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뉴스 2020년 3월호
UNESCO News vol.765
목 차 Contents
04 커버스토리 한국과 유네스코의 과학 활동 70년
10 인터뷰 이승환 전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정책사업본부장
14 기고 평화를 향한 유네스코의 역할과 한국의 비전
18 기고 문화영향평가의 내용과 의미
20 아카이브
전쟁 직후 한국 교육 현실 담은 「한국의 교육 재건」 보고서 발간
22 주재관 서신 주재관이 만난 사람 ‐ 손옥주 환경부 국장
24 국제개발협력
한 뼘 더 성장한 브릿지 사업
26 지구촌 교육나눔 2019년 하반기 후원학교 활동 소개
28 SDGs 돋보기 지속가능발전목표 4번 - 양질의 교육
30 위원회 소식
32 기금보고
인류발전에 이바지하는
유엔 전문기구입니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1954년 ‘유네스코 활동에
관한 법률’에 따라 설립된
기관으로 국내외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해 유네스코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발간일 2020년 3월 1일 창간일 1964년 1월 10일 등록번호 서울 라08043
발행처 유네스코한국위원회 발행인 김광호 편집 김보람, 김영은, 장지원 편집디자인 진민선 인쇄 (주)프린피아 대표전화 02-6958-4100 주소
문의 / 구독신청 및 변경 news@unesco.or.kr
*『유네스코뉴스』의 글에 담긴 필자나 인터뷰 대상자의 의견은 유네스코한국위원회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꽃 피는 봄이 저만치 보일 것만 같은 3월이지만, ‘코로나19’ 때문에 위축된 동아 시아 각국 국민들의 마음은 여전히 잔뜩 움츠려 있는 것만 같습니다 하지만 지 난 몇 달간 모두가 열심히 ‘공부’했던 바이러스 관련 뉴스들 덕분에, 우리는 모두 가 합심하여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대책을 세워 실천한다면 결국에는 이러한 바 이러스를 물리칠 수 있으리라는 믿음을 갖게 된 것 같습니다
올해 초 바이러스의 공포가 전 언론을 통해 퍼져나갈 때, 함께 목격한 놀라 운 뉴스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캐나다의 한 인공지능기업이 이같은 바이러스의 대확산을 가장 먼저 예측하고 경고했다는 뉴스였습니다 이는 단순한 분석과 업 무 보조를 넘어 인공지능이 벌써 다양한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앞으로 그것이 발휘할 영향력 또한 급증할 것이라는 예측을 뒷받침합니다 바이 러스 경고에서부터 가전제품 작동과 같은 일상의 사소한 일들에 이르기까지, 인 공지능으로 대표되는 새로운 과학기술은 시시각각 우리의 삶을 변화시키고 있 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어느 정도까지 이어질까요? 그리고 그것은 언제나 인간 의 의도대로 움직이고, 오롯이 인간의 복지를 위해 사용될 수 있을까요?
지금 우리나라 역시 이러한 고민을 안은 채 급변하는 변화의 바람 속에 서 있습니다. 공유경제에 대한 논의, 핀테크와 규제개혁, 그리고 정치인들이 입만
열면 언급하는 4차산업혁명 등, 우리가 익숙하게 접하고 있는 수많은 의제들은 끊임없이 발전하는 과학기술분야가 계속 우리에게 던지고 있는 질문으로부터 비롯된 것들입니다. 때문에 유네스코와 한국 과학계는 각 분야 전문가들의 말에 귀 기울이며 질문의 답을 찾고 있으며, 그 답이 올바른 정책과 교육 시행으로 이 어지도록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안고 있는 이러한 고민은 어쩌면 행복한 고민일 수도 있습니다. 불 과 70년 전의 우리에게 과학기술이란 그저 먹고살기 위해 시급히 도입해야 할 ‘도구’에 지나지 않았으니까요. 하지만 불과 70년만에 한국은 스스로의 노력과 국제 협력에 힘입어 ‘먹고살기 위한 과학기술’을 넘어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할 과학기술’을 고민할 정도로 발전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앞장서서 그 고 민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는 한편, 과학기술의 결실을 저개발국과 나누며 함께 성 장하기 위한 활동들을 펼치고
나라마다, 민족마다, ‘꿈’의 형태와 그것을 이루는 방법은
제각각 다를 것이다 오랜 식민지 수탈과 참혹한 전쟁을 겪고
황폐화된 국토에서 한국인들이 꾼 꿈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그 꿈이 무엇이든 가장 먼저 풀어야 할 과제는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었고, 불과 70년 사이에 우리는 좁은 국토와
많은 인구, 부족한 기반시설이라는 제약을 극복하고 ‘코리안
드림’을 실현했다 그 과정에서 과학기술 분야가 기여한 바가
적지 않다는 사실은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다 빈 손으로 출발한
우리가 기적을 만드는 열쇠가 되었고, 또다시 눈부신 100년을
그려 나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과학기술 분야에서 한국과
유네스코가 걸어온 길을 돌아본다
김보람 『유네스코뉴스』 편집장
지난해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등재된 강원생태평화 생물권보전지역 전경
유네스코의 과학분야 사업의 목적은 단순한 과학 발전뿐만 아니라 과학과 사회,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통해 지속가능하며 평화로운 미래를 만들어 가는 데 있다
‘빈 손’으로 일군 도약의 토대
한국전쟁 직후 국가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것이 우선 과제
였던 우리나라에는 산업 발전의 기초가 될 과학기술 분야
의 기반이 거의 없었다 그런 상황에서 교육·과학·문화 분
야의 국제 협력을 강화해 궁극적으로 세계 평화와 발전을
달성하려는 유네스코의 존재는 큰 힘이었다. 단순히 ‘식량’
과 ‘자금’이 아닌, 해당 국가의 지적, 도덕적 역량을 키우는
것을 우선 순위에 두는 국제기구는 유네스코가 유일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후 한국의 재건을 주도적으로 이끌었 던 국제연합한국재건단(UNKRA)이 1958년 활동을 끝내면 서, 과학기술 분야의 재건을 가장 적극적으로 도운 주체가
바로 유네스코였다.
1950-60 년대에 유네스코는 유네스코한국위원회를
통해 해외 과학계의 선진 지식과 동향을 소개하고 외국 과
학기술 서적을 국내에 보급하는 데 앞장섰다. 1955년부터
1957년까지 유네스코의 기부 등을 통해 국내 대학 도서관
등에 보급된 해외 과학서적과 학술잡지는 3 만여 권에 달
했다. 1962년 유네스코한국위원회 내에 설치된 ‘한국과학
기술정보센터’(현 한국과학기술정보원(KISTI)의 전신)는
1300여 종에 달하는 외국 과학기술 정기간행물과 문헌을
수집 분석한 『과학기술문헌 목록집』과 『외국특허 목록 색
인』 등을 발간함으로써 한국의 과학도들이 척박한 환경 속
에서 지식을 쌓고 연구를 이어가는 데 큰 도움을 주기도 했
다
학업과 연구 수행을 위한 자료 제공과 더불어 기술
및 시설 원조도 적극적으로 이루어졌다 유네스코는 과학 교육용 실험기재보수센터와 직업기술교육센터 등을 설립
하는 데 250만 달러 규모의 원조를 제공했고, 1961년부터
는 ‘유네스코 쿠폰’ 제도를 통해 외화가 절대 부족하고 사 용이 자유롭지 않은 상황에서 연구자들이 해외 과학기자
재를 구입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서적 구입, 국제학회 회비
납부 등, 당시 유네스코 쿠폰으로 지급할 수 있었던 여러 사
용처 중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항목이 바로 과학기자
재 구입이었다. 예를 들어 1969년 8월에는 총 쿠폰배정액
38만1279달러 가운데 약 96%에 해당하는 36만6742달러가 과학기자재 구입에 쓰였을 정도였다
협력과 네트워킹을 통해
국제 과학 무대로
과학기술 분야의 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외국의 최신 연
구 성과와 지식을 받아들여 국내 역량을 키우는 것뿐만 아
니라, 해외 연구자들과의 적극적인 교류와 소통 채널을 유
지하는 것도 필수적이다. 1960년대 이후 우리나라가 유네
스코의 지원을 받아 과학분야의 국제 협력과 네트워킹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도 같은 맥락에서였다. 3면이 바다이며
북쪽으로는 북한과 대치 중인 상황에서, 해양 연구를 통해
국제 협력을 모색하고 해양 자원을 적극 활용하는 것도 중
요한 일이었다. 1961년 설립된 한국해양과학위원회(KOC, 현 한국해양학위원회)는 한국을 대표해 유네스코 정부간
해양학위원회(UNESCO IOC)에 참여하고 1966년 한국해
양학회 창립의 기반을 닦는 한편, 1996년 해양수산부가 창
설되기 전까지 오랫동안 한국 해양과학의 산실 역할을 했
다 국내 해양과학자들이 최초로 참가한 국제해양조사 사
업인 ‘쿠로시오 해류 합동조사’(1965-1971) 등을 통해 해양
과학 분야에서 국제 협력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과학기술 분야에서의 국제 협력과 네트워킹은 해당
분야의 국내 역량이 커진 1970년대 중반부터 더욱 본격화
되었다. 이 기간에 한국은 유네스코의 동남아 지역 과학기
술 네트워크 사업에 적극 참여하며 동남아 각국의 과학기
술분야 발전에 기여했다 한국은 1990년대 중반까지 자연
과학 사업을 분야별로 지역적 특성에 맞게 운영하기 위해
유네스코가 발족한 미생물학 네트워크(1975년 설립)와 천
연물화학 네트워크(1976년 설립) 등에 참여하며 워크숍과
훈련, 과학자 교류 등의 활동을 펼쳤으며, 1990년대 후반부
터는 아시아 물리교육 네트워크(ASPEN) 활동에 참여하고
2001년 아태지역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정보기술에 기초한
물리교육 회의를 개최한 바 있다.
과학을 기반으로 꿈꾸는 지속가능성
60-70년대 ‘경제개발 5개년 계획’ 등을 시행하고 한국이 고
속성장의 기틀을 마련하면서, 공업화로 인한 환경오염 문
제도 본격적으로 제기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경제 개발을
위해 전 국민이 ‘총력전’에 나서던 당시 상황에서 환경보호
의 목소리를 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고, 그 반향도 제한
적일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1972년 유네스코한국위원회
가 ‘환경문제연구협의회’를 개최하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환경 정책 및 교육을 아우르는 종합적인 대책을 논의한 것
은 매우 선구적이며 의미가 있는 일이었다 이 협의회는 한
국 사회에서 환경의 중요성을 인식시키는 계기가 되었고, 국내에서 다소 위축돼 있던 환경 문제에 대한 접근 방식을 보다 개방적으로 바꾸는 데 기여했다
1962년 미국의 해양생물학자 레이첼 카슨이 『침묵의
봄』을 발간한 이후 서구에서 환경운동에 대한 관심이 높아
지고, 이후 유엔 및 국제기구와 단체 차원에서 경제개발과
환경보호에 관한 논의를 시작하면서 유네스코 역시 환경
과학 분야에서 다양한 선도적인 사업들을 진행했다 그 중
‘인간과 생물권 사업’(Man and the Biosphere Programme, MAB)은 자연환경에 대한 ‘합리적 이용’과 ‘보전’을 함께
강조했다는 점에서 1992 년 유엔에서 제안한 ‘지속가능
발전’의 핵심 개념을 담은 사업이라고 볼 수 있다 한국도
MAB와 관련한 여러 사업을 진행하면서 개발과 보전 사이
의 균형에 대한 인식을 넓히는 계기를 마련했다. 1973년부
터 1974년까지 번역·완간된 11권의 『MAB 자료집』은 국내
에 MAB 사업을 알리는 매개이자 환경문제와 관련한 우수
한 연구 자료로서 큰 역할을 했다. 1980년 6월에는 MAB 한
국위원회가 설치돼 생물권보전지역 지정을 받기 위한 절
차를 밟아 나갔고, 그 결과 1982년 설악산을 필두로 지난
해까지 모두 8 곳이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되기도 했
다 . 한편 한국은 1995 년 ‘동북아생물권보전지역 네트워
크’(EABRN) 설립을 주도했고, 현재까지 이 네트워크에 신
탁기금을 제공하면서 지역협력을 촉진하고 있다
이처럼 유네스코는 지속가능발전과 생물다양성 보
전을 통해 과학적 지식을 기반으로 한 인류의 지적 고민이
인류의 미래에 기여할 다양한 방안을 제시하는 한편, 과학
계 내부의 다양성과 공정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지속해
왔다. 1998년부터 매년 아프리카와 아랍, 아시아태평양, 유
럽, 남미, 북미 등 전 세계 5개 권역에서 빼어난 업적을 남긴
여성 과학자 5명에게 수여하는 로레알-유네스코 여성과학
자상을 제정한 것도 그러한 노력의 일환이다. 이를 통해 유
네스코는 여전히 남성이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과학계에서
보이지 않는 장벽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전 세계 여성 과학
도들을 격려하고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 역시
2002년부터 ‘한국 로레알-유네스코 여성생명과학상’을 제
정해 국내 생명과학계의 권위있는 상 중 하나로 인정받으 며 새로운 과학계 인재를 발굴하는 성과도 올리고 있다 과학, 그 너머의 미래를 가꾸기 위해
유네스코의 과학 분야 사업의 목표는 단순히 ‘과학 발전’에
머무르지 않는다 유네스코는 발전하는 과학기술이 평화
와 인본주의 정신에 입각해 인류의 공익과 평화에 기여하
도록 돕는 것을 더욱 중요하게 여긴다 이는 과학 강국으로
올라선 한국이 앞으로도 유네스코와 협력을 더욱 적극적
으로 추진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과학기
술과 사회를 함께 다루는 유네스코의 여러 사업들은 앞으
로도 한국 과학계가 주시해야 할 분야다
유네스코는 자연과학과 사회과학 간 협력이나 교
류가 부족하던 시기에도 ‘과학기술과 사회’ (Science, Technology and Society, STS) 사업을 통해 과학과 사회의
긴밀한 상호 관계, 자연과학과 사회과학의 특성과 상호 영
향을 살펴보는 다양한 연구를 진행했고, 이를 통해 양 학
문의 간격을 줄이고 바람직한 협력 방안을 제시하기 위
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역시 유네
스코가 1950 년부터 발간해온 계간지 『 Impact of Science on Society』의 한국어판 『과학과 사회』를 1984년 8월부터
1995년까지 발간했으며, 이같은 활동을 통해 자원 고갈, 환
경 오염, 기후 변화, 군비 확장 등 현대사회의 문제를 과학
기술의 발전과 관련지어 분석하고, 사회적 이슈를 확산시
키는 데도 기여했다.
과학기술이 만들어 갈 미래 사회의 모습을 두고 유네
스코가 안고 있는 고민은 과학과 사회, 인권, 그리고 윤리와
떼놓고 생각할 수 없다. 2000년대 초반 유전자 복제기술을
둘러싸고 벌어진 ‘황우석 사태’나 최근 눈부신 발전을 거듭
하고 있는 인공지능 등의 분야에서 볼 수 있듯, 미래의 과
학기술을 다룰 때 ‘발전의 속도’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발
전의 방향’이다 유네스코가 지난 1990년대부터 과학기술
의 발전과 연관돼 나타나는 윤리적 문제, 특히 생명윤리 사
업에 관심을 쏟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유네스코는
1997년에 ‘인간게놈과 인권에 관한 보편선언’을 채택하고
1998년에는 국제생명윤리위원회(IBC)와 세계과학기술윤
리위원회(COMEST)를 설치하는 등 인권과 윤리를 바탕으
로 과학기술을 다루려는 노력을 적극적으로 이어오고 있
다 한국에서도 그런 흐름에 발맞춰 과학 발전의 방향에 대
한 윤리적 원칙을 고민하는 여러 사업들이 추진됐다. 1998
년에는 ‘유전자 조작 식품의 안전과 생명윤리에 관한 합의
회의’를, 1999년에는 ‘생명 복제기술에 관한 합의회의’를
개최하고 이를 바탕으로 『시민 패널 보고서』를 발간했으
며, 지난해 12월에는 국제적인 AI 윤리 권고 논의과정에 기
여하기 위해 ‘AI 윤리 성찰 포럼’을 개최하기도 했다 유엔
시스템 내에서 유일하게 윤리를 논의할 수 있는 기구로서, 유네스코는 이러한 활동을 통해 다양한 의견을 수용하여
커버스토리
[참고자료]
· 유네스코한국위원회 홈페이지
· 유네스코한국위원회 『대한민국 발전의 초석에서 지구촌 나눔의 주역으로』, 2014
· 유네스코한국위원회 『교과서 한 권의 기적: 유네스코는 대한민국을 어떻게 바꿨나』, 2015
오는 2021년 제41차 유네스코 총회에서 AI 윤리 권고문을
채택할 계획이기도 하다
과학기술의 윤리적 측면, 그리고 좀 더 나은 인류의
미래를 고민하는 활동으로 기후변화 대응도 빼놓을 수 없
다 유네스코는 오늘날 기후변화가 인류의 생존을 위협할
수 있는 심각한 문제임을 인식하고 이 문제에 대한 성찰적 접근법을 제안해 줄 「기후변화 윤리 원칙 선언」을 2017년
11 월에 채택했다 이 선언은 세계과학기술윤리위원회가 2008년부터 진행한 연구를 바탕으로 기후변화를 막기 위 한 구체적인 실천방안까지 제시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있다 한국 또한 2009년부터 두 차례에 걸쳐 ‘기후변화윤리 포럼’을 개최한 데 이어 2010년에는 ‘기후변화와 생물다양
성 국제포럼’을 주최하는 등, 다양한 관점에서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의 관계, 기후변화의 윤리적인 문제점과 해결 책 등을 논의해 왔다. 이어 2018년에는 「기후변화 윤리 원
칙 선언」의 한글판을 배포하고 관련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우리 사회에서 기후변화 대응 활동과 같은 ‘행동하는 윤리’
에 대한 논의와 참여를 활성화시키는 데 앞장서고 있다
지난 70년간 과학분야에서 이어온 유네스코와 한국
의 이러한 인연들은 한국의 과학기술 발전사에 적잖은 족
적을 남겼다 그 사이 한국은 외부의 지원 없이 살기 힘든
최빈국에서 전 세계 몇 손가락 안에 꼽히는 원조 공여국으
로 발돋움했으며, 학문과 기술 영역에서도 세계의 흐름을
선도하고 있다 우리는 더는 ‘먹고 살기 위한 도구’로서 과
학기술을 원조받을 필요가 없게 되었지만, 인간다운 세상 을 만들기 위한 원칙을 중심으로 과학을 다루려는 노력은 지금도, 앞으로도 우리에게 꼭 필요하다 한국이 이끌어
미래에 유네스코라는 이름이 오랫동안 함께 빛날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지 않을까
이승환 전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정책사업본부장
한국의 유네스코 가입 70주년을 기념하는 올해,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국내의 유네스코 활동에 참여했던
여러 인물들을 인터뷰하여 한국사회의 발전과정에
유네스코가 미친 영향을 재조명하고자 한다 개인의 기억을
넘어, 유네스코 활동의 역사를 담고 있는 인물들을 통해
한국에서의 유네스코 활동 성과를 정리하고 이를 향후
유네스코 활동에 참고자료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인터뷰 진행 김은영 과학청년팀장 기사 작성 최연수 과학청년팀 전문관
유네스코는 한국전쟁 이후 한국의 과학기술
발전 기반 조성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1950년 6월, 한국이 유네스코에 가입하고 얼마 지나지 않
아 한국전쟁이 일어났고, 이러한 참담한 상황에서 유네스
코를 통한 지원은 전후 교육·과학·문화 역량의 복구와 발전
에 중요한 기여를 했습니다. 한국전쟁 기간동안 유네스코
의 교과서 제작 지원에 대해서는 많이 알려져 있지만, 실제
로 유네스코가 지원한 사업은 대부분 과학기술 분야였으
며 이러한 지원은 1960년대에 집중되어 이루어졌습니다.
유네스코는 세미나, 워크숍 개최 및 연구비와 장비 제공 등
을 지원했고, 이는 한국이 과학 전시회, 원자력, 기본 정보 인프라 등을 구축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1960년대부터 한국은 해양과학 사업에도 본격 참여했는데요.
유네스코 과학기술사업 중에서 해양과학 사업은 사업 초 기부터 지금까지도 한국이 매우 적극적으로 참여해 온 대
1980년대 『과학과 사회』 한국어판 발간을 이끈 이승환 전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정책사업본부장을 만나 보았다.
표적인 분야라 할 수 있습니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한
국의 정부간해양학위원회(IOC) 참여를 위해 한국해양과 학위원회(KOC, 현 한국해양학위원회)를 설립하고 오랜 기
간 동안 사무국을 맡아오는 등 유네스코 해양과학사업 참
여에 역할을 해왔습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쿠로시오 해류
합동조사’ 등 국제해양조사 사업에 적극 참여하는 과정에
서 국제협력 역량 뿐 아니라 해양과학의 국내 역량을 발전
시키는 데 매우 중요한 기여를 했다는 점입니다. 이런 맥락
이 이후 설립된 한국해양학회로 이어져 그 활동이 지금까
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한국의 경제 개발이 한창이던 1970년대부터
환경문제와 인간과 생물권 사업(MAB)을
추진한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한국이 경제개발계획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던 시기
인 1972년 9월에 유네스코한국위원회가 ‘환경문제연구협
의회’를 개최한 것은 매우 큰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당시 환경문제는 국내에서 제한되고 위축되어 있는 상황 이었는데, 환경문제연구협의회는 유엔과 유네스코라는 국
유네스코, 한국 과학과 세계를 연결한 다리
이승환 전 본부장은
1978년 유네스코에
입사해 『과학과 사회』 한국어판 발간을 이끌었고, 유네스코한국위원회의 자연과학 및 인문사회과학 분야에서 골고루 활약했다
제기구의 틀을 활용하여 그 논의를 보다 개방적으로 만들
고 다양한 정보와 동향을 국내에 소개했습니다.
‘생물권’(Biosphere)이란 용어를 국제사회에 처음 알
린 것도 유네스코입니다 환경분야에서 유네스코의 선도
적인 역할은 이후에도 계속 발전했고, 1970년 16차 유네스
코 총회에서 환경분야의 정부간 사업인 ‘인간과 생물권 사
업’(Man and the Biosphere Programme, MAB)을 추진하기
로 결정했습니다 . MAB 는 일방적으로 환경을 보전만 하
자는 것이 아니라 , 보전과 더불어 과학에 근거하는 합리
적 이용을 함께 강조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자
연과학 뿐만 아니라 인문사회과학이 함께 협력하는 접근
방식을 강조했다는 점에서도 선도적이었다고 할 수 있습
니다 환경문제 접근에 국제적 시각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적극 참여함으로써 국내 환경 생태 연구와 활동을 활성화
하는 데 큰 기여를 했습니다. 1981년에는 생물권보전지역
(Biosphere Reserve) 후보지 사전조사를 실시하여 1982년
12 월에 설악산이 국내 최초로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으로 지정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습니다. 그 현장에 함께
있었다는 것이 제겐 큰 영광입니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
는 1980년 MAB한국위원회를 설립하고 2010년 이를 국립
공원공단으로 이전하기까지 30년 동안 사무국을 맡아 왔
을뿐만 아니라, 여전히 유네스코 MAB 관련 국제협력에 역
할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동북아 생물권보전지역 네트워
크(EABRN)의 설립과 운영도 주도했습니다 일본, 중국, 몽
골, 러시아와 함께 북한도 EABRN의 일원이기에, 이 네트
워크를 통해 남북간 교류와 협력의 기회를 마련했다는 차
원에서도 의의가 있습니다 당시 중국 장백산(백두산)으로
출장을 가서 북한의 김성근 박사를 만난 것도 제겐 잊을 수
없는 기억입니다
우리나라의 첫 생물권보전지역과 관련한
기억이 남다를 것 같습니다.
당시 생물권보전지역 신청지 후보는 한라산, 설악산, 광릉
숲, 지리산 등 네 군데였습니다. 신청에 대한 자문을 얻기
위해 영국의 던컨 푸어(Duncan Poor) 교수를 초청해 현장
조사를 함께 했습니다. 푸어 교수는 한국에 오기 전 백두산
도 방문한 바 있습니다. 푸어 교수가 찍어 온 백두산 사진을
받아, 당시 우리 위원회 홍보담당직원이었던 이윤희 과장
이 서울신문에 전달하여, 생생하고 귀한 백두산 사진이 특
종 기사로 나면서 주목을 받기도 했습니다
국내 첫 생물권보전지역인 설악산이 1982년에 지정
되고 2002년에 제주도가 두번째로 지정될 때까지 20년 동
안 우리나라에서는 생물권보전지역이 지정되지 않았습니
다 당시로서는 선구적인 아이디어를 담은 생물권보전지
역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보니 지자체 참여나 관심을 높
이는 데 한계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자연과 인간
의 공존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이 점점 변하면서 MAB에 대
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보전과 발전이 모두 포함되
어 있는 주제인 만큼, 좀 더 홍보가 되었으면 하는 것이 저 의 바람입니다
1970년대 후반부터 한국은 국제협력에서도 본격적인 역할을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는 1978 년에 유네스코한국위원회에 입사했습니다 입 사하자마자 맡은 일이 동남아 과학 네트워크 사업입니다.
1976년 동남아 지역 기술교육 혁신회의를 필두로, 1977년 동남아 천연물화학 워크숍 등 매년 1~2차례 천연물화학과 미생물학 분야의 동남아 지역 연수과정과 워크숍 등을 주 최했습니다. 당시 유네스코 자카르타사무소의 관장 하에
지역 네트워크가 구성되어 안정적으로 협력을 추진할 수
있었고, 유네스코에서 중점적으로 아시아지역의 생물자원
정보 수집에 관심이 있어 재원 조달도 풍부하게 이루어졌
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은 네트워크의 구심점으로
서 자원은 많지만 연구 및 기술 능력이 부족한 인도네시아
나 태국의 관계자들을 초청해 분석 및 훈련을 진행하는 등
다양한 사업을 벌였습니다 서울대 천연물화학연구소, 한
국과학원(KAIS) 등 국내의 역량 있는 연구기관이 참여했
고, KAIS에서는 미생물의 이용에 관해 소장학자들에게 훈
련과정을 제공하고 해당 사업 수혜자들이 박사 학위를 취
득하는 등 성과를 이루어 냈습니다
1980년대부터 과학계에서는 과학의 사회적
역할, 타 학문과의 협력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유네스코의 다양한 과학분야 사업 중 ‘과학기술과 사
회’(Science, Technology and Society, STS) 사업은 유네스코
정체성에 가장 부합하는 사업이라 할 수 있습니다. 1980년
대까지 한국에서는 과학기술의 중요성이 일방적으로 강조
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STS사업은 과학에 대
한
맹신보다는 다학문적, 학제적, 종합적, 통합적 접근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에서
도 1981년 ‘자연과학과 사회과학 협동 세미나’를 개최하여
과학기술과 사회 간의 영향과 자연과학 및 사회과학 간 협
력의 필요성, 그리고 바람직한 협력 방안을 찾고자 했습니
다. 이 세미나에 송상용, 김영식, 박성래 교수 등이 참여했 고, 박승재 교수는 국내 최초로 ‘대학생의 과학에 대한 인
식 및 태도 조사 연구’를 실시했습니다. 1984년에는 유네스
코가 1950년부터 간행해 온 계간지 『Impact of Science on Society』의 한국어판을 『과학과 사회』라는 제호로 발간했
습니다 당시 6개 유엔 공식 언어 외의 언어로는 유일하게
한국어판으로 발간된 이 책은 과학기술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고, 과학기술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하여 다양
한 시각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우리사회에 미친 영향이 컸 다고 할 수 있습니다
1990년대부터 유네스코는 정보통신기술과 생명공학
의 급속한 발전에 따라 연관되어 나타나는 윤리적 문제를 성찰하고 그 대처 방안을 제시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정
보윤리사업과 생명윤리사업을 통해 과학기술과 관련된 윤
리문제를 다루었으며, 1997년에는 「인간게놈과 인권에 관
한 보편선언」을 채택하기에 이릅니다. 유네스코한국위원
회도 1998년에 국내 최초로 ‘유전자 조작 식품의 안전과 생
명윤리에 관한 합의회의’를 시도했고, 1999년에는 ‘생명복
제기술’을 주제로 시민합의회의를 진행했습니다. 이는 과
학기술의 민주화로 향하는 새로운 모색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과학기술 영역에서 유네스코가 한국에 주는
의미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한마디로 한국에 유네스코는 세계로 향한 중요한 창이었
습니다 한국전쟁과 그 후 이어진 분단체제라는 특수한 여
건하에서 유네스코는 한국에 국제적이고 균형된 시각을
제공해 줄 수 있었습니다. 한국 과학기술의 발전도 유네스
코의 영향을 많이 받았고, 이후에도 유네스코는 한국 과학
계에 영향을 주는 여러 근본적인 질문들을 던져 왔습니다.
경제개발에 매진하던 시기에 환경문제에 대한 관심을 촉
구했고, 과학기술 자체의 발전뿐만 아니라 ‘무엇을 위한 과 학인가?’ , ‘누구를 위한 기술인가?’라는 물음에 대해 고민
하게 된 데도 유네스코의 역할이 적지 않습니다. 이 모든 과
정은 결국 과학 발전을 통해 세계평화에 이바지함을 목적
으로 하는 유네스코의 정체성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끝으로 유네스코와의 지난 70년과 앞으로의
활동에 대한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유네스코는 항상 사회적 의제를 이끌어 가는 선도적인 역
할을 하는 국제기구였습니다 우리나라는 이 의제를 따라
가면서 점차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앞서 얘기한 STS를 비
롯해 평생교육, 기능문해 등은 모두 유네스코가 시작한 활
동입니다 하지만 미국의 탈퇴 등 여러가지 이유 때문에 현 재 유네스코의 역량은 회원국들에게 전문성을 제공하고 선도해왔던 과거에 비해 위축되었음을 느낍니다. 그럼에 도 불구하고 유네스코 고유의 가치는 유효하고, 여러 분야 를 융통성 있게 다룰 수 있다는 유네스코만의 강점도 여전 하다고 생각합니다. 유네스코가 선도한 의제들, 유네스코 가 만든 개념을 우리에게 맞게 잘 활용하는 것이 앞으로 더 중요하고, ‘많이 하는 것’보다는 ‘잘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1 과학기술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고찰하기 위해 유네스코가 1950년부터 발간한 계간지
『The Impact of Science on Society』와 1984년부터 한국에서 번역 발간된 『과학과 사회』
2 1998년에 열린 ‘유전자 조작 식품의 안전과 생명윤리에 관한
합의회의’ 합의회의(consensus conference)란 일반 시민이
자신에게 영향을 미치는 주요 의사
결정에 참여하게 하는 방안으로, 덴마크에서 1987년에 시행한 사례를 참고해 유네스코한국위원회가
한국에서 처음 진행했다
한국의 비전 제시 위한
유네스코 연구 2년을 돌아보며
평화를 향한 유네스코의 역할과 한국의 비전
외교부와 유네스코한국위원회가
기획한 연구 사업인 ‘변화의
시대, 한국의 유네스코
협력비전’(2018)과 ‘평화를
향한 유네스코의 역할’(2019)에
2년 연속 참여한 한경구 교수는
이들 연구를 통해 도출한 한국의
유네스코 비전을 ‘유네스코를 통해
인류공동체의 미래를 위해 노력하고
활동을 주도하는 국가가 된다’는
것으로 정리한다. 어떠한 과정을
통해 그러한 결론에 도달했는지,
각 연구들의 진행 경과를 독자들께
소개한다
참여 그 이상의 역할에 대한 고민
한국은 유네스코에서 매우 중요한 회원국이다. 참혹한 전쟁을 겪고 유네스코의 도
움을 받아 일어선 한국이 이제는 유네스코에서 상위 10위권의 정규 분담금을 내며
상위 5위권의 비정규 예산 공여국으로 성장했다 또한 집행이사국에 진출하여 의장
직을 수행하는가 하면, 정부간해양학위원회(IOC), 정부간생명윤리위원회(IGBC)
등 다양한 유네스코 기구에서 활동하고 있다 한국의 국가위원회는 199개 유네스코 국가위원회 가운데 가장 규모도 크고 활동도 우수한 것으로 평가 받고 있으며, 국제 협력과 후원개발 등을 통해 해외사업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수많은 우리의 유 산이 세계유산, 무형문화유산, 세계기록유산 등으로 등재되어 있고, 유네스코 창의 도시 네트워크의 7개 전 분야에 한국의 도시들이 가입해 있다 한국은 또한 세종문 해상과 직지상 등 유네스코의 여러 국제상을 지원하며, 유네스코 아시아 태평양국 제이해교육원(APCEIU), 유네스코 아시아 태평양 무형유산센터(ICHCAP) 등 카테
고리2 센터 5개를 설립하고 2개를 준비 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유네스
코에서 미래 비전을 제시하고 의제를 설정하거나 논의를 선도하는 등의 역할을 하 지는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유네스코 활동은 대체로 ‘국가 이미지 제고’라 는 상당히 폭넓은 목표를 추구하면서, 특정 계기나 기회를 포착했을 때만 관련 정부
부처나 기관이 관심을 갖고 활동에 나서는 정도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었다.
여기에 소개하는 유네스코 관련 2건의 연구, 즉 ‘변화의 시대, 한국의 유네스 코 협력비전’(2018)과 ‘평화를 향한 유네스코의 역할’(2019)은 바로 이러한 문제의
한경구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교수 (문화인류학)
식에서 비롯된 것이라 할 수 있다. 해당 연구에 착수한 직접적인 계기는 2018년 3월
외교부가 다자관광문화협력과를 유네스코과로 개편한 것이라 하겠지만, 보다 큰
틀에서는 공공외교와 소프트파워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커지면서 유네스코 관련
외교적 대응 능력 증대를 위한 논의가 진행되고, 2007년에 1998년 주프랑스대사관 에 통합되었던 주유네스코 대한민국대표부를 재설치하는 방안이 검토되면서였다.
이후 ‘유네스코와 한국: 한국의 유네스코 활용 전략 마련을 위한 기초 연구’(2011), ‘위기의 UNESCO, 어디로 갈 것인가’(2013) 등의 연구가 수행되었고, 2017년 12월에
는 ‘2017 유네스코 전략포럼: 전환기 유네스코 전략 재정립’이 개최되기도 했다. 세
계질서의 중대한 변화, 유네스코가 직면한 위기와 개혁의 요구, 미국의
유네스코의 중요한 멤버로서 고민해 본 한국의 비전
외교부의 지원으로 연구를 주도한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2018년 2월에 외부 전문가로
한경구(서울대 자유전공학부 교수), 조동준(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 조한승(단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조윤영(중앙대 국제정치학과 교수), 류석진(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손혁상(경희대 공공대학원 교수)으로 연구진을 구성하였으며, 유네스코한국위
원회 측에서는 연구책임자로 임현묵(교육본부장, 현 유네스코 아태국제이해교육원장), 그리고 공동연구자로 김지현(국제협력팀), 전진성(문화팀장), 조우진(개발협력본부장, 현 교육본부장)이 참여했다.
연구를 시작하면서 ‘한국의 유네스코 전략 연구’라는 제목에 대해 평화를 지향하
는 유네스코 활동과 관련하여 ‘전략’이라는 군사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문
제 제기가 있어서, 최종 보고서에는 ‘유네스코 협력 비전’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게 되었
다. 이 공동연구는 축적된 연구 성과와 문제의식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유네스코를 평
화 등 가치를 추구하는 기구로 볼 것인지 개발 기구로 볼 것인지 ▲한국에게 유네스코의
가치와 의미는 무엇인지 ▲한국의 비전과 역할은 공급자가 아닌 수요자의 입장에서 모
색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소위 유네스코의 정치화 문제를 어떻게 볼 것인지 ▲영리조
직이 아닌 유네스코에 대한 평가와 거버넌스와 조직 개혁은 어떻게 추진해야 하는지 ▲
유네스코의 정통성과 효율성 문제를 글로벌 거버넌스의 문제로 이해하면 어떨지 등 다
양하고 근본적인 물음들을 제기하고 이에 대한
1 유네스코 총회 개최를 맞아 파리 유네스코 본부 앞에 게양된 회원국 국기들 가운데 태극기가 나부끼고 있다 한국의 유네스코 가입 70주년을 맞아 정부와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유네스코 내에서의 활동과 관련한 다양한 연구 및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2 지난해 말 개최된 ‘평화를 향한 유네스코 포럼’ 참가자들이 논의를 하고 있다
일부가 참석해 활발한 토론을 했다 논의를 보다 심화시키기 위해 공동연구진은 같은해 8월 한국문화인류학회 유네스코 세션 발표자들과 함께 라운드테이블을 개최하기도 했
다. 이 공동연구는 11월 13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개최된 ‘한국의 전환기 유네스코 협력
비전 수립 포럼’이라는 형태로 또 한 차례의 발표와 전문가들의 토론을 거쳐 완성되었
다
평화를 지향하는 국제 지적 협력을 달성하기 위해
한국의 유네스코 협력 비전에 관한 2018년 연구가 긍정적인 평가를 받으면서, 2019년에
는 다시 외교부의 지원으로 유네스코한국위원회가 ‘유네스코의 평화 지향 국제 지적 협
력(知的 協力) 활동 강화 방안’이라는 후속 연구를 기획하였다. 2018년에 참여했던 한
경구, 조동준, 최동주 외에 유성상(서울대 교육학과), 성지은(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연구
위원), 강인욱(경희대 사학과, 고고학), 김성해(대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가 외
부연구진으로 참여하였으며, 유네스코한국위원회에서 임현묵, 조우진, 김지현이 참여
하였다
공동연구를 진행하면서 연구 제목은 국제지적협력 활동의 목적인 ‘평화를 향한
유네스코의 역할 연구’로 확정되었으며, 한경구가 총론을 담당한 외에는 유네스코의 기
본 활동 영역을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중요 주제를 선정하여 집중적으로 연구하였다 그
리하여 유성상은 ‘유네스코 교육협력 활동의 성과와 새로운 접근’을, 성지은은 ‘평화를 위한 유네스코 국제과학협력활동의 성과와 과제’를, 강인욱은 ‘증앙아시아 평화 구축을
위한 유네스코 실크로드 문화유산 사업의 진단과 대안’을, 김성해는 ‘진화하는 커뮤니
케이션 정보 분과와 한국의 미래전략’을, 유네스코한국위원회의 김지현은 ‘회원국의 유
네스코 활동 비교조사’를, 조동준은 ‘평화 개념을 찾아가는 유네스코’를, 최동주는 ‘유네
스코에 대한 기대와 한국의 기여 방향’을 각각 집필했다
2019년의 공동연구 역시 6월에 제주포럼에서 중간발표를 할 기회를 가졌는데, 공
동연구진 외에 장재복 공공외교대사가 개회사를 하고 루츠 묄러(Lutz Möller) 유네스
코독일위원회 부사무총장이 발표자로 참여한 가운데 활발한 토론이 있었다 최종발표
회는 같은해 12월 3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개최된
‘평화를 향한 유네스코 포럼’에서 안호영 북한대학
원대 총장(전 주미대사, 유네스코 ‘전략적 전환’ 고
위급 검토그룹 위원)과 싱치(Xing Qu) 유네스코 부
사무총장(도브 린치 유네스코 회원국관계부서 과
장 대독 ) 의 기조발제로 이루어진 ‘세션 1 ’을 비롯
해 ‘세션 2: 평화를 향한 유네스코의 도전과제’ 및
‘세션3: 유네스코와 회원국 간 전략적 파트너십’이
라는 형태로 진행되었다 특히 알렉산드르 나바로
(Alexandre Navarro) 유네스코프랑스위원회 사무총
유네스코에서 한국이 잘 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지적·도덕적· 실천적 리더십을 발휘하는
장과 제임스 브리지(James Bridge) 유네스코영국위원회 사무총장이 공동연구진과 함께
발표자로 참여하여 열띤 토론을 벌였다
2년간의 연구를 정리하며
유네스코에 관한 두 차례의 의미 깊은 연구에서 필자가 총괄을 맡기는 하였으나, 사실
이러한 짧은 지면을 통해 연구 결과를 억지로 요약하는 것은 필자의 능력 밖의 일이다.
더구나 이들 연구는 명료하고 일관된 결론이나 합의를 무리해서 도출하려는 노력은 하
지 않았다 오히려 다양한 시각과 논의가 전개되면서 다소의 의견 차이는 있지만 넓은
의미의 공감대가 자연스럽게 형성되었다는 데 큰 의미가 있었다고 본다. 그리고 해당 연
구들의 총괄을 맡은 입장에서, 그 결과들을 정리하며 필자가 내린 결론은 아래와 같다
소위 말하는 ‘유네스코의 위기적 상황’은 한국에게는 기회로 작용할 수도 있다 만
일 한국이 유네스코에서 단기적이며 협소한 의미의 국익을 추구하지 않고, 유네스코의
전문성과 지적 자율성의 확대, 인류공동체의 미래에 크게 도움이 되는 의제의 설정과 프
로그램의 개발, 그리고 이를 위해 한국의 국가 경제력에 상응하는 자원의 제공 등에 지
속적으로 노력한다면, 한국은 자연스럽게 인류라는 글로벌 커뮤니티 전체를 생각하며
행동하는 ‘글로벌 행위자로서의 힘’을 가질 수 있게 된다.
이러한 힘의 획득이란 장기적으로 한국의 국가 이미지가 뚜렷이 부각되고 국제적
지위와 영향력이 증대되며 도덕적 힘과 발언권이 강화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의 역
사적 경험과 지정학적 위치를 고려할 때, 유네스코에서 한국이 가장 잘할 수 있고 또한
성공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은 바로 이러한 글로벌 커뮤니티 수준에서 지적·도덕적·실
천적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이다. 한국은 일제 강점기를 겪었고 전쟁과 분단, 경제발전, 민주화를 경험했다. 또한 산업화와 도시화에 따르는 환경의 파괴와 함께 환경운동의 급
속한 성장도 경험했다 유사한 문제로 고통을 겪고 있는 여러 나라와 공감하고 경험과
지혜를 나누며 도움을 줄 수 있고, 그 지정학적 위치와 폭력으로 점철된 역사 때문에 평
화에 대한 간절한 염원을 가지고 있다.
이미지를 개선하는 데 중점을 두어 왔다고 생각한다. 일각에서는 연성권력(소
프트파워)의 강화를 추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들리지만, 무엇보다도 ‘인류공동체의 미
래를 위해 한국은 유네스코를 통해 노력하고 활동을 주도하는 국가가 된다’는 뚜렷한 비
전과 장기적 목적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
2년간 진행된 각 연구들은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하였음에도 평이하게 써
졌다 그리고 유네스코의 근본 문제에 대한 질문을 던지면서 이제는 유네스코에서 매우
중요한 회원국이 된 한국이 과연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문화영향평가의
내용과 의미
국민 삶에 영향 미치는
문화적 가치의 사회적 확산
정부의 정책이 문화적 측면에서 시민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는 문화영향평가가 2016년부터 우리나라에서 본격 시행되고 있다. 유엔과 유네스코의 여러 국제 협약과 선언에서 그 사상적 뿌리를 찾을 수 있는 문화영향평가의 내용과 의미는 무엇일까
김면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문화기반연구실 실장 이경진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문화기반연구실 연구원
우리나라의 「문화기본법」에 따르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각종 계획과 정책을 수립할 때에 문화적 관점에서 국민의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여 문화적 가 치가 사회적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하며(제5조 제4항), 여기서 문화란 ‘문화 예술, 생활양식, 공동체적 삶의 방식, 가치 체계, 전통 및 신념 등을 포함하는 사회나 사회 구성원의 고유한 정신적·물질적·지적·감성적 특성의 총체’를 가리킨다(제3 조). 따라서 이러한 규정에 근거하여 실시되는 제도인 문화영향평가의 주체는 국가 와 지방자치단체이고, 평가 대상은 국민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각 종 계획과 정책이며, 평가 목표는 문화적 가치의 사회적 확산이다. 더 쉽게 말하면 문화영향평가는 정부가 문화적 측면에서 국민의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 상되는 정책이나 계획 등을 수립할 때, 부정적 영향을 줄이고 긍정적 영향을 키울 방 안을 강구하도록 촉구하는 제도다. 따라서 만에 하나 있을 수 있는 부정적 영향을 최 소화하기 위해 문화영향평가는 사전평가를 하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평가 대상의 지속적 모니터링, 정책이나 계획 수행자의 개선 혹은 권고사항 수행 여부 점검, 평가
방법이나 제도 개선 등을 위해 과정평가나 사후평가가 수행될 수도 있다
문화영향평가는 환경영향평가 및 사회영향평가의 확산과 밀접한 관련 속에서 발전해 왔
다. 문화영향평가는 2000년대 들어 미국,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등의 국가에서 원주민 보호구
역 또는 그 인근에서 이루어지는 개발사업에 대한 환경영향평가의 일환으로 처음 등장했다 주
로 생활환경 및 자연생태환경에 초점을 맞추고 있던 환경영향평가는 상대적으로 사회문화적
측면을 평가하는 데 소홀했기 때문이다. 2000년대 초중반부터 국제사회를 중심으로 문화 가치
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문화영향평가에 대한 국제적 활동과 논의도 활발히 진행됐다. 2001년
유네스코의 「문화다양성 선언」 채택, 2002년 문화다양성 국제네트워크(INCD) 제3차 연례회
의에서 다룬 ‘개발도상국에서 진행되는 개발사업이 문화에 미치는 영향’, 2004년 INCD의 문화
영향평가 프레임워크 제안, 2004년 세계지방정부연합(UCLG)의 「문화아젠다 21」, 2005년 유
네스코의 「문화적 표현의 다양성 보호와 증진에 관한 협약」 등이 대표적 예다 이러한 일련의
협의 및 합의가 바탕이 되어 문화영향평가는 여러 국가들로 확산되었고, 그 시행되는 대상도
해안, 주택, 도시재생, 지하자원, 에너지 혹은 수자원 관리, 관광 등과 같은 각종 개발사업을 넘
어 축제 및 문화예술클러스터 조성과 같은 문화사업으로까지 확장되었다
아직까지 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핀란드 등에서 시행되는 문화영향평가가 환경영
향평가의 틀 속에서 그 하위부문으로 시행되는 데 반해, 우리나라는 법률에 의거하여 환경영향
평가와는 별개의 제도로 문화영향평가를 시행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에 대만에서는 최
근 우리나라의 문화영향평가 제도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의
현행 문화영향평가는 ▲문화기본권 ▲문화정체성 ▲문화발전의 세 가지 항목을 기반으로 수
행된다 문화기본권은 주로 평가 대상 정책이나 계획이 시민들의 문화향유 및 표현·참여에 미 치는 영향을 평가하는 것으로, 시민들의 문화접근성 및 문화향유 수준, 표현 및 참여기회, 생활
문화예술 참여 등을 통해 측정한다. 문화정체성은 주로 문화유산과 문화경관 및 공동체에 미치
는 영향을 평가하는 것으로, 유·무형의 문화유산 및 문화경관의 보호와 활용, 사회적 자본, 문화
공동체 변화 등을 통해 측정한다. 문화발전은 문화다양성과 창조성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는
것으로, 문화 다양성, 소수집단의 문화적 표현, 창조자본, 창조기반 등을 통해 측정한다.
문화영향평가의 이러한 내용들은 문화유산의 보호와 이해증진, 문화다양성과 창의성 촉
진을 위한 사업들을 통해 포용적이고 다원적인 사회를 구축하고, 지역 문화자산에 기반을 둔
지속가능발전에 기여하고자 하는 유네스코의 비전과 일맥상통함을 알 수 있다. 문화영향평가
의 근거가 되는 「문화기본법」이 유엔의 「세계인권선언」(1948년)과 「경제적·사회적·문화적 권
리에 관한 규약」(1966년), 유네스코가 채택한 「인종과 인종적 편견에 관한 선언」(1978년), 「멕
시코시티 문화정책선언」(1982년), 「문화다양성 선언」(2001년), 「문화다양성 협약」(2005년) 등
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2014년과 2015년의 시범평가 기간을 거쳐 2016년부터 본격적
으로 시행되고 있는 문화영향평가는 문화체육관광부와 몇몇 지방자치단체(서울, 경기 등)가
주체가 되어 매년 수십 건에 이르는 평가 과제를 수행해 오고 있다. 앞으로 문화영향평가가 더
욱 내실있게 시행되고 문화적 가치가 고루 확산되도록 하기
1 지난 2018년
도시재생뉴딜사업으로
선정된 강원도 삼척시의
사업 현장 문화영향평가는
주민의 삶의 질 향상과 지역공동체 활성화, 문화
재생을 위해 추진되는
이러한 사업이 주민들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한다
1 1954년 3월 31일 문교부 월보편집실에서 특집으로
발행한 한국어 번역 유네스코-운크라 교육계획사절단 최종
보고서(총 82면,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소장).
2-3 1953년 2월 제출된 「Rebuilding Education in the Republic of Korea」(한국의 교육재건) 최종보고서(총
134면, 유네스코본부 아카이브 소장) 표지 및 내지
기록으로 보는 유네스코와 한국
오늘날 한국에서 개인뿐만 아니라 국가 발전에 필수적인
유네스코는 1950년 유엔총회 결의로 한국의 경제 부흥과 재건을 돕기 위해 창설된 국제연합한국재건단
(United Nations Korean Reconstruction Agency, UNKRA; 운크라)와 함께 교육 재건 계획 수립을 위한 기
초조사를 실시하기 위해 교육전문가를 파견키로 결정했다.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사범대학장인 도널드
P. 코트렐 박사를 단장으로 한 6명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유네스코·운크라 교육계획 사절단은 1952년 9
월 4일부터
(Rebuilding Education in the Republic of Korea: The Final Report of the UNESCO/UNKRA Educational Planning Mission to Korea)
한국의 교육 현황에 대한 내용과 한국의 교육재건을 위한 권고 및 유
엔 원조 5개년 계획을 담고 있다. 최종보고서는 1부에서 ▲교육현황 ▲국어문제 ▲초등교육 ▲중등교
육 ▲직업교육 ▲고등교육 ▲기본교육 ▲교직원 ▲교육의 관리와 행정 ▲교육시설 및 설비 ▲교육의
재정적 유지 등 10개 항목의 개선을 위한 권고사항을 제안했고, 2부에서 유엔의 원조 계획교육재건을
위해 필요한 구체적인 사업과 예산 등을 제시했다. 보고서를 번역 출간한 문교부 장학관실은 간행사에
서 “보고서의 권고안을 충분히 받아들이고 우리의 것으로 소화하기 위해 보고서를 번역한다”고 밝혔
다 이 보고서는 한국 전쟁 직후의 한국 교육 현실과 교육원조의 내용을
주재관이 만난 사람: 손옥주 환경부 국장
물처럼 만물을 이롭게 하는 유네스코가 되길
인터뷰 진행 및 정리
김지현 주유네스코 대한민국대표부 주재관
유네스코의 뿌리가 된 국제지적협력위원회에는
아인슈타인, 마리 퀴리와 같은 당대 세계적인
과학자들이 참여했을 정도로 과학 분야는
유네스코 업무의 큰 축이다 2018년부터 유네스코
본부 사무국의 물 과학국(Division of Water Sciences)에 파견되어 한국의 국제과학협력에
기여하고 있는 손옥주 환경부 국장을 만나보았다
손옥주 국장은 기술고시 31회로 공직을 시작한 후 미래전략담당관, 수자원정책과장, 운영지원과장을 거쳐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에서 지역활력국장을 역임했다 서울대 농업토목과를 졸업하고 미국 MIT 토목환경공학과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여가 시간에 등산과 당구를 즐긴다
일반인에게 다소 생소할 수 있는 물 과학국이라는 부서에서 어떤 일을 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아프리카 등 개발도상국에서 가장 기본적이고 시급한 분 야가 깨끗한 물 공급입니다 그러다 보니 유네스코가 과 학분야에서 일찍부터 중점을 둔 분야 중 하나가 물 과학이 었습니다. 이에 전 세계 물 문제 해결을 위해 1975년 시작 한 국제 수문학 프로그램(Intergovernmental Hydrological Programme, IHP)은 현재 8단계 사업(2014-2021)을 진행하
고 있습니다. 국제 수문학 프로그램은 유엔에서 유일하게
물을 주제로 한 정부간 사업으로, 현재는 기후변화를 중심
으로 홍수, 가뭄, 깨끗한 물 공급, 수질 환경 등 물 관련 연구
와 교육을 통해 전 세계 학계 및 정책결정부서와의 교류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저는 환경부에서 유네스코 신탁기금
사업인 물 안보 프로젝트를 담당하고 있으며, 한국수자원
공사와 함께 유네스코 수돗물 인증사업을 기획해서 추진
하고 있습니다. 이 사업은 유네스코의 세계유산 사업처럼
서울, 파리 등 주요도시의 수돗물의 품질을 평가하고 인증
하는 것입니다. 수돗물에 대한 막연한 불신을 줄여 믿고 마
시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일회용 생수 플라스틱 소비도 줄
어들게 됩니다 이 인증을 받고자 하는 도시는 우선 관련 사
업에서 개발도상국을 도와주는 것이 필수 전제조건이라,
자연스럽게 멘토-멘티 관계를 형성하여 선진기술과 경험
이 세계적으로 공유되는 글로벌 플랫폼도 만들어지게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올해 시범사업을 거쳐 2022년 정식 출
범을 목표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신탁기금 사업이 자리를 잡으면 현장에서
어떤 의미가 있다고 보시는지요?
유네스코를 통한 한국의 개발도상국 지원은 국위를 선양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지만, 아프리카의 저개발 국가 지원
은 여러 환경적 요인으로 생각보다 간단치 않습니다 예를
들어 아프리카의 소녀 교육은 학교만 지원해준다고 해결
이 어렵습니다. 두세 시간을 걸어 물을 길어 와야 하고, 가
족을 위한 생계를 맡고 있기 때문에 부모들이 딸을 학교에
보내려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물 안보 사업은 이러한 문제
점을 체계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점에서 유네
스코 내부에서 평가가 아주 좋습니다 외교부, 환경부, 교
육부 등 관련부처가 협업을 강화한다면 그 효과는 더욱 좋
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근무 3년차를 지나 이제 귀국까지 2년이 남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2년에 대한
계획이 어떠한지요?
상선약수(上善若水)라는 말이 있습니다. ‘물은 서로 다투
지 않고 항상 낮은 곳에 머물며 만물을 이롭게 하니, 이 세
상의 으뜸은 물과 같다’고 합니다 이 오래된 동양 철학이
인류의 평화를 핵심 가치로 삼고 있는 유네스코가 과학분
야에서 물을 중히 다루는 이유와 맥을 같이 하는 것은 우연
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남은 기간 동안에는 먼저 지난 2
년간 추진해 온 유네스코 수돗물 인증사업이 정식 출범할
수 있도록 기틀을 잘 닦고 싶습니다 유네스코에서 새로운
프로그램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전 회원국의 동의를 받아
야 하기 때문에 아무리 좋은 의도를 담은 사업이라도 전략 적 접근이 필요합니다 개발도상국 지원사업도 가시적 성 과가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고자 합니다. 무엇보다 한반도
비무장지대(DMZ)가 유네스코의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
정되어 남북협력의 평화적인 상징물로 승화될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하고자 합니다. 남북의 정치적 상황에 따른 변수
가 있겠지만, 이것이 성사된다면 유엔의 제재가 유엔의 지
원으로 전환되는 획기적 분수령이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끝으로 특별한 올해에 대한 질문을 드리지
않을 수 없는데요, 유네스코 가입 70년을
맞은 한국에 어떤 메세지를 전하고
싶으신지요?
유엔에서 지원받던 국가가 반 세기만에 한강의 기적을 이
루며 이제 개발도상국을 지원하는 국가로 바뀐 것은 전무 후무한 전설입니다 지금 한반도는 남북 평화의 진전에 대 해 그 어느때보다 높은 기대감과 가능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습니다. 행운의 숫자가 들어 있는 유네스코 가입 70주년
을 맞아, 유네스코 평화의 기운을 받아 한반도의 비무장지
대가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되는 상징적인 해
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한강의 기적을 넘어 이제
한반도의 기적을 기대합니다
현지에서 손옥주 국장(맨 왼쪽)과 함께 개도국 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한국수자원공사 성민제 신원호 차장(왼쪽에서 두 번째 및 네 번째)과
한국환경공단 송민호 과장(왼쪽에서 세 번째).
브릿지 2단계 사업
한 뼘 더 성장한 브릿지 사업
사업의 형태, 범위 및 규모를 한
단계 진전시킨 브릿지 2단계
사업이 3월 1일부터 시작된다.
최빈국의 공교육 소외자들이
읽고 쓰는 문해교육과 소득
창출과 연계된 직업교육훈련을
지원받고, 이를 바탕으로 학습자
개인뿐 아니라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도록 만들 브릿지 2단계
사업의 변화 내용과 함께, 라오스와
동티모르, 부탄에서 시작되는 해당
사업의 주요 내용을 소개한다
브릿지 2단계 사업 양해각서 체결식 왼쪽부터 프란시스코 바레토(동티모르), 김광호(한국), 카르마 예세이(부탄), 솜보운 마소우반(라오스) 유네스코 국가위원회 사무총장
7억5천만 명의 글을 모르는 성인과 2억6천만 명의 학교 밖 어린이와 청소년. 이들의 교육권을 증진시키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유네스코한국위
원회도 여기에 동참하여 지난 10년간 브릿지 사업을 통해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지
역과 남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교육지원사업을 추진해 왔습니다. 그리고 기존 브 릿지 사업의 교육지원 효과와 수원국의 참여의식을 높이고 국제사회의 교육개발목 표 달성에도 기여하기 위한 개선 방안을 지난 2년동안 고민해 왔으며, 그 결과 이번 달부터 2단계 사업이 성공적으로 첫 발을 떼었습니다.
브릿지 2단계 사업은 운영 및 관리감독 면에서 기존 사업에서 지적된 사항을
개선하는 데 큰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그 결과 교육 지원을 통한 현장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사업 기간을 기존 1개년 단위에서 5개년으로 확대하여 기획했고, 사업비
규모를 국별 연간 미화 20만 달러 이상 규모로 편성했습니다 이를 통해 수원국에서
학습센터 구축 운영, 문해교육 및 직업교육훈련 실시, 강사 역량강화 및 교재와 학용
품 보급 등의 사업을 추진할 예정입니다. 사업 파트너인 수원국 교육부 및 유네스코
국가위원회와 협력하여 수원국의 비형식교육정책 개발에도 기여함으로써 브릿지 사업의 효과가 국가 전역으로 확산되도록 노력할 예정입니다 더불어 사업의 투명 성을 높이기 위해 매년 국별 사업에 대한 회계감사를 실시해 후원자들의 소중한 후 원금과
문해교육을 지원하는 브릿지 아시
아 사업, 사하라 이남 지역의 교육을 돕는 브릿지 아프리카 사업, 그리고 새롭게
라오스 | 교육 소외지역에 뿌리내릴 희망
라오스는 동남아시아 메콩강 유역에 위치한 나라입니다 1인당
GDP가 2800달러 미만이며, 경제적 어려움으로 성인 문해율이
70%대에 머물고 있습니다 이에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올해부
터 5년간 라오스 교육부 및 유네스코라오스위원회와 함께 교육
시설에 대한 접근과 통행이 어려운 산간지역 3개 주(사야부리, 사바나캣, 루앙프라방)를 중심으로 주민의 교육 기회 확대를 위 한 사업을 벌입니다 30개의 지역학습센터에서 문해교육 및 직 업교육훈련을 제공하고, 라오스 정부의 교수 학습 매뉴얼을 개선 하며, 수업 기자재를 보급하고 수원국 교육정책 이행 및 개선에
이르기까지 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라오스 교육부 및 양국 유네스코국가위원회
관계자들이 사업 준비 협의를 하고 있다
동티모르 | 전국의 지역학습센터 개선
동티모르는 400여 년 동안 이어진 포르투갈의 식민 통치를 겪
고, 베트남전 직후 인도네시아의 침공으로 2002년에야 독립한
나라입니다. 1인당 GDP는 2400달러 수준으로 매우 낮으며 성
인 문해율은 50%에 머물러 있습니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동
티모르 교육부와 유네스코동티모르위원회와 함께 향후 5년간 동 티모르 국가개발계획의 일환으로 전국의 모든 지역학습센터를 활성화시켜 지역주민들의 교육권을 높이고자 합니다 특히 역사 적 배경으로 다언어가 공용되고 있는 지역 현실을 반영하여 태툼 어, 포르투갈어 교육을 함께 진행하고, 소득 창출과 연계되는 직
열악한 재정으로 운영중지 상태지만 브릿지 사업으로 활기를 되찾을
것으로 기대되는 보보나루 지역학습센터
부탄 | 지형 한계 극복할 ICT 인프라 구축
남아시아 북단, 히말라야 산맥 동쪽에 위치한 부탄은 1인당 GDP
가 3200달러 정도인 나라입니다 국토 대부분을 차지한 높은
산악 지형 탓에 대다수의 부탄 사람들은 고산 지역에 흩어져 있
습니다 이에 교육 서비스 전달 및 이행이 어려워 성인 문해율은
70% 초반에 머물러 있습니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부탄 교육
부와 유네스코부탄위원회와 함께 이러한 지리적 여건을 극복하
기 위한 사업을 추진할 계획으로, 전국의 지역학습센터에 ICT 인
프라를 구축하여 학습자의 교육 접근성을 높이고 교육 정보와 강
의를 디지털화하고자 합니다 이를 통해 공교육에서 소외됐던 주
민들은 주요 언어인 종카어와 영어를 익히고, 다양한 직업교육훈
련을 통해 소득 증대도 이룰 것으로 기대됩니다
업교육훈련도 실시할 예정입니다
부탄 중부 지역 걋차 비형식교육센터 문해교육 수업 현장
2019년 하반기 후원학교 활동 소개
2019년 8월 1일 ~ 2020년 1월 31일
‘유네스코 지구촌 교육나눔 사업’에 따뜻한 관심과
성원을 보내주시는 모든 학생과 교직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작년 하반기부터 올해 1월까지,
돋보이는 후원 활동을 한 학교들을 독자 여러분께
수완초등학교
수완초등학교(교장 황창녕)는 녹색
커튼(학교 건물외벽 천연수세미 재
배)에서 생산한 천연수세미의 판매
수익과 저금통 모금액을 모아 지난
1월 9일 열린 졸업식을 통해 유네스
코한국위원회에 전달했습니다
[초등학교]
•감물초등학교
•감천초등학교 6학년 2반
•광일초등학교 지사모
(지구를 사랑하는 모임)
•광일초등학교
•국산초등학교
•금파초등학교 4학년 3반
•대구지묘초등학교
•대구학정초등학교
•대산초등학교
•마송중앙초등학교
•면천초등학교 6학년 1반
•무동초등학교
•삼성초등학교
•석봉초등학교
신선중학교
신선중학교(교장 주용환) 유네스코
학생회 동아리는 ‘Dream 드림 나
눔 가게’에서 아이스티를 만들어 팔
고 그 수익금으로 기부금을 마련했
습니다.
소개합니다 소중한 마음 보내주신 후원학교들
•성환초등학교 3학년 4반
•안현초등학교
•어방초등학교
•옥동초등학교
•와룡초등학교
•웅천초등학교
•인천당하초등학교
•인천송도초등학교
•자란초등학교
•제주동초등학교
•진가초등학교
•진부초등학교
•창리초등학교 어머니회
•한천초등학교
•행정초등학교
•흥도초등학교
진경여자고등학교
진경여자고등학교(교장 임대석) 유
네스코동아리 학생들은 지난해 12
월 20일 서울 명동 유네스코한국위
원회를 방문, 교내에서 모금한 후원
금을 전달했습니다.
[중학교]
•간재울중학교 인성키움동아리
•남양주다산중학교
•대룡중학교
•목일중학교
•부산국제중학교
•시흥은행중학교
•영선중학교
•원봉중학교
•의왕부곡중학교
•인천양촌중학교
•진건중학교
•태광중학교
•한솔중학교
•흥덕중학교
제석초등학교
제석초등학교 ( 교장 이종국 ) 는 교내
‘ DREAM 캠페인’을 실시하여 기부 금을 모금했습니다.
석우중학교
석우중학교 ( 교장 이진한 ) 모의유엔
동아리(SWMUN)는 학교축제 ‘동아 리한마당’에서 희망나눔가게를 운영
하고 ‘Dream드림 캠페인’을 실시했 습니다
개금고등학교
개금고등학교 ( 교장 배정철 ) 는 지난
해 12월 20일 ‘유네스코 Dream 드
림 희망나눔 가게’를 운영하여 수익금
을 기부했습니다
북평고등학교
북평고등학교 ( 교장 민병승 ) 는 학급
내 저금통 비치 모금활동, 동해 무릉
제 참가 모금활동, 지역내 제1회 연당
문화축제 천원 기부 모금활동 등을
펼쳤습니다
[고등학교]
•경성전자고등학교
•경일고등학교
•고금고등학교
•괴산고등학교
•구미여자고등학교
•금오여자고등학교
•남성여자고등학교
•논산고등학교
•대전용산고등학교
•동원고등학교
•라온고등학교
•명신여자고등학교
•배정고등학교
•봉일천고등학교
•부산혜화여자고등학교
문산수억고등학교
문산수억고등학교 ( 교장 이창석 ) 는
기부 받은 착한 사과를 판매하는 ‘애
플데이 캠페인’을 개최하여 후원했습
니다 사과와 함께 따뜻한 메시지가
담긴 카드도 전달했습니다
소중한 마음 보내주신 후원학교들
•북평여자고등학교
•삼호고등학교
•서원고등학교
•서천여자고등학교
•선인고등학교
•수원외국어고등학교
•용인한국외국어대학교부설고등학교 유네스코동아리
•안남고등학교
•울산스포츠과학고등학교
•울산외국어고등학교
•원화여자고등학교
•인천연송고등학교
•장곡고등학교
•전주신흥고등학교
유네스코온누리
성암국제무역고등학교 성암국제무역고등학교(교장 김홍식) 합창반은 제 6 회 정기연주회를 유네
스코 드림캠페인 활동과 연계하여 진 행하고, 기부금을 모금했습니다
•전북외국어고등학교
•전주영생고등학교
유네스코동아리
•중산고등학교
유네스코동아리
•진경여자고등학교
•창원중앙고등학교
•청학고등학교
•충남외국어고등학교
•태광고등학교
•토평고등학교
•하남고등학교
•한국폴리텍다솜고등학교
•효성여자고등학교 2학년 1반
•효성여자고등학교 2학년 2반
•효원고등학교 교육탐구부
[특수학교/기타]
•강원명진학교
•대련한국국제학교
SDGs 돋보기
지속가능발전목표 4번 - 양질의 교육
지속가능발전목표 달성의 밑바탕
지속가능발전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SDGs)는 1번부터
17번까지 총 17개의 목표와 169개의 세부목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번 호에
서는 그 중 ‘SDG 4번(SDG4, 양질의 교육)’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김현규 교육팀 전문관
그런데 왜 1번 목표부터 설명하지 않고 4번 목표부터 설명
하는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그것은 바로 교육이 SDGs 실
현에 있어서 핵심적인 요소(UNESCO, 2017)이기 때문입니
다. 교육이라는 분야는 SDG4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나머
지 16개 목표와도 유기적인 관련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유
엔은 양질의 교육에 대한 접근 향상이야말로 지속가능발
전, 빈곤퇴치, 양성평등, 청년의 사회 참여 등에 필요한 가
장 필수적인 요건이라고 천명했습니다 한마디로 지속가
능발전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교육이 수단과 목적의 측면
에서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교육 강국’으로 자부심을 갖고 있는 우리나
라에도 여전히 양질의 교육이 필요한 분야가 적지 않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우리나라의 청년층은 세계 최상위 수
준의 언어 및 수리력을 갖고 있는 데 반해 중장년층은 상당
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고(국제성인역량조사 2013), 2015년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20세 이상 성인인구 중 의무교육에
해당하는 중학교 학력 미만 성인인구가 517만여 명에 달하
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SDG4는 단지 먼 나라의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지금, 우리의 과제이기도 하다는 뜻이지요.
SDG4의 핵심 메시지는 ‘포용적이고 공평한 양질의
교육과 평생학습 기회 증진’입니다 한 번에 읽기도 숨이
찰 정도로 적잖은 단어가 들어있는 메시지입니다 하지만
여기에 쓰인 단어 하나하나는 수많은 사람들의 고민과 논
의의 결과물이며 , 2030 년까지 국제사회가 교육분야에서
성취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야심찬 목표이기도 합니다
SDG4는 7개의 세부목표(1-7) 와 3개의 이행수단(a-c)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세부목표들은 교육의 영역별 달성 목
표들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한편, 최근 들어 국제사회는 지속가능발전목표의 달
성에 있어 교육을 SDG4에만 국한하지 않고 있습니다. 17
개 지속가능발전목표 모두를 달성하기 위한 핵심 도구로
서 교육의 역할이 더욱 강조되고 있는 것이지요 유네스코
가 선도적으로 추진해온 지속가능발전교육(Education for Sustainable Development, ESD)은 지속가능발전 달성을 위
해 교육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으며, 올해 공식
적으로 시작되는 ESD의 새로운 10개년 실천 프로그램인
‘ESD for 2030’에도 이러한 국제사회의 주안점이 반영되어
있습니다.
국제사회가 지속가능발전목표와 더불어 이를 위한
교육 활동을 추진한 지 어느덧 5년째가 되었습니다. 지속
가능발전을 달성하기 위한 교육을 추구하는 데 있어 국가
별로 자율적인 이행과 더불어 모니터링 및 평가에 대한 책
임이 지속적으로 강조되어 왔지만, 여전히 갈 길은 먼 실정
입니다. 2030년까지 설정했던 범세계적 목표들이 효과적
으로
달성되기 위해서는, 지구 공동체의 일원인 우리 모두 가 지속가능발전목표와 교육이 담고 있는 의미와 가치를
명확히 이해하고, 우리 삶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방안에 대
해 고민해 봐야 할 것입니다
[참고자료] · 유네스코한국위원회 『문답으로 풀어보는 지속가능발전목표4 교육 2030』, 2018
· UN 「United Nations Millennium Declaration‐UN General Assembly Resolution 55/2」, 2000
· UN 「The future we want‐UN General Assembly Resolution 66/288」, 2012
617 million
6.17
617 million
children and adolescents lack minimum proficiency in reading and mathematics
children and adolescents lack minimum proficiency in reading and mathematics
More than half of the schools in sub-Saharan Africa do not have access to
More than half of the schools in sub-Saharan Africa do not have access to
• basic drinking water
• basic drinking water
• handwashing facilities
• handwashing facilities
• the Internet
• the Internet
• computers
• computers
750 million adults still remain illiterate
Ensure inclusive and equitable quality education and promote lifelong learning opportunities for all two thirds of them are women
Ensure inclusive and equitable quality education and promote lifelong learning opportunities for all two thirds of them are women
750 million adults still remain illiterate
750,000,000
1 out of 5 children are not
1 out of 5 children are not
between 6 and 17 years attending school
between 6 and 17 years attending school
In Central Asia, 27% of primary school age are not attending school more girls than boys
In Central Asia, 27% of primary school age are not attending school more girls than boys
국제자문위원회’ 위원으로 위촉
심숙경 유네스코 MAB(인간과 생물권 사업)한국위원회 부위원장(국 립생태원 생태전시교육본부장)이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국제자문
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됐다 생물권보전지역 국제자문위원회는 유네스
코 사무총장이 임명하는 전 세계 생물권보전지역 전문가 12인으로 구
성되며, 임기는 4년이다 유네스코가 생물다양성이 뛰어난 곳에 지정하
는 생물권보전지역은 보전뿐 아니라 생태관광과 교육 등 지속가능발전
을 위한 다양한 활동이 이뤄지는 곳이다. 생물권보전지역의 연구와 활 동에 경험을 갖춘 전문가로 구성되는 국제자문위원회는 생물권보전지 역 신청서 및 정기보고서 검토, 세계 생물권보전지역 네트워크 활동에 대한 자문 등을 수행한다 한국인으로서는 조도순 MAB한국위원회 위 원장(가톨릭대 교수)이 처음으로 위촉 및 연임하며 2012-2019년까지 활동했으며, 심숙경 위원은 한국 출신의 첫 여성 자문위원이 되었다
위촉
유네스코한국위원회 김귀배 과학문화본부장이 국 가기록관리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됐다 행정안전부
산하 국가기록원에서 구성 운영하는 국가기록관리
위원회는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에 의거, 우리나라의 기록물 관리 기본정책을 수립하고 관
련 표준 제·개정 및 폐지, 대통령기록물 관리, 비공
개 기록물 공개 및 이관시기 연장 등을 다루는 국
무총리 소속 심의 자문위원회다 김귀배 본부장은
2023년 1월까지 3년 임기로 위촉된 18명의 제5기
위원 중 한 명으로, 2월 14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위촉장을 받고 본격적인 위원 활동을 시작했다
2020년도 대학생 기자단
임명식 개최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2월 14일 서울 명동 유네스 코회관에서 2020년도 대학생 기자단 임명식 및 오리엔테이션을 개최했다 대학생 기자단은 유네
스코 활동을 청년들의 관점에서 해석하고 인식을
높이기 위해 시작된 청년 활동으로, 특히 올해 대 한민국 유네스코 가입 70주년을 맞이하여 다채로
운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다양한 배경과 관심사를 가진 대학생 4명(권다슬, 우나희, 한봄이, 한수진)
2020년 유네스코한국위원회 대학생 기자단으로 임명된 우나희, 한봄이, 권다슬, 한수진 (왼쪽부터 임명장 든 순서대로)이 김광호 사무총장(가운데) 및 직원들이 참여한 가운데 임명장을 받았다
이 한 해 동안 기자단으로 활동하게 되었으며, 특
히 유네스코한국위원회의 소셜 미디어에 활기를
불어넣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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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인사 동정
* 나영선 교육분과 위원(한국직업능력개발원장)이 대통령
직속 국가교육회의 3기 위원으로 선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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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숙경 MAB한국위원회 부위원장,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김귀배 유네스코한국위원회 과학문화본부장, 국가기록관리위원회 위원
지난 2월 유네스코 본부에서 열린 제13차 유네스코 문화다양성협약
제13차 문화다양성협약
정부간위원회 개최
지난 2월 11일부터 15일까지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 본부에 서 제13차 유네스코문화다양성협약 정부간위원회가 개최됐 다 유네스코 문화다양성협약 정부간위원회는 2005년 채
택된 ‘유네스코 문화적 표현의 다양성 증진과 보호를 위한
협약’에 가입된 149개국 중 24개 위원국들이 협약의 이행
과 관련된 의사결정을 하는 회의다. 제13차 정부간위원회는
디지털 환경에서 문화적 표현의 다양성 보호와 증진, 시민사
회와의 협력,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와 문화다양성 증진
과의 연계 강화 등을 중요한 의제로 논의했다 대한민국은
2017년부터 정부간위원회의 위원국으로 선출돼 활동해 왔 으며, 2021년 개최될 제14차 문화다양성협약 정부간위원회
의 위원국으로 선출됐다
제22회 로레알-유네스코
세계여성과학자상 수상자 발표
유네스코와 로레알이 지난달 11일 유엔 세계 여성 과학자의 날을 맞아
‘제 22 회 로레알 - 유네스코 세계여성과학자상’ 수상자를 발표했다 로
레알-유네스코 세계여성과학자상은 매 해 과학 분야에서 탁월한 연구
업적을 달성한 여성 과학자 5 인에게 수여되는 상이다 . 올해 수상자로
는 ▲아블라 메히오 시바이(Abla Mehio Sibai, 레바논) ▲퍼다우시
카드리(Firdausi Qadri, 방글라데시) ▲에디트 허드(Edith Heard, FRS, 독일) ▲에스페란자 마르티네스 로메로(Esperanza MartínezRomero, 멕시코) ▲크리스티 앤시스(Kristi Anseth, 미국)가 선정됐
다 시상식은 3월 12일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유네스코 본부에서 열린다
정부간위원회 현장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2020 로레알-유네스코
5명의 수상자와 함께 15명의 전도유망한 신진 여성과학자에게 수여하는
인터내셔널 라이징 탤런트 상 수상자도 발표됐다. 올해에는 성균관대학
교 글로벌바이오메디컬공학과 신미경 교수가 중국, 싱가폴의 과학자들
과 함께 아시아를 대표해 이 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성균관대 글 로벌 바이오메디컬 자연모사 생체재료공학연구실의 신미경 교수는 지난
2018년 ‘한국로레알-유네스코 여성과학자상’ 펠로십 부문 수상자로, 조
직 재생 및 치료를 위한 접착성 생체재료를 디자인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세계여성과학자상 인터내셔널 라이징 탤런트(IRT)상 수상자인
신미경 교수와 본상 수상자들인 아블라 메히오 시바이 교수, 퍼다우시 카드리 박사, 크리스티 앤시스 부교수, 에스페란자
마르티네스 로메로 교수, 에디트 허드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