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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사람들이 살고 있는 마을을 보며 희망을 갖는다

한 낮의 움막에서는 먹구름 되어 있고 밤에는 날아다니며 길가 도로에서 뒹굴고 긴다

늦가을은 겨울의 손에

잡힐 듯 탈출한다 잡힐 듯

위기의 계절

절어지는 태양 빛에

흩어지고

물에는 안개가 흐르

이라는

가을

곡천(谷泉) 박원희(朴元喜)

<뉴저지 레오니아 거주 프라미스교회 장로

미주 크리스찬문학가협회 회원>

름 누르무레

긋불긋 붉으스럼… 총천연색으로 곱고도 아름답게

단장(丹粧)된 가을

동그란 눈방울

사방으로 두리번 눈시울이 뜨거워라

가지와 줄기에 달린 이삭과 열매

토실토실 무르익어

거두어 가옵소서 재촉하네

흐르고 고이는 물처럼

만인에게 다가와 거두어 가도록

무한창대하신 하나님 사랑으로

축복하신 은혜로다

세상만사가 거저 된 것

하나 없이 이 모두가

창조주 하나님의 운행하시는

섭리이기에

먼 산 바라보고 절하지 말고

하나님께 감사할지어다

미루고 미루다가 말기 암으로 힘겹게 투병하고 있는 K의 집에 다녀왔다. 집에 돌아와 오래 전 그의 아내의 장례 미사에 참례 하고 쓴 글이 생각나서 찾아 보았 더니 그걸 쓴 날이 8년 전 바로 오 늘이었다. 그 글의 일부를 아래와 같이 옮겨 본다. “며칠 전에 세상을 떠난 교우 를 위한 장례미사에 참례하였을 때 아직도 어린 그녀의 두 아들을 보고 눈물이 나왔다. 든 자리는 몰라도 나간 자리는 표가 난다는 옛말도 있는데 사랑하는 가족이 어디론가 떠나며 남긴 자리는 도 대체 그 무엇으로 메울 수가 있을 까? 그걸 몰라서 슬펐다. 그걸 몰 라서 가슴이 아팠다.”

그 당시 열다섯과 열두 살이던

두 아들은 지금 스물세 살, 스무 살이 되어 큰아들은 직장에 다니 고 작은아들은 대학교에 다닌다 고 하니 그동안 아내 없이 자식을 반듯하게 키우느라 K의 고초가 오죽했을까? 그런데 그의 아내가 암으로 세상을 떠나고, 8년 후 그 도 암으로 고생하고

있는 걸 보니 참 기가 막혔다. 하느님은 왜 그에게 이렇게 거

듭해서 시련을 주시는 걸까? 성 경의 욥기를 아무리 뒤적여 보아 도 답이 없다. 정말 답을 찾을 수 없다.

암세포가 온몸으로 번졌지만,

병원에서는 달리 치료할 방법이 없어서 퇴원하고 집에서 고작 할 수 있는 게 진통제로 극심한 통증 을 다스리는 것뿐이라니 그가 도 대체 왜 그런 고통을 받아야 하 나? 기력이 없어서 종일 침대에 누워서 시간을 보낸다는 그의 얼 굴이 해맑아서 슬프고 안타까웠 다. 그가 점심을 마치는 걸 보고나 서 우리가 일어나 작별 인사를 하 니“성탄 미리 축하드리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고 인사하는 모습을 보니 착잡했다. 우리 집에 서 56마일(90km) 떨어진 먼 거리 이니 자주 볼 수는 없고 내년 언 제쯤 보게 되려나? 의사는 그의 남은 수명이 그리 길지 않을 거라 했다지만, 돌팔이 의사가 뭘 알겠 어? 그건 분명히 오진일 거야. 내 년 이맘때에 성탄 축하와 새해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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