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 스토리텔링 107가지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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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스토리텔링 107가지

맛있고 재미있는 한식이야기

전 세계적으로 일고 있는 한식 붐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한식스토리텔링 107가지, 맛있고 재미있는 한식이야기> 책자는

세계 곳곳에 점점 더 많은 한식당이 생기고 있으며 다양한 한식을 맛보기 위해

농수산물유통공사가 호서대학교(정혜경교수)에게 의뢰한 <스토리텔링을 활용한 음식 문화

많은 외국인들이 그 한식당을 찾습니다.

홍보 콘텐츠 개발> 자료를 간결하게 보급한으로 제작한 것입니다.

한식은 다양한 식재료를 사용해 맛을 내는 변화무쌍한 음식이며,

대표적인 한식 메뉴마다 정의, 맛의 특징, 역사와 문화적 배경을 재미있는 이야기로 구성했으며

젊음과 아름다움을 가져다주는 건강한 음식이기도 합니다.

조리의 특성과 재료에 대한 정보도 읽기 쉽게 정리했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도 ‘한식’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고조되고 있는 지금,

완성도 높은 음식 사진, 식당에서 마주치는 현장감 있는 사진도 함께 수록했습니다.

한국 최고의 문화 콘텐츠 중의 하나인 한식을 세계인에게 알리기 위한

여기에 소개된 우리 음식과 그에 얽힌 이야기들을 통해

‘한식 세계화’의 바람도 뜨겁습니다.

국내외에 올바른 한식 관련 정보를 전달하는 데 널리 활용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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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과죽

국수와 면류

국과 탕

찌개와 전골

찜과 조림, 볶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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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식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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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4

물냉면

058

된장국

080

된장찌개

102

갈비찜

214

찾아보기

018

돌솥밥

046

비빔냉면

060

미역국

082

김치찌개

104

닭매운찜

216

참고문헌

020

비빔밥

048

잔치국수

062

북엇국

084

청국장찌개

106

닭백숙

024

김밥

050

비빔국수

064

육개장

086

순두부찌개

108

보쌈

026

쌈밥

051

쟁반국수

066

떡국

088

부대찌개

110

족발

028

김치볶음밥

052

칼국수

068

갈비탕

090

신선로

112

아귀찜

030

불고기덮밥

054

만두

070

곰탕

092

곱창전골

114

해물찜

032

오징어덮밥

071

설렁탕

094

국수전골

116

갈치조림

034

콩나물국밥

072

삼계탕

096

두부전골

118

고등어조림

036

잣죽

074

매운탕

098

만두전골

120

은대구조림

038

호박죽

076

감자탕

099

불낙전골

122

두부조림

040

전복죽

123

두부김치

124

떡볶이

126

낙지볶음

127

오징어볶음

128

제육볶음


나물

구이와 전

김치,장아찌,젓갈

떡과 음료, 술

132

나물

148

쇠갈비구이

180

134

구절판

150

떡갈비

182

생선회

188

배추김치

202

육회

190

백김치

204

한과

136

도토리묵

152

돼지갈비구이

184

138

오이선

154

불고기

홍어회

191

나박김치

206

192

깍두기

210

음료

140

잡채

156

142

탕평채

158

뚝배기불고기

193

오이소박이

212

막걸리

로스편채

194

장아찌

144

해파리냉채

160

삼겹살구이

196

젓갈

162

생선구이

198

간장게장

164

황태구이

166

춘천닭갈비

168

곱창구이

170

오리구이

171

더덕구이

172

파전

174

빈대떡

176

김치전

177

모듬전


한국의 식문화 음식 속에는 그 나라와 민족의 과거, 현재, 미래의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한국의 전통 음식문화 속에도 수많은 이야기들이 숨어 있습니다. 우리 조상들이 물려준 생활 모습, 삶의 철학이 녹아들어 있는 한식. 맛있고, 아름답고, 몸에 좋은 한식의 다양한 특징들을 살펴봅니다.

발효식품으로 간을 맞추고 영양의 균형을 이루어낸다 안주인의 정성으로 준비하는 장류와 김치 한국의 전통 음식을 얘기할 때 빠지지 않는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가 바로 발효식품이다. 간장, 된장, 고추장 등의 장류와 젓갈, 김치가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한국의 발효식품이다. 한식의 특징을 말할 때 ‘깊은 맛’이라는 말을 자주 사용하는데 세월의 깊이가 더해진 장류로 간을 맞추었기에 가능한 이야기다. 재료와 맛의 특성에 따라 3백50가지로 나뉜다는 김치는 유산균과 식이섬유의 보고로 알려져 최근 세계인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전통 음식. 같은 김칫거리라도 계절에 따라 그 모양과 맛은 미묘한 차이를 보이는 것이 김치이다.

모든 음식은 한 상에 차려낸다 다양한 맛을 음미하고 고른 영양을 섭취할 수 있는 반상차림 한식은 서양 음식과는 달리 한 상에 여러 가지 음식을 차려낸다. 이렇게 밥과 반찬을 동시에 상에 올리는 것을 ‘반상차림’이라고 한다. 밥과 국, 간장, 김치, 나물, 생선구이 정도로 차린 소박한 밥상부터 상다리가 휘어진다고 해야 할 만큼 수십 가지 음식을 올린 교자상까지 종류와 규모는 천차만별이지만 중요한 것은 밥은 반찬과 함께 먹어야 한다는 것. 주식인 밥에 여러 가지 반찬을

조상의 지혜가 담긴 영양식 된장, 간장, 고추장은 음식의 맛을 내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영양의 균형을 맞추는 데도 많은 기여를 하는 식품이다. 단백질 함량이 높은 콩을 주재료로 만들어 곡식과 채소만으로 만드는 반찬을 육류 못지않은 영양식으로 탈바꿈시키는 것이다. 단백질의 분해 과정에서 생기는 아미노산은 감칠맛을 더해주고 그 안에 포함된 미생물들은 몸속에 들어가 정장 작용과 항산화 작용을 해 건강을 지켜준다. 모든 장류는 효소가 살아 숨 쉬는, ‘현재 진행형’식품이다. 김치 역시 풍부한 섬유소와 유산균 등이 정장 작용을 하고 몸의 생리 조절 기능을 돕는 이로운 식품임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곁들여 맛의 조화와 영양의 균형을 이끌어내는 것이다.

같은 재료라도 다양한 조리법으로 변화를 주는 한식 한식은 다양한 조리법을 사용하는 변화무쌍한 식문화이다. 같은 재료를 쓰더라도 조리법이 겹치는 일은 그리 흔치 않다. 밥만 하더라도 쌀만으로 짓는 흰밥부터 다양한 곡류를 함께 섞은 잡곡밥, 채소나 해물을 보탠 섞음밥 등 다양한 형태로 변화를 준다. 밥, 죽, 국수, 만두, 떡국, 수제비 등 주식만 하더라도 3백50가지 이상을 만들어낼 수 있을 정도. 우리 음식의 반 이상을 차지하는 반찬 역시 1천5백 가지 이상 만들어낼 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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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절식과 토속 음식으로 제철 재료를 고루 이용한다

양념과 고명을 통해 맛, 멋, 영양을 챙긴다

계절의 변화를 음식에 담다

음식이 곧 약이다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고 사계절이 뚜렷하다. 다양한 식자재를 구할 수 있는 최상의

한식은 음식의 맛을 내는 데 여러 가지 천연 조미료를 쓴다. 양념과 고명이 그것이다. 한식은 재료의

환경을 갖추고 있는 것이다. 산이 깊어 계절에 따라 다양한 산야초와 나물거리들을 구할 수 있다는

배합이나 조미료의 쓰임새에 의해 의식동원(醫食同源)이라는 이념을 실현한다. 즉 ‘입으로 먹는

것도 큰 축복이다. 음력 정월 초하루인 설과 음력 8월 보름인 추석 등의 명절에 차리는 차례상,

음식이 몸에 약이 된다’는 것이다. 고추, 마늘, 파, 생강 등의 양념은 맛을 살리기도 하지만 몸에

대보름날의 오곡밥과 묵은 나물, 동지 팥죽, 복날의 복달임 음식 등을 통해 조상들은 그 계절에 가장

이롭기 때문에 사용하기도 한다. 양념이란 말은 한문으로 약념(藥念)으로 표기하는데 이것은 여러

맛있는 제철 재료를 찾아내고 다양한 조리법으로 만들어 즐겼다.

가지 조미료를 쓸 때 ‘몸에 이로운 약이 되도록 염두에 둔다’는 뜻을 담고 있다.

향토 음식이 발달한 한식

정성을 담은 고명으로 철학을 담아낸다

향토 음식은 그 지역의 지리적, 기후적 특성에 의해 생산된 지역 특산물로 그 지역에서만

한식에는 유독 고명이 많이 쓰인다. 한식의 재료와 고명은 모두 오방색(흰색, 검은색, 녹색, 붉은색,

전수되어온 고유의 조리법으로 만든 음식이다. 어떤 전통 음식보다도 가치가 있는 무형의 유산인

노란색)을 띠고 있다. 구절판과 신선로는 오방색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음식이며 잡채나 탕평채는

것이다. 고장마다 전해 내려오는 세시풍속이나 통과의례, 생활풍습이 담긴 토속 음식을 통해 한식의

각각의 색을 섞어서 만드는 음식이다. 천연 재료에서 얻어낸 염료와 고명은 음식을 준비하는 사람의

다채로운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정성을 그대로 드러낸다. 또한 다섯 가지 색에 담긴 철학적 의미와 영양학적 특성을 갖출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도 함께 하는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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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예법이 엄격하고 식기문화가 발달했다

유기와 옹기 유기는 놋그릇이라고도 부른다. 구리와 주석을 4:1의 비율로 섞어서 녹인 다음 손으로 일일이 두드려 만드는 유기를 ‘방짜’라고 부른다. ‘안성맞춤’이라는 표현이 있다. 물건이나 사람, 상황이 잘

국그릇과 밥그릇, 숟가락과 젓가락

어울리는 상태를 말한다. 안성은 예로부터 유기 산지로 유명했는데 관청이나 양반가의 주문을 받아

한식은 반드시 밥그릇은 왼쪽, 국그릇은 오른쪽에 놓는다. 숟가락과 젓가락을 동시에 사용해서 먹는

특별히 모양과 품질을 좋게 만들어내는 것을 모춤(마춤)이라고 했고, 그로부터 ‘안성맞춤’이라는

것도 특징. 숟가락은 뜨거운 국이나 찌개 음식이 많은 한식의 특성에 잘 맞는 도구이며, 젓가락은

말이 생겨났다고 한다. 옹기는 흙으로 빚은 그릇에 잿물을 발라 고온에서 구워낸 그릇. 눈에 보이지

재료를 잘게 썰거나 채 썰어 음식을 만드는 한식에 어울리는 도구다. 밥과 국은 숟가락으로 떠먹고,

않는 작은 숨구멍을 통해 공기가 드나들 수 있어 음식을 신선하게 보관할 수 있기에 된장, 간장,

반찬은 젓가락으로 집어 먹는 것이 올바른 식사법. 식사를 함께할 때는 가장 나이가 많은 어른이

고추장, 김치 등의 발효식품을 보관하는 데에 적당하다. 고온에도 잘 깨지지 않고 음식이 잘 식지

먼저 수저를 든 후에 아랫사람이 밥을 먹는 것이 한국인의 식탁 예절이다. 숟가락과 젓가락에도

않아 불 위에 직접 올려서 끓이는 뚝배기도 옹기의 일종이다.

음양의 조화가 깃들어 있다. 둥근 숟가락은 양(陽)을, 젓가락은 음(陰)을 상징하는 것이다.

소반 첩수

소반은 음식을 차려놓고 먹는 상이다. 원래 한식은 ‘각상차림’이 일반적이다. 개개인마다 작은

한식 상차림의 규모는 ‘첩수’로 구분할 수 있다. 3첩, 5첩, 7첩, 9첩 그리고 궁중에서 임금님께 올리는

상에 따로 음식을 차려내는 것이다. 소반은 만드는 재료와 다리의 모양에 따라 다양한 이름으로

수라상의 12첩으로 나뉜다. ‘첩’은 반찬을 담아내는 그릇인 반상기의 단위. 그마저 밥과 국, 김치,

불린다. 느티나무로 만들면 괴목반(槐木盤)이고, 은행나무로 만들면 행자반(杏子盤)이다. 다리를

찌개, 종지에 담은 간장과 초장 등은 첩 수에 포함되지 않으니 가장 간단한 3첩 상차림이라 하더라도

개의 다리처럼 구부정하게 만든 것은 개다리소반, 발이 셋이 달리면 삼족반(三族盤)이라고 불렀다.

나물과 구이, 장아찌 등이 올라 여러 가지 음식을 충분히 맛볼 수 있는 것이 한식의 상차림인

경상남도 통영에서 만든 통영반 (統營盤), 전라남도 나주에서 만든 나주반(羅州盤), 황해도 해주에서

것이다.

만든 해주반(海州盤)도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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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은 한국인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음식이다. 한국인은 ‘밥 힘’으로 살며 ‘밥이 보약’이라고 말한다. ‘밥 먹었느냐’는 친근한 인사말이고 ‘밥상’은 ‘한 끼의 식사’를 뜻하는 말이기도 하다. 밥과 함께 한국 음식의 기본을 이루는 죽은 엄마젖을 뗀 후 제일 먼저 먹는 음식. 기운이 없어 헛헛하거나 몸이 아플 때 한국인은 따뜻한 죽 한 그릇을 떠올린다.

밥 돌솥밥 비빔밥 김밥 쌈밥 김치볶음밥 불고기덮밥 오징어덮밥 콩나물국밥 잣죽 호박죽

밥과 죽 전복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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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주식

밥 밥은 쌀만으로도 짓지만 콩, 팥 등의 곡류를 넣어 잡곡밥을 짓기도 하고 감자와 고구마 등을 넣어 채소밥을, 굴이나 홍합 등을 넣어 해물밥을 짓기도 한다. 불 조절 솜씨는 밥맛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 묵은 쌀, 좋지 않은 쌀이라도 불 조절을 잘하는 요령만 터득하면 제대로 된 밥맛을 낼 수 있는 것이 한국인이다.

밥맛이 좋아야 반찬도 맛있다 밥은 한자어로 반(飯)이라 하고 어른에게는 진지, 왕이나 왕비 등 왕실의 어른에게는 수라, 제사에는 메 또는 젯메라고 부른다. 밥과 반찬은 따로 떼어놓고 생각할 수가 없다. 반찬이 아무리 맛있어도 밥과 함께해야 그 맛이 완성되는 법. 굳이 따진다면 밥맛이 반찬 맛을 완성시킬 수는 있어도 반찬 맛이 밥맛을 완성시킬 수는 없다. 밥이 맛있으면 반찬 없이도 먹을 수 있다고들 하지만 반찬이 너무 맛있어서 밥 없어도 되겠다고 말하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각각의 음식을 순서대로 먹는 서양과 달리 한국에는 밥과 반찬을 동시에 상위에 올리는 것도 그 때문이다. 서로 다른 음식을 한꺼번에 먹으면서 어떻게 맛을 구별하고 고유의 맛을 즐길 수 있는지 의아해하는 서양인들과 달리 그 맛의 어우러짐을 즐길 수 있는 것이 한국인이다.

성인병을 예방하는 밥 쌀은 탄수화물과 단백질 함량이 높으면서도 지방은 밀가루에 비해 ⅓나 적어 비만을 예방하는 데 효과적이다. 빵이나 감자를 먹으면 혈당이 급격하게 상승하지만 밥을 먹으면 혈당이 완만하게 상승한다. 쌀에 있는 펩타이드는 혈압 상승을 억제하며 비타민 E, 엽산, 토코트리에놀 같은 강력한 항산화제가 들어 있어 세포의 노화를 억제한다. 가장 부드럽고 맛이 좋으며 소화가 잘 되는 흰밥은 한국 음식의 기본. 껍질을 덜 벗긴 현미밥은 중요한 영양 성분이 많이 들어 있는 건강식으로 인기를 얻고 있으며 콩, 팥, 채소 등을 넣은 잡곡밥과 채소밥 역시 건강과 맛을 챙긴 영양식으로 인정받고 있다.

맛있는 밥짓기 ‘밥알에 윤기가 있고 부드러우며 향긋해야 맛있다’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 중국 청나라 사람 들은 “밥 짓은 불은 약하고 물은 적어야 이치에 맞는데 솥 속의 밥이 고루 익어 기름지도록 밥 짓기를 잘하는 것이 바로 조선 사람들”이라는 말로 우리의 밥맛을 칭찬했다. 밥과 반찬으로 이루어진 고유한 식문화 덕분인지 조선시대 문헌에는 맛있는 밥 짓기 요령이 심심찮게 등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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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끈따끈한 누룽지를 긁는 재미

돌솥밥 돌솥밥은 돌솥에 쌀을 안치고 밤, 은행, 잣, 표고버섯, 콩, 채소 등을 얹은 다음 즉석에서 지어낸 밥이다. 갓 지어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데다 뜨거운 밥을 즉석에서 먹을 수 있어 예전부터 귀한 손님을 대접할 때나 집안의 가장에게 따로 밥을 지어 올렸다.

작은 돌솥에 1인분씩 내놓는 별미밥 돌솥밥은 옛날 궁중에서 귀한 손님을 대접하기 위해 만들었다는 설도 있고 조선시대에 궁중에서 속리산 법주사로 불공을 드리러 갔을 때 구하기 쉬운 재료들을 돌솥에 담아 바로 밥을 지었던 데서 유래했다는 설도 있다. 조선시대 숙종 때 곱돌 산지로 유명한 전라북도 장수의 최씨 문중에서 진상품으로 곱돌솥을 올려 사용하게 되었다는 얘기도 전해진다. 궁중에서 왕과 왕비의 밥을 지을 때는 작은 곱돌솥에 참숯으로 따로 밥을 지었다. 큰 놋화로에 참숯을 피워놓고, 넓적하고 긴 쇠 두 개를 걸쳐 곱돌솥을 놓은 뒤 물을 먼저 끓이다가 쌀을 넣어서 밥을 짓는데 서서히 뜸을 들여 입 안에 녹는 듯 부드러운 맛을 내곤 했다고. 흰밥과 팥밥을 동시에 올려 골라 드시도록 했는데 분량은 딱 두 그릇에 담을 정도로만 맞췄다고 한다. 아무려나 돌솥밥은 귀한 손님에게 대접하는 극진한 마음을 담은 밥이라는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일 터. 그래서인지 요즘은 식당에서도 공기밥 대신 돌솥밥을 내놓는 경우가 많은데 국민 모두를 강타한 경제 위기 때에도 이름난 돌솥밥집들은 IMF 한파를 크게 타지 않았을 정도라니 그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만하다.

돌솥밥의 매력은 누룽지 사람들은 돌솥밥을 먹을 때 두 가지 방법으로 즐긴다. 하나는 따끈한 숭늉을 만들어 먹는 것. 밥을 덜어내고 물을 부어두면 밥을 다 먹을 때쯤 솥에 남은 열에 의해 숭늉이 만들어진다. 돌솥밥 마니아들은 알맞게 불어난 누룽지에 짭짤한 젓갈이나 장아찌를 얹어 먹으며 마무리해야 제대로 밥 한 솥을 먹은 느낌이 든다고 말한다. 숭늉을 만들어 먹으려면 비리지 않은 재료를 넣어야 하는데 밤, 대추, 콩이 흔하고 때로는 수삼 한 뿌리를 넣어 그윽한 향기를 살리기도 한다. 돌솥밥은 양념간장을 넣어서 비벼 먹어도 맛이 기막히다. 쫀득쫀득한 밥알에 고소한 참기름 향기가 어우러져 그야말로 다른 반찬이 필요 없다. 주로 해물이나 버섯 등을 넣어서 밥을 짓는데, 가을에는 송이를 넣은 송이돌솥밥이, 겨울에는 굴밥이나 홍합밥, 무채를 넣은 무밥이 제격이다. 양념간장에 영양부추나 달래를 넣으면 향이 그만이다. 바닥에 눌어붙은 누룽지를 긁어 먹는 맛도 빼놓지 않아야 할 별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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갖은 나물로 비빈 세계인의 건강식

비빔밥 흰밥 위에 갖가지 나물과 고기볶음, 튀각 등을 올려 비벼 먹는 비빔밥은 한국인과 외국인 모두 첫손으로 꼽는 한국의 대표 음식. 예로부터 골동반(骨董飯), 궁중에서는 비빔으로 불린 비빔밥은 1990년대 초 처음 항공기 기내식으로 채택되었는데 지금은 전 세계 기내식 중 가장 인기 있는 음식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제사와 품앗이 문화가 만든 비빔밥 비빔밥의 유래를 말할 때 사람들은 흔히 세 가지를 꼽는다. 첫 번째는 한국만의 독특한 제사 풍습이다. 밥과 고기, 생선, 나물 음식을 제물로 상에 올려 제사를 지내고 나서 후손들이 골고루 나누어 먹는 ‘음복’을 하게 마련인데 이때 밥을 비벼서 나누어 먹었던 데서 비빔밥이 시작되었다는 것. 또 한 가지는 섣달 그믐날 남은 밥에 반찬을 모두 넣고 비벼서 밤참으로 먹었던 조상들의 풍습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있다. 비빔밥은 들밥에서 시작되었다는 설도 있는데 모내기나 추수를 할 때 품앗이라고 해서 이웃끼리 일을 돕는 풍습이 있었고 그때 시간과 노동력을 절약하기 위해 비빔밥 재료를 들로 가지고 나가 나누어 먹었다는 것이다. 비빔밥은 각 지역마다 나름대로의 특색을 지니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전주비빔밥과 진주비빔밥이 유명하다.

잘 가꿔진 화원을 옮겨놓은 듯 아름다운 꽃밥 전주비빔밥은 전주 지방의 향토 음식으로 콩나물비빔밥이라고도 하는데 30여 가지의 재료가 들어가며 양지머리를 푹 끓여 만든 육수로 밥을 짓고 녹두녹말에 치잣물을 들여 만든 노란색 황토묵을 얹는 것이 특징이다. 육회를 넣어 비벼야 제 맛이 나는데 육회를 못 먹는 사람은 볶은 고기를 넣어 비벼 먹기도 한다. 진주비빔밥은 진주 지방의 향토 음식. 잘 가꿔진 화원을 옮겨놓은 듯 아름답다고 해서 옛날부터 화반(꽃밥)이라고도 불린다. 바지락을 곱게 다져서 참기름으로 볶다가 물을 붓고 자작하게 끓인 탕국을 한 숟가락 끼얹고 밥을 비벼 먹는 것이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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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맛있어서 매일 먹고 싶은 헛제삿밥 경상도는 헛제삿밥이 유명하다. 말 그대로 제사를 올리지 않고 먹는 가짜 제삿밥. 맛있는 제삿밥을 자주 먹고 싶었던 양반들이 제사 음식을 차리고 제사를 지내는 시늉을 한 후 먹었다는 데서 유래했다는 설도 있고, 제사를 지낼 수 없는 상민들이 제삿밥을 먹고 싶어 그냥 헛제사 음식을 만들어 먹었던 데서 유래했다는 설도 있다. 고기와 무를 넣어 끓인 탕과 양념한 고기를 구운 산적, 북어찜, 두부 부침, 돔배기(상어)산적, 나물을 올리는데 고추장 대신 간장을 넣어 밥을 비벼 먹는다.

산나물로 만드는 산채비빔밥, 따끈한 돌솥비빔밥 산채비빔밥은 스님들이 산나물을 얹어 밥을 비며 먹었던 것에서 유래했다고 알려진 비빔밥. 야생에서 채취한 재료들을 써서 담백하고 깔끔한 맛을 낸다. 뜨거운 돌솥에 담아내는 돌솥비빔밥은 지글지글 누룽지가 만들어지는 소리가 독특해 눈길을 끄는데 먹는 내내 뜨거운 맛이 유지되어 인기가 높다. 돌솥 밑바닥에 눌어붙은 누룽지를 숟가락으로 긁어 먹는 맛도 놓칠 수 없는 즐거움. 스페인의 파에야와 비슷해 외국인들도 좋아하는 음식이다.

헐리우드 스타와 비빔밥 한국을 방문한 마이클 잭슨과 패리스 힐튼, 니컬러스 케이지의 공통점은? 바로 비빔밥 마니아라는 사실. 할리우드 스타들의 살빼기 노하우를 공개하는 TV 프로그램에서 귀네스 팰트로는 날씬한 몸매의 비결로 한국의 비빔밥을 꼽았다. 자신이 운영하는 사이트에 비빔밥 조리법을 올려 화제를 모았을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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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사를 모신 후 음복하는 과정에서 밥을 모두 비벼먹는 모습은 오래전부터 있어 온 풍습이다. (경당종택 불천위 제사)

상처받은 마음, 비빔밥으로 달래기

뉴욕 타임스퀘어 광장에 올린 비빔밥 광고

냉장고에 있는 갖가지 반찬을 한꺼번에 쓸어 넣고 고추장으로 빨갛게 비빈 비빔밥만큼 우리를 위로하는 음식도 드물다. 한 숟가락 그득 퍼서 입 속으로 넣는 순간, 응어리진 마음이 풀어지기 시작한다는 것은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하는 얘기. 누군가와 싸우고는 분이 풀리지 않을 때, 스트레스가 쌓이 거나 무기력하다고 느껴질 때 생각나는 최고의 음식, 바로 비빔밥!

2010년 가을, 뉴욕 타임스퀘어 광장의 전광판에 비빔밥 광고가 등장했다. 200여 명의 출연진이 참여한 규모로 난타, 태권도, 사물놀이, 강강수월래, 탈춤, 북청사자놀음 등 한국의 전통 문화를 접목시켜 만든 화려한 색감의 영상 광고는 단번에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화제를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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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힘이 중요한 한국인의 간편한 한 끼

김밥 김에 밥을 올리고 시금치, 단무지, 당근, 달걀, 쇠고기 등을 올려 돌돌 말아낸 김밥. 일본의 김초밥과 비슷한 음식이지만 밥에 식초와 설탕, 소금을 넣어 섞는 일본과 달리 한국식 김밥은 맨밥에 참기름과 소금만으로 간을 하는 것이 다르다.

속 재료 따라 각양각색 이름을 바꾸는 김밥 김발을 이용해 길고 둥글게 만 요즘 형태의 김밥이 유행한 것은 1960~1970년대부터다. 봄가을로 다녀오던 학생들의 소풍 도시락 단골 메뉴가 바로 김밥. 소풍날 아침, 도시락을 싸고 있는 엄마 옆에 앉아 집어 먹던 김밥 꼬투리를 어린 시절 최고의 별미로 꼽는 사람들도 많다. 김밥의 대중화가 확실하게 이루어진 것은 1990년대 중반. 서울 종로구 혜화동에 ‘종로김밥’이 생기면서 김치나 치즈 등의 속 재료를 깻잎에 한 번 싸서 속으로 넣고 밥의 분량을 넉넉하게 잡아 크게 만든 김밥을 선보여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다. 김밥은 속 재료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치즈김밥, 참치김밥, 김치김밥 등 수십 가지로 변신시킬 수 있는 독특한 음식이다.

뚱보 할매가 처음 만든 충무김밥 맨밥을 손가락 굵기만 하게 말아낸 꼬마김밥에 반찬 대신 갑오징어무침과 무김치. 알고 보면 이 꼬마김밥의 역사는 괘 오래전부터 시작된다. 예전에는 도로 사정이 좋지 않아 여객선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여러 시간이 걸리는 바닷길에 마땅한 요깃거리가 없던 승객들이 김밥을 사서 배에 올라 그것으로 식사를 대신했다고 하는데 속을 채운 김밥은 워낙 잘 쉬어버려 못 먹게 되는 경우가 태반이었다. 여기에 착안해 한 할머니가 밥은 밥대로 싸고 반찬은 따로 담아주는 김밥 행상을 하기 시작했던 것. 장사가 불티나게 잘되었음은 물론이다. 그러다 도로 사정이 좋아지고 여객선의 운항이 줄어들면서 터를 잡고 가게를 차린 곳이 충무. 지금은 행정구역 개편으로 인해 충무가 통영시에 편입되었지만 여전히 충무김밥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통영에 가는 사람들이 한 번쯤은 들른다는 명물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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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과 건강을 싸먹는

짭짤한 젓갈 쌈밥 남쪽지방에서는 쌈장대신 젓갈을 쌈에 올려 싸먹는다. 멸치젓은 경상남도 지방에서 많이 먹고 자리젓은 제주도 사람들이 즐겨 먹는 젓갈. 멸치나 정어리 조림은 전라남도 지방에서 많이 먹는 쌈밥 재료이다.

쌈밥 쌈밥은 푸성귀에 밥과 양념장을 얹어 싸 먹는 음식이다. 무엇이든 싸고 보는 보자기 문화를 가진 한국인은 유독 쌈 음식을 좋아한다. 채소와 산나물, 해조류 등 가리지 않고 손바닥 위에 넓게 펼칠 수 있는 것이면 무슨 재료든 쌈을 싸서 먹는다. 채소 위에 얹을 수 있는 재료라면 어떤 것이든 쌈 재료로 쓰이는 것은 물론이다.

손바닥에 펼쳐지는 재료면 뭐든 싸먹는 한국인

한꺼번에 섭취할 수 있다. 다시마와 된장, 현미밥 등 무기질이 풍부한 알칼리성 음식을 같이 먹으면

한국인의 밥상에는 쌈 채소가 자주 오른다. 갈비나 불고기를 먹을 때도 쌈 채소가 곁들여 나오고

산성 체질을 개선하며 배변을 촉진하는 역할도 한다.

담백한 생선회를 먹을 때도 매콤한 고추나 마늘을 곁들여 쌈을 싸 먹는다. 쌈 채소를 내놓지 않는 삼겹살집은 없다. 한여름에 날씨가 무더워 상추 값이 폭등하면 삼겹살집 매출 역시 뚝 떨어진다.

화려함의 극치 궁중쌈밥

상추 두 장을 겹쳐 깔고 고기를 싸 먹는 재미를 맛볼 수 없으니 아예 손님들이 고깃집을 찾지 않는

한국 음식 문화에서 유일하게 예의나 체면을 차릴 필요가 없는 음식이 바로 쌈밥이다. 궁중의

것이다.

임금님도 쌈밥을 드셨다. 임금님의 쌈밥에는 속 재료들을 다양하게 차렸는데 쇠고기를 곱게 채 썰어 볶은 장똑똑이, 병어를 고추장 국물에 조린 병어감정, 보리새우볶음 등을 곁들이고 간 고기와

생으로 먹고 데쳐서 먹는 쌈밥

참기름, 잣 등을 넣어 볶은 약고추장을 곁들였다.

가장 많이 먹는 쌈 재료는 쌈채소. 상추, 깻잎, 쑥갓, 배추, 케일 등인데 상추 종류만 해도 10여 가지가 넘을 정도다. 생으로 먹기에 뻣뻣한 양배추나 아욱 같은 채소는 살짝 데치거나 쪄서 먹는다.

불면증에는 상추쌈밥

다시마나 미역 같은 해조류 역시 인기 있는 쌈 재료. 푹 쪄낸 고기를 김치로 싸먹는 음식은 ‘보쌈’

쌉쌀한 상추를 먹으면 잠이 오는데, 이는 상추 속에 들어 있는 탁투칼리움이라는 성분 때문.

이라고 따로 부른다.쌈은 제철에 나는 각종 채소를 생으로 먹기 때문에 조리하는 동안 생기는

불면증과 황달, 빈혈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몸이 붓고, 소변이 잘 안 나올 때, 뼈마디가 쑤시고

영양분의 손실이 없고, 비타민 A와 비타민 C, 철분, 칼슘 등과 같은 성인병 예방에 좋은 성분들을

혈액이 탁해졌을 때도 효과를 발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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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쉬운 별식

김치볶음밥 밥과 김치, 오래전부터 먹어왔지만 이 두 가지 재료를 섞어서 볶아내는 음식이 출현한 것은 1930년대 이후라고 한다. 바로 프라이팬이 도입되고부터. 김치를 잘게 썰어서 기름과 함께 볶으려면 프라이팬 없이는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밥과 김치, 기름과 프라이팬 우리나라에서 볶음밥의 원조는 중국식 볶음밥과 일본에서 유입된 오믈렛라이스가 유행을 타면서 시작되었다. 다른 나라에서 들어온 볶음밥 조리법의 바탕에 우리나라 대표 음식인 김치를 활용해서 만들어진 것이 바로 김치볶음밥이다. 신 김치를 넣어 느끼한 맛을 없앤 김치볶음밥은 별다른 반찬 없이도 먹을 수 있는 음식이다. 한국인이 먹는 최소한의 한 끼 식사가 밥과 김치만 가지고도 가능한 것과 마찬가지다. 별다른 식재료가 없을 때, 상차림이 번거로울 때, 특별히 구미를 당기는 음식이 생각나지 않을 때, 특히 밥은 있는데 딱히 처리할 방법이 생각나지 않을 때. 그때가 바로 김치볶음밥을 만드는 순간이다. 밥과 김치만 놓고 먹는 초라한 밥상에 비해 김치볶음밥은 똑같은 재료를 쓰지만, 맛도 외형도 그럴듯한 단품 요리로 대접을 받는다. 이것이 모든 한국인이 김치볶음밥을 사랑하는 이유이다.

김치볶음밥의 화려한 변신, 철판볶음밥 1990년대 초반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던 것이 바로 철판볶음밥. 볶음밥에 들어가는 재료를 취향에 따라 두 가지 정도 고르면 즉석에서 조리사가 넓은 철판에 고슬고슬하게 볶은 뒤 소스를 끼얹어 주는 음식이다. 이러한 퓨전 철판볶음밥에서도 손님들의 대다수가 김치를 선택하곤 했다. 즉, 김치볶음밥을 기본 베이스로 한 뒤에 고기나 채소, 또는 해물 중에서 추가 재료를 선택해 만들어 먹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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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편하게 혼자 먹는 불고기

불고기덮밥 밥 위에 불고기를 얹은 음식이 불고기덮밥이다. 불고기가 혼자서 먹기에는 애매한 음식이라면 불고기덮밥은 간편하게 한 그릇 음식으로 먹을 수 있어 좋다. 일본의 돈부리와 비슷한데 바쁜 도시인들이 번거롭지 않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어 인기를 모은다.

불고기의 일상화, 대중화가 불러 온 음식 고기 자체가 귀했던 옛날에는 다 같이 먹는 잔치 음식이나 가족만의 특별한 날에나 고기를 먹을 수 있었다. 이런 전통은 현대에도 예외가 아니어서 어느 고깃집을 가더라도 1인분은 주문할 수 없는 것이 상식이다. 삼겹살 1인분, 불고기 1인분이라는 말은 고기를 먹고 더 추가해서 시킬 때나 쓰는 말이다. 불고기덮밥은 불고기란 두 사람 이상이 되어야만 먹을 수 있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나온 음식이다. 불고기를 혼자 먹을 수 있다는 것, 그것도 동네 분식집이나 간이식당에서도 불고기를 먹을 수 있고, 바쁜 시간에 간편하게 먹을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환영받는다.

덮밥의 새로운 변신, 바싹 불고기 덮밥 불고기덮밥은 원래 국물이 있어서 밥과 비벼 먹는 것이지만 국물 없이 바싹 구워서 밥 위에 얹어도 깔끔하게 먹을 수 있어 좋다. 고기를 볶을 때 나오는 물을 받아두었다가 밥과 함께 볶고 고기를 따로 볶아 고슬고슬한 맛을 살리는 것이 특징. 물기가 없어 야외 도시락에 넣어도 좋고 샌드위치 속으로 넣어도 그만인데 꼬치로 만들면 손님 초대 음식으로도 제격이다.

불고기덮밥 만들기 불고기덮밥 만드는 법은 아주 간단하다. 얇게 썬 쇠고기와 양파, 밥만 준비하면 끝. 쇠고기 400g에 양파 ½개를 얇게 썰어서 섞고 양념장을 넣어 무친다. 양념장은 간장 5큰술에 설탕 1큰술, 물엿 1큰술, 깨소금 ½작은술, 참기름 1작은술을 섞어 만든다. 쇠고기와 양파에 양념장을 섞어 30분 정도 재웠다가 물 1컵을 넣고 끓인 후 뜨거운 밥에 얹어 내면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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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콤하고 달콤한 다이어트 음식

오징어덮밥 밀가루 음식이 아닌 ‘밥’으로 든든하게 한 끼를 먹을 때, 기름진 고기를 좋아하는 남자들이 주로 제육덮밥을 주문한다면, 여자들은 오징어덮밥을 곧잘 주문한다. 든든하게 포만감을 느끼면서도 살찔 염려가 없는 사랑스러운 음식이기 때문이다.

양배추와 같이일상화, 볶으면 찰떡궁합 불고기의 대중화가 불러 온 음식 고기 자체가 귀했던 옛날에는 다 같이 먹는 잔치음식이나 가족만의 특별한 날에나 고기를 먹을 수 쫄깃쫄깃 씹는전통은 맛이 좋은 오징어는 단백질 함량이 육류에 비해 높으면서도 칼로리는 낮은수식품. 있었다. 이런 현대에도 예외가 아니어서 어느 고깃집을 가더라도 1인분은 주문할 없는여기에 것이 양배추, 양파, 당근1인분, 등의 채소를 넣어 볶아내는 오징어볶음은 산성 식품인 알칼리성 상식이다. 삼겹살 불고기 듬뿍 1인분이라는 말은 고기를 먹고 더 추가해서 시킬오징어와 때나 쓰는 말이다. 식품인 채소의불고기란 궁합을 기가 막히게 맞춘되어야만 음식이다.먹을 오징어와 양배추를 같이 먹으면 다이어트에 효과가 불고기덮밥은 두 사람 이상이 수 있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나온 음식이다. 있다. 오징어는 저지방 저칼로리 양배추에는 식이섬유가 많기 때문이다. 거기에 불고기를 혼자 먹을 수 있다는 것,식품이고 그것도 동네 분식집이나 간이식당에서도 불고기를 먹을지방 수 있고, 분해 캡사이신이 듬뿍 들어 고춧가루나 고추장으로 볶으면 그 효과가 배가된다. 바쁜 효과가 시간에 뛰어난 간편하게 먹을 수 있다는 장점있는 때문에 환영받는다. 오징어덮밥이 날씬한 여자들에게 사랑받는 이유이다.

덮밥의 새로운 변신, 바싹 불고기 덮밥 불고기덮밥은 원래 국물이 있어서 밥과 비벼 먹게 되어 있지만 국물 없이 바싹 구워서 밥 위에 얹으면

양배추와 같이 볶으면 찰떡궁합 쫄깃쫄깃 씹는 맛이 좋은 오징어는 단백질 함량이 육류에 비해 높으면서도 칼로리는 낮은 식품. 여기에 양배추, 양파, 당근 등의 채소를 듬뿍 넣어 볶아내는 오징어볶음은 산성 식품인 오징어와 알칼리성 식품인 채소의 궁합을 기가 막히게 맞춘 음식이다. 오징어와 양배추를 같이 먹으면 다이어트에 효과가 있다. 오징어는 저지방 저칼로리 식품이고 양배추에는 식이섬유가 많기 때문이다. 거기에 지방 분해 효과가 뛰어난 캡사이신이 듬뿍 들어 있는 고춧가루나 고추장으로 볶으면 그 효과가 배가된다. 오징어덮밥이 날씬한 여자들에게 사랑받는 이유다.

깔끔하게 먹을 수 있어 좋다. 고기를 볶을 때 나오는 물을 받아두었다가 밥고 함께 볶고 고기를 따로 오삼불고기 볶아 고슬고슬한 맛을 살리는 것. 물기가 없어 야외 도시락에 넣어도 좋고 샌드위치 속으로 넣어도 그만인데 꼬치로 만들면 손님 초대 음식으로도 제격. 오징어볶음만으로는 뭔지 아쉽고, 제육덮밥은 너무 기름져서 부담스러울 때 적당한 음식이 있다. 바로 오삼불고기. 오징어와 삼겹살을 함께 양념해 볶은 음식이다. 자장면을 먹으면 짬뽕이 먹고 싶고, 짬뽕을 먹으면 자장면이 아쉬운 한국은 오징어와 돼지고기 사이에서도 비슷한 고민을 하게 마련이다. 오삼불고기는 그런 상황에서 고르면 딱 좋을 음식. 덮밥 재료로도 부담이 없다.

오삼불고기 오징어볶음만으로는 뭔가 아쉽고, 제육덮밥은 너무 기름져서 부담스러울 때 적당한 음식이 있다. 바로 오삼불고기. 오징어와 삼겹살을 함께 양념해 볶은 음식이다. 자장면을 먹으면 짬뽕이 먹고 싶고, 짬뽕을 먹으면 자장면이 아쉬운 한국인은 오징어와 돼지고기 사이에서도 비슷한 고민을 하기 마련이다. 오삼불고기는 그런 상황에서 고르면 딱 좋을 음식. 덮밥 재료로도 부담이 없다.

다이어트를 돕는 고추차 고추를 듬뿍 넣은 음식은 10~20% 정도 칼로리를 낮춰주는 효과가 있다. 여기에 고추차까지 곁들인다면 금상첨화! 보리차나 녹차, 홍차를 끓인 뒤 마른 고추 2~3개를 넣고 3분 정도 더 끓인 다음 식혀서 냉장고에 넣어두고 수시로 마시면 된다. 고추차는 1~2일 정도 보관해두고 마셔도 효과는 그대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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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린 속을 달래주는 해장국의 대명사

콩나물국밥 갓 시집온 새댁이 제일 먼저 끓이는 국. 음식 솜씨 없는 싱글들이 가장 손쉽게 끓여 먹을 수 있는 국. 콩나물국은 바로 그런 국이다. 물과 콩나물, 소금과 파만 있으면 끓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끓이기는 쉬워도 제 맛을 내기가 가장 어려운 국 역시 콩나물국이다. 맛이 담백하고 국물이 시원한 콩나물국은 술을 마신 다음날 해장 음식으로 첫손에 꼽힌다.

담백하고 시원한 국물 맛 녹두를 싹 틔운 숙주는 일본이나 동남아시아 등 세계 곳곳에서 먹지만 콩을 싹 틔운 콩나물은 세계에서 우리나라에서만 유일하게 먹는다. 콩 자체에는 들어 있지 않은 비타민 C가 콩나물에는 듬뿍 들어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 콩나물 한 접시에는 하루 필요량의 반이나 되는 비타민 C가 들어 있다. 콩나물에는 이외에도 아미노산의 일종인 아스파라긴산이 풍부해 알코올 분해를 돕는다. 콩나물해장국 하면 전주가 유명한데 이는 전주 지방의 물이 좋았기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전주식 콩나물국밥은 뚝배기에 고슬고슬하게 지은 밥을 퍼 담고 줄기가 통통한 콩나물로 끓인 국을 부은 후 내놓는다. 먹을 때는 맑은 새우젓 국물을 섞어서 간을 맞춰 먹는다.

맑은 콩나물국과 고춧가루로 다스리는 감기 콩나물국밥에 달걀을 풀어 넣는 집도 많지만 먹다 보면 노른자가 터져서 국물이 지저분해진다. 원래 전주에서는 흰자만 가만히 흘려 넣거나 아예 *수란을 따로 만들어 곁들인다. 애주가들이 입을 모아 말하는 콩나물국밥의 진미는 바로 모주. 막걸리에 생강, 대추, 계피 등을 넣고 푹 끓인 술인데 뜨거운 콩나물 국밥을 먹는 사이사이 이 모주를 마셔야 땀이 나며 술이 깬다는 것이다. 하지만 기분 탓일 뿐, 체내 알코올 농도가 더 높아져 해장에 방해만 될 뿐이다. 술을 마셨을 때와 더불어 콩나물국이 진가를 발휘하는 순간이 있다. 바로 지독한 감기나 몸살에 걸렸을 때. 비타민 C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예부터 한국 사람들은 몸이 으슬으슬 춥다 싶을 때는 맑은 콩나물국에 고춧가루를 듬뿍 풀어 먹는 것으로 감기를 다스렸다. 수란 계란을 깨뜨려 끓는 물에 넣고 노른자가 터지지 않도록 반쯤 익힌 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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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하고 풍부한 맛

잣죽 입 안에서 씹을 새도 없이 부드럽게 넘어가는 잣죽은 소화가 잘되고 향이 좋아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한다. 고소하고 풍부한 맛도 그렇지만 잣이 워낙 비싸고 구하기 힘든 열매인 까닭에 예로부터 잣죽은 환자나 노인을 위한 보양식으로 많이 쓰였고 귀한 손님에게 대접하는 아침상에 주로 올렸다.

부드러운 맛과 섬세한 향을 살리는 잣죽 궁중에서는 아침 식전에 ‘자리조반’이라고 해서 보약을 올리지 않는 날에는 각종 죽을 올렸는데 그중에서도 잣죽을 가장 좋은 죽으로 쳤다고 전해진다. 잣죽에 관한 기록은 조선시대 문헌에 자주 등장하지만 언제부터 끓여 먹었는지는 알 수 없다. 잣과 쌀을 3:1이나 2:1의 비율로 끓이는데 잣의 부드럽고 섬세한 맛을 살리기 위해 쌀도 곱게 갈아서 쑨다. 잣죽을 끓일 때는 꼭 나무 주걱으로 끓인다. 조금만 방심해도 금방 삭아서 물처럼 변해버리기 때문이다. 소금을 중간에 넣어도 삭아버리므로 반드시 먹기 직전에 소금 간을 하는 것이 상식. 잣은 단백질과 지방이 풍부한데 볶은 깨를 갈아 넣어 고소한 맛을 더 살리기도 한다. 예로부터 잠도 자지 않고 용맹 정진하는 스님들이 즐겨 먹었던 음식도 잣죽이다. 동치미 물김치와 함께 잣죽을 내놓는데 잣죽을 먹으면 기운이 나고 잃어버린 입맛을 되찾아주기 때문이다. 잣죽을 끓일 때는 쌀과 잣을 각각 물과 함께 갈아 물과 앙금을 따로 받아놓는다. 쌀물과 잣물을 먼저 합해 끓이다가 쌀 앙금을 넣고 충분히 끓인 다음 마지막에 잣 앙금을 넣어 끓이는데 걸쭉하게 흐르는 정도에서 마무리한다.

흰머리도 검게 바꿔준다는 흑임자죽 검은깨로 매끄럽게 쑨 흑임자죽은 잣죽과 함께 아침상에 올리는 대표적인 보양식. 궁중에서 임금님의 초조반상에 자주 올렸던 죽이기도 하다. 항산화 효과가 뛰어난 비타민 E와 레시틴이 듬뿍 든 검은깨는 특히 피부 미용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래서인지 흑임자와 찹쌀을 갈아 만든 흑임자죽은 외모 가꾸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 신라시대 화랑들도 즐겨 먹었다고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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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식과 후식으로 두루 쓰이는 달콤함

호박죽 애호박과 늙은 호박 모두 죽을 끓이지만 호박죽이라고 하면 주로 늙은 호박으로 끓인 죽을 말한다. 호박죽은 달짝지근하면서도 부드럽게 녹아내리는 맛과 고운 색깔이 눈과 혀를 즐겁게 한다. 입맛을 돋우는 전식이나 식사를 마무리하는 후식으로 모두 인기가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넝쿨째 굴러들어온 복, 호박 호박이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은 1592년 일어난 임진왜란 이후라고 알려져 있다. 처음에는 사찰에서 승려들이 많이 심어 먹었다 해서 승소(僧蔬)라고도 불렀다. 옛날에는 밭을 따로 두지 않고 집집마다 담장이나 텃밭에 호박을 키웠다. 열매와 잎, 순을 모두 먹을 수 있는데 호박나물, 호박김치, 호박전, 호박찜 등은 반찬으로 먹고 호박떡, 호박범벅, 호박죽은 간식으로 먹었다. 뜻밖의 횡재를 했을 때 ‘호박이 넝쿨째 굴러 들어왔다’는 표현은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이중 특히 늙은 호박으로 만드는 호박죽은 겨울철의 비타민 공급원으로 요긴해 예로부터 ‘동짓날 호박을 먹으면 중풍에 걸리지 않는다’고 했다. 호박죽에는 체내에 흡수되면 비타민 A로 변하는 카로틴이 많이 들어 있다. 칼로리가 낮아 다이어트에는 호박죽만 한 것이 없다고 한다. 비타민과 무기질이 노화를 예방하고 식이 섬유소가 많아 변비를 예방하며 피부를 깨끗하게 가꾸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흔히 못생긴 여자를 가리킬 때 ‘호박 같다’고들 표현하지만 호박은 아름다움을 가꾸는 데 도움이 되는 고맙고 예쁜 식품이다.

호박죽 끓이기 늙은 호박으로 죽을 끓일 때는 먼저 호박을 깨끗이 씻어 냄비에 넣고 호박이 잠길 정도로 물을 붓고 삶아 건져 주걱으로 살을 긁어낸다. 여기에 찹쌀가루를 넣고 끓이다가 콩을 넣어서 다시 끓인다. 호박죽은 맛이 부드럽고 당분이 많아 회복기의 환자나 노인을 위한 죽으로 인기가 높다. 찹쌀가루 대신 찹쌀을 끓는 물에 반죽해 동그랗게 빚은 새알심을 넣어도 쫄깃쫄깃 씹는 맛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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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로장생의 묘약

전복의 내장인 게우를 넣어야 고소하고 쌉싸름한 전복죽 특유의 맛을 살릴 수 있다. 소금을 뿌려 절인 게우젓은 제주도의 토속 별미이다.

전복죽 불로장생을 꿈꾸던 중국의 진시황이 강장제로 애용했다는 얘기가 전해지는 전복은 워낙 귀하다 보니 실제로도 임금님의 진상품 목록에서 빠지지 않았던 식품이라고 한다. 양식 전복이 흔해진 요즘도 몸이 허하다고 느끼거나 가족 중에 환자가 생기면 큰맘 먹고 장만하는 음식이 바로 고소한 전복죽이다.

영양 만점의 건강 보양식, 전복죽 미역과 다시마 등 해초를 뜯어 먹고 사는 전복은 ‘바다의 생명력’을 그대로 담고 있는 식품. 전복은 단백질과 비타민 외에도 칼슘과 인 등 무기질이 풍부해 영양 만점의 건강 보양식으로 인기가 높다. 전복죽은 흰 쌀과 전복만으로 만드는데 뽀얀 국물과 쫄깃쫄깃하게 씹히는 전복살이 어우러져

초록빛 바다 색깔을 품은 내장이 별미

고소하고 진한 특유의 향과 함께 입에 감기는 맛이 기막히다.

조선시대 정약전은 1814년 지은 *자산어보에서 “살코기는 맛이 달아서 날로 먹어도 좋고 익혀 먹어도 좋지만 가장 좋은 방법은 말려서 포를 만들어 먹는 것이다. 그 내장은 익혀 먹어도 좋고 젓갈을 담아 먹어도 좋다”는 말로 전복을 소개하고 있다. 오독오독 씹히는 맛이 제대로인 전복회와 전복구이 역시 최고의 별미로 통한다. 전복을 껍데기째 굽거나 데치면 살은 살짝 오그라들면서 훨씬 부드러워진다. 특히 전복 내장은 전복의 향을 진하게 품고 있는데다 영양도 풍부해 전복을 먹을 줄 아는 사람들은 모두 이 내장을 탐낼 정도. ‘가웃’ 이라고도 부르고 ‘게우’라고도 부르는 전복 내장은 수컷은 초록색, 암컷은 노란색을 띤다. 전복죽을 끓일 때도 이 내장 부분이 들어가야 ‘초록빛 바다 색깔’이 제대로 살아난다. 갖가지 채소와 함께 초고추장에 버무리면 비릿하면서도 독특한 향기를 맛볼 수 있다. 전복 내장으로 만든 젓갈은 귀한 손님에게만 내놓는 별미이며, 소주를 담은 주전자에 생전복을 통째로 넣어 한참을 우려내는 초록빛 전복주는 애주가들의 입맛을 다시게 한다. 하지만 전복 하면 떠오르는 음식은 역시 전복죽이다. 워낙 귀하다 보니 잘게 썰어 죽이라도 쑤어야 여럿이 맛볼 수 있어 만들어진 음식이라는 말이 있을 만큼 최고의 맛을 낸다. 자산어보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어류학서로 1814년에 정약전이 쓴 책이다. 전라남도 흑산도 근해의 수산생물을 실제로 조사하고 채집한 기록으로 155종에 대한 명칭과 형태, 습성, 이용법 등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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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른 전복은 자연산, 푸른빛 전복은 양식산 전복은 전라남도 완도와 제주도에서 많이 난다. 자연산 전복은 해녀가 일일이 손으로 딴 것. 자연산 전복은 누른빛이 도는데 비해 양식 전복은 푸른빛이 도는 것이 특징이다. 자연산 전복의 크기는 어른 손바닥만 한데 살이 쫄깃쫄깃하다 못해 딱딱할 정도라 이가 약한 사람은 먹기 힘들 정도지만 미식가들은 일부러 딱딱한 전복을 호기롭게 뜯어 먹는 그 맛을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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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대신 국수’라는 말도 있듯, 국수는 우리에게 매우 친숙한 음식이다. 생일, 회갑연, 혼례 등 경사스러운 날에 먹는 국수는 ‘축하’의 의미를 담은 별식이라 반가운 음식이고 입맛 없을 때 손쉽게 해먹는 국수는 부담이 없어 만만한 음식이기도 하다.

물냉면 비빔냉면

국 와 수 면류 잔치국수 비빔국수 쟁반국수 칼국수 만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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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하고 짜릿한 국물 맛

물냉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즐기는 음식으로 겨울에는 불고기가, 여름에는 냉면이 흔히 꼽힌다. 물냉면은 크게 평양식과 함흥식으로 나뉜다. 평양식 냉면은 메밀이 많이 함유되어 국수에 힘이 없고 툭툭 끊어지며 국물이 맑고 담백한 것이 특징. 함흥식 냉면은 감자 전분이나 고구마 전분의 함량이 많아 국수가 질기므로 오독오독 씹는 재미가 있고 육수에 식초와 겨자를 많이 넣어 먹어야 제 맛이 난다.

추운 날, 뜨끈한 방에서 덜덜 떨며 먹는 맛 요즘은 냉면을 무더운 여름철에 주로 먹는 음식으로 생각하지만 예전에는 한겨울 땅에 묻어놓은 독에서 살얼음 깨가며 동치미를 떠와 뜨끈뜨끈한 온돌방에서 이를 덜덜 떨어가며 국수를 말아 먹었다고 한다. 냉면을 언제부터 먹기 시작했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주원료인 메밀이 고려시대 몽골로부터 전해진 것으로 보아 북쪽 산간지대에서 국수 형태로 만들어 먹은 것이 시초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깔끔한 평양냉면, 화끈한 함흥냉면 냉면은 이북에서 월남한 사람들에게는 고향을 상징하는 음식이기도 하다. 한국전쟁 때 북쪽에서 내려온 피난민들이 자리를 잡으며 남한에서도 대중화되었다. 당장 먹고 살 길이 없는 실향민들이 고향에서 해 먹던 방법대로 냉면을 만들어 팔기 시작한 것이다. 그런 까닭에 오랜 역사를 지닌 평양냉면 전문점이나 함흥냉면 전문점에 가면 노인 단골들이 많다. 모두 실향민들인데 평소 듣기 쉽지 않은 이북 사투리가 유독 크게, 많이 들리는 것도 그 때문이다. 냉면의 고장인 만큼, 지금도 북한 냉면은 퍽 유명하다. 북한에서는 ‘옥류관 냉면을 먹어보지 못했으면 평양 갔다 왔다고 자랑하지 말라’는 말이 있을 정도. 옥류관 냉면은 김일성 주석이 생전에 맛을 길이 보존하라는 훈시를 내렸을 정도로 북한을 대표하는 음식으로 꼽히는데 북측의 귀빈뿐 아니라 평양을 찾는 남측 인사들도 가장 맛보고 싶어 하는 음식이다.

평양냉면은 담백하게, 함흥냉면은 새콤달콤하게 평양식 냉면에는 쇠고기나 꿩, 닭고기를 고아 만든 육수에 시원하게 익은 배추김치 국물이나 동치미 국물을 섞어 만든 국물이 쓰인다. 편육, 오이채, 배채, 삶은 달걀 등의 고명을 얹는데 식초나 겨자를 많이 넣지 않아야 담백한 국물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함흥식 냉면은 질긴 면발에 어울리는 매콤한 양념장이 들어가므로 식초나 겨자를 넉넉하게 넣어 자극적인 맛을 즐기는 것도 좋다. 차갑고 자극적인 국물로 인해 소화 기능이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미리 삶은 달걀을 먹어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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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에 착착 감기는 매운맛

비빔냉면 맵고 칼칼한 양념장을 넣어 비비는 비빔냉면은 회를 듬뿍 얹어 먹는 함흥냉면이 유명하다. 본래 북쪽 지방은 매운 것을 많이 먹는 식성이 아닌데 이 냉면만은 유독 맵다. 회냉면은 식초와 겨자를 듬뿍 넣고 뜨거운 육수로 매운 입을 달래가며 먹어야 제 맛.

질긴 면발, 맵고 진한 양념장 함흥지방의 바닷가에서는 예전부터 가자미가 많이 잡혔다. 신선한 가자미로 회를 떠서 맵게 양념해 먹곤 했는데 이 회무침을 냉면에 얹은 것이 바로 회냉면이다. 감자녹말로 만들어 질기고 오돌오돌한 국수와 칼칼한 양념회가 어우러져 별미를 만들어냈다. 한국전쟁 이후, 실향민들을 통해 남한에도 알려지게 되었는데 함경도 지방과는 풍토가 달라 감자녹말 대신 제주도의 고구마녹말로 국수를 뽑고 가자미 대신 홍어나 가오리회를 올려 먹었다. 부산까지 피난 갔다가 전쟁이 끝난 후 서울로 돌아온 실항민들이 이북도청이 소재하던 장충동 근처, 오장동에 모여들었고 함흥냉면집들이 하나둘 생기면서 지금의 유명한 함흥냉면 골목이 만들어졌다.

면수와 육수 평양냉면과 함흥냉면의 중요한 차이점 중의 하나는 면수와 육수. 전통 방식의 평양냉면을 고집하는 곳은 주문하자마자 면을 삶을 때 나온 면수를 엽차 잔에 담아 내온다. 실향민들은 담백하면서도 고소한 메밀 향 가득한 면수 마시는 맛에 냉면집을 찾을 정도. 함흥냉면 전문점은 면수 대신 뜨끈한 육수를 내오기 마련. 수육에 소주 한잔을 곁들이는 노인들은 따끈한 냉면 육수를 안주처럼 마신다. 새끼미 비빔냉면은 쇠고기 편육을 얹은 냉면과 회냉면으로 나뉜다. 이 중간에 재미있는 냉면이 한 가지 있다. 바로 새끼미냉면. 새끼미는 ‘섞는다’는 말의 이북 사투리다. 고기와 회를 동시에 얹어 내므로 두 가지 맛을 다 볼 수 있다. 원래 회냉면에는 가자미회가 들어가지만 요즘은 가오리회를 많이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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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칫날에나 먹을 수 있었던 별식

고기 국물에서 멸치 국물로 ‘장국수’라는 말이 있듯, 원래는 고기 국물을 사용하지만 요즘은 ‘멸치 국수’가 대세. ‘장국’은 잘게 썬

잔치국수

쇠고기를 볶다가 물을 부어 끓이는 것을 말한다. 잔치국수는 술술 넘어가는 그 맛도 좋지만 육수의 시원하고 담백한 맛도 입맛을 당긴다. 장국에 말아낸 국수는 5일에 한 번씩 열리는 장터에서 국밥과

삶아 건진 국수에 맑은 장국을 부어내는 국수. 요즘은 손쉽게 접하고 자주 먹는 음식이지만 예전에는 쉽게 맛보기 힘든 귀한 음식으로 대접을 받았다. 국수가 잔칫집의 대표 음식이 된 것은 긴 면발이 ‘장수’의 뜻을 담고 있다는 믿음에서 비롯되었지만 귀한 밀가루로 만들기 때문이기도 했다.

함께 가장 많이 먹는 간편식이기도 했다. 미리 삶아 타래를 지어놓은 국수에 가마솥에서 설설 끓여낸 장국을 붓고 고명만 얹으면 수백 그릇도 손쉽게 만들 수 있었기 때문이다. 미리 삶은 국수를 그릇에 담고 뜨거운 국물을 부었다가 따라내는 것을 두세 번 하면 국수가 따뜻하게 데워지는데 이것을 ‘토렴’한다고 한다. 국수 쫄깃하게 삶기

결혼식에는 잔치국수 잔치국수는 예전부터 마을 잔치의 대표 음식으로 쓰인 손님 접대 음식이었다. 특히 결혼식 날에는 꼭 국수를 대접했는데 신랑 신부의 인연이 오래도록 이어지기를 기원하는 뜻을 담고 있어 결혼식에 가는 것을 ‘국수 먹으러 간다’고 하고, 결혼 계획을 물을 때는 ‘언제 국수 먹여줄 거냐’라고 묻는 것이 한국인의 오랜 풍습이다. 결혼식에 잔치국수 대신 갈비탕이 올라야 손님 대접을 제대로 했다고 생각하던 시기도 있었다.

국수는 즉석에서 삶아서 먹어야 쫄깃 쫄깃한 맛이 제대로 산다. 큰 냄비나 솥에 물을 넉넉히 끓이다가 국숫발을 헤치면서 넣고 곧바로 잘 저어가며 삶는데 끓어오르면 찬물을 한 그릇 붓고 가라앉힌 다음 잠시 더 삶아서 찬물에 헹군다. 찬물에 힘껏 치대야 풀기가 빠져 매끄럽고 탄력이 있다.

고기 소비량이 늘어나기 시작한 1980년대 이후의 이야기인데 요즘은 다시 본래의 축하나 장수의 의미를 살려 잔치국수를 대접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 집에서 해먹을 때는 양념간장이나 애호박볶음 정도만 올려 소박하게 먹지만 행사음식으로 쓸 때는 고기볶음과 달걀지단, 석이채, 미나리 같은 웃기를 색스럽게 얹어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살리기도 한다.

잔치국수는 위에 올리는 고명을 얼마나 섬세하게 만드느냐에 따라 최고급 초대음식이나 파티요리로 변신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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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맛 없는 날, 매콤하게 비벼먹는 한 끼

비빔국수

커다란 쟁반에 푸짐하게 담아내는

쟁반국수

비빔국수는 원래 간장 양념에 버무려 먹는 음식이었다. 궁중에서 주로 만들었던 음식인 만큼 들어가는 재료는 화려하다. 1849년에 편찬한 *동국세시기에서는 “메밀국수에 잡채, 배, 밤, 쇠고기, 돼지고기, 참깨기름, 간장 등을 넣어 섞은 것을 골동면(骨董麵)이라 한다”는 말로 요즘 비빔국수의 원형을 소개하고 있다.

쟁반국수는 막국수 집에서 2~3인용 막국수를 쟁반에 담고 푸짐한 고명을 얹어 먹음직스럽게 담아낸 것이 인기를 끌면서 1990년대 이후 유행하기 시작한 음식이다. 매운 양념장을 얹어 비벼 먹는 국수로 비빔국수와 비빔냉면의 중간 형태를 띤다.

한국전쟁 이후로 먹게 된 고추장 비빔국수

섞어 먹고, 나눠 먹는 한국인의 취향에 맞는 국수

골동이란 ‘뒤섞는다’는 의미가 함축되어 있는 말이다. 1919년에 편찬한 *시의전서라는 책에서는

쟁반국수란 말 그대로 쟁반에 담아 먹는 국수인데 멀쩡한 그릇을 두고 왜 하필이면 넓적한 쟁반에

“황육을 다져 재워서 볶고, 숙주와 미나리를 삶아 묵을 무쳐 양념을 갖춰 넣은 다음에 국수를 비벼

국수를 담아내는가가 핵심이다. 쟁반국수의 첫 번째 특성은 비빔국수에 속한다는 것. 각종 채소를

그릇에 담는다. 그 위에 고기 볶은 것과 고춧가루, 깨소금을 뿌리고 상 위에 장국을 함께 놓는다”고

푸짐하게 넣어 비빈 쟁반국수는 무엇이든 섞어 먹길 좋아하는 한국 사람의 입맛에 딱 맞는 국수

했다. <동국세시기>나 <시의전서>를 보면 비빔국수야말로 고기부터 온갖 잡채, 양념을 넣어 버무린

음식이다. 두 번째 특성은 한 가지 음식을 여러 사람이 나눠 먹길 좋아하는 한국인의 심리에 걸맞은

최고의 별식이었음을 알 수 있다. 궁중 별미로밖에 먹을 수 없었던 이 골동면에 쓰인 주재료는

‘나눔 음식’이라는 것. 친한 사람들과 함께 정을 나누며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바로 쟁반국수다.

메밀국수. 왕실이라도 귀하디귀한 밀가루 국수는 쉽게 접할 수 없었던 모양이다. 고추장이나 김치를

양을 조절해가며 먹을 수 있다는 것도 쟁반국수의 미덕 중 하나다.

넣어 비비는 요즘 같은 비빔국수를 먹기 시작한 것은 밀가루가 흔해진 이후의 이야기.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 조선시대 말기의 학자 홍석모(洪錫謨)가 지은 세시풍속서. 한국의 연중 행사와 풍습을 설명한 책이다. 시의전서 19세기 말엽의 요리책으로 지은이는 알 수 없다. 조선시대 후기의 전통 한국 음식을 잘 분류해서 정리했으며 비빔밥이란 용어가 문헌상 처음으로 등장한 책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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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반국수로 다이어트하기 쟁반국수는 ‘국수 반, 채소 반’이라는 말이 딱 어울린다. 상추, 쑥갓, 오이, 당근 등의 채소를 듬뿍 넣어 비빈 음식이기 때문 이다. 삶은 고기나 달걀을 넣기도 하지만 주재료는 역시 풍성한 채소. 이것은 양껏 먹어도 칼로리는 그리 높지 않다는 것 을 의미한다. 쟁반국수가 다이어트에 좋은 음식이라는 것도 그 때문이다. 국수보다 채소를 듬뿍 먹을 수 있고, 남들과 함 께 먹기에 조금만 먹어도 그다지 티가 나지 않는다. 드러내지 않고 다이어트하기에 딱 좋은 음식, 바로 쟁반국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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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손맛이 담긴 한 그릇

칼국수 칼국수는 밀가루를 반죽해 방망이로 민 다음 칼로 가늘게 썰어서 만든다. 국물 맛을 어떤 재료로 내느냐에 따라 그 종류도, 맛도, 품격도 달라지는 재미있는 음식이다. 예부터 농촌에서는 닭으로, 해안 지방에서는 바지락으로, 산간 지역에서는 멸치로 국물을 내서 칼국수를 끓여 먹었다.

뜨끈한 칼국수는 원래 여름 국수 워낙 귀한 밀인지라 수확할 때나 한번 먹을 수 있었던 칼국수. 음력 6월 15일을 전후로 밀을 수확했던 까닭에 예전에는 한여름에나 먹을 수 있던 별미가 칼국수였다. 칼국수에 감자와 애호박이 빠지지 않는 것도 그맘때 한창 맛이 드는 식품이 하지 감자와 애호박이었기 때문이다. 사골칼국수, 멸치칼국수, 닭칼국수가 대표적인 3대 칼국수. 버섯칼국수, 바지락칼국수도 많은 사람들이 즐겨 먹는다. 전라도 지방에서는 팥을 삶아 거른 국물에 칼국수를 말아먹는 팥칼국수를 많이 먹었다.

안동 양반가의 솜씨자랑, 건진국수 경상북도 안동 지방에서 만들던 여름철 별미 국수로 ‘건진국수’가 있다. 국수를 삶아서 찬물에 식혀 건졌다고 해서 붙은 이름인데 법도와 체면을 유난히 따지는 안동 양반가에서 주로 손님 접대용으로 많이 끓였다고 한다. 안동은 교통이 불편해 타지와의 교류도 많지 않고 땅도 척박해 생활 넉넉한 집이 드물었던 고장이다. ‘딸에게 쌀 한 말이나 먹여 시집보내면 다행’이라고 할 정도로 가세가 어려운 집이 많았지만 끊임없이 드나드는 식객에게 소홀할 수 없어 손님 대접을 위해 만든 것이 건진국수다. 안동 건진국수는 밀가루와 콩가루를 3:1의 비율로 섞어 반죽해 창호지처럼 얇게 밀고 가지런하게 썬 뒤 은어를 달인 국물이나 쇠고기 국물에 말아 낸다. 대통령이 반한 칼국수 한동안 칼국수가 청와대의 대표 메뉴로 부지런히 식탁에 오른 시기가 있었다. 바로 김영삼 전 대통령 집권 시절인 1993년부터 1998년까지. 대통령이 칼국수를 얼마나 좋아했던 지 단골 칼국숫집 여주인이 청와대에 직접 들어가 칼국수 제조 비법을 전수해주고 청와대 공식 행사에서는 칼국수가 심심치 않게 등장하곤 했던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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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시대부터 먹어온 별식

만두 밀가루 반죽을 동그랗게 오리고 고기와 채소를 섞은 소를 넣어 빚은 만두는 잔칫상 또는 제사상에 올리거나 겨울철에 즐겨 먹었던 별식. 만두를 빚어서 장국에 넣고 끓인 것은 만둣국, 쪄서 국물 없이 먹는 것은 찐만두, 차게 식힌 장국에 넣은 것은 편수라고 불린다.

제갈량의 기지로 탄생한 만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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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두는 원래 중국 음식으로 제갈량에 의해 생겼다고 한다. 제갈량이 남만 정벌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노수라는 강가에서 심한 파도와 바람으로 인해 발이 묶이고 말았다. 사람들은 노수에는 황신이라는 신이 사는데 그 신이 노한 것이니 사람 목을 49개 베어 강에 던져야 무사히 강을 건널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억울한 생명을 죽일 수 없었던 제갈량은 밀가루로 사람의 머리 모양을 만들고 그 안을 소와 양의 고기로 채워 황신에게 제물로 바쳤다. 얼마 후 노수는 잠잠해졌는데 남만인들은 제갈량이 바친 음식 때문에 잠잠해진 것으로 생각하여 ‘기만하기 위한 머리’라는 뜻의 ‘만두(饅頭)’ 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남만의 머리’라는 의미로 만두라고 불렀다는 설도 있는데 어쨌거나 그때부터 사람 머리 모양의 만두가 북방으로 전해져 오늘날 중국의 대표 음식 중 하나가 되었고, 한국과 일본으로 전해져 세 나라 국민이 모두 즐기는 별미 음식이 되었다.

고려시대 사람들도 열광한 만두의 맛 우리나라 만두의 기원을 이야기할 때는 고려시대 ‘쌍화점’이라는 속요가 자주 등장한다. 당시 위구르인이 고려에 들어와 만두를 파는 ‘상화가게’를 열었고 고려 사람들이 즐겨 먹었음을 알 수 있는 노래인데, 노래에 담긴 뜻이 퍽 노골적이다. 가사를 풀이하면 ‘어떤 여인이 만두가게에 만두를 사러 갔는데, 만두가게 주인인 몽골인이 손을 잡더라. 이 소문이 밖에 나돌면 가게의 꼬마 심부름꾼 네가 퍼뜨린 것으로 알겠다. 소문이 나면 다른 여인들도 자러 그 자리에 가겠다고 할 게 아니냐. 거기 잔 곳은 참으로 아늑하고 무성한 곳이다’라는 뜻이라고 한다. 어떤 이들은 이 노래를 빗대 문헌에서 확인할 수 있는 우리나라 최초의 외국인 직접투자는 1279년 고려 충렬왕 때 몽골인이 개성에서 만두가게를 열었던 것 아니겠는가라는 우스갯소리를 하기도 한다. 제갈량 181년부터 234년까지 생존했던, 중국 삼국시대 촉한이라는 나라의 정치가 겸 전략가. 유비(劉備)를 도와 오(吳)나라의 손권(孫權)과 연합하여 조조(曹操)의 대군을 대파했는데 그 전투를 적벽대전(赤壁大戰)이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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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의 별미 만두, 편수 규아상이라고 불리는 편수는 원래 개성 지방에서 빚어 먹던 여름 만두다. 밀가루를 반죽해서 얇게 밀고 정사각형 모양으로 썬 다음 고기와 채소로 만든 소를 넣어 네 귀퉁이를 서로 붙여서 찐 후 차게 식힌 장국에 넣어 먹는다. 물 위에 조각이 떠 있는 모양을 닮았다고 해서 ‘편수(片水)’라는 이름이 붙었다. 호박이나 오이를 소금에 절였다가 물기를 꼭 짜고 볶아 넣은 만두로 아삭아삭 씹히는 맛이 싱그러운 만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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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물 음식을 즐겨 먹는 탕반(湯飯) 문화는 한식의 대표적인 특징. 뜨끈한 국물을 후루룩 마시며 시원하다고 말하는 것 또한 한국인만의 독특한 표현법이라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담백함, 얼큰함, 시원함, 구수함 등 다양한 맛을 내는 국과 탕은 밥, 반찬과 함께 한국인의 밥상을 이루는 기본 음식이다.

된장국 미역국 북엇국 육개장 떡국 갈비탕 곰탕 설렁탕 삼계탕

국과 탕 매운탕 감자탕


오리엔탈 건강 소스로 끓인

된장국 된장국은 된장을 푼 국물에 고기나 어패류, 채소 등을 넣고 끓인 국이다. 영양이 풍부한 된장에 섬유소와 비타민이 풍부한 채소가 만나 환상적인 궁합을 이룬 건강식으로 토장국이라고도 불린다.

콩의 발상지에서 탄생한 된장 콩의 발상지는 고구려의 옛 땅으로 알려진 만주 남부 지역이다. 콩의 원산지는 결국 우리나라인 셈이다. 재배 시기만도 4천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콩을 원료로 만든 발효식품인 된장 역시 오래전부터 먹어왔다. 옛 조상들은 장맛은 정월 장이 으뜸이고, 그 중에서도 말(馬)날에 담근 장이 제일 맛있다고 여겼다. 무언가 심오한 뜻이 담겨 있을 법한 얘기지만 실상을 알고 보면 허탈하다 못해 좀 허무하다. 발음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장맛이 달게 되라고 ‘닭날’, 맛있으라고 ‘말날’을 택했을 뿐이기 때문이다. 음력설부터 시작해 첫 번째 열이튿날까지의 첫 상십이지일(上十二支日) 중에서 그렇게 날을 뽑아 장을 담갔다는 것이다. 첫 말날을 놓치면 다음 말날을 잡아 장을 담갔다. 말이 좋아하는 콩이 장의 원료이기 때문이라는 설도 있고, 말의 핏빛처럼 장 빛깔이 진하기를 바라는 기원을 담은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된장은 단순한 먹을거리가 아닌 신성한 음식이었다. 예전에 된장을 담글 때는 3일 전부터 부정한 일을 피하고 당일에는 목욕재계를 하는 것이 필수였다. 여자들의 입에서 나가는 음기(陰氣) 때문에 장이 부정을 탈까 봐 한지로 입을 막고 장을 담갔을 정도였다고 한다.

백년을 사는 장수 노인의 비결 최근에는 된장이 건강식품인 콩의 기능성 물질을 그대로 섭취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암을 억제하는 효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세계인이 주목하는 ‘오리엔탈 건강 소스’로 주목받고 있다. 국내 100세 이상 장수 노인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를 보면 94.9%가 하루 한 끼 이상 된장국을 먹고 있다고 답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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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상에 빠지지 않고 올리는

미역국 한국인에게 미역국은 ‘태어난 날’을 상징한다. 아이를 낳은 산모가 제일 먼저 먹는 음식이 바로 미역국이며 해마다 생일에 먹는 음식이 또한 미역국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미역국을 싫어하는 사람이라도 생일에는 대부분 미역국을 먹는다.

아이를 낳은 산모의 첫국밥 고래가 새끼를 낳으면 바다에 미역이 남아나지 않는다고 한다. 산후 회복을 위해서 어미 고래가 다 먹어버리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는 아이를 출산한 산모에게 제일 먼저 흰밥과 미역국을 끓여주는 풍속이 있다. ‘첫국밥’이라고 부르는데 쇠고기를 넣지 않고 간장과 참기름만으로 맑게 끓인다. 산모가 먹을 미역은 해산미역이라고 해서 넓고 길게 붙은 것을 고르며 값을 깎지 않고 사는 게 관례다. 산모가 먹을 미역을 싸줄 때는 꺾지 않고 새끼줄로 묶어 주는 풍속도 있다. 미역을 꺾어서 주면 그 미역을 먹을 산모가 아이를 낳을 때 난산을 한다는 속설 때문이다.

찜질방의 인기 메뉴 미역에는 칼슘과 요오드가 풍부해 산후에 늘어난 자궁의 수축을 돕고 조혈제 역할을 한다. 이런 사실이 과학적으로 입증되면서 미국의 유명 병원에서도 산후 건강식으로 미역국을 내놓아 화제가 되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퀸 오브 에인절스 할리우드 장로병원>에서 산모, 수유부는 물론 일반 환자들도 즐겨 찾는 메뉴로 미역국이 당당히 이름을 올린 것이다. 미역국은 산모뿐만 아니라 모든 여성들의 미용식으로 손꼽히는데 여성들이 많이 찾는 찜질방에 가면 미역국을 파는 코너가 반드시 있을 정도.

시험 보는 날에는 피해야 하는 미역국 ‘미역국 먹었다’는 말은 두 가지 의미로 쓰인다. 하나는 생일이었다는 의미. 또 한 가지는 ‘시험에서 떨어졌다’는 의미다. 과학적인 근거는 없지만 미역이 미끌미끌해 미끄러진다, 떨어진다는 연상 작용을 일으키기 때문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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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역옹심이 미역국으로 한 그릇의 단품 요리를 만들 수 있다. 바로 미역옹심이. 찹쌀가루를 뜨거운 물로 반죽해 동글동글하게 빚은 것을 ‘새알심’이라고 한다. 이 새알심을 미역국에 띄워먹는 것이다. 예전부터 노인들은 입맛을 돋우고 기운을 차리고 싶을 때 따끈따끈한 미역옹심이를 즐겼다. 새알심은 팥죽이나 호박죽에도 많이 넣어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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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마신 다음날의 속풀이

새우젓국으로 간 맞추기

북엇국 한국의 주당들이 가장 좋아하는 해장국이자 바쁜 아침에 주부들이 가장 손쉽게 끓일 수 있는 해장국. 바로 북엇국이다. 맑고 담백한 국물은 쓰린 속을 단숨에 풀어주니 남편 입장에서도 좋고 다른 재료 필요 없이 잘 마른 북어 한 마리만 있으면 거뜬하게 끓일 수 있으니 아내 입장에서도 환영할 만한 국이다.

원래 북엇국은 국 간장을 조금 넣거나 소금으로 맑게 간을 해서 끓여 먹는다. 그러나 손님들이 많이 몰리는 유명 북엇국 식당에서 내놓는 비장의 무기는 바로 새우젓. 맑은 새우젓 국물을 한 숟가락 떠 넣은 북엇국은 칼칼하면서도 개운해 깔깔한 입맛을 돌려놓는 데 효과적이라는 것이 수많은 주당들의 공통된 얘기다. 새우젓과 함께 부추김치나 겉절이를 내기도 하는데 피를 맑게 하는 효과가 뛰어난 부추와 북엇국은 환상의 궁합을 자랑한다.

미운 남편 대신 방망이를 맞는 북어 북엇국을 제대로 끓이려면 통북어를 방망이로 두드려서 부드럽게 만들어야 한다. 그다음 껍질을 벗기고 뼈와 가시를 발라낸 살을 굵직하게 찢어서 물에 잠깐 불렸다가 끓인다. 술에 취한 남편을 위해 새벽에 아내가 북엇국을 끓이는 모습은 드라마에서도 종종 볼 수 있는 장면 중의 하나. 남편 대신 통북어를 방망이로 두드려가며 화풀이를 해대지만 알코올로 혹사당한 남편의 속을 시원하게 풀어주려는 아내의 진득한 사랑을 가장 확실하게 표현해주는 장면이기도 하다.

명태를 말려서 만드는 북어 명태만큼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 생선도 드물다. 갓 잡아 싱싱한 상태를 ‘생태’라고 하며, 냉동한 것은 ‘동태’라고 부른다. 한겨울 동안 얼렸다 말렸다 하기를 20회 이상 반복한 것을 ‘황태’라 하고, 소금에 절인 것을 ‘염태’라고 부른다. 다 큰 명태를 60일 정도 말린 것이 ‘북어’이고 어린 명태를 말린 것이 ‘노가리’다. 꾸덕꾸덕하게 반쯤 말린 것은 따로 ‘코다리’라고 부른다. 이 가운데 해장국에 쓰는 것이 바로 북어. 요즘은 온도 차이에 의해 노랗게 살이 부풀어 오른 ‘황태’도 많이 사용한다. 북어는 다른 생선에 비해 지방 함량이 적어 맛이 산뜻하며 간에 좋은 메티오닌 같은 성분이 많아 알코올로 혹사당한 간의 숙취를 확실히 풀어준다.

북엇국은 통북어를 두드려 부드럽게 한 후 손으로 찢고 북어머리를 함께 넣어서 끓여야 깊은 맛이 우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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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에 땀 흘리며 먹는

육개장 육개장은 삼계탕, 개장국, 민어와 함께 손꼽히는 복날 음식이다. 고추기름이 빨갛게 뜬 국물에 밥을 말아 땀 흘려가며 한 그릇 비우고 나면, 속이 후련해지고 든든해지는 까닭에 예부터 회복기에 있는 환자들도 즐겨 먹었다.

개장국 대신 육개장 쇠고기 양지머리나 양, 곱창 등을 삶아서 찢고 대파, 토란대, 숙주나물, 고사리 같은 채소와 나물을 듬뿍 넣은 다음 고춧가루와 참기름, 마늘 등을 넣고 끓인 육개장은 얼큰하면서도 시원해 더위에 잃어버린 입맛을 되찾을 수 있다. 한여름 더위에 지친 몸을 추스르고 원기를 회복하는 데 먹는 보신 음식으로는 원래 개장국을 꼽았다. 복날을 뜻하는 ‘복’이라는 글자가 개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아 여름철 보양식 하면 바로 개장국, 소위 보신탕이 대표적이었다. 육개장은 개를 먹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대안으로 만들어진 음식이다. 병 치료나 회복기 외에는 개고기를 먹지 않았던 양반들이 개장국의 맛만큼은 포기할 수 없어 쇠고기를 썼다는 설도 있다.

땀 흘리며 먹으면 온몸이 개운해지는 육개장 육개장은 대표적인 ‘이열치열’ 음식이다. 고기를 푹 고아서 소화되기 쉬운 상태로 만든 음식이므로 위에 부담이 적고, 얼큰하게 끓인 까닭에 입맛을 자극해 더위에 지친 식욕을 돌려놓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육개장은 원래 서울의 향토 음식이었다. 1930년대 초 처음으로 서울 공평동에 ‘대연관’이라는 식당이 지금의 육개장과 거의 비슷한 음식을 팔았는데 파를 아주 많이 넣었다고 한다. 여름에 유난히 무더운 대구 지역에서는 ‘대구탕’이라는 이름으로 쇠고기를 넣고 얼큰하게 끓인 국을 즐겨 먹는다. 지역 이름인 ‘대구’가 아니라 ‘큰 개탕’이라는 의미를 지닌 ‘大拘湯’인 것이다. 파를 듬뿍 넣어 잘 끓인 육개장은 얼큰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나고 누린내가 없으며 단백질이 풍부해 여름철의 고깃국으로는 아주 제격이다.

복날 복날은 음력 6월에서 7월 사이에 10일 간격으로 세 번 들어 있다. 초복, 중복, 말복인데 합해서 삼복이라고 한다. 삼복은 1년 중 가장 더운 기간으로 이때의 더위를 ‘삼복더위’라고 한다. 조선시대 궁중에서는 신하들에게 빙표(氷票)를 주어서 관의 장빙고에 가서 얼음을 타가게 했다. 복날에는 민어탕, 삼계탕, 육개장 등을 먹으면서 허약해진 체력을 보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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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날 복을 기원하며 먹는

떡국 맑은장국에 가래떡을 얇게 썰어 넣고 끓인 떡국은 대표적인 설날 음식. 한국 사람은 나이를 한 살 더 먹었다는 뜻으로 ‘떡국 한 그릇 더 먹었다’고 말한다. 떡국은 쇠고기 양지머리를 고아서 만든 육수나 사골 육수로 끓인다.

부자 되기를 소망하며 먹는 떡국 설날에 흰 떡을 끓여 먹는 것은 고대의 태양 숭배 신앙에서 유래한 것이라고 한다. 설날은 새해의 첫날이므로 밝음의 표시로 흰색 떡을 사용한 것이고, 떡국 떡을 둥글게 하는 것은 둥근 태양을 의미한다고. 가래떡의 모양에도 각별한 의미가 있다. 시루에 찌는 떡을 길게 늘여 가래로 뽑는 것은 재산이 쭉쭉 늘어나라는 축복의 의미를 담고 있다. 가래떡을 둥글게 써는 이유 역시 둥근 모양이 엽전의 모양과 같기 때문이다. 개성 지방에서는 조랭이떡국이라고 해서 흰떡을 가늘게 빚어 3cm 길이로 끊고 가운데를 잘록하게 만들어 끓이는 풍습이 있다. 누에가 ‘길(吉)’함을 뜻하므로 한 해 운수가 길하기를 기원하는 뜻에서 누에고치 모양으로 떡을 빚은 것이다.

추운 지방에서 즐겨 먹었던 떡만둣국 새해 첫날에는 원래 떡국을 먹지만 만두를 넣고 끓인 떡만둣국도 많이 먹는다. 특히 이북 지방은 어른 주먹만큼 크게 빚은 만두를 넣어 끓인다. 더운 남쪽 지방에서는 사실 만두를 잘 해 먹지 않는다. 만두에 들어가는 두부나 숙주 같은 재료가 상하기 쉽기도 하지만 만두는 추운 곳에서 먹어야 그 참맛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만두는 그 맛도 맛이지만 만드는 재미도 쏠쏠하다. 설날이 다가오면 온 가족이 둘러앉아 만두를 빚는 모습은 오랜 풍속. 옛말에 ‘겉 먹자는 송편이요, 속 먹자는 만두’라는 말이 있는데 그만큼 만두는 속 재료를 푸짐하게 넣어야 맛이 있는 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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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짐한 갈빗살을 뜯어 먹는 맛

갈비탕 토막 친 쇠갈비로 끓인 국으로 가리탕, 갈이탕이라고도 부른다. 예나 지금이나 쇠갈비는 구하기 힘들고, 값도 비싼 식자재. 그런 쇠갈비로 끓인 갈비탕은 기력이 쇠했다고 느껴질 때 찾는 대표적인 메뉴이며 모처럼 큰맘 먹고 외식을 할 때 고기까지 뜯으며 한 그릇으로 속까지 든든하게 채울 수 있는 음식이다.

예나 지금이나 귀한 갈비 고기나 뼈를 은근한 불에 오랫동안 고아 만드는 보양식은 여러 종류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갈비탕은 맛이 담백하고 푸짐해서 더 고급스러운 느낌이 든다. 결혼식에서 하객에게 대접하는 단골 메뉴로 선택되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예전에는 물과 갈비만으로 담백하게 끓였다면 요즘은 인삼, 대추, 잣 등을 넣어 한약재 향이 물씬 풍기는 ‘영양 갈비탕’이나 갈빗대가 넉넉하게 들어가 뜯어 먹는 재미가 있는 ‘왕갈비탕’ 등으로 변화를 주는 것이 대세. 사골이나 꼬리곰탕은 새로 물을 부어가며 여러 번 우려내 먹지만 갈비탕은 고기 맛이 딱 좋을 만큼만 끓이는 것이 맛있게 먹는 비결이다.

직장인의 인기 점심 메뉴, 우거지갈비탕 된장을 풀어 넣고 끓인 우거지갈비탕은 우거지갈비해장국이라고도 불릴 만큼 애주가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국으로 직장인들의 인기 점심 메뉴이기도 하다. 우거지란 말은 원래 ‘위에 있는 것을 걷어낸다’고 해서 ‘웃걷이’라고 했던 것이 변한 말이다. 인상을 찌푸린 사람에게 자주 건네는 말이 “우거지상 짓지 말라”는 말인데 그보다는 차라리 “우거지갈비탕 한 그릇 먹으러 갈까?“라는 말을 건네는 것은 어떨까? 배추 겉잎을 따로 떼어 삶은 우거지는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할 뿐만 아니라 섬유질도 풍부해 다이어트와 피부 미용에 그만이다. 갈비탕에는 간장, 설렁탕에는 소금 갈비탕과 설렁탕은 국물을 내는 재료부터 다르다. 갈비탕은 주로 갈빗대에 붙어 있는 고기로 맛을 내는 것. 곰탕이나 갈비탕처럼 고기로 맛을 내는 국은 간장으로 간을 맞춰야 감칠맛이 살아난다. 반대로 뼈 국물 맛이 많이 나는 설렁탕은 소금으로 담백하게 간을 맞춰야 고소한 국물 맛이 더 잘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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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와 고기를 한꺼번에 푹 고아낸 진국

임금님도 즐겼던 서울의 명물 음식

곰탕

설렁탕

곰탕은 설렁탕과 함께 우리나라 국물 요리의 대표로 꼽히는 음식. 쇠뼈의 시원한 맛과 한우 고기의 부드럽고 담백한 맛을 동시에 지닌 곰탕은 단백질과 칼슘이 풍부해 기력을 돋우는 데 최고로 꼽히는 으뜸 보양식이다.

설렁탕은 쇠머리와 쇠족, 쇠고기, 뼈, 내장 등을 모두 함께 넣고 오랜 시간 푹 고아 만든다. 직장인들의 대표적인 점심메뉴 중의 하나로 쇠고기 특유의 단맛과 감칠맛이 빼어난 음식인데 파를 듬뿍 넣고 깍두기를 곁들여 먹으면 든든한 한 끼 식사로 손색이 없다.

소 한 마리를 125부위로 나눠 먹는 한국인의 입맛

뚝배기, 파, 그리고 깍두기

곰탕은 여러 부위의 고기를 한데 모아서 끓일수록 맛이 있다. 각각의 부위마다 달라지는 미묘한

개화기 서울 장안에는 이름난 설렁탕집이 여럿 있었는데 한결같이 소를 한 마리 잡으면 쇠가죽과

맛의 특징이 잘 어우러지기 때문이다. 쇠고기의 부위를 세분화하여 구분해 먹는 능력에서 한국인이

오물을 뺀 거의 모든 부위를 큰 가마솥에 넣고 새벽부터 다음날 새벽 1시까지 끓였다고 한다. 자연히

단연 앞선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 걸랑, 고거리, 고들개, 곤자소니, 꾸리, 다대, 달기살, 대접살,

자정 무렵부터 새벽 1시까지는 국물이 바짝 졸아든 진국 상태가 되기 마련. 단골손님들이 모여드는

도래목정, 둥덩이, 떡심, 만하바탕, 만화, 멱미레, 발채, 새창 등등 이루 다 열거하기도 힘들 정도다.

시간도 바로 그 무렵이었다고 한다.

소 부위 살을 아프리카 보디족이 40여 부위, 영국이 25부위 정도로 구분하는 데 비해 우리 민족은

무쇠 솥에서 펄펄 끓여낸 설렁탕 뽀얀 국물에 새콤한 깍두기 국물을 부어 먹는 맛은 그야말로 별미.

125부위 정도로 세분하여 소의 혓바닥, 잇몸 살까지 긁어 먹는 희한한 민족이다.

1920년대 대중 잡지인 <별건곤(別乾坤)>에서는 “기름기가 둥둥 뜬 뚝배기 하나와 깍두기 접시가 앞에 놓인다. 파 양념과 고춧가루를 많이 쳐서 소금으로 간을 맞추어 훌훌 국물을 마셔가며 먹는

푹 고아서 곰탕

맛이란 도무지 무엇이라고 형언할 수가 없으며 무엇에도 비할 수가 없다.

1800년대 말엽의 책 *시의전서에는 “고음(膏飮)은 소의 다리뼈, 사태, 도가니, 홀떼기, 꼬리, 양, 곤자소니와 전복, 해삼을 큰 솥에 물을 많이 붓고 약한 불로 푹 고야야 맛이 진하고 국물이 뽀얗다”라고 지금의 곰탕을 설명하고 있다. ‘곰’은 원래 ‘고기나 생선을 푹 삶은 국’을 뜻하는데 ‘고다’의 ‘고’는 기름지다는 뜻이라고 한다. ‘고음’은 기름은 음식이고 그 말이 줄어서 ‘곰’인데 여기에 국이라는 글자를 붙이면 곰국, 탕이라는 글자를 붙이면 곰탕이 되는 것이다.

그야말로 고량진미를 가득히 늘어놓고도 입맛이 없어 젓가락으로 께지럭께지럭하는 친구도

시의전서 19세기 말엽의 요리책으로 지은이는 알 수 없다. 조선시대 후기의 전통 한국 음식을 잘 분류해서 정리했으며 비빔밥이란 용어가 문헌상 처음으로 등장한 책으로 알려져 있다.

먹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바쁜 직장인들이 즐겨 찾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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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렁탕만은 그렇게 괄시하지 못한다”는 말로 설렁탕의 각별한 맛을 표현하고 있다. 설렁탕은 미리 끓여 두었다가 뚝배기에 밥을 담고 국물을 부어서 내는 음식이라 주문과 거의 동시에 점심식사 메뉴이기도 하다.

곰탕과 설렁탕의 차이점

선농단에서 설렁탕으로

만화 <식객>은 곰탕과 설렁탕의 차이점을 한마디로 이렇게 요약한다. “설렁탕은 뼈 국물이고, 곰탕은 고기 국물이다.” 뼈를 고아서 만든 것이 설렁탕이고 고기로 국물을 낸 것이 곰탕이기 때문에 설렁탕은 국물이 뽀얗고, 곰탕은 국물이 맑다는 것이다.

조선시대 세종대왕이 선농단에서 제사를 지내고 친히 논을 경작하는 본을 보일 때였다. 갑자기 심한 비바람이 몰아쳐 오도 가도 못하게 된 임금의 배고픔을 달래느라 백성들이 농사짓던 소를 잡아 맹물을 넣고 끓였는데 이것이 설렁탕이 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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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고기와 인삼이 조화를 이룬 보양식

삼계탕 약병아리에 인삼, 황기, 대추, 찹쌀 등을 넣고 푹 고아서 만든 음식이 삼계탕이다. 삼계탕은 날씨가 무더운 여름 중에서도 초복, 중복, 말복에 한 번씩은 먹게 되는 보양식으로 외국인들도 부담없이 좋아해 인기를 모으는 대표적인 한식 메뉴이다.

무더운 복날에는 어김없이 삼계탕 어린 닭을 손질한 다음 배 안에다 찹쌀, 인삼, 황기, 대추 등을 넣고 실로 꿰맨 다음 돌솥이나 뚝배기에 넣고 물을 부어 한 시간 정도 푹 고아낸 삼계탕은 인삼이 대중화되면서 본격적으로 먹게 된 음식이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철은 닭고기의 계절이다. 복날이 가까워 오면 전문 음식점이 아니더라도 삼계탕을 취급하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그만큼 반응이 폭발적인 것이다. 삼계탕은 외국인에게도 잘 알려져 있다. 일본의 작가 무라카미 류는 자신의 소설에서 삼계탕을 대한민국 최고의 요리라고 칭찬했고, 중국의 유명 영화감독 장이머우는 삼계탕을 ‘진생 치킨 수프’ 라고 부르며 한국에 올 때마다 찾는다고 한다.

무한 사랑을 담은 장모님 표 삼계탕 삼계탕이 워낙 인기가 있다 보니 요즘은 다양한 아이디어를 첨가한 퓨전 삼계탕이 인기다. 녹각(사슴뿔), 밤, 잣 등이 추가되는 것은 기본이고 자연산 전복을 껍질째 넣거나 낙지가 들어가는 삼계탕도 있다. 홍삼 한 뿌리를 통째로 넣은 삼계탕도 등장했다. 온갖 한약재가 들어가는 ‘한방 삼계탕’이나 낙지, 꽃게, 전복 등을 넣은 ‘해물삼계탕’, 뚝배기가 아닌 대나무 통에 닭을 넣고 찌는 ‘대나무통 삼계탕’도 있다. 그러나 진짜 삼계탕 맛은 우리네 장모님이 사위 올 때 애지중지 키우던 씨암탉을 가차 없이 목 비틀어 잡아 끓여주신 삼계탕, 집에서 모이 주고 ‘정상적’으로 키운 닭으로 끓인 그 장모님 표 삼계탕이 으뜸인 것이다. 흐물흐물 고아진 삼계탕에서 뚝 떼어낸 닭다리는 사위를 향한 장모님 무한 사랑의 상징이다. 삼계탕이 매력적인 이유는 몸에 좋은 부재료가 듬뿍 들어간다는 것. 마늘과 인삼은 대표적인 삼계탕의 부재료. 대추와 밤도 많이 넣는 재료이다. 고소하고 걸쭉한 맛을 살리고 싶을 때는 땅콩가루나 들깻가루를 넣는다. 삼계탕용 닭 삼계탕을 끓였을 때 제일 맛있는 닭의 무게는 500~700g 사이. 보통 영계라고 부르는데 작은 뚝배기에 들어갈 정도로 작아서 혼자 먹기 적당한데다 살이 질기지 않고 쫄깃쫄깃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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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건 고추장 국물에 설설 끓여낸 그 맛

매운탕 생선을 주재료로 고춧가루나 고추장으로 맵게 끓이는 찌개가 매운탕이다. 내장과 머리까지 넣고 진하게 국물 맛을 우려내는데 민물고기나 바닷물고기 어느 것을 써도 좋지만 맛으로 따지면 메기, 쏘가리, 황쏘가리 등의 민물고기를 제일로 친다.

허기가 가시고 기운이 불쑥 솟게 하는 민물매운탕 민물고기로 끓인 매운탕은 푹 끓일수록 맛이 있다. 처음에는 국물이 담백하지만 끓일수록 국물이 진해지면서 걸쭉해져 제 맛이 나기 때문이다. 비린내를 없애려면 후춧가루, 생강 등을 듬뿍 넣고 간장 대신 소금으로 간을 맞춰야 더 맛이 있다. 민물고기 매운탕을 즐기는 사람들은 한창 무더운 여름이나 가을걷이가 끝나면 날을 잡아 강으로 나간다. 자갈이 깔려 물이 맑은 곳에서는 잠깐 동안에도 고기가 한 바구니씩 잡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애호박과 양파, 풋고추, 깻잎, 쑥갓, 두부 등을 듬뿍 썰어 넣고 고추장을 풀어서 설설 끓여낸다. 민물고기는 크기가 들쑥날쑥해 작은 것은 손가락 길이만하니 한창 끓이다 보면 살이 다 부서지기 마련. 여기에 쫄깃쫄깃한 수제비나 소면을 넣고 끓이면 국물이 걸쭉해지면서 비로소 제 맛이 난다. 한 그릇 푸짐하게 받아 든 매운탕 한 그릇이면 허기가 말끔하게 가실 뿐 아니라 없던 기운도 불끈 솟아날 것 같은, 중독성 있는 그 맛 때문에 민물고기 마니아들은 부지런히 강가에 그물을 치고 가마솥을 내건다.

횟집 디저트는 매운탕? 한국 사람은 활어회를 먹고 나서 매운탕으로 마무리를 해야 개운함을 느낀다. 담백한 회를 먹고도 얼큰한 국물에 밥 한 그릇을 말아 ‘입가심’을 하는 한국 사람에게 횟집 매운탕은 화를 먹고 나서 당연히 먹어야 하는 통과의례라고나 할까? 주인은 대충 끓이고 손님은 대충 먹는다. 하지만 안 먹고 나서면 왠지 허전하고 손해 본 느낌이 나는 음식. 바로 횟집 매운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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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해산물의 맛을 골고루 즐길 수 있는 해물탕 해물탕은 해물(海物)과 끓인다는 의미의 탕(湯)이 합쳐져 만들어진 이름으로 생선, 꽃게, 낙지, 새우, 모시조개 등 바다에서 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한데 모아 칼칼하게 끓여낸 국물 음식이다. 한마디로 온갖 해산물의 집합체인 셈이다. 해산물에 풍부한 필수아미노산은 깊고 칼칼한 맛을 내는 일등공신이며 타우린은 고혈압, 심장병 등 각종 성인병을 예방하는 데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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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 등뼈를 발라 먹는 재미

감자탕 돼지 등뼈를 푹 끓인 다음 감자, 우거지, 들깻가루, 깻잎, 파, 마늘 등을 넣어 얼큰하게 끓인 감자탕은 뼈마디 사이에 붙은 고기를 발라 먹는 재미가 쏠쏠한 음식이다. 즉석에서 끓여가며 고기를 발라먹고 우거지까지 다 먹고 나서 남은 국물에 밥을 볶아 먹는 맛도 별미.

돼지등뼈와 통감자 ‘감자탕’이라는 이름은 돼지 등뼈에 든 척수를 ‘감자’라고 한다는 데서 유래했다는 설과 돼지 등뼈를 부위별로 나눌 때 감자뼈라는 부분이 있는데 이것을 넣어 끓인다고 해서 ‘감자탕’이라고 불렀다는 설이 있다. 공교롭게도 감자가 통째로 들어가서 감자탕으로 불리는 것으로 아는 사람들이 더 많다. 감자탕의 유래에 대한 가장 신빙성 있어 보이는 설은 1899년 경인선 철도공사 때 많은 인부들이 철도공사에 동원되어 인천으로 몰리면서 생겨난 음식이라는 이야기이다. 한창 힘을 써야 하는 인부들이 뼈와 감자, 시래기를 넣어 끓인 탕에 열광하는 것에 착안해 1900년 한강철교 공사 막바지에 이른 노량진 근처에서 한동길이라는 사람이 일명 ‘함바집’ 형태의 감자탕집을 본격적으로 운영했다는 것이다.

싸고 푸짐한데다 영양가도 풍부해 환영받는 감자탕 원래 감자탕은 전라도 지방에서 먹었던 음식이었다. 농사에 꼭 필요한 ‘귀한’ 소 대신 돼지를 잡아 그 뼈를 우려낸 국물에 채소를 넉넉하게 넣어 음식을 만들어 뼈가 약한 사람이나 환자들에게 먹였던 것. 전국 각지로 전파된 감자탕은 서민들 중에서도 특히 인천 부두 노동자들에게 환영받는 영양식이 되었다. 여기에는 몇 가지 딱 들어맞는 조건이 작용했다. 남자들끼리 먹는 것이니 술안주로 먹을 수 있어야 하며, 노동자들의 음식이므로 열량이 높고 포만감이 들면서 싸고 맛이 강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한꺼번에 많은 양을 만들 수 있도록 재료 손질에 손이 덜 가는 것이어야 한다는 점도 작용을 했다. 부두 노동자들에게 환영받던 감자탕은 돼지등뼈에 단백질, 칼슘, 비타민 B1 등이 풍부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금은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영양식으로 인기를 끌게 되었다.

피부를 곱게, 머리를 맑게 해주는 들깨 감자탕의 진한 국물 맛을 내는 데 없어서는 안 되는 재료인 들깨. 들깨에는 비타민 A와 비타민 C가 많이 들어 있어서 피부를 곱게 하고, 머리를 맑게 한다. 그래서 예전부터 시집보낼 딸이나 공부하는 선비에게 많이 먹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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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개는 온갖 재료를 한 냄비나 솥에 담아 끓이며 된장, 고추장, 청국장 등으로 간을 맞춰 깊은 맛을 낸다. 전골은 고기나 채소 등을 냄비나 전골 틀에 담고 국물을 부어가며 끓여 먹는 음식. 두부나 버섯을 넣어서 담백하게 끓이기도 하지만 고기나 내장, 전 등 까다로운 밑 손질을 거친 재료들을 색스럽게 담아 만들기도 한다. 된장찌개 김치찌개 청국장찌개 순두부찌개 부대찌개 신선로 곱창전골 국수전골 두부전골

찌개 와 전골 만두전골 불낙전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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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는 감칠맛

된장찌개 된장은 한식의 기본 양념이자 발효 음식의 대표적인 재료. 그런 만큼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는 음식으로 한국인들은 된장찌개를 첫손에 꼽는다. 뚝배기에 보글보글 끓인 구수한 된장찌개는 고향과 어머니를 떠올리게 만드는 한국인의 영원한 솔(soul) 푸드이다.

세상에서 가장 쉬운 음식, 된장찌개 된장은 지역적 특성과 조건에 따라서 맛과 이름이 달라지는데 막된장, 토장, 막장, 담뿍장, 즙장, 생활장, 청태장, 팥장, 집장, 두부장, 지례장, 생치장, 비지장, 무장, 진양된장, 밀양된장, 제주도 조피장 등 그 이름과 종류가 일일이 열거하기도 벅찰 정도. 된장이 우리 고유의 음식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다른 나라에도 비슷한 음식은 존재한다. 일본식 된장인 미소나 중국의 황장 혹은 두장이 그러하다. 예전에는 집집마다 일일이 된장을 담가 먹었지만 요즘은 공장에서 만든 된장을 주로 사 먹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집에서 담근 된장과 사 먹는 된장의 맛내는 요령이 다르다는 것. 짠맛이 강하고 깊은 맛이 우러나는 집 된장으로 찌개를 끓일 때는 되도록 뭉근한 불에서 오래 끓여야 제 맛을 낸다. 반면에 공장에서 만든 된장은 잠깐만 끓여야 한다. 오래 끓이면 시큼한 맛이 나고 된장 특유의 향기가 사라진다. 된장찌개를 끓이는 시간은 주재료가 되는 된장이 숙성되는 시간과 비례한다고 보면 되는데 내공이 쌓인 된장일수록 충분히 끓여서 진득한 맛을 내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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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쉬운 된장 담그기

늦여름의 별미, 강된장찌개

늦가을에 콩을 삶아 찐 다음 네모나게 뭉쳐서 메주를 만들고 따뜻한 방에서 발효시켜 겨우내 매달아 말리면 메주가 완성되는데 이 메주가 바로 된장의 원료. 이른 봄, 항아리에 메주를 담고 소금물을 부은 다음 100일 정도 기다렸다가 장을 가르는데 건더기는 잘 치대서 따로 항아리에 담아 숙성시키면 맛있는 된장이 완성된다. 거무스름하게 우러난 국물은 따로 숙성시켜 간장을 만든다.

강된장찌개 하나 빡빡하게 지져놓으면 두루두루 쓸모가 많다. 곱게 다진 쇠고기나 멸치에 다진 마늘, 다진 파, 참기름, 된장을 골고루 무쳐서 속뜨물을 붓고 뚝배기에 담아 끓여내면 그만한 여름 반찬이 없다. 열무김치를 넣고 참기름을 넣어 비빈 강된장열무김치비빔밥은 한여름에 먹는 별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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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고기 숭덩숭덩 썰어 넣고 끓여야 제맛

김치찌개 직장인들의 영원한 점심 메뉴. 바로 김치찌개다. 어디가든 실패하지 않고 무난하게 먹을 수 있는데다 양도 많고 푸짐하기 때문이다. 집에서도 마찬가지. 새콤하게 익은 김치와 물만 있으면 끓일 수 있어 환영받는다. 돼지고기와 멸치는 김치찌개에 감칠맛을 더해주는 최상의 재료로 꼽힌다.

돼지고기, 멸치, 참치, 고등어 김치볶음밥과 더불어 신 김치를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반찬이 바로 김치찌개다. 돼지고기나 멸치, 참치, 고등어 등을 몇 토막만 넣어도 신맛이 중화되면서 훌륭한 단품 요리로 변신하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 사이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게 된 김치찌개가 있다. 바로 묵은지김치찌개. 보통 6개월 이상 저온에서 김치가 숙성되면 신맛은 적고 특유의 발효된 맛이 강한 묵은지가 만들어진다. 여기에 돼지고기 살점을 두툼하게 썰어 넣거나 꽁치, 고등어 등의 생선을 푸짐하게 넣어서 끓이면 밥 한 공기를 언제 먹었는지 모르게 만드는 밥도둑이 완성된다. 김치찌개는 동치미무나 깍두기, 먹다 남은 김치에 된장과 고추장을 풀면 구수한 맛이 나고, 멸치 대신 돼지고기나 돼지갈비를 넣고 끓이면 한겨울 추위를 잊게 하는 영양식이 된다.

김치찌개 맛있게 끓이기 처음부터 물을 붓고 끓이면 김치가 물러버려 씹는 맛이 덜하다. 비법은 기름을 조금 넣고 먼저 센 불에서 볶는 것. 김치가 숨이 죽으면 그때 물을 붓고 불을 줄여서 김치가 푹 무르도록 끓여야 국물의 깊은 맛을 살리면서도 입에 착착 붙는 김치 맛을 낼 수 있다. 모자란 간은 소금 대신 김칫국물로 해야 국물 맛이 더욱 깊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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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새는 고약해도 맛은 좋은

음식이 아닌 보약, 청국장

청국장찌개 물에 청국장을 풀고 쇠고기, 두부, 김치 등을 넣고 끓인 찌개. 멸치 국물에 끓여도 되는데 맹물 대신 쌀뜨물을 넣어서 끓이면 잡냄새가 줄어들면서 구수한 맛이 더 잘 살아난다. 청국장찌개는 전국적으로 먹지만 특히 충북, 전북, 경북 지방에서 즐겨 먹는다.

청국장 10g 속에는 3백억 마리의 유익한 미생물이 들어 있다. 이 미생물들이 장까지 살아서 흘러 내려가 변비를 없애고 장의 활동을 돕는다. 청국장의 특징인 끈적이는 실을 만드는 바실루스균은 유산균에 비해 정장 효과가 1백 배나 넘는다. 청국장에는 단백질을 분해하는 혈전 용해 효소가 있어 심장병과 뇌졸중을 예방하기도 한다.

짚으로 싸서 띄우는 청국장 청국장은 푹 삶은 콩을 더운 방에 띄워서 만든 된장이다. 일본의 낫토와 비슷해 보이지만 삶은 콩에 볏짚을 넣거나 그대로 자연 발효시키기 때문에 낫토균을 인위적으로 접종해서 만드는 낫토와는 전혀 다른 음식. 예전에는 오랜 시간 띄워 냄새가 많이 나는 청국장을 즐겨 먹었지만 요즘은 냄새가 거의 나지 않는 청국장이 인기다. 청국장 만드는 방법은 그리 어렵지 않다. 콩을 삶아 질그릇에 담고 짚으로 싸서 따뜻한 방에 놓아두면 납두균이 번식하면서 진이 생긴다. 이렇게 뜬 청국장에 마늘, 생강, 굵은 고춧가루, 소금 등을 섞어서 찧었다가 냉동고에 보관해두고 조금씩 꺼내서 찌개에 넣으면 된다.

말안장 밑에서 띄워 먹었던 청국장 흔히 청국장이라는 명칭 때문에 중국, 즉 청나라로부터 전래된 음식으로 아는 사람이 많은데 사실 청국장은 우리 고유의 음식으로 고구려에서 처음 만들어 먹었다고 한다. 만주 지방에서 말을 몰고 다니던 고구려인들이 콩을 삶아 말안장 밑에 넣고 다니며 수시로 먹었던 데서 유래한 음식이라는 것이다. 말의 체온(37~40℃)에 의해 삶은 콩이 자연 발효되면서 쉽게 상하지 않고 영양가도 풍부한 청국장이 만들어졌던 것. 온도 변화가 없어야 잘 뜨는 청국장의 특성에 기가 막히게 맞는 조건이 바로 말안장 밑이었던 셈이다.

청국장은 찌개에 넣어 먹어도 좋지만 생청국장 그대로 먹으면 건강에 좋다. 청국장 특유의 냄새가 걱정된다면 김이나 김치에 싸서 먹으면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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뚝배기에 보글보글 끓여내는

순두부찌개 뚝배기에 끓여낸 순두부찌개는 보는 것만으로도 군침을 돌게 한다. 당장이라도 끓어 넘칠 듯 아슬아슬한 모양도 그렇거니와 보글보글 끓는 소리가 입맛을 자극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것이다. 보들보들 넘어가는 순두부로 맑게 끓인 순두부찌개에는 간간한 새우젓이 찰떡궁합. 고기와 해물을 듬뿍 넣어 매콤하게 끓인 순두부찌개에는 날달걀 하나를 깨 넣고 휘휘 저어가며 먹어야 제 맛이다.

콩의 영양가를 가장 이상적으로 흡수할 수 있는 순두부 순두부는 두부를 만드는 과정 중간에 떠낸 것이다. 콩물을 끓이다가 소금물에서 얻은 간수를 넣으면 어느 순간 몽글몽글하게 콩의 단백질이 응고되며 엉기기 시작하는데 그 단계에서 떠낸 것이 순두부. 부드러워서 소화가 잘될 뿐만 아니라 맛이 담백한 별미다. 맛있는 순두부의 비결은 어떤 간수를 쓰느냐에 따라 달려 있다. 순두부로 유명한 강원도 강릉의 초당마을에서는 동해의 깨끗한 바닷물로 간을 맞춰 순두부를 만든다. 16세기 중엽 초당 허엽이 강릉 부사로 있을 때 관청 앞마당에 있던 샘물이 맛이 좋아서 이 물로 두부를 만들고 간수 대신 바닷물을 사용한 것이 시초라고. ‘초당’ 이라는 이름은 허엽의 호를 딴 것이라고 한다. 초당 순두부는 재래식으로 만들기 때문이 손이 많이 가고 생산량은 적지만 그래도 오래된 식당은 한결같이 재래식을 고집한다. 따끈한 순두부 위에 양념간장을 얹어 먹기도 하지만 신 김치를 함께 넣고 끓여 먹어도 맛있고 굴이나 조개 같은 해물을 넣어 끓여도 별미다.

<뉴욕 타임스>가 극찬한 순두부찌개 미국 <뉴욕타임스>가 두부 요리를 소개하면서 한국의 순두부찌개를 이상적인 겨울 음식이라고 평가해 눈길을 끈 적이 있다. 뉴욕 맨해튼 내 한국 음식점과 순두부찌개 사진을 게재하고 북창동, 초당골, 이화, 템플, 서울가든 등을 소개하면서 ‘매운 육수에 비단처럼 부드러운 두부 그리고 양파와 쇠고기 조각, 아삭아삭한 김치를 곁들인 순두부찌개는 이상적인 겨울 음식’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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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없이 끓이는 뚝배기 육수나 물 없이도 순두부찌개를 끓일 수 있다. 순두부만으로도 충분히 국물이 우러나기 때문이다. 먼저 뚝배기에 다진 돼지비계를 넣고 순두부를 넣은 다음 양념장과 물을 뺀 조갯살을 담고 센 불에서 끓이는데 이때 순두부가 타지 않도록 숟가락으로 돌려가며 끓이는 것이 비결. 해물순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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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 소시지, 김치가 어우러진

부대찌개 부대찌개는 한국 전쟁 당시에 생긴 음식으로 역사가 짧다. 햄과 소시지, 미국식 콩 통조림 등에 김치, 고추장을 넣어 얼큰하게 끓여낸 이 부대찌개는 부대에서 군인들이 즐겨 먹었던 음식이 아닌, 미군 부대 주변에 살던 사람들이 만들어 먹었던 음식이다.

의정부에서 처음 탄생한 부대찌개 전쟁이 한창이던 시절, 미군부대 근처에서는 소시지와 햄을 쉽게 구할 수 있었다. 일명 ‘부대고기’ 라고 불렸는데 여기에 고추장을 풀고 김치를 넣어서 끓이면 느끼한 맛이 사라져 제법 먹을 만했다. 부대찌개는 당시 미국 대통령인 린든 B. 존슨의 성을 따서 ‘존슨탕’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부대찌개는 얼큰한 국물 음식을 좋아하는 한국인의 특성을 잘 설명해주는 음식이다. 햄과 소시지를 처음 접한 사람들은 ‘고기로 만들었지만 고기는 아닌’ 맛에 흠뻑 빠져 들었지만 밥반찬으로 하기에는 뭔가 부족하다고 느꼈고 고심 끝에 얼큰한 맛을 더해 만들어낸 것이 바로 부대찌개이기 때문이다. 원래 부대찌개는 막걸리 안주였다고 한다. 전골판에 버터와 소시지, 햄, 양배추, 양파 등을 넣고 볶아낸 안주였는데 여기에 고추장과 김치, 육수를 부어 끓여 먹게 되면서 지금의 부대찌개 맛이 완성되었다.

의정부 부대찌개 거리 원조 부대찌개의 발상지는 미군부대로 상징되는 의정부. 부대찌개집이 하나둘 늘어나면서 지금의 의정부 부대찌개 거리가 만들어졌다. 이제는 외국에까지 알려져 외국인들이 즐겨 찾는 의정부 관광 명소가 되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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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함의 극치를 이루는 궁중 음식

신선로 신선로는 원래 궁중에서 먹었던 음식이다. 맛이 좋아 입을 즐겁게 한다는 뜻에서 열구자탕(悅口資湯)이라고 불렸을 만큼 호화로운 것이 특징인데 쇠고기, 간, 처녑, 돼지고기, 꿩, 닭, 전복, 해삼, 숭어 등 약 25종류의 고급 재료가 들어간다.

전국을 방랑한 정희량의 신선로 신선로의 유래는 15세기 조선시대 연산군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시문에 능하고 음양학에 밝은 정희량이라는 사람은 스스로 점을 쳐서 자신의 운명과 수명을 미리 알고 일찍이 속세를 피해 은둔할 뜻을 품었다. 임금의 눈 밖에 나 귀양을 다녀온 후에는 깊은 산중에 들어가 버렸는데 전국을 방랑하면서 신선처럼 살았다고 한다. 정희량은 화로를 하나 만들어 가지고 다니면서 거기에다 여러 가지 채소를 한데 넣어 익혀 먹곤 했는데 그가 신선이 되어 속세를 떠나간 뒤에 세상 사람들이 그 화로를 신선로라고 불렀다는 것이다.

먹어서 입이 즐거운 신선로 신선로는 들어가는 재료가 호화로운 만큼 만드는 방법 역시 까다롭기 그지없다. 먼저 삶은 고기와 날고기를 밑에 깔고 그 위에 생선, 고기, *처녑, 미나리, 달걀, 버섯 등을 일일이 전으로 부쳐서 적당한 크기로 썰어 조화롭게 담는다. 잣과 호두, 은행을 그 위에 얹어서 마무리하는데 담백한 육수를 부어서 즉석에서 끓여 먹는다. 신선로틀 가운데에는 둥그런 칸이 있다. 여기에 잘 피운 숯을 넣으면 그 열에 의해 재료들이 익을 뿐만 아니라 먹는 동안 음식의 온도가 그대로 유지된다. 처녑 소나 양, 사슴 등의 제 3위(胃). 신선한 것은 썰어서 참기름과 소금을 섞은 기름장에 찍어 회로 먹는다. 처녑전은 그대로 먹거나 전골의 재료로 쓴다. *

신선로와 국빈 만찬 화려한 담음새로 눈길을 끄는 신선로는 국빈 만찬에 단골로 등장하는 음식이다. 영부인 김윤옥 여사는 국빈 만찬 도중에 실내 조명을 모두 끄고 1인용 신선로 수십여 개를 동시에 서빙하는 장면을 연출한다고 한다. 어두운 실내에 숯불이 빨갛게 핀 신선로가 들어서는 모습 자체가 독특한 퍼포먼스가 되기 때문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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쫄깃쫄깃한 곱창과 칼칼한 국물이 어우러진 맛

곱창전골 전골은 고기를 잘게 썰어서 양념을 하고 갖은 채소를 섞은 다음 육수를 부어가며 끓여 먹는 음식이다. 종류도 다양한 수많은 전골 중에서 사람들이 으뜸으로 꼽는 것이 바로 곱창전골이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누구나 한번쯤 고춧가루를 듬뿍 넣어 매콤하게 끓여낸 곱창전골을 떠올리게 마련이다.

소 내장으로 만드는 최고급 요리 곱창은 원래 냄새가 고약한 소의 창자다. 기름기가 많고 구불구불한데다 속은 융털돌기가 가득해서 손질하기가 여간 까다로운 재료가 아니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음식을 만들어놓으면 쫄깃쫄깃하고 고소해 우리 혀를 즐겁게 한다. 전골로 먹어도 좋고 구이로 먹어도 맛있다. 고단백 식품인 곱창은 위벽을 보호하고 알코올을 분해하는 능력이 뛰어난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곱창 속에 들어 있는 소화액 때문에 소화도 잘 된다. 느끼해 보이지만 기가 허약한 사람들이 먹어도 무리 없이 소화시킬 수 있는 식품이 바로 곱창이다. 가격이 만만치 않아 쉽게 먹기 힘든데 잘 손질해 전골을 끓이면 온 가족이 둘러앉아 오붓하게 즐기기 좋다. 곱창전골은 깊은 맛을 살리는 음식이기 때문에 국간장이 꼭 들어간다. 또한 마지막에 쑥갓을 넣어 끓여 먹으면 상큼한 쑥갓 향이 맴돌아 입 안을 개운하게 정리해준다.

기름지지만 고소한 곱창 곱창 바깥쪽에는 사실 기름 덩어리가 엄청나게 많이 붙어 있다. 이 기름을 잘 떼어내야 느끼한 맛은 없애고 고소한 맛을 즐길 수 있다. 곱창의 냄새를 없애는 일등공신은 다름 아닌 밀가루. 기름을 떼어낸 곱창에 밀가루를 묻혀 박박 문질러 씻으면 희한하게도 곱창 특유의 냄새가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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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글보글 끓여가며 먹는 국수

국수전골 국수전골은 말 그대로 국수가 주재료인 전골이다. 멸치나 다시마로 국물을 내고 쇠고기, 버섯, 갖가지 채소와 함께 국수를 넣어 끓이는 국수전골은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어 인기가 있다.

소박하지만 푸짐한 전골 전골이라고 하면 거창한 요리쯤으로 생각해 아예 시도도 해보지 않는 주부들이 의외로 많다. 하지만 생각을 조금만 바꾸면 전골만큼 만들기 쉬운 음식도 없다. 뭔가 ‘보글보글’ 끓여 먹고 싶을 때 굳이 시장으로 갈 것이 아니라 냉장고 문을 열어보자. 자투리 당근이나 양파 등에 버섯만 넉넉하게 갖춰 넣어도 시원한 국물 맛을 볼 수 있다. 국수전골은 더구나 부담 없이 만들 수 있는 음식이다. 원래 전골은 건더기를 먹고 나면 고기와 채소의 맛이 우러난 국물에 국수를 말아 먹는다. 그런데 아예 국수 자체를 처음부터 넉넉하게 넣어 끓여 먹는 것이 국수전골이다. 지금의 국수전골과 비슷한 형태를 띤 전통 음식으로 면 신선로가 있다. 1868년의 *진찬의궤에 등장하는데 쇠고기, 해삼, 새우, 조개, 실파, 미나리, 죽순 등을 돌려 담고 밀국수를 넣어 끓여 먹었던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갖은 고명과 고기, 전유어 등으로 화려하게 꾸미는 대신 면 위주로 소박하게 만들어 먹을 수도 있었음을 보여주는 음식이다. 진찬의궤(進饌儀軌) 조선시대 후기 궁중에서 왕과 왕비, 대비 등에게 진찬한 내용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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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골틀의 유래 전골 음식을 담는 전골 틀은 벙거지를 젖혀놓은 것과 같다고 해서 ‘벙거짓골’이나 ‘감투골’이라고도 불린다. 옛날, 전쟁 중에 음식을 해먹을 때 마땅한 도구가 없어 군사들이 머리에 쓰는 전립이라는 철모를 뒤집어 음식을 끓여 먹었던 데에서 그 이름이 유래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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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으면 건강해질 것 같은

두부전골 두부전골은 원래 궁중에서 먹던 음식이다. 프라이팬에 노르스름하게 부쳐낸 두부 두 쪽 사이에 갖은 양념을 한 쇠고기를 얄팍하게 놓고 실파 한 줄기로 가운데를 묶으면 일종의 두부 샌드위치가 만들어지는데 이것을 채소와 함께 냄비에 돌려 담고 고명을 얹어 끓인다.

인류 최고의 발명품 중의 하나인 두부 두부, 豆腐, Tofu 등으로 쓰이는 두부는 고대 중국에서 처음 만들어졌다. 한국을 통해 일본에 전해졌고 동아시아 전체에 고루 퍼졌는데 채식을 강조하는 불교가 성행하는 지역에는 대부분 두부도 함께 존재한다. 두부의 유래에 관해 알려진 얘기는 세 가지 정도가 전해 내려온다. 첫 번째 가설은 기원전 164년경 북부 지역에서 만들어졌다는 것. 중국 한나라 시대 후아이난의 왕인 리우안이 이가 아파서 콩을 씹기 힘든 어머니를 위해 두유를 만들어 드리는 과정 중에 두부가 생겼다는 얘기다. 두 번째 가설은 간 콩을 끓이던 도중 사고로 바닷소금을 쏟았다는 설이다. 바닷소금에는 두부를 응고시킬 때 필요한 칼슘과 마그네슘이 들어 있으므로 끓고 있던 콩국이 갑자기 젤 상태로 응고되면서 두부가 만들어졌다는 얘기는 퍽 신빙성이 있어 보인다. 고대에 콩으로 국을 끓여 먹었던 기록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세 번째 가설은 고대 중국인이 몽골 지역의 치즈 만드는 방법을 차용해서 두부를 만들어 먹었다는 것. 치즈 만드는 방법이 어떻게 고대 중국에 퍼졌는지에 대한 증거는 없지만 몽골어에서 ‘우유’는 ‘rufu’로 두부의 ’doufu’와 비슷하다는 주장에 근거한다. 서양인들에게 치즈가 있듯이 우리나라에는 고소하고 부드러운 두부가 있다. 하지만 치즈와는 비교가 안 된다. 치즈는 동물성인데다 지방질이 많지만 두부는 고단백, 저칼로리, 저지방의 대명사로 건강에 좋은 음식이라는 인식이 더욱 강하다.

두부는 ‘밭에서 나는 쇠고기’로 불리는 콩으로 만든다. 고단백 저칼로리 식품으로 아무리 많이 먹어도 성인병 걱정을 할 필요가 없는 건강 식품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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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은 만점, 배도 든든한

달달한 불고기 양념과 매콤한 낙지 양념의 조화

만두전골

불낙전골

날씨가 갑자기 쌀쌀해지거나 바람이 많이 부는 날 저녁. 전골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만두전골은 푸짐한 만두가 들어가 영양도 만점, 배도 든든한 것이 장점. 고기만두로 끓이면 담백하고, 김치만두가 들어가면 알싸한 맛을 내는 변화무쌍한 음식이기도 하다.

불낙전골은 한마디로 그 맛을 정의하기가 애매한 음식이다. 쇠고기 등심을 얇게 썰어 양념한 달달한 불고기 맛과 칼칼하면서도 매콤하게 무쳐낸 낙지 맛이 결합된 음식이기 때문이다. 얼큰하지만 개운한 뒷맛. 재료 배합은 복잡하지만 맛의 궁합은 환상적이다.

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채워주는 겨울밤의 별미

낙지는 뻘 속의 산삼

만두전골만큼 시각적으로나 양적으로 먹는 사람의 눈과 위를 만족시켜주는 음식도 없을 것이다.

낙지는 단백질과 무기질이 풍부해 쇠고기와 비교해도 영양가가 떨어지지 않는 스태미나 식품이다.

통만두나 찐만두, 떡만둣국에 사용되는 것보다 훨씬 적은 양으로도 만두전골 하나면 여럿이 배불리

타우린 성분이 풍부해 피로 해소 효과가 뛰어나고 두뇌 발달에 좋다는 DHA도 듬뿍 들어 있다.

먹으며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술안주로도 제격인데다 선조들이 밥 대신 만두를 먹었듯, 밥이

조선시대 정약전 선생이 쓴 *자산어보에는 더위를 먹어 쓰러진 소에게 낙지를 먹여 기운을 차리게

없어도 부족함이 없는 것도 만두전골이다. 알고 보면 만두전골만큼 만들기 쉬운 음식도 드물다.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실제로 남쪽 지방에서는 소가 새끼를 낳거나 여름에 더위를 먹고 쓰러졌을

직접 만두를 빚어도 좋지만 시판 만두를 사서 넣어도 되기 때문이다. 담백하게 먹고 싶다면 맑은

때 큰 낙지 한 마리를 던져준다. 이를 받아 먹은 소는 그 자리에서 벌떡 일어선다고 하는데 실제로

국물에 고기만두를, 얼큰하게 먹고 싶다면 고춧가루나 청양고추를 넣은 국물에 칼칼한 김치만두를

봤든 안 봤든 전통적인 소싸움에서 소 주인이 낙지를 둘둘 감아 소에게 먹이는 장면은 익숙하다.

넣어 먹으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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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어보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어류학서로 1814년에 정약전이 쓴 책이다. 전라남도 흑산도 근해의 수산생물을 실제로 조사하고 채집한 기록으로 155종에 대한 명칭과 형태, 습성, 이용법 등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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굽거나 튀기는 대신 찌거나 조리는 한식은 불필요한 지방을 자연스럽게 녹여내 지방 섭취를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는 건강식이다. 은근한 불에 오랜 시간 익히는 찜과 조림, 기름을 적게 쓰는 볶음 음식은 다양한 양념, 채소 등과 어우러져 깊은 맛을 내는 조리법이기도 하다.

갈비찜 닭매운찜 닭백숙 보쌈 족발 아귀찜 해물찜 갈치조림 고등어조림

찜 조림 볶

은대구조림 두부조림 두부김치 떡볶이 낙지볶음 오징어볶음 제육볶음


명절 상차림의 주인공

갈비찜 갈비찜 하면 사람들은 명절이나 생일날을 떠올린다. 비싸기로 소문난 한우 중에서도 가장 비싼 부위로 만드는 음식이기 때문이다. 추석이나 설처럼 가족들이 오랜만에 모이는 명절상이나 잔칫상에 올리는 특별한 음식. 바로 갈비찜이다.

달콤한 맛, 부드럽게 씹히는 갈비찜 한국은 전통적으로 찜 요리가 발달했고 갈비찜도 그중의 하나인데 최근에는 건강한 조리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세계적인 트렌드에 부합되는 요리로 많은 인기를 모으고 있다. 갈비는 기름기가 많으므로 지방을 찬찬히 제거한 다음 당근과 밤, 은행을 섞어 여러 가지 양념에 조려낸다. 그 위에 표고버섯과 달걀지단 등 색색의 고명을 얹어내면 맛과 모양이 뛰어나 최근에는 갈비구이 못지않게 외국인들이 좋아하는 음식이 되었다.은행과 밤을 넣고 윤기 나게 조리면 간장맛이 배어 달콤하면서도 고소하다. 기름기가 많은 갈비 대신 쇠고기 사태고기를 넣어 조린 사태조림은 맛이 깔끔해 갈비찜과 함께 많은 인기를 모으는 명절 음식이다.

칼칼한 맛, 화끈한 찜갈비 전통 갈비찜과는 전혀 다른 맛이 나는 매콤한 찜갈비의 역사는 1960년대 대구시 동인동 어느 주택가 골목에서 시작되었다. 갈비를 너무 좋아하는 한 부부가 갈비를 가마솥에 푹 익혀 소금에 찍어 먹곤 했다는데 얼큰한 맛을 좋아하는 남편 때문에 점차 마늘과 고추를 듬뿍 곁들여 먹게 되었다고 한다. 그 후 독특한 맛에 자신이 붙은 아내가 매운 소스를 본격적으로 개발해 12평 한옥에서 가마솥에 찐 찜갈비를 팔기 시작했다고. 눈물 쏙 빠지도록 화끈한 맛을 즐기는 대구 사람들 입에 딱 맞는 음식이 탄생한 것이다. 선풍적인 인기를 모은 덕분에 한 집 두 집 찜갈비 파는 식당이 늘어나기 시작해 지금은 아예 ‘찜갈비 골목’이 들어서버렸다.

동인동 찜갈비의 매콤한 맛 비결 빨리 끓어오르는 특징이 있는 양은 냄비를 사용하는데 상추와 깻잎은 기본이고 매운맛을 줄이기 위해 백김치에 고기를 싸 먹기도 한다. 고기를 모두 건져 먹고 남은 국물에 밥을 비벼 먹는 이들도 많다. 재미있는 것은 형태가 온전한 냄비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라는 것. 연탄불에 많은 양의 냄비를 올려 끓이다 보니 ‘찌그러진’ 냄비만 남게 되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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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에 착착 감기는 추억의 ‘닭도리탕’

닭매운찜 닭매운찜은 닭과 감자, 양파 등을 먹기 좋게 토막 내어 냄비에 넣고 매운 양념장과 버무려 끓인 음식이다. 조림에 가깝게 만들면 우선 보기에도 점잖아 손님상에 올리기 좋지만 사람들은 역시 국물을 넉넉하게 잡아 부글부글 끓여가며 먹는 푸짐한 시골식 닭매운찜에 열광한다.

지금도 의견이 분분한 이름, 닭도리탕 지금은 닭매운찜으로 불리지만 사람들은 사실 ‘닭도리탕’이라는 말이 더 익숙하다. 그 닭도리탕이 ‘닭볶음탕’을 거쳐 ‘닭매운찜’으로 불리게 된 사연은 꽤 파란만장하다. 논란의 시작은 국립국어원이 ‘도리’는 ‘새’를 뜻하는 일본어이기 때문에 ‘닭도리탕’으로 부르는 것은 옳지 않다는 의견을 내놓으면서부터. 그때부터 ‘닭볶음탕’으로 불리기 시작했는데 어린 시절부터 먹어온 매콤하고도 달콤한 ‘닭도리탕 맛’에 익숙한 사람들은 ‘닭볶음탕’이라는 이름을 듣고서는 도무지 식욕이 당기지 않는다는 푸념을 늘어놓았다. ‘짜장면’이라는 말을 들으면 입 안에 침이 고이다가도 ‘자장면’이라는 단어 앞에서는 입맛이 싹 가시는 것과 비슷한 현상이랄까? 최근에는 ‘도리’는 일본어가 아니며 ‘도려내다’의 ‘도리다’이므로 닭도리탕은 우리 고유어라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는 중이다. 이름이야 어찌 되었든, 양념이 푹 밴 닭과 감자를 건져 먹고 남은 양념에 밥을 슥슥 비벼 먹는 맛은 예나 지금이나 둘이 먹다가 하나가 없어져도 모를, 온 국민이 사랑하는 맛임에는 변함이 없다.

닭매운찜 국물 집에서 해먹는 닭매운찜에는 국물을 많이 넣지 않는다. 대신 식당에서 끓여가며 먹는 닭매운찜에는 매콤한 국물을 넉넉하게 넣는 집이 많다. 미리 익힌 닭매운찜을 즉석에서 부글부글 끓여가며 먹기 때문이다. 감자를 넉넉하게 넣어 푹 익으면 국물을 끼얹어서 으깨가며 먹어도 별미. 매운 청양고추가 들어가는 ‘불닭’은 아예 국물 없이 볶듯이 만들어 뜨겁게 달군 철판에 담아낸다. 혀를 마비시키고 머리가 어질어질하지만 ‘매운맛’에 중독된 마니아들이 즐겨 찾는다.

간장소스로 달달한 맛을 낸 안동찜닭 안동찜닭은 빨갛지 않고 거무스름한 간장색이 돈다. 그런데도 먹으면 콧등에 땀이 송골송골 맺힐 만큼 매콤하다. 숨겨진 비결은 청양고추. 안동 명문가의 먹을거리로 알고 있지만 1970년대 후반 안동 구시장으로 불리는 재래시장의 닭 골목 상인들이 많은 사람들이 함께 먹을 수 있는 값싸고 푸짐한 음식으로 개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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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운 없는 날 몸보신에는

닭백숙 한여름 복날 별미는 역시 닭백숙이다. 아버지의 “오늘은 닭 좀 삶지” 하는 말씀 한마디면 저녁 밥상에 어김없이 오르던 닭백숙. 찹쌀과 마늘이 더 듬뿍 들어간 영양식으로, 겨울이라도 식구들 기력이 없어 보인다 싶으면 아버지의 “닭 좀 삶지” 말씀이 없어도 어머니는 슬그머니 가마솥에 닭을 삶아내셨다.

시원한 계곡물에 땀을 식히고 먹는 맛 조상들은 복날이 아니더라도 여름철이 되면 하루쯤 날을 잡아 가까운 사람들끼리 얼마씩 추렴해서 뒷산 계곡을 찾았다. 잠시 더위를 잊고 피로도 풀며 영양 보충이나 하자는 뜻에서였다. 차가운 계곡물에 발을 담그는 탁족(濯足)을 한 다음 시원한 나무 밑에 둘러앉으면 커다란 솥에 삶아낸 닭백숙이 김을 무럭무럭 내며 등장하고 굵은 소금에 꾹꾹 찍어가며 닭살을 발라 먹고 나면 미리 불려둔 찹쌀을 넣고 죽을 끓여 알뜰하게 한 솥을 다 비워냈다. 백숙용 닭으로는 약병아리라고도 불리는, 아직 알을 낳지 않은 영계를 최고로 쳤는데 여러 사람이 먹을 때는 살이 많은 장닭을 잡기도 했다. 복날 물가에서 백숙을 먹는 풍습은 여전히 남아 지금도 이름난 계곡에는 닭백숙을 만들어 파는 식당이 즐비하다.

쫄깃쫄깃 씹히는 닭다리는 귀한 사위 몫 ‘사위 사랑은 장모’라는 속담이 있다. 그리고 그 속담을 한마디로 표현해주는 풍경은 큼지막한 닭백숙 다리를 뚝 떼어 사위에게 건네는 장모님의 모습이다. 닭백숙의 백미는 역시 쫄깃쫄깃 씹는 맛이 좋은 다리에 있다. ‘사위는 평생 손님’이라는 속담도 있다. 살림이 넉넉지 않던 시절, 손님에게 대접하기에는 앞마당에 놓아먹인 닭 한 마리가 만만했기에 사위가 모처럼 처갓집에 들른 날, 장모는 반가운 마음을 큼지막한 닭다리로 대신했던 것이다.

누룽지백숙 요즘은 한약재인 황기나 대추, 밤 등을 넣은 한방백숙이 인기인데 그에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는 것이 바로 누룽지백숙이다. 백숙은 원래 고기를 먹고 나면 찹쌀을 넣어 죽을 끓여 먹는데 아예 물에 불린 찹쌀을 압력솥 밑바닥에 깔고 닭고기를 얹어 삶아내는 것. 닭 국물이 밴 누룽지는 쫀득쫀득하면서도 고소해 찹쌀죽보다 맛있는 별미로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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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기가 쫙 빠져 담백한 고기

보쌈 보쌈은 돼지고기를 냄새가 나지 않게 삶고 무거운 돌을 올려놓아 남은 기름기를 빼낸 것으로 상추나 배추 등에 싸서 먹는 것이다. 굵게 썬 무채와 달콤한 밤을 섞어 맵게 무친 다음 새우젓국을 찍은 보쌈 고기를 노란 배추 속잎 위에 얹어 함께 먹는다.

해독 작용이 뛰어난 돼지고기 돼지고기는 수은이나 납 등 공해 물질을 몸 밖으로 배출시키는 해독 작용이 뛰어나다. 지방의 융점, 즉 굳기 시작하는 온도가 사람의 체온보다 낮아서 대기오염이나 식수로 인해 자신도 모르게 축적된 공해물질을 몸 밖으로 밀어내는 것을 자연스럽게 돕는 것이다. 돼지고기는 먼지를 많이 마시는 경우에 걸릴 수 있는 진폐증 예방에도 좋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오래전부터 광부나 건설 현장의 노동자들은 목에 낀 ‘때’를 벗기기 위해 모이면 돼지고기로 회식을 했다. 돼지고기에는 비타민 B군이 쇠고기의 5~10배 이상 들어 있고 양질의 단백질과 영양소가 많아 피부를 윤택하게 한다. 돼지고기에 많이 들어 있는 철분은 체내 흡수율이 높아 철분 결핍성 빈혈을 예방하는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장수 노인의 건강식 같은 고기라고 하더라도 직접 불에 굽는 것보다는 보쌈 형태로 먹는 것이 건강에 좋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장수 마을인 일본의 오키나와 노인들이 즐겨 먹는 음식도 푹 삶아낸 돼지고기를 간장에 조려낸 음식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장수 노인들 역시 삶은 돼지고기를 좋아하는 음식으로 꼽는다. 고기를 삶아서 얇게 썬 수육 수육은 고깃덩어리를 잘 삶아서 눌러두었다가 얇게 썬 음식이다. 쇠고기로 만든 것을 흔히 수육이라고 부르고 돼지고기로 만든 것은 제육이라고 부른다. 쇠고기로 만든 수육은 초간장이나 겨자초장에 찍어 먹고, 돼지고기로 만든 것은 새우젓국을 찍어 배추김치에 싸서 먹는다. 소화가 잘 되지 않는 돼지고기의 지방을 분해하는 성분이 들어 있는 새우젓과 김치는 보쌈과는 최고의 궁합을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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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식의 꽃

족발 새우젓 국물을 찍어 상추에 싸 먹는 족발 한 점은 주당들이 좋아하는 안주이며 사시사철 출출한 저녁이면 생각나는 각별한 먹을거리이다. 같은 돼지고기지만 살코기와는 씹히는 맛이 전혀 다른 것이 족발의 매력. 쫀득쫀득하게 씹히는 족발 특유의 맛은 껍질과 관절 내의 연골을 구성하고 있는 젤라틴 덕분이다.

궁중에서 즐겨 먹었던 족편

산모가 즐겨 먹는 족발

쇠족을 삶고 그 국물을 굳혀서 묵처럼 썰어 먹었던 ‘족편’이라는 전통 음식 역시 동물성 젤라틴의 성분을 활용한 음식이다. 쇠고기 사태살과 꿩고기, 혹은 닭고기를 함께 삶아 건져 썰고 삶은 달걀과 석이채, 실고추 등을 얹어 굳힌 음식으로, 만들기가 까다롭고 모양이 아름다워 예전부터 궁중에서 즐겨 먹었다고 한다.

족발은 모유의 분비를 촉진시킨다. 돼지족에 들어 있는 단백질이 모유의 질을 높여주기 때문. 예부터 산모가 젖이 부족하면 돼지족을 푹 고아 그 국물을 마셨다. 그러나 만들기가 까다롭고 누린내가 나 요즘 산모들은 대안으로 삶은 족발을 즐겨 먹는다.

쫄깃쫄깃 구수한 맛 족발하면 누구나 장충동을 떠올린다. 40여 년 전부터 하나둘씩 생겨난 족발집들이 가장 많이 몰려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오래됐다는 식당치고 원조를 붙이지 않은 곳이 드물지만 유독 ‘원조’라는 간판이 많이 붙어 있다는 것도 장충동 족발거리 식당들의 특징. 터주대감 격인 이경순 할머니가 한국전쟁 때 피난을 와서 고향에서 먹던 족발 음식과 중국의 오향장육을 응용해 개발한 것이 시초라고 알려져 있다. ‘평안도 족발’이라는 상호를 보고 찾아온 실향민과 근처 장충체육관의 관람객, 남산 국립극장의 유동 인구들이 몰리면서 유명해져 족발 거리가 형성되었다고 한다. 근래에는 여성들이 피부 미용에 좋다고 해서 즐기는데 생리 활성화 물질인 ‘콘드로이틴’이라는 성분이 들어 있어 노화 방지에도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에서는 족발을 생일상에 장수를 비는 국수와 함께 차려놓고 건강을 비는 축하 음식으로 쓰며 맥주에 삶은 돼지족발인 독일의 ‘아이스바인’은 우리가 즐겨 먹는 족발과 흡사해 눈길을 끄는 음식이다.

족발의 쫄깃쫄깃한 식감은 젤라틴 때문이다. 젤라틴은 피부에 탄력을 주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성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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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상궂고 못생긴 생선의 맛있는 변신

아귀찜 아귀찜은 아귀에 갖은 양념과 채소를 넣어서 쪄낸 음식. 쫄깃쫄깃한 아귀살을 씹는 맛도 좋지만 매콤한 미나리와 콩나물을 건져 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아귀찜이 처음 탄생한 마산에서는 특별히 꼬들꼬들하게 말린 아귀를 사용한다.

1960년대 중반에 시작된 아귀찜의 역사 몸과 머리가 납작하고 입이 커서 못생긴 아귀는 원래 재수 없는 생선이었다. 하도 흉하게 생겨서 그물에 걸리면 버리거나 기껏해야 거름으로나 쓸 정도였다. 그물에 잡히면 바로 버렸다고 해서 ‘물텀벙이’이라고 불리던 아귀가 맛있는 생선으로 거듭난 데는 마산 오동동에서 장엇국을 팔던 혹부리 할머니의 역할이 컸다. 무슨 마음이 내켰는지 음식을 만들어달라며 어부들이 가져온 아귀를 된장과 고추장, 마늘, 파를 섞어 쪄본 것이다. 북어찜 만들 듯이 한 번 해본 것뿐인데 의외로 쫀득쫀득한 것이 맛이 괜찮았다. 마산 바다에 흔하게 걸리는 것이 아귀다 보니 그때부터 술안주로 만들어 팔았고 40여 년이 지난 지금, 아귀찜은 전국적으로 유명한 별미 음식이 되었다.

지방이 적고 콜라겐이 듬뿍 든 미용 식품, 아귀 못생겨도 맛은 좋은 게 호박만은 아니다. 자꾸 먹다 보니 아귀의 영양 성분에 대해서도 궁금해 하는 사람이 많아졌고 피부를 탱탱하게 해준다는 콜라겐이 많이 들어 있다고 알려진 이후로는 여자들이 더 찾는 음식이 되었다. 잡히면 재수 없다고 버려졌던 천덕꾸러기 아귀는 이제 마산의 명물로 통하는 귀하신 몸이 되었고 오동동에는 아예 아귀거리까지 생겼다. 마산 아귀찜의 특징은 꾸들꾸들하게 말린 아귀를 사용한다는 것. 그 외의 지역에서는 주로 생아귀로 찜을 한다. 투박하게까지 느껴지는 경상남도 사람들의 성격대로 식당은 대부분 꾸밈이 없고 소박해 허름한 곳에서 쫓기듯이 먹지만 그래도 먹을 차례는 빨리 돌아온다.

푸아그라보다 맛있는 아귀 간 마산 아귀찜 골목에서는 아귀 수육을 맛볼 수 있다. 쫀득쫀득한 아귀살을 담백하게 삶아낸 것인데 사람들은 살보다는 고소한 아귀 간이 더 맛있다며 입을 모은다. 실제로 아귀 간은 푸아그라와 비슷한 맛이 나 미식가들에게 인기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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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통째로 접시 안으로 들어온

해물찜 해물찜은 사용하는 양념이나 만드는 방식은 아귀찜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바다에서 나는 온갖 해물이 들어간다는 점이 특별하다. 싱싱한 꽃게, 낙지, 오징어, 새우, 홍합, 조개, 미더덕 등 맛과 향이 독특한 재료들은 바다를 통째로 먹는다는 느낌을 준다.

새우 머리, 오징어알, 명태 내장도 별미 해물찜에 넉넉하게 들어가는 새우. 사람들은 새우를 먹을 때 통통한 몸통만 먹고 먹기 불편한 머리는 남기기 일쑤다. 하지만 새우 특유의 맛은 새우 머리에서 나온다. 영양 성분도 마찬가지. 머리를 먹지 않고 버리는 것은 맛있는 새우를 반만 먹는 것이므로 꼭 챙겨 먹어야 한다. 오징어알과 명태알, 명태의 정소인 곤이, 입 안에서 톡톡 터지는 미더덕 등은 빼놓지 말고 먹어야 할 해물찜의 별미. 건더기를 모두 건져 먹은 뒤 남은 양념에 잘게 썬 김치와 미나리, 김가루, 참기름을 밥과 함께 볶아 먹으면 푸짐한 한 끼 식사가 마무리된다.

성인병을 예방하는 해물의 위력 해물찜은 현대인의 입맛을 정확하게 간파한 음식이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건강까지 챙겼으면 하는 바람을 제대로 짚어냈기 때문이다. 조개류와 해물은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한 고단백 저칼로리 식품으로 성인병을 예방하고 스태미나를 증진시키는 효과가 뛰어나다. 낙지는 부드러우면서도 담백한 맛이 있고 오징어는 깊은 맛을 내지만 두 가지 식품 모두 피로 해소 효과가 뛰어난 타우린이 풍부하다. 해물찜의 꽃게에 들어 있는 키토산 성분은 지방 흡착과 이뇨 작용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남은 국물에 밥 볶아 먹기 해물찜을 먹고 나면 걸쭉한 국물이 남기 마련이다. 여기에 미나리, 김치 등을 썰어 넣고 밥을 볶으면 또 하나의 별미가 탄생한다. 참기름이나 갓 짠 들기름을 넣어 볶아 고소한 맛을 살리는 것이 요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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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칼하고 짭조름한 밥반찬

갈치조림 단맛이 제대로 든 가을무나 포슬포슬한 여름 감자를 냄비 밑에 깔고 그 위에 갈치 토막을 얹은 다음 매콤한 양념장을 뿌려 끓인 갈치조림. 비린내가 없고 담백한 갈치살을 발라 먹는 맛도 좋지만 양념이 푹 밴 감자나 무를 베어 먹는 맛도 쏠쏠한 음식이다.

매콤한 양념장에 조려낸 담백한 갈치살 1980년대까지만 해도 갈치는 사시사철 밥상 위에 오르는 흔하디흔한 생선이었다. 두툼한 몸통은 굵은 소금을 뿌려서 짭짤하게 절였다가 불에 굽거나 기름에 튀겨 먹었고, 꼬리나 머리에 가까운 부분은 무나 감자를 넣어 매콤하게 조려 먹었다. 하지만 지금은 너무 비싸 ‘금갈치’로 불리는 귀한 생선이 되었다. 서울 남대문시장 숭례문수입상가 입구에 들어서면 매콤하고 짭조름한 냄새가 난다. 갈치조림 골목 냄새다. 찌그러진 양은 냄비에 칼칼하게 조린 갈치 국물은 밥 비벼 먹기에 딱 좋고, 매운맛과 달착지근한 맛이 깊게 어우러진 무는 먹을수록 입맛을 당긴다. 골목은 늘 만원이다. 줄서서 기다리고 있는 손님들의 입맛 다시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남대문시장 골목에는 갈치조림 식당이 열 군데가 넘는다. 길게는 40년에서부터 짧게는 20년까지 된 오래된 식당들이다.

갈치 살, 맛있게 발라 먹기 어르신들은 어떻게 갈치 가시를 발라낼까? 먼저 젓가락으로 갈치의 양쪽 가장자리 부분을 조심스럽게 죽 떼어낸다. 그러려면 갈치 양쪽 갓길 선을 따라 젓가락으로 홈을 내야 한다. 어르신들은 그걸 너무도 자연스럽고 부드럽게 해낸다. 잘라낸 양쪽 잔가시 부스러기는 가지런히 놔둔다. 이번엔 몸통만 남은 갈치의 줄기 뼈와 살을 분리한다. 토막 난 두꺼운 쪽 단면의 위쪽 살판과 뼈 사이를 젓가락 끝으로 살짝살짝 들춰 틈을 내는 게 열쇠다. 일단 틈새가 벌어지면, 한쪽 젓가락을 그 사이에 넣어 주르륵 뒤쪽 끝까지 통과시키면 위쪽 살판이 온전하게 분리된다. 아래 살판도 같은 방법으로 한다. 두툼한 살점을 모두 먹은 뒤엔, 맨 처음 떼어낸 잔가시 무더기를 조금씩 입에 넣어 혀로 살살 굴려가며 발라먹고 뱉는다. 잔가시에 붙은 여린 살 발라 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남대문시장 양은냄비 갈치조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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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콤한 양념장으로 비린내를 잡은

고등어조림

가을 고등어 고등어는 가을과 겨울에 잡히는 것이 맛있다. 산란을 마치는 6월부터 월동 준비를 위해 먹이를 닥치는 대로 먹어 체내 지방 등 영양 성분이 축적되기 때문이다.

예나 지금이나 고등어는 값이 싸고 친근한 생선이다. 고등어는 예로부터 ‘바다의 보리’로 불렸다. 보리와 맞먹을 정도로 영양가가 있어서 붙은 별명이다. 등 푸른 생선인 고등어는 두뇌 발달에 좋은 DHA 성분이 듬뿍 들어 있는 영양 덩어리다.

맛이 진하고 살집이 두툼한 고등어 고등어의 이름에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 한 토막. 고등어는 일본어로 ‘사바’다. 이 단어를 반복하면 ‘사바사바’가 된다. 흔히 자신의 이익을 위해 뇌물을 주고 떳떳하지 못하게 일을 처리하거나 아부할 때 사람들은 ‘사바사바’라는 속어를 쓴다. 여기에는 숨은 뜻이 있다. 일제 강점기에 관공서를 찾던 사람들이 잘 봐달라는 의미로 고등어 두 마리를 촌지로 들이밀곤 했는데 이렇게 고등어 두 마리면 적당히 봐주는 일이 되풀이되다 보니 고등어 두 마리를 일컫는 사바사바가 손을 비빈다는 의미로 자리 잡았다는 것이다.

감자, 무, 묵은지와 찰떡궁합 고등어 조림장은 간장에 고추장이나 고춧가루를 듬뿍 섞어서 만든다. 마늘과 생강도 넉넉하게 쓰는데 고등어란 생선이 워낙 비린내가 심하기 때문이다. 갈치조림과 마찬가지로 무나 감자를 냄비 밑바닥에 깔고 생선을 얹은 다음 양념장을 끼얹어가며 조리는데 특히 감자와 맛 궁합이 잘 맞는다. 요즘은 묵은지를 밑에 깔고 된장을 섞은 양념장을 끼얹어가며 조려낸 고등어묵은지조림이 인기를 얻는 추세다.

고등어조림은 비린내를 잡는 것이 관건. 마늘과 생강을 기본 양념으로 듬뿍 넣고, 묵은지와 된장으로 구수한 맛을 살리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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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싸지만 제 값을 톡톡히 하는 생선

은대구조림 은대구는 기름지지만 생선 특유의 비릿함이 없고 참치 대뱃살처럼 느끼하지도 않다. 끝 맛이 깔끔하고 고소해서 씹을수록 담백해 입맛을 당긴다. 매콤달콤 감칠맛이 일품인 은대구조림은 한국인이 유난히 사랑하는 생선 음식으로 해외에 있는 한식당마다 빼놓지 않는 인기 메뉴다.

5만 달러와 맞바꾸는 생선 많은 사람들이 은대구를 메로로 잘못 알고 있지만 은대구는 메로가 아니며 대구도 아니다. 블랙코드(black cod), 세이블 피시(sable fish), 버터 피시(butter fish), 콜 피시(coal fish) 등으로 불리며 알래스카, 러시아, 미국 등의 근해에서 제한적으로 잡히는데 값이 만만치 않은 생선으로 유명하다. 은대구는 원래 미국과 영국 사람들이 많이 먹었다. 값싼 생선이라 소금에 절여서 구워 먹었는데 일본을 비롯해 세계적으로 은대구를 먹는 유행이 번지면서 점점 귀해져 값이 턱없이 올라가버렸다. 현재 전 세계에서 자연산 은대구 포획이 가능한 라이선스 보유자는 겨우 12명뿐. 호주 뉴 사우스 웨일스(New South Wales) 지역에서는 1984년부터 은대구를 멸종 위기의 물고기로 분류하고 포획을 금지하는데 위반하면 5만 달러 이상의 벌금을 내야 한다.

쫄깃쫄깃 씹히면서 입 안에서 살살 녹는 맛 기름기가 많은 은대구는 살이 너무 부드러워서 쉽게 뭉그러진다. 대부분 냉동 상태로 유통되기 때문에 구이나 찜, 조림을 해 먹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매콤 달콤하게 조린 맛을 제일 좋아한다. 부드럽고 고소한 맛을 좋아하는 일본 미식가들은 회나 구이로 먹고 캐나다와 미국에서는 훈제로 먹는다. 최근에는 은대구 양식에 성공해 신선한 회로도 먹을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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짭조름한 매일 반찬

서민들의 단골 안주

두부조림

두부김치

프라이팬에 살짝 지진 두부에 양념장을 넣어 조린 두부조림, 간장으로 짭짤하게 조린 두부는 식어도 맛이 있고 무엇보다 국물이 흐르지 않아 예전에는 최고의 도시락 반찬으로 통했다. 고기는 아니지만 참기름 냄새 솔솔 풍기며 김치와 나물만 놓인 허전한 밥상을 단박에 군침 도는 훈훈한 밥상으로 바꿔놓아 언제나 환영받는 매일 반찬이기도 했다.

두부와 김치의 조합은 환상적인 궁합을 자랑한다. 두부김치는 따끈하게 데운 두부에 잘 익은 김치나 기름에 볶은 김치를 곁들인 음식이다. 두부의 단백질과 김치의 비타민, 김치의 강렬한 매운맛과 두부의 순한 맛이 어우러진 두부김치는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좋아하는 막걸리와 소주 안주로 첫손에 꼽는 음식이기도 하다.

두부, 무엇이 들어 있을까?

연예인의 다이어트 비법은?

우리말 ‘콩’의 어원은 확실하지는 않지만 콩이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에서 유래한 것이라는 설이 가장

원 푸드 다이어트가 건강에 치명적이라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 하지만 두부만큼은 예외라는

설득력을 얻고 있다. 흔히 콩을 밭에서 나는 고기라고 한다.

것이 다이어트에 성공한 수많은 연예인들의 얘기. 순정만화 주인공처럼 슬림한 몸매를 만들기 위해

곡식이지만 육류에 더 가까운 영양 성분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단백질 함량이 40%나 되는 두부는

애쓰는 연예인들의 필수품이 바로 두부라고 한다. 아이돌 그룹 ‘수퍼 주니어’ 멤버인 신동은 4개월

칼슘, 철분, 마그네슘, 복합 비타민 B류 등 중요한 영양소들이 풍부하다. 두부를 만드는 대두에

반 동안 20kg을 뺐는데 비법은 바로 두부김치 다이어트. 고무줄 체중으로 유명한 영화배우 설경구

함유된 노란 색소를 이루는 이소플라본은 항암 성분으로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생리 활성 물질이다.

역시 한 달 만에 14kg을 감량하면서 두부를 집중적으로 먹었다고 한다. 배고플 때마다 오이와

서양에서도 콩의 효능과 두부의 영양가에 대한 인식이 높아져 미국에서는 대통령의 식단에 두부를

두부만 먹으면서 버텼다는데 ‘짧은 기간에 효과적인 다이어트에는 두부가 최고’라고.

필수적으로 넣을 정도라고 한다.


한국인의 대표 간식

떡볶이 고추장이 주재료인 새빨간 음식의 대명사가 바로 떡볶이다. 매운 음식을 잘 먹지 못하는 아이들조차 연신 물을 들이켜며 먹을 정도로 한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좋아하는 떡볶이는 한국의 대표적인 길거리 음식이기도 하다.

피부 미용에도 좋은 궁중떡볶이 궁중떡볶이는 고기와 함께 채소를 곁들여 영양학적으로도 완벽한 음식이다. 당근과 양배추에 풍부하게 들어 있는 비타민이 조혈 작용을 촉진하고 피부 미용에 도움을 준다. 팽이버섯의 미끈한 성분인 점액 역시 피부에 윤기를 주고 풍부한 섬유질이 배변을 좋게 해 독소를 배출하는 역할을 한다.

오방색을 갖춰 만드는 고급 음식, 궁중떡볶이 떡복이는 원래 매운맛이 아니었다. 조선시대 궁중에서 만들었던 떡볶이는 쇠고기와 표고, 양파, 당근 등과 떡을 함께 넣고 간장에 조려 만든 음식이었기 때문이다. 표고의 검은색, 양파의 흰색, 당근과 홍고추의 붉은색, 풋고추의 파란색, 황백지단의 노란색을 모두 갖춰 입맛을 돋우면서도 천연 색소로 대표되는 다양한 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도록 한 아주 과학적인 음식이기도 하다. 19세기 말엽에 편찬한 *시의전서에는 궁중에서 흰떡, 등심살, 참기름, 간장, 파 등으로 만든 떡볶이에 대한 내용이 나온다. 요즘과는 달리 ‘떡찜, 떡 잡채, 떡 전골’ 등으로 불린 음식이다. 간장으로 양념을 한 떡볶이는 원래 파평 윤씨 종가의 내림 음식으로, 유독 맛있었던 가문의 간장을 활용해 쇠갈비 같은 재료를 넣어 조리한 별식이었다고 한다.

1950년대에 처음 선보인 고추장떡볶이 고추장을 넣고 버무려 매콤하게 만든 고추장떡볶이가 처음 선을 보인 것은 1950년대라고 알려져 있다. 본격적으로 유행하기 시작한 것은 1970년에 들어서부터. 배고픔을 달래는 서민들의 간식으로 선을 보인 초창기의 떡볶이는 비싼 쌀떡 대신 밀가루를 사용한 것이 대부분이었다. 손가락 굵기로 떡을 뽑은 것인데 ‘오뎅’이라고 불리는 어묵탕과 더불어 최고의 인기 간식으로 순식간에 유행했다. 지금은 떡볶이 골목의 대명사로 꼽히는 신당동 떡볶이 골목은 1970년대에 생겨나기 시작했다고 한다. 지금은 없어진 ‘바보들’이라는 떡볶이집에서 학생들이 몰려들자 뮤직 박스를 설치하고 아마추어 DJ 를 고용해 신청곡을 받아 들려주기 시작했던 것도 유명했다. ‘떡볶이를 먹으며 듣고 싶은 음악을 듣는다’는 낭만적인 발상으로 대단한 인기를 모았고 그 후 비슷한 떡볶이집이 우후죽순처럼 생겼다. ‘신당동 떡볶이’를 더욱 유명하게 만든 것은 ‘며느리도 몰라’라는 유행어를 만들어낸 마복림 할머니. 넓은 프라이팬에 떡과 어묵, 양배추, 쫄면 등을 넣어 즉석에서 끓여 먹는 즉석 떡볶이집 주인이었던 할머니는 고추장 CF 하나로 신당동 떡볶이집 붐을 일으킨 일등공신이 되었다. 시의전서 19세기 말엽의 요리책으로 지은이는 알 수 없다. 조선시대 후기의 전통 한국 음식을 잘 분류해서 정리했으며 비빔밥이란 용어가 문헌상 처음으로 등장한 책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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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콤하면서도 달착지근한 맛

오징어볶음 오징어볶음은 살짝 데친 오징어에 고추장과 양파, 마늘을 넣은 양념장을 더한 후 센 불에 볶은 음식이다. 매운맛에 강한 한국 사람도 땀을 흘릴 정도로 맵고 달착지근하며 톡 쏘는 맛이 특징. 쫄깃쫄깃하면서도 구수한 맛이 나는 대표적인 오징어 음식이다.

팔방미인 오징어 오징어는 버릴 것이 하나도 없다. 몸통과 다리는 물론 내장까지 먹기 때문이다. 내장만으로 끓인 내장탕이 있을 정도. 오징어가 많이 나는 울릉도 사람들은 오징어 특유의 고소한 맛과 향을 즐기기 위해 내장을 빼내지 않고 산 오징어를 통째로 쪄내 쓱쓱 썰어 먹는다. 마른 오징어 구이는 영화 관람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 지루하기 짝이 없는 밤샘 공부를 할 때도 오징어 한 마리만 있으면 긴긴 밤을 외롭지 않게 보낼 수 있다. 오징어불고기 역시 별미 중의 별미로 통한다. 요즘에는 삼결살과 함께 양념한 오삼불고기, 은은한 향과 씹히는 맛이 일품인

눈물 콧물 쏙 빼놓도록 매운맛

오징어더덕불고기까지 등장했다.

낙지볶음 낙지볶음은 멸치나 바지락 국물에 낙지와 대파, 양파, 풋고추, 붉은 고추 등을 썰어 넣고 고춧가루와 다진 마늘, 설탕, 진간장, 고추장 등으로 만든 양념장을 넣어 볶아낸 음식이다. 무교동과 종로통 골목은 맵디매운 청양고추와 마늘을 듬뿍 써서 얼얼하고 칼칼한 낙지볶음을 내놓는 식당이 즐비해 유명한 곳이다.

무교동 낙지골목의 전설 무교동 낙지는 1965년에 탄생했다. 박무순 할머니는 ‘무교동 낙지’로 불리는 낙지볶음의 살아 있는 전설. 낙지가 싸고 흔했던 시절, 할머니는 광화문 우체국 옆 골목에 매콤한 낙지볶음과 담백한 조개탕, 감자탕과 파전을 내놓는 ‘실비집’을 열었다고 한다. 낙지볶음 한 접시에 막걸리 한 주전자가 전부였던 시절이었지만 눈물 콧물을 쏙 빼면서 먹을 수밖에 없는 어마어마하게 매운 할머니의 낙지볶음은 장안 술꾼들의 입맛을 사로잡았고 얼마 안 돼 ‘유정’, ‘미정’ 등 유명한 낙지집이 생겨났다고 한다. 그 후로 할머니 식 낙지볶음은 ‘무교동 낙지’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지금까지 고유명사처럼 이어져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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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운이 달린다 싶으면 저절로 생각나는

제육볶음 제육볶음은 돼지고기 목살을 도톰하게 저며 생강즙을 충분히 넣은 고추장 양념에 재웠다가 달달 볶아낸 대표적인 고추장 양념 음식이다. 1950년대 이전까지는 간장과 파, 후추 등을 넣고 돼지고기를 볶아 먹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어 지금처럼 고추장이 잔뜩 들어가 먹음직스러운 제육볶음은 그 후에 등장한 것으로 보인다.

싸고 푸짐해서 언제나 환영받는 영양식 쇠고기 하면 불고기, 돼지고기 하면 제육볶음. 한국인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음식이다. 세계의 한식당에 빠지지 않는 메뉴도 역시 제육볶음일 정도로 매운 돼지고기 맛은 국적을 불문하고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는다. 돼지고기가 고추장을 만나면 특유의 냄새가 없어지고 지방이 많은 육질은 한층 부드러워진다. 돼지고기의 지방은 올레산과 리놀레산 등 고도 불포화지방산이 많이 포함되어 있어서 너무 뜨겁지 않은 적당한 온도에서 볶으면 잘 녹고 혀에 닿는 촉감이 좋다. 돼지고기의 비타민 B1 함량은 쇠고기에 비해 8~10배 많으며 소화율이 95%에 이를 정도라 밥과는 찰떡궁합이다. 제육볶음은 값이 싸면서도 고기 맛과 포만감을 동시에 줄 수 있어 주머니 사정이 가벼운 건장한 남자들이 즐겨 찾는 한 끼 식사가 된다. “고기로 한 끼를 먹었다”는 심리적 만족감까지 더해주는 것이 제육볶음인 것이다. 한창 키가 쑥쑥 자라는 시기에 있는 청소년들이 첫손에 꼽는 인기 메뉴 역시 제육볶음이다. “우리 아들 한창 자랄 때는 앉은 자리에서 제육볶음 한 근을 해치웠다“는 전설을 간직한 어머니들이 유독 많은 것도 그 때문이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게 볶는 비결 돼지고기를 볶을 때는 미리 달군 팬에 양념한 돼지고기를 넣어 볶는다. 뚜껑을 열고 볶아야 고기와 채소의 수분이 날아가 국물이 흥건하게 생기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너무 센 불에서 볶으면 양념장만 타고 속이 잘 익지 않으므로 불 조절을 잘 하는 것이 관건. 양념장을 조금 남겨 불에서 내리기 직전에 넣고 다시 한번 살짝 섞어 주면 표면이 촉촉하고 먹음직스럽다. 깻잎을 넣어 볶으면 독특한 향이 살아 더 맛있다. 통마늘을 반으로 잘라 넉넉하게 넣고 함께 볶아도 맛있다. 강한 살균 효과와 항 혈전 효과가 있는 알리신이 풍부한 마늘 역시 제육볶음에는 꼭 곁들여야 할 찰떡궁합 재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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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물은 전 세계적으로도 드문 한식만의 독특한 음식 조리법이다. 나물은 재료를 날로 무쳐서 먹는 생채와 데치거나 삶은 다음 무치거나 볶는 숙채로 나뉜다. 산과 들에서 채취한 산야초로 만든 나물은 몸에 이로운 비타민과 무기질이 듬뿍 들어 있는 건강 음식. 다양한 양념을 넣어 무치는 동안 손맛이 더해져 독특한 맛의 조화를 이끌어낸다.

나물 구절판 도토리묵 오이선 잡채

나 물 탕평채

해파리냉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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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인이 주목하는 건강식

나물 산이나 들에서 채취한 식물 또는 채소로 만든 반찬을 통틀어 일컫는 말이 나물이다. 먹을 수 있는 야생 식물의 재료를 총칭해서 부르는 말이기도 하다. 나물은 숙채와 생채를 함께 이르지만 보통은 숙채를 일컫는다. 나물의 재료로는 모든 채소와 버섯, 나무의 새순 등이 쓰인다.

비타민과 무기질이 듬뿍 서양의 샐러드도 종류가 다양하지만 나물 반찬에 비할 바가 아닐 것이다. 채 썰어 살짝 볶은 무나물이나 얇게 썰어서 소금에 절였다가 헹궈 물기를 꼭 짠 다음 살짝 볶아낸 오이나물, 살짝 데쳐 무친 참나물, 깻잎나물, 고춧잎나물 등 ‘아흔아홉 가지 나물 이름만 외우고 있으면 굶어 죽을 걱정 없다’는 옛말도 그래서 생겨난 이야기다. 우리나라는 산이 많고 청명하여 산나물이나 들나물이 발달했다. 제철에 나는 나물 외에도 그때그때 나는 것들을 말려두었다가 겨울이나 새싹이 돋지 않는 이른 봄에 불려 쓰므로 나물은 연중 어느 때나 우리의 밥상에 오를 수 있는 것이다. 나물을 만드는 방법에는 크게 기름에 볶아서 만들거나 양념을 넣고 무치는 방법이 있다. 양념으로는 간장, 깨소금, 다진 파, 다진 마늘 등을 넣는데 초는 넣지 않는 것이 정석. 빛깔을 깨끗하게 하고 나물의 개운한 맛을 살리기 위해서는 간장 대신 소금을 넣기도 하고 옛날에는 깨소금 대신 잣가루를 사용하기도 했다.

볶는 나물과 데쳐서 무치는 나물 익히는 나물에는 고비, 고사리, 도라지, 버섯, 취, 시래기, 오이, 호박, 가지 말린 것 등이 있다. 만드는 법은 먼저 기름에 볶다가 간장, 파, 마늘, 깨소금 등으로 양념하여 간이 배게 한다. 이때 고기를 채 쳐서 양념한 것을 같이 볶기도 하는데 고기의 맛이 어우러져 맛이 더욱 좋아진다. 데쳐서 무치는 나물에는 시금치, 쑥갓, 미나리, 숙주, 콩나물 등이 있다. 미리 데친 재료의 물기를 꼭 짜서 기름, 간장, 깨소금, 파, 마늘 등의 양념을 넣어 무친다. 물기를 꼭 짜는 것은 물기로 인해 간이 싱거워지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나물을 그릇에 담아낼 때는 두세 가지의 나물을 한 그릇에 담는 경우가 많은데, 그대로 무친 나물과 볶은 나물을 구분해서 담는다. 이렇게 두세 가지의 나물을 담아내는 것은 흰색, 푸른색 등 여러 가지 색깔이 어우러져 빛깔이 아름답고 맛의 조화가 서로 잘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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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 대보름의 아홉 가지 나물 음력 1월 15일을 뜻하는 정월 대보름에는 오곡밥과 함께 아홉 가지 나물을 해 먹는 것이 한국의 오랜 전통이다. 이때 먹는 나물은 모두 가을에 미리 말려서 보관해두었던 것. 겨우내 부족했던 비타민이나 무기질을 보충하고 잃어버린 입맛을 되찾는 데 도움을 준다. 이렇게 묵은 나물을 먹으면 여름에 더위를 먹지 않는다고 해서 우리 조상들은 반드시 묵은 나물을 챙겨서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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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 칸 목기에 담긴 우주

구절판 아홉 칸으로 나뉜 목기에 채소와 고기류 등의 여덟 가지 음식을 둘레에 담고 가운데에 담은 밀전병에 싸면서 먹는 음식이다. 구절판은 아홉으로 나뉜 목기로 여기에 아홉 가지 재료를 담았다고 해서 그릇 이름 그대로 구절판이라고 한다.

섬세한 손끝 맛이 살아 있는 예술 작품 중국 음식은 불 맛이요, 일본 음식은 칼 맛, 한국 음식은 손맛이라고 한다. 한국 어머니들의 정성과 솜씨가 담긴 섬세한 손맛을 가장 잘 살려낸 음식이 바로 구절판. 옻칠을 하거나 자개를 박아서 아름다운 문양을 살린 목기에 채소와 고기류를 사용한 여덟 가지 음식을 둘러 담고, 가운데에 담은 밀전병에 싸면서 먹는 구절판은 그 자체로 이미 예술 작품이다. 부드러우면서도 매끄러운 질감의 밀전병을 은은한 색으로 물들여 우아한 멋을 살린 섬세한 아름다움, 담백하게 볶은 고기와 몸에 좋은 채소를 색스럽게 담아내는 정성은 상을 받는 사람들에게 언제나 감동을 안겨준다.

고기와 채소, 견과류까지 아우르는 맛 얇은 밀전병에 곱게 채 친 재료들을 올려 싸 먹는 음식인 구절판은 만드는 사람도 고생스럽지만 젓가락질에 익숙지 않은 외국인들에게는 자칫 ‘그림의 떡’처럼 보일 수도 있는 음식. 그래서 외국인들이나 젓가락질이 서툰 사람들도 먹기 쉽도록 미리 전병에 속 재료를 싸서 내놓기도 한다. 구절판은 주안상이나 다과상에도 이용되는데 주안상에는 생률이나 호두, 은행, 대추, 잣, 땅콩, 곶감 등의 마른안주를 담고, 다과상에는 각종 강정, 정과, 다식, 숙실과 등을 색을 맞춰 담는데, 이를 특히 건구절판이라고 부른다. 톡 쏘는 겨자장의 상큼한 매운맛은 구절판이 숨겨놓은 반전의 매력. 펄벅과 구절판 구절판의 아름다움을 말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일화가 있다. 바로 우리나라를 방문한 작가 펄 벅 여사의 이야기. 상 한복판에 팔각형의 칠흑 상자가 놓여 있기에 뚜껑을 열어보니 새까만 뚜껑과는 대조적으로 아홉 칸 빨간 틀 속에 아홉 가지 원색의 음식이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를 보고 ‘나는 이 작품을 파괴하고 싶지 않다’면서 끝내 젓가락을 대지 않았다고 한다.

예술의 경지, 밀전병 밀전병은 사실 만들기가 아주 까다로운 음식이다. 밀가루를 물에 개어 종이처럼 얇게 부친 뒤 식혀서 구절판의 중앙 칸에 맞도록 둥근 모양으로 만드는 것. 기름기가 남아 있지 않도록 잘 닦아낸 프라이팬에 반죽을 두르고 아주 약한 불에서 익힌 다음 꼬챙이를 넣어 조심스럽게 꺼낸다. 프랑스의 대표적인 음식인 크레페를 연상시켜 외국인들도 그리 낯설어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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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로리 걱정 없는 다이어트 식품

도토리묵 도토리묵은 수분 함량이 많고 포만감을 주지만 칼로리는 거의 없어서 최고의 다이어트 식품으로 꼽힌다. 하지만 타닌 성분이 있어 떫은맛이 나므로 한꺼번에 많이 먹을 수는 없다. 그래서 비만증이 있는 사람에게 딱 필요한 음식이기도 하다.

전쟁 통에 임금님도 드셨던 도토리묵 도토리는 신석기 시대부터 식용해왔던 열매다. 이 시대의 유적지에서 공통적으로 야생 도토리가 발견되는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 도토리 열매를 맺는 상수리나무에 얽힌 이야기가 있다. 조선시대에 선조가 임진왜란이 터지는 바람에 북쪽으로 피난을 갔는데 당시 그 지역에서는 상수리나무를 토리나무라고 불렀던 모양이다. 난리 중에 먹을거리가 있을 리 없고, 임금 일행을 대접하기는 해야 했고, 그래서 마을 사람들은 황송한 마음에 급한 대로 도토리로 묵을 쑤어서 수라상에 올렸다. 그런데 배고플 때 먹으니 그 맛이 환상일 수밖에. 나중에 궁궐로 돌아온 뒤에도 임금은 옛날 고생을 잊지 않겠다는 의미로 “토리묵을 상에 올려라”라고 했다고 한다. 말하자면 토리묵이 수라상에 자주 오르는 귀한 음식이 된 것이다. 그 뒤로 수라상에 올린다(上)고 해서 도토리를 상수리라고 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울고 넘는 박달재의 전설 도토리묵이 등장하는 가요가 있다. 바로 ‘울고 넘는 박달재‘. 박달재는 충청북도 제천시 평동리 마을에 있는 고개 이름으로 박달 도령과 금봉 처녀의 슬픈 전설이 전해 내려온다. 과거를 보러 한양으로 가던 박달이라는 도령이 하룻밤 묵어가려고 들른 평동리에서 금봉이라는 처녀를 만나 사랑에 빠졌다고 한다. 두 사람은 장래를 약속했지만 박달 도령이 과거 시험을 보러 떠나면서 이별을 맞았다. 석 달 열흘을 기다리던 금봉이는 박달 도령에게서 소식이 없자 시름에 겨워 죽음을 맞았고, 과거 시험에 떨어지고 뒤늦게 평동리를 찾은 박달 도령은 금봉이를 따라 절벽에서 몸을 던졌다고 한다. 박달 도령이 하룻밤 묵고 과거시험을 보러 한양으로 떠날 때 금봉이가 싸주었던 음식이 바로 도토리묵이다. “도토리묵을 싸서 허리춤에 달아주며 한사코 우는구나 박달재의 금봉이야”라는 가사가 바로 여기서 나온 것이다. 실제로도 도토리묵은 쉽게 상하지 않아 예전에는 먼 길을 떠날 때 도시락으로 지녔던 음식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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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삭아삭 상큼한 맛

오이선 오이선은 원래 오이에 고기소를 넣어서 삶은 후 식은 장국을 부어 만드는 궁중 음식이었다. 뭉근하게 익힌 음식이었지만 아삭아삭하고 산뜻한 맛을 좋아하는 요즘 사람들의 입맛에 맞춰 오이를 살짝 볶고 칼집 사이에 볶은 고기와 지단을 채우고 달콤한 식촛물을 끼얹어 만든다.

새콤달콤한 소스를 끼얹은 여름 별미 궁중 음식인 ‘선(膳)’은 오이나 호박, 가지, 두부, 배추, 생선 등에 고기를 채워 넣거나 섞어서 익힌 음식을 가리킨다. 그중에서도 오이선은 향이 좋고 푸른빛이 상큼해 예전부터 여름 음식으로 환영받았다. 지금은 오이를 익혀서 먹는 일이 거의 없지만 예전에는 오이를 넣은 고추장찌개나 지짐, 찜을 많이 해 먹었다고 한다. 오이를 찌개에 넣으면 국물이 시원하고 오이 살이 잘 무르지 않아 씹는 맛도 좋다. 오이선은 한입에 먹기 좋도록 작게 만드는데다 모양이 예뻐 지금은 초대 음식의 전채로 자주 쓴다. 소로 넣는 재료들을 섬세하게 채 써는 데 공이 많이 들지만 보기에도 좋고 맛도 상큼하기 때문이다.

먹으면 예뻐지는 오이 오이는 수분이 95%를 차지하는 채소로 영양가는 낮지만 칼륨이 많은 알칼리성 식품이면서 비타민 C가 많다. 중국에서는 오이를 먹으면 미인이 된다는 말이 있고 미인은 언제나 오이 냄새가 난다고 해서 여자들이 생오이를 가슴에 품고 다닌 일까지 있었다고 한다. 오이선은 비타민이 풍부한 오이에 고기볶음과 표고버섯, 달걀지단 등을 섞어서 만들기 때문에 필수아미노산을 보충할 수 있는 영양식이다. 두부선과 어선 조선시대 궁중에서 많이 만들었던 선(膳)으로는 오이선과 두부선, 어선이 있다. 두부선은 두부를 곱게 으깨서 물기 없이 짜 놓고, 다진 닭고기살을 섞어서 모양을 잡은 후 표고버섯과 석이버섯을 곱게 채 썰어 얹고 쪄낸 음식. 실고추와 잣까지 들어가 모양이 아름답다. 식힌 다음 썰어서 겨자초장에 찍어 먹는다. 어선은 담백한 생선살에 쇠고기, 채소 볶은 것을 싸서 쪄낸 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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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사랑을 담아 버무려낸

잡채 당면을 투명하게 삶아 건져 시금치, 당근, 버섯, 고기, 양파 등을 넣고 따끈하게 무쳐내는 잡채는 언제 먹어도 맛있는 별식이다. 불고기, 갈비, 비빔밥과 함께 외국인이 좋아하는 음식으로 꼽히기도 한다.

잔칫날 빠지지 않는 초대 음식 한국인의 잔칫상에 빼놓을 수 없는 음식이 바로 잡채다. 생일잔치, 결혼 피로연, 환갑잔치 때도 잡채가 나온다. 예전부터 화려하면서도 품격이 있는 음식으로 대접받았기 때문이다. 잡채는 17세기 조선시대의 광해군 재위 시절, 궁중연회에서 처음 선보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광해군이 총애하던 이충이라는 사람이 특별한 음식을 만들어 궁중에 바치곤 했다는데 만들어오는 음식이 얼마나 맛이 있었던지 임금이 식사 때마다 이충의 집에서 오는 음식을 기다렸다가 수저를 들곤 했다는 기록이 <광해군일기>에 남아 있을 정도다. 그중에서도 특별히 임금의 입맛을 사로잡았던 음식이 바로 잡채다. 지금과는 달리 당면은 들어가지 않았지만 갖은 재료를 일일이 채 썰어 볶아서 그릇에 담고, 그 위에 즙액을 뿌린 다음 천초, 후추, 생강가루를 뿌려 맛을 냈다고 한다. 즙액은 꿩고기인 생치를 삶은 국물에 된장 거른 것을 섞고 밀가루를 풀어 끓여서 걸쭉하게 만든 것. 일종의 소스인 셈이다.

당면 없이 만들었던 옛날 잡채 잡채의 ‘잡(雜)’은 섞다, 모으다, 많다는 뜻을 담고 있다. ‘채(菜)’는 채소를 뜻한다. 잡채는 여러 채소를 섞은 음식이란 뜻이다. 당면이 들어간 요즘 형태의 잡채는 1919년 사리원에 당면공장이 처음 생기면서 시작되었고 본격적으로 먹기 시작한 것은 1930년 이후부터라고 한다. 영부인이 직접 만드는 잡채가 미국 CNN 방송에 소개되어 눈길을 끈 적이 있다. 김윤옥 여사가 CNN 기자를 청와대 상춘재(常春齎)로 초청해 직접 재료들을 썰고 볶아서 잡채를 만들었던 것인데 삶은 당면을 프라이팬에 넣고 다른 재료들과 함께 손으로 버무려가며 볶아 ‘한국 어머니의 손맛’을 확실히 보여주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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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파 싸움을 막기 위해 임금이 하사한 음식

탕평채 탕평채는 녹두묵에 고기볶음과 데친 미나리, 구운 김 등을 섞어 만든 묵무침으로 청포묵무침이라고도 부른다. 탕평채라는 이름은 탕탕평평(蕩蕩平平)이라는 말에서 유래한 말이다. 탕평채의 탄생에는 조선시대 궁중의 놀랍고도 슬픈 사연이 함께한다.

왕도탕탕 왕도평평 녹두묵의 푸르스름한 흰색, 볶은 고기의 붉은색, 미나리의 푸른색, 김의 검은색은 조선시대 권력을 잡았던 양반들의 당파로 알려진 서인, 남인, 동인, 북인을 대표하는 색이라고 한다. 탕평채가 처음 등장할 당시가 서인이 집권하던 시기였기 때문에 주재료로 흰색 청포묵을 쓴 것이라고. 조선의 21 대 임금인 영조는 궁중에서 일하는 여인 중 가장 낮은 계급에 속했던 ‘무수리’를 어머니로 두었던 불행한 왕이었다. 영조는 어머니가 다른 형이었던 왕 경종이 죽자 그를 독살시켰다는 오해를 받으면서 왕에 등극했다. 그러자 경종을 지지했던 소론은 영조의 정통성에 시비를 걸곤 했는데 하필 영조의 아들인 사도세자가 소론과 가까운 사이였던 것이 불행의 시작이었다. 아들이 왕의 자리를 넘본다는 오해에 시달린 왕은 급기야 사도세자를 *뒤주에 가둬 죽이고야 말았다. 뒤늦게 후회해봐야 소용없는 일. 영조는 자신의 죄를 뉘우치는 동시에 당파가 아닌, 인물 위주로 인재를 등용하겠다는 의지를 담아 ‘탕평책’을 정책으로 삼았다. ‘탕평’이란 *서경(書經)에 나오는 ‘왕도탕탕 왕도평평(王道 蕩蕩 王道平平)’에서 따온 구절로 당파에 휘둘리지 않겠다는 왕의 의지를 설명하기에 더없이 완벽한 말이었다. 영조는 정책으로만 끝내지 않고 ‘탕평채’라는 음식을 만들어 신하들에게 하사함으로써 그 뜻을 관철시켰다.

오방색의 완벽한 구현 흔히 한식은 오방색을 구현한 음식이라는 말을 한다. 오방색(五方色)은 황(黃), 청(靑), 백(白), 적 (赤), 흑(黑)의 다섯 가지 색을 말한다. 음과 양의 기운이 생겨나 하늘과 땅이 되고 다시 음양의 두 기운이 목(木), 화(火), 토(土), 금(金), 수(水)의 오행을 생성했다는 음양오행 사상을 기초로 한 것인데 중앙과 동서남북의 방위를 뜻하기도 한다. 한식에는 한 가지 음식에 다섯 가지 색을 지닌 재료들을 사용함으로써 오방색을 구현하는 의미를 두는 음식이 많다. 비빔밥과 탕평채는 그런 오방색을 구현한 음식의 대표 격으로 꼽힌다. 뒤주 쌀이나 콩, 팥 등 곡식을 담아 두는 궤짝. 서경 중국 고대의 경전으로 유가(儒家)의 오경(五經) 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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맵고 시고 달콤한 맛

해파리냉채 해파리냉채는 꼬들꼬들한 해파리와 다양한 채소를 한국의 전통 양념인 겨자장에 버무려 먹는 음식이다. 식초와 설탕을 섞어 만든 단촛물의 새콤달콤한 맛과 톡 쏘는 겨자장의 매운맛이 어우러져 입맛을 돋우는 전채 역할을 톡톡히 한다.

안주인의 솜씨를 자랑할 수 있는 손님 초대 음식 해파리냉채를 먹을 때는 조심해야 한다. 한꺼번에 많은 양을 입에 넣었다가는 매운 겨자 소스 덕분에 코끝이 찡하고 뒷목이 뻣뻣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해파리냉채는 귀한 손님을 맞을 때 내는 음식이다. 꼬들꼬들한 해파리 씹는 맛이 고급스럽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온갖 채소들을 솜씨를 다해 길고 가늘게 썰어 곁들여 내기에 음식을 만든 안주인의 솜씨가 돋보이는 음식이기 때문이다.

날씬하고 예뻐지는 음식, 해파리냉채 해파리의 종류는 아주 많지만 모든 해파리를 먹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식용 해파리는 한국, 중국, 일본 연안에서 주로 잡히는데 중국 음식에 특히 많이 쓰인다. 해파리가 미끌미끌한 것은 뮤신이라는 성분 때문이다. 뮤신은 단백질과 당질이 결합한 콘드로이틴이라는 물질로 이루러져 있는데 콘드로이틴은 피부와 연골, 혈관 등을 구성하는 성분이기도 하다. 신체 조직 중 수분을 유지하는 작용을 하여 피부나 혈관, 내장 등에 윤기를 더하기도 한다. 해파리는 100g당 겨우 32kcal 의 저칼로리 식품이다. 변비에도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비만과 거칠어진 피부를 다스리는 다이어트 식품으로 인기가 높다. 해파리냉채를 맛있게 먹으려면 해파리냉채를 맛있게 먹으려면 아래위를 뒤집어서 먹는 것이 좋다. 국물에 잠겨 촉촉하고 간이 잘 밴 쪽을 먼저 먹어야 끝까지 맛있게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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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갈비구이 떡갈비 돼지갈비구이 불고기 뚝배기불고기 로스편채 삼겹살구이 생선구이 황태구이 춘천닭갈비 곱창구이 오리구이 더덕구이 파전

서양 음식에서 구이는 스테이크나 바비큐 정도만 만들지만 한식에서의 구이는 사용하는 재료와 조리법이 다양한 것이 특징. 그대로 굽거나 양념을 사용하는 것에 따라 맛도 천차만별이다. 갈비구이는 외국인들도 좋아하는 대표적인 구이음식이며 기름을 적게 사용하는 전은 튀김 음식에 비해 칼로리 섭취가 적어 누구나 좋아하는 건강식이다.

구이 와

빈대떡 김치전 모듬전


달달한 양념에 재워 숯불에 구워 먹는 맛

쇠갈비구이 쇠갈비구이는 토막 친 쇠갈비를 양념에 재웠다가 숯불에 구워가며 즉석에서 먹는 음식이다. 연하기로 이름난 어린 암소 갈비는 쇠갈비구이 중에서도 최고로 치는 별미. 예전에는 ‘조선간장’이라고 부르는 전통간장으로 간을 했는데 요즘은 진간장과 소금을 섞어서 맛을 내거나 ‘생갈비구이’라고 해서 아예 간을 하지 않고 구워 먹기도 한다.

푸짐하기로 이름난 수원갈비 결이 좋은 참숯을 빨갛게 피우고 석쇠를 올려 굽는 쇠갈비구이의 가장 큰 매력은 역시 숯불에서 배어 나오는 불 맛이 살아 있다는 것. 불기운만 쐴 정도로 타지 않게 구워내야 하는데 간이 잘 배어 있어야 제 맛이 나기에 칼집을 넣는 솜씨가 아주 중요하다. 갈빗대에 붙어 있는 덩어리 고기를 섬세하게 펼쳐가며 칼집을 넣는 작업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갈비로 유명한 지역은 경기도 수원. 1940년대에 팔달구 영동시장에 문을 연 ‘화춘옥’이 원조라고 알려졌지만 지금은 없어졌고 독특한 맛의 비법만 전해진다. 간장이 아닌 소금으로 간을 맞추는 것, 배즙을 넣어 달콤한 맛을 살리는 것도 특징이다. 수원갈비는 도끼로 토막을 내서 그 크기가 어른 손바닥만 했고 당연히 포를 뜰 때도 양쪽을 모두 이용해서 양이 푸짐하다.

해운대갈비와 이동갈비 부산 해운대 역시 갈비의 고장이다. 해운대갈비는 석쇠에 굽지 않고 쇠로 만든 불고기판에 양념한 갈비를 쌓아놓고 구워 먹는다. 국물이 냄비에 남기 때문에 밥을 비벼 먹는 맛이 일품. 군부대가 많았던 경기도 포천 지역에서는 휴가를 나온 아들에게 맛있는 갈비를 먹이기 위해 몰려들던 어머니들을 상대로 양이 푸짐하고 값이 싼 ‘이동갈비’라는 독특한 갈빗집들이 생겨났다.

특별한 날, 외식 메뉴 1순위 사실, 쇠갈비구이는 지금도 모처럼 큰맘을 먹지 않고서는 쉽게 사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아니다. 가격이 워낙 비싸기 때문이다. 그나마 경제성장으로 인해 주머니 사정이 두둑해지기 시작한 1980 년대 이후가 되어서야 인기 외식 메뉴가 되었을 정도. 그때부터 도시 외곽 지역에 ‘가든’이나 ‘공원’의 이름을 붙인 갈빗집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아주 특별한 날에만 고급 옷을 입은 사람들이 이쑤시개를 꽂은 채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갈빗집 문을 나서곤 했다. 남들 보는 앞에서 보란 듯이 버젓이 이쑤시개를 쓰는 광경은 어쨌거나 ‘나는 갈비의 먹었다’는 일종의 과시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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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빗살을 다져서 양념해 뼈에 다시 붙여 굽는

떡갈비 떡갈비는 궁중에서 임금이 즐기던 고급 음식이다. 쇠고기를 다져 만든 모양이 떡을 닮아 붙은 이름. 아무리 맛이 있어도 임금이 체통 없이 갈비를 손에 들고 뜯을 수 없기에 만들어졌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로 먹는 사람은 편하지만 만들기는 쉽지 않은 음식이다.

궁증 나인들과 유배 내려온 양반들이 전해준 궁중음식 한국인치고 갈비 싫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지만 어린아이나 이가 부실한 노인들이 질긴 고기를 뜯어 먹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환영받는 음식이 바로 떡갈비. 궁중에서 전파된 떡갈비는 지금은 경기도 광주와 양주, 전라도 담양과 화순의 향토 음식으로 유명하다. 조선왕조 말엽, 궁중에서 일하던 나인들에 의해 전해졌다는 경기도의 떡갈비는 우선 모양부터가 시루떡처럼 넓고 납작하다. 갈빗살을 다져서 양념으로 버무리고 다시 갈빗대에 붙여 구워내는데 질깃질깃 씹는 맛이 별미. 전라도 떡갈비는 유배 내려온 양반들에 의해 전해졌다는데 그중에서도 6백50년 전 노송당 송희경 선생에 의해 전해졌다는 담양 떡갈비가 가장 유명하다. 잡고기는 섞지 않고 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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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빗대에서 떼어낸 고기만 다져서 만든 떡갈비 맛은 참숯 향이 배어야 제 맛.

질 좋은 갈빗살과 천연 양념, 참숯향이 어우러진 맛 전라남도 광주의 송정 근처에는 쇠고기와 돼지고기를 반반씩 섞어서 만든 떡갈비만 파는 떡갈비 거리가 있다. 1950년대 최저자 할머니가 떡갈비와 비빔밥을 팔면서부터 송정 떡갈비 역사는 시작된다. 그때는 송정장에 우시장과 도살장이 있어 고기를 구하기가 쉬웠고 싼 가격에 맛있는 떡갈비를 만들어낼 수 있었단다. 배, 다시마, 꿀 등의 20여 가지 재료를 넣어 맨손으로 오랫동안 치대가며 버무려 자연스럽게 양념 맛이 배도록 하는 것이 비법인데 숯불에 굽는 동안에도 특제 소스를 발라가며 천천히 굽는다. 노송당 송희경 노송당은 조선시대 세종대왕 때인 1420년에 왕명에 의해 일본 회례사로 가서 명나라 연호 ‘영락’ 두 글자를 일본 연호 ‘용집’으로 고쳐 쓰도록 강요받았지만 끝내 거절함으로써 일본 왕이 탄복했다는 충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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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서민들의 푸짐한 한 끼

돼지갈비구이 돼지갈비구이는 가격이 비싼 쇠갈비에 비해 싸고 육질이 부드러워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이다. 생강즙과 후춧가루를 듬뿍 넣어 돼지고기 특유의 누린내를 없앤 돼지갈비구이를 직접 불판 위에서 지글지글 구워 먹는 모습은 외국인들에게 아주 인상적이어서 외국 유명 신문에 색다른 한국의 고기 요리로 종종 소개되기도 한다.

드럼통에 석쇠를 올리고 연기 피워가며 먹던 돼지갈비 돼지갈비를 파는 식당은 쉽게 볼 수 있지만 그중에서 가장 유명한 곳은 서울의 마포 돼지갈비 거리다. 1950년 전까지만 해도 마포 포구에는 배가 드나들었고 한강을 따라 내려온 목재나 곡물들은 마포를 통해 도심으로 들어갔다고 한다. 당연히 주변에는 제재소와 곡물 창고가 많았는데 인부들은 저녁만 되면 나무 톱밥 먼지로 컬컬해진 목의 때를 벗겨줄 안줏거리를 찾았다. 그래서 생겨난 것이 돼지고기에 막걸리를 곁들여 팔던 대폿집. 하지만 철도가 생기면서 포구도 막히고 1960 년대 이후로는 목재소 인부들 대신 퇴근길에 소주 한 잔 걸치려는 샐러리맨들과 주변 상인들이 몰려들었다. 환기구 장치가 테이블마다 마련되어 있는 지금과는 달리, 그 시대에는 식당에 들어서면 뿌연 연기가 앞을 가려 한 치 앞도 구분하지 못하는 일이 허다했다. 커다란 드럼통에 연탄불을 피워 넣고 그 위에 고기를 구울 수 있는 쇠판 하나 걸친 것이 탁자였고 등받이가 없어 엉덩이만 간신히 걸칠 수 있는 의자 서너 개 놓은 것이 인테리어의 전부였다. 고기 굽는 연기를 빼기 위해 출입문이든 창문이든 다 열어 젖히고 술을 마신 것은 물론이다.

상추와 깻잎에 생마늘을 곁들여 먹어야 영양 만점 예나 지금이나 돼지갈비구이에 곁들이는 음식은 똑같다. 상추, 깻잎, 고추, 쌈장. 고기에 생마늘을 곁들여 쌈을 싸 먹기도 하고 불판 위에 올려도 괜찮은 작은 종지에 참기름을 붓고 마늘 몇 점을 넣어 구워 먹기도 한다. 돼지갈비 맛의 성패는 양념에 달려 있다. 돼지갈비는 돼지 옆구리 갈비의 첫 번째부터 다섯 번째에 이르는 부위를 말하는데 누린내가 나므로 양념을 잘 하지 않으면 고기에서 냄새가 나기 때문이다. 양념간장에 재운 돼지갈비는 채소를 곁들여 먹는데 생채소로 영양의 균형을 맞춰가며 고기를 먹는다는 점이 서양과는 다른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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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고기 요리

불고기 불고기는 얇게 썬 쇠고기를 양념장에 무쳐서 석쇠에 구워 먹는 음식이다. 예전에는 너비아니라고 불렀다. 너비아니란 궁중과 서울의 양반집에서 쓰던 말로 고기를 넓게 저몄다는 뜻이다.

고구려의 맥적에서 유래한 불고기 우리나라의 전통 고기구이는 맥적(貊炙)에서 유래했다. 맥은 중국의 동북 지방을 가리키는 말로 고구려를 지칭하는 말. 맥적은 고기를 꼬챙이에 꿰어서 불에 굽는 음식인데 석쇠가 나온 이후로는 꼬챙이에 꿸 필요가 없어져서 지금의 불고기가 되었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고기를 소스에 재웠다가 구워 먹는 음식은 세계에서 불고기가 유일하다고 한다. 중국에도 비슷한 음식이 있지만 미리 양념에 재우지는 않고 굽거나 갈아서 양념에 무쳐 먹는다. 그러나 맥적은 미리 양념이 되어 있으므로 따로 양념에 무쳐 먹을 필요가 없어서 무장(無醬)이라고 불렀고 시간이 지나면서 궁중 요리인 너비아니로 발전되었다.

달착지근한 국물에 밥을 비벼 먹는 맛 불고기는 진간강, 꿀, 다진 파, 다진 마늘, 후춧가루로 만든 양념장에 고기를 재웠다가 굽는데 달착지근한 맛이 일품이다. 외식 메뉴가 지금처럼 다양하지 않았던 시절, 특별한 날이나 모임이 있을 때면 대개가 불고기를 먹었다. 불고기판에 육수가 자작한 불고기가 지글지글 끓으면 어른들은 고기 안주에 소주를 마시고 아이들은 달큼한 고기 국물에 밥을 비벼 먹었다.

오마바도 좋아하는 불고기 불고기는 예전부터 손님에게 대접하는 대표적인 음식이었다.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들 역시 불고기를 좋아한다. 방한하는 국빈도 예외는 아니어서 한식 마니아로 알려진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은 불고기를 가장 좋아하는 점심 메뉴로 꼽았을 정도. 2009년 오바마가 한국을 방문했을 때도 청와대에서는 당연히 불고기를 대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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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보다 국물이 더 맛있는

뚝배기불고기 뚝배기에 불고기를 담고 물을 넉넉하게 부어 끓여낸 음식이다. 고기의 빡빡한 맛이 없고 육즙에 양념이 더해진 감칠맛이 입맛을 돋운다. 달달한 고기 국물에 밥을 비벼 먹고 싶을 때, 불고기는 먹고 싶은데 같이 먹을 사람이 없을 때 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어 인기가 많다.

밥상 위에 그대로 올리는 뚝배기 뚝배기는 참 편리한 그릇이다. 불 위에 직접 올려놓고 음식을 끓여도 깨지지 않고 뜨거운 상태에서 그대로 밥상에 올릴 수도 있다. 한 번 뜨겁게 데워지면 잘 식지 않아 식사가 끝날 때까지 음식의 온도를 따뜻하게 유지한다. 뚝배기에 담지 못할 음식은 없다. 설렁탕이나 갈비탕은 물론이거니와 된장찌개, 김치찌개, 육개장도 모두 뚝배기에 담아낸다. 하지만 어떤 음식도 ‘뚝배기’를 음식 이름 앞에 붙이지는 않는다. 뚝배기불고기를 제외하면 말이다.

혼자 먹을 수 있어 더 좋은 불고기 20~30년 전까지만 해도 불고기는 전골 형태로 많이 먹었다. 불고기판의 우묵한 곳에 채소를 담았고 가장자리에 양념한 고기를 얹어 익혀 먹었다. 오늘날의 불고기판과는 위아래가 바뀐 모양새. 육즙이 가운데 우묵한 곳으로 흘러내리면서 채소와 어우러진 고기 국물에 밥을 비비면 밥 두 그릇쯤은 뚝딱이었다. 불고기 한 점 입에 넣지 않고도 고스란히 불고기의 맛을 볼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세월이 지나면서 사람들은 국물에 밥을 비벼 먹는 대신 고기만 먹는 것을 선호하게 되었고 고깃집에서는 불판에서 국물을 받을 수 있는 우묵한 부분을 없애버렸다. 하지만 불고기의 매력적인 양념 맛이 제대로 밴 고기 국물 맛을 잊지 못한 사람들이 또다시 아이디어를 냈다. 바로 뚝배기에 불고기를 끓일 생각을 한 것이다. 이가 부실한 노인이나 아이들이 특히 좋아하는 뚝배기불고기는 불고기를 먹고 싶지만 혼자서는 먹지 못하는 사람들도 부담 없이 주문할 수 있어 더욱 환영받는 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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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만 살짝 익힌 고기에 채소를 싸먹는

로스편채 로스편채는 쇠고기 등심의 가장자리인 채끝 부위를 훈제한 뒤 냉동시켰다가 다시 살짝 녹여서 얇게 썰어낸 시원한 여름 음식이다. 기름기가 적은 고기로 만들어 맛이 담백하며, 채소를 듬뿍 얹어 싸 먹기 때문에 상큼한 맛이 나고 아무리 먹어도 질리지 않아 좋다.

외국인들이 특히 좋아하는 전채 요리 로스편채를 맛본 외국인들 중에는 의외로 한국에서 먹어본 음식 중에 가장 인상에 남는다는 얘기를 하는 경우가 많다. 맛이 생소하거나 거부감이 없어 이질적인 외국 음식이라는 느낌이 없다는 것이다. 겉만 살짝 익혀서 거의 육회처럼 보이지만 얇게 썬 고기에 싱싱한 채소를 싸서 매콤한 겨자장에 찍어 먹기 때문에 날고기를 먹는다는 부담감도 없다는 것. 외국인들이 뜨거운 음식에 익숙하지 않다는 것과 레드 와인과 잘 어울리는 음식이라는 점도 한몫을 한다. 커다란 접시에 얇게 썰어낸 고기를 돌려 담고 가운데에 소복하게 채소를 담아낸 품위 있고 아름다운 모습도 눈길을 끄는 요인이다.

찹쌀가루를 묻혀 굽는 즉석 로스 편채 로스편채는 즉석에서 구워 따뜻하게 먹는 방법도 있다. 고기를 얇게 썰어서 소금과 후춧가루를 뿌린 뒤 찹쌀가루를 묻혀 팬에 지져내는 것이다. 다양한 채소를 채 썰어서 익혀낸 고기에 얹어 돌돌 말아 감싼 뒤 새콤달콤한 소스를 곁들여 찍어 먹으면 느끼하지 않고 개운하다. 신기한 것은 웬만큼 질긴 고기라도 찹쌀가루를 묻혀서 구우면 연해진다는 것. 기름이 덜 배고 고기의 영양과 맛이 그대로 보존되어 고기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다.

로스편채와 찰떡궁합, 깻잎 로스편채에 곁들이는 채소는 다양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입맛을 돋우는 재료는 역시 깻잎이다. 깻잎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주로 먹는 채소인데 강력한 항산화 작용을 하는 성분인 안토시아닌 색소가 듬뿍 들어 있다. 깻잎 추출물은 염증 억제, 알레르기 반응 억제 효과가 높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지방세포의 분화를 억제하고 지방세포 축적 유전자를 억제하는 효과도 뛰어나다고. 체지방 감소 효과가 뛰어난 깻잎 추출물은 최근 비만 치료제에 많이 사용되는 성분 중의 하나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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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 제일 좋아하는 돼지고기

삼겹살구이 삼겹살은 살과 지방 부분이 세 겹으로 겹쳐 있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삽겹살은 돼지의 배 쪽 부분으로 한국인이 제일 좋아하는 돼지고기 부위다. 전 세계 삼겹살을 한국인이 다 먹고 있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 당연히 돼지고기 부위 중 삼겹살이 제일 비싼 곳은 한국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한국인의 삼겹살 사랑 국내 삼겹살의 소비는 상상을 초월한다. 보통 사람은 4일에 한 번 정도는 삼겹살 1인분을 먹는다는 통계가 있을 정도. 삼겹살을 먹어야 한다는 ‘삼삼데이’가 있고 먼지를 먹은 뒤에는 삼겹살을 먹어야 목구멍에 낀 때를 벗겨낼 수 있다는 속설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한국인이다. 황사가 부는 봄철이면 삼겹살의 소비가 더 늘어나는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는 일. 한국인의 삼겹살 사랑이 얼마나 편파적인지 돼지고기의 다른 부위는 도통 판매가 되지 않는 불균형 때문에 안심, 등심, 뒷다리살, 목살, 앞다리살 등의 소비를 촉진하는 캠페인까지 등장했다. 최근에는 ‘목삼겹’이나 ‘오겹살’이라는 용어까지 생겼다. ‘목삼겹’은 상대적으로 값이 싼 목살을 삼겹살의 일종인 것처럼 혼동시켜 팔려는 의도에서 나온 용어. 오겹살은 삼겹살에 돼지의 껍질 부위를 붙여 정형한 삼겹살의 일종이다.

언제부터 삼겹살을 먹기 시작했을까? 돼지고기에서 가장 인기가 없는 비계를 가장 맛있는 살코기, 즉 삼겹살로 둔갑시킨 사람들은 예로부터 장사 수완이 좋기로 유명한 개성 사람들이다. 개량 양돼지를 기르면서 만들어낸 비법이 바로 삼겹살 만들기였다. 돼지는 잡식성이라 음식 찌꺼기만 주어도 잘 먹었다. 제주도에서는 아예 측간에서 키우며 사람의 배설물을 먹여 키웠을 정도. 그런데 장사 수완이 뛰어난 개성 상인들은 돼지를 키우는 동안 섬유질이 많은 조를 사료로 주다가 영양가가 적은 농후 사료를 바꿔 먹이는 방법으로 비계가 살 사이에 겹겹이 얇게 들어 있는 삼겹살을 만들어냈다. 그 후 고기와 지방이 적당히 섞여 고소한 그 맛에 길들은 사람들이 삼겹살만 찾기 시작하면서 그 인기가 하늘로 치솟았고 가격 역시 훨씬 높게 받을 수 있었음은 물론이다.

유행 따라 변화하는 삼겹살 구이 1990년대 초반에는 솥뚜껑 삼겹살이 인기를 모았다. 그보다 조금 뒤에는 고기를 얇게 썰어 1인분 가격이 자장면보다 싼 대패삼겹살이 유행했다. 1990년대 후반에는 미숫가루 삼겹살이, 2000년대 들어서는 와인에 재운 와인삼겹살이나 녹차가루를 뿌려 느끼한 맛을 줄인 녹차삼겹살이 유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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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시사철 밥상에 오르는 반찬

생선구이 생선구이 한 토막만 있으면 허전하지 않은 것이 한국인의 밥상이다. 그런 만큼 생선을 굽는 방법도 다양한데 소금만 뿌려서 굽거나 간장 양념장을 발라가며 굽는 방법이 가장 흔하다. 맛이 담백한 생선은 고추장을 발라서 굽기도 한다. 생선구이 중에서도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것은 굴비구이와 고등어구이다.

물에 만 밥에 올려 먹는 한여름 굴비 구이 굴비는 조기에 소금을 뿌려서 말린 것으로 담백하면서도 단맛이 나는 것이 특징. 굴비 중에서도 가장 비싼 것은 전라남도 영광에서만 난다는 법성포 굴비다. 굴비라는 이름은 조기를 짚으로 엮어 매달면 구부러지는데 그 모양을 따서 구비(仇非)조기라고 하던 것이 굴비로 변한 것이다. ‘구비’는 우리말의 산굽이, 강굽이처럼 구부러져 있는 모양새를 일컫는 ‘굽이’를 한자어로 표기한 것. 굴비의 참맛을 아는 사람들은 여름에 먹는 굴비 맛을 최고로 친다. 잘 마른 굴비를 쪽쪽 찢어서 참기름 두른 고추장을 곁들여 내는데 찬물에 만 밥에 굴비 한 점 올려 먹으면 다른 반찬이 필요 없다.

첩첩산골 안동에서 먹었던 간고등어구이 경상북도 안동은 내륙 지방이기 때문에 고등어를 먹기 위해서는 영덕 강구항에서 수송해 와야 했다. 아무리 흔한 고등어라지만 굽이굽이 산길을 돌아 안동까지 가져오자면 적어도 이틀은 걸렸을 터. 냉동 시설이 없던 시절, 생선이 상하는 것을 막기 위해 고등어 장수들은 소금을 듬뿍 쳐야만 했는데 막상 구워보면 짭조름한 그 맛이 날생선을 굽는 맛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안동 간고등어. 상하기 직전에 나오는 효소와 소금이 어우러져 고등어 맛을 최상으로 끌어올린 것이다. 하도 유명한 맛이다 보니 안동에 들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안동 간고등어 맛을 보았고 그 맛을 못 잊는 사람들을 통해 입소문이 나 아예 ‘안동 간고등어’라는 브랜드를 붙인 상품이 전국에서 팔리게 되었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나라는 계절마다 생선이 다양하게 잡힌다. 봄에는 조기 여름에는 간고등어 가을에는 갈치 겨울에는 청어를 많이 구워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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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바람이 손잡고 만들어내는 맛

황태구이 황태구이는 명태를 알맞게 말린 황태를 반으로 갈라 등뼈와 지느러미, 가시를 발라내고 적당히 토막을 친 후, 양념을 한 고추장을 발라서 즉석에서 구워낸 음식이다. 추운 겨울날에 제맛을 내는 황태구이는 소주의 강한 맛을 녹여주는 안주로, 짭짤한 밥반찬으로 인기가 높다.

껍질까지 알뜰하게 먹는 명태 명태는 한국인에게 생선 이상의 의미가 있다. 예로부터 한국인의 기복신앙과 밀접한 관계가 있었는데 지금도 그 풍습이 남아 명태를 말린 북어를 실로 묶어 새로 이사한 집이나 개업한 가게에 걸어놓을 정도. 명태를 말린 북어는 제사상에 빠지지 않는 제물이고 명절 차례상에 반드시 오르는 반찬이다. 명태만큼 알뜰하게 먹는 생선도 드물 것이다. 눈알은 따로 볶아서 술안주로 쓰고 껍질은 쪄서 쌈을 싸 먹는다. 소금을 뿌려 삭힌 창자는 창란젓이고 아가미를 삭히면 아가미젓, 알을 삭히면 명란젓이 된다.

추운 겨울,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며 마르는 황태 황태는 명태를 말린 것이다. 하지만 그냥 말리지는 않는다. 유난히 까다로운 조건에서 말리는 것이 황태다. 영하 10℃ 이하의 산간 지역에서 한겨울에 얼렸다 녹였다를 반복하며 말리기 때문이다. 황태는 배를 따서 내장을 제거한 명태를 바람이 많고 매섭게 추운 야외에서 40~90일 정도 걸어서 말린다. 그러면 명태가 밤에는 얼고 낮에는 녹으면서 서서히 건조된다. 이 과정에서 명태 살이 부풀었다가 줄어들기를 반복하면서 누런색을 띠는 황태가 된다. 마른 후에도 외형은 물에 불린 것처럼 통통하고 노란색이 나며 속살은 희고 포슬포슬해서 향긋하고 구수한 맛을 낸다. 운이 좋아 매서운 추위가 반복되면 맛있는 황태가 되지만 날씨가 따뜻해 명태가 제대로 얼지 못하면 색깔이 검어지고 맛이 없는 먹태가 된다.

해독작용이 뛰어난 황태 황태는 예로부터 해독 작용이 뛰어나 간을 보호한다고 해서 해장국의 재료로 많이 쓰였다. 확실히 황태를 많이 먹으면 몸이 가뿐하다는 것을 경험한 사람들이 많다. 이렇게 좋은 황태를 자주 먹는 방법은 육수를 내는 것. 황태를 푹 삶은 국물을 수시로 먹거나 황태 국물을 음식에 이용하면 알뜰하게 황태를 이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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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머니 사정이 가벼운 서민들의 영양식

춘천닭갈비 고추장 양념에 재워둔 닭고기와 갖은 채소를 둥그렇고 커다란 무쇠 프라이팬에 구워 먹는 춘천닭갈비. 막국수와 함께 춘천을 대표하는 향토 음식이었지만 이제는 전국적으로 퍼져 나가 주머니 사정이 가벼운 대학생들이 즐겨 먹는 대표적인 음식이 되었다.

먹자니 귀찮고 버리자니 아까운 ‘계륵’의 화려한 변신 강원도 인제와 원통에 있는 닭갈빗집은 주변에 많은 군부대에 면회를 오는 사람들이 한번 씩은 꼭 들른다는 명물 아닌 명물. 춘천 닭갈비는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은 대학생들이 즐겨 먹어 유명해졌다. 닭갈비를 최초로 선보인 사람이 누구냐는 것에 대해서는 몇 가지 설이 있지만 1960년에 춘천 중앙로에서 돼지고깃집을 운영하던 김영석 씨가 처음 만들었다는 얘기가 정설처럼 굳어졌다. 닭갈비의 원조가 춘천에서 시작되었음을 확실하게 인정받기 위해 아예 시에서 공식 역사로 지정했을 정도다. 1960년대 초, 춘천 중앙로에서 식당을 운영하며 돼지고기 음식을 팔던 김영석 씨 부부. 어느 날, 돼지고기가 다 떨어져 근처에서 급히 사온 닭 2마리를 돼지갈비처럼 손질해 요리를 만들었다고 한다. 닭고기를 돼지갈비처럼 넓게 펴 덩어리째 불에 구워 잘라 먹으니 색다른 맛이 났다. 그 뒤 달콤한 양념에 닭고기를 재워두었다가 돼지갈비처럼 구워 팔았더니 술안주로 큰 인기를 끌었다는 것이다.

알뜰살뜰 닭갈비 싼값에 비해서 엄청 맛있고 양도 넉넉하다는 것이 닭갈빗집 주인들의 한결같은 자랑. 이제는 다양한 채소를 한꺼번에 많이 먹을 수 있는 영양식으로도 인정을 받을 뿐만 아니라 외국인들에게도 사랑을 받는 음식이 되었다. 춘천닭갈비는 적당한 크기로 토막 낸 닭고기를 양념장에 잘 버무려 7~8시간 이상 재워둔 후, 뜨겁게 달군 팬에 기름을 두르고 도톰하게 썬 양배추, 고구마, 당근, 깻잎 등과 함께 볶아 먹는다. 쫄깃쫄깃한 가래떡만 골라 먹는 사람, 달콤한 고구마만 좋아하는 사람 등 입맛도 독특해서 아예 추가 메뉴로 정해둔 식당이 대부분. 매콤한 닭갈비를 먹고 나면 남은 양념과 밥을 함께 볶아 먹는데, 그 맛 또한 일품이다. 계륵 삼국지의 조조가 혼자 중얼거려 부하 장수들이 높으신 분의 의중을 파악하려 고민했다는 수수께끼의 단어. 말 그대로 닭갈비라는 뜻으로 닭다리처럼 뜯을 수 있을 만큼 푸짐하지도, 닭가슴살처럼 살집이 많은 것도 아닌 닭의 애매모호한 부위다. 버리자니 아깝고 먹자니 조리하는 수고가 아까울 정도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을 빗대는 말로 곧잘 쓰이는 단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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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당들이 사랑하는 고소하고 쫄깃쫄깃한 맛

곱창구이 곱창은 ‘곱은 창자’라는 뜻을 담고 있다. ‘곱은’은 ‘굽은’의 뜻이다. 곱창에는 소곱창과 양곱창이 있는데 소곱창은 작은창자를, 양곱창은 첫 번째 위를 가리킨다. 소는 위가 네 개인데 그 첫 번째가 바로 양이고 두 번째가 처녑, 세 번째가 절창, 네 번째가 막창이다.

최고급 음식으로 대접받는 소의 내장 곱창구이 맛의 비결은 곱창을 냄새가 나지 않도록 잘 다듬는 것인데 양파즙에 재워서 2~3시간 냉장고에 넣어두면 육질이 부드러워지고 냄새가 가신다. 예전에는 비싼 고기를 먹지 못하던 서민들이 즐겨 먹었던 것이 곱창이었다. 당연히 둥그런 드럼통과 허름한 의자 몇 개만 있을 정도로 곱창식당은 허름하고 소박했다. 하지만 이제는 완전히 처지가 바뀌었다. 고기보다 더 비싼 것이 곱창이기 때문이다. 당연히 전문 식당의 인테리어도 세련되게 변했다. 겉은 노릇노릇하고 안쪽은 곱이 흘러나올 정도로 육즙이 살아 있도록 하는 것이 맛있게 곱창을 굽는 비결. 고소하고 쫄깃한 그 맛은 주당들에게는 최고의 소주 안주로 꼽힌다.

술안주에는 곱창 곱창은 기가 허약한 사람이 먹으면 기를 보충해주고 산후 조리에도 효과가 있다고 한다. 고단백, 저칼로리 식품이기도 한 곱창은 위벽을 보호하고 알코올 분해 능력이 뛰어난 식품이다. 잦은 술자리가 부담스러운 주당들에게 꼭 필요한 안주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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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하고 예뻐지는 비결

산에서 나는 향기로운 고기

오리구이

더덕구이

오리는 해독 작용이 뛰어난 식품으로 꼽힌다. 그래서 수술이나 큰 병치레를 한 회복기 환자들이 즐겨 먹는다. 최근에는 콜라겐 성분이 많아 피부 미용에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젊은 여성들이 많이 먹는 미용 식품으로도 대접을 받고 있다.

산 더덕 향기는 멀리서도 알아낼 수 있다. ‘산 이슬을 먹고 자란다’는 말이 무색하지 않을 만큼 달콤하면서도 쌉싸래하기 때문이다. 섬유질이 풍부하고 씹히는 맛이 좋아 ‘산에서 나는 고기’ 로도 불린 더덕을 중국에서는 약으로만 썼지만 우리나라는 다양한 음식 재료로 활용했다.

아무리 먹어도 살찔 염려가 없는 고기

음식이 곧 약임을 증명해주는 더덕

오리는 사실 푸대접을 받던 식자재였다. 닭고기처럼 담백하고 구수하지도 않고 잘못 손질하면

산더덕은 예로부터 산삼에 버금가는 약효가 있다고 해서 사삼(沙蔘)이라고도 불렸다. 물을 마시고 체한

노린내가 나 역겨운 맛을 낼 뿐이라 인기가 없었다. ‘닭 잡아먹고 오리발 내민다’거나 ‘낙동강 오리알’

데는 약도 없지만 이럴 때 더덕을 먹으면 낫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 생김새는 인삼이나 산도라지와

이라는 속담도 괜히 나온 말은 아닌 것이다. 하지만 요즘에는 사정이 달라졌다. 오리의 다양한 해독

비슷하지만 맛은 다르다. 더덕은 도라지보다 향기롭고 살이 연해서 도라지나물보다 훨씬 귀하고 품격

능력과 병에 강한 저항력 등이 세상에 알려진 것이다. 특히 독성이 강한 유황을 먹여 키운 유황오리의

있는 나물이다. 어린잎을 삶아서 나물로 만들어 먹거나 쌈으로 먹고 뿌리는 고추장장아찌, 생채, 자반,

효능이 알려지고부터는 그야말로 없어서 못 파는 음식으로 탈바꿈했다. 오리는 체내에 축적되지 않는

구이, 누름적, 정과, 술 등을 만들어도 제각각 다른 맛을 내는 것이야말로 더덕의 매력이다. 그중에서도

불포화 지방산 함량이 45%로 다른 어떤 육류보다도 높다. 아무리 먹어도 살찔 염려가 없다는 얘기.

밥반찬으로 가장 좋은 것이 바로 더덕구이이다. 고추장 양념을 발라 기름을 두른 팬에 굽거나 석쇠에

오리구이는 단백질이 풍부하고 지방이 적어 부드러우면서도 쫄깃쫄깃해 통닭구이보다 고급 음식으로

구우면 쫄깃쫄깃하면서도 아삭아삭한 맛이 나 입맛을 돋운다.

대접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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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날 생각나는 부침개

파전 파를 듬뿍 깔고 밀가루 반죽을 얹어서 기름 두른 팬에 지진 파전은 동동주 한 사발과는 환상의 궁합을 자랑하는 음식. 최근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는 막걸리 덕분에 유독 많아진 것이 파전을 전문으로 하는 식당들이기도 하다.

함께 모여 먹어야 더 맛있는 파전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한 파와 단백질과 칼슘이 풍부한 해물이 듬뿍 들어간 파전은 한 장만으로도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할 수 있는 음식이다. 신선한 해물에 파를 더하고 밀가루 반죽을 얹어 부쳐내면 고소한 향과 바삭바삭하게 씹히는 맛이 그만인데 여러 사람이 함께 먹어야 더 맛있고 분위기도 한껏 흥겨워져 더욱 매력적이다. 한 장 부쳐내기가 무섭게 여러 사람이 달려들어 뜨거운 것도 잊고 먹다 보면 금세 접시가 바닥나기 마련. 다음 파전이 부쳐질 때까지의 안타까운 기다림도 파전 먹는 재미를 더해준다. 만드는 사람 역시 손으로 꾹꾹 눌러가며 가장자리가 노릇노릇하게 익기를 기다렸다가 공중으로 휙 날려 뒤집은 다음 프라이팬으로 받아내는 재미가 제법 쏠쏠한 것이 파전 부치기다.

비오는 날에 더 먹고 싶은 파전 기름을 두른 팬에 부침 반죽을 넣고 익힐 때 나는 기름 튀는 소리가 땅바닥이나 창문에 부딪히는 소리와 비슷해서 자연스럽게 비와 부침개를 연상하게 된다는 분석이 있다. 실제로 이를 소리공학연구소에서 실험해본 결과 부침개 익히는 소리와 빗소리의 진폭이나 주파수가 거의 같다고 하니 영 근거 없는 얘기만은 아니다. 또 비가 오면 상대적으로 우리 몸의 불쾌지수는 높아지고 혈당이 떨어지는데 이에 대한 반응으로 전분이 들어간 밀가루 음식이 자연스럽게 당긴다는 것이다. 추적추적 비라도 내리는 날이면 으슬으슬해진 몸을 달래려고 좀 더 따뜻하고 열량을 높여주는 음식을 찾게 된다는 설도 있다.

동래파전 전 종류 중 지역 이름과 함께 유명한 것이 동래파전이다. 부산 동래는 미나리와 쪽파의 명산지인 언양과 해산물이 풍부한 기장에서 가까운 온천마을. 큼직한 번철에 쪽파를 두툼하게 깔고 그 위에 5~6가지의 해물을 얹은 다음 다시 파와 미나리를 씌우고 기름을 슬슬 끼얹으면서 익히다가 찹쌀과 멥쌀을 갈아 섞은 반죽을 끼얹어가며 익히고 마지막에 달걀을 풀어서 색깔을 낸 것이 바로 동래파전이다. 푸짐함으로 보나 맛으로 보나 타의 추종을 불허하기에 파전 하면 동래파전이라는 말이 생겼고, 지금은 가장 인기를 모으는 파전의 조리법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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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사람들이 먹었던 기름진 음식

빈대떡 녹두를 맷돌에 갈아서 부치는 빈대떡은 간 돼지고기와 숙주, 고사리 등을 넣어 고소한 맛과 씹는 맛을 더한다. 빈대떡을 부칠 때는 기름을 넉넉하게 두르고 약한 불에서 천천히 부쳐야 가장자리는 바삭바삭하고 안쪽은 촉촉한 맛을 낼 수 있다.

흉년이 나면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주었던 빈대떡 빈대떡은 ‘빈자떡’이라고도 불린다. 빈대떡의 유래에 대해서는 제법 많은 설이 떠돈다. 빈대떡은 원래 제사상이나 교자상에 기름에 지진 고기를 높이 쌓을 때 제기(祭器) 밑받침용으로 썼는데 그때는 크기가 작았다고 한다. 그 뒤 가난한 사람들이 먹는 음식으로 바뀌면서 이름은 빈자(貧 者)떡으로 바뀌고 크기도 큼지막하게 바뀌었다는 설이 하나 있다. 또한 정동(貞洞)이라는 동네를 빈대가 많다고 하여 빈대골이라 하였는데 이곳에는 빈자떡 장수가 많아 빈대떡이 되었다는 설도 있다. 녹두가 주재료인 부침개를 ‘빙저’라고 했는데 세월이 흐르면서 빙자떡, 빈자떡, 빈대떡으로 변했다는 설도 있다. 조선시대에는 흉년이 들면 당시의 세도가에서 이를 만들어 남대문 밖에 모인 유랑민들에게 “어느 집의 적선이요” 하면서 던져주었다고도 한다.

피로를 풀어주는 영양식 노릇노릇한 빛깔과 고소한 냄새, 김이 모락모락 나는 부침개는 보는 것만으로도 입 안에 침이 고인다. 빈대떡이 가난한 사람이나 부쳐 먹는 음식으로 치부되었다는 것은 “돈 없으면 집에 가서, 빈대떡이나 부쳐 먹지”라는 어느 유행가 가사를 보아도 알 수 있다. 빈대떡은 황해도와 평안도 등의 서북 지방에서 많이 해 먹었고 한다. 손님을 대접할 때에 특히 많이 만들었다는데 지금은 애주가들의 술안주로 인기가 높다. 빈대떡에 들어가는 녹두는 철분과 카로틴이 많은 영양 식품이다. 해독 작용도 뛰어나므로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피로가 쌓였을 때 빈대떡을 먹으면 영양도 보충하고 입맛도 돋울 수 있다.

빈대떡을 부칠 때 식용유 대신 돼지기름을 녹여서 쓰면 훨씬 더 고소하고 감칠맛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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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콤한 김치가 들어가 더 맛있는

흥겨운 자리에 등장하는 나눔의 음식

김치전

모듬전

밀가루 반죽에 김치만 송송 썰어 넣고 부치기만 해도 맛있는 김치전을 만들 수 있다. 좀 더 특별한 김치전을 먹고 싶다면 간 돼지고기나 잘게 썬 오징어 등 김치와 어울리는 재료를 한 두 가지만 섞어도 된다.

고기, 생선, 조개, 채소 등 어떤 재료라도 소금과 후춧가루를 뿌려 간을 한 다음 밀가루와 달걀 순서대로 입혀 노릇노릇하게 지지는 것이 전이다. 전은 한국인들에게 친근하면서도 특별한 음식이다.

여러 사람이 함께 먹어야 더 맛있는 김치전

담백하면서도 깊은 맛이 느껴지는 건강식

전 부치는 재미는 그 반응이 즉각적이라는 데에 있다. 모든 음식이 다 그렇지만 전도 역시 여러

설이나 추석 같은 명절은 물론, 집안의 경사가 있어 잔치를 치러야 할 때, 옛날 사람들은 마당 한쪽에

사람이 함께 먹어야 더 맛있는 법. 비 오는 날 소박하게 부쳐 내는 김치전은 부치자마자 뜨거운 김이

돌을 몇 개 쌓아 임시로 만든 아궁이에 가마솥 뚜껑을 걸쳐놓고 전부터 부쳤다. 솥뚜껑만 없어졌을

가실 새도 없이 서로 다퉈가며 젓가락이나 손으로 죽죽 찢어 먹어야 제 맛이다. 김치전에 감칠맛을

뿐, 지금도 여전히 사람들은 명절마다 전을 부친다. 명절이 가까워오면 TV 홈쇼핑 채널에서

더하려면 잘게 썬 김치에 미리 밑간을 하는 것이 좋다. 반죽할 때는 맹물 대신 다시마 육수를 넣어야

한꺼번에 많은 전을 부칠 수 있는 전기 프라이팬을 판매할 정도. 복잡한 양념이나 소스가 없어도

더 깊은 맛을 살릴 수 있다. 한류스타 배용준이 출간한 여행 포토 에세이 <한국의 아름다움을 찾아

전은 재료 자체의 맛을 즐길 수 있어 좋다. 기름을 약간 둘러 고소함을 강조했을 뿐, 기름이 흥건하게

떠난 여행>에 김치전이 소개된 이후, 해외 동포, 특히 일본에서 그 인기가 대단했다. 한인 방송

배어나오는 튀김의 느끼함이 없어서 더욱 그렇다. 무겁지 않으면서도 적당한 포만감을 주는 전은 한

프로그램에서까지 수시로 소개가 되었을 정도라고 한다.

접시 음식으로 활용하기에 좋다. 실제로도 해외에 진출한 한식당에서는 전이 스테이크에 필적하는 메인 요리로 자리매김 되어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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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로부터 우리 민족은 회를 즐겨 먹었다. 생선을 날로 먹기도 하지만 살짝 익혀서 먹는 숙회와 갖은 채소를 넣어 무치는 회무침이 발달한 것이 특징이다. 얇게 썬 쇠고기에 갖은 양념을 넣어 무친 육회는 맛과 영양이 모두 뛰어난 음식이다.

생선회 육회 홍어회


꼬들꼬들 씹히는 활어회가 인기

생선회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나라는 일본만큼은 아니더라도 예전부터 다양한 생선회를 먹었다. 옛 조리서를 살펴보면 웅어, 민어, 해삼, 조개, 대합, 굴 등을 회로 먹었던 기록이 있기 때문이다. 상하기 쉬운 여름철에는 회를 담은 접시를 얼음 위에 놓고 먹기도 했다고 한다.

선어회를 좋아하는 한국, 숙성된 회를 좋아하는 일본 요즘은 초고추장을 회에 곁들이지만 고추가 보급된 1600년대 전에는 겨자장에 회를 찍어 먹었다. 생선회는 흰살 생선회와 붉은살 생선회로 나뉜다. 넙치나 우럭, 돔, 농어 같은 흰살 생선회가 방어, 참치, 고등어 등과 같은 붉은살 생선보다 육질이 단단해 씹는 맛이 좋으므로 고급 횟감으로 취급된다. 일본인이 즐겨 먹는 회는 숙성된 회다. 횟감을 일정 시간 이상 숙성시켰다가 먹는 것이다. 그에 비해 꼬들꼬들 씹히는 맛을 좋아하는 우리나라 사람은 활어나 선어회를 좋아한다.

막회와 세꼬시, 그리고 과메기 뭉툭뭉툭 썬 회를 막장에 찍어 먹거나 잘게 썬 채소 위에 회를 놓고 막장을 넣어 비벼 먹는 것이 막회다. 어린 시절을 바닷가에서 지낸 사람들은 포를 뜨듯이 가지런하게 썰어낸 생선회보다는 막회가 훨씬 더 입에 맞는다는 얘기들을 많이 한다. 바다에서 잡자마자 바로 썰어 먹었던 신선함을 못 잊는 것이다. 외국인은 기겁을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이 무엇보다도 좋아하는 회가 바로 산낙지회다. 그중에서도 세발낙지 먹는 모습은 엽기 그 자체. 세발낙지는 발이 가늘고 몸통이 작은 어린 낙지를 말하는데 미식가들은 대가리를 잡고 한 손으로 엄지와 검지로 낙지 다리를 죽죽 훑어가며 먹는 맛을 최고로 친다. 작은 고기를 뼈째 썰어낸 세꼬시 역시 한국 사람들이 즐기는 회. 부산의 고래고기 회나 포항 지방의 과메기는 술꾼들에게 잘 알려져 있다. 과메기는 예전에는 청어를 썼지만 요즘은 청어가 드물어져서 꽁치로 대신한다. 꽁치를 바닷바람에 꾸덕꾸덕하게 말려서 썰고 실파와 생미역을 얹어 초고추장에 찍어 먹으면 비릿하지만 바다 향 가득한 독특한 맛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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씹을 새도 없이 넘어가는 감미로운 맛

육회 쇠고기의 살코기를 얇게 저며 양념에 날로 무친 육회는 중국이나 일본과는 달리 우리나라에서 발달한 음식이다. 기름기가 없는 소의 붉은 살코기를 가늘게 썰어서 간장, 다진 마늘, 참깨, 설탕과 고루 버무리는데 채 썬 배를 곁들여 먹으면 달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입맛을 돋운다.

고기맛을 아는 미식가들이 골라 먹는 육회 우리나라에서는 예로부터 다양한 방법으로 육회를 먹었다. 쇠고기를 가늘게 채썰어 양념에 무친 것은 물론이려니와 소의 내장으로 만든 갑회, 콩팥, 간, 처녑 등도 양념에 버무려 먹었을 정도. 동치회(凍雉膾)는 겨울에 꿩고기로 육회를 만들어 먹는 것인데 겨울철에 꿩을 잡아 내장을 빼고 눈이나 얼음 위에 놓아 얼린 다음 단단해진 살을 얇게 썰어서 초장과 생강, 파를 넣어 버무려 먹었다고 한다.

기름기가 없는 부위로 담백한 맛을 내는 육회 날고기를 먹는 것에 대한 선입견이 있는 사람이라도 일단 육회를 한 입 맛보게 되면 반드시 육회를 다시 먹게 된다. 질길 것이라는 선입견은 단번에 무너지고 고기 자체의 맛이 그렇게 감미롭고 부드러울 수 있다는 것에 놀라는 것이다. 불에 익는 순간 고기는 단백질의 응고 현상으로 질겨지지만 기름기가 없는 육회는 담백하면서도 고소하며 입 안에서 씹을 새도 없이 녹아버릴 정도인 것이다. 육회에 배를 곁들이는 것은 소화 효소가 있기 때문이다. 불고기나 갈비를 양념에 잴 때 배즙을 넣으면 고기가 연해진다.

신선한 고기맛 자체를 즐기는 생고기 요즘은 양념을 하지 않고 날고기 자체를 먹는 생고기가 유행이다. 기름기가 없는 부위를 한입 크기로 썰어 참기름과 소금을 섞은 참기름장이나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 것. 원래는 한우 농가가 많은 전라도 지방에서 먹었던 음식인데 신선한 고기 특유의 고소하고 담백한 맛을 가장 잘 느낄 수 있어 인기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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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가 뻥 뚫리고 눈물이 핑 도는 별미

홍어회 홍어회는 홍어를 발효시켜 초고추장이나 양념장에 찍어 먹거나 묵은 김치에 싸서 먹는 음식이다. 홍어를 채 썰어 미나리를 섞어 초고추장에 무쳐먹기도 한다. 전라도 지방에서는 잔칫상에 홍어가 오르지 않으면 아무리 산해진미가 즐비해도 “잔칫상에 먹을 게 없네”소리를 들을 각오를 해야 한다.

한번 맛들이면 또 다시 찾는 중독성 강한 맛 홍어회를 먹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입에 넣어 보기도 전에 그 풍기는 냄새에 질려 아예 가까이 가기조차 꺼린다. 하지만 한번만 맛을 들이고 나면 반드시 홍어회만 찾을 정도로 그 맛은 황홀하다고 한다. 미식가들은 아예 홍어회의 맛있는 부위의 순서를 매기기도 한다. 홍어는 어디가 맛있을까? 미식가들은 단연 반질반질 끈적끈적한 코를 으뜸으로 친다. 홍어 코를 먹어보지 못한 사람은 아예 홍어 맛을 논하지 말라고 할 정도이다. 홍어 코를 소금장에 찍어 입에 넣으면 찡한 기운이 혓바닥에서 코를 타고 올라가 금세 눈물이 글썽글썽해진다. 뒷목을 탁 때리는 무언가에 코끝까지 찡하다. 정신이 하나도 없다. 두 번째 맛있는 부위는 날개, 세 번째는 꼬리를 꼽는다. 날개나 꼬리는 오돌오돌 씹는 맛이 그만이란다.

암모니아 냄새가 강할수록 맛있는 홍어회 홍어는 전라남도 흑산도에서 나는 것을 제일로 치지만 삭힌 홍어는 목포나 나주가 유명하다. 흑산도 사람들은 오히려 신선한 홍어회를 더 좋아한다. 홍어를 삭히는 방법은 아주 까다롭다. 옛날에는 삼베나 짚으로 싸서 두엄자리에 덮어두기도 했다고 한다. 두엄자리가 따뜻해서 쉽게 삭혀지기 때문이다. 삭힌 홍어에서 나는 냄새는 부패해서 생긴 냄새가 아니라 발효 과정에서 세균이 자라서 생긴 암모니아 냄새. 홍어 껍질은 데쳐서 새콤달콤하게 무쳐서 먹고 홍어 살점은 한입에 먹기 좋도록 저며서 돼지고기, 삼년 묵은 김치와 함께 먹는다. 그 유명한 ‘삼합’이다. 홍어회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초고추장이나 겨자를 넣은 간장에 찍어먹기도 하고 고춧가루를 섞은 소금에만 찍어 먹기도 한다. 홍어와 잘 어울리는 술로는 단연 막걸리를 꼽는다. 홍어 자체에서 나는 매운맛과 독한 냄새를 잘 감싸주기 때문이다. 홍어회에 미나리를 듬뿍 넣어 무치는 홍어회무침을 할 때는 홍어회를 막걸리 식초에 담갔다가 물기를 짜서 쓴다. 그래야 꼬들꼬들한 홍어회의 맛이 더 잘 살아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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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김치

김치 장아찌 젓

백김치 나박김치 깍두기 오이소박이 장아찌 젓갈 간장게장

한국 음식의 특징으로 가장 첫손에 꼽는 것이 바로 ‘발효’라는 조리법이다. 김치는 채소를 소금으로 절여 수분을 제거한 후 다양한 채소와 젓갈을 넣고 버무려 숙성시킨 한국 고유의 음식. 몸에 좋은 비타민과 미네랄, 식이섬유, 유산균이 풍부한 세계적인 건강식품이다. 장아찌와 젓갈 역시 재료와 만드는 방법에 따라 천차만별의 맛을 내는 한국인만의 독특한 발효식품이다. 186 _ H A N S I K S T O R Y t e l l in 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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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는 김치

즉석에서 버무려 먹는 겉절이 다양한 양념을 넣어 즉석에서 버무린 겉절이는 상큼한 샐러드처럼 먹는 김치. 열흘 정도 익혀서 먹는 배추김치의 숙성된 맛에 익숙지 않은 외국인들이 의외로 좋아한다. 양념을 진하게 넣어 맵고 칼칼하게 버무린 겉절이는 칼국수와 수제비의 맛을 살려주는 일등 공신이다.

배추김치 배추김치는 소금에 절인 배추에 무채, 고춧가루, 다진 마늘, 파, 젓갈 등을 넣고 버무린 속을 넣어 담근다. 밥과 함께 한국인의 밥상에 반드시 오르는 반찬이 바로 김치다. 세계적인 건강식품으로 꼽히는 김치는 외국인들에게 ‘한식’ 하면 떠오르는 가장 대표적이고 친근한 음식이기도 하다.

1천5백 년 이상의 역사를 간직한 전통 음식 김치는 채소에 다양한 향신 재료를 넣어 숙성시킨 발효식품으로 종류만 해도 3백 가지 이상이 된다. 삼국시대 이전부터 담가 먹은 김치는 옛날엔 아주 단순하게 만들어 먹던 음식이었다. 채소를 잘 씻어 소금에 절여 항아리에 담아 적당히 숙성시킨 후에 먹은 것이 바로 김치의 시초다. 김치는 겨울철에 채소가 귀했던 시절에는 더할 수 없이 중요한 비타민 공급원이었다. 단순히 소금에 절여 먹던 음식이지만 오늘날에는 갖은 양념이 들어가고 담그는 방법도 현대화되어서 이젠 외국에까지 널리 알려진 유명한 음식이 되었다. 김치는 기후와 지리적 요건, 지역의 특산물, 조리법, 저장 방법에 따라서 달라진다.

찌개, 볶음밥, 전의 재료로 활용하는 김치 추운 북쪽 지방에서는 김치를 싱겁게 먹고 국물이 많으며 고춧가루를 적게 사용해 맛이 담백하다. 또 모양은 큼직하며 젓갈도 새우젓이나 조기젓 등을 많이 사용한다. 반면에 따뜻한 남쪽 지방에서는 저장성을 높이기 위해 소금과 젓갈, 고춧가루를 많이 사용해 맵고 짜며 국물이 적다. 김치는 채소를 주로 사용한 저칼로리 식품으로 식이섬유를 많이 함유하며 비타민 A·B·C 등도 풍부하게 들어 있다. 생선을 소금에 절여 발효시킨 젓갈을 넣어 쌀밥 중심의 식생활에 부족하기 쉬운 아미노산을 공급함으로써 영양상의 균형을 유지시켜준다. 열흘 정도 숙성시킨 배추김치는 시원하고 아삭아삭한 맛이 입맛을 돋운다. 배추김치는 김치 자체로도 맛있지만 다양한 음식의 재료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 새콤하게 익은 김치에 돼지고기나 멸치를 넣고 끓인 김치찌개나 1년 이상 숙성시킨 묵은지에 돼지고기를 듬뿍 넣어 만든 묵은지찜은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좋아하는 음식이다. 새콤한 국물에 밥이나 국수를 말아 먹기도 하며, 밥을 넣고 볶아 김치볶음밥을 만들어 먹기도 한다. 임금님 수라상에는 섞박지 섞박지는 무와 배추를 섞어 만든 김치다. ‘섞어 만들다’라는 뜻도 있지만 무를 예전에 ‘섞복’이라고 불렀다는 데에서도 그 유래를 찾을 수 있다. 배추의 중간 잎과 무의 중간 부분, 각종 해산물을 넣어 담근 김치로 심심하면서도 신선하다. 오래 두고 먹는 저장 김치라기보다는 그때그때 담가 먹는 김치인데 임금님 수라상에는 배추김치가 아닌, 잘 익은 섞박지를 올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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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아한 모양, 깔끔한 맛

상큼하고 시원한 국물김치

백김치

나박김치

백김치는 고춧가루를 넣지 않고 담그는 김치다. 190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서울 경기 지방의 통배추김치와 백김치는 담그는 법이 다르지 않았다. 고춧가루 대신 실고추 정도만 넣었기 때문이다. 백김치의 깔끔한 맛을 살리려면 젓갈은 새우젓 정도만 넣고 국물은 여러 번 체에 걸러서 쓰는 것이 좋다.

나박김치는 배추와 무를 주재료로 담근 국물김치다. 봄에 주로 먹지만 사계절 어느 때나 산뜻하게 먹을 수 있다. 나박김치는 제사상이나 설날 떡국상에 오르는 김치이기도 하다. 나박김치는 신선한 맛을 생명으로 쳐서 살림이 넉넉한 집안에서는 하루걸러 한 번씩 담갔다고 한다.

맵지 않아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김치

떡과 곁들이는 찰떡궁합 김치

김치의 원형은 원래 백김치의 형태를 띤다. 임진왜란 이후 고춧가루가 유입된 뒤로는 매운 김치를

나박김치는 나박나박 썰어서 담근 김치라는 의미도 있지만 무를 일컫는 옛날 말이 ‘나복(羅蔔)’인

담가 먹기도 했지만 백김치가 없어지지는 않았다. 오히려 배, 잣, 대추, 밤, 굴 등 고급스러운

만큼 무를 넣어 담근 김치라는 뜻도 지닌다. 나박김치는 식사 때만이 아니라 간식이나 떡, 만두,

부재료를 사용함으로써 품격 있는 김치로 변신했다. 백김치의 특징은 고춧가루가 들어간 김치에

약식, 다과 등의 차림에도 반드시 곁들여 먹은 김치다. 국물이 시원하고 새콤해서 입맛을 돋울 뿐만

비해 빨리 익고 빨리 시어버린다는 것. 백김치는 김치의 시원한 맛은 그대로 살리면서 전혀 맵지

아니라 소화 효소가 많은 무가 들어가 속을 편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국수말이나 냉면 같은 음식에

않기 때문에 어린아이나 노인, 자극성 있는 음식을 피해야 하는 환자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

국물을 따라서 쓰기도 하는데 특히 떡과는 찰떡궁합일 정도로 잘 어울려 뻑뻑한 떡의 목 넘김을 좋게

자극적인 매운맛을 싫어하는 외국인들이 특히 즐겨 찾는 김치가 바로 백김치이기도 하다.

하는 것이 바로 나박김치다.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않는데, 김칫국부터 마신다’는 속담에서 ‘김칫국’ 은 ‘나박김치의 국물’을 뜻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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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큼하고 시원한 맛

오이소박이 오이소박이는 오이에 ‘십(十)’자 모양으로 칼집을 넣어 절인 다음 부추와 다진 마늘, 고춧가루 등을 넣어 버무린 소를 박아서 담그는 김치다. 예전에는 무더운 날씨탓에 입맛을 잃는 여름철에 주로 먹었지만 사계절 내내 오이가 생산되는 요즘은 1년 내내 담가 먹는다.

열을 내리고 입맛을 살려놓는 여름김치 오이는 수분이 많은 채소로 몸에 열이 많을 때 먹으면 좋다. 오이소박이의 부재료로 쓰이는 부추는 성질이 따뜻한 채소라 오이와 궁합이 잘 맞는 재료다. 오이소박이와 함께 조상들이 많이 담갔던 것으로는 오이지가 있다. 오이지는 항아리에 오이를 담고 소금을 뿌린 다음 진하게 끓인 소금물을 식기 전에 부어서 담근다. 오이지는 짭짤하면서도 개운한 맛이 돌아 여름에 먹기 좋은 반찬이다. 꼭 짜서 얇게 썰어 고춧가루와 다진 파, 다진 마늘, 참기름을 넣고 무치면 오독오독 씹는 맛이 일품이다. 오이지무침은 특히 물에 만 밥에 얹어 먹어야 더 맛있다.

설렁탕과 곰탕 맛을 살리는

깍두기 깍두기는 사각형으로 썬 무를 소금에 절였다가 물기를 빼고 고춧가루, 새우젓, 미나리, 쪽파, 다진 마늘, 다진 파 등을 넣고 버무린 김치다. 한국의 설렁탕이 세계적인 탕 요리로 급부상하면서 바늘에 실 가듯이 깍두기도 세계적인 인기 메뉴로 떠올랐다.

숙깍두기와 정깍두기 국밥에는 적당히 익은 깍두기를 국물까지 부어 넣고 휘휘 저어서 먹어야 제 맛이다. 특히 깍두기는 곰탕이나 설렁탕 등의 고기 국물에 더 잘 어울린다. 새콤한 김치 국물이 느끼한 맛을 줄여주기 때문이다. 우리 조상들은 같은 김치라도 먹는 사람을 배려해 담그는 법을 달리했다. 깍두기 역시 마찬가지. 치아와 잇몸이 부실하고 소화 기능이 약한 노인에게는 무를 살짝 삶아 무르게 한 후 새우젓을 곱게 다져 넣은 숙깍두기를 담가 드렸다. 임산부는 몸과 마음이 반듯한 아이를 출산하라는 기원을 담아서 무를 정사각형 모양으로 단정하게 썰어 담그는 정깍두기를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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짭짤하지만 개운한 밑반찬

장아찌 장아찌는 채소를 소금이나 간장에 절여서 오랜 기간 숙성시켜 먹는 음식이다. 제철에 많이 나는 채소류를 된장이나 간장, 막장, 고추장 속에 넣어 오랜 시간을 두고 삭혀 먹는 저장 음식의 진수이기도 하다.

임금님도 입맛 없을 때는 찾았던 장아찌 여러 달을 장 속에서 맛이 든 장아찌는 꺼내서 그대로 먹기도 하지만 대개는 참기름을 비롯한 갖은 양념을 넣어 무쳐 먹는다. 일부러 짭짤하게 간을 했기 때문에 입맛이 없을 때 장아찌 한두 가지만 있으면 쉽게 입맛을 돌릴 수 있다. 요즘에는 냉장고가 발달해 장아찌가 상에 오르는 경우가 예전만큼 많지 않고 ‘딱히 다른 반찬이 없을 때 먹는 밑반찬’ 정도로 취급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예전의 장아찌는 궁중에서 특별히 장과라고 부를 만큼 귀하고 품격 있는 음식이었다. 산해진미에 둘러싸인 왕이라 하더라도 종종 입맛을 잃을 때가 있었고, 그때마다 상에 올라 임금님의 입맛을 즐겁게 해주던 귀한 음식이 장과였다.

반찬 없는 밥상에 올려 먹는 소박한 반찬 장아찌는 채소의 종류에 따라 장을 구분해서 쓴다. 마늘장아찌는 연한 햇마늘을 식촛물에 담가 매운맛을 뺀 뒤 간장에 설탕을 넣고 절인다. 간장 대신 소금에 담가 만들면 희고 깨끗한 마늘장아찌가 된다. 가로로 썰면 단면이 꽃과 같이 예쁘고 마늘 한 알을 빼서 먹으면 사각거리는 것이 별미다. 고춧잎장아찌나 가지장아찌. 깻잎장아찌도 같은 방법으로 만든다. 가을에 된장에 박았다가 이른 봄에 꺼내 먹는 된장깻잎장아찌는 정신이 확 돌 만큼 입맛을 돋우는 별미다. 마늘종이나 오이는 고추장장아찌로 담그는 것이 맛있다. 된장이나 고추장에 박을 때는 채소를 시들시들하게 말려서 쓴다. 꺼내서 먹을 때에는 고추장을 훑어내고 썰어서 설탕과 참기름을 넣고 무친다.

가을에 된장에 박았다가 이른 봄에 꺼내 먹는 된장깻잎장아찌는 정신이 확 돌만큼 입맛을 돋우는 별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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짭조름한 밥도둑

젓갈 젓갈은 어패류를 염장 발효시켜 독특한 감칠맛이 나도록 한 우리나라 특유의 저장식품이다. 된장, 간장, 고추장, 김치와 함께 한국인의 5대 발효식품으로 꼽히며 젓갈 자체를 반찬처럼 먹기도 하지만 음식에 조미료처럼 사용하거나 김치의 재료로도 많이 사용한다.

종류나 쓰임새 면에서 단연 최고인 한국의 젓갈 문화 새우젓, 멸치젓, 어리굴젓 등은 일상에서 거의 매일 대하는 젓갈이며 시기별로 많이 나는 해산물을 이용해 수십여 가지의 젓갈을 담글 수 있다. 농업이 주류를 이루는 지역에서 콩을 발효시킨 장류가 발달한 것처럼, 수산물이 주류를 이루는 지역에서는 예로부터 어패류의 살이나 내장 등에 소금을 넣어 발효시킨 젓갈이 발달했다. 인도, 베트남, 태국 등 해산물이 풍부하며 비교적 더운 지역에서도 젓갈을 만들어 먹고, 이탈리아 음식에 많이 사용되는 앤초비 역시 생선을 발효시킨 음식이다. 하지만 종류나 쓰임새의 다양으로 따진다면 우리나라의 젓갈 문화가 단연 앞선다. 짭조름한 젓갈 한 가지만으로도 맛있게 밥 한 그릇을 비울 수 있기에 ‘젓갈은 밥도둑’이라는 말이 생겼다고 한다. 젓갈에 관한 최초의 기록은 *삼국사기에서 찾아볼 수 있다. 신라 신문왕이 왕비 김씨를 맞이할 때의 폐백 품목에 쌀, 술, 기름, 꿀, 장, 메주, 포와 함께 젓갈이 들어 있었다고 한다. 조선시대의 젓갈 담그는 법은 소금에만 절인 것, 소금과 술에 기름과 천초 등을 섞어서 담근 것, 소금과 누룩에 담근 것, 소금과 엿기름, 찹쌀밥 등을 섞어서 담근 것 등 크게 넷으로 나뉜다.

지역마다, 계절마다 맛이 다른 젓갈 각 지방을 대표하는 음식 중에서도 젓갈은 큰 부분을 차지한다. 지역에 따라 잡히는 수산물이 다르고 그에 따라 선호하는 젓갈의 종류가 조금씩 다르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명태알로 담그는 얼굴이 까만 마포 새우젓 장수 한강 마포나루는 과거 전국의 배들이 드나들며 각 지역의 특산물을 서울로 들여오는 길목이었다. 그중에서도 특히 새우젓 장수가 유명했다. 조선시대에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로 목덜미가 까맣게 탄 사람은 왕십리 미나리 장수이고, 얼굴이 까맣게 탄 사람은 마포 새우젓 장수라는 말이 있었다고 한다. 왕십리에서 도성에 들어오려면 아침 햇빛을 등 뒤에 두고 와서 목덜미가 햇볕에 타고, 마포에서 도성에 들어오려면 앞쪽에서 햇볕을 받아 얼굴이 까맣게 탔기 때문이다. 김치에 새우젓이 빠질 수 없는 법. 지금도 마포에서는 김장철이 다가오면 ‘한강 마포나루 새우젓 축제’를 열며, 새우젓 산지인 충청남도 강경과 전라남도 신안, 경기도 강화도에서도 해마다 새우젓 축제를 열어 사람들을 불러 모은다.

명란젓이나 내장을 사용한 창란젓을 비롯해 오징어젓, 조개젓 등은 밥반찬으로 인기가 있는 젓갈. 새우젓과 멸치젓, 조기젓, 황석어젓, 갈치젓 등은 주로 김치를 담그는 재료로 사용한다. 젓갈은 소금에 절이기만 하면 되므로 담그기가 쉬워 보이지만 어패류의 종류와 부위까지 식별하여 각각 다른 젓갈을 담근 한국인의 입맛은 놀라울 정도로 잘 발달되어 있어서 만드는 방법이나 저장 방법은 의외로 까다롭다. 최적의 온도와 습도를 맞추어 저장하는 장소를 물색하는 노력을 아끼지 않는 것도 그 때문이다. 광천 새우젓은 15~17℃의 온도를 늘 유지하는 토굴에서 발효시켜 젓갈 맛이 은근하고 깊은 것으로 이름이 나 있으며 바닷물과 민물이 뒤섞이는 곳에서 잘 자라는 굴로 만드는 어리굴젓은 서해와 민물이 만나는 간월도에서 만든 것을 으뜸으로 친다. 삼국사기 고려시대 김부식 등이 편찬한 역사서. 고구려, 백제, 신라 역사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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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알과 내장이 꽉 찬 게로 담근

간장게장 게장은 게에 간장을 달여서 부어 삭힌 저장식품으로 ‘게젓’이라고도 부른다. 1600년대 이전부터 담가 먹었던 전통 음식이다. 간장게장은 오뉴월 한창 알을 배고 있는 게로 담가야 제 맛이다. 잘만 보관해두면 1년 내내 알이 배어 있는 게장을 맛볼 수 있다.

게 한 마리에 밥 두세 공기 게장을 담그려면 꼭 살아있는 게를 써야 한다. 솔로 겉면을 문질러서 닦은 다음 엎어서 물기를 빼고 통에 담고 간장을 붓는다. 마늘과 통고추를 넣으면 칼칼한 맛을 살릴 수 있다. 3일이 지난 뒤 간장을 쪽 따라내어 끓인 다음 차게 식혀서 붓는데 같은 방법으로 서너 번 반복한 다음 보관해두고 먹는다. 규합총서라는 옛 문헌을 보면 항아리에 쇠고기 조각을 넣고 살아 있는 게를 넣어서 하룻밤 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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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가 쇠고기를 모두 먹어치우면 간장을 부어서 게장을 담근 것으로 되어 있다. 이렇게 쇠고기를 먹인 게로 게장을 담그면 맛이 더 좋았다고 한다. 전라도 지방에서 잘 담그는 것은 ‘발딱게장’이다. ‘벌떡게장’이라고도 불리는데 바닷게를 토막 쳐서 담그는데 살아서 벌벌 기는 것을 탁탁 끊어서 양념장을 부었다가 하루나 이틀이 지난 뒤에 먹는 게장이다. 맛이 달고 신선하지만 오래 저장을 못하기 때문에 벌떡 먹어치워야 한다고 해서 재미있는 이름이 붙었다고.

게딱지에 밥 비벼먹는 맛 간장게장으로 유명한 식당들은 나름의 비법으로 오랫동안 묵혀온 간장이 있게 마련이다. 오래된 곳은 20년이 넘는 묵힌 간장에 매번 부족한 양념을 보태가면서 게장을 담글 정도. 짜지도 싱겁지도 않은 간장게장에 밥을 먹다 보면 언제 없어졌는 지 모르게 밥 한 그릇이 뚝딱 비워진다. 하지만 게장 마니아들이 반드시 챙기는 부위는 따로 있다. 바로 ‘게딱지’. 게딱지를 좋아한다는 것은 게딱지를 먹는 것이 아니라 게딱지의 오목한 면에 밥을 넣어 비벼먹는 것을 즐긴다는 것을 뜻한다. 게 맛이 배어난 간장이 고여 있는 게딱지 오목한 부분에 밥을 넣어 비비면 안쪽에 달라붙어 있는 게의 말랑한 살들과 함께 섞여 형용할 수 없는 맛이 나는 까닭이다. 규합총서 1809년 빙허각(憑虛閣) 이씨(李氏)가 엮은 생활 경제 백과사전으로 의식주에 관련된 문제들을 정리, 체계화한 책이다.

*

게알비빔밥 간장게장 전문점의 인기 메뉴로 게알비빔밥이 있다. 간장게장을 먹고는 싶지만 딱딱한 게 껍데기나 다리 때문에 살을 발라 먹는 것이 귀찮은 사람들을 위한 음식이다. 달걀노른자와 김가루를 넣고 밥을 비비는데 참기름 냄새가 솔솔 풍겨 단골들은 간장게장보다 게알비빔밥을 더 좋아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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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은 밥 대신 먹는 주식으로, 출출함을 달래는 간식으로 즐겨 먹는다. 잔치나 제사상에 반드시 오르는 음식이기도 하다.

경단

한국의 차와 음료는 단지 맛뿐만 아니라 몸에도 좋도록

꿀떡

만드는 것이 특징. 달고 시고 쓰고 떫고 매운 맛이

약식

모두 몸의 기운을 북돋는 데 도움이 되므로

화전

골고루 그 맛을 잘 살려주는 재료로 만드는 것이 특징이다.

강정 다식 약과 녹차 매실차 유자차 인삼차 수정과 식혜 오미자화채

떡 음료 술 막걸리


솜씨와 정성으로 빚는

떡 ‘밥 대신 떡’이라는 속담이 있다. 모든 걸 제쳐두고 먹을 만큼 맛있다는 뜻이다. 우리 조상들은 ‘밥 배 따로 있고, 떡 배 따로 있다’고도 했다. 떡은 명절이나 잔칫날에 빠지지 않는 음식이기도 했지만 조상들은 절기마다 제철에 나는 재료들로 다양한 떡을 빚어 먹었다. 그만큼 떡은 최고의 간식이자 황홀한 맛이 있는 별식이었던 것이다.

한입에 쏙 들어가도록 동글동글 빚는 경단 찹쌀가루를 끓는 물에 반죽해서 밤톨만큼씩 둥글게 빚어 다시 끓는 물에 삶아내고 여러 가지 고물을 묻혀 만든 떡이다. 앙증맞은 모양도 예쁘지만 겉에 묻힌 고물 때문에 시간이 지나도 굳지 않아 부드럽다. 백일이나 돌상, 어린아이의 생일상에 오르는 찰수수경단에는 팥고물을 입히는 것이 특징이다. 팥의 붉은색이 악귀를 물리친다는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먹고 또 먹고 싶게 달콤한 꿀떡 흔히들 간절히 바란다는 의미로 ‘굴뚝같다’는 표현을 쓴다. 그런데 이 굴뚝이란 말은 다름 아닌

경단

꿀떡

약식

화전

’꿀떡‘의 변형된 발음이라고 한다. 원래 경상도 지역의 방언으로 ’목에 꿀떡이 꼴깍 하고 넘어가는 것‘을 표현한 의성어라고. 옛날 먹을 것이 귀하던 시절에 꿀을 넣은 꿀떡은 꿈에서도 그리는 환상의 음식이었다. 그래서 너무 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한 상태를 ’꿀떡같다‘고 말한 것이다.

몸에 좋은 재료가 듬뿍 들어간 약식 약식은 정월 대보름에 먹는 절기식이다. ‘약식’이라는 이름은 꿀이 들어갔기 때문에 붙은 이름. 꿀을 넣어 볶은 약고추장이나 밀가루에 꿀을 넣어 튀긴 약과도 모두 같은 의미에서 ‘약’이라는 말이 붙은 것이다. 약식은 찹쌀을 원료로 건강에 좋은 밤, 대추, 잣, 굴 등을 넣고 만들어 약이 되는 음식이라는 뜻도 담고 있다.

꽃잎으로 수를 놓아 지진 화전 찹쌀가루를 끓는 물에 반죽해서 조그만 덩어리로 나눈 다음 꽃을 붙여 기름에 지진 떡이 화전이다. 봄에는 진달래화전, 여름에는 장미화전, 가을에는 국화전을 만들었다. 조선시대 궁중에서는 음력 3 월 3일인 삼짇날 중전을 모시고 비원에 나가 옥류천 가에서 찹쌀가루를 반죽하여 진달래꽃을 얹어 화전을 부쳐 먹으면서 화전놀이를 했다고 한다. 일반 백성들도 물론 화전놀이를 했다.

202 _ H A N S I K S T O R Y t e l l in 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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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운 빛깔, 달콤한 맛

한과 우리나라 한과의 역사는 제례 문화와 관련이 깊다. 과일이 없는 계절에 곡물의 가루와 꿀로 과일 형태를 만들고, 여기에 과일 나무의 가지를 꽂아서 제사상에 올렸기 때문이다. 조선시대에는 궁중에서 잔치 음식을 차릴 때 약과나 다식, 강정 등을 고였다. ‘고인다’는 것은 높이 쌓는다는 뜻인데 평균 24가지의 한과를 1자8치(약 55㎝) 높이로 고일 만큼 화려하게 상을 차렸다.

파삭파삭 부서지는 맛, 강정 강정 만드는 법은 까다롭다. 고운 찹쌀가루에 술과 꿀을 넣어 반죽해 찐 다음 다시 꿀을 조금 섞어 두께 0.5cm, 길이 3cm, 너비 0.5cm 정도로 썰어서 바람에 말린다. 그런 다음 술에 적셔서 하룻밤 재웠다가 살짝 말려 기름에 튀기고 조청에 담가 콩이나 깨 등을 입혀서 말리는 것이다. ‘속 빈 강정’이라는 속담도 있듯 강정은 속이 비도록 팽창시켜서 바싹 튀긴 것이 좋다. 밥풀에 지촛물을 들인 분홍색, 송홧가루로 색을 낸 노란색, 계핏가루로 색을 낸 갈색 강정 등 한약재와 천연

강정

재료를 쓴 강정은 영양과 독특한 맛을 살린 건강식품이기도 하다. 다식

약과

입 안에서 달콤하게 녹는 맛, 다식 쌀이나 밤, 콩 등의 곡물을 곱게 가루 내고 꿀이나 조청에 반죽해서 다식판에 박았다 떼면 글자, 기하학 문양, 꽃문양 등을 윗면에 새긴 아름다운 다식이 만들어진다. 다식은 조선시대의 제례나 혼례상, 명절의 큰상차림에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품이었다. 다식은 상비약으로 만들어두었다가 쓰기도 했다. 검은깨로 만든 흑임자다식은 식중독이나 토사곽란에 썼고, 도토리다식은 기침을 멎게 한다고 해서 기침막이 떡이라고도 불렀다. 산약다식은 허약한 기를 보한다고 해서 노부모님께 드리면 좋아 효자다식이라 했다고 한다. 입 안에 넣고 살살 굴리면 달콤하게 녹는 다식은 차의 맛을 좋게 해줘 찻상에 올리거나 후식으로도 많이 쓰였다.

달콤하고 고소한 약과 밀가루를 꿀과 참기름으로 반죽해서 약과판에 박아 기름에 지지거나 튀긴 것이 약과라고 부르는 유밀과다. 조청이나 꿀에 담갔다가 굳으면 먹는데 달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일품. 약과판에 찍어낸 정교한 꽃 모양의 약과는 궁중약과라고 부르고, 한 입 크기의 사각 형태로 만든 약과는 개성모약과라고 부른다. 약과는 통일신라시대 불교에서 제물로 사용하기 시작했을 만큼 역사가 오래된 과자다. 말랑말랑하고 단맛이 나서 지금도 제사를 지내고 나면 아이들은 제일 먼저 약과를 집을 정도로 여전히 인기 있는 간식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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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맛, 부드러운 향

차 녹차는 삼국시대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이어져왔다. 중국에서 유입된 차 문화는 우리나라에서 꽃을 피우고 다시 일본으로 전해졌다. 매실이나 유자 같은 과일을 설탕에 재웠다가 숙성시켜 타 마시는 과일차도 예전부터 즐겨 마셔온 차. 그러나 세계적으로 가장 인기를 모으는 한국의 차는 바로 몸에 좋기로 유명한 인삼차다.

세계 10대 건강식품으로 선정된 녹차 우리 차 문화의 유래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다. 삼국시대에 당나라로부터 차 씨를 가져와 지리산 일대에 심으면서부터 시작되었다는 중국 도입설과 *가락국의 시조인 김수로왕이 인도 아유타국의 공주를 신부로 맞아들일 때 인도에서 함께 전래되었다는 설, 그리고 남부 지역에 야생차가 자생하고 있었다는 설 등이 있다. 차는 발효된 정도에 따라 녹차, 우롱차, 홍차로 나뉜다. 녹차는 찻잎을 따서 볶은 것. 차를 볶을 때는 특별히 ‘덖는다’는 표현을 쓴다. 우롱차는 반발효차고, 홍차는 완전히 발효시킨 차다. 가장 많이 마시는 차는 역시 녹차. 특히 우전차는 이른 봄에 딴 찻잎을 덖어서 만든 차로 가장 처음 딴 찻잎으로 만들었다고 해서 첫물차라고도 부른다. 여린 차 순으로 만들어서 은은하고 맛이 순하지만 만드는 방법이 복잡하고 워낙 양이 적어서 가격이 비싼 최고급 차이다. 녹차는 <타임>지가 질병을 물리치는 10대 건강식품 중 하나로 선정했다. 카테킨 성분이 노화를 막아주는 항산화 물질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피부 미용과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된다고. 전라남도 보성은 국내 최대의 녹차 산지로 구불구불 이어진 녹차밭이 유명한 관광지로 꼽힌다.

새콤달콤한 매실차 매실은 매화나무의 열매다. 이른 봄 하얀 꽃들로 가득 뒤덮여 바람이 불면 눈처럼 흩날리는 아름다운 매화는 봄에 파르스름한 열매를 올망졸망 매달게 되는데 푸른 매실을 시장에서 볼 수 있는 기간은 아쉽게도 짧다. 매실차는 뛰어난 정장 작용으로 설사와 변비를 치료하고 살균해독 작용으로 식중독을 예방한다. 5월 말부터 6월 중순에 새파란 매실을 구해 같은 양의 설탕을 섞어서 서늘한 곳에 두 달 정도 두었다가 건더기를 건져내면 새콤달콤한 맛과 은은한 향을 지닌 매실 발효액을 만들 수 있다. 이 발효액에 5배 정도의 생수를 섞으면 매실 음료가 되고, 따끈한 물에 타면 매실차가 된다. 소주에 타면 맛있는 매실주가 된다. 매실에는 유기산과 함께 피로물질인 젖산을 분해시키는 구연산이 많이 들어 있다. 칼슘 함량도 높아 자주 먹으면 예뻐지는 음료이기도 하다. 가락국 서기 42년에 김수로왕이 세운 나라.

*

206 _ H A N S I K S T O R Y t e l l in g


피곤한 날, 더욱 당기는 유자차 신맛이 강한 유자는 예로부터 관절염이나 신경통을 치료하고 소화를 돕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자차는 얇게 저민 유자 두세 쪽을 끓는 물에 우려 마시거나 껍질을 달여서 마시는 경우도 있지만 유자청(柚子淸)을 이용한 차를 가장 많이 만든다. 유자청은 매실처럼 같은 양의 설탕과 버무려 숙성시킨 것이다. 유자에는 비타민 C가 오렌지의 1.5배, 귤의 2배 이상 많다고 한다. 숙취 해소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감기를 예방하는 데에도 탁월해 겨울철에 많이 마신다.

불로장생의 묘약, 인삼차 불로장생하기를 원했던 중국 진시황은 동쪽으로 가서 불로초를 구해오라며 동남동녀 500쌍을 동쪽 바다로 보냈다고 한다. 그때 구했던 불로초가 바로 우리나라의 인삼이라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 이 인삼을 가장 먹기 쉬운 형태로 만든 것이 인삼차다. 가장 한국적인 차로 외국에 널리 알려진 차이기도 하다. 한국은 몰라도 진생이라는 이름은 외국에서도 이미 유명하다. 인삼은 예전부터 만병통치약처럼 쓰였다. 특히 달여서 차로 마셨는데 생삼이라고도 불리는 수삼이나 *홍삼, 건삼을 모두 쓸 수 있고, 대추를 몇 알 넣고 달이면 향이 훨씬 좋아진다. 인삼 10g에 물 500ml를 넣고 달이면 향기로운 인삼차를 만들 수 있다. 인삼에 많이 함유된 사포닌 성분은 지방을 분해하는 능력이 뛰어나고 소화를 도우며 세포 내 효소를 활성화해 신진대사를 촉진한다. 항산화 작용을 해서 노화를 녹차

매실차

예방하는 것도 잘 알려진 사실이다. 홍삼 수삼을 쪄서 말린 붉은 인삼. 1000년 전부터 만들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

유자차

인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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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 재료로 맛과 향, 건강을 살린

음료 한국의 대표적인 전통 음료로는 수정과와 식혜가 꼽힌다. 몸에 좋은 한약재나 곡물을 써서 맛과 향을 살리고 몸을 보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인데 특히 후식으로 많이 마셨다. 화채 역시 대표적인 과일 음료. 새콤한 오미자화채는 겨울철에 많이 마셨다. 꿀물에 달콤한 과일을 썰어 넣은 화채는 봄, 여름, 가을, 겨울 언제라도 만들어 즐겼다.

붉고 고운 청량음료, 오마자화채 붉은색이 선명한 오미자는 신비하게 단맛, 신맛, 쓴맛, 짠맛, 매운맛이 다 들어 있다. 그래서 오미자(五味子)이다. 잘 말린 오미자를 물에 담가두면 진한 붉은색으로 우러나는데 여기에 단맛이 나는 과일을 조그맣게 조각 내서 띄우면 오미자화채가 된다. 달콤하고 사각사각 씹히는 맛이 좋은 배를 주로 쓴다.

알싸하고 달콤한 맛, 수정과 수정과는 계피와 생강을 달인 물에 설탕이나 꿀을 타고 곶감과 잣 등을 넣은 음료다. 생강과 계피는 두 가지 모두 한약재로 유명하지만 물에 넣어 끓이면 맵고 향기로운 물을 만들 수 있다. 수정과는 겨울철에 많이 마시는 찬 음료다. 마른 곶감을 띄워내야 하는 만큼 늦가을부터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정초에 세배 오는 손님들에게 많이 내놓았다. 계피의 알싸한 향이 더해진 달콤한 맛에 부드럽게 부푼 곶감과 몇 알 띄워낸 잣을 함께 먹는 맛은 환상적이다. 예전에는 온가족이 둘러앉아 얼음이 서걱서걱한 수정과 한 그릇 먹는 것이 겨울철의 별미로 통하기도 했다.

소화를 돕는 달콤한 음료, 식혜 식혜는 밥을 엿기름으로 삭혀서 달콤한 맛이 나는 음료로 후식으로 많이 마신다. 단술이나 감주라고도 부르는데 밥알을 띄워서 먹으면 식혜, 밥알을 걸러내고 국물만 마시면 감주다. 식혜에는 보리를 싹 틔운 엿기름이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 엿기름에는 당화효소인 아밀라아제가 많이 들어 있어서 예로부터 명절처럼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을 때는 꼭 식혜를 후식으로 마셨다. 소화제가 귀하던 시절이라 과식한 후에는 소화제가 필요했고 그 대신 마셨던 것이 식혜인 것이다.

수정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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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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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산균과 식이섬유가 듬뿍 들어 있는 술

막걸리 막걸리는 찹쌀, 멥쌀, 보리, 밀가루 등의 곡물을 찐 다음 누룩과 물을 섞어서 발효시킨 우리 고유의 술이다. 곡물로 술을 담가 익히면 맑은 술이 위로 뜨고 밑으로는 술지게미가 가라앉는다. 위로 맑게 뜨는 술이 청주인데 막걸리는 청주를 거르기 전의 술로 증류 과정을 거치지 않고 막 걸러서 마신다고 해서 ‘막걸리’라는 이름이 붙었다.

막걸러 막걸리 막걸리는 술이 맑지 않고 탁해서 탁주(濁酒)라 하기도 하고 농부들이 주로 마셨다고 해서 농주(農酒), 색이 희다고 해서 백주(白酒), 맑은 청주를 떠내지 않아 밥알이 동동 떠 있다고 해서 동동주나 부의주 (浮蟻酒) 등으로 불렸다. 이름이 이렇게 다양한 것은 그만큼 서민들에게 친숙한 술이기 때문이다. 술이 익으면서 떠오르는 청주의 알코올 도수는 대개 15도 안팎이고 막걸리는 여기에 물을 타, 알코올 도수를 5~6도 정도로 낮춘 것이다.

영양의 보고, 막걸리 막걸리를 마시는 것은 알코올 성분만 제외하면 영양제를 먹는 것과 다름없다. 80%를 차지하는 물을 제외한 나머지 20%는 알코올 6~7%, 단백질 2%, 탄수화물 0.8%, 지방 0.1%이며, 나머지 10%는 식이섬유와 비타민 B, 비타민 C, 유산균, 효모 등이 혼합된 물질인 만큼 ‘영양의 보고’라고 불릴 만한 음료인 것이다. 막걸리 1ml에 든 유산균은 희석시키지 않은 생막걸리의 경우, 수 백만 ~일 억마리 정도 유산균이 들어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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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 칵테일

막걸리의 식이섬유

막걸리에 익숙하지 않은 외국인들도 좋아하는 막걸리 칵테일. 만드는 방법도 아주 다양하다. 오미자주스를 냉동고에서 얼려서 숟가락으로 긁거나 믹서에 갈아 셔벗 상태로 만들고 막걸리를 살짝 부으면 새콤한 맛과 붉은 향기가 독특한 오미자 막걸리가 탄생한다. 같은 방법으로 딸기 막걸리, 유자 막걸리도 만들 수 있다. 인삼과 꿀을 넣은 인삼 막걸리, 홍삼 농축액을 넣은 홍삼 막걸리는 맛과 향은 물론, 건강까지 챙긴 막걸리이다.

막걸리 한 사발에는 식이섬유 음료보다 적게는 100배에서 많게는 1000배 이상 많은 식이섬유가 들어 있다. 식이섬유는 대장 운동을 활발하게 해서 변비와 심혈관 질환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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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식명 찾 아보기

ㄱ 간장게장 갈비탕

198 068

ㄷ, ㄹ

매실차

206

식혜

210

전복죽

040

다식

매운탕

074

신선로

090

젓갈

196

생선구이

162

족발

110

생선회

180

쟁반국수

051

제육볶음

128

닭매운찜

205 104

갈비찜

102

닭백숙

106

갈치조림

116

더덕구이

171

016 108

감자탕

076

떡갈비

150

보쌈

강정

205

떡국

066

부대찌개

088

아귀찜

112

062

약과

205

154

청국장찌개 084 춘천닭갈비

166

깍두기

192

떡볶이

124

북엇국

경단

202

도토리묵

136

불고기

약식

202

ㅋ,ㅌ,ㅍ

123

불고기덮밥 030

오리구이

170

칼국수

099

오미자화채

211

콩나물국밥 034

고등어조림

118

두부김치

052

곰탕

070

두부전골

096

불낙전골

곱창구이

168

두부조림

122

비빔국수

050

오이선

138

탕평채

142

018

비빔냉면

046

오이소박이

193

파전

172

비빔밥

020

오징어덮밥 032

곱창전골

092

돌솥밥

구절판

134

된장국

058

국수전골

094

된장찌개

080

꿀떡 김밥

202 024

김치볶음밥 028 김치전

176

김치찌개

082

ㄴ 나물 나박김치 낙지볶음 녹차

132 191 126 206

빈대떡

174

오징어볶음

127

돼지갈비구이 152

배추김치

188

유자차

209

호박죽

038

뚝배기불고기 156

백김치

190

육개장

064

홍어회

184

육회

182

해물찜

114

은대구조림

120

해파리냉채

144

인삼차

209

화전

202

황태구이

164

로스편채

158

ㅅ ㅁ

삼겹살구이

160

막걸리

213

삼계탕

072

만두

054

쌈밥

026

ㅈ, ㅊ

만두전골

098

설렁탕

071

잔치국수

048

177

쇠갈비구이

148

잡채

140

044

수정과

210

장아찌

194

060

순두부찌개 086

잣죽

036

모듬전 물냉면 미역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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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0년 12월 27일 발행인 하영제 발행처 농수산물유통공사 담당부서 농수산물유통공사 한식세계화팀 기획·편집 이명아(파이컴) 디자인 design : SOOP 감수 정혜경(호서대학교 식품영양학과) 이 책에 수록된 내용과 이미지에 대한 저작권은 농수산물유통공사에 있습니다. 이 책의 내용 중 일부나 전부를 다시 사용하려면 저작권자의 동의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문의 농수산물유통공사 한식세계화팀(02-6300-1757) <비매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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