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한국여행 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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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통 역안내사를 위한 한식 해설서


차례

스토리 Story • 6

2-5 북한 음식의 이해

프롤로그 Prologue • 8

써머리 Summary 2 • 106

칼럼 Column 2 가장 한국스러운 식탁을 만나다 • 108

Chapter

1 아빠의 손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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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Chapter

3 멋쟁이 아들의 유행 따라잡기 • 110

1-1 한식 상차림

1-2 식사 예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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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멋을 더하는 식기류

1-4 한국의 절식과 시식

1-5 음식이 약, 몸을 보하는 한국의 보양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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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세계 속의 한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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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특별한 한식

38

3-3 일상 속 한식

3-4 코리안 디저트

써머리 Summary 1 • 56

써머리 Summary 3 • 142

칼럼 Column 1 직장인의 식탁 • 58

칼럼 Column 3 한국 청년들의 식탁 • 144

Chapter

2 엄마의 손맛

48

112

118

130 •

136

Chapter

4 센스 넘치는 딸의 특별한 과외 • 146

60

2-1 한국인을 움직이는 밥심

2-2 한식의 지혜, 발효

2-3 김치와 김장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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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독특한 한식 조리법과 맛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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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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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한국음식 10선

4-2 외국인들이 자주 묻는 질문들

4-3 한식 용어 사전

칼럼 Column 4 럭셔리 코리안을 만나다 • 184

148 •

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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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의 맛을 요리하는 엄마, 한식의 숨은 멋을 설명하는 아빠, 그리고 다양한 종류의 st o r y

한식을 소개하는 딸과 지금 유행하는 최신 한식 트렌드를 섭렵하고 있는 고등학생 아들까지. 온 가족이 한식을 통해 한국의 문화를 알리는 데 열심인 야미게스트하우스.

늦은 시간까지 문밖으로 들려오는 왁자지껄한 웃음소리. 야미(Yummy)게스트하우스의

맛있는 한식과 이야기가 함께해서일까? 오늘도 화기애애한 야미게스트하우스의 불은

거실에서는 맛있는 음식과 함께 수다 한마당이 펼쳐진다.

늦게까지 꺼질 줄을 모른다.

오늘의 야식은‘김치전’에‘막걸리’. 한국의 맛과 멋을 느끼고 싶은 외국인들에게 엄마는 매일 한식을 차려내고, 아빠는 음식에 얽힌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는다. 몰랐던 음식 이야기를 알고 먹으니 더 맛있는 듯 쉴새 없이 움직이는 젓가락. “김치가 이렇게 맛있는 줄 정말 몰랐어요. 색다른 맛이에요!” 김치전을 한입 베어 문 마이클은 막걸리까지 대차게 들이켠다. “와우! 코리안 드링크, 최고예요! 신기한 맛!” 한식의 매력에 푹 빠진 듯 감탄사를 연발하는 마이클의 모습에 둘러앉은 다른 게스트하우스 손님들은 물론 온 가족이 깔깔깔 웃음보가 터지고 만다. 내일의 야식이 궁금한 아야코는 엄마에게 질문 공세를 펼친다. “음, 글쎄, 내일은 뭐가 나올까? 내일 보면 알겠지요?”

음식은 그 나라, 그 지역의 특성을 이해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문화이기에 우리는 세계 어디를 여행하든 그곳의 음식을 가장 오래 기억합니다. 비단 우리만의 이야기일까요? 외국인들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외국인들에게 한국은 미식 국가, 음식 천국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게다가 한류 덕분에 독특한 한국의 식문화에 관심을 갖고 그

외국인들의 뜨거운 관심에 뿌듯한 듯 아빠와 엄마의 입가에는 싱글벙글 미소가 한 가득이다.

문화를 경험하기 위해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은 점점 더 늘어나는

테이블 한 편에서 딸 승희는 드라마 속 음식을 섭렵하기 위해 한국에 온 중국인 친구들에게

추세이고요. 길을 가다 마주하는 수많은 외국인의 모습이 낯설지

음식에 대한 설명과 맛집을 소개하느라 열심이다. 아들 승훈이는 호주 친구와 함께

않은 것도 아마 이 때문일 겁니다. 하지만 우리는 얼마나 한식에

드라마를 보며 여배우가 먹고 있는‘개불’에 대해 설명하느라 진땀을 뺀다.

대해 제대로 알고 있을까요? 외국인이 물어올 때 얼마나 자세히 설명해줄 수 있을까요? 아마 대답은 ‘아니오’일겁니다.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우리나라 ‘한국’을 다채로운 모습으로 표현하는 맛있는 한식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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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도 맛, 저기 도 맛! 풍성한 한식의 세계 당신을 초대합 로 니다

pro l o gu e

음식관광이란 무엇이며 관광통역안내사의 역할은? 한식 개론

음식관광이란? 음식은 외국을 여행할 때 가장 쉽게 그 나라의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요소 중 하나입니다. 여행의 특별한 재미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요즘 뜨 고 있는 것이 바로 음식관광입니다. 특수한 목적을 두고 관광하는 유 형 중 음식에 관심 있는 여행자들이 여행하는 지역의 음식문화를 체험 하기 위해 떠나는 일종의 음식을 통한 문화관광을 뜻하는 말이죠. 외국에서는 이와 같이 음식을 목적으로 한 음식관광여행을 컬리너리 투어리즘(culinary tourism)이라고도 합니다. 한국을 포함한 세계 여러곳에서 이미 음식관광에 대한 많은 활동을 펼치고 있는 국제컬리너리투어리즘협회에서는 컬리너리투어리즘, 즉 음식관광을 “음식을 통해 즐거움을 찾는 것으로, 독특한 음식 이벤트, 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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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학교, 식료품점 및 레스토랑과 와이너리를 모두 포함한 것을 말하며,

다. 여기에 김치와 된장, 고추장 등 인위적인 조리가 아닌 순수한 자연의

문화관광의 일부이고, 고급 레스토랑이 아니더라도 방문지역에서의 독

맛과 건강, 영양을 동시에 섭취할 수 있는 발효음식을 통해 선조들의 지

특하고 기억할만한 식도락 경험을 하는 등의 행위”라고 정의합니다. 이

혜까지 이해할 수 있답니다. 게다가 멋스러움을 더하는 고명은 어떻고

밖에도 다양한 정의가 있지만 ‘여행지의 음식문화와 관련한 체험이나

요. 서양 음식에서는 가니쉬라고도 하는 고명은 주로 우주의 색이라 불

활동이 여행의 동기이자 목적’이라는 점, ‘해당 여행지에서만 맛볼 수 있

리는 오방색(흰색, 검은색, 푸른색, 붉은색, 노란색)으로 구성되는데 자연의 철

는 독특한 경험으로 여행의 즐거움을 찾는 행위’라는 점에서 일맥상통

학과 우주의 색깔을 담아낸 것으로 한식에는 맛과 멋, 영양이 담겨있음

합니다.

을 드러내는 중요한 요소이기도 합니다. 몇 가지 특징을 간략히만 설명했는데도 이야기거리가 참 풍부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나요? 이렇게 양파같은 매력이 있는 것이 바로 우리의 한

맛과 멋, 지혜가 살아 숨쉬는 한식

식입니다.

한식은 세계 어느 음식보다도 음식관광 본연의 의미를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음식이기도 합니다. 한식에는 맛과 멋, 지혜가 녹아 있기 때문이 죠. 조상들이 대대로 물려준 생활 모습, 삶의 철학이 재료가 되어 풍성한

그렇다면, 왜 음식관광이 주목받는 것일까요?

이야기거리를 만들어 냅니다.

요즘 같이 여행 경험과 정보가 풍부한 시대에는 더욱 특화되고 맞춤

한 상 가득 차려낸 음식을 가만히 보면 식재료의 사용에서부터 조리

화된 여행상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음식은

법, 상차림에 이르기까지 어느 하나 치우침없이 조화로운 맛과 균형잡힌

지역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중요한 요소이며 우리가 생활하는 데 필수적

영양을 추구함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론 여러 가지 재료와 각

인 요소 아니겠어요? 음식관광만큼 다양한 매력을 한 번에 느낄 수 있는

기 다른 조리법으로 다채로운 맛의 변화를 이끌어 내기도 하는 특징이

관광도 없는 셈이죠.

있다는 것도 금새 눈치챌 수 있죠. 재료의 상태와 계절의 변화를 적절히

생각해보세요. 우리는 여행을 가기 전에 먼저 다녀온 이들에게 관광지

응용해 만들어 내다 보니, 쌀과 밀가루를 이용한 주식만 해도 350가지

의 음식에 관해 묻기도 하고, 맛집을 추천받기도 합니다. 여행 후에도 맛

이상이고, 부식의 종류 역시 1500가지가 넘습니다. 또한, 지역 특산물을

있었던 곳이나 기억에 남는 음식에 관한 정보를 SNS 등을 통해 공유합

해당 지역에서만 전수되어 온 고유의 조리법으로 만든 향토 음식은 지

니다. 여행 책자에도 ‘꼭 먹어봐야 할 음식’ 또는 ‘맛집’리스트가 차지하

역색이 강해 같은 종류의 음식이어도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기도 합니

는 분량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추세만 보더라도 음식은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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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부차적인 관광 요소가 아닌 ‘음식’ 그 자체로 관광의 직접적인 동기

72.77%나 증가했습니다. 더욱이 음식관광을 목적으로 방문하는 관광

가 되고 있음을 알 수 있겠죠?

객의 수는 쇼핑 다음으로 많은 수를 차지합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외국인들에게 잊지 못할 음식문화관광 체험을 도와

음식관광에 우리가 주목하는 이유는 비단 ‘한국 음식’이라는 한 가지

줄 만큼의 전문 인력은 부족한 실정입니다. 물론 음식에 관해 전문지식

자원의 매력 때문만은 아닙니다. 앞서 설명했듯 한식이 가지고 있는 다

을 가진 이들은 많습니다. 하지만 음식은 그 지역의, 나아가 한 나라의

채로운 이야깃거리 외에도 다방면의 관광자원과 융합할 수 있기 때문

특성을 고스란히 담은 대표 얼굴인 만큼 그 이면의 숨겨진 멋까지 느끼

에 더욱 매력적인 관광상품인 겁니다. 예를 들어 볼까요? 채식여행을 즐

는 것 또한 중요한 여행의 재미인데 다른 분야의 관광지식이 뒷받침되

기러 온 관광객이 있다고 합시다. 과연 이들이 나물과 채소로 가득한 음

지 않으면 1차원적 ‘맛’을 느끼는 음식관광밖에 할 수 없겠죠.

식점만 돌아보고 갈까요? 아니죠. 신선한 나물을 직접 캐는 체험을 위해

한국을 오감으로 느낄 수 있는 체험형 음식관광이 필요한 지금, 이미

농촌으로 체험 여행을 떠날 수도 있고, 나물 요리 만드는 법을 위해 요리

한국의 다양한 얼굴을 알고 소개하고 있는 관광통역안내사의 전문성이

학원에서 현지 음식 조리법을 배우는 교육 관광을 할 수도 있습니다. 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습니다. 늘어나는 외국인의 수만큼 발전 가능성도 높

렇게 각각의 자원을 잘 연계하여 상품을 기획한다면 한식의 맛과 더불

은 분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 한국의 전통까지 깊이 있는 관광을 제공할 수 있는 것이죠. 관광 선진국들에서 이미 음식문화를 관광자원으로 활용해 온 사례를 우리 모두 경험해서 알고 있을 것입니다. 다양한 공간과 장소에서 다채로

한국 음식에 대한 맛과 멋, 지혜에 대해 누구보다 깊은 재미를 전달할 관광통역안내사.

운 활동과 체험, 이벤트를 즐길 수 있는 음식관광. 무엇보다 오감을 자극

바로 당신입니다.

하는 유일한 문화관광상품인 만큼 그 가치는 점점 더 높아질 것입니다.

자, 이제부터 한식에 대해서 본격적으로 알아볼까요?

음식관광이 확산될수록 중요해지는 관광통역안내사의 역할 한류열풍으로 세계 각국에서 한국을 경험하고자 찾는 사람들이 많아 지고 있습니다. 아시아개발은행의 ‘2013년 아태지역 주요 지표’ 자료 에 따르면 2012년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수는 5년 전에 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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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

아빠의 손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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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story “와우!” 한국 여행이 처음인 알베르토는 잘 차려진 아침상 앞에서 눈이 휘둥그레졌다. 여러 가지 음식이 한 상에 차려진 것이 낯설면서도 예쁜 그릇에 담겨 나온 정갈한 음식들에 연신 감탄사를 내뱉는다. 그러다 이내 궁금한 것은 못 참겠다는 듯 질문을 던진다. “우리 이탈리아에서는 한 가지씩 따로 나오는데, 여긴 왜 이렇 게 한 번에 다 나와요?” 밥과 국을 떠 차례로 식탁에 놓으며 엄마는 설명하기 시작했다. “한국 상차림은 밥을 중심으로 국, 반찬으로 구성된답니다. 요 즘엔 워낙 바쁘다 보니 간단하게 토스트를 해먹거나 끼니를 거르 는 사람도 많아졌지만, 원래 한국의 상차림은 이렇게 밥과 국, 반 찬으로 푸짐하게 꾸려진답니다.” “오! 중국에서도 이렇게 한 상 가득 차려서 원하는 대로 골라 먹 어요! 그런데 우리는 반찬 개념이 아니라 요리 위주라는 게 좀 다 르네요!” 한류를 좀 더 가깝게 느끼겠다며 놀러 온 중국인 마오는 비교하 는 재미가 쏠쏠한 듯 보였다. 신기한 듯 고개를 갸우뚱 하면서도 밥과 국, 반찬의 절묘한 조화에 감탄하는 외국인들. 음식을 통해 한국인의 정서에 한 걸음 더 다가선 듯 보인다. 16

한식 상차림

한식은 주식인 밥과 부식인 반찬이 뚜렷하게 구분되지만, 상호 보완하는 역할을 하기에 한상에 차려내며, 원하는대로 골라먹을 수 있도록 만들어진 디자인 밥상이다.

n Informatio

스스로 디자인하는 밥상, 전통한식 상차림 밥과 반찬의 상호보완으로 이루어진 조화로운 상차림 ‘한국의 식탁에는 왜 여러 가지 반찬이 한꺼번에 올라오는 걸까?’ 외국인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것 중 한 가지입니다. 왜냐하면, 서양에 서는 스프, 전채요리, 메인요리, 디저트 등의 시간 순서대로 음식이 서빙 되는 반면 한국에서는 한 상에 여러 가지 음식을 차려내고 한꺼번에 먹 으니까요. 그 풍경이 신기할 수밖에 없겠죠. 물론 한정식 집에 가면 코스 로 상차림이 나오는 것을 흔히 접할 수 있는데요. 이는 외래의 영향을 받 아 차용한 상차림으로 전통은 아닙니다. 한국 한상차림은 밥에 반찬과 국물을 조합해서 나의 기호에 맞게 먹을 수 있는 디자인 밥상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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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주식과 그 주식에 곁들여 함께 먹는 부식이 뚜렷하게 구분된

반상의 의미를 먼저 살펴보면, 이는

문화입니다. 주식은 밥, 그리고 여러 가지 반찬이 부식인 거죠. 이는 농

밥과 국, 반찬으로 구성되는 일상적인

업이 기본산업이었던 삼국시대부터로 주식과 부식이 구분된 식사 문화

상차림을 뜻합니다. 우리 선조들은 기

가 형성된 것으로 보고 있답니다.

본 찬으로 국이나 찌개와 한두 가지 김

재미있는 것은 밥과 반찬은 상호 보완적인 관계를 형성한다는 것입

치를 놓고, 가정 형편에 따라 그 밖의 반

(궁중음식연구원) 고종·순종 시기의 수라상 재현

니다. 한식 연구자들은 동양 철학에서 음양의 조화를 따지듯 밥과 반찬

찬 3~9가지 정도를 마련해 상차림을 했습니다. 그리고 반찬 수에 따라

은 상대적이면서 대응적인 관계로 이루어진 하나의 구성체라고 보았습

3첩, 5첩, 7첩, 9첩, 12첩 반상으로 나뉩니다. 한데, 12첩 반상은 궁중에

니다. 부식은 결국 주식인 밥에서 섭취할 수 없는 영양분을 얻을 수 있는

서 임금이 드시는 것만 가능했고, 민가에서는 9첩까지만 차릴 수 있도록

부수적인 음식물인거죠. 그래서 한식에서 반찬은 채소, 육류, 어류 등 여

제한했다고 하고요.

러 가지 재료를 다양한 조리법으로 만듭니

여기서 첩이란 밥, 국, 김치, 찌개류, 장류 등을 담는 종지 등을 제외한

다. 그렇게 밥과 다양한 반찬으로 차려진

접시에 담는 반찬의 수를 가리키죠. 그렇기에 가장 간소한 삼첩반상이라

우리나라 고유의 상차림을 보면 영양, 맛,

할지라도 나물과 구이, 장아찌 등이 올라 여러 음식을 충분히 맛볼 수 있

심지어 색채까지 고려한 선조들의 지혜

는 것이죠. 기본으로 밥, 국, 김치, 장이고 오첩반상에는 ‘찌개’가, 그리고

를 엿볼 수 있답니다. 그렇다면 반상 차

칠첩반상에는 ‘찜’이 놓입니다. 또한, 7첩 이상에는 반드시 ‘회’가 올라갔

림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볼까요?

다고 합니다.

한상

맛과 영양, 선조들의 지혜가 가득 담긴 반상 차림

정해진 자리에 따라 놓는 상차림 음식

과거 상차림의 형태는 신분계급, 또는 상차림의 이유(생일, 연회 등)에

지금에야 반찬을 놓는 자리를 따로 정해놓지는 않지만, 선조들은 기본

따라서 조금씩 다른 모양을 띠었습니다. 상차림이 나름의 격식을 갖추게

적으로 독상을 차릴 때 정해진 자리에 따라 음식을 놓았습니다. 밥은 상

된 것은 조선시대부터라고 볼 수 있습니다. 고문헌을 살펴보면 이러한

의 앞 왼쪽, 국은 그 옆 오른쪽에 놓습니다. 그리고 찌개는 국 뒤에, 찜은

조선시대 상차림은 궁중식에서 시작돼 서민의 일상식 차림으로까지 이

찌개 뒤쪽인 상의 오른쪽 중간에 놓았습니다. 나물, 생채 등의 반찬류는

어졌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중간에, 전이나 구이, 육류 음식은 오른편에, 그리고 제일 뒷줄에 김치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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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놓았습니다. 이 모든 상차림의 자리는 보통 오른손을 사용해 음식을

에게 주안상을 낸 후에 면상을 내고, 생일에 국수상을 차려 장수를 기원

먹기에 편한 방법으로 놓였을 것으로 추측됩니다.

하기도 했답니다. 장수를 기원하는 의미에서 국수를 먹는 것은 지금도

동년배나 손님의 경우 겸상을 하기도 했는데, 그럴 경우에는 찌개와

자주 볼 수 있는 모습이기도 합니다.

찜 그릇은 손님에 가까운 오른쪽, 반찬 중에서 더운 음식과 고기 음식은

그밖에 상차림의 목적에 따라서 그 이름도 달라집니다. 주안상은 술을

어른이나 손님 가까이, 그리고 밑반찬은 어린 사람이나 주인 쪽에 놓았

대접하기 위해 차리는 상이고, 교자상은 생일이나 회갑, 결혼 등의 특별

다고 합니다.

한 날에 차리는 손님 초대상으로 기본적인 반상과 면상, 주안상이 한데 어울린 상차림입니다. 교자상에는 메인 요리 몇 가지를 특별하게 만들고 나머지 음식들은 이 주 요리들과 조화가 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합

목적에 따라 달라지는 각양각색의 상차림

니다.

우리나라의 상차림에는 반상 차림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상차림의 목 적이나, 상차림에 있어 주식이 무엇이냐에 따라서도 그 명칭을 달리합니

요즘에는 1인 가구도 많아지고, 모두가 바쁘게 살다 보니 간단히 해먹

다. 상의 주식이 죽이나 응이, 미음이면 죽상차림을 하고, 소면이 주식일

거나 대충 차려놓고 먹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 세계 음식 문화의 교류가

경우엔 장국상차림, 다과를 즐기는 상차림은 다과상이라고 하지요. 죽상

활발해지고, 음식재료의 활용법도 다양해지면서 더 화려한 상이 차려지

은 초조반이라고 해서 집안의 어르신에게 아침 식사 전에 죽상을 올리

기도 하고요. 시대가 변하면서 달라진 상차림에 옳다 그르다를 말할 수

기도 했다고 합니다. 또한, 장국상은 주로 점심에 많이 차리고, 술 손님

는 없겠지만, 골고루 균형 잡힌 식단이 차려지지 않는 경우가 많음은 아 쉬움으로 남습니다. 과거에는 최소 삼첩반상을 차려 먹었는데 이는 영 양학적으로 충분히 균형잡힌 식단이었다고 합니다. 앞서도 설명했지만, 주식인 밥에서 보충하기 어려운 영양분들을 부식에서 섭취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지요. 이렇듯 맛과 영양의 조화를 이룬 것이 바로 한국 고유 의 상차림이랍니다.

어때요? 이제 한국 상차림에 왜 여러 가지 반찬이 올라오는지 이해가 주안상

죽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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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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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식사 예절

윗사람에 대한 예의, 음식에 대한 존귀함을 내세우는 한국인의 식사예절.

story 맛있게 차려진 식탁을 앞에 두고 그저 빙 둘러앉아 있는 가족들. 시골 에서 올라오신 할아버지가 자리에 앉아 수저를 들자 그제야 모두가 수

n Informatio

이것만큼은 꼭 지켜줘! 한식 식사 예절

저를 들고 밥을 먹기 시작한다. 그 모습이 미국인 여행객 마이클의 눈에 는 신기하고 또 의아하기만 하다. “왜 밥 안 먹고 할아버지 기다린 거예요?” 그러자 아들 승훈이는 “한국에서는 집안의 가장 웃어른이 수저를 들 기 전까지는 밥을 먼저 먹지 않는 문화가 있어”라며 설명을 해준다. “오! 어른 공경! 저 그거 학교에서 배웠어요! 그럼 한국에는 또 지켜 야 할 다른 식사 예절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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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부터 이어진 식사 예절 그렇습니다. 어느 나라든 저마다의 식사 예절이 있죠. 일본에서는 밥 공기를 왼손에 들고 먹는다는 것도 지켜야 할 매너일 테고요. 중국에서 접시를 다 비우지 않는 것도 하나의 식사 예절입니다. 서양식 테이블에 서는 가장 바깥쪽에 놓인 도구부터 사용하는 것이 기본적인 매너죠. 한 국 역시 이와 마찬가지로 식탁에서 지켜야 할 여러 가지 예절이 있습니

마이클의 질문에 할아버지가 먼저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이것저것 설

다. 옛 문헌을 통해서도 식사예법을 종종 볼 수 있죠. 아래 내용은 1700

명을 시작했다. 독특한 한식 식사 예절을 알아가는 것이 마냥 신기한 듯

년대 이덕무가 지은 사소 절인데, 여기에도 식사 전, 식사 중, 식사 후의

마이클의 입에서는 ‘아, 그렇구나!’하는 감탄사가 쏟아져 나온다.

식사예절에 관한 내용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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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바쁜 일이 있더라도 밥상이 나오면 즉시 들어야 한다.

서양에는 Lady First가 있다면 한국에는 윗사람 먼저!

지체해서 음식이 식거나 먼지가 앉게 해서는 안 된다.

한국은 유교의 영향으로 어른을 공경하는 습관이 식사 자리에서도 고

이렇게 밥상을 받고도 먹지 않음을 일깨우는 말로 ’내 전밥 떠놨다’

스란히 드러납니다. 위의 이야기에서 승호가 집안의 가장 웃어른인 할아

라고 하고 밥상을 받고 오래도록 먹지 않은 채 있는 밥상을 ‘향불없

버지께서 먼저 수저를 들기까지 식사를 하지 않고 기다렸던 이유가 바

는 재상’이라 한다.

로 이 때문이죠.

또 함께 식사할 자들로 하여금 먼저 먹지 못하고 기다리게 해서는 안된다.

자리배치에도 유교적 사상이 묻어 있습니다. 출입문에서 떨어진 안쪽 을 상석으로 여겨 이 자리에 어른을 모신답니다. 또한, 식사를 할 때도 어른보다 먼저 식사가 끝나면 수저를 상에 내려놓지 않고 밥그릇이나

아무리 성낼 일이 있더라도 숟가락과 젓가락을 왈칵 놓지 말고, 한

숭늉 그릇에 얹어두었다가 어른이 식사가 끝나면 그때 상 위에 내려놓

숨 쉬지도 말라.

는 것이 우리나라 고유의 테이블 매너입니다.

밥이나 국이 아무리 뜨거워도 입으로 불지 말고, 젓가락으로 소반을 두드리지 말고, 숟가락이 그릇에 부딪혀 소리 나지 말아야 한다.

유교사상에서 비롯된 식사예절

또한, 식사가 끝나면 반드시 수저를 정돈하여 수저 끝이 상 밖에 나

1_ 가 족이나 친지와 식사할 때는 먼저 웃어른이 수저를 든 후 식사를 시작

오지 말아야 되는데, 이는 상을 물릴 때 문설주에 닿아 떨어질까 보 아서이다. 수시로 이쑤시개를 가지고 이를 쑤시어 이에 낀 찌꺼기를 제거함으 로써 입 냄새를 없애고 벌레 먹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

한다. 2_ 손 님과의 식사에서도 웃어른이 수저를 들고 아랫사람에게 권할 때까지 는 수저를 들지 않는 것이 예의다. 3_ 웃어른이 수저를 내린 다음 따라서 내려놓는다. 4_ 웃어른이 식사를 마치기 전에 먼저 일어나는 것은 예의에 어긋난다. 5_ 웃 어른과 함께하는 식사자리에서 술을 마시게 되면 왼편이나 윗사람이 보지 않는 쪽으로 몸을 틀어서 마신다.

어떠세요? 외국 못지 않은 테이블 매너가 한국 음식에도 있지요? 그럼 다양한 한식 식사예절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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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 도구인 숟가락과 젓가락 사용할 때 기억해야 할 것

도자기나 유기로 만들어져 무겁고 그릇 아랫부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과 일본에서도 숟가락과 젓가락을 사용합니다.

분을 손으로 들고 먹기에 적당하지 않은 형태이 수저

하지만 그 사용법은 우리와는 조금 다릅니다. 중국과 일본에서는 젓가락

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한국인에게는 숟가락이

을 주로 사용하고 한국에서는 밥과 국을 먹을 때는 숟가락을, 반찬류를

상당히 중요한 식사 도구죠. 그래서 숟가락을 드는 것은 한식에서 식사의

먹을 때에는 젓가락을 사용한다는 점이 다르죠. 일본에서는 카레나 오

시작을 의미하고, 숟가락을 내려놓는 것은 식사가 끝났음을 의미합니다.

므라이스와 같이 숟가락이 꼭 필요한 음식이 아니면 대부분 젓가락으로

젓가락 역시 반찬을 집어먹는 데 사용되는 중요한 식사 도구입니다.

해결합니다. 미소 장국과 같이 곁들여 나오는 국물 음식은 들고 마시는

하지만 주식이 밥이다 보니 자연스레 숟가락을 보조하는 데 한정되죠.

경우가 대부분이고요. 중국 역시 젓가락이 주 사용 도구입니다.

중심 도구가 아니라고는 하나 산해진미 밥의 풍미를 더하는 맛깔나는 반찬을 집어먹는 데 꼭 필요한 도구이니 숟가락에 비해 중요함이 절대

TIP 한중일 수저비교

덜하지는 않습니다. 한식 주요 식사 도구인 숟가락과 젓가락. 서양식탁에서 가장 바깥쪽

중국 재질 : 도자기로 만든 숟가락, 대나무 젓가락을 주로 사용 길이 및 모양 : 원탁에 모두 둘러 앉아 먹는 문화라 젓가락 길이가 가장 굵

도구부터 사용하는 것처럼 한식의 중요한 식사 도구인 수저의 사용 방 법에 있어서도 지켜야 하는 몇 가지 예절이 있습니다.

고 길다. 일본

수저사용과 관련된 식사 예절

재질 : 도자기 또는 나무로 만든 젓가락 주로 사용 길이 및 모양 : 한국보다 도톰하며, 길이는 중간 정도 한국 재질 : 과거에는 놋, 은, 현대사회에서는 스테인리스스틸 수저를 주로 사용 길이 및 모양 : 한국 젓가락이 가장 가늘고 짧다.

1_ 숟가락과 젓가락은 함께 쥐고 먹지 않는다. 2_ 숟가락을 밥에 꽂아 놓지 않는다. 3_ 식사를 시작할 때는 보통 숟가락으로 국을 먼저 떠먹고 밥이나 다른 음 식을 먹는다. 4_ 수저를 그릇에 부딪쳐 소리 내지 않도록 한다. 5_ 식사가 끝나면 수저는 처음 위치에 가지런히 놓는다.

한국인이 숟가락을 더 많이 사용하는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한 식에는 국물 종류의 음식이 유난히 많기 때문이고, 둘째, 대부분 식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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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밖에 꼭 알아두어야 할 한식 식사 예절 웃어른을 공경하는 유교사상에서 비롯된 한식 식사 예절은 위에서 언 급한 자리배치, 수저 사용 등 외에도 다양합니다.

네요? 어떻게 된 것일까요? 앞서 상차림 항목에서 간략히 언급한 바 있지만 우리나라는 본래 독 상 문화입니다. 한 사람이 한 상을 따로 차림해 받는 것이죠. 그래서 여 럿이 한 음식에 숟가락을 넣고 사용할 일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전쟁 이

식사 자리에서 지켜야 할 기본 예절

후 개발도상국 시절을 거쳐오면서 과거의 형식을 이어가려면 무리한 지 출을 해야 했습니다. 그런 탓에 실용적인 상차림으로 바뀔 수밖에 없었

1_ 밥이나 반찬을 뒤적이며 먹지 않는다. 2_ 반찬의 양념을 털어내거나 골라내지 않는다. 3_ 국은 그릇째 들고 마시지 않는다.

고, 자연히 찌개 하나에 여럿이 숟가락을 넣고 먹는 방식이 생긴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4_ 후루룩, 쩝쩝 소리를 내며 먹지 않는다. 5_ 멀리 떨어져 있는 음식은 그 음식과 가까이에 앉은 사람에게 부탁해 덜어 먹는다. 6_ 다른 사람과 함께 먹을 때는 개인 접시를 이용해 조금씩 덜어 먹는다. 7_ 생선 가시, 뼈 등은 휴지나 토구를 사용하고 상 위에 버리지 않는다. 8_ 음식 그릇 위에 머리를 지나치게 숙이지 않는다.

우리의 전통적인 식사 예법은 어른에 대한 공손함, 음식의 존귀함을 내세우는 경우가 많아요. 잘 차려진 상차림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재료를 생산하는 이부터 가공하고 만들어 내는 사람까지 모두의 노력이 더해졌 기 때문이 아닐까요?

9_ 음식이 묻은 수저를 찌개와 같이 여럿이 먹는 음식에 넣지 않는다. 10_ 밥이나 국이 아무리 뜨거워도 입으로 불지 않는다. 11_ 음식을 먹을 때 소리 내며 말하지 않는다.

소리를 내면서 먹지 않는다든지, 여럿이 먹는 음식은 개인 접시에 덜 어서 먹는다든지 하는 몇 가지 내용은 서양의 식사 예절과 비슷하지요? 여기서 질문이 있을 수 있습니다. 바로 9번 항목인데요. ‘음식이 묻은 수 저를 찌개와 같이 여럿이 먹는 음식에 넣지 않는다.’ 사실 외국인들의 눈 에 가장 이상하게 보이는 것이 찌개에 여러 명이 숟가락을 넣고 먹는 모 습이라고 하죠. 한데 우리 고유의 식사 예법에도 이에 반하는 내용이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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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story

멋을 더하는 식기류

다채로운 한식의 맛에 품격을 더하는 식기류. 음식에 따라, 조리법에 따라, 용도에 따라 달랐던 다양한 한식 식기류의 종류와 사용법을 알아본다.

식탁 위를 뚫어져라 쳐다보는 스티븐. 무언가 달라졌음을 느끼지만, 도무지 뭐가 달라졌는지를 모르겠다.

n Informatio

“스티븐, 왜? 뭐가 이상해?” 아빠는 스티븐에게 질문을 던졌다.

눈으로 먼저 맛보는 한식

“어제와 분명히 달라졌어요. 그런데 뭐가 달라졌는지 잘 모르겠어요.

- 전통 한식 식기류의 세계

식탁이 좀 밝아진 것 같기도 하고. 흠... 뭐지...?” “하하하! 스티븐, 그릇이 달라졌잖아. 이런 그릇은 사기그릇이라고 하지.” 무릎을 탁 치면서 그제야 고개를 끄덕이는 스티븐. 그런데 또 뭔가 궁 금한가 보다. “왜 바꾼 거에요?”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한국 밥상은 옻칠을 한 상에 놋그릇이나 사기그 릇으로 차린 좌상의 형태입니다. 주로 앉아서 먹는 상차림이죠. 차려진 상을 보면 각각의 음식이 담긴 그릇이 그 자체만으로도 멋스러워 한식 상차림의 품격을 더하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그릇의 종류와 사용법도 저마다 달랐죠.

“이제 날이 조금씩 더워져서 시원해 보이기 위해 그릇을 바꾼 거란다.” “아하, 재밌네요. 각각 음식을 담는 용도도 따로 있나요?” 궁금한 게 많은 스티븐의 호기심을 해결해주느라 아빠는 식탁 위에 진땀을 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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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에 따라, 신분에 따라 각기 다르게 사용된 그릇 과거부터 선조들은 토기, 자기, 유기 등 다양한 그릇을 사용해왔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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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기류

다. 과거부터 계급에 따라 다른 그릇을 사용했고,

식사용 식기의 종류와 특징

또한 담는 음식의 종류에 따라서, 시기에 따라 다

식기 종류는 크게 식사용 식기와 조리용 식기로 나뉩니다. 가장 흔히 접

른 그릇을 사용했습니다. 조선 시대는 이러한 사용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식기이므로 이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그릇이 정형화된 시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임원경

식사할 때 사용되는 그릇으로는 반기, 조반기, 대접, 합, 반병두리, 바

제지>를 비롯한 조선 시대 역사적 문헌들에도 이러

리때, 쟁첩, 술잔, 수저 등이 있습니다. 현대에 사용되는 식기는 모양과

한 반상기의 정의, 기명 등이 기록돼 있어 전통의 식

종류는 조금씩 다르지만 그 용도의 기본 뿌리는 여기에서 시작한다고

기류가 이때 정형화되어 전해져 왔음을 알 수 있죠.

볼 수 있지요.

유교사상에 의해 전통성이 강조되다 보니 주식과 부식이 분리되고, 이

반기는 밥을 담는 그릇입니다. 계절에 따라 다른 것을 사용하고 성인

에 따라 사용하는 식기의 유형도 다양해졌습니다. 반상기라 하는 한 벌

용과 돌쟁이용까지 그릇의 크기가 대・중・소로 나뉩니다. 조반기는 미

의 그릇이 밥상으로 차려지고, 이에 따라 정해진 그릇에 밥과 반찬을 담

음이나 죽을 담는 그릇으로 작은 대접 모양입니다. 그리고 반기와 조반

게 되었습니다. 사용된 그릇의 재질은 흙을 빚어 만든 자기와 놋으로 만

기에는 모두 뚜껑이 있어 온기를 유지하게 합니다.

든 유기가 대표적인데 일반적으로 자기는 여름용으로, 유기는 겨울용으

대접은 국이나 숭늉을 담는 그릇이고 합은 국수장국, 떡국, 밥, 약식

로 분류해 단오부터 추석까지는 자기 그릇을 사용하고 추석부터 단오

등을 주로 담는 그릇으로 속이 깊고 위에는 뚜껑이 있습니다. 대형 합은

이전까지는 유기그릇을 사용해 왔습니다. 물론 이때도 계급에 따라 다른

밥통으로 쓰이기도 했습니다.

그릇을 사용했기에 목기는 승려들이 주로 사용했고, 일반 서민들은 옹기

반병두리는 국수장국, 떡국, 비빔밥을 담는 그릇인데 모양은 합과 거

라 불리는 투박한 그릇을 사용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옹기의 경우 그 종

의 비슷하나 뚜껑이 없고 위가 약간 퍼져 있습니다. 보통 놋쇠나 은으로

류나 내용이 자기보다 더 다양하고 실용적이 많았다는 연구들도 있습니

만들어졌다고 하고요.

다. 실제 공기는 통하나 물이 새어나질 않아서 숨을 쉬는 그릇이라 이 때

바리때는 밥, 국, 김치, 나물 등을 담습니다. 예전에는 여자들의 밥그

문에 발효가 가능했다고 합니다. 옹기가 없었다면 우리나라 특유의 발효

릇을 일컫는 말이기도 했지요. 작은 것에서부터 큰

식품을 맛보기 힘들었을지도 모르겠네요.

것까지 총 5개에서 9개까지 층이 포개져서 한 벌이 되며 사찰에서는 승려들이 한 벌의 바리때를 가지 고 여기에 음식을 담아 먹기도 했다고 전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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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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첩 수를 정하는 반찬 그릇은 다채로운 음식의 종류만큼 가짓수가 다

뚝배기는 토속적인 그릇의 하나인데요. 찌개를 끓이거나 조림을 할 때

양합니다. 김치와 깍두기를 담는 보시기, 동치미를 담는 옹파리, 각종 찬

쓰입니다. 이 또한 형태는 지방마다 조금씩 차이를 보이지만 보통은 구

을 담는 쟁첩, 간장과 소금 등 각종 양념을 담는 종지 등이 있습니다. 종

경보다 밑바닥이 좁은 편입니다.

지는 약간 깊게 파인 작은 그릇이고 접시는 뚜껑 없이 편편합니다. 또한, 쟁첩은 뚜껑이 있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양푼이나 바가지는 쌀을 씻거나 나물을 무치거나 할 때 주로 사용하 는 식기로 현대에도 많이 사용하는 도구인데 다만 재질이 조금 달랐습 니다. 양푼은 놋쇠나 백통으로 만들어지고 바가지는 실제 박을 이용해 만들었습니다. 특히 바가지는 가볍고 쓰기가 편해 사용처도 다양했습니

조리되는 음식의 종류에 따라 달라지는 조리용 식기류

다. 쌀을 퍼내기도 하고 장을 떠내기도 했고, 물을 푸는 물바가지 등 호

음식을 조리할 때 사용하는 식기도 그 종류가 다양합니다. 솥, 냄비,

칭도 가지각색입니다. 요즘에는 플라스틱 바가지가 주를 이뤄 박으로 만

뚝배기 등 어떤 음식을 조리하느냐에 따라 각기 다른 식기가 사용된 것

든 전통의 바가지는 거의 볼 수가 없음이 아쉽죠.

이죠. 조리용 식기의 재질은 무쇠와 놋쇠가 가장 많이 보이는데, 그렇다 고 특정 재질을 주로 사용했다고 규정하기는 다소 어렵습니다. 그럼 조 리용 식기 몇 가지를 간단히 알아보겠습니다.

다채로운 한국 전통 저장용기 앞서 옹기를 이야기하며 발효가 가능한 그릇이라

대표적인 조리기구, 솥. 무쇠솥은 지금도 산골의 부엌에 가면 간혹 볼

고 설명해 드렸는데요. 옹기와 마찬가지로 선조들

수 있는 풍경입니다. 아궁이에 불을 때고 무쇠솥에 요리하죠. 무쇠솥은

에게는 음식물을 저장하거나 발효시키는 데 사용

크기에 따라 용도가 달라집니다. 물을 데울 때는 가장 큰 것을, 중간 것

하는 그릇이 또 있습니다. 뒤주, 발효 용기인 초병

은 밥을 지을 때, 국을 끓일 때는 가장 작은 것을 사용한다고 합니다. 또

등이 그것이지요.

지역에 따라 그 솥의 모양도 조금씩 다르답니다. 서울이 아닌 다른 지역 에 갈 기회가 있다면 한 번쯤 찾아보는 것도 여행의 재미가 되겠죠?

옹기

옹기는 질그릇과 오지그릇을 통틀어 칭하는 말입니다. 유약을 입히지 않고 구워낸 것이 질그릇, 유약을 입힌 것이 오지그릇입니다. 흔히 볼 수

냄비는 용도가 다양하나 대개 국과 찌개를 끓일 때 많이 사용됩니다.

있는 독이나 항아리를 옹기라고 하는 것이죠. 된장, 고추장, 간장 등의

요즘에는 양손잡이 냄비가 많은데 재래식 냄비는 놋쇠로 만들어지고 긴

장류와 김치를 저장했던 옹기는 우리 식생활에서 가장 귀중한 저장용기

자루가 한쪽에만 달린 외손잡이였다고 합니다.

중 하나입니다. 옹기 자체가 가진 저장성과 발효성, 경제성, 쓰임새의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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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 때문이죠. 우리나라가 발효음식의 종주국이라 불릴 수 있는 것도

결히 관리했고, 집을 지키는 토지신을 이 장독에 모셔두었을 정도로 중

어쩌면 이 과학적인 옹기가 있었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요하게 다루었다고 합니다. 전라남도 지역에서는 장독 주위에 꽃을 치장 하기도 했다고 하고요. 현대사회로 변해오면서 과학적인 옹기가 사라지

TIP 아주 특별한 저장용기, 옹기의 특성

는 것이 무척 안타깝습니다. 그래도 최근 옹기의 과학성에 주목해 그 원 리를 접목시킨 새로운 형태의 김치냉장고를 선보이고 있어 다행이라는

1) 통기성 옹기를 숨 쉬는 그릇이라고 말한다. 구울 때 높은 온도로 가열됨에 따 라 옹기의 벽에 남아있던 수분이 빠져나가면서 기공이 생성되기 때문

생각도 듭니다. 곡식을 담아 저장해두는 나무로 된 궤짝을 뒤주라고 하는데 이제는

이다. 현미경으로 단면을 살펴보면 미세한 구멍이 많은 것을 확인할 수

거의 볼 수가 없죠. 모든 문물이 현대에 오면서 기계화돼 전통의 나무 뒤

있다.

주는 실생활에서 그 흔적을 찾기가 힘듭니다.

2) 저장성 옹기 벽면의 기공이 내면에 형성된 불순물을 밀어내는 역할을 한다. 그 래서 내용물이 부패하지 않고 장기간 온전하게 저장될 수 있는 것이다. 3) 발효성 옹기의 통기성이 곧 발효성으로 이어진다. 미세한 구멍을 통해 안과 밖 으로 공기가 통하면서 음식물이 잘 익고 장기간 보존할 수 있는 것이다. 4) 경제성 주변에서 쉽게 구할수 있는 재료들인 옹기토, 유약, 땔감으로 만드는 옹 기. 서민들도 부담없이 옹기를 구입할 수 있었다. 5) 쓰임새의 다양성 식생활과 관련된 용기가 대부분이나 등잔, 화로, 벼루와 같은 주생활 용

요즘은 거의 사용하지 않지만, 식초를 발효시킬 때 쓰는 초병이라는 항아리도 있었습니다. 쌀 술을 재료로 식초를 집에서 빚어두고 먹었던 선조들에게는 꼭 필요한 그릇이었다고 합니다. 상차림에 있는 그릇만이 전통 식기의 전부가 아닙니다. 맛있는 음식이 제대로 모양을 갖춘 요리로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이런 다양한 조리용, 보관용 식기류도 중요하게 다뤄져야 했죠. 실용성을 강조하는 현대에는 그보다 더 다양한 종류, 가볍고 편리한 재질의 식기들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맛이 덜하다고 할 수는 없

구 및 생업, 의례, 악기류 등에도 다양하게 활용되었다. 옹기로 기와를

겠지만, 잘 차려진 전통의 한상차림에서 느낄 수 있는 미적 감각과 과학

만들어 지붕에 올리기도 했다.

적인 맛의 풍미는 조금 아쉬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식기류 역시 음식 못지 않게 그 나라의 문화를 고스란히 반영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런 만큼 각 나라를 여행하면서 그곳의 음식만

예로부터 장류와 김치 등이 주요한 음식재료였던 만큼 한 가정에서 장독이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합니다. 한 집안의 아내는 항상 장독을 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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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비교해보고 맛볼 것이 아니라 그 음식이 담긴 그릇에 대해서도 알아 본다면 더욱 의미 있는 여행이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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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절식과 시식

한국의 지형과 계절적 특색을 반영한 절식과 시식. 자연과 더불어 살아 오면서 형성된 우리나라의 특별한 식생활 문화를 만나본다.

story

n Informatio

“와! 엄마 식탁에 꽃이 피었네요! 벌써 봄인 거예요? 호호.”

한국의 지형적, 계절적 특색을 반영한 특별한 음식

승희의 말에 프랑스 여행객 크리스티앙은 고개를 갸우뚱한다.

- 시식과 절식

“승희, 그게 무슨 말이야? 식탁에서 어떻게 봄을 알 수 있어?” 크리스티앙의 질문에 꺄르르 웃음을 터뜨린 승희.

계절과 절기의 변화에 따라 챙겨먹는 음식

“한국에는 계절과 절기에 따라 먹을 수 있는 음식재료들이 있어. 제철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는 절기에 따라 많은 명절이 있습니다. 우리

에 나는 재료로 만든 음식은 시식, 제철음식이라고 하지. 내가 꽃이 피었

나라 대표 명절인 설과 추석처럼 이런 날에는 조상을 숭배하는 의식, 농

다고 말한 건 엄마가 진달래로 화전을 부쳤기 때문이야.”

사의례 등 의미가 있는 행사나 놀이를 했고 액을 면하기 위해 해당 계절

“꽃으로 전을 부쳤다고? 와우! 그게 말이 돼?”

에 나는 재료로 특별한 음식을 만들어 먹었습니다. 이처럼 절기에 맞춰

얼른 진달래 화전을 한 입 베어 문 크리스티앙. 이내 얼굴에는 웃음꽃

해먹는 특별한 음식을 절식이라고 합니다.

이 번진다. “와우! 굿굿굿! 쫄깃한데 꽃의 향기가 입에 머무는 듯해! 한국에선 계 절과 절기에 따라 또 어떤 음식들을 먹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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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춘하추동 계절에 따라 나는 재료로 만든 음식을 통틀어서 시 식이라고 합니다. 예컨대 쑥과 두릅이 밥상에 올라왔다면 봄이 왔음을 알 수 있습니다. 봄이면 가장 먼저 올라오는 식물이기 때문이죠. 그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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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다채로운 나물 반찬에서 우리는 봄 내음을 만끽하곤 합니다. 또, 송이

절식 정리표

가 반찬으로 올라올 때면 가을임을 알 수 있습니다. 송이는 가을이 제철

시기(음력)

인 음식재료거든요. 전어 역시 가을 제철음식입니다. 전어 굽는 고소한

1월 1일

냄새에 집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는 말도 있죠.

1월 15일

정월 대보름

절식과 시식 풍속은 사계절 자연과 더불어 살아오면서 자연스럽게 형

1월 중

입춘

성된 우리나라 고유의 식생활 문화입니다. 그럼 절식과 시식에 대해 좀

2월 1일

중화절식

큰 송편을 만들어 나눠먹음

더 자세히 설명드릴게요.

3월 3일

중삼절식

두견화전, 화면, 진달래화채, 향애단, 탕평채 등

4월 8일

등석절식

유엽병, 콩볶음, 미나리나물 등

음력 4월

단오절식

차륜병, 제호탕

6월 15일

유두절

절식은 농경사회였던 한국이 성공적인 농사를 위해 24절기를 얼마나

매년 7월 - 8월

삼복절식

계삼탕, 개장국 등

중요하게 여겼는지를 보여주는 고유한 관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보통

8월 15일

중추절식

송편, 토란탕 등

정월 초하루의 설음식으로 시작합니다. 정월 보름, 흔히 정월 대보름이

9월 9일

중구절식

국화전, 국화주

10월 중

시월고사

시루떡

11월 중

동지절식

팥죽(새알심은 각기 나이대로)

동지 후 셋째 미일

납향절식

참새구이, 멧돼지고기, 산토끼 고기

농경사회 한국의 절식 문화

라고 부르는 상원절식, 입춘의 입춘절식으로 이어지죠. 그리고 2월 1일 중화절식, 3월 삼짇날의 중삼절식, 4월 초파일 등석절식, 5월 5일의 단 오절식, 6월 보름의 유두절식, 7월 삼복중의 삼복절식, 8월 보름, 우리에

명칭

음식

정월 초하루, 설 흰떡국, 찬술, 만두 부럼, 귀밝이술, 오곡밥, 약식, 묵은나물 오신반(신검초, 멧갓, 움파, 부츠 등의 산채를 겨자, 식초, 소금으로 조미한 채소음식)

햇밀 밀전병, 참외, 애호박 밀전병 등

겐 추석으로 더 익숙한 중추절식, 9월 9일의 중구절식, 10월의 고사병, 11월 동지일의 동지절식, 12월 납향일의 납향절식으로 마무리됩니다. 설음식과 초여름의 유두절식, 추석과 12월의 납향절식은 조상을 숭배

많은 절식 중에서도 우리나라 대표 명절인 설, 추석 음식과 그 밖의 의 미가 있는 절식을 알아보겠습니다.

해 온 문화에 의해 새로나는 물건을 먼저 조상에게 맛보이는 의미가 강 합니다. 그리고 2월 중화절식, 5월의 단오절식, 그리고 8월의 중추절식

○ 한 해의 시작, 설날

은 농경 의례의 의미가 깊죠.

한 해의 시작을 뜻하는 설은 경건한 의미가 큽니다. 설의 대표적 음식

절식의 종류는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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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로는 세찬과 떡국이 있습니다. 세찬은 설에 차리는 차례상과 세배 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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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을 위한 음식과 술을 일컫는 말입니다. 설 전에 어른들께 보내는 음

그밖에 경단을 삶아내어 꿀물에 띄운 떡, 일명 보

식 또는 어른들이 아랫사람들에게 보내는 음식을 뜻하기도 합니다. 떡국

름떡인 원소병과 찹쌀에 밤, 대추, 잣 등을 섞고

은 떡을 장국에 끓여낸 음식으로 보통은 흰 가래떡을 얇게 썰어 사용하

꿀과 참기름, 진간장으로 간해 쪄낸 밥인 약식도

지만, 지역마다 특색있는 떡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개성에서

먹습니다. 오곡밥

는 누에고치 모양의 조랭이떡을, 충청도나 전라도에

떡국

서는 멥쌀 가루를 익반죽해 만든 생떡을 이용

○ 햇과일과 햇곡식으로 풍요로운 명절, 추석

한답니다. 한국에서는 설날 떡국을 먹으면 한

햇곡식과 햇과일의 수확이 시작되는 만큼, 가족이 먹기 전에 먼저 조

살 먹는다는 말을 하곤 합니다. 이는 한 해를

상에게 갓 수확한 재료들로 차례를 지내죠. 햇과일과 햇곡식으로 다양한

새롭게 시작하는 날 먹는 음식이기에 갖는 상

절식을 만들었는데 대표적인 음식으로는 송편과 토란탕이 있습니다. 송

징성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편은 햅쌀로 빚은 떡으로 소를 넣어 솔잎을 깔고 찐 떡입니다. 토란탕은 쇠고기 양지머리 육수에 제철

○ 어둠과 질병을 밀어내는 밝음의 상징, 정월 대보름

재료인 토란을 넣고 끓인 맑은 탕입니다. 그밖에

대보름의 달빛은 어둠과 질병 등을 밀어내는 밝음을 상징합니다. 그

쇠고기, 버섯, 도라지, 파 등의 재료를 양념해 볶아

래서 이날 마을의 수호신에게 질병과 재앙에서 벗어나 한해를 건강하게

꼬치에 꿰어 낸 화양적도 대표적인 추석의 절식

날 수 있도록 기원하는 다양한 의식이 치러졌다죠. 쥐불놀이 등 놀이만

입니다.

송편

도 여러 가지였는데 현대에 와서는 음식만 약간의 명맥을 이어오고 있 습니다. 대표적인 절식으로 오곡밥, 부럼, 귀밝이술, 복쌈, 묵은 나물 등

○ 여름 더위가 시작되는 날, 단오

이 있습니다. 오곡밥은 다섯 가지 곡식을 섞어 지은 잡곡밥이고, 묵은 나

단오는 음력 5월 5일로 보통 여름이 시작되는 때입니다. 여자들은 단

물은 도라지, 표고, 숙주, 무 등 9가지로 만든 나물입니다. 부럼은 정월

오날이면 창포 삶은 물로 머리를 감는 독특한 풍습이 있지요. 단오절식

보름날 아침에 밤, 호두, 잣, 은행 등을 겉껍질 채로 깨물어 멀리 던져버

으로는 수리취떡인 차륜병과 제호탕이 있습니다. 단오날이면 누구나 만

리는 풍습인데 이렇게 하면 일 년 내내 부스럼이 나지 않고 건강하게 지

들었던 차륜병과 달리 제호탕은 궁중 내의원에서 만들어 왕가에만 진상

낼 수 있다는 설이 있습니다. 귀밝이술은 차가운 청주로, 귀가 밝아지고

하던 음료입니다. 차륜병은 멥쌀 가루를 시루에서 익힌 다음 수리취잎을

좋은 소식만 들을 수 있다해서 보름날 아침에 한 잔씩 마셨다고 합니다.

끓는 물에 데친 것과 섞어서 만든 떡입니다. 수레바퀴 모양이 나타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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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 떡살로 찍어 차륜병이라 부르지요.

철의 식품을 즐긴다는 것에 그 의미가 있죠. 특정 절기를 맞아 만들어 먹 던 절식과는 조금 다릅니다. 전해오는 풍습과 민속적 의미가 강한 것이

○ 1년 중 밤이 제일 긴 날, 동지

절식이라면 시식은 그보다 더 자연스러운 식생활 풍속이라 할 수 있습

동지는 한해 중, 낮이 가장 짧고 밤이 제일 긴 날입니다. 이날을 기점

니다. 왜일까요?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농업을 위주로 한 상황적 특징과

으로 낮이 점점 길어지기 때문에 동지는 중요한 축제일이기도 했습니다.

사계절의 변화가 뚜렷한 자연환경이 그 배경입니다. 풍토적 특징이 다양

동지절식으로는 팥죽이 대표적입니다. 동지일에 팥죽을 끓이면 가장 먼

한 지리환경의 영향을 받아 계절마다 다양한 식품이 생산되는 것입니다.

저 사당에 동지 차례를 지내고 그것을 대문이나 외벽에 뿌려 악귀를 쫓 아낸 다음 가족이 먹도록 하는 풍습이 있다고 합니다. 붉은 팥죽 안에는

TIP 다채로운 시식의 종류

찹쌀로 새알심을 만들어 넣는데 새알 심은 각자 나이대로 넣어주는 것 또한

계절

음식

봄나물, 애탕, 송기떡, 쑥송편, 잡과병, 개피떡, 산떡, 환떡 등

여름

민어만두, 닭칼국수, 애호박 밀전, 보신용 영계백숙, 육개장, 개장국 등

절기마다 챙겨 먹던 절식에 대해 알

가을

오곡백과, 화양적, 토란탕, 대추, 밤초 등

아봤습니다. 그럼 이제 제철에 나는 음

겨울

김장, 메주, 시루떡, 전골, 열구자탕, 만두, 냉면, 동치미 국수 등

동짓날의 독특한 풍습이라고 하네요.

식들에 대해 조금 더 알아볼까요? 팥죽

그 계절에만 맛볼 수 있는 음식, 시식 시식은 계절에 나는 재료로 만들거나 계절에 맞추어서 만들어 먹는 음식을 뜻합니다. 보는 것만으로도 먹음직스러운 화전을 예로 들어 설명 을 해보겠습니다. 봄철에는 봄꽃인 진달래를 사용해 화전을 만들었고 여

TIP 계절별 김치의 종류 계절 봄

김치 종류 돌나물김치, 파김치, 봄갓김치, 얼갈이김치

여름

열무김치, 부추김치, 오이소박이

가을

총각김치, 파김치, 고들빼기김치

겨울

배추김치, 보쌈김치, 깍두기, 동치미, 섞박지

름에는 그때 나던 작은 장미를, 가을에는 국화, 그리고 꽃이 자라기 힘든 겨울에는 대추로 꽃잎처럼 만들어 화전을 만들어 먹었습니다. 이처럼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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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식탁에 오르는 반찬만 보아도 계절이 바뀌었음을 알 수 있다

시식은 정해진 틀에 따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편히 만들 수 있

는 것이 특징입니다. 한식 상차림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김치 또한 마

는 토착 음식을 기본으로 즐기는 식생활 풍습입니다. 절식과 시식에 대

찬가지입니다. 계절마다 다양한 재료를 사용한 김치가 선보였죠. 봄에는

해 알아봤는데요. 지금 이 계절에 가장 맛있는 음식재료를 알아보았으니

돌나물김치, 파김치, 봄갓김치, 얼갈이김치 등이 있고, 여름에는 열무김

오늘 점심이나 저녁에는 그 재료로 만든 음식을 맛보는 것은 어떨까요?

치, 부추김치, 오이소박이 등 단기숙성 김치를 자주 먹었죠. 가을에는 무 와 배추의 수확이 있으니 총각김치, 파김치, 고들빼기김치 등을 먹었고, 본격적인 김장철인 겨울에는 배추김치, 보쌈김치, 깍두기, 동치미, 섞박 지 등을 먹었답니다. 시식은 그 계절의 맛을 즐겨보는 것과 더불어 부족한 영양분을 보충 하는 의미도 있죠. 왜냐고요? 생각해보세요. 계절마다 햇빛의 양, 바람의 양, 땅의 기온이 다르지요? 그래서 각 재료는 그 시기의 자연환경에 따 라 알맞은 만큼의 영양과 맛을 머금고 있는 거랍니다. 겨우내 땅의 영양 분을 가득 담은 채소가 싹을 틔우고 자라는 시기이니만큼 봄엔 각종 비 타민 등 영양분이 가득한 나물을 섭취하는 것이 건강에도 도움이 되고 봄이라는 상큼한 계절의 맛도 느낄 수 있는 거랍니다. 여름의 보양 시식 은 더위로 떨어진 체력을 회복시키고, 겨울철 시식은 대부분 지방이 풍 부해 추위를 덜 타게 하는 음식들이죠.

여러 종류의 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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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story “여보, 날이 점점 더워지니까 체력이 예전 같지 않아.” “안 그래도 오늘 저녁 메뉴로 삼계탕 준비했어요.” 엄마와 아빠의 대화를 가만히 듣고 있던 제니는 “삼계탕이 뭐에요?”

음식이 약, 몸을 보하는 한국의 보양식

음식이 곧 약이라는 생각이 고스란히 담긴 한식. 그 중에서도 보양식은 몸을 보호하고 건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음식을 의미한다. 삼계탕, 보신탕, 장어구이 등 한국의 다양한 보양식을 알아본다.

n Informatio

의식동원(醫食同源), 음식이 곧 약이 되는 ‘한식’

라며 질문을 던진다. “삼계탕은 닭에 인삼과 찹쌀, 밤, 대추 등을 넣고 푹 끓여낸 음식이 에요.” 그러자 이렇게 더운 여름에 어떻게 뜨거운 음식을 먹느냐고 다시 질 문을 던지는 제니. 엄마는 싱긋 미소를 지으며 답한다. “한국에서는 오히려 뜨거운 여름날 허해진 몸을 보호하기 위해 영양 가득, 뜨겁게 끓여 낸 음식을 보양식으로 먹는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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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이 곧 약이라는 생각으로 만든 한식 음식은 맛으로만 먹는 것이 아닌, 건강하게 오래 살기 위해 삶에 꼭 필 요한 요소입니다. 그래서 우리 조상들은 제철에 나는 좋은 식재료로 맛 있게 음식을 만들어 먹었습니다. 그렇게 전해져 온 것이 바로 우리의 한 식입니다. 좋은 음식으로 몸을 챙기려 했던 선조들과 지금의 우리는 별반 다르

김이 폴폴 올라오는 삼계탕을 앞에 둔 제니는 그 모양새가 신기한 듯

지 않습니다. 우리는 뭔가 몸이 찌뿌둥하고 피곤하다 느낄 때, 혹은 체력

카메라로 사진을 찍는다. 그리곤 국물을 한술 떠 맛을 보고, 엄마에게 엄

이 약해졌다고 느낄 때 몸에 좋은 것은 없는지 챙기죠. 오랜 세월 선조들

지손가락을 들어 보인다.

의 생각이 고스란히 우리에게 전해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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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의 특징을 가장 잘 드러내는 말이 있습니다. 의식동원, 또는 약식

보양식 또는 보양식품은 우리가 몸을 보호하

동원이라는 표현입니다. 사람이 건강을 유지하는 데 있어 약과 음식은

기 위해 먹는 음식을 말합니다. 한약재를 더해

그 근원이 같다는 의미죠. 사람에게 병이란 몸의 조화가 깨진 상태를 의

조리하는 약선과는 조금 다른 의미를 갖습니

미하기에 음식을 통해 다시 그 조화를 찾으려는 철학에서 비롯된 생각

다. 보양식은 식품 자체에 들어 있는 여러 성

입니다.

분이 몸 안에서 상호작용을 해 여러 가지 병

이러한 의식동원의 개념은 식료, 식치로 설명할 수도 있습니다. 조선

의 증세를 빠르게 회복시키고 우리 신체를

시대에는 상당히 중요한 개념으로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오히려 조선 시

본래 기능대로 원활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대 유학자들은 약보다 음식을 더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유교 사상이

만드는 작용을 합니다. 그래서 기와 혈, 음과 양의

지배했던 조선 시대였기에 유학자들의 머릿속에는 질병을 다스리지 못

조화와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각각의 보양식품을 골고루 섭취하는 게

하는 것은 곧 완전한 자와 불완전한 자, 또는 자기 통제가 가능한 자와

중요하다고 합니다. 어떤 음식재료가 보양식품에 해당하는지 한 번 알아

그렇지 못한 자라는 사회적 가치를 표현하는 의미이기도 했다고 합니다.

볼까요?

인삼

기를 보하는 음식

특별한 건강 음식, 약선과 보양식 평소 먹는 음식에서도 의식동원을 실천한 반상 차림이 기본이었으나, <식료찬요>와 같은 고서를 보면 평소 건강을 관리하기 위해 보양식을

인삼, 마, 고구마, 생강, 파, 감자, 유자, 잣, 앵두, 수수, 찹쌀, 잉어, 미꾸라지, 장어 등

많이 챙겼다고 전해집니다. 약이 되는 반찬이라는 의미의 약선(藥膳) 또 한 같은 맥락입니다. 약선은 주로 한약재를 넣어 영양 등 기능을 살린 약 이 되는 먹을거리입니다. 질병을 예방하거나 치료하고, 또는 신체를 보

혈을 보하는 음식

강하기 위한 목적의 약재나 그 유사한 약용 가치를 지닌 식물을 배합해 조리한 음식이죠. 의식동원을 실천하기 위한 색과 향, 맛과 형태가 겸비 된 먹을거리라는 의미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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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뿌리, 당귀, 도라지, 냉이, 시금치, 대추, 오미자, 붕어, 소라, 쇠고기, 다시마, 미역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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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기를 보하는 음식

눈에는 더운 여름날 어떻게 뜨거운 국 물 요리를 먹는지 의아해 보이기도 합

오가피, 콩나물, 마늘, 미나리, 쑥, 오디, 산딸기, 호두, 조기, 새우, 전복, 염소고기, 닭고기, 개고기, 오리고기 등

니다만, 나름의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 다. 뜨거운 국물을 먹으면 땀이 나고, 그 땀이 식는 과정을 통해 몸 안의 열기가 밖으로 발산되는 원리인 거죠.

음기를 보하는 음식

일반적으로 삼계탕은 흰 살 닭으로 만

삼계탕

들지만, 오골계로 만들어 약용으로 먹기도 하였습니다. 블랙푸드로 열을 당근, 더덕, 토란, 달래, 상추, 수박, 모과, 오이, 콩, 율무, 가물치, 청어, 조개, 두부, 토끼고기, 돼지고기, 버섯 등

제거하는 효능을 가진 오골계는 <동의보감>에서도 풍을 예방하고 여성 들의 산후조리, 늑막염 등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하고 있답니다. 닭은 삼계탕이나 닭개장처럼 꼭 국물 요리로 만들어 뜨겁게 먹었던 것은 아닙니다. 이열치열의 방법 외에도 시원하게 먹는 방법도 있었습니 다. 과거 궁중이나 양반가에서는 닭을 주재료로, 쇠고기 완자, 달걀지단

각양각색 보양식의 종류

에 시원한 깻국물을 부어 차게 먹는 임자수탕을 즐겨 먹었다고 합니다.

뚜렷한 사계절과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지형적 특성 때문에 식재료

닭국물과 깻국물을 같이 써서 영양적으로도 손색이 없는 차가운 보신음

가 풍부한 우리나라. 다양한 식재료를 활용한 보양식이 있는데요. 어떤

식이었답니다. 또 다른 음식으로는 초계탕도 있습니다. 차게 식힌 닭 육

것들이 있는지 조금 더 자세하게 알아보겠습니다.

수에 식초와 겨자로 간을 하고, 닭고기는 잘게 찢어서 넣어 먹는 음식이 죠. 본래 북한 함경도와 평안도 지방에서 추운 겨울에 먹던 별미였는데,

○ 여름철 원기회복에 빼놓을 수 없는 삼계탕

요즘에는 여름 보양식으로도 많이 찾는다고 합니다.

닭은 양기를 보하는 음식재료여서 무더운 여름날 보양식으로 많이 요 리해 먹었습니다. 삼계탕은 닭의 뱃속에 찹쌀과 마늘, 대추, 인삼 등을

○ 복날 최고의 음식, 보신탕

넣고 물을 부어 오래 끓여낸 음식입니다. 우리나라 보양식에는 유독 뜨

외국인들에게는 기피음식이지만, 보신탕은 우리나라 경북지역의 전통

거운 국물 요리가 많은데요, 삼계탕 역시 그중 하나입니다. 외국인들의

향토음식입니다. 개고기를 푹 삶아서 수육으로 준비하고, 뼈를 푹 곤 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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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에 양념한 배추시래기, 토란대를 넣어 끓이다가 부추, 대파, 마늘, 생강

또한, 전약은 소의 발과 돼지고기 껍질을 푹 끓여서 굳힌 보양음식입

등을 넣고 더 끓여낸 국입니다. <동의보감>에서도 “개고기는 성은 온하

니다. 따뜻한 성질을 가진 계피, 대추 등의 한약재가 들어가 겨우내 추위

며 미는 항산이고 독이 없다. 오장을 편하게 하며 혈맥을 조절하고, 위와

로부터 몸을 보호하는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내의원에서 동짓날 절식으

장을 튼튼하게 하고 골수를 충족시켜 허리와 무릎을 온하게 한다. 양도

로 겨울철 추위를 이기기 위해 전약을 만들어 임금께 올렸다고 합니다.

를 일으켜 기력을 증진시킨다”고 나와 있습니다. 양기를 돋우고 몸을 실 하게 해주는 터라 여름철 삼계탕 못지않게 많은 이들이 찾는 보양식입 니다.

○ 감칠맛과 영양 두 마리를 동시에, 장어구이 고단백 식재료인 장어 역시 보양식으로 자주 먹습니다. 장어에는 비타 민 A, 비타민B, 비타민 C가 풍부해 여성의 피부미용은 물론 피로회복, 노화방지, 정력증진에도 좋은 식품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불포화지 방산이 많아 성인병 예방에 좋고 칼슘도 풍부하게 들어 있어 몸을 보하 는 데 제격인 음식입니다. 장어는 보통 구이로 많이 먹는데, 전북 고창의 풍천장어구이가 유명합니다.

○ 임금님 보양식, 타락죽과 전약 타락죽은 조금 독특한 보양식입니다. 타락은 우유를 뜻하는 말로 옛 날 궁중에서 왕실 사람들이 병이 나거나 몸이 약할 때 불린 멥쌀을 갈아 서 우유를 넣고 끓여 올렸다고 합니다. 임금님의 보양식인 만큼 왕의 식 사를 담당하던 곳인 소주방에서 만들지 않고 내의원에서 쑤어서 임금께 올렸다고 합니다. 신하에게 왕이 하사품으로 내릴 정도로 귀한 음식이었 다고 전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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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 um m a r y |

한식 상차림

6. 다른 사람과 함께 먹을 때는 개인 접시를 이용해 조

목적에 따라 달라지는 상차림

7. 생선 가시, 뼈 등은 휴지나 토구를 사용하고 상 위에

반상 : 밥과 국, 반찬으로 구성되는 일상적인 상차림

금씩 덜어 먹는다. 버리지 않는다.

죽상 : 주식이 죽이나 응이, 미음인 상차림

8. 음식 그릇 위에 머리를 지나치게 숙이지 않는다.

장국상 : 소면이 주식일 경우의 상차림

9. 음식이 묻은 수저를 찌개와 같이 여럿이 먹는 음식

다과상 : 다과를 즐기는 상차림

에 넣지 않는다.

주안상 : 술을 대접하기 위해 차리는 상차림

10. 밥이나 국이 아무리 뜨거워도 입으로 불지 않는다.

교자상 : 생일이나 회갑, 결혼 등의 특별한 날에 차리는

11. 음식을 먹을 때 소리 내며 말하지 않는다.

한국인의 절식과 시식

음식이 약, 보양식과 건강식

절식 정리표

보양식품

시기 (음력) 1월 1일

명칭

정월 흰떡국, 찬술, 만두 초하루, 설 정월 대보름

부럼, 귀밝이술, 오곡밥, 약식, 묵은나물

1월 중

입춘

멋을 더하는 식기류

오신반(신검초, 멧갓, 움파, 부츠 등의 산채를 겨자, 식초, 소금으로 조미한 채소음식)

2월 1일

중화절식

큰 송편을 만들어 나눠먹음

때와 신분에 따라 각기 다르게 사용된 그릇

3월 3일

중삼절식

두견화전, 화면, 진달래화채, 향애단, 탕평채 등

4월 8일

등석절식

유엽병, 콩볶음, 미나리나물 등

음력 4월

단오절식

차륜병, 제호탕

6월 15일

유두절

햇밀 밀전병, 참외, 애호박 밀전병 등

매년 7월 - 8월

삼복절식

계삼탕, 개장국 등

8월 15일

중추절식

송편, 토란탕 등

1월 15일

손님 초대상

식사 예절 유교사상에서 비롯된 식사예절 1. 가족이나 친지와 식사할 때는 먼저 웃어른이 수저를 든 후 식사를 시작한다. 2. 손님과의 식사에서도 웃어른이 수저를 들고 아랫사 람에게 권할 때까지는 수저를 들지 않는 것이 예의다. 3. 웃어른이 수저를 내린 다음 따라서 내려놓는다. 4. 웃 어른이 식사를 마치기 전에 먼저 일어나는 것은 예 의에 어긋난다.

음식

자기 : 흙으로 빚어 구운 그릇으로 주로 여름용(단오~ 추석까지)으로 사용 유기 : 놋으로 만든 그릇으로 주로 겨울용(추석~단오 이전까지)으로 사용 목기 : 나무로 만든 그릇으로 주로 승려들이 사용 옹기 : 진흙으로만 구워 만든 그릇으로 투박하며 주로 일반 서민들이 사용. 각종 장류나, 겨울에 김치 를 보관하는 용도로 주로 사용

5. 웃 어른과 함께하는 식사자리에서 술을 마시게 되면

•기를 보하는 음식 인삼, 마, 고구마, 생강, 파, 감자, 유자, 잣, 앵두, 수수, 찹쌀, 잉어, 미꾸라지, 장어 등 •혈을 보하는 음식 연뿌리, 당귀, 도라지, 냉이, 시금치, 대추, 오미자, 붕어, 소라, 쇠고기, 다시마, 미역 등 •양기를 보하는 음식 오가피, 콩나물, 마늘, 미나리, 쑥, 오디, 산딸기, 호두, 조기, 새우, 전복, 염소고기, 닭고기, 개고기, 오리고기 등 •음기를 보하는 음식 당근, 더덕, 토란, 달래, 상추, 수박, 모과, 오이, 콩, 율무, 가물치, 청어, 조개, 토끼고기, 돼지고기, 버섯, 두부 등

각양각색 보양식의 종류 1) 여름철 원기회복에 빼놓을 수 없는 삼계탕 닭의 뱃속에 찹쌀과 마늘, 대추, 인삼 등을 넣고 물 을 부어 오래 끓여낸 음식 2) 복날 최고의 음식, 보신탕

왼편이나 윗사람이 보지 않는 쪽으로 몸을 틀어서

식기의 종류

9월 9일

중구절식

국화전, 국화주

마신다.

반기 : 밥을 담는 그릇

10월 중

시월고사

시루떡

육수에 양념한 배추시래기, 토란대를 넣어 끓이다가

동지절식

팥죽 (새알심은 각기 나이대로)

부추, 대파, 마늘, 생강 등을 넣고 더 끓여낸 국으로

납향절식

참새구이, 멧돼지고기, 산토끼 고기

조반기 : 미음이나 죽을 담는 그릇

수저사용과 관련된 식사 예절

대접 : 국이나 숭늉을 담는 그릇

1. 숟가락과 젓가락은 함께 쥐고 먹지 않는다.

합 : 국수장국, 떡국, 밥, 약식 등을 주로 담는 그릇

2. 숟가락을 밥에 꽂아 놓지 않는다.

반병두리 : 국수장국, 떡국, 비빔밥을 담는 그릇

3. 식사를 시작할 때는 보통 숟가락으로 국을 먼저 떠

바리때 : 밥, 국, 김치, 나물 등을 담는 그릇

먹고 밥이나 다른 음식을 먹는다.

보시기 : 김치와 깍두기를 담는 그릇

4. 수저를 그릇에 부딪쳐 소리 내지 않도록 한다.

옹파리 : 동치미를 담는 그릇

5. 식 사가 끝나면 수저는 처음 위치에 가지런히 놓는다.

쟁첩 : 각종 찬을 담는 그릇 종지 : 간장과 소금 등 각종 양념을 담는 그릇

식사 자리에서 지켜야 할 기본 예절 1. 밥이나 반찬을 뒤적이며 먹지 않는다.

11월 중 동지 후 셋째 미일

3. 국은 그릇째 들고 마시지 않는다. 4. 후루룩, 쩝쩝 소리를 내며 먹지 않는다. 5. 멀리 떨어져 있는 음식은 그 음식과 가까이에 앉은

고단백 식재료로써, 비타민 A, 비타민B, 비타민 C가 지, 정력증진에도 좋은 식품 4) 임금님 보양식, 타락죽과 전약

음식 봄나물, 애탕, 송기떡, 쑥송편, 잡과병, 개피떡, 산떡, 환떡 등

여름

민어만두, 닭칼국수, 애호박 밀전, 보신용 영계백숙, 육개장, 개장국 등

가을

오곡백과. 화양적, 토란탕, 대추, 밤초 등

겨울

김장, 메주, 시루떡, 전골, 열구자탕, 만두, 냉면, 동치미 국수 등

2. 반찬의 양념을 털어내거나 골라내지 않는다.

양기를 돋우고 몸을 실하게 해줌 3) 감칠맛과 영양 두 마리를 동시에, 장어구이 풍부해 여성의 피부미용은 물론 피로회복, 노화방

다채로운 시식의 종류 계절

개고기를 푹 삶아서 수육으로 준비하고, 뼈를 푹 곤

타락죽 : 병이 나거나 몸이 약할 때 불린 멥쌀을 갈 아서 우유를 넣고 끓인 죽 전약 : 소의 발과 돼지고기 껍질을 푹 끓여서 굳힌 보양음식

사람에게 부탁해 덜어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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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직장인의 식탁

한국의 직장인들은 어디에서, 뭘 먹을까?

먹고 밥심으로 일해야 한다는 생각이 남아 있나 봅니다. 청진동 옛 피맛골 자리에 들어선 모 회사 사옥에는 허영만 화백의 만화 ‘식객’에 나온 맛집 10곳을 모아 놓은 식객촌이 생겼습니다. 직장인들의 점심 메뉴가 훨씬 다채로워졌죠. 과거 피맛골의 푸근한 매력을 따라갈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한국 각 지역의 특색을 지닌

외국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그곳 직장인들의 식사문화를 느낄 수 있습니다. 가령, 미

맛집들이 한자리에 모여있어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답니다.

국 드라마에서는 주인공들이 점심시간에 간단히 샌드위치와 커피를 사 근처 공원으 로 향하기도 하고, 일본 드라마에서는 ‘벤또’라는 이름의 도시락을 꺼내 먹는 주인공

하지만 저녁이 되면 색다른 풍경이 펼쳐집니다. 퇴근 후인지라 상대적으로 시간이 여

의 모습을 볼 수 있기도 하고요.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는 어떨까요? 물론 요즘에는

유로워 색다른 메뉴를 즐기고자 음식점 선택의 폭도 넓어집니다. 어느 날은 순두부로

각양각색의 모습을 만날 수 있습니다만 주로 만나게 되는 모습은 분명 있습니다.

유명한 북창동으로 걸음을 옮기기도 하고, 과도한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매콤한 낙지

그럼 대표적인 오피스 상권인 종로와 광화문 일대를 중심으로 우리나라 직장인들은

가 당기는 날은 무교동으로 발길을 향하기도 합니다. 여차해서 회식이라도 잡힌 날엔

어떤 종류의 음식을 주로 먹는지 알아볼까요?

삼겹살에 소주 한잔 걸치기 좋은 고깃집을 선택합니다. 조금 젊은

서대문에서 광화문과 종로로 이어지는 이 지역 일대는 강북

분위기의 직장인들은 패밀리

내 주요 오피스 상권 중 하나입니다. 강남, 역삼 등과 마찬가

레스토랑에서 회식을 하기

지로 대형 빌딩이 숲을 이루고 있습니다. 직장인 유동인구

도 하지만, 재밌게도 데이

가 많을 수밖에 없는 지역입니다. 여러 회사의 본사 사옥

트하는 것이 아닌 이상 분

이 있고, 우체국, 경찰청, 대사관, 언론협회, 면세점 등 다양

위기 좋은 레스토랑은 잘

한 건물이 포진해 있습니다. 워낙 다양한 종류의 회사가 있

가지 않는답니다.

광화문역 5

1

종각역

무교동 낙지

고 유동인구도 다양하다 보니, 음식점의 종류도 전통 한식에서 부터 퓨전 한식, 이탈리안, 일식 등 수를 헤아릴 수가 없습니다.

옛 피맛골 그랑서울 식객촌

2

1

을지로입구역

시청역

2

점심시간이 되면 이들 대부분은 회사 근처 식당으로 향합니다. 날이 포근한 봄과 가 을에는 인근 청계천이나 광화문 광장에 앉아 간단히 샌드위치와 커피로 해결하는 모

북창동 순두부

한식을 파는 곳입니다. 아무래도 1시간이라는 짧은 시간밖에 주어지지 않기 때문에 간단히, 하지만 든든히 먹을 수 있는 음식점을 찾게 되는 것이죠. 역시 한상 든든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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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명동역

습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가장 많이 찾는 곳은 역시 백반집 또는 설렁탕 등 4

회현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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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2

엄마의 손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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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story

한국인을 움직이는 밥심

한식의 기본, 밥. 주식과 부식이 뚜렷하게 구분된 우리나라 음식문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한다. 영양성분이 골고루 갖춰져 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반찬과도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우리의 주식이다.

승희는 집에 들어서자마자 코를 찌르는 쌀밥 냄새에 신발을 벗자마자 부엌으로 달려간다. “아, 이 향기로운 밥 냄새! 윤기 흐르는 것 좀 봐! 엄마 오늘 밥이 엄청 잘 된 것 같아요!” 한국에 와 영어강사로 일한 지 벌써 두 달 째인 필립은 쌀밥이 익숙한 듯, 한 숟가락 듬뿍 떠 입에 넣는다. 그러다 갑자기 생각난 듯 승희에게

n Informatio

한국인의 삶의 원동력, 밥

질문을 건넨다. “승희, 왜 한국사람들은 자꾸 볼 때마다 밥 먹었느냐고 물어? 오늘도 세 번이나 그 질문을 받았어.”

밥은 쌀이나 보리, 현미 등 각종 곡물을 솥에 안친 뒤 물을 부어 낟알

정말 궁금한 표정의 필립을 보고 식구들은 한바탕 배꼽을 잡고 웃는다.

이 풀어지지 않게 끓여 익힌 음식으로 우리 음식 중에서 가장 기본이 되

“음, 필립, 그건 말이야. 한국사람들의 문화 같은 거야. 밥이 한국사람

는 주식입니다. 조리법도 간단할 뿐만 아니라 수분이 많아 먹기가 쉽고,

들에게 주식이라는 건 이미 알고 있지? 그래서 밥 잘 챙겨 먹었느냐는

소화 흡수에도 좋으며 다른 식재료들과 섞어서 지어도 맛이 좋다는 장

질문은 곧 안부를 묻는 것이기도 해. 친근감의 표시이기도 하고.”

점이 있죠.

“아하! 한국사람들한테는 밥이 정말 중요한가보다! 하긴, 쌀밥은 뭐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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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의 기본이자 우리 삶의 근원, 밥

우리나라 일상식의 특징이 주식과 부식이 분리된 식사 형식이라는 점

먹어도 맛있긴 해! 중요할 만하다고 생각해! 하하!”

은 앞의 챕터에서 설명해 드렸습니다. 실제 밥만 냉수에 말아 먹기도 하

필립의 말에 또 한 번 식탁은 웃음바다가 된다.

는 등 별다른 반찬이 없더라도 밥 만큼은 부식보다 더 중요하게 여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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챙겨 먹었습니다. 이는 지금까지도 이어져 오는 우리나

가지 재미난 사실을 말씀드리면, 육식 동물은 힘은 세지만 지구력이 떨

라 고유의 식생활 풍속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밥을 먹어

어지고, 초식 동물은 힘은 약하지만 굶주림에 오래 견딘다고 합니다. 지

서 나는 힘, ‘밥심’으로 산다는 표현을 종종 쓰게 되는 것

구력의 문제는 내장의 길이와 관계가 있는데 쌀과 채소 등을 많이 먹으

도 어쩌면 밥을 중요하게 여기는 문화에서 비롯된 것이

면 소장의 길이가 육식 위주로 섭취하는 사람들보다 약 80cm 정도 더

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네요.

길어 지구력이 좋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요즘 아이들의 지구력 문제

먹는 대상에 따라 밥을 지칭하는 표현도 달리했습니다. 어른에게는 진

도 쌀보다 고기와 빵을 많이 먹는 식습관 때문이라는 의견도 있답니다.

지라고 했으며 왕이나 왕비, 왕실 어른에게는 수라, 제사에는 메 또는 젯 메라 했습니다. 또한, 수라는 ‘진어하신다’, 진지는 ‘잡수신다’, 밥은 ‘먹는 다’고 표현했습니다. 이는 가장 일상적이고 기본이 되는 것에서 삶의 방

무궁무진한 밥의 세계

식을 가르쳤던 우리 조상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밥은 쌀 한 가지 종류만으로 만들어진 밥을 의미하는 경우가 대부분

밥이 얼마나 한국인의 삶에서 기본인지 조금은 이해가 가시나요?

입니다. 하지만 사용되는 곡물의 종류에 따라 보리밥, 콩밥, 조밥 등으로 부르기도 하지요. 또한, 밥을 지을 때 제철 재료를 함께 넣고 만드는 감 자밥, 콩나물밥, 무밥, 굴밥 등도 있습니다. 밥을 지을 때 대나무나 연잎

영양 측면에서 보는 밥

등의 재료를 사용하는지에 따라 다른 맛의 밥이 만들어집니다. 여러 가

밥의 재료가 되는 쌀과 기타 곡물들은 영양학적으로도 단백질, 지방,

지 종류의 밥이 있으나 그중에서 대표적인 몇 가지를 알아보겠습니다.

비타민, 무기질 등 필요한 영양 성분이 골고루 갖추고 있다고 합니다. 괜 히 건강식으로 손꼽히는 것은 아니죠. 쌀은 특히 탄수화물과 단백질 함

○ 쌀밥과 잡곡밥

량은 높고 밀가루 등에 비해 지방은 1/3이나 적어 비만 예방에 효과적

가장 부드럽고 맛이 좋으며 소화가 잘되는

입니다. 그리고 쌀의 펩타이드 성분은 혈압 상승을 억제하고 비타민 E,

흰 쌀밥은 한식의 기본입니다. 밥맛은 솥의 두

엽산, 토코트라이에놀 같은 강력한 항산화제가 들어 있어 세포 노화를

께나 땔감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고, 밥물의 양

억제한다고 하고요.

에 따라 되거나 질어지기도 합니다만 그래도 다

또한, 밥은 알곡을 그대로 먹다 보니 오래 씹어야 하는지라 저작근의

른 반찬처럼 조미를 가하지 않아 어떤 반찬과 함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전두엽을 자극해 두뇌가 좋아진다고 합니다. 또 한

께 먹어도 잘 어울리며, 좋은 쌀로 지은 밥은 고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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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곡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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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풍미가 있어 밥만으로도 충분히 한 끼를 해결하기도 합니다.

도 국에 밥을 말아서 먹는 경우가 있는데, 그럼 그것도 국밥이냐고 질문

그 밖에 원곡 그대로인 현미밥은 중요한 영양 성분이 많이 들어 있어

을 하실 수도 있습니다. 국밥은 먹는 사람이 밥상에 따로 올라온 것을 합

건강식으로 인기가 높으며 콩과 팥 등의 다른 곡물을 넣은 잡곡밥 역시

치는 게 아니라 이미 조리되어 나올 때부터 국에 밥을 말아서 대접하는

건강과 맛을 동시에 갖춘 영양식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음식입니다. 먹을 사람이 많다거나, 추운 날씨에 밥을 좀 더 뜨겁게 먹기 위한 음식으로 전해져 왔지요. 실제 가정에서 먹기보다는 음식점에서 많

TIP 쌀의 기원

이 파는 음식이고, 간단히 먹을 수 있는 서민들의 일품요리입니다. 조선 말 무렵부터 유행해 서울에는 전문 음식점이 있었고, 장터 한 귀퉁이에

우리나라에서는 부족국가 시대부터 벼를 재배하기 시작했다고 전해집니다. 그 리고 삼국시대에 철제 농기구가 보급되면서 그 생산성이 높아졌고, 통일신라 시대에 이르러 생산량이 늘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일반 백성까지 주식으로 삼

국밥집이 생겨 장 보러 나온 사람들은 점심 요기로 많이 애용했다고 전 해집니다.

기에는 부족해 조선시대에까지도 서민들은 쌀보다 보리나 잡곡을 더 많이 먹 었다고 해요.

○ 돌솥밥 돌솥밥은 소중한 사람에게 극진한 마음을 담아 대접하기 위해 지어내 는 밥입니다. 돌솥에 쌀을 안치고 밤, 은행, 표고버섯, 콩, 채소 등을 얹은

○ 콩나물밥

다음 불을 지펴 즉석에서 지어낸 밥이죠. 뜨거운 밥을 그 자리에서 먹을

정확한 때는 알 수 없지만, 콩나물밥은 충청도의 향토 음식으로 토착

수 있어 예로부터 궁중에서는 왕과 왕비의 밥을 지을 때 작은 곱돌솥에

화되어 뿌리를 내리고 있는 음식입니다. 콩나물을 양념해서 버무려 솥

밥을 지었다고 하고, 또한 일반 사가에서는 귀한 손님을 대접할 때 주로

밑에 깔고, 그 위에 쌀을 얹어 보통 밥 짓듯이 지으면 끝! 재미있게도 콩

지어냈다고 합니다.

나물을 쌀 위에 얹어 밥을 지으면 비린 맛이 나고 콩나물의 수분도 빠져

돌솥밥을 즐기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는데, 첫째, 밥을 덜어내고 돌솥

서 맛이 없다고 합니다. 잘 지어진 콩나물밥에 약간의 양념장을 더해 비

에 물을 부어 두면 밥을 다 먹을 때쯤 눌은밥이 불

벼 먹으면 다른 반찬이 없어도 한 끼 식사로 충분한 별미 밥이랍니다.

어 뜨끈한 숭늉이 만들어집니다. 여기에 짭짤한 젓 갈이나 장아찌를 얹어 먹는 것으로 마무리하기도

○ 국밥

하죠. 둘째, 양념간장을 넣어 비벼 먹습니다. 콩나

국밥은 국에 밥을 말아내는 음식입니다. 밥을 먹다 보면 따로 먹다가

물밥처럼 해물이나 버섯, 송이, 굴, 무채 등을 넣 돌솥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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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밥을 짓기 때문에 양념간장에 슥슥 비벼서 먹으면 어느새 한 그릇 뚝

○ 김밥과 덮밥, 김치볶음밥

딱 비워낸답니다.

시대적 변화에 따라 생겨난 밥의 종류라 고 볼 수 있습니다.

○ 대통밥, 연잎밥, 헛제삿밥

우선, 김밥은 1960~1970년대 학생들의

향토음식이라고 들어보셨죠? 특정 지역에서 자주 만들어 먹는, 그 지

소풍 도시락 단골 메뉴로, 그때부터 요즘의

역 고유의 음식을 이야기합니다. 대통밥과 연잎밥, 헛제삿밥은 그런 종

김밥의 형태가 유행하기 시작했습니다. 일반

류라고 볼 수 있어요.

적으로 시금치, 단무지, 당근, 달걀, 쇠고기 등을 얹어 돌돌 말아내지만,

먼저 대통밥은 대나무통에 쌀, 불린찹쌀, 검은콩, 밤, 대추, 은행 등을 넣고 한지로 뚜껑을 만들어 덮은 뒤 쪄낸 밥을 말해요. 우리나라에서 가

김밥

그 속재료는 다양하게 응용할 수 있습니다. 사용 재료에 따라 치즈김밥, 참치김밥, 김치김밥 등 명칭도 달리하는 매력적인 음식이죠.

장 많은 대나무가 자라고 있는 전남 담양지방의 향토음식이고, 죽통밥이

덮밥류와 김치볶음밥은 바쁜 현대인을 위해 반찬을 따로 차려 먹지

라고도 합니다. 대나무의 죽력과 죽황이 우리 몸의 열을 식히는 역할을

않아도 되게끔 만들어진 요리입니다. 덮밥은 일본의 돈부리 등과 비슷한

해서 기력 보강에 도움이 된다고 하네요.

모양이고, 김치볶음밥은 김치와 밥을 기름에 함께 볶아낸 음식으로 바쁜

연잎밥은 전라북도 김제지역의 향토음식인데요. 연잎을 잘라서 쌀과 각종 곡식을 넣고 싸서 쪄낸 밥입니다. 실제 연잎은 불로장수의 음식으

현대인들에게는 번거롭지 않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데다 맛도 좋아 인기 만점입니다.

로 알려져 있죠. 우리는 본래 사찰에서 스님들이 즐기던 음식이라고 합 니다. 연잎밥은 피로를 풀어주고 정신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해 요. 건강한 한식으로 세계에 내놓아도 손색없겠죠? 헛제삿밥은 경상북도 안동지역에서 먹는 일종의 비빔밥으로 제사를 지내지 않았지만 실제 제사를 지낸 것처럼 똑같이 음식을 차려서 먹는 다 해서 ‘헛’제삿밥이라 부릅니다. 가짜 제삿밥이라는 말이죠. 제사를 지 낸 후 제사음식을 나눠 먹는 음복문화의 일종에서 시작된 것이지만 오 히려 이제는 지역을 알리는 상품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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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의 지혜, 발효

신비로운 선조들의 지혜가 가득 담긴 음식 저장 방법인 발효. 자연 그대로의 균을 활용한 발효법이라는 점에서 특별한 한국의 발효음식에 대해 알아본다.

story 야미 게스트하우스에 도착한 에드워드. 오늘 도착한 여행객답게 등에 는 커다란 백팩이 메어져 있다. 마당에 들어서자마자 어디선가 쿰쿰한 냄새가 나 고개를 돌려보니 주인아주머니로 보이는 여자가 안채 건너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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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조들의 음식에 대한 가치와 삶의 지혜를 띄우다, 발효과학

작은 방 처마 아래 네모 덩어리진 것을 짚으로 묶어 매달고 있었다. 절로 코를 틀어막게 되는 고약한 냄새에 자리를 피하고 싶었지만, 저게 도대

한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요소, 발효식품

체 뭔가 싶은 궁금증에 한참을 뚫어져라 쳐다본다.

흔히 발효라고 하면 미생물의 작용으로 유기물이 분해되고 변화해 어

시선을 느낀 엄마는 에드워드를 바라보곤 환하게 인사하며 맞이한다.

떤 물질을 생성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단순히 부패하는 것이 아닌, 진행

“에드워드 맞죠? 오늘 들어오기로 한! 반가워요!”

과정 중 좋은 물질을 만들어낸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그리고 저장 발효

엄마와 인사를 나누자마자 에드워드는 저게 무엇이냐며 물었다.

음식은 생산된 식품을 가공 없이 보존해서 먹을 수 있는 상태로 유지하

“저건 메주라는 거예요. 저걸로 한식 전통 발효식품인 된장, 고추장,

거나 가공 조리해 보존한 후 먹을 수 있는 상태로 만든 식품을 통틀어

간장 등을 만들죠. 메주가 잘 띄워져야 맛있는 장이 담가진답니다!” 에드워드는 신기한 듯 카메라를 꺼내 메주 사진을 찍었다. 그러나 쿰 쿰한 냄새를 도저히 못 견디겠는지 얼른 안채로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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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합니다. 우리나라 식생활에 중요한 영양공급원인 김치, 장류, 젓갈류, 식초류, 주류 등의 발효식품이 바로 그것입니다. 물론 발효음식은 다양한 미생물의 도움으로 생성되다 보니 한국에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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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것은 아닙니다. 치즈, 와인, 요구르트 등도 발효 식품이지요. 다만

의 변화에 따라 생기는 맛이니까요. 하지만 그

한국의 발효는 인위적으로 균을 첨가하지 않고 자연 발생한 균을 이용

맛을 제대로 내기 위해서는 자연환경과 온도,

한다는 점에서 조금 차이가 있다고 합니다.

습도, 염도 등을 알맞게 유지해야 하는 까다로

한국은 전통적으로 계절별 저장식품을 장만하는 일이 매우 중요한 행

움이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선조들이 실패를

사였다는 것은 이미 알고 계시죠? 수천 년 전부터 선조들은 자연환경을

거듭하면서 쌓인 경험과 지혜가 전승되어 지

활용해 저장 발효음식을 만들어 먹었습니다. 봄에는 간장과 고추장의 장

금 우리나라 발효의 맛을 얻지 않았나 생각해

류를 담그고, 여름에는 새우젓, 조기젓 같은 젓갈을 담갔습니다. 가을에

봅니다.

는 채소를 갈무리해 겨울 대비용 김장을 했고요. 그렇게 장시간 땅속이 며 냉동, 담금 등의 방식으로 저장해 두었다가 꺼내 먹곤 했답니다. 그리

그럼 다음 장에서 다룰 김치를 제외한 대표

간장, 된장, 고추장

적인 발효식품 간장과 된장, 고추장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고 이 발효식품들은 음식 섭취를 통해 건강을 챙기고자 하는 현대인들 에게 슬로푸드, 로컬푸드 라는 이름으로 다시금 주목받고 있습니다.

구수하고 깊은 맛을 더하다, 간장과 된장 콩을 주재료로 담근 우리 고유의 발효 식품인 간장과 된장은 깊은 음

짠맛, 단맛, 신맛, 쓴맛, 매운맛의 오미를 넘는 감칠맛

식 맛을 내는 가장 중요한 조미료입니다. 메주를 띄우는 과정에서뿐만

장류는 한식 맛의 바탕이 됩니다. 구수하고 깊은 감칠맛이 나는 고향

아니라 소금물에 담가 장을 담그는 과정, 또 된장과 간장이 숙성되는 과

의 맛이라고 하면 한국인들은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 테죠. 발효음식의 맛은 짠맛과 단맛, 신맛과 쓴맛, 그리고 매운맛까지 한식

정까지 여러 단계를 거쳐 곰팡이, 세균, 효모에 의한 발효가 일어나기 때 문에 복합발효식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의 기본 다섯 가지 맛을 넘어 감칠맛까지 더해진 맛이 지배적이라고 합

그럼 된장과 간장은 어떻게 만들어질까요? 실제 장을 담글 때 가장 먼

니다. 일종의 삭힌 맛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이 감칠맛은 발효에서 비롯된

저 해야 하는 일은 메주를 띄우는 것입니다. 장을 담그는 데 기본 베이스

것이죠. 그래서 선조들은 여러 가지 장을 담가 음식의 간을 맞추고 국물

가 되는 재료이기 때문이죠. 그럼 어떤 순서로 메주가 만들어지는지 한

맛을 내는 양념장으로 사용했습니다.

번 볼까요?

이렇게 맛을 내기 위해서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인간이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아도 발효의 맛은 얻을 수 있습니다. 자연적으로 생기는 미생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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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주 만들기

흐르는 물에 빨리 씻어 완전히 말려둔다. 3_ 끓여서 식힌 물에 간수를 뺀 천일염을 넣어 잘 녹여준다. 염도는 장을

1_ 대두는 벌레 먹거나 썩은 것을 골라내고 깨끗이 씻어 12시간 정도 물에 담가 불린다.(여름에는 10시간, 겨울에는 하루) 2_ 솥에 물을 붓고 불린 콩을 3시간 정도 무르게 익혀 콩알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곱게 찧는다. 3_ 메주 틀에 면 보자기를 깔고 찐 콩을 담아 꼭꼭 다져가며 메주 형태를 완성시킨다. 4_ 틀에서 메주를 꺼내어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짚을 깔고 2~3일간 말 려준 뒤 짚으로 묶어 8~10주간 볕이 잘 들고 바람이 좋은 곳에 매달아 서서히 발효시킨다. 5_ 잘 띄워진 메주는 통풍이 잘되는 곳에 저장했다가 사용한다.

담그는 시기에 따라서 약 18~20%로 맞춘다. 2월장은 20~24%, 그 이후에 담그는 장은 22~26%가 적당하다. 4_ 항아리에 말린 메주, 소금물, 달군 숯과 붉은 마른 고추를 넣는다. 달군 숯과 마른 고추는 나쁜 냄새를 빨아들이고 살균 효과가 있어 함께 넣 었다. 5_ 모장(묵은장)은 장이 안정적으로 발효되는 데 도움을 주기 때문에 묵은 장이 있다면 한 국자 퍼서 넣어 준다. 6_ 사흘 정도 뚜껑을 닫아 장을 안정시킨 뒤 무명천을 덮고 이물질이 들어 가지 않도록 잘 여며준다. 7_ 낮에는 뚜껑을 열어 볕을 쐬어주고 밤에는 뚜껑을 닫아 이슬을 막아주 며 40~60일간 발효시킨다.

자, 이제 메주를 띄웠으니 장을 담가보겠습니다. 먼저 간단하게 설명 해 드리면 메주를 소금물에 넣고 장을 만드는 것인데 장맛이 충분히 우

이 과정을 거쳐 발효가 끝난 장은 윗면의 곰팡이를 걷어내고 숯과 마

러나면 그 국물은 간장으로 쓰고, 나머지 건지는 소금간을 해 따로 항아

른 고추, 메주를 건져내면 남는 국물이 간장이 됩니다. 그리고 건져낸 메

리에 눌러 두고 된장으로 씁니다. 그러니까 간장과 된장은 동시에 만들

주는 으깬 뒤 항아리에 눌러 담아 장물을 약간 넣고 숙성시키면 된장이

어지는 셈이죠.

되는 것이고요. 된장은 숙성될수록 색이 진해지고 맛도 깊어져 그 가치 가 높아진답니다.

장 담그기

이처럼 장을 담그는 것은 여간 복잡하고 까다로운 일이 아닐 수 없습 니다. 무엇보다 제대로 장을 담그려면 주재료인 메주(콩)와 소금, 물, 그

1_ 좋은 항아리를 짚불로 소독해 준비해 둔다.(짚불로 소독하는 이유는 항

리고 장을 담는 그릇을 좋은 것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사실! 꼭 기억하세요.

아리의 숨구멍을 열고 나쁜 균을 없애기 위해서다.) 2_ 잘 띄운 메주 겉면에 붙은 곰팡이와 먼지도 솔로 잘 문질러 제거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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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담글 때 꼭 챙겨야 할 중요 재료

필요합니다. 메줏가루가 들어간다는 사실은 한국 사람들도 잘 모르는 경 우가 많습니다. 이렇게 네 가지 재료가 기본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고추

1_ 콩 : 국산 대두가 가장 좋다. 다른 콩보다 단백질 함량이 월등히 높다. 2_ 물 : 깨끗하고 미네랄이 풍부한 것이 좋다. 과거에는 새벽에 제일 처음 뜬 우물물을 사용하거나, 한겨울에 눈 녹은 물을 사용하기도 했다. 3_ 소금 : 간수 뺀 천일염만을 사용한다. 천일염 중에서도 토판염이 가장

장은 탄수화물의 단맛과 콩 단백질의 감칠맛, 고추의 매운맛과 소금의 짠맛이 조화를 이룬 복합 조미료가 되는 것이죠. 그럼, 고추장의 주재료 와 다양한 방법으로 담근 한국의 지역 고추장들을 만나볼까요?

좋다고 전해진다. 물론 토판염이라도 수년 동안 간수를 빼서 사 용해야 한다. 4_ 옹기 : 물이 새지 않으면서 공기는 적절히 통과시켜 숨 쉬는 그릇이라

고추장 담글 때 없어서는 안 될 필수재료

불리는 옹기. 두드렸을 때 맑은소리가 나고 전체적으로 붉은색을 띠는 것이 내구성이 좋고 숨구멍이 고른 좋은 옹기다.

1_ 고추 : 가장 중요한 재료. 8월 중순부터 9월 말까지 수확한 것을 햇볕에 자연 건조한 태양초가 색이나 맛의 면에서 더 좋다. 고추를 고를 때는 색이 붉고 선명하며 윤기가 나고 크기와 모양이 일정한 것 을 골라야 한다. 잘 고른 고추를 건조해 꼭지와 씨를 모두 제거하 고 곱게 빻은 뒤 가루로 만들어 보관했다가 사용한다.

여러 맛을 내는 복합 조미료, 고추장 고추장 역시 우리 고유의 발효식품입니다. 우리나라에서 고추장을 담

2_ 엿기름 : 겉보리를 깨끗이 씻어 물에 담갔다가 건져 파랗게 싹을 틔우 면 그것을 잘 비벼 말린 후 가루를 내 사용한다. 고추장 담글 때 엿기름과 곡물의 양을 잘 조절해야 하는데, 그 이유는 엿기

그기 시작한 것은 고추가 도입된 이후, 약 1700년대 후반으로 추정됩니

름이 과다하면 고추장이 묽어지고, 반면 곡물가루의 양이 많으

다. 다른 나라에도 콩을 기본으로 하는 발효 식품은 존재합니다. 일본의

면 되지기 때문이다.

낫토, 인도의 템페와 같은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반면 고추장은 우리나 라에서만 맛볼 수 있는 독특한 발효음식입니다. 고추장은 찌개, 매운탕, 생채, 조림 등의 양념으로 많이 사용됩니다. 특 히 생선비린내를 없애줘서 생선을 이용한 조림이나 찌개를 만들 때 자 주 사용합니다. 그렇다면, 고추장은 어떤 재료로 만들어질까요? 고춧가루만 있으면 되는 걸까요? 아닙니다. 고춧가루와 곡물가루, 소금, 그리고 메줏가루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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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_ 메줏가루 : 고추장을 만들 때 고추장 전용 메주를 따로 만들기도 하고, 집메주를 가루 내 쓰기도 한다. 따로 전용 메주를 만들 때는 주먹만한 크기의 떡 메주를 만드는데 처음 메주를 만들 때 부터 전분을 섞어 작게 빚는다고 한다. 또한, 간장 메주보다 덜 띄우는 편이 맛이 더 좋다고 전해진다. 메줏가루는 구수 한 향이 나고 노란빛을 띠어야 좋다. 4_ 소금 : 별도의 천일염이나 정제염을 사용하지 않고 일반 꽃소금을 사용 한다. 천일염은 입자가 굵어 잘 녹지 않고, 정제염은 순도가 워낙 높아 간을 맞추기가 어렵다. 그러나 어떤 소금을 사용하든 6개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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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서 1년간 실온에 두고 간수를 뺀 것을 사용한다.

지방색이 다양한 고추장의 종류

고추장은 재료와 만드는 방법이 지방마다 조금씩 달라 다양하게 발달해 있습니다. 재료에 따라 보리 고추장, 수수 고추장, 무거리 고추장, 약 고추 장, 고구마 고추장 등이 있고요. 지역에 따라서는 해남, 순창, 진주의 고추 장이 유명합니다. 1800년대 초 <규합총서>에 순창 고추장과 천안 고추장 이 팔도 명물 중 하나로 소개되기도 했답니다. 1_ 찹쌀 고추장 : 찹쌀, 누룩, 고춧가루로 만드는 고추장. 고추장으로 유명 한 순창고추장을 대표적인 찹쌀고추장으로 들 수 있다. 찰기가 있어 색이 곱고 윤기가 난다. 장 자체가 부드러워 초고추장을 만들거나 음식의 색을 낼 때 많이 쓴다. 2_ 보리 고추장 : 충청도 지방에서 많이 담근다. 보리 쌀가루를 끓여서 식 힌 물에 넣고 섞은 뒤 다시 시루에 넣어 더운 방에 놓고 띄운다. 하얗게 곰팡이가 피면 고춧가루와 메줏가루를 섞 고 소금 간을 해 항아리에 담는다. 보리고추장은 엿기름 을 쓰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3_ 약 고추장 : 고기를 곱게 다지고 갖은 양념을 해 팬에 기름을 두르고 볶 다가 고추장, 파, 생강, 설탕을 넣고 볶아서 만드는 고추장 이다. 식은 뒤에 잣을 섞기도 한다. 4_ 수수 고추장 : 소금물과 수숫가루로 죽을 쑨 다음 메줏가루, 엿기름가 루, 고춧가루를 섞는다. 그리고 소금간을 해 담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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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김치와 김장문화

국내를 아우르는 것도 모자라 세계인의 마음까지 사로잡은 김치. 발효과학을 통한 완벽한 건강식품으로 불리는 김치와 우리나라 고유의 김장 문화에 대해 알아본다.

겨울맞이 김장으로 게스트하우스 앞마당이 분주하다. 쌀쌀한 바람에 도 아랑곳하지 않고 아빠와 승훈이는 절인 배추를 나르고, 엄마와 승희 는 열심히 배춧속에 들어갈 양념을 만든다. 게스트하우스 손님들도 다른 여행 대신 김장에 동참하기로 했다. 한국만의 독특한 음식인 김치가 어 떻게 만들어지는지 그동안 무척 궁금했다며 이들의 손길 또한 분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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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대표하는 음식 아이콘, 김치와 김장문화

김장이 거의 끝날 무렵, 엄마는 부엌에서 김이 모락모락 나는 고기를 큰 접시에 담아 내온다. “무슨 고기에요?” 외국인 손님들은 갑자기 김장하다 말고 고기를 내오는 엄마의 모습에 어리둥절한 표정이다. “한국에서는 김장할 때면 온 가족이 둘러앉아 돼지고기를 삶아 즉석 에서 보쌈을 해먹는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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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를 뛰어넘어 세계인을 사로잡은 김치 김치는 무, 배추, 오이, 열무 등의 다양한 채소를 소금에 절인 후 고추 와 파, 마늘, 생강, 젓갈 등의 양념을 섞어 저온에서 발효시켜 먹는 음식 입니다. 한국인의 식탁에는 한 가지 이상의 김치가 꼭 올라올 정도로 한 국을 대표하는 음식 중 하나이죠. 김치는 한국인 외에도 세계에서 주목 하고 있습니다. 김치의 고른 영양성분과 발효과학이 세계인들에게도 널

한참을 분주하게 움직인 탓인지 허기가 졌던 필립과 마이클은 가장

리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을 만큼 김치에는 도대

먼저 입을 벌리고 보쌈을 한입 베어 문다. 매운 고춧가루 양념에 콜록거

체 어떤 매력이 있는 걸까요? 김치는 어떻게 만들어지기 시작했고, 어떤

리면서도 어느새 그 매력에 빠진 듯 또 한 쌈을 달라고 엄마를 재촉한다.

영양성분들로 가득한지, 김치의 발효과학은 물론 얼마나 다양한 종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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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들이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이후 고려시대로 추정되는 데, 절인 채소에 한 번 더 양념하는 방식, 한국인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김치는 만들어지게 됩니다. 오이, 미나리,

TIP 세계가 주목한 김치

갓, 부추 등 김치에 들어가는 채소 양념이 더욱 다양해졌고, 물김치라는 새로운 형태의 김치도 등장합니다. 여귀, 천초, 생강, 귤피와 같은 향신료

• 2001년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 국제 규격식품 공인 • 2006년 미국 건강잡지 <Health> 선정 세계 5대 건강식품 • 2 008년 러시아 의생물학연구소(IBMP) 국제우주정거장에서 먹을 수 있는 ‘우주식품’ 인증

• 2013년 <TIMES> 선정 세계 건강식품 Top 10 선정 • 2013년 12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김장문화’ 등재

나 파, 마늘을 사용한 양념 김치도 함께 등장하죠. 하지만 이 시기의 김치는 지금 우리의 김치와는 조금 다릅니다. 왜냐 하면, 고추가 국내에 들어온 것은 임진왜란 이후이기 때문이죠.(고추의 도 입 시기에 대해서는 다소 엇갈린 주장이 있습니다만, 임진왜란 이후 도입을 가장 일반 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고추가 도입되면서부터 소금을 줄이고 감칠맛을 더

해주는 해산물 젓갈류를 첨가해 김치 맛을 더하게 됩니다. 고추의 매운 맛과 향 때문에 해산물의 비릿한 맛이 줄어들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로써 김치는 식물성 재료와 동물성 재료가 적절히 혼합된 한국만의 독특한

김치의 유래

채소 발효음식으로 발달하게 된 것입니다.

먼 과거부터 채소는 보존이 어려운 식품 중 하나였습니다. 채소는 말 리면 영양가가 줄어들고 맛도 없어져 먹기에 불편했다고 합니다. 그 문

TIP 김치발전사

제를 해결하기 위해 채소를 소금에 절이게 되었고, 오래 보관할 수 있다 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게다가 소금 외에도 장이나 초, 향신료 등을 함 께 섞어서 두었더니 새로운 맛과 향이 보태진 식품이 탄생했던 것이죠. 이와 같은 채소절임 식품이 김치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고려 중엽의 문장가인 이규보의 <동국이상국집>에는 이런 기록이 있

• 삼국시대 : 채소 보관을 위한 소금 절임 • 고려시대 : 소금으로 절인 채소에 다른 채소와 향신료로 한 번 더 양념. 물김치 등장

• 조선시대 : 고추의 도입 이후 해산물 젓갈류가 더해지며 지금의 김치 형태 정착

습니다. ‘장을 담근 무 여름철에 먹기 좋고, 소금에 절인 순무 겨울 내내 반찬 되네.’ 이것만 보아도 겨울에 채소를 먹기 위해 소금에 무를 절여서 보관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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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의 영양학적 가치

○ 젓갈

밥의 의미를 설명하면서 의식동원에 대해 이야기를 했습니다. 기억나

대표적인 한국의 염장식품 젓갈은 김치의 감칠맛과 깊이를 더해주는

시나요? 자연의 재료 그대로의 맛을 느끼고 그 영양분을 몸에 흡수하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질, 유기산은 물론 아미노

것, 바로 의식동원의 개념인데요. 김치는 의식동원의 개념이 갖는 ‘자연

산과 무기성분도 풍부해 김치의 향과 맛을 깊게 만듭니다.

그대로’와 ‘조화’의 의미를 그대로 담고 있는 음식입니다. 최소 15가지 재료로 만들어지는 김치는 하나하나가 완벽한 영양소를 갖고 있지 않더

○ 마늘

라도 이 재료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며 발효라는 과정에서 좀 더 완벽

젓갈과 함께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채소양념류입니다. 그중에서도 마

한 영양을 만들어 내게 됩니다. 김치를 구성하는 주요 재료들의 영양성

늘은 단백질, 칼륨, 칼슘, 마그네슘 등의 무기질과 비타민 B1, B2, C 역

분에 대해 살짝 짚어보겠습니다.

시 풍부합니다. 황화디알릴 성분 때문에 알싸한 향이 나고, 알리신이라 는 성분 때문에 매운맛을 더하게 됩니다. 마늘 자체는 항균작용이 뛰어

○ 배추

나 항암작용, 콜레스테롤 수치 저하에도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죠.

김치의 가장 기본 재료입니다. 수확 시기는 가을이며 서리가 내리기 전에 거두는 것이 일반적이죠. 단백질은 소량이지만 탄수화물 함유량이

○ 파

많은 편이고, 비타민 C도 28mg 정도로 풍부한 편입니다. 그래서 추위

양념으로도 쓰이고 김치의 재료가

로 인해 감기가 잘 걸리는 겨울철 비타민 공급원이 되어줍니다.

되기도 하는 파는 칼슘, 염분, 비타민을 다량 함유하고 있습니다. 특히 비타민

○ 무

함량이 높아서 감기에 걸렸을 때 민간

배추 못지 않게 중요한 김치 재료입니다. 채를 친 무는 배추김치의 주

요법으로 파 뿌리와 생강을 달여 마시

요 속재료이지만 무 자체를 갖은 양념과 버무려 깍두기나 섞박지 등을

기도 했다고 합니다.

만들기도 합니다. 동치미나 나박김치 등 국물 김치의 재료가 되기도 하 고요. 무 역시 배추와 마찬가지로 비타민 C가 풍부한데요, 특히 디아스타아 제라는 효소는 소화를 돕는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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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강 약용식물로 일찍부터 재배가 이루 어진 생강은 김치에 있어 빼놓을 수

김치 재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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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는 재료입니다. 냄새를 잡아주는 역할을 해 젓갈의 비린내를 없애주거

이뇨 작용, 뇌졸중 및 빈혈 등에 도움이 되는 효능을 갖고 있습니다. 여러

든요. 또한, 매운맛을 내는 진게론과 쇼가올이라는 성분은 살균 효과가

가지 재료들이 어우러져 맛있는 한 끼 반찬이 될 뿐만 아니라 이처럼 풍

있어 김치를 보존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부한 영양성분을 갖춘 완벽한 음식으로 태어난다는 것이 놀랍지 않나요?

이러한 다채로운 영양성분들이 한데 어우러져 만들어지는 것이 김치 입니다. 그래서 밥이 주식인 우리의 상차림에서 밥이 해결해주지 못하는

맛있는 김치를 위한 특별한 보관방법

우리 몸의 부족한 영양소를 채워주는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배추를 절이고, 갖은 양념을 준비해 한 번 더 버무리는 번거로운 과정 을 거치는 만큼 오랫동안 맛이 변하지 않게 맛있게 먹을 수 있어야 하겠 죠? 그래서 조상들은 고유의 보관방법으로 김치를 저장, 보관해왔습니다.

김치의 완성, 발효 김치는 재료마다 고유의 영양성분이 있어 그 자체만으로도 우수한 영 양학적 가치를 갖습니다. 하지만 발효라는 특별한 과정을 한 번 더 거치 면서 김치는 새로운 영양소를 만들어 내 보다 완벽한 김치로 태어납니다. 소금으로 배추를 절이면서 1차 발효가 일어나고, 갖은 양념이 더해지면서 한꺼번에 2차 발효를 거치게 되는데, 이때 식물성 재료와 동물성 재료가 섞여서 발효되어 다양한 영양소는 물론 풍부한 맛을 내게 되는 것이죠. 또한, 발효 과정을 통해 김치에는 카로틴, 식이섬유, 페놀성 화합물 등 여러 생리활성 물질이 생성됩니다. 더욱이 비타민과 무기질 함량이 높아 서 항산화며 항암, 고혈압, 당뇨병 등 성인병 예방에도

1_ 먼 저 담근 김치는 손으로 꼭 눌러 중간에 공기를 빼고 그 위에 절인 배춧잎 을 덮어 공기와 접촉을 차단한다.

2_ 김 치가 익는 동안 무거운 돌로 눌러준다. 압력을 높이면 식염 효과가 가속 화 돼 김치가 빨리 익거나 모양이 변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3_ 일 정 온도 유지를 위해 옹기에 담아 땅에 묻어 보관한다. 땅 표면에서 어느 정도 내려가면 공기가 통하지 않아 김치 산화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으며 통 속 온도는 4~5도 내외로 김치 숙성이 가장 잘 되는 온도로 유지된다.

4_ 산 간지역에서는 옹기 외에도 나무로 만든 김칫독을 활용했다. 주로 피나무 로 만드는데 나무 조직이 균일하고 물러 가공이 쉽다는 장점 외에도 온도 변화에 민감하지 않아 김치 보관이 쉬웠다.

5_ 김 치광을 만들어 보관했다. 햇볕이 잘 드는 곳에 장독대를 따로 마련해두는 것처럼 서늘한 곳에 따로 김치광을 만들어 김치를 보관했다.

효능이 좋다고 알려져 있죠. 그 밖에도 아토피 피부, 스트 종류별 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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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 감소, 다이어트, 소화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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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별 다양한 김치의 세계

손꼽히는 지역 별미입니다.

앞서 절식과 시식을 설명하며 사계절 각기 다 른 김치의 예를 보여드린 적이 있습니다. 그렇

북한 지역

○ 전라도 김치 음식이 맛있기로 유명한 전라도. 조기젓, 밴댕이젓, 병어젓 등 종류도

다면 지역별 김치는 어떤 모습일까요?

○ 서울/경기도 김치 서울은 조선 시대부터 도읍지였기 때문에 궁중 에서 먹던 김치를 중심으로 발달했습니다. 또한,

서울 경기도

강원도

치 젓국을 많이 쓰는 탓에 김치 색깔은 탁하지만, 오히려 맛은 더 깊습니

충청도 경상도

다. 배추와 무에 국한되지 않고 채소를 다양하게 골고루 사용해 김치의 종류도 여러 가지입니다. 갓김치와 고들빼기김치는 전라도 지방의 대표

전라도

경기도는 서해안의 풍부한 해산물을 활용해 새 우젓, 조기젓, 황석어젓 등 담백한 젓갈을 쓰면서 생

다양한 젓갈과 참깨와 계피가루를 넣어 쌉쌀한 맛을 내기도 합니다. 멸

김치랍니다. 제주도

새우, 생태, 생갈치를 넣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김치로는 총

지역별 김치 (해외문화홍보원 제공)

각김치, 보쌈김치, 비늘김치, 동치미, 고구마줄기김치 등이 있습니다.

○ 경상도 김치 이 지역의 김치는 고춧가루와 마늘을 많이 써서 다소 얼얼하고 매운 편입니다. 상대적으로 다른 지역에 비해 기온이 따뜻해 김치가 쉽게 시

○ 충청도 김치

어져 소금간을 짜게 하고 국물이 없고 양념이 많이 적습니다. 멸치젓을

충남지역의 해산물과 충북지역의 채소가 어우러져 소박하면서도 담

많이 쓰고, 갈치속젓을 넣어 맛을 내기도 한다고 합니다. 부추김치와 우

백합니다. 충청도에서는 김치를 담글 때 젓국을 많이 쓰지 않고 소금을

엉김치는 경상도 지방을 대표하는 별미 김치입니다.

주로 사용한다는 점도 특징입니다. 배추와 무가 주재료가 되는 김치를 담글 때는 삭힌 풋고추와 미나리, 청각을 함께 넣기도 한다네요.

○ 제주도 김치 섬이라는 특성상 김치에 해물이 많이 들어가고 국물이 넉넉한 편입니

○ 강원도 김치

다. 또한 섬이라 양념이 귀해서 양념을 적게 써서 간단하게 만드는 편이

산맥을 기준으로 산간지역과 해안지역으로 나뉘는 강원도는 지역에

지요. 물김치에 전복을 큼직하게 썰어 넣고 담그는 전복김치는 제주도에

따라 다른 음식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창란젓깍두기, 채김치, 동치미,

서 맛볼 수 있는 별미랍니다.

가지김치, 해물김치 등 깊은 동해 해물을 듬뿍 넣어 담그는 해물김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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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 지역의 김치

자연과의 어울림을 생각하는 것 외에도 김장문화는 무엇보다 이웃, 가

전체적으로 남한 지역보다는 고춧가루나 젓갈 등의 다른 양념이 적게

족 간의 어울림을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전통 사회

들어가는 편입니다. 황해도 지역은 서울, 경기, 충청 지방의 김치와 비슷

의 두레나 품앗이와 같은 관습에 대해서는 들어보셨죠? 김장행사는 이

하지만 소박한 모양에 양이 넉넉하고, 배추김치에는 향신채소인 고수를

웃 간 노동력을 교환하는 대표적인 품앗이의 예라고 볼 수 있거든요. 그

넣는다고 합니다. 평안도 지역은 날씨가 추워 김치가 쉽게 시지 않기 때

뿐만 아니라 떨어져 사는 가족들이 1년에 한 번이라도 모여 얼굴을 보

문에 소금이나 젓갈은 많이 넣지 않는다고 합니다. 오히려 국물을 넉넉

고 이야기를 나누는 계기가 되기도 했답니다.

하게 부어 만드는 편이라 다른 지방에 비해 간도 싱거운 편이고요. 함경

하늘과 땅, 사람이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한국인의 뿌리 깊은 생각

도는 강원도와 비슷한 특징을 보이는데 동해에 접해 있는 지역은 오징

이 음식 문화 중 가장 오래도록 유지되어 온 김장문화에도 녹아있습니

어나 생태와 같은 해산물을 넣고 산간지역인 서쪽은 곱게 다진 돼지고

다. 좋은 재료와의 어울림으로 맛을 내고, 제때, 바른 시기에 조리해 그

기나 천초, 분려와 같은 열매를 넣는다고 합니다. 짜거나 맵지 않고 젓갈

맛을 더욱 깊게 하고, 이웃과 가족이 한데 모이며 사람 간의 어울림을 실

은 조금만, 나머지는 소금으로 간을 맞춘다고 하네요.

현하는 김장. 우리 민족만의 어울림 한마당이라고 볼 수 있답니다. 이 때문일까요. 2013년 한국의 김장문화가 제8차 유네스코 무형문화 유산 위원회에서 세계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됐습니다. 세대에서 세

세계에서도 인정한 한국의 특별한 문화, 김장문화

대를 걸쳐 내려오면서 이웃 간 나눔을 실천하고 또한 공동체 연대감을

추운 겨울철이면 아무래도 신선한 채소를 구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요

형성, 개인의 정체성과 소속감을 증대시켰다는 것이 등재 이유였죠. 전

즘에야 비닐하우스 재배며 과학 기술의 발달로 신선한 채소를 언제든

세계에서는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이를 계승, 보

구할 수 있지만 그래도 제철의 신선함에는 비할 바가 없죠. 그래서 초겨

전하기 위해 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 보호하고 있는데요. 김장문화 역

울에 미리 김치를 많이 담가두고 저장하는 풍습이 바로 김장입니다.

시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다른 유산들과 조금 다르게 전 국민이 전수자

하지만 김장도 아무 때나 하는 것은 아닙니다. 여러 가지 고려해야 할 것들이 많죠.

또한, 가정마다 조금씩 다른 형태를 보이며(젓갈의 종류, 재료의 사용 등) 김

“김장은 하늘이 도와야 할 수 있다”는 말을 들어보셨을 겁니다.

장문화가 이어져 오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띄고요. 그뿐만 아니라 세계가

재료를 준비하는 것에서부터 김치를 담그는 것까지 날씨며, 자연환경

관심을 갖는 만큼 우리나라의 김장문화는 지금보다 더 다양한 모습으로

이 잘 갖춰져야 맛있게 담글 수 있는 것이라는 의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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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온 나라가 김장문화를 계승해오고 있다는 점에서 특징을 갖습니다.

멀리 퍼져나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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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한식 조리법과 맛내기

식재료는 다양한 방법으로 조리하고 조미로 맛을 첨가해 음식을 만든다. 한국 음식의 대표적인 조리법과 맛 내기 양념에 대해 알아본다.

story

n Informatio

“음? 어제 이 생선은 구이로 만드셨던 거 아니에요?”

어떻게 조리하는지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

식탁 위에 반찬으로 놓인 갈치조림을 본 호세는 다른 조리법으로 등

- 다양한 한식 조리법과 양념

장한 갈치에 놀란 표정이다. 소금 간만 된 짭짤한 구이와는 또 달리 매콤 하면서도 부드러운 갈치의 맛을 느꼈기 때문.

다채로운 한식 맛의 비결은 다양한 조리법과 양념에 있다

“한 가지 재료일지라도 여러 가지 방법으로 조리할 수 있어요. 구워서

식재료가 마련되면 여러 가지 방법으로 조리하고, 양념으로 맛을 더해

만들 수도 있고, 이렇게 매콤한 양념을 더해 조림할 수도 있고, 갈비 같

음식을 만듭니다. 한국 음식에는 대표적인 조리법이 여러 가지가 있는데

은 경우도 구워서 먹기도 하지만, 찜으로도 만들어 먹는답니다.”

요. 동일한 식재료라도 어떻게 조리하는지에 따라 다른 맛을 느낄 수 있

궁금증이 조금 해소되었나 싶었는데, 아니었나 보다. 호세는 이내 이

답니다. 그리고 더해지는 양념 또한 특정한 맛을 내는 비법이고요. 한 가

반찬, 저 반찬을 가리키며 어떻게 만들었는지, 어떤 양념을 썼는지 물어

지 조리법만 활용하지 않고 두 가지 이상의 조리법을 함께 사용하기도

보고 맛을 음미한다.

한답니다.

엄마는 한식에 관심을 갖는 호세의 모습에 뿌듯했는지 더욱 열심히

그렇다면 대표적인 조리법과 조미 양념에 대해 자세히 알아볼까요?

조리법을 설명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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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의 대표적 조리법

만드는 음식을 찜이라고 합니다. 갈비찜이 대표적인 예가 될 수 있겠네

○ 끓이기

요. 사실 <임원경제지>, <규합총서> 등에서 설명한 찜 요리를 보면 음식

한국 음식의 대표적 조리법인 습열 조리법입니다. 식재료에 물을 가해

이 마무리된 상태가 수증기로 쪄냈을 때의 즙을 가진 상태를 칭하는 것

서 100℃의 온도에서 끓이는 방법이죠. 보통 국이나 찌개를 만들 때 사

이라고도 이해할 수 있답니다.

용하는 조리법입니다. 콩나물국, 무국, 된장찌개, 김치찌개, 곰탕, 설렁탕 등 모두 끓이는 조리법을 활용한 음식들입니다.

○ 조리기 식재료에 갖은 양념을 넣고 가열해 조리하는 방법입니다. 닭볶음탕,

○ 데치기

콩자반, 생선조림 등이 이 방법으로 조리된 음식이라 볼 수 있겠네요. 앙

끓이기와 같은 온도인 100℃에서 조리한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매우

념이 식재료 속까지 잘 배어 진한 맛을 내며 한국인 밥상에 자주 등장하

짧은 시간만 조리합니다. 끓는 물에 식재료를 단시간만 넣었다가 건져내

는 조리법입니다.

는 조리법이거든요. 주로 나물을 요리하는 데 사용합니다. 뜨거운 물에 빠르게 데쳐내면 식재료의 아삭한 식감은 살아 있으면서도 조직을 부드

○ 굽기

럽게 하고, 쓴맛과 같은 좋지 않은 맛을 없애줍니다. 게다가 식재료의 색

건열 조리법으로 식품에 직접 열을 가해 식재료 자체가 가진 수분을

을 원래 자연상태보다 더 선명하게 해줘서 식욕을 돋우기도 합니다.

활용해 익히는 조리법입니다. 육류, 어류 등 구이로 올라오는 음식은 다 양합니다.

○ 찌기 가열된 수증기를 활용한 조리법입니다. 끓이는 조리법과 달리 간접적

○ 튀기기

으로 물을 활용한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다른 조리법에 비해 시간이 오

세계인이 보편적으로 가장 좋아한다고 알려진 ‘바삭한 맛’을 낼 수 있

래 걸린다는 단점이 있지만, 건강식을 만드는 데는 가장 적합한 조리법

는 조리법입니다. 우리나라 음식의 경우에는 180℃ 이상의 고온에서 짧

이라고도 알려져 있습니다. 장시간 고온의 수증기로 익히기 때문에 음식

은 시간 안에 조리하고 튀김옷을 입혀 튀기는 경우가 많아서 식재료 자

의 모양이 그대로 유지되는 편이며 식감도 좋은 편입니다. 고온의 수증

체의 수분과 향을 비교적 잘 보존하면서 조리할 수 있는 조리법이라고

기로 찌는 음식으로는 만두, 떡 등이 있습니다.

합니다.

조리법이 점점 간단해지면서 이제는 대부분 끓여서 익혀 국물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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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볶기

좋은 명품 소금입니다. 세계 미식가들이 찾는 비싼 소금인 프랑스 게랑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조리법입니다. 얼마나 센 불에서, 얼마나 오

드 소금보다도 염화나트륨과 중금속 성분은 적고, 마그네슘 함량은 3배

랜 시간 동안 조리하느냐에 따라 맛이 달라질 수 있죠. 한식에서 볶음요

에 이른답니다. 우리나라 서해는 세계 5대 갯벌 천일염 생산지 중 하나

리는 대체로 한 가지 이상의 식재료를 활용해 조리하는 경우가 많은데

라고 해요. 그중 대표적인 천일염 생산지는 신안이고요. 그곳으로 염전

이때 아무거나 막 넣고 볶지 않고 각 식재료의 식감을 살리기 위해 볶는

여행을 떠나보는 것도 재미있지 않을까요?

시간과 순서를 달리해 조리한답니다.

○ 간장 된장과 더불어 메주로 만드는 한국 고유의 발

새콤달콤 짭쪼름한 맛 내기 양념

효 조미료입니다. 간장은 장 담근 기간에 따라서

우리는 예로부터 음식을 만들 때 그 식재료가 가진 본연의 좋은 향과

1년 미만의 햇간장은 청장이라 부르고, 5년 이상

맛을 그대로 살리지만, 좋지 않은 맛은 상쇄하기 위해 다양한 양념을 사

숙성된 진한 간장은 진간장이라 부릅니다. 보통

용해 왔습니다. 여러 가지 조리법 못지 않게 음식의 맛을 좌우하는 중요

국이나 찌개, 나물에는 청장을 사용하고, 조림이나 육류의 양념에는 진

한 요소이죠. 대표적으로 많이 쓰이는 양념은 간장, 소금, 젓갈, 된장, 고

간장을 사용합니다. 요즘에는 워낙 조리법에 따라 활용할 수 있도록 국

추장, 설탕, 조청, 꿀, 파, 마늘, 생강, 후춧가루, 고춧가루, 참기름, 깨소금

간장, 조림 간장 등 세분화되어 나오기도 한답니다.

간장

등입니다. 그럼 한식의 다섯 가지 맛, 짠맛, 신맛, 단맛, 쓴맛, 매운맛을 조 화롭게 어우러지게 하기 위한 양념의 세계에 대해 자세히 알아볼까요?

○ 된장과 고추장 된장은 간장을 걸러내고 남은 건더기로 국,

○ 소금

찌개, 쌈장, 무침 등을 할 때 짠맛과 감칠맛을

기본 조미료로 채소나 생선을 절일 때 많이

더해줍니다. 고추장은 메주에 고춧가루와 찹

사용합니다. 이 소금은 만드는 방법에 따라 호

쌀, 엿기름과 소금을 넣어 만든 매운맛을 내는

렴, 재제염, 식탁염으로 구분하는데요, 호렴은 염

복합발효 조미료이고요.

전에서 바닷물을 자연 증발시켜 만드는 천일염 소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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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장, 고추장

을 말합니다. 한국의 천일염은 건강에 유익한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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젓갈

○ 젓갈

작용과 더불어 메스꺼움, 멀미, 구토 완화 작용을

새우, 조개, 멸치 등 갑각류나 작은 생선에

합니다.

천일염을 넣고 삭힌 것을 젓갈이라고 합니다.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한 파는 땀을 나게 하고

김치를 담글 때 가장 중요한 양념이며 짠맛을

배뇨를 도우며 신경안정효과를 주고 가래를 삭이는

내야 하는 찌개 등에 소금 대신 쓰면 음식의 감

효과가 있습니다. 민간요법으로 한국에서는 파와 생

칠맛을 돋울 수 있답니다.

강을 함께 끓여 먹어 감기를 치료하기도 했답니다. 배추를 사용하지 않고 파, 마늘, 고추, 생강만으로 담

○ 깨소금

마늘, 생강

근 파김치도 한국인이 즐겨 먹는 김치의 한 종류랍니다.

볶은 참깨에 소금을 약간 넣어 반쯤 부서지게 빻은 깨소금은 나물 무 침에 많이 사용되고, 고소한 향을 더할 뿐만 아니라 음식을 장식해주는 효과도 있습니다.

다양한 양념 재료를 알아보았습니다. 그런데 조미할 때도 주의할 점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신가요? 먼저 조미할 때도 순서가 있습니다. 설탕, 소금, 식초, 간장의 순서로

○ 마늘과 생강, 파 등의 채소 양념

양념을 넣어야 하는데요. 설탕을 소금보다 먼저 넣는 이유는 설탕 분자

소금, 간장, 고추장, 된장 외에도 채소를 다져서 양념으로 사용하기도

량이 소금보다 크기 때문에 설탕과 소금을 동시에 첨가하거나 소금을

합니다. 파, 마늘, 생강 등은 어지간해서 사용하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

먼저 넣게 되면 소금이 먼저 확산해 버려서 짠맛이 먼저 재료에 배기 때

입니다.

문입니다. 그리고 식초나 간장의 경우 휘발성이 있어서 가열하면 향기를

마늘에 함유된 다양한 성분들 때문에 항균성과 항진균성이 뛰어나고

잃게 됩니다. 그래서 식초와 간장의 향기를 살리고 싶을 때에는 가열이

동맥경화, 고콜레스테롤, 고혈압 등 심혈관 질환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거의 끝날쯤 해당 양념을 넣거나 조금 남겨두었다가 가열이 완료된 후

는 보고가 다수 있습니다. 몇 년 전 영국 BBC방송에서는 마늘이 감기에

에 첨가하는 것이 좋습니다.

좋다는 보고를 해 전 세계인의 이목을 끌었죠. 한국에는 마늘을 활용한 다양한 요리를 선보이는 전문 요리점도 있답니다. 생강은 아시아에서 가장 먼저 사용된 양념으로 알려졌는데 그 지역은 인도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생강의 여러 가지 성분은 진통, 진정, 해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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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음식의 맛을 뒷받침하고 있는 양념 덕분에 우리는 음식을 먹은 후 여운을 느낄 수 있습니다. 혀끝에 오래도록 남아 맴도는 맛, 다양한 천연의 조미 성분으로 얻을 수 있는 한식만의 독특한 풍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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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북한 음식의 이해

지형적인 특성상 날씨가 서늘해 음식은 간이 짜지 않고, 그 모양새가 소박하며 푸짐한 북한음식의 세계.

story 게스트하우스 식구들은 저녁 시간 케이블 TV의 한 방송프로그램을 보고 있었다. 전국 각지의 한식요리로 경합하는 프로그램이었는데, 북한 대표가 요리하는 음식에 모두가 넋을 놓고 감탄했다.

n Informatio

춥고 긴 겨울을 따뜻하게 보내는 지혜, 북한 음식 서늘한 날씨에 알맞게 만든 음식 북한 지방은 산지가 많고, 여름이 짧고 강수량이 적어 벼농사가 어려 운 편입니다. 그래서 벼보다는 메밀, 조, 옥수수, 감자 등의 잡곡을 많이

“북한에서 먹는 음식과 남한에서 먹는 음식이 많이 달라요?”

재배하죠. 이를 활용한 음식들이 많습니다. 전체적으로 서늘한 기후라

그러자 아빠는 “지역적인 특성 때문에 약간씩 다른 점은 있어요. 하지

음식의 간은 남한에 비해 덜 짠 편이고요. 황해도와 평안도, 함경도 세

만 지금 한국에서 인기 많은 빈대떡이나 냉면 같은 음식들은 북한 지역

지역으로 나눠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볼게요.

의 특별한 음식이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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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를 듣고 있던 엄마는 싱긋 웃으며 말한다.

○ 짜고 맵지 않은, 푸짐한 음식_ 황해도

“그럼 내일 저녁엔 메밀 냉면을 만들어 볼까나?”

북한지역 내에서 가장 큰 곡창지대입니다. 쌀뿐만 아니라 메조, 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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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장, 밀, 콩, 팥 등의 잡곡이 풍부하게 납니다. 잡곡, 밀, 닭고기를 음식

큼직하고 푸짐한 것이 황해도 음식과 특징이 비슷합니다. 특히 겨울이

에 많이 이용하고 전체적으로 짜지도 맵지도 않게 심심하게 간을 한다

추운 지방이다 보니 기름진 육류음식이 발달했고, 밭에서 나는 콩과 녹

고 합니다. 또한, 특별히 기교를 부리지 않고 큼직하게 만들고 많이 만드

두로 만든 음식이 많습니다. 겨울에는 동치미 국물이나 꿩탕에 말아낸

는 특징이 있다고 해요.

냉면, 여름에는 어복쟁반이라는 쟁반국수를 즐겨 먹습니다. 추위 때문인 지 장국밥 같은 온반이나 온면도 유명합니다.

대표적 황해도 음식 주식 : 김치밥, 잡곡밥, 해주비빔밥, 남매죽 등 부식 : 되비지탕, 조기매운탕, 호박김치찌개, 분디지장찌개, 행적, 청포묵, 갱엿돼지족 조림 등 김치 : 동치미, 호박김치, 감동젓섞박지, 연안식해(일종의 젓갈), 분디장아찌 병과류 : 오쟁이떡, 좁쌀떡, 닭알떡, 무정과 등

대표적 평안도 음식 주식 : 평양온반, 김치밥, 닭죽, 어죽, 만둣국, 온면, 평양냉면 등 부식 : 어복쟁반, 고사릿국, 내포중탕, 녹두지짐, 콩비지 등 김치 : 냉면김장김치, 백김치, 동치미, 가지김치 병과류 : 송기떡, 과줄, 녹두빙자병, 꼬장떡, 계피떡, 엿 주류 : 감홍로

황해도 별미 1_ 연안식해 : 멥쌀밥에 엿기름가루, 조갯살과 대추, 잣, 소금, 참기름을 넣 고 섞은 후 항아리에 담아 봉하여 만든 일종의 젓갈. 2_ 남매죽 : 먼저 팥을 삶아 앙금을 낸 후 찹쌀가루를 넣고 죽을 쑨 다음 칼 국수를 넣고 다시 한 번 끓여낸 팥죽. 3_ 분디장아찌 : 산초 꽃봉오리를 다듬어 식초에 보름 정도 담갔다가 식초 를 따라낸 후 산초가 덮일 만큼 진간장에 담가 두었다가 먹는 장아찌.

평안도 별미 1_ 평양온반 : 흰밥에 소금간을 한 닭고기 국물을 부어 닭고기와 녹두지짐 을 고명으로 얹어 낸 장국밥의 일종. 2_ 어복쟁반 : 놋쟁반에 고기 편육과 채소류를 담고 둥글게 모여 앉아 육수 를 부어가며 먹는 일종의 전골이자 온면. 추위를 이기게 하는 음식. 3_ 꼬장떡 : 멥쌀가루와 좁쌀가루를 섞어 반죽해 만든 삶은 떡의 일종. 끓는 물에 삶고 다시 찬물에 헹궈 참기름을 바른 뒤 콩가루나 팥고 물을 묻힌다.

○ 추위를 이기기 위한 육류음식의 발달_ 평안도 동쪽은 산이 험하지만, 서쪽은 평야가 넓어 곡식 생산이 많으며 황해 안과 접해 있어 해산물도 풍부하다고 합니다. 음식의 재료나 모양, 맛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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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짜지는 않으나 간이 진한 음식_ 함경도

TIP 여기서 잠깐! 비교분석, 평양냉면과 함흥냉면

우리나라 가장 북쪽에 위치하는 지역으로 백두산과 개마고원이 있는 험악한 산간지대입니다. 그래서 논농사보다는 밭농사를 많이 합니다. 잡 곡이 풍부해 기장밥, 조밥 같은 잡곡밥을 주식으로 하고, 특히 조와 수수 는 남쪽 지역과는 달리 매우 차지고 맛이 구수하다고 합니다.

북한음식하면 당연하게 떠오르는 음식, 냉면. 특히나 평양냉면과 함흥냉면은 현재 대한민국에서도 남녀 노소 즐기는 음식인데요. 각기 다른 매력으로 사랑받 고 있는 두 음식을 비교분석해보겠습니다.

감자나 고구마 전분을 이용한 음식이 많은데, 함경도 지방의 대표적 음 식인 함흥냉면 역시 녹말을 반죽으로 국수를 만들어 홍어나 가자미 등으 로 만든 생선회를 함께 비벼 먹는 음식입니다. 음식의 모양이 소박하다는 점, 간이 짜지 않다는 점에서는 다른 지역과 비슷하지만, 고추와 마늘 등

냉면

면의 재료 평양냉면은 메밀가루를 주재료로 하고, 함흥냉면은 녹말가루를 주재료로 합니다. 그래서 평양냉면은 면이 쫄깃한 감이 적고 함흥냉면은 다소 질기 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쫀쫀하죠.

을 양념으로 많이 써서 진한 맛을 즐긴다는 점에서는 차이가 있습니다. 국물 평양냉면은 일종의 물냉면이고, 함흥냉면은 비빔냉면의 형태죠. 평양냉면 대표적 함경도 음식

은 꿩을 삶은 국물과 동치미 국물을 이용해 국물 맛을 냈답니다. 지금은 쇠

주식 : 잡곡밥, 닭비빔밥, 강냉이밥, 기장밥, 가릿죽, 감자국수, 회냉면 등

고기 사골 국물을 주로 사용하지만요.

부식 : 명탯국, 단고기국, 북어찜, 두부전, 닭섭산적, 임연수구이 등 김치 : 콩나물김치, 대구깍두기, 채칼김치, 가자미식해, 도루묵식해

고명 재료

병과류 : 가랍떡, 콩떡, 언감자떡, 귀밀송편, 달떡, 산자, 들깨엿강정 등

비빔의 형태로 매콤하게 간을 해 먹는 함흥냉면에는 가자미를 회 떠 양념

음청류 : 보리감주

해서 얹어 먹습니다. 평양냉면은 편육으로 썬 고기와 동치미 무, 배, 김치줄 기도 길쭉하게 썰어 함께 얹지요. 물론 삶은 계란도 포인트겠죠!

함경도 별미 1_ 가릿죽 : 쌀을 되직하게 쑨 뒤, 그 위에 고기, 선지, 육회, 두부 등을 고명 으로 얹고, 뜨거운 고기 국물을 부은 음식. 2_ 달떡 : 멥쌀가루를 쪄서 달모양으로 둥글게 빚고 줄무늬 떡살을 찍어 참기름을 바른 것. 3_ 가자미식해 : 가자미에 조밥과 고춧가루, 무채, 엿기름을 버무려서 삭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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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 본래 음식 양념을 적게 해 짜지도 맵지도 않은 담백한 맛을 즐기던 지역답 게 심심한 맛이 특징입니다. 함흥냉면은 간이 센 편인 함경도 지방색다운 특징이 보입니다. 매운 것을 많이 먹지는 않지만 함흥냉면만은 유독 맵게 먹는다고 합니다.

음식. 새콤하며 매운맛이 독특해 술안주나 밥반찬으로 잘

얼음같이 차고 시원하게 해서 먹는다는 점, 이냉치냉의 묘미를 즐길 수 있

어울린다.

다는 것은 공통점이라 볼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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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 um m a r y |

한국인을 움직이는 밥심

김치 발전사

밥의 종류

고려시대 - 소금으로 절인 채소에 다른 채소와 향신료

삼국시대 - 채소 보관을 위한 소금 절임

쌀밥 : 가장 부드럽고 맛이 좋으며 소화가 잘되는 한식 의 기본 흰 쌀밥

로 한 번 더 양념. 물김치 등장 조선시대 - 고추의 도입 이후 해산물 젓갈류가 더해지

현미밥 : 원곡 그대로여서 중요한 영양 성분이 많이 들

며 지금의 김치 형태 정착

잡곡밥 : 콩과 팥 등의 다른 곡물을 넣어 지은 밥

김치의 효능

콩나물밥 : 콩나물을 양념해 버무려 솥 밑에 깔고, 그

1. 항산화와 항암, 고혈압, 당뇨병 등 성인병 예방에 좋음 2. 아토피 피부 개선

국밥 : 국에 밥을 말아내는 음식

3. 스트레스 감소

돌솥밥 : 돌솥에 쌀을 안치고 밤, 은행, 표고버섯, 콩, 채

4. 다이어트

소 등을 얹은 다음 불을 지펴 즉석에서 지어

5. 소화, 이뇨 작용 활발

낸밥

6. 뇌졸중, 빈혈에 좋음

행 등을 넣고 한지로 뚜껑을 만들어 덮은 뒤

김장문화의 특징

쪄낸 밥. 전라남도 담양지역의 향토음식

1. 초겨울에 미리 김치를 많이 담가두고 저장하는 풍습

낸 밥.전라북도 김제지역의 향토음식 헛제삿밥 : 제사를 지내지 않았지만 실제 제사를 지낸 것처럼 똑같이 음식을 차려서 먹음. 경상북 도 안동지역에서 먹는 일종의 비빔밥 김밥 : 밥을 넓게 펴서 그 위에 시금치, 단무지, 당근, 달 걀 등을 얹어 김으로 말아내는 음식 덮밥 : 갖은 야채나 고기 등을 밥 위에 얹어서 먹는 음 식으로 일본의 돈부리와 비슷함

다양한 양념 소금 : 기본 조미료로 채소나 생선을 절일 때 많이 사

평양냉면과 함흥냉면 비교 구분

국물

물냉면 (꿩을 삶은 국물과 동치미 국물로 맛을 냈고 현재는 쇠고기사골국물 사용)

비빔냉면

고명 재료

편육으로 썬 고기와 동치미, 무, 배, 김치줄기를 썰어 얹어 먹음.

가자미 회를 떠 양념해서 얹어 먹음

얼음같이 차고 시원하게 해서 먹음

얼음같이 차고 시원하게 해서 먹음. 맵게 먹음

조미료. 햇간장(청장), 진간장 더해줌 고추장 : 메주에 고춧가루, 찹쌀, 엿기름, 소금을 넣어 만든 매운맛을 내는 복합발효 조미료 젓갈 : 새우, 조개, 멸치 등 갑각류나 작은 생선에 천일 염을 넣고 삭힌 것 빻은 것 마늘과 생강, 파 등의 채소 양념 : 채소를 다져서 양념

2. 재료 준비부터 김치를 담그는 것까지 자연환경이 잘

함흥냉면

면의 재료

용. 호렴, 재제염, 식탁염

된장 : 간장을 걸러내고 남은 건더기. 짠맛과 감칠맛을

평양냉면

녹말가루로 만들어서 메밀가루로 만들어서 면이 질기다는 면이 쫄깃함이 적음 느낌이 들 정도로 쫀쫀함

깨소금 : 볶은 참깨에 소금을 약간 넣어 반쯤 부서지게

대통밥 : 대나무통에 쌀, 불린찹쌀, 검은콩, 밤, 대추, 은

연잎밥 : 연잎을 잘라서 쌀과 각종 곡식을 넣고 싸서 쪄

하느냐에 따라 맛이 달라짐

간장 : 된장과 더불어 메주로 만드는 한국 고유의 발효

어있고 건강식으로 인기가 높음

위에 쌀을 얹어 지은 밥

볶기 : 얼마나 센 불에서, 얼마나 오랜 시간 동안 조리

으로 사용

갖춰져야 맛있게 담글 수 있음 3. 이웃 간 노동력을 교환하는 대표적인 품앗이의 예 4. 떨어져 사는 가족들이 1년에 한 번이라도 모여 얼굴 을 보고 이야기를 나누는 계기가 됨 5. 전 국민이 전수자로, 온 나라가 김장문화를 계승해오 고 있다는 점 6. 가 정마다 조금씩 다른 형태를 보이며(젓갈의 종류, 재 료의 사용 등) 김장문화가 이어져 오고 있다는 점

북한 음식의 이해 춥고 긴 겨울을 따뜻하게 보내는 지혜, 북한 음식 황해도 : 잡곡, 밀, 닭고기를 음식에 많이 이용. 짜고 맵 지 않은, 푸짐한 음식 평안도 : 추위를 이기기 위한 육류음식의 발달. 밭에서 나는 콩과 녹두로 만든 음식이 많음

김치볶음밥 : 김치와 밥을 기름에 함께 볶아낸 음식

함경도 : 음식의 모양이 소박함. 짜지는 않으나 양념을

김치와 김장문화 세계가 주목한 김치 1. 2 001년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 국제 규격식품 공인 2. 2 006년 미국 건강잡지 <Health> 선정 세계 5대 건 강식품 3. 2008년 러시아 의생물학연구소(IBMP) 국제우주정 거장에서 먹을 수 있는 ‘우주식품’ 인증 4. 2013년 <TIMES> 선정 세계 건강식품 Top 10 선정 5. 2013년 12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김장문화’ 등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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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조리법

많이 써서 간이 진함

한식의 대표적 조리법 끓이기 : 식재료에 물을 가해서 100℃의 온도에서 끓 이는 방법 데치기 : 끓는 물에 식재료를 단시간만 넣었다가 건져 내는 조리법 찌기 : 장시간 고온으로 가열된 수증기를 활용한 조리법 조리기 : 식재료에 갖은 양념을 넣고 가열해 조리하는 방법 굽기 : 식품에 직접 열을 가해 식재료 자체가 가진 수분 을 활용해 익히는 조리법 튀기기 : 180℃ 이상의 고온에서 짧은 시간 안에 튀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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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가장 한국스러운 식탁을 만나다

한국스러운 음식은 어디가면 먹을 수 있나요?

인사동은 현재 많은 퓨전 카페들이 성행하고 있지만, 여 전히 골목 구석구석에는 한정식을 비롯, 파전과 막걸리 등 을 맛볼 수 있는 음식점들도 영업 중입니다. 일상 속에서 우 리 국민들이 접하는 낙지볶음이나 찜닭, 전골 찌개류 전문점, 칼 국수 등 국수 전문점 등이 분포되어 있죠. 특징적인 것은 전통 찻집과 떡집도 자주 볼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이 궁금해 하는 것 중 하나는 가장 한국다운 음식, 가장 한국 사

수 있다는 것입니다. 고유의 간식인 꿀타래 역시 맛볼 수 있지요. 전통적인 한국의 모

람들이 많이 먹는 음식이 아닐까 합니다. 사실 매일을 한국에서 살아온 우리들은 어

든 면모들이 조금씩 모여 있는 곳이 바로 인사동입니다.

딜 가도 먹을 수 있는 것이 한국 음식이기에 이런 질문을 받으면 조금 당황스럽기도 합니다. 그래서 추천하는 곳이 인사동, 북촌 정도죠. 하지만 틀린 추천이 아닙니다. 조

북촌과 삼청동 쪽 역시 많은 외국인들의 방문과 더불어 음식점도 퓨전화가 되어가는

선시대부터 ‘전통’이라는 특징이 자리를 잡으며 형성되어 온 지역이기 때문이죠. 가장

듯합니다. 외국의 식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레스토랑도 생겨나지만 그래도 만

한국스러운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인사동과 북촌을 중심으로 그 유래부터 자세히 알아

두라든지, 순두부, 수제비, 팥죽 등 현대에 와서 간소화된 상차림이지만 전통적인 일

보겠습니다.

상식을 맛볼 수 있는 곳들이 대대로 명맥을 이어오고 있답니다. 특히나 삼청동의 ‘서 울에서 두 번째로 잘하는 집’이라는

인사동과 삼청동, 북촌은 조선시대 왕이 살던 궁을 중심으로

팥죽집과 ‘삼청동 수제비’ 집은 외관

그 주변의 지역들입니다. 양대 궁궐인 경복궁과 창경궁을

만 살짝 달라질 뿐 수십 년째 그 맛은

중심으로 종친들과 관청에서 근무하는 양반들이 주로 살던

고스란히 이어져오고 있습니다.

지역이었죠. 지금으로 치자면 나름의 번화가이자 중심지였

감사원

서울에서 두번째로 잘하는집

삼청동 수제비

던 것입니다.

어딜 가든 맛볼 수 있는 음식이

특히 인사동은 조선시대 말, 자연스럽게 서비스 기능으로 점

바로 한국음식입니다. 꼭 어느

포들이 생기기 시작했고, 골동품점, 화랑 등이 생기면서 ‘전통’을

곳에 가야만 먹을 수 있는 것은

사고파는 길, 전통문화예술의 대표거리로 형성이 된 것이죠. 그러면서

아니지요. 하지만 전통 일상식도

한국을 찾는 이들이 고유의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소개되기 시작했습니다.

맛보고, 문화도 체험하는 일석이

그와 더불어 한국음식을 맛볼 수 있는 음식점들도 생겨났고, 커피보다는 전통차 문화

조의 알찬 경험을 원한다면 인사

를 느껴볼 수 있는 찻집들도 많이 생겨났고요.

동, 북촌, 삼청동 등지가 최고의

조상들의 삶의 터전이었던 삼청동과 북촌 역시 비슷한 문화를 형성합니다. 현대사회

관광지가 아닐까요?

북촌한옥마을 서울시립 정독도서관

풍문여자 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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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안국역

인사동 문화의거리 낙원동 악기상가

5

의 발달과 더불어 이 지역들도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자연스럽 게 오랜, 옛 것들의 흔적을 가장 많이 드러내고 있는 지역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재동초등학교

종각역

1

종로3가역 3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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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3

멋쟁이 아들의 유행 따라잡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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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story

세계 속의 한식

세계인들이 주목하는 한식의 세계화 가능성과 한식 세계화를 위한 국내에서의 노력들, 한 브랜드 추진경과 등을 짚어본다.

오랜만의 야미 게스트하우스 자기소개 시간. 새로 들어온 식구들이 많아져 오랜만에 인사하는 시간을 가졌다. 첫 번째 타자는 뉴욕에서 셰 프가 되기 위해 열심히 공부중이라는 나디아. 우연히 찾은 한식당에서 맛본 한식의 매력에 반해 한국 여행길에 올랐다고. 자신이 앞으로 직업 으로 삼을 요리에 도움이 될 많은 정보를 한식을 통해 얻고 싶었다며 여

n Informatio

세계인의 이목을 단숨에 사로잡은 그 음식, 한식

행의 목표를 밝히더니 쑥쓰러운 듯 까르르 웃음을 터뜨린다. 다음 날 아침, 나디아는 엄마가 주방에서 요리하는 소리가 들리자 쪼 르르 달려가 미주알 고주알 질문을 던졌다.

한식이 세계 속에서 빛을 발하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입니

“간장으로 간을 하면 왜 그렇게 맛이 깊어지는 거죠?”

다. 드라마며 K-pop을 통한 한류도 단단히 한몫했을 거고요. 그중에서

“된장을 조금 섞어서 소스를 만들면 너무 고소해요!”

도 한식의 매력에 푹 빠져 직접 한국을 찾아 한식을 배워가는 사람들이

쉴새 없이 질문을 던지는 나디아가 귀여웠는지 엄마는 한식에서 할

있다는 거 알고 계셨나요?

수 있는 다양한 조리법과 양념들을 설명해준다.

지난해에는 네덜란드 식품유통회사인 ‘프레시 리테일’사에서 유명 셰

주방에서 나온 엄마는 승희에게 말한다.

프와 방송인으로 팀을 구성해 한국을 방문, 한식을 배우고, 체험하고 돌

“참 감사하지. 우리나라 사람도 아닌데 이렇게 우리나라 음식에 관심

아갔습니다. 이들은 매년 세계를 돌아다니며 요리를 배우는 팀인데요, 6

을 가져주다니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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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 전도사를 자청한 세계의 셰프들

박 7일 동안 전국을 돌며 지역색을 느끼고, 부산 자갈치 시장, 순창 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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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장 마을, 안동 소주박물관, 춘천 닭갈비 골목, 서울 가락동, 마장동 축산시장 등 곳곳을 꼼꼼하게 돌아 보며 한국의 맛을 경험하고 감탄했 다고 하네요.

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먼저, 뉴욕의 정식당을 꼽을 수 있습니다. 임정식 대표는 2009년엔 한 국, 2011년엔 미국 뉴욕에 한식당을 차렸습니다. 그는 스페인 레스토랑

또한 미국 공영방송 PBS를 통해 한식을 알리는 다큐 프로그램인 <김

에 일할 때 재료가 한정적임에도 세계 최정상 레스토랑으로 선정될 만

치 크로니클>이 제작, 방영되기도 했는데요. 미슐랭 가이드 최고 평점인

큼 멋진 메뉴를 선보이는 모습을 보고 한식도 승산이 있을 거란 믿음으

별 3개를 3년 연속 받은 스타 셰프 ‘장조르주 봉게리히텐’과 그의 한국

로 도전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고유의 맛에 색다른

계 부인 ‘마르자’가 함께 한식과 한국 문화를 알리는 프로그램이었습니

식감을 더해 정식당만의 한식을 창조했습니다. 그 결과, 2013년 미슐랭

다. 평소 한국 문화를 좋아하는 것을 공공연하게 말해왔던 휴 잭맨이 첫

가이드 1스타를 받았고, 전례 없이 1년 만에 2스타로 승격되었습니다.

회 게스트로 출연해 눈길을 끌기도 했죠. 1회당 30분 분량으로 13부에

또, 2014아시아 베스트 레스토랑 50에서 한식당으로선 최고 순위인 20

걸쳐서, 그것도 외국인들의 눈을 통해 한식을 알린다는 것, 무척 자랑스

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죠.

럽지 않으신가요?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뉴욕에 또 한명의 한국인 셰프가 등장합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한국에 와서 우리 음식을 배워간 후 고향에서 한

2010년 ‘단지’와 2012년 ‘한잔’을 오픈해 성공적으로 운영한 김훈이 셰

국 음식을 판매하는 사람도 있죠. Altizer 씨는 한식의 맛을 더한 타코

프가 바로 그 주인공인데요 캐쥬얼한 한식 다이닝과 바입니다. 그는 외

트럭을 운영하고 있으며 로라 리 씨는 파전, 만두, 호떡, 불고기, 떡볶이,

국에는 맛있는 한식이 없다는 걸 깨닫고 제대로 된 한식을 맛보여 주고

수제비, 육개장 등 한국 음식을 파는 트럭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자 레스토랑을 오픈하게 됩니다. 맛있는 된장, 고추장, 간장, 참기름, 고

트럭은 지역의 명물로도 소개되곤 한다네요. 또한 일본인 케이스케 씨는

춧가루만 한국에서 가져올 수 있으면 그 맛을 낼 수 있다는 생각에 이

두달 동안 집중적으로 한식을 배우고 돌아가 한식 반찬가게를 오픈했답

다섯 가지 재료는 무조건 한국에서 공수한다고 합니다. 거기에 트레디

니다. 일본 신문에도 소개될 정도로 입소문을 탔다고 합니다.

셔널과 모던으로 메뉴를 구분해 정통 한국음식과 동시에 김훈이 셰프의 퓨전 한식을 맛볼 수 있게 했죠. 그리고 한식 레스토랑 최초로 그의 레스 토랑은 미슐랭 1스타를 받게 되었답니다.

세계에서 인정받은 한국인 셰프들 전 세계에서 이토록 관심을 갖는 데는 그 관심을 갖게 한 발화점이 분 명 있을 것입니다. 아마도 세계로 뻗어나간 우리의 한국인 셰프들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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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의 중심에서 이렇게 한식을 끊임없이, 또 제대로 외치고 있는 우 리 셰프들이 있어 한식이 세계 속에서 빛을 발할 수 있는 게 아닌가 하 는 생각이 들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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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화의 무한 가능성을 가진 한식

보에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간단하게 추진경과를 먼저 살펴볼까요?

한식은 무한한 글로벌화의 가능성을 갖고 있습니다. 우선은 세계식품 시장은 날로 커져가고 있기 때문이죠. 게다가 우리의 한식은 웰빙을 지

2006년 6월 한 브랜드 범위 및 추진 방향 확정

향하고 다양한 식문화와 고급화를 추구하고, 또한 외식이 보편화되는 현

2008년 10월 한식 세계화 선포식

재 세계 식품 소비 트렌드에 부합하는 음식입니다. 한식을 통해 만날 수 있는 발효식품과 기능성 식품, 무엇보다 자연친화적 식자재들은 영양과

2009년 4월 한식 산업화와 세계화 추진전략 발표 2009년 고추장, 된장, 인삼, 김치 Codex 등록 2010년 3월 한식 세계화 사업 민간 집행기구 ‘한식재단’ 설립

맛을 고루 갖춘 최고의 음식이기 때문입니다. 육류보다는 채소와 해산물 을 주로 사용하는 저열량식이기도 하고, 튀기기보다는 숙성시키거나, 찌

이러한 과정을 거쳐 7개국 12개 도시 해외 한식당 협의체를 구성해

거나 삶는 형태의 건강한 조리법이 많습니다. 물론 발효음식이 가진 잠

운영하고, 고문헌 조리서와 한식 관련 책자를 데이터베이스화 하고, 한

재력은 무한하죠.

식 관련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해 국내외에 보급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요리계의 피카소라 불리는 프랑스 피에르 가니에르 셰프를 비롯한 유 명 셰프들은 된장, 간장, 고추장과 같은 재료는 다양한 음식에 활용하기 에 좋은 장점이 많다고 말하며, 그들의 요리에 우리나라의 장류를 활용 합니다. 이들은 한식의 재료는 어떻게 특화시키고 관리하 느냐에 따라서 풍부한 맛과 멋을 지닌, 생각지도 못했던 음식으로 태어날 수 있다고 입을 모읍니다. 더욱이 한류 열풍이 점점 거세지고 있는 이때는 한식 이 함께 커나갈 수 있는 기회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있습니다. 인프라 구축으로 세계 시장에서 ‘근거’가 탄탄한 음식으로 한 식이 대접받기 위해서죠. 또한, 한식당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국제행사와 축제를 개최, 한식 을 홍보할 수 있는 기회를 다채롭게 만들었습니다. 한식에 세계 속에서 오롯이 서기 위해서는 특정인의 노력만으로는 불 가능합니다. 이제 우리도 그저 싸고 푸짐한 음식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한식이라는 우리 고유의 문화적 가치를 제대로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 해야 할 것입니다.

간장, 된장, 고추장

한식의 글로벌화를 위해 무엇을 하고 있나. 한식의 글로벌화를 위해서 우리는 인프라를 구축하고, 연구개발과 인 력양성에 힘쓰고 있으며 투자를 활성화해 ‘한’ 브랜드를 개발 식문화 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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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특별한 한식

한식에서만 만날 수 있는 조금은 특별한 음식들, 궁중음식, 사찰음식, 제례음식, 그리고 한국식 바비큐. 또한 배달과 같이 한국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각양각색의 한식문화를 소개한다.

story 시내 일일 투어를 다녀온 옌하오는 승훈이와 오늘 투어의 신기했던

n Informatio

한식, 어디까지 먹어봤니?

점에 관해 이야기를 나눈다. 가장 놀랐던 건 사찰음식이었다는 옌하오. 절에 들렀다가 우연히 절밥을 맛볼 기회가 있었는데 고기도 없는데 음

한국 전통음식의 정수, 궁중음식

식의 맛이 어찌나 담백했던지 자꾸만 손이 가더라며 허허 웃는다.

왕조 시대를 거쳐 온 우리나라에는 왕들이 살던 ‘궁’이라는 곳이 있

승훈이는 “사찰음식 또한 한식의 특별한 단면”이라며 차근차근 말을 이었다.

5,000여 년의 역사 속에서 가장 화려한 음식 문화를 꽃피웠던 조선시대

인터넷으로 이미지도 찾아가며, 앨범 속 석가탄신일 때의 풍경을 담

궁중 음식의 모습이 가장 잘 전해져 오고 있는데요. 현재 전해져 오는 궁

은 가족사진도 들춰가며 한식만의 특별함에 대해 설명한다. 그러자 어느

중음식 실제 조리법은 조선의 마지막 주방 상궁이었던 故 한희순 씨에

새 승훈이 주변으로 호기심 많은 게스트하우스 식구들이 몰려든다. 그리

게서 대를 거쳐 전수되어 오고 있습니다. 2대 기능보유자는 황혜성 연구

곤 묻는다.

가, 그리고 3대 기능보유자는 한복려 연구가입니다.

“승훈, 한식에만 있는 특별함은 또 어떤 게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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었죠. 그곳, 궁중에서 장만하던 음식을 우리는 궁중음식이라 합니다.

이제, 조선시대 궁중음식에 대해 간략하게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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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조반

○ 야참

죽상입니다. 새벽에 탕약이 없을 때 차렸다고 합니다. 계절에 따라 다

하루 중 다섯 번째 마지막 식사입니다. 야참으로 면이나 약식, 식혜

양한 부재료를 넣고 죽을 끓였으며 몸을 보하는 의미로 중요하게 다뤘

또는 우유죽(타락죽) 등 간단히 먹을 수 있는 음식들로 상을 차렸다고 합

다고 합니다.

니다.

○ 수라상

○ 진연, 진찬

평소 임금과 중전이 아침, 저녁으로 받았던 밥상입니다. 보통 10시경

궁중에서 경사가 있을 때 연회를 열면 차려지는 음식을 말합니다. 잔

아침 수라를 받고, 오후 6시에서 7시경 저녁 수라를 받았다고 전해집니

치의 규모나, 의식, 절차 등에 따라 진연, 진찬, 진작, 수작 등으로 나뉘었

다. 수라상은 기본 12가지 반찬이 올라가는 12첩 반상으로 차려졌으며

습니다. 연회 음식의 내용은 올리는 상에 따라 조금 다르지만, 기본적으

반찬의 재료는 계절에 따라 제철 재료를 사용해 차려졌다고 합니다. 기

로 떡류, 다식 등의 병과류와 생과류, 과실, 편육, 화채, 찜, 탕, 등 다채롭

본 음식에는 밥, 국, 찌개, 찜, 전골, 김치, 장류가 포함되고요. 반찬은 조

게 차려졌다고 합니다.

리법과 주재료가 겹치지 않게 만든다든지 하는 기본적인 것들은 앞서 상차림에서 설명했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재밌는 것은 밥은 언제나 흰 쌀밥과 팥밥 두 가지를 올렸다는 것인데

채소만으로 차려진 맛깔난 음식, 사찰음식

요. 팥밥은 붉은팥을 삶은 물로 밥을 지은 것으로 붉은 빛이 돌아 홍반이

절에서 만들어 먹는 음식을 말합니다. 불교의 기본 정신이 고스란히

라고도 했습니다. 이렇게 흰밥과 미역국을 짝으로 올리고, 팥밥과 곰탕

담겨 소박한 재료로 반찬의 가짓수는 적게 해 차려냈다고 합니다. 탁발

은 책상반에 놓았다가 원하면 바꾸어 올렸다고 합니다.

(걸식)을 해 식사를 하는 소승불교권에서는 사찰에서 음식을 만들지 않

아 음식이 발달하지 않았는데, 그렇지 않은 대승불교권인 한국, 중국, 일

○ 낮것상

본에서는 사찰음식이 유난히 발달했다고 합니다.

점심상을 일컫는 말입니다. 평일에는 과일이나 과자, 떡, 화채 등의 다

사찰음식을 만들 때는 마늘과 파, 달래, 부추, 홍거의 오신채와 육류를

과반 차림을 하거나 미음 또는 응이를 차렸다고 합니다. 다만 종친이나

뺀 나머지 재료들만으로 음식을 만듭니다. 간단한 조리법으로 주재료의

외척 등의 방문이 있을 때는 장국상을 차렸다고 하고요.

맛과 향을 살리는 것이 특징이죠. 그래서 사찰음식은 정신까지 건강하고 맑게 해주는 기능을 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재밌는 것은 채소 중에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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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채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인데 그 이유는 오신채를 사용하면 몸에서

5_ 소적 : 두부를 크게 저며서 노릇하게 구워낸다. 삼적에 포함하기도 한다.

냄새가 나고, 성내고 탐내고 어리석게 하는 마음이 생겨난다고 해 사용

적 : 파, 배추김치, 도라지, 다시마 등을 길게 썰어 꼬치에 꿰고 부친 것 6_ 향

을 제한했다고 합니다.

7_ 간납 : 대구, 명태 등의 흰 살 생선을 포를 떠서 지진 전

대부분 떡, 장아찌, 부각, 김치 등을 잘 만들어 먹었으며 평소 두부와 버섯, 산채로 만든 나물과 전 등을 반찬으로 했습니다. 오신채를 넣지 않

8_ 포 : 육포, 어포 등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마른 북어포를 입 끝과 꼬리를 잘라내 고 머리가 동쪽에 가도록 놓는다.

고 간장, 된장, 그리고 조청, 늙은 호박, 다시마, 버섯, 들깨 등 각종 장과

: 식해를 내는데 이는 젓갈 식해를 담던 풍습이 변한 것이라고도 한다. 9_ 해

천연 조미료를 이용해 맛을 냈습니다. 다만 짜거나 맵지 않게 조리했다

10_ 숙채 : 삼색으로 마련한 나물 무침을 말한다. 흰색으로 도라지나물, 갈색으로

고 합니다.

고사리나 고비나물, 청색으로 시금치나물을 삶아서 무친다. 11_ 침채 : 무와 배추, 미나리를 넣고 만든 나박김치로 고추를 넣지 않고 맑게 담 근다.

조상을 대접하는 상차림, 제례음식 유교를 바탕으로 하던 조선시대에는 관혼상제의 예를 중시했는데요. 때마다 돌아가신 조상을 기리는 뜻으로 제사를 올렸습니다. 이때 차리

12_ 편 (병) : 떡. 시루떡과, 화전 등의 웃기떡을 올리기도 한다. 추석에는 송편을 올리기도 한다. 13_ 과 : 대추, 밤, 감, 배 등의 계절 과일과 유과, 다식, 정과를 말한다.

는 음식을 제례음식이라고 하죠. 기본적으로 매년 돌아가신 날에 한 번, 설과 추석 두 차례의 명절에 ‘차례’라는 명칭으로 제를 올렸습니다. 제례 상엔 어떤 음식이 올라가는지 몇 가지 살펴보겠습니다.

제례상은 어동육서(어류는 동쪽 육류는 서쪽), 좌포우해(왼쪽은 포, 오른쪽은 식혜), 홍동백서(붉은 음식은 동쪽, 흰 음식은 서쪽)의 방식으로 차립니다. 또

한, 산 사람의 반상차림과 정반대로 놓습니다. 조상이 잡수시는 위치에 1_ 젯 메 : 흰 쌀밥. 소복하게 담아낸다.

서 오른쪽에 밥, 왼쪽에 탕을 놓습니다. 수저는 따로 내려놓지 않고 밥

2_ 갱 또는 메탕 : 국물류. 쇠고기, 무, 다시마를 넣고 맑게 탕국을 끓여 낸다.

가운데 꽂아 둡니다. 제례가 끝나고 나면 음복을 해 조상의 가호를 빌었

3_ 삼탕 : 쇠고기와 무로 만든 육탕, 닭고기를 주재료로 하는 봉탕, 북어와 다시마,

다고 합니다.

두부로 만든 어탕을 낸다. 적 : 쇠고기나 돼지고기로 한 육적, 닭고기로 만든 봉적, 숭어, 조기, 도미 등 4_ 삼 을 통째로 구운 어적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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숯불향기 가득한 한국스타일 코리안바비큐

을에는 전어와 대하를 구워 먹는 것 또한 특별한 우리만의 바비큐 축제

한국에서 만날 수 있는 특별한 한식 중 하나로 바비큐를 빼놓을 수 없

라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겠죠. 숯을 피워 고기나 각종 재료를 굽는 것은 외국에서도 볼 수 있는 풍경이지만 우리나라처럼 고기를 포함한 다양한 재료를 다채로운 방식 으로 구워내는 것도 흔치 않습니다. 가장 독특한 점은 식탁에서 바로 고

배달의 민족, 배달의 문화?

기를 구워 먹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식탁에 빌트인 형식으로 불판을 설

한국 음식 문화에는 아주 재밌는 특징이 있습니다. 바로 배달음식이

치하여 고기를 구우면서 식사를 하도록 하는데 이것이 다른 바비큐와

발달해 있다는 것입니다. 배달의 민족이라서 그런 걸까요? 아닙니다. 배

구별되는 점입니다. 기본적으로 구이는 양념해 굽는 것과 기본 소금과

달의 민족에서 배달은 우리 역사상 최초의 나라, 우리 민족을 의미하는

기름으로 조리해 굽는 두 가지 방식이 있습니다. 각 재료의 특성에 따라

단어로 그 뜻이 다르답니다. 발음이 같아 오해를 불러일으키곤 하죠.

양념의 종류가 조금씩 달라지죠. 구이 종류는 여러 가지입니다. 우선 너

실제 한식문화에는 음식을 들고 다닌다는 개념이 없습니다. 식사 예절

비아니구이는 쇠고기 등심을 얇게 저며서 양념에 재워두었다가 석쇠에

에서도 다뤘지만 밥을 먹을 때는 절대 밥그릇을 손으로 들고 먹지 않으

굽습니다. 잔칼집을 내 얇게 잘 다지듯 저미는 게 포인트죠. 또, 섭산적

니까요. 그런데 음식을 배달한다는 일은 상상이나 할 수 있었을까요? 그

구이는 고기를 곱게 다져 조미해 동글납작한 모양으로 만들어 굽는 것

런 우리 민족에게 배달 문화가 들어와 자리 잡게 된 것은 6.25 전쟁 이

을 말합니다.

후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1950년대 미군 음식문화와 중국 음식이 우리 그 밖에도 각종 해물과 어패류

나라에 들어오게 되면서부터라고 볼 수 있는 거죠. 우리나라 전통 면 종

를 숯불에 구워 먹는 해물 구이도

류인 국수는 배달이 어려운 음식이지만 중국식 자장면은 면이 다소 두

있습니다. 사시사철 먹는 고기와

꺼운 편이고 기름져 단거리지만 어느 정도의 범위 내에서는 배달이 가

달리 제철에 많이 잡히는 해산물

능했던 음식이었습니다. 이러한 새로운 식문화의 도입과 바쁜 산업화 시

은 특정 기간에 많이 먹지요. 외국

대를 거치면서 빨리 그리고 간편하게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서비스를

인들은 흔히 코리안 바비큐라고 하

추구하게 되었고, 이와 같은 이유로 배달이라는 개념이 점차 우리 민족

면 ‘고기’만을 떠올리지만, 실제 한

에게 자리잡게 되었다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국에서는 다양한 식재료들을 바비 너비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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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 형식으로 조리해 먹는답니다. 가

현대의 한국인들에게 배달 문화는 일상입니다. 자장면에서부터 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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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버거와 같은 패스트푸드는 물론 커다란 쟁반 가득 밥과 국, 찌개가 놓

○ 딱 붙어주세요! 시험날엔 찹쌀떡과 엿

인 상차림까지 배달시켜 먹을 수 있습니다. 심지어 불판과 삼겹살까지

중요한 시험이 있을 때 우리나라 사람들은 찹쌀떡이나 엿을 선물합니

배달해주는 서비스도 있다고 하네요. 명절이면 차례 음식까지 만들어 배

다. 매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를 즈음에 한국을 오가는 사람들이라면

달해주기도 하고, 바쁜 현대인들은 샐러드와 샌드위치, 혹은 주먹밥이나

곳곳에서 찹쌀떡과 엿을 예쁘게 포장해 판매하는 것을 보았을 텐데요.

죽과 같은 아침 식사 배달 서비스를 이용하기도 합니다. 다양한 종류의

그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셨죠? 바로 찹쌀떡과 엿의

배달 문화가 일상에 스며들면서 파생 상품들도 다채롭게 선보이고 있습

‘끈적끈적하게 딱 붙는’ 성질 때문입니다. 시험에도

니다.

철썩! 붙기를 바라는 마음인거죠. 자녀들의 대학

대표적인 예가 배달대행 서비스 애플리케이션입니다. 수많은 전단지 와 음식점 전화번호를 기억하지 않아도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인근

수학능력시험날이면 시험을 치루는 학교 담벼락이 끈끈한 엿들로 도배를 하는 진풍경도 펼쳐진답니다.

엿(yutts.com 제공)

지역의 음식점에서 배달시켜 먹을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또, 음식 큐레이 션 서비스도 성행하고 있습니다. 월 1회 또는 2회 서비스 신청자가 예약

○ 태어나줘서 고마워! 생일엔 미역국

해두면 때마다 다양한 반찬을 선택해 배달해주는 서비스라든지, 다양한

생일날 왜 미역국을 먹을까요? 그러고 보면 누군가의 생일이라고 하

종류의 커피 원두를 골라서 배달 서비스 하는 큐레이션 박스도 많이 생

면 꼭 묻습니다. “미역국은 먹었어?”라고요. 일종의 미신일 수도 있지만

겨났답니다.

생일에 미역국을 먹는 이유는 아이가 태어나면 아이를 점지해 주는 삼

급속도로 변하고, 변해야만 하는 세상, 우리가 추구하는 ‘빠르고 간편

신할머니에게 바치는 음식이 미역국이었고, 그와 더불어 아이가 건강하

한 것’을 가장 잘 반영하는 트렌드가 바로 ‘배달’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게 오래 살 수 있도록 기원을 했던 데서 비롯했다고 합니다. 미국에서 생 일에 케익을 먹는 것도 이와 비슷한 이유인데요. 출산을 상징하는 여신 아르테미스에게 바치는 음식이었다고 해요. 아르테미스가 달의 여신이

조금 더 특별한 날에 먹는 이색음식

어서 둥근 달을 상징하는 원형 케익을 바쳤다고 합니다.

한식문화에 또 다른 재미난 특징이 있어 소개할까 합니다. 바로 특별

그런데 묘한 것은 우리나라에서는 시험이나 중요한 진급, 회의, 계약

한 날에 먹는 이색 음식인데요. 음식 자체가 이색적이라기 보다는 일상

등이 있을 땐 미역국은 먹지 않는 습성이 있습니다. 미역이 미끌미끌하

식처럼 먹는 음식이 특별한 날과 만나 의미가 부여되었다고 설명해야

다 보니 미끄러질 수 있다, 그러니까 하려는 일이 잘 되지 않을 수 있다

할 것 같습니다.

는 징크스와 같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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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산모에게 미역국은 최상의 음 식입니다. 미역 자체에 산모에게 좋은 성

용과 같은 거죠. 그래서 비오는 날이면 한국사람들은 곳곳에서 전을 부 치고 술잔을 기울이며 추억에 젖곤 한답니다.

분이 많이 함유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뼈 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되는 칼슘이 다량 함 유되어 있고 칼슘의 흡수를 돕는 인도 포 함돼 있어 모유 분비로 손실되기 쉬운 칼 미역국

슘을 보충할 수 있고, 정신을 안정시키고

피를 맑게 해주는 성분이 있어 갓 아이를 낳은 산모에게는 영양식과 다 름없다고 합니다.

○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날이면, 막걸리에 파전! 한국에서는 비가 오는 날이면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듭니다. 퇴근 후 에 술 한잔을 서로 건네기도 하고, 집에 들어가더라도 꼭 생각나서 해먹 게 되는 음식들이 있습니다. 바로 부침개 종류인데요. 밀가루에 각종 재 료를 넣고 기름을 두른 팬에 바삭하게 구워 내는 음식입니다. 왜 비오는 날엔 전을 먹는 걸까요? 한국의 모 방송프로그램에서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 다양한 실험을 진행했었는데요. 가장 근접한 이유를 다음과 같이 꼽았습니 다. 바로 비가 바닥에 부딪히는 소리가 기 름을 두른 팬에 전이 부쳐지는 소리와 비 파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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슷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일종의 연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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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story

일상 속 한식

너무나도 다양한 한식의 종류. 그중에서도 외국인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한국인의 일상 속 한식을 만날 수 있는 길거리와 시장의 먹거리들을 소개한다.

우당탕탕 주방으로 뛰어 들어오는 유코. 엄마를 붙들고 붕어 모양으로 생긴 게 뭐냐고 묻는다. “물 같은 밀가루 반죽 안에 팥 덩어리를 넣기도 하고, 그런데 또 기계 를 탁탁 돌리니까 고소한 빵 같은 게 나오더라고요.”

n Informatio

찾아라, 맛있는 한식! TV와 길거리에서 만나는 이색 한식

유코의 설명에 웃음이 터진 엄마. “그건 붕어빵이라는 거예요. 한국에서는 날이 쌀쌀해지면 길에서 많 이 팔아요. 추운 겨울에 맛볼 수 있는 길거리 별미음식이랄까요?”

2003년도부터였을 것입니다. 드라마 <대장금>을 통해 다채로운 궁중

그러자 고개를 끄덕이는 유코.

음식의 모습이 소개되면서부터 사람들은 한식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

“어제, TV에서 치킨하고 맥주하고 먹던데, 왜 콜라하고 안 먹어요?”

니다.

“그건 한국의 특이한 야식 문화라고 할 수 있겠네요. 치킨에 맥주 한

“와, 저게 뭐지?”

잔이 묘한 매력이 있거든요. 오늘 저녁에 치킨에 맥주, 치맥 한잔 해볼

“무슨 음식이 저렇게 색색으로 예쁘고 푸짐하게 차려져 나오는 걸까”

까요?”

이처럼 대장금은 외국인들에게 한식에 대한 호기심을 자아내며 아시

“좋아요!!” 일상 속 한식을 맛볼 수 있단 생각에선지 유코는 한껏 들 뜬 표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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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와 함께 전 세계에 부는 한식 한류

아 전역, 아랍 국가들에까지 드라마를 넘어 한식 열풍을 불러일으킨 시 발점이 되었습니다. 이어 영화 <식객> 등의 한류 작품 속에 등장하는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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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가지 음식과 그 음식에 얽힌 이야기들은 세계인의 흥미를 끌기에 충

식’이 아닐까요? 태국의 카오산 로드, 중국 북경의 왕푸징 거리, 대만 야

분했습니다.

시장 등은 그 나라의 길거리 음식을 맛볼 수 있는 특징적인 지역입니다.

그 바통을 이어받아 한식 한류의 붐을 일으킨 드라마는 아마도 <별에

특색 있는 관광 포인트로 자리 잡은 것이죠.

서 온 그대>가 아닐까 합니다. 여주인공인 전지현이 “눈 오는 날엔 치맥

길거리 음식은 길에서 조리되고 판매되는 즉석에서 먹을 수 있는 식

인데”라는 대사와 함께 치킨과 맥주를 먹는 모습이 방영되면서 중국 내

음료를 말합니다. 외부의 일정 장소에서 바로 구매해 소비하거나 추가

에서는 치맥 열풍이 불고, 덩달아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들의 해외 진출

가공 없이 소비할 수 있는 음식이죠. 대부분 서민들의 간식거리이면서

이 활발해졌습니다. 실제 뉴스에서도 중국인 대학생들과 직장인들이 저

동남아시아나 남아프리카 지역에서는 가정식 못지않은 영양을 갖춘 음

녁 시간 치맥을 즐기는 문화를 보도한 적이 있죠. 궁중 음식과 같은 특별

식이기도 합니다. 거의 모든 사회 계층에서 길거리 음식은 소비한다고

한 한식을 넘어 일상 속 한식의 다양한 모습들은 이렇게 드라마의 열풍

볼 수 있습니다.

과 함께 해외에서 주목받고 있답니다.

우리나라 길거리 음식은 해외음식과 국내음식 두 가지로 나뉩니다. 김

이런 한류 바람에 대기업들도 발 빠르게 세계 시장에 진출했습니다.

밥이나 떡볶이, 호떡류와 같은 분식, 군고구마, 붕어빵 등 고유의 색이

그 중에 CJ 푸드빌은 2010년 8월 중국 베이징에 론칭을 시작으로 미국

묻어나는 음식들과 케밥, 타코야끼, 와플 등 해외의 음식들을 자주 보게

LA, 싱가포르, 런던 등으로 활발히 진출한 비빔밥 브랜드 ‘비비고’는 이

되죠.

미 탄탄한 거점을 마련, 해외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았습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처럼 특별히 정해진 길거리 음식 거리가 있다기

런던 소호점의 경우 미슐랭가이드 런던판에 2년 연속으로 소개될 정도

보다는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서울 지역을 예로 굳이 나

로 의미 있는 성과를 이뤄냈죠. 비비고는 전통 한식과 더불어 다양한 일

눈다면 신촌이나 이대, 홍대 쪽은 김밥류의 분식과 초밥, 다코야끼, 케밥,

상에서의 비빔밥 종류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브랜드가

소시지와 감자 등의 젊은 층을 타깃으로 하는 메뉴가 많은 편이고, 인사

창출돼 한식을 알리고 한국의 문화를 소개할 기회가 더 많아지길 바라 봅니다.

골목골목 숨어있는 한국의 길거리 음식 그 나라의 음식문화를 가장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는 것은 ‘길거리 음

김밥 떡볶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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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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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 쪽은 아무래도 전통문화의 거리답게 실엿, 호떡, 호박엿 등의 전통적

한국인들이 일상식으로 어떻게 상차림을 해놓고 먹는지 가장 잘 느껴볼

인 먹거리 위주의 음식들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특별한 관광지는 아니지

수 있는 곳입니다. 또한, 이곳의 명물인 기름에 달달 볶아낸 기름떡볶이

만, 노량진 지하철역 맞은편에는 고시학원, 재수학원 등 각종 학원이 포

를 맛보는 것도 잊지 마세요.

진해 있어 학생들이 간단하면서도 배부르게 먹을 수 있는 토스트, 햄버

주소 서울특별시 종로구 통인동 10-3 (서울특별시 종로구 자하문로15길 18)

거, 샌드위치 등 식사대용의 메뉴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전화번호 02-722-0911 |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추운 겨울 길거리에서 호호 손을 불며 먹는 붕어빵의 매력 또한 길거 리 음식에서 빼놓을 수 없겠습니다!

○ 광장시장 진정 다양한 먹거리를 만나보고 싶다면 광장시장으로 가야죠. 이곳도 꽤 오랜 역사를 지닌 시장입니다. 유동인구가 많은 도심 한복판에 있다

찬란한 먹거리의 향연, 전통시장

보니 오가는 사람들이 출출할 때 먹을 수 있도록 다양한 먹거리가 생겨

다양한 일상적인 한식 먹거리를 찾는다면 꼭 가야 할 곳이 있습니다.

났는데요. 시장 내에서 육회 골목, 대구탕 골목, 빈대떡 골목이 따로 있

바로 전통시장입니다. 점점 대형 마트에 밀려 설 자리를 잃고 있지만 아

을 정도로 음식점이 활발히 운영되고 있답니다. 하지만 광장시장의 먹거

직까지는 넉넉한 인심과 푸짐한 먹거리가 넘쳐나는 곳이죠. 제대로 한국

리 아이콘은 아무래도 마약김밥이죠. 계란과 단무지가 전부인데도 돌아

음식과 한국인들의 삶을 느껴보고 싶다면 아래 소개하는 전통 시장으로

서면 그 고소한 맛이 또 생각난답니다. 게다가 슥슥 무심하게 싼 김밥을

발걸음을 옮겨보세요.

툭툭 내어 놓는 이모님에게서 느껴지는 정은 또 어떻고요. 따뜻함으로 가득한 전통 시장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건 너무나도 안타까운 일이

○ 통인시장

아닐 수 없답니다.

70년의 역사를 가진 통인시장. 현재 70여 개 점포가 남아 운영되고

주소 서울특별시 종로구 예지동 2-1 (서울특별시 종로구 창경궁로 88)

있습니다. 2005년 전통시장 시설 현대화 사업으로 시장 정비가 이루어

전화번호 02-2267-0291 | 지하철 1호선 종로5가역

졌고,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불편 없이 장을 볼 수 있도록 변했죠. 통인시 장에서 유명한 것은 바로 도시락 카페입니다. 시장 고객센터 2층에 마련 된 도시락 카페에서 먼저 엽전을 구매하고, 시장을 다니면서 엽전으로 먹고 싶은 것을 도시락에 골라 담아 도시락 카페에서 먹으면 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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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코리안 디저트

서양 음식처럼 디저트라 분류하기는 애매하지만, 한식에도 다채로운 후식 종류가 있다. 서양의 디저트 개념인 한국 전통 간식거리 ‘한과’와 그 외 기호성 음료에 대해 알아본다.

story 아침 식사를 마친 게스트하우스 식구들이 받아든 또 하나의 작은 쟁 반에는 쌀알이 동동 떠 있는 음료에 예쁜 갈색빛의 동글동글한 과자가

n Informatio

이보다 더 달콤할 순 없다? 새콤달콤 한국식 디저트

놓여 있었다. “오늘은 한국식 디저트도 함께 준비해봤어요.”

부드러우면서도 바삭한 한국의 전통 과자, 한과

엄마의 말에 외국인 친구들은 모두 토끼처럼 동그랗게 눈을 뜨고 엄

먼저 유코의 질문에 답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한국에도 전통 디저트

마를 쳐다본다. “음료의 이름은 ‘식혜’라는 거예요. 그리고 요 옆에 예쁘게 생긴 과자 는 ‘약과’라는 전통 한국 과자고요. 한 번 먹어보세요.” 살얼음이 살짝 끼어 있는 식혜 한 모금을 들이킨 킨제이는 “와우, 시 원하다”하며 순식간에 나머지도 다 비워버린다. 그러더니 고개를 갸우 뚱, 다시 질문을 던진다. “그런데 한국에도 전통 디저트가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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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있을까요? 사실 한국요리는 여러 가지 음식을 골고루 담아 놓고 먹기 때문에 꼭 서양요리처럼 한 파트를 따로 떼어내 분류하기 어렵습니다. 굳이 접목시켜 본다면 한과와 음청류(술 외의 기호성 음료) 등을 들 수 있 죠.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한국의 디저트 중 대표적인 것은 바로 한과입 니다. 만드는 방법이나 사용하는 재료에 따라서 유밀과류, 강정류, 산자류, 다식류, 정과류, 숙실과류, 과편류, 엿강정류, 엿류 등으로 나눌 수 있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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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다. 그럼, 이 중에서 몇 가지 즐겨 먹는 것들을 알아볼까요?

쫄깃쫄깃한 디저트, 엿 엿은 한과류의 일종으로 볼 수 있지만, 그 영

○ 유과

양과 효능이 다양해 별도로 분류해 다뤄보도록

찹쌀가루에 콩물과 술을 넣고 반죽해 삶아낸 것을 얇게 밀어 말렸다

하겠습니다.

엿(yutts.com 제공)

가 기름에 튀겨 쌀 고물을 묻혀내는 대표적인 한과입니다. 엿이 포함되

엿은 전분 성분이 있는 곡물로 밥을 짓고 엿기름물에 삭힌 다음 솥에

는 종류다 보니 여름철에는 더워서 잘 만들지 않고 겨울철에 많이 만들

조리면 됩니다. 묽은 엿은 조청, 더 오래 조려서 굳히면 갱엿, 그리고 갱

었습니다. 크기에 따라 산자, 강정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엿이 굳기 전에 여러 번 잡아 늘인 것을 흰엿이라고 하죠. 재료와 만드는 방법은 간단하지만 의외로 신경을 써야 합니다. 오랫동안 불에 조려야

○ 약과

하기 때문에 자칫 눌어붙기 쉽거든요. 설탕이 없던 과거에는 이렇게 엿

밀가루에 참기름과 꿀을 넣고 만드는 유밀과의 한 종류입니다. 우리나

으로 단맛을 냈습니다. 보다 정확하게는 묽은 엿인 조청으로 단맛을 냈

라에서는 제사 때 빼놓지 않고 올리는 음식이죠. 약간 찐득하면서 뻑뻑

다고 해야겠지요. 강원도 평창의 옥수수엿, 울릉도 호박엿, 개성 밤엿 등

한 듯하지만 계속 씹으면 단맛이 우러나오는 묘한 과자랍니다.

이 유명합니다. 엿의 재료가 되는 엿기름에는 혈압강하와 빈혈, 당뇨 등 성인병에 좋

○ 정과

은 생리활성물질이 풍부하게 함유돼 있습니다. 또한 성장 호르몬을 촉진

과일이나 식물의 열매 등에 꿀을 넣고 조린 한과류입니다. 오래 보관

하고 면역기능을 강화해주는 등의 효과도 있죠. 엿은 지나친 긴장과 스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즐겼다고 합니다.

트레스로 인한 배앓이를 다스리는 데도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엿에 포 함된 맥아당과 덱스트린 등의 성분이 피로와 복통에 좋기 때문이라고

○ 다식

하네요. 또한, 소화를 담당하는 기관인 비장을 보하는 효능이 있습니다.

쌀가루와 깻가루, 밤 가루, 송홧가루 등을 꿀로

게다가 뇌를 활발히 움직이는 데 필요한 당분이 풍부한 데다 복합당이

반죽해 다식판에 찍어낸 과자로 특유의 바스러지

아닌 단순당이어서 체내 흡수 속도가 빠르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과거

는 식감 때문에 호불호가 갈릴 수는 있으나 차와

조선의 왕도 새벽에 눈을 뜨자마자 조청을 두 숟가락 뜨고 공부를 시작

함께 먹으면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독특한 향과

했다고 합니다. 달달한 디저트로 사랑받았던 엿, 실제 동양의 각종 의학

맛을 냅니다.

서에는 이렇게 그 다양한 효능이 기록돼 전해오고 있답니다. 다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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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하게 마시는 전통 음료

는데 그중 ‘수단’은 멥쌀가루를 흰 떡에 쳐서 잘

음청류는 술 이외의 기호성 음료를 총칭하는 말입니다. 화채나 식혜,

게 썬 것을 다시 녹말가루를 묻히고 찬물에 헹궈

수정과, 차, 과일차 등이 있죠. 삼국시대부터 기호성 음료는 있어 왔지만,

꿀이나 오미자 물에 띄워 먹는 전통 화채라고 합

지금과 같이 다양하게 발전한 것은 조선시대부터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

니다. 화채

닙니다. 대표적인 세 가지 종류를 소개합니다.

○ 수정과 수정과는 생강과 계피를 달인 물에 곶감이나 잣을 넣은 음료입니다. 적어도 지금 우리가 자 주 보는 수정과는 이런 모습이죠. 실제 조선시대 에는 매화꽃, 유자, 산사, 당귀싹, 매실가루에 꿀 이나 잣을 섞어 만든 것은 모두 수정과라고 했다

수정과

고 전해집니다.

○ 식혜 식혜는 찹쌀을 쪄서 엿기름물을 뭇고 삭힌 다음 밥알은 냉수에 헹궈 건져 놓고, 끓여 식힌 다음 밥알을 띄워 만든 것으로 소화 작용을 도와주 기 때문에 찰떡이나 고기와 함께 먹었다고 합니다. 일반 백성들이 최상 의 음료로 즐겼던 음식이라고 합니다.

○ 화채 화채는 오미자 국물이나 꿀물, 과즙 등에 과일이나 꽃잎을 함께 띄워 마시는 음료입니다. 진달래 화채, 배 화채, 앵두 화채 등 여러 종류가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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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 um m a r y |

세계 속의 한식

진연, 진찬 : 궁중에서 경사가 있을 때 연회를 열면 차려

3. 막걸리와 파전 :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날이면, 막걸 리에 파전!

지는 음식. 잔치의 규모나, 의식, 절차 등에

한식 전도사를 자청한 세계의 셰프들

따라 진연, 진찬, 진작, 수작 등으로 나뉨

1. 네덜란드 식품유통회사 ‘프레시 리테일’ - 유명 셰프 와 방송인으로 팀을 구성해 한국을 방문, 한식을 배 우고, 체험함 2. 미국 공영방송 PBS 다큐 프로그램인 <스톱 앤드 밥 코리아(Stop & Bap Korea)> - 미슐랭 가이드 최고 평점인 별 3개를 3년 연속 받은 스타 셰프 ‘장조르주 봉게리히텐’과 그의 한국계 부인 ‘마르자’가 함께 한

채소만으로 차려진 맛깔난 음식, 사찰음식(절에서 만들어 먹는 음식)

코리안 디저트

1. 마늘과 파, 달래, 부추, 홍거의 오신채와 육류를 뺀

부드러우면서도 바삭한 한국의 전통 과자, 한과

나머지 재료들만으로 음식을 만듦 2. 간단한 조리법으로 주재료의 맛과 향을 살리는 것이

4. 로라 리 - 파전, 만두, 호떡, 불고기, 떡볶이, 수제비, 육개장 등 한국 음식을 파는 트럭 운영 5. 일 본인 케이스케 - 두 달 동안 집중적으로 한식을 배우고 돌아가 한식 반찬가게 오픈

을 얇게 밀어 말렸다가 기름에 튀겨 쌀 고물을 묻혀내는 대표적인 한과

특징

약과 : 밀가루에 참기름과 꿀을 넣고 만드는 유밀과의

식과 한국 문화를 알리는 프로그램 촬영 3. Altizer - 한식의 맛을 더한 타코 트럭 운영

유과 : 찹쌀가루에 콩물과 술을 넣고 반죽해 삶아낸 것

조상을 대접하는 상차림, 제례음식(제사 때 차리는 음식) 젯메 : 흰 쌀밥

한 종류 정과 : 과일이나 식물의 열매 등에 꿀을 넣고 조린 한 과류

갱 또는 메탕 : 국물류. 맑은 탕국 삼탕 : 쇠고기와 무로 만든 육탕 닭고기를 주재료로 하

다식 : 쌀가루와 깻가루, 밤 가루, 송홧가루 등을 꿀로 반죽해 다식판에 찍어낸 과자

는 봉탕, 북어와 다시마, 두부로 만든 어탕

세계에서 인정받은 한국인 셰프들

삼적 : 쇠고기나 돼지고기로 한 육적

쫄깃쫄깃한 디저트, 엿

1. 뉴욕 ‘정식당’ 임정식 - 고유의 맛에 색다른 식감을

소적 : 두부를 크게 저며서 노릇하게 구워냄

조청 : 묽은 엿

향적 : 파, 배추김치, 도라지, 다시마 등을 길게 썰어 꼬

갱엿 : 조청보다 더 오래 조려서 굳힌 엿

더해 정식당만의 한식 창조, 2013 미슐랭 가이드 1스 타, 1년 만에 2스타로 승격, 2014 아시아 베스트 레스 토랑 50에서 한식당으로선 최고 순위인 20위 차지 2. 뉴욕 ‘단지’, ‘한잔’ 김훈이 - 캐쥬얼한 한식 다이닝과 바, 한식 레스토랑 최초로 미슐랭 1스타

치에 꿰고 부침

흰엿 : 갱엿이 굳기 전에 여러 번 잡아 늘인 것

간납 : 흰 살 생선을 포 떠서 지진 전 포 : 육포, 어포 등

엿의 효능

해 : 식해를 내는데 이는 젓갈 식해를 담던 풍습이 변

1. 혈압강하와 빈혈, 당뇨 등 성인병에 좋은 생리활성물 질이 풍부하게 함유

한것 숙채 : 삼색으로 마련한 나물 무침

2. 성장 호르몬을 촉진하고 면역기능을 강화

특별한 한식

침채 : 무와 배추, 미나리를 넣고 만든 나박김치

3. 지나친 긴장과 스트레스, 피로와 복통에 좋음 4. 뇌를 활발히 움직이는 데 필요한 당분이 풍부하고

한국 전통음식의 정수, 궁중음식(궁중에서 장만하던 음식)

과 : 대추, 밤, 감, 배 등의 계절 과일과 유과, 다식, 정과

초조반 : 죽상. 새벽에 탕약이 없을 때 차림. 몸을 보하

숯불향기 가득한 한국스타일 코리안바비큐

시원하게 마시는 전통 음료

너비아니구이 : 쇠고기 등심을 얇게 저며서 양념에 재

수정과 : 생강과 계피를 달인 물에 곶감이나 잣을 넣은

는 의미로 중요하게 다룸 수라상 : 평소 임금과 중전이 아침, 저녁으로 받았던 밥 상. 보통 10시경 아침 수라를 받고, 오후 6시 에서 7시경 저녁 수라를 받았다고 전해짐. 기 본 12가지 반찬을 올림

편(병) : 떡

워두었다가 석쇠에 굽는 것 섭산적구이 : 고기를 곱게 다져 조미해 동글납작한 모 양으로 만들어 굽는 것 해물구이 : 각종 해물과 어패류를 숯불에 구워 먹는 것

다과반 차림을 하거나 미음 또는 응이를 차림 혜 또는 우유죽(타락죽) 등 간단히 먹을 수 있는 음식들로 상을 차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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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료 식혜 : 찹쌀을 쪄서 엿기름물을 붓고 삭힌 다음 밥알은 냉수에 헹궈 건져 놓고, 끓여 식힌 후 밥알을 띄 워 만든 것 화채 : 오미자 국물이나 꿀물, 과즙 등에 과일이나 꽃잎

낮것상 : 점심상. 평일에는 과일이나 과자, 떡, 화채 등의 야참 : 하루 중 다섯 번째 마지막 식사. 면이나 약식, 식

체내 흡수 속도가 빠름.

조금 더 특별한 날에 먹는 이색음식

을 함께 띄워 마시는 음료

1. 찹쌀떡과 엿 : 중요한 시험이 있을 때 딱 붙어달라는 의미로 찹쌀떡이나 엿을 선물함 2. 미역국 : 생일날에 꼭 먹는 미역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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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한국 청년들의 식탁

한국의 10대, 20대는 어디서, 어떤 음식을 먹나요?

이 지역은 길거리 음식도 남다릅니다. 얇은 크레이프에 누텔라를 더한 크레페도 팔고 40cm길이가 되는 와플, 50cm높이 소프트 아이스크림, 회오리 감자, 불닭꼬치 등 젊은이들의 자극적이면서도 호기심 가득한 입맛을 사로잡을 음식들을 만날 수 있답니다.

세대 별로 먹는 음식의 종류도 참 다른 것 같습니다. 어떤 종류라고 음식을 콕 집어서 말할 수는 없지만, 전통스러운, 가장 한국다운 것을 고집하는 나이 많은 세대보다는

홍대 지역은 다양한 종류의 차와 커피를 파는 카페들이 거리를 형성하는 곳이기도 합

젊은 층일수록 새로운 음식에 대한 열망과 호기심이 가득한 것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니다. 하나같이 고유의 특색을 갖고 운영하는 카페들이죠. 과거와는 달리 커피도 팔 고 케이크도 파는 복합적인 요소보다는 한 가지 주력 상품을 위주로 판매하는 카페

젊은이들의 거리로 알려진 홍대와 신촌에는 각양각색의 먹거리가 있습니다. 가장 한

가 많이 생겼습니다. 마카롱 전문점, 크로와상 전문 베이커리 카페, 프랑스식 디저트

국적인 밥집부터 이탈리안, 터키, 인도, 그리스, 프랑스, 미국 등 전 세계 음식문화를

카페, 치즈케이크 전문점 등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팥빙수 전문점은 셀 수도 없을 만

만나볼 수 있지요.

큼 대형 프렌차이즈부터 소규모 카페까지 다양하답니다. 커피도 핸드드립 커피만을

그 이유는 홍대와 신촌의 특징이 대학가라는 점을 꼽을 수 있습니

하는 드립 전문점, 더치커피를 주력으로 하는 더치커피 전문 카페 등 커피라는 한 분

다. 이화여대에서부터 연세대학교, 서강대학교와 홍익대학교

류에서도 다양하게 파생된 전문 카페들이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그리고 몇 해 전부

까지 그것도 규모가 꽤 있는 대학들이 포진해 있어 유동인

터는 중국차 전문점도 들어와 다양한 중국차를 맛보고 구매하고, 다도 교육까지 받을

구의 반 이상은 학생이라고 봐도 무난합니다. 자연스레 젊

수 있는 공간도 생겼답니다.

은이들의 통통 튀는 개성이 거리 곳곳에서 묻어납니다. 한국 청년들의 패션과 일상적인 문화생활, 홍대 지역은 젊은이들이 스스로 문화를 만들어 가는 ‘개성’

그리고 음식까지 두루두루 섭렵해보고

위주의 상권이어서 독특한 음식점들이 가장 먼저 시도를 하는

싶다면 당연히 2호선 홍대입구에서

지역이기도 합니다. 바삭한 치킨과 부드러운 맥주로 젊은이들 사이에

내리셔야 한답니다.

연세대학교 이화여자 대학교

경성고등학교

109키친 홍대입구역

서 인기몰이 중인 봉구비어에서는 제대로 된 치맥 문화를 즐길 수 있습니다. 젊은 여

레시피 개발로 개성강한 메뉴를 선보이고 있기 때문이죠. 6

홍대거리 KT&G 상상마당 봉구비어

망원역

잡고 이어온 고깃집들은 직장인들의 회식 장소로 많이 활용됩니다. 6

2

합정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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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달꽃 크레페

성들 사이에서는 109키친, 감싸롱과 같은 수제버거 전문점도 인기입니다. 저마다의

그밖에도 우리나라 전통 고기 구이 집들도 있는데 홍대 지역에서 오랜 시간동안 터를

2

경의

신촌역

2

서교 초등학교

서강 대학교

경의

서강대역 홍익대학교

감싸롱

6

6 광흥창역

상수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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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4

센스 넘치는 딸의 특별한 과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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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7


4-1

한국음식 10선

외국인들이 궁금해 하는 한국 음식 10가지에 대한 이야기와 만드는 방법을 소개한다.

story 탁탁탁탁- 주방에선 칼질하는 소리가 들린다. 보글보글- 찌개가 끓어오르는 소리도 들려온다. 지글지글- 팬에 불고기가 익어가는 소리도 들린다.

n Informatio

맛이면 맛, 영양이면 영양, 멋이면 멋, 흠잡을 데 없는 한국음식 10선

오늘 이 시간은 그동안 게스트하우스 식구들이 궁금해 했던 한식 요 리법을 전수하기 위해 승희가 마련한 특별 요리강습. 외국인 친구들은 “오! 불고기! 생각보다 안 어려워요! 꼭 해먹어 볼 거예요!”라며 과정을

비빔밥

세세하게 받아 적는다. 재료며, 만드는 순서며, 사진까지 찍는 것도 모자 라 심지어 고추장과 된장, 간장도 사가겠다는 친구들도 있다. 한 상 가득 오늘 만든 요리를 차려놓았다. 비빔밥, 불고기, 해물파전과

얹고 고추장을 넣어 모든 재료를 비벼먹는 음식입니다.

잡채, 떡볶이까지. 색색의 요리가 아름답게 차려진 모습을 보니 저절로

다양한 제철 재료를 사용하는 데다 참기름까지 얹어 함께 먹으

군침이 돈다.

면 그 맛이 더욱 일품이죠. 여러 가지 재료가 골고루 들어 있어

“자! 이제 얼마나 맛있는지 한 번 먹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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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위에 갖가지 나물과 볶은 고기를

영양학적으로도 균형 잡힌 한 끼 식사가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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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식습관 문화 중 하나입니다. 제사를 마 치고 그 음식을 한데 섞어 나눠 먹었다는 데서 유래했다고도 하고, 설이 나 명절, 바쁜 농번기에 새참으로 먹었다는 견해도 있답니다. 대표적인 한국의 비빔밥은 전주, 진주, 헛제사밥을 들 수 있는데요. 헛

식용유 1작은술

시금치나물 시금치 150g, 소금 약간, 간장 2작은술, 참기름 1작은술, 깨소금 ½작은술 콩나물무침 콩나물 150g, 소금 약간, 참기름 ½큰술 소고기볶음 다진 소고기 150g, 간장 1큰술, 설탕 ½큰술, 다진 파 2작은술,

제삿밥에 대해서는 앞장에서 다루었으니, 전주비빔밥과 진주비빔밥의 특징에 대해 간단히 짚어볼게요.

다진 마늘 1작은술, 참기름 2작은술, 깨소금 2작은술,

후춧가루 약간

준비하기

○ 전주비빔밥

1_ 표 고버섯은 기둥을 제거하고 0.3×0.3×5cm 크기로 가늘게 채 썬다.

나물과 고기 등 20여 가지의 재료가 들어가는 비빔밥. 여기에 육회도

2_ 시금치와 콩나물은 다듬어 깨끗이 씻어놓는다.

얹는 것이 특징. 전주비빔밥의 특징은 콩나물을 넣어 밥을 짓고 양지머 리 육수를 사용하며 계절마다 은행, 잣, 밤, 호두 등 견과류를 이용한다 고 합니다.

3_ 볼에 소고기볶음 재료를 모두 넣고 섞은 뒤 소고기를 넣고 조물조물 무쳐 5분 동안 재운다.

만들기 1_ 프라이팬을 중간 불에 올려 가열한 후, 식용유를 두르고 채 썬 표고버섯

○ 진주비빔밥 각기 다른 다섯 가지 색의 나물이 어우러진 비빔밥. 그 색상이 꽃모양 이 된다 해 꽃밥, 또는 화반이라고도 합니다. 제철 채소들을 숙채로 사용 하며 바지락 살을 넣고 끓인 보탕국을 곁들여 먹는다고 합니다.

을 소금 간하여 볶는다. 2_ 물 3컵을 끓여서 소금을 약간 넣고 시금치를 1분 동안 데친다. 찬물에 헹 궈 물기를 꼭 짠 다음, 길면 반으로 자른다. 간장, 참기름, 깨소금과 소금 을 넣어 무친다. 3_ 콩나물은 냄비에 담고 물을 자작하게 부어 소금을 약간 넣은 뒤 약 15분 동안 뚜껑을 닫고 콩이 익을 때까지 약한 불에서 삶는다. 불을 끄고 콩나 물을 건져내어 소금과 참기름으로 양념한다. 4_ 프라이팬을 센 불에 올려 가열한 후, 양념한 소고기를 볶는다.

만들어 보자,

비빔밥!

5_ 밥을 각자의 그릇에 나누어 담고, 준비한 표고버섯, 시금치, 콩나물 그리 고 소고기를 나란히 얹는다.

재료 흰밥 4컵(920g), 고추장·참기름 적당량씩 버섯나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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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_ 고추장과 참기름은 따로 담아낸다.

생표고버섯 5개(150g, 또는 느타리버섯 150g), 소금 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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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길면 먹기 좋은 길이로 자르고, 핏물이 많으면 키친타월로 꼭꼭 눌

불고기

러 걷어낸다. 2_ 양파는 길이대로 채 썬다. 3_ 버섯은 가늘게 채 썬다.

얇게 썬 소고기를 간장 양념에 재웠다 구워 먹는 음식이죠. 한국을 대표하는 고기 음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고구려 시대 고기를 꼬치에 꿰어 불에 구워먹던 맥적 에서 유래되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국물 없이 석쇠에 바짝 구워 먹는 불

4_ 파는 4cm 길이로 썬다. 5_ 배 를 강판에 갈아서 간장과 나머지 양념 재료를 모두 합해 양념장을 만 든다. 6_ 손질한 소고기에 양념장을 넣고 주물러 20분 동안 재워둔다. 양파, 파, 버 섯을 넣고 버무린다.

고기도 있고, 팬에 국물이 흥건하게 해 볶아 먹는 종류도 있습니다. 지역 마다, 사용되는 고기마다 조금씩 달라질 수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고기

만들기

는 꼭 소고기만 써야하는 것은 아닙니다. 돼지고기를 사용하면 돼지불고

1_ 팬에 식용유를 약간 두르고 양념한 고기를 센 불에서 고루 볶는다. 직화

기, 닭고기를 사용하면 닭불고기가 되는 것입니다.

만들어 보자,

불고기!

로 구워도 좋다.

해물파전

재료 소고기(등심) 500g, 양파 1개(200g), 표고버섯(또는 느타리버섯) 3개(90g), 실파 6대(60g), 식용유 1큰술 고기 양념장 간장 5큰술, 설탕 3큰술, 다진 파 2큰술, 다진 마늘 1큰술,

비가 오는 날이면 전 집은 상상을 초월 하는 인파들로 북새통을 이룹니다. 밀가루를 갠 것에 파, 또는 부추, 그

참기름 1큰술, 후춧가루 ½작은술, 깨소금 1큰술

리고 갖가지 해물을 넣고 기름에 지진 음식이 바로 해물파전입니다. 해

선택 양념

배 ¼개(150g, 배즙(또는 육수) 5큰술), 청주 2큰술

물 대신 김치를 넣으면 김치전이 되는 거고, 감자만으로 갈아서 굽게 되 면 감자전이 되는 것이죠. 한국에서는 식사대용이라기보다는 술안주 또

준비하기 1_ 소고기는 연한 부위의 등심을 2mm 두께의 얇은 불고깃감으로 준비한다.

152

는 간식으로 즐겨 찾는 음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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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어 보자,

는다. 아랫면이 노릇해지면 큰 뒤집개를 이용하여 조심스럽게 뒤집어 물

해물파전!

재료 실파 10대(100g), 부추 45g, 조갯살 120g, 굴 120g, 오징어 120g, 식용유 적당량 반죽

밀가루 2컵, 물 2컵, 계란 3개, 소금 ½큰술

초간장

간장 2큰술, 식초 1큰술, 설탕 ½큰술, 물 1큰술,

고춧가루 1작은술(생략 가능)

준비하기

기가 없도록 바삭하게 지진다. 3_ 위의 1~2를 되풀이하여 같은 방법으로 3장을 더 지져낸다. 4_ 먹기 좋게 썰어 초간장과 함께 낸다.

잡채

1_ 파 와 부추는 15~20cm 정도 길이로 썬다. 2_ 조갯살과 굴은 소금물에 흔들어 씻은 뒤 체에 밭쳐 물기를 뺀다. 3_ 굴은 4등분으로 자른다.

삶은 당면과 볶은 채소, 버섯과 고기를 간장

4_ 오징어는 도마 위에 눕혀 몸통에 손을 넣고 촉수를 살살 당겨 빼낸 다음

양념에 함께 버무려서 먹는 음식입니다. 재밌는 것은 모든 재료를 각각

눈 앞부분에 칼을 넣어 먹물주머니와 다리를 분리하고 입을 제거한다. 몸

양념해 익히고 난 후에 최종적으로 한데 섞는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

통은 길이대로 반으로 갈라 키친타월로 집어서 잡아당겨 껍질을 벗긴다 (손질된 오징어를 구입하면 편리하다). 손질한 오징어는 흐르는 물에 깨끗 이 씻은 뒤 몸통은 3cm 길이로 곱게 채 썰고, 다리는 3cm 길이로 썬다. 5_ 밀 가루 2컵과 물 2컵에 계란 1개를 넣고 거품기로 멍울 없이 풀고 소금으

름 그대로 ‘섞다’라는 의미의 ‘잡’, 채소를 뜻하는 ‘채’가 만난 글자인 것 이죠. 다양한 채소가 섞이다 보니 잡채는 화려한 외모를 갖추고 있어 잔 칫상에 항상 빠지지 않고 오르던 대표 요리 중 하나입니다.

로 간하여 반죽을 만든다. 6_ 계란 2개를 잘 풀어놓는다. 7_ 간장과 나머지 양념 재료를 모두 잘 섞어 초간장을 만든다.

만들어 보자,

잡채!

만들기 1_ 중간 센 불에서 팬에 식용유 2~3큰술을 두른다. 파와 부추 ¼ 양을 반죽 에 담갔다 건져 팬에 넓은 사각형 모양으로 나란히 펴 올린다. 그 위에 준

소금물(소금 1작은술, 물 ½컵), 양파 ½개(100g),

비한 조갯살과 굴, 오징어 ¼ 양을 얹는다.

당근 ⅓개(60g), 건 표고버섯 3개(15g, 불린 후 45g),

당면 100g (불린 후 250g), 계란 1개, 소금·식용유 적당량씩

2_ 잠시 뚜껑을 덮어 밀가루가 반쯤 익으면 풀어놓은 계란의 ¼을 고루 끼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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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 소고기(우둔살) 200g, 오이 ½개(75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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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 양념장 간장 2큰술, 설탕 1큰술, 다진 파 4작은술, 다진 마늘 2작은술, 깨소금 2작은술, 참기름 1작은술, 후춧가루 약간

된장찌개

당면 양념 간장 1큰술, 설탕 ½큰술, 참기름 1큰술

준비하기

발효 과학의 대표 식품 중 하나인 된장으로 요리

1_ 소 고기는 가늘게 채 썰어 고기 양념장 재료와 함께 주물러 20분간 재운다.

한 음식입니다. 소고기나 조개로 국물을 내고 여기에 된장을 풀고, 두부,

2_ 오이는 4cm 길이로 토막 낸 다음 반 갈라 씨 부분을 제거하고 1×0.2cm

감자, 호박, 고추 등의 재료를 넣어 끓이죠. 한국인들에게 된장찌개는 가

크기로 납작하게 채 썬다. 소금물에 10분간 절인 후 물기를 제거한다. 3_ 양파는 길이로 채 썬다. 4_ 표 고버섯은 물에 불린 뒤 기둥을 떼고 가늘게 채 썬다.

장 한국적인 것, 가장 집밥에 가까운 음식으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왜냐 하면 그만큼 매일 혹은 자주 만들어 먹는 일상식이기 때문입니다.

5_ 당근은 4cm 길이로 토막 내어 1×0.2cm 크기로 납작하게 채 썬다. 6_ 마른 당면은 미지근한 물에 담가 20분 정도 불린다. 7_ 계란은 노른자와 흰자로 나누어 각각 소금을 약간 넣고 풀어둔다.

만들어 보자,

된장찌개!

만들기 1_ 계란 노른자와 흰자는 각각 황백 지단으로 얇게 부쳐 4×1cm 크기로 채 썬다. 2_ 팬 에 식용유를 두르고 절인 오이, 양파, 표고버섯, 당근을 순서대로 볶는 다. 센 불에서 소금 간을 약간씩 하면서 각각 재빨리 볶아 꺼낸다. 3_ 팬에 식용유를 조금 두르고 양념한 소고기를 서로 붙지 않게 저으며 재빨

재료 소고기(등심) 100g, 두부 1모(300g), 감자 200g,

표고버섯(또는 양송이버섯) 3개(90g), 양파 1개(200g),

풋고추 4개(60g), 다진 파 1큰술, 다진 마늘 1작은술,

고춧가루 1작은술

된장 국물 물 2½컵, 된장 4큰술

리 볶아 꺼낸다. 4_ 냄 비에 물 4컵을 붓고 중간 불에 끓인다. 불린 당면을 넣고 5분간 삶아 건

준비하기

져내어 물기를 뺀다.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삶은 당면과 당면 양념을 넣

1_ 소고기는 저며 썬다.

어 5분간 볶는다.

2_ 두부, 감자, 버섯은 1cm 폭으로 깍둑 썰고, 양파와 풋고추는 1×1cm 크기

5_ 큰 그릇에 볶아놓은 채소, 고기, 당면을 한데 넣고 잘 섞어 접시에 담고 채

로 네모지게 썬다.

썬 지단을 올린다. 만들기 1_ 냄비에 물 2컵을 넣고 된장을 덩어리 없이 풀어 10분 동안 약한 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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끓여 된장 국물을 만든다. 2_ 끓 는 된장 국물에 소고기를 넣고 끓이면서 위에 뜨는 거품은 걷어낸다. 3_ 끓는 국물에 썰어둔 감자와 양파를 넣고 약한 불에서 15분간 끓인다. 4_ 두부, 버섯, 풋고추와 다진 파, 다진 마늘, 고춧가루를 넣고 잠시 더 끓인다.

만들어 보자,

돼지보쌈!

재료 돼지고기(삼겹살 또는 목살) 1kg, 물 5컵(1.5L), 청주 2큰술,

된장 4큰술, 대파 1대(30g), 마늘 3쪽(15g)

배추 절임 배추속대 300g, 소금 1큰술, 물 4컵 무 절임

무 1¼개(500g), 소금 1½큰술

무생채 양념 고춧가루 2½큰술, 설탕 2½큰술, 다진 파 2큰술, 다진 마늘 1큰술, 다진 생강 1큰술

돼지보쌈

새우젓 양념 새우젓 100g, 식초 1큰술, 고춧가루 1작은술, 깨소금 ½작은술

준비하기

한식의 독특한 채소 쌈 문화를 느껴볼 수 있는 음식입니다. 갓 버무린 김치에 돼지 수육을 한 점 얹어서 한입에 넣 고 우물우물하는 그 맛! 한국에서는 겨울철 김장할 때면 흔히 볼 수 있 는 풍경이기도 합니다. 외국에도 퀘사디아나 타코, 태국과 베트남의 경

1_ 배추의 노란 속대 잎을 떼어 소금물(소금 1큰술, 물 4컵)에 담가 30분 정 도 절인 뒤 배추의 숨이 죽으면 물에 씻어 건져둔다. 2_ 무 는 가늘게 채 썰고 소금을 뿌려 30분 정도 두었다 물기를 꼭 짠다. 3_ 새우젓, 식초 등을 섞어 새우젓 양념을 만들어놓는다.

우 월남쌈, 중국의 베이징 덕을 밀전병에 싸 먹는 것처럼 쌈 문화는 존 재합니다. 한데 우리나라의 쌈 문화가 이들과 다른 점은 채소 쌈 위주라

만들기

는 것과, 탄수화물을 싸서 먹는다는 점입니다. 사계절이 뚜렷하고 국토

1_ 냄비에 물 5컵과 청주를 넣고 된장을 푼다. 대파와 마늘을 넣고 끓이다가

의 70%가 산으로 둘러싸인 한국의 지형 특성상, 채소와 산나물을 구하 기 쉬웠겠죠? 그래서 채소를 활용한 쌈을 즐겨 먹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쌈은 음식을 싸 먹는다는 의미를 넘어 민족의 실생활까지, 예컨대 ‘외부로부터 자사를 방어하기 위한, 외부의 요인으로부터 나를 비우기 위한 것과 같은’ 상징적인 의미로 보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안의 내용 물이 보이지 않도록 꽁꽁 옷깃을 여미듯 채소로 둘러싼 모양새가 그런

물이 끓어오르면 돼지고기를 넣고 30분 동안 삶는다. 젓가락으로 찔러보 아 핏물이 나오지 않으면 다 익은 것이다. 2_ 삶 은 돼지고기 수육은 0.6cm 두께로 썬다. 3_ 소금에 절인 무채를 먼저 고춧가루로 버무려 색을 곱게 들인 뒤 나머지 무생채 양념을 넣고 버무린다. 4_ 큰 접시에 돼지고기 편육을 담고 그 곁에 절인 배추속대와 무생채를 담 는다. 5_ 새우젓 양념을 곁들여 낸다.

상징적 의미들을 내포하는 것 같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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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하기

닭볶음탕

1_ 뼈 째 토막 낸 닭을 찬물에 씻어 건진 후 물기를 걷고 청주, 소금, 후춧가루 로 밑간하여 20분 동안 재워둔다. 2_ 감자와 당근은 3cm 폭으로 깍둑 썰고, 양파는 반 갈라서 4등분하여 감자

토막 낸 닭과 감자를 냄비에 넣고 매운 양념장에

와 비슷한 크기로 썬다.

버무려 물을 부은 뒤 국물이 조금 남아 있을 정도로 끓인 음식입니다. 탕

3_ 실 파는 5cm 길이로 썬다.

보다는 국물이 많이 적고, 그렇다고 국물이 거의 없는 찜은 아니고, 그

4_ 홍고추는 1cm 폭으로 어슷하게 썰어 씨를 제거한다.

중간 형태의 조림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는 무더운 여름날 뜨거운 삼계탕으로 몸을 보하는 것 알고

5_ 양념장 재료를 한데 담아 골고루 섞어 매운 양념장을 만든다.

만들기

계시죠? 닭고기 자체가 몸에 양기를 보하는 식재료다 보니 여름철 건강

1_ 냄비에 닭과 감자, 당근, 양파를 넣고 매운 양념장을 끼얹어 골고루 섞는

을 위해 삼계탕을 많이 먹는데, 그 외에도 이렇게 닭볶음탕과 같은 요리

다. 재료가 잠길 정도로 물 3컵을 부어 센 불에서 끓인다. 끓어오르면 중

로도 많이 해 먹는답니다.

간 불로 줄여 20분 동안 끓인다. 2_ 국 물이 자작하게 줄어들면, 실파와 홍고추를 넣고 양념이 고루 배도록 잘 섞어 5분간 더 끓인다.

만들어 보자,

닭볶음탕!

재료 닭 1마리(토막 낸 것 1kg), 감자 1개(150g), 당근 ½개(100g),

양파 ½개(100g), 실파 6대(60g), 홍고추 2개(30g), 물 3컵

김밥

밑간 양념 청주 2큰술, 소금 1큰술, 후춧가루 약간 매운 양념장 고춧가루 4큰술, 고추장 3큰술, 간장 2큰술, 청주 2큰술, 설탕 1큰술, 물엿 2큰술, 다진 파 2큰술, 다진 마늘 1큰술,

고슬고슬하게 지어진 흰밥을 소금과 참기름

다진 생강 1작은술, 깨소금 ½큰술, 참기름 1큰술,

으로 간을 하고 살짝 구운 김에 갖가지 채소와 고기를 넣고 말아서 한

후춧가루 약간

입 크기로 썰어 먹는 김밥. 장소에 크게 상관없이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 게 먹을 수 있다는 점에서 바쁜 현대인들에게 사랑받는 음식이죠. 밥과 갖가지 채소가 한입에 쏙 들어갈 크기로 말아져 나오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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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아이들이 소풍갈 때 엄마가 이른 새벽부터 일어나 만들어 주는 대표적인 음식이어서 나이가 들어서도 소풍이나 여행을 떠날 때면 꼭 챙겨가야 할 것처럼 그렇게 기억되는 음식이기도 합니다. 일본 김밥과 무엇이 다르냐고 질문을 하실 수도 있겠습니다. 일본은

5_ 당근은 곱게 채 썰어 소금을 조금 넣고 팬에 볶아 식힌다. 6_ 계 란은 소금을 조금 넣고 풀어서 도톰하게 부친다. 다른 재료와 같이 연 필 굵기와 같은 폭으로 길게 썬다.

만들기

초밥을 쓰고, 우리는 참기름에 밥을 비빈다는 것부터가 다르며 한국에

1_ 김 의 매끄러운 부분이 김발에 마주하도록 놓는다. 조미한 밥 1컵을 김 중

서는 안에 넣는 내용물이 다채로워 그 맛 또한 단순하지 않고 여러 가지

앙에 올린 다음, 김 윗부분의 ¼을 남기고 나머지 부분에 넓게 편다. 밥을

맛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답니다.

너무 두껍게 놓지 않도록 한다. 2_ 밥 가운데에 소고기, 단무지, 오이, 당근, 계란을 나란히 놓는다. 김발을 안 쪽부터 말면서 꼭꼭 누른다. 3_ 칼에 참기름을 바르고 1cm 두께로 동글게 썬다.

만들어 보자,

김밥!

재료 흰밥 4컵(920g, 78p 참조), 소금 1작은술, 참기름 2큰술, 구운 김 4장, 다진 소고기 200g, 단무지 4줄(90g), 오이 ⅔개(100g), 당근 ½개(100g), 계란 3개,

떡볶이

식용유·소금·참기름 적당량 고기 양념장 간장 2큰술, 설탕 ½큰술, 다진 파 1큰술, 다진 마늘 1작은술, 후춧가루 약간 단촛물

식초 ⅔큰술, 설탕 ⅔큰술, 물 ⅔큰술, 소금 적당량

볶이. 원래는 궁중에서 새해를 맞아 차례를 지낼 때 함께 올리던 음식이 라고 합니다. 가래떡에 간장 양념을 해 만드는 것이죠. 하지만 한국인이

준비하기

즐겨 먹는 것은 고추장 양념 떡볶이입니다. 떡과 양배추, 어묵 등을 넣고

1_ 밥은 질지 않은 고슬고슬한 따뜻한 밥으로 준비하여 소금과 참기름을 넣

고추장 양념에 자작하게 끓입니다. 쫄깃한 떡, 달콤하면서도 매콤한 양

어 버무린 후 약간 식힌다. 2_ 다진 소고기는 20분 동안 고기 양념장에 재운 후 팬에 볶는다. 3_ 단 무지는 김 길이에 맞춰 썬 뒤 연필 굵기로 썬다. 4_ 오이는 단무지와 같은 길이로 썰어 씨를 빼고 연필 굵기로 썬다. 단촛물 을 만들어 오이를 30분 정도 담가 살짝 절인 뒤 물기를 제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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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대표적인 길거리 음식 중 하나인 떡

념이 어우러져 한국인들에게는 빼놓을 수 없는 일상 ‘분식’입니다. 출출 할 때 먹기에도 좋고, 때론 순대와 어묵, 튀김과 같이 먹으면 한 끼 식사 대용으로도 충분하지요. 1970년대 신당동에 즉석에서 조리해 먹는 떡 볶이 집이 생겨나면서 국민 간식으로 자리를 잡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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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어 보자,

떡볶이!

문에 양기가 많은 닭고기를 먹음으로써 음기를 없애고 귀신을 쫓는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물론 이열치열의 원리로 몸 안의 열기를 밖으로 배출

재료 떡볶이용 떡 500g, 어묵 150g (사각형 어묵 3장),

하는 효과 또한 빼놓을 수 없고요.

물 1½컵(360ml) 양념장

고추장 3큰술, 간장 ½큰술, 설탕 2큰술, 물엿 1큰술 간장 ½큰술, 설탕 2큰술, 물엿 1큰술

만들어 보자,

삼계탕!

준비하기 1_ 떡볶이용 떡은 말랑하면 그냥 씻어 건져두고, 단단히 굳었으면 끓는 물에 살짝 데쳐서 사용한다. 2_ 어묵은 2.5×5cm 크기로 썰어 체에 올려놓고 뜨거운 물을 부어 기름을 뺀다.

재료 통닭 4마리(1마리당 500g, 내장 제거), 물 20컵,

실파 3대(30g), 소금·후춧가루 적당량씩

속재료

찹쌀 1½컵(330g), 수삼 4뿌리, 마늘 8쪽(40g), 밤 8개,

건대추 8개

만들기

준비하기

1_ 팬에 물을 넣고 고추장, 간장, 설탕, 물엿을 넣어 잘 푼다.

1_ 내장을 제거한 작은 닭의 뱃속을 흐르는 물로 깨끗이 씻고, 꽁지의 노란

2_ 1의 팬을 불에 올리고 떡을 넣어 눌어붙지 않게 저어가며 잠시 끓인다. 3_ 어묵을 넣고 양념장이 걸쭉해질 때까지 끓인다.

기름 덩어리와 내장 부분에 있는 기름도 떼어낸다. 2_ 찹쌀은 깨끗이 씻어 물에 30분 동안 불린 뒤 망에 건져서 물기를 뺀다. 3_ 수 삼은 껍질을 살살 긁은 뒤 흐르는 물에 씻고, 마늘은 껍질을 벗겨 씻는다. 4_ 밤은 속껍질까지 벗겨두고, 대추는 씻어놓는다. 5_ 각각의 닭 뱃속에 불린 찹쌀과 수삼 1뿌리, 마늘 2쪽, 밤 2개, 대추 2개씩 을 넣고 두 다리를 모아 속재료가 쏟아지지 않게 실로 묶는다. 6_ 실 파는 송송 썰어둔다.

삼계탕 만들기

한국인의 대표적인 보양음식이죠. 어린 닭의 배 속 에 인삼, 대추, 밤, 불린 찹쌀, 마늘 등을 채워 넣고 오래 끓여 만든 음식 으로 복날에 많이 먹습니다. 그 이유는 복날이 음기가 모이는 날이기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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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_ 속재료를 넣은 닭 4마리를 냄비에 넣고 물 20컵을 부어 센 불에서 끓인다. 2_ 펄 펄 끓어오르면 불을 약하게 줄여서 거품을 걷고 40분 동안 더 끓인다. 3_ 큰 대접이나 작은 냄비에 닭을 한 마리씩 담아 국물을 붓고, 송송 썬 파와 소금, 후춧가루를 함께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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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외국인들이 자주 묻는 질문들

외국인들이 궁금해 하는 한국 음식에 관한 FAQ

story 야미 게스트하우스의 저녁은 언제나 분주하다. 엄마는 야참을 만들고,

n Informatio

선생님! 질문 있습니다! - 외국인들이 자주 묻는 질문들

아빠는 한국 전통 놀이를 가르쳐준다. 승희와 승훈이는 드라마 속 한국 음식을 설명하느라 정신이 없다. 오늘따라 유난히 더 분주한 듯 한 야미

Q | 한국인은 아침에 주로 무엇을 먹나요?

게스트하우스.

A | 한국인들은 밥을 먹습니다. 밥과 국, 반찬으로 이루어진 기본 상차림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를 보던 중이었다. 마리아가 묻는다. “어른이 수저를 들기 전에 밥 먹으면 안돼? 왜?” 순간 당황한 승희. “어..응? 그게.. 유교사상에서 비롯된 식사 예절이야.”

을 해두고 밥을 먹죠. 아침부터 거하게 상차림 해두고 먹지는 않습 니다. 현대인들은 워낙 바쁘게 출근하고 생활하다 보니 간단하게 토 스트와 커피를 먹거나, 거르는 경우도 많고요.

우리에게는 너무나도 당연한 일들이었는데 그들은 왜 그러냐고 질문 을 던진다. 심지어 작은 맛의 변화에도 감탄사를 내뱉는 그들을 보면서

Q | 가정의 집밥은 어떤 모습인지? 한정식 집처럼 많이 차려놓고 먹나요?

승희는 당연하다 생각해 소홀했던 한식에 관해 더 열심히 공부해야겠다

A | 보통의 경우 밥과 국, 김치를 포함한 마른 반찬 몇 가지를 꺼내 두고

고 다짐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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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습니다. 한정식 집처럼 여러 종류의 요리를 차려 놓고 먹지는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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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요. 집에서는 그렇게 차릴 만큼의 여유도 없을뿐더러 인원이 많지

Q | 탕이나 찌개에 있는 건더기를 먹고 남은 국물들은 먹어도 되나요?

않아 음식을 낭비하기 쉽겠죠.

A | 물론 드셔도 됩니다. 한국에서는 건더기까지도 다 포함한 것이 하나

기본적인 밥과 국을 위주로 아침이면 생선구이 하나 정도 해서 간단

의 음식이거든요.

하게 먹고 저녁이라면 찌개류 하나에 고기류의 반찬 한 가지가 추가 되는 정도로 먹는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현대에서는 딱히 몇첩 반상과 같은 정해진 상차림이 있지 않다는 것만 알아두세요.

Q | 한국에서는 동료들과의 술자리가 많다고 들었는데, 술자리에서 지 켜야 할 예절도 있나요?

A | 유교사상의 영향으로 나이 많은 사람에게 술을 따를 때는 두 손으로 Q | 한국 사람은 외식을 얼마나 자주 하나요? 저녁은 주로 집에서 먹 나요?

따르고 술을 마실 때도 고개를 돌려 보이지 않게 마십니다. 다른 것 은 식사 자리에서의 예절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A | 어디로 고개를 돌려도 음식점 간판이 보일 정도로 수많은 상점들이 오늘도 생겼다 사라지기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손만 뻗으면 닿을 거 리에 음식점이 있으니 외식 산업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것은 어쩌면

Q | 한 손에 숟가락과 젓가락을 동시에 사용 하는 사람들이 있던데 무엇 이 다른 건가요?

A | 그것은 일종의 잘못된 습관입니다. 본래는 같이 들고 쓰지 않습니다.

당연할는지도 모릅니다. 외식은 얼마나 자주 하느냐, 저녁은 주로 집에서 먹는가에 대한 질 문에는 대답하기가 조금 난감하기도 합니다. 주로 집에서 먹는 사람

숟가락과 젓가락은 저마다의 용도가 있기 때문에 그에 맞춰 사용하 고, 그렇지 않을 때는 내려놓아야 합니다.

도 있고, 아닌 사람도 있다는 것이 솔직하게 드릴 수 있는 답변입니다. 가능한 저녁 식사 자리에서 모두 모여 함께 하루를 이야기하고

집밥

Q | 한국 음식점에서 사용하는 젓가락들은 왜 대부분 금속으로 만들어 졌고 납작한가요?

화목을 도모하고자 노력하는 분위기이긴 합

A | 음식문화의 차이 때문입니다. 중국의 음식은 대체적으로 기름기가

니다만, 야근이 많은 아빠, 수험생 아들 등 모

많은 볶음 요리고 열전달이 무척 잘됩니다. 그래서 금속을 사용할

든 가족구성원이 저녁 시간을 정해놓고 할애

수가 없는 거죠. 일본의 음식은 간결하다 보니 젓가락은 짧고 가늘

하기 힘든 현실이랍니다.

어 졌고요. 한국 음식은 국물 위주, 발효가 된 장이나 젓갈류를 사용 하죠. 그래서 나무 식기류를 사용하면 거기에 음식 냄새가 배어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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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지 않답니다. 금속 젓가락을 많이 사용하는 지에 대한 설명이 충 분히 되었는지 모르겠네요.

A | 밥이 주식이고 반찬이 부식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밥과 반찬을 한데 모아놓고 먹는 문화입니다. 그래서 메인요리인 밥을 시 키면 그에 따라 부수적인 반찬들은 무료로 제공하는 것이죠.

Q | 가위를 식당에서 사용하는 이유는? A | 고기를 자르거나 기타 김치 등의 반찬을 자를 때 사용합니다. 보통

Q | 고기를 먹고 왜 또 밥이나 국수를 먹나요?

은 종이나 그런 것들을 자르는 용도라 생각하기 쉽지만, 가게에서

A | 이 또한 주식과 부식이 뚜렷하게 구분된 문화이기 때문이라고 말씀

사용하는 제품은 식재료에 사용하는 것을 따로 분류해 두고 사용한

드릴 수 있겠습니다. 고기는 별미 반찬이기에 주식인 밥이나 국수를

답니다.

먹어야 완성된 한상차림을 했다고 느끼는 한국 사람이 많은 편이랍 니다.

Q | 소주와 막걸리는 어떻게 다르나요? 막걸리와 고기는 왜 같이 먹지 않나요?

Q | 길거리 음식은 주로 어떨 때 먹나요?

A | 발효주와 증류주의 차이입니다. 막걸리는 쌀을 발효시켜 만드는 것

A | 시간과 시간 사이가 애매할 때 먹기도 하고 바쁘게 출근하거나 출출

이고, 소주는 그것을 증류시켜 만들어지는 음료라는 차이가 있는 것

할 때 빠르고 간편하게 먹을 수 있어 많이 찾죠. 그런 경우 식사대용

이죠.

으로 먹기도 하고요.

그리고 막걸리와 고기를 같이 먹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만 잘 어울리 지 않는 조합인지라 다른 음식과 막걸리를 함께 마시는 경우가 많습

Q | 한국 사람들은 매운 음식을 다들 잘 먹나요?

니다. 우리가 술안주로 자주 먹는 음식은 삼겹살과 같은 구운 고기,

A | 그런 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워낙에 민족 자체가 매운 음식을 즐

회, 치킨인데 달착지근한 막걸리와 함께 먹기에는 너무 기름지거나

기다 보니 잘 먹는 편이죠. 하지만 모두가 그렇다고 단정 지을 수는

담백한 음식들인 것이죠. 막걸리에는 매콤한 양념의 음식에 잘 어울

없습니다. 조금만 매워도 그 매운 성분 때문에 물 한통을 다 비우는

리는 편이랍니다.

경험을 하기도 하니까요.

Q | 한국 음식점에 가면 왜 여러 개의 반찬을 제공하는 건가요? 그리고 다 먹은 반찬을 추가해도 돈을 받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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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한식 용어사전

외국인들에게 설명해줄 때 알아두면 좋을 한식 용어사전

story 게스트 하우스 식구들과 나들이에 나선 승희. 나름 엄선한 맛집을 도

n Informatio

궁금하다, 궁금해! 이 단어는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밥 [Bap]

COOKED GRAINS

는 ‘맛집투어’ 코스였다. 그런데 첫 번째 음식점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쌈밥집이었는데, 케이티가 “쌈밥이 뭐야?”라고 물어본 것. 하지만 쌈밥 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도무지 단어가 생각나지 않는 것이었다. 스마트폰을 켜고 사전 사이트에 들어가 단어를 찾아보았지만 마땅치 않았다. 한참을 사전과 실랑이 한 끝에 둘러 설명했지만 명쾌하지 못한 것 같아 속상했다. 그래서 자신만의 알찬 한식 용어집을 만들기로 결심하고 하나하나 단 어들을 모아 정리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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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밥 [Bori-bap] Barley Rice / 麦ご飯 / 大麦 饭 곤드레나물밥 [Gondeure-namul-bap] Seasoned Thistle with Rice / コンドゥレナムルご飯 / 山蓟菜饭 김밥 [Gimbap] Gimbap / キンパプ / 紫菜卷饭 김치볶음밥 [Kimchi-bokkeum-bap] Kimchi Fried Rice / キムチチャーハン / 辣白菜炒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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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룽지 [Nurungji]

물냉면 [Mul-naengmyeon]

Scorched Rice / おこげ湯 / 锅巴粥

Cold Buckwheat Noodles / 水冷麺 / 冷面

돌솥비빔밥 [Dolsot-bibimbap]

바지락칼국수 [Bajirak-kal-guksu]

Hot Stone Pot Bibimbap / 石焼きビビンバ / 石锅拌饭

Noodle Soup with Clams / アサリきしめん / 蛤蜊刀切面

비빔밥 [Bibimbap]

비빔국수 [Bibim-guksu]

Bibimbap / ビビンバ / 拌饭

Spicy Noodles / 混ぜ素麺 / 拌面

쌈밥 [Ssambap]

잔치국수 [Janchi-guksu]

Leaf Wraps and Rice / 野菜包みご飯 / 蔬菜包饭

Banquet Noodles / にゅうめん / 喜面

회덮밥 [Hoe-deopbap]

수제비 [Sujebi]

Raw Fish Bibimbap / 刺身丼 / 生鱼片盖饭

Hand-pulled Dough Soup / すいとん / 面片汤 콩국수 [Kong-guksu] Noodles in Cold Soybean Soup / 豆乳素麺 / 豆汁面

죽 [JUK]

PORRIDGE

삼계죽 [Samgye-juk]

국/탕 [GUK / TANG]

SOUPS

Ginseng and Chicken Rice Porridge / 鶏肉と高麗人蔘のお粥 / 参鸡粥 전복죽 [Jeonbok-juk]

갈비탕 [Galbi-tang]

Abalone Rice Porridge / アワビ粥 / 鲍鱼粥

Short Rib Soup / カルビタン / 牛排骨汤

팥죽 [Patjuk]

감자탕 [Gamja-tang]

Red Bean Porridge / 小豆粥 / 红豆粥

Pork Back-bone Stew / カムジャタン / 脊骨土豆汤 곰탕 [Gomtang] Beef Bone Soup / コムタン / 精熬牛骨汤

면 [MYEON]

NOODLES

된장국 [Doenjang-guk] Soybean Paste Soup / テンジャンクク / 大酱清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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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국수 [Mak-guksu]

떡국 [Tteokguk]

Buckwheat Noodles / 混ぜそば / 荞麦凉面

Sliced Rice Cake Soup / トックク / 年糕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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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골 [ JEONGOL]

미역국 [Miyeok-guk]

HOT POTS

Seaweed Soup / ワカメスープ / 海带汤 삼계탕 [Samgye-tang]

국수전골 [Guksu-jeongol]

Ginseng Chicken Soup / サムゲタン / 参鸡汤

Noodle Hot Pot / 麺の寄せ鍋 / 面条火锅

설렁탕 [Seolleongtang]

곱창전골 [Gopchang-jeongol]

Ox Bone Soup / ソルロンタン / 先农汤

Beef Tripe Hot Pot / コプチャンの寄せ鍋 / 肥肠火锅

오이냉국 [Oi-naengguk]

두부전골 [Dubu-jeongol]

Chilled Cucumber Soup / キュウリの冷製スープ / 黄瓜凉汤

Tofu Hot Pot / 豆腐の寄せ鍋 / 豆腐火锅

육개장 [Yukgaejang]

만두전골 [Mandu-jeongol]

Spicy Beef Soup / ユッケジャン / 香辣牛肉汤

Dumpling Hot Pot / 餃子の寄せ鍋 / 饺子火锅

해장국 [Haejang-guk]

신선로 [Sinseollo]

Hangover Soup / 酔い覚ましスープ / 醒酒汤

Royal Hot Pot / 宮中鍋 / 神仙炉

찌개 [ JJIGAE]

찜 [ JJIM]

STEWS

BRAISED DISHES

김치찌개 [Kimchi-jjigae]

갈비찜 [Galbi-jjim]

Kimchi Stew / キムチチゲ / 泡菜汤

Braised Short Ribs / カルビの蒸し物 / 炖牛排骨

된장찌개 [Doenjang-jjigae]

닭볶음탕 [Dak-bokkeum-tang]

Soybean Paste Stew / テンジャンチゲ / 大酱汤

Spicy Braised Chicken / 鶏肉の炒め煮 / 辣炖鸡块

부대찌개 [Budae-jjigae]

보쌈 [Bossam]

Sausage Stew / プデチゲ / 火腿肠锅

Napa Wraps with Pork / ポサム / 菜包肉

청국장찌개 [Cheongguk-jang-jjigae]

순대 [Sundae]

Rich Soybean Paste Stew / チョングクチャンチゲ / 清麴酱锅

Korean Sausage / 豚の腸詰め / 血肠 해물찜 [Haemul-jjim] Spicy Braised Seafood / 海鮮の蒸し物 / 辣炖海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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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림 [ JORIM]

GLAZED DISHES

닭갈비 [Dak-galbi] Spicy Stir-fried Chicken / タッカルビ / 铁板鸡

갈치조림 [Galchi-jorim]

더덕구이 [Deodeok-gui]

Braised Cutlassfish / 太刀魚の煮付け / 辣炖带鱼

Grilled Deodeok / 蔓人蔘焼き / 烤沙参

감자조림 [Gamja-jorim]

돼지갈비구이 [Dwaeji-galbi-gui]

Soy Sauce Braised Potatoes / じゃがいもの煮付け / 酱土豆

Grilled Spareribs / 豚カルビ焼き / 烤猪排

장조림 [Jang-jorim]

떡갈비 [Tteok-galbi]

Soy Sauce Braised Beef / 肉の煮付け / 酱牛肉

Grilled Short Rib Patties / 粗挽きカルビ焼き / 牛肉饼 뚝배기불고기 [Ttukbaegi-bulgogi] Hot Pot Bulgogi / 土鍋プルコギ / 砂锅烤牛肉

볶음 [BOKKEUM]

STIR-FRIED DISHES

새우구이 [Saeu-gui] Grilled Shrimp / 海老の塩焼き / 烤虾

낙지볶음 [Nakji-bokkeum]

소갈비구이 [So-galbi-gui]

Stir-fried Octopus / テナガダコ炒め / 辣炒章鱼

Grilled Beef Ribs / 牛カルビ焼き / 烤牛排

떡볶이 [Tteok-bokki] Stir-fried Rice Cake / トッポッキ / 辣炒年糕 제육볶음 [Jeyuk-bokkeum]

전 [ JEON]

PAN-FRIED DELICACIES

Stir-fried Pork / 豚肉炒め / 辣炒猪肉 감자전 [Gamja-jeon] Potato Pancakes / じゃがいものチヂミ / 土豆煎饼

구이 [GUI]

GRILLED DISHES

녹두전 [Nokdu-jeon] Mung Bean Pancake / 緑豆のチヂミ / 绿豆煎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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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어구이 [Godeungeo-gui]

김치전 [Kimchi-jeon]

Grilled Mackerel / サバの塩焼き / 烤青花鱼

Kimchi Pancake / キムチのチヂミ / 辣白菜煎饼

너비아니 [Neobiani]

메밀전병 [Memil-jeonbyeong]

Marinated Grilled Beef Slices / 宮中焼き肉 / 宫廷烤牛肉

Buckwheat Crepe / そば粉の薄皮巻き / 荞麦煎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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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물파전 [Haemul-pajeon]

열무김치 [Yeolmu-kimchi]

Seafood and Green Onion Pancake / 海鮮とねぎのチヂミ / 海鲜葱煎饼

Young Summer Radish Kimchi / 大根若菜キムチ / 小萝卜泡菜

회 [HOE]

장 [ JANG]

RAW DISHES

SAUCES

육회 [Yukhoe]

간장 [Ganjang]

Beef Tartare / ユッケ / 生拌牛肉

Soy Sauce / カンジャン / 酱油

홍어회 [Hongeo-hoe-muchim]

고추장 [Gochu-jang]

Sliced Raw Skate salad / ガンギエイの刺身の和え物 / 生拌斑鳐

Red Chili Paste / コチュジャン / 辣椒酱 된장 [Doenjang] Soybean Paste / テンジャン / 大酱

김치 [KIMCHI]

FERMENTED VEGETABLES

겉절이 [Geot-jeori]

젓갈 [ JEOTGAL]

SALTED SEAFOOD

Fresh Kimchi / 浅漬けキムチ / 鲜辣白菜 깍두기 [Kkakdugi]

새우젓 [Saeu-jeot]

Diced Radish Kimchi / カクトゥギ / 萝卜块泡菜

Salted Shrimp / アミの塩辛 / 虾酱

나박김치 [Nabak-kimchi]

멸치젓 [Myeolchi-jeot]

Water Kimchi / 大根と白菜の水キムチ / 萝卜片水泡菜

Salted Anchovies / カタクチイワシの塩辛 / 鳀鱼酱

동치미 [Dongchimi] Radish Water Kimchi / 大根の水キムチ / 水萝卜泡菜 배추김치 [Baechu-kimchi]

반찬 [BANCHAN]

SIDE DISH

Kimchi / 白菜キムチ / 辣白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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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소박이 [Oi-so-bagi]

구절판 [Gujeol-pan]

Cucumber Kimchi / キュウリキムチ / 黄瓜泡菜

Platter of Nine Delicacies / クジョルパン / 九折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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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뱅이무침 [Golbaengi-muchim]

한과 & 음청류[HANGWA & EUMCHEONG-RYU]

Spicy Sea Snails Salad / つぶ貝の和え物 / 辣拌海螺

KOREAN SWEETS & NON-ALCOHOLIC BEVERAGES

김 [Gim] Laver / のり / 海苔

강정 [Gangjeong]

도토리묵 [Dotori-muk]

Sweet Rice Puffs / おこし / 江米块

Acorn Jelly Salad / どんぐりこんにゃくの和え物 / 橡子凉粉

다식 [Dasik]

탕평채 [Tangpyeong-chae]

Tea Confectionery / らくがん / 茶食

Mung Bean Jelly Salad / ところてんの和え物 / 荡平菜

약과 [Yakgwa]

해파리냉채 [Haepari-naengchae]

Honey Cookie / 薬菓 / 药果(蜜油饼)

Chilled Jellyfish Salad / クラゲの冷菜 / 凉拌海蜇

수정과 [Sujeonggwa] Cinnamon Punch / スジョングァ / 水正果(生姜桂皮茶) 식혜 [Sikhye]

떡 [TTEOK]

RICE CAKE

Sweet Rice Punch / シケ / 甜米露

경단 [Gyeongdan] Sweet Rice Balls / 団子 / 琼团 백설기 [Baek-seolgi] Snow White Rice Cake / 蒸し餅 / 白米蒸糕 송편 [Songpyeon] Half-moon Rice Cake / 松葉餅 / 松年糕 약식 [Yaksik] Sweet Rice with Nuts and Jujubes / おこわ / 韩式八宝饭 화전 [Hwajeon] Flower Rice Pancake / 花びらのチヂミ / 花煎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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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럭셔리 코리안을 만나다

럭셔리한 한국의 레스토랑을 가다_압구정, 청담, 서래마을 일대

음식에서만의 융합이 아닌 각기 다른 분야에서의 융합도 느낄 수 있습니다. 오감충족을 위한 변화라고 할까요. 예를 들면 갤러리와 레스토랑이 결합해 세련된 복합문화공간으 로 태어난 한 공간은 매월 다양한 전시를 선보일 뿐만 아니 라 그 작품에서 모티프를 얻은 메뉴를 선보여 그곳에서 식사를 하는 고객의 오감을 만족시킵니다.

지역적인 분위기가 그래서일까요? 청담동, 압구정, 대치동, 서래마을 일대는 소위 ‘럭 셔리’한 레스토랑이 많습니다. 비단 한식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탈리안, 프렌치, 퓨

정통 한식이 아닌, 다른 문화권의 음식을 한국에서는 어떻게 해석하고 받아들이고 있

전, 종류도 다양합니다.

는지를 경험해보고 싶다면 청담, 압구정, 서래마을 지역의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을 1990년대 말부터 청담동에는 고급 레스토랑 거리가 형성되었습니다. 자연스럽게 푸

찾아가 보세요. 정통 일식, 정통 이탈리안, 정통 프렌치가 한국이라는 재료를 만나 어

드 트렌드를 선도해온 셈이죠. 최고의 맛을 선사하는 것은 물론 멋진 인테리어로 구

떻게 빛을 발하고 있는지 알 수 있을 거예요.

성해 제대로 된 ‘파인 다이닝’을 선보이고 있답니다. 이를 중심으로 압구정, 대치, 신사, 서래마을에 이르기까지 파인 다이 닝을 추구하는 고급 레스토랑들이 속속 문을 열기 시작합니다.

가격대가 다소 높기는 하지만 국내외를 오가며 공부, 자신

압구정 로데오거리

만의 강점을 살린 셰프들이 운영하는 레스토랑이 많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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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게다가 정통 이탈리안 혹은 프렌치, 일본 스타일을 살

분당

압구정로데오역

청담동거리

압구정역

린 각양각색의 파티시에 들이 운영하는 카페나 베이커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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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아 어떤 곳에서 어떤 메뉴를 선택하든 음식을 통한 즐거움은

강남구청역

청담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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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장받을 수 있는 셈이죠.

이 지역의 새로운 트렌드라면 과거에는 한 가지 분야에만 정통한 레스토랑이 많았는 데 요즘에는 한식, 중식, 일식, 스페인, 프렌치 등이 다양하게 섞인 스타일을 선보이는

신반포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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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토랑이 주목받고 있다는 점입니다. 기본 음식 자체는 프렌치 스타일인데 숯 향을

서래마을 카페거리

입혀 한식의 풍미를 더하거나 된장 소스를 사용해 맛의 깊이를 더하는 등의 새로운 융합이 음식에서 일어나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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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치역

고속터미널역

9 3 7 센트럴시티 터미널 (호남선)

대치동학원가 도곡역

3

3

7 내방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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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논문

단행본

식공간에서의 한식 상차림에 관한 연구: 도자 식기 활용 방안에 관한 연구, 허정,

조선시대 <식료찬요> 속 전통음식을 활용한 건강 한식단 개발 2013 연구성과 보

2012년

고, 농림축산식품부, 2013년

한국 상차림을 위한 식기의 형태소와 의미소 추출 및 활용 연구, 박은희, 2013년

건강하고 맛있는 75선 세계인을 위한 한국음식, 한식재단, 2014년

한국의 절식과 시식, 구난숙, 2010년

맛있고 재미있는 한식 이야기, 한식재단, 2013년

김치의 건강기능성과 발효과학, 하월규, 2010년

한식메뉴 외국어 길라잡이, 한식재단, 2014년

김치제조시 사용되는 천일염이 김치의 장기저장에 미치는 영향, 장지윤 외 2명,

맛있는 한식 이야기, 김치, 외교부 문화외교국 문화예술협력과, 2013년

2014년

푸드큐레이터, 음식관광 기획부터 해설까지, 한국컬리너리투어리즘협회, 2014년

<반찬등속>에 기록된 김치의 식문화적 고찰, 이솔 외 2명, 2014년 한국전통김치의 기원과 그 변천, 권계향, 2005년 비만과 성인병 예방을 위한 밥 중심 식사, 손숙미, 2011년

그 밖의 대부분의 자료들은 – 아래에서 참조.

전통발효 저장식품의 용기형태와 그 재료에 관한 연구, 김홍산 외 1명, 1996년

두산백과(http://www.doopedia.co.kr/)

한국 전통 옹기의 통기성에 관한 연구, 김석호, 2006년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http://www.aks.ac.kr/home/index.do)

한국 고대 전통음식의 형성과 발달, 김동실,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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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통역안내사를 위한 한식 해설서

맛있는 한국여행 발행일 2014년 12월 펴낸곳 (재)한식재단 주소 서울특별시 서초구 강남대로 27 aT센터 1306호 전화 02-6300-2063 홈페이지 www.hansik.org 기획 온고푸드커뮤니케이션 제작 (주)올댓스토리 집필 권윤정, 김희정, 김설 감수 정혜경 교수(호서대학교) 디자인 김진디자인 ※본 저작물의 저작권 및 판권은 한식재단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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