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ril
Inspired by the evergreen laurel, which is an emblem of victory and one of the four themes reflecting the Maison’s founding sources of inspiration since its origins as well as attributes of the gods in classical mythology, this stunning necklace celebrates immortality as an ode to Apollo.
Le Laurier de Chaumet “Firmament apollinien” Necklace
Issue 273
2023 2023/4 NO. 273 TOGETHER FOR OUR PLANET
A Belated Onset of Depression
The devastating weather is expected to continue this year with record-breaking rainfalls or the longest heat wave of all time. Both the sea level and seawater temperature will be constantly rising while Arctic ice is melting at an alarming rate. Then, what will happen in your life and what changes will be made?
writer AHN SANGHO
10 OBJECT
새벽 배송으로 도착한 친환경 버터헤드레터스와
아스파라거스를 흐르는 물에 씻었다. 버터헤드레터스는
크게 잘라 접시에 올리고, 들기름과 유자청을 그 위에
둘렀다. 아이스박스에 담겨 배송된 냉압착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오일을 달군 팬에 부은 뒤 아스파라거스를
익혔다. 다 익을 때쯤 아주 얇게 자른 스페인산 하몽도
함께 넣어 감칠맛을 더했다. 여기에 프랑스 론 지역에서
생산한 내추럴 화이트 와인을 곁들였다. 이건 지난 저녁의
복기이자 일종의 고해성사다. 건강과 자연을 생각한다지만
사실은 자신의 편의를 위해 지구에 엄청난 탄소 발자국을
남기는 소비다.
이렇듯 요즘 지난 하루와 습관을 떠올리거나, 쇼핑이나
모바일로 주문하고 사용하는 물건을 볼 때마다 부쩍
우울해진다. 수많은 택배 상자와 비닐, 플라스틱 포장재는
분리수거 후 어떤 과정으로 처리될까? 4000원짜리
샐러드용 채소 하나를 먹기 위해 사용하는 물과 석유, 이산화탄소는 어디에 있는 걸까? 레스토랑이나 식당에서
일회용 물티슈를 쓰거나 냅킨을 사용할 때도 마찬가지다.
분리수거할 때마다 보이는 쇼핑백 꾸러미와 배달 음식을
먹고 나서 정리할 때 버리는 수많은 일회용품과 남긴
음식은 음식물 쓰레기가 아니라 우리가 버린 음식물이라는
생각까지 미치면 우울을 넘어 먹먹하고 아린 죄책감까지
낳는다. 소비하지 않고는 살 수 없는 세상에서 소비로 인해
우울이 깊어져 가는 아이러니다.
생물학자 호프 자런이 쓴 <나는 풍요로웠고, 지구는
달라졌다>를 보면 이런 대목이 나온다. “스웨덴의 화학자
스반테 아레니우스Svante Arrhenius는 1896년에 이미
화석연료를 태우는 일이 지구온난화를 야기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대기를 채우는
이산화탄소 양은 3분의 1 정도나 늘어났다.” 130년
전에 이미 예고된 결과다. 기상이변, 사막화, 해수면
상승 등을 유발하는 지구온난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한
기후변화협약을 맺은 시기가 1992년이고, 정식 발효된
시점이 1994년이니 아레니우스의 예고는 100년이나
지나서야 결실을 본 것이다. 당시 국내에서도 지구와
자연보호를 위한 인류의 각성을 촉구하는 콘서트가
열렸다. 당시 내로라하는 가수들이 모여 부른 주제곡의
제목은 ‘내일은 늦으리’였다. 그후 30년이 흐른 지금
다양한 활동이 벌어지고 있지만 지구온난화는 여전히
가속화 중이다. 인류는 1초에 플라스틱 병 2만 개를
소비한다. 바다는 버려진 쓰레기와 오폐수로 인해
중금속에 앓고 있으며 북극해의 얼음은 2050년이 되면
1979년에 비해 70%가량이 녹아 없어질 것이다.
그린피스 UK와 영상 스튜디오 버스플레이스Birthplace가
함께 만든 영상 <Humanity’ s Impact>는 더 충격적이다.
플라스틱 병 2만 개가 하늘에서 쏟아지는데 그 양은
우리가 상상하기 힘들 정도다.
요즘 MZ세대 사이에서 유행하는 비거니즘이나 제로 웨이스트, 프리사이클링, 컨셔스 패션 같은 트렌드는
사실 지구에서 살 날이 기성세대보다 훨씬 많이 남은
젊은 세대의 위기 대처법이자 책임감 있는 실천을 위한
움직임이다. 단순한 소비를 위한 브랜드를 지양하고
순환을 고민하고 이를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브랜드를
지향하고 소비해야 하는 행동이다.
사실 탄소 중립이나 기후 전환을 위한 실천법은 쾌락보다
금욕에 가깝다. 소설가 조너선 사프란 포어가 쓴 <우리가
날씨다>를 보면 “기후변화와 싸우기 위해 개인이 할 수
있는 일로 가장 많이 추천된 것 중에 재활용과 나무 심기가
있지만 사실 효과는 크지 않다”고 말한다. 그리고 “개인이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활동 네
가지는 다음과 같다”고 설명한다. 바로 “채식 위주로 먹기, 비행기 여행 피하기, 차 없이 살기, 아이 적게 낳기”다.
이 “네 가지 행동 중에서 가장 강력한 온실가스인 메탄과
이산화질소에 즉각 영향을 미치는 것은 채식 위주의 식사뿐”이다. 결국 지구를 위해서는 고기와 유제품, 달걀 섭취를 줄이고, 채식 횟수를 늘려야 한다. 재생이나 비건
제품에 더 관심을 갖고, 낭비되는 소비를 자제해야 한다.
그 불편은 세상을 살아가는 누군가를 위한 배려와
나눔으로 이어질 것이다. 이제 내일이면 늦는 게 아니라
오늘 해도 늦은 상황이 되기 전에, 소비와 쓰레기로 인한
우울을 자연을 위한 기쁨으로 바꾸기 위해 적어도 실천을
위한 작은 노력이라도 필요한 시점이다. 지금의 상황은
모두 우리가 만든 것이니까. 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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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명한 4월, 연녹빛 나뭇잎이 차오르고 꽃망울이 터지며
온 세상을 화사하게 물들인다. 씨앗이나 꽃, 작은 묘목을
포슬포슬한 흙에 심고, 겨우내 집 안에서 잘 버틴
기특한 반려식물을 새 화분으로 옮길 때다. 촉촉한 물
냄새, 싱그러운 풀 향이 코끝을 감도는 듯하다. 야외로
봄나들이를 떠나면 새순이 뿜어내는 청정한 공기에 일상
속 긴장과 스트레스가 풀린다. 이럴 때면 인간은 자연의
일부라는 말을 실감한다.
우리는 ‘자연이 소중하다, 자연을 지켜야 한다’는
말을 들으며 자랐다. 환경 파괴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지구온난화로 자연재해가 빈번해지면서 친환경이 아닌
필환경 시대로 접어들었다. 하지만 모든 것이 자본으로
귀결되는 현대사회에서 자연의 가치는 더욱 낮아지고, 푸른 들판 위에 세워진 문명은 자연마저 정복하려고 한다.
자연에서 얻는 가르침
필요하지 않아도 욕망에 사로잡혀 결제 버튼을 누르는
경우가 있다. 집 안 곳곳에는 물건이 가득하지만, 내 마음은 마치 구멍 난 것처럼 공허하다. 왜 욕심은
끝이 없을까? 미국 작가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저서
<월든>에서 “자연의 시간 속에서 간소하게 살며 진정한
풍요를 느껴야 한다”고 했다. 이 책은 1845~47년의
2년 2개월간 미국 매니토 호수의 월든 연못 주변에서
소로가 혼자 지내며 쓴 에세이다. 소로는 산업혁명으로
눈부시게 발전한 미국의 대도시를 떠나, 숲 한가운데에
혼자 힘으로 오두막을 짓는다. 그가 숲속에 들어간 이유는
지위, 소속, 계급을 벗어버리고 오로지 인간으로서 자연과
직면하기 위해서였다. 우리를 규정하는 신분 없이 나는
나 자신일 수 있을까? 어떤 물건을 살 때 우리는 자신의
만족보다는 타인이 나를 어떻게 볼지를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 ‘월든’은 독자에게 남과 비교하지 말고 자신에게
맞춰 나아가라고 꾸짖는다. 그는 자연에서 온전한 나를
만나고 자연의 시계에 맞춰 살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아침에 눈뜰 때 우리를 버리지 않는 새벽을 간절히
기다리는 마음으로 눈을 떠보라.”
Echoes Left Behind by Eco
With the endless rows of high-rise buildings and urban patches of manmade greenbelts, people are losing naturality. In the highly developed civilizations, people tend to forget the fact that they are actually living with nature. Why should we conserve nature and lead a life in harmony with animals? Can we reconnect with nature and recharge our batteries, surrounded by the concrete and crowds of the city? Be reminded that you have the answers already given by savvy experts.
editor
PARK HYUN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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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14 STORY
지구의 왕이 된 호모사피엔스
제주도 서귀포 노을해안로에 가면 남방큰돌고래 무리를
볼 수 있다. 인간이 동물원이나 아쿠아리움에 가지
않아도 야생동물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이제는 거의 없다.
백수의 왕이라는 사자도, 산중왕이라는 호랑이도 인간의
손길에 길들여져 야생성을 잃고 동물원 터줏대감 노릇을
한다. 인간은 언제부터 최상위 포식자가 되었을까?
이스라엘의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는 저서 <사피엔스>를
통해 호모사피엔스라는 인류가 지구를 어떻게 지배하게
되었는지를 알려준다. 인간이 동물보다 우위에 있게 된
것은 오래되지 않았다. 농업혁명으로 인간이 농사를 짓게
되면서 그 땅에 살던 동식물은 쫓겨나거나 몰살당했다.
산업혁명과 과학혁명을 거치면서 인간은 터전인 지구를
끝낼 수 있는 괴물, 핵무기를 만들어내기까지 했다.
이제 고도로 발달한 문명 속에서 인간은 자원의 한계에
부딪쳤다. 인간이 지구를 지배하게 된 경위를 보며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되짚어볼 때다.
작은 곤충에서 우리의 식탁까지
경제적 이익은 자연 생태계의 보호보다 중요할까? 농부는
심미적으로 부족함이 없는 농산물을 길러내기 위해
농약을 사용한다. 벌레 먹거나 크기가 작거나 생김새가
좀 이상한, 못난이 농산물 대부분은 폐기되고는 한다.
미국의 해양생물학자 레이철 카슨은 저서 <침묵의
봄>에서 살충제 등 화학 산업이 환경에 미치는 부작용을
지적했다. 특히 베트남 전쟁 당시 쓰인 살충제 DDT를
집중 분석했다. DDT는 살충 효과가 뛰어나고 오래
지속되어 1940년대부터 널리 사용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1950~70년대에 DDT를 사람의 몸에 직접 뿌리거나
소독차에서 분사해 빈대와 이를 제거하는 등 다양하게
쓰였다. 카슨은 먹이사슬을 통해 농약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중점적으로 밝혔다. 농약은 해충뿐 아니라 곤충을
먹은 새, 새를 먹은 더 큰 동물, 그리고 결국 인간에게까지
영향을 미친다. 이 책이 나온 후 DDT는 1970년대를
전후로 사용이 전면 금지되었다. 카슨은 과학기술을
적용할 때 환경에 미치는 영향도 신중히 검토해야 함을
강조한다. 우리 역시 생태계의 일원이니까.
미래를 위한 더 나은 선택
기분이 좋지 않거나 우울할 때는 고기를 먹어야 한다는
속설이 있다. 고기에는 트립토판이라는 아미노산이
풍부해 행복 호르몬으로 불리는 세로토닌의 분비량을
늘린다. 그러나 고기 섭취로 인한 세로토닌 분비는
일시적이다. 소고기 1kg을 생산하는 데 이산화탄소를
25 6kg이나 배출한다는데, 인간이 고기를 먹는 건
본능적인 행동일까? 미국 경제학자이자 문명비평가인
제러미 리프킨은 <육식의 종말>에서 “인류가 미래에
지속가능하려면 육식을 멈춰야 한다”고 지적한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지구상에서 고기
또는 우유를 얻기 위해 키우는 소는 15억 마리, 돼지는
10억 마리에 달한다. 소 1마리는 이산화탄소보다
25배 강한 온실가스인 메탄가스를 연간 약 100kg
방출한다. 미국에서 생산하는 곡물의 70%가 소를 비롯한
가축이 먹는데, 이는 인간 수억 명을 먹일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양이다. 중앙·남아프리카의 열대우림이 가축을
키우기 위해 개간되고 있으며, 소고기에 쓰인 살균제가
사람의 암 유발 원인 11%에 해당한다. 리프킨이 제안하는
해결법은 육류를 식단에서 제외하는 것이다. 그는 이에
대해 향후 수십 년간 이뤄내야 하는 중요한 과업이라고도
한다. 반드시 채식주의자가 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식단에
고기 대신 식물성 식품의 비중을 높이면 다양한 영양소를
섭취할 뿐 아니라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데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오늘 저녁, 고기 대신 나물 반찬으로 된
식탁을 꾸려보면 어떨까? 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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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credible Makeovers of Wastes
“Waste” is much more than just the garbage found in a trash can. Any materials that are no longer used or wanted, and discarded are waste. There has been an explosive increase in the amount of waste since the Industrial Revolution, which has a significant impact on our lives. In the wake of changing consumption patterns, a group of young artists are trying to bring wastes back to life, aiming to eliminate this problem by recycling and upcycling them.
editor PARK HYUN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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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IVE
문승지·황지현·한믿음(TEAMVIRALS), ‘Crispy Rice Collection’, <Right! Ocean-Plastic Dinner>, 2019 ⓒ TEAMVIRALS
문승지 디자이너의 지속가능한 생산
가구 디자이너 문승지는 공장에서 나무가 대량으로
버려지는 것을 본 뒤 쓰레기를 최소화하는 방법을
고민했다. “일반인이 사회적 메시지를 내는 게 중요해요. 디자이너로서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를 고민했어요.
설계 과정부터 쓰레기를 최소화하는 것, 그게 맞지 않을까요?” 합판 한 장에서 출발한 의자 4형제
‘포 브라더스Four Brothers’는 문승지 디자이너가 내린 나름의 해법이었다. 포 브라더스는 테이블, 조명 등 공간을 채울 수 있을 만큼 ‘브라더스 컬렉션’으로, 또 겹칠 수 있는 의자 ‘이코노미컬 체어Economical Chair’로 확장되었다. 문승지 디자이너가 가구를 만들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점은 ‘편안함’. 그가 생각하는 궁극의 의자는 편의점 앞이나 해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코카콜라 의자’다. “환경문제와 직접 연결된 의자지만 역설적으로 일상에
던진 편안함은 크거든요. 환경에 이로운 의자가 다수의
삶에 녹아드는, 그런 스탠더드 의자를 만들고 싶어요.”
그는 잘 만든 하나를 오래 쓰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첫 개인전 <쓰고쓰고쓰고쓰자>는 아나바다 운동에서
차용해 자원을 어떻게 사용할지에 대해 질문한다.
이런 화두는 2020년 <라잇! 오션-플라스틱 디너>에서
업사이클링으로 확장되었는데, 학암포 인근에서 수거한
폐플라스틱으로 가구를 만들었다. “재활용한 플라스틱
플레이크를 밥솥 같은 틀에 넣어 구우니 누룽지처럼
되더라고요. <플라스틱 디너>에서 ‘Crispy Rice Collection(누룽지 컬렉션)’을 본 후 사람들이 식사 시간에 환경적인 이야기를 나눴으면 했어요.”
가구, 공간, 전시, 제품 등 경계 없이 활약하는 문승지
디자이너는 2018년부터 정석병 디렉터, 정창기 매니저와
아티스트 레이블 ‘팀바이럴스TEAMVIRALS’를 설립해
운영 중이다. 팀바이럴스는 월정사 티하우스 및 벤치
디자인, 블루보틀 제주, 클래쉬 드 까르띠에 등 한국의
지역성이 두드러지는 작업을 보여주고 있다. 올해 내실을 다지는 시기라던 문승지 디자이너는 자체 브랜드 론칭을 목표로 삼고 있다. “제 자식에게 물려줄 의자를 만들고 싶어요. 그렇다고 지금 방향성을 규정하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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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
않을 거예요. 결국 저도, 제 디자인도 지속가능해야 해요.”
디자이너 문승지 ⓒ TEAMVIRALS
문승지×까르띠에, ‘클래쉬 드 까르띠에 팝업’, 2021 ⓒ TEAMVIRALS
문승지, ‘Four Brothers’, 2012 ⓒ TEAMVIRALS
정김도원 작가 ⓒ dowonjungkim
정김도원 작가와 재료의 미래
식물, 동물, 박테리아, 균류 등 생물학적 유기체로 만든
물질을 바이오머티어리얼Biomaterial이라고 한다. 도예가
정김도원은 흙과 바이오머티어리얼을 활용해 도예 작업을
해왔다. 도예를 전공한 그가 바이오머티어리얼에 집중하게
된 데는 팬데믹이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 “대학 졸업을
앞두고 학교 실기실 출입이 제한되어 부엌에서 할 수 있는
개인 프로젝트를 시작했어요. 바이오머티어리얼은
전분, 한천, 콤부차처럼 흔히 쓰이는 식재료로 만들거든요.
코로나 바이러스와 기후변화, 사라지는 생물 다양성은
밀접하다고 생각했어요”라며 그는 덤덤하게 사연을 밝혔다.
정김도원 작가의 대표작 ‘Rotting’ 시리즈는 주스
가게, 빵집에서 버리는 달걀껍데기, 오렌지 껍질을 얻어
흙과 혼합, 소성 온도를 낮춰 구운 도자기다. 오렌지
껍질과 달걀껍데기는 결속을 방해하면서 독특한 패턴을
만들어낸다. “흙을 고온에 구우면 결속이 강하기 때문에
오랫동안 남을 수 있어요. 영구성은 그간 미덕으로
여겨왔죠. 하지만 이 시대에 필요한 부드러운 존재에
대해 고려했어요. 영원히 살 수 없는 인간처럼 제 항아리도
썩어 없어져요. 제 작업의 마지막은 사라지게 두는
거예요. 분해는 주변의 것을 흡수해서 더 넓은 세계로
흩어지는 과정이에요.”
그가 애정을 갖고 있는 바이오머티어리얼은 버섯 균사체로
만든 마이셀리움Mycelium이다. 가볍고 완충 효과가
있는 이 소재는 스티로폼과 가까우면서도 친환경적이다.
“마이셀리움이 자랄 때 틀을 만져보면 매우 따뜻한데, 그럴 때면 ‘살아 있다’는 생각에 애정이 솟구치기도 해요.”
정김도원, Biomaterials ⓒ dowonjungkim
2021년 단체전 <Recycling Oriented Society>에서
바이오머티어리얼 샘플 48가지를 선보인 정김도원 작가는
현재 엽록소나 자외선을 사용하는 대안 인화 방법으로
모호한 형태를 옮기고 있다. “대안 인화는 과정이 아름답고
작업 중에 나는 풀 향기도 향긋해요. 화학 처리가 없기
때문에 결과가 일시적이에요.”
지난 2월 Space B-E에서 단체전 <Dancing Grid>를
마무리한 정김도원은 미국 뉴욕에서 성장하고 있다.
“실험이 겁난 적은 없어요. 실패하고 나면 자신감이
더 생기거든요. 아무것도 안 할 때보다도요.”
정김도원, Soil Chromatography ⓒ WOORAN FOUNDATION
18 ARCHIVE
강영민 작가의 다르게 생각하기
가볍고 가공하기 쉽고 내구성이 뛰어난 물질, 플라스틱은 사회 곳곳에서 사용된다. 파이프 같은
강철을 코팅하는 데도 플라스틱이 사용되는데, 생산 공정에서 1년간 약 50t씩 폐기된다. 크레이티브
콜렉티브 1S1T의 강영민 작가는 플라스틱 폐기물을
모아 다양하게 업사이클링Upcycling하며 쓰레기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있다.
강영민 작가의 대표작 ‘Platubo-AFF 컬렉션’은 어떻게 하면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볼지
탐구하는 과정에서 탄생했다. 2020년 무렵, 개인전을
본 국내 한 플라스틱 코팅 파이프 업체에서 폐플라스틱
문제로 협업을 제의했다. 공장을 방문한 강영민 작가는
포대에 담긴 플라스틱 조각에서 ‘아름다움’을 느꼈다.
“버려진 폐플라스틱과 파이프를 그저 쓰레기로만 인식하면
그건 폐기물에 지나지 않았을 겁니다. 제가 아름답다고
느낀 모양, 텍스처, 색감 등이 사람들에게 새롭게
전달되길 원했습니다. 관점을 바꾸면 의식은 바로 전환될 테니까요.” 그는 플라스틱을 녹여 영감을 받았던 형태와
색깔을 그대로 쌓아갔다. “플라스틱이 기계에서 뽑힐 때 발생하는 그러데이션Gradation, 색, 주름 모두가 원래는 폐기물이었어요. 최대한 가공 없이 보여줘야 영감 받았던 폐기물 더미의 신선함과 아름다움을 전달할 수 있어요.”
전시 <리트머스 테스트-공존조형> 역시 공존에 대한 고찰 끝에 탄생했다. 산도를 측정하는 리트머스 테스트가 작품의 색깔과 맞다고 생각했다. “‘리트머스 테스트’는 인간과
자연의 공존, 나아가 인간과 인간의 공존에 집중했어요.
평소 사람들의 말이나 행동, 어떤 집단의 삶의 양식, 문화에서 영감을 받아요. 분열과 편가르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개개인이 서로를 이해할 수 있을지를 고민했어요.”
이제 강영민 작가는 의자와 플라스틱을 넘어 현대미술로 작업을 확장한다. 월아트에서 회화적인 면을 보기 시작한 것. “거꾸로 뒤집어 볼 수 있는 틈이 생기면 비집고 들어가요. 플라스틱 폐기물을 폐기물이라고 규정했다면 아름답다고 생각조차 하지 않았을 것처럼, 우리도 스스로를 규정하지 않고, 새로운 면을 보려고 시도하면 몰랐던 부분을 자각할
수 있지 않을까요?” N
19 cooperation TEAMVIRALS (@teamvirals) dowonjungkim (@dowonjungkim) 1S1T (82 70 8822 1517)
강영민 작가 ⓒ Youngmin Kang(1s1t)
강영민, Starry Night, 2020 ⓒ Youngmin Kang(1s1t)
강영민, Red Mid Stool, 2020 ⓒ Youngmin Kang(1s1t)
Sustainability Syndrome
Humankind has successfully established glorious civilizations, but in return, our planet went wrong with its self-purification and ability to recover. Now that natural ecosystems are being destroyed with critically endangered species, sustainability becomes a very important talking point across the world. Governmental organizations, business enterprises and relevant institutions as well as individuals are committed to various green campaigns and sustainable initiatives to save the planet.
editor park hyunjung
20 TREND
최근 산불, 홍수, 가뭄 등 갖가지 자연재해가 전 세계
곳곳에서 빈번하게 일어난다. 지구환경 시스템이 무너졌기
때문이다. 환경보호는 현재와 미래를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인류의 과제다. 지금껏 환경운동은 정부, 기업, 단체 차원에서 진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제는 개인도 힘을 보태야 할 때다. 개개인의 움직임은
미약할지라도 합쳐졌을 때 폭발적인 힘을 발휘한다.
선두에서 흐름을 만들어내는 사람들
늘 대중의 시선을 받는 셀러브리티, 그들의 말과 액션은
정부나 기업보다 파급력이 큰 경우도 있다. 그들 중
선한 영향력을 펼치며 환경운동에 앞장서는 셀럽을
‘에코브리티(Eco+Celebrity)’라고 한다.
할리우드 대표 에코브리티는 단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그는 영화 <레버넌트>로 오스카 남우주연상을 수상할
때 지구환경의 오염과 기후변화를 언급했고, 1998년
만 24세의 나이로 비영리 단체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재단’을 설립했다. 또 그는 지구온난화, 생물 다양성
보존, 재생 가능 에너지 지원 등과 관련한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기도 했다. 본인을 배우 겸 환경운동가라 소개하는
디카프리오는 SNS에 환경 뉴스를 적극적으로 올리고, 친환경 주택 ‘에코 콘도Eco Condominium’와 전기차를
사용하는 등 일상에서 환경보호를 실천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주 빌 게이츠는 환경보호에 사활을
걸었다. 2017년 기후 기술 투자 회사 브레이크스루
에너지 벤처스Breakthrough Energy Ventures를 설립해
기후변화를 저지할 새로운 기술 개발과 스타트업 1000여
곳에 투자하고 있다. 2021년 출간한 저서 <빌 게이츠, 기후재앙을 피하는 법>에서는 “지금처럼 우리가 에너지를
사용하면 21세기 말에 이르러 세계 인구 10만 명당 75명이
온실가스로 목숨을 잃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미국의 제45대 부통령을 지낸 앨 고어는 정계를 떠난 후
환경운동가로서 제2의 삶을 살고 있다. 그는 부통령 임기
중에도 1997년 기후변화에 관한 ‘교토 의정서’ 창설을
주도한 인물로, 2006년 6월 ‘기후 프로젝트 NGO’를
설립하며 환경운동가로서의 활동에 매진했다. 그는 지구온난화가 일으킬 심각한 환경 위기를 알리고자 강연에
나섰고, 이 내용이 2006년 다큐멘터리 <불편한 진실>로
제작되었다. 지구온난화와 환경 파괴의 위험성을 환기한
공로로 2007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다.
영화 <에일리언>의 여전사 시고니 위버는 밀렵으로부터
고릴라 보호에 평생을 바친 인류학자 다이앤 포시의 전기
영화 <정글 속의 고릴라>(1988) 촬영 후 ‘다이앤 포시
고릴라 기금’의 명예 회장직을 맡았다. 또 2006년 유엔총회
연설에서 저인망 어업에 따른 바다 생태계 문제점을
지적하는 등 환경운동가로 맹활약해왔다.
영화감독 제임스 캐머런은 영화 <타이타닉> <아바타: 물의
길>과 기후변화 다큐멘터리 제작 등 작품 활동을 통해
기후와 환경, 과도한 개발 지양에 대한 메시지를 던져왔다.
평소 바다에 대한 끝없는 애정을 드러낸 캐머런 감독은
전 세계 해양 탐험을 떠나기도 했고, 수많은 해양 생물종의
멸종 위기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또 채소와
과일만 섭취하는 프루테리언으로, 지난해 한 인터뷰에서
“비건 식단이 우리가 미래에 반드시 겪게 되거나, 혹은
자연스럽게 바뀌게 될 미래의 식단이다. 채식주의자는
미래의 식단을 남들보다 빨리하고 있는 것”이라며
환경보호와 관련한 자신의 신념을 강조했다.
환경운동가로 활동하고 있는 앨 고어 © Matthew Conboy / Shutterstock.com
21
22 TREND
우리 환경을 구하는 사람들
러닝, 축구, 환경운동, 자원봉사, 재능 기부 등 다양한
도전을 통해 긍정적 에너지를 전하는 배우 류준열은 국내
대표 에코브리티다. 대형 마트에 용기를 가져가서 생선을
구매하는 등 ‘용기내 챌린지’를 일상에서 실천하고 있다.
또 개인 SNS를 적극 활용해 한 대형 마트의 ‘세제 리필
시스템’을 정착시키기도 했다.
배우 박진희 역시 환경보호 활동을 꾸준히 해온
에코브리티다. 2007년 서해안 원유 유출 사고 당시 기름
제거 작업에 참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동네 하천에
폐수를 무단 방류하는 것을 신고해 시정하거나 박스
골판지를 잘라 기후 위기에 대한 1인 피켓 시위에 나서기도
했다.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고 비누를 사용하는 등
일상에서 ‘플라스틱 프리’ 챌린지를 적극적으로 실천하며
SNS로 팁을 공유하고 있다.
오래전부터 환경에 관심을 가진 배우 공효진. 입지 않는 청바지를 잘라 리폼하거나, 티셔츠나 핸드폰 케이스를
새로운 디자인으로 업사이클링하기도 한다. 2010년
출간한 <공효진의 공책>에서는 벼룩시장에 옷을 팔고, 보디 워시 대신 물로 샤워하고, 친환경 세제를 만드는 등
일상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환경운동 방법을 전했다.
또 2021년에는 다큐멘터리 <보통의 용기>를 통해 배우
이천희·전혜진 부부와 에너지 자립 섬 죽도에서 일주일간
탄소 제로 프로젝트를 실천하기도 했다.
일상생활 속 조그만 용기를
최근 환경운동은 SNS를 주축으로 이뤄진다. 조그만
소비라도 사회적 신념을 가지고 SNS를 통해 공유하는
미닝아웃(Meaning Out, 소비 행위 등을 통해 개인의
신념이나 가치관을 표출하는 것)이 자리 잡았다.
현수막이나 소방관 옷 등을 업사이클링Up-cycling한
제품을 구매하거나, 한지 가죽 또는 선인장 가죽 등
비동물성 인조가죽으로 된 가방을 구매하는 것 모두
미닝아웃의 일종. 위에 언급한 업사이클링, 인조 가죽
아이템은 프라이탁이나 파타고니아 등 해외 브랜드가
굳건하게 자리매김했지만, 국내에서는 개인, 소규모
브랜드에서 진행한다. 텀블벅이나 와디즈 등 펀딩
사이트에 종종 펀딩되니 관심 있다면 찾아보길.
육류 소비가 지구온난화에 큰 영향을 끼치는 건 이미
잘 알려진 사실. 하지만 채식의 문턱은 높기만 하다.
일정 기간 육류를 섭취하지 않는 것을 간헐적 채식이라고
하는데, 최근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에도 하루 한 끼, 또는 일주일에 몇 번 간헐적 채식을 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비건 사이에서는 “한 명의 완벽한 채식주의자보다
10명의 간헐적 비건 지향이 지구에는 더 도움이 된다”는
말이 회자되고는 한다. 이번 주 일요일, 하루만이라도
채소로 식탁을 채워보자.
리필 스테이션에서 샴푸를 리필하는 것, 음식점에 밀폐
용기를 들고 가 음식을 포장해 오는 것, 마트에서 비닐
대신 천 주머니로 식료품을 담아 오는 것, 카페에서
텀블러를 쓰는 것 모두 ‘용기내 챌린지’의 일종이다.
팬데믹을 겪으며 산더미처럼 쌓인 배달 용기와 비닐을
보고 충격을 받은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하고 있다. 다회 용기를 뒤집어 케이크를 담아 오는
건 ‘용기내 챌린저’의 꿀팁. 일부 음식점이나 카페, 리필
스테이션에서는 용기를 가져오면 할인해주기도 하니
환경에도 도움 되고 할인 받는 재미까지 쏠쏠하다. N
23
Green Message
It seems that fashion and beauty industries can’t go hand in hand with environmental sustainability because they constantly incite consumption with their key looks and trends, but there are some brands embracing sustainability. They are taking steps to become more responsible to create their products in a more sustainable way by recycling discarded materials. Here are eco-friendly products by ethical brands who are committed to the mission of going green for the planet in harmony with nature.
editor PARK JEESU
보호를 위한
필란트로피 프로젝트를 전개하고 있다. 해양오염과 불법 어획 등으로 멸종 위기에 놓인 돌고래를 보호하는
‘돌핀스’ 컬렉션, 밀렵으로 죽음을 맞는 코끼리를 위한 ‘엘리펀트’ 컬렉션 등이 포함된다. 물론 멸종 위기에 처한
동식물을 보호하기 위한 샹테카이만의 특별한 후원 활동은 올해도 계속된다. 새롭게 선보이는 ‘2023 와일드 메도우’
컬렉션은 수많은 멸종 위기 동물의 서식지인 루마니아의 야생과 생물 다양성 보존을 재조명한다. 비건 아이섀도
팔레트와 블러셔, 크루얼티프리 비건 합성 모를 사용한 블렌드 브러시로 구성된 이번 컬렉션은 겨울잠에서
지구가 깨어나는 첫 신호인 ‘개화’에서 영감 받았다. 그중 은은한 파스텔 컬러를 담은 와일드 메도우 팔레트는
미학적으로도, 윤리적으로도 가치가 있다. 참고로 샹테카이의 ‘2023 와일드 메도우’ 컬렉션은 고대 과수원과
야생화 목초지 복구와 생물 다양성 보존에 힘쓰는 아바티스 문화 협회와 협업해 진행한다.
24 ITEM
CHANTECAILLE “야생이 아름다운 이유는 야생이 자연 그 자체이기 때문이에요.” 친환경 뷰티 브랜드 샹테카이 창립자 실비 샹테카이가 한 말이다. 지구에 대한 사랑이 남다른 샹테카이는 2006년부터 해마다 생태계
BREITLING
시계 업계에서의 지속가능성은 워치메이킹의 모든 공정과
단계에 적용된다. 스위스 럭셔리 워치 브랜드 브라이틀링 역시
환경을 생각하는 지속가능한 행보를 이어가는 중이다. 추적
가능성은 사회 및 환경적으로 진정한 지속가능성을 지키는 방법
중 하나다. 지난해 브라이틀링은 브랜드 최초로 추적 가능한 시계
‘슈퍼 크로노맷 오토매틱 38’을 출시했다. 제품에 블록체인 기반의
NFT를 도입해 다이아몬드의 출처와 공급망 정보를 제공한 것. ‘슈퍼 크로노맷 오토매틱 38’에 사용하는 금은 스위스 베터 골드 협회의 기준을 충족하는 단일 영세 광산에서 채취했다. 또 실험실에서 순수한 형태로 정제한 윤리적 다이아몬드인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도 사용했다. 이는 엄격한 기후 중립 요건을 충족하는 동시에 다이아몬드의 제조자까지 추적할 수 있다. 이 외에 브라이틀링은 바다에서 수거한 나일론 폐기물을 재활용해 만든 에코닐 패브릭 스트랩을 개발하고, 친환경 의류 브랜드 ‘아우터노운’과 협업하는 등 지속적으로 친환경 활동을 펼치고 있다. 패키지도 지속가능한 방향으로 변화를 도모했다. 브라이틀링에서 새롭게 선보인 워치 패키지는 재활용뿐 아니라 추후에 재사용할 수 있는 소재로 만든다. 그뿐만 아니라 패키지에 쓰이는 불필요한 요소를 줄여 버려지는 쓰레기를 최소화한 점도 눈여겨볼 것.
VIVIENNE WESTWOOD
그 어느 때보다 패션 산업이 지구에 미치는 영향을 줄여야
하는 요즘, “Buy Less, Choose Well, Make It Last”를
강조한 디자이너 비비안 웨스트우드의 명언이 떠오른다.
‘자신의 취향에 맞는 브랜드의 옷을 선택적으로 구입하고,
잘 관리해 오래 입자’는 뜻이다. 이는 사실 패션 환경 이슈의
해답이 될 수도 있다. 그뿐 아니라 자연에 무해한 소재를
사용하는 것도 지속가능한 패션을 실천하는 방법 중 하나다.
매년 출시되는 비비안 웨스트우드의 시즌 컬렉션은 90%가
재활용이나 업사이클 소재 또는 환경오염 성분을 가미하지
않은 소재로 제작한다. 비비안 웨스트우드 로고 각인을 새긴
타탄 아카이브 야스민 미니 백이 대표 아이템. 뮬싱프리
울로 만들었으며, 유해한 화학물질을 일절 사용하지 않았다.
지난해 12월, 런웨이의 피날레 무대에서 ‘기후변화 혁명’
플래카드를 걸거나 탱크 위에서 지구환경 오염의 심각성을
외치는 등 환경문제에 적극적이던 비비안 웨스트우드는
비록 세상을 떠났지만, 자연 친화적인 패션 하우스
비비안 웨스트우드의 친환경 행보는 계속될 것이다.
25
LA PRAIRIE
환경오염으로 인해 지구 온도가 상승하면서 알프스 빙하를 비롯한 전 세계의 만년설이 녹고 있다. 그로 인해 지난 100년 동안 평균 해수면은 무려 10~20cm 높아졌다. 스위스 하이엔드 스킨케어 브랜드 라프레리는 심각성을 인지하고, 빙하학
연구의 중심인 취리히 연방 공과대(ETH)에 연구 자금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ETH는 지구온난화 등 기후변화가 빙하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는 빙하학 연구의 중심 기관이다. 이에 라프레리는 스위스 국경일인 매년 8월 1일, 온라인 부티크
사이트에서 발생한 수익금의 일부를 ETH에 기부함으로써 빙하 관련 연구를 돕고 있다. 캐비아 추출물로 광채 피부를
선사하는 브랜드의 시그너처 컬렉션, 스킨 캐비아 라인도 구매 시 수익금 일부를 기부한다. 한발 더 나아가 라프레리는 리플레니싱 패키지를 적용한 퓨어 골드 컬렉션을 론칭하고, 재활용 유리 용기의 사용을 전면 확대하는 등 브랜드 슬로건인 ‘Luxury with a higher meaning(보다 높은 차원의 럭셔리)’의 진면목을 보여줄 예정이다.
Mulberry
탄소 제로 달성과 화학물질 사용 최소화로 환경을
보호하려는 의식 있는 패션 브랜드가 점차 늘고 있다.
대표적 패션 하우스가 멀버리다. 최근 멀버리는 첫 탄소
중립 컬렉션 ‘릴리 제로’를 선보였다. 이는 탄소 배출
절감에 실질적으로 참여하겠다는 취지에서 비롯했다.
릴리 제로는 영국 서머싯에 위치한 탄소 중립 공장에서
장인의 수작업을 통해 생산된다. 태너리(Tannery, 무두질
공장)부터 부품, 운송, 패키징을 포함한 전 과정의 탄소
배출을 줄여, 환경을 보호하는 데 힘을 보탠다. 멀버리의
헌신을 담아 탄생한 릴리 제로는 화사한 컬러감과 아이코닉한 포스트맨즈 락 장식이 눈여겨볼 포인트다. 또
멀버리는 지난 2021년 창립 50주년을 맞아 지속가능한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메이드 투 라스트 공약’을 발표했으며, 공약을 이행하려고 투명한 공급망 모델 개척
및 낮은 양의 탄소를 배출하는 가죽 개발 등에 힘쓰고 있다.
26 ITEM
L:A BRUKET
더불어 지속가능한 소비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스웨덴에서 온 자연주의 브랜드 라부르켓은 환경문제
해결을 위해 ‘산림 서약’ 기부 활동을 진행한다. 국토의 70% 이상이 산지인 스웨덴은 울창하고 우거진 숲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불법 개발과 지속적인 환경 파괴로 스웨덴의 전통 숲은 사라진 지 이미 오래다. 대부분의 숲은 인공림이며, 북유럽의 숲 생태계는 거의 파괴됐다. 이에 라부르켓은 사라져가는 숲을 지키기 위해, 그리고 남아 있는 숲을 보호하기
위해 ‘산림 서약’에 동참했다. 숲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라부르켓 ‘스프루스’ 보디 라인의 전 세계 순 매출 5%를 산림 보호 재단 ‘나투라벳’에 기부하기로 한 것. 산림 서약 기부 활동에 함께할 수 있는 ‘스프루스’ 라인은 보디 로션과 핸드&보디 워시, 시 솔트 스크럽 등 다양한 카테고리 제품으로 구성했으며, 갈바늄과 야생 주니퍼베리, 전나무를 비롯한
북유럽 전통 숲을 연상시키는 따뜻한 우디 향이 특징이다. N
27 cooperation CHANTECAILLE (82 70 4370 7511) BREITLING (82 2 792 4371) VIVIENNE WSETWOOD (1899 6407) LA PRAIRIE (82 2 6390 1170) Mulberry (82 2 2018 1439) L:A BRUKET (1644 4490)
환경보호와
Time to Travel Sustainably
수리 발리 인도네시아 발리 남서쪽 해안에 위치한 수리 발리Soori
Bali 리조트는 초록빛 계단식 논 위로 어렴풋이 보이는 화산, 인도양과 맞닿은 검은 모래 해변이 환상적인 곳이다.
2017년 <파이낸셜 타임스>에서 선정한 세계 최고의 해변 호텔 50위 중 1위를 차지했다.
싱가포르 건축가 수 케이. 찬Soo K Chan이 설계, 소유 및 운영하는 이 리조트는 환경 및 문화적
지속가능성을 우선시한다. 환경과 커뮤니티에 대한
헌신의 증거로 수리 발리는 세계적 친환경 인증 기관
EC3 Global로부터 건물, 계획 및 설계에 대한
친환경 관광 인증 어스체크EarthCheck를 받았다.
각각의 건물은 열 획득을 최소화함은 물론 자연광이
빌라 내부를 쉽게 통과할 수 있게 설계했고, 에너지 소비가
적은 효율적인 조명 시스템으로 운영한다. 또 욕실과
세탁실, 주방에서는 물 사용에 효율적인 가전제품을
이용하고, 식물 관개 시설에서는 물을 재활용한다.
수리 발리는 건설 단계부터 현재 리조트 운영까지 리조트
직원 대부분을 현지에서 고용했다. 리조트의 존재가
섬의 경제에 기여할 수 있도록 재료와 상품, 서비스의
85% 이상을 지역에서 조달한다. 신선한 채소와 과일은
현지 시장에서 구매하고, 숙소를 장식하는 테라코타
타일은 15분 거리에 위치한 마을의 장인에게 의뢰함으로써
사회적 지속가능성을 유지하고 있다.
28 SPACE
With the growing interest in sustainable and eco-friendly lifestyles, more and more people are looking for ways to travel in a sustainable way while still enjoying the benefits of exploration. Fortunately, there are a variety of green-certified luxury hotels and resorts that are committed to minimizing environmental impact while offering guests the opportunity to connect with nature.
writer
CHOI YUNJUNG
아레나스 델 마르 비치프론트&레인 포레스트
코스타리카 관광청에서 지속가능성 프로그램으로
최고 등급을 받은 아레나스 델 마르 비치프론트&레인
포레스트Arenas Del Mar Beachfront & Rainforest
Resort는 호텔이라기보다는 하나의 자연보호 구역을
연상시킨다. 총면적 4만4515㎡의 전용 자연보호 구역
내에 자리한 리조트는 전체 구역의 25% 미만을 차지하고, 나머지는 마누엘 안토니오 국립공원 주변 지역을
연결하는 통로 역할을 한다. 20년 전에는 지금처럼 울창한
열대우림이 아니라 질경이 농장이었다. 아레나스 델
마르 비치프론트&레인 포레스트 리조트를 설계, 건설할
때 최우선 가치로 삼은 건 환경보호였다. 건설 과정에서
제한된 수의 나무를 잘랐고, 그 이후로 7000그루를 더
심었다. 지난 20여 년 동안 이 지역을 성공적으로 가꿔
원래 이곳에서 발견되었을 토종 나무와 수천 그루의
고유종 식물을 심었다. 이 식물은 지역에서 자연적으로
번성하며 물이 훨씬 적게 들고 화학비료나 살충제가
필요하지 않다. 또 지붕 일부에 바나나 산업에서 버려진
비닐봉지를 활용했으며, 전기 시스템은 야생동물을
방해하지 않도록 지하에 설치했다.
지속가능성에 대한 관심은 리조트 전반에서 확인할 수
있다. 플라스틱 물병은 사용하지 않고, 일회용 플라스틱
빨대 대신 국산 대나무 줄기로 교체했다. 요리를 위한
수경 재배 채소밭을 리조트 안에서 관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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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라 코펜하겐 2020년 문을 연 건축 랜드마크 빌라 코펜하겐Villa Copenhagen은 1912년 건축가 하인리히 웬치Heinrich Wench가 네오 바로크 양식으로 설계한 덴마크 코펜하겐의 중앙우편통신본부 건물을 개조한 호텔로, 탄소 발자국을 최소화해 객실을 지었다. 390개의
아름답게 꾸민 객실과 스위트룸으로 구성한 호텔은
유명한 티볼리 정원Tivoli Gardens 옆에 자리 잡고 있다.
그중 덴마크 건축가 에바 하를로Eva Harlou가 디자인한
어스 스위트Earth Suite는 인테리어에 쓴 벽돌과 페인트,
침구와 가구까지 모두 친환경을 고려해 구성했다.
환경을 지키기 위한 호텔의 노력은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레스토랑 콘트라스트Kontrast의 메뉴는 지역 농부가
생산한 유기농 식재료로 만든다. 또 레스토랑에서 나오는
음식물 쓰레기는 친환경 에너지인 바이오가스로 전환하고
잔여 생산물은 퇴비로 사용한다. 건물 옥상에 자리한
길이 25m의 수영장은 건물의 잔여 열을 활용해 365일
운영한다. 무엇보다 호텔은 시내 중심에 자리한 코펜하겐
센트럴 역 옆에 위치해 주변의 관광지나 핫 플레이스를
둘러보기에도 좋다.
30 SPACE
DEL MAR BEACHFRONT & RAINFOREST RESORT (www.arenasdelmar.com)
돌더 그랜드 취리히
1899년 건축가 자크 그로스Jacques Gros가 건설한
돌더 그랜드 취리히The Dolder Grand Zurich는 영국
건축가 노먼 포스터Norman Foster의 주도하에 개조한
5성급 럭셔리 호텔로, 객실에서 바라보면 도시 풍경과
알프스산맥, 호수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온실가스 및 탄소 감축에 적극적인 돌더 그랜드에서는
탄소 소비와 배출이 적절한 균형을 이룬다. 스위스
수력발전소에서 에너지를 구입해 사용하고 있으며,
2004~2008년의 보수 공사 기간에는 지열 에너지를
활용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온실가스를 크게 줄였다.
돌더 그랜드 취리히는 내부적으로 품질&지속가능성
매니저를 따로 둘 만큼 환경보호 실천에 적극적이다.
직원 식당에서는 수요일마다 비건 메뉴로 식사하고, 직원들은 일회용 컵과 페트병을 사용하지 않는다. 그들이
절약하는 페트병만 연간 5만 병이 넘을 정도. 손님이
남기고 간 비누를 재활용해 1년 동안 285kg이나 되는
비누를 만들어 어려운 이웃에게 나눠 주기도 했다.
돌더 그랜드 취리히는 지속가능성에 대한 노력을 인정받아
어스체크EarthCheck 실버 인증을 받았다. N
(www.MySwitzerland.co.kr/ Zurich) SOORI BALI (www.sooribali.com) VILLA COPENHAGEN (villacopenhagen.com)
31 cooperation ARENAS
SWITZERLAND
TOURISM
Be Eco-Responsible in Savoie Mont Blanc
In general, the Alps is the ideal winter destination for everyone looking to enjoy the snow with unique and exceptional landscapes. However, climate change such as rising temperatures and severe heatwaves is melting the Alps, significantly affecting its ecosystem including that of Mont Blanc. Now, we need to travel responsibly and make greener choices while being conscious of the environment. Here are some tips to plan an eco-friendly trip to Savoie Mont Blanc at the foot of the Alps and travel sustainably with minimal environmental impact.
writer CHOI YUNJUNG
JOURNEY
Mont Blanc Reflected in Cheserys Lake, Mont Blanc Massif, Alps, France © Shutterstock.com
JOURNEY
Hiking in Mont Blanc © JCPoirot_OTChamonix
유럽 중남부에 자리한 알프스산맥은 스위스, 프랑스,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네 나라에 걸쳐 있다.
하늘을 찌를 듯 높이 솟은 정상과 광활한 호수가
끝없이 펼쳐지는 알프스에는 200곳이 넘는 리조트가
있는데, 이 중 절반이 프랑스 사부아 몽블랑Savoie Mont Blanc에 위치한다. 겨울에는 스키를 타고, 여름에는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등산을 하거나 시원한 계곡에서
래프팅을 하는 등 다양한 체험 활동이 가능해
나 홀로 혹은 가족 여행 등 다양한 형태의 여행 계획을
세워도 좋다. 알프스에서 즐거운 휴가를 보내는 동시에
생태계를 보호하는 친환경 여행을 떠나고 싶다면
사부아 몽블랑으로 떠나자.
친환경 리조트 선택하기
숙소를 선택할 때도 친환경 활동을 펼치는 리조트를
선택하면 어떨까. 프랑스에는 지속가능한 관광지에
부여하는 다양한 라벨이 있다. 그중 플로콩 베르
Le Flocon Vert는 기준 20가지를 충족하고, 친환경
관광에 확고한 의지를 보인 리조트에만 발급하는 친환경
리조트 라벨이다. 발디제르Val-d’Isère, 티뉴Tignes, 발루아르Volloire 등이 해당하는데, 전기버스를
운영하고, LED 조명을 사용하는 등의 친환경 조치를
취한다. 지속가능한 관광을 대표하는 라벨 클레프
베르트Clef Verte는 호텔, 관광 숙박 시설, 휴양지 마을, 캠프장 등에 부여된다. 숙박 시설은 필수 및 선택 사항을
포함한 기준 100가지를 만족해야 이 라벨을 획득할
수 있다. 이 외에 약 90개국의 시설 500여 곳에 부여된
그린 글로브Green Globe 라벨을 취득한 숙소를 미리
알아두면 좋다.
알프스 리조트로 가는 길에 대중교통을 타거나, 여행하는 동안 자동차 대신 친환경 이동 수단을
활용할 것을 추천한다. 친환경 이동 수단 제공 플랫폼
틱택트립Tictactrip을 이용하거나 버스나 기차 도착
시각을 알려주는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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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여행 100배 즐기기
알프스에서는 현지 동식물의 다채로운 매력에
빠져보는 것도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페제-발랑드리Peisey-Vallandry 지역에 자리한 스키 리조트
파라디스키Paradiski는 산악 동물 박물관Muséum des Animaux de Montagne을 운영한다. 바누아즈 국립공원과
협력 사업의 일환으로 조성한 드넓은 산악 동물
박물관에서 동물 30종을 만나볼 수 있다. 전시장에 울려
퍼지는 노래지빠귀의 소리를 들으며 둘러볼 수 있어 더욱
생생한 관람이 가능하다(관람료는 무료). 이 외에 리조트는
전기 스쿠터를 타고 페제-발랑드리 지역과 근처 마을을
둘러볼 수 있는 경험도 제공한다. 강사의 지도 아래 친구나
가족과 즐기는 조용하면서도 환경친화적인 스포츠로 인기
높다. 하늘에서 알프스산맥의 풍경을 한눈에 담고 싶으면
패러글라이딩 수업을 받자. 수준 높은 곡예비행과 조종사
훈련을 통해 짜릿한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알프스를 오롯이 즐기기 위한 방법에는 무엇이 더 있을까.
그림 같은 풍경을 자랑하는 가이앙Lac des Gailands
호수에서 여유롭게 캠핑하며 주변을 산책해보자. 몽블랑의
아름다운 전망을 감상할 수 있어 조용한 휴식을 취하기도 좋다. 가이앙 호수에는 무지개송어와 캘리포니아가재
등이 살고 있어 낚시를 즐기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색다른 경험을 원하면 샤모니 시내에서 2km 정도 떨어진
암벽등반 장소로 이동해보자. 암벽을 오르며 자연을 직접
느끼는 동시에 오롯이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 가이앙 호수 외에 사부아 몽블랑에는 평화로운
분위기와 아름다운 풍경을 만끽할 수 있는 호수가 많다.
에그블레트Aiguebelette, 안시Annecy, 부르제Bourget, 레만Léman의 호수에서는 패들보드를 포함한 수상
액티비티도 즐길 수 있다. 맑고 투명한 물살을 가르며 산맥의 아름다운 경관을 마음속에 담아보자.
샤모니에서 산악 기차를 타고 20분 정도 이동하면, 해발
1913m의 몽탕베르Montenvers에 닿는다. 열차에서 내리면
길이 7km, 면적 40km², 두께 200m의 유럽 최대 빙하
메르 드 글라스Mer de Glace가 눈앞에 펼쳐진다.
메르 드 글라스는 ‘빙하의 바다’라는 뜻으로, 1741년
영국인 여행가 윌리엄 윈드햄William Windham과
리처드 포코크Richard Pococke가 처음으로 탐험한
곳이다. 몽탕베르에서 꼭 가봐야 할 곳이 있는데, 바로 빙하동굴이다. 몽탕베르 전망대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가서, 다시 580개의 계단을 내려가면 나온다.
메르 드 글라스 하단부에 조성한 동굴에서 빙하 트레킹을
즐기는 특별한 경험이 가능하다. 수천만 년의 역사를
간직해왔을 푸르도록 시린 빙하를 바라보며 자연의
경이로움을 새삼 깨닫게 될 것이다.
빙하에 대해 좀 더 알고 싶다면 빙하 박물관
Le Glaciorium을 방문해보자. 메르 드 글라스의
형성 과정에 대한 역사 그리고 앞으로 빙하가 어떻게
될지를 배울 수 있는 교육 공간이다. 또 주변에는 수정
박물관도 있어 하루 여행 코스를 짜기도 좋다. 2021년
문을 연 수정 박물관은 세계적인 암석과 광물, 보석 등을
전시한 곳이다. 특히 알프스 몽블랑에서 자라는 분홍색과
붉은색 형석을 만날 수 있으며, 다섯 대륙에서 온 광물로
다채로운 세계 여행도 즐길 수 있다.
사부아 몽블랑 지역 곳곳을 자전거로 둘러보는 친환경
여행은 어떨까. 투르 데 보주Tour des Bauges는 매력적인
도시와 마을의 풍경을 담을 수 있는 약 130km의 거리를
3~4일 만에 도착하는 사이클 루트다. 엑스레뱅에서 샹베리
등을 거쳐 안시까지 이어지는 루트에는 호수와 소박한
마을, 와이너리가 포진해 있어 자연과 문화, 미식까지
고루 섭렵할 수 있다. 루트 전체를 탐방하지 않아도 되고, 본인의 상황에 따라 기차를 타고 원하는 출발점에서
시작하는 식으로 맞춤 여행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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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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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tenvers Railway Station and Touristic Train Against Massif of Mont Blanc. Chamonix, France © Julia Kuznetsova / Shutterstock.com
Montenvers Touristic Train © OTChamonix © Mario Colonel
JOURNEY
Fishing ah the Gaillands Lake, Chamonix, France © Morgane-Raylat
알프스의 특색 있는 음식 즐기기
알프스 여행을 하게 된다면, 액티비티를 즐기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여행의 즐거움을 배가해줄 특색 있는 요리를
맛보는 것도 잊지 말자. 특히 퐁듀는 알프스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메뉴. 사부아 몽블랑 지역에는 연중무휴로
퐁듀를 판매하는 레스토랑 바 콘스탄틴Bar Constantin을
비롯해 다양한 퐁듀 레스토랑이 있다. 사부아 몽블랑은
퐁듀 외에 야생 허브, 르블로숑 치즈, 시스트롱 양고기를
비롯해 이곳에서만 나는 식재료를 활용한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사부아 지방 요리에서 퐁듀만큼 유명한 음식이
타르티플레트Tartiflette다. 감자에 베이컨, 르블로숑 치즈
등을 넣은 음식인데, 화이트 와인과 곁들이면 치즈의
풍미가 배가돼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다. 고산지대에서
추위를 달래는 음식으로 열량은 높지만, 액티비티로 지친
몸을 달래기에 이만한 음식이 없다. 식사 메뉴 외에 케이크
가토 드 사부아Gâteau de Savoie와 도넛 뷔뉴Bugne 등
디저트를 맛보며 달콤한 시간도 보내자. N
Savoie Mont Blanc is an outdoor sports heaven. In winter when the mountains are draped in snow, you can enjoy skiing and snowboarding while in summer, a variety of activities are available including camping beside a lake, rock climbing and majestic mountaineering.
39 cooperation ATOUT FRANCE
(www.france.fr/ko)
Fondue Savoyarde © Max Coquard-Bestjobers
WHERE EVERY MOMENT LASTS
A SEASON BRIMMING WITH LOVE
Spring is in full swing. Plenty of sunshine and pleasantly mild temperatures bring an abundance of colorful blooms gently swaying in the breeze.
It is the perfect time to hit the roads in a lightweight travel outfit, and there are many more reasons we love this beautiful time of the year.
THE SHILLA SEOUL and THE SHILLA JEJU are offering special packages that will give you unforgettable experiences in the lovely season.
editor JUN SUNHYE
41 SIGHT
Feel the Spring of Jeju
들판을 물들이는 유채꽃, 햇살에 반짝이는 바다의 물결, 싱그러운 제주의 봄을 만끽하고 싶다면, 제주신라호텔의
‘더 스프링’ 패키지를 추천한다. 이번 패키지는 봄을 온전히
만끽할 수 있도록 다채롭고 풍성한 혜택으로 구성되었다.
그중 레저 전문가 G A O.와 함께하는 ‘필 더 스프링’은
아름다운 제주의 명소를 함께 방문해 추억을
남기는 프로그램으로, 제주 올레 8코스가 지나는
대왕수천예래생태공원에서 완연한 봄을 만날 수 있다.
떠오르는 제주의 벚꽃 명소이자 서귀포의 멋진 해안
절경을 조망할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제주의 대표
봄꽃인 유채꽃과 벚꽃을 감상하며 산책할 수 있고,
이 모든 곳이 인생샷을 남길 수 있는 포토존이다. 꽃으로
물든 제주에서 향기로운 여행의 추억을 남길 수 있는
‘필 더 스프링’은 월·수·금요일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진행된다. 봄의 낭만이 무르익는 저녁 시간에는
야외 테라스 가든에서 ‘크래프트 비어&스낵’을 즐길 수
있다. 월·수·금요일 오후 8시부터 2시간 동안 진행하며, 패키지 이용 고객은 사전 예약 없이 이용 가능하다.
별빛이 쏟아지는 이국적인 테라스 가든에서 즐기는 청량한
수제 맥주 6종은 봄 향기를 입안 가득 채워줄 것이다.
일상에 지친 몸과 마음을 힐링해줄 ‘더 스프링’ 패키지는
조식 또는 중식 2인, G A O.와 함께하는
42 SIGHT
‘필 더 스프링’(투숙 중 1회), 수제 맥주 6종을 야외
테라스에서 즐길 수 있는 ‘크래프트 비어&스낵’(투숙
중 1회) 혜택이 포함되며, 4월 30일까지 이용할 수 있다.
봄나들이와 더불어 여유로운 휴식의 시간을 책임져줄
‘더 스프링’ 패키지는 제주의 봄을 즐기기에 제격이다. MORE
‘The Spring’ package offered by THE SHILLA JEJU includes the “Feel the Spring” program featuring exciting outings to local attractions with G.A.O(Guest Activity Organizer), onsite professional leisure staff to enjoy the season in Jeju Isl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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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신라호텔 ‘더 스프링’ 패키지
INFORMATION
44 SIGHT
Our Memories in Spring
따스한 햇살, 기분 좋게 부는 바람. 산과 들에는
형형색색의 봄꽃이 만발하며, 가벼운 옷차림에 마음까지
살랑이는 계절, 봄이다. 봄과 함께 SNS에 올라오는
사진도 화사해졌다. 계절의 아름다움과 추억을 간직하는
방법으로 역사진만 한 것이 없다. 사진은 찰나의 순간을
이미지로 담는 기록 매체이자 예술 작품이다. 우리는
사진을 보며, 과거를 회상하고 추억을 되새긴다.
언제, 어디서나, 누구든지 쉽게 사진을 찍어 기록으로
남기지만, 쉽게 찍은 사진은 결국 쉽게 사라진다.
그래서인지 최근에는 한컷 한컷 고민해서 찍고 인화하는
아날로그 필름 사진과, 인생네컷, 폴라로이드 같은
즉석 사진이 다시금 인기를 끌고 있다.
서울신라호텔은 화창한 봄날에 잊지 못할 추억을
사진으로 간직하는 특별한 패키지를 선보인다.
프러포즈, 허니문, 결혼기념일을 맞은 고객을 위해 호텔의 주요 포토 스폿에서 스냅 촬영 서비스를 제공하는
‘아워 메모리즈Our Memories’ 패키지다.
호텔 로비, 영빈관 등 서울신라호텔을 대표하는 포토
스폿에서 소중한 순간을 사진으로 남길 수 있다. 밤하늘의
은하수를 닮은 박선기 작가의 작품이 있는 서울신라호텔의
로비는 고객들이 가장 선호하는 포토 스폿이다.
사람이 많은 로비가 아닌 2층에서 반짝이는 비즈를
배경으로 한 사진은 웨딩 촬영으로도 인기 많은 장소다.
또 한옥의 고즈넉함을 담은 영빈관도 빼놓을 수 없는
포토 스폿. 영빈관 후정에는 봄꽃이 만발해 화사한 정취를
그대로 담을 수 있다. 이 외에 서울신라호텔 사진 명소에서
고객이 원하는 콘셉트에 따라 촬영을 진행한다.
해당 스냅 촬영은 촬영 전 담당 직원의 세심한 상담 후
촬영 장소로 이동해 약 30분간 진행한다. 촬영한 사진은
고객이 바로 확인할 수 있어 원하는 사진을 셀렉하면, 보정 후 체크아웃 시 신라 디자인팀이 자체 제작한
앨범에 넣어 전달한다. 스냅 촬영은 1일 최대 3타임으로 운영한다. ‘아워 메모리즈’ 패키지는 객실 1박, 스냅 촬영과 사진(액자 포함), 12시 얼리 체크인, 토끼해 에디션 신라베어 등이 포함되며, 6월 30일까지 매주 수~일요일에 진행된다. N
MORE INFORMATION
서울신라호텔
‘아워 메모리즈’ 패키지
THE SHILLA SEOUL is offering its ‘Our Memories’ package for couples who are planning their marriage proposal, staycation honeymoon or wedding anniversary celebration to commemorate these special moments with a professional photographer who will snap gorgeous pictures at the best photoshoot spo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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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peration THE SHILLA JEJU (1588 1142) THE SHILLA SEOUL (82 2 2230 3310)
THE GREEN, THE SHILLA
THE SHILLA Hotels & Resorts have been making eco-conscious efforts to protect the environment as a leading luxury hotel in Korea. With the slogan of “The Green, The Shilla”, THE SHILLA SEOUL, THE SHILLA JEJU, SHILLA STAY and SHILLA MONOGRAM are promoting various green initiatives to support sustainable tourism.
editor JUN SUNHYE
전 세계 곳곳에서 이상기후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지난 1월, 연중 온난한 기후를 보이는 미국 LA에는 폭설이 내렸고, 지난 3월 스페인 일부 지역 기온이 30℃까지 오르면서 때
이른 여름이 찾아왔다. 이처럼 세계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 해수면 상승, 자원 고갈과 폐플라스틱 증가, 바다 사막화 현상, 심각한 미세먼지 등 다양한 환경문제를
겪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가 지속된다면, 2050년경에는 기후 난민이 최대 10억 명 발생할 거라는
경고의 목소리도 들린다. 이에 각국 정부는 기후변화를
국가 비상사태로 선포하고,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환경 대책
수립에 나섰다. 기업도 ESG 경영에 속도를 내며, 산업을
불문하고 환경에 대한 책임을 다하는 데 매진하고 있다.
이제는 친환경을 넘어 필환경의 시대인 것이다.
고객 참여를 독려하는 친환경 캠페인
호텔은 공간과 서비스를 통해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경험하는 곳이다. 필환경 시대에 호텔이 친환경에 몰두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신라호텔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리딩
호텔로, ‘The Green, The Shilla’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다양한 친환경 활동을 펼치고 있다. 서울·제주신라호텔,
신라스테이 전 지점에서는 ‘그린 캠페인’을 벌인다.
물, 에너지, 화학제품 사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2박 이상
투숙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침구류 및 타월 재사용을
독려한다. 모든 객실에는 그린카드 캠페인을 안내하는
카드가 비치되며, 캠페인에 동참하면 침구 교체는 하지
않고, 침구 정리만 시행한다. 침구 교체를 원하는 고객은
카드를 침대 위에 올려두면 되고, 캠페인에 참여할 때도
2박 투숙 후에는 모든 침구와 타월을 교체해 위생적인
부분도 고려했다. 또 시대의 요구에 발맞춰 어메니티를
다회 용기에 제공하고, 일부 일회용품을 무상으로
제공하지 않는 등의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환경을 생각하는 패키지
신라호텔은 일회용품과 플라스틱, 비닐 사용 절감을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지난 2021년부터 객실, 식음
업장 및 연회장에서 무라벨 생수를 쓴다. 기존 생수병에
부착된 라벨에서 발생하는 플라스틱 폐기물을 줄이는
동시에 페트병에 남은 접착제로 인한 분리수거의 어려움을
해결했다. 또 호텔 라운지나 식음 업장 등에서 사용하는
빨대는 100% 종이 소재로 바꾸고, 젓는 막대도 스테인리스
46 TOUCH
소재로 대체했다. 신라호텔 베이커리 패스트리 부티크에서
제공하는 봉투나 비닐도 생분해 소재이며, 아이스팩은
생분해 필름과 물로 조합된 자재로 대체했다. 또 위생장갑, 쇼핑백, 쓰레기봉투 등 호텔에서 많이 사용하는 일회용
비닐 등도 산화 생분해 소재로 바꿨다.
한편, 호텔신라가 운영하는 더신라숍에서는 정성을 담아
전달하는 선물 세트의 포장재로 친환경 소재 보자기를
사용 중이다. 은은한 컬러와 텍스처가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는 재생 원사 100% 친환경 슬라브 원단으로 선물의
품격은 유지하면서도 다양하게 재활용할 수 있어 친환경 메시지까지 담았다. 더신라숍의 친환경 보자기는 원료
수집부터 가공, 완제품 생산, 판매까지 전 단계에서
GRS(Global Recycled Standard) 인증을 받았다.
GRS는 섬유 원료와 의류 생산에서 재활용 원료가 사용되었음을 증명하는 인증 기준이다.
자연 친화적인 체험 활동 호텔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에도 친환경 바람이 불고 있다. 신라모노그램 다낭은 자연에서 찾을 수 있는 재료로 다양한 창작 활동이 가능한 친환경 프로그램
코코넛잎 공예와 조개껍데기 꾸미기를 진행하고 있다.
코코넛잎 공예는 과거 베트남 해안 지역에서 즐겨 하던
전통놀이에서 착안한 프로그램으로,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재료를 활용해 어린이의 창의성을 길러줄 수 있다.
가느다란 코코넛 잎사귀 접는 방법을 배워 물고기, 잠자리, 메뚜기, 매력적인 장미 등 원하는 모양으로 자유롭게
만들며 아이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조개껍데기 꾸미기
프로그램에서는 바닷가에서 발견할 수 있는 알록달록한
조개껍데기가 귀여운 토끼, 사랑스러운 꽃 등 나만의
독특한 예술 작품이 될 수 있다. 신라모노그램에서
제공하는 다채롭고 재미있는 수공예 프로그램을 통해
환경도 보호하고 베트남 여행 기념으로 작은 공예품도
챙겨 갈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코코넛잎 공예와 조개껍데기 꾸미기 프로그램은
액티비티 스튜디오를 통해 예약 가능하며, 투숙객 중
6세 이상(조개껍데기 꾸미기는 10세 이상) 고객에 한해
사전 예약 후 참여할 수 있다.
환경보호에 앞장서고, 지속가능한 순환 경제를 완성하려는
신라호텔의 노력은 현재 진행형이다. 신라호텔의 이런
노력은 고객이 참여할 때 더욱 빛을 발할 것이다. 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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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TASTE OF SPRING
Vibrant flowers in full bloom, and the warm breath of spring is all around. THE SHILLA SEOUL’s Korean restaurant LA YEON and French restaurant CONTINENTAL are presenting their new seasonal menus to welcome a time of renewal. Indulge in the taste and flavor of spring with dishes made with fresh,
writer JUN SUNH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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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STRONOMY 남해안 금태에 매실 고추장 소스를 발라 구운 라연의 금태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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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철 쑥으로 만든 라연의 디저트
쫄깃한 식감이 일품인 라연의 왕우럭조개찜
50 GASTRONOMY
벚꽃을 콘셉트로 선보이는 콘티넨탈의 디저트 메뉴
프랑스산 최고급 모렐 버섯을 곁들인 콘티넨탈의 한우 스테이크
곳곳에 화사한 꽃이 만개했다. 완연한 봄이다. 서울신라호텔 한식당 라연과 프렌치 레스토랑 콘티넨탈은
봄날의 따스함을 만끽할 수 있는 신메뉴를 선보인다. 봄에 만날 수 있는 제철 식재료를 이용해 봄의 맛과
향을 담은 메뉴로 구성했다.
한식에 만개한 봄
라연은 봄철 식재료로 재료 본연의 맛과 봄 향기를 물씬 느낄 수 있는 요리를 선보인다. 감칠맛 나고 씹는 맛
좋은 왕우럭조개는 봄이 제철이다. 라연은 왕우럭조개로 냉채와 찜 요리를 만들어 봄의 맛을 그대로 담았다.
왕우럭조개 냉채는 조개를 숯불에 살짝 구운 뒤 얇게 저며 초된장소스와 버무렸다. 감자, 미나리, 한라봉
가니시에 감귤초 폼이 어우러져 상큼한 봄 내음을 더했다. 왕우럭조개찜은 냉채와 마찬가지로 숯불에 부드럽게
구운 뒤 조개 육수와 함께 제공돼 시원하고 깔끔한 맛이 일품이다. 살이 부드럽고 기름져 고소한 맛이 나는 남해안 금태를 사용한 금태 양념구이도 신메뉴다. 라연 매실 고추장 소스를 발라 구워 고소한 금태의 맛과
매콤하고 진한 고추장이 어우러진 별미다. 방풍나물 페스토, 시금치, 미니 양배추, 도미 파우더가 가니시로
곁들여진다. 코스 중간 입가심을 위한 클렌저로는 향이 깊은 봄 미나리를 사용한 셔벗을 제공한다. 막걸리와
요거트를 이용해 만든 타락 폼 위에 미나리 셔벗, 미나리 튀김, 미나리 파우더를 올려 향긋한 미나리의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라연 대표 식사 메뉴인 전복 비빔 솥밥에도 봄 향기가 가득하다. 당일 도정한 김포 금쌀에
포항초와 두릅, 간장 양념을 넣어 간한 밥 위로 봄 제철 나물인 돌나물, 유채나물, 죽순과 간장에 졸인 완도산
전복이 올라간다. 디저트로는 제철 쑥 아이스크림과 전통을 재해석한 특별한 다과를 제공한다. 찹쌀가루를
막걸리로 반죽한 뒤 튀겨 생강, 유자로 만든 청에 담가 라연 스타일로 만든 주악, 금귤을 설탕 시럽에 3일간
당침해 부드럽게 졸여 말린 금귤 정과, 프랑스의 대표 디저트 중 하나인 다쿠아즈에 한국적 터치를 가미한
인절미 다쿠아즈로 구성된다.
봄 향기를 담은 프렌치 정찬
콘티넨탈은 겨우내 땅속에서 웅크리고 있던 다양한 생물과 향이 새로운 모습을 드러낸 느낌을 소스에 담아
화사한 봄의 느낌을 요리에 표현했다. 먼저 단새우 타르타르에 라즈베리 비네그레트, 바질 오일, 맑은 토마토
소르베가 어우러져 빈속을 달래며 입맛을 돋운다. 다채로운 맛과 다양한 색의 조화로 화사한 봄이 왔음을
실감할 수 있다. 이어지는 메뉴는 유럽산 랑구스틴을 훈연해 오렌지 풍미의 소스에 은은한 커리 향을 더한
요리다. 훈연한 랑구스틴의 부드러움과 오렌지 풍미, 커리 향이 어우러져 입안 가득 다채로운 맛을 선사한다.
브란지노 버터구이 러비지 소스는 유럽산 농어인 브란지노를 사용해 단단한 살과 진한 생선의 풍미를 느낄
수 있다. 여기에 러비지와 파프리카를 이용한 소스로 신선함을 가미했다. 메인 요리로는 최고 등급 한우
안심을 숯불에 구운 뒤 아스파라거스와 모렐 버섯을 가니시로 더했다. 제철 식재료인 프랑스산 최고급 모렐
버섯에 메인주 가리비 무슬린을 넣어 콘티넨탈만의 특별함을 누릴 수 있다. 디저트로는 봄꽃을 콘셉트로 한
요리를 선보인다. 요거트 고트치즈 무스에 루바브 주스로 만든 폼, 딸기가 어우러진 요리는 핑크빛 벚꽃나무를
이미지화했다. 엘더플라워를 콘셉트로 한 디저트는 설탕 튈에 바닐라 아이스크림, 엘더베리 크림, 엘더베리 폼, 체리 등을 이용해 다양한 식감과 상큼함, 엘더플라워의 향기로움을 선사한다. N
51 cooperation LA YEON (82 2 2230 3367) CONTINENTAL (82 2 2230 3369)
A BRILLIANT COMPLEMENT
Do not miss the pure delight of pairing drinks with the new spring menus offered by CONTINENTAL and LA YEON. They will be a brilliant complement to the palate-pleasing dishes.
editor JUN SUNHYE photographer JOUNG JUNTAEK
콘티넨탈의 페어링 와인인 샴페인 르 브룬 드 누빌, 밀레짐 2008, 샤토 뒤 도멘
드 레글리즈, 뽀므롤 2016, 윌리엄 페브르 샤블리 프리미에르 크뤼, 몽맹 2020
콘티넨탈과 라연은 봄 메뉴에 어울리는 새로운
페어링 주류를 선보였다. 프렌치 레스토랑 콘티넨탈은
샴페인부터 코냑까지 페어링 와인 9종을 준비했다.
그중 눈여겨볼 와인 3종을 소개한다. 먼저 식전주로는
샴페인 르 브룬 드 누빌, 밀레짐Champagne Le Brun de Neuville, Millesime 2008을 제공한다. 샹파뉴 코트
드 세잔 지역에서 생산하는 샴페인으로, 가장 완벽한
빈티지에 최상의 컨디션을 보유한 포도만을 선별해
선보인다. 하임, 청사과, 복숭아, 육두구, 비스킷 풍미
뒤로 부드럽고 조밀한 기포와 감칠맛이 입안을 가득
메운다. 기본 좋은 산도와 탄산으로 식사 전 미각을
돋우기에 적합하다. 윌리엄 페브르, 샤블리 프리미에르
크뤼, 몽맹William Fevre, Chablis, Premier Cru, Montmains 2020은 절제된 오크 사용으로 신선한
산도와 풍부한 과실 향이 특징으로 러비지 소스를 곁들인
브란지노 구이와 잘 어울린다. 윌리엄 페브르는 샤블리
지역의 대표적인 와인 생산자로서 이회토와 석회질이
풍부한 킴메리지Kimmeridge 토양에 샤블리 특유의
미네랄리티를 잘 살린 와인을 생산한다. 샤토 뒤 도멘
52 DRINK
드 레글리즈, 뽀므롤Château du Domaine de L’Eglise, Pomerol 2016은 투명하고 맑은 루비색을 띠며, 과숙한
검붉은 과일 향과 진한 숙성 향이 특징이다. 체리와
블랙베리, 삼나무, 짙은 스모크 향 부엽토, 미네랄
스파이시, 민트 등 복합적 풍미와 함께 부드러운 타닌을
느낄 수 있다. 저녁 메인 요리인 마데이라 소스를 곁들인
한우 숯불 구이와 잘 어울린다.
라연은 샴페인 2종과 화이트, 로제, 레드를 비롯해
한국의 이강주까지 총 7잔을 봄 메뉴에 페어링했다.
그중 대표 와인 3종을 만나보자. 먼저 바이더 말베르크, 바카우어 리베디히 그뤼너 벨트리너Veyder Malberg, Wachauer Liebedich Grüner Veltliner 2021은
오스트리아를 대표하는 품종인 그뤼너 벨트리너로 만든
화이트 와인이다. 갓 피어난 봄꽃처럼 투명한 꽃향기와 청량한 미네랄감, 신선한 산도 등 섬세한 맛과 향이
특징이다. 라연의 봄 메뉴 중 왕우럭조개 냉채, 도미
냉채와 페어링된다. 그뤼너 벨트리너의 고유한 백후추, 허니서클, 아로마틱한 풍미가 왕우럭조개 냉채의 초된장 소스의 향과 어우러지고, 입안에서 와인의 높은
산미와 오일리한 텍스처가 왕우럭조개와 좋은 페어링을 선사한다. 허브소금과 레몬으로 마리네이드한 도미 냉채와도 잘 어우러진다. 아테나이 드 베후 부르고뉴
로제 피노 그리Athénaïs de Beru Bourgogne Rosé
Pinot Gris 2020은 화이트 와인 품종인 피노 그리로 만든
부르고뉴 로제 와인으로 금태 양념구이와 페어링한다.
와인에서 풍기는 딸기, 살구의 산뜻하고 감미로운 풍미가
매콤달콤한 라연의 매실 고추장 소스와 어우러지며, 와인에서 느껴지는 식물성 향과 화려한 꽃향이 가니시에
나오는 방풍나물 페스토, 시금치, 미니 양배추와 훌륭한
페어링을 선사한다. 아테나이 드 베후는 프랑스 부르고뉴
와인 명가 샤토 드 베후의 네고시앙 레이블로, 부르고뉴
북부 욘Yonne 지역의 포도와 와인을 소개하기 위해
설립했다. 주로 유기농 재배, 친환경 농법으로 재배한
포도를 엄선해 토착 자연 효모를 이용해 양조한다.
라연 추천 와인인 바이더 말베르크, 바카우어 리베디히 그뤼너 벨트리너 2021, 루돌프 퓌어스트 슈페트부르군더 센트그라펜베르그 그로쎄스 게벡스 2017, 아테나이 드 베후 부르고뉴 로제 피노그리 2020
루돌프 퓌어스트, 슈페트부르군더 센트그라펜베르그
그로쎄스 게벡스Rudolf Fürst, Spätburgunder
Centgrafenberg Grosses Gewächs 2017은 독일
프랑크푸르트 동쪽에 위치한 와인 산지 프랑켄Franken에서
생산한 레드 와인으로, 독일 로마네 콩티라고 할 정도로
화려한 부르고뉴 스타일 와인이다. 슈페트부르군더는
독일에서 생산하는 피노누아로, 우아하고 벨벳 같은 질감, 잘 익은 라즈베리 향 등 피노누아의 특징을 띠면서도
좀 더 옅은 색상과 보디감, 그리고 적절한 타닌과 산미를 지닌다. 이런 섬세한 풍미가 간장 소스를 사용한 한우 요리와 잘 어울린다.
콘티넨탈과 라연에서 준비한 산뜻한 요리와 함께 페어링한
주류로 봄 향기 가득한 기분 좋은 미식의 향연을 즐겨보자. 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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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peration CONTINENTAL (82 2 2230 3369) LA YEON (82 2 2230 3367)
BRING NEW LIFE INTO THE CONCRETE JUNGLE
Architecture makes a significant impact on people’s lives as it inevitably strains the environment and depletes resources, causing negative environmental impacts.
“Nature” and “architecture” are commonly conceived as opposing entities, so we sometimes need to compromise between manmade structures and landscapes. Pritzker Prize-winning architect Tadao Ando, who is known for his precise and balanced use of geometric simplicity which reveals a subtlety and richness in spaces, intends for people to experience the beauty of nature through architecture. Aged over 80, the architect is always young at heart. As the exhibition <Youth>, his first solo show in Korea, will be held soon, we’ve asked him to share his opinions on the organic relation between nature and architecture.
editor PARK HYUNJUNG
안도 타다오 1941년 일본 오사카 출생. 복싱을 하던 10대에
르 코르뷔지에의 설계 도면을 우연히 접하고 건축에 빠졌다. 대학에
진학하는 대신 일본과 세계를 여행하며 독학으로 건축을 공부했다.
1995년에 프리츠커상을 수상했으며, 특유의 노출 콘크리트와 기하학적인
매스와 빛, 물 등 자연물로 간결하면서도 힘 있는 건축을 보이고 있다.
오사카 빛의 교회, 고베 물의 절, 나오시마 베네세 하우스, 상하이
폴리대극장 등을 지었으며, 국내에는 원주 뮤지엄 산, LG아트센터 서울, 제주 본태박물관 등을 설계했다.
우리는 자연의 소중함을 제대로 인지하고 있을까?
만물은 땅 위에 발을 딛고 살아간다. 하지만 인간이
어느 한곳에 정착하고 도시를 일구면서 땅은 누군가의
소유물로 전락했다. 땅 위에 인간을 위한 공간을 만드는
건축가만큼 이 사실을 체감하는 이도 없을 것이다.
안도 타다오는 개발과 보호의 딜레마 속에서 특유의
섬세함으로
공존을 조율해왔다. 팔순이 훌쩍 넘은 그가
마음속에 아꼈던 작업을 조심스레 공개했다. 한국
최초의 개인전 <청춘>을 앞둔 안도 타다오에게 사람이
자연의 일부로서 문명과 함께 성장하는 방법을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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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azumi Kuriga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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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eum SAN, Wonju, 2013 ©
Museum SAN
Bonte Museum, Jeju, 2012 © Tadao Ando Architect & Associates
N. 데뷔작 ‘스미요시 주택Azuma House in Sumiyoshi(1976)’부터 지금까지 사람과 자연이 함께 사는
길을 보여주고 있다. 당신에게 자연은 어떤 의미를 가지나?
A. 공간을 만들기 전 ‘인간과 자연이 대화하는 곳’을 가장
먼저 생각한다. 건축과 조경을 구상하면서 무성하게 자란
식물 속에 건축물이 파묻힌 이미지를 상상한다. 자연은 말
그대로 ‘생명의 원천’이고 인간은 자연의 일부다. 자연과 더불어 사는 생활이야말로 인간의 진정한 삶의 방식이다.
N. 트레이드마크는 마감재 없이 훤히 드러난 노출 콘크리트다. 콘크리트는 인공적이고 도회적인 느낌이 강한 재료로, 자연성을 강조하는 건축과 모순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A. 노출 콘크리트를 사용해 건물을 짓는 건 현장에서만
가능하다. 조건에 따라 마감이 달라지니 건축가의 생각을
그대로 표현할 수 있다. 그 점이 어려우면서도 재밌다.
장식을 배제하고 소재의 느낌을 그대로 표현하는 골격의
미학은 근대 건축의 기본 원리면서 몸에 새겨진 일본적
건축 감성이다. 결국 노출 콘크리트로 현대의 ‘민가’를 짓고
싶었다. 사람들의 마음속에 그 공간에서 경험한 것만 남는, 간소하고 힘이 느껴지는 공간. 콘크리트가 만들어내는
공간감과 그곳에 비치는 빛으로 모든 이야기가 가능한
‘누드 건축’이다. 또 현대에 가장 보편적인 건축 공법으로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건물을 짓고 싶었다. 그런 소박한
도전 정신이 지금도 콘크리트를 고집하는 이유다.
N. 공간에 빛을 들이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는 부분은
무엇인가?
A. 시간의 흐름에 따라 빛과 어둠이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장소에 생명을 불어넣는다. 빛을 공간에 들이기 위해서는
빛 뒤에 있는 자연의 생명력을 끌어내는 것, 그리고
최적화된 방향Orientation과 볼륨을 찾아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건축은 빛을 잘 다루는 것만으로도 가능하다.
N. 뮤지엄 산(2013) 개관 5주년을 맞아 증축한 명상관처럼
건축이 완공된 순간 완성된 것이 아닌, 건물과 사용자, 시간에 따라 계속 성장해가는 것 같다.
A. 건축의 ‘성장’은 시간이 흘러 처음부터 그곳에 있었던
것처럼 주위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모습을 보았을 때, 그리고 완성된 공간에서 사람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정경을 볼 때 와닿는다. 근대 합리주의 관점에서 ‘Scrap and Build(못 쓰게 된 것은 처분하고 새로 건설하자)’, 건축의 목표는 준공이다. 그 후로는 서서히 가치가 줄어드는
‘열화’의 시간이다. 그러나 건축물도 인간처럼 잊지 않고
유지 보수하고 애정을 갖고 소중히 대한다면 아름답게
나이를 먹으며 진화할 수 있다. 그 가운데 증개축은 가장
창의적 형태의 유지 보수다. 뮤지엄 산도 생물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도록 모습을 조금씩 바꾸며 시간의 흐름에
따라 진화, 성장하고 있다.
“To me, nature is the very origin of life. We, humans, are part of nature and should pursue a life living in harmony with nature. This is a true way of life.
So, when I design a building or an architectural project, I imagine how the whole landscape of this site would become in the coming years after trees, plants and flowers grow. I believe architecture can blend into na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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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 지난해 열린 ‘헤럴드 디자인 포럼 2022’에서 건축은
환경 부하가 크기 때문에 건축가의 책임이 막중하다고
했다. 자연을 담는 건축가로서 세계의 개발과 건축 환경을
어떻게 진단하나?
A. 현대의 환경문제는 인공과 자연의 불균형에서 발생한다.
건축과 도시의 영역에서 해결하기 위해서는 극단적인 두
가지 방향에 도달한다. 이전 시대처럼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삶으로 회귀할지, 아니면 기술을 추구하며 더 콤팩트한
인공 도시를 만들지. 두 가지 모두 사람들에게 인내를
강요해야만 한다. 하지만 세계는 변해야 한다. 환경은
그곳에 사는 모든 인간이 힘을 합쳐야 변화시킬 수 있다. 그
힘을 끌어내는 계기가 되길 바라며 사람들과 ‘바다의 숲’
프로젝트 등 나무를 심고 있다. 다만, 정말 중요한 것은 그
나무를 키우는 과정이다. 나무는 제대로 물을 주고 시간과
정성을 들여야 비로소 뿌리를 내린다. 환경은 일방적으로
주고받는 것이 아닌, 성장하고 성장시키는 것이다.
N. 최근 사람들은 재충전을 위해 호텔을 찾는다. 호텔은 일상에서 벗어난 공간, 요컨대 탈일상으로서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A. 현대사회는 너무 바쁘다. 전 세계가 앞이 보이지 않는
불안에 휩싸여 있다. 이런 시대에는 근시안적 성장 전략이
아니라 원시적 개개인의 힘이 필요하다. 그 힘의 원천은
삶의 목표, 즉 언젠가 그곳에 도달할 것이라는 희망의
빛이다. 그 빛은 우리 마음속에서 찾아야 한다. 호텔에서의
휴식도 좋지만, 호텔이 미술관 역할을 하면 좋겠다. 예술과
진심으로 마주하기 위해서는 일상에서 벗어난 여유로운 시간과 공간이 필요하다.
N. 가상 세계와 인공지능 등 첨단 기술이 각광받는 현 시대에서 ‘자연스러움’의 가치는 무엇인가?
A. 디지털 혁명은 앞으로도 더욱 거세지고, 상상할 수 없는 새로운 형태의 세계를 만들 것이다. 비교적 투박하고
후진적이었던 건축 역시 산업구조부터 생산 시스템, 표현
기법까지 급변하는 모습을 쉽게 떠올릴 수 있다. 그러나
인간은 자연의 일부로서 다른 사람과 소통할 때 기쁨을
느끼고 그 기억에 의지해서 사는 한낱 덧없는 존재라는
것은 바뀌지 않는 진리다. 그렇다면 공간에 인간의 영혼을
위한 터를 만들고, 그 풍경에 삶의 영위를 간직하고, 그 여백에 도시의 문화를 구축해온 건축의 본질적 가치도
바뀌지 않을 것이다.
N. 4월부터 7월까지 뮤지엄 산에서 개인전 <청춘>으로
드로잉과 설계도 250여 점을 소개한다. 이번 전시는
건축가를 꿈꾸며 일본과 유럽의 건물을 공부한 안도
타다오의 ‘청춘’이 생각나는 부분이다.
A. “청춘이란 인생의 어떤 한 시기가 아니라 마음가짐을
뜻하나니. 누구나 세월만으로 늙어가지 않고. 머리를 높이
들고 희망의 물결을 붙잡는 한, 그대는 여든 살이어도 늘
푸른 청춘이네.” 미국의 시인 새뮤얼 울먼이 쓴 ‘청춘’의 한 구절이다. 뮤지엄 산의 ‘풋사과 오브제’는 인간과 건축, 거리, 사회 모두 철들지 않고 도전 정신 넘치는 풋풋함이
남아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담았다. 이번 전시는
미술관이 가장 큰 전시물이다. 미래에 건축이란 무엇이며, 왜 만드는지 생각하길 바란다. 전시된 드로잉과 모형을
통해 상상 속 건축물을 즐기는 동시에 미술관의 공간
자체를 느끼길. 우리는 아직 여정의 한 중간에 있으니까. N
Benesse House Oval, Naoshima, 1995 © Mitsumasa Fujitsuk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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