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현재
당신의 바람은 무엇입니까?’
하는 질문을 받으면 잠시 망설이게 되고 여
러 생각들이 스쳐 지나갈 것 같다.
물론 세대별 나이별 차이가 나고 현재의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지금 노인인 나는
자손들의 건강과 번영, 넓게는 세계의 평화 이다.
그렇게 지내다가 때가 되면 며칠만 앓다가 고통 없이 저 세상 가면 좋겠다는 것 아닐까?
소위 구구 팔팔 삼 삼사 역시 희망 사항인 것
이다. 여기에 좀 덧붙인다면 사후 안락 아니
겠나, 천당 가고 부활하여 더 이상적인 삶을 다시 살고 싶은 것도 희망 사항일 수도 있을
것 같다. 불가에선 윤회설로 생명체 또는 사 물로 태어 난다고 하니까, 이건 역시 현생에 서 좋은 업보를 쌓고 올바르게 착하게 살아라 하는 가르침 일 것이다. 사후는 그렇더라도 우선 현세에서 사람 답
게 사는 게 우선인데 그게 쉽지가 않다. 자기
의 이익을 위해 남을 이용하거나 밟기도 하 고, 주어진 자신의 환경에서 최대한의 능력? 을 발휘하여 부를 축적하기도 하고 위선으로 사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순수하게 농부나
어부같이 자신의 노력이 아닌 얄팍한 지식의 덧 칠로 부를 축척하는 고등 인간들도 많다. 이걸 직업별로 이야기하면 언제 돌팔매 맞을 줄 모르니 그냥 그렇게 넘어가자. 배운 놈이 도둑놈 이란 말 잘못하면 계급투쟁으로 발전 하여 공산주의에 가까워진다면 큰일 날 일이 다. 그런 곳엔 유물사관적 행위로 인간의 존 엄은 목적에 따라 처참한 환경에 처하는 역사 를 봐왔으니 회자할 필요가 없다. 평등은 그
저 말 뿐이지 사람 위에 사람 있지 않은가? 아 니 재력이 사람의 위치를 정해주는 사람 위에
서기도 하고 때론 부정하려고 해도 그렇게 느
낄 때가 많다. 연예인이며 의사, 변호사, 프로
운동선수들이 부러움의 대상인 것은 결국은
돈도 잘 버는 것 아닌가? 잘 나가는 연예인이
나 프로 운동선수들의 수입은 상상초월 아닌
가. 그러니 목숨 걸고 덤비는 젊은이들이 얼
마나 많은가? 배움이 적어서 줄이 없어서 열
악한 노동현장에서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들
그들에게 희망찬 내일이 되면 좋겠다. 어디
그뿐이겠냐만, 그러니 희망도 세대별 주어진
환경에 따라 또 장기적, 단기적 다를 것이다. 그러나 노인이 되면 역시 자손들 안녕과
자신의 건강으로 집약될 것이다. 이미 지난
세월을 통해 부질없는 경험도, 포기도 해 보 았기에 때문일 것이다. 우리 인생이 그렇게
이 영 춘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고도에서
우울증이 오
허전한 마음이 든다. 그래도 회한의 감정에서 벗어나는 활기찬
해야겠다. 그래 산에 올라 노래라도 불러야겠다. 인생의 아쉬움을 잊어버리고 그 저 하루의 삶에 감사하며 지인과 식사라도 해 야겠다. 뭘 바라겠나, 그저 한 줌의 거름이라 도 되어야 할 텐데…
블랙홀을 지나 동굴을 지나
짐승 같은 어둠의 등 뒤에서
늑대 울음소리 들리고
불빛 먼 수평선에 달빛이 걸려
낯선 얼굴로 펄럭인다 바위 절벽으로 빗줄기 쏟아진다
저 절벽 빗줄기 속으로 뛰어가는 한 사람
생이 무거워, 무거워, 울부짖는 한 사람
무엇이 그토록 그의 어깨를 누르는가
무엇이 그토록 그의 발목에 사슬을 채우는가
먼 달빛은 저문 밤 늑대처럼 울고
쇠갈고리에 묶였던 그 사람
작두 날 같은 파란 얼음 빙판에서
무명천에 밴 깊은 시름을 쏟아낸다
빗줄기 속에서, 바퀴 속에서
그 바퀴에 감겨 돌아가는 푸른 한 목숨
눈 먼 소쩍새 길을 찾아가듯
은하로 가는 길을 찾는다 < 孤島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