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식당 사태
HANYANG 2022 vol. 119
대면수업 문제
SUMMER
총학생회 중간 점검
러우 전쟁
항 해
메타버스
항 해
문화재 2022 vol.119
SUMMER 한 양 교 지 편 집 위 원 회
김가연
송미주
김어진
♬ Way Back Into Love - Hugh Grant ♬
조금씩 해방
여름은 공짜!
정예림
이강호
유미림
i realize life is perspective
낭만젊음사랑
하늘은 우릴 향해 열려 있어
이동복 다시 없을 기억
편집장_ 김가연
이유림 국어국문학과 21학번 yml0022@hanyang.ac.kr
국어교육과 21학번 HYgyoji@gmail.com
이동복 경영학부 20학번 aiden4250@hanyang.ac.kr
부편집장_ 송미주
펴낸이
김가연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21학번 smju711@hanyang.ac.kr
엮은이
한양대학교 『한양』 교지편집위원회
편집위원
주소
서울시 성동구 왕십리로 222 한양대학교
김어진 독어독문학과 21학번 kimeojin@hanyang.ac.kr
학생회관 4층 교지편집실
수습위원
전화
010-5270-5259
정예림 정책학과 20학번 chloej7@hanyang.ac.kr
디자인
(주)티에스업앤업 02-2285-6846
이강호 기계공학부 22학번 kangho030105@hanyang.ac.kr
펴낸날
2022 여름
*학생회비에 포함된 교지 대금 2,000원을 내주신 학우 여러분이 『한양』의 주인입니다. *본지는 한양 학우의 소중한 학생회비와 광고비로만 만들어집니다. *본지에 게재된 기사나 사진의 무단 전재 및 복사를 금지합니다. *본지가 나올 수 있게 도움을 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HANYANG 2022 vol.119
summer
목차
004 여는 글
학
내
008 불통의 불똥은 어디로 026 수업 훼방일지 040 HY:phen, 어디까지 왔나
사
회
054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064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넘어
문
화
078 시대를 잇는 징검다리
기고문
091 ‘적산가옥’이라는 관계의 집 - 신미나의 「적산가옥」을 읽고 094 코로나 이후 다시 피어나는 대학 자치 활동, 동아리
책 추천
096 편집위원이 추천하는 도서목록
일
102 무용학과 19학번 조다연
상
103 산업공학과 22학번 허정후
날적이
106 조금씩 해방일지 108 과정을 대하는 태도
112 편집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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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는 글
여는 글 안녕하세요. 한양대학교 교지편집위원회 편집장 김가연입니다. 한양대학교 학우 여러분 께서는 이 책을 집어 든 지금, 시원한 여름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을까요? 어쩌면 이 책이 이미 부채가 되었나요? 부채가 될지언정 학우 여러분들의 손에 교지가 오래도록 머물렀으면 합니다. 이번 119호 제목은 ‘항해’입니다. ‘항해’하면 목적지를 향해 파도를 헤치며 나아가는 모습이 떠오릅니다. 그 과정이 마냥 편하기만 한 것은 아니죠. 『한양』은 우리가 지나온 혹은 지금의, 나아가 앞으로의 여정까지 돌아보았습니다. 수업이 대면으로 전환됨에 따라 교정은 학우 여러분들의 웃음소리와 이야기들로 북적 입니다. 그러나 그 이야기들 속에는 그리 좋지 못한 얘기들도 있었습니다. 이번 학생 식당 사태와 대면 수업 문제들의 근본적인 원인은 ‘불통’에 있었습니다. 항해하며 만나는 장애물 처럼 불통은 예고없이 수시로 찾아오곤 합니다. 학교와 학생들의 이해관계는 여전히 항해 중입니다. 우리가 따스한 봄을 맞이하고 있을 때 지구 한편에서는 시린 나날들을 보내고 있었습 니다. 21세기에 전쟁이라니. 평화로 나아가는 길이 이다지도 어려운 것일까요. 이만한 난 항도 없는 것 같습니다. 반면 스마트폰의 시대를 넘어 메타버스의 세계로 항해는 한 발짝 나아갑니다. 남은 여정에 또 어떤 것들이 우리 앞에 펼쳐질지 기대가 되는 요즘입니다. 아름다운 정취를 한껏 느낄 수 있는 우리나라 문화재들은 우리 선조가 밟아온 항해의 흔적을 엿볼 수 있게 만듭니다. 바쁜 현대 사회 속 무심코 지나쳤던 문화재로부터 위로를 얻는 쉼터가 되길 바랍니다. 끝이 없는 항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우리는 그 끝이 무엇인지 잘 압니다. 소통, 평 화, 혁신, 영원. 목표에 도달하기까지 몇 고개의 파도가 남았는지는 모르지만 『한양』의 뜨거운 여름 속 항해를 함께 해주시길. 119호를 읽는 모든 독자 여러분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한양』 편집장 김가연 드림
한양 11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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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01 학생식당 사태 수습위원 정예림 chloej7@hanyang.ac.kr 수습위원 이동복 aiden4250@hanyang.ac.kr
02 대면수업 문제 부편집장 송미주 smju711@hanyang.ac.kr
03 총학생회 중간 점검 수습위원 정예림 chloej7@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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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내
#학생식당 감축 #불통 행정
불통의 불똥은 어디로 수습위원 정예림 chloej7@hanyang.ac.kr 수습위원 이동복 aiden4250@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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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내
“바빠서 미리 전달하지 못하였다. 다음부터 학생처에서 잘해줄 것으로 생각한다.” 총장–총학생회장 간담회 中 대학교 총장이란, 대학을 대표하여 학내의 전반적인 정책을 결정하고 학내 업무 전반을 감독하는 직책이다. 학생 복지 사안의 전달을 지휘하는 업무가 우선순위에 서 밀려야만 했나. 학생들의 요구 사항은 ‘떠넘겨야 하는 짐’일 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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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똥은 학생에게 소통 문제가 다시 한번 불거졌다. ‘2020 한양인 공동행동’을 기억하는가? 2020년, 학교는 학생들의 의견을 배제하고 대면 수업과 대면 시험을 강행했다. 학교는 소통 기구를 통해 학생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2년이 지 난 지금, 학생식당 감축 절차 속에서 학생들의 의견은 고려되지 않았다. 학교는 학생 들의 피부와 맞닿아 있는 문제를 통보식으로 처리하며 학생을 존중하지 않는 일관된 태도를 보였다. 최종적인 결정 권한은 학교에 있지만 결정으로 인한 직접적인 영향은 학생들이 고스란히 받는다. 대면 수업 재개 후 긴 대기 줄과 이용자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좌석 은 학생들에게 불편함을 주었다. 열악한 식사 환경에도 불구하고 학생회관의 사랑방 식당과 신소재공학관 지하식당은 여전히 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 일부는 리모델링이 나 코로나로 인한 재정난 등의 사유로 인해 임시로 폐쇄된 것이라 추측했다. 하지만 실상은 학교 측이 학생들의 의사는 묻지 않은 채 연구 시설로 용도를 변경하기로 한 후 일방적으로 두 식당을 폐쇄한 것이었다. 학교와 학생 사이 ‘불통’이라는 이름의 벽. 이제는 문제 제기에서 나아가 벽을 허물 어야 할 때이다. 『한양』은 학생식당 사태의 문제점을 짚고, 학생들의 목소리를 모아보 았다. 이를 통해 반복적인 불통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을 제고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 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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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내
학생식당의 현주소 한양대학교의 학생식당은 기존에 교직원 식당 포함 총 8곳으로 운영되었다. 그러나 사랑방과 신소재공학관 지하식당의 폐쇄로 6곳만이 남았다. 기숙사 거주자만 이용 하는 제1, 2학생생활관 식당을 제외하면 재학생들이 사용할 수 있는 학생식당은 사실 상 4곳뿐인 것이다. 대면 수업이 재개되며 학생식당에 대한 수요 증가가 충분히 예상가 는 상황에서 학교는 왜 폐쇄를 결정한 것일까?
22.02.08
학생처, 사랑방 용도 변경 전달
22.04.04
총학, 신소재공학관 지하식당 용도 변경 확인
22.04.05
소통위원회, 일방적 폐쇄에 대한 항의안 학생처에 전달
22.04.07
감염병관리위원회, 학생식당 감축으로 감염병 노출 위험도 문제 전달 총무처장, 좌석 추가 확보 노력 중이라 전달
22.04.11
총학과 중운위, 규탄문 발표
22.04.13
장학복지회 이사회, 학교에 항의 학생처, 개선 방안 마련 예정이라 전달 총무처, 교직원 식당 전환 및 추가 좌석 확보 노력 중
22.04.14
총장–총학 간담회
22.04.26
총학, 규탄문에 대한 대학 본부 답변서 수신
22.05.02
총학과 교정위, 규탄행동 선포식 개최
사태는 학교가 사랑방 식당을 연구실로 변경하겠다고 통보한 것에서 시작한다. 총 학생회(이하 총학)와 중앙운영위원회(중운위)는 개강 이후의 학생식당 인원 포화를 우려해 학생식당 관련 문제를 계속해서 모니터링 하기로 상의했다. 이와 더불어 당시 닫혀 있던 신소재공학관 지하식당과 행원파크 식당 운영 재개를 논의했다. 그러나, 총학은 신소재공학관 식당 폐쇄와 용도 변경 사실을 업무 과정 중 우연히 확인했다. 학교 측은 이전에 전달한 것이 누락되었음을 주장했으나 결국은 깊게 논의하지 못한 점을 인정했다. 이후 총학과 중운위는 학생식당 두 곳의 일방적인 폐쇄와 용도 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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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대한 규탄문을 학교에 전달했다. 식당 감축에 대한 대학 본부의 불충분한 대처를 지적하고 소통 부재에 대한 사과와 대응 조치를 요구하는 내용이었다. 규탄문 전달 3 일 후에는 총장–총학생회장 간담회(이하 간담회)가 열렸다. 간담회에서 총학은 사 태에 대한 사과와 후속 대응을 요청했으나, 학교로부터 “학생들도 현재 불편함이 없 다.”, “바빠서 미리 전달하지 못했다.” 등의 답변만이 돌아왔다. 이에 학교가 소통 부 재에 경각심을 느끼도록 총학과 중앙특별위원회 소속 교육정책위원회(이하 교정위) 는 ‘학교 본부 규탄 행동 선포식’을 개최했다. 이외에도 총학은 끊임없이 소통위원회 와 장학복지회 등의 경로를 통해 학생들의 불편함을 전달하고 있으며 이는 지금까지 도 이어지고 있다.
▒ 주 1회 ▒ 주 2회 ▒ 주 3회 ▒ 주 4회 ▒ 이용한적 없음
▲ 2022년 1학기 주 평균 학생식당 이용 횟수
그렇다면 학생들이 식사 환경에서 겪는 불편함이 없다는 학교 측 발언은 사실일 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 학생들의 학생식당 이용 빈도와 불편함 여부 등에 대한 설문 조사를 진행했다.1) 설문조사 결과, 주 2회 이상 학생식당을 이용하는 학생들의 비율 은 60%이다.2) 이용자 중 약 68%가 인원 포화로 인한 불편함을 토로했다.3) 구체적으 로 어떤 불편함을 겪었는지 알아보기 위해 학생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았다.
1)ㅤ5월 3일부터 5월 11일까지 구글폼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하였고 232명이 응답했다. 2)ㅤ주 2회 이상: 139명, 주 3회 이상: 103명, 주 4회 이상: 64명 3)ㅤ학생식당 이용 경험자 198명 중 135명이 인원포화 문제(좌석 수 부족, 긴 대기 줄)를 겪었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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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내
『한양』: 학생식당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불편함을 겪으셨나요? 학생1: 학생식당 밖까지 긴 대기 줄이 이어짐에 따라 대기 시간이 길어져 밥을 못 먹고 다음 수업에 간 적이 있습니다. 학생2: 점심시간에 학생식당을 이용하게 될 경우 사람이 너무 많아 여유로운 식사가 불 가능하며, 긴 대기 줄로 코로나19 확진에 대한 염려가 있어 이용하기 꺼려졌습니다. 학생3: 사랑방과 신소재공학관 지하식당 폐쇄 이후 점심시간 대의 대기시간이 너무 길 고 자리도 부족합니다. 총장님께서 낮 12시 30분쯤 학생식당 오셔서 식사 한번 해보셨 으면 좋겠습니다. 이 외에 이번 학기에 학생식당을 이용하지 않은 학생 중 일부는 그 이유로 긴 대기 줄을 꼽았다. 대학 본부는 연구기관 설립이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 밝혔다. 연구 공간 확보 또한 학생들을 위한 일이라 할 수 있으나, 기존 공간을 없앰 으로써 발생하는 손실을 정확히 파악한 후 진행해야 했다. 한양대학교에는 학부생과 교직원, 대학원생 등을 합산하여 약 30,000명의 사람 이 있다. 그러나 운영 중인 학생식당 좌석 수는 도합 1,476석이다.4) 이는 서울권 대 학 중에서 동일 규모의 대학과 비교했을 때 부족한 수준이다. 서울대학교의 경우 33,334명 대비 운영 중인 학생식당 좌석 수는 3,545석에 달한다. 좌석 수가 공개되 지 않은 타 대학의 학생식당 개수도 마찬가지로 한양대학교에 비해 많았다. 예컨대 이화여자대학교는 24,311명 대비 캠퍼스에 분포된 학생식당 개수는 6곳, 고려대학교 는 30,753명 대비 5개 식당 전부 정상 운영 중이다. 한양대학교 본부 측은 여유로운 복지 시설을 마련한 타 대학과 달리 폐쇄 조치를 강행하고도 식당 수요를 모두 감당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묻고 싶다.
4)ㅤ한양플라자 식당: 342석, 행원파크 식당: 463석, 생활과학대학 교직원 식당: 276석, 신소재공학관 교 직원 식당: 395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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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이..말대꾸? 학생식당 사태의 쟁점은 감축으로 인한 학생들의 불편함에서 그치지 않는다. 사안 이 심각하게 번진 주된 쟁점은 다름 아닌 ‘불통’에 있다. 소통이 부재한 채 결정된 사 안에 학생 모두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교묘히 문제의 본질을 피하는 학교 의 규탄문에 대한 답변서는 씁쓸함을 자아냈다. 이후 진행된 총장-총학생회장 간담 회(이하 간담회)에서는 학생들을 하대하는 대학 본부의 태도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간담회와 대학 본부의 답변서 내용을 파헤쳐 봄으로써 무엇이 문제였는지 알아보자.
Point 1
학생 식당의 존재 이유
식생활 문화의 시대적 변화와 흐름에 따라 과거 대형식당을 통해 단체식의 식사 편의가 제공 되었다면 현재는 다양한 개인 취향에 따라 편의점, 김밥집, 피자집 등 개별 식사 위주로 식문화가 변화됨으로써 대형식당의 운영과 영업 수입을 유지하기 힘든 상황임을 고려하여.. - 학교 답변서 일부 발췌
답변서에 따르면, 학교는 학생식당 용도 변경이 식문화 변화로 인한 이용자 감소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다양화된 식사 취향 충족은 일부 두 가지 메뉴를 제공 하여 메뉴 선택의 폭을 넓히는 것으로 시도하고 있다. 결국 이는 용도 변경에 대한 핑 계는 아닌지 의문이 든다. 나아가 이 사유에는 두 가지 문제점이 있다. 첫 번째로, 학 생식당 이용은 대면 수업이 재개되며 활성화되었다. 앞선 설문조사를 통해 학생식당 에 대한 수요가 확대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물론 비대면 수업이 대부분이었던 때에 는 대형 식당이 필요하지 않기에 수익이 나지 않아 유지가 힘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학교는 전면 대면 전환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면 폐쇄가 최선의 방법이었다고 받아들 이기 힘들다. 감축으로 인한 인원 포화 문제를 예상해 식당을 직영으로 운영하는 것 도 고려할 수 있었을 것이다. 두 번째로, 학생들이 학생식당을 이용하는 주된 이유는 다양한 메뉴 구성보다는 이동시간 단축과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있다.5) 대부분 시간 5)ㅤ학생식당 이용 이유로 이용 경험자 198명 중 158명이 ‘저렴한 가격’, 176명이 ‘이동시간 단축’을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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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내
과 비용을 고려할 때 외부 식당보다 학생식당이 부담이 덜하다. 학교는 학생식당의 존재 이유를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학생식당은 학생 복지를 위해 필요하다. 하지만 만 원 이상에 달하는 외부 음식과 짧은 공강 시간에 쫓기는 조급함은 고스란 히 학생들의 몫이라는 것이다. (중복 응답 가능)
158
저렴한 가격 이동 시간 단축
176
균형 잡힌 영양소 섭취
29
입맛에 맞는 메뉴
14
자리가 있어서
1 0
50
100
150
200
▒ 학생수
▲ 학생식당을 이용하는 이유
Point 2
실효성 없는 해결책
학기 초 대면 수업을 진행하면서.. 혼잡이 발생하고 대기 줄이 길어 점심 식사에 불편이 있 었으나 대학 본부에서는 계속 모니터링하면서 좌석 공간 확보 등 많은 노력을 하였고, 현재 학기 초보다 상당 부분 어려움이 많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합니다. - 학교 답변서 일부 발췌
대학 본부는 학기 초 혼잡했던 학생식당을 꾸준히 모니터링하여 개강 두 달 후에는 좌석 부족 문제가 완화될 전망이라고 하였다. 하지만 예상과는 다르게 이용자들은 대 부분 이를 체감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6) 대학 본부는 대책으로 신소재공학관과 6)ㅤ대학 본부의 학생식당 모니터링 인원 포화로 인한 불편함 해소되었는지에 대해 응답자 147명 중 66 명이 ‘아니요’, 68명이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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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과학대학 교직원 전용 공간 폐지, 한양플라자 학생식당 내 좌석 확대, 식당 내 거 리두기 해제를 통해 300석가량을 확보했음을 내세웠다. 하지만 교직원 전용 공간은 학 생식당 감축 이전부터 개방돼 있던 시설이었다. 즉, 학교가 대안으로 제시했던 시설이 이미 사용되고 있었음에도 인원 포화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또한, 300석을 추가 확보 하더라도 사랑방과 신소재공학관 식당의 좌석을 합하면 616석에 달해 혼잡함을 완전 히 해결하기는 어렵다. 이에 총학은 배식 인원 증편을 요구하고 있으며 대학 본부는 해 당 건과 관련해 추진 중이라고 답했다. 학교의 신속한 추진을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
Point 3
습관적인 사후 처리
일부 불편한 사항에 대해서는 추가로 배급 시간 단축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식사 환 경을 개선하도록.. 계획한 건물들이 완공되면 학생들의 교내 식문화의 어려움이 없는지를 살펴보고 학생식당 및 학생 편의 시설 등을 구축하여 학생들의 식사 및 휴게 편의 제공을 위해 더 노력하겠습니다. - 학교 답변서 일부 발췌
학교는 추가 대책으로 식권 구매 방법 개선과 배급 시간 단축을 내세웠다. 그 수단으 로는 키오스크 증설, 한양대 대표 앱을 통한 식권 구매가 있었다. 식권 구매 방법 및 배 식 창구 단일화는 긴 대기 줄의 원인이므로, 이는 식당 내 순환을 빠르게 할 수 있는 해 결 방법이 될 수 있다. 실제로 5월 말, 한양플라자 학생식당에 키오스크를 증설했다. 하지만, 문제 발생 후 약 2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이루어진 사후 대처라는 점은 변함 없다. 학교는 대책 방안을 미리 갖춘 뒤 폐쇄를 결정하는 것은 차치하고 의사결정 과 정에서 대책을 설명하며 학생들과 대화를 충분히 시도할 수 있었다. 답변서 중 언급된 건축 계획이 완료된 후 학생식당 부족의 불편함을 파악하는 것은 문 제 해결 지연으로 이어지는 격이다. 진정으로 학생들의 복지를 고려한다면 학교는 현재 학생식당 이용에 불편함이 있는지 미리 조사된 사항을 건축 계획에 반영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사후 처리조차 사실이 아니었다. 대학 본부의 답변서와 달리 간담회에서 총장은 “새로 생기는 건물에 학생식당과 같은 공간이 들어설 계획은 없다.” 라고 밝혔다. 이는 대학 본부와 총장 간의 소통조차 원활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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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내
Point 4
소통의 의지가 없는 태도
(학생식당 용도 변경 건에 대해 미리 전달하지 못한 것은) “바빠서 그러지 못하였음. 앞으로 이런 일이 있으면 학생처에서 잘해줄 것으로 생각.” - 간담회 내용 발췌
간담회에서는 학생들에 대한 총장의 무관심을 볼 수 있었다. 총학생회장이 일방적 인 학교 측 태도에 대한 사과를 요청했으나, 총장은 되려 학생처에 책임을 전가하며 무책임한 반응을 보였다. 학교의 주요 사안을 다루는 총장의 주된 업무 중 학교의 주 인인 학생들의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 최우선 아닌가. 사과는커녕 ‘너희들이 알아서 해 라’ 식의 태도로 일관하는 총장은 학생들의 항의를 어리광으로 여긴다는 것을 비춘다. 그렇다면 대학 본부는 학생들과의 소통 의지를 보였을까. 대학 본부 역시 소통의 의지보다는 문제의 핵심에서 벗어나 ‘우리는 이만큼 잘하고 있다’는 내용을 열거했다. 입장문 마지막에 간담회, 소통위원회 등을 나열하며 학교가 충분한 소통의 자리를 마 련하고 있음을 피력했다. 하지만 이는 총학 측의 제안에 의해 만들어진 자리이며, 실 제로 운영 취지가 실현되지 않고 있다. 학생 대표가 요구사항을 제시하자 서면으로 대화하자는 답변을 하는 것은 존중의 취지로 마련된 자리라고 할 수 없다. 허울만 갖 춘 채 자신들의 틀에만 갇혀 있는, 모순적인 소통의 행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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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내기 위해 #학생들의 목소리 학교의 불통 행정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외국인 등록금 인상, 대면 수업 강행 등 학교와 학생 간의 마찰을 관통하는 맥은 모두 ‘불통 행정’이었다. 총학과 학생들은 지난 사건의 반복을 방지하기 위해 소통을 끊임없이 요구해왔지만, 이번에도 변경 사 안이 결정된 후에야 목소리를 낼 수 있었다. 지난 5월 2일, 총학과 교정위는 애지문 에서 ‘졸속행정 학교 본부 규탄 행동 선포식’을 진행했다. 선포식에서는 대응 경과를 보고하고 학생 권리선언을 낭독했다. 공동체의 목소리에 가담하기 위해 학생들이 참 여하는 모습도 보였다. 선포식과 학생식당 설문조사에 참여한 학생들은 현 사태에 어 떤 관점을 취하고 있을지 『한양』은 그들의 의견을 담아보았다.
▲ 학교 본부 규탄 행동 선포식(좌)와 학교 규탄 발언대(우)
『한양』: 현재 학생식당 사태에서 가장 큰 문제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학생1: 이전에는 총학이 없어 의견 전달에 미흡한 부분이 있었겠지만, 현재는 총학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을 무시하는 학교 행정에 대해 화가 납니다. 학생2: 사전 조사 없이 일방적으로 학생식당을 폐쇄하여 점심시간마다 공간 부족의 불편 함을 겪어야 하는 점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마땅한 대책도 없다는 것에 불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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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3: 학생들과 아무런 논의 없이 학생식당을 폐쇄하고 용도를 변경했다는 점입니다. 가뜩이나 부족한 교내 식당을 늘리지는 못하고 오히려 더 줄이는 처우가 맞는 것인지 의문이 듭니다. 학생4: 정중한 학생들의 의견 전달을 ‘말대꾸’로 보는 학교 측의 비뚤어진 시선이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연간 천만 원에 가까운 등록금을 내고도 학교 시설에 대한 의견조 차 내기 어려운 현 상황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한양』: 이번 학생식당 사태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학생1: 학교의 일방적인 결정이 아닌 학생 대상 설문조사 등을 거친 절차가 확립돼야 합니다. 온라인상 건의 플랫폼이 더 활성화 됐으면 좋겠습니다. 학생2: 총학과 학교 중 한쪽만의 입장을 들어 원색적인 비난을 하는 분위기도 옳지 않 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학생의 요구사항은 현실을 보지 못한 욕심으로 여기는 학교 측 은 인식의 전환이 필요해 보입니다. 학생3: 가시적인 행동을 보이지 않으면 학생 의견에 주목하지 않는 학교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학생들의 자발적인 관심이 제고돼야 합니다. 학생4: 학교는 학생들로 이루어진 사회집단이기도 합니다. 학교 측에서 사안을 결정할 때는 학생들에게 과정 및 회의록을 공개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한양』: 현 학생식당 사태나 시설 이용과 관련한 건의 사항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학생1: 건강한 학식 제공도 학교의 중요한 의무입니다. 학생들이 식사와 관련해 불편 함을 느끼고 있다면, 본부는 적극적으로 경위를 소명하고 해결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야 합니다. 학생2: 학교 경영까지 학생들이 개입하지는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학생들과 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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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다면 학생들과의 협의는 필수적입니다. 이번 기회로 학생들과 소통하겠다는 학교의 약속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학생3: 학생식당을 늘려주세요. 밥 먹기 불편합니다. 학생4: 사랑방과 신소재 지하식당이 모두 존재할 때와 비교하면 현재 점심시간에 학생 식당이 붐비는 정도가 압도적으로 높은 것은 사실입니다. 학교의 시설 용도 변경을 학 생들과 함께 결정하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식사권을 보장받지 못하게 되는 불편함은 학생들이 속수무책으로 감수할 수밖에 없었다. 학교는 뒤늦게 300석 확대 등의 대책을 마련했지만, 학생들이 최우선으로 바란 것은 학생으로서 존중받는 것이었다. 그 존중에는 통보가 아닌, 자세한 경위를 설명한 뒤 학생들을 설득하는 태도가 전제돼야 했다. 나아가 용도 변경이 불가피한 상황일지라도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며 안심시켜야 했다. 학교 와 학생 간의 경계선이 존재하는 이 상황에서 앞으로 우리는 언제까지 불통으로 인한 불똥을 염려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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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의 대응 방향 학생식당 사태에서 총학과 함께 학생들의 목소리를 내비친 것은 교정위였다. 교육 환경과 학생 자치 분야에서 전문적으로 분석과 대안을 생산하는 본 기구는 이번 사태 에서 무엇에 중점을 두고 어떠한 대책을 마련했을까. 불통 행정의 근본적인 해결점을 알아보고자 교정위 위원장(이하 송현정)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 교육정책위원장 송현정(이하 송현정)과 인터뷰하는 모습
『한양』: 이번 학생식당 사태에 대한 견해가 궁금합니다. 송현정: 이번 사태 내에 얽혀 있는 근본적인 문제에 주목해야 합니다. 학교 활동이 전면 대면으로 전환된 상황에 학교는 발맞추지 못해 학생들의 권리 침해가 발생하고 있습니 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학교의 불통 행정과 학생들을 무시하는 태도를 학생들에게 알 리고자 했습니다. 『한양』: 학교 측은 배급 시간 단축을 해결책으로 들었는데 어떻게, 언제 추진할 예정인 것으로 확인되나요? 송현정: 5월 초인 현재로서 학교 측이 구체적으로 말한 바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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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 학생식당 문제 해결을 위한 교정위의 대응 방향이 궁금합니다. 송현정: 우선 5월 2일, 불통 행정에 대한 규탄 선포식을 진행했습니다. 그때 낭독했던 학생 권리선언이 학생회 간부들만의 권리 선언에 그치지 않도록 2,022명의 서명을 받 을 계획입니다. 이를 6월까지 총학에 전달해 향후 학교와의 간담회 등 다양한 회의체에 서 활용될 수 있도록 총학을 지속해서 보좌할 계획입니다. 『한양』: 학생들은 불통 행정 방지가 가장 시급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 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송현정: 현재 모든 대학 구조가 학생들이 의견을 내기 어렵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학생 들과의 소통을 위해 마련된 자리라고 해도 학교와 학생 대표가 가지는 의결권의 실질 적인 힘은 대등하지 않기에 문제가 반복되는 것입니다. 구조를 건드는 것은 지금으로서 불가능하므로 대학 본부에서 학생들을 인식하는 태도가 먼저 개선돼야 합니다. 학생회 에서 학생들의 의견을 강력하게 말하고 소통 문제를 환기하는 것이 가장 필요한 때입 니다.
인터뷰를 통해 학교와 학생 사이 존재하는 벽의 원인을 확인할 수 있다. 첫 번째로 대부분의 소통 자리가 ‘보여주기식’에 그친다는 내막이 있다. ‘2020년 한양인 공동행 동’ 이후 학생들의 의사가 완전히 무시된 것은 아니었다. 당시 비상대책위원회는 소 통위원회, 좋은수업 TFT 등 여러 소통 기구를 통해 학생회 대표와 대화의 장 마련을 추진했으며, 대학 본부는 이에 응했다. 그러나 회의의 주체인 학생 대표는 공감이 결 여된 학교의 태도와 해결책 마련 미비로 회의가 표면상에 머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고 한다. 단과대에서 문제점을 제기하면 학교 측의 답변은 “지속적으로 학교에 말해 달라.”라는 말뿐, 실질적인 해결책은 제시하기 어렵다고 일관했다. 소통기구에서는 건설적인 대화가 오감으로써 각 입장에 대한 의견 개진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실상은 ‘겉보기만 좋게’ 이루어지는 것이다. 열매 없는 대화는 학교 측에서 양산해낸 것이 아 닌지 의문이 든다. 두 번째로, 학교와 학생 간 힘의 불균형이다. 학사를 결정하는 주 요 자리에서 결정 권한의 불균형으로 학생 의사가 제대로 보장되지 않는다. 예컨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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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금심의위원회를 비롯한 회의체에서 학생 대표자가 참여하더라도, 사실상 학교가 지정한 외부 관계자의 결정권 행사로 학생들의 의견은 피력되기 힘들다. 일례로 외국 인 유학생 등록금 인상 건에서 총학의 등록금 인상 반대에도 불구하고 강행된 사례가 있다. 이는 학생식당 용도 변경 사안에 대해 학생 대표가 참여해도 의견이 반영된다 고 보장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수박 겉핥기식으로 이루어지는 학교 측의 ‘소통 방식’을 해결하기 위한 가장 현실 적인 방안은 학생을 향한 학교의 태도를 개선하는 데 집중하는 것이다. 하지만 학교 측 발언을 비추어 봤을 때 학교가 결정하는 일은 좋은 일, 학생들이 요구하는 사안은 비생산적인 일로 여기는 듯하다. 이제는 학교도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번 사태 는 의결 과정에 당사자의 견해를 묻거나 설득하는 자리를 통해 상호 존중이 충분히 이루어질 수 있었다. 설령 추가적인 좌석 확보 등의 해결 방안이 있더라도 뒤늦게 사 후 대처를 하는 것이 아닌 이용 당사자들에게 사전 설명이 필요했다. 학생들은 학교 의 결정에 수동적으로 반응해야만 하는 존재가 아니다. 우리에게 직접적으로 끼치는 영향에 대해 정당한 발언권을 행사하여 불합리한 환경을 개선할 힘을 지키는 것, 그 것이 학생의 권리 행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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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발되는 불통 제발 멈춰 대학교라는 사회 집단을 구성하는 주체들은 누구인가. 다양한 집단이 응집돼 있지 만, 크게 대학 본부와 학생 집단이 있다. 대학 본부는 학교의 중대한 결정 사안을 총 괄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그러나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은 학내 사회를 꾸리며 대학교 라는 집단을 이끄는 주체는 다름 아닌 학생이라는 사실이다. 그러한 학생들이 학교의 일방적인 결정으로 불편함을 겪는 것은 정당화될 수 없다. 학교의 일방적인 결정, 그 리고 그에 대항하는 학생. 이 악순환의 고리는 두 당사자 모두에게 소모적이다. 학생 들의 규탄문에 하나하나 대응하고 입장문을 표명하는 일은 학교 측도 감행해야 할 손 실이다. 행정 절차로 인한 불편함 감수는 학생들의 몫이지만, 그로 인한 대처 비용도 학교의 몫이라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불통 사태는 왜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것일까. 2005년 학내 언론 기사에도 학교의 통보로 학생식당의 가격이 인상된 사안이 보도되었다. 이러한 사건의 반복으 로 “학교가 늘 그렇지 뭐.”라며 무뎌지는 학생들의 반응은 안타깝다. 그러나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학교의 행보에 포기한다면 끝내 상황은 개선되지 않을 것이다. 포기는 곧 우리가 마땅히 누려야 할 학생 자치와 권리에 스스로 손을 떼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한 집단의 결집력 있는 목소리는 쉽게 무시될 수 없으며 학교의 계속되는 안일함은 결국 큰 파장을 일으킬 것이다. 그 순간이 왔을 때 최소한의 권리 보장을 위 한 지속적인 외침은 소통을 향한 노력의 증표가 될 것이다. 대학교 공동체 내의 상호 존중이 실현되는 날을 바라보며 학생들에게는 지속적인 관심을, 학교에는 선제적인 소통을 요구한다. 마지막이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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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어떻게 세상을 바라보고 있나요? 여러분이 직접 찍은 사진을 HYgyoji@gmail.com으로 보내주세요. 응모 작품과 함께 이름, 학과, 학번, 연락처를 기재해주세요. 당선된 작품은 120호에 기재될 예정입니다. 당선되시면 소정의 상품을 지급해드립니다. (최대 두 장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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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 제2차 총장-총학생회장 간담회(이하 간담회)에서 학점 인플레이션 사안과 관련해 학생들의 불안함을 잠재울 구체적인 공지를 요청하셨습니다. 하지만 학교는 취업률을 언급하며 무심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대응하실 계획인가요? 정지호: 간담회에서 학점 인플레이션이 실제로 존재하는 문제인지에 대해 학교와의 공 감대 형성이 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총학에서 피해 사례 신고와 인터뷰 등을 통해 실 태를 조사할 예정입니다. 실제로 문제가 발견되는 것과 학교가 그 문제에 공감하는 것 은 별개의 문제지만, 학교 측에서 무시할 수 없도록 계속해서 공론화할 것입니다. 『한양』: 제1학생생활관은 석면 철거 사업이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제1차 기숙사 간담회 에서 노후가 심한 만큼 추후 방안에 대해 학교와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하셨는데, 현재 진행 상황을 알고 싶습니다. 정지호: 제1학생생활관은 노후화가 심각해 학교 측에서 불가능하다고만 대답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입니다. 하나의 대안으로, 기존의 제1학생생활관 거주자를 개보수가 확 정된 제2학생생활관 TO에 보내는 방안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기숙사 수용률을 낮 출 수 있다는 우려점이 있어 외부에 방을 마련하는 것이 최적이지만, 예산이 충분히 확 보되지 않는 이상 어렵습니다. 이에 관해 행정팀과 소통하고 있으며 학생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사전에 충분히 상황을 설명 드릴 것입니다. 『한양』: ‘성적 세부 사항 공개’ 공약의 진행 과정을 알고 싶습니다. 교수님과 협의가 가능한 상황이며, 가용률에 대한 해결 방안이 제시되고 있나요? 정지호: 현재 ‘성적 세부 사항 공개’ 공약의 노선을 변경한 상태입니다. 기존에는 의무 화를 우선했다면, 변경 후에는 자발적인 선순환을 위해 제도화를 먼저 할 것입니다. 제 도화를 바탕으로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홍보한 뒤, 가용률이 부진하다면 학교 측의 활용을 유도할 것입니다. 홍보의 경우 대학평의원회의 교수진 대표와 단과대별 학 장님께 해당 정책의 의의를 말씀드려 제안할 계획입니다. 『한양』: 한양플라자 엘리베이터 설치의 예산 편성과 애지문 에스컬레이터 설치를 위한 행정 절차 접수를 마친 것으로 확인됩니다. 설치까지의 장·단기적 계획을 묻고 싶습니다. 정지호: 한양플라자의 엘리베이터 설치는 하반기에 완료될 예정입니다. 애지문 에스컬 레이터의 경우 착공을 확정 받지 못했습니다. 따라서 계획안이 무산되는 것을 방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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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위해 중단이 오히려 큰 손실을 야기하게끔 올해 안에 설계가 구체적으로 들어가도 록 추진할 계획입니다. 현재 진행 상황과 더불어 학생 측의 TF(Task Force) 투입 여부 를 실무부처에 2주마다 확인하고 있습니다. 『한양』: 학생회관, 의과대학 계단 강의동 건물, 교내 키오스크 등 캠퍼스에는 여전히 배 리어 프리가 실현되지 않은 공간이 존재합니다. 이와 관련해 총학은 구체적으로 어떤 노력을 해왔는지 궁금합니다. 정지호: 총학에서 우선 목표로 삼은 것은 겨울 방학 중에 장애학생인권위원회를 정상 화하는 것이었습니다. 따라서 총학에서 이례적으로 직접 모집하여 3월부터 차근차근 가동되고 있습니다. 관련 사업이 늦어지고 있어서 중앙특별위원회뿐만 아니라 중앙집 행위원회에서도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축제에서 장애 학생분들 도 모두 참여할 수 있게끔 준비 중입니다. 궁극적으로는 캠퍼스 전체에 배리어 프리가 신속하게 조성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양』: ‘24-27 교육 과정 학생 의견 반영’ 공약은 어느 정도 진행되었나요? 또한 다양 한 학생들의 의견을 어떻게 수렴하고 학교 측에 설득할 예정이신가요?
정지호: 학교의 비전은 존중하지만, 교육과정에 있어 졸업 이수 단위 변경과 같이 학생 들이 직접적으로 불편함을 겪을 수 있는 부분들에 의견을 반영하는 것이 공약의 목적 이었습니다. 더불어, 교육 정책의 경우 장기적인 사안이기에 당장 새로운 제도를 구축 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따라서 우선 24-27 교육 과정에 반영할 계획입니다. 이로써 학 교가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 궁극적으로는 교육 과정에 확정적으로 제도를 도 입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한양』: 학생회 근로장학제도 확립과 관련해 ‘중복 수혜 불가’ 문제 해결이 어디까지 진행 되었나요? 또한 현재 근로 시간 측정 제도가 도입되었는지 궁금합니다. 정지호: 학생회 장학금은 학비 감면형 장학으로 분류되어 중복 수혜가 불가능합니다. 이에 근로 장학 형태로 변경이 필요해 근로 시간을 측정하고자 했습니다. 그러나 근로 시간을 측정하는 방법을 테스트하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문제점이 발생했습니다. 따 라서 장학금을 수혜할 다른 방법을 다음 간담회에서 논의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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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 외국인 등록금 인상, 대면 수업 대체 방안 미비, 학생식당 사태 등 예상치 못한 사건들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건들의 대응과 기존 공약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 예정이신가요? 정지호: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겠지만, 지금까지의 상황을 미루어 봤을 때 남은 하반기에도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예견됩니다. 따라서 집행력의 여유 를 충분히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생각합니다. 돌발 사태 대응의 범위를 결정하는데 기존 공약 이행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중앙집행위원회, 중앙특별위원회 모두의 참 여를 신경 쓰고 있습니다. 『한양』: 총학은 지금까지 ‘소통’을 강조해왔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도 마찰이 일어나며, 불통 행정이 반복적으로 일어나고 있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학교 본부와의 소통에 접 근하실 계획인지 궁금합니다. 정지호: 간담회에서 보셨듯이, 학교와 학생 사이에 벽이 있는 것을 체감할 수 있습니 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이에 총학은 지속해서 모든 채널을 가용해 학교 측과 협의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할 예정입니다. 예컨대 대학평의 원회, 장학복지회, 소통위원회 등 공식적인 회의체에서 학생식당 사태와 같은 문제를 안건으로 제시할 것입니다. 학교의 회신이 피상적이더라도 문제점을 반복적으로 파고 들어 발제하는 것은 해결의 발판이 될 것입니다. 즉, 첫 시도가 실효성 있는 결과를 도출 하지 못해도 이러한 과정이 모여 학생들의 의견을 관철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 믿습니 다. 학우분들께서 한 번의 소통 무산이 아쉽게 느껴지더라도 관심을 가지면 좋겠습니다. 『한양』: 남은 임기 동안의 포부나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습니까? 정지호: 우선, 공약들이 빠짐없이 이행될 수 있도록 신경 쓸 계획입니다. 또한 총학만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에 총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공약 외에 미처 챙기지 못한 부분들 에 대해 총학 소통 채널을 통해 의견을 주신다면 실현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습 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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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총학생회란
지금까지 총학의 공약과 방향성을 톺아보았다. 이제는 초점을 옮겨 학생들의 반응 을 살펴볼 차례이다. 총학의 사업과 정책 추진의 대상은 다름 아닌 학생들이기에, 그 들의 목소리는 중요하다. 지난 4년간의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지나 학생들은 총학 부재 때와의 차이점을 체감하고 있을까. 지금까지 총학의 행보에 대한 학생들의 평가 와 아쉬웠던 점을 들어보았다.
사범대 A 학우 『한양』: HY:phen이 활동한 지 어느덧 4개월이 지났습니다. 총학이 부재했던 때와 비교 했을 때 변화를 체감하시나요? 네, 총학이 없었을 때 비해 사업이 발전했음을 느낍니다. 첫 번째로 최근에 진행된 성동구청과의 업무협약(MOU) 체결 소식을 보며 이전보다 사업이 다양한 분야에서 진행된다고 생각했습니다. 두 번째로 기숙사 환경 개선 사업에서 현장 조사를 시행하 고 간담회를 진행하는 모습을 보며 문제 개선 이 적극적인 문제 개선을 확인할 수 있 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전보다 학생들의 의견이 학교 측에 더욱 강력히 전달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학생식당 감축에 대한 입장문을 발표하고, 총장-총학생회장 간 담회를 보며 학생들의 발언권이 더욱 강해졌음을 느꼈습니다. 『한양』: 총학의 행사 및 사업 진행으로 실질적인 도움을 받은 경험이 있으신가요? 개나리 필 무렵 행사의 경우 기존 재학생들도 행사에 참여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새내기일 때 코로나 상황 때문에 동아리 홍보는 ‘에브리타임’으로만 접할 수 있었는데, 이번 기회로 학교의 동아리들을 미리 체험해볼 수 있었습니다. 『한양』: 총학과 관련하여 아쉬웠던 점이나 바라는 점을 말씀해주세요. 지금까지 총학이 이룬 성과들을 보며 대학 생활의 여러 부분이 개선될 수 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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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를 품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학생 복지를 위해 힘써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기숙사 문제는 학생들의 생활과 직결됩니다. 그만큼 해당 사안에 꾸준히 관심을 기울이고 개선을 위해 노력해 주셨으면 합니다.
인문대 B 학우 『한양』: HY:phen이 활동한 지 어느덧 4개월이 지났습니다. 총학이 부재했던 때와 비교 했을 때 변화를 체감하시나요? 네, 총학 출범 후 학생들이 필요로 하는 사항들이 다양한 사업을 통해 반영되는 것을 체감했습니다. 무엇보다 정보의 투명한 공개와 홍보가 중요한데, 인스타그램과 총학 홈 페이지를 비롯한 플랫폼으로 학생들에게 활발히 공유된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한양』: 총학의 행사 및 사업 진행으로 실질적인 도움을 받은 경험이 있으신가요? 시험 기간에 백남학술정보관이 오후에 닫는 것이 아쉬웠는데, 이번 중간고사 기간 에 24시간 개방되어 편리했습니다. 이 외에 한사봉 이수 요건 완화, 학생식당 사태에 대한 후속 조치를 통해 문제 개선이 진행되는 과정을 눈여겨 볼 수 있었습니다. 『한양』: 총학과 관련하여 아쉬웠던 점이나 바라는 점을 말씀해주세요. 당장 큰 변화가 없더라도 학생 자치를 위한 점진적인 노력은 중요합니다. 앞으로 총학에서 지금처럼 학생들의 건설적인 요구사항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이를 고려 해 현실적인 개선 방향을 모색해 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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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학이 우리와 함께한 지 어느덧 6개월의 시간이 지났다. 지금까지 총학은 “사건 처리가 빠르다.”, “학생들의 니즈를 잘 반영한다.” 등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총학은 만족도 조사와 같은 의견 수렴의 장을 적극적으로 마련하여 학 생들의 목소리를 행정팀에 전달하고 있다. 이는 캠퍼스 내에서 그치지 않았다. 제50 대 총학의 사업은 지역사회까지 범위를 넓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성동구청과의 업 무협약(MOU) 체결이 대표적이다. 협약 내용은 상생학사 수혜 대상 확대, 성동구 학 생 거주자 대상 캠퍼스 내 주민센터 마련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학교 바깥에서 대학 생으로서의 복리 증진과 생활 편의 향상에 주목하는 것이다. 지난 몇 년간 학생들에 대한 지자체의 관심이 부진했던 상황에서 이번 일은 지역사회가 학생들의 의견에 귀 기울일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이제 총학이 주력해야 할 점은 학생들의 의견이 제도에 반영되도록 실질적인 변화를 도모하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현시점에서는 우선순위를 설정하고 공약 간 균 형을 잘 잡아야 한다. 학교의 불통 행정으로 인해 발생하는 새로운 문제점을 해결하 는 동시에 기존의 공약 또한 이행해야 할 책임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총학의 남은 여정에는 학생들의 동행이 필요하다. 긍정적인 피드백은 향후 사업에 서의 주안점이, 비판적인 피드백은 문제를 다각도로 바라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 다. 총학은 학생들의 마땅한 권리 보장을 위해 존재하는 기구이다. 설문조사, 청원 게시판, 총학생회 홈페이지 문의 게시판 등의 소통 창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길 바란 다. 이것은 쌍방향적인 소통의 실현인 동시에 총학의 활동을 학생들이 지켜본다는 경 각심의 메아리가 될 수 있다. 앞으로도 학생을 대표하는 총학으로서 남은 임기를 무사히 마무리하길 기대한다. 그 곁에 학생들이 늘 함께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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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러우전쟁 수습위원 이강호 kangho030105@hanyang.ac.kr
02 메타버스 편집위원 김어진 kimeojin@hanyang.ac.kr 수습위원 이동복 jeremy02@hanyang.ac.kr
P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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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국제 제재 #경제 위기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수습위원 이강호 kangho030105@hanyang.ac.kr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은 국경을 초월해서 전 세계에 막대 한 영향을 주었다. 전쟁과 제재 속에서 물가는 치솟았고 주식 시장 까지 흔들렸다. 전쟁 이후에는 어떤 국면이 펼쳐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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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말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21세기 유럽 한복판에 탱크가 굴러가고 미사일이 날아다닐 것이라고 누가 상상이 나 했을까. 전쟁 직전까지도 전쟁은 일어나지 않는다고 단언하는 여론이 우세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전쟁(이하 러우 전쟁)이 발발하기 전, 국제 사회는 러시아 가 침공을 현실화한다면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쟁 강행 시 불이익이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푸틴이 전쟁을 선택한 이유가 무엇인지 의문이 든다. 우크라이 나 국민은 국가 존망에 대한 걱정을 가득 안은 채 급하게 피난 행렬에 나섰다. 이윽고 우크라이나 본토에 쏟아지는 폭격에 많은 사망자와 부상자가 속출했다. UN 인권사 무소는 5월 24일까지 우크라이나에서 민간인 3,942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발표했다. 무고한 시민들의 목숨을 앗아가는 전쟁을 향해 많은 이들의 비판이 이어졌다. 비판의 목소리는 곧 국제 제재로 이어졌다. 러시아로의 자원 수출입을 막고 국제 적 결제 시스템에서 퇴출하는 등 전 세계는 힘을 합쳐 러시아를 고립시켰다. 반면 우 크라이나에 대한 국제 사회의 지지와 물자 지원은 끊이지 않았다. 이에 더해 우크라 이나의 필사적 항전으로 전쟁은 단기간에 끝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상과 다르게 장기화되었고, 전쟁의 여파는 세계적으로 확산되었다. 우리나라 또한 러우 전쟁이 낳 은 경제적 문제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었다. 경제가 어려워질 때의 고통은 고스란히 서민들이 떠안게 된다. 전쟁 자체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전쟁에서 파생된 여러 가지 문제들에 대해서도 신중하게 대응해야 할 시점이다. 『한양』은 러시아가 전쟁을 강행 한 배경과 국제 제재의 여파를 알아보고자 한다. 이후 러우 전쟁에서 초래된 문제들 에 대한 우리나라의 대응 방식을 살펴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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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거슬러
전쟁의 복선은 우선 민족적 요인에서 찾을 수 있다. 17세기 당시 강대국이었던 오 스트리아와 러시아가 현 우크라이나 영토를 약 2대 8의 비율로 나눴다. 러시아가 점 령한 동쪽은 우크라이나 민족주의를 탄압했지만, 오스트리아가 점령한 서쪽은 민족 주의를 장려했다. 서부 주민들은 15세기경 우크라이나 지역에서 활동한 유목민 집단 인 카자크를 뿌리로 생각하고 우크라이나만의 정체성을 길렀다. 반면 동부 주민들은 러시아와 하나라는 인식을 가지게 되었다. 외세에 의해 갈라진 민족 정체성은 현대에 이르러 정치적 분화로 나타났다. 2014년 4월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친러 성향의 주민들이 서방에 우호적인 정책을 펼치는 정부에 반발하며 내전을 일으켰다. 이 과정에서 러시아가 친러 반군들에게 군사를 지원하면서 내전이 길어지는 원인을 제공했다. 돈바스 지역의 내전은 많은 사상자를 냈음에도 끝나지 않고 계속되었고, 끝내 러우 전쟁 발발의 표면적 원인이 되었다.
동유럽 평원 북유럽 평원
우크라이나
▲ 해발고도를 3D로 구현한 유럽지도(출처: Thetradenews)
지리적 요인도 전쟁 발발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우크라이나는 북유럽 평원과 동유 럽 평원을 잇는 전략적 요충지에 있다. 또한 주변에 산맥 등 지형지물이 없다는 지리 적 특성 때문에 과거 몽골, 프랑스 등 강대국들에 빈번히 침략당했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을 고려했을 때, 우크라이나 입장에서는 국경을 맞댄 강대국인 러시아를 경계할 필요가 있었다. 이 필요성은 우크라이나 국민의 친서방 정책에 대한 높은 요구와 합 쳐져 나토 가입 정책에 적극적인 지지를 보내는 것으로 표면화되었다. 결국 우크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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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의회는 2019년 2월 나토1) 가입에 대한 조항을 헌법에 명문화했다. 다만 나토 가입 은 회원국들의 동의를 받아야 하고 까다로운 절차가 존재해 승인 되지 않은 채 보류 상태에 머무르고 있다.
▲ 나토 회원국 현황을 나타낸 유럽지도(출처: News1)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9년 5월 집권한 젤렌스키 대통령 또한 나토 가입 정책을 적 극적으로 추진하면서, 우크라이나의 친서방 행보에 불을 붙였다. 나토에 가입하게 되 면 우크라이나 영토에 나토 방위군이 주둔하게 된다. 만일 이것이 실현된다면 우크라 이나 최북단과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의 직선거리는 약 500km에 불과해 단거리 미사 일만으로도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 직접 타격을 줄 수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친서방적인 행보를 군사적 위협으로 간주하고, 2021년부터 군 병력을 우크라이나와 의 국경에 주둔시키기 시작했다. 이내 푸틴은 지난 2월 24일 침공을 강행했다. 푸틴 은 전쟁 발발 직후 대국민 연설에서 우크라이나의 친서방 정치 세력 격퇴 및 군사 능 력 무력화를 목적으로 군사 작전을 강행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우크라이나가 서방 과의 안정적인 관계를 형성하기 전, 푸틴이 러시아 중심의 유럽 안보 질서 확립을 목 적으로 전쟁을 선택했다고 볼 수 있다.
1)ㅤ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하는 집단방위기구,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로도 불림. 『북대서양조약기 구』, 시사상식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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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무력에는 대가가 따른다
러시아의 침략 전쟁 강행에 여러 국가가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가하고 있다. 이번 국제 제재는 민간인들을 향한 무차별적 공습과 포격을 자행한 러시아를 벌한다는 전 세계 사람들의 인류애 정신이 반영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국제 사회는 특히 경제 제 재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이는 자본주의 체제에서 경제가 국가 안위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미국
자국 내 러시아 은행 및 국영 기업들의 자산 동결 원유, 반도체 등 주요 상품의 수출입 금지 러시아 기업에 대한 투자 금지
독일
러시아와의 천연가스 공동 사업 중단
영국
자국 내 러시아 자산 동결, 러시아 주요 인사들의 자산 몰수 및 매각
대한민국
대러시아 수출 통제
미국은 가장 높은 수위의 경제적인 제재를 가했다. 전쟁 발발 4일만인 2월 28일 부터 자동차, 반도체 등 주요 산업 제품의 수출을 금지하고 미국 은행에 있는 러시아 의 자산을 동결했다. 4월 초 우크라이나 부차(Bucha)에서 러시아 군의 민간인 학살 이 벌어진 것이 밝혀지자 미국은 민간인 학살에 대한 규탄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또 한 러시아 기업에 대한 투자를 금지하고 러시아 국영 기업까지 금융 제재 대상에 포 함하는 등 더 높은 수준의 제재를 결정했다.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의 EU 국가들 은 미국의 제재에 동참하며 에너지 자원을 제외한 러시아 상품들의 수입을 금지했고, 총 300여 명 이상의 러시아 외교관들을 추방했다. 영국과 프랑스는 자국 내 러시아 고위 인사들의 자산을 몰수하고 강제 매각하는 조치를 취했다. 다만 유럽 국가의 대 부분은 에너지 자원을 러시아에 크게 의존해왔기 때문에 에너지 자원 수출입에는 다 소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5월 초, EU는 신중한 태도를 깨고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단계적으로 중단하겠다고 발표하면서 경제적 제재에 열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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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사회는 러시아의 SWIFT2) 퇴출을 결정했다. 러시아는 기존에 국제 금융 거 래의 80%를 SWIFT에 의존했다. SWIFT 제재로 인해 러시아 기업과의 거래 시 대금 을 현물로만 주고받을 수 있게 되었고, 이는 무역 시장에서 많은 기업이 러시아와의 거래를 철회하거나 유보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물론 러시아가 자체 개발한 송금망이 있으나, 대부분 러시아 자국 은행으로 구성되어 있고 SWIFT를 대체할 규모는 아니 라는 점에서 한계가 뚜렷하다. 이러한 경제 제재에 러시아 은행들의 신용 등급은 급 락했다. 전 세계가 러시아 부유층과 푸틴 측근들의 해외 은행 자금을 동결시켜 대가 를 치르게 하고 있다. 세계은행은 2022년 러시아의 경제성장률을 -11%로 예상했다. IMF 사태 때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7%였던 것을 고려하면 러시아가 상당한 타 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2)ㅤ200여개국 11500여개 국제 은행들이 가입하여, 돈을 지급하거나 무역 대금을 결제하는 데 활용하는 전산 시스템, 『스위프트』, 한경 경제용어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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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전쟁이 남긴 상처에 흉 지지 않도록
국제 분업을 통해 얽혀 있는 현대 사회에서 이번 전쟁은 단순히 두 나라만의 사안으 로 그치지 않는다. 러시아는 원유 생산량 세계 3위, 천연가스 생산량 세계 2위를 기록하 는 자원 대국이다. 러시아 원유 수입 금지로 러시아에서 공급하던 원유와 천연가스 물 량이 시장에서 사라지면서 국제 유가가 급격하게 상승했다. 서민 경제와 밀접한 곡물 시장에서도 비슷한 기조가 나타났다. 러시아는 세계 1위 밀 수출국으로 전 세계 비료 수 출의 15%를 차지하며, 우크라이나는 전 세계 곡물 생산량의 약 10%가량을 담당한다. 하지만 올해는 우크라이나 파종 시기에 러우 전쟁이 발발해 전년 대비 파종량이 50% 이상 감소할 전망이다3). 러우 전쟁이 장기화될수록 곡물과 비료 수급에 어려움 이 가중될 것이다. 만일 주요 식량 생산국들의 파종 시기와 비료 부족 시기가 맞물린 다면, 내년에는 세계적인 식량 위기가 발생할 수도 있다. G74) 회의에서 곡물 가격 인 상 및 공급과 관련된 논의가 진행되었으나 미국과 캐나다의 곡물 생산량 증대 외의 뾰족한 해법은 없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5월 초 러시아가 우리나라를 포함해 국 제 제재에 동참한 전 세계 48개국을 비우호국으로 지정하고 곡물, 비료 수출 금지를 발표했다. 이에 따라 추가적인 물가 급등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세계 소맥(밀) 수출 비율
23% 그외
28.3% (러시아16.8 + 우크라이나11.5%)
7.4% 캐나다
10.8% 미국
18% 유럽연합
12.5% 호주
출처=UUSDA블룸버그
3)ㅤ김지연, “우크라 올해 주요 곡물 수확, 반토막 예상”, <연합뉴스>, 2022.04.01 4)ㅤ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일본 등 선진 7개 국가의 모임, 『G7』, 시사상식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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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우 전쟁이 불러온 문제들에 우리나라 또한 직접적으로 영향받기 시작했다. 올해 5 월, 국내 소비자물가지수는 4.8%로 13년 전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보였다. 높아진 기름값과 식재료값이 물가 상승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된다. 우리나라는 쌀 소비는 줄 고 밀 소비는 늘어가는 식량 과도기에 있다. 정부 차원에서 해외 의존도가 높은 밀의 안정적인 수급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식량 안보가 흔들릴 수 있다. 이에 따라 대 통령직 인수위원회(이하 인수위)는 국정 과제들과 함께 식량주권 확보를 위한 대책으 로 밀 생산단지와 전용 비축시설 확보, 우량 농지 지원 강화 등을 발표했다. 또한 2020 년 0.8%에 불과했던 밀 자급률을 2027년까지 7.0%로 높이는 목표를 제시했다. 현 정 부가 이번 사태를 교훈 삼아 특정 국가에 의존하지 않는 안정적 농산물 수입 구조 또한 마련할 필요가 있다.
3.70
3.70
3.60
3.70
'21.12.
'21.12.
'22.02.
'22.03.
4.10
'22.04.
'22.05.
▲ 한국 소비자물가지수(CPI) 그래프(출처: 통계청)
안정적인 에너지 수급 또한 국가 운영에 필수적이다. 여러 국가가 러시아 에너지원 수출입 금지에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던 이유도 에너지 안보의 중요성 때문이다. 하 물며 물가 상승으로 발전단가가 높아지면서, 국내에서는 전기세 상승까지 고려되고 있다. 이렇게 되면 경제가 또 한번 타격을 입는다.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원전 중심 에너지 정책을 내걸어왔다. 전체 전력 생산 중 원자력의 발전 비중을 30% 대로 유지하고, 차세대 소형 모듈 원전과 원자력 수소 개발을 지원한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완전히 실현되기 전까지 공약은 공약으로 머무를 뿐이다. 실질적인 공약 이행 을 통해 전쟁의 파장을 최소화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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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국제 사회에서의 줄타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이번 전쟁은 여러 요인이 결합되어 있는 만큼 국제 사회에 많은 시사점을 남겼다. 전쟁이 진행되면서 발생한 민간인 학살 등 용납할 수 없는 일 들에 국제 사회는 분노했고,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이어 나갔다. 러시아는 경제적으 로 고립돼 큰 피해를 보았음에도 전쟁을 장기화했고 이 과정에서 되려 타국들이 피해 를 입기 시작했다. 자원 강국인 러시아와의 우호적인 경제 협력 관계가 단절된 데다, 전쟁에서 파생된 물가 상승 문제가 겹쳤기 때문이다. 단기적으로는 국제적 흐름에 편 승하여 계속해서 제재에 동참해야 할 듯 보인다. 그러나 장기적인 관점에서도 접근할 필요가 있다. 전쟁을 강행한 러시아의 지도층에게 비판의 화살을 겨냥해야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나라를 향한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기에 국제 제재를 언제까지 이 어 나갈 것인지에 대해 신중히 고민해야 한다. 새 정부는 러우 전쟁을 토대로 외교 안 보관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외교 안보관의 새 정립은 러우 전쟁에서 초래된 경제 위 기 극복은 물론 향후 5년간의 정권을 좌지우지할 것이다. 이번 전쟁이 남긴 시사점을 반추삼아 특정 국가에 과하게 의존하지 않고, 실리적인 정책을 통해 평화를 지켜내는 우리나라의 모습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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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공간 #메타버스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넘어 편집위원 김어진 kimeojin@hanyang.ac.kr 수습위원 이동복 aiden4250@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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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메타버스는 많은 기업과 산업 전반에 걸친 비전이자 모바일 인터넷의 후계자이다.” - 페이스북 창설자 마크 저커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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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운행을 시작합니다
현실과 가상의 경계가 점점 희미해지고 있다. 사람들은 스마트 기기를 통해 현실과 가상을 오가고, 때로는 가상이 현실을 완전히 대체하기도 한다. 그렇게 메타버스의 시대가 열렸다. 한양대학교 또한 메타버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특히 지난 5 월에는 대학 입시 전형계획 설명회를 위해 메타버스에 가상 캠퍼스를 만들었다. 학생 과 학부모는 가상의 캠퍼스를 둘러보며 학교 트레이드마크인 사자상과 건물들을 돌 아보거나 입학 사정관에게 상담받을 수 있었다. 게다가 재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채용 박람회는 2021년부터 2년 연속 메타버스에서 진행되었다. 참여자들은 조작에 미숙함 을 겪기도 했지만, 시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 신기술을 활용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최근 우리 학교뿐 아니라 여러 기업과 산업들이 앞다투어 메타버스를 소환하고 있 다. 엔터테인먼트, 패션 브랜드, 자동차, 의료 등 분야를 가리지 않는다.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 또한 메타버스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며 기업 이름을 ‘메타’로 바꾸었 다. 이 외에도 많은 이들이 현대인의 삶을 영위하는 데 필수요소인 인터넷의 후계자 로 메타버스를 지목하고 있다. 그러나 새로운 기술이 지닌 영향 속에는 새로운 문제점 또한 존재한다. 이에 『한 양』은 메타버스의 세부 분야와 더불어 우려되는 문제점들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이미 성범죄와 지식재산권 등의 피해가 메타버스에서 일어나고 있다. 메타버스라는 신기술이 우리 생활에 가져올 영향과 그에 따른 대응책에는 무엇이 있을까.
▲ 한양대학교 메타버스 전형계획설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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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메타버스, 우리 곁에
META 현실과 가상이 합쳐진 초월
+
UNIVERSE 세계, 우주
메타버스는 현실과 가상이 결합된 초월을 의미하는 단어 ‘meta’와 세계를 뜻하는 ‘universe’의 합성어로 1992년 닐 스티븐슨의 소설 <스노 크래쉬>에서 처음 등장했 다. <스노 크래쉬>는 구글 창업자 등 세계적인 기업 CEO들의 영감이 되었으며 라이 프로깅 세계와 거울 세계, 증강현실 (Augmented Reality, 이하 AR) 세계, 가상현실 (Virtual Reality, 이하 VR) 세계로 구현되어 있다.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메타버스는 라이프로깅과 거울 세계이다. 라이프로깅은 자 신의 일상을 기록하여 다른 이들에게 공유하는 SNS 등을 말한다. 거울 세계는 현실 을 그대로 반영한다. 요기요 같은 배달 앱과 구글 등이 제공하는 인터넷 지도와 우리 가 코로나19 기간 동안 자주 사용했던 플랫폼 Zoom 역시 거울 세계 메타버스에 속한 다. AR은 현실을 담고 있는 디지털 화면 위에 가상의 이미지를 생성하는 기술이다. 포켓몬고 게임이나 카메라 필터가 바로 AR 기술을 활용한 예이다. 최근 가장 주목받 고 있는 VR은 가상 공간 속에 특정 환경이나 상황을 구현한다. VR은 사용자가 기계 에 접속하면 시각·촉각·청각을 자극해 현실감과 몰입감을 느끼게 해준다. 경우에 따라서는 실제 도시나 건물 등이 그대로 재현되기도 한다. 마인크래프트, 동물의 숲, 제페토와 포트나이트 등의 게임 플랫폼이 대표적인 예시이다. 3억 명에 달하는 가입 자 수를 보유한 제페토는 메타버스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온라인 상에서 또 다른 나의 아이덴티티를 창조함으로써 나이·성별·인종·지역을 넘어서는 친구도 사귈 수 있고,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어디든 갈 수 있습니다. (중략) 3D 아바타를 기반으로 하여, 누구나 가슴 속에 꿈꾸어 왔던 것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가상 세계 플랫폼이 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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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속 아바타는 사용자의 또 다른 자아가 되며, 플랫폼은 사용자가 아바타로 서 살아가는 세계가 된다. 사용자는 아바타를 원하는 모습으로 설정할 수 있으며 스 튜디오를 이용해 아이템이나 공간 등을 창작할 수 있다. 일부 플랫폼에서는 창작물 거래를 통한 경제 활동도 이루어지고 있다. 메타버스는 코로나19 기간 동안 급부상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디지털 전환 시 대 콘텐츠 이용 트렌드 연구’에 따르면 설문 대상자 중 79.3%가 코로나19 이후로 메 타버스를 시작했다. 메타버스에서는 물리적 거리를 뛰어넘어 활발히 소통하고 자유 롭게 활동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에 주목한 기업들은 코로나19로 불가능해 진 대면 활동을 메타버스로 불러왔다. 2021년, YG엔터테인먼트는 제페토에서 블랙 핑크의 팬 사인회를 개최했다. 팬 사인회는 실제 멤버가 아닌 아바타로 진행되었음에 도 전 세계 4,600만 명에 이르는 사람들을 모이게 했다. 패션 브랜드들도 메타버스 에 입점해 행사를 열고 아이템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일부 명품 브랜드들은 아이템을 실제 가격보다 저렴하게 판매하며 큰 인기를 끌기도 했다.
사용자들은 플랫폼 속 피드에서 블랙핑크 아바타와 찍 은 사진이나 명품 아이템을 착용한 자신의 아바타를 다 른 이에게 공유할 수 있다. VR이 누군가에게는 SNS, 즉 라이프로깅의 일종이 된 것이다. 이처럼 사용자의 이용 방식에 따라 하나의 플랫폼에 여러 종류의 메타버스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메타버스를 완벽히 정의 하는 것은 아직 이를지도 모른다. 처음 전화기가 발명되 었을 때 그 미래가 쉽게 상상되지 않았던 것처럼 말이다. 무겁게 놓인 투박한 전화기가 지금의 스마트폰이 되리라 고 확신한 이들은 많지 않았다. 메타버스 또한 앞으로 무 ▲ 다양한 브랜드의 아이템을 착용해보는 아바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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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궁무진한 모습으로 변화하며 우리의 일상에 스며들지도 모른다.
메타버스, 현실의 조력자
메타버스는 우리 일상을 넘어 산업의 영역까지 운신의 폭을 넓히고 있다. 주로 SNS, 게임 등으로 여가를 즐기는 데 사용되었다면 이제는 실용적인 목적으로도 사용 된다. 현실을 그대로 재현해 새로운 가상공간을 만들어내는 메타버스는 현실 속 조력 자가 되었다.
#메타버스 속 공장, 메타 팩토리
▲ 인간, 로봇, 인공지능이 함께하는 HMGICS 내부 모습 (출처: 현대차)
메타버스 기술이 들어간 현대자동차의 스마트 팩토리1)가 2022년 말 완공을 앞두 고 있다. 스마트 팩토리는 인간과 로봇, 인공지능이 함께 생산 과정에 참여하는 공장 을 일컫는데, 자동차 공장이 스마트 팩토리로 진화한 것은 기술 발전에 따른 시대적 인 흐름을 반영한 것이다. 자율주행 기술의 발전으로 자동차는 다양한 활동을 즐기는 삶의 공간으로 변화할 전망이다. 이에 기업은 고객의 구매 목적과 취향을 반영하는 고객화(Customization)를 통해 자동차를 생산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서는 지능 화·고도화된 스마트 팩토리가 필요하다. 메타 팩토리는 실제 공장과 동일한 형태의 가상 공장으로, 스마트 팩토리의 생산 과정 속에서 정확도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 메타 팩토리를 이용하면 실제 공장을 가 1)ㅤ현대자동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혁신센터 HMG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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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하지 않고도 최적의 공장 가동률을 계산할 수 있다. 심지어 실제 공장과 연동할 수 있어 문제 발생 시 전문가가 공장에 방문하지 않고도 가상의 공장에 접속하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메타 팩토리가 자동차를 실제로 생산하지는 못하지만, 생산 과정에 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예방하고 해결함으로써 비용이 절감되는 것이다. 메타버스 기술은 현실의 공장을 보완하여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맞춤형 생산을 가능케 한다.
#메타버스 속 건설산업
▲ AI 안내원의 모습 (출처: 한미글로벌)
▲ 메타버스 모델하우스 (출처: 한미글로벌)
최근에는 메타버스 모델하우스가 등장하기도 했다. 기존의 모델하우스는 아파트 한 종류만을 보여주기 위해 지어지고, 일정 기간이 지나면 허무는 것이 통상적이었 다. 그렇게 여러 종류의 모델하우스 공사 과정이 반복되면 상당한 비용이 들고, 때로 는 지역 주민들의 원성을 사기도 한다. 건설업계는 이러한 모델하우스의 단점을 메 타버스를 통해 보완했다. 메타버스 모델하우스는 AI 안내원의 설명과 함께 세대 투 어와 입지 투어를 제공한다. 세대 투어에서는 옵션을 선택해 가구가 없는 집과 가구 로 꾸며진 집을 볼 수 있으며, 입지 투어에서는 아파트 주변의 입지를 생생하게 볼 수 있다. 가상 모델하우스는 기업의 비용을 절감할 뿐만 아니라 소비자에게도 도움을 준 다. 실물 모델하우스를 방문할 때는 이동 시간과 고정된 가구 배치로 인해 불편함이 있었는데 가상 모델하우스 출시로 시공간적 제약 없이 편리한 체험이 가능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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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메타버스 속 의료
▲ 얼굴 모형에 필러 주사하는 모습 (출처: IT조선)
메타버스는 의료 산업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가상 공간 속 의료 실습은 소 모품 비용을 절감하고 사고에 대한 우려나 윤리적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의료 메타버스 기업 서지컬마인드는 백내장 수술과 필러 실습을 위한 VR 시뮬레이터를 개발했다. 정교한 얼굴 모형에 주사를 놓으면 그 결과가 실시간으 로 가상 공간에 반영된다. 시뮬레이터는 실제 눈의 구조와 움직임까지 완벽하게 구현 했으며 얼굴 모형은 부드러운 재질로 제작되어 정밀한 실습을 돕는다. 무엇보다 시뮬 레이터가 정확도를 평가하기에 부족한 부분을 파악하고 반복 학습을 할 수 있다. 이 러한 기술은 안전하고 실용적인 훈련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환자들 은 심리적으로 숙련자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면허를 취득한 지 얼마 안 된 의료인에게 부족한 실습 기회를 마련해주는 메타버스는 앞으로 의료 서비스의 질적 향상에 일조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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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쟁 후 PTSD를 VR기기로 치료하는 모습 (출처: 정신의학신문)
메타버스는 심리치료의 영역까지 확대되었다. 심리학에는 어떤 대상에 노출되는 횟수가 증가할수록 그에 대한 호감이 증가한다는 ‘노출 효과’ 개념이 있다. 노출 효과 를 활용한 VR 기술은 불안 장애 및 PTSD와 같은 병을 치료하는 데 효과적이다. 환 자들에게 불안과 공포를 일으키는 특정 상황을 VR로 노출시키면 증상이 호전될 수 있다. 기존 치료방식은 노출 효과를 극대화하기가 어려웠다. 환자가 아무리 상황을 자세하게 떠올리더라도 메타버스와 같이 현실감을 주는 기술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 렇기에 심리치료에서 사용될 메타버스는 향후 행보가 더욱 기대된다.
메타버스가 현실 속의 한계를 어디까지 보완할 수 있을까. 산업 속의 메타버스는 현실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비용, 시공간적 제약과 자원의 희소성 등으로부터 인간에 게 자유를 주며 든든한 조력자가 될 것이다. 메타버스는 우리의 든든한 조력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빛이 있는 곳에는 항상 그림자도 있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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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와 법 사이의 공백
독일의 철학자 한스 요나스는 <책임의 원칙>에서 ‘윤리적 공백’을 다룬다. 윤리적 공백이란 기존의 윤리 의식 및 논의가 과학 기술의 발전을 따라가지 못하는 현상이 다. 요나스는 과학 기술 발전에 따라 요구되는 새로운 윤리와 기존의 윤리 사이에는 간극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의 말처럼 어느새 성장한 메타버스와 기존 의 윤리 의식 및 법 사이에는 어딘가 공백이 있는 듯하다.
#성범죄 경찰청에 따르면 메타버스에서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사건 은 물론, 아바타 간의 성행위를 강요하는 사건들이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 가상 공간에서 발생하는 일이지만, 피해자들은 엄청난 정신적 고통을 겪는다. 한 피해자는 “떠다니는 형태의 손 그래픽이었을 뿐이지만 과거에 실제로 성추행당했을 때 느꼈던 기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라고 고백했다.2) 하지만 메타버스 내 성범죄를 처벌할 수 있는 법률이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 통신매체 이용음란죄 또는 명예 훼손죄가 성립할 수는 있지만 실제 성행위가 아니기 때문에 성범죄 가해자로서 처벌하는 데 한계가 있 다. 이에 국회는 지난 1월 ‘메타버스 매개 아동·청소년 착취 현황과 대응 방안 토론회’ 를 개최하였고 법무부는 특히 ‘성적 인격권3) 침해’ 범죄를 신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찰청 사이버 범죄수사과 또한 메타버스 등의 신종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한 디지털 성범죄에 엄정 대응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성범죄 사건이 메타버스에서 만연 해지기 전, 정부의 꾸준한 논의를 통해 피해자 보호를 위한 법률을 강구해야 한다. 메타버스 업계도 책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메타버스 게임 호리존의 경우에는 성범 죄 피해를 볼 시 가해 아바타와 거리를 둘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하였다. 하지만 이는 단 지 방어 수단에 불과하다. 플랫폼은 메타버스에서 일어날 수 있는 범죄를 미리 예방하 고 범죄 발생 시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한다. 더 나은 가상 세계를 위해서는 기능 발달만큼이나 범죄에 대한 적절한 조치 마련도 우선시해야 한다. 2)ㅤ이승엽, “‘남성 아바타에 성폭행 당했다’⋯ 현실 닮아가는 메타버스 성범죄”, <한국일보>, 2022.02.08 3)ㅤ온·오프라인 상에서 원치 않은 성적 대상화가 되지 않을 권리 (출처: 법무부 디지털성범죄 전문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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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재산권 지난 2016년 경기도의 골프장 3곳이 건축물 복제권 침해를 주장하며 스크린 골프 장 ‘골프존’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진행했다. ‘골프존’이 현실의 골프장들을 무단으로 재현했기 때문이다. 법원은 저작권 침해를 인정하여 원고의 손을 들어주었 다. 하지만 이 판결에는 메타버스에 대한 이해가 결여되어 논란이 되었다. 본래 저작 권법상 건축물 복제는 모형 또는 설계 도서에 따라 건축물을 실제 건축물로 시공하는 경우에 인정된다. 하지만 골프존은 실제 건축물이 아닌 컴퓨터 프로그램 코드로 제작 됐기에 건축물 복제권 침해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한편, 이러한 판례가 메타버 스 산업의 발전을 방해하고 있다는 주장도 다분했다.4) VR은 가상 세계에 현실을 재 현해 몰입감을 주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데 이를 저작권 침해로 판결하여 제약한다면 VR은 그 목적을 잃어버리기 때문이다. 메타버스는 현재 모든 이에게 창작의 무대를 제공하고 있다. 플랫폼뿐만 아니라 이 용자도 현실의 것을 가상 공간에 재현할 수 있다. 원활한 발전과 창작자 보호를 위해 서 적절한 논의와 이해를 거친 지식재산권 법률 재정비가 이루어져야 한다. 현행법이 과거에만 머문다면 논란이 남는 판결은 또다시 생길 것이며, 누구나 창작행위를 가능 케 하는 특징이 오히려 문젯거리로 여겨질 수 있다.
메타버스가 지닌 현실감은 양날의 검이다.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거나 다른 이의 창 작물을 뺏는 무기가 될 수도 있으며, 과도하게 몰입해 중독되는 경우 검을 쥔 이에게 도 치명적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우리는 가상과 현실의 경계를 어떻게 그어야 할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법률 재정비뿐 아니라 개발자와 사용자의 고민도 필요한 시점이다.
4)ㅤ박재원 외, 「가상현실에 있어서의 공정이용 법리에 대한 저작권법 연구」, 단국대학교 일반대학원,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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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메타버스 속 우리는?
최근 메타버스를 향한 기대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메타버스는 블랙핑크 팬 사인 회처럼 일상에서 활용되기도, 메타 팩토리처럼 산업의 영역에서 쓰이기도 한다. 또한 관련 투자와 산업이 성행하며 특히 코로나19 유행 이후로 성장 가능성이 높게 평가되 고 있다. 일각에서는 메타버스가 젊은 세대만의 전유물이자 거품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시 장조사 전문 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진행한 ‘메타버스 관련 인식 조사’에 따 르면, ‘메타버스를 이해하고 있다’라고 응답한 비율은 16.3%에 불과했다. 메타버스가 받고 있는 주목에 비하면 굉장히 낮은 수치이다. 게다가 응답자 중 59.7%가 ‘실재하 지 않는 대상에 투자하는 것은 여전히 낯설다’라는 의견을 표한 것으로부터 메타버스 에 대한 비판적 여론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스마트폰 출시 당시에도 휴대폰은 전화 기능만 있으면 충분하다는 부정적인 여론 이 다분했다. 하지만 현재는 완전히 대중화되어 없으면 생활하기조차 어려운 정도가 되었다. 그러나 스마트폰에 접근할 수 있는 능력 차이는 경제적·사회적 격차가 심 화되는 정보격차5) 현상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인터넷의 후계자로 불리는 메타버스 가 스마트폰처럼 보편화된다면, 성범죄와 지식재산권 문제를 포함해 더욱 다양한 문 제가 발생할 것이다. 메타버스와 현행법 사이에는 윤리적 공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 공백을 채워가며 가상 세계를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한다. 메타버스는 이미 여러 영역에서 쓰이며 수면 위로 점점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이를 거품으로만 여기 고 방치한다면, 공백은 더욱 커져 우리의 현실까지 불안정해질 수 있다. 신기술의 파 도에 휩쓸리지 않기 위해 조금씩 관심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5)ㅤ『정보격차』, 두산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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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문화재 수습위원 유미림 yml0022@hanyang.ac.kr
P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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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사진 = 정예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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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재 #위로
시대를 잇는 징검다리 수습위원 유미림 yml0022@hanyang.ac.kr
“어제를 담아 내일에 전합니다.” - 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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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를 관통하는 위로의 목소리
‘바쁘다 바빠 현대사회’라는 우스갯소리가 만들어질 만큼, 우리의 일상은 1분 1초가 급박하고 사회는 하루가 달리 격변한다. 바쁜 일상 때문인지 우리가 경험한 문화재들 은 매우 한정적이다. 우리의 기억 속 마지막 문화재는 학창시절 수학여행으로 다녀왔 던 경주의 첨성대일까, 펄럭이는 치마를 살짝 꼬집으며 사진을 찍었던 경복궁일까. 혹은 한복을 곱게 차려 입고 떠났던 전주 한옥마을일까. 오늘의 나는 과거에 대한 미련과 미래를 향한 희망으로 살아간다. 그리고 민족은 과 거의 상처와 미래에 대한 포부로 구성된다. 즉, 과거는 현재와 미래를 위한 중요한 나 침반으로 작동한다. 문화재는 과거의 정신을 가장 고스란히 담아낸 역사의 산증인이 다. ‘어제를 담아 내일에 전합니다.’라는 문화재청의 슬로건은 이를 여실히 드러낸다. 제작 시기와는 무관하게 문화재에 담긴 선조의 위로는 모든 시대를 관통한다. 충무 공 이순신을 기리는 통영의 충렬사에 발을 디딜 때면 가슴이 벅차 오르고, 불국사 석 굴암의 부처가 인자한 미소로 모두를 맞이할 땐 형용할 수 없는 울컥함이 차오르는 것도 모두 이런 이유에서였다. 침묵의 문화재는 오로지 그의 존재만으로 우리의 기쁨 을 함께 하고 때론 눈물을 닦아주며 위로의 목소리를 전한다. 잠시 한숨 돌릴 시간도 주어지지 않는 우리네 삶 속에서 순간의 여유를 되찾길 바 라며 『한양』이 직접 당신께 ‘쉼(休)’을 권하려 한다. 이 글을 읽는 동안만큼은 당신의 어깨에 얹힌 속세의 짐을 내려놓고 암자의 선비가 되어보자. 더 나아가 전국 방방곡 곡에 숨겨져 있는 문화재를 직접 방문함으로써 선인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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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도심 속 비밀정원, ‘석파정’
▲ 석파정(출처: 석파정 서울미술관 공식 홈페이지)
선조들은 위대한 자연 앞에 항상 겸손했고 한국의 전통 정원은 그 정신을 온전히 담아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많은 것들이 훼손되었고, 더 이상 한국 정원의 고유 한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 그 중 ‘석파정’은 조선의 옛 모습을 유추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곳이다. 석파정은 서울시 종로구 부암동에 위치해있으며 현재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 제 26호로 지정되어있다. 원래는 조선 제 25대 왕 철종 때의 영의정 김홍근의 별서였다. 그 당시엔 집 뒤에 있었던 바위 삼계동의 이름을 따 삼계동정사라고 불렸지만, 흥선 대원군이 집권하면서 앞산이 모두 바위언덕이라는 뜻의 석파정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석파정의 색채는 다양하지도, 규모가 크지도 않지만 그 소박함은 수수함을 추구했던 조선의 정신을 고스란히 담고있다. 석파정은 사랑하는 이와의 방문도 추천하지만 마 음이 울적할 땐 혼자 다녀가는 것도 좋다. 머리칼을 스치는 바람을 조용히 느끼며 복 잡했던 생각을 정리하고, 가을엔 의자에 앉아 다채로운 단풍을 보고 있으면 하루 종일 신경 썼던 고민의 무게가 가볍게만 느껴질 것이다. 울창한 나무 틈에 가려진 하늘의 청명함은 한 줄기의 빛으로 자신의 존재를 나타내고, 걸음 걸음을 내딛을 때는 바스 락거리는 낙엽 소리만이 뒤따른다. 구한말 문인 황현은 그의 저서 <매천야록>을 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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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서울에서 가장 경관이 뛰어난 곳으로 석파정을 소개했을 만큼 커다란 바위와 산에 서 흐르는 시냇물, 뜰에 서 있는 소나무는 우리를 감싸며 그의 세계로 초대한다.
▲ 단풍으로 둘러싸인 가을의 석파정(출처: 중앙일보) / 하얗게 덮인 석파정의 설경(출처: 내 손안에 서울)
석파정은 본디부터 고독을 즐겼던 이들에겐 더 없이 안성맞춤의 장소라 할 수 있 다. 석파정은 색색깔의 단풍이 슬그머니 모습을 드러낼 때가 최적의 방문 시기이다. 물소리를 들으며 단풍을 바라보는 누각이라는 뜻의 유수성중 관풍루라는 별칭이 붙 을 만큼 가을의 석파정은 워낙 인기이다. 하지만, 계절에 따라 변하는 석파정의 모습 을 감상하는 것도 추천한다. 석파정을 굳건히 지키는 노송 천세송의 솔잎들과 드넓은 하늘 아래 점점 짙어지는 초록 잎들은 여름의 향기를 물씬 풍기며 우리를 자연 속으 로 이끈다. 어느 겨울에 내렸던 함박눈은 한옥의 기와지붕을 희게 만든다.
[석파정] 위치 : 서울시 종로구 부암동 201번지 석파정 서울미술관 매일 11:00~17:00 월요일, 화요일 정기휴무 T. 02-395-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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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경복궁 미(美)의 절정, ‘경회루’
▲ 봄꽃이 만개한 경회루(출처: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 경복궁관리소 공식 홈페이지)
조선의 으뜸 궁궐, ‘경복궁’. ‘경회루’는 경복궁 내에서 사시사철 가장 아름다운 장소로 손꼽힌다. 조선 성종 때 문인 성현의 <용재총화>에 따르면, 타국의 사신이 경회루의 돌 기둥 속 조각된 용을 쓰다듬으며 감탄했다고 한다. 이를 미루어 볼 때 경회루의 웅장함 과 화려함을 짐작할 수 있다. 경회루는 연못 속에 세워진 2층 누각으로서 현존 목조 건 물 가운데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지금의 경회루는 임진왜란으로 전소된 것을 고종 4 년(1867)에 중건한 것이다. 2층 마루는 3겹으로 쌓여있는데 중심 세 칸은 천지인을 의미 하고 그 바깥 12칸은 한 해 12달을, 가장 바깥의 24기둥은 24절기를 뜻한다. 이는 곧 동 양적 우주관을 건축으로써 표현했음을 알 수 있다. 평일의 경복궁은 한산하다. 특히, 경회루에 다가섰을 때는 물결의 흐름만이 소리의 발원지이다. 푸르른 연못 속 존재하는 단 하나의 누각은 어쩐지 외로워 보이고 그럼에도 자신의 기량을 굳건하게 펼치는 듯하다. 조용 히 벤치에 앉아 경회루를 감상하던 중, 세 명의 소녀들 이 “Take a picture”이라는 말과 함께 손으로 사진기를 그리며 다가왔다. 외국인임에도 곱게 한복을 갖춰 입은 그 모습이 인상 깊어 기자의 소속과 목적을 밝힌 뒤 사 진 한 장을 부탁했고, 그들은 흔쾌히 수락했다. ▲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싱가포르 소녀들 한양 11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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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경회루는 외국 사신을 접대하는 곳으로도 이용되었다. 타국 손님이 우리나라 를 떠올렸을 때, 좋은 추억만을 남기고픈 것은 한국인으로서의 필연적 욕구이다. 즉, 외부인을 대접했다는 경회루의 기록은 곧 그것의 예술적 가치가 매우 우수했음을 의 미한다. 어쩌면 앞선 싱가포르 여행객들과의 만남은 외국 사신을 대접했던 경회루의 재림이었을까. 순간의 만남은 경회루 덕분이었으리라. 3월의 어느 한적한 날, 예상치 못한 인연이 경회루에 날아왔듯이 당신도 경회루에서 예기치 못한 운명의 상대를 만 나보길 기원한다.
▲ 경회루 상층 이미지(출처: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 경복궁관리소 공식 홈페이지)
문화재청은 4월 1일을 시작으로 약 7개월 간 경회루 특별관람을 진행하고 있다. 평 소 접근이 제한되는 경회루 내부를 개방함으로써 외부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누각의 미학을 경험할 수 있다. 경회루의 2층으로 올라가면 동쪽으로는 경복궁의 경관이, 서 쪽으론 웅장한 인왕산의 모습이 한 눈에 들어와 탁 트인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문화 재청 궁능유적본부 경복궁관리소는 이번 특별관람을 통해 궁궐이 국민 누구나 누릴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 자리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경복궁] 서울 종로구 사직동 161 경복궁 매일 09:00~17:00(1~2월, 11~12월 / 마감 1시간 전까지 입장) 매일 09:00~18:00(3~5월, 9~10월 / 마감 1시간 전까지 입장) 매일 09:00~18:30(6~8월 / 마감 1시간 전까지 입장) 화요일 휴무(휴무일이 공휴일과 겹칠 경우 다음날 휴무) T. 02-3700-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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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효심으로 지어진 일상의 여유, ‘수원화성’
“순간을 영원으로 만들어버리는데 어떻게 잊을 수가 있어요.” 청춘들의 성장통과 로맨스를 그렸던 드라마 <그 해 우리는> 속 주인공 ‘최웅’의 대사다. 드라마는 차가웠던 올해 겨울에 여름의 청량함 한 방울을 떨어뜨리며 큰 호응을 얻었다. 세 번째로 소개 할 문화재는 바로 이 드라마의 배경으로 등장했던 ‘수원화성’이다. 정조 즉위 19년, 그는 어머니를 모시고 아버지 사도세자의 묘가 있는 화성으로 향 했다. 수원화성은 길이 6킬로미터의 성곽으로 둘러싸였으며 군사적 방어와 상업 기능이 한데 합쳐진 독특한 공간이다. 그 독창성을 인정받아 1997년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 ‘행궁빙수’ 가게 외관, 홍시빙수(출처: ‘행궁빙수’)
화성행궁을 기점으로 팔달문까지 이어지는 성곽길은 총 1시간 내외가 소요된다. 따라서 본격적인 산책 전 기력을 보충해야 한다. 이때 행리단길 끝쪽에 위치한 카페 ‘행궁빙수’를 추천한다. 화성행궁에서 미술관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면 쭉 뻗어있는 행 리단길을 발견할 수 있다. 아기자기한 벽화들과 세심한 조형물을 따라 걷다 보면 어 느새 ‘행궁빙수’를 마주한다. 사장님께서 직접 팥을 쑤실 만큼 모든 메뉴의 정성과 맛 은 보장되지만 그 중 홍시빙수를 특히 추천한다. 홍시는 가게 뒤편 마당에서 직접 키 운 감으로 만들어지고 유기그릇과 수저는 전통의 멋에 한껏 취하게 한다. 2층 테라스 도 개방하니 선선한 바람과 함께 살짝 얼린 홍시를 맛보며 성곽을 눈에 담는 것도 좋 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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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원화성 성곽의 일부 모습(출처: pixabay)
수원화성의 성곽길은 원으로 이어지므로 시작과 끝이 없다. 어디서든 성곽길을 따 라 걷는다면 나만의 여행이 시작된 것이고 힘이 들 때 끝내면 된다. 앞서 소개한 드 라마 <그 해 우리는>에는 이런 대사가 등장한다. “내 인생을 초라하게 만든 건 나 하 나였나봐.” 우리는 참 눈치를 많이 본다. 유행에 휩쓸리듯 진로를 결정하며, 진정 마 음이 시키는 일은 훗날로 미뤄질 뿐이다. 소위 인서울 대학에 입학하고 대기업에 취 직하기 위해 사회에 스스로를 끼워 맞춘다. 이처럼 사회가 만들어놓은 획일화된 기준 에 의해 자신의 욕심과 흥미를 억누르면서 각자의 개성은 사회체제에 의해 망가진다. 하지만, 인생의 시작과 끝은 자신의 것이다. 삶의 주인은 스스로이고 초라함을 딛고 멋지게 비상할 힘 또한 스스로의 것이다. 그럼에도 남들의 시선이 두려워, 하나 둘씩 포기하다 보면 주인의 자격은 박탈당한다. 완주점이 정해지지 않는 화성 둘레길은 앞 만 보고 달렸던 우리에게 자신의 내면을 보살필 여유를 건넨다.
▲ 공중으로 떠오른 플라잉수원(출처: e수원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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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만약 걷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화성어차를 예약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연무대 에서 출발한다면 다시 돌아오기까지 약 20분 정도 소요된다. 어차 안에선 계속해서 문화재 설명이 흘러나온다. 이색적인 경험을 원한다면 플라잉수원을 추천한다. 플라 잉수원은 대형 열기구를 타고 100-150미터의 상공으로 수직 상승한다. 날씨나 풍속 과 같은 기상 조건의 영향을 많이 받으므로 예보를 미리 확인해야 하며 밤에 타는 것 을 강력히 권한다. 야간조명으로 둘러싸인 화성의 모습을 한 눈에 바라볼 수 있는 건 플라잉수원 탑승객만의 특권이다. 성곽의 야경 감상을 끝으로 길었던 화성여행을 마 무리하고자 한다.
[수원화성] 경기 수원시 장안구 영화동 320-2 T. 031-290-3600
[행궁빙수] 경기 수원시 팔달구 정조로905번길 19 매일 11:00-21:00(화요일 휴무) T. 031-242-86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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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나의 순간은 곧 영원이 되었다
한국 정원만의 고즈넉함을 고스란히 간직한 ‘석파정’, ‘경복궁’에 ‘미(美)의 절정’을 선사하는 경회루 그리고 정조의 효심으로 시작된 ‘수원화성’의 웅장함까지. 세 곳의 문화재들은 소박하고도 화려하게 방문객을 매혹한다. 현재 우리나라엔 2021년 기준 총 4,220개의 국가지정문화재들이 존재한다. 이와 는 별개로 특별한 보존 및 활용을 위한 세부적 조치가 필요한 국가등록문화재는 933 개이다. 이는 곧 우리의 관심이 절실히 필요한 문화재들의 수를 의미한다. 이러한 문 화재들을 향한 관심은 문화재를 즐기며 감상하고 느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문화 재청 궁능유적본부가 발표한 개화시기에 따라 가족, 연인과 함께 다양한 봄꽃을 만나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서로 다른 봄꽃들이 연이어 개화하면서 만들어낸 아름다운 경관은 볼거리를 한층 풍성하게 만든다. 그리고 향긋한 꽃내음과 함께 고풍스러운 정 취를 한껏 느낄 수 있는 고궁 나들이를 떠나보자. 자연과 한데 어우러진 문화재의 감 흥에 심취하며 잠깐의 휴식을 가지자. 문화재가 선사하는 쉼은 곧 내일의 추진력을 의미한다. 빽빽하게 늘어서 있는 빌딩들, 이곳 저곳 동시에 들리는 클락션 소리에 지 쳐 도전의 용기를 잃어버렸을 땐 문화재 속 가득 담겨있는 위로의 목소리를 들어보는 건 어떨까. 여기에 한국인으로서의 자긍심은 덤이다. 문화재청엔 ‘우리가 사랑하는 문화유산’이라는 페이지가 따로 개설되어있다. 그곳 엔 문화재청 직원들이 현장에서 직접 마주한 문화유산의 아름다움을 포착한 사진들 이 수록되어있다. 사진 속에선 곧게 뻗은 수목들과 청명한 나뭇잎들, 함박눈으로 뒤 덮인 한옥 기와들이 모여 한 폭의 그림을 만든다. 이젠 당신의 차례다. 『한양』이 사랑 하는 문화유산이 아닌 당신이 사랑할 문화유산은 무엇인가. 문화재를 방문했던 찰나 의 순간은 곧 영원이 되어 당신의 잊지 못할 기억으로 자리잡을 것이며, 그 기억들은 서로 맞물려 행복한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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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한양』 교지에서 기고를 받습니다. 여러분의 이야기를 보내주세요
주제: 자유 형식: 글, 그림, 사진 등 자유 분량: 자유 문의: 편집장 김가연 010-5270-5259 접수: HYgyoji@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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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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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문
기고문
‘적산가옥’이라는 관계의 집 - 신미나의 「적산가옥」을 읽고 국어국문학과 21학번 배예빈
적산가옥 신미나
나를 만난 것이 나쁜 꿈이었던 듯 살길 바라요 손바닥을 펼치면 마음에 이리도 많은 적이 기를 세웠으니 신발을 세워 물기를 빼던 댓돌은 사라지고 향만 취하고 술은 뱉듯이 저는 여태 빌려온 사랑 주인 없는 이별만 하였습니다 이제 알 것 같아요 태양이 실눈을 뜨면 금을 쪼갠 듯 빛이 새요 구름이 해와 합해질 때 처음으로 당신 속을 들어갔다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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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문
현대 시를 감상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되는 건 바로 제목이다. 하지만 제목을 그대로 적용해서 바라봤다가는 오독으로 가기 십상이다. 신미나의 「적산가옥」 도 마찬가지다. 일단 제목의 표상적 의미를 파악한 후, 이것이 비유로써 어떻게 작동 하는지를 파악하는 게 우선이다. 제목이 의미하는 바, 그리고 시 전문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읽어내기 위해서는 일단 시구 사이의 연관성을 모두 고 려해서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나를 만난 것이/나쁜 꿈이었던 듯 살길 바라요”라는 첫 문장, 시적 언술이 감정의 파동을 불러일으킨다. 나를 만난 것이 단순히 좋은 일, 혹은 달콤한 꿈으로 인식되기 를 바라는 건 전혀 아니다. 오히려 “나쁜 꿈”이라고 생각하길 바라고 있다. 그저 악몽 이 아닌, 나쁜 꿈은 무엇일까. 악몽이라는 한자어가 주는 강렬함과 딱딱함을 고려했 을 때, 악몽이라고 기억되는 것처럼 마냥 끔찍한 순간으로 남길 바라는 것은 아닐 테 다. 이 “나쁜 꿈”이라는 순우리말이 빚어내는 감각. 생각만 해도 솜털이 쭈뼛 서며 평 생 잊히지 않을 악몽으로 잔존하지 않는 것. 오히려 식은땀을 흘리며 깨어났을 때 무 슨 꿈이었는지 그 내용조차 기억나지 않는 꿈. 해가 뜨고 나면 금방 걷힐 정도로 미약 하고 은은한 꿈을 말하는 것일 테다. “당신”이라는 타자와 “나”가 만난 것은 일종의 나쁜 꿈일 것이다. 그다지 좋지 않은 이별로 종식된 관계. 하지만 아주 끔찍한 기억은 아니다. 악몽처럼 뇌리에 박혀 보기 만 해도 몸서리치는 기억이 아니라, 눈뜨고 나면 점차 희미해질 나쁜 꿈 같은 순간이 다. “손바닥”을 펼쳐 보았을 때 보이는 “적”으로, 시적 화자 “나”와 타자가 합일되고 흩어지는 와중에 빗금 같은 기억이 자욱하다. “댓돌”이 어느새 사라진 것처럼 시간이 속절없이 흘러가도 손바닥에 무수한 실선들이 남아 있다. “향만 취하고 술은 뱉듯이” 시적 화자는 “여태 빌려온 사랑”과 “주인 없는 이별”만 해 왔다고 진술한다. 금방 사라지고 마는 나쁜 꿈과 분분히 흩어지고 마는 향기처럼, 향유한 사랑과 이별은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사라지고 마는 것이다. 손바닥을 펼치면 적이 기를 세우듯 남아 있지만, 정작 과거에 나누었던 사랑과 이별은 모두 저의 몫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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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문
아니다. 휘발된 감정은 손금처럼 과거에 붙박여 있고, 이는 더 이상 주인이 없는 것 들에 불과하다. 이미 “뱉은 술”처럼 그 순간을 통과해 나갔기 때문이다. 주인을 상실해 버린 사랑과 이별의 진폭 속에서 몇 번이고 흔들리고, 또 그 과정에 서 무수한 적을 새겨나간 “나”는 “이제야 알 것 같”다고 진술한다. 사랑은 “태양이 실 눈을” 떠서 “금을 쪼갠 듯 빛이 새”는 것과 같다고. 순간 새어 나오는 빛줄기를 바라 보는 것, 일순간이지만 영원한 것처럼 아름다운 것이 바로 사랑이라는 것을. 하지만 이 모든 것은 “구름이 해와 합해질 때”만 인식 가능한 것이다. 구름이 해를 모두 가려 버리는 순간, 모든 사랑이 잠식되고 사라져 버린 듯한 순간에만 오는 깨달 음이다. 그 순간에서야 “처음으로” “당신 속을 들어갔다 나”올 수 있는 것이다. “적 산가옥”이라는 관계의 집에 몸을 뉘일 때는 그것이 그저 빌린 집이라는 것을, “나”와 “당신”이 주인이 아니라는 것을 모른다. 비로소 그 집 밖에 위치해야만 그 관계의 가 옥이 빌려온 것이며 주인이 없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관계의 집 바깥으로 나왔을 때, 타자와 나의 합일의 순간은 “나쁜 꿈”으로 변모하고, 서로가 서로에게 “적”이 되어 버린다. 모든 이별에는 좋은 끝이 없는 것처 럼 말이다. 이미 그 관계에서 나와 버린 타자와 나에게 사랑과 이별은 오로지 과거의 것이다. 그렇기에 “손바닥”을 펼치면 보이는 손금처럼, “기를 세”운 “적”으로 남아 있 을 뿐이다. 그러므로 과거에 붙들린 타자와 “나”가 같이 몸을 뉘였던 그 관계의 집은 “적산가옥”이 된다. 살면서 우리는 얼마나 많은 적산가옥을 뒤로 하고 새로운 집을 찾아나서는 걸까. 결국 우리에게 주어진 모든 관계의 집은 빌려온 것일 뿐이며, 그 집에는 주인이 없고 우리가 주인이 될 수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을 쪼갠 듯 빛이 새어나는 순간, 그 영원할 것만 같은 아름다움에 매료되곤 한다. 그 빛줄기가 손바닥에 박인, 기를 세운 적으로 남는다 하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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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문
코로나 이후 다시 피어나는 대학 자치 활동, 동아리 한양대학교 일반대학원 식품영양학과 임상영양전공 최우영
안녕하세요. 저는 한양대학교 수영 동아리 IMSH 회장을 맡았었던 최우영입니 다. 동아리 IMSH에 대해 아시나요? IMSH란 “Individual Medley Swimmers of Hanyang”의 약자로 한양의 개인 혼영자라는 뜻입니다. 하지만 2020년에 코로나19 가 창궐한 이후 수영 활동하지 못하는 상황에 놓이자, 관심을 두는 학우들 또한 사라 져 IMSH는 그렇게 동아리 역사 속으로 사라졌었습니다. 저는 2019학년도 1학기에 IMSH 회장으로 역임했었습니다. 생활체육 단계에서는 수영에 대해 질 좋은 수업과 훈련을 받기가 힘듭니다. 이러한 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박태환 재단 소속 마스터즈 수영 코치님이 운영하시는 4lane1)과 협약을 맺어, 동아 리 내에서 양질의 교육과 훈련을 받을 수 있는 창구를 마련했습니다. 또한 2019년 광 주에서 개최되었던 FINA 마스터즈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동아리 졸 업생들과 국가대표 출신이신 박경호 선생님을 모셔서 훈련팀을 꾸려 참가하기도 했 습니다. 서울시 수영연맹이나 성동구 수영연맹에서도 생활체육 수영 활성화를 위해 종종 도움을 주시곤 했습니다. 이렇듯 수영 활동을 지속해 나가기 위해 열심히 운영 해왔는데, 동아리가 코로나19로 사라졌을 때는 큰 상실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습니다. 2021학년도 2학기에 학교로 다시 돌아왔을 때의 모습은 정말 벌거숭이의 느낌이 었습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입학했을 20, 21학번 후배님들이 코로나19로 인해 대학 생활의 많은 부분을 빼앗겼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동아리 활동이 그중 하나라고 생 각했습니다. 대학 생활을 하면서 공부뿐만 아니라 다양한 활동들을 할 수 있고 그 속 1)ㅤ현재는 서울대, 숙명여대, 한양대, 홍익대 수영 동아리와 협약을 맺고, 외부 마스터즈인들을 포함하여 훈련 하도록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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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문
에서 여러 관계를 쌓아 나갈 수 있는 창구의 역할이 바로 동아리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수영 동아리를 비롯한 대다수의 동아리가 활동에 제약이 생겼고 사라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여러 동아리들이 지속된 기간만큼 운영 노하우와 인프라 가 쌓였을 텐데 이 역시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현재 다른 폐부 된 동아리들 역시 저처럼 활동을 재개하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사람을 모으기 힘들고, 갖가지 압박감 등을 토로하며 그만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 “네가 아니면 누가 코로나19로 인해 없어진 것들을 이어갈 수 있겠느냐.”라고 말 합니다. 제게 동아리 활동이란 같은 취미를 공유하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관계와 추억 을 쌓아가는 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요즘은 대학교 내 사람의 활기가 넘치더 군요. 평범했던 대학 생활에 동아리 활동 한 방울이 삶을 헤쳐 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되길, 이 글을 빌려 후배들께 심심한 응원의 메시지를 전합니다.
▲ 2022년 수영동아리 정기훈련을 마친 후
한양 11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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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추천
편집위원이 추천하는
도서목록 책 읽기, 이제는 실천할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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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 11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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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말하고 있잖아
- 정용준
“남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할 수 있는 걸 누군가는 필사적 으로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 슬프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했다.” 가끔은 말하는 것도, 쓰는 것도 모든 것이 제 뜻대로 잘 안될 때가 있습니다. 책에서 모든 건 마음의 문제라더군 요. 이 책은 14살의 소년이 스프링 언어 교정원을 다니면 서 말더듬증을 고치고, 아픔 마음까지도 극복해 나가는 소설입니다. 우리는 각기 다른 힘듦으로 살아가지만 그 힘듦을 들키지 않으려 애쓰기도 합니다. 혼자 책을 읽는 순간만큼은 자신의 힘듦과 아픔에 솔직해져 보는 것은 어 떨까요. 중간중간 툭툭 던지는 문장이 큰 위로가 되어 마 음을 따뜻이 해줄 것입니다. - 김가연
나의 한국현대사
- 유시민
간결하고도 담백한 문장을 좋아합니다. 간결함과 담백함 의 묘미를 아는 사람의 글에는 묘한 여운이 묻어나기 때 문입니다. 왕십리 센트라스역 2층, 영풍문고 E 코너 속에 있던 이 책의 문장들이 바로 그랬습니다. 지식 소매상을 자처하는 작가의 담백하고도 정갈한 문체와 설득력 있는 문장들은 저를 ‘평일 저녁, 서점에서 책에 몰두하고 있는 한 사람’으로 만들어 주었습니다. 모두가 쉬이 정의내리 지 못하는, 지금도 써내려가고 있는 한국의 현대사를 한 시대인의 목소리로 들어보고 싶다 하시는 분들께 추천합 니다. - 송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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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는 잘 있습니다
- 이병률
읽던 순간의 장소나 분위기를 기억할 수 있는 책은 참 소 중한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바다는 잘 있습니 다>를 정말 좋아합니다. 한창 대학 입시를 하던 어느 여름 날, 버스 안에서 이 시집을 처음 읽었는데요. 막 버스에 올 라탄 사람들이 손부채질을 하고, 저는 파란 의자에 기대 어 시집 속 ‘여름은 중요하다’를 읽고 있었습니다. 여름을 좋아하는 저이기에 반가운 내용을 기분 좋게 읽으며 책장 을 넘기던 기억이 납니다. 이 시집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 는 시는 ‘이 넉넉한 쓸쓸함’입니다. 이 시의 구절처럼 살고 싶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몇 년째 이 시집을 읽고, 또 읽고 있어요. 쉽게 지치게 되는 무더운 여름입니다. 시집 한 권 을 읽어보는 건 어떨까요? 제가 그랬듯, 여러분도 가볍게 든 시집 한 권에서 깊은 울림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랍니다. - 김어진
포스트식민 음식과 사랑
- 예쓰(也斯)
홍콩이 1997년 영국 식민지에서 반환된 이후의 모습을 그 려낸 단편소설로, 당시 홍콩의 정체성 혼란 고민을 생생 하게 보여줍니다. 소설은 음식의 맛과 빛깔을 재료로 인 물들의 사고를 엿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생강과 망고즙 으로 만든 음식을 먹으며 주인공과 연인 마리안은 다른 생각을 합니다. 주인공은 동서양 문화가 한데 융합된 결 과로 받아들이는 한편, 마리안은 ‘신식 프랑스 음식’이라 칭하는, 과거의 화려한 홍콩에 취한 모습을 보입니다. 사 람마다 음식에 대한 관념이 다르듯 홍콩에 대한 관점이 다름을 투영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소설의 마지막 구절은 ‘다름’에 대한 우리의 마음을 울립니다. ‘세상일에 대해 우린 늘 다른 견해를 가지게 되고 (...) 하지만 결국에는 같이 살 아가는 것이다. 어쩌면 처음부터 서로에 대해 너그러움을 배울 수 있지 않을까?’. 현실의 타협일지라도 긍정적인 화합은 시작됐다고 믿고 싶습니다. 이는 소설 속 홍콩의 상황뿐 아니라 인간사에도 적용되지 않을까요. 자 그럼, 사람과 사람 간의 감정과 기억을 이어주 는 음식의 다채로운 묘사에 빠져보시죠.
- 정예림 한양 11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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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추천
니체의 말
- 프리드리히 니체
최근 자존감에 관심을 가지는 젊은 층이 늘어나고 있습 니다. 학생들이 주로 이용하는 SNS에도 자존감 올리기를 주제로 하는 글귀들의 노출 빈도가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유행은 돌고 돈다는 말이 있습니다. 니체의 말을 통해 어 렵고 딱딱하게만 느껴지는 고전 속에도 소위 ‘감성 글귀’ 가 녹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만, 기운을 북돋아 주는 말만큼, 현실적인 조언과 조금은 씁쓸한 채찍질도 책 곳곳에 묻어 있습니다. 니체는 19세기를 풍미한 독일의 철학가로, 한국에서는 “나를 죽이지 못하는 것은 나를 더 강하게 한다”라는 말로 유명합니다. 니체의 말은 한 페 이지마다 니체 철학서의 핵심이 되는 단락들을 하나씩 배치한 구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현대인들이 일상 중 잠깐의 시간 동안 부담 없이 가볍게 읽기에 최적화된 책이라고 느꼈 습니다. 일상에 치여 무기력할 때, 하루를 지탱할 문장을 얻어가고 싶을 때, 니체의 세계에 잠깐 발을 들여 마음 건강을 챙기는 시간을 가져 보시면 어떨까요. - 이강호
여름, 어디선가 시체가
- 박연선
여름의 무더위를 모두 녹여줄 추리소설을 추천합니다. 추 리소설임에도 작품은 무섭지 않습니다. 기괴한 시체가 등 장하거나 스산한 분위기를 조성하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유쾌할 뿐입니다. 웃음으로서 대변되는 작품의 진가는 독 자의 감탄을 자아낼 뿐입니다. ‘동갑내기 과외하기’, ‘청춘 시대’ 등 유명 드라마와 영화를 종횡무진한 인기 드라마 작가답게 쾌활한 인물들의 모습과 동시에 작가의 시원스 러운 문체는 자연스레 독자의 몰입을 이끕니다. - 유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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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추천
벌거벗은 통계학
- 찰스 윌런
우리가 즐겨 보는 넷플릭스(NETFLIX) 속에도 통계학이 녹 아 있습니다. 넷플릭스의 추천 알고리즘은 통계학 개념 상관관계가 활용된 사례입니다. 이 책은 상관관계, 표준 오차, 신뢰구간 등 듣기만 해도 머리 아픈 단어들을 필요 한 만큼만 쉽게 설명해줍니다. 책 제목의 ‘벌거벗은’이라 는 단어는 통계학의 큰 줄기를 이해하는데 필요한 부분만 남기고 모두 제거했다는 뜻입니다. 또한, 통계 활용시에 주의할 점을 소개하여 우리 일상 속에서 통계를 접할 때 어떤 태도를 보여야 하는지 알려줍니다. 여론조사나 연구 결과처럼 넷플릭스 외에도 우리 일상에는 통계학이 남발되고 있습니다. 어쩌면 어색하게 만 느껴지는 통계학이 가장 친숙해져야 할 대상이 아닐까요. 지금 우리는 원하면 언제든 지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찾아낼 수 있는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데이터의 파도 속에서 헤 엄칠 수 있도록 이 책에서 통찰력을 얻어가기를 권합니다. - 이동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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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대면 수업이 재개되면서 대학가도 활기를 띠고 있다. 분위기 좋은 카페나 경치 좋은 한강공원에 들르려는 대 학생들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그런데 젊은 세대가 가고 싶어 하는 장소에서 우리나라 아름다움이 담긴 문화재 는 뒷전으로 밀려 있다는 느낌이 든다. 우리 문화재가 더 많은 관심 과 사랑을 받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할 지 한양대학교 학우에게 직접 물어보았다. 수습위원 이강호 kangho030105@hanyang.ac.kr
무용학과 19학번 조다연
1. 최근 방문하셨던 문화재 중 인상 깊었던 곳을 소개해주세요. 벚꽃이 만개했던 지난 4월에 경복궁을 다녀왔습니다. 2022년도 버킷리스트 중 하 나가 경복궁에 가서 계절의 흥취를 만끽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사계절 중에서 봄을 가장 화려하다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색의 꽃과 나무들이 어우러져 있는 모습을 바라 보면 자연스레 마음 한편을 치유받는 듯합니다. 경복궁에는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중 시하는 조상들의 지혜가 담겨 있는 것 같았습니다. 바람에 꽃들이 흩날리는 궁궐 속 에서 한복을 입은 사람들이 짓는 웃음을 볼 수 있다는 것도 경복궁의 매력으로 다가 왔습니다. 2. 젊은 세대를 문화재로 발걸음 하도록 하기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계절의 변화에 맞추어 홍보 방식을 재편성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자차로 이동하기 힘든 젊은 세대를 위해 문화재로 향하는 교통수단을 늘리고, 한 번 방문했을 때 다양 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주변의 볼거리를 늘려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한편으로 SNS 활동을 활발하게 하는 젊은이들을 고려해서 문화재 방문에 희소성을 주는 것도 생각 해볼 만합니다. 누구나 색다르게 경험한 것을 주변에 과시하려는 욕구가 있습니다. 하루 관람 인원 제한을 정해 문화재를 누구나 쉽게 갈 수 없는 가치 있는 곳으로 만들 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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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모든 한양인이 INTERVIEWEE이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됨에 따라 메타버스를 향한 대중의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이를 입증하듯 최근 메타버스의 10-20대 사용자가 급증하고 있다. 얼마 전까진 용어조차 낯설었던 메타버스는 이제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이에 『한양』은 메타버스에 대한 학우들의 생각을 알아보고자 인터뷰를 진행해보았다.
수습위원 유미림 yml0022@hanyang.ac.kr
산업공학과 22학번 허정후
1. 메타버스에 대해 들어보셨나요? 고등학교 3학년 때 읽었던 ‘트렌드 코리아 2022’라는 책에서 ‘메타버스’라는 용어 를 처음 접했습니다. 책에서는 가상공간과 현실의 경계가 흐려지면서 나타나는 확장 된 가상세계를 메타버스라고 소개하였는데 이러한 내용이 신선하게 다가와 머릿속에 깊게 박혔습니다. 그때는 단순히 게임 세상을 부르는 또 다른 용어라고 생각하였으나 공학 분야의 꿈을 키우는 입장에서 학교 수업에서나 뉴스에서 메타버스 관련 내용을 꾸준히 듣게 되었습니다. 이를 통해 메타버스란 현실의 공간과 연결된 가상세계이자 그것의 일부는 현실을 대체할 수 있어야 한다는 특징 등을 배우며 메타버스에 대한 이해를 키워가고 있습니다. 2. 사회적으로 메타버스 관련 저작권 이슈가 크게 불거지고 있습니다. 위와 같은 문제 를 해결하기 위해선 어떠한 노력이 필요할까요? 현실과 메타버스 내의 다양한 저작물들을 모두 보호하기 위해선 저작권에 대한 올 바른 이해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지적 창작물에 대한 건강한 인식 을 재고할 수 있는 적절한 교육이 필요합니다. 개인의 창작물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사용한 것임을 표시하는 인증 마크를 부여하는 것 또한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인증 마크 표시 없이 타인의 저작물을 무단으로 사용 한 경우에는 메타버스 내 이용자들이 신고하고 그에 대한 포상을 받을 수 있는 ‘저작 권 침해 신고 포상제도’를 통해 저작권을 보호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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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씩 해방일지 부편집장 송미주 smju711@hanyang.ac.kr
00.00. 날짜도 제각각, 감정도 제각각이지만 맘에 든다. 장문에 대한 반항감이랄 까. 잘 보이려 고민하고 고민하고 또 고민하며 퇴고하고 싶지 않았다. 일기의 순우리 말인 날적이, 그 의미에 맞게 솔직하고 담백하게 일기를 써내려가고 싶었다. 한 번도 퇴고하지 않은 글, 날 것의 맛.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작품을 촬영할 때 첫 샷을 그대로 사용한다던데. 그것에 비교하기엔 너무 보잘 것 없지만. 결핍된 자의 인생은 더 빛나기 마련이다. 결핍을 두려워 말자. 05.17. 봄과 여름 사이. 태양이 제 모습을 쉬이 감추려 하지 않는 날. 오후 7시 54 분 경 중랑천 산책할 때 듣기 좋은 음악. 알레프 ALEPH – No One Told Me Why, O3ohn – 어떤 날도, 어떤 말도, 케빈오 – Anytime, Anywhere, 공일오비(015B), O.WHEN – 세월의 흔적 다 버리고, 오왠 – 오늘. 타고난 음색 천재들의 놀음을 좋 아하는 편이다. 05.22. 지금 시각 오전 2:38. JP Saxe의 If The World Was Ending을 틀며 “세 상이 끝나야지만 그 핑계로 찾아올 것 같은 사람”이라는 말을 덧붙이니 정씨가 대뜸 울기 시작한다. 이런. 지금 시각 오전 4:38. 정씨와의 회동을 마치고 집에 들어와 씻 고 노트북 앞에 엎드리니 시곗바늘이 5에 가까워져 있다. 지금 시각 오후 3:23 내 강 아지 테오가 나를 내려다보고 있다. 요즘 들어 부쩍 늦는 누나가 살짝 밉지만, 그래 도 애정한다는 눈빛으로. 05.23. 오후 11시 16분. ‘우리들의 블루스’가 방금 끝났다. 오늘은 해방에 실패한 날이다. ‘춈미’ (최애 인플루언서)가 새벽 라방에서 추천해 준 해창막걸리 때문인데. 이 아이를 찾기 위해 성동 일대를 꽤나 미련하게 헤집고 다녔다. 왕십리 센트라스역 이마트, 건대입구 롯데백화점, 행당역 롯데마트까지. 쓸데없는 똥고집 부려가며 무타 협 행진했건만 녀석은 볼 수 없었다. 막걸리계의 롤스로이스 해창막걸리.. 내일은 꼭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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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日記, diary)의 순우리말
05.18. 남산 앞에 와 있다. 사랑하는 연인들, 다정하지 못한 부부, 어딘지 모르게 조심스러워 보이는 엄마와 신난 아이. 사랑이 저마다 다른 형태를 하고 있다. 남산을 곧 떠날 생각을 하니 이곳이 더 예뻐 보인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인생은 여행처 럼, 이곳에 오래 머물지 않을 것처럼 유쾌하고 찬란하게 그러하게 살아갈 것. 05.19. 오늘은 메모장(since 2021.1.11.)을 들춰보았다. ※ 아래 메모들은 근 2년 간 송미주 씨의 뇌리를 스쳤던 문장들이며 가끔 남의 말 도 있습니다. 하루하루 흩어져있던 문장들을 사회생활 편, 위로 편, 사랑 편으로 묶 어보았습니다. 가독성도 별로일 테고 흐름도 없지만 머무는 곳도 없기에 마음에 품으 셔도 좋습니다. ※ 메모 – 사회생활 편. 발등을 찍는 건 언제나 믿는 도끼지. 단전에서부터 피곤함이 몰려온다. 세상에 고상하면서도 재밌는 집단은 없는 듯하다. 기분이 태도가 되면 안 됩 니다. 이게 무슨 무례한 짓입니까. 고통에 익숙한 사람, 잘 견디는 게 디폴트인 사람은 없어요. 발칙하리만큼 솔직한 사람들을 별로 안 좋아한다. 의도가 다분해 보이는 것들 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낭만에 대한 낭만이 있으니 성공하겠다 싶었다. 메모 - 위로 편. 모든 세계는 갑자기 붕괴되는 경향이 있다. 서로의 말에 위로를 받는 게 아니라 서로의 상처에 위로를 받는 거다. 아픈 척도 아파서 하는 거다. 좋아 하는 사람이 호흡법을 알려주었다. 가슴이 답답하면 배로 숨을 쉬어봐. 복식호흡. 흔 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넘어지지 않는 사람이 되기보다는 회복 탄력성 이 좋은 사람이 될 것. 메모 – 사랑 편. 조용하고 따뜻한 사람. 간결하고 담백한 문장을 쓸 수 있는 사람 이 좋다. 그 간결함과 담백함의 묘미를 아는 사람이 좋다. 나중에 이불 속에서 ‘좀더 해볼걸’ 하고 후회하기 싫어요. 이 세상에 뭔 짓을 해도 밉지 않은 새끼가 한 명 있다. 기어코 바싹 다가와. 미주야 무너질 줄도 알아야 사랑을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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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정을 대하는 태도 수습위원 이동복 aiden4250@hanyang.ac.kr
도서관에서 밤을 지새던 시험기간에 문득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이런 노력을 거치 지 않고 원하는 결과만 얻는다면 어떨까. 만약 공부하는 동안 누군가가 원하는 결과 를 주겠다고 약속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 과정을 전혀 거치지 않고 정말 원하는 성취 만 할 수 있도록 해준다고 한다. 기회가 왔다고 생각하고 덥석 물겠다는 사람도 많을 것 같다. 그러나 과정 없이 결과만을 얻어 낸다면 생각보다 좋지 않을 것만 같다. 나비는 힘든 성장 기간을 거치고 성체가 된 후 보통 20여 일 정도 생존한다. 알을 깨고 나온 애벌레는 세상에 나오자마자 알껍데기를 먹어 치운다. 애벌레는 보름 정도 의 시간을 보내다 보면 곧 번데기가 된다. 번데기는 5일에서 7일 정도 지속되는데 그 동안 애벌레였던 몸은 액체 단백질로 녹아버린다. 그 액체 단백질을 바탕으로 번데기 는 성체 나비로 재탄생한다. 나비가 되어 3주 정도를 날아다니기 위해 어둡고 답답한 번데기 속에서 몸을 희생하며 1주일의 시간을 견뎌낸다. 나비는 번데기였던 시절을 기억할지는 모르겠다. 그런데 번데기 시절 없이 태어나자마자 나비로 살게 된다면, 날아다니는 순간의 소중함을 알 수 있을까? 우리 모두 각자 나름대로 정한 목표를 향해서 달려가고 있다. 달려가는 도중 힘든 순간이 오면 더 쉬운 길, 더 편한 길을 찾게 된다. 그리고 누군가 결과만 던져주고 가 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고된 번데기 단계가 없다면 나비도 없듯이 과정 없 는 결과는 있을 수 없고, 과거 없이는 그 의미도 퇴색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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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日記, diary)의 순우리말
Maybe we’re just butterflies Going through a ✽chrysalis ✽
chrysalis: 번데기 ♬ Butterflies - Johnny Stimson
아마도 우리는 나비와 같은 삶을 지내고 있다. 번데기 속에서 며칠을 더 보내야 하 는지는 각자 다르겠지만, 언젠가는 모두 나비가 될 것이다. 어떤 자세로 지금 단계를 받아들일지는 각자의 선택이다. 결과만을 얻게 해준다는 누군가의 사탕발림에 필요 없다고 확고하게 답할 수 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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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엽서 간추리기 : 한양 118호 학우 여러분의 관심이 더 나은 『한양』을 만듭니다. 이 코너에 본인의 의견이 실린 학우 께서는 찾아와주세요. 5천원 상당의 상품을 드립니다!
『한양』 118호를 100점 만점을 평가해주세요.
있게 되었다. (파이낸스경영학과 16 최동해)
1. 이번 호에 수록된 글의 완성도 : 100
WORST
(기계공학부 18 구본영)
•없습니다. 기사를 쓴 모두에게 박수를
100 (파이낸스경영학과 16 최동해)
보냅니다 (기계공학부 18 구본영)
2. 학내 및 사회 이슈연관성: 100 (기계공 학부 18 구본영)
학내에서 불편한 것
대부분의 기사가 학내 이슈와 사회 이슈에
•여전히 잠겨있는 몇몇 부 출입문, 코로
포커스 되어 있었던 점이 매우 좋았습니다.
나 이전에 사용했던 출입문들이 여전
100 (파이낸스경영학과 16 최동해)
히 잠겨 통제되어 있어 헛걸음한 적이
3. 표지와 내지 디자인: 97 (기계공학부 18
꽤 있습니다 (기계공학부 18 구본영)
구본영)
100 (파이낸스경영학과 16 최동해)
•한양대만의 정체성을 지닌 소통 창구로 서, 위한이 선후배간의 연결고리, 수많은 양질의 정보의 바다 역할을 여전히 해줄
『한양』 118호에 아쉬운 점은 무엇인가요?
수 있을 것인데 이 기능이 발휘되지 못하
•내지 디자인에서 몇몇 사진들의 해상
고 있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위한 사이
도가 낮아 퀄리티가 떨어져 보이는 것
트가 왜 제대로 관리가 되지 못하고 있는
이 조금 아쉽습니다. 사소한 부분이지
지, 어떤 식으로 돌아가고 있는지 궁금합
만 고화질의 사진을 충분히 사용할 수
니다. (파이낸스경영학과 16 최동해)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통령 기사) (기계공학부 18 구본영)
사회에서 불편한 것 •코로나⋯ (기계공학부 18 구본영)
『한양』 118호에서 가장 좋은 기사와 아쉬운 기사는 무엇인가요?
당신이 궁금한 것
BEST
•5년 만의 총학생회 출범인 만큼 이들
•지금 우리 학교는 (기계공학부 18 구본영)
의 행보나 공약 이행 등과 관련한 기
•지금 우리 학교는, 총학생회 간담회에
사가 나오면 좋겠습니다 (기계공학부 18
대한 내용이 궁금했는데 자세히 알 수
110
구본영)
한양교지 편집위원회 광고비 사용내역(3,4,5월) 1. 118호 내부원고료
1,323,000원
2. 118호 외부원고료
220,000원
3. 비품구입비
0원
4. 기타
0원
합계
1,543,000원
* 금액 사용 기준 외부 원고료 : 외부 필진 원고료 및 한양 학우 기고 원고료 비품 구입비 : 사무용품 구입비 및 수리비 기타 : 문화상품권 지급비, 교비 발송비, 복사비, 송금 수수료, 교통비, 홍보비 등
* 2022년 3.4.5월 사용내역입니다. * 정확한 원고료 책정을 위해, 교지가 발행된 이후 pdf 파일을 이용하여 원고료를 책정합니다. * 본 119호의 원고료 책정 내역은 120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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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
편집후기
편집후기
한양 11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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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후기
김가연
송미주
안녕하세요. 이번 119호에 편집장을 맡게 된
잘하는 사람보다 끝까지 해내는 사람이 더
김가연입니다. 교지 활동은 제 욕심입니다.
좋은 요즘입니다. 이번 항해를 무사히 잘 마
저는 계산적으로 사는 사람인지라 모든 일
친 교지 식구들에게 축하한다는 말을 전하
에 변수는 없도록 머릿속의 햄스터들이 열
고 싶어요. 단단하고 의연한 편집장 가연,
심히 달리고 달립니다. 교지는 제 햄스터들
보고 있으면 마냥 좋은 어진, 강한 책임감과
이 죽도록 뛰어도 감당할 수 없는 활동이었
유려함을 지닌 예림, 웃음 바이러스를 전파
습니다. 아무리 달려도 변수는 늘 발생했죠.
하는 동복, 매사 똑 부러지는 미림, 스물답
안 힘들다고 말하면 거짓말이지만 저는 이
지 않은 어휘를 자랑하는 강호까지. 사공이
일을 꽤 즐기고 자부합니다. 한계에 부딪히
모두 빛나고 멋진 사람들이라 좋은 항해가
면서 여러모로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
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제 청춘에 교지
거든요. 막냉이로 들어와서 제가 편집장이
가 있어 얼마나 행운인지 몰라요. 교지 덕에
되기까지 1년도 훌쩍 넘는 시간이 지났더군
좋은 글과 좋은 사람이 넘쳐나는 삶을 살고
요. 저는 집에서도 막내이고, 상대적으로 어
있습니다. 남은 세 권도 지금처럼 감사한 마
딜 가든 막내였던 적이 많았기에 무언가 책
음으로 함께 할게요. 모쪼록 이번 호에서 우
임을 지고 이끄는 일에 익숙지 않습니다. 제
리가 바랐던 모든 것이 좋은 결론에 도달하
가 해본 것이라곤 학급 회장밖에 없어서 이
기를 바랍니다.
런 큰 위원회를 맡는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었는데 어쩌다 보니 그 자리에 앉아있더
김어진
군요. 민폐만 끼치지 말자고 들어온 위원회 에 감히 편집장까지 달았습니다. 많이 부족
가을에 시작한 교지 편집위원회! 겨울호와
한 사람인데 교지 식구들은 그럼에도 잘 따
봄호를 지나 드디어 여름호입니다. 제가 가
라주고 이해해줍니다. 표현이 부족해 낯간
장 좋아하는 계절은 여름인데요. <항해> 5
지러워서 입 밖으로 잘 못 꺼냈는데 미안하
월 첫 회의부터는 교지실 창문 위에 나뭇
고 고맙습니다. 이렇게 맨날 글로만 따수운
잎 그림자와 빛이 드리워지고, 밖에는 녹음
말 해줘서 미안합니다 ㅎㅎ⋯ 이제는 지냈
이 우거졌어요. 여름은 초록!을 외치는 사
던 날보다 떠날 날이 머지않았기에 열심히
람이기에 이런 풍경을 볼 수 있어 문득문득
한 권 더 써보겠습니다. 부디 이번 119호가
참 기뻤습니다. 아, 저는 수습을 마치고 편
별탈없이 발간되기를 매일 밤 빌었고 오늘
집위원이 되었습니다. 세 권의 교지를 쓰며
도, 내일도 빕니다. 감사합니다.
교지실과 교지 편집위원회는 익숙해졌지 만 글 쓰는 일은 여전히 어렵네요. 그래도
114
편집후기
함께하는 사람들 덕분에 즐거웠습니다. 읽
람들로 요즘 제 하루는 색채가 입혀지는 느
어주시는 분들도 고맙습니다! 교지를 한 장
낌입니다. 저도 그런 존재였으면 합니다.
한 장 넘기는 일이 의미 있는 파도가 되어,
쓰다 보니 남는 것이 많은 반년이었군요. 주
누군가의 항해에 작은 움직임을 보탤 수 있
어진 하루,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에 익숙해지
기를 바랍니다.
기보다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 돼야겠습니다. 119호도 감사합니다. 조금은 쌀쌀한 가을
정예림
에 찾아올게요.
시간이 지나 어느덧 반년이 지났습니다. 역
이강호
시나 이번 학기도 제 예상과 다르게 흘러갔 습니다. 남는 것은 무엇이었을까요.
새내기의 패기와 글에 대한 흥미만을 가지
제게 스트레스이자 버팀목이기도 했던 교지
고 수습 위원이 되었습니다. 도전을 좋아하
였습니다. 공들인 기획 4차 분량의 두 기사
는 저에게 있어 교지 편집위원회는 새로운
를 날리는 것은 저를 약하게 만들었습니다.
도전의 장이었습니다. 교지 편집위원회의
다가오는 마감은 저를 조급하게 했습니다.
유일한 공대생이라 글쓰기와는 친분이 적었
봉변에도 굳건한 사람이 되고자 ‘애를 썼던’
는지 발간 과정에서 다른 분들보다도 글쓰
것 같습니다. 성숙함을 완전히 정의 내리지
기에 유독 시간을 많이 투입했습니다. 월요
는 못하겠으나, 증명하고 싶었나 봅니다. 감
일과 목요일에 있는 공식 회의 외에도 평소
정적으로 대응하는 것보다는 주어진 상황
에 교지 실에 살다시피 했습니다. 많이 부족
에서 최선을 바라보니 제가 무엇을 놓쳤는
했던 저였지만, 교지 식구들 덕분에 발전할
지 알게 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었습
수 있었고 결국 성공적으로 119호를 발간
니다. 인터뷰와 현장 참여가 있는 기사를 작
할 수 있었습니다. 첫 기사부터 시의성이 짙
성하며 저는 생동감과 다양한 사람들의 의
은 사회 기사를 쓰겠다고 자처했습니다. 급
견 듣기를 즐긴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변하는 상황과 방대한 자료에 위축된 적이
두근거림을 지나 보람참으로 바뀌는 과정이
많았습니다. 팩트체크에 민감한 시기여서인
매력적이었네요. 교지는 늘 저를 도전하게
지 자료 조사를 반복하고 또 반복했던 기억
합니다.
이 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정보를
낮밤 가리지 않고 교지실에서 글을 쓰며 두
취합하고 정리하는 과정에서 배경지식을 확
고두고 보고 싶은 사람을 얻었습니다. 같이
장할 수 있었습니다. 사회 기사를 집필하면
성장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20대
서 정보의 홍수 속에서 핵심만을 골라내는
를 돌아볼 때 꼭 회상할 것 같은 순간들을
능력도 기를 수 있었습니다. 수습 위원으로
함께했다고 믿습니다. 장황하지만 이런 사
서 더 열심히 배우고 성장하여 독자분들에
한양 119호
115
편집후기
게 더 좋은 글을 전달해 나가고 싶었습니다.
함으로 씻어 내리는 건 어떨까요. 저희 『한
하지만 역시 인생이 계획대로 흘러가지는
양』은 4계절 내내 변함없이 학우 분들의 곁
않는 듯합니다. 이번 호가 저에게는 첫 발간
을 지킬 것입니다. 단풍잎이 물들어가는 9
이자 마지막 발간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새
월, 한양교지 120호가 발간됩니다. 많은 관
롭게 도전해보고 싶은 것이 생겼기 때문입
심 부탁드립니다.
니다. 교지 식구들과 끝까지 함께하면서 성 장하고 싶은 마음도 크지만, 또 다른 도전
이동복
을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더 컸기에 다음 호 부터는 집필하지 않는다는 결정을 내렸습니
119호 「항해」를 제작하며 또 한번의 항해
다. 새내기 생활이라는 커다란 백지의 한 면
를 마치게 되었습니다. 이번 학기는 시간이
을 교지 식구들과 함께 채워나간 지난날들
말그대로 삭제되었네요. 정신없이 보내느라
동안 너무나도 행복했습니다. 교지 식구들
라이프를 즐길 시간이 조금은? 부족했던 것
과 독자 여러분들에게 행복한 날이 가득하
같기도 합니다. 그만큼 얻어가는 게 많았던
기를 축원합니다. 119호를 함께 해주신 여
기간이었어요. 많이 부족했지만 옆에서 끝
러분 모두 감사드립니다.
까지 도와준 편집위원님들 덕분에 더 배워 갈 수 있었습니다. 다들 다양하면서 특이하
유미림
다고 생각했지만, 그럼에도 좋은 사람들과 함께 좋은 시간을 보내려고 노력했습니다.
드디어 수습위원으로서의 제 첫 교지가 발
나름 분위기 메이커가 되려고도 했네요. 다
간되었습니다. 교지가 완성될 때까지의 많
른 위원님들이 아니라고 하시면 도리 없지
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교지 식구들이 없
만.. 이번 호가 발간된 후에도 우리는 다시
었다면 아마 완주점에 도달하지 못했을 것
한번, 또 다른 항해를 시작할 것입니다. 같
입니다. 이 자리를 빌여 부족한 저를 너그럽
은 배에 오를 수도 있고, 다른 배에 오를 수
게 포용해준 그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합니
도 있겠지만 저는 어느 배에 타더라도 모두
다. 벚꽃이 만개하는 3월이 지나고 녹음이
들 응원하겠습니다. 당연히 이 글을 보시는
반겨주는 여름이 도래했습니다. 여름이란
119호 독자님들도 파이팅입니다ㅎㅎ
계절은 참 아이러니합니다. 그 당시에는 한 걸음 걸음마다 땀이 나고 사소한 일에도 예 민해지지만, 지나고 보면 미화된 기억만이 우리의 향수를 자극할 뿐입니다. 저희 교지 도 여러분의 추억 한편에 자리했으면 합니 다. 무더운 태양에 지친 마음을 교지의 청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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