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4년 1월 창간 / 제70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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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4월 1일
유네스코학교, 인성교육의 희망으로 떠오르다 첫 전국대회 개최… 평화와 존중, 배려와 나눔 확산 위해 지혜 모아 대한민국 유네스코학교가 다 함께 모여 그간의 현장 경험을 공유하고 더 나은 교육 방안을 모색하는 뜻깊은 자리가 펼쳐졌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한위·사무총장 민동석)가 지난 3월 28일 “평화를 품은 학교, 세계로 열린 교실” 이란 슬로건 아래 서울시 서초동 서울고등 학교에서 주최한 ‘2015 유네스코학교 전국대회’가 바로 그것이다. 유네스코 창립 70주년의 해
를 맞아 기존의 총회를 확대·개편해 치러진 이번 첫 전국 대회에는 김재춘 교육부 차관, 민동석 한위 사무총장, 박 은경 유네스코 지속가능발전교육 한국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해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담당자, 전국 유네스코학교 교사 및 교장(감) 등 400여 명이 참석해 유네스코학교 교 육의 성장을 위해 지혜를 모았다. 이번 전국대회가 특히 주목 받는 것은 최근 교육계의 화두가 되고 있는 인성교육 및 세계시민교육과 관련해 유 네스코학교가 희망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민동석 사무총장은 개회사에서 “평화를 추구하는 유네스 코학교 활동이야말로 인성과 세계시민의식을 함양할 수 있는 매우 효과적인 모델”이라며 “더 많은 학교에서 이러한 교육의 기회가 펼쳐질 수 있도록 국내외 유네스코학교를 대폭 확대 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관련 기사 6~7면)
국내 유네스코 학교들의 로고(교표)를 활용해 인성과 세계시민의식을 함양하고 전파한다는 의미를 형상화했다.
“우주 공간에서 유네스코 평화 이념 알린다” 세계적인 소프라노 사라 브라이트만 올 9월 우주여행 떠나는 까닭 세계적인 소프라노 사라 브라이트 만이 오는 9월 1일 국제우주정거장 (International Space Station, ISS) 을 방문해 유네스코 정신을 세계에 알 릴 예정이다. 사라 브라이트만은 지 난 3월 10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기 자회견을 통해 “지속가능발전과 평화 라는 유네스코의 이념을 우주 공간에 서 홍보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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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가(dreamer)가 아닌, 꿈을 좇는 이 (dreamchaser)”로서 이번 계획을 실 행에 옮기게 됐다고 소개한 그녀는 “이 번 방문이 전 세계 사람들이 자신만의 꿈을 향해 전진하는 계기가 되길 바라 며, 이와 함께 유네스코의 이념을 실행 시키는 데도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덧 붙였다. 지난 2012년 유네스코 평화예술인
(UNESCO Artist for Peace)으로 위 촉된 사라 브라이트만은 같은 해에 우 주정거장 방문 계획을 밝히고 자신의 다음 앨범 제목 역시 ‘Dreamchaser’ 로 지을 것이라 약속했다. 당시 그녀는 “사람들이 자신의 꿈을 좇도록 돕는 것 은 비할 바 없이 중요한 일”이라 말하 며 꿈의 실현에 강한 의지를 보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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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목소리 통해 ‘교육 지원’의 미래를 그리다 유네스코 아프리카 브릿지 3기 활동가 귀국보고회 열려 작년 한 해 아프리카에서 헌신적인 활동을 펼친 유네스코 브릿지 3기 활동 가들의 귀국보고회가 3월 18일부터 19 일까지 서울 명동 유네스코회관에서 열 렸다. 3기 활동가 8명과 이들의 활동을 지원한 유네스코한국위원회 브릿지 1팀 및 관계자들이 참석한 이번 보고회는 프로젝트 활동 보고와 전문가 평가 및 종합 토론 순으로 진행돼 향후 브릿지 프로젝트 수행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의미 있는 자리가 됐다. 르완다(선연희), 남아공(김호경), 짐 바브웨(이가람, 정은미, 이화연), 레소 토(김문주), 말라위(한지애, 민신혜)
등 약 9개월간 아프리카 5개국 현장에 파견되어 교육나눔 활동을 수행한 8명 의 활동가들은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지 역별, 사업별 상세 진행 경과를 보고하
유네스코학교 간 교류, 인턴 파견 등 협력의 길 터 유네스코한국위원회, 프랑스위원회와 업무협약 체결
며 현장 경험자만이 줄 수 있는 구체적 인 피드백을 제공했다. 한위 내 여러 부 서 직원들도 함께 참여한 종합토론회에 서는 아프리카 교육나눔 활동뿐 아니라 브릿지 프로젝트 자체의 지속가능한 발 전을 위한 다양한 안건을 두고 참가자 들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나누었다. 김승윤 희망브릿지본부장은 “이번 보 고회가 올해부터 새로 전문요원이 파견 되는 등 변화를 앞둔 브릿지 프로젝트 를 위해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자리”였 다며 “앞으로 더욱 효과적인 활동을 위 해 우리 모두의 힘을 모을 것”이라고 말 했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와 유네스코프랑 스위원회가 양국 국가위원회의 교류·협 력을 위해 손을 맞잡았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 민동석 사무총 장과 프랑스위원회 다비드 파졸르 사무 총장은 3월 10일 서울 명동 유네스코회 관에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유네스코 키즈 프로그램, 유네스코학교 간 교류 등에 대해 협력해나가기로 했 다. 또한 직원교류 사업, 인턴파견 사업 등에 대해서도 협력을 약속했다. 이와 관련해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올해 중 프랑스위원회로 대학생 인턴 2명을 파 견하는 교류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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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원 칼럼·주재관 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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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위원회 사무총장 인터뷰
“벤치마킹 대상 한위와 더 큰 협력 해나가길”
6~7면 특집 / 2015 유네스코학교 전국대회
‘유네스코와 나’ 교육경험 발표 지상중계 8~9면
기획 / 활동가들, 브릿지 프로젝트를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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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 인터뷰 / 유네스코 희망나눔가게 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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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품가든 & 아하바 브라카 브릿지 아시아 프로젝트 인도 사례 보고
문해교육, 여성의 삶을 바꾸다
12-13면 참가 어린이·대학생 멘토가 본 유네스코 키즈 프로그램 16면
인터뷰 / 이배용 한국학중앙연구원장 “전통이야말로 지속적인 한류의 원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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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서원 / 옥산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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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토픽 /
‘역사파괴자들’로부터 유산을 지키라 20면
옥상생태공원 ‘작은누리’의 봄 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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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 페이스북. 영어로 만나는 우리 시
창간일 1964. 1. 10 / 등록번호 서울 라08043 발행처 유네스코한국위원회 발행인 겸 편집인 민동석 편집 송영철, 김보람, 김현정 편집디자인 정명진 대표전화 02-6958-4100 주소 (우)100-810 서울시 중구 명동길 (유네스코길) 26 인쇄 (주)프린피아 기사관련 문의 02-6958-4180 구독신청 및 변경 news@unesco.or.kr
유네스코뉴스 퀴즈 프랑스 아르데슈 지방에 있는 ‘포르그’ 사파리에서 지난 3월 귀여운 아기 흰코뿔 소가 태어났습니다. 세계적 멸종 위기종인 흰코뿔소의 탄생도 기쁜 일이지만, 이 아
더 나은 유네스코 활동 이끌어 주세요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제30대 위원 위촉 유네스코한국위원회의 활동을 각 부 문에서 효율적으로 뒷받침해줄 위원들 이 새로 위촉됐다. 황우여 교육부 장관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위원장)은 2015 년 3월 15일자로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제30대 위원 44인을 위촉했다. 위원의 임기는 3년이며, 1회 중임할 수 있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위원은 이번에 위촉된 44인 외에, 임기를 달리 하는 위 원장, 사무총장 등 법률상 당연직 6인, 국회의원 6인, 지자체 공무원 4인을 포 함해 총 60인이다. 한편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오는 5월 에 열릴 정기총회를 통해 민간 부위원 장 1명과 집행위원 등을 선출해 제30대 임원진을 구성할 계획이다. 30대 위원 분과별 명단 ▲ 교육분과위원회 김재춘 교육부 차관 기영화 국가평생교육진흥원 원장 김동진 통영시 시장 김영목 한국국제협력단 이사장
박은경 통영시지속가능발전교육재단 이사장 박홍근 국회의원(새정치민주연합) 백순근 한국교육개발원 원장 신용섭 한국교육방송공사(EBS) 사장 신학용 국회의원(새정치민주연합) 안미리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 안양옥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 이선경 청주교대 과학교육과 교수 임승빈 한국교육학술정보원 원장 임천순 세종대 교육학과 교수 정봉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책임연구원
▲ 자연과학분과위원회 이석준 미래창조과학부 제1차관 강은희 국회의원(새누리당) 김승환
한국과학창의재단 이사장
김철중 세계과학기자연맹 회장 박영아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원장 변상경 유네스코 정부간해양학위원회(IOC) 의장 변종립 에너지관리공단 이사장 송상근 해양수산부 해양환경정책관 양영환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한라산연구원장 이민호 환경부 자연보전국장
김이경 중앙대 교육학과 교수
유네스코 인간과 생물권계획(MAB) 조도순 국제자문위원
박성호 국회의원(새누리당)
최경희 이화여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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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문사회과학분과위원회 조태열 외교부 제2차관 김선동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 이사장 박흥순 선문대 대학원장 서유미 여성가족부 청소년정책관 손명세 유네스코 국제생명윤리심의위원회 위원
기 흰코뿔소는 아주 특별한 이름 때문에 더 큰 관심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동굴벽 화’로 유명한 프랑스 퐁다르크의 장식동굴 이 지난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 된 것을 기념해 이 같은 이름을 지어줬다 는데요, 과연 그 이름은 무엇일까요.
이명선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원장
1. 아이엘오(ILO)
이배용 한국학중앙연구원 원장
2. 더블유티오(WTO)
임현진 한국사회과학협의회 회장
3. 유네스코(UNESCO)
정진영 경희대 대외협력 부총장 최진욱 통일연구원 원장
▲ 문화분과위원회 박민권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
퀴즈응모하기 : 4월 15일까지 www.unesco.or.kr/quiz 정답자 가운데 추첨을 통해 소정의 상품을 보내드립니다.
권영세 안동시 시장 김윤덕 국회의원(새정치민주연합) 박광무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원장
유네스코
배기동 국제박물관협의회 한국위원회 위원장
UNESCO United Nations Educational Scientific and Cultural Organization
이경현 성균관대 예술대학 디자인학과 교수
▲ 정보·커뮤니케이션분과위원회
유네스코는 교육, 과학, 문 화, 정보, 커뮤니케이션 분 야에서 국제협력을 촉진하 여 세계평화와 인류발전에 이바지하는 유엔 전문기구 입니다.
김경섭 한국정보화진흥원 부원장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이문태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이사장 이향수 문화재청 문화재활용국장 직무대리 이혜은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 한국위원회 위원장 주성혜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원장 한경구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교수
김상헌 네이버 대표이사 김수자 한국유네스코협회연맹 사무총장 김종목 청주고인쇄박물관 관장 김희정 국회의원(새누리당) 신승운 성균관대 문헌정보학과 교수 안정임 서울여대 언론영상학부 교수 장윤금 숙명여대 아태여성정보통신원 운영위원
Korean National Commission for UNESCO
유네스코한국위원 회는 1954년 ‘유 네스코 활동에 관 한 법률’에 따라 설 립된 기관으로 국내외에서 대한민국을 대표 해 유네스코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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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한위 법률고문 위촉 강경필 변호사
“한국위원회에 도움 되는 실질적 역할 해내겠습니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사무총장 민 동석, 이하 한위)가 최근 든든한 유 네스코 가족을 맞이했다. 명망 높은 법조인인 강경필 변호사(사법연수 원 17기)를 지난 3월 17일 한위 법률 고문으로 위촉한 것이다. 강 고문은 향후 2년간 한위 관련 각종 법률 사 안의 자문 및 법규 해석, 쟁송 사건 의 소송 수행 등을 맡게 된다. 민동석 한위 사무총장은 위촉식 에서 “위원회의 사업 영역이 국내 외적으로 다양해지고 있어 더욱 전 문적인 법률 지원이 필요하다고 판 단했다”며 “강 고문이 전문성과 경 륜을 바탕으로 다양한 법적 사안에 활발히 기여해줄 것으로 기대한다” 고 말했다. 현재 ‘변호사 강경필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로 활동 중인 강 고문은 최근 <유네스코뉴스>와의 서면 인 터뷰에서 “명목상의 법률고문이 아 닌, 실질적인 역할을 하기 위해 애 쓰겠다”며 포부와 다짐을 밝혔다. 한위 법률고문으로 위촉되셨는데, 소감을 부탁드립니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가 창립된 이후 60여 년간 대한민국의 교육, 과학, 문화 분야의 초석을 다지고 발전시키는 데
한위 민동석 사무총장이 강경필 법률고문(좌측)에게 위촉패를 전달하고 있다 지대한 공헌을 한 것으로 압니다. 이러 한 유서 깊은 단체의 법률고문을 맡게 되어 개인적으로는 큰 영광이고, 명목 상의 법률고문이 아닌 실질적인 역할을 하고자 다짐하고 있습니다. 혹시 유네스코나 한위와 과거 인연 이 있었는지요. 직접적인 인연은 없습니다만, 제가 1990년대 중후반 오스트리아 비엔나 소 재 유엔범죄방지위원회 사무국에서 전 문가로 근무한 적이 있기 때문에 유엔 이라는 이름을 통하여 인연이 있다고 할 수도 있겠지요. 유네스코 업무 중에서 특히 관심을 갖고 계신 분야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제 고향이 제주도입니다. 그래서 그 런지 예컨대 문화유산 지정, 해녀 등 제 주의 전통문화 보존 같은 사업에 좀 더 관심이 갑니다. 지검장 시절,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애쓰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유네스코의 평화 교육과도 맥이 닿아 있다고 생각되는 데, 고문님의 견해를 듣고 싶습니다. 학교폭력을 포함해 소위 청소년 비행 문제는 정말로 심각한 문제인데, 국가 적·사회적 관심이 부족한 듯하여 안타 깝습니다. 저는 울산지검장, 의정부지 검장 시절에 청소년범죄에 대해 흉악범 이 아닌 한 ‘선도조건부 기소유예’를 활 용해 용서를 하고, 반드시 전문적인 심
리상담을 거치도록 하였습니다. 청소년 들이 속마음을 털어놓지 못하면 마음의 병이 생기고 비행으로 연결되는 것이라 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청소년들 에게 올바른 가치를 심어주고 마음의 성장을 도와주는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의 다양한 청소년 교육 프로그램이 중 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봅니다. 강 고문에게 평생 간직해온 좌우명을 물었더니, <채근담>의 한 구절로 답변 을 대신했다. “남에게 베푼 것은 잊어버 리고, 은혜를 받은 것은 반드시 보답한 다.” 60여 년 전 국제사회로부터 진 빚 을 갚고자 저개발국 교육 나눔 사업을 펼치고 있는 한위의 모습과 그의 대답 이 닮아 있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강경필 법률고문은 누구? 제주 서귀포 태생으로 제주제일고 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뒤 제27회 사 법시험에 합격, 25년여간 검사의 길을 걸어온 정통 검찰맨 출신이다. 인천지 검 검사를 시작으로 부산지검 및 서울 중앙지검 부장검사 등을 거쳐 울산지 검장, 의정부지검장, 대검찰청 공판송 무부장 등 요직을 역임했다. 또한 검찰 시절 해박한 법률 지식을 바탕으로 유 엔범죄방지위원회 사무국 파견 전문 가, 국회 법사위전문위원 등을 지내며 다양한 경륜을 쌓은 바 있다.
더 폭넓은 교류 · 협력으로 시너지 효과 거뒀다
한위-하나투어 ‘세계유산 전문 가이드’ 양성 나서
한위, 개도국 국가위 초청연수·직원교류 프로그램 함께 개최
일본 지역 가이드 대상 ‘스페셜리스트’ 과정 진행
유네스코한국위원회가 주최하는 ‘유 네스코 개도국 국가위원회 역량강화 사 업(ICoN) 초청연수’와 ‘직원교류 프로 그램(STEP)’이 지난 3월 9일 서울 명 동 유네스코회관에서 개최됐다. 2011년부터 저개발국 지원사업의 일 환으로 실시되어 온 ‘유네스코 개도국 국가위원회 역량강화 사업’(이하 역량 강화 사업)은 꼭 필요한 사업이 있음에 도 불구하고 재원이나 경험 부족으로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아태지역 국가위 원회들을 대상으로 해당 국가위원회가 원하는 유네스코 사업을 스스로 진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2015년 에는 부탄과 쿡 아일랜드, 2개 국가위원 회가 선정되어 각각 교육과 문화 분야 의 공동 프로젝트를 지원 받게 된다.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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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위해 부탄위원회에서 는 파이마 라크덴 사무차 장보 직대, 쿡아일랜드에 서는 투푸나 라카누이 문 화 분과위원이 이번 초청 연수에 참가했다. 올해에는 이와 함께 ‘직 원교류 프로그램’도 진행 됐다. 직원교류 프로그램은 중국·일본· 태국 유네스코 국가위원회와 협력해 30 여 년 이상 지속돼온 프로그램으로, 유 네스코 핵심 사업 및 과제들과 관련된 아이디어와 의견을 공유함으로써 국가 위원회 간 협력 및 지원을 강화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특히 이번 프로그램 에는 중국·일본·태국 위원회 관계자들 뿐만 아니라 방한 중이던 프랑스위원회 다비드 파졸르 사무총장도 함께 참가해 교류의 폭을 넓혔다. 이번 역량강화 사업 초청연수는 3월 20일까지, 직원교류 프로그램은 3월 15 일까지 진행됐으며, 두 사업을 함께 개 최함으로써 여러 국가위원회 간 협력을 강화하는 좋은 계기가 된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한위)가 하나투 어와 함께 세계유산 전문 가이드 양성 에 나선다. 하나투어의 일본지역 가이 드 80명을 대상으로 우선 진행되는 이 번 ‘세계유산 스페셜리스트’ 과정은 유 네스코와 세계유산에 대한 지식은 물 론, 일본의 18개 세계유산에 대한 심층 정보를 집중 다룬다. 한위 관계자와 일본 유산 전문가가 직 접 교육을 진행하는 이번 프로그램에선 시험을 거쳐 일정 점수를 취득한 가이드
에게만 스페셜리스트 자격을 부과한다. ‘세계유산 스페셜리스트’로 임명되는 가 이드들은 5월부터 하나투어의 여러 일 본 유네스코 세계유산 프로그램을 직접 인솔하며 여행객을 만나게 된다. 금번 세계유산 전문 가이드 교육은 지난 2월 16일 한위와 하나투어 간 ‘세 계유산 보호 및 공동 여행프로그램 개 발을 위한 업무협약’ 체결에 따른 협력 의 일환으로 기획되었다. 김지현 문화커뮤니케이션팀
‘오늘도 꽃’ 보러 오세요! 배롱나무카페서 도휘경 작가 등 그룹전 개최 서울 명동 유네스코회관 12층 배롱 나무카페에서 도휘경, 김경미, 김은선, 박태자 작가의 그룹전이 ‘오늘도 꽃’이 란 제목으로 4월 초부터 펼쳐진다. 약 한 달간 진행되는 이번 그룹전에는 꽃 과 나무를 주제로 한 인상 깊고 아름 다운 작품들이 전시될 예정이다. 도휘경, 김경미, 김은선, 박태자 작가는 영남대 미술대학 서양화학과 동창들로 ‘Bon Voyage’(좋은 여행)
전시회 등 각자 다수의 단체전과 개 인전을 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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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2015년 4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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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럼
중남미 국가들의 뜨거운 한국교육 사랑
백순근
한국교육개발원 원장 유네스코한국위원회 교육분과위원회 위원
21세기 고도의 지식·정보화 시대를 맞이하여 국가 경쟁력의 핵심 구성요소가 교육 경쟁력이라는 점에 대해 전 세계가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 우수한 교육은 개인의 성장과 발전뿐만 아니라, 국가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안녕을 위해서도 꼭 필요함에 대해 공감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60년간 한국의 비약적인 경제발전의 밑바탕에 는 우수한 교육이 있었음이 전 세계에 알려지면서, 아 시아권 국가들뿐만 아니라 지구 반대편 중남미 국가 들에게도 ‘한국형 교육모델’과 ‘발전전략’에 대한 관심 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참고로 ‘한국형 교육모델’의 핵심은 ‘교육이 개인과 국가 발전의 근본임을 명확하게 인식하고 학부모·교 사·교육당국이 혼연일체가 되어 미래 세대의 교육에 최선을 다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교육 비전·목표·전 략·내용·방법·평가의 창의적 융합물’이라 할 수 있다. 아울러, 지난 60년 동안 제한된 재원을 효율적으로 활 용하면서 한국교육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발전시킨 전략을 크게 2가지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단계별 발전전략’이다. 즉 국가의 경제발전
주재관 서신
계획에 맞추어 교육도 한 단계 한 단계 발전시켜 나아 가는 것이다. 예컨대 처음에는 초등교육의 보편화와 문해교육에 초점을 둠으로써 1차 산업과 경공업 발전 에 기여하고, 그 다음에는 중등교육의 보편화와 기술 교육에 초점을 둠으로써 2차 산업과 중공업 발전에 기 여하고, 그 다음으로 고등교육의 보편화와 연구역량 개발에 초점을 둠으로써 3차 산업과 지식정보화 산업 발전에 기여한 것이다. 둘째, ‘순차적 발전 전략’이다, 즉 초기에는 양적인 성장에 초점을 두고 출발하지만 점차적으로 질적인 성장으로 마무리해 나가는 것이다, 예컨대 초·중등교 육의 경우 최대한 많은 사람들에게 교육 받을 기회를
교육으로 일어선 우리의 성공 경험으로 세계 번영과 평화에 기여해야 제공하기 위해 처음에는 소위 ‘콩나물 교실’에서 출발 하였지만 점차적으로 학급당 학생 수를 줄이면서 교 육의 질을 높였다거나, 고등교육의 경우에도 처음에 는 대학의 설립을 장려하여 진학률을 높이는 데 초점 을 두었다가 점차적으로 ‘학부교육 선도대학 육성사 업’, ‘산학협력 선도대학 육성사업’, ‘대학교육 특성화 사업’, ‘대학평가사업’ 등 고등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 한 다양한 방안들을 강구한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이러한 ‘한국형 교육모델’과 ‘발전전
략’에 대한 관심이 높은 상황에서, 지난 3월 26일 부 산 벡스코에서 미주개발은행(IDB) 및 미주투자공사 (IIC) 연차총회 부대행사의 일환으로 열린 ‘한-중남 미 지식공유포럼’은 중남미 국가들의 한국교육에 대 한 사랑이 얼마나 뜨거운지를 잘 보여 주었다. 참고로 중남미 국가들의 경우 전체 인구는 약 6억 명에 달하 나, 대체로 초·중등학교 취학률이 낮고, 국제학업성취 도 평가에서도 상대적으로 낮은 성취 수준을 보이고 있으며, 교육의 형평성 수준도 낮은 편이다. 그리고 전반적으로 국민의 기초역량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에 고도의 지식·정보화 시대에 필요한 우수한 인 력을 체계적으로 육성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그래서 중남미 국가들은 한국교육의 성공 경험을 본받아 자 국의 교육과 경제 발전을 도모하고자 적극적으로 노 력하고 있다. 지식공유포럼에 참석한 중남미 국가들에서 온 많은 사람들은, 한국이 60년 전 전쟁의 폐허 속에서도 굴 하지 않고, ‘교육이 미래다’라는 굳은 믿음으로, 사회 발전과 경제발전에 필요한 인력들을 그때그때 맞춤 형으로 육성한 한국형 교육모델과 발전전략에 대해 많은 감명을 받은 듯하였다. 특히 그들은 한국 학생 들의 학업성취도와 정보통신기술 활용능력과 고등교 육 진학률이 세계 최고 수준인 것에 대해 매우 부러 워하였다. 중남미 국가들의 한국교육에 대한 뜨거운 사랑이 향후 실질적인 교육 교류와 협력으로 이어져, 우리의 성공 경험이 개인과 국가 발전에 기여하고, 나아가 전 세계의 번영과 평화에 기여하게 되기를 기대한다.
‘세계 여성의 날’이 없어질 날, 올까요?
김은영
주유네스코 대한민국대표부 주재관
3월 8일은 세계 여성의 날입니다.(유 네스코를 비롯한 유엔기구들은 특정 주 제에 대한 주의를 환기시키고 중요성을 공유하고자 기념일을 지정합니다. 달력 을 뒤져보면 촘촘히 기념일들이 적혀 있습니다. 10월은 거의 가득 찼습니다.) 여성의 날을 지정했다는 것은 여성의 인권과 존엄이 아직도 제대로 존중받고 있지 못하다는 방증이 아닌가 싶습니 다. 유네스코에서는 그간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생명과학 혹은 물리과학 분 야에서 탁월한 업적을 이룬 여성과학자 들에게 ‘로레알 유네스코 여성과학자상’ 을 시상하며 여성과학자를 격려하고 지 원해왔습니다. 3월 18일에 소르본에서 열린 시상식에 이어 다음날 유네스코에 서 수상자들의 소감을 듣는 자리가 마 련되었습니다. 여전히 남성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 는 과학계에서 남성에 비해 여건도 불 리한 여성들이 연구에 매진해 뛰어난 성취를 이루었다는 사실은 연구자의 길 을 들어서려는 젊은 여성과학자뿐만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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럼
로레알-유네스코 여성과학자상 로고
니라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살아가고 자 하는 모든 여성들에게 큰 힘과 위안 을 줍니다. 이 상은 각 대륙별로 1명씩 5명의 여 성과학자에게 시상합니다. 올해 수상 자 중 브라질의 베르그만 교수는 4개월 된 아들을 데리고 외딴 곳에 있는 천문 대에서 일한 경험을 얘기했습니다. 자 신은 어머니로서 모유수유를 하고 싶었 는데, 그동안 그 천문대에는 아이가 온 적이 없고, 천문대의 특성상 밤에 조용 한 연구 환경에 방해되지 않아야 하기 에, 처음에는 아이를 데리고 오는 데 어 려움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연구원들의 숙소와 떨어진 곳에 따로 아이와 머무 를 수 있는 숙소를 만들어서 아이와 함
께 지내면서 연구를 계속할 수 있었다 고 합니다. 그러면서 로레알 유네스코 상과 같은 이러한 지원은 여성 연구자 들에게 절대적인 지지가 된다고 강조했 습니다. 모로코의 체르카오우이 교수도 가족 의 지원으로 연구를 계속할 수 있었다 면서 아들과 딸에 대한 차이는 여전하 고, 여성으로서 겪는 어려움은 어디나 같다고 부연했습니다. 연구자는 성별의 차이나 종교의 차이가 중요하지 않은데 말이지요. 가장 놀라운 건 영국의 로빈슨 교수 였습니다. 양육 등 가족을 위해 무려 8 년간 연구를 쉬었다가 복귀하여 연구자 로서 최고의 위치까지 올라왔다고 합니 다. 몇 달만 쉬어도 최근의 경향을 따라 가기 힘든 과학계에서 8년이나 쉬고 복 귀해서 얼마나 어려웠을지 과연 상상 할 수 있을까요. “불가능한 일은 아니지 만 매우 힘든 일”이라면서, 이때 사회와 가족의 절대적인 지원이 중요하다고 또 다른 수상자인 캐나다의 슈아체 교수가 덧붙였습니다. 그는 훌륭한 교사의 역 할에 대해서도 얘기했습니다. 대학에서 연구에 새롭게 눈을 뜨게 되어 연구자 의 길로 들어서기까지 그동안 선생님들
로부터 받은 영향, 격려, 지원 등이 큰 도움이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작년 가을 유네스코 집행이사회는 회 원국이 제안하는 ‘유네스코 기념해’ 관 련 절차를 개정하면서 기념해를 두 개 신청하려면 그중에 하나는 양성평등 관 련 내용이어야 한다는 규정을 추가했습 니다. 올해 1월까지 회원국에 신청을 받 았는데 유감스럽게도 50여 개의 신청 중에 여성 관련 내용은 2개뿐이었습니 다. 회원국들의 관심이 부족해서라기보 다는 그동안 여성이 활동할 수 있는 사 회적 여건이 마련되지 않은 게 큰 원인 이 아닌가 합니다. 지난 3월 초에 열렸던 여성의 날 기념 회의에서 1995년 세계여성대회 조직위 원장이었던 나이지리아 할머니를 비롯 한 이란 부통령, 코스타리아 전 대통령 등 여성 지도자들이 “여성의 인권이 존 중되어야 진정한 민주주의가 실현될 수 있다”면서 “베이징 여성대회 이후 20년 이 지나도록 아프리카 여성과 여자 어 린이의 현실은 여전히 달라진 게 없다” 며 더욱 노력하자던 말씀이 떠오릅니 다. 이런 분들의 노력 덕분에 여기까지 왔다고 감사하면서, 유네스코를 통해 양성평등 사업에 성원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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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 터 뷰
인터뷰 / 다비드 파졸르 유네스코 프랑스국가위원회 사무총장
“한위는 우리의 벤치마킹 대상 ‘키즈’로 시작된 협력 더 큰 결실 맺기를” 지난 3월 10일 유네스코한국위원 회(사무총장 민동석, 이하 한위)와 업 무협약(MOU)을 체결하기 위해 다 비드 파졸르(David Fajolles) 유네 스코프랑스위원회(이하 프랑스위원 회) 사무총장이 한국을 방문했다. 한 위가 진행한 ‘유네스코 국가위원회 직원교류 프로그램’(STEP)에 참가 하는 등 열정적으로 방한 일정을 보 내던 파졸르 사무총장을 <유네스코뉴 스>가 배롱나무카페(서울 명동 유네 스코회관 12층)에서 만났다. 파졸르 사무총장은 이 자리에서 “모범적인 국가위원회인 유네스코한 지난 1월 유네스코 키즈의 파리 방 문 때 여러모로 도움을 주신 데 대해 우선 감사드립니다. 두 달 만에 업무협약 체결 을 위해 방한하셨는데 반가움과 함께 기대 도 큽니다. 아쉽게도 한국에서 온 ‘유네스코 키 즈’ 아이들이 장 조레스(Jean Jaures) 초등학교를 방문했을 때 저는 그곳에 가지 못했습니다만, 학교 관계자로부 터 “두 나라 아이들이 모두 유익한 시 간을 보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유 네스코 키즈 프로그램은 어린 학생들 이 경험할 수 있는 다른 어떤 프로그램 보다도 특별한 국제교류 프로그램이기 에, 두 나라 학생들에게 매우 강한 인상 을 남겼으리라 생각합니다. 프랑스 초 등학교 방문 행사 이후 저는 민동석 사 무총장과 만나 함께 협력할 수 있는 방 안을 깊이 논의했었습니다. 그 결과 이 번에 유네스코가 하는 모든 분야에서 양 위원회가 협력할 수 있도록 그 범위 에 제한을 두지 않은 업무협약을 체결 하게 되었습니다. 규모 면에서나 모범 적인 활동 면에서나, 한위와의 협력 범 위를 넓히는 것은 저희 위원회에도 매 우 좋은 기회입니다. 업무협약 체결 때 프랑스위원회가 준비하고 있는 ‘철학의 밤’ 행사를 언급하셨 습니다. 유네스코는 ‘철학을 다루는 유일한 국제기구’로서의 자부심도 갖고 있는데요, ‘철학의 밤’은 어떤 이벤트인지 궁금합니다. ‘철학의 밤’(11월 13일)은 유네스코 의 창립 70주년을 맞이하여 프랑스위원 회가 준비하는 올해 가장 큰 행사입니 다. ‘국가간 협력과 이해를 촉진하는 대 표적 국제기구’로서의 유네스코의 역할 을 지탱하는 철학적 사고와 개념에 대 해 함께 생각해 보고 발전시키자는 것 이 이 행사의 취지입니다. 유네스코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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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위원회와 협력의 범위를 넓이는 것 은 프랑스위원회 입장에서 매우 좋은 기회”라며 이번 업무협약을 계기로 더욱 활발히 펼쳐질 양국 국가위원회 의 교류와 협력에 대한 기대를 드러 냈다. 또한 그는 “아프리카 개발협력 프로그램의 다양성을 위해서도 한위 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며 한위의 교육나눔 사업인 ‘유네스코 브릿지 아 프리카 프로젝트’에 대해 관심과 지지 를 나타냈다. 파졸르 사무총장은 프 랑스 외교부 및 문화부에서 일했으며 지난해 11월부터 프랑스위원회를 이 끌고 있다. 설립 목적인 ‘문화 간 대화와 평화 유지’ 는 철학적 사고를 바탕에 두고 있습니 다. 안타깝게도 유네스코에는 현재 재 정상 문제로 철학 담당 조직이 운영되 고 있지 않는데, 이번 행사를 통해 창립 70주년을 맞는 유네스코의 주요 아젠다 를 다시 논의할 기회를 갖고자 합니다. 예를 들어, 갈수록 강조되고 있는 ‘지 속가능한 발전’에 대해 이렇게 논의를 해볼 예정입니다. ‘지속가능한 발전’은 ‘경제적 효율성’과 상반되는 개념이기 도 합니다. 이렇게 서로 다른 개념을 비 교하며 질문을 하고, 이것을 유네스코 의 핵심 미션과 연결해 논의를 발전시 켜 볼 수 있겠지요. 또한 회의뿐만 아 니라 전 세계 사람들이 ‘밤새도록’ 즐길 수 있는 음악, 영화 등 다양한 행사들도
그리고 한위의 장점이 어떤 것이라고 생각 하시나요. 프랑스위원회의 특징이라면 유네스 코 본부가 위치한 국가의 기관이라는 점입니다. 이 덕분에 저희는 항상 각국 의 상주 대표부와 함께 일을 합니다. 또 한 프랑스위원회는 프랑스 외교부와 유 네스코 본부와도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이러한 특징은 각 국가위원 회 간 협력을 도모하는 데 매우 큰 장 점이 됩니다. 제가 보기에 한위는 우선 큰 규모에서 비롯되는 장점이 많은 것 같습니다. 인원이 많으면 아무래도 보 다 폭넓은 분야에 걸쳐 일을 할 수 있 고, 더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으니까 요. 의사를 결정하고 그 가치를 평가하 는 과정을 좀 더 세밀하게 할 수도 있습 니다. 한위는 매우 잘 조직화된 기관이 고, 여기서 볼 수 있는 의사결정 과정과 가치평가 과정은 위원회 규모에 관계 없이 매우 중요한 본보기가 될 수 있다 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한위는 유네스 코 영국위원회와 함께 저희의 벤치마킹 대상이기도 합니다. 프랑스는 역사적·정치적 이유로 오 래 전부터 정부 차원에서 아프리카 문제에 관심을 기울여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위가 특히 역점을 두고 있는 사업이 유 네스코 브릿지 프로젝트인데요, 아프리카 에서 펼치는 이러한 교육나눔 사업에 대한 총장님의 조언을 듣고 싶습니다. 아프리카는 유네스코뿐만 아니라 다
훌륭히 조직화된 한위의 활동은 타 위원회의 본보기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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른 유엔 산하 기구에서도 많은 관심과 공을 들이는 지역입니다. 따라서 한위 가 이곳에서 교육나눔 사업을 진행한다 는 것은 의미가 큽니다. 여기에 대해 일 반적인 조언을 드리자면, 이곳에서 활 동을 할 때 다양한 견해를 받아들일 수 있도록 프로그램이 짜여져야 한다는 점 입니다. 세계은행이나 유엔 산하 기구 에서 진행하고 있는 개도국 대상 프로 그램들 대부분이 주요 공여국인 미국과 유럽 중심이기 때문에 이러한 시각은 더욱 필요합니다. 다양성은 또한 새로 운 아이디어를 창출하거나 유연한 생각 을 할 수 있게 해 줍니다. 이러한 사업 에는 수많은 이해관계자들이 있기 마련 인데, 이 때문에라도 다양성을 추구하 는 것이 개발협력 프로그램에서는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하겠습니다. 내년이면 한·불 수교 130주년을 맞습니다. 한국인들에게 프랑스는 문화· 예술·과학의 나라로 인식되는데, 프랑스 사람들의 한국에 대한 시선도 궁금합니다. 올해와 내년은 프랑스와 한국 외교사 에서 중요한 해입니다. 그래서 올 9월 부터 내년 8월까지 프랑스에서 ‘한국의 해’ 행사가 열릴 예정이고, 한국에서도 유사한 행사가 열리는 것으로 알고 있 습니다. 최근 한류 열풍으로 한국 문화 가 유럽 전역에 더 알려지게 된 건 사실 입니다. 이는 소프트파워의 아주 좋은 예라 할 수 있습니다. 프랑스 문화 관련 부처에서도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습니 다. 한국 문화는 활력 있고 생동감이 넘 칩니다. K-Pop 못지 않게 아주 중요하 게 생각하고 있는 한국의 문화 분야는 바로 영화입니다. 한국 영화는 프랑스 인들에게도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10 여년 전부터 프랑스의 여러 영화제에서 한국을 주요국으로 다루고 있을 정도로 한국의 영화 제작 수준은 혁신적이며,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런 분야 를 포함해, 올해와 내년 프랑스와 한국 간 더 많은 문화 교류가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인터뷰•정리 = 김현정 홍보소통팀
함께 열립니다. 이러한 행사들이 항상 금요일에 개최되는 이유도 이 때문이지 요. 저녁 7시부터 다음날 아침 7시까지, 유네스코 본부와 일반인들이 접근할 수 있는 공공장소에서 나누어 개최될 예 정입니다. 특히 올해에는 아프리카, 미 국, 유럽, 아시아 등지의 저명한 철학자 들을 포함한 100여 명의 주요 인사들을 초대할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모든 대 륙의 철학적 사고를 모으고자 합니다. 한국과 프랑스의 두 위원회는 같은 목표를 공유하지만, 서로 다른 조직인 것도 사실입니다. 총장께선 프랑 스위원회의 장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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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유네스코학교 전국대회 “유네스코와 나” 발표 지상중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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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활동이 만들어내는 무지갯빛 세상 “평화를 품은 학교, 세계로 열린 교실”이라는 기치 아래 ‘2015 유네 스코학교 전국대회’가 지난 3월 28 일 서울고등학교에서 개최됐다. 이 날 전국대회는 251개 학교로 확대된 국내 유네스코학교 간 네트워킹을 활성화하고, 평화와 존중, 배려와 나 눔 등 유네스코의 핵심 가치를 실천 하는 유네스코학교 활동과 학교교육 정책 간의 연계 방안을 찾아보는 뜻 깊은 자리였다. 이번 전국대회에서는 개회식에 이
어 유네스코학교 활동 사례 발표, 학 교별 대표사례 포스터 전시, 초·중· 고 학교급별 사례 공유 및 토론 등이 이뤄졌는데, 가장 큰 관심을 모은 것 은 ‘유네스코와 나’라는 주제로 진행 된 교육 경험 발표 시간이었다. 유네 스코학교 교육 및 활동을 통해 학생 들에게 세계시민의식과 인성을 함 양한 살아 있는 사례로서 우리 교육 계에 시사하는 바가 컸기 때문이다. ‘유네스코와 나’ 대표 발표자 3인의 ‘경험 사례’를 간추려 지상에 옮겼다.
한국과 일본을 오가는 ‘나팔꽃 생명교육’ 지난 2월 28일부로 정년퇴임을 했습 니다. 근 한 달 만에 와이셔츠를 입고 넥타이를 매고 이렇게 오늘 나오는데 아주 설레었습니다. 제가 유네스코와 관계된 일을 하게 된 것은 96년도에 서 울대 사범대학교 부설 초등학교 교사로 들어가면서부터였습니다. 한 20년 가 까이 된 것 같습니다. 그 뒤 2003년도에 제가 다시 그 학교 교감으로 갔는 데, 당시 한일 교직원 교류 프 로그램으로 방한한 일본 교직원들이 학교를 방문 해 대화했던 기억이 새 롭습니다. 제가 부임했 던 학교들은 모두 유네 스코와 인연을 맺었습니 다. 2007년에 교장으로 부임 했던 덕의초등학교도, 2010년 역시 교장으로 간 서울신용산초등학교도 유 네스코학교 네트워크에 가입해 활동하 고 있습니다. 저는 오늘 이 자리에서 서울신용산초 등학교에서 이뤄진 유네스코 교육 활동 들, 그중에서도 특히 ‘생명교육’에 대해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2011년 당시 일 본에서는 후꾸시마 원전 사고가 일어나 크나큰 재난을 겪었습니다. 그때 우리 학교 어린이들이 유네스코 활동의 첫 사업으로 한 것이 바로 재난을 당한 일 본 어린이들, 일본사람들을 돕는 일이 었습니다. 그냥 돈을 걷은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쿠키를 만들어 팔아서 성금을 마련해 기탁했습니다. 세계시민교육의 일환으로 진행한 그 일을 유네스코 담 당 선생님들이 함께 해주셨어요. 그때 의 일을 계기로, 2012년 3월 우리 학교 에서 유네스코학교 총회를 개최했을 때 엔 후꾸시마 원전 사고의 피해를 입은 일본 학교의 선생님들이 함께 참석하기 도 했습니다. 그로부터 얼마 뒤인 같은 해 3월에 한일 교사 대화 프로그램을 통해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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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방문하게 됐는데, 요코하마 시립 나 가타다이 초등학교와의 ‘나팔꽃 인연’은 이때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신용산초등 학교 교정에는 해마다 여름이면 예쁜 꽃 을 피워내는 나팔꽃들이 있습니다. 이 나팔꽃들은 나가타다이 학교에서 받아 온 씨앗 하나로 여러 생명을 피워올린 것들입니다. 지난 1월 한일 교사 대화 사업(한국 교직원 일본 초빙 프로그 램) 때엔 우리 학교 유네스코 담당 선생님이 일본 나가 타다이 학교로 찾아가서 우리가 키운 나팔꽃의 씨앗들을 전하고 왔습니 다. 이처럼 나팔꽃 씨가 한국과 일본을 오간 데에 는 각별한 사연이 있습니다. 3년 전 한국 교직원 방문단이 일 본 나가타다이 초등학교에 찾아갔을 때 의 일입니다. 그곳 학생 한 명이 니가타 에 살던 어느 한 소년의 못 다 이룬 꿈 이야기를 들려주며 녹색 종이로 곱게 싼 나팔꽃 씨를 우리 선생님들께 건넸 습니다. 그 종이에는 ‘소중하게 키워주 세요’라는 글이 적혀 있었습니다. 학생 이 들려준 이야기는 이러했습니다. 니가타 지역의 한 초등학교에 갓 들 어간 소년이 있었는데, 어느 날 자신이 백혈병에 걸린 사실을 알게 됐다고 합 니다. 이 소년은 자신의 소원을 글로 적 으며 간절한 마음으로 학교 화단에 나 팔꽃 씨를 심고 키우기 시작했습니다. 안타깝게도 얼마 후 소년은 하늘나라로 떠났지만, 나팔꽃은 그의 소원대로 꽃 을 피우고 열매를 맺었다고 합니다. 소 년의 어머니는 아들이 채 이루지 못했 던, 생명을 향한 작은 꿈이 이어질 수 있도록 그 나팔꽃의 씨들을 주변에 전 해주기 시작했습니다. 자신의 아들처럼 사람들이, 아들의 친구들이 생명을 소 중히 대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말이 지요. 나가타다이 초등학교에서도 그때
국내 유네스코학교의 첫 전국대회가 3월 28일 서울고등학교에서 열렸다
나팔꽃 씨를 받아 교정에 심고 키우며 그 씨앗을 방문객들에게 나눠주게 됐다 고 합니다. 저도 그걸 받아서 집에 가져왔는데, 그만 깜빡했어요. 어느 날 책상 위를 보 니 곱게 접힌 녹색종이 속에 나팔꽃 씨 한 알이 담겨 있었습니다. 아차 싶었지 요. ‘이걸 심어 생명을 피워봐야 겠다’ 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서너 알도 아닌 한 알이다 보니, 그 씨앗 하나를 학교 텃밭에 심어놓고 노심초사했지요. 그해 따라 가뭄이 심해서 아침마다 물을 주 면서 자라나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봤습 니다. 그렇게 피어난 꽃이 바로 아까 화 면(PPT 자료화면)에서 보신 빨간 나팔 꽃입니다. 그렇게 자라고 퍼진 나팔꽃 씨앗을 이번에는 우리 학교 선생님이 지난 1월에 나가타다이 학교에 전달하 며 ‘생명의 교류’를 이어가게 된 것입니 다. 우리 학교에서도 그 꽃씨들을 강원 도의 한 학교에 사연을 전하며 분양해 주었는데, 지금은 숲을 이룰 정도로 많 이 퍼졌다고 합니다. 우리 학교 어린이들에게 그간의 사연 을 이야기해 주었더니 나팔꽃을 굉장히 좋아하며 잘 돌봅니다. 스토리가 있는 생명 교육이 이루어진 것이지요. 지난 번 일본 방문 때 우리 학교 선생님이 교 내에서 키운 범부채 꽃씨도 함께 나가 타다이 학교에 전달했습니다. 범부채는 심은 지 3년 후에 꽃이 핀다고 합니다. 그곳 교장선생님이 잘 심겠다고 하셨다
니, 아마도 3년 후에는 우리가 보낸 꽃 씨가 꽃 피우고 열매를 맺어 그 씨앗이 다시 이리로 오겠지요. 그렇게 생명의 교류, 생명의 교육은 현해탄을 넘어 이 어질 것입니다. 제가 나가타다이 초등학교에 갔을 때, 이런 광경을 보았습니다. 선생님들 이 어린 학생들에게 ‘생명이 얼마나 소 중한가. 여러분을 태어나게 해주신 부 모님께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면 한번 손을 들어보라’고 했더니, 아무도 손들 지 않아요. 그런데 휠체어를 타고 있던 장애학생이 손을 번쩍 들더라고요. 그 모습이 감동적으로 다가오더군요. 다른 한편으로 ‘몸이 불편한 저 친구는 어떻 게 비장애 학생들보다 더 감사하는 마 음을 가지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 습니다. 아마도 몸이 온전하든 불편하 든 생명은 그 자체로 소중하다는 것을 이미 깨달았기 때문이 아닐까요. 나가 타다이 학교는 어린 학생들에게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워주기 위해 굉장히 오 랜 시간을 할애해 지속적으로 생명교육 을 시킨다고 합니다. 생명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면 존중하고 감사하는 마음이 생겨날 수밖에 없겠지요. 앞으로 생명 에 관한 교육을 시키는 것은 우리 교사 들의 몫이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해봤습 니다. 생명교육이야말로 인성교육의 바 탕이 될 테니까요. 김종덕 전 서울신용산초등학교 교장
나를, 우리를, 세상을 변화시킨 작은 날갯짓 오늘 저의 발표는 나의 변화, 우리의 변화, 세상의 변화 순서로 진행될 예정 이고, 제가 경험한 100% 이야기로 구성 되어 있습니다. 먼저 제가 유네스코 활 동을 하면서 어떻게 변화할 수 있었는지 ‘나의 변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합 니다. 고교 2학년 때 레인보우 프로젝트 에 참여했을 때 저희의 공동 주제는 ‘기 후정의’였습니다. ‘어떻게 하면 우리 친 구들이 기후정의를 쉽게 받아들일 수 있
을까’하는 고민 끝에 학교 축제 때 ‘그렇 고 그린 카페’라는 기후정의 카페를 운영 했습니다. 이 카페는 간단히 말하자면, 문을 열고 들어갈 때부터 나올 때까지 다섯 개 정도의 기후정의 실천을 하도록 설계되어 있었어요. 여기서 중요한 점 은, 실천을 하고 있다는 것을 친구들이 모르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우리가 인식 하지 못할 정도로 기후정의를 실천하는 게 굉장히 쉽다’라는 메시지를 남기고 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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었고요, 그러다 보니 마케팅 전략과 기 획의 요소를 가미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입학사정관제로 입학을 할 때 이 부분을 ‘그린마케팅’이라고 자기소개서 에 기입했는데요, 저를 뽑아주신 교수님 께서 “네가 이 그린마케팅 때문에 합격 할 수 있었다”고 말씀을 해주시더라고 요. 학생의 입장에서 최선의 고민을 했 던 흔적이 보여서, 완벽하거나 화려한 서술은 아니었지만 감동했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다음에 드릴 얘기는 ‘다문화 멘토링 크루 “하.나.다”’입니다. 1학년 때부터 저와 함께 성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 닌 동아리라서 애착이 많이 가는 활동 인데, 이 활동을 하면서 충격적인 일이 있었습니다. 제가 가르 쳤던 학생이 저한테 “누 나, 저는 한국인이고, 한 국말을 잘하는데, 누나 는 왜 저한테 한국말을 가르치세요”라는 말을 하더라고요. 그러고보니 저는 저도 모르게 이 아이는 나와 다른 사람이고, 내가 가르쳐 야 하고 도와줘야 한다는 생각을 전제 로 하고 있더라고요. 이 사건을 계기로 다문화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바로잡을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변한 생각을 바 탕으로 대학에 와서 스무 살 때는 세계 인의 문화를 소개하는 웹사이트 ‘코팬과 외풀’을 운영할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서울과 경기북부 기후정 의 캠페인이 있습니다. 제가 고교 때 했 던 활동 중에 제일 큰 규모의 활동이었 어요. 돌발상황에 대처하는 능력, 그리 고 많은 사람을 통솔할 수 있는 능력을 이 활동을 통해 배울 수 있었습니다. 이 런 것들이 노하우가 되어서 작년에 제가 인터넷 활동을 할 때에는 전 세계 1500 만 유저들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모션 기 획 최연소 담당자가 될 수 있었습니다. 얘기하다 보니 굉장히 제 스펙이 화 려해 보이는데, 저는 스펙이 아니라 스 펙을 좇지 않고 나와 내 꿈을 존중하 는 삶을 살고 있다는 이야기를 꼭 드리 고 싶었습니다. (PPT 화면에는 ‘SPEC’ 이라는 영어 단어가 보이다가 앞에 녹 색 알파벳으로 RE, 뒤에 T 자가 붙어 ‘RESPECT’라는 단어가 나타난다.) 이쯤에서 제 이야기는 그만하고, 유 네스코 활동을 했던 다른 친구들이 어 떻게 지내고 있는지에 대해서 간략하게 말씀드리려 합니다. 저희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도 페이스북 페이지를 만들어 서 함께 할 수 있는 일이 있을 때마다 공 유하곤 합니다. 미추홀외고를 나온 김 지원 학생은 한양대 광고 관련 학과에 진학했어요. 그러다 보니 콘텐츠를 제 작하는 능력이 굉장히 탁월한데요, 화면 오른쪽에 있는 ‘열정에 기름붓기’ 페이 지는 김지원 학생이 운영하고 있는 페 이지입니다. 이 페이지는 방황하는 청 년들을 위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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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는 이렇게—물론 유네스코 활동이 끝나긴 했지만—저희가 할 수 있는 일, 그리고 저희가 저희 자리에서 해야 하 는 일을 찾아서 더불어 사는 세계시민 의식을 잊지 않고 계속해서 실천하고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나의 변화, 우리의 변화에 이어 세상 의 변화에 대해서 얘기를 하려 해요. 유 네스코 활동 당시 ‘기업의 사회적 책 임’(CSR)이라는 단어를 가장 많이 사 용했고, 가장 많이 들었었어요. 그래서 작년에 회사 생활을 할 때 사장님께 “우 리 CSR 한번 해봐요” 하고 제안을 했 습니다. 저는 칭찬을 받을 줄 알았는데, 사장님께서는 ‘우리가 왜 해야 되느냐’ 고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셨어요. 그 러고 보니 저 역시 기업의 입 장에서는 한 번도 CSR을 해야 하는 이유를 생각해 보지 못했던 거에요. 그 래서 3일 정도 조사를 한 다음에 다시 사장님한테 찾아갔죠. “저희는 이러이러해서 CSR 을 해야 합니다.” 그랬더니 사장님 이 스물한 살 어린 꼬맹이의 열정이 귀여 우셨는지 “그래 한번 해보자”라고 하셨 어요. 그 첫 활동으로 배화여고에서 아침 밥을 굶는 학생들에게 아침밥을 선물해 주는 CSR을 기획해 실행해 좋은 성과를 보일 수 있었습니다. CSR의 필요성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신 사장님께서도 더 많은 CSR을 시도하기 시작하셨습니다. 화면 왼쪽에 있는 것은 제가 만들었 던 달력인데요, 저희 회사 모토가 ‘꿈을 반죽하는 사람들’이라서 저 달력의 수 익금 일부를 꿈을 위한 청소년 장학금 으로 사용했습니다. 또한 저희 회사가 IT기업이다 보니까 IT나 산업디자인 쪽으로 진로를 모색하는 학생들을 모집 해서 진로캠프도 진행했습니다. 이 정 도 되면 제 능력 이상의 CSR을 했다고 볼 수 있는데요, 저는 좀 더 많은 사람 들이, 그리고 더 힘 있는 사람들이 세계 시민의식에 관심을 가지고 함께하기 시 작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나 의 변화가 정말 세상의 변화를 만들 수 있구나 하는 것을 눈으로 확인했던 것 같아 뜻깊었습니다. 지난 2년간 참 많은 경험을 했는데요,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까 밤새워 세계시 민에 대해 공부하고, 방학에 만나서 실 천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오물딱쪼물딱 피켓을 만들어 친구들에게 소개하고, 또 다른 프로젝트를 고민하면서 변화했 던 제가 어느새 세상의 변화를 만들어 나가고 있었습니다. 아직도 천방지축이 고 세계여행을 꿈꾸는 스물두 살의 꼬 맹이지만, 제가 세상에 도움이 될 수 있 다는 것을 알려주셔서, 그리고 온전히 제 삶을 저 스스로 설계할 수 있도록 키 워주셔서 감사합니다. 문산여고 졸업생 김선미 양 (한국외국어대 경영학과 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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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무관심한 아이들, ‘범지구적 문제’에 도전하다 안동영명학교는 지적장애인 특수학 교로 현재 240여 명의 학생들이 42학급 을 구성해 운영되고 있습니다. 학생 대 부분이 지적장애학생이고, 지체장애와 자폐범주성 장애학생들도 함께 생활을 하고 있으며 유치원과 초등학교, 중학 교, 고등학교, 전공과 이렇게 다섯 개의 학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우리 학교와 유네스코의 첫 인연은 2009년부터였습니다. 그 해 한일 교사 대화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일본 선생님 들이 우리 학교를 방문하였고, 이것이 계기가 되어 2010년에 유네스코학교에 가입했습니다. 저는 2014년 1월에 한일 교사 대화 프 로그램에 참여하며 유네스코 활동에 대 해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유 네스코 담당자로서 우리 학교 아이들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을 했는데, 그 결론은 아주 간단했습니다. ‘기본에 충실하자’는 것이었습니다. 그 ‘기본’이라는 것은 여러분께서 아시다시 피 유네스코학교 네트워크(ASPnet)에 서 요구하는 4가지 학습 주제(문화 간 학습, 지속가능발전교육, 범지구적 문 제에 대한 도전, 평화와 인권)를 의미합 니다. ‘이 학습 주제 중 단 한 가지만이 라도, 우리 아이들이 어느 하나 소외되 지 않도록 모두에게 전달을 해보자’라 는 게 바로 저의 생각이었습니다. 지속가능발전교육(ESD)의 경우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에서 지원하는 ‘레인보우 세계시민 프로젝트’ 동 아리 친구들 중심으로 실천 활동을 하였습니 다. 그중 하나가 ‘지구 지 키기 운동’이었습니다. 아 이들이 지구를 살리기 위해 지 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고 민해서 ‘점심시간에 음식물을 남기지 말 자’는 실천계획을 세웠습니다. 이 친구 들이 매주 수요일 점심시간에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학생들에게 ‘음식물을 남기지 말자’는 캠페인을 하고 ‘왜 남기 지 않아야 되는지’에 대해서도 자기만의 어눌한 언어로 매번 전달을 하면서 작 지만 의미 있는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지금은 음식물 잔반의 양이 학기 초에 비해 1/3 이상 줄어 있는 상황입니다. ‘범지구적인 문제에 대한 도전’에서 는 사실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우리 아 이들이 지적장애 아이들이다 보니까 나 이외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이 없던, 아 니 관심을 가질 기회가 없던 상태였습 니다. 환경, 빈부차 같은 범지구적인 문 제에 대해서 어떻게 도전을 해야 할까 고심하던 차에 작년 여름 유네스코한국 위원회로부터 연락을 받았습니다. KBS 에서 ‘유네스코 브릿지’(지구촌 교육나 눔 사업)에 대한 방송을 하니 관심을 가
져달라는 얘기였습니다. 그래서 선생님 들과 학부모님들, 학생들에게 홍보를 했 고, 유네스코 동아리 활동을 하는 아이 들에게는 같이 모여서 그 프로그램을 집중적으로 보고 가난과 교육 등에 대 해 토의도 해보았습니다. 그 결과 ‘아프리카 친구들을 돕기 위 한 모금 활동을 하자’는 결론이 나왔습 니다. 10월 22일부터 일주일간을 모금 캠페인 기간으로 정하고 그 소식을 온 학교에 다 알렸습니다. 어린 친구들은 직접 모금함을 만들어 교장실 교감실을 비롯해 각 학급에 다니면서 ‘열변’을 토 했습니다. “지금 우리가 하는 활동은 아 프리카 친구들을 돕기 위한 것입니다.” 아이들 대부분이 생활관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가진 돈이 별로 없는 상황이었 지만, 선생님들께서 많이 참여해 주셔서 모금한 돈을 유네스코한국위원회에 전 달할 수 있었습니다. 그 사연들이 그 다음해 1월에 <유네 스코뉴스>에 나왔는데요, 그 내용을 보 고 우리 아이들은 긍정적인 자극을 받게 되었습니다. “삽 들고 아프리카에 가자” 고 할 정도로, “우리 아프리카에 언제 가 요?”라고 물을 정도로 아프리카 친구들 에 대해 굉장히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습 니다. 올해도 작으나마 또 다른 방법으로 ‘도전’을 시도해보려고 계획 중입니다. 요즘 우리 영명학교 친구들은 ‘마크 윌리엄 리퍼트 앓이’ 중입니다. 올 해 1월 리퍼트 미 대사가 우 리 학교를 방문해 아이들 과 3시간가량 어울리며 따뜻한 시간을 보낸 적이 있습니다. 어린 아이들 과 만날 때마다 거구의 몸 을 숙여 아이들 눈높이에서 이야기하는 모습, 리퍼트 대사 팀과 교장선생님팀으로 나뉘어 아이들 과 함께 실내축구 시합을 하던 때의 열 정적인 모습이 아이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었나 봅니다. 리퍼드 대사가 피습 을 당해 다쳤다는 소식이 TV에 나오자 아이들이 연일 “아프지 마세요” “아저씨 빨리 나으세요”라고 이야기하고 있는 것입니다. 아이들에게는 이러한 만남이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고 생각을 키우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우리 학교는 유네스코학교임을 알리 기 위해 본관 로비에 유네스코 부스를 만들었습니다. 외부에서 방문하시는 분 들에게 우리 학교의 활동, 그리고 유네 스코가 어떤 곳인지를 알려드리는 장소 입니다. 아직까지는 많이 미약하고 시작 단계에 있지만, 올해 우리 학교에서 유 네스코학교로서의 키워드는 “조금만 더” 입니다. 기본에 충실하면서 거기서 조금 만 더 유네스코를 향하는 학교가 되자는 마음으로 2015학년도도 열심히 준비하 려 합니다. 안동영명학교 이미경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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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브릿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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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가들, 브릿지 프로젝트를 이야기하다
지속가능한 프로젝트, 홀로 설 수 있는 아프리카를 위해 작년 한 해 동안 유네스코한국위원 회(한위)의 저개발국 교육 나눔 사 업인 ‘유네스코 브릿지 아프리카 프 로젝트’를 현장에서 이끌었던 활동가 들이 지난 3월 귀국했다. 통산 세 번 째 기수에 해당하는 이들 활동가들 은 한결같은 열정과 사명감으로 아 프리카에 배움의 씨앗을 뿌리고 왔
남들이 가지 않은 길, 그들이 더 가까이 다가간 이유
다. 3월 18일부터 이틀에 걸쳐 유네 스코회관에서 열린 활동가 귀국보고 회는 그들이 흘린 땀방울을 헛되이 버리지 않기 위한, 또한 브릿지 프로 젝트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한 소중한 자리였다. 1박2일간의 보고회와 간담 회 자리에서 마주한 활동가들의 목소 리를 지면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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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주 활동가(레소토): 1기 때부터
한지애 활동가 (말라위)
“‘그러니까 안 돼’보다는 ‘한번 해 보자’는 마음이 더 크다는 걸 발견했어요”
세상 모든 사업에는 실수와 시행착오 가 있기 마련이다. 그때 사업의 성패를 가르는 것은 실수나 시행착오 그 자체 가 아니라, 실수와 착오로부터 얻은 교 훈을 어떻게 잘 반영하고 개선해 나가 느냐 하는 점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번 브릿지 활동가 귀국보고회는 앞으로 김호경 활동가 (남아공) 한위가 브릿지 프로젝트를 더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끄는 데 소중한 참고자료가 “현지 주민들이 ‘오너십’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될 것으로 보인다. 방향 설정을 해야 합니다” 지난 4년여의 기간 동안 한위의 아프리카 브릿지 프로젝트는 ‘교 육’이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씨 앗’을 아프리카에 뿌리 내리기 선연희 활동가 (르완다) 위해 많은 어려움을 헤쳐나가 “꾸준하고 일상적인 관계를 통해 야 했고, 그 맨 앞에는 열 그들이 진정으로 필요한 걸 정 넘치는 활동가들이 들었어요” 있었다. 효과가 금방 눈에 보이는, 그래서 성과를 측정하고 홍보 하기도 쉬운 식량 같은 물품 지원 대신, 당장 시작 하기도 힘들고 그 효과도 쉽게 드러나지 않는 교육 지원 활동 을 펼쳐야 했던 브릿지 활동가 들. 과연 이들이 현장에서 겪었던 어려움과 고민은 어떤 것이었을까. 오 랜 역사를 자랑하는 NGO 단체들조차 잘 찾지 않는 교육의 오지로 들어가 속 된 말로 ‘맨땅에 헤딩’하며 주민들과 부 대꼈던 나날 속에서 그들은 과연 어떤 의미를 찾았을까. 이가람 활동가(짐바브웨): 처음에 제 가 가장 관심 있었던 분야는 인권 쪽이 었어요. 아프리카의 수많은 난민들을 돕고 싶었죠. 하지만 지금은 브릿지 프 로젝트를 하면서 접하게 된 교육개발사 업에 공감하고 있어요. 앞으로도 난민과 교육 분야를 접합시켜 할 수 있는 것을 생각해 보려 할 정도로요. 브릿지 활동 가들은 여타 단체들에 비해 훨씬 주민들
대한 이해가 없는, 정말 기본적인 인식 이 결여돼 있는 봉사자들도 봤어요. 우 리 마을에서 봉사하는 여러 NGO나 단 체 중 마을 내에 거주하며 그들과 부대 끼며 일하고 살아가는 단체는 우리밖에 없었고, 그게 우리의 큰 강점이었어요.
민신혜 활동가 (말라위)
“개발협력이라는 무거운 과업을, ‘학문’으로서 좀 더 공부하고 싶어요” 가까이에서 활동을 한 게 사실입니다. 그 부분을 우리만의 ‘비교우 위’라고도 할 수 있겠지요. 현 지 활동을 하며 지역 주민들에
활동한 저는 마을 내에서 아주 가까이 생활한 경험도, 프로젝트 코디네이터로 서 한 발 떨어져 활동가들을 관리한 경 험도 있어요. 우리가 만약 아무런 지역 적 기반이 없는 상태에서 사업을 펼쳐 야 한다면 주민들에게 한 발이라도 더 다가가는 게 프로젝트 시행에 필수적이 고, 그런 점에서 주민들 바로 곁에서 생 활한 우리들의 선택이 의미가 있다고 봐요. 물론 관리해야 할 마을이 더 많아 지고 이들을 두루 관리해야 한다면, 제 경험에 비추어 보건대 활동가 한 명과 코디네이터 한 명으로 팀을 구성하는 방향이 좋을 것 같아요.
선연희 활동가(르완다): 활동 기간 동 안 저는 현지 문해교실을 모두 백 번 넘 게 방문했습니다. 한 곳당 적어도 다 섯 번, 많게는 스무 번 정도 방문 을 하게 됐어요. 그러면서 알 게 된 한 가지가 있어요. 제 가 많이 자주 방문한 곳일수 록 피드백이 월등하다는 것 이었어요. 꾸준하고 일상 적인 관계를 통해서 만이 그들로부터 진 정으로 필요한 이야 기를 들을 수 있다는 거죠. 르완다에 수많 이가람 활동가 (짐바브웨) 은 봉사단체 사람 “교육이 대체 무엇일까, 들이 수백 명 이상 나한테 교육은 무엇이었을까, 있지만 마을 안 하고 생각해 봤어요” 에서주민들 과 함께하 는 활동가 는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에요. 그 때문에 우리의 현장 활동은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김문주 활동가 (레소토)
활동가들의 딜레마 얼마나 다가가야 하는가
“처음부터 참여한 사람으로서, 프로젝트 발전 과정을 계속 아프리카에서 활동하는 단체 구성 지켜보고 싶어요” 원들에게는 한결같은 딜레마가 있다고 한다. 도움을 주는 입장에서 얼마만큼 현지인들과 가까워져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다. 그런 실질적, 심리적 ‘거리’는 활동가들의 안전 문제 같은 기본적 문 제와도 맞닿아 있다. 또한, 아주 세세한 벡터이미지: freepik.com 부분까지 가까이서 직접 챙겨주던 활동 가들이 떠나고 나면, 주민들에게서 사업 의 연속성을 얼마나 기대할 수 있을지 에 대한 효율의 문제와도 닿아 있다. 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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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었던 부분을 전적으로 주민들이 하는 것은 아직 불가능해요. 하지만 ‘그러니 까 우린 할 수 없어’보다는, ‘한번 해 보 자’는 마음이 더 크다는 걸 발견했어요. 주민들이 그런 마음을 공유하면서 조금 이나마 가능성을 찾고 도전의식과 주 인의식을 키워나가는 걸 느낄 수 있었 어요.
유네스코회관 12층 배롱나무카페에서 마주앉은 6인의 활동가들. 저마다 겪은 일도 느낀 점도 달랐지만, 아프리카 교육나눔에 대한 열정만은 서로 다르지 않았다
동가들과 그들을 지원하는 한위는 이 부 분에서 항상 힘든 선택을 내려야 했다. 김호경 활동가(남아공): 김문주 활동 가처럼 저 역시 지난 기수 때는 지역 커 뮤니티 내에서 주민들과 가깝게 활동했 지만 이번 남아공 활동 때는 지역 외곽 에 머무르며 현장으로 출퇴근하는 생활 을 했습니다. 가까이서 생활을 하며 지 역 주민들과 친밀도를 높이는 것은 틀 림없이 많은 장점이 있어요. 그 지역에 대해 일단 알고 나야 무엇을 해야 할지 알 수 있으니까요. 반면에 이런 부분도 생각할 필요가 있어요. 저는 소위 말하는 ‘을’의 입장에 서 주민들에게 봉사해야 한다는 생각에 행동 하나 하나에 주의를 기울였는데 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은 저를 ‘갑’으로 대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들 은 도움을 받는 사람, 저는 도움을 주는 사람이란 인식 때문이죠. 그래서 저는 경우에 따라서는 오히려 지역 커뮤니티 센터의 집행위원들을 통해 간접적인 활 동을 하는 게 낫다는 생각도 해요. 현지 주민들이 스스로 ‘오너십’을 만들어 가 기 위해서는 활동가가 한 걸음 물러나 활동하는 게 약이 될 때도 있으니까요. 따라서 지역적 특성을 고려해서 방향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봐요. 민신혜 활동가(말라위): 저는 이렇게 말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차라리 몰 랐으면 좋았을 걸”이라고요. 가장 가까 이에서 그곳의 진짜 어려운 현실을 다 알아버린 뒤부터는 늘 마음이 무거워짐 을 느껴요. 그들의 가장 친한 친구, 심 지어 한 가족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숨 김 없이 마음을 나누는 게 오히려 활동 가로서 짐이 되는 부분이 있었어요. 무 조건 열정적이고 무조건 마음을 다 쏟 는다 해서 당장 모든 일이 해결되는 건 아니니까요. 제가 올해 활동가로 돌아 가지 않는 이유도 이 때문이에요. 잠시 한 발 떨어져서, 스스로의 감정을 컨트 롤할 수 있는 힘을 기르고 나서 다시 돌 아갈 생각입니다. 개발협력이라는 무거 운 과업을, ‘학문’으로서 좀 더 공부하 고 진정 무엇이 바람직한지 좀 더 냉철 한 마음으로 수행할 준비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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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프로젝트, 그리고 지속가능한 아프리카를 위해 한위를 포함해, 수많은 단체들이 아 프리카를 돕는 이유는 궁극적으로 ‘홀 로 설 수 있는 아프리카’를 만들기 위해 서다. 그리고 브릿지 프로젝트는 바로 ‘교육’이 아프리카를 홀로 설 수 있도록 돕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할 거란 믿 음에서 출발한 사업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전제 조건이 있다. 바로 아프리카가 홀로 설 수 있을 때까 지 프로젝트 역시 스스로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어 내야 한다는 것. 문제는 일 년 이 년이 아닌, 십 년 이십 년 이상 을 바라봐야 하는 교육의 성과를 어떻 게 지속적으로 측정하고 보완해야 하는 지에 대한 명쾌한 모델이 없다는 것이 다. ‘누구도 가지 않은 길’을 택한 한위 와 활동가들이 스스로 해결해야만 하는 이 문제에 대해 활동가들 자신은 어떻 게 생각하고 있을까. 한지애 활동가(말라위): ‘지속가능성’ 의 문제는 언제나 무겁게 느껴지는, 장 기적으로 풀어 나가야 할 문제라고 생 각해요. 일 년 단위, 월 단위로 계획을 짜고 움직여야 하는 활동가에게 가장 고민이 되는 부분이에요. 하지만 혼자 고민해서는 답이 나올 수 없었죠. 그래 서 저는 일부러라도 주민들과 얘기를 더 많이 했어요. 틈날 때마다 물어봤죠. 내가 가고 다른 활동가가 오거나, 다른 단체가 왔을 때—한위와 현지협력단체 가 함께 세운—지역학습센터(CLC) 운 영을 어떻게 해나갈 것인지, 운영할 의 지는 있는 것인지 궁금했거든요. 주민들의 대답은 한결같이 ‘예’였어 요. 그래서 항상, 주기적으로 지속가능 성 문제에 대해 주민들이 생각하고 시 행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어요. 그 결 과 우리는 센터 옆에 조그만 미니숍을 오픈했어요. 외부의 지원을 받지 않고 말이죠. 거기서 주전부리 빵 등을 팔고, 수익금으로 센터 운영에 조금이나마 보 탤 수 있도록 말이지요. 또한 센터 교사 들과 위원들을 대상으로도 조금씩 정기 적으로 모금했어요. 물론 그런 식으로 재원을 마련하는 것도 정말 어려워요. 외부 공여자가 해
선연희 활동가: 솔직히 말해, 예전에 제가 활동했던 곳에서 이루어 놓은 것 들이 지금도 잘 운영되고 있으리란 장 담은 할 수 없어요. 아무것도 없는 곳에 서 무언가를 일구어 낸다는 게 그만큼 힘들고, 그걸 유지해 나가는 건 더 힘든 일이에요. 그러니 저희 프로젝트와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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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카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라 면 일정 부분 기반이 갖춰지고 현재 (지 역학습센터가) 운영되고 있는 곳을 지 원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어 요. 다른 단체와 연계를 하는 것도 좋 고요. 사실 아프리카에서 활동하는 여 러 단체들 사이에 어떤 경쟁 심리가 없 다고 하면 거짓일 거예요. 그래서 협력 과 연계를 통한 활동이 쉽진 않겠지만, 이 부분 역시 브릿지 프로젝트를 구상 하고 실행한 것처럼 한위가 선구적으로 고민해 볼 수 있는 문제 아닐까요? 또한 현지 리더를 양성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꾸준히 모니터링을 할 수 있 는 시스템을 갖추고 이들을 지원하는 것도 필요하다 생각합니다.
다시 현장으로 돌아가는 활동가들의 이야기
“어디까지든, 한번 함께 가보고 싶어요” 이가람 활동가 사실 현장 활동을 연장할 생각 없었는 데… 동영상 하나를 보고 마지막에 생각 이 확 바뀌었어요. 동영상에서 어떤 난 민이 “내가 학생이 아니었다면 난 아무 것도 아니다”라고 한 말을 잊을 수가 없 어요. 비로소 교육을 자기 인생에서 중 요하게 보고 있다는 뜻이잖아요. 교육이 도대체 무엇일까, 나한테 교육은 무엇이 었을까 하는 걸 곰곰이 생각해보게 된 계기가 됐어요. 그러면서 1년 더 경험해 보고 싶었어요. 작년에 제 공식 명칭은 ‘프로젝트 어시스턴트’였지만 실제 현장 에서는 제가 전체 총괄을 다 해야만 했 어요. 그래서 올해에는 활동가로서 프로 젝트 전반을 조직, 운영하는 역량을 더 갖추고 싶기도 해요. 한지애 활동가 처음 활동가로 파견된 게 2013년 8월 이었어요. 그 해에는 현지에 5개월만 머 물렀기에 그 다음 기수 때 당연히 또 가 야겠다 생각했었어요. 사실 작년 활동을 하면서는 다시 돌아갈 생각을 하지 않았 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처음에 생 각하지 못했던, 눈에 보이지 않는 변화들 이 조금씩 생기는 게 와 닿는 거예요. 주 민들이 딱히 제게 ‘의지’를 해서라기보다 는, 제가 그 곳을 제일 잘 아는 사람이고 그들의 ‘믿음’을 받고 있으니까요. 사실 하루하루 삶이 팍팍한 사람들인 데 책 한 권이 손에 쥐어진다고 해서 그 들이 갑자기 공부를 하는 게 아니잖아 요. 그런 것보다는, 그들과 접촉하고 대 화하면서 왜 교육이 필요한지, 그들이 원하는 걸 배우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그 들 스스로 알아가게 하는 과정이 의미가 있다고 봐요. 그때 비로소 진짜 교육이 시작되니까요. 활동가가 바뀌면 활동가 도, 주민들도 다시 서로에게 적응할 시 간이 필요할 텐데, 그 동안 이 사람들이 겨우 알아내고 배운 그런 것들을 보류하 고 포기해야 하는 게 안타까웠어요. 그 래서 다시 현장으로 돌아갑니다. 어디까 지 갈 수 있는지 함께 가 보자, 한번 지 켜보자는 마음으로요.
선연희 활동가 지난 11월에 현지에서 문해교실 관련 조사를 직접 했어요. 사람들이 어떻게 공부를 하고 있고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싶었거든요.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인터 뷰에 응해 주셨는데, 그걸 반영해 뭔가 해 보기도 전에 그만둘 수는 없었어요. 무엇보다 개발협력이란 게 짧은 기간으 로 되는 게 아니라 생각해요. 그래서 제 가 지금 이쪽에 관심이 있고 마을사람들 과 함께 하는 게 재밌다면 계속 해보는 게 어떨까 하는 생각에 다시 신청했어 요. 르완다 자체가 그저 좋다는 이유도 있어요. 그 곳 사람들을 정말 좋아하게 됐거든요. 하루 40리터로 제한된 물로 생활하고, 주민들과 함께 나눠먹는 생활 들이 어느새 제 일상이 됐어요. 귀국한 지 2주 정도 됐는데 아직 한국 생활이 어 색할 정도로요. 활동 과정이 스스로에게 도 많은 도움이 되었고, ‘어쩌면 이게 내 가 추구하는 삶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김문주 활동가 다시 돌아가는 것이지만 처음 시작하 는 기분이기도 해요. 올해 처음으로 시 행되는 ‘전문요원’으로 지원했거든요.(인 터뷰 이후 그녀는 전문요원으로 최종 선 발됐다) 저는 2010년 처음 활동을 시작 할 때부터 레소토를 마음에 두고 있었어 요. 가장 덜 알려진 곳에서 시작하고 싶 었어요. 당시에는 사업이 2+2 체계(2년 +2년)였는데, 결과적으로 지난해로 그 걸 다 채웠어요. 그간 레소토라는 나라 에 대한 애정도 많이 생겼지만, 브릿지 프로젝트가 시작되는 시점부터 지금까 지 활동해온 만큼 앞으로 발전하는 과정 을 지켜보고 싶다는 욕구가 마음속에 계 속 있었어요. 해가 거듭되면서 시행착오 도 겪고 사업 방향에 수정이 생긴 부분 도 있고… 아쉬운 부분도 많이 있었는데 요, 이번에 좀 더 전문적인 타이틀과 임 무를 갖고 다시 레소토를 찾는다면 앞서 4년 동안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스스로 도, 사업 자체로도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을 거란 믿음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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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 인터뷰
2015년 4월 1일
후원 인터뷰 / 덕수궁 돌담길 주변 유네스코 희망나눔가게 편
♥ 희망나눔가게 7호점 일품가든 대표 최도영, 김대수 부부
♥ 희망나눔가게 8호점 아하바 브라카 대표 윤우식
“작더라도 제가 가진 것으로 “나눌 수 있어 행복합니다”
“나눔을 잊어버리는 건 “영혼을 척박하게 만듭니다”
서울시립미술관 뒤편 서소문로 방 향에 위치한 일품가든은 조미료를 넣 지 않은 육수를 사용하는 샤브전문점 이다. 샤브샤브에서 가장 큰 차이를 내는 부분이 육수라는 믿음 아래 ‘진실
된 장사’를 고집한다는 이곳의 또 다 른 장점은 저렴한 가격. 야채와 만두, 칼국수를 무한 리필할 수 있다는 장점 이 더해져 나른한 봄날 시원한 국물이 생각나는 이들이 많이 찾고 있다.
정동극장 바로 옆에 자리한 아하바 브라카는 커피와 간단한 식사에서부 터 본격 이탈리안 음식까지 즐길 수 있는 레스토랑이다. 우리나라에서 커 피가 처음 소개된 장소인 정관헌이 있
유네스코 희망나눔가게를 신청하 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람을 도울 수 있다면 그것으로 더욱 의 미 있는 것이 아닐까요?
유네스코 희망나눔가게를 신청하 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지금까지 앞만 보며 달려오다 보니 어느새 나이가 50대 중반이 넘었더군 요. 이제는 앞으로 달리기 보다는 옆도 보고 뒤도 돌아보며 나누면서 살아가야 한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항상 기부나 후원에 대한 생각을 가지고 있 다가 많지 않은 금액이지만 후원을 시 작하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교육에 대한 중요성을 많이 느끼고 있어, 언젠가 장학재단을 만들어 교육이 필요한 청소년들을 돕 는 일을 하고 싶다는 꿈도 가지고 있습 니다.
일품가든의 맛의 비결은 무엇인가
탈북자나 학생, 청소년들을 위한 사 업에 관심이 많아서 전부터 여러 곳에 후원을 해 왔습니다. 유네스코한국위원 회의 활동에도 관심을 많이 갖고 있었 는데, 먼저 희망나눔가게 후원을 시작 한 ‘스타킹크랩’ 사장님의 소개로 참여 하게 되었습니다. 제 딸이 국제기구에 관심이 많기도 하고요(웃음). 사업은 항상 힘들고 어렵지만, 그렇게 일만 하 다 세상을 떠나는 것은 너무 슬픈 일인 것 같아요. 그래서 기회가 된다면 좋은 일을 하는 분들이나 공동체와 함께하 고 싶어요. 저 한 사람은 작고 힘 없고 보잘것없지만, 좋은 일에 동참함으로써 더 나은 삶을 추구하는 것이죠.
사장님 내외분께서 생각하시는 나 눔이란 어떤 것인가요? 특별히 많이 가졌다고 해서 나누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마음을 갖 는 게 중요하거든요. 큰딸이 전부터 헌 혈을 많이 하면서 헌혈 증서를 모아 어 려운 사람들을 도와주곤 했었는데, 지 금은 의대를 다니며 의술을 익혀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겠다는 마음을 갖고 있어요. 딸에게 ‘너는 돈 버는 의 사가 아니라 많은 사람을 돕는 의사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더니 ‘슈 바이처와 같은 의사가 되겠다’고 다짐 하더군요. 그런 딸을 둔 부모로서 함께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지요 (웃음). 사업이 더 안정되면 매달 50분씩 어 르신들을 초청해 한 끼 식사도 대접하 고 싶습니다. 제가 가진 것으로 다른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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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조미료 대신 양파껍질, 대파뿌리, 북 어, 꽃게, 월계수잎 등 20여 가지의 천 연 재료를 사용해 만든 육수가 저희의 자랑입니다. 무엇보다 절대로 남을 속 이지 않고 진실되게 운영을 하고 있다 고 생각합니다. 내 가족, 내 자식을 먹 인다는 마음으로 한다면 어떻게 나쁜 재료를 사용할 수 있겠어요? 손님들께 서도 저희 마음을 반드시 알아주신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고, 그 마음을 알아주 시는 분들이 꾸준히 찾아주셔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사장님께서 생각하시는 나눔이란
는 덕수궁 옆에서의 커피 한 잔, 혹은 고궁의 전통과 현대미술관의 모더니 즘이 만나는 정동길에서의 맛있는 이 탈리안 음식 한 끼는 언제나 이곳을 방문하는 이에게 특별한 느낌을 준다. 어떤 것인가요? 저 역시 중고등학교를 다른 분들의 도움으로 졸업했습니다. 그래서 지금 제가 이룬 모든 것들이 제 것이 아니라 는 생각이 들더군요. 저는 정말로 아무 것도 없는 상태에서 시작했으니까요. 그래서 틈날 때마다 조금씩이라도 ‘이 건 내 것이 아니다’라고 고백하며 행동 으로 옮기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지 않으면 이 마음을 잊어버리거나 거부할 수도 있겠다는 걱 정이 들었어요. 그건 내 영혼을 척박하 게 하는 무서운 일입니다. 사실 저에게 ‘나눔’이란 단어는 쓰기 미안한 말입니 다. 나눈다는 것은 ‘내 것’을 나누는 것 이니까요. 저는 제 것이 아닌 누군가의 것 중 극히 일부를 돌려드리는 것일 뿐 이라고 생각합니다. 아하바 브라카의 맛의 비결은 무엇 인가요?
아하바 브라카 희망나눔가게 8호점 서울 중구 정동 11-3 두비빌딩 1층
정동극장 덕수궁
러시아 대사관 시청역 1호선
배재공원
서울시립미술관
일품가든 희망나눔가게 7호점 서울특별시 중구 서소문로 109-10 (서소문동)
서울시 서소문청사
시청역 2호선
제 삶의 가장 중요한 모토는 ‘진정성’ 입니다. 그래서 후식으로 제공하는 커 피와 브라우니 쿠키에도 저희 진심을 담습니다. 커피는 케냐 AA원두를 직접 로스팅한 더치커피이고 브라우니 쿠키 역시 제과 기능장이 만든 수제 쿠키이 지요. 커피를 그냥 적당히 내려서 드릴 수도 있습니다만, 저는 손님들께 제가 드릴 수 있는 최고의 노력을 들여 최상 의 것으로 대접해드리고 싶습니다. 그 래서 가게 안에 직접 더치커피를 내릴 수 있는 머신을 설치하여 오시는 모든 분들이 마지막까지 맛있고 행복하게 드 실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습니다. 진행•정리 = 신소애 후원개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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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브릿지•후원
2015년 4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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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브릿지 아시아 프로젝트 인도 현지 사례 보고서 인도
문해교육, 여성들의 삶을 바꾸다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저개발국 가에서 교육나눔 사업을 펼치는 데 있어 힘든 점 중 하나는, 사업의 효 과를 바로 확인하기가 쉽지 않다 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 발표된 <2014 유네스코 브릿지 아시아 : 세종 문해교육 인도현지 사례 보고 서>에 소개된 내용들은 이러한 사 업이 왜 반드시 필요한 것인지를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다. 글을 읽 고 쓰게 되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많은 인도 여성들이 자신의 삶을 되찾게 되었는지 알 수 있는 몇 가 지 사례를 지면에 소개한다.
런 내용들을 가족과 함께 나누며 더없 는 행복을 느낀다. 자녀들에게도 계속 적으로 글을 읽고 쓰도록 해 교육의 중 요성을 인식시킬 계획이라고 한다.
“내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알게 됐어요” 문해센터에 다니는 빈두는 예전엔 자 신의 권리와 여성의 권리에 대해 아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지 못했다고 말한다. 자신의 정당한 권리를 주장하 고 요구하는 것이 가능한지도 알지 못 했고, 지금까지 남편에게 억압받고 있 었다는 사실을 자신도 모르게 당연시 여기고 있었다. 하지만 문해센터에서 자신의 권리에 대해 배우고 난 후, 빈두
“이제는 자녀들과 함께 “책을 볼 수 있어요” 샤이라는 요즘 자녀들과 함께 문해센 터에서 배운 내용을 이야기하는 즐거 움에 빠져 있다. 특히 처음 자신의 이름 을 쓸 수 있었을 때의 기쁨은 잊지 못한 다. 이제 그녀는 이름뿐만 아니라 간단 한 글도 읽고 쓸 수 있게 되었는데, 이
는 남편에게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 존 재인지 이야기할 수 있게 되었다.
“배움 막던 시부모님, “지금은 저를 응원하세요” 누르자한이 처음 문해센터에 대해 말 을 꺼냈을 때, 시부모님은 여성에게 금 기시되는 내용을 배울 거라며 그녀의 외출을 금지시켰다. 하지만 남편의 동 의를 얻어 문해센터에 다녔고, 지금은 센터에서 배운 대로 자신의 이름을 써 보이며 시집 식구들의 걱정과 궁금증을 해소해 주기도 한다. 이제 그녀는 혼자 병원에 다니며 정부가 제공하는 무료 접종을 챙기는 등 자신의 건강과 권리 를 스스로 챙길 줄 아는 사람이 되었다.
“교육 받을 권리도 꿈도 “결코 포기하지 않아요” 리즈와나는 SSK(Social Science Korea)의 여성 청소년 그룹부터 활동 을 시작해 현재 티사우라 마을의 문해 강사로 일하고 있다. 그녀는 학교를 다 니다가 아버지가 몸을 다치면서 학업을 중단하고 동생들을 돌봐야 했으며, 이 때부터 SSK의 여성 청소년 그룹에서 공부를 이어나갔다. 부모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다시 학교에 등록한 그녀는 결국 대학을 졸업했다. 결코 교육 받을 권리를 포기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이제는 부모님도 그녀의 꿈을 적극적으 로 지지해주고 있다고 한다.
여러분의 후원에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2월에 모아주신 후원금 50,162,119원은 유네스코 브릿지 프로젝트를 통해 저개발국의 교육지원에 사용됐습니다. 정기후원: 강경모, 강경화, 강규한, 강동욱, 강동진, 강동훈, 강리경, 강문선, 강문수, 강미영, 강병규, 강상규, 강상원, 강상호, 강선희, 강신용, 강영옥, 강원형, 강윤서, 강윤철, 강은수, 강정숙, 강정웅, 강종순, 강준호, 강준희, 강중욱, 강지혜, 강춘수, 강한수, 강향숙, 강혜영, 강효정, 계세협, 고건우, 고남균, 고미정, 고민준, 고영아, 고영옥, 고유경, 고유미, 고은, 고진아, 고현정, 고화순, 공상철, 곽미진, 곽병남, 곽수용, 곽요나, 곽우실, 곽유경, 곽은영, 구본석, 구상권, 구영미, 구영옥, 구자형, 구효정, 권갑수, 권기범, 권동구, 권미숙, 권미희, 권서연, 권선미, 권송, 권송이, 권숙자, 권순오, 권순자, 권오규, 권오묵, 권오준, 권율, 권의재, 권지현, 권채원, 권하영, 권혁숙, 권혁연, 권현주, 권효정, 길승현, 김경면, 김경미, 김경범, 김경섭, 김경숙, 김경운, 김경은, 김경화, 김경희(A), 김경희(B), 김경희(C), 김경희(D), 김광자, 김교정, 김귀남, 김귀배, 김규진, 김기란, 김기범, 김기욱, 김기태, 김기한, 김길현, 김나연, 김나운, 김나현, 김남규, 김남영, 김남춘, 김달이, 김대복, 김대중, 김대현, 김대훈, 김도경, 김도연, 김도훈, 김동선, 김동오, 김동완, 김동준, 김동진(A), 김동진(B), 김동철, 김동현(A), 김동현(B), 김동호, 김동희, 김둘남, 김리연, 김마로, 김면수, 김명선, 김명신(A), 김명신(B), 김명옥, 김명자(A), 김명자(B), 김문균, 김문원, 김문정, 김미성, 김미애, 김미연(A), 김미연(B), 김미자, 김미정, 김미현, 김미화, 김민선, 김민아(A), 김민아(B), 김민영, 김민재, 김민정(A), 김민정(B), 김민지(A), 김민지(B), 김민지(D), 김민호, 김민희, 김법준, 김병구, 김병길, 김병삼, 김병호, 김병훈, 김보민, 김복수, 김복순, 김봉기, 김봉숙, 김부열, 김분옥, 김상무, 김상민, 김상원, 김상호, 김상훈, 김새한, 김서영, 김서준, 김서현, 김석원, 김선영, 김선유, 김성곤, 김성민, 김성순, 김성준, 김성진, 김세빈, 김세희(Esther), 김소영, 김수권, 김수라, 김수미(A), 김수미(B), 김수미(C), 김수연, 김수인, 김수현(A), 김수현(B), 김수환(A), 김수환(B), 김숙희, 김순덕, 김순자, 김숭구, 김승경, 김승기, 김승리, 김승윤, 김승희(A), 김승희(B), 김신실, 김아람, 김아영, 김안옥, 김양분, 김양욱, 김연수, 김연숙, 김연주, 김영관, 김영기, 김영모, 김영미, 김영민, 김영수, 김영숙, 김영우, 김영은, 김영재, 김영주, 김영지, 김영진(A), 김영진(B), 김영찬, 김영환, 김영희, 김옥, 김옥경, 김옥신, 김옥현, 김용선, 김용운, 김용희, 김우춘, 김원민, 김원준, 김원철, 김원희, 김유남, 김유주, 김윤기, 김윤자, 김윤희, 김은경(A), 김은경(B), 김은선, 김은수, 김은실, 김은영(A), 김은영(B), 김은주, 김은환, 김의철, 김익현, 김인철, 김인하, 김일순, 김재권, 김재근, 김재득, 김재열, 김재원, 김재형, 김재훈, 김정경, 김정민(A), 김정민(B), 김정수, 김정숙, 김정순(A), 김정순(B), 김정옥, 김정탁, 김정하, 김정호, 김정화, 김정희, 김제연, 김조은, 김종목, 김종범, 김종연, 김종주, 김종천, 김주아, 김주연, 김주호, 김준호, 김지만, 김지수, 김지예, 김지오, 김지용, 김지현(A), 김지현(B), 김직환, 김진아, 김진영, 김진욱, 김진웅, 김진희, 김찬호, 김창숙, 김철민, 김철호, 김철홍, 김태순, 김태우(A), 김태우(B), 김태우(C), 김태천, 김판중, 김필선, 김하은, 김한누리, 김한조, 김행선, 김행자, 김헌진, 김혁성, 김현규, 김현승, 김현아, 김현정(B), 김현정(C), 김현정(E), 김현정(F), 김현종, 김현주(A), 김현주(B), 김현철(A), 김현철(B), 김형규, 김형준, 김형중, 김형춘, 김혜경, 김혜란, 김혜련, 김혜미, 김혜선, 김호경, 김호근, 김화미, 김환식, 김회연, 김회정, 김효동, 김효연, 김효재, 김효정, 김효진(A), 김효진(B), 김희수, 김희준, 나경욱, 나금주, 나도현, 나영진, 나인광, 나인애, 나정순, 나희경, 남다연, 남상걸, 남순민, 남순희, 남옥임, 남윤아, 남정순, 남지현, 남현수, 남화정, 노민욱, 노성환, 노예진, 노유정, 노재명, 노정숙, 노정열, 노지영, 노지원, 노징남, 도근여, 도선영, 도연경, 도철수, 라용화, 류다혜, 류미경, 류수민, 류은조, 류재구, 류정아, 류정훈, 류제헌, 류현욱, 류혜은, 명수희, 문경준, 문상호, 문선영, 문시우, 문언정, 문영금, 문예빈, 문유빈, 문일모, 문주란, 문형숙, 민경서, 민경애, 민계홍, 민대훈, 민동석, 민영서, 민예은, 민형종, 박각생, 박건태, 박경숙, 박경준, 박경진, 박경화, 박규희, 박기순, 박기철, 박길준, 박남기, 박다인, 박달서, 박동영, 박만천, 박명숙, 박명의, 박명자, 박무제, 박문길, 박문수, 박미경, 박미주, 박민석, 박병준, 박병태, 박상미, 박선병, 박성균, 박성순, 박성용, 박성우, 박성웅, 박성진, 박성호, 박세남, 박세빈, 박세찬, 박소연, 박소영, 박순덕, 박순철, 박승도, 박승택, 박시우, 박연수, 박영규(A), 박영규(B), 박영길, 박영범, 박영빈, 박영수, 박영순, 박영순, 박영채, 박예숙, 박옥봉, 박온비, 박용성, 박용진, 박우광, 박원섭, 박윤하, 박은경, 박은선, 박은지, 박은희, 박점순, 박정섭, 박정주, 박종숙, 박종호, 박주연, 박주영, 박준홍, 박준희, 박지선, 박지연, 박지영, 박지호, 박진미, 박진수, 박진영, 박진원, 박진채, 박진한, 박찬녀, 박찬승, 박찬웅, 박찬진, 박창오, 박창현, 박천만, 박치홍, 박태준, 박평호, 박하은, 박헌인, 박현수, 박현수, 박현숙, 박현주, 박회수, 박효만 , 박휘윤, 박흥순, 박희정, 방성주, 방영복, 방창준, 배길송, 배남인, 배동환, 배상순, 배상훈, 배석임, 배세은, 배인수, 배일렬, 배재현, 배정호, 배진관, 배태선, 백낙규, 백남식, 백명기, 백미선, 백미진, 백상철, 백서연, 백승남, 백승현, 백옥현, 백인호, 백재은, 백지현, 백진호, 백혜진, 변소윤, 변소윤, 변승화, 변어진이, 변채호, 서개석, 서경애, 서광원, 서기원, 서다희, 서만교, 서성환, 서세영, 서승미, 서영민, 서영택, 서외자, 서용시, 서재길, 서재민, 서점하, 서정아, 서종문, 서주석, 서주희, 서지형, 서해자, 서헌수, 서현숙, 설균태, 설옥경, 성묘진, 성백제, 성석현, 성영희, 성정규, 소문석, 손민지, 손상락, 손수정, 손아영, 손영례, 손영희, 손유림, 손윤옥, 손인옥, 손정수, 손정일, 손정태, 손지혜, 손지희, 손진숙, 손진주, 손창현, 송경섭, 송광민, 송다인, 송동호, 송려원, 송미화, 송민규, 송민희, 송병운, 송성민, 송영도, 송영화, 송유림, 송유미, 송은선, 송은수, 송은의, 송인순, 송재경, 송재철, 송정윤, 송정일, 송종진, 송주복, 송지미, 송지수, 송지우, 송진섭, 송진택, 송진환, 송형진, 신나래, 신동욱, 신명수, 신명진, 신명철, 신미아, 신민수, 신상태, 신소애, 신숙례, 신승운, 신연숙, 신영균, 신영옥, 신영환, 신은희, 신정인, 신종철, 신지영, 신지원, 신창현, 신현운, 신혜림, 신호래, 심고은, 심숙경, 심옥화, 심은하, 심준구, 심태섭, 심혜진, 안경섭, 안광재, 안규란, 안소연, 안소영, 안송이, 안순주, 안승완, 안영기, 안영복, 안영신, 안용섭, 안윤준, 안재순, 안준호, 안지완, 안진섭, 안치석, 안형균, 안호준, 안훈숙, 안희성, 양가윤, 양난혜, 양도혁, 양묘순, 양미희, 양방언, 양복석, 양선영, 양세라, 양유경, 양윤정, 양은주, 양일용, 양종현, 양주철, 양진혁, 양철상, 양혜원, 양효식, 양희옥, 양희주, 엄도영, 엄미경, 엄윤나, 엄은식, 엄정욱, 여경민, 여재욱, 연제창, 연현주, 염상익, 염정선, 오근희, 오금환, 오병훈, 오복희, 오상협, 오소향, 오숙자, 오승교, 오승봉, 오승헌, 오시원, 오영화, 오윤심, 오윤혜, 오은순, 오진선, 오찬양, 오창숙, 오혜재, 오효림, 오후진, 옥윤수, 옥철영, 왕예진, 우덕기, 우승희, 우혜정, 우후덕, 원은주, 위선주, 유경숙, 유단화, 유동철, 유보람, 유성종, 유세화, 유소영, 유솔화, 유승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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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으로 희망을 전하는 유네스코 희망나눔 사업을 통해 여러분의 사랑을 전해주세요! 유네스코 브릿지 아시아 프로젝트(필리핀)를 후원하고 있습니다.
유네스코 브릿지 기후변화 프로젝트(네팔, 라오스)를 후원하고 있습니다.
유네스코 키즈 프로그램을 후원하고 있습니다.
유네스코 브릿지 아프리카 프로젝트(레소토)를 후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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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키즈
2015년 4월 1일
참가 어린이·대학생 멘토가 본 유네스코 키즈 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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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향해 뛰는 여러분이 바로 글로벌 리더입니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사무총장 민 동석)가 차세대 글로벌 리더를 양성하 기 위해 초등학교 5~6학년 어린이를 대상으로 마련한 제2기 유네스코 키즈 프로그램(후원 기아자동차·협력 경희 대학교)이 지난 2월 해외현장학습(겨 울캠프)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이번 2 기 키즈 프로그램은 지난해 8월 경기 도 이천 유네스코평화센터에서 열린 세계시민캠프(여름캠프)를 시작으로 9~12월 자기주도 학습, 올해 프랑스 파리와 벨기에 브뤼셀 등지에서 진행 된 겨울캠프에 이르기까지 약 7개월간 에 걸쳐 다채롭게 펼쳐졌다. 여름캠프가 유네스코 등 국제기구 에 대해 배우고 세계시민으로서의 소
키즈
작은 아기새가 품은 ‘유네스코’의 꿈
유네스코 키즈는 내가 모르 던 세상을 만나게 해 준 캠 프였다. 작년 여름, 나는 세계시민캠프에서 최고 의 친구들을 만났고, 캠 프가 끝난 뒤 이렇게 기 도했다. 내가 해외현장학 습에도 참여하게 해 달라고. 그런데 그 꿈이 이루어진 것이다! 여름 캠프와 겨울 캠프의 가장 큰 차 이점은, 여름에는 국제기구와 세계에 대해 학습했다면 겨울에는 우리의 꿈의 장소로 직접 갔다는 것이다. 우리는 캠 프 워크북에서만 볼 수 있었던 장소에 갔고 사진으로만 만날 수 있었던 이리 나 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님, 최수 향 유네스코 국장님 등 많은 분들을 직 접 만났다. 우리의 꿈이 이루어질 곳을 답사하고 그 길을 먼저 가신 분들을 만 난 것이다. 우리는 또 커서 우리와 함께 일할 프랑스 친구들도 만났다. 유네스 코 본부 회의실에서 마이크를 켜고 말 하는 나, 대한민국 대사관의 편지통에 서 편지를 꺼내는 미래의 나를 볼 수 있 었다. 유네스코 키즈 캠프에 참가하면서 나 에게 일어난 가장 큰 변화는 공부를 좋 아하게 된 것이다(믿기 힘들겠지만). 파리로 떠나기 전날에 나는 같은 방을 쓴 친구 2명과 밤을 새기로 약속했다. 그렇게 대화를 하다가 자연스럽게 토론 을 하게 되었는데, 서로 이야기하는 것 이 이렇게 즐거운 일이라는 사실을 그 때 깨달았다. 또, 국제기구와 대사관에 서 이야기를 들은 뒤 궁금한 점을 질문 하고 답을 듣는 것이 재미있는 일이란 것을 알았다. 배우는 것이 행복한 일이 란 걸 ‘배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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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을 닦는 자리였다면, 겨울캠프는 어 린이들이 자신의 미래를 그려보고 그 꿈을 구체화하는 계기를 마련해 주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유네스코 본부와 OECD 본부, EU(유럽연합) 등을 방 문해 이리나 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 장을 비롯한 국제기구 관계자, 대한민 국 대표부와 현지 대사관 관계자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를 마련한 것도 그런 취지에서였다. 이번 겨울캠프는 유네스코 키즈 어 린이와 대학생 멘토에게 과연 어떤 의 미로 다가왔을까. 2기 참가자들이 보 내온 유네스코 키즈 관련 에세이에서 그 대답을 찾아보자.
프랑스의 초등학교에서는 프 랑스어와 문화를 배우며 행 복을 느꼈다. 우리 또래 의 아이들과 손짓 발짓 을 섞어가며 이야기하고, 몇 마디의 프랑스어를 건 네는 것이 정말 좋았다. 유 네스코의 중대한 목표 ‘교육’이 나에게 와닿는 것을 느꼈다. 친구의 중요성도 알게 되었다. 만약 친구들이 없었다면 나는 공부의 즐거움을 깨닫지 못했을 것이다. 토론하는 즐거움을 알 려준 이들이 바로 내 룸메이트들이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이 친구들은 우 정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었다. 이번 캠 프 이후 나는 집에 오자마자 유네스코 키즈 카페부터 들어갈 정도로 친구의 중요성을 알게 됐다. 친구들과 헤어질 때 우리는 세 가지 약속을 했다. 첫째, 프랑스어를 열심히 배워서 만날 때마다 프랑스어로 대화하기. 둘째, 하루에 한
번 이상 연락하기. 셋째, 1년에 한 번 이상 만나기. 이 에세이를 쓰다 보니 다 들 만나고 싶다. ‘얘들아, 너희 같은 미 래의 주인공들과 같은 방을 쓴 것은 정 말 행운이었어.’ 캠프에 참가하기 전에는 외교관이 되 어 독도가 우리나라 땅인 것을 세계에 알리고, 대한민국의 고유한 매력을 홍 보하는 것이 꿈이었다. 그런데 나의 고 민은 주 벨기에 대한민국 대사관에서 시작되었다. 캠프 4일차, 우리는 대사 관에서 EU와 국제경제 등에 대하여 배 웠는데, 그 강의를 들으며 ‘경쟁관’이라 는 직업에 푹 빠지게 되었다. 경쟁관은 경제라는 게임 속에서 기업들을 심판하 는 사람이다. 외교관과 경쟁관, 도대체 뭘 선택해야 하지?! 둘 다 멋지고 정의 로운 직업이면서 나의 꿈인데 말이다. 내가 이런 고민을 하게 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이 캠프를 통해 나 는 더 넓은 세상을 볼 수 있었다. 회의 참가국들의 국기가 나부끼는 유네스 코 본부의 국기 게양대, ‘Create your better life index’라는 문구가 쓰여 있
키즈
는 OECD, 태극기가 자랑스럽게 펄럭 이는 대한민국 대사관과 문화원까지. 이 캠프가 없었더라면 나는 꿈을 꾸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발대식 당일에 나는 한 동영상을 봤 다. 그 동영상에서 사람들은 “당신이 유 네스코입니다”라고 말했다. 유네스코는 꿈이 없는 사람들에게 꿈을 주고, 교육 으로 평화를 만드는 국제기구이다. 나는 나에게 꿈을 주신 모든 분들이 유네스 코라고 생각한다. 유네스코로 인해 내가 꿈을 갖게 되었고, 나도 다른 사람에게 꿈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유네스코 키즈 2기 캠프를 통해 나의 꿈 이 이루어지리라는 것을 확신하게 되었 다. 지금의 나는 날지 못하는 작은 아기 새일 뿐이지만, 내가 더 성장했을 때는 어디든지 날아다니는 아름다운 새가 될 것이다. 내가 더 큰 새가 되었을 때는, 지금의 나를 귀엽다는 눈빛으로 바라보 며 추억에 젖을지도 모른다. 지금, 작은 아기새의 꿈은 바로 이것이다. “유네스코가 되자!” 조수아(서울사대부설초등학교)
“더 큰 세상을 보게 해준 기회”
7박 8일의 모든 과정을 끝내 고 프랑스에서 한국으로 오 는 비행기는, 우리가 처음 에 캠프 활동을 하러 떠난 비행기의 모습과는 완전 히 다른 것 같았다. 완전 히 다른 사람들이 탄 느낌 이라고 할까? 부모님 곁을 떠나 7박 8일 동안 우 리는 친구들, 그리고 선생님들과 함께 언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예측 불가의 여행을 떠났다. 프랑스로 떠나 는 비행기는 설렘과 기대로 가득했다. 프랑스의 테러 사건 때문에 불안해 하
는 친구들도 몇몇 있었지만, 우리는 불안함과 떨리는 마음보다는 희망차고, 기 대하는 마음이 더 컸다. 유네스코 캠프 활동을 시작한 날, 유네스코 키 즈 워크북을 받았다. 그리 고 하루 일정이 끝나고, 숙소 에 돌아와서 그 날 했던 일들을 정 리하고, 느낀 점들을 차근차근 써나가 면서 새로운 나를 발견해나갔다. 첫날, 나는 유네스코 캠프를 통해 내가 얻고 싶은 것들을 워크북의 첫 장에 하나하 나 썼다. 그 후 나는 24명의 새로운 친
프랑스 해외현장학습 기간에 루브르 박물관을 견학한 유네스코 키즈 일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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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키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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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들과, 다른 12~13세 소년소녀들이 할 수 없는 경험들을 하며, 세상을 향한 눈 을 뜨기 시작했다. 유네스코 본부를 방 문해 유네스코가 문화와 더불어 교육과 과학 등 많은 일들을 함을 알게 되었고, OECD 방문을 통하여 환경과 국가경 제에 관한 관심이 커졌으며, EU를 방 문해 세계 평화에 귀 기울이게 되었다. 프랑스 학교를 견학하여 차별과 인종에 대한 고정관념이 없어졌다. 이리나 보 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님을 뵙고 많은 영감을 얻어, 총장님처럼 훌륭한 인재 가 되겠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결심하게 되었고, 민동석 한국위원회 사무총장님 과 미래의 나에게 약속을 함으로써 내 꿈에 대한 간절함과 공부에 대한 더욱 많은 열정을 가지게 되었다. 이번 유네스코 캠프는 나를 나만의 세상에서 꺼내어 더욱 커다란 세상을
키즈
보게 해 주었다. 세계를 위하여 일하는 많은 사람들과의 만남, 그리고 국제기 구들의 방문을 통해 나는 국제기구에서 일하는 나의 꿈을 확신하게 되었고, 그 미래에 다가갈 열정을 품게 되었다. 프랑스에서 유네스코 캠프의 모든 과 정들을 끝내고, 한국으로 오는 비행기 는 처음 프랑스로 출발했던 비행기와는 전혀 다른 사람들을 태우고 있었다. 프 랑스에 갔던 우리들이 틔기 전인 작은 새싹들이라고 하면, 프랑스에서 한국으 로 돌아오는 우리들은 많은 경험을 하 고, 세상을 향한 눈이 피어진 작은 나무 들이다. 이 나무들은 20년, 30년 후에는 엄청나게 큰 나무가 될 것이다.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아래에서 쉴 수 있는 쉼 터를 만들어 주는 그런 나무. 미래의 그 러한 나무가 되기 위해, 오늘도 꿈을 향 김도연(서울공덕초등학교) 해 달리자.
“무엇이 날 설레게 하지? 바로 평화”
‘평화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내가 이번 캠프를 통해 마 음 깊이 느낀 것은 바로 이 한 줄이다. ‘Nothing is more important than peace in the world.’ 이리 나 보코바 총장님을 만나던 금요일에 나는 이 생각을 워크북 에 적으면서 다짐했다. 앞으로 이 말을 내 좌우명으로 삼겠다고 말이다. 지난 여름 세계시민캠프 때 평화에 대한 수업을 들었는데 아주 인상 깊었 다. 그때부터 나는 평화에 대해 많은 생 각을 했었다. 그리고 이번 프랑스 해외 현장학습을 통해 내 마음속에 ‘평화’라 는 단어가 확고하게 자리를 잡았다. 나는 프랑스 해외현장학습을 아주 오 랫동안 기다려 왔다. 그리고 유럽에 관 한 뉴스가 나올 때마다 항상 귀 기울 여 들었었다. 특히 얼마 전에 프랑스에 서 일어난 파리 샤를리 에브도 테러 사 건, 브뤼셀 테러범 소탕 사건, IS의 일 본인 납치 사건 등을 보며 무섭고 슬프 기도 했다. 처음에는 프랑스에 못 가면 어떻게 하지 걱정이 되었다. 하지만 점 차 ‘어떻게 하면 이런 슬픈 일들이 일어 나지 않을까’ 하고 고민해 보았다. 나는 그 답을 이번 해외현장학습을 다녀온 후 찾을 수 있었다. 이번 해외현장학습에서는 유네스코 본부, OECD, EU 등 많은 국제기구 를 방문하였다. 각각의 기관들은 다양 한 일들을 하고 있었지만 결국 목적은 하나였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은 바로 ‘평화’이다. 내가 평화를 위해서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해보는 좋 은 기회가 되었다. 나는 유엔과 같은 국제기구에서 건축 관련 일을 하는 것이 꿈이었다. TV에 서 본 난민촌에는 우리 집 앞의 멋진 놀 이터도, 교육을 받는 학교도 제대로 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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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어지지 않는 곳이 많았었 다. 그래서 나는 가우디처 럼 자연과 인간이 함께 하고, 어려운 사람들이 편안하고 행복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건물을 지 어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고 생각했었다. 아직 그 꿈이 없어진 것은 아니지만, 나는 이번 해외 현장학습을 통해 또 다른 꿈도 갖게 되 었다. 프랑스 테러 사건처럼 국가나 민 족의 분쟁들을 정의롭고 평화롭게 해결 하는 국제사법재판소의 재판관이 되고 싶다는 꿈이다. 국제사법재판소의 판사 는 정말 되기가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비록 30~40년 넘게 걸릴 수도 있 지만 나는 꿈을 열심히 탐색하고, 그 꿈 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노력할 것이 다. 그러면 언젠가 내 꿈이 이루어지는 날이 올 것이라 믿는다. 이번 해외현장학습을 통해서 나는 내 가 무엇에 진심으로 관심이 있고 어떤 일을 할 때 설레는지 확실하게 알게 되 었다. 그것은 국제사회에서 고통 받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일 을 하고 싶다는 것이다. 나는 조각난 퍼 즐 맞추기를 할 때, 제일 처음 한 조각 을 집어 들고 이 작은 조각을 어디에 놓 아야 하나 고민할 때가 가장 시간이 오 래 걸리는 것 같다. 해외현장학습을 다 녀온 후 나는 넓은 퍼즐 판에 제일 처음 조각을 딱 맞춰서 내려놓은 기분이다. 그만큼 설레고 즐겁다. 퍼즐이 다 완성 될 수 있도록 이제부터는 나의 꿈을 성 실히 키워나갈 것이다. 세계는 하나로 연결되어 있고, 내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그리고 세계시민 으로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느끼 게 되었다. 나는 세계평화를 위해 꼭 멋 진 세계시민이 될 것이다. 김동휘(삼계초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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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 생멘 대학
부럽도록 뜨겁던 아이들의 열정, 나를 깨우다
아이들의 순수한 열정이 가 득했던 이천 유네스코평화 센터에서의 제2기 유네스 코 키즈 세계시민캠프. 4 박5일간의 일정이 남긴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 에 겨울 해외현장학습을 위 한 준비는 시작됐다. 5명의 멘 토들은 매월 한 번씩 유네스코한국위 원회 차세대팀 직원들과 프로그램 진행 상황을 공유하고 일정을 조율하며 겨울 해외현장학습의 여정을 준비했다. 마침내 발대식 날, 빨간 유니폼 점퍼 를 입은 25명의 아이들이 명동 유네스코 홀을 가득 채웠다. 이들이 바로 ‘글로벌 리더를 키워내겠다’는 민동석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사무총장의 의지가 담긴 ‘유 네스코 키즈’ 프로그램의 제2기 최종 참 가자다. 비행기를 처음 타보는 아이들, 장거리 비행은 처음인 아이들, 보호자와 함께하지 않는 여행이 처음인 아이들…. 설렘과 약간의 긴장이 느껴지는 눈빛들 을 안고 아이들은 여정을 시작했다. 파리의 유네스코 본부, OECD 본부, 주프랑스 대사관 그리고 브뤼쉘의 EU 본부 등을 방문했을 때 한국대표부 대 사와 대사관 대사 및 국제기구 직원들 과의 만남에서 보여준 유네스코 키즈의 날카로운 질문들, 그리고 무엇보다 손 들기를 무서워하지 않는 적극성은 여름 캠프 때 보았던 모습 그대로였다. 압권 은 역시 이리나 보코바 유네스코 사무 총장과의 만남 시간이었는데, 자유 질문 시간이 주어졌을 때 일제히 올라가는 손들을 보며 보코바 사무총장 역시 모 든 질문에 답해줄 수 없는 본인의 바쁜 일정에 무척이나 아쉬워했을 것이다. 버스 차창 너머로 에펠탑이 모습을 보 였을 때, 에펠탑이 일명 ‘와탑’이라고 불 린다는 가이드 선생의 말씀처럼 일제히 ‘와~’ 하고 감탄의 합창을 하는 모습을 보면 순수함에 가득 찬 영락없는 초등 학생이 분명한데, 때로 관계자들을 당황 케 할 정도로 예리한 질문을 하거나, 갑 작스런 방송 카메라의 인터뷰 요청에도
기업 후원
술술 말을 이어가는 모습을 볼 때면 참 신기했다. 프랑스 유네스코 학 교 방문 역시 잊을 수 없 다. 특히 앙코르 공연까 지 펼친 아리랑, 오 샹젤 리제, 강남스타일 퍼포먼스 는 아이들에게도 그 여운이 상 당히 오래가지 않을까. 발대식 날 처음 손을 맞춰보고, 현지에 와서도 그리 긴 시간 연습할 수가 없었는데도 열광적인 반응을 이끌어 낼 만큼 훌륭히 공연을 소화해준 아이들이 무척 기특했다. 멘토로 아이들을 인솔하며 여행 기분 은 느낄 수 없었던 것이 사실이지만, 그 것에 대한 아쉬움은 없었다. 아무래도 좋 았다. 이곳에 와서 꿈을 키우고, 꿈에 확 신을 갖고, 보다 넓은 세상에 대한 눈을 가지게 된 아이들과 함께 한다는 것, 이 시간이 그 자체로 소중했기 때문이다. 보코바 사무총장이 강연 말미에 강조 한 메시지가 생각이 난다. “바로 내가, 세상을 더 나은 방향으로 바꿀 수 있다는 믿음을 절대 버리지 마 세요.”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이었지만, 내게도 강한 울림이 있었다. 보코바 사 무총장뿐 아니라 아이들과의 만남을 준 비한 관계자 대부분이 아이들의 눈높이 에서, 그리고 진심을 다해 매 순간을 임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무엇보다 지난 여름캠프부터 이번 겨 울캠프까지 제2기 유네스코 키즈 프로 그램에 함께 하며 나에게 강한 동기부 여와 자극을 주었던 존재는 바로 초등 학생 참가자들이다. 키즈들의 유창한 영어 실력이나 뛰어난 암산 능력 같은 것보다, 일찍부터 그들의 마음속에 새 겨진 꿈에 대한 열정이 무엇보다 부러 웠다. ‘국제기구 진출’이라는 꿈 자체는 시간이 지나며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 하지만 직접 현장에 와서 보고, 느끼고, 경험한 것들을 바탕으로 앞으로 이들이 어떻게 성장해나갈지 궁금하며 기대된 원용웅(경희대학교) 다.
‘미래’에 투자해야 하는 이유 깨닫게 한 현장
키즈(Kids)라고 부르기에는 이들을 너무 얕보는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해외캠프 를 통해 본 유네스코 키즈 2기 참가자들은 ‘가능성’ 투성이였습니다. 이리나 보코바 사무총장님은 “세계 시민으로서 우리에게 가장 중 요한 것은 ‘평화’이며, 이를 지키기 위 한 수많은 과제들을 향후 여러분이 풀 어줘야 한다”고 말씀하셨는데, 하루하 루 커져가는 참가자들의 열정이 그 가
능성을 증명했다고 봅니다. 기아자동차에서 ‘유스마 케팅팀’의 역할은 미래에 투자하는 것입니다. ‘유 네스코 키즈’ 프로그램 후원 역시 같은 목적으 로 시작되었으며, 이번 해 외캠프를 통해 다방면에서의 갈증을 해소하는 참가자들의 수준 높은 모습에 놀랐고, 당사가 투자하는 그 ‘미래’의 가치를 목격할 수 있었습니 이국영(기아자동차 유스마케팅팀)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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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패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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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 뛰어넘은 뜻깊은 만남과 교류 태국 유네스코학교 교직원, 선일여중 방문 견학
태국 유네스코학교 교직원들이 선일여중을 방문해 수업을 참관하고 있다
유네스코학교 네트워크(ASPnet) 소속 선일여자중학교(교장 양승 하)가 지난 3월 12일 태국의 유네 스코학교인 ‘트리아무돔숙사 파 타나카른’(Triamudomsuksa
Patanakarn)학교 교직원 일행의 방 문을 맞아 맞춤형 견학 프로그램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태국 교직원들은 방문에 앞서 한국 유네스코학교의 전반적인 운영과 한
국 교육시스템은 물론, 정보통신기 술(ICT)을 접목한 교수학습과 첨단 도서관 관리 운영 체계에 관심을 보 였다. 이에 선일여중 교직원들은 멀티미 디어 활용수업 참관과 도서관 이용 현장 견학 등 학교시설과 수업, 교수 법을 충분히 체험할 수 있는 견학 프 로그램을 마련했다. 또한 도서관에서 간담회도 진행하며 유네스코학교 간 교류의 시간을 가졌다. 이날 학교를 방문한 슈라다파트 (Suradaphat Sakulkasemchai) 박 사 등 태국 교직원 12명은 견학 프로 그램을 마친 뒤 감사와 만족의 인사
를 전했다. 특히 칠판을 없앤 교육과 멀티미디 어 시스템이 동원된 참여 학습, 자유 로운 독서 분위기 속에서도 원활한 관리가 이뤄지는 도서관 운영 방법 등에 관심을 나타내고, 유네스코학교 로서 지속적인 협력을 약속했다. 태국 유네스코학교 방한단 대표는 “선일여중 수업 참관과 교실 견학을 통해서 한국의 훌륭한 교육 환경과 선생님들의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며 “이번 만남이 한국과 태국의 유네 스코학교가 더욱 더 돈독해지는 특별 한 계기가 될 것이라 믿는다”고 소감 을 밝혔다.
세계시민의식 키우고 문화 간 이해 넓힌다 ‘외국인과 함께하는 문화교실’(CCAP) 수업 본격 실시
“한마음으로 뭉쳐 더 활기찬 활동 펼칠 것” 유네스코학생협회(KUSA) ‘연합신입생환영회’ 개최 봄기운이 완연한 가운데 3월 28일 건국대학교에서 각 지회 유네스코 학생회의 53기 신입생들을 환영하는 ‘연합신입생환영회’가 개최되었다. 이건일(한양대학교 ERICA KUSA 48기) 제50대 협회장의 인사말로 시 작된 이날 신입생환영회에는 각 지 회 신입생과 재학생 등 총 150여 명 이 참가해 소통과 단합의 시간을 가 졌다. 신입생들은 각 지회 재학생들 이 직접 기획하고 운영한 10개의 부 스에서 여러 가지 게임을 하며 얼굴 을 익히고 서로 가까이 다가가는 기 회를 가졌고, 뒤풀이 행사에서는 식
사를 함께 하며 친목을 다졌다. 이건일 협회장은 “2015년 한국유네 스코학생협회(KUSA)의 첫 행사이 기도 한 이번 신입생환영회에 한마음 으로 함께해 주셔서 감사하다”며 “앞 으로 유네스코 활동을 더욱 활발히 펼칠 수 있도록 현재 기획 중인 여러 가지 행사에도 많은 참여를 바란다” 고 밝혔다. 올해로 창립 50주년을 맞 는 한국유네스코학생협회는 대학가 유네스코 활동의 새 물결을 일으키기 위해 다양하고 의미 있는 기념행사들 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3월 28일 건국대에서 유네스코학생협회 ‘연합신입생환영회’가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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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AP 웹사이트 자료사진
‘외국인과 함께하는 문화교실’ 수 업이 참가학교로 선정된 전국 초·중· 고등학교에서 4월부터 본격적으로 펼쳐진다. 외국인과 함께하는 문화교실 (Cross-Cultural Awareness Programme, 이하 CCAP)은 국내 거주 외국인들이 문화교실 선생님으로 초 청되어 한국 청소년들에게 이들 나라 의 문화와 역사를 소개하는 프로그램 으로써 문화 간 이해 증진과 세계시 민의식을 고취하는 목적으로 실시하 는 국제이해교육 사업이다. CCAP 지방협력기관으로는 유네 스코광주·전남협회, 유네스코대구협 회, 부산시교육청 등이 있으며, 올해 부터는 유네스코강원협회(회장·조선
모)에서 함께 운영한다. 이에 따라, 전국적인 CCAP 활성화 및 국제이해 교육 증진과 더불어 유네스코지방협 회의 역량강화를 통한 유네스코 민간 활동의 활성화를 기대해본다. 올해 CCAP 오리엔테이션은 서울 지역 3월 27~28일, 강원지역 3월 20 일, 대구지역 3월 26일, 광주·전남지 역 3월 28일에 각각 실시됐으며, 4월 부터 2015년도 CCAP 수업이 본격적 으로 진행된다. 한편 협회연맹은 CCAP 홈페이지 (www.ccap.or.kr)에서 CCAP 수 업을 도울 외국인문화교류자원활동 가(CEVs)와 한국어통역자원활동가 (KIVs)를 모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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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이배용 한국학중앙연구원 원장
“서원은 사람과 정신이 한 시대를 수놓은 열정의 공간” 2015년은 그간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올라 있던 한국의 9개 서원 에 대한 세계유산 목록 등재를 본격적 으로 추진하는 해이다. 이와 관련해 결 코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있다. 바로 서원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추진 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배용 한국학중 앙연구원 원장이다. <유네스코뉴스>에 ‘한국의 서원’ 시리즈를 연재하고 있는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청소년글로벌홍 저희 글로벌홍보단이 그동안 유네 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려는 9 개 서원을 차례로 답사했습니다. 남아 있 는 47개의 서원 중 이들 서원이 세계유산 등재 추진 목록에 특별히 선택된 배경과 기준이 궁금합니다. (조욱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 되려면 우 선 문화유산으로서의 진정성과 원형보 존이 된 완전성이 자격요건입니다. 따 라서 제향, 강학, 도서관이라는 서원 의 3대 요소를 포함, 설립 당시의 의미 가 유지되어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남 명 조식 선생의 덕천서원이나 율곡 이 이 선생의 자운서원은 기준통과가 못돼 아쉽지만, 그 가치로 사적으로 등록된 서원들입니다. 오늘날 사립학교라 할 서원은 1543년 백운동서원으로 시작되 어 1550년 명종 때 최초로 소수서원이 라는 이름으로 사액을 받게 되지요. 이 후 670여 개까지 늘어나면서 지나친 과 열로 인해 독단적 지방세력화, 여론집 단화가 되자 중앙집권에 대한 대원군의 과제에 걸림돌이 되면서 1868년 훼철이 시작되어 47개의 서원만이 남게 됩니 다. 이후 일제강점기의 탄압과 6·25 때 의 파괴가 더해지게 되었으나, 왕릉이 그렇듯이 서원의 제향 기능이 남아 있 음으로 인해 아직까지 살아 숨 쉬는 유 산이 될 수 있었다고 봅니다. 학자들이 우리나라의 귀중한 역사 를 연구하는 것만큼이나 우리 국민들이 이 에 대해 인지를 하고 관심을 가지게 하는 것 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서원을 답사하 기 전까지는 저 또한 서원 하면 소수서원이 나 도산서원 정도만 떠올렸거든요. (김효식) 초등학교 시절부터 지역문화유산에 관심을 갖고 현장답사를 하는 것이 중 요합니다. 정규교육 속에 문화현장 답 사가 포함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전통 이야말로 지속적 한류의 원천이며, 우 리만의 특수성과 지속성의 바탕이 됩니 다. 그렇게 지역통합, 문화통합의 기반 이 자긍심으로 이어질 때 소통과 화합 의 장이 될 수도 있고요. 지역의 공교육 에서 역사와 문화를 외면하지 말고 사 회의식과 문화교육이 함께 이루어져야 선진국가가 될 수 있습니다. 차세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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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단이 지난 2월 27일 한국학중앙연구 원에서 이배용 원장을 만나 서원과 전 통문화에 대해 더 깊은 배움을 얻는 뜻 깊은 시간을 가졌다. 이배용 원장은 오랫동안 이화여대 사학과 교수로 후학을 길러왔고, 이대 총장과 국가브랜드위원장을 거쳐 2013 년부터 한국학 중앙연구원장으로 재 직하고 있다. 이 원장과 글로벌홍보단 의 대화를 문답으로 정리했다. 역사의 길에서 릴레이로 동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여러 문화유산 중에서 특별히 서원 에 대해 관심을 가지시는 이유나 계기가 궁 금합니다. 또 답사하시면서 서원의 어떤 부 분을 특별히 더 주목해 보시는지요. (송지인) 어릴 적부터 꿈이 역사학자였어요. 기억력이 좋고 문화스토리텔링에 흥미 가 있었기 때문인 것 같아요. 좋아하고 사랑하면 꿈을 이루게 되지요. 역사학 자이자 교육자로서 당연히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으로서 사립학교의 효시라 할 수 있는 서원에 대한 관심을 자연스레 가지게 되었습니다. 서원에 들어서면 우선 자연이 눈에 들어옵니다. 꽃과 나 무, 산과 들, 아름다운 자연경관에 마음 이 참 편안해지면서 보다 멀리 내다 볼 수 있는 준비가 되지요. 그리고 나서 사 람과 시대를 주목합니다. 서원은 사람 과 정신이 한 시대를 공동체로 수놓은 열정의 공간이자 지역적 멘토이니까요. 서원이 사액을 받으면 나라에서 땅 과 서적과 노비를 제공 받는다고 들었습니 다. 서원에 들어간 학생들에게 학비를 따 로 받았나요? 동재에 거주하는 학생들이 서재의 학생들보다 상급생이라고 하는데, 두 그룹 간의 교육은 어떤 식으로 이루어 졌는지도 궁금합니다. (이소정) 사립학교인 서원이 사액을 받게 되면 나라의 공인을 받고 지역적 권위와 명 성이 생기게 되면서 명문사학으로서의 교육자원이 생기게 됩니다. 이러한 국 가의 보조 외에도 지역에서의 기부가 따로 있었지요. 예를 들면 도산서원의 영락서재는 지역의 기부에 의해 지어진 것입니다. 서원이 유지되려면 교육 기 능 외에 제향 기능이 중요한데 존경하 는 스승은 지역민들의 자긍심이었기에 공동체의 갹출이 가능했습니다. 서원 학생들에 대한 점수는 밥그릇 비 우기와 같은 기본 생활부터 시작됩니다. 동재와 서재는 상급생, 하급생으로 나눠 있었지만 서로의 독려로 기숙생활의 상 부상조가 이루어졌어요. 학생들의 공부 는 경전을 암기하고 스승 앞에서 그것을 암송함으로써 이를 스승에게 바치는 것
으로 여겨졌습니다. 따라서 서원 학생들 개개인의 진도는 각자 다를 수밖에 없습 니다. 모두 믿음과 애정과 의리로 이루 어진 관계였다고 보면 되겠지요. 오늘날 우리나라 여러 대학들 간에 도 사실상 보이지 않는 서열이 존재하는데 요. 혹시 당대 서원들 사이에도 일정한 서 열이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이종호) 각 서원에 공식적 서열이 있었던 것 은 아닙니다. 그러나 물론 제향인물에 따라, 스승의 학덕에 따라 명문서원으 로 자리매김을 할 수 있었겠지요. 또 한 가지 서원의 위상을 좌우하는 것이 있 다면 각 서원에서 훌륭한 인재를 얼마 나 배출했느냐가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겠습니다. 원래 퇴계 선생님이 세운 도산서 당은 담이 없었다고 들었습니다. 방문을 열면 자연을 그대로 볼 수 있었던 옛 모습 을 상상하니 서원의 담이 오히려 아쉽게 느껴지기도 했는데요. (이서호) 돌담이나 울타리는 시대가 지나오면 서 개방에 따른 산만함을 방지하려는 차 원에서 생긴 것이겠으나 서원의 문은 늘 열려 있습니다. 우리는 마음의 문을 열 고 들어가면 됩니다. 무엇보다 역사에서 긍정심을 배우고 자연의 순례를 통해 호 연지기를 받아들이는 것이 전통교육의 시작이라 생각합니다. 그 점에서 있는 그대로의 자연환경을 유연하게 풀어가 는 창조정신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를 추진할 때 서원의 무형문화적 유산의 측면이 강조되 는지, 유형문화적 유산의 측면이 강조되는 지 궁금합니다. 만약 등재된다면 서원은 앞 으로 어떤 점이 달라지게 될까요. (김정훈) 서원은 유형문화유산으로 등재를 추 진하고 있습니다. 유형문화유산은 상대 적으로 문이 좁습니다. 유네스코 세계문 화유산으로 등재된다면 첫째로, 세계인 들이 공유할 수 있는 공인된 정보가 생 긴다는 뜻입니다. 검증과 신뢰를 바탕으 로 자연스럽게 홍보 효과를 거둘 수 있 지요. 둘째, 관광자원으로서 주목받게
됩니다. 관광지가 되면서 부정적인 면을 미리 걱정하기보다는 훼손하지 않는 범 위에서 긍정적 재창조가 중요하다고 봅 니다. 이를 위해 문화 및 소프트웨어가 뒷받침된 스토리텔링이 필요한 것이지 요. 셋째, 관리가 중요해집니다. 보존을 위해서도 국가적 노력이 더해지는 것이 죠. 우리가 가진 교육력과 성심, 두뇌가 문화를 통해 전 세계인들의 감동으로 공 유된다는 것이야말로 국가경쟁력을 높 이는 계기가 된다고 봅니다. 서원이 임금에게 사액을 받을 때 이름이 어떤 식으로 정해지는지 궁금합니 다. (김영헌) 서원이 사액되려면 임금의 사액 전에 먼저 청원이 이루어집니다. 소수서원은 ‘교육이 다시 전수된다’는 의미로 현판 이 내려졌지만, 대부분의 경우 임금이 청원을 받아들여 이름을 하사하게 됩니 다. 그러면서 당대의 유명한 서예가로 하여금 서원 현판의 글자를 새기도록 하게 되는 것이지요. 퇴계 이황 선생을 모시는 도산서원 과 비교해보면 남명 조식 선생을 모시는 경남 산청의 덕천서원은 선생의 역사적 무 게감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해 보였는데 요. 남명 선생이 가진 비판의식이 그런 점 에 영향을 미쳤는지 궁금합니다. (채호영) 요즘 남명학이 어느 때보다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덕천서원 주변을 관심 있게 보존하려는 노력 또한 실제로 이 루어지고 있지요. 조광조의 사상이 재 조명되고 있는 점도 같은 맥락이라 봅 니다. 조선왕조를 거부했음에도 정몽주 를 받아들이지 않습니까. 이를테면 퇴 계는 주리파, 율곡은 주기파로 말하곤 하지만, 학문의 예제는 우열이 아니라 논리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남명선생의 논리와 정신의 가치가 지속적으로 지지 받고 있다고 봅니다. 사육신의 충절을 기리는 영월의 창 절서원이 숙종 때에야 세워진 이유가 궁금 합니다. 또 영조 때 잠시 왕명에 의해 훼철 되었던 시기가 있었다고 하는데요. 서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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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유산 사실상 이렇게 정치적 영향력에 따라 훼철 되었다 다시 복원되는 배경도 궁금합니다. (김현정)
▷영월은 단종과의 관계를 떼놓고 생 각할 수 없지요. 유배당하고 죽임을 당 한 단종의 복위운동도 숙종 때 이루어 졌기 때문에 서원이 정치적 현실과 무 관할 수가 없었습니다. 무엇보다 학자 들이 정치에 진출하며 관료가 되는 시 대에는 세력화에 따른 정치적 부침이 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조선시대 서원의 젊은 유생들은 하
한국의 서원 ⑨
인들을 시켜 운동을 대신 하게 했다는 말 도 들었는데요. 실제 젊은 유생들은 공부 외의 다른 분야를 어떻게 여겼을지 궁금합 니다. (최유민) 하인들을 시켜 운동을 대신하게 했다 는 말은 부분적 일화일 수 있겠지만 실 제로 다 그렇게 했다고 보진 않습니다. 몸 움직임에 대한 판단이 지금과 달랐 던 옛 선비들이 지금과 같은 운동은 하 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지덕체의 의미 가 절대 소홀하지는 않았다고 봅니다. 자연 속에서 심신을 단련하고 호흡법을 연마하는 것과 같이 공동체 속에서 심
신 단련하는 프로그램은 있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서원을 답사하다 보면 안에 설치된 정수기, 청소도구와 같이 문화재로서의 의 미를 훼손할 수 있는 점들이 눈에 띕니다. 서원을 과거의 모습 그대로 보존하는 것과 오늘날에 맞게 활용하는 것 사이에서 혼돈 이 생기기도 하는데요. (정동섭) 무성서원의 경우 그런 아쉬움이 있는 점이 사실입니다. 서원 200m 안에 문화 재 훼손 부분이 없어야 문화재로 자격 이 있는데 사유화에 따른 어려움이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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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계속 서원실사를 추진 중에 있습 니다. 무성서원은 신라 말 최치원의 사 당부터 시작된 중요한 서원인데 개발논 리와 보존논리가 항상 맞서 있어요. 주 민들로서는 지역개발이 재산증식의 기 회로 생각할 수 있겠지만 국가와 힘을 합쳐 솔로몬의 지혜를 발휘해야 할 것 입니다. 역사는 미래를 찾아가는 나침 반입니다. 전통을 찾아서 미래를 이어 야 공동체의 밝은 세상이 있을 수 있다 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인터뷰 진행 및 정리 =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청소년글로벌홍보단)
교육, 전통, 그리고 품격의 옥산서원
Oksan Seowon: Education, Tradition, and Dignity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올라 있는 ‘한국의 서원’은 향후 세 계유산 등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 우리의 귀중한 유산입니 다. 세계인과 가치를 공유하는 차원 에서 서원 탐방 기사를 영문과 한 글 요약본으로 연재합니다. ‘유네스 코한국위원회(한위) 청소년 글로벌 홍보단’으로 활동하는 천안 북일고 국제과 학생들이 답사 및 기사 작 성을 담당하며, 한위 블로그(blog. unesco.or.kr)에 한글 번역 기사가 함께 실립니다. Oksan Seowon in Gyeongju, North Gyeongsang Province, is a Confucian academy— which earned monarchial recogni-tion from Seonjo of Joseon in 1573—built in 1572 to enshrine the prominent scholar Yi EonJeok(1491-1553), also known as his pen name Hoejae. Although strict disciple of the ChengZhu school of Neo-Confucianism, Yi EonJeok’s academic pursuits were not solely delineated by his intellectual apparatus of the Cheng-Zhu school. Instead, Hoejae developed his own style of interpreting the principles of the Cheng-Zhu that earned much acclaim from not only his contemporary scholars but also the k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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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entrusted him. Eventually, Hoejae’s unique philosophical arguments would be the bases for the Yeongnam school of Neo-Confucianism, which would later be greatly developed under the direction of Yi Hwang. In a way, Oksan seems to match the massive feat of Hoejae in that out of all the seowons in Korea, Oksan stores plenty of valuable historical documents including Samguksagi—roughly translated as “The Chronicles of the Three Kingdoms”—by Kim Bu-Shik(1075-1151).
After entering Yeokrakmun, the main entrance of the seowon, I was surprised to see a waterway that started from a local stream and passed through Oksan. When I looked up, it seemed as if the huge pavilion Mubyeonru was blocking everything in my way, probably due to the wooden doors of it being closed. Yet, the actual inside of the seowon behind Mubyeonru felt more comfy, with the lecture hall Guindang located in the center and the dorms Mingujae and Amsujae on each side of
the area. Like all other seowons, Oksan had its shrine Cheinmyo in the back of the seowon where Hoejae was enshrined. However, the most noticeable of all these buildings was the small library Gyeonggak, where all the popular historical texts were preserved throughout the annals of time. Through exploring this library in particular, I was able to feel why a traditional seowon was considered as an absolute mecca of education back then. Not a single thing of a seowon was ever placed without painstaking thought. Not a single letter on a hanging board of a seowon was ever carved without thoughtful intelligence. Like any other, the signs in Oksan were written by the most prodigious scholars and intellectuals during the Joseon Dynasty, including the almost idolized Han Seok-Bong and a famous font style inventor Kim Jung-Hee. Generally, it seems to me that no matter what or where the seowon is, these signs — or even the seowons as a whole —represent the thoughtful intelligence and the modest pride that the Joseon Confucian scholars had in their academic pursuits; and that feeling of dignity is what still occupies our hearts as we visit these traditional schools today. Uk Yeon Cho, Bugil Academy GLP
한글 요약본 옥산서원은 1572년 조선의 유명한 학 자였던 ‘회재’ 이언적(1491-1553)을 기리 기 위한 서원이며, 이듬해인 1573년 선조 임금으로부터 사액을 받았다. 정주성리학의 원칙을 독창적인 견해 로 발전시킨 그의 학문적 역량은 동시대 학자들의 찬사뿐만 아니라 임금으로부 터도 신임을 얻게 했다. 회재의 독특한 철학적 논거는 후에 퇴계 이황으로 계승, 발전됨으로써 영남학파의 선구가 된다. 이러한 그의 학문적 역량에 걸맞게 옥산 서원에는 많은 중요 서적들이 보관되고 있는데 그중에는 김부식(1075-1151)의 <삼국사기>도 포함돼 있다. 서원의 정문인 역락문(亦樂門)을 들 어서면 바로 앞에 계곡의 물길이 서원 안으로 이어지게 한 수로가 있어 놀라
웠다. 고개를 들면 커다란 누각인 무변 루(無邊樓)가 정면을 완전히 가로 막고 서 있는 느낌이다. 무변루의 모든 창들 이 나무문으로 닫혀 있어 그런 듯하다. 그러나 이 무변루를 지나면 서원의 내부 가 더욱 아늑하게 느껴지게 된다. 마당 의 한가운데 정면으로 강학 공간인 구인 당(求仁堂)이 있고, 양쪽으로 기숙사인 민구재(敏求齋)와 암수재(闇修齋)가 자 리한다. 다른 서원들과 마찬가지로 강학 당 뒤쪽에는 체인묘(體仁廟)라는 이름 의 사당이 있어서 이곳에서 회재 선생을 모시고 있다. 특히 주목할 만한 곳이 사 당 옆의 경각(經閣)이라는 장서각인데, 바로 이곳에 <삼국사기>를 포함해 많은 중요한 자료들이 보관되었다고 한다. 이 렇게 장서각을 특별히 관찰하면서 전통
서원이 왜 당대 교육의 절대적 메카였는 지 느낄 수 있었다. 서원의 어느 물건 하나도 심사숙고 없 이는 함부로 놓이지 않았다. 서원 현판 의 어느 글자 하나도 사려 깊은 지성이 없이는 새겨지지 않았다. 다른 서원들과 마찬가지로 옥산의 현판은 글씨로 일가 를 이룬 한석봉과 자신만의 유명한 서체 를 창안한 김정희와 같이 조선왕조를 통 해 가장 탁월한 학자와 지성에 의해 글 자가 쓰였다. 전반적으로 내게는, 서원 현판의 글자들, 아니 서원이라는 곳 전 체가 학문을 추구하는 조선 유학자들의 사려 깊은 지성과 겸손한 자긍심을 대 표하는 곳으로 여겨진다. 오늘날 우리가 옛 학교를 찾아가 우리 가슴에 여전히 담는 감정이 바로 이러한 품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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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토픽
시리아·이라크 문화재 파괴 사태에 소매 걷어붙인 유네스코
‘역사 파괴자들’로부터 인류 유산을 구하라 연초부터 계속된 이라크 테러 단체 IS의 도발은 지구촌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안겨줬다. 인질을 참수하고 화 형하는 등 그들의 반인륜적 만행은 세 계의 공분을 사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이들의 도발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이라크발 충격과 공포 현재 IS의 영향력이 가장 큰 곳은 오 랜 기간 전쟁으로 황폐화된 이라크 북 부 지역이다. 이라크 제2 도시 모술 (Mosul)을 비롯해 현재 IS가 점유하 고 있는 지역에는 이라크 내에 등록 된 1만 2000여 고대 유적 중 1800여 곳 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많은 전문가들 의 우려를 사 왔다. 지난 2월 26일, IS 는 인터넷에 한 비디오를 공개하며 유 네스코뿐 아니라 전 세계를 충격에 빠 뜨렸다. 그 비디오에는 모술 박물관 (Mosul Museum)에 있는, 길게는 3000년의 역사를 지닌 유물들이 군인 들의 해머에 의해 무자비하게 파괴되 는 영상이 담겨 있었다. 지난 2003년에 이라크 정부는 모술 박물관에 있던 유 물 중 1500여 점을 안전한 바그다드로 옮겼지만 규모가 크거나 파손 우려가 있는 유물들은 이송하지 못해 이번에 참혹한 피해를 입고 말았다. 그중 대표 적인 유물은 고대 아시리아인들이 상 상한 반인반수 신의 모습을 한 라마수 (Lamassu)상이다. 한편, 중동 지역에서 가장 중요한 고대 도시 유적으로 손꼽히는 하트라 (Hatra)도 피해를 면치 못했다. 2300 년 된 이 도시 유적은 1985년에 유네스 코 세계유산으로 선정된 문화재로, 사 막 한가운데 세워진 고대 아시리아 제 국의 요새이자 무역 거점이다. IS 무 장대원들은 지난 3월 7일 이곳을 습격, 대형 석상들을 파괴했다. UN은 이곳 에서의 피해 수준이 “유물 파괴 및 손 상이 아닌, 유적 자체가 완전히 사라 진 정도”라고 발표했고, 이리나 보코바 유네스코사무총장은 “역사 파괴 테러 의 ‘터닝 포인트’가 되는 경악스러운 범 죄”라며 강력히 규탄했다. 아시리아의 두 번째 수도이자 기원전 13세기부터 존재한 고대 도시인 님루드(Nimrud) 역시 불도저에 의해 파괴된 것으로 알 려졌다.
시리아의 ‘사라져 가는 시간’ 이라크 북부 지역을 거점으로 차 츰 세력을 넓힌 IS는 국경을 넘어 시 리아 북부 상당수 지역도 점령하고 있 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이 지역의 가장 중요한 유적인 고대 도시 팔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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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되었거나 파헤쳐졌고, 수백 명의 일 반 시민들도 난입해 무차별 도굴을 자 행 중이라고 한다. 1930년대에 발견된 유서 깊은 고대 도시인 마리(Mari), 선 사시대 정착촌이 발견된 텔 아자지(Tel Ajaji)와 텔 브라크(Tell Brak) 역시 심각하게 훼손되었으며 지속적으로 도 굴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라크와 시리아 지역의 중요한 문화 유산에 대해 이들이 저지 른 조직적인 파괴 활동이 연이어 드러 나면서, 다시 복구할 수 없는 소중한 유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지구촌 전역에서 점점 커지고 있다. (Palmyra)를 비롯, 수많은 유서 깊은 모스크와 유물들이 위험에 빠져 있다고 경고했다. 문제는 거듭되는 내전과 약 탈로 인해 제대로 된 피해 규모 조사조 차 여의치 않다는 것. 현재 이들 유적을 모니터링하는 거의 유일한 방법은 위성
전례 없는 파괴, 그 배경과 진짜 이유 지난 2001년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의 ‘바미얀 석불 파괴’에서 볼 수 있듯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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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저자 제임스 노예스 박사는 ‘복스닷 컴’(vox.com)과의 인터뷰에서 “역사 적으로 시리아와 이라크 지역만큼 다 양한 문화와 종교가 중첩된 곳이 없다” 며 “이 때문에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은 자신들이 파괴할 타깃을 손쉽게 점찍 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십수 개 의 서로 다른 문명과 시대가 번갈아 흔 적을 남긴 이 지역에 남아 있는 수천 개의 사원과 무덤, 성상과 빌딩들은 그 들에게 있어 ‘잭팟’과도 같다”고 덧붙 였다. 극단주의자들이 파괴 행위를 저지르 는 명목상 이유는 ‘우상을 금한다’는 근 본주의적 이유다. 하지만 이런 명목상 이유 아래에는 훨씬 세속적인 이유가 자리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바로 유물의 밀거래를 통한 테러 자금 확보 다. 미국 조지타운대 마크 블라시치 교 수는 <US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그들 은 일관되게 두 가지 일을 하고 있다” 며 “그 하나는 충격을 동반한 심리전을 위한 것이지만, 다른 하나는 대규모 파 괴 작업을 통해 자신들이 손쉽게 가져 다 팔 수 있는 작은 유물 약탈 행위를 감추는 것”이라 말했다. 보코바 사무총 장이 “이것은 단지 문화적 비극이 아니 라 안보 이슈”라고 말한 것도 이 때문 이다.
유네스코, 국제사회의 협조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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❶ 이라크 모술에서 파괴된 것으로 알려진 ‘라마수’상. 반인반수 신의 형상을 하고 있는 ‘라마수’상 은 정교한 문양과 표정이 돋보이는 아시리아 시대 대표적 유물이다. (CC BY-SA 2.0 Ken&Nyetta/ Wikipedia) ❷ 13세기에 지어진 모스크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음을 보여주는 파괴 전후의 위성 사진 (© Digital Globe 2014) ❸ 박물관 유적들을 무자비하게 파괴하는 테러리스트들의 비디오 캡쳐 장면
사진 판독뿐이다. 그리고 여러 위성 사 진에서 광범위한 지역이 이미 약탈, 혹 은 파괴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고대 에 이 지역을 정복한 알렉산더 대왕의 후계자가 세운 도시인 듀라 에우로포스 (Dura Europos)도 그중 하나다. 유프 라테스 강을 굽어보고 서 있는, 2300년 된 이 도시 유적에는 로마와 페르시아 제국의 통치를 번갈아 받으며 지어진 교회와 모스크가 세월이 무색할 만큼 잘 보존돼 있었으며, 세계에서 가장 오 래된 유대교 사원(시나고그) 중 하나도 이곳에 있었다. 하지만 작년에 촬영된 위성 이미지로는 이미 이들 유적이 파
화 유적에 대한 테러리스트들의 파괴 행위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 하지만 이 번 IS의 파괴는 규모 면이나 심각성 면 에서 이전과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라 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전례없 는 수준의 파괴가 행해지는 이유로는 우선적으로 이라크와 시리아 지역의 위치를 들 수 있다. 티그리스와 유프라 테스 강을 끼고 있는 이곳은 ‘인류 문명 의 요람’으로서 고고학적 가치가 비할 데 없이 크다. 또한 동서양 문명의 교 차로로서 다양한 문화가 번갈아 뿌리 내린 곳이라는 특징이 있다. <성상파괴 의 정치학>(Politics of Iconoclasm)
유네스코는 그 어느 때보다도 강력 하게 IS의 유적 파괴를 규탄하고 있 다. 보코바 사무총장은 이를 ‘전쟁범 죄’로 규정하는 한편, 안전보장이사회 와 국제형사재판소에 해당 내용을 보 고했다. 지난 3월 6일에는 ‘UN 결의안 2199호’에 따라 보다 효과적이고 체계 적인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면담해 최대한의 지 원을 약속 받기도 했다. 지난 2월 12일 에 의결된 이 결의안은 문화유산에 대 한 파괴 행위를 규탄하고 이라크와 시 리아 지역 유물의 밀수와 불법 유출에 대해 법적 구속력 있는 대응을 요청하 는 내용을 담고 있다. 유네스코는 이러한 ‘문화 말살’을 비 난하는 다양한 이벤트를 개최하며 국 제사회의 관심과 대책을 촉구하는 한 편, 인터폴, 세계관세기구(WCO), 각 국의 박물관과 주요 경매 단체들과 긴 밀하게 협조해 불법 유출된 유물들의 밀거래를 막고자 노력하고 있다. ‘역사 파괴자들’과의 힘겹지만 결코 물러설 수 없는 대결은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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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과학이야기 / 다가오는 ‘물 파동’, 해결책을 찾아라
물 만드는 새 기술들, 위기의 지구를 구할까 됐다. 미국 텍사스대학의 리차드 크룩 스 교수와 독일 마르부르크대학의 물은 식량이나 기후변화와 연결된 울리히 탈라레크 교수가 그 주 물건을 이슈다. 그러나 대체재가 없다는 인공이다. 이 칩 안의 전극 헤프게 쓰거 점에서 다른 환경 문제보다 훨씬 은 2개의 마이크로채널과 나 돈을 흥청망 심각하다. 이런 문제에 대처할 연결되어 있다. 칩에 청 쓸 때 ‘물 쓰듯 한 수 있는 획기적인 대응 방안 바닷물을 담고 전 다’라고 표현한다. 그만큼 이 혹시 없을까. 세계는 전 기를 가하면, 전 물이 많음을 의미한다. 그렇 지구적 물 부족 사태를 극 주변에 자기 다고 언제까지 물이 넘쳐날까. 한 타개하기 위해 물을 장이 만들어 국이 2007년 ‘물 부족국가’로 지정된 사 ‘새로 찾거나 만 져 물과 염 실을 아시는지. 우리나라는 매년 320억㎥의 들려’ 하고 *‘가상수’를 수입하는 세계 5위의 가상수 수입국 화 이온 있다. 이다. 하지만 물 부족 현상은 우리뿐 아니라 전 지구 을 분리 적인 현상이다. 1970년대에 석유 파동이 있었다면 이제는 한 뒤 물 파동(water shock)이다. 지구 곳곳에서 진행되는 사막화는 20년 안에 물을 둘러싼 폭력적이고 정치적인 충돌이 일어날 것을 경 고하고 있다. 지구 표면의 70%는 물로 덮여 있다. 하지만 정작 사람이 마실 물은 얼마 없다. 97.5%가 바닷물이고 담수(민물)는 2.5%에 불과하다. 이나마도 남극과 그린란드의 빙하나 토양수 혹은 지하수로 존재하기 때문에 마실 수 있는 물은 전체의 0.0075%뿐이다. 세계기상기구(WMO)와 유엔아동기금(UNICEF)의 발표에 따르면, 세계 인 구 중 13%인 9억 명이 안전한 식수를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매년 5세 이하 어린이 140만 명이 죽어가고 있다. 또 2025년이 되면 전 세계 30억 인 구가 물 부족으로 고통을 겪을 것이고, 2030년까지 전 세계 물 공급량은 수 요의 60%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게 전문기관의 예상이다.
바닷물을 담수로 바꾸는 기술
있다. 러시아에서도 구름에서 수증기를 포 집해 지상으로 흘려보내는 장치(Air HES)를 개발했다. 기상 관측에 쓰이는 무인비행선에 그물망으로 이뤄진 물 수 집 장치를 달아 상공에 띄운 뒤 구름에 서 수증기를 포집한다. 포집한 물은 지 상과 연결된 관을 통해 지상까지 전달된 다. 이때 떨어지는 물의 힘을 이용해 터 빈을 돌려 이 장치의 동력으로 재활용할 수 있다. 러시아 기술진은 시제품보다 규모가 더 큰 장치를 만들어 실제로 구 현 가능한 기술로 발전시키기 위해 연구 에 힘을 쏟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기술력이 좋아도 경제 성이 없으면 소용없다. 미국과 호주 등 에서 인공강우 사업이 성행하는 것은 물 1톤을 얻는 데 드는 비용이 0.3∼1.3센트 로 경제성이 있기 때문이다. 인공강우도 따지고 보면 완전히 물을 새로 만들어내 는 건 아니다. 하늘의 구름이라는 재료 가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결국 다른 지 역의 물을 끌어다 쓰는 셈이다. 따라서
현재로선 있는 자원을 최고로 효율화하 는 게 최선이다. 캘리포니아 주 농경지 곳곳에는 괴 상한 모양의 안테나가 서 있다. ‘시미 스’(CIMIS)라고 불리는 이 장치는 관 개용수 시스템의 일종이다. 온도와 습 도, 비 올 확률은 물론 태양열의 강도까 지 측정해 그날 얼마나 물을 줘야 할지 를 알려준다. 주 전역의 140여 곳에 설 치된 시미스 안테나가 모은 정보는 모 뎀을 통해 주 정부의 ‘자료 분석 센터’로 전송되고, 이 정보는 다시 분석되어 농 민에게 무료로 제공된다. 시미스 시스템은 1분 단위까지 세분 화해 물 주는 양을 분석한다. 이 시스템 을 활용한 이후 곡물 생산량은 23% 증 가한 반면 물 사용량은 10∼20% 줄었다. 상수도 누수율이 14%를 넘고 있는 우리 가 눈여겨봐야 할 기술이다. 물에 관한 한 ‘기적’은 없다. 주어진 조건에서 최대 한 물 사용의 효율을 추구하는 것이 정 김형자 과학칼럼니스트 답이다.
* 가상수(vitual water) : 제품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소비되는 ‘보이지 않는 물’의 총량을 의미한다. 가령 밀 쇠고기 맥주 등을 국제거래할 때 이들 제품을 생산하는 데 쓰인 물이 가상적으로 수출입 된다는 개념으로 활용된다.
그래서 눈을 돌린 것이 바닷물이다. 그 간 바닷물은 수자원으로는 별 의미가 없 었다. 하지만 바닷물 속의 염분을 제거 하는 ‘해수 담수화’ 발상을 하면서 바닷 물이 새로운 수자원으로 바뀌고 있다. 바닷물을 끓여 수증기를 물로 만드는 ‘증발 방식’과 바닷물을 삼투막에 통과 시켜 소금기를 거르는 ‘역삼투압 방식’ 이 담수화의 일반 방법이다. 그런데 이 들 방식은 엄청난 에너지를 필요로 한 다. 이때 사용되는 에너지원도 화석 연 료여서 환경오염 문제도 있다. 이런 문제점의 해소 차원에서 개발 된 것이 스마트 원자로다. 하나의 원자 로로 전기를 생산하는 동시에 바닷물을 민물로 바꿀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스 마트 원자로에서 발생하는 열 출력은 약 330㎿. 이 열을 이용해 하루에 약 4 만 톤의 담수와 10만㎾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이는 인구 10만 명 규모의 도시 에 전기와 물을 동시에 공급할 수 있는 양이다. 만일 용량이 더 필요하면 모듈 식으로 설계되어 있기 때문에 더 연결하 면 된다. 땅이 넓고 인구 밀도가 적은 지 역과 물 부족국가 등에서 선호하는 기술 이다. 동남아시아나 중동 지역 등의 섬 나라와 사막 지역에 안성맞춤이다. USB 크기의 ‘워터칩’(water chip) 하나 로 바닷물을 담수로 만드는 기술도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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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채널 한 쪽으로 염을, 다른 쪽 으로는 소금이 없는 담수를 흘려보낸다. 이 기술은 분리막 담수화보다 간단하 고 에너지가 훨씬 적게 든다. 문제는 한 번에 더 많은 담수를 만들 수 있도록 효 율성을 높이는 것. 이 부분이 보완되면 물 부족 사태를 해결하는 데 크게 기여 할 수 있을 것이다.
구름에서 물 모아 식수로 쓸모없었던 물을 수자원으로 만들어 내는 것이 해수 담수화라면 ‘없는 물을 만들어내는’ 첨단 기술이 인공강우다. 구름 속에 비의 씨앗(cloud seed)을 뿌 려 인위적으로 비를 내리게 하는 것이 다. 드라이아이스나 요오드화은과 액화 질소 등이 ‘씨앗’으로 쓰인다. 전자기장 을 이용해 구름이 없는 하늘에도 구름을 생성시켜 비를 내리게 하는 기술도 함께 개발 중이다. 구름 씨앗은 구름을 구성하는 미세한 물방울을 모아 얼린 후 큰 얼음결정으로 성장시켜서 무거워지면 밑으로 떨어지 게 한다. 떨어져 내리던 얼음결정이 지 상과 가까운 곳의 따뜻한 공기를 만나 면서 녹아 비를 뿌리게 된다. 이 분야의 기술이 가장 앞선 미국은 캘리포니아, 네바다, 유타, 애리조나 주 등지에서 심 심찮게 인위적으로 비나 눈을 뿌려대고
© UN Photo/Eskinder Debebe
아프가니스탄 마슬라 캠프에서 한 아이가 물을 마시는 모습
아껴 쓰고 다시 써야 살아남는다! 수자원이 부족하다면 쓰고 또 쓰는 재활용
필수다. 세계는 이를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한
이 대안이다. 대형 건물의 물 재이용을 의무
다. 3년마다 열리는 세계물포럼(WWF)도
화한 뒤 빗물을 모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그 방안의 일환이다. 올해는 대구·경북에
한 번 쓴 물을 모아 다시 사용하는 중수도(中
서 ‘제7차 세계물포럼(WWF)’이 4월 12일
水道) 시설을 확충하는 건물이 지구촌 곳곳
부터 17일까지 열린다. 개개인도 여기에 동
에서 늘고 있다. 하수·폐수 처리수도 그냥 흘
참해야 한다. 먼저 내가 평소 사용하는 물을
려보내지 않고 고도화된 정수 단계를 거친 뒤
줄이는 일부터 시작하는 건 어떨까. 유네스
재이용하는 ‘제3의 물 산업’(The 3rd water
코·국제구조수리환경공학연구소(IHE) 물
industry)도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교육기관 등이 재정지원 파트너로 참여하
또 수도관이 낡아 새나가는 물을 줄이는 것
고 있는 재단 ‘물 발자국 네트워크’(Water
도 중요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대도시를 제
Footprint Network:WFN) 웹사이트
외한 대부분의 시군에선 노후한 수도관에서
(www.waterfootprint.org)에 접속하면 오
수돗물이 줄줄 새는 누수율이 20%를 넘는다.
늘 내가 남긴 *‘물 발자국’을 계산할 수 있다.
이 누수율만 줄여도 물을 아끼는 데 일조할 수 있다.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물 환경 보호는
* 물 발자국(water footprint) : 제품이나 서비스 의 생산 유통 소비 전 과정에서 직·간접적으로 사 용되는 물의 총량을 나타내주는 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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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2015년 4월 1일
자연의 작은 천국, ‘작은누리’의 봄 즐기기
“햇살이 눈부신 날, 명동 유네스코회관으로 오세요!” 심술궂은 꽃샘추위를 따돌리고 봄 이 성큼 찾아왔습니다. 따뜻한 햇볕에 수줍은 듯 새싹이 고개를 내밀고, 형 형색색의 꽃망울들은 화려하게 피어 오를 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꿀벌들 은 분주한 날갯짓으로 봄의 향기를 반 기고, 시인이 노래했듯 고양이 수염에 명동 한복판에 자리한 유네스코회관 은 약 반세기 전 국민의 후원으로 세워 진 국제교류와 교육·과학·문화의 전당입 니다. 지난 1월에는 회관 건물이 서울시 미래유산으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유 네스코한국위원회는 유네스코회관을 국 민과 함께 호흡하는 공간으로 만 들기 위해 12층 옥상에 생태 공원을 조성해 국민께 개 방하고 있습니다. 생태습지 와 개울, 밭과 숲 등 다양한 서식환경을 조성한 덕분에 200여 종의 식물과 도롱뇽 나비 등 60여 종의 동물이 이곳 작은누리에서 한 가족 처럼 어울려 살고 있습니다. 13층 옥탑 공간에는 꿀벌 양봉 장이 설치돼 벌들이 꽃가루도 옮 기고 진한 꿀도 만들어 냅니다. 12층 작은누리로 가는 길은 두 가 지입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11 층에 내려서 유리문 밖의 연결계 단을 이용해 올라가거나, 11층 에서 내부 계단으로 올라가 면 만나는 배롱나무카페를 거쳐서 가는 방법입니다. 11층 유리문 밖에는 아담 한 ‘신우대’숲이 조성돼 있 습니다. 계단을 오르는 사이, 바람이라도 세게 불라치면 댓잎 들이 소스라치게 놀란 듯 서로 부벼대 며 소리를 냅니다. 12층에 다다르면 오른 편으론 보리수, 왼편으론 배롱나무와 만 납니다. ‘성문 앞 샘물 곁에 서 있는 보리 수/ 나는 그 그늘 아래… .’ 빌헬름 뮐러 가 지은 유명한 시의 주인공인 바로 그 보리수입니다. 배롱나무는 고결하고 깨 끗한 자태가 선비와 닮았다 해서 예전 선 비들이 좋아했던 나무입니다. 7~9월이면 꽃이 피어나는데, 그 꽃이 백일 동안 핀 다 하여 백일홍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그 러고 보니 작은누리와 이웃해 있는 기부 카페 이름도 배롱나무카페이네요. 배롱나무 옆으로 몇 걸음 옮기면 물이 고여 있는 작은 생태습지를 볼 수 있습니 다. 그냥 지나치기 쉬운 곳이지만, 쪼그 려 앉아 물 속을 가만 들여다보면 작은 발견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투명 한 막으로 둘러싸인 도롱뇽 알들이 군데 군데 자리 잡은 채 깨어날 순간을 기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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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푸른 봄의 생기가 뛰놉니다. 서울 명동 유네스코회관에도 민들레 씨처 럼 봄이 내려앉았습니다. 회관 12층에 조성된 옥상 생태공원 ‘작은누리’에선 나무와 풀, 작은 곤충들도 봄맞이가 한창입니다. 생명이 꿈틀대는 그 현장 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고 있기 때문입니다. 작은누리를 돌보는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직원들의 모임 ‘작은 누리꾼’이 운영하는
블로그 ‘작은 누리’(http://blog. naver.com/little_ nuri)에는 지난 2월 말 이런 ‘관찰 일지’가 올 라오기도 했습니다.
“2월 말이 오면 항상 가슴이 설레는 데, 그 이유는 도롱뇽 알 때문입니다. 어 느 날 알을 발견할지 모르기 때문입니 다. 그날이 오늘이었습니다. 도롱뇽 알 한 또아리가 따스해진 오후의 햇볕 아래 빛나고 있었습니다. 올해로 알을 방사한 지 12년이 되었습니다만, 여전히 도롱뇽 은 알을 낳고 작은누리에서 살아가고 있 는 것입니다. 해마다 느끼는 신비입니 다. 작은 공간에 가둬놓은 것 같아 마음 이 아프지만 메마른 도시인 들에게 자연의 신비를 알려
주는 전령 사로서 그들의 역할이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도롱뇽 알이 일깨워주는 생명 의 연속성이 새삼 경이롭기만 합 니다. 하긴 어디 이뿐이겠습니까.
배롱나무카페의 커피가 특별한 까닭 이번 4월로 유네스코회관 12층 ‘배롱 나무카페’가 문을 연 지 꼭 1년이 됩니 다. 처음엔 20석 정도의 규모였는데, 옆 의 기계실을 리모델링해 2관을 개관함 으로써 이제는 작은 전시회도 열 수 있 을 만큼 공간이 확장됐습니다. 옥상 생 태공원 작은누리와 이웃하고 있고, 탁 트인 전경을 갖추고 있어 아마도 명동 에서 가장 전망 좋은 카페가 아닐까 생 각됩니다. 양질의 커피와 차, 그리고 샌
드위치와 쿠키를 거품 없는 착한 가격에 즐길 수 있다는 점도 크나큰 장점이 아 닐 수 없습니다. 그러나 배롱나무카페의 가장 큰 매력 은 다름 아닌 기부 카페라는 사실입니 다. 차 한 잔, 과자 한 조각으로도 작은 기부를 실천할 수 있습니다. 카페 수익 중 일부가 유네스코한국위원회에서 펼 치고 있는 지구촌 교육나눔 사업을 후원 하는 데 쓰이기 때문입니다.
수줍은 듯 푸른 순을 내민 애기범부채에 서도, 가지마다 잎눈을 낳은 콩배나무에 서도 생명의 신비를 배우게 됩니다. 작은누리에 뿌리 내린 나무와 풀들 은 저마다 꽃을 피우는 시기가 다릅니 다. 성미 급한 길마가지나무는 이미 두 주 전에 노란빛이 도는 흰색 꽃을 피어 올렸고, 4~5월이면 조팝나무, 화살나 무, 콩배나무가 꽃을 내밀 겁니다. 그 뒤 에는 노루오줌, 작약, 금낭화, 홍괴불나 무, 삼색조팝나무가 꽃봉오리를 환하 게 터뜨리겠지요. 여름이면 이곳에 가 장 많이 심어진 원추리를 비롯해 층 꽃나무가, 그 뒤로도 가을까지는 들 국화의 한 종류인 청화쑥부쟁이 가 보라색 예쁜 꽃을, 구절초가 담 홍색 혹은 흰색 꽃을 피워낼 것입 니다. 혹시 나무나 풀 이름이 흥미롭지 않으세요? 몇 가지 귀띔해 드리자면, 조팝나무는 흰색 꽃이 핀 모습이 마치 튀긴 좁쌀을 붙인 것처럼 보인다고 해서, 화살나무의 경우 줄 무늬를 띤 가지가 화살을 연 상시킨다 해서 그런 이름이 붙었 다고 합니다. 연분홍색 꽃을 피 워내는 노루오줌은 뿌리를 캐어 들면 지린내가 난다고 하네요(확 인한다고 캐내진 마세요^^).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도 있듯이, 저마다 얽힌 사연을 알게 되면 나무 하나 풀 하나도 허투루 지나치지 못할 것 같습니다. 다 비슷해 보이는데, 뭐가 뭔 지 어떻게 아느냐고요? 걱정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나무와 풀마다 친절하게 종의 이름이 적힌 작은 푯말을 세워 놨으니까요. 자연은 우리가 마음을 여는 만큼 자신의 모습을 보여준다는 얘기가 있습 니다. 작은누리에서만큼은 호기심 많은 아이의 눈길로 나무와 풀, 벌레들을 바 라봐 주세요. 그러면, 그들이 바람의 힘 을 빌어 건네는 향기와 손짓을 느끼실 수 있을 거에요.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배움의 기회 를 얻지 못해 가난을 대물림하는 지구촌 이웃들이 교육을 통해 스스로 일어설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 활동을 펴고 있습니 다. 교육이야말로 그들의 삶을, 더 나아 가 우리의 미래를 바꿀 수 있다는 가장 큰 희망이라는 믿음 때문입니다. 배롱나 무카페에서 마시는 커피 한 잔에는 그런 희망과 믿음이 함께 녹아 있습니다. 언제고 명동에 오시면 들러주실 거 죠? 작은누리와 배롱나무카페는 오늘도 여러분의 발길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15. 4. 1. 오후 6:34
문화여행
유네스코와 함께 떠나는 문화여행
2015년 4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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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 거석문화의 정점 ‘강화 고인돌’
수천 년 세월 떠받친 돌, 말 없이 말을 걸다 서해의 술렁이는 파도처럼 건듯건듯 불어온 바 닷바람이 강화도의 들판을 스친다. 거대한 돌덩 이는 그 들판 한가운데 우두커니 서 있었다. 그렇 게 비바람을 맞아온 세월이 수천 년이란다. 길어야 100년을 채우기 어려운 수명을 지닌 인간으로서는 가늠할 수 없는 시간의 간극. 그런데 까마득한 옛 날 거석을 일으켜 세웠을 사람들의 마음과 손길은 여전히 남아 있는 것일까. 거친 바람이 다 지워내 지 못한 이야기가 말 없는 고인돌에 담겨 있었다.
아득한 시대의 숨결 간직한 섬 강화대교를 건너자 싱그러운 바닷바람이 차창을 넘 어오기 시작한다. 길 좌우로는 드넓은 논밭이 넉넉히 펼쳐지고, 그 끝에 야트막한 산들이 솟은 곳. 서쪽 해 안가 도로를 달리다보면 저녁놀이 형언할 수 없는 빛 깔로 하늘과 바다를 물들이는 섬. 봄기운을 가득 머금 은 강화도는 그렇게 여행자를 반겨준다. 평화로운 풍경에 비해 강화도의 역사는 자못 모질 다. 가깝게는 병인양요, 신미양요 등 제국주의 세력과 조선이 충돌한 사건들의 현장이요, 고려시대에는 몽 골의 침입에 맞서 임시 수도의 역할을 했던 곳이며, 지금도 북녘 땅이 가까운 탓에 군사시설들이 섬 곳곳 에 자리해 있다. 서해에서 뱃길을 통해 곧바로 수도에 가닿을 수 있는 곳이기에 강화도는 언제나 역사의 중 심에 서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 강화도는 풍요의 땅이었음이 분명하다. 이곳에서 출토된 뗀석기(돌을 깨서 만든 돌연장), 돌도끼, 간돌검 등 석기시대와 청 동기시대의 유물들은 이 땅에서 선사시대의 인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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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영을 구가했음을 방증한다. 섬 곳곳에 자리한 150여 기에 이르는 고인돌은 강력한 리더십을 구축한 대규 모의 부족국가가 이곳에 형성돼 있었음을 짐작케 해 준다. 한강과 임진강의 물줄기가 만들어낸 비옥한 토 양, 풍성한 해산물과 온화한 해양성기후는 지금도 다 를 바 없어서 주말이면 여행객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2000년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48번국도를 달려 강화 읍내를 지나 찾아간 곳은 강 화고인돌공원. 우리나라 고인돌 가운데 ‘국가대표’격 인 강화지석묘가 서 있는 곳이다. 얕은 언덕바지에 ‘ㅍ’자 모양으로 우뚝 서 있는 이 고인돌은 가까이 다 가갈수록 웅장함을 뽐낸다. 덮개돌의 무게가 자그마 치 53톤, 2개의 받침돌까지 더하면 총 75톤에 이른다. 고인돌을 그 모양에 따라 탁자식·바둑판식·개석식 등 으로 나누는데, 강화지석묘는 남한의 탁자식 고인돌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고 세련된 조형미를 보인다. 강화고인돌공원에 자리한 강화역사박물관에 먼저 들렀다면 이 거대한 고인돌을 제작할 당시의 정경이 머리에 그려질 것이다. 먼저 받침돌을 세워 흙을 돋우 고, 채석장에서 나무쐐기를 바위틈에 박아 쪼갠 돌을 다듬는다. 그리곤 지렛대의 원리를 이용하거나 통나무 를 바닥에 깔고 수많은 사람들이 밀고 당겨 받침돌 위 에 올린 후 흙을 치워내면 고인돌이 완성된다. 변변한 장비도 없이 수십 톤에 이르는 바윗덩이로 이렇게 멋 들어진 조형물을 만들어냈다는 것은 청동기시대에 이 일대를 통치하던 강력한 지배자가 있었음을 일러준다. 영국의 스톤헨지, 칠레의 모아이 석상 등 선사시대 거석기념물 가운데 하나인 고인돌은 세계 각국에 흩 어져 있지만, 한반도 일대에서 보고된 약 3만 기의 고 인돌은 전 세계 고인돌의 약 40%에 이른다. 강화를 비롯한 몇몇 지역은 세계 최고의 밀도를 자랑하는 고 인돌 군집지로 꼽힌다. 2000년 유네스코가 강화, 화 순, 고창의 고인돌군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한 이유다. 동북아 거석문화의 정점에 다다른 고인돌 그 자체뿐 아니라 거기에서 출토되는 여러 유물들로 청동기 시 대의 사회상을 엿볼 수 있기에 세계가 함께 보존해야 할 문화유산으로서 가치를 인정받은 것이다. 강화지석묘를 뒤로 하고 150여 기에 이르는 강화의 고인돌 가운데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70기를 중심 으로 순례에 나섰다. 부근리, 고천리, 오상리, 교산리
등에 밀집된 크고 작은 고인돌들을 둘러보다보면 조 금씩 선사시대 사람들의 마음결이 느껴지기 시작한 다. 청동기 시대, 농경사회, 잉여생산물, 사회계급의 분화 등 정치경제적 의미를 떠나 당시 덮개돌을 옮 기던 한 사람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엄청난 무게의 돌을 밀고 당기는 그의 땀방울엔 삶과 죽음 이 맞물리는 자연의 섭리에 대한 깨달음이, 죽은 자 에 대한 산 자의 예의가, 누군가의 존재했음을 영원 히 기억하고자 하는 추모가 담겨 있지 않았을까. 서동철 여행작가
여행정보 찾아가기 - 대중교통:시외버스를 이용해 강화여객자동차터미널로 이동, 강화 터미널 정류장에서 군내버스를 이용해 강화역사박물관(고인돌) 정 류장에서 하차한다. 서울에서 출발한다면 2호선 홍대입구역 2번 출 구로 나와 3000번 직행버스를 타고 유성아파트정류장에서 하차, 1번 버스로 환승해 강화역사박물관(고인돌) 정류장에서 내린다. - 자가용: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김포IC로 빠져나와 48번국도를 이 용해 서쪽으로 달리다가 강화대교를 건넌다. 이후 강화 읍내를 가로 질러 약 10km 더 달리면 오른쪽에 강화고인돌유적공원이 보인다. 주변 볼거리 강화도에는 수천 년에 이르는 역사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어 볼거리 가 무궁무진하다. 선사시대부터 근현대까지 강화도의 유물들을 전시 한 강화역사박물관을 비롯해 수많은 보물들을 간직한 천년고찰 전등 사, 단군왕검이 제사를 지내기 위해 마련한 참성단이 있는 마니산, 외 세의 침입에 대비하기 위해 해안가에 세운 여러 진과 돈대 등 일일이 열거하기가 어려울 정도. 북한 땅이 건너다보이는 강화평화전망대와 고려시대의 아픔을 담고 있는 강화고려궁지 등도 둘러볼 것을 권한다. 4월 18일부터 30일까지 강화고인돌공원과 고려산 일원에서 개최되는 ‘고려산진달래축제’는 봄을 만끽하기에 좋다. 주변 먹거리 강화도에 왔다면 싱싱한 서해의 맛을 선사하는 맛집들을 빼놓을 수 없 다. 다양한 해산물 코스요리를 선보이는 선두5리어판장의 ‘진영호’, 강 화도 최초의 밥집으로 알려진 ‘우리옥’, 후포항의 근사한 풍경까지 갖 춘 ‘용궁횟집’ 등이 유명하다. 강화역사박물관 이용 정보 - 관람 시간: 09:00~18:00 매년 1월 1일, 설날 및 추석 당일, 매주 월요 일 휴관 - 관람 요금: 어른(19~64세) 1500원, 어린이 및 청소년(7~18세) 1000원, 6세 이하 및 65세 이상은 무료 - 인천 강화군 하점면 강화대로 994-19 / 032-934-7887 / museum. ganghwa.go.kr / 세계유산 고인돌유적 www.dolmens.or.kr
유용한 어플:스마트투어가이드 스마트폰 사용자라면 한국관광공사에서 개발한 ‘스마트투어 가이드’ 앱으로 더 즐거운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유산 지역 근처에 가면 저절로 오디오 가이드가 재생된다. 구글플레이와 앱스토어에서 ‘스마 트투어가이드’로 검색 후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15. 4. 1. 오후 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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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문화
2015년 4월 1일
피스 인 무비(Peace in Movie)
우리 시대 아버지들의 자화상 <국제시장>
당신이 물려주고픈 세상은 어떤 세상입니까 이른바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영화 들이 있다. 아무리 슬픈 영화를 봐도 울 지 않는다고 자신하는 사람까지도 눈물 을 흘리지 않고 버티기 힘들게 만드는 영화도 있다. 혹자는 이런 영화를 ‘눈 물을 강요하는 최루 영화’라고도 표현 한다. 이런 종류의 영화는 대부분 ‘증강 법’을 쓴다. 조금씩 슬픔의 강도를 극대 화해서 아무리 버티려 해도 마지막에 다다라선 결국 울 수밖에 없도록 만드 는 방법이다. 대표적인 영화가 고 최진 실의 <편지>다. 달달한 사랑 얘기로 시 작해 조금씩 감정선을 건드리다가 마지 막에 세상을 떠난 박신양이 보낸 영상 편지를 최진실이 보는 장면에선 그 누 구도 눈물을 참기 힘들다. 영화 <국제시장>은 이런 증강법을 활 용한 최루 영화는 아니다. 그런데 손수 건을 자꾸 꺼내게 한다. 참으로 묘한 게 영화를 보는 관객마다 우는 시점이 다 르다는 점이다. <국제시장>은 ‘덕수’(황정민 분)라는 한 가장의 일생을 통해 시대적 애환을 대한민국 현대사에 투영시킨 영화다. 도입부에서는 6·25 전쟁 당시 흥남부두 철수작전으로 피난민들이 부산 국제시 장에 모여드는 내용을 담았다. 그후 가 족을 위해 해외서 고달픈 삶을 이어가 는 파독 광부와 간호사 얘기를 거쳐 베 트남 전쟁, 그리고 이산가족 상봉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유독 중장년층과 노년층 관객이 많았는데, 이는 영화 속 이야기가 이들 세대에게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자신의 이야기, 우리 가족 의 이야기, 그 시절 사랑하던 누군가의 이야기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저마다 간직한 사연이 다르기에, 추억과 회한 에 젖게 하는 장면도 다를 수밖에 없었 다. 이 영화를 보며 관객들이 ‘따로 또 함께’ 눈물을 흘렸던 이유다. 이 영화에는 가족의 삶을 홀로 짊어 진 채 처진 뒷모습을 몰래 감추던 우리 네 아버지들—젊은 세대에겐 아버지의 아버지들—의 모습이 담겨 있다. 먹고 살기 어렵던, 아니 살아남기 힘들던 시 절을 치열하게 헤쳐나온 우리네 부모 들의 이야기다. 마치 오래된 앨범 속에 서 발견한 아버지 사진, 아버지의 가족 사진 같은 장면들이 관객들의 눈시울을 붉게 만든다. 필자 역시 몇몇 인상 깊은 장면이 가슴에 남아 있다. 영화의 첫 장면은 유명한 흥남철수
다. 미군 수송선 메러디스 빅토리호는 원래 탱크 등 무기를 남쪽으로 옮기기 위해 철수작전에 투입된 배였다. 하지 만 당시 미 육군 제10군단장의 민사고 문으로 있던 한국인 의사 현봉학 씨가 피난민을 구해달라고 간절히 요청을 거 듭했고, 마침내 빅토리호는 무기와 장 비를 부두에 내려둔 채 피난민을 대신 싣게 된다. 그 덕에 화물을 뺀 승선 정 원이 60명에 불과한 이 배에 기적처럼 1만 4000명의 피난민이 올라타 화를 면 하게 된다. 이 장면 하나만으로도 우리 가 최후까지 지켜야 할 것은 바로 사람, 생명이라는 메시지가 가슴에 와닿는다. ‘위키백과’에 따르면 메러디스 빅토리 호는 지난 2004년 ‘인류역사상 가장 위 대한 구조’를 한 배로 기네스 기록에 올 랐다고 한다. 두 번째 인상 깊은 장면은 아내 ‘영
자’(김윤진 분)가 파독 광부로 생고생 을 한 지 얼마나 됐다고 이번엔 전쟁터 인 월남으로 떠나려는 남편 덕수에게 탄식을 쏟아내는 장면이다. 맏이라서 집안의 가장이 된 덕수에게 막내인 끝 순이는 동생이자 딸과도 같은 존재다. 그런 동생의 혼사 비용을 어떻게든 벌 기 위해 사지나 마찬가지이던 월남으로 일하러 가겠다는 ‘바보 같은’ 남편에게 영자는 이렇게 내뱉는다. “당신 인생인데 왜 그 안에 당신은 없 냐구요!” 안타까움이 절절한 영자의 한 마디에 는 그 시절 아버지들의 고달픈 삶이 고 스란히 녹아 있다. 그 시절 가장들에게 가족을 위한 희생은 미덕이 아니라 그 저 일상이었다. 그래서 더 가슴이 먹먹 해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노인이 된 주인공 덕수가 홀로 내뱉던 이야기도 깊은 울림으로 남아 있다. “내는 그래 생각한다. 힘든 세월에 태어 나가 이 힘든 세상 풍파를 우리 자식이 아 니라 우리가 겪은기 참 다행이라꼬.” 그 시절 아버지들이 자신을 희생하며 우리에게 물려주려 한 세상은 과연 어 떤 것이었을까. 단지 물질적으로 풍족 한 세상이었을까. 어쩌면 우리 아버지 들이 후대에게 물려주려 한 세상은 사 람과 사람이 평화로운 세상이 아니었 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우리의 자식들에게 전해주고픈 세상이 바로 그 런 세상이듯이. 신민섭 영화칼럼니스트
커피의 인문학 / 누군가에게는 간절한 ‘흙냄새’의 진실 ‘흙냄새’(Earthy)는 두 가지의 얼굴 을 가지고 있다. 은은할 때는 지그시 눈 을 감게 하지만, 자극적일 때는 시궁창 을 연상케 하며 눈살을 찌푸리게도 한 다. 따라서 “커피에서 흙냄새가 난다” 고 말할 때는 보충 설명이 필요하다. 자 칫 그 커피를 만든 사람에게 모욕을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실 흙냄새는 와인과 차, 맥주의 맛 을 묘사하는 데도 요긴하게 쓰인다. 와 인의 경우, 카베르네 소비뇽 품종으로 빚어내는 프랑스 보르도의 포므롤와인 과 이탈리아 토스카나와인은 숙성 정도 에 따라 흙냄새가 매력적으로 피어난 다. 상면발효한 에일맥주에서도 흙냄새 를 어렵지 않게 감상할 수 있다. 스카치 위스키의 고유한 피트(Peat)향은 흙냄 새와 닮았다. 발효과정을 거치는 우롱 차나 보이차, 홍차에서 타닌(Tannin) 이나 테아닌(Theanine), 무기질 등 차 속의 성분들이 발효취와 어우러지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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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오스민은 그리스어로 흙냄새를 뜻한다
그윽한 흙냄새가 나온다. 우리에게는 흙이라고 하면 고향 땅을 떠올리는 본능이 있는 듯하다. 흙은 생 명이 태어난 곳이며 결국 우리가 향하 는 종착지가 아닌가? 이런 인식이 깊게 뿌리내려 있기 때문인지 흙냄새를 만나 면 삶을 돌아보게 된다. 바로 커피의 향 을 음미하는 순간이다. 그러나 적지 않은 커피학도들이 흙냄 새를 향미의 오점(Aromatic taints) 이라고 단정하는 탓에 흙향기의 진면목
이 제대로 조명받지 못하고 있다. 커피 테이스터(Coffee Taster) 자격증을 취 득하는 과정에서 프랑스의 장 르누아르 (Jean Lenoir)가 만든 아로마키트 ‘르 네뒤카페’(Le Nez Du Cafe)가 사용되 는 경우가 많다. 커피에서 느껴지는 36 가지의 향을 세트로 만든 것인데, 1번 병에 흙냄새를 유발하는 액체가 담겨 있다. 주성분은 지오스민(Geosmine). 그리스어로 ‘Ge’는 흙(Earth)을, ‘Osme’는 냄새(Smell)를 각각 뜻한다. 사실 대기 중에도 흙냄새가 고루 퍼 져 있다. 지구와 달 사이에 개미 한 마 리가 차지하는 정도의 미약한 향이다. 인간의 후각은 100억분의 1을 감지할 수 있을 만큼 민감하다. 이는 올림픽 수 영장 200개를 합한 만큼의 물에 티스 푼 한 술 정도 섞인 양을 감지하는 능력 이다. 커피에서 나는 흙냄새는 건조가공 (Dry processing)의 향미적 특성이다.
파치먼트(커피 열매의 껍질)를 땅바닥 에 펴놓고 점액질을 말리는 과정에서 흙냄새가 배어 들어가기 때문이다. 에 티오피아 하라, 인도네시아, 아이티의 일부 재배자들은 흙냄새를 내기 위해 파치먼트를 땅에 살짝 짓누른 뒤 물을 축였다가 다시 말린다. 이런 방식을 통 해 좋은 흙냄새가 나오기를 소망한다. 특히 에티오피아에서는 흙냄새를 좋은 것부터 블랙(Black), 레드(Red), 그레 이(Grey) 등 3등급으로 나눠 표현한다. 블랙은 검은 빛이 감도는 신선한 토양 이고, 블랙은 분해가 충분하게 이루어 지지 않아 다소 자극적인 냄새가 나며, 그레이는 좋지 않은 냄새가 나기 시작 하는 진흙을 연상하면 되겠다. 흙은 자연이고, 흙냄새는 누군가에게 는 간절한 향미이기도 하다. 흙냄새가 비친다고 해서, 무조건 결점이 있는 커 피로 취급해선 곤란하다. 박영순 경민대 호텔외식조리과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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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 영시
2015년 4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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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으로 접속하는 유네스코한위 페이스북 유네스코 키즈 프로그램 사진 콘테스트 수상작 발표
“환영합니다” 2015년 상반기 연수인턴들 첫 출근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차세대팀에서는 지
뽑혔는데요, 입상한 사진은 서울 명동 유네
한국외대와 한양대 학생들로 구성된 2015
난 1월 프랑스와 벨기에로 해외현장학습을
스코회관 12층 ‘배롱나무카페II’에서 개최될
년도 상반기 연수인턴 8명이 3월 2일부터 4
다녀온 키즈 프로그램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사진전에 전시됩니다. 현장에서 바쁜 일정
개월간의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인턴십에 참
‘2기 유네스코 키즈 프로그램—해외현장학
을 소화하는 와중에도 재미있는 사진을 보
여하게 되었습니다. 이들 인턴들은 각기 배
습’ 사진콘테스트를 개최했습니다. 아이들
내주신 모든 참가 어린이 및 멘토들께 다시
치된 부서의 업무를 체험하면서, 톡톡 튀는
의 꿈과 웃음이 담긴 많은 사진들 중 박소연
한 번 감사드립니다!
아이디어와 넘치는 열정을 한국위원회를 홍 보하는 데 아낌없이 쏟을 예정입니다. 유네
학생, 이호연 학생, 신지혜 멘토의 사진이
스코회관에 활기를 불어넣어 줄 새 인턴 친 구들, 모두 화이팅입니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어디까지 알고 있니?
키즈콘테스트 입상작_박소연
키즈콘테스트 입상작_이호연
서울대학교 경력개발센
에는 작년도 기자단이 교육/
터에서 운영하고 있는 ‘서
연구, 언론/예술, 정부/공공기
울대 커리어 기자단’은 매
관, 국제기구/비영리기관, 벤
년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
처/창업 등에서 종사하고 있
하고 있는 선배들을 인터
는 24명을 만나 인터뷰한 기사
뷰해 <서울대 커리어 기
가 실려 있습니다. 저희 위원
자단과 함께하는 Career
회 직원 인터뷰도 수록되어 있
Story>라는 책으로 발간
으니, 관심있는 분들은 참고하
하고 있습니다. 올해 발간
세요!
된 <Career Story 2014>
아프리카 아이들의 열의를 품고 돌아왔습니다 키즈콘테스트 입상작_신지혜
프랑스 포르그 사파리의 새 식구 ‘유네스코’를 소개합니다 지난 3월 11일, 프랑스 아르데슈에 있는
기 유네스코’의 모습과, 퐁다르크 동굴에 새
포르그 사파리에서 귀여운 아기 흰코뿔소
겨져 있는 ‘할아버지 유네스코’의 모습을 비
가 태어났어요. 세계적 멸종 위기종인 흰코
교해 보는 것도 재미있겠네요 :-)
뿔소가 태어난 것도 경사지만, 중요한 것은
“교실에 칠판이 없으니까 집에 있는 문짝
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에 유네스코한국
을 뜯어 와 아이들을 가르칠 정도로 교육에
위원회는 지난 2010년부터 유네스코 브릿지
대한 열의가 정말 대단했어요.”
아프리카 프로젝트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아프리카 르완다에서 유네스코 브릿지
이제 여러분의 관심과 응원으로 아프리카에
아프리카 프로젝트 활동가로 일한 선연희
배움의 다리를 놓아주세요! 후원하러가기: http://peace.unesco.or. kr/menu_03/general/
활동가는 아프리카 주민들의 뜨거운 교육 열의를 이렇게 전했습니다. 지난 3월 18일 유네스코회관에서는 지난 1년간 아프리카 6개국에서 문해교육을 위해 구슬땀을 흘린 유네스코 브릿지 활동가들의 귀국 보고회
아기 코뿔소의 이름이 “유네스코”라는 것!
및 해단식이 열렸습니다. 아프리카 사하라
(두둥!) 지난해 프랑스의 ‘퐁다르크 장식동
사막 이남 지역의 많은 주민들은 교육의 혜
굴’(Grotte Chauvet-Pont d’Arc)이 유네
택을 받지 못해 빈곤의 악순환 속에서 벗어
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것을 기념해 지 어준 특별한 이름이라고 하네요.
실시간으로 유네스코한국위원회의 이야기를 만나고 싶다면 유네스코
퐁다르크 장식동굴에는 아기코뿔소 ‘유 네스코’의 조상들을 비롯해 매머드, 곰, 사 (출처 : Safari de Peaugres)
자, 들소 등 3만 6천년 전에 살던 다양한 동 물들이 그려져 있다고 합니다. 포르그 사파 리에서 풀을 뜯으며 한가로이 볕을 쬐는 ‘아
아기 흰코뿔소 UNESCO의 이야기: http://blog.unesco.or.kr/220310555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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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로 만나는 우리
시
별을 쳐다보며
성균관대 유네스코 국제문화정책 석사과정 학생들 방문
Looking Up at the Stars 김광섭
저 멀리서 반짝이는 저 별들은 어데서 와서 어데로 감인지 나는 그것을 알고자 함이 아니나 끝없이 넓은 공간에 흩어져 서로 사귀고 서로 영광을 누리는 거룩한 법칙 아래 다툼없이 빛을 주고 받으며 영원히 반짝이는 저 별들은 모두다 스스로의 자리를 지키고 모두다 스스로의 갈길을 가나니
지난 3월 10일 서울 명동 유네스코회관에
특강을 들었습니다.
외로운 곳에 섰을지라도
수강생들은 이번 한 학기 동안 <유네스
에 유네스코한국위원회와 성균관대 문화융
코 문화정책의 이해>와 <유네스코 세계유
영혼을 삼으면
합대학원이 협력해 신설한 ‘유네스코 국제
산과 국제협력> 2개 수업에 참여하게 됩니
나도 저 별 하나가 되리라
문화정책’ 석사과정의 수강생들인데요. 올
다. 앞으로도 보다 많은 학생들이 유네스코
해 본격적으로 석사과정을 시작하기에 앞
문화 분야 국제정책에 관심을 갖고 석사과
김광섭(1906.9.21-1977.5.23)
서, 이날 수강생들은 유네스코회관을 방문
정에 참여하게 되었으면 좋겠네요!
한국의 시인으로 광복 전후 문화계·관계·언론계 등 에서 활동하였다. 중앙문화협회, 조선문필가협회를 창립하였고,《자유문학》을 발간하였다. 대표작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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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attered in endlessly vast space Becoming friends and rejoicing in each other’s glory Beyond sacred laws Effortlessly giving and receiving light Eternally twinkling, those stars All keeping station by themselves All going their ways by themselves Though they become dim visitors to earth
비록 지상의 어두운 손님이 되어
특별한 손님들이 찾아왔습니다. 작년 10월
해 민동석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사무총장의
Kim Gwang-sop Away off there twinkling, those stars Where they come from, where they go I have no desire to know
자율(自律)하는 천성을 얻어
To stand in a lonely spot, Should I acquire their free nature And adopt a soul, I, too, would be one of those stars Translated by Edward D. Rockstein 북동 비둘기>, <고독>, <푸른 하늘의 전락>, <고민 의 풍토> 등이 있다. 예술원회원, 경희대 교수를 역임 하였다. 국민훈장 모란장, 건국포장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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