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265
August 2022
Elegant and audacious, TASAKI unveils a contemporary and creative world of unique pearl and diamond creations. TASAKI offers innovative and timeless works of art that radiate style, instilling confidence and unleashing the brilliance within.
2022/8 NO. 265 A BLENDING OF WORK AND TRAVEL
A Worker, Traveler and Workationer
At first, I was afraid of doing familiar work in a strange place where I chose to stay, for fear that the joy of traveling the world would be destroyed by work. Then, that familiar work felt new to me through the filter of traveling. Working in an unfamiliar environment, where the landscapes seen outside the windows and the food in my mouth were all new, was a fresh impetus to my life. A traditional “9-to-5” office schedule is no longer the only way forward.
16 OBJECT
writer HONG INHYE
카피라이터, 만화가, 작가로 살아가고 있다. 이렇게
직업이 다양한 사람을 ‘N’잡러라고 하는데, 나는 자신을
이렇게 규정하고 싶다. ‘창의노동자’. 카피면 카피, 만화면
만화, 에세이면 에세이, 의뢰인의 요청에 맞는 창의력을
제공하고 보수를 받으며 사는 내게 적당한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창의노동자의 삶은 마감의 연속이다. 다양한 종류의
마감이 일주일 내내, 아니 하루에도 여러 개씩 포진해 있다.
데드라인에 치이며 살다 보면 부득이하게 여행지에서도
마감을 쳐내야 하는 순간이 온다. 몇 년 전 태국 여행에서
일정상 신문 칼럼 하나를 완성해야 했다. 수영복과 바캉스
룩으로 빼곡한 트렁크에 업무를 위한 노트북을 찔러 넣는
마음이 착잡했다. 내가 놀러 가서까지 일해야 하다니!
풀장에 몸 한 번 더 담그고 향긋한 오일 마사지 한 번 더
받을 시간에 노트북 앞에서 머리를 쥐어짜야 하다니!
여행 일정 중 일을 위해 빼놓은 어느 오후, 나는 노트북을
들고 거리로 나섰다. 호텔방에도 책상이 있었지만 어쩐지
거기엔 앉고 싶지 않았다. 노천 레스토랑에 앉아 맥주를
주문했다. 심호흡을 하고, 노트북을 열고, 하얀 창에
깜박이는 커서를 바라보는데 묘한 기분이 들었다. 열대의
태양 아래 황금빛 맥주잔에는 벌써 물방울이 송송 맺혀
있었다. 레스토랑은 적당히 소란했지만 들리는 언어들이
낯설어 거슬리지 않았다. 화려한 휴양지 의상을 걸친
사람들과 일상복을 입은 사람들이 뒤섞여 바쁘게 어디론가
걸어가고 있었다. 열대 과일을 파는 행상에서는 이국의
향기가 날아들었다. 그리고 나는 그 틈에서 사뭇 진지한
얼굴로 모레 신문에 실릴 첫 문장을 고민하고 있었다.
말하자면 나는 생경함 속에서 익숙한 노동을 시작한
터였다. 그런데 놀랍게도 내 기분은 사뭇 낭만적이었다.
이국에서 하는 업무는 우울하리라 생각했는데 뜻밖에
감미로웠다. 그 느낌은 이를테면 생활자적인 감정이었다.
사실 나는 오직 관광을 위해 찾아온 사람이자 결국은
뜨내기로 떠날 사람이었다. 유명하다는 야시장에 가보고,
TV에서 본 음식점 앞에 줄을 서는 흔해 빠진 여행자였다.
그럼에도 그곳에서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그
거리에 녹아드는 기분이 들었다. 여기를 스쳐가는 사람이
아니라 여기서 살아가는 사람이라는 실감이 들었다.
놀러 와서 억지로 일하는 여행객이 아니라 일감을 들고
어디서든 살 수 있는 글로벌 생활인이 된 것 같았다.
이 경험 이후로 나는 굳이 모든 여행 일정을 마감을 피해서
잡지 않게 되었다. 작년에는 써야 하는 글이 안 써져 일부러 목포로 떠나 며칠 머물다 오기도 했다. 올해 마감할 책의
마무리 작업은 부산에서 해볼까 계획 중이다. 아직까지는 내 다양한 업 중 글쓰기만 이런 방식으로 하지만, 조금씩 범위를 넓혀 카피라이팅이나 만화 작업도 서울의 내 방이 아닌 곳에서 해보고 싶다. 광고나 마케팅 일은 회의가 필수인지라 전에는 이런 방식이 불가능하리라 생각했는데, 오늘날 온라인 미팅이 보편화되어 못할 것도 없지 싶다.
만화도 작업을 점차 디지털 방식으로 전환하려 애쓰고 있다. 그래야 태블릿 PC 하나 들고 세계를 누비며 그림을 그릴 수 있지 않겠는가. 나는 여행을 낯섦을 위해서 간다. 지루하고 밋밋해서
감동이라고는 소실된 일상을 탈출해, 들리는 언어부터
신호등 모양 하나까지 생경한 땅에 가서 만사가
새삼스러운 것을 느끼려고 떠난다. 그렇게 굳이 떠난 낯선
곳에서 익숙한 노동을 한다는 것이 처음엔 두려웠다.
‘일’에 잠식되어 여행의 빛이 바랠까 봐. 그런데 실은
여행의 힘도 만만치 않았다. 오히려 익숙한 일이 여행
필터를 거쳐 생경하게 느껴졌다. 창밖 풍경도 생소하고, 입에 들어오는 음식 모두가 새로운 땅에서 일한다는
것은 도리어 새로운 자극이었고 낭만이었다. 방금 전까지 여행자였던 나는 노트북을 연 순간 생활자가 되었다.
어설픈 뜨내기가 아닌 진득한 노동자가 되었다. 하지만
다시 노트북을 덮은 순간 여행은 순식간에 재개되었다. 그 아슬아슬한 경계를 산다는 것은 지루할 틈이 없는 신선하고 짜릿한 경험이었다. N
홍인혜(루나) 광고 회사 TBWA에서 일했고, 홈페이지 루나파크를 만들어 만화를 그려왔으며, 2018년 시인으로 등단했다. 지금은 회사를 떠나 다양한 분야의 창의노동자로 살아가고 있다. 여러 마리의 토끼를 쫓느라 늘 힘에 부치지만, 모든 토끼가 사랑스러워 걸음을 늦출 수가 없다. 지은 책으로는 <혼자일 것 행복할 것> <지금이 아니면 안 될 것 같아서> <루나파크> <고르고 고른 말>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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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마다 숨 막히는 만원 지하철을 타고 출근하는
직장인의 공통된 꿈은 출근 없는 삶일 것이다.
지난 2년간 재택근무에 빠르게 적응한 직장인 사이에서
퇴사와 프리랜서, 디지털 노마드는 흔한 이야깃거리가
되었다. 그야말로 ‘대퇴사 시대The Great Resignation’다.
양질의 일자리를 찾아 자발적으로 퇴사하는 경우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고 ‘긱워커Gig Worker’ ‘N잡러’
등 새로운 형태의 노동자가 등장했다. 이제 MZ세대는
한 회사에 종속되어 매일 9시간씩 근무하는 전통적 노동
방식보다 자유롭게 일하는 걸 선호한다.
유목민Nomad 하면 몽골이나 중앙아시아, 아프리카의
사막에서 목초지를 찾아 이동하는 이들이 떠오른다.
유목 생활은 척박한 땅에서 희소한 자원을 활용하는
효율적 전략이다. 프랑스의 철학자 질 들뢰즈Gilles
Deleuze는 노마디즘Nomadism을 ‘특정한 방식이나 삶의
가치관에 얽매이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운 자아를 찾아가는
것’ 으로 정의했다. 들뢰즈의 노마드는 ‘기존의 가치나
철학을 부정하고 새로운 것을 찾아 끊임없이 탐구하는
사람들’이다. 현시대의 노마드는 인터넷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자기만족을 위해 기존 질서를 파괴하고 나라와
분야를 넘나든다.
Escape the 9 to 5 Routine
With the development of technology, a new generation of digital nomads was born especially when many people were forced to work from home due to the pandemic. The digital nomad lifestyle is an ever-growing trend for tech-savvy people of the 21st century who can work from anywhere. Technology is changing how we live, work and play on the road. From gig economy to workcation, here’s an insight into new ways of working in addition to the life of digital nomads who are working online while traveling the world.
editor PARK HYUNJUNG
18 TREND
디지털 노마드는 1970년대 등장한 원격근무Remote Work나 재택근무(Work from Home, WFH)와 궤를
같이한다. 당시의 원격근무는 전화선을 사용해 위성
사무실Satellite Office을 연결하는 기술이었다. 1973년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과학자 잭 닐스Jack Niles는
출퇴근에 들이는 시간과 비용을 줄이고 교통 정체와
대기오염을 막는 방법으로 원격근무를 제시했으며,
1975년 캘리포니아의 한 보험사에 적용했다. 원격근무
장비를 충분히 갖추지 않은 상황에서의 실험은
실패했으나, 다음 해 스티브 잡스의 ‘애플Apple 1’이
출시되면서 원격근무가 더 용이해졌다. 1979년 IBM은
직원 5명을 실험적으로 재택근무로 전환했으며 1983년
2000명까지 확대 운영했다.
원격근무를 하던 직장인은 무선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사무실과 집, 카페를 떠나 자신이 살고 싶은 곳으로
떠났다. 매달 꼬박꼬박 나오는 월급을 받으려고 정규직을
택하던 시대는 이제 지나갔다고 단언할 수 있다.
긱 이코노미는 정규직과 정확히 반대되는 개념이다.
기업이 수요에 따라 공급자와 초단기 계약을 맺는
노동시장을 긱 이코노미라고 하며, 단기 계약자를
‘긱 워커Gig Worker’나 ‘긱Gig’이라고 한다.
긱 이코노미는 1920년대 미국 재즈 클럽에서 단기적으로
섭외한 연주자를 ‘긱’이라고 한 데서 유래했으며, 이용자
요구에 따라 모바일 네트워크 또는 온라인 장터를 통해
물품 서비스가 즉각 제공되는 ‘온디맨드On-Demand
경제’가 확산하면서 새로운 노동 트렌드로 부상했다.
과거 긱 워커는 프리랜서나 1인 자영업자를 뜻했지만, 온디맨드 경제 영역이 커지면서 배달, 모빌리티, 가사노동
등 O2O 서비스부터 변호사, 컨설턴트 등 전문직 연결
서비스까지 확장되었다.
코로나 팬데믹은 직장인을 긱 이코노미로 내몰았다.
빈부 격차가 극심해지면서 월급만으로는 만족스러운
삶의 질을 유지하기 어려워지자 디지털 네이티브는
N잡(여러 직업을 보유하는 것)을 위해 온디맨드 서비스에
뛰어들었고 빠르게 적응했다.
2년간의 재택근무를 경험한 이들은 정규직보다 유연하게
근무할 수 있는 긱 워커와 디지털 노마드를 선호한다.
지난해 국내 긱 워커는 220만 명으로 집계됐다. MZ세대를 중심으로 이런 기조가 퍼지자 기업은 업무 효율성과 사기
진작을 위해 기업 차원에서 워케이션을 도입하고 있다.
기업에서는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해제되었음에도
사무실로 직원을 부르기보다 공유 오피스나 거점
오피스를 만들어 원격근무를 유지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2년간의 거리 두기가 인터넷만 통하면 어디서든
일해도 문제없음을 증명한 것이다. 이런 추세의 확산으로
복잡한 도시를 떠나 국내외 관광지에서 업무를 허용하는
‘워케이션Work+Vacation’이 새로운 트렌드로 등장했다.
워케이션은 회사원과 디지털 노마드의 중간 지점으로 볼
수 있다. 회사원은 연차 소진이나 업무 공백 없이 여행을
떠날 수 있고, 기업은 직원의 업무 효율성과 스트레스
관리, 사기 증진을 꾀할 수 있다. 특히 IT, 디자인, 광고 등 창의성이 필요한 직군의 만족도가 높아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으로도 확산하고 있다.
디지털 네이티브를 주축으로 디지털 노마드와 긱 워커, 워케이션은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다. 장소와 시간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고, 일상과 여행, 일이 균형을 이뤄
유연하게 일하는 방식은 더 이상 특별한 일이 아니다. 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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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조: <원하는 곳에서 일하고 살아갈 자유, 디지털 노마드>(도유진 지음, 남해의봄날 펴냄) ‘KB 지식 비타민: 긱 이코노미의 이해와 향후 전망’(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펴냄)
For All the Free Spirits in the World
A short-term escape from everyday life leaves a lot to be desired because that trip is supposed to have an end. How wonderful would it be if we can set out to get away from it all and travel as long as we like? As for digital nomads, they travel the world permanently. We have met two people living as digital nomads, who enjoy their life working on the road and achieving maximum self-fulfillment.
editor PARK HYUNJUNG
20 STORY
독립 마케터 정혜윤의 느슨한 연대
독립 마케터이자 유튜버, 작가, ‘사이드 프로젝트’의
운영자 정혜윤은 ‘워라블Work-life Blending’을
의미 그대로 실천 중이다. “일과 삶, 놀이의 경계가
불분명하기 때문에 비중을 퍼센트로 나누기 어려워요.
일인지 삶인지 놀이인지 구분되지 않는 것도 있거든요.”
현재 정혜윤 작가는 발리 우붓에서 일주일간 머물며
사이드 커뮤니티와 ‘리추얼 메이커’ 일을 진행하고, 개인 콘텐츠와 하반기 프로젝트를 기획·정리한다.
스스로에게 집중할 수 있어 미팅이 즐겁다는 정 작가는
습관과 취미 생활을 수익화해 하나의 파이프라인으로
만든다. 자아 성장 큐레이션 플랫폼 ‘밑미’에서 참여 중인
‘나만의 플레이리스트 만들기’ 리추얼Ritural은 작가가
음악을 들으며 글을 써온 습관을 기반으로 한다. 작가는
에이전시와 스타트업에서 10년간 마케팅과 브랜딩 일을
하며 PR, 사내 문화 및 시스템 구축 등 넓은 스펙트럼의
업무를 경험했다. 그러다 2017년 태국 치앙마이에서
디지털 노마드 생활을 경험한 이후 2020년 여름부터
주 5일 출근하는 삶에서 독립해 소속 없이 일하고 있다.
작가는 스스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하지만, 예전에
함께 일한 인연이 기회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3월까지 팀포지티브제로TPZ에서 브랜딩 파트너로
일했습니다. TPZ는 이전 회사에서 MD로 일할 때 협업한
파트너였어요.” 그는 1인 에이전시 ‘사이드 컬렉티브Side
Collective’를 준비하고 있다. 브랜딩과 크리에이티브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스튜디오로 정 작가가 브랜딩과
스토리텔링을 결정하면 프리 에이전트, 디자이너, 크리에이터가 느슨한 연대로 협업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말 브랜드 ‘루비’와 진행한 식물편의점 ‘루비마트’도 같은
형태로 진행한 프로젝트다. 정혜윤 작가는 자신에게 맞는 방향을 설정하고 마음을 먹었다면 내면의 소리에 따라 도전해보기를 권한다. “모든 것은 과정이고 방황하는
길이 곧 내 서사가 되어줄 테니 조급해하지 말고 스스로를 응원해주면 좋겠습니다.”
정혜윤 작가와 식물편의점 ‘루비마트’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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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유진 감독의 국경 없는 사무실
“지금, 이 순간에도 같이 일하고 매일같이 소통하는
사람들은 지구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네요.” 도유진
감독에게는 머무는 모든 곳이 집이자 사무실이다. 그는
불법 촬영 범죄를 다룬 단편 다큐멘터리 <오픈 셔터스Open
Shutters>(2022)를 지난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에 맞춰
미국 주간지 <타임Time>에 공개했다. 이 영화의 제작사는
뉴욕에, 책임 프로듀서는 영국에, PR 담당자는 LA에 있다.
서울에서 다음 다큐멘터리 개발 작업과 강의를 하는
도 감독이 처음 세상에 선보인 작업물은 디지털 노마드
70여 명과 원격근무 시행사를 담은 장편 다큐멘터리
<원 웨이 티켓>(2017)과 책 <원하는 곳에서 일하고 살아갈
자유, 디지털 노마드>다. 그는 호주 워킹홀리데이에서
근무일의 절반을 재택근무하는 새로운 업무 환경을
경험했다. 이후 근무한 미국 캘리포니아의 회사는 완전한
원격근무가 가능해 직장 생활을 하면서 세계 각지를
자유롭게 누빌 수 있었다. 이때 만난 디지털 노마드는
도유진 감독에게 미래에 대한 새로운 지평을 넓혀주었다.
도 감독은 디지털 노마드의 장점으로 ‘자기 삶을 스스로
설계할 수 있는 것’을 꼽았다. 목적, 일의 종류, 형태, 함께하고 싶은 사람 등을 최우선으로 고려할 수 있다는 것이다. “팬데믹으로 인해 재택근무를 한번 경험한 사람은
다시 이전 체제로 한 번에 돌아가기 쉽지 않을 것입니다.
앞으로 ‘원격근무를 시행하는가’가 이직 시 중요한 기준
중 하나가 될 겁니다.” 도유진 감독은 한두 달 단기간은
발리 우붓을, 그 이상은 베를린을 여행지이자 일터로
추천했다. 그러나 ‘해변에서 노트북을 들고 여유롭게
일하는’ 환상 대신 어디서든 성과를 낼 수 있는 역량Skill Set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업이 효율성과 성과를
중시하는 경향과 원격근무에 대한 지속적인 실험, 그리고
‘N잡러’ 등 긱 이코노미Gig Economy 현상은 가속화할 거예요. 다양한 시도와 변화를 보게 될 겁니다. 이런
변화를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바라보고 각자가
지닌 경쟁력과 역랑을 갈고닦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요.” N
도유진 감독과 영화 <원 웨이 티켓>(2017)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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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오픈 셔터스Open Shutters>(2022) 스틸컷
Tech for Nomads
The tech revolution has made the remote work lifestyle possible. Digital nomads can live and work anywhere they want. However, “out of office" has a whole new meaning. They should master the art of workcation as the lines between work, home and vacay have blurred. To achieve their goal of living and working on the road, they need to find ways to create a flexible work/life balance with the right tools and proper equipment. Upgrade your remote work experience with tech boosters and find more freedom to follow your passions.
editor PARK HYUNJUNG
언제 어디서나 완벽한 퍼포먼스
여행지의 아기자기한 로컬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작업하기 위해서는 가볍고 견고한 노트북이 필요하다.
태블릿 PC와 노트북, 모니터를 모두 챙기기에 불편하다면 2in1 노트북이 해답이다. 갤럭시북 프로2
360은 힌지Hinge가 모니터를 부드럽게 360도 돌려 태블릿 PC처럼 쓸 수 있다. 얇고 가벼운 무게와 깔끔한
디자인은 일의 집중력을 높인다. 함께 구성된 S펜은 아이디어를 급하게 적거나 메모할 때 유용하다. 또 일이
끝나고 넷플릭스에서 영화를 볼 때는 화면을 비스듬히 세워 모니터로 사용하기도 좋다. 13 3인치와 15 6인치 2가지 사이즈로 출시되었으며, 돌비 아트모스Atmos와 AKG 스테레오 스피커를 탑재해 고품질의 풍부한
사운드를 즐길 수 있다. 그뿐 아니라 주변 소음을 차단하는 양방향 인텔리전트 노이즈 캔슬링 마이크를
내장해 화상회의에 집중하도록 돕는다.
24 ITEM
결정적 순간의 포착 여행지의 기억을 오랫동안 간직하기에 사진만큼 선명한 것은 없다. 대신 이번 여행에서는
‘나’를 피사체로 삼기보다는 도시의 거리, 아침에 먹은 사과 한쪽, 지나다니는 사람에
초점을 맞추자. 시선이 가는 대로 사진을 찍다 보면 당시의 풍경, 온도, 빛을 담는 결정적
순간이 찾아온다. 라이카LeicaQ2는 성능, 감각, 디자인, 휴대성 등을 충족시키는 콤팩트 카메라다. 생활 방수와 방진이 되어 비 오는 야외에서도 들고 다니기 좋으며, 손 떨림 방지
기능이 우수해 핸드헬드(손으로 들고 찍는 기법)로도 충분하다. Q2는 오리지널 라이카
렌즈인 주미룩스 28mmf/1.7을 탑재했다. 디지털 줌으로 28mm부터 75mm까지 다양한
화각을 구사하는 것도 장점이다. 라이카 특유의 선예도 덕분에 사진을 크롭해도 해상도가
좋아 다양한 결과물을 뽑아낼 수 있다. 무엇보다 간결한 디자인에 부착된 빨간색 라이카 로고가 가슴을 뛰게 한다.
작지만 확실한 무드메이커
여행의 분위기를 돋우는 데는 음악만 한 것이 없다. 업무
시간 동안 일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노이즈 캔슬링이
완벽하고 착용감이 편안한 커널형 블루투스 무선 이어폰이
필요하다. 뱅앤올룹슨Bang&Olufsen의 베오플레이EX
무선 이어폰은 6g 수준의 초경량 무게와 콤팩트한 크기, 인체공학적 디자인으로 귀에 완전히 밀착된다. 주변 환경을
분석해 자동으로 노이즈 캔슬링 알고리즘을 선택하는 디지털
어댑티드 노이즈 캔슬링을 탑재해 음악에만 집중할 수 있다.
업무가 끝난 후 바닷가에 액티비티를 즐기러 가거나 드라이빙, 캠핑을 떠난다면 베오사운드 A12nd를 챙기자. 손바닥만 한
동그란 스피커는 스트랩이 달려 있어 휴대하기도 간편하다.
1세대에 비해 전반적으로 슬림하고 무게도 558g으로
가벼워졌다. 0 75인치 돔 트위터를 탑재하고 있으며, 저음과 베이스의 파워풀한 사운드로 분위기를 삽시간에 고조시킨다.
IP67 방수 기능을 지원해 해변, 수영장, 계곡 등 물가에 떨어뜨려도 음악이 멈추지 않는다.
가장 효율적인 이동 수단 승용차 없이 지방 소도시로 워케이션을 떠났다면 이동 수단이 걱정일 것이다. 버스는 배차 간격이 길어 시간 맞추기 힘들고, 택시는 거리에 따라 운임비 할증이 붙어 요금에서 자유롭기 힘들어서다. 이때 접이식 전기자전거는 훌륭한 해결책이 될 수 있다. 프리미엄 전기자전거
베스비BESV의 PSF1 모델은 ‘레드 닷 디자인 어워드’를
포함해 세계 유수의 디자인 어워드를 휩쓴 만큼 깔끔하고
세련된 디자인을 자랑한다. 전작 PS1이 카본 프레임을
사용한 것과 달리 알루미늄 프레임으로 제작해 무게가
18.3kg으로 가벼워졌으며, ‘KSA5-RE 에어샥’이 달려
있어 기본 안장으로도 편안한 승차감을 제공한다. 프레임
중앙에는 LG화학의 배터리 셀이 탈착식으로 달려 있어 분리해 충전할 수 있다. 완충까지는 6시간가량 걸리며 완충 시 최대 90km를 달릴 수 있다. 평지, 오르막, 내리막 등
4가지 주행 모드를 선택할 수 있어 체력적으로 힘들까 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N
25 coorperation Samsung Electronics (1588 3366) Leica (1661 0405) Bang&Olufsen (82 2 2135 1380) BESV (82 2 555 5199)
Work in Nature
With an increased number of remote workers now, coworking spaces for digital nomads are on the rise. Many of them are leaving big cities for a smaller place where they can create deeper connections than in a city. Here are some of the best spots where they can live and work with breathtaking mountain and ocean views.
writer CHOI YUNJUNG
팬데믹 이후 원격근무가 자리 잡으면서
디지털 노마드는 이제 우리 생활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생활 방식으로 자리잡았다.
일Work과 휴가Vacation를 합친 단어
‘워케이션Workcation’은 단기간의 관광이 아닌
지역사회를 경험할 수 있는 여행,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과 소통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워케이션 플랫폼은 크게 코리빙Co-living, 코워킹Co-working, 재충전을 위한 프로그램
리트리트Retreat로 나눌 수 있다. 숲속에 자리한
코워킹 스페이스에서 일하고 퇴근 후에는 서핑을
즐기거나 하이킹을 떠나는 일상이 우리 눈앞에
펼쳐진다.
26 SPACE
일과
휴식을 즐길 수 있는 코코낫
스페인에 위치한 워케이션 플랫폼 선앤코
숲속에서 일깨우는 일의 영감, 코코낫
2017년 독일 시골 마을 클라인 글린Klein Glien에 문을
연 코코낫은 베를린 외곽에서 차로 약 1시간 거리에
위치한다. 코코낫Coconat은 ‘커뮤니티와 자연 속에서
집중하는 일Community and Concentrated Work in Nature’의 줄임말이다.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줄리안
베커와 웹사이트 네트워킹을 책임지는 필립 헨첼을
포함한 전문가 4명이 모여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는
‘녹음 속 일터’를 조성하고자 한다. 이들은 약 5년간의
준비 끝에 19세기 초 독일 영주의 저택을 워케이션 장소로
변신시켰다. 실내뿐 아니라 야외에도 초고속 인터넷망을
설치해 노트북만 있으면 풀밭 위 해먹도 나만의 전용
사무실이 된다. 코코낫은 일과 휴식을 즐기는 공간을
한자리에 마련해놓아 눈길을 끈다. 메인 빌딩을 비롯해
건물 5곳에 코워킹 스페이스, 미팅룸, 도서관 등
업무 공간은 물론 일이 끝나면 요가와 마사지, 탁구
등으로 긴장을 풀거나 글램핑과 캠프파이어, 양봉 체험,
야외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공간을 조성했다.
네트워크의 힘을 경험하는 선앤코
스페인 해안 마을 하베아Javea에 자리한 선앤코Sun and Co는 ‘현명하게 일하고, 풍요롭게 살라Work Smarter, Live Better’를 표방하는 워케이션 플랫폼이다. 2015년부터 코리빙, 코워킹, 커뮤니티 서비스를 통해 우리가 살고 일하고 소통하는 방식을 바꿔가고 있다. 전 세계 코리빙 플랫폼을 평가한 <2021 코리빙 어워즈>의 ‘커뮤니티 & 사용자 경험Community & User Experience’ 부문에서
우승한 선앤코는 커뮤니티 경험을 중시하는데, 코워킹은 단순히 사무실 공간을 공유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배우고 협력할 때 진가가 발휘된다고 믿는다.
기술을 나누는 워크숍, 마스터 세션을 주최해 참여자들이
도전 과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이전보다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다. 그런 까닭에 최대 인원 16명, 최소 7일간 머무는 것이 원칙이다. 선앤코를 찾았던 사업가 클레멘트 로마아스는 “새로운 기회를 얻고 더 많은 동기 부여를 받고 싶다면 반드시 가야 할 곳입니다. 선앤코는 모든 코리빙과
코워킹 공간의 모델로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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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면과 자연, 관계 회복을 돕는 루럴
자연친화적인 라이프스타일을 체험하는 루럴
루럴Rooral은 내면과 자연, 관계 회복을 목표로 시골
마을에서 살아보는 워케이션 프로그램이다. 공동 창립자
아나 암레인은 “공감, 긍정적인 생각과 집단 행동이 우리
사회를 재건하는 엔진과도 같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다양성을 포용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어요”라고
설립 이유를 밝혔다. 루럴은 피레네산맥에 있는 그림 같은
마을 아르티에다와 스페인 남부에 있는 마을 베나라바에서
자연친화적이고 공동체 중심의 라이프스타일을 체험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각 마을에서 2주~1개월간 최대
7~8명의 인원이 참여해 삶의 방식을 배우는 것이다.
매달 운영되는 것은 아니며, 홈페이지에 공지한 정해진
날짜에 맞춰 신청하면 된다.
차 명상으로 하루를 시작해 삼림욕으로 감각을 깨우고, 예술로 내면을 탐험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베나라바에서는 조용한 산과 코스타 델 솔 해안 지역을
모두 탐방할 수 있다. 또 지역에서 생산한 와인을
시음하거나 플라멩코 춤을 추는 특별한 경험도 할 수 있다.
휴양지에서 누리는 일과 삶의 균형, 아웃포스트
2012년 모두가 원격근무하는 삶을 꿈꾼
아웃포스트Outpost는 2016년 데이비드 에이브러햄과
브라이언 스튜어트가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처음 문을
열었다. ‘거기서 살며 일하라Live and Work Out There’를 모토로 더 많은 사람에게 일과 삶이 균형을 이루는 가치를 전하고 있다. 발리의 캉구, 우붓, 우붓 페네스타난과 스리랑카 웰리가마 베이에서 워케이션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아웃포스트에서는 개인 사무실 및 화상 통화 부스, 회의실 등 공간으로 이뤄진 코워킹과 정기 청소 서비스, 직원이 상주하는 코리빙, 산악 트레킹에서 서핑까지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커뮤니티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중 발리 남서부 해안에 있는 캉구는 현대적 객실과 공용
수영장을 갖춘 발리 스타일의 코리빙 공간에서 스쿠터를
타고 사무실로 출근할 수 있다. 회의를 마친 후 잠깐 서핑을
하거나 제품 출시를 위한 비디오를 녹화하거나 최신 마케팅
트렌드에 대한 패널 토론도 들을 수 있다. 아웃포스트는
개인뿐 아니라 회사를 위한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 중이다. N
28 SPACE
The workcation platform is comprised of 3 types: co-living, co-working and retreat for recharging. In a dream co-working space for digital nomads, you can work in the morning, hike or surf in the afternoon, and finish your day in a fine restaurant before a relaxing stroll along the coa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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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리와 스리랑카 등 휴양지에서 워케이션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아웃포스트
How to Embrace a Travel Destination
If you go on a workcation to a provincial town, pay attention to local craftwork. Traditional handicraft not only materializes the philosophy of experienced and skilled craftsmen who have developed their brilliant techniques for a long time, but also represents local history, culture and customs. Turn your workcation into a journey of discovering local treasures and make your stay more memorable with works by master craftsmen designated as intangible cultural assets.
editor PARK HYUNJUNG
30 ARCHIVE
엄재수 선자장의 바람을 손에 쥐는 법
전북은 예부터 대나무가 풍부하게 나 죽공예가 발달했다.
엄재수 선자장은 전주에서 아버지 엄주원 선자장의
뒤를 이어 한국 전통 쥘부채인 합죽선을 복원하고
지키는 전북 무형문화재다. 합죽선은 대나무를 껍질만
남기고 얇게 깎아 두 겹을 붙여 속살을 만든다. 겉대를
어떻게 치장하느냐에 따라 단아함과 화려함을 오간다.
바다거북의 일종인 매부리바다거북(대모)의 등껍질로
만든 대모선, 물소의 뿔로 만든 외각선, 전주 특산품인
반죽斑竹을 이용한 반죽선 등 다양하게 분류된다. 엄재수
선자장은 사용자의 취향과 성격에 따라 부채를 다르게
추천한다. “겉대와 만듦새에 따라 부채에서 나오는 바람이
달라져요. 반죽선이나 대모선은 살랑거리는 바람이
나오는데, 문인 기질의 사람에게 어울리고 직선적인
바람이 나오는 우각선과 어피선은 무인 기질에 어울려요.
부채는 손때 묻혀가면서 쓸 수 있기 때문에 특성에 맞는
부채를 골라야 오래 쓸 수 있어요.” 이 때문에 엄 선자장은
초보자에게는 부채를 판매하지 않는다. “10만원대의
저가형 부채를 1년 정도 써보는 걸 추천해요. 부채 다루는
방법이 익지 않아 잃어버리거나 부러지면 저도 속이 상하거든요.” 그는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사라진 전통 부채를 10여 년간 연구·재현해왔다. 그간 모은 부채와
문헌, 사진 자료를 공유하려고 사비를 들여 부채박물관을 지었다. 부채 복원에 힘쓴 엄재수 선자장의 대표작은 칠접선이다. 이 부채는 속살을 한 겹으로만 만들고 옻칠해
가볍고 튼튼하다. 조선 초기부터 문헌상에 등장했으며, 겉대에도 다양한 치장을 해 고급 사치품으로 사랑받았다.
엄재수 선자장의 아들도 3대를 이어가고자 지난 2월 대학
졸업 후 아버지의 일을 돕고 있다. 엄 선자장은 합죽선의
명품화를 꾀하는 중이다. 4 5년 전부터 마니아층을
형성하는 데 힘쓰고 있으며, 1년에 두 번 부채 공부를 위한
모임을 한다. 엄재수 선자장은 이제까지 복원한 부채를 업그레이드하고, 지난해부터는 마니아의 주문 작품에
집중하고 있다.
31
© Solunaliving
한국적 패턴을 연구하는 서신정 채상장
대나무는 특유의 단단한 성질 때문에 대오리를 얇게
떠서 공예 재료로 사용해왔다. 채상彩箱은 얇은
대오리를 갖가지 색깔로 염색해 바구니로 만든 것이다.
국가무형문화재 제53호 서신정 채상장은 대나무의 고장
전남 담양에서 아버지 서한규 장인에 이어 3대째 채상을
짜고 있다. 여타 다른 죽세공품과 달리 채상은 화려한 색과
패턴이 특징적이다. “채상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은 재료와 색깔입니다. 색은 천연 염색으로 내는데, 대나무는 나무 성질이 강해 파스텔톤 염색이 잘 안 됩니다.
안료를 써서 색을 내기도 해요. 채상은 조선 중기까지
왕실에서만 쓰는 공예품이었어요. 어떤 문양을 짜는지에
따라 짜임의 방향도 전부 달라집니다.” 서신정 채상장은
채상을 배울 때 매료된 부분이 패턴과 색이라고 설명한다.
채상 패턴은 문헌상 7 10가지이고 ‘수복강녕壽福康寧’
‘복福’ ‘희喜’ 등 문자를 사용해왔다. 1대 채상장 김동연
선생과 2대 채상장 서한규 선생은 패턴 5 6개로 채상을
짜왔으나 패턴에 매료된 서신정 채상장은 23세경부터
패턴을 연구했다. 10가지가 넘는 전통 문양을 복원했으며
이를 응용해 100여 가지 패턴으로 개발했다. 40 50년 전
노란색과 자주색을 주로 사용하던 채상은 서신정 채상장의
손에서 다채로워졌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서 채상장은
채상의 현대화를 이끈다. 채상을 배우기 시작한 지 20년이
지나자 IMF 외환 위기가 터졌다. “채상은 양반가에서
함으로 주로 썼어요. IMF 이전에는 채상 주문이 들어왔죠.
아버지께서 딸 7명을 키울 정도로 수요가 있었어요. 그런데
IMF가 터지자 우리나라 결혼 문화가 바뀌었어요.” 당시
40대 초반이던 서 채상장은 채상을 현대화해 생활 속에서
쓰이도록 연구했다. “현대화 작업에서 초점을 맞춘 것은
디자인과 색, 질감이에요. 사람들이 생활 속에서 쓰게끔
해야 채상을 전승, 발전시킬 수 있죠. 20년이 지나니까
자연스럽게 전승이 되고 현대화된 작품이 완성도 있게
나오더군요. 세 요소를 작품에 어떻게 집어넣을까 지금도
늘 고민하고 있어요.”
32 ARCHIVE
© Korea Cultural Heritage Foundation
나무 그늘을 짜는 장순자 양태장과 양금미 이수자
의관정제衣冠整齊를 중요하게 여긴 선조는 갓을 바르게
써야 예의를 갖췄다고 생각했다. 갓은 장인 3명이 함께
만드는 종합 공예다. 총모아장이 말총으로 대우(갓모자)를
만들고 양태장이 차양 부분인 양태凉太를 제작하면
입자장이 이어 완성한다. 양태는 대나무를 가늘게 쪼개
만든 죽사를 엮어 만들며, 그중 제주도에서 생산한 양태를
제량濟凉이라고 일컬었다. 강군일 장인은 제주 양태의
이름난 명인이었다. 강 장인의 딸 고정생 장인이 6세부터
어머니를 도와 양태를 만들었으며, 1964년 양태장은
국가무형문화재 제4호로 지정되었다. 장순자 양태장은
고정생 장인의 딸로 3대째 갓일을 이어오고 있다. 양태에
사용할 죽사(대오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장장 6개월이
걸린다. 대나무 껍질을 벗기는 작업을 ‘걸목’이라고 하는데, 대나무 안쪽의 연한 부분을 깎아 가마솥에서 5시간가량
쪄야 한다. 이를 말렸다가 20시간 정도 물에 불려 양잿물에
이틀간 삶고 다시 뜸을 들인다. 그제야 대나무를 쪼개
0.1cm 굵기의 죽사로 만들 수 있다. 장순자 양태장은
“양태를 짜는 과정보다 재료 만드는 과정이 더 어려워요.
흠 없이 쭉 뻗은 대나무를 골라 삶고 쪼개 머리카락처럼
가늘어야 양태를 만들 수 있어요”라며 죽사 만들기의
고충을 토로했다. “원래 성품이 활동적이에요. 어머니가
쓸 대나무를 담양에서 잘라와 제주도에서 팔았어요.
어깨너머로 배우다가 전수 교육 조교가 되었는데, 어머니가
얼마 지나지 않아 돌아가셨어요. 그 후 3년간 어머니 방에서
양태 짜는 법을 연습했어요.” 장순자 양태장의 양태는 최소
1천만원대의 고가라서 수요가 거의 없다. 장 양태장의 딸인
양금미 이수자는 어머니를 따라 4대째 양태를 짜며 국가
공모 사업을 통해 현대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그러나
현재는 전승에 주력하고 재료적 한계 때문에 현대적 작업을
하지는 않는다. 양 이수자는 “죽사는 대나무 성질이 세서
잘 부러지고 마디 때문에 길이가 짧아요. 죽사가 아닌
현대적 소재의 실을 활용한 현대화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어요”라고 설명했다. N
© Korea Cultural Heritage Foundation
33 cooperation 미선공예사 (82 63 283 5010) 갓전시관 (82 64 782 8778) CHAESANGJANG (82 61 381 4627)
Romantic Time in Madeira, Portugal
The Madeira Islands, known as the “Pearl of the Atlantic”, are a stunning Portuguese archipelago in the middle of the Atlantic. With its spectacular landscape including lush greenery and rugged mountains, this subtropical paradise continues to fascinate all those closely drawn to nature.
writer CHOI YUNJUNG
JOURNEY
Camara de Lobos, harbor and fishing village, Madeira island, Portugal
대서양의 진주, 마데이라 ‘대서양의 진주’라고도 하는 포르투갈의
마데이라Madeira. 포르투갈 남서쪽에서 약 1000km, 아프리카 대륙에서 약 520km 떨어진 화산섬으로, 유럽과 아프리카 사이에 위치한다. 무성한 녹음과
웅장한 바위산으로 이뤄진 이곳은 여름휴가를 즐기기에
그만이다. 마데이라섬은 <월드 트래블 어워즈World
Travel Awards>에서 ‘세계의 선두적인 섬 관광지 2021’
부문과 ‘유럽의 선두적인 섬 관광지 2021’ 부문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마데이라섬은 끝없이 펼쳐지는 대서양과 울창한 숲의
기운을 만끽할 수 있어 휴가지로 인기가 높다. 포르투갈의
대항해시대 초기 1419년 호아 곤살베스 자르코가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산 지형의 마데이라섬 총면적은
801km²로 우리나라 제주도 크기의 3분의 1이다.
이국적인 색채가 묻어나는 거친 산악 지형의 마데이라는
대서양의 햇살을 받아 1년 내내 온화한 기후를 자랑한다.
자연에서 누리는 야외 활동과 미식을 두루 즐길 수 있는
다방면의 휴가지다.
마데이라섬은 포르투산투Porto Santo섬과 함께
마데이라제도를 이루는데, 두 섬은 비행기로 25분 정도
걸리는 거리다. 마데이라섬에 있는 도시 푼샬Funchal이
제도의 수도로, 축구 선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고향이기도 하다. 그는 이곳에 호텔을 짓고 박물관을
세우는 등 고향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또 2016년
마데이라 국제공항은 이름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국제공항’으로 바꿨다. 마데이라섬은 인기 높은
휴양지이자 축구 팬이 한 번씩 다녀가는 명소로
자리 잡았다.
푼샬 중심가에서 동쪽으로 향하면 식물원 자르딩
보타니쿠Jardim Botânico가 나온다. 2000년 이상 자란
것으로 추정되는 올리브나무가 있는 열대 정원, 삼나무, 목련, 선인장과 다육식물 등 대규모의 희귀하고 이국적인
식물을 만날 수 있다. 여기에 왔다면 언덕 꼭대기에
있는 작은 마을 몬트Monte에서 ‘토보강Toboggan’을
타보면 어떨까. ‘카헤이루’라는 운전수 두 명이 이끄는
나무 썰매를 타고 아스팔트 경사길을 미끄러지듯
내려가며 스릴을 만끽해보는 것이다. 미국 작가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이를 두고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짜릿한
타기’라고 묘사할 정도로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피쿠 두 아리에이루Pico do Arieiro는 마데이라섬에서
세 번째로 높은 봉우리로 인기 있는 일출 명소 중 하나다.
운해 사이로 태양이 부서지는 광경을 보려고 전 세계에서
관광객이 찾아온다.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구름 사이를
걷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 피쿠 두 아리에이루는
마데이라 최고의 산악 하이킹 코스의 시작점이기도
하다. 4시간 정도면 마데이라의 가장 높은 지점인
피쿠 후이부Pico Ruivo에 도착할 수 있다.
포르투갈어로 마데이라는 ‘나무’를 뜻한다. 섬의 남쪽은
경작지, 북쪽과 중부 대부분은 월계수 원시림으로
덮여 있다. 마데이라섬에 자리한 숲 중에서도
라우리실바Laurisilva는 전 세계 월계수 숲 가운데서도
가장 넓은 곳으로, 1999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됐다. 최소 76종의 고유종 관다발식물과 무척추동물, 마데이라월계수비둘기를 포함해 2종의 고유종이 있어
생물다양성을 보존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마데이라에서는 15세기 초 최초의 정착민이 자연경관을
따라 건설한 관개수로 레바다Levada의 흔적을 살펴볼 수
있다. 너비는 80~150cm이고, 돌을 사용해 만들었다.
섬 곳곳이 수로로 연결되어 포도나 사탕수수 등
섬 전역에서 자라는 다양한 식물을 재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 물길을 따라 월계수 숲속을 거니는
하이킹을 즐길 수도 있다.
시원한 물속에서 피서를 즐기고 싶으면 마데이라 북서쪽에
위치한 포르투 모니스Porto Moniz 마을로 가보자. 그곳엔
화산 활동으로 자연스럽게 형성된 천연 수영장이 있다.
자연적인 공간이지만 어린이 놀이 공간과 스낵 바 등
이용객을 위한 편의 시설을 갖춰 여름이면 많은 이들이
찾는다. 대서양의 맑고 푸른 바다를 감상하며 즐기는
색다른 휴가가 될 것이다. 이 외에 마데이라섬은 볼거리가
많다. 마데이라섬 남쪽 해안에 위치한 카부 지랑Cabo
Girão 절벽은 높이 580m로 절벽 가장자리를 따라 유리
바닥이 깔려 있어 마치 바다를 내려다보며 하늘을 걷는
듯한 아찔한 착각을 일으킨다.
36 JOUR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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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d Castle of Funchal, Madeira
Pico do Arieiro to Pico Ruivo
JOURNEY
Porto da Cruz Village, Madeira
마데이라 와인과 지중해식 요리
마데이라는 비옥한 토양과 따뜻한 기후 덕분에
17세기부터 세계 최고의 와인을 생산해왔다. 특히 포트
와인, 셰리 와인과 함께 세계 3대 주정강화 와인으로
꼽히는 ‘마데이라 와인’의 생산지로 유명하다. 주정강화
와인은 강한 알코올이나 브랜디 원액인 오드비Eau
de Vie를 첨가해 알코올 도수를 18% 이상으로 높인
와인이다. 포트나 셰리 와인보다 산미가 강한 것이
특징이다. 마데이라 와인은 미국의 3대 대통령을 지낸
토머스 제퍼슨이 즐겨 마신 와인으로도 유명하다.
와인을 시음하고 싶다면 마데이라섬의 남동부 도시
카마라드로부스Câmara de Lobos에 있는 양조장
엔히케스 & 엔히케스Henriques & Henriques나 푼샬
중심부에 위치한 블랜디스 와인 로지Blandy’ s Wine
Lodge에 들러봐도 좋겠다.
마데이라는 대서양에 위치해 있는데도 생선, 올리브 오일, 마늘을 듬뿍 넣은 지중해식 요리를 선보인다. 마데이라에
왔다면 암석에서 채취한 삿갓조개 요리와 튀긴 바나나를
곁들인 황새치 요리를 맛봐야 한다. 이 외에 마데이라
전통 빵에 스테이크와 야채, 치즈, 감자튀김을 곁들인
프레구Prego도 현지 점심 메뉴로 인기가 높다.
디지털 노마드 마을, 폰타 두 솔
한편 마데이라 지방 정부는 스타트업 마데이라를 통해
남동부에 위치한 폰타 두 솔Ponta do Sol에 디지털 노마드
마을을 조성했다. 마데이라는 온화한 기후와 아름다운
자연경관, 안전한 환경 등으로 디지털 노마드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기업가, 개발자, 그래픽디자이너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전 세계 사람이
마데이라를 방문했다.
폰타 두 솔은 2021년 2월부터 디지털 노마드족이
지역사회와 어울리고 일하면서 소규모 워크숍에 참여하며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는 코워킹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포르투갈계 미국 작가 존 더스 패서스John Dos Passos를
기리기 위해 설립한 존 더스 패서스 문화 센터John Dos Passos Cultural Centre에 위치해 있다. 디지털 노마드
20명을 수용하는 작업 공간에서 테이블, 의자, 데스크톱, 와이파이 등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업무를 마친
후에는 요가, 크로스 트레이닝 등을 즐기며 몸과 마음을 단련해보자. 센터에서 가까운 거리에 해변이 있어 카페에 앉아 느긋한 여유를 즐기며 일몰을 감상해도 좋겠다.
디지털 노마드 커뮤니티는 지역 주민과 방문객 모두에게
호응이 좋아 최소 2024년까지 연장될 예정이다.
아름다운 자연과 편리한 작업 환경이 함께하는
마데이라섬. 노트북만 들고 여행자와 소통하며 현지
문화를 즐기는 디지털 노마드를 꿈꾼다면 마데이라섬으로
떠나자. 이곳에서 머무는 동안 우리의 시간은 느리게 흐른다. N
Home to lush vegetation, charming towns, haunting volcanic rock formations and mist-covered mountains, Madeira is a popular holiday destination that offers idyllic natural scenery and warm temperatures with year-round subtropical sunshine. From hiking and surfing to food and cultural tour, this tiny volcanic island captures the hearts of all who vis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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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RE EVERY MOMENT LASTS
A MIDSUMMER ROMANCE
Take time to kick back and relax. Enjoy a leisurely swim in the sun or indulge in stunning views of lush green mountains and deep blue ocean, sipping a refreshing cold cocktail. Let yourself be steeped in summer romance because you are running out of time to revel in all these attractions offered by the blessed holiday season.
editor JUN SUNHYE
41 SIGHT
42 SIGHT
THE SHILLA SEOUL is offering its ‘Summer Floating Yoga’ package that includes a floating yoga program at Urban Island. Indulge in the serene atmosphere, basking in the warm morning sunshine with breaths of fresh air.
도심으로 떠나는 웰니스 여행
‘글로벌 웰니스 데이’가 있을 정도로 웰니스Wellness에
대한 관심이 전 세계적으로 높아지면서 서울신라호텔은
힐링과 웰니스를 경험할 수 있는 이색 레저 활동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여름을 맞아 도심 속 휴식의 섬으로
불리는 ‘어번 아일랜드’에서 만날 수 있는 ‘플로팅 요가’는
서울신라호텔이 지난 2020년부터 시작해 이제는 여름
시즌을 대표하는 액티비티로 자리매김했다. 플로팅 요가는
이색적인 즐거움과 뛰어난 운동 효과는 물론 ‘인생샷’을
건질 수 있는 비주얼로 인기 높은 상품으로, 정신 건강
관리에 탁월하고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어 스트레스에
갇힌 현대인에게 제격인 운동법이다. 수면 위에서 중심을
잡으며 요가 동작을 차분히 수행하고, 일반 요가보다
약 3배 더 많은 칼로리를 소모할 수 있어 운동 효과도
뛰어나다.
서울신라호텔의 플로팅 요가는 평화로운 아침 속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는 시간을 선사한다. 어번 아일랜드
운영 1시간 20분 전에 시작하는 프로그램으로, 고요한
분위기 속 따스한 아침 햇살과 상쾌한 공기를 오롯이 누릴
수 있다. 총 50분간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마친 후에는
어번 아일랜드 모닝 시간대 이용 혜택이 포함되어
여유로운 아침 수영도 가능하다.
플로팅 요가 프로그램은 ‘서머 플로팅 요가’ 패키지
고객이면 이용할 수 있다. 해당 패키지는 디럭스 룸 1박
기준 플로팅 요가 프로그램(2인, 체크인 익일 오전 50분
수업, 일자별 운영 시간 상이), 어번 아일랜드 모닝 입장
혜택(2인), 체련장 및 실내 수영장(2인)이 공통 혜택으로
제공된다. 또 더 이그제큐티브 라운지 객실 선택 시
더 이그제큐티브 라운지 혜택(2인), 실내 사우나
혜택(2인)이 추가로 제공된다. ‘서머 플로팅 요가’
8월 30일까지 매주 일~목요일에 이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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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키지는
MORE
서울신라호텔
INFORMATION
낭만 가득한 여름날의 제주
이른 장마와 함께 습한 날이 이어지던 7월이 지나고 여름의
뜨거운 햇빛이 숨비정원을 비춰 녹음이 더욱 짙어지는
8월이 왔다. 제주신라호텔의 ‘서머 로맨스’ 패키지와 함께
끝나가는 여름을 만끽해보자.
호텔 정문에 도착하는 순간, 제주신라호텔에 왔음을
느끼게 하는 직원의 환대로부터 여정은 시작된다.
서머 로맨스 패키지는 스탠다드 산 전망 객실이 제공되어
창밖으로 여름의 초록빛을 머금은 자연을 감상할 수 있다.
객실에서 잠깐의 휴식을 즐기다 보면 그다음은 여름휴가의
꽃인 ‘스위밍 타임’. 낮에는 눈부신 햇살이 비쳐 에메랄드빛
수영장을, 밤에는 달빛과 조명으로 빛나는 수영장을 즐길
수 있다. 해 질 무렵 19시 30분부터 이국적 분위기의
패밀리 풀에서 매력적인 라이브 콘서트가 펼쳐진다.
뮤지션들의 감미로운 보이스, 흥겨운 퍼포먼스와 함께하며
여름날의 낭만을 즐기기에 더할 나위 없다. 보다 여유로운
시간을 원하면 만 19세 이상 고객만 입장 가능한
어덜트 풀로 이동해 즐길 차례다. 여기에 쁘띠 카바나
혜택이 패키지에 포함되어 프라이빗한 휴식을 선사한다.
문라이트 스위밍 후 와인과 함께 여행을 마무리하는 것도
좋다. 3층 로터스 로비에서 진행하는 와이너리는 입구부터
양쪽으로 길게 장식된 초와 함께 은은한 조명이 여행의
밤을 더욱 로맨틱하게 만들어준다. 싱그러운 과일 향의
웰컴 칵테일을 시작으로 여름의 청량감이 담긴 다양한
스파클링 와인, 화이트 와인도 맛볼 수 있다.
한여름의 낭만을 선물하는 서머 로맨스 패키지는 조식
또는 중식 2인(박당), 쁘띠 카바나 2시간(투숙 중 1회),
와이너리 2인(투숙 중 1회) 혜택이 제공되며, 8월 31일까지
이용할 수 있다.
The ‘Summer Romance’ package offered by THE SHILLA JEJU will give you a true summer romance to enjoy the delightful season in the beautiful Jeju Island.
44 SIGHT
제주신라호텔
MORE INFORM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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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peration THE SHILLA SEOUL (82 2 2230 3310) THE SHILLA JEJU (1588 1142) SHILLA MONOGRAM QUANGNAM DANANG (84 235 625 0088)
SHILLA MONOGRAM
Quangnam Danang is offering its ‘SEA you soon’ package that features a wide variety of watersports on the gorgeous Non Nuoc Beach, off the east coast of Da Nang in central Vietnam while relaxing amid nature.
다시 돌아온 여행의 기쁨
여행길이 다시금 열리면서 가까운 베트남이 주목받고
있다. 베트남 다낭에 위치한 신라호텔의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 호텔 ‘신라모노그램 다낭’은 여름을 맞아
새로운 패키지를 선보였다. 호텔의 시그너처 시설과
아름다운 다낭의 자연을 여유롭게 즐길 수 있도록 2박
이상 시 이용 가능한 ‘씨 유 순SEA You Soon’ 패키지가
그것. 아름다운 오션 뷰를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객실과
호텔의 대표 레스토랑 다이닝 엠Dining M에서의 조식, 풍성한 바비큐 플래터 등이 혜택으로 포함되었다. 조식은
신라호텔 셰프들의 노하우가 담긴 메뉴로 다양하게
구성했다. 인터네셔널 뷔페에서 양식, 한식, 베트남식 등을
마음껏 즐길 수 있어 더욱 든든하게 하루를 시작할 수 있다.
호텔 바로 앞에 자리한 바다에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수상
레저 스포츠 혜택도 놓치지 말 것. 베트남 중부의 아름다운
논누억 비치에서 합리적인 요금으로 서핑 쇼트보드, 바스켓 보트, 카약, 패들보드 등을 타며 바다를 한껏 느낄
수 있다. 액티비티 후 즐기는 풀사이드 메뉴는 여행의
행복을 배가해준다. 다양한 육류와 해산물, 야채 꼬치를
담아낸 바비큐 플래터, 여기에 맥주를 곁들이면 더할 나위
없는 시간을 만끽할 수 있다. 이 패키지는 9월 말까지 이용
가능하며, 다이닝 엠 조식(2인), 모듬 바비큐 플래터(2인),
수상 레저 스포츠 이용(인당 투숙 중 1회, 12세 이상
고객 대상), 미니바 무료 이용(투숙 중 1회), 야외 수영장,
프라이빗 비치, 사우나, 테라피 가든, 체련장Gym 혜택이
제공된다. 또 프리미어 디럭스 타입 이상의 객실 이용 시
모노그램 라운지 이용 혜택(2인)이 추가로 제공된다. 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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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RE INFORMATION 신라모노그램 다낭
A BLENDING OF WORK AND TRAVEL
With your laptop and a fast internet connection, you can log on from anywhere including dreamy vacation destinations and hotels around the world to be more productive and achieve a better work-life balance. As many companies now operate remotely and some may decide to continue to do so even after the restrictions are lifted, combine work and vacation with a workcation that is becoming a new pandemic travel trend.
editor JUN SUNHYE
48 TOUCH
cooperation THE SHILLA SEOUL (82 2 2230 3310) THE SHILLA JEJU (1588 1142) SHILLA STAY (82 2 2230 0700) SHILLA MONOGRAM QUANGNAM DANANG (84 235 625 0088)
여행은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환경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일과 여행은 완벽하게
분리되어 있었다. 하지만 팬데믹 이후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고도 충분히 일할 수 있음이 증명되었고, 이제는 점차
사무실을 벗어나 자유로운 공간에서 일하려는 이들이 늘고
있다. 노트북과 인터넷만 있으면, 세계 어디서나 여행하며
일하는 것은 이제 그리 어렵지 않게 되었다. 일과 여행을
병행하는 ‘워케이션Workcation’은 팬데믹 이후 가장
주목받는 여행 트렌드가 되었다. ‘워케이션’은 일Work과
휴가Vacation의 합성어로, 재택근무가 잦아지고 비대면
업무 방식이 보편화하면서 생긴 새로운 근무 방식이다.
일하면서 여행하다
최근 거리적·경제적으로 큰 부담이 없어 워케이션 장소로
베트남 다낭이 주목받고 있다. 다낭에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신라호텔이 선보인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신라모노그램’의 첫 호텔이 있다. 신라모노그램 다낭은
신라호텔의 품격과 가치를 경험하는 동시에 베트남 중부의
논누억 비치를 바라보며 휴양을 즐길 수 있어 많은 고객이
찾는다. 오션 뷰의 객실에서 간단한 비즈니스 업무를 할
수도 있고, 호텔 1층에 위치한 ‘비즈니스 코너’에는
컴퓨터, 프린터, 팩스, 복사기 등 비즈니스 업무에 필요한
편의 시설을 갖춰서 효율적인 업무 처리가 가능하다.
무엇보다 24시간 운영하며,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프리미어 디럭스 타입 이상의 객실은 같은 층에 위치한
‘모노그램 라운지’를 추천한다. 이곳은 신라모노그램
다낭의 대표 공간으로, 편안한 소파에 앉아 간단한 다과, 음료를 즐기며 일할 수 있어 워케이션 목적으로 방문한
외국인에게 인기다. 재택근무 환경의 변화가 필요하다면, 4시간 거리에 위치한 베트남 속의 한국, 신라모노그램
다낭이 워케이션 장소로 제격이다.
국내에서 한 달 살기를 계획 중이라면, ‘신라스테이 한 달
살기’ 패키지를 추천한다. 서울, 부산, 제주 등 신라스테이
전국 13곳 전 지점에서 이용할 수 있는 패키지로, 한 달
살기를 위해 필요한 실용적이고 알찬 혜택으로 엄선한
‘한 달 살기 쿠폰북’을 제공한다. 쿠폰북에는 투숙 기간에
이용 가능한 스페셜 베네핏으로, 매주 월요일 서프라이즈
베네핏 쿠폰 1매, 조·중·석식 뷔페 1일 1회 50% 할인권
5매, 프린트 1일 1회 무료 이용권 5매 등으로 구성된다.
뷔페 레스토랑 할인권은 본인 포함 최대 2인까지 사전
예약으로 이용할 수 있다. 해당 패키지는 최소 14박부터
최대 30박까지 숙박 일수를 선택할 수 있어 여행, 휴식, 업무 등 ‘한 달 살기’ 목적에 따라 투숙 일정을 계획할 수 있다. 쾌적하고 프라이빗한 객실에서 휴식을 즐기고, 지역 명소를 구석구석 둘러보며 여행 같은 일상을 만끽하길 바란다.
급한 업무 처리를 위한 공간
사실 여행이 주가 되느냐, 일이 주가 되느냐의 차이일 뿐
K-직장인은 이미 오래전부터 워케이션을 실천해왔다.
휴가 기간에도 업무 관련 연락을 받고, 아침저녁 호텔에서
노트북으로 업무를 처리한 적이 있을 것이다. 이런
경험으로 호텔을 선택할 때 비즈니스 센터가 있는지, 객실에 업무를 볼 수 있는 데스크가 있는지도 살피게 된다.
도심 속 호캉스를 만끽할 수 있는 서울신라호텔은 전
객실에 데스크가 있으며, 객실 및 라운지에서 무료
인터넷을 제공한다. 더 이그제큐티브 라운지에는 회의실과
PC룸이 있어 더 이그제큐티브 라운지 포함 객실 예약
고객은 투숙하는 동안 1회(1시간) 무료 이용이 가능하다.
고급스러운 펜트하우스 응접실 콘셉트의 더 이그제큐티브
라운지에서 차와 다과를 즐기며 캐주얼 미팅도 할 수 있다. 리조트호텔인 제주신라호텔에도 비즈니스 센터가
마련되어 있어, 휴가차 여행을 왔지만 갑작스럽게
비즈니스 업무를 해야 하거나 인터넷 사용이 필요한
고객에게 각종 편의 시설을 제공한다. 비즈니스 센터를 이용하려면, 먼저 컨시어지 데스크에서 접수해야 한다.
우드 톤 인테리어에 조용하고 아늑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비즈니스 센터에는 무선 인터넷과 PC 사용뿐 아니라 프린터, 팩스, 복사기 등 비즈니스 업무에 필요한 서비스 외 생수, 캡슐 커피도 준비되어 있다. 그뿐 아니라 다양한 잡지와 신문도 있어 비즈니스 업무를 보면서 휴식을 즐기기도 좋다. 투숙객 전용 공간인 비즈니스 센터는 6시간 이용 시 1만원, 1일 이용 시 2만원이고, 이용 시간은 매일 8시부터 22시까지다. 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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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ERGY-BOOSTING DISHES ON A SUMMER DAY
Energy-boosting summer food helps you beat the sweltering heat and stay healthy all summer long. PALSUN and ARIAKE are offering their seasonal course menus made with fresh in-season invigorating ingredients. Indulge in the feast of summer delicacies with energy-boosting dishes.
editor JUN SUNHYE
50 GASTRONOMY
맛과 건강을 모두 잡은 팔선의 보양식보 메뉴
하미
보양保養이란, ‘몸을 편안하게 해 건강을 잘 돌봄’이라는
뜻이다. 무더운 여름, 체력 저하는 면역력을 떨어뜨려
각종 질병에 노출되기 쉽다. 폭염은 열사병이나 일사병
등 온열 질환을 유발함은 물론, 뇌졸중 등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도도 높인다. 기온이 상승하면 혈압이 떨어지고, 수분이 소실돼 혈액순환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무더위에 지치기 쉬운 여름철 기력을 충전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보양식’이다.
서울신라호텔 중식당 ‘팔선’과 일식당 ‘아리아케’는 제철
보양 식재료를 활용한 코스를 선보인다. 먼저 팔선의
보양식보保養食補는 한우, 전복, 장어, 제비집 등 몸에
좋은 최고의 식재료를 엄선해 맛과 건강을 모두 잡을 수
있는 보양 요리로 구성된다. 트러플 소스 한우 갈비와 전복
찜은 부드러운 한우 갈비와 쫄깃한 완도산 전복에 트러플
향이 가득한 소스를 얹어 맛을 냈다. 여기에 슬라이스한
트러플과 수삼을 올려 진정한 보양 메뉴로 완성된다.
특제소스 토마토 게살 제비집은 볶음 게살과 팽이버섯을
흑토마토 안에 넣고 쪄낸 요리에 제비집을 올려 제공된다. 사골과 관자, 단호박으로 만든 특제소스가 인상적이다. 사천식 장어 튀김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럽게 튀긴 장어 튀김에 매콤새콤달콤한 사천식 소스의 환상적 조합은 행복한 미감을 선사한다. 보양식보는 해파리 발, 전복, 새우, 오향장육, 송화단으로 구성된 팔선 특선 전채를 시작으로, 점심에는 홍삼 송이 코끼리조개 수프, 특제소스
토마토 게살 제비집, 사천식 장어 튀김 등으로 선보이며, 저녁에는 검은콩 간장 소스 크레이피쉬 찜, 사천식 장어 튀김, 트러플 소스 한우 갈비와 전복찜 등으로 구성된다. 아리아께의 보양식 특선 코스 하미夏味는 장어, 민어, 전복 등 다양한 제철 메뉴로 구성된 보양식 특선 코스다. 제철 생선회는 당일 맛이 가장 좋은 생선과 신선도 높은 해산물을 엄선해 선보인다. 장어덮밥은 초벌구이 후
부드럽게 쪄낸 장어에 특제 간장 소스를 골고루 발라
소스가 잘 스며들도록 2 3회 구워준다. 잘 구운 장어를 흰밥 위에 얇게 채 썬 생강과 올린다. 달큼짭조름한
소스와 담백하고 고소한 장어가 어우러져 최상의 맛을 선사한다. 전복 솥밥은 전복 내장과 다시마 육수, 조미액을
섞은 밥물에 들기름에 볶은 전복 살을 올린다. 돌솥밥의
고슬고슬한 식감과 내장 소스의 고소함이 어우러져 여름철 식욕을 돋워주는 영양식이다. 아리아케의 하미코스는 점심에는 단호박 계란찜, 제철 생선회, 병어 보리된장구이, 한치물회, 장어 덮밥으로 구성되며, 저녁에는 3종 전채, 하모 도빙무시, 제철 생선회, 민어 스테이크, 새우와 한우등심 튀김, 한치물회, 전복 솥밥 등이 제공된다.
팔선과 아리아케의 여름 보양 코스 요리는 8월 31일까지 만날 수 있다. 온몸 가득 활력을 선사할 보양식으로 여름철
미각 여행을 떠나보자. N
51 cooperation PALSUN (82 2 2230 3366) ARIAKE (82 2 2230 3356)
다양한 제철 메뉴로 구성된 아리아께의 보양식 특선 코스
SUMMER PAIRING
A good alcoholic drink turns your meal into a gourmet delight. THE SHILLA SEOUL is presenting a curated selection of Chinese liquor and Japanese sake to elevate your dining experience this summer. They can be best paired with energy-boosting dishes served at PALSUN and ARIAKE.
editor JUN SUNHYE photographer JOUNG JUNTAEK
아리아께의 하미 메뉴와 어울리는 토우코우 준마이다이긴조 후쿠로츠리, 자쿠 사토리 준마이다이긴조 시즈쿠토리, 구보타 만주 무로카 나마겐슈
좋은 요리에 빠질 수 없는 것이 그와 어울리는 좋은 술이다. 한여름날의 더위를 잊게 할 중국주와 사케를
소개한다. 아리아께와 팔선의 보양식 메뉴와 환상의 궁합을 선사한다.
아리아께는 여름 보양식 하미 메뉴에
준마이다이긴조純米大吟釀 4종을 페어링했다.
준마이다이긴조는 쌀과 쌀누룩만 원료로 삼아 정미율
50% 이하로 도정해 정통 방식으로 제조한 최상위급
사케다. 자쿠 사토리 준마이다이긴조 시즈쿠토리作
智 純米大吟釀 滴取り, 토우코우 준마이다이긴조
후쿠로츠리東光 純米大吟釀 袋吊り, 구보타 만주 무로카
나마겐슈久保田 萬寿 無濾過 生原酒, 카제노모리 알파
타입 2風の森 Alpha Type 2다.
자쿠 사토리 준마이다이긴조 시즈쿠토리는 일본 최대
사케 감평회 ‘사케 컴페티션Sake Competition’의
챔피언 사케로, 세계적인 명주의 반열에 오른 자쿠의
플래그십 사케다. 저온에서 빚어 모로미(쌀누룩)를
강제로 짜내지 않고, 떨어지는 술 방울을 모아낸
시즈쿠자케 특유의 투명감이 느껴지는 맛과 향을
극대화한 희소성 있는 명주다.
52 DRINK
팔선의
팔선은 보양식보保養食譜 메뉴에 어울리는 술로, 오량액五粮液 1618, 해지람海之藍, 연태구냥烟台古酿 골드
1930을 추천한다. 오량액은 수수, 찹쌀, 쌀, 밀, 옥수수 등 곡물 5종류로 양조한 술로 진陳씨 가문이 지금의 쓰촨성 이빈시에서 명나라 초기부터 생산했다. 특유의 곡물 혼합
방식과 첨가되는 소량의 약재로 인해 독특한 맛과 향을
내는 오량액은 1368년 시작된 발효 저장고를 소유하고
있는데, 오량액의 독특한 풍미와 향은 이 발효 저장고에서 비롯한다. 1995년 파나마 국제박람회에서 주류 부문
금상을 수상하는 등 매년 주류 품평회에서 마오타이와
함께 중국의 대표 명주로 이름을 떨치고 있다.
토우코우 준마이다이긴조 후쿠로츠리는 역사가 420년이
넘은 양조장 전통의 기술로 야마다니시키를 35%까지
고도로 정미해 빚은 사케다. 압력으로 모로미를 짜내지
않고, 떨어지는 술 방울을 모아 담은 제품으로, 투명한 맛과
과일 향을 떠올리게 하는 고급스러운 단맛과 기품 있는
볼륨감이 특징이다.
구보타 만주 무로카 나마겐슈는 술 만들기 가장 좋은
겨울에 주조해 2월에 한정 발매하는 구보타 만주의
무여과 생원주다. 그해 생산되는 구보타 만주 중 가장
맛있는 탱크를 선별해 여과 및 열처리 없이 그대로 담았다.
갓 짠 신선하고 우아한 맛에 만주의 섬세한 감칠맛, 무로카 특유의 파워풀한 느낌이 더해져 최고의 만족함을
선사한다.
카제노모리 알파 타입 2는 기존 클래식 카제노모리에서
볼 수 없는 새롭게 시도한 사케다. 카제노모리의 상징과도
같은 쌀 아키츠호를 22%까지 고도로 정미해 쌀이 가진
포텐셜의 극한을 추구한다는 테마로 빚은 알파의 플래그십
사케다. 매끄러운 주질감에 카제모노리 특유의 탄산감, 단맛, 산미, 곡물감 등 다양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오량액 1618에서 숫자는 ‘야우류 야우빠’라 읽으며, ‘더 진하고, 더 부드럽다’는 뜻이다. 곡물 5가지를 이용해 제조 과정에서 최상급 원액만 별도로 숙성, 52도라는 높은 알코올 도수에도 불구하고 부드럽고 은은하게 즐길 수 있는 바이주다. 해지람은 중국 장쑤성을 대표하는 술 양하대곡洋河大曲의 프리미엄 라인 양하남색경전 시리즈 중 하나다. 화사하면서도 청량하고 부드러운 맛과 낮은 도수로
양하남색경전 시리즈 중 가장 편하게 즐길 수 있는 바이주다. 양하대곡은 중국 역대 황제 중 입맛이 까다롭기로 유명하고 남달리 술을 즐긴 청나라 6대 황제 건륭제가 즐겨 마시던 걸로 잘 알려졌다.
연태구냥 골드 1930은 국내에서 가장 많이 알려진 중국술 연태고량주의 프리미엄급 제품이다. 실제 한국인이
중국술을 지칭하는 의미인 ‘고량高粱(수수)’이라는 단어가 아닌 오래된 양주법으로 빚어서 ‘고양古酿(구냥)’이 맞으며 생산 지역명인 연태를 붙여 ‘연태구냥주’가 옳은 표현이다. 연태구냥 골드 1930은 순수 곡물로 혼증식 발효와 5가지 증류 방식의 전통 양조법으로 빚은 정통 농향형 바이주다. 맛은 순하고 부드러우며 긴 여운이 특징이다. N
53 cooperation ARIAKE (82 2 2230 3356) PALSUN (82 2 2230 3366)
보양식보와 페어링되는 오량액 1618과 해지람
DRAW LINES IN THOUGHTS
Known for his unique visual language through the interplay of lines and colors using line-drawing techniques, artist Ahn Byeong-seok provides a sense of nostalgia to remind us of the blessings of nature in his paintings depicting grasslands stretching to the horizon.
editor PARK HYUNJUNG photographer JOUNG JUNTAEK
‘바람결-강변에서’, 2001, 162.2×130.3cm, Oil on Canvas
현대인은 자연과 접할 기회가 흔치 않다. 그래서인지
자연을 소재로 한 예술 작품은 현대인에게 정서적
안정과 치유를 제공한다. 제주신라호텔 6층 로비에는
청보리가 끝없이 펼쳐진 들판과 황금빛으로 물든 가을
들판을 그린 안병석 화백의 ‘바람결’ 2점이 걸려 있다.
두 작품은 보는 이의 기억 속 노스탤지어를 일깨운다.
날카롭고 세밀한 선은 풀 한 점 허투루 놓치는 법
없고, 세차게 부는 바람에 따라 이리저리 누워 공기의
흐름을 보여준다. 그 위로 방대한 격자무늬가 있어
바람의 결을 따라 일렁이듯 입체감을 부여한다.
일평생 풀과 바람을 그려 자연의 소중함을 이야기하는
안병석 화백을 서울 강동구 작업실에서 만났다.
56
LIS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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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결-가을로부터’, 2020, 145.5×112cm, Oil on Canvas
‘바람결’, 2021, 116.7×91cm, Oil on Canvas
N. 제주신라호텔에 걸려 있는 ‘바람결’ 2점은 여름과
가을의 들판을 배경으로 한다. 선으로 묘사한 풀
하나하나가 세밀해 전체를 두고 보면 바람이 불어오는
듯한 이미지가 연상된다.
A. 바람결은 어떤 풍경을 그대로 묘사한 것이 아니다.
본다는 것은 상당히 개별적이다. 똑같은 것을 보더라도
보는 사람이 지닌 관념에 따라 감각이 달라진다. 보는
사람이 누런 들판을 가을 풍경이라고 인식하기 때문에
그렇게 보이는 거다. 바람결의 선은 1970년대 단색화에서
출발했다. 그러나 선을 개념으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자연으로 귀납시키는 이미지화 작업을 한 것이다. 미술은 보여줘야 한다. 70년대에 부정하던 시각적 요소Forme를 다시 탐색하고 선을 긋고 쌓으면서 이미지로 만들었다. ‘바람결’ 속 선은 보는 사람의 관념을 겨냥한다.
N. 그림을 붓이 아닌 철제 도구로 수백 번 긁어내 작품을 완성해왔다. 스크래치 기법을 사용해 선을 그린 이유는
무엇인가.
A. 손으로 선을 그으면 신체의 율동과 호흡, 몸의 파동이
실린다. 선이 쌓이면서 바람처럼 물결처럼 울렁거리게
된다. 1기(1973 1985년)에는 자연의 율동을 자연스럽게
나타낼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캔버스, 종이, 패널, 시멘트판 등에 선을 그었다. 물감을 금속으로 긁음으로써
이뤄지는 선의 집합은 자연 그대로의 율동, 즉 바람결에 버금간다. 도구는 쇠젓가락을 쓰거나 치과 익스플로러를
쓰기도 한다. 화면 가운데에 자로 그은 격자형 메트릭은
선을 긋는 연속성과 쌓여가는 선의 조합에 대한 수학적 구조를 표현한 것이다.
안병석 ‘바람결의 작가’로 널리 알려졌으며, 무수히 긋고 쌓아가는 선묘를 통해 우리의 관념
속 인식되어 있는 푸른 초원과 바람결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는 발생학적 자연관을 탐색해왔다.
중앙대 회화과와 홍익대 미술대학원을
졸업했다. 중앙대 서양화학과 교수로 재직해
2011년 정년 퇴임했으며, 현재 중앙대 예술대학
명예교수를 지내고 있다. 동아미술상(1980),
제13회 카뉴Cagnes 국제회화제 금상을
수상했다. LA아트페어(1988)를 시작으로
샌프란시스코 모스크바 쾰른 마이애미 시카고
아트페어 등에 참가했다. 개인전 15회와 다수의
국내외 단체전에 작품을 발표했다.
안병석 작가
58 LISTEN
N. 물감을 바르는 게 아니라 표면을 긁어내기 때문에
바탕칠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 같다. 원경은 흐릿하게
표현한 것도 특징적이다. 선을 긋기 전 바탕은 어떻게
준비하나.
A. ‘바람결’에서 산이나 강처럼 보이는 부분은 투명
기법으로 레이어를 쌓아 바탕색을 칠한다. 강을 그대로
그리면 스크래치로 깎아 만든 선이 죽을 거다. 레이어는
20번을 덧칠한다. 속성제를 쓰면 이틀 만에 마르지만
보통 6 7일, 겨울에는 9 10일이 걸린다. 한 겹이 안전하게
접착해 올라가려면 20 30일 만에 올라가야 한다. 바탕을
완성하는 데만 1년이 걸린다.
N. 1 2기의 ‘바람결’ 연작에 이어 3기에 이르면 갑자기
컴퓨터, 자동차 등 현대적 물성이 등장하고 4기에는 다시
100호, 150호짜리 ‘바람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어떤
이유에서 변화가 생겼나.
A. 근대화를 거치면서 자연을 극복의 대상으로 봤다. 최근
들어서야 공해 문제 때문에 자연의 고귀함을 알아차리고
인간이 자연의 일부라 성찰하고 자연의 원론적 탐구가
이뤄지고 있다. 70년대까지만 해도 하이퍼리얼리즘 미술을
했다. 그런데 문명이 발달하고 기계화하면서 손의 기능을
더 중시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90년대가 되자 자동차
폐차장, 컴퓨터 PC가 등장했다. 바람결 이미지는 그대로
가져가되 모니터와 자동차를 쌓아 자연과 대비시켰다.
문명이 발달할수록 우리가 자연의 일부임을 잊고 자연을
버리기에 지구온난화가 생긴 게 아닐까.
N. ‘배추흰나비와 자화상’(2016)과 ‘사마귀와
자화상’(2016)에는 나비와 사마귀가 손가락 위에 앉아 있다. 곤충이 올라간 손가락과 인물의 시선 높이가 동일해 마치 서로를 동일시하는 것 같다.
A. 화면에서 배추흰나비를 먼저 두고 나를 뒤에
두면서 둘 다 자연의 일부로서 동격화하고 싶었다.
하이퍼리얼리즘으로 자화상을 그릴 때 검버섯이나
주름을 묘사하는 게 재미있었다. 두 자화상을 대학생 시절
모습까지 엮어 과거를 돌아보는 이미지 무비 ‘타임머신
자화상’ 작업도 함께했다. 자연의 순리에는 어긋남이
없다. 순리 속에서 존재를 보면 흔하거나 귀한 것이 없고, 아름답거나 추함이 없으며 종의 높고 낮음이 없다.
N 1990년대부터는 ‘바람결’ 연작을 계속 선보이면서 동영상 작업도 꾸준히 해왔다. 페이스북과 유튜브에 믹스
미디어 작업을 올리고 있는데, 화랑이 아닌 SNS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A 3DS MAX는 자연의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끌어들인 화구다. 붓과 유화라는 아날로그 화구와 2D, 3D 맥스, 모델링, 포토샵 등 디지털 화구 두 가지를 사용한다. 디지털
작업은 ‘모바일 전’이라는 표현을 쓴다. 요즘은 모바일이 아바타고 커뮤니티의 역할을 하지 않나. 캔버스에 그린 회화를 PC로 편집해 3차원과 사이버 공간에서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자막, 소리, 영상의 다중 효과로 같이 감상할 수 있고, 3차원과 사이버 공간에서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원화를 보았을 때 아우라를 느끼는 것도 중요하지만, 모바일을 통해 보여주는 전시도 똑같이 필요하다. N
“To draw a line, I use my wrist and arm, which involves the motion of my body. With my feet on the ground, my body is being supported by the earth. Earth is part of the universe. The lines drawn with body movement turn into grass undulating in the wind like wav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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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RITAGE
‘면피갑’, 2018년 환수, 독일, 국립고궁박물관 제공
In Search of Lost Treasures
Cultural heritage includes both tangible and intangible heritage assets of a nation which are inherited from past generations. However, the last one hundred years of Korean cultural heritage was defenselessly exposed to theft and other types of looting. Vast numbers of cultural properties were taken out of the country during this period of upheaval. Retrace the journeys of Korean cultural heritage assets retrieved from overseas collections.
editor PARK HYUNJUNG
문화재는 선조가 후대에 들려주는 이야기다. 서책부터
의복, 도자기, 그림, 생활 공예품 등 문화재 한 점마다
고고학, 역사학, 예술, 과학, 종교적 가치가 담겨 있으며, 당시의 생활 풍습과 사용자의 습관 등이 녹아 있다.
그러나 병인양요와 신미양요, 일제강점기, 한국전쟁 등을
거치고 선물, 박람회 출품 등으로 우리 문화재는 세계
각국으로 뿔뿔이 흩어졌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반출된
한국 문화재의 소재를 파악하고 환수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타국에서 여러 부침을 겪은 문화재는 더욱 풍부한
이야기를 전해준다.
존재를 알리는 방법, 기록
우리는 기록을 통해 당시의 정보를 전달한다. 그 기록은
시간성을 지니고 있어 후대에 이르면 역사가 된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과 문화재청을 통해 파악된 국외
문화재는 25개국 21만4208점이다. 한국을 식민 지배한
일본에 유물 9만여 점이 있으며, 미국과 독일, 중국, 영국
순으로 분포되어 있다.
해외 소재 한국 문화재는 2018년부터 매년 1만여 점씩
증가하고 있다. 이는 반출되는 문화재 수가 아니라 오랜
역사를 거쳐 이미 해외로 나가 있던 문화재를 재단이
매년 새롭게 찾아낸 수량을 말한다. 미국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영국 빅토리아앤앨버트 박물관, 프랑스 국립 기메 동양 박물관, 스웨덴 동아시아 박물관 등 해외
박물관이 소장품을 온라인으로 공개하면서 숨어 있던 문화재 소재를 파악할 수 있었다. 이렇게 검증된 문화재는 한국국외문화재연구원에서 데이터베이스(DB)에 등록해 관리한다. 아이러니하게도 국외 문화재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것은 고문헌과 고문서다. 전적 유물은 <조선왕조실록>이나
<의궤> <승정원일기> 등 왕실 기록서부터 문학, 지리서, 불경, 편지, 재산 문서 등 지류로 남길 수 있는 모든 분야를 아우른다.
<열성어필>은 조선 시대 역대 국왕의 ‘어필’을 모아 수록한 책이다. 왕이 쓴 글씨인 ‘어필’은 국가적 차원의 최고 보물로 여겼으며, 왕이 새로 즉위하면 선왕 추모 사업의 일환으로 전대 왕의 어필 간행 작업을 거행했다.
그러나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등 전란을 겪으면서 상당수 사라졌다. 이를 탁본해 엮은 책을 <열성어필>이라고 하며, 1722년 간행된 이후 3년 만인 1725년에 새로운 어필을 추가했다. 해당 유물은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올 3월 미국에서 환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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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새 ‘황제지보’, 2014년 환수, 미국, 국립고궁박물관 제공
타당성 등을 거쳐 경매로 구입한다. 세계 경매시장에서
거래되는 한국 문화재는 2014년 이후 연간 2000여 건으로
파악된다. 불법성이 확인되지 않더라도 국내에 희소하거나
문화재적 가치가 크면 구입해 환수하고 있다.
환수를 위한 노력
불법 반출일 때는 문화재가 위치한 국가와 수사
공조를 통해 반환하는 경우도 있다. 고종이 대한제국을
선포하면서 만든 국새國璽 ‘황제지보皇帝之寶’와 왕이
지방 관원에게 내린 명령서(유서)에 사용한 국새인
‘유서지보諭書之寶’, 세자시강원世子侍講院의 관리를
임명할 때 사용한 국새 ‘준명지보濬明之寶’ 3점은 한국전쟁
당시 도난당한 유물이다. 미국과의 수사 공조를 통해 불법
반출이 확인되었고, 2014년 한미 정상회담 때 반환되었다.
우리나라 최초의 지폐 ‘호조태환권戶曹兌換券’의 인쇄
원판은 문화재청과 대검찰청, 미국 국토안보수사국이
수사 공조해 2013년 환수되었다. 1951년 한국전쟁
당시 미국으로 유출된 호조태환권은 고종이 1892년
전환국을 설치하고 호조태환권을 발행해 당시 구화폐였던
엽전을 회수하려고 고안되었다. 실제로 유통되지는
못했으나 대한제국이 근대화된 인쇄술로 만든 ‘최초의
은행권’이라는 점에서 역사적·학술적 의미가 있다.
경매, 잃어버린 역사의 대가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환수한 문화재 가운데 2019년 10월
반환된 ‘범어사 신중도’는 1891년 화승 민규가 제작한
불화로, 한국전쟁 직후 혼란기인 1950 60년대에 외국으로
빠져나간 것으로 추정된다. 재단은 2019년 6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경매에 참여해 낙찰받았다. 환수
문화재의 상당수는 해외 경매에 올라온 것을 재단에서
구입한 것이다. 정조의 서차녀 숙선옹주(1793~1836)의
‘백자이동궁명사각호白磁履洞宮銘四角壺’ 역시 2019년
3월 미국 뉴욕의 경매에서 재단이 매입해 국내로 들여왔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국외 경매 현황을 점검하다가 국외
문화재를 발견하면 전문가의 가치 평가와 문화재청의 구매
고종의 고명딸이자 조선 왕조 최후의 황녀
덕혜옹주德惠翁主가 어릴 때 입은 당의唐衣와 스란치마는
한일 수교 50주년을 기념해 일본 소장 기관에서 기증받아
환수되었다. 당의와 스란치마는 국가의 작은 의식 때
착용한 궁중 예복이다. 당대 최고 수준의 왕실 복식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의가 있다.
문화재 반환은 국가가 얽혀 있는 사안이라 다시
거둬들이기가 쉽지 않다. 경매나 공조를 통한 반환은 국외
문화재를 되찾아오는 방법 중 그나마 쉬운 편이다. 나라를
떠나 있는 유물의 소장처조차 찾지 못한 경우도 많으며, 영구 임대 방식으로 나라를 떠나야만 했던 문화재가
우리나라를 찾아오고 있다.
62 HERITAGE
A considerable volume of Korean cultural heritage is currently found scattered across countries around the world. For the countries who lost their treasures, it is important to retrieve their cultural properties and better appreciate their values in the places where they belong to. Wrongfully taken overseas or stolen as colonial war trophies, some of the cultural heritage assets are now being returned to the countries as their global statures grow.
문화재가 들려주는 여행기
2012년 설립한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설립 10주년을 맞아
국립고궁박물관에서 특별전 <나라 밖 문화재의 여정>을
선보였다. 재단에서 환수한 문화재 가운데 40여 점을
소개했으며, 비교적 최근에 환수된 작품도 공개되었다.
지난해 일본에서 돌아온 ‘나전 매화, 새, 대나무무늬상자’와
올해 미국에서 환수한 <열성어필>과 ‘백자동채통형병’이
처음 선보였고, 언론에만 한 차례 내놓은
‘독서당계회도’(2022년 환수, 미국), ‘면피갑’(2018년 환수, 독일), ‘문인석’(2019년 환수, 독일) 등 유물 6건도 일반
관람객에게 처음 공개되었다.
‘나전 매화, 새, 대나무무늬상자’는 조선 후기에 제작한
나전 상자로, 제작 수준이 뛰어나고, 보존 상태도 양호해
전시와 연구 등 활용 가치가 높다. 흑칠한 나무함 위로
대나무, 새, 매화를 자개로 장식해 오묘한 빛을 뽐낸다.
‘백자동채통형병’은 백자 표면을 구리 안료로 장식했으며, 한국에서 선교사로 활동한 스탠리 스미스(1876~1954)가
소장했던 유물이다. 해당 유물은 국외 문화재의 반출
사례를 확인할 수 있는 중요 자료로 평가받는다.
재단 직원이 문화재 환수 등을 위해 지난 10년간
비행한 거리는 629만 km로, 지구 160바퀴에 이른다.
전시는 1부 ‘나라 밖 문화재’, 2부 ‘다시 돌아오기까지’, 3부 ‘현지에서’로 구성되어 관람객에게 한국 문화재의
가치와 환수 경로 등을 전한다. 특히 3부 ‘현지에서’는
해외에 있는 문화재가 국내로 환수되지 않더라도 머물고
있는 현지에서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도록 노력한 성과를 다룬다. 나라 밖 문화재의 여정을 돕는 이들의 이야기도 볼 수 있다. 전시는 9
65 cooperation NATIONAL PALACE MUSEUM OF KOREA (82 2 3701 7500)
월 25일까지 국립고궁박물관 1층 기획전시실에서 진행된다. N
‘나전 매화, 새, 대나무무늬상자’, 2021년 환수, 일본, 국립고궁박물관 제공
A Blending of Work and Travel
It was not long ago that work and travel were two completely separate things. However, the COVID-19 pandemic has caused almost everything to shift. It has fundamentally changed the concept of where we work, and a contactless working environment has become a new normal in the pandemic era. Working remotely doesn’t necessarily have to mean working from home. As many companies now operate remotely and some may decide to continue to do so even after the restrictions are lifted, combine work and vacation with a workcation that is becoming a new pandemic travel tr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