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blian 2022 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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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tember 2022

Issue 266
2022/9 NO. 266 THE INTERESTING WORLD OF WHISKY

Scotch Whisky, a Taste of Solitude

Whisky in Seoul has changed with multiple turning points. Once a favorite with the rich for ostentation, it has now become a drink for whisky connoisseurs to fully immerse themselves in the rich heritage of Scotch whisky.

OBJECT

림이 오므라드는 튤립 형태의 위스키 잔을 집어 들었다.

잔에는 로얄살루트 21년이 담겨 있다. 싱글 몰트위스키의

선명함과 달리 블렌디드 위스키에는 마스터 블렌더의

철학과 여러 스카치위스키 원액이 섞여 알 수 없는

조화로움이 느껴진다. 빛깔부터 경이롭다. 보리와 곡류가

빚은 가장 아름다운 빛깔이자 눈부신 햇살이다. 잔에

코를 가까이 갖다 대면 시트러스한 과일과 꽃향기가

느껴지는데, 여기에 물을 몇 방울 떨어뜨린 뒤 다시 향을

맡으면 움츠렸던 위스키의 풍미가 확연하게 살아난다.

그리고 이어서 올라오는 짙은 오크 향. 위스키를 입안에

한 모금 넣고 천천히 혀로 굴린 뒤 삼킨다. 달콤한 맛이

느껴지면서 새콤하고 스파이시한 맛이 연이어 혀를

감싼다. 이어 코로 맡은 풍미가 입안을 가득 채우며 오크

향과 스모키한 여운이 뒤를 받친다. 좋은 와인이 가진 균형

잡힌 밸런스와 복잡한 풍미가 주는 섬세함과 달리 개성이

강하고 직선적이면서도 그 개성을 유연하고 묵직하게

잡아주는 색다른 풍미가 절로 미소 짓게 한다. 와인이

보들레르의 시와 같다면, 위스키는 찰스 디킨스의

소설 같다. 더 명료하며 두텁다. 이런 위스키의 개성은

싱글 몰트위스키로 넘어갈수록 더 짙고 다양해진다.

개인적으로 스카치위스키라고 할 수 있는 다양한

위스키를 마셨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선호하는 건

두 부류다. 싱글 몰트나 블렌디드 등 원액의 제조법과

상관없이 로얄살루트나 발베니 같은 조화가 잘 이뤄진

스카치위스키와 피트 향이 강한 것이 특징인 스코틀랜드의

아일레이섬에서 생산하는 싱글 몰트위스키다.

스코틀랜드에는 로우랜드와 스페이사이드, 아일레이, 캠벨타운, 하일랜드 등 스카치위스키 생산지 5곳이 있다.

피트를 쉽게 구할 수 있어 이런 피트 향과 스모키한

풍미가 가장 도드라지는 지역이 아일레이다. 다섯 지역 중

유일하게 섬으로, 양조장 대부분이 바닷가에 근접해 있다.

이런 피트 향은 짧게 숙성할수록 애호가들이 선호하는

거친 풍미가 강하게 나기 때문에 대체로 10년이 많다.

위스키에서 피트는 스모키한 향과 맛에 영향을 준다.

피트 향이 아주 강한 아드벡 같은 아일레이 위스키를 한

모금 마시면 매운 연기가 잔 주위로 자욱해진다. 어떤

이들은 병원의 소독약 같다지만, 이 자욱함이야말로 바로

위스키가 주는 고독의 풍미다. 사실 피트Peat는 몰트를

건조할 때 연료로 활용하는 자연 퇴적물로, 이탄이라고도

한다. 스코틀랜드 전역에서 구할 수 있다. 원래는 건조할

때 석탄을 흔히 사용했는데, 1960년대 중반까지는 석탄이

부족했기 때문에 이전에는 많은 증류소가 석탄 대신

피트를 썼다. 이 퇴적물이 수원지에 스며들면 물에서도

피트 특유의 향이 강해진다. 잔에서 코가 순식간에

멀어지는, 쉽게 생각하면 소독약 같은 향과 스파이시한

맛이 코와 혀 전체를 아리게 만든다. 찰스 디킨스가 아니라

조지 오웰의 소설에 가까운 풍미다. 뾰족하고 적나라하며

쓰리다. 하지만 석탄 공급이 원활해지면서 스모키한

형태의 고전적 위스키를 생산하는 곳이 줄어들었다. 본래

모습을 간직한 위스키는 스모키한 풍미가 깊다. 그래서

이런 오크 향과 스모키한 형태의 위스키를 마실 때는

위스키와 곁들이는 초콜릿이나 견과류, 치즈보다 불에

구운 고기나 석화, 스코틀랜드산 연어를 사용한 훈제 연어, 매콤한 맛이 있는 살라미나 초리소 같은 샤퀴테리가 좋다. 바에 앉아 조용히 마시기보다는 밤이 깊은 산속에서 캠핑 의자에 몸을 깊숙이 파묻고 화로의 잔불을 보면서 천천히 시간을 흘려보내기에 더없이 좋은 술이다. “그들이 깜박 잊고 바꿔놓지 않은 과거의 조각이지. 이건 100년 전의 메시지야”라는 조지 오웰의 소설 속 문장처럼 과거가 보낸 메시지를 현재에 만끽하는 가장 명료한 술이기도 하다. 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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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o much of anything is bad, but too much good whiskey is barely enough.”
– Mark Twain

A Day with a Sip

With people spending more at home due to the COVID-19 pandemic, A new drinking trend has emerged. Eager to explore new passions, millennials and Generation Z are looking for their own way to drink whisky. Let’s find out more about whisky drinking tips and how whisky lovers enjoy it.

아버지가 가끔 마시던 황금빛 양주, 어릴

적 위스키는 ‘어른의 술’이었다. 하지만 더

이상 위스키는 취하기 위해 마시는 독주가

아니다. 음주 문화는 팬데믹을 겪으면서

나와 주변 사람에게 집중하는 양상으로

변했다. 이제 혼자, 또는 사랑하는 이들과

그 순간을 즐기려고 위스키를 찾는다.

위스키 소비 인구는 중장년층에서

MZ세대로 넓어졌으며, 각자의 취향과

생활에 맞춰 ‘나만의 방식’을 찾고 있다.

내로라하는 위스키 애호가들이 위스키를

즐기는 방법을 들여다본다.

18 TREND

김대영 칼럼니스트의 완벽한 디시

N. 위스키의 매력은 무엇인가?

K. 위스키는 대체 불가능하다. 음식을 먹을 때 눈으로

보고, 냄새를 맡고, 보는 모든 행위를 위스키 하나로 즐길

수 있다. 특정 브랜드는 꼽을 수 없다.

N. 비가 내리는 밤, 어떤 위스키를 추천하나.

K. 스모키한 아일레이위스키 한 잔. 스코틀랜드

아일라섬에서 생산하는 피트 향 가득한 위스키는 비

내리는 날 마시면 풍미가 더 깊어진다. 여기에 쳇 베이커의

재즈 한 곡을 곁들이면 금상첨화다.

N. 위스키의 맛을 증폭시킬 비장의 무기는?

K. 역시 하이볼. 위스키 본연의 맛을 극대화한다. 집에서

쉽게 만들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얼음, 탄산수, 그리고

위스키만 있으면 시원한 하이볼을 만들 수 있다.

N. 위스키 바 버킷 리스트가 있다면.

K. 대만 타이베이에 있는 플라시보Placebo. 이곳에서

기획한 오리지널 위스키는 중국 당대의 시인을 라벨로

삼는다. 술에 취한 밤, 대만의 바에서 시인의 시를 안주

삼아 위스키 한 잔을 마시고 싶다.

N. 위스키의 가치는 무엇인가?

K. 위스키와 함께하는 시간이 길수록 위스키 한 병을

소유하는 것의 가치는 떨어진다. 대신 위스키와 어떤

시간을 보낼지에 관심 갖게 된다. 위스키와 나, 그 사이에 사랑하는 가족, 친구, 직장 동료가 함께한다.

N. 가을과 어울리는 위스키를 꼽자면.

K. 셰리 캐스크에서 숙성한 위스키가 좋겠다.

달콤하면서도 드라이한 느낌이 가을과 잘 어울린다.

김대영 위스키 덕후이자 싱글 몰트위스키 칼럼니스트다. 중앙일보에 3년

6개월간 칼럼 ‘김대영의 위스키 읽어주는 남자’를 게재했다. 현재 페이스북

‘위스키러브’ 그룹을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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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yler W. Stipp / Shutterstock.com

유성운 작가의 여운을 즐기는 법

N. 추천하는 단 하나의 위스키는?

Y. 닛카위스키의 요이치 20년. 처음 마셨을 때의 감흥이

지금도 생생하다. 요이치 증류소는 설립할 때부터

지금까지 석탄으로 증류기 바닥을 직화하는 방식을

고집한다. 덕분에 턱이 내려앉을 정도로 무겁게 느껴지는

묵직함과 에밀레종의 긴 파장처럼 오랫동안 여운이 남는 매력적인 위스키다.

N. 페어링하기 좋은 안주를 꼽자면. Y. 술을 마실 때 단백질이 중요하다. 양질의 단백질은 술로 파괴된 체세포의 복구를 돕는다. 생선회는 특별한 향을

지니고 있지 않아 어떤 종류의 위스키와 즐겨도 무난한

마리아주를 만든다. 생선회와 술맛을 조금 아는 상대방이 있다면 괜찮은 술자리가 만들어진다.

N. 하이볼, 제대로 즐기기 위한 팁은?

Y. 하이볼은 위스키의 쌉싸름한 타닌과 레몬의 신맛, 토닉워터의 단맛이 균형감을 이루는 완벽한 칵테일이다.

과하지 않은 풍미 덕분에 어떤 TPO에서도 무난하다.

단, 셰리 캐스크나 유러피언 오크에서 숙성한 위스키는

하이볼과 어울리지 않는다. 타닌은 차가운 온도에서

굳어버린다. 과한 타닌을 지니는 위스키는 하이볼로

만들었을 때 입안에서 크레파스를 물고 있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 QRoy / Shutterstock.com

N. 위스키 위시리스트가 있다면?

Y. 포트엘런 40년 프리마 & 울티마 1979Port Ellen, 40 Year Old, Prima & Ultima, 1979. 스코틀랜드

아일라섬의 포트엘런 증류소는 1987년 문을 닫기

전까지 생산한 원액을 시리즈로 출시했다. 그중 포트엘런

9번(30년 숙성), 10번(31년 숙성), 11번(32년 숙성)은 감히

인생 최고의 위스키였다. 최근 포트엘런 증류소가 다시

세워지고 있으나 예전과 동일할 수 없고, 기존에 생산한

원액이 줄어들고 있어 소장 가치도 점점 높아질 위스키다.

N. 죽기 전 꼭 가보고 싶은 위스키 바는?

Y. 싱가포르에 있다. 그것도 두 곳이나. 파크뷰 스퀘어의

아틀라스Atlas는 들어가자마자 파이프오르간처럼 웅장한 3~4층 높이의 백 바Back Bar가 사람을 압도하는 곳이다.

랑데뷔 호텔에 있는 올드 얼라이언스The Auld Alliance는

전 세계 희귀한 올드 보틀을 잔뜩 구비한 곳이다. 이곳에

없는 위스키는 전 세계 어디서도 마실 수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 위스키를 좋아한다면 당신의 다음 여행지로

싱가포르를 추천한다.

유성운 위스키 전문 칼럼니스트이자 한국 위스키협회 사무국장이다.

사설 아카데미에서 위스키 클래스를 진행하며, 저서로 <싱글 몰트위스키 바이블>을 펴냈다.

20 TREND

오연정 바텐더의 하루 끝, 위스키

N. 가장 즐겨 마시는 위스키는?

O. 발렌타인Ballantine’ s. 스코틀랜드에서 매년 판매되는

위스키를 일렬로 세우면 거의 달까지 닿을(98%) 정도라고

한다. 그중 블렌디드 위스키가 90%를 차지한다. 발렌타인

안에서도 부드러움을 담당하는 글렌버기Glenburgie를

즐겨 마신다. 12년째 바텐더 생활을 하다 보니 데일리로

즐길 수 있고, 칵테일로도 편안한 위스키를 찾는다.

N. 꼭 가보고 싶은 위스키 바는?

O. 미국 시카고의 에이비어리The Aviary. 사람의 오감을 즐겁게 하는 그곳! 유명한 위스키 바는 많이 가봤지만, 실험적이고 도전적인 곳에는 아직 가지 못했다. 에이비어리의 에디블 벌룬Edible Balloon은 실제로 경험해보고 싶다.

N. 위스키를 즐기기 위한 나만의 팁은?

O. 무조건 림이 얇은 잔! 그날의 분위기에 따라 다른 음악, 다른 잔, 다른 리추얼을 즐긴다. 무더운 여름날에는 얼음

가득, 탄산 가득, 시트러스 가득한 하이볼을, 늦은 퇴근으로

편안히 쉬고 싶을 때는 볼이 넓은 와인잔에 위스키를

스월링Swirling해 즐긴다. 클래식을 들을 때는 니트에

동량의 물을 넣어 마신다. 위스키의 풍미가 은은하고

서서히 다가와 나만의 시간을 즐기기에 훌륭한 한 잔이

된다.

N. 최근 노리고 있는 위스키는?

O. 로얄살루트 그레인 21년. 고급스러운 황금색을 그대로

담고 있는 투명한 보틀이 우아하다. 위스키 애호가로서

21년 3가지를 모두 모아 시리즈를 완성하려고 한다.

N. 자신 있게 추천하는 위스키 베이스 칵테일!

O. 올드 패션드. 레시피를 따르지 않더라도 위스키의

풍미를 극대화하는 재료와 매칭하면 훨씬 맛있는 칵테일이

된다. 글렌버기 15년이 가을과 잘 어울리는 위스키라고

생각하는데, 감와인과 메이플 시럽을 넣은 올드 패션드를

자주 했던 기억이 난다. N

오연정 페르노리카 코리아 브랜드 인게이지먼트 스페셜리스트.

스타일리스트와 마술사를 거쳐 바텐더의 길을 걸었다. 2012 PRK 바텐더

챔피언십 우승, 2014 제63회 IBA WCC 롱 드링크 부문 1위 등 세계 유수

대회에서 높은 성적을 거둔 월드 클래스 바텐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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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Mecca for Whisky Lovers

If you are a whisky aficionado, you will want to know where the whisky you drink comes from, and how it is produced. Here are some of the world’s most iconic whisky distilleries where you can learn about whisky and see how distilling is done at the time-honored sites.

When does a drink taste best? It is when you drink it at the place where it is produced, fresh from the barrel. Inspired by nature, each whisky has its own unique flavors and character. The golden amber-hued whisky with rich aroma is telling the story of craftsmanship in its own language.

22 SPACE
세계에서 고도가 가장 높은 위스키 증류소 ‘오르마 스위스 위스키’

스위스다운 위스키

생모리츠St Moritz에 있는 산, 피츠 코르바취Piz Corvatsch로 향하는 케이블카에 오른다. 낙엽송 숲과

호수가 점점이 흩뿌려진 계곡이 발 아래로 마치 한 폭의

풍경화를 연상시킨다. 위스키 증류소 오르마 스위스

위스키Orma Swiss Whisky는 코르바취 봉우리 정상, 해발고도 3303m 위에 자리한 세계에서 고도가 가장 높은

위스키 증류소다.

오르마는 로마어로 ‘영혼’을 뜻하며 증류업자 파스칼

미트너Pascal Mittner와 리날도 윌리Rinaldo Willy가

10년간 싱글 몰트위스키를 제조하고 있다. 산맥의 샘에서

나오는 물과 산에서 채취한 허브를 활용해 위스키를

만드는 것이 특징. 위스키는 고도가 높을수록 끓는점이

낮아 에너지와 열 사용량이 줄고 풍미가 높아진다. 오르마

스위스 위스키 증류소는 해수면보다 약 10℃가 낮은

온도에서 증류하는데, 이는 더 많은 향과 특징이 보존됨을

의미한다. 장점은 이뿐만이 아니다. “신선한 산 공기로

시설 냉방을 하니 비용과 에너지가 절약되죠.” 윌리가

말했다. 이들은 셰리나 버번 배럴을 사용해 술을 숙성하지 않는다. 대신 지역에서 생산하는 와인 배럴을 활용하는데, 이는 건과일, 티, 커피, 코코아 등 색다른 향미를

불러일으킨다. 배럴은 고성이나 구시가 건물의 셀러, 옛 창고, 버려진 군사 벙커, 그리고 희박하고 건조한

공기가 있는 산 정상에 저장된다.

위스키 애호가는 2023년 크리스마스만 기다리고 있다.

그때부터 코르바취 증류 위스키가 판매되기 때문이다.

미트너와 윌리는 “많은 사람이 하이 퀄리티 스피릿의

가치를 알아보는 것 같아요. 여기에 스위스다움도

한몫하지 않을까 싶어요”라며 앞날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그전에 이 특별한 공간을 직접 찾아 가이드

투어에 참여해 위스키 테이스팅을 해도 좋겠다.

위스키 네 종류 시음 외에 푸드 페어링을 즐기고 싶으면 레스토랑 3303 런치 코스를 추가하는 방법도 있다.

2022년 6월 26일부터 10월 21일까지는 수·금요일

오후 2시에, 그중 7월 2일부터 10월 15일까지는

토요일 오후 2시에 가이드 투어를 추가로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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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스카치위스키 글렌피딕 증류소

스코틀랜드 위스키의 풍미

2000년 이후로 세계에서 상을 가장 많이 받은 싱글 몰트

스카치위스키 글렌피딕Glenfiddich은 영국 스코틀랜드의

프리미엄 위스키 브랜드다. 글렌피딕의 어원은

게일어로, 골짜기를 뜻하는 글렌Glen과 사슴을 뜻하는

피딕Fiddich의 합성어다. 1887년 윌리엄 그랜트William

Grant가 아들 7명과 딸 2명, 그리고 석공 1명의 도움을

받아 스코틀랜드 스페이사이드Speyside 지역에

증류소를 건설하고, 같은 해 크리스마스에 첫 증류를

시작했다. 창립 이후 5대에 걸쳐 윌리엄 그랜트 가문이

직접 소유해 1887년 첫 증류한 지 지금까지 전통 생산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원액 숙성통인 오크통을 만드는

제작 기술자Cooper부터 증류, 숙성, 병입의 전 과정을

책임지는 몰트 마스터까지 전문가 수십 명이 장인정신에

입각해 전통 방식으로 글렌피딕을 생산하고 있으며, 스코틀랜드의 청정수인 ‘로비듀Robbie Dhu’와 선별한

맥아를 사용해 풍부하고 개성 있는 맛과 향을 창조한다.

글렌피딕의 본사인 윌리엄그랜트앤선즈는 로비듀의

보호를 위해 수원지 인근 지역을 포함해 토지

500만 m²(약 150만 평)를 매입, 관리해 천연 상태로

보존하고 있다.

스페이사이드 지역을 여행하게 된다면

윌리엄그랜트앤선즈와 글렌피딕의 역사, 위스키 제조 과정을 살펴보고, 캐스크에서 숙성 중인 글렌피딕

12·15·18·21년 제품을 시음할 수 있는 글렌피딕

디스틸러리 투어 프로그램에 참여해보기를 추천한다.

24 SPACE

산토리 하쿠슈 증류소 산토리 야마자키 증류소 위스키 라이브러리

(www.suntory.com)

일본의 자연을 품다

오사카 외곽의 야마자키에 위치한 산토리 야마자키

증류소Suntory Yamazaki Distillery는 1923년 일본

음료 그룹 산토리가 설립한 일본 최초의 상업용 위스키

증류소다. 2003년 이곳에서 생산한 야마자키 12년 싱글

몰트위스키는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증류주 대회

ISC(International Spirits Challenge)에서 일본 위스키

최초로 금메달을 획득했다.

천혜의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야마자키 증류소 주변

지역에서 생산하는 물은 일본 다도의 아버지로 불리는

센노 리큐가 다양한 차 맛을 시험한 곳이기도 하다.

가쓰라강과 우지강, 키즈강이 만나는 독특한 지형은 습한

환경을 조성해 위스키를 숙성하기에 이상적이다.

증류소 투어는 두 방식으로 진행된다. 자유롭게 야마자키

위스키 뮤지엄 전시 관람, 뮤지엄 숍 방문 후 시음

카운터에서 유료로 위스키를 마시거나 약 1시간 20분 동안 가이드 스태프의 안내에 따라 제작 과정까지 살펴보는

투어에 참여할 수 있다. 실제 생산 과정을 관찰하고, 증류된 몰트위스키를 다양한 캐스크에 나누어 숙성하는 과정을

들은 후 위스키를 시음하는 순서다. 홈페이지에서 두 달

전에 미리 예약해야 하고, 영어와 중국어, 프랑어스로

오디오 가이드 앱도 제공한다.

한편 산토리는 1973년 일본 야마나시현 카이코마가다케

산비탈에 산토리 하쿠슈 증류소Suntory Hakushu

Distillery를 세웠다. 부드럽고 적당한 미네랄을 함유한

맑은 지하수가 특징이다. 하쿠슈 위스키 증류소도

자유롭게 관람하거나 단체 투어에 참여할 수 있다.

특히 증류소에 있는 조류 보호구역에서 들새의 지저귐

소리를 들으며 하쿠슈의 자연을 만끽하는 것은 잊지 못할

경험이 될 것이다. N

25 cooperation SWITZERLAND TOURISM
WILLIAM GRANT&SONS
KOREA (www.MySwitzerland.co.kr)
KOREA (82 2 2152 1600) SUNTORY GROUP

Culture Setters

Scotland, USA, Ireland and Canada have one thing in common. They all have a long history of distilling alcohol. Other countries like Japan, Taiwan and India are also producing whisky while Korean whisky industry is still in its infancy. We introduce pioneering distillers who are building whisky culture in Korea.

한국 위스키 140년사

최근 공항 면세점에서 위스키를 구매하기 위해 제주도를

찾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남대문시장에서는 싱글

몰트위스키가 없어서 못 팔 정도라니 그야말로 위스키

대유행이다. 그런데 장바구니에 위스키를 담는 당신, 우리나라에 위스키가 당도한 지 100년이 넘은 걸 아는가.

개화기 조선에는 외국인과 함께 유사길惟斯吉이라는 술이

들어왔다. <한성순보> 1883년 12월 20일자 기사에는

박란덕(撲蘭德, 브랜디), 유사길(위스키), 상백윤(上伯允, 샴페인) 등에 대한 ‘해관 세칙(관세 규칙)’이 실렸다. 약

140년 전 유사길은 술맛을 아는 젊은 양반을 매료시킨

고급 주류였다. 일제강점기에는 모던 보이들이 위스키를

즐겼으며, 조니워커도 이 무렵 조선에서 판매되었다고.

한국전쟁이 한반도를 강타하면서 주한미군의 보급품이던

위스키가 상류층의 사치품으로 자리 잡았다. 이때 일본의

산토리에서 출시한 ‘도리스 위스키Torys Whisky’ 역시

한반도에 상륙한다. 1950 70년대 한국 위스키 시장을

풍미한 도라지 위스키는 도리스 위스키를 도용한 것이다.

위스키 원액 한 방울도 섞지 않은 도라지 위스키는 부산

국제양조장에서 생산해 도리스 위스키의 대체품으로 널리

유통되었다. 이와 함께 백양 위스키, 쌍마 위스키 등 모조

위스키가 대거 출시되면서 위스키는 한국인이 사랑하는

위스키로 자리매김했다.

1980년대 말, 두 차례의 국제행사를 거치며 OB씨그램의

‘패스포트’는 폭발적 인기를 구가했다. 이후 1991년 주류

수입 개방과 정통 위스키들이 들어왔고, 국내 업체도

블렌디드 위스키를 내놓기 시작했다. 진로의 임페리얼과

두산씨그램의 윈저는 숙성 연도를 경쟁하면서 시장을

점유했고, 유흥업소를 중심으로 폭발적 인기를 누렸다.

2008년을 기점으로 국내 위스키 시장은 하락세를 걷다가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싱글 몰트위스키 열풍이 분다.

1980년대 말에서 1990년대 초, 정부의 지원 아래 시도한

국산 위스키 원액 생산도 부활했다. 지난해부터 코리안

싱글 몰트위스키인 쓰리소사이어티스의 기원 위스키와

김창수 위스키가 세상에 나오며 한국 위스키 문화는

다시 빛을 발하고 있다.

26 MASTER

한국 술의 아버지, 이종기 대표

서로 다른 특성의 위스키를 적절히 블렌딩해 새로운

위스키를 만들어내는 사람을 마스터 블렌더Master Blender라고 한다. 한국 최고의 주류 전문가 이종기

대표는 국내 유일의 마스터 블렌더다. 그의 손을 거친

위스키를 한 번도 마셔보지 않은 한국 남성이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 그도 그럴 것이 이 대표는 패스포트(1984), 썸씽 스페셜(1987), 윈저12(1996), 윈저17(2000),

골든블루(2009) 등을 만든 한국 술의 아버지다.

이종기 대표는 좋은 위스키를 만드는 사람을 ‘과학적

예술가Scientific Artist’라고 한다. 그가 가장 애착을

갖고 있는 위스키는 ‘윈저17’. 그는 “2000년에 윈저17을

블렌딩하며 당시 한국인이 선호하는 ‘풍부한 향과

부드러운 맛’을 지닌 위스키를 만들어냈다”고 회상했다.

이종기 대표가 만든 골든블루는 알코올 도수 36 5도의

저도수 위스키다. 최근 위스키 대중화와 함께 저도주, 하이볼 등을 찾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골든블루 역시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이 대표는 “위스키는 스트레이트보다 음료와 섞어 알코올 도수를 낮춰

마시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하이볼이나 RTD(Ready to Drink)가 대유행이죠. 저도주는 양질의

원액과 블렌더의 역할이 매우 중요합니다. 단순히 물로

희석해서는 향미의 밸런스를 잃고 물맛이 나니까요”라며

저도주의 지속 성장을 예측했다.

두산씨그램과 디아지오 코리아의 부사장을 지낸 이종기

대표는 현재 경북 문경에서 우리 농산물을 이용해 술을

만드는 오미나라를 운영하고 있다. 그는 스코틀랜드에서

유학할 당시, 한국의 농산물로 만든 명주名酒의 필요성을

느꼈다. 2006년 우연히 방문한 문경의 오미자 농장에서

가능성을 보았고, 3년간 실험해 오미자로 만든 스파클링

와인 ‘오미로제Omirose’를 개발했다. 또 오미자 와인을

샤랑트식 증류기로 두 번 증류한 오미자 브랜디 ‘고운달’과

사과 증류주 ‘문경바람’ 등 라인업을 확대했다. 오미나라의

증류주는 문경 백자 항아리와 유러피언 오크통, 두 가지 숙성 방식을 거친다. “오미자 와인을 숙성한 통은 독특한

과일 향, 허브 향, 스파이스 향이 나서 셰리 캐스크처럼

품질을 차별화할 수 있다고 봅니다.”

40년 넘게 술을 만들고 있는 이종기 대표는 10년 내로

우리 쌀로 만든 위스키를 개발하고자 한다. 최근 10년간

주류업계에 혁신이 일어나고 있고, 2000년대에 포도를

원료로 한 보드카가 출시되면서 가능성을 본 것이다.

“위스키는 곡물로 만든 증류주죠. 우리나라 쌀 증류주는

누룩을 당화제로 사용했습니다. 대신 곡아(벼를 싹 내어

말린 것) 효소로 당화 및 발효하면 훌륭한 원료가 됩니다.

한국산 위스키는 우리 쌀로 만들었을 때 더욱 값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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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oldenblue © Ominara © Ominara
28 MASTER cooperation Ominara (82 54 572 0601) Three Societies Distillery (82 70 4282 8190)
© Three Societies Distillery

© Three Societies Distillery

도정한 대표의 가장 한국적인 위스키

지난해 9월 처음 공개된 국산 싱글 몰트위스키

‘기원Ki One’은 출시 전부터 위스키 애호가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기원 소사이어티 컬렉션Ki One Society

Collection은 세 에디션인 호랑이, 유니콘, 독수리로

구성되었으며, 모두 2020년 7월 7일에 증류한 원액으로

만들었다. 3년이 채 되지 않은 숙성 연도에 대해 도정한

쓰리소사이어티스 증류소Three Societies Distillery 대표는

기후 탓이라고 설명한다.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는 스코틀랜드에 비해 위스키

숙성이 빠르다. 오크통은 기온에 따라 수축과 팽창을

반복하는데, 이 과정에서 투명하던 술이 황금빛 색깔과

풍미를 갖게 된다. “쓰리소사이어티스는 위스키 생산

과정에서 숙성을 가장 중요하게 여깁니다. 찌는 더위와

극한의 추위는 숙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칩니다. 최초

부지를 선정할 때 제주, 부산, 충청 등 거의 모든 지역을

고려했으나 대륙성 기후인 남양주만큼 극단적인 기후를 가진 곳이 없었습니다.”

쓰리소사이어티스는 재미교포 출신인 도정한 대표, 스코틀랜드에서 온 마스터 디스틸러Master Distiller

앤드류 샌드 상무, 한국의 직원들. 이름 그대로 세 개의

사회가 코리안 싱글 몰트위스키라는 하나의 뜻으로

모였다. 도 대표는 위스키를 만들기 전 수제 맥주 브루어리 핸드앤몰트를 창업해 매각한 경력이 있다.

수제 맥주와 싱글 몰트가 가진 각각의 매력에 빠졌다는

그는 싱가포르에서 일할 당시 주말마다 친구들과 다양한

위스키를 마시며 취향을 찾고자 했다고 밝혔다. “위스키

한 모금 안에 설명하기 힘든 복합적 풍미가 있음을 느꼈습니다.” 그는 해외에 있는 친구를 만나러 갈 때마다

국산 싱글 몰트위스키가 왜 없을까에 의문을 표했다.

“위스키를 만드는 것은 맥주 생산을 졸업하는 것과 같습니다. 큰 틀에서 보면 맥주를 잘 만들어 증류해 숙성한 것이 위스키기 때문입니다.”

2020년 문을 연 쓰리소사이어티스는 고창 복분자주 캐스크에 스피릿을 숙성하는 등 다양한 실험을 하며 한국적인 위스키를 만들려고 노력 중이다. 국내

술도가들과 협업하는가 하면, 김치의 매운맛을 담아내기

위한 실험도 한다. 도정한 대표는 맥아, 효모, 오크통에

이르기까지 모두 국내에서 만드는 프로젝트 ‘한국’을 위해

지난해 보리를 직접 키웠다. 한국에서 위스키를 만드는

만큼 한국적인 특징을 담고 싶다고.

쓰리소사이어티스는 올 하반기 출시할 독수리 에디션까지

선보이고 나면 내년 초 기원의 정규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기원 소사이어티 컬렉션은 정규 제품 출시

전, 더위와 추위가 공존하는 환경 속 숙성의 변화를 보여주고자 기획했습니다. 정규 제품은 저희가 만들고

싶은 한국 싱글 몰트위스키의 모습을 보일 예정입니다.” 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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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iskies Holding World Records

The Macallan The Reach 81 Year Old 1940

오크통에서 숙성하는 위스키는 숙성 기간에 따라 술의 풍미가 완전히 달라진다. 위스키는 70도 전후의

스피릿을 오크통에 넣어 숙성하는데, 이때 공기와 접촉해 해마다 2%가량 증발한다. 이를 엔젤스

셰어Angel’ s Share라고 한다. 해마다 천사의 몫이 사라지면서 오크통 속 풍미가 술에 스며든다. 숙성

연도가 오래될수록 귀한 위스키로 대우받는 이유다. 그렇다면 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위스키는 무엇일까. 2020년 78년산 스카치위스키를 출시해 가장 오래된 싱글 몰트위스키 타이틀을 거머쥔 맥켈란은 지난

2월 ‘맥켈란 리치The Reach 81년 1940’을 선보여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가격은 12만5000달러(약

1억6369만원)로 책정되었다. 단일 셰리 캐스크에서 나왔으며, 다크 초콜릿과 달콤한 계피, 향긋한 피트의

노트가 당밀 토피, 결정화된 생강, 까맣게 탄 파인애플로 이어지고, 강렬하고 달콤하며 스모키한 피니시로

마무리된다. 조각가 사스키아 로빈슨Saskia Robinson이 만든 청동 조각품 위에 유리 디캔터가 얹혀져

있다. 손 세 개가 하늘을 향하는 조각상은 1940년 위스키를 제조한 노동자, 당시의 맥켈란 회장인 알란

시아치Allan Shiach, 현 마스터 위스키메이커 커스틴 캠벨Kirsteen Campbell을 상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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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 Macallan

Whisky is one of the most popular distilled alcoholic beverages worldwide. Making whisky is a much-honed craft that has been refined over time. Many elements shape the final flavor and character of a whisky from malting and fermentation to distilling and maturing in oak casks for years. Discover unrivaled whiskies that hold unique world records being as extraordinary as its time-honored tradition and history.

Jack Daniel’s

전 세계인이 가장 선호하는 위스키는 다름 아닌 테네시 위스키인 잭다니엘스. 국내에서는 편의점 등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대중적 위스키다. 잭다니엘스는 1866년 미국 테네시주 린치버그에서 처음 탄생했다. 설립자 재스퍼 뉴튼 잭 다니엘Jasper Newton Jack Daniel은 가문의 노예 네이선 그린Nathan Green으로부터 서아프리카의 단풍나무 숯 여과 과정(차콜 멜로윙)을 배웠다. 1863년 노예해방 이후

다니엘은 그린을 마스터 디스틸러로 고용해 대를 이어 현재까지도 동업을 이어오고 있다. 잭다니엘스는

차콜 멜로윙 과정을 거치고 숙성하기 때문에 단풍나무 향이 배어 특유의 풍미를 지닌다. 스카치위스키보다

상대적으로 숙성 연수가 짧아 목 넘김이나 맛 등에서 비교적 거칠다고 평가받지만, 바닐라와 향신료 맛을

느낄 수 있는 위스키다. 주로 잭다니엘스와 콜라를 섞은 칵테일 ‘잭콕’으로 소비되며, 올드 No 7, 잭다니엘스 허니, 젠틀맨 잭, 싱글 배럴, 올드 No 27 골드 등 다양한 라인업을 선보인다. 2020년 기준 잭다니엘스는 1230만 케이스가 팔렸다. 2019년보다 8.1% 떨어진 수치지만, 2위인 짐빔Jim Beam(1070만)과 상당한 차이를 보이며 자리를 굳건하게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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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ictor Moussa / Shutterstock.com

© Whisky.auction

Malt Mill 10 Year Old

몰트밀Malt Mill이라는 이름을 기억하는 사람이 있을까. 몰트밀은 몰라도 아일레이위스키의 대명사

라가불린Lagavulin은 알 것이다. 1908년 라가불린 부지 내에 설립한 소규모 증류소 몰트밀은 라가불린과

라프로익Laphroaig 간의 불화로 탄생했다. Mackie & Co.(현재 디아지오 인수)의 대표이자 라가불린의

소유주였던 피터 매키 경Sir Peter Mackie은 라가불린 이웃 증류소 라프로익의 대리인으로도 활동했다.

1907년 라프로익의 소유주 존스턴Johnston 가문은 Mackie & Co.가 라프로익의 대리점 계약을 맺은 것에

불만, 법정 소송을 제기했다. 이듬해 매키 경이 라프로익의 대리인 자격을 잃으면서 소송이 마무리되자

라가불린 부지 내 라프로익 방식의 작은 양조장 몰트밀을 만들었다. 몰트밀은 1962년 폐쇄되었다. 이때

증류기 2대는 지금도 라가불린에서 사용 중이니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고 해도 무방할 듯하다. 몰트밀

증류소는 사라졌지만, 이 증류소에서 생산한 위스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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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물게 경매에 모습을 비추고 있다. 몰트밀 1959 10년Malt Mill 10 Year Old 1959는, 1959년에 증류해 1969년에 병입한 샘플로, 7월 19일 위스키 옥션에서 6670파운드(약 1060만원)에 거래되면서 세상에서 가장 희귀한 미니어처 위스키에 이름을 올렸다.

Macallan Fine & Rare 60 Year Old 1926

고급 위스키의 대명사로 꼽히는 맥켈란은 이제껏 수많은 월드 레코드에 언급돼왔다. 그중 맥켈란 파인 앤

레어 60년산은 2018년 11월 29일 영국 런던 크리스티에서 120만 파운드(약 19억원)에 거래되면서 세계에서

가장 비싼 위스키에 등극했다. 1926년 스코틀랜드 스페이사이드Speyside 지역에서 갓 증류한 스피릿이 셰리

와인을 머금었던 오크통 제263번에 채워졌다. 이 술은 60년이란 숙성 시간을 견디고 1986년 병입되었다.

단 40병만 출시되었으며, 이 중 약 14병만 파인 앤 레어 라벨을 달았다. 40병 중 12병은 팝아티스트 피터

블레이크 경이 디자인한 라벨을 붙여 1989년 출시했다. 또 다른 12병은 이탈리아 화가 발레리오 아다미가

디자인했다. 두 병은 라벨 없이 세상에 나왔다. 맥켈란 파인 앤 레어 60년산을 마신 사람은 극히 드물다.

구매자 대부분은 마시는 것보다 보관하다가 다시 경매에 내놓을 것이기 때문이다.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맥켈란 마스터 디스틸러로 일한 데이비드 로버트슨David Robertson은 맛을 본

몇 안 되는 사람 중 하나로, <뉴욕 타임스>에 이 위스키의 맛을 밝혔다. “상당히 진하고 드라이했으며, 무화과와 건자두 같은 말린 과일의 향과 정향, 생강 등 따뜻한 스파이스가 풍부하게 느껴진다”고. 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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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sitor Center of Alltech Lexington Brewing and Distilling Company in Lexington, Kentucky ©Irina Mos / Shutterstock.com

The Kentucky Bourbon Trail

In Kentucky, bourbon is much more than a drink. It’s a way of life. Whether you are new to bourbon or an aficionado, whether you prefer your bourbon neat or on the rocks, there’s a bourbon experience for you in Kentucky. If you want to discover and taste bourbon, a.k.a. "America's Native Spirit”, visit the Bluegrass State and drive along the Kentucky Bourbon Trail, starting in Louisville to Owensbo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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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iskey Distillery in Louisville, Kentucky ©4kclips / Shutterstock.com
JOURNEY
Frazier History Museum in Louisville, Kentucky ©4kclips / Shutterstock.com

미국 켄터키주 속담에 “친구는 가까이하고, 버번은

더 가까이하라”라는 말이 있다. 바즈타운 버번 컴퍼니

부회장 가닛 블랙은 “스물한 살 청년의 혀가 느끼는

버번과 일흔 살 노인의 혀가 느끼는 버번은 다르다”고

할 정도로 버번위스키는 평생에 걸쳐 즐길 수 있는

미국인의 영혼의 술이다.

켄터키주 버번의 역사는 18세기 후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당시 개척민이 켄터키 땅으로 이주했는데, 대부분 농부였다. 켄터키는 옥수수가 자라기 좋은

환경으로 옥수수 수확량이 풍족했다. 남는 옥수수를

어떻게 처리할지 고민하던 농부는 작은 증류기를

이용해 술을 만들었고, 이것이 버번위스키의 시작이다.

켄터키주만의 독특한 위스키는 남부의 오하이오강과

미시시피강을 따라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로 술을

실어 나르던 과거 중심지 버번 카운티Bourbon County의

이름을 본떠 탄생했다.

긴 여정 동안 참나무 술통에서 숙성한 버번위스키는

독특한 단맛과 호박색을 띤다. 켄터키 산은 전체 버번의

약 95%를 차지할 만큼 높은 생산량을 자랑한다.

버번위스키라는 이름을 붙이기 위해서는 지켜야 할 생산

조건이 몇 가지 있다. 미국에서 만들고, 반드시 속을

시꺼멓게 태운 새 오크통에서 숙성해야 한다. 또 주재료인

옥수수를 51% 넘게 사용해 첨가물은 넣지 않는 등 여러

규정을 따라야 한다.

1999년 켄터키 증류주 협회에서는 켄터키 버번 트레일

투어Kentucky Bourbon Trail Tour를 진행해 방문자에게

버번위스키의 풍부한 역사를 전하고 증류소를 돌아보며

버번 제조 현장을 직접 둘러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버번위스키를 마시며 미국 남부의 절경을 감상하는

여유로운 여행을 꿈꾼다면 루이빌에서 시작해 렉싱턴까지

켄터키주를 대표하는 버번 증류소를 탐방해보자.

버번위스키 여행의 시작 루이빌

켄터키 버번 트레일 투어의 출발 도시인

루이빌Louisville은 미국의 경마

증류소Michter’ s Fort Nelson Distillery, 에반 윌리엄스

버번 익스피리언스Evan Williams Bourbon Experience, 올드 포레스터 증류소Old Forester Distilling Co. 등이

자리해 있다. 그중 에반 윌리엄스 버번 익스피리언스는

영국 웨일스에서 태어난 에반 윌리엄스가 미국 독립전쟁이

끝난 후 1783년에 세운 루이빌 최초의 상업용 증류소다.

증류소에 방문하면 증류소 역사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1930년대로 타임머신을 타고 가서 금주법 시대에 생긴

스피크이지바의 분위기를 경험하며 버번위스키를

테이스팅할 수 있다.

권투의 전설 무하마드 알리는 인종차별에 맞서 인권운동과

평화 증진 등에 노력을 기울였다. 무하마드 알리 센터는

알리의 삶에서 도출한 핵심 원칙인 자신감, 신념, 헌신, 베풂, 존중, 영성에 관한 전시를 진행한다. 역사적 영상과 전시품을 감상하며 그의 신념을 이해하고 삶의 영감을

받을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자. 이 외에 살아 있는 야구의

역사를 보여주는 루이빌 슬러거 박물관&공장Louisville

Slugger Museum & Factory, 경마 관련 전시물을 감상할

수 있는 켄터키 더비 박물관Kentucky Derby Museum도

루이빌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볼거리다.

You may have heard, “all bourbon is whisky, but not all whisky is bourbon.” What makes bourbon so unique is the recipe with a set of rules. The process of aging whisky in charred oak barrels for a long time gives the final product its distinctive taste and amber color. Approximately 95% of the world’s bourbon is produced in Kentuc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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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켄터키 더비Kentucky Derby와 세계적인 권투 선수 무하마드 알리의 고향이다. 루이빌에는 믹터스 포트 넬슨

렉싱턴에서 오언즈버러까지 달려보자

루이빌에서 자동차로 2시간을 달리면 ‘말의 수도’이자

켄터키주 제2의 도시 렉싱턴에 도착한다. 이곳은 말이

뛰노는 드넓은 초원과 활기찬 도시의 매력이 공존하는

도시다. 다운타운에서 차로 10분 거리의 호스 컨트리Horse

Country 중심부에는 세계 최고 수준의 말 농장이 모여

있다. 킨랜드Keeneland 경마장에서 경주마들이 결승선을

향해 질주하는 것을 관람하거나, 말 농장을 둘러보며

먹이를 주는 체험 등 다양한 투어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렉싱턴 역시 블루그래스 증류소Bluegrass Distillers, 제임스 E. 페퍼James E Pepper, 타운 브랜치Town Branch

등 켄터키주에서도 손꼽히는 버번위스키 양조장이

포진해 있다. 그중 미국 독립혁명 기간인 1780년 설립한

제임스 E. 페퍼는 위스키 산업이 침체기를 맞아 1967년

문을 닫았다. 50년간 방치되어 있던 이 증류소는 미국

버번위스키의 명소로 다시 태어났다. 양조장 역사 공부와

위스키 테이스팅도 흥미롭지만, 버번 애호가라면 배럴로

만든 독특한 아이템 약 100가지를 구매할 수 있는

더 배럴 마켓The Barrel Market에 호기심이 생길 것이다.

현지 아미쉬 장인이 제작한 버번 배럴을 활용해 만든 의자, 테이블을 비롯해 버번을 보관하고 전시할 수 있는 선반

등을 구매할 수 있다.

렉싱턴에서 자동차로 1시간을 달리면 미국 최대의 지도

제작사 랜드 맥날리가, ‘2012년 미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도시로 선정’한 바즈타운Bardstown이 보인다. 위스키

시음부터 역사까지 바즈타운은 버번위스키와 깊은

연관을 맺고 있다. 바즈타운과 주변 지역에는 메이커스

마크Maker’ s Mark, 헤븐힐Heaven Hill, 짐 빔Jim Beam, 바즈타운 버번 컴퍼니Bardstown Bourbon Company

등 수많은 증류소가 자리하고 있다. 증류소마다 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하니 직접 방문해 버번 제조 공정을

견학하고 특색 있는 위스키를 시음해보는 것도 흥미로운

경험이 될 것이다. 버번위스키의 방대한 역사와 최신

트렌드까지 한눈에 살펴보고 싶다면, 오스카 게츠 위스키

역사 박물관Oscar Getz Museum of Whiskey History,

2시간 동안 빈티지한 기차를 타고 맛있는 식사와 버번

35여 가지를 포함해 특별한 칵테일을 맛보는 마이 올드

켄터키 디너 트레인My Old Kentucky Dinner Train도

바즈타운에서 해볼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다. 마침 9월에

바즈타운에 간다면 켄터키 버번 페스티벌을 놓치지 말자.

올해는 9월 16일부터 18일까지 버번을 활용한 요리 체험, 각 증류소의 싱글 배럴 위스키 시음, 월드 챔피언십 버번

릴레이 관람 등 버번에서 확장된 문화 체험이 가능하다.

바즈타운에서 차로 2시간을 달리면 버번위스키 여행에서

놓쳐서는 안 될 도시 오언즈버러Owensboro가 나온다.

오하이오강을 따라 위치한 도시 오언즈버러는 버번과

바비큐로 유명하다. 오언즈버러에서 유명한 음식 중

하나는 양고기 바비큐로, 1963년 문을 연 문라이트 바비큐

인Moonlight Bar-B-Q Inn을 추천한다. 매거진 <켄터키

먼슬리Kentucky Monthly>가 선정한 켄터키주 최고의

바비큐로 뽑힌 문라이트 바비큐 인은 점심 및 저녁 뷔페로

바비큐 고기 요리를 무한 제공한다. 이 밖에도 히코리

나무로 양고기, 소고기 등 요리에 깊은 풍미를 구현한

올드 히코리 바비큐Old Hickory Bar-B-Que 등 다양한

현지 바비큐 식당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기름진 고기

요리를 먹은 후에는 버번으로 입가심을 깔끔하게 하고

싶을 것이다. 1885년 설립한 그린 리버 증류소Green

River Distilling Co.는 오언즈버러 최초의 버번위스키

양조장으로, 30년 넘게 켄터키 버번의 주요 생산 업체 중

하나였다. 이후 여러 번 변화를 겪다 2016년 재오픈했다.

투어 프로그램을 신청해 스트레이트 버번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구경하고 시음해보자. 한자리에서 다양한 버번을

맛보고 싶으면 1905년 문을 연 레스토랑 밀러 하우스

The Miller House로 가보자. 지하에 위치한 스피리츠

라운지Spirits Lounge는 켄터키주 서부에서 가장 큰 버번 바로, 버번 600여 종을 보유하고 있다.

시원한 바람을 만끽하며 켄터키주로 떠나는 자동차 여행.

올가을 버번위스키 시음을 바탕으로 한 미국 역사와

문화를 두루 경험하는 궁극의 로드 트립을 계획해보면

어떨까. 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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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o Thoroughbred Horses Grazing in a Field with Horse Barn in Lexington A Farmer’s Market Downtow in Lexington, Kentucky ©aceshot1 / Shutterstock.com

WHERE EVERY MOMENT LASTS

PICTURESQUE WEDDING

It's the time of year when most weddings happen. If you want a special wedding and make it different from others, have your eye on.

THE SHILLA SEOUL is presenting a new wedding style that highlights the sublime beauty of nature complemented by architectural aesthetics. Plan a picturesque wedding designed just for you. The Dynasty Hall with magnificent bespoke interiors will provide a truly luxurious setting to fulfill every bride's wedding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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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SIGHT

The venue features standout structures in mesh layers illuminated with unique lighting that instantly transforms the space to set the right mood. Decorated with natural elements like flowers and trees, it creates drama and dimension for the perfect wedding atmosphere, giving a wedding the real wow factor.

올가을 특별한 웨딩을 원한다면, 주목할 것.

서울신라호텔은 자연의 숭고함과 건축적 미학이 돋보이는

새로운 웨딩 스타일을 선보인다. 다이너스티 홀의

웅장함과 고급스러움을 극대화한 그림 같은 웨딩이다.

이번 웨딩 스타일은 서울신라호텔에서 무대 연출, 플라워, 조명, 서비스 등 각 분야의 스페셜리스트들이 참여해 오랜

기간 심혈을 기울여 야심차게 준비한 디자인이다.

디자인 콘셉트는 ‘픽쳐레스크 웨딩Picturesque Wedding’.

디자인 콘셉트 그대로 보는 순간, 탄성을 자아내는 그림

같은 웨딩 스타일이다.

높은 층고와 넓은 면적의 다이너스티홀의 공간감이

돋보이도록 투명성 있는 메시 형태의 메탈 구조물을

무대 중앙과 홀 곳곳에 배치했다. 구조물은 샴페인 골드 컬러의 메탈 소재를 사용해 건축적이면서 세련된 디자인이 돋보인다. 여기에 조명과 나무, 꽃 등 자연적 소재가

어우러져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화이트 플라워와 그린소재의 플라워 데커레이션으로

깔끔하면서도 내추럴하게 연출해 다이너스티 홀만의 격을

한 단계 더 높였다. 크리스털 플레이트, 샴페인 골드 촛대

등 오브제도 전체적인 콘셉트에 맞춰 세심하고 완벽하게

세팅했다.

웨딩 아일과 무대 레이아웃도 특별하다. 무대가 웨딩홀

중앙에 원형으로 위치해 하객석과 더 가까워졌으며, 웨딩

아일도 중앙 원형 무대를 중심으로 양쪽으로 뻗어있다.

신랑 신부가 양쪽에서 동시에 입장해 가운데서 만나는

형태의 특별한 연출이 가능하다.

이번 웨딩 스타일은 새로운 콘셉트, 디자인적 세련미

등 차별화된 연출로 새로운 시그니처 웨딩 디자인을

구현했다. 하루에 한 쌍의 신랑신부만 연출할 수 있는

웨딩으로 오늘의 특별한 주인공으로 만들어 줄 것이다. 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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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BEAUTIFUL START

Begin the second chapter of your life at THE SHILLA with its special packages that will make your beautiful start an unforgettable experience. THE SHILLA SEOUL is offering its ‘Celebration Moment’ package for couples to celebrate their meaningful days while THE SHILLA JEJU’s ‘Memorable Honeymoon’ package is designed for honeymooners seeking a romantic and private retreat.

46 HONEYMOON

MORE INFORMATION

서울신라호텔

‘셀레브레이션

모먼트’ 패키지

특별한 순간을 위한 셀레브레이션 모먼트 패키지

신랑 신부에게 결혼식만큼 중요한 것이 있다면 바로

프러포즈다. 한 번의 프러포즈가 평생을 좌우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간, 장소, 조명, 공기, 분위기. 그 모든

것이 정확하게 어우러져야 비로소 완벽한 프러포즈가

완성된다. 대부분의 남자는 사랑하는 연인에게 특별하고

감동적인 순간을 선사하려고 프러포즈 방법을 고민하고

용기 내 실행한다. 프러포즈에서 가장 중요한 건 사랑을

가득 담은 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평생 함께하자는

진심을 전하고 싶다면, 둘만의 프라이빗한 공간이

필요하다.

서울신라호텔은 특별한 기념일을 맞은 커플을 위해

꿈 같은 순간을 선사할 ‘셀레브레이션 모먼트’ 패키지를

제안한다. ‘셀레브레이션 모먼트’ 패키지는 연인이

기념일을 특별하게 보낼 수 있도록 케이크와 샴페인을

제공하는 상품이다. 서울 도심의 아름다운 야경을

바라보며, 패스트리 부티크에서 생크림 케이크와

모엣 샹동 임페리얼(하프 보틀)로 로맨틱한 순간을

연출할 수 있다. 부드러운 우유 크림과 신선한 과일, 폭신한 시폰이 어우러진 달콤한 생크림 케이크는 패스트리

부티크의 대표 상품. 섬세한 기포와 황금빛 샴페인은

특별한 날 빠질 수 없는 술이다. 모엣 샹동 임페리얼은

신선한 과일 향과 흰색 꽃향기의 미묘한 하모니, 브리오슈

향이 매력적이다. 더 이그제큐티브 라운지 혜택이 포함된

객실 타입 이용 시에는 남산과 도심 전경이 그림처럼

펼쳐지는 공간에서 다이닝 서비스를 즐길 수 있다.

더 이그제큐티브 라운지는 고급스러운 펜트하우스의

응접실 콘셉트로 구현한 투숙객 전용 비즈니스 공간으로, 익스프레스 체크인과 체크아웃 서비스와 하루 3차례

특별한 다이닝 서비스를 제공한다. 여유롭고 편안한 조식, 따뜻한 차 한 잔과 간단한 디저트가 제공되는 애프터눈 티, 그리고 종류별로 다양한 술과 페어링 안주를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는 해피아워가 진행된다.

오래도록 기억될 둘만의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셀레브레이션 모먼트’ 패키지는 체크인 3일 전까지

예약 가능하며, 10월 31일까지 이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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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HONEYMOON

cooperation THE SHILLA SEOUL (82 2 2230 3310) THE SHILLA JEJU (1588 1142)

MORE INFORMATION

제주신라호텔

‘메모러블 허니문’ 패키지

달콤한 낭만을 선사할 메모러블 허니문 패키지

여행하기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계절이다. 해외로의

여행이 어려운 이들에게 잊지 못할 허니문의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제주신라호텔의 ‘메모러블 허니문’ 패키지를

추천한다. ‘메모러블 허니문’ 패키지는 파란 가을 하늘 아래

선선한 바람과 함께 푸르른 자연이 반겨주는 제주에서의 낭만을 선사한다. ‘메모러블 허니문’ 패키지의 객실은 허니무너에게 가장 인기 있는 바다 전망 퍼시픽 디럭스다.

스튜디오 타입의 객실로 입구에 들어서면 정면으로 보이는

프라이빗 바를 사이에 두고 양옆으로 침실과 욕실이

나뉘어 있다. 클래식함과 세련미가 조화를 이루는 침실뿐

아니라 넓은 공간을 자랑하는 욕실에서도 탁 트인 바다를

바라볼 수 있다. 허니문의 특별함을 배가해줄 혜택으로

객실에는 달콤한 초콜릿, 와인 1병과 함께 둘만의 이니셜이

새겨진 배스 로브 2개가 준비되며, 잘 가꾼 숨비정원을

배경으로 소중한 추억의 순간을 남기는 플라이 숨비 포토가

제공된다. 그뿐 아니라 어덜트 풀에서 프라이빗한 휴식을

선물하는 디럭스 카바나 3시간과 술 한 잔의 낭만을

즐길 수 있는 딜라이트 모먼츠, 둘만의 오붓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글램핑 허니문 디너가 포함되어 추억의

한 페이지를 채워준다.

오직 제주신라호텔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로맨틱한

감동과 아름다운 여행을 선사하는 ‘메모러블 허니문’

패키지는 조식 또는 중식 2인, 라운지 에스 2인, 김포공항

인근 주차 서비스(투숙일 수 기준), 공항~호텔 간 픽업 & 센딩 서비스, 웰컴 초콜릿 & 와인 1병(투숙 중 1회), 커플

이니셜 배스 로브 2개(투숙 중 1회), G A O. 플라이 숨비 포토(투숙 중 1회), 디럭스 카바나 3시간(투숙 중 1회), 딜라이트 모먼츠 한식당 천지 또는 올래 바(투숙 중 1회), 글램핑 허니문 디너(투숙 중 1회) 포함으로, 3박 이상 투숙 시 겔랑 스파 2인(투숙 중 1회)이 제공되며, 오는 11월 30일까지 이용할 수 있다. 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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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GREAT SPOT TO SAVOR WHISKY

눈을 사로잡는 골든 앰버빛, 꿀, 견과, 말린 과일의 향, 부드러운 캐러멜 풍미와 코끝을 스치는 피트의 흔적.

위스키는 다채로운 맛과 향으로 우리를 사로잡는다.

위스키 입문자와 레어 위스키를 찾는 애호가를 두루 만족시킬 신라호텔의 위스키 스폿을 소개한다.

서울신라호텔, 더 라이브러리

아늑한 벽난로와 두툼한 원서가 빼곡한 책장 옆 푹신한

소파, 그리고 창 너머로 바라보이는 남산의 풍광과 라이브

재즈 연주가 흐르는 곳. 서울신라호텔 더 라이브러리는

위스키 한 잔을 음미할 수 있는 매력적인 공간이다.

더 라이브러리는 싱글 몰트위스키가 국내에 처음 소개된

2000년대 초반부터 지금까지 가장 이상적인 라운지 & 바로 꼽힌다. 세계적인 인테리어 디자이너 피터

리미디오스가 디자인해 고객의 라이프스타일과 취향에

따라 다양하게 이용할 수 있다. 로비에 들어서면 보이는

더 라이브러리 바는 원형으로 둘러싼 목재 기둥 안쪽으로

진열된 서가와 중앙에 위치한 벽난로, 중후하고 세련된

가구가 안락한 분위기를 연출해 정통 싱글 몰트위스키와

코냑을 즐기기에 제격이다. 안쪽에 있는 라운지 바는

낮에는 브런치를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밤에는 정통 재즈

및 다양한 장르의 재즈와 함께 남산의 야경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VIP 바는 크고 작은 룸 4개로 구성된 고품격

프라이빗 바로, 독립된 공간에서 위스키를 안락하게

즐길 수 있다. 무엇보다 더 라이브러리에서는 뛰어난

개성이 돋보이는 싱글 몰트위스키뿐 아니라 유럽 귀족이

소장할 만큼 가치 있는 특별한 위스키도 만날 수 있다.

특히 더 라이브러리에서 위스키를 잔술로 제공하는

‘싱글 몰트 테이스팅Single Malt Tasting’ 메뉴는 개성 있고

기품 있는 새로운 몰트위스키의 세계를 발견할 수 있게

한다. 싱글 몰트 테이스팅은 고급 위스키인 글렌모렌지와

맥켈란 중 선택할 수 있으며, 브랜드에 따라 맛과 향이 다른

위스키 3잔이 각 30ml씩 제공된다.

50 TOUCH

With its eye-catching golden amber color, mellow hints of caramel, and rich notes of honey, nuts and dried fruits, whisky is an exceptional liquor which has the distinctive smoky flavor due to the use of peat smoke to treat the malt. Here are THE SHILLA’s whisky spots that will excite everyone from whisky beginners to aficionados with their extensive selection of best and rare whiskies to captivate your senses.

제주신라호텔, 라이브러리 바 올래 제주신라호텔에는 다양한 종류의 와인과 위스키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인 ‘라이브러리 바 올래’가 있다. 마치 유럽

저택의 서재를 연상시키는 라이브러리 바 올래는 아름다운

조각품으로 장식되어 있어 우아하고 아늑한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 또한 야외 테라스에서는 제주의 밤하늘

아래 반짝이는 조명으로 둘러싸인 패밀리 풀의 야경을

감상할 수도 있다. 올래에서는 매일 밤 20시부터 3종의

위스키 글렌피딕 12년, 발베니 12년, 맥캘란 12년과

함께 깊어가는 가을밤 여행의 낭만을 더욱 무르익게

해줄 프로모션을 선보인다. 다양한 위스키의 맛과 향을

비교하는 즐거움은 물론, 합리적인 가격에 위스키

입문자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여기에 구운 참치와

핑거푸드를 함께 제공해 위스키의 풍미를 더해준다.

라이브러리 바 올래는 로비가 있는 6층에 자리하며, 18시부터 24시까지 운영하고, 만 19세 이상 고객에 한해

입장할 수 있다.

신라모노그램 다낭, 바 엠과 비스트로 엠

베트남의 대표 휴양지 다낭에 위치한 신라호텔의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호텔 신라모노그램 다낭에도 위스키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야외 수영장 전경이 아름다운 ‘비스트로 M’, 논누억 비치가 보이는 로비에 위치한

‘바 M’, 인피니티 풀과 그 뒤에 펼쳐진 바다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풀사이드 바’ 등 호텔 레스토랑과 바에는 휴양지에서의 아름다운 밤을 위한 다양한 위스키가

준비되어 있다. 한껏 차려입고 방문해야 하는 위스키

바가 아닌 휴양지의 캐주얼한 분위기에서 편안하게

위스키를 마실 수 있다. 맥켈란, 싱글톤, 글렌피딕, 하이랜드 파크 등 싱글 몰트위스키부터 조니워커

블랙·블루·골드, 시바스리갈, 발렌타인 등 블렌디드

위스키와 아이리시위스키인 제임슨과 잭다니엘스, 짐 빔, 우드포드 리저브 등 다양한 버번위스키까지 다채로운

위스키 셀렉션을 만날 수 있다. 원하는 분위기의 장소에서

편안하게 취향에 맞는 위스키를 즐겨보길 추천한다. 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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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peration THE LIBRARY (82 2 2230 3388) ollae BAR (82 64 735 5587) Bar M, Bistro M (84 235 625 0088)

A BIG MOUTHFUL OF PLEASURE

Food and wine pairings give you the ultimate pleasure when you find the perfect pairing. The Library at THE SHILLA SEOUL is presenting a new menu of three snacks that will go well with premium Champagne.

다채로운 미식의 향연

서울신라호텔의 라운지 & 바 더 라이브러리는 라이브

연주를 감상하면서 여유롭게, 또는 벽난로를 바라보며

아늑하게, 룸에서 프라이빗하게 술을 즐기기에 최적의

공간이다. 칵테일, 위스키, 와인 중에서도 엄선한 프리미엄

셀렉션을 선보인다. 또 좋은 술에 걸맞은 안주 페어링으로

궁극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밤하늘의 별처럼 반짝이는

기포와 섬세한 맛과 향을 자랑하는 샴페인에는 그에

어울리는 스낵 3종을 새롭게 선보였다.

바다의 보석이라 불리는 캐비아를 오롯이 즐길 수 있는

캐비아 플레이트부터 다채로운 해산물로 구성된 해산물

플래터, 와인과 어울리는 여러 종류의 햄으로 구성된

샤퀴테리 보드Charcuterie Board까지 새로운 스낵 3종은

입안 가득 터지는 미식의 향연을 선사한다.

먼저 캐비아 플레이트는 칼비시우스의 오세트라 캐비아와

이를 즐길 수 있는 클래식한 재료가 함께 제공된다. 달걀

흰자와 노른자, 샬롯, 차이브, 레몬, 사워크림, 러시아식

팬케이크인 블리니, 브리오쉬 쿠르통으로 구성된다.

캐비아 플레이트에 제공되는 다양한 재료를 취향껏 조합해

캐비아를 즐겨보자. 철갑상어의 알인 캐비아는 세계 3대

진미 중 하나로 꼽히며, ‘바다의 검은 다이아몬드’라고 할

만큼 귀한 식재료다. 철갑상어 종류에 따라 알의 크기와

색깔 풍미가 다르다. 샴페인은 캐비아가 지닌 풍미를 더

깊게 해주기에 최상의 궁합을 이룬다.

해산물 플래터에는 쫄깃한 자숙 문어, 고소하고 부드러운

참치 타다키, 달콤한 단새우와 대게, 신선한 참돔, 광어, 연어회로 구성된다. 제철 생선회와 다채로운 해산물의

깔끔한 맛은 어떤 술과도 잘 어우러지지만, 섬세한 풍미의

샴페인과 함께하기에 제격이다.

샤퀴테리 보드는 와인과 어울리는 여러 종류의 햄으로

구성된 메뉴다. 트러플을 넣은 잠봉(돼지 다릿살을 얇게

저민 햄), 제주산 흑돼지 등심으로 만든 론조햄(돼지

통등심을 말린 햄), 덴마크산 돼지 목살로 만든

코파햄(돼지 목살을 건조 숙성한 햄), 치즈 같은 진한

풍미가 특징인 블루미 살라미(염장 건조한 소시지),

홈메이드 훈제 닭다리살, 한우 홍두깨살로 만든 한우

프로슈토 등 다양한 햄을 맛볼 수 있다. 여기에 올리브, 홈메이드 브레드, 바질페스토, 무염버터, 멜론, 테드 드

무안Tête de Moine 치즈, 건망고 등이 가니시로 제공돼

취향에 따라 다채롭게 즐길 수 있다.

52
GASTRONOMY
53
더 라이브러리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캐비아 플레이트, 해산물 플래터, 샤퀴테리 보드

반짝이는 기포와 우아한 맛과 향을 자랑하는 프리미엄 샴페인 셀렉션

엄선한 프리미엄 샴페인 셀렉션

더 라이브러리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스낵 3종에

어울리는 프리미엄 샴페인도 즐겨보자. 샴페인 셀렉션

중에서도 파이퍼-하이직 레어 밀레짐Piper-Heidsieck

Rare Millesime 2008, 파이퍼-하이직 로제 소바쥬

브뤼Piper-Heidsieck Rose Sauvage Brut, 루이 로드레

크리스탈Louise Roederer Cristal 2014, 루이 로드레

컬렉션Louise Roederer Collection 242를 추천한다.

파이퍼-하이직은 1785년 플로렌스 루이 하이직Florens

Louis Heidsiec에 의해 ‘여왕을 위한 최고급 샴페인’을

생산한다는 목표로 설립되었다. 1837년 앙리-귀욤

파이퍼Henri-Guillaume Piper가 회사를 물려받으며

파이퍼-하이직으로 이름을 바꾸고, 유명 주얼리 및

패션 디자이너와 협업해 럭셔리함을 지켜왔다. 18세기

마리 앙투아네트의 애정을 독차지한 파이퍼-하이직

샴페인은 ‘왕비를 위한 술’ ‘여성의 아름다움을 위한 술’로

사랑받았다. 특히 마릴린 먼로가 “자기 전에 샤넬 넘버

5°를 뿌리고, 아침에 일어나 파이퍼-하이직을 마시죠”라고

말해 ‘마릴린샴페인’으로 더 유명해졌다.

파이퍼-하이직 로제 소바쥬 부뤼는 화려한 로제빛과

살아 있는 듯한 스파클링이 인상적이다. 블랙커런트, 블랙베리, 체리, 그리고 야생 딸기 등 잘 익은 레드베리의

향이 풍부하며, 시트러스, 귤, 그리고 블러드 오렌지 등과

같은 상큼한 과일 향이 더해졌다. 약간의 파프리카와

사프란의 향이 피니시에 더해진다. 좋은 구조감과

프레시함이 느껴지는 와인으로, 피망, 찻잎, 그리고 감초의 cooperation THE LIBRARY (82 2 2230 3388)

54 GASTRONOMY

From Caviar Plate to enjoy the precious caviar, often called the diamonds of the sea as one of the most expensive delicacies in the world, to Seafood Platter with a variety of seafood and Charcuterie Board consisting of cured hams and cheese that pair well with wine, the new menu of three snacks is a feast for the palate to offer gastronomic delights that will pop in your mouth.

스파이시함이 와인을 더욱 풍부하게 한다.

파이퍼-하이직 레어 밀레짐 2008은 눈부시게 밝은

골드 컬러로 우아하며 생기 넘치는 버블이 매력적이다.

첫 잔에서 다양한 꽃향기, 잘 익은 과실 향 그리고

미네랄리티함이 기분 좋게 느껴지며, 신선한 오렌지

블라섬, 히아신스 향이 뒤따르며 바닐라 꽃, 신선한

코코넛과 아몬드 그리고 잘 익은 배의 부케가 좋다.

파인애플, 패션프루트와 시트러스 향의 풍미가 조화로우며, 바다 냄새를 연상시키는 깊은 감칠맛이 은은하게

스며든다. 부드러운 질감과 생기 있으면서 지속적인

버블이 긴 여운을 선사한다.

루이 로드레는 1776년 설립한 246년 역사를 지닌 명망

높은 샴페인 하우스다. 설립한 이래 오너가 바뀐 적 없는

가족 경영 샴페인 하우스로, 현재 7대손인 프레데릭

루조가 경영을 맡고 있으며, 소유한 약 240헥타르의

포도밭은 전부 그랑 크뤼와 프리미에 크뤼 밭으로만

구성되어 있다. 또 20년 전부터 친환경 포도 재배 환경을

구축해 현재는 소유한 밭의 대부분을 유기농법 및

바이오다이내믹 공법으로 관리하고 있다. 루이 로드레

크리스탈은 러시아 황제 알렉산더 2세가 즐겨 마셔

‘황제의 샴페인’으로도 유명하다. 알렉산더 2세는 테러

및 암살을 두려워해 샴페인을 속이 보이는 병에 넣어

달라고 해 지금처럼 투명한 병에 든 샴페인이 탄생했다.

또 와인병 대부분은 바닥 부분이 움푹 파여 있지만,

독살 및 암살 무기 소지의 위험성을 없애고자 그 공간마저

편편하게 만들어 오늘날 독특한 병 디자인을 시그너처로

남기게 되었다. 루이 로드레 크리스탈 2014는 밝게 빛나는

황금빛 컬러와 섬세하고 연속적인 기포, 여기에 강렬한

과실미와 향긋한 부케, 성숙함과 신선함 사이의 완벽한

균형이 특징이다. 농축되고 설탕에 절인 감귤류의 과일에

가볍게 볶은 아몬드 향이 섬세하게 어우러진다. 바로

즐겨도 좋지만, 긴 숙성 잠재력으로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지닌 빈티지다.

루이 로드레 컬렉션은 루이 로드레 샴페인 하우스의

멀티 빈티지 샴페인으로 해마다 달라지는 빈티지의 힘을

보여준다. 가장 적합한 포도밭을 선택하며, 수확 및 압착

시기까지 신중한 선택을 통해 우수한 품질을 유지한다.

특히 와인을 무산소의 대용량 스테인리스스틸 탱크에

보관하는 ‘퍼페추얼 리저브’ 방식을 도입하고, 오크

숙성 리저브 와인의 비율을 크게 늘려 와인에 균형감, 집중도와 미네랄리티를 높였다. 루이 로드레 컬렉션

242는 34%의 퍼페추얼 리저브 와인, 10%의 오크 숙성

리저브 와인에 56%의 엄선한 2017 빈티지 와인을 더해

완성했다. 특히 베이스인 2017 빈티지의 탁월한 품질을 자랑하는 샤도네이를 여실히 느낄 수 있다. 완벽하게 익은

샤도네이에 미묘한 오크 향의 손길이 더해져 잘 익은

달콤한 과일 향을 품은 와인을 선사한다. N

55
58 LISTEN 특별한 향으로
사랑받는 조보이 가르데 무아와 사이키델릭

STORYTELLING PERFUMES

Every perfume has a beguiling story to tell; who’s behind it, what it’s created for, what are the unique aspects of the aromas, how was it made, what are the clues in the packaging all about… Built around the memories or imagination of a “nose”, a perfume is artfully crafted with magnificent aromas using raw materials of the finest quality. François Hénin, Parisian perfumer and founder of French luxurious niche perfumery JOVOY, shares his adventures pursuing scents and offers a great way to identify which fragrance best suits you.

조보이 파리 매장의 모습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지금 이 순간까지 수많은 냄새에 둘러싸여 있다. 때로는 행복하고 즐거웠던 추억을 떠올리게 하고, 때로는 가슴 아픈 기억을 가져오기도 한다.

우리가 나만의 특별한 향을 찾는 이유다.

잠시 머물다 간 공간에도 향기를 통해 존재감을

어필할 수 있다. 나만의 시그너처 향을 갖기

위해서는 남과는 다른 독특한 향이어야 하고, 또 그 안에 브랜드의 철학과 특별한 이야기가

담긴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특별한 향수만

선보이는 니치 퍼퓸 편집 숍이자 향수 브랜드

조보이JOVOY의 파운더 프랑수아 헤닌

François Hénin을 만나 나만의 향을 찾는

특별한 여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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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니치 퍼퓸 편집 숍이자 향수 브랜드 조보이에 대해 설명해달라.

N. 프랑스 파리의 니치 퍼퓸 편집 숍으로, 엄선한

130여 개의 브랜드 향수를 선보인다. 보물을 찾는 것처럼 자유롭게 언제든 나만의 향수를 찾기 위해 방문하고 향의 여정을 즐겁게 떠날 수 있는 부티크다.

Q. 조보이는 엄선한 독특한 니치 퍼퓸을 선보인다. 어떤 기준으로 제품을 선택하나?

N. 니치 퍼퓸을 찾는 고객의 니즈에 맞는 향수를

소개하려고 한다. 그들은 나만의 독특한 시그너처 향을

원한다. 이런 니즈에 맞추고자 한정된 수량만 생산하는

소규모 향수를 선택한다. 즉, 향수가 독창적이고

브랜드만의 철학과 스토리를 가지고 있으며, 독특한 향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는 브랜드라면 언제나 우리와

함께할 수 있다. 우리가 선보이는 향수 중 그라스의

향수 장인 마르크 앙투안 코르티치아토Marc Antoine

Corticchiato의 ‘퍼퓸 드 엠파이어Parfum d ’Empire’가

대표적이다. 그는 특정 지역과 농장에서만 한정 생산되는

특별한 원료를 사용한다.

Q. 한국에서 니치 향수의 역사는 짧은 데 비해 엄청난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니치 향수의 인기 요인은 무엇인가?

N. 누구나 군중 속에서 눈에 띄고 싶어 하는 세상이다.

사람은 대부분 남과는 다른 자신만의 독특한 향을 풍기고

싶어 한다.

Q. 향기의 매력에 빠져 세계 곳곳을 누볐다. 그 여정을

통해 당신이 깨달은 것은 무엇인가?

N. 원료를 찾아 전 세계를 다니는 스테판 피카르Stephane

Picard나 마다가스카르의 노지 콤바섬의 위대한 잠재력을

탐험하는 내 친구 티에리 베르나르Thierry Bernard처럼

세계를 여행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좋았을 것 같다.

이들이 진짜 탐험가다. 나는 그들의 이야기를 사랑한다.

내 얘기를 하자면, 20대에 향수를 위한 특별한 목재를

찾기 위해 중국-베트남 국경으로 일주일간 여행을 간 적이

있다. 충분한 식량을 준비했지만, 돌아오는 길에는 음식이

부족했다. 농장 한 곳을 들러 우리가 살 수 있는 음식이

있는지 농부에게 물었다, 그는 웃으며 원한다면 염소 한

마리를 내어준다고 했다. 우리를 안내해주던 현지인은

카다몸과 각종 향신료, 허브를 사용한 바비큐 아이디어로

우리 모두를 군침 돌게 만들었다. 우리는 그 농부에게

염소를 사기로 했다. 농부는 돈을 받으며 염소를 직접

잡아야 한다고 했다. 우리는 피곤했고, 무척 젊었고, 그

염소를 잡는 데 시간이 꽤 걸렸다. 이렇게 여행은 예기치

못한 사건과 함께 잊지 못할 추억을 남긴다. 그때마다 늘

향과 함께했다. 좋은 원료는 자연이 키우기도 하지만, 또

다양한 사람이 저마다 삶의 이야기를 품은 채 그 과정에

개입한다. 특히 니치 퍼퓸은 하나의 향수가 탄생하기까지

대자연에서부터 많은 사람의 노력이 깃든다. 그 결과물이

각기 다른 삶의 여정에 함께한다는 것이 늘 나를 흥미롭게

한다. 수많은 이야기가 모여 만들어진 향수는 더욱 멋진 인생의 토대를 형성하도록 도와줄 것이다.

“A niche perfume tells the story of an enchanting journey with layers of improbable and intriguing combinations of ingredients foraged by a “nose”. Made from fine materials with unusual construction, they deliver sensory delights. Crucial to the rise of niche perfumes are the stories that travel with them, which always intrigues me.”

60 LISTEN

Q. 수많은 향수 브랜드와 제품이 있고, 트렌드는 급변한다.

니치 향수가 인기를 끄는 것도 남과는 다른, 나의 개성을

표현하는 향을 원하는 니즈에서 출발했다. 향수 트렌드는

또 어떻게 바뀔까?

N. 레이어링은 니치 향수가 주목받기 시작한 직후의

새로운 트렌드다. 프랑스의 순수주의자가 금기시하던

레이어링이 세계의 남쪽에서 강력하게 시작되었다.

한 개 이상을 피부에 뿌리는 것을 추천할 수는 없지만, 스카프 같은 액세서리나 옷에 뿌려 레이어링하는 것은

괜찮다고 생각한다. 레이어링 다음 단계는 향수를 직접

섞거나 ‘실험실’의 도움을 받아 ‘맞춤형’ 향수를 만들 수 있다. 하지만 피부 알러지 유발 위험이 높아 이런 시도는 추천하지 않는다.

Q. 향기의 매력과 힘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N. 향수는 단지 좋은 냄새가 나는 어떤 것이 아니다.

향기에 대한 기억은 맛에 대한 기억보다 훨씬 강하기

때문에, 당신이 태어난 날부터 지금까지의 모든 경험을

다 기억하게 한다. 향수는 그것을 어떻게 사용할지 아는

사람의 손에 있을 때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 향수는

사람들이 당신의 존재에 깊은 인상을 받는 이유를 알지

못하면서 당신을 바라보게 할 수 있다. 또 향수는 모든

사람이 당신에게 말을 걸고 싶도록 할 수도 있다. 향기

하나만으로 남과 다르고 독특해질 수 있다.

Q. 예약을 통한 일대일 맞춤형 컨설테이션을 통해 고객에게 가장 잘 맞는 향수를 제안한다. 해당 서비스에 대한 설명과 자신에게 어울리는 향수 선택 팁을 알려달라.

N. 조보이의 유능한 스태프는 고객의 취향에 맞는 향수를 제안한다. 전문 설명과 함께 향을 음미하며 자신의 취향을

탐색하는 과정을 통해 진정한 힐링을 느낄 수 있다. 자신에게 어울리는 향수를 찾는다는 것은 복잡하고 어려운 일이다. 내 오랜 친구는 늘 “정말 어울리는 향수를 찾는

것보다 남자친구를 찾는 것이 훨씬 쉽다”고 말했다. 당신이 좋아하고 싫어하는 향부터 고전적으로 향기 찾기를 시작할 수 있다. 당신의 기분, 원하는 것, 또는 향을 통해 말하려는

목표 등 당신의 전략과 어울리는 향수를 찾으면 된다. 나만의 향수를 찾는 과정을 즐기기 바란다.

Q. 곧 신라면세점에 부티크를 오픈할 예정이다.

이곳에서는 어떤 특별한 향수를 만날 수 있나?

N. 최대한 로컬에서 판매하는 향수 라인업을 빠짐없이

선보이려고 한다. 여행을 즐기는 노마드족이 공항

검색대를 통과할 수 있도록 30ml 용량의 ‘제로보암’ 향수나, 15ml의 소용량 향수도 다양하게 출시될 예정이다.

많은 향수가 여행지에서의 추억을 모티프로 삼듯, 여행할 때마다 신라면세점 조보이 부티크에서 마주한 새로운 향과

함께 여행지를 추억할 수 있길 바란다. N

조보이의 파운더 프랑수아 헤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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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Transcendental World Experienced by Incense

This container was created and decorated by humans, but its elegant color on the surface was a natural patina with time. Gorgeously patinated in a bluish-green shade, the bronze incense burner with engraved inscriptions represents the cultural significance of Buddhist rites with its artistic and historical value.

향으로 경험하는 초월적 세계

‘향香’은 묘한 물질이다. 후각은 뇌를 자극하는

즉각적인 감각이어서 향이야말로 감정에 몰입하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다. 그래서 어느 종교에서나 향은

나쁜 기운을 물리치고 초월적 정신세계에 들어가도록

돕는 동반자였다. 동아시아에서는 향나무가 가장

일반적이었고, 침향沈香, 백단향白檀香, 정향丁香, 용연향龍涎香, 사향麝香 등 값비싼 향료도 다양하게

쓰였다. 삼국시대에서 조선시대까지 한국에서는 이런

향료를 조합한 특수한 고체 향을 사용했다. 향을 피우기

위해서는 여러 그릇이 필요하다. 향을 사르는 향로香爐, 향을 보관하는 향합香盒이 대표적이다.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어느 수집가의 초대-고故 이건희 회장 기증 1주년

기념전>에서도 초월적인 향의 매력을 확인할 수 있는

고려시대 향로와 향합을 만날 수 있다.

푸른 녹이 아름다운 청동

향로는 달아오른 숯을 품어야 한다. 그래서 고열에도

타거나 터지지 않는 청동이 제격이다. 청동은 본래 황색

광택이 있지만, 표면에 청록색 녹이 잘 슬어 ‘푸른 동’, 즉 ‘청동’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봉업사가 새겨진 향로’는

표면에 고르게 피어난 청록색 녹이 아름답다. 본래 빛깔도

찬란했겠지만, 긴 세월에 광택을 잃은 대신 차분한 녹이

내려앉았다. 덕분에 나이 들수록 슬기를 더하는 현자처럼

느껴진다. 이 향로는 발 3개가 달린 받침, 숯을 담는 몸통과

뚜껑을 따로 주조하고 조립해서 만들었다. 받침의 물결

모양 테두리, 받침과 몸통 사이에 두른 새끼줄무늬, 뚜껑

위에 타오르는 화염보주의 형상은 단정한 향로를 멋스럽게

장식해준다. ‘봉황무늬 향합’에서도 청동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고려의 장인들은 향이 날아갈 걱정이 없도록 뚜껑이

빈틈없이 맞물리게 만들었다. 이 향합 표면에 무늬를 파내고 은실을 박아 넣는 은입사 기법으로 장식했는데, 그 바탕이 녹이 슨 청동이어서 무늬의 광택이 더 도드라진다. 그릇을 만들고 장식한 것은 사람이지만, 우아한 빛깔은 시간이 완성해주었다.

cooperation NATIONAL MUSEUM OF KOREA (82 2 2077 9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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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로

‘봉황무늬 향합’, 고려 14세기, 청동과 은,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2021년 이건희 기증

봉업사에 피어오르는 향기를 상상하며

이 향로의 뚜껑에 ‘봉업사삼중대사원준

奉業寺三重大師元迿’이라는 글을 점으로 새겨놓았다.

경기도 안성에 있던 봉업사는 ‘창업의 위업을 받들기(奉業)’ 위해 고려 태조(太祖, 재위 918 943)의 어진御眞을 모신 사찰이었다. ‘봉업사가 새겨진 향로’는 높이 83 0cm로 현존하는 한국의 향로 중에서도 손꼽히는 규모다. 사찰에서 향을 사르던 의식을 상상해본다. 어진이 전각에 걸리고, 승려는 범패와 독경으로 장엄한 의식을 펼친다. 전각 앞 큼직한 향로에는 숯이 이글거린다.

승려는 경건한 몸짓으로 향을 향합에서 덜어내고, 향을 향로에 조심스럽게 넣은 뒤 뚜껑을 닫는다. 곧 여의如意

모양으로 뚫은 세 곳의 구멍에서 향 연기가 하늘로 오른다. 공간 가득 향이 퍼져 나가는 동안 삼한을 다시 통일한 왕건의 눈매가 그림 속에서 형형하게 빛난다. 고 이건희 회장이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한 방대한 문화유산

가운데 국가지정문화재는 60건에 이른다. 보물로 지정된

‘봉업사가 새겨진 향로’는 과거의 시간을 들여다보게

하는 귀중한 통로다. 우아한 청록색으로 전하는 향로에서

역사와 예술의 향기를 오롯이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 N 이재호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 서울대 고고미술사학과에서 한국회화사를 전공하고 한국전통문화대학교 무형유산학과에서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국립고궁박물관, 국립문화재연구소 등에 재직하며 한국의 문화유산을 연구하고 전시했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자줏빛 노을에 물들다-자하 신위 탄생 250주년 기념 서화전>과 <어느 수집가의 초대-고故 이건희 회장 기증 1주년 기념전> 등의 전시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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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업사’가
새겨진 향로’, 고려 11~12세기, 청동, 보물,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2021년 이건희 기증 뚜껑의 명문

Lee Kun-hee Collection: LEE JUNG SEOP

Lee Jungseop (1916-1956) is a pioneering figure of Korean modern art, known for his bold and rough brushstrokes with expressive colors in his pencil drawings, postcard paintings, tinfoil paintings and oil paintings. As a prolific artist, he did not let go of his passion for paintings even when his life was harsh. However, it is difficult for viewers to spot fine details in person because most of his works are pocket-sized. Now, we have an opportunity to look at his unique works in another way through the exhibition <MMCA Lee Kun-hee Collection: Lee Jung Seop>, where his works are blown up on a 15-meter-wide digital screen, focusing on the artist’s personal life and artistic career to get an overall understanding of the significance of his works

70 GALLERY
‘Family and the First Snow’, 1950s, Oil on Paper, 32×49.5cm, MMCA Lee Kun-hee Colle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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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Drawing His Family’, 1950s, Incising and Oil Paint on Tinfoil, 15.2×8cm, MMCA Lee Kun-hee Collection
72 GALLERY
‘Woman’, 1942, Pencil on Paper, 41.2×25.6cm, MMCA Lee Kun-hee Collection ‘Chicken and Chicks’, 1950s, Oil on Paper, 30.5×51cm, MMCA Lee Kun-hee Collection ‘Imaginary Animals and People’, 1940, Carbon Paper Painting and Color on Paper, 9×14cm, MMCA Lee Kun-hee Collection ‘Bird’, 1950s, Oil on Paper, 22.5×19cm. MMCA Lee Kun-Hee Collection

The National Museum of Modern and Contemporary Art, Korea presents MMCA Lee Kun-hee Collection: LEE JUNG SEOP from Friday, 12 August 2022, to Sunday, 23 April 2023, at MMCA Seoul. Among the 1,488 works donated by the former chairman to the MMCA in April 2021, MMCA Lee Kun-hee Collection: LEE JUNG SEOP features around 80 works by Lee Jungseop (1916-1956), a leading figure in Korea’s colonial/ post-liberation-period art scene, along with 10 other works in the museum collection, compiling a total of 90 works produced by the artist alone. Lee’s works take up the third-largest share of the donated collection of international works, trailing only those by Yoo Youngkuk and Pablo Picasso, as well as the largest share of paintings and drawings in the collection. Unveiled to the public for the first time thanks to the donation is Chicken and Chicks (1950s) and Children Playing in the Water (1950s) while two works including Dancing Family (1950s) and Hand and Birds (1950s) appear in public for the first time since the 1980s. The number of donated works from the Lee Kun-hee Collection is almost 10 times that of the museum’s collection. Through Lee Kun-hee collection donation of 104 works added to the museum’s collection of the artist’s 11 existing works-including the leading pieces A Couple (1953) and Fighting Fowls (1955)-the MMCA now houses a staggering 115 works by Lee Jungseop. The exhibition will introduce 36 of 40 postcard paintings from the 1940s that account for a large portion of the newly acquired works. In addition, 27 works by the artist will be showcased from the collection of his tinfoil paintings, which ballooned from a mere 3 to 30 works following the donation. To reassess the artist’s career through the works that the museum now owns, MMCA Lee Kun-hee Collection: Lee JUNG SEOP details the fruits of the museum’s long journey of work collection, research, and study. This exhibition divides Lee’s oeuvre into two sections by decades-the 1940s and 1950s. The first section presents pencil drawings and postcard paintings produced during Lee Jungseop’s study in Japan and after his return to Korea, specifically Wonsan. The second section splays out works produced in Tongyeong, Seoul, and Daegu during his prime years, including tinfoil paintings and letter paintings. Exploring the various media Lee Jungseop employed in connection to the chronology of his life, the exhibition illuminates both his artistic career and personal life to provide a comprehensive view of his character and work. N

73 cooperation MMCA (82 2 3701 9500)

OPENING FROM SEPTEMBER 22ND 2022 TO JANUARY 25TH 2023

샤넬 제주 팝업 부티크 제주신라호텔 6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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