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광진문화연구소 '나루사이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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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nts
3P
들여다보기
5P
나루의 발견 . 19
극단 충동
9P
나루의 발견 . 20
ffroi(프루아)
13P
나루의 발견 . 21
클로젯
17P
나루살롱
서로 탐색하는 강아지, 식물이 많은 작업실
19P
나루살롱
밤 비, 굴
21P
나루생활사
극장 바깥에서 펼쳐지는 영화들
23P
작당모의.zip
8월 작당모의 프로젝트 현장 스케치
나루의 발견. 19 극단 충동
‘극단 충동’에 대한 간략한 소개 부탁드린다. ‘극단 충동’은 올해로 6년 차에 접어든 극단으로 일반인을 대상으로 단원을 모집하여, 배우 훈련을 비롯한 전 연극 과정을 몸소 체험할 수 있는 극단이다. 사실 연기란 본능이고 우리는 저마다의 삶에서 나름의 역할 놀이 를 하며 살고 있는데, 전공자가 아니면 연극을 경험할 기회가 드물다고 생각해 극단을 만들게 되었다.
보통 극단은 대학로에 있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광진구에 자리 잡은 특별한 이유가 있다면? 다분히 현실적인 이유일 수 있겠지만 극단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자택이 있기 때문이다. 탁아시스템이 있던 유치원과 달리, 아이를 초등학교에 입학시키고 나니 12시면 마치는 아이의 일정을 극단 생활과 도저히 병행할 수 없었다. 아이를 맡길 여력은 없고, 연극은 해야겠고. 아이에게 무슨 일이 생겼을 때 신속하게 달려갈 수 있는 기동력이 무엇보다 필요해 광진구, 그리고 집 근처에 자리 잡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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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면 연극이란 장르를 어색해하는 관객을 자주 보곤 한다. 연극이 낯선 사람들을 위해 ‘극단 충동’에서 진행되는 정기공연들이 어떤 단계를 거쳐 실행되는지 설명 부탁드린다. 우선 모집을 위해 배우들과 함께 전단지를 붙이러 돌아다닌다. 어떤 분들은 전단지의 ‘연극’이라는 빨간 글자 가 자신의 가슴에 총을 쐈다며 이끌리듯 찾아오시기도 한다.(웃음) 그렇게 모집이 완료되면 6~7주 정도의 기 초훈련을 시작하며 연극이라는 것을 몸에 흡수시키는 과정을 겪는다. 체력 훈련, 감정 표현, 표정 연기, 발성, 화술은 물론 배우끼리 팀워크를 이루기 위해 함께 움직이는 연습과 자신의 이야기를 즉흥극으로 만들어 보기 등 여러 가지 연극적 요소를 이때 다룬다. 특히 ‘극단 충동’은 움직임을 중시하기 때문에, 옆 돌기와 물구나무 를 비롯한 아크로바틱까지 직접 지도한다. 이후 작품과 배역이 확정되면 약 6주간 정해진 작품을 갖고 연습에 돌입하고, 공연을 올리기까지 작품에 매진하며 배우가 가진 달란트를 쏟아내는 과정을 반복한다.
정기 공연 준비로도 일 년이 가득할 것 같은데, 혹시 이외에 ‘극단 충동’에서 진행하고 있는 활동들이 있다면? ‘화술반’이라는 이름으로 진행 중인 낭독 공연 프로그램이 있다. 기초 훈련 과정에서 신체 훈련이 제외되었다 고 생각하면 쉽다. 기초 훈련 과정은 공연 하나를 위해 달려간다면, 화술반은 여러 희곡작품을 다루며 텍스트 위주의 접근을 용이하게 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이외에도 ‘극단 충동’ 공간에서 연극 치료를 이용한 개인 상담 및 집단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계속해서 새로운 작업을 해보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공연이 없는 날은 상 영회나 단기간 작업을 진행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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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현실적인 이유인 것 같다. 여러 의미로 대단하시다. 광진문화재단에서 나루아트센터를 운영하다
정말 다양한 활동을 하시는 것 같다. 활발히 극단을 운영하면 많은 일 혹은 사건(?)들이 있었을 텐데,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는지? 2017년 제 38회 ‘근로자 연극제’에서 금상과 연출상을 함께 받은 적이 있다. ‘극단 충동’이 보통의 극단과 다 른 점이 있다면 작품을 정해 놓고 오디션을 통해 배우를 캐스팅하는 것이 아니라, 배우가 먼저 있고 그들에 맞 춰 작품을 선택하는 점이다. 덕분에(?) 마땅한 작품이 없다면 직접 작품을 쓰기도 한다. ‘근로자 연극제’에서 수상한 <세상의 모든 거짓말>이 바로 직접 써서 올린 ‘극단 충동’의 첫 번째 창작극이었다. 아무래도 좋은 결 과가 있어서 수상의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는 것 같다.
어느새 인터뷰의 끝이 다가와 간다. ‘극단 충동’의 이름으로 앞으로 어떤 활동을 더 하고 싶은지 궁금 하다. 상대적으로 문화에 소외된 그룹을 대상으로 연극을 다뤄보고 싶다. 주부, 청소년, 노인들과 함께 말이다. 아이 의 엄마로 있다 보니 유난히 주부들이 계속 보이기도 하고. ‘엄마는 아이의 날씨(계절)’이라는 말이 있다. ‘엄마 의 날씨가 안 좋으면, 그 아이는 시베리아에서 사는 것과 같다“라는 말. 이처럼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는 사람들을 모아 연극의 힘으로 좋은 에너지를 확산시키고 싶다. 문화가 낯선 사람들을 대상으로 연극을 많이 접 하게 도와주고, 치유까지 이끌어 낼 수 있는 활동을 해보는 것이 현재 품고 있는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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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덧붙이고 싶은 말이 있다면? <파수꾼>, <결혼> 등을 통해 학창 시절 교과서에서 한 번쯤은 만나봤을 이강백 작가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 다. “냉정한 현실 속에서도 유한한 존재로서 영원함을 갈망했다는 것이 큰 기쁨이었다.(이 유한한 존재가 영원 을 꿈꿨다.)” 나는 이 말이 마음이 정말 와 닿았다. 이미 유한한 현실이지만, 연극 안에서는 무궁히 상상할 수 있 는 것처럼 사람들이 계속 무언가를 꿈꿀 수 있는 공간으로 연극, 혹은 ‘극단 충동’을 찾고 기억해 줬으면 좋겠다.
뚝섬유원지 근처에 위치한 ‘극단 충동’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연극 워크숍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극단으로 2013 년 창단 이후, 약 6년간 스무 번 이상의 무대를 올리고 있다. 배우로서 무대가 삶의 축소판임을 이해하고 태어 나 성장하고 죽는 삶의 일련의 과정을 체험한다. 매 순간 느끼는 감정을 토대로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쏟아낼 수 있도록 노력하는 ‘극단 충동’은 빛나는 무대를 위해 언제나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주소
서울 광진구 자양3동 497-4 B1 충동 소극장
홈페이지
www.choongdong.com
www.facebook.com/playchoongdong
evening9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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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루의 발견. 20 ffroi(프루아)
‘ffroi(이하 프루아)’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린다. ‘프루아’는 토탈 패션을 지향하는 가죽 브랜드이다. 소수를 위한 디자인을 하겠다는 모토 아래 우리 브랜드만 의 특별한 분위기를 가지려 노력하고 있다. 일상 속 다양한 것들에서 영감을 얻고자 건축, 사진, 사람, 동물, 식 물 등 작고 소소한 것들에 대하여 주의 깊게 관찰하고 있다. 관찰한 것들을 ‘프루아’의 시선으로 재해석하고 조 합하여 디자인에 담고 있으며, 다양한 협업 프로젝트를 통해 ‘프루아’의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우리를 비롯해 20~30대 여성들에게 ‘프루아’의 인기가 정말 대단하다.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인데, 그래도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프루아’의 제품 라인과 활동에 대해 설명해 줄 수 있는지 기본적으로 가죽을 중심으로 포멀한 의류를 다루는 ‘시그니처 라인’과 배낭이나 가벼운 패브릭을 다루는 세 컨드 라인인 ‘트래블러 라인’이 있다. 사실 가죽이 가진 두껍고, 무겁고, 가격이 나간다는 현실적인 문제로 여 름이 항상 비수기였고, 이태리, 프랑스, 독일 가죽을 주로 사용하는 ‘프루아’ 제품의 특징을 버리고 가죽 단가 를 낮춰 질이 낮은 제품을 만들고 싶지는 않았다. 비수기 그리고 가격에 관한 고민을 거듭하던 중 “차라리 패 브릭을 사용해 제대로 된 배낭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에 세컨드 라인이 탄생했다. 이외에도 지금 이 카페 ‘ffanci(팬시)’가 공식적인 세 번째 라인이다. 카페 가구들부터 작은 소품들까지 모두 직접 디자인하 고 제작했다. 9
가 굉장히 독특한데, 광진구 그것도 중곡동에 자리를 잡으신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궁금하다. 바로 옆 동네인 성수동에서 4년 정도 지내다 올해 초 광진구로 사옥 전체를 이사했다. 브랜드 규모가 커지면서 더 큰 창고도 필요했고, 작업 공간도 넓혀야 했는데 당시 성수동 작업실은 이 모든 것을 충족하기엔 너무 좁았 다. 서울 방방곡곡을 찾아다니다 이 공간을 만나게 됐다. 원래 물류센터로 사용하던 건물이기에 원하는 용도 에도 적합했고, 주차 공간도 넓어 쇼룸 운영에도 도움이 될 것 같았다. 여러모로 추구하고 있던 ‘프루아’의 모 습과 잘 맞아 떨어져서 이곳을 선택하게 되었다. 바로 옆 동네지만 성수동과 중곡동은 분명한 차이가 있을 것 같은데, 지내며 느껴지는 광진구만의 특 징이 있는지? ‘프루아’ 사옥이 중곡동에서도 외곽에 위치해 있다 보니 주말에 친구들을 만나러 다른 지역에 놀러 가면 나도 모르게 사람 구경을 하게 되더라. (웃음) 하지만 복작합 시내보다 조용한 곳을 좋아해 만족하면 지내고 있고, 앞으로도 이 공간을 ‘프루아’의 베이스캠프처럼 운영하고 싶다. 더불어 성수동처럼 유동 인구가 많은 곳이 아 니라서 일부러 시간을 내어 쇼룸을 찾아 주시는 분들에 더욱 감사함을 느끼게 되었다. 특히 새로 출시되는 제 품의 인지도를 눈으로 실감 할 수 있어서도 좋고. 광진구는 자기만의 작업을 하는 조그마한 공방들이 많은 것 같다. 치열한 생업 전선의 성수동과는 또 다른 생태계로 이런 예술가들을 만나는 것 또한 광진구에 자리하고 얻게 된 또 하나의 즐거움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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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루아’의 로고가 새겨진 카페의 티 코스터만 보아도 구석구석 손길이 느껴진다. ‘프루아’의 현재 위치
광진구, 그리고 중곡동에 이렇게 예쁜 공간이 생기다니. 덕분에 우리도 즐거움을 얻은 것 같다. (웃음) 이쯤에서 살짝 질문을 바꿔보겠다. 어떻게 ‘프루아’라는 브랜드를 시작하게 되었는지 궁금하다. 대학에서 의상디자인을 전공하며 가죽을 다루게 되었는데, 나랑 잘 맞는다는 느낌을 받았다. 옷 중 가죽 재킷 을 가장 좋아하기도 했고. (웃음) 어렸을 때부터 “나중에 내가 브랜드를 만들게 되면 가죽 재킷을 꼭 비중 있 게 다뤄야지”라고 생각하며 공부하기도 했다. 가죽을 배우면서 제품을 하나둘씩 만들어보는 기회가 자연스레 생겼다. 한 개 두 개씩 제품을 만들어 SNS에 올렸는데 사람들 반응이 정말 좋았다. 처음엔 그렇게 소소한 용 돈 벌이로 시작했다. 그러다 디자인된 제품을 브랜드로 키워보자는 제안을 받았고, 이를 제안한 실장님과 현 재까지 함께 동업하고 있다.
사심이 많이 담겼지만 정말 오래 오래 광진구에 계셨으면 좋겠다. (웃음) 지금까지 ‘프루아’의 과거와 현재에 대해 들었다면, ‘프루아’의 미래가 궁금하다. 앞으로 ‘프루아’에서 계획하고 있는 일들에 대해 말해줄 수 있는지? 가죽 클래스를 운영할 생각이다. 단순 원데이 클래스가 아닌 아카데미 형식으로 말이다. 전문적으로 가죽을 다 루는 분들을 해외에서 초청하여 강의를 꾸려보려고 한다. ‘프루아’는 다른 회사랑 제품을 만드는 방법이나 과 정이 조금 다른데, 우리 고유의 방법을 살린 클래스를 진행하고 싶다. 내년 코엑스 리빙 페어 참가도 고려하고 있기도 하고. 모쪼록 지금처럼 즐겁게 운영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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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마지막 질문이다. 마지막으로 덧붙이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브랜드를 출시하고 처음부터 지금까지 변하지 않는 생각은 우리만의 패션하우스를 만드는 것이다. 지금의 ‘프 루아’는 지하 창고부터 1층 카페, 2층 쇼룸, 3층 팩토리, 4층 디자인실이 있다. 디자인부터 팩토리, 쇼룸과 카 페까지 모두가 프루아를 한 번에 느낄 수 있게 만든 공간이다. 이 브랜드를 계속 다듬고 키워서 모두 함께 향 유할 문화를 만드는 것, 그런 패션하우스를 만들고 싶다.
그래서 우리 로고 밑에는 이런 문구가 쓰여 있다. We design the air around you if it suits your taste
‘프루아’는 박선규 CEO와 조성준 디자이너가 함께 운영하는 토탈 패션 브랜드이다. 다른 브랜드에서는 볼 수 없는 디자인과 품질로 많은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으며, ‘프루아’만의 시그니처 디자인을 기반으로
주소
서울특별시 광진구 동일로 411
홈페이지
www.ffroi.com
ffroi_offical / ffroi_showroom / ffroi_traveller / ffroi_ca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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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froi 스페셜티원두 아메리카노
패션, 리빙, 카페 등 다양한 분야와 함께 꾸준하게 콜라보레이션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무료 쿠폰
나루의 발견. 21 KLOSET(클로젯)
‘KLOSET(이하 클로젯)’에 대한 간략한 소개 부탁드린다. ‘클로젯’은 건국대학교 중앙 동아리로, 대학생들의 데일리 룩을 소개하는 웹 매거진이다. 대부분의 패션 잡지 가 값비싼 하이엔드 브랜드를 다루다 보니 실질적인 정보를 얻기 힘들다는 것에 착안하여 2017년 창간하였 다. 일상과 동떨어진 잡지보다는 내일 당장 입을 옷의 조언을 얻을 수 있는 ‘이야기가 담긴 매거진’을 지향하 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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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젯’의 활동은 크게 정기 콘텐츠와 기획 콘텐츠로 나눌 수 있다. 우선 정기 콘텐츠는 한 사람의 데일리 룩 을 다양하게 촬영하고, 간단한 인터뷰와 함께 온라인에 업로드 하는 활동인데, 주 2회로 진행하고 있다. 기획 콘텐츠는 에디터의 취향에 초점을 맞춘 활동으로 평소 본인이 눈여겨보던 대상이나 관심사, 이슈 등 자유로운 주제로 제작하는 콘텐츠이다. 이외에도 특정 회사로부터 지원을 받아 진행하는 프로젝트도 있다. 대표적으로 ‘클로젯’은 창간 해부터 후지필름의 ‘인스탁스(instax)’와 꾸준히 협업을 이루고 있다.
다가오는 9월에는 광진구 문화공간 보폴(VOFOL)에서 ‘클로젯’ 전시가 예정되어있다. ‘클로젯’의 이름으로 지금까지 데일리 룩을 주로 다뤄왔다면, 이번 전시에서는 일상에서 벗어난 패션 화보를 다룰 예정이다. 패션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람들 누구나 관람 가능하며, 늦은 저녁부터 다음 날 아침까지 밤새 이야기를 나눌 수 있 도록 전시회를 구성하고 있다. 기존에 해오던 활동 외에도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클로젯’의 콘텐츠를 담아 독 립 출판도 해보고 싶다. 아직까지는 도록에 그치지만, 언젠가 실제 매거진처럼 내용과 인터뷰가 풍부하게 담 긴 책을 제작해 보고 싶은 욕심이 있다.
다방면의 활동들이 인상적이다. 다양한 활동을 하는 것만큼 에피소드도 많은 것 같은데. ‘클로젯’ 활동 을 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사실 여러 에피소드보다는 ‘클로젯’이 사람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일전에 중앙 동 아리 홍보 차 학교 내에서 스티커를 나눠주며 설문 조사를 진행한 적이 있는데, 건국대학교 학생 절반이 ‘클로 젯’을 알고 있다는 사실이 굉장히 놀라웠다. 또한 일주일에 3~4번씩 모델 신청서가 꾸준히 들어오는 것도 놀 랍고. 이제는 에디터가 본인이 원하는 이미지의 모델을 선택할 수 있을 정도다. 에피소드라기보다 다양한 활 동을 꾸준히 진행하며, 성장하고 있는 ‘클로젯’의 모습이 가장 기억에 남는 것 같다.
‘클로젯’을 사랑하는 마음이 대단하신 것 같다. (웃음) 동아리를 운영하다 보면 어려움도 많을 텐데, 요 즘 가장 큰 고민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웹사이트에 대한 고민이 가장 크다. 사실 ‘클로젯’의 주요 플랫폼은 페이스북이었다. 하지만 페이스북의 사용 량이 갈수록 떨어짐에 따라 업로드 방식에 제동이 걸렸고, 나아가 ‘SNS’라는 플랫폼 자체에 고민이 생기기 시 작했다. 이에 어느 플랫폼에도 휩쓸리지 않고 우리만의 콘텐츠를 지키기 위한 웹사이트를 기획하게 되었다. 현재 제작 중에 있으며 홈페이지가 오픈하면 조금 더 자유롭게 우리의 콘텐츠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 대가 크다. 한편으로 부담감 또한 상당할 것 같기도 하고.(웃음) 모쪼록 더욱 즐기려고 마음을 다잡고 있다.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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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젯’에서 진행하고 있는 활동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웹사이트가 오픈되면 꼭 알려 달라. 굉장히 기대된다. 아무래도 학교를 중심으로 활동하다 보니 광진구 에 대한 생각도 많을 것 같은데, ‘클로젯’에서 생각하는 광진구의 문화가 어떤지? 아무래도 사진 인화 건으로 자주 방문하게 되는 을지로와 자주 비교하게 되는데, 광진구는 ‘사람 사는 느낌’이 강한 지역인 것 같다. 다소 삭막한 공간에 업무 중심 가게들이 늘어져 있는 을지로와는 달리 광진구에는 주택 가, 상가, 사람이 모두 공존하는 것 같다. 오래된 상가에 젊은 사장님들, 아기자기하고 따뜻한 분위기의 할머 니 사장님들까지. 모든 것이 잘 섞이는 게 광진구만의 문화인 것 같다.
어느새 마지막 질문이다. 미래에 ‘클로젯’이 어떤 모습으로 자리 잡고 싶은지 궁금하다. ‘클로젯’은 어딘가 달랐으면 좋겠다. 같은 티셔츠를 찍더라도 판에 박힌 스타일이 아닌 에디터의 개성을 듬뿍 담아 자유롭게 찍고 싶다. ‘왜 이렇게 찍었지?’라는 호기심을 자극하면서도 우리만의 독특한 시선을 보여주고 싶다. 이렇게 마음이 가는 활동들을 꾸준히 하다 보면 ‘클로젯’만의 색깔이 뚜렷해질 것이라 믿는다. 앞으로도 ‘잘 찍은 사진’을 추구하는 것이 아닌 ‘내 눈에 예쁜 사진’을 담을 예정이며, 나아가 ‘클로젯’이 하나의 독립 협 의체로써 학교를 벗어나 사회로 뻗어 나갈 수 있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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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젯’은 대학생의 데일리 룩을 다루는 패션 매거진으로 건국대학교 중앙 동아리이다. 2017년 창단 이후, 다양한 활동과 넘치는 아이디어로 구독자를 꾸준히 늘려가고 있으며, 현재는 학교를 대표하는 동아리로 자리하고 있다. 표현 수단으로서의 패션을 인지하고 자신이 추구하는 스타일과 관련된 스토리를 담는 웹진으로서 ‘클로젯’은 더 많은 이들의 이야기를 담기 위해 오늘도 거리를 주시하고 있다.
www.facebook.com/kkukloset
@kloset_konkuk
klosetofficial@gmail.com
‘나루의 발견’은 광진구에서 활동 중인 창작자, 활동가, 예술가, 기획자, 소상공인, 문화 사업체를 소개하고, 인터뷰하는 코너입니다. 인터뷰를 원 하시거나 이와 관련해 궁금한 점이 있으신 분들은 emma@naruart.or.kr로 문의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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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루살롱
점선을 따라 뜯어주세요
서로 탐색하는 강아지, 일러스트, 2019
김지희 작가
Instagram : avoavo_draw
광진구 자양동에서 가족과 28년째 살고 있습니다. 일상의 이미지에서 영감을 받아 그림을 그리고 관련된 다양한 작업들을 합니다. 17
점선을 따라 뜯어주세요
나루42 식물이 많은 작업실, 일러스트, 2019
원하는 장소에서 그림을 그리고 수정이 편리하여 주로 연필 드로잉과 아이패드로 작업 합니다. 길에서 본 귀여운 강아지나 사람, 사물 등 다양한 이미지의 흥미로운 부분을 포착하여 생생함을 전달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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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루살롱
변용민 시인
Instagram : hlybirds
e-mail : nongmin4814@naver.com
세종대학교 회화과에서 서양화를 전공했습니다. 삶 속에서 미술을 지속할 수 있는 힘을 갖는 데에 마음을 쓰며 지냅니다. 그리 고 그런 지점에서 생기는 고민을 시로 풀고자 합니다. 근래에는 아이패드 드로잉을 즐겨하고 있습니다.
밤비 점선을 따라 뜯어주세요
밤이 쏟는 비에게 묻는다. 어디에 너는 쏟아지고 있니? 빗방울이 대답한다. 어디에 쏟아지는지 나는 몰라. 어둡기 때문이니? 아니. 나는 그냥 쏟아지는 걸. 밤이 쏟는 비구름은 어딘가를 적시고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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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루42
굴
마냥 그럴 줄 알았지만 그렇지 않았다. 죄송스러운 마음으로 고등어조림을 먹으며 생각했다. 날은 갈 수록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이 되었고 몸이 뱉은 배설물만큼 마음이 무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무거운 마음으로 조림을 먹으니 다시 굴을 팔 자신이 없어졌다.
점선을 따라 뜯어주세요
마음의 무거움을 없애려고 열심히 굴을 파려고 했는데 아무리 판들 도대체 무엇이나 나올까 하여 관뒀다.
어두운 굴 속을 들여다보니 까먹은 날들이 거기에 있었다. 이젠 굴을 팔 이유가 사라졌다고 생각했지만 어제와 무엇이 달라졌는지 몰라 우기기만 했다.
‘나루살롱’은 광진구에서 활동 중인 청년/신진 예술가(창작자)들을 위한 코너입니다. ‘광진구’를 주제로 문학 작품(시, 소설, 각본) 그림(회화), 사진 등 다양한 분야의 창작물을 매 호에 게재하고 있습니다. 작품 게재나 이와 관련해 궁금한 점이 있으신 분들은 emma@naruart.or.kr로 문의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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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루생활사
극장 바깥에서 펼쳐지는 영화들 - 당신도 영화모임에 왔으면 하는 마음으로
최근 개봉한 윤가은 감독의 두 번째 장편 영화 <우리집>을 관람했다. 영화에는 감독의 전작 < 우리들>에 등장했던 육교와 분식집 등의 장소가 같은 로케이션으로 활용되어 그대로 등장하는 데, 서로 직접적 연관을 맺고 있지 않은 별개의 영화임에도 마치 3년 전 개봉한 그 영화를 여전 히 이어서 보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이야기를 전달하는 일에 있어서 공간이 주는 역할 이란 사소해 보여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며 극장을 나섰다.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것만큼 좋아하는 건 여러 사람과 함께 극장이 아닌 곳에서 영화에 대해 이야기하는 일이다. 내 ‘영화생활’에 포함되는 건 여러 독립서점에서 영화를 함께 감상하는 것, 그리하여 영화가 끝난 뒤 머리와 마음에 남은 잔상들을 타인과 공유하는 것, 그리고 영화에 대 한 감상평을 글로 써보고 싶은 이들을 위해 미약하게나마 내 글쓰기 경험과 노하우를 전하며 도 움을 주는 것이다. 이야기를 전달하는 일에 있어 공간이 주는 역할이 중요하다고 앞에서 적었 다. 그 점에서 한 가지 짚고 싶은 건, 영화를 제대로 감상하기에 ‘극장이 아닌 곳’은 그 존재 자체 로 제약이 된다는 점이다. 극장 상영관에 앉아 관객의 눈앞에서 영화가 시작되면 두꺼운 방음문이 닫히고 내부 조명도 소 등된다. 물론 일차적으로는 관객이 스크린에 더 몰입하도록 만들기 위해서겠다. 하지만 더 중요 하고 근본적인 이유는 극장이 일정한 시간 동안 일상의 삶을 영위하는 공간을 벗어나 ‘영화를 보 기 위해’ 약속된 공간, 곧 비(非) 일상의 세계이기 때문이다. 21
2월 미국의 한 영화 시상식에서 “영화제작자가 할 수 있는 가장 큰 공헌은 관객들에게 극장에서 의 영화 관람 경험(motion picture theatrical experience)을 주는 것이라고 믿는다. 집에 서 영화를 보는 것은 크고 어두운 극장 안에서 낯선 사람들과 함께 간접체험을 하는 것과 같을 수 없다.”라는 말을 했다. 이는 작년 칸영화제 측이 넷플릭스가 제작한 영화를 영화제 경쟁 부문 에 출품받지 않기로 결정한 것에서 촉발된, ‘극장 영화’와 ‘스트리밍 영화’의 경계 논란의 한 연 장선에서 나온 말이다. 그러나 스필버그의 저 발언은, 둘을 배타적으로 구분하는 것이라기보다 ‘극장’에서 누릴 수 있는 경험의 가치를 옹호하는 것에 가깝다. 집에서 보는 영화는 언제든 멈추 거나 앞뒤로 되감을 수 있고 ‘딴짓’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무엇보다 일상의 공간이기 때문에 영화 의 세계 안으로 온전히 몰입할 수 없다. 스필버그 감독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하지만, 영화는 극장에서 봐야만 온전히 경험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려 했다면 이 글은 시작되지 않았다. 낯선 사람들이 독립서점이나 카페와 같은 공간 에 모여 함께 영화를 보는 모임을 나는 약 4년간 운영해왔다. 한 곳에서만 진행한 건 아니고 서 울에서만 몇 군데의 책방들을 거쳤거나 여전히 애용하고 있다. 지금은 월 1회, 건국대학교와 세 종대학교 사이에 자리한 독립서점인 ‘생산적 헛소리’에서 ‘비밀영화탐독’이라는 이름으로 영화 모임을 진행 중이다. (나는 공간을 빌려서 모임을 운영하는 사람이지 서점 관계자는 아니므로, 이 글에서 ‘생산적 헛소리’에 대해 직접적으로 이야기하지는 않겠다. 이 서점에 대해 궁금한 독 자는 <나루 42> 과월호를 확인해보셔도 좋다.) 말했다시피 극장 밖은 극장이 될 수 없으므로, 모임을 할 때 중요한 건 이야기 자체다. 영화의 영상이나 음향 품질이 조금 떨어져도, 빔 프로젝터의 빛이 투사되는 스크린이 그리 크지 않아도 좋다. 저 장면에서 왜 주인공은 그런 선택을 했을까?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이 영화가 말하고 싶었던 건 무엇이었을까? 영화를 보는 동안 생겨나는 건 주로 질문이다. 그리고 이런 질문에 대 한 답은 영화가 끝나야 비로소 찾아낼 수 있다. 앞서 모임 이름을 ‘비밀영화탐독’이라 한 데에는 이유가 있다. 일단 영화가 우리에게 주는 여러 화두는 누구에게나 저절로 보이는 게 아니라 주 체적으로 감상하고 생각해야 발견할 수 있는 것이며, 혼자서만 볼 때보다 여러 사람이 함께 답 을 찾으려 하면 더 잘 보인다. 이때 유의할 것은, 여기서 찾는 답은 ‘정답’이 아니라는 사실. 같 은 공간에서 같은 영화를 보고 있지만 내 옆 사람의 머릿속에서 어떤 질문들이 생겨났는지는 대 화를 나누기 전에는 모른다. 그래서 비밀이기도 하다. 각자의 비밀을 꺼내보는 시간. 나와 내 옆 사람이 똑같이 ‘재밌었다’라고 말해도, 그 배경은 반드시 다르다. 서로 다른 캐릭터나 장면에 흥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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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거의 안 보는 사람이라도 그 이름만은 반드시 아는 영화감독인 스티븐 스필버그는 올해
미를 느꼈을 수 있고, 똑같은 결말에 대해 반응이나 해석을 달리할 수 있다. 우리는 모두 자라온 환경이 다르고, 어느 누구도 어떤 현상이나 대상에 대해 완전히 같은 방식으로 볼 수는 없으므 로. 요컨대 우리는 한 편의 영화를 감상했지만 영화가 끝난 뒤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이 있 었기에, 대화를 나눈 인원만큼의 ‘영화들’이 거기 생겨나는 것이다. 열 명의 사람이 함께였다면 열 편의 영화가 된다. 글을 쓰는 사람이라 영화모임을 할 때도 가이드 성격의 발제 자료를 준비한다. 영화의 원작 소 설이 있다면 영화와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같은 감독의 추천할 만한 다른 영화는 또 어떤 작품 이 있는지, 영화 제작 과정에서 어떤 흥미로운 일이 있었는지, 내가 영화를 통해 무슨 생각을 했 는지 등을 소개하는 동안 모임 참가자들의 표정에는 이따금 공감 혹은 신기함의 눈빛이 보인 다. 자신의 생각을 골똘히 정리하는 동안의 진지함도 역력하다. 모임에 처음 온 사람들은 영화 에 대해 ‘이런 이야기도 나눌 수 있구나’ 하는 반응을 보이곤 한다. 얼마든지 그럴 수 있다. 영 화 평점 애플리케이션인 ‘왓챠’에 따르면 내가 지금까지 본 영화가 1,360여 편 정도인데, 그동 안 극장에서 경험한 바로는 사람들은 영화가 끝나고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갈 때, 자리에서 일어 나면서 그 영화의 내용에 대해서보다는 주로 ‘이제 어디 갈까?’ 아니면 ‘뭐 먹을까?’ 같은 이야 기를 한다. 본질적으로 영화는 웃고 즐기는 엔터테인먼트의 성격을 갖고 있으므로 사람들은 금 세 일상으로 돌아간다. 어떤 이들은 영화에 대한 심도 있는 생각이나 고민은 평론가나 저널리스트나 하는 일쯤으로 생 각하기도 하고 심지어 비평이 쓸모없는 허세에 불과하다고 폄하하는 사람도 있다. 비평(critic) 은 그것을 직업으로 삼는 이들의 영역이지만 리뷰(review)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 소셜미 디어에, 블로그에, 아니면 나만 보는 일기장에라도. 나 역시 전문 비평가는 아니다. 그러나 영화 에 대해 생각을 정리해서 긴 글을 쓰고 많은 사람들 앞에서 영화에 대한 내 견해를 말한다. 제 아 무리 검색을 네이버나 구글 대신 유튜브로 하는 시대라 해도, 긴 글을 자기 힘으로 읽는 일을 불 필요하다 여기는 시대라 해도, 차분히 생각하기를 멈춘다면 스스로의 세계는 더 이상 넓어지지 도 깊어지지도 않는다. 나는 감히, 다른 사람이 10분짜리 영상으로 영화의 줄거리를 요약해놓은 것을 보는 일은 스스로 글을 끼적여보거나 누군가와 그 영화를 주제로 대화를 나누는 일을 결코 따라오지 못한다고 단언한다. 책 읽는 일도 마찬가지다. 회당 참가비가 몇만 원이 넘는 독서모임 을 많은 사람들이 찾는 건 숙제처럼 강제성을 부여하기 위해서도 지적 허영을 채우기 위해서도 아니다. 혼자의 생각만으로는 느끼고 깨달을 수 없는 바를 타인으로부터 경험하기 위해서다. 서 로에 대한 배려를 유지한 채 각자의 생각을 꺼내보고 옆사람의 견해로부터 공감과 통찰을 얻기 23
뒤 가볍게 흘려버리는 동안 또 어떤 사람은 거기서 삶의 의미를 발견하기도 한다. 나는 내가 무엇 을 보고 경험했는지 금세 잊어버리는 사람보다는 자신의 삶에서 매 순간이 어떤 의미가 되었는 지를 더 잘 기억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서 영화를 보고, 영화에 대해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눈다. 대학생 때는 대부분 학점이나 동아리 활동, 혹은 아르바이트에 전념하느라 영화모임과 같은 ‘소 셜 네트워킹’ 활동에 눈을 돌릴 겨를이 없다.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내 모임 참가자 절대 다수는 20대 후반에서 30대 초, 중반의 직장인이다. ‘생산적 헛소리’ 책방이 대학가 한가운데에 자리한 건 대학생에게도 타인과 향유하는 문화가 필요하다는 뜻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추측을 한다. 사적인 기준으로는 광진구 내에서도 특히 대학가에 ‘생산적 헛소리’ 같은 지역 문화공간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여기는 중인데, 막연히 지역이나 상권의 한계만을 이야기 할 건 아니라 는 생각도 한다. 영화나 책에 대해 가까운 사람들과 서로 더 많이 공유하기 시작하면, 그 지역에 는 자연스럽게 문화 공간이 하나 둘 늘어나지 않을까. 처음에는 작은 카페일 수도, 나중에는 서 점, 나아가 소극장이 될 수도 있다. 어떤 작품에 대해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다’ 같은 말을 하곤 한다. 이 지면 을 빌어 영화모임 역시 마찬가지라는 추신을 슬며시 붙여본다. 우리, 서로의 경계를 알맞게 지 키며 각자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낯선 타인이자 가까운 취향 공동체가 되었으면 좋겠다. 영 화를 통해서.
김동진
Instagram : cosmos__j
영화의 이야기는 보려고 한 만큼만 보인다고 믿으며 오늘도 글을 씁니다. 더 좋은 영화를 보고 어제보다 나은 내일의 문장을 쓰고 싶다고 늘 생각합니다.
‘나루생활사’는 광진구에서 활동하는 창작자, 활동가, 예술가, 기획자, 소상공인, 문화 사업체 분들이 광진구에서 활동하며 느낀 점이나 관심사 혹 은 고민들에 대해 자유롭게 기고하는 코너입니다. 칼럼 게재나 이와 관련해 궁금한 점이 있으신 분들은 emma@naruart.or.kr로 문의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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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해서다. 그건 물론 영화에도 해당한다. 어떤 사람이 한 영화를 보고 단지 ‘꿀잼’이었다며 며칠
작당모의.zip 제7회 | 작당모의 프로젝트 일 시 | 2019년 8월 8일(목) 저녁 7시 30분 장 소 | 서울생각마루(서울 광진구 강변북로 68) 주 제 | 내 손 안에 광진구 - 노트편
계속되는 무더위로 심신이 지치는 8월 8일, 더위를 싹~ 날려버릴 7회차 작당모의가 서울 생각마루에서 열렸다. 서울생각 마루는 서울의 마루 같은 곳이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지어진 복합 문화 공간으로, 우리에게는 ‘자벌레’라는 이름이 익숙 한 공간이다. 지난 5월, 개장 10년째 되는 해를 맞아 번데기를 탈피해 나비로 다시 태어나고자 새롭게 단장하여 서울생각 마루로 개장되었다고 한다.
오늘의 작당모의는 모두가 손꼽아 기다렸던 '내 손안에 광진구- 노트편'. 감사하게도 지난 6회차 작당모의를 빛내주신 A32 작당모의러(박정민, 신금용)님께서 이번 7회차에도 기획과 진행을 한 번 더 맡아주셨다. 서울생각마루의 공간 특성상 이번 회차 프로그램은 사전에 신청해주신 선착순 열다섯 분과 단란하게 진행하게 되었다.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가기 전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아이스 브레이킹, ‘네임 체인지’게임을 진행했다. 팀을 나눈 후 각 팀원 의 이름을 자음, 모음으로 나누어 일반 단어를 만들면 1점, 광진구 관련 단어는 3점, 명확한 광진구 단어를 만들면 5점을 얻 어가는 간단하지만 팀원들끼리 머리를 잘 맞대야 하는 게임이었다. 팀마다 다양한 단어들을 많이 만들어주셨는데, ‘군자’, ‘아차산’ 같은 광진구 지명부터 ‘금용각’, ‘뢰’, ‘너비아니’ 와 같은 기상천외한 단어들도 등장했다. 채점은 아이스 브레이킹 계의 구몬 선생님, 일명 AI ‘조주현 PM’님이 진행 해주셨는데, 정확한 채점으로 많은 작당모의러들을 좌절하게 만드셨다. 25
장의 종이가 책이 되는 중철제본을 경험했다면, 7회차에서는 낱장의 종이들이 모여 하나의 책이 되는 열 제본 방식을 경험 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기획해 주셨다.
만들기를 시작하기 전 간단한 순서 설명이 진행되었다. 준비물은 총 네 가지(도장, 표지, 풀, 종이)로 첫 번째, 종이 30장을 나누어 가진 뒤 각각의 취향대로 도장을 찍는다. 두 번째, 모은 종이를 표지에 넣어 접어 미리 준비해 둔 긴 풀을 중앙에 붙 인다. 세 번째, 열 제본기를 넣어서 손으로 꾹꾹 눌러준다. 네 번째, 잠시 기다리며 열을 식히고 마지막으로, 재단기로 불필 요한 공간을 잘라주면! 나만의 노트 완. 성.
캘린더, 드로잉 북, 체크리스트 북, 메모지 등 각자 필요한 용도로 쓸 수 있는 다양한 노트들이 만들어졌다. 항상 가방 속에 들어있고 쉽게 접할 수 있었던 노트였지만, 이번 작당모의를 통해 제품의 제작 과정을 겪어보니 노트가 새삼(?) 특별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일상의 물건들에 대한 소중함을 일깨우는 계기랄까?
따끈따끈하게 열이 올라온 제본기처럼, 우리의 마음도 조금이나마 여유 있고 쉬어갈 수 있었던 오늘의 작당모의가 되었기 를 바라본다. 덧붙여서 작당모의러들을 위해 힘차게 재단을 도와주시고, 반듯하게 종이를 접어주시며 2회 연속 프로그램을 진행에 힘써주신 A32 작당모의러 분들께 깊은 감사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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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바탕 웃었던 아이스 브레이킹이 끝나고 본격적인 '나만의 노트 만들기'를 진행했다. 지난 6회차 작당모의에서 커다란 한
제8회 | 작당모의 프로젝트 일 시 | 2019년 8월 22일(목) 저녁 7시 30분 장 소 | 서울생각마루(서울 광진구 강변북로 68) 주 제 | 내 손 안에 광진구 - 향기편
평화로운 뚝섬유원지의 전경이 반짝이는 8월 22일, 목요일. 8회차 작당모의가 ‘서울 생각마루-마루10(구 자벌레)’에서 진 행되었다. 7호선 뚝섬유원지역에서 내려 출구 옆으로 이어진 긴 통로를 따라 걸으면 도착하는 오늘의 장소.
'마루10' 공간의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가장 먼저 반겨준 건 향기로운 내음이었다. 덕분에 8회차 주제를 상기하며 프로그 램 세팅을 마치고 나니, 작당모의러 분들이 속속 도착하기 시작했다. 장소 및 프로그램의 특성상 이번에도 지난 7회차에 이 어 선착순 모집, ‘내 손안에 광진구-향기편’의 문이 활짝 열렸다. 오늘을 위해 광진구에서 10년째 아로마 공방을 운영 중이 신 ‘우림 공방’의 김우림 작당모의러께서 ‘액자형 석고 방향제 만들기’ 프로그램 기획과 진행을 맡아 주셨다.
그에 앞서 어김없이 찾아온 아이스브레이킹 시간! 오늘 준비한 프로그램은 바로 ‘제목학원’이다. 사진을 여러 가지 맥락으 로 재해석하여 기발한 제목을 붙이는 게임으로, 사전에 작당모의러 분들이 준비해 오신 광진구 혹은 나와 관련된 사진을 조 를 나누어 바꿔본 후 조원들과 상의하며 제목을 만들어보는 활동이다.
선선한 하늘과 자전거의 핸들이 나와 있는 사진에는 “난 아직 준비가 안 됐는데 아빠가 손을 놓아버렸다”, 초록 초록한 가 로수가 나란히 서있는 사진에는 “나무마저도 커플인데 또르르..”, 상큼한 웃음으로 한껏 자세를 뽐내는 프로필 사진에는 “ 머리카락에 붙은 껌 떼는 법 아시는 분” 등 그야말로 신박한 제목이 연속되었다. 덕분에 다 같이 한바탕 배를 붙잡는 아이 스브레이킹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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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어지는 과정과 방법을 쉽고 친절하게 설명해 주셨다.
1) 화방이나 문방구에서 석고 가루를 사서 물과 석고를 1:3 비율로 섞는다. 2) 틀에 부어 1시간 정도를 기다린다. 3) 굳은 석고를 틀에서 빼어 하루 정도를 바짝 말리며 수분감을 날린 후 색을 칠하면, 완성! ※전용 물감 이외에도 포스터컬러나 아이섀도(!)를 가루 내어 사용해도 펄이 가득한 예쁜 색을 낼 수 있고, 석고 틀 또한 인터넷에서 간편히 검색 가능하다.
완성된 석고를 하나씩 골라 가진 뒤, 드라이플라워를 사용한 본격적인 액자 만들기가 시작되었다. 꽃 종류는 초록색과 보 라색의 ‘미스티 블루’, 그리고 다양한 색의 ‘안개꽃’을 준비해주셨다. 만드는 데에도 요령이 필요하다며, 시범을 보여주시 는 모습에 모두가 눈을 초롱초롱 빛내며 숨을 죽였다. 역대 작당모의 중 최고의 침묵(!)의 시간이었다. 곧 저마다 핀셋을 하 나씩 들고 자그마한 꽃과 꽃가지를 이어 붙이며 엄청난 집중의 열기가 지속되었다. 공예의 매력에 모두가 흠뻑 빠지게 되 는 순간이었다.
각자의 취향을 한껏 담은 드라이플라워 꾸미기를 마치고, 준비한 사진을 부착했다면 오늘 활동의 하이라이트인 아로마 향 기를 액자에 담았다. 준비해 주신 여러 종류의 향을 시향해 본 후 마음에 드는 향기를 선택해 자신의 액자 뒤편에 뿌려주면 나만의 광진구 액자 완성! 최종적으로 포장지를 접고 리본을 묶는 것으로 오늘의 프로그램을 마무리했다. 직접 준비한 사진 에 꽃망울 하나에도 정성이 들어가서 그런지 더욱더 소중하게 느껴지는 활동이었다.
내 이야기가 담긴 사진, 그리고 액자를 만드는 데 총력을 다해보니 추억과 향수를 안고 살아가는 ‘나’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 게 되었다. 지금 이곳, 광진구에서 살아가며 활동하는 나의 하루는 후에 어떤 향기로 기억될까? 모쪼록 오늘의 활동이 작당 모의러들 모두의 기억 속에 은은한 향기로 오랜 시간 잔향이 남아있기를 바라본다.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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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자신이 가져온 사진을 넣을 액자 모양 석고 방향제를 만들 차례! 시간 관계상 석고는 미리 준비해오셨다며 석고가
2019 광진 문화연구소 서울문화재단이 후원하고, 광진문화재단이 주관하는 ‘2019 지역문화 진흥사업 - N개의 서울’의 일환으로 흩어져 활동 하고 있는 여럿이 정기적으로 모여 네트워크가 되고, 이 네트워크가 함께 광진구에서 주체적으로 문화/예술 활동을 기 획 할 수 있는 그 날을 위해 조금씩 발걸음을 내딛는 사업입니다. 당장의 큰 성과보다는 소소한 변화를 위한 사업으로네 트워크 협의체분들의 적극 참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틈새공략 프로젝트 광진구에서 활동하고 있는 공방, 소상공인, 문화사업체, 예술가(창작자), 기획가, 활동가를 발굴하는 프로젝트로 협의 체들을 직접 찾아가 면대면으로 대화 나누며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흩어져 활동하고 있는 협의체들의 틈새를 이어주 는 사업입니다.
작당모의 프로젝트 광진구에서 각자 흩어져 활동하고 있는 공방, 소상공인, 문화사업체, 예술가(창작자), 기획가, 활동가, 그리고 광진구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정기적으로 모여 네트워크를 이루는 프로그램입니다. 매달 두 번 함께 모여, 서로의 활동(혹은 사업) 과 요즘의 관심사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취향을 공유하는 지역문화 수다 살롱입니다. - 기 간 : 2019년 5월 ~ 2019년 12월 - 일 정 : 매달 두 번째, 네 번째 목요일 오후 7시 30분 - 장 소 : 매달 장소 상이(틈새공략 프로젝트를 통해 발굴한 네트워크 협의체 공간 위주) -대상 · 광진구에서 활동하는 공방, 소상공인, 문화사업체, 예술가(창작자), 기획가, 활동가 · 광진구 혹은 광진구 문화/예술에 관심 있는 사람 누구나
나루사이 프로젝트 ‘틈새공략 프로젝트’, '작당모의 프로젝트'를 통해 발굴한 네트워크 협의체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사업으로, 광진구 문화 와 예술 그리고 사람 사이사이를 들여다본다는 의미를 가진 ‘나루42(사이)’ 월간지를 발간하는 프로젝트입니다. ‘나루 42(사이)’는 광진구 문화와 예술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한 손 책자로 네트워크 협의체들의 인터뷰, 지역 예술가(창작가) 의 작품 소개 등 다양한 지역 문화 콘텐츠가 담겨있습니다.
나루 실험실 ‘틈새공략 프로젝트’, '작당모의 프로젝트'에서 구성된 실행 그룹이 정기적으로 모여 광진구의 문화적 공간과 문화 현상 에 대해 분석 후, 하나의 주제(공간)를 선정하여 문화적으로 변화(혹은 발전) 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실행하 는 프로그램입니다. 29
“광진구에 이런 곳도 있어요! 작당모의에 참가하고 싶어요! 나루사이를 받아보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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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은 이슬기 김민희 염승희 조주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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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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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9. 9.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