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ak architec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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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3월 16일 ­ 최

과연 건설이 건축보다 선행되는가? 적절한 과정과 평가를 거친 후 건축사 자격증을 취득한 사람은 건축사가 된다. ‘건축사’가하는 건축 은 분명 건설이 선행된다. 건축사 사무실에서 이루어지는 건축은 빌딩 코드와 법령에 적합하도록 건 축주의 요구를 인허가 도서에 옮기는 작업이다. 그리고 그 모든 과정의 중심에서는 건축주(개발자)가 있다. 건축주(개발자)는 건설을 최종 목표로 삼는다. 즉, 건축주(개발자)가 건축사에게 요구하는 건축 은 건설을 전제로 한다. 건축사는 이러한 건축을 건설 없이 있을 수 없는 건축이라 부르기에 타당하 다. 하지만 과연 모든 건축이 건설을 전제로 되었는가?

그림 1 ‘Tower of David’, this abandoned office tower in Caracas is the world’s largest vertical slum.

[그림1]은 베네수엘라의 수도인 카라카스에 건축사(Torre de David)에 의해 설계된 후 건설되는 중간에 건축주(개발자)의 죽음으로 전면 중단된 ‘Tower of David’이다. 이 건물은 45층의 고층 건 물로 베네수엘라에서 3번째로 높은 건물로 건설되기 시작했다. 여기까지는 건설이 선행되는 건축이 다. 왜냐하면 건축주(개발자)의 요구(베네수엘라에서 3번째로 높은 건물)에 따라 건축사는 건설이 전 제된 건축을 하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건설이 선행된 건축은 아이러니하게도 건설되지 않았다. 건설 을 지극히 의존했던 건축사의 건축조차 [그림1]에서 찾아 볼 수 없다. [그림1]속의 건물은 일반적인 건물로 보이지 않으며 건축주(개발자)가 의도하여 건설한 건물이 아니다. 결국 건축사(Torre de David)의 관점에서 이 건물을 보면 건설이 전제된 건축은 오히려 후퇴되었다.

에드워드 포드(Edward R. Ford)에 의해 쓰여진 The Architectural Detail은 건축에서의 디테일을 다양한 관점에서 조명한다. 흔히 건축사 사무소에서 이야기하는 ‘디테일’로 이 책의 ‘디테일’을 이해 하려고 한다면 무엇인가 어색한 부분이 많다. 이 책은 건축에 나타나는 ‘디테일’의 의미(건축사 사무 소에서 이해하는 디테일은 5가지 중에 일 부분에 해당됨)에 대해 설명한다. 그리고 ‘디테일링’의 개 념에 대해 설명한다. 간단하게 ‘디테일링’을 설명한다면 ‘디테일’을 바라보는 관점이다. 그리고 그는 디테일을 바라보는 관점 또는 디테일을 생산하는 관점은 ‘추상적’(Abstract)과 ‘생기있 는’(Animated)로 설명된다. 쉽게 말해, 미스 반데로에(Mies van der Rohe)가 접근한 디테일의


관점은 ‘추상적’이다. 그는 비율과 비례, 표면의 무늬와 색감을 중요시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생기 있는’ 디테일의 관점은 페터 춤토르의 떼름 발스에서 볼 수 있는 벽이다. 그는 벽을 편마암의 무늬와 비례, 표면 등을 주목하지 않았다. 그는 벽의 깊이를 생각했으며 편마암이 채석장에 쌓여있는 형상을 떠올리도록 디테일을 구축하였다.

에드워드 포드가 설명한 내용 중에 우리가 혼돈하기 쉬운 부분이 한 가지 있다. 그것은 ‘Construction’에 대한 이해이다. ‘Construction’을 국문으로 이해하는 두 개념은 건설과 구축이다. 건설과 구축은 전혀 다른 개념이다. The Architectural Detail의 네 번째 장은 ‘The Detail as a Representation of Construction’이다. 이 장을 조금만 읽어 내려간다면 ‘Construction’을 건설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구축으로 이해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미스(Mies van der Rohe)의 Illinois Institute of Technology의 알룸나이 건물에 드러난 스틸 기둥은 건설을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구 축을 드러내려한 미스(Mies van der Rohe)의 의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혹 네 번 째 장의 제목 을 잘못 이해하여 ‘The Detail as a Representation of Construction’를 ‘건설의 표상으로서 디 테일’로 이해하면 안 된다. ‘The Detail as a Representation of Construction’는 구축을 드러내 고 상징하는 디테일이다.

즉, 디테일은 건물만을 설명하는 수단이 아니다. 디테일은 건물이 건설되기 이전에 대한 영역까지 포 함한다. 쉽게 말해 ‘The Architectural Detail’ 책에 나온 ‘Construction’은 건설과 관련된 디테일 과 전혀 관련이 없다.

그림 2 건축주(개발자)의 요구를 바탕으로 건축가에 의해 건축된 건축은 볼 수 없다.

[그림2]는 건축주와 건축사가 합의한 건설에 전혀 없는 내용이다. [그림2]는 건축사를 매우 당황스 럽고 당혹스럽게 만드는 건축이다. [그림2]는 비단 베네술엘라의 ‘Tower of Daivd’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이와 비슷한 현상들은 서울의 곳곳에서 발견된다. 건설이 없음에도 건축되는 건축과 공동체 는 너무나 흔하다. 흥미로운 사례를 한 가지 예로 들어 본다. 미국의 신발 판매 회사 ‘Zappos’의 CEO 토니(Tony Hsieh)는 사옥 이전 계획을 세울 때 새로운 건물들을 건설하는 것을 생각하지 않 았다. 그는 버려진 구 라스 베가스 시가지로 ‘Zappos’의 사옥을 옮기는 것을 생각하였다. 일명 ‘Downtown Project’라고 불리는 그의 계획은 사람들이 모두 떠나고 남겨진 땅과 건물을 새로 개발 하고 리바이털리제이션(Revitalization ­ 불필요한 건물을 이용하여 다른 목적을 위해 활성화해 가 는 계획)하여 직원들이 저렴한 가격과 질 좋은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였다. 이러한 건축은 오히


려 건설이 없으므로 더욱 전진한 건축이다. 그러므로 ‘건설이 선행되어야만 건축이 전진한다.’는 논리 는 오류가 많다.

건설이 전제되는 건축은 매우 약한 건축이다. 건설이 지나치게 의존하여 건설되지 않으면 아무런 의 미가 없는 건축이기 때문이다. 흔히 현상 설계니 설계 경기에 의존하는 건축은 반드시 1등이 되어 건설되어야 전진한다. 하지만 1등이 되어 건설되는 건축은 모두 우수한가? 현대 건축은 시각적으로 소비되고 사람들의 모든 종류의 욕구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새로운 현상과 형태를 만든다. 국제 설계 경기에서 1등을 하는 유명한 건축가들 중에 자하하디드와 프렝크 게리의 건축물을 보면 감탄이 나올 정도로 신기하며 흥미로운 형태를 건축물로 건설한다. 현대 건축에서 건설이 된다는 건축을 보면 내 눈을 의심할 정도로 새로운 형태와 현상을 창작 또는 발명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다. 하지만 시각 적인 흥미와 욕구 충족은 늘 새로운 흥미와 자극을 찾는다. 프렝크 게리의 건축물이 어제보다 오늘이 덜 흥미롭고 자극적인 것은 나만 느끼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러면 강한 건축은 무엇인가? 건설이 아닌 구축하는 건축이 전진하는 건축이다. (구축하는 건축은 흥미롭고 유익한 내용이나 피곤하여 다음에 적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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