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blian 2023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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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275

June 2023

Spirit of Big Bang King Gold Diamonds

Hublot has adapted the spirit of Big Bang in an exclusive “barrel” shaped collection. With their clever multi-layer construction, the cases open the way to countless combinations of materials, colors and finishes.

2023/6 NO. 275 CHANGE OF THE LIGHT

The Rays of Light and Fire

Countless stars decorate the night sky. These sources of light started their journey ages ago or as far back as a billion years ago, and finally meet our eyes in the night sky. The rays of light and fire bursts have travelled for eons to arrive where they are.

12 OBJECT

반투명 유리창으로 들어오는 아침 햇살에 잠을 깼다.

아침 햇살은 괴테가 “빛의 최초의 색”이라고 말했던

노란색이다. 옅지만 자신이 가닿는 자리의 사물을

따뜻하게 감싼다. 물리학자는 이 빛을 빛알, 혹은

광자Photon라고 한다. 인공적 빛이 아닌 이상 모든 빛은

태양에서 출발한다. 태양에서 출발한 빛이 진공 상태인

우주를 지나 방 안의 사물까지 닿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8분이다. 빛은 거기서 사라지지 않고 다시 우리의 눈으로

전달된다. 우리가 사물을 인식하는 것은 그다음이다.

빛이 없는 세계를 상상해본다. 시각적 인식이 불가능한

세상에서는 청각과 촉감에 의지해야 한다. 시각을 이미

경험한 사람에게 그 세계는 불완전한 것이다. 시각은

우리가 인식하는 정보의 80%를 차지한다. 최초의 인류는

하루의 절반을 그런 80%의 정보가 사라진 20%의

불완전한 세계에서 살아야 했다. 거기서 오는 불안과

공포를 지워준 것은 불의 존재였다. 인류가 인식한 최초의

불은 모든 것을 불태울 수 있는 신과도 같은 공포의

존재였겠지만, 그 공포를 극복하고 불을 사용하면서 다른

영장류와는 전혀 다른 진화를 시작했다. 밤을 무서워하지

않게 됐고, 음식을 조리해 먹으면서 소화가 촉진됐으며,

유휴 에너지는 인류의 뇌를 활성화하는 계기가 됐다.

그전까지 인류의 삶은 생존과 번식에 국한됐지만 뇌를

통한 사고와 탐구를 통해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갖게

된 것이다. 도구를 만들어냈고 수렵과 채집의 굴레에서

벗어나 재배와 사육을 통한 정착의 삶을 살게 됐다. 금속을

가공함으로써 이룩한 발전은 증기기관에까지 이르러

산업혁명의 원동력이 됐다. 결국 근대까지 인류와 인류가

가진 기술의 발전을 이끈 건 불이었다.

하지만 발전의 속도가 점점 가속화하면서 불을 이용한

기술은 쇠퇴했다. 인류가 수만 년 동안 이룩한 발전을

뛰어넘는 산업혁명 이후의 근 200년을 이끈 건 불이

아니라 빛이다. 아이작 뉴턴과 제임스 클러크 맥스웰, 아인슈타인 등 17세기부터 20세기까지의 과학자가 밝혀낸

빛의 직진성과 파동, 그리고 빛의 이중성이라는 성질을

통해 양자역학이라는 물리학이 태동했고, 이는 마치 빛의

속도처럼 빠르게 발전해 전기와 전자, 반도체와 인터넷이

생겨났다. 의료 분야에도 수많은 혁신이 이뤄졌다.

이전까지 인류는 가시광선처럼 우리의 시야가 닿는 사물과

공간 정도를 행동반경으로 삼았다면, 빛을 이용한 뒤에는

보이지 않는 정보와 공간, 심지어 생명이라는 시간까지

아우르는 행동반경을 가지게 됐다. 그뿐만 아니라

근 200년의 빛은 인간이라는 주체와 사물에 대한 인식을

바꾼 계기이기도 했다. 미술에서 우리 눈으로 세상을

본다는 관념을 갖게 된 것은 19세기 초다. 이전까지는

눈으로 사물을 보는 것은 불확실하고 주관적이기

때문에 원근법이라는 정확한 체계와 구조가 있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사물의 형태나 색깔 역시 물리적으로

이미 정해져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우리는 원근법의

체계로 세상을 바라보지 않는다. 사물 색은 빛의 종류와

색의 대비에 따라 달라진다. 주변 환경과 개인의 상태에

따라서도 인식이 달라진다. 이렇게 자신의 눈으로

사물을 보고 인식하는 주체 중심적 시각이 나타난 것이

19세기다. 이런 변화는 바로 괴테의 <색채론>에서부터다.

그는 객관적 색채란 실재하지 않고, 빛과 어둠이 만나는

경계가 우리 눈에 감지될 때 색으로 나타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의 주장은 사진이라는 역사적 발명과 더불어

미술과 문화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왔다. 모네를 필두로

한 인상주의가 태동했고, 이어 모더니즘과 표현주의, 추상표현주의, 포스트모더니즘으로 이어졌다. 빛을 단순한 물리적 실체로 치부하지 않고, 한 개인의 주체적 시각을

부여하는 도구로서 이해한 것이다. 이런 변화는 격동하는

사회에 깊이 스며들었다. 국가가 아닌 개인이 탄생하고, 개인은 자본주의와 소비사회, 양자물리학과 뒤섞여 지금에

이르렀다. 그리고 불과 빛은 여전히 탐구의 대상이자

새로운 인식의 기반이다. 인류는 아직 빛의 속도보다

빠른 세상을 경험하지 못했고, 태양보다 더 뜨거운 불을

발견하지 못했다. 그 너머에 펼쳐질 세상에 조금이라도

닿으려는 원동력 또한 인류의 새로운 빛이다. N

13

Let There Be Light

People believed that light, darkness and colors belonged to the realm of God until Isaac Newton discovered the spectrum of light in his experiments in the 17th century. Artists who dealt with God’s light explored light of humans, and canvases began to be filled with a variety of colors.

14 STORY
제임스
터렐, ‘레이마르, 파랑’, 1969, 형광등, Room Size 6×7.5m, 테이트미술관 소장,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제공

오래전 사람들의 하루는 태양의 발자취에 따랐다.

태양신이 마차를 끌고 동에서 서로 여행을 떠나면 만물을

인식할 수 있는 낮이었고, 밤의 장막이 내려앉으면 미지와

죽음의 세상이 펼쳐졌다. 1666년 아이작 뉴턴은 프리즘을

통해 가시광선의 존재를 발견했다. 인간의 눈으로 볼

수 있는 빛인 가시광선은 만물을 반사해 다채로운

세상으로 인류를 이끌었다. 영국의 시인 알렉산더

포프는 “신이 ‘뉴턴이 있으라’ 말씀하시매 모든 것이

밝아졌다”며 뉴턴에게 찬사를 보냈다. 손으로 빛을 만질

수는 없지만 오래전부터 예술가들은 빛을 표현하기 위해

고군분투해왔다. 과학의 발전과 예술가의 끝없는 탐구

끝에 빛은 비로소 인간의 영역이 되었다.

참되고 선하며 아름다운 빛

이집트의 라, 그리스의 아폴론처럼 고대인은 태양을 신격화했다. 다만 빛을 직접 표현하지는 않았는데, 당시의

미감이 빛과 색채보다 형상의 아름다움에 맞춰져 있었기 때문이다. 중세에 이르러서야 본격적으로 빛을 예술로 구현했다. 중세시대에 빛은 곧 신이었다. 예술가들은 금과

은, 보석 등 빛나는 재료를 이용해 신의 광채를 표현했다.

1130년경에 만들어진 성상화Icon ‘블라디미르의

성모’에는 비잔틴 미술 고유의 황금빛 배경에 검푸른 옷을

입은 마리아와 황금색 선으로 명암 처리한 아기 예수가

머리를 다정하게 맞대고 있다. 13세기 후반에 활동한

이탈리아 화가 조반니 치마부에는 화면 전체에 황금색을

써서 신성함을 강조했다. 또 종교 건축이 발달하고, 13 14세기 유럽에 고딕 양식이 유행하면서 자연의

빛을 스테인드글라스에 투과해 신의 경건함을 실내로 끌어들이기에 이른다.

인간이 바라본 자연의 빛

14세기 후반이 되면 예술가는 신의 그늘에서 벗어나

인간의 시선에서 현실과 자연 그대로를 그렸다. 과학의

발달로 투시가 나타나는데 빛과 그림자는 입체감을

표현하는 효과적 장치였다. 르네상스 시대의 대표 화가

라파엘로는 작품 전반에 빛을 부드럽게 다뤄 조화와

균형을 맞췄다. ‘아테네 학당’의 화면 중앙에는 아폴론과

아테나의 조각상이 환한 빛에 감싸여 위엄을 드러내고, 바깥으로 향할수록 빛과 그림자가 작품에 공간감과 깊이를 부여한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 역시 빛을 이용해 원근감을 표현했는데, 후면에서 비치는 자연광이 중앙에 위치한 예수와 제자들을 부각해 입체감을 살리고 작품의 몰입도를 높였다.

빛, 감정을 불어넣다

르네상스의 혁명이 원근법이라면 바로크 시대에는 명암이 있었다. 르네상스의 마침표를 찍고 바로크 시대를 연

이탈리아 화가 카라바조는 강렬하고 역동적인 그림을 위해

명암을 사용했다. ‘성 마태의 소명’에서는 예수의 머리

위로 찬란한 빛이 떨어지며 세인들의 얼굴을 환히 밝힌다.

신의 부름을 피할 수 없다는 듯 빛을 고스란히 맞은 마태는

짐짓 당혹스러워 보이기까지 한다. 빛과 어둠을 이용해

인물을 연극배우처럼 강조하는 카라바조의 명암법은 그림

속 인물들의 감정을 더욱 증폭시키고, 보는 이들로 하여금

몰입감을 선사한다. 그의 명암법은 바로크 작가에게로

이어졌는데, 빛의 화가 렘브란트 역시 카라바조의 영향을

받았다. 렘브란트가 젊은 시절 남긴 초상화는 등 뒤에

창문이 있음을 유추하게끔 빛을 반영했다. 또 그는

자연스럽고 부드러운 명암을 활용해 인물의 내면과 삶의

다면성을 표현하고 살아 숨 쉬는 듯한 생동감을 부여했다.

렘브란트의 대표작 ‘야경’은 어둠 속 거리를 밝히는 등불로

인물의 복잡한 심리와 혼란스러운 시대상을 표현한

걸작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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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파의 빛, 색채로 남다

1874년, 클로드 모네는 서양 미술사의 기념비적 작품 ‘인상, 해돋이’를 발표한다. 르아브르 항구에서 해가 떠오르는 순간을

포착한 이 작품은 해가 떠오르면서 사위가 밝아지고 시야가 이지러지며 태양의 강렬함을 두 눈에 담는 듯한 인상을 남긴다. 당시에는 미완성이라며 혹평을 들었으나 모네는 ‘지금 어떻게 느끼고 있는가’라는 순간의 인상이 중요했다. 이후 19세기

프랑스 파리에는 모네를 위시한 인상파 그룹이 탄생하게 된다. 빛을 인상적으로 표현하는 데 매료된 모네는 ‘루앙 대성당’

연작을 통해 날씨에 따른 분위기와 빛의 변화를 담아냈다. 오귀스트 르누아르는 자연광 아래서 생동감 넘치는 풍경을

담아냈는데, 그에게 빛은 희망과 환희, 자유와 사랑을 표현하는 상징이었다. 르누아르의 그림이 밝고 화사한 인상을 주는 데는 그림자의 영향도 크다. 그는 그림자를 빛의 강도와 방향에 따라 세밀하게 조절했는데, 경계를 강조하지 않고 빛과 함께 자연스럽게 변화하도록 녹여냈다.

16 STORY
클로드 모네, ‘인상, 해돋이’, 1872, Oil on Canvas, 48×63cm, 마르모탕 모네 미술관 소장

클로드 모네, ‘루앙대성당, 서쪽 파사드, 햇빛’, 1894, Oil on Canvas, 73.5×107cm, 오르세 미술관 소장

현대인의 세계를 넓히는 빛

토머스 에디슨이 1879년 전구를 발명하면서 인류는 활동

영역을 넓힐 수 있었다. 에드워드 호퍼는 빛을 도시인의

내면과 고독을 나타내는 요소로 사용했다. 미니멀 아트

미술가 댄 플래빈은 아예 형광등만을 이용해 개념을

표현하는 라이트 아트를 선보였다. 플래빈은 설계안으로만

남은 블라디미르 타틀린의 ‘제3인터내셔널 기념탑’을

기리고자 형광등을 수직으로 세워 ‘V. 타틀린을 위한

기념비’ 연작을 만들었다. 그런가 하면 20세기 초반 빛을

전자신호로 전환하는 방법이 발견되면서 텔레비전의

시대가 열렸다.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은 “광원은

정보와 같다”는 말을 남길 정도로 빛을 이용해 왕성하게

작업했다. 그의 작품 가운데 ‘촛불 TV’는 텅 빈 TV 케이스 안에 초를 태워 물리적 빛에서 텔레비전, 즉 새로운

문명의 시작까지 인류 문명의 발전을 축약해 표현했다.

현대미술이 공간으로 확대되면서 제임스 터렐의 빛이

등장했다. 터렐의 ‘레이마르, 파랑’은 건축, 조각, 빛, 공간을

결합해 관람자가 대기에 둘러싸인 공간에서 빛을 바라보며

명상하도록 한 설치 작품이다. 이제 빛은 화면에서 벗어나

작가와 작품, 관람자 간의 상호작용에 영향을 미치고

다양하게 변모하고 있다. N

백남준, ‘촛불 TV’, 1975(1999), 초 1개, 철제 TV 케이스 1대, 34×36×41cm, 백남준아트센터 소장,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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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ight constantly changes, and that alters the atmosphere and beauty of things every minute.”
- Claude Monet

예술에서 빛은 시간과 변화를 나타내거나

시각적인 형태를 강조하지만, 때로 감정과

분위기를 전달하고 차원을 넘어 기억을

건드리기도 한다. 또 빛은 기쁨과 즐거움, 사랑, 안정 등 복잡하고 다양한 감정을 자극하기도

한다. 예술가들이 바라보는 빛은 보다 섬세하다.

그들은 내면에 빛이 드리운 기억을 찾아 자신만의 유토피아를 창조한다.

Prism of Art

Countless colors, shadows and shapes created by light are an inspiration in itself for artists. Sometimes, light acts as a medium or a healing tool at times. Here are three artists who create their own world of lights.

ARCHIVE
신봉철, ‘Stairs of Light Part 2’, 2021, Glass, 115×195cm, 서정아트 제공

신봉철 작가 ⓒInkyu Park

신봉철 작가의 오색찬란한 세계

신봉철의 유리 조각은 빛으로 완성하는 예술이면서

묵직한 사유와 유리의 경쾌함이 절묘한 균형을 이룬다. 네모반듯한 유리 큐브로 대열을 이룬 ‘Cube & Stripe’에 빛을 비추면 다채로운 색이 피어난다. “부모님이 운영한

화훼 농장에서 자라 계절마다 피고 지는 수많은 꽃에

둘러싸여 20대 초반까지 지냈습니다. 색을 선택할 때

자연에서 훔쳐오는 것을 좋아합니다.” 신봉철은 유리의

아름다움에 빠져 시작했으나 갈수록 물성에 빠져들었다고

한다. “유리는 연약하지만 깨지 않으면 수천 년간 부식

없이 보전되는 견고한 재료입니다. 보기에 아름다워도

깨지면 공격성을 드러내죠. 또 단단한 고체면서 액체의

분자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이런 양가적이고 상호 모순적인

성격에 매료되었습니다.” 큐브를 제작할 때 그는 투명도가

높은 광학 유리 레이어 사이에 착색하는 라미네이팅

기법과 색유리를 1300℃ 이상에서 녹여 주조Casting한

뒤 잘라 만드는 기법 2가지를 쓴다. “두 기법 모두 길고도

지난한 연마를 거쳐 찬란하게 빛나는 깨끗한 표면을 얻게

됩니다.” 설치할 때도 심혈을 기울여서 빛이 만나는 순간을

연출한다. ‘Cube & Stripe’를 발전시키면서 영향을 받은 이는 독일 표현주의 화가 에른스트 루트비히 키르히너다. 색에 접근하는 방법, 색을 사용하는 방식에서 키르히너의

회화를 자주 참고했다. 또 다른 연작 ‘Broken Glass

Letters’는 사랑에 관한 노랫말과 시를 화면에 삽입했다.

작품을 멀리서 보면 푸른 들판 같지만 깨진 유리가 날을 세우고 있다. 강력하지만 부서지기 쉽고 아름답지만

신봉철, ‘Stars, (Perhaps there’s nothing there)’, 2021, Glass, 90×90cm, 서정아트 제공

공격적인 사랑, 사랑의 본질은 깨진 유리를 닮았다고.

텍스트를 인용한 것도 유리창처럼 매개 너머의 세계를 바라보기 때문에 유사점을 느꼈다고 한다. 현재 서정아트

부산에서 6월 8일까지 개인전 <하이 터치High Touch>와 8월 27일까지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단체전 <사유정원, 상상 너머를 거닐다>를 치르고 있는 신봉철의 주무대는 유럽. 그는 독일 볼프스부르크 미술관에서

몬드리안 탄생 150주년 기념전과 체코 사우스 보헤미안 갤러리 그룹전에 참가 중이다. 내년에는 뮌헨과 서울에서 개인전을 열 예정이다. 이제 그는 물성에서 빛과 시간으로

작업을 확장하고 있다.

신봉철, ‘To My Stars’, 2023, 100cm Diameter, Mixed Media, 서정아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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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화용, ‘ECOTRON v2.0’, 2018, Data Visualization, Mixed Media Installation, © 서울시립미술관

광원으로 잇는 가상과 현실, 미디어아티스트 정화용

미디어아티스트 정화용에게 빛과 색은 물감과 붓이다. 그는

기계 명령어를 모니터 화면에 전달해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그 이미지를 일정한 원리에 의해 반복, 확산, 자기

분열적Fractal이고 선형적인 새로운 이미지를 생성한다.

“제게 디지털 미디어, 테크놀로지, 가상현실(VR) 기술은

고정된 이미지 의미 체계를 무너뜨리는 해방의 공간입니다.

빛과 색은 이질적 오브제와 장면을 융합하고 유기적으로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미세먼지 문제를 다룬 작품 ‘에코트론’은 미세먼지

농도 정보량에 의해 제어되는 작업이다. 이런 동시대적

문제의식은 재개발을 다룬 작품 ‘기억의 서식처’에서도

드러난다. “제가 살던 아파트 단지가 철거되는 것을

모티프로 삼았습니다. 오랜 추억이 담긴 공간이 어떤 힘에

의해 한꺼번에 사라질 수 있다는 걸 느꼈어요.” 상실에 대한

감정과 과거의 기억, 경험을 바탕으로 가상 공간에 초현실적

오브제를 구현했다. “VR 기술은 감상자를 풍경의 밖이

아니라 ‘안’으로 진입하게 합니다. 전통적 회화가 부여하는

거리를 지우고 감상자가 작품과 결합됩니다.” 그는 본인의

작업을 주변에 보이지 않는 것들, 점점 잊히는 본질적

부분을 관객이 새로운 형태로 체험하도록 하고, 자연

속 인간의 존재성을 새로운 형태의 미디어로 재현하는

실험이라고 정의한다. 신봉철과 함께 정화용 역시 전시

<사유정원, 상상 너머를 거닐다>에 미디어아트 ‘무한’을

선보였다. 만물의 근원이자 에너지인 빛 자체에 집중한

작품으로, 관람객은 바다와 우주, 하늘, 땅이 융합한

새로운 공간을 마주하게 된다. 시야 가득 밀려오는

‘무한’의 이미지는 감각이 확장하는 경이로움, 마치

우주에 유영하는 방랑자처럼 자유롭고 고독한

모나드(Monad, 최소한의 입자)가 된다.

최근 정화용의 작업은 디지털에서 아날로그로 변환되고

있다. 오브제가 디지털 화면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닌 실제

공간에서 함께 보이는 식이다. 기술적 부분을 강조하다 보니

관람객 입장에서는 아날로그적 요소에 안도감을 느끼는

측면이 있다고. “전통적 요소와 인간의 존재성, 인류학에

흥미를 느끼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진보된 기술을

적용해 관객이 쉽게 참여하는 콘텐츠를 제작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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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IVE
미디어아티스트 정화용 정화용, ‘기억의 서식처(A.A)’, 2018, VR, Oculus Rift, Video Monitor, PC

cooperation Bongchull Shin (@bongchull_shin) Hwayong Jung (@hyismis) Yunjung Choi (@___c.yj)

화가 최윤정

찰나를 되돌아보는 힘, 화가 최윤정

회화 작가 최윤정은 찰나의 그림자를 화면으로 옮긴다.

일상에서 볼 수 있는 풍경과 그 위로 드리운 그림자는

잊고 지낸 기억 속 어느 날의 풍경이다. 최윤정의 대표

연작 ‘Illusion’은 퇴근길에서 시작됐다. “매일 오가던

차갑고 딱딱한 공간에서 어느 날 작은 바람에 일렁이며

영롱하게 빛나던 나무의 빛과 그림자를 마주했습니다.

그 장소가 처음인 듯 새롭고 신비해 한동안 바라보았습니다. 큰 위안이 되었어요.”

최윤정의 그림은 사진인지 그림인지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현실성이 강하다. 그의 시선이 머무는 곳은 차가운

콘크리트 벽면, 어둡거나 밝은 공간, 그와 대비되는

자연의 빛과 그림자다. 길을 걸을 때 습관적으로 천천히

주변을 살피고 카메라로 담아낸다고. 시간이 지나면

사라질 그림자, 그 찰나를 포착하는 것이다. 최윤정은

유화를 얇게 펴 바르는 글레이징 기법으로 여러 번 채색해 그림을 그린다. 주로 은은한 저채도의 색감을 사용하는데, 물감을 튀겨 먼지와 같은 바람결을 표현하기도 한다. 이런 스타일은 19세기 인상파의 작품을 떠올리게 한다. 모네와 에드워드 호퍼, 게르하르트 리히터를 좋아한다고 밝혀온 최윤정은 최근 올라퍼 엘리아슨과 제임스 터렐, 마크 로스코의 작품을 유심히 관찰하는 중이다.

지난 4월, 최윤정은 캔버스 1호씩 100일을 그리는

최윤정, ‘Illusion42’, 2020, Oil on Canvas, 162×97cm

‘1호 프로젝트’를 마쳤다. “프로젝트를 하면서 빛과 색감, 기법을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어 재밌었어요. 마음에

든 방식을 추려서 큰 그림으로 그리려고 합니다. 기존에 복잡하게 그리던 형태와 색감을 단순화하고 있습니다.”

1호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그의 빛은 추상에 가까울 정도로 간결해졌고 색은 다양해졌다. 5월 말 코엑스 조형아트서울에서 1호 프로젝트 위주로 신작 50여

점을 소개한 그는 7월 삼청동 아트비프로젝트에서

개인전을 개최한다. 8월에는 대만 아트페어에 참가할

예정이고, 10월에는 리나갤러리 2인전이 예정되어 매일

밤 바쁘게 그림을 그리고 있다. “예술의 역할은 치유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이 잠시나마 그림 앞에서 마음을

가라앉히고 추억과 기억을 떠올리며 긍정적 에너지를

받으면 좋겠습니다.” N

최윤정, ‘Oneday’, 2023, Oil on Canvas, 15.8×15.8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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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Beautiful Way to Hold Light

People brought light indoors to shed light on the dark. Now, lighting goes beyond the functional role of illuminating objects, and serves as furniture, which changes the ambience of an indoor space, and as a decorative element in interior design. The world’s No. 1 design trade fair Salone del Mobile brings the different roles of lighting in focus under the theme of “City of Lights”.

실내를 환하게 비추는 빛. 조명은 공간의 분위기는 물론, 사용자의 기분까지 좌우한다. 그간 조명은 백열등과 형광등을 사용해 공간을 밝히는 기능만 있었으나 유럽을 중심으로 뛰어난 기능에 감각적 디자인을 입으면서

인테리어의 완성도를 높이는 요소로 진화해왔다. 최근 조명은 조각이나 오브제처럼 디자인해 하나의 가구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기도 하며, 기술의 발달과 함께 인간의 활동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스마트 조명으로도

발전했다. 세계 최대 규모의 디자인 전시회 <밀라노 가구 박람회Salone del Mobile>는 격년으로 조명 전시

‘에우롤루체Euroluce’와 주방 가구 전시 ‘에우로쿠치나Eurocucina’를 열어 최신 트렌드를 한눈에 선보이고 있다.

올해 31번째를 맞은 ‘에우롤루체’는 ‘City of Lights’라는 주제로 혁신적 기술과 디자인, 라이프스타일을 아우르는 조명을 제안했다. 전 세계 조명 브랜드 315개가 참여한 ‘에우롤루체’에서 지속가능성과 디지털화, 인간 중심, 디자인이라는 4가지 키워드의 조명 트렌드를 확인해보았다.

더불어 사는 세상, 빛의 지속가능성 환경에 대한 문제의식이 높아짐과 동시에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사람들의 관심사는 지속가능성으로 향했다. 지난해 <밀라노 가구 박람회>에서 미래 가구의 방향성에 대한 고민이 대주제로 등장한 데에 이어 올해도 디자이너는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방향성을 제시했다. 지속가능성과 에너지 절약을 위해 저소비, 고효율 LED 소스가 인기를 얻고 있고, 생산 단계에서 재활용하거나 재활용 가능한 원자재를 사용하는 것, 또 제조와 유통에서 순환 경제의

원칙을 활성화하는 것이다. 하셀Hassell에서 디자인한 ‘ALE.01’은 FSC 인증 유기농 목재 폐기물을 포함한 바이오

복합재와 사탕수수에서 추출한 바이오 플라스틱으로 제작해 재료의 지속가능성을 제시했다. ‘휴먼 라이트The Human Light’ 철학을 바탕으로 사람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아르떼미데Artemide는 무게와 포장을 줄여 초경량 제품을 선보였으며, 플로스Flos는 접착제와 용접을 줄이고 다양한 부품을 분해하거나 수리하는 데 용이하게 만들어

제품의 수명 주기를 연장하는 방식을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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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VIDA INTERNATIONAL의 부스 전경 © Diego Ravi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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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 리듬에 맞춰 빛나는 Preciosa의 설치 작품 ‘Crystal Beat’ © Diego Ravier Lasvit의 아트 디렉터 Maxim Velčovsk ý가 디자인한 조명 ‘Cloud’ © Diego Ravier

조명, 유연하게 경계를 넘다

팬데믹은 실내외 경계를 무너뜨리는 데도 큰 영향을 미쳤다. 실내 가구가 실외에서 쓰이거나, 아웃도어 가구가

실내로 들어오는 데 스스럼없어졌다는 의미다. 조명 역시 어떤 상황에서도 적용할 수 있는 유연성이 중요한 요소로

떠올랐다. 휴대하기 쉽고 튼튼한 합성수지나 습기에 강한 소재 등을 사용하고 간결한 디자인을 접목했다. 특히 무선

포터블 조명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국내에서 ‘피피스트렐로Pipistrello’ 램프로 사랑받는 마르티넬리 루체Martinelli

Luce에서는 최근 ‘사이보그’ ‘TX1’ 등 미래 지향적이고 미니멀한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 ‘에우롤루체’에서는

야외 정원에 둘 수 있는 160cm의 ‘사이보그 빅’을 새롭게 출시했는데, 컬러 제품은 재활용 폴리라미네이트 소재로

만들어 야외 환경에 적합하다. 마르티넬리 루체의 유연성은 휴대용 테이블 램프 ‘원드Wand’로 이어진다. 충전

가능한 실린더를 합성수지로 덮어 간결하고 기하학적인 디자인을 다잡았다. 톰 딕슨Tom Dixon 역시 시그니처

시리즈 ‘멜트Melt’를 거대한 펜던트에서 한 손에 쥘 수 있을 만큼 경량화한 사이즈로 만들어 공개했다.

빛의 영향력, 웰빙을 말하다

조명은 인체 건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눈을 통해 뇌로 전달된 빛은 조도와 색온도에 따라 인간의 활동, 각성, 건강 등 신체·정신적 부분을 자극한다. 집중력을 향상시키는 조명과 편안한 휴식을 위한 조명이 달리 쓰이는

데는 조명이 뇌파를 자극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기술을 활용해 정신과 육체적 웰빙의 균형을 맞추는 ‘인간 중심

조명Human Centric Lighting’이 각광받는다. 플로스는 특허 받은 눈부심 방지 광학 장치를 갖춘 콤팩트 램프

‘에미Emi’를 비롯한 업무용 조명을 공개해 시각적 편안함과 집중력을 모두 확보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시각적

편안함은 물론, 사물인터넷(IoT) 제어 시스템으로 작동의 편의성을 고려하거나 2가지 이상의 기능을 탑재해

사용자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하는 획기적 조명도 있다. 아르떼미데는 자외선으로 실내 살균이 가능한 조명 기술

‘인테그랄리스Integralis’를 통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사람들의 건강을 보호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시했다.

LED 기술에 웰빙을 위한 다양한 기능을 접목하는 ‘OLEV’는 생체리듬을 고려해 조도를 자동으로 조절하거나

스마트폰으로 조도를 조절하는 스마트 조명을 선보였다. 이번 ‘에우롤루체’에서 ‘OLEV’는 공기 정화 기능이 있는

‘퓨어 바이오에어Pure BioAir’와 조명에 거꾸로 식물을 키울 수 있는 ‘가빈 사일런스 리프Gavin Silence Leaf’ 등

사용자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키는 획기적 조명을 공개했다.

반짝이는 빛의 세계

평범한 공간에 디자인이 독특한 펜던트 조명을 달거나 조각품에 가까운 스탠드 조명을 들이면 큰 힘 들이지 않고도

인테리어에 무게를 실을 수 있다. 조명은 이제 예술적 오브제로서 무한하게 변신 중이다. 4년 만에 열린 ‘에우롤루체

2023’은 브랜드 각각의 개성과 헤리티지, 디자이너의 독특한 감각이 깃든 다양한 조명이 관람객을 맞이했다.

1981년 유리공예의 본고장 이탈리아 무라노에서 시작한 ‘포스카리니Foscarini’는 유리공예를 바탕으로 조형적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조명 브랜드다. 소재의 다양성을 실험 중인 포스카리니는 도자기를 택했다. ‘프레조Fregio’는

도자기로 꽃무늬 부조를 표현했는데, 극도의 장식적 요소를 통해 예술과 장인정신을 기렸다. 보석처럼 반짝이는

바로비에르&토소Barovier&Toso의 ‘클레프시드라Clepsydra’는 섬세하고 우아한 면이 돋보이는 펜던트 램프다.

바로비에르&토소는 기록보관소에서 발견한 1960년대의 디자인을 기반으로 제작해 브랜드의 헤리티지를 이었다.

구불구불한 모양의 모래시계를 만들기 위해 무라노 유리공예의 전통 제작 방식인 리가딘Rigadin 기법을 이용했다.

그런가 하면 큰 덩어리를 탑처럼 쌓은 스탠드 조명이나 페롤루체Ferroluce의 알록달록한 펜던트 조명 등의 디자인이

분위기를 화사하게 밝혔다. N

25 cooperation Salone del Mobile. Milano
(www.salonemilano.it)

A New Wave of Lighting

Digital apps linked to lighting have become far more sophisticated, as people become increasingly keen on sustainability. To mark its 61st year, Salone del Mobile, a furniture expo in Milan showcased Euroluce 2023, a lighting exhibition. “The City of Lights” captured the theme of Euroluce 2023 where new lighting items were displayed, unveiling new industry trends.

지난 4월 18일~23일, 이탈리아 밀라노 전시장 피에라

밀라노Fiera Milano Rho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가구

박람회인 <밀라노 가구 박람회Salone del Mobile Milano>가 열렸다. 올해 61회를 맞은 <밀라노 가구 박람회>는 세계적인

조명 전시 ‘에우롤루체Euroluce’를 중심으로 펼쳐졌으며,

빛의 테크놀로지를 보여주는 다양한 신상품이 쏟아져 나왔다.

세계적 디자이너들이 자신의 장기를 조명에 투영했고, LED

광원을 다각도로 활용한 실험적 설치 작업을 선보였다.

조명의 디지털화가 트렌드로 떠오르며 조명과 연동되는

디지털 앱은 더 이상 놀라운 기술이 아니게 됐다. 기술의

진보로 한층 간편하고, 예술적·조형적 매력을 가미한

에우롤루체에 전시된 신상품을 소개한다.

비비아의 ‘오우트’

아슬아슬하게 공중에 떠 있는 것처럼

보이는 비비아Vibia의 스탠드 램프

‘오우트OUT’. 군더더기 없이

심플하면서도 유려한 형태로 고급스러운

무드를 선사한다. 부드럽고 분산된

다운라이트로 빛을 내는 오우트’는

실내는 물론 아웃도어 조명으로도 제격.

앰비언텍의 ‘마드코’

요시노리 쿠노가 설립한 일본 조명

브랜드 엠비언텍Ambientec의

세계적 건축가이자 디자이너, 엘리사 오시노Elisa Ossino가 설계한

충전식 휴대용 램프. 360도 회전이

가능한 구 형태의 발광체를 갖춘

‘마드코Madco’는 감성적·현대적

무드를 선사한다.

26 ITEM

마시에로의 ‘테 자르디니’

지속가능성을 인정받은 부품으로

제작한 마시에로Masiero의 아웃도어

램프인 ‘테 자르디니Tee Giardini’. 헤이즐넛색으로 칠한 둥근 금속 관

모양의 줄기와 유리 돔을 결합한 형태로

만들었다. 조형미가 뛰어나 천장부터

바닥, 테이블, 벽, 지면 등 어느 공간에

놓아도 큰 존재감을 발휘한다.

슬램프의 ‘튤립 배터리’

우아한 튤립 모양에서 영감 받은

슬램프Slamp의 ‘튤립 배터리 충전식

램프Tulip Battery by Marc Sadler’. 마크

새들러가 제작한 이 램프는 밝기 조절이

가능한 LED 광원으로 공간을 밝히며, 전선이 없는 형태로 언제 어디서나 사용

가능하다. N

포스카리니의 ‘플리’

크래프트맨십이 돋보이는 이탈리아 조명 회사

포스카리니Foscarini의 신제품은 빛의 형태를 재창조한 조명

‘플리Pli’다. 각진 곳 없는 곡선형으로 디자인해 우아한 실루엣을

표현한 서스펜션 램프로 2가지 조명 효과를 위해 종이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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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peration SALONE DEL MOBILE MILANO (www.salonemilano.it)

The Wonders of Light

20세기 건축의 최고 걸작, 롱샹 순례자 성당

오래전부터 건축가들은 빛의 경이로움에 매료되어 빛을

온전히 느낄 수 있도록 빛을 담은 공간을 설계했다.

현대건축의 아버지로 불리는 르코르뷔지에는 미국

<타임>이 선정한 ‘20세기를 빛낸 100인’ 가운데

건축가로는 유일하게 뽑혔다. 그는 1907년부터 10년간

여러 차례 떠난 답사 여행과 독학, 건축 실습을 통해

누구보다 크게 시대정신에 눈떴다. 특히 동방 여행 중

빛과 조우하는 건축의 아름다움을 깨닫게 해준 눈부신

자연광에 반짝이는 백색의 단순한 지중해 건축에

빠져들었다. 빛과 건축에 대한 그의 철학은 ‘롱샹 순례자

성당Ronchamp Notre-Dame du Haut’에 녹아들었다.

이 성당은 르코르뷔지에의 작품 중 20세기 건축의 최고

걸작으로 인정받으며, 2016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지금도 전 세계 수많은 건축학도와 순례자가

이 성당을 보려고 프랑스 동부 작은 마을로 모여든다. 롱샹

성당은 유기적 조각 같은 형태를 띠며, 콘크리트는 일부러 거푸집의 거친 자국을 그대로 남겨 표현주의적이다. 벽과

지붕이 맞닿는 부분을 살짝 띄워 수평으로 가느다란 빛이

들어오게 설계했으며, 두꺼운 남쪽 벽면에는 아주 작은 사다리꼴 스테인드글라스 창을 여러 개 만들었다. 이 창을

통해 자연광이 내부로 확산되어 빛으로 신비감과 충만함이

가득한 공간이 연출된다. 이 건물은 산업적 재료인

콘크리트에 서정성을 부여한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28 SPACE
롱샹 순례자 성당 외부. ⓒ Shutterstock.com 여러 개의 창을 통해 빛이 들어오는 내부 모습. ⓒ Franck Legros / Shutterstock.com

Fascinated by the wonders of light, architects have long designed and created spaces that one can feel light in every sense. From Ronchamp Chapel designed by Le Corbusier known as the father of modern architecture to The Louvre Abu Dhabi by Jean Nouvel capturing a modern vibe, many spaces that showcase light in different styles can be newly discovered.

가우디가 설계한 빛의 공간, 카사 바트요

카사 바트요Casa Batlló는 안토니 가우디가 설계한,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있는 건축물 중 하나로, 200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되었다.

원래 건물은 1877년 바르셀로나 건축 학교 교수이자

가우디의 스승이었던 건축가 에밀리오 살라

코르테스Emilio Sala Cortés가 지었다. 1903년

바르셀로나의 사업가였던 조셉 바트요Josep Batlló가

이 건물을 매입했으며, 그는 가우디에게 건물 리모델링

프로젝트를 의뢰했다. 당시에 이미 유명 건축가였던

가우디는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토레 베예스과르드, 구엘 공원, 팔마 데 마요르카 대성당 재건 등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었다.

가우디는 카사 바트요의 파사드, 메인 살롱, 중정의 채광에

가장 공들였으며, 창고와 세탁실 공간을 위해 5층을

증축했다. 특히 ‘빛의 파티오’는 카사 바트요 건물 채광에

있어 가장 중요한 공간으로, 주 채광창을 통과해 들어오는

공기와 빛을 분산시키는 카사 바트요 건물의 근간이다.

가우디는 자연광이 건물의 모든 방에 도달할 수 있도록

빛의 파티오를 확장했다. 또 빛을 균일하게 분산시키기

위해 서로 다른 색조를 가진 파란색 타일을 사용했다.

더불어 위쪽에서부터 내려올수록 창이 점차 커져 아래쪽은

보다 많은 빛이 들어오도록 디자인했다. 이 외에

카사 바트요에는 가우디 영감의 근원을 느낄 수 있는

체험형 공간부터 뉴미디어 아트를 만날 수 있는 다양한

공간을 둘러보고, 다채로운 전시도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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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우디의 역작 중 하나인 카사 바트요 © Casa Batlló 카사 바트요의 근간을 이루는 ‘빛의 파티오’ © Casa Batlló

아라비아반도의 모양을 본뜬 돔 형태의 루브르 아부다비 ⓒ Creative Family / Shutterstock.com 장 누벨은 천장의 기하학적 패턴을 통해 빛이 들어오는 공간을 연출했다 © Louvre Abu Dhabi - Photography Roland Halbe

사막 위 빛의 향연, 루브르 아부다비

루브르 아부다비Louvre Abu Dhabi는 2017년 아랍에미리트의 수도 아부다비에 개관한 루브르 박물관 분관으로, 아랍권 국가 최초의 국제 박물관이다. 2007년 프랑스와 아랍에미리트 정부 간 협정 체결 이후 10년에

걸친 기획의 결과물로, 개관과 함께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었다. 루브르 아부다비는 단순히 파리 루브르

박물관의 분관이 아닌 양국을 문화적·역사적으로 연결하는

문화 기관으로, 10년에 걸쳐 총 620점의 상설 컬렉션이

구성된다. 파리 루브르 박물관에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밀라노 귀족 부인의 초상’, 반 고흐의 ‘자화상’, 그리고

자크 루이 다비드의 ‘알프스를 넘는 나폴레옹’ 등을 비롯한

작품 300여 점을 2026년까지 대여 형태로 제공한다.

루브르 아부다비는 전시 작품보다 박물관 건물로 크게

주목받았다. 프랑스 대표 건축가이자 프리츠커상 수상자인

장 누벨Jean Nouvel이 설계했는데, 아부다비 도심 인근

사디야트섬 부지에 아라비아반도의 모양을 본뜬 돔의

형태로 세워졌다. 기하학 구조로 이뤄진 돔 천장은 햇빛을

받을 때 더 매력적이다. 돔을 이루는 서로 다른 층의 기하학

패턴 8개가 다양한 각도와 모양으로 겹쳐져 별빛 패턴

8000여 개를 만들어낸다. 아라비아 전통 건축양식, 빛과 그림자를 주요하게 다루는 장 누벨의 특징이

어우러져 관람객에게 두 문화뿐 아니라 전통과 현신을

오가는 경험을 제공한다. 장 누벨은 “가장 귀중한 예술

작품을 보관하는 성소의 기능과 건축적 미학의 조화를

이루고자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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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CE

유기적인 빛에 반응하는 휴스턴 미술관

휴스턴 미술관, 더 뮤지엄 오브 파인아트(The Museum of Fine Arts, Houston: MFAH)는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허먼 파크에 자리한 100년 역사를 간직한 곳이다.

1924년 문을 연 휴스턴 미술관은 미국에서 다섯 번째로

큰 미술관이다. 규모 약 2만8000m²(30만 제곱피트)에

석기시대부터 현재까지 아프리카, 아시아, 멕시코, 중미, 유럽, 북미, 남태평양 등의 미술품 7만여 점을 소장하고

있다. 휴스턴 미술관은 오드리 존스 벡The Audrey Johns Beck, 캐롤라인 위스 로The Caroline Wiess Law 2개의

전시동과 릴리와 휴 로이 컬렌 조각정원, 미국 장식미술 컬렉션을 소장한 바이유 벤드 컬렉션과 유럽 장식미술

컬렉션을 갖춘 리엔치 등 저택 미술관 2곳, 스튜디오

스쿨과 주니어 스쿨을 포함한 글라셀 예술학교 등으로

구성되었다. 지난 2020년에는 세 번째 전시 공간인

‘낸시 앤 리치 킨더 빌딩The Nancy and Rich Kinder

Building’을 개관했다. 지하 2층, 지상 3층 규모의 건물로

‘알바르 알토상’에 빛나는 미국의 건축가 스티븐 홀Steven Hall이 설계했다. ‘빛의 마술사’라 불리는 스티븐 홀은

“텍사스의 드넓은 하늘과 역동적 구름에서 영감을 얻어

설계했다”고 밝혔다. 동그란 구름 형태의 곡선 지붕을

통해 3층 천장부터 1층까지 자연광이 스며들며 부드러운

빛이 공간을 채운다. 자연광은 기계적이거나 반복되지

않고 전시 공간의 흐름에 유기적으로 반응한다. 또 반투명

유리 파사드는 안으로 빛을 확산하는 동시에 밖으로 빛을

발산해 한밤중에도 부드러운 빛을 내뿜는다. 이곳에는

제임스 터렐, 알렉산더 칼더, 올라퍼 엘리아슨, 우리나라 최병훈 등의 컨템퍼러리 아트를 만날 수 있다. N

CASA BATLLÓ (www.casabatllo.es)

Ronchamp Notre-Dame du Haut (www.collinenotredameduhaut.com)

cooperation

LOUVRE ABU DHABI (www.louvreabudhabi.ae) Museum of Fine Arts, Houston (www.mfah.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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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투명 유리 파사드를 통해 안과 밖으로 빛을 발산하는 킨더 빌딩 © Richard Barnes, courtesy of the Museum of Fine Arts, Houston. 천장에서부터 자연광이 스며들며 빛이 공간을 채운다 © Richard Barnes, courtesy of the Museum of Fine Arts, Houston.
JOURNEY
Cottesloe Beach in Perth Western Australia © Shutterstock.com

Perth, the City of Water and Light

Perth, an urban oasis, is located in the vast natural area of the state of Western Australia. The city is characterized by a mix of various different elements including white sand beaches, beautiful parks, small bars in the bustling downtown area, restaurants with creative designs and themes and street art. If you drive just outside of Perth, you will be able to see pastoral local wineries and exotic wild anima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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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shing boat harbor in Fremantle © trabantos / Shutterstock.com Federation Walkway at Kings park and botanic garden in Perth © Shutterstock.com

호주의 주 가운데 가장 큰 서호주Western Australia는

광활하고 다채로움이 가득한 곳으로, 호주 전체 면적의

약 3분의 1을 차지한다. 신비한 암석 형성물과 고대

애버리지널 유적지부터 세계적 수준의 와이너리가

자리 잡은 드넓은 포도밭과 탄성이 절로 날 정도로 맑은

바닷물까지, 서호주는 끝없는 탐험의 땅이다.

광활한 자연 속 자리 잡은 도시, 퍼스

서호주 여행의 시작은 주도인 퍼스Perth에서 시작한다. 호주에서 네 번째로 큰 도시이자 인도양과 접한 해안 도시로, 온화한 지중해성 기후를 띤다. 평균기온은

18 20℃이고, 하루 평균 일조 시간은 9시간. 1년에 130일

이상 쾌청한 날씨가 이어져 호주에서도 살기 좋은 도시로

꼽힌다. ‘빛의 도시City of Lights’라는 별칭으로도 불리며, 수많은 호주 도시 중 ‘가장 호주답다’고 평가받는 곳이다.

또 퍼스는 지상에서 가장 외딴 메트로폴리탄이다.

인구 100만이 넘는 도시 중 퍼스와 가장 가까운 도시는

2104km 떨어진 애들레이드다. 퍼스는 지리적으로

시드니와 멜버른, 브리즈번보다는 동티모르의 딜리, 싱가포르, 인도네시아의 자카르타가 더 가깝다.

광활한 서호주 자연 속에 자리한 퍼스는 고요한 순백의

해변에서 느긋한 휴식을 취하거나 북적이는 미술관과

역사 구역을 둘러보고, 트렌디한 바와 레스토랑을 즐겨도

좋다. 서호주의 눈부신 햇살과 자연의 아름다움, 여유로운

분위기를 만끽하고 싶다면, 킹스 파크Kings Park와

코테슬로 비치Cottesloe Beach를 추천한다. 세계 최대

도심 공원인 킹스 파크는 총면적 약 400만 ㎡(400ha)로

식물 2000여 종이 있다. 매년 9월에는 호주에서 가장

큰 야생화 축제가 열리며, 킴벌리Kimberley에서 옮긴

거대한 바오밥나무도 만날 수 있다. 킹스 파크는 높은

지대에 위치해 스완강Swan River과 도심의 황홀한 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 산책로인 페더레이션 워크웨이Federation

Walkway를 걸으며, 퍼스 스카이라인을 조망해보자.

킹스 파크를 거닐며 숲이 주는 휴식을 즐겼다면, 다음은

코테슬로 비치의 여유로움을 즐길 차례. 코테슬로 비치는 퍼스 시내에서 대중교통으로 쉽게 갈 수 있는 곳으로, 퍼스 현지인에게 가장 인기 있는 해변이다. 맑디맑은

인도양에서 수영이나 스노클링을 즐기기에 좋다. 수영을

즐기지 않더라도 부드러운 모래사장을 거닐거나 소나무가

만든 그늘 밑에서 휴식을 만끽하기에도 제격이다. 저녁이

되면 코테슬로 비치 호텔Cottesloe Beach Hotel에서

달콤한 칵테일을 마시며 황홀한 일몰을 감상하자.

서호주의 예술, 패션, 음식 그리고 활기찬

나이트라이프를 경험하고 싶다면, 퍼스의 핫 플레이스인

노스브리지Northbridge에 가보자. 퍼스의 젊은이가

모이는 트렌디한 도심 지역으로 쇼핑몰, 카페, 핫한 펍과

맛집이 즐비하다. 윌리엄 스트리트William St.에서 젊고

감각적인 디자이너의 숍과 빈티지 상점을 둘러보거나

차이나타운의 멋스러운 카페에서 브런치를 즐겨도 좋다.

근처에는 서호주 박물관과 미술관, 주립 대학교 같은

볼거리도 다양하다.

19세기 항구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프리맨틀Fremantle도

빼놓을 수 없다. 프리맨틀은 초기 식민지 분위기를

그대로 간직한 항구도시다. 1897년에 지어 역사가 오래된

프리맨틀 마켓과 카푸치노 거리에는 카페, 펍, 레스토랑

등이 즐비해 색다른 여행을 즐기기에 좋다. 식민지 시대의

유적을 느낄 수 있는 ‘프리맨틀 감옥’과 해양 역사를

둘러볼 수 있는 ‘해양 박물관’과 ‘난파선 갤리러’도 있다.

프리맨틀의 고풍스러운 건축물 대부분은 문화재로

등록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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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장한 아웃백, 피너클스

퍼스 외각으로 눈길을 돌리면 다채로운 볼거리가 더

많다. 피너클스Pinnacles는 퍼스에서 가장 손쉽게 갈

수 있는 아웃백이다. ‘아웃백Outback’은 오지奧地를

뜻하는 호주식 영어다. 피너클스는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호주만의 독특한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으로, 모래 위로

솟은 석회암 바위로 유명하다. 피너클스 사막이 있는

남붕 국립공원은 퍼스에서 북쪽으로 약 245km, 자동차로

3 4시간 거리에 있다. 국립공원에 가까워지면 모래사막과

함께 외계 행성에 온 듯한 착각에 빠져들게 하는 경관이

눈앞에 나타난다. 붉은빛이 감도는 누런색 사막에 뾰족한 바위(피너클)가 가득하다. 피너클스는 석회암 바위가

오랜 세월 사막의 바람에 침식돼 형성됐다. 사막 위로

크기와 모양이 제각각인 피너클이 무려 1만5000여 개나

되고, 큰 것은 높이가 약 4m에 이른다. 동틀 때나 석양이

깔릴 무렵에 방문하면 긴 그림자가 생겨 감탄을 자아내는

환상적인 풍경을 감상할 수도 있다. 날지 못하는 큰 새인

야생 에뮤를 볼 수도, 피너클스 사막 모래언덕에서는

샌드보딩을 즐길 수도 있다.

The Pinnacles are limestone formations within Nambung National Park, near the town of Cervantes, Western Australia. The area contains thousands of weathered limestone pillars. Some of the tallest pinnacles reach heights of up to 4m above the yellow sand ba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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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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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innacles of Nambung National Park, Western Australia © Shutterstock.com

귀여운 쿼카를 만날 수 있는 로트네스트 아일랜드

프리맨틀 선착장에서 페리를 타고 25분을 가면, 한국인에게 ‘쿼카Quokka’섬으로 유명한 로트네스트

아일랜드Rottnest Island가 나온다. 현지인이

‘로토Rotto’라고 하는 이곳은 부드러운 모래사장과

투명하고 맑은 에메랄드빛 바다를 경험할 수 있는 곳이다.

호주 정부에서 A등급 보호 구역으로 지정한 친환경

섬으로, 차가 다니지 않아 여행을 하려면 자전거를

빌리거나 관광객을 위한 투어 버스를 이용해야 한다.

하지만 그 덕에 때 묻지 않은 자연과 아름다운 경치를

만날 수 있다. 63개의 해변이 있어 서핑, 낚시, 수영, 다이빙, 스노클링 등 수상 스포츠를 즐기기에 최적의

장소다. 로트네스트 아일랜드 페들 앤 플리퍼Rottnest

Island Peddle and Flipper에서 자전거와 모든 종류의

보드, 잠수복, 스노클링 장비 등을 빌릴 수 있다.

무엇보다 전 세계에서 많은 여행객이 이곳으로 오는

이유는 ‘지구상에서 가장 행복한 동물’로 불리는 ‘쿼카’를

만나기 위해서다. 캥거루과로 왈라비와 비슷한 쿼카는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아 여행객에게 먼저 다가가는

동물로, 인스타그램 스타다. 로트네스트 아일랜드에 오면

‘쿼카와 셀카 찍기’는 필수다. 쿼카는 호기심이 많기 때문에

쿼카를 발견하면 쿼카와 눈높이를 맞추고 먼저 다가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사진을 찍는 팁이다. 또 쿼카는

낮에는 잠을 자고, 오후 4~5시경에 일어나 움직이기

때문에 이 시간대에 쿼카를 만날 확률이 높다. 쿼카가

아무리 귀엽더라도 절대 만지면 안 된다. 만질 경우 최대

300AUD(약 25만원)의 벌금이 부과되기 때문.

섬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디스커버리

로트네스트 아일랜드Discovery Rottnest Island의 친환경

글램핑 텐트를 예약할 것. 핑키스 비치Pinky’ s Beach 뒤에

위치해 섬을 여유롭게 탐험한 후 텐트에서 휴식을 취하며

평온함을 느낄 수 있다.

서호주는 퍼스, 피너클스, 로트네스트 아일랜드뿐 아니라

광활한 대지만큼 자연의 다채로운 매력이 끝없이 펼쳐지는

곳이다. 도심부터 아웃백까지 여행의 진정한 묘미를

만끽하고 싶다면, 서호주로 떠나자. 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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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EY
Quokka outdoors in Rottnest Island © Shutterstock.com
39 Beach in Rottnest Island © Shutterstock.com cooperation Tourism Australia (www.australia.com)

WHERE EVERY MOMENT LASTS

DAZZLING SUMMER

In June when the beauty of greenery reaches its peak, all the green forests and bright sunshine make everyone long for a getaway. This beautifully warm, sunny month is the perfect time for a getaway at THE SHILLA Hotels and Resorts. Visitors can enjoy a package trip that is rife with great memories and special experiences in Seoul, Jeju and Da Nang in Vietnam.

41 SIGHT

THE SHILLA SEOUL offers the Moonlight package featuring romantic nights with nighttime swimming during which guests can relax and appreciate the gentle moonlight glow.

42 SIGHT

Swimming in the Moonlight

올해는 이른 벚꽃이 피고 지더니 여름도 빨리 온 듯하다. 어느새 숲은 녹음이 짙어졌고, 시원한 밤공기가 기분 좋게 느껴진다. 머리가 띵할 정도로 차가운 빙수를 찾으며, 여름이 왔음을 실감한다. 본격적인 여름휴가 시즌이

시작되기 전 여유롭게 수영하며 호캉스를 즐기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다. 한낮의 열기가 뜨거워짐에 따라 도심 속

휴식의 섬, 서울신라호텔 야외 수영장 어번 아일랜드를 찾는

이들이 점차 늘고 있다. 서울신라호텔은 어번 아일랜드

운영 시간을 22시까지 연장함에 따라 낮보다 여유롭게

여름밤의 낭만을 만끽하고 싶은 이들을 위해 ‘문라이트’

패키지를 선보였다. 은은한 달빛 아래 즐기는 문라이트

스위밍 혜택이 포함된 상품으로, 체크인 당일 18시부터

22시까지 어번 아일랜드를 이용할 수 있다. 체크인하고

객실에서 편안한 휴식을 취하거나 실내 수영장에서

워밍업한 뒤 어번 아일랜드로 향하자. 해가 길어짐에 따라

18시에도 해가 떠 있어 낮 수영과 밤 수영의 매력을 모두

느낄 수 있다. 선베드에 누워 아름답게 물드는 저녁노을

감상은 문라이트 스위밍이 선사하는 감동 중 하나다.

하늘에 어둠이 짙게 깔리고 은은한 달빛이 수면을 비추면

본격적인 문라이트 스위밍을 즐길 순간이다. 수영하다

출출해지면 순살 프라이드치킨과 맥주를 마시거나, 풀사이드 바 시그너처 메뉴인 서해산 참갑오징어

오븐구이와 전복 한우 차돌박이 짬뽕을 즐겨보자.

월~목요일 체크인 시 서울신라호텔 식음업장에서 이용

가능한 크레딧 3만원을 제공하니 참고할 것. 더없이 완벽한

여름밤을 선사할 문라이트 패키지는 객실 1박, 어번 아일랜드 문라이트 입장 혜택, 체련장Gym, 실내

수영장 혜택으로 구성되며, 6월 30일까지 이용할 수 있다.

단, 6월 4일과 5일은 제외된다.

MORE INFORMATION

서울신라호텔

‘문라이트’ 패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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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eet Summer Escape

초여름의 싱그러움이 가득한 6월, 더욱 푸릇푸릇해진

자연과 반짝이는 햇살은 여행을 더욱 간절히 고대하게

한다. 제주신라호텔에서는 바쁜 일상에 지친 여행객을

위해 ‘스위트 서머 이스케이프’ 패키지를 선보인다.

정신없이 바쁜 일상에 지친 몸과 마음에 호텔에서

제공하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통한 힐링을 선사하고

재충전의 시간을 누려보자.

패키지 혜택은 제주공항부터 시작된다. 공항에서 호텔로의

픽업 서비스가 제공되어 호텔까지 편안하게 이동할 수

있다. 호텔에 도착한 후 퍼시픽 디럭스 룸에 들어서면

그림 같은 풍광이 펼쳐진다. 퍼시픽 디럭스 룸은 침실과

욕실 어디서나 바다의 정취를 감상할 수 있어 커플

고객에게 인기 있는 객실이다.

6월 6일부터 7월 18일, 8월 22일부터 29일까지

매주 화요일 ‘스위트 서머 이스케이프’ 패키지 고객만을

위한 특별한 시간이 펼쳐진다. 제주의 밤하늘이 석양에

물들 무렵 풀사이드 바 루프톱에서 ‘위스키 타임 온 더

루프톱’이 진행된다. 아름다운 야경이 펼쳐진 루프톱에서

위스키를 베이스로 한 칵테일인 하이볼을 시작으로 위스키

앰배서더가 들려주는 위스키를 대표하는 나라별 특징과

위스키 관련 흥미로운 스토리와 문화를 경험할 수 있고, 대표 위스키 3종을 음미하는 테이스팅 세션도 진행한다.

이 외에 객실에서 프라이빗하게 즐기는 ‘인 룸 스페셜 디너’, 레저 전문가 G A O.와 함께하는 ‘포레스트 승마’

‘겔랑 스파 페이셜 트리트먼트’ 혜택이 포함된다.

‘스위트 서머 이스케이프’ 패키지는 조식 또는 중식 2인, 인 룸 디너 2인(투숙 중 1회), 겔랑 스파 2인(투숙 중 1회),

위스키 타임 온 더 루프톱 또는 와인 페어링 프로포절 (투숙 중 1회), G A O. 포레스트 승마 2인(투숙 중 1회)

혜택이 제공된다. 2박 전용 투숙 상품으로 8월 31일까지 이용 가능하다.

MORE INFORMATION

제주신라호텔

‘스위트 서머 이스케이프’ 패키지

THE SHILLA JEJU presents the “Sweet Summer Escape” package designed for guests who want to get away from the hectic daily routine and feel refreshed. Recharge and heal one’s spirit and body that feel tired from a busy life by immersing oneself in different forms of rest and relax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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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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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 and Fun

여름이 시작됨에 따라 붐비는 여름휴가 시즌을 피해

동남아로 여행을 떠나는 이들이 늘었다. 그중 베트남

다낭은 아름다운 풍광과 전통문화를 모두 즐길 수 있어 한국인이 가장 많이 찾는 여행지 중 하나다.

신라모노그램 다낭은 베트남의 대표 휴양지 다낭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호이안 사이에 있으며, 신라호텔만의 안목으로 재해석한 라이프스타일 호텔이다.

다양한 풀을 갖춘 야외 수영장, 레저 체험 공간 ‘액티비티 스튜디오’, 어린이 놀이 시설 ‘리틀 모노그램’ 등 다양한

부대시설이 있어 가족 여행객에게 특히 사랑받는다.

야외 수영장은 아이들이 모래 놀이를 할 수 있는

샌드&유아 풀, 좀 더 큰 아동을 위한 키즈 풀, 남녀노소

모두 즐길 수 있는 패밀리 풀과 19세 이상 성인만 이용하는

어덜트 풀 등 이용 연령에 따라 나누어져 있다. 어덜트

풀은 바다와 이어지는 듯한 인피니티 풀로 SNS 포토

스폿으로도 유명하다.

수영장 옆에는 대나무 숲 그늘 아래서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4가지 콘셉트의 자쿠지를 갖춘 테라피 가든도 있다. 액티비티 스튜디오에서는 서핑보드, 패들보드, 카약 등 수상 레저 스포츠와 보드게임, 페인팅, 베트남 전통

46 SIGHT

놀이 등 어린이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신라모노그램 다낭은 가족 여행객을 위해 아이와

부모 모두 즐길 수 있는 ‘선앤펀Sun and Fun’ 패키지를

선보인다. 성인 2인, 어린이(12세 이하) 2인이 이용

가능한 패키지로, 오션 뷰 객실과 다이닝 M에서의 조식이

포함되었으며, 체크인 시 아이를 위한 크레용 색칠놀이

세트가 선물로 주어진다. 어른들이 쁘띠 카바나에서

제공하는 식음 크레딧으로 취향에 맞는 메뉴를 즐기는

동안 아이들은 수영장 옆 액티비티 스튜디오에서 롤리팝

또는 쿠키 만들기 클래스에 참여할 수 있다.

아름다운 다낭에서 아이와 함께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보자. N

47 cooperation THE SHILLA SEOUL (82 2 2230 3310) THE SHILLA JEJU (1588 1142) SHILLA MONOGRAM QUANGNAM DANANG (84 235 625 0088)
MORE INFORMATION 신라모노그램 다낭 ‘선앤펀’ 패키지

CHANGES OF NATURAL LIGHT

In summer, day and night present the most striking contrast in its charm and beauty. During the daytime, the beams of sunlight get sharp and strong, and at nighttime, the gentle moonlight glows upon us. The outdoor swimming pool at THE SHILLA is the perfect spot where you can best feel the changes of natural light.

48 TOUCH

여름은 낮과 밤이 가장 상반된 매력을 뽐내는 계절이다.

낮에는 강렬한 햇빛이, 밤에는 부드러운 달빛이 우리를

비춘다. 그리고 신라호텔에서 이 빛의 변화를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공간이 야외 수영장이다.

제주신라호텔에는 푸른 에너지 가득한 숨비정원에

둘러싸인 패밀리 풀과 어덜트 풀이 있다. 하늘 높이 뻗은

야자수가 이국적 매력을 더해주는 패밀리 풀은 전 연령

입장이 가능하다. 또 실내외 수영장이 연결되어 편리하고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어 가족 단위 고객에게 사랑받는

시설이다. 청량한 여름 기운 가득한 낮에는 뉴에이지와

팝 음악 영상을 LED 스크린으로 감상하는 ‘플로팅 뮤직’과

함께 유유자적 스위밍 타임을 즐길 수 있다. 제주의 하늘이

달빛으로 물드는 저녁에는 여름밤의 축제가 펼쳐진다.

19시 30분부터 뮤지션이 화려한 퍼포먼스와 함께 라이브

공연을 선보이는 ‘서머 라이브 뮤직’을 만끽할 수 있다.

반짝이는 조명과 흥겨운 라이브 공연이 함께하는 문라이트

스위밍은 잊지 못할 추억을 남기기에 더할 나위 없다.

패밀리 풀에서 물놀이를 즐긴 후 패밀리 카바나에서

전복 한우 차돌박이 짬뽕, 수제 프라이드치킨 등으로

허기를 달래는 시간도 놓치지 말 것. 여름이 시작되는

6월, 사랑하는 가족과 패밀리 풀에서는 신나는 물놀이를, 패밀리 자쿠지에서는 일상의 피로를 풀며 지친 몸과

마음을 회복하는 시간을 가져보자.

자연 속 낭만과 힐링이 가득한 어덜트 풀에서는 이국적

분위기에서 로맨틱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또 만 19세

이상 고객만 입장 가능해 여유롭고 프라이빗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어덜트 풀에서 오전 8시부터 이색 경험과

휴식을 만끽하는 ‘릴렉싱 플로팅 요가’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따스한 아침 햇살이 비치는 어덜트 풀 수면

위에서 진행하는 플로팅 요가로 몸과 마음에 힐링을

선물해보자. 요가 프로그램(약 40분)을 마친 후에는

한가한 아침 수영을 즐길 수도, 데이베드에서 아침

바다를 바라보며 차 한 잔의 여유를 누릴 수도 있다.

밤이 되면 제주의 달빛 아래 즐기는 스위밍 타임과 쁘띠

카바나에서의 오붓한 휴식은 로맨틱한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연인과 함께 수많은 별이 쏟아질 듯한 제주 하늘을

두 눈에 담으며 즐기는 문라이트 스위밍으로 여행의 밤을

마무리하기에 충분하다.

동남아나 베트남 여행하면 뜨거운 태양 아래 누워 즐기는

일광욕부터 떠오른다. 야자수 밑 선베드에서 내리쬐는

여름의 햇살과 살랑이는 바람을 맞다 보면 지상낙원에

온 듯하다. 수영장 앞으로 드넓게 펼쳐진 백사장과 푸른

바다는 여름의 매력을 배가해준다.

한낮의 열기를 뒤로하고 석양이 깔릴 무렵이면

신라모노그램 다낭에는 또 다른 매력이 펼쳐진다.

서울신라호텔과 제주신라호텔처럼 신라모노그램

다낭에서도 은은한 달빛 아래 문라이트 스위밍을 즐길 수

있다. 저녁 7시면 대부분 운영이 종료되는 다낭의 다른

호텔과 달리 신라모노그램 다낭은 문라이트 스위밍을

누릴 수 있도록 패밀리 풀, 어덜트 풀과 카바나를

밤 10시까지 운영한다. 특히 수영장 주변을 다양한 빛의

조명이 비춰 분위기를 로맨틱하게 연출한다. 풀사이드

바와 비치 레스토랑인 비스트로 M도 밤 10시까지 운영해

야외 수영을 즐긴 후 간단한 음식과 칵테일, 맥주를

즐기기도 좋다. 특히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에는

저녁 8시 반까지 라이브 공연도 진행해 한여름 밤의

꿈 같은 휴식을 선사해준다. N

49 cooperation THE SHILLA JEJU (1588 1142) SHILLA MONOGRAM QUANGNAM DANANG (84 235 625 0088)

A FEAST OF GOURMET

A spread of gourmet dishes is always exciting and tempting to all food enthusiasts. Palsun, a Chinese restaurant at THE SHILLA SEOUL serves a special menu that features exotic ingredients and dishes of fine cuisine.

50 GASTRONOMY
귀한 식자재와 팔선만의 조리법으로 맛과 건강을 모두 담은 ‘금옥만당’

‘금이나 옥처럼 귀한 보석 고리를 관에 장식한 높은 벼슬이 집 안에 가득하다’는 뜻의 ‘금옥만당金玉滿堂’. 조정에는

훌륭한 대신이 많음을 뜻하고, 가정에는 훌륭한 자식이나 보화가 풍부해 기쁨이 크다는 의미다. 진귀한 식재료로

풍성하게 차린 식탁에서 사랑하는 가족과 둘러앉아 보내는 행복한 시간을 선사하고자 서울신라호텔 중식당 팔선은

매년 5월과 6월 ‘금옥만당’ 코스를 선보인다. 금옥만당 코스는 다금바리, 건전복, 가거도산 해삼, 두릅 등 건강하고

귀한 식자재를 이용한 다채로운 보양식 메뉴로 구성한다. 먼저 상해식 다금바리 전채는 달콤한 간장소스로 맛을 낸

국내산 다금바리 전채와 매콤한 해파리가 입맛을 돋우는 요리다. 파파야 활전복 수프는 상탕육수와 전복, 은행을

파파야 안에 넣고 쪄낸 요리로 파파야 과육과 곁들여 즐기는 별미다. 전채와 수프로 속을 부드럽게 풀었다면,

본격적인 미식의 향연이 시작된다. 명나라 황제가 먹던 스타일로 요리한 트러플 원즙소스 건전복 찜 또는 홍소

건금사 찜이 이어진다. 트러플 원즙소스 건전복 찜은 불린 건전복을 쪄내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이 인상적이다.

여기에 프랑스산 트러플, 송이버섯과 게살을 함께 제공해 다채로운 풍미를 선사한다. 부추 전통 군만두는 중국

북부 지역 스타일의 전통 군만두로 바삭한 만두피와 달걀, 건새우, 당면, 부추로 채운 소가 어우러진다. 쇠고기

그린빈소스 오룡해삼과 두릅튀김은 점심 코스의 메인 요리다. 쫀득하고 풍미가 깊은 가거도산 해삼을 부드럽게 찐

뒤 다진 쇠고기와 산초, 땅콩이 들어간 그린빈소스가 더해진다. 여기에 바삭하게 튀긴 향긋한 두릅튀김을 가니시로

얹는다. 저녁에는 쇠고기 그린빈소스 오룡해삼과 두릅튀김 메뉴 전에 모렐버섯소스 계절 야채와 황실 불도장이

추가된다. 모렐버섯소스 계절 야채는 호박꽃, 아스파라거스 모렐버섯으로 구성한 요리로 송이와 쇠고기 육수로

만든 소스로 맛을 더했다. 황실 불도장은 여러 가지 보양식 재료에 홍삼을 더해 한층 업그레이드된 맛과 영양을

선사한다. 식사로는 전복, 가죽나물, 달걀, 쇠고기, 해파리, 새우, 오이, 레몬이 들어간 중국식 냉면이 제공되며, 케일을

첨가한 면으로

건강까지 생각했다. 후식으로는 신라호텔을 대표하는 여름 디저트 제주산 애플망고 빙수가 서비스돼

달콤하고 시원하게 마무리된다. 팔선의 ‘금옥만당’ 코스는 6월 말까지 맛볼 수 있다. N

51 cooperation PALSUN (82 2 2230 3366)

NEW EXPERIENCES

52 DRINK

Palsun offers a wine list that accompanies Chinese cuisine, in addition to Chinese liquors. Recently, the restaurant has added new wines to its list, offering an improved and more diverse wine selection.

와인은 포도 품종과 생산 지역에 따라 각기 다른 캐릭터를 지니고 있으며, 생산자와 생산 연도에 따라서도 맛과 향이

달라진다. 그렇기에 와인은 주류 카테고리에서도 독보적

위치를 차지한다. 엄청난 스펙트럼을 자랑하는 와인은 전

세계에 50만여 종이 유통되고 있고, 국내에는 약 4000종이

들어와 있다고 한다. 와인은 종류가 많기에 어떤 요리와도

매칭할 수 있다. 양식뿐 아니라 한식, 중식, 일식에도

어울리고 최근에는 떡볶이나 자장라면에 와인을 곁들이는

것이 더 이상 특이하게 보이지 않는다.

프렌치 레스토랑 콘티넨탈, 한식당 라연을

비롯해 일식당 아리아케, 중식당 팔선에서도 다채로운

와인 셀렉션을 구비하고 있다. 팔선에서는 중식과

어울리는 와인 2종을 새롭게 추가했다. 프랑스 루아르 지역

소뮈르Saumur의 도멘 드 콜리에Domaine du Collier에서

생산한 ‘라 샤흐펑트히La Charpentrie’의 레드Rouge와

화이트Blanc 와인이다. 루아르 지역은 프랑스 역사의

화려함을 떠올리게 하는 고성이 많은 곳으로 유명한

지역이다. 여기에 프랑스 최고의 와이너리가 루아르

운영, 양조하고 있다. 7 5ha 면적에 슈냉 블랑Chenin Blanc 5ha를, 카베르네 프랑Cabernet Franc 2 5ha를, 화학비료와 제초제 없이 바이오다이내믹 농법으로 생산, 손으로 수확해 오크통에서 2~3년 숙성 후 병입한다.

슈냉 블랑은 10 12세기 지은 습도가 높은 지하실에, 카베르네 프랑은 17세기에 지은 습도가 낮은 지하실에

저장한다. 라 샤흐펑트히는 도멘 드 콜리에의 가장 상위 라인으로, 포도나무 수령이 평균 100년 넘은 밭에서

생산한 포도로 만든다.

소뮈르 블랑Saumur Blanc은 슈냉 블랑 100%로 구운

사과, 시트러스 제스트, 미네랄 등 슈냉 플랑 특징을 잘

나타내면서 균형 잡힌 풍미를 선사한다. 입안 가득 퍼지는

은은함과 잘 만들어진 캐릭터가 선사하는 복합미, 그리고

은은한 여운을 보여준다. 식전주로 가볍게 즐기기도 좋고, 팔선의 전채 요리와 산뜻한 마리아주를 선사한다.

소뮈르 루즈Saumur Rouge는 카베르네 프랑 100%의

레드 와인으로 레드커런트, 잘 익은 검은 자두, 라즈베리

타르트, 향신료 등의 복합적 향을 나타낸다. 입안에서는

강변에 자리하고 있다. 소뮈르는 오늘날 루아르 강변 와인

생산지 중 주목받는 곳 중 하나다. 도멘 드 콜리에는 앙투안

푸코Antoine Foucault와 그의 아내가 1999년 루아르

계곡의 브레제Brézé에 설립했다. 앙투안의 아버지는

소뮈르의 전설적 와이너리 클로 루제아Clos Rougeard의

서두르는 것이 좋다. N cooperation PALSUN (82 2 2230 3366)

오너로, 아버지 작고 후 삼촌은 와이너리를 앙투안이 이어받기를 바랐으나, 앙투안은 자신의 와이너리를 혼자

신선하면서도 부드러운 타닌감을 가지고 있으며, 잘 익은

검은색 과실미를 보여준다. 피니시에는 약간의 향신료나

허브 계열 향이 느껴지는 와인으로, 섬세한 소스의 풍미가 어우러진 팔선의 메인 요리와도 잘 어울린다.

도멘 드 콜리에 라 샤흐펑트히는 팔선에 소량 입고되어, 중식과 와인의 즐거운 마리아주를 경험하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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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라호텔도

THE GIFT OF HEALTH

In sultry summer, you can easily lose your stamina. To help you recharge your vitality that can quickly run out in the sweltering weather, THE SHILLA SHOP presents meticulously prepared health food. Express your love for your loved ones by giving the gift of special health food that can both please the palate and boost the stamina of those who receive the gift.

체력이 저하되기 쉬운 무더운 여름, 기력 충전을 위해

호텔신라에서는 보양식을 선보인다. 삼복더위를

이겨내길 기원하는 서기제복暑氣制伏의 마음을 담아

삼계탕, 한우 갈비탕, 왕유정, 흑삼까지 귀한 재료와

호텔신라의 조리법이 더해진 건강한 선물을 준비했다.

더신라샵의 보양식은 한정 수량 판매하며, 전화 또는

온라인 사전 주문으로 진행한다. 기간은 6월 1일부터

9일까지 전화로, 6월 12일부터 26일까지는 더신라숍을

통해 주문할 수 있다. 사전 주문으로 신청받은 제품은

초복인 7월 11일에 맛볼 수 있도록 7월 7일(금),

7월 10일(월)에 배송될 예정이다. 맛과 건강 모두를

만족시킬 특별한 보양식으로 소중한 사람에게

마음을 전해보자.

정선 삼계탕

한국인의 대표 여름 보양식인 삼계탕. 호텔신라가

준비한 자숙 전복 삼계탕은 닭의 손질과 조리 시간을

줄이기 위해 한 번씩 사전 가공한 자숙 닭과 전복으로

구성했다. 호텔신라 조리장의 레시피로 우린 진한 닭

육수로 특별함을 더했다. 호텔신라가 엄선한 유기농 닭과

전복, 그리고 깊은 맛의 육수까지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보양식이다.

규격 자숙 닭 450g(찹쌀 포함)×2수 자숙 전복 30g(패각 제거)×2미

닭 육수 1L×2 수삼 20g×2 대추 10g×2 가격 18만원 MORE

※ 호텔신라의 보양식 상품은 사전 주문에 한해 한정 수량 판매하며, 상품 재고 및 상황에 따라 조기 마감될 수 있습니다.

54 GIFT
더신라숍
INFORMATION
바로가기

cooperation THE SHILLA SHOP (82 2 2230 3456, www.theshillashop.com)

프리미엄 한우 갈비탕

무항생제 인증 한우 목장의 갈비살과 양지를 이용한

프리미엄 한우 갈비탕이다. 사전 가공한 국내산 한우

갈빗살과 양지, 자숙 전복으로 구성돼 재료의 손질과 조리

시간을 줄였다. 부드럽게 삶아 육질이 고소하고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는 한우와 호텔신라 조리사가 제안한 특별

레시피로 여러 식재료를 넣어 진하게 우린 국내산 한우

육수를 사용해 깊고 진한 맛을 느낄 수 있다.

규격 육수 600ml×2 갈비살 120g(뼈 제외)×2 양지 50g×2

자숙 전복 30g(패각 제거)×2 대추 10g×2 수삼 20g×2

가격 20만원

왕유정

건강과 면역력에 대한 관심이 높은 요즘, 소중한

분을 위한 선물로 추천한다. 왕유정은 2015년

세계양봉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한 안상규벌꿀에서

호텔신라만을 위해 개발한 상품이다. 왕유정은 ‘왕을

위한 로열젤리가 샘솟는 우물’이라는 뜻이다. 엄선한

벌꿀에 로열젤리와 프로폴리스, 화분 등 봉산물 4종과

홍삼, 녹용, 침향 등 한약재 10여 가지를 첨가해 만들었다.

규격 800g, 1개 가격 58만원

진한 흑삼 한뿌리

흑삼과 꿀이 조화를 이뤄 진하고 부드러운 맛을

자랑하는 흑삼 정과다. 생삼을 증기에 찐 뒤 건조한

것을 홍삼이라 하고, 찌고 건조하는 과정을 9번 반복해

인삼이 검은색이 나도록 가공한 것이 흑삼이다.

구증구포 흑삼을 먹기 좋게 꿀과 올리고당에 침지시켜

달콤하면서도 흑삼 특유의 맛과 건강을 그대로 즐길 수 있다.

규격 총 0.24kg(흑삼 정과 20g×12개) 가격 2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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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oming in the Energy of Five Colors

Artist Chon Byung Hyun has developed different ways to express the uniquely Korean sense of aesthetics. The artist makes traditional Korean paper called Hanji in the authentic traditional way, and creates Hanji relievo inspired by wet murals. He pastes the paper and rips it wildly to describe his theme on a paper relievo, which he fills with Korean colors found in nature.

우리 고유의 색은 오방색이다. 한국인에게 색은

단순한 색깔의 의미만 지니지 않는다. 오행, 5가지

기운이 상생하며 세상을 이루고 이를 인식하는 방식을

말한다. 전통 방식으로 한지를 만들고 이를 활용해

부조 작품을 만드는 회화 작가 전병현은 우리 고유의

개념과 서양의 방식을 접목해 독보적 예술을 창조하고

있다. 제주신라호텔 3층에 걸린 ‘적-1998’은 물론, 현재

그가 주력하는 부조 작업까지. 전병현은 우리의 것으로

‘명품名品’을 만들고자 동분서주 작업에 매진한다.

전병현 1957년 경기 파주 출생. 비전공자로 1982년 제1회 대한민국 미술대전

대상과 1983년 제2회 대한민국 미술대전 우수상을 수상했다. 이후 프랑스로

건너가 1988년 파리 국립미술대 회화과를 졸업했다. 한지를 주재료로

동서양을 아우르는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1984년 서울 문예진흥원에서

첫 개인전 <흔적>을 개최한 후 꾸준히 전시를 열고 있다. ‘싹공(삭공朔○)’을

아호로 사용해 2001년부터 온라인에 ‘싹공일기’를 연재하고 있다. 저서로는

<싹공일기 1, 2> <추억에서 일주일을: Paris 1980~1990> <눈을 감으면

보이는 것들> 등이 있다.

전병현 작가

58 LISTEN

N. ‘Blossom’ 시리즈는 작가 전병현의 예술관을 집약하는

대표작이다. 은은한 회백색 사이로 뽀얗고 둥그런

달항아리, 폭발하듯 피어난 꽃망울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꽃은 이전부터 즐겨 사용하던 모티브인데, 만개하기까지

어떤 과정이 있었나?

C. 내 꽃은 야생Field의 꽃이자 심상화다. 백일홍, 엉겅퀴처럼 자연에서 피는 꽃은 대가 굵어서 겨울에도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꽃을 보고 마음속에도 꽃을

피워낸다. 자연적인 것, 야생은 그림을 처음 그릴 때부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대대로 유교 집안이라 고서도

많고 문중에 간재 전우 선생이 계신다. 집안의 영향으로

성리학을 수용하게 됐다. 내 마음은 우주, 즉 본질을

스승으로 삼고 따르는 ‘성사심제性師心弟’를 통해 본질적

원시성Originality을 찾게 됐다. 우연히 달항아리를 위에서

내려다보았는데, 하늘과 우주를 보는 것 같았다. 그림자를

없애고 달이 떠 있는 것처럼 그렸다. 항아리에 붉은 기운을

머금게 해서 지구 속 맨틀이 끓어오르는 듯한 느낌을 주고, 밤하늘의 수많은 별을 꽃으로 피워냈다.

N. 한지 부조는 전통적이면서 프레스코Fresco의 기법도

조합한 동서고금의 합작품이자 작가의 시그너처다.

고유의 스타일은 어떻게 시작됐나?

C. 프랑스 파리 국립미술대에서 터득한 기법과 전통을

엮은 것이다. 모레노 핑카스의 재료학 수업을 들으며

재료에 대해 심층적으로 배웠다. 벽화 수업도 들었는데, 고구려의 고분벽화가 실크로드를 통해 이탈리아로 넘어와

프레스코의 원류가 되었음을 알게 됐다. 습식벽화를

제대로 공부해 내 것으로 삼아야겠다고 다짐했다.

파리에서 고암 이응노, 권영우 선생과 교류할 수 있었다.

1985년경 이응노 선생의 집에서 수묵, 서예, 목판, 한지

배접하는 법 등을 익혔다. 권영우 선생은 한지의 귀신이다.

배접한 한지를 도려내고 구멍을 뚫는 작업을 곁에서 보며

많이 배웠다. 그때, 재료를 중점적으로 공부하겠다고

다짐했다.

N. 2017년부터는 직접 닥나무를 재배해 한지를 만들고

있다. 재료를 자급자족하는 게 고행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C. 닥나무는 한번 심으면 15년을 간다. 10월 말부터

닥나무를 채취해 작품이 나오기까지 1년이 꼬박 걸린다.

시중에서 판매하는 종이는 화선지다. 종이를 만들 때도

양잿물을 써서 형광빛 도는 흰색이 나온다. 곤지암의

농장에 닥나무 400그루를 심었다. 유기농법으로 키우는데, 이것 역시 상생이더라. 닥나무는 상생을 담고 있는 반려식물이 됐다. 그 옆에 고추도 심어서 고춧대 태운

잿물로 한지를 만든다. 이렇게 만든 닥죽을 석고 틀에

굳혀 황토와 돌가루로 마티에르를 올린 후 피그먼트로 채색한다. 한지가 겉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원래 명품은

모든 재료가 갖춰져 있어야 한다. 닥나무를 기르는 건

고행이 아니다. 작가로서 최고의 재료를 써서 명품을

만들고 싶다. 가장 질 좋은 것으로 승부해야 그나마

완벽할 수 있다.

제주신라호텔 3층에 설치된 ‘적積-1998’, 1998, Mixed Media on Canvas, 300×140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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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 풍경과 정물 위주로 작업하다가 2011년부터 눈을 감은

초상화를 왕성하게 그리고 있다. 초상화 속 인물들은 왜

눈을 감고 있나?

C. 조선시대는 초상화의 메카였다. 집안에 석지 채용신이

그린 간재 초상이 있다. 프랑스에서 선생님들을 보며 나와

혼연일체가 되는 우리의 것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귀국

후 간재 초상을 베끼려 석 달간 씨름했는데 쉽지 않았다.

그 후 깨달은 바가 있어 모든 인물의 눈을 감겼다. 사람이

눈을 감으면 심안으로 세상을 본다. 그리운 고향도 보이고

돌아가신 할머니도 보인다. 그런데 사람들이 눈 감은

초상화 모델은 안 하려고 하더라. 스스로 자화상을 20개

그려 설득했다. 헤밍웨이, 고흐, 프리다 칼로 등 존경하는

사람부터 주위 사람까지, 앞으로 300명 정도 밀려 있다.

1000점을 목표로 삼고 그리려고 한다.

N. 최근에는 립스틱으로 그린 ‘Rouge Story’ 작업에

열중하고 있다. 작업실에 입생로랑 립스틱이 한가득 쌓여

있는 게 인상적이다.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C. 팬데믹 이전의 어느 날, 아내의 화장대를 보니 안 쓰는

립스틱이 굴러다녔다. 버린다기에 그림으로 그려보았는데

색이 정말 고왔다. SNS와 동창에게 메일을 보내 안

쓰는 립스틱을 달라고 했다. 한 달 만에 600개가 모였다.

백화점에서도 2~3개월 단위로 립스틱을 교체해야 한다더라. 그래서 폐기하는 립스틱과 컬래버레이션을

제안했다. 립스틱은 욕망의 화신이지 않나. 미를 추구하는

욕망은 남녀를 가리지 않고 누구나 갖고 있다. 순수, 메라키(Meraki, 열정)도 담을 수 있어 초상을 그리되

눈을 감기고 민화와 길상적 요소를 담은 화관을 씌웠다.

N. 제주신라호텔 3층에 걸려 있는 ‘적-1998’은 빨강, 파랑, 노랑으로 구성된 색면회화면서 오묘하고 깊은 색의 세계를 선사한다. 빨강, 파랑, 노랑을 비롯한 오방색은 ‘Blossom’

시리즈에 이르기까지 작가가 주로 사용해온 색이다.

C. 삼원색은 서양의 것이지만, 오방색은 불교에서 이

땅으로 넘어와 토착화한 우리의 색이다. ‘적積’ 연작은

스며드는 색을 표현했다. 서양화는 물감을 쌓아서 그리는

양적 세계지만, 수묵화는 색이 스며든다. 색을 칠한 다음

붓으로 며칠에 걸쳐 색을 벗겨냈다. ‘Appearing’ 시리즈와

인물화를 그릴 때도 똑같은 색을 열 겹씩 배접해 하나하나

찢고, ‘Blossom’ 작업도 닥죽이 마르지 않은 상태에서

황토와 돌가루를 발라 색이 스며들게 한다. 내면, 음陰을 보려는 시도다.

N. ‘Blossom’ ‘Rouge Story’ ‘눈을 감으면 보이는 것들’

등을 동시에 진행하며, 다작하는 만큼 전시도 활발하게

열고 있다. 이 다음 행보는 무엇인가?

C. 현재 대구 쇼움갤러리에서 6월 30일까지 ‘Blossom’

시리즈를 전시하고, 내년에는 제주에 있는 현중화 선생의

소암기념관에서 전시를 열 계획이다. 서리꽃 가득한

‘Field’와 지구에서 솟은 암초를 그린 ‘Wave’ 시리즈가

주를 이룰 예정이다. 올해는 분청 기법을 써보려고 한다.

유약 바르듯 메디움Medium을 잘 써야 하는 작업인데, 핑카스 선생님에게 배운 기법과 접목해 깊이를 표현하고

싶다. 현재는 립스틱을 군용 텐트에 그리는 ‘밀리터리’

시리즈도 진행 중이다. 전쟁과 싸움의 의미를 방어로

재해석하기 위함이다. 한지가 1000년을 간다지만

그 이상이 되면 삭는다. 우리가 지나치는 이 시간을

어떻게 하면 행복하게 보낼 수 있을지를 고민한다. 상생이

중요하다. 상대와 나, 가급적 모두가 잘 살아서 이 커다란

문화 섹터가 잘되면 좋겠다. 그게 르네상스가 아닐까? 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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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ssom’, 2022, Hanji relief Mixed Media on Canvas, 97×146cm ‘Homage to Frida Kahlo_Appearing’, 2021, Collage Hanji, 100×100cm ‘Blossom_rouge’, 2022, Rouge on Paper Hansol, 71×80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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