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를 걷는 그리스도인 2012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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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를 걷는 그리스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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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cember 2, 2012 Vol. I

“경계를 걷는 그리스도인”은... 열림의 대화, 나눔의 영성, 자유의 복음을 지향합니다. 주일 기도 모임: 매주 일요일 오후 5시 목요 대화 카페: 매주 목요일 오후 7시~9시 Chromatic Coffee, Lawrence & Stevens Creek, Santa Clara 그리스도교, 특히 성공회에 관한 호기심 어린 질문 도 나왔습니다. 적어도 한국 사람들에게 성공회에 관한 정보나 인식은 몹시 부족하지요. Mea culpa (내 탓이오). 그래도 낯선 이야기에 정성스레 귀 기 울여 주시니, 설명하는 일이 그리 곤혹스럽지 않습 니다.

목요 카페 풍경 가을비가 어둠 속에 꽤 많이 흩뿌립니다. 목요 대 화 카페에 도착했습니다. 조금 일찍 도착해서, 그 리운 사람들과 친구들의 이름을 빈 종이에 적으며 잠시 기도하는 것으로 오늘 카페를 준비했습니다. 오늘은 어떤 분이 오셔서 어떤 대화가 펼쳐질까요? 가을비가 내리는 어둠 속에서 한두 명씩 밝은 카페 에 나타나셨습니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이 카페 를 찾으셨다는 불교 신자 한 분이 가장 먼저 도착 하셨습니다. 이어서 지난 주일 기도 모임에 참석하 지 못해서 오늘 대화 카페에 오셨노라는 분까지. 그런데 다섯 분과 열띤 대화를 나누다 옆에 있는 맥줏집으로 잠시 옮기기로 하는데, 두 분이 더 오 십니다. 오늘은 무려 일곱 분.

가을비와 어둠을 뚫고 속속 나타나신 분들은 서로 반갑게 인사하며, 커피숍 다른 테이블의 의자를 끌 어다가 함께 둘러앉습니다. 몇 주 앞으로 다가온 한국의 대통령 선거와 한국 사회의 미래를 염려하 는 마음이 이곳 이국땅에서도 모자라지 않습니다. 우리 사회와 역사에서 청산되지 않은 유산이 남기 는 해악에 대해서 종종 분노와 한탄이 솟아나기도 합니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대화 카페를 처음 찾으신 분 은 이 대화 카페에서 어떤 대화를 하느냐고 조심스 럽게 물으셨습니다. "딱히 정해져 있지 않아요. 일 상의 소소한 안부이든, 종교에 관한 이야기든, 사 회와 정치 이야기까지 흐르는 대로 나눕니다. 경계 를 넘나들며, 경계 주위를 서성이는 이들이 서로 나누고 경청하는 카페에요." 1


우리 카페 모임을 '벤치마킹'하여 비슷한 불자들의 모임을 꾀한다고 지난주에 소개한 과학자도 어둠 속에서 비를 털고 몸을 드러냈습니다. 옆에 있는 분들과 자신의 종교 이해, 특히 불교에 관한 이해 등을 열심히 나눠 주시네요. 그 소박하고도 진지한 열정이 참 좋습니다.

"은총은 늘 밖에서 온다"는 말이 있지요. 이 대화 카페는 이 낯선 이들이 밖에서 가져온 은총을 나누 는 곳입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은총이 되는 시간과 공간을 마련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이처럼 저마다 가진 은총을 나누며 작은 일상의 카페 공간을 거룩 한 공간 sacred space 으로 만드는 일은 참으로 복되 고 기쁜 일입니다.

모든 것에 열려있으려는 이 대화 카페는 종종 옆 사람과 이야기하다, 차와 커피잔을 둘러싸고 모두 가 한 사람에게 귀를 쫑긋하다가, 다시 다른 이들 과 짝이 되어 저마다 관심사 이야기로 '헤쳐모여'를 반복합니다. 예전보다 많은 분이 찾으셔서 많은 대 화가 엇갈려 오가다 보니, 그 대화를 솜씨 있게 정 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 복되고 풍요로운 대화 모임을 글로 표현할 능력 이 안돼서, 대화 카페 풍경을 소묘만 했습니다. 은 총과 기쁨의 거룩한 공간을 마련해 주신 손님들께 깊은 감사의 합장. ***

주일 기도 모임 주일 기도 모임은 자기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세상과 사회 속에서, 속도와 소 음이 넘쳐나는 시간 속에서, 자신의 삶을 잠시 비켜나게 하여, 침묵과 오랜 전 통의 이야기, 그리고 삶의 솔직한 나눔, 그리고 다른 이를 향한 시선을 훈련합 니다(현존-자유-의식). 성서의 말씀을 듣고 되새기며 성찬을 나누는 것은, 죽음의 잔과 고난의 세례 를 감당하면서 창조세계와 이웃을 섬기셨던 예수의 실천을 따르기 위한 작은 훈련입니다. 우리의 몸을 작은 떡과 한 모금의 잔으로 남에게 건네 서로 먹여 주는 연습입니다. 우리는 주일 오후 5시에 모입니다. 쳐 나게 하시어 평화와 기쁨으로 살아가게 하소서.

현존 - 자유 - 의식 현존 - 이 시간 잠시 멈추어 하느 님께서 우리에게 부어주신 사랑 과 은총을 생각합니다. 하느님의 모습대로 우리를 만드시고, 우리 몸을 그분의 성전으로 삼아주셨 음을 생각합니다.

의식 - 우리를 창조하신 사랑의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하시니, 어제와 오늘 가진 여러 생각과 감 정을 솔직하게 하느님께 열어 놓 읍시다. 즐거웠던 순간, 마음이 어지럽고 좋지 않았던 순간, 바닥 을 기는 듯했던 실망의 순간도...

자유 - 주님, 우리가 얻은 자유를 그저 당연한 것으로 여기지 않게 하소서. 주님의 성령께서 우리에 게 자유의 선물을 주셨으니, 그 자유의 영이 우리 몸과 마음에 넘

우리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어떤 감정 상태에 있든지 우리를 받아 들이시며 우리와 함께 하십니다. 2


또한, 대림절기는 예수의 재림을 준비하는 시기이 기도 합니다. 이 세상이 우리 생애 안에 끝나지 않 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나 자신은 얼마 지나지 않아 이 세상과의 인연에 종지부를 찍을 것입니다. 그때 우리는 모두 하느님 앞에 서게 될 것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하느님 앞에 서는 준비를 해야 합니 다.

성서 독서 "그 때가 되면 해와 달과 별에 징조가 나타날 것이 다. 지상에서는 사납게 날뛰는 바다 물결에 놀라 모든 민족이 불안에 떨 것이며 사람들은 세상에 닥 쳐올 무서운 일을 내다보며 공포에 떨다가 기절하 고 말 것이다. 모든 천체가 흔들릴 것이기 때문이 다.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하거든 몸을 일으 켜 머리를 들어라. 너희가 구원받을 때가 가까이 온 것이다... 그러므로 너희는 앞으로 닥쳐올 이 모든 일을 피하 여 사람의 아들 앞에 설 수 있도록 늘 깨어 기도하 여라."

성서 대화 길잡이 교회는 대림절(Advent)로 새로운 한 해를 다시 시 작합니다. 대림절은 하느님이 인간이 되어 이 세상 에 오신 사건을 기억하며 이를 준비하는 시간입니 다. 하느님이 우리와 같은 인간이 되시어 우리 인 간의 역사에 개입하는 사건을 우리는 성육신(成肉 身, Incarnation) 사건이라고 부릅니다.

오늘 복음 이야기는 그저 무서운 종말의 이야기로 만 들립니다. 그러나 종말의 본뜻은 옛것의 끝이 요, 새것의 시작입니다. 옛 질서와 삶을 그치고, 새 로운 삶의 질서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하루하루를 종말의 날처럼 살아가야 합니다.

그런데 하느님은 우리 인간과 똑같은 존재로 오셨 고, 그것도 가장 보잘 것 없는 곳에, 가장 약한, 아 기로 오십니다. 이것이 하느님께서 인간의 역사에 개입하는 방법입니다. 힘과 권력에 대한 우리의 관 습적인 이해를 완전히 뒤집는 사건입니다. 이렇게 우리는 대림절기 4주 동안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 을 준비합니다.

우리 앞에 보이는 옛것의 마지막, 그리고 새것의 도래는 어떤 것인가요? 우리는 이 시대의 징조를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요? 여러분은 어떻게 그 징조에 답하시렵니까?

하루를 마치는 기도 세상 끝 날에, 우리가 하느님 앞에 홀로 겸손히 설 수 있게 하시고, 우리가 많은 이들과 함께 하느님 의 놀라운 일을 바라보고 기뻐하게 하소서.

온갖 생명을 만들어 주신 거룩하신 하느님 아버지 와 우리의 삶에 찾아와 동행하시는 거룩한 아들, 그리고 우리에게 생명의 자유를 주시는 거룩한 영 께서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우리와 함께 하시니 감 사합니다.

우리 친구가 되시어 우리 삶 속에서 함께 걸으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3


편집자 주: 우리 “경계를 걷는 그리 스도인” 모임과 웹사이트를 둘러보 고, 한국에 계신 지인이 짧은 편지 를 보내주셨습니다. 한국 사회와 교 회의 모습을 보면서 아픈 마음을 솔 직히 나눠 주셨어요. 허락을 받아 편지 일부를 이곳에 옮깁니다. 여러 분의 마음은 어떠세요? 여러분도 웹사이트에 댓글을 올려주시거나 글을 보내주세요.

어떤 편지 - 짠한 위안 신부님, 저는 요즘 며칠 간 가을 을 타는지 정신을 못 차릴 지경 입니다.

우리 사회와 현실을 돌아보면, 모두 각자 따로 사는 삶인데, 연

대를 구한다는 것이, 함께 교회 를 이루어 산다는 것이, 지나친 환상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신자들을 보면 여전히 낮은 종교 성에 머물면서 삶의 양념처럼 신 앙을 이해하는 일이 많습니다. 게다가 성직자들도 그런 신자들 의 비위를 맞추느라 전전긍긍하 는 모습을 보이는 것 같습니다. 삶이라는 굴레에 갇힌 인간이라 지만, 참 어렵네요. 저 자신을 포 함해 모두들 측은해 보여요. 가 슴이 아프네요 그런데 ‘경계를 걷는 그리스도 인’ 웹사이트를 보면서 조금 마 음이 편해지네요. 참여하시는 분 들의 글을 읽으니 위안이 되더군 요. 저와 물리적으로 멀리 떨어 진 어떤 공간에서 저와 다른 이 들이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느끼 고 생각하고 살아간다는 것이 위 안이 되었습니다. 원래 교회가 늘 작고 초라하고 보잘 것 없는 이들과 장소와 모 임이란 생각이 듭니다. 그러고 보면 저는 참 오래도록 교회라 불리는 거대한 기계적인 조직에

있었던 것 같아요. 물론 그 내용 은 유효한 것들이었지만요. 삶의 문제는 다른 차원이었다고 봅니 다.

그래서인지 신부님의 노력과 시 도가 가슴 한쪽을 짠하게 합니 다. 뭐랄까, 단순한 측은함이 아 니라 복음의 빛이 느껴지는 그런 처절함, 뭐 이런 거요. 저 가을 타는거 맞나 봅니다. ㅎㅎ 평화와 건강을 빕니다. 멀리서 함께 경계를 걷는 그리스도인 드림

본회퍼와 함께 걷는 연말 40일 여정 “만일 어떤 미친 운전자가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인도 위로 차를 몰아 질주한다면, 목사인 내 임무 는 그 사고 희생자들의 장례나 치러주고 가족들을 위로하는 일만 하는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 다.나는 그 자동차에 올라타서 그 미친 운전자에게 서 운전대를 빼앗아야 합니다.”

“경계를 걷는 그리스도인”은 매일 본회퍼의 짧은 글을 읽으며 아침을 시작합니다. 올해 연말까지 40 일 여정을 경계 위에서 본회퍼와 함께 걷지 않으시 렵니까? 그의 글과 지침을 이메일로 제공합니다. 받아보길 원하시는 분은 이메일 info@svkem.org 로 신청하시면 보내드립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마 지막 페이지와 웹페이지를 참조 하세요.

- 디트리히 본회퍼 (Dietrich Bonhoeffer) 4


“본회퍼와 함께 걷는 40일 여정” 발췌 18일. "값싼 은혜의 말씀은 그 어떤 행위의 율법보 다도 더 많은 그리스도인들을 파멸로 몰아갔습니 다. 값싼 은혜 때문에 그리스도의 제자됨의 뜻과 행동도 잃어버렸습니다." 19일. "은혜가 값비싼 까닭은 사람의 생명을 대가 로 치르기 때문이며, 사람에게 생명을 선사하기 때 문입니다." 값비싼 은혜는 예수의 제자가 져야 할 책임을 우리에게 요구합니다.” 20일. "순종의 첫걸음은 베드로로 하여금 그물과 배를 버리게 하고, 부자 청년으로 하여금 재물을 등지게 합니다." 21일. "밖으로 나가 당신의 형제자매들과 화해하 고 당신을 사로잡고 있는 죄에서 벗어나십시오. 그 러면 당신은 다시 믿을 수 있을 것입니다.."

"악의 얼굴 앞에서 침묵하는 것 자체가 악입니다. 하느님은 그런 우리를 죄 없다 하지 않으실 것입니 다. 말하지 않는 것도 말하는 것이며, 행동하지 않 는 것도 행동하는 것입니다."

22일. "공동체라는 선물은 다양합니다. 친구에게 잠시 찾아가 복을 빌어주는 것만으로도. 누군가에 게 손수 편지를 쓰는 것만으로도 힘을 얻습니다."

- 디트리히 본회퍼 (Dietrich Bonhoeffer)

후원 안내 열린 신앙 공동체의 싹을 틔우려는 "경계를 걷는 그리스도인"을 위해 후원해 주세요. 고맙게도 몇몇 분이 저희 모임 진행을 위해 헌금하기 시작하셨습니다. 성공회 캘리포니아 교구 아시아 사 목 회의에서도 워크숍 및 웹페이지 제작 등을 위해 후원해 주었 습니다 헌금이나 후원을 원하시는 분들은 주일 모임이나 다른 방법으 로 홍승환 목사님, 최종훈님께 직접 주실 수 있습니다. 온라인 http://www.svkem.org/support/ 에 방문하여 Paypal 로 보내 실 수도 있습니다. 헌금과 후원은 비영리기관으로 등록되는 대로 세금 혜택도 받을 수 있습니다. 재정의 운 용과 후원방법에 새로운 아이디어가 있으신 분들은 홍승환 목사님, 최종훈님께 알려주세요. 고맙습니다. 경계를 걷는 그리스도인 web www.svkem.org | twitter @sfsvkem |contact info@svkem.org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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