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속삭임, 큰 울림
2 0 1 6 꿈 다 락 토 요 문 화 학 교 작 은 도 서 관 기 획 사 업
● 작 은 ■ 속 큰 삭 울 임 , 림
인사말
새로운 시도는 항상 설렘을 안겨줍니다. 문화예술로 소통하고 공감하는 꿈다락 토요문화학교를 통해 지난 4년 동안 도서관 연계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우리는 단순한 글쓰기 과정이 아닌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이야기의 문학으로 표현하는 경험을 하였습니다. ‘동네에 있는 작은도서관에서 꿈다락을 만나면 어떨까?’라는 고민을 했고, 올해 새로운 시도를 펼쳐 보았습니다. 우리 생활주변에 있는 작은도서관에서 아이들과 가족이 함께 만나 문학 속에서 상상의 힘을 키우고, 감성을 표현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올해는 전국 16개의 작은도서관에서 5회차에 걸쳐 327명의 아동·청소년과 가족들이 모여 지식과 마음을 잇는 문화공동체를 이루며 큰 울림을 이루었습니다. 앞으로도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은 문학을 통해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소통하고, 다양한 예술적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의 생각을 마음껏 꽃피울 수 있는 인문 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지원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6년 12월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원장 주성혜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사업소개
문화가 주는 즐거움, 예술로 자라나는 상상이 펼쳐지는 나만의 아지트!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도서관 연계 프로그램은 2013년부터 우리 동네 도서관에서 문 학을 매개로 소통하는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입니다. 문학 중심 프로그램을 통해 다양한 예술경험의 기회를 제공하며 참여자들이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기르고, 이 를 자유롭게 표현하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합니다.
“꿈다락 토요문화학교”는 주 5일 수업이 시행된 2012년부터 시작된 학교 밖 문화예
〈작은도서관 기획사업〉은 도서관 연계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생활 속 가깝게 이용
술교육 프로그램으로 아동·청소년 및 그를 포함한 가족들이 다양한 분야의 문화예
할 수 있는 작은도서관에서 펼쳐졌습니다. 전국 16개 작은도서관에서 총 327명의
술교육을 접하며 문화예술 소양을 키우고, 또래·가족 간에 소통할 수 있는 건강한
아동·청소년, 가족이 만나 다양한 문화예술을 통해 문학적 상상력을 키우는 프로
여가문화를 조성해 나갑니다.
그램을 진행하였습니다.
여러분 곁에 있는 수많은 꿈다락 토요문화학교를 찾아보세요.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www.arte.or.kr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www.toyo.or.kr www.facebook.com/toyoschool @toyo_school
차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원장 인사말 / 7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사업소개 / 8
시작하며 / 16
1부 작가탐방 에세이
열여섯 개의 반올림
작은도서관 속 16개 이야기 / 20~55 #길 # 나 너 우리 # 감각
은송愛書家 작은도서관 / 60
2부 꿈다락 이야기
산책마을 작은도서관 / 68
작은 속삭임, 큰 울림
들꽃이야기 어린이도서관 / 76 반야월역사 작은도서관 / 84 불로어울림 작은도서관 / 92
# 지도
후마네르범어도서관 / 100
# 상상
큰나무 도서관 / 108
# 맨발
꿈나무도서관 / 116
#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마중물 도서관 / 124
# 물들다
꿈꾸는 팽나무 도서관 / 132
# 재미
어울림 작은도서관 / 140
# 열리고 울리다
오네뜨 늘벗 작은도서관 / 148
# 일기장을 펼친 것 같은
덕진품애 작은도서관 / 156
# 마주 보는 시간
신대1차 글마루 작은도서관 / 164
# 소통
꿈크루 작은도서관 / 172
# 작고도 큰
마하어린이도서관 / 180
# 문학이라는 노래 # 말,말,말 우리들의 이야기 마치며 / 57
1
부
작가 탐방 에세이
신혜정(시인)
# 길 나 너 우리 감각 지도 상상 맨발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물들다 재미 열리고 울리다 일기장을 펼친 것 같은 마주 보는 시간 소통 작고도 큰 문학이라는 노래 말,말,말 우리들의 이야기
열여섯 개의
반올림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작은도서관 기획사업 | 작가탐방 에세이
시작하며
prologue
가을이 열리는 길에 서다
글쎄,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나는 ‘무엇’을 바라지 않기로 했다. 바라는 것이 없는 자의 마음이야 말로 역설적으로 가장 자유로울 수 있다는 점을 상기했다. 그것이 내가 이 여정에서 기댄 하나의 목표점 이었고, 두 달에 걸쳐 여러 지역을 오가는 동안 그 길들이 의미하는 바를 알게 되었다. 서울, 인천, 부산, 대구, 순천, 아산, 전주. 이 일곱 지역을 오가던 주말의 여정이, 탐방이라는 일적 의 미도 잊게 만들었다. 새로 도달하는 길마다, 거리마다 새롭게 펼쳐지던 가을을 만끽하며 나는 기꺼
가을이 열리고 있었다. 전국 열여섯 개의 작은도서관에서는 같은 기간
이 이 시간들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동안 꿈다락 토요문화학교가 시작되었다. 그동안 작은도서관들에서도
다녔던 길을 지도 위에 표시한다면 꽤나 긴 여정이 될 것이었다. 톨게이트를 벗어날 때마다 느껴지
이 프로그램이 열렸지만,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 작은도서관 기획사
는 새로운 공기, 새로운 풍경들. 나는 하나하나의 토요일이 지날 때마다 가을이 깊어가는 것을 체감
업’이라는 이름으로 오롯이 작은도서관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은 이번
하며 새로운 지역에 들어섰고, 그 때마다 창을 열어 손을 밖으로 뻗었다. 공기를 느껴보는 일. 그것이
이 처음이라고 했다.
그 지역과 인사하는 나만의 방법이었다.
‘첫’이라는 말은 늘 설렘이라는 말을 동반한다. 작은도서관 기획사업
아무것도 쥐지 않은 손에 닿는 것들은 새로운 감촉이었다. 새로운 간판, 새로운 말의 억양들, 또 새로
이 처음이었듯 나에게도 이 ‘꿈다락’이라는 프로그램은 처음 접하는,
운 자연 환경과 지역에 자리잡은 고유한 색깔들, 그리고 작은도서관에서 만난 사람들.
말 그대로 새로운 것이었다. 앞으로 일어날 일의 부정형성에서 우리는
제한적인 시간 동안 나는 열여섯 곳의 작은도서관 중 일곱 곳을 방문하였다. 그리고 이번 꿈다락에
상상력을 확장하게 되고 또 끌리는 것이 아닐지. 내게도 이 꿈다락의
선정된 ‘작은도서관 열여섯 곳’이라는 상징적 의미를 담아 그 느낌들을 16개의 키워드로 정리해 보았
여정은 설렘이었다.
다. 꿈다락은 우리의 단조로운 삶에서 문학이라는 작은 기제가 줄 수 있는 하나의 울림이었다. 단조
프로그램의 내용을 짚어보니 아동부터 청소년, 그 가족 단위까지 두루
롭던 마음이 살짝 올라가는, 반올림의 순간들이었다.
대상이었고 입시를 겨냥한 여느 프로그램들과는 차이가 있었다. 무언
음악에서 반올림 기호로 사용하는 ‘#’은 SNS의 해시태그(#)와 같은 꼴이다. 같은 의지와 의미를 모
가에 이름 붙이기를 좋아하는 나는 ‘매주 토요일마다 펼쳐지는 재미있
아 하나가 되는 SNS 상의 세계와 같이 우리는 따로지만 또 같이 꿈다락 토요문화학교에서 모이고,
는 꿈다락’이라고 내 나름의 의미를 부여해 보았다. 그리고 흥미를 더
반올림되었다. 그런 느낌들이 나에게는 앞으로 기록하게 될 열여섯 가지의 반올림으로 남았다.
한 것은 꿈다락을 잇는 장르가 바로 ‘문학’이라는 것이었다.
이 이야기는 따로 또 함께 이 가을을 물들였던 그 울림에 대한 것이다.
문학이 이 각박한 세상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문학을 하고 있지만 이러한 주제들 앞에 선뜻 답을 내놓는 것은 내게도 어려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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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올림 하나. #길
선 등 여러 가지 도구를 이용해 자신의 기분을 표현해 보고 서로에게 조금씩 다가 선다.
‘사람의 마음이 보인다면 정말 좋을 것 같아요. 가족들이 나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 수 있고, 볼 수 있고.’ 시인이 꿈이라는 아이의 이야기가 하나의 길을 만들고, ‘너 무 좋아요.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고 서로 웃어주는 이런 분위기가 좋아요. 학교에 가 는 것만 빼고 저는 너무 행복합니다.’라고 말하는 장난기 어린 아이의 이야기가 또 하나의 갈래를 만든다. 으쓱으쓱, 들썩들썩, 쿵쿵쾅쾅, 두근두근, 콩닥콩닥, 꿈틀꿈 틀……, 수업 시간 중 나눴던 의성어와 의태어 속에 한 발짝 들어선 아이들이 시를 짓 는다. 흔히 인생을 길에 비유하곤 한다. 그 비유대로 우리는 길에서 태어나 길 위에 머
정답이 없는 길을 간다는 것, 정숙하게 책을 읽는 곳이 아닌 마음껏 뒹굴 수 있는
물다 다시 그 길에서 생을 마감한다. 불교의 윤회설대로 여러 생을 산다고 해도 우리
곳으로서의 도서관이 주는 소중함으로 새 길이 열리는 것을 바라보았다. 그렇게 꿈
는 전생을 기억할 수 없으므로 영원히 새롭게 산다. 생의 시작과 소멸은 언제나 처음
다락이 열렸다.
이고 유일하며, 한 존재가 걷는 길 또한 아무도 가지 않은 새로움의 연속일 것이다. 첫 탐방길에 올랐던 날은 10월의 초입이었다. 본격적으로 시작된 가을, 코끝에 맵 싹하게 올라오는 바람, 토요일이라는 말이 주는 여유 때문인지 마음이 한껏 들뜨고 설렜다. 전체 프로그램의 첫 주를 여는 아이들도 같은 마음일 것이었다. 북한산 자락 에 위치한 도서관에 들어섰을 때 열다섯 명 남짓한 아이들은 처음이라는 서먹서먹 함을 금방 벗어던지고 함께 어우러졌다. 작은도서관이라는 이름처럼 ‘작음’이 주는 그 안락함, 보다 더 큰 것을 원하는 사회에서 작은, 더 작은 지역으로, 마을로 스며드 는 공간이 주는 따뜻함, 디지털보다는 아날로그적인 감성이 살아있는 공간 안으로 한 발짝 들어섰다. 새로운 방식의 수업이었다. 정해진 답이 없다는 것은 자유로움과 동시에 막막함 을 선사한다. 아이들은 각종 선행학습과 진도, 정답을 맞히는 입시 위주의 교육에서 벗어나 자신의 기분을 표현하는 시간을 가져본다. 쑥스럽지만 색깔이나 사진, 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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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올림 둘. #나 너 우리
한 오롯이 바라볼 수 있다. 그러한 시간들이 모여 우리라는 사회를 형성해 가는 과정 이 이 프로그램 속에 함축적으로 담겨 있었다. 문학을 정형화된 장르로 만나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시로, 때로는 산문으로, 때로 는 노래 가사로, 때로는 사회를 바라보는 창으로, 때로는 멋진 이야기를 꾸며내는 것 으로 자연스럽게 접했다. 그것이 바로 꿈다락에서 ‘우리’가 이루어낸 멋진 결과물이 아니었을지.
모든 문학의 시작은 ‘나’를 들여다보는 것, 그리고 ‘나’를 표현하는 것에서 시작된 다. 비단 문학뿐일까. 자기 스스로를 솔직하게 바라보는 것은 모든 예술의 출발점이 자 삶의 태도와 사회의 성숙도를 결정짓는 일이기도 하다. ‘문학’을 큰 줄기로 잡은 이번 프로그램도 그 맥락에서 보면 ‘나를 찾아가는 길’이라고 할 수 있다. 아주 쉬워 보여도 막상 생각해보면 막막한 것이 바로 나 자신을 찾아가는 길이 다. 살아가면서 자기 자신을 오롯이 생각해보는 일이 얼마나 될까. 일상을 그대로 흘 려보내는 시간 동안 자기 자신을 오롯이 대면하고 생각해볼 틈이 사실 거의 없을 것 이다. 그것은 나이를 막론하고 누구에게나 마찬가지여서, 두 달 동안 만났던 어린이, 청소년, 어른에 이르기까지 모두 서툴게 자기 자신을 표현하는 과정을 이어 갔다. 서 툰 걸음을 떼고 수줍음을 털어버린 자리에서 우리는 각자의 존재를 마주 보았다. 교 육을 맡은 선생님과 아이들이 어우러져 대화를 나누고 활동을 이어가는 모습들. 각 각의 수업들은 그렇게 따로였지만 같은 의미를 추구하며 깊어졌을 것이다. 나를 들여다보면 비로소 ‘너’가 보인다. 그렇게 상대를 보게 되면 비로소 나와 너 를 둘러싼 ‘우리’를 마주하게 된다. 꿈다락 토요문화학교는 그런 의미에서 나와 너, 우리라는 큰 숲을 보게 하는 넓은 장이 되어 주었다. 나를 바라볼 때 상대의 존재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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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프로그램을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나를 찾아가는 길’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반올림 셋. #감각
시작할 때 언제 끝나는 가를 묻던 아이들도 곧 놀이에 빠져들어 서로의 감각을 일깨 우기 시작했으니까. 소리는 또 어떨까. 눈을 감고 있을 때 가장 먼저 반응하는 감각은 아마도 청각일 것이다. 한밤의 정적 속에 가만히 눈을 감으면 작은 기척들도 민감하게 들려오기 시 작한다. 만일 바깥에 비라도 내리고 있다면 빗방울 떨어지는 소리가 시시각각 얼마 나 다르게 들리는 지를 느끼게 될 것이다. 그 빗소리 사이에 또 다른 소리들이 비집 고 들어오는 순간 또한 세밀하게 느끼게 될 것이다. 그곳이 만일 바닷가라면 한 번도 같은 소리를 내는 일이 없는 파도의 결을 귀로 보게 될지도 모른다. 우리는 잊고 있 던 감각들과 마주하는 순간, 또 다른 세계가 열리는 경험을 하게 된다. 눈을 감고 소 리를 듣는 아이들도 이내 감각들을 표현하기 시작했다. ‘이건 무슨 소리일까요?’ ‘빗
우리가 시각에 얼마나 크게 의존하고 있는가는 눈을 감아보면 안다. 눈을 감을 때 얼마나 많은 감각들이 열리고, 그동안 사용하지 않았던 곳들이 살짝 당황해 하며 분주하게 자신의 영역을 확대해 나가는 지. 눈을 감아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소리요.’ ‘빗소리는 어떻게 들리죠?’ ‘똑똑’, ‘피시시’, ‘슈우욱’ 의성어가 터져 나온다. 그 느낌들을 모아 스케치북에 표현해 보니 아이들의 손끝에서 색깔이, 다양한 촉 감이, 따스한 느낌들이 번져 나온다. 감각은 우리 안에 있다.
눈을 감았을 때 확장되는 감각들 중 손으로 만지는 촉감과 귀로 들리는 청각에 대한 표현을 해보는 시간으로 살짝 들어갔다. 안대로 눈을 가리고, 손에 느껴지는 촉 감을 말로 표현하는 활동이었다. 그 느낌들을 유추해 어떤 사물인가를 맞히는 일. 마 치 상직적인 의미가 있다는 듯 눈을 가리는 일은 매우 엄격하게 겹겹으로 이뤄졌다. 눈을 가린다는 의미에서 더 나아가 진짜 ‘어둠’을 경험해 보는 의식 같은 느낌마저 들었다. 아이들은 눈이 가려진 채로 손에 닿는 느낌들을 표현한다. 딱딱한, 거친, 울 퉁불퉁한, 뾰족한, 차가운, 부드러운, 말랑말랑한……. 우리가 사는 세계가 형용사들 로 표현되는 순간이었다. 감각들이 언어로 변환되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놀 이의 일환이었다. 토요일이라는 말이 주는 여유는 아이들에게도 마찬가지여서 평일에 할 수 없었 던 게임이나 TV시청, 늦잠 등 각자의 욕망을 아쉬워했을 것이다. 그 아쉬움 끝에 마 주한 이 토요일의 프로그램은 다행히도 아이들에게 재미로 다가가고 있었다. 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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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올림 넷. #지도
매주 토요일에만 열린다는 프로그램의 특성상 모든 도서관을 둘러보는 것은 불 가능한 일이었다. 그래서 탐방 장소를 고르는 것에도 기준이 필요했다. 전국의 지역 안배가 고를 것, 프로그램 참여자 대상이 다양할 것, 내용이나 주제의 스펙트럼이 다 양할 것 등을 고려하였다. 그런 기준으로 대상 도서관을 선택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방문해야 할 곳이 하나 둘 드러나기 시작했다. 그야말로 전국 단위였다. 그 길은 서울, 인천, 충청, 경상, 전라까지 이어졌다. 두 달 동안 나는 각 지역을 오 가며 지도를 탐색하고 지도를 펼쳤다. 머릿속에 자연스럽게 하나의 꿈다락 지도가 그려지기 시작했다. 거리가 먼 지역의 경우는 일정을 앞당겨 하루 전에 이동을 했다. 그것은 지역의 공기를 미리 느껴보는 탐방의 연장선이기도 했다. 부산에서는 광안리 해변에 짐을 풀었다. 부산에서만 느낄 수 있는 활기, 조금 멀리 떠나왔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수도권의 날씨가 영하를 밑돈다는 일기예보가 무색하리만치, 부산은 따뜻했다. 얼 마 전 지역을 강타했던 지진소식에도 불구하고 광안리의 밤은 활기가 넘쳤고, 밴드 가 연주하는 라이브 음악이 해변으로 퍼졌으며, 그 공기를 머금고 잠든 숙소에서는 다음 날 아침 바다 위로 넘실거리며 올라오는 태양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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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올림 다섯. #상상
는 일이 새삼 낯설었다.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손을 들거나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횟 수가 현저히 줄어드는 경험을 해왔던 터인데, 아이들은 자신의 의견을 말함에 주저 함이 없었다. 우리는 언제부터 질문을 잃어가는 것일까.
아이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이제 상상 속으로 들어갈 준비만 하면 되었다. 책 을 매개로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프로그램의 주제대로 ‘놀고 자빠지’는 시간이 된 것 이다. 사진작가 토마스 바비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초현실적인 작품을 보고 아이들이 이야기를 붙이기 시작했다. ‘물웅덩이에 미니어처를 띄워 놓은 거예요.’ ‘소인국에 비 가 거세게 오는 장면이에요.’ ‘물이 흘러서 거인의 수도꼭지까지 흘러가요’……. 이 합 성사진은 강이 흐르는 풍경이 반전처럼 수도꼭지로 이어졌는데, 그것을 본 아이들 의 상상도 쉴 새 없이 이어졌다. ‘저것은 시인의 손이에요. 에펠탑이 무너졌는데, 그 걸 새로 짓는 건 너무 오래 걸리니까 시인만의 펜으로 새로 세우는 거예요.’ 쓰러진 에펠탑과 펜을 든 손이 합성된 사진을 보고 나온 이야기였다. 이렇듯 상상은 공부가 아니라 놀이 그 자체가 되었다. 누군가의 이야기에 긍정하 고 웃기도 하면서 아이들은 이야기를 이어 갔고, 어떤 상상력은 기발하고 참신해 감 탄을 자아내기도 했다. 몇 차례 도서관을 방문해 어린이들의 활동을 보면서 생경했던 것이 바로 ‘자발적 인’이라는 말이었다. 선생님이 질문을 하면 너나 할 것 없이 손을 들어 의견을 말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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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올림 여섯. #맨발
모두가 맨발이었다. ‘나’라는 지도를 그리며 세상과 소통하고 공감하는 것. 문학 은 그런 것이다. 꼭 문학이 아니더라도 자기 자신을 표현하는 도구가 하나 생긴다는 든든함과 뿌듯함. 글은 사람들에게 그런 계기를 선사한다. 함께하는 이야기가 있는 곳. 그곳이 바로 작은도서관이었다. 그리고 횟수를 더해 가면서 나는 조금 더 은밀하 고 특별한 것에 눈이 가기 시작했다. 신발을 벗은 사이라는 것이 새삼스러웠다. 작은도서관에서 열리는 꿈다락 토요 문화학교가 특별해 지는 것은 모두가 ‘맨발’이라는 것이었다. 신을 벗고 한 공간에 모인다는 것이 서로를 더 가깝게, 더 친근하게 느끼게 해주는 것은 아니었을지. 공간 에 들어설 때마다 느껴지던 그 아늑함은 바로 맨발에서 오는 것이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아무렇게나 벗어던진 신발들이 먼저 인사를 나누는 곳. 그 신발을 신고 온 이들이 안에서 다시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 곳. 물론 모든 작은도서관이 맨발로 들어 가는 것은 아니었지만 작은도서관 만이 줄 수 있는 정서는 그 지역, 그 동네에 스며 든 그러한 친근함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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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올림 일곱. #이름을불러주기전에는
정일 것이다. 청소년들이 모인 공간에서 그들은 서로의 이름을 지었고, 불렀고, 그렇 게 가까워졌다.
청소년들이 모인 자리였다. ‘바보놀이’로 첫 시간이 시작되었다. 바보놀이는 한 사람씩 돌아가면서 단어나 사물 등을 맞히는 것인데, 당사자를 제외한 나머지 구성 원들에게만 정답이 공개된다. 놀이의 일원들이 해주는 설명과 묘사에만 의존해서 정답을 연상해야 한다. 각자가 종이에 적어낸 것은 다름 아닌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5주 동안 서로를 부를 자신의 별명이었다. 무작위로 섞은 별명을 바보놀이를 통해 공유하고, 그 별명의 주인도 같은 자리에서 공개되었다. 그렇게 서로의 이름을 부르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그리고 김춘수의 시 〈꽃〉을 패 러디하여 자신의 생각을 표현해 보는 시간이 이어졌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라는 이 유명한 구절로 이야기가 이어졌다. 그렇게 자신의 이야기를 여러 방식을 통해 이야기하며 시간이 무르익었다. 미래 의 불확실함과 현재의 학업 속에서 고민도 생각할 거리도 많을 나이이리라. 나의 이 야기를 진솔하게 풀어낼 수 있다는 것에 위안을 얻은 듯 시간은 잔잔한 웃음과 진지 한 고민들로 흐르고 있었다. 결국 문학은 누군가에게 이름붙이고, 그 이름을 불러주면서 가까이 다가가는 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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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올림 여덟. #물들다
반올림 아홉. #재미
초등학교 저학년, 중학년, 고학년, 청소년과 가족까지……. 이 프로그램의 대상은
어린이와 보호자가 함께하는 가족 프로그램을 함께했다. ‘놀이하는 인간’이라는
다양하고 지도 위에 표시되는 지역 또한 다양하다. 나는 만추를 만끽하며 더 가벼워
뜻의 호모 루덴스라는 말을 떠올리며 학문적 고찰을 하지 않더라도 인간은 놀면서
졌다. 여명이 밝아오는 순간, 해가 지는 순간 하늘이 얼마나 다채로운 빛을 지녔는가
학습하고 재미를 느낀다. ‘재미’가 없다면 자발적이고 지속적인 활동은 일어나기 어
를 시시각각 느끼면서 지구에 일어나는 행성적인 변화들을 실감했다.
렵다. 나는 작은도서관들에서 그 재미들을 발견해 나갔다. 몸을 놀려 활동하고, 몸을
계절도 비우면서 가벼워지는 중이었다. 초록을 비우니 그 자리를 다채로운 색깔 들이 대신했다. 단풍과 은행이 시시각각 제 몸을 비워냈고, 매주 다른 색을 펼치더니
움직여 표현하고, 손으로 만지면서 마음속의 것을 표현하는 과정을 통해 재미가 완 성되었다.
마지막 주에는 눈이 내렸다. 올해의 첫눈이었다. 계절은 시나브로 변했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정한 것은 인간의 시계일 뿐. 계
도서관은 조용해 / 조용하면 사람 / 사람은 재밌어 / 재밌으면 원숭이 / 원숭이는
절은 한시도 그 자리에 머물지 않았다. 스스로 살아 움직이고 있었다. 가을이 깊고,
바나나를 좋아해 / 좋아하면 호랑이 / 호랑이는 무서워 / 무서우면 과거 / 과거는
겨울로 물드는 시간, 매순간 새로운 길이 펼쳐졌다.
싫어 / 싫으면 하이에나 / 하이에나는 용감해 / 용감하면 길고양이 / 길고양이는 눈이 밝아 / 눈이 밝으면 부엉이 / 부엉이는 길을 알려줘 / 길을 알려주면 북두칠 성 / 북두칠성은 국자모양이야 / 국자모양이면 이빨 / 이빨은 음식을 씹어 / 씹으 면 솜사탕 / 솜사탕은 달콤해!
재미를 북돋기 위해 ‘도서관’이라는 단어로 연상되는 문장을 만드는 시간에 나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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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올림 열. #열리고 울리다
아이의 글이다. 이렇듯 이야기를 붙인 각각의 요소들에는 아이의 재기발랄함이 담 겨 있었다. ‘……만화책은 쉬워 / 쉬운 건 없어 / 없으면 우주……’ 이야기 중에는 한 편 의 부조리극을 연상시키는 기발함도 툭툭 튀어 나왔다. 생각이 정형화된 어른들에 게서는 기대할 수 없는 말랑한 감성들이 재미 속에서 증폭되고 뿜어져 나오는 시간 들이었다.
꿈다락 활동에서 자주 활용하는 놀이용 점토에 대한 기억도 새록하다. 점토를 이 용해 누군가에게 줄 선물을 만들던 시간이 기억에 남는다. 선물하고 싶은 것을 만들 고, 그 선물을 줄 사람에게 편지를 쓰는 시간. 아이들만 하는 것이 아니었다. 어른들 도 함께하는 시간이었는데 잠깐의 시간 동안 모두가 자신의 창작 작업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그 시간만큼은 나이가 필요 없었다. 아이도 어른도 모두들 자기만의 작업 에 몰두했으니까. 그렇게 만들어진 작품들이 각자의 사연을 담아 발표되었다. 사랑하는 엄마에게, 사랑하는 아빠에게, 사랑하는 아들딸에게, 선생님에게……. 선물에는 살뜰한 마음이 담겼다. 솔직하고 진솔한 사연들이 소개되었다. ‘엄마의 아들로 태어나 줘서 고마워’라는 고백을 어디서 해보겠는가. 울먹이며 또 그 광경이 겨워 함께 웃었던 기억이 한 장면으로 남았다. 꿈다락은 그렇게 마음을 울 렸고, 그렇게 마음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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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한 풍경에는 마음이 간다. 손을 뻗어보게 된다.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도 서로에게 손을 뻗기 위한 것은 아닐지.
반올림 열하나. #일기장을 펼친 것 같은
솔직한 풍경에는 마음이 간다. 손을 뻗어보게 된다.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방 법을 배우는 것도 서로에게 손을 뻗기 위한 것은 아닐지. 그러기 위해 우리는 문학을 하는 걸지도 모르겠다.
어린 시절 일기는 숙제였다. 글을 처음 익힐 때는 그림일기를 썼고 초등학교 저 학년일 때는 원고지 칸이 표시된 일기장을 썼다. 그리고 중학생이 되어서는 더 이상 검사가 없었고 일기는 마음속에 간직하는 비밀이었다. 일기를 쓸 때의 기억을 떠올리면 날짜와 날씨가 맨 먼저 떠오른다. 밀린 방학숙 제로 일기를 완성할 때는 매번 친구들과 날씨를 공유하며 허둥지둥했다. 요즘과 같 은 스마트 시대에는 클릭 몇 번으로 알 수 있는 정보도 그때는 소중했다. 꿈다락 수업을 탐방하는 동안 나는 일기장을 펼친 것 같은 느낌을 자주 받았다. 참여자들은 자연스럽게 자신의 일기를 펼치듯 마음을 열어 보여 주었다.
가장 마지막에는 잠을 자면서 죽는 것이 꿈이에요. 토요일이라 잠을 자고 싶은 마음만 간절해요. 원래 이 시간은 게임하는 시간이에요. 우랄산맥까지 오르고 싶어요. 과거는 힘들고 무서웠지만 이젠 괜찮아요. 엄마한테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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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올림 열둘. #마주 보는 시간
멸종 위기를 겪거나 인간의 난개발로 생의 터전을 잃은 동식물들. 이들의 공통점 은 영문도 모른 채 피해를 당했다는 것이고, 가해자가 모두 인간이라는 데 있었다. 우리는 함께 대안을 생각했다. 생명을 사랑하고 아끼고 존중하자는 단순한 진리를 다시 되새겼다. 마주 보는 것엔 상대를 존중한다는 뜻이 담겨 있다. 빠른 속도에 치여 서로를 마 주할 시간조차 없는 현대 사회에서는 주변의 사람도 헤아릴 시간이 부족하다. 그런 데 인간이 아닌 것들에까지 마음 쓸 시간은 더더욱 부족할 수밖에 없다. 꿈다락은 그 래서 소중한 것이 아닌가. 서로 마주볼 수 있는 시간을, 계기를 마련해 준다는 것 자 체만으로도 말이다.
나와 당신이 마주 보는 시간은, 그래서 소중하다. 꿈다락 토요문화학교의 마지막 다섯 번째 주는 앞선 4주 동안 진행했던 활동들 을 모아 발표를 하거나 정리를 하는 시간으로 꾸며진다. 가족 대상이 아니라도 부모 님이나 보호자들까지 함께 시간을 꾸미는 것이 특징적이다. 부모님과 함께 둥글게 원을 만들어 앉은 참여자들 사이로 들어갔다. 감정카드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시작이었다. 어색해, 즐거워, 설렘, 지루해와 같은 다 양한 카드들이 선택되었다. 그렇게 마주 보는 시간이다 이 시간은. 대화란 서로 마주보는 것이다. 아무리 상대의 말을 듣고 있더라도 눈을 마주보지 않으면 말하는 사람은 자신의 이야기가 외면당한다고 느끼게 된다. 그날 우리는 마 주보는 것에 대한 이야기들을 나누고, 인간이 아닌 다른 생명과 존재들을 마주보는 시간까지 함께했다. 미드웨이섬의 알바트로스, 가리왕산의 500년 된 고목들, 동물원 안의 바다코끼 리, 후쿠시마 원전지역에 남겨진 동물들, 북극곰에 이르는 다양한 존재들, 다양한 주 제들에 대해. 내가 아닌 다른 생명에 대해 시선을 돌리는 확장성도 그랬지만, 문화프 로그램에서 이러한 주제들을 통해 사회문제들까지 폭넓게 다룰 수 있다는 사실이 새삼 놀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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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올림 열셋. #소통
아산의 공세리 성당을 들렀다. 영화와 드라마 등에 자주 등장하는 명소인데 그곳 은 건물의 모습만으로도 담담하게 빛을 발한다. 건물 주변에는 오래된 나무들이 보 호수로 지정돼 함께 자리를 지키고 있다. 보호수로 지정된 나무들을 보니 여러 가지 복잡한 생각이 들었다. 프로그램의 한 주제였던 500년 이상 된 고목들이 사회적 합 의 없이 잘려져 나간 가리왕산의 이야기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오래된 팽나무의 드 러난 뿌리 위를 푸른 이끼들이 덮고 있었다. 한 폭의 벨벳처럼 느낌이 너무 부드러워 자연스럽게 손을 뻗어 보았다. 촉촉한 세월의 윤기라니. 두 달의 시간이 거의 막바지에 이르렀을 때, 문득 나는 소통이라는 단어를 떠올 렸다. 광화문 광장에 촛불의 물결이 번지고 있을 무렵 나는 이 예기치 못했던 상황을 감지할 틈도 없이 매주 토요일마다 지방으로 내달리는 운명이 되었다. 여러 지역의 여러 사람들을 만나는 동안, 그 모든 것을 아우르는 한 단어를 꼽으 라면 나는 단연 이 ‘소통’이라는 말을 꼽게 되지 않을까. 팽나무 위에 켜켜이 쌓인 이 끼만큼이나 세월은 감내하고 견디고 버티고 함께하는 것이다. 그것이 쌓여 비로소 현재의 우리가 만나 서로에게 말을 거는 것 아니겠느냐고, 팽나무와 이끼의 오래된 이야기를 잠시 엿들은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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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올림 열넷. #작고도 큰
‘작은’이라는 말은 때로 연약하고 보잘것없다는 의미가 되기도 하지만 아늑함과 정겨움의 뜻이 되기도 한다. 작은도서관은 어떤 의미일까. 작은도서관만이 가진 매 력에 대해 생각하다 ‘작지만 큰’이라는 키워드를 떠올렸다. 그러나 ‘지만’이라는 뜻이 걸렸다. 나는 다시 ‘작고도’라고 바꿔 썼다. ‘작다. 그렇지만 크다’가 아닌 대등한 연 결. ‘작다. 그리고 크기도 하다’라는 의미를 담아 ‘작고도 큰’이라고, 열네 번째 반올림 의 제목을 붙였다. 짧은 기간 동안 나는 작은 공간에서 일어나는 큰 변화들을 보았다. 그 변화는 꿈 틀거리며 움트는 씨앗이기도 했고 서로의 간격을 좁혀주는 아늑함이기도 했다. 대 강당에서 서로 거리를 둔 채 바라보는 것이 아닌 신을 벗고 들어가 마주 앉는 세계에 서 일어나는 일들. 그리고 지역에서 조금 더 작게, 작게 스며들어 마을 단위에까지 미치는 작은도서 관이라는 의미가 이 사업의 취지와 잘 부합되는 듯 보였다. 열여섯 개의 도서관이 따로 움직였지만 그 작은 움직임들이 모여 큰 울림이 되고 있음을 느낀 기간이기도 했다. 그것은 마치 우리 산하가 강으로 연결되듯 작은 물줄 기들이 모여 강을 이루고 바다로 흘러가는 자연스러운 흐름이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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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올림 열다섯. #문학이라는 노래
까. 생각을 뒤로 하고 돌아나오던 길, 단풍이 채 지지 않은 자리로 첫눈이 내리기 시 작했다. 노래와 랩과 문학과 개인과 역사가 그렇게 섞이고 흐르고 있었다.
새벽녘 강변북로를 지나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아래로 내려가는 길이었다. 구 름이 잔뜩 낀 하늘 사이로 붉은 해가 솟아올랐다. 마지막 여정이라 그랬을지, 해가 아련한 색채로 하늘을 물들였다. 도로 위로 태양의 색채가 마치 레드카펫처럼 펼쳐 졌다. 이 광경을 잊지 못하리라 생각하는 동안 목적지에 다다랐다. 차장을 열어 손을 뻗은 자리에 그곳의 바람이 닿았다. 겨울이 성큼 다가온 11월의 마지막 주였다. 청소년들이 자신의 이야기로 가사를 써서 랩과 노래를 발표하는 시간이었다. 팔 레스타인의 가자지구, 남아공 최초의 흑인 대통령 넬슨 만델라가 나오기까지 민중 들의 가슴을 적셨던 미국의 무명 가수 로드리게스, 홍대의 인디밴드들, 프랑스의 혁 명적 가사를 담은 국가 등을 이야기했다. 랩은 이런 사회의 이면에 대한 이야기를 하 는 것이 아니었던가. 노래와 랩은 문학과 잘 맞아떨어졌고, 리듬에 맞춰 자신의 이야 기를 가감 없이 담는 랩은 청소년기와 잘 맞아떨어졌다. 음악장르로서의 랩에 사회 적인 문제들을 함께 생각해보는, 그리고 거기에 자신의 이야기를 대입해 문학이라 는 노래를 완성시켜 보는 의미 있는 여정이었다. 때론 반항아적인 시선으로, 위트 넘치는 유머로, 진솔한 이야기로 자신들의 이야 기를 수줍게 무대에서 펼쳐 보이던 아이들. 이들에겐 이 시간이 어떤 기억으로 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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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올림 열여섯. #말,말,말우리들의이야기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저도 많이 배우고 갑니다. 강사인 저조차 도 시계를 보며 깜짝깜짝 놀라곤 하는데, 시간이 너무 빨리 흘러요. 아이들을 흡 수하는 이 공간이 주는 느낌이 너무 좋습니다.’
‘아이들이 글쓰기 자체를 즐기고 놀이로 받아들일 때 창의력도 샘솟는 것이 아닐 까. 꿈다락 수업은 그것을 표방합니다.’
‘내가 말하는 것이 정답이라는 걸 가르쳐 주고 싶어요. 인연은 소중해요. 이렇게 마음껏 뛰놀고 뒹굴어도 괜찮구나 하는 걸 느끼게 해주고 싶어요.’
길이 또다른 길로 이어지듯, 누군가의 말이 또다른 이야기로 확장되고 그것이 모 여 ‘우리’가 되는 경험. 그것이 이 사업이 갖는 의미가 아닐까 한다. 두 달여 동안 들
‘아이들이 남들과 다르게 생각했으면 좋겠고, 다른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이 런 즐거운 순간이 계속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었던 다양한 말들을 통해 우리가 어떤 가치와 지향점을 두고 함께 시간을 공유했는 가를 복기하는 것. 그것이 바로 열여섯 번째 반올림이자, ‘우리’가 함께 완성하는 이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나를 표현하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진다고 합니다. 나만의
야기가 될 것이다.
책을 만들어 지금의 나를 기억하는 것, 나를 알아가는 것, 나를 표현하는 것. 문학 에서 말하는 비유와 상징은 그렇게 출발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재미있어요. 어차피 집에 있었으면 독감 예방주사 맞아야 되는데, 훨씬 좋아요.’ ‘상상하고 말하는 것이 재밌었어요.’
‘아이들이 재미를 느낄 때가 좋습니다. 우선 재미있어야 집중을 하고, 집중을 하
‘아침에는 졸렸는데, 오길 잘한 것 같아요.’
면 자기 속의 이야기를 꺼내게 되거든요. 특히 부모님들과 함께하는 과정이 유익
‘저는 시를 쓰고 싶어요. 이 시간에 큰 기대를 하고 왔어요.’
했습니다. 아이들의 프로그램을 지도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님 스스로가 열심히
‘빨리 돌아가서 자고 싶어요.’
자기활동을 하는 모습을 보며 마음이 뿌듯해졌죠.’
‘직장을 다니고 있어서 평상시 아이와 놀아주는 시간이 많이 부족합니다. 또 막상
‘이 시간이 서로의 눈을 마주 보고 서로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놀려고 해도 그 방법을 몰라서 막막할 때가 많은데, 가족 단위로 이런 프로그램
좋겠습니다. 인간뿐 아니라 비인간적인 존재, 나아가 사회 문제까지도 귀 기울일
에 동참할 수 있어서 너무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수 있는 그런 마음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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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랩을 통해 거침없이 아이들의 이야기를 꺼내보고 싶었습니다. 어른이 시키는 삶
‘예쁘고 제각각이고 향기가 있는 들꽃은 홀로 있어도 함께 있어도 빛을 발합니다.
이 아닌 자기 스스로가 원해서 꾸려나가는 삶 말이죠.’
아이들이 그렇게 들꽃과 같이 자라주기를, 이런 프로그램을 통해 더욱 풍성해지 기를 바랍니다.’
‘큰 도서관에서 하는 꿈다락은 문학과 놀이를 접목시킨 세련된 프로그램이구나 라는 인상을 받았는데, 작은도서관에서 하는 프로그램은 지역사회와 더 밀접하 고 더 친근하다는 점에서 특별합니다.’
참여한 아이들과 부모, 강사와 작은도서관들이 이렇게 하나의 이야기를 완성했 다. 그것이 바로 두 달여 동안 작은도서관에서 만들어낸 꿈다락이다.
‘작은도서관은 대부분 자원봉사로 운영되고 있고, 자립하기에는 예산 상황도 넉 넉하지 못합니다. 꿈다락 사업이야말로 작은도서관에 가장 적합한 프로그램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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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며
epilogue
따로 또 같이 시작한 가치의 실현
나는 이 프로그램에서 순전한 관찰자로 일관했다. 외부인이 와서 사진을 찍고 참관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 을 줄이기 위해 짧은 인사를 나누기도 했지만 그냥 방문객이었을 뿐이다. 이름을 밝히지도, 하는 작업에 대 해서도 드러내지 않은 채였다. 그저 한 편의 공연이 상연되듯 장면들을 보고 느끼는 것이 내가 한 일의 전 부였다. 마지막에 이르러, 전국 열여섯 도서관의 관계자들이 한 자리에 모였던 처음의 날을 돌이켜 보았다. 내가 분 주하게 도서관으로 향했던 그 걸음의 반대방향으로 사람들이 하나 둘 모였던 그 시간을 지나, 낯설기만 했 던 도서관의 이름과 사람들의 얼굴이 하나하나 의미를 띄며 퍼지던 두 달의 시간을 반추했다.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도서관 연계 프로그램 – 작은도서관 기획사업’은 작은 것의 소중함을 일깨웠다. 이 프로그램 속으로 들어가기 전 나는 어떤 상상도 하지 않기로 했었다. 그리고 모든 여정을 마쳤을 때 나는 이 기획사업이 지속되기를 바랐다. 기간 동안 마주했던 작은도서관들은 자원봉사자들과 후원 등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지역사 회를 위해 순수하게 봉사하고 서로를 연결하는 노력과 헌신이 느껴지는 곳이었다. 세계가 하나라는 인식을 할 만큼 비대해진 사회 시스템 속에서 우리는 가장 작은 단위의 지역으로 스민 ‘작은도서관’이라는 공간에 서 나와 너를 생각했고, 내가 사는 마을과 이웃의 얼굴을 보았다. 작은도서관은 꿈다락 토요문화학교와 잘 어울리는 가장 적합한 장소가 되어주었다. 손님이 오가는 사랑방 같은, 마을 앞의 오래된 느티나무 앞 정자 같은 곳이 절실한 이 시대에 말이다. 그것은 따로 또 같이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힘이 되었다. 한 곳 한 곳에서 일어난 작은 움직임들이 큰 울림 으로 전달되는 경험.
그로 인해, 이 겨울이 조금은 더 따뜻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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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부
꿈다락 이야기
서울
은송愛書家 작은도서관 _ P.60 산책마을 작은도서관 _ P.68
부산
들꽃이야기 어린이도서관 _ P.76
대구
반야월역사 작은도서관 _ P.84 불로어울림 작은도서관 _ P.92 후마네르범어도서관 _ P.100
인천
큰나무 도서관 _ P.108 꿈나무도서관 _ P.116 마중물 도서관 _ P.124
충남
꿈꾸는 팽나무 도서관 _ P.132
전북
어울림 작은도서관 _ P.140 오네뜨 늘벗 작은도서관 _ P.148 덕진품애 작은도서관 _ P.156
전남
신대1차 글마루 작은도서관 _ P.164
경남
꿈크루 작은도서관 _ P.172 마하어린이도서관 _ P.180
작은 속삭임 큰 울림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작은도서관 기획사업 | 작은 속삭임 ❶ 프로그램 운영 기간 : 2016년 10월 29일~11월 26일(토요일, 5회차)
은송 愛書家 작은도서관
함께 읽는 세상
기획의도
우리는 혼자서 살 수 없다. 이 수업은 함께 사는 세상을 여러 나라의 이야기를 접하 면서 이해해 보는 시간이다. 중국, 베트남, 인도에서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들을 함께 읽어 보고, 그와 비슷한 서사 구조를 가진 우리나라의 전래동화와 비교해 본다. 다양 한 활동을 통해서 서로 다른 것은 틀린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이해하고, 문화의 다양 성, 공존의 중요성에 대해 깨닫는 시간을 가져 본다.
꿈다락 교육강사 전숙진
은송애서가 작은도서관은…
서울 흥사단 토론지도사, 남사초등학교 역사논술강사, 오목씨네 교육프로그램 기획 운영 중
은송애서가 작은도서관은 서울시 풍납1·2동 지역의 유일한 사립 작은도서관이자 또 래울청소년문화공간입니다. ‘함께’보다는 ‘따로’에 익숙한 경쟁적 학업 위주 문화에 서 청소년들이 함께 수다를 떨며 안전하게 머물 수 있는 허브 공간 역할을 하고 있으 며, 앞으로 더 많은 주민 교육과 모임 공간으로 활용하고자 합니다.
프로그램 참여자 공영진, 곽민정, 김가연, 김시완, 김은애, 박서연, 박서희, 박세은, 박수창, 박진서, 박채화, 부현주, 송은숙, 송채은, 이래린, 이선경, 이영미, 이하은, 임재원, 장화민, 정아윤, 최양묵, 한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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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주간의
속삭임
1차시
함께 읽는 세상 - 중국
3차시
함께 읽는 세상 – 인도
‘함께 읽는 세상’에 대한 과정을 소개하고 인사를 나
인도의 옛 이야기 〈염통을 두고 온 원숭이〉와 우리의 〈별주부전〉을 비교해 본다.
누는 시간이다. 중국 전래동화 〈론포포〉를 함께 읽고
구전동화처럼 이야기를 읽어주고, 귀로 들은 이미지를 삽화로 그려보고 세상에서
나누는 과정을 통해 중국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이해
하나밖에 없는 나만의 그림책을 만들어 본다. 중간의 대사는 물론 제목까지도 고
하고 우리나라 전래동화 〈해와 달이 된 오누이〉를 비
유한 창작물이다. 마지막에는 역할극을 통해 표현한다.
교하며 이야기를 나눈다. 즉흥적인 역할극으로 표현 해 보고 에코백에 그리는 체험을 통해 자신의 감상과 타인의 감상에 대해 이해한다.
4차시
함께 읽는 세상 – 달라서 좋아요
그림책 『달라서 좋아요』의 삽화를 재구성하고 말풍선을 달아본다. 다른 것은 틀
2차시
함께 읽는 세상 – 베트남
베트남 전래동화 〈별나무이야기〉를 함께 읽고 나누
린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이해한다. 열두 장의 그림을 본 후 이야기를 만들어 보고 제목도 지어 서로의 이야기를 발표하며 강사가 재구성한 〈삐딱한 이야기〉를 보고 감상한다.
는 과정을 통해 베트남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이해하 고 우리나라의 〈흥부놀부〉와 비교해 본다. 참여 부모 들이 즉흥적인 역할극을 만들어 표현해 보고 베트남
5차시
모자 ‘논’에 〈별나무이야기〉 그림을 그린다.
함께 읽는 세상이라는 프로그램의 제목처럼 세계 여러 나라의 문화를 비교하고
결과발표회 - 내가 아는 세상
이해했던 지난 네 주간의 결과물을 함께 나눈다. 다양한 기준의 세계지도를 함께 살펴보며, 세계지도를 그려보는 시간도 갖고 영상 상연과 전시로 발표회를 마무리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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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1.
는가 하면, 명암을 살려 세밀하게 묘사하는 친구도
중국 전래동화 〈론포포〉의 느낌을 에코백에 담는 모습
있었다. 동반한 부모님들께 토끼와 거북이 역할극을 부탁드렸는데, 준비한 의상까지 입고 다양한 추억을 만들어 주셔서 고마움과 감동이 배가된 시간이었다.
# 갑자기 기온이 떨어진 데다, 첫 시간이라 장소를 찾지 못해 헤맨 사람 등 예정된 인원보다 적은 인원
EPISODE 4.
이 출발했던 첫 시간. 그러나 참여자들의 적극적인
그림만으로 이야기를 만드는 시간
태도와 중국 전래동화라는 흥미로운 주제 덕분이었 는지 훈훈한 시간이 되었다. ‘늑대는 나쁜 동물?’ 동
# 프로그램이 계속 되는 줄 알았던 참여자들이 다음
화 속 이야기를 통해 평소에 갖고 있던 선입견을 깨
주가 끝이라는 걸 알고 아쉬워했다. 학생들끼리 서로
면서 ‘함께 읽는 세상’의 즐거움을 생각해 보았다.
친구가 되어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방학이나 다른 기 회를 통해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하자는 의견, 전 회
EPISODE 2.
차 프로그램의 것을 다시 해보고 싶다는 의견 등 다
베트남 전통모자 ‘논’에 그림을 그리는 모습
양한 이야기가 오갔다.
# 체험 시간은 언제나 반응이 좋다. 별나무라는 제목
EPISODE 5.
만 주고 베트남 모자 ‘논’을 꾸미는 시간을 가졌는데,
지난 네 주의 소중한 추억들
‘세상에 별나무가 어디 있느냐’고 말하는 친구도 있 었다. 정답이 없는 수업이라, 각자 상상해서 꾸며보
# 4주 동안 수업을 통해 진행했던 다양한 체험물들
라고 했더니 여러 가지 기발한 별모양이 나오기 시
을 보며 뿌듯한 시간을 가졌다. 아무래도 가족들이
작했다. 우리가 생각하는 정형화된 별은 또 얼마나
함께했던 프로그램이기 때문인지 호응이 더 좋았던
틀에박힌 고정관념인가!
것 같다. 이번에는 아시아를 대상으로 진행했던 ‘함 께 읽는 세상’이었는데, 기회가 된다면 유럽 편도 했
EPISODE 3.
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오갔다! 뿌듯한 마지막 주가
삽화를 그리고 나만의 그림책을 만드는 시간
그렇게 흘렀다.
# 원숭이를 비롯해서 삽화를 그리는데 저마다의 개 성이 드러났다. 단색과 선으로만 표현하는 친구가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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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며
essay
함께 사는 세상을 함께 읽다 꿈다락 강사 전숙진
‘함께 읽는 세상’이라는 주제를 좋아한다. 세계화나 글로벌이라는 거창한 표현을 쓰지 않아도 다양한 문화 와 인종이 어우러져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보면서, 세상의 규모를 줄이고 줄여 마을이나 골목길로 말해 보아도, 함께 사는 세상을 위한 함께 읽기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수업에 소제목을 붙여본다면 ‘함께 읽 는 세상 – 아시아 편’ 정도가 되지 않을까. 다섯 주 동안 진행된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프로그램은 서로 다른 학교, 다른 마을의 친구들과 서로 다른 환 경에서 살아온 부모들이 함께한 즐거운 경험이었다. 누나를 따라 온 다섯 살짜리 수창이부터 동생을 데리 고 온 고등학생 오빠, 다양한 연령대의 부모님과 할머니까지……. 대구에서 올라와 고단하신데도 아이들 손잡고 함께해 주신 서희 할머님께는 그저 고맙다는 말로는 충분치 않다. 우리는 다른 나라의 전래동화를 함께 살피고 우리나라의 경우와 비교하여 차이를 찾는 훈련을 해보았다. 처음엔 자신들이 기억하는 이야기가 전부고 다른 아이들이 틀렸다고 우기던 친구들이 점차 ‘그럴 수도 있 지만……’이라며 말을 꺼내는 모습을 보였을 때 기분이 참 좋았다. 아직 어린 친구들이라 생각이 유연하기 는 하지만 단 몇 주간의 프로그램으로 많은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저 의식하지 못하는 중에 ‘너는 그 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라는 인식의 변화를 경험하는 것만으로도 큰 효과라고 생각한다. 옳고 그름의 판 단을 떠나서 인식하기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먼저 각 나라의 이야기와 우리 이야기의 다른 점을 찾고, 그 차이가 생기는 원인까지 생각해 보았다. 처음엔 우리의 것이 진짜이고 다른 나라의 것이 가짜라고 생각했지만 회차가 거듭할수록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른 것임을 알아 갔기를 바란다. 마지막 날, 함께했던 이야기들을 기억하고 나누는 모습도 참 귀했다. 즉흥적으로 역할극을 부탁했을 때 망설임 없이 함께해 주신 부모님들께도 감사드린다. 언제나 가장 많이 배우고 즐거움을 느끼는 것은 나 자신이다. 함께하는 이들과의 이야기 속에서 새로운 것을 알아가고 미처 의식하지 못했던 것을 깨닫는다. 세상을 함께한다는 것, 참 귀하고, 좋다!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작은도서관 기획사업 | 작은 속삭임 ❷ 프로그램 운영 기간 : 2016년 10월 15일~11월 12일(토요일, 5회차)
마음자라기
산책마을 작은도서관
문학을 중심으로 한 글쓰기+놀이 수업
기획의도
문학을 중심으로 한 글쓰기와 놀이 수업으로 구성했다. 먼저 다양한 활동으로 자신 의 감정을 표현하는 시간을 통해 나 자신을 이해하고, 프로그램에 함께 참여한 친구 들의 감정을 알아보는 시간을 가진다. 조별 활동으로는 동화와 공익광고(CF)를 각 각 상황에 맞게 각색하고 시연해 봄으로써 문학이라는 장르를 통해 구현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진행한다. 4주 동안 진행한 마음자라기 수업은 마지막 5주에 전시와 공연 등으로 함께 나눈다. 이번 프로그램은 나와 주변을 이해하고 그것을 표현하는 방법을 배우는 문학 수업이다. 마음이 자라고 상생과 배려의 사회로 성큼 다가가는 풍부한 시간이 되기를 기대한다.
산책마을 작은도서관은… 2016년 3월에 정식 개관한 도서관으로, ‘책과 문화가 있는 곳’을 지향하며 문을 열었
꿈다락 교육강사 오선아 KBS 한국방송 화면해설방송작가, 천재교육 광고홍보팀장, 웹진, 교육신문 등 발행
습니다. 운영 기간이 짧음에도 불구하고 대표님의 열정과 스물네 명의 자원봉사자 들의 노력으로 지역 내에 자리잡아 가는 중입니다. 신축 아파트 단지 안에 위치한 산 책마을 작은도서관은 지역 주민들의 안락한 보금자리로서, 입주민들에게도 좋은 평 가를 얻으며 책과 함께 소통하고 있습니다.
프로그램 참여자 김고은, 김린우, 김민서, 김민호, 김소정, 김유현, 김지후, 노태웅, 서진원, 신서연, 오현서, 유시은, 이 현, 이서후, 이주연, 이지민, 이초현, 장유라, 정호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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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주간의
속삭임
1차시
마음의 씨앗
3차시
시간이 흘러 흘러
나의 감정 상태를 여러 가지 도구로 표현해 보고, 카드
재미있게 읽은 동화나 만화 캐릭터, 이야기를 뒤섞어 새로운 동화를 창작하는 시간.
를 이용해 이야기를 만들 수 있다. 피터 레이놀즈의
먼저 마임을 통해 자신이 받고 싶은 물건을 표현해 보는 활동, 인간고리를 만드는 활
『점』을 함께 읽고 감정이 사람을 어떻게 변화시키는
동으로 유대감을 쌓는다. 〈늑대가 들려 주는 아기 돼지 삼형제〉 동영상을 들려주고
지 이야기를 나눠본다. 지구가 멸망하여 새로운 행성
모두가 알고 있는 이야기를 새로운 이야기로 각색해 본다. 조를 나누어 공동창작을
으로 탈출하려고 한다. 이 때 데려갈 수 있는 존재를 정
하고 발표하는 시간을 갖는다.
하고 점점 줄여 나가면서 그 이유를 생각해 본다. 마지 막으로 투명한 물병에 내 마음에 관한 시를 써본다.
2차시
4차시
싹이 났어요
수많은 광고들 중 공익광고에 대해 알아보고 공익광고 포스터, CF를 만들어본다. 전
마음에 꼭꼭 물 주면
원이 동그랗게 둘러 서서 풍선을 공중에 띄운 후 땅에 떨어지지 않게 하는 ‘풍선꽃
기쁠 때는 물론 슬플 때나 우울할 때의 감정도 소중하
놀이’를 통해 배려와 집단 창작의 기본을 생각해 본다. 광고라는 장르의 특성을 배우
다는 것을 알아가는 시간. 동화 『나랑 같이 놀자』, 『겁
고, 우리 사회에 필요한 배려를 주제로 공익 광고를 만들고 CF를 직접 촬영해 본다.
쟁이 빌리』를 함께 읽고 우리 주변을 둘러보며 감정이 있는 ‘존재’들에 대해 생각해 본다. ‘내 마음을 지켜주는 요정’을 놀이점토로 만들어 본 뒤, 요정에 대해 소개하
5차시
는 글을 써본다.
지난 네 주간의 문학놀이수업을 통해 얻은 결과물을 나누는 시간. 전시와 공연, 시와
문학씨앗이 열매가 되기까지
동화낭송 등으로 함께한다.
70 / 71
EPISODE 1.
성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배역을 정한
자신의 기분을 나타내는 사진을 찾는 아이들
후 자신의 역할 대사를 자기가 쓰도록 하여 소외되 는 학생이 없도록 진행하였다. 그 결과 좀비연극 〈도
# ‘감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때 아이들의 감정이
서관행〉과 패러디극 〈파란모자〉 두 편의 대본이 완
폭발했다. 지구가 멸망하고, 탈출하기 위해 비상용
성되었다.
로켓을 타는데 7명만 쓰라고 했더니, 너무 적다고 했 다. 거기에서 5명만 살아남을 수 있다고 하자 표정이
EPISODE 4.
어두워졌고 2명만 탈출에 성공할 수 있다고 하니, 눈
조를 이루어 공익광고를 만드는 모습
물을 흘리는 친구도 있었다. 남학생들은 안 된다고 소리를 지르고 아우성도 그런 아우성이 없었다. 가족
# 짧은 시간이었음에도 학교폭력을 주제로 한 광고
에 대한 친구들의 숨은 감정을 알 수 있었다.
두 편과 도서관에서 지켜야 할 예절을 다룬 광고 한 편이 탄생했다. 학생들은 공동으로 대본을 짜고, 연
EPISODE 2.
기자가 되는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면서 광고를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활동 모습
완성했다.
# 만들기와 글쓰기는 언제나 그렇듯 참 잘 어울리는
EPISODE 5.
융합수업이다. 클레이로 내 마음을 지켜주는 요정 만
4주간의 결과물을 전시하고 발표하는 모습
들기에 들어가자, 집중하며 작품 만들기에 여념이 없 었다. 특히 클레이를 각자 사용하는 1인용 재료가 아
# 전체 구성원 모두 소외됨 없이 자신의 장기와 꿈
닌 커다란 통으로 준비해 원하는 만큼 맘껏 만들 수
을 소개하고 창작한 시와 동화 등을 무대에 나와 직
도록 했다. 학생들의 상상력은 다양한 방법으로 개성
접 낭송하는 시간을 가졌다.
있게 표현되었다. EPISODE 3.
이야기를 섞어 동화책을 만드는 모습 # 처음 계획은 대본 구성까지였는데, 아이들의 호응 이 좋아 공동창작 대본 완성은 물론, 공연 연습까지 진행하였다. 여러 명의 아이들이 공동창작 대본을 완
72 / 73
마치며
essay
마음을 들여다 보는 의미 있는 첫 시작점이 되기를 꿈다락 강사 오선아
저는 꿈다락 토요문화학교가 참 좋습니다. 문학예술강사로서 이 수업을 만나지 못했다면 가슴 한켠에 조금 서글픈 마음이 남을 것 같습니다. 제가 걷는 인생에서 ‘꿈다락’을 뺀다면 조금은 모자란 듯, 조금은 아쉬운 듯한 감정이 남는 게 사실이니까요. 돌이켜 보니 반평생 글을 쓰거나, 글 쓰는 일을 배웠는데 그것에 비하면 명성도 부도 얻지 못한 채 그저 그 런 평범한, 아니 이름 없는 작가로 살아 왔네요. 그런 저에게 한 주에 한 번 있는 ‘꿈다락 토요문화학교’는 ‘꽤 근사한 문학 전문가’로서의 나를 만나는, 전문적인 글 놀이 선생님이 되게 하는 신비하고도 마법 같은 시간을 선사했습니다. 아이들의 마음자라기 수업을 기획했지만, 저의 마음도 함께 자라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프로그램에서 만난 아이들이 저의 열정과 에너지의 원천이 된 셈이죠. 그래서 더 책임감을 갖고 아이들을 만나게 됐습니다. 좀 더 재미있게 문학에 다가가게 하고, 놀이로 접근해 마음읽기를 시도하는 즐거움이 점점 자랐습니다. 그래서 꿈다락 토요문화학교가 시작될 때면 어느 때보다 설레지만 한편으론 긴장이 되기도 합니다. 이번 작은도서관 기획사업으로 펼쳐진 꿈다락 수업은 5주라는 짧은 시간이 아쉽기는 했지만 역시 ‘하길 잘 했어’라는 생각이 들게 했습니다. 상상력이 무궁무진한 아이들을 만날 수 있었고 생각의 깊이가 바다같이 깊고 넓은 친구도 만날 수 있었으니까요. 좀비를 다룬 장르동화를 유쾌한 남매 이야기로 끌어낸 2학년 민 서와, 백설공주 캐릭터를 바꿔서 백설왕자와 힘센 공주 이야기로 만들어낸 4학년 린우 등 지금도 꿈 많은 우리 ‘산책마을 도서관 친구들’ 열아홉 명의 얼굴이 선명하게 떠오릅니다.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수업은 아이들의 가슴 속에 글 쓰는 일이 물처럼 스며드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어 려운 책 읽기 억지로 하는 글쓰기가 아니라 저절로 자신의 속 이야기를 드러낼 수 있도록 마음을 적시는 일 이니까요. 꿈다락 수업은 마음이 시키는 일을 손으로, 몸으로 표현하는 시간입니다. 함께한 친구들에게도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의미 있는 첫 시작점으로 남았기를 바라봅니다. 더 큰 바람이 있다면 더욱 자주 우리 친구들을 만나볼 수 있도록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수업이 어떤 비바람 에도 바위처럼 흔들리지 않고 굳건하게 이어갈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작은도서관 기획사업 | 작은 속삭임 ❸ 프로그램 운영 기간 : 2016년 10월 22일~12월 3일(토요일, 5회차)
들꽃이야기 어린이도서관
놀고 자빠진 책 놀이
기획의도
아이들이 책과 함께 뒹굴고 노는 시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프로그램을 기획 했다.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이야기를 지닌 ‘나’라는 자아를 소개하는 시간을 비롯 해, 문학 작품 속으로 들어가 함께 이야기를 만드는 시간, 상상력으로 새로운 이야기 를 창조하고 시와 그림 등 다양한 예술 장르를 통해 문학 속으로 한 걸음 다가가도록 프로그램을 꾸몄다. 책과 친구가 되고, 쓰는 것을 즐기는 것을 목표로 ‘놀고 자빠진 책 놀이’는 진행되었다.
들꽃이야기 어린이도서관은… 들꽃이야기 어린이도서관은 평생을 책과 친구하는 아이로 자라도록 돕는 도서관,
꿈다락 교육강사 김민정 시인. 2015년 《시와 반시》에 〈비의 전조〉 외 9편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 중
인성을 먼저 가꾸며 스스로를 살피고 함께 성장하는 아이로 자라게 돕는 도서관이 며, 앞으로도 다양한 활동을 통해 아이들이 창의력과 상상력을 가질 수 있기를 바랍 니다. 작은도서관 진흥 및 독서교육에 기여한 것을 인정받아 2012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수상한 바 있습니다.
프로그램 참여자 김가윤, 김두영, 김승현, 김태환, 김태희, 문서영, 문서현, 박서아, 박서희, 박지민, 우예성, 우예지, 윤의종, 이예준, 이인희, 이주연, 이찬희, 전성민, 전성원, 전성후, 진현우, 최보배
76 / 77
5주간의
속삭임
1차시
휴먼 북 - 나라는 책 만들기
3차시
괴물들이 사는 나라 - 괴물을 만들고 상상하기
상상력과 창의력을 마음껏 발휘하는 시간으로 ‘내가
세계 신화를 통해 문화의 다양성과 차이를 느껴본다. 신화 속 다양한 상상동물에
책이 된다면’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을지 생각해
대해 알아보고 나의 상상으로 새로운 동물을 창조한다. 숨겨진 능력, 특징, 성격
본다. ‘나’라는 책의 겉표지는 어떻게 생겼는지 만들
등을 구체적으로 적고 놀이점토로 만들며 각자 소개하는 시간을 가진다.
어 보고 친구들 앞에서 나의 이야기를 발표한다. 다양 한 활동을 통해 나에 대해 생각해보고, 자존감을 높이 는 시간으로 꾸민다.
4차시
도서관 속 작은 미술관 - 시 쓰고 그림 그리기
이상교의 『소리가 들리는 동시집』을 읽고 의성어, 의태어를 이용한 동시를 쓴다.
2차시
문학작품 속으로 - 이야기 만들기
‘대충대충 미술작품’ 하비에르 페레즈처럼 과자를 이용해 그림을 그리고 이를 통 해 문학과 다른 예술장르의 융합을 체험해본다.
이야기를 변형하여 새로운 이야기를 하는 시간으로 데이비드 위즈너의 그림책 『1999년 6월 29일』, 사진 작가 토마스 바비의 작품을 보면서 마음껏 상상을 해
5차시
본다. 그리고 ‘우리 도서관에 외계인이 찾아온다면?’
수업 내용을 영상으로 감상하고 부모님과 친구들 앞에서 작품을 발표한다. 부모님
을 주제로, 조를 나누어 함께 이야기를 만들고 발표하
과 함께하는 시간을 마련해 색종이로 책을 만들고 물감을 이용해 손바닥 그림 그
는 시간을 갖는다.
리기를 해본다.
전시 및 발표회
78 / 79
EPISODE 1.
이다. 놀이점토를 이용해 만들어낸 알록달록한 자신
세상에서 하나뿐인 〈나〉라는 책을 만드는 아이들
만의 캐릭터를 소개하며 또 한번 웃음꽃이 번졌다. 저학년 아이들은 자신이 만든 캐릭터가 상상이 아닌 실제라고 믿고 있어서 다시 한 번 웃음이. 그 순수함
# 자기 자신을 소개하는 하나뿐인 나만의 책을 만들
이 정말 예쁘다.
었다. 소중한 나의 몸(얼굴, 손, 발 등)그리기, 보이지 않는 마음 숲으로 표현하기, 자신을 소개하는 글 등
EPISODE 4.
을 다양하게 꾸밀 수 있도록 가능하면 아이들에게
미술작품을 감상하며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시간
많은 자료를 보여주려고 했다. 적극적으로 따라와 준 아이들 덕분에, 세상에서 하나뿐인 〈나만의 책〉들이 완성되었다.
# 처음엔 수줍어서 발표를 못하던 아이들이 열심히 손을 들어 ‘저요’, ‘저요’를 할 때마다 흐뭇해진다. 의
EPISODE 2.
성어, 의태어를 몸으로 표현하고 맞히는 게임을 신명
자신의 상상력을 서로 발표하려는 모습
나게 했다. 과자를 이용해 그림을 그리고, 그 과자를 먹는 시간은 단연 인기 만점이다. 수업이 끝난 후에
# 아이들의 참여와 호응이 첫 주에 비해 눈에 띄게
도 아이들은 집 보다는 도서관 옥상에서 뛰어 놀기
높아졌다. 다양한 시각자료를 통해 알파벳과 한글의
를 택했다.
초성으로 이미지를 연상해 보고, 기발한 상상력이 돋 보이는 사진작가 토마스 바비의 작품들을 보며 상상
EPISODE 5.
의 나래를 펼쳤다. 이런 연습을 통해 조를 나누어 이
한 사람씩 나와 각자의 작품을 발표하는 아이들
야기를 함께 만들었는데, 서로의 이야기가 재미있어 한바탕 웃었던 시간. 시간이 부족한 게 아쉽다!
# 지난 4주에 걸친 활동들을 정리하고 발표하는 시 EPISODE 3.
간이다. 사진으로 지난 한 달을 발표하고 정리했는
놀이점토를 이용해 만든 신화 속 상상동물
데 아이들이 다 기억하고 있어서 놀라웠다. 손바닥에 물감을 묻혀 자신의 손도장을 찍었던 그날 기억처럼
# 신화적 상상력을 발휘하여 내 상상속의 동물 창조
맑고 밝은 아이들로 자라 주기를 바란다
해 보기! 내가 만드는 동물이 바로 신화 속 상상동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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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며
essay
아이들은 언제나 최고의 선생님 꿈다락 강사 김민정
부산 들꽃이야기 어린이도서관에서 보낸 5주의 시간을 돌이켜 보니 아쉬운 마음이 큽니다. 여섯 살부터 초 등학교 6학년까지, 짧은 시간 동안 다양한 연령의 아이들과 함께 수업을 했습니다. 제가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은 4주의 수업 동안 아이들에게 나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자신감과 남과 다른 생각을 말할 수 있는 용 기, 친구의 말을 경청하고 소통할 수 있는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었습니다. 그런 마 음이 잘 전해졌는지 스스로에게 묻게 됩니다. 그만큼 5주는 짧고 아쉬움이 가득한 시간입니다. 아이들을 가 르친다는 생각을 해본 적은 없습니다. 늘 아이들과 같은 눈높이로 사고하고 느끼고 소통하려고 노력하지만 언제나 저를 반성하게 하고 감탄하게 하고 깨닫게 하는 것은 아이들이었습니다. 아이들은 언제나 최고의 선생님입니다. 꿈다락 토요문화학교만의 차별화된 수업과 현장 분위기 또한 늘 최고입니다. 아이들과 깔깔거리며 웃고 정 신없이 놀다 보면 어느새 세 시간이 훌쩍 지나갑니다. 매번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끼기 때문인지 5주의 시 간이 놀라울 만큼 빨리 지나갔습니다. 작은도서관에서 진행하는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수업은 처음이었지만 작은 공간이 주는 특별한 온기가 있 어서 참 좋았습니다. 책으로 둘러싸인 작은 공간은 우리들만의 비밀아지트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옹기종기 모여 앉아서 함께 책을 읽고 영상을 보고 발표하는 동안에도 불편하다거나 좁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 습니다. 오히려 아이들의 숨소리와 세세한 표정 하나하나까지 함께할 수 있었고, 아이들의 생각이 작은 공 간을 넘어 무한히 확장되어 퍼져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으니까요. 아늑하고 온화한 공간이 매우 특별하다 고 생각되었습니다.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수업은 여행 같습니다. 언제나 많이 배우고 행복한 사람이 되어 일상으로 돌아오는 특별한 시간입니다. 저와 함께한 아이들도 같은 마음이길 바라봅니다. 짧은 만남이었지만 5주라는 그 시간 이 아이들에게 행복한 선물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꿈다락 토요문화학교가 앞으로 그들의 꿈을 무한히 펼칠 수 있는 좋은 환경의 토대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저도 배우는 한 사람으로서 늘 응원하겠습니다.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작은도서관 기획사업 | 작은 속삭임 ❹ 프로그램 운영 기간 : 2016년 10월 15일~11월 12일(토요일, 5회차)
반야월역사 작은도서관
나를 둘러싸고 있는 세상 바라보기
기획의도
다양한 활동을 통해 나와 나를 둘러싼 세상을 표현하는 방법을 알아가는 수업이다. 첫 시간은 긴장을 풀면서 시작한다. 자기 이름으로 3행시를 쓰면서 친밀감을 형성하 고, 나를 탐구해 보는 시간을 갖는다. 우리는 마음을 볼 수 있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살면서 기쁨, 화, 슬픔, 놀람, 무서움, 부끄러움 등 수많은 감정을 경험하지만, 주변 이 들의 마음을 살필 기회는 많지 않다. 여러 활동들을 통해 상대를 헤아리는 마음을 기 르고, 언어를 통해 그 마음을 들여다보면서 흥미를 키우고, 그것을 표현하고 발산하 는 활동들을 해보고자 한다.
반야월역사 작은도서관은… 지금은 폐쇄된 대구선의 간이역 ‘반야월역사’를 리모델링해 작은도서관으로 운영하
꿈다락 교육강사 박은하 방송 작가. 2012 MBC 미니시리즈 〈보고싶다〉 보조작가, 2016 SBS 미니시리즈 〈닥터스〉 보조작가로 활동
고 있습니다.(등록문화재 270호) 90년 이상 간이역으로 활용된 반야월역이 2011년 리모델링으로 다시 태어나자 많은 사람들이 놀랐습니다. 이곳은 하루 100명 이상의 사람들이 150여 권의 책을 빌려가는 지역의 명소가 되었습니다. 반야월역사 작은도 서관이 앞으로도 더 큰 사랑을 받는 장소가 되기를 바랍니다.
프로그램 참여자 권시현, 김보민, 김서안, 김성진, 김지훈, 김태윤, 김현일, 백서안, 서한나, 엄지원, 유예본, 윤태욱, 이건하, 이동윤, 이서연, 이우진, 이준서, 장재윤, 황성주, 황소현
84 / 85
5주간의
속삭임
1차시
내 이름은?
3차시
내 주변 소리에 귀 기울여 보고 동시 짓기
그림책 유헌식, 신혜은 작가의 『내 이름』을 읽고 ‘이
관찰력, 상상력, 청각을 이용한 문학적 표현을 기르는 시간이다. 의성어가 들어간
름이 없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에 대해 생각해 본
동시를 살펴보고 의성어 맞히기 놀이를 한다. 재활용품으로 ‘소리 악기’를 만들고
다. 조별 ‘이름 외치기 놀이’를 통해 서로가 친밀해지
조별로 여러 가지 소리들을 표현한 후 소리를 나타내는 말을 넣어 시를 써본다.
는 시간을 가지며 스크래치 종이를 직접 만들어 내 이 름을 써보고 3행시를 짓는다.
2차시
4차시
마법지팡이 사용설명서
영화 또는 만화에 나오는 마법사들의 주문 감상 후 마법지팡이를 만들어 본다. 상
마음 이야기 쓰기
상력을 기르고 언어에 대한 흥미를 갖게 하며, 감정을 마음껏 발산하는 시간으로
그림책 세실 가브리엘의 『찰칵! 마음이 보여요』를 읽
나는 어떤 마법지팡이를 만들고 싶은지 이야기를 나눈다. 마법지팡이 사용설명서
고 여러 가지 마음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마음 맞
를 쓰고 친구들에게 이야기한다. 마법지팡이를 휘두르며 멋진 포즈를 취해본다.
히기 놀이’ 후 나의 마음 모양을 만들어 보고 내 마음 의 색깔과 모양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내 마음 이야기 를 쓴다. 자신의 감정에 솔직해지고 자기이해 능력을
5차시
기르는 데 도움이 되도록 한다.
그림책 김인자의 『엄마 왜 이래』를 읽고 엄마 또는 아빠가 했던 말 중에 가장 듣기
가족과 함께하는 작품공유회 및 참여수업
싫었던 말을 써본다. 부모님이 아이들에게 하고 싶지 않았지만 할 수밖에 없었던 말은 무엇일까? 정말로 듣고 싶었던 말과 하고 싶었던 말 쓰기 활동을 통해 성취 감과 자존감에 대해 알아가며, 가족과의 소통의 중요성에 대해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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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1.
가지고 갔다는 후문이…….
스크래치 종이를 만드는 아이들 EPISODE 4.
# 첫 시간이라 친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야외로
자신만의 마법지팡이와 뛰노는 아이들
나가 ‘이름 외치기’ 놀이를 했다. 그 다음으로 크레파 스가 닳을 만큼 열심히 이름을 쓰고 그렸고, 3행시를
# ‘싫어요’ ‘몇 시에 마쳐요?’라고 반응하던 친구들이
짓고 발표하면서 뿌듯하고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이건 어떻게 하나요?’ ‘이거 좀 도와주세요’라며 적 극적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마법지팡이를 만든 후에
EPISODE 2.
는 야외활동을 했다. 서로 주문을 외우며 자신이 만
마음 맞히기 놀이에 집중하는 아이들
든 몸짓까지 보이면서 적극적으로 놀았다. 한 주밖에 남지 않은 것이 무척 아쉬웠다.
# 마음에 관한 수업이라 그랬는지 아이들의 호응도 좋았고, 집중도도 배가 되었던 시간이다. ‘마음 맞히
EPISODE 5.
기 놀이’를 아이들이 특히 좋아했다. 첫 주보다 점점
부모님과 함께 마지막 시간을 꾸미는 모습
더 집중해 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감동했고, 칭 찬을 하니 수업 집중도도 두 배로 뛰었다. 주어진 과
# 부모님들의 적극적인 호응이 더해져 더욱 뿌듯했
제보다 더 많은 활동을 하겠다는 적극적인 모습도
던 마지막 주 수업. 내년에도 또 만나요! 이 말을 몇
사랑스러웠다.
번이나 들었는지 모르겠다.
EPISODE 3.
적극적으로 의성어 놀이에 참여하는 아이들 # 선생님은 힘들어도 아이들은 즐거워! 통제하려고 하면 서로가 힘들어 진다. 꿈다락의 매력은 놀면서 배운다는 데 있는 것 같다. 이번 시간에는 글을 한 줄 쓰는 것조차 싫어하던 1학년 남학생이 의성어를 이 용해 동시를 완성해서 감동했다. 또한 자신이 만든 ‘소리 악기’를 한 아이도 빠짐없이 뿌듯하게 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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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며
essay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어 소중한 마법 같은 시간 꿈다락 강사 박은하
KTX를 타고 서울에서 대구로 내려가는 길은 생각보다 꽤 멀게 느껴졌다. 초행길이라 불안한 마음에 휴대 전화의 지도 앱을 수시로 확인하며 도착한 반야월역사 작은도서관. 그곳은 간이역사(驛舍)를 고스란히 옮 겨놓은 초록지붕의 아담한 도서관이었는데, 앞에는 탁 트인 공원이 있어 5주 동안 아이들과 즐겁게 수업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로 보였다. 꿈다락 시간 만큼은 즐거운 상상을 할 수 있도록 아이들을 편하게 해줘야겠다는 생각에 첫 시간부터 도서 관 앞 공원으로 직행했다. 화창한 날씨에 아이들은 최고로 기분이 좋아졌고 고삐가 풀린 듯 공원 이곳저곳 을 뛰어다녔다. 이미 신이 난 친구들을 한 곳으로 불러 모으기란 상당한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일이었으며, 수업이 끝날 때까지 아이들을 진정시키느라 진땀을 뺐다. 빨간머리 앤이 다닐 것 같은 도서관의 외관과 주 변 환경에 마음을 빼앗겨 저학년 아이들의 어마어마한 에너지를 미처 생각하지 못 했던 것이다. 시끌벅적 정신없었던 첫 수업 이후로 아이들에게 무엇을 많이 해주어야겠다는 생각보다 그날 하고 싶어 하고 재미있 어 하는 것을 해주자고 생각을 바꾸게 되었다. 마음을 비우니 오히려 자유롭고 여유롭게 수업을 할 수 있었 고 정신없는 틈바구니 속에서도 아이들과 소통하는 방법을 터득하게 되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아이들의 변화다. 생각열기 놀이를 하고 글쓰기를 할 때면 무엇을 써야할지 모르겠 다고 울상을 짓는 아이가 있었는데, 글쓰기가 싫으니 옆 친구와 장난을 치고 다투는 일이 잦았다. 그러던 중 모둠별로 소리를 나타내는 말을 연주하고 그 단어를 들으면 어떤 느낌이 드는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을 때, 무척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래서였을까 다른 때 보다 수월하게 시 한 줄을 완성했다. 아이 는 글이 마음에 와 닿는 눈치였다. 그 후로 생각열기 놀이보다 글 쓰는 시간을 더 기다렸고 자신의 작품을 보여주는 것을 즐거워했다. 즐거운 변화였다. 첫 시간만큼 기억에 남는 마지막은 학부모님들을 모시고 결과 공유회 및 참여수업을 하던 시간이었다. 학 교에서 있었던 일과 힘들었던 일을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시간에 쉴 새 없이 말해주던 친구가 있었는데 부 모님을 통해 평소에는 말수가 굉장히 적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5주간의 시간이 아이들에게 조금이나마 휴식처로 남았을 거란 생각에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수료증을 안고 뿌듯하게 돌아갔던 아이들 한 명 한 명을 떠올리며 반야월역사 작은도서관에서의 작은 경험이 나를 사랑하는 시간이었기를, 그리고 세상을 바 라보는 큰 걸음이었기를 바란다. 아이들과 보냈던 시간이 오래도록 마음에 남을 것 같다.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작은도서관 기획사업 | 작은 속삭임 ❺ 프로그램 운영 기간 : 2016년 10월 15일~11월 19일(토요일, 5회차)
책으로 만드는 가족앨범
불로어울림 작은도서관
‘별, 꽃, 우리가족 이야기’
기획의도
다양한 활동을 통해 가족의 이야기를 책으로 만들어 본다.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 과 그 가족이 함께하면서 자연스럽게 가족에 대한 마음을 확장하는 시간이다. 각 시 간마다 주제에 부합하는 책을 함께 읽으며 생각해보고, 사진, 직접 그린 초상화, 편 지 쓰기, 가족의 지문 나무 만들기 등의 창작 활동을 통해 한 권의 가족앨범을 완성 한다. 시간이 지나도 오래오래 기억되는 어린 시절의 추억이 되기를 바란다.
불로어울림 작은도서관은… 도서관은 팔공산으로 가기 위한 관문인 불로봉무동, 5일장이 열리는 불로전통시장
꿈다락 교육강사 오명순
내에 위치해 있습니다. 오랜 전통이 있는 곳이지만 상대적으로 문화 접근성 면에 있
시조시인. 2002년 제1회 우리시문학상 대상 수상. 어린이청소년도서관 더불어숲 문화프로그램을 비롯해 지역 내
어서는 낙후된 지역이라 도서관이 생겼을 때 주민들이 열렬히 반겼다고 합니다. 이
공공도서관과 방과후학교와 관련한 기획, 독서지도, 문화 프로그램 등 다양한 출강 활동 중
지역의 독서와 문화 소통의 거의 유일한 공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입니 다. 현재는 도서관이 없는 마을을 생각지 못할 정도로, 지역민들 스스로가 독서모임 을 만들어 운영하면서 지역 내 문화 창구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프로그램 참여자 고다겸, 공윤영, 공윤정, 김민경, 김보민, 김예림, 김재현, 김주영, 김현무, 노진영, 민경지, 박서현, 성민준, 이솔민, 이윤아, 이준호, 정아연, 조현우, 허남두, 홍하늘
92 / 93
5주간의
속삭임
1차시
숨은 가족 찾기
3차시
우리가족을 팝니다!
『침 묻은 구슬사탕』, 『고 녀석 맛있겠다』를 통해 우
『우리집에 형만 있고 나는 없다』를 통해 가족에 대한 스토리텔링을 해보는 시간
리 가족에 대해 생각해보고 마음을 표현하는 시간이
으로, 사진에 담긴 가족의 역사를 이야기해 본다. 보물찾기 게임을 통해 몸을 풀
다. 즉석사진을 찍어 우리 가족의 앨범 표지를 만든
고, 우리가족자랑대회를 열어 가족을 알리는 광고를 만든다.
후 이름패 만들기로 가족과 눈 맞추고 입 맞추기 활동 을 한다.
2차시
4차시
따로 또 같이, 함께여서 행복합니다!
오래된 사진에 담은 부모의 편지라는 주제로 스토리텔링을 해본다. 『내 이름은 자
우리집에 놀러오세요!
『아버지의 자전거』, 『새를 사랑한 새장』을 읽고 지난
가주』, 『고릴라할머니』를 읽고 우리 가족 지문나무 꾸미기, 손바닥 찍기 활동, 우 리 가족 마음을 모아두는 마음저금통 만들기 활동을 한다.
차시에 만든 이름패로 우리 가족을 소개한 후 점으로 그리는 가족초상화를 만들고, 마음을 찍은 편지 쓰기 활동을 한다.
5차시
별처럼 빛나라, 꽃처럼 피어라!
『엄마까투리』, 『아빠의 우산』을 읽고 그동안의 활동을 정리하며 가족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겨본다. 동극감상 〈말 할 수 있어요〉, 그동안 활동했던 가족이야기 둘러보기, 소감 발표회 시간을 갖는다.
94 / 95
EPISODE 1.
EPISODE 3.
서로가 읽는 책을 바꿔 읽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우리 가족을 팝니다!’ 시간 # 가족의 오래된 사진을 보고 자녀들이 부모님의 역
# 지역민들에게 익숙한 공간이라 도서관은 자유롭
사를 알게 된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엄마와 아빠가
고 활기차다. 가족이 출석하다 보니 어린 동생을 두
번갈아 참석하는 가족이 많았는데 그게 오히려 가족
고 올 수 없어 동반한 가족이 있었는데, 이것이 더 화
들의 새로운 모습을 보는 기회가 되었다는 이야기를
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들었던 것 같다. 엄마나 아빠,
들을 수 있었다. 참여자 외에도 동생, 언니 등 가족
자녀들이 서로가 읽는 책을 바꿔 읽고 함께 읽으며
단위의 수가 늘어나 프로그램이 점점 활기차 지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서로의 마음을 솔직하게 나눌 수
있다.
있는 시간이었다. EPISODE 4. EPISODE 2.
‘가족 마음 저금통’을 만드는 모습
가족의 이름패를 만들고 가족에게 편지를 쓰는 시간
# ‘가족 마음 저금통’을 만들고 기념사진 한 컷! 가족 단위로 동반하는 참여자들이 늘면서 꿈다락의 분위
# 두 번째 만남이라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는 자연스
기도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럽고 활기찬 분위기였다. 가족의 거짓말을 찾아 발표 하는 시간에는 부모님들이 살짝 당황하기도 하였지
EPISODE 5.
만 가정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색다른 시간이 되었
그동안의 결과물을 발표하는 가족들
다. 점으로 가족의 얼굴을 그리는 시간은 서로의 얼 굴을 천천히 관찰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고, 서로에
# 가족이 함께 해 더 의미 있었던 수업이다. 4주라는
게 쓰는 편지에는 가족을 향한 사랑과 애잔함이 넘
짧은 시간이 아쉬웠지만, 그럼에도 가족의 이야기를
쳤다.
담은 결과물을 만들어 냈다. 아이와 어른까지 모두 감동에 감동을 더한 시간이었고, 지역민들 가까이에 있는 작은도서관에서 진행돼 더 좋았다는 의견을 들 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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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며
essay
별처럼 빛나라, 꽃처럼 피어라! 꿈다락 강사 오명순
‘별처럼 빛나라, 꽃처럼 피어라!’ 이 말은 우리 프로그램의 마지막 수업 제목이기도 하지만 언젠가부터 제가 주문처럼 외고 다니는 말입니다. 어릴 적, 어디에선가 별보다 곱고 꽃보다 더 곱다는 말을 들은 후부터 나를 위한 말인 양 느껴져 지금껏 품고 다녔었나 봅니다. 가을이 시작될 때 만나 끝나갈 무렵까지 토요일 오전마다 함께했던 열일곱 가족에게도 차마 말로 못하고 눈에 담고 맘에 담아 수줍게 건네곤 했는데 행여 못 들었다면 어쩌죠? 꼭, 품고 가셨으리라 믿고 싶습니다. 토요일 오전은 분명 집에서 쉬거나 어디론가 놀러가고 싶은 시간일 것입니다. 그런데 꼬박꼬박 열일곱 가 족, 서른다섯 명의 참여자들이 도서관을 찾아 주었고, 책을 읽고 가족이야기를 펼쳤습니다. 때로는 할머니 할아버지랑 어린 동생들까지 합세를 하는 통에 언제나 시장처럼 북새통을 이뤘지요. 참, 사실 그곳은 오래 된 전통시장 안에 있는 작은도서관이기도 했습니다. 안에서는 엄마 아빠를 조르는 아이들 소리, 아이를 달래는 부모님 소리, 저희끼리 소곤거리고 툭탁거리는 소리, 밖에서는 안내방송 소리와 흥정하는 소리, 도로를 달리는 차 소리까지……, 그 속에서 우리는 가족 들의 이야기를 한 장, 한 장 채워 갔습니다. 엄마 아빠의 사연이 담긴 사진과 아이들의 장난기 가득한 고백 으로. 가족들의 이야기는 소소합니다. 작고 평범한 사연들엔 거창하지 않은 바람과 원망 또한 함께합니다. 그러 나 언제나 그렇듯, 속삭이는 사랑은 뜨겁고 손을 잡고 바라보는 눈빛은 낱낱이 소중하고 특별합니다. 사연 몇 개, 사진 몇 장으로 책을 만들 수는 없어 그저 가족마다 추억거리가 되도록 나누어 가진 시간입니다. 아이들의 책을 읽으며 감동해 준 엄마아빠, 낡은 사진에 눈을 빛내며 제 부모를 웃게 해 준 아들과 딸이 있 어 행복하고 달콤했던 가을이었습니다. 다가오는, 차가운 바람으로 시린 가슴들에게 그 기운을 전합니다. 별처럼 빛나라~ 꽃처럼 피어라!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작은도서관 기획사업 | 작은 속삭임 ❻ 프로그램 운영 기간 : 2016년 10월 29일~11월 26일(토요일, 5회차)
후마네르범어도서관
책 속의 나, 책 속의 우리
기획의도
자의식이 형성되는 청소년들에게 책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생각해보는 기회 를 마련하고자 한다. 수업이 아닌 하나의 ‘놀이’ 형태로 이 시간을 진정으로 즐기고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시간으로 꾸미기 위해 노력했다. 이를 위해 자신을 소개하는 것에 이어, 인간 감정의 근원인 ‘공포’에 대해 솔직하게 표현해보는 활동을 한다. 극 한의 상황에서 필수적인 것과 본질적인 것은 무엇인가, 마지막으로 관계란 무엇인 가를 생각해보게 하는 다양한 활동들을 잇는다. 글을 매개로 만들고 쓰는 하나하나 의 시간이 소중한 기억으로 남기를 바란다.
후마네르범어도서관은…
꿈다락 교육강사 김은정
지역민과 함께 호흡하는 열린 공간으로, 지역주민과 함께 질 높은 생활밀착형 독서
2014 〈아시아 창작스토리 국제공모전〉, 〈대한민국독서대전 군포 북페스티벌〉 참가. 2015년부터 꿈다락 토요문화
문화센터의 기능을 수행하고자 설립되었습니다. 문학과 역사를 중심에 두고 교육공
학교 문학강사로 활동 중
간으로 문학방과 역사방을 마련하여 지역주민들과 문학을 중심으로 다양한 역사교 육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인문학을 바탕으로 한 독서문화프로그램
프로그램 참여자 김근우, 김무건, 김희도, 서동희, 손원민, 신혜인, 여지현, 이예지, 이준민, 하지원, 홍은진
사업을 추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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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주간의
속삭임
1차시
나는 누구인가요?
3차시
나의 우주
비유와 상징을 통해 표현하는 나, 나의 이야기로 가득
요시다케 신스케의 『이게 정말 나일까?』, 스콧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를 읽
한 미니북을 만드는 시간이다. ‘바보놀이’로 꿈다락에
은 후 나에게 필수적인 것, 나에게 꼭 필요한 규칙들로만 이루어진 행성으로 초대하
서 부를 닉네임을 정하고 김춘수의 시 〈꽃〉을 패러디
는 시간이다. 후마네르호를 타고 우주로 피난을 가게 되는 상상을 하며 각자에게, 우
해 자기 자신에 대한 시를 써본다.
리 모두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의논해보는 시간을 갖고 놀이점토를 활용한 활 동도 함께 진행한다.
2차시
변신(자아의 확장)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의 첫 문장을 패러디하여 나의
4차시
변신 스토리를 완성한다. 공포의 대상을 구체화하고,
허먼 멜빌의 「필경사 바틀비」, 사노 요코의 『백만 번 산 고양이』를 읽은 후 각자가
인간에게 공포라는 감정이 존재하는 이유에 대해 생각
쓴 문장들을 조각내어 나누고, 나에게 주어진 단어들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드는 시
해보고 각자의 글을 써본다.
간이다. 공동의 작품을 만들면서 유대감을 키운다.
5차시
나와 우리(관계)
꿈다락 결과공유회
지금까지의 꿈다락 수업을 되돌아보고, 내가 자랑하고 싶은 작품을 발표하는 시간 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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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1.
평소 펜을 잡는 것에만 익숙했던 학생들이 손놀이를
‘바보게임’을 하는 모습
통해 마음을 열어가는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 도서관의 기존 프로그램을 수강하던 학생들이 많
EPISODE 4.
았다. 서로의 거리를 좁히고 한발짝 다가가기에 좋은
함께 만드는 이야기에 열중하는 학생들
분위기였다. 그러나 정형화된 수업보다는 꿈다락 프 로그램이 하나의 ‘문학놀이’로 받아들여졌으면 한다.
# 5주차 발표 수업을 제외하면 마지막이었는데, 프
관습적으로 하는 착하고 예쁜 글쓰기보다는 내 안에
로그램이 너무 짧아 아쉽다는 의견이 많았다. 수업을
있는 ‘괴물’을 끄집어내는 시간이 되기를!
시작하기 전에 먼저 ‘일주일 동안 나를 가장 화나게 했던 것’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의 감정에서
EPISODE 2.
부터 시작하여 사람들과의 관계, 사람들의 개성, 문
놀이점토로 자신을 표현해보는 시간
학 속 인물들의 관계, 글자들의 관계로 이야기를 넓 혀 나가니 교육생들이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 참여 학생들이 평소 이야기를 써본 적이 많지 않
있었던 것 같다.
아 발달-전개-위기-절정-결말의 순서로 글을 써보 기로 했다.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 완성도 높은 이야
EPISODE 5.
기들이 완성되었다. 또한 자기 자신을 표현하는 것에
그동안 완성한 작품을 공유하는 시간
서툴다는 느낌을 받았다. 꿈다락 시간만이라도 진정 한 ‘나 자신’에 대해 표현할 수 있게 진행하고 싶다.
# 다양한 각도에서 나를 돌아보는 과정이 인상적이 었고, 4주라는 기간이 아쉽기는 했지만 문학을 통해
EPISODE 3.
재미있게 노는 법을 발견해 나간 시간이었다. 마지막
‘나’만의 규칙이 담긴 ‘나 설명서’를 만드는 시간
작품은 완성도, 내용 측면에서도 아주 우수해서 서로 의 작품에 대해 소감을 나누면서 친구들의 이야기에
# 독특한 개성을 가진 학생들이 많았다. 이번 시간에
감동을 받았다고 하는 교육생도 있었다. 내가 쓴 작
는 다른 사람들이 평가하는 내 모습이 아닌 나만이
품을 남들에게 자랑하고 싶다고 할 정도로 교육생들
알고 있는 나를 표현하는 시간이었다. 처음에는 쓸
의 자존감이 높아진 것 같아 보람이 느껴졌다.
게 없다고 말하던 학생들이 점점 자신의 개성을 표 현하던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또한 놀이점토를 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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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며
essay
나에게로 와서 ‘문학’이 되었다 꿈다락 강사 김은정
어쩌면 청소년들에게는 ‘문학’이라는 글자를 발음하는 것마저도 굉장한 노력을 필요로 하는 일일는지도 모 릅니다. 아이들에게 문학은 ‘읽기 싫은 책’일 수도 있고, ‘시험’ 그 자체일 수도 있으니까요.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생이 되자마자 세상은 아이들에게 수많은 정답을 요구합니다. 모두가 동의할 만 한 정확한 답을 말하는 것이 벌써 몸에 배게 되지요. 그런 청소년들에게 ‘너는 누구니?’라는 질문을 던졌을 때, 어떤 대답을 할 수 있을까요? 남자, 여자, 학생이 아니라면 어떻게 자신을 표현할까요? 작은도서관에 모여 앉은 청소년들과 처음으로 한 작업은 ‘나’를 다른 것들에 비유하여 표현하는 것이었습 니다. 그리고 그 작업에서 만들어진 우리들의 새로운 이름이 마지막 수업 때까지 불렸습니다. 토끼, 모서리, 에이스, 물에서부터 카프카까지……,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수업을 하는 시간만큼은 새로운 나, 여태껏 마 음속 깊은 곳에 숨겨 놓았던 나로 변해보았습니다. ‘나’를 찾기 위한 우리의 작업은 다섯 번째 만남까지 이어졌습니다. 네 권의 책을 읽고, 책 속의 인물들에 대 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에서처럼 커다란 벌레가 되어보고, 풍선이나 먼지로도 변해보았습니다. 내가 가진 비밀을 친구들과 공유하기도 했습니다. 우리는 사람들이 물어보지 않는, 그래 서 누군가에게 얘기하지 않았던 진짜 ‘나’의 모습들을 하나하나 발견해 나갔습니다. 작은도서관에서의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수업은 몇 년간 문학수업을 해온 저에게도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 니다. 규모가 작은 도서관인 만큼 아이들과 더욱 가까이에서 함께 쓰고, 읽고, 이야기했고, 그 시간은 제게 도 진짜 ‘나’를 마주보게 했습니다. 마지막 수업에서 쓴 ‘모서리’의 작품이 떠오릅니다. 어른들이 바라는 모습이 되고 싶지 않아 나무 위에 올라 가 미로를 내려다보는 주인공이 등장합니다. ‘대구의 강남’이라고 불릴 만큼 교육열이 높은 수성구에 위치 한 후마네르범어도서관. 벌써부터 입시 스트레스를 온몸으로 느끼는 청소년들의 마음이 문학을 통해 표현 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문학이 그렇듯, 꿈다락 토요문화학교도 아이들과 가까운 곳에 있었으면 합니다. 황동규 시인의 〈즐거운 편 지〉의 한 구절처럼, 꿈다락 또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것’처럼 사소한 것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그 사소함 으로 ‘나’를 불러볼 수 있도록 말입니다.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작은도서관 기획사업 | 작은 속삭임 ❼ 프로그램 운영 기간 : 2016년 10월 15일~11월 12일(토요일, 5회차)
큰나무 도서관
마음에 꽃 핀 큰나무
기획의도
관찰하고, 평소에 사용하지 않던 기관들을 통해 다른 감각을 익혀보는 시간이다. 그리고 여러 가지 감각들을 섞어 복합적인 감각을 표현해보는 것, 우리가 사는 우 주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점점 그것들을 언어로 표현해 나가는 과정으로 기획했다. 그렇게 4주의 수업을 마쳤을 때 아이들이 ‘정답’이 아닌 자신의 ‘생각’을 말해주기 를 바란다.
꿈다락 교육강사 서희경
큰나무 도서관은…
아동문학 작가. 2007년 〈아동문학평론〉, 〈동시마중〉, 〈시와동시〉에 동시 발표, 방정환원문읽기모임 아동문학 연구
2010년 6월 개관하였으며, 도서의 대출뿐 아니라 다양한 연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발표 및 내일새싹학교 문학강사 활동 중
있습니다. 그리하여 아이들에겐 지역아동센터, 성인들에겐 사랑방 같은 곳으로 자 리매김하고 있습니다. 현재 도서관을 기반으로 한 마을 만들기 활동이 진행되고 있 으며, 매 학기마다 독서교실, 악기교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합니다.
프로그램 참여자 김유경, 도연두, 도연우, 문예영, 문준휘, 박금빈, 박은빈, 오명근, 이경수, 이동윤, 이동휘, 이서윤, 이수민, 이하린, 이현승, 이희찬, 장채린, 조유진, 조혜진, 홍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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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주간의
속삭임
1차시
관찰
3차시
공감각 놀이
우리 집에 있는 것들 중에서 내가 자세히 그릴 수 있
차이콥스키의 유명한 발레음악 〈백조의 호수〉, 〈호두까기 인형〉, 〈잠자는 숲 속
는 것을 그려 보고 큰나무 도서관을 관찰한 후 그림으
의 미녀〉 등을 감상한 후 차이코프스키와 〈백조의 호수〉에 대해 알아보고 동명의
로 그린다. 권윤덕의 『만희네 집』을 읽고 만희가 사는
동화를 음악과 함께 읽어 본다. 〈백조의 호수〉 음악의 한 장면을 대본으로 바꾸어
집은 어떤 집인지 서로 이야기를 나눈 후 ‘○○이의
쓰고 배경 그림과 함께 인물의 캐릭터를 창작해 극으로 표현해본다. 음악과 함께
집’ 이야기를 써본다.
〈백조의 호수〉 장면을 상연한다.
2차시
4차시
영역 바꾸기
통합
눈을 감고 사물을 손으로 만진 다음 촉감의 언어로 특
우주를 통해 상상력을 발휘하는 시간을 갖는다. 파란별과 빨간별의 온도를 알아보
징을 말해보고 그림으로 표현해본다. 눈을 감고 들리
고 태양계 행성, 우리 은하의 영상을 감상한다. ‘별’과 ‘우주’를 소재로 다룬 알퐁스
는 소리를 모두 적은 후에 흉내 내는 말로 자세하게
도데의 단편소설 〈별〉, 윤동주의 시 〈별 헤는 밤〉과 생떽쥐페리의 『어린왕자』를
나만의 독창적인 소리를 관찰한다. 유리 슐레비츠의
감상하고 나만의 별(항성), 나만의 행성 이야기를 쓴 후 놀이점토로 캐릭터와 행
『새벽』을 읽고 새벽의 느낌을 말해보거나 내가 경험
성을 표현해본다.
한 새벽의 느낌도 함께 나눈다. ‘안 보이는 시간의 나 라에 왔어요’ 내가 좋아하는 시간을 정해 촉감, 소리 로 그림 이야기를 써본다.
5차시
창작발표회
가족과 함께 소망 나무를 만들고 꿈다락 토요문화학교에서 했던 문학 수업 영상 감상으로 수업을 돌아본다. 아이들의 작품 발표회 및 질의응답으로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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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1.
상하는 시간을 가지는 게 의미 있었다. 초등학교 전
관찰한 내용을 정리하는 아이들
학년이 대상이다 보니 서로 잘 따라올 수 있는 부분 이 달랐다. 영상으로 본 연극을 대본으로 바꾸어 쓰
# 첫 시간이라 잘 따라오지 못하는 아이도 있었지만,
는 과정이 만만치 않았지만, 이 수업의 의미는 잘하
자기 마음속의 이야기를 쓰기 주저하는 아이들에게
는 것보다는 즐거운 활동, 고급예술을 경험해 보는
강요하고 싶지는 않았다. 조를 나누어 도서관의 안팎
것에 있다고 생각한다.
을 관찰하는 시간은 호응이 좋았다. 관찰이라는 것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을 낯설게 할 때
EPISODE 4.
나타난다.
쉬는 시간에 그림책을 읽는 아이들
EPISODE 2.
# 우주를 느끼기 위해 오늘은 천문학 관련 동영상을
눈을 가리고 사물 맞히기 놀이를 하는 아이들
많이 보았다. 반응이 좋았다. 특히 고학년은 우주에 관심이 많아서 학교에서 배운 것을 나누기도 했다.
# 이번 활동은 촉감이 주제이다 보니 아이들의 몰입
별과 우주, 은하, 태양계 행성을 공부하고, 별을 소재
도도 높았다. 눈을 가리고 사물을 맞히고, 소리를 듣
로 한 시와 동화의 한 대목을 읽고 즉흥시도 썼다. 아
고 감각을 언어로 표현하는 시간을 가졌다. ‘좋다, 싫
이러니하게도 시를 못 쓰겠다고 했던 다음의 시가
다, 차다, 뜨겁다’가 아닌 촉감을 문학적인 언어로 표
마음에 와 닿았다. 밤마다 / 별을 본 / 마음이 좋다 /
현해보는 시간, 그리고 마지막에는 그 느낌들을 모아
차가운 별이 좋다(홍다은, 별)
창작활동을 했다. 아이들은 그림보다 글로 그것을 옮 길 때 어려워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통합
EPISODE 5.
예술로서의 창작 시간이 효과가 높다는 것을 터득하
부모님들과 가족 소망나무를 만드는 모습
게 되었다. 자기표현도 역시 경험이다.
# 어머니와 아이가 함께 가족 소망나무를 만드는 시 EPISODE 3.
간이 의미 있었다. 수업시간에 계속 진행해왔던 대로
발레곡 감상 후 발표하는 시간
공감각적인 표현을 쓰면서 날씨와 마음날씨를 써보 았는데 부모님들도 함께해서 좋았다. 기간이 짧아 아
# 오늘의 주제는 공감각 놀이인 만큼 아이들에게 클
쉬웠는데 지속적으로 수업이 열렸으면 하는 마음이
래식 음악과 함께 차이콥스키의 발레곡과 영상을 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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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며
essay
문학동에서 열린 문학 꿈다락! 꿈다락 강사 서희경
인천에는 문학동이 있다. 문학사거리를 지나 조금 걷다보면 도서관이 나온다. ‘우와! 문학동에서 문학을 하 다니!’ 동의 이름을 듣자마자 든 생각이었다. 여덟 살에서 열세 살까지 한데 모여서 하는 수업. 초등생 전 학 년을 대상으로 해 부담이 되기도 했지만 서로 도와가며 할 수 있는 수업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었 다. 이 수업은 먼 훗날 예술가를 꿈꾸는 아이들을 위한 것이 아니라 경험과 즐거운 놀이를 통해 현재의 내 가 예술가가 되어 보는 시간이기에, 참여 학생들이 자유롭게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보고 자 했다. 첫날 아이들의 얼굴에서 설레는 감정도 보았지만, 토요일에만 누릴 수 있는 게임 시간을 포기했다거나, 부 모님의 권유로 억지로 왔다거나 하는 사연들이 더해지면서 이 시간이 어서 끝나기만을 바라는 분위기도 함 께 느꼈다. 게다가 답을 맞히는 방식에 익숙한 아이들은 정답이 없는 이 수업에서 자꾸 내게 ‘이렇게 하는 거 맞아요?’ 하고 물어오는 게 아닌가. 나는 계속해서 아이들에게 ‘네가 하는 것이 언제나 옳다. 자신감을 가지고 하렴.’이라고 말해 주었다. ‘이거 맞아요?’하는 물음이 마지막 수업 때가 되면 사라지기를 바라면서. 2차시에는 촬영팀이 나와 프로그램을 영상에 담기도 했는데, 그날은 소리와 촉감을 다루는 날이었다. 나는 안대를 준비해 아이들의 눈을 가리고 인형, 헤드랜턴, 커피잔, 마우스 등을 만지게 했는데 아이들의 호응이 참 좋았다. 귀뚜라미와 파도 소리, 빗소리를 들려주며 소리관찰을 했다. 아이들의 표정이 첫 만남보다 밝아 져 있었다. 아이들이 가장 환하게 웃었던 수업은 4차시 우주를 다룰 때였다. 이 아이들이 어른이 되었을 때는 활동 무 대가 우주로까지 확장돼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해보면서 아이들과 함께 과학 이론과 상상을 더해 이야 기를 만든 즐거운 시간이었다. 아이들이 가장 지루함을 느낀 시간은 차이콥스키의 발레극을 볼 때였으나 고급의 예술 감상을 경험하게 해 주었다는 것에 대해 나는 뿌듯함을 느낀다. 마지막 날은 부모님과 함께 가족 소망나무를 만들었는데 그때 소망나무에 내 이름을 써 주던 동휘의 나무 가 눈앞에 어른거린다. ‘마음에 꽃핀 큰나무’ 수업을 마치며, 함께했던 이 아이들이 고운 마음으로 더 깊고 큰 세상을 꿈꾸며 시를 쓰고 이야기를 품은 밝은 어린이로 자라길 기대한다.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작은도서관 기획사업 | 작은 속삭임 ❽ 프로그램 운영 기간 : 2016년 10월 29일~11월 26일(토요일, 5회차)
꿈나무도서관
나는 어떤 책일까?
기획의도
나는 어떤 책일까? ‘나’를 소개하는 책을 써보고, 다양한 책의 장르를 접해본다. 연계 활동을 통해 책을 직접 만들어 보고 홍보영상인 북트레일러도 제작해 본다. 그리고 마지막의 축제를 위해 북콘서트라는 축제를 기획하면서, 역할을 나누어 준비한다. 마지막 주에는 프로그램의 진행까지 모든 참여자들이 맡아서 그동안의 결과를 발표 하는 축제를 연다. 책과 친해지고 서로 소통하는 방법을 배우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꿈나무도서관은… 2009년 벧엘감리교회가 설립하고 지역주민이 운영하면서 ‘우리동네 꿈터! 쉼터!’로
꿈다락 교육강사 팽샛별
자리매김해오고 있습니다. 지역주민 80여 명의 자원봉사 및 후원금으로 운영되고
그림책 작가. 『꼭두 일러스트』 그림책 전시, 아동문학 삽화 작업 등을 해오고 있으며, 창작 및 그림책을 출간할 예
있으며, 주 이용자들은 어린이와 주부들입니다. 또한 청소년들의 자원봉사활동(멘
정. 〈알록달록 숲속 페인팅〉 등 다양한 창작 활동과 문학강사로도 활동 중
토)도 활발히 운영되고 있습니다. 어린이 프로그램 30여 개, 성인 프로그램 20여 개 를 운영하면서 지역의 쉼터이자 꿈을 만들어 가는 꿈터로서 그 설립의 의지를 더해 가고 있습니다.
프로그램 참여자 권서은, 김시헌, 김원준, 김지원, 김혜령, 류선아, 박가은, 박민정, 심채원, 이선미, 이은규, 이정민, 이지우, 임고은, 임미소, 조현정, 최유비, 최정윤, 하윤서, 한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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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주간의
속삭임
1차시
관찰 나는 어떤 책일까?
3차시
미래의 책을 소개합니다
내가 책 속 주인공이 되어 내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다.
홍보도 책을 알리는 중요한 방식이므로, 책의 홍보영상인 북트레일러에 대해 알아
첫 시간은 거짓으로 자기를 소개하면서 나에 대해 생
보고, 스마트폰을 활용해 영상을 촬영한다. 또한 책을 만드는 여러 형태 중 기성출판
각해보고 서로를 알아 간다. 책에 대한 삽화와 시각자
이 아닌 독립출판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눈다.
료를 보며 이야기를 지어보고, 내가 쓰고 싶은 책의 제 목과 장르를 정한다.
2차시
나만의 책 만들기
다양한 재료를 활용해서 나만의 책을 만들 수 있다. 다
4차시
꿈다락 축제 기획자
우리가 만든 책으로 축제를 고민하고 문학에 대한 마음을 표현해본다. 북트레일러 를 편집하고 완성하여 북콘서트를 기획한다. 꿈다락 출판기념회를 위한 축제의 기 획자가 되어, 포스터, 전시, 선물, 진행 등 각자 역할을 맡아 진행한다.
양한 형태의 책과 장르를 접한 후, 첫 시간에 쓴 글을 이어 쓰면서, 스토리보드를 만들어 연계 활동으로 다 양한 재료를 활용해 콜라주로 나만의 책을 꾸미고 만
5차시
든다.
문학을 통해 주변 사람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고, 함께 소통할 수 있다. 직접
왁자지껄 꿈다락 출판기념회
기획한 축제를 진행하며 문학의 장을 멋지게 꾸며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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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1.
EPISODE 4.
협동 게임으로 서로의 마음을 여는 모습
축제를 기획하고 역할을 분담하는 시간
# 첫 시간이라 서로 가까워질 수 있는 활동과 주제
# 마지막 주를 위한 축제를 기획하고 준비하는 과정
에 관련된 수업 두 파트로 구성했다. 전체적으로 학
이다. 모두 기획자가 되어 축제의 제목을 정하고, 전
생들이 차분하게 수업에 임해주어 원활한 수업이 되
시팀, 진행팀 등으로 파트를 나누어 역할을 분담했
었다. ‘나는 어떤 책일까’를 생각해보는 의미 있는 시
다. 중간에 들어온 학생, 어플 설치가 안 된 학생……,
간이었다.
하는 일이 많다보니 조금 어수선했지만 역할을 맡은 이후에는 서로 협동하며 잘 진행되었다.
EPISODE 2.
북아트를 이용해 나만의 책을 만드는 모습
EPISODE 5.
참여자들이 기획한 북 콘서트 모습 # 도입부에서는 다양한 책들을 스스로 탐구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어 지난 시간에 썼던 자신의 글을
# 학생들이 주인공이 되어 발표회를 직접 진행했다.
바탕으로 스토리보드를 만들었다. 형태와 내용이 독
4주라는 제한된 시간 동안 진행했던 ‘나라는 책’은 어
특한 책들을 소개했는데 학생들의 반응이 좋았다. 직
떤 의미가 있었을까? 학생들이 주인공이 되어 나눌
접 책을 만들고 제본을 해보면서 책 만드는 과정을
수 있었던 의미 있는 발표회였다.
익힌 시간이었다. EPISODE 3.
독립출판물에 대해 알아가는 아이들 # 다양한 책의 방식들을 알려주고자 했다. 또한 스 마트 시대에 영상을 활용하여 자신의 책을 홍보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해, 아이들이 직접 책 홍 보영상인 북트레일러까지 만드는 것을 기획하는 시 간이었다. 시간은 늘 빠듯하지만, 학생들이 잘 따라 와 주어 뿌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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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며
essay
직접 기획하고 진행해 더 값졌던 시간들 꿈다락 강사 팽샛별
그간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문학강사로 활동했지만, 작은도서관 기획사업은 처음이었다. 처음에 수업안을 계획할 때, 도서관에서 미디어 수업을 청소년대상으로 진행하길 원하셨다. 미디어 수업을 강조하셔서, 조 금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담당자 선생님과 다시 이야기를 나눈 뒤에 절충안을 찾을 수 있었다. ‘책’을 큰 주 제로 잡고, 3차시에 핸드폰을 이용한 북트레일러 만들기를 진행했다. ‘작은도서관’이라는 새롭고 낯선 공간이라 걱정도 했지만, 막상 수업에 나가니 좋은 점도 많았다. 작은도서 관이다 보니, 꿈다락 수업에 관심을 많이 가져주셨다. 학생 수가 초반엔 조금 많은 편이라 염려가 되었는데, 다행히도 담당자 선생님, 보조 선생님 두 분이 함께 수업을 도와주셔서 더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었다. 5주차 동안 학생들을 만나며, 내가 준비한 것 이상 학생들이 잘 따라준 수업도 있었고, 많이 준비했지만 생 각 외로 시간이 흘러가서 아쉬웠던 적도 있었다. 현장에서 학생들을 만나며 내가 더 배우고 성장하는 계기 가 되었다. 학생들과 진행하고 싶은 수업이 더 많았지만, 5주 안에 다 해보기엔 무리가 있었다. 다음에 작은도서관 사 업을 진행한다면, 차시가 좀 더 길었으면 좋겠다. 차시가 길어진다면, 작은도서관에 학생들이 계속 방문하 니 도서관 입장에서도 긍정적일 것이다. 또한 학생들도 다양한 문학놀이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스펙트럼 을 넓힐 수 있지 않을까? 문학강사 또한 학생들과 소통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 같다. 5차시에는 학생들이 직접 전시 준비를 하고, 발표회를 기획했다. ‘발표회’라는 단어 때문이었는지, 다양한 결과물을 화려하게 보여주어야 하는 건 아닌지 부담이 되었다. 시간상 다양한 것들을 준비하기엔 부족했지 만 소박한 발표회로도 그 의미가 있었다. 학생들이 주인공이 되어 직접 꾸미고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것이 더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만든 창작물은 누군가와 소통할 때 더 빛나는 것 같다. 학생들에게도 그런 시간이 되었으리라 믿는다. 학생들을 만나며 즐거웠다. 도와주신 꿈나무도서관 선생님들과 진행을 도맡아 준 우리도서관재단과 한국 문화예술교육진흥원에도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또 참여하고 싶다.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작은도서관 기획사업 | 작은 속삭임 ❾ 프로그램 운영 기간 : 2016년 10월 29일~11월 26일(토요일, 5회차)
마중물 도서관
나도 동화작가!
기획의도
내 이름으로 된 한 권의 동화책을 만드는 프로젝트이다. 아이들이 책을 재미있게 접 하고, 글 쓰는 것을 어려워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기획했다. 제 스스로 주인공 의 캐릭터를 만들고, 캐릭터에게 사건을 붙여가며 하나의 이야기를 완성한다. 그리 고 직접 그림 작업을 하고, 표지까지 만들면 완성된 책으로 전시할 수 있다. 공부에 지친 아이들이 독서의 재미와 글의 재미를 알고, 창작에 대한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 으면 한다.
마중물 도서관은…
꿈다락 교육강사 장지혜
책 읽는 행복한 마을을 꿈꾸는 마중물 도서관은 재단법인 기독교한국루터회 소명교
아동문학 작가. 2008년 〈5.18 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활동 시작. 저서로 『레오나르도 다 빈치 아저씨네 피자 가
회에서 지역주민들을 위해 설립·운영하고 있습니다. 대로변에 위치해 접근이 용이
게』, 『여기는 대한민국 푸른 섬 독도리입니다』 등이 있으며, 창작동아리 〈동화창작모둠〉 활동 및 동화 지도, 숭의여 자대학 등에 출강 중
하며 근거리에 3개의 초등학교가 있어 어린이 이용자가 많은 편입니다. 반경 3~4km 내에 공공도서관이 있지만 마을 사람들이 이용하기 어려운 실정이라 이 곳 작은도 서관의 역할이 아주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프로그램 참여자 강서현, 권가연, 권지예, 김 빈, 김민솔, 김희서, 유다은, 유승희, 유아인, 유여경, 윤시연, 윤아연, 이다빈, 이사랑, 이예린, 이하진, 조민서, 현서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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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주간의
속삭임
1차시
동화책을 재미나게 읽고 쓰는 법
3차시
스토리 창작과 그림 그리기
독서의 참된 즐거움을 알려주는 시간이다. 웹툰 만큼
지난 차시에 만든 얼개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스토리를 완성해 나가는 단계이다.
게임 만큼 동화책이 재미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는 것
스토리를 바탕으로 그림 작업도 함께한다. 점점 자신만의 책이 완성을 향해 나가
이 수업의 목표이다. 책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대해 알
는 작업에 몰두하며, 전개가 어색한 부분은 없는지 함께 지도한다.
아본 다음, 각자가 좋아하는 캐릭터를 그림으로 그리 고, 간단하게 동화의 이야기를 구성해보는 시간을 갖 는다.
4차시
내 이름의 동화책을 완성하는 날!
자신의 이름으로 동화책 한 권을 완성해 본다. 3차시에 했던 것을 완성도 있게 마
2차시
캐릭터 창조와 얼개 짜기
지난 시간에 만든 캐릭터를 바탕으로 스토리의 뼈대
무리 해나가는 시간으로 몰입과 성취감을 느끼는 시간으로 구성한다. 완성이 된 친구들은 앞에서 발표를 하고, 완성하지 못한 친구들은 마무리 작업을 하며 진행 한다.
가 되는 얼개를 짜본다. 각자 책의 제목을 써서 표지 를 완성하고, 자신의 이름을 작가 란에 적는다. 얼개 를 바탕으로 스토리 구조를 만들고 친구들 앞에서 발
5차시
표하며 마무리한다.
부모님들을 모시고 자신이 만든 동화책을 발표하고 인터뷰 형식으로 진행한다. 부
작은 전시회 및 발표회
모님들의 느낀 점을 듣고 다과를 나누며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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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1.
EPISODE 4.
처음 만난 아이들이 자기소개를 하는 모습
완성된 창작동화에 대한 설명을 하는 모습
# 많은 아이들의 취미가 그림 그리기?! 자기소개를
# 아이들의 상상력이 마음껏 발휘되었던 시간이다.
하는 시간에 많이 나온 취미는 그림 그리기였다. 그
창작을 위한 마지막 시간이라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래서였는지 자신의 책에 들어갈 캐릭터를 선정하는
벌써 완성해서 친구들에게 작품을 발표하는 아이도
시간에 아이들의 호응이 좋았다. 자신의 이름을 걸고
있을 만큼 잘 따라와 주었다. 아직 완성이 덜 된 친구
만드는 책이어서 인지, 아이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들도 분발하며 작업에 몰두했다.
즐거웠던 첫 시간이다. EPISODE 5. EPISODE 2.
창작동화를 발표하고 전시하는 시간
도서관에서 직접 준비한 간식을 즐기는 모습 # 마치 독립출판 서점에 온 듯, 학생들의 책이 나란 # 도서관에서 직접 떡볶이와 어묵, 군만두 등을 요
히 진열된 것은 사뭇 감동이었다. 인터뷰 형식으로
리해서 내 주신 간식 타임이다. 아기자기하고 정겨
진행된 발표회 시간에는 책을 만들게 된 계기, 앞으
운 분위기 속에서 아이들은 자신이 만든 캐릭터에
로의 꿈 등을 말하며 추억을 남겼다.
이야기를 붙였고, 자신의 이름 뒤에 ‘작가’를 붙이며 뿌듯해 했다. 밝고 적극적인 수업 태도는 언제나 감 동이다. EPISODE 3.
자신이 만든 창작 동화를 설명하는 시간 # 혼자 끙끙대며, 함께 이야기하며 새로운 아이디어 를 얻는 아이들이 참 예쁘다. ‘그 캐릭터는 뭐예요?’, ‘주인공이 나쁜 사람을 혼냈으면 좋겠어요!’ 서로 의 견을 나누고, 아이디어를 보태 각자의 이야기들이 무 르익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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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며
essay
정겨운 공간에서 탄생한 훈훈한 추억 꿈다락 강사 장지혜
동화작가로 지내면서 늘 아이들을 가까이 하고 싶었습니다. 제 아이들이 어릴 때는 같이 동화책을 읽고 놀 아 주면서 동심의 세계를 엿볼 수 있었지만 중·고등학생이 되고 나니 그것도 점점 어려워지더군요. 그러던 중에 꿈다락 학교를 만났고 마중물 도서관이라는 작고 아담한 곳에서 열일곱 명의 동심과 마주하게 되었습 니다. 쌀쌀한 초겨울 날씨 속에 마중물 도서관에 들어서면 마치 판타지 공간에 놓인 것처럼 아늑하고 따뜻 한 분위기가 느껴졌습니다. 그곳은 제가 어릴 때 처음으로 갔던 옛 도서관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지금은 볼 수 없는 낡은 난로 위에 양은주전자나 고구마 같은 것들이 올망졸망 놓여 있던 기억이 납니다. 마중물 도서관도 그랬습니다. 책들이 빽빽이 들어찬 책장과 관장님의 따뜻한 미소, 그리고 아이들의 웃음 소리가 더해지면서 마치 난로가 있는 것마냥 훈훈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습니다. 그런 분위기 때문이었을까요? 처음 만난 열일곱 명의 친구들이 전혀 낯설지 않았고 친근하게 느껴졌어요. 무엇보다 이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제가 스스로에게 다짐한 것은 ‘요즘 아이들에게 책 읽기를 강요하고 억지로 쓰게 하지는 말자!’였어요. 다행히 친구들도 저를 잘 따라주어서 ‘나도 동화작가’ 프로그램을 순조 롭게 진행할 수 있었답니다. 차시를 거듭할수록 자기 이름으로 된 책을 직접 만드는 과정을 통해 책과 자연 스럽게 친해졌고 그 중에는 자신이 만든 캐릭터와 사랑에 빠지는 친구들도 생겨났지요. “선생님! 이 수업 끝나도 계속 쓸 거예요. 2탄, 3탄까지요.” 찹쌀떡과 뭉실이, 봉인된 녀석들, 장난감 세상의 토이킹 등…, 아이들의 상상력은 정말이지 무궁무진했어 요. 그리고 마지막 수업 때, 자신이 만든 책을 들고 앞으로 나와 씩씩하게 발표하던 친구들이 아직도 눈에 선하네요. 참석하신 부모님 중 한 분이 저에게 정성스럽게 만든 꽃다발을 건네주실 땐 가슴이 뭉클해지기 도 했답니다. 끝으로 함께했던 친구들에게 이 말을 전하고 싶네요. “꿈다락 토요문화학교에서 함께했던 친구들! 자기 이름의 책을 가슴에 안고 뿌듯해 하던 모습이 아직도 눈 에 선하네요. 계속 그렇게 도전해 보세요. 그럼 언젠가 여러분의 꿈이 이루어질 거예요.”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작은도서관 기획사업 | 작은 속삭임 ❿ 프로그램 운영 기간 : 2016년 10월 22일~11월 19일(토요일, 5회차)
꿈꾸는 팽나무 도서관
마음 찾아 떠나는 여행
기획의도
나와 나를 이루는 세계를 이해하고, 나아가 비인간적 존재들까지 돌아본다. 인간과 자연, 이 세계는 어떻게 관계 맺고 순환하는지를 알아보고 그 ‘마음’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갖는다. 이것은 나와 친구, 이웃, 동네와 지역을 이해하는 부드러운 눈이 될 것이며, 함께 진행하는 오감 활동들을 통해 다양한 존재들을 알아가면서 소통의 중 요성에 대해 생각하는 즐거운 ‘여행’이 되기를 기대한다.
꿈꾸는 팽나무 도서관은… 충남 아산시 공세리성당 입구에 있는 작은도서관으로 공공도서관 이용이 어려운 지
꿈다락 교육강사 고은초
역 주민을 위해 2011년 11월 개관하였습니다. 드라마 촬영지로도 유명한 공세리성당
여행작가 및 강연가로 활동 중이며, 『3650일, 하드코어 세계일주』를 출간했고, 〈청소년을 위한 인문학〉, 〈인생을
부근에는 오래된 팽나무들이 보호수로 지정되어 관리되고 있습니다. 지역의 특색을
여행하다〉, 〈2014 청소년 세상과 만나다〉 등 다수의 강연 활동 중
담아 이름을 붙인 꿈꾸는 팽나무 도서관은 작지만 알찬 프로그램으로 지역 어린이 들의 지식 보금자리가 되고 있으며, 공세리 자모회 회원들의 자원봉사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프로그램 참여자 기호연, 김다빈, 김영찬, 김예슬, 김정후, 김현호, 오세진, 오세혁, 이용학, 이윤아, 이한별, 임수아, 조선영, 진서원, 함여진, 함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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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주간의
속삭임
1차시
내 마음 들여다보기
3차시
나를 둘러싼 세계 만나기
첫 시간은 몸과 마음의 감수성을 열고 나만의 고유한
서로 간의 상호작용을 몸을 통해 배우며 함께 만드는 활동으로 공동체적 과정을 경
이야기를 찾아가는 수업이다. 커다란 전지 위에 내가
험해본다. 마을 탐방을 하고 돌아와 서로가 보고 느낀 것을 토대로 마을의 지도를 협
생각하는 나의 모습을 다양한 재료를 통해 표현해보
력하여 그리는 시간을 갖는다. 세계를 이해하는 또 하나의 방법을 배우는 시간이 되
고, 나의 삶에서 생각나는 에피소드를 거리낌 없이 자
기를 기대한다.
유롭게 써보는 시간을 가진다.
2차시
마음을 들여다보고 공감의 감수성 열기
4차시
생명 감수성 키우기
오염된 지구, 인간의 폭력, 고통 받는 동물들의 영상을 함께 보고 토론하며 생명에
인간 매듭 풀기 게임을 통해 몸으로 타인을 이해하는
대한 이해와 감수성을 기르는 시간이다. 나와 주변, 비인간적 존재들에게까지 시선
시간을 갖는다. 11살 또래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우
을 확장해 공존의 필요성에 대해 생각해본다.
리들〉을 보고 각자의 느낌과 의견을 나누며 타인에 대 한 이해를 돕는다.
5차시
저마다의 생명의 존엄성을 이해하고 공감하기
제비뽑기를 통해 인간이 아닌 다른 존재가 되어보고 각 존재가 고통 받고 있는 현재 상황, 그렇게 된 원인, 미래의 대안을 그룹별로 찾아보고 전지에 표현한다. 어른과 아이가 함께 참여해 의미 있는 활동이 되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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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1.
EPISODE 4.
전지에 자신의 실루엣을 그리는 아이들
비인간적 존재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아이들
# 첫 만남은 서먹서먹했다. 아이들의 참여의지가 보
# 오염된 지구, 인간의 폭력, 고통 받는 동물들의 영
이지 않아 난감했지만, 그것은 아이들 탓이 아니다.
상을 본 후, 토론하며 생명 감수성을 키웠던 시간이
조금의 말문이 틔자 아이들은 자신의 이야기들을 종
다. 아이들의 활동과 참여가 활발했다. 동물 학대에
이에 풀어내기 시작했다. 쓰고 싶지 않은 것이 아니
대한 영상을 보고 이야기를 나눌 때면 자신이나 자
라 어떻게, 무슨 이야기를 써야할 지 몰랐던 거다!
신의 친구가 저질렀던 일에 대한 고백(?)이 나오기도 하고, 일상생활에 만연한 일회용품에 대한 시각을 새
EPISODE 2.
롭게 하기도 했다.
인간 매듭 풀기 놀이를 하는 시간 EPISODE 5.
# 첫 주에 소극적이었던 아이들의 마음이 조금씩 열
조별로 전지에 완성한 주제를 발표하는 시간
리는 것을 느꼈다. 또래들이 주인공인 영화를 함께 보며 의견을 주고받았다. ‘저렇게 친구가 되어 가는
# 부모님들과 함께 지난 수업에서 주제로 나눴던
거지’ 영화를 보던 아이 한 명이 나지막이 내뱉었던
것들을 포함해, 다양한 사회문제를 각 조별로 나누
한 마디가 기억에 남는다.
어 원인과 대안 등을 생각해보는 활동을 진행했다. 자신의 의견을 발표하는 데 익숙하지 않은 아이들
EPISODE 3.
이 대부분이어서 조금은 아쉬웠지만, 그동안 나눈
마을 탐방 후 지도를 그리는 모습
다양한 이야기들이 세상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 기를 바란다.
# 놀이 활동에서 협력에 대한 의지를 찾지 못해 잠 시 당황했지만, 어떤 활동에서는 매우 잘 스며드는 모습도 있어 놀랐던 시간이었다. 여러 학년의 아이들 이 한데 어우러져 협력 활동을 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던 3차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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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며
essay
자신을 둘러싼 세계가 더욱 크고 넓어지기를 꿈다락 강사 고은초
이번 프로그램은 아이들이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친구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나아가 내가 사는 마을, 그리고 세상의 많은 존재들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기획하였다. 아이들이 언어를 넘 어 몸과 마음으로 소통하는 과정을 배우고, 다양한 오감활동이 수반되는 온 존재적 체험을 통해 보다 깊은 배움으로 나아갈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5차시로 이루어진 수업을 진행하며, 강압하는 교육이 오히려 쉽다는 것을 절실히 깨달았다. 가르치지 않는 수업방식은 아이들에게도, 어른들에게도 낯설어서 우리는 자주 헤맸다. 아이들은 모범답안을 내놓는 것은 잘했지만,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것을 무척이나 어려워했다. 그럼에도 함께 몸을 움직이고, 그림을 그리고, 맛있는 것을 나눠 먹고, 영화와 다양한 영상을 보면서 서로의 느낌을 나누다 보니 이야기가 조금씩 풍성해지고 생각의 확장이 일어나는 순간들을 경험할 수 있었다. 첫 날에는 무척이나 소극적이던 아이들이 저마다 자신의 목소리로 상황을 해석하고 의견을 내놓았다. 세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생명들의 아픔에 공감하고, 그 마음을 헤아려보는 것이 쉬운 과정은 아니겠지만, 다섯 번의 만남을 통해 그 어려운 과제를 함께 생각하고 고민해보았듯, 아이들이 앞으로 자기 안에 내재된 이야기를 만나고 다른 이의 삶을 진지하게 경청하고 공감하며, 자신을 둘러싼 세계가 더욱 크고 넓어지는 것을 발견해 가기를 바란다.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작은도서관 기획사업 | 작은 속삭임 ⓫ 프로그램 운영 기간 : 2016년 10월 22일~11월 26일(토요일, 5회차)
어울림 작은도서관
한뼘 가족 동화쓰기
기획의도
가족이 함께하는 프로그램으로, 평소에는 나누지 못했던 가족에 대한 다양한 주제 들을 모아 그것을 ‘한뼘 가족 동화’라는 가족 문집으로 만들어보는 시간으로 기획했 다. 읽고 쓰고, 묘사하는 연습을 통해 문학적 감각을 키우는 한편, 늘 가까이에 있지 만 서로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할 기회가 없었던 가족들에게 서로의 소중함을 일깨 우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되기를 기대한다.
꿈다락 교육강사 장마리
어울림 작은도서관은…
소설가. 《문학사상》에 단편 〈불어라 봄바람〉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 저서로 『두 번 결혼할 법』(공저), 『선셋
아파트 단지 안에 있는 작은도서관입니다. 폐쇄되어 있던 도서관이 리모델링 공사
블루스』 등이 있으며, 2014년 〈불꽃 문학상〉을 수상함. 〈길 위의 인문학〉 등의 강연 활동을 하며, 원광대 등에 출강 중
를 한 후 2016년 7월 새단장을 하였습니다. 쾌적해진 공간과 함께 다양한 프로그램 을 진행하여 도서관을 활성화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시립도서관 강사 지원, 성 인 독서동아리가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습니다.
프로그램 참여자 강지인, 김건호, 박 단, 박성미, 박성윤, 박송현, 박수호, 박 연, 박은숙, 안보경, 안원준, 이윤희, 임아현, 임하겸, 조성아, 조소현, 조이성, 조채연, 조홍관, 최류진, 최소희, 최승원, 한 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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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주간의
속삭임
1차시
가족나무 꾸미기
3차시
‘주제’별 가족 글쓰기
‘가족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해본다. 가족에 대한 의미
우리 가족의 ‘음식’을 통해 가족의 소중함을 알고 그에 대한 글을 써보는 시간이다. 엄
를 깨닫고 그 소중함을 일깨우는 시간이다. ‘가족 동화’
마가 잘 만드는 음식, 우리 가족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무엇일까? 등으로 이야기를
를 쓰기에 앞서 가족 나무를 만들고 꾸미면서 서로 배
꾸민다. 지난 시간에 썼던 25개의 가족 단어 중 5개를 선정해 글을 쓴다.
려하고 의견을 조율하며 일상에서는 묻지 않던 질문을 통해 가족 구성원의 마음을 조금 더 이해하고 가까워 진다.
4차시
가족 문집 만들기
우리 가족 중 ‘한 사람’을 정하여 묘사하는 글을 쓰고 문집을 만드는 시간이다. 지난
2차시
한뼘 가족 동화쓰기를 위한 문장연습
과정을 통해 썼던 작품들을 퇴고하여 ‘가족 문집’을 완성해 본다. 한뼘 가족 동화가 완 성되는 순간이다.
가족 동화쓰기를 위한 문장연습을 게임으로 한다. 쓰 기 위해서는 읽는 작업이 먼저 필요하므로 동시 읽기 를 시작으로 동시에 나온 어휘를 익혀 보고 동화로도
5차시
마찬가지 학습을 한다. 그리고 가족동화를 위한 주제
가족 문집을 발표하며 프로그램을 마친다.
작품 발표회
를 정하고 맞는 단어 25개를 찾아 각 단어를 설명하면 서 문장을 연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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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1.
EPISODE 4.
가족나무 만들기에 한창인 모습
가족 문집을 만드느라 열중하는 참여자들
# 물감을 손에 묻혀 손도장을 찍고 붓이 아닌 손으
# 가족 중 한 사람을 선택해서 그림으로 그리고 그
로 나무를 꾸미면서 느낌이 아주 좋았다고, 아이가
에 대해 묘사하는 일은 생각보다 어려웠다. 아이들은
아닌 아버지가 했던 말이 기억에 남는다. 집에서 만
그림을 잘 그리지는 못하지만 특징을 잘 잡았다. 그
날 ‘하지마라’ ‘안 된다’ 등의 부정어를 많이 사용했던
런데 어른들은 잘 그려야한다는 생각 때문에 어려워
것이 생각나 반성했다는 아버지의 이야기도 기억에
했다. 그럼에도 어른들이 더욱 열정적으로 변했던 시
남는다. 가족이 함께하니 이렇게 훈훈하다.
간이었다.
EPISODE 2.
EPISODE 5.
단어 맞히기 놀이를 하는 가족들
가족 문집을 발표하는 시간
# 순발력은 역시 어른보다 아이들이 앞섰다. 단어 설
# 처음에는 어렵다고 생각했으나 가족이 함께 모여
명을 할 때 상상력과 개성이 잘 드러났다. 서로 하
만든 문집을 발표함으로써 가족의 의미를 한층 깨닫
겠다고 소란해지는 상황이 벌어졌으나, 그것은 꿈
고 깊이 되새겼던 시간이었다. 끝까지 결석 없이 적
다락 시간만의 매력이다. 지난 시간보다 두 가족이
극적으로 참여해준 분들께 감사드린다.
늘어 주제가 더 풍성해졌고 화목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었다. EPISODE 3.
음식과 가족이라는 주제로 고민하는 가족 # 세 번째 수업이라 조금 더 친근해졌다.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할 수 있도록 기다려 주고 도와주는 부 모님들의 모습이 보기 좋았다. 자신의 생각을 쓰고 발표하는 것에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만족하는 모습 에 뿌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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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며
essay
함께해서 더 아름다웠던 ‘가족’의 의미 꿈다락 강사 장마리
가장 기본적인 사회 단위인 가족이 해체되고 붕괴되는 과정에 우리는 놓여 있다. 이런 측면으로 볼 때 이번 꿈다락 토요문화학교에서 ‘가족’을 주제로 한 강의는 매우 의미가 깊었다. 도서관 사정상 가족으로 수강생 을 모집하는 게 어려웠을 것이다. 그러나 담당 사서가 신경을 많이 써 가족을 모집했고, 1차시 수업 때 ‘가족 나무 꾸미기’부터 만족도가 높았다. 미취학 아동이 두 가족이나 있었고 대부분 초등 저학년의 가족이라 쓰 기와 읽기가 원활하지 못해 강의는 게임과 자신의 생각 말하기 등으로 쉽고 편하게 진행하는 게 좋겠다고 사서와 의견을 조율했다. 그래서 강의 때마다 동영상과 PPT를 준비했다.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서였다. 동 영상은 특히 ‘가족’의 의미를 깨달을 수 있는 감동적인 영상을 준비했다. 아빠들의 만족이 더 높았다. 1차시 강의를 마치고 2차시 때부터 가족이 늘었고 매 차시 참여한 가족은 아이들과 의미 있는 시간을 가졌 다는 데 보람을 느꼈다. 가족이 함께 먹는 간식도 그래서 좋았다. 주제별 글쓰기는 엄마나 아빠가 혼자 쓰지 않고 아이와 의견을 나누고, 최대한 아이가 주도적으로 쓰고 발표하도록 했다. 미취학 아동과 초등 저학년 이라 발표가 능숙하지는 못했지만 가족 모두 기다렸고 박수로 용기를 북돋았다. 발표 자녀는 최선을 다해 발표를 하면서 용기를 얻었고 자신감도 부각되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는 부모는 자녀에 대해 뿌듯함을 느 꼈고 형제지간에 서로 돕고 협동했다. 매 차시 원활한 강의 진행을 위한 담당 사서의 노력과 보조 강사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에 문집이 훨씬 풍 성하게 꾸며질 수 있었다. 마지막 발표회 때 그동안 강의 과정을 사진으로 담은 동영상과 작품을 담은 가족 동영상을 만들어 공유해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었다. 문학 프로그램이 활성화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에서 이와 같은 프로그램을 활성 화시키도록 협조해 주었으면 좋겠다. 어울림 작은도서관은 신설이라 조건과 환경이 좋지 않았음에도 사서 의 열정이 더해져 어느 도서관보다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이에 다시 감사드린다.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작은도서관 기획사업 | 작은 속삭임 ⓬ 프로그램 운영 기간 : 2016년 10월 22일~11월 26일(토요일, 5회차)
오네뜨 늘벗 작은도서관
‘너구리 판사’와 함께하는 어린이
모의재판
기획의도
법의 중요성을 살펴보고 법이 적용되는 사례를을 알아본다. 참고도서 『너구리 판사 와 퐁퐁이』를 중심으로 아이들과 함께 모의재판을 진행한다. 이 기획은 자신의 생각 을 정리하고 의견을 말하는 과정, 반대 의견을 조율하는 과정들을 다룸으로써 아이 들의 사고의 폭을 넓혀 주고자 기획되었다. 나아가 법이나 규칙들이 불변의 진리는 아니라는 점까지 함께 생각해본다.
꿈다락 교육강사 김대현
오네뜨 늘벗 작은도서관은…
문화비평가, 문학평론가, 작가로 활동 중. 저서로 『너구리판사 퐁퐁이』(공저), 『불온한 제국』, 『어린이를 위한 통계
오네뜨 아파트 단지 내에 위치하였으며, 순수 입주민의 자원봉사로 운영되고 있습
란 무엇인가?』(공저) 등이 있으며, 《리얼리스트100》 편집위원, 문화다북스 편집동인으로 활동 중이다. 『너구리판 사 퐁퐁이』로 제16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기획부문 수상
니다. ‘늘벗’이라는 도서관의 이름처럼 주민들과 친구가 되기 위해 여러모로 노력하 고 있습니다. 개인주의가 만연한 시대에 공동체 활동을 통한 이웃과의 소통의 장을
프로그램 참여자 고정민, 김우성, 김윤찬, 박예성, 송민호, 송준영, 송준원, 이서하, 조수겸, 최지현, 황희수
마련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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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주간의
속삭임
1차시
법의 중요성에 대해 알아보기
3차시
반대 의견도 있어!
법이 적용되는 사례를 아이들에게 제시하고 모의재판
우연히 수능 시험지를 주운 학생이 시험지를 돌려주지 않고 몰래 확인한 후에 시험
을 통해 사안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글로 정리한 후 다
을 봐서 만점을 받은 경우, 이 학생을 처벌할 수 있을까에 대해 각자의 의견을 글로
른 학생들과 토론을 통해 다양한 생각들을 배워본다.
정리하고 발표해본다.
2차시
4차시
의견을 정리하고 발표해 보기
규칙은 다 옳은가?
누군가를 괴롭히기 위해 돌을 던져 유리창을 깼는데, 의
초등학생들에게 하루 12시간씩 공부해야 한다는 법이 만들어졌을 때 무조건 그 법
도와 다르게 방안에 가득 찬 가스를 빼서 그 사람을 살
을 따라야 하는지, 아니면 수업을 거부하고 저항할 수 있는지에 대해 토론하고 글을
렸을 경우 어떻게 판단해야 할까? 하나의 상황이 정 반
써 본다.
대의 결과를 가져왔을 때를 가정해보고 의견을 나눈다.
5차시
너구리 판사와 함께하는 모의재판
지금까지 진행한 모의재판 사례들을 바탕으로 일상에서 자신이 경험한 사건들을 법 원칙을 사용해서 재구성한 후 글로 쓰고 발표하며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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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1.
EPISODE 4.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아이들
주제에 대해 토론하는 시간
# 첫 시간임에도, 아이들이 생각보다 자신의 의견을
# 비 오는 아침이라 출석을 걱정했는데, 아이들이 모
씩씩하고 명확하게 말했다. 생각보다 말하기와 쓰
여 수업을 준비하고 있어 감동했다. 수업에 대한 열
기에 대한 훈련이 되어 있는 학생들이 많은 것 같
정이 높아 또 한번 뿌듯했다. 반대의견에 대한 인신
다. 자신의 의견을 논리적으로 전개하는 것이 인상
공격성 발언들이 줄고, 상대를 존중하며 토론하는 모
적이었다.
습을 보았다.
EPISODE 2.
EPISODE 5.
주제에 대해 생각을 정리하고 발표하는 모습
자신의 경험을 법원칙으로 재구성해 발표하는 시간
# 두 번째 시간임에도 아이들이 자신의 생각을 정리 하고 토론하는 것에 재미를 느끼고 있다. 자신의 발
# 한 사람씩 강사에게 수업의 의미에 대해서 말하던
언이 수용되는 것과 수용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시간이 기억에 남는다. 수업에 참여한 것에 보람을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토론은 승부가 아니라 과정이
느꼈다고 말하여 뿌듯했다. 법과 재판, 정의의 실현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은 시간이었다.
이라는 다소 묵직한 주제에 잘 따라와 주어 고맙다.
EPISODE 3.
다과를 나누며 휴식을 즐기는 아이들 # 아이들 스스로 새로운 주제를 만들어 토론을 하자 고 제안했다. 자신의 의견이 토론이라는 형태로 어떤 경우 상대방에게 인정되고, 어떤 경우에 인정되지 않 는지 재미를 느끼는 듯하다. 의견을 조율하는 과정을 통해 어떤 사안에는 언제나 양면성이 있다는 것을 깨달아가는 것 같아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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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며
essay
낯선 모의재판으로 익숙한 현실을 말하다 꿈다락 강사 김대현
누군가를 새롭게 만나는 것은 언제나 설레는 일이다. 사람의 만남이란 기이한 것이어서 다음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게 아이들일 경우는 더욱 그렇다. 어느 정도 삶의 조형이 된 성인과 달리 아이들은 다양한 가능태의 형태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에게는 아직 낯설지도 모르는 모의재판 이라는 콘텐츠를 가지고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수업을 위해 처음으로 전주로 가는 동안 내가 느낀 걱정과 기대는 이런 종류의 것이었다. 서울에서 전주까지 긴 여정을 거쳐 도서관에 도착한 순간 가장 먼저 반겨준 것은 도서관 입구에 크게 걸린 ‘너구리 판사와 함께하는 모의재판’ 현수막이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아이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커다란 책상을 앞에 두고 줄지어 앉아 누가 선생님으로 올 지 기대하는 호기심으로 가득한 눈을 보는 순간 마음 한 편에 남아 있는 걱정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아이들은 기대한대로 착하고 귀여웠으며 또한 언제나와 같 이 내가 생각할 수 없었던 자기만의 남다른 개성을 가지고 있었다. 아이들과 함께한 첫 번째 수업은 경사진 길에 브레이크를 걸지 않은 경운기가 다른 사람의 발길질에 미끄 러져 넘어졌을 때 검사와 변호사 측으로 모둠을 나누어 누구의 책임이 큰 가를 따져보는 모의재판이었다. 조금은 복잡하고 관념적인 사고를 요하는 내용이라서 걱정했지만 기상천외한 아이들의 상상력 덕분에 토 론을 이끌어 나가는 데 어떤 어려움도 없었다. 아이들은 스스로 생각한 내용을 글로 쓰고 다른 친구들 앞에 서 발표하는 것에 주저함이 없었다. 가끔 과열되어 상대의 의견에 대해 흥분하기도 했지만 곧 진정되었다. 아이들이 어른들보다 훨씬 더 옳고 그름에 대해 관심이 많은 것을 알 수 있었다. 이후 남은 수업도 첫 번째 수업과 비슷한 양상으로 진행되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아이들은 사안에 대한 생 각의 정리와 토론을 통해 상대의 의견이 언제든지 다를 수 있으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논리적인 사고 를 통해 서로의 갈등을 봉합해야 한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체득하는 것처럼 보였다. 어느덧 마지막 시간이 되었다. 눈을 맞추며 이것저것을 물어보는 아이들은 수업과 무관하게 어느새 나에게 소중한 인연이 되어 있었다.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수업을 하는 동안 가장 마음에 드는 것 또한 이것이었다. 사람의 일이란 대개 그러한 것이다.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작은도서관 기획사업 | 작은 속삭임 ⓭ 프로그램 운영 기간 : 2016년 10월 22일~11월 26일(토요일, 5회차)
덕진품애 작은도서관
노래와 랩으로 만나는 문학
기획의도
자아와 세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청소년기의 학생들에게 자신만의 이야기를 전 달하는 한 방법으로 ‘노래와 랩’이라는 장르를 택했다. 팔레스타인, 남아프리카공화 국, 인디문화, 프랑스혁명 등을 통해 세계를 이해하는 또 다른 창을 열고, 관련 음악 을 들으면서 직접 개사하고 랩 가사를 써보는 시간을 가진다. 조금은 서툴더라도 자 신의 이야기를 무대에서 들려줄 수 있는, 문학을 통해 진솔한 이야기를 전달하는 그 런 시간이 되기를 기대한다.
덕진품애 작은도서관은…
꿈다락 교육강사 신지영
덕진품애 작은도서관은 전주 덕진동청소년문화의집 1층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가
아동·청소년문학 작가. 『너구리판사 퐁퐁이』(공저)로 제16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기획부문’을 수상. 저서로 『퍼펙
련산 자락에 위치하여 쾌적하고 조용한 분위기를 자랑하며, 덕진중과 덕일중이 부
트 아이돌 클럽』, 『내 친구는 슈퍼스타』, 『넌 아직 몰라도 돼』, 『짜구할매 손녀가 왔다』 외 다수가 있으며, 백석대 학교 유관순연구소 자문위원, 인생나눔교실 멘토 봉사단 등으로 활동 중
근에 있어 청소년들이 쉽게 찾을 수 있는 곳입니다. 청소년들은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꿈과 열정을 발휘합니다. 2015년 전라북도 작은도서관 평가에서 최우수 도서관으로 선정되었습니다.
프로그램 참여자 강내연, 강성준, 강신영, 강예림, 강현우, 고은재, 김다원, 김다은, 김보경, 김하진, 박한별, 백경민, 양명권, 이대현, 이준호, 이형민, 전지원, 정근수, 최준형, 한빈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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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주간의
속삭임
1차시
세계를 바꾸는 음악 1
3차시
세계를 바꾸는 음악 3
팔레스타인의 분쟁 이유와 인티파타에 대해 알아본
젠트리피케이션과 인디음악에 대해 이해하고 인디음악이 가지는 음악적인 의의
다. 음악학교 ‘알카만자티’가 세워지게 된 이야기를
를 이해한다. 힙합문화의 발생과 그 안의 세부 갈래인 랩에 대한 문화적인 의미를
듣고 음악이 가진 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문학과
알아본 후 동음이의어를 활용해 랩 가사를 직접 써보고 발표한다.
가요의 가사를 비교해보고 〈너의 의미〉를 들은 후 가 사에 나오는 문학적인 표현을 찾아보고 곡을 개사해 발표한다.
4차시
세계를 바꾸는 음악 4
프랑스대혁명과 절대왕정이 무너지게 된 배경, 영국의 의회정치가 발전하게 된 이
2차시
세계를 바꾸는 음악 2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아파르트헤이트에 대해 이해하
유와 프랑스대혁명의 의의를 이해하고 프랑스의 국가 〈라 마르세예즈〉를 들어본 다. 새로 가사를 쓰거나 수업 중 썼던 랩 가사를 수정하고 퇴고한다. 라임을 붙이 고 가사의 깊이를 더한 다음 자신이 선택한 비트에 랩을 실어 발표한다.
고 남아공 시민들이 사랑했던 가수 로드리게스의 삶 을 알아보고 그의 노래를 들어본다. 알레고리에 대해 이해하고 알레고리가 활용된 그림을 소개한 후 각자
5차시
자신들이 좋아하는 노래에 알레고리를 이용한 개사
그동안 수업했던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아파르트헤이트, 프랑스 대혁명, 젠트리피
를 해서 발표한다.
케이션, 팔레스타인 분쟁 등을 이해하고 그와 관련된 인물을 설명할 수 있는 음악
노래와 랩으로 배우는 문학 발표회
을 들은 후 자신들이 만든 곡들을 완성하여 발표회를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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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1.
EPISODE 4.
음악을 듣고 개사하는 모습
랩 가사를 수정하고 퇴고하는 시간
# 김창환의 노래 〈너의 의미〉를 개사한 것 중 경마
# 아이들의 랩문화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다. 힙합
장에 비유한 내용이 인상적이었다. 아이들 대부분이
음악을 좋아하는 친구들도 중간부터 참여해 적극적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이나 그들의 음악을 매우 선
이고 재미있게 수업을 즐겼다. 수업을 즐기는 분위기
호하는 것을 느꼈다. 누군가의 도움에 의지하기보다
가 무르익는데, 몇 회로 끝나는 수업인 게 아쉽다.
잘 못하더라도 스스로 완성하려는 모습이 좋았다. EPISODE 5. EPISODE 2.
4주 동안의 결과물을 발표하는 시간
남아공의 역사를 배워보는 시간 # 모두들 이전보다 음악과 힙합문화에 대한 이해도 # 남아공의 역사를 통해 인종차별에 대한 경각심을
가 높아졌고 생각보다 세계사와 관련된 수업을 잘
갖는 것 같았다. 알레고리에 대해 조금 어려워했지만
기억하고 있었다. 처음과 비교할 때보다 발표력이 두
자신들이 좋아하는 노래 가사를 개사하는 과정에서
배는 향상 된 것 같다. 시간이 조금 더 있었더라면 하
는 생각보다 유연하게 대처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는 아쉬움이 남았다.
EPISODE 3.
자신이 개사한 곡을 발표하는 아이들 # 아이돌 음악에 익숙한 아이들이 랩의 문화를 이해 해 가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처음에는 전혀 발표를 못하던 친구들이 나와서 작은 소리로나마 자신의 글 들을 발표하는 모습이 너무나 감동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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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며
essay
랩을 통해 소통하고 성장한 멋진 시간들 꿈다락 강사 신지영
작은도서관에서 하는 문화예술교육사업이라는 게 너무나 마음에 들어서 공모에 신청했었다. 작은도서관들 이 얼마나 힘들게 운영되고 있는지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의미가 크다고 믿었다. 좋은 기획의도와 좋은 선생 님, 믿고 기다리는 학생이 있는 수업이란 얼마나 멋진 것인가. 하지만 생각보다 먼 거리로 가야하는 상황이 되어서 과연 게으른 내가 새벽같이 일어나 5주의 수업을 무사히 마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걱정부터 앞섰 다. 다행인지 어쩐지는 모르겠지만 밤을 새고 차 안에서 자는 방법을 찾은 후 그 걱정을 덜어낼 수 있었다. 하지만 한 회로 끝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몇 달을 만나는 수업도 아닌 조금은 어중간한 5회 수업이라 마음이 쓰였다. 아이들이 얼마만큼 호응을 해 줄지도 걱정이었다. 5회라는 숫자를 보니 ‘정들자 수업 끝’이 라는 느낌이 강할 것 같아서 조심스러웠는데 다행히 아이들이 잘 경청해주고 따라와 주었다. 마지막 수업 을 하면서는 마음이 찡해지고, 서운하기도 했다. 정이 막 들었는데, 아직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많은데 수업 이 끝나버렸다는 게 솔직한 내 마음이다. 전주 지역이라 사투리를 정겹게 쓸 거라는 예상과 다르게 모든 아이들이 표준어를 쓰고 있었다. 도입부에 하는 인문학 수업이 조금 어렵지 않을까 걱정했었는데 생각 외로 아이들이 잘 따라 주어서 재미있게 진행 할 수 있었다. 아이들에게 음악에 얽힌 나라와 역사이야기를 해 주었고 관련된 음악들도 함께 들었다. 그리 고 대중가요의 가사를 개사하는 작업을 해보고, 그것을 발표하기도 하면서 힙합과 흑인 문화를 이해하고 랩 음악을 들었다. 기존에 나와 있는 비트에 학생들 스스로가 쓴 랩 가사를 실어서 발표하기도 했다. 모두들 생각보다 좋은 가사를 써 주어서 감동이었다. 발표까지 잘했다면 더할 수 없이 좋았겠지만 처음에는 무대 에 나오지도 못해 쩔쩔매던 아이들이 나중에는 스스로 나와 더듬더듬이나마 발표하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너무나 좋았다. 아이들은 참 신기하다. 변하지 않을 것 같지만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 그 모습에 보답을 해온다. 그러니 아 이들을 만났을 때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고 하여 금방 실망 할 필요는 없다. 그렇다고 성급하게 기대를 하는 것도 금물이다. 묵묵히 지내다 보면 어느 날 아이들은 놀랄 만큼 변한 모습을 보여준다. 그 모습을 이 수업 에서도 볼 수 있었다. 첫날 아이들을 보고 함부로 판단하지 않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들은 정말 쑥쑥 자라는 나무와 같다. 좋은 볕과 물이 필요하다. 그러면 거의 대부분은 멋지게 자라난다.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작은도서관 기획사업 | 작은 속삭임 ⓮ 프로그램 운영 기간 : 2016년 10월 15일~11월 12일(토요일, 5회차)
신대1차 글마루 작은도서관
이야기와 노는 시간
기획의도
초등학교 저학년과 그 가족으로 구성된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프로그램으 로 다양한 이야기들을 준비해 그야말로 ‘놀이’의 장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기획 하였다. 어른과 아이들이 서로 상대의 입장이 되어 생각해보고 이해의 폭을 넓힌다. 다양한 활동들을 통해 서로 협력하는 법을 깨달아 가고, 직접 쓰고 만들고, 설명하면 서 문학적 상상력과 표현에 대해 알아 간다. 아이와 어른이 함께하면서 서로 돕고 배 려하는 감동적인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신대1차 글마루 작은도서관은… 아파트 내에 위치한 순천 신대1차 글마루 작은도서관은 지혜와 지식의 공간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주민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주민들과 함께하는 작은 쉼터로서 책
꿈다락 교육강사 황보정미 문학을 전공했으며, 2013년부터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강사 등으로 활동 중
과 연계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입니다. 또한 이용자들에게 책이 가진 저력 을 알려주고, 오감을 함께 사용하는 프로그램 등을 통해 적극 홍보를 하고 있습니다. 영·유아기부터 성인, 노년층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용자들이 찾는 도서관으로 자 리를 잡아가는 중입니다.
프로그램 참여자 강성희, 강찬웅, 김서하, 김지현, 김태성, 문금주, 문수정, 문예랑, 변수정, 서주원, 신광진, 신지호, 양희순, 이시현, 이지원, 정다운, 정재현, 제은아, 천유진, 허영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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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주간의
속삭임
1차시
어른들은 왜 그래?
3차시
사자성어 책 만들기
윌리엄 스타이그의 『어른들은 왜 그래?』를 읽고, 어른
이심전심을 주제로 촉각으로만 암흑상자에 들어있는 물건 맞히는 활동을 한다. 책
과 아이를 각 조로 나누어 우리들만의 ‘어른들은 왜 그
찾기를 통해 ‘새옹지마’, ‘막상막하’, ‘팔방미인’이라는 단어카드 찾기, 사자성어 뜻 알
래?’와 ‘아이들은 왜 그래?’ 책을 만든다. 앤서니 브라운
아보고 이를 주제로 작은 책 만들기 등을 이어간다.
의 『겁쟁이 빌리』를 읽고, 걱정들에 대해 이야기한 후 나만의 걱정인형 만들기를 해본다.
2차시
맛있는 이야기
코키루니카의 『무엇이든 삼켜버리는 마법상자』를 읽
4차시
생각 꾸러미
과자 옮기기 활동을 통해 생각의 연상에 대한 문을 열고, 노래 가사 바꾸기를 통해 생각의 연상을 연습해본다. 마임으로 단어를 맞히는 게임을 한 후, 놀이점토로 특별 한 기능이 담긴 선물을 만들고 선물과 함께 줄 편지를 쓰고 발표하는 시간을 갖는다.
고 보물찾기 형식으로 어른과 아이의 스트레스에 대해 탐구해본다. 음식과 의인법에 대해 생각해본 후 나만 의 식빵인형 만들기, 어른과 아이로 조를 나누어 상대
5차시
의 식빵인형을 주제로 한 이야기를 지어 본다.
의성어와 의태어를 알아보고 붓펜으로 캘리그라피를 써본 후 이 중의 하나를 골라
안녕, 꿈다락
시를 쓰고 족자 꾸며보기, 자유주제로 에코백 만들기로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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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1.
EPISODE 4.
그림책을 함께 읽는 아이들
놀이점토로 선물을 만들어 보는 시간
# 보호자와 아이를 같은 모둠으로 구성하기 보다는
# 생각을 펼치는 시간으로 꾸며졌다. 다양한 놀이들
아이와 보호자 조를 따로 만들어 서로에 대해 알아
로 생각들을 펼친 후 마지막에 점토로 만든 선물과
가는 시간이 상당히 좋았다.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편지를 써서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함께 온 어
상대 모둠에 대한 호기심도 왕성했기 때문이다. 책을
머니께서 눈시울을 붉히며 편지를 읽어 주시는 바람
맛깔스럽게 읽어주신 한 어머님께도 감사드린다!
에 뭉클하면서도 정겨운 장면이 연출되었다.
EPISODE 2.
EPISODE 5.
각자가 만든 식빵인형을 자랑하는 시간
에코백에 그림을 그리는 모습
# 보물찾기를 응용한 활동을 했다. 아이들의 호응이
# 가족이 함께한 수업이었기 때문에 별도의 발표회
좋아 기분도 좋았던 시간이다. 식빵인형을 만들 때는
시간 대신 마무리하는 시간으로 꾸몄다. 족자와 애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모두 집중을 하였고 인형을 주
코백에 대한 관심이 높았고, 직접 작업에 참여하는
인공으로 만든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것에 대한 호응도 좋았다. 오로지 ‘재미’라는 가치만 을 추구하며 달려온 5주, 이야기와 한바탕 놀았던 추
EPISODE 3.
억으로 남기를 바란다.
쓰기 활동에 열중하는 참여자들 # 쓰기 분량이 많아 가장 걱정을 했던 시간인데 결 과적으로는 가장 호응도 좋았고 가장 집중도도 높았 으며 참가자들의 만족도도 높았던 것 같다. 지치지 않게끔 게임 형식을 많이 삽입했는데 그 부분도 성 공적이었다. 사자성어로 이야기를 만들어 보면서 새 로운 재미를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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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며
essay
부모님들과 함께해 더욱 더 신났던 토요일들 꿈다락 강사 황보정미
5주간의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작은도서관 기획사업이 끝났습니다. 제가 배정받은 순천의 신대1차 글마루 작은도서관은 가족단위의 저학년이 대상이었다는 게 가장 큰 특징입니다. 언제나 열정적인 사서선생님의 협업 아래 매주 만석의 출석률로 알찬 수업을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부모님과의 동시 수업이라는 부담감 이 적지 않았지만 단점보단 장점이 더 많았던 것 같습니다. 아이의 변덕이나 투정, 방해에 있어서는 거의 관 여를 할 필요가 없게끔 부모님들이 중간 통제를 잘 해 주셨기 때문입니다. 또한 부모님들 각각의 맞춤형 선 도 아래 저학년이 하기에는 다소 어려울 수 있었던 활동들도 능히 해나갈 수 있었습니다.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내는 일에 있어서는 묘한 경쟁심리가 형성되어 서로를 의식하며 더 잘하려는 분위기 가 연출되기도 했습니다. 때문에 5주 내내 준비했던 콘텐츠를 하나도 남김없이 활용할 수 있었습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4차시 수업 때 주변의 소중한 사람에게 편지를 쓰고 선물을 점토로 만들었던 시간입니 다. 평소에 말하기 어려웠던 아이의 속내를 알고 난 후 어머님께서는 눈물을 흘렸습니다. 또한 아직 쓰지 못 하는 글자도 있고 쓰는 것이 완벽하지 않았던 아이가 발표 만큼은 언제나 자발적으로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고 어머님께서도 미처 몰랐던 아이의 장점을 인지한 후 매번 놀라는 것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돌이켜보면 꿈다락을 할 수 있어서 즐겁고 신나기만 한 토요일들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작은도서관에 대한 이러한 사업 추진이 활발했으면 좋겠습니다. 소중한 경험을 할 수 있게 다방면으로 지지해준 우리도서관재 단과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측에도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고 싶습니다.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작은도서관 기획사업 | 작은 속삭임 ⓯ 프로그램 운영 기간 : 2016년 10월 22일~11월 19일(토요일, 5회차)
꿈크루 작은도서관
룰루랄라, 신나는 그림책 여행
기획의도
그림책 속에 들어 있는 이야기와 감정, 신비로운 세계로 떠나는 시간이다. 매 시간 다양한 그림책을 함께 읽고, 그와 관련한 연계 활동을 해본다. ‘룰루랄라’, ‘오감충전’, ‘흥미진진’, 토닥토닥‘과 같은 주제로 4주 동안 진행하면서 우리의 오감과 상상력을 깨우고 모험에 대해 꿈꾸며, 아픈 마음도 달래주는 시간을 갖는다. 그야말로 책 속으 로 떠나는 여행이다.
꿈크루 작은도서관은…
꿈다락 교육강사 양미선
‘꿈크루’는 ‘꿈을 키워가는 사람들이 함께하는 공간’, ‘꿈이 크는 도서관’이라는 뜻을
〈고도원의 아침편지〉 기획 및 디자인 업무를 담당했으며, 현재 마하어린이도서관, 도래새미 wee상담센터 〈신나는
담고 있습니다. 이름 그대로 작지만 알차고 따뜻한 공간, 인근 주민의 사랑방으로서
책놀이〉 등의 강연 활동 중
의 역할에 충실하고자 합니다. 이용자들의 편의와 문화적 욕구 충족을 위해 다양한 문화강좌를 유치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이용자들에게 ‘편안한 쉼터’, ‘발걸음이 부 담스럽지 않은 곳’이 되고 싶습니다.
프로그램 참여자 강지훈, 김동희, 김소연, 문강호, 문지민, 민송연, 서준우, 신서연, 안희찬, 이건융, 정서율, 조수민, 조승현, 천우진, 최선웅, 최예린, 홍지민, 황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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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주간의
속삭임
1차시
룰루랄라 그림책 : 노올자
4차시
토닥토닥 그림책 : 내 마음이야
‘그림책’, ‘놀이’, ‘도서관’ 등 다양한 활동으로 재미있
감정, 기분에 대해 알아보고 ‘나의 감정책’을 만들어 보고 관련 주제의 그림책을
는 시간을 시작한다. 생각그물로 ‘나’ 표현하기, 비석
함께 읽고 감정을 표현하고 서로 이야기를 나눈다. 색채로 감정 표현해 보기, 사랑
치기, 땅따먹기 등의 연계활동을 해본다.
의 약봉지를 꾸며서 아픈 마음을 ‘호~’ 해주는 시간도 가져본다.
2차시
5차시
오감충전 그림책 : 느끼는 대로
두런두런 그림책 : 다함께 하하호호
내가 보고 느낀 것을, 글과 그림으로 풀어내는 책놀이
작은 전시회와 발표회 시간. 『어떤 화장실이 좋아』, 『커졌다』, 『나의 엄마』 등의
를 해본다. ‘느끼는 대로 시 쓰기’ 시간에는 느낌이 살
그림책을 함께 읽고, 인터뷰 놀이와 미션놀이를 진행한다. 그동안의 결과물 발표
아 있는 시들을 찾아 낭송하는 시간을 갖는다. 스크래
및 영상 감상 등으로 마무리한다.
치 종이에 자유롭게 그리는 연계활동을 진행한다.
3차시
흥미진진 그림책 : 꿈, 상상, 모험
‘꿈, 상상, 모험’의 즐거움을 함께 나누며 노는 시간이 다. 그림책을 함께 읽으며 모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다. 풍선으로 얼굴 그리기, 풍선 살리기, 풍선 릴레이 등 다양한 풍선 놀이를 한다. 함께 노래를 듣고 그 가 사를 그림으로 표현하는 활동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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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1.
EPISODE 4.
생각그물로 나를 표현하는 시간
사랑의 알약을 만드는 모습
# 땅따먹기, 비석치기 등 두 시간 반가량을 시간 가
# 내가 생각하는 느낌단어를 먼저 색깔로, 그 다음
는 줄 모르고 신나게 놀았다. 첫 시간은 성공한 셈이
연상되는 글과 그림으로 옮겨 표현하는 시간이 있었
다. 아이들의 반짝이는 눈망울이 예뻤고, 평소 도서
다. 신기할 정도로 모양과 표정, 색깔을 다양하게 표
관을 자주 찾는 아이들이라 서로를 잘 알고 있어 진
현하는 것이 거리낌 없이 솔직해서 좋았다.
행도 편했다. 앞으로 더 즐거울 수 있겠지? EPISODE 5. EPISODE 2.
작은 전시회와 발표회를 하는 모습
느끼는 대로 써본 시 # 수업결과물들을 하나하나 보고 있자니, 장난치며 # 자유롭게 그리고, 자유롭게 쓰는 시간이라 즐거웠
노는 듯하던 아이들 손끝에서 탄생한 글, 그림 하나
다. 의성어 의태어를 이용한 시 쓰기에 도전했다. 거
하나에 감동이 밀려왔다. 함께한 작품들을 하나하나
침없이 솔직한 시들을 여덟 편 정도 낭송했는데, 이
전시했다. 재밌고 신났고 고맙다는 아이들의 말이 뭉
런 것도 시냐며 웃기도 했다. 각자의 목소리를 담은
클하게 기억에 남는다.
시들을 뚝딱뚝딱 지어서 벽에 붙였다. 글로 잘 풀어 내 준 아이들이 대견했다. EPISODE 3.
풍선놀이에 열중하는 아이들 # 이미 놀이에 익숙해진 아이들은 수업 후반부의 놀 이를 단연 기대했다. 먼저 그림책을 읽고 이야기를 연상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어진 활동에서는 풍선을 이용해 다양한 놀이를 하였는데 풍선 놀이의 한판승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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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며
essay
신나고 설렘 가득했던 꿈크루만의 꿈다락 꿈다락 강사 양미선
‘룰루랄라~ 신나는 그림책 여행’을 재밌게 다녀왔다. 갈 때마다 아이들과 어떤 이야기들을 나눌지 설렜고, 여행을 마친 뒤에 또렷이 남은 것은 아이들의 눈망울들이다. ‘선생님, 뭐하실 거예요?’라며 따르는 아이들 이 있어 무얼 해도 덩달아 재밌었던 순간들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매 차시, 주제에 따른 그림책들을 앞쪽에 전시해 두었다가, 골라들고서 읽어주었다. 『윌리의 신기한 모험』 처럼 책 페이지를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무슨 일이 벌어질지 귀를 쫑긋 세우기도 했고, 『눈을 감고 느끼 는 색깔여행』처럼 특별한 의미를 담은 그림책을 만져보도록 설명하고 각자가 느끼도록 뒤에서만 넌지시 던져주기도 했다. 감정, 기분단어 알아맞히기 놀이 때는 『행복한 물고기』 그림들을 보며 퀴즈풀기에 열중해 보았다. 마지막 차시에 함께 읽었던 『어떤 화장실이 좋아』는 아이들에게 ‘어떤 생각이 드냐’고 물어보고 싶어서 고른 책이 었는데, ‘숨은그림찾기’에 열중하며 자기 생각을 솔직하게 말해 주어서 참 좋았었다. ‘내가 보고 느낀 것을, 마음껏 표현해보기’가 신나는 여행의 주요 핵심활동이 될 거라 생각했다. 1·2학년 대 상이고 놀기 좋아하는 개구쟁이 아이들인데 글을 쓴다고 하면 도망가지 않을까 싶었는데, 예상을 뛰어넘는 글솜씨와 그림에서 솔직한 마음들을 볼 수 있었다. 사천 꿈크루 수업교실은 앞쪽이 노란색 벽이었는데, 벽 면에 각자 그림과 글들을 모아 붙여 두고, 서로서로 느낌 나누기를 많이 했다. 벽면에 붙여 놓고, 한 걸음 뒤 쪽에서 감상하고 나누었던 8절 도화지 작품들은, 마지막 차시에 작은전시회 형태로 모아서 보여 주었다. 함께하는 책놀이 활동으로, 첫 시간 ‘비석치기’, ‘땅따먹기’를 시작으로, 풍선놀이, 노래 부르기, 인터뷰놀이 등 몸으로 하는 놀이들은 언제나 최고였다. 작은도서관이 놀이터가 되는 순간은 아이들이 제일 기다리던 시간이었을지도 모른다. ‘랄랄라 즐거운 꿈크루 작은도서관 / 언제나 오고 싶은 작은도서관 / 다음도 또 하고 싶은 게임 / 다음도 또 또또 와야지~!’ 동희가 쓴 시처럼, ‘또또또’ 보고 싶은 아이들과의 신나는 그림책 여행이었다. 아이들이 나 중에 더 자라서도 그 신나고 설렜던 기분을 마음 가득 간직했으면 한다.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작은도서관 기획사업 | 작은 속삭임 ⓰ 프로그램 운영 기간 : 2016년 10월 15일~11월 26일(토요일, 5회차)
마하어린이도서관
우리 몸의 소중함 알기
기획의도
다른 관점에서 사물을 인식해 보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기획되었다. 우리는 우리 몸 의 중요한 부분인 ‘손’이 하는 일을 알고 있을까? 손의 기능에 대해 생각해보고 손을 의인화해 편지를 쓰는 활동을 이어가며 생각을 전환한다. 관점을 달리하는 연습들 을 매 차시 진행하면서 상상력을 버무려 나만의 이야기를 꾸미고 다양한 연계활동 을 한다.
마하어린이도서관은… 진주 최초의 사립 공공도서관으로 500명의 후원자들, 아이, 어른, 시민 모두가 함께
꿈다락 교육강사 김혜은 2013년부터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문학강사로 활동 중
꿈꾸며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개관 전부터 ‘아이를 변화시키기 위해선 엄마가 변해 야 한다’는 철학을 가지고 엄마독서학교를 진행했으며, 다양한 독서프로그램과 문 화예술프로그램을 진행하였습니다. 걸어서 10분 거리마다 어린이도서관이 세워지 는 그날을 꿈꾸며 희망의 씨앗을 먼저 뿌리내려 보고자 합니다.
프로그램 참여자 김민아, 김민재, 김수민, 김준서, 김채린, 김채원, 문상미, 문승미, 박윤진, 박하진, 송나현, 이가영, 이예진, 전예소, 전지후, 정지윤, 정하진, 최예원, 추현수, 추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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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주간의
속삭임
1차시
우리 몸의 소중함 알기
3차시
이야기 공작소
손의 소중함을 인식하고 글을 써본다. 우리 몸의 소중
여러 가지 제약과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창의적인 글을 써본다. ‘내가 만약 작가라
함에 대해 이야기 해보고, 손에 대해 구체적으로 생각
면?’ 이란 가정을 통해 익숙한 동화 속 주인공들의 이미지를 버리고 새로운 이야
하는 시간을 갖는다. ‘우리 손이 하는 일?’ ‘손이 없다
기를 만들어 본다. 다양한 생각과 상상을 해보는 시간으로 꾸민다.
면?’ 등의 가정을 통해 손의 중요함을 일깨우고, 손의 소중함을 생각하며 손에게 편지를 쓰고 발표한다.
2차시
도서관 일기예보
4차시
나의 특별한 친구를 소개합니다
다양한 존재들이 친구가 될 수 있음을 인식하고 소개하는 글쓰기 시간이다. ‘토끼 가족’과 ‘바다 속 이야기’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해 이야기를 만들어 보고 재미있
재미있는 단어들을 연결해 시를 쓰는 시간이다. 날씨
는 이야기들이 완성되면 놀이점토를 활용해 새로 만난 친구의 모습을 표현해 본
를 소재로 다양한 연상을 하고, 그 단어들을 이어 멋
다. 나의 멋진 친구를 소개하는 시간을 갖는다.
진 글로 완성해본다. 그림책 『도서관 일기예보』를 함 께 읽고 날씨와 관련한 다양한 시들을 소개한다. 투명 우산에 시를 써서 꾸미고 발표한다.
5차시
우리들의 마지막 이야기
마지막 시간은 ‘둥글게둥글게’ 게임으로 조를 나누고, 그동안의 시간을 돌아본다. 느낀점, 아쉬운 점, 좋았던 점 등 자신의 생각을 담은 ‘꿈꾸는 나무’를 만들고 그동 안 만들었던 작품들을 전시해 부모님과 공유하며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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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1.
EPISODE 4.
‘손’으로 연상되는 그림을 그리는 아이들
놀이점토로 친구를 만드는 시간
# 콜라처럼 매력이 톡톡 튀는 아이들을 만났다. ‘손’
# 엄청난 집중력을 보이는 아이들이 마냥 신기했다.
에게 고마운 마음을 담아 편지를 써보라고 했을 때,
조그마한 손으로 놀이점토를 조물조물 하더니 토끼
조그마한 손으로 열심히 적는 모습이 어찌나 예쁘던
한 마리, 고래 한 마리가 뚝딱 탄생한다. 1학년 민재
지. 아이들의 상상력은 언제나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는 바다에 사는 독버섯인데 이걸 먹으면 1초 만에
나온다. ‘독수리의 짝사랑’, ‘산의 아름다움’……, 제목
죽는다며 선물하기도. 이어 해독약초를 만들어 주
부터 비범한 작품들이 마구마구 쏟아졌다.
더니 100년은 더 살 거라나? 감동과 놀라움으로 가 득했던 시간이었다.
EPISODE 2.
우산에 직접 쓴 시를 옮겨 적는 시간
EPISODE 5.
함께 꿈꾸는 나무를 만드는 시간 # ‘김밥도 단풍 들었어요!’ 날씨 이야기를 하던 중 나 온 한 아이의 말에 절로 웃음이 나왔다. 아이들의 말
# 긍정적인 에너지가 가득했던 시간을 아쉬움으로
은 하나도 틀린 것이 없다. 작은 소리에도 귀 기울여
마무리했다. ‘선생님 이거 다음에 또 해요? 다음에 또
들어 보면 아직 완성되지 않은 시들이 세상에 나온
하면 저 꼭 할 거예요!’ 아쉬워 하고 또 하고 싶다는
다. 마치 풀지 않은 선물 상자 같다.
말에 그저 감동을 받을 수밖에. 짧은 만남이었지만 잊지 못할 추억으로 묵직하게 남을 것이다.
EPISODE 3.
캐릭터를 상상하고 그리는 아이들 # 원하는 캐릭터를 가지고 이야기를 만들었는데 재 미있고 기발한 이야기들이 넘쳐났다. 키득키득 거리 고 손으로 자기가 쓴 글을 보여주지 않으려 잔뜩 움 츠려서 쓰고 있는 아이들을 보니, 저절로 행복한 마 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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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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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만났던 추억에도 단풍 들겠네 꿈다락 강사 김혜은
‘교육은 그대의 머릿속에 씨앗을 심어주는 것이 아니라, 그대의 씨앗들이 자라나게 해 준다.’ - 칼릴 지브란
짧은 시간 동안 우리는 많은 것을 해냈습니다. 다섯 손가락을 펴고 한 주, 한 주 이뤄 낸 이야기를 하나씩 꺼 내며 손가락을 접었더니 마지막엔 엄치가 ‘척’하니 남았습니다. 아이들과 엄지손가락을 높이 올리며 ‘최고’ 를 외치며 우리의 시간을 마무리했습니다. 첫 시간 어색했던 모습과 부끄러운 모습을 감추려고 썼던 가면은 금세 벗겨지고 순수한 아이들의 모습으로 우리의 가을을 가득 채웠습니다. 2주차 수업 때에는 날씨와 가을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수업을 하 러 오는 길에 산에 울긋불긋 단풍을 보았는데 마침 제 차 옆으로 노란 버스가 지나고 그 앞엔 빨간 자동차 가 보여 아이들에게 ‘도로 위에도 단풍이 들었나 보다’라고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그랬더니 한 아이가 ‘김밥 에도 단풍이 들었어요!’라고 말했고, 아이들의 입에서 단풍이야기가 쏟아져 나왔습니다. 아이들의 말은 하 나도 틀린 것이 없습니다. 작은 소리지만 귀 기울여 들어 보면 놀라운 표현들이 가득하다는 걸 알게 됩니 다. 아직 완성되지 않은 시들이 세상에 마구 쏟아져 나옵니다. 한 예로 민재의 글 속에서 ‘나는 철봉을 하고 있었는데 개미가 내 신발을 타고 머리끝까지 올라갔다. 아마도 큰 하늘과 세상이 궁금했나 보다.’라는 놀라 운 표현을 볼 수 있었죠. 매 시간 저는 아이들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얻어 갑니다. 씨앗을 심어 주는 것이 아니라, 씨앗들이 자라 나게 해 준다는 명언처럼 우리 아이들의 씨앗은 따스한 햇볕을 만나 한 뼘 자라고, 촉촉한 비를 만나 또 자 라고, 시와, 사랑과, 웃음을 만나 쑥쑥 자라날 것입니다. 10년 후 2026년 가을, 우리가 만났던 오늘을 추억 하며 미소 짓길 바랍니다.
2016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작은도서관 기획사업 작은 속삭임, 큰 울림
발행인
주성혜
발행일
2016년 12월 21일
주최
문화체육관광부
주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발행처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기획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가족문화팀 / (재)우리도서관재단
디자인
MK Dream Korea
등록번호
KACES-1660-C003
ISBN
978-89-6748-187-2(933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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