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뉴스> 2023년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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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뉴스 2023년 6월호

UNESCO News vol.804

목 차 Contents

04 커버스토리

1 5도와 2도 사이, 지금 움직여야 할 이유

10 위원 칼럼

탄소중립 사회를 만들기 위한 두 원칙

12 글로벌 청년포럼 기획

초혼 숫자로 남은 사람들

14 이슈 브리프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역사의 기억을 위해

16 제216차 유네스코 집행이사회 결산

다자주의 의사결정, 평화를 향해

18 국제개발협력

삶을 변화시키는 학교 밖 교육

22 창립 70주년 기획 유네스코한국위원회 70주년의 결정적 숫자들 ➌

24 주재관 서신

다양한 업무 정체성을 가진 주재관의 일상

26 ESD 공식프로젝트 우분투 아프리카 세계시민교육

28 지구촌 교육나눔 서울문성초등학교의 유네스코 활동

30 단신

32 기금보고

34 세계 기념일 세계 환경의 날(6월 5일)

유네스코는

교육, 과학, 문화, 정보 · 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

국제협력을 촉진해 세계평화와

인류발전에 이바지하는

유엔 전문기구입니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1954년 설립된 기관으로

‘유네스코 활동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국내외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해 유네스코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표지 이미지: 심각해지고 있는 지구 온난화를 녹아내리는 아이스크림으로 표현한 그래픽 (Shutterstock.com)

발간일 2023년 6월 1일 창간일 1964년 1월 10일 등록번호 서울 라08043

발행처 유네스코한국위원회 발행인 한경구 편집 김보람, 노지원, 최연수

편집디자인 수카디자인 인쇄 형우디앤피

대표전화 02-6958-4100 주소 서울특별시 중구 명동길(유네스코길) 26

기사관련 문의 /구독신청 및 변경 news@unesco.or.kr

*『유네스코뉴스』는 교육부의 지원으로 발간됩니다

*『유네스코뉴스』의 글에 담긴 필자나 인터뷰 대상자의 의견은 유네스코한국위원회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모두 알고 있으면서도

“이제 기후변화의 충격에 대해 이야기하느라 여러분의 시간을 낭비하지 않겠습니다

우리 모두 그걸 알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 그걸 느끼고 있습니다 점점 더 심해질 거라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아직도—정말이지 아직도!—온실가스를 충분히 줄일만한 행동 근처에도 못 가고 있습니다 ”

지난해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 필요한 온실가스 배출량와 실제 배출량과의 차 이를 분석한 『배출 격차 보고서 2022』(Emissions Gap Report 2022)를 발간하며 잉거 안 데르센(Inger Andersen) 유엔환경계획(UNEP) 사무총장이 내놓은 성명의 일부입니다

2015년 말 지구 기온 상승을 막기 위해 전 세계가 합의한 파리협정이 체결된 이후 각국 이 천명해 온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충분한 정도의 변화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국제사회의 현실에 대한 답답한 심정이 느껴지는 말입니다 파리협정에서 각국은 금세기 말까지 지구 평균기온의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에 비

해 2도 아래로, 가능하면 1.5도 아래로 제한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을 기울이기로 약속 했습니다 하지만 그로부터 8년도 채 되지 않아 여러 국제기구들은 가까운 시일 내에 지 구 기온 상승폭이 ‘1차 방어선’이라 할 수 있는 1 5도를 최소 1회 이상 넘어설 것이라 예 측하고 있습니다. 세계기상기구(WMO)는 2015년만 해도 향후 5년 안에 1.5도의 기온 상승 억제 목표치를 한 번이라도 넘을 가능성이 0에 가깝다고 예측했지만, 올해 5월에

는 그 가능성이 98%라고 했습니다 이번 세기가 끝나기까지는 아직 70년 넘게 남았는데 도 말이지요. 5월 중순 강원도의 낮기온이 무려 35까지 올라갔을 정도로 올해 봄은 우리에게 유 난히 뜨거웠습니다 올 여름에 기록적 폭우가 내릴 것이라는 예보도 어김없이 찾아왔 고, 미국 국립해양대기국(NOAA)은 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유독 높아지는 엘니뇨 현상 이 매우 강할 것이라 예측합니다. 주식 투자자들은 “모두가 예상하는 악재는 악재가 아 니다”라고 이야기하곤 합니다 기후변화에 대해서도 그렇게 말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 을까요? 하지만 지금 지구에 닥치고 있는 악재를 알고도 막아내지 못한다면, 그 악재는 우리 모두를 집어삼킬 것입니다. 이번 달 커버스토리에서는 아무리 힘들어도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행동을 멈추지 말아야 할 이유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3 UNESCO News vol.804 편집자 노트
4 유네스코뉴스 2023 06 커버스토리 Shutterstock.com

1.5 도와 2 도 사이, 지금 움직여야 할 이유

지구 평균 온도 상승폭이 산업화 이전 시기에

비해 2도 이상 높아지지 않도록 하고 가급적

1 5도 아래로 묶어두도록 전 세계가 노력하기로

한 파리협정(Paris Agreement)이 체결된

지도 7년이 넘었다. 하지만 체결 당시 ‘지구사의

전환점’이라는 칭송까지 받았던 이 약속을 실천에

옮기기 위한 국제사회의 발걸음은 더디기만 하다

특정 계층이나 특정 업계, 특정 국가가 아니라

모두가 함께 커다란 변화를 만들어내지 않으면

목표 달성이 요원하다는 전망을 우리는 어떤

마음가짐으로 받아들여야 할까.

김보람 『유네스코뉴스』 편집장

5 커버스토리 UNESCO News vol.804

1 5도와 2도 사이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이 보편적인 상식 수준이 되면서 이

제 많은 사람들은 파리협정이 지구의 온도 상승을 막기 위

한 약속이라는 것 정도는 알고 있다 조금 더 관심이 있는

이라면 그것이 지구 평균 기온이 섭씨 2도 이상 높아지지

않도록, 가급적 1 5도 이하의 상승으로 제한할 수 있도록

노력하자는 약속이라는 것도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이 협정

의 초안 작성에 과학적 근거를 제공한 전문가들이 왜 그렇

게 ‘1 5도’를 고집했는지에 대해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생

각보다 많지 않다 왜 파리협정은 기온 상승 제한 목표치를

간결하게 섭씨 2도라고 못박지 않았을까? 왜 전문가들은

‘1 5도 이하로 막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문구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을까? 1 5도는 되고, 2도는 안 되는 이유는 무

엇일까?

유엔 차원의 기후변화 대응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에 따르면 ‘지구

평균 기온 상승폭을 2도 이하로 제한하고 1.5도 이하로 묶

기 위해 노력’한다는 파리협정의 문구는 결코 ‘2도라도 괜

찮다’라는 말을 하고 있는 게 아님을 알 수 있다. IPCC는 홈

페이지에서 ‘왜 1.5도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파리협정의 내

용 리뷰를 맡았던 ‘구조화된 전문가 대화(SED)’의 견해를

인용하며 “기온이 1 5도만 오르더라도 지구상의 몇몇 지역 과 취약한 생태계에는 커다란 위협이 된다”고 답했다. 그 러면서 “평균기온 상승폭 2도 이내에서 가능한 다양한 온 실가스 배출의 시나리오를 (당사국들이) 선호할 것”이라

는 SED의 리뷰가 협정 문안에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하며 “(1.5도까지의 온난화는 해가 없다는) 과학적 근거는 없고, 방어선을 최대한 낮추기 위해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 이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1.5도라는 방어선이 ‘최선’이 아니라 ‘차악’이라는 사

실은 IPCC가 2018년에 내놓은 『지구온난화 1 5도 특별보

고서』에서 더욱 분명하게 알 수 있다 지구 평균기온 상승

폭이 2도일 때와 1.5도일 때의 결과를 분석한 이 보고서가

보여주는 우리의 미래는 너무나도 다르다 이 두 온도 사이

에서 북극권의 얼음이 완전히 녹는 해의 출현 빈도가 10년

에 한 번일지 100년에 한 번일지가 결정된다 해양 생태계

를 지탱하는 중요한 기둥 중 하나인 산호초가 완전히 멸종

될지 30퍼센트 정도는 살아남을지가 결정된다. 그리고 극

단적인 이상 고온에 노출되는 인구가 전 세계의 3분의 1일

지 10분의 1일지가 결정된다 1.5도, 타당하지 않은 미래?

이러한 차이를 알고 나면 단지 상대적으로 덜 어렵다는 이

유로 1 5도 대신 2도도 괜찮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문제는 지난 7년간의 ‘골든타임’을 지지부진

하게 흘려보낸 인류에게 1 5도라는 목표는 점점 ‘노력하면

가능한 것’이 아니라 ‘기적에 가까운 희망사항’이 되어 가

고 있다는 사실이다. 파리협정 목표 달성을 위한 적정 온실

가스 배출량과 현 시점에서의 배출량 사이의 간격을 보여

주는 유엔개발계획의 『배출 격차 보고서 2022』(Emissions

Gap Report 2022)에 따르면, 2021년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

린 제26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각국이

약속한 바를 이행하더라도 인류가 파리협정의 목표를 달

성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보고서는 현 배출 상황을 감안할

때 금세기 말까지 지구 기온 상승폭은 2.8도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며, 앞으로 각국이 COP26에서 공표한 목표치를 온

전히 달성하더라도 상승폭은 2.4도(조건부 달성)에서 2.6

도(무조건 달성)까지만 개선될 뿐이다.

독일 함부르크대의 ‘기후, 기후변화, 사회(CLICCS)’

전문가집단이 내놓은 『함부르크 기후 미래 전망(Hamburg Climate Future Outlook)』 보고서는 냉정하게도 지구 평균

기온 상승폭을 1 5도 이하로 묶어둘 수 있으리라 기대하는

것이 현 시점에서 “타당하지 않다”(not plausible)고 이야

기한다. ▲유엔 거버넌스 ▲국제적 기후변화 대응 ▲기후

관련 규제 ▲기후 관련 저항 및 사회 운동 ▲기후 관련 소송

▲기업 대응 ▲탈화석연료 ▲소비 패턴 변화 ▲언론 ▲기

후 관련 지식 생산의 10가지 사회적 동인이 높은 수준의 탈

탄소화 달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분석한 이 보

고서는 1 5도 이하의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으리라 기대하

6 유네스코뉴스 2023 06 커버스토리

2021년 11월 남태평양의 섬나라 투발루(Tuvalu)의 시몬 코페(Simon Kofe) 외교장관이 무릎까지 바닷물에 잠긴 채

제26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 보낼 영상 메시지를 낭독하고 있다 주요 국제기구들은 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이

현 추세대로 지속된다면 지구상의 여러 소규모 섬나라들은 금세기 내 국가로서의 존립이 힘들어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기에는 이 모든 영역에서 일어나는 변화의 속도가 너무나

느리다는 결론을 내렸다. 보고서의 공동 저자인 아니타 엥

겔스(Anita Engels) 함부르크대 환경사회학 교수는 “이론

적으로 가능한 것과 현실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것을 구분

함으로써 우리는 새로운 출발점을 찾을 수 있다”면서, “그

저 문제가 생기면 대응하는 것을 넘어, 우리는 바로 지금 여

기에서 적극적인 변화를 시작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들은 이미 5년 전부터 기후위기 앞에서 미적거리고 있는 국제 지도자들을 향해 호통을 치기 시작했고, 유치원과 초 등학생부터 대학생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의 많은 청년들 은 학창시절 때부터 다양한 캠페인과 활동을 펼치며 일상 에서 기후활동을 실천하는 것이 몸에 배어 있다. 이들의 행 동은 구호로만 그치지 않는다. 구체적으로 계획을 실천하

고, 동참을 호소하며, 때론 저항까지 마다하지 않는다 내

몸의 건강을 위해 조깅을 하면서 지구의 건강을 위해 쓰

레기도 줍는 ‘플로깅’(plogging; ‘줍는다’는 뜻의 스웨덴어

맨 앞에 선 청년들

기후변화로 전 인류가 위기에 처했고, 이 위기로부터 벗어

나기 위해 전면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에 토를 달 사

람은 아무도 없다 문제는 어떻게 인류 전체가 단합된 모습

으로 신속하고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어 내는가이다. 그러

한 변화의 선봉에 선 이들은 역시 적극적인 기후행동의 필

요성을 가장 절박하게 느끼고 있는 ‘그린 제너레이션’, 즉 청년과 미래세대다. 그레타 툰베리를 비롯한 젊은 활동가

‘plocka upp’과 조깅의 합성어)을 하고, 단순히 다이어트나

건강을 위해서만이 아니라 육류 제품 사이클에서 발생하

는 탄소배출을 우려하며 비건(vegan) 지향의 식단을 꾸리

고, 그러면서도 이 모든 활동이 그저 ‘자기소개서에 쓸 내

용’ 때문이 아니냐는 기성세대의 오해에 맞서 “우리의 암

울한 미래를 함께 책임져야 할 사람은 바로 당신”이라 일갈 한다

청년세대는 더는 나의 작은 실천만으로 세상이 저절

로 변하리라 기대할 만큼 순진하지도 않다. 영국의 비영리

투발루 법무 통신 외교부 페이스북

지난 3월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기후변화에 대한 정부 대응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는 사람들 전 사회적인 변화를 촉진하기 위해서는 더 다양한 계층이 여기에 관심을 갖고 참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기후연구단체인 ‘카본브리프’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

해 “오늘날 태어나고 있는 미래세대에게 허용된 탄소배출

량은 1950년대에 태어난 세대가 배출했던 양의 8분의 1에 불과하다”고 밝힌 바 있다 청년들은 이와 같은 탄소 부채

를 자신들만 오롯이 짊어져야 하는 불공정을 순순히 감내

할 생각이 없어 보인다. 한국의 청년기후단체 ‘청년 기후 긴급행동’의 이은호 활동가는 2021년 온라인 매체 『라이프 인』과의 인터뷰에서 “(분리수거활동, 콘센트 뽑기, 텀블러 사용 등) 개인의 책임감을 강조하는 방식은 드러나는 효과 가 미미하기 때문에 오히려 무력감과 우울감에 빠지게 한

다”면서 “개인의 실천보다 정부와 기업이 움직였을 때의

영향력이 더 크다”고 강조했다. 청년들의 기후 활동이 청년

들만의 운동으로 끝나게 두지 않겠다는 뜻이다 같은 단체

의 오지혁 대표 역시 자신들의 활동은 그저 청년 간 네트워

크 형성으로만 그치는 게 아니라 “빠르게 움직이고 급진적

인 변화를 추구”하는 것이라면서 “전 세계 모든 국가가 급

격한 ‘사회적 변화’를 실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고 주장했다.

세대 간의 전쟁이 아닌, 우리 모두의 전쟁

미래세대가 요청하는 ‘급격한 변화’는 기성세대로부터 종

종 ‘현실을 잘 모르는 젊은 혈기’로 오해받곤 한다 그런 오

해가 쌓여 이들 사이에는 다양한 층위의 보이지 않는 벽이

존재하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끊임없이

파멸적인 경고음을 내는 기상이변, 그리고 기후위기에 별

다른 책임이 없으면서도 가장 먼저 기후변화의 응징을 받

고 있는 소규모 도서국가들의 비명을 마주하면서, 점점 다

양한 세대가 전면적인 변화에 대한 청년의 요구에 귀를 기

울이고 있다 그간 ‘기후 무관심층’이라는 오해를 받았지만

이제는 손자·손녀들이 살아갈 세상을 위해 기후행동에 적

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는 ‘그레이 그린(grey green; 환경 운

동을 하는 노인층)’도 그중 하나다

오늘날의 노인층이 과거 환경에 대한 인식 없이 무

분별한 경제성장을 구가했던 시기의 주역이었음은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그러한 사실만으로 이들이 모

두 기후변화에 무관심하다거나 청년 세대와 각을 세우고

있다고 섣불리 판단하는 것은 기후 문제 해결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최근의 여러 조사들은 그러한 선

입견을 깨는 것에서부터 모든 세대가 ‘함께’ 기후변화의 대

응책을 실천에 옮기는 것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희망을 보

여주고 있다 예를 들어 2021년 영국 런던 킹스 칼리지의

공동 조사에 따르면 오늘날의 영국인들은 세대와 무관하

게 열 명 중 일곱 명이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 손실,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신의 생활방식을 크게 바꿀 용의

가 있다고 응답했다 이 조사에서 ‘그럴 용의가 있다’고 응

답한 베이비부머 세대(50대 후반-70대 후반)의 비율은 오

히려 전체 평균보다 높은 74%였다 같은 해 유엔개발계획

(UNDP)이 영국 옥스퍼드대와 함께 50개국에서 수행한 사

상 최대규모의 기후변화 관련 설문조사(‘People’s Climate

Vote’)에서도 60대 이상의 58%가 기후변화가 긴급한 문제

라는 데 동의한다고 밝혔다 이는 18-35세 연령층의 65%에

비해서는 낮은 수치이지만, 그간 기후변화 관련 문제를 ‘세

대 간의 전쟁’(generational war)이라고까지 일컬었던 여러

언론의 관습적 표현보다는 훨씬 희망적인 수치다 이러한

8 유네스코뉴스 2023 06 커버스토리
Hadrian / Shutterstock.com

조사 결과에 대해 바비 더피(Bobby Du y) 런던 킹스칼리

지 정책연구소장은 “기후변화에 대한 세대 간 대립을 과장

하는 것이야말로 위험하고 파괴적”이라면서 “더 푸른 미래

를 원한다면, 세대 간에 보이지 않는 골을 만드는 대신 모든

세대가 함께 행동할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대에 맞는 교육 변화를 위한 씨앗

사실 앞서 언급한 UNDP의 조사에서 세대 또는 지역과 무

관하게 가장 뚜렷하게 나타난 것은 바로 기후변화에 대한

인식 및 참여와 교육 간의 상관관계였다. 선진국이나 개발

도상국 할 것 없이 교육 수준이 높은 사람일수록 기후 위기

의 심각성을 알고 있었고(부탄 대졸 학력의 82%, 프랑스 대

졸 학력의 82%), 나이나 성별과 관계 없이 고등학교 졸업

이상의 교육 수준을 가진 사람이 환경 관련 정책을 지지하

는 비율(58%)이 전체 평균(42%)에 비해 높았다 이는 평화

로운 세상을 만드는 것과 마찬가지로 기후변화를 멈춰 세

우는 것 역시 인류의 다양한 유산과 과학적 성취로부터 뻗

어나온 지식과 연대의 정신을 대화와 교육을 통해 우리 모

두의 마음에 심음으로써 가능해질 것이라는 유네스코의

믿음과도 부합하는 결과다. 과감한 정치적 합의가 의미 있

는 실천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젊은 세대의 열정적인 목소

리가 사회 변혁에 대한 대중의 강력한 지지로 곧바로 치환

되지 않는 상황에서, 교육은 너무 늦지 않게 최대한 많은 사

람들의 마음을 바꿔놓을 수 있는 열쇠인지도 모른다 어릴 적 기초교육과정에서부터 환경보호에 관한 이

야기를 듣고 배우고 보며 자라난 청년 세대는 오늘날 기후

행동의 가장 강력한 주체가 되었다 어릴 때는 몰랐지만 뒤

늦게나마 이를 배운 기성세대는 조용하지만 점점 더 적극 적인 기후행동의 참여자이자 후원자가 되어 가고 있다. 하

지만 기존의 교육체계가 사회 전체의 도저한 변화의 흐름

을 만들어 내기까지 기다리기에는 1 5도를 넘어 2도를 향 해 가고 있는 기후재앙의 시계가 너무 빠르다. 유네스코가

환경교육을 포함한 이 시대에 걸맞은

있다

우리는 너무 늦지 않게 파국을 향해 가는 시계를 되

돌릴 수 있을까 냉철한 이성의 눈으로 분석한 여러 보고서

들은 이제 그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 이야기한다 하지만 우

리 모두는 인간의 마음이 얼마나 강력한 전염력을 갖고 있

는지 잘 안다 하나로 연결된 인간의 마음이 어느 지점을 넘

어서면 순식간에 아무도 막을 수 없는 엄청난 변화의 흐름

으로 바뀔 수 있다는 것도 안다. 2011년 하버드대의 정치

학자 에리카 체노웨스는 20세기 이후 일어난 수백 건의 사

회적 저항운동을 조사해 ‘거대한 정치적 변화는 인구의 약

3.5%가 저항에 참여할 때 일어난다’는 내용의 ‘3.5% 법칙’

을 발표한 바 있다 정치인들이 좋아하는 ‘과반’이 아니라

단지 3 5퍼센트 ‘2도’와 ‘1 5도’라는 작지만 거대한 벽 앞에 서 의기소침했던 우리에게 이 3.5퍼센트라는 비율은 사그

라지는 희망을 다시 부여잡기에 충분한 숫자가 아닐까. 대

화와 연대를 통해 기후위기에 저항하고, 새 길을 모색하는

교육을 통해 ‘어쩔 수 없다’는 체념에 저항하는 씨앗을 싹

틔우기에 우리는 아직 늦지 않았다.

[참고자료]

· 데이비드 롭슨, “3 5% 법칙: 소수는 어떻게 세상을 바꿀 수 있는가?” , BBC뉴스 코리아, 2019 09 22. bbc.com

· 전윤서, “섞일 수 없었던 청년들이 연대한 이유”, 라이프인, 2021 05 31. lifein.news

· Andrea Thompson, “What’s in a Half a Degree? 2 Very Different Future Climates” , Scientific American, 2018 10 17. scientificamerican.com

· “Emissions Gap Report 2022” , UNEP, 2022 10 27. unep.org

· “FAQ 1 1: Why are we talking about 1 5°C?” , IPCC, ipcc.ch

· “Generational divide over climate action a myth, study finds” , King’s College London, 2021 09 15. kcl.ac.uk

· Ute Kreis, “Social change more important than physical tipping points” , CLICCS, 2023 02 01. cliccs.uni-hamburg.de

· “World’s largest survey of public opinion on climate change: a majority of people call for wide-ranging action” , UNDP, 2021 01 27. undp.org

· Zeke Hausfather, “Analysis: Why children must emit eight times less CO2 than their grandparents” , Carbon Brief, 2019 04 10. carbonbrief.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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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ESCO News vol.804
커버스토리
교육의 변혁을 일으 키기 위해 학생과 교사의 목소리를 듣고, 지속가능발전교
육(ESD)의 확산을 모색하며, 나아가 사회 전체의 적극적인 논의를 요청하는 이유도 여기에

탄소중립 사회를 만들기 위한 두 원칙

여름이 채 오기도 전에 더위로 허덕이는 지역이 올해에는

유독 많았다 반복되는 기상이변은 이제 이변이라

부르기도 민망할 정도로 연례행사가 되어 가고 있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 교육분과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선경 교수는 이러한 추세를 멈추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기 위해 지속가능성과 형평성을 원칙으로 한 전 사회적

변혁을 더 늦기 전에 일으켜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이선경

청주교대 과학교육과 교수, 2050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위원

사진 설명: 농촌 들녘 사이에 태양발전 패널이 설치돼 있다 탄소중립경제로의

전환을 위해서는 사회 전 분야의 변혁과 더불어 그 과정에서 소외되는 사람이

나타나지 않도록 형평성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기후변화 대응, 강한 지속가능성과 형평성에 기반해야
Shutterstock.com

지난 화요일에는 그 전날과는 다르게 갑자기 기온이 올라

갔다 5월이라 아직 에어컨이 가동될 준비가 되어 있지 않

아 강의실은 후끈거렸다. 그날 인터넷 기사에는 대구 기온

이 33 6도를 기록했으며 5월 중순인데도 불구하고 이미 폭

염과의 전쟁에 돌입했다는 기사가 났다 올 봄에는 봄꽃의

개화 순서도 지켜지지 않았고 그 시기도 보름이나 빨랐다.

산불도 반복적으로 걷잡을 수 없이 일어났고, 가뭄은 극심

했다 80년 만의 기록적인 폭우로 수많은 인명 피해를 냈던

작년 8월의 상황을 돌아보지 않더라도, 기후변화로 인한

극심한 기상 이변은 먼 미래의 일이 아니라 지금 우리의 일

상이 되어버린 지 오래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가 올해 3월

만장일치로 승인한 IPCC 제6차 종합보고서는 이를 더욱

더 객관적으로 명확히 제시하고 있다 산업화 이전 대비 지

구 표면 온도는 1.09℃ 상승하였으며, 지속되는 온실가스

배출로 인해 온난화가 심화되어 거의 모든 시나리오에서

가까운 미래(2021-2040년)에 1 5℃에 도달할 것이라는 것

이다. 이번 보고서는 지표면 온도 상승을 제한한다고 하더

라도 해수면 상승이나 남극 빙상의 붕괴, 생물다양성 손실

등 일부 변화가 불가피하거나 돌이킬 수 없으며, 많은 인간

과 자연 시스템이 적응 한계에 도달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

나 상황은 이보다 더욱 심각할 수도 있다. 천 명 이상의 과

학자와 기후변화 관련자가 참여하고 있는 IPCC가 기존 논

문과 자료를 바탕으로 만든 보고서의 내용은 매우 보수적

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먼저 지속가능한 미래를

확보하기 위해 행동할 수 있는 시간이 빠르게 줄고 있다는

사실, 그리고 지금부터의 몇 년이 결정적일 수 있는 시간임

을 직시해야 한다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을 심층적이고 지

속적으로 수행하여 탄소배출을 0으로 만드는 탄소중립을

‘신속히’ 달성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모든 부문과 시스템

에 걸친 신속한 전환이 필요하다 스웨덴과 영국을 시작으

로 프랑스, 덴마크, 뉴질랜드

축목표를 40% 이상으로 설정했다 올 4월에는 이를 추진하

기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을 발표하고, 그 노력을

구체화했다. 이 계획에는 전환, 산업, 건물, 수송, 농축산물, 폐기물, 수소, 탈루, 탄소흡수 및 제거, 국제 협력 등의 감축

관련 내용과 기후 적응 전략, 공정전환 등과 관련된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그러나 영역에 따라 그 속도가 다소 다르게

설정되어 있어, 이를 좀 더 고르게 가속화할 필요가 있다

기후변화 대응과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과학기술을

통한 기술혁신 이외에도 우리가 살아가고 소비하는 방식

과 사회 체계, 농축산물 및 기업의 생산 방식 등 크고 작은

모든 활동이 변해야 한다 우리 삶 전반에 걸쳐 탄소배출을

인지하고 이를 줄이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최근 대전의

한 지역에서는 공용화장실 리모델링과 같은 사업을 진행

하면서 공사계획에서부터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냉난방 온도 조절, 친환경자재 사용, 조명

교체 등의 방법을 사용하여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사업

별 온실가스 배출 및 감축 상황을 분석한 ‘탄소인지결산서’

를 발간하기도 했다. 경기도, 서울시, 경상남도 등도 ‘온실

가스감축인지예산’ 또는 ‘기후인지예산’ 등을 사용한 바 있

다 이처럼 사회적이고 경제적인 모든 활동에 앞서 환경적

지속가능성을 염두에 두는 ‘강한 지속가능성’을 지향할 필

요가 있다. 더불어 취약지역과 취약계층을 미리 파악하고

고려하는 공정전환, 즉 전환 과정에서의 형평성 추구 역시

우리 사회의 기본 가치가 되어야 한다 지속가능성과 형평

성은 지속가능발전의 핵심적인 두 축이며, 형평성에 대한

고려 없이 지속가능성을 얻는 것은 불가능하다

최근 교육계에서의 화두는 변혁 (transformation)

이다. 2020년 발간된 『유네스코 지속가능발전교육2030』

(ESD for 2030)과 『OECD 교육 2030』 모두가 변혁을 강조

하고 있다 개인적 실천, 사회구조, 기술적 진보 등의 모든

영역에서 변혁, 즉 이전과는 다른 형태의 실행을 요구한다.

탄소중립을 달성하고 위기로 치닫고 있는 기후변화에 대

응해 살아남기 위하여, 이 지구에서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 어떤 수준의 변혁이 필요할지를 창의적이고 희망적

으로 상상하고, 구체적으로 고민하고, 함께 논의하고, 즉각

적으로 실행에 옮겨야 하겠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11 UNESCO News vol.804 위원 칼럼
, 헝가리, 일본, 중국 등에 이어 우리나라도 2020년 10월 말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 겠다고 전 세계에 표명했다 2021년에는 이를 위한 2050탄 소중립시나리오를 발표하고 2030년까지 국가온실가스감

유네스코 글로벌 청년 포럼: 전문가에게 듣는다 ➌

초혼 숫자로 남은 사람들

전쟁은 위대한 장군과 이름 없는 용사의 용기로

기억되지만, 평화는 무고한 희생자의 영혼을

어루만져주는 일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전쟁을

기억하고 평화를 염원하는 6월을 맞아, 숫자로만

남아있는 이들을 가만히 불러 봅니다

류정민 연세대학교 문과대학 조교수, 디지털인문학센터 센터장

영웅의 이름

미국 하버드대학 캠퍼스 안에 있는 메모리얼 교회

(Memorial Church)에는 6 25 전쟁에서 전사한 동문들의 이

름이 새겨져 있습니다. 이 교회 안에는 6·25 전쟁뿐 아니라

1 2차 세계대전에서 생을 다한 하버드생들의 위패가 가득

합니다 이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추모하는 이름으로 벽을

채우고, 아침마다 예배를 통해 젊은 죽음의 안타까운 희생

을 기리는 기도를 올립니다. “주여, 이들의 희생을 기억하

소서, 영원한 안식을 주시옵소서 ” 6 25 전쟁은 많은 희생자

를 남겼습니다 한국군 13만 명, 유엔군 4만 명, 남·북 민간

인 250만 명. 이 어림잡은 사망자의 통계에서 우리가 기억

하는 이름은 과연 몇 명일까요? 우리는 먼저 영웅들의 이름

을 기억합니다 용감한 결단력과 치밀한 지략으로 승리를

따낸 명장의 이름은 오랜 시간 신화처럼 전해지기도 합니

다 그러나 영웅의 서사만으로는 다 기억할 수 없고 기록에

사진 설명: ‘몽키하우스’라 불린 동두천시

성병관리소(낙검자 수용소) 건물

남길 수 없는 무수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오늘은 이름 없이

동두천시

‘숫자’로만 남은 사람들을 기억해 보려고 합니다 냉전의 아

픔을 온몸으로 받아내고 죽어서도 숫자로만 남은 여성들의

이야기입니다.

원숭이라 불린 여인들

6 25 전쟁은 이 땅에 많은 흔적을 남겼습니다 미군 부대 주

변에 형성된 기지촌도 그 중 하나일 것입니다 주한 미군이

주둔했던 서울 용산, 평택, 동두천, 의정부, 그리고 군산 등

을 중심으로 경제활동권이 형성되었습니다 미군 전용 세

탁소, 이발소 등 소비 중심의 경제구조가 만들어졌고, 부대

안에는 ‘하우스보이’나 청소 등을 담당하는 여성 노동자들

이 있었습니다 가장 특징적인 부분은 아마도 성매매를 기

반으로 하는 서비스업이 발달했다는 점일 것입니다 이곳

에서 미군 병사들은 외부적으로 노출되지 않으면서 성적

욕구를 해결할 수 있는 공간을 찾았고, 한국 정부 또한 경제

와 국가 안보를 위해 이를 묵인하고 방조했습니다 1954년

통계에 따르면 전체 성매매 여성의 수는 1만7300명이었고,

1962년에는 2만 명 이상이 미군을 상대했다고 합니다. 이

과정에서 정부는 보건상의 이유로 ‘성병방지 대책위원회’

를 조직하고 기지촌 여성들을 대상으로 강제적인 성병 검

사와 관리를 진행하게 됩니다.

동두천과 평택 등지에 설립된 속칭 ‘몽키하우스’는

이러한 기지촌 정화작업을 배경으로 합니다 이곳은 성병

검사에 통과하지 못한 여성들을 수용하는 장소로, 구금된

여성들은 강제로 페니실린 주사를 맞아야 했습니다 정확

한 진단 없이 일괄적으로 처방된 페니실린은 종종 과도한

양이 투입되어 환자들에게 큰 고통을 주었고, 쇼크사로 요

절하는 여성도 속출했습니다 이 여성 수용소가 몽키하우

스로 불린 이유는 페니실린 주사로 인해 환자들의 허리가

휘어 원숭이처럼 보였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또한 밤마다

수용소 창살을 잡고 우는 여인들의 모습이 원숭이 같아서

그렇게 불렀다고도 하니 참으로 가슴 아픈 장면이 아닐 수

없습니다. 기지촌에서 사망한 여성은 정식 장례 절차를 거

치지 않고 ‘숫자’가 적힌 나무 팻말 아래 쓸쓸히 묻혀 그렇

게 잊혀졌습니다

하버드대 메모리얼

교회 안에 있는

6 25 전쟁 전사

동문을 기리는 명판

메모리얼 교회 홈페이지

초혼 공감과 연대를 통한 평화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이 땅의 자유민주주의를 위해 희생한 영웅들의 이름과 더불어, 숫자로만 흔적을 남긴 이

름 없는 이들 또한 기억해 봅니다. 작년 9월 내려진 기지촌

미군 위안부 국가손해배상 청구소송의 판결은 큰 의미가

있습니다 ‘양공주’, ‘양색시’라는 사회적 낙인, ‘몽키’라는

조롱 속에서 생존을 위해 몸부림친 이들에게 국가는 ‘민간

외교관’, ‘외화 버는 애국자’라는 칭송을 보낸 바 있습니다

그러나 이 강압된 애국 교육은 사실 국가가 주도적으로 군

사 동맹을 위하여 성매매를 조장하기 위함이었으며, 이는

곧 국가가 스스로 준수해야 할 준칙과 규범을 위반했다는

뜻입니다 약간의 배상금으로 이 안타까운 희생을 다 위로

할 순 없겠지만, 이제 그들의 존재를 음지가 아닌 양지로 모

셔 나와 잊혀졌던 목소리가 다시 들리게 되었다는 점에서

새로운 희망의 메시지로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승자도 없고 패자도 없었던 기묘한 전쟁. 냉전은 이미

지나간 역사로 남았는데, 한반도를 가로질렀던 38선은 휴전

선으로 남아 아직도 좌우 이데올로기의 날카로운 대립을 생

생히 전하고 있습니다. 6·25 전쟁은 이 땅에서 아직도 진행

중인 역사이며, 과거의 참상은 다양한 방식으로 우리의 기억

속에 저장됩니다 평화를 위한 커다란 발걸음은 공감과 연대

를 통해서 과거의 아픔을 함께 위로하고, 또한 잊혀진 이름

을 기억하고 추모하는 것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13 UNESCO News vol.804 글로벌 청년포럼 기획

평화와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세계유산 해석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역사의 기억을 위해

인류의 소중한 유산을 잘 보존해 후대에 전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세계유산 제도는 그 ‘해석’을

둘러싸고 국가 간 갈등이 발생하기도 한다 지난해

발간된 이슈 브리프 제5호 『평화와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세계유산 해석』은 이러한 일을

방지하고 본래의 취지를 잘 살리기 위해 필요한

관점과 방법론을 제시하고 있다

최재헌 건국대학교 교수 (문과대학 지리학과, 대학원 세계유산학과)

세계유산 제도는 유네스코의 대표 사업 중 하나다 하지만

본래의 취지와 달리 몇몇 당사국이 유산이 지니는 어두운

역사를 은폐하거나 소수 이해당사자의 의견을 무시하고

포장된 가치만을 알리려는 시도를 하면서 문제가 발생하

기도 한다 최근 일본 산업 유산 등재 과정에서 강제노동을

둘러싸고 불거진 한·일 갈등도 과거 역사를 유산 해석에 온

전하게 반영하지 않음으로써 벌어진 일이다 그렇다면 유 네스코가 지향하는 세계유산의 취지에 맞게 국제 갈등을 극복하고 평화로운 공존과 지속가능성을 성취하기 위해서

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슈 브리프에서는 평화로운 공존과

지속가능한 발전의 개념을 아우르는 포괄적인 접근으로서

제도적 관점, 윤리적 관점, 실천적 관점에서 세계유산 해석

의 의미를 정리했다.

첫째, 제도적 관점을 다룬 장에서는 세계유산의 탁월

한 보편적 가치 담론이 가지는 문제점을 짚어보고, 탁월한

보편적 가치에서 소홀하게 다루어진 로컬 가치(local value)

에 무형유산과 기억 유산 등이 포함되며 유산화 과정을 통

해 장소 정체성이 중요해지고 있음을 살펴보았다. 특히, 세

계유산 해석에서 유산의 특정 속성과 정체성만을 강조함

으로써 공동체 해체와 갈등 유산 문제로 이어지기 때문에

포용적 접근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둘째, 윤리적 관점을 다룬 장에서는 지속가능성과 평

화로운 공존을 위한 세계유산 해석의 중요성을 정리했다

유산 해석에 지속가능한 발전이 통합되는 과정을 살펴보

고, 지역공동체의 정체성 형성과 사회적 참여를 통해 세계

유산의 보존과 지속가능성이 확보된다는 사실을 설명했

다 즉, 세계유산을 둘러싼 이해당사자들이 다차원적으로

유산을 이해하면서 전체 공동체의 정체성을 일깨우는 것

이 지속가능한 발전의 계기가 되며, 일방적인 지식 전달이

아닌 쌍방향 의사 소통과 다양성 체험이 평화로운 공존에

있어 중요하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셋째, 실천적 관점의 장에서는 일반적인 유산 해석과

세계유산 해석의 차별성을 다루고, 전통적이고 권위적인

유네스코 이슈브리프 제5호 읽어보기

유산 해석에서 시민과 공동체 중심의 다면적 유산 해석으

로의 담론 변화를 논의하면서, 다면적인 해석의 가능성을

여러 사례와 함께 살펴보았다 세계유산에서 하나의 보편

14 유네스코뉴스 2023 06 이슈 브리프

2015년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메이지 일본 산업혁명유산’ 중 일부인 하시마섬(군함도)에 있는 유산 현장 등재 당시의 약속과는 달리 일본은 이 유산에서 수많은 한국인들이 강제동원으로 희생됐다는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 않고 있다

적인 유산 해석법을 모든 공동체가 옹호할 가능성이 거의

없으므로, 유산 해석은 자유롭게 모든 집단과 공동체 등이

참가하는 일이 된다 따라서 유산 해석은 과정과 협력, 기억

공동체를 중심으로 참여, 윤리의식, 포용성과 공감을 이루

는 방향 전환이 필요하다.

세계유산위원회는 세계유산 해석을 둘러싼 갈등 해

소를 위해 2021년 운영지침을 개정했다 여기에는 예비평

가 제도 추가, 진정성을 증명하는 속성으로서 정신과 감정

에서 원주민과 지역공동체의 기억 서술, 기타 항목에서 국

내외 갈등 상황과 조정안 포함 등이 들어 있는데, 이슈 브리

프에서는 새 운영지침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한 내용도 제

시했다 첫째, 등재신청서 서술 항목에서 유산을 둘러싼 다

양한 역사 해석의 갈등 등 문제를 있는 그대로 제시하고 인

권에 반하는 범죄 등과 관련이 없음을 신청 당사국이 증명

하도록 의무화하며, 예비평가 단계에서 대화와 갈등 해소

를 위한 당사국 간 합의를 필수 요건으로 강화하면서 분쟁

해소 이전까지 등재 절차를 보류하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

가 있다는 것이다. 둘째, 유산의 보존관리를 위해 원주민과

지역공동체의 로컬 가치를 반영하는 교육 훈련 프로그램

을 의무화하고, 보존관리의 항목으로 넣어 제시하는 방안

이다. 탁월한 보편적 가치 진술문과 별개로 로컬 가치를 보

유한 구성요소들의 속성을 파악하고, 문화적 중요성에 관

한 진술문을 작성하여 보존관리에 활용함으로써 통합적

인 보존관리가 이루어지도록 하며, 종합관리계획 수립에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와 로컬 가치를 함께 반영하도 록 권고한다면 불필요한 갈등을 줄일 수 있다. 셋째, 유네스

코 인류무형문화유산 제도나 세계기록유산 제도와 연계하

여 유산의 가치를 재정립하도록 OUV 서술의 범위를 확대

하는 방안이다. 갈등 유산의 경우에는 국제양심유산연대 (ICSC) 등과 협력하여 유산과 관련한 인권 탄압, 폭력 등의

문제 검토를 예비평가 조정절차로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최근 논의되고 있는 유산 해석의 핵심 개념과 원칙도

살펴보았다 이슈 브리프는 무엇보다 유산을 둘러싼 갈등

이 강제노동, 인권 유린 등 장소와 관련한 기억을 언급하지

않거나 과거의 역사를 당사국 시각에서만 해석하기 때문

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따라서 장소에 기반하여 유산을 만

든 환경과 시간 변화를 광범위하게 해석한다면 유산 자체

에 한정하지 않고 종합적이고 다양한 시각을 유산 해석에

반영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장소와 관련한 다양한 유산 해 석을 자료로 제시 전시하고, 방문객의 경험을 환류하여 유

산 해석과 홍보에 이용하는 지침을 유네스코 차원에서 마

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세계유산 해석

분야에서 한국이 적극적인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세계유

산과 관련된 기관, 전문가, 시민사회, 지역주민 등 다양한

이해 관계자들이 국내외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연대함으로

써 세계유산 해석의 원칙과 기준 지침을 마련하고, 유네스

코의 핵심의제를 실행적 차원에서 연결하여 모범사례를

선도적으로 발굴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15 UNESCO News vol.804 이슈 브리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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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6차 유네스코 집행이사회 결산

다자주의 의사결정, 평화를 향해

올해 첫 유네스코 집행이사회가 5월 10일부터

24일까지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 본부에서 열렸다.

한국을 포함한 58개 이사국은 2024-2025년도

유네스코 사업 및 예산안을 비롯해 다양한 의제를

논의해 통과시켰으며, 이들 의제 중 일부는 전체

회원국이 참가하는 유네스코 총회에서 확정된다

집행이사회 출장단

유네스코의제정책센터 김은영, 서기준, 이동현

2024-2025 예산안과 규범 제정 등 논의

이번 집행이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의제는 ‘2024-2025 사

업 및 예산(42C/5)’ 논의였다 올 가을에 열릴 총회에서 최

종 채택하는 사업 및 예산안에 대해 이사국들은 물가상승

률 등을 반영해 소폭 증가된 예산안(base case)과 전년 대비

동결된 예산안을 두고 의견을 나눴다 최근 사무국의 예산

집행사유가 많이 늘어난 상황을 감안해 여러 서방국가가

‘base case’를 지지했지만, 일본과 스웨덴 등은 자국의 경제

상황이나 미국의 유네스코 재가입 불확실성 등을 감안해

다음 집행이사회에서 재논의하는 것을 제안했고 최종적으

로는 이 제안이 받아들여졌다.

유네스코의 중요한 기능 중 하나인 규범 제정 관련 안건도 다루었다 이사국들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신경

기술에 대한 국제 규범이 없다는 데 동의하면서

16 유네스코뉴스 2023 06 회의 결산
유네스코 가 신경기술 윤리 권고를 2025년에 열릴 제43차 총회에서 5월 16일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 본부 회의장에서 박상미 주유네스코대한민국대표부 대사가 발언을 하고 있다 ©UNESCO / Cyril Bailleul

제정할 것을 결정했다 또한 2025 년을 ‘세계 양자과학의

해’로 선포하고, 유엔 총회에 상정할 것을 결의했다 우리

나라도 이 의제에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했다.

유네스코 회원국들이 제안한 기념해 중 2024-2025년

사이의 기념해 46건도 제42차 총회에 권고하기로 결정했

다. 이 중에는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 탄생 300주년(독일), 작곡가 베드르지흐 스메타나 탄생 200주년(체코) 등이 포

함되었다

유네스코 조직의 일부인 카테고리1센터 설립 의제도

논의되었다 중국이 상하이에 과학기술수학교육 센터를

설립하자고 제안했고, 이사회 구성에 대해 긴 논의 끝에 이

사국들은 이를 채택해 총회에 상정하기로 했다. 또한 집행

이사회에서는 언론인 안전 문제, 문화예술교육 프레임워

크 도출 준비 작업, 유네스코학교네트워크 70주년 기념 등

다양한 의제를 두고 의견을 나눴다. 또한 아프리카 우선, 소

도서개도국(SIDS) 전략 이행 등을 강조하면서 러시아의 국

제규범 위반 규탄, 불평등 감소와 다양성 존중, 다자주의,

인종차별 금지, 언론의 자유와 언론인 안전 촉구 등에 뜻을

같이했으며, 이번에 결정되지 못한 사안은 올 하반기에 열

릴 제217차 집행이사회에서 계속 논의해 나가기로 했다

도 한다 이에 러시아는 결정문 초안의 ‘무토의 채택’을 제 안했지만 이사국들은 토의 여부를 투표에 부치기로 했고, 그 결과 토의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여러 이사국들은 우

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우려와 지지를 보냈으며, 특히 폴란

드와 핀란드, 슬로바키아, 헝가리 등 러시아 인접 국가들은

러시아의 행동을 강도높게 비난했다. 러시아는 해당 결정

문이 정치화된 용어가 포함된 정치화된 의제라고 비난했

으나, 우리나라를 비롯한 대다수의 이사국이 찬성하여 수

정 결정문이 채택됐다.

세계지질공원 인증 및 세계기록유산 등재

2015년에 시작된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은 46개국 117곳

이 지정되어 있다. 이번 집행이사회에서는 우리나라의 전

북 서해안권을 포함하여 20곳이 새로운 지질공원으로 인

증되었다 이번 인증으로 우리나라는 제주도를 비롯하여

총 5곳의 지질공원을 보유하게 되었다. 고창과 부안으로

이뤄진 전북 서해안권 지질공원은 주로 쥐라기 화성암과

백악기 화산암으로 구성되어 18억 지구의 역사를 보여주 며, 홀로세와 백악기 화산의 비교 연구를 하기에 좋은 장소

이기도 하다. 또한 고창과 부안, 곰소만에 너른 갯벌이 펼쳐

우크라이나를 위한 연대

작년 가을에 열린 집행이사회에 이어 올해에도 우크라이

나 관련 결정문 채택을 두고 많은 논의가 있었다 유네스코

는 교육 지속, 유산 보호, 언론인 안전 등 우크라이나에서

펼치고 있는 유네스코의 긴급활동을 환영하며 앞으로도

이를 지속할 것을 요청하는 내용의 결정문 초안을 마련했

다 이에 대해 폴란드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러시아의 침공

에 의한 것임을 결의문에 명시하고 유네스코 관계 기구들

이 국제적으로 인정되는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처할 것을 포함하는 수정안을 제출했다

유네스코 의사결정기구의 가장 큰 결과물인 결정문

은 대개 토론과 합의 끝에 채택되지만, 논란이 예상되는 사

안에 대해서는 토론 없이 바로 결정문 채택으로 이어지기

져 있다

유네스코의 세계기록유산 사업은 지난 몇 년간의 등

재 절차 개선 논의 등을 거쳐 6년만에 신규 유산 등재가 이

뤄졌다 이번에 우리나라에서 신청한 ‘동학농민혁명 기록

물’과 ‘ 4·19 혁명 기록물’을 포함해 64 건이 새로 등재됐으

며, 이들 기록물과 함께 북한의 ‘혼천전도’와 스위스의 ‘하

이디 작가 요한나 슈피리의 기록물’, 우크라이나의 ‘바빈야

르 기록유산’, 세계농아인연맹(WFD)에서 신청한 ‘1880 밀

라노 대회: 농아인 사회를 위한 주요 문서’도 등재됐다. 독

일은 프랑스와 공동으로 클로드 란즈만 감독의 영화 ‘쇼아

(Shoah)’의 35mm 네거티브 필름 복원본을 ‘200시간 쇼아

의 역사 증언 오디오 아카이브’로 등재하여 나치 고통의 역

사를 함께 기억하고자 했다

17 UNESCO News vol.804 회의 결산

비형식교육 지원 사업

삶을 변화시키는 학교 밖 교육 개발도상국

‘브릿지 사업’ 하면 무엇이 떠오르나요? 개발도상국, 교육, 문해, 기초교육, 비형식교육, 학교 밖 교육 등이 먼저 떠오르지 않을까요? 모두 맞습니다 브릿지 사업은 아시아와 아프리카 개발도상국의 학교 밖 비형식교육 지원을 통한 교육소외계층의 교육 접근성을

강화하고,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한 사업입니다 지금까지 이 지면을 통해 브릿지

사업에 대한 소개, 사업 현장의 목소리, 실무자들의 출장 이야기 등을 전했는데요. 이번

호에서는 브릿지 사업의 핵심인 학교 밖 비형식교육에 대해서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김계신 국제협력사업실 전문관

18 유네스코뉴스 2023 06 국제개발협력

“모든 사람은 교육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

“모든 사람은 교육 받을 권리를 가진다”는 이야기, 들어보

셨나요? 너무나도 유명한 세계인권선언의 26조에 있는 말

입니다 모든 인간에게는 ‘교육권’이 있으며, 이것은 무상

으로 초등교육을 받을 수 있는 권리부터 시작합니다 인종,

성별, 나이 등의 이유로 선택 여부를 따질 수 없는 당위적인

명제이지요 이 당연한 권리는 잘 지켜지고 있을까요? 유네

스코는 그렇지 않다고 말합니다 여전히 2억 2천만 명의 어

린이와 청소년이 학교를 다니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실을 극복하고 모두를 위한 인권으로서의 ‘교육권’을 지

키기 위해 유엔의 교육 전문기구인 유네스코는 다양한 노

력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브릿지 사업은 유네스코의 우산

아래서 협력국의 교육부 및 국가위원회와 맞잡고 개발도

상국 국민의 교육권을 지키고자 하는 사업입니다

브릿지 사업은 왜 하필 학교 밖 비형식교육을 지원하

게 되었을까요? 가장 소외된 사람들을 위한 교육이 가장 시

급하고 절실하기 때문입니다 여전히 전 세계에서 7억 명

이 넘는 사람들이 학령기에 교육의 기회를 얻지 못해 글을

읽고 쓸 줄 모릅니다. 그중 3분의 2가 여성입니다. 주어진

환경 때문에 교육을 받을 수 없는 사람들에게도 인생의 두

번째 기회가 필요합니다. 브릿지 사업은 이 두 번째 기회를

만드는 사업이며, 교육소외계층이 빈곤의 굴레를 벗게 해

주는 기회를 만드는 사업입니다 유네스코는 교육이 ‘사회

경제적으로 소외된 어린이와 성인이 빈곤에서 벗어나 사

회에 온전히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라

고 말합니다 브릿지 사업이 제공하는 학교 밖 비형식교육

은 교육의 기회 그 자체이면서, 개인의 삶의 질을 향상할

수 있는 수단이기도 합니다.

말라위의 중학생 77명은 어디로 갔을까?

비형식교육이란 ‘공식적인 학위나 졸업장의 취득을 목적으

로 하지 않으며, 계획적이고 체계적이며 조직화된 교수과정

을 포함하고 있으나 국가의 학력·학위 인증을 받지 않은 교

육’을 의미합니다 즉, 형식교육(학교교육) 밖에서 일어나는

체계화된 교육입니다 우리에게는 이 단어가 여전히 낯선

“학교 밖 사람들을 다시 학교에 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과제입니다. 학교 밖 비형식교육을 지원하는

브릿지 사업이 더욱 중요한 이유입니다”

라오스 교육체육부 비형식교육국 국장 Mr. Sisana Boupha

데, 이는 학령기 인구의 취학 비율이 초등학교 98 5%, 중학

교 98.2%, 고등학교 94.5%에 이를 정도로(한국교육개발원

교육통계서비스) 우리나라의 형식교육이 잘 갖춰져 있기 때문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물론 한국에도 관심이 필요한 교 육 사각지대의 소외계층이 많지만, 개발도상국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비형식교육의 수요가 크지 않은 것이겠지요.

하지만 개발도상국의 사정은 다릅니다 브릿지 사업

협력국인 말라위는 전기중등학교(중학교 수준) 수료율이

23%에 그칩니다. 100명 중 23명만이 중학교를 졸업한다는

뜻입니다 함께 입학했던 나머지 77명은 어디로 갔을까요?

브릿지 사업의 다른 국가들의 상황도 말라위와 다르지 않습

니다. 개발도상국에는 학교 안에 있는 사람보다 밖에 있는

사람이 더 많으며, 이들을 위한 학교 밖의 교육이 더욱 중요

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학비를 낼 수 없어서, 집안의 생

계를 위해 아동 노동을 하느라, 어린 동생들을 돌보고 집안

일을 하느라, 혹은 단지 여자라는 이유로 학교에 갈 수 없는

어린이와 청소년, 성인들에게 학교 밖 비형식교육은 인간으

로서 마땅히 누려야 할 교육권을 지키는 유일한 답입니다.

19 UNESCO News vol.804 국제개발협력

“브릿지 사업을 통해 저는 삶에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고, 저에게 그랬던 것처럼

문해교육이 제 아이의 삶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리라 확신해요”

파키스탄 지역학습센터 학습자 Ms. Nazia Bano

평생교육의 거점으로 거듭난 지역학습센터

이렇게 팬데믹을 거치며 교육의 기회가 줄어든 상황에서

학교 밖 교육과 이를 지원하는 브릿지 사업의 중요성도 점

차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브릿지 사업은 새

로운 면모를 부각하기 시작했습니다 브릿지 사업의 실행

현장이자 주민이 직접 참여하는 학습 공간이며, 참여와 소

통을 이끌어내는 다목적 장으로 기능하는 지역학습센터

가 평생학습의 거점이자 보건위생교육의 거점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산간오지에 거주하고 있는 협력국 주민들은

코로나19와 관련된 정확한 정보와 보건위생 지식들을 얻

기 어려웠습니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와 브릿지 협력국

들은 지역학습센터를 거점으로 한 ‘코로나19 대응 특별사

업’을 신속하게 기획하여 기존 학습자뿐 아니라 모든 주민

들에게 마스크 등의 보건위생물품을 보급하고 손씻기와 사회적 거리두기 등의 방역 수칙 교육을 실시했습니다. 학

교가 문을 닫았을 때는 학교에 다니던 어린이들이 지역학

습센터에 모여 학업을 이어가기도 했습니다 형식교육과 비형식교육이 자연스럽게 융합하게 된 것이지요. 이 과정

새로운 교육소외계층을 만든 팬데믹

코로나19 팬데믹은 교육에도 큰 손실을 입혔습니다. 전 세

계 190여 개국에서 16억 명 이상의 공교육 학습자가 교육

의 기회를 빼앗겼고, 전 세계 학생의 94%가 학교 폐쇄의 영

향을 받았습니다. 학교가 문을 닫으면서 학교 밖 어린이와

청소년의 숫자도 늘어났습니다. 팬데믹이 완화됐지만 이

들 중 상당수가 다시 학교로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유엔과

유네스코는 학습자 2400만 명이 다시는 학교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고 예측합니다. 새로운 교육소외계층이 탄생 하게 된 것이지요 게다가 이 집계에는 비형식교육을 받고 있던 청소년 과 성인의 수는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이미 교육에서 소외 되어 있던 취약계층은 팬데믹을 거치며 그 기회를 완전히 잃어버렸습니다 특히 성인을 위한 성인문해 및 교육은 팬 데믹으로부터의 회복 과정에서 각국 정부의 우선순위에서

한참 밀려나 있습니다 유네스코의 설문에 응답한 49개의

성인문해 프로그램 중 90% 이상은 팬데믹 이후 프로그램

이 일부 또는 전면 중단되었다고 보고했습니다.

을 통해 지역학습센터는 더는 학교 밖 일부 학습자만을 위

공간이 아니라, 전 주민에게 열린 평생학습의 장이 되

었습니다. 학교 안과 밖의 경계를 넘어, 남녀노소 모두가

어울려 학습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자연스럽게 진화한 것이

지요

브릿지 사업에서 지역학습센터는 학교 밖 비형식교

육이 실제로 일어나는 물리적 공간이자, 누구에게나 열린

교육권의 상징입니다 그래서 지역학습센터가 없는 동티

모르와 말라위에는 새 센터를 짓고, 부탄과 라오스, 파키

스탄에서는 방치된 기존 센터의 환경을 개선합니다. 컴퓨

터를 한 번도 만져보지 못한 동티모르 어린이들은 새 지역

학습센터에서 방과 후에 컴퓨터 수업을 듣습니다 파키스

탄에서는 글을 읽고 쓸 줄 몰랐던 여성들이 모여 글을 배

우고, 생활에 필요한 정보를 교환하고, 직업 훈련을 받고

창업을 하기도 합니다 영유아교육과 성인문해교육을 함

께 제공하는 말라위 지역학습센터에서는 아장아장 걸어

다니는 유아부터 지팡이를 짚는 노인까지 모두가 각자에

게 필요한 교육에 참여합니다

20 유네스코뉴스 2023 06 국제개발협력

변화를 확산하기 위한 정책 발전

브릿지 사업은 지역학습센터를 만들고 교육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사회를 넘는 변화를 위해 협

력국의 비형식교육 정책 발전에도 기여하고 있습니다 브

릿지 사업을 통해 라오스에서 개발한 ‘국가 지역학습센터

매뉴얼’이 그 좋은 예입니다. 라오스에는 정부, 국제 NGO, 국내 시민단체 등 다양한 기관들이 지역학습센터를 통해

학교 밖 교육과 평생학습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

원 기관에 따라 지역학습센터의 성격과 운영이 파편화되

어 있었습니다 유네스코라오스국가위원회와 교육청소년

체육부는 정부 차원의 지역학습센터 운영 매뉴얼을 만들

어 배포함으로써 각 지역의 센터들이 효율적으로 교육을

제공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부탄에서는 비형식교육 학습자들의 정보관리 체계

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이전까지 부탄 정부는 학교에 다니

는 학습자에 대한 정보만 국가 차원에서 파악하고 관리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브릿지 사업을 통해 학교 밖 학습자

의 학습 기록과 정보도 수집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 정보는

부탄의 모든 국민을 위한 교육 정책을 수립하고 시행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습니다

브릿지 사업은 학교 밖 지역학습센터에 연필 한 자 루, 교과서 한 권을 배포하고 있는 사업이 아닙니다 교육 기회를 얻지 못했던 사람들이 교육을 받고, 직업을 찾고, 꿈 을 찾고,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사 업입니다 이를 통해 누군가의 삶은 바뀌고 있습니다 그 변 화는 바로 후원자들과 대한민국 정부가 함께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비형식교육의 의미가 우리 생각보다 훨씬 크다

는 사실, 실제로 현장에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이

우리에게 자부심이 되면 좋겠습니다. 삶을 바꾸는 교육은, 여러분과 함께 브릿지가 만듭니다

[참고자료]

· “What You Need to Know about the Right to Education” UNESCO 2023 04 27 unesco.org

· Policy Brief: Education during COVID-19 and beyond, United Nations, 2020

· The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Report 2022, United Nations, 2022

· International Litearcy Day 2020 Background paper on ‘Youth and adult literacy in the time of COVID-19 : impacts and revelations, UNESCO, 2020

삶을 바꾸는 교육, 여러분과 함께 만듭니다

앞서 함께 살펴보았듯 개발도상국에서 국민의 교육권을

확보해 나가는 데 비형식교육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는 브릿지 사업 협력국들이 저마다 교육부 안

에 비형식교육 전담부서를 설치해 두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브릿지 사업은 이처럼 개발도상국에서 꼭 필

요로 하는 비형식교육을 지원하고 있지만, 단지 이것이 브

릿지 사업의 최종 목표는 아닙니다 어쩌면 사업의 목표는

모든 사람이 공교육의 기회를 누리며 글과 숫자를 읽고 쓸

수 있게 되는 세상이 되어 브릿지 사업이 더는 필요 없어지

게 만드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런 세상이 오면, 비형식교

육은 이 사회와 학습자의 요구에 더 유연하고 창의적으로

부합하는 평생학습의 중요한 부분으로서 더욱 폭넓은 역

할을 수행하게 될 것입니다

“산악 지형이 주민의 이동뿐 아니라 정보 전달에도

걸림돌이

부탄 교육부 담당자 Ms. Pelden

21 UNESCO News vol.804 국제개발협력
되는 부탄에서 브릿지 사업은 교육 정보를 온라인으로 관리하는 비형식교육정보관리시스템을
개발하고 이를 활용하는 훈련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 70주년의 결정적 숫자들

숫자로 남은 기록, 마음으로 남은 열정

2024년은 유네스코한국위원회(이하 한위)가 창립 70주년을 맞는 해입니다 한위가 그 어느 국가위원회보다 활발하게 국내외에서 평화와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유네스코의 비전을 실현하는

오늘날의 모습을 갖추기까지는 수많은 노력과 도전, 그리고 기억해 둘 만한 순간들이 있었습니다

1부터 70까지, 그 순간들을 기억해 보는 ‘결정적 숫자’ 기획의 세 번째 이야기를 전합니다

현재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올라있는 대한민국의

유산 12개

특정 유산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기 위해서는 먼

저 해당 국가의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포함돼야 한다. 잠정

목록이란 각 회원국이 작성한 자국의 유산 목록으로, 자국

의 유산 중 인류 보편적 가치를 지닌 자연 및 문화유산으로

서 세계유산목록에 등재하기에 적절하다고 평가하는 유산

을 여기에 올린다 목록 작성에는 해당 유산의 지역 담당자

와 지역 정부, 단체 등의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하며, 세계유산 등재를 신청하기 최소 1년 전에 대략적인 잠정목

록을 세계유산센터에 제출해야 한다. 현재 세계유산 잠정 목록에 올라있는 대한민국의 12개 유산은 강진도요지, 중 부내륙산성군, 염전, 대곡천 암각화군, 낙안읍성, 외암마을, 서울 한양도성, 가야고분군, 환순 운주사 석불석탑군(이상 9개 문화유산), 설악산 천연보호구역, 남해안 일대 공룡화 석지, 우포늪(이상 3개 자연유산) 등이다.

사진: 한양도성 월암공원-인왕 곡성 구간 전경(서울특별시청 문화본부 문화재 관리과)

전국 13개 대학에서 유네스코학생회(KUSA) 출범 (1965)

국내 대학 학생회 활동에 대한 인적 물적 지원 및 협력을 고민

하던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1965년 7월 전국 대학 학생회 임

원과 대학신문기자 등을 초청해 ‘유네스코 하계학교’를 개최

해 이에 대한 의견을 모았다 이후 같은 해 후반기에 서강대

등 13개 학교가 참여해 유네스코학생회를 창립했고, 1967년

11월 4일 제1차 새물결운동 전국대회를 통해 한국유네스코학

생협회(KUSA)가 정식 설립됐다. KUSA는 대학생으로 구성

된 ‘새물결편집실’을 운영하면서 1966년부터 청년문화에 대

한 담론을 담은 잡지 『새물결』을 발간하는 등 다양한 방면에서

청년과 학생들이 직접 참여하고 소통하는 활동을 펼쳤다 유

네스코한국위원회는 KUSA가 유네스코 정신에 부합하는 활

동을 펼치도록 지원하고 유네스코회관 내에 학생활동을 위한

공간도 제공했으며, 참여 학생들의 리더십 증진을 위한 훈련

연수 프로그램도 지속적으로 실시함으로써 우리 청년들이

22 유네스코뉴스 2023 06 창립 70주년 기획
13 12
국 제적 안목과 역량을 기르는 데 도움을 주었다 사진: 1970년 1월에 열린 제11기 유네스코 학생 지도자 교육과정이 진행중인 교 실 벽면에 각 대학의 KUSA 배너가 걸려 있다

2023년 현재 한국의 세계유산 등재 건수는 모두 15건

1995년 ‘석굴암과 불국사’, ‘해인사 장경판전’, ‘종묘’가 한꺼번에

한국의 첫 번째 세계유산이 된 이후 ‘인류가 공동으로 보호해야

할 보편적 가치를 지닌 유산’으로서 한국 곳곳의 문화 및 자연유

산들을 등재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었다. 이에 1997년 ‘화성’

과 ‘창덕궁’이 추가로 세계유산으로 등재됐고, 이후 ‘고창 화순 강

화 고인돌 유적’과 ‘경주역사유적지구’(이상 2000년), ‘제주 화

산섬과 용암동굴’(2007년), ‘조선왕릉’(2009년), ‘한국의 역사

마을: 하회와 양동’(2010년), ‘남한산성’(2014년), ‘백제역사유

적지구’(2015년),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2018년), ‘한국의 서

원’(2019년)에 이어 ‘한국의 갯벌’(2021년)이 등재됐다 이로써

2023년 현재 한국에는 모두 15건의 유네스코 세계유산이 있으

며, 이 중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 및 ‘한국의 갯벌’은 자연유산, 나머지는 모두 문화유산이다

사진: 지난 2021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한국의 갯벌’ 중 순천만의 모습

아프리카 교육의 기적을 위한 첫 번째 활동가 18명 결성 (2010)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아프리카 교육 소외계층의

기초문해교육을 지원하고 동시에 주민들의 경제

적자립과 지역개발을 이룰 역량강화를 돕기 위해

2010년부터 아프리카 6개국(남아프리카공화국, 레 소토, 르완다, 말라위, 잠비아, 짐바브웨)을 대상으 로 ‘브릿지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한국 국제개발협

력의 새로운 모습을 제시하고자 하는 꿈을 안고 야 심차게 출범한 브릿지 프로젝트는 제1기 활동가 18

국내 최초 청소년 종합학술지 『청년연구』 총 17권 (1978-1994)

청년 문제에 대한 학문적 접근 방법

을 고민했던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연구 및 연수 , 발간사업 , 정보제공

등을 뼈대로 한 사업들을 구상했다

1977 년 유네스코청년원을 설립하

며 첫 발을 뗀 해당 분야 사업은 이

듬해인 1978년 국내 최초의 청소년

연구 전문 종합 학술지 『청년연구』

발간으로 이어졌다 심리학, 사회학,

교육학, 철학, 역사학, 정치학 등의 학문 분야에서 수행된 연구와

청소년 정책, 청소년 환경, 청소년 문화 등에 관한 국내외 연구 성

과를 종합 정리하여 수록한 『청년연구』는 1994년까지 모두 17집

이 발간됐으며, 청소년 연구자들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되었을

뿐만 아니라 청소년 문제에 관심을 갖는 국내 청소년 활동가와 일

반인에게도 유용하게 활용됐다

사진: 1978년에 발간된 『청년연구』 제1집 표지

명을 선발해 9월 16일 발대식을 열었다 이 자리에

서 “교육, 소통, 자립, 다양성, 희망의 5가지 가치를

표방하며 꿈꾸는 사람들이 이어가는 소통의 다리를

만들겠다”는 다짐을 전하고 아프리카로 출발한 활동

가들의 활약은 이후 기수를 거듭하며 교육에서 소외

된 사람들의 새로운 삶과 꿈을 일구었으며, 현재의

브릿지 사업으로 발전하는 모태가 되었다

사진: 2010년 9월 16일 서울 명동 유네스코회관에서 열린 아프

리카 희망 브릿지 발대식 현장

23 UNESCO News vol.804 창립 70주년 기획 15 17 18

다양한 업무 정체성을 가진 주재관의 일상

매년 5월마다 유럽 주요 박물관들이 참여하는 ‘유럽 박물관의 밤’ 행사에 올해도

어김없이 우리 ‘본부’가 동참했습니다. 그런데

본부라는 게 어떤 본부를

말하는 것이냐고요? 당연히

본부는.. 본부는.. 흠흠, 그러게요 주재관에게는

그 본부가 어떤 본부일까요..?!

홍보강 주유네스코대한민국대표부 주재관

24 유네스코뉴스 2023 06 주재관 서신
“본부
“어떤
. ” “..?!” 5월 13일 ‘유럽 박물관의 밤’을 맞아 유네스코 본부를 찾은 관람객들이 건물 구석구석의 예술작품들을 감상하고 있다
나와라, 오바. ”
본부 말인가, 오바

주재관으로 근무한 지도 벌써 석 달이 지났습니다 다행히

이곳에서의 일상은 어느 정도 익숙해졌습니다 사실 저는

자타공인 길치이지만, 이제는 휴대폰 지도 앱의 도움 없이

도 헤매지 않고 출근하고 집 주변 산책도 할 수 있게 돼서

스스로 무척 뿌듯해 하고 있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

리의 집들은 왜 다들 비슷비슷하게 생겼을까요? (저한테만

그런가요...) 여전히 익숙하지 않은 곳에 가면 휴대폰을 쥔

손에 힘이 잔뜩 들어갑니다

이런 일상에 비해 업무적으로는 아직도 갈 길이 멉니

다 새로운 조직에서 이전과는 다른 역할을 맡게 됐으니 시

간이 걸리는 게 당연하다고 스스로를 다독이며 지내고 있

습니다. 다만 생각지 못했던 소소한 난관도 있더라고요. 그

중 하나가 바로 ‘본부’라는 명칭입니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직원에게 본부란 곧 파리에 있

는 유네스코 본부를 뜻합니다. 바로 지난호 주재관 서신 앞

머리에도 저는 ‘본부의 소식을 전할 예정’이라고 썼죠. 유

네스코한국위원회뿐만 아니라 전 세계 유네스코 지역사무

소와 카테고리 1·2센터 직원들도 ‘본부’를 같은 의미로 받

아들일 것입니다.

그런데 주유네스코대한민국대표부의 직원들에게 본

부는 곧 한국의 외교부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이 또한 전 세

계의 대한민국 대사관 및 대표부에 공통적으로 해당되는

사항일 테지요 주재국에서 근무하는 외교관들에게 본국 의 외교부가 본부인 건 어쩌면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죠 그럼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직원으로서 대표부에 파

견근무 중인 저에게 본부는 어디일까요? 민간인으로서 유

네스코한국위원회 소속을 유지한채 파견근무를 하는 제가 외교부를 본부라고 부르는 건 어색한데, 그렇다고 저 혼자

서 본부라는 단어를 유네스코 본부를 지칭할 때 사용한다

면 의사소통에 문제가 생길 거예요 처음에는 앞에 ‘유네스코’나 ‘외교부’를 붙이면 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그런데 역시 습관의 힘은 무서워서 저

도 모르게 유네스코 본부를 본부라고만 써서

본부나 외교부가 아닌 ‘유네

스코한국위원회’일지 모른다는 생각도 들기도 합니다

두(혹은 세) 본부 이야기는 주재관으로서 받아들여

야 할 다중정체성의 한 단면인 것 같기도 합니다 저뿐만 아

니라 전 세계에서 근무하는 수많은 주재관들도 고민하는

부분일 테니 새삼스러울 것도 없지만요. 때로는 약간의 긴

장과 혼란이 수반되는 다중정체성이 한편으론 삶을 더 풍

요롭게 만들어주는 것 같기도 합니다

문득 ‘본부’의 영어표현이 ‘headquarters’ , 즉 끝에 무

조건 s가 붙는 복수형 명사라는 사실이 떠오르네요 입사

초기에 몇 번 s를 빼고 적으면 그때마다 영문교열자가 이를

고쳐 주어서 기억하게 된 철자입니다. 적어도 주재관으로

근무하는 기간에는 그냥 쿨하게 “본부는 원래 복수형이다”

라고 받아들이고 지내려 합니다. (유네스코의 또 다른 상용 언어인 프랑스어에는 본부의 단수형인 ‘siège’가 있는 사실 은 잠시 잊어 주세요.)

다만 여러분이 읽고 계신 『유네스코뉴스』에서 본부

는 여전히 유네스코 본부인 만큼, 헷갈리지 않고 ‘본부’와

관련된 소식을 잘 챙겨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아이고 이런, 본부 이야기를 하느라 지난 5월 13일에 본부에서 열린 ‘유

럽 박물관의 밤’ 행사 소식을 전할 지면이 남지가 않았네

요. 다행히 매년 열리는 유럽 박물관의 밤 행사에 대해서는

저의 전임 주재관께서 작년 6월호 『유네스코뉴스』에 잘 소 개해 주셨으니, 올해 행사는 사진으로만 감상해 주시기 바 랍니다!

유럽 박물관의 밤 행사 당일 유네스코 본부 앞에서 방문객들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25 UNESCO News vol.804 주재관 서신
작은 오해가 생기기도 하더라고요. 그 다음부터는 어느 쪽에도 본부라 는 단어를 쓰지 않고 ‘유네스코 사무국’ 혹은 ‘외교부’라고 구분해 부르면서 실수가 줄었습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지금 저에게 본부란 유네스코

우분투 아프리카 세계시민교육

반가워! 있는 그대로의 아프리카

많은 사람들은 ‘아프리카’ 하면 가난과 빈곤, 질병과 분쟁

등 주로 어렵고 낙후되어 있는 모습을 먼저 떠올립니다

하지만 하나의 이미지로 묶기에는 아프리카는 너무나

다양하고 거대한 대륙입니다 아프리카인사이트의

‘우분투 아프리카 세계시민교육’은 객관적인 사실을

바탕으로 아프리카를 이해하고, 상호 존중하고 협력 할 수

있는 관계로 나아가도록 돕는 교육 프로젝트입니다

허성용 아프리카인사이트 대표

“아프리카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나 이미지는 어떤

것인가요?” ‘우분투 아프리카 세계시민교육’은 항상 이 질

문과 함께 수업을 시작합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신 독자들

은 어떠한가요? 저마다 조금씩 다른 이미지가 그려지겠지

만, 지난 10년 간 여러 기관과 학교를 대상으로 진행한 수업

에서 제일 많이 등장한 단어는 가난, 빈곤, 질병, 분쟁 등이

었습니다 이러한 인식이 형성되게 된 것은 일부 아프리카

국가들이 실제로 이런 문제를 겪고 있다는 점, 직간접적인

교류와 배움의 기회가 적은 점, 미디어에서 전달하는 정보

가 제한적인 점 등 여러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안타까운 것

은 이로 인해 많은 사람이 아프리카 지역 전체를 일반화하

여 부정적인 고정관념을 갖게 되며, 때로는 무시와 무관심

으로 이어지기도 한다는 점입니다 초 중 고등학교를 중심

으로 하지만 일반 시민이나 교사를 대상으로도 이루어지는

우분투 아프리카 세계시민교육은 이러한 현실을 극복하고

아프리카를 바로 알고, 또 상호 존중하고 협력하며 살아가

기 위한 지식과 경험을 제공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이 프로그램이 가지고 있는 특징은 크게 두 가지입니

다 첫째, 자기 주도형·참여형 학습이라는 점입니다 수업을

시작하기에 앞서 기존에 내가 알고 있는 내용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고, 일방적인 강의보다는 퀴즈와 토론, 그룹별 논

의와 발표 등으로 채워진 수업을 통해 학습자들이 보다 주

도적이고 효과적으로 배움을 얻을 수 있도록 돕습니다. 두

번째 특징은 실제 아프리카 국적을 가진 교사의 참여입니

다 여건에 따라 다르지만, 가능한 다양한 아프리카 출신 교

사들이 공동 강사로 참여해 수업을 진행합니다. 학생들은

이 흔치 않은 상호작용 기회를 통해 자신과의 공통점을 발

견하고, 이들이 생각보다 우리 가까이에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참여 교사들 역시 역량을 개발하고 자신의 소

중하고 자랑스러운 나라와 문화를 알릴 수 있는 기회를 얻 습니다

지난 10년간 수백 회가 넘는 수업에서 수만 명의 사람

들을 만나면서 많은 에피소드도 있었습니다. 어린 시절 좋

은 기억으로 남은 아프리카 생활 경험이 있었지만 한국에

서는 친구들의 몰이해와 의도치 않은 비하적 표현으로 곤

혹스러움을 느꼈었다는 한 학생은 “친구들 사이에서 아프

26 유네스코뉴스 2023 06 ESD 공식프로젝트
우분투
아프리카 세계시민교육

부룬디

출신의 샤니스

선생님강의모습

리카 지역에 대한 열린 이해와 긍정적 인식이 심어지면서

고민했던 부분이 많이 해소되었고, 교과서에서 잘 다루지

않는 아프리카 지역에 대해 배움을 얻을 수 있는 기회”였다

며 감사를 표했습니다 수업에 참여했던 한 아프리카 국적

강사도 ”가끔 아프리카 국적이나 피부색 때문에 한국에서

(비)언어적 차별을 당하는 경우도 있었는데, 이런 수업 기회

를 통해 자신의 나라를 직접 알릴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어

자랑스러웠다”며 앞으로 이런 교육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

다는 소감을 밝혔습니다

아프리카인사이트가 우분투 아프리카 세계시민교육

을 진행하며 발견한 것은, 단 한번의 수업으로도 우리가 가

지고 있는 인식과 고정관념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55개 국가로 이루어진 광활한 대륙인 아프리카 전체를 속

속들이 알기 위해서는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수

업을 통해 학생들은 가장 기본적인 오해를 풀고 특정 지역 과 사람들에 대한 바람직하고 균형잡힌 시각을 갖게 됩니

다. 나아가 세계시민의식과 문화다양성의 관점에서 우리가

서로 연결되어 있는 운명 공동체이자 이웃이라는 것을 깨

나이지리아 출신의 갓스파워

선생님강의모습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지속가능발전교육(ESD) 및 훈련 활동을 증진하고 다양한 한국형 ESD 실천사례를 발굴하기 위해 2011년부터 ‘유네스코 지속가능발전교육 공식프로젝트 인증제’를 시행해 오고 있습니다 매년 유네스코 ESD한국위원회 위원 및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평가단의 심사를 거쳐 ‘ESD 공식프로젝트’로 선정된 모범적인 프로그램들을 지면으로 소개합니다

닫고, 상호 존중과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게 됩니다

이런 경험이 더 어린 시기에 이루어질수록 향후에 큰 변화

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강의를 마칠 때면 항상

아프리카의 ‘우분투’ 철학에 대한 이야기로 끝을 맺습니다

우분투는 남아프리카 지역에서 유래된 말로 ‘당신이 있어

내가 있습니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팬데믹과 기후

위기 등을 극복하기 위해 국제적인 연대와 협력이 필수적

인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우분투’와 같은 더불어 살아

가는 정신이 우리 모두에게 깃들게 되기를 기원합니다

우분투 아프리카 세계시민교육 교재

27 UNESCO News vol.804 ESD 공식프로젝트

지구

한국 사회에서도 ‘다문화’는 이제 먼나라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다양한 배경과 문화를

가진 아이들이 함께 어울려 공부를 하게 되는 경우가 점점 많아지고 있고, 이에 따라

세계시민교육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유네스코학교 활동을

28 유네스코뉴스 2023 06 지구촌 교육나눔
통해 다양성에 대한 이해와 공감을 확산시키고 있는 서울문성초등학교의 이야기를 들어 보았습니다. 임여진 서울문성초등학교 교사
유네스코 활동 1 3 4 2
건너편 친구를 향한 응원 서울문성초등학교의

― 유네스코한국위원회(이하 한위)의 학교 후원

사업에 참여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서울문성초등학교에 대해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서울시 금천구에 있는 서울문성초등학교는 총 20개 학급

386명의 학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학교 내 다문화학

생 비율이 43.6%에 이르는 점이 특별한데요, 그렇다 보니

다문화교육과 세계시민교육에 중점을 두고 교육과정을 운

영하고 있습니다 “나를 열어 배우며(배움) 너를 담아 채워 (채움) 함께 가는 우리(나눔)” , 즉 ‘배움-채움-나눔’으로 이

어지는 과정을 통해 이해와 공감, 행동하는 역량을 갖춘 세

계시민을 양성하기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 학교에서 지난 3년간 한위의 교육 후원 사업에

꾸준히 참여해 오고 있는데요. 어떻게 후원을

시작하게 됐나요?

2019년 2학기에 새로 부임한 교장선생님께서 유네스코학

교를 소개해주셨습니다 하지만 2020년에는 코로나19 사태

로 말미암아 학생들이 학교에 나오는 것도 힘들어 관련 행

사를 추진하지 못했습니다 학교 규모가 크지 않아서 2020

년 후반기부터는 등교가 가능하게 되었고, 2021년부터는

거의 모든 교육 행사를 추진할 수 있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유네스코학교 네트워크에서 추천한 ‘한 권의 기부’ 행사 관

련 설명을 참조해 우리 학교 상황에 맞는 행사를 기획했습

니다. 이후 매년 세계 책과 저작권의 날을 기념하며 ‘500원

의 행복 & 한 권의 기부’ 캠페인을 진행해 오고 있습니다

― 학생들의 활동 참여 내용도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

학생들이 집에서 안 보는 책 2권을 기증하면 유네스코 로

고 모양의 부채와 소정의 상품을 증정했습니다. 학생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작년에는 ‘실천하는 세계시민어린

이 미션 스티커판’을 활용했고, 올해에는 ‘실천하는 세계시

민어린이 여권북’에 나눔활동 관련 미션을 넣었습니다. 학

교 방송 시간에는 유네스코한국위원회의

직접 지구 건너편의 친구들에

게 자신이 추천하는 책을 소개하는 코너도 마련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책에 대한 소개를 직접 써 보면서 단순히 기

부금만 전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우리 모두가 함께 교육

을 받고 이 세상을 살아가는 세계시민의 일원임을 느끼게

해 준 활동이었습니다

― 특별한 소감을 밝힌 학생도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먼저 전 세계에 글을 모르는 아동이 셀 수 없을 정도로 많

다는 사실에 학생들이 많이 놀랐습니다 배움이 모두에게

당연히 주어지는 것인 줄 알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는 것을 실감한 학생이 많았고, 그 친구들도 얼른 교육을 받

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하는 학생도 있었습니다 캠페인 참

가 후에는 기부금을 받는 친구들에게 보내는 응원의 메시

지를 각자 여권북에 적어보도록 했고, 학생들은 “글을 안다

면 넌 똑똑해질 거야”, “글을 알게 된다면 넌 꿈을 이룰 수

있을거야”, “글을 읽을 수 있다면 넌 부자가 될거야”, “글을

안다면 세상을 더 아름답게 살 수 있을거야” 등의 글을 남

겼습니다 우리 친구들의 응원이 그들에게 꼭 가 닿기를 바

랍니다.

― 마지막으로 후원을 통해 교육에서 소외된 이들에게

어떤 희망을 전달하고 싶으신지요?

학생들과 독서 수업을 진행하면서 『고만녜』라는 책을 함

께 읽었습니다 일본에 나라를 빼앗긴 시절에 북간도로 이

주한 한 여자아이의 이야기를 다룬 그림책입니다 불과

100여 년 전 우리나라에도 이름도 없고 글도 모른 채 살아

야 했던 여성들이 많았다는 사실에 학생들이 깜짝 놀랐던

것이 기억납니다 비록 기부금의 액수는 크지 않지만 문성

친구들의 정성이 교육에서 소외된 친구들에게 전해지고, 그들에게 꿈과 용기를 주어 행복한 삶을 향한 도전을 이어 가게 되기를 바랍니다

1 책 기부 활동에 참가하고 유네스코 로고 모양의 부채를 선물받은 학생들

2 서울문성초 학생이 남긴 희망드림메시지

3 지구 반대편의 친구를 위해 정성껏 책 소개를 쓰고 있는 참가 학생

4 한 권의 기부 행사장 모습

29 UNESCO News vol.804 지구촌 교육나눔
브릿지 사업 소 개 영상을 보여주며 학생들의 기부금이 어떻게 쓰이는지 알려주었습니다. 학생들이

유네스코 글로벌 청년 포럼 참가자 오리엔테이션

2023 유네스코 글로벌 청년 포

럼 참가자가 확정돼 오리엔테이션

참석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참가가 최종 확정된 인

원은 총 70 명으로 , 한국인 35 명

과 6 25 전쟁 파견국 또는 의료지

원국 출신의 외국인 35명 등으로 구성됐다(하단 목록 참조). 외국인 참가자 중 16명은 실제 6 25 전쟁

2023 국내 유네스코 카테고리2센터

협의회 정기회의

국내 유네스코 카테고리2센터 협의회 정기회의가

5월 19일 전북 전주시에 있는 유네스코아태무형유

산센터(사무총장 김지성)에서 열렸다 국내 카2센

터 협의회 사무국을 맡고 있는 유네스코아태무형유

산센터를 비롯해 6개 정회원 기관과 유네스코한국

위원회 등 관련 기관이 참석한 이번 회의에서는 ▲

글로벌 청년 포럼 20개 참가국 및 인원(괄호안): 미국(5), 영국(1), 캐나다(2), 튀르키예(3), 호주(1), 필리핀(3), 태국(2), 네덜란드(2), 콜롬비아(2), 뉴질랜드(1), 에티오피아(2), 벨기에(1), 프랑스(2), 남아공화국(1), 스웨덴(1), 인도(2), 노르웨이(1), 이탈리아(1), 독일(2), 대한민국(35)

전문가 자문위원: 강대중 국가평생교육진흥원장, 김홍준 한국영상자료원장, 한경희 연세대 공학교육혁신센터 교수, 류정민 연세대 문과대 교수, 김은미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이재영 공주대 환경교육과 교수, 박태균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송영훈 강원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참전용사의 후손이다 이들 참가자는 5월 4일에 온라인으로 열린 오리 엔테이션을 통해 포럼 취지와 일정을 안내받고, 8개 조로 나눠 각자 소 개를 하고 포럼에 대한 기대를 나눴다 참가자들은 이번 오리엔테이션 을 시작으로 약 3개월간 자문위원의 지도하에 조별 활동을 펼친 뒤 7월 26-28일 서울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열리는 ‘2023 유네스코 글로벌 청 년 포럼’에 참가할 예정이다 한국-독일 국가위원회 직원 교류

5월 22일부터 6월 2일까지 서울 명동 유네스코회관에서 유네스코한 국위원회-유네스코독일위원회 직원교류 프로그램이 열렸다 한국을 찾 은 유네스코독일위원회(이하 독일위)의 지아니 하우스만(Jeannine Hausmann) 국제 협력 (Emerging Topics and International Cooperation) 부서장은 5월 23일 유네스코회관 8층에서 독일위의 주 요 활동을 설명하고 한위 직원들과 다양한 의견과 아이디어를 나눴다 하우스만 부서장은 5월 31일- 6월 2일에 열린 브릿지 워크숍에도 참석 해 ‘민관협력’을 주제로 열린 국가위원회 회의에서 독일의 사례를 소개

하고 참가자들과의 토론에 응했다 이어서 국내 유네스코 카테고리 2 센터 ( 협력기구 ) 인 아시아태평양국제이해교육원과 아태무형유산센터

를 방문하고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창덕궁을 답사했다. 오는 6월 14-28 일에는 한위 기획조정실의 오동준 전문관이 독일위를 찾아 양국 위원회

간 협력 및 가시성 확대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협의회 차기 사무국 선출 ▲2023 기관별 운영현황

및 성과공유 ▲국내 카테고리2센터 간 협력사업 논

의 ▲자유토론 등이 진행됐다 2년 임기의 차기 사

무국으로는 ‘유네스코물안보국제연구교육센터’가

맡기로 했다 유네스코 카테고리2센터는 유네스코

회원국과 유네스코본부 간 협정에 따라 설립돼 유

네스코의 전문영역에서 사업을 이행하고 연구하는

국제협력 기관으로, 우리나라에는 유네스코아태국

제이해교육원(APCEIU), 유네스코아태무형유산센

터(ICHCAP), 유네스코국제무예센터(ICM), 유네

스코물안보국제연구교육센터(i-WSSM), 유네스코

국제기록유산센터(ICDH), 유네스코세계유산국제

해석설명센터(WHIPIC) 등 6개 기관이 있다

30 유네스코뉴스 2023 06 단신

한인타운청소년회관 송정호 관장 특강

미국 LA 한인타운청소년회관

(KYCC)의 송정호 관장이 5월

11 일 서울 명동 유네스코회관

에서 초청 강연을 열었다 한인

타운을 살기 좋고 아름다운 곳

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해 온 비

영리단체인 KYCC 의 미션과

열정, 책임감과 혁신 등을 소개

한 송 관장은 비영리단체의 활

동 범위가 넓어지고 있는 상황

에서 유네스코한국위원회가 후원, 홍보, 사업 개발, 파트너십, 비영리기

관 운영 등의 분야에서 필요로 하는 조언과 통찰을 들려주는 한편, 사업

을 응원한다는 뜻으로 후원금도 전달했다 1985년 당시 직원이 6명에

불과했던 한인타운청소년회관에 입사, 12년 후 관장직을 맡은 송 관장은

이후 25년간 KYCC를 직원 200명 규모로 키우는 등 괄목할 만한 리더

십을 보여주며 여러 펠로십을 수상한 바 있다

콘서트장을 찾은 한위 직원들과 함께 친선대사 홍보물과 축하 화환을 들고 기념촬영에 응한 임형주 대사(가운데)

임형주 친선대사 데뷔 25주년 기념 콘서트 개최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이하 한위) 친선대사인 팝페

라 테너 임형주가 5월 14일 서울 국립극장 해오름 홀에서 데뷔 25주년 기념콘서트를 열었다. 친선대 사로서 다양한 활동을 펼치며 음악을 통한 공존과 평화의 정신을 전파해 온 임 대사는 공연무대에서

‘지구촌 아이들에게 책으로 미래를 선물하는’ 한위

의 활동 등 지난 10년간 한위와의 동행을 회상하며

친선대사 활동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표했다

지속가능발전교육 2030 첫 아태지역 네트워크 회의 6월 개최

유네스코방콕사무소와 인도네시아 교육문화연구기술부가 주최하고 유

네스코가 후원하는 ‘지속가능발전교육 2030 아태지역 네트워크 회의

(ESD-Net 2030 Asia-Pacific Regional Meeting)’가 6월 12일-14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다 인류의 생존과 번영에 대한 교육의 기여를

강조하며 유네스코가 설정한 국제 이행 프레임워크인 ‘지속가능발전교육:

SDGs 달성을 향하여(ESD 2030)’의 일환으로 열리는 이번 회의는 지속

가능발전교육의 주류화를 위한 회원국과 이해관계자들의 리더십을 독려

하고 관련 거버넌스를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참가국들은 ‘ESD for 2030 국가계획’ 수립과 이행 현황을 나누고 논의하며, ESD 활동에

관심이 있는 학교와 교원단체, 청년, NGO 및 민간기관도 참가해 지속가능

발전교육의 주류화를 위한 5대 우선 실천영역에서의 활동 사례와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교육부는 온라인으로 참가할 예정이며, 이선경 ESD한국

위원회 위원장은 한국의 ‘ESD for 2030 국가계획’ 수립 활동과 ESD 현

황에 대해 발표하고 지역의 실천 활동을 모색해 온 도봉구청과 민간부분의

‘SK mySUNI’가 유관세션 패널로 나선다. 이와 더불어 지난해 9월에 열린

유엔 교육변혁정상회의에서 도출된 글로벌 이니셔티브인 ‘녹색교육파트너

십’에 대한 소개와 참여국의 패널 토론도 진행된다

2024년 창립 70주년을 앞두고 미래를

위한 새로운 비전을 가다듬고 있는 유네

스코한국위원회에 발맞춰 『유네스코뉴

스』도 좀 더 나은 독자와의 소통을 위해

변화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구독 방법과

내용 등 여러분의 다양한 의견을 바탕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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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UNESCO News vol.804 단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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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유네스코뉴스 2023 06 기금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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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환경의 날(6월 5일)

바다인 마리아나 해구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인 에베

레스트산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두 곳 모두 사람이 쉽게 접근

하기 어려운 곳임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활동으로 발생한 작은 플

라스틱 조각이 발견된 곳이라는 점입니다 우리의 생활반경에서

아주 멀리 떨어진 곳까지 인간이 생산하고 사용한 플라스틱이 닿

는 것이죠 전체 해양 쓰레기의 85%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플라

스틱은 단순히 해양 생태계만을 파괴하지 않습니다 인간이 배출 한 플라스틱은 해양 생태계를 파괴하고, 생명체들의 몸에 들어가 고, 결국 이들을 섭취하는 인간의 몸으로 들어옵니다 유엔은 환경 보호 곧 우리 생존과도 직결된 중요한 문제임을 강조

하기 위해 매년 6월 5일을 세계 환경의 날로 지정했습니다. 세계 환경의 날은 환경과 관련된 기념일 중 가장 큰 기념일로, 전 세계 수많은 사람들이 환경의 중요성을 다시 생각하고 환경 보호 실천

을 다짐해 보는 날입니다 올해 세계 환경의 날의 핵심 테마는 플

라스틱 오염의 해결책을 찾는 ‘From pollution, to solution(오 염에서 해법으로)’ 입니다 개인과 기업, 그리고 국가가 더 이상의

환경 파괴를 막기 위해 어떻게 행동하며 나아가야 할지 그 방법을

찾는 중요한 시간이 될 것입니다 유네스코는 생물 다양성을 보존

하고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여러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지구인으로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지금 바 로 실천할 수 있는 작은 일을 행동으로 옮기는 것부터, 정부와 관

련 단체들에 정책 수립과 시행을 요구하기까지 다양한 노력을 기 울일 수 있습니다 우선은 올 세계 환경의 날을 맞아 ‘플라스틱 없 는 하루’를 한번 시작해 보는 건 어떨까요?

[참고자료]

· “From Pollution to Solution , UNEP unep.org

현충일

34 유네스코뉴스 2023 06 세계 기념일
World Environmental Day 송현지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청년기자단 6월 5일 세계 환경의 날 6월 8일 세계 해양의 날 6월 17일 세계 사막화와 가뭄 방지의 날 7월 18일 넬슨 만델라의 날 7월 26일 세계 맹그로브 생태계 보전의 날 6 월의 세계 기념일 7 월의 세계 기념일 일 월 화 수 목 금 토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일 월 화 수 목 금 토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가장 깊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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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과 어른들이 공부할 수 있도록 지역학습센터를 지어줍니다.

“ ”

세상 모든 엄마의 마음은

똑같습니다.

가난에서 벗어나 희망을 갖는 것이

정말 불가능한 일일까요?

교육만이 아이들의 삶을 바꿀 수 있는 유일한 희망입니다.

글을 알면 질병을 이길 수 있고

기술을 배우면 일이 생기고

책을 읽으면 꿈이 생기니까요.

희망을 주셔서 고맙습니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 후원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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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한국위원회 “아프리카·아시아 브릿지 프로그램”

선생님을 파견하여 글을 읽고 쓰고 기술을 익혀 자립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교육에 필요한 책과 학습기자재를 지원합니다.

미래 교육 공존의 과학

Peace for all, leaving no one behind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모두를 위한 평화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교육, 과학, 문화, 정보·커뮤니케이션 사업을 통해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모두가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합니다.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드는 데 유네스코한국위원회와 함께해 주세요!

후원문의: 1800-99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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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다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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