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뉴스> 2015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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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4년 1월 창간 / 제707호

2015년 5월 1일

닦아주세요! 네팔의 눈물 도와주세요! 일어설 수 있도록 ‘세계의 지붕’ 히말라야 산맥 남서면에 자리한 내륙국가 네팔. 1인당 국민소득이 우리 돈 80만 원도 안 되는 가난한 나라지만, 사람들 마음만은 그 어디보다 풍요로웠던 이 땅에 지난 4월 하순 엄청난 비극이 찾아왔습니다. 최악의 대지진으로 6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죽고, 부상자도 1만 4000명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수십만 채의 집과 건물이 무너져 내려 수많은 이재민이 거리로 내몰리게 되었습니다. 구조작업이 진행되면서 안타깝게도 피해 규모는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수도 카트만두 거리는 폭격당한 도시처럼 무너져 내린 건물투성이입니다. 그 북동쪽 신두팔촉 지역은 아예 폐허처럼 변해버렸습니다. 학교도, 집도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가족을 잃은 이들의 오열과 비탄이 그 빈자리를 맴돌고 있습니다. 해맑던 아이들의 두 눈엔 눈물이 그렁그렁합니다. 네팔의 눈물입니다. 과연 그들에게 무엇이 위로가 될까요? 지금 이 순간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함께 아파하고, 함께 나누는 일뿐인 것 같습니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가 우리 국민의 따뜻한 마음을 기다리며 ‘네팔 교육재건 캠페인’을 시작합니다. 지진으로 무너진 네팔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흙더미에 주저앉은 아이들이 더 나은 미래를 꿈꿀 수 있도록 교육으로 돕는 일입니다. 네팔 어린이들에게 빵과 식수만큼이나 절실한 것은 결국 책과 연필입니다. 우리가 오래 전 경험했던 것처럼, 교육이야말로 불행한 오늘을 바꿀 수 있는 가장 큰 희망이니까요. 과거 6·25전쟁의 폐허 속에서 대한민국이 유네스코의 교육 지원으로 다시 일어설 수 있었듯, 여러분의 후원이 무너진 네팔을 일으키는 데 큰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학교를 잃은 아이들이 함께 모일 수 있는 작은 교실, 흙더미에 파묻힌 낡은 교과서를 대신할 책들, 아이들이 손에 쥔 나뭇가지를 대체할 연필…. 여러분이 모아 주신 후원금은 유네스코네팔위원회로 전달돼 가장 시급한 교육 현장에 소중하게 쓰일 것입니다.

참여 방법 : 유네스코한국위원회 홈페이지(http://peace.unesco.or.kr) 접속 / 희망의 전화(1800-9971)

“기부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저축입니다” 외환은행나눔재단, 인도 소외계층 여성 교육 위한 기금 한위에 전달 외환은행나눔재단이 유네스코한국위 원회가 펼치는 ‘유네스코 브릿지 아시 아 프로젝트’를 후원한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사무총장 민동 석)와 외환은행나눔재단(이사장 김한 조)은 4월 22일 서울 명동 유네스코회 관에서 ‘인도 소외계층 여성 문해교육 을 위한 지원금 전달식’을 가졌다. 인도 소외계층 여성 문해교육은 유네 스코한국위원회가 추진하는 ‘유네스코 아시아 브릿지 사업’의 일환으로, 아시 아 저개발국의 현지 기관과 협력해 교육 을 통한 빈곤 퇴치를 실현하는 국제적인 공익사업이다. 이번 지원금(3000만 원) 은 인도 동부에 위치한 우타르 프라데시 주 바라나시 지역에 거주하는 소외계층 여성(불가촉천민, 이슬람집단) 600여 명

4월 22일 유네스코한국위원회와 외환은행나눔재단은서울 명동 유네스코회관에서 인도 소외계층 여성 문해교육을 위한 지원금 전달식을 가졌다

의 교육권 강화와 사회적 권리 및 환경 개선을 위해 약 1년간 쓰일 예정이다. 외환은행은 인도 시장의 금융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2008년부터 운영해 오던 뉴델리사무소를 지난 3월 11일 지점으 로 전환해 영업하고 있다. 해외영업망 진출 국가에 대한 인도적 차원으로 유 네스코한국위원회와 함께 인도 소외계 층 여성 문해교육을 지원하기 위해 이 번 기금을 전달했다. 이날 지원금 전달 식에는 민동석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사 무총장과 진성오 외환은행나눔재단 상 근이사를 비롯해 양 기관 관계자 10여 명이 참석했다. 민동석 사무총장은 “외환은행나눔재 단과 함께하는 인도 소외계층 여성 문 해교육 지원사업은 빈곤 속에서 글 읽 기와 쓰기 등의 기초적인 교육조차 받 지 못하고 있는 인도 여성들에게 큰 도 움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지구촌 곳곳의 소외된 이웃을 위한 많은 관심 과 후원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부록 : 후원 안내 리플릿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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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안 놓고 열띤 논의, 세계교육포럼 참여도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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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칼럼·주재관 서신

지난 4월 파리 본부서 유네스코 집행이사회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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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교육포럼 참가 노벨평화상 수상자 카일라쉬 사티아르티 ‘테드’ 강연록

지난 4월 13일부터 23일까지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 본부에서 제196차 집행 이사회가 열렸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에서는 예산안, Post-2015 개발 의제 참여 방안 등이 논의된 이번 집행이사 회에 민동석 사무총장을 비롯한 관계 직원들이 대표단의 일원으로 참가해 활 발한 대외 활동을 펼쳤다. 특히 집행이사회에서 뜨거운 화두가 된 것은 예산 책정안이었다. 인플레이 션과 법적 비용 등만 최소한으로 반영 하자는 안(무실질성장안), 금액 자체를 동결하자는 안(무명목성장안), 그 둘의 중간치를 산정해 반영하자는 안(절충 안) 등 세 가지 방안이 논의됐는데, 대 다수 회원국들은 절충안에 무게를 실어 주었다. 아울러 많은 회원국들은 예산 운용과 관련해 사무국에 보다 높은 투명성, 효

6면 인포그래픽으로 본 ‘모두를 위한 교육’ 15년 7면

특집 / 한눈에 보는 2015 세계교육포럼

8면 한위 ‘새 식구’ 브릿지 전문요원 2인 인터뷰

10면 후원 인터뷰 / ‘가족 후원자’ 조노현 씨 가족 12~13면 청소년 세계시민 프로젝트 속으로 15면 꿀벌 생태공원과 생명의 나팔꽃 세계문화예술교육주간 이모저모 16면 승격 예고 &lt;동의보감&gt; 다시 보기 지난 4월 개최된 제196차 유네스코 집행이사회 모습

율성·효과성 및 책임의식을 요구했다. 이리나 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은 기조발언을 통해 현재 전 세계적으로 극단주의, 평화에 대한 위협, 폭력이 만 연되고 있는 데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유네스코가 평화와 지속가능한 개발이 라는 책임과 의무를 지속적으로 수행해 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유네스

평화 · 나눔 전파할 제3기 대학생 볼런티어 발대식 개최 5월 8일 유네스코회관서… 고은 시인 특강도 진행 ‘유네스코 대학생 볼런티어’ 제3기 발 대식이 5월 8일 서울 명동 유네스코회관 11층 유네스코홀에서 개최된다. 이번 발대식에는 볼런티어 프로젝트 3기 참가자들뿐만 아니라 제2기 참가자 를 비롯해 볼런티어 프로젝트 수료자들 로 구성된 유봄(UVom) 운영위원들이 참석하며, 유네스코한국위원회 평화친 선대사를 맡고 있는 고은 시인의 특별

강연도 예정돼 있어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발대식 이후 유네스코 대학생 볼 런티어 제3기 참가자들은 경기도 이천 유네스코평화센터에서 1박2일간 워크숍 을 가질 계획이다. 유네스코 대학생 볼런티어 프로젝트 는 평화 빈곤 기후변화 등 전 지구적인 문제에 대해 대학생들의 참신한 시선 으로 해결책을 찾아보고, 그 결과물을

코가 전문성 및 리더십을 통해 Post2015 개발 의제 확정에 주도적으로 참 여해야 한다고 강하게 요청했다. 아울 러 보코바 사무총장은 5월 인천에서 개 최되는 세계교육포럼이 Post-2015 교 육 어젠다 확립에 기여할 수 있도록 회 원국들이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 달라고 고영아 국제협력조정팀 당부했다.

함께 공유하는 프로그램으로, 유네스 코한국위원회가 유네스코의 다양한 이 슈에 대한 젊은이들의 관심과 참여를 촉진하기 위해 지난 2013년부터 진행 하고 있다. 이번에 유네스코 대학생 볼런티어 3 기로 참가하는 대학생 20개 팀은 지난 4 월 공모를 통해 선발됐으며, 앞으로 5개 월간에 걸쳐 ‘평화’와 ‘나눔’을 주제로 홍 보, 교육, 증진 등을 위한 팀별 프로젝트 한명희 차세대팀 를 수행하게 된다.

17면 한국의 서원 / 덕천서원 18면 유네스코 토픽 / 98일간의 세계일주 19면 지구촌 트렌드 / 더 쉬워진 기부 ‘이지 오블리주’ 20면 과학 이야기 / ‘거대 가속기’, 우주 신비 벗길까 23면 지상 페이스북 ·영어로 만나는 우리 시

창간일 1964. 1. 10 / 등록번호 서울 라08043 발행처 유네스코한국위원회 발행인 겸 편집인 민동석 편집 송영철, 김보람, 김현정 편집디자인 정명진 대표전화 02-6958-4100 주소 (우)100-810 서울시 중구 명동길 (유네스코길) 26 인쇄 (주)프린피아 기사관련 문의 02-6958-4180 구독신청 및 변경 news@unesco.or.kr

유네스코뉴스 퀴즈 지난 4월 일어난 대지진으로 엄청난 피해 를 입은 아시아 국가가 있습니다. 이 안타까 운 소식에 지구촌 곳곳에서 구호를 위한 성금 과 성품이 답지하고 있는데요, 유네스코한국 위원회도 이 나라를 돕기 위해 특별한 캠페인

유네스코한국위원회와 ‘환상 호흡’ 기대 이병현 주유네스코 신임 대사 공식 업무 시작 이병현 주유네스코 대한민국대표부 신임 대사가 4월 28일(현지시간) 파리 유네스코 본부에서 이리나 보코바 유 네스코 사무총장에게 신임장을 전하고, 공식 활동을 시작했다. 이날 보코바 사무총장을 만난 자리에 서 이 대사는 일본의 강제징용지 유네 스코 세계유산 등재 움직임에 대한 우 려를 전하고, 유네스코 측에 건설적인 역할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 대사는 출

유네스코 꿈나무들 함께 모여 ‘정 나누고 꿈 응원’ 5월 23일 한글박물관서 ‘유네스코 키즈 홈커밍데이’ 연다 차세대 글로벌 리더를 꿈꾸는 유네스 코 키즈 1, 2 학생들이 한자리에 모여 서 로의 꿈을 응원하는 자리가 마련된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한위)는 오는 5월 23일 국립중앙박물관 내 국립한글박물 관 강당에서 ‘유네스코 키즈 홈커밍데이 (Homecoming Day)’를 열 계획이다.

이날 행사에는 유네스코 키즈 프로 그램이 배출한 1, 2기 학생들뿐만 아니 라 키즈 가족과 대학생 멘토, 협력·후 원 기관 관계자들을 비롯해 해외현장 학습 때 직접 1, 2기 키즈 일행을 이끈 민동석 사무총장과 한위 관계자가 자 리를 함께해 대화와 친목의 시간을 가

국 전 유네스코한국위원회를 방문, 민 동석 사무총장을 예방하고 유네스코 현 안을 논의한 바 있다. 이병현 대사는 외무고시 13회 출신으 로 주유엔 공사참사관, 교육인적자원부 국제교육정보화국장, 주프랑스 공사, 주노르웨이 대사를 지내고 지난 2013년 말부터 국립국제교육원장으로 일해왔 다. 두 차례 교육부 근무를 통해 교육문 화 분야에 정통하고, 유엔 등 다자외교 분야에 오래 종사해 국제기구에 대한 탁월한 전문성을 갖춘 것으로 평가 받 고 있다.

질 예정이다. 한위는 유네스코 키즈 프 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이 온·오프라인 에서 지속적으로 교류하고 서로의 꿈을 격려하며 함께 성장하는 계기를 마련하 기 위해 홈커밍데이를 기획했다. 유네스코 키즈 프로그램은 어린이들에 게 세계시민으로서의 올바른 가치관과 미 래 글로벌 리더로서의 꿈을 심어주기 위 해 한위가 2013년 처음 시작한 차세대 인 재 양성 프로그램이다. 한명희 차세대팀

을 시작했습니다. 이 나라의 이름은 무엇일까 요? 1. 스리랑카 2. 네팔 3. 미얀마 퀴즈응모하기 : 5월 15일까지 www.unesco.or.kr/quiz 정답자 가운데 추첨을 통해 소정의 상품을 보내드립니다.

유네스코 UNESCO United Nations Educational Scientific and Cultural Organization

유네스코는 교육, 과학, 문 화, 정보, 커뮤니케이션 분 야에서 국제협력을 촉진하 여 세계평화와 인류발전에 이바지하는 유엔 전문기구 입니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 Korean National Commission for UNESCO

유네스코한국위원 회는 1954년 ‘유네 스코 활동에 관한 법 률’에 따라 설립된 기관으로 국내외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해 유네 스코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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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자도 빚고, 교육 위한 나눔도 동참하고 이천도자기축제서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캠페인 부스 뜨거운 호응 세계적 도자축제인 제29회 이천도자 기축제가 4월 24일부터 5월 17일까지 ‘도 자, 색에 물들다’라는 주제로 경기도 이 천시 설봉공원에서 열리고 있다. 행사장 일대에서는 도자교육, 도자전 시 및 판매, 도자빚기체험, 공연/이벤트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되어 가족 단 위 방문객들에게 많은 볼거리, 체험거 리, 먹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올해 는 도자체험에 ‘교육’ 요소를 강화하여 도자문화교육 프로그램을 신설했을 뿐

아니라 전 세계 가난한 이웃들을 교육 지원으로 돕는 유네스코한국위원회의 캠페인 부스도 함께 운영되고 있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의 부스에서는 무 료 캐리커처/페이스페인팅 이벤트, 종이 저금통 만들기 프로그램, 포토존이 진행 되고 있으며, 축제 방문객들로부터 가장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5월 가정의 달, 알찬 이천도자기축제 에서 유네스코한국위원회와 함께 즐거운 추억을 만들어 보자. 김선영 후원개발팀

2015 ‘한국 로레알 · 유네스코 여성생명과학상’ 주인공을 찾습니다 라이징 탤런트(RISING TALENTS) 부 문에 한국 측 후보로 추천될 수 있다. 올해로 14회를 맞는 ‘한국 로레알-유 네스코 여성생명과학상’은 국내 생명과 학분야에서 학술활동 및 연구업적이 탁 월하고, 생명과학분야 발전 기여도와 성 장 잠재성이 큰 여성과학자들을 발굴하 고 지원하기 위해 제정되었다. 로레알코 리아,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여성생명과

학기술포럼이 공동 주관하며, 2002년부 터 지난 13년간 53명의 수상자를 배출해 국내 최고 권위의 여성생명과학자 상으 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더불어 로레알은 1998년부터 ‘로레 알-유네스코 세계여성과학자상’을 유 네스코와 공동 발족해 국제적으로 여성 과학 진흥을 위해 지원하고 있으며, 총 115개국에서 2000여 명의 여성과학자 들을 발굴해 세계적인 과학자로 성장하 고 연구를 지속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기존의 유물 중심의 전시관에서 다양 한 김치 동영상과 디지털 기술이 결합된 디지털콘텐츠 박물관으로 재탄생한 뮤 지엄김치간(間)은 앞으로도 김치 학습, 영상, 체험을 함께 경험할 수 있는 복합 문화공간으로서 김장문화의 독창성과

가치를 국내외 관람객들에게 알릴 예정 이다. 관람 수익금의 일부는 유네스코한 국위원회에 전달돼 지구촌 교육 지원사 업에 쓰이게 된다. 관람시간은 오전 10 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매주 월요일은 김지현 문화커뮤니케이션팀 휴관한다.

기여도-성장 잠재성 높은 여성 생명과학자 대상 학술진흥상, 펠로십 두 부문 공모 로레알코리아(대표이사 사장 얀 르부 르동)와 유네스코한국위원회(사무총장 민동석), 여성생명과학기술포럼(회장 김 성주)이 ‘2015 한국 로레알-유네스코 여 성생명과학상’을 공모한다. 공모 분야는 △학술진흥상 △펠로십 총 두 부문으로 구성되며, 마감은 5월 26 일까지다. 자세한 모집 요강 및 추천서 양식은 여성생명과학기술포럼 홈페이지

(www.womenbioforum.org) 공지사항 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최종 수상자는 ‘한국 로레알-유네스코 여성생명과학상’ 선정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선정된다. 학술진흥상 수상자 1명 에게는 상패 및 부상 2000만 원, 펠로십 수상자 3명에게는 상패 및 부상 각 500 만 원이 수여된다. 특히 펠로십 수상자는 ‘로레알-유네스코 세계여성과학자상’의

유네스코 무형유산 김장문화, 인사동에서 만나다 체험·영상으로 즐기는 김치… 복합문화공간 ‘뮤지엄김치간’ 문 열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 된 김장문화를 세계에 알려온 풀무원김 치박물관이 한류문화의 중심인 서울 인 사동으로 이전해 지난 4월 21일 ‘뮤지엄 김치간(間)’이란 이름으로 새롭게 문을 열었다. 풀무원김치박물관은 1986년부 터 국내외 수많은 관람객들에게 김장문 화의 독창성과 가치를 알려온 국내 최초 의 식품박물관으로, 2015년 3월 CNN이 뽑은 ‘세계 11대 음식박물관’에 선정된 바 있다.

이번에 재개관한 뮤지엄김치간(間) 은 인사동의 중심인 ‘마루’ 본관(인사동 길 35-4) 4~6층에 자리 잡고 있으며, 전 체 규모는 176평(580.78㎡)이다. 김치간 내부는 △4층 ‘문화소통공간’(김치마당, 김치사랑방, 과학자의방) △5층 ‘숨 쉬는 김치를 만나는 공간’(김치공부방, 김치 움, 카페디히), 그리고 △6층 ‘김장문화 체험공간’(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헌정방, 김장마루, 김치공방, 김치를 맛 보는 방)으로 구성돼 있다.

세계유산 부스에 ‘교육으로 잇는 희망’ 함께 싣는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 6월 초 ‘2015 하나투어 여행박람회’ 참가 유네스코한국위원회가 ‘2015 하나투어 여행박람회’를 통해 ‘유네스코한국위원 회와 함께하는 세계유산여행’이라는 이 름으로 하나투어와 공동 개발 중인 세계 유산 관광 및 교육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일산 킨텍스에서 6월 5일부터 7일까지 개최되는 이번 박람회에는 해외 관광관 련기관, 대사관, 국내 지방자치단체, 항 공사, 호텔 등이 대거 참여해 국내 최대 규모인 860개 부스가 운영될 예정이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세계유산 프로 그램 관련 부스를 운영하며 지구촌 교육 지원 활동도 소개할 계획이다. 지난해 약 8만 7000여 명의 관람객이 방문하며 ‘여름휴가를 위한 필수 준비 코스’로 자

리매김한 하나투어 여행박람회는 올해 에도 방문 기록을 갱신하며 더 많은 관 람객을 불러 모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와 하나투어는 지 난 2월 16일 ‘세계유산 보호 및 공동 여 행프로그램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 결하고 세계유산 전문 가이드 교육 등 다방면에서 협력해 나가고 있다. 또한 공동 여행 프로그램 개발을 통해 세계유 산지역을 방문하는 여행객들에게 깊이 있고 차별화된 콘텐츠를 제공하는 한편, 그 수익금의 일부를 세계유산 보호와 개 도국 교육지원을 위한 기금으로 사용하 기로 합의한 바 있다. 서지형 문화커뮤니케이션팀

열정과 도전정신을 가진 당신을 기다립니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신입직원(정규직) 채용 인류의 꿈인 ‘평화와 발전’,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한 변화를 만들고 있습니다. 꿈을 현실로 만드는 주역이 되고 싶지 않으십니까? ‘인간의 마음에 평화의 방벽’을 쌓는 유네스코 활동을 통해 더불어 사는 세상을 함께 만드는 일, 바로 당신이 유네스코한국위원회에서 만들어 나갈 수 있는 비전입니다. 열정과 도전정신을 가진 당신을 기다립니다. ▶ 채용 분야 및 인원 : 일반 분야 O명, 회계 분야 1명 ▶ 접수마감 : 5월 20일(화) 낮 12시(정오) ▶ 지원방법 : 온라인 지원 ※ 자격요건, 전형절차 등 자세한 사항은 유네스코한국위원회 홈페이지 (http://www.unesco.or.kr/recruit)를 참조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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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교정상화 50주년에 돌아보는 한일관계

정재정

서울시립대학교 교수 전 한위 인문사회과학분과 위원장

한국과 일본은 1945년 종전과 해방 이후 파란만장한 국내외 정세에 대응하면서 복잡다단하지만 대체로 선린 우호관계를 맺어왔다. 국교정상화 50년을 맞아, 한국의 시각에서 현대 한일관계사(1945∼2015년)의 궤적을 회 고하면 대체로 다음과 같다. 제1기(1945∼1965년)는 한국과 일본이 식민지지배로 야기된 과거사를 정리하고 국교를 재개하기 위해 노력 한 시기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연합국은 일본과 샌프란 시스코강화조약을 체결해 아시아·태평양전쟁의 처리를 마무리했다. 한국과 일본은 그 틀 속에서 14년에 걸쳐 마라톤회담을 전개했다. 이른바 한일회담이 그것이다. 한일회담은 역사인식과 과거사 처리 등을 둘러싸고 견 해 차이를 좁히지 못한 채 난항을 거듭했다. 한반도에서 6·25전쟁이 일어나는 등 냉전의 분위기가 세계를 휩쓸었 다. 한국과 일본은 각각 미국과 안보동맹을 맺고 미국의 압도적 영향 아래 자유민주주의와 자본주의 체제로의 문명전환을 이룩했다. 제2기(1965∼1979년)는 한국과 일본이 수직적·비대칭 적 관계를 맺은 시기다. 한국과 일본은 국교정상화 조약 을 체결해 일단 과거사를 정리하고 대등한 국가로서 국 교를 재개했다. 한국은 ‘청구권 자금’과 연계해 일본의 자본과 기술을 도입하고, 조국근대화와 민족중흥을 표 방하며 경제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그 결과 한국은 신흥

주재관 서신

공업국가의 선두로 부상하고, 외국으로부터 ‘한강의 기 적’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반면에 일본과 경제 면에서는 수직적 분업관계, 정치 면에서는 비대칭적 유착관계에 놓이게 됐다. 이것을 뒷받침한 것이 한국에서는 개발독 재·권위주의, 일본에서는 자민당 1당 우위의 정치체제 였다. 1970년대 초부터 일본과 미국이 중국과 수교하는 등 동아시아의 국제정세에 데탕트의 분위기가 감돌았지 만, 남북한의 대결이나 베트남전쟁 등에서 보듯이 동아 시아는 아직 냉전의 분위기에서 젖어 있었다. 한국과 일 본 사이에도 반공연대가 건재하여 역사인식이나 과거사 처리, 독도영유권 등을 둘러싼 갈등과 대립은 심하게 불 거지지는 않았다. 제3기(1979∼1998년)는 한국과 일본이 수직적 관계에 서 벗어나서 상대적 수평화 단계로 진입한 시기다. 한국 이 일본에서 소재와 설비를 도입해 수출하는 무역구조 는 여전했지만, 자본과 기술에서 일본 의존도는 현저히 낮아졌다. 세계무대에서 일본기업과 시장을 다투는 한 국기업도 생겨났다. 소련과 중국의 개혁·개방 등 세계가 냉전에서 탈피하는 움직임이 나타나 한국과 일본의 반 공연대도 약화되는 경향을 보였다. 한국에서는 정치의 민주화와 사회의 다원화가 괄목할 만하게 진전되었다. 그리하여 권위주의 시대에 봉인되었던 역사인식과 과거 사 처리를 둘러싼 갈등이 표출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일 본에서는 자민당 1당 중심 체제가 무너지고 자민당 위 주의 연립정권이 출현했다. 일본과 한국 사이에 역사인 식과 과거사처리 등을 둘러싸고 갈등과 타협이 되풀이 되는 가운데, 상당한 정도의 상호접근이 이루진 것은 주 목할 만한 현상이었다. 제4기(1998∼2015년)는 한국과 일본이 상대적 균등화 로 이행하기 시작한 시기이다. 1990년대 초까지만 하더 라도 한국의 국내총생산액은 일본의 12분의 1에 불과했

는데, 2012년에는 그것이 5분의 1 정도로 축소돼 격차가 상당히 줄어들었다. 한국의 대일 무역의존도는 1965년 수출 25.5% 수입 37.8%이었는데 2012년 수출 7.1%, 수 입 12.4%로 현저히 약화됐다. 한국의 기업이 세계시장 에서 일본의 기업을 제치거나, 한일합작으로 세계시장 에 진출하는 사례도 등장했다. 스포츠와 예술 등의 면에 서도 상호 경합이 치열해졌다. 한류와 일류 붐에서 보듯 이 두 나라 국민의 생활과 의식에 하이브리드 현상이 확 산되었다. 한국에서는 여야가 투표를 통해 정권을 교체 함으로써 민주주의가 뿌리를 내리고 시민운동이 세력을 확대했다. 일본에서도 민주당으로 정권이 교체되기도 했지만, 국정운영의 실패로 국민의 지지를 상실해 자민 당 독주의 보수정치로 회귀했다. 그리하여 역사인식과 과거사 처리, 독도영유권 문제 등을 둘러싸고 한국과 노 골적으로 대립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중국의 국력이 급 속히 팽창하고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는 등 동아시아 의 안보정세가 긴장되는 가운데 미국과 일본의 동맹이 더욱 공고해지는 현상이 나타났다. 그 사이에서 한국의 위상이 높아진 반면, 어느 쪽에 경사될 것인가를 둘러싸 고 압박과 의심을 받는 상황에 처했다. 한국과 일본은 역사인식과 과거사 처리 등을 둘러싸 고 갈등을 되풀이했지만, 기본적으로는 타협을 통해 서 로 개선하고 보완하는 여정을 걸어왔다. 그러나 2012년 이후의 갈등은 사정이 다르다. 역사갈등의 최종 관리자 인 양국 정상이 정면에서 부딪침으로써 타협의 여지가 극히 좁아졌다. 이것은 한일관계 전반에도 나쁜 영향을 미쳐 수습의 실마리를 찾지 못할 상황이 되었다. 설령 양국 지도자의 결단에 의해 역사갈등이 봉합된다 하더 라도 이후의 한일관계는 종래와는 다른 차원으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2012년 이후의 한일관계는 앞으 로 제5기로 구분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일흔 살’ 유네스코가 우리에게 주는 의미

김은영

주유네스코 대한민국대표부 주재관

고희(古稀). 고래로 드문 나이란 뜻 으로, 일흔 살을 이르는 말입니다. 올해 유네스코가 일흔 살이 되었습니다. 2차 대전이 끝난 후 ‘전쟁은 인간의 마음에 서 생기므로 평화의 방벽을 쌓을 곳은 인간의 마음’뿐이라는 데 뜻을 모아 교 육, 과학, 문화, 정보·커뮤니케이션 분 야에서 협력해 세계 평화를 도모하고자 유네스코가 탄생했습니다. 2014년 가을 집행이사회 이후로 유네 스코 설립 70주년을 기념하고 축하하는 행사가 연중 열리고 있습니다. 지난 4월 28일, ‘인간 존엄성에 기여해온 유네스 코 70년’이라는 이름의 기념행사가 열 렸습니다. 유엔의 수장인 반기문 사무 총장도 이 자리에 참석해 축하 인사를 전해주셨습니다. “전쟁 후 한국이 폐허 가 되었을 때 유네스코가 지원해 준 교 과서로 공부해서 오늘 여기에 있게 되 었다”는 말씀은 유네스코 70주년을 축 하하는 자리에서 아주 새롭게 다가왔습

니다. 그 말 속에 유네스코의 의미와 역 사가 담겨 있었습니다. 70년간 유네스코가 주력해온 대표적 인 활동들이 화려한 영상을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모두를 위한 교육, 지구적 우선순위 아프리카와 여성, 여성과 여 자어린이 교육, 상호존중 교육, 재해위 험경감교육, 과학교육, 표현의 자유, 언 론인 교육, 청소년 역량강화, 문화유산 및 생물다양성 보전, 홀로코스트교육, 문화 간 대화, 인류역사 이해하기, 함께 사는 교육, 지식사회건설…. 서로 관련이 없어 보이고 때로 산 만하다고 지적 받기도 했던 유네스코 의 다양한 활동들이 서로를 존중하면

서 인류 모두가 함께 평화롭게 살아가 는 세계를 이루기 위한 것임이 느껴졌 습니다. 그중 상대방에 대한 존중과 문 화 간 대화를 넘어 인류의 공동 자산 인 유산을 보호하는 데 중심 역할을 해 온 유네스코의 활동에 눈길이 갔습니 다. 최근 이라크와 시리아 등에서 분 쟁 지역에서 세계유산을 보호하는 데 힘을 모으기 위해 유네스코가 시작한 ‘Unite4Heritage’ 캠페인이 떠올랐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생명의 위협을 받으며, 당장 먹고 잘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지 않은 분쟁지 역에서 세계유산을 얘기하는 것은 사치 가 아닐까 하는 조심스러운 마음도 듭

니다. 하지만 반 총장께서 언급하셨듯 이 그 당시 어려운 처지의 우리에게 유 네스코를 통한 교육에 대한 지원과 투 자가 없었으면 지금의 우리는 없었을지 도 모르겠습니다. 교육 재건과 더불어 인류의 역사와 문화와 정신의 고갱이가 담겨 있는 문화유산을 보호하는 데 유 네스코가 계속 애쓰고 있는 것도 이런 맥락일 것입니다. 4월에 열린 유네스코 집행이사회에서 도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제안으로 분쟁 지역의 문화유산 보호에 대한 안건을 논의했습니다. 공동체의 정체성의 상징 이자 사회의 단결과 역량 결집의 요소 인 문화유산을 테러 자금원으로 이용 하는 것을 막고 보호하는 것은 유네스 코의 사명이라고 재확인하면서, 이사국 들은 유네스코가 유산 보호에 더욱 주 도적인 역할을 해줄 것을 요청하는 결 의안을 채택했습니다. 이번 집행이사회 를 마치면서 유네스코가 국제사회에서 지난 70년간 발휘했던 리더십을 앞으로 더 더욱 발휘할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 다. 그리고 인류의 소중한 가치를 지키 고 이끌어가는 보루가 되기를요.


2015년 5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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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세계교육포럼 참가하는 카일라쉬 사티아르티 ‘TED 강연록’

더 아름답고 나은 세상을 만드는 법 5월 19일부터 나흘간 인천 송도 에서 열리는 2015 세계교육포럼에 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이리나 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을 비롯 해 유네스코 회원국 교육장관들, 국 제기구 및 시민단체 관계자 등 수많 은 인사들이 참가한다. 그중 특별히 시선을 끄는 인물이 있다. 바로 아 동 노동에 맞서 싸우고 모든 어린이 의 교육 받을 권리를 위해 헌신한 공로로 2014년 노벨평화상을 공동 수상한 인도의 아동인권운동가 카 일라쉬 사티아르티다. 그는 아동 노동력 착취로 생산된 제품을 거부하는 국제적인 소비자 운동을 일으키고, 8만 3000여 명의 아이들이 노예노동에서 벗어나 가 정과 학교로 돌아가도록 이끈 주인 공이다. 지난 3월 25일, 캐나다 밴쿠 버에서 있었던 테드(TED) 강연에 서 사티아르티는 인도 고위 계급 가 정에서 태어난 자신이 어떻게 그러 한 변화를 만들어 냈는지에 대해 감 동적인 이야기를 들려주었는데, 그 강연을 발췌해 지면에 소개한다. 수백 년간 우리는 분노가 좋지 않은 것이라 배웠습니다. 모든 이들이 감정 을 다스리고 분노를 억제하는 방법을 우리에게 가르칩니다. 하지만 저는 이 렇게 되묻고 싶군요. 왜죠? 왜 우리는 우리의 분노를 사회의 더 큰 이익으로 만들면 안 되나요? 왜 우리는 우리 분 노를 세상의 악에 맞서 싸우는 데 쓰지 못하나요? 이제 그 얘기를 해보려 합 니다. 먼저 제가 어떻게 지금의 제 이름을 갖게 되었는지부터 말씀 드리고 싶어 요. 저는 마하트마 간디를 열렬히 존경 한 어린이였습니다. 인도에서 가장 천 대 받던 사람들을 진심으로 존중하는 그의 태도로부터 저는 큰 감동을 받았 습니다. 그래서 제 나이 열 다섯 살 때, 그러 니까 1969년 마하트마 간디의 생일을 기리던 날에 저는 이런 생각을 하게 됐 습니다. “이 날을 우리는 좀 더 다른 방 식으로 축하할 수 없을까?” 그래서 저 는 제가 살던 마을의 존경 받던 리더들 을 ‘불가촉천민’ 대우를 받는 최하층 사 람들의 잔치에 초대하고자 했습니다. 그 리더들은 인도의 뿌리 깊은 카스트 제도에 소리 높여 반대할 줄 아는 훌륭 한 분들이셨어요. 하지만 이 아이디어 를 들은 최하층민들은 저를 믿지 않았 습니다. “그런 일은 결코 일어날 수 없 다”며 말이죠. 하지만 저는 결국 저를 순진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을 설득했습

니다. 친구들과 함께 자전거를 타고 초 청장을 돌리면서 저는 흥분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우리가 어떤 이정표를 세우게 되리란 기대가 몰려왔고, 이런 예들이 결국 이 사회를 바꿀 거란 사실 에 기뻤습니다. 그리고 그 날이 왔습니다. 하층민들 은 가장 깨끗한 식기를 꺼내 정성껏 요 릴 하고, 행사일 전까지 목욕을 하고 또 한 가장 아끼는 옷을 입었습니다. 그 리고는 약속 시간인 7시에 맞춰 요리 를 준비했습니다. 하지만 8시가 넘도 록 리더들은 아무도 나타나지 않았습니 다. 저는 자전거를 타고 초청한 리더들 의 집을 찾아 갔습니다. 혹시 약속을 잊 었나 했죠. 어떤 집에선 리더의 아내가 “남편이 지금 아프다”고 했습니다. 또 다른 집에선 리더의 아내가 “먼저 가서 기다리면 남편이 꼭 갈 거라 했다”고 전 했습니다. 저는 다시 행사장으로 돌아 가 기다렸지만, 결국 리더들은 아무도 오지 않았습니다.

와 계셨고, 가족들은 울면서 애원을 하 고 있었습니다. 그 어른들은 우리 가족 을 천민 계급으로 보내겠다는 위협을 하고 있었거든요. 인도에서 그것은 가 장 무서운 사회적 형벌입니다. 결국 그 들은 제게만 벌을 내리기로 결정했습니 다. 그 벌이란 ‘정화’ 의식이었습니다. 그것은 집에서 1000여 킬로미터 떨어진 갠지스 강까지 가서 성스러운 물을 떠 서, 101명의 사제들의 발을 씻긴 뒤 그 물을 마시는 것이었습니다. 이 말도 안 되는 처분을 저는 거부했 습니다. 결국 저는 제 집 거실과 주방 에도 마음대로 드나들 수 없게 되었고, 집안의 식기도 철저히 따로 써야 했습 니다. 그들은 그것을 벌이라고 했습니 다. 하지만 여러분, 제가 분노에 몸을 떨던 그 날 그들은 저를 계급에서 추방 하려 했지만, 바로 그날 저는 제 안에 서 카스트 제도 자체를 추방하기로 마 음 먹었습니다(박수). 그것이 저의 분 노가 촉발한 변화의 시작이었습니다.

화를 내십시오. 분노는 위대한 힘으로 바뀔 수 있습니다.

© TED

저는 현실에 너무나 화가 났습니다. 몸이 힘들어서가 아니라 감정이 소진되 어버려 그 자리에 주저앉았습니다. 다 식어버린 음식을 집어 들면서 저는 최 대한 감정을 다스려 보려 했지만, 음식 을 입에 넣는 순간 눈물이 터져 나왔습 니다. 바로 그 때 어깨에 누군가의 손길이 느껴졌습니다. 어느 하층민 아주머니의 따뜻한 손이었죠. 그녀는 이렇게 말했 습니다. “왜 울어요? 당신은 당신의 역 할을 다 했어요. 지금 당신은 우리 음식 을 한 점 입에 넣었잖아요. 우리가 기억 하는 한 이는 처음 있는 일이에요.” 그 리고는 이렇게 덧붙였습니다. “당신이 이긴 거예요.” 저는 자정이 조금 넘어 집으로 돌아 왔습니다. 집에 몇몇 고위층 어른들이

인도에서는 성이 곧 카스트 계급을 나 타내는 것이기에 저는 제 원래 성 대신 ‘사티아르티’란 성을 갖기로 했습니다. 그것은 ‘진실을 찾는 사람’이란 뜻이지 요. 이제 제가 감옥에 갔던 일을 이야기 할까 합니다. 십수 명의 아이들을 노예 상태에서 해방시켜 부모들에게 돌려 보냈던 날이었습니다. 아이들을 돌려 보낸 뒤의 그 행복감을 여러분께 어떻 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저는 정말 행 복했습니다. 그 뒤 저는 집으로 돌아가 기 위해 기차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다른 곳으로 팔려가는 것임 에 분명한 한 무리의 아이들을 보았습 니다. 저는 그들을 데려가는 이들을 제 지했고 경찰을 불렀습니다. 하지만 경 찰관들은 인신매매범들 대신 저를 가

2014년 노벨 평화상 공동 수상자 카일라쉬 사티아르티

두었습니다. 아주 작은 철창 안에 동물 처럼 갇힌 그날 밤, 저는 분노 속에서 또 한 가지 아이디어를 떠올렸습니다. “지금처럼 내가 열 명의 아이들을 풀어 준다면, 아마 쉰 명의 다른 아이들이 또 잡혀올 것이다. 그런 식으로는 해결이 될 수 없다.” 그래서 저는 소비자의 힘에 기대보기 로 했습니다. 역사상 처음으로, 소비자 들로 하여금 아동착취가 없는 제품을 더 많이 요구하도록 만들겠다는 캠페인 이 시작된 것입니다. 유럽과 북미에서 그것은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그 결 과 남아시아 지역에서 아동 노동 착취 가 80퍼센트 줄었습니다(박수). 그렇게 입증된 소비자의 힘은 더 많은 나라와 산업에서 다른 캠페인을 만들어 냈습 니다. 초콜릿, 신발, 의류 등에서요.(중 략) 그렇게 분노는 아이디어로 바뀌고 아이디어는 행동으로 바뀌었습니다. 분 노, 아이디어, 행동. 그게 제가 계속 반 복하여 해 온 것입니다. 여러분, 분노는 힘입니다. 분노는 에 너지입니다. 그리고 에너지는 절대 새 로 만들어지거나 사라지거나 파괴되지 않는다는 것이 자연의 법칙입니다. 그 렇다면 우리가 분노의 에너지를 더 아 름답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힘 으로, 더 정의롭고 평등한 세상을 만들 기 위한 힘으로 바꾸지 못할 이유가 어 디 있겠습니까? 여러분 모두의 마음 안에는 분노가 있을 겁니다. 그리고 그 분노에 대해 제가 비밀 한 가지를 말씀 드리고 싶 어요. 우리가 만약 이기심의 벽으로 둘 러싸인 자아의 좁은 방에 갇혀 있다면, 그 분노는 증오와 폭력과 복수와 파괴 로 바뀔 겁니다. 하지만 우리가 만약 그러한 벽을 깨부술 수만 있다면 분노 는 위대한 힘으로 바뀔 수 있을 겁니 다. 그리고 그 벽은 우리 마음속에 있 는 온정으로 세상을 바라볼 때, 비로소 깰 수 있습니다. 그러니 친구 여러분, 형제와 자매 여 러분, 저는 다시 한 번, 노벨 ‘평화상’ 수 상자로서 여러분께 “화를 내라”고 이야 기하고 싶습니다. 화를 내십시오. 그리고 우리 중 가장 크게 화를 낸 사람이 그것을 아이디어 와 행동으로 바꾸는 사람일 것입니다 (박수). * TED 동영상 강연(영문자막): www.ted.com/talks/kailash_satyarthi_how_ to_make_peace_get_ang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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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5월 1일

‘글로벌 모니터링 리포트’를 통해 본 ‘모두를 위한 교육’ 15년 결산

절반의 성공, 앞으로 15년이 더 중요한 이유 이번 ‘2015 세계교육포럼’을 통해 채택될 ‘인천선언’과 ‘인천실행계 획’(Incheon Framework for Action)은 지난 2000년 세네갈 다카르에서 164개 회원국이 모여 채택한 6개 목표들이 미처 이루지 못한 부분을 채우고, 궁극적으로 지구촌에 ‘모두를 위한 교육’(Education for All, 이하 EFA) 이 뿌리내리게 만들 중요한 바탕이 될 것이다. 지난 4월 9일, 세계교육포럼

목표 1 영유아 보육 및 교육 증진

목표4 성인 비문해율 감소

유네스코 회원국들은 취약 지역 및 계층 을 중심으로 아이들의 보육과 교육 기회를 확대하고 그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영아사망율을 50% 이상 낮추는 성 과를 거두기도 했지만, 여전히 매년 600만 명의 5세 미만 영아가 충분히 예방 가능한 질병으로 사망하고 있다.

현격한 미달 20%

21% 28% 35%

종합 평가

목표 달성 47%

목표 미달 25%

목표 근접 8%

여러 국가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가 있었 음에도, 2015년까지 성인문해율을 50% 향 상시키겠다는 당초 목표는 달성하지 못했 다. 아직 많은 국가에서 남성에 비해 여성 들이 충분한 교육 기회를 갖지 못한다는 점도 앞으로 노력해야 할 부분이다.

목표 근접 19%

목표 달성 23%

종합 평가

목표 미달 26%

현격한 미달 32%

주목할 성과

직면한 과제

2000년 이후 세계 각지에서 성인비문해율이 하락했다

성인 비문해자의 64%가 여성이며 2000년 이후 그 비율이 개선되지 않았다

직면한 과제

주목할 성과 사하라이남 아프리카 아랍국가 중앙아시아 세계 남서부 아시아 동아시아와 태평양군도 중앙 및 동부유럽 라틴아메리카/카리브해 북아메리카/서유럽

을 한 달 앞두고 발표된 유네스코의 ‘2015글로벌 모니터링 리포트’(Global Monitoring Report)는 세네갈에서 출발한 지구촌 교육의 꿈이 지난 15년간 이룩한 6개 분야의 성과와 한계를 오롯이 담은 결산 보고서였다. 인천에서 시 작될 또 다른 꿈의 출발점이기도 할, 유네스코 전 세계 회원국들의 지난 15년 간의 노력의 결과를 인포그래픽으로 소개한다.

지시대상 80%

등록비율

57%

66% 69%

79% 78%

89%

세계 지역별 유치원 등록 학생 비율이 증가했다 (2000년 ⇒ 2015년)

2015년 현재, 세계 1/5 이상 국가에서 30% 미만의 아동들만이 유치원에 등록했다

목표2 보편적 초등교육 실행

목표5 교육에서의 양성평등 실현

목표 근접 10%

2015년까지 핍박 받는 소수 민족에 속하 거나 열악한 환경에 처한 아이들, 특히 여 자 아이들에게 질 높은 보편적 초등교육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했다. 1999년 84%이던 초등학교 등록 비율이 올해 93% 까지 높아진 것으로 추산된다.

종합 평가

목표 미달 29%

목표 달성 52%

현격한 미달 9%

2005년까지 교육 기회의 성별 불균형을 없애고, 2015년까지 교육에서의 양성평등 을 실현하려는 노력은 아직도 진행 중이 다. 기초교육 분야에 비해 중·고등 교육에 서의 성별 불균형이 특히 더디게 개선되고 있다.

목표 근접 7%

종합 평가

목표 미달 35%

(중등 과정)

목표 달성 48%

미달 10%

주목할 성과 주목할 성과

현재

1999

직면한 과제

직면한 과제

84% ⇒ 91%

초등학교 등록 학생 비율이 높아졌다

100 80 % 60 40 20 0

64%

아프리카

졸업단계까지 남는 학생의 비율은 개선되지 않았다

2012

목표 달성 45%

현격한 미달 11%

직면한 과제

71% 45%

종합 평가

93 명/100명

문해력과 수리력, 그리고 삶을 영위하 는 데 꼭 필요한 기술을 배울 기회를 모든 사람들에게 제공하기 위해서는 교육의 질 적 향상도 필수적이다. 지난 15년간 통계 를 제공한 146개국 중 83%가 학생/교사 비 율에서 상당한 개선을 이루었지만, 여전히 초등교사의 25% 이상이 적정한 수준의 교 육 능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이수 비율

42%

20

85%

0

0 20 40 60 80 100%

노동에 투입되는 학생들의 비율이 줄지 않고 있다

종합 평가

17 16

14 19 21

42

35

19

교사 1인당 학생 수(평균)

62% 초등학교과정

40

62%

중·고등과정 등록 학생 비율이 높아졌다

80 e.g. 케냐 60

중등과정 고등과정

양성평등 인식을 갖춘 교사 양성을 위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목표6 교육의 질 향상

주목할 성과

주목할 성과 1999

목표 근접 9%

목표 미달 35%

2010

중등과정 남학생 100명당 여학생 학업 이수 비율이 높아졌다

2011

목표3 청소년 및 성인 학습기회 보장 일생을 건강하게 꾸려가도록 청소년과 성인에게 교육 기회를 보장하는 것 역시 중요한 목표였다. 직업과 자아 실현을 위 해 초등교육으로부터 단절되지 않고 중·고 등 교육까지 갈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것은 일정 부분 성과를 이루었지만, 계층 간 격차 해소가 남은 과제 중 하나다.

81명/100명

남서아시아

58% 사하라이남

1999

2000

직면한 과제

기초 수리능력

39% 달성 비율 25%

2000

2007

학생 수 증가가 교육 질의 하락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2012년 현재 1/3 이상 국가에서 적정 수준 교육 자격을 갖춘 교사 비율이 75% 미만이다


2015년 5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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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세계교육포럼

‘모두를 위한 교육’ 위해 더 큰 걸음을 내딛다 오는 5월 19일부터 22일까지 4 일간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리 는 ‘2015 세계교육포럼’은 유네스 코가 주최하고 대한민국 교육부가 주관하는 지구촌 최대의 교육 분 야 회합이다. 이번 회의에선 2000 년 다카르(세네갈) 세계교육포럼 에서 채택됐던 ‘모두를 위한 교 육’(Education For All) 6개 세 부 목표의 성과를 평가하고, 향후 15년간 세계가 공유할 ‘Post-2015’ 교육 의제와 실천계획을 제시할 예 정이다.

2015 세계교육포럼 일정(안) 1일차 5.19(화)

전체회의2: 2015년 이후의 교육 - 교육의제와 실행계획 오전 주제별 토론

분과회의1: 글로벌 세부목표 논의

개회식 오후 전체회의1: “논의의 시작 미래를 위한 교육은 무엇인가”

‘좀티엔’에서 ‘인천’까지 25년간의 마라톤

고 있는 고든 브라운 전 영국 총리 등이 초청되었으며, 각국 교육부 장관 등 정 부 각료와 국제기구 대표, 제프리 삭스 미 컬럼비아대 교수 등 세계적인 학자 들도 참석할 예정이다.

‘교육 분야 유엔총회’ 위해 세계 리더들 방한

앞으로의 15년을 위한 목표 도출 예정

세계교육포럼이 교육 분야 최대 규모 의 국제회의인 만큼, 포럼에 참여 예정 인 주요 인사들의 면면도 큰 관심거리 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이리나 보코 바 유네스코 사무총장을 비롯, 김용 세 계은행 총재, 유엔 교육특사로 활동하

이번 세계교육포럼에서는 다섯 차례 의 전체회의와 두 차례의 분과회의, 고 위급 세션, 각종 포럼 등을 통해 새로운 교육목표를 도출할 예정이다. 이에 따 라 이번 세계교육포럼에서는 올해 9월 유엔 본부에서 채택될 Post-2015 개발 의제 중 교육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정 책제언문서인 실행계획(Framework for Action)에 대해 논의 및 합의 할 예정이다. 특히 교육을 통해 경제 성장과 민주화를 이룬 한 국의 경험 등을 포함해 교육 발전을 위해 세계 각국이 협 력하자는 내용의 ‘인천선언’ 이 발표될 것으로 예상돼, 향 후 전 세계 교육을 이끌 미래 시대의 교육 패러다임을 만드 는 데 이정표가 될 것으로 기대 된다.

©

‘모두를 위한 교육’(이하 EFA) 이란 성이나 빈부, 지역적 차 별 없이 모든 사람들에게 양 질의 교육을 제공하기 위 해 유네스코가 주도해온 교육 운동이자 세계 교육 계의 큰 흐름이다. 1990년 태국 좀티엔에서 열린 세계 교육회의에서 각국 대표들은 EFA 의 주요 목표를 합의했고, 그 바통을 이어받은 2000년 다카르 세계교육포럼에선 EFA를 위한 6가지 세부 목표와 실천계획이 마련됐다. 그 리고 마침내 ‘모두를 위한 교육, 그 세 번째 만남’인 2015 세계교육포럼이 전 세계의 기대와 관심 속에서 막을 올리 게 된 것이다.

UN

ES CO

Jus tin M ott

2일차 5.20(수)

전체회의3(특별세션): 교육이 발전을 이끈다 - 한국의 사례 중심

3일차 5.21(목)

4일차 5.22(금)

분과회의2: Post-2015 교육의제 이행을 위해 무엇이 요구되는가? 전체회의4: 교육이 Post-2015 지속가능발전에 어떻게 기여하는가?

기관방문

전체회의5: Post-2015 교육의제와 실행계획 - 선언문 논의와 채택 고위급 세션: 2015-2030 교육을 위한 특별 선언 폐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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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 Ho fer

역사적 현장, 함께 호흡하려면… ‘클릭 혹은 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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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세계교육포럼의 고위급 회의, 전체 회의, 주제별 패널 토론 등 본 행사에는 유네스코 초청 인사들만 참 석할 수 있다. 그러나 세계 교육의 새 로운 목표가 결정되는 이 역사적인 현장을 함께 호흡할 수 있는 길은 열 려 있다. 2015 세계교육포럼은 웹사 이트(www.wef2015.go.kr)를 통해 전체 회의 및 주제별 토론을 실시간 으로 중계할 계획이다. 클릭 한 번으 로 세계 교육의 미래를 논의하는 뜨 거운 현장과 만날 수 있다. 일반인에게도 문이 열려 있는 부대 행사를 통해서도 세계교육포럼의 열

기를 느낄 수 있다. 행사장 옥외전시 장에서는 ‘세계시민의식 측정’, ‘세계 시민여권 제작 체험’이 가능한 세계 시민교육 정책체험관(5월 19~21일) 이 운영될 계획이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한위)는 공공 기관 부스를 개설해, ‘유네스코 청소 년 세계시민프로젝트’, ‘키즈 프로그 램’, ‘국제워크캠프’ 등 EFA 및 세계 시민교육 관련 주요 사업을 소개하 고 전 세계 어린이, 청소년, 성인 등 모든 시민들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 공하려는 한위의 노력을 홍보할 예 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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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브릿지

2015년 5월 1일

인터뷰 / 브릿지 프로젝트 새로 합류한 전문요원 이보배·최현정 씨

“진심으로 다가갈 테니 열정으로 맞아주세요” 아프리카 지역에서 빈곤층 어린이, 소외계층 등을 대상으로 교육 지원 활동을 펼치며 삶의 희망을 전하는 ‘유네스코 브릿지 아프리카 프로젝 트.’ 유네스코한국위원회(이하 한위) 가 국민의 후원을 바탕으로 운영하는 이 프로젝트에 최근 ‘새 식구들’이 합 류했다. 더욱 폭넓은 경험과 전문성 을 갖고 현장과 한위, 현지인과 활동 가 사이에서 든든한 연결 고리가 되 어 줄 ‘브릿지 전문요원’이 바로 그들 이다. 브릿지 프로젝트에 지원한 특별한 동기가 있는지요. 이보배 (이하 이): 브릿지 프로젝트는 2013년에 처음 알게 되어 계속 관심을 가지고 있었어요. 안내책자를 통해 주 민조직, 현지 협력단체와 협력하고 국 가위원회와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는 점에서 저와 생각을 같이 한다는 것 을 알게 돼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저도 다년간의 경험을 통해 현지 분들과 국 내외 단체들과 함께 하는 것이 가장 중 요하다고 느꼈었거든요. 다른 여러 단 체에서는 다양한 이유로 ‘협업’을 할 수 없는 상황들이 많은데, 브릿지 프로젝 트는 유네스코가 가진 방향성 덕분에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 어서 매력적이라 생각합니다. 최현정 (이하 최): 거창하게 ‘세계 평화’ 를 들기보다는, 가장 적당한 지원 동기를 꼽자면 두 가지로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 다. 첫째는 아프리카에 대한 매력이랄까, 그 곳 사람들과 함께 부딪히며 일하는 과 정이 즐거워서이고요, 둘째는 저 스스로 도 잘 살고 싶지만, 남들도 최소한의 인 간적인 삶을 영위하면서 잘 살았으면 하 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한위의 교육지원 활동은 당장 눈에 보이는 성과가 나타나는 건 아닙니다. 지

올해 처음 선발된 김문주, 이보배, 최현정 세 명의 전문요원은 오는 5월 초 각기 맡은 아프리카 지역으로 파 견돼 브릿지 활동가들과 더불어 보다 내실 있는 교육나눔 사업을 펼칠 예 정이다. 프로젝트 초기부터 수 년간 활동가로 참여해 오다 이번에 전문요 원으로 선발된 김문주 씨를 제외하면 나머지 두 명의 전문요원은 이번이 한위와의 첫 인연이다. 새로운 출발 을 앞둔 두 사람을 &lt;유네스코뉴스&gt;가 만나보았다. 난 보고회 때도 활동가들은 이런 측면에서 어려움을 토로했는데요, 기다림이 최선일 까요, 아니면 다른 대안이 있을까요.

러한 성과지표가 수업을 받는 사람들의 성취감도 높여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저희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자녀 교육을 예로 들어 이야기 해 보고 싶습니다. 7세 아이를 학원에 1년 보낸 후에 ‘왜 100점을 맞지 못하니? 내 가 너에게 들인 돈이 얼만데!!’ 라고 한 다면 아이는 얼마나 억울할까요? 아이 들은 ‘엄마 내가 이런 그림을 그렸어, 내가 동시를 썼어!’라고 엄마에게 자랑 을 하고 인정받고 싶어하니까요. 이처 럼 교육의 어떤 면을 보고 평가할 것인 가에 대한 논의와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전에 운영하던 케냐의 도 서관에서 아이들의 출석률을 성과지표 로 삼았던 적이 있었는데요, 이는 한국 적 사고방식이었습니다. 도서관으로 몇 시간을 걸어 오는 케냐 아이들의 출석 률은 비가 오느냐 마느냐, 아이들의 방 학이냐 아니냐에 따라 현저히 달라지기 때문이지요. 이에 저희는 아이들이 쓴 이야기와 그림, 배운 동요를 바탕으로 ‘노래그림동화책’을 발간했습니다. 후 원처에서도 아이들의 성장을 볼 수 있 어 좋아하였고, 아이들도 직접 창작한 결과물이 자신들의 이름과 함께 책으 로 나온 것을 보고 더욱 더 의욕적으로 수업에 임했고요. 저는 아프리카 사정 에 맞는 성과지표를 설정하는 것과, 이

최: 교육 사업의 눈에 보이는 면, 물 론 중요합니다. 글자를 모르던 사람들 이 글을 읽을 수 있고, 기술을 모르던 사람들이 기술을 배우는 모습… 모두 교육으로 변화를 보이는 모습입니다. 그러나 교육의 본질적인 의미는 외면의 변화, 그 이상이라고 생각합니다. 가난 에 허덕이며, 높은 실업률과 질병으로 인한 높은 사망률… 이러한 환경의, 사 하라 이남 지역 아프리카 나라들에 살 고 있는 주민들에게는 더 근본적인 내 면의 변화야말로 눈에 보이는 외적 변 화보다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희의 교육지원 활동으로 현지 주 민들이 자신을 위해, 내 자식을 위해, 내 마을을 위해 변화의 필요성을 스스 로 느끼고, 함께 모여 의논하고 참여해 서 좀 더 주도적이고 적극적인 모습으 로 변해가는 ‘사람다움’이야말로 교육 의 본질에 가까운 것 아닌가요. 아마도 이러한 본질적인 변화 과정을 ‘브릿지 프로젝트’의 뿌리로 두고 있는 점이 다른 구호 단체들의 활동과 구분 되는 점일 것입니다. 아무래도 말씀하 신 것처럼 당장 눈에 보이는 면이 드러 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을 수는 있겠 지만, 저는 이러한 마음이 변화하는 과 정이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기초 과 정이라고 생각합니다.

‘한위와 첫 동행’ 두 전문요원은 누구 이보배 전문요원 한국, 미국, 프 랑스에서 건축을 공부하면서 국내 외 봉사 활동과 세 계 여행을 하며 사람 을 위한 건축과 아이들, 예술교육과 다양 한 문화에 관심이 많아졌다고 한다. 졸업 후 케냐로 건너가 어린이 도서관, 예술교 육, 가축대출사업 등 여러 방면의 사업을 운영했으며, 뜻이 맞는 친구들과 청년단 체를 만들어 케냐의 버려진 버스를 개조 해 어린이 도서관을 만드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최현정 전문요원 특수교육을 전 공했고, 초등학교 교사를 하다 스웨 덴에서 국제비교교 육학을 전공하면서 국 제협력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게 되었 다고 한다. 교사 재직 시절에 자원봉사 모임을 통해 캐냐의 특수학교 지원 활동 을 했고, 유학 시절에는 틈틈히 튀니지, 스웨덴, 캐나다 등지에서 다양한 봉사 활 동을 했다. 최근에는 라이베리아에 파견 되어 학교 건축 업무 및 지역 개발 관련 일을 했다.

활동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은 경험 해보지 않은 사람은 결코 알 수 없을 겁니 다. 그런 힘든 일을 자청해서 다시 하려 하 는 데는, 특별한 까닭이 있을 듯합니다. 대 체 무엇이 현장으로 다시 발걸음을 옮기게 하는 걸까요. 이: 제가 일전에 쓴 기획 연재의 일부 분을 소개하는 것으로 답을 대신할까 합니다. “우리가 진심으로 열정을 다하 니, 케냐의 많은 사람들이 저와 아이들 에게 다가와 주었습니다. 편견을 버리 고 진실된 눈으로 바라보니 마을의 많

은 사람들이 선생님이고 학생이고 멘토 였습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 여러 분들도 사람들의 편견과 사회의 잣대로 인해 상처 받은 적이 있을 거라고 생각 됩니다. 저와 우리 아이들, 이곳의 많은 사람들은 여러분의 직업, 수입, 집안, 학벌을 보지 않습니다. 그저 여러분 눈 동자 깊숙이, 마음 안쪽의 그 몰랑하고 따뜻한 뭔가를 봅니다. 저희가 진심으 로 다가갈 테니, 여러분들도 열정을 다 해 달려와주세요. 멀리 바다 건너 있지 만 마음은 이어지니까요.” 최: 이 현장에 계속 있기를 원하는 이 유는 그곳에서 일어나는 작은 변화들을 보며 느끼는 기쁨과 보람이 어떤 일과 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기 때문입 니다. 그들에게 주어진 작은 배움의 기 회가 그들을 웃게 하고, 이로 인해 희망 을 꿈꾸는 모습을 보면서, 저 역시 그들 과 같은 공동체로 느끼는 즐거움이 이 현장에 지금까지 머물게 합니다. 이 인터뷰가 독자 여러분을 찾을 때 쯤엔 전문요원들은 이미 아프리카에 가 계 실 겁니다. 마지막으로 독자 및 후원자 여 러분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이: 우리는 아프리카에 대해 모르는 부 분이 훨씬 많습니다. 대부분 아프리카를 후원 광고와 다큐멘터리 등을 통해 접하 기 때문에 편견을 갖게 되기가 쉽지요. 여러분들께서도 편견보다는 저희가 전 하는 아프리카의 이야기에 관심을 가져 주세요. 어디건 사람 사는 동네에는 삶의 감동적인 이야기가 있으니까요. 함께 설 레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최: 브릿지 아프리카 프로젝트의 연결 고리는 활동가와 전문 요원이 아닌 바로 여러분이라는 점을 알아주셨으면 합니 다. 저 멀리 다른 나라 어려운 이들을 염 려해 주시고, 그들이 스스로 설 수 있도 록 응원해 주시는 마음으로 (저희를) 바 라봐 주시는 것만큼 저희에게 의미 있는 시작은 없을 것이라 봅니다. 이미 그렇 게 하고 계신 그 마음 담아 잘 전하고 오 겠습니다.


유네스코 브릿지 · 후 원

2015년 5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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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현장으로 출발한 브릿지 활동가들

여러분의 응원이 ‘이들’을 춤추게 합니다 지난 4월 말 유네스코 브릿지 프로젝트 활 동가들이 아프리카 현장으로 떠났습니다. 활 동 기간을 연장해 다시 주민들 곁으로 돌아가 는 한지애(말라위), 선연희(르완다), 이가람 (짐바브웨) 활동가와 이번에 처음 브릿지 현 장에 나서는 전혜린(짐바브웨) 활동가가 그들 입니다. 앞으로 1년간 이들 브릿지 활동가들은 맏 언니 같은 브릿지 전문요원들과 호흡을 맞추 며 아프리카에 교육으로 희망의 다리를 놓는 일을 하게 될 것입니다. 경험이 있든 없든, 현장 활동은 결코 녹록 지 않은 일입니다. 교육이 절실히 필요한 아 이들, 소외된 이들을 찾아 오지로 들어가야 할 때도 많고, 말라리아 같은 풍토병과도 씨 름해야 합니다. 국내서 당연히 누리던 문명의 혜택과도 이별해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현지 주민의 마음을 얻지 못하면 활동하는 게 거의 불가능합니다. 유네스코 브릿지 프로젝트 자 체가 일방적인 도움을 주는 것이 아니라, 지

역 주민이 스스로 주체가 되어 교육 및 지역 발전을 이끌어가도록 촉진하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우리 활동가들은 손님인 적이 없었 습니다. 현지 주민과 함께 부대끼고 살아가면 서 또 하나의 가족이 되었으니까요. 덕분에 그들이 정말 필요로 하는 것들을 현장 프로그 램에 접목할 수도 있었고요. 아마도 올해도 우리 활동가들은 주민들에 게 좋은 친구나 딸이 되어 교육으로 작은 희 망을 하나씩 쌓아 올릴 겁니다. 활동가들이 좀 더 기운 낼 수 있도록 독자 여러분께도 응 원을 부탁드립니다.

말라위 아이들과 함께한 한지애 활동가. 우측 사진은 르완다로 떠난 선연희 활동가

유네스코한국위원회 희망나눔 사업 여러분의 후원에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3월에 모아주신 후원금 40,410,114원은 유네스코 브릿지 프로젝트를 통해 저개발국의 교육지원에 사용됐습니다. 정기후원: 강경모, 강경화, 강교성, 강규한, 강대성, 강동욱, 강동진, 강동훈, 강리경, 강문선, 강문수, 강미영, 강병규, 강보성, 강상규, 강상원, 강상호 (A), 강상호(B), 강선희, 강세정(A), 강세정(B), 강소연, 강신용, 강영옥, 강윤서, 강윤철, 강은수, 강정숙, 강정웅, 강종순, 강준광, 강준호, 강준희, 강중욱, 강지원, 강지혜, 강찬우, 강춘수, 강한수, 강향숙, 강혜영, 강효정, 계세협, 고건우, 고광흠, 고남균, 고명진, 고미정, 고민준, 고영아, 고유경, 고유미, 고은, 고진아, 고화순, 공상철, 곽미진, 곽병남, 곽수용, 곽요나, 곽우실, 곽유경, 곽은영, 구본석, 구상권, 구영미, 구영옥, 구자형, 구효정, 권갑수, 권기범, 권동구, 권미희, 권서연, 권선미, 권송, 권송이, 권숙자, 권순오, 권순자, 권오규, 권오묵, 권오준, 권율, 권의재, 권이레, 권지현, 권채원, 권하영, 권혁숙, 권혁연, 권현주, 권효정, 길승현, 김경면, 김경미, 김경민, 김경범, 김경섭, 김경숙, 김경운, 김경은, 김경화, 김경희(A), 김경희(B), 김경희(C), 김광자, 김교정, 김귀남, 김귀배, 김규진, 김기란, 김기범, 김기욱, 김기태, 김기한, 김길윤, 김길현, 김나연(A), 김나연(B), 김나운, 김나현 (A), 김나현(B), 김남규, 김남영, 김남철, 김남춘, 김대복, 김대중, 김대진, 김대현, 김대훈, 김덕윤, 김도경, 김도연, 김도훈, 김동선, 김동오, 김동완, 김동준, 김동진(A), 김동진(B), 김동철, 김동현(A), 김동현(B), 김동호, 김동희, 김두현, 김둘남, 김리연, 김마로, 김면수, 김명선, 김명신(A), 김명신, 김명옥, 김명자(A), 김명자(B), 김문균, 김문원, 김문정, 김미성,김미애, 김미연(A), 김미연(B), 김미자, 김미정, 김미현(A), 김미현(B), 김미화, 김미희, 김민선, 김민아(A), 김민아(B), 김민영, 김민재, 김민정(A), 김민정(C), 김민주, 김민지(A), 김민지(B), 김민지(C), 김민희, 김범진, 김법준, 김병구, 김병노, 김병삼, 김병호, 김병훈, 김보민, 김복수, 김복숙, 김복순, 김봄, 김봉기, 김봉숙, 김부열, 김분순, 김분옥, 김상무, 김상민, 김상원, 김상현, 김상호, 김상훈, 김새한, 김서영, 김서준, 김서현, 김석원, 김선미, 김선연, 김선영, 김선유, 김성곤, 김성민, 김성순, 김성준, 김세빈, 김세희 (Esther), 김소영, 김수권, 김수라, 김수미(A), 김수미(B), 김수미(C), 김수연, 김수인, 김수현(B), 김수현(C), 김수환(A), 김수환(B), 김숙희, 김순덕, 김순자, 김숭구, 김승경, 김승기, 김승리,김승윤, 김승희(A), 김승희(B), 김신실, 김아람, 김아리, 김아영, 김양분, 김양욱, 김연수, 김연숙, 김연주, 김영관, 김영기, 김영모, 김영미, 김영민, 김영수, 김영숙, 김영우, 김영은, 김영재, 김영주, 김영지, 김영진(B), 김영진 (C), 김영진(D), 김영찬, 김영환, 김영희, 김예숙, 김옥, 김옥경, 김옥신, 김용선, 김용운, 김용희, 김우진, 김우춘, 김원민, 김원준, 김원철, 김원희, 김유남, 김유주, 김유철, 김윤기, 김윤선, 김윤자, 김윤희, 김은경(A), 김은경(C), 김은선, 김은수, 김은실, 김은영(A), 김은영(B), 김은정, 김은주, 김은환, 김의진, 김의철, 김익현, 김인철, 김인하, 김일순, 김자이(연세교회), 김재권, 김재근(A), 김재근(B), 김재득, 김재열, 김재원, 김재형, 김재훈, 김정경, 김정민(A), 김정민(B), 김정수, 김정숙, 김정순(A), 김정순(B), 김정업, 김정옥, 김정탁, 김정하, 김정호, 김정화, 김정환, 김정희(A), 김정희(B), 김제연, 김조은, 김종목, 김종범, 김종연, 김종주, 김종천, 김주연, 김주호, 김준영, 김준영, 김준호, 김지만, 김지수, 김지예, 김지오, 김지용, 김지현(A), 김지현(B), 김직환, 김진아, 김진영, 김진욱, 김진웅, 김진희, 김찬호, 김창대, 김창숙, 김창진, 김철민, 김철호, 김철홍, 김춘배, 김태순, 김태우 (A), 김태우(B), 김태우(C), 김태천, 김판중, 김필선, 김하은, 김한누리, 김한조, 김해길, 김해자, 김행남, 김행선, 김행자, 김헌진, 김혁성, 김현규, 김현순, 김현승, 김현아, 김현영, 김현정(B), 김현정(C), 김현정(D), 김현정(E), 김현종, 김현주(A), 김현주(B), 김현철(A), 김현철 (B), 김형규, 김형윤, 김형준, 김형중, 김형춘, 김혜경, 김혜란, 김혜련, 김혜미, 김혜선, 김호경, 김호근, 김화미, 김화영, 김환식, 김회연, 김회정, 김효동, 김효연, 김효재, 김효정, 김효진(A), 김효진(B), 김희경, 김희수, 김희영, 김희준, 나경욱, 나금주, 나도현, 나영진, 나인광, 나인애, 나정순, 나주원, 남기숙, 남다연, 남상걸, 남순민, 남순희, 남연우, 남옥임, 남원우, 남윤아, 남정순, 남현수, 남화정, 노민욱, 노성환, 노예진, 노유정, 노재명, 노정숙, 노정열, 노지영, 노지원, 노징남, 도근여, 도선영, 도연경, 도철수, 라용화, 류다혜, 류미경, 류수민, 류은조, 류장근, 류재구, 류정아, 류정훈, 류제헌, 류지희, 류현욱, 류혜은, 명수희, 문경준, 문상호, 문선영, 문시우, 문언정, 문영금, 문예빈, 문유빈, 문일모, 문주란, 문철현, 문해진, 문형숙, 민경서, 민경애, 민계홍, 민대훈, 민동석, 민영서, 민예은, 민형종, 박가람, 박각생, 박건태, 박경배, 박경숙, 박경준, 박경진, 박경화, 박규희, 박기순, 박기철, 박길준, 박남기, 박다인, 박달서, 박동영, 박만천, 박명수, 박명숙, 박명의, 박명자, 박무삼, 박무제, 박문길, 박문수, 박미경, 박미애, 박미주, 박민석, 박병준, 박병태, 박상미, 박상옥, 박선병, 박성균, 박성순, 박성용, 박성우, 박성웅, 박성진, 박성호, 박세남, 박세찬, 박소연, 박소영, 박순덕, 박순철, 박승택, 박시우, 박연수, 박영규(A), 박영규(B), 박영길, 박영범, 박영빈, 박영서, 박영수, 박영순(A), 박영순(B), 박영신, 박영우, 박영채, 박예성, 박예숙, 박예자, 박예자, 박옥봉, 박온비, 박용성, 박용진, 박우광 박원섭, 박은경, 박은선, 박은지, 박은희, 박재섭, 박점순, 박정 교, 박정섭, 박정심, 박정주, 박종숙, 박종호, 박주연, 박주영, 박준홍, 박준희, 박준희, 박지선, 박지연, 박지영, 박지우, 박지혜, 박지호, 박진미, 박진수, 박진영, 박진원, 박진채, 박진한, 박찬녀, 박찬승, 박찬웅, 박찬진, 박창오, 박창현, 박천만, 박치홍, 박태준, 박팔분, 박평호, 박하은, 박헌인, 박현수(A), 박현수(B), 박현숙, 박현주, 박화숙, 박회수, 박효만, 박휘윤, 박흥순, 박희정, 방금석, 방성주, 방영복, 방창준, 배권현, 배길송, 배남인, 배동환, 배상순, 배석임, 배세은, 배수, 배수현, 배인수, 배일렬, 배재현, 배정호, 배진관, 배태선, 백낙규, 백남식, 백명기, 백미선, 백상철, 백서연, 백수영, 백순전, 백승현, 백옥현, 백유진, 백인호, 백재은, 백지현, 백진호, 백혜진, 변소윤, 변승화, 변어진이, 변용석, 변채호, 서개석, 서경애, 서광원, 서기원, 서다희, 서만교, 서성환, 서세영, 서승미, 서영민, 서영택, 서외자, 서용시, 서재길, 서재민, 서점하, 서정아, 서종문, 서주석, 서주희, 서지형, 서해자, 서해천, 서헌수, 서현숙, 석다희, 설균태, 성묘진, 성백제, 성석현, 성선조, 성수환, 성영희, 성재훈, 성정규, 성주영, 소문석, 손민지, 손상락, 손수정, 손아영, 손영례, 손영희, 손유림, 손윤옥, 손인옥, 손정수, 손정일, 손정태, 손지혜, 손지희, 손진숙, 손진주, 손창현, 송경섭, 송광민, 송광석, 송다인, 송동호, 송려원, 송미화, 송민규, 송민희, 송병운, 송석호, 송성민, 송영도, 송영화, 송유림, 송유미, 송은선, 송은수, 송은의, 송인순, 송재경, 송재철, 송정윤, 송정일, 송종진, 송주복, 송지미, 송지수, 송지우, 송지은, 송진섭, 송진택, 송진환, 송형진, 신나래, 신동선, 신동욱, 신동직, 신동진, 신동진, 신명수, 신명진, 신명철, 신미아, 신민경, 신민수, 신상태, 신소애, 신숙례, 신승운, 신연숙, 신영균, 신영옥, 신영환, 신웅철, 신은선, 신은희, 신정인, 신종철, 신지영, 신지원, 신창현, 신현운, 신혜림, 신호래, 신홍춘, 심고은, 심동천, 심상봉, 심숙경, 심옥화, 심외보, 심은하, 심준구, 심태섭, 심혜진, 안경섭, 안광재, 안규란, 안금자, 안선화, 안소연, 안소영, 안송이, 안순주, 안승완, 안영기, 안영복, 안영숙, 안영신, 안용섭, 안윤준, 안익진, 안재순, 안준호, 안지완, 안진섭, 안치석, 안형균, 안호준, 안훈숙, 안희성, 양가윤, 양난혜, 양도혁, 양묘순, 양무인, 양미희, 양복석, 양선영, 양세라, 양유경, 양윤정, 양은주, 양일용, 양정훈, 양종현, 양주철, 양진혁, 양철상, 양혜원, 양효식, 양희옥, 양희주, 엄도영, 엄미경, 엄윤나, 엄은식, 엄정욱, 여경민, 여재욱, 여희숙, 연제창, 연현주, 염상익, 염정선, 오근희, 오금환, 오병훈, 오복희, 오상협, 오소향, 오숙자, 오승교, 오승봉, 오승헌, 오시원, 오영화, 오윤심, 오윤혜, 오은순, 오중화, 오진선, 오찬양, 오창숙, 오혜재, 오효림, 오후진, 옥연호, 옥윤수, 옥철영, 왕예진, 우덕기, 우승희, 우태욱, 우혜정, 우후덕, 원은주, 위선주, 유단화, 유동철, 유명화, 유보람, 유성종, 유세화, 유소영, 유솔화, 유승원, 유재걸, 유재분, 유재수, 유재혁, 유정원, 유정현, 유정호, 유제용, 유지혁,

유채희, 유철, 유하나, 유현민, 유현수, 유현숙, 유혜영, 유혜원, 유호, 유호연, 윤경희, 윤금옥, 윤길채, 윤명순, 윤문회, 윤미란, 윤민수, 윤범기, 윤보경, 윤석훈, 윤선이, 윤수한, 윤영석, 윤영선, 윤용섭, 윤인선, 윤준식, 윤준용, 윤진의, 윤창득, 윤채영, 윤치영, 윤태연, 윤하준, 윤행숙, 윤혜정, 윤화영, 윤희, 은준모, 이강미, 이강수, 이강일, 이건민, 이건복, 이경미, 이경분, 이경순, 이경준, 이경호, 이계수, 이국용, 이근희, 이기봉, 이기혁, 이기홍, 이나미, 이날, 이남훈, 이누리, 이다경, 이다해, 이대수, 이도원, 이동규, 이동석, 이동원, 이동훈, 이두병, 이로사, 이루미, 이명이, 이문자, 이미경, 이미정, 이민식, 이민우, 이방, 이병영, 이병호, 이복구, 이봉연, 이상교, 이상록, 이상민, 이상용, 이상진(A), 이상진(B), 이상진(C), 이서영, 이석, 이선경(A), 이선경(B), 이선경 (C), 이선미, 이선복, 이선옥, 이선우, 이선정, 이선중, 이선행, 이선화, 이선훈, 이선희, 이성찬, 이성철, 이성희, 이소미, 이소재, 이소현, 이송하, 이수림, 이수완, 이수진, 이수하, 이수현, 이숙경, 이숙매, 이숙영, 이숙원, 이순덕, 이순아, 이순옥, 이순자, 이슬기, 이승목, 이승미, 이승복, 이승섭, 이승수, 이승연, 이승현, 이승훈, 이시연, 이신형, 이양희, 이양희, 이연숙, 이연주, 이연지, 이영복, 이영서, 이영선, 이영숙, 이영우, 이영주, 이영준, 이영현, 이영호, 이예린, 이예원, 이용덕, 이용래, 이우용, 이원근, 이원분, 이원희, 이유경, 이유빈, 이윤경, 이윤성, 이윤재, 이윤정(A), 이윤정(B), 이윤주, 이윤철, 이은주, 이의수, 이인숙, 이인재, 이재건, 이재관, 이재광, 이재권, 이재근, 이재성, 이재승, 이재열, 이재일(A), 이재일(B), 이재형, 이재호, 이재훈, 이정난, 이정란, 이정삼, 이정선, 이정애, 이정열, 이정윤, 이정은, 이정이, 이정자, 이정한, 이정혜, 이정화, 이정환, 이조아, 이종범, 이종욱, 이주연, 이주현, 이주혜, 이주호, 이주훈, 이준희, 이중훈, 이지수, 이지영(A), 이지영(B), 이지원, 이지윤, 이진기, 이진영, 이진원, 이진희, 이창근, 이창섭, 이채만, 이철호, 이철훈, 이초미, 이태승, 이필숙, 이하늘, 이현경, 이현수, 이현숙, 이현주, 이현준, 이형관, 이형구, 이형일, 이형칠, 이혜순, 이혜주, 이호연, 이홍열, 이효근, 이효린, 이효정, 이효진, 이훈구, 이흔우, 이희남, 이희진, 인제름, 임견호, 임근묵, 임돈희, 임만택, 임병순, 임봉욱, 임삼미, 임선주, 임수자, 임순화, 임승빈, 임승호, 임용덕, 임은정, 임인순, 임재숙, 임재현, 임정숙, 임종범, 임태인, 임현묵, 임현정, 임형주, 임혜숙, 임희택, 장군학, 장근우, 장기영, 장미경, 장미애, 장미화, 장민경, 장병규, 장선인, 장수철, 장신미, 장아연, 장열, 장영훈, 장예준, 장옥임, 장용주, 장윤지, 장윤형, 장은진, 장이삭, 장익진, 장인숙, 장재경, 장재율, 장재혁, 장정식, 장주현, 장준혁, 장지원, 장지호, 장차열, 장철호, 장현식, 장혜경, 장혜린, 장혜림, 장혜정, 장희경, 장희명, 전경숙, 전남숙, 전다래, 전명숙, 전명철, 전미선, 전보현, 전서진, 전성화, 전소연, 전소영, 전수정, 전용군, 전은주, 전주현, 전지완, 전진성, 전찬규, 전해준, 전현진, 전현호, 전혜성, 전홍수, 전홍찬, 정경선, 정경화, 정금수, 정기성, 정다원, 정덕숙, 정동율, 정문숙, 정미애, 정미자, 정병근, 정사라, 정상범, 정성헌, 정상희, 정석현, 정선옥(A), 정선옥(B), 정성웅, 정성자, 정수경, 정시훈, 정양희, 정연권, 정연욱, 정영숙, 정영욱, 정영은, 정영환, 정예원(A), 정예원(B), 정옥주, 정용시, 정용은, 정용주, 정운찬, 정유림, 정윤정, 정은경, 정은선, 정의희, 정인교, 정인해, 정인혜, 정인환, 정일량, 정일순, 정재동, 정재룡, 정재륜, 정재욱(A), 정재욱(B), 정재원, 정재정, 정정희, 정종수, 정주관, 정지선, 정지연, 정진, 정진미, 정진영, 정진우, 정창윤, 정충교, 정태수, 정태순, 정해권, 정해산, 정현희(A), 정현희(B), 정혜숙, 정혜원, 정혜윤, 정희정, 제민서, 제하림, 제환승, 조갑승, 조기열, 조남준, 조노현, 조명순, 조미정, 조민주, 조병인, 조상우, 조석수, 조석현, 조선행, 조성경, 조성우, 조세현, 조수아, 조순애, 조아름, 조양래, 조양현, 조영국, 조영상, 조영수(A), 조영수(B), 조영택, 조예나, 조용덕, 조우진, 조윤선, 조율래, 조의순, 조정주, 조정희, 조종오, 조태민, 조푸름, 조한민, 조행임, 조현, 조현진, 조혜진, 조희영, 좌효숙, 주경철, 주세영, 주영아, 주예름, 주예은, 주인식, 주준호, 지민선, 지인상, 지현구, 진성욱, 진송이, 진영국, 진영희, 진정경, 차보영, 차상윤, 차영희, 차원나, 차은희, 차인흥, 채명희, 채유님, 채정화, 채한규, 천동이, 천우림, 천의에, 천정은, 최강인, 최경난, 최경민, 최경석, 최광민, 최기식, 최낙현, 최대용, 최명자, 최명재, 최무경, 최미나, 최미선, 최미영, 최병선, 최봉락, 최상일, 최석훈, 최성규, 최성순, 최성윤, 최소희, 최영근, 최영숙, 최영애, 최영은, 최영자, 최용락, 최용주, 최우영, 최운영, 최웅식, 최원석, 최월선, 최윤성, 최윤숙, 최은송, 최은숙, 최은정, 최은희(A), 최은희(B), 최인경, 최인숙, 최재범, 최재연, 최재헌, 최정길, 최정주, 최정희(A), 최정희(B), 최종문, 최종서, 최종운, 최준범, 최지수(A), 최지수(B), 최지안, 최지연, 최지웅, 최진희, 최채원, 최철희, 최필규, 최현혜, 최혜정, 최화영, 최효준, 추서영, 추승재, 추연석, 추환수, 추훈금, 하령자, 하우용, 하윤경, 하윤영, 하천일, 하헌택, 하현지, 한경옥, 한계수, 한기훈, 한남임, 한동민, 한명희, 한미숙(A), 한미숙(B), 한미현, 한병채, 한보화, 한부환, 한상봉, 한예슬, 한원희, 한윤희, 한일선, 한진수, 한철우, 한향림, 함채민, 함현수, 허경욱, 허근, 허란환, 허명회, 허순애, 허용, 허웅, 허인숙, 허일범, 허정숙, 허정훈, 허정희, 허준영, 허지연, 허진호, 현경호, 현덕기, 현주, 현지혜, 형서윤, 홍계복, 홍성표, 홍순후, 홍양호, 홍어진, 홍영기, 홍영희, 홍원기, 홍원이, 홍윤경, 홍은교, 홍은표, 홍은희, 홍재곤, 홍정연, 홍종대, 홍주선, 홍찬우, 홍현종, 홍환성, 황규애, 황규태, 황덕우, 황동, 황동욱, 황라연, 황명진, 황상문, 황선옥, 황선우, 황수진, 황순애, 황승혁, 황영숙, 황유정, 황의진, 황재현, 황제웅, 황주철, 황지현, 황진영, 황태건, 황태학, 황학성, 황학순, KIMYONGZOO 외 익명 7분, (주)김치빌리아드, (주)아이비앤웍스, (주)워킹피컴퍼 니, (주)이지나노에프, (주)캐미원, (주)커피비평가협회, (주)한국다인개발, 그린섬미술학원, 금산주유소, 낙지와 찜 생각, 남영산업, 다이소정서진중앙시장점, 대구외고 2-3, 대도식당 안양점, 대흥포장 (주), 대흥한의원, 링즈영어학원, 비알에이 전시, 성내교회, 세무법인비전대전지점, 세무법인택스코리아, 스타킹크랩, 신진테크(주), 아하바 브라카, 양방언, 엠알통신 주식회사, 예화피아노, 오군순두부, 우대가, 일품가든, 진동횟집 일시후원: 강정민, 강종수, 강태희, 김성순, 김소현, 김수진, 김용우, 김은희, 김정열, 김정희, 김지수, 김지웅, 김평년, 김형수, 김혜선, 김호태, 김희정, 남신구, 박윤미, 박재욱, 박주석, 박현아, 백철혁, 서보민, 손기병, 손대봉, 송승원, 신경철, 양윤경, 양인희, 윤주희, 이대욱, 이병현, 이승욱, 이영민, 이창근, 이태경, 이희수, 임은정, 장인성, 전명월, 정영희, 진수연, 채상윤, 최경수, 최경화, 최명식, 최성자, 최용준, 현동우, 황익준, 황점상, munesco, 남양 농협현대지점, 매곡고등학교, 카발유저일동,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코리아 (주), 한국교원대학교부설고등학교 학생회 신규후원 신청자(2015.3.21~2015.4.20): 강동화, 강수용, 강춘근, 강필성, 고경남, 고광호, 고서율, 공성필, 곽재윤, 권순미, 기미라, 김낙헌, 김미경, 김미영, 김민경, 김민례, 김민영, 김상훈, 김서아, 김성욱, 김승범, 김용배, 김용수, 김원정, 김유진, 김재학, 김정화, 김조홍, 김준구, 김준호, 김진화, 김찬호, 김충태, 문성하, 문영균, 민도준, 박광진, 박승기, 박영희, 박은동, 박준근, 박지성, 배명화, 배정호, 백승종, 서동우, 서방원, 선연희, 소순금, 손연주, 손정은, 송맹례, 송영운, 신병숙, 신봉철, 신성아, 신영하, 신현길, 양미숙, 여정희, 오명열, 오선혜, 오영렬, 오혜선, 원현숙, 유소정, 유승애, 유필재, 이기철, 이길도, 이상건, 이서현, 이선숙, 이승연, 이영일, 이영택, 이정민, 이철식, 임란수, 임상현, 임형운, 장영희, 장일순, 장준서, 정권환, 정규진, 정한수, 제주인, 조미야, 조현일, 조현정, 진은혜, 최도희, 최순환, 최재식, 최중덕, 최지인, 하주현, 함경민, 함수민, 허수민, 홍준수, KIMANDREWSUNGSOO, (주) 오오씨엘코 리아, (주)삼미철제건재, 대구외고1-6, 동방국제지주 주식회사, 리안헤어풍무점, 부산국제고NGO동아리, 에스엠성형외과, 주식회사코젠바이오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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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5월 1일

후원 인터뷰

후원 인터뷰 / 한 마음으로 브릿지 프로젝트 후원하는 조노현·이강미 씨 가족

“먼 훗날 아이들이 더 큰 나눔 이어가면 좋겠습니다” 저개발국 교육 지원을 위해 매월 답 지하는 소중한 후원의 손길들. 그중에 서도 온 가족이 함께 후원에 참여하는 ‘가족 후원자’들의 모습은 좀 더 특별 하게 다가온다. 한마음으로 나눔에 동 참하는 모습에서 아름다운 가족의 전 형을 보게 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가족 모두 저희 유네스코한국위원 회를 후원해주고 계신데요, 함께 후원하시 게 된 계기가 있는지요. 딸아이가 2014년 5월 대학원까지 학 업을 마치고 사회에 첫 발을 내딛게 되 면서 뭔가 의미있는 일을 만들어 주어 야겠다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비록 작 은 나눔일지라도 제가 먼저 단추를 끼 워놓는다면 아이들이 먼 훗날까지 제 뜻을 따라 더 큰 나눔을 이어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으로 가족들 각자의 이 름으로 시작을 하게 되었습니다. 가족이 함께 나눔에 참여하시는 모 습이 매우 아름답습니다. 평소 가지고 계 시던 나눔에 대한 생각이나 교육 방향을 듣고 싶습니다. 너무 작은 시작인 걸요. 오히려 참여 가 너무 늦었다는 사실이 부끄럽기도 합니다. 저희 집 가훈은 “베풀며 사랑하 며”인데요, 감사하게도 저희 가족은 지 금껏 26년간 큰 어려움 없이 잘 살아 왔 습니다. 사업적으로 큰 위기들도 없진 않았지만 잘 극복해서 현재까지 안정 적으로 운영되고 있고, 아이들 또한 주 변 사람들이 부러워 할 정도로 모든 면 에서 잘 자라 주어서 저희 가족은 늘 감사한 마음을 가득 안고 살아가고 있 습니다. 이렇게 세상으로부터 커다란 복을 받기만 한 것 같아서 저희 가족은 더욱 겸손한 마음으로 복을 함께 나누 며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생활 하고 있지요. 저는 특히 저희 아이들을 지금까지 무난히 교육을 시킬 수 있었던 것은 회 사에서 열심히 일해준 직원들 덕분이 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미국에서 공부 하고 아티스트로 활동 중인 큰딸(조푸 름·26)과 미국에서 유학 중인 아들(조 영상·21)에게도 늘 학비를 받을 때마다 직원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갖도록 이야 기해 왔습니다. 앞으로도 회사는 직원 들의 것이라 여기고, 자식이 아니라 당 연히 직원들이 물려받아야 한다는 공통 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고요. 한편으로는 중소기업을 운영하다 보 니 그동안 늘 가까이 있는 직원들부터 챙기게 됐는데, 이제는 그 시야를 좀 더 넓혀 보고도 싶었습니다. 마침 회사에 서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들을 임직원

지금까지 유네스코 브릿지 아프리카 프로젝트에 후원을 신청한 가족 후원 자는 모두 52가족. 가정의 달 5월을 맞 아 이들 가족 중 조노현(53·㈜날개물 류 대표이사)-이강미(53·㈜드림날개 대표이사) 씨 가족을 만나 그들만의 특별한 후원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이 함께 해보자는 움직임도 있어서, 이 기회에 가정과 회사 모두가 나눔을 실 천하는 건강한 곳이 되길 염원해보려 합니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의 교육 지원 사업을 위해 응원의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나눔에 대해 생각은 갖고 있지만 미 처 실천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참 많을 것 같습니다. 작은 시작일지라도 함께 하고자 하는 분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 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유네스코한 국위원회의 홍보 활동도 많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저희의 경우 기부를 시작 할 수 있는 기회를 찾다가 어떤 계기를 통해 후원을 하게 되었는데, 제가 좀 더 일찍 이런 방법을 알았다면 아이들 이 태어난 날부터 한 구좌씩 참여했더 라면 더 좋았을 거란 생각도 하게 됩니 다. 아기 때부터 나눔이라는 훌륭한 미 덕을 물려주는 것과 마찬가지니까요. 그런 면에서, 산부인과 병원 등에 이런 후원 활동에 대한 홍보물을 비치하는 것은 어떨까 하는 제안을 한번 드리고 싶어요(웃음).

♥ 한마음으로 함께해 더욱 특별한, 가족후원자 명단 ♥ Christopher Huh, Jonathan 김숙희, 김형춘 가족 Huh, Lora Huh 가족 김영관, 김호경 가족

박은희, 유동철 가족

이형일, 이주훈 가족

송지우, 송지수 가족

장아연, 장주현 가족

KIMANDREWSUNGSOO, KIMYONGZOO 가족

김옥현, 손민지 가족

신현운, 이연숙, 신소애 가족

장재혁, 장준혁, 장혜린 가족

김원정, 김지현 가족

양종현, 장윤형 가족

장혜정, 류수민, 류현욱 가족

강상호, 하윤경 가족

김주호, 김주연 가족

양혜원, 양가윤 가족

전소영, 전혜성 가족

권동구, 권율, 장혜림 가족

남순희, 이창성 가족

정기성, 정성헌 가족

권미숙, 최지인 가족

노지영, 박헌인 가족

이강미, 조노현, 조영상, 조푸름 가족

김경미, 이승현 가족

류수민, 류현욱, 장혜정 가족

이날, 김용희 가족

주준호, 예화피아노 가족

김민지, 김태우 가족

문언정, 이철호 가족

이남훈, 조정주 가족

채명희, 김은환 가족

김병구, 배석임, 김태영 가족

문유빈, 문예빈 가족

이누리, 허정숙 가족

최은희, 윤병순, 윤채영 가족

김분순, 이승연 가족

박경배, 박상옥 가족

이방, 이정난 가족

함경민, 함수민 가족

김상민, 김상원, 김조은 가족

박달서, 박찬진, 황동욱 가족

이유빈, 이현준 가족

허정훈, 허지연 가족

김선미, 김우진 가족

박영서, 박영우 가족

이윤성, 이효린 가족

황채린, 황유정 가족

김수현, 김지오 가족

박영수, 박소연 가족

이정은, 이송하 가족

제하림, 제환승 가족

진행·정리 = 신소애 후원개발팀

후원자 배포용 엽서 제작

“여러분의 따뜻한 마음, 더 멀리 전하고 싶습니다” 교육 지원 활동을 통해 지구촌의 소외된 이들에게 희망을 전 하는 사업인 유네스코 브릿지 프로젝트. 최근 유네스코한국위 원회가 브릿지 프로젝트의 의미를 담은 특별한 엽서를 만들었 습니다. 이 엽서에는 현장 모습을 담은 사진과 함께 “소외된 여 성들의 교육, 세상을 바꾸는 시작입니다”, “어머니의 배움은 수 백만 명 아동의 생명을 구합니다”, “꿈을 갖게 된 아이들의 눈 빛이 빛납니다”라는 메시지가 각각 담겨 있습니다. 엽서를 만든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후원자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서”(이 3종의 엽서는 후원자들께 배 포되고 있습니다), 다른 하나는 “후원자 여러분의 따뜻한 마음 을 더 멀리 전하고 싶어서”입니다. 앞으로도 변함없는 관심과 사랑을 부탁드립니다.


캠 페 인

2015년 5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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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와주세요”

교육재건을 통해 네팔이 희망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여러분의 관심과 사랑이 필요합니다 네팔 교육재건 일시후원 무통장입금(예금주: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우리은행 1005-181-001116 ARS 후원 060-700-1116(한 통에 2,000원 후원)

지구촌 교육지원 정기후원 홈페이지 신청 peace.unesco.or.kr 전화 (국번없이)1800-9971 • 이메일 peace@unesco.or.kr 주소 서울시 중구 명동길(유네스코길) 26 (우) 10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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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보우 프로젝트

2015년 5월 1일

서울사대부설초등학교의 지속가능발전 알리기

서울의 중심을 세계시민의식의 중심으로! 푸드마일리지 알아보기

우리는 이렇게 약속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변했습니다

서울의 중앙인 종로에 위치한 학교이 자, 모든 학년에 귀국학급(미국, 영국, 프랑스, 일본 등 외국에서 태어나 장기 간 생활하다 온 학생들의 학급)을 운 영하고 있는 우리 학교의 특성상, 다양 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더불 어 살아갈 수 있는 행복한 지구촌 시민 의식을 함양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한 일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세계의 인권 에 관한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다른 문 화를 이해하는 능력을 기르는 한편, 평 화롭고 행복한 미래를 만들기 위해 환 경 문제를 중심으로 지속가능한 미래를 열어나갈 생활 속 실천 사항을 살펴보 았습니다. 그리고 스스로의 실천과 행 동 변화를 위해 노력할 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공감과 동참도 얻어내기 위해 노력할 것을 약속했습니다.

여러 사람들의 공감을 얻기 위해 친 구들과 함께 UCC를 만드는 것은 정말 즐거운 활동이었습니다. UCC를 주변 사람들에게 알리는 방법을 고민한 끝 에 선생님들의 도움으로 전교에 방송을 내보낼 수 있었고, 종합학예회 전시마 당 때도 친구들에게 상영할 수 있었습 니다. 친구들의 뜨거운 반응에 한편으 로 감동하면서, 또 한편으로는 그 관심 을 실천으로 연결할 수 있는 방법을 더 고민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지속가능한 지구의 미래를 위해 흐르는 물을 잠그고 교실 불을 끄고, 에 어컨 온도를 낮추는 등의 행동들을 누 구보다 먼저 하면서, 나의 작은 변화가 친구들과 가족들에게까지 영향을 주었 음을 발견할 수 있어 무엇보다 기뻤습 니다.

유네스코 Rainbow ‘청소년 세계시민 프로젝트’ 활동보고서 속으로

“우리가 사는 세상, 우리 힘으로 바꿔 나가요”

우리가 먹는 음식들이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이동하는지를 알아보았습니다. 그 러한 이동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 문제 를 알아보고, 이것을 주제로 ‘노가바’(노래

원인-결과의 나무 만들기 연간 프로젝트의 주제를 ‘다문화’와 ‘환 경’ 두 가지로 선정하였습니다. 다양한 레 인보우 프로젝트를 통해 이러한 주제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고, 문제 해결을 위한 방법에 대해 토론하고 실천하는 활동을 계획하는 유용한 시간이었습니다.

우리 학교 에너지 실태 홍보하기

가사 바꾸기)를 만들고 UCC로 제작했습 니다.

지속가능발전교육(ESD) 실천하기 학급마다 각 학급에 맞는 ESD 과제를 선 정하고 실천하여 환경, 경제, 사회적 측면 의 지속가능발전성을 이해하도록 노력했 습니다. 또한 문제의 개선을 위한 해결책을 학생 스스로 찾고 실천해 보았습니다.

지난 1년 동안 학교에서 사용한 전기량 과 전기요금, 상수도요금, 음식물쓰레기 처리 비용 등을 그래프로 그려보았습니 다. 그리고 다양한 분야에서 에너지를 절 약하기 위한 우리의 약속을 포스터로 만 들어 교내 게시판에 부착하여 홍보했습니 다.

유네스코학교 초·중·고교 학생들이 평화, 인권, 다문화, 환경, 세계화, 지역고유 문화, 경제정의 등 7가지 주제와 관련해 학교와 지역사회의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스스로 계획하고 실천하는 프로그램인 ‘유네스코 레인보우 청소년 세계시민 프로 젝트’(레인보우 프로젝트). 2014년 한 해 동안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뜨거운 열정 으로 레인보우 프로젝트를 수놓은 참가 학교들의 활동을 돌아보면, 학생들의 작은 날갯짓이 일으키는 세상의 변화가 눈에 보이는 듯하다. 이번 달에는 학교와 지역 사회에 대한 남다른 애정과 노력을 보여주었던 참가 학교 네 곳의 무지갯빛 활동 을 소개한다.

봉곡중학교의 배려와 나눔 함께하기

우리의 노력으로 지역 사회에 따뜻한 온기를

물한계곡 자연보호 활동 이곳 구미 지역의 청정 지역으로 유명

우리는 이렇게 약속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변했습니다

지역사회에 많이 계신 어르신들을 공 경하고 말벗이 되어드리는 일이야말로 나 자신만을 위하는 이기적인 삶에서 벗 어나 봉사와 배려의 정신을 배우고 실천 하는 중요한 출발점이라 생각했습니다. 나아가 이러한 배려의 정신이 지역사회 전체에 퍼지게 함으로써, 우리의 노력으 로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바를 만들고 싶 었습니다. 봉사 정신을 몸으로 마음으로 익힌 학 생들이 앞장서서 보다 인정이 넘치는 훈 훈한 사회를 만들고, 나아가 나와 내 이 웃이 더불어 행복하게 살아가는 세상을 위해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을 1년 동안 만들어 가기로 약속했습니다.

지난 1년간 여러 프로젝트들을 수행 하면서 남을 배려하는 것이 오히려 내 마음에 더 큰 행복을 가져다준다는 것을 비로소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 우리들의 변화를 보고 선생님들도 많은 응원을 보 내주셨고, 처음에는 유니세프와 유네스 코를 혼동할 정도였던 지역사회의 많은 분들 역시 유네스코 레인보우 청소년 프 로젝트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되 었습니다. 무엇보다 우리와 함께해 주 신 어르신들의 뜨거운 반응이야말로 우 리 변화를 더 많이 이끌어 낸 원동력이 었습니다. 그분들이 우리 사회에서 느끼 는 소외감의 정도를 비로소 느낄 수 있 었고, 우리들의 조그마한 힘이라도 보태 그러한 사회적 격차와 소외를 해소할 수 있길 바라게 되었습니다.

한 물한계곡을 방문해 자연보호 활동을 벌였습니다. 준비해 간 쓰레기 봉투에 계 곡 구석구석에 숨어 있던 쓰레기들을 주

요양병원에서 어르신들의 어깨 주무르기 배려와 나눔의 레인보우프로젝트를 실 시하기 위해 유네스코동아리 학생 30여 명이 인근의 가톨릭 요양병원을 찾아 어 르신들의 어깨를 주물러 드리는 일을 했 습니다. 처음의 어색하던 순간은 어르신 들의 환대 속에 금세 없어졌고, 학생들은 마음을 열고 정성을 다하여 어르신들의 어깨를 주무르는 한편 말벗도 되어 드렸 습니다. 한 번의 인연으로 아쉬움이 남았 던 걸까요? 우리들은 그 일주일 뒤에도 같 은 곳을 찾아 구석구석 청소도 하고, 미숙 하지만 열심히 준비해 간 리코더 합주 공 연도 하며 어르신들의 하루를 ‘책임’져 드 렸습니다.

워 담는 등 깨끗한 물을 더욱 깨끗하게 보 존해줄 정화 활동을 하면서, 학생들은 이 러한 아름다운 자연이 후세에까지 보전되 었으면 하는 바람을 더 크게 가졌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각자 다른 반에 흩어져 있 던 동아리 친구들이 한마음으로 활동을 하면서 소중한 친구를 만들 기회도 자연 스럽게 마련되었습니다. 환경보호와 세계 시민의식을 되새길 수 있는 좋은 기회였 어요.


레인보우 프로젝트

2015년 5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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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제일고등학교의 제주 자연문화 지킴이 활동

‘우리’를 알리면서 ‘우리’가 누구인지 깨닫는 기회 우리는 이렇게 약속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변했습니다

제주도는 유네스코 자연유산 분야 3 관왕을 차지할 만큼 보호할 가치가 높 은 자연을 갖고 있습니다. 또한 오랜 세 월 동안 형성된 고유의 지역 문화도 가 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처럼 소중한 가치를 지닌 제주의 자연과 문화가 얼 마나 소중한지를 사람들이 잘 인식하고 있는지 궁금했습니다. 그리고 우리 제 주 고유의 언어나 문화가 표준말이나 대중문화의 물결 속에서 점차 사라지고 있다는 아쉬움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우선 환경보호의 중 요성을 몸소 체험하고, 환경보호 행동 을 먼저 실천함으로써 점차 우리 주변 친구들, 가정, 학교, 그리고 지역사회에 이러한 실천 노력의 중요성을 전파하고 자 했습니다. 또한 제주도를 찾는 많은 외국인들에게 우리의 문화를 알리는 한 편 그들의 문화에 대한 이해도도 높이 고 싶었습니다. 최근 일본에서는 자국 의 해녀를 ‘아마’라는 이름으로 세계유 산으로 등재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데, 우리는 이에 대응해 일본의 ‘아 마’에는 없는 제주도 해녀의 고유성과 우수성을 많은 사람들에게 널리 알리기 로 약속했습니다.

처음 이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는 어 떻게 활동을 계획해야 하고, 어떻게 활 동을 진행해야 하는지 모든 것이 막막 했습니다. 하지만 제주의 고유한 언어 와 고유한 문화에 대해 조사하고 답사 를 하다보니 어느새 제주도민으로서의 ‘우리’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살아 온 이 섬 제주도가 정말 아름다운 섬이며 가치 있고 소중한 섬 이라는 것을 깨달은 것만으로도 우리 안에서 정말 큰 변화가 일어났다고 생 각합니다. 처음에 ‘세계시민’이라는 용어를 들 었을 때, 우리는 ‘과연 우리가 하는 활 동이 세계시민과 관련이 있는 활동일 까?’라는 고민도 여러 번 했습니다. 하 지만 “자신이 가진 것을 제대로 이해하 는 것이 진정한 세계시민으로 성장하는 방법일 수도 있다”는 선생님의 말씀을 새기고 여러 활동들을 해나가면서 우리 안에서 자라나는 자부심과 자신감을 느 낄 수 있었고, 결국 그것이야말로 ‘세계 시민’의 진정한 의미를 깨우치는 과정 이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일본의 ‘아마’와 비교해서 제주의 해녀가 어떠한 특징들과 우수성을 가지고 있는지 조사하고, 이 내용을 우리말 설명 에 영어 해설을 덧붙여 팸플릿을 만든 뒤

제주어 홍보 팸플릿 제작 및 관광객 대상 배부 동아리 학생들 중 제주도 사투리에 관 심이 많은 학생들은 서로 힘을 합쳐 제주 어를 홍보하는 활동을 진행하기로 했습니 다. 실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제주도 사 투리들을 초급, 중급, 고급의 난이도로 분 류해 정리하고, 이를 설명하는 표준어 해 설과 영어 발음 및 영어 풀이를 넣어 팸플 릿을 만들었습니다. 그렇게 만든 팸플릿 들을 제주국제공항에서 관광객들에게 배 포했고, 많은 관광객들이 이 재미있는 시 도에 관심을 보였습니다. 제주도의 개성 과 제주도만의 가치를 느낄 수 있었던 활 동이었습니다.

제주시청 부근에서 시민들에게 배포했습 니다.

제주의 소중한 자연유산, 곶자왈 답사 제주생태교육연구소 현원학 소장님과 함께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에 있는 곶자 왈을 방문했습니다. 쏟아지는 빗속에서도 소장님으로부터 제주의 지하수가 유입되 는 입구로서의 곶자왈의 가치와, 열대식 물과 한대식물이 공존하는 생태 지역으로 서의 곶자왈의 중요성에 대해 배울 수 있 었습니다. 한편으로 자연 속에서 저마다 각자의 이름을 큰 소리로 불러 보며, 공부 에 찌든 마음도 어느 정도 치유할 수 있었 습니다.

제주 해녀의 유네스코 무형 유산 등재를 위한 노력 제주 해녀에 대한 홍 보가 부족하다는 데 인 식을 같이한 학생들이 제주 해녀를 홍보하는 활동을 진행했습니다.

덕이고등학교의 서로 돕는 세상 만들기

환경과 인간, 문화와 문화가 조화를 이루는 그날까지

달성한 ‘저렴한 가격’이 왜 소비자에게 결 코 이로운 게 아닌지를 알 수 있었고, 생산 자에게 공정한 가격을 지불하는 것이 우

우리는 이렇게 약속했습니다

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우리 학교가 속한 경기도 고양시는 다 양한 문화가 공존하고 있는 다문화 공동 체 사회입니다. 시간적으로는 전통과 현 대가 공존하는 문화공동체이며, 공간적 으로는 도시와 농촌이 어우러져 생활하 는 농촌과 도시의 공동체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역사적·문화적인 다양성은 때론 갈등과 불협화음을 만들어 내기도 하지 만, 한편으로는 한국적인 것과 세계적인 것의 만남을 가능하게 해주는 바탕이 되 기도 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서로 도와 주는 세상’이라는 구호 아래서 세 가지 약속을 했습니다. 첫째는 전통의 재발견 과 이를 바탕으로 한 우리 것의 세계화 이고, 둘째는 사회적 협동조합으로 설립 된 교내 매점과 관련된 활동들을 공정 무역과 연관하여 펼치는 것이고, 셋째는 환경을 사랑하고 지구를 지키는 캠페인 을 만드는 것입니다. 이 세 가지 약속을 지키기 위해 우리는 내가 할 수 있는 것, 모두가 할 수 있는 것, 그리고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을 제시하며 1년간 하나 하나

그리고 이렇게 변했습니다 지난 1년 동안 여러 가지 프로젝트를 거치면서 우리는 세계시민의식이란 어 떤 것인지, 그리고 여러 나라의 문화와 그들만의 가치는 어떤 것인지를 알 수 있었습니다. 나와 우리 것에만 관심을 갖던 것에서 벗어나 우리 주변과, 나아 가 세계에 대해서도 관심을 넓히는 계기 가 되었습니다. 공정무역이라는 것은 처 음에 그 실현성에 의문을 갖고 있었던 게 사실이지만, 타 학교와 함께하는 공 정무역 교육을 통해 그 개념을 조금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그뿐만 아 니라 환경보호나 기아 대책 프로젝트를 하면서, 비록 정말 조그만 변화일지라도 나와 우리의 실천이 다른 사람들의 실천 을 불러온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제 우리들은 급식을 함부로 버리지 않 고, 일회용품의 사용을 줄이는 등의 노 력을 ‘내가 먼저’ 한다는 것에 대해 뿌듯 함을 느낍니다.

리 사회에서 어떤 의미와 긍정적 결과를 가져오는지를 알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

잔반 줄이기 캠페인 우리는 풍요로움 속에서 자신도 모르게 많은 음식을 버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

니다.

Rainbow 청소년 세계대회 놀이터 개최

리 스스로와 지구를 위해 점심식사 시간

지역 내 유네스코학교들의 목소리를 한

에 잔반량을 줄이는 캠페인을 실시했습니

데 모으기 위해 경기도 유네스코학교 제2

다. 캠페인은 1석3조였습니다. 급식을 골

권역 협의체에 소속된 ASPnet(유네스코

고루 먹게 되어 내 건강을 돌보고, 버리는

학교네트워크) 소속 학교(소명여고, 봉일

음식을 줄임으로써 자원의 낭비를 막는

천고, 봉일천중, 덕이고, 지산중)들이 연합

한편, 궁극적으로 제3세계 시민들이 기아

해 ‘Rainbow 청소년 세계대회 놀이터’를

에서 해방되는 데 작은 보탬이 될 수 있음

진행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우리는 영상 시

을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청과 교육, 토론, 그림그리기 등을 통해 지

공정무역기업 ‘그루’ 방문 및 공정무역교육

구촌 빈곤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는 한편,

지역 내 공정무역기업인 ‘그루’를 방문 해 처음에는 막연 하고 피상적으로 만 생각되던 공정 무역에 대해 구체 적으로 배우는 기 회를 가졌습니다. 우선 제3세계에 대한 착취를 통해

문제 해결을 위한 대안과 우리들의 작은 실 천 노력들을 고민해 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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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패밀리

2015년 5월 1일

창원과학고 이정인 양, 유네스코학교 대표로 세계물포럼 참가 기술혁신 세션서 ‘폐분필 이용한 하천 수질 개선 방안’ 발표해 큰 박수 받아 창원과학고등학교(교장 안수영) 3 학년 이정인 양이 지난 4월 15 대구 엑스코(Exco)에서 열린 제7차 세계 물포럼 ‘세계 물 문제 관련 기술혁신’ 세션에서 유네스코학교(ASPnet) 학 생 대표로 참가해 물 관련 연구를 발 표했다. 세계물포럼은 세계의 물 문

제에 공동 대응하기 위해 설립된 지 구촌 최대의 물 관련 행사다. 이날 발표에서 이 양은 ‘폐분필을 이용한 하천수질 개선방안 모색’이라 는 연구 내용을 상세히 설명해 각국 청중으로부터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이 양이 발표한 연구는 교육 과정에

서 다량 발생하는 폐분필의 탄산칼슘 (CaCO3) 성분을 탈인제로 재활용해 도시 하천의 주요 오염원인 ‘인’(P)을 제거 및 회수함으로써 수질을 높이는 방안을 담고 있다. 학교 주변을 흐르 는 하천인 내동천에서 폐분필을 재활 용해 실험한 결과, 평균 21.96%의 인

제거 효율을 보였고 하천의 수질환경 기준상 한 단계 수질이 개선된 것으 로 나타났다는 것. 이 양의 연구는 학교 주변 하천의 수질에 대한 관심에서 시작됐고, 쉽 게 활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외국인과 함께하는 문화교실’ 상반기 오리엔테이션 개최 24개국 활동가 참여한 가운데 프로그램 소개-시범 수업 등 진행

창원과학고 이정인 양이 제7차 세계물포럼 세션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축제의 달에도 ‘KUSA’는 땀 흘리는 중 학생협회 역량 모아 연합행사·50주년 기념행사 준비 5월은 대학가에서 축제의 달이 다. 요즘 한국유네스코학생협회 (KUSA)는 축제 이후 진행할 체육 대회에 대한 기획을 시작으로 2학기 에 열릴 전국대회, 작년부터 시작한 지구사업, 연합행사에 대한 준비로 여념이 없다. 무엇보다도 학생협회의 역량이 집 중되고 있는 부분은 KUSA 창립 50 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들의 기획과 준 비다. 학생협회는 오는 9월 50주년 기 념식이 KUSA의 새로운 도약을 이

끄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KUSA총동문회와 3자 회의를 가지며 다양한 기획안을 구체 화하고 있다. 현재 학생협회는 ‘KUSA 공모전’, ‘교육봉사’를 준비 중이고, ‘DMZ 트 레인’, ‘다함께 답사’ 등을 새롭게 기 획하고 있다. 이 가운데 공모전은 KUSA 홍보 동영상, 홍보 캐릭터, 활동사진 부문으로 실시될 예정이고, 그외 다른 행사들은 총회 논의 등을 거쳐 진행될 계획이다.

‘외국인과 함께하는 문화교실’ 상반기 오리엔테이션이 지난 3월 하순 진행됐다

한국유네스코협회연맹(회장 유 재건)이 주최하고 교육부가 후원 하는 ‘외국인과 함께하는 문화교실 (CCAP)’ 상반기 오리엔테이션이 지 난 3월 27~28일 서울 명동 유네스코 회관 유네스코홀에서 개최됐다. 올해 활동을 시작하는 선정 학교 교사 및 ‘외국인 문화교류 자원활동 가’(CEV), ‘한국어통역 자원활동 가’(KIV)를 대상으로 실시된 이번 행사에는 2015 CCAP 선정 학교 교 사 및 CCAP에 참여하기를 희망하는 새로운 활동가들이 참석했다. 유재건 협회연맹 회장은 28일 CEV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해 “다양 한 국가에서 CCAP에 참여한 문화교 류 자원활동가들을 대면하니 마치 유 엔 현장에 있는 것과 같은 기분을 느 낀다”면서 미국 유학 및 체류 시절 겪 었던 어려움과 편견을 극복한 스토리 를 전하며 한국에서 새로운 문화를 접하는 CEV들을 격려하였다. 아울러 김수자 협회연맹 사무총장 은 27일 개회사를 통해 CCAP에 많 은 관심과 참여를 보여준 교사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며 교사와 활동가 간의 상호 협력을 통해 더 활발한 수 업이 이루어지도록 애써 달라고 요청 했다. 이번 오리엔테이션은 유네스코, CCAP 및 수업 신청 과정을 소개하 는 자리로 CCAP 프로그램의 취지 및 목표를 참가자들에게 전하고, 국 제이해교육의 필요성과 이점에 관해 서 설명이 이어졌다. 아울러 자기소 개 시간을 통해 CCAP에 참여하게 된 계기 및 열정을 확인할 수 있는 시 간도 마련됐다. 특별히 이번 행사에는 총 24개국 의 다양한 국가에서 온 CEV들이 참 여해 문화의 다양성을 피부로 체험 할 수 있었다. 이외에도 아제르바이 잔에서 온 CEV인 니하트 칼리자데 (Nihat Khalilzade)와 조혜지 KIV 가 팀을 이뤄 새로운 활동가들을 대 상으로 시범 수업을 실시했으며, 아 제르바이잔의 전통 춤에 대해서 배우 는 시간을 가졌다.


라 이 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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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위-클라란스 손잡고 꿀벌 위한 생태정원 조성

‘하늘양봉장’ 꿀벌들의 봄날 서울 명동 유네스코회관 옥탑에는 도 시양봉 공간인 ‘하늘양봉장’이 있습니 다. 환경파괴로 벌들의 수가 감소하는 현실이 안타까워 지난해 봄 벌통 5군(10 만 마리)을 설치한 게 그 시작이었습니 다. 어찌 보면 황량하기까지 하던 하늘 양봉장이 요즘 크게 달라졌습니다. 꿀벌 들의 삶의 터전이자 놀이터가 될 소중한 녹지가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와 클라란스가 ‘도심 속 생물다양성 증진을 위한 업무 협약(MOU)’를 맺고 지난 4월에 조성

한 ‘꿀벌을 위한 생태정원’이 바로 그것 입니다. 이 정원에는 꿀벌들이 좋아하 는 다양한 밀원식물들이 심어져 있는 데, 벌써 꽃들이 피어나면서 꿀벌들도 덩달아 바빠졌습니다. 향기로운 꽃밭 사이로 쉼 없이 날갯짓하는 모습을 보 노라면 꽃과 벌이 나누는 달콤한 이야 기가 귓가에 들리는 듯합니다. 벌과 꽃 이 친구가 되고, 사람과 사람이, 그리고 사람과 자연이 어우러져 사는 평화로운 세상, 유네스코가 꿈꾸는 작은 천국이 여기 명동에서 시작됐으면 합니다.

글·구성 김태동

작은누리 새 식구를 소개합니다 현해탄을 건너온 생명의 나팔꽃

서울 명동 유네스코회관 옥상에 조성 된 생태공원 ‘작은누리’에 지난 4월 하 순 새 식구가 입주했습니다. 생명을 향 한 작지만 소중한 꿈이 담겨 있는 나팔 꽃입니다. 작은누리 화단 푯말에 적힌 사연을 전해드립니다. “일본 니가타 지역의 한 초등학교에 갓 입학한 소년이 백혈병에 걸렸습니 다. 이 소년은 다시 건강해지고 싶다는 소망과 함께, 간절한 마음으로 학교 화 단에 나팔꽃 씨를 심고 키우기 시작했 습니다. 안타깝게도 얼마 후 소년은 하

늘나라로 떠났지만, 나팔꽃은 아름답게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었습니다. 소년의 어머니는 아들이 이루지 못한 생명을 향한 작은 꿈이 이어질 수 있도 록 나팔꽃의 씨를 주변에 전해주기 시 작했습니다. 니가타에서 요코하마의 나가타다이 초등학교로 전달된 나팔꽃씨 중 한 알 을 2012년 유네스코 한일교사대화로 일본에 방문한 김종덕 전 서울신용산 초등학교 교장선생님이 선물로 받았습 니다. 단 한 알의 나팔꽃 씨앗은 선생 님들과 학생들의 보살핌 속에 무럭무 럭 자랐고, 2015년 1월에는 여기서 나 온 씨앗을 다시 일본 나가타다이초등 학교로 전달하며 ‘생명의 교류’를 이어 갔습니다. 2015년 4월 유네스코한국위원회도 생 명의 꿈을 간직한 이 나팔꽃 씨앗을 받 아 작은누리 옥상 정원에서 싹을 틔웠 습니다.”

2015 세계문화예술교육주간 행사 미리보기

문화·예술·교육, 마음과 마음 잇는 다리가 되다 ‘2015 세계문화예술교육주간 행사’ 가 5월 26일부터 30일까지 5일간 경상 권(부산 거점) 및 전국 문화기반시설, 학교 등지에서 진행된다. ‘마음, 꽃길 을 열다’라는 슬로건 아래 진행되는 이 번 행사에선 누구나 쉽게 참여하고 즐 길 수 있는 다양한 문화예술교육 프로 그램과 문화·예술·교육계 전문가 및 관계자들의 활기찬 논의의 장이 펼쳐 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사전 행사와 개막식 행사를 알리고 참여를 북돋기 위해 5월 11일부터 사전행사가 온·오프 라 인으로 진행된다.

오프라인에서는 이동 전시 및 워크 숍을 위한 ‘움직이는 마음 다락차’가 운영된다. 문화예술교육의 성과와 체 험 관련 워크숍 프로그램을 싣고 전국 을 순회할 예정이다. 또한 온라인에서는 다양한 지역의 시민들이 참여해 사이버 꽃길을 이어 가는 ‘마음이 함께 만드는 꽃길’ SNS 캠페인이 펼쳐진다. 공식 행사는 5월 26일 부산 중앙동 비욘드 개러지에서 개막식과 함께 시작된다. 문화예술교 육의 가치를 공유하고 상징화한 개막 극과 유네스코 총회의장을 역임한 데 이비드슨 헵번의 강연도 예정돼 있다.

주요행사 : 시민 참여형 프로그램 바다의 예술선 : 지역시장 상인들과 함께 일상에서 쉽게 예술을 즐길 수 있 도록 하는 지역 특화형 워크숍 우리가 그린 큰 그림 : 예술꽃씨앗학교 학생들의 꿈을 모아 예술가와 함께 폐 막식 무대를 제작하는 워크숍 예술가와 꽃장난 : 예술가들과 함께 누 구나 놀이처럼 즐겁게 참여할 수 있는 문화예술교육 체험 워크숍 천천히 걷는 온천천 : 하천 주변의 크고 작은 물체를 모아 거대한 마을 지도를 제작하는 가족 단위 참여형 워크숍 열상 영화제-우리, 열 살이야 : 문화예

술교육지원법 제정 10주년을 기념해 10 세 아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상물과 어 린이 감독이 직접 제작한 영상물을 상영

주요행사 : 전문가 참여형 프로그램 문화예술교육에서 지역성의 재발견 – 아시아, 전통, 삶 : 아시아 문화예술교육 현황과 사례를 공유하고 교류·협력 기 반 활성화를 위한 국제심포지엄 지역문화예술교육, 그 가치와 가능성 : 지역을 중심으로 하는 문화정책에서 문화예술교육의 가치와 역할, 활성화 방안을 공유하고 논의하는 포럼 청년, 꽃길을 달리다 : 청년그룹 대상 으로 전문가 멘토링을 통해 새로운 가 능성에 도전하고 경계 없는 아이디어 를 창출하는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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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유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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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 승격 앞두고 다시 펼쳐보는 &lt;동의보감&gt;

시대 뛰어넘어 ‘모두를 위한 의학’을 꿈꾸다 허준이 편찬한 우리나라 최고의 한 의서인 &lt;동의보감&gt;이 국보가 된다. 지 난 4월 20일 문화재청은 국가지정문 화재 보물이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 산인 &lt;동의보감&gt; 3건에 대해 국보 승 격을 지정 예고했다. 문화재적 가치와 기록유산으로서의 세계적인 위상을 고려해 현재 보물로 지정돼 있는 &lt;동 의보감&gt;의 등급을 국보로 올리겠다는 의미다.

백성을 위한 선구적인 의학서 &lt;동의보감&gt;은 1613년(광해군 5년) 간 행된 동양 의학사상과 지식, 치료법에 대한 기념비적인 의서다. 선조의 왕명에 따라 어의였던 허준이 조선과 중국에서 유통되던 의학서적과 문헌을 참고하고 임상의학적인 체험과 지식을 더해 1610 년 완성했다. 내의원에서 목활자로 찍어 낸 최초 간행본은 ▲목록 2권 ▲내과질 환에 관한 내경편(內景篇) 4권 26조 ▲ 외과질환에 관한 외형편(外形篇) 4권 26 조 ▲유행병·급성병 등에 관한 잡병편 (雜病篇) 11권 38조 ▲약재·약물에 관한 탕액편(湯液篇) 3권 17조 ▲침과 뜸에 관한 침구편(鍼灸篇) 1권 1조 등 5개 분 야에 걸쳐 총 25권 25책 108조로 구성되 어 있다. 병의 이론, 처방, 출전 등이 일 목요연하게 정리돼 있어 한의학의 백과 사전으도 불리며, 의학적 효용성과 가치 를 높이 인정 받아 지난 400여 년 동안 중국 일본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40여 차례에 걸쳐 번역 출간되기도 했다. &lt;동의보감&gt;은 일반 대중이 쉽게 활 용할 수 있도록 의학 지식을 편집한 세 계 최초의 공중보건 의서로 평가 받으며 2009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목록에 등재됐다. 세계기록유산 웹사이트에는 &lt;동의보감&gt;에 대해 이 같은 설명이 올 라와 있다. “… 이러한 작업은 동양을 넘어서는 의 학의 혁신을 알리는 것이었다. 의료 체계 측면에서 19세기까지 사실상 전례가 없 는 개념이었던 ‘예방 의학’과 ‘국가에 의한 공공의료’라는 이상을 담아 냈다.” (“The work informs the evolution of medicine in East Asia and beyond. In terms of health care system, it developed the ideals of preventive medicine and public health care by the state, which was virtually an unprecedented idea up to the 19th century.”) 바로 이 지점에서 &lt;동의보감&gt;의 의미 와 진가가 더욱 빛을 발한다. &lt;동의보 감&gt;을 만들고 펴낸 배경에 백성을 위하 는 마음이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국가가 나서서 &lt;동의보감&gt;을 편찬한 가 장 큰 이유는 일반 백성의 건강과 안녕

승격을 앞둔 &lt;동의보감&gt; 3건은 1613년 최초로 간행된 내의원 목판본 으로 우리나라 의학사와 서지학적으 로 매우 귀중한 자료다. 문화재청은 30일간의 지정 예고 기간을 거쳐 각계 의견을 수렴·검토하고 문화재위원회 의 심의 후 국보 승격을 확정할 예정 이다. 이번 승격 예고를 계기로 &lt;동의 보감&gt;과 조선 최고의 의관 허준에 얽 힌 역사의 행간을 들춰본다. 에 대한 책임감 때문이었다. 그것은 왕 이 의서를 편찬하라고 지시하면서 제시 했던 세 가지 원칙에서도 분명히 드러난 다. “예방의학을 우선으로 하라, 의학의 핵심을 파악하라, 처방 약재에 토종 약 초를 포함시키고 한글로 약재 이름을 붙 이도록 하라”는 내용이다. &lt;동의보감&gt;은 ‘양생’(養生)의 정신을 바탕으로 쓰여진 책이다. 병의 치료법뿐 만 아니라 병을 예방하고 건강하게 사는 지혜를 함께 담았다. 병을 치료하는 것 보다 병에 걸리지 않도록 건강하게 생활 하는 게 더 유익함을 강조한 것이다. 세 계 최초의 예방의학 서적이라 불리는 이 유도 여기에 있다. ‘의학의 핵심을 파악하라’고 한 대목 은 그간 유입된 의학책의 종류가 많고 서 로 처방이 다른 부분들도 적지 않으니, 혼란을 주지 않도록 정확한 핵심과 요점 을 간추리라는 의미였다. 세 번째 원칙인 ‘토종 약재와 한글 이름을 쓰라’는 부분 은 애민정신과 맞닿아 있다. &lt;동의보감&gt; 편찬 작업은 임진왜란 와 중에 수많은 백성들이 부상과 질병으로 고통 받던 때 시작됐다. 한자로 쓰인 각 종 의서는 한글만 겨우 깨우친 일반 백 성에게 무용지물이었고, 처방에 쓰이는 약재들도 대부분 중국에서 들여와 고가 에 팔리는 것이라 평민이 구하기 어려 웠다. &lt;동의보감&gt;에는 이러한 처지의 백성을 위한 따뜻한 ‘처방’이 함께 담겨 있었다. 일반 백성들이 주변에서 구하기 쉬운 약초로 간단히 병증에 대처할 수 있도록 책의 일부(탕액편)에서 토종 약재를 소 개하고 한자 이름 밑에 한글 이름을 함 께 기록한 것이다. 왕조 시대에 왕실이 나 귀족이 아니라 평민의 건강을 위해 국가적으로 몰두한 이 같은 편찬 사업은 세계 어디에도 없었다. 유네스코가 &lt;동 의보감&gt; 편찬과 보급에 대해 “19세기까 지 전례가 없던 개념인, 국가에 의한 공 공의료의 이상을 담아낸 것”으로 높이 평가한 배경이기도 하다. &lt;동의보감&gt;이 등재된 세계기록유산의 영문 명칭은 ‘Memory of the World’, 즉 ‘세계가 기억해야 할 기록’이라는 의 미다. 동의보감을 보면서 우리가 기억해

국보 승격을 앞둔 ‘보물’ &lt;동의보감&gt;(출처: 문화재청)

야 할 것은 과연 무엇일까. 찬란한 의학 적 업적과 함께 가슴에 새겨야 할 것은 ‘백성을, 사람을 위하는 마음’이 아닐까.

나이와 악조건 극복한 열정 &lt;조선왕조실록&gt;에 따르면 허준이 &lt;동의보감&gt;을 완성한 시기는 1610년(광 해 2년). 선조의 명을 받아 편찬작업에 나선 지 14년 만이었다. 그렇다면 당시 그의 나이는 몇 살이었을까. 허준의 출생연도에 대해서는 기록마 다 다소 차이가 있다. 조선시대 왕실 의 원들의 인적사항 등을 기록한 명부인 &lt;내의선생안&gt;과 &lt;태의원선생안&gt;에는 1537년생으로 적혀 있고, 선조 때의 학 자인 최립이 저술한 &lt;간이문집&gt; ‘휴가 록’에 따르면 1539년생으로 추정된다 (‘휴가록’에 남긴 허준에 대한 시에서 “내 동갑내기 큰 의원인 허준”이라는 글 이 나오는데, 최립은 1539년생이다). 또 한 1546년생으로 적힌 족보도 있다. &lt;내 의선생안&gt;을 기준으로 삼을 경우 만 73 세에 &lt;동의보감&gt;을 완성한 셈이다. 환 갑을 맞는 이가 드물던 당시의 사회상을 감안하면 고령의 나이를 극복한 역작이 아닐 수 없다. 사실 &lt;동의보감&gt; 편찬은 허준을 비롯 해 명성 높은 내의원 의원들과 민간 의 원이 참여한 가운데 1596년(선조 29년) 에 시작된 국가적 사업이었다. 그러나 정유재란(1597~1598)으로 작업이 한동

안 중단됐고 이후 허준에게 의서 편찬의 중임이 다시 내려졌다. 이때부터 허준은 길고 긴 ‘의서와의 씨름’을 시작했다. 하 지만 어의로서 공무를 보면서 의학지식 과 치료법을 집대성한 의서를 쓰는 일은 결코 수월치 않았다. 게다가 선조가 승 하하자 허준은 칠순의 나이에 그 책임을 지고 압록강 인근 의주로 귀양살이를 떠 나는 신세가 되고 만다. 이 같은 최악의 여건도 의서를 완성 하려는 그의 의지를 꺾지는 못했다. 오 히려 자신을 독려하며 의서 편찬에 더 욱 매달렸다. 그 결과 귀양에서 풀려 난 이듬해에 마침내 &lt;동의보감&gt;의 마지 막 쪽을 완성할 수 있었다. &lt;조선왕조실 록&gt; ‘광해군일기’(광해 2년, 1610년 8월 6일)에는 이런 대목이 나온다. “양평군(陽平君) 허준은 일찍이 선조(先 朝) 때 의방(醫方)을 찬집(撰集)하라는 명을 특별히 받들고 몇 년 동안 자료를 수집하였 는데, 심지어는 유배되어 옮겨 다니고 유리 (流離)하는 가운데서도 그 일을 쉬지 않고 하여 이제 비로소 책으로 엮어 올렸다.” 동양 의학계의 기념비적인 의서 &lt;동 의보감&gt;의 탄생 뒤안길에는 허준의 피 와 땀이 어린 발자국이 점점이 배어 있 다. 집념 하나로 노구를 이끌고 사명을 완수한 그의 모습은 &lt;동의보감&gt;이 후대 에 남기는 또 하나의 산 교훈이 아닐 수 없다.

지난해 서울빛초롱축제에서 전등으로 표현된 허준과 &lt;동의보감&gt;


문화유산

한국의 서원 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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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적 신념에 영감을 전해주는 곳, 덕천서원

An Inspiration to Moral Principles: Deokcheon Seowon ‘한국의 서원’은 선조들의 학문에 대한 열정과 삶의 지혜, 그리고 한 시대를 관통하는 정신이 깃들어 있 는 소중한 우리의 유산입니다. 세계 인과 가치를 공유하는 차원에서 서 원 탐방 기사를 영문과 한글 요약본 으로 연재합니다. ‘유네스코한국위 원회(한위) 청소년 글로벌 홍보단’ 으로 활동하는 천안 북일고 국제과 학생들이 답사 및 기사 작성을 담 당하며, 한위 블로그(blog.unesco. or.kr)에 한글 번역 기사가 함께 실 립니다. The 16th century in the Joseon Dynasty (1392-1910) was the period when seowons were massively spreading. Two renowned Neo-Confucian scholars, Nammyeong Cho Shik(1501-1572) and Toegye Yi Hwang (1501-1570), represented the era and led young scholars each in different regions of Gyeongsang province. Unlike Toegye, who succeeded as a government official, Nammyeong valued the application of facts into real life, and such an ideology could be seen at Sancheonjae and Deokcheon Seowon in Sancheong, South Gyeongsang province. Cho Shik never entered the government to be an official despite of many repeated offers from the King; instead, he spent his whole life treading the practical path of his learning and teaching his disciples. “Kyeong(敬)” and “Ui(義)”-each of which roughly translates into “respect for moral righteousness” and “the conducting of one’s principles”-were his philosophical values. While Yi Hwang attempted to find the true meaning of “Kyeong” by discussing with other scholars, Cho Shik argued that practicing “Kyeong”, not just studying it, was the main duty of scholars. Thus, Nammyeong picked out the moral faults of other scholars who only studied about such principles. He stood up for civilians and strongly criticized other scholars, including Yi Hwang and even the King’s political advisors, that never utilized their knowledge to resolve real world problems. Cho Shik’s philosophical legacy was so influential that even Yulgok Yi I(1536-1584), one of Joseon’s most prominent Neo-Confucian scholars, claimed that Nammyeong was the only scholar who truly fulfilled a scholar’s social duty. Furthermore, Nammyeong’s practical philosophy inspired a lot of Righteous Armies called Uibyeong(義兵) to fight against Japanese invaders. Deokcheon Seowon was built in 1576 by Cho Shik’s disciples to honor his scholarly virtue. Unfortunately, it was once burned during the Japanese invasion of 1592 but was reconstructed in 1602 during King Seonjo’s reign and bestowed in 1609 by King Gwanghae. The spot surely became

the origin for Nammyeong party, but it also suffered by political restorations and conflicts during King Injo’s reign. For some reason, at the time of the Seowon Abolishment by Heungseon Daewongun Resent in 1871, Deokcheon Seowon was abolished but finally reconstructed again in 1930s.

A Place to Respect and Practice the Righteousness In front of the seowon, by the river of Deokcheon, there was a gazebo named

Sesimjeong(洗心亭), which means “an arbor for cleansing one’s mind”. It seemded to be the perfect phrase that matched with Nammyeong’s philosophy in pursuit of “Kyeong and Ui”. Passing the upright and reddish Hongsalmoon and entering the main gate Sijungmoon(時靜門), I could see almost the whole buildings of the seowon at a glance. They were naturally so beautiful, even though they were a little shabby with the lapse of time. The lecture hall named Kyeongeuidang(敬義堂) stood in the center of the relatively big yard. On both sides of

the lecture hall, there were one east and one west dormitory named Jindeokjae (進德齋) and Sueopjae(修業齋). Like the typical layouts of seowons, Soongdeoksa ( 崇德祠 ), the shrine in memory of the teacher Nammyeong, was located behind the lecture hall as an another center of the seowon. Looking around the seowon and Sancheonjae, where Nammyeong spent the last ten years of his life, I realized that Deokcheon was not only an academy to educate young scholars, but also a place to sustain Cho Shik’s legacy. Touched by his life and teachings, I thought that Nammyeong must have been the best Joseon’s educator who could inspire his disciples actually to practice their principles. And his passion and respect for practicing “Kyeong” and “Ui” are still quite thought-provoking. Ho Young Chae, Bugil Academy GLP

한글 요약본 16세기는 조선왕조(1392-1910)에서 서 원들이 양적으로 많이 생겨났던 시기였 다. 두 사람의 탁월한 성리학자가 이 시 기를 대표하는데, 경상도 내 서로 다른 두 지역에서 젊은 학자들을 이끌고 있던 남 명 조식(1501-1572)과 퇴계 이황(15011570)이 바로 그들이다. 관료로서 성공적 이었던 퇴계와는 달리 남명은 자신의 앎 을 실생활에 실천하는 것에 가치를 두었 고, 이러한 그의 이념을 볼 수 있는 곳이 경남 산청의 산천재와 덕천서원이다. 조식은 임금의 거듭된 제안에도 관료 의 삶을 살지 않았다. 그 대신 자신의 학 문에 대한 실천적 길을 걸으며 후학들을 가르치는 데 온 삶을 보냈다. ‘경’(敬)과 ‘의’(義)는 대략 ‘도덕적 올바름에 대한 존 중’과 ‘자신의 신념을 바르게 실천하는 것’ 으로 옮겨질 수 있는데, 이것이 바로 그 가 중점을 둔 철학적 가치였다. 이황이 ‘경 (敬)’의 진정한 의미를 두고 다른 학자들 과 토론을 주도하자, 조식은 ‘경’을 연구하 는 것이 아니라 실천하는 것이 학자로서 의 주된 의무라고 주장했다. 남명은 그러 한 신념을 두고 오로지 연구만 하는 다른 학자들의 도덕적 오류를 지적하고자 했던

것이다. 조식의 이러한 사상은 영향력이 컸고, 조선 성리학의 또 다른 대가인 율곡 이이 (1536-1584)가 남명이야말로 학자의 사회 적 의무를 충실히 수행한 유일한 학자라 고 선언할 정도였다. 더 나아가 남명의 이 러한 실천철학은 일본의 침략군에 대항하 는 수많은 의병(義兵)들의 정신적 바탕이 되었던 것이다. 덕천서원은 1576년 조식의 제자들이 스 승의 학덕을 기리기 위해 세운 곳이다. 불 행히도 1592년 임진왜란 와중에 소실되 었다가 1602년 선조 임금 때 재건되었고, 1609년 광해군으로부터 사액을 받았다. 덕천서원은 실제로 남명학파의 기원이 된 곳이나 인조 임금 때 정치적 복권과 분규 로 갈등을 겪기도 했다. 이후 대원군 섭정 기인 1871년의 서원철폐령에 따라 덕천서 원도 폐지되었다가 1930년대에야 마침내 다시 복원되었다.

올바름을 존중하고 실천하는 곳 서원의 앞쪽, 덕천강가에는 세심정(洗 心亭)이라는 정자가 세워져 있는데, ‘마음 을 씻어내는 정자’라는 뜻이다. ‘경의’(敬

義)를 추구하는 남명의 철학과 딱 어울리 는 이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곧추 선 붉 은 홍살문을 지나고, 서원의 정문인 시정 문(時靜門)을 통해 들어가니, 서원 건물 전체가 거의 한눈에 들어왔다. 세월의 흔 적으로 낡았지만 자연스럽게 아주 아름다 운 곳이었다. 경의당(敬義堂)이라는 이름 의 강학당은 비교적 큰 마당의 중심에 자 리 잡고 있었다. 강학당의 양쪽으로 동재 와 서재가 자리잡고 있는데, 각각 진덕재 (進德齋), 수업재(修業齋)라는 이름이었 다. 서원의 전통적인 건물 배치대로, 남명 을 기리는 사당인 숭덕사(崇德祠)는 또 다 른 서원의 중심이 되어 강학당 뒤쪽으로 자리 잡고 있었다. 남명이 생애 마지막 십 년을 거처했던 산천재를 돌아보면서 ‘덕천서원은 젊은 학 자들을 가르쳤던 학당이었을 뿐만 아니라 조식의 철학을 유지했던 곳’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의 삶과 가르침에 감명을 받 은 나는, 남명이야말로 제자들에게 자신의 신념을 실제로 실천에 옮기는 데 영감을 준 조선의 가장 훌륭한 스승이라는 생각 이 들었다. ‘경’과 ‘의’를 실천하는 데 대한 그의 열정은 여전히 시사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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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토픽

2015년 5월 1일

항해와 해양과학의 상생 사례 남긴 ‘바르셀로나 월드 레이스’

98일간의 세계일주, 그들이 바다에 남긴 선물 지난해 12월 31일 닻을 올린 ‘바르셀로나 월드 레이스’. 스페인 바르셀로나를 떠난 여덟 척의 보트 중 일곱 척이 짧게는 3개월, 길게는 4개월에 걸친 항해 끝에 지구 를 한 바퀴 돌고 얼마 전 귀환에 성공했다. 인간과 기술의 한계를 시험하는 무동력, 무보급 세계일주 레이스는 그 자체만으로도 스포츠 마니아들의 주목을 끌기에 충 분하지만, 이번 ‘바르셀로나 월드 레이스’는 단순한 경쟁 이상의 값진 결과물을 남 긴 대회로 평가 받고 있다. 항해 중 해양 보호에 관한 과학적 데이터를 수집하고 환 경 보호의 메시지를 지구촌 곳곳에 전했기 때문이다. 유네스코 로고를 새기고 당 당히 4위를 차지한 ‘원 플래닛 원 오션 앤 파마톤’호를 중심으로, 참가 팀들이 레이 스 틈틈이 펼친 다양한 해양 모니터링 및 연구 활동들을 &lt;유네스코뉴스&gt;가 따라 가 보았다.

바르셀로나 월드 레이스 항해 루트

‘더 빨리’만큼이나 중요한 미션을 품다

는 기후변화 데이터 수집 및 송수신 기 기를 해저에 투입했다.

세계 최초의 2인승 보트 무정박 세 계일주 대회이자 참가팀들이 해양 보 호를 위한 실질적 임무를 수행하는 유 일한 대회인 ‘바르셀로나 월드 레이스’ 가 약 4개월여의 대장정을 마쳤다. 지 난해 마지막 날 스페인 바르셀로나를 출발한 8척의 보트들은 지구 남반구 를 동쪽으로 돌아 3월 25일 ‘섀미네스 푸욜라’(Chemin´ees Poujoulat)호를 시작으로 4월 20일 ‘스피릿 오브 헝가 리’(Spirit of Hungary)호까지, 중도 기권한 한 팀을 제외하고 모두 출발지 로 귀환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대회로 3회째를 맞는 바르셀로 나 월드 레이스는 ‘속도’만을 위한 경 쟁이 아닌, 지구 환경과 기후변화에 대 한 유네스코의 메시지와 실질적인 대 응 행동을 담은 대회라는 점에서 특히 눈길을 끌었다. 따라서 참가팀들은 가 장 일찍 출발지로 돌아오기 위한 레이 스를 펼치는 동시에, 다양한 과학 미 션도 의무적으로 수행해야 했다. 경 쟁 대회에서 좀처럼 보기 드문 이러 한 임무는 대회 참여 보트들이 일반 상 선이나 연구선이 잘 다니지 않는 외 진 바다를 지난다는 사실에 착안, 유네 스코 정부간해양학위원회(UNESCO Intergovernmental Oceanographic Commission, 이하 해양학위원회)가 대회 조직위와 파트너십을 맺으면서 성 사됐다. 이에 따라 각 팀들은 자신들이 지나는 구간별 해수면의 수질을 측정해 데이터를 수집하는 한편, 열흘에 한 번 씩 ‘아르고 비콘’(Argo Beacon)이라

‘하나의 지구, 하나의 바다’ 알리는 특별한 보트 이번 대회에 참가한 8개 팀 중 특히 ‘원 플래닛, 원 오션 앤 파마톤’(One Planet, One Ocean and Pharmaton, 이하 OPOO)은 대회의 성격과 여기에 참여하는 해양학위원회의 의지를 가 장 잘 나타내는 마스코트이기도 했다. 해양학위원회의 모토인 ‘하나의 지구, 하나의 바다’로 명명된 보트와 두 명 의 항해자들은 ‘지구촌 환경 의식을 고 취하기 위한 플랫폼’이라는 목적을 전 면에 내세우고 구성됐다. 그런 까닭에 OPOO팀은 다른 팀들이 모두 수행하는 두 가지 기본 미션 외에 해수 온도와 염 도 측정 및 미세플라스틱에 의한 수질 오염도를 측정하는 두 개의 프로젝트도 추가로 수행했다. 추가 미션 수행을 위 해 배에 부착된 다양한 장치들에도 불 구하고 OPOO팀은 출발한 지 98일 만 인 4월 8일에 바르셀로나로 귀환함으로 써 전체 4위를 기록, 더욱 값진 박수를 받았다. 98일간 OPOO호를 몰며 동고 동락했던 알렉스 헬라베르와 디닥 코스 타는 “무사히 돌아와 행복하며, 목표를 달성했다는 사실에 더욱 만족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특별한 도전, 해양 보호 위한 유산 될 것 지난 2010/2011년 대회 때 시작된 해 양학위원회의 새로운 파트너십은 ‘항해’ 와 ‘해양과학’이 호혜적인 접점을 찾은

중요한 이정표로 평가 받는다. 그 동안 지리적, 경제적 이유로 북반구에 비해 데이터 축적량이 매우 부족했던 남반구 대양의 외딴 지역에서 사상 처음으로 제 대로 된 과학적 데이터가 측정됐기 때문 이다. 이번 참가자들이 측정한 데이터는

앞으로 전 지구적 기후변화를 이해하고 필수적인 자료들을 축적하는 데 큰 도움 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이런 데이 터들을 바탕으로 세계 해양학자들과 기 상학자들 역시 다양한 추가 연구를 수행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바르셀로나 월드 레이스가 남긴 네 가지 과학 데이터

“해양 환경 보호와 기후변화 대응에 큰 역할 할 것” 모든 참가 팀과 ‘OPOO’가 수행한 네 가지 미션은 기본적으로 해당 지역 바다의 물리적 특 성과 환경·생물학적 수준을 파악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표층과 심해의 수온, 염도, 밀도 등의 물리적 특성은 현재 기후변화와 어떤 연관이 있는지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부분이며, 바닷물의 환경·생물학적 특성은 인류가 배출한 공해물질의 환경영향을 평가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될 전망이다. 아르고 비콘 투입: 각 팀이 수 차례에 걸쳐 바다에 투입한 아르고 비콘 은 해저 2000미터까지 내려갔다가 6시간에 걸쳐 서서히 표층으로 올라 오면서 온도와 염도 등 다양한 데이터를 측정하는 일종의 미니 잠수함 이다. 각 팀들은 아르고 비콘을 10일마다 반복 투입하며 지금까지 10여 년간 축적된 기존 데이터에 미처 포함되지 못한 지역의 최신 데이터를 추가했다. 표층 해수에 담긴 기후변화 흔적 측정: OPOO가 배에 부착된 센서를 통 해 항해 내내 수행한 이 미션은, 염분과 온도라는 바닷물의 가장 기본 적인 데이터가 해양학에서 얼마나 중요한 지표인지를 간접적으로 보 여주었다. 해양학자들은 지구 전역에서 이 데이터를 얻어낼 수 있다면, 기후변화와 해양 환경 변화의 중요한 단서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 말하 고 있다. 미세 플라스틱 조사: OPOO호는 또한 마이크로필터시스템을 활용해 각 지역마다 추출한 해수 샘플에 미세 플라스틱 입자가 얼마나 포함돼 있 는지를 조사했다. 미세 플라스틱 입자는 인류가 배출하는 주요 오염 물 질 중 하나지만 그것이 해양에 미치는 영향이 어느 정도인지 연구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양의 샘플링과 데이터 분석 작업이 필요하다. 앱으로 측정하는 식물성 플랑크톤: 모든 팀들이 수행한 또 다른 미션은 각 지역별 바닷물의 색깔을 측정하는 것이었다. 바닷물의 색은 그 속에 함유된 식물성플랑크톤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데, 이번에 각 팀들은 이 를 측정해 주는 스마트폰 앱을 다양한 샘플과 함께 테스트했다. 이 앱은 앞으로 지구촌 모든 사람들이 손쉽게 해양 데이터를 수집하고 환경 연 구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해 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구촌 트렌드

2015년 5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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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세상이 만든 일상 속 기부 물결 ‘이지 오블리주’

더 쉬워진 나눔… 따뜻한 지구촌 만드는 기적 일으킬까 SNS나 앱이 가져다 준 우리 일상 속의 변화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우리는 ‘즉시’ 친구들의 근황을 확인 하고 ‘즉시’ 그들이 올린 글과 사진 에 열광하며 ‘즉시’ 무언가를 하는 데 익숙한 세상을 살고 있다. 뉴스 에서부터 하루 일기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들이 실시간으로 생성되고 소비되는 이 같은 세태에 대해 우려 를 표하는 이도 없지 않지만, 그러 한 트렌드가 만들어 낸 긍정적 변화 도 있다. 특히, 더 많은 사람들이 손 쉽게 기부 활동에 나설 수 있게 됨 으로써 나타난 ‘이지 오블리주’는 앞 으로 지구촌에 더 많은 희망의 싹을 틔우는 밑바탕이 될 트렌드로 기대 를 모으고 있다.

티를 강타한 대지진의 이재민들을 돕 기 위해 시작된 모금 활동은 모바일 기 기를 기반으로 한 ‘손쉬운 기부’ 행위 가 만들어낼 수 있는 놀라운 결과를 구 체적으로 입증한 최초의 사례다. 그때 까지만 해도 기부 관련 단체들은 트위 터와 같은 SNS가 기부 모금 활동에 얼 마나 큰 도움이 될지 확신할 수 없었다.

나타난 결과는 전문가들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그 해, 적십자가 10달러짜리 모바일 기부를 통해 모은 아이티 구호 모금액은 2100만 달러. 한 해 전인 2009 년에 미국 내 모든 구호 단체가 모바일 기기를 통해 모금한 금액의 합계가 400 만 달러였음을 감안하면 이는 드라마 틱한 증가폭이었다. ‘잘 만든 메시지 한

쉬운 기부 이후의 꾸준한 관심 필요

‘부자들의 기부’에서 ‘우리 모두의 나눔’으로 오랫동안 기부 활동의 중심에는 부자 와 권력자들이 있었다. 그것이 권력 유 지를 위한 당근이든 여유로운 자들의 과시욕이든, 혹은 마음 깊은 곳으로부 터 나온 자비심이든, ‘노블레스 오블리 주’(Nobless Oblige)라는 이름으로 이 루어진 기부와 나눔 활동은 국가의 손 이 닿지 않는 곳에서 나름의 역할을 해 왔다. 하지만 사회의 규모는 이전과 비 할 바 없이 커졌고, 도움이 필요한 영역 과 분야는 더욱 확장되고 복잡해졌다. 많은 기부를 하는 소수보다는 작은 정 성을 모으는 다수의 힘이 더 절실히 필 요한 사회가 되었다는 뜻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급속하게 확산된 SNS와 모바일 기기의 보급은 기부를 보다 확산하고 조직화하려는 단체들 에게 좋은 기회가 되었다. 한꺼번에 다 수로부터 나눔의 의지를 이끌어 낼 감 정적 접근을 위한 통로와, 순간의 의지 를 바로 현실화할 손쉬운 결제 수단이 될 기기가 모든 사람들의 손에 이미 들 려져 있기 때문이다. 대중의 입장에서 도 이는 새로운 기회다. ‘나도 누군가 를 도울 수 있는 사람’이라는 감정적 충 만함을 굳이 은행까지 가지 않고도, 구 세군 냄비까지 걸어 가거나 지로 용지 를 확인하는 수고를 하지 않고도 바로 바로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거액의 돈 이 아니라 누구나 쉽게 자신의 재능과 기술을 나누는 ‘이지 오블리주’(Easy Oblige)의 트렌드가 급속하게 퍼질 수 있었던 배경이다.

손끝에서 퍼져나간 기부, 역사를 쓰다 2010년 카리브 해의 작은 나라 아이

한 칼로리만큼 기부금이 적립되는 톡톡 튀는 아이디어까지, 지금 모바일 세상 은 기부 아이디어 경연장이라 해도 과 언이 아닐 정도가 됐다. 국내 포털 사이 트 네이버의 ‘해피빈’ 기부라든지, 자신 의 트윗 수에 ‘곱하기 1원’을 한 만큼 기 부토록 하는 ‘1원의 행복’ 등이 잘 알려 진 예다.

지난 2011년 발생한 대지진과 쓰나미로 인한 일본 내 피해자들을 돕기 위한 적십자사의 문자메시지 기부 캠페인

56%

43%

의 참여자들이 이후 다른 캠페인에도 기부했다

‘이지 오블리주’ 가능케 한 모바일 기부 활동의 특징

의 참여자들이 자신의 기부 후 친구나 가족에게도 참여를 독려했다

73% 의 참여자들이 해당 캠페인을 접한 바로 그 날 기부를 했다

백터 이미 지 fr eepik. com

76% 의 참여자들이 기부 단체나 활동에 대한 구체적인 사항을 확인하지 않고 기부를 결심했다

“Real Time Charitable Giving” Report, Pew Research Center (pewinternet.org) “5 Social Media Lessons from the Haiti Earthquake Relief Effort”, mashable.com

이들 네트워크가 비록 방대한 사용자층 을 확보했지만, 상대적으로 ‘푼돈’이라 할 수 있는 소액 기부금으로는 웬만큼 참여자가 많지 않은 한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피해자들의 안타까운 사진과 사연이 실시간으로 수없이 공유되면서

개’가 순식간에 210만 명의 기부자를 끌 어모았다는 사실을 목격한 뒤, 세계의 기부 단체들은 앞다퉈 더 쉽고 더 재미 있는 기부 방법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카드사 적립 포인트나 모바일 쿠폰을 기부금으로 바꾸는 등의 고전적 인 방법에서부터 다이어트를 위해 소모

기부 행위에 보다 쉬운 접근성과 재 미있는 방법을 접목한 시도는 이제 ‘주 류’라 불러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의 보 편적 방법이 되었다. 하지만 쉽고 가벼 워진 기부 방법만큼 기부를 포함한 나 눔 자체에 대한 인식이 지나치게 가벼 워지지 않도록 할 지혜도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모금 활동이 ‘놀이’처럼 즐거워진 것과는 별개로, 기부와 나눔 이란 행위 속에 담긴 숭고한 뜻은 예나 지금이나 가볍게 여겨질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이티 대지진 모바일 기부자들을 조 사해 2012년 ‘실시간 기부 행위에 대한 리포트’를 만든 퓨(Pew) 리서치센터의 선임연구원 애런 스미스는 “마음을 정 하기 전에 나름의 심사숙고를 거치기 마련인 다른 종류의 ‘오프라인’ 기부 행 위와 달리, 모바일을 통한 기부자들은 마치 ‘충동구매’를 하듯 기부를 하는 경 향이 있다”고 말했다. 심금을 울리는 이 벤트에 즉각적으로 반응해 기부를 하지 만, 그 기부금 수혜자들의 삶이 얼마나 어떻게 나아졌는지에 대한 지속적인 관 심은 부족하다는 얘기다. 일례로 이 조 사에 응한 기부자들 중 오직 3%만이 기 부 이후에도 꾸준히 해당 이슈에 관심 을 가진다고 답했다. 또한 조사 참여자의 80%가 기부 이 후 그 어떤 후속 메시지도 받지 못했다 고 답한 것을 볼 때, 모금 단체들 역시 모금 이후 지속적인 기부자 관리를 하 지 못했다는 지적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이지 오블리주’가 전 인류가 더불어 살기 위한 진정한 실 천 방법으로 자리 잡으려면 “기부는 재 미있게 하되, 관심은 진지하게 가질 필 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비영리단체 컨설팅업체 ‘CauseWired’의 설립자 톰 왓슨은 “(쉬운 기부 방법의 대단한 성 공에도 불구하고) 그 어떤 앱도 구호 그 자체를 대신할 수는 없다는 사실을 우리 는 직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람과 사 람 사이의 다리를 완성하는 건, 결국 테 크놀로지가 아니라 따뜻하고도 지속적 인 관심과 배려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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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5월 1일

유럽입자물리연구소 ‘거대 가속기’ 재가동

우주 탄생의 신비, 한 꺼풀 더 벗겨질까 우주 탄생을 규명하는 ‘신의 입자’ 로 불리는 ‘힉스(Higgs) 입자’. 지난 2012년 이론적으로 존재하던 힉스 입 자를 실제로 발견해 세상을 놀라게 했 던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 이하 세른)가 최근 다시 뜨거운 관심을 불 러일으키고 있다. 힉스 입자를 탐지해 낸 뒤 2년여간 작동을 중단했던 ‘거대

세른이 보유한 거대 가속기는 세계에 서 가장 큰 과학실험 장비이자 인간이 만든 가장 큰 기계이다. 이 가속기는 스 위스와 프랑스의 국경지대 지하에 지 름 8㎞에 둘레만 무려 27㎞인 타원형의 터널 모양으로 설치돼 있다. 1994년 공 사를 시작해 완공하기까지 14년이 걸렸 다. 세른이 지상에서 가장 크고 강력한 거대 가속기를 만든 가장 큰 이유는 바 로 우주 탄생의 비밀을 풀기 위해서다. 우주의 탄생을 둘러싸고 여러 가지 가설이 있는데, 오늘날 대부분의 과 학자들이 지지하는 이론은 바로 ‘빅뱅 (Big Bang: 대폭발) 이론’이다. 태초의 우주는 소립자보다 더 작은 크기에 불 과했지만, 매우 높은 온도와 밀도에서 대폭발을 일으켜 급속도로 엄청나게 팽 창하며 시공간과 에너지가 만들어졌다 는 것이다. 우주 대폭발로 어떤 현상들 이 벌어지고 또 어떤 물질들이 생성됐 는지 알아내기 위해, 태초에 빅뱅이 있 었을 때의 고에너지 환경을 재현해 내 는 장치가 바로 거대 가속기인 것이다. 거대 가속기의 대략적인 작동 원리는 이렇다. 터널의 한 지점에서 각각 반대 방향으로 두 개의 양성자를 쏜 뒤, 수주 일 동안 빛에 가까운 속도로 가속시킨 다. 1만 바퀴 이상 돌면서 7테라전자볼 트(TeV, 1TeV=1조 전자볼트(eV))의 에너지를 갖게 된 두 개의 양성자가 충 돌하면 14테라전자볼트의 엄청난 에너 지가 발생된다. 이 찰나의 순간, 가속기 안에는 빅뱅 직후 1조분의 1초에 해당하 는 고에너지 상태가 만들어지게 된다. 이를 관찰해 새로운 입자의 검출, 물질 생성 과정 등을 연구하게 되는 것이다.

가장 큰 기계의 가장 큰 업적 어마어마한 크기의 터널에서 양성자 를 빛의 99.99999% 속도로 가속하는 것 은 막대한 자기장을 형성하는 초전도 전자석이다. 타원형 터널을 따라 15m 짜리 초전도 전자석 1624개가 들어서 있는데, 이들 내부에는 두 개의 파이프 가 있어 두 개의 양성자가 서로 반대 방 향으로 가속되도록 한다. 가속된 양성 자는 모두 4곳에서 충돌한다. 일정한 간격으로 배치된 이 4곳에 각각 건물 6 층 높이의 거대한 입자 검출기가 설치

강입자 가속기’(LHC:Large Hadron Collider, 이하 거대 가속기)를 업그레 이드해 지난 4월 초부터 다시 가동시 키고 있기 때문이다. 과연 더 강력해진 거대 강속기로 이 번에는 또 어떤 신기원을 열게 될지 전 세계 과학자들의 시선이 ‘세른’으로 향하고 있다.

돼, 충돌로 얻은 높은 에너지가 어떤 입 자를 생성하는지 관찰한다. 세른의 거대 가속기는 2008년 9월 10 일, 첫 가동을 시작했다. 하지만 열흘 만인 9월 19일에 용접 부위의 미세 균 열로 인한 폭발로 정지되고 만다. 이 사 고로 1년간 작동이 중단됐다가 2009년 11월 재가동에 성공해 2010년부터 무난 히 실험 데이터를 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2년 후인 2012년 거대 가속기 실험을 통해 과학자들이 그토록 애타게 찾던 ‘힉스 입자’를 발견하게 된다. 빅 뱅 이론에 따르면 대폭발 전에는 우주 에 시간과 공간, 물질이 없는 상태였다. 대폭발로 엄청난 팽창이 진행되며 물질

이 생성될 때 모든 입자에 질량을 부여 하고 사라진 최초의 우주 물질이 있을 것으로 추정했는데, 그 물질이 바로 힉 스 입자이다. 그렇다면 힉스 입자의 발견이 왜 그토 록 중요했을까. 물질을 구성하는 입자들 과 이들 사이의 상호작용을 밝히는 ‘표 준 모형’(Standard Model)은 현대 입 자물리학의 핵심 이론이다. 그런데 ‘표 준 모형’은 사실 한 가지 치명적 문제를 갖고 있었다. 물질을 구성하는 기본 입 자들이 왜 제각기 서로 다른 질량을 갖 고 있는지 설명하지 못한다는 점이었다. 이에 물리학계가 내놓은 처방전이 바 로 힉스장(場)의 존재이다. 입자들이 존재하는 공간인 진공에 융털 카펫처럼 펼쳐져 있는 가상의 힉스 장소가 있는 데, 이 위를 지나는 입자는 운동 방향에 따라 힉스 입자와 서로 다른 마찰력을 받기 때문에, 서로 다른 질량을 갖게 된 다는 설명이다. 다시 말해 힉스 입자가 기본 입자들과 상호작용해 모든 물질에 다른 질량을 갖게 해준다는 것이다. 힉 스가 없다면 물질의 질량도, 우리의 몸 무게도 ‘0’인 셈이다.

거대 강입자 가속기의 모습(출처 : CERN 웹사이트)

미래에 등장할 각국의 차세대 입자 가속기 세계는 벌써 ‘거대 강입자 가속기’(LHC) 이

마치 100테라전자볼트(Tev). 소형 건전지 50

후의 새로운 입자가속기를 준비하고 있다. 유

조 5000억 개를 연결해야 얻을 수 있는 엄청난

럽연합(EU)은 LHC보다 7배 강력한 에너지로

에너지이다.

양성자를 충돌시킬 수 있는 ‘미래형 원형 충돌

중국도 이미 둘레 52㎞ 규모의 입자가속기

기(FCC)’ 개발을 위한 타당성 조사를 시작했

건설을 추진 중이다. 다른 나라가 비용을 분담

다. 2020년쯤 설계 구상안이 나올 예정이다. 이

해 참여한다면 둘레 80㎞ 규모로 확장해 나갈

가속기의 둘레는 무려 80∼100㎞에 이를 것으

예정이다. 일본은 직선 구간 터널에서 입자를

로 알려지고 있다. 미국의 수도를 둘러싼 워싱

충돌시키는 ‘선형가속기’ 건설을 추진하고 있

턴 환상도로가 그 안에 들어오고도 남을 정도

다. ‘국제선형가속기(ILC)’라는 이름의 이 가

로 크다. 여기서 얻게 되는 충돌 에너지는 자그

속기는 길이가 약 31㎞이다.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와 유네스코의 인연 세른(CERN)은 설립 과정부터 유네스코와

전 세계 600여 개의 연구소와 대학들이 설비

인연이 있다. 1949년 스위스 로잔 국제회의에

를 활용하고, 한국을 포함한 수십 개 국가들이

서 ‘국경을 초월한 공동 과학연구’의 필요성이

공동연구에 참여하고 있다. 세른은 월드와이드

제기되고, 1951년 ‘(공동) 연구소 설립을 위한

웹(www:world wide web)을 처음 구상한 곳

평의회 설립’ 결의안이 파리 유네스코 회의에

으로도 유명한데, 과학자들이 많은 양의 연구

서 채택됐다. 1954년 창립된 세른의 명칭은 당

성과를 편리하게 공유하는 방법을 찾다가 이를

시 평의회 이름인 ‘Conseil Europ´een pour la

개발하게 됐다.

Recherche Nucleaire’(핵 ´ 연구를 위한 유럽

세른은 평의회 회의에는 참여할 수 있으나

평의회)에서 유래했다. 현재 세른은 평의회에

의사결정 권한이 없는 옵서버 제도를 두고 있

참여하는 유럽 21개 회원국에 의해 운영되나,

다. 미국 러시아 인도 일본 터키 등이 옵서버

비유럽 국가들도 여러 방식으로 연구에 동참하

국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유네스코 또한 옵서

고 있다.

버 기구로서 세른과의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2014년 유럽입자물리연구소 창립 60주년 기념식 에서 축사를 하는 보코바 사무총장

암흑물질 정체 규명 등에 도전 세른이 거대 가속기를 재가동하며 초 점을 맞추고 있는 것은 세 가지이다. 먼 저, 이미 발견됐지만 여전히 많은 것을 알지 못하는 힉스 입자의 특징을 알아 내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대부분 입자 들에서 발견되는 특성인 ‘스핀’(spin) 성질을 힉스 입자도 갖고 있는지 밝혀 내고 싶어 한다. 투수가 던진 야구공이 회전을 하는지, 안 하는지 알아내는 것 과 마찬가지다. 두 번째는 초대칭 이론이다. 현재 우 주를 지배하는 힘은 강한 핵력, 약한 핵 력, 전자기력, 중력 4개의 힘이다. 하지 만 이 4개의 힘은 빅뱅 직후 하나의 힘 에서 갈라져 나왔다고 물리학자들은 본 다. 4개의 힘이 모두 엉겨붙은 통합된 상태를 설명하는 것이 초대칭 이론이 다. 이 이론이 맞다면 거대 가속기에서 모든 입자에 대해 짝을 이루는 초대칭 입자가 발견돼야 한다. 마지막으로 과학자들이 찾고 싶어 하 는 것은 우주의 23%를 차지하고 있지 만 아직 그 누구도 정체를 찾지 못한 ‘암흑물질’이다. 암흑물질의 유력한 후 보로 거론되고 있는 가상 입자는 윔프 (WIMP)와 액시온(axions)이다. 이들 입자는 다른 물질과 상호작용을 거의 하지 않고, 빛도 내지 않는다. 마치 투 명인간처럼 없는 듯 스스로를 꽁꽁 숨 기고 있으니, 이를 찾아내는 것은 로또 당첨 숫자를 맞히는 일보다도 어렵다. 그간 세른은 인간이 발견하지 못한 이러한 입자들을 찾아내기 위해, 양성 자의 에너지를 14테라전자볼트까지 높 여도 거대 가속기가 안전하게 가동하 도록 성능을 계속 업그레이드해왔다. 그렇다면 과학자들은 왜 우주 물질들 을 밝히려 애쓰는 걸까. 양자역학이 등 장했을 때 이것이 최초의 레이저를 만 들 것이라고 아무도 내다보지 못한 것 처럼, 지금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힉스 입자의 특징이 밝혀지고, 암흑물질이나 초대칭 입자 등이 발견되면 우리가 상 상하기 어려운 ‘완전히 새로운 22세기’ 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확신하기 때문이 다. 우리가 원자핵 발견 이후 원자핵의 성질을 정밀히 연구해 완전히 새로운 세상을 만들었듯이 말이다. 김형자 과학칼럼니스트


문화여행

유네스코와 함께 떠나는 문화여행

2015년 5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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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인사 장경판전’

긴 세월 오롯이 대장경 지켜낸 놀라운 지혜의 공간

‘보물’은 과연 깊은 산골짜기에 숨겨져 있었다. 남이 볼까 무서워 귀한 물건을 뒤춤에 감추듯, 팔 만대장경은 가야산 중턱에 자리한 해인사의 안쪽 끝자락에 비밀스럽게 보관되어 있었다. 고려시대 의 보물을 고이 간직해 후대에 전하기 위한 선인들 의 마음은 거기서 그치지 않는다. 그 절절함은 보 존 과학의 정수라 칭할 만한 ‘장경판전’에 고스란히 담겨 760년을 도도히 이어져오고 있었던 것이다.

해인사라는 거대한 계단을 오르다 홍류동 계곡을 따라 오르는 길은 구불구불 휘어지 고 꺾이며 깊어간다. 가을 단풍이 어찌나 붉은지 흐 르는 물까지 붉게 보인다는 최치원의 찬사에 홍류(紅 流)라는 이름을 얻은 곳. 녹음은 차츰 짙어지고 가야 산(1430m)의 산세가 자못 험준해질 무렵 성보박물관 을 옆에 둔 주차장에 도착했다. 차를 세우고 산길을 얼마나 걸었을까. 성철 스님의 부도를 지나 일주문에 다다르자 통도사, 송광사와 함 께 우리나라 3대 사찰로 꼽히는 해인사의 위엄이 몸으 로 느껴지기 시작한다. 일주문을 지나 봉황문, 해탈문 을 거치면 관음전으로 이어지고 마침내 본당인 대적 광전에 이르게 된다. 마치 거대한 계단과도 같은 해인 사의 전각 배치는 가야산의 장쾌한 산세를 따라 올라 가며 층층이 산사의 멋을 뽐낸다. 신라 제40대 임금인 애장왕 3년, 서기 802년에 창건되었다고 하니 그 역사 는 1200년을 훌쩍 넘어선다. 말 그대로 천년고찰인 셈 이다. 여느 사찰이었다면 본당에서 부처님께 예를 갖추 고 돌아섰겠지만 해인사는 한 계단을 더 올라야 한다.

해인사가 법보(法寶)사찰이라 불리는 가장 큰 이유인 팔만대장경이 대적광전 뒤편 장경판전에 고이 모셔져 있기 때문이다. 팔만대장경의 중요성이야 더 말할 나 위가 없다. 고려 현종 재위(1010~1031년) 당시에 새긴 최초의 팔만대장경(초조대장경)이 1232년 몽골의 침 입으로 불타버리고, 이를 대체하기 위해 1236년 새기 기 시작해 1251년에 완성한 팔만대장경. 몽골의 침입 으로부터 나라를 지키고자 하는 국가적 염원이 담긴 이 역작은 현존하는 세계의 대장경 가운데 가장 오래 되고 체재와 내용도 가장 완벽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2007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팔만대장경이 등재 된 이유다. 그러나 오늘 해인사에 오른 목적은 그 위 대한 유산을 후대에 길이 전하기 위해 세워진 또 다른 유산, 장경판전을 마주하기 위해서다.

간결한 외양에 담긴 치밀한 과학 대적광전을 왼편으로 돌아 찾아간 해인사 장경판전 은 세계적인 문화유산이라 하기엔 그 모양새가 단출 하기 그지없다. 앞서 보았던 해인사 전각들의 멋들어 진 꾸밈새는 도무지 찾아볼 수 없고, 앞면 15칸 옆면 2칸의 밋밋한 단층 목조건물 두 채가 나란히 서 있을 뿐이다. 남쪽 건물은 수다라장(修多羅藏), 북쪽 건물 은 법보전(法寶殿)이라 한다. 양쪽 끝에 작은 서고가 자리하고 있어 전체적으로 길쭉한 직사각형 모양이 다. 지금은 안으로 들어갈 수 없어 나무 창틀 사이로 팔만대장경을 언뜻언뜻 바라볼 수 있을 뿐이다. 그런데 조금만 세심하게 들여다보면 예사 건물이 아 님을 쉽게 알 수 있다. 위쪽 창문과 아래쪽 창문의 크 기가 다르고, 맨 아래쪽에는 각 칸마다 구멍이 뚫려 있 으며, 가지런히 팔만대장경이 끼워져 있는 안쪽의 선 반도 바닥에서 띄워져 있다. 사실 15세기에 건립된 장 경판전에는 당대의 치밀한 보존 과학이 담겨 있다. 해 인사 경내의 가장 높은 곳에 서남향으로 앉아 있는 덕 분에 1년 내내 햇볕을 받아 습기가 들지 않고, 이 때문 에 이끼나 곰팡이 등이 끼지 않는다. 크기가 다른 창문 은 건물 안으로 들어온 바람이 천천히 구석구석을 휘 돌게 하여 내부를 고루 환기시키기 위한 것이며, 숯·소 금·석회를 넣고 다진 바닥 역시 적절한 습기를 유지하 는 데 일조하고 있다. 이러한 여러 장치들 덕분에 장 경판전의 내부 온도는 외부에 비해 0.5~2℃, 습도 역시 5~10% 낮게 유지된다고 한다. 1251년에 완성된 목조

팔만대장경이 760여년이 넘는 오랜 세월에도 불구하 고 흐트러짐 없이 우리 앞에 서 있는 까닭이다. 1995년 유네스코가 해인사 장경판전을 세계문화유 산에 등재한 데엔 여러 이유가 있다. 대장경 목판 보 관을 목적으로 지어진 세계에서 유일한 건축물이며, 인류의 위대한 역작인 팔만대장경을 보관하고 있다 는 것. 그리고 창건 당시 건물의 원형과 기능을 지금 까지 유지하고 있다는 점과 당대의 과학 지식을 총 동원한 듯한 놀라운 건축적 장치들이 더할 나위 없 는 등재 이유가 되어 준다. 하지만 여기에 하나 더해 야 할 것이 있다. 선대의 보물을 고이 보존해 후대에 전하기 위한 선인들의 마음, 그 마음을 과학적 치밀 함으로 드러내는 놀라운 지혜가 장경판전에 담겨 있 서동철 여행작가 다는 점 말이다.

여행정보 찾아가기 - 대중교통: KTX를 이용해 동대구역에서 하차, 지하철 1호선으로 환승해 성당못역 대구서부정류장에서 해인사행 버스를 탄다. 이후 해인사시외버스터미널에서 내려 약 2 ㎞ 걷거나 택시를 이용한다. - 자가용: 중부내륙고속도로 성주IC로 빠져나와 33번국도를 타고 약 15㎞ 달리다가 수륜삼거리에서 우회전하여 59번국도로 갈아탄다. 약 13㎞ 이동 후 야천삼거리에서 우회전, 가야산로를 따라 약 6㎞ 달리면 해인사다. 주변 볼거리 -해 인사 장경판전과 대장경에 대해 보다 깊은 이해를 원한다면 수륜 삼거리에 자리한 ‘대장경테마파크’에 들려볼 것을 권한다. 수려한 풍광을 보여주는 합천의 황강과 합천호 주변엔 ‘함벽루’, ‘합천박물 관’, ‘옥전고분군’ 등의 볼거리가 있으며, 특히 옛 서울의 모습을 재 현한 ‘합천영상테마파크’는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 CF의 배경으로 각광 받으며 합천 여행의 필수 코스로 자리를 잡았다. 주변 먹거리 -합 천영상테마파크의 ‘합천 사누키 우동’은 우리나라로 시집 온 일본 인 후모토 마사요 씨가 운영하는 곳으로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일본 식 정통 사누키 우동을 선보인다. 해인사 아랫마을인 치인리에 자리 한 ‘백운식당’의 대장경 한정식은 맛깔스런 손맛이 돋보이며, 삼가면 의 ‘삼가식육식당’에서는 질 좋은 한우를 저렴하게 맛볼 수 있다. 해인사 이용 정보 - 관람 요금: 어른 3000원, 청소년 1500원, 어린이 700원 - 주차 요금: 대형 6000원, 승용차 4000원 - 문의: 경남 합천군 가야면 해안사길 122 / 055-934-3000 / www.haeinsa.or.kr

유용한 어플:스마트투어가이드 스마트폰 사용자라면 한국관광공사에서 개발한 ‘스마트투어 가이드’ 앱으로 더 즐거운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유산 지역 근처에 가면 저절로 오디오 가이드가 재생된다. 구글플레이와 앱스토어에서 ‘스마 트투어가이드’로 검색 후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22

영화 · 문화

2015년 5월 1일

피스 인 무비(Peace in Movie)

&lt;메이즈 러너&gt;

‘인류 구원’을 위한 생체실험, 과연 정당할까 최근 일본 의학계에서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생체실험으로 악명을 떨 친 일본군 ‘731부대’에 관한 진상을 규명하자며 양심적인 자기반성이 잇 따르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생체 실험은 얼마나 훌륭한 결과물을 얻 어내느냐를 떠나 그 자체만으로 비 난받아 마땅하다. 인간의 존엄성과 인격을 파괴하는 행위이기 때문이 다. 개개인의 인권과 자유가 세계 평 화의 시작점임을 감안할 때 이 같은 생체실험은 절대 용인될 수 없다. 같은 제목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영 화화한 &lt;메이즈 러너&gt;(The Maze Runner)는 미스터리, 액션, 스릴러, SF 등으로 장르가 구분되는 오락 영화다. 그렇지만 이 영화의 실체는 바로 생체 실험이다. 스포일러일 수 있지만 기억 을 잃은 채 거대한 미로로 둘러싸인 낯 선 공간에서 살아가는 젊은이들은 바로 생체실험의 희생양들이다. 영화는 토마스(딜런 오브라이언 분) 가 지하 깊은 곳에서 지상으로 올라가 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깨어나면서 시작 된다. 자신에 대해 아무런 기억이 없는 토마스는 낯선 엘리베이터의 빠른 움직 임에 크게 놀라지만 그건 시작에 불과 하다. 엘리베이터가 멈추고 지붕이 열 리자 젊은이들이 몰려들어 토마스를 지 켜보고 있는 것. ‘글레이드’라 불리는 이곳은 높은 장

벽으로 막혀 있는 밀폐된 장소다. 기억 을 잃은 채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 깊 은 곳에서 올라온 젊은이들이 하나둘 모 여 살고 있다. 한 달에 한 번씩 엘리베이 터를 통해 토마스 같은 신참과 생활필 수품이 올라온다. 이들은 각각의 역할 을 분배해 놓고 공동체 생활을 하고 있 다.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은 이들은 ‘러 너’(Runner)다. 글레이드를 둘러싼 장 벽의 일부가 아침에 열려 저녁에 닫히는 데 그 안은 미로(Maze)다. 러너들은 아 침 일찍 미로 속으로 들어가 미로의 구 조를 파악한다. 3년째 그 일을 반복하고 있지만 계속 미로의 구조가 변하기 때문 에 아직도 미로를 뚫고 글레이드를 탈출 할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영화 &lt;메이즈러너&gt;에는 한국인 배우 이기홍이 출연해 국내에서도 화제가 된 바 있는데, 러너의 리더 ‘민호’ 역할로

커피의 인문학 / 커피를 논한 유명 인사들의 어록(語 錄)은 커피애호가들에게는 덤으로 얻 는 즐거움이다. 그 중에서 ‘악마의 키 스’(The kiss of the devil)라는 단어 는 곱씹어볼수록 절묘한 표현이다. 검 은 빛의 커피를 처음 대할 때의 두려움 을 악마에, 일단 마시고 나면 다시 찾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치명적 중독성(?) 을 관능적인 키스에 비유했다. 누가 이 런 멋진 묘사를 한 것일까. 국내에서는 광고카피 때문에, 바흐의 ‘커피 칸타타(Cantata)’하면 ‘악마의 키스’를 떠올리는 분들이 많다. 바흐가 프리드리히 헨리의 극시(劇詩)를 토대 로 1723년쯤 작곡했는데, 커피가 나오 는 대목은 이렇다. “Oh! How sweet coffee tastes. Lovelier than a thousand kisses. Softer than Muscatel Wine. Coffee, Coffee, I must have. And if someone wants to delight me. Let

꽤 비중 있고 멋진 캐릭터다. 계속 미로 에 큰 관심을 보이는 토마스는 결국 미 로 안으로 들어가고 민호와 함께 미로 를 탈출하기 위해 달리고 또 달린다. 계 속 구조가 변하는 데다 밤이면 괴물이 출몰하는 미로 안에서 토마스가 미로를 탈출하는 방법을 알아내는 과정이 바로 이 영화의 주된 스토리다. 토마스를 따라 미로를 빠져나온 글레 이드 속 젊은이들은 이 모든 것이 ‘위키 드’라는 곳에서 벌이는 ‘킬존 테스트’의 1단계인 미로 테스트임을 알게 된다. 그리고 자신들이 왜 미로 테스트에 참 가하게 된 것인지도 알게 된다. 불행의 시작은 지구에 닥친 위기였다. 갑자기 과열된 태양이 지구를 불태워버 려 수십억 명이 희생되는 끔찍한 고통을 겪는다. 게다가 ‘플레어’라는 뇌를 갉아 먹는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지구 전역에

발생하는데, 이 바이러스는 공격적이며 예측불가이며 또 치료불가다. 다행히 세 월이 흘러 플레어 바이러스에 면역력을 가진 세대가 등장하면서 이제 플레어의 치료가 가능하단 희망을 갖게 된다. 뇌를 공격하는 바이러스인 플레어에 면역력을 가진 젊은이들의 뇌는 과연 무 엇이 다른 것일까. 위키드는 플레어 바 이러스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 면역력 을 가진 젊은이들을 미로 속에 가둬놓고 각종 테스트를 벌이며 그들의 뇌 활동을 연구한다. 젊은이들의 기억을 모두 지우 고 혹독한 환경 속에서 사실상 생체실험 을 한 것이다. 영화는 위키드 책임자들 이 미로 테스트가 성공리에 끝난 것을 축하하는 장면으로 끝난다. 속편이 제작 돼 그 이후의 테스트 과정을 그려낼 것 임을 예상할 수 있는 엔딩이다. 그렇다면 이처럼 인류 멸망의 절체절 명 위기에선 이런 생체실험도 정당성을 가질 수 있을까. 기억이 지워진 채 생사 의 기로에서 무작정 미로를 달리게 만 든 위키드의 행위를 과연 세계 평화를 위한 길이라고 볼 수 있을까. 평화를 위 해서는 누군가의 희생이 불가피하다고 얘기하는 이들이 많다. 물론 대의를 위 한 자발적인 희생은 아름다운 일이다. 그렇지만 타의에 의해 강요당한 희생으 로 진정한 평화가 이뤄질 수 있을까. 흥 미진진하게 볼 수 있는 오락 영화지만 엔딩 크레딧(ending credit)이 지나간 뒤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영화다. 신민섭 영화칼럼니스트

‘악마의 키스’, 그 유래를 찾아서

him pour me coffee.”(오~ 이 커피는 너무나 달콤하구나. 천 번의 키스보다 달콤하고 백포도주보다도 더 부드럽구 나! 커피, 커피야말로 내가 마셔야 할 것이야. 나를 기쁘게 하고픈 사람이 있 다면 내게 커피를 따르게 하세요.) “시집가지 않으면 커피를 못 마시게 하겠다”는 아버지의 엄명에, 딸이 노래 로 엄살을 떠는 대목이다. ‘키스’는 등 장하지만, ‘악마’는 없다. 샤를 모리스 드 탈레랑 페리고르 (Charles-Maurice de TalleyrandPerigord, 1754~1838)도 유력한 후보

다. 그의 묘사는 다음과 같다. “The instinct of the coffee is temptation. Strong aroma is sweeter than wine, soft taste is more rapturous than kiss. Black as the devil, Hot as hell, Pure as an angel, Sweet as love.”(커피의 본능은 유혹이 다. 진한 향기는 와인보다 달콤하고, 부 드러운 맛은 키스보다 황홀하다. 악마처 럼 검고 지옥처럼 뜨거우며, 천사와 같 이 순수하고 사랑처럼 달콤하다.) ‘악마’와 ‘키스’가 등장하지만, ‘악마 의 키스’라는 표현은 아니다. 터키 속담(Turkish proverb)은 “커 피는 지옥처럼 검고, 죽음처럼 강렬하 고, 사랑처럼 달콤해야 한다(Coffee should be black as hell, strong as death and sweet as love.)”고 전한다. 헝가리의 속담에도 이와 유사한 표현이 있다고 주장하는 글도 있다. 1889년 독일에서 출간된 서적에도

“커피는 지옥처럼 뜨겁고, 밤처럼 검으 며, 죽음처럼 강렬하고, 사랑처럼 달콤 하다(hot as Hades, black as night, strong as death, and sweet as love.)”고 적혀 있다. ‘악마의 키스’는 영국의 소설가 바 바라 카틀랜드(Barbara Cartland, 1991~2000)가 1981년에 펴낸 로맨스 소 설의 제목이다. 자신의 모든 것을 거는 사랑 이야기다. 핼러윈(Halloween) 때 젊은이들이 많이 즐기는 칵테일 중 에 ‘데블스 키스’(Devil’s Kiss)가 있 다. 핏빛 리큐르 캄파리(Campari)와 포도주에 향료를 넣어 만든 베르무트 (Vermouth), 스카치위스키로 만든 음 료이다. 보기에 매혹적인데, 맛은 더욱 짜릿하다. 커피에 따라다니는 ‘악마의 키스’란 별 칭은, ‘멀리 하기엔 너무나 매력적인 당신’ 쯤으로 해석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박영순 경민대 호텔외식조리과 겸임교수


페이스북 · 영시

2015년 5월 1일

23

지면으로 접속하는 유네스코한위 페이스북 유네스코 본부, 재즈 선율에 푹 빠지다

더욱 뜻깊은 날을 맞이한 ‘세계 책의 수도’ 인천

“재즈는 가장 열악

로 선정된 가운데, 파리

4월 23일은 스페인 카탈루니아 지방에

한 환경을 수용하고 감

유네스코 본부에서는 27

서 책을 읽는 사람에게 꽃을 선물하던 ‘세

내하면서, 이를 창의적

명의 유명 재즈 아티스트

인트 조르디’(St. Jordi) 축일이자, 세계

이고 건설적으로 변화

들이 참여하는 기념공연

적인 대문호 세르반테스와 셰익스피어가

시키는 인간의 능력과

을 개최했습니다. 공연 실

사망한 날입니다. 유네스코는 이 날을 ‘세

관련되어 있다.”—허비

황은 세계 재즈의 날 공식

계 책과 저작권의 날’(World Book and

행콕(재즈 피아니스트,

홈페이지(www.jazzday.

Copyright Day)로 제정하고, 독서 장려와

유네스코 친선대사)

com)에서 생중계도 되었

지적소유권 보장에 힘쓰고 있습니다. 올해

4월 30일은 유네스

는데요, 이날만큼은 유네

는 이날이 한국, 특히 인천에 더욱 뜻깊은

코가 정한 ‘세계 재즈

스코 본부뿐 아니라 파리

날이었습니다. 인천이 2015년 ‘세계 책의

의 날’(International

와 지구촌도 자유와 열정

수도’로 선정되었기 때문이지요. 유네스코

Jazz Day)이었습니

의 음악, 재즈의 선율에

는 매년 우수한 ‘세계 책과 저작권의 날’ 기

다! 유네스코 창립 70

흠뻑 취했답니다.

념 프로그램을 기획한 각국의 도시들 중 한

관련기사: http://goo.gl/1LQ0cB

곳을 ‘세계 책의 수도’로 지정하고 있습니

주년을 맞아 파리가 ‘재즈의 날’ 주관도시

유네스코 문화유산 개도국 협력 전략세미나’에 보여주신 관심에 감사드립니다

wbcd2015 ‘세계 책의 수도’ 인천 홈페이지:

으로 저작권 및 출판문화산업과 관련된 활

우리 지구를 위한 여러분의 노력은 어떤 것인가요?

파트너십 전략에 관한 흥미진진한 토론으 로 알차게 진행되었는데요, 전문가 못지않 은 참가자분들의 열정적인 태도가 매우 인

4월 22일은 ‘지구의 날’

상적이었답니다. 다시 한 번 참가해주신 분

(Earth Day)입니다. 지구

들의 관심과 성원에 감사드리며, 이후 진행

를 살리는 데 필요한 것은 우

될 유네스코한국위원회 프로그램에도 많은

리의 작지만 적극적인 행동!

관심 부탁드립니다.

평소 지구를 살리기 위해 여

세미나 자료집 보기 : http://goo.gl/XRL2Mr

세 계유산을 지키는 우리의 목소리, ‘#Unite4Heritage’

2015 유네스코 ‘세계 책과 저작권의 날’ 홈페이지: www.unesco.org/new/en/

worldbookcapital2015.incheon.go.kr

지속가능한 문화유산 국제개발협력을 위한

략세미나’가 참가자분들의 뜨거운 관심으

선정된 인천은 향후 1년간 유네스코와 공동

나는 전문가들의 기관별 사업사례 발표와

된 ‘2015 유네스코 문화유산 개도국 협력 전

로 활약하게 됩니다.

다. 세계에서 15번째, 아시아에선 3번째로

로 성황리에 마무리되었습니다. 이번 세미

지난 4월 7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개최

동을 주관하며 독서문화 행사의 중심도시

러분은 어떤 노력을 하고 계 신가요?

실시간으로 유네스코한국위원회의 이야기를 만나고 싶다면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페이스북(www.facebook.com/unescokr)과 친구를 맺어주세요.

얼마 전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 (IS)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이 슬람 문화유적을 파괴해 전 세계에 큰 충격 을 안겼는데요. 유네스코는 지금 이 순간에

영어로 만나는 우리

도 위협 받고 있는 세계 곳곳의 유산들을 보호하는 데 여러분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5월에 부치는 편지

수 있도록 ‘Unite4Heritage 캠페인’을 추 진하고 있습니다. 이 캠페인에 참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요? 하나! 일단 자신이 좋아하는 세계유산의 사진을 찍습니다. 찰칵찰칵! 둘! 찍은 사진에 해시태그(#)가 포함된 ‘#Unite4Heritage’

유하는 이번 캠페인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를 달아 평소 자주 사용하는 SNS(페이스북,

Unite4Heritage 캠페인 홈페이지:

트위터, 인스타그램)에 올려주기만 하면 끝!

www.unite4heritage.org

SNS를 통해 세계유산의 의미와 중요성을 공

관련 기사: http://goo.gl/aY4k9J

김장이 궁금한 사람, ‘뮤지엄김치간(間)’으로 모여라! 한국의 대표적인 음식 하면 빼놓을 수 없

이 박물관이 인사동으로 이전해 ‘뮤지엄김

는 게 바로 김치! 김치를 담그고 나누는 김

치간(間)’으로 재탄생했습니다. 새로이 단

장문화는 2013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

장한 뮤지엄김치간(間)은 디지털 기술이 결

산으로 등재된 바 있는데요. 김장문화의 독

합된 디지털 콘텐츠 박물관이자, 김치 학습

창성과 가치를 30여 년간 알려온 곳이 있었

및 체험이 가능한 복합 문화공간입니다. 또

으니, 바로 풀무원김치박물관입니다. 국내

한 가지 중요한 사실! 바로 관람 수익금의

최초 식품박물관으로 올해 3월 CNN이 뽑

일부가 유네스코한국위원회에 전달되어 지

은 ‘세계 11대 음식박물관’에 선정되기도 한

구촌 나눔 사업에 쓰이게 된다는 것입니다. 김장이 궁금하셨던 여러분! 뮤지엄김치

조병화

5월이 오면 한 한 달쯤, 서울을 떠나지 않으련 도시에서 떠나지 않으련 사람에서 떠나지 않으련

A Letter to be Sent in May Cho Byung-wha Won’t you leave Seoul for a month or so In May Won’t you leave the city Won’t you leave the crowds

먼 산기슭 人家가 보이지 않는 人跡이 보이지 않는 人聲이 보이지 않는 그곳 그곳에서 일년 한 번 만나지 않으련

To the foot of a distant mountain Where no dwelling houses meet the eye Where no human traces meet the eye Where no human sounds strike the ear

대지에 하늘에 온 생명, 눈부신 빛 빛으로 목욕하며 한 한 달쯤 꽃피는 무한

Where all life and eye-dazzling light Are in the earth And the sky

그 무한으로 유한한 우리 목숨을 헹구어 보지 않으련 5월이 오면, 온 천지에 태양이 깔리면.

Won’t you meet me there Once a year

Bathing in the light For a month or so A flower blossoming infinity Won’t you rinse our finite lives In that infinity In May When the sun is spread over all the earth.

간(間)에서 김장문화도 배우고, 저희 위원 회의 지구촌 나눔 사업에도 참여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뮤지엄김치간(間) 홈페이지: www.kimchikan.com

Translated by Kevin O Rourke 조병화(1921.5.2-2003.3.8) 1949년 시집 『버리고 싶은 유산』을 발간하며 문단에 등단한 조병화 시인은 삶과 죽음, 그리고 인생의 본질 에 대한 광범위한 문제를 쉬운 일상의 언어로 표현함 으로써 많은 독자가 시라는 매체와 솔직한 대화를 할

수 있게 했다. 그는 현대시가 난해하고 안 팔린다는 통념을 무너뜨린 시인으로도 평가 받으며, 회화에서 도 일가를 이루어 15차례에 이르는 개인전을 갖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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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5월 1일

캠 페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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