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봉은 과거부터 지금까지 역사의 중심에 선 적은 없었지만, 벼슬길을 마다한 채 학문의 정진에만 힘쓴 어느 시골의 선비의 마음처럼
은근한 기개가 서려있는 곳입니다. 예나 지금이나 한 나라의 수도는 동경으로 가득한 곳이었고, 그 수도를 향해 저 멀리서 온 사람들의
쉬어가는 거처가 비봉이라는 마을의 탄생배경입니다.
비봉에 오면 언젠가 어디선가 보았던 고장
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이곳에 처음 온 이방인조차 자신의 고향마을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지역 특유의 색깔로 한껏 칠해져 있
진 않지만, 그렇기에 어디에나 동화될 수 있는 관대함이 살아있습니다. 마을의 뒷골목에서는 어린 시절 함께 뛰어놀던 옛 동무가 금방
이라도 뛰어나올 것만 같고, 어떤 집 대문 사이로는 어머니가 해주신 따듯한 밥내음이 폴폴 풍겨져 나올 것만 같습니다.
누구라도 마음 놓고 쉬어갈 수 있는 고장, 인연의 쉼터 비봉을 추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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