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 E TAWAY
해발 3000m 고원이 품은 비경과전설을만나는여정
2
1, 5 아레키파 교외 전경. 등고선을 따라 평지를 만들고 각종 2 콜카 리버 인근에
농산물을 재배하는 테라스를 볼 수 있다.
자리한 아란와Aranwa 호텔. 콜카 캐니언 여행의
3
‘베이스 캠프’로 통하는 치바이Chivay 마 을에서 가장 고급스러운 숙소다.
3아
레키파 시내에 있는 레스토랑 치차 Chicha에서 선보이는 빵.
4페
루에서 가장 큰 종교 건축물로 명성 높은 산타 카탈리나 수녀 원. 아레키파 도심에 있다.
시’라 불린다. 실제 페루 전체를 통틀어 가장 큰 종교 건축물이다. 스페인 식민지 시절, 40년 가까이 걸려 지은 건물은 당시 수녀가 얼마나 인기 높은 직업이었는지를 실감케 한다. 귀족 가문 자녀들은 14세 이상 이 되면 신에 귀의한다는 명분 아래 막대한 지참금을 들고 이곳에 들어왔다. 죽을 때까지 밖에 나갈 수 없었지만 몸종을 거느렸으며 침실은 비싼 천과 이불로 꾸몄다. 음악가들을 초대해 콘서트까지 즐길 수 있었다. 숨을 거두면 화가가 수녀원 안으로 들어와 초상화를 그렸다. 미로처럼 구불구불 얽힌 길을 따라
4
빨간색과 파란색으로 칠한 사적・공적 공간이 자리하고 그 주변으로는 크고 작은 정원이 자리한다. 세속
5
적인 즐거움과 자유를 포기한 대신 자신들만의 새로운 ‘천국’을 만든 느낌이다.
1
아레키파는 3352m 깊이로 세계에서 가장 깊은 협곡, 콜카 캐니언Colca Canyon을 위한 여행 거점이기 도 하다. 아레키파에서 자동차로 5시간 이상 걸리는 거리. 차량이 해발 5000m까지 계속해서 오르는 코
그랜드 캐니언보다 깊은 협곡 콜카, 하늘과 가장 가까운 호수 티티카카, 사라진 공중 도시 마추픽추…. 우리가 페루 여행에서 기대하고 꿈꾸는 것들은 모두 남부에 몰려 있다. 지구 반대편에 있는 곳답게 자연과 역사는 물론 삶의 풍경까지 확연하게 다른 곳. 워낙 굵직한 관광지가 많아 전 세계 사람들이 몰려오는 페루 남부 3개 도시로의 여행.
스라 고산증으로 고생하는 사람이 생기기 시작한다. 고산증이 오면 귀가 먹먹하고 매스껍고 숨 쉬기도 힘들다. 고산지대가 많은 페루에서 고산병 약은 필수품. 여행을 떠나기 전 병원에 들렀더니 ‘혈액 팽창’ 을 위해 비아그라를 처방해줘 당황했다. 현지 가이드는 수시로 물을 많이 마시고, 초콜릿이나 과일을 먹 고, 코카coca 잎(코카인의 원료로 안데스 고원 원주민들은 호흡 진정을 위해 코카 잎을 사용했다)을 씹 으라고 강조했다. 많은 관광객이 도심에서 새벽 2~3시 출발, 9시경까지 콜카 캐니언까지 도착하는 이유
하늘의 신 콘도르가 있는 백색 도시 아레키파 Arequipa
나 고산지대에 오르면 황량한 벌판을 무리지어 다니는 알파카와 비쿠냐
는 페루의 국조이자 잉카제국 때부터 하늘을 지키는 영물로 생각한 콘도르condor를 보기 위해서다. 몸
“페루의 수도 리마 10분의 1 크기지만 음식이나 역사적 중요성, 자존감에
를 자주 볼 수 있다. 이들 천연섬유로 각종 의류 제품을 만드는 ‘쿠나Kuna’
길이가 130cm에 이르는 거대한 맹금류로 이곳에 둥지를 틀고 사는데 아
서 전혀 밀리지 않는다. 페루의 ‘미식 르네상스’를 주도하는 도시라 최고
와 ‘솔 알파카Sol Alpaca’는 페루가 자랑하는 대표 패션 브랜드. 여행 가
침 9시 전후, 협곡에서 발생하는 상승기류를 타고 하늘로 날아오른다. 관
급 레스토랑도 많다. 아레키파에 간다고 하면 페루 다른 도시 사람들이
이드 조지George는 “야생에서 무리지어 살아가는 비쿠냐의 경우 캐시
광객들은 4910m 높이 전망대에 앉아 묵묵히 콘도르를 기다린다. 그 앞으
‘(도도한) 그곳에 가려면 다른 나라 여권이 있어야 할걸요’ 하고 농담을 건
미어만큼이나 비싼 가격에 거래돼요. 섬도(실의 섬세함)가 8~12미크론
로는 깎아지른 듯한 절벽과 깊이를 알 수 없는 협곡이 버티고 섰다. 그렇
넨다.” 여행 가이드 <론니 플래닛>에 나오는 아레키파 소개 글이다.
으로 최고 수준입니다”라고 강조한다. 아레키파의 애칭은 ‘화이트 시티
게 1시간. ‘마침내…’, 하는 극적 순간을 기다렸지만 저 멀리 참새처럼 작
광장에 갈 수 있는 곳에 위치하며 고풍스러운 회랑과 가구, 예술품이 많아 유명 갤러리
리마에서 비행기로 1시간 20분 거리에 있는 아레키파는 부유하고 자신
White City’다. 아레키파 주변으로 엘 미스티El Misti(5822m), 차차니
게 보인 때가 한두 번 있었을 뿐 전망대 앞으로는 한 번도 오지 않았다.
에 온 듯한 느낌을 준다. 2013년 여행 정보 사이트 ‘트립어드바이저’가 선정하는 ‘트
감 넘치는 도시다. 페루는 금, 은, 구리, 망간 등 천연 광물 매장량이 세계
Chachani(6057m), 피추피추Pichupichu(5664m) 등 백두산(2750m)
콜카 계곡은 최근 ‘뜨는’ 관광지다. 페루를 평균 20일씩 여행한다는 독일
래블러스 초이스’에 올랐다. 총 40개 객실을 보유하고 있다. www.casa-andina.
10위권에 드는데 그중 상당량이 아레키파 인근에서 채굴된다. 잉카제국
두 배 높이 화산이 즐비한데 이곳에서 나는 화산암 실라Sillar로 건축물을
인을 포함해 많은 유럽인이 이곳 로지lodge나 콘도에 짐을 풀고 며칠씩
을 몰락시킨 스페인 정복자 피사로가 건설한 도시라 문화 유적지도 많
지어 ‘백색 풍경’이 많다. 암석 자체에 따뜻한 기운이 감돌아 도심 전체가
트레킹이나 자전거 하이킹을 즐긴다. 페루는 국토 면적이 세계에서 열아
리드 이 가스통Astrid Y Gaston’의 스타 셰프 가스통 아쿠리오Gaston Acurio
다. 스페인 식민지 시절 건축물이 많은 역사 지구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
밝고 부드러운 느낌이다.
홉 번째로 크지만 전 국토의 10% 정도만 경작이 가능한 곳. 거칠고 황량
가 아레키파에 선보인 모던 레스토랑. 페루 고유의 곡류 퀴노아quinoa와 키위차
산으로 지정돼 있다. 소목 낙타과인 알파카와 비쿠냐에서 얻은 천연섬유
도심 속 최고 관광지는 산타 카탈리나Santa Catalina 수녀원. 거대한 부
한 자연이 낯설고 이국적인 경험을 선사한다. 그렇게 며칠을 머물면 하늘
kiwicha 등 전통 식재료를 활용해 만든 다양한 육류와 해산물 요리를 맛볼 수 있다.
로 만든 스카프와 이불로 대표되는 직물 산업도 자랑거리. 도심에서 벗어
지에 예배당, 저장고, 목욕탕, 주방 등 22개 건물이 모여 있어 ‘도시 속 도
의 신, 콘도르를 눈앞에서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298
Where to Stay & Eat Casa Andina Private Collection Arequipa 아레키파를 대표하는 럭 셔리 호텔로 1794년 설립한 조폐국을 레노베이션했다. 걸어서 시 중심부인 아르마스
com/casa-andina-private-collection-arequipa
Chicha Restaurant 세계 최고 레스토랑 중 한 곳으로 손꼽히는 리마 ‘아스트
www.chicha.com.pe
2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