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행, 잔잔한 물결
이른 새벽 내 집을 나와 내려다보면 내 동네는 그
림같이 아름답다. 선명하게 보이는 것보다 희미한 풍
경은 더 아름답다. 아직도 다 보이기 싫은 내 속 마음
같아서 인거 같다.
예상치 못한 큰 충격으로 일 년을 넘게 정신 나간
사람으로 견디며 살았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결심
하고 일어났을 때 그래도 늦지 않았음을 알게 된 건
일이 하고 싶었다. 어차피 살 거면 슬픔에 빠져 살지
말자고 마음을 바꾸었다. 경력이 이십 년이 다 되어 가는 셰프이지만 매번 인터뷰를 볼 때는 긴장이 된
다. 그렇게 인터뷰를 보고 집에 돌아와 보니 벌서 오
퍼가 들어와 있었다. 이곳은 나의 긴 경력으로도 드
물게 처음으로 경험하는 장소였다. 짜인 프로그램에
따라 음식을 공급하던 양로원과는 달리 나의 경험을
모두 자신 있게 쏟아낼 수 있는 장소였다. 셰프가 스
스로 메뉴를 만들고, 식품을 구입하며, 혼자 모든 걸
진행하는 꿈의 장소였다. 셰프로서 자기 레스토랑을
열지 않는 한 자신만만하게 나의 경력을 마음껏 펼
쳐볼 수 있는 얼마나 좋은 기회인가?
나는 이곳에서 나의 고객을 만족시키는 나의 본
연의 임무보다는 나를 힐링하고 잔잔한 깨달음을 얻
는 장소로 변해가는 것을 느꼈다. 모든 직원들은 네 일 내 일 구분이 없이 공동구역을 관리하고, 메마른
식물에는 서로가 물을 주었다. 식사를 먼저 마친 사 람이 다음 착석을 하는 동료를 위해 식기를 세척하 고 정리해 주었다. 나의 최고 보스 또한 그 일에 동참 하였다. 그는 또한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는 것을 나 는 알아차렸다. 그가 갖고 있는 에너지 세이브 정신 과 지구 세이브라는 작은 실천은 다른 동료들의 동 참을 불러왔다. 모든 직원들은 회사를 자기 회사처 럼 아끼며 일에 대한 자부심이 있었다. 이 작은 사회
는 지역의 배고픈 이들에게 음식을 제공하며 펀드를
모금하여 아프리카를 돕는다든지 다양한 이벤트로
모금한 펀드를 다양한 장소에 골고루 조용히 그 들
의 정성을 기부하고 있었다. 이런 선행들은 이 회사
를 설립한 최초의 보스로부터 내려오는 조용한 선행
이라고 들었다. 회사는 절대 개인을 기억하지 않는
다라는 한마디가 이 회사에서는 통하지 않았다. 그
신비로운 만족감에 대한 비밀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
았다. 누구나 남을 돕고 싶어 하지만 특별한 계기가
없어서, 어떻게 할지 몰라서, 혼자 하기 버거워서 아
닐까 한다. 일과 병행된 이 회사의 선행들은 일이다, 기부라는 구분 없이 두 가지가 다 같이 일이고 기부
인 것이었다. 조용한 마을에 가끔 진동하는 소똥 냄새는 먼 산 에 머무르는 구름 띠처럼 내 코에 머무르며 나를 자
극하였다. 나는 이 냄새마저도 정겨웠다. 작은 마을
에 존재하는 숨은 듯 자리한 따뜻한 이 단체를 지 역의 히어로라고 부르고 싶었다. 이왕 사는 거 어떻 게 마음먹고 사느냐? 스트레스받으며 먹고살기 위 해 일한다면 회사라는 곳은
안에서의 따뜻한 선행. 소똥 냄새도 소중 한 한순간으로 변화시키는 기업 지향은 소중한 실 천 아닐까 한다. 그러한 사람들을 위해 나는 내 최선 을 다하여 나의 고객을 배불리, 맛있게 음식을 공급 함으로 동참한다는 자부심을 갖기로 했다. 캐나다 하이웨이 호프 방향을 가다가 엑시트 116 번 고속도로 북쪽 방향 길 옆에 Southern Irrigation 이라는 회사가
들꽃 하나
이른 아침
들녘에 홀로 핀
이름없는 들꽃이여
누구의 기억에도 흔적없는 지고 가도 그누구도 기억조차 하지 않는
하늘 아래 외로운 들꽃하나
너 나름대로 햇살과 벗하며
웃음짓고, 예쁜 빛깔 뽐내며
지나는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던
너만의 황금시기도 있었겠지
어느날
세찬 눈보라 불어와
홀로 서러움 이겨내며 끝내
너만의 세상으로 가더라도
생명이 다하는 그순간까지
너의 생은 빛났다 외쳐보라
이름없는 한포기 들꽃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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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발레 황금 세대’ 길러내고
사실을 깨 달았다. 궁중음악을 발레로 표현한 ‘
수제천’(안무 조주현)부터 윌리엄 포
사이드가 안무한 모던발레 ‘블레이크
웍스3′, 사별한 남편을 그리워하는 창
작 발레 ‘코리아 이모션 정(情)’ 등이
끝날 때마다 환호와 박수, 탄성이 번 졌다. 애정이 가득한 공기에 무용수들
도 고무됐다.
파리 오페라 발레단 에투알(수석)
박세은, 네덜란드 국립 발레단 수석
최영규, 보스턴 발레단 수석 채지영,
유니버설 발레단 수석 이현준, 국립
발레단 수석 박예은 등 국내외 정상급
발레단에서 활약하는 무용수 23명이
시즌 중에도 시간을 내 이곳으로 날아
왔다. ‘황금 세대’로 불리는 이들은 모
두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김선희 (66) 교수의 제자. 스승의 정년 퇴임을 특별한 공연으로 축하한 것이다. 세계 가 주목하는 K발레의 폭과 깊이를 목
박세은·김기민이 제자
스승의 퇴장을 축하하러
서울로 날아와 갈라 공연
“세계로 가는 문 열어줘”
별명은 ‘콩쿠르 킬러’
10년은 국내 대회 평정
10년은 좌절과 긴 추락
30년은 스타들 길러내
성공한 제자들 공통점?
재능을 일찍 발견했고
‘투 머치 성실’이 바탕
“의욕과 추진력도 강해”
“김선희 교수님은 해외에 ‘소냐’로
알려져 있어요. 프랑스 신문 르피가 로 기자가 ‘지금의 한국 발레를 만든 소냐를 인터뷰하고 싶다’고 할 정도로 요. 교수님은 테크닉과 예술성을 갖춘 무용수로 성장하도록 저희를 이끌어 준 분, 세계로 도약하는 문을 열어준 분입니다.” 무용계 아카데미상이라는 ‘브누아 드 라 당스’ 수상자를 둘(박세은과 마 린스키 발레단 수석 김기민)이나 제자 로 뒀지만 스승의 인생은 좀처럼 알려 지지 않았다. 세상에 저절로 되는 일 은 없다. K발레 황금 세대의 화려한
점프와 회전, 섬세하고 우아한 표현력 뒤에서 그들을 세계적 무용수로 조련
한 김선희 교수는 누구이며 어떤 방향 과 속도로 걸어 왔을까. 지난 6일 한 예종 서초동 캠퍼스에서 ‘소냐’를 만 났다.
◇또래들이 두려워한 ‘콩쿠르 킬러’ 발레 입문은 열 살 때였다. 김선희 교수는 “이화여대 무용과를 졸업한 엄 영자 선생님이 발레 학원을 열었는데
어머니가 저를 데려간 게 시작이었다” 며 말문을 열었다.
-재능도 있었나요?
“할머니가 ‘너는 아주 어릴 때부터 낙지 같았어’ 하셨지요. 몸이 유연했어 요. 제가 조르지는 않았고, 흥이 있던 어머니한테 떠밀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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