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을 기다리는 낡은 배
교육이 한 개인을, 혹은 한 사회와 국가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이라는 말에 반박할 사람은 별로 없을 것입니다 우리나라가 직접 증명했듯, 교육은 우리를 적어도 먹고사는 문제로부터는 자유롭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지 금 세계를 선도하는 여러 국가들은 효율적인 교육 시스템과 여기에 적극적으로 호응하는 국민을 바탕으로 오늘날의 번영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교육은 마치 낡은 배와 같습니다. 바람이 충분 하고 파도가 잔잔할 때는 문제 없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지만, 바람이 없거나 파 도가 거칠어지면 스스로 이를 헤쳐 나가기에 힘에 부칩니다 지구의 자원이 무한 하고, 인류의 지식과 도구로 모든 난관을 극복할 수 있으리라는 믿음이 충만하던 때 만들어진 지금의 교육은 기후위기라든지 과학기술 혁신의 부작용 등 이전에 미처 상상하지 못했던 위기 앞에서 좀처럼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바 람이 불지 않는다면 모두가 노를 저어야 하고, 가야 할 방향이 보이지 않는다면 모두가 사방을 살펴보아야 하지만, 지금의 배는 너무 많은 사람들을 그저 뒤에 남겨두고 있으며, 어디를 향해 나아가야 할지를 또렷하게 알려주지도 못하고 있 습니다. 따라서 모두가 노꾼이자 파수꾼이며, 모두가 키잡이이자 선장이 되게 해 줄 새로운 형태의 계약을 맺자는 것이 유네스코가 이야기하는 미래를 위한 교육 변혁의 출발점입니다
유네스코가 2년에 걸쳐 전 세계 100만 명이 넘는 사람들과의 협의를 바탕 으로 『함께 그려보는 우리의 미래 교육을 위한 새로운 사회계약』, 즉 ‘교육의 미래 보고서’를 펴낸 이유도 바로 지금이 교육 변혁을 시작해야 하는 골든타임이 라는 공감대를 넓히기 위해서입니다. 기후위기와 디지털 혁명, 심해지는 불평등, 민주주의의 후퇴, 생물다양성 감소, 치명적인 팬데믹 등 우리 앞에 놓인 시급한 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 인류의 단합된 노력이 필수적입니다 유네스코 는 개인으로부터 그러한 단합과 노력을 뒷받침할 지식과 공감과 의지를 이끌어 낼 수 있는 것이 ‘누구나 평생에 걸쳐 언제 어디서나 받을 수 있는 양질의 교육’이 라고 강조하면서, 우리의 미래에 맞는 교육 체계를 새로 구상하기 위해 모든 구 성원이 머리를 맞대고 이야기를 시작해 보자고 권유합니다 이번 달 커버스토리 에서는 지난 9월 유엔 교육정상회의에서 유네스코가 각국에 제안한 세 가지 키 워드를 중심으로 그러한 교육 변혁의 의제들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3UNESCO News vol.797 편집자 노트
4 유네스코뉴스 2022 11커버스토리 교육에 불어야 할 세 갈래의 바람 9월 15일부터 19일까지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교육정상회의 현장 모습 이번 회의에 모인 각국 정상과 교육 관계자들은 더 공평하고 포용적이며 지속가능한 방향으로 교육의 변혁을 준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지금 교육에는 변화가 필요할까? 필요하다면 얼마나, 어느 정도로 바꿔야 한다는 것일까? 유네스코가 지난해 발간한 ‘교육의 미래 보고서’는 그러한 질문에 대한 논의의 출발점을 다양한 영역에 걸쳐 제시하는 유용한 안내서다 지난 9월 유엔 교육정상회의에서 유네스코는 방대한 보고서의 논점 중에서 ‘연결’과 ‘녹색’, ‘포용’의 세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각국 관계자들에게 교육 변혁을 위한 정책 수립의 필요성을 당부했다
『유네스코뉴스』 편집장
5커버스토리UNESCO News vol.797
김보람
© ITU / M. JacobsonGonzalez
교육은 위기일까
지금 우리의 교육은 위기에 빠져 있을까. 많은 사람들이 교 육의 위기를 이야기하고, 또 많은 사람들이 여기에 동의를 표하지만, 그러한 위기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무엇을 어 떻게 바꿔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서로 생각이 달라 보인다. 그 전에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교육의 위기가 구체적으로 무엇을 지칭하는지에 대해서도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보기는 힘들다. 누군가는 교육의 위기라는 말을 듣고 갈수 록 심각해지는 학교폭력을 떠올릴지도 모른다 다른 이는 최근 여러 뉴스를 통해 드러난 교육 현장에서의 교권 침해 사례들을 떠올리며 그것이 교육 위기를 잘 보여주는 사례 라고 말할 것이다 신입생의 숫자가 갈수록 줄어들면서 고 사 상태로 내몰리고 있는 지방대학의 현황, 세계 최고 수준 의 대학 진학률을 기록하면서도 정작 수많은 대학 졸업생 들이 학자금 대출의 빚더미 속에서 안정적인 일자리를 찾 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모습, 그리고 직업에서 요구하 는 바가 달라졌지만 재교육의 기회를 얻지 못한 채 뒤처지 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교육의 위기를 체감하는 사람 도 있을 것이다
시각을 전 세계로 돌리면 또 다른 교육의 불편한 현 실도 여전히 우리 앞에 놓여 있다. 학교에 다니지 못해 기 초적인 문해력과 수리력을 익히지 못한 아동과 청소년은 2 억 4400만 명에 이른다. 열 살이 되도록 간단한 글을 읽고 이해하지 못하는 아이들은 전 세계 해당 연령대의 64.3%에 달하며, 이대로라면 향후 8억 4천만 명의 젊은이들이 미래 직업을 위한 적정 수준의 교육을 받지 못한 채 학교를 떠날 것으로 보인다. 유네스코와 유니세프, 세계은행, OECD의 조사에 따르면 최근 2년여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학 업을 중단한 학생들의 교육 결손 만회 대책을 세운 국가는 전체의 절반에 불과하며, 4분의 1은 학업을 중단한 아이들 중 어느 정도가 학교로 돌아왔는지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유엔은 이들이 잃어버린 교육 기회를 만회하지 못한 채 방치된다면 남은 일생 동안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수 입의 총합이 10조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한다
변화의 바람이 필요한 이유
이 모든 교육의 서로 다른 현실들을 감안할 때, 여기에 위기 라는 단어를 붙여야 할지 여부를 따지는 것은 그리 중요한 일이 아닐 것으로 보인다 위기를 따지기에 앞서 지금 전 세 계의 교육에 어떤 식으로든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하는 데 동의하지 않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2030년까지 교육 이라는 기본적인 권리를 누리지 못하는 사람이 없도록 만들 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전 세계의 약속은 이미 팬데믹 이전에 도 만족스런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었고, 이제는 각국의 교육 예산이 팬데믹 피해 복구 과정에서 삭감되거나 후순위 로 밀려나지 않도록 특별한 당부와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 됐 다 더 근본적으로는 20세기 인류의 눈부신 성장과 번영을 뒷받침해 온 교육 시스템이 앞으로 ‘성장’뿐만이 아니라 ‘지 속가능성’의 측면에서도 유효할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점점 커지고 있다. 교육이 교육에 대해 우리가 가진 열망에 계속 미치지 못하고 있음을 모두가 느끼고 있다면, ‘바로 지금이 바꾸어야 할 때’라는 유네스코와 여러 전문가들의 호소에 더 많은 사람이 귀를 기울일 수 있을 것이다. 유네스코는 더는 미룰 수 없는 교육의 변혁에 대한 전 세계의 관심과 적극적인 참여를 호소하는 한편, 각국에 서 교육 변혁이 주요 정치 의제 중 하나로 자리 잡게 만드는 것이 시급한 일이라 보고 지난 9월 15일부터 19일까지 유 엔과 함께 교육정상회의(Transforming Education Summit) 를 개최했다. 이번 회의에 참가한 전 세계 130개국의 주요 인사들은 우선 코로나19 학습 손실을 만회하기 위한 대책 마련과 행동을 촉구하면서, 지속가능발전의 바탕이 되어 야 할 보다 포용적이며 공평한 수준 높은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전 지구적 노력이 시급하다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 닷 새간의 회의기간 내내 주요 의제에 대한 각국의 참여를 요 청하는 이니셔티브와 파트너십을 구성하고 행동 촉구 선 언문을 이끌어 낸 유네스코는 ‘연결된(Connected), 녹색의 (Green), 포용적인(Inclusive) 교육’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 를 중심으로 다양한 교육 변혁 의제들을 각국 인사들에게 각인시키기 위해 힘을 쏟았다 ▲공공의 디지털 교육을 확 장하고 ▲기후 및 환경 위기에 앞장서 대응하고 ▲(팬데믹
6 유네스코뉴스 2022 11커버스토리
이탈리아
으로 인해 학습 손실을 입은 이들을 포함해) 모든 뒤처진 사람들의 교육 접근성을 향상함으로써 그 어떤 상황에서 도 인류라는 배를 앞으로 나아가게 해 줄 든든한 바람을 확 보하자는 것이다 빠짐없이 연결하는 디지털 학습
유네스코는 우선 21세기의 디지털 혁명이 교육에서 그 힘
을 제대로 발휘하기 위해서는 문자 그대로 모든 학습자와 교육 제공자들과 학습 도구를 서로 긴밀하게 연결해 주어 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연결성(connectivity)은 정보통신기 술을 기반으로 한 현대 사회의 가장 기본적인 키워드 중 하 나이지만 아직은 그것이 모든 사람들을 완전히 연결시켜 주지는 못하고 있다. 인프라와 시스템이 구축된 지 오래되 지 않은 만큼 이는 차차 해결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 사람도 있었겠지만 , 코로나 19 팬데믹을 거치면서 그러한 기대가 저절로 충족되지는 않을 것임이 분명해졌다. 팬데믹 이후
전 세계적으로 원격교육이 급속히 확산된 와중에도 아직까 지 전 세계 전체 학령기 어린이의 3분의 1가량에 해당하는 4억 6300만 명은 원격교육에 접근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실 정이다 이에 유네스코는 교육정상회의에서 유니세프와 공동 으로 ‘공공 디지털 학습’(Public Digital Learning)에 관한 글 로벌 이니셔티브를 출범시켜 모든 학습자들의 연결성을 향 상시키는 데 앞장서기로 했다. 공공 디지털 학습 이니셔티 브는 이미 출시된 공공 플랫폼과 그 내용을 분석 파악해 각 국이 국가별 플랫폼을 만들고 발전시키는 데 도움을 주는 한 편, 모범 사례를 공유하면서 플랫폼 개발에 관한 국제 규범 과 표준을 만드는 일도 할 예정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를 통해 교육에서의 디지털 기술이 그저 학교 수업의 보 충 도구로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모두를 위한 공공재로서 의 교육’을 달성할 주요 동력 중 하나로 여겨지도록 하는 것 이다 유네스코는 디지털 학습이 소득이나 환경 혹은 각국의 상황에 따라 차별적으로 제공되는 대신, 모든 학습자와 교사 와 가족이 교과 과정과 잘 맞는 양질의 디지털 학습 자료를
7커버스토리UNESCO News vol.797
베르가모에서 어린 학생들이 기후변화에 항의하는 휴업 시위인 ‘미래를 위한 금요일’ 시위를 하고 있다 교육이 위기인지 아닌지를 떠나서, 오늘날의 많은 사람들은 지금의 교육이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는 개인을 길러낼 수 있도록 변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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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찾고 자유롭게 쓰면서 학습 역량을 높이도록 도와야 한 다는 데 대한 전 세계의 공감대를 이끌어 낼 예정이다. 교육에서 시작하는 기후위기 대응 최근 유네스코의 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 100여 개국 중 절반에 달하는 국가가 자국의 교육과정에 기후변화에 대한 언급이 없다고 응답했다. 학생들이 배우는 것과 학교 밖에 서 접하는 이 세상의 모습이 단절돼 있다는 뜻이다 ‘학교에 서 배우지 못했던’ 기후변화는 이미 모든 사람들의 삶에 크 고 작은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훗날 기후변화의 가장 직접 적인 피해를 볼 청소년들은 기성세대의 미적거림에 갈수록 분노하고 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기후 위기와 싸우는 것은) 우리 목숨을 건 싸움”이라 말했듯, 점 점 심각해지고 있는 기후위기 앞에서 우리에게는 기후변화 대응을 미루고 주저할 여유가 없다 환경 및 교육 전문가들은 환경에 대한 인식과 책임
있는 행동을 이끌어내는 학습이 이제는 교육 과정을 ‘그럴 듯하게 채워주는’ 정도로 그쳐서는 안 된다고 이야기한다. 이제는 모든 학습자가 기후변화를 막고 지속가능한 발전 을 이룰 수 있는 지식과 기술, 인식을 갖도록 더 강력하고 잘 조직되고 종합적인 교육이 제공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다. 이번 교육정상회의에서 유네스코는 이를 위한 정책 마 련과 행동을 촉구하기 위해 각 회원국과 유엔기후변화협약 (UNFCCC) 및 유엔환경계획(UNEP)과 협력해 ‘녹색 교육 파트너십’(Greening Education Partnership)을 구성했다. 유 네스코가 오랫동안 강조해 온 지속가능발전교육 (ESD) 의 기반 위에 꾸려진 녹색 교육 파트너십은 평생교육 및 전학 교적 접근을 통해 각 회원국이 학교 현장과 수업, 교사 및 지 역사회의 네 영역을 아우르는 환경교육 활동을 펼칠 것을 요청한다 이와 더불어 ▲커리큘럼에 기후행동 관련 교육 을 포함하고 ▲교사들이 해당 영역의 교육을 이수하고 ▲ 성인학습자들 대상 기후변화 관련 교육을 마련하고 ▲녹색 학교 인증제도를 마련하는 것 등을 파트너십의 목표로 명 시했다
8 유네스코뉴스 2022 11커버스토리
. 인도 뉴델리의 UNHCR 사무실 앞에서 한 아프가니스탄 난민 소녀가 난민 지위 인정을 요구하며 시위를 하고 있다 21세기 이후 미래의 교육에서도 ‘모두를 위한 교육’을 달성하는 일은 여전히 중요하고, 여전히 긴 여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
PradeepGau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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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나 느낄 수 있는 바람 같은 교육 모두가 공평하게 누리는 디지털 혁명의 혜택을 통해 교육 접근성을 높이고, 환경과 지속가능성에 대한 인식과 책임 감을 기르는 교육을 통해 우리 앞에 놓인 도전에 적극적으 로 대응하면서, 유네스코는 멈춰선 교육을 다시 움직이게 할 또 하나의 바람으로 다름 아닌 포용을 꼽는다 이미 오래 전부터 유네스코뿐만 아니라 수많은 교육 관계자들과 국제 기구가 강조해 온 이 말은 21세기를 넘어 교육의 변혁을 이 야기하는 자리에서도 여전히 우선순위 중 하나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전 세계에서 누구도 뒤처지지 않는 교육을 달성 하는 일이 그만큼 쉽지 않은 여정이라는 뜻인 동시에, 보편 적인 교육이 진전을 이루어 나가는 가운데서도 여전히 남 아있거나 새로 생겨나는 차별과 배제를 지속해서 파악하고 경계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꾸준히 나아지고는 있지만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 대 표적인 교육 과제 중 하나가 교육에서의 성평등 달성이 다. 현재 전 세계에서 학교 교육을 받지 못하는 소녀는 1억 1850만 명이며, 기초 문해력을 갖추지 못한 성인 7억 7100 만 명 중 3분의 2가 여성이다 팬데믹이나 무력 분쟁, 난민 및 이주민 문제, 기후 관련 재난, 그리고 점점 증가하는 성 평등과 여권 강화에 대한 반동(backlash) 앞에서 가장 쉽게 과거로 되돌려지는 것 또한 성평등이다 성차별과 더불어 재난이나 분쟁 상황 역시 앞으로도 교육을 가장 먼저, 그리 고 쉽게 붕괴시키고 또다른 배제와 차별을 낳을 요소로 남 아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년여 간의 팬데믹 상황과 별 개로, 지금도 2억 2200만 명의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무력 분쟁과 강제 이주 및 기후 관련 재난 때문에 교육을 받지 못 하거나 학습에 지장을 겪고 있다 2020년 1월부터 지난해
월까지 전 세계 85개 국가에서 9천여 명의 학생과 교육 자들이 납치, 부상 혹은 죽임을 당했으며, 같은 기간 동안 학교가 군사 작전에 활용되거나 교육 장소가 공격받는 일 도 5천여 건 발생했다 유네스코는 이번 교육정상회의에서 ‘교육에서, 그리 고 교육을 통한 성평등 진전에 대한 행동 요청’과 ‘위기 상 황에서의 교육을 위한 행동 요청’을 이끌어내면서 교육이
그 어떤 상황에서도 빼앗거나 박탈당해서는 안 될 기본권 임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더불어 포용적인 교육이 가장 절 실히 필요한 소득 중하위 및 하위 수준 국가들이 교육 분야 지속가능발전목표(SDG4)를 달성할 수 있도록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교육 지원책 마련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포용은 정책과 이념에 관한 이야기이지만, 그러한 포 용을 교육에서 달성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 많은 자금 과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코로나19로 교육 관련 각종 지표 가 후퇴하고 있는 국가들이 이 위기를 버텨낼 수 있도록 유 네스코를 비롯한 유엔 각 회원국은 더욱 적극적인 노력을 펼칠 것을 약속했다 회의 마지막 날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 엔사무총장과 고든 브라운 유엔 교육분야 특사는 2023년 부터 이들 국가의 교육 지원을 위해 20억 달러를 지원하고 향후 추가로 100억 달러 이상을 교육 및 기술 향상 프로그 램에 투입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교육을 위한 국제자금 조달기관’(International Financing Facility for Education, IFFEd) 설립을 발표했다 연결, 녹색, 포용의 세 키워드가 유네스코가 제안하 는 교육 변혁의 전부는 아니다. 하지만 교육이 지금 교육 으로부터 배제되고 있는 전 세계 수많은 사람들에게 기회 를 제공하고, 인류가 함께 공정하고 표용적이며 지속가능 한 미래를 만들어 나가는 데 기여하기 위해서는 이 세 분야 에서의 진전이 반드시 필요하다 2030년까지 남은 7년여가 아니라 그 이후로도 계속될 인류의 지속가능한 여정을 위 해, 유네스코는 우선 각국이 이 세 영역에서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켜 볼 것을 요청하고 있다
[참고자료]
· “Connected, Inclusive and Green: How UNESCO Wants to Transform Education” UNESCO 2022 09. unesco.org
· “Over 130 Countries Heed Call to Reboot Education Systems, Offering New Hope to World’s Children for a Better Future” UN 2022 09. un.org
· “The Turning Ppoint: Why We Must Transform Education Now” UNESCO 2022 06. unesco.org
9커버스토리UNESCO News vol.797
12
2022
9월 28일부터 30일까지
멕시코 멕시코시티에서
세계문화정책회의(MONDIACULT 2022)가 열렸다 회의에 참가한 각국의 문화 장관과 문화예술 분야 시민사회단체 및 기구 등은 3일간의 논의 끝에 멕시코선언을 채택하고 글로벌 공공재로서 문화의 다양성과 공공성, 그리고 지속가능성을 지켜 나가기 위해 협력하며 함께 노력을 기울일 것을 다짐했다
만나다 김용범 문화커뮤니케이션팀 선임전문관
초대형 허리케인이 멕시코만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뉴스를 접했지만, 회의 기간 내
내 멕시코시티는 화창했다 공식 개회식이 열리는 내셔널 오디토리움의 계단을 오 르자 형형색색 참가국들의 대형 국기들이 각국 대표단을 맞았다 행사장 안에서 참 가자들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은 것은 회의 무대를 수놓은 대형 배경 커튼이었다. 멕시코의 주식이자 지구의 생명을 상징하는 옥수수 껍질 3만 5000개로 만든 10여 미터 높이의 이 거대한 커튼은 참가자들로부터 찬사를 받았다 1982년 멕시코에서 첫 회의가 열린 지 40년 만에 다시 멕시코에서 열린 유네스 코 세계문화정책회의는 각국 문화장관을 비롯해 문화예술 분야 국제 비정부기구 및 시민사회기구 대표 2600여 명이 참가해 대성황을 이뤘다 우리나라도 대표단을 보 내 참가한 바 있는 1982년의 1회 회의는 문화의 개념을 크게 확장한 기념비적인 회의 로도 기억되는데, 그래서인지 이번 회의 역시 아직 코로나19 팬데믹이 종식되지 않 은 상황임에도 세계 150개국에서 135명가량의 문화 분야 장·차관들이 참석할 정도 로 큰 관심을 받았다. 회의는 ▲새롭게 강화된 문화정책 ▲위기의 유산과 문화다양
10 유네스코뉴스 2022 11현장스케치
유네스코 세계문화정책회의
문화의
미래를
미리
옥수수 껍질로 만든 대형 배경 커튼이 눈길을 사로잡는 회의장 모습
성 ▲창의경제의 미래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문화 등 네 개의 주제별 세션으로 나 뉘었고, 각국 대표단은 사전에 선호 주제를 정해 참석 후 기조연설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9월 29일 오전 새롭게 강화된 문화정책을 주제로 열린 세션에 참석한 한국 은 이용자의 접근성 강화와 온라인 저작권 보호 및 인공지능 활용, 문화예술 관련 디 지털 교육 강화 등을 디지털 전환에 따른 문화 정책의 우선 과제로 꼽았다 전병극 문
체부1차관은 기조발언에서 “첨단 기술과 예술적 상상력이 결합해 이용자들은 더 많 은 자유와 권한, 새로운 경험을 누리게 되었다"면서 "첨단 기술을 활용한 창작 활동
이 활성화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둘째 날 행사는 멕시코 대통령 집무실로 쓰이다 지금은 문화단지로 탈바꿈한 로스 피노스(Los Pinos) 문화단지에 서 열렸는데,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큰 타격을 받은 세계 문화예술계의 회복을 지원하기 위해 유네스코가 기획한 ‘ResilArt 100’ 전시에서는 세계 각지의 문 화계 인물 100인이 이번 회의에 참가한 세계 문화장관들에게 바라는 바를 간결하게 전달해 깊은 인상을 남겼다 행사 마지막 날인 9월 30일에 참석자들은 그간 합의된 결과를 한데 모은 멕시코 선언을 채택했다. ▲공공정책, 협력, 지속가능발전 ▲문화, 위기 상황, 무력 분쟁 ▲평 화와 존엄을 위한 문화유산 지지 ▲창의경제와 디지털 대전환 등에서 다자 협력과 정 보 공유를 강화하는 내용에 기초한 멕시코 선언의 핵심은 문화를 글로벌 공공재로 인 식한다는 데 있다. 문화를 세계 모든 사람들이 누구나 공동으로 누릴 수 있는 재화나 서비스임을 천명한 것이다. 유네스코가 문화를 글로벌 공공재라고 언급한 것은 이번 이 처음은 아니지만, 전 세계 문화장관들이 함께 모여 이를 공식 선언하고 모든 당사 자들이 유엔이 정한 2030년 지속가능발전목표 이후에도 이를 주요 목표로 설정하겠 다고 합의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각국은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2025년부터 4 년마다 세계문화정책포럼을 열고 세계문화정책보고서를 발간하는 것에도 합의했다 한편, 선언 채택 직후 리투아니아가 주도하고 48개국이 공동제안국으로 참여 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규탄 성명이 발표됐다. 시모나스 카이리스 리투아니 아 문화장관은 “한 나라가 다른 나라의 정체성과 문화를 지워버리려는 행위를 계속 지켜보고만 있을 수 없다”며 “유네스코헌장과 협약을 침해하는 행위를 지속하는 것
을 용인할 수 없다”고 발언했다. 발언이 이어지는 동안 영국 등 48개국 대표들이 자 리에서 일어나 지지를 표명했으며, 이들은 세르게이 오르비발린 러시아 문화차관 이 “문화를 정치화하고 있다”는 내용의 반박 발언을 할 때 일제히 회의장에서 퇴장 하며 항의 의사를 전달했다. 이번 회의에서 또 한 가지 눈에 띈 것은 행사장에서 플라스틱과 비닐을 사용하 지 않았다는 점이다 행사 안내서는 재생 종이로 주머니에 들어갈 정도로 작고 소박하 게 제작됐고, 참가자들의 행사장 출입증도 두꺼운 종이 위에 스티커 한 장만을 붙여 만들었다 출입증에 물이 닿으면 사진이 그대로 번지기도 했지만, 이로 인한 불편함보 다는 지속가능발전목표를 이행하려는 멕시코 정부의 작은 노력이 더욱 인상 깊었다
회의장에 걸린 배너
“멕시코 선언은 문화란 모든 이가 함께 누리는 재화이자 서비스, 즉 공공재임을 천명했다”
11UNESCO News vol.797 현장스케치
(SDGs)
위한 과학기술포럼
이하
‘글로벌
포럼’과 연계해 진행된 이번 포럼은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의 성공적인 달성에 있어 과학기술의 중요성과 가치를 널리 알리고자 마련됐다
과학청년팀 선임전문관
이제 ESG(Environment, Social, Governance, 즉 환경 사 회·투명 경영의 줄임말) 없는 기업 경영은 ‘팥 없는 팥빵’ 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지속가능한 경영은 이 시대 기 업들의 최대 화두가 됐다 국내 기업들은 비교적 최근에 ESG에 대한 관심을 높여 가고 있지만, ESG는 지속가능발 전목표 (SDGs) 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새천년개발목 표’(MDGs, 2000 2015년) 달성을 위해 전 세계가 노력을 기울이던 2000년대 중반에 이미 등장했다. ESG는 전 세계 투자자들과 기업이 투자 결정에서 고려할 책임투자 원칙 을 제시하는 유엔 보고서에서 등장한 개념이다 특히, ESG 와 SDGs가 같은 뿌리에서 파생되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 가 있다. 예컨대 성평등(SDG5), 양질의 일자리와 경제성장 (SDG8), 지속가능한 생산과 소비(SDG12), 기후변화 대응 (SDG13) 등의 목표에서 ESG는 SDGs와 매우 긴밀하게 연 계되어 있다. 국제사회는 SDGs의 이행 수단이자 경제 성장의 동 력으로서 과학기술혁신 확산을 위한 정책 수립과 국제 협 력에 주력해 왔다. 유네스코 또한 유엔 기구들 중 유일하게 과학 분야를 담당하는 기구로서 국제사회의 평화와 지속 가능한 발전을 달성하는 데 있어 과학기술 분야에 대한 지 속적인 투자와 그 혜택의 공정한 분배를 촉구해 오고 있다. SDGs의 달성 기한이 이제 10년도 채 남지 않은 상황이지 만, 사실 전 세계적으로 그 달성 가능성에 대한 전망은 그리 밝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무엇보다 기업들의 주도로 활성 화된 ESG에 비해 국내 과학기술 분야에서는 그간 SDGs에 대한 관심과 논의 자체가 부족했다 이러한 점에서 ‘SDGs 달성을 위한 과학기술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행 사는 여러모로 의미가 있다. ESG와 SDGs의 세부 주제별로 포럼이 진행되기에 앞 서 열린 통합세션에서는 SDGs 채택 당시 유엔을 이끌었던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마틴 로센 댄포스 지속가능경 영 총괄대표가 각각 SDGs와 ESG를 위한 기조강연을 맡았 다 이 자리에서 반 전 총장은 재임기간에 채택한 SDGs를 “가장 야심 차고, 실현가능하며, 희망을 가진 성과”라고 표 현하면서, 현세대뿐만 아니라 미래 세대의 소비도 충분히 고려하는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의 개념을 다시금 상
12 유네스코뉴스 2022 11현장스케치
유네스코한국위원회와 한국공학교육학회, 한국경제신문이 공동 주최한 ‘SDGs 달성을 위한 과학기술포럼’(
SDGs 포럼)이 10월 1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렸다 한국경제신문이 매년 개최하는
ESG
과학기술이 지속가능발전의 미래가 되려면 지속가능발전목표
달성을
오혜재
조일훈 한국경제신문 논설실장(맨 왼쪽), 한경구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사무총장(왼쪽에서
기시켰다. 동시에 SDGs에 대한 국내 인식이 여전히 부족하 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국제 문제로 인해 SDGs 의 달성이 쉽지 않게 된 현 상황에 우려를 표했다 반 전 총 장은 SDGs를 통해 기존 개발도상국 중심의 MDGs가 모두 를 위한 목표로 발전됐다는 점에 주목하면서 이 목표들을 달성하기 위해 정부와 기업, 시민사회 모두의 노력이 필요 하다고 강조했다
통합 세션 이후 진행된 SDGs 포럼에서는 교육, 에너
지, 도시, 녹색기술, 경영의 다섯 가지 분과별 세션을 통해 다양한 영역에서 과학기술의 지속가능한 연계 및 활성화 방안을 논의해 보았다. 해당 분야 전문가들이 분과별 발제 를 맡았고, 이를 토대로 전문가와 관계자 간의 토론이 이어 졌다 발제자 및 토론자들은 이 자리에 함께한 참가자들이 각기 SDGs와 자신과의 밀접한 연관성을 체감하고, 과학기 술이 SDGs 달성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인식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최대한 생생하고 구체적인 경험과 사례를 공유함으로써 더 큰 호응과 열띤 관심을 이
참가자들이
반기문
다섯
끌어냈다.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프랑스의 물리학자 피에르 퀴리는 “인간은 새로운 발명으로 ‘악’보다는 ‘선’을 도출해 낸다고 나는 믿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과학기술은 현 세대가 미래 세대의 자산을 잠식하지 않도록 하는 데 있 어 긴요한 도구이자, 지속가능한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올 바른 방향을 제시하는 나침반이 되어야 한다 그렇게 될 수 있을 때 과학기술은 비로소 ‘SDGs 달성의 미래’임을 자신 있게 주장할 수 있을 것이다
분과 현장
13UNESCO News vol.797 현장스케치
SDGs 포럼 제5
네 번째),
전 유엔 사무총장(
번째), 문일 한국공학교육학회 회장(여섯 번째) 등 ‘SDGs 달성을 위한 과학기술포럼’
단상에 올라 인사하고 있다
1 리오 에프루안(인도네시아 암본)이 선보인 ‘춤추는 진주 노래하는 암본’
2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 개발협력 사업 2022 진주 아티스트 인 레지던스
음악과 춤으로 이어진 문화
창의도시 간의 교류와 상호발전 및 개발도상국 창의도시 예술가의 역량 강화를 목적으로 추진된 ‘진주 아티스트 인 레지던스’가 9월 21일부터 10월 21일까지 공예와 민속예술 분야 창의도시인 진주에서 진행됐다 인도네시아, 트리니다드토바고, 태국의 유네스코 창의도시에서 지역 예술가 3명을 초청해 진행한 이번 행사를 청년기자단이 둘러보고 왔다
송현지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청년기자단
9월 29일, 해외 유네스코 창의도시에서 온 예술가들인 리 오 에프루안(인도네시아 암본, 음악 창의도시)과 사첼 토 마스(트리니다드토바고 포트오브스페인, 음악 창의도시), 피엥라위 시리숙(태국 치앙마이, 공예와 민속예술 창의도 시)을 대상으로 한 오리엔테이션과 함께 이번 행사가 본격 적으로 시작됐다 이들은 한 달 가까이 진주에 머무르며 진 주 지역 예술가들과 만나 각 도시의 문화를 접목해 새로운 창작 무대를 제작하는 일정을 안내받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참가자들은 무대를 준비하는 한편 지난 2주간 관봉
14 유네스코뉴스 2022 11현장스케치
1 2 3
피엥라위 시리숙(태국 치앙마이)이 창작한 ‘진주에서 탈 쓰고 춤추는 구나(驅儺)’ 3 사첼 토마스(트리니다드토바고 포트오브스페인)가 연주한 ‘기경결해’
초등학교, 상평동 송림공원, 지수면 청원마을 고택에서 문 화 예술 소외 계층을 대상으로 해외 문화 체험의 기회를 제 공하는 ‘택배 공연’을 펼치기도 했다. 관봉초등학교에서 택 배 공연을 관람한 한 초등학생은 무대가 끝난 후 아티스트 들에게 다가와 악기에 대한 호기심을 드러내며 멋진 무대 를 보여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잊지 않았다. 언어의 장벽을 넘어 음악과 춤, 손짓과 짧은 문장으로 전달되는 마음은 우
리가 문화를 통해 하나가 될 수 있다는 사실도 보여주었다 진주와 해외 창의도시 예술가들이 완성한 무대 작품
은 ‘다양성 창의성의 토대’를 주제로 열린 ‘2022 진주세계 민속예술비엔날레’에서 작품 시연회를 올리는 것으로 마 무리됐다. 인도네시아 암본의 음악가 리오 에프루안은 푸 른버들예악원과 함께 무대를 준비했다 이들은 암본의 음 악에 진주 민속예술인 ‘경남무형문화재 제21호 진주교방 굿거리춤’을 활용한 창작 무용을 결합하여 ‘춤추는 진주 노 래하는 암본’을 선보였다. 리오 에프루안 씨는 이번 무대에 함께 오르는 지역아동센터의 청소년들에게 직접 우쿨렐레 와 인도네시아의 전통 악기인 ‘티파’의 연주법을 가르치기 도 했다. 무대에서는 우쿨렐레를 연주하는 리오 에프루안 주위로 점점 사람들이 모이는 장면을 연출하여, 국경을 넘 어 음악과 춤으로 소통하는 모습을 표현했다. 또 다른 참가 예술가인 사첼 토마스는 가야금을 향 한 자신의 애정을 경상남도 무형문화재 제25호인 ‘신관용 류가야금산조’와 함께하는 ‘기경결해’(밀고, 달고, 맺고, 풀 고) 무대를 통해 선보였다. 전통 장단 구성의 원리이자 철 학인 기경결해를 바탕으로 해외 예술가와 가야금 연주자 가 매기고 받는 형식의 연주였는데, 트리니다드토바고의 악기인 스틸팬과 아리랑의 조화는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주었다 사첼 토마스는 한국 전통 가야금 음악을 보존하고 계승하기 위해 노력하는 예술가들과 협업할 수 있어 영광 이었고, 언어의 장벽을 넘어 음악으로 즐겁게 소통할 수 있 어 즐거웠다는 공연 소감을 남겼다 피엥라위 시리숙은 전통예술원 ‘놀제이’와 함께 진 주 오광대의 오방신장무, 문둥이춤과 태국의 란나춤을 융 합해 ‘진주에서 탈 쓰고 춤추는 구나(驅儺)’를 창작했다 역 병은 전 세계에서 발생하는 현상으로, 각 나라마다 그들의
문화에 맞는 제의식이 있다 작품의 제목에도 들어가는 ‘구 나’ 의식은 태국에서 역귀를 물리치는 의식으로, 두 나라 의 예술가들은 이를 현대적으로 해석하여 코로나19의 종 식을 기원하고 사람들의 행복과 무사를 기원하는 무대로
만들어냈다 진주, 삼천포 농악의 장단에 어우러진 태국의 전통춤과 우리나라의 전통춤은 그 경계를 찾을 수 없을 만 큼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는 것 같은 몰입감을 선사했다 2022 진주 아티스트 인 레지던스는 유네스코 창의도 시에서 활동 중인 예술가들을 연결하고, 협업할 수 있는 기 회를 제공했다 지역사회의 주민들은 수준 높은 예술 무대 를 통해 여러 나라의 문화를 향유할 수 있었다. 비엔날레 공 연과 여러 차례의 택배 공연에서 낯선 악기를 향한 호기심, 한국의 민속 예술과 어우러진 무대에 대한 놀라움이 담긴 관객들의 표정을 마주할 수 있었다. 서로 다른 나라의 예술 가들이 만나 협업하고, 무대 위에서 관객과 소통하는 모든 순간에는 음악과 춤, 그리고 문화가 있었다 이번 행사를 통 해 문화가 사람들을 하나로 묶을 수 있으며, 이러한 소통과 이해가 궁극적으로 평화에 기여할 수 있음을 다시금 확인 할 수 있었다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를 통해 진주에 서 서로 연결된 예술가들이 앞으로 펼쳐나갈 새로운 문화 와 예술을 기대한다.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는 도시가 보유하고 있는 문화적 자산과 창의력이라는 자원을 활용하여 도시 내 문화산업을 발전시키고,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창의성 실현을 도우며, 도시들 간의 협력과 발전경험 공유를 통해 경제 사회 문화 환경적 발전을 장려하려는 사업이다 2022년 기준 전세계 93개국 295개 도시, 국내의 11개 도시가 창의도시로 지정되어 활동 중이다
■ 문학 분야: 부천(2017년 가입), 원주(2019년 가입)
■ 공예와 민속예술 분야: 이천(2010년 가입), 진주(2019년 가입), 김해(2021년 가입)
■ 음악 분야: 통영(2015년 가입), 대구(2017년 가입)
■ 디자인 분야: 서울(2010년 가입)
■ 미디어아트 분야: 광주(2014년 가입)
■ 미식 분야: 전주(2012년 가입)
■ 영화 분야: 부산(2014년 가입)
15UNESCO News vol.797 현장스케치
제16차 동북아 생물권보전지역 네트워크 회의
제16차 동북아 생물권보전지역
네트워크(East Asian Biosphere Reserve Network, EABRN) 회의가
‘(포스트) 팬데믹 시기 지속가능발전목표를 위한 생물권보전지역’을 주제로 2022년
10월 3일부터 7일까지 몽골에서 열렸다
2015년부터 MAB(Man and the Biosphere, 인간과 생물권) 한국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유철인 교수의 후기를 전한다 유철인
MAB 한국위원회 위원 / 제주대학교 명예교수(인류학)
초원 위의 화장실
1995년 설립된 이래로 2년마다 개최해 오던 동북아 생물권보 전지역 네트워크 회의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2018년 카
자흐스탄 회의 이후 4년 만에 열렸지만, 동북아 각국은 여전 히 코로나 팬데믹의 여파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임을 알
수 있었다. 7개 회원국 중 북한을 제외한 6개국이 참가하는 것 으로 예정되었으나 막상 현장에는 4개국만 참가했다 중국은 2년간의 활동을 국가별로 보고하는 첫날 회의와 다음날 주제 발표를 온라인으로 했고, 러시아는 국가별 보고서 발표자료만 보내오는 것에 그쳤다 2021년에 유네스코가 발간한 『생물권보전지역을 위한 기술 지침서』에 따르면 지역별·주제별 네트워크는 생물권보 전지역들의 연합을 기반으로 하며 MAB 국가위원회도 ‘종종’ 참여한다고 나와 있는데, 이번 네트워크 회의에는 주최국인 몽골을 제외하고 생물권보전지역 관리자의 참여가 매우 부족 해 보였다. EABRN이 처음에 공동연구로 시작되었다는 점이 나 언어 소통의 문제로 지역 생물권보전지역 관리자의 참여가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EABRN이 생물권보전지역 간 네트 워크임을 감안하면 이는 아쉬운 부분이다. 이번 네트워크 회 의 참가자의 구성을 보면서 MAB 국가위원회와 생물권보전지 역 간의 관계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이틀 동안의 회의를 마친 후 참가자들은 지난 2020년에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된 토손 훌스테(Toson-Khulstai) 생 물권보전지역을 방문했다 3일간의 여정이었지만 회의가 열린 울란바토르에서 그곳까지 왕복 1300km가 넘는 거리를 차로 이동하는 여정이어서 생물권보전지역에서 체류할 수 있었던 시간은 5시간 반 남짓에 불과했다 울란바토르를 벗어나면서 끝없이 펼쳐지는 초원은 봄여 름의 푸른빛을 뒤로하고 겨울을 준비하고 있었다 길가에 작은 들쥐가 많이 보였는데, 들쥐가 많다는 사실은 초원의 질적 저하 를 보여준다고 한다. 유목민이 키우는 가축의 수가 급격히 늘어
16 유네스코뉴스 2022 11참가후기
끝없는 초원에서 생각한 인간과 자연의 공존
났기 때문이다 몽골은 1992년 사회주의에서 민주주의로 체 제변환이 이루어졌는데, 사회주의 국가 시절에는 가축 수를 통제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그렇게 할 수 없는 형편이다. 현장탐방 내내 회의 참가자에게 영어로 설명을 해 준 이는 토손 훌스테 생물권보전지역 신청서를 작성했던 사 람 중 한 명이다. 그는 생물권보전지역의 풀이 다른 곳보다 더 잘 자라 있다는 설명을 해 주었지만, 사실 문화인류학자 의 눈에는 그다지 큰 차이가 느껴지지는 않았다. 오히려 초 원지대에 사는 유목민, 특히 생물권보전지역에서 방목하 는 유목민의 삶에 관심이 갔다 다행스럽게도 생물권보전 지역 내 한 유목민 가정을 방문할 수 있었다 유네스코 홈페 이지에는 토손 훌스테 생물권보전지역에 대해 “대략 200 가구가 9만 1000마리의 가축을 키우며 핵심구역에서 살고 있는데, 그중 18가구가 정착해서 살고 있고 47가구는 계절 에 따라 이동하는 유목가구”라고 나와 있다. 생물권보전지 역에서 방목하는 가구는 이곳을 관리하는 지자체를 비롯 한 이해당사자 간 합의서를 체결해야 한다 합의서에는 유 목민 가구가 생물권보전지역 안에서 할 수 있는 행위와 할 수 없는 행위가 명확하게 규정되어 있다는데, 그 내용을 구 체적으로 파악할 수는 없어 아쉬웠다 몽골은 이미 초겨울로 접어들어 이 지역에 서식하는 가젤(gazelle) 대부분은 다른 곳으로 이동한 뒤였다 가젤의
서식처 보전이 몽골 자연보호구역이자 유네스코 생물권보 전지역인 이곳의 주된 목표 중 하나다. 제주도에서 오랫동 안 생태관광 프로그램을 운영해 온 MAB 한국위원회 위원 은 거의 이틀에 걸쳐 달려왔음에도 가젤을 가까이에서 보 지 못한 상황이 전혀 아쉽지 않다고 이야기했다. 가젤들은 우리가 딛고 있는 이 땅에서 지난 여름 내내 뛰어다녔을 것 이고 내년 봄에 다시 이곳에서 노닐 테니, 굳이 직접 맞닥뜨 리지 않더라도 가젤과 우리가 여기 함께 있다고 생각한다 는 것이다. 이 지역은 가젤뿐만 아니라 재두루미와 초원수 리(Steppe Eagle)를 비롯한 조류의 서식처이기도 하다 그 러나 계절상 대부분의 조류도 이미 이곳을 떠나 현장탐방 때 제대로 관찰할 수는 없었다. 야생동물인 가젤과 인간이 방목하는 가축은 이 초원 을 어떻게 공유할 수 있을까 가젤은 주로 봄과 여름철에 이 곳 토손 훌스테 생물권보전지역에 머물고 가축은 가을과 겨울에 이곳을 찾는다고 한다 이처럼 계절에 따라 생물권 보전지역 내 초원의 풀을 먹는 동물이 달라지지만, 그 과정 에서 야생동물과 가축이 공존해야 할 순간도 적지 않을 것 이다 생태계와 삶의 방식이 우리와 다른 몽골의 생물권보 전지역 현장을 탐방하면서 인간과 자연의 지속적인 공존은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는지 정리되지 않은 생각들이 머릿속 을 계속 맴돌았다
토손 훌스테 생물권보전지역 내 안내판 앞에 선 참가자들
분야
향상
박다해 유네스코 물 안보 국제연구교육센터 (i-WSSM) 대외협력팀 선임전문관
물을 위한 수단 청년 의회(Sudan Youth Parliament for Water, SYPW) 아프리카의 수단은 물 관련 교육이 부족하고 정치 환경에 따라 정책 변동성이 크며, 정부 차원의 투자 부족 등으로 인해 ’물과 위생’을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인 국가다. 2015년 이곳에서 청년 7명이 설립한 ‘물을 위한 수단 청년 의회’(SYPW)는 18 35세 청년들의 정보 교환 및 네트워킹을 통해 변화를 만들어내는 협력 파트너십을 구축 하고 있다. 현재 1700명이 넘는 회원이 활동 중이며, 기관의 활동 자금은 회원 기부금 과 가족 지원으로 충당하고 있다 경험과 자금이 부족한 아동 청소년 및 청년들은 그 간 물 문제의 주요 희생자였지만, 동시에 잠재적인 문제 해결자이기도 하다는 것을
SYPW의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다. 활동비와 관련하여 SYPW는 색다른 접근법을 취하고 있다 제한된 예산 내에 서 각 마을에 최선의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해결책을 설계하고, 지역사회의 거의 모든 이해 당사자들을 토론에 초대해 사업과 연결했다. 주요 활동으로는 ▲물 분야 여성 엔지니어 팀 구성을 통한 마을의 물 문제 해결책 수립 지원 ▲청소년과 청년 및 의사 결정권자 간 소통 창구 역할 ▲방대하고 활동적인 전문가 회원을 통한 여성 중심의 물과 위생 증진 활동 시행 등을 들 수 있다. 이들 활동의 특징은 예산이 적게 소요되면 서도 정책 입안에 관여할 수 있는 지지 활동을 적극 수행하고, 전문성과 자율성을 바 탕으로 활동의 가시성을 높였다는 데 있다 이 모든 상호작용과 의사결정, 사업수행 과정에 여성이 관여한 비율이 90%가 넘
물
성평등
사례
물과 성평등, 우리 모두의 이야기
아프리카의 차드에서 한 어린이가 손에
물을 받고 있다
Amors photos / Shutterstock.com
국제사회의 물 문제 해결을 위한 연구, 교육 및 네트워킹을 돕는 유네스코 카테고리2 센터인 물 안보 국제연구교육센터(iWSSM)의 물과 젠더 이야기 지난 2개월간 물과 성평등의 국제적 담론 및 유네스코의 관련 선언과 데이터 수집을 위한 툴킷까지 살펴본 데 이어, 이번 마지막 기사에서는 물 분야 성평등을 향상시키기 위해 펼쳐지고 있는 실제 사례를 소개한다.
는다는 점은 특히 주목할 만하다 여기에는 전문성과 지식을 상호 교류하고 교환하는 네트워크가 한몫했다 회원의 역량강화 프로그램을 따로 거창하게 만들고 운영하지 않
더라도, 협업 네트워크와 그룹의 다양성을 기반으로 서로 배우고, 팀을 구성하여 혁신 적인 배움을 위한 과제를 할당하고,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끊임없는 브레인스토밍을 통
해 연구하는 등 자율적인 역량강화 환경을 조성한 것이다 즉, 공동체를 변화의 중심으
로 만들기 위해 또 다른 형태의 새로운 네트워크를 창출한 것이라 볼 수 있다.
기후 스마트 팔라완(Climate Smart Palawan)
팔라완 지역은 생계를 위해 농·어업 자원에 의존하고 있으며, 열대 저기압, 홍수, 해
수면 상승 및 가뭄 등 기후변화로 인해 취약한 사회적 구조로 되어 있다 ‘기후 스마
트 팔라완’은 팔라완 지역의 섬에서 발생할 수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조사하는 프 로젝트로, 기후변화로 인한 생물학적·사회경제적 위험요소부터 심리적 트라우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를 조사한 뒤, 사회의 회복탄력성에 대한 추적, 위험인지, 영 향, 정책에 이르는 접근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현재 기후변화의 위험 이 공동체 혹은 지역사회에 향후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한 시나리오를 만들 고 이를 이해당사자와 정책 입안자에게 생생하게 전달한다. 기후 스마트 팔라완은 원주민 커뮤니티 정보 전달 및 역량강화, 재생가능 에너 지원 구축과 성평등 이니셔티브를 수행하였으며, 농·어민 및 원주민과 여성의 역할을 강화하기 위한 ‘기후 학교’도 설립했다. 이렇게 가장 취약한 계층인 원주민과 여성, 그 리고 주 생산자인 농민과 어민까지 아우르는 교육을 통해 성인지적 기후변화 대응 방 안을 모색하고, 지역사회 개발과 보전 과정에서 여성의 역할을 크게 강화했다. 이 사업의 특징이자 가장 큰 장점은 ▲가장 가난하고 취약한 계층이 기후변화를 인지하고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탄력적인 활동을 수행할 수 있도록 역량과 지식을 높이고 ▲최악의 시나리오에 기반해 그 영향을 분석하고 경각심을 일깨움으로써 지역 사회가 즉각 반응할 수 있도록 활동 성과를 높였다는 것이다. 이는 장기적으로 지역사 회의 지속가능성을 향상하고, 모든 공동체 일원의 참여를 유도하는 데도 효과적이다
모두가 자유롭고 평등하게 물을 사용하는 날까지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물과 성평등은 사실상 물과 여성의 이야기가 아니라 물과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다 사회적 약자 혹은 지역사회의 이해당사자들이 우리 생명과 직결된 ‘물’ 관련 결정에 참여하고, 사용자이자 생산자이며, 혹은 수혜자이자 해결자 인 각 개인이 자신의 역할과 기후변화, 그리고 물에 대해 인지하고 제대로 목소리를 내는 것, 특히 물의 주 사용자이자 생산자이기도 한 여성과 아동이 평등하게 안전하 고 깨끗한 물에 접근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이 바로 물 안보이자 물 분야 성평등이 라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모두의 자유와 안전하고 평등한 물 권리 보장을 위해 유네스 코 물 안보 국제연구교육센터는 계속 그 활동영역을 확장해 나갈 것이다
19UNESCO News vol.797 물과 젠더 특집 ➌
글 · 사진 우지경 여행작가 내가 먼저 지키고 싶어지는 숲 천연 자연사 박물관, 광릉숲 걷기 광릉숲은 500여 년의 시간을 간직한 천연 자연사 박물관이다 걷기만 해도 마음이 느긋해지는 울창한 숲길이 그 안에 펼쳐진다 긴 세월 새로운 생명을 틔워 온 광릉숲에서 나무의 숨결을 느껴보자.
경기도 포천시 남쪽에 동서 4km 남북 8km에 이르는 광릉숲 이 있다 서어나무, 졸참나무, 전나무 등 다양한 나무와 까막 딱따구리, 참매, 원앙 등 멸종 위기의 새들이 서식하는 광릉 숲은 온대 중부 성숙림으로 ‘생물다양성의 보고’로 꼽힌다
이에 2010년 6월에 설악산, 제주도, 신안 다도해에 이어 한국 에서 네 번째로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되었다. 조선시대에 이곳은 나라에서 쓸 큰 나무를 기르는 숲
이자, 왕실 일가가 사냥을 즐기던 사냥터였다 1468년에는
조선 7대 임금 세조와 왕비의 능인 광릉이 조성되면서 이 일대는 왕릉의 부속 숲으로서 엄격하게 관리되어 왔다 옛 날의 광릉숲이 왕가의 전유물이었다면, 오늘날의 광릉숲 은 모두에게 열린 숲이다. 1987년에 산림박물관과 온실을 갖춘 광릉수목원으로 문을 열었고, 1997년에는 침엽수원, 활엽수원, 관목원, 수생식물원, 습지원, 지피식물원 등 22 개의 전문 전시원이 조성되면서 국립수목원으로 거듭났 다. 사전 주차 예약만 하면 누구나 언제든 국립수목원에서 피톤치드 가득한 나무 사이를 걸으며 초록빛 힐링을 즐길 수 있다. 숲길을 걸을 땐 핸드폰은 내려놓고 국립수목원 안내 지도를 펼쳐 보자 힐링 전나무길, 러빙 연리목길, 느티나무 박물관길 등 테마별로 걷기 좋은 길이 표기된 지도를 국립 수목원 입구에서 챙겨들고 길을 나서면 한층 더 깊은 광릉 숲 산책을 즐길 수 있다 먼저 찾아본 곳은 ‘숲생태관찰로’ 다. 숲생태관찰로는 나무 데크 길을 따라 걸으며 숲을 가까 이 관찰할 수 있는 코스다. 나무의 뿌리는 어떻게 발달하는 지, 고사목이 흙으로 돌아가는 데 얼마나 걸리는지 등을 알 려주는 안내판을 길 중간중간 만나면서 숲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는 재미가 있는 길이었다. 숲생태관찰로를 벗어나자 육림호가 모습을 드러냈 다 육림호는 ‘여리 연꽃’의 서식지로도 유명하다 호숫가 키 큰 나무 아래에는 벤치가 많아서 가만히 쉬어가기도 좋 다 보기만 해도 마음이 여유로워지는 육림호를 지나 ‘힐링 전나무 숲길’을 따라 걸으니 좀 더 깊은 숲으로 접어들었
다. 새들은 청아한 목소리로 ‘어서 와서 숲의 이야기를 들 어보라’고 속삭이는 듯했다 어느새 거대한 전나무 무리가 산책자들을 내려다보는 전나무 숲이 펼쳐졌다 웅장한 숲
을 이루는 1500여 그루의 전나무들은 1927년 오대산 전나 무 숲에서 가져온 종자를 증식시켜 심은 나무로 어느덧 백 살에 가까운 나이가 되었다 그 세월 동안 나무들은 어떤 인 고의 시간을 견뎌내며 나이테를 키워왔을까. 절로 숨을 죽 이면서 바라보게 되는 경이로운 자연의 풍경이었다 국립수목원 산책의 또 다른 묘미는 전국 각지에서 자 생하는 수목과 조우하는 것이다. 나무들은 저마다 이야기 를 품고 있다 울릉솔송나무는 달걀 모양의 작은 솔방울이 소나무와 닮아서 설송나무라 불리다가 솔송나무가 되었 다. 서어나무는 숲이 천이(오랜 시간에 걸쳐 환경에 맞게 바뀌어 가는 과정)한 끝에 극상림(가장 안정된 상태의 숲) 이 되었을 때 볼 수 있는 나무이며, 수령이 오래된 서어나무 나 참나무에는 그 속에 서식하는 천연기념물인 장수하늘 소까지 이야기를 보탠다. 광릉숲을 걸으며 이러한 숲이 들 려주는 이야기에 귀 기울이다 보면, 이 아름다운 생태계를 지키기 위해 나부터 바뀌어야겠다는 생각을 어찌 하지 않 을 수 있을까.
광릉숲 여행자 노트
광릉숲길 | 봉선사에서 국립수목원까지 3km 정도 이어지는 나무 데크 길이다. 중간중간 벤치가 놓여 있어 쉬엄쉬엄 숲길을 걷기에 더할 나위 없다. 광릉숲 축제 | 매년 가을 개최되는 축제로 광릉 숲길 걷기, 숲속 콘서트를 비롯해 각종 전시와 에코 플리마켓 등을 둘러볼 수 있다. 봉선사 | 광릉 숲길 시작점에 위치한 대한불교 조계종 제25교구의 본사다. 절 종각에 보존된 동종은 조선 전기의 유물로 보물 제397호로 지정돼 있다.
21UNESCO News vol.797 길 위의 유네스코
지난 5월, 대전대신고등학교의 문화진로탐방반, 방송반, 오량신문편집반, 영상반 동아리 학생 20여 명이 대전 보문산에 있는 ‘을유팔월십오일기렴 해방기념비’를 답사했다. 우리의 역사를 올바로 기억하고, 이를 더 잘 보전하기 위해 힘을 모은 학생과 교사들의 유네스코학교 활동기를 소개한다
해방기념비’(이하 을유해방기념비) 는
년 8월 15일 해방을 기념하기 위하여 이듬해 8월 15 일에 대전역 광장에 세워진 기념비다 한자로 그 이름을 새 긴 당시의 일반적인 기념비와 달리 을유해방기념비에는 그 이름과 내용이 모두 한글로 또렷하게 새겨져 있다. 수많은 사람이 오가는 대전역 광장에서, 심지어 전국 곳곳의 비석 이 사격 연습용으로 쓰이기 일쑤였던 6 25전쟁을 거치면서 도 이 기념비는 너무나 깨끗하게 그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어쩌면 ‘광복! 해방! 민족!’이라는, 서로 다른 이념과 대립을
22 유네스코뉴스 2022 11유네스코학교 대전 을유해방기념비 지킴이로 나선 학생들
최장문 대전대신고등학교 교사 ‘을유팔월십오일기렴
1945
유네스코학교네트워크는 유네스코가 지정한 전 세계 학교들의 네트워크로, 학생과 교사, 학부모가 자율적으로 참여해 평화와 인권, 문화간 이해 등 유네스코 이념과 정신을 교육 현장에서 실천하며 세계시민의식 함양에 힘쓰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530개교가 가입해 활동하고 있습니다 유네스코학교의 다양한 이모저모를 지면을 통해 소개합니다 *유네스코학교 가입절차 등 더 자세한 정보는 asp.unesco.or.kr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모두의 기억’을 함께 지키자는 약속
초월해 남과 북을 하나로 만들어 주는 그 무엇이 을유해방 기념비를 지켜주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광복 직후부터 오늘날까지 우리 민족의 시간 을 기억하고 있는 기념비는 지금은 원래의 자리인 대전역 광장이 아닌, 보문산 깊은 산속에 외로이 자리하고 있다 이 곳을 찾은 이원준 학생(2학년)도 이 점을 못내 가슴 아파했 다 온 민족이 그토록 기다리던 광복을 맞아, 대전 시민들이 대전역 광장에 자랑스럽게 세운 을유해방기념비를 더는 이
렇게 산속에 두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전유호 학생(2학 년) 역시 을유해방기념비를 대전시민이 잘 볼 수 있고, 잘 기억할 수 있는 곳으로 옮겨야 한다며 이를 거들고 나섰다 학생들은 을유해방기념비의 존재를 아는 대전시민 들이 1%도 안 된다는 것도 안타까워했다 현장 답사를 다 녀온 후 학생들은 평화통일교육연구소 임재근 대표를 초 청해 ‘한국전쟁과 평화운동’을 주제로 을유해방기념비의 역사적 의미와 나아갈 방향에 대한 강연을 들었다. 학생들 은 반만년의 역사에서 우리 민족이 남과 북으로 갈라진 것 은 불과 100년도 안 된다는 점, 그리고 삼면이 바다로 둘러 싸인 한반도가 남북으로 갈라지면서 남한은 대륙으로 이 어지지 않은 사실상의 섬나라가 되었다는 점을 새삼 실감 했다. 그러면서 ‘해방’을 노래했던 을유해방기념비를 통해 이제는 모두가 ‘통일’을 이야기해야 한다는 것도 느끼게 되 었다 학생들은 을유해방기념비의 존재와 가치를 알리기 로 의기투합했다. 야간자율학습 시간을 활용하여 피켓과 구호를 만들었다 모둠을 나누어 아침과 점심시간에 학생 들을 대상으로 교문 캠페인과 급식실 캠페인, 매점 캠페인
을 일주일동안 진행했다. 캠페인을 이끈 임주왕 학생(2학 년)은 “많은 학생에게 알릴 수 있는 활동에 참여하여 정말 뜻깊고, 학생들이 보고 가는 짧은 시간 안에 더 효율적으로 을유해방기념비를 알릴 수 있는 활동에도 참여하고 싶다” 고 소감을 밝혔다 유네스코학교 담당 교사인 문가람 선생님과 동료 역 사교사인 윤상인 선생님은 학생들과 함께 이번 활동에 참 여하면서 세 번 놀랐다고 한다 해방의 날을 기리기 위해 대 전역 광장 한복판에 대전 시민들이 커다란 한글 기념비를
세웠다는 사실을 자신들도 처음 알게 되었다는 점이 그 첫 번째고, 대전에도 을유해방기념비의 존재를 아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점이 두 번째 놀라움이었다 그리고 마지막 놀 라움은 그저 장난꾸러기인 줄만 알았던 학생들이 답사 후 을유해방기념비 이전 캠페인을 펼쳤다는 사실이라고 말했 다 하지만 정작 가장 크게 놀란 사람은 다름 아닌 나 자신 이었다 역사교사로서 이미 7 8년 전부터 을유해방기념비 를 홍보하고 이전 캠페인 활동을 펼쳐 왔고, 그렇기에 이러 한 활동에 대한 주변 사람들의 관심을 이끌어내는 것이 쉽 지 않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작년부터 우리지역의 문화유산 답사와 캠페인 활동을 유네스코학교 프로그램과 연계하면서 답사와 토론회, 초청강연, 캠페인 활동 등을 보다 활발히 펼칠 수 있었고, 학생들의 관심과 반 응도 자연히 높아졌다. 이제 학생들은 ‘을유해방기념비를 잊은 대전에는 미래가 없다’, ‘대전의 광복이 보문산에 잠 들어 있다’와 같은 문구를 통해 을유해방기념비의 역사적 중요성을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다. 대한민국 국민에게 ‘광복’이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절대적 가치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 을유해방기념 비는 바로 그러한 날을 기억하고, 그 위에 새로운 미래를 만 들어 나가자는 우리의 다짐이다 이 유산을 더 잘 지키고 가 꾸려는 학생들의 노력을 지켜보노라면 “역사를 잊은 민족 에게 미래는 없다”고 강조한 신채호 선생의 말씀이 더욱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23UNESCO News vol.797 유네스코학교
등교길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는 학생들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은 생물다양성의 가치를 알리고 미래 세대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생물자원체험교육 프로그램과 교육소외계층
왜 중요한지, 이를 보존하기
어떤 일부터 하면 좋을지를 알려주는 해당
소개합니다
생물들이 오랜 세월에 걸쳐 지구상에 등장했다가 사라지 기도 하는 것은 자연의 섭리라지만, 현재 지구상 생물들의 멸종이 비정상적으로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것은 분 명합니다 생물학자인 슈튜어트 핌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지금의 생물 멸종 추세는 인간이 지구에 나타나기 이전에 비해 1000배나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합니다. 학자들은 6600만 년 전에 공룡을 포함해 지구상에서 75%의 생물이 사라진 다섯 번째 대멸종에 이어, 현재 지구가 여섯 번째 대 멸종에 직면해 있다고도 합니다. 생물다양성은 이 지구상의 모든 생물의 생존에 필수 적입니다 생물다양성이 유지되는 생태계는 물길을 통해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양분을 제공하고, 산소와 이산화탄 소의 균형을 유지합니다 생물다양성이 유지되는 생태계에 서는 다양한 생물종이 서로 그물처럼 얽혀있어, 외부의 영 향으로부터 스스로의 생명을 지키는 힘도 갖게 됩니다.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교육부
24 유네스코뉴스 2022 11ESD 공식프로젝트
및 지역사회를 위한 생물다양성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생물다양성이
위해
프로그램들을
지속가능발전은 생물다양성을 제대로 아는 것에서부터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생물다양성 특화교육 프로그램 학습자들이 생물 관련 직업을 탐색해보며놀이활동에참여하고 있다 생물다양성을주제로한놀이활동 프로그램 참가 가족들이다양한박제 생물들을 살펴보고있다 온라인교육과정에참가하고 있는 아이들
학교 현장에서도 이러한 생물다양성과 관련한 교육 이 진행되고 있지만, 교실에서의 학습 위주인 수업에서 체 험이나 실습과 같은 직접적인 경험을 통해 생물다양성을 배울 기회는 많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생물 교육과 정에서 생물다양성의 의미에 대한 인지적 교육이 주로 이 뤄지고 있어 체험과 실습 중심의 생물다양성 교육이 부족 한 실정입니다 외국의 경우에는 자연사박물관을 중심으 로 생물다양성의 교육이 활성화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영국과 일본의 자연사박물관은 전시물을 바탕으로 대상별 생물다양성 프로그램을 구성해 생물다양성 감소와 원인, 보전의 중요성 및 대책에 대해 체계적으로 교육하는 프로 그램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은 우리나라의 생물주권 확보 와 생물다양성 보전, 생물자원의 지속가능한 이용에 기여 하기 위하여 2015년에 설립된 환경부 산하 공공기관입니 다.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은 생물다양성 교육에 대한 학 교 밖 교육기관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분석하에 최고의 학 교 밖 생물다양성 교육기관이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습니 다. 이에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생물다양성과 생물자 원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을 높이는 것 ▲체험과 관찰 활동 으로 낙동강을 포함한 다양한 담수환경에 대한 이해를 높 이는 것 ▲국민의 기본소양으로 요구되는 생물다양성에 대한 보전의식과 이를 실천하는 능력을 알려주는 것을 목 표로 하는 생물다양성 특화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생 물다양성의 가치를 알리고,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해 행동 하는 미래 세대를 기르는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생물다양 성과 생물자원, 지역문화와 관련된 생물에 대한 내용을 중 심으로 교육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교육 대상자의 수준과 교육시기, 학교 일정을 고려하여 집중도를 높일 수 있는 양 질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러한 프로그램 중 ‘생물다양성 체험교실’은 학교 의 교육과정을 보완해 학생들이 생물다양성을 다각도로 이해할 수 있도록 체험형 학습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입니 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생물의 박제와 표본 을 직접 관찰하고 체험하는 차별화된 교육을 통해 생물다 양성의 가치에 대한 인식과 호기심을 높이고 있습니다 그
뿐만 아니라 자원관의 연구원과 전문강사가 직접 벽 오지 의 학교와 지역아동센터를 찾아가 생물다양성을 알리고 미래세대를 위한 진로도 함께 찾아보는 ‘찾아가는 박사님’ 과 ‘지역협력 생물교육’ 프로그램도 있습니다 생물다양성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고 , 생물다양성의 보전을 위한 동기를 제공하며 , 보편적 교육복지에 기여하 는 점을 인정받아 위 프로그램들은 유네스코한국위원회의
ESD 공식프로젝트로 3회 연속으로 인증받았습니다 국립낙 동강생물자원관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코로나19로 인해 지난 3년간 큰 변화를 겪은 교육 환경을 반영해 비대면 교육 용 영상콘텐츠 개발, 실시간 온라인 교육 운영, 만들기 체험 활동의 보완을 통한 온·오프라인 융합교육 도입 등 언제, 어 디서나 생물다양성 교육을 실시할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에 도 힘을 쏟고 있습니다 또한 교육기부를 확산하기 위해 지 역 축체, 교육박람회, 교육청 행사 등에 참여하여 자원관의 생물교육 홍보부스도 적극적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우리들의 행동을 바꾸는 열쇠는 바로 생물다양성의 가치를 제대로 아는 것에 있습니다.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은 생물다양성 보전에 대한 전 국민의 공감대가 형성될 때 까지 교과서 위주의 학교 교육을 보완할 수 있는 체험 중심 의 교육의 장을 마련할 것입니다. 문화다양성과 지역사회 와의 연계성을 고려하고, 소외계층과 장애인 등 교육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국민을 위한 프로그램을 더욱 확대하여 전 국민이 고르게 생물다양성 교육을 누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앞으로도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지속가능발전교육(ESD) 및 훈련 활동을 증진하고 다양한 한국형 ESD 실천사례를 발굴하고자 2011년부터 ‘유네스코 지속가능발전교육 공식프로젝트 인증제’를 시행해 오고 있습니다 매년 유네스코 ESD한국위원회 위원 및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평가단의 심사를 거쳐 ‘ESD 공식프로젝트’로 선정된 모범적인 프로그램들을 지면으로 소개합니다
25UNESCO News vol.797 ESD 공식프로젝트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한국 정부의 지원으로 제정한
유네스코 세종대왕 문해상을 수상한 기관들과 함께
지난해부터 스리랑카, 요르단, 우루과이, 파키스탄 등
4개국에서 교육개발협력사업을 진행해 오고 있습니다 그중
2015년 세종대왕 문해상을 수상한 스리랑카 국립교육원의
‘오픈 스쿨’(Open School) 사업 현장 소식을 전합니다
브릿지팀
26 유네스코뉴스 2022 11국제개발협력 브릿지 세종 스리랑카 프로젝트
김지현
선임전문관 어려움 딛고 미래를 열어줄 ‘오픈 스쿨’ 아문유쿰부라 센터의 오픈 스쿨에서 특수교육 아동들이 스리랑카 공용어인 신할리어의 알파벳을 배우고 있다
오픈 스쿨 사업은 스리랑카 국립교육원이 지난 2007년부 터 학교 교육에서 소외된 아동·청소년과 성인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모어 및 기초문해교육 프로그램입니다. 유네스 코한국위원회는 지난해부터 브릿지 세종 사업을 통해 이 프로그램을 지원하면서 스리랑카 전역에 위치한 학습센터 20여 곳에서 2천여 명의 학생들에게 교육의 혜택이 돌아가 도록 돕고 있습니다 스리랑카 최대 도시 콜롬보의 북동부 감파하 지역에 위치한 아문유쿰부라(Amunukumbura) 센터는 장애아동 및 청소년을 위한 복지시설로, 기초문해교육과 직업훈련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곳입니다 브릿지 세종 스리랑카 프 로젝트를 통해 2021년 11월부터 이곳에서 새롭게 오픈 스 쿨이 열렸습니다 국립교육원 은퇴 후 오픈 스쿨 강사로 일 하고 있는 프레마쿠마라(N. Premakumara, 64세 )씨는 “오 픈 스쿨은 아이들이 미래를 생각할 수 있게 한다”면서 이름 도 쓸 줄 모르던 학생들이 글과 산수를 배우고, 본인의 흥 미에 따라 직업을 준비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일이 무척 즐 겁다고 이야기합니다. 이곳에서 문해 교육을 받은 모듀샨 (W.K. Modushan, 24세) 씨는 글을 읽고 쓸 줄 알게 된 데 큰 자부심을 느낀다며 “졸업 후 고향으로 돌아가 내 이름으로 된 작은 공예 공방을 열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아문유쿰부라를 떠나 콜롬보 동쪽으로 두 시간 반 남 짓 차를 달리면 고산지대에 위치한 산업도시인 해톤에 닿 습니다. 이곳에 있는 톤다만( ondaman) 직업훈련센터에 서는 원래 200여 명의 학생들이 교육을 받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19 등으로 주력 산업인 관광업이 붕괴되면 서 경제가 속절없이 무너진 스리랑카는 국가 부도 위기에 내몰린 상태입니다. 톤다만 센터 역시 이러한 경제 위기의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당장 급식을 줄 수 없어 많은 학생들
을 집으로 돌려보내야만 했습니다 현재 센터에 남아있는
60여 명의 학생 중 한 명인 로산(M. Roshan, 21세) 씨는 엔 지니어를 꿈꾸는 청년으로, 요즘 한국어 공부에 부쩍 관심 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졸업 후 일본과 한국의 자동차나 오토바이 정비업계에서 일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이곳뿐 만 아니라 스리랑카 전역에는 배움을 통해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고자 하는 청년들이 수없이 많습니다 톤다만 센터
톤다만
이후 스리랑카의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비형식 교육에 대한 수요는 더욱 많아지고 있습니다”
에서 장부를 읽고 쓰는 법을 가르치는 중등교육 담당 강사 샨무가바디부(A. Shanmugavadivoo, 60세) 씨는 더 많은 학 생들이 교육의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한국의 지원과 관심 을 특별히 요청합니다. 아이들과 청소년, 청년들에게 지금 은 너무나 어려운 시기이지만, 그들의 꿈마저 여기서 멈추 지는 않기를 바라는 선생님의 간절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 습니다. 스리랑카가 경제위기를 단시일 내에 해결하기는 쉽 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학교에 다닐 수 없는 학생들이 많 아질수록 비형식 교육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지만, 급 등하는 물가와 유가가 잡힐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교육으로부터 소외된 사람들을 위한 학교 밖 교육도 더욱 위축될 수밖에 없습니다. 브릿지 세종 스리랑카 프로젝트 를 통해 위기에 처한 스리랑카의 교육 현장에서 한 명이라 도 더 많은 학생들이 교육받을 수 있도록, 그리하여 미래에 대한 꿈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여러분의 더 큰 관심과 응원 을 요청합니다
27UNESCO News vol.797 국제개발협력
센터의 학생들이 자신들이 수리한 오토바이를 보여주고 있다 “코로나19
28 유네스코뉴스 2022 11지구촌 교육나눔 도서 기부를 통해 배운 나눔의 가치 유네스코 ‘Dream 드림 캠페인’ 참여 교사 후기 세화여자중학교는 2016년 유네스코학교에 가입한 이래 꾸준히 유네스코학교 네트워크 활동에 참여해 오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을 딛고 올해 교내에서 유네스코 ‘Dream 드림 캠페인’을 펼친 뒤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지구촌 교육나눔 사업을 위한 기부를 실천한 세화여자중학교의 담당 교사가 참여 소감을 전합니다 김정주 세화여자중학교 교사 기부받은 도서로 마련된 북마켓을 둘러보는 학생들
― 유네스코학교 가입 6년차를 맞은 세화여자중학교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우리 학교는 유네스코학교 네트워크 가입 이후 일본, 호주, 태국의 학교들과 자매결연을 맺고 편지 교환이나 상호 방 문 등을 통해 학생들의 글로벌 리더로서의 역량을 키워나 가고 있습니다 그러한 활동의 중심에는 학교홍보대사 동 아리가 있는데요 나름의 엄격한 절차를 거쳐 선발된 총 15 명의 홍보대사 학생들은 자매결연 학교들과의 교류뿐만 아니라 다양한 캠페인을 주도적으로 진행하며 유네스코의 이념을 앞장서 실천하고 있습니다 ― 유네스코 ‘Dream 드림 캠페인’에 참여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학교홍보대사 학생들은 고민 끝에 세웠던 캠페인 진행 계 획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실행에 옮기지 못한 탓에 아쉬움과 좌절감을 느꼈었는데요. 올해에는 코로나19 상 황도 다소 나아졌고, 또한 힘든 시기일수록 지구촌에 따뜻 한 마음을 더욱 적극적으로 전달해 보자는 마음으로 4월 23일 세계 책과 저작권의 날을 기념하며 ‘한 권의 기부’를 주제로 ‘Dream 드림 캠페인’을 진행해 보기로 결정했습니 다. 무엇보다 세화여자중학교의 학생들은 책 읽기를 좋아 하기에, 이번 캠페인을 통해 지구촌 이웃에게 배움의 기회 를 선물하는 기회가 된다면 많은 학생들이 기꺼이 참여할 것이라 믿었습니다 ― 학생들이 ‘한 권의 기부’ 캠페인을 통해 어떤 활동을 펼쳤는지 궁금합니다. 학교홍보대사 학생들은 도서부 학생들과 협업하여 세계 책 과 저작권의 날의 의미와 책의 중요성을 알리는 영상과 포스 터를 제작해 전교생을 대상으로 홍보 활동을 펼쳤습니다 이 를 바탕으로 도서 기부 및 북마켓 행사를 위해 학생들로 하여
금 집 책장에서 잠자고 있지만 친구에게 추천하고 싶은 양질 의 도서를 찾아 기부하도록 했습니다 5일 동안 116명의 학 생과 선생님들이 동참해 총 241권을 기부했습니다. 기부자 에게는 학교홍보대사 학생들이 준비한 기부 증서와 간식, 그 리고 도서부 학생들이 손수 제작한 책갈피를 증정했습니다 기증받은 도서를 모아 판매하는 북마켓에도 200여 명의 학 생들이 방문해 ‘희망 Dream 메시지’를 작성하며 교육에서 소외되고 있는 저개발국 친구들에게 응원의 말을 전했습니 다. 기부 도서를 구매한 학생과 선생님들에게는 장미꽃 비누 를 증정했습니다 책은 160여 권이 판매됐고, 그 수익금 전액 을 유네스코한국위원회에 전달했습니다 ― 학생들의 캠페인 참여를 지켜보고 또 도우면서 느낀 점도 많을 것 같습니다.
이번 행사는 세화여자중학교의 구성원들이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책의 소중함과 가치를 다시금 깨닫는 계기가 되 었습니다. 구성원 한 명 한 명의 작은 기부가 모여 아프리카 와 아시아 저개발국을 위한 교육 나눔 사업에 힘이 될 수 있 다는 깨달음도 주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학교홍 보대사 학생들 중심으로 진행한 첫 캠페인이 성황리에 마 무리된 만큼, 학생들은 앞으로 어떤 캠페인이든 잘 진행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캠페인을 마무리한 뒤 홍 보대사 학생들이 뜻깊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며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눔은 내 것이 줄어드는 게 아니라 오 히려 충만하게 채워지는 것임을 새삼 느끼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세화여자중학교 학교홍보대사와 전 구성원은 유 네스코학교 활동을 통해 더 불어 살아가는 세계시 민으로서 낮은 곳을 돌아보며 기꺼이 나눔을 실천해 나 갈 것입니다.
29UNESCO News vol.797 지구촌 교육나눔
2022년 유네스코 지속가능발전교육 한마당 개최
팬데믹 이후 한동안 중단됐던 ‘지속가능발전교육(ESD) 한마당’이 유네 스코 ESD공식프로젝트 담당자 70여 명이 한자리에 모인 가운데 지난
9월 30일 개최됐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 한경구 사무총장과 유네스코 ESD한국위원회 이선경 위원장의 인사말과 함께 시작된 이번 행사에서 는 10년 이상 ESD공식프로젝트 인증을 이어온 6개 프로젝트가 감사패 를 받았으며, 권기태 사회혁신연구소장이 ‘우리와 인류의 생존을 위한 지속가능발전’을, 이재영 공주대학교 환경교육과 교수가 ‘유네스코 ESD 공식프로젝트 우수 사례 및 시사점’을 주제로 프로젝트 수행자들을 위한 강연을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이어진 그룹세션에서 ESD 프로젝트를 운 영하면서 고민되는 부분과 향후 발전 가능성을 논의해 보았다
글로벌 미디어 정보 리터러시(MIL) 전문가 패널 토론 개최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주최하고 유네스코한국위원회 가 협력하는 2022 저널리즘 주간 ‘저널리즘 온앤 오프’(Journalism ON & OFF) 콘퍼런스가 11월 9 일부터 11 일까지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개최된다. 팬데믹을 계기로 온라인 소통의 비중이 커지는 가운데, 이번 콘퍼런스는 ‘온앤오프’를 키워 드로 삼아 언론과 시민이 온 오프라인을 활용한 양 방향 소통과 참여를 진작시키는 방안을 고민해볼 예정이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콘퍼런스 둘째 날 인 11월 10일에 ‘모두를 위한, 모두에 의한 미디어 정보 리터러시(MIL)’세션을 열어 젠더와 다문화 등 의 MIL 관련 이슈를 포괄하는 국내 외 사례를 소개 하고 자유로운 토론과 질의응답을 위한 라운드테이 블을 마련할 예정이다. 그리스 국립 시청각미디어 소통센터 연구개발부장이자 유네스코 MIL 얼라이 언스 운영위원회 공동의장을 맡은 이레네 안드리오 풀루 박사와 노르웨이 언론사 연합 산하 학교 MIL 커리큘럼 개발모임인 TENK 대표를 맡은 쇨브 쿠 라스 칼슨이 해외 연사로 참여하며, 서울대 빅데이 터혁신공유대학의 김아미 연구교수가 국내 연사 및 라운드테이블 좌장을 맡는다
2022 저널리즘 주간 홈페이지 둘러보기
주제로 열리는 이번 포럼에서 참가자들은 올해 교육분야 주요 국제회의 결과를 공유하고 이를 우리나라 맥락에서 어떻 게 풀어갈 수 있을지 토론한다 세션1은 ‘국제사회의 교육전환 논의와 한 국의 SDG4 이행 촉진 현황’을, 세션2는 ‘영유아부터 성인까지 평생학습 권으로서의 교육권 확장’을, 세션3은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기초과학과 교육의 역할’을 주제로 진행되며 유튜브를 통해 실시간으로 시청할 수 있 다 포럼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희망자는 11월 14일 이후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홈페이지(unesco.or.kr)에서 사전 등록을 하면 된다.
2022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세계지질공원 청년포럼 개최 유네스코한국위원회가 MAB한국위원회, 국가지질 공원사무국, 순천시와 공동 개최하는 ‘2022 유네스 코 생물권보전지역 세계지질공원 청년포럼’이 11월 1일부터 4일까지 순천 생물권보전지역 및 무등산권 세계지질공원 일대에서 개최된다 유네스코의 대표 지정제도인 생물권보전지역 및 세계지질공원에 대 한 청년의 이해와 활동을 증진하기 위해 만 19 34 세 국내 청년들을 대상으로 열리는 이번 행사에서 는 해당 지정제도와 관련한 강연 및 토론, 워크숍, 현장 방문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30 유네스코뉴스 2022 11단신 제6회 SDG4-교육2030 포럼 개최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11월 24일 명동 로얄호텔서울에서 교육부 및 ‘대 학과 함께하는 2022 UN 세계기초과학의 해 한국 추진위원회’와 공동으 로 제6회 SDG4 교육2030포럼을 개최한다 ‘2022년 국제 교육 동향 과 한국의 교육 전환’을
유네스코 1974 국제이해교육 권고 개정안 검토 포럼 개최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국제이해교육원 (APCEIU) 및 한국국제이해교육학회와 함께 10월 5일 ‘유네스코 1974 국제이해교육 권고 개정안 검토 포럼’을 개최했다 1부에서는 APCEIU 와 유네스코한국위원회가 1974 권고 개요와 개정 추진현황을 공유했 고, 한신대학교 강순원 교수가 권고 개정을 위해 마련된 국제전문가위원 회에 참여하며 관찰한 주요 이슈를 공유했다. 2부에서는 세계시민교육, 지속가능발전교육, 인권, 문화다양성 등 1974 권고와 관련된 다양한 분 야의 전문가들이 개정안 초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유네스코는 12월 23일까지 초안에 대한 회원국의 의견을 수렴하고, 내년 수정·보완 작업 을 진행한 후 11월 총회에서 개정안을 채택할 예정이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30주년
기념 행사 개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
산 사업 30주년을 기념 해 유네스코 CI 섹터 세 계기록유산과와 우리 나라의 유네스코 국제
기록유산센터 (ICDH) 가 공동으로 주최한 국 제 심포지엄 및 전시회 가 10 월 27 일 유네스 코 본부에서 열렸다 ‘세상을 향한 창구: 포용적이고 정의로우며 평화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한 기록유 산’을 주제로 삼은 이번 행사는 유네스코가 2005 년에 지정한 ‘세계 시청각 유산의 날’에 함께 열렸으 며, 김귀배 세계기록유산 아태지역지원회 의장(유 네스코한국위원회 지적연대본부장)을 비롯한 다양 한 내외빈들이 참석했다 이 자리를 통해 참석자들 은 정보에 대한 대중의 접근을 보장하고 기본적인 자유를 보호하려는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를 달 성하는 데 있어 세계기록유산 사업의 활동 방향을 점검하고 향후 목표를 고민해 보았다
행사 상세 내용 알아보기
유네스코한국위원회의 비형식 교육개발협력사업인 브릿지 사업의 부탄 파키스탄 요르단 현지 협력기관 관계자들이 연사로 나설 예정이다 온 오프라인 하이브리드 형식으로 개최되는 세미나의 오 프라인(서울 명동 유네스코 회관 11층) 참석을 희망하는 사람은 사전 등 록(50명 제한)을 거쳐 참석이 가능하며,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유튜브채 널로도 실시간 중계된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 홈페이지에서 공개세미 나 등록 및 상세 프로그램을 확인할 수 있다.
31UNESCO News vol.797 단신 2022 브릿지 세미나 개최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교육부와 유네스코, 경주시, 오산시 등의 후원을 받아 11월 2일 ‘2022 브릿지 세미나’를 개최한다 ‘비형식교육과 여성’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세미나에서는 국내 평생학습 비형식교육관련 기관 관계자 및 전문가와
Reading the Word and the World
2022년 9월에 모아주신
교육지원을 위한 브릿지
지속가능발전목표4 달성
유네스코 교육 및 문화 사업에 사용됩니다.
일반대중/학교 후원금
유네스코 교육 및 문화 사업 (87%) 28,783,079 원
모집경비 및 행정비 (13%) 4,300,920 원
예금주
정기후원
신규 정기후원 신청자 (2022 9 1 ~ 9 30) 김다솜 백점수 위민주
기업/단체
주)김치빌리아드 김종율
주)어반비즈서울 박진
(주)영진제어 이욱한
(주)오오씨엘코리아 김현정
(주)워킹피컴퍼니 연제창
(주)유니크테크노 양원준
(주)커피비평가협회 박영순
(주)케미원 박세형 (주)코젠바이오텍 남용석 경기대학교UN청년연합회 강동렬 남영산업 정종관 디자인벽지(주) 남영식 류와건축사사무소 류종미 링즈영어학원 김정희
변호사이동환법률사무소 이동환 삼광씨앤비주식회사 고시웅 상신정보통신(주) 송진규 서광교회 한미숙 세무법인 비전 대전지점 이재우 세무사 이행종사무소 이행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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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선 김동진 김동철 김동현 김동호 김동희 김두례 김두용 김두준
김두현 김마로 김만석 김명국
32 유네스코뉴스 2022 11기금보고 “글을
읽는 것은 세상을 읽는 것입니다.”
후원금 33,083,999 원 은 개발도상국
사업과
등
유상국 윤지영 이주호 이현아 조영선 최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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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나눔가게 (주)제스아이티(서울특별시 용산구) 장석오 금산주유소(경상남도 양산시) 안준용 대도식당 안양점(경기도 안양시) 김흥숙 대흥포장(주)(전라북도 전주시) 이주봉 후원전화 1800 9971 후원계좌 국민은행 375301 04 106542 (
: 유네스코한국위원회) 기업/고액후원 ◀ QR코드로 간편하게 후원하세요! 개인 감도경 강경숙 강군석 강규한 강대성 강대용 강대중 강동진 강문선 강미리 강미숙 강미영 강민선 강병규 강보성 강상원 강성원 강영옥 강영희 강윤서 강은희 강정모 강준호 강지성 강지원 강지유 강지호 강춘근 강형빈 강혜경A 강혜경B 강혜린 강혜영 강효정 강희수 계세협 고건우 고남균 고미정A 고미정B 고민정 고민준 고민철 고승용 고영권 고영수 고예지 고옥선 고유경 고윤서 고윤철 고지숙 고진석 고진아 고태완 고행오 고화순 공남희 공성필 공유훈 곽내현 곽미진 곽병준 곽우실 곽재윤 곽진 구기현 구동관 구영미 구정일 구진곤 권다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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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national Day for Tolera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