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뉴스> 2014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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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4년 1월 창간 / 제70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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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2월 1일

선율로 전하는 평화와 나눔, 기대해 주세요 음악가 양방언 씨 한위 평화예술 홍보대사 위촉 세계적인 크로스오버 음악가 양방언 씨가 ‘유네스코한국위원회 평화예술 홍 보대사’로 활동한다. 유네스코한국위원 회(한위)는 11월 13일 서울 명동 유네스 코회관 12층 배롱나무카페에서 위촉식 을 갖고 음악가 양방언 씨를 평화예술 홍 보대사로 위촉했다. 양방언 씨의 이번 홍 보대사 위촉은 한위가 올해 ‘지구촌 교육 나눔’을 위해 최초로 제작·방영 중인 후 원모금 캠페인 CF &lt;배움이 희망이다&gt; 편 에 자신의 음악 ‘트레져스’(Treasures)를 기부한 것이 계기가 되었다. 민동석 한위 사무총장은 위촉식에서 양방언 씨의 음악 기부에 대해 감사를 표하면서 “전 세계 평화와 화합을 추구 하는 유네스코의 이념과 가치를 널리 알 리고, 이를 위한 한위의 활동에 우리 국 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기 여해 주실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양방언 씨는 “저 혼자의 힘은 미약하 지만, 한위와 함께, 그리고 각 나라의 뮤 지션과 예술가들의 도움을 받아 의미 있 는 일을 했으면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양 씨는 특히 한위의 교육나눔 활동에 깊이 공감하고 위촉식 직전 ‘정기 후원 약정’을 맺기도 했다. ▶ 관련 기사 5면

‘우리의 흥’ 농악, 인류의 유산이 되다 제9차 정부간위원회서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우리나라의 ‘농악’이 유네스코 인류무 형문화유산 대표목록에 올랐다. 지난 11월 24일부터 28일까지 프랑 스 파리 유네스코 본부에서 개최된 제9 차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보호 정부간 위원회’는 26일 한국의 ‘농악’을 유네스 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에 등재 하기로 만장일치로 최종 결정했다. 이 로써 한국은 아리랑(2012년), 김장문화 (2013년)에 이어 17번째 유네스코 인류 무형문화유산을 보유하게 됐다. 한국을 포함해 벨기에, 터키, 페루, 이집트 등 24개국으로 구성된 정부간위 원회는 한국의 대표적인 종합예술인 ‘농 악’이 일년 내내 다양한 형태와 목적으 로 다수의 공연장에서 공연됨으로써 공 동체에 활력과 정체성을 제공한다는 점 에 주목했다. 또한 참여형 예술인 농악 이 인류의 창의성과 문화다양성 증진에 이바지함으로써 국내외 다양한 공동체 간 대화를 촉진하는 데 기여한다고 평 부록 : 후원 안내 리플릿 포함

가했다. 이보다 앞서 지난 10월 유네스 코 무형유산위원회 산하 심사보조기구 는 모범 등재신청 사례로 농악을 꼽고, 등재권고를 한 바 있다. 이번 등재 결정 이후 국내 중요무형 문화재로 지정된 6대 농악 중 5대 농악 (진주삼천포농악, 평택농악, 이리농악, 강릉농악, 임실필봉농악)으로 구성된 공연단이 현지에서 농악을 선보였으며, 800여 명의 회의 참가자들로부터 축하 와 환호를 받았다. 한편, 북한이 등재신청한 ‘북한의 아 리랑’도 북한 최초의 유네스코 인류무 형문화유산으로 이름을 올렸다. 북한의 아리랑에는 평양, 평안남도, 황해남도, 강원도, 함경북도, 자강도 지역의 아리 랑이 포함돼 있다. 이로써 한국이 지난 2012년 등재한 ‘한국의 아리랑’과 함께 남북의 아리랑이 모두 유네스코 유산으 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 관련 기사 3면 김지현 문화커뮤니케이션팀

“따뜻한 마음, 늘 가슴에 새기겠습니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지난 11월부터 ‘지구촌 교육나눔’을 위한 후원모금 캠페인 CF를 방영하고 있습니다. ‘교육 나눔’이란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빈곤한 이웃들이 오늘 보다 더 가치 있는 삶을 살 수 있도록 교육으로 응원하는 일입니다. 정말 많은 분들이 뜻에 공감해 주셨습니다. 한 영세가구 할아버님은 생활비를 아끼 고 쪼개 후원을 시작하셨습니다. 어느 고3 수험생은 자신이 받은 장학금을 성금으로 기부했습니다. 아프리카 친구를 돕자고 성화인 여섯 살배기 딸의 손을 잡고 직접 찾아 오신 아빠도 계셨습니다. 어디 이뿐이겠습니까. 한 분 한 분이, 사연 하나 하나가 아름답고 소중하기만 합니 다. 그 따뜻한 마음들,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소외 받는 이들에게 가슴으로, 땀으로 전 하겠습니다. 여러분이 계시기에 오늘도 대한민국 나눔의 심장이 지구촌에서 뜁니다.

유네스코 지구촌 교육 나눔을 위한

교보문고 Book &amp; Gift 우수상품전 유네스코한국위원회의 ‘지구촌 교육 나눔’ 사업에 수익금의 일부가 기부되는 ‘교보문 고 Book &amp; Gift 우수상품전’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이번 행사를 통해 멋진 연말 선 물을 마련하시고 따뜻한 마음도 함께 나누세요! •일시 : 12월 17일(수)~20일(토) 오전 10시~오후 10시 •장소 : 서울 중구 명동 유네스코회관 1층 •행사 제품 : ▲ 교보문고: 베스트/스테디 도서전(10% off + 마일리지 5%), 퍼즐 교구 상품전 (20~30%), 연인 Gift 도서전 ▲ 핫트랙스: 명품 음악 코디 행사, 다이어리 大기획전, X-mas 소품 상품전, 겨울상품 모음전, 디자인 문구 기획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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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가 꽃이다”

뉴스 윈도 우 4면 위원 칼럼·주재관 서신 5면 인터뷰 / 양방언 평화예술 홍보대사

고은 대사, 본부 시낭송회 논의 위해 한위 방문 고은 유네스코한국위원회(한위) 평 화친선대사가 지난 11월 18일 한위를 방문했다. 2015년 유네스코 창립 70주 년을 기념해 제38차 유네스코 총회 기 간 중 진행될 ‘고은 시인 시낭송회 및 축하공연’ 등을 논의하기 위한 것. 고은 대사는 “재즈보컬리스트 나윤선 씨, 피아니스트 양방언 씨 등 다양한 뮤 지션들과 함께 의미 있는 행사를 할 수 있게 되어 더없이 기쁘다”며, 이 행사를 위해 ‘유네스코 주제시’를 집필할 의사 도 밝혔다. 특히, 고은 대사는 “피가 몸 속에만 있는 게 평화다. 세상에는 피가

나오지 않고, 꽃이 피어야 한다. 유네스 코가 꽃이다”라며 평화를 위한 유네스코 의 노력에 각별한 애정을 보였다. 이와 함께 “나 혼자만 배운다고 배움 이 아니다. 같이 배워야 한다&quot;며 한위 가 펼치고 있는 지구촌 교육나눔사업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면서, 앞으로도 힘을 보태겠다고 약속했다. 이 자리에서 민동석 한위 사무총장은 “내년은 유네스코 창립 70주년이 되는 해로, 세계적인 시인인 고은 시인이 본부 총회 기간에 평화의 시를 낭송하는 것은 참으로 뜻깊은 일”이라고 강조했다.

열정과 아이디어로 유네스코정신 빛냈다 ‘볼런티어 프로젝트’ 시상식 열려, 전북대팀 대상 영예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11월 26일 서 울 명동 유네스코회관에서 제2회 ‘유네

스코 대학생 볼런티어 프로젝트’ 시상 식을 개최했다.

브릿지 후원·인력교류 위해 어깨동무 한위, 선문대와 업무협약… 캠페인·교육 등 상호협력

한위, 지속가능과학상 사회부문 수상 세계 평화·인류 발전증진 기여한 공로 유네스코한국위원회(사무총장 민동 석)는 (사)지속가능과학회(회장 이영 한 서울과학기술대 교수)가 수여하는 제3회 지속가능과학상(사회 부문)을 수 상했다. 시상식은 지난 11월 14일 서울과학기 술대학교에서 개최된 지속가능과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진행됐으며, 유네스

코한국위원회를 대표해 임현묵 정책사 업 본부장이 참석했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1954년 설립 된 이후 교육 과학 문화 분야에서 다양 한 국내외 사업을 펼쳐 세계 평화와 인 류 발전 증진에 기여한 공로로 수상 기 관으로 선정됐다.

“감동 주는 음악처럼, 마음을 담겠습니다” 6~7면 송년특집 / 2014년 한위 7대 뉴스 8면 브릿지 희망 스토리 / 교실이 없어도 이어지는 배움 10면

후원특집 / 교육나눔 후원자들의 한마디

11면

후원특집 / 교육나눔 후원 기업들

12면

유네스코학교 ESD국제회의 참관기

13면

방글라데시 역량강화 지원사업 후기

15면

세계인문학포럼 / 풍요의 시대에 인문학자가 묻다

2년마다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 본부 에서 열리는 유네스코 총회는 남북한을 비롯, 세계 195개 유네스코 회원국 대 표단과 관련 국제기구 및 비정부기구들 이 참석하는 유네스코 최대 행사다. 유네스코 대학생 볼런티어 프로젝트 는 국내 대학생들의 자발적이고 독창적 인 유네스코 활동을 지원하는 프로그램 으로, 올해 5월부터 7개월간 총 25개 팀 이 평화, 인권, 환경, 생태, 문화, 유산 등 유네스코 관련 주제로 다양한 캠페 인을 직접 기획·진행했다. 이들 가운데 ‘꿈’을 주제로 다양한 ‘꿈 찾기 프로젝트’를 실행한 전북대학 교의 ‘드림즈 컴 트루(Dreams Come True)’팀이 대상을, 그 외 3개 팀이 최 우수상을 수상했다. 대상 팀에게는 유 네스코한국위원회 위원장(교육부 장 관)상 및 상금 100만 원, 최우수상 팀에 게는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사무총장상 및 상금 50만 원이 수여됐다. ▶ 관련 기사 16면

유네스코한국위원회(한위)가 선문대 와 유네스코 활동을 위해 손을 맞잡았다. 민동석 한위 사무총장과 황선조 선 문대 총장은 11월 6일 오후 충남 아산 시 탕정면 선문대에서 상호협력을 위한 교류협약을 체결했다. 두 기관은 한위 가 펼치는 지구촌 교육나눔 프로그램인 ‘유네스코 브릿지 프로젝트’와 후원 개 발 캠페인, 교육 및 연구인력 교류 등의 분야에서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협약식 이후 민동석 사무총장은 이 대 학 국제관계학과 재학생 100명에게 ‘한 국과 세계: 유네스코활동과 한국 청년의 도전과 과제’를 주제로 특강을 했다.

사무처 운영규정 개정안 등 심의

한위 집행이사회 지난달 15일 통영서 개최 유네스코한국위원회(한위) 제241차 집행위원회가 11월 15일 경남도 통영시 거북선호텔 회의장에서 개최됐다. 이번 집행위원회는 박은경 부위원장의 개회 로 전차 회의록 보고, 발전기금 관리 현 황 보고를 비롯해 사무처운영규정 개정 안 심의 안건을 처리했다. 또한 한위와 통영시, 통영시지속가능발전교육재단 과의 협력 방안도 모색했다.

16면

‘볼런티어 프로젝트’ 수상팀 활동 속으로

17면

지구촌 트렌드 / 죄책감 없는 소비

18면

유네스코 토픽 / 모두를 위한 유네스코 세계과학도서관 오픈

20면

한국의 서원 시리즈 / 도동서원

23면 지상 페이스북·영어로 만나는 우리 시

창간일 1964. 1. 10 / 등록번호 서울 라08043 발행처 유네스코한국위원회 발행인 겸 편집인 민동석 편집 송영철, 김보람, 오혜재, 김현정 편집디자인 정명진 대표전화 02-6958-4100 주소 (우)100-810 서울시 중구 명동길 (유네스코길) 26 인쇄 에덴하우스 기사관련 문의 02-6958-4180 구독신청 및 변경 news@unesco.or.kr

유네스코뉴스 퀴즈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지구촌 교육 나눔 활동을 위한 후원모금 캠페인 CF를 제작해 11월부터 방영하고 있습니다. ‘배움이 희망 이다’, ‘유네스코가 없었다면’ 두 편의 CF가 국민들께 찾아가고 있는데요, 특히 ‘배움이 희망이다’ 편에는 한 세계적인 음악가의 뜻 깊은 ‘음악 후원’으로 ‘트레져스’(Treasures) 라는 아름다운 곡이 배경음악에 사용되었습 니다. 이 때의 인연을 계기로 최근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평화예술 홍보대사’로 위촉된 이 음악가는 누구일까요? 1. 박연 2. 조수미 3. 양방언 퀴즈응모하기 : 12월 15일까지 www.unesco.or.kr/quiz 정답자 가운데 추첨을 통해 소정의 상품을 보내드립니다.

유네스코 UNESCO United Nations Educational Scientific and Cultural Organization

유네스코는 교육, 과학, 문 화, 정보, 커뮤니케이션 분 야에서 국제협력을 촉진 하여 세계평화와 인류발 전에 이바지하는 유엔 전 문기구입니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 Korean National Commission for UNESCO

유네스코한국위원 회는 1954년 ‘유 네스코 활동에 관 한 법률’에 따라 설 립된 기관으로 국내외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해 유네스코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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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성과 이어갈 ‘국제실천프로그램’ 동참 촉구 나고야 유네스코 지속가능발전교육 세계회의 성황리 막 내려 유네스코 지속가능발전교육 세계회 의가 11월 10~12일, 일본 나고야에서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오늘의 학습’ 을 주제로 열렸다. ‘유엔 지속가능발전 교육 10년’(DESD)의 종료를 기념하여 열린 이 회의에는 유네스코 회원국 대 표단과 관련 국제기구 인사, NGO와 학 계의 전문가 1000여 명이 참가해 지난 10년간의 성과와 도전과제를 점검하고, 향후 지속가능발전교육(ESD)을 추진 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3일에 걸친 회의와 워크숍에서 참가 자들은 각국의 사례를 통해 지속가능 발전교육이 점차 전 교육 과정에 스며 들고 있음을 확인하였고, ‘양질의 교육’

관점에서 보다 넓고 대담한 교육 비전 이 필요하다는 데에 공감했다. 한편, 교 육 정책과 지속가능발전 정책 간의 연 계 문제나 ESD를 위한 교사와 교육자 의 역량 강화, ESD 모니터링과 평가 체 계 구축 등 여전히 남아 있는 여러 한계 점들에 대한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이번 회의 결과 채택된 아이치·나고 야 선언은 지난 10년간의 ESD 성과를 이어갈 수 있도록 지속가능발전교육을 2015년 이후의 교육 및 개발의제에 주 류화할 것을 요청했다. 또한 DESD의 후속조치로 출범한 ESD 국제실천프로 그램(GAP)에 대한 국제사회의 협력과 동참을 촉구했다. ▶ 관련 기사 12면

기후변화 프런티어 우수팀 해외활동 나선다 페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참석, 연구 활동 발표도 ‘2014 대학생 기후변화 프런티어’ 프 로그램의 우수 활동팀으로 선정된 4 개 팀 13명의 학생들이 11월 29일~12 월 10일 12일간의 일정으로 해외 활동 에 나선다. 이 기간 중 학생들은 페루 리마, 코스코, 마추픽추 등지를 방문해 ‘제2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UNFCCC COP20, 12월 1일~12일)에 참여하고, 페루 현지의 유네스코 세계 유산도 탐방할 예정이다. 특히 당사국총회에서 학생들은 협약 에 가입한 모든 국가가 참여하는 유일 한 다자주의 기구의 협상 과정을 직접 눈으로 보며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미 래세대의 역할을 짚어보게 된다. 또한

총회 기간에 한국관에서 각 팀의 연구 활동 결과를 발표하고, 다양한 부대행 사에 참여할 계획이다. ‘대학생 기후변화 프런티어’는 유네 스코한국위원회와 에너지관리공단이 함께 마련한 대학(원)생 기후변화 역량 증진 프로그램이다. 10개 팀 총 40여 명 의 학생들이 이 프로그램에 참가해 지 난 6개월간 워크숍과 현장 견학, 팀별 자체 활동 등을 통해 기후변화 대응 능 력을 함양했다. 또한 참가팀들이 최종 적으로 정부와 산업계에 적용 가능한 기후변화 대응 방안(아이디어)을 제시 해 이 가운데 최우수(1개 팀) 및 우수(3 개 팀)팀을 선정한 바 있다.

유네스코 ESD 세계회의 개회식 모습

포토 뉴

전통등으로 피어난 찬란한 우리 유산

대한민국의 빛나는 유네스코 세계 유산이 우리 전통등으로 재현됐다. 지난 11월 7일~23일까지 서울 청계광 장 일대에서 펼쳐진 서울 빛초롱축제 를 통해서다. 세계문화유산인 창덕궁 을 비롯해 인류무형유산인 종묘제례 악, 한산모시짜기, 김장문화 그리고

세계기록유산인 훈민정음, 동의보감, 난중일기 등이 은은한 전통등으로 아 름답게 표현됐다. 과거와 현재가 공 존하는 이 빛의 향연에서는 유네스코 한국위원회가 제작한 교육나눔을 위 한 후원모금 캠페인 CF도 상영돼 관 람객들의 관심을 끌었다.

유네스코학교 교사들 네팔 교육 현장 방문 현지 학교·브릿지 현장 살펴보고 교류협력 방안 논의 한국 유네스코학교(ASPnet) 교사 및 교육청 담당자 등 10여 명으로 구성된 방 문단이 지난 11월 17일~22일 4박6일 일 정으로 네팔 교육 현장을 방문했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한위)의 ‘유네 스코학교 교사 교류협력 사업’의 일환 으로 이뤄진 이번 출장에서 방문단은 현지 유네스코학교 7개교와 한위가 지 원하는 유네스코 브릿지 프로젝트 현 장, 세종학당 등을 방문해 교육 현황을

살펴보고, 네팔 교육 관계자들과 만남 의 시간을 가졌다. 또한 네팔 교사 및 학생들과의 토론을 통해 양국 간 유네 스코학교의 교류협력 방안에 대한 논의 도 활발히 이뤄졌다. 방문단 관계자는 “네팔의 학교들이 전반적으로 시설이 열악했지만 학생들 의 수업 집중력과 영어 등의 구사력은 뛰어났다”고 전했다.

기금 모으기 위한 농악 농악은 ‘농사 지을 때 사용하는 음악’ 이라는 뜻이다. 농촌에서는 풍물, 풍장, 사물, 매구, 굿, 두레, 걸궁 등 여러 이름 으로 불린다. 이러한 이름에는 농악의 다양한 기능과 용도가 담겨 있다. 가령 매구는 굿과 관계 있는 이름이고, 걸궁 은 걸립(乞粒) 농악에서 나온 말로 공공 사업에 쓸 기금을 모으기 위해 사람들이 마을을 돌면서 치는 농악을 말한다. 한여름 장마철, 마을의 길이 태풍으로 휩쓸려 나가면 길을 고쳐야 한다. 요즘에 야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세금으로 이런 일을 하지만 옛날에는 마을의 문제는 마 을에서 해결해야 했다. 그럴 때마다 풍물 단(농악단)이 조직되어 집집마다 다니며 풍물을 쳤다. 이런 농악은 으레 굿이라고 불렸는데, 대개는 아주 일상적이었다. 풍물단은 대문 안에 들어서며 문굿

‘걸궁’을 아시나요? 을, 부엌에서는 정지굿을, 마당에서는 샘이 마르지 않도록 비는 우물굿을 하였 다. 또한 외양간의 소가 건강하고 새끼 를 잘 놓도록 비는 외양굿과, 곳간에 곡 식이 가득하라고 곳간굿을 했다. 굿을 하며 농악을 울리는 동안 집주인 은 소반에 쌀이나 돈을 얹어 놓았다. 집 안의 복을 빌어주었으니 고맙다고 ‘헌금’ 을 했던 셈이다. 이렇게 돈을 모아 마을 의 공공기금으로 썼다. 집안 형편이 좀 괜찮은 사람들은 따 로 풍물패를 위해 술이나 음식을 내놓았 다. 이것은 단지 풍물단만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 음식을 내놓은 사람, 구경 온 사람, 풍물 친 사람들이 모두 한데 어울 려 먹고 마시는 축제이기도 했다. – 전인평 중앙대 명예교수 저서 &lt;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음악&gt;(현암사)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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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원 럼

그대는 천국으로 가는 길을 찾았는가 민영서 한위 후원개발특별위원회 위원 (사)Spark 상임대표

몇 달 전 유네스코한국위원회에서 TV 광고제작 관 련 심사를 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아프리카의 교육 혜택을 받지 못하는 어린이와 성인들에게 문해교육과 직업기술교육을 하기 위해, TV광고를 통한 모금 캠페 인을 시작한다는 얘기였다. 심사에 참여하면서 이 ‘유 네스코 희망 브릿지’ 프로젝트가 가지는 의미를 나름 대로 되새겨보고, 이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 몇 가지 를 생각해 보았다. 먼저 이 사업이 대한민국에 주는 의미이다. 우리나 라에도 아직 많은 사회문제들이 산재해 있지만, 국제 사회에서의 위상을 감안하면 정부 차원의 ODA(공적 개발원조) 외에 민간 부문에서도 개도국의 사회문제 해결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대한민국의 발 전에 국제사회가 기여한 공로를 생각하면 더더욱 그 렇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가 설립 60주년을 맞아 다음 60주년을 향해 시작한 교육을 통한 ‘희망 브릿지’사업 은 국가적으로 꼭 필요한 사업이라고 생각한다. 둘째, 이 사업이 유네스코한국위원회 내부에 주는 의 미이다. 피터 드러커가 일찍이 강조했듯이 영리조직만 이 아니라 비영리단체도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 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 60년 전 설립된 유네스 코한국위원회는 그동안 교육을 통해 한국이 빈곤에서 벗어나는 데 기여하였지만 이제 새로운 좌표 설정이 필 요한 시점이다. 시대환경에 맞는 새 비전을 설정하고

주재관 서신

이를 실행하기 위한 TV광고나 모금 등은 유네스코 임 직원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약간은 두려운 미답의 길이 다. 그럼에도 새로운 길을 가는 도전 정신에 박수를 보 내고 싶다. 설령 모금액이 기대치에 못 미치더라도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듯이 계속 시도해야 할 것이다. 성공 과 실패 사이에는 한 단어만 존재한다고 한다. 포기! 포 기하지 않는 한 실패는 없다.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세 번째는 혜택을 받을 아프리카에 주는 의미이다. 아프리카의 많은 문제 중에서 배고픔이나 질병 문제의 즉각적인 해결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아 야 한다. 문제를 불러온 원인의 치유 없이 현재의 증상 만을 치유해서는 악순환의 연속일 뿐이다. 이제는 물 고기를 주는 것보다 고기 잡는 방법, 나아가 어장을 만 드는 방식을 가르치는 해법이 필요하다. 교육이 하나의 해답이다. 과거 교육을 통한 대한민국의 기적 같은 변 화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아프리카 국민을 대상으로 한 문해교육과 직업기술교육이 가난의 대물림을 극복 하는 희망의 씨앗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런 훌륭한 의미를 가진 ‘유네스코 희망 브릿지’ 사업의 성공을 위해 유네스코한국위원회 및 관계자들 이 다음의 몇 가지 점에 대해서 함께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먼저,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콘텐츠이다. 매력적인 상품은 그 자체로 최고의 마케팅이다. ‘교육을 통한 아 프리카의 변화’는 옳은 방향 설정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사업 추진 방식에 있어서 창의적, 혁신적인 요소가 가미 된다면 더 큰 성과로 이어질 것이다. 사회적 영향력이 큰 프로그램 개발을 통해 유네스코한국위원회 모델이 보다 많은 지역, 나라로 전파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다음은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임직원들의 총체적 관 심과 내부 역량 강화이다. 조직 내부의 공감대와 전폭 적 지지 없이 성공적 모금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후원

개발팀 몇몇에게 맡겨둘 문제가 아니라 임직원 모두 가 후원개발팀의 일원이 되어 함께 뛰어야 한다. 이러 한 기반 위에서 PR, 마케팅, 모금 분야에서의 전문성 이 절대적으로 요구된다. 핵심은 사람이다. 이것은 기 존의 구성원들이 감당하기가 쉽지 않은 분야이다. 교 육을 통한 내부 직원들의 역량강화는 장기적으로는 효 과를 볼 수 있지만 단기적인 성과를 위해서는 홍보, 펀 드레이징 전문가 영입을 통해 도약의 전기를 마련해야 한다. 또한 정부와 기업, NGO 등과의 과감한 제휴나 협업도 필요할 것이다. 나의 강점과 약점을 알고, 더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파트너와 함께 추진하다면 혁 신적 성과를 낳을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수혜 대상지역을 선정할 때 전략적 고려 가 이루어졌으면 한다. 과거 새마을운동의 성공이 그 러했듯이 배우려고 하는 나라, 가난을 극복하려는 의 지가 있는 지역, 변화를 위해 지역주민들이 함께 동참 하고자 하는 곳부터 시작하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 지역에서의 작은 성공이 많은 사람들의 울림으로 이어 져서 보다 많은 아프리카의 어린이와 성인들이 굶주림 의 긴 터널에서 벗어날 그 날을 그려본다. 문득 영화 &lt;버킷 리스트&gt;에 나오는 이야기가 생각난 다. 고대 이집트에서 사람이 죽어 하늘나라에 가면 신이 2가지 질문을 던져서 그 대답 여하에 따라 천국행과 지 옥행이 결정된다는 내용이다. 첫째 질문은 ‘그대는 살면 서 기쁨을 찾았는가?’이고, 둘째 질문은 ‘그대는 살면서 주위 사람들을 기쁘게 하였는가?’이다. 바쁜 오늘을 살 아가는 우리가 자칫 놓칠 수 있는 본질적인 질문이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의 새로운 변화의 불꽃이 얼어 붙은 사람들의 가슴을 녹이고 아프리카 어린이들에게 희망으로 활활 타오르길 기대하며 나에게 그 질문을 던져본다. “그대는 천국으로 가는 길을 찾았는가?”

아리랑이 무슨 뜻인지 아시나요?

김은영 주유네스코 대한민국대표부 주재관

유네스코 본부에 들어서면 입구에 큰 회의장이 있습니다. ‘Salle I’ 혹은 ‘Room I’이라는 다소 밋밋한 이름의 이 회의장은 유네스코 총회 등 큰 회의가 있을 때만 열립니다. 하지만 저녁에는 그 앞이 북적일 때가 많습니다. 각국 대 표부들이 주최하는 공연이 무료로 종종 열리기 때문입니다. 지난 11월 13일에는 ‘택견·아리랑’ 공 연이 열렸습니다. 우리나라의 전통무예 인 택견과 대표적인 민요 아리랑을 각 국 대표들에게 선보이게 되어 조금 흥분 되기도 했습니다. 택견과 아리랑은 각각 2011년과 2012년에 유네스코 인류무형 문화유산 목록에 등재되었기에 유네스 코에서 공연하는 의미도 각별했습니다. 문득, 공연에 앞서 예전 일이 떠올랐 습니다. 2012년, 아리랑이 무형문화유산 에 등재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다 른 회의에서 만난 유네스코 직원이 저에 게 축하 인사를 전하더니 ‘아리랑이 무

슨 뜻이냐’고 물었습니다. 그 순간, 아무 생각이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어릴 때부 터 함께 해서 매우 익숙한 탓인지 그 뜻 을 궁금해 해본 적이 없었던 것입니다. 그 기억을 떠올리면서 공연장에 들어섰 습니다. 택견은 저도 자주 본 적이 없었습니 다. 유네스코 회원국 대표들과 프랑스 현 지인들 중에는 처음 본 분들도 많았을 것 입니다. 유쾌한 몸짓으로 발을 움직이며 무용 같은 리듬을 갖고 있는 택견은 보는 사람들에게도 즐거움을 주었습니다. 신나게 공연을 보면서 한편으로는 무 형유산으로 지정하는 의미는 무엇일까, 우리의 무형유산을 낯선 이들에게 소개 할 때 어떤 면을 보여주어야 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난 11월 24일 열 린 유네스코 대표부 아태지역그룹 회의 에서 이란 대사가 무형유산협약은 각국 의 다양한 문화를 인정하면서 보호하고, 서로 협력을 촉진하기 위해 제정한 거라 는 발언을 했습니다. 현재는 협약의 취 지와 달리 서로 등재를 위해 경쟁을 하 고 있다며 아쉬움을 내비쳤습니다. 등재 신청서에 대한 무형문화유산협

약 심사보조기구의 평가의견을 보면 등 재불가 판정을 내린 경우에도 그 유산이 가치가 없다는 의미가 아님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단지 신청서 내용이 미흡하다 는 의미라는 것입니다. 무형문화유산은 세계유산 등과 달리 등재 요건만 갖추면 무한대로 등재가 가능합니다. 각 나라 무형문화유산의 차별성, 고유성, 독특함 만을 부각하고 자랑할 것이 아니라 인류 가 자연환경과 상호작용을 거치면서 역 사적으로 전승되어 온 삶의 방식과 지 식, 기술 등을 공유하고 다음 세대에 전 하는 데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그런 생각을 하던 차에 제9차 무형문 화유산위원회가 유네스코에서 열렸습니 다. 우리의 택견·아리랑 공연이 열렸던 그 자리에서 농악이 우리나라에서 17번

째로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가 되었습 니다. 의장의 등재 선언과 우리 대표의 감사 발언 후에 농악 공연이 이어졌습니 다. 회의장은 조용하고 사람은 보이지 않 는데 무대 뒤에서 꽹과리, 대평소, 북소 리가 들리더니 그 소리가 점점 커집니다. 갑자기 저도 모르게 울컥하면서 눈물이 고였습니다. 무대에 우리 농악단이 등장 했습니다. 신명나게 대평소를 불고 꽹과 리를 치고 상모를 돌립니다. 저절로 어깨 가 들썩입니다. 농악단이 무대에서 내려 와 마무리하며 객석 사이로 나갈 때 기립 박수도 나왔습니다. 저만 감동한 게 아니 었습니다. 무형유산을 통해 공감하고 서 로 소통함을 느끼는 순간이었습니다. 11월에 두 번 본 우리 무형문화유산 공연을 통해 우리 문화와 우리 것을 더 잘 알아야 다른 문화도 이해하고 존중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러려면 우리 무형문화유산을 잘 보호하는 게 우 선이겠지요. 그러니까 무형문화유산 지 정이 의미가 있겠고요. 그런데 ‘아리랑’의 뜻은 무엇인지 알 고 계신지요? 아리랑은 무슨 뜻인지 궁 금해본 적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인 터 뷰

2014년 12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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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양방언 유네스코한국위원회 평화예술 홍보대사

“감동 주는 음악처럼, 한 걸음씩 마음을 담겠습니다” 지난 11월 26일, ‘에벌루션 2014’ (Evolution 2014) 한국 공연을 이 틀 앞두고 양방언 유네스코한국위 원회(한위) 평화예술 홍보대사를 만났다. 공연 직전 챙겨야 할 것도, 신경 쓸 일도 한두 가지가 아니었 을 이 ‘미중년’의 예술가는 새롭게 맡은 자신의 역할 앞에서 잠시나마 피곤함도 잊은 듯 보였다. 그의 생각 속에서 음악과 교육의 접점은 상상 이상으로 가까웠고, 평 화예술 홍보대사직은 이미 단순한 타이틀이 아닌, 어떤 인연이나 운명 으로 자리한 듯했다. 특히 한위가 펼치고 있는 지구촌 교육 나눔 활 동에 대해 깊이 공감하는 모습이었 다. 한위의 후원모금 CF에 그가 기 부한 음악 ‘트레저스’(Treasures) 처럼, 그와 한위의 만남이야말로 어 쩌면 서로에게 “보물 같은 인연”이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지난 2012년 부산국제영화제 개 막식에서도, 올초 소치동계올림픽 폐막 식에서도, 아리랑을 모티브로 한 음악을 들려주셨습니다. 아리랑은 음악가 양방 언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아리랑이란 제게 딱 한 마디로 답하 기 어려운 많은 뜻을 갖고 있습니다. 그 래서 계속해서 연주하고 또 연주하는지 도 모르겠어요. 물론 어린 시절부터 듣 고 자랐지만 그땐 그저 흘려 들었던 음 악이었고, 본격적으로 음악을 시작할 때도 큰 관심은 없었습니다. 부산국제 영화제 준비를 하며 비로소 ‘아리랑이 란 것은 이런 것이구나’ 하고 어렴풋이 느꼈습니다. 그렇게 처음 아리랑이란 음악의 입구를 한 번 들여다보았고, 그 이후 몇 년 동안 아리랑이란 것이 내 안 에서 계속 변해가는 걸 느낄 수 있었습 니다. 그게 더 매력적이었고요. 그래서 여전히 좀 더 알고 싶어요.

시 낭송회’를 열 계획입니다. 이때에도 음 악으로 참여하실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정말 그렇게 되면 좋겠습니다. 모든 일에 그렇게 만남이 있어야 시작이 있 으니까요. 그런 기회가 주어진다면 매 우 긍정적으로 임해 보고 싶습니다. 또 한 그렇게 커다란 일이 아니더라도 함 께 머리를 맞대고 할 수 있는 일들에 관 해 궁리해 보았으면 합니다. 작은 것들 부터 한 걸음씩 걸어가서 결국 나중에 매우 큰 일들로 이어지게 되는, 그런 과 정에 대해 한국위원회와 함께 아이디어 를 내고 싶습니다. 선생님께선 조총련계 중학교를 나 와 일본 고등학교에 다니고, 의과대학을 나와 음악의 길을 택하셨는데, 다양한 교 육 환경을 접해본 경험자로서 교육에 대 해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아시다시피 저는 교육자는 아닙니

어린이들이 목표를 향해 마음껏, 즐기면서 가기를 바랍니다 평화예술 홍보대사 위촉식 때 “30 년 음악인으로서의 역할”에 대해 말씀하 셨는데요. 30여 년간 음악활동을 하면서 음악을 통해서 할 수 있는 제 역할이 있으리라 생각해왔습니다. 또한 많은 사랑을 받 았기에, 보답하고 싶다는 생각도 갖고 있었습니다. 그럴 때 마침 이런 계기, 또는 인연이라 할 만한 기회가 생긴 것 에 대해 무척 감사하고 있습니다. 이 기회를 통해 제게 어떤 역할이 주 어질 거라 생각합니다. 혼자 힘은 작지 않습니까? 제가 공연을 할 때도 저 혼 자 피아노를 쳐서는 제약이 많지만, 수 많은 스태프들과 뮤지션들이 자신들의 재능을 무대 위에서 폭발시킬 때 뭔가 새로운 것이 탄생합니다. 그와 마찬가 지로 유네스코한국위원회에서 제가 맡 을 역할을 통해 다른 분들을 만나고, 자 극을 받고, 또 새로운 생각을 얻게 될 것이라 믿습니다. 한위는 내년 유네스코 총회 때 파리 본부에서 ‘고은 시인의 평화를 위한 특별

다. 그러나 교육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절실하게 느낍니다. 조총련계 중학교에 서 제가 배웠던 것은, 아주 흡족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일본 고등학교에 진학해서 충격을 받았지요. 제가 몰랐 던 상식들이 너무나 많았으니까요. 왜 여태껏 그런 교육을 받아야 했는지, 현 실이 미웠습니다. 환경에 따라 얼마나 차이가 날 수 있는지, 제대로 교육을 받 을 때 아이들이 얼마나 더 성장할 수 있 는지를 알게 됐고, 그런 차이는 없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면에서 유네스코한국위원회의 교육나눔이라는 비전에 대해 내 안에서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습니다. 그것이 저와 한국위 원회가 만들어 갈 시너지의 출발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난관을 딛고 결국 음악가란 꿈을 이 뤄 낸 사람으로서, 꿈을 가진 어린이들에 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을 것 같습니다. 어린이, 젊은 분들도 포함해서, “끝 까지 포기하지 말라”는 말을 해주고 싶 습니다. 세상에는 무수히 많은 꿈이 있

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한 입구는 각자의 안에 많이 있습니다. 꿈에 대해 생각을 하기 시작하면 그게 바로 입구이지요. 무서워하지 말고 그 입구에 한번 들어 가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들어가서 보 고 느끼고, 그러다 보면 자신의 길을 찾 을 수 있는 인연이나 계기가 반드시 올 것입니다. 인생이란 그렇게 찾아오는 순간을 잡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 순 간을 붙잡을 수 있는 자신의 재능이나 감각, 그것이 저는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런 측면에서 사람들은 평등해요. 각 자의 앞으로 기회가 몇 번씩 찾아 오게 되거든요. 준비가 돼 있으면 반드시 그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겁니다. 단, 하다 가 그만두는 것은 없어야 합니다. 그런 꿈의 입구를 마련해 주는 것이 교육의 역할이 아닐까요. 입구를 마련한다기보다는 입구를 인 식시켜 주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입구 는 누구에게나 눈앞에 다 있어요. 그게 있다는 걸 모를 뿐이죠. 그 입구로부터 어린이들이, 청소년들이 목표를 향해 마음껏, 즐기면서 가기를 바랍니다. 문 이 무겁다면 같이 밀어 주고, 그렇게 도 와주는 것이 우리 어른들의 일이지요. 또한 그런 환경을 만들어 주는 데에 유 네스코한국위원회와 제가 도움을 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한위 평화예술 홍보대사’로 서 활약이 기대됩니다. 저의 음악이 언어를 통해 할 수 없는 것들, 예컨대 오해와 갈등 같은 말로 인 한 부작용이랄까, 그런 틈을 메워줄 수 있었으면 합니다. 무슨 일이든 핵심은 “감동”입니다. 감동은 힘을 갖고 있고, 감동은 사람을 움직입니다. 감동이 있 을 때는 사람이 스스로 움직이지 않습 니까? 그럴 때 많은 것을 할 수 있습니 다. 저 역시 일을 하면서 감동이 있어야 영감도 떠오릅니다. 그것이 저에게 힘 이 되고 곡을 쓰게 만들지요. 철저히 계 획을 세워 접근한다기보다는 그렇게 자 연스럽게, 좋은 영화나 책을 보며 눈물 을 흘리듯, 자연스레 빠져들며 활동을 하고 싶습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인터뷰·정리 = 김보람 편집위원

음악가 양방언 씨는 누구? 제주가 고향인 아버지와 신의주가 고향 인 어머니 사이에서 재일한국인 2세로 태

첫발을 딛었던 그는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오케스트라 등 세계 유수의 오케스트라와

식음악인 ‘프론티어!’(Frontier!) 작곡을 계

프로 뮤지션으로서 활동하게 된다.

더불어 9장의 정규 앨범을 냈다.

기로 주목받기 시작, 드라마 &lt;상도&gt;의 메인

어났다. 어린 시절 피아노를 배우고 음악가

일본 대중음악계의 신화적인 존재 ‘하마

영상음악 작업에도 활발하게 참가해 홍

테마 음악 작·편곡, 임권택 감독의 100번째

의 꿈을 품었으나, 의사인 아버지의 바람에

다 쇼고’, 홍콩의 전설적인 록밴드 ‘비욘드’

콩 스타TV의 드라마 &lt;정무문&gt;과 성룡 주

영화 &lt;천년학&gt; 음악감독, 다큐멘터리 &lt;차

따라 일본의과대학에 진학했다. 의대 졸업

의 앨범 프로듀서로 활약하는 등 일본과 아

연의 영화 &lt;썬더볼트&gt; 음악감독을 시작으

마고도&gt; 음악감독 등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

후 대학병원에서 1년간 마취의사로 근무했

시아 지역 팝 아티스트의 앨범 작업과 공연

로, 한국 중국 일본의 영화, 애니메이션, 다

다.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 폐막식 중 평창

지만, 결국 그가 택한 것은 자신의 오랜 꿈

에 다수 참가했다. 1996년 앨범 &lt;The Gate

큐멘터리, CF, 드라마, 온라인게임 등의 음

기 인수식 공연의 음악감독을 맡아 한국의

인 ‘음악’이었다. 의과대학 재학 때 이미 여

Of Dreams&gt;를 발표하며 솔로로 데뷔했고,

악 제작 및 OST 앨범을 발표하고 있다.

멋과 가락을 자신의 음악 속에 녹여내며 전

러 아티스트들의 키보디스트로 음악계에

이후 런던심포니오케스트라, 로열필하모니

한국에서는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공

세계의 이목을 평창으로 이끈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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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2월 1일

송년특집 / 2014년 유네스코한국위원회 7대 뉴스

“여러분이 곁에 있어 한 해 동안 행복했습니다” 해마다 12월이면 사람들은 ‘뒤를 돌아보는’ 마술에 걸린다. 한 해를 되 돌아보며 추억에 잠기기도 하고 회한 에 젖기도 한다. 그렇다면 유네스코 한국위원회(한위)의 경우는 어떨까. 아마도 새로운 도전의 역사가 펼쳐졌

기에 추억할 것이 유난히 많은 한 해 가 아니었나 싶다. 한위의 2014년을 뜨겁게 달궜던 핫 이슈 일곱 가지를 간추렸다. 아무쪼록 올해의 추억이 다가오는 새해의 희망을 여는 또 하 나의 불씨가 되기를 소망해본다.

60돌 맞은 한국위원회 역사적인 비전 선포

‘국민과 함께 만드는 평화’ ‘배움으로 꿈을 이루는 지구촌’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2월 3일 서 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창 립 60주년 기념 및 비전선포식’을 거행 했다. 한국위원회 60년의 발자취를 돌 아보고 미래의 비전을 선포하는 이 뜻 깊은 자리에는 정홍원 국무총리, 이리 나 보코바 유 네스코 사무 총장, 정운찬 전 국무총리 를 비롯해 중 국 일본 태국 등 각국 유 네스코국가 위원회 사무 총장, 28개국 주한 외교사절 등 내외빈 천여 명이 참 석해 아낌없는 격려와 성원을 보냈다. 비전선포식에서 민동석 사무총장은 ‘국민과 함께 만드는 평화’, ‘배움으로 꿈을 이루는 지구촌’을 한국위원회의 미래 비전으로 선포했다. 또한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세 가지 추진 과제로 ‘저

개발국 교육 나눔’, ’차세대 글로벌 인재 육성’, ‘한반도·동아시아 평화 기여’를 제시하며, 국민들의 참여와 후원을 호 소했다. 이리나 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은 축사에서 “유네스코는 새로운 비전으로 출발하는 유 네스코한국 위원회와 더 나은 미래를 위해 계속 노 력하겠다”고 말했다. 반기문 유 엔 사무총장 은 영상 메시 지를 통해 “교육, 과학, 문화는 사치가 아니라, 더 나은 삶을 위한 초석이다”며 “이 분야에서 60년 동안 활동해온 유네 스코한국위원회의 경주를 치하하며, 앞 으로도 유엔과 함께 평화와 지속가능발 전을 위해 일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 다.

세계 유네스코국가위원회 중 최초로 ‘후원개발’ 시작

유네스코가 꿈꾸는 세상으로 아름다운 당신을 초대합니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올해 창립 60 주년을 맞아 ‘저개발국 교육나눔’ 활동 을 대폭 확대하기 위해 후원모금 등 후 원개발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유네스코국가위원회가 국제사회 기여 를 위해 후원개발에 나서는 것은 전 세 계 199개 국가위원회 가운데 한국위원 회가 최초다. 저개발국 교육나눔이란 대한민국이

6·25전쟁 후 폐허 속에서 ‘교육으로 일 어선’ 경험을 지구촌의 가난한 이웃들 과 공유하고, 그들이 교육을 통해 빈곤 의 대물림에서 벗어나 자립할 수 있도 록 지원하는 일이다. 민동석 한위 사무총장은 지난 10월 취임 2주년 인터뷰에서 “후원개발은 단 순히 국민의 도움으로 교육나눔 재원을 마련하는 차원의 활동이 아니다”며 “대

2014년 한위와 협약 맺은 기관들

함께 손잡고 더 가치 있는 내일을 엽니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한위)에게 2014년은 ‘파트너십’이 활짝 핀 해 이기도 했다. 각 분야에서 선도적 인 역할을 하고 있는 11개 기관이 올 한 해 동안(11월 현재) 한위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들 기관과 한위의 역량과 네 트워크가 더해져 앞으로 다양한 시 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2014년 한위와 교류와 협력을 위해 ‘어깨동무’를 한 기관들을 표로 정 리했다.

한민국의 이름으로 국민과 함께, 국민의 관심 속에서 더 의미 있는 나눔 활동을 펴기 위해 시작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 다. 한위에게 후원개발이란 유네스코가 꿈꾸는 세상으로 아름다운 기부자를 초 대하는 일이다. 한위는 이 뜻 깊은 나눔 활동에 더 많은 국민이 함께 하기를 소 망하고 있다. 한위는 기획재 정부 및 안전행 정부로부터 기부 금 영수증 발급 이 가능한 ‘지정 기부금단체’로 공 식 지정돼, 한국 위원회 웹사이트 (unesco.or.kr)를 비롯해 일반전화(026958-4333) 및 ARS(060-700-1116) 등 을 통해 후원 신청을 받고 있다. 수익금 의 일부를 정기적으로 지구촌 교육나눔 사업에 후원하는 ‘유네스코 희망나눔가

게’도 운영되고 있다. 지난 11월부터는 교육나눔을 위한 후원모금 캠페인 CF를 TV와 라디오로 방송하며 국민의 관심 과 참여를 호소하고 있다. 한위 후원모금의 제일 원칙은 ‘투명 성’으로 모금액 및 사용내역은 공식 홈 페이지와 보고서를 통해 모두 공개된다. 또한 후원금은 후원 자의 후원 목적에 맞 게 쓰이도록 내·외 부 감사 시스템을 통 해 엄격하게 관리된 다. 한위는 법적으로 13%까지 가능한 행 정비 및 부대비용을 5%까지 대폭 줄임으 로써 후원자의 뜻대로 나눔 현장에 보다 많은 혜택이 전해지도록 노력하고 있다. 국민들이 곁에 있기에, 더 큰 나눔을 위한 한위의 따뜻한 도전은 앞으로 계 속 이어질 것이다.

더 뜨거워진 유네스코 브릿지 현장

희망과 나눔의 심장이 뛴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가 저개발국 교육 나눔을 위해 펼치고 있는 대표적인 사업 은 ‘유네스코 브릿지 프로젝트’이다. 읽 지도 쓰지도 못해 빈곤과 차별의 고통을 대물림하고 있는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가난한 이웃들 이 스스로 일어 설 수 있도록, 더 가치 있는 삶을 살 수 있도록 교 육으로 응원하는 일이다. 아프리카에 서는 비문해율 이 가장 높은 사하라 이남 지역의 남아 프리카공화국, 레소토, 르완다, 말라위, 잠비아, 짐바브웨 등 6개국, 아시아에 서는 비문해율이 높은 네팔, 부탄, 파키 스탄 등 3개국의 농촌 등 교육 소외 지 역에서 유네스코 브릿지 활동이 펼쳐지 고 있다. 한위는 이들 브릿지 현장에 지 역학습센터를 짓고, 비문해자를 위해서

기관명 이천시·이천교육지원청 수리산자연학교 한양대 숙명여대 강원일보 대구가톨릭대 자라섬청소년재즈센터 MBN 매일방송 한국엔지니어링협회 성균관대(문화융합대학원) 선문대

협약 시기 2월 7일 3월 14일 4월 24일 5월 8일 5월 16일 6월 11일 7월 29일 8월 1일 9월 11일 10월 16일 11월 6일

는 문해교육을, 가난으로 주저앉은 이 들을 위해서는 직업훈련 교육을 하고, 현지에서 ‘교육의 자립’이 이뤄질 수 있 도록 교사 양성 프로그램도 지원하고 있다. 올 들어 우리 국민 들이 마음으로 참여 하는 후원 활동이 시 작되면서 브릿지 현 장의 열기도 점점 뜨 거워지고 있다. 특히 아프리카 현지에 파 견돼 있는 한위의 브 릿지 활동가들은 열 악한 여건 속에서도 헌신적인 활동을 펼쳐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우고 있다. 한위의 유네스코 브릿지 아프리카 프 로젝트 내용과 한위 청년활동가들의 진 솔하고 따뜻한 이야기는 지난 7월 11 일 KBS 1TV &lt;KBS 파노라마&gt;를 통해 ‘다리를 놓다’는 제목으로 방영돼 커다 란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주요 내용 유네스코 활동 통한 창의인재 양성 옥상생태공원 ‘작은누리’ 생물다양성 증진 교육·문화 정보 및 자원의 교류 개도국 IT 지원, 콘텐츠 및 인력 교류 남북한 화해협력 모색, 유네스코 희망 브릿지 홍보 인적 자원 역량강화 및 교류협력 ‘유네스코 세계 재즈의 날’ 홍보, 후원개발 아프리카·아시아 저개발국 교육 지원, 남북한 교육 사업 저개발국 교육지원 위한 후원개발, 해외진출 지원 ‘유네스코 국제문화정책’ 전공 개설 추진 유네스코 브릿지 후원 개발 캠페인, 교육 및 연구인력 교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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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2월 1일

유네스코 키즈 1기 해외현장학습

남한산성 세계문화유산·농악 인류무형유산 등재

더 넓은 세상에서 더 큰 꿈을 꾸렴

한국의 빛나는 문화, 유네스코 유산이 되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한위)가 어린이 들에게 세계를 향한 꿈을 심어주기 위 해 시작한 ‘유네스코 키즈 프로그램’이 의미 깊은 첫 번째 싹을 틔웠다. 지난해 진행된 세계시민캠프(여름캠프)를 통 해 유네스코 키즈 1기를 배출한 데 이어 지난 2월 여 름캠프 우수 수료 자를 대상으로 한 해외현장학습(겨 울캠프)이 성공리 에 막을 내린 것. 2월 16일부터 24일까지 프랑스 파리 등지에서 펼쳐 진 유네스코 키즈 겨울캠프에는 민동석 한위 사무총장이 직접 인솔한 유네스 코 키즈 1기 어린이 32명과 경희대 대 학생 멘토 8명 등이 참여해 파리에 위 치한 유네스코 본부와 OECD 본부, 그 리고 대한민국 상주 대표부 등을 방문 해 현지 관계자들과 만남을 가졌다. 특

히 이상진 주 유네스코 대한민국대표부 대사, 이시형 주 OECD 대한민국대표 부 대사를 예방해 국제기구 활동 및 대 한민국의 위상에 대해 생생한 체험담을 듣는 값진 자리도 마련됐다. 이에 앞서 지난 2월 3일에는 한위 창립 60주년을 축 하하기 위해 한국 을 방문한 이리나 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이 방한 첫 일정으로 여름 캠프를 수료한 유 네스코 키즈 1기 어린이들을 직접 만나 꿈을 심어주는 대화의 시간을 갖기도 했다. 한위는 올해에도 지난 8월 여름캠프 를 열어 유네스코 키즈 2기를 배출했으 며, 이들 중 우수 수료자 25명이 내년 2 월 프랑스 파리로 해외현장학습을 떠나 게 된다.

지난 6월 15일부터 10일간 카타르의 수도 도하에서 열린 제38차 세계유산 위원회는 22일 한국의 ‘남한산성’을 유 네스코 세계유산 목록에 등재하기로 최 종 결정했다. 이로써 우리나라가 보유 한 유네스코 세계 유산은 문화유산 과 자연유산을 합 쳐 모두 11건으로 늘었다. 남한산성은 7 세기부터 19세기 에 이르는 축성술 의 시대별 발달 단계와 동아시아 도시 계획의 변화상을 잘 보여주고 있는 군 사유산이고, 시대별 층위가 결집된 초 대형 포곡식(包谷式) 산성이라는 점에 서 독특한 가치를 인정받았다. 지난 11월 27일에는 우리 농악이 유 네스코 인류무형유산에 오르는 겹경사 도 펼쳐졌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종묘

제례악, 아리랑, 판소리, 그리고 지난해 말 등재된 김장문화 등 모두 17개의 유 네스코 인류문화유산을 보유하게 됐다. 한편,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네이버 ㈜(대표이사 사장 김상헌)와 함께 유네 스코에 등재된 지구 촌의 세계유산, 인 류무형문화유산, 세 계기록유산 등 유네 스코 유산 정보의 한국어 데이터베이 스(DB) 구축을 최 근 완료했다. 한위는 네이버와 지난 2011년 7월 데 이터베이스 구축 사업에 관한 업무 협 약을 체결한 이후 유네스코 세계유산 정보에 대한 공동 번역 작업을 진행해 왔다. 문화유산에 대한 심층적인 정보 를 영어나 다른 유엔 공용어가 아닌 자 국어로 제공하는 사례는 전 세계에서 처음이다.

옥상생태공원 작은누리 개방, 배롱나무 기부카페 오픈

‘코리아저널상’ 탄생, 최기숙·박건영 교수 초대수상 영예

국민 후원으로 세운 유네스코회관, 이제 국민 품으로

최고의 한국학 학술상 향해 값진 첫걸음을 딛다

6월 27일 유네스코한국위원회(한위) 는 내외빈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명동 유네스코회관의 옥상생태공 원 ‘작은누리’ 시 민 개방 행사를 가 졌다. 이번 행사는 한위가 창립 60주 년을 맞이해 국민 의 후원으로 지어 진 유네스코회관 을 국민께 돌려드 리는 작업의 일환으로 이뤄졌다. 190평 규모의 작은누리에는 모두 200여 종의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다. 지난 봄에는 벌통 5군(총 10만 마리)을 설치해 ‘도시

양봉’도 시작했다. 한위는 이보다 앞서 지난 4월에는 작 은누리와 이웃한 12층 공간에 ‘배롱나 무 기부카페’를 오 픈했다. 향기로운 커피를 마시며 값 진 기부도 함께할 수 있는 곳이다. 카 페 수익금 전액이 ‘교육나눔’ 활동에 쓰인다. 지난 9월 에는 따뜻한 나눔의 공간을 확장하기 위해 배롱나무 기부카페 제2관도 문을 열었다. 작은 전시회나 행사를 위한 갤 러리 카페로 대여도 가능하다.

제1회 코리아저널상 시상식이 지난 9 월 18일 서울 중구 명동 유네스코회관 에서 열렸다. ‘코리아저널상’ 은 유네스코한국위 원회(한위)가 창립 60주년을 맞아 한 국학 국제학술지 &lt;Korea Journal&gt; 의 새로운 도약과 국내외 한국학 연 구 진작을 위해 제정한 학술상이다. 한위 는 1961년부터 국내 최초의 한국학 영문 학술지인 &lt;Korea Journal&gt;을 발간하고 있으며, 국내에서 간행되는 영문 학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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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운데 이 같은 학술논문상을 제정한 것 은 &lt;Korea Journal&gt;이 처음이다. 코리아저널상 초 대 수상자로는 인문 학 분야에서 최기 숙 연세대 국학연구 원 HK(인문한국) 교수, 사회과학 분 야에서는 박건영 가 톨릭대 국제학부 교수가 선정됐다. &lt;Korea Journal&gt; 발행인인 민동석 사 무총장은 “코리아저널상을 한국학 분야 에서 가장 권위 있는 학술상으로 육성 할 계획”이라고 청사진을 밝혔다.

한 해를 빛낸 한위 친선·홍보 대사들

“평화와 나눔 위해 우리가 뜁니다” 올 한 해 유네스코한국위원회(한위)는 ‘평화와 나눔’이라는 한위의 비전에 깊이 공감한 각계 유명인사들을 한 가족으로 맞 았다. 문화예술 등 각 분야의 유네스코한 국위원회 친선·홍보 대사들이 그들이다. 한위 친선·홍보 대사들은 유네스코 활동을 국민들에게 홍보하고, 한위가 펼치고 있는 유네스코 브릿지 프로 젝트 등 저개발국 교육나눔 활동 에도 참여하게 된다. 첫 테이프 는 배우 신세경 씨가 끊었다. 지

난 1월 15일 한위는 신세경 씨를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특별홍보대사’에 위촉했다. 신 씨는 위촉 관련 인터뷰에서 기회가 닿는다 면 직접 찾아가 아프리카 친구들과 만나고 싶다”며 “저개발국 교육지원 사업 등에 많 은 분들이 동참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 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위 대사의 바통을 이어받은 이는 ‘국 악소녀’ 송소희 양이다. 한위 창립 60주년 기념식 때 초청공연을 하며 한위와 인연을 맺게 된 송소희 양은 지난 3월 4일 ‘유네스 코한국위원회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현재 고교생으로 한위 역사상 최연소 대사이다. 송 양은 “저의 노력으로 누군가 교육 받을 수 있는 기회를 가진다는 게 남다르게 다가

온다”며 “홍보 대사로서 작 은 힘이지 만 많은 노 력을 해보 고 싶다”고 위촉 소감을 밝혔다. 지난 추 석 때에는 &lt;유네스코 뉴스&gt; ‘후원모금 캠페인’에 직접 참여하기 도 했다. 시집 &lt;만인보&gt;로 유명한 ‘세계의 시인’ 고은 시인도 ‘유네스코한국위원회 평화친 선대사’로 활동하고 있다. 한위는 9월 15일 고은 시인을 평화친선대사로 위촉하고, 시 인이 직접 쓴 ‘유네스코 헌정시’를 낭송하 는 자리를 가졌다.

‘대한제국 황손’ 이석 황실문화재단 총 재도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전통문화 친선 대사’로서 한위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한 위는 10월 28일 이석 총재를 ‘전통문화 친 선대사’로 위촉했다. 이 총재는 대한제국 고종 황제의 아들 의친왕의 11번째 자녀 로, 현재 조선왕조의 문화유산을 알리는 등 전통문화유산의 보존과 계승에 앞장서 고 있다. 지난 11월 13일에는 세계적인 크로스오 버 음악가 양방언 씨가 ‘유네스코한국위원 회 평화예술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양방언 씨를 비롯해 지난해 ‘유네스코 세계 재즈 의 날 홍보대사’로 위촉된 재즈 보컬리스 트 나윤선 씨 등 모두 10명의 각계 인사가 11월 현재 한위의 친선·홍보 대사로 활동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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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브릿지

브릿지 희망 스토리 / 교실이 없어도, 생활이 팍팍해도, 이어지는 배움 짐바브웨

“앞마당 교실에서 우린 꿈을 키워 갑니다”

짐바브웨 돔보샤와 지역의 타가리 라 마을(Tagarira village) 지역학습센 터(CLC) 교사인 에밀리는 학생들에게 “집 밖에서 만나는 엄마”입니다. 2011 년부터 4년째 이곳에서 교사로 일하고 있는 그녀는 “내 능력이 부족해 학생들 에게 더 많은 것을 해주지 못하는 것”을 가장 속상해 하는 천생 선생님이기도 합니다. 교실이 없던 때도 아이들을 자 기 집으로 불러 가르쳤고, 학습 공간을 마련할 수 있도록 자신의 땅까지 내놓 은 덕에 ‘대인배’로 알려질 만큼 호탕하 고 열정적인 성격의 소유자, 에밀리에 게 교육은 더 넓은 세상을 만날 수 있는 활짝 열린 창문입니다. CLC에서 교사로 일한다는 것은 직업 정신보다 봉사 정신이 더 필요한 일입니 다. 개인적인 생활을 충분히 영위할 만 한 월급이 아니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에밀리의 주변 사람들 중 일부는 에밀리 가 일반 공립학교 교사처럼 월급을 받는 줄 알고 경제적 도움을 요청하는 경우 도 있다고 합니다. 그런 난감한 요청들 을 완곡히 거절할 때, 그리고 자기 집 앞 마당을 배움터로 내어 준 데 대한 불편 함을 모든 가족이 감수해야 할 때, 그녀 는 힘이 듭니다. 그럴 때마다 센터에 오 는 더 가난한 아이들을 생각합니다. “여기 오는 아이들 중에는 가난한 학 생들이 많아요. 헤진 옷을 입고 오는 아 이들, 밥도 못 먹고 다니는 아이들도 있 어요. 제 불편함보다는 그런 부분을 채 워줄 수 없는 아쉬움이 훨씬 커요.” 이렇게 선생님으로서의 열정이 넘치

말라위

는 그녀이지만, 처음부터 선생님이 되 고자 했던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돔보 샤와에서 세컨더리(중등교육) 과정을 마치고 난 뒤 대학을 가기 위한 졸업 시 험을 보는 대신, 그녀는 마을의 발전에 도움을 주고자 봉사 활동을 시작했습니 다. 그러다 브릿지 프로젝트와 인연이 닿아 현지 협력기관이자 비문해교육 전 문기관인 알로즈(ALOZ)에서 교사 양 성 트레이닝을 받고 선생님이 되었습니 다. 그녀가 더 큰 꿈, 더 많은 개인적 기 회를 찾는 대신 자신이 받은 것을 마을 에 돌려주고자 결심한 이유는 무엇이었 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지역학습센터가 마을의 발전 동력 이라는 믿음이 저를 이끄는 것 같아요. 교육의 혜택을 받지 못했던 학생들에게 기회를 주고 능력을 키워 미래의 싹을 틔우는 일을 하고 있다는 자부심도 있 어요. 센터에 필요한 것들을 지원하고 저와 함께 돔보샤와의 발전을 고민하는 동료, 나샤(이가람 활동가)가 있기에 더 힘을 얻는 것 같아요.” 그녀 집 앞마당의 간이 교실은 작년 에 나름 대폭적인(?) 변화가 있었답니 다. 바로 브릿지 프로젝트를 통해 책상 과 의자가 들어온 것이지요. 흙바닥에 앉아 책을 읽고, 비가 오면 좁은 집에서 불편하게 공부를 해야 했던 아이들이 한결 편하게 배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우리에겐 너무나 기본적인 환경이 이제 서야 조금 갖춰졌을 뿐이지만 그녀의 기쁨은 상상 이상인 듯 합니다. “아이들이 공부할 공간이 생겨 너무

수업 중인 아이들과 교사 에밀리(원 안)

나 행복했어요. 지금은 건물 증축도 준 비하고 있고 얼마 전엔 책과 학용품까 지 생겼어요. 아이들이 가방을 메고 집 으로 가는 것을 보면 얼마나 흐뭇한 지 몰라요.” 하지만 이러한 변화들을 그녀는 “시 작일 뿐”이라고 단언합니다. 그녀에겐 목표가 아직 많이 남아 있거든요. 교실 을 더 넓혀 학생들에게 더 나은 교육 환 경을 만들어 주고, 더 많은 학습자료도 나눠 주고, 또 소득증대 활동을 통해 더 많은 학생들이 굶주림으로부터 해방되 기를 그녀는 바랍니다. 그러기 위해선 무엇보다 “돔보샤와 CLC가 외부 도움 없이도 지속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방 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 합니다. “그렇게 되기 위해 선생님으로써 아 이들에게 더 많이 나눠 줄 것이 필요합 니다. 실질적인 교육 팁, 체계적인 학생 관리, 소득증대 활동에 도움이 될 비즈 니스나 마케팅 지식도 앞으로 제가 더 배워야 할 부분이에요.”

에밀리에게는 두 딸이 있습니다. 한 아이는 의사, 다른 한 아이는 파일럿이 되고 싶어 한다는군요. 학생들과 자신의 딸들의 꿈을 지키기 위해 그녀는 이 사 회를 변화시키는 어른의 역할을 기꺼이 맡고자 했고, 그렇게 한 발 한 발 나아가 고 있습니다. 이곳 CLC는 알게 모르게 에밀리의 주변에 변화를 만들었습니다. 공용어인 쇼나어는 물론이고 영어도 읽고 쓸 수 있는 사람이 많아진 것은 1차적인 변화 입니다. 아동과 성인문해교육뿐 아니라 핸드메이드 세제를 만드는 등 지역 소 득증대 사업도 활성화되고 있습니다. 더 세월이 지나면 이곳 출신 아이들이 금의 환향하여 마을을 더 멋진 곳으로 만들 어 줄 수도 있을 겁니다. 에밀리는 항상 그런 꿈을 꾸고 있습니다. 아니, 꾸는 게 아니라 보고 있다고 해야 할까요? 그 꿈 의 싹이 지금 에밀리 집 앞마당에서 열 심히 책을 보고 있는 저 아이들이니까 요. 이소연 브릿지 1팀 인턴

학교에 못 나오는 아이들… “응답하라, 아니(Anni)”

“아니(Anni)가 또 안 왔어요.” 수업 시작 전 아이들이 선생님에게 친구가 안 왔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사 실, 이곳의 아이들은 학교를 ‘개근’하 는 게 생각만큼 만만한 일이 아닙니다. 그 이유는 무척이나 다양합니다. 단순 히 금전적으로 공책 살 돈이 없어 그 럴 수도 있고, 어른들이 흔히 쓰는 변 명인 “먹고 살기 바빠서” 그럴 수도 있 습니다. 이곳의 빈곤한 환경은, 아이들 조차 그렇게 먹고 사는 데 나서도록 만 들기 마련이지요. 그렇다면 ‘아니’는 오 늘, 무슨 일이 있어 그렇게 좋아하던 학 교에 나오지 못한 걸까요? 아니의 아버지는 송가니 시장에서 조그만 휴대전화 충전 가게를 운영합니 다. 어머니는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 장 날에 시장에서 토마토를 팔지요. 3자매 중 첫째인 아니는 그럴 때마다 어머니 를 따라 시장에 가 토마토 장사를 돕거

나피니 CLC의 수업 풍경

나, 집에 남아 어린 동생들을 돌보고 집 안일을 해야 합니다. 학교에 가서 글도 배우고 친구들과 이야기도 나누는 게 무척이나 즐거운 아니이지만, 힘겹게 사시는 부모님들을 돕지 않을 수 없는 집안의 맏딸이기도 하니까요. 말라위에서는 이렇게 많은 친구들 이 저마다의 이유로 가고 싶은 학교, 또 는 유치원에 결석을 하고 있습니다. 집 바로 앞에 있는 학교에서 아이들이 선

생님을 따라 큰 소리로 글을 읽고 운동 장을 뛰어노는 모습을 지켜만 봐야 하 는 아이들의 마음은 어떠할까요? 그래 서 유네스코한국위원회가 운영하는 나 피니 지역학습센터(CLC)는 이런 아이 들의 어머니에게 많은 정성을 쏟고 있습 니다. 아이들을 유치원에 보내는 건 어 머니들에게 달려 있으니까요. 그리고 아 니와 같은 이유로 학교를 결석하는 많은 아이들의 부모에게 교육의 중요성을 알

리며 참여를 유도하고 있습니다. 어머 니가 교사들과 활발하게 고민을 나누 고 학부모 정기 미팅에 참여하고 수업 참관을 하도록 이끄는 것이지요. 그 결과, 나피니 CLC에서는 학교 운영에 만족감을 느끼는 학부모가 점 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도움을 주려는 부모들도 점점 늘고 있지요. 특히나 아 이들의 급식 운영을 위한 텃밭을 잘 가 꾸기 위해서는 학부모들의 참여와 관 심이 필수적인데, 올해 텃밭 사업에 참 여하는 어머니들의 숫자는 지난해보 다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많게는 스무 명씩 학교로 와 텃밭을 가꾸고, 아이들 급식에 쓰일 옥수수나 대두, 땅콩을 방 앗간에서 빻아 옵니다. 그 과정에서 학 부모들의 책임감과 주인 의식도 점점 커가고, 교실에서 “주인 잃은 책상”을 보는 일도 점점 줄어들 것이라 믿고 있 한지애 활동가 습니다.


캠 페 인

2014년 12월 1일

유네스코한국위원회_타블로이드_272+394_final_s2.pdf 1 14. 11. 26. 오전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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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후원은 무엇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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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0년간 1000조원 넘는 지원에도 아프리카의 굶주림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빵만으로는 멈출 수 없습니다. 오직 교육만이 빈곤의 악순환을 끊을 수 있습니다. 아프리카를 도와주세요. 배움을 통해 희망을 심어주세요

당신의 월 2만원, 아프리카에게 희망입니다

아동, 청소년, 성인을 위한 다목적 학습센터 운영

월 2만원 1년간 6명, 배움의 희망을!

후원문의:1800-9971

문해교육 강사 양성 및 지원

교재 및 학용품 보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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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특집

2014년 12월 1일

유네스코 교육나눔 후원자들의 한마디

여러분의 마음으로 아이들의 꿈이 자라고 있습니다 12월이지만 명동의 유네스코 한국위원회에는 따뜻한 공기가 가득합니다. 빵 한 개보다 한 권의 책이 가져올 아름다운 변화를 믿는 유네스코한국위원회에 많은 분들의 후원 문의가 봄바람처럼 불어오고 있으니까요. 지난달부터 시작한 후원모금 캠페인 덕분인지, 더 많은 분들이 아프리카 아이들의 미래와 꿈을 위해 소중한 도움을 주셨습니다. “지금도 늦었다”며 더 “독한(?)” 활동을 바라는 분부터 “내 아이들이 크면 더 많은 후원을 하게 해 주고 싶다”는 어머니의 말씀까지, 여러분의 한 마디 한 마디는 저희에게 힘과 격려뿐 아니라 무거운 책임감으로 다가옵니다. 그런 소중한 말씀들, 2015년에도 더 많이 더 자주 들려 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 희망나눔 사업 여러분의 후원에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10월에 모아주신 후원금 17,497,523원은 유네스코 브릿지 프로젝트를 통해 저개발국의 교육지원에 사용됐습니다. 정기후원: 강경아, 강동진, 강동훈, 강명구, 강병규, 강윤서, 강은수, 강준희, 고남균, 고민준, 고영아, 고은, 고현정, 곽병남, 곽요나, 구동혁, 구영옥, 구효정, 권갑수, 권미숙, 권송, 권송이, 권의재, 권지현, 권채원, 김경범, 김경은, 김귀배, 김규민, 김기란, 김길현, 김나연, 김나운, 김나현, 김남춘, 김도연, 김도훈, 김동진(A), 김동진(B), 김동희, 김명신, 김문원, 김미성, 김미자, 김민아, 김민정, 김민지, 김민호, 김병삼, 김병호, 김복수, 김수인, 김수현(A), 김수현(B), 김숙희, 김승예, 김승윤, 김승희(A), 김승희(B), 김아람, 김영기, 김영미, 김영은, 김영주, 김옥, 김옥신, 김우춘, 김원민, 김원희, 김은경, 김은선, 김은영, 김은혜, 김익현, 김인하, 김재근(A), 김재근(B), 김정민, 김정탁, 김정하, 김정희, 김종목, 김종천, 김준호, 김지수, 김지오, 김지용, 김지현, 김진수, 김진아(A), 김진아(B), 김철호, 김철홍, 김태우, 김판중, 김한조, 김현규, 김현승, 김현정(A), 김현정(B), 김현철(A), 김현철(B), 김형중, 김형춘, 김혜경, 김환식, 김효정, 김효진, 김희영, 김희준, 나경욱, 나인애, 나주원, 남순민, 남순희, 노유정, 노정열, 노지영, 노지원, 라용화, 문언정, 문예빈, 문유빈, 문일모, 민대훈, 민동석, 민형종, 박건태,박경준, 박규희, 박기철, 박다인, 박달서, 박무제, 박문길, 박민석, 박병준, 박병태, 박상미, 박세찬, 박소연, 박시우, 박영범, 박영빈, 박영수, 박온비, 박용성, 박은경, 박은선, 박은지, 박정섭, 박정용, 박정주, 박주연, 박준홍, 박지연, 박진미, 박진채, 박진한, 박찬승, 박찬웅, 박헌인, 박현수, 박화숙, 방성주, 배남인, 배동환, 배상훈, 백명기, 백서연, 백승현, 변소윤, 서기원, 서만교, 서재민, 서정아, 서종문, 서지형, 서현숙, 성영희, 손상락, 손수정, 손인옥, 손정일, 손지혜, 손진주, 손창현, 송경섭, 송민규, 송민희, 송은선, 송은의, 송정일, 송종진, 송진섭, 송진환, 송진환, 송형진, 신동욱, 신동직, 신명수, 신미아, 신소애, 신종철, 신지영, 신현운, 신호래, 심동천, 심숙경, 안치석, 안형균, 양가윤, 양혜원, 양희주, 엄윤나, 엄정욱, 여재욱, 연제창, 연현주, 염정선, 오병훈, 오서영, 오승봉, 오승헌, 오영화, 오은순, 오혜재, 우대가, 우덕기, 우승희, 유동철, 유세화, 유솔화, 유승원, 유재걸, 유재수, 유정원, 유지혁, 유철, 유현숙, 유호연, 윤미란, 윤석훈, 윤선이, 윤예지, 윤용섭, 윤전애, 윤하준, 윤희, 이강미, 이강일, 이경미, 이경준, 이다경, 이동건, 이두병, 이루미, 이병호, 이상용, 이상진, 이선경(A), 이선경(B), 이선영, 이선정, 이소현, 이송하, 이연숙, 이영복, 이영서, 이영현, 이예원, 이원근, 이유빈, 이윤재, 이은주, 이재근, 이재호, 이정선, 이정은, 이조아, 이종욱, 이종은, 이주림, 이주연, 이주호, 이준희, 이중훈, 이지영, 이진원, 이창섭, 이철호, 이철훈, 이현수, 이현준, 이형구, 이형일, 이형칠, 이호연, 인제름, 임근묵, 임돈희, 임선주, 임태인, 임현묵, 장민경, 장수철, 장신미, 장용주, 장은진, 장익진, 장정식, 장지원, 전다래, 전보현, 전신옥, 전지완, 전진성, 전해준, 전현진, 정다원, 정동율, 정상범, 정상희, 정석현, 정성웅, 정시훈, 정예원, 정옥주, 정용시, 정용주,

유네스코 브릿지 아시아 프로젝트(필리핀)를 후원하고 있습니다.

총 후원금 17,497,523원 후원금 배분 유네스코 브릿지 아프리카 11,635,853원 유네스코 브릿지 아시아 4,986,794원 행정비(5%) 874,876원

교육으로 희망을 전하는 유네스코 희망나눔 사업을 통해 여러분의 사랑을 전해주세요!

유네스코 브릿지 기후변화 프로젝트(네팔, 라오스)를 후원하고 있습니다.

정운찬, 정유빈, 정윤정, 정인해, 정인혜, 정재원, 정정희, 정지연, 정진미, 정진우, 정해권, 정희영, 제하림, 제환승, 조노현, 조민주, 조석현, 조수아, 조양현, 조영국, 조영상, 조영수, 조우진, 조유나, 조율래, 조정희, 조태민, 조푸름, 좌효숙, 주예름, 주예은, 주준호, 지민선, 지현구, 진성욱, 차상윤, 최강인, 최낙현, 최명재, 최미나, 최미영, 최상일, 최송아, 최윤성, 최인숙, 최재연, 최재헌, 최종서, 최지수, 최진희, 최화영, 추서영, 추영호, 하윤영, 한계수, 한동민, 한명희, 한미현, 한병채, 한보화, 한옥규, 한일선, 한지민, 허세윤, 현주, 형서윤, 홍계복, 홍복구, 홍양호, 홍윤경, 홍은표, 황규애, 황동욱, 황상문, 황제웅, 황지현, 황진영, 황태건, 황태학 외 익명 8분, (주)워킹피컴퍼니, (주)커피비 평가협회, 대도식당 안양점, 범천한어린이집, 세무법인비전대전지점, 스타킹크랩, 예화피아노, 오군순두부, 전북사대부고 유네스코동아리, 진동횟집 일시후원: 권택명, 김정탁, 김준수, 남익용, 정선아, 조인호, 미추홀외국어고등학교, 비전케어, 상당고등학교, 세종학원, 안동영명학교 태광 중학교, 한국관광고등학교, 흥덕고 유네스코 동아리 신규후원신청자 (10월 21일~11월 20일): 강상호, 강신용, 구본석, 구자형, 권기범, 권숙자, 권예림, 권오규, 권혁연, 권효정, 길승현, 김나현, 김동선, 김동준, 김동현, 김명자, 김미연, 김미현, 김민영, 김민우, 김민주, 김민지(B), 김민지(C), 김민희, 김봉숙, 김부열, 김분순, 김상훈 김서준, 김성순, 김성준, 김성훈, 김수권, 김승리, 김영모, 김영우, 김용선, 김일순, 김정수, 김지현, 김진욱, 김진희, 김철민, 김태일, 김화미, 나금주, 나인광, 남윤아, 도선영, 류수민, 류정아, 류현욱, 문상호, 문주란, 민영서, 박각생, 박경진, 박기순, 박명의, 박순덕, 박영순, 박영순, 박예숙, 박예자, 박용진, 박우광, 박은희, 박지영, 박지선, 박지호, 박진수, 박창오, 박철호, 박치홍, 박태준, 박평호, 박현수, 박휘윤, 박흥순, 박희정, 배재현, 서광원, 서헌수, 석다희, 설균태, 설옥경, 성석현, 성주영, 소문석, 송다인, 송병운, 송인순, 송재경, 신나래, 신명철, 신숙례, 신창현, 안규란, 안소영, 안희성, 양무인, 양미희, 양유경, 양은주, 엄미경, 여경민, 오정란, 옥윤수, 옥철영, 윤기도, 윤영선, 윤인선, 윤준용, 윤창득, 이건민, 이계정, 이기홍, 이동훈, 이상교, 이상진, 이석, 이선미, 이선옥, 이선중, 이선훈, 이선희, 이소미, 이수림, 이순덕, 이순미, 이승섭, 이승연, 이신형, 이영선, 이영주, 이영한, 이우용, 이윤경, 이윤해, 이정애, 이정윤, 이정혜, 이정화, 이지원, 이창근, 이창 수, 이채만, 이하늘, 이현경, 이혜순, 임견호, 임종범, 장미애, 장영훈, 장인숙, 장지호, 장철호, 장혜경, 장혜정, 전명숙, 전 미선, 전서진, 전성화, 전소영, 전철희, 전혜성, 전홍찬, 정문숙, 정미애, 정사라, 정수경, 정예원, 정용주, 정인환, 정일량, 정일순, 정재욱, 정재정, 정창윤, 제지현, 조기열, 조병인, 조현진, 주경철, 진정경, 천우림, 최경란, 최경화, 최무경, 최봉락, 최석중, 최성규, 최성윤, 최영석, 최우영, 최웅식, 최은 송, 최은희, 최정길, 최정희, 최종문, 최지안, 최효준, 함채민, 홍종대, 황의진

유네스코 키즈 프로그램을 후원하고 있습니다.

유네스코 브릿지 아프리카 프로젝트(레소토)를 후원하고 있습니다.


후원특집

2014년 12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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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유네스코한국위원회와 함께한 아름다운 기업들

“함께 걷는 이들이 있어 든든합니다” 혼자 걸으면 발자국만 남지만, 함께 걸으면 길이 됩니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가

해 작지만 소중한 결실을 맺을 수 있었습니다. 한국위원회의 든든한 파트너로서

펼치는 ‘교육 나눔’ 활동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함께 걷는 분들이 계시기에 올 한

‘희망으로 가는 길’을 함께 일궈주신 대표 기업들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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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2월 1일

참가 후기 / 유네스코학교 지속가능발전교육 국제행사

“목표는 하나, 우리 모두의 행복입니다” 지난 11월 4일부터 17일까지 일본 나고야에서 개최 된 유네스코 지속가능발전교육 세계회의(UNESCO World Conference on Education for Sustainable Development, 이하 ESD 세계회의) 때 오카야마에서는 유네스코학교 ESD 국제행사가 열렸다. 이번 유네스코학교 행사에는 한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 의 유네스코학교 학생들과 교사들이 참가해 각국의 ESD

사례를 발표하고 토론하는 한편 우애를 다지는 시간을 가 졌다. 한국에서는 박혜연 교사(신용산초등학교)를 비롯해 황인규(서울사대부고), 박수빈(숙명여고), 정혜인(부산외 고), 이상훈(인천국제고) 등 네 명의 학생들이 참가했는데, 이들이 보여준 발표와 토론 능력은 세계의 학생들이 모인 자리에서도 단연 빛났다는 후문. 네 학생의 참가 후기와 박 혜연 인솔 교사의 소감을 요약해 소개한다.

세계 학생들과의 토론, 긴장감은 곧 뿌듯함으로

모든 이의 목소리를 담아 “변화”를 외치다

토론회 첫째 날, ‘인터랙티브 세션’ 을 통해 각 나라 참가자 4명이 두 팀으 로 나뉘어 동시에 각각 하나의 주제에 대한 토론을 진행했습니다. 두 토론 모 두 우리의 경험을 바탕으로 지속가능발 전에 대한 내용을 이야기하는 형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A팀은 무엇이 일상생 활에서 지속가능발전을 방해하는지에 대한 여러 요인들을 살펴보았고, B팀 은 지속가능발전을 증진시키기 위해 중 요한 것들에 관한 생각을 주고받았습니 다. 모든 토론 과정은 고등학생들이 주 도했고, 참가자들의 발언은 일어, 영어 와 불어로 동시통역되었습니다. 드디어 우리 차례. 대한민국이 적힌 판을 들어, 주제에 대한 우리의 생각을 발표했습니다. 난생처음 전 세계의 많은 참가자들이 바라보는 시선을 받으며 의 견을 발표하는 것은 여간 긴장되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긴장감은 러

토론회 둘째 날, 모두가 오랫동안 준 비해 온 대한민국의 ESD 사례를 발 표했습니다. 발표는 우리나라에만 있 는 ‘레인보우 프로젝트’에 대해 소개 한 뒤, 그에 따른 각 학교들의 구체적 인 실천 사례를 제시하는 형식으로 진 행했습니다. (레인보우 프로젝트란 유 네스코학교 학생들이 평화, 인권, 다문 화, 환경, 세계화, 지역고유문화, 경제 정의 등 7가지 주제와 관련해 학교와 지 역사회의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스스로 계획하고 실천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시아 선생님의 칭찬을 받은 뒤 뿌듯함으 로 바뀌었습니다. 방해요인에 관한 토론 에서는 각 나라의 배경과 환경에 따라 참가자들의 생각이 조금씩 모두 다른 것 을 실감했고, 다른 나라 학생들의 창의 적이고 다양한 의견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국제 토 론회와 회의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습 니다. 전 세계 고등학생들의 다양한 생 각을 공유할 수 있어서 우리가 ESD에 관해 생각하는 범위를 확장시킬 수 있는 (부산외고 정혜인) 경험이었습니다.

자유시간에도 주목받은 리더십, “당신에게 ESD란?” 지속가능발전교육(ESD)은 단순히 환경보호를 가르치는 게 아닌, 지역사 회와 세계가 직면하고 있는 다양한 문 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교육입니다. 환 경을 넘어 문화에 대한 존중과 인식 등, 보다 광범위한 분야에서의 고민을 포괄 하는 것입니다. 이틀간의 ESD토론회 기간 동안 우리는 그런 것들을 한 번 더 고민해 볼 수 있었고, 그 여운은 토론회 뒤까지 이어졌습니다. 열띤 토론회는 11월 7일 점심시간 때 막을 내렸습니다. 그 이후에는 각 국가 의 대표들만 모여 공동선언문 작성을 위한 미팅을 가졌고 나머지 세 사람에 게는 자유시간이 주어졌습니다. “이제 뭘 할까?” 저희는 회의가 끝난 후 주어 진 시간을 어떻게 쓸지 잠시 고민했습 니다. 그러다가 문득, “다른 나라의 친 구들은 ESD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 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각국 대 표로서의 공식 입장(?)이 아닌, 보다 솔

명확한 주제로 실질적인 변화를 도출해 냈다는 점에서 세계의 친구들로부터 좋 은 평가를 받아 매우 뿌듯했고, 유네스 코의 도움을 받던 나라가 어느새 ‘지속가 능발전을 위한 교육실천 우수 국가’가 되 었다는 사실에 가슴이 벅찼습니다. 발표 도중 저는 “My change makes the world change(나의 변화가 세상의 변화를 만든다).”라는 말을 세계의 친구 들에게 함께 읽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세계의 학생들이 한 목소리로 이 말을 외치는 모습은 감동적이었습니다. 비록 각자 다른 곳에서 생활하지만, 하나의 목 표를 향해 있음을 강하게 느끼는 순간이 었습니다. 그 목표란 “우리 모두의 행복” 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문화도, 언어 도, 사고방식도 모두 서로 다른 곳에서 왔지만, 모두가 이 목표를 공유하고 있어 이렇게 모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고통 받는 사람 없이 모두가 웃는 세상. 그 세상을 간절히 염원하는 마음을 간 직해서 내 눈앞에 보이지 않는 다른 사 람까지도 생각할 수 있는 멋진 어른으로 (숙명여고 박수빈) 자라나고 싶습니다.

일본 기자의 “급 질문” 당황하지말~고 멋지게 끝! 직하고 격식 없는 대답을 들어 보고 싶었습니다. 이를 알 아보기 위해 즉흥적으로 포스트잇을 붙 일 수 있는 종이를 구해 “ESD is…”라 는 글귀를 써 넣었습니다. 일본 오모테 나시 친구들(도우미로서 회의 참여 학 생들을 도와준 일본 학생들)과 각 나라 의 참가자 친구들, 그리고 통역사분들 과 선생님들께 자신이 생각하는 ESD 에 대해 포스트잇에 써 달라고 부탁했 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메시지를 한데 모아 진정 우리 안의 ESD란 무엇인지 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거기에 어떤 말들이 쓰여 있었냐고요? “ESD는 모 두가 하나 되는 놀라운 것”이란 말로 대 답을 대신할까 합니다. (서울사대부고 황인규)

이번 회의 도중 점심시간에, 도 시락을 일찍 먹고 혼자 우물 쭈물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한 일본 기 자가 다가와 인터뷰를 청했습니다. 이 번 회의가 어땠냐는 질문에 저는 이곳 에 도착한 이후 느껴온 벅찬 감정에 대 해서 열변을 토했습니다. 그러다가 갑 자기 “이러한 행사가 차가운 한일 관계 에 어떤 영향을 끼칠 수 있겠는가” 하 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요즘 같은 시기 에, 저의 한 마디가 굉장히 큰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고 생각해 저는 순간 긴 장했습니다. 저 역시 이곳에 오기 전까지 일본에 대해 좋은 감정만 갖고 있지는 않았습 니다. 하지만 이곳에서의 짧은 기간 동 안 늘 최선을 다해 친절을 베푸는 일본

친구들을 만났고, 같은 동아시아 문화 권에 속한 사람으로서 갖는 공통점들 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들과 우리 는 결코 적이 아니라는 걸 느꼈습니다. 그렇게 생각을 정리한 후 저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한일간 정치 관계가 좋지 않다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지만, 이것 이 인간과 인간, 사람과 사람 사이의 한 일 관계가 나쁘다는 것을 뜻하진 않습 니다. 각 나라를 대표해서 온 우리들은 훗날 각국을 움직이는 큰 역할을 할 수 도 있을 것이고, 그 때 서로 열린 마음 을 갖고 노력한다면 큰 변화가 일어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는 저의 짧 은 일본어로 “일본사람들이 다들 너무 착하다”라는 말을 잊지 않았습니다. 그 기자에게도 저의 진심이 잘 전달 되었 (인천국제고 이상훈) 을까요?


교육 · 브릿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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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브릿지 역량강화 프로젝트 방글라데시 현장 방문기

전통과 현대가 만나 새로운 성공을 꿈꾸다

박혜연 인솔교사 참가 후기

세계 학생들 사이에서 빛난 한국의 유네스코 학생들 현지 학교 방문 : 아직 조금은 어색함 이 남아 있는 수빈, 상훈, 혜인, 인규와 함께 유네스코학교 ESD국제행사 일정 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전날 밤 일본 야마구치현 이와쿠니시에 도착한 우리 는 아침 일찍부터 외국인들로 가득 차 있는 로비를 보며 국제 행사가 시작되 었음을 비로소 실감했다. 첫날 우리와 함께 지역 학교를 방문 한 팀은 러시아, 브라질, 가나에서 온 팀이었다. 각기 다른 대륙에서 온 만큼, 각 팀마다 특색이 있었다. 우리가 방문 한 타카미즈 고등학교에서는 이곳의 2 학년 학생들이 주축이 돼 모든 행사를 마련했다고 한다. 힘들고 바쁜 와중에 도 늘 웃으며 대해주는 학생들의 모습 이 인상적이었다. 개회식 : 다음날, 개회식장에 들어선 우리는 그 규모와 분위기에 온몸으로 압도당했다. 우리 학생들도 얼굴이 상 기돼 있었다. 학생들을 그저 고등학생 이 아닌, 한 국가의 대표로 대우해 주는 것에 모두들 깊은 인상을 받았다. 학생 들은 특유의 붙임성으로 금방 다른 나

한국의 이름을 멋지게 알리고 온 한국팀. 왼쪽부터 박혜연 선생님, 박수빈, 정혜인, 이상훈, 황인규 학생

라 학생들과 친구가 되었다. 같은 생각 을 하고 고민을 하는 비슷한 나이의 친 구들이기에 서로의 벽이 쉽게 허물어질 수 있는 것이리라. 그렇게 한결 편안해 진 우리들이 숙소로 돌아가는 길, 조용 한 일본 거리의 정적을 깨는 브라질 학 생들의 노래가 들려왔다. 각국 ESD사례 발표 : 드디어 이번 행사의 메인 순서라 할 수 있는 각국 ESD 사례 발표 시간. 이 발표를 위해 학생들은 한국에서부터 여러 차례 모여 준비를 했다. 한국팀의 순서는 9번째였 다. 학생들을 믿고 발표와 관련된 모든 것들을 맡겼기에, 이 모든 것은 학생들 의 의견과 힘으로 준비되었다. 뛰어난 팀워크를 보인 한국팀의 발표는 환상적 이었다. 형식적이고 평면적인 프리젠테 이션이 아닌, 구체적이고 감동적인 프 리젠테이션이었다. 일본의 한 기자는 발표에 감동을 받았다면서 한국의 ‘레 인보우 프로젝트’에 대해 취재해 갔다. 주최 측을 당황케 한 깜짝 이벤트 : 폐 회를 하루 앞둔 11월 7일, 모든 학생들 은 유네스코학교 학생으로서 지속가능 한 사회와 미래를 만들기 위해 해야 할 일에 대해 의견을 나누었다. 이날 아침, 우리는 즉흥적으로 이렇 게 모인 다양한 나라 학생들의 ESD에 대한 진짜 마음을 한번 모아보기로 했 다. 커다란 벽보 하나만 있으면 될 거란 생각에서였다. 하지만 일은 생각보다 커졌다. 우리나라와 조금은 다른 일본 의 체계에서는 여러 번의 보고와 허락 이 필요했다. 우리를 돕던 오모테나시 들도 당황했지만, 우리는 발로 뛰며 행 사장에 남은 일본 학생들의 동참을 이 끌어냈다. 우리 학생들의 적극적인 모습에 현 장에 있던 취재진도 이를 열심히 취재 해 갔다. 발표와 토론 때도 그랬지만 일 정 외의 일에서까지 두각을 나타낸 우 리 학생들은 그렇게 일본 현지에 감동 을 주었다. 대한민국의 이 학생들은, 이제 더 이 상 참가에 의의를 두던 소극적인 아이 들이 아니라 전 세계를 이끄는 리더로 불쑥 자라 있었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한위)는 저개 발국 유네스코국가위원회가 교육·과 학·문화 분야에서 유네스코 활동 역량 을 키울 수 있도록 ‘유네스코 브릿지 역량강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그 대상 국가 중 하나인 방글라데시에 서는 명맥이 끊겨가는 전통공예 ‘잠다 니’의 보전 및 개발을 위한 지원 활동 이 펼쳐졌다. 지난 11월 11일~13일 방 글라데시 현장에 다녀온 한위 관계자 의 모니터링 후기를 싣는다. 방글라데시 주요 언론을 통해 대대 적으로 보도된 덕분인지 방글라데시 국립 미술 및 공연예술원에서 개최된 ‘잠다니 작품 전시회’에는 많은 사람들 의 발길이 이어졌다. 11월 11일부터 3 일간 계속된 이번 전시회는 최초 개장 시간을 오전 9시부터 저녁 6시까지로 계획했으나 다카시 시민들과 여러 관 련 단체의 열화와 같은 요구로 개장시 간을 8시까지 연장하는 등 기대 이상 의 반응에 방글라데시국가위원회는 즐 거운 비명을 질렀다. 형형색색의 잠다니 사리(민족 의상 으로 쓰이는 면포나 견포)들이 전시된 전시관 한편에는 커튼, 침구류, 테이블 보, 지갑, 핸드백 등 잠다니 직물을 활 용한 현대적 제품들도 전시돼 있었는 데 관람객은 물론 방글라데시 언론 매 체들로부터도 큰 관심을 끌었고, 방글 라데시 신문지면과 방송을 통해서 널 리 소개됐다. “대성공입니다. 언론사 에 선물을 쥐어주지 않았는데도 이렇 게 자발적으로 찾아와 행사를 취재하 는 일은 흔치 않습니다.” 몬주르 후세 인 유네스코방글라데시위원회 사무차 장은 크게 기뻐하면서 아침 일찍 스크 랩해둔 여러 신문기사와 사진을 보여 주며 유네스코한국위원회와 공동으로 진행한 이번 사업의 성과를 한동안 자 랑스럽게 설명했다. 잠다니 전통 직조 공예술은 벵갈에 서 기원한 직조술로서 목재와 대나무 로 만들어진 전통 베틀을 이용하여 작 업한다. 한 올 한 올을 모두 사람 손으

로 직접 짜는 매우 섬세한 면직물 생산 기술로서 2013년에 유네스코 인류무형 문화유산에 등재된 바 있다. 그러나 19 세기 중반을 지나면서 쇠퇴하기 시작 한 잠다니 직조 공예술은 현재 그 전 통이 사라질 위기를 맞고 있다. 한 장 의 아름다운 잠다니 사리를 만들기 위 해서는 두 사람이 꼬박 두세 달을 일해 야 한다. 그러나 개인의 손에 쥐어지는 돈은 우리화폐 가치로 한 달 평균 10만 원이 채 되지 않는다고 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기능보유자들이 자신의 기 술을 자식들에게 전수하는 일을 꺼리 고 또 이런 기술을 새롭게 배우고자 하 는 사람의 수도 줄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문화체육관광부의 재정 지원을 바탕으로 ‘개도국 국가위원회 역량강화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실시 된 ‘잠다니 보호 프로젝트’는 잠다니 전통 직조기술 보유자는 물론 디자인 업체와 방글라데시 정부·기관·단체 관 계자들이 8개월간 수차례의 워크숍과 실험 과정을 거쳐 전통 잠다니 직물을 활용한 현대적 실용상품을 제작할 수 있도록 지원한 사업이었다. 11월에 개 최된 전시회는 이번 사업의 결실을 세 상과 공유하는 시간이었다. “새로운 시도를 통해 현대적 감각의 잠다니 상품을 만들어 내는 과정은 정 말 흥미롭고 놀라운 경험이었습니다. 특히 이번 사업이 고마웠던 점은 상호 간의 교류가 전무했던 잠다니 직조기 술 보유자, 디자이너, 사업가, 문화계 인사, 정부 관계자를 한자리에 모으고 이들 간의 실질적 협업을 이끌어낸 점 입니다. 잠다니를 사랑하는 방글라데 시인의 한 사람으로서, 양국 유네스코 국가위원회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방글라데시 출신으로 1970년대 후반 부터 1980년대 말까지 세계적 모델로 활동했고 현재 디자이너로 활동 중인 비비 러셀은 수차례 감사의 인사를 건 넸지만, 이번 사업의 성공에 기여한 많 은 씨줄과 날줄에 우리 위원회도 한 줄 더할 수 있었던 것이 오히려 더 감사한 출장이었다. 전진성 국제협력조정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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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패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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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학교 문산여고의 따뜻한 이벤트 둘, ‘작은가지’와 ‘애플데이’

학생과 교사가 나눔으로 하나 된 자리 수능을 며칠 앞두고 쌀쌀한 바람 이 불던 11월 11일, 문산여고 학생과 교사들은 소통과 나눔을 위한 이벤트 를 열며 따뜻한 하루를 보냈다. 교내 특수학급 카페 ‘작은가지’를 통해 판 매된 샌드위치 수익금의 일부와, 이 날 열린 ‘애플데이’ 행사 때 기부 받 은 사과의 수익금을 유네스코한국위

‘작은가지’에서 돋은 작지만 아름다운 나눔

먼저 안내 받은 곳은 문산여고의 학습도움실. 특수학급 학생들과 두 명 의 선생님으로 이루어진 이 교실은 매 주 화요일에 교내 카페로 변신한다. 그날이 되면 학생들은 주문 받기, 샌 드위치 만들기, 커피 만들고 서빙하기 등, 각자 역할을 수행하며 소중한 직 업 교육의 시간을 갖고, 자연스레 화 폐와 시간, 청결에 대한 개념을 익히 게 된다. 이보람 선생님은 “작은가지 카페

원회의 교육나눔 사업인 ‘유네스코 브릿지 아프리카 프로젝트’에 기부하 기로 한 것. “기부에 대한 생각은 계 속 하고 있었지만 막상 실천에 옮기 지는 못했었다”는 한 학생의 말처럼, 학생들과 교사들이 생각보다 훨씬 가 까이 있는 기부의 의미와 보람을 배 울 수 있는 하루였다.

를 운영하면서 특수학급 학생들이 일 반 학생들과 잘 어울리는 법을 배우 게 되고, 또한 일반 학생들도 이곳 학 생들이 할 수 있는 일들을 보며 더 친 해지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라고 소감 을 밝혔다. 또한 “학생들이 자신이 맡 은 일에 대한 책임의식을 갖게 된 점 도 큰 보람”이라고 덧붙였다. 소중한 수익금을 기부하게 된 계기 에 대해 이 선생님은 “작년까지는 교 사 대상으로만 카페를 운영해서 수익 이 거의 없었는데 올해부터 대상을 전 교생으로 확대해 수익금이 생겼다”며, “마침 우리 학교가 유네스코학교이기 도 해, 아프리카 브릿지 사업에 더 친 숙해질 수 있도록 수익금을 기부하자 는 의견이 나왔다”고 말했다. 이윽고 카페 오픈 시간. 1교시 쉬는 시간 종이 울리자마자 학생들의 종종걸음 소리 가 작은가지로 다가왔다. 아침을 거른 학생들, 잠깐의 여유를 즐기려는 선생 님들, 그리고 당당한 한 사람의 역할 을 마다 않는 특수학급 학생들이 어울

려 햇빛 잘 드는 교실, 아니 카페는 특 수학급 학생들만의 고립된 공간이 아 니라, 배우고 즐기고 이해하는 소통과 나눔의 공간이 되었다.

사과하고 기부하며 행복한 하루, 애플데이 같은 날 문산여고에서 있던 또 하나 의 ‘빅 이벤트’는 매년 또래상담부 학생 들이 주축이 돼 마련하는 ‘애플데이’ 행 사였다. 점심시간을 통해 진행되는 이 행사는 평소 미안한 감정이 있었던 친 구나 선생님에게 판매수익금이 기부되 는 사과와 메시지를 전달하며 각자의 마음을 표현하는 이벤트이다. 점심시

간이 되자 또래상담부 학생들은 오가 는 사람들이 제일 많은 장소에 자리를 잡고 정성스레 포장한 사과들을 판매 대에 올려놓았다. 그리고는 “사~과하 고 기~부하면 너도나도 행복하죠!”라 는 자작곡을 부르고 율동까지 곁들이 며, 그날이 ‘빼빼로데이’라는 악재(?)를 이겨내려 애를 썼다. 그 덕인지 각 학 급마다 급우들이 보낸 사과와 마음을 담은 쪽지가 하루 종일 정겹게 오갔다. 행사에 참가한 손가람 학생은 “사과 농장을 하시는 분께 기부 받은 사과를 또 다른 기부로 이어지게 만드는 점이 더 큰 의미가 있다”며 “기부가 계속 확 장될 수 있다는 점을 배웠다”고 말했 다. 문산여고의 뜻깊은 애플데이 행사 는 다른 학교에서도 관찰 대상이 되었 다고 한다. 담당교사 박해진 선생님은 “흔히 인성교육에 초점을 많이 두는 상담 활동을 기부문화까지 확대했다는 점에서 타 학교 선생님들의 관심을 많 이 얻고 있다”고 말했다. 취재·정리 = 김현정 홍보소통팀

유네스코협회 방방곡곡의 풀뿌리 유네스코人 한자리에

한국유네스코운동 전국대회 제주에서 열려 제29차 한국유네스코운동 전국대 회가 11월 20일~21일 제주그랜드호텔 및 세계자연유산센터 등에서 ‘세계자 연유산 제주! 세계시민과 함께’를 주 제로 열렸다. 한국유네스코협회연맹(회장 유재 건) 주최, 유네스코제주협회(회장 양 창헌) 주관으로 진행된 이번 전국대 회에는 전국의 20개 지방협회 임원 및 회원, 중국, 일본 등 아태지역 협회연 맹 5개국 회장단 등 400여 명이 참가 했다. 20일 제주그랜드호텔에서 열린 개 회식에서 유재건 협회연맹 회장은 대 회사를 통해 “한국은 아태지역 유네스 코협회연맹 회장국으로서 아태지역뿐 만 아니라 세계적인 유네스코 활동을 통해 한국의 위상을 높이고자 한다”

고 밝혔다. 양창헌 제주협회장은 환영 사에서 “자연과 문화와 인간의 가치가 함께하고 유네스코 정신이 살아 숨 쉬 는 제주를 만끽하길” 기원했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한위) 민동석 사무총장은 치사를 통해 한위 창립 60 주년을 맞이해 선포한 비전 ‘국민과 함께 만드는 평화, 배움으로 꿈을 이 루는 지구촌’의 실현을 위해 국민과 함께 하는 한위의 후원모금 캠페인을 소개하고, 항상 한위의 든든한 동반자 인 유네스코협회 회원들의 관심과 참 여를 부탁했다.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를 대신 한 박정하 정무부지사, 구성지 제주도 의회 의장, 이석문 제주교육감, 타오 시핑 중국협회연맹 회장, 마츠다 마사 다케 일본협회연맹 회장, 볼랏 악쿠라

코브 카자흐스탄협회연맹 회장, 삼단 체데쥬레 몽골협회연맹 회장의 축사 가 이어졌다. 유네스코협회 회원들은 유네스코 노래 합창으로 개회식을 마치고, 전국 협회별로 장기자랑을 하며 친교의 시 간을 가졌다. 개회식에 앞서 ‘제주장 애인어울림띠앗합창단’의 합창 등 다 양한 기념공연이 펼쳐졌으며, 김만덕 기념사업회 양원찬 대표의 주제강연 이 있었다. 21일에 유네스코 협회 회원들은 세 계자연유산 지역을 탐방하며 제주의

자연유산 관리실태와 보존대책을 논 의했다. 한편 아태지역 5개국 회장단은 제 주시 한경면에 있는 저청초등학교 와 저청중학교에서 ‘외국인과 함께 하는 문화교실’(CCAP)을 진행했다. CCAP는 외국인이 자국의 역사와 문 화를 한국의 학교에서 소개하는 프로 그램으로 1998년 유네스코한국위원회 가 시작하여 2013년부터 한국유네스 코협회연맹 중심으로 유네스코 지방 협회 네트워크를 통해 진행하고 있다. 노지원 기획조정팀

전국대회 개회식 모습


인 문 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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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인문학포럼 / 풍요의 시대에 인문학자가 묻다

“높디 높은 탑 위에서 지금, 행복한가요?” 한국전쟁 와중에 부산 수영공항 을 통해 홀로 한국을 떠난 소년이 있었다. 소년은 미국에서 공부해 한국으로 돌아왔고, 인문학자가 되 어 부산 센텀시티에서 열린 세계 인문학포럼 연단에 섰다. 공교롭게 도 그곳은 60년 전 소년을 태운 비 행기가 이륙하던 바로 그 자리였 다. 철부지 소년이 조국과 기약 없 는 이별을 했던 회한의 장소는 이 제 한국의 경제적 기적을 증명하 는 자리가 되어 있었다. 그 누구보다 감회에 젖어 좌중 을 둘러보았을 그 소년, 아니 그 학 자는 유네스코한국위원회의 16대 사무총장을 지낸 김여수 경희대 교수다. 기적처럼 변모한 한국의 60년을 지켜본 증인이자 사회의 건강한 치유를 고민하는 인문학자 로서, 그는 우리들에게 이 시대에 필요한 치유의 방법을 묻는다. 이 번에 책으로 발간된 그간의 세계 인문학포럼 내용 중, 때론 감동적 이고 때론 명쾌했던 그의 글을 발 췌, 요약했다.

센텀시티의 ‘기적’ 정확히 60년 전, 48시간에 걸친 여행 끝에 나는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했다. 그리고 이틀 만에 완전히 다른 세계에 와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건물들 은 상상 이상으로 높고, 깨끗한 거리는 자동차로 가득했다. 말끔하게 차려 입 은 사람들은 미소를 지으며 어리둥절해 하는 동양의 소년에게 인사를 건넸다. 모든 것이 상상했던 것보다 더 좋아 보 였다. 당시 나는 이 새로운 세계, 이 새 로운 문명은 결코 나의 세계가 될 수 없 으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동시에, 최선 을 다해 배워 한국으로 돌아가 그곳을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겠다는 결심 도 했다. 잔혹한 전쟁이 불완전한 휴전으로 종결된 1953년으로부터 반세기가 훌쩍 지난 오늘, 부산은 크게 변모했다. 이곳 은 세계에서 화물 톤수로 5번째로 붐비 는 항구 도시이자 수많은 국제 행사들 과 아시아에서 가장 중요한 영화제가 열리는 곳이다. 휘황찬란한 센텀시티의 모습은 60년 전 수영공항을 떠났던 한 소년으로선 상상할 수 없었던 세계가 창조되었음을 보여주었다. 이곳에 기적이 일어난 것 일까? 가난과 경멸이 주는 불행과 고통 으로부터 우리는 비로소 ‘치유’된 것일 까? 센텀시티의 기적은, 한국인들에게 행복과 성취감을 가져다주었을까?

기적 같은 성장 끝에 우리는 풍요를 얻었지만, 그 누구도 이 풍요 위에서 “행복하다”고 말하지 못한다. 인문학은 하늘만 보고 탑을 쌓기보다 내 자신과 주변을 돌아보는 데 주요한 도구다. (이미지: Peiter Bruegel - The Tower of Bebel)

기적이 우리에게 가져다준 것 이 단순해 보이는 질문에 대한 해 답을 나는 우회적으로 찾아보았다. 지 난 대선에서 야당의 후보는 자신이 ‘힐 링 대통령’이 되겠다는 약속을 내걸었 고 여당 역시 ‘5천만행복본부’를 발족시 켰다. TV에서는 유명인들이 자신의 이 야기를 고백하고 마지막에 마술과 같이 스스로 ‘치유’되었다고 선언하는 식으 로 진행되는 &lt;힐링캠프&gt;가 인기다. 그 렇게 한국은 2000년대 중반 이후부터 ‘힐링’으로 넘쳐나고 있다. 힐링에 대한 이러한 한국인들의 모 습과 사회적 유행으로 보아, 조금 전 제 기한 질문에 대한 대답은 명확히 “아 니오”인 것으로 보인다. 센텀시티의 기 적은 행복과 성취감을 가져다주지 못 했다. 이러한 결론은 통계로도 입증 된다. 2006년 ‘삶에 대한 만족 지수’ (Satisfaction with Life Index) 조 사에서 한국의 순위는 102위에 불과했 다. UN개발계획(UNDP)이 발표한 기 대수명, 교육, 소득에 대한 종합지수인 ‘인간개발지수’(Human Development Index)에서도 한국은 35개국 중 28위 에 머물렀다. 철학자 김성진은 한국이 ‘치유의 나라’가 되어 가는 중이라고 정 의 내리며 “사람들이 급격하게 변하고 있는 사회적 환경에 맞춰 스스로의 삶 의 모습을 극적으로 변화시키려 노력하 는 가운데, 점점 많은 사람들이 신경증 적 증후군에 빠지고 있는 모습을 보이 고 있다”고 진단했다.

인문학, 무엇을 치유할 것인가 이러한 현실에서 철학과 인문학은

한국인들의 마음의 병을 치료하는 방 법의 하나로 대중들로부터 큰 지지를 얻고 있다. 최고경영자(CEO)들은 소 크라테스와 공자, 헤세와 법정 스님 에 대해 공부하고, 마이클 샌델의 저서 &lt;정의란 무엇인가&gt;는 100만 권 이상이 팔렸다. 물론, 놀랄 만한 속도로 확산되 고 있는 인문학에 대한 수요는 그 뒤에 숨은 노련한 상업주의적 요소 때문일 수도 있지만, 동시에 한국인들이 마음 으로부터 철학과 인문학의 필요성을 절 감하고 있다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이처럼 철학과 인문학이 ‘힐링’을 위 한 도구로 쓰여지고 있다면, 이들 인문 학과 철학이 치유해야 하는 고통과 아 픔의 본질은 무엇일까? 그에 대한 해답 은 우리가 처음으로 서구 문명을 접할 당시부터 찾아볼 수 있다. 1876년 일본과의 강압적 조약으로 서구에 문호를 개방하면서 한국인은 사 실상 문화적으로 백지 상태가 되었고, 일본의 패망과 함께 들어온 미국인들 의 정치·사회·문화적 사상과 제도는 ‘구 세주이자 혈맹국 문화’로서 한국에 엄 청나게 빠른 속도로 확산되었다. (자체 적으로 창조해낸 것이 아니라) 외부에 서 들어온 기성의(ready-made) 것들 이 우리 안에서 문화적 종합(cultural synthesis)을 이룬 것이다. 그 이전 500여 년간 우리는 유교적 전통을 바탕 으로 우리만의 문화적 종합을 창의적으 로 만들어 왔었지만, ‘압축성장’ 과정에 서 지식인들과 정치 지도자들은 외부로 부터의 새로운 문화가 제공하는 자원들 을 구별할 필요도, 여유도 없었다. 압축 성장은 차용된 문화적 종합을 바탕으 로 이루어졌고 여기서 ‘쇠퇴한 문명의

것’으로 간주되던 사상과 가치에 대해 인문학적 사고를 던질 여지는 전혀 없 었다. 서구 사회가 수백 년에 걸쳐 형성한 정체성과 창조의 고통에 대한 기억을 우리는 그렇게 오랫동안 잊고 있었고, 그 결과 한국 사회는 지금 방향을 잃고 혼돈을 겪고 있다.

창의의 시대 위한 과제 희망적인 징후는 이제 많은 사람들 이 이러한 차용된 모델을 기반으로 경 제를 발전시키는 시기가 끝났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들은 앞서 나 가기 위해, 그리고 생존을 위해 창의적 이어야 한다고 믿고 있다. 그리고 그 열 쇠는 인간에게 있으며, 인간에 대한 탁 월한 학문인 인문학에 있다. 인문학은 이제 우리에게 산적한 문 제들을 해결하는 데 적합한 새로운 문 화적 종합을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 서는 과거, 현재, 미래에 걸친 인간의 삶을 이해하는 데 기여하는 모든 학문 을 아우르는, 더욱 포용적이고 통합적 인 활동이 필요하다. 여기에는 고전적 인문학뿐 아니라, 사회과학과 유전학, 인공지능, 나노기 술과 같은 자연과학까지도 포함된다. 페르낭 브로델은 이를 ‘인문과학’(les sciences de l’homme)이라 말하며 “그것은 단지 옷감의 바깥 면만이 아닌, 실들이 복잡하게 꿰매고 있는 옷 전체 와 같은 마음의 단독 모험”이라 비유했 다. 통섭과 융합의 시대에 요구되는 이 러한 모험이야말로 오늘 인문학을 공부 하는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도전 과제 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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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볼런티어

2014년 12월 1일

유네스코 대학생 볼런티어 프로젝트 수상팀 활동 속으로~

청춘, 열정으로 ‘같이의 가치’를 알리다 대학생들의 자발적이고 독창적 인 유네스코 활동을 지원하는 ‘제2 회 유네스코 대학생 볼런티어 프로 젝트’ 활동이 지난 11월 마무리되었 다. 지난 5월 발대식을 시작으로 5 개월간 진행된 이번 프로젝트를 통 해 모두 25개 볼런티어 팀들이 평화, 인권, 환경, 생태, 문화, 유산 등을 주제로 다양한 캠페인과 환경운동, 어린이 교실 등을 직접 기획하고 진 행했다. 아이디어를 현실화하는 과 정에서 어려움도 있었지만, 볼런티 어 팀들은 ‘젊음’과 ‘열정’만으로도 얼마든지 세상을 환하게 만들 수 있 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었다. 11월 26 일에 열린 시상식에서는 ‘꿈’을 주제 로 기발한 행사들을 진행했던 전북 대학교의 ‘Dreams Come True’ 팀 이 대상을, 그 외 3개 팀이 우수상을 수상했다. ‘Dreams Come True’ 팀 을 중심으로 수상 팀들의 멋진 활동 들을 되돌아봤다. 아울러 훌륭한 결 실을 맺은 2기에 이어, 내년에도 새 로운 아이디어와 패기 넘치는 제3기 볼런티어 지원자들을 기대해 본다.

“꿈”이 적힌 보드 앞에 선 DCT 팀(위)과 전주 한옥마을을 깨끗하게 만든 “쓰레기 수거 복주머니”(우하단)

전북대학교 ‘Dreams Come True’

꿈 가득한 대한민국을 꿈꾸며 군대에서 의기투합한 두 사람, 오 정민과 이경하가 이끄는 ‘드림스컴트 루’(이하 DCT)팀은 ‘꿈’을 주제로 다양 하고도 기발한 활동들을 펼쳐 훌륭한 결 과를 이끌어 내며 대상을 수상했다. “군 대 있을 때 여러 사람들과 꿈에 대해 이 야기를 해 봤는데, 많은 사람들이 꿈을 갖고 있지 않았다”라고 팀 결성 배경을

밝힌 이들은 “꿈이 가득한 행복한 대한 민국을 만들자”는 비전을 갖고 나이, 성 별, 세대를 불문하고 모두 함께 자신의 꿈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프로젝트 를 기획했다. 2012년부터 ‘온라인 꿈&amp;진 로 상담’, ‘꿈&amp;가치 교육프로그램’ 등 직 접 기획한 프로젝트들을 사회복지센터 를 통해 진행해 온 팀답게, 아이디나 실

현성 면에서 노련함이 엿보였다. 올 7월 전북대학교 근처에서 실행한 ‘적어봐, 너의 진짜 꿈을’ 프로젝트는 그 누구보다 더 많은 꿈이 필요한 이들이 자신의 진짜 꿈을 커다란 보드에 적어 보며 한번쯤 꿈과 소망을 되새겨볼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다. 지역 연꽃 축제와 연동해 그간 관성적으로 진행되 던 지역 축제의 콘텐츠를 보다 젊고 활 기차게 보완한 ‘꿈나무 문화축제’도 적 극성 면에서 돋보이는 프로젝트였으며, 관광 명소인 전주한옥마을 일대를 중심 으로 거리 청소와 꿈 관련 프로그램을 접목한 ‘깨끗해진 거리, 작품이 되다’는 전통, 아이디어, 에너지, 지역성이 모두 조화된 프로젝트였다. 이렇게 5개월 동안 ‘꿈’이라는 단어를 사람들이 더 이상 낯설어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열 다섯 명이 하나처럼 꿈을 꿔 온 DCT 팀. 이들의 ‘다음 꿈’이 또 무엇일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한동대학교 ‘Greenity’

연합동아리 ‘대학생외교안보포럼’

서울여자대학교 ‘예그리나’

‘불끄런’ 게임으로 함께 산불 끄련?

다문화 시대, 우리가 먼저 변해야 할 때

가방 안에 가득 담은 인도 아이들의 희망

‘그리니티’ 팀의 산불 예방 손수건 도안

‘산불피해 복구 및 예방을 위한 모바일 게임 개발’이 라는 독특한 콘셉트로 프로젝트를 꾸린 한동대학교의 ‘그리니티’ 팀은 모바일 게임 개발 및 오프라인 활동을 통해 산불 예방 의식과 피해 복구 지원 참여를 이끌어 내고자 했다. 산불 문제 해결이 궁극적으로 환경 보호 와 기후변화 대응으로 연결되리라 믿는 이 9명의 대학 생들은 각자가 가진 특기를 적절히 조합해 게임 개발 과 오프라인 활동을 병행하는 5개월간의 강행군을 완 주했다. 현재 베타 버전 출시를 앞두고 있는 ‘불끄런’ 이라는 모바일 게임은 참여자들의 아이템 구매를 산불 피해복구 지원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프 로젝트 기간 동안 산불 예방 손수건을 제작하고 캠페 인 활동을 펼치는 등, ‘행동하는 젊음’으로서 끊임없이 움직이고 고민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대학생외교안보포럼은 매년 ‘특별 강의 시리즈’ (Special Lecture Series)를 통해 대학생들이 국내 외 외교 사안과 국제 이슈 등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활동들을 해 오고 있는 연합동아리다. 유네스코 볼런 티어 프로그램과 함께 하며 올해 이들이 집중한 주제 는 ‘다문화주의’. 지구촌 시대에 더 이상 ‘단일 민족’이 란 신화 속에만 갇혀 있을 수 없는 우리의 미래 세대 가 다문화사회에 대해 조금 더 이해할 수 있도록 다양 한 프로그램들을 내놓겠다는 것이 이 팀의 목표였다. 그렇게 5개월간 이들은 ‘성북구 아이들과 함께하는 다 문화 커리큘럼’을 이끌며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특 별 강연, 다문화가정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안녕 지 구촌 친구들’, 한국과 필리핀 학생들 간의 문해교육 프로젝트인 ‘책가방 프로젝트’ 등을 차례로 내놓았다. 그리고는 “그 누구보다 나 자신이 배우고 변했다”는 소감으로 이번 프로젝트를 마무리했다.

다문화 커리큘럼에 참석한 성북구 아이들

열띤 회의 중인 ‘예그리나’ 멤버들

‘소외된 사람들에게 관심을 갖고 사랑하자’는 이념 을 갖고 출발한 학회인 ‘예그리나’는 가방을 매개로 인 도 아이들의 인권과 희망을 되찾아 주기 위한 ‘가방 은 꿈을 싣고’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해외봉사 프로그 램을 통해 인도의 찬드라반이라는 마을의 열악한 교 육 환경을 접한 한 학회원의 제안으로 시작된 이번 프 로젝트는 NGO단체인 ‘아시안프렌즈,’ 온라인 기부포 털 ‘네이버 해피빈’ 등과 연계해 인도 현지 아이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한 에코백을 제작, 판매하고 인도 인권 현실을 알리는 캠페인을 진행했다. 직접 디자인을 하 고 발품을 팔아 가며 제작한 에코백을 판매한 수익금 은 240여만 원. 이들은 이 수익금으로 찬드라반의 학 교에 책상과 의자, 매트 등을 기부하는 한편 12월에는 직접 현장을 방문해 아이들에게 희망을 전해주기 위 한 교육프로그램도 진행할 예정이다.


지구촌 트렌드

2014년 12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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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트렌드 / 죄책감 없는 소비(Guilt-free Consumption)

좋은 사람 되려는 욕망, 소비로 푼다 지난 몇 년간 ‘착한~’이라는 접 두어는 마케팅에서 없어서는 안 될 키워드였다. 상생 마케팅, 공정 무 역, 사회적 기업 등 기업과 전문가 들은 갖가지 표현과 방법으로 소비 자들의 ‘착한 마음’을 잡기 위해 애 를 썼다. 이런 현상의 원인은 어디 에 있을까. 정말로 소비자들이 착 해졌기 때문이라고 순진하게 믿는 이는 별로 없을 것이다. 소비자들 은 여전히 더 싸면서 더 많은 혜택 을 찾아 끊임없이 움직이는 스마트 한, 또는 ‘약은’ 존재다. 다만 이제 는, 그러면서도 자신의 소비가 자 신과 사회와 이 지구에 ‘덜 미안한 것’이길 원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지극히 이율배반적이기도 한 소비 와 보존, 소유와 나눔 사이의 틈새 에서 ‘죄책감 없는 소비’는 어느새 커다란 트렌드로 자라났다.

“좋은 사람”과 “나쁜 소비자” 사이 글로벌 트렌드 정보회사인 트렌드워 칭닷컴(trendwatching.com)은 2014 년을 관통하는 트렌드로 ‘죄책감 없 는 소비’(Guilt-Free Consumption) 를 지목했다. 트렌드워칭 측은 관련 리 포트 서두에서 이러한 트렌드에 흥미를 갖게 만든, 주메이라 호텔의 최고경영 자(CEO) 제럴드 로울리스의 말을 소 개했다. “호화상품의 미래는 소비자들로 하 여금 ‘죄책감을 느끼지 않도록 하는 데’ 달려 있다.” 인간은 스스로를 ‘좋은 사람’으로 여 기고자 하는 근원적 욕망이 있는데, 의 식주를 비롯한 기본적 욕구가 충족되고 거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일정 수준 이상 의 소비 욕구가 충족된 상태에서는 이러 한 좋은 사람이 되고자 하는 욕구가 의 사결정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뜻이 다. 다시 말해 성장이 고점에 다다른 성 숙한 시장에서 상품을 파는 기업들은, 자신들의 상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스스로 믿고 있는 가치에 걸맞게 살아 간다’고 느끼게 만들어 줄 자부심도 제 공할 수 있어야만 성공한다는 뜻이다.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아서, 먹고 살기 급급해서 가격 이외에 다른 것에 신경을 쓸 여력이 없는 소비자들을 ‘나 쁜 소비자’로 몰아붙일 필요는 없다. 1 차적 욕구가 해결되기 이전에 2차, 3차 의 관념을 들이대 판단의 잣대로 삼는 것은 모순이다. 다만 시장이 성숙하고 환경이 풍요로워질수록 1차적 가치만 으로 상품의 경쟁력을 기대하는 것 또 한 무리라는 것을 이제 기업들은 정확 하게 알고 있다. 현재 소비자들이 처해

있는 환경 또한 그들로 하여금 점점 더 자주 ‘좋은 사람’에 대해 생각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아는 만큼 괴로운 소비자들 현대 사회의 발달된 미디어 환경에서 소비자들은 끊임없이 ‘옳은 것’에 대한 생각을 하도록 요구받는다. 착취당하는 제3국 아동 및 노동자들, 부정직한 방 법으로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려는 기업 에 대한 뉴스가 하루가 멀다 하고 미디

C+

“건강을 위한 적절한 운동”에 대해 스스로에게 매긴 소비자들의 평균 점수 (2013, International Food Information Council Foundation)

정말 맛있지만 먹으면 죄책감을 갖 지 않을 수 없는 패스트푸드점 앞에서 고민하는 소비자들에게 패스트푸드 업 체는 ‘착한 칼로리’를 내세웠다. 값싸고 예쁘지만, 착취 당하는 빈국 아이들이 만들었을지도 모를 패스트패션 점포 앞 에서 마음이 무거운 소비자들에게 의류 업체는 “신발 한 켤레를 살 때마다 아프 리카 어린이들에게 같은 신발 한 켤레 가 제공된다”는 식의 마케팅을 펼쳤다. 그리고 소비자들은 사고 싶거나 먹고

28%

“나의 소비가 환경에 미칠 영향에 죄책감을 느낀다”고 답한 소비자의 비율 (2012, National Geographic Greendex)

그들이 ‘해결책’ 또는 ‘덜 미안한 방법’이 라 믿는 소비의 형태는 사실 근본적인 해결과는 거리가 멀다. 트렌드워칭닷컴 의 리포트도 이렇게 말한다. “죄책감을 느끼지 않기 위해서 소비 자들이 부정적 영향을 전혀 끼치지 않 거나, 윤리적으로 완벽하거나, 최고의 건강 상태를 위한 소비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소비자가 지구 혹은 사회, 자기 자신에게 아주 작게라도 부 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면 수용할 수 없

58%

“훌륭한 사회적 활동을 하는 브랜드에 더욱 신뢰를 느낀다”고 답한 소비자의 비율 (2013, BBMG, Globescan and

Sustainability)

PEDDLER’S CREAMERY

MIYA’S SUSHI

HERSHEY’S

2013년 4월에 LA에서 개장한 ‘페들러 스 크리머리’는 고객 들이 직접 매장 내의 자전거 페달을 밟아 칼로리를 소비하여 자신들이 구입한 아이스크림을 만들도록 해 큰 화제를 모았다.

미국 유명 스시전문점인 ‘미야스 스시’ 는 메뉴판에다 각 재료들의 종류, 포획 방식, 유통 경로 및 환경 영향 정도를 상세하게 표기해 소비자들이 선택에 참고하도록 했다.

다국적 기업들의 아프리카 노동력 착 취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아지자 허쉬 초콜릿은 자신들의 카카오 농장에 대 한 다양한 지원 방안을 적극적으로 내 놓았다.

어에 노출된다. 일상적으로 접하는 식 품과 식품첨가물들이 건강에 주는 악영 향에 대한 다양한 리포트도 넘쳐난다. 게다가 시장 1위 브랜드를 끌어내리려 는 후발주자들의 가장 보편적인 전략은 “우리들은 저렇게 만들지 않습니다”라 는 식의 차별화 전략이다. 한국 인스턴 트 커피 시장을 뜨겁게 달궜던 ‘카제인 나트륨’ 논쟁이 그 대표적인 예다. 이런 환경에서 소비자들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스스로의 소비가 얼마만큼 윤리적이고 건강한 것인지, 윤리적이진 못할지라도 최소한 비도덕적이거나 건 강을 해칠 정도는 아닌 것인지에 대해 고민할 수밖에 없다. 죄책감 없는 소비 심리를 자극하는 전략은 그런 고민의 틈새를 절묘하게 파고들었다.

싶은 걸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양심의 가책을 덜 수 있는, 새로운 타입의 소비 에 매료됐다.

면죄부 주는 마케팅? 효과적인 마케팅 포인트로 사용되는 ‘죄책감 없는 소비’가 가지는 한계도 바 로 여기에 있다. 기업들은 의도했든 의 도하지 않았든 자신들의 마케팅을 통해 자신들의 상품을 사지 않는 소비자들이 더 많은 죄책감을 느끼도록 만들고 있 고, 단순히 ‘또 다른 형태의 소비’를 유 도해 그 죄책감에 일종의 면죄부를 주고 있다. 자신들의 소비가 스스로에게나 사 회의 다른 구성원에게, 또는 환경 전체 에 좋지 못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 하는 소비자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지만,

다는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다만, 실질적으로 (자신의 소비가) 가 능한 한 적은 영향을 끼치고 있음을 알 고 싶은 것뿐이다.” 그렇다고 해서 죄책감 없는 소비가 아무 의미가 없는 상술에 불과하다고 생각할 것까지는 없다. 자신의 소비가 개인과 사회, 그리고 환경 모두에 악영 향을 미치지 않는지 되묻는 것은 ‘좋은 소비자’가 되기 위한 작은 첫걸음이다. 다만 나의 소비로부터 단순히 죄책감을 덜 느끼는 것을 넘어, 보다 적극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소비의 방법을 고민하고, 또 이를 기업과 사회에 요구 하는 것이야말로 진정으로 ‘좋은 소비 자’가 해야 할 일이 아닐까. (자료참조 : trendwatch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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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토픽

2014년 12월 1일

모두를 위한 유네스코 세계과학도서관 개관

세계의 친구들과 함께 하는 공부, 어렵지 않아요 유네스코와 네이처(Nature), 맥밀란 과학교육(Macmillan Science and Education)이 협력해 만든 온라인 도 서관인 ‘유네스코 세계과학도서관’ (World Library of Science, www. nature.com/wls)이 최근 문을 열었다. 수준 높은 과학 관련 자료들을 전 세계 학습자들이 평등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이른바 ‘모두를 위한 도서관’ 이다. 이 온라인 도서관에는 세계적 과 학 저널 &lt;네이처&gt;가 제공한 전자책과 비디오 자료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학습자끼리의 토론이나 대화도 손쉽게 할 수 있도록 돼 있어 과학 분야에 관심 이 많은 어린이, 학생, 선생님에게 그야 말로 ‘지구촌 도서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직까지는 홈페이지와 자료

주제에 따라 분류된 멀티미디어 자료들로

배우고

가 영어로 되어 있다는 점이 한국 이용 객에게는 장벽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도 서관 자체가 어린이들부터 이용 가능하 도록 초점이 맞춰져 있어, 차근차근 따 라 해보면 영어가 껄끄러운 이라도 충분 히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함께 배우고, 참여하고, 만드는 소통의 도서관 유네스코 세계과학도서관(이하 과학 도서관)에 무료 회원 등록을 하면 ‘배움 (LEARN)’, ‘참여(ENGAGE)’, ‘만들 기(BUILD)’ 카테고리에 있는 자료와 서비스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배 움 카테고리에는 네이처가 제공한 e북 과 비디오, 오디오 자료들이 다양한 주 제별로 정리돼 있다. 유전학, 생물학, 천

문학 등 아이들이 흥미를 가져도 부모나 교사들이 명쾌하게 대답해 주기 쉽지 않 은 분야의 시청각 자료가 많이 갖춰져 있는 게 장점이다. 참여 카테고리에서는 학습자들이 나이, 관심사, 지역 등에 따 라 다른 학습자를 찾아보고 친구를 맺거 나 학습 그룹을 만들어 지속적으로 소통 을 할 수 있다. 그리고 만들기 카테고리 에서는 스스로의 자료들로 e북을 만들 거나 주제별 교실을 열어 세계 각국의 학습자들과 함께 지식을 나눌 수 있다.

한글 자료 구성은 우리들의 몫 영어를 전혀 모르는 사람이 닌 한 생각보다 어렵지 않게 이용 능한 과학도서관이지만, 그래도 어린 아이들과 영어와 ‘친하지

자신과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친구들을

만나고

아 가 더 못

스스로의 자료나 토론방을

과학도서관에서 뽑아본 팁 / 아이에게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카렌 피터슨 박사가 들려주는 “부끄러움 극복법” 유네스코 세계과학도서관의 자료들 은 과학자가 되고자 하는 아이에게 꿈 과 정보를 주기에 충분하다. 여기 일 부 소개된 카렌 피터슨 박사(미국 프 레드 허친슨 암센터)의 e북 &lt;생물학 분야에서 일 하는 법&gt;(Guide to Life Science Careers)도 그런 자료들 중 하나다. 세계적인 학자들이 친절하게 조곤조곤 설명해 주는 이런 자료들을 내 아이에게 그대로 들려줄 수 있다 면, 그것이야말로 아이들의 꿈을 위한 교육이 아닐까. 공부를 할 때나 일을 할 때, 우리가 잘 모르는 다른 사람을 만날 때 쓸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적극적으로 먼 저 다가가기’입니다. 하지만 이는 누구 나 쉽게 쓸 수 있는 방법은 아니죠. 부 끄럼이 많은 사람이라면 더 그렇겠지 요. 부끄럽다는 감정에 대해 너무 걱정 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것은 전혀 잘못

CC BY-SA 3.0 / Jonathan Zander

된 게 아니니까요. 그렇지만 동시에 소 극적인 성향을 상쇄할 전략을 배울 필 요는 분명 있지요. 이는 연구실에서 실 험을 하는 과학자부터 아이들을 가르치 는 선생님까지, 어떤 직업을 가진 사람 에게나 마찬가지랍니다. 어디서 무엇을 하든 인간이라면 주변의 사람들과 소통 하고 그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갈 때 더 많은 기회가 생기니까요. 그러니 스 스로 지나치게 소극적이라 생각하는 이 라면 이렇게 한번 해 보세요. 당신이 만나 이야기하게 될 상대방 이 누군지 미리 알고 있다면, 당신은 미 리 그 사람에 대한 정보를 찾아볼 수 있

한’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 해서는 한글로 된 자료가 더 많아져야 한다. 과학도서관에서도 차차 영어 외 언어로 번역 작업을 할 것이라 밝혔지 만, 다른 언어들에 비해 한글화 작업이 먼저 될 것이라 기대하긴 어렵다. 다행 히도 도서관의 ‘만들기’ 기능을 활용한 다면 지금부터라도 각자가 얼마든지 한 글로 된 e북과 기사들을 올릴 수 있다. 웹상에서 표지부터 내용까지 한 번에 만 들고 저장할 수 있는 e북 만들기는 그 자체로도 제작자에게 좋은 경험이 될 수 있다. 새로운 개념의 인류 지성의 발전 을 위해, 그리고 우리 한국의 어린이들 을 위해, 한국인 어른들이 이곳에서 또 다른 방식으로 ‘지식 나눔’을 실천해 보 는 건 어떨까.

을 겁니다. 그 사람이 어느 정도 알려진 사람이라면 인터넷에서도 어렵지 않게 정보를 얻을 수 있겠죠. 상대방은 당신 처럼 달리기나 축구를 좋아할 수도, 아 이를 키우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이런 소소한 공통점부터 이야기를 시작한다 면 당신도 상대방도 편안한 분위기에 서 대화를 시작할 수 있을 거예요. 정보가 전혀 없거나 전혀 모르는 사 람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야 할 때라면 아예 솔직해지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하고 말하는 거죠. 또 누 가 알겠어요? 상대방도 똑같은 고민을 하고 있었을지. 그렇지 않더라도 대부 분의 사람들은 솔직하게 고충을 털어 놓은 당신을 위해 편안하게 대화를 리 드해 줄 수 있을 거예요. 언제나 간단한 화제를 대화 주제로 삼는 걸 잊지 마세요. 어제 본 스포츠 게임, 오늘 신문에서 읽은 뉴스 한 토

만들어 보세요

막 등등이 그런 주제가 될 수 있어요. 그리고 이걸 명심하세요. 무언가를 얻 기 위해선 무언가를 줘야 한다는 것. 내가 나의 정보와 이야기들을 열심히 털어놓을수록 상대방도 자신의 이야 기를 쉽게 할 수 있습니다. 그게 바로 관계의 시작이지요. 마지막으로, 당신이 아무리 노력해 도 거절을 당하거나 실패할 수도 있을 겁니다. 상대방이 너무 바쁘거나, 혹 은 그저 무례해서일 수도 있겠죠. 하 지만 당신은 대부분의 성공한 사람들 이 실패와 거절을 수없이 경험했단 것 을 알아야 합니다. 사실 가장 성공한 사람은 자신의 성공이 아니라 실패로 부터 무언가를 배운 사람들입니다. 그 들은 실패나 거절이 스스로에게 상처 를 주도록 내버려두지 않습니다. 한 곳에서의 실패로 좌절하기에 앞서, 그 다음 번에서의 성공을 위해 할 수 있 는 것들을 해 나가죠. 이러한 집요함 이야말로 정말 중요한 생존의 방법이 라 할 수 있습니다. 실패나 거절의 가 능성을 갖지 않은 채 할 수 있는 도전 이란 없으니까요.


2014년 12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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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과학이야기 / 시간여행의 열쇠 ‘웜홀’

우주 공간의 지름길 과연 존재할까 과거로 되돌아가거나 미래로 가는 ‘시간여행’. 아마 도 많은 사람들이 한 번쯤 꿈꿔봤을 공상과학의 세 계가 아닐까 싶다. 그렇다면 과연 시간여행은 불가 능한 것일까. 만약 시공간과 시공간을 이어주는 통 로가 있다면 가능하지 않을까. 과학자들은 시공간 사이의 통로를 ‘웜홀’(Worm Hole)이라 부르 며 시간여행에 도전하고 있다.

웜홀은 1935년 알버트 아인슈타인 과 그의 동료 네이던 로젠이 이론화했 다. 웜홀의 공식 명칭은 이들의 이름 을 딴 ‘아인슈타인-로젠 다리’(Albert Einstein-Rosen bridge)이다. 1988 년 미국 캘리포니아 공과대학의 킵 손 (Kip S. Thorne) 교수가 이 이론을 보 다 구체적으로 발전시켰다. ‘아인슈타 인-로젠다리’에서 얻은 불안정한 웜홀 에 주목한 그는 “웜홀을 안정시키는 특 별한 조건에서는 시간여행이 가능하 다”는 주장을 처음으로 제기했다.

체 중력을 견디다 못해 수축하면서 초 신성 폭발을 일으켜 죽음으로 치닫는 다. 이때 엄청난 중력을 가진 태양 질 량의 세 배 이상인 핵을 남기는데, 이 것이 블랙홀이다. 많은 사람들은 블랙홀을 우주의 모 든 물질을 빨아들이는 진공청소기 정 도로 생각한다. SF 영화를 즐겨 본 까 닭이다. 블랙홀(Black Hole), 즉 검은 구멍이란 이름은 빛이 빠져나오지 못 해 검게 보인다는 데서 붙여진 이름이 다. 블랙홀은 한 번 빠져든 물질은 무 엇이든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는, 질량 블랙홀과 화이트홀의 비밀 이나 크기를 정하기 힘든 기묘한 천체 이다. 왜 그럴까. 시간여행은 언제나 드라마나 영화로 공중으로 던져 올린 어떤 물체는 다 다루기 좋은 소재다. 최근 영화계를 뜨 시 땅으로 떨어진다. 이는 지구의 중력 겁게 달구고 있는 영화 &lt;인터스텔라&gt; 이 물체를 끌어당기고 있기 때문이다. (Interstellar)에서도, 지구를 떠난 우 중력은 질량을 가진 물체가 서로 끌어당 주선이 어느새 토성 부근에 도착하고 기는 힘이다. 따라서 물체를 지구 바깥 이곳에 있는 ‘웜홀’을 통해 다른 은하로 의 우주 공간으로 내보내기 위해서는 지 넘어가는 시간여행을 그리고 있다. 구의 중력보다 더 센 힘으로 보내야 한 웜홀은 우주의 시간과 공간의 벽에 다. 지구나 달, 또는 별 등의 난 일종의 ‘벌레구멍’이 중력권에서 벗어날 수 다. 언뜻 벌레구멍 있는 속도를 ‘탈출속 이라고 하면 벌레 도’라고 한다. 지구에 들이 사는 작은 서의 탈출속도는 초속 구멍을 떠올리겠지 11.2㎞ 이상이다. 그러므로 만, 웜홀은 시간여행을 우주여행을 하는 우주 가능하게 해주는 통 선들의 속도는 모두가 로라는 의미의 과 11.2㎞ 이상이다. 학 용어이다. 상상 그런데 우주 공간에 할 수 없을 만큼 작 서 블랙홀의 밀도는 거의 ) 아 벌레구멍이라고 불 원홀 cC 개념 lenM l 도(CC A / 0 BY-SA 3. 무한에 가깝기 때문에, 그 주 리는 것. 변의 중력 또한 무한대에 가깝다. 따라 웜홀은 보통 사과 위를 기어가고 있 서 블랙홀 주변에서는 소리나 전파, 심지 는 벌레에 곧잘 비유된다. 벌레가 사 어는 빛마저 빨려 들어가는가 하면, 들어 과 표면의 한 쪽에서 다른 쪽으로 이동 간 빛이 빠져나오지 못하는 신비로운 일 할 때, 중심에 뚫린 구멍을 통하면 표면 들이 벌어진다. 그것은 빛의 속도마저도 에서 기어가는 것보다 훨씬 더 빨리 갈 블랙홀에서의 탈출속도에 훨씬 못 미치 수 있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기 때문이다. 이 말은 거꾸로 블랙홀의 이와 마찬가지로 별과 별 사이, 또는 우 중력을 이길 수 있는 속도만 있으면 언 리 은하와 다른 은하 사이에서도 시공 제든지 탈출이 가능하다는 뜻으로도 해 간 사이를 잇는 사과의 벌레구멍과 같 석할 수 있다. 은 좁은 지름길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 과학자들은 블랙홀과 같이 모든 걸 빨 이다. 우주의 다른 공간으로 이동하는 아들이기가 전문인 세계가 있다면, 이를 유일한 수단이다. 다시 분출하는 화이트홀(White Hole) 웜홀을 이해하려면 먼저 블랙홀과 이 있을 거라 가정했다. 오직 내뿜기가 화이트홀을 이해해야 한다. 질량이 태 전문인 구멍인 셈이다. 수학적으론 블랙 양의 수십 배인 별은 일생의 마지막 단 홀을 시간적으로 뒤집은 것이 바로 화이 계에서 에너지를 소진한 뒤 엄청난 자

두 개의 서로 다른 우주를 연결하는 웜홀을 바라보는 관 찰자의 시선에서 그려진 상상도. 오른쪽의 ‘우리 우주’에 서 온 관찰자의 시선으로, 빛도 빠져나올 수 없는 블랙홀 의 사건의 지평선(검은 선) 너머 연결된 또 다른 우주의 모 습이 보인다. (이미지: CC BY-SA 3.0 / Wikipedia)

트홀이다. 웜홀을 중심에 두고 볼 때 화 이트홀은 블랙홀과 반대쪽에 있다. 하지 만 ‘블랙홀 자체가 정보를 방출할 수 있 다’는 스티븐 호킹 박사의 주장에 의해 화이트홀 이론은 힘을 잃었다. 실제로 많 은 과학자들이 화이트홀의 존재 가능성 은 없는 쪽으로 결론짓고 있다. 예전에는 블랙홀과 화이트홀을 연결 해 주는 통로로 ‘웜홀’을 많이들 이야기 했다. 그러나 화이트홀의 존재 가능성이 희박해지면서 지금은 웜홀을 별과 별 사 이, 또는 우리 은하와 다른 은하 사이를 연결해 주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하고 있 다. 웜홀은 우리 우주와 다른 우주를 블 랙홀이 연결하면서 생겨난다. 물론 이는 어디까지나 이론상의 개념이다.

구부러진 시공간 통해 시간여행 모든 지름길이 그렇듯, 지름길이 갈 라지는 곳에서는 길이 급하게 꺾어지는 법이다. 즉 웜홀은 시공간이 급하게 구 부러지는 곳에서 시작된다. 아인슈타인 의 일반상대성이론에 따르면, 시공간의 구부러짐은 중력에 의한다. 강한 중력 장 속에서 시간이 늦게 흐르고, 강한 중 력장 부근을 지나는 모든 것 즉 질량을 가진 물체든 질량이 없는 빛이든 모두 렌즈 속을 지나는 것처럼 휘어진다. 따 라서 웜홀도 블랙홀과 마찬가지로 강한 중력이 작용함을 알 수 있다. 과학자들은 이러한 휨 현상, 다시 말

해 ‘중력 렌즈 효과’ 때문에 과거로 되 돌아가거나 미래로 가는 시간여행이 가 능하다고 보고 있다. 왜 일반적인 시공 간에서가 아니라, 구부러진 시공간에서 가능해지는 걸까. 한 장의 종이를 생각해 보자. 2차원 평면의 종이 한쪽 끝에서 다른 쪽으로 이동하려면 두 점을 잇는 직선이 최단 경로이다. 그러나 종이를 마음대로 구 부릴 수 있다면, 종이를 포갬으로써 순 식간에 종이의 반대편으로 이동할 수 있다. 초광속 우주비행 원리도 이와 같 다. 우주 시공간을 구부려서 먼 거리에 있는 우주로 단숨에 이동하는 것이다. 이 구부러진 종이를 뚫어놓은 구멍 같 은 것이 바로 웜홀인 셈이다. 공간을 구부릴 수만 있다면 두 우주 의 거리가 얼마나 떨어져 있든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론상 웜홀의 길이는 일 정하게 조절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 례로 지구에서 달까지의 거리는 38만 4000㎞인데, 1m의 웜홀이 생기면 한 발 짝만 옮겨도 달에 갈 수 있다. 순간적이 기는 하지만 그 과정은 우주를 가로지 르는 것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우주에서 웜홀은 아직 발견된 적이 없다. 이론적으로 가능할 뿐이다. 만약 웜홀이 발견된다면, 그래서 시간 여행이 가능해진다면 인류가 만날 미래 는 과연 어떤 것일까. 김형자 과학칼럼니스트

건강365 잠자는 뇌 / 달걀로 깨우세요 점심식사 후 오후 서너 시가 되면 눈꺼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오렉신은 식욕

풀이 무거워지면서 졸음이 몰려올 때가 있

과 수면을 조절하는 호르몬으로, 부족하면

다. 이럴 때 우리는 흔히 커피

수면 장애를 일으키거나 비만

나 과자 같은 단 것을 찾는다.

을 유발하기도 한다.

하지만 졸음을 쫓아내려면 이

흰자 속 단백질의 이러한 효

보다는 달걀을 먹는 것이 좋

능은 우리가 흔히 간편한 피로

다는 연구 결과가 학술지 &lt;뉴

회복제로 택하는 초콜릿이나

런&gt;(Neuron)에 실렸다.

비스킷 등 단 음식보다 훨씬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 연구팀은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

뇌 세포가 정신을 맑게 유지하고 적당한

려 초콜릿이나 비스킷 등에 들어 있는 설

칼로리를 소모하는 데 각종 영양소들이 어

탕은 오렉신의 분비를 차단하는 것으로 드

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조사했다. 그

러났다.

결과 달걀의 단백질 성분이 뇌를 깨어 있

연구팀은 따라서 “토스트에 잼을 바른

게 해준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특히 흰자

것과 달걀을 얹은 것이 있을 때 후자를 고

에 들어 있는 단백질 성분은 뇌세포를 활

르는 것이 뇌 세포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성화시키고 ‘오렉신’ 방출을 촉진하는 데

한 가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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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유산

2014년 12월 1일

한국의 서원 ⑤

유교 건축의 꽃, 도동서원

Exquisite Confucian Edifice, Dodong Seowon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올라 있는 ‘한국의 서원’은 향후 세 계유산 등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 우리의 귀중한 유산입니 다. 세계인과 가치를 공유하는 차원 에서 서원 탐방 기사를 영문과 한 글 요약본으로 연재합니다. ‘유네스 코한국위원회(한위) 청소년 글로벌 홍보단’으로 활동하는 천안 북일고 국제과 학생들이 답사 및 기사 작 성을 담당하며, 한위 블로그(blog. unesco.or.kr)에 한글 번역 기사가 함께 실립니다. Established originally at the foot of Biseul Mountain in Hyeonpung, Dodong Seowon begins its history with the name Ssanggye Seowon in 1568. Unfortunately, it is burned by the Japanese invasions during 1592-1598, but rebuilt at the present site in Dalseong-gun, Daegu-si in 1604. The name Dodong is bestowed in 1607 by King Seonjo of the Joseon Dynasty. Dodong means that the teachings of Confucius have moved to the East, referring to the Joseon Kingdom. Speaking of the direction, the Dodong unusually faces north. According to the traditional topography, we prefer that buildings face south. It is surely because it has to be built between the Nakdong River in its front and the Daeni Mountain in its behind. The first thing I noticed was a huge ginkgo tree standing stately at the front field of the Dodong. Having endured 400 years of time, the ginkgo tree was stretching its long, thick branches with its dazzling yellow autumn leaves. A Joseon’s scholar named Jeong Gu planted this tree to celebrate the establishment of the Dodong that enshrined Kim Kweng Pil (1454-1504), who was his own great-grandfather on mother’s side. Kim Kweng Pil, with a pen name Hanhwondang, was a student of Kim Jong Jik and the teacher of Cho Kwang Jo as well,

and they were both incomparable scholars in the early Joseon Dinasty. Hanhwondang emphasized learning basics; the book Sohak or Primary Learnng was often considered to be a Confucian code of conduct for little children, but the great scholar steeped himself in this book even until he was thirty and lived up to his principles.

Simple and Modest Beauty of the Walls Passing the ginkgo tree, the main entrance of the Dodong named Suwollru came into the sight. The gate pavillion Suwollru was additionally built long after setting up the Dodong’s construction. Right behind the Suwollru were steep stairs to the narrow wooden gate of the Dodong, Hwanjumoon,

which was the original modest entrance of the Dodong. The height of the gate of a sewon was quite low and everyone had to bend in order to enter there. The Seonbis of the Joseon showed their respects on their way to learning and regarded their teachers with deep veneration. Attached to Hwanjumoon, there were earthen walls surrounding the Dodong. The walls were patterned by traditional concave and roofend tiles between natural mud layers. After so long years, the walls were still so simple and beautiful. In Dodong Seowon, there are four major buildings: two dormitories called Dongjae and Seojae, a lecture hall, and a shrine. The lecture hall named Jungjeongdang is in the middle of the yard. The Dongjae named Geoinjae, is placed on the right side

of Jungjeongdang and the Seojae named Geouijae, to the left. Behind the lecture hall is the shrine which is also reflected the traditonal seowon’s structure. Interestingly, four little dragon head sculptures are protruding from the wall next to the stairs to the lecture hall. Some people say that the head shapes are not of dragons but of turtles, but undoubtedly, these witty head sculptures assume the roles as guardians for the Dodong. These small details remind me of the prudence of our ancestors. Looking around the Dodong, I was amazed by that our ancestors were so delicate in designing and building this seowon; they thought about the location of the seowon, the arrangement of buildings, the shape of roofs, gates and walls, and countless other factors. Every little aspect of the seowon’s structure alluded to the essence of their philosopical ideals and outstanding construction techniques as well. Although we are not lucky enough to have a chance to learn at a seowon anymore, we are still lucky to have a pride in our great ancestors and their great minds. Sojeong Lee, Bugil Academy GLP

한글 요약본 현풍의 비슬산 기슭에 원래 세워진 도동

필(1454-1504)을 추존하는 도동서원의 사

른 계단이 있다. 서원의 출입구는 항상 낮

머리 모양의 조각 4개가 튀어나와 있다. 어

서원은 1568년 쌍계서원이라는 이름으로 그 역사를 시작한다. 불행히도 1592년-1598년

액을 축하하기 위해 심었다고 한다. ‘한훤 당’ 김굉필은 김종직의 제자이자 조광조의

은데, 누구든 들어가기 위해 고개를 숙여야 한다. 조선의 선비들은 배움의 길에서 경의

떤 이들은 이것이 용의 머리가 아니라 거북 의 머리라고도 하는데, 이 재치 있는 두상

사이에 있었던 일본의 침략에 의해 불타버 린 후, 1604년 현재의 자리인 대구시 달성군 에 다시 세워졌다. 도동이라는 이름은 1607

스승이기도 한데, 이 두 사람은 모두 필적 할 수 없는 조선 초기의 학자들이다. 한훤 당은 기본을 강조해, 어린 아이들이 생활규

를 표할 줄 알았고, 깊은 존경심으로 스승 을 대했던 것이다. 도동서원에는 네 개의 주된 건물이 있

들이 도동서원을 위한 수호신 역할을 했음 에는 틀림이 없을 듯하다. 도동서원을 둘러보면서, 이 서원을 구상

년 조선시대 선조 임금에 의해 사액 받은 것 이다. 도동은 ‘공자의 도가 동쪽으로 왔다’는

범으로 익히는 기본서인 &lt;소학&gt;을 나이 서 른이 되도록 계속 탐독하며 그 원칙에 충실

다. 동재와 서재로 불리는 두 기숙사와 강 당, 그리고 사당이 그것이다. 중정당(中正

하고 지은 우리 조상들의 정교함이 느껴져 서 놀라웠다. 서원 건축의 모든 사소한 부

뜻인데, 동쪽이란 곧 조선을 의미한다. 도동서원의 앞뜰에서 처음 내 눈을 사로 잡은 것은 서원의 입구에 자리한 커다란 은 행나무였다. 400년의 긴 세월을 견딘 은행 나무는 눈부신 노란 가을 잎들의 굵은 가지

한 삶을 살았다. 은행나무를 지나 걸어가면 서원의 정 문이자 누각인 수월루(水月樓)가 보인다. 수월루는 도동서원이 건축되고 난 오랜 후 에 추가로 지어진 것이다. 수월루 바로 뒤

堂)이라 불리는 강당은 전통 서원의 구조를 반영해 마당 한가운데 자리 잡고 있다. 중 정당의 양 옆으로 오른쪽에 동재인 거인재 (居仁齋)가 있고, 왼쪽에 서재인 거의재(居 義齋)가 자리한다. 그리고 강당 뒤편의 사

분 하나 하나가 그들의 철학적 이상과 탁월 한 건축 기술이 반영된 결과인 것이다. 비 록 우리가 이러한 서원에서 교육 받을 수 있는 행운의 기회는 더 이상 없지만, 우리 의 위대한 조상과 그 위대한 정신에 대한

들을 길게 뻗고 있었다. 이 은행나무는 조 선의 학자 정구가 자신의 외증조부인 김굉

에 서원의 소박한 본래 입구이자 좁은 나 무문인 환주문(喚主門)으로 이어지는 가파

당 또한 서원 건축의 전통적인 배열에 따르 고 있다. 흥미롭게도 중정당의 기단에는 용

자부심을 여전히 가질 수 있는 것은 우리에 게 또 다른 행운이다.


문화여행

유네스코와 함께 떠나는 문화여행

2014년 12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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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의 신비 가득한 ‘경주 남산’

세월 거슬러 올라 천년왕국과 만나다 마른 낙엽이 폭신하게 쌓인 경주 남산을 걷는다. 가장 높은 봉우리라고 해봤자 500m가 채 되지 않 는 그리 높지 않은 산이다. 하지만 남산을 걸어 올 라가는 일은 융성했던 신라 불교의 성산(聖山)으 로의 입산이자, 산 굽이마다 천년왕국의 유적이 널 려 있는 노천박물관으로의 탐방이다. 높은 절벽 끝 자락에 새겨진 불상이나 산 중턱의 너른 바위 위에 우뚝한 석탑 옆에 서보면 알게 된다. 경주 남산이 얼마나 크고 높은지 말이다.

굽이마다 마주치는 불교 유적들 통일전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걷다가 서출지를 지나 니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남산 자락을 이루는 40 여 개의 골짜기 가운데 하나인 봉화골을 따라 오르는 길이다. 산 초입은 가파르지 않아 발걸음이 여유로울 법하지만, 발길에 걸리는 돌멩이 하나도 예사롭지 않 다. 남산에 한두 번 오른 경험이 있거나, 지도를 살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러하다. 수많은 절터, 불상, 석탑 들이 산골짜기를 가득 메우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삼 릉과 금오봉(468m)을 잇는 골짜기에는 숱한 불상 유적 들이 발길에 채일 듯 널려 있다. 신라인들에게 남산은 거대한 사찰, 부처와 보살이 머무는 도량에 다름 아니

었을 것이다. 봉화골은 다른 코스에 비해 유적이 적은 편이지 만, 국보 제312호로 지정된 칠불암 마애불상군을 만 나볼 수 있는 골짜기이다. 고요하고 조붓한 산길을 걷 다보면 제법 가파른 돌계단이 나오고, 하늘을 가릴 듯 이 우거진 대숲을 통과하니 칠불암이 그 모습을 드러 낸다. 지금의 암자는 1930년대에 세워졌지만, 그 옆에 자리한 칠불암 마애불상군은 통일신라시대에 조각된 것이다. 높이 4.26m에 이르는 삼존불이 병풍처럼 뒤 를 감싸고 있고, 그 앞에는 사각기둥에 사방불이 새겨 져 있다. 그리하여 암자의 이름도 칠불암(七佛庵)이 다. 부조로 조각된 마애불상군을 물끄러미 올려다보 고 있으면 자연스레 마음을 가다듬게 된다. 남산에서 규모가 가장 큰 불상이어서가 아니다. 협시보살의 온 화한 미소, 본존불의 당당하면서도 엄숙한 표정에서 긴긴 세월의 더께를 읽게 되기 때문이다. 칠불암을 뒤로 하고 다시 산행을 재촉했다. 잠시 가 파른 바윗길을 오르면 보물 제199호인 신선암 마애보 살상을 만나게 된다. 해탈한 이의 얼굴이 바로 그러하 지 않을까. 하염없이 펼쳐진 서라벌의 들판을 지긋이 바라보고 있는 눈, 연꽃을 쥐고 설법인을 취하고 있는 손, 한 쪽 다리를 편안하게 내린 유희좌(遊戱坐)의 앉 음새까지. 신선암 마애보살상의 자태는 남산의 풍경 과 어우러지며 불교적 신비를 뿜어내고 있었다. 부조 이지만 깎아지른 절벽 안쪽으로 살짝 들어가 바람을 피하고, 위쪽의 튀어나온 부분은 처마처럼 빗물을 막 아줄 것이다. 이 마애보살상이 천년을 훌쩍 넘긴 세월 을 버텨온 까닭이다. 신라 석공들의 불심과 지혜가 새 삼 놀라울 따름이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오른 까닭 시조 박혁거세가 남산 기슭의 나정에서 태어나 신라 를 세운 것이 기원전 57년의 일이다. 신라는 7세기 중 엽 백제와 고구려를 무너뜨리고 삼국통일을 이룬 후 935년 고려 태조 왕건에게 멸망하기까지 천년의 역사 를 이어갔다. 세계사에서도 유례를 찾기 어려운 그 기 나긴 역사는 신라의 수도 서라벌, 지금의 경주에 명징 한 흔적을 남겨두었다. 신라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 지고 또 다시 천년이 흐른 지금, 신라문화는 세월에 깎

여나가면서도 여전한 아름다움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뒤흔든다. 2000년 유네스코가 ‘경주 역사 지구’란 이름 으로 경주 전역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할 수밖에 없 었던 이유다. 경주 역사 지구는 총 5개 구역으로 이뤄져 있다. 옛 왕궁 터였던 월성지구, 많은 고분이 모여 있는 대릉원 지구, 불교 사찰 유적지인 황룡사지구, 방어용 산성이 자리한 산성지구, 그리고 마지막으로 다양한 불교 유 적을 품고 있는 남산지구가 있다. 특히 경주 남산은 13 기의 왕릉, 4곳의 산성터, 150곳에 가까운 절터를 비롯 해 수많은 불상과 석탑, 석등 등이 흩어져 있어 산 전 체가 노천박물관이라 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신라의 역사를 만나기 위해 경주에 갔다면 남산은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오죽하면 남산을 오르지 않고 경주를 보 았다 하지 말라는 이야기가 있을까. 서동철 여행작가 여행정보 찾아가기 경주 남산에는 수많은 탐방로가 있다. 이 가운데 주차시설이 잘 구비돼 있고 대중교통이 비교적 편리한 서남산의 삼릉과 용장골 입구, 동남산의 통일전 입구를 가장 많은 이들이 찾는다. 삼릉에 서 시작하는 코스는 가장 많은 유물을 품고 있기로 유명해 남산을 처음 방문하는 이들에게 추천할 만하다. 주변 볼거리 흔히 ‘남산권’으로 분류되는 지역에는 선덕여왕릉, 배동 삼릉, 서 출지, 통일전, 포석정지 등 볼거리가 많다. 경주 시내, 불국사, 보 문관광단지 등도 멀지 않다. 주변 먹거리 경주 시내에서 남산 자락을 왼편에 끼고 달리면 내남면 이조3리에 궁중요리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수리뫼’가 자리한다. 도지동의 ‘고두반’은 두부요리가 맛깔스러우며, 황남동의 ‘경주원조콩국’과 황오동의 ‘팔우정 해장국’도 유명하다. 남산 이용 정보 - 관람 시간: 24시간 - 관람 요금: 무료 - 경상북도 경주시 탑동 일원/054-779-8585/guide.gyeongju.go.kr

유용한 어플:스마트투어가이드 스마트폰 사용자라면 한국관광공사에서 개발한 ‘스마트투어가이 드’ 앱으로 더 즐거운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유산 지역 근처에 가면 저절로 오디오 가이드가 재생된다. 구글플레이와 앱스토어에서 ‘스 마트투어가이드’로 검색 후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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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문화

2014년 12월 1일

피스 인 무비(Peace in Movie)

&lt;월드워Z&gt;

당신의 마음속엔 어떤 ‘백신’이 있습니까? 요즘 세계는 에볼라 바이러스의 위협 에 신음하고 있다. 서아프리카를 중심 으로 확산되고 있는 에볼라 바이러스가 자칫 전 세계로 퍼질지 모른다는 우려 도 커지고 있다. 어떻게 해야 에볼라 바 이러스의 위협에서 벗어나 지구촌에 다 시 평화가 돌아올 수 있을까. 백신 개발 과 국경 봉쇄만이 유일한 대안일까. 맥 스 브룩스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각색한 영화 &lt;월드워Z&gt;(World War Z)는 색 다른 시각에서 그 해답을 찾고 있다. 전 세계를 습격한 정체불명의 바이러 스. 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인간은 좀 비가 된다. 사실 영화 &lt;월드워Z&gt;는 좀 비 영화로 분류할 수도 있지만 실제론 바이러스에 대한 영화다. 기존 좀비 영 화처럼 영혼 없는 좀비를 죽이는 데 집 중하는 대신, 그 원인인 바이러스 퇴치 를 위해 싸우는 인류의 사투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갑작스럽게 도시가 좀비에 점령당 하는 상황에서 제리 레인(브래드 피트 분)과 그의 가족은 절체절명의 위기에 내몰린다. 힘겹게 위기를 벗어난 제리 와 그의 가족은 좀비 바이러스로부터 안전한 바다 한가운데 항공모함으로 피 신한다. 제리는 전시 경험이 풍부하고 위기 대처 능력이 뛰어난 전 UN 소속 조사관이다. UN은 가족을 항공모함에

머물게 해 안전을 보장해주는 조건으로 제리에게 좀비 바이러스에 대한 조사를 부탁한다. 한국을 거쳐 이스라엘로 향한 제리는 험난한 여로 끝에 강력한 좀비 바이러 스의 약점을 마침내 찾아낸다. 그것은 바로 감염된 좀비들이 병약한 사람은 결코 공격하지 않는다는 것. 바이러스 를 계속 퍼트리기 위해서는 건강한 숙 주가 필요한데, 병약한 인간의 경우엔 바이러스의 숙주로 삼을 수 없으니 그 냥 지나쳤던 것이다. 영화 속 좀비에게 병약한 인간은 보 이지 않는 존재와 같다. 그래서 제리는 사망률은 높지만 치료가 가능한 병원균 을 자신의 몸에 투약한 뒤 좀비들 앞에 나선다. 예상대로 좀비들은 병에 걸린

제리를 공격하기는커녕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이로서 좀비에 맞설 방법이 생 겼다. 치료 가능한 병원균에 감염된 군 인들이 자신들을 공격하지 않는 좀비들 을 상대로 전쟁을 벌여 승리하는 것. 결 과적으로 인간은 스스로 치명적인 병에 걸려 약해지는 방법으로 강력한 좀비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승리한다. 오늘날 비감염 국가들이 에볼라 바이 러스에 맞서는 방법은 강력한 통제력이 다. 힘의 상징인 미국을 필두로 각국은 에볼라 바이러스의 백신 개발에 서두르 는 한편 강력한 힘으로 서아프리카 몇 몇 국가의 국경까지 봉쇄하고 있다. 그렇지만 진정한 평화를 이루기 위해 서 이런 방법만이 최선일까 하는 의문 을 가져본다. 사실 인간의 힘을 뛰어넘

는 대재앙 앞에서 인류의 강력한 과학 기술은 아무런 구실도 못하곤 한다. 비 록 영화지만 &lt;월드워Z&gt;가 이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영화는 오히려 나약한 인간에게서 위기의 해법을 찾고 있다. 치명적인 신종 바이러스의 출현 에 인류는 더 강력한 백신을 찾으려 애 태우지만, 사실 깨닫지 못했을 뿐 이미 인류는 오래전부터 백신을 지니고 있었 다. 그간 돌보지 못하고 방치했던 병약 한 사람들이 바로 그 백신과 마찬가지 였기 때문이다. ‘병약해져야 살아남을 수 있는’ 아이러니를 통해 과연 영화는 어떤 메시지를 전하려 한 것일까. 오늘날 에볼라는 세계에서 사람들이 가장 힘겹게 살아가는 대륙 아프리카에 서 시작됐다. &lt;월드워Z&gt;를 보면서, 혹 시 에볼라 역시 어떤 시그널을 담고 있 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떠올려봤다. 단순히 바이러스 자체를 퇴치하는 것에 그치지 말고 그 발원지인 아프리카의 고통에 눈길을 돌리라는 시그널. 기아 와 질병, 내전으로 힘겨워하는 지구촌 이웃들에게 더 따뜻한 손길이 필요하다 는 시그널 말이다. 힘들고 병약한 사람 들에 대한 작은 관심이 때론 미래의 대 재앙을 막고 진정한 평화를 유지하는 가장 훌륭한 백신이 되지 않을까. 신민섭 영화칼럼니스트

커피의 인문학 / 추억을 커피의 향미로 새기려면… ‘또 한 해가 가는구나!’라며 시간의 소 비에만 마음을 쓴다면 당신은 보통사람 이다. 철학자 쇼펜하우어는 이 점을 지 적하면서, “지혜로운 자는 시간을 이용 한 데 마음을 쓴다”고 했다. 흘러감을 아쉬워만 하지 말고, 무엇을 했는지를 되새기면서 행복함을 찾아내라는 위로 로 들린다. 행복이란 과거에 있었던 일 의 그림자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그리움 때문이건, 교훈으로 삼기 위 해서건 잊고 싶지 않은 그 무엇을 기억 하기에 커피만큼 좋은 게 없다. ‘낯선 남 자에게서 그녀의 향기가 난다’는 광고 문구처럼 관능(官能)은 기억(記憶)보 다 강하다. 기억력은 IQ(Intelligence Quotient)에 따라 다를 수 있다지만, 관 능은 유전적으로 인류에게 공평하다. 아 주 먼 옛날, 타는 냄새에 민감하지 못한 종족은 산불을 피하지 못하고 타 죽었 다. 쓴맛을 구별 못하는 유전자를 지닌 종족도 중독으로 인해 서서히 사라졌다. 오감이 뒤쳐진 인류는 이런 식으로 도태 됐기에, 살아 있는 우리는 모두 관능에 대해선 승자다. 지식을 관능에 담는 기 술은 개발되지 않았지만, 추억을 관능에

기록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다. 그 도 구가 커피라면 몇 가지 조언을 할 수 있 겠다. 훈훈했던 일을 두고두고 추억하고 싶다면 ‘내추럴프로세스드 에티오피 아 모모라 커피’(Natural Processed Ethiopia Mormora coffee)가 좋겠다. 마음을 부드럽게 녹여주는 따스함은, 잘 익은 살구나 복숭아의 감미로운 산미를 내면서 카카오의 느낌이 길게 이어지는 에티오피아 사키소 지역의 모모라 커피 를 떠올리게 한다. 고도 2026m 청정지 역에서 영근 커피체리의 단맛이 최고조 에 달했을 때 수확해 통째로 말렸기 때 문에 복합적인 향미가 일품이다. 특히 말리는 과정에서 잡미가 섞이지 않도록 아프리카 베드(Africa bed)를 만들어

그 위에 체리를 펼쳐놓고 건조했기 때문 에 자연의 향미가 맑게 피어난다. 모모 라 커피를 한 모금 머금었을 때 떠오르 는 훈훈(薰薰)한 추억이 당신을 영원히 행복하게 만들 것이다. 첫 만남, 성취의 짜릿한 순간을 잊 고 싶지 않다면 ‘풀리 워시드프로세스 드 케냐 그루엘리 더블에이 탑’(Fully Washed Processed Kenya Ngurueri AA Top)이 어울린다. 커피에 대한 서 술이 프랑스 와인 못잖게 복잡하게 보이 지만, 2~3개의 정보만 알면 전문가들과 어렵지 않게 소통할 수 있다. 커피는 체리의 과육을 벗겨내고 씨만 을 가려내 볶아 먹는 것인데, 씨에 묻은 점액질을 어떻게 없애느냐에 따라 7~8 가지로 나뉜다. 물로 씻어내면 ‘워시드’ 이고 볕에 말리면 ‘내추럴’이다. 그리고 그 과정을 프로세싱(Processing)이라 고 칭한다. 산지를 농장이름까지 밝힌 것은 더 고급커피라고 봐도 좋다. 프랑 스 와인보다는 보르도 와인이, 보르도 와인보다 샤또 마고라고 일컫는 게 더 고급 와인인 것과 같은 이치이다. ‘AA’ 표기는 커피생두의 크기를 표시하는

데, 케냐의 경우에는 하와이코나나 콜 롬비아처럼 큰 생두가 더 많은 값을 받 는다. ‘AA’는 케냐에서 가장 사이즈가 큰 생두에 붙는 등급이다. 케냐 그루엘 리AA는 레몬이나 자몽, 잘 익은 파인 애플에서 느껴지는 이른바 ‘옥타브가 높 은 산미’가 인상적이다. 그렇다고 시큼 한(Sour)게 아니다. 커피에서 시큼함은 오래된 원두에서 느껴지는 초산과 같은 결점을 이를 때 동원하는 용어다. 옥타 브가 높은 산미는 한 마디로 질이 좋은 와인의 맛이다. 새해를 맞아 파트너와 각오를 다질 땐 콜롬비아 안티오키아(Antioquia)에 서 재배하는 수프리모(Supremo)급 커 피를 추천한다. 안데스산맥의 정기를 타 고 난 깨끗한 커피가, 더욱이 워시드 프 로세싱으로 그 정갈함과 결점이 없는 청 결함이 ‘순백의 미’를 떠올리게 한다. 관능은 성적인 아름다움만이 아니다. 살아 있음을 인식케 하는 원초적인 관 능. 바로 거기에 추억을 커피의 향미로 새기면 마지막 날까지 가리라. 관능은 ‘추억의 캡슐’이다. 박영순 경민대 호텔외식조리학과 겸임교수


페이스북 · 영시

2014년 12월 1일

23

지면으로 접속하는 유네스코한위 페이스북 김장의 계절, 우리의 소중한 무형유산을 생각합니다

해피버스데이 유네스코!

팥 없는 찐빵처럼, 단무지 없는 김밥처럼,

전쟁이 있는 곳에 평화는 없습니다. 그러나

김 빠진 콜라처럼, 여러분 없는 한위처럼

전쟁이 없다고 해서 그것이 평화라고도 할 수

(:-P)

없습니다. 각자 생각하는 평화의 모습은 다르

라면 먹을 때! 보쌈 먹을 때! 해외 나가서

지만, 다른 이도 나와 똑같이 평화를 원하고 있

느끼한 서양식에 몸부림칠 때!

다는 이해에서 평화에 좀 더 가까워질 수 있습

없으면 안 될, 꼭 필요한 건 뭐다?

니다.

바로 김치입니다!

11월 16일은 &lt;유네스코 헌장&gt; 채택일이자, 유네스코의 69번째 생일입니다. 1945년 11월

바야흐로 김장의 계절입니다. 김장은 춥

16일 영국 런던에 37개국 대표들이 모인 유네

고 긴 겨울을 나기 위해 많은 양의 김치를 담

스코창설준비위원회에서 이 헌장을 채택함에

그는 우리의 문화인데요. 김장 문화가 유네

따라 유네스코가 창설되었습니다.

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사실을 알고 계신가요? 김치를 함께 담그고 나누는

여전히 지구촌 곳곳에는 전쟁이 끊이질 않 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힘든 여정이지만 유네스코는 평 화를 향한 노력을 멈출 수 없습니다. 여러분도

함께 해주세요. 당신이 유네스코입니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 후원 홈페이지: peace.unesco.or.kr

지속가능한발전, 교육에서 출발합니다.

김장에서 서로 돕고 좋은 건 나누는 우리의 문화를 엿볼 수 있습니다. 또한 김치를 나눠 먹으며 집마다, 지역마다 각기 다른 방식으

김장 문화에 대해 보다 더 자세히 알고 싶

로 내려져 오는 김장의 방식을 공유하는 과

으시다면, 네이버와 한위가 함께 만든 문화

정은 그 자체로 공동체 간 대화를 촉진하는

유산 데이터베이스를 확인해 보세요!

매개체가 되기도 합니다.

•유네스코 유산 DB에서 김장 문화 알아보 기: http://goo.gl/mQVS1v

우리가 지켜야 할 문화유산은 그리 멀지 회 간 상호의존성에 초점을 맞추며 확장되었는

않은 곳에 있답니다.

데요, 전세계 유네스코학교는 다양한 주제와 방식을 가지고 지속가능발전교육(Education for Sustainable Development)을 실천하고 있기도 하지요.

배롱나무카페에서 “낯선공간”을 느껴 보세요

지난 11월 10일~12일, 일본 아이치/나고야

서울 명동 유네스코 회관 12층의 명물, 배

에서는 이 지속가능발전교육(ESD)의 걸어온

롱나무카페에서는 12월까지 윤지원 화가의

발자취를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유엔이 선포

‘낯선공간’ 전시회가 열립니다. 알 듯 말 듯,

한 ‘지속가능발전교육 10년’(UN Decade of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 속에 미묘하

Education for Sustainable Development,

고도 낯선 정적이 흐르는 분위기의 그림들을

“미래 세대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능

DESD, 2005-2014년)의 종료 후 ESD가 가야

한번 만나 보세요. 관람료는 아프리카 교육

력을 저해하지 않으면서 현 세대의 욕구를 충

할 방향을 논의하는 ‘ESD 세계대회’가 진행되

나눔을 위한 커피 한 잔이면 충분합니다.

족시키는 발전” (우리 공동의 미래, 1987)

었습니다. ESD 세계대회와 ESD에 대해 더 알

무엇의 정의일까요?

아보고 싶으신 분은 아래 링크를 참조하세요!

네, 그렇습니다! 바로 “지속가능발전”(Sus-

•유네스코 본부 ESD 세계대회 관련 페이지 http://goo.gl/XFrWUR

tainable Development)입니다. 초기에 ‘환경’ 에 주로 집중하던 지속가능발전의 개념은 이 제 환경보호에만 머무르지 않고, 환경, 경제, 사

•유네스코한국위원회 ESD 관련 페이지 http://goo.gl/cf4nUj

오늘, 우리 삶에 대해 질문을 한번 던져 보세요 최근 인문학 열풍으로 더 자주 듣게 된 단어

실시간으로 유네스코한국위원회의 이야기를 만나고 싶다면 유네스코한국 위원회 페이스북(www.facebook.com/unescokr)과 친구를 맺어주세요.

영어로 만나는 우리

설야(雪夜)

‘철학’. 다들 중요하다고 하지만 ‘철학’ 하면 소

김광균

Snowy Night Kim Kwang-gyun

크라테스나 사르트르 같이 이름도 이론도 어려 운 철학자들이 떠오릅니다. 철학자들의 이론은 왜 복잡하고 어려울까요? 철학자들이 고민하 는 우리의 인생과 이를 둘러싼 세계가 복잡하 고 어렵기 때문이 아닐까요?

어느 머언 곳의 그리운 소식이기에 이 한밤 소리 없이 흩날리느뇨.

As if bringing news from far, The snow falls quietly tonight.

처마 끝에 호롱불 여위어가며 서글픈 옛 자췬 양 흰 눈이 내려

Dimming the lamp under the eave, The snow drifts, evoking memories.

하이얀 입김 절로 가슴이 메어 마음 허공에 등불을 켜고 내 홀로 밤 깊어 뜰에 내리면

The frosty breath from my aching heart Spreads into the air filling the dark. Alone I step down into the yard To hear the rustle of a woman&#39;s dress.

2005년, UN 총회는 매년 11월 셋째 주 목요 일을 ‘세계 철학의 날’로 설립하며 “철학은 중 요하고 독립적인 사고를 장려하는 학문이며, 세계에 대한 더 나은 이해와 관용, 평화 증진을 목표로 나아갈 수 있게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2014년 세계 철학의 날을 맞이하여, 오늘 남 은 하루 중 잠시 여유를 갖고 우리의 삶에 대해

머언 곳에 여인의 옷 벗는 소리.

질문을 던져보는 시간을 갖는 건 어떨까요?

70억의 사람들이 서로 이해하는 세상을 꿈꿔 봅니다 우리가 서로를 다르다는 이유로 증오하고 차별하기보다는, 더 많은 대화, 이해, 상호존중을 통해 다양

희미한 눈발 이는 어느 잃어진 추억의 조각이기에 싸늘한 추회(追悔) 이리 가쁘게 설레이느뇨

The faint flakesAre these the remnants of a fading memory, And make my heart beat with regrets?

한 줄기 빛도 향기도 없이 호올로 차단한 의상(衣裳)을 하고 흰 눈은 내려 내려서 쌓여 내 슬픔 그 위에 고이 서리다.

Without emanating a beam or a scent, A garment glittering in the dark, The snow settles, layer on layer, Along with my silent grief. - Translated by Lee Sung-Il

성을 누릴 수 있길 바랍니다. ‘세계 관용의 날’(11월 16일)을 맞아, 얀 아 르튀스 베르트랑 감독이 전 세계 84개국에서

호는 우두(雨杜). 1914년 1월 19일 경기도 개성 태

대표적인 이미지스트이다. 그는 도시적 감수성과 문명

생. 송도상고를 졸업했다. 한국 현대시사에서 볼 때 그

비판적인 지성을 가지고 인간의 서정적 내면 공간을,

는 정지용(鄭芝溶)·김기림(金起林)·신석정(辛夕汀)·장

참신한 비유적 기교와 세련된 감각적 이미지로 형상화

계 관용의 날 기념 영상’을 소개합니다.

만영(張萬榮)·장서언(張瑞彦) 등과 함께 모더니즘 시

시키는 데 성공한 시인이었다.

•영상 보기: www.un.org/en/events/ toleranceday/video.shtml

인에 속한다. 특히 그는 1930년대 후반 우리 시단의

(출처: 한국현대문학대사전, 2004)

6000명의 사람들을 인터뷰한 ‘70억의 다른 사 람들’(7 billion Others) 프로젝트 중에서 ‘세 서로 다른 70억 명의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 지구에서,

김광균(1914-1993)


24

2014년 12월 1일

B C

P

O

유네스코 중심수업

활동 중심수업

S

L

I

E

일일 현장 학습

N M

체험 중심수업

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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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 중심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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