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YANG 2020 vol.112
Autumn
장 마
교수와 학생
인종차별 인천국제공항
Autumn
포스트코로나
2020 vol.112
코로나와 학교
동물유기
유튜버 제로 웨이스트
한 양 교 지 편 집 위 원 회
장 마
소다미
최유진
곽서연
★
마지막 일상
행복 ♥
구본성
이에스더
황성주
근면성실
다 좋아질 거야
날자 날자 한번만 더 날 자꾸나
조유민
김지현
돌아가고 싶은 나날들
아직 더 놀고 싶은데
편집장_ 소다미 교육공학과 18학번 HYgyoji@gmail.com 부편집장_ 최유진 생명공학과 18학번 userid789@hanyang.ac.kr 편집위원 곽서연 영어영문학과 19학번 tjdus0114@hanyang.ac.kr 구본성 국어국문학과 16학번 bagsa1902@hanyang.ac.kr 수습위원 이에스더 사학과 20학번 esther015@hanyang.ac.kr 황성주 신소재공학부16학번 saint95@hanyang.ac.kr
조유민 교육학과 18학번 opjum@hanyang.ac.kr 김지현 정책학과 19학번 thejyeon08@hanyang.ac.kr 펴낸이
소다미
엮은이
한양대학교 『한양』 교지편집위원회
주소
서울시 성동구 왕십리로 222 한양대학교 학생회관 4층 교지편집실
전화
010-3204-5379
디자인
(주)티에스업앤업 02-2285-6846
펴낸날
2020 가을
*학생회비에 포함된 교지 대금 2,000원을 내주신 학우 여러분이 『한양』의 주인입니다. *본지는 한양 학우의 소중한 학생회비와 광고비로만 만들어집니다. *본지에 게재된 기사나 사진의 무단 전재 및 복사를 금지합니다. *본지가 나올 수 있게 도움을 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HANYANG 2020 vol.112
Autumn
목차
004 여는 글
학
내
008 1학기 한양대학교, 학교로서의 자격이 충분합니까?(P/F) 030 오, 나의 교수님!
사
회
044 Post-Covid, 사용설명 주의서 060 한가지 색으로는 그림을 그릴 수 없습니다 074 불공정...한건가? : 인국공 사태 바로알기 088 동물의 디스토피아: 길 위의 동물들
문
화
110 유튜브 크리에이터, 공인과 일반인 사이 128 지구에 필요한 뺄셈
일
상
142 컴퓨터소프트웨어학부 19학번 이서진 143 경제금융학부 18학번 이호선
날적이
144 방구석 사색 145 Ruby: 사랑, 열정, 그리고 아름다움
148 편집후기
여는 글
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이번 호부터 『한양』의 편집장을 맡게 된 소다미입니다.
이번 호의 제목처럼 올해의 장마는 유독 길었습니다. 코로나로 옴짝달싹할 수 없었 던 올여름에 쏟아졌던 장대비는 독자 여러분께 어떤 의미로 다가왔나요? 누군가는 끝 나지 않는 컴컴함에 마음마저 굳어버렸을지도 모릅니다만, 또 어떤 이는 이번 장마 후 에 드리울 심심한 위로를 소망했을지도 모릅니다. 한바탕의 물난리를 치른 뒤의 찬란 한 하늘과 무지개, 그리고 새로운 계절의 시작을 알리는 소리를 발견하셨는지요.
『한양』은 이번 여름, 길었던 장마처럼 매번 반복되었으나 쉬쉬해왔던, 그러나 결국엔 수면 위로 드러난 이야기들을 재조명해보았습니다. 무관심이란 변명 아래 방관했던 우 리의 문제들을 직면하는 일은 꽤 아픈 일입니다만, 아무도 이를 꼬집지 않는다면 비가 그친 뒤의 ‘새것’을 영영 발견할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지난 학기의 우리는 학교 본부의 어두운 이면에 질릴 대로 질려버렸습니다. 그러나 학교와 코로나의 악연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한양』은 학내 첫 번째 기사로 지난 학기 에 학교가 보여준 태도를 상기시키고, 계속해서 논의해야 할 주제들을 다루었습니다. 더불어 지난 학기의 사태들은 당연하게 여겨왔던 교수와 학생의 관계를 다시 생각해보 게끔 하였습니다. 매 학기 반복되었으나 대면 아래 숨어있던 크고 작은 문제들이 비대 면과 맞물리며 그 민낯을 드러내고야 말았습니다. 이에 『한양』은 무의식 속 의문에 담 아두었던 질문과 그 해답을 찾아보고자 노력하였습니다.
004
여는 글
사회와 문화면에서는 더욱 근본적인 질문들을 쏟아보았습니다. 아무리 세상이 빠르 게 변할지라도, 그 사회를 구성하는 인간은 쉬이 변하지 않습니다. 『한양』은 새로운 사 회로의 전환을 소개하는 동시에 이러한 시점에서 생각해볼 이야기들을 풀어보았습니 다. 포스트 코로나와 인종차별을 주제로 인간다움에 관한 끊임없는 논의의 필요성을 강조하고자 하였습니다. 인천국제공항 사태와 유튜버에 관한 글은 진정한 공정과 정직 에 관한 숙고를 요구합니다. 더 나아가 유기동물과 제로 웨이스트와 관한 담론을 통해 익숙해서 소중한 것들에 대해 감사를 표하고자 하였습니다.
코로나와 장마, 그리고 비대면 회의를 뚫고 이번 호 역시 열심히 달려왔습니다. 우리 학교의 장마는 언제쯤 끝날지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조금은 암울할지도 모르는 상황 속에서, 묵묵히 펜과 글을 통해 여러분의 무지개가 될 수 있기를 『한양』은 소망합니다.
『한양』 편집장 소다미 드림
한양 112호
005
01 코로나와 학교 편집위원 곽서연 tjdus0114@hanyang.ac.kr 수습위원 김지현 thejyeon08@hanyang.ac.kr
02 교수와 학생 편집위원 구본성 bagsa1902@hanyang.ac.kr
Part
1
학내
# 1학기 한양대학교
학교로서의 자격이 충분합니까? (P/F) 편집위원 곽서연 tjdus0114@hanyang.ac.kr 수습위원 김지현 thejyeon08@hanyang.ac.kr
008
학내
“위기를 극복하는 힘은 우리에게 있습니다” - 한양대학교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
한양 112호
009
설상가상 雪上加霜
▲ 학교 본부의 불통을 상징하는 X 마스크를 쓴 사자상
2020년 1학기 한양대학교는 고집불통 행정의 끝을 보여주었다. 대부분의 대학교가 절대평가・상대평가, 대면시험・비대면시험 중 절대평가 또는 비대면시험을 택하는 와 중에도 한양대학교는 상대평가와 대면시험을 고집했다. 이에 한양대학교 교육정책위원 회(이하 교정위)는 요구안을 제시하며 학교의 입장표명을 여러 차례 요청했지만, 돌아 오는 답변은 요구안을 들어줄 수 없다는 일방적인 거절이었다. “권리 위에 잠자는 자는 보호받지 못한다.”라는 말처럼 침묵으로 대응하면 제멋대로 인 학교에 끌려갈 게 뻔했다. 그러자 학우들은 학교의 불통에 맞서 하나둘씩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온・오프라인에서 다방면으로 활동했지만, 학교는 여전히 학우들을 외 면할 뿐이었다. 지난 『일시정지』호에서 1학기 전반에 걸친 한양대학교의 코로나19 대응을 알아보았다 면, 이번 호에서는 한양대학교의 불통 행정을 고발하고자 한다. 또한, 학교의 무능함에 학우들은 어떻게 대처했는지 톺아보고 앞으로 우리가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고자 한다.
010
학내
1학기 한양대학교의 민낯 한양대학교의 유례없는 불통행정과 상명하달 방식의 일 처리는 학생들의 뇌리에 강 렬한 기억으로 자리 잡기 충분했다. 또 학교는 학생들의 의견과는 상관없이 상대평가와 대면시험을 동시에 강행했다. 마침내 기말고사 몇 주 전 학교가 학생들과 소통을 하려는 듯한 움직임을 보여주었 다. 학교는 선택적 P/F 제도 도입에 관한 학생들의 의견수렴을 요청했다. 선택적 P/F 제도는 비대면 학기 탓에 수업과 시험에 온전히 매진할 수 없었던 학생들을 위해 학교 가 해 줄 수 있는 최후의 선택지였다. 사실 선택적 P/F 제도의 도입보다 학우들의 직접 적인 요구사항 수렴 및 불만 사항1)시정이 더욱 필요한 절차임은 자명하다. 그러나 아무 것도 해결되지 않은 상황 속에서 학교의 선택적 P/F 제도의 도입 시도 소식에 학생들은 일말의 기대를 걸어봄 직했다. 학교의 불통과 안일함 탓에 자신이 겪게 된 여러 불이익2) 이 만회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학교의 요구사항을 토대로 교정위 측은 학우들의 의견 을 수렴할 수 있는 설문조사 를 실시했다. 그리고 선택적 으로 P/F를 허용하자는 선택 지가 과반수를 달성했다. 그 러나 7월 9일에 열린 감염병 관리위원회(이하 감관위)는 ▲ 감염병관리위원회 P/F 무산 회의 결과보고 (출처: 한양대학교 총학생회 페이스북)
선택적 P/F 제도의 도입을 무산시켰다.
1) 절대평가, 비대면시험으로의 전환, 블랙보드 내 오류사항 정정 등 2) 한양대학교와 달리 일찍부터 절대평가 및 P/F 제도를 도입한 타학교와 비교했을 때 학점이 중요한 대 학원 및 취업을 준비하는 한양대학교 학생들은 학기 내내 불이익에 대한 고민을 피할 수 없었다.
한양 112호
011
학교는 참 쉽고 간단한 방법으로 학우들의 의견을 묵살했다. P/F 무산에 대한 제대로 된 설명 하나 없이 ‘교육적이지 않고 다수의 학교가 선택적 P/F 제도를 도입하고 있지 않다’라는 간단한 답변으로 학우들을 분노하게 했다. 또 기말고사 직전 의견수렴을 시도 한 부분도 시기상의 의문이 든다. 학우들을 위해 더 빠르게 학교 측에서 나설 수는 없었 을까. 의견수렴만 하고 결국 도입을 무산시킬 셈이었다면 더욱 빠르게 발표할 수는 없 었던 것일까. 학교 측이 학생들을 배려하지 않는다는 것이 여실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학교가 기말고사를 대면으로 진행하면서 의심환자가 속출했다. 중 요한 것은 학교 측이 의심환자의 동선을 제대로 공지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부정행위를 우려하여 대면시험을 치르고자 하는 학교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 나 학교는 여러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대면시험을 강행했으므로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그 누구보다 최선을 다해야 한다. 특히 확실한 정보를 학우들에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한데, 학교는 그러지 못했으며 동선 공지를 받지 못한 학생들은 카더라식의 부정확 한 정보로 불안감에 휩싸여야만 했다. 심지어는 시험을 치르고 난 후에야 해당 강의실 이 의심환자가 다녀간 곳이라는 것을 공지 받은 학생들도 있었다. 학교 측은 의심환자의 동선을 일부 공개했는데, 이마저도 해당 강의실을 사용하는 학 생들에게 등교중지를 선언하는 데에 그쳤다. 학생들이 더욱 분노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학교 측의 성의 없는 대처였다. 6월 19일을 기준으로 유증상자로 인해 기존 일정에 차질 이 생긴 수업이 14개이며 등교 중지를 당한 학생 수는 무려 600여 명을 넘었지만, 학교 가 취한 조치는 ‘등교 중지자에게 불이익이 없도록 하라’고 교강사에게 공지한 것이 전 부였다. 이에 공지 받은 학생들은 갑작스러운 등교중지 통보로 기말고사 일정에 혼선을 빚어야 했다.
012
학내
동문회관에서는 확진자가 발생하기도 했는데, 학교 측은 이에 관해 사후 조치를 제 대로 이행하지 않았다. 확진자 동선을 모르는 사람이 없도록 치밀하게 공지하는 것 외 에도 동선이 겹치는 학생에 한해 사후 관리를 철저히 했어야 하지만, 그 모든 절차가 부 재했다. 다행히도 다른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아 일은 어영부영 마무리되었지만, 학생이 확진자와 같은 공간을 썼을지도 모르는 일인데도 학교는 그저 태연했다. 학교는 교내 확진자가 발생한 다음 날에도 활짝 열려 있었다.
▲ 동문회관 확진자 발생 공지문과 사후 공지가 없어 불안한 학생들의 반응 (출처: 에브리타임)
한양 112호
013
▲ 대면시험 시 주의사항 (출처: 한양대학교 총학생회 페이스북)
위의 사진은 시험 도중 유증상자가 생길 경우 교강사가 취해야 하는 절차에 대한 학 교 측의 공지이다. 그러나 이는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우스갯소리처럼 들리겠지만 어떤 강의실에서는 열이 나는 학생들에게 ‘열을 식히고 오라’고 지시했다. 코로나19의 핵심 증상인 ‘열’은 학교가 산 중턱에 있다는 특성상 등교 중 발생할 수 있는 것쯤으로 취급되었다. 또 발열 체크 후 열이 나는 학생들은 예정된 시험에 맞춘 시험공부를 했음 에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이 다른 방식의 시험을 치러야 했다. 이렇게 되면 하나의 수업 안에서도 학생마다 평가방식이 다르다는 문제가 생긴다. 이렇듯 이미 한 차례 기말고사 를 통해 대면시험의 위험성이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한양대학교는 계절학기 역시 그 대로 대면 수업 및 시험으로 진행하였다. 이렇게까지 고집스럽기도 어렵지 않을까. 1학기 불통행정에 맞선 학우들의 노력 덕분에 한양대학교는 2학기의 수업을 기본적 으로 비대면으로 진행하기로 발표했다. 수업이 20명 이하일 경우 교강사에게 원격과 대 면 방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고 20명 이상일 경우 원격수업을 진행하도록 했다. 수업 의 평가방법은 1학기와 마찬가지로 상대평가4의 방식을 채택했다.
014
학내
▲ 2학기 수업 평가방법 (출처: 한양대학교 포털)
그러나 2-가의 조항을 보면 A를 무조건 40% 보장하는 것은 아니며 그 세부사항에 관한 권한을 전적으로 교수에게 맡기고 있다. 이렇게 되면 학생들은 상대평가4를 통해 비대면을 감안한 합리적인 평가를 보장받지 못한다. 같은 제도 안에서도 교강사별로 상 이한 성적에 대한 기준은 학생들의 혼란과 평가의 불공정함만을 가중할 뿐이다. 1학기 의 논란이 보여주고 있듯이 말이다. 시험 평가방식 외에도 1학기보다 더욱 활발한 논의가 필요한 사안에는 등록금과 수강 신청 등이 있다. 학교가 학생과의 소통을 통해 실속있는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2학기 도 1학기와 별반 다르지 않게 흘러갈 것이다. 또다시 학생들의 외침만이 남은 학기를 만 들 수는 없다. 학교의 진정한 소통과 실질적인 움직임이 더욱 절실하다.
한양 112호
015
그래서 등록금은 어떻게 되는 거야 5월 19일. 학교는 기말고사를 대면시험으로 치룰 것을 원칙으로 정하였다. 이에 따 라 지방에 있던 학우들은 부랴부랴 짐을 싸고, 그 기간동안 지낼 공간을 찾느라 분주했 다. 시험 기간에 교통편과 주거공간을 알아보는 것도 일이었지만, 교통비와 주거비는 또 다른 부담이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자취생들은 학교의 반복되는 2주씩 개강 미루기 와 대면시험으로 방을 비우지도 못하고 그대로 월세를 냈다. 이러한 학우들을 위해 총 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대면시험 지원금 사업을 시행했다. 이와 관련된 사항들을 정확하게 알아보기 위해 비대위와 서면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한양』 : 대면시험 지원금 사업은 비대위 주최 및 주관인가요? 비대위 : 네 그렇습니다. 대면시험 지원금 사업은 코로나19 상황에서 학우분들께 도움을 드리고자 비대위에서 기획하였고, 학교 기획처와 논의해 재원 마련 후 준비된 사업입니다.
『한양』 : 지원금 액수(10만 원) 및 지원 학생 수(1000명) 책정 근거가 무엇인가요? 비대위 : 학교에서 대면시험 지원금의 재원으로 1억 원을 책정하였고, 중앙운영위원회에서 대면시험 지원금 기획안을 바탕으로 대면시험으로 발생한 교통비, 숙박비, 식사비 등 종합적 인 비용을 고려하여 최종 1000명의 학생에게 10만 원을 지원하는 것으로 결정하였습니다.
『한양』 : 대면시험 지원금 출처가 어떻게 되나요? 비대위 : 대면시험 지원금 재원의 출처는 교비(총학생회 특별장학금)입니다. 기존 총학생 회 특별 장학금을 1억 원으로 추경하여 이번 지원금의 재원으로 편성하였습니다.
『한양』 : 대면시험 지원금 사업과 관련하여 학교 측과 논의한 바가 있나요? 비대위 : 비대위에서 기획안을 작성한 후, 기획처와 재원 규모, 지급 대상, 그리고 지급 방 식에 대해 논의 및 합의하였습니다.
016
학내
『한양』 : 대면시험 지원금 사업에서 학생처의 역할은 무엇인가요? 비대위 : 학생처에서는 대면시험 지원금 신청자 중 직전 학기 징계 사유가 있는지 확인하 고, 지원금의 집행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현재(7월 말 기준)는 위와 관련하여 총학생회에서 제출한 대면시험 지원금 최종 선정자 명단을 재검토하고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대면시험 지원금 사업은 비대위의 주최 및 주관으로, 총학생회 특별장학 금을 재원으로 집행된다. 사업 대상자가 되려면 까다로운 기준을 통과하기 위한 복잡한 서류 제출이 필요하다. 또한, 월세 지출이 큰 자취생들에게 수혜가 돌아가기 힘든 기준 으로 일부 학생들의 원성을 사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것이 비대위 잘못이라고 할 수 있 을까. 오히려 학생들의 경제적 사정은 고려하지 않은 채 대면시험을 강행한 학교본부의 책임이 크다. 사실 대면시험 지원금 사업을 진행한 학생회는 전국 대학교를 통틀어 극 소수에 불과하고, 비대위는 학교가 하지 않은 일을 찾아서 최선을 다했다. 학교는 그저 비대위를 방패로 삼아 무책임하게 방관하고 있을 뿐이다.
한양 112호
017
서울시립대학을 포함한 국공립대학 30곳3)과 전국 4년제 사립대학 중 18곳4)이 코로 나19 특별장학금 또는 생활비를 지급했다. 이들 대학은 등록금심의위원회를 열어 학교 본부와 학생들 간의 논의를 통해 지급 액수를 정하였다. 코로나19 특별장학금 재원의 경 우 절대평가 또는 선택적 P/F제도 도입으로 무산된 성적장학금이나 교직원의 기탁금 등 학교별 상황에 따라 마련되었다. 한편 교육부는 7월 30일 ‘대학 비대면 교육 긴급 지원 사업’ 기본계획을 최종발표하 였다. 해당 사업은 특별장학금을 지급하거나 2학기 등록금을 감면하는 등 등록금 반환 을 위해 학교 자체적으로 실질적인 노력을 하는 대학교를 대상으로 지원금을 지급한다. 사업 제외대상으로는 3년마다 실시하는 기본역량 진단에서 역량이 떨어져 ‘재정 지원 제한 대학’으로 지정된 곳과 적립금이 천억 원이 넘는 학교가 해당한다. 적립금은 향후 대학 운영을 위해 연구, 건축 등 특정 목적으로 별도로 쌓아둔 돈이다. 주목해야 할 점 은 한양대학교는 지난 2월 기준 1669억 원의 적립금을 보유해 사업에서 제외된다는 것 이다. 그렇다면 적립금을 어떻게 활용해 등록금 반환 재원으로 쓸 수 있을까? 등록금심 의위원회나 기금운용심의위원회 등 대학 내 심의 기구에서 의결하면 등록금 감면 혜택 을 주는 것이 가능하다. 실제로 이화여대는 지난 2011년 건축적립금 등을 용도 전환해 1350억 원의 장학적립금을 조성했다.5)
3) 교육부, 7월 28일 발표 4)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 7월 31일 발표 5) 오유신, “[팀장칼럼] 예고된 2학기 등록금 반환 논란”, 2020.07.09, 조선비즈
018
학내
등록금심의위원회
항목
소통위원회
등록금 책정 논의
설치 목적
학교 주요 사안에 관해 학생들과 소통
교직원 5인 학생대표 5인 관련 전문가 1인
구성원
고등교육법 제11조 학칙 제54조 학내 규정집 등록금심의위원회 규정
근거 규정
X
O
법적 구속력
X
서울캠퍼스 학교대표 2인, 학생대표 2인 ERICA캠퍼스 학교 대표 2인, 학생대표 2인
▲ 등록금심의위원회와 소통위원회 비교
일부 대학교의 등록금 반환과 교육부의 움직임으로, 각 대학교는 등록금 반환 논의 를 위해 등록금심의위원회를 설치했다. 그러나 한양대학교는 등록금심의위원회가 아닌 소통위원회를 통해 학생들과 의견을 나누었다. 등록금심의위원회란 등록금 책정을 위한 기구로, 고등교육법 제11조에 근거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정해진 사항은 법적 구속력이 있다. 4월 14일까지 2020학년도 5차 등록금심의위원회가 열렸음에도 소통위원회를 만 든 것은 이를 교묘하게 피해가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설상가상으로 소통위원회에서조 차 학교 측은 “1학기 수업에서 발생한 문제로 인한 등록금 환불이 아닌 코로나19로 인한 학교와 학생의 고통 분담 차원에서의 특별장학금”에 대해 논의할 것임을 밝혔다.6)
6) 출처: 한양대학교 총학생회 페이스북 페이지
한양 112호
019
대학명
건국대 6월 30일 발표
단국대 7월 9일 발표
한양대 8월 14일 발표
논의기구
내용
[등록금성 장학] 1학기 등록금 잔액 범위 내 1학기 수업 등록금심의 료 최대 5.8%를 학생 선택 따라 1학기 위원회· 계좌 지급 또는 2학기 등록금 감면 등록금심의 [생활비성 장학] 소위원회 1학기 등록 재학생에게 10만 원 계좌 지급
등록금심의 위원회
소통위원회
재원 출처
성적 장학금 외 외부에 알려진 바 없음
77억여 원 = 성적 장학금 63억여 원 [특별재난지원장학금] 중 40억여 원 + 미시행 해외 프로그 전체 등록금의 10% 반환 계열별 등 램 10억여 원 + 비대면 수업으로 절 록금 납부액에 따라 상이하게 적용됨 감한 각종 비용 22억여 원 + 외부 기 2학기 감면 형태로 반환 부금 5억여 원 [코로나19 특별장학금] 계열 상관없이 일괄적으로 학생 1인당 15만원 계좌 지급 1회성 장학금
17억 9700만 원 = 학생활동지원비 7억 3천만 원7) + 모금액 3억 1백만 원 + 사업 구조조정 예산 7억 5천만 원
▲ 타 대학교와 한양대 간의 등록금 반환 현황 비교
4차례의 소통위원회 결과는 고통 분담 차원에서의 특별장학금이라는 말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학생 1인당 15만 원의 적은 액수와 등록금 전액 장학생을 제외하여 지급하겠 다는 학교 측의 결정은 ‘고통 분담’과 거리가 멀어보인다. 1695억 원의 적립금을 보유해 교육부 사업에 선정되지 못한 만큼 학교 자체에서 지급하는 금액은 더 많았어야 했다. 하지만 학교는 적립금 활용이나 회계상의 근거는커녕 재정 상태가 어렵다며 학생활동 지원비를 재원으로서 제시했다. 또한, 코로나19로 힘든 학기를 보낸 건 모든 학생이 마 찬가지임에도 등록금 전액 장학생을 제외한 점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정녕 고통 분담을 위한다면 생활비성 장학 차원으로 모든 학생에게 지급하는 것이 맞다. 7) 학생활동지원비에는 2학기 학생활동 예산까지 포함되었다. 단, 감관위의 방역수칙을 준수한다는 전제 하에 2학기 학생활동이 이루어지는 경우, 학생활동지원비로 약 2억 원까지 추가예산으로 지원한다. 2 억원은 2학기분 2.5억의 80%에 해당한다.
020
학내
학교는 고통분담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고통분담은 그대로 하면서 학생들은 비판하고 비난하면 이 장학금 지급은 의미 가 없다고 생각함 (서울 간사2)
▲ 8월 11일 <2020학년도 4차 소통위원회> 회의록 中
특별장학금이 기존 장학금과는 별도로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학교 측의 노력을 일부 인정할 수 있다. 그렇지만 학교는 위의 주장처럼 학교만 고통 분담을 위해 노력한다는 착각에서 벗어나길 바란다. 특별장학금 재원의 상당수는 애초에 OT, 새터 등으로 지출 했어야만 하는 학생활동지원비다. 실망스러운 수업과 행정은 비싼 등록금의 제값을 해 내지 못했다. 등록금의 10%가 채 되지 않는 15만 원을 받고 1학기가 지나갔다. 2학기에도 등록금 반환의 주요한 이유였던 불만족스러운 수업이 계속될지도 모른 다. 그러나 4차 소통위원회에서 학교 측은 특별장학금은 일회성에 불과한 사업이며 2 학기에 새로 논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못박았다. 2학기 예산까지 끌어썼음에도 2학 기에 등록금을 내는 학생들을 고려하지 않은 셈이다. 결국, 이렇게 끝이 난 소통위원회 에서 정말 ‘소통’이 이루어졌는지, ‘고통 분담’에 대한 충분한 논의가 있었는지 의문이 들 따름이다. 등록금만이 문제가 아니다. 우리가 소속되어 있는 학과와 단과대를 생각해보자. 학생 회비 사용에는 시험 기간 간식 사업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1학기 비대면 수업으로 일부 학과는 모바일 기프티콘으로 사업을 대체하였으나 이마저도 진행되지 않은 학과도 상당 수 존재한다. 또한, 1학기에 주로 열리는 MT, 축제 주점 등 학과 행사가 무산되면서 학생 회비가 쓰이지 않았다. 등록금뿐만 아니라 학생회비도 지출이 줄어든 만큼 반환조치8)를 시행해 학생들이 낸 학생회비의 가치를 잃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8) 국민대학교 법과대학, 경희대학교 행정학과, 명지대학교 건축학부 등 학과・단과대 학생회에서 학생 회비 반환을 진행하고 있다. 이외에도 건국대학교, 전북대학교, 한국교원대 등 총학생회 차원에서 1학 기 총학생회비 일부 반환 및 2학기 총학생회비 감면 등이 이루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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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학기를 위해서, 나아가야 할 길은 학우들의 의견을 제대로 수렴하지 않고 소통하지 않으려는 모습은 가히 학우들의 공 분을 사기에 충분했다. 이에 학우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학교와 맞서 싸웠다. 각 단과대 를 비롯한 비대위, 그리고 교정위가 학내 불통행정을 타파하고 실질적인 대책을 요구하 기 위해 앞장섰다.
본교 학생들의 대응 타임라인 학내 현수막 게시
▲ 불통행정을 꼬집는 학내 현수막 (출처: 한양대학교 총학생회 페이스북)
6월 23일 신본관 앞에서 공동 행동을 진행
▲ 신본관 앞 공동 행동 (출처: 한양대학교 총학생회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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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특별 장학금’을 제안하였습니다. 외한 학생들에게 15만 원씩 지급하기로 그러나 여전히 위기상황의 책임을 학생들이 학생 측 요구안은 등록금의 10% 환불이었습니다. 들어 불가능하다 하였지만 명확한 근거를 확인할 납득할 수 있도록 1학기 결산안을 요구했지만 1 않는다는 것이 답변이었습니다. 학교는 고통 분담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습니다. 장학금 재원 중 7억 원이 학생자치 회성이며 2학기에 유사한 조치는 불가하다 금을 가진 학교가 정말 최선을 다한 것인지 한양인의 지혜를 모아 위기를 기회로 바꿔냅시다. 대학교육의 문제점이 코로나로 인해 뿌리부터 2학기에도 내년에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할 니다. <수업/등록금 문제 해결을 위한 1학기 준의 등록금 인하가 있어야 한다는 응답이 대한 전면 검토와 성적평가 문제, 대학교육의 민이 필요합니다. 이번 ‘코로나 특별 장학금’은 끝이 아닌 합니다. 학교의 정책과 노력을 면밀히 위한 대학이 될 수 있도록, 교육기관의 책임을 갈 것입니다. 1학기에 그러했듯 2학기에도 함께 한양대학교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 / 코로나19 장학금과 관련해 학교의 <한양대는 소통하라> 등 소통을 촉구하는 여러*이번 대자보 작성 관련하여 자세히 안내드리겠습니다.
▲ 한양대는 소통하라 대자보 (출처: 한양대학교 교육정책위원회 페이스북)
▲ 등록금 반환 <소통위원회> 결과 보고 (출처: 한양대학교 총학생회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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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기와 같은 상황을 반복할 수는 없기에, 교정위 측은 회의에서 학교와 2020학년 도 2학기 수업 개설 및 운영 세부사항, 원격수업 수강신청 정정 관련 시스템 수강허 https://www.facebook.com/hystu/posts/27975083871480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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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 절차, 향후 성적평가 제도와 시험방식 문제 등에 관한 논의를 나누었다. 1학기 때 발생했던 문제를 구조적으로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임무임을 밝혔다.
이렇듯 지난 학기 학우들은 각기 다른 자리에서 학교의 무능함에 반응하고 대항했다. 그러나 1학기를 돌아보면 이렇다 할 수 있는 명백한 답을 찾지 못했다. 그리고 이제는 새로운 학기가 시작되었다. 어떻게 해야 1학기보다 나은 학기를 만들어갈 수 있을까. 학 우들의 참여와 관심이 더욱 절실한 시점이다. 우리가 학교 측에 더 명확하고 발 빠르게 학우들의 의견을 전달하고 주의를 기울여 학교에 ‘올바른’ 움직임을 촉구해야 한다. 그 올바른 해결책을 논의하고 학교에 전달하기 위해서는 많은 학우의 참여와 열띤 논의가 필요할 것이다. 학교가 변하지 않는다고 해서 잠자코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다. 가만히 있으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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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학생은 어떤 움직임을 보여주어야 하고 어떻게 하면 더 나은 학기를 만들어 갈 수 있을까. 이에 관한 논의를 위해 실제 1학기 동안 생생한 현장에서 학교의 불통을 비판하고 학교와 맞선 교정위장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한양』 : 교육정책위원회의 소속이 궁금합니다. 또 어떤 일을 하는 기관인지 간단히 소 개 부탁드립니다. 류덕경 : 총학생회 체계 내 중앙특별위원회 산하에 독립성이 존재하는 특별기구입니다. 학 교의 교육 관련 사항을 논의하고 그와 관련된 연구・자문을 도맡기도 합니다. 특히 학사 제도 변경 및 졸업 요건 변경, 수업과 관련된 사안, 교육 환경들에 대한 문제 등을 다룹니 다. 간단히는 교육과 관련된 중요한 문제를 다루는 곳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또한 학생회 내 기관으로서 학생과 학교 간의 이해요구를 조정하기 위해 학생들의 의견 을 수렴・대표하는 역할도 수행합니다. 구체적으로는 학생들의 의견을 여쭙는 활동을 기 반으로 학교에 요구안 제출하고, 입장문 작성 및 공동행동 등을 진행했습니다.
『한양』 : 피켓팅이나 공동 행동을 통해 현장에서 직접 발로 나서서 학생들을 대변하셨 는데, 활동하시며 느낀 점이 있을까요? 류덕경 : 학생에게는 실질적으로 아무런 결정권이 없었다는 점입니다. 행정부처・학생 처・관리처 등 부처의 수반은 보통 교수로 이루어져 있으며 학내 주요 사안에 대한 실질 적인 결졍권을 지닙니다. 반면 학생은 학내 동등한 구성원이지만 그만큼 존중받지 못하고 있다는 인식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학생들이 할 수 있는 것은 목소리를 모으 고 그것을 행동으로 보여주고 표출하는 것입니다. 개인의 입장문이나 대자보를 작성하는 것부터 공적 체계를 갖춘 회의인 중앙운영위원회, 전체학생대표자회의, 총투표 등으로 의 견 표명을 하는 방법 등이 있습니다. 1학기에 여러 일을 진행하며 느낀 점은 학생들의 강 력한 의견 표명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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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 : 가장 힘들었던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류덕경 : 대면 활동이 불가능하여 담론 형성이 이루어지기 어려운 탓에 학생회 체계 내에 서 확실하게 사업을 진행할 수 없었다는 점입니다. 유일하게나마 할 수 있는 것이 에브리 타임에 글을 올리고 중운위를 통해서 단과대에 설문조사를 부탁드리는 것이었는데, 이마 저도 익명의 온라인으로 집계되는 것이다 보니 정보의 결이 단편적이고 파편적이었습니 다. 또 학생사회 자체가 위기라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학생사회의 힘은 일상생활을 하면서 느끼는 문제점을 공유하고 토론하며 옳고 그름을 함께 판단하는 것에서 출발한다고 생각 합니다. 그리고 학생회 간부들은 그러한 토론을 확인해서 목표와 방향성에 담아내야 하는 데, 지난 학기는 상황 탓에 여러모로 부족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한양』 : 한양대학교는 비대위 체제가 학생사회를 오랫동안 대체해오고 있습니다. 총학 생회가 존재했다면 이번 학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조금 더 수월했을까요? 류덕경 : 사실 총학생회의 존재는 결과론적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표자가 선출되고 학 생회가 건설된 후에 학생들의 의견이 모이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의 종합된 의견이 선거 라는 제도를 통해서 표출되어 만들어지는 것이 총학생회라고 생각합니다. 즉 총학생회가 학생들의 의견을 모을 수 있다는 점에는 해결책이 될 수 있겠지만, 이 또한 학생의 의견이 부재한 상태에서 갑작스레 만들어질 수 있는 해결책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해결책이라면 소규모 대면 활동으로 학생들의 의견을 모으고 합의 지점을 함께 고민하 는 것이 가장 강력하다고 생각합니다. 코로나 사태 때문에 직접적인 대면이 어렵다면 온 라인 총회를 통해서라도 학생들이 의견을 나누고 조율하는 과정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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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 : 소통위원회가 학생들과 학교 간의 실질적인 소통기구가 될 수 있을까요? 류덕경 : 소통위원회는 학교 측과 의견을 나누는 기구입니다. 사안에 관한 정보를 확인하 고 전달하는 과정이 있습니다. 학교 측 주장은 학교와 학생 간의 만남의 기회를 늘리고 일 반 학생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취지라고 합니다. 그러나 사실 소통위원회가 없어도 그동안에 이런 것들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따라서 기존에 있었던 공식 기구의 대체 회의 기구 정도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소통위원회가 실질적인 소통기구가 되기 위해서는 최종적으로 회의 밖에서의 압박이 필 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소통은 결국 실질적인 결과가 성공의 척도가 되는 것이기 때문에, 소통위원회가 실제로 영향력을 발휘할지는 앞으로 조금 더 두고 봐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 니다.
『한양』 : 2학기에도 학교의 불통행정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학생 들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류덕경 : 1학기 혈서발언과 같은 학교본부의 말과 대외적인 평가에만 급급한 학교의 태도 를 통해 그동안 학교가 학생의 존재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었는지가 여실히 드러났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학생들이 소리를 내기 시작하면서 학교가 학생들의 눈치를 보게 되었 다는 것입니다. 이에 참여해주신 학우들에게 설문조사와 공동행동 등에 협조해주셔서 감 사하다는 마음을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그러나 학생회나 교정위가 학생의 대변자로서 모 든 것을 대신하는 데에는 분명히 한계가 있습니다. 따라서 원하는 것이 있다면 학생들이 직접 나서서 쟁취해야 하는 만큼 학우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해결하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또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학생은 엄연한 대학사회의 구 성원이자 등록금을 내고 교육을 받는 당사자입니다. 학생이 없다면 학교는 그 존재 목적 을 잃어버리게 될 만큼 학생은 대학에서 가장 중요한 존재입니다. 그러나 대학의 현주소 는 그렇지 않아 보입니다. 대학은 양질의 교육 제공에 신경 쓰기보다는 대외적인 평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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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안이 되었고, 기업화되는 등 학생이 실질적으로 대학에서의 주인으로서의 입지가 약화 되었습니다. 따라서 학생이 학교의 진정한 주체가 되기 위해서 대학의 존립 이유와 학생 의 존재 이유를 고찰해보는 기회를 가지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비대면 학 기의 문제점에 대해 다른 학교와도 담론 형성을 하며 사회적인 여론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등록금 문제는 여론 및 공론화 과정을 통해 사회적인 공감대를 형성하 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20대 초반에 많은 시간을 대학에서 보냅니다. 무엇보다 대학의 주인은 학생임을 잊지 않 아 주셨으면 합니다.
류덕경 교정위장의 인터뷰를 통해 역시 학생들의 열띤 관심과 실천이 문제를 해결하 는 데에 자양분이 됨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물론 코로나 탓에 관심을 실천으로 옮기는 것 이 다소 힘들어진 것은 사실이나, 담론적인 차원에서라도 무엇이 잘못되었고 어떻게 해 결해야 하는가에 대한 논의가 풍성해졌을 때 비로소 학교에 올바름에 대한 방향성을 촉 구할 수 있을 것이다. 류덕경 교정위장이 말했듯 학생은 학교의 주인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원하는 것이 있다면 우리 스스로 나서서 쟁취해내야 한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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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우리의 목소리, 우리의 행동 기본적인 학사운영부터 등록금 반환까지, 코로나19에 따른 한양대학교의 대처와 이 에 대한 학우들의 대응을 살펴보았다. 우리는 학교 측의 불통에 대해 여러 차례 규탄했 지만, 피드백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학교의 모습은 또다시 우리를 실망하게 하고 실 질적인 피해까지 입혔다. 한양대학교의 소통 능력은 F를 받아야 마땅하다. 그러나 우리는 학교를 향한 외침을 멈추지 않았다. 오프라인으로는 현수막, 대자보 와 공동행동을, 온라인으로는 실검 총공을 진행하며 학교에 대응하고, 타 대학교의 학 생들에게 본보기가 되었다. 코로나19 이전에도 우리의 목소리로 학교의 일방적인 움직 임을 막은 적이 있다. 15년도에는 영어전용 과목의 상대평가 전환을 저지했고, 16년도 2 학기에는 HELP기초필수해제 캠페인을 통해 갖은 논란이 빚어졌던 HELP4를 필수과목 에서 제외했다. 이러한 실천이 다음학기에도 활발하게 이어지길 기대해본다. 이제 학교가 대답할 차례다. 1학기처럼 간담회나 인터뷰를 회피하고 도망가는 것이 아니라 학우들의 이야기에 진심으로 귀 기울이고, 이를 학내 정책에 반영함으로써 학우 들과 ‘소통’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납득할 수 없는 이유를 대며 오로지 학생들의 아량에 호소하는 모습은 한양대학교의 미래 후배들과 학교 발전을 위하는 것이 아님을 명심해 야 한다. 마지막으로 하퍼 리의 『앵무새 죽이기』를 인용하며 글을 마친다.
“ … 시작도 하기 전에 패배한 것을 깨닫고 있으면서도 어쨌든 시작하고, 그것이 무엇이든 끝까지 해내는 것이 바로 용기 있는 모습이란다. 승리하기란 아주 힘든 일이지만 때론 승리할 때도 있는 법이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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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는 또 하나의 창
토성과 목성 / 기계공학부 12 심주석 作
헤라클레스 구상성단 / 기계공학부 12 심주석 作 HYgyoji@gmail.com 메일로 사진을 기고해주시면 소정의 상품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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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대학에서의 진정한 스승이란, 자신이 그림자도 나누어 가지면서 제 자들에게 자신의 생각과 언어에 대한 동의를 얻어가는 사람이라고 생각 한다. (중략) 그래서 궁극적으로 고단한 대학 구성원으로서의 공동 운명을 나누면서 한 시절을 제자들과 함께 견딘 사람일 것이다.” - 본교 유성호 교수, 『단정한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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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수와 학생
오, 나의 교수님 편집위원 구본성 bagsa1902@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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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종강은 안녕하지 않습니다. 매 학기 종강쯤이면 학생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서는 연례행사랄 것이 열린다. 특정 수업이나 교수에 대한 선봉 고발 글이 올라와 많은 추천을 받는가 하면, 어떤 교수가 가 장 늦게 성적을 올리는지 대결을 벌이기도 한다. 학생들은 저마다의 찝찝한 뒷맛을 다 시며 그렇게 종강을 만끽한다. 비대면 학기로 진행되었던 지난 학기는 유독 그 여운이 길었다. 갑작스런 상황 속 나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난항은 계속되었다. 수업은 기대 만큼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않았고 소통은 한 걸음 더 요원해졌다. 간신히 대면 상대평 가로 마무리된 지난 학기에 학생들은 기진맥진이다. 다만 심화되었을 뿐이지 수업 전반에 대한 학생들의 불만은 유서 깊다. 이번 학기에 이 같은 불만이 한층 불거진 것은 그야말로 ‘명예로운 패배’에 불과하다. 학업에 충실하 기에도 바쁜 학생들은 왜 매 학기 이런 고민으로 머리를 앓아야 하는 것일까. 쏟아내자 면 지난 학기 과제들보다 훨씬 많을 불만사항들을, 왜 우리는 문제를 등진 곳에서 토로 하고 있는 것일까. 각설이마냥 죽지도 않고 돌아오는 이 지긋지긋한 굴레의 가운데에는 교수와 학생의 관계에 대한 고민이 놓여있다. 학생과 교수는 어떤 관계에 놓여있기에 자유로운 소통이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일까. 이에 『한양』은 현재 교수가 어떤 존재로 자리하고 있는지, 또 어떤 존재여야 하는지를 고찰해보며 학생들이 교수에게 품고 있는 불만들에 대해 살펴보려 한다. 나아가 이러한 불만과 관련하여 학교 측의 역할을 묻고 개선 방책에 대해 논해보고자 한다.
▲ 학기 말이면 반복되는 학생들의 불만들 (출처: 에브리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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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연한 위계 교수(敎授)는 글자 그대로 풀어내면 가르침을 주는 사람이고, 표준국어대사전의 정의 에 따르면 대학에서 학문을 가르치고 연구하는 사람이다. 즉 교수는 자신의 전공 분야 에 관한 연구를 하는 연구자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교단에서 학생을 가르치고 지도하는 교육자이기도 하다. 그런데 학습자인 대학생은 적지 않은 교수들이 교육자로서의 맡은 바에 충실하지 않다고 느끼곤 한다. 시험에서는 매년 토씨 하나 바꾸지 않은 문제가 출 제되기 일쑤이고 들쭉날쭉한 수업 시간은 덤이며 과제에 대한 피드백이 전무한 경우도 심심찮게 접한다. 학생들은 그저 학점이수를 위해 수업을 듣는다는 생각에 ‘현타’를 느 끼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수업 진행에 대하여 학생이 직접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란 쉽지 않다. 교수와 학생 사이에 엄격한 위계질서가 형성된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는 단순히 유교문화권 특유의 나이에 따른 위계로 그치지 않는다. 교수가 갖는 권력 은 더욱 확고하다. 교수는 학생들의 학습 정도를 평가하여 학점을 부여한다. 학점은 학 생들의 장래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며, 때문에 취업 불경기 속 학생들은 학점에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다. 물론 교수가 수강생이 마음에 들지 않는 행동을 했다는 이유로 평 가를 뒤바꾸는 경우는 드물 것이다. 그러나 이는 단지 이상적인 논리일 뿐이며, 당사자 는 혹시 모를 불이익에 대한 가능성을 온전히 배제할 수 없다. 그 결과 교수와 학생은 교육자와 학습자라는 관계를 넘어 권력에 기반한 상하 관계 속에 놓인다. 이는 교수가 의도하지 않더라도 자연스레 형성되는 질서이며, 이를 타파하기 위해서는 교수 측에서 특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처럼 학생과 교수는 필연적 위계질서를 가지며, 이로 인해 상호 동등한 지위에서의 소통은 애당초 성립하지 못한다. 학생은 자신의 의사를 표현함에 있어 소극적이며 자기 검열적인 자세를 취할 수밖에 없다. 교수의 심기를 거스르는 발언 하나가 어떤 후폭풍 을 몰고 올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학생들은 단순히 메일을 보내는 것부터 교 수님이 임의로 정한 보충 수업 시간에 반대하는 의견을 표할 때, 성적 이의제기 신청을 할 때 난처함을 겪게 된다. 이러한 곤혹은 소수 인원으로 진행되는 수업에서 더 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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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의 비극 이 같은 수업에서의 문제는 비대면으로 진행된 지난 학기에 더욱 두드러졌다. 강의가 제때 올라오지 않는 일은 일상이었으며 그나마도 강의 시간은 천차만별이었다. 같은 학 점의 수업임에도 강의 시간을 지나치게 초과하는 강의가 있는가 하면, 강의 시간에 지 나치게 못 미치는 강의가 있었다. 특정 강의에서 문제는 더 심각했다. 모 교수는 공업수 학1 수업에서 기계음을 삽입하여 수업 자료를 읽는 방식으로 일부 강의를 진행했다. 시 험 직전에 밀린 강의를 몰아서 올리는 교수도 있었고, 한 학기 동안 과제 20개만을 던져 놓고 단 한 번의 수업도 없이 홀연히 종적을 감춘 외국인 교수도 있었다. 이와 같은 학 생들 저마다의 한이 서린 이야기를 듣고 있자면 그나마 우리 교수님이 훌륭하신 축이었 구나 하는 웃픈 체념을 하게 된다. 성적만 상대평가하는 게 아니라 수업에 대한 만족도 도 상대평가를 해야 하는 처지가 우습기 그지없다. 그러나 비대면 수업에서 교수와 학생의 소통방식이 메일과 블랙보드 메시지로 국한 됨에 따라, 이러한 문제들에 대하여 학생들이 목소리를 내는 것은 더더욱 어려워졌다. 비언어적 요소를 배제하고 오직 활자로만 전하는 일방향적 소통 앞에서 학생들은 크게 위축된다. 글의 시작과 끝에 공손한 인사말을 배치하고 혹여나 교수님 심기를 거스르는 발언이 없나 검열하는 일련의 과정은 그저 궁금한 것 하나 여쭙기 위한 절차라기에는 다 소 거추장스럽다. 괜히 두드러지는 학생으로 낙인찍히지는 않을까 염려되기도 한다. 이 러한 고초 끝에 간신히 메일을 보내도 답장이 오지 않으면 도루묵이다. 감히 교수님께 답장을 독촉하는 메일을 보낸다 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워 보인 다. 학사팀에 이야기하면 나아 질까 하고 전화를 해봐도 교수 님께 전달하겠다는 정해진 답변 만 돌아올 뿐이다. 보낸 메일함 의 ‘읽음’ 문구가 나를 놀리는 듯 ▲ 과제중심수업으로 인한 혼란들 (출처: 에브리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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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속하기만 하다.
또 다른 당사자 다만 이는 전적으로 학생의 입장이다. 분명 한쪽에서 볼 수 없는 상대편의 입장이 있을 수 있다. 그렇다면 또 다른 당사자 인 교수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또 청천벽력과도 같았을 지난 학기를 어떻게 돌아보고 있을까. 이에 사학과 학과장으로 재임 중인 문수현 교수(이하 문수현)와 서면으로 인터뷰를 진행 해보았다. ▲ 문수현 교수
『한양』 : 지난 학기는 비대면으로 수업이 진행되어 어려움이 많으셨으리라 생각되는데, 수업을 진행하시는 과정에서 힘이 드셨던 점을 여쭙고 싶습니다. 문수현 : 저는 줌(zoom)으로 수업을 진행하였는데, 학생 중 일부는 거듭된 부탁에도 화면 을 켜지 않았고 몇몇은 대답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아마 수업에 참여하지 않았을 것입니 다. 온라인 수업에 집중하기 힘든 것은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불편하더라도 화면을 켜달 라고 한 것은 그것이 집중을 위한 장치로 작용하기를 바랐기 때문입니다. 한편, 이번 학기 는 성적분포가 매우 극단적이었습니다. 제때 강의를 수강하지 못하거나 과제 기한을 지키 지 못하는 학생들이 다른 학기에 비해 훨씬 많았습니다. 학생들이 스스로의 생활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디지털화되어가는 교육 속에서 대학교육이 학생 들의 적극성에 좌우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며, 학생들이 더 적극적인 교육 행위자로 나서 주기를 기대하는 마음입니다.
『한양』 : 일부 교수님들은 성적 이의제기에 답변해주지 않으시거나 기한이 지나 성적 을 올려주시기도 합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문수현 : 그런 기본적인 교육행정 업무를 게을리하는 분들이 계신 줄 몰랐습니다. 그저 게 으름의 결과라면 깊이 반성하셔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평소 학생들과 원활하게 소통하고 성실히 교육에 임하시는 분 가운데 성적 이의제기에 답하지 않으시는 경우라면, 다른 교육철학을 가지고 계실 수도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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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 : 교수님과 학생들 상호 간의 관계와 관련하여 생각하시는 바가 있으시다면 말 씀 여쭙고 싶습니다. 문수현 : 이번 학기에 한 학생이 학교 본부에 문제를 제기하여 수업 자료를 늦게 올리신 교수님께 경영감사팀 메일을 전달 드려야 했던 난감한 기억이 있습니다. 학생과 교수가 상호 간의 신뢰와 친밀감에 근거하여 소통할 수 없는 구조 혹은 문화를 갖게 된 것은 아닌 가 하는 생각에 적잖은 서글픔을 느꼈습니다. 이제 학내 구성원들이 서로 간의 대화가 아 니라 상위의 중재자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정상으로 자리 잡은 것 같습니다. 물론 ‘학생회’를 조직해서 ‘대학본부’와 대화를 풀어가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학내 구성원 상호 간의 신뢰에 기반한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 합니다. 대학 안에서 마저 서로 간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이 불가능하다면, 우리가 사회 어느 다른 부분에서 ‘대 화’를 기대할 수 있을까요. 서로 쓴소리가 오갈 수 있고, 서로 오지랖이 발휘될 수 있는 문 화가 자리했으면 좋겠습니다.
사실 근본적인 해결책은 이미 모두가 알고 있다. 수업에 성실히 임하지 않은 학생의 게으름은 학생 스스로 바로잡아야 하며, 자신이 담당한 업무를 소홀히 한 교수의 게으 름은 교수 스스로 개선해야 한다. 이러한 자신을 향한 노력과 병행되어야 하는 것은 서 로를 향한 노력이다. 언제고 제삼자에게 문제 해결을 맡길 수는 없는 노릇이다. 당사자 들에게 필요한 것은 서로에 대한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대화이다. 그것이야말로 참된 의미의 소통이며, 진정한 문제 해결을 위한 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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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내
그렇다면 지금 학교는 이처럼 진정할 해결책은 대개 간명하다. 그러나 그 간명함은 수많은 현실적 한계에 가려 요원하기만 하다. 앞서 언급했듯 문제 해결의 열쇠는 학생에게 쥐어져 있지 않다. 이는 교수가 구태여 타파하고자 하지 않는 이상 해소될 수 없을뿐더러, 모든 교수가 상 호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소통을 지향했다면 애초에 교수와 학생의 소통에 있어 별다른 문제가 없었을 것이다. 즉 이러한 태도와 자세에 관한 호소는 개인의 내적 규율에 의존 할 수밖에 없다는 치명적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개인에게 자기 규제적 태도를 당부하는 한편, 학교 측에 최소한의 외적 규제를 요청해야 한다. 혹자는 과도한 규칙이 개인의 내면적 도덕성을 저해할 것이라 염려할지 모른다. 그러나 외부적 제재 수단은 만일의 사태에 대한 담보로 마련될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양자택일의 기 로에 선 것이 아니며, 대화를 위한 밑거름을 배양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최소한의 규제 장치, 곧 제도적 차원의 틀을 마련해야 한다. 그렇다면 이제는 시선을 학교로 돌려봄 직하다. 분명 학교는 교수와 학생 양측의 목 소리를 듣고 적절한 중재자로서 역할 해야 한다. 또 일부 구성원이 반복적으로 지켜야 할 바를 어긴다면 이를 통제하고 규칙이 준수될 수 있도록 힘써야 한다. 그러나 학교는 늘 사태를 관망하다 마땅히 책임져야 할 바를 교수들에게 전가하는 데 급급했다. 과연 학교는 자신들이 감당할 수 있는 부분들에 있어 충분한 책무를 다하고 있는 것일까? 학 생들의 고충을 해소하기 위해 새로운 방책을 고안하고 있을까? 『한양』은 이 같은 궁금 증을 직접 해결하기 위해 본교 학사팀과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 지난 학기 간담회 중 일부 (출처: 총학생회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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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의평가담당 최지은 직원님(이하 최지은) / 성적담당 강현지 대리님(이하 강현지)
『한양』 : 학생들이 작성한 강의평가가 교수님들께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학교 측에서 이를 어떻게 활용하는지 궁금합니다. 최지은 : 강의평가는 교수님에 대한 평가 지표 등 다방면으로 활용됩니다. 때문에 교수님 들께서도 강의평가에 민감한 편입니다. 한양대학교에는 강의평가를 전담으로 분석하는 연 구원이 있어 문제 제기가 있을 경우 시정 조치를 내리기도 하고, 강의평가가 좋지 않은 교 수님께는 교수법 관련 프로그램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만약 문제가 지속적으로 해결되지 않을 경우 강의 담당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강하게 제재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규정들은 형식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취하고 있는 조치들입니다. 저는 학생분들께 진솔한 평가에 대한 당부를 덧붙이고 싶습니다. 종종 특정 교수님에 대 한 항의는 지속적으로 들어오는데 정작 강의평가는 좋은 경우를 접하게 됩니다. 행정적인 조치의 객관적 근거는 강의평가밖에 없기 때문에 강의평가가 좋다면 저희로서는 어찌할 방도가 없습니다. 특히 강의평가로 인한 불이익을 염려하는 경우가 많은데, 강의평가는 취 합된 뒤 익명으로 전달되기 때문에 이로 인해 성적에 불이익이 발생하는 일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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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내
『한양』 : 일부 교수님들이 성적 이의제기 신청에 답변하지 않으시는데, 이 경우 교수님 께 발생하는 불이익이 있는지, 또 학교 측에서는 어떤 조치를 취하는지 궁금합니다. 강현지 : 우선 학생들에게 성적 이의제기에 따른 불이익이 전혀 없음을 강조하고 싶습니 다. 학교 측에서는 성적 이의제기에 답변이 잘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먼 저 학칙에서 성적 이의제기에 대한 답변을 의무화하고 있습니다.1) 또 학생들이 성적 이의제기를 하는 즉시 교수님께 문자와 이메일이 전송되고 학사팀에서 도 이의제기 신청 기간 동안 교수님께 많은 연락을 드립니다. 그럼에도 답변을 해주지 않 으시는 교수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에 대한 처벌을 규정으로 일반화하기는 어렵습니 다. 간혹 교수님 측에 문제가 있다고 보기 힘든 사례들이 있는 까닭입니다.
『한양』 : 지정된 시간까지 성적을 고지하지 않는 교수님들이 계시는데, 이 경우 교수님 께 발생하는 불이익은 없는지, 또 학교 측에서는 어떤 조치를 취하는지 궁금합니다. 강현지 : 결론을 먼저 말씀드리면 교수님께는 불이익이 없습니다. 교수님께 불이익이 가는 경우는 성적정정 기간 이후에 성적을 정정하시는 경우에 국한됩니다. 우선 저희는 교수님 께 드리는 안내문에 늘 강조해서 기한을 지켜달라는 표기를 하고, 성적 미입력 강의에 대 해 문자와 메일을 지속적으로 보냅니다. 단과대학에서는 교수님께 전화를 드리기도 합니 다. 다년간 노력의 결과, 기간 내 성적을 올리지 않는 수업이 전체의 2~3% 수준으로 개선 되었습니다. 개선의 추세가 고무적이기 때문에 조금 더 독려하면서 지켜봐야 한다는 생각 입니다. 아직 타 대학에서도 성적 고지 지연으로 인해 불이익을 주는 규정이 시행되는 경 우는 없습니다.
1) 학칙 시행세칙 제24조(성적 이의신청 및 성적 제출) ② 담당 교수는 학생의 이의 신청을 접수한 즉시 출석, 과제물, 시험답안지 및 기타 성적평가에 필요한 자료를 충분히 재검토한 결과 분명한 사유가 있 을 때는 성적을 정정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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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식적 차원에 그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강의평가는 실질적 효력이 있었고, 학교 차원에서도 학생들의 불만과 관련하여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오히 려 강의평가에 학생들의 문제의식을 구체적으로 표현해야 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럼 에도 여전히 학교 측에 아쉬운 점은 있다.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부과되지 않는 불 이익이 전무하다면 의무가 의무로서 충분한 효력을 발휘하리라 기대하기 힘들다. 그렇 다고 막대한 불이익을 부과하여 강제성을 높이자는 것은 아니다. 다만 교수가 의무를 의무라고 인식할 수 있을 만큼의 후속 조치가 있다면 더 좋지 않을까 하는 바람이다. 제 재의 강도와 별개로 그 유무 자체는 사람의 인식에 충분한 영향을 끼칠 것이다. 소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만 있다면 그 터전이 어디인지는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 는다. 그러나 학교와 교수와 학생이 이야기를 나누어야 할 장소는 이미 지나치게 기울 어져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임의로 그 기울기를 완화해주는 장치가 필요하다. 그저 고개 를 쳐들고 문을 두드리는 것은 공허한 외침에 그칠 뿐이다. 우리는 마주 보고 이야기할 수 있는 평원을 되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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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다시 소통 한양대학교는 일찌감치 다음 학기도 대부분의 수업을 비대면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공지했다. 지난 학기를 곱씹어 봤을 때 다음 학기에도 학생들이 만족할 만큼의 수업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교수도, 학교도, 단 한 학기 만에 기존의 태도를 버리고 전혀 새로운 모습으로 등장할 리 없다. 결국 모든 관계에 있어 문제 해결 의 핵심은 소통이다. 학교와 교수는 학생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며, 나아가 학교 는 자신들이 도울 수 있는 바를 다해야 한다. 우리는 멸절되다시피 한 소통의 자취를 찾 아 나서야 한다. 다만 대화를 통해 원만하게 해결해라는 식의 원리원칙만 역설하는 것은 아무것도 말 하지 않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우리는 추상에 머물러서는 안 되며 구체로 나아가야 한 다. 그 구체는 외적 규제의 도입이며 곧 제도적 장치의 마련이다. 학교는 구성원 중 일 부가 자가 규율을 파기했을 때 이를 통제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고 불상사를 방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럼에도 제도가 최종심급일 수는 없다. 학내 구성원은 각자 스스로에게 지속해서 내 적 규율을 요구해야 한다. 훌륭한 제도에 앞서는 것은 결국 제도하에 살아가는 구성원 들의 마음가짐이다. 구성원 모두가 각자 발 디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야말로 공동체의 지평을 넓힐 수 있는 최선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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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03
편집위원 곽서연 tjdus0114@hanyang.ac.kr 수습위원 이에스더 esther015@hanyang.ac.kr
수습위원 황성주 saint95@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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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유기
포스트코로나
인종차별 편집위원 최유진 userid789@hanyang.ac.kr 수습위원 조유민 opjum@hanyang.ac.kr
인천국제공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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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습위원 조유민 opjum@hanyang.ac.kr
P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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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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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 포스트 코로나
Post-Covid, 사용설명 주의서 편집위원 곽서연 tjdus0114@hanyang.ac.kr 수습위원 이에스더 esther015@hanyang.ac.kr
이제 세계는 BC와 AC로 나뉜다. BC는 ‘코로나 이전(Before Corona)’, AC는 ‘코로나 이후(After Corona)’로 세계는 코로나19 를 기점으로 나뉠 것이다. -토머스 프리드먼 NYT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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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남긴 것 처음에는 코로나19 사태가 지나가는 해프닝 같았는데, 이제는 영영 끝날 기미가 보 이지 않는다. 코로나19는 그야말로 사람들의 삶을 속속들이 지배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이 시대의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만큼 우리 삶에 대한 코로나19가 미치는 영향이 상당히 크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게 되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라고 명명되는 아래, 이미 그 ‘변화’ 지점들은 우리 삶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든 듯하다. 변화는 필연적으로 새로움을 가져다준다. 새로움은 누군가에게는 긍정적으로 다가 오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다. 변화가 누군가에게는 문제로 다가올 수 있다는 뜻이 다. 혹자는 이들이 겪는 문제에 구태여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반문할 수 있다. 그러나 나의 문제는 너의 문제와 맥락을 같이 한다. 특히 지금과 같은 코로나19 라는 외력 앞에서는 더욱 그렇다. 또 오롯이 개인적인 문제라고 생각했던 부분 중에서는 그 고민 지점을 함께 나누어야 해결되는 문제도 있다. 끝없는 변화 아래 나의 새로운 세상에만 집중하다 보면 나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다른 세상은 어떠한 변화를 겪고 있는지 놓칠 수 있기에, 가시적인 지표에 가려진 변화 이면의 모습들에 대한 논의를 함께 공유해보고자 한다. 우선 코로나19가 지배한 사회, 문화, 교육 등 삶 속 여러 분야의 모습들은 구체적으로 어떠한지 함께 살펴보고, 배달 이 용 증가에 따른 노동 문제, 인간소외 현상의 증가, 가정폭력의 증가 등과 같은 ‘변화의 내 막’을 살펴보며 변화에 잘 대응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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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포스트 코로나를 지배하는 힘: ‘언택트’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본격적인 ‘언택트(Untact, 비대면)’ 시대가 열렸다. 언택트란 접 촉하다라는 의미를 가진 영단어 ‘Contact’에 부정의 의미를 담은 접두사 ‘Un-’을 합성한 단어로 가급적 사람과 접촉하지 않는 경향을 일컫는다. 코로나19 이후 눈에 띄게 나타나 는 특징은 외출을 자제하는 기조로 인해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 보내는 소위 ‘홈 라이프’ 가 증가했다는 점이다. 사람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집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찾기 시작했 다. 경기를 직관하는 대신에 집에서 스포츠를 즐기는 ‘집관’, 사람이 많은 헬스장을 피해 집에서 운동을 즐기는 홈 트레이닝, 온라인 콘서트 관람 등이 그 대표적 예시이다.
▲ 홈 트레이닝하는 모습 (출처: 중앙일보)
▲ 집관 서비스 (출처: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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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쇼핑, 무인 키오스크 등의 비대면 방식은 이미 우리 생활에 어느 정도 자리 잡 고 있었지만, 코로나19 사태를 기점으로 산업, 사회 등에서 언택트는 더욱 큰 탄력을 받 고 있다. 우선 산업에서의 변화부터 살펴보자.
# 산업에서의 변화 코로나19가 가져다준 변화 중 또 하나의 특징은 ‘소비의 변화’다. 코로나19 이후 소비의 중심축이 비대면 거래가 가능한 온라인으로 옮겨가며 온라인 상거래 시장이 꾸준히 확대 되고 있다. 온라인 소비 중에서도 배달음식과 신선식품 주문량의 증가가 가장 두드러진 다. 외출을 기피하는 경향 탓에 먹거리를 온라인으로 주문하는 비중이 더욱 커졌다. 실제 로 코로나19 확산 이후 온라인 쇼핑 중 6월 음식 서비스 거래액은 전년 동월 대비 61.5% 급증했다. 또한 S사의 새벽배송은 코로나19 이후 약 2만 건까지 두 배로 확대됐다. 한편 코로나19 사태로 소비자들이 대형 시설을 기피하면서 백화점, 대형마트의 실적 은 급락했다. 실제로 올해 1분기 온라인 쇼핑에 사용된 카드 결제액은 전년 대비 41% 증 가했다.1) 반면, 백화점・대형마트에서의 이용 건수는 각각 23%와 17% 감소했다. 코로 나19 확진자의 방문 탓에 휴업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었고 소비자들이 외출을 삼가면서 오프라인 매출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기업은 이러한 소비 행태의 변화를 반영하기 시작 했다. 많은 기업에서는 기존의 오프라인 유통방식을 넘어 온오프라인 연계 및 디지털 커 머스 방식의 공급 방식을 도입했다.2)
1) 정훈, 「코로나19가 가져온 소비행태의 변화」, 2020.05.21, 하나금융경영연구소 2) 코로나19로 소비시장의 흐름은 언텍트 기반의 온라인 형태로 변화했다. 오프라인 기반 유통기업들도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하기 위해 온라인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유통산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출 처: 아웃소싱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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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오프라인·온라인 매출증감률>
<오프라인 업태별 매출증감률> 대형마트
백화점
0.8%
SSM
편의점
13.5% 2.0% 전체
-9.7%
-7.4%
오프라인
-6.1%
온라인
-12.4%
▲ 5월 기준 전년동월 대비 매출증감률(%) 추세 (출처: 산업자원통상부)
# 직장 업무 처리 방식의 변화 재택근무와 원격회의 등과 같은 회사의 업무 방식에도 변화가 생겼다. 유연근무제3)의 효율성을 한번 경험하고 나면 코로나19의 종식 이후에도 변화된 업무 방식이 부분적으 로 채택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시되고 있다. 현재 일부 직장에서는 재택근무와 원격근무가 일상화되었고, 심지어는 직원 전체가 원격근무를 하는 오피스 프리 기업이 늘어났다. 이를테면 L사의 면세점은 비대면 업무 환경 구축에 나서며 화상회의 시스템을 도입하고, 순환 재택근무를 실시하는 스마트 워 크 체제로 전환했다. 회사 내 업무 처리의 방식은 얼굴을 마주 보지 않고도 처리할 수 있 는 일은 온라인으로 처리하고, 대면 회의가 꼭 필요한 일은 만나서 해결하려 하는 경향 이 커진 것이다.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하여 디지털 혁신 조직 부문4)을 신설하여 비대면 업무에 필요한 기술지원에 힘쓰는 회사도 생기고 있다.
3) 근로자가 개인 여건에 따라 근무 시간과 형태를 조절할 수 있는 제도로, 시간 조정형 유연근무제와 공 간 조정형 유연근무제로 나뉜다. 4) 비대면 기술과 혁신성장 분야 등 유망 신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사업신청부터 지원까지 비대면 서비스를 확대하는 등 조직・사업・서비스 전 분야에 걸쳐 혁신을 추진하는 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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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방식의 변화는 취업을 준비하는 대학생들이 체감하고 있는 부분이다. S사는 지난 5월 국내 기업 최초로 온라인 채용 시험을 실시했는데, 채용 과정 중 서류 심사 후 시행 하는 필기시험인 ‘GSAT’를 비대면으로 진행했다.
▲ 한국 남부발전 화상면접 (출처: CEO DAILY SCORE)
면접 또한 비대면으로 시행되었다. 면접관은 지원자의 자기소개 영상을 평가하고 화 상 통화를 통해 심사를 진행하여 인턴을 선발했다. 이후 N사, S사 등의 여러 기업들도 올해 하반기 비대면 채용 소식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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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그 이면의 세상 포스트 코로나 시대, 그 변화를 아우르는 핵심 키워드는 비대면이다. 그러나 코로나 19가 앗아간 것은 단순히 대면의 기회만이 아니다. 우리는 사람을 만나면서 다른 세상의 삶을 엿보기도 하고, 혼자의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에 대해서는 서로의 손길을 건 네기도 한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다른 세상에 대해 무관심해지기 쉬운 구조가 되면 서, 기존에도 잘 알려지지 않는 문제들이 그 이면으로 더 파고드는 문제가 생겨났다. 또 쏟아지는 가시적인 변화의 지표에 집착한 채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숨겨진 단상은 마주 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더 잘 대비하기 위해 꼭 마주해야 하는 현 실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우선 아동의 이야기부터 짚어보자. 이들이야말로 코로나19로 인한 영향을 온몸으 로 체감하고 있다. 아무리 비대면 사회로 진입했다지만, 아동은 여전히 대면을 통한 직 접적인 관심과 돌봄이 필요하다. 스마트 기기나 원격 수업 플랫폼 사용지도처럼 직접적 인 도움이 필요하다는 측면에서도 그렇지만, 아동은 어른들의 충분한 관심이 필요한 시 기라는 점에서도 그렇다. 문제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아동이 혼자 있는 시간이 증가했다 는 것이다. 한 조사결과5)에 따르면, 집에서 아이들끼리 있거나 아이 혼자 시간을 보낸다 고 응답한 경우가 조사 인원의 38%로 많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3시간 이상 혼자 있는 경 우도 40%가 넘었다. 2018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 진행했던 아동 종합 실태조사에 서 주중에 혼자 지내거나 아동끼리 지내는 아동의 비율이 전체의 27.7%이었던 것과 비 교할 때, 코로나19는 아이가 혼자 지내는 시간을 더 높인 것으로 보인다. 기존 맞벌이가 정 같은 경우 낮시간에 아동을 돌볼 수 없기에 어린이집・학교 등에 아이들을 맡겨 왔지 만, 코로나19로 인하여 유치원, 학교, 학원 등이 줄줄이 문을 닫는 경우가 증가했다. 이 에 정부에서는 이런 맞벌이가정을 위해 긴급돌봄교실을 운영했지만 이마저도 지원이 필 요한 아동의 수가 급격히 늘어버린 탓에 모든 아동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게 됐다. 또, 돌봄교실 중 확진자나 의심 환자가 발생하면 아이들은 그대로 집에서 방치될 수밖에 없었다. 5) 2020.06.29, 아동권리보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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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탓에 외로운 노인의 사례 (출처: 밀알복지재단)
노인은 어떨까? 젊은 사람들은 그나마 인터넷 이용이나 스마트폰의 활용에 익숙하기 때문에 온라인상의 대면이 증가한 것에 쉽게 적응할 수 있었다. 적어도 나와 우리 주변 이 사는 세계는 언택트가 잠식해버린 세상을 그럭저럭 버텨낼 수 있었다. 하지만 노인이 사는 세상은 그렇지 않았다. 탑골공원으로 매일 출근한다는 농담도 있을 정도로 이렇다 할 취미가 없는 노인분들은 자신과 비슷한 처지인 친구를 만나 시간을 보내곤 한다. 하 지만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이제는 그 유일한 취미 생활마저 중단되고 말았다. 노인은 그 야말로 꼼짝없이 집에만 있게 되었다. 코로나19는 이렇듯 어르신들의 활력을 앗아 갔다. 노인 중에서는 거동이 불편하거나, 저하된 체력 및 경제적 문제 등을 이유로 삶을 영 위하기 위한 기본적인 토대인 ‘식’조차 해결하기 힘든 경우가 있다. 이럴 때면 그들은 끼 니 해결을 위해서 무료급식소나 복지관을 찾곤 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전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대부분의 복지관은 문을 닫았고, 무료급식소 운영 또한 무기한 연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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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탓에 중단된 무료급식 (출처: 뉴스원)
일부 지역에서는 도시락이나 간편식 배달로 대체를 하기도 하였지만, 확진자 수가 계 속 증가함에 따라 봉사자들의 발길까지 끊겨 어려움을 겪고 있다. 뿐만 아니라 노인요양 시설 내 코호트 격리조치6)로 노인들의 감염 및 사망 사례가 많이 발생하자 노인요양시 설이 폐쇄되었고 노인 돌봄서비스가 중단되었다. 현재로서 노인은 오로지 가족 돌봄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고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이처럼 코로나19 는 취약계층의 생존권과 돌봄의 권리마저도 박탈할 만큼 우리 사회를 옥죄고 있다.
▲ 가정폭력의 증가 (출처: TJB) 6) 감염 질환 등을 막기 위해 감염자가 발생한 의료기관을 통째로 봉쇄하는 조치를 가리킨다. 즉, 환자와 의료진 모두를 동일 집단(코호트)으로 묶어 전원 격리해 감염병 확산 위험을 줄이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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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있는 시간이 증가하다 보니 기존에 가정폭력이 행해지던 가정의 경우에 그 폭력 의 빈도수가 증가했다. 가정폭력을 피하는 1차원적인 방법은 일단 집을 벗어나는 것이 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가정폭력을 당하는 이들은 그 유일한 탈출구마저 잃어버리게 되었다. 실제 경찰청 통계에 의하면 코로나19 이후 가정폭력 및 아동학대신고 건수가 급 증했다고 한다. 또 다른 문제는 노동 인권이다. 역설적이지만 비대면 사회는 온전히 ‘비대면’만으로 이루어질 수 없다. 비대면 사회를 지탱하는 그 너머에는 대면을 필요로 하는 일들이 있 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는 택배 노동자들이 있다. 코로나19 이후 집 밖으로의 외출이 급격히 줄어들고 상품 구입도 온라인을 통하는 일들이 잦아졌다. 이는 자연스럽게 배달 해야 하는 택배의 물량 폭주로 이어졌고, 안타깝게도 급증한 물량으로 인해 배달기사가 새벽 배송 중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세상 밖으로 나가지 않고서야 비대해진 택배 물량을 체감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또 택배 노동자처럼 누군가가 필 요 이상의 고생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해도, 감염병 확산 우려 탓에 대면이 기피되 는 상황에서 문제 해결을 위해 발 벗고 나서는 사람은 과연 몇이나 될까. 이렇듯 비대면 사회로의 전환은 누군가의 고충에 공감하기 어려운 구조가 되었다.
▲ 비대면 소통 (출처: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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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서로의 상황을 알기 어려워지고 관심을 주고받기 어려운 구조가 되었어도, 소통의 노 력을 꾸준히 지속한다면 상상하리만큼 냉담한 사회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소 통의 상황은 어떨까?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소통의 방식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코로나19 이후 우리는 구태여 약속이나 일정을 잡지 않는 이상 얼굴을 마주할 일이 손에 꼽는다. 비대면 의사소통 방식은 감염병 확산을 줄여주기는 했지만, 사람 간 소통의 창 구를 봉쇄해버렸다. 우리는 소통을 하는 데 있어 상대의 눈빛, 제스처, 표정 등 비언어적 인 요소를 알게 모르게 많이 활용한다. 하지만 비대면 의사소통 방식은 매체를 통해 상 대와 소통하기 때문에 비언어적인 요소를 잡아내기 쉽지 않다. 따라서 의사소통의 외관 을 띠고 있지만 사실상 진정한 소통이 되기 힘들고 이에 따라 단절감을 느끼기 쉽다. 이 렇듯 타인과의 관계에 대한 인식 소멸은 결국 서로가 서로에게 무관심해지고, 서로의 손 길을 느끼기 어려워진다. 비대면 사회는 현대인의 사회적 감각을 자본주의적 정서 구조에 친숙하게 바꾸고 있 다. 즉 소통과 업무 방식에 있어 기술을 활용하며 효율성과 이익을 증대하려고 하는 ‘자 본주의적 사고’가 심화되었다는 뜻이다. 이러한 자본주의적 사고는 필연적으로 현대인의 인간관계를 왜곡한다. 인간관계는 상호 호혜성에 기반을 두고 있지만, 이는 자본주의적 사고가 지닌 효율성과 정확성에 기반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비대면 사회는 사람들 간의 심리적 관계의 밀도를 약화시키고 자칫 개인주의적 사고를 강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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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코로나19로 인해 일상은 빠르게 비대면으로 전환되었지만 우리 삶에는 지금의 비대 면 기술로 채울 수 없는 공백이 존재한다. 이 빈 공간들은 장차 우리가 해결해야 하는 과 제인 동시에 어떻게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야 하는지를 알려준다. 우리 사회의 기저에 깔려있는 개인주의와 코로나19의 합작으로 나와 타인을 구분 짓 는 성벽은 더욱 공고해졌다. 우리는 홀로 서는 것에 익숙하고 타인과 영향을 주고받는 것이 점점 낯설다. 하지만 모순적이게도 현대는 수많은 의견과 가치관이 한데 어우러져 있는 다원적인 세계이기도 하다. 우리가 사회라는 집단에서 살아가는 이상 필연적으로 다른 구성원으로부터 받는 영향을 피할 수 없다.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 다른 세계를 전 혀 들여다보지 않는다면 결국 우리는 이 사회에서 고립될 수밖에 없다. 사람과 바이러 스, 대면과 비대면, 적응이 빠른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이 모든 것들의 ‘공존’이 필요하다. 공존을 위해서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바로 내가 속한 세상 이외의 곳으로 시선을 넓 히는 것이다. 특히 신경 써서 돌아보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 사각지대, 그늘 속에 우리 의 주의 깊은 시선이 닿아야 한다. 현대 사회의 빠른 속도를 따라오지 못하고 느린 걸음 을 걷는 어린이, 노인, 그리고 장애인과 같은 사람들이 있다. 이들의 속도에 보폭을 맞춰 주는 사회적 장치와 배려가 필요하다. 우리는 또한 이 사회의 빠른 속도 유지를 위해 누 구의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는지 생각해볼 수 있다. 팬데믹 상황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다른 기업과 달리 플랫폼 기업은 연일 주가를 올리며 성장하는 중이다. 그러나 이 성장의 밑바탕엔 플랫폼 노동자들의 유령 노동이 있다. 우리가 새벽·당일배송 등 비대면 소비를 통해서 빠르게 물건을 받아볼 수 있는 것은 그만큼 택배 기사들의 강도 높은 노 동이 전제되기 때문이다. 이들은 비대면과 비대면을 빠르게 연결하는 대면 사회에서 바 이러스 감염의 높은 위험을 감수하고 있다. 누구도 건강의 위협을 받지 않고 사람답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 점점 멀어지지 않도록 우리의 의식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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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그 다음에는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소통이다. 대면 사회에서 자신과 다른 성향의 사 람을 만나는 일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반면 비대면 사회에서는 내가 속할 소통의 공간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기에 내가 원하는 정보만 얻고, 그것을 전부라고 여기는 편 향 현상을 가속화시킬 위험이 있다. 그러나 비대면 환경은 주로 익명과 문자언어를 통 해 소통한다는 점에서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대면 사회에서 큰 목소 리를 낼 수 없었던 외국인, 소수자와 같은 약자들도 비대면 환경에서는 훨씬 자유로워진 다. 내향적인 사람들도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지 않고 솔직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 을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된다. 우리가 능동적으로 비대면 환경을 이용한다면 대면 환경에 서보다 더 다양한 타자의 이야기를 접할 수 있으며, 현실에서 접점이 없었던 사람들과도 소통할 수 있다. 많은 사람의 생각과 의견을 수용할 때 우리의 사고의 폭, 공감하는 범 위, 합리적인 판단력 역시 크고 넓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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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의 가치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비대면이라는 새로운 가능성이 열렸다. 미래 예측 다큐멘터리 의 한 장면으로만 느껴졌던 재택 근무, 원격 수업으로 대변되는 비대면 사회가 이제는 현실이 되었다. 변화는 또한 현대 사회의 사각지대와 어두웠던 이면을 백일하에 드러냈 다. 도움이 필요한 이들의 고립, 돌봄의 부재, 개인주의의 가속화와 인간 소외 현상 모두 우리가 미처 바라보지 못한 현실이다. 코로나19와 달리 비대면은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져 내린 예측 불가의 변수 가 아니었다. 갈수록 원자화되는 현대 사회에서 이미 공동체와 대면 사회는 저문 시대의 잔재쯤으로 여겨지는 중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라는 강제력이 더해져 대부 분의 일상이 갑작스레 비대면으로 전환되자 사회는 혼란을 피하지 못했다. 우리의 시선 이 닿지 않는 곳에 여전히 사람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분야가 있다. 우리가 ‘비대면’이라 고 생각했던 일상도 누군가의 ‘대면’ 노동이 밑바탕이 되었기에 가능한 것이다. 코로나19가 남긴 세상에서 어느샌가 퇴색되어버린 가치들을 재조명해본다. 언젠가부 터 연대와 협력, 관심과 배려, 사람이 사람과 마주하여 함께 시선을 공유하는 것은 불편 하고 거추장스러운 일이 되었다. 그러나 비대면 사회에서도 인간과 인간 사이의 관계는 여전히, 어쩌면 훨씬 더 중요하다. 비대면의 방식은 관계와 소통의 단절이 아니다. 오히 려 그동안 이를 가로막았던 물리적 장벽을 넘어선 것이다. 우리에겐 여전히 함께, 같이 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것이 코로나19를 극복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서도 건강 하고 지혜롭게 살아갈 수 있는 힘이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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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당신은 어떻게 세상을 바라보고 있나요? 여러분이 직접 찍은 사진을 HYgyoji@gmail.com으로 보내주세요. 응모 작품과 함께 이름, 학과, 학번, 연락처를 기재해주세요. 당선된 작품은 113호에 기재될 예정입니다. 당선되시면 소정의 상품을 지급해드립니다. (최대 두 장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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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종차별
한가지 색으로는 그림을 그릴 수 없습니다 편집위원 최유진 userid789@hanyang.ac.kr 수습위원 조유민 opjum@hanyang.ac.kr
모든 사람은 인종, 피부색, 성, 언어, 종교 등 어떤 이유로도 차별받지 않으며 이 선언에 나와있는 모든 권리와 자유를 누릴 자격이 있다. - 세계선언 제2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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꺼져버린 생명의 불씨, BLM의 불씨가 되다. “I can’t breath” 한 남자의 울부짖음이 거리에 울렸고, 세계를 울렸다. 2020년 흑인 인권운동의 불씨가 된 조지 플로이드 사건. 경찰의 과잉진압 아래 흑인 남성은 8분간 생 명을 위협받았고, 결국 바닥과 얼굴을 마주한 채 싸늘한 죽음을 맞이했다. 현장에 있던 사람들의 기록을 통해 이 사건은 미국을 넘어 세계로 알려졌고, 흑인의 생명도 중요하 다는 ‘Black Lives Matter(이하 BLM)’가 지구촌의 뜨거운 감자로 자리 잡았다. 모든 인류는 평등히 존중받아야 마땅하다. 당연히 흑인 인권도 예외는 아니다. 그럼 에도 미국의 건국 이래 흑인에 대한 치밀한 구조적 차별은 꾸준히 흑인들을 옭아매왔 다. 2020년에 이르기까지 흑인의 ‘인간다운 삶’을 위한 운동들이 수차례 촉발되었고, 그 결과 많은 향상을 이룩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당사자인 흑인들이 피부로 느끼는 현 실은 여전히 차가울 뿐이다. 따라서 이번 BLM 운동은 미국 내 잔재하는 흑인 차별을 세 계에 밝히는 고발이자 전 세계적으로 뿌리박힌 인종차별의 척결을 외치는 선동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인 의미를 지닌다. 그렇지만 모두가 BLM을 고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은 아니다. BLM에 대해 많은 사 람들이 떠올리는 이미지는 무고한 피해자를 양성하는 폭도와 무력시위 등 그리 바람직 한 모습은 아니다. 그뿐만 아니라 BLM의 편협성에 대한 비판적 목소리도 작지 않다. 코 로나의 창궐 이후 전 세계에서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한 차별을 넘은 혐오적 범죄가 들끓 었다. 그럼에도 전 세계에서 외쳐졌던 것은 오직 BLM이었고, 아시아인은 여전히 무관 심의 그늘 아래 놓여있다. 이 가운데 BLM의 이중성에 대한 비판도 제기되었다. 적지 않 은 흑인들이 아시아인 차별의 주체가 되면서도 그들의 인권 신장은 지지해달라고 강요 하는 모습에 BLM은 ‘선택적 인권운동’이라는 인식 속에서 부정되기도 했다. 인종에 대한 담론은 쉽게 답을 내리기 어려운 상당히 민감하고 첨예한 문제이다. 그 러므로 사건을 아우르는 객관적인 시각과 상대의 입장에 고개를 끄덕일 줄 아는 공감은 더욱 중요해진다. 따라서 이 글을 통해 우리는 조지플로이드 사건의 경위를 BLM의 역 사적 맥락과 함께 살펴봄으로써 2020 BLM을 바라보는 시각에 균형을 더하고자 한다. 그뿐만 아니라 BLM의 한계와 그 이면의 원인을 밝힘으로써 인종 문제에 대해 세계인으 로서 가져야 할 자세를 엿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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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피부색이 뭐라고… # 조지 플로이드 사건 개요 올해 5월 25일,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경찰서는 편의점에서 위조지폐를 사 용했다는 신고를 접수하였다. 경찰은 현장 인근에서 CCTV를 통해 용의자와 유사한 인 상착의의 조지 플로이드가 본인의 차에 앉아 있는 것을 확인하였고, 그를 체포했다. 플 로이드는 차에서 내리는 과정에서는 아무런 저항을 하지 않았지만, 경찰차에 오르라 는 요구에는 트라우마가 있다며 이를 거부했다. 이러한 갈등 속에서 경찰관 데릭 쇼빈 은 등 뒤로 수갑을 찬 플로이드를 바닥에 엎드리게 한 후 목을 무릎으로 눌렀고, 경찰관 알렌산더 쿠엥과 토마스 레인은 쓰러진 플로이드를 붙잡아 움직일 수 없게 제압하였다. 플로이드는 숨을 쉴 수 없다고, 죽이지 말아달라고(“I can’t breath. Don’t kill me”) 애 원했다. 그러나 경찰관은 이를 묵살하고 약 8분간 무릎으로 그를 진압하며 경찰차에 오 르라고 지시했다. 몰려든 시민들이 그가 숨을 못 쉬고 있다고 항의하였지만, 또 다른 경 찰관 토우 타오가 시민들의 접근을 막았다. 조지 플로이드가 의식을 잃고 난 후 구급차 가 도착하였으나, 그는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1) 사건 다음날인 5월 26일, 시민이 찍은 진압 영 상이 인터넷에 공유되며 논란이 일자 경찰 대변 인은 용의자가 물리적으로 저항하였다고 공식적 으로 발표하였다. 이후 여러 영상이 공개되며 그 가 불안정한 정신상태에서 경찰에 비협조적인 모 습이긴 하였으나 폭력적 양상은 보이지 않았음 이 밝혀지고 여론은 더욱 들끓었다. 8월 6일 경찰 의 바디캠을 통해 조지 플로이드가 체포 당시 공 포에 질린 채 경찰차에서 탈출시도를 반복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당시 그는 공포에 질린 모습으 ▲ 플로이드를 제압하는 데릭 쇼빈
로 트라우마를 호소하고 있었다.2)
1) 6월 1일 공개된 부검 결과, 사인은 질식사였다. 2) 영상에 대한 해석은 분분하여, 조지 플로이드의 태도에 대한 논란은 여전히 진행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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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을 담은 영상이 인터넷에서 급속도로 확산되며 논란이 일자 주범 데릭 쇼빈과 공 범 알렉산더 쿠엥, 토마스 레인, 토우 타오는 모두 과잉진압으로 파면되었다. 미니애폴 리스를 시작으로 사건에 연루된 경찰관들의 처벌을 요구하는 시위가 전국적으로 확대 되자 5월 30일, 데릭 쇼빈이 3급 살인 혐의 및 2급 과실치사로 체포되었다.3) 너그러운 선고에 시민들의 분노와 유족의 항의가 이어지자 6월 4일 데릭 쇼빈의 혐의가 2급 살인 으로 격상되었다.
# 시위 확산의 원인: 그들은 왜 분노했는가 조지 플로이드가 살려달라고 외치는 영상이 공개되며 사건은 전 세계인의 주목을 받 았다. 경찰관이 주변 시민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접근을 막은 채 계속해서 피해자를 압박한 것, 사건 후 경찰측이 사과 없이 변명한 것, 데릭 쇼빈의 첫 판결이 3급 살인이었 던 것 등이 인종차별에 대한 분노에 불을 붙여 사람들을 거리로 이끌었다. 일부는 피해자가 전과가 많고4) 위조지폐사용 혐의가 있어 경찰이 강력하게 진압을 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그러나 조지 플로이드를 죽음에 이르게 한 것은 그의 전과가 아니었다. 당시 경찰관은 그의 전과를 알지 못했을뿐더러 위조지폐사용 또 한 혐의에 그쳐 있었다. 조지 플로이드가 전과자임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그 사 실이 사건의 본질을 흐려서는 안 된다. 우리의 초점은 조지 플로이드 개인의 잘잘못이 아닌, 그의 죽음이 알린 인종차별에 맞춰져 있어야 한다. 개인의 총기 소지가 가능한 미국에서는 용의자가 조금이라도 저항의 의지를 보였을 경우 강력하게 제압하는 것이 경찰관 자신을 보호하는 수단이다. 그러나 용의자 압박은 어디까지나 방어가 목적이어야 한다. 당시 조지 플로이드가 경찰의 지시에 따르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수갑을 뒤로 한 채 엎드려 있는 상황에서 그는 이미 충분히 제압된 상 태였으며 경찰관과 시민 모두 이를 분명하게 인지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숨을 3) 3급 살인: 의도 없이 위험한 행동으로 살인을 촉발한 경우(징역 최대 25년) 2급 살인: 직접적인 살인 의도나 계획은 없었으나 위험성을 알고도 살인행위를 한 경우(징역 최대 40년) 4) 조지 플로이드는 무단 강도죄, 무단 주거 침입죄, 마약 혐의 등으로 2007년까지 9건의 전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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쉴 수 없다는 외침을 듣고도 8분간 과도하게 목을 압박한 점은 경찰관의 본인 보호를 넘 어선 과잉진압, 나아가 살인행위임이 분명해 보인다.
# 미국의 오랜 상처, 흑백갈등 흑백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인종차별은 미국의 전 역 사에서 지난하게 이어져 왔다. 흑인이 노예신분에서 해방된 지는 160년이 채 지나지 않 았고 미국이 법적으로 흑인차별 금지를 선언한 것은 1964년으로, 70년이 채 되지 않았 다. 하지만 그 이후로도 백인들의 흑인차별은 은근하게, 때로는 노골적으로 지속되어왔 다. 흑백갈등은 미국의 오랜 상처이다.
1862
링컨 대통령의 노예해방선언: 흑인이 자유 신분이 되며 선거권을 얻게 됨
1880~1965
Separate but Equal(분리 평등 정책)5): 모든 공공장소에서 분리 정책이 시행되며 선거권도 제한을 두어 흑인에게 불평등하게 개정됨
1954~1960
흑인 인권운동 전개 시기: 백인 전용 식당에 앉는 싯인(Sit-in)운동, 버스 보이콧 등 흑인차별에 대한 저항으로 꾸준히 인권운동이 진행됨. 그 결과, 공립학교·버스에서의 흑백 통합이 이루어짐
1963
워싱턴 행진: 흑인인권운동에 참여하는 25만 명이 워싱턴에 모여 행진한 사건. 마틴 루터 킹의 ‘꿈이 있습니다’ 연설 진행. 흑인인권운동이 전국적 으로 알려지게 된 사건
1965
셀마운동: 600여 명의 흑인들이 투표권을 주장하며 행진에 나선 사건. 이 운동을 통해 마침내 흑인이 백인과 동등한 투표권을 얻음
1992
LA폭동: 과속하던 로드니 킹을 체포하는 과정에서 과잉폭력을 행사한 경 찰이 무죄판결을 받자 LA의 흑인들이 시위한 사건. 시위가 점점 폭동으로 변해가자 연방군이 동원되어 시위대를 진압함
5) 평등이라고 명시하였으나 실상 버스, 은행, 학교에서 모든 우선권은 백인에게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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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
신시내티 폭동: 비무장 흑인이 도주하다 백인 경찰의 총에 맞아 사망한 사 건. 흑인사회를 중심으로 확산된 시위가 폭동으로까지 이어짐
2012
짐머만 사건: 비무장의 흑인 소년 트레이번을 과잉진압으로 사망에 이르 게 한 백인경찰 짐머만이 무죄를 받은 사건
2014
에릭가너 사건: 백인 경찰이 길거리에서 담배를 팔던 흑인 에릭가너를 체 포하는 과정에 목을 조르다 사망에 이르게 한 사건
2016
털사&샬럿 피격 사건: 털사 지역에서 흑인 남성이 총을 들고 있다고 오해 한 백인 경찰이 총으로 피살한 사건. 털사 피격 사건이 일어난지 얼마 지 나지 않아 샬럿 지역에서도 비슷한 흑인 피격 사건이 발생함
2020
조지 플로이드 사건: 백인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위조지폐사용 용의자가 사망한 사건
▲ 1977 퓰리쳐수상작, Stanley J.Forman, 흑인 학생과의 통학버스 이용을 반대하는 백인 시위자들이 성조기로 흑인 변호사를 공격하는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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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또 다시 Black Lives Matter 흑인들의 저항 역사는 짧지 않다. 이러한 저항 가운데 법적인 차별은 하나 둘 완화 되었으나 일상생활에서의 차별은 건재하다. 2020년의 BLM 운동은 조지 플로이드 사건 을 구심점으로 미국의 풀리지 않는 숙제인 인종차별에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 시위일까, 폭동일까? 2020년의 BLM 사건이 발생한 미니애폴리스를 시작으로 BLM 시위는 미국 전역으로 퍼져나갔다. 그 과정에서 몇몇 시위대는 약탈과 방화를 일삼으며 백인들을 배척하고 경찰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등 무력 시위를 진행하였다. 인종차별과 관련 없는 한인타운을 약탈하고 백인 의 사유지를 침입한 사례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해외 각국으로 보도되었으며 이에 따라 부정적인 여론이 전세계로 뻗어나갔다. 이러한 논란은 미국 내 흑인 인권 시위가 있을 때마다 꼬리표처럼 따라다닌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일부 언론들은 BLM 시위 를 무력시위라고 비판하며 문제를 제기하였다. 그러나 언론이 조명하지 않는 곳에서는 훨씬 더 많은 평화로운 시위가 진행되고 있 다. 흑인뿐만 아니라 백인, 히스패닉, 동양인 등 다양한 인종의 미국 시민이 차별에 반 대하는 BLM 운동에 공감하며 변화를 촉구하였다. 특히 무력시위에 참여한 소년에게 이 러한 방법은 상황을 더 악화시킬 뿐이라며 더 나은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호소하는 남성 의 모습이 담긴 영상을 시작으로, #thereisabetterway 해쉬태그가 공유되며 평화적인 시위 방법을 촉구하는 흐름이 시작되었다. 2016년 털사&샬럿 피격 사건 당시 피해자를 추모하며 시작되었던 운동선수들의 #takingaknee 운동도 다시 이루어지며 무력시위를 배척하고 평등과 함께 평화를 향하는 흐름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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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지 플로이드 관련 시위 지도 (출처: risk-analytics.io)
위의 사진은 미국 내에서 조지 플로이드 관련 시위의 규모와 형태를 제보받아 기록한 지도이다. 제보를 바탕으로 제작된 지도인 만큼 정확한 기록이 아님을 감안하더라도 무 력시위(주황색 원)보다 평화시위(파란색 원)가 훨씬 많음은 확실해 보인다. 그렇다면 왜 언론에서는 올해의 BLM 운동이 무력시위로 더 많이 알려진 것일까? 첫 째로 사람들이 자극적인 소식에 주목하기 때문이다. 방화와 약탈과 같은 무력시위에 관 한 기사는 대중의 이목을 끈다. 사람들은 이러한 뉴스에 관심을 보이고, 더 많은 반응 을 남긴다. 둘째로 현 미국 대통령인 트럼프의 적대적인 태도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 은 뉴욕 5번가에 BLM 문구를 새기는 것을 강력하게 비판하였으며, BLM 운동 지도자 를 반역자라고 칭하기도 했다. “When the looting starts, the shooting starts.”(약탈 이 시작되면, 사격도 시작될 것이다)라는 트윗을 올리며 시위에 대한 강력한 제재 의사 를 내비쳤다. 2020년의 BLM 시위는 분명 완벽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것이 흑인차별 반대운동에 적대적인 태도의 변명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 흑인차별에 대한 경각심이 인종차별 전 체에 대한 관심으로 넓혀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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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M 그 너머, 또 다른 설움이 있다. “Black Lives Matter!” 전 세계에 울린 이 함성에는 한국인의 지지도 적지 않게 섞여 있었다. 많은 국민들이 BLM에 공감하였고, ‘Blackout Tuesday’ 해시태그 챌린지를 통 해 표현하였으며, 나아가 실제 시위에 동참하였다. 하지만 코로나19 창궐 초반, 이 전염 병이 우한 코로나라는 이름으로 전 세계에 알려지자 온 아시아인이 전염병의 매개체로 낙인찍혔고, 이어 아시아인을 향한 혐오범죄가 들끓었다. 인종차별이 코로나19라는 면 죄부를 쓰고 만 것이다.
# Asian, 인종 혐오의 표적이 되다. 텍사스 미들랜드의 한 식료품 매장에서 동양계 미국인 일가족은 동양인이라는 이유로 흉기 피습을 당했다. 그리고 미국 브루클린에서는 한 동양인 여성이 염산 테러를 당해 전 신 화상을 입었으며 이탈리아 산타 체칠리아 국립음악원의 동양계 학생들은 수업 참여를 금지당했다. 그뿐만 아니라 축구선수 손흥민은 경기 승리 후 인터뷰에서 마른기침을 했 다는 이유로 온라인에서 온갖 조롱에 시달려야 했다. 믿고 싶지 않지만 이 사례들은 아시아인 차별이라는 거대한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코 로나19 사태 이후 동양계 혐오 범죄는 걷잡을 수 없이 증식했다. 지난 3월에 개설된 아시 아인 혐오 고발 사이트인 ‘STOP AAPI hate’6)에는 개설이 한 달이 채 되지 않아 750건이 넘는 사례가 접수되었다. 그 중 언어적 괴롭힘이 전체의 67.3%를 차지했으며, 신체적 폭력도 10%에 달했다. 아시아인에 대한 차별이 점차 노골적으로 변해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지난 4월, 충격적인 SNS 계정이 공개되었다. 계정의 이름은 뉴욕반아시안클럽 (@antiasiansclubnyc)으로 해당 계정에는 “차이나타운에서 만나는 모든 아시아인을 총 으로 쓸어버릴 예정이다. 그것이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라는 엄포가 담겨있었다. 문제의 계정은 곧 삭제되었지만 ‘아시아인은 곧 코로나 바이러 스’라는 잘못된 등식이 세계에 퍼져나가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목숨까지 위협하 는 혐오로 수많은 아시아인이 잔뜩 움츠린 나날을 보내고 있다. 6) 아시아 퍼시픽 정책 기획위원회(A3PCON)가 긍정 행동을 위한 중국인 단체(CAA)와 함께 만든 혐오범죄 신고 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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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양인 총격 예고를 하고 있는 SNS 계정
# 그렇다면, All Lives Matter? 쿠테흐스 UN 사무총장의 말을 빌려보면, 세계에는 코로나19와 함께 그로 인한 혐오 바이러스가 퍼지고 있다. 사무총장은 인종을 콕 집어 이야기하지는 않았지만 혐오의 대 상은 아시아인이 된 것이 분명하다. 흑인 인권 신장을 위한 뜨거운 외침 아래 아시아인 을 향한 혐오의 눈초리는 더욱 날카로워지고 있는 오늘날, 전 세계의 균형 있는 인식 향 상을 위해 어떠한 노력이 필요할까. “All Lives Matter!” (이하 ALM) 모든 인간의 생명이 중요하다는 이 문장은 흑인에 한정된 현재의 BLM을 대체할 슬로건으로 일각에서 대두되고 있다. 그리고 코로나19로 인해 강도 높은 차별을 겪고 있는 다수의 아시아인들은 이 슬로건으로의 대체에 공감하 였다. 하지만 전 인류에 대한 균형 있는 인식 향상을 촉구할 수 있을 것만 같은 ALM은 BLM의 온상지인 미국에서는 그 이상과 달리 왜곡된 의미와 의도로 존재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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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들이 마주한 차별은 생명과도 직결된 구조적 차별이다. 흑인 인권 운동가들은 그 들이 마주한 현실은 부러진 뼈나 불에 탄 집과 같이 즉각적인 위협들이라고 이야기한 다. 그런데 이러한 상황에서 모든 사람의 목숨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것은 모든 사람이 동등한 위험에 처해 있다는 것을 암시하여 흑인들의 명백하고 시급한 문제를 무효화하 는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것이다.
▲ BLM과 피켓을 들고 있는 소녀
이러한 배경으로 인해 미국 내에서 ALM은 인종차별주의자들이 “Black Lives Matter”에 반박하고자 하는 자신들의 주장에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 사용하는 문구라 는 인식이 강하다. 실제로 미국 프로농구 구단인 새크라멘토 킹스의 TV 중계 아나운서 로 활약했던 그랜트 네이피어는 자신의 트위터에 “All Lives Matter”를 업로드한 일로 사임하였고, BLM 시위가 한창 이뤄지던 워싱턴 34번가에서 All lives Matter을 외친 백 인 남성은 다수의 무리에게 폭행당했다. 이처럼 미국 내 ALM에 대한 반감은 상당히 높 은 수준으로 자리하고 있다.
한양 112호
071
# 진정 우리에게 필요한 건 지금 이 순간에도 고질적인 인종차별과 새로운 혐오가 그 위세를 뻗치고 있는 가운데 슬로건 힘겨루기를 하는 것이 최선의 방책은 아닐 것이다. 물론 슬로건은 짧은 외침으 로 강력한 파급효과를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하지만 이 명료함으로 인해 표 면적으로 드러나는 윤리적 의미와 별개로 그 이면에는 다른 의미를 함의할 수 있다는 점 을 유의해야 한다. 그러므로 진정 평화로운 지구촌을 이루기 위해 더욱 중요해지는 것 은 단순한 문구를 넘어선, 우리의 인식 변화이다. 역지사지(易地思之). 어쩌면 뻔한 말일 수 있는 이것이 세계인으로서 우리가 궁극적 으로 가져야 할 태도이다. 서로를 배척하고 상대의 권리를 빼앗고자 열심인 현재의 모 습에는 공감의 부재가 큰 영향을 가하고 있다. 그렇기에 상대의 입장에 자신을 대입하 여 그들의 현실을 당사자의 처지에서 느껴보려는 시도는 세계의 다양한 곳에서 존재하 는 차별에 공감할 수 있게 해준다. 나아가 역지사지를 통한 반성의 태도 또한 필요하다. 많은 사람들이 인종차별의 피해자인 동시에 가해자가 되고 있다. 그리고 우리나라 국민 도 예외는 아니었다. 국가인권위원회의 설문조사 결과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이주민 중 70%가 인종차별을 경험한 적이 있음이 밝혀졌다. 이처럼 같은 상처를 안고서도 이를 다 른 사람에게 선사하는 것이 지금 우리 세계의 구슬픈 초상이다. 이제는 ‘나’를 넘어 ‘우 리’를 보는 시각으로 이러한 굴레에서 벗어나 근본적인 변화를 촉구할 때이다.
072
사회
결국엔 똑같은 사람 “유전적으로 인종이란 없다” 집단유전학자 루이지 루카 카발리 스포르차의 설명이다. 그는 집단 간 유전형질 비 교분석을 통해 인종을 비롯한 서로 다른 두 집단의 유전적 차이는 한 집단 내 개인 간 의 그것과 결코 다르지 않거나 오히려 적음을 밝혀냈다. 나아가 2000년 저서 ‘유전자, 인간, 그리고 언어(Gene, Peoples, and Language)’에서는 “유전적 차원에서 인종 따 위는 없다.”라고 단언했다. 어쩌면 이러한 그의 주장이 과학적으로는 오언(誤言)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적어도 하나의 세계 속에 살아가는 세계 시민들의 인식 속에는 이 말이 정언으로 자리 잡길 바란다. 점차 다원화되어가면서도 무의미한 구분으로 서로를 핍박 하고 있는 이 세계 사회 속에서 이 한 문장이 결국엔 ‘모두 다 같은 사람’임을 깨우쳐 줄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결국 모두 똑같은 사람이다. 외모, 피부색, 민족 등 인종이라는 구분이 어떤 기준을 통해 세워졌는지, 그리고 어느 것이 정당한지 누구도 절대적인 답을 내릴 수 없 다. 따라서 이젠 전 인류적인 시각이 대두되어야 할 때이다. 세계가 점차 하나의 지구촌 으로 나아가고 있는 가운데, 인종을 경계 짓고 너와 나를 구분하기보다는 공동체적 인 식을 통해 서로의 권리를 향상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더 나은 삶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지 않을까.
한양 11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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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는 알바가 아닙니다. 정당하게 보안검색 업무를 하는 직원입니다. 어째서 저희가 하는 일을 한번도 겪어보지 않고 그저 겉모습만 보고 편 하다, 운이 좋았다 이렇게 평가하십니까?” - 여객보안요원이 올린 국민청원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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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 인천국제공항
불공정...한건가? : 인국공 사태 바로알기 수습위원 황성주 saint95@hanyang.ac.kr
한양 11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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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에서 무슨 일이? 코로나19로 취업이 더 어려워진 와중에, 우리 사회에서는 또다시 취업과 공정에 대 한 설전이 벌어졌다. 소위 ‘인국공 사태’라 불리는 인천국제공항공사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에 대한 논란이 그것이다. 2017년 문재인 정부는 출범 직후 노동문제와 관련한 공약을 지키고자 곧바로 비정 규직의 정규직 전환 정책을 추진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해당 정책을 적극적으로 이 행하기 위해 공공기관 최초로 ‘비정규직 Zero화’를 선언하며 1만여 명에 달하는 비정규 직 근로자들의 정규직 전환을 추진했다. 그리고 올해 6월 22일, 여객보안검색 분야에서 1,902명을 마지막으로 정규직 전환을 완료한다고 발표하였다. 그런데 이 소식이 전해지 자 취업준비생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특히 보안직원들의 카톡방이라고 전해지는 정체불명의 캡쳐본이 퍼지면서 취업준비생을 비롯하여 많은 청 년들이 분노를 표했고, 급기야 정규직 전환 정책을 당장 멈춰달라는 국민청원이 올라와 30만여 명이 넘는 사람들이 이에 동의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이에 범람하는 보도와 억측 속에서 인국공 사태의 논란이 된 지점들에 대한 명확한 사실 관계를 파악해보고, 어떤 점이 우리 세대에게 분노를 유발했으며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무엇인지 심도 있게 알아보고자 한다.
▲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글 (출처: 청와대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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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 인천국제공항공사 취업을 준비하던 어느 취준생의 한탄글 (출처: 네이버카페 공준모)
한양 11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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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논란들, 그리고 진실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글 등, 이번 사안에 관한 여러 논란을 발견할 수 있었다. 『한양』은 인천국제공항공사의 공식 답변을 바탕으로 이 사안에 대한 사실관계를 파악해보았다.
# 알바생들이 아무 노력없이 정규직이 된다?
“알바처럼 기간제를 뽑던 직무도 정규직이 되고 ...(이하 생략) 사무직렬의 경우 토익 만점에 가까워야 고작 서류를 통과할 수 있 는 회사에서, 비슷한 스펙을 갖기는커녕 시험도 없이 그냥 다 전환 이 공평한 것인가 의문이 듭니다.” -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글 中
정규직 전환이 되는 인원들이 모두 아르바이트 형태로 일을 하다가 아무런 노력 없이 정규직 전환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밝힌 정규직 전환 대상자는 모두 여객보안검색 요원1)으로, 이 직무는 애초에 아르바이 트로 근무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여객보안검색 요원이 되기 위해서는 최소 216시간 이 상의 전문 교육2)을 받아야 하며 국토교통부 인증평가를 통과해야 한다. 또한 인천공항 제1터미널에서 근무 중인 근로자 58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3년 넘게 해당 업무를 해온 이들은 72%가 넘으며, 10년 이상 지속해온 근로자도 17%에 달한다.3) 세간에 알려 진 바와 달리 여객보안검색 근로자들은 단기 알바생이 아닌 것이다. 여객보안요원 2천여 명 전원에 대하여 정규직 전환이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다. 2017년 5월 12일 이전에 입사한 인원 약 천백 명은 모두 고용 승계4)하고, 이후 입사자에 대해서 1) 항공보안법에 따라 총, 칼 또는 폭발물 등 위험한 물건들을 탐지 및 수색하는 전문인력을 지칭한다. 2) 경찰청에서 지정한 특수경비원 교육기관에서의 88시간 전문교육, 이론과 실무 48시간, 현장직무교육 80시간을 포함한다. 3) 김영훈, [fn팩트체크]알바생이 인천공항공사 정규직 된다? (출처: 파이낸셜뉴스, 2020.06.24.) 4) 기업의 인수나 합병 등에 따라 근로자들의 고용 상태가 한 회사에서 다른 회사로 그대로 옮겨지는 일 (출처: 우리말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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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는 9월에 예정된 채용공고에 따라 서류전형 및 필기시험, 면접의 공개채용을 통해 최종 고용할 예정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는 다른 청년 취업 준비생들에게도 기회를 개방하여 역차별을 최소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2017년 5월 12일이전 입사자(58%)
전원 정규직 채용
여객보안요원 1902명 2017년 5월 12일이후 입사자(42%)
서류전형
인성검사
필기시험 (NCS/직무지식)
면접
▲ 여객보안요원 정규직 전환 과정
# 노력도 없이 정규직이 되었는데, 연봉이 5천만 원?!
“... 시위해서 기존 정규직과 동일한 임금 및 복지를 받고 있습니다.” -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글 中
여객보안요원들이 정규직으로 전환됨에 따라 인천국제공항공사 신입사원보다 높은 5천만 원의 연봉을 받게 될 것이라는 소문은 이번 논란을 더욱 증폭시켰다. 그러나 이 역시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많은 취업준비생들이 지원하는 인천국제공항 공사 대졸 신입사원(5급)의 초봉은 작년 기준 4,589만 원이며, 전체 직원 평균 보수는 8,398만 원이다. 이에 반해 여객보안요원들이 정규직으로 전환되면 평균 3.7% 정도 인 상된 평균 3,850만 원을 지급할 예정이라고 한다.5)
5) 물론 일반 정규직 사원들과 동일하게 1인당 평균 405만 원의 복리후생비 혜택을 받지만 이는 통상적 으로 연봉에는 합산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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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정규직 인원의 정규직 전환은 일반직 채용인원의 감소를 야기한다!
“철도공사만 봐도 역무/승무가 사무영업으로 들어오 며, 사무영업 티오가 확연히 줄었습니다. 이게 과연 청 년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모두가 잘 사는 정책일까 요?” -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글 中
철도공사와 같이 정규직 전환이 완료되면, 다른 직무에 대한 채용에 영향을 주게 되 어 결과적으로 채용 인원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도 이야기되고 있다. 그러나 이 역시 단정하기 어렵다. 인천국제공항공사에서는 이번 정규직 전환이 이루어지는 여객보안검 색요원과 공채로 뽑는 사무직 등의 일반직은 업무가 전혀 다르기 때문에 정규직화로 인 하여 채용인원을 줄인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잠깐? 청와대 청원 작성자가 근거로 제시한 철도공사의 사례도 사실과 많이 다르다. 2004년 철도청(철도공사의 전신)은 KTX 승무원을 공개경쟁으로 선발했다. 이 당시 승무원들 은 철도청의 자회사 홍익회 소속의 비정규직 근로자 신분으로 채용되었는데, 철도청은 2005 년 공기업 코레일(한국철도공사)로의 전환이 마무리되면 계약기간이 끝나는 것과 동시에 정 규직으로 전환해주겠다는 약속을 했었다. 그러나 이들의 계약이 끝나자 코레일 측은 약속 을 지키지 않았고, 오히려 반발하는 승무원들을 해고했다. 이에 부당하게 해고된 승무원들은 2008년부터 코레일을 상대로 자신들의 권리를 되찾기 위해 긴 시간동안 싸워야 했다. 그리 고 2018년 7월, 코레일은 해고된 승무원 33명에 대하여 정규직으로 특별 채용하기로 결정하 였다. 이때에도 ‘복직된 승무원들로 인해 2019년 상반기 일반직 채용은 0명’이라는 이야기가 유포되었으나, 실제 채용인원에는 영향이 없었다. (출처: [팩트체크]“내년 초 코레일 사무영 업 채용 없다”… KTX 해고자 때문에 취준생만 피 본다고?, 2018.12.21.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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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일반직 채용 인원 138 121 91 60
56
55
62
57
50 2011년 2012년 2013년 2014년 2015년 2016년 2017년 2018년 2019년
▲ 인천국제공항공사 일반직 채용현황 (출처: 인천국제공항공사)
실제 지난 7월 8일 배포된 인천국제공항공사 보도자료를 살펴보면 일반직 신입사원 채용을 매년 평균 70명 내외로 진행해 왔음을 확인할 수 있다. 올해는 70명을 채용했으 며, 내년도 채용인원 역시 50명 이상으로 확정할 예정이라고 한다.6) 또한 정규직 전환 후 비용부담으로 인하여 신규채용이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하기에 는 어려운 점들이 있다. 2013년 서울시는 비정규직 청소근로자 4,100여 명을 정규직으 로 순차적으로 전환하였다. 당시에도 근로자의 임금이 16% 정도 인상되어 예산부담이 우려되었었으나, 오히려 약 53억 원의 예산을 절감할 수 있었다고 한다.7) 이는 비정규 직 근로자들이 소속된 용역회사에 지급하던 비용을 근로자들이 바로 급여를 받을 수 있 도록 집행하여 기존의 지출을 줄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역시 이와 같은 방식으로 정규직 전환 예정인 비정규직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지급할 예정이기 때 문에 비용부담으로 인한 채용인원 감소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6) 올해의 경우, 상반기 70명, 하반기 50명을 채용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로 인하여 하반기 채용은 연기되었다. 이 인원에 대해서는 내년도 채용인원에 합산하여 채용할 예정이다 (출처: 인천국제공항공 사 해명자료, 2020.7.8.) 7) 2012년 정책자료집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추진’, 서울특별시 경제진흥실 일자리정책과, 20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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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체카톡방 믿을 수 있는가? 단체카톡방에서 나눈 “22살에 알바로 보안(검색요원)으로 들어와 190 벌다가 이번에 정규직으로 간다. 연봉 5000 소리질러! 서연고 나와서 뭐하냐ㅋㅋㅋㅋ 니들 5년 이상 버릴 때 나는 돈 벌면서 정규직.ㅋㅋㅋ”등의 대화내용은 전국의 수많은 취업준비생들에 게 허탈감과 분노를 유발했다. 그러나 이 카카오톡 채팅방은 ‘오픈’채팅방으로 실제 공 항에서 근무하고 있는 여객보안요원들만의 대화방이 아니다. 또한 익명으로 작성된 글 이기 때문에 작성자가 실제 근무하고 있는 사람인지 확인하기 어려워 누군가 여론을 호 도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작성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문제의 카카오톡 대화방 (출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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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년들은 왜 분노하는가? 앞서 살펴보았듯이, 지금까지 알려진 내용은 대부분 사실이 아니거나 어느 정도 과 장된 측면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럼에도 청년들이 이 사안에 대해 폭발적으로 분 노를 표출하는 것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 불공정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우선 청년들이 생각하는 공정한 사회란 무엇인지 알아보자. 청년 세대는 전반적으로 공정한 사회를 능력과 노력에 따른 보상이 이루어지는 사회라고 생각하고 있다. 또한 반칙과 특권이 없는 사회를 꼽은 비율도 상당히 높게 나타났다.
* 복수 응답
69.40%
65.40%
48.80%
48.20%
29.10%
22.80%
능력과 노력에 따른 보상이 이 루어지는 사회
반칙과 특권이 없는 사회
경제적 불평등이 없는 사회
귀속지위에 의한 차별
다양한 집단 의견 존중
저소득층 지원
▲ 청년세대가 생각하는 공정사회 (출처: 제119차 KWDI 양성평등 정책포럼)
다음으로, 청년들이 현재 우리 사회를 어떻게 인식하는지 살펴보자. * 복수 응답
75.40%
80.60%
85.30%
32.00%
한국을 떠나고 싶다
탈조선
흙수저는 금수저를 따라잡을 수 없다
나는 루저
2019.11 한국여성정책연구원
▲ 한국사회에 대한 청년세대의 전반적인 인식 (출처: 제119차 KWDI 양성평등 정책포럼)
한양 11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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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다수 청년들은 우리 사회를 불공정하고 매우 힘든 소위 ‘헬조선’으로 인식하고 있 었다. 이는 경쟁의 가치를 지향하고 있어서라기보다는 불확실한 미래 속에서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도록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하는 현실에 마주하기 있기 때문이다.8) 그렇다면 이번 사안에 대한 청년들의 생각은 어떨까? 인천국제공항공사는 매년 공 기업 선호도 조사에서 1위를 할 정도로 많은 취업준비생들이 가고 싶어 하는 기업으 로,9) 이곳에 입사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경쟁을 뚫어야 한다. 실제 올해 상반기의 경우 일반 사무직은 경쟁률이 무려 187대1에 육박하였으며,10) 이미 입사한 인원들의 스펙도 높은 학점과 만점에 가까운 토익점수, 다양한 인턴활동 등으로 화려하다. 청와대 게시 글도 이러한 현실에 대하여 언급을 하고 있다.
“이 곳을 들어가려고 스펙을 쌓고 공부하는 취준생들 은 물론 현직자들은 무슨 죄입니까? 노력하는 이들의 자리를 뺏게 해주는게 평등입니까? 사무직렬의 경우 토익만점에 가까워야 고작 서류를 통과할 수 있는 회 사에서, 비슷한 스펙을 갖기는커녕 시험도 없이 그냥 다 전환이 공평한 것인지 의문이 듭니다.”
많은 청년이 여객보안요원들의 정규직 전환이 공정한 정책인가에 대하여 의문을 제 기하고 있다. 자신들은 시험과 면접을 통과하기 위해 각종 스펙을 쌓는 등 죽도록 노력 하는 데 반해, 여객보안요원들은 아무런 노력도 없이 수월하게 정규직이 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인식은 6월 24일 리얼미터에서 조사한 여론조사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무려 55.8%의 청년들이 역차별 우려 등 부작용을 고려해 정규직 전환을 보 류해야 한다고 답변하였다. 8) 추지현, 제119차 KWDI 양성평등 정책포럼 ‘공정’인식에 대한 젠더분석, 2019.11 9) 취업 선호 공기업 1위 ‘인천국제공항공사’ (출처: 잡코리아, 2020.04.02.) 10) 공태윤, 경쟁률 187대1, 재수는 예삿일…인국공 입사 '하늘의 별따기' (출처: 한국경제, 2020.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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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공정에 대한 현재의 인식은 한계에 부딪혔다 청년들은 우리 사회가 ‘열심히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는 공정한 사회’로 나아가길 원 한다. 또 그렇게 믿기 때문에 각자의 방법대로 실력을 쌓으며 그 좁은 채용시장에서 버 텨내고 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힘들게 살아가는 이들에게 여객보안요원들의 정규직 전환 소식은 달갑지 않은, 불편한 소식이다. 그러나 이미 200시간이 넘는 교육을 받고, 상당수가 10년 넘게 근무한 사람들이 바로 인천국제공항 여객보안요원이다. 이들이 단 지 입사시험에 통과하지 않았다고 해서 과연 능력이 없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 시험 문제를 모두 풀 수 있어야지만 능력이 검증되는 것일까? 급격하게 경제성장만을 추구한 우리 사회에서 공정과 정의에 대한 규범적 논의는 상 대적으로 도외시되었다. 어떻게 보면 이 사태에 대한 청년들의 분노는 공정과 정의를 구체적으로 규정하기 위한 과도기적 현상이라고도 볼 수 있다. 그러나 ‘시험’이라는 형 태의 절차만을 중요시하는 현재의 논의만으로는 진정한 공정성을 확보할 수 없다. 따라 서 지금부터라도 공정과 정의에 대한 새로운 담론이 필요하다. 우리는 왜 시험이 공정하다고 느낄까? 그 이유는 다른 방식들과는 달리 ‘점수’라는 형태로 나타나 객관성이 보장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시험만으로 모든 것을 알 수는 없다. 단지 업무를 수행하는 능력을 판단할 수 있는 지표 중 하나일 뿐이 다. 여객보안요원들은 이미 충분한 교육을 받았을뿐더러 입사시험으로는 측정하기 어려 운 실무경험도 적지 않게 축적했다. 때문에 이미 해당 직무에서 업무를 수행하는데 필 요한 전문성은 충분히 갖추고 있다고 판단된다. 이들에게 다시 처음부터 입사시험 통과 를 요구하는 것은 오히려 자신의 능력에 따른 보상을 보장하지 않는 또 다른 형태의 불 공정이 아닐까? 이외에도 다양한 의견들을 주고받으며 논의해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새로운 정 의와 공정에 대한 사회적 논의 없이 그저 감정적인 대응만 이어진다면, 을과 을간의 극 단적인 대립과 갈등만 반복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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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롭고 공정한 사회를 향하여 IMF 이후의 한국은 저성장 사회이다. 좋은 일자리는 점점 더 줄어들고 있고, 그 일 자리를 얻기 위해 모두가 ‘과당경쟁’11)의 상태에 놓여있다. 게다가 4차 산업혁명으로 기 계가 인간을 대체하기 시작하고, 코로나19로 인해 이 경쟁은 더욱더 심화되고 있다. 그 렇게 우리는 힘든 세상에서 살아가고 있다. 이런 현실 속에서 들려온 인천국제공항공사 여객보안요원들의 정규직 전환 소식. 이 들은 전문성이 떨어지지 않았고, 많은 연봉을 받지도 않았으며 이들로 인해 신규채용이 줄어드는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가는 청년들에게는 이들이 ‘시 험’없이 정규직으로 전환된다는 사실이 불편하기만 하다. 그렇기에 더욱더 공정과 정의에 대한 새로운 담론이 필요하다. 공정에 대한 현재의 시각으로는 이 갈등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물론 완벽하게 공정 함을 이루기는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미 우리 사회는 이 담론을 필요로 하고 있다. 노량진에서 컵밥을 먹어가며 입사를 위해 노력하는 취업준비생들도, 열악한 환경 에서 박봉을 받아가며 일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도 모두 대한민국에서 살아가고 있다. 우리 사회가 이들 모두에게 정의와 공정이 보장되는 세상이 되기를 바란다.
11) 같은 업종의 기업 사이에서, 일반적인 자유 경쟁의 범위를 넘어, 서로 자기 시장의 유지・확대를 위 하여 출혈을 보아 가면서 하는 경쟁 (출처: 표준국어대사전)
086
사회
『한양』을
향한
한양인의
시선
『한양』에
대한
한양인의
평가
『한양』을
위한
한양인의
비판
지금 『한양』 에게는 한양인이 필요합니다. 112호를 보고 기사에 대한 평가를 HYgyoji@gmail.com으로 보내주세요. 독자평은 113호 교지에 실리며 독자평을 보내주신 분에게 문화상품권을 지급합니다.
한양 11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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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8
사회
# 동물유기
동물의 디스토피아: 길 위의 동물들 수습위원 조유민 opjum@hanyang.ac.kr
“한 나라의 위대함과 도덕성은 동물을 다루는 태도로 판단할 수 있다. 나약한 동물일수록 인간의 잔혹함으로부터 철저히 보호되어야 한다.” - 마하트마 간디
한양 11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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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의 반려(返戾) 반려하다 [발∶려하다] 1. (동사) 짝이 되다. 2. (동사) 배반하여 돌아서다.
반려하다. 반려동물의 어근인 이 동사의 상반된 두 의미는 우리나라 동물 권리의 현실 을 자조 어린 시각으로 꼬집고 있는 듯하다. 반려동물의 ‘반려’는 본래 ‘짝이 되다’라는 의 미를 지닌다. 따라서 반려동물이라 함은 사람과 더불어 사는 동물을 가리킨다. 하지만 동 물이 하나의 소유물로 취급받으며 쉽게 사고 버려지는 오늘날, 반려는 이의 또 다른 의미 인 ‘배반하여 돌아 섦’으로 재정의된 듯하다. 동물 유기 문제는 십수 년 전부터 이어져 온 고질적인 사회 문제이다. 그도 그럴 것이 하루에 수백 마리의 동물들이 삶의 이유인 주인 으로부터 버려져 희망과 절망 사이에서 허덕이고 있다.1) 날이 지나도 개선되기는커녕 더 심각해져만 가는 이 문제의 고질성으로 인해 경각심이 점차 무뎌져 가던 중, 그 둔해진 감각을 번뜩 일깨운 사건이 발생했다. 이는 바로 바닥을 전전하는 우리나라 동물 권리의 현실을 뼈아프게 고발한 군산 유기동물보호소 사건이다. 군산 유기동물보호소는 본래 유기동물의 천국과도 같은 곳이었다. 안락사를 일절 시 행하지 않고 실의에 빠진 동물들이 뛰놀 수 있는 넓은 초원을 제공하며, 나아가 동물들이 새로운 주인을 만나 찬란한 생의 2막을 맞이할 수 있도록 돕는 조금은 애석한 천국 말이 다. 하지만 이러한 사실이 방송을 통해 알려지자 예상조차 못 한 인간의 추악함이 발동하 고 말았다. 일말의 양심에 발목이 잡혀 반려동물 유기를 주저하던 주인들이 유기동물의 천국에 보내준다는 자기최면 아래 유기를 저지른 것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런 비겁한 주인들이 너무 많았다는 것이다. 군산을 넘어 타 지역에서까지 찾아와 저지른 유기로 인 해 군산 유기동물 보호소는 곧장 유기동물의 지옥으로 전락하였고, 보호소 내 동물들은 그저 목숨만을 유지하고 있다. 1) 2017년 농림축산식품부의 유기견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하루 평균 174마리의 반려견이 유기된 것으 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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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우리나라의 유기동물들, 안녕하지 못하다. # 인간의 추악함이 빚은 지옥: 군산 유기동물 보호소 사건 군산 유기동물보호소 관계자의 얼굴엔 사명감 어린 땀과 미소가 가득했다. 동물의 안 전과 행복이라는 유일한 목표 아래 소장을 비롯한 보호소 관계자들은 몸을 사리지 않고 유기동물을 구조했고, 동물들의 몸과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다. 힘든 생활에도 그들이 웃을 수 있었던 것은 동물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는 희 망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런 그들의 신념은 약점이 되어 돌아왔고, 그 중심엔 인간의 이 기가 있었다.
“
(중략) 보호소 소장님과 직원분들 봉사자분들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누구보다 크기에 힘들어도 열심히 아이들을 케어해왔습니다. 많은 분들의 피와 땀으로 일궈 놓은 군산 보호소를 당신들이 다 짓밟았습니다. 당신들이 무책임하게 유기하고 간 아이들 로 인해 군산유기동물보호소는 안락사를 시행하게 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
▲ 유기를 멈출 것을 호소하는 군산 유기동물 보호소 관계자 (출처: 군산 유기동물 보호소 인스타그램 )
파양이라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꺼내는 저 대담함. 동물을 향한 선행을 알리고 더 많 은 입양을 장려하고자 방영된 방송2)이 남긴 참담한 결과였다. 착한 보호소라는 입소문이 퍼지자 군산 유기동물 보호소를 겨냥한 동물 유기가 폭증하였고, 보호소 주변에는 유기 동물들이 물밀듯 생겨났다. 게다가 강아지를 받아주지 않으면 아무 데나 버리겠다는 식 의 협박까지 수차례 이어지자 소장을 포함한 보호소 관계자들은 결국 무너지고 말았다.
2) 2020년 1월 3일, 'EBS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 시즌3'에 군산 유기동물보호소가 소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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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산 유기동물 보호소 앞 강아지 유기 장면. 고급 세단에서 내린 사람은 총 6마리의 강아지를 버렸다. (출처: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 방송 中)
“사람들이 여기가 천국이라고 하는데 이제는 천국이 아니에요. 그냥 수용소가 되는 거예요.” 보호소 직원의 한탄처럼 군산 유기동물보호소는 더 이상 유기동물의 천국이 아니다. 새로운 주인을 만나 새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신념 하에 이뤄지지 않았던 안락사도 이제는 시행이 불가피해졌다.3) 또한 유기견들로 우글대는 현재의 보호 소에서는 영역싸움과 집단 괴롭힘으로 인해 상처를 입고 심지어는 목숨을 잃는 강아지 들이 속출하고 있다. 군산 유기동물보호소는 통상적으로 연간 400여 마리의 유기동물 을 구조, 보호해왔다. 하지만 방송이 공개된 후 폭증한 유기로 인해 2020년 6월을 기준 으로 적정 개체수의 2배가 넘는 850마리의 유기동물들이 보호소에 들어와 그저 목숨을 유지하고 있다. 군산 유기동물보호소 사건은 평화로운 동물 복지의 나라 대한민국에서 일어난 이례적 인 사건이 아니었다. 군산 유기동물보호소 사건을 계기로 알아본 우리나라 전체의 동물 유기 현실은 오히려 더 차가웠을 뿐이다.
3) 질병 방지 및 영역 싸움 예방을 위해 2020년 5월 9일 보호소 건립 이래 최초로 안락사를 시행, 15마 리의 유기견이 안락사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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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 점점 더 많은 동물들이 길가에 내몰리고 있다.
연간 국내 유기동물 발생 현황 (유실동물 포함)
135,791 121,077 81,147
82,082
89,732
2014년
2015년
2016년
102,593
2017년
2018년
2019년
▲ 2019년 농림축산검역본부의 반려동물 보호 복지 조사
지난 한 해 동안 자그마치 13만 5천 마리의 동물들이 차가운 길바닥에 내몰렸다. 이는 유기동물 발생 현황 집계 사상 최고치였다. 더욱 씁쓸한 것은 유기동물 증가폭이 점점 커 지고 있다는 것이다. 2014년 이래로 유기동물 발생은 멈출 줄 모르고 증가하고 있고, 코 로나19라는 희대의 악재가 맞물린 2020년엔 그 증가폭이 더욱 커질 것이란 씁쓸한 예측 이 이어지고 있다. 더 많은 동물들이 버려짐에 따라 면밀한 유기동물 보호 체계의 필요성 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유기된 동물들이 어떻게 보호되고 있는지 살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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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원신고 및 접수 (구청, 보호시설)
구조 및 포획 (보호시설)
검진
공고(10일)
(진료 및 보호조지·보호시설)
(동물보호시스템)
•소유주가 나타날 시 인계 •소유주나 인수주가 없을 경우 기증 또는 안락사 •유기견 분양시에는 동물등록 필수 ▲ 유기・유실동물 처리 과정 (출처: 동물보호관리시스템)
유기 및 유실된 동물이 처리되는 과정은 위 표와 같다. 유기 동물 목격 신고가 접수되 면 보호시설 주관으로 구조 및 포획이 진행되고, 검진 및 보호시설 송치 후 7일간의 공고 가 이루어진다. 만일 공고 후 10일이 지나도 주인을 찾지 못할 경우, 해당 시・군・구 등 이 동물의 소유권을 갖게 되어 개인에게 기증하거나 분양할 수 있다. 안타까운 점은 유기 동물이 원래 주인을 찾거나 새로운 주인을 만나 새로운 삶을 맞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는 것이다. 농림축산검역본부의 조사에 따르면 전체 유기동물 중 오직 12%만이 소유주에게 인도되었고, 약 47%는 결국 안락사 되는 등 죽음을 맞이한 것으로 밝혀졌다.4) 이처럼 버 려진 동물들을 위한 따스한 보금자리는 턱없이 부족한 현실이다. 그리고 2020년 7월, 유기・유실동물 보호 실상에 거대한 의문을 던진 사건이 드러 났다. 지자체에서 지정한 유기동물 보호소에 맡겨진 유기견들이 인근 개농장의 냉동고 에서 도축된 채 발견된 것이다. 조사 결과 문제의 유기동물 보호소는 유기견을 일정 기 간 보호하다 안락사한 것처럼 꾸며 인근의 개농장에 개들을 넘겼으며, 그렇게 도축된 유기견의 수가 수십 마리에 육박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나아가 유기견을 팔아넘긴 사 람은 다름 아닌 유기동물 보호소의 관리인이었다. 유기동물의 거래는 법으로도 금지되 어 있으며 윤리적으로도 마땅히 저질러서는 안 될 행위이다. 희생된 유기견들의 보호 에 가장 큰 관심을 기울였어야 하는 관리인이 이러한 범죄를 저질렀다는 사실이 이 사 건에 씁쓸함을 더하고 있다. 4) 2019 반려동물 보호 및 복지관리 실태에 관한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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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 유기동물 보호소에서 관리되어야 할 개들이 도살이 이루어지는 개 농장에 갇혀 있는 모습.
▲ 해당 개농장에서 발견된 각종 도살 도구
(출처: 동물자유연대)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유기견들이 놓인 환경이 관리의 손길을 전혀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비위생적이었기 때문이다. 개들이 갇힌 뜬장5)은 온갖 오물에 찌들어 있었 고, 유기견들은 벌레가 우글거리는 물을 살기 위해 마시고 있었다. 이러한 비위생의 결과 대부분의 개들이 피부병 및 감염병에 시달리고 있었다. 이와 같은 비윤리적 행위가 막대 한 예산을 지원받으며 운영되는 지자체 지정 보호소에서 일어났다는 사실은 지자체 보호 소 선정 및 감독이 얼마나 허술한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5) 배설물을 쉽게 처리하기 위해 지면에서 떨어뜨려 놓은 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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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한 인간, 약한 법 강형욱 반려동물 행동교정사의 말에 따르면 강아지들은 유기되었을 때 자신은 버려진 것이 아니라 자신이 주인을 놓친 것으로 생각한다고 한다. 차가운 울타리 안에서 자신 을 버린 주인을 원망하기는커녕 자책하고 있을 유기동물을 계속해서 양산해내는 원인은 무엇일까.
# 내 물건 내가 버리는데 뭘, 법적 허술 대한민국 민법 제98조 (물건의 정의) 본법에서 물건이라 함은 유체물 및 전기 기타 관리할 수 있는 자연력을 말한다. 동물은 인간과 동등한 생명체이다. 하지만 그들에게 부여된 법적 지위는 애석하게도 물건이다. 동물이 물건이 아닌 생명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동물은 물건이 아님을 명시 하는 법항이 필요하다. 하지만 명색에 동물의 디스토피아답게 우리나라의 그 어느 법에 도 이를 명시하고 있는 조항은 찾아볼 수 없다. 이러한 법의 공백은 동물의 권리 보호를 고질적으로 방해하고 있었다. 현행 동물보호법에 따르면 동물 유기 행위에 대한 처벌은 벌금이 아닌 300만 원 이하 의 과태료 처분이다. 과태료는 엄밀히 말해 형벌이 아니다. 이는 국민으로서 마땅히 지 켜야 할 의무를 소홀히 한 것에 대한 금전적인 제재일 뿐이다. 또한 과태료 처분은 기록 이 남지 않을뿐더러 부과 주체가 수사권이 없는 지자체라는 한계점으로 인해 실제 처분 이 내려지는 경우 역시 거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처럼 솜방망이와 다를 바 없는 동물 유기 행위에 대한 처벌은 동물유기 저지에 어떠한 힘도 쓰지 못하고 있었다. 나아가 과태 료 처분이 내려지는 또 다른 영역이 주・정차 위반이라는 점에서 우리나라의 법이 동물 을 어떠한 눈높이에서 다루고 있는지가 자명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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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 돈만 있으면 다 돼! 기준없는 생명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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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맞이 할인, 야간 할인, 당일 배송 서비스. 소비자의 입장에서 두 팔 벌려 환영할만 한 이 광고 문구들이 돌연 불편함을 자아내는 것은 물건에 붙어야 마땅한 할인과 배송 서 비스가 엄연한 생명체인 동물에 붙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는 지금 펫샵 과열 사회6)가 도래했다. 한 도시당 수천 개에 달하는 펫샵이 존재하는 덕에 소비자에게는 너무 많은 선 택지가 열렸고 판매상들의 판매 경쟁에는 불이 붙었다. 그 결과 이와 같은 비상식적 생명 판매 행위가 버젓이 자행되고 있는 것이다. 어찌 보면 펫샵 그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다. 정당한 대가를 지급하고 동물을 구매한다는 관점에서는 말이다. 하지만 우리가 유념해야 하는 것은 화려한 펫샵 이면의 불편한 현실이다. 허술한 정책 아래 자행되는 무 분별한 생명 팔이 행태는 수많은 동물들을 길가로 내몰고 있었다. 우선 펫샵은 ‘물건’이라는 동물에 대한 법적 정의를 사회의 인식적 차원으로도 굳건히 만들고 있다. 수십만 원에서부터 수백만 원까지 호가하는 반려동물 판매가의 책정 원리 는 오로지 외모이다. 이로 인해 펫 산업에서 동물들은 하나의 생명이기보다는 완벽한 외 모와 온순한 성격을 지닌 ‘인형’이어야만 한다. 실제로 국내에 수개의 매장을 운영 중인 한 유명 펫샵의 경우 강아지의 외모만을 기준으로 VIP 분양, 착한 분양 등 분양 등급을 나눠 ‘강아지의 가치는 곧 외모’라는 삐뚤어진 인식을 조장하고 있다. 이러한 펫샵의 메커 니즘으로 인한 사회적 인식이 견주의 부족한 윤리의식과 맞물려 ‘눈이 작아서, 너무 크게 자라서, 털색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등 합당함이라곤 찾아보기 힘든 유기 이유를 양산해 내고 있다. 6) 농림축산검역본부 동물보호 관리시스템에 등록된 동물판매업체는 2019년 기준 4405곳이었다. 이는 2014년 2706곳과 비교하여 62.7%나 증가한 수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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뿐만 아니라 펫샵은 동물의 성장 과정을 전혀 존중하지 않은 채 운영되고 있다. 동물이 라면 필수적으로 거쳐야 할 사회화 시기가 있다. 강아지의 경우 생후 4개월까지는 배변 행동, 규범 등 ‘개로서 가장 자연스러운 행동 양식’을 배우는 중요한 시기이다.7) 따라서 이 시기에 강아지들이 부모견과 함께 생활하며 사회적으로 성장하는 것은 그 이후의 삶 을 결정한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중요하다. 하지만 최대한 체구가 작은 강아지를 소 비자에게 보여주어야 하는 펫샵의 사정상 강아지 판매 적기는 3개월 이전이라는 게 암묵 적 규칙이다. 이에 따라 강아지들은 태어난지 고작 한 달 만에 부모견과 이별하여 종이박 스만한 케이지에 갇히게 되고, 이로 인한 사회화의 부재는 또 다른 유기 이유가 되어 돌 아오고 만다. 사회화되지 않은 펫샵의 동물들은 외부환경과 상호작용하는 법을 알지 못 한 채 수많은 스트레스 요인들에 노출되어 추후에 행동장애를 나타낼 확률을 크게 가진 다. 이때 사회화의 부재로 인한 분리불안, 행동장애 등을 이겨낼 책임감 없는 주인들은 그들을 포기해 버리고 마는 것이다.
▲ 인파가 많은 도로가에 꾸며진 펫샵. ‘전시장’ 안의 강아지들은 끊임없는 소음과 손길 등 다양한 스트레스 요인에 시달리며 정서적・신체적 성장을 위협받는다.
7) 한겨레 애니멀 피플 - 권혁호 수의사 인터뷰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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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 산업의 현실은 말 그대로 ‘돈만 있으면 다 되는’ 세상이다. 그리고 이로 인해 누구든 생명의 주인이 될 수 있다는 더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지난 7월, 많은 누리꾼을 걱정에 빠뜨린 한 사람의 근황이 공개되었다. 그는 바로 지난해 동물 폭행 혐의로 피소되 어 4개월의 징역을 지낸 인터넷 방송인 A 씨였다. 인터넷 방송 도중 자신의 반려견을 수 차례 폭행하고 침대에 집어 던지는 등 학대를 일삼고도 ‘재미로만 때리는 게 학대라고 생 각했다’라는 망언을 남긴 그가 또 다른 새끼 강아지와 함께 돌아온 것이다. 동물 학대 전 과로 반려동물에 대한 소유권을 박탈당했던 사람이 버젓이 또 다른 강아지를 분양할 수 있을 정도로 동물 거래에 관한 우리나라의 정책은 유명무실할 뿐이다.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은 쉽게 여겨지기 마련이다. 생명에 대한 접근 턱이 너무나도 낮은 우리나라는 그로 인 해 발생하는 문제를 직시할 필요가 있다.
# 가슴으로 낳아 지갑으로 키운다. 경제적 부담 너무나도 부담스러운 반려동물 양육 비용에 수많은 반려인들이 웃음과 슬픔이 함께 어 린 어조로 하는 말이 있다. “가슴으로 낳아 지갑으로 키운다.” 그도 그럴 것이 필수적이라 할 수 있는 반려동물 미용비는 5만 원이 기본인 수준이고 대형견 미용 혹은 특수컷을 할 시에는 미용비가 수십만 원을 가뿐히 넘긴다. 그럴 뿐 아니라 한 달에 수십만 원이 드는 강아지 유치원까지 성행하고 있다. 이토록 많은 요소들 중에서도 반려인들의 지갑을 가 장 두려움에 떨게 하는 것이 있다면, 이는 바로 반려동물 병원비이다. 사람의 진료 및 치 료비보다도 수 배가 비싼 반려동물 병원비로 인해 많은 반려인들이 경제적 부담을 느끼 고, 심지어는 이것이 이유가 되어 동물 유기의 발생을 부추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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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료 비용
간식 비용
미용 비용
용품(옷, 장난감,배 변패드 등)
예방 접종
병원 진료비
장례 비용
▲ 반려동물 관련 지출 부담
소비자연맹이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반려동물 관련 지출 중 가장 부담이 큰 부분으로 병원 진료비(84.8%)가 1위를 차지했다. 반려동 물 한 마리당 연간 동물병원 평균 진료 횟수가 5.3회가량이므로, 1회 진료 시 평균 비용 인 11만 원과 어림 곱 해보아도 연간 약 55만 원이 동물 진료비로 사용된다. 기본 진료 만으로도 충분히 부담스러운 병원비는 동물의 건강이 악화 될수록 수배의 부담으로 다 가온다. 반려견의 건강상태를 확인하기 위한 건강검진비는 기본 검사가 30만 원 이상이 고, 그 과정에서 질병이 발견된다면 견주는 하루에 수십만 원을 호가하는 입원비, 그리 고 수백만 원의 수술비를 감당해야 한다. 실제로 지난 6월 부산에서 일어난 강아지 생매 장 사건8)의 이유도 치료비 부족이었을 정도로 동물 병원비는 반려인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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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5월 27일 부산의 한 공터에서 암컷 페키니즈가 얼굴과 다리가 땅속에 묻힌 채 발견되었다. 수사를 통해 검거된 가해자 부부는 “늙고 병이 들어 동물병원에 데리고 갔지만 치료해 줄 돈도 없고 안락사시킬 비용도 없어 땅속에 묻었다”고 진술하였다.
사회
동물의 유토피아를 엿보다 우리는 이제 동물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내 전체 가구의 약 28%9)가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가고 있는 오늘날, 동물 복지에 대한 면밀한 논의는 꼭 거 쳐야 할 관문이 되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살펴본 결과 우리나라는 아직 동물 복지 선진국 이 아님이 분명하다. 반려동물이 더 많아질수록 더 많은 동물들이 버려지는 현실은 동물 복지를 논하기에 앞서 기본적인 동물 권리조차 보장되지 않는 현실을 방증한다. 동물도 엄연한 생명이며 그에 버금가는 마땅한 보호를 받을 자격이 있다. 따라서 동물 보호를 의 논을 넘어 현실로 만들어 낸 해외의 사례들을 통해 우리나라가 나아가야 할 길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 법이 바뀌어야 세상이 바뀐다.
“국가는 미래세대를 위하여 책임감을 지니고 자연스러운 생활환경과 동물들을 헌법에 적합한 질서의 범위 내에서 입법을 통하여 또는 법률 및 법의 기준에 따라 행정부와 사법부를 통해 보호해야 한다.”10)
이른바 ‘동물 헌법’으로 불리는 독일 헌법의 한 문항이다. 독일은 1990년 민법에 ‘동물 은 물건이 아니다.’라는 예외규정을 삽입함으로써 동물을 생명체로 존중하기 시작하였 고, 2002년에는 세계 최초로 동물권을 헌법에 명시함으로써 동물의 권리 신장을 위해 앞 장서왔다. 헌법은 의무와 질서를 넘어 국가의 이념을 표상하는 법이다. 따라서 헌법에 ‘동물을 보호해야 함’을 명시하는 것은 물리적인 동물 보호의 발전에 박차를 가함은 물론 동물의 권리 수호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을 고취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9) 한국 펫사료협회가 발표한 ‘2018년도 반려동물 보유 현황 및 국민 인식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 라 전체 2,000만 가구 중 558만 가구(약 28%)가 반려동물을 기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10) 독일 헌법 20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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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독일이 목표로 하는 것은 동물의 기본적 권리 보호 이상의 ‘더 나은 삶’이다. 이 를 위해 법 개정 이후 동물 학대 모니터링 시스템을 설립하여 실시간 동물학대 신고 접 수 및 처치를 가능케 하였다. 더불어 동물학대 조항에 물리적 폭행을 넘어 동물의 더 나 은 삶을 저해하는 요소들까지 포괄하여 더욱 촘촘한 동물 권리 보호망을 일궈내었다. 실 제로 독일 수의국에 걸려오는 신고전화 중 ‘이웃이 강아지를 이틀에 한 번 이상 산책시키 지 않는다’라는 내용이 가장 많다고 한다. 이처럼 법의 변화와 법 조항 실현을 위한 노력 은 동물을 동등한 생명체로 존중하는 국민들의 의식 고취를 이끌어 냈다.
# What Money Can’t Buy 반려동물 매매에 대한 공적 관리의 부재는 무문별한 생명팔이 세태를 낳았고, 많은 생 명이 보호의 울타리 밖에서 하나의 소유물로서 거래되고 있다. 작년까지의 영국도 우리 나라의 현재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곳에서도 불법 사육사를 통한 반려동물 거래가 판 을 쳤고, 그에 따른 강아지 공장 문제가 사회적 문제로 자리매김하였다. 하지만 몇 해 전 강아지 공장의 번식견, 즉 ‘배터리독(Battery Dog)’ 루시의 사연이 SNS를 통해 퍼지며 강 아지 공장 철폐에 관한 사회적 목소리가 커졌고, 결과적으로 강아지・고양이 판매 규제 법인 루시법(Lucy’s Law)이 2020년 4월부터 시행되기 시작하였다. 루시법은 ‘개・고양이 제3자 판매금지’를 골자로 개나 고양이의 상업적 거래를 금지함 으로써 강아지공장과 같은 반려동물 시장의 비윤리적 관습을 퇴치하고자 하는 법안이다. 루시법은 8주 이하의 강아지・고양이의 거래를 전면 금지하여 새끼들이 어미와 생의 초 기에 격리되는 상황을 방지하였고, 나아가 반려동물을 입양할 시 반드시 새끼와 그 어미 가 함께 있는 것을 확인하고 구매하는 것을 강제하여 새끼 동물이 어미의 품에서 사회화 될 수 있는 환경을 보장하고 있다. 대면 입양만을 허용하는 루시법을 통해 반려동물의 온 라인 판매 또한 자연스레 금지되었는데, 실시간 방송을 통해 동물을 선보이고 소비자가 선택한 아이를 ‘직배송’해주는 온라인 판매 행태가 증가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상황과 크 게 대비되는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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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 루시법의 주인공 루시의 사진. "강아지 농장을 없애고 싶은 분들은 이 포스트를 리트윗/공유해 주세요"라는 팻말을 들고 있다.
지금까지 살펴본 루시법은 ‘파는 사람에 대한 규제’에 더 가깝다. 하지만 동물의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파는 사람뿐 아니라 사는 사람에 대한 철저한 검증 또한 필요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독일의 반려동물 입양 심사관 제도는 좋은 본보기가 된다. 독일에서는 입양심 사관이 입양 희망자의 가정에 방문해 집의 크기, 주변 공원과의 거리, 하루 중 산책이 가 능한 시간, 한 달 수입, 그리고 가족과 집주인의 동의 여부 등 반려동물의 추후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칠 세부적 요소들을 철저히 조사한다. 나아가 독일의 니더작센주에서는 반려동 물을 입양하고자 한다면 반려동물 자격증 시험에 합격해야만 한다. 반려동물 입양 희망 자는 일정 시간 교육을 수강한 후 이론 및 실기 시험을 통해 자격을 입증해야만 반려동물 을 키울 수 있는 자격을 부여받는다. 이처럼 동물의 더 나은 삶을 지키고, 동물의 생명에 대한 책임의 무게를 더하는 이 제도들은 동물 존중 의식이 여전히 부족한 우리나라에 특 히나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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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려 비용 안정화: 표준의료수가제도
“사람이 병원에 방문했다고 생각해 보자. 의사가 진단을 내리고 나면 치료는 의사 임의의 판단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거의 모든 질병마다 그에 맞는 표준화된 치료 절차가 있다. 그에 따라 의사가 진료하고 처방을 내리는데, 이 과정은 보건 당국에 의해 모니터링된다. 그러나 동물병원에는 이런 표준화 절차가 아예 없다.” - 지인배 동국대 식품산업관리학과 교수의 설명 中
텅 빈 반려동물 관련 규제. 삶과 죽음의 경계에 있는 병원도 그 예외가 아니었다. 진료 및 치료에 관한 표준화 절차의 부재로 인해 현 동물병원 진료비는 병원에 자율적으로 맡 겨지고 있다. 그로 인해 과잉 진료 및 청구가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으며, 인근 병원의 수 가를 참고하여 병원비를 책정하는 대부분의 동물병원의 매커니즘에 따라 평균 병원비는 무서운 줄 모르고 높아져만 가고 있다. 막대한 경제적 부담에 반려동물 병원비 안정화를 요구하는 반려인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표준의료수가제를 우리나라가 나 아가야 할 방향으로 삼을 수 있다.
반려동물 병원비용이 정책적으로 통일이 필요하다 병원비 부가세의 보호자 부담정책이 없어져야 한다
80.5% 65.4%
▲ 2017 반려동물 양육 실태조사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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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표준의료수가제란 각 의료적 처치의 비용을 일률적으로 책정하여 명시하는 제도로, 현 재 독일, 오스트리아, 프랑스 등 여러 국가가 적용하고 있다. 표준수가제의 기본적 논리 에 따르면 어느 병원을 가더라도 같은 가격에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 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우리나라 역시도 1990년대까지 반려동물 진료비 표준수가 제도를 시행하던 국가였다는 것이다. 하지만 당시의 표준의료수가제도는 표준수가를 정 하는 주체가 수의사회임에 따라 담합의 여지가 크고, 의료의 질적 하락을 야기할 수 있다 는 문제가 있었기에 이를 방지하고 자율경쟁을 통한 진료비 감축을 이뤄내겠다는 이유로 1999년에 폐지되었다. 하지만, 그 취지와는 달리 한없이 높아져버린 동물 진료비와 보장 되지 않는 소비자의 알 권리만이 남게 된 것이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진료비 폭탄 방지’라는 표준수가제도 요구의 목소리와 ‘자유경쟁 제한’이라는 반대의 목소리가 충돌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양측의 요구를 포괄하여 운영 중인 독일의 동물 진 료비 표준수가제도를 참고할 수 있다. 표준수가를 그대로 적용토록 권고하는 타국의 제 도와는 달리, 독일은 표준수가의 3배까지 진료비로 청구할 수 있도록 그 범위를 확장해 놓았다. 이로써 동물 병원은 병원의 규모, 의사의 실력, 사용한 장비 등에 상응하는 비용 을 책정할 수 있게 되었고, 소비자는 가격 상한선의 보호장치와 더불어 넓은 선택의 폭까 지 보장받게 되었다. 이러한 독일의 표준수가제를 우리나라에 투영해보면 표준수가 책정 의 주체를 농림축산식품부와 같은 공공부처로 정함으로써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 또 한 표준수가를 토대로 가격 책정 범위를 확장함으로써 자유경쟁을 보장한다면, 의료비용 안정화와 더불어 의료계 및 소비자의 권익 보호까지 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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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달라져야 할 때 “한 나라의 위대함과 도덕성은 동물을 다루는 태도로 판단할 수 있다.11) 나약한 동물 일수록 인간의 잔혹함으로부터 철저히 보호되어야 한다.” 마하트마 간디의 말에 비추어 보았을 때, 우리나라의 도덕적 진보는 그리 잘 이루어지지 못한 듯하다. 지금까지 동물 권리에 대한 논의는 ‘사람 살기도 힘들다’는 앓는 소리 아래 미뤄져 왔 다. 하지만 대한민국 동물 보호의 현실은 더는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는 형국이다. 군산 유기동물보호소 사건이 사회를 휩쓸고 간 이후에도 천안의 한 유기동물보호소는 유기 동 물에게 락스를 먹이고 무분별한 안락사를 일삼았으며, 부산의 한 유기동물보호소에서는 34마리의 유기견이 무관심과 방치 속에서 집단 폐사했다. 그리고 7월에만 자그마치 1만 3,700마리의 동물들이 길가에 버려졌다. 우리 삶에 직접적인 영향이 없다고, 우리 삶에 이익을 가져다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동물들의 현실에 눈과 귀를 막는 우리의 태도는 그 들을 더 차가운 현실로 내몰고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현실을 지탄만 하기보다는 이러한 현재를 탈피하고 더 나은 세상을 만 들기 위한 실천을 시작하는 것이 더 바람직할 것이다. 동물의 유토피아를 이루기 위해 가 장 중요한 것은 동물은 동등한 생명체임을 존중하는 사람들의 인식이다. 이러한 인식이 뒷받침되어야만 이를 현실로 만드는 정책이 생겨날 것이고, 우리 전체 사회와 조화롭게 작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점차 더 많은 사람들이 동물이 생명으로서의 삶을 영위할 수 있 도록 그들의 현실에 귀 기울이고 대신 외쳐준다면 동물의 유토피아는 우리의 머지않은 현실이 되지 않을까.
11) The greatness of a nation and its moral progress can be judged by the way its animals are tre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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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고민 중이니?
수습위원 모집 대
상
3학기 이상 활동 가능한 한양대학교 재학생
특
전
한양대 유일의 자치 언론 기구에서 편집권을 보장받고 글을 쓸 수 있습니다. 사회를 바라보는 폭넓은 시각을 가질 수 있습니다. 글쓰기 능력을 함양할 수 있습니다. 미디어장학금(등록금의 30%)을 받을 수 있습니다.(편집위원부터) 편집실 비품(에어컨, 컴퓨터, 프린터, 쇼파, 복사기 등)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학과의 선배・동기・후배를 만날 수 있습니다.
지원방법 아래로 연락주시거나 학생회관 4층 편집실에 배치된 지원서를 작성해 제출해주세요 『한양』 교지편집위원회 편집장 소다미 010-3204-5379/HYgyoji@gmail.com 한양 11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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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유튜버 편집위원 최유진 userid789@hanyang.ac.kr
02
제로 웨이스트 수습위원 이에스더 esther015@hanyang.ac.kr
P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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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유튜버
유튜브 크리에이터, 공인과 일반인 사이 편집위원 최유진 userid789@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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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니들이 보고 싶어서 영상보고, 나는 그걸로 돈을 버는데. 이런 합법적이고 완벽한 구조가 어딨어.” - 갑수목장 폭로영상 中 채널 주인 갑수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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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 유튜브 시대
▲ 한국인이 오래 사용하는 앱 (출처: 와이즈앱)
수업을 듣고 과제를 했다가 과외까지 끝낸 대학생 A씨. 고된 일정을 끝내고 침대에 누 워 유튜브 시청으로 하루를 마무리한다. 바쁜 대학생에게 웃음을 주는 것은 바로 한 뼘짜 리 스마트폰 속 빨간 재생 버튼 아이콘, 유튜브이다. 우리는 대 유튜브 시대에 살고 있다. TV 앞에 앉아 있던 사람들을 스마트폰 속 유튜브로 이끈 비결은 무엇일까. 우선 진입 장벽이 낮다는 점이다. 유튜브에서는 누구나 콘텐츠의 생산자가 될 수 있다. 영상을 시청 하기만 했던 입장에서 마음만 먹으면 직접 영상을 제작할 수 있는 주체가 될 수 있는 것 이다. 이러한 특징은 콘텐츠의 다양성으로 이어진다. 기성 매체와 다르게 규제에서 자유 로운, 자극적이고 신선한 영상이 범람한다. 또한 라이브 방송이나 커뮤니티, 댓글 등을 통해 콘텐츠 생산자와 소비자 간의 원활한 소통이 가능하여 시청자가 크리에이터에게 친 근감을 느끼기 쉽다. 마지막으로 이 모든 것이 스마트폰을 통해 언제 어디서든 가능하다. 이러한 특징을 발판 삼아 유튜브는 최근 몇 년간 급격히 성장했다. 그 길목에는 유튜브 크리에이터, 소위 유튜버라고 불리는 이들이 있었다. 이들은 채널에 자신만의 영상을 올 리고 사람들은 유튜브 영상을 시청하다 관심 있는 채널을 구독한다. 구독자는 해당 채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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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영상을 꾸준히 시청하며 유튜버에게 친숙함과 신뢰감을 형성하게 되고, 유튜버는 이 들과 소통하며 인기를 얻는다. 이 중 일부는 십만, 백만 구독자를 뒤에 업고 연예인급 영 향력을 행사하는 인플루언서로 성장하여 유튜브로 월 1000만 원 이상의 소득을 올리며 광고・방송까지 촬영한다. 그러나 규제로부터 자유로워 공인이라는 인식이 부족한 탓일까, 유튜버를 둘러싼 사 건사고는 끊이질 않는다. 최근에 논란이 되고 있는 뒷광고를 비롯하여 아동학대 의혹, 조 작으로 점철된 개인방송까지. 이들의 영향력은 커졌으나 동반되어야 하는 책임감은 여전 히 부족한 상태이다. 검은 썸네일에 ‘죄송합니다’라는 제목의 사과 영상은 사건・사고를 일으킨 유튜버의 반성문 공식처럼 보이기까지 한다. 그뿐만 아니라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콘텐츠와 차별적인 내용이 유튜브를 통해 확산되면서 사회적 이슈를 불러오기도 하였으 나 공식 방송이 아니기에 이를 제한한 방법 또한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대 유튜브 시대, 그 이면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다.
▲ 그들만의 반성문 공식, 검은 썸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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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으면 다야” 식의 영상 # 인기 유튜버, 그 이면의 비도덕적 영상
규제에서 자유롭다는 유튜브의 장점은 양날의 검이 되어 온갖 유해 콘텐츠가 범람하는 플랫폼으로 유튜브를 오염시켰다. 소위 말하는 ‘어그로’를 끌기 위한 자극적인 내용부터 거짓 정보를 사실인 양 유포하는 가짜뉴스까지. 그들은 갖가지 유형의 영상으로 조회수 를 높이는 데에만 혈안이 되어있다.
▶ 자극적인 컨텐츠
원시적이고 가학적인 콘텐츠는 2010년대 초반, 유튜브와 개인방송의 초창기 무렵부터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되어 왔다. 신태일, 철구와 같은 인터넷 방송인들은 재미를 위해 사 람에게 밀가루 뿌리기, 신체에 불붙이기, 이 외에도 입에 담기도 어려울 정도의 가학적인 행위를 선보였다. 이들은 서로의 콘텐츠를 답습하며 누가 더 자극적인지 대결을 하는 듯 보였다. 이러한 자극적인 영상들은 꾸준히 논란이 되었지만, 동시에 이들의 유명세를 높 이는 요인이 되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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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몰래카메라
몰래카메라는 상황을 꾸며내고 타인의 반응을 몰래 촬영하는 영상으로, 최근 유튜브에 서 유행하는 콘텐츠 유형이다. 상황이 당황스러울수록 영상의 조회수는 높아진다. 공공 장소에서 선정적인 대화를 하고 일반인이 당황해하는 것을 몰래 찍은 영상이나, 특별한 상황을 연출하고 애인・가족의 분노와 질투를 유발하는 영상, 매장에서 피해를 끼치며 점주의 반응을 살피는 영상 등을 촬영한다. 심지어는 코로나19의 불안감을 이용하여 감 염자 행세를 한 유튜버도 있었다. 허락 없이 타인을 몰래 촬영하는 행위 자체부터도 잘못 되었을뿐더러 출연자의 허락을 받는다고 해도 오로지 재미를 위해 거짓말을 정당화하는 문화가 형성되는 것이 더욱 심각한 문제이다. 이러한 문화는 해당 영상을 불쾌하게 여기 는 사람들을 ‘진지충, 선비’라고 조롱하며, 정당한 문제를 제기하는 이들을 오히려 분위기 에 맞추지 못하는 ‘찐’으로 몰아가는 분위기를 조성한다.
③ 조작 영상
일부는 아예 상황을 조작하여 진실로 둔갑시킨다. 지난 몇 달,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내 렸던 갑수목장, 아임뚜렛, 송대익 등이 그 예이다. 갑수목장은 펫샵에서 분양한 반려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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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양한 유기묘처럼 속였으며, 아임뚜렛은 틱장애를 극복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많은 사람 들의 지지를 받았지만 장애를 연기한 사실이 밝혀지기도 하였다. 이들은 특히 거짓된 영 상으로 후원을 받았다는 점에서 더 큰 비판을 받고 있다. 또한, 120만 명 이상의 구독자 를 보유한 송대익은 배달원이 음식을 훔쳐먹었다고 주장하였다가 거짓임이 밝혀져 피해 업체 측으로부터 법적으로 대응하겠다는 경고를 받은 상태이다.
# ‘유튜브각’을 위한 영상 앞서 언급한 유튜버 송대익은 지난 9월 한 달 유튜브 수익이 7000만 원이라고 공개한 바 있다. 그는 어떻게 이처럼 많은 돈을 벌어들일 수 있던 것일까? 유튜브 크리에이터는 라이브 후원, 협찬, 그리고 광고를 통해 수익을 얻는다. 구독자 1000명 이상, 재생시간 4000시간 이상의 기준을 충족한 유튜버는 ‘유튜브 파트너’로 선정되어 광고를 삽입해 수 익 창출이 가능하다. 정확한 수익 창출 구조는 유튜브 측에서 밝히고 있지 않지만 다양한 유형의 광고가 수익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대표적으로 건너뛰기가 불가능한 광고 인 ‘범퍼 애드’와 5초 후 건너뛰기를 할 수 있는 ‘인스트림’ 광고가 있다. 광고 단가는 범퍼 애드의 경우 1000회당 평균 3500원 정도이고, 인스트림은 30초 이상 조회 시 평균 30원 안팎으로 알려져 있다.1) 이 외에도 조회수, 좋아요 수, 영상의 길이, 구독자 수에 따라 광 고 단가가 조금씩 달라진다. 결론적으로 수익은 조회수에 비례한다고 볼 수 있는데, 이러한 이유로 유튜버들은 높 은 조회수를 끌어낼 수 있는 자극적인 영상을 제작한다. 하루에도 수만 개의 영상이 업로 드되는 유튜브에서 사람들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자극적인 콘텐츠가 가장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경쟁력 있는 참신한 콘텐츠와 독보적인 영상의 질로 승부를 보기에는 노력과 시간이 많이 소요되므로 대안으로 자극적인 소재를 찾고, 소재가 생각나지 않으면 조작 이라도 하자는 심보인 것이다. 1) “한달에 수익이 30억… 유튜브 新갑부시대…구나 할 순 있지만 아무나 돈을 벌 순 없다” (조선일보 경제, 20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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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기만 한데, 뭐가 문제야? 유튜브는 개인의 동영상을 자유롭게 공유하고 시청자와 소통하는 공간이다. 기성 매체 에서는 볼 수 없었던 소재와 표현으로 독창적이고 날카롭게 세상을 바라보기도 하고, 이 런저런 규제에서 벗어나 자유분방한 트렌드를 이끌어나가기도 한다. 하지만 조회수에 집 착해 그 아슬아슬한 선을 넘어선 순간 자유의 공간이었던 유튜브는 혼란의 도가니로 변 하게 된다. 유튜브의 영상들, 무슨 문제가 있길래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는 것일까.
# 콘텐츠의 자극성 일부 영상에서는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내용과 욕설・혐오표현이 난무한다. 실질적인 연령규제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는 유튜브에서는 초등학생도 아무런 필터링이나 제한 없이 이러한 콘텐츠를 쉽게 접할 수 있다. 아직 가치관이 정립되지 않은 나이에 ‘~~녀, 틀딱, 급식충’과 같은 혐오성이 짙은 표현을 자주 접하는 것은 교육적・정서적으로 좋지 않다. 타인에게 피해를 끼쳐가며 재미를 주는 것을 정당화하는 영상에 노출되는 것 또한 잘못된 문화를 모방할 위험을 높인다. 알고리즘으로 인해 이러한 영상을 한 번 접한 이후 에 자극적인 영상을 더 쉽게, 더 자주 접하게 된다는 것도 문제이다.
# 조작 영상, 부당하게 얻은 수익 구독자들은 유튜버와 얼굴을 직접 마주하지는 않더라도, 그들의 일상을 시청하고 활발 히 소통하며 신뢰를 쌓는다. 아임뚜렛이 장애에 굴복하지 않고 열심히 사는 모습에 40만 명의 구독자들은 그에게 응원을 보냈고, 수의학과 학생인 갑수목장이 유기묘를 정성으로 돌보는 모습은 50만 명이나 되는 구독자들을 모으기에 충분했다. 그들의 영상이 거짓말 로 점철되었다는 사실을 알았더라면 시청자들은 조금의 눈길도 주지 않았을 것이다. 이 들은 오로지 돈을 위하여 장애를 연기하고 동물들을 이용해 사람들의 응원을 등에 업고 믿음을 배신했다. 현재 두 채널은 삭제되었다. 그러나 그들이 가면을 쓰고 얻은 월 5000 만 원의 수익은 고스란히 그들의 지갑 속에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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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위사실 유포 가장 큰 문제는 허위사실 유포이다. 일부 유튜버는 사실 관계를 파악하지도 않고 자 신의 생각을 진실인 양 떠들어댄다. 양팡의 모 기업 다케시마 후원 발언, 송대익의 배달 원 불량배달 조작 사건 등 영상 속 잘못된 정보는 유튜버 본인의 고의 여부를 떠나 사업 체의 이미지를 훼손하고 막대한 손실을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 피해자는 기업뿐만이 아 니다. 잘못된 코로나19 뉴스로 두려움에 떠는 국민부터 유튜버가 퍼트린 유언비어로 난 처해진 정치인과 이미지가 훼손된 연예인까지. 비판적인 시각으로 면밀히 검토하지 않 는 이상 대부분의 시청자는 별다른 의심 없이 이를 사실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앞서 서술한 문제점들은 어떻게 보면 유튜브 내의 사소한 문화로 치부될 수 있다. 하 지만 점점 높아지는 유튜버들의 인지도를 감안했을 때 우리는 이를 더 이상 ‘놀이’로서 웃고 넘겨서는 안 된다. 인기 유튜버들은 100만 명 이상의 구독자들을 보유하고 있으며 채널 속 영상들의 조회수는 수백만 회가 넘는다. 이들이 올리는 영상 하나하나가 때때로 언론보다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가이드라인의 부재는 여전하며 유튜버들은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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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가 광고임을 알 권리
▲ 협찬 상품을 ‘내돈내산’으로 속인 유튜버 한혜연의 사과 영상
# 이것도 광고였어? 유튜버들의 큰 영향력은 광고계에서도 눈독을 들일 수밖에 없다. 광고주들은 유튜버 와 구독자 사이에 형성된 신뢰를 노리고 은밀하게 광고를 제안했다. 많은 유튜버들은 시 청자에게 친숙한 모습으로 다가온다. 화려한 모습의 연예인들과 달리 이들은 일상생활을 공유하는 브이로그를 촬영하며 거짓되지 않은 일상의 모습을 강조한다. 그렇기에 이번 여름을 뜨겁게 달군 유튜버들의 ‘뒷광고’ 논란은 더욱 실망스럽게 느껴진다. 뒷광고란 특정 업체로부터 한 금전적 보상을 받은 사실을 숨기고 영상에서 물건을 홍 보하는 행위를 통칭한다. 시청자를 속이는 수단은 점점 치밀해졌다. 뒷광고를 받은 유튜 버들은 영상에서 자연스럽게 협찬 물품을 사용하는 모습을 보여주거나 ‘내돈내산(내 돈 주고 내가 산)’이라는 말로 포장한 채 애용하는 제품이라며 추천하기도 하고, 사전에 합의 된 매장방문을 즉흥적인 쇼핑으로 속이기도 했다. 일부는 사람들의 시선이 잘 닿지 않는 더보기란 마지막 줄이나 댓글에 ‘함께합니다, 가져왔습니다’ 등 애매모호한 문구를 적기 도 하였으나 이마저도 표기하지 않은 유튜버들이 대부분이었다. 시청자들은 기업과 유튜 버의 잘 짜여진 연극 앞에서 아무런 의심 없이 그들의 ‘솔직한’ 리뷰를 믿을 수밖에 없었 다. 대학생 A씨는 “화장품을 살 때 뷰티 유튜버의 추천템을 따라 사는 경우가 많다. 추천 하는 제품이 광고라는 것을 알았다면 솔직한 리뷰라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라며 광고 고 지 여부가 구매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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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짓 광고, 그 이상의 신뢰 지난 7월 연예인 한혜연과 강민경을 시작으로 많은 유튜버들의 뒷광고 사실이 폭로되 자 모두 한결같이 사과 영상을 올리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시청자의 반응은 생각보다 더욱 냉담하다.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뒷광고 유튜버 리스트’가 공유되며 해당 유튜버의 구독자 수는 논란 이후 급격히 감소하는 추세이다. 실제로 뒷광고로 사과문을 올린 한 음 식 방송 채널 구독자 수는 22만 명 이상 감소하였다. 시청자들은 본인의 피해보다도 신뢰 에 대한 배신감에 크게 분노하였다. 평소 유튜버들이 형성한 친숙하고 진솔한 이미지를 이용해 뒤에서 몰래 돈을 받는 것은 시청자에 대한 기만이라는 것이다. 480만
450만
420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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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16
2020-07-21
2020-07-26
2020-07-31
2020-08-05
2020-08-31
▲ 뒷광고 논란 채널의 최근 한 달 구독자 수 추이
유튜브는 광고 영상을 업로드 할 때 ‘유료광고 포함’ 박스를 표기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유튜버들이 이를 간과한 채 굳이 광고 사실을 숨기는 이유는 무 엇일까. 유튜버 대도서관은 생방송에서 “(유튜버들이) 광고는 받고 싶은데, 광고라고 말 하면 돈을 밝히는 것처럼 보일까 봐 뒷광고를 하는 것”이라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유 튜버들은 인기를 위해 친근하고 깨끗한 이미지를 유지하고자 자신이 돈을 받고 광고를 한다는 사실 자체를 숨기고 싶어하는 것이다. 기업체 또한 광고 효과를 높이기 위해 영상 속 자연스럽게 제품이 노출되는 뒷광고를 선호한다. 기업체와 인플루언서의 금전적 이해 관계 속에 시청자를 관객으로 한 연극은 오래전부터 지속되어 왔다. 다만 그 수법은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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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날수록 더욱 은밀하고 교묘하게 발전하고 있다. 개인의 불신이 모이면 사회적 비용이 된다. 순수한 의도로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고 추 천해주는 것도,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그 기쁨을 공유하는 것도, 이제는 의심의 대상이 되었다. 사회에 만연하는 불신은 어떤 거창한 사기극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 유튜버들 의 뒷광고는 우리나라를 저신뢰 사회로 만들고 있다.
# 처벌은? 사실 뒷광고는 ‘신뢰를 저버렸다’라는 개인의 도 덕적 잘못, 그 이상이다. ‘추천・보증등에관한표 시・광고심사지침’에 따르면 홍보를 대가로 경제적 보상을 받았음에도 이를 고지하지 않는 것은 분명 위법 행위이다. 교묘하게 법의 그물을 벗어나 시청 자를 속이는 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개정되는 법에 서는 더욱 자주, 분명히 광고임을 표시할 것을 명시 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처벌 대상은 기업체에 한 ▲개정되는 광고 표시 지침 (출처: 서울신문)
정되며 물건을 한번 들어 올리며 수백만 원을 버는 인플루언서는 제외된다.
풀어야 할 숙제는 아직 많다. 인플루언서와 그들의 소속사 격인 MCN2)에도 확실한 규 제가 필요하며 플랫폼인 유튜브도 광고 고지 의무를 확실히 인지시킬 필요가 있다. 이와 더불어 부당하게 얻은 수익금에 대한 논의도 함께 진행되어야 한다. 시청자는 광고가 광 고임을 알 권리가 있다.
2) Multi Channel Network: 크리에이터를 위한 네트워크 서비스 회사로 시청자 확보, 콘텐츠 편성, 크리 에이터 공동작업, 디지털 권한 관리, 수익 창출 또는 판매 등의 서비스를 제공 (출처: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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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영상, 누구의 책임인가 유튜브는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는 플랫폼이다. 그러나 표현의 자유로 둔갑한 혐오발언 과 타인에게 끼치는 피해까지 방치해서는 안 된다. 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 등의 법률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유튜브에서는 점검해야 할 대상의 범위가 너무 넓을뿐더러 명확한 규제 기준이 없어 비슷한 논란이 반복되고 있다. 문제 요소가 분명하지만, 법적으로 처 벌할 수 있는 규정이 없어 유해 콘텐츠를 제한할 방안이 없다는 것도 하나의 걸림돌이다. 끊이지 않는 유튜버의 도덕성 논란,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은 유튜버 본인이 콘텐츠에 책임을 지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자 신의 영향력을 인지하고 업로드할 영상의 파급력까지 고려해야 한다. 수만 명의 구독자 로부터 받는 신뢰와 응원에 상응하는 최소한의 진실성을 지녀야 한다. 진실은 언젠가 밝 혀지기 마련이고, 그 파장은 다시 본인에게 돌아오게 된다. 조작과 자극적인 영상으로 유 명해진 채널에서 불신과 의혹의 불씨가 발생하는 순간 시청자들은 등을 돌리게 될 것이 다. 진실되고 독창적인 채널이 더 큰 성장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한 채 영상을 업로 드하기 전 책임감을 갖고 자체적인 검토를 마쳐야 한다. 크리에이터 본인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외침은 이상적이지만, 현실적으로 모든 것을 유튜버 개인의 양심에만 맡기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렇기에 기성 미디어처럼 유튜브에도 규제가 필요하다. 현존하는 유튜브 본사와 정부의 규제 정책은 무엇이며 왜 실질적인 효 과가 발휘되기 힘든 것일까.
① 유튜브 유튜브 본사 측에서는 규제 정책을 수립하고 주기적으로 그 내용을 개정한다. 이러한 정책은 각국의 크리에이터, 분야별 전문가, 언론가, 정치가 등의 의견을 종합하여 만들어 진다. 이러한 규제 정책을 바탕으로 1차적으로 머신러닝 알고리즘과 사용자의 신고를 종 합하여 정책을 위반한 영상을 필터링한다. 이후 2차적으로 Youtube 검토팀이 커뮤니티 가이드 위반을 했는지 확인하고, 이에 대한 평가를 초록 딱지(연령제한), 노란 딱지(수익 창출제한)로 구분하여 규제한다. 정책을 위반한 채널은 콘텐츠가 삭제되고 경고가 발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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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며, 경고를 3번 받으면 채널이 해지되는 절차가 진행된다.3) 이렇듯 유튜브 측에서도 자체적으로 신고 기능 및 커뮤니티 가이드라인을 통해 선정적 내용이나 혐오 조장 등 유해매체로 분류되는 개인방송을 삭제할 수 있도록 조치하고 있 다. 그러나 하루에 업로드되는 영상의 개수가 매우 방대하기 때문에 자정작용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는 상황이다. 그뿐만 아니라 구글의 불투명한 수익구조와 추천영상 알고리 즘, 명확하지 못한 지침이 효과적인 규제를 방해한다. 유튜브와 구글은 사회에 끼치는 거 대한 영향력을 인지하고 책임감 있는 플랫폼 운영이 필요하다. 모든 알고리즘을 투명하 게 밝히고 자체 심의를 강화하여 건강한 생태계를 조성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 유튜브 커뮤니티 가이드
3) 1차 경고시 일주일간 업로드, 스트리밍 등 활동 금지되고, 2차 경고시 2주동안 활동 금지, 3차 경고시 채널이 영구 삭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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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정부 규제 유튜버의 영향력이 증가함에 따라 정부도 유튜브 영상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추세이 다. 실제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6월 유튜브에 시정요구 권고를 보내 5・18 광주민주화 운동을 왜곡하는 영상 85건을 삭제하였다. 그러나 집중 규제를 하고 있는 가짜뉴스 이외 의 항목에는 지금도 모니터링의 사각지대가 존재한다. 현행 전기통신사업법은 선정적이 거나 폭력적인 1인 방송에 대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관여 권한을 부여하고 있지만 명 확한 규제 기준도 없어 실효성이 떨어지는 상황이다. 게다가 사실상 관여 권한만을 부여 할 뿐, 실질적으로 규제할 수 있는 강제력이 없으며 유튜브는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어 집행력을 발휘하기도 힘들다. 여전히 허점이 많은 규제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
물론 과한 통제만이 능사는 아니다. 유튜브가 이만큼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기존 미디어와 차별화된 자유로운 플랫폼이라는 개성이 있었다. 다만 언제나 그렇듯, 표현의 자유가 모든 것에 우선일 수는 없다. 유튜브와 유튜버의 영향력은 점점 커지고 있지만, 이들의 책임은 그 수준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크리에이터와 시청자 모두 유튜브를 더 편안하게 즐기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의 규제와 강제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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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유튜브 생활 지금 유튜브는 혼란스럽다. 오랜 기간 활동해오며 수많은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들의 뒷광고 논란에 대한 사과가 줄지어 올라오고 있고 댓글창은 그야말로 파국이다. 일부 유 튜버들은 이러한 기류에 편승하여 유명인의 논란을 영상으로 제작해 이슈를 부풀리고 그 들의 몰락을 중계한다. 이 기회를 틈타 키보드로 사람을 찌르는 악플러들은 면죄부를 얻 은 양 무자비한 폭언을 쏟아낸다. 연예 뉴스에서 사라진 댓글 창의 악플들은 고스란히 유 튜브로 옮겨온 듯하다. 이러한 혼란 속 유튜브는 여전히 한 발자국 물러나서 사태를 관망한다. 여러 유튜버가 책임을 지고 은퇴를 선언하는 한편, 플랫폼인 유튜브는 이렇다 할 대처를 보이지 않고 있 다.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플랫폼 사업자에 대한 규제체계가 정립돼 있 지 않다”라며 “우선은 공정위의 지침에 따라 규율을 하고, 향후 유튜브 등 인터넷 사업자 에 대한 규제체계를 정립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4) 그나마 다행인 것은 정부가 문제를 인지하고 변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는 점이다. 정부는 유튜브의 가짜뉴스와 뒷광고에 대해 칼을 빼 들었다. 이를 시작으로 글로벌 플랫폼으로서 유튜브 본사도 책임을 갖고 명 확한 기준과 강력한 규제 체제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자유로움이 양날의 검이 된 유튜브는 조회수에 혈안이 되어 아슬아슬한 수위를 넘나든 다. 결국, 규제의 사각지대는 시청자의 비판적인 시각으로 채워야 한다. 구독자들의 비판 과 외면이 어떠한 경고보다 큰 위협이고 유튜버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처벌이다. 시청자 들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 예리한 시각으로 이를 가려내야 한다. 그것이 타인에게 영향을 끼치는 것이라면 더욱 그렇다. 시청자들의 날카로운 지적이 유튜버들에게 가이드라인이 될 것이다.
4) “뒷광고・악플 시끌벅적…유튜버 “죄송합니다”, 유튜브 “배 째라?””(헤럴드경제, 20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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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는 오늘날 일상 속 한 부분이 되었다. 새로운 SNS로서, 하나의 검색창으로서, 소소한 즐거움으로서 점점 그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자정작용을 통해 유튜브가 하나의 문화로서, 편안한 소통의 장으로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크리에 이터로서는 책임감 있게 콘텐츠를 제작하고, 구독자로서는 명확한 기준을 가지고 비판과 감시를 멈추지 않아야 한다. 지금까지의 크고 작은 사건 사고들은 유튜브의 성장통이 되 길 바란다. 한차례의 폭풍 뒤, 이제는 남아있는 정직한 크리에이터들에게 응원과 관심을 주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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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한양』 교지에서
주제: 자유 형식: 글, 그림, 사진 등 자유
기고를 받습니다.
분량: 자유
여러분의 이야기를 보내주세요
문의: 편집장 소다미 010-3204-5379 접수: HYgyoji@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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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없이' 지구에서 살아낼 수 있을까? …… ‘나쁜 건 알지만 안 쓸 수가 없다’는 체념은 곧 ‘어쩔 수 없으니 그냥 쓰자’는 무감한 행동으로 이어지곤 한다. 하지만 정말 모른 척 넘어가도 괜찮을까? - 『우리는 플라스틱 없이 살기로 했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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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로 웨이스트
지구에 필요한 뺄셈 수습위원 이에스더 esther015@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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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없는 세상은 어디에
휴지, 물티슈, 컵라면, 삼각김밥의 비닐, 일회용 나무젓가락, 카페 테이크아웃 잔, 플 라스틱 빨대……. 평범한 하루가 지나간 자리에는 무수히 많은 쓰레기가 더해진다. 모 두 우리가 무심코, 혹은 알면서도 버린 것들이다. 뉴스나 교과서에는 종종 한반도 8배 크기의 태평양 쓰레기섬이나 플라스틱 빨대에 찔린 거북이가 등장한다. 대부분의 현대 인들은 쓰레기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인지하고 있다. 이들은 대개 쓰레기를 줄이고 환경을 보전해야 한다는 의견에 긍정적이다. 그러나 정작 자신의 삶에서 친환경적으로 사는 경우는 드물다. 친환경적 삶에는 돈과 시간이 필요하지만 그 비용이 ‘내 몫’이 되는 것은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기꺼이 돈과 시간을 투자할 의사가 있는 사람에게도 쓰레 기 없이 사는 길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애초에 너무 많은 잠재적 쓰레기가 존재하 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버려지도록 설계된 온갖 종이・플라스틱 포장재들은 우리의 힘 이 닿지 않는 영역에 속해있다. 우리가 이러한 모순에서 헤매는 동안, 여전히 셀 수 없 을 만큼의 쓰레기로 인해 지구는 나날이 무거워지고 있다. 우리는 쓰레기 없는 세상을 바란다. 어떻게 해야 지구에서 쓰레기의 무게를 덜어낼 수 있을까. 이제는 사회 구성원 모두가 함께 이 지긋지긋한 쓰레기 문제를 다룰 것인지 다시 한 번 고민해 볼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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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더하기 문제 # 쓰레기 문제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 쓰레기는 필연적이다. 그러나 급속한 산업화・도시화를 겪 은 현대 사회에서 폐기물 문제는 더는 간과할 수 없을 만큼 심각해졌다. 인구 밀집, 대 량생산, 대량소비 등의 구조로부터 비롯된 쓰레기는 너무 많고 심지어 쉽게 분해되지도 않는다. 자연의 힘으로 더는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의 쓰레기는 결국 매립・소각・재활용 등 인위적인 방법으로 처리할 수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엄청난 규모의 시설・설비 투 자, NIMBY 현상, 대기・수질・토양 오염 등 부차적 문제가 사회를 병들게 한다. 그나 마 가장 바람직한 처리 방식인 재활용도 여전히 갈 길이 멀다. 처리 속도보다 빠르게 쏟 아지는 쓰레기로 인해 지금의 처리 방법조차도 점차 한계에 직면해가고 있다. 이로 인 한 부작용을 가장 먼저 마주한 이들은 ‘쓰레기 생산에 책임이 없는’ 자연 생태계와 가난 한 나라의 가난한 사람들이다.1)
▲ 태평양 거대 쓰레기 지대와 인도네시아 쓰레기 강에서 노는 아이들 (출처: MBC 뉴스 및 중앙일보)
1) 많은 쓰레기가 인도・아프리카 등지로 터무니없이 싼 가격에 수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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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제의 문제 지금까지 쓰레기를 비롯한 환경문제는 대부분 소비자 개인의 책임이라는 인식이 강 했다. 우리가 ‘안 쓰고, 안 버리고, 다시 쓰고’를 잘 실천한다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믿음이 공공연하게 존재했다. 그러나 이는 말처럼 쉽지 않다. 친환경이라는 이상을 품 는 개인에게 현실의 벽은 견고하다.
▶ 환경문제에 대한 개인의 인식 우리나라 국민 열 명 중 여덟 명은 환경 문제에 높은 관심을 보인다.2) 하지만 이러한 인식과 친환경적 태도 사이에는 간극이 존재한다. 개인은 환경 문제가 분명히 해결되어 야 함은 알지만 자신의 돈과 시간을 투자하는 것에는 적극적이지 않다. 국가의 경제성 장과 환경보전에 관한 인식에서도 모순이 존재한다. 국민의 절반은 지속가능발전이 장 기적인 관점에서 도움이 될 것이라며 긍정하면서도 정부의 과제 중 실업, 물가 등의 경 제문제가 환경문제에 비해 압도적으로 우선시 된다. 또한 우리나라 국민 중 3할은 환경 오염에 대한 책임이 일반국민에게 있음을 인지하면서도 이를 해결할 주체는 정부라고 생각한다.3) 일상생활에서 ‘쓰레기 만들지 않기’를 신경 쓰는 현대인은 괴롭다. 높은 경제성과 효 율성이 최고의 미덕인 이 사회에서 플라스틱을 포기하기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설령 돈을 써서 녹색 제품을 구매하고 환경 운동에 참여하더라도 ‘나 하나쯤이야’라며 쉽고 간편한 길로 가버리는 타인 앞에서 우리는 회의감이 들 수밖에 없다.
2) 환경부에서 실시한 「환경보전에 관한 국민의식 조사」에서 ‘환경 문제에 관심이 있다’고 답한 일반국민 은 조사가 시작된 1995년부터 가장 최근의 2018년까지 약 20여 년간 평균 84%였다. 3) 2016 한국의 사회동향-환경에 대한 국민의 인식과 태도, 통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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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비자로서의 한계 그리고 생산자의 책임 소비자에게 주어진 소비 환경은 쓰레기를 양산하기에 최적화되어 있다. 생산자가 계 속해서 플라스틱을 생산하는 한 개인의 노력은 계란으로 바위치기나 마찬가지다. 두유 팩에 붙어서 나오는 플라스틱 빨대, 종이상자 속 비닐로 개별 포장된 과자들처럼 애초 부터 소비자들에게 주어진 선택지는 없다. 플라스틱 폐기량 이전에 플라스틱 생산량이 있다.4) 생산되는 플라스틱의 양 중 포장재가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5) 마트에 가면 거의 모든 물건이 플라스틱, 비닐, 스티로폼 등 자연에서 쉽게 분해되지 않는 합성 수지제로 포장되어 있다. 최근 급증한 1인 가구를 위해 소분한 채소, 과일 등을 정성스 럽게 비닐로 포장해 진열하기도 한다.
▲ 이마트 왕십리점의 개별 포장된 간편 과일
4) 2017년 '사이언스 어드밴스 저널'에 실린 '플라스틱의 생산과 이용・운명' 논문에 따르면 1950년부터 65년 동안 전 세계 플라스틱 생산량은 83억 톤에 이르렀으며 그중 76%가 폐기되었다. 5) 분야별 플라스틱 소비량에서는 역시 포장재 및 용기가 37.6%로 가장 컸다. (출처: 제42회 극동플라스 틱업계회의, 플라스틱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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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업계도 만만치 않다. 족발 세트 하나만 시켜도 일회용 수저는 물론 막국수, 쌈채 소, 쌈장, 새우젓 등 온갖 부식들이 각기 개별 용기에 담겨온다. 배달음식이 휩쓸고 지 나간 식탁 위엔 일회용품들이 산을 이룬다. 특히나 최근 코로나19 사태에 맞물려 배달업 이 더욱 흥행하면서 일회용 쓰레기의 양은 눈에 띄게 증가했다.6) 포장재는 뜯어지는 순간 가치를 잃고 쓰레기가 된다. 소비자가 원하는 것은 제품이지 제품을 감싼 종이와 플라스틱이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위생과 제품의 보호를 위해 포 장은 꼭 필요하다. 하지만 ‘이것이 필수적이었나’ 싶을 만큼 과한 포장을 보고 있자면 허 탈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
▲ 과대 포장 사례
6) 무단으로 버려진 폐기물이 쌓인 쓰레기 산이 올해 2월~5월 간 전국에서 4곳(1만 6620t)이 새롭게 확 인되었다. (출처: 환경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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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없는 세상을 위한 첫걸음 우리에게 닥친 쓰레기 문제를 ‘누가’ 해결할 것인가. 환경을 보호할 의무는 우리 모두 에게 있다. 누구도 이 쓰레기 문제의 책임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개인은 소비자로서, 기업은 생산자로서, 정부는 관리자로서 각자의 위치에 맞는 최선의 노력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는 환경문제 극복에 적극적인 일부만이 이 무거운 과제를 떠안고 있다. 쓰레기 문제 해결을 일부의 노력에만 기대기엔 현실의 사회적・구조적 한 계가 명백하다. 이 한계를 타개할 수 있는 열쇠는 개인보다 더 큰 영향력을 가진 정부와 기업의 손에 달려있다.
# 정부의 역할 그중에서도 정부는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이들은 정책을 통해 사회 구성원 에게 실천의 동기를 부여하며,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방향성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1960년대 이후 본격적인 도시화・산업화가 이루어졌다. 이후 1980년대 에는 경제 성장과 기술 발전, 소득수준의 향상으로 당시 우리나라는 전례 없는 공산품 풍요시대를 맞이했다. 특히 값싼 플라스틱의 대량생산과 소비가 도시의 쓰레기를 나날 이 증폭시켰다. 동시에 본격적으로 환경 문제가 사회적 관심사로 대두되면서 정부는 쓰 레기 관리의 주체가 되어 여러 정책을 펼쳤다.
1990년대 이전
사후적 폐기물 관리 정책 - 1986년 「폐기물관리법」 제정
1990년대
폐기물 감량 및 재활용 촉진 정책 - 1992년 「재활용촉진법」 발효 - 1995년 쓰레기 종량제 시행 쓰레기 배출량에 획기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 이전에는 한 사람 이 하루 동안 버리는 쓰레기의 양이 2kg을 웃돌았으나 종량제 실시 후 그 양은 1kg대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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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폐기물 자원순환 정책 - 2003년 생산자책임 재활용제도(EPR) 시행 - 2005년 음식물쓰레기직매립금지 제도 - 2007년 「전기·전자제품및자동차자원순환법」 제정
2010년대 이후
쓰레기 제로화 정책 - 2011년 제1차 자원순환기본계획(2011~2015) 수립 - 2018년 「자원재활용법 개정안」, 「자원순환기본법」 시행 ▲ 우리나라 폐기물 관리법의 역사
과거에는 이미 발생한 쓰레기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에 주안점을 두었다. 매립지・ 소각장 건설, 각종 재활용 정책 등이 이에 해당한다. 그러나 기존의 처리 방식만으로 쓰 레기를 감당할 수 없는 지경이 되자 아예 원천적으로 쓰레기를 만들지 않는 방법이 주목 받기 시작했다. 바로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다. 우리나라는 제로 웨이스트를 실현 하기 위해 폐기물 발생량의 절댓값을 줄이고, 발생한 폐기물에 대해서는 100% 재활용 이 가능한 자원순환 경제・사회 시스템을 만드는 제도들을 도입했다. 재작년부터 시행된 「자원재활용법 개정안」에서 제로 웨이스트 정책은 이전보다 한층 강화되었다. 이 개정안 시행으로 일반 시민이 곧바로 체감했던 변화는 커피 전문점 내 일회용 플라스틱 컵 사용 금지였다. 또한 올해 환경부는 2022년까지 일회용품 사용을 지금보다 35% 줄이겠다는 목표로 ‘1회용품 함께 줄이기 계획’을 발표했다. 2021년부터 는 커피 전문점 등의 음식점에서의 종이컵 사용 역시 중지하고, 매장에서 마시던 음료 를 테이크아웃하여 가져가려는 경우의 비용도 추가할 예정이다. 2022년엔 테이크아웃 컵 보증금 제도가 부활7)한다. 이 외에도 장례식장, 숙박업소 등 일회용품을 다수 사용 하는 사업장에서 일회용품 규제 범위가 점차 넓어질 계획이다.
7) 일회용 컵에 부담금을 부과한 후 사용한 컵을 반납하면 이 금액을 환불해주는 제도이다. 2002년 처음 도입되었으나 컵의 회수율이 낮아 2008년 폐지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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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의 역할 제품 생산에 있어서 모든 결정권은 생산 주체에게 있다. 해당 제품이 어떤 잔해를 남 길지는 사실상 생산과정에서 결정된다. 그렇기에 생산자는 제품에서 발생하는 쓰레기에 대한 책임이 크며, 쓰레기 감량을 위해 적극적으로 환경친화적 제품을 개발하고 생산할 필요가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제도적으로 생산자의 책임과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특히 ‘생산자책임 재활용제도(EPR)’는 제품이나 포장재 폐기물에 대하여 일정량의 재 활용의무를 부여한다.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재활용에 소요되는 비용 이상의 재활용 부과금이 발생한다. 정부 정책과 세계 흐름에 따라 많은 기업이 제로 웨이스트에 동참하고 있다. 세계적 인 대기업 맥도날드와 네슬레는 2025년까지 100% 재활용・재사용 가능한 포장재만 쓰 기로 했다. 코카콜라 역시 2030년까지 연간 생산하는 1,100억 개의 페트병의 재활용 재 질 함량을 7%에서 50%까지 올리기로 했다. 우리나라 기업 삼성전자는 올해 4월부터 TV의 골판지 포장박스를 소비자가 원하는 모양으로 손쉽게 잘라내 조립할 수 있는 디 자인으로 변경했다. 업사이클링8)이 가능한 에코 패키지가 종이 폐기물을 효과적으로 줄 이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삼성전자의 TV 패키지와 업사이클링을 적용한 모습 (출처: 삼성전자)
8) 재활용품에 디자인 또는 활용도를 더해 그 가치를 높인 제품으로 환경 보호의 차원을 넘어 새로운 문 화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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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 웨이스트가 자연스러운 일상 제로 웨이스트가 일상의 한 문화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개인 또한 국민으로서, 소비자 로서 적극적이고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가 평범한 삶 속에서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한다면 변화에 한층 더 가까워질 수 있다. 소셜 네트워크로 공유되는 개인의 소소한 노력은 때때로 어떤 정책보다 더 사람들의 관심과 협력을 이끄는 데 효과적이다. 한 배우는 마트에 다회용 용기를 가져가서 비닐 봉지 없이 생선을 챙겨온 사진 등 제로 웨이스트 관련 게시물을 SNS에 여러 차례 올려 많은 사람으로부터 호응을 얻었다.
▲ 일상 속 제로 웨이스트의 실천 (출처: 류준열 인스타그램)
제로 웨이스트는 일시적인 프로젝트가 아니며, 일부 유명인들만의 일도 아니다. 약 간의 돈, 조금의 시간 그리고 사소한 노력만으로도 제로 웨이스트는 우리의 평범한 일 상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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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텀블러 할인 제도 이용하기 2018년 환경부와 커피전문・패스트푸드 업체들이 협약을 맺어 개인 텀블러 이용 시 할인을 해주는 제도를 만들었다. 해당 가게를 이용할 시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할인도 받고 일회용 플라스틱 컵을 하나라도 덜 쓰는 일거양득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 대형마트 장바구니 대여 이용하기 환경부와의 협약 체결로 대형마트는 2020년 1월부터자율 포장대에서 끈과 테이프 를 더 이상 제공하지 않는다. 대신 마트들은 다회용으로 쓸 수 있는 장바구니를 판매 하거나 대여한다. 롯데마트는 소형・대형 장바구니를 각각 500원, 3,000원에 판매하 며 이마트는 3,000원에 대형 장바구니를 대여한다. 홈플러스도 보증금 4,000원을 내면 20kg 무게까지 담을 수 있는 대형 장바구니를 빌려준다.
▶ 그 외 일상에서 운동할 때 일회용 생수병 대신 다회용 물병 챙기기, 재사용이 가능하거나 종이로 된 빨대 사용하기, 배달음식 주문할 때 일회용 수저 빼달라고 하기 등의 방법이 있다. 일상 의 다방면에서 일회용품을 줄일 수 있는 기회를 충분히 활용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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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 웨이스트를 위한 한 걸음이 필요해 우리는 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을 멈출 수 없는 시점에 도달했다. 최근 100년 간의 엄청난 산업의 발전과 경제의 성장으로 인간의 삶은 윤택해진 듯 보였으나 그 이면 엔 거대한 쓰레기통이 된 지구, 병들어가는 자연 그리고 사람이 있었다. 더 이상 비극이 이어지지 않기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 우리는 세계의 시민으로서 오염된 지구를 되돌리 고, 나아가 모두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소비자인 개인의 노력이 강조되어왔으 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관리자인 정부와 생산자인 기업의 보다 적극적인 움직임 이 필수적이다. 쓰레기 문제를 해결한다는 의미는 단순히 쓰레기를 잘 처리하는 것을 넘어선다. 우리가 달려나가야 할 방향은 쓰레기의 불필요한 발생을 원천적으로 차단하 는 ‘제로 웨이스트’다. 처음부터 다시 쓸 수 있는 제품을 만들고, 불필요한 포장을 줄이 고, 그렇게 만들어진 물건을 소비하는 자원순환의 사회 경제구조가 만들어진다면 제로 웨이스트는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사실 우리에게 제로 웨이스트는 완전히 새로운 방법이 아니다. 이미 어디선가 많이 들어봤던 이야기면서도, 많이 만들고 빨리 버리는 데 익숙해진 우리 삶에서 제로 웨이 스트는 낯설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 방법으로 우리가 기대하는 변화가 일어나기까지 얼 마나 먼 길을 걸어가야 하는지도 알 수 없다. 어쩌면 제로 웨이스트의 실천보다 앞서야 할 것은 이를 받아들이는 마음가짐일지 모른다. 우리 사회를 좀먹어가는 쓰레기 문제가 ‘나의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 그래서 조금은 불편하고 지루한 걸음일지라도 기꺼이 함 께하는 것. 이 작은 걸음걸음이 모일 때 우리가 사는 세계는 지금보다 더 나은 곳이 되 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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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모든 한양인이 INTERVIEWEE이다
일상日常
한양 11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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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5명 중 1명은 반려동물을 키우는 현대 사회. 반려동물을 향한 관심은 나날이 높아져 가지만, 유기하는 비율도 함께 늘어나고 있다. 양육에 대한 책임감 없이 키우는 이들로 인해 유기견뿐만 아니라 각 유기견 보호소, 봉사자, 시・군청이 고통받고 있다. 『한양』은 한양대 학교 학생들이 이러한 유기 실태에 대해 어떠한 생각을 하는지 알아 보고자 컴퓨터소프트웨어학부 19학번 이서진 학우를 만났다. 컴퓨터소프트웨어학부 19학번 이서진
수습위원 김지현 thejyeon08@hanyang.ac.kr
1. 최근 휴가철을 맞아 관광지에 반려동물을
최근엔 코로나19로 경제 사정이 악화하여
유기하는 비율이 급증한다고 합니다. 이에
반려동물들을 키울 돈이 없어진 사람들이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버리는 경우도 종종 있는 것 같습니다. 하
저도 최근에 뉴스에서 접했던 이야기인데,
지만 개인적으로는 이 역시 어쩔 수 없다기
유기된 동물들이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유
보단 돈이 없다는 핑계로 버린 것처럼 보이
기하는 사람들은 참 무책임하고 주변에 여
네요. 약간의 귀찮음을 감수하면 분양하는
러 손해를 끼치고 간다고 생각했어요. 관
등 더 좋은 다른 방법을 택할 수 있는데 그
광지 호텔 같은 곳에 버리고 가면 그 호텔
냥 버린 거니까요.
직원들도 피해를 받는 거잖아요. 3. 유기를 막을 수 있는 대책으로는 무엇이 2. 사람들이 반려동물을 유기하는 원인으로
있을까요?
는 무엇이 있을까요?
유기 단속을 철저히 하고, 걸렸을 때의 처
어릴 땐 작고 귀여워서 거둬들였다가, 크
벌 강도를 높이는 게 최선책이라고 생각합
면서 어릴 때의 귀여움이 점점 없어지면 버
니다. 아니면 최근 반려동물의 홍채와 비
리는 경우가 제일 많다고 생각해요. 또 생
문을 인식해 신상정보를 등록할 수 있도록
각보다 관리가 귀찮아서 버리는 경우도 많
하는 기술이 개발 중이라는 소식을 접했는
을 것 같네요.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대하
데, 이 기술을 상용화시킨다면 유기동물이
거나 존중하지 않고 언제든 가지고 버릴 수
많이 줄어들지 않을까 싶네요.
있는 소유물로 생각하는 거죠. 그 외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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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최근 인천국제공항공사 비정규직 직원들의 정규직 전환과 관련하여 무 엇이 공정한 채용인지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취업과 관련하여 민감한 사안인만큼 이번 인국공 사태 및 공정한 채용에 대해 한양대학 교 학우의 생각은 어떤지 알아보기 위해 경제금융학부 18학번 이호선 학우를 만나보았다.
경제금융학부 18학번 이호선
수습위원 황성주 saint95@hanyang.ac.kr
1. 취업과 관련하여, 이번 인국공 사태에 대해
2. 본인이 생각하는 공정한 사회/공정한 채용
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방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저는 이 사태가 우리 사회를 개선해나가는
저는 사회적 약자들을 배려하는 것이 공정
과정에서의 마찰음이라고 생각합니다. 단기
한 사회를 만들 수 있는 채용방법이라고 생
간에 급속도로 성장한 우리나라는 정규직과
각합니다. 사회적 약자들은 보통 비정규직
비정규직이라는 기형적인 노동구조를 가지
에 속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기에 비정
고 있습니다. 이 기형적인 구조 속에서 비정
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실행하고, 사회적 약
규직은 상대적으로 매우 불리한 노동조건을
자들이 일을 할 수 있도록 많은 일자리 창출
가지고 있다 보니, 우리 사회에 전반적인 긴
을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를 통해 사회적
장감과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있습니다. 따
긴장감을 줄이고, 양극화 현상도 감소시킬
라서 비정규직을 줄이고자 하는 인천국제공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항공사의 방향성은 분명 옳다고 할 수 있습
하지만 위에 제시한 해결책들을 현실에 적
니다.
용하다 보면 난관에 부딪히게 됩니다. 왜냐
하지만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다소 성급하게
하면 기술진보의 속도가 너무 빨라, 취업시
일을 진행했다고 생각합니다. 충분한 대화
장에서만큼은 취업난을 가중시켜 사람들이
및 논의 없이 위에서 통보하는 방식으로 일
이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점들을 미처 해결
을 진행했고, 이로 인하여 오해와 갈등이 더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일자리가 자
욱더 커졌습니다. 따라서 어느 한쪽이 소외
체가 풍부해지고 사회적 약자들도 충분히
되는 일 없이, 충분한 대화와 논의를 통해
일할 수 있는 건강한 노동 환경과 공정한 사
바람직한 노동 환경을 조성해나가야 한다고
회를 위해서, 우리는 기술진보의 속도를 다
생각합니다.
소 늦추고 바람직한 정책들을 시행해야 한 다고 생각합니다.
한양 11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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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적이
일기(日記, diary)의 순우리말
방구석 사색 편집위원 구본성(bagsa1902@hanyang.ac.kr)
저마다 인생에서 가장 인상 깊게 읽은 책이 있을 것입니다. 제게 그 책은 신용복 선생 의 옥중서간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입니다. 가끔 짬을 내어 필사를 시작한지도 2년이 넘 었음에도 책 한 권을 옮기지 못한 것은 차치하고서라도, 책을 열 때마다 선생의 깊은 말 씀은 부족한 제 사유를 시리게 찌릅니다. ‘흙 한 줌보다 훨씬 많은 것을 소유하고 있는 내가 과연 꽃 한 송이라도 피울 수 있는지 , 5월의 창가에서 나는 팬지꽃이 부끄럽습니다 .’ 꽃 한 송이는커녕 누군가 디딜 두둑이나 될 수 있을는지. 늘 그런 생각에 침잠하며 잠 이 드는 나날입니다. 어느덧 시선이 졸업과 그 이후까지 가닿았고, 사람 몫을 하며 먹고 살 방도를 모색하 며 공정의 의미를 곱씹어 보곤 합니다. 특히 지난 학기 법철학 과목에서 롤스와 드워킨 의 정의론을 배우며, 최근 우리 사회의 화두라 할 수 있는 공정과 정의에 대해 다시 생 각해보게 되었습니다. 롤스의 차등의 원칙이나 드워킨의 선망 검사를 되뇌다 보면 결국 기울어진 운동장, 출발점이 다른 경쟁과 같은 단어에 이르게 됩니다. 그런 단어를 마주 하고 있노라면 가뜩이나 코로나로 가라앉은 기분이 바닥없이 가라앉는 것을 느낍니다. 예전에 가지고 있던 순수함이랄지, 아니면 무지몽매함이랄지 그런 것들은 세월의 풍 파로 그 흔적이 옅어졌습니다. 처음 과외를 하면서 설레던 기분은 모두 사라지고, 돈 안 벌고 오롯이 공부에 몰두할 수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스스로의 처지를 퍽 비참하게 만듭니다. 저는 참으로 운이 좋아, 분에 넘치는 기회를 얻을 수 있었지만, 그렇지 못했 다면 어떤 모양새를 하고 있었을지. 그런 상상을 하면 숨이 턱 막혀옵니다. 진정으로 서글픈 것은 무언가를 하고자 함에 있어 스스로의 능력을 걱정하는 것이 아 니라 전력으로 부딪쳐 볼 수 있는 여건부터 걱정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공정 과 정의가 합의될 수 있는 것이라는 낙관적 기대를 하지는 않지만, 최소한 그러한 서글 픔을 걷어낼 수 있는 사회에서 살아가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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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적이
날적이
일기(日記, diary)의 순우리말
Ruby: 사랑, 열정, 그리고 아름다움 수습위원 조유민(opjum@hanyang.ac.kr)
너를 처음 만난 건 겨울 냄새가 쌉싸름하게 피어나기 시작한 2010년의 초겨울이었지. 너는 작은 몸집과 장난기 많은 눈망울로 나에게 다가왔고, 우리는 어느덧 ‘눈빛만 봐도 알 수 있는’ 사이가 되었어. 매일 아침 눈을 뜨면 내 팔을 베고 자고 있는 너의 모습은 하루를 웃음으로 시작하게 해 주었고, 집에 혼자 두면 울기만 하는 너로 인해 나는 어느덧 집순이가 되어있었지. 어쩌다 외출 후에 돌아왔을 때면 네가 엉망으로 어지럽혀 놓은 바닥과 훔쳐 먹다가 만 음식 흔적에 화를 내기도 했지만 자기가 잘못한 줄은 아는지 알아서 쭈뼛대고 있는 너의 모습은 이내 나의 얼굴에 웃음을 채워 넣었어. 가끔은 또 얼마나 의젓한지 내가 우울할 때면 너는 뭔가를 아는 듯이 나에게 폭 안겨주었고, 어디서도 얻을 수 없는 최고의 위로가 되어 준 너이기도 해. 이렇듯 넌 나의 일상이었고, 너와 함께한 시간이 내 삶 자체가 되었단다. 이젠 네가 없는 삶에 많이 적응했어. 네가 우리를 떠난 그 날은 네가 없는 당장 내일이 너무나도 두려웠지만 애석하게도 일상은 금방 다시 찾아지더라. 그렇다고 그리움의 크기마저 줄어든 건 아니야. 이따금씩 너의 사진과 영상을 찾아보며 너와 함께했던 그 시간을 상기하고, 그 순간에 젖어들곤 해. 너와 함께한 10년 동안의 나는 분명 완벽하지 않았지만 너는 그저 완벽하기만 했어. 부족하기만 한 나에게 와줘서 고맙고, 알지 못했을 사랑과 위로를 알려주고 평생 추억할 존재가 되어주어서 고마워. 훗날, 우리가 다시 만나게 된다면 굳이 특별한 것 하지 말고 잔잔한 일상을 만끽하자. 셀 수 없이 많은 웃음과 추억으로 채운 너와 함께한 10년은 정말 찬란했고, 너와 함께한 시간이 내 생에 가장 행복했던 순간들이었다고 감히 말해보려 해. 이름 그대로 열정적인 사랑으로 내 삶을 아름답게 만들어주어서 고마워. - 한없이 사랑했고, 사랑한 내 가슴 속 가장 빛나는 별, 루비에게
한양 11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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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엽서 간추리기 : 한양 112호 학우 여러분의 관심이 더 나은 『한양』을 만듭니다. 이 코너에 본인의 의견이 실린 학우께서는 찾아와 주세요. 5천원 상당의 상품을 드립니다! ^_^ 『한양』 111호를 100점 만점으로 평가해주세요. 1. 이번 호에 수록된 글의 완성도 : 75 2. 학내 및 사회 이슈와의 연관성 : 80 3. 표지와 내지 디자인 : 90 『한양』 111호에서 가장 좋은 기사와 아쉬운 기사는 무엇인가요? BEST •소년법. 소년법의 모순적인 면을 단순한 엄벌 주의가 가지는 한계점과 외국의 사례 등 다양 한 관점에서 개선책을 고찰하였다. (기계공학 과 12 심주석) WORST •0번째 확인자 '경제' 다소 어렵거나 대학생이 받
아들이기에는 거리가 먼 내용이 많았다. 표나 그 림으로 가독성을 보완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 (기 계공학과 12 심주석) 학내에서 불편한 것 •코로나로 도서관 이용시간, 동아리 공동공간 을 제한・폐쇄하는 학교. 다른 대안은 없는 것 인지. (기계공학과 12 심주석) 사회에서 불편한 것 •길다크웹 성착취물 관련 범죄자 손정우의 미 국 범죄인 인도를 거부하고 솜방망이 처벌을 한 사법부. (기계공학과 12 심주석)
한양교지 편집위원회 광고비 사용내역(6,7,8월) 1. 111호 내부원고료
1,897,000원
2. 111호 외부원고료
0원
3. 비품구입비
0원
4. 기타
0원
합계
1,897,000원
* 금액 사용 기준 외부 원고료 : 외부 필진 원고료 및 한양 학우 기고 원고료 비품 구입비 : 사무용품 구입비 및 수리비 기타 : 문화상품권 지급비, 교비 발송비, 복사비, 송금 수수료, 교통비, 홍보비 등 * 2020년 6,7,8월 사용내역입니다. * 정확한 원고료 책정을 위해, 교지가 발행된 이후 pdf 파일을 이용하여 원고료를 책정합니다. * 본 112호의 원고료 책정 내역은 113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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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학년도 수습위원 지원서 이름 생년월일 학과, 학번 관심분야 경력 주소 연락처 E-mail
지원동기
위와 같이 2020학년도 『한양』 교지편집위원회 수습위원 모집에 지원합니다. 202 년 지원자
월
일 (인)
『한양』교지편집위원회 한양 11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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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후기 소다미
데 온라인으로 진행된 탓에 이번 호에 수습위 원분들이 더 힘드셨을 것 같아요. 저도 회의
어느덧 가을이네요. 편집장으로 발간하는 첫
진행이 처음이라 완전 어리버리했는데 다들
책이지만, 늘 해 오던 일을 역할만 바꾸어 계
알아서 너무 잘해주셔서 진짜 감사했어요..ㅠ
속하는 것이기에 별다른 감흥은 없습니다. 이
ㅠㅠ 어떤 매체를 통해서든지 제 생각을 온전
번 호는 특별히 새로운 사람들, 새로운 역할,
히 누군가에게 전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것 같
새로운 분위기와 함께 시작했었는데 병아리
습니다. 특히 이번호에서 예민한 주제를 다루
편집장의 능력 부족으로 처음의 패기를 지속
다 보니 같이 글을 쓰는 유민이와 많은 회의를
시키진 못한 것 같아 아쉬움이 큽니다. 그럼에
통해 수정도 수차례 했는데도 아직 걱정이 없
도 한결같이 묵묵하게 제 역할을 다해준 기자
어지질 않네요. 많이 징징댔는데 진지한 피드
분들 너무 고맙습니다. 새로 들어온 수습분들
백으로 함께 고민해준 수습·편집위원분들께
을 포함해 모두가 적응하느라 고생이 너무 많
감사드립니다~!
았습니다. 비대면 회의가 계속되어 가끔은 오 해도 쌓이고 답답할 때도 많았을 텐데, 결국은
곽서연
멋지게 한 권을 또 만들어냈네요.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더불어 응원해주신 선배님들,
지난 호도 코로나로 인해 참 힘들었는데, 아직
동기분들, 친구들, 그 외 관계자 분들께도 너
도 코로나가 잠잠해지지 않았다니
무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남은 임기 동안 최선
우선 하루빨리 코로나가 종식되어 모두의 일
을 다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교지 화이팅!
상이 제자리로 돌아오길 간절히 바랍니다.. 코로나가 참 많은 것을 앗아갔다는 생각이 듭
최유진
니다. ㅠㅠ 어느덧 2020년도의 1/2가 저물었는데, 훗날
이번 여름은 유난히 모두에게 더 힘들었던 것
기억을 되짚어보면 2020년은 아쉬운 것이 참
같습니다. 엄청난 더위와 계속되는 장마, 두
많은 해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코로나 탓에
차례의 폭풍과 그 모든 것을 더 고되게 만들었
대부분 집에서 생활했는데, 전 제가 학교를 그
던 코로나까지. 회의 도중에 하는 아무말과,
렇게 좋아하는 줄은 몰랐고.. 이토록 사람을
다함께 먹는 저녁이 교지의 소소한 재미였는
좋아하는 줄 몰랐어요.. 막상 다닐 때는 종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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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후기
을 염불 외듯이 외치고 다니고, 뭔가 걱정도,
구본성
불만도 한가득이었던 것 같은데, 요즘 들어 밤 마다 기억 속의 아름다웠고 즐거웠던 캠퍼스
세 번째 편집후기이다. 편집후기를 적는 것은
생활을 그렇게 되짚어보고 있더라고요.. (학교
어렵다. 자칫하면 가벼운 반성문이 될 것 같다
다니고 싶다,,) 정작 누리고 있을 때는 당연하
는 불안함을 느낀다. 어느새 9월이다. 아직 열
게 여기고 소중한 줄 몰랐다가, 잃어버린 후에
기는 남아있지만 여름은 갔다. 늘 그렇듯 방학
야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게 되는 것들이 참 많
전 세웠던 목표는 절반도 달성하지 못했다. 그
은 것 같습니다. ㅜㅠ
저 분주하게 보냈던 나날들이었다. 분명 열심
와중에 문득 교지는 제게 어떤 기억으로 남을
히는 산 것도 같은데 뒤돌아보면 출발점으로
까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막상 할 때는 스
부터 고작 몇 발짝 걸어왔을 뿐이다. 고등학교
트레스도 받고, 회의하기 싫(을 때도 있)고, 힘
3학년 때 아버지께 한 살 한 살 먹을수록 시간
들었지만.. 힘들고 싫었던 기억은 생각보다 빠
이 빨리 간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때 잠시 아
르게 잊히는 걸 보니.. 교지도 정말 소중하고
버지의 시간은 얼마나 빨리 갈까 생각했었다.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게 되겠죠? (울컥)
시간의 흘러가는 속도는 산술급수적으로 빨라
월요일과 목요일에는 약속이 없는 것이 당연
지는 것일까. 늘 시간에 쫓기는 것을 보니 아
하고, 교지 덕에 학생회관 카페는 아지트 수준
직 시간이 나를 앞서 가지는 못한 듯하다. 열
이었구.. 교지실에서 저녁 메뉴를 함께 고민하
심히 시간보다 앞서 달려야겠다.
고, 별것도 아닌 걸로 깔깔 웃고, 항상 밤늦게
부족한 깜냥에 다른 수습·편집위원께 감히 많
끝나서 불 다 꺼진 학생회관을 나가고.. 엠티
은 말씀을 올렸다. 늘 죄송하고 고마운 마음이
가서 술 마시구 달무티하구..
다. 편집장님의 노고에 늘 감사함을 느낀다.
모두 정말 소중하고 감사한 기억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이에스더
어딜 가도 이렇게 착하고 성실한 사람들은 못 만날거예요. 많이 배웠습니다. 감사합니다..!
비와 더위와 코로나가 기승을 부리던 한여름
♥
의 끝에서 제 두 번째 글도 여차저차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유달리 길었던 올해의 장마처럼, 우리를 둘러싼 문제들도 길고 지루하게 이어
한양 11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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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고 있는 듯합니다. 그래도 뭐, 언젠간 다 좋
말이었습니다. 설마 그정도는 아니겠지라고
아지겠죠!
생각하며 교지에 들어갔는데, 역시 경험자(?)
지난 호 편집후기에서 좀 더 나은 글, 좀 더 나
의 말이 옳았습니다. 단독으로 주제를 잡고 호
은 사람을 들고 돌아오겠다고 했는데……사
기롭게 집필을 시작했으나, 마감시안은 다가
실 아직은 잘 모르겠어요. 이번 호에서도 역시
오는데 생각보다 글은 잘 써지지 않고. 겨우겨
저 자신의 부족함을 많이 돌아봤고, 꽤 괜찮은
우 글 한편 완성한 것 같습니다.
사람이 되기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새삼 깨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습위원으로 들어간 선
달았던 것 같습니다. 방학 중에 학교 교지실을
택은 잘한 것 같습니다. 너무나도 좋은 사람
왔다갔다 하며 글을 쓰는 건 사실 거의 유일한
들을 만났고, 우리 사회의 여러 이슈들과 그에
생산적인 활동이었어요. 기획에서 마감으로
대한 다양한 의견들을 들을 수 있고, 글을 쓰
넘어가는 고비가 조금 버겁긴 했지만 피드백
는데 자신의 문제점이나 문체가 어떠한지 알
과 수정을 거듭하며 하나의 글이 완성되어가
수 있고... 이번 호를 준비하면서 많은 것들을
는 모습이 보람차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얻어갑니다.
사실 교지가 좋은 건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다음 호에서는 더 좋은 글을 쓸 수 있도록 노
또 만날 수 있어서인 것 같아요. 사람을 만나
력하겠습니다. 3학년임에도 수습위원으로 받
면서 배워가는 것들이 많아, 항상 감사하게 생
아주시고 많은 도움을 준 편집장님과 교지 위
각하고 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제가 글을
원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쓰는데 많은 도움을 주신 건환공 박재우 교수 님, 다미 편집장님, 그리고 교지실 위원분들
조유민
모두께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저의 큰 절을 받아주세요!
처음 교지실의 문을 두드린 게 얼마 전 일 같 은데 벌써 편집후기를 적고 있다는 사실에 왠
황성주
지 모를 아쉬운 마음이 듭니다. 뚜렷한 목적 없이 시간만 축내는 ‘게으른 대학생’이 되어
“거의 빡센 교양과목 6학점 이상 듣는 것이랑
버린 저의 모습에 새로운 자극을 주어야겠다
비슷할텐데 버틸 수 있겠어?” 교지에 지원할
고 다짐했고, 그로서 스스로에게 내린 처방이
까 고민했더니 어느 편집위원이 이야기해준
바로 교지편집위원회 수습위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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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후기
물론 호기로웠던 시작과는 달리 많은 사람이
문자를 받았을 때 얼마나 기뻤던지 ㅎㅎ 마치
보는 글이라는 중압감에 빠져들어 객관과 주
교지 성덕이 된 기분,,
관 사이에서 많은 고민을 했던 것도 사실입니
기쁨도 잠시, 회의에 참여하면서 문득 한가지
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모든 교지 편집위원분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나 전산 오류전형으로
들께서 주셨던 진심 어린 피드백과 조언은 저
들어온 게 아닐까..? 지하철에서 본 교지와 제
를 이 자리까지 이끌어주었습니다.
기사 사이에 느껴지는 괴리로 (스더가 만든 단
교지편집위원회 수습위원으로서 처음으로 작
어인) ‘내글구려병’에 걸리게 되어 조금은 힘
성한 기사임에 따라 부족함이 많은 글이었을
들었습니다. 인터뷰 따기도 생각 이상으로 어
겁니다. 그렇다 하여도 저의 글이 독자 중 한
려웠고 흑흑 그래도 완성할 수 있었던 건 교지
분에게라도 제가 전달한 사회 문제에 대해 관
실 사람들 덕분입니다. 다들 진심으로 감사드
심을 갖게 된 계기가 되었다면 기사를 적은 목
립니다 ㅠㅠ! 특히 질문마다 열심히 대답해주
적은 충분히 달성되었다고 생각하고, 뿌듯함
신 편집장님과 저와 함께 학교 코로나 기사를
을 만끽하려 합니다.
쓰고 밤늦게까지 피드백해 준 서연 언니가 없
삐뚤어진 일상이 지속됨에 따라 모두가 지쳐가
었더라면 정말 울었을지도 몰라요.. 다음 호에
고 있습니다. 하루빨리 답답하기만 한 이 시기
는 혼자서도 잘하고, 학우 여러분들에게 더욱
가 지나가고 우리의 일상이 되돌아오기를 희망
도움이 되는 글을 쓰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
해봅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모든 한양인 여러
겠습니다. 2학기 나 자신 파이팅..! 책도 읽고
분, 건강하고 행복한 2020년의 후반기를 맞이
영어 공부도 하고 강의도 밀리지 말고 제때 듣
하시기 바랍니다. 주목받지 못하는 우리 사회
길.. 제발..
의 단편들을 전달하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김지현 매번 지하철에서 읽던 편집후기를 제가 쓰게
될 줄 몰랐네요. 막연하게 아 나도 이렇게 좋 은 글을 쓰고 싶다고 생각했던 게 정말 엊그제 같습니다. 엉망진창 면접을 보고 다음 날 합격
한양 11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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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
( (
(
원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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