하는 것을 보고 놀라웠다. ‘토문 학’은 학교 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대안이면서, 평생교육차 원에서 학교 밖 문화예술교육의 새로운 질서를 만들기 위한 것이다. 통제 위주의 수업은 참가한 아이들을 지치게 한 모양이었다. 한 남자아이가 수업에 집중하지 않고 다른 것에 관심을 둔다는 이유로 ‘주목’받아야 했다. 그 아이가 가진 그 나 이 또래의 욕구와 심리상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걸 발견할 수 있었 다. 참가한 아이들과의 관계가 잘못 형성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업은 마지막 작품 만들기를 달려가고 있었다. 완성된 작품을 위해 과정은 생략되었다. 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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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하여 활동지의 질문에 답해야 하는 아이들은 패널의 글을 채워 넣는 일과 베껴 그리는 일로 마무리 되었다. 맥락적 해석은 의생활의 역사를 보여주지만, 유물이름만 ‘덜렁’ 제시하는 것이 아니다. 교사는 참가한 아이들이 맥락적으로 해석을 할 수 있도록 발판을 깔아주
맥락적 해석
는 것이다. 그러려면 교사는 역사적으로 어떤 문화가 현재 전해지고 있는지를 볼 수 있어야 한다. 과거 의복문화는 계급과 신분사회의 증표다. 오늘날 의복문화는 자기표현의 산물이다. 유물 이름을 아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사회가 어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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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이고,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는 어떤 사회인가를 맥락적으로 이해하도 록 안내하여야 하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참가자들이 자신들의 생각을 발전시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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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어떤 의복이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를 보도록 해야 한다. 교사 혹은 교육프 로그램은 맥락적으로 의복에 담긴 사상과 사회문화 등, 참가자의 식견을 넓히는 데 두어야 한다. 우리 삶은 과거에서 현재로 이어진다. 박물관은 성찰의 공간이다. 과거에 대해 알아야 할 이유는 오늘의 상황과 맥락을 비추어보기 위해서다. 박물관은 지역의 문화를 발굴하고 보존, 연구, 전시, 교육하는 곳이다. 박물관이 지식을 생성하고 전달하는 것에 머물러서는 안된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사람들은 전달받은 지식 은 가치있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의미를 재구성한 지식은 가치있는 것으로 받아들인다. 지역에서 의미를 재구성할 수 있도록 전시하고 교육하는 과정은 그 래서 무척 중요하다. <경기도박물관>을 참여관찰한 시기는 의식주 중에서 의생활에 관한 내용으로 수 업을 하는 시기였다. 의생활은 신석기 시대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매우 오랜 과 정을 설명하고 있었다. 의생활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루어진 것은 의복관련 용어 였다. 용어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고구려의 벽화와 모자이름이 등장하고 조선에 서는 저고리의 어려운 명칭이 마구 쏟아졌다. 활동지도 활용되었다. 전시장을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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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미술과 어떻게 다른지 알 수 없었다. 수업은 강사의 작품 소개와 오늘 해야 할 일들에 대한 일정을 안내한 뒤, 곧바로 바구니를 들고 밖으로 나가 나뭇가지 와 돌, 나뭇잎 등을 주워오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수집된 것들은 화판위에 놓고 붙이는 활동이었다. 마지막으로 만들어진 작품들에 이름을 붙이고 설명하는 것
개념
으로 마쳤다. 뒷산에 올라 자연물을 줍는 활동에서 아이들은 교사에게 다가와 평가해 주기를 바랐다. 그때 교사는 “아, 예쁘다!”로 일관했다. 나는 예쁘다는 평가와 대지미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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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의 관련성을 찾기 어려웠다. 미술은 예쁜 것을 찾는 것인가? 미술교육은 예쁜 것이면 모든 것이 허용되는 것인가? 개념을 통한 비계설정은 예쁜 것에 있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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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대지미술이 무엇인지 개념을 이야기해야 한다. 그러나 강사는 수업을 다 마 칠 때까지 대지미술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없었고, 아이들만이 아니라 수업에 참 여한 부모들 역시 대지미술에 대한 질문은 전무했다. 개념이 제시되지 않은 수업 ‘토문학’사업은 체험학습으로 통칭된다. 체험학습은 ‘Hands On, Minds On,
은 디딤돌이 없는 것과 같다. 생각의 실마리를 풀어갈 첫 마디가 없는 것이 된다.
Hearts On’으로 발전해 오고 있지만, 관찰한 ‘토문학’수업들은 Hands On에 머물
개념이 제시되지 않아 수업은 대지미술을 알 수 없게 되고, 자연물을 채취해 붙
러 있었다. 개념은 어떤 사물을 보는 이론적 틀이라 할 수 있다. 개념의 사전적 의
여보는 활동으로 그치고 말았다.
미는 ‘어떤 사물이나 현상에 대한 일반적인 지식’이다. 개념적 틀이 없다면 시각
비계설정에서 개념이 제대로 다루어지지 못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체험학
을 교정할 수도 안목을 형성하기도 어렵다. 흔히 박물관은 실물을 볼 수 있는 곳
습이 단순히 무엇인가를 만들어보는 것으로 그치기 때문이 아닐까? 체험학습의
으로 인식된다. 그 실물들은 연구된 결과로 지식이 결부된다. 그 지식은 박물관
과정에서 ‘나는 이것을 통해 무엇을 표현해 내고 싶으며, 그 의미는 무엇인가?’
의 전시주제와 같은 맥락에서 전개된다. 따라서 관람자들은 대부분 이런 전시를
를 묻지 않는 학습환경 때문이 아닐까 싶다. 행하는 것 이전에 그것이 자신을 표
보고나서 이렇게 말한다 “그래서 어쨌다는 거야?(So What?)”이 말 속에 담긴 의
현하는 혹은 자신의 생각을 추상화해가는 과정이라고 볼 수는 없는 걸까? 실제
미는 분명하다. 의미가 없다는 말이다. 지식을 전달하는 것에 대한 저항이다.
강사에게 내가 부탁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예술 특히 미술이라는 것이 어떤 것
<경기도어린이박물관>에서는 ‘대지미술’이라는 이름으로 수업이 진행된다고
인지, 어떤 과정 속에서 작품이 만들어지는 것인지를 알려달라고 당부할 수 밖에
하였다. 포스터도 ‘대지미술’에 대해 배운다고 홍보하고 있었다. 그러나 수업현
없었다. 그 자신이 현재 박사과정에 있으며, 그 작업을 통해 새로운 세계를 여는
장에서는 ‘대지미술’에 관한 개념적 틀이 제공되지 않았다. 대지미술이 무엇인지
사람이라고 볼 수 있다. 예술의 경지는 대체 어떤 과정에서 어떤 고민을 담아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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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있는 것인지 참가자들에게 체험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했다. 나는 체 험학습이라는 이름 하에 개념지식이 없어도 된다는 결과중심적인 사고는 이런 수업을 만들어낸다고 확신하게 되었다. 과정이 없이 결과만을 쫓는 우리 사회의 문화도 한 몫 했다고 보인다. <서호미술관>의 ‘토문학’ 역시 염색 손수건 만들기였다. 개념지식은 전무했고 손수건에 이리 저리 고무줄을 묶어 염색액에 담갔다가 말리는 작업으로 일관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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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마지막으로 그 손수건에 생긴 문양들을 해석하는 시간도 갖지 않았다.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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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는 무엇인가를 만들어가는 ‘체험’에 모두 빠지고 말았다. 부모들도 참관을 하였는데 부모들은 지속적인 수업과정에 참여할 수 있고 자연환경에서 새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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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을 할 수 있어 좋다고 했다. 부모들에게도 학습기회를 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비계설정의 눈으로 ‘개념’을 보면, 개념은 관점이 될 수 있다. 이해의 토대가 될 수 있고 변형의 지점을 만들어낼 수 있다. 개념이 없으면 다른 지점으로 옮겨가 기 어렵다. 개념이 없으면 판단할 근거가 부족하여 그렇다. 개념이 없다면, 다시 발생하는 문제는 지식을 전달하는대로 받아 적고 그것을 달달 외우게 되는 수밖 에 없다. 무엇을 새롭게 창조해내려는 사람들에게는 반드시 있어야 할 것은 개념 적 틀이다. 예를 들어 피카소는 이전의 미술을 다른 시각으로 보았다. 피카소가 본 그 다른 시각은 바로 다른 개념에 다름 아니다. 그런 것처럼 창의를 중심에 둔 ‘토문학’은 개념을 소홀히 해서는 결코 창의적인 사람들로 성장시킬 수 없다.
2016 경기 꿈다락 토요문화학교_매개자 워크숍<꿈다락 틈(쉬고), 틈(틔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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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 자부심 등, 사회적 혜택을 부여하여야 한다. 복잡한 사상과 예술은 대중들을 혼란스럽게 한다, 새로운 발견은 대중들을 겁먹게 한다, 누구도 다른 사람에 비 해 열등하다고 느끼게 해서는 안 된다, 대중들이 스스로 자부심을 갖도록 해야 한다, 정서적 외상을 입히지 않으려면 실패를 막아야 한다, 이러한 포용정책은
5. 맺으며 “‘만족도’를 넘어서야 한다”
대중들이 기분좋게 만드는 교육과정(Feel-Good Curriculum)에 지배를 받게 된 다(프랭크 퓨레디,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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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토문학’의 ‘만족’은 아래와 같은 문제를 갖고 있다. ‘만족’은 우리가 다시 생각해보지 않으면 안 될 중요한 문제다. 만족에 그칠 것인가, 만족을 넘어설 것 인가, 우리가 지금 처한 ‘토문학’프로그램은 대부분 이런 문제에 봉착해 있다. 일 반대중을 만족시켜야 한다는 이데올로기는 그들의 성장을 가로 막고 있다. 교사 들은 수업 어떻게 인식하고 있을까? 참가자들을 만족시켜 주면 된다고 보는 것 같았다.
문화•예술이 ‘우민화 정책’(크리스토퍼 스마우트, 2003)이 되어서는 안 된다. 최근의 포용의제는 다음과 같은 문제가 있다. 그 생각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대중에게 정당성을 승인 받아야 한다, 대중에게 만족을 주기 위해 모든 일을 해 야 한다, 대중들이 실패를 경험하게 해서는 안 된다. 누구도 좌절하거나 당황스 럽지 않도록 해야 한다, 대중을 위해 행사 및 학습 프로그램을 확대해야 한다, 우 리의 교육적 임무는 관람객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이다, 대중에게 더 큰 자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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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움보다 탐구활동이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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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가 뜨거운 현실이다. 그러나 ‘토문학’에서는 그런 이슈 는 다루지 않는다. 뜨거운 이슈를 다루지 않는 중립지대가 교육적인 것으로 오해 하고 있는 듯했다. 그런 입장은 보이지 않는 내면화된 질서처럼 보였다. 이슈를 다루지 않으면 교육은 생생하기 어렵다. 지금 여기의 문제를 다루지 않는 프로그 램들은 조금은 식상할 수밖에 없다. 수업주제는 어떻게 문화 혹은 예술과 맞닿아 있을까? <양주시립남면도서관>의 그림책 만들기 프로그램은 전형적인 즐거움의 과정 이었다. 초등 2-3학년의 아이들이 그림을 한 장씩 그려가면서 책을 완성해 가는 과정은 그들에게는 매우 즐거운 활동임이 분명했다. 자신의 책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은 흥미롭다. 그러나 그 책이 널리 여러사람들에게 공감을 얻으려면 무엇이 있 어야 할까? 고민의 지점이 있어야 한다. 즐거움보다는 탐구활동이 더 중요한 이 유가 그것이다.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관계를 형성하고 그 속에서 새로운 ‘나’를 발견한다. 수업 주제는 현실과 맞닿아 있다고 보기 어려웠다. 그들의 문제를 들 추어내서 그것을 그림책 혹은 문화와 연결짓는 고리가 미비하다. 교사들은 혹은
2016 경기 꿈다락 토요문화학교_의정부예술의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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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 기획자들은 현실의 문제를 발견하고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데 그 지점이 명료하지 않았다. 뭔가 그림책을 만드는 일은 하지만, 그 일이 오늘의 어떤 문제를 바르게 잡는 일인지는 알 수 없었다. 참여 관찰한 ‘그림책 만들기’프로그램은 그 횟수가 무척 길었다. 교사의 노력과
“기분 좋게 만드는 것이 교육은 아니다”
성의가 돋보였다. 하지만, 그림책 만들기에서 주요 핵심 내용들은 빠져 있는 게 아쉬웠다. 그림책 작가이기도 한 이 강사의 표지 만들기 수업은 표지의 핵심요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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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이 빠진 채, 자신의 책 표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그치고 말았다. 표지에 담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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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기본적인 것들이 무엇인지를 간추려 내지 못했다. 부족하기는 하지만, 참여 한 아이들에게는 그림책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도전적인 경험이 될 수 있었다. 그 러나 그림책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의 메시지와 고민들은 그리 중요하게 다루 지 않은 점은 못내 아쉬웠다. 그림책 작가는 그림도 알아야 하지만 글도 알아야
저학년 아이들에게 가장 흥미를 끄는 것은 그림을 그리는 것이다. 글보다 그림이
한다. 이야기를 그림과 글로 푸는 사람이다. 그런데 아이들은 그런 그림책 작가
이들에게는 더 흥미롭고 친숙하다. 이들에게 그림을 분명 기분 좋게 만드는 것일
가 되기보다는 그림을 그리는 것으로 머물러 있었다. 그림책에 대한 탐구가 있었
게다. 그림을 그리는 행위과 의미를 재구성하는 행위, 게다가 그것을 대중에게
더라면 아이들은 그림책을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여러 유형 중에서 선택하고 재
어떻게 전달하여 공감을 얻을 것인가의 문제는 각각 단계별로 고민해야 하는 문
구성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림그리는 즐거움 이전에 그림책을 만들기 위한 사전
제다. 교사들이 저학년 아이들에게 만족감을 주기 위해 다른 것을 잊어버리는 것
작업으로서 탐구활동이 선결되었어야 한다.
은 아닌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이 수업은 ‘지금 여기’에서 왜 필요한 걸까? 그걸 생각하는 교사가 많아져야 한다.
“교사들은 대중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대중들에 대한 기대수준을 낮추게 된다. 대 중들의 정서적 요구를 배려하는 태도는 촉진된다, 하지만, 대중들의 감정은 반드 시 보호되어야 한다는 이데올로기는 가치판단을 주저하게 만들었다”. (프랭크 퓨레디, 2004)
판단을 하지 않는 것이 좋은 수업은 아니다. 판단을 못하게 하는 사회문화를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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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록 하는 것이 좋은 수업이다. 판단을 중지하는 것이 그리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은 우리가 주체가 될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하기 때문이다. 판단을 다루지 않 는 것 역시 좋은 수업이라 할 수 없다. 판단을 요구하지 않는 수업은 언뜻 보면 매 우 중립적인 수업으로 비칠 수 있다. 중립은 다른 말로 객관타당성이라는 것으
“성장을 평가하자”
로 포장되어 드러나기도 한다. 수업을 진행하는 교사는 방식을 중립적으로 표현 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수업이 중립적일 수는 없다. 중립의 틀은 객관성과 타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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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의 옷을 입고 사실은 이데올로기를 심기위한 전략으로도 비치고 있다. 우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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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개인이 모두 각자의 입장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중립지대는 없다고 보는 것이 맞다. 예술가들은 특히 판단을 하지 않는 사람으로 오해한다. 자신의 삶에서 우리 모두 는 판단을 한 결과로 살아간다. 삶에 판단은 기본이다. 판단이 없이는 우리는 실
만족도를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는 성장을 평가해야 한다. 성장은 도전과
수를 연발하게 될 거다. 판단은 예술에서 필요불가결하다. 예술은 감각으로 정서
격려로 가능하다. 어떤 사람의 성장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기준이 필요하다. 그
로 접근한다고 하지만, 그 속에는 사회문화적인 판단의 결과로 작품이 만들어지
기준은 비계설정에서 볼 수 있다. 그 비계를 잘 넘어서는 사람은 성장한 것이고
는 것이다. 예술가들은 은유를 통해 판단을 제시하는 것이다. 그 방법이 다를 뿐
잘 넘어서지 못한 사람은 성장하지 못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지 판단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만족도로만 평가하는 문제는 사고를 하지 못하게 한다는 것이다. 깊은 사고를 제한하고 약간의 재미만 주는 프로그램을 만족한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다. 교사는 성찰하는 사람이 아니라 지식을 전달하는 사람으로 착각하게 한다는 것, 그래서 교육은 누구나 약간의 지식만 알고 있으면 가르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것이다. 학교 밖 사회문화예술교육의 장에서 체험을 풍부하게 하면 그가 성장했다고 보는 것이 문제다. 교육은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게 학습자를 독려하 는 것이며, 체험교육은 더 나아가 그것에 대해서 깊이 아는 것을 넘어 스스로 그 장에 몸을 던지는 것이어야 한다. 문화예술교육은 사업으로 시작했지만, 새롭고 다양한 교육의 장을 만들어가려면, 비계설정을 통한 도전이 반드시 배치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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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경기 꿈다락 토요문화학교_문화예술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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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 크 마 뽕 ? !
주 성 진
몇 년 전부터 꿈다락 토요문화학교의 모니터링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모일 때마 다 단연 화제가 되는 단체가 있었다. 바로 <호크마 댄스 씨어터>이다. 호크마 댄 스 씨어터의 모니터링을 다녀온 사람들은 모두가 끝을 모르고 침이 마르도록 칭 찬을 했다. 그들은 마치 첫사랑에 빠진 듯한, 혹은 무지개 너머에 있다는 꿈의 나 라를 보고 돌아온 사람과 같은 희망찬 눈빛을 보였다. 그래서 그 경험을 직접 해 보지 못한 이들은 그들의 증세를 <호크마 뽕>이라 부르게 되었다.
호 크 마 뽕 ? !
호 크 마 뽕 ? !
그리고 올해는 내가 그 호크마 뽕을 맞게 되었다. 그래서 그 황홀한(?) 호크마 뽕 의 경험을 함께 나누고자 한다. (뽕이라는 특성상 활자를 통해 지면으로 함께 나 누는 것에 많은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걱정이 앞서지만...)
호크마 댄스 시어터의 수업은 여느 무용수업과 유사한 모습으로 시작되었다. 초 등학교 1학년부터 6학년까지 15명 정도의 친구들이 강사들과 워밍업을 진행하 였다. 네 명의 강사는 사각 무대의 각 코너에 서서 음악에 맞춰 미리 약속된 것으 로 보이는 몇 가지 수신호를 즉흥적으로 전달했다. 손의 모양에 따라 앉고, 일어 서고, 손의 방향에 따라 이동하는 게임의 형태였고, 아이들은 각 코너에 위치한 선생님들을 자유롭게 선택하여 이동하며 수신호를 따라 움직였다.
2016 경기 꿈다락 토요문화학교_호크마 댄스 씨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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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라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호크마 댄스 씨어터의 수업에서는 이 사람이라면 당연한 일이 거의 일어 나지 않았다. 네 명이라는 상대적으로 많은 수의 강사가 참여하고 있음에도 강
수업(무대) 외부에 존재하는 기획자(연출가)의 존재
사들 간의 역할은 완벽하게 분담되어 있었고, 마치 각본에 따라 연기하는 잘 훈 련된 배우들처럼 완전하게 각각의 역할을 소화하였다. 자연히 수업의 공기의 밀 도가 달라진다. 공연장처럼 무대를 중심으로 뭉친 공기가 흩어지지 않는다. 간혹
호 크 마 뽕 ? !
아이들이 돌발적인 행동을 보이거나, 예상하지 못한 문제가 발생 할 때는 기획자 (연출자)가 상황을 알려주거나, 직접 수업에 개입하여 문제를 해결하였다.
뿐만 아니라 크게 다섯 개 정도의 꼭지로 구성된 수업의 주제가 전환될 때에도 처음으로 눈에 띄는 모습은 기획자의 위치였다. 기획자는 무대 앞 작은 객석의
마지 연극의 장이 전환되는 것처럼 일사불란한 전환이 이루어졌다. 이것이 과연
중간에 앉아있었다. 그리고 곧 그 위치의 의미를 알 수 있었다. 3시간여의 수업동
수업 외부에 연출 역할의 기획자가 존재하는 것만으로 가능한일인가 하는 의문
안 기획자는 기본적으로 교육 프로그램의 강사라기보다는 무용 공연 리허설의
이 생겼다. 나는 수업이 끝난 뒤 기획자와 나눈 대화에서 그것이 가능한 이유를
안무가와 같은 역할을 수행하였다. 전체 수업을 관찰하면서, 수업(무대) 안에 위
알 수 있었다.
치한 강사가 놓치는 내용을 전달해 주거나, 강사간의 역할, 수업의 리듬을 조율 하였다.
대부분 현장의, 거의 모든 강사가 수업시간 내내 정말 열심히, 아이들을 위한 마 음으로 수업에 임한다. 하지만 제 3자의 입장에서, 수업 밖에서 모니터링을 진행 하다보면 그 마음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도 종종 관찰할 수 있다. 내 눈앞 의 아이가 너무 즐겁게 집중하고 있는 모습에 마음을 빼앗겨 전체 수업을 잠시 놓치기도 하고, 강사 간에 의사소통이 잘 이루어지지 않아 역할이 중복되기도 한 다. 또, 전날 의도치 않게 상처를 주었던 어머니와의 통화가가 떠오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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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 크 마 뽕 ? !
호 크 마 뽕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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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경기 꿈다락 토요문화학교_호크마 댄스 씨어터
2016 경기 꿈다락 토요문화학교_호크마 댄스 씨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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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미도를 예로 들면 솔은 머리로 미는 엉덩이로 도는 발로 각각의 높이에 해당 음계를 터치하면서 노래를 하는 식이다. 그런데 모의 수업 과정에서 전지에 원을 그려보니, 흰 전지에 원만 그리고 그림을 멈추는 것이 자연스럽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실제 수업에서는 원을 그린 뒤, 그 원을 아이들이 자유롭
그 비밀은 세 번의 수업이었다.
호 크 마 뽕 ? !
게 꾸미는 미술적인 요소가 결합되게 되었다.
몇 년 전과 비교하면 장르교육과 융복합교육의 위상이 많이 달라졌다. 절대선처 럼 이야기되던 융복합교육 혹은 장르통합교육은 현장의 실천에서 기계적인 결 합을 넘어서지 못하는 경우가 자주 나타나면서 조금 시들해진 반면, 오히려 장르 교육 안에도 충분히 성찰을 담아 낼 수 있음에 주목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호크마 댄스 씨어터는 모든 수업을 실시간으로 녹화하고 있었다. 그리고 수업이
있다. 호크마 댄스 시어터의 음악과 미술과 무용이 너무나 잘 어울어진 짧은 프
끝나면 기획자가 수업 영상을 리뷰하면서 강사들과 함께 이야기 나눌 내용들을
로그램과 그 준비과정을 살펴보면서, 기존에 실패한 많은 융복합교육에 부족하
정리한다고 한다. 그리고 강사들과 모여 수업 영상을 함께 보면서 지난 수업에
였던 것은 교안이나 방법론의 전문성이 아닌 준비과정의 꼼꼼함과 자연스러움
대한 리뷰를 진행하고, 다음 수업에 반영할 사항들을 결정한다. 그리고 이를 바
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볼 수 있었다.
탕으로 다시 모여서, 다음 수업에 대한 모의수업을 실시간으로 진행하면서 수업 내용과 각각의 역할을 논의하고 연습한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각 수업마다 리허 설(모의수업) - 수업진행 및 다큐멘테이션 – 수업리뷰로 이어지는 세 번의 수 업을 진행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삼단계의 수업은 형식적 측면(역할분담 등 연출적인 요소) 뿐 아니라 수 업의 내용적 측면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었다. 수업의 두 번째 과정은 ‘학교종이 땡땡땡’과 같은 쉬운 동요의 음계를 벽에 걸린 전지에 높낮이 가 다른 원으로 표현하고, 원의 높이에 따라 몸의 다양한 부분으로 해당 음계의 원을 터치하며 노래하는 프로그램이었다. 선생님이 우리를 ‘기다리신다.’의 솔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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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독립 운동하듯 문화예술교육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반칙? 호크마 댄스 씨어터만 가능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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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 수업비평 워크숍
사실 이쯤 되면, 또 한 가지 의문이 자연스럽게 들기 마련이다. 속된말로 표현하 자면 ‘호크마 댄스 씨어터는 땅파서 교육하는가?’하는 당연한 의문이다. 강산은 변해도 꿈쩍 않는 강사료 4만원의 현실에 기획자 한 명과 강사 네 명이 매주 세 번 모여 수업을 준비한다? 일종의 반칙이라고 이야기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사실 이러한 지점 때문에 호크마 댄스 씨어터의 이야기를, 호크마 뽕을 이야기
현재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사업안의 기획자와 강사의 관계는 무척 다양하다. 호
하는 것을 끝까지 망설인 이유이기도 하다. 지금의 현실에서 타 단체에게 권장할
크마 댄스 씨어터처럼 모두가 한 집단에 소속된 경우도 있고, 지역 재단이나 청
수 있는 방법이 아닌 것이다. 그런데 왜 호크마 댄스 시어터는 가능했을까?
소년 관련 기관의 기획자가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지역의 강사를 섭외하기도 한 다. 현실적으로 단체에 소속된 기획자의 경우 사실상 수업에 주강사와의 역할로
이러한 과정이 가능한 이유는 기획자-강사간의 관계의 특수성과, 호크마 댄스
참여하게 되는 경우가 많고, 기관 소속 기획자의 경우에는 타 업무를 수행하면서
씨어터라는 단체와 단체의 대표인 기획자의 소명의식에 있다. 호크마 댄스 씨어
수업을 오가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상황에서 호크마 댄스 씨어터처럼 충분
터의 강사들은 모두 기획자의 제자임과 동시에, 기획자가 대표로 있는 단체의 단
한 강사를 확보한 상태에서 누군가가 수업 밖에 위치한 ‘연출가’ 역할을 실행하
원이다. 문화예술교육 뿐 아니라, 공연활동도 함께 한다. 따라서 참여 강사들에
는 것은 당연히 불가능하다. 마찬가지 이유로 모든 수업의 리뷰를 하는 것도 현
게 꿈다락 토요문화학교의 수업은 교육의 장임과 동시에, 스승의 철학과 방법론
실적으로 불가능한 곳이 대부분일 것이다. 하지만 한번은 가능하지 않을까?
을 배우는 학습의 장이고, 또한 ‘무용을 통한 소통으로 세상을 따뜻하게 만드는’ 소명을 공유하는 호크마 댄스 씨어터 단원으로서의 활동의 장인 것이다.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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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수업 3~4주차 정도에 1회 수업을 전체 녹화하고 기획자와 강사, 그리고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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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하다면 객관적인 시선을 위해 외부전문가가 참여하는 수업비평 형식의 워크
마지막으로 <호크마 댄스 씨어터>처럼, 주어진 조건 이상의 역량과 노력을 투자
숍을 제안하고 싶다. 이러한 워크숍은 현재 사업의 예산 구조에서도 정당한 댓
하는 검증된 단체들을 위한 별도의 추가적인 지원구조가 생겼으면 한다. 프로그
가(예산)를 반영할 수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서 유사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단
램 실행과 프로그램 개발이 결합된 지원구조를 통해 별도의 연구개발 비용을 투
체의 워크숍에 서로 교차 참여를 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모두가 같
입하고 그 결과물을 부분적으로 공유하거나, 프로그램 연구개발 이후 경기도 내
은 요일에 프로그램을 진행하기 때문에 서로 직접 현장을 방문하는 것이 힘들다
의 생활문화센터 등 플랫폼들을 통해 교육 프로그램을 중장기적으로 운영할 수
면, 유사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주체들이 각자의 수업을 촬영한 내용을 들고 모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도 가능할 것이라 생각된다.
여 진행하는 워크숍을 기획해도 유의미할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이러한 수업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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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 형태의 워크숍이 경기문화재단의 서비스 형태로 이루어지는 것도 바람직하 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워크숍을 통해 교사 개개인의 성찰과 성장이 가능함은 물 론, 기획자-주강사-보조강사의 역할에 대한 보다 분명한 해당 단체만의 상을 만 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러한 (특히 상호간의)수업비평의 또 하나의 걸림돌은 교육 주체의 폐쇄성(?) 이다. 실제로 문화예술교육에 참여하는 많은 기획자나 강사들이 자신의 교안이 나 수업내용을 공개 하는 것에 거부감을 가지고 있었는데 주된 이유 중 하나는 교안의 저작권 또는 소유권이 제대로 인정 되지 않는 현실에서, 누군가 자신의 노력의 결과를 가로채 갈 수 있다는 두려움으로 보인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 면 자신의 교안과 수업내용을 공식적인 과정을 통해 공개하는 것만큼 소유권을 확실히 하는 방법이 또 있겠는가?
글을 잘 쓰는 방법은 무엇일까?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한대로 많이 써보는 것 그 리고 많이 읽어 보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이 쓴 글을 스스로 다시 읽어보고 다양 한 사람의 의견을 들어보는 것도 중요하다. 문화예술교육도 마찬가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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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화 예 술 흔 교 들 육 리 은 며 간 다
최 혜 자
흔들리는 지남철
문 화 예 술 교 흔 육 들 은 리 며 간 다
문 화 예 술 교 흔 육 들 은 리 며
작년에 작고하신 신영복 선생은 여러 편의 시화를 남겼다. 그중에서 필자의 마음 에 와 닿은 것이 있다면 “지남철”이라는 시화이다. 필자가 이 “지남철”을 이야기 하는 이유가 있다. 때때로 갈피를 잡지 못하고 흔들리는 초라함을 격려해주기 때
간 다
문이다. 확고한 가치와 신념에 찬 인간은 아름답다. 물론 그 가치와 신념이 인류 보편의 가치에 맞을 때 그러하다. 그러나 그것이 전부가 아니다. 확고한 가치와 신념을 가진 인간을 존경하는 것은 세상을 살아가면서 그것을 지켜내기가 어렵다는 것 을 잘 알기 때문이다. 그 흔들리는 순간을 잘 이겨냈다는 존경의 표현이라는 것 이 맞다. 흔들리는 순간은 누구에게나 있다. 누구나 한두 가지쯤 소중하게 생각하는 가치 와 신념이 있기 때문이다. 문화예술교육자도 마찬가지이다. 이들은 역동하는 사 람의 가치나 성장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기 때문에 자기 안에 있는 가치와 신념 이 흔들리는 순간을 종종 만나게 된다. 사실 굳어진 가치와 신념으로 사는 것이 더 위험하지만, 흔들리는 순간은 매우 곤혹스러운 순간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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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은 흔들리며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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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흔들리는 가치
2016년 필자는 경기도 지역의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5-6개 현장을 방문해 보았
문화예술교육에게 출생 비밀 따위는 없다. 그것은 20세기 들어 본격적으로 드러
다. 현장을 돌아다니면서 거의 모든 문화예술교육자로부터 읽은 것이 있다면
난 자본주의의 피폐와 1,2차 대전을 겪은 세계가 인간의 오만과 폭력에 대해 고
“지남철”처럼 흔들리고 고민한다는 것이다. 가끔 자신의 문화예술교육 관점과
민하면서 제기된 인간화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다. 문화예술교육이 이 시기 이전
방법론을 장황하게 설명하면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감동시키고 있는지 이야
에는 제기되지 않았으니 이것만은 분명하다.
기하는 분들도 있다. 그 엄청난 자신감에 경의를 표하면서도 불안한 것은 확신
물론 귀족 자체의 교육을 위해 고대로부터 예술교육은 이루어졌지만, 그것은 특
속에 침투하기 쉬운 오만 때문이리라.
권층을 위한 교육이었다. 또한 그것은 권력 이양을 위한 지배계급의 교육이지 결
반면, 자신의 기획과 실험을 설명하면서 고민을 털어 놓는 진지한 눈빛을 만나게
코 “인간화 프로그램”은 아니었다.
되면, 그 사유의 힘과 진지한 태도가 아름답게 느껴진다. 그러한 태도에서 필자
1,2차 대전의 참상을 겪은 인류에게 마침내 인간이 인간되게 사는 문제가 너무도
는 스스로 자신을 기획하는 과정을 읽게 된다.
중요해졌다. 이미 전 세계는 잘못된 권력이 가치를 온통 흔들어댈 때, “지남철”은
그 고민의 과정은 아마 흔들리는 순간 속에 위치할 것이다. 그러나 필자는 그렇
사라지고 나치와 같은 가치가 횡횡하는 것을 목도하였다. 그러나 인간된 교육을
게 확신한다. 우리가 하는 문화예술교육은 능력으로 평가되는 것이 아니다. 문화
하는 것은 간단한 문제가 아니었다. 보통교육이 일반화된 근대 사회 이후 인간화
예술교육은 흔들림 없는 철학과 탁월한 능력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변화
과정은 국가 권력의 교육체계 속에 편입되었기 때문이다. 우리의 가치는 이러한
와 성장을 연민하고 걱정하는 “지남철”과 같은 태도로 하는 것이다.
상황에서 몹시 흔들리며, 꺾이기도 한다는 사실이 바로 문화예술교육의 출발점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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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지 않는 노력, 예술적 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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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치의 청소년 교육
그러나 우리에게는 인류의 경험지혜를 사용할 수 있는 찬스가 있다. 흔들리는 순 간에 서 있는 문화예술교육자들에게 많은 사상가들은 다양한 접근방식을 제시
문화예술교육은 인간에 대한 이해와 삶의 가치를 예술적 접근을 통해 탐구하는 인간화 프로그램이며, 그렇게 안내하는 것이 문화예술교육자의 몫이다. 따라서 문화예술교육자는 흔들리기 쉬운 가치를 매일 매일 재발견하면서 이 흔들리는 파동을 몸으로 인지하고 사는 것이다.
하였다. 존 듀이는 “경험으로서의 예술”을 이야기했다. 듀이는 삶의 지식과 세계 와의 경험 속에 축적된 지혜를 제거해버린 근대교육의 폐해를 지적한 철학자였 다. 그는 일상과 생활의 중요성을 이야기하고 그곳에서 주체인 인간이 세상을 만 난다고 보았다. 허버트 리드는 예술이 가지고 있는 창의성과 미적 아름다움 즉, 균형과 조화를 이루려는 노력이 인간됨의 과정이라고 보았다. 바로 그의 “예술 을 통해 교육” 개념은 그것을 가장 잘 설명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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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듀이
허버트 리드
레브 비고츠키
자크 랑시에르
함께 흔드는 노력, 문화적 접근 이들의 지적에는 주체가 나타난다. 주체의 흉폭을 목도하고 인간성이 상실되는 시대를 경험한 이들에게 주체가 인간되게 살아가는 것은 문제의 핵심이고 본질 이다. 그래서 문화예술교육은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에 초점을 두지 않고 있다. 주체의 인간화 즉, 예술적 태도와 수용성을 가지고 세상을 탐구하고 경험하는 과 정이라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비록 꿈다락 문화학교가 일주일에 단지 그 한번, 그 세 시간일지라도 말이다.
문화예술교육의 난이도는 이 정도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단지 관점의 문제에서 끝나지 않기 때문이다. 문화예술교육은 과정에 대한 고민을 담고 있다. 문화예술교 육 강사와 주체가 만나는 과정에 대한 고민 없이 문화예술교육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다시 이 과정에서 교육 과정에 대해 조언한 사상가들의 이야기를 빌어보자. 레브 비 고츠키는 주체의 발전은 일정한 영역에서 이루어지고, 그 영역 속에서 주체는 교육 자, 또래 친구와의 소통을 통해 성장하고 발전한다고 하였다. 이것을 “근접발달영
그러나 여기에서 중요한 문제가 발생한다. 주체에 집중하고, 주체의 예술적 탐구 와 경험이 핵심이라고 한다면 문화예술교육자의 역할은 무엇인가? 이럴 때 우리 는 다시 “지남철”을 떠올리게 된다. 해당 교육현장에서 강력한 권력을 쥔 문화예 술교육자는 그 권력을 해체하는 예술적 태도와 탐구를 해야 하지 않을까? 그래 서 문화예술교육은 그 출발점으로부터 흔들림을 내장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결국 문화예술교육은 인간의 존재와 성장에 대해 고민한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역”이라고 표현하는데, 소통(대화)의 중요성이 강조된다. 쟈크 랑시에르는 여기에서 더 나가버렸다. 그는 교육과정에서 아이들이 모르고 미숙할 것이라는 전제 하에 가 르칠 것을 미리 결정하는 것 자체를 부정하였다. 문화예술교육자는 가르치는 것을 중단하고 아이들이 탐구하고 설계하고 조작하는 것을 조력하는 것에 그쳐야 한다 는 것이다. 소위 “아는 것으로부터 해방”을 강조하였다. 이쯤 되면 문화예술교육 과 정은 새로운 배움의 문화를 만드는 것이다. 더 나아가 우리가 살아가는 문화를 스스 로 디자인 하는 것이기도 하다. 물론, 문화예술교육자는 이 과정을 다 알고 설계하 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문화예술교육이 가리키고 있는 방향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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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자들에게 응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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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좀 어려워졌지만, 문화예술교육은 결국 사람에 대한 이해와 성장, 발 전, 성찰에 대한 고민을 담고 있다. 누군가 쉽게 풀어서 이야기해 준다고 해도 결 론은 같은 것이다. 그래서 문화예술교육자는 문화 분야의 다양한 영역 중에서 가 장 철학적이고 인문학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야 한다. 또한 예술적인 태도 역시 장착되어 있어야 한다. 그러나 낙담할 것은 없다. 그 엄청난 일을 다 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시골 노 인의 투박한 손놀림 속에서 탄생하는 솟대의 정교한 표정이나 장터 나물 파는 할 머니의 인생 담론처럼 예술과 철학은 가까이에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문화예술 교육자는 참여자들의 내적 힘을 발견하고 지지하는 역할만 해도 될는지 모른다. 그러한 과정이 때로는 흔들리는 가운데 이루어질지라도 문화예술교육은 주체를 중심으로 설계되고 움직여져야 한다. 어쩌면, 문화예술교육은 참여자들이 스스 로 자기 길과 방법을 만들어나가는 요람 같은 흔들림을 만드는 과정일지도 모른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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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 행 정 보
2016 경기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모니터링 결과자료집
기획· 편집
디디(김월식)
모니터링 운영
디디
모니터링 위원
김소연, 김월식, 김정이, 박계리, 백미현, 백용성, 송수연, 오명숙, 주성진, 최혜자
코디네이터
김은기
운영 지원
전지영(경기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장), 최지원, 공민혜, 남선현(경기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사진
권하형, 권민호 외
디자인
김현아
주관
경기도, 경기문화재단 경기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2016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54개 운영 단체·기관
협력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펴낸 날
2017. 2. 28.
펴낸 이
설원기(경기문화재단 대표이사)
펴낸 곳
경기문화재단
주소
16488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인계로 178
전화
031. 231. 7275 / 7276 / 7277
팩스
031. 236. 0223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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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경기문화재단 본 책은 경기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2016년도 공모지원사업 운영에 대한 기록과 보존을 위해 경기문화재단이 발행하였습니다. 본 권에 실린 글과 도판은 경기문화재단의 동의 없이 무단으로 사용하실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