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3 가면

HANYANG 2020 vol.113

가 면 2020 WINTER

소다미

최유진

구본성

I Corinthians13:13

곧 스물 셋

盡人事, 盡人事

이에스더

황성주

조유민

곧 미개봉 헌내기

사실 그대있음으로 힘겨 운 날들을 견뎌왔음에

안녕 나의 2020년

김지현

이보미

고생했어

교지♥보미

편집장_ 소다미 교육공학과 18학번 HYgyoji@gmail.com 부편집장_ 최유진 생명공학과 18학번 userid789@hanyang.ac.kr 편집위원 구본성 국어국문학과 16학번 bagsa1902@hanyang.ac.kr 이에스더 사학과 20학번 esther015@hanyang.ac.kr 수습위원 황성주 신소재공학부 16학번 saint95@hanyang.ac.kr 조유민 교육학과 18학번 opjum@hanyang.ac.kr

김지현 정책학과 19학번 thejyeon08@hanyang.ac.kr 이보미 사학과 17학번 onew524u@hanyang.ac.kr 펴낸이

소다미

엮은이

한양대학교 『한양』 교지편집위원회

주소

서울시 성동구 왕십리로 222 한양대학교 학생회관 4층 교지편집실

전화

010-3204-5379

디자인

(주)티에스업앤업 02-2285-6846

펴낸날

2020 겨울

*학생회비에 포함된 교지 대금 2,000원을 내주신 학우 여러분이 『한양』의 주인입니다. *본지는 한양 학우의 소중한 학생회비와 광고비로만 만들어집니다. *본지에 게재된 기사나 사진의 무단 전재 및 복사를 금지합니다. *본지가 나올 수 있게 도움을 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HANYANG 2020 vol.113

Winter

목차

004 여는 글

학

내

008 지난 한 해를 돌아보다 022 성소위로 본 전학대회 034 1초라도 늦으면 2렇게 초조한데 3초는 어떻게 기다려 050 왜 학생 빼고 총장 뽑아?

062 국제교육원, 내 목소리 들리니 072 QR코드, 알고 찍으시나요?

사

회

080 해도해도 너무하잖아!

098 지옥같은 이곳에서 날 꺼내줘 110 교사의 자격

문

화

130 자유와 무책임, 그 어딘가

일

상

141 파이낸스경영학과 14학번 김경근

날적이

143 인문대 고양이 가족 이야기 146 평범함의 기쁨과 슬픔

150 편집후기

여는 글

안녕하세요? 『한양』입니다. 벌써 올해의 마지막 책입니다.

이번 해도 어김없이 『한양』은 여러분께 좋은 글을 선물하고자 부단히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새로운 이야기를 전하고자 고민했던 그간의 시간이 무색하게도, 고작 4권의 책 에서 ‘코로나’라는 단어를 얼마나 많이 꺼냈는지 모릅니다. 코로나가 우리 사회의 많은 부분을 바꾸었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입니다. 작년만 하더라도 너무나도 당연해서, 구 태여 ‘대면’, ‘오프라인’과 같은 단어를 사용하지는 않았습니다. 코로나는 익숙한 것들 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지난 1년은 이름 짓기의 해였을까요. 교지에서 다룬 새것만 해도 한두 가지가 아니었답니다. 그러나 여러 해를 거듭하여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고 할지라도, 이를 구성하는 우리 들의 모습은 좀처럼 변하지 않습니다. 변화의 매개와 그 피상적인 성질들은 어떨지 몰 라도, 그 본질마저 쉬이 바꿀 수는 없습니다. 『한양』은 이러한 우리의 민낯을 꽁꽁 싸맨 저마다의 가면을 살펴보고 싶었습니다. 혼탁했던 상황 속 우리의 가면은 무엇인지. 또, 가면에 감춰진 은밀한 것들은 무엇일지요.

『가면』은 한양대학교의 일 년을 돌아보며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요란했던 시작부터, 격동을 견뎌 저마다의 의미를 찾아내고야 마는 한양인들의 모습까지 조명하고자 했습 니다. 비대면이란 변수는 학생회 단위부터 개개인의 삶까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습 니다. 그럼에도 꿋꿋하게 자라 새로운 열매를 맺는 우리들의 모습을 보며 심심한 위로 를 얻어 가시길 소망합니다. 침묵 속에서 진행된 전학대회에서는 소리 없는 잡음이 들 려왔습니다. 다수의 군중과 허용된 침묵이란 가면은 전학대회의 본질과 그곳에 참여한 이들이 짊어져야만 했던 책임감의 무게를 무색하게 만들었습니다. 이 가운데 한양의 학생 자치는 어디로 가고 있는지, 그 방향을 짚어보고 싶었습니다. 학교는 자신의 ‘관

004

여는 글

행적인’ 횡포로 상처받는 학우들의 모습을 언제까지고 지켜보고 싶은 모양입니다. 임 금체불 사건으로 살펴본 학교와 학생 사이는 일방적인 신뢰와 습관적인 배신으로 얼룩 져 있었습니다. 학교의 얼굴, 학교를 짊어지는 우리의 대표를 어떻게 정할 것인가? 이 논의에서 학생들은 철저히 배제되어 있습니다. 총장 선출제도와 국제 교육원에 관한 글을 읽고, 당연하게 생각해왔던 것들에 대한 물음을 던져보고 싶습니다.

우리 사회는 어디쯤 왔을까요. 『한양』은 의사 증원 정책, 그리고 이에 관한 의사들의 집단 진료 거부 사태를 톺아보았습니다. 격동의 시대 그 어딘가에서 그간 믿어왔던 ‘정 의’마저 흔들리고 있습니다. 앞장서서 정의를 수호해야 할 우리나라의 법과 처벌 관행 에 회의를 넘어 분노를 느낀 사람들은 스스로를 보며 정의라 외치기 시작했습니다. 과 연 이러한 모습들을 보며 우리의 시선은 과연 어디를 향해야 할 것인지, 디지털 교도소 에 관한 글을 시작으로 논의해보고자 싶습니다. 개인정보, 교사 선발제, 그리고 표현의 자유에 관한 글 역시 같은 맥락을 공유합니다. 우리의 민낯, 그리고 그 민낯들로 이루 어진 사회의 본질을 마주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본질을 가린다고 하여 가면을 절대악으로 명명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동 안 사회생활이란 변명과 함께 마음에도 없는 미소를 지어왔던 우리입니다. 마스크와 비대면 뒤로 숨어 궁색한 것으로 여겨왔던 환희를 발견한 적은 없는지요? 이번 호 속 에 숨겨진 많은 가면들과, 그 뒤에 숨겨진 본질은 무엇인지, 『가면』 속에서 발견하는 즐 거움을 얻으시길.

『한양』 편집장 소다미 드림

한양 113호

005

01

04

2020연말정산

총장선출제

수습위원 조유민 opjum@hanyang.ac.kr 수습위원 황성주 saint95@hanyang.ac.kr

수습위원 김지현 thejyeon08@hanyang.ac.kr

02

국제교육원

성소위로 보는 전학대회 편집위원 구본성 bagsa1902@hanyang.ac.kr

03 임금체불 편집위원 이에스더 esther015@hanyang.ac.kr 수습위원 이보미 onew524u@hanyang.ac.kr

05 수습위원 김지현 thejyeon08@hanyang.ac.kr

06 개인정보 부편집장 최유진 userid789@hanyang.ac.kr

Part

1

학내

내 2020년을 돌려내라! 코로나 이 자식아!

- 학우와의 인터뷰 中

008

학내

#2020 한양대 연말정산

지난 한 해를 돌아보다 수습위원 조유민 opjum@hanyang.ac.kr 수습위원 황성주 saint95@hanyang.ac.kr

한양 113호

009

격동 아래 모두가 어리둥절한 한 해였다. 코로나라는 변화의 압력이 뉴노멀(New-Normal)이 라는 일상으로 정착하기까지 많은 사회적 혼란들이 있었지만, 그중에서도 한양의 불 통행정과 권위주의적 의사결정은 단연 돋보였다. 학교는 대외적 평판만을 수호했고, 정작 학교의 주인이어야 할 학생들의 안위는 안중에 두지 않았다. 공정과 안전을 외 치는 학생들의 목소리는 침묵으로 묵살되기도 하였다. 덕분에 학생들에게 남겨진 것 은 감염에 대한 불안과 불공정에 대한 답답함이 뒤섞인 일 년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은 버텨냈다. 설레는 마음으로 학교생활을 기대했을 1학년 새내기부터 대학생활의 결실을 맺을 준비가 된 졸업 예정생들까지. 앞으로 어 떤 일이 벌어질지 누구도 예측지 못하는 상황 속에서 저마다의 일상을, 학생 자치 활 동을, 그리고 학과 활동을 일구어 나갔다. 캄캄한 상황 속에서 학생들이 만들어 낸 일 년간의 궤적은 학생들의 안위는 나몰라라 하던 학교의 안일한 태도와는 사뭇 다른 협 동과 의지였다. 지금까지 『한양』은 학교의 행정에 초점을 맞추어 그 비판점을 짚어내었다. 그리고 이제는 학교의 불통 행정 속 ‘우리’의 이야기에 주목할 차례이다. 학생의 혼란을 외면 하는 학교에서 한 해 동안 어떤 일들이 펼쳐졌는지 되돌아본 후, 그 안에서 학생들이 어떻게 일 년을 버텨냈는지를 조명해보고자 한다. 한양대학교의 새내기부터 예비 졸 업생, 그리고 단과대 학생회 및 동아리와의 인터뷰를 통해 한양인들의 소회를 푸는 자리를 가져보겠다.

010

학내

다이나믹 한양 2020 ‘무기한’의 늪: 주먹구구 개강 정하기 설레는 마음으로 개강을 맞이했어야 하는 3월이었 다. 하지만 코로나라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에 대학가도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한양대학교는 한 번의 개강 연기, 그리고 수차례의 비대면 수업기간 연장을 거듭하며 학생들을 말 그대로 ‘이러지도 저 러지도’ 못하게 만들었다. ▲ 3월의 텅빈 학교

동문서답: 등록금 반환 요구 “우리가 받는 교육에 상응하는 등록금만 내게 해 주 세요.” 학생들은 등록금 반환을 강력히 요구했지만 학교 측은 ‘후배들을 위하여’라는 뜬금없는 이유를 대며 등록금 반환에 대한 불가결정을 밝혔다. 이후 기획처장의 혈서를 써오라는 막말대로 한 학생이 적은 혈서가 인터넷으로 퍼지며 한양대학교는 명성 에 큰 타격을 입기도 했다. ▲ 인터넷에 게시된 ‘등록금 반환’ 혈서

학교 평판이 그리 중요해? 학생 존중 없는 상대평가 고수 서울 주요 대학들이 비대면 수업이라는 특수한 상 황을 고려하여 평가 방식을 절대평가로 전면 전환 하였다. 이 와중에 한양대학교는 ‘교육의 질’을 거 론하며 상대평가를 고수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 ▲ 2020학년도 1학기 한양대학교의 성적평가방식

혔다. 학생들의 호소보다 지표로 나타나는 교육부 의 대학 평가가 아마도 더 우선순위에 있는 듯하다.

한양 113호

011

광장으로 나선 학생들, 메아리가 된 외침 참고 참던 학생들이 결국 광장으로 나섰다. 평가 방 식부터 시험 진행까지. 학생들의 요구에 기가 막히 게 반대 입장을 고수하던 학교에 대항하여 직접 학 생의 입장을 밝히기로 한 것이다. 수많은 학생들의 농성이 이어졌지만 역시나 ‘한양’이었다. 학생들의 외침은 총장의 빠른 퇴근이라는 벽에 부딪혀 메아 ▲ 6.23 한양인 공동행동

리로 돌아올 뿐이었다.

명실상부 H-방역: 유증상자 대처 미비 안전에 대한 우려로 학생들이 비대면 시험을 요구 했지만 학교는 대면 시험을 강행하였고, 학생들이 의지할 것은 오로지 ‘H-방역’뿐이었다. 하지만 H방역의 실상은 허술하기 그지없었다. 점심시간이나 교직원들의 퇴근 이후면 출입 확인이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부지기수였으며, 심지어는 ‘열을 식히 고 들어오라’는 기이한 유증상자 대처 방법까지 있 었다.

▲ 아무도 없는 학생회관 출입구 앞

동아리방 폐쇄 코로나19는 학생 자치 활동까지 위협하였다. 사회 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됨에 따라 다수 인원의 집합이 제한되었고, 그 결과 동아리실 및 각 단과대 의 학생 자치 공간 또한 폐쇄되고 말았다.

▲ 동아리실 폐쇄 안내문

012

학내

사라져버린 대학생활, 그럼에도 적응해가는 우리들 코로나19로 인한 혼란은 학생자치활동에서도 이어졌다. 한 해 동안 대부분의 수업 이 온라인강의로 진행되면서 학생들은 등교하지 못했고, 각종 사업들 역시 많은 변화 를 겪어야했다.

# 학생회 운영의 어려움 2020년에도 총학생회 출범이 불발됨에 따라 여전히 총학생회는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운영되었다. 하지만 2019년과는 다르게 대학생활의 꽃인 축제는 전면 취소되 었고 각종 야외부스 행사나 추석귀향버스 등의 복지사업은 집행되지 못했다. 각 산하 기구 및 사업, 예산안을 심의하는 전체학생대표자회의도 올해는 감염병 확산을 방지 하기 위해 비대면으로 진행될 수 밖에 없었다.

▲ 출처: 한양대학교 비상대책위원회 페이스북

각 단과대학 학생회 역시 모든 대면활동을 중단해야 했다. 매년 신입생들을 환영하 기 위해 진행했던 미리배움터, 새내기배움터를 시작으로 개강총회, 체육대회, 스승의 날 행사들이 줄줄이 취소되었으며, 시험기간에 진행되는 간식사업 등 여러 복지사업 들 역시 기프티콘 증정 정도로 진행되었다. 이러한 어려운 현실 속에서도 비상대책위 원회와 각 학생회에서는 유의미한 온라인 행사를 추진하기 위해 노력했다.

한양 113호

013

비상대책위원회는 오마이걸, 10cm와 함께하는 토크콘서트, 먹거리방송 등 다양 한 학생 참여형 프로그램이 포함된 비대면 콘텐츠: ‘休’를 11월에 진행했다. 공과대 학에서는 5월 28일부터 한달동안 사진공모전, 웹툰왕 선발대회, TMK(Too much Kkultip) 칼럼 공모전 등을 진행하는 ‘한양공대 E페스티벌’을 주최했으며, 사범대에 서는 빙고게임을 SNS에 공유하는 행사를 진행하여 대면으로 학교생활을 할 수 없는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풀고자 노력했다. 또한 행정학과에서는 온라인MT를 개최하여 선후배 간의 친목을 도모했고, 신소재공학부에서는 아직 진로계획을 잡지 못해 어려 움을 겪고 있는 학우들을 위해 온라인 진로박람회 ‘취한당’을 개최하였다. 물론 비대면으로 행사가 진행되었기 때문에 학교를 다닌다는 느낌은 덜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비상대책위원회나 각 학생회의 노력 덕분에 코로나19로 지 친 일상 속에서 소소한 재미를 느끼고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달랠 수 있지 않았을까?

▲ 출처: 공과대학 페이스북 페이지, 행정학과 인스타그램

▲ 취한당, 빙고게임 (출처: 신소재공학부, 사범대학 인스타그램)

014

학내

# 학우들의 소회 힘겹게 올 한해를 보낸 학우들의 생각은 어떠했을까? 올 해 입학해서 새내기 시절 을 보낸 1학년과 졸업을 앞둔 4학년을 만나보았다.

“나 새내기 맞지?”

- 정책학과 20학번 김수비

『한양』 : 입학하기 전에 어떤 대학생활을 기대하셨나요? 김수비 : 동기들을 만날 수 있는 새로배움터, 미리배움터 행사를 정말 기대했습니다. 또 동 아리에 가입하여 다같이 놀러도 가고, 매일 학교에서 같이 공부도 하는 대학생활 을 꿈꿔왔습니다. 물론 얼굴에 사자 한 마리 그리고 노천극장에서 연예인 공연을 보며 축제도 즐기고 교양수업을 듣다가 눈 맞아서 연애도 하고 싶었답니다.

『한양』 : 1년간 비대면 강의로 학교를 다니면서 느낀 점이나 아쉬웠던 점, 혹은 어려웠 던 점은 어떤 것이 있었나요? 김수비: 확실히 장단점이 있었습니다. 아침 일찍부터 일어나 준비하지 않고 바로 집에서 강의를 들을 수 있고, 강의 내용 중에서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은 몇 번이고 다 시 반복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하지만 비대면 강의다보니 아무래도 대면강의 에 비해 집중력이 더 떨어지는 것은 사실인 것 같아요. 교수님과의 소통없이 그 저 일방적인 수업이라 속상한 기분도 들었습니다. 확실히 교육의 질은 떨어진다 고 느꼈어요.

『한양』 : 각 학생회에서 올해 많은 비대면 행사들을 진행했습니다. 이 행사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김수비 : 저희 과에서는 비대면 행사가 열리지 않아서 잘 모르겠습니다.

한양 113호

015

『한양』 : 마지막으로 올해를 떠나보내면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김수비 : 나름 열심히 살고 있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제약으로 너무나도 아쉬운 한해가 되었네요. 연애빼고 다 해본 2020년이라 내년에는 꼭 연애를 하고 싶어요!!^^ 열심히 사느라 고생했고 내년엔 제발 교수님 얼굴보고 수업듣게 해주세요! :(

“학교를 떠날 준비를 하는 4학년”

- 행정학과 15학번 김의겸

『한양』 : 1년간 대부분의 수업이 비대면으로 진행되었는데, 대면으로 학교를 다녔을 때 와 어떤 점이 다르게 느껴졌나요? 김의겸 : 우선 학교에 가지 않고 집에서 강의를 듣다보니 시간과 비용이 많이 절약되었 습니다. 그러다보니 취업준비나 전공 공부를 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사용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하지만 친구들이나 교수님과 교류할 수 없어 답답함을 느꼈 고, 동아리 활동이나 대외활동 등 여러 행사들도 진행할 수 없다보니 많이 아 쉬웠습니다.

『한양』 : 학교생활을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비대면 학기가 진행되었습니다. 취업이나 진 로계획을 실행하는데 있어 어려운 점들이 있었나요? 김의겸 : 안 그래도 경기가 좋지 않은데 코로나로 인해 기업에서 채용을 더 줄여서 힘들 었습니다. 여기에 취업에 관련된 스터디를 진행하거나 정보를 얻는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한양』 : 마지막으로 올해를 마무리하며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김의겸 : 내 2020년을 돌려내라! 코로나 이 자식아!

016

학내

# 동아리 활동 이처럼 행복한 대학생활을 꿈꾸던 새내기에게도, 학교를 떠나 새로운 출발을 준비 하는 4학년에게도 코로나19와 함께했던 2020년은 많은 아쉬움과 안타까움을 남겼다. 한편, 대학 생활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동아리 역시 크고 작은 어려움을 겪었다. 동아 리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알아보고자 비대면 활동이 어렵다고 생각된 동아리와 비 교적 비대면 활동을 활발하게 진행했다고 알려진 동아리를 선정하여 이야기를 들어보 았다. 한양사진연구회 ‘HYPO’와 한양대학교 중앙토론동아리 ‘한양 토론의 막을 올리 다‘ 두 동아리 회장들을 만나보자.

“사진 찍기 어려워”

- HYPO

『한양』 : 자기소개 및 동아리 소개 부탁드립니다.

HYPO : 안녕하세요. 중앙동아리 한양사진연구회 HYPO 회장을 맡고 있는 교육학과 19 학번 정영훈입니다. HYPO는 1965년에 설립된 한양대 유일의 사진중앙동아리 로 사진을 심도있게 연구하는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양』 : 코로나19로 인해 올 한해는 비대면으로 학사일정이 진행되었습니다. 이에 따 라 동아리 활동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HYPO : 우선 신입생 모집의 경우 학내 커뮤니티 사이트를 통한 비대면 모집으로 진행 했습니다. 1학기에는 결과적으로 아무런 활동을 하지 못했습니다. 여름방학 때 는 사진빙고 콘테스트를 열었고, 2학기에는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면서 대면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인원을 분산시켜 최대 5명씩 모여 출사를 진행했습니다.

한양 113호

017

『한양』 : 올 해 동아리를 운영하면서 어떤 어려운 점들이 있었나요?

HYPO : 아무래도 HYPO가 대부분 대면 활동으로 진행되는 동아리인데 대면 활동을 전 혀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동아리 성격에 맞는 비대면 활동을 구상하기가 어려웠 습니다. 2학기에 대면 활동을 시작하는 일도 조심스러웠습니다. 동아리 연합회에 서도 대면/비대면 활동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지 않았고, 학교에서도 교 내 동아리방 폐쇄 이외에는 별다른 규제가 없어서 어떻게 해야할 지 많은 시간 고민을 했던 것 같습니다. 평소처럼 회비를 납부하라고 요구하는 것도 부담이었 습니다. 그래서 일단 저희는 가입비는 받지 않되 동아리 운영을 위한 월회비만 받기로 결정했습니다. 1학기 때는 아예 대면 활동이 없었기 때문에 동아리원들에 게 이미 납부된 회비를 돌려줬습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걱정되는 부분은 후임자 선정입니다. 솔직히 내년에도 정상적인 동아리 운영 자체가 가능할지 의문입니 다. 만일 내년 운영진을 모집하지 못할 경우, 기존의 운영진이 그대로 운영을 할 예정입니다. 그러나 막막함이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 방역지침을 지키며 활동 중인 HYPO 동아리원들 (사진제공: HYPO)

018

학내

“온라인으로 토론합시다”

- 한토막

『한양』 : 자기소개 및 동아리 소개 부탁드립니다. 한토막 : 안녕하세요, 2009년에 설립된 중앙토론동아리 한양, 토론의 막을 올리다 한토 막에서 회장을 맡고 있는 국어국문학과 19학번 문정현입니다. 주로 시사토론, 정책토론 등을 진행하며 타 대학들과의 교류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양 : 코로나19로 인해 올 한해는 비대면으로 학사일정이 진행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동아리 활동이 어떻게 변했는지 소개부탁드립니다. 한토막 : 동아리를 운영하기에 있어 2020년은 최악의 해였습니다. 동아리방은 물론 평소 대관하여 사용하던 학교 시설들도 모두 폐쇄되어 1학기 활동은 잠정 중단했습니 다. 그러나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수는 없기에 2학기에는 활동을 최소화하여 진행 했습니다. 신입생 모집은 학내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만 진행했으며 면접과 동아 리 활동은 Zoom을 활용해 비대면으로 진행했습니다. 회비의 경우 온라인으로 활동을 진행하는 현 상황을 고려하여 기존 회비보다 적게 거두고, 오프라인으로 활동이 재개될 경우 나머지 금액을 추가로 납부하는 것으로 결정했습니다.

한양 : 올 해 동아리를 운영하면서 어떤 어려운 점들이 있었나요? 한토막 : 비대면으로 활동을 진행하면서 아쉬운 점은 친목 도모에 관한 부분입니다. 그 래도 코로나19로 인해 우리 사회 모두가 조심하고 있는 만큼 방역수칙을 지키 면서 친목 도모가 가능한 활동들을 추가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가장 걱정 되는 부분은 후임자에게 인수인계를 해주는 것입니다. 모든 활동이 온라인으 로 진행되다 보니 동아리원 개개인의 특성도 잘 파악하지 못했고, 무엇보다 운 영진으로 참여할 의사가 있는지 잘 모르는 것이 마음에 걸립니다. 또한 동아리 활동이 간소화되어 향후 오프라인으로 진행될 때 이를 경험하지 못한 신입 회 원들이 잘 운영해나갈 수 있을지 걱정되기도 합니다.

한양 113호

019

▲ 온라인으로 토론 중인 모습 (사진제공: 한토막)

이상으로 동아리 운영에 대한 변화들을 간략하게 살펴볼 수 있었다. 모두가 혼란 을 겪었던 1학기에는 많은 동아리들이 제대로 된 활동을 진행할 수 없었다. 하지만 코 로나19가 장기화됨에 따라 동아리 활동 역시 파행이 될 것이라는 우려와는 달리, 2학 기가 시작되면서는 각 동아리의 특성에 맞추어 온・오프라인 활동을 실시했다. 또한 민감할 수 있는 회비문제에 대해서도 저마다의 해결책을 마련했다. 물론 후임자 선정 문제 등 몇 가지 어려움이 아직까지 있으나, 변화된 환경 속에서 각자 의미 있는 활동 들을 이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020

학내

더 나은 내일을 기다리며 지금까지 한양의 2020년을 되돌아보았다. 학교가 학생과 소통하려는 의지를 끝내 보이지 않았다는 점이 못내 아쉽기는 하지만 그런 불통 속에서 학생들이 일구어낸 것 은 주목할 만했다. 성숙한 시민의 자세를 보여주었던 1학기 마지막 날의 외침부터, 비 상대책위원회와 각 학생회에서 이뤄낸 갖가지 비대면 행사들, 나아가 유의미한 활동을 이어나가기 위한 각 동아리의 노력에서부터 개별 학생들의 자기 계발까지. 학생들의 이러한 꿈틀거림이 힘든 시기를 버티는데 서로에게 나름의 위안이 되어 주었다. 낯설고도 벅찼던 일 년이 지나갔지만 해가 바뀐다고 해서 우리의 일상이 나아질지는 미지수이다. 오히려 코로나 속의 비대면 사회가 유지될 거라는 씁쓸한 예측이 우세한 것 이 현실이다. 그래도 올 한 해의 수확이라고 한다면, 당연한 것에 감사할 줄 아는 태도와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에 이의를 제기하는 법을 배웠다는 것이라 말할 수 있겠다. “한 해의 끝은 시작도 끝도 아니며 계속 진행된다. 경험을 통해서 우리에게 모든 지 혜를 심어준다.” 이 같은 할 볼랜드의 역설처럼 한 해 동안의 시행착오의 결과가 더 평 화로운 2021년을 맞이하는 데 좋은 자양분이 되기를 희망하며, 돌아오는 2021년에는 더 나은 한양과 더 발전한 한양인들이 캠퍼스를 채우는 모습을 그려본다. 이 글을 읽는 모든 한양인에게 보다 더 나은 내일이 찾아오기를 바란다.

한양 113호

021

#성소위 #전학대회

성소위로 본 전학대회 편집위원 구본성 bagsa1902@hanyang.ac.kr

“이번 재심의 요청을 통해 성소위의 어떠한 문제점으로 인해 부결되었 는지, 기권을 표하신 학우분들께서는 어떤 의견을 가지고 계신 지, 그 리고 우리 자신이 대의원으로서 신중한 고민을 했는지 충분한 고민과 논의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전학대회 성적소수자인권위원회 재심의 요청 발언 중, 교육학과 정학생회장 김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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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수자를 위한 위원회는 없다 성적소수자인권위원회(이하 성소위)가 전체학생대표자회의(이하 전학대회)에서 두 학기 연속으로 부결되었다. 인준과 사업 계획 및 예산심의 모두 대의원 2/3 찬성 요 건을 충족시키지 못한 탓이다. 이에 일부 대의원이 재심의를 요청했으나 재심의 청구 도 절반 이하의 찬성으로 기각되었고, 성소위는 최종적으로 인준을 받는 데 실패했 다. 성소위를 제외한 모든 기구들이 거의 만장일치에 육박하는 찬성률로 가결된 것과 는 사뭇 대조적이다. 결과가 알려지며 학내 커뮤니티에서도 잠시 논쟁이 있었으나 얼 마 가지 않아 사그라들었다. 그런데 다소 의아한 지점이 있다. 성소위 인준 투표에 참여한 270명가량의 대의 원 중 반대표를 던진 인원은 그리 많지 않았으나 기권표를 던진 인원은 약 100명, 전 체 인원의 40%에 육박했다. 기권표를 던졌다는 것은 단순히 해당 사안에 반대한다기 보다는 판단을 유보하거나 해당 투표 자체가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는 등의 의사를 표 하는 행위라고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전학대회 진행 과정의 성소위 질의에서는 별 다른 질문이 제시된 바가 없다. 그렇다면 100명 이상의 대의원은 성소위 인준에 어떤 문제가 있다고 본 것일까. 왜 그들은 기권표를 던진 것일까? 『한양』은 이번 성소위 부결 사안을 면밀히 살펴보며 왜 성소위가 인준을 받지 못한 것인지 고찰해볼 것이다. 나아가 대의원들의 무효표에 담긴 의미를 고찰해봄으로써 현재 전학대회의 모습에 관해서도 짚어보려 한다.

▲ 온라인으로 진행되었던 전학대회 (출처: 총학생회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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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학대회와 성소위 코로나19 사태가 연장됨에 따라 2학기 전학대회도 카카오톡을 활용하여 온라인으 로 진행되었다. 오프라인으로 진행하는 것과 여러 면에서 차이는 있었지만 기본적으 로 의사진행세칙을 준수하여 기존의 회의 순서에 따라 진행되었다. 사업보고와 결산 보고는 자료집을 총학생회 페이스북 홈페이지에 업로드함으로써 서면으로 제공되었 고, 안건 별 질의는 발언요청서를 총학생회 메일로 전송함으로써, 의결은 카카오톡방 의 투표 기능을 이용하여 이루어졌다. 배포된 전학대회 자료집에서 성소위는 성소수자가 ‘소수’라는 점, 그들 또한 사람 으로서 동등한 인권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들어 성소위의 역할과 필요성을 강조했 다. 성소위에서 제안한 사업 계획은 크게 세 가지로 구분된다. 우선 인권 증진 사업이 다. 인권 증진 사업은 다시 세 가지로 구성되는데, 학내 성소수자 인권 상담, 혐오 발 언 모니터링, 혐오・차별・성폭력에 대응하는 매뉴얼 마련이다. 각각의 명칭에서 드 러나는 것처럼, 성소수자의 인권이 침해되는 경우에 주도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방안 들로 구성되어 있다. 다음으로 세미나이다. 인권 세미나를 개최함으로써 성소수자와 관련된 이슈를 논의하고 교육을 진행한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모임이 어려울 경 우, 퀴어를 주제로 한 작품을 읽고 줌(Zoom)을 활용하여 학회 모임을 진행하는 방안 도 염두에 두고 있다. 마지막으로 홍보사업이다. 홍보사업은 홍보 포스터나 카드뉴스 를 제작함으로써 성소수자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이들과 관련된 소식을 알리는 것 을 목표로 한다. 다만 재심의 요청 관련 자유발언에 답변하며 학생회비 절감 차원에 서 비대면 학기의 현수막과 포스터 사업은 진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입장을 밝혔 다. 이 같은 사업 계획에 따라 책정된 예산안은 아래와 같다.

2020 2학기 한양성적소수자인권위원회 예산안 항목

세부내용

예상금액

예비비

대응 사안 자료집 제작 등 예비비*

100,000

세미나

원고료X2회

60,000

총 예산지출

\160,000

▲ 성소위가 제출한 예산안 (출처: 전학대회 자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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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계획

인권 증진 사업 •학내 성소수자 인권 상담 •혐오 발언 모니터링

사업 계획

사업 계획

인권 세미나 개최 •성소수자 관련 이슈 논의

홍보 사업 •홍보 포스터 및 카드뉴스 제작

•혐오 · 차별 대응 매뉴얼 마련

사람마다 평가는 조금씩 다를 수 있겠지만, 성소위의 사업 계획에 중차대한 문제가 있는 듯하지는 않다. 사업 계획과 함께 부결된 예산안 또한 별다른 문제가 없어 보인 다. 지난 학기에 한 차례 부결된 탓에 예산을 배정받지 못했으며 이월비용도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기본적인 비품과 사무용품 등을 구비하고 행사 진행을 위해 자료집을 발간하는 등에 소요되는 비용은 필수적일 것이다. 한양대학교 재학생이 약 14,000명 임을 감안했을 때, 1인당 약 11원이라는 금액은 과도해보이지 않는다. 장애인인권위 원회가 292,984원, 국제교류위원회가 230,000원을 예상 지출로 상정한 것과 비교해 도 훨씬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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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위는 왜? 그렇다면 성소위는 왜 부결된 것일까? 전학대회에서 특정 기구의 실효성에 대한 의 문이 제기될 수 있다. 그러나 앞서 살펴본 바에 따르면 성소위가 부결된 것은 선뜻 납 득하기 어렵다. 또한 다른 기구들에 대한 압도적 지지와의 간극은 우리를 당혹스럽게 하는데, 이런 당혹감은 기권표의 비율에서 증폭된다. 인준의 경우 274명 중 105명이, 사업 계획 및 예산 심의의 경우 271명 중 108명이 기권표를 던졌다. 결과적으로 전자 는 155명의 찬성으로, 후자는 149명의 찬성으로 성원의 2/3를 채우지 못해 부결되었 다. 왜 대의원들은 반대가 아닌 무효표를 던진 것일까?

기권

인준

찬성

기권

사업계획

찬성

105

총원 274

155

108

총원 271

149

총학생회 중앙집행위원회

100%

국제교류위원회

100%

학생인권위원회

100%

장애학생인권위원회

99.6%

성적소수자인권위원회

56.6%

▲ 기구별 인준 찬성률 비교

투표에 참여하지 않는 기권과 달리, 기권표는 투표에 참여하면서까지 특정 방안에 대한 지지를 표하지 않고 판단을 유보하는 적극적 의사표현 행위이다. 즉 기권표는 일종의 항의 의사 표명의 기능을 수행한다. 찬반으로는 표현할 수 없는 모종의 문제 점을 노출시키고자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전학대회가 일방적인 투표로 진행되는 것 이 아니라 수평적 위치에서 상호소통이 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성소위 측에 대 한 질의가 기권표에 선행되는 것이 자연스러워 보인다. 그러나 전학대회가 진행되는 사흘 동안 성소위 측에 전달된 질의는 단 한 건에 불과했다. 그나마도 재심의 요청 관 련 자유발언이었고, 표결 이전에는 어떤 질의도 나오지 않았다. 그렇게 성소위는 인 준과 사업 계획 모두 부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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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이번 사태와 관련하여 당사자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성소위 위원장 사학과 16학번 박채림 학우(이하 박채림)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한양』 : 지난 학기에 이어 두 학기 연속으로 인준에 실패하게 되어 상심이 크시리라 생각합니다. 성소위에서 어떤 방식으로 전학대회를 준비하셨는지 궁금합니다. 박채림 : 1학기 전학대회 준비는 사실상 성소위의 초석을 닦는 과정이었습니다. 그간 제 대로 진행되지 못한 상시 사업과 활동의 핵심이 되는 인권 사업 등의 체계를 마련하는 데 주력했습니다. 그렇게 준비한 인준안이 아무런 질의응답 없이 부결되어 어느 지점을 보완해야 할지 몰라 당황스러웠습니다. 이번 전학대회를 준비하면서는 기존 사업은 그 대로 진행하되, 예산안을 최대한 축소했습니다. 과거에 비해 활동이 본격화되어 학생회 비를 비교적 높게 책정하였는데, 이에 대해 의문을 품지 않으셨을까 생각했기 때문입니 다. 또 겨울방학에 진행된 전학대회에서 지적받은 지나치게 소극적인 활동과 예산 미사 용의 문제가 근본적으로 인력난에 기인하는 것이라 판단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앨라 이1) 학우들의 도움을 받아 함께 인준을 준비하였습니다.

『한양』 : 이번 전학대회에서 인준을 받지 못한 까닭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박채림 : 성소위의 근본적인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았습니다. 사 업 계획만 부결된 것이 아니라 인준 자체가 아무런 질문 없이 부결되었다는 점에서 그 렇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성소위가 연이어 부결되는 상황 자체가 성소위의 필요성을 방증한다고 생각합니다.

1) 앨라이(ally)는 소수자에 속하지 않지만 소수자를 위하여 연대하는 사람을 일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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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 : 반대표가 아닌 기권표가 많았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분석하고 계신가요? 박채림 :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으나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나는 소극적인 형식의 반대이고, 다른 하나는 성소위 존재의 당위성에 공감하지 못했기 때문 이라 판단했습니다. 직접적으로 의사를 밝힌 것은 아니므로 대의원분들의 의도를 과하 게 해석하는 것은 실례라고 생각해서 최대한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습니다.

『한양』 : 많은 기권표에 비해 질의는 거의 없었는데 이로 인한 고민이 있으신가요? 박채림 : 질의가 없다보니 부결의 이유를 함부로 추정할 수 없어 다음번에 다시 인준을 준비한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가늠하기가 어렵습니다. 다른 분들이 인준에 도전 하실 때 어떤 조언을 드릴 수 있을지도 모르겠고, 혹시나 성소위가 영영 사라지는 것은 아닐까 하는 염려도 됩니다.

『한양』 : 그 외에도 혹시 학우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 박채림 : 학내에서 성소수자가 차별받는 모습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성소위 존재의 당 위성에 의문을 표하시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그러나 차별이나 혐오는 드러날 때보다 드 러나지 않을 때 더욱 노골적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공식 기구가 부재하는 탓에, 사적으 로 성 소수자 관련 문제를 해결하며 대표성 있는 기구의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내년에 는 부디 성소위의 존재가 학우들에게 받아들여지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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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슬어가는 전학대회 예상처럼 성소위는 질의응답 없는 다수의 기권표로 인해 다음 인준을 준비하는 데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개선해야 할 지점을 알려주지 않은 채 사안을 기각하는 행위는 발전에 대한 종용보다는 그저 문전박대라는 인상을 준다. 그러나 전학대회가 단절보다는 소통을, 답보보다는 진보를 지향해야 함은 명백하다. 과연 지금의 전학대 회는 바람직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가? 우리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전학대회를 다 시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전학대회는 매 학기 개최되며 각 과의 학년별 과대표, 학과별・단과대별 정학생회 장, 각종 교내 단체의 회장들이 참여한다. 저마다 크고 작은 단체의 대표로서 회의에 참여한 대의원들은 교내 자치 기구들이 지난 학기 진행한 사업과 이에 소요된 예산을 보고받고, 다음 학기 사업 계획 및 예산안을 검토하여 인준에 참여한다. 이처럼 전학 대회는 학생 사회의 민주성을 상징하는 간접 의사표현 방식의 일환이다. 따라서 회의 에 참석한 대의원들은 발제를 꼼꼼히 살펴 자치 기구에서 미처 생각지 못한 지점이 있 다면 그 어두운 부분을 밝히고, 혹여나 예산이 허투로 쓰이고 있다면 이를 바로 잡아 야 한다. 궁극적으로, 대표자로서 회의에 참석한 만큼 자신이 소속된 단체 구성원의 의사를 대변하여 학교 공동체의 바람직한 방향성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러나 이번 전학대회 서기록에 드러나는 성소위 인준 사안의 진행을 살펴보았을 때, 회의가 진정 으로 제 기능을 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학내 모든 대표자는 전학대회에 참석해야 하는 의무를 진다. 만일 대표자가 참석할 수 없는 경우 부 대표자가, 그 또한 여의치 않다면 대리인이 참석한다. 이러한 강제성 때문에 오프라인으로 전학대회가 열릴 때, 참석하고 싶지 않지만 어쩔 수 없이 참석 하는 학우들을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물론 의무 참여 자체가 나쁘다고 말 하기는 어렵다. 전학대회 대의원 참석을 의무화하지 않았다면 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전학대회가 개최되지 않는 학기가 더 많았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의무로 참석하는 회 의에서 과연 얼마나 많은 학우들이 어느 정도의 책임감을 갖고 회의에 참여할지는 미 지수이다. 냉정하게 말해 발제는 한 귀로 흘리며 시간을 보내다 형식적으로 비표 들 기를 반복하는 대표자가 없을 것이라 단언하기 어려운 것이 지금의 형국이다. 뿐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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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라 이러한 책임감의 부재는 공동체가 아닌 자기 본위의 판단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자신의 어깨 위에 자리한 무게감을 망각하고 그저 자신의 호오에 따라 결정을 내린다면 공동선을 담보할 수 없을 것이다. 다시 이번 사안으로 돌아가보자. 기권표를 던지는 행위 자체를 비판할 수는 없다. 그것은 정당한 의사 표현의 수단이며 모든 대의원이 갖는 권리이다. 그렇지만 전체 학생을 대표하여 진행되는 회의인 만큼, 참여자들은 본교 학생들의 권리를 최대한 보 장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주안점을 두어야 한다. 만약 성소위 측의 부족한 점이 있었다 면 질의를 통해 이를 지적함으로써 차후 성소위가 부족한 점을 보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의미에서의 민주주의의 실현이다. 그러나 이 같은 상호작용은 전무했다. 성소위 위원장의 말처럼, 질의 없이 던져진 이번 기권표는 대략 세 가지로 해석해볼 수 있다. 우선 성소위 존재 자체에 대한 불만이거나, 혹은 아직 성소위의 필 요성에 대해 판단하지 못했거나, 아니면 실명 투표의 부담감으로 인한 기권을 가장한 찬성 혹은 반대 정도일 것이다. 어떤 방향이든 성소위가 개선해야 할 지점을 전혀 모 색하지 못한 채 그 존립만 부정당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크다. 성소위가 단순한 이 익집단이 아니라 사회적 소수자의 인권을 대변하는 기구라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만약 성소위의 필요성에 확신이 없었다면 우선 그들에게 기회를 주고 한 학기 동안 그 들의 행보를 살펴보고 그때 다시 판단할 수도 있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이처럼 학생의 대표자는 그 지위와 함께 대표자로서 가져야 할 책임감을 요구받는 다. 주지할 점은, 이러한 책임감에 대한 질책은 단순히 대표자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 라는 것이다. 대표자가 대표자로서 책임감을 갖기 위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공동체에 서의 역할과 협력이 수반되어야 한다. 최근 여러 단과대 및 학과에서 선거본부가 출 마하지 않아 비대위가 운영되고 있음을 감안하면, 즉 학생사회의 붕괴가 가속화되고 있음을 감안하면 ‘책임감’의 꼬리표는 비단 대표자에 국한되지 않는다. 구성원 모두의 무관심이 이 같은 형국을 빚어낸 것이다. 그 누구도 이번 사태의 책임으로부터 자유 로울 수 없다. 이번 성소위 부결을 통해 반성해야 하는 주체는 우리 모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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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의, 학생에 의한, 학생을 위한 전학대회는 명칭 그대로 ‘전체학생대표자회의’이다. 해당 자리는 개인의 자격으로 참여한 것이 아니라 저마다의 집단을 대표하는 역할로 자리하는 것이다. 즉 자신의 결정은 오롯이 스스로의 의사만을 담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 공동체의 의견을 통합적 으로 담고 있는 것이어야 한다. ‘성소수자인권’위원회에 대한 저마다의 생각은 다를 수 있다. 하지만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공동체를 보다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끄는 것이 타당하다는 사실을 고려해볼 때, 소수자의 인권 보호를 명목으로 출범한 기구가 두 학기 연속으로 부결당할 명백한 근거가 있는 것인지는 의문스럽다. 우리가 받아 든 결과보다도, 그 과정에서 학생 공동체가 한 걸음 나아가기 위한 상호소통을 찾아볼 수 없다는 점에서 무력감은 한 층 짙다. 최근 무너져가는 학생 공동체에 대한 염려는 코로나19가 일여 년 이상 지속됨에 따 라 그 추세가 가속화되고 있다. 학우들 간의 거리감은 자연스레 개인의 시야를 좁히 고 타자의 처지에 관심을 갖지 못하게끔 한다. 이는 곧 학생사회가 여럿이 구성하는 하나의 공동체가 아닌 독존하는 개인의 군집에 그칠 위험을 내포한다. 입이 부르트도 록 외치고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듯이 결국 우리의 보루는 활발한 의사소통일 수밖 에 없다. 특히 지금과 같이 거리가 강제되는 시기일수록 서로 자신이 가진 생각을 가 감 없이 내어놓는 적극적인 소통의 시도가 절실하다. 내가 아닌 우리를 생각하고 저 마다 자신이 선 위치에서 할 수 있는 바를 다한다면, 그 주관의 뿌리를 튼튼히 하는 일이 최종적으로는 객관의 지평을 넓힐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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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을

향한

한양인의

시선

『한양』에

대한

한양인의

평가

『한양』을

위한

한양인의

비판

지금 『한양』 에게는 한양인이 필요합니다.

113호를 보고 기사에 대한 평가를 HYgyoji@gmail.com으로 보내주세요. 독자평은 114호 교지에 실리며 독자평을 보내주신 분에게 소정의 상품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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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금체불

1초라도 늦으면 2렇게 초조한데 3초는 어떻게 기다려 편집위원 이에스더 esther015@hanyang.ac.kr 수습위원 이보미 onew524u@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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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이 늦어진다는 것은 굉장한 마음의 부담이다. 학생들이 항의해봤자 산단 측에서 돈을 안 주면 그만이라는 점에 좌절감이 느껴지기도 했다.”

- 피해자와의 인터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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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친 생각, 불안한 눈빛, 지켜보는 학교 교지실에 제보가 들어왔다. 해당 제보는 학교 안에서 벌어진 임금체불 사건에 대한 내용이었다. 지난 여름방학, 한양대학교의 한 연구실에서는 제보자를 비롯한 여러 학 생들을 한 달 동안 아르바이트로 고용했다. 그러나 고용된 학생들은 아르바이트가 끝 나고도 한참이 지나서야 일한 만큼의 대가를 받을 수 있었다. 아르바이트가 끝나고 임금이 최종 입금되기까지 걸린 시간은 2개월. 그동안 연구실 쪽에선 단 한 번도 학생 들에게 정확한 임금 지급일을 알려준 적이 없었다. 심지어 임금이 체불되는 일이 처 음이 아닌 듯한 연구실 측의 태도에 학생들은 배신감을 느꼈다. 도대체 왜 임금이 밀 리는 것인지, 그래서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는지. 연구실도 학교도 학생들에게 답을 주지 않았다. 급여 지급이 기약 없이 지연되는 상황 속에서 학생들은 무력했고, 그저 한숨의 무게만 나날이 늘어났을 뿐이었다. 심각한 것은 이 같은 일이 해당 연구실에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많은 학생들이 학교와 연계된 기관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뒤 급여를 늦게 받고 있었다. 이 는 학교 기관에 대한 학생들의 신뢰를 기만하는 행위다. 더욱이 다른 곳도 아닌, 사회 적으로 모범이 되어야 할 교육기관이 주관하는 아르바이트에서 임금체불을 겪을 것이 라고는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왜 이런 일들이 반복되고 있으며 그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지, 이제는 그 물음에 답해야 할 시점이다.

▲ 한양대학교 데이터마이닝 연구실 아르바이트 모집 공고 (출처: 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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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행과 사기의 경계 # 데이터마이닝 연구실에서 무슨 일이 지난 7월, 모 학과의 단체 카카오톡 방에 아르바이트 모집 공고가 올라왔다. ‘한양 대학교 데이터마이닝 연구실’에서 대화문 데이터를 작성하고 검수 작업을 진행할 학 생을 구한다는 내용이었다. 네 명 이상의 학생이 이 공고를 보고 해당 아르바이트에 참여했다. 한 차례의 교육을 받고 이들은 바로 업무에 돌입했다. 8월 한 달 동안 학생 들은 관리자의 지시에 따라 성실하게 연구실에 필요한 데이터를 만드는 작업을 했다. 시간은 빠르게 흘러 마침내 아르바이트가 끝나는 날짜가 다가왔다. 이때까지만 해도 학생들은 차후 급여 정산에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는 상상할 수 없었다. 아르바이트를 하는 동안 학생들은 임금 지급 날짜에 대한 어떠한 안내도 받지 못했 다. 작업이 끝난 8월 말이 되어서야 관리자는 서류 처리가 마무리되는 대로 대략 한 달 내에 임금이 입금될 것이라고 고지했다. 문제는 약속했던 한 달이 지난 9월 말이 되어서도 급여가 지급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임금은 산학협력단(이하 산단)을 통해 지급되기 때문에 산단 측에 관련 서류를 넘겨야 하는데, 이 서류를 관리하는 연구실 의 또 다른 관계자가 다른 업무로 몹시 바쁘다는 이유였다. 고용한 학생들에게 임금 을 지불하는 것보다 더 바쁜 일이 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관리자 는 ‘기한은 정확히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무조건 지급될 것이니 너그러운 마음으로 기 다려달라’라는 말만 반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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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10월 초, 관리자는 늦어도 다음 주 금요일 내로 급여가 입금될 것이라는 소 식을 들고 나타났다. 급여는 안내된 금액에서 기타소득세 8.8%가 공제된 후 지급될 것이라는 새로운 공지사항과 함께 말이다. 물론 납세의 의무를 다하는 것은 당연하나 아르바이트 공고, 사전교육, 본격적인 작업 기간 동안 전혀 언급된 적이 없던 세금의 존재에 학생들은 당황스러울 따름이었다. 또한 약속한 금요일이 되었을 때 임금을 받 은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관리자는 연구실 측 서류 처리는 완료되었으나 산단 측 작업이 지연되는 것 같다며 더불어 생활비가 급한 학생에게는 자신의 사비로 임금을 지급하겠다고 했다. 그만큼 임금 지급 시기의 행방은 오리무중이었다. 10월 23일, 우 여곡절 끝에 학생들은 급여를 겨우겨우 받을 수 있었다. 작업을 마친 8월 말로부터 두 달이 지난 시점이었다. 관리자의 해명에 따르면 이런 일은 처음이 아니었다. 지난 5월 같은 연구실에서 진행된 아르바이트 역시 급여 지급이 무려 두 달이나 지연되었고 문 제는 반복되었다.

▲ 출처: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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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건 파헤치기 『한양』은 이 사건의 최초 제보를 바탕으로 다른 두 명의 피해 학생, 또 다른 당사자인 산단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학생들의 증언을 통해 파악한 이번 사건의 문제점은 크게 두 가지였다. 첫째는 연구실과 학생들 사이 근로계약서가 작성되지 않은 것, 둘째는 임 금이 두 차례나 체불된 상황의 책임 소재가 불분명한 것이었다.

근로계약서? 연구참여확약서? 제보자 A : 애초에 계약서는 작성하지 않았습니다. …… (중략) …… 임금은 30만원이었는데 세금 을 8.8% 공제하는 것도 임금체불이 1차적으로 이루어진 뒤에 공지된 겁니다. ▲ 제보 내용 중

『한양』 :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나요? 그렇다면 이에 대한 관리자의 설명이 있었나요? 피해자 B : OT날에 무언가에 서명하긴 했었는데요. 그게 계약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주의 깊게 읽지 않고 서명하고 나오는 바람에 기억은 잘 안나네요. 피해자 C : 한 장짜리 확약서를 작성하기는 했습니다. 학과 등 소속을 작성하는 난과 업무 기간, 업무 내용, 성실하게 임하지 않을 경우 임금 지급이 어려울 수가 있다는 점 등은 명시되어 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만 확약서에 임금이 지급 되는 날짜는 없었습니다. ▲ 피해자 인터뷰 중

「근로기준법」 제17조에 따르면 고용 주체인 사용자에게는 근로자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교부해야 할 의무가 있다. 근로계약서의 임금 항목에는 지급액과 지급일, 지급방법에 대해 반드시 표기해야 한다. 이는 단기 고용되어 일하는 아르바이트에도 적용된다. 피해 학생들의 증언을 통해 이들은 근로계약서가 아닌 확약서라는 문서를 작성했음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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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 대학 연구실 학생연구원의 경우 산단 주관 하에 「학생인건비 통합관리 지침」 (이하 통합관리지침)1)에 따라 연구참여확약서(이하 확약서)를 작성하고 이를 바탕으 로 매월 정해진 날짜에 인건비를 지급받는다. 확약서는 대학 연구실에서 쓰이는 근로 계약서의 완화된 형태다.2) 확약서 양식을 살펴보면 세금을 포함한 학생인건비 지급액 과 지급일 기입란이 마련되어 있다. 이는 세금에 대해서도, 인건비 지급일에 대해서 도 들은 바가 없다고 한 피해 학생들의 증언과 상충된다.

▲ 확약서 양식 (출처: 한양대학교 산단)

1) 「과학기술기본법」, 「국가연구개발사업의 관리 등에 관한 규정(대통령령)」에 따른 행정규칙 2) 연구원 근로계약 의무화 제도가 일반 대학에서는 장학금 자격 박탈 등의 부작용이 있는 관계로 연구참 여확약서 수준으로 한층 완화되어 도입되었다.

040

학내

『한양』 : 연구실에서 학부생 고용 시 확약서는 필수적으로 제출해야 하나요? 임금 지급일이 누락되어도 확약서가 승인될 수 있나요? 산단 : 데이터마이닝 연구실에서 제출한 서약서와 개인정보제공동의서는 확약서와 내용이 다릅니다. 이 과제와 관련한 사항으로 연구실에서 최소 단위로 받은 서류로 확인됩니다. ▲ 산단 인터뷰 중

『한양』은 이 같은 의문사항을 산단에 직접 질문하였다. 답변은 애매하게 돌아왔으 나 정리하자면 결국 학생들은 통상의 근로계약서도, 이를 대체할 확약서도 작성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연구실에서 받아갔다는 최소 단위의 서류는 학생들의 권리를 보호 하기에 턱없이 부족했다. 학교 연구실에서 아르바이트를 개별 고용할 때 확약서 작성 이 의무사항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하지만 학교가 학생들을 진정 아끼는 마음이 있다 면 이들이 근로자로서의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게끔 자체적인 규정이라도 마련했어야 했다. 형식만 대강 갖춘 문서에서 취업 사기의 냄새가 나는 듯하다.

한양 113호

041

책임자는 누구인가 학생들을 고용한 측은 연구실이지만 이들에게 급여를 지급하는 측은 산단이었다. 산 단에 문의한 결과 이번 사건과 관련한 임금 지급 과정에 대해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한양』 : 임금 지급의 과정이 어떻게 되는지, 어떤 지점에서 지연이 발생하는지 알 고 싶습니다. 산단 : 이번 사건의 경우 학생인건비가 아닌 연구실 직접비3)의 연구활동비에서 수당 이 지급되었습니다. 이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드리면 연구책임자가 관련 증빙 을 준비하여 포탈에 연구비를 청구하면, 산단의 연구관리부서인 연구지원팀 에서 청구 내용을 확인 후 지급하는 식입니다. 연구실

산학협력단

연구비 청구

청구내용 확인 및 임금 지급

학생 임금 수령

해당 연구실 담당자에게 지연 사유에 대해 문의한 바 증빙 자료 취합으로 인해 연 구실에서 청구가 부득이하게 늦어진 것으로, 고의가 아니었음을 확인하였습니다. 또 한 산단으로 들어오는 정부출연금 입금 지연으로 연구비 역시 늦게 지급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합니다. 이번 사건에서도 해당 연구실로 정부출연금이 일시가 아닌 분할 지급되었음을 감안하여 주시면 좋겠습니다. ▲ 산단 인터뷰 중

물론 여러 복잡한 행정절차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일정 시일이 소요되는 것은 참작 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이런 상황에 대해 아르바이트를 하는 학생이 고려할 수 있게 끔 사전에 알리는 일이다. 그러나 이것이 체불에 대한 변명의 전부가 될 수는 없다. 애초에, 제때 급여를 지급할 확신이 없었음에도 우선 아르바이트부터 구하는 것이 맞 는가 하는 의문을 지울 수 없다.

3) 제품의 제조 또는 판매를 위하여 직접 소비되는 것이 인식되는 원가를 말한다. 연구비에서의 직접비는 인건비, 연구재료비, 연구활동비, 연구과제추진비, 연구수당, 위탁연구개발비 등으로 구성된다.

042

학내

피차일반(彼此一般)

▲ 연구실 단기 아르바이트 모집 공고 (출처: 한양대학교 포털)

이와 같이 학내 연구실에서 학부생을 아르바이트로 단기간 고용하는 경우는 드물 지 않다. 교내 연구실 아르바이트는 학부생의 참여도 또한 높은 편인데, 학내에서 진 행되어 학생들에게 신뢰감을 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데이터마이닝 연구실 사건은 이 러한 학생들의 믿음을 저버렸다.

한양 113호

043

그렇다면 다른 연구실 상황은 어떨까? 『한양』은 학내 연구실 아르바이트를 경험한 학부생 두 명과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한양』 : 참여한 연구실 아르바이트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학생 D : 휴학 중 공과대학 연구실에서 2020년 5월부터 7월까지 3개월 동안 실험을 보조하고 실험실을 정리하는 업무를 담당했습니다. 학생 E : 여름 방학 한 달 간 생활과학대학 연구실에서 실험 시료의 무게를 측정하고 기기를 청소하는 업무를 담당했습니다. 『한양』 : 업무 시작 전 확약서를 작성하셨나요? 또한 확약서에 임금 지급일과 세금 8.8% 공제 사실이 명시되어 있었나요? 학생 D : 업무 시작 전에 확약서를 작성했지만 임금은 복학 후에 지급된다고 하셨습 니다. 임금 지급일은 업무가 종료된 이후에 안내 받았고 세금 공제에 대해 서는 따로 안내받지 못했습니다. 학생 E : 업무 시작 전 확약서를 작성했습니다. 임금 지급일은 업무가 종료된 날에 대략적인 날짜로 안내 받았고 세금 공제는 안내받지 못했습니다. ▲ 학생 D, 학생 E 인터뷰 중

연구실 업무가 시작되기 전 학생 D와 학생 E는 모두 확약서를 작성했다. 그러나 그 들이 받은 확약서에는 임금 지급일과 세금 공제 사실이 명시되어 있지 않았다. 그들 은 업무를 마친 후에야 임금 지급일을 안내받을 수 있었고 심지어 휴학생인 D의 임금 은 복학 이후에나 지급된다고 했다.

『한양』 : 복학 후 임금 지급에는 동의하셨나요? 학생 D : 네. 아직 지급받지 못했지만 교내 연구실이기에 걱정되진 않습니다. 진로에 관련된 분야라 급여 문제보단 경험에 중점을 둬서 크게 신경쓰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 ▲ 학생 D 인터뷰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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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내

통합관리지침 제2조(정의) 이 규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학생연구원’이란 국가연구개발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학사・석사・박사학위과정(휴학생 및 수료생을 포함한다) 중에 있는 참여연구원을 말한다. 이때 휴학생은 국가연구개발사업 참여를 위해 근로계약을 체결한 자에 한한다.

위는 산단에서 제공하는 학생인건비 내부운영 규정의 일부이다. 휴학생인 D는 소 득 대신 진로 관련 경험을 목적으로 아르바이트에 임했기에 복학 이후 임금 지급에 동 의했다. 그러나 확약서에 서명하여 계약을 체결한 휴학생 역시 학생연구원에 해당된 다. 따라서 휴학생 지위 관련 규정의 부재가 아니라면 당사자의 동의 여부를 막론하 고 업무 종료와 함께 임금을 지급해야 마땅할 것이다. 학생 D는 7월에 마무리 지은 일에 대한 대가를 내년 초에나 받아볼 수 있게 되었다. 이와 같은 경우가 선례로 남게 된다면 휴학생 대상의 임금체불은 또 다른 관행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 일단 일을 시 키고 난 후에 이런 저런 사정을 핑계로 학생들을 애태우는 일이 반복되고 있는 실정에 씁쓸함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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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당신의 학생과 협력하십니까? 타 연구실의 상황도 데이터마이닝 연구실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임금 지급일은 확 약서에 명시되어 있지 않았고 이에 따라 학생들은 기약 없이 기다려야 했다. 학생들 사이에서 연구실 아르바이트의 임금체불은 일종의 관행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관행의 책임을 순전히 연구실 측에만 돌릴 수는 없다. 이와 같은 불합리한 일들이 지속되는 동안 과연 학교는 무엇을 했을까? 산단은 『한양』의 질문에 다음과 같이 답변했다.

『한양』 : 연구실 아르바이트 관련 사항은 산단 소관인가요? 산단 : 근로계약 체결이 필요한 산단연구원 임용은 산학협력단 소관이지만, 데이터마 이닝 연구실과 같이 연구목적으로 연구실에서 단기 아르바이트를 개별 모집한 경우 연구책임자가 주체가 되어 진행하게 됩니다.

『한양』 : 공지에 임금 지급 연기 관련 사항이 자세히 설명되지 않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산단 : 해당 건의 수당 지급 지연에 대해서는 연구실 내부에서 별도 공지를 하셨어야 할 것으로 봅니다. 앞으로 동일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당 연구실에 수당 지급(예정)일, 작업기간(일) 등을 명기하여 관련 서류를 받으시도록 서류의 내 용 보완 및 조치사항을 안내하도록 하겠습니다. 더불어 해당 내용과 관련한 사 항을 내부 공유하고, 유사한 사항이 발생하지 않도록 연구책임자 교수님들께 안내하도록 하겠습니다. ▲ 산단 인터뷰 중

046

학내

산단은 원론적인 내용만을 언급할 뿐, 구체적인 해결 방안은 제시하지 않았다. 그 저 데이터마이닝 연구실 사건의 문제점에 한해 미온적인 답변으로 일관했다. 해당 사 건은 학생인건비가 아닌 직접비의 연구활동비에서 수당이 지급되었기 때문에 확약서 작성이 전제되지 않았다. 이에 산단은 ‘근로계약 체결이 필요한 산단연구원 임용은 산 학협력단 소관’이지만 데이터마이닝 연구실의 경우는 ‘연구책임자가 주체가 되어 진 행’했다고 답변했다. 또한 임금체불에 대해 ‘연구실 내부에서 별도 공지’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확약서 작성 단계가 생략되었기 때문에 데이터마이닝 연구실의 직접적인 진행 주체는 연구책임자이지만, 임금 지급은 진행 주체와 무관하게 산단을 거쳐야만 한다. 산단은 학교 연구실의 여러 임금체불 사례를 인지하고 지속적으로 연구실에 주 의를 줘야 했으며 불가피하게 임금 지급이 지연되는 경우에도 연구실 측에서 학생들 에게 자세히 설명하도록 공지해야 했다. 이처럼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음에도 산단 은 ‘연구실 내부’의 ‘연구책임자’에게 전적으로 책임을 전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연구실의 임금체불이 관행으로 굳어지는 동안 수많은 피해자들이 있었을 것이다. 데이터마이닝 연구실 사건의 피해자들은 연구실 내 중간 관리자에게 지속적 으로 항의해왔으나 상황은 개선되지 않았다. 산단은 학생과 연구실의 중간 관리자로 서 이러한 관행을 타파하고자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할 것이다. 연구실 내부에서 진행 되는 단기 아르바이트에 대해 확약서 작성을 의무화하고 ‘수당지급(예정)일’과 ‘작업기 간(일)’ 등이 누락되지 않았는지 철저히 확인하고 필수 제출 서류 목록을 확정해야 할 것이다. 산단은 기댈 곳 없는 학생들의 이의제기에 더욱 귀 기울여 진정한 협력 실현 에 기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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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전통이 되기를 바라며 “개인적으로는 대학에서 자교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아르바이트인 만큼 더 신뢰가 간다고 생각했는데, 통념적으로도 경험적으로도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임 금체불이나 갑의 사정에 휘둘리는 일이 공기처럼 당연한 관행이 된 것 같아 슬프다.”

해당 사건의 피해 학생이 호소한 내용이다. 학교가 학생을 사회의 악습으로부터 보 호하기는커녕 오히려 쓰라린 현실을 깨닫게 하는 모습에 우리는 그저 한숨만 내쉴 뿐 이다. 학생들은 노동을 제공한 대가를 제때 받을 권리가 있으며, 연구실은 그 권리를 지킬 의무가 있다. 학교의 역할은 학생들이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는 안전한 장치를 마 련하는 동시에 빠른 시일 내에 행정절차가 마무리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임금체불과 같은 불합리한 상황에 처했을 때 우리는 여러 구제 방안을 활용해 맞설 수 있다. 우선 간단한 아르바이트라 하더라도 근로계약서나 확약서를 반드시 작성하도 록 하자. 사용자가 계약서에 명시된 임금 지급 사유 발생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하도록 임금을 지급하지 않을 경우 고용노동부 홈페이지 또는 사업장 소재지 관할 고용노동청 에 임금체불 진정을 제기할 수 있다. 또한 한양대 로스쿨 리걸클리닉이나 각 지방자치 단체를 통해 무료법률상담을 받을 수도 있다. 이제 우리는 겨울의 문턱에 섰다. 부당한 임금체불의 현실에서 학생들을 보호하지 않 는 학교의 냉담한 태도가 우리들의 마음을 더욱 꽁꽁 얼어붙게 하고 있다. 그러나 겨울 은 지난 날을 돌아보고 재정비하여 다가올 봄을 준비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지금껏 아 무렇지 않은 듯 이루어졌던 시스템에 대해서도 반성과 성찰, 그리고 개선이 필요하다. 앞으로는 우리의 권리가 당연하게 침해당하는 일이 없기를 바라며 이 글을 마친다.

048

학내

고민 중이니?

수습위원 모집 대

상

3학기 이상 활동 가능한 한양대학교 재학생

혜

택

한양대 유일의 자치 언론 기구에서 편집권을 보장받고 글을 쓸 수 있습니다. 사회를 바라보는 폭넓은 시각을 가질 수 있습니다. 글쓰기 능력을 기를 수 있습니다. 편집위원부터 미디어장학금(등록금의 30%)을 받을 수 있습니다. 편집실 비품(에어컨, 컴퓨터, 프린터, 쇼파, 복사기, 냉장고 등)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학과의 선배・동기・후배를 만날 수 있습니다.

지원방법 아래로 연락주시거나 학생회관 4층 편집실에 배치된 지원서를 작성해 제출해주세요 『한양』 교지편집위원회 편집장 소다미 010-3204-5379/HYgyoji@gmail.com 한양 11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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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장선출제

왜 학생 빼고 총장 뽑아? 수습위원 김지현 thejyeon08@hanyang.ac.kr

“지난 2년간 한양대 ERICA 캠퍼스 부총장을 지내며 소통의 중요성을 알 게 됐다. 그렇기 때문에 최대한 많이 소통의 자리를 만들어 구성원들과 대화하는 시간을 갖고 싶고, 그렇게 하고 있다. (후략)” - 한국대학신문, 김우승 총장과의 인터뷰 中

050

학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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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CTORY

▲ 출처: (왼쪽) 서울경제 (오른쪽) 한양대학교 교육방송국

“김 총장 자체가 변화에 앞서가는 한양대 특유의 전문성 실용성에 기동력을 더해 실적을 일구는 한양대의 대표적 인재상이기 때문이다. 유난히 빛나는 눈빛과 열정적 화법에서도 한양대의 경쟁력이 김 총장으로부터 드러난다.” - 베리타스 알파 지난 1학기에서 손꼽히는 사안 중 가장 돋보이는 것은 단연 총장의 행적이다. 메일 로는 학우들의 이해를 바라는 ‘총장의 서신’을 보내놓고, 정작 학우들이 대담을 요구 하자 방역을 위해 막아둔 뒷문으로 몰래 도망치는 모습은 두고두고 회자될 것이다. 이렇듯 우리에게 총장은 불통의 대명사이지만, 언론에서 비춰지는 그의 모습은 우리 의 인식과는 사뭇 다르다. 그는 여러 성과를 달성했다는 점에서 각종 언론의 스포트 라이트를 받으며 한양대의 대표적 인재상이라는 평가까지 듣고 있는데, 그 판단 기준 에 소통 능력은 제외되었음이 틀림없다. 한양대학교 대표자의 무책임한 행태를 보면, 대체 어떤 기준으로 총장을 선출하는 것인지 자연히 의문을 가지게 된다. 최근 대학가에서도 총장선출제도, 그중에서도 총 장직선제와 총장간선제를 둘러싼 여러 논의가 이루어지는 만큼 한양대학교가 택하고 있는 총장선출제도는 무엇인지 고찰해보고자 한다. 총장직선제와 총장간선제 사이에 서, 한양대학교는 어떤 길을 택해야 할까.

052

학내

WHO ARE YOU 총장 총장은 과장을 좀 더 보태 ‘학교의 머리’라고 할 수 있다. 한양대학교 학칙만 봐도 총장 언급만 수십, 수백 번이다. 교직원, 학생, 위원회부터 등록금까지. 총장의 손이 닿는 곳을 찾는 것보다 그렇지 않은 곳을 찾는 게 편할 정도로, 그는 학교에 막대한 영향력을 끼친다. 직제규정 중 제2장 제5조 제1항에 따르면, 총장은 대학교의 교무를 통할하고 소속 교직원을 지휘・감독하며 학생을 지도하고, 대학교를 대표한다. 따라 서 그 권한을 적재적소에 사용할 줄 아는 사람만이 총장이 되어야 함은 자명하다. 그렇다면 총장은 어떤 자격을 갖춘 사람이 되는 걸까? 뉴스H의 기사1)에 따르면 총 장의 자격 요건은 다음과 같다. 기본 자격 요건 1) 한양대학교 건학이념인 ‘사랑의 실천’ 정신을 계승 및 발전 시켜 나아갈 수 있는 분 2) 한양대학교를 세계적인 명문대학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신 분 3) 본교에서 10년 이상 재직하고 65세 정년까지 정관에서 정하는 총장 임기(4년)를 마칠 수 있는 분 ※ 다만, 교외 인사의 경우 본 요건 적용하지 않음 4) 국가공무원법 제33조 각 호의 공무원 임용 결격사유에 해당 사항이 없는 분

총장 후보자 응모 1) 본교에서 10년 이상 재직하고 있는 교수인 경우에는 3개 이상의 단과대학 소속 전임교원 50인 이상의 추천을 받아야 함.

2) 본교의 교수가 아닌 경우에는 한양대 전임교원 30인 이상의 추천을 받아야 함. 이때 추천인은 총 장 응모자에 대해 중복 추천을 할 수 없음.

총장후보자추천위원회(△교수대표위원 20명 △법인대표위원 4명 △직원대표위원 4명 △동문대표위원 2명)의 서류 및 소견심사 평가항목 △교육지도자가 지녀야 할 자질 △대학 행정에 대한 전문성 △대학의 경영능력 △대학 발전에 대한 비전

법인 이사회에서 총장 선임

1) sr_hyu. 한양의 미래를 이끌 제14대 총장, 누가 될까?. NEWS H, 2014.12.17.

한양 113호

053

HOW TO BE 총장 # 총장 선출 제도 구분

방식

완전임명제 대학구성원참여 직선제 직선제

교직원직선제

대학수

비율

법인에서 직접 총장임명

57

61.3

교수, 직원, 학생, 동문 등의 직접선거로 총장후보자추천 → 이사회에서 임명

4

4.3

교수, 직원의 직접선거로 총장후보자 추천 → 이사회에서 임명

2

2.2

6

6.5

소계

간선제

간선제

총장후보추천위원회등에서 총장후보자 추천 → 이사회에서 임명

24

25.8

간선대의제

선출위원선정 → 선출위원이 총장후보자 추천 → 이사회에서 임명

2

2.2

소계 기타 합계

26

28

4

4.3

93

100

2)

▲ 2020년 기준 사립대학 총장 선출제도 현황

총장선출제도는 크게 3가지로 완전임명제와 직선제, 간선제로 나뉜다. 먼저 완전임 명제는 학교법인에서 직접 총장을 임명하는 것으로 대학 설립이념에 부합하는 총장이 선출될 수 있다. 대신 학내 구성원의 의견 수렴이 힘들기 때문에 대학의 자율성이 약화 되거나 학교가 재단의 입맛에 따라 운영될 가능성이 있다. 다음으로 직선제는 학내 구 성원의 목소리가 직접 반영된다는 점에서 대학 민주화와 자율화에 기여할 수 있다. 다 만 선거 운동 등으로 교수들이 교육과 연구에 소홀해지거나 교수 사회 내에 파벌이 조 성될 위험이 있다. 마지막으로 간선제는 직선제 채택 시 교수 사회에 발생하는 문제점 들을 보완하면서 대학 구성원의 의사를 간접적으로 반영하지만, 총장후보추천위원회 구성원이나 대의원 간의 담합이 발생하거나 외부 압력이 작용할 여지가 있다. 또한, 대 의원 선출 절차가 과열될 경우 결국 직선제와 동일한 폐단이 야기될 수 있다.

2) 사립・일반 산업대 93개 대학교가 대상이며, 총장후보를 추천하는 총장인선위원회가 전원 이사로 구성 된 경우 완전임명제에 포함했다. 교수・직원・학생・동문・법인 등으로 총장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하 되 교수는 선출된 교수가 참여하는 경우 간선제에 포함했다. (출처: 윤영덕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 받은 ‘2020년 사립대학 총장 선출제도 현황’ 자료)

054

학내

그렇다면 대학 구성원 중 누구의 선거권이 보장되어야 할까? 교수와 학생은 헌법에 서 보장하는 기본권인 학문의 자유를 통해 대학자치권을 가지고, 그에 따라 총장의 선 출에 참여할 수 있다. 교직원은 행정업무를 담당하는 자로 학문의 자유와 거리가 멀어 참여권을 갖기엔 어렵지만, 학교 법인이나 교수, 학생의 의사에 따라 예외적으로 참여 의 주체가 될 수 있다.3) 그렇기에 오직 학교 법인만 선출권을 가지는 완전임명제는 피 해야 한다. 그러나 사립학교법에서는 ‘각급학교의 장은 당해 학교를 설치・경영하는 학 교법인 또는 사립학교경영자가 임용한다’고 규정할 뿐 총장선출과정에서 대학 구성원 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명시하지 않았다. 결국 법령의 미비로 대학 구성원의 권리가 보 장받지 못하는 것이 현 실정이다.4)

# 우리나라 총장선출제도 변천사 우리나라 총장선출제도의 역사에는 크게 두 번의 변곡점이 있었다. 하나는 1987년 민주화 운동이고 다른 하나는 이명박 정부 출범이다. 1987년 민주화 운동의 여파로, 군사정부에 의해 억압받았던 총장직선제가 부활하였다. 이에 1991년 교육공무원법이 교수 주도의 총장직선제를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방향으로 개정됨에 따라 직선제가 국 립대학에 정착되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출범 후 총장직선제가 폐지되기 시작했다. 총장직선제가 파벌로 인한 대학 분열, 등록금 인상을 야기하는 선심성 공약 남발 등 여러 문제를 만들었다는 점이 그 근거로 작용했다. 2012년부터는 대학교육역량강화사업 등 정부재정지원 사업 에서 직선제 폐지를 평가요소로 반영해 직선제를 폐지하지 않은 국립대학들은 구조개 혁의 대상이 되어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받지 못했다. 박근혜 정부에 들어서는 직선제 폐지 기조가 강화되었고, 이에 더해 간선제로 선출된 총장 후보조차 특별한 이유 없이

3) 다만 교수는 교육과 연구 등 여러 분야에서 주도적인 만큼 투표 반영 비율에서 학생과 교직원보다 그 우월성이 인정된다.

4) 신현석, 주영달. 「사립대학 총장선출제도 개선의 논거와 방안- 대학 자율성의 관점에서 -」, 『敎育 法 學 硏究』, vol. 28, no.3, 2016, 5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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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5

임용제청이 보류되는 상황이 발생하였다.5) 총장 공석 상태가 지속되자 일부 대학에서는 정책 수립과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 정부의 성향에 맞는 사 람을 총장 자리에 앉히려고 하는 것이 아니냐며 불만이 제기되었다. 2015년에는 부산대 학교 국문과 고현철 교수가 총장직선제 폐지를 반대하며 교내에서 투신했다. 문재인 정 부는 2017년부터 국립대 총장직선제 불이익 제도들을 폐지하기로 발표했고 현재 국립 대들은 직선제로 전환하고 있다. 그러나 교육부가 공주대 및 공주교대 총장 1순위 후보 자의 임용제청을 거부하며 이전과 동일한 상황이 발생하는 중이다. 종합하면, 국립대의 총장선출방식은 정치적 상황에 따라 변화를 겪었다. 국립대의 설립 주체가 정부임에 따라 정치적 상황에 민감하기 때문이다. 반면 이보다는 비교적 자유로운 사립대는 외부 환경에 반응하지 않았고, 사립대학교 법인이 총장을 임용하 는 상황이 지속되었다. 다만 대학 내부의 반발로 직선제로 전환되는 경우가 있었다. 가령 이화여자대학교에서는 최순실 국정농단사건으로, 성신여자대학교에서는 총장의 공금횡령으로 선출방식이 직선제로 바뀌었다. 그 밖에도 대학가 안팎에서는 대학구성 원참여직선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5) 국립대 총장은 대학에서 추천한 두 명의 후보자 중 교육부 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용하는 과정을 통해 선출되는데, 이때 교육부 장관은 임용제청을 거부할 수 있다.

056

학내

# 해답은 총장직선제? 대학명

구성원의 투표 반영 비율

대구대

교원 82%, 직원 18%

상지대

교원 70%, 직원 8%, 학생 22%

성신여대

교원 76%, 직원 10%, 학생 9%, 동문 5%

숙명여대

교원 82%, 직원 7.5%, 학생 7.5%, 동문 3%

조선대 한국외대

정년계열 교원 75%, 정규직 직원 13%, 총학생회 회원 8%, 총동창회 회원 4% 교원 100% ▲ 2020년 기준 총장직선제 실시 대학의 구성원의 투표 반영 비율6)

이렇듯 우리나라의 총장선출제도 변천사를 살펴보면, 학내 구성원의 목소리를 제 대로 반영할 수 있는 직선제를 취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직선제 로의 전환이 모든 문제점을 해결해줄 수 있다는 생각은 금물이다. 상지대를 제외한 대학에서 학생의 투표 반영 비율이 10%조차 되지 않으며, 직선제라는 명칭이 무색하 게 대학 구성원의 투표 참여율이 낮을 수도 있다. 또한, 학생의 선거 과정에서 교수 나 외부 인사가 개입할 여지가 있다. 숙명여대가 이러한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숙명여대 총학생회는 7년 만에 전체학생총회를 열어 ‘총장직선제 촉구 결의안’과 ‘총 장・이사회 공개 면담 추진안’을 통과시켰다. 당시 3천여 명의 학생이 참여하며 총장 직선제에 대한 열의를 보여주었고, 그 결과 총장직선제가 올해부터 도입되었다. 그 러나 학생의 투표 반영 비율이 교수의 투표 반영 비율의 1/10 밖에 되지 않았고, 투표 과정에서 교수가 학생에게 위력을 행사하거나 불법 투표가 이루어지는 등 여러 잡음 이 나왔다. 결국 총장선출방식에 있어서 완벽한 정답은 없다. 구성원 간의 충분한 논 의를 통해 학교 상황에 맞게 선출 방법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6) 출처: 윤영덕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2020년 사립대학 총장 선출제도 현황’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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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장선출제의 KEY # 현행 총장선출제도의 허점 그렇다면 현재 간선제로 진행되고 있는 한양대학교의 총장선출제도에는 어떤 허점 이 있을까. 바로 총장후보자추천위원회의 평가항목과 구성원이다. 먼저 기본 자격 요 건이나 총장 후보자에 응모하기 위해 일정 인원 이상의 추천을 받아야 하는 것은 비교 적 충족하기 쉽다. 관건은 총장후보자추천위원회의 심사인데, 이들의 평가항목은 매우 모호하다. 가령 교육지도자가 지녀야 할 자질의 경우, 객관화될 수 없는 영역이기에 주 관적으로 평가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총장후보자추천위원회의 구성원에서 학생대 표위원만 제외되었다. 여태 대학사회는 비싼 등록금을 내는 이유로 수익자 부담 원칙7) 을 내세웠지만, 막상 비용 부담의 주체인 학생들만 위원회에서 빠져있다. 이에 따라 총 장 후보자는 투표권이 없는 학생을 위한 공약보다는 자신에게 표를 줄 수 있는 이들을 위한 매력적인 공약을 만들 가능성이 크다.

# 그렇다면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해외 대학의 경우, 총장 선출 유형을 하나로 정리할 수 없을 정도로 매우 다양하다. 그러나 간선제를 기반으로 모든 학내 구성원이 선출에 참여한다는 점은 공통적이며, 이러한 제도가 각 학교의 상황에 맞게 정립되기까지 많은 시간과 노력이 수반되었다. 반면, 한양대학교는 총장임명제에서 8~12대 김종량 전 총장의 3연임8) 후 간선제로 전 환된 정도에 불과하다. 따라서 지난 학기와 같은 총장 탈주사태를 겪지 않기 위해서는 어떤 사람이 총장이 되어야 하는지 다함께 충분히 논의할 시간이 필요하다. 이에 가이 드라인으로서 제안하는 바로 첫째, 총장후보자추천위원회에서 학생대표위원 자리를 적어도 4명 이상 마련해야 한다. 행정업무만을 담당하는 교직원도 네 자리를 가진 만 큼, 학문 활동을 수행하는 학생은 그 이상의 자리를 가져야 함이 마땅하다. 둘째, 총장 7) 사적인 재화의 소비에서처럼 공공재로부터 이익을 받거나 그것을 집약적으로 이용하는 사람에게 비용 을 부담시킨다는 원칙. 즉 대학 시설이나 교육을 받기 위해 학생들이 소비자로서 비용을 부담한다.

8) 김종량 전 총장은 설립자 김연준의 아들로, 2010년 11월 12대 임기 도중 2년을 남기고 사퇴하여 이 듬해 한양재단의 14대 이사장이 되었다. 이에 일각에서는 재단 이사장이 되기 위해 총장을 사퇴한 것 이 아니냐라는 의혹이 제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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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내

후보자추천위원회의 활동을 투명하게 공개해 어떤 단계를 거쳐 총장이 뽑혔는지 구성 원들이 알 수 있게 해야 한다. 16대 총장을 뽑기까지 남은 2년여의 시간 동안, 우리는 우리의 대표자의 자격에 대해 숙고하여 새로운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해외대학의 총장선출제도 잠깐! 그렇다면 해외 대학들은 어떠한 절차를 거쳐 총장을 뽑게 될까?9) 총장선출위원회 구성(대학 이사회에서 지명 또는 선출) 미국

심사

인터뷰

최종 후보 추천

선정

대학평의원회 후보자 선출

총장선출준비위원회 구성

응모자

대학 이사회 임명(주립대학의 경우 주지사)

총장선출준비위원회 구성 및 총장 공고 독일

초빙공고

주정부교육부와 함께 후보자 3인

주정부에서 임명

대학운영위원회·대학생활위원회·학술위원회가

참여하는 총회에서 총장 선임 프랑스

* 학생의 투표 반영비율이 20% 이상으로, 학생의 의견을 크게 반영한다.

총장후보추천위에서 선출, 교수 직선제, 교수회 등의 추천에 의한 방법을 채 택. 한국의 총장선출제도와 유사하나 투표권이 전임 교수 이상에게만 있으며 일본

대신 학생들에게 총장 불신임권 인정.

9)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보고서에 실린 이태기, 「국・공립대학 총장임용후보자 직선제 실시」, 『공직사회 개혁과 공공성 강화를 위한 공무원노조정책자료집』을 재구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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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학생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총장을 원한다

▲ 출처: 한양대학교 홈페이지 내 총장공약

위 사진은 당시 김우승 총장이 내건 공약 중 하나인 ‘대학 구성원 공감 소통 혁신 발 전’을 보여준다. 그러나 지난 학기의 불통 행보는 ‘대학 구성원이 존중받는 행복한 캠퍼 스를 만들겠다’라는 자신의 말을 무색하게 했다. 정녕 그가 대학 구성원과 소통할 의지 가 있었는지 의문이다. 위원회의 평가항목 중 하나였던 ‘교육지도자가 지녀야 할 자질’ 은 어떻게 충족한 것일까. 김우승 총장이 드러낸 총장선출과정에서의 함정은 우리로 하여금 이 제도를 되돌아보게 한다. 앞서 말했듯, 총장선출제도에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니다. 해외 대학이 채택한 간선제 도 결국은 위원회에 선출되지 않은 대다수 사람들의 무관심을 낳을 수도 있다. 우리나 라 사회가 타 국가들보다 민주적인 절차를 향한 열망이 높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반 영해야 할 사항이 한 두 가지가 아님에도 선출 절차에 대한 한양대학교 내의 관심은 미 미하다. 또다시 총장이 뒷문으로 도망가는 상황을 겪지 않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가 총 장 선출에 대해 열띤 논의를 펼쳐야 한다. 더 나은 한양대학교를 만들기 위한 첫발을 빠른 시일 내로 떼어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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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내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한양』 교지에서 기고를 받습니다. 여러분의 이야기를 보내주세요

주제: 자유 형식: 글, 그림, 사진 등 자유 분량: 자유 문의: 편집장 소다미 010-3204-5379 접수: HYgyoji@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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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지의 그것이 알고 싶다

국제교육원, 내 목소리 들리니 수습위원 김지현 thejyeon08@hanyang.ac.kr

“저희 인터뷰 안 하기로 결정했어요.”

- 인터뷰 답변 요청에 대한 국제교육원의 응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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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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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번호로 전화하지마 홍보 메일과 전화, 문자로 학우들을 집요하게 괴롭히는 국제교육원 프로그램. 이에 학내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서 한 학우가 학교 프로그램 메시지를 차단할 수 있도록 국제교육원을 포함한 학교 기관 번호를 정리해 글을 올렸고, 학우들의 반응은 뜨거웠 다. 학우들을 귀찮게 한 죄로 그 속내를 까보기도 전에 프로그램에 대한 부정적인 이 미지가 단단히 박혔다. 그런데 프로그램이 적극적인 홍보를 할 가치가 있을 정도로 좋은 내용을 담고 있을 수도 있지 않을까. 그 실상을 제대로 안 뒤에 손가락질을 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교내 기관이 정확히 어떤 프로그램을 운영하 고 있는지, 홍보 연락은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그중에서도 학우 들에게 가장 친숙한 국제교육원의 신입생 외국어 특별 프로그램인 리스펙1)을 중점으 로 살펴보았다.

▲ 학내 커뮤니티에 올라온 학교 기관 번호들

1) 신입생 외국어 특별 프로그램의 명칭이 올케어에서 올해 20학번부터 리스펙으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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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창대하였으나 그 끝은 미약하리라 국제교육원의 연락은 한양대학교에 합격한 순간부터 시작한다. 입학식을 하기도 전에 02-2220-XXXX 번호가 휴대폰에 찍힌다. 줄기차게 오는 전화에 혹시 무슨 일이 잘못되었 나 싶어 노심초사하는 마음으로 받게 되면 역시나 리스펙이다. 국제교육원의 간곡한 설득에 넘어가게 된 새내기들은 에브리타임에 불안한 마음으로 “리스펙이 뭔가요?”, “해도 될까요?” 와 같은 질문을 남긴다. 그러면 선배들이 극구 반대하며 말리는 내용의 글이 HOT게시판을 도배하게 되고, 이 일련의 사건들은 매년 반복된다. 그럼에도 리스펙은 장학금 환급제도, 유 명 인터넷 강사, 학교에서 직접 진행하는 프로그램 등 매력적인 요소를 두루 갖추고 있기 때 문에 신청하는 학우들도 많다. 그렇다면 리스펙을 직접 수강한 학우들은 프로그램에 대해 어 떻게 생각할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 두 명의 학우와 익명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수강한 프로그램명과 내용을 말씀해주세요. 올케어 12개월 토익코스를 수강했습니다. 처음엔 오프라인이었으 나 중간에 온라인으로 전환했습니다. 리스펙 12개월 토플코스와 선택사항이었던 전화영어 3개월 프로 그램을 신청해 수강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으로 진행 되어 밴드 수강생들은 밴드2) 앱을 통해 리스펙 강의와 공지사항 을 확인할 수 있었다.

프로그램을 끝까지 수강하셨나요? 그렇지 않다면, 프로그램을 중도에 포기하신 이유가 무엇인가요? 새내기 일정이 너무 바빠 영어 프로그램에 소홀하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토플이 어려워서 학원이 나을 거라 판단했습니다. 리 스펙은 루즈하게 끌고 가는 느낌이었습니다.

2) 수강생들은 밴드 앱을 통해 리스펙 강의와 공지사항을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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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강한 프로그램의 좋았던 점과 아쉬웠던 점을 말씀해주세요.

좋았던 점은 초반에 상담을 잘해주셨다는 것이고, 아쉬웠던 점은 초반 상담만 잘해주셨다는 점입니다. 결제 전까지는 끊임없이 전 화를 걸어와 홍보와 강의 추천 등 여러 상담을 해주셨는데 결제 후에는 어떤 도움도 받지 못했다는 점이 참 아쉽습니다. 전화를 끈질기게 하는 모습을 보고 국제교육원 측에서 끝까지 케어해줄 거란 믿음이 생겼습니다. 그러나 결제 후에는 연락이 먼저 온 적 도 없고, 수강생에게 관심이 없다고 느꼈습니다. 한양대에서 운영 하는 만큼 돈벌이보다 학생들의 영어 실력 향상에 직접적인 도움 을 주는 것이 목적인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다는 점을 여실히 느 꼈습니다. 불성실했던 제 책임이 전적으로 큽니다만 프로그램이 초반 강렬한 의지를 내보였던 학생을 끌고 갈만하지 않는 듯합니 다. 조금 더 적극적이고 세심하게 학생들의 영어 실력을 향상시키 고자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해 보입니다.

수강한 토플 강사님은 열정적으로 수업을 진행하셨고, 피드백도 항상 잘 주셔서 만족스러웠습니다. 그러나 온라인 강의 올패스는 끼워팔기에 가까워 어쩔 수 없이 듣게 되었고 환급제도가 개강 전 홍보 전화와 달라 아쉬웠습니다. 목표 점수에 도달하고 출석만 잘 하면 수강료의 70%를 장학금으로 환급받을 수 있다는 말과 달리, 수강하기 전에 치르는 모의 토익 시험에서 800점 이상의 점수를 얻어야 성적 장학금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성적 장학금의 자격을 갖춰야 출석 장학금을 받을 수 있는 등 토익과 토플을 처음 공부 하는 학생에게는 다소 가혹한 규정이었습니다. 상담과 다른 환급 제도에 눈 뜨고 코 베였다는 생각이 들어 환불 문의를 했더니, 목 소리가 변하시고 불친절하게 응대하셔서 마음이 불편했습니다. 온 라인 강의 올패스(35만 원)는 따로 환불 기간이 있었으나 몰라서 환불받지 못했고, 오프라인 강의는 일부 수강한 터라 80여만 원에 서 10만 원을 환불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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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내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자유롭게 이야기해주세요.

개인적으로 새내기 때의 영어 프로그램은 그리 도움이 되지 않는 듯합니다. 정말 간절히 원하는 분들만 심사숙고해서 신청하시면 좋 을 것 같습니다. 국제교육원이 새내기들에게 홍보를 집중적으로 하 는 것보다 실제 필요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혜택을 제공하 고, 적절한 방식으로 학생들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 줄 수 있는 프로 그램을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인터뷰를 종합하면, 국제교육원은 신입생을 대상으로 열렬하게 리스펙 프로그램 홍보를 펼치지만, 학우들에게 불리한 정보는 언급하지 않고 혹할 수 있는 부분만을 중점적으로 설명했다. 실제로 학우들이 가장 민감하게 여기는 환급 및 환불 규정은 제대로 공지되지 않았다. 심지어 온라인 강좌는 첫 로그인 후 수강 이력이 없더라도 7 일이 지나면 환불을 할 수 없는 등 학우들에게 불합리한 조건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에 리스펙 프로그램의 의의, 업체 선정 기준, 중도하차 비율 및 장학금 수혜 비 율과 홍보 연락으로 인한 학생들의 불만 사항, 전화번호를 알아내는 경로 등을 확인 하기 위해 국제교육원과의 인터뷰를 기획했다. 인터뷰 진행 여부에 대한 전화 문의 에 국제교육원 측은 “이번 주(10월 마지막 주)안으로 서면 인터뷰 답변을 할 수 있으 며 대면 인터뷰는 다음 달(11월) 정도에 가능할 것 같다.”라며 인터뷰에 응할 것을 약 속하였다. 하지만 약속한 날짜까지 답변이 오지 않았고, 다시 전화로 문의한 결과 “인 터뷰를 안 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평가 기간이고, 학생들이 들어올 기간이라 인터뷰 답변에 진지하게 임할 수 없다.”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한양』은 작년 1학기 개강 즈음 발간된 『되감기』호에서 제보를 받아 올케어 프로그램 팩트체크 기사를 쓴 적이 있다. 그때도 국제교육원은 프로그램 준비에 바쁘다는 이유로 인터뷰를 거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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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단에는 한양대학교 국제교육원이라고 쓰였지만 하단에는 삼육대학교 취업진로지원센터가 적혀있다. (출처: 한양대학교 국제교육원 홈페이지내 공지사항)

▲ 출처: 서울과학기술대학교(왼쪽)와 삼육대학교(오른쪽)의 리스펙 공지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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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내

이후 취재 도중 국제교육원의 가을학기 외국어 과정 게시물에서 의아한 점을 발견 하였다. 분명 게시물을 올린 곳은 한양대학교 국제교육원인데, 이미지에 삼육대학교 취업진로지원센터가 적혀 있었다. 뜬금없는 다른 학교 이름 덕분에 리스펙에 대해 한 가지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바로 학교에서 프로그램을 구상하고 강사만 외부 업체에 서 섭외한 것이 아니라 업체에서 직접 제작한 프로그램을 대학에 제공한다는 점이었 다. 즉 학교는 업체와 학생을 연결해주는 가교 역할만 한다. 삼육대학교와 서울과학 기술대학교에서 안내 문구까지 같은 리스펙 프로그램 공지사항을 확인할 수 있었다.2) 리스펙으로 개편되며 강사진 등 일정 부분이 개선되었다고 밝혔으나 그 실효성에 는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 학교 자체가 아닌 인터넷 강의 업체 주도로 운영되는 것이 기에 학우들과 소통에 있어서 어려움이 생겼던 것이 아닐까. 어쩌면 인터뷰를 회피한 것도 학교 측에서 업체 측의 입장을 함부로 대변할 수 없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국제교육원은 인터뷰에 응했어야 했다. 학우들의 불만 사항은 비슷한 내 용으로 매년 되풀이되었으며, 국제교육원은 공식 입장이나 별다른 피드백 없이 미래의 후배님들에게 전화 걸 준비만 반복했다. 또한 이들은 그나마 같은 내용일 것으로 예상 되는 2020학년도 이전의 게시물은 모두 삭제해 각종 미사여구로 장식된 공지사항만을 남겼고, 이를 통해 학우들이 리스펙에 관한 객관적인 정보를 얻었을지는 의문이다. 빠 른 시일 내에 인터뷰가 성사되어 학우들에게 사실만을 전달할 수 있길 바란다.

2) 삼육대학교의 공지사항에서는 경기대학교도 포함되어있으나, 재학생에게 문의한 결과 경기대학교는 올케어 이름으로 진행되고 있었다. 마찬가지로 삼육대학교 공지사항에서 언급된 경북대학교도 리스펙 이 아닌 올케어로 신입생들을 모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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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교육’원 “한양대학교 국제교육원은 오랜 실용언어 교육 경험을 바탕으로 1997년 3월 개원 하여 매년 연인원 3000여명 이상의 한양대 재학생 및 일반인, 외국인 학생들에게 영어, 일본어, 중국어, 스페인어 등을 교육하고 있습니다. 한양대학교 내 국제관 건물에 위치한 최신식 교육원 건물은 오디오, 비디오 시설과 냉난방이 완벽하게 갖추어져 학생들에게 쾌적한 교육환경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또한 1997년 4월에 한국어 과정을 시작한 이래 1년 4회 매 학기마다 수강생들에게 한국어와 한국 문 화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 학생들은 국제교육원의 쾌적하고 효율적인 학습 환경을 통하여 만족도 높은 학교 생활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한양대학교 홈페이지에 게시된 국제교육원 안내 문구이다. 여기서 국제‘교육’원이 가진 교육적 철학은 찾아볼 수 없으며 오직 건물 시스템에 관해서만 설명할 뿐이다. 학우들에게도 교육기관보다 홍보 기관으로 인지되는 만큼 대학 부속 기관으로서 가지 는 목표 혹은 지향점이 무엇인지 국제교육원 스스로 고찰해볼 필요가 있다. 국제교육 원 자체적으로 학생 맞춤 프로그램을 고안하거나 학우들의 불만 사항을 해결할 수 있 는 창구를 마련하는 등 여러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 “국제교육원 프로그 램 안 할 테니 홍보 문자 그만 보내”, “리스펙 하지마” 등의 게시물이 HOT게시판을 장식하는 것이 아니라 “국제교육원 진짜 좋아 ㅠㅠ” 게시물이 학우들의 호응을 얻는 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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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내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한양』 교지에서 기고를 받습니다. 여러분의 이야기를 보내주세요

주제: 자유 형식: 글, 그림, 사진 등 자유 분량: 자유 문의: 편집장 소다미 010-3204-5379 접수: HYgyoji@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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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정보

QR코드, 알고 찍으시나요? 부편집장 최유진 userid789@hanyang.ac.kr

“n번 확진자, 새벽에 거길 왜 갔대? 불륜 아니야?…”

- 역학조사 기사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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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 코로나19, QR코드 안의 개인정보 코로나19 시대, 우리는 외출할 때마다 우리의 흔적을 남기는 것에 익숙해졌다. 어 디를 가든 거리낌없이 출입명부를 찍고 QR코드 찍어 누군가에게 개인정보를 제공한 다. 하지만 막상 그 속에 어떤 정보가 담겨있고, 그 정보가 어디로 가는지 정확히 알 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코로나19가 만든 상황에 익숙해져 개인정보의 소중함을 잊고 있는 것은 아닐까. 별생각 없이 찍고 지나간 네모난 QR코드, 그 안에 담긴 내 정 보가 어디로 흘러가는지 알아보았다.

# 매장의 QR코드 지난 5월 이태원 집단 감염 당시, 출입 명부에 적혀있는 인원의 41%만이 연락이 닿 아 역학조사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기존의 수기 출입자 명부가 가지고 있던 허 위 기재 및 개인정보 유출의 위험을 보완하여 QR코드를 활용한 전자출입명부가 6월 10일부터 도입되었다. 식당과 카페 등의 매장 이용 시 관리자에게 QR코드를 보여주 면, 역학조사 시 방역 당국에 관련 정보가 전달되는 시스템이다. 이제는 일상이 된, 네이버・카카오톡의 QR 체크인에 대해 알아보았다.

▲ QR 체크인

▲ 전자출입명부

한양 11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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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출입명부 Q&A> 네이버·카카오톡 QR코드에는 어떤 정보가 담겨 있나요? 네이버·카카오톡과 같은 서비스 제공업체를 통해 개인이 QR코드를 생성하면 생성 자의 이름, 휴대전화번호, 생성 시간 등이 QR코드에 저장되며, 동시에 각 회사에 개 인정보를 제공하게 됩니다. 어떠한 목적으로 정보를 수집하나요?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의한 법률 제 49조에 따른 감염병의 예방 및 감염 전파를 차단하기 위하여 개인정보를 수집합니다. 확진자 발생 시, 경유 시설의 방문자 파악 용도로 사용됩니다. 어디서 보관되고 누가 처리하나요? 필요한 정보는 여러 기관에 나누어 보관되고, 필요시 여러 단계를 거쳐 처리됩니다. ① QR코드 제공업체는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 인증을 거쳐 사용자의 QR코드를 생성하고, 서버 내 저장·관리합니다. ② 매장에서 시설관리자용 앱으로 사용자의 QR코드를 인식하면, 시설관리자용 앱 에 QR코드와 이를 인식한 시간, 시설명이 기록됩니다. 이때, 해당 정보만으로는 이용자를 특징지을 수 없습니다. ③ 시설관리자용 앱을 통해 수집된 출입기록과 암호화된 QR코드는 복지부 산하기관 인 사회보장정보원으로 자동 전송되어 서버 내 저장·관리됩니다. ④ 방역 당국은 확진자 발생 시, 역학조사에서 확인된 확진자 경유 시설에 대한 방문 기록을 사회보장정보원에게 요청하고, 해당 QR코드 소유자의 개인정보를 QR코 드 제공업체에 요청합니다. 요청되지 않은 정보는 4주 후 자동으로 폐기됩니다. 수집된 개인정보는 어떻게 활용되나요? 예를 들어 확진자가 A 시설에 11시에 방문하였다고 가정합시다. 확진자의 역학조사 에서 조사된 바를 통해 질병관리청이 A 시설에서 10~12시의 방문자 정보를 요청하 면 해당 시간대에 인식된 QR코드 소유자의 이름, 연락처 등 정보가 제공됩니다. 이 를 종합한 정보는 질병관리청과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역학조사에 이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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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 학교의 QR코드 우리가 매일 식당과 카페에서 태그하는 QR코드는 이러한 절차를 거쳐 역학조사에 이용되고 있었다. 한양대학교도 예외는 아니다. 8월 31일부터 우리는 학교 내 건물에 출입할 때도 QR코드를 태깅하고 있다. 하지만 그 방식이 교외 시설과는 닮은 듯 다르 다. 한양대학교의 푸른 정사각형, QR-Pass에 대해서도 알아보았다.

<QR-Pass Q&A> 한양대학교에서 사용하는 QR-Pass는 무엇인가요? 현재 사용하고 있는 QR-Pass는 기존의 ‘전자출입명부 서비스’와 한양대학교 포털 ‘코로나19 자가체크’를 통합한 시스템입니다. 개인의 QR코드를 인식시키는 것이 아 닌, 건물마다 부착된 QR코드를 학생들이 촬영하는 방식입니다. 학교 건물마다 있는 QR코드에 어떤 정보가 담겨 있나요?

QR코드에는 출입장소 정보만 포함하고 있으며 출입자가 QR코드 태깅 시 출입자 성 명, 연락처, 건물번호, 출입시간, 문진표 정보를 한양인 포털 시스템을 통해 보관·처 리합니다. 보유기간은 4주로, 이후에는 자동 폐기됩니다. 어떠한 목적으로 정보를 수집하나요? 코로나19 관련으로 확진자 발생 시 역학조사에 활용하기 위해 수집합니다. 수집된 개인정보는 어떻게 활용되고, 어느 경우에 어느 정보가 공개되나요? 문진표 내용은 부서별 감염병 모니터링 담당자, 한양보건센터에서 활용하고 있고 입 출입 기록은 방역당국(복지부, 질병관리청, 지자체)의 역학조사 관련 자료 요청 대응 목적으로만 사용됩니다.

한양 11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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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R-Pass는 역학조사에 활용되는 정보를 다룬다는 점에서 우리가 교외에서 이용하 던 전자출입명부와 일맥상통한다. 다만 건물별로 정해져 있는 QR코드를 사용자가 직접 촬영한다는 점, 보관되는 정보 안에 문진 결과가 포함된다는 점, 그리고 정보의 보관이 사회보장정보원이 아닌 한양대학교 포털에서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었다.

▲ QR-Pass 이용 화면

QR코드, 그 작은 정사각형 안에는 우리의 이름, 전화번호, 시설 사용 시간 등이 담 겨 있다. 개인정보 수집과 사생활 침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다수의 생명권에 밀 려 1년 가까이 침묵을 지키고 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며 점점 QR코드를 찍는게 습 관화되고 당연하게 느껴질 즈음인 지금, 조금은 이르더라도 한동안 물러서 있었던 나 의 사생활과 개인정보에 조명을 서서히 비추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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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당신은 어떻게 세상을 바라보고 있나요? 여러분이 직접 찍은 사진을 HYgyoji@gmail.com으로 보내주세요. 응모 작품과 함께 이름, 학과, 학번, 연락처를 기재해주세요. 당선된 작품은 114호에 기재될 예정입니다. 당선되시면 소정의 상품을 지급해드립니다. (최대 두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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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증원 수습위원 황성주 saint95@hanyang.ac.kr

02

디지털 교도소 부편집장 최유진 userid789@hanyang.ac.kr

03

교사선발제 수습위원 조유민 opjum@hanyang.ac.kr

Part

2

사회

080

사회

#의대 증원 #공공의대

해도해도 너무하잖아!

2020년 의사들의 집단진료거부 톺아보기 수습위원 황성주 saint95@hanyang.ac.kr

한정애 : 혹시 좋은 소식은 없나요. 뭐 응급실 이런 데 복귀한다 이런... 박지현 : 저희가 없어도 잘 돌아가고 있어서 굳이 지금은...

- 9월 2일 더불어민주당과 대한전공의협회 간 간담회 中 -

한양 11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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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기에 앞서 이번 의사들의 집단 진료거부와 관련하여, 많은 단체들이 언급된다. 이에 독자들의 이 해를 돕고자 각 단체들에 대해 간단하게 살펴보고 글을 진행하고자 한다.

# 의사단체 구성 대한의사협회

의학회 (186개)

개원의 협의회

공직의 협의회

전공의 협의회

공보의 협의회

공보의 협의회

병원의사 협의회

시군부 지부

의료정책연구소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는 개원의, 전공의, 각 의과대학 교수 등 13만 명이 가입된 의 사들의 권익을 위한 이익단체이다. 의협 산하에는 전공의들의 모임인 대한전공의협의회 (이하 대전협)가 있으며,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이하 의대협)는 의협 산하 단체가 아닌 독자적으로 운영되는 단체이지만, 전국의 의과대학 학생들의 목소리 를 전달하며 이번 사태 때 의협과 함께 단체행동을 진행했다.

# 용어정리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 따르면, 파업 등 쟁의행위는 노동조합의 지휘 하에 이 루어진다. 대한의사협회의 경우 노동조합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의사들의 단체행동은 파업이 아닌 개별 일탈로 볼 수 있다. 정부 역시 의사들의 집단행동에 대해 집단휴진으 로 표현했으며, 의사협회도 8월 26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도 이번 파업이 노 동법에서 말하는 파업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힌 만큼 이 글에서는 의사단체의 집단휴진・진료거부・단체행동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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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코로나19가 다시 확산되는 상황에 진료거부? 도대체 왜? 올여름 점차 코로나19로 인한 혼란이 진정될 조짐이 보였으나, 8월 15일 광화문에 서 진행된 집회를 기점으로 일일 확진자 수는 다시 하루가 다르게 증가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보건복지부를 필두로 한 정부와 의사들 사이의 갈등이 폭발하여 결국 둘 은 정면충돌하게 되었다. 시작은 7월 말이었다. 정부에서 의사 수를 확대하는 의료정책을 발표함과 동시에 의사들은 크게 반발했다. 8월 7일 전공의들의 집단 휴진을 시작으로 의협을 비롯한 많은 의사 단체들이 진료거부를 진행했으며, 전국 의대생들도 이에 동참하여 20년 만 에 동맹휴학에 들어갔다. 이에 정부는 단체행동에 참여한 의사들을 고발조치하는 등 강경하게 대응했다. 이런 상황 가운데 의사들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도 점점 커졌다. 그렇다면 전 세계적 감염병 재난 상황에도 불구하고 의사들은 왜 단체행동에 동참 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보기 위해 정부에서 발표한 의료정책과 그에 대한 의사들의 주장을 분석해보고자 한다. 그리고 이번 사건과 관련하여 의대생 및 의사들 의 행동이 어떤 지점에서 비판받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짚어볼 것이다.

▲ 서울대병원 앞에서 시위하는 의사 (출처: BBC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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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의사정원 확대정책’ 그리고 의사들의 반발 # 의과대학 정원 확대 지난 7월 23일 더불어민주당과 보건복지부를 비롯한 정부는 지역 의료격차 해소와 특 수・필수 전문분야 의사 양성을 위해 2가지 정책안을 발표하였다. [정원] 3,500 3,458

3,000

2,500

3,058

~2021

3,058

2022~2031

2032~

▲ 의과대학 정원 변화

정책 안에 따르면 2022년부터 의과대학 정원을 최대 400명 증원하여 10년 동안 운 영한 뒤 다시 원상복구할 예정이다. 증원된 인원은 다음과 같이 분류되어 양성된다.

증원된 인원 (400명)

지역의사 (300명)

지역의사제로 선발 의사가 부족한 지역에서 10년간 의무복무

특수/전문 분야(50명)

감염내과, 소아외과, 흉부외과, 역학조사관 등 특수/전문분야 의사로 양성

의과학자 (50명)

기초의학, 제약/바이오, 의료기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전문 의과학자로 육성

여기서 지역의사제란 의사가 부족한 지역의 대형 병원 등 의료기관에서 그 지역에 필요한 필수의료 분야에 양성한 의사로 하여금 10년 간 의무적으로 근무하게 하는 제 도이다. 기존 의과대학이 위치한 지역 내 학생을 선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며, 의무 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장학금 환수와 면허 취소 등의 제재를 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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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 공공의대(국립보건의료대학) 설립 공공의대는 이미 폐교된 서남대 의과대학 정원 49명을 활용하여 설립될 예정이다. 공공의대에 입학한 학생들은 역학조사관, 감염내과 등 국가 및 공공부문 필수필요 분 야의 인력으로 양성되어 전국의 공공의료기관에서 10년간 근무할 의무가 있다. 공공 의대는 대학원대학교1) 형태로 운영되기 때문에 이를 설립하기 위해서는 공공의대 관 련 특별법이 필요하다. 따라서 학생선발과정이나 운영방식, 설립지역 등 구체적인 세 부사항은 국회에서 논의를 거쳐 확정될 예정이라고 한다. 해당 정책이 발표된 직후 의협은 정책 수립과정에서 정부가 의료계와의 충분한 대 화 없이 정책을 일방적으로 추진한다며 반발하였고, 8월 14일과 26일 두 차례에 걸친 단체 행동을 예고했다. 이에 대전협과 의대협도 동참하여 본격적으로 의사단체와 정 부의 갈등이 시작되었다.

잠깐? 공공의대 학생선발과 관련하여 시험없이 시・도지사나 시민단체 추천으로 입학할 수 있 다는 논란이 있었다. 물론 보건복지부가 해명자료에서 일부 부적절한 표현을 사용하여 논 란을 키운 측면도 있으나 현재 국회에 발의된 법안에 학생선발에 대해 구체적으로 명시된 것은 없으며, 단지 대통령령에 의해 결정한다고 나와 있다(국립공공보건의료대학 설립, 운 영에 관한 법률안/김성주의원 대표발의). 즉 학생선발과 관련된 사항은 국회에서 공정성 등 을 고려한 논의를 거쳐 결정될 예정이라고 할 수 있다.

1) 학부과정 없이 대학원 과정만 있는 대학을 지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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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3일

대전협의 집단 진료거부 예고에 복지부와 대전협 만나 협의. 그러나 입장차만 확인

8월 6일

대전협과 복지부 다시 만나 협의. 그러나 결렬되어 대전협은 예정대로 다음날 하루동안의 집단 진료거부 강행

8월 14일

의협의 주도로 1차 집단 진료거부 진행

8월 17일

의대협 단체행동 개시. 전국 40개의 의과대학에서 동맹휴학을 결의했으며 본과 4학년들도 의사국가고시 응시 거부 선언

8월 19일

광화문집회로 인해 코로나19 감염자수가 급증하자 복지부와 의협 간의 긴급회담이 진행되었으나 결렬되었고 단체행동은 지속

8월 20일

대전협, 이날 오전 7시부터 인턴과 전공의들의 진료거부 선언

8월 25일

국무총리와 복지부, 의협 간의 물밑협상이 진행되어 합의문을 마련했으나, 대전협에서 거부하여 최종적으로 협상이 결렬

8월 26일

복지부는 수도권지역 전공의, 전임의에 대해 의료법 제59조2항 에 따라 업무개시명령 발령

8월 27일

복지부는 업무개시명령을 따르지 않은 전공의 및 전임의 10명을 의료법 위반으로 고발2)

2) 다만 이 과정에서 실제 업무개시명령을 따랐음에도 고발된 전공의・전임의 4명이 포함되었다. 이는 병원에서 진료거부 참가자 명단을 잘못 작성하여 벌어진 일이었으며, 복지부에서도 사실관계 파악 후 해당 인원들에 대해서는 9월 1일에 일괄적으로 고발을 취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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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8월 28일

한정애 보건복지위원장이 대전협, 의대협과 면담을 진행. 코로나19가 안정될 때까지 공공의대 관련 법안 추진 중단 및 의협 등이 참여하는 국회 내 협의기구 설치 등 중재안을 제안

8월 31일

의사국가고시와 관련하여, 복지부에서는 기존의 국가고시 실시 강행 기조를 철회하고 일주일 연기하기로 발표. 이어 국가고시 접수 기한을 기존의 9월 4일에서 9월 6일 24시까지로 연장

9월 4일

더불어민주당과 의협이 최종적으로 합의안을 도출하여 의협은 단체행동 종료를 선언, 그러나 대전협과 의대협은 자신들의 목소리가 협의과정에서 반영되지 않았다며 집단휴진을 계속 진행

9월 9일

대전협 최종적으로 집단휴진을 중단하기로 결의

9월 13일

의대협 집단행동 유보 및 학업에 복귀하기로 결정

8월 14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의사들의 집단 진료거부는 두 차례의 협상 과정을 거쳐 9월 4일 최종적으로 종료되었으며, 이어 9월 9일과 13일 전공의들과 의대생들 역시 각자의 위치에 복귀하면서 한 달 이상 이어진 복지부와 의사단체 간의 정면충돌 은 일단락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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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증원, 반드시 해야 한다 vs 지금도 충분하다! 그렇다면 의사들은 왜 집단으로 반발한 것일까? 공공의대를 비롯한 의대정원 확대 정책에 대한 정부의 입장과 의사들의 입장을 살펴보자.

# 현재의 시스템으로 의사가 충분히 배출되는가? 지역 간 의료 격차는 어느정도인가? 의대 정원을 확대하는 이유는 앞서 설명했듯이 서울・수도권과 지 방의 의료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서이다. 실제 2018년 기준 인구 천 명 당 의사 수는 OECD 평균은 3.4명이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2.3명이다. 이마저도 한의사 수를 제외하면 1.89명까지 떨어지게 된다. 지역 간 의료 격차도 심각한 수준이다. 인구 천 명당 의사 수의 경우, 서울은 3.1명인데 비해 경북과 충남은 1.5명이 넘지 않는다.3) 이로 인해 의사 가 부족한 지방의 환자는 상대적으로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이용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예를 들어 뇌졸중, 응급질환으로 인한 사망비4)가 강원 영월권이 서울 동남권에 비해 약 2.5배 높게 나타났다.

현재 우리나라의 의사 수가 부족하다는 점은 동의한다. 그러나 한국의 연 평균 의사 증가율은 3.1%로 OECD 평균증가율보다 높아 이 추세로 가면 인 구 천 명당 의사 수는 2038년에 OECD 평균보다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인구 천 명당 의사 수는 의료이용의 용이성을 나타내는 수많은 기 준 중 하나일 뿐이다. 이것만 가지고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의료접근성 역시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우수하며 지방과 서울・수도권 의 차이는 거의 없다. 우리나라보다 인구 천 명당 의사 수가 많은 미국의 경 우, 외래진료를 받기 위해 약 24.1일을 기다리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캐나다, 스웨덴, 노르웨이는 환자의 절반 이상이 전문의를 만나기 위해 4주 이상 기 다려야 한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평균 1.4일 대기하는 것으로 조사되었 다. 의료 격차에 대해서도 2019년 지역사회건강조사에서 나타난 미충족 의 료율5)이 서울에서 5.3%, 강원도에서 5.2%가 나타나 지역간 의료 격차는 그 리 크지 않다고 해석할 수 있다.6) 3) 보건복지부 보도자료, 2020.08.05 4) (사망비)=(실제 사망자 수)/(예상 사망자 수)로 정의하며, 이는 질환 및 중증도를 고려한 수치이다.

5) 최근 1년동안 환자본인이 병의원에 가고 싶을 때 가지 못한 경우를 계산한 수치 6) 의료현실 파악 못하고 의사수 확대 주장하는 정부...OECD 통계서 우리나라 지역간 의사분포 불균형 적어, 안덕선 의료정책연구소장, 2020.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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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정부는 의사 수는 부족하며 지역 간 의료 격차가 심각하다고 주장한다. 반대로 의 사들은 의사 수가 부족한 것은 맞지만 이는 현 시스템으로도 충분히 극복할만한 사안 이며, 우리나라 어느 지역에 살든 비슷한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 지만 다른 지표들을 보면 의사들의 주장에 동의하기 어렵다. 우선 10만 명당 의대졸 업자 수를 보면 2011년부터 2016년까지 5년간 OECD 평균은 10.5명에서 12.6명으로 증가한 데 반해 우리나라는 8.2명에서 7.9명으로 감소하였다. 이러한 추세가 지속된 다면 OECD 평균과 우리나라의 의사 수 격차는 더욱 커질 것이다. 또한, 우리나라는 고령화로 인해 의료수요가 더욱 증가될 것을 감안하면 의사 수는 더 부족해질 수밖에 없다.7) 단순히 의료접근성이 높다고 해서 지역 간 의료격차가 작다고 판단할 수는 없 다. 2017년 국민보건의료실태조사에 의하면 치료가능한 사망률8)은 경북 영양군이 서 울 강남구보다 무려 3.6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산모가 분만의료기관에 도달 하는 시간도 전남이 서울보다 13배 더 걸리는 것으로 조사되는 등 지방 환자들의 건 강권은 심각하게 침해받고 있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시민들이 의료격차가 크다고 느 낀다. 국민 권익위가 8월 11일부터 27일까지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44.1%가 보 건의료체계 개선을 위해 시급한 과제로 지역 간 의료불균형 해소를 뽑았다.

3) 보건복지부 보도자료, 2020.08.05 4) (사망비) = (실제 사망자 수)/(예상 사망자 수)로 정의하며, 이는 질환 및 중증도를 고려한 수치이다.

5) 최근 1년 동안 환자본인이 병의원에 가고 싶을 때 가지 못한 경우를 계산한 수치 6) 안덕선, 의료현실 파악 못하고 의사수 확대 주장하는 정부...OECD 통계서 우리나라 지역간 의사분포 불균형 적어, 메디게이트, 2020.08.14 7) 최하얀, 한국 의사 증가율 높다? OECD보다 의대 졸업생 40% 적어, 한겨레, 2020.08.25 8) 채유미, 흉부외과, 외과 전문의 수가가산제도 개선방안 연구, 건강보험심사평가원, 2017.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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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순히 의사 수를 늘리면 기피분야의 의사 수가 증가하는가? 감염내과, 소아외과, 중증외상 전문의, 역학조사관 등 특수전문 분야 의사도 매우 부족하다. 2019년 기준 우리나라 전문의 10만 명 중 감염내과 전문의는 277명, 소아외과 전문의는 48명에 불과했다. 또한, 전염병의 감염원과 발생 원인을 조사하여 방역대책을 수립 하는 역학조사관도 질병관리본부 정원 13명 중 8명이 공석이며 전 국 시/도 역학조사관 정원 23명 중 17명 자리에 공중보건의가 근무 하고 있을 만큼 안정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인원이 없는 상황이다.

무조건 의대정원을 늘린다고 해서 이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 다. 오히려 불균등한 의사 인력분포가 더욱더 심해질 것이다. 특수전문 분야나 외과, 산부인과를 기피하는 이유는 진료, 수술 등 필수영역에 대 한 의료수가를 정부가 낮게 책정했기 때문이다. 즉 피부과. 성형외과와 같은 비급여 영역이 많은 분야들에 비해 돈은 벌기 어려운데 정신/육체 적으로 힘들어 지원하지 않는 것이다. 따라서 일방적으로 의사 수를 늘 리기보다는 의료수가를 조정하는 방법으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정부 주장대로 의대정원이 증가한다고 이 문제가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의사들의 주장대로 의료수가를 조정하는 방법으로 이 문제가 해결될지도 의문 이다. 2009년 7월, 정부는 흉부외과와 외과에 대해 의료수가를 인상하는 수가가산 제 도를 시행하였다. 이 제도로 해당과에 지원한 전공의 수는 감소세가 주춤했으나, 전 반적인 흉부외과・외과의사 수는 증가하지 않았다. 오히려 서울과 수도권의 대형병원 에만 전공의가 모이는 등 지역 간 의료격차가 더 심각해지는 역효과가 나타났다.9) 이 와 같은 상황으로 볼 때 인력이 부족한 분야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의료수가를 조정 하는 방법뿐만 아니라 의대정원을 확대하고 공공의대를 설립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시도해볼 필요가 있다.

9) 흉부외과, 외과 전문의 수가가산제도 개선방안 연구, 건강보험심사평가원, 2017.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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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 의무복무가 과연 실효성이 있는가? 공공의대, 지역의사제로 그 지역에 10년간 의무복무를 강제한다 하 더라도 의무복무기한이 끝나면 그 지역을 떠나 수도권이나 서울에 몰 릴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정책을 추진하기 보다는 의사들이 스스로 지 방에 갈 수 있도록 다양한 형태의 인센티브를 도입해야 한다. 예를 들 어 은퇴를 앞둔 의사들의 62.5%가 은퇴 이후 자원봉사 및 재취업을 희 망한다고 답변했으므로 이들에게 근무하는 지역에 따라 인센티브를 지 급하면 지방에 자발적으로 갈 것이다.10)

과연 이들의 말대로 인센티브를 지급한다고 해서 의사들이 지방에 갈까? 2017년 기준 서울의 의사 평균 급여는 연 1억 1천만 원, 전남은 1억 6800만 원, 경북은 1억 6300만 원11)임에도 불구하고 의사 수는 서울이 전남이나 경북에 비해 훨씬 더 많다. 이는 단지 금전적 요인만으로는 의사를 지방으로 유인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 실제로 충남 아산 현대병원의 박현서 원장은 8월 29일 MBC와의 인터뷰에서 사명감에 호소 해서는 어림도 없고, 연봉을 서울의 두 배 가까이는 줘야 간신히 붙잡을 정도로 의사 구하기가 어렵다고 토로했다. 이상으로 3가지 관점에서 정부와 의사들의 주장을 살펴보았다. 물론 정부의 취지가 옳은 방향일지라도 그 정책 자체는 잘못되었을 수 있다. 또한 의사가 의료계의 전문 가들인 만큼 그들의 의견도 어느 정도 수용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번 사태에서 의사들이 보여준 태도는 정당한 반론을 펼친다고 하기에는 부적절한 측면이 컸다. 그 들의 말과 행동은 오히려 의사 집단에 대한 반감만 키웠을 뿐이었다.

10) 임선미, [이슈브리핑 3호] 국내 의료취약지 개념 및 제도의 문제점과 대안 의료정책연구소, 2020.08.13 11) 최하얀, 한국 의사 증가율 높다? OECD보다 의대 졸업생 40% 적어, 한겨레, 2020.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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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도해도 너무한 의사 집단의 언행 사실 공공의대 설립이 문재인 정부에서 처음으로 추진한 정책은 아니다. 지난 2015 년 메르스 사태 직후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에서도 지금의 공공의대에 해당하는 국 립보건의료대학 설립을 추진했다. 실제로 그 해에 ‘국립보건의료대학 및 국립보건의 료대학의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안’이 국회에 발의되었지만 본회의에서 통과되지 는 못했다. 하지만 2016년 보건복지부는 제1차 공공보건의료 기본계획을 수립하면서 2020년까지 공공의대 설치를 완료하기로 계획했으며, 2018년에도 국회에서 관련 법 안들이 계속해서 상정되었다. 이처럼 정부와 국회는 이 사안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 다. 따라서 본 정책이 성급하게 결정되었거나 졸속으로 처리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아직 코로나19가 진정되지 않은 시점에서 이 정책안을 내놓았다는 점은 코로나 시국을 이용하려 했다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태에 관련한 의사들의 행동은 지나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비판을 야기하는 첫 번째 사항은 바로 집단진료거부이다. 대전협이 8월 14일 무기한 단체행동에 돌입하면서 주요 대학병원의 수술이 30%에서 많게는 절반 이상 축소되었으며, 환자들은 외래진료를 보기 위해서 평소보다 더 오래 대기해야 했다. 무엇보다 충격적이었던 점은 “전공의는 응급실, 수술실, 중환자실, 투석실, 분만실, 신생아실의 필수인력이 아닌 교육・수련을 통해 전문가가 되기 위한 과정에 있는 의 사들입니다. 모든 인턴, 레지던트는 전공과 상관없이 업무 중단을 시행합니다.”라고 선언하며 우리의 생명과 직결되는 분야에서도 진료를 거부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응급실 등 필수적 의료부분에서의 운영이 마비되었으며, 부산에서 약물중독으로 중태 에 빠진 환자가 세 시간 동안 무려 13곳의 병원 응급실을 떠돌다 결국 사망하는 일이 발생하는 등12) 많은 시민들이 피해를 입었다. 의사로서 최소한의 본분도 지키지 않은 채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하고자 한 것이다.

12) 이은지, “의료진 없다” 13곳 거부당한 응급환자, 3시간 길 헤매다 사망, 중앙일보, 2020.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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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의사들의 소통방식이다. 이번 정부의 정책에 대한 여론을 살펴보면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해서는 58.2%가 찬성했으며13), 공공의대 설립에 대해서도 51%가 정부 의견에 공감한다고 답변했다.14) 즉 국민의 과반이 정부정책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 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의사들의 단체행동으로 인해 통상적인 진료가 이루어지지 않았 을 경우 치료가 필요한 환자의 생명과 건강이 침해될 위험성이 매우 높다. 이러한 이 유로 진료거부와 같은 방법은 사회적으로 부정적인 인식이 크다.15) 이와 같은 상황 속 에서는 의사의 본분을 저버리면서까지 단체 행동을 한 이유를 설명하며 신중하게 자신 들의 주장을 펼쳐야 했다. 그러나 의사들은 오히려 다른 사람들을 무시하며 ‘우리의 말 만 들어라’ 식의 태도를 취했다. 대표적인 예가 ‘덕분에 챌린지’를 조롱한 행동이다. 덕 분에 챌린지는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고생하는 의료계 종사자들에게 감사를 표시하는 SNS 해시태그 운동으로 많은 시민과 단체들이 동참했다. 그런데 일부 의대생들이 이 챌린지를 ‘덕분이라며’라고 비꼬며 국민들의 고마운 마음을 조롱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행동에 대해 유현재 서강대 지식융합미디어학부 교수는 “정부가 아닌 국민들을 적으로 돌리는 효과를 주었으며 이는 적절하지 못하다”고 분석했다.

▲‘덕분이라며’ 13) 반대의견은 24.0%, 리얼미터 여론조사, 2020.07.28 14) 반대의견은 41%, 한국리서치 여론조사, 2020.09.02 15) 김진숙 외, 국내외 의사 단체행동 현황과 시사점, 의료정책연구소, 2018.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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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문제는 정부와의 협상 과정에서 보여준 대전협과 의대협의 행동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정부와의 협의 과정에서 대전협과 의대협은 의협회장에게 전권을 위임했 다. 그럼에도 의협회장이 합의안을 가져오면 자신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이 유로 합의안을 거부했다. 심지어 의협회장이 합의안을 따를 것이니 복귀하라고 권고 했음에도 이들은 마지막까지 단체행동을 중단하지 않았다. 진료를 재개하면서도 큰 불편과 불안감에 떨어야 했던 국민들이나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한 환자에 대한 단 한 마디의 사과도 하지 않았다. 이러한 모습은 자기만 옳다는 식의 전형적인 엘리트의 식, 선민의식을 보여준다. 그렇다고 의사들이 제시한 대안이 현상유지 이상의 내용을 담고 있는 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비논리적이고 황당한 홍보물을 배포하여 과연 국민 들을 설득할 생각이 있는지 의심이 될 지경이었다.

▲ 논란이 된 홍보물들 (출처: 한국일보)

마지막으로 의사국가고시 응시에 있어서도 의대생들의 행동은 눈살을 찌푸리게 하 였다. 이미 정부에서 두 차례나 추가접수 기회를 부여하고 한 차례 시험날짜를 연기 하는 특혜를 주었음에도 본과 4학년들은 응시를 거부하였다. 그렇기에 이들이 올해 안에 시험을 보기 위해서는 최소한 지금까지의 행동에 대한 사죄와 반성의 모습을 보 였어야 했다. 본과 4학년들을 구제해줄 경우 변호사 시험이나 공무원 시험 등 다른 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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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가고시와의 형평성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9월 24일 전국 40개 의과대학 본과 4학년 대표들이 발표한 성명서에는 사과 한마디 없이 그저 국가고시를 응시하겠다는 내용만 담겨있었다. 이에 대한 국민들의 시선은 차갑기만 하다.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온 의대생 국가 고시 구제 반대 청원에는 5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동의했으며 9월 8일에 실시한 리 얼미터 여론조사에서도 52.4%의 사람들이 의대생들을 구제해서는 안된다고 답변하 였다. 10월 8일 주요 대학병원장들이 의대생들에 대한 구제를 호소하며 의대생들 대 신 대국민 사과를 했음에도 여론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16)

▲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글

16) 구제찬성: 37.5%, 반대: 52.2%, 리얼미터 여론조사, 2020.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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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포크라테스 선서 제10항을 다시 읽어보시라 이 글의 목적이 모든 의사들을 비판하는 것은 결코 아님을 밝힌다. 분명 지금 이 시 간에도 어디선가 사명감을 가지고 환자를 위해 묵묵히 고생하는 의사 선생님들이 있 을 것이다. 또한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이나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법안에 대해 누 구든지 비판할 수 있고, 때로는 집단행동을 통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낼 수 있다. 이는 우리나라 헌법이 보장하는 국민의 권리이며 의사들 역시 우리 사회의 한 구성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비판은 단순히 반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문제 되는 상황에 대한 개선책을 포함하고 있어야 한다. 아무런 대안도 없으며, 심지어는 의사로서 최소한의 본분을 저버린 채 사실상 다른 사람들의 생명을 가지고 협박하는 방식으로는 어느 누 구도 설득할 수 없다. 시간을 되돌려 지난 2월을 생각해보자. 대구에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하자 전국의 많은 의사들이 모여 감염병 확산을 막고 환자들을 치료했다. 자신들의 생업을 포기하면서까지 의사로서의 본분을 지키는 모습에 국민들은 박수를 보냈다. 그리고 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됨에 따라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는 의료진들에게 많은 시민 들은 진심으로 고마움을 느끼고 있다. 이런 생각을 가진 시민들이 왜 이번 단체행동 에 대해서는 비판적인지 한번 재고해보았으면 한다. 모든 의사들은 의과대학을 졸업하면서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낭독한다. 이는 누구 보다 사람의 생명에 가깝게 다가가는 존재라는 것을 잊지 않기 위해 세상과, 그리고 의사 자신과 맺은 엄숙한 약속이다. 이번 사태를 예견한 듯한 히포크라테스 선서 제 10항이 눈에 밟힌다. 이를 인용하며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나는 비록 위협을 당할 지라도 나의 지식을 인도에 어긋나게 쓰지 않겠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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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습 위원 모집 대

상

혜

택

3학기 이상 활동 가능한 한양대학교 재학생 한양대 유일의 자치 언론 기구에서 편집권을 보장받고 글을 쓸 수 있습니다. 사회를 바라보는 폭넓은 시각을 가질 수 있습니다. 글쓰기 능력을 기를 수 있습니다. 편집위원부터 미디어장학금(등록금의 30%)을 받을 수 있습니다. 편집실 비품(에어컨, 컴퓨터, 프린터, 쇼파, 복사기 등)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학과의 선배・동기・후배를 만날 수 있습니다.

지원방법 아래로 연락주시거나 학생회관 4층 편집실에 배치된 지원서를 작성해 제출해주세요 『한양』 교지편집위원회 편집장 소다미 010-3204-5379/HYgyoji@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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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지털 교도소

지옥같은 이곳에서 날 꺼내줘 부편집장 최유진 userid789@hanyang.ac.kr

“나중에 나는 쿨리의 죽음이 무척이나 기뻤다. 그 덕에 법적인 문제에 휘말릴 소지가 사라졌고, 내가 코끼리에게 총을 쏠 충분한 구실이 생겼으니 말이다” - ‘조지오웰, 『동물농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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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의 마녀사냥 “인간으로서 견딜 수 없는 고통을 겪었다. 실제 교도소에 갇혀있는 것 같은 두 달이었다” 채정호 교수는 텔레그램으로 성 착취를 시도했다는 의혹으로 디지털 교도소에 수 감된 시간을 이렇게 회상했다. 하루아침에 성범죄자로 전락한 그의 모든 개인정보가 인터넷에 박제되었다. 그는 수백건의 죽음을 독촉하는 문자와 지인들의 불신으로 피 폐해져 갔던 당시 삶을 ‘인격적 살인’을 당했다고 표현하였다. 결국 채 교수는 직접 경 찰에 휴대전화를 제출하고, 디지털 포렌식을 의뢰하여 자신의 결백을 증명하여야 했 다. 개인정보가 사이트에 공개되기 전부터 무죄가 밝혀진 지금까지 채 교수는 디지털 교도소 측으로부터 최소한의 확인절차도, 사과도 받지 못하였다. 인터넷은 쉽사리 잊힐 권리를 내어주지 않는다. 한번 작성된 글은 SNS와 커뮤니티 를 통해 끝없이 퍼져나간다. 인터넷이라는 망망대해 어딘가에서 나의 사진과 개인정 보가 떠돌아다니며 박제된다. 익명의 이름으로 업로드된 정보들은 사실확인조차 되지 않은 채 퍼져나가고, 내용이 자극적일수록 그 속도는 더욱 빨라진다. 댓글 창에서는 누군가를 재판대에 올려놓는 데에만 혈안이 되어 있는 듯 판사를 자처하는 네티즌의 검열과 심판이 잇따라 이루어진다. 허위사실에 의해 해명의 기회조차 없이 파괴된 피 해자의 평범한 일상은 간과될 뿐이다. 우리는 우리도 모르는 새에 인터넷이라는 재판 대 위에 수감되기도 하고, 감시자가 되기도 한다. 온라인에서의 만연한 ‘저격글’은 우리를 이러한 분위기에 둔감해지게 만들었고, 그 극한에 있는 디지털 교도소를 만들어내었다. 범죄자 처벌이란 명목으로 개인정보를 공개하는 디지털 교도소는 물리적 교도소보다도 수감자들을 더욱 옥죄었다. 인터넷 의 오랜 역사인 ‘박제 문화’는 정의라는 보기 좋은 단어로 그 위험성을 일축해왔다. 짧 지 않은 인터넷의 역사를 함께한 신상공개와 그로 인한 마녀사냥은 사적 제재가 어떠 한 위험성을 가졌는지를 보여준다. 인터넷, 그 속에서 우리는 같은 실수를 끝없이 반 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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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어디서든 모두에게 감시받는 교도소 # 디지털 교도소의 이름으로, 널 용서하지 않겠다!

▲ 디지털 교도소 메인에 있는 소개글

아동 성 착취물 영상을 게시하던 ‘웰컴 투 비디오’ 운영자 손정우의 미국 인도 불허 소식과 함께 등장한 디지털 교도소는 빠르게 입소문을 탔다. 그간 커뮤니티에서 사적 으로 이루어지던 박제 문화가 ‘정의 구현’이라는 명분을 등에 업고 공개적으로 그리고 조직적으로 이루어지는 사이트가 생겨난 것이다. 디지털 교도소는 피해자들을 위로한 다는 목적으로 범죄자의 신상을 공개하였다. 나열된 사진을 클릭하면 해당 인물의 범 죄 행위와 함께 이름, 주소, 전화번호, 이메일, 소속 등 구체적인 정보를 볼 수 있다. 그 아래 달린 댓글은 이들에 대한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수위 높은 욕설과 함께 그들만 의 정의를 구현한 사이트 운영자 ‘박소장’에 대한 찬양으로 가득했다. 박소장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잘못된 신상공개는 없다. 사실적시 명예훼손임을 감안하고 여기까지 왔다”라며 자신이 하는 행위가 범법 행위임을 알고 있음에도 자부심을 느끼고 있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었다.1) 1) 디지털 교도소 운영자 “나는 남미에 있다, 손정우 이미 컴퓨터에 접속”, 오마이뉴스, 20.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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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상공개, 한없이 무거운 무게

▲ 디지털 교도소 사이트 캡쳐

▲ 디지털 교도소에 공개된 개인정보

텔레그램 성 착취 사건이 불거지자 당시 디지털 교도소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으 며 인지도를 높였다. 국민들은 가해자에 대한 분노와 함께 지인 중에 성범죄자가 있 을 수도 있다는 두려움을 느꼈고 많은 사람이 성 착취 방 참여자의 신상공개를 원하였 다. 이러한 분위기 속 미적지근한 사법부 대신 성범죄자 신상공개를 서슴치 않는 디 지털 교도소가 그 역할을 대신 수행해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에 많은 지지를 받기도 하였다. 실제로 운영 초기에는 언론에 노출된 범죄자 위주의 신상을 공개하여 많은 응원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사이트 소개에 적혀있던 목적과는 다 른 방향으로 사이트가 운영되었다. ‘관대한 처벌에 한계를 느껴 피해자를 위로하기 위 해’ 시작했다는 목적과는 달리 이들은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범죄자, 아직 법의 심판을 받지 않은 사건뿐만 아니라 해당 인물의 지인과 가족, 그들 소유의 가게 상호명과 심 지어는 판결을 내린 판사들의 신상까지 공개하였다. 현대판 연좌제를 연상시키는 모 호한 공개 기준과 ‘이들의 자살을 목표로 열심히 댓글을 달아달라’는 둥 도가 지나친 모욕을 조장하는 분위기는 사이트가 내세우는 공익성을 퇴색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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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교도소는 운영하면서 생긴 크고 작은 문제점을 정의라는 명분으로 애써 무 마하였다. 그 위험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은 지난 9월 신상이 공개된 대학생이 스트 레스로 심정지에 이른 이후였다. 지인 능욕 텔레그램 방에 참여했다는 의혹만으로 교 도소에 수감된 그는 억울함을 호소하며 신상공개로 인한 괴로움을 호소하였고, 지인 들은 여러 인증 글을 올려 그의 결백함을 주장하였다. 그러나 디지털 교도소는 재차 반박 글을 올리며 제보만으로 한 사람을 범죄자로 확정 지었으며, 고인의 사망 후에 도 글은 여전히 게시되어 있었다. 이 사건을 기점으로 디지털 교도소의 존폐 논란이 재점화되었다.

▲ 지인의 해명글

▲ 디지털 교도소의 반박문 (출처: JTBC)

애초에 사이트가 공익의 목적을 띠고 있다고 해서 행위의 위법성이 정당화되진 않 는다. 디지털 교도소는 사실적시 명예훼손, 개인정보 보호법,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 에 관한 법률을 위반하고 있다. 다만, 이도 게시글이 모두 사실일 경우에 한해서이며, 이에 더하여 만약 허위사실이 포함되어 있을 시 훨씬 강력한 형사 처벌에 더하여 민 사 처벌까지 받을 수 있다. 디지털 교도소 운영진이 주장하는 공익성의 기준 또한 애 매하긴 마찬가지이다. 현행법상 신상공개의 목적은 공익성, 즉 범죄의 예방에 있어야 하지만 디지털 교도소의 신상공개는 소위 ‘조리돌림’이 목적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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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범법 여부를 떠나 무엇보다 심각한 문제는 무고한 피해자가 발생한다는 것에 있다. 잘못된 신상공 개는 없다고 자신만만했던 박소장의 주장과는 달리, 디 지털 교도소는 수차례 허위사실을 올려 여러 사람의 일 상을 파괴했다. 피해자 중 한 명인 김도윤 선수는 동명 이인이라는 이유로 신상이 잘못 공개되어 근거 없는 비 난과 욕설을 받았고, 그 충격으로 운영하던 쇼핑몰과 유튜브를 중단하였다. 결국 디지털 교도소 측은 사과문 을 작성하였으나 약속했던 운영자 본인의 신상 공개는 ▲ 무고한 피해자를 향한 악성 댓글

물론, 피해에 대한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았다. 최종적으로 OOO님은 밀양성폭행 가해자가 아닌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 모든 것이 저의 책임입니다. 운영진 실수로 지목되신 OOO님께 저의 신상정 보와 업로드한 배심원의 신상정보(본인요구)를 드리겠습니다. OOO님에게 입혀드린 피해에 대 한 모든 법적 책임은 제가 지도록 하겠습니다.

▲ 박소장의 자신만만했던 태도

▲ 디지털 교도소의 사과문

정보의 신뢰성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자,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에서는 디 지털 교도소의 접속차단 여부에 관하여 논의를 진행하였다. 그러나 9월 14일, 방통위 는 게시글의 75% 이상이 언론에 공개된 합법적인 정보라며 사이트의 공익성을 인정 하였다. 이에 접속차단이 아닌 당시에 업로드된 89건의 게시글 중 17건에 대해서만 삭제 명령이 내려졌으나, 디지털 교도소 측은 이마저도 이행하지 않았다. 결국, 당월 23일 베트남에 있던 운영자 박소장이 검거되면서 방통위는 24일 재논의를 진행하여 사이트의 접속차단을 결정하였다. 디지털 교도소 측은 2기 운영자를 필두로 새로운 도메인에서 서버를 재개하였으나, 10월 6일 다시 폐쇄되고 2기 운영자는 잠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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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적 제재, 또 다른 피해자의 발생 무고한 피해자의 발생은 예상된 일이었다. 디지털 교도소는 사법기관도, 수사기관 도 아니다. 박소장은 다수의 매체에서 50여 명의 디지털 교도소 관리자들은 나름대로 번듯한 조직을 꾸려 체계적으로 제보를 받고 검증을 통해 배심한다고 자부하였지만, 결국 이들은 아무런 권한이 없는 개인 단체일 뿐이다. 어떠한 것도 명확히 공개된 바 없는 제보 검증 과정, 익명의 배심원들과 모호한 공개 기준은 사적 제재의 한계를 명 백하게 드러내었다. 피해자를 위로하겠다는 디지털 교도소는 또 다른 무고한 피해자 를 낳고 있었다.

팩트체크 허위사실 or 사실적시 둘 다 존재. 게시글 중 70%가 언론/성범죄자 e 알림이 등에 알려진 범죄자이지만, 운 영자가 직접 허위사실로 인한 명예훼손도 인정한 사례가 있음. 그러나 이에 대한 보 상과 사과는 이루어지지 않음.

모든 댓글은 대한민국에서 처벌 불가능하다 거짓. 우리나라는 속인주의라2)서 장소에 상관 없이 처벌 가능함.

서버가 해외에 있어 추적이 불가능하다 반은 사실, 반은 거짓. 서버는 해외에 있었고, 소장도 해외에 거주하고 있었으나 9월 23일에 이미 구속됨.

운영자의 범법 여부 사실. 실제로 '명예훼손'과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 혐의로 수사 중. 추가로 아동·청소 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역시 위반하였기에 처벌을 피할 수 없음.

cf) 자신을 박소장이라 소개한 운영자는 박씨가 아님. 마약 판매 전과범으로 밝혀짐. “[팩트의 무게] 디지털교도소 처벌되나?”, MBC 뉴스데스크, 2020.07.06 2) 자국민의 범죄에 대해서는 범죄가 발생한 곳을 불문하고 본국의 법을 적용해야 한다는 주의 (출처: 고려 대한국어대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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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초심, 디지털 교도소의 파국 디지털 교도소는 여러 논란 끝에 결국 잠적이라는 엔딩을 맞이하였다. 그럼에도 불 구하고 우리는 이 사이트가 등장한 배경과 이유에 대해서 고민해봐야 할 필요가 있다. 디지털 교도소가 큰 반향을 일으킨 것은 손정우에게 내려진 약한 처벌이 공개된 시점 과 맞물려 있다. 우리는 여태껏 허술한 법망 사이로 수많은 범죄자가 죗값에 비해 터 무니없이 가벼운 처벌을 받는 것을 목격해왔다. 국민들의 법감정에 부합하지 않는 처 벌 수위와 계속되는 흉악범죄가 디지털 교도소를 ‘다크나이트’로 만드는 데에 큰 공헌 을 한 것이다. 이들은 불법을 자처하며 범죄자들의 신상을 낱낱이 공개하고, 욕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줌으로써 법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가려운 곳을 시원하게 긁어 주었다. 권선징악을 표방한 디지털 교도소에 대한 호응은 국민들이 현행 형벌 수위에 불만족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하지만 디지털 교도소는 초기 목적을 벗어난 잘못된 운영으로 점점 신뢰를 잃어갔 다. 공익을 목적으로 했다면 인격 모독과 욕설이 난무하는 댓글 창을 막아두어야 했 다. 더 많은 범죄를 유발할 수 있는 연락처 및 주소 공개는 신중해야 했다. 무엇보다 도 자신들의 얄팍한 ‘나름대로의 수사’를 안일하게 신뢰해서는 안 되었다. 신상공개는 사법부에서도 다수의 전문 법조인조차도 신상공개를 결정하기까지는 수차례의 회의 를 거친다. 익명의 제보와 의심스러운 자체 수사만으로 개인정보를 공개하기에는 너 무나도 큰 책임이 필요한 사안이었다. 본인들의 능력을 과신하여 뒤따른 책임을 간과 한 대가는, 무고한 피해자들의 평범한 삶이었다. 단 한 명에 대해서라도 정황증거만으로 유죄를 단죄하여 마음대로 신상을 공개한 순간, 그들은 이에 뒤따르는 책임을 져야 한다. 한 사람의 개인정보 박제, 그것이 가 지는 무게는 너무나도 무겁다. 이로 인해 무너진 개인의 일상을 50여 명의 자칭 배심 원이 온전히 책임을 지지 못하는 이상, 그들은 도덕적 우월감을 바탕으로 한 영웅 심 리를 가진 ‘방구석 판사’에 그치게 될 뿐이다. 이들의 표면적인 목적은 나름의 정의구 현과 피해자의 위로로 포장되어 있을지라도, 그 기저에는 타인의 몰락을 바라보는 쾌 감이 은밀하게 담겨 있을지도 모른다. 인터넷 속에서는 누구든 피고인이 되고, 목격자 가 되고, 판사가 된다. 피고인만이 인적사항이 공개될 뿐, 작성자와 수많은 비난 댓글 은 익명이라는 이름 아래 보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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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손놀림, 무거운 낙인 # SNS와 커뮤니티 이러한 문제가 디지털 교도소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우리의 일상 속 SNS와 커 뮤니티에서도 조금 더 느슨하고 자유로운 형태로 온라인 박제문화는 계속 이루어지고 있다. 커뮤니티는 인민 재판장이 되어버리고, 연예인의 인성과 자질에 대한 검열이 하루에도 수십 번씩 이루어진다. 방송 한 장면이 캡처되어 태도 논란이 일기도 하고, 한 번의 말실수로 과거의 많은 선행이 잊히기도 한다. 심지어 방송, 유튜브 등에 출연 하며 인기를 얻은 일반인들까지도 학벌부터 소속, 과거의 행적 하나하나가 도마 위에 오른다. 커뮤니티 속 익명의 네티즌들은 스스로 판사의 자리에 올라 도덕성 판결이란 이름으로 유명인들을 난도질한다. 물론 방송에 출연하고 큰 영향력을 지닌 유명인들의 도덕성은 중요하다. 그러나 사 소한 행위 하나를 꼬투리 잡아 과거 발언 하나하나까지 물어뜯으며 여론을 형성하는 모습은 오히려 구경꾼이 더 신나서 더 큰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듯하다. 이러한 사이 버 불링, 속칭 ‘마녀사냥’은 이성적인 판단을 흐리게 하여 이분법적인 사고를 초래한 다. 한번 인성 논란에 휩싸인 인물은 과거 선행의 진실성마저 의심받게 되고, 중립을 지키며 사실 확인을 기다리자는 의견은 ‘본인이냐, 알바냐’라며 조롱받는다. 이러한 인민재판의 낙인은 사과문을 올리더라도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며 없어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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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쌤통 심리 유명인의 가십은 항상 실시간 검색어의 상위권을 차지하며 많은 관심을 받는다. 사 람들은 연예인이 성인군자여야 한다고 생각하는 듯, 부와 명성에 걸맞은 도덕적 완벽 함을 요구한다. 발언 하나하나 잡히는 대로 꼬투리가 되며 일부는 행위가 아닌 사람 자체를 깎아내리며 비난을 위한 비난을 이어간다. 이들은 비판의 목적을 잃고 그저 욕을 하기에 바쁘며, 타인의 몰락을 지켜보며 느껴지는 나의 도덕적 우월감에 취해 자신의 행위에 명분을 부여한다. ‘샤덴프로이데’, 한글로 ‘쌤통 심리’라고 번역되는 심 리학 용어는 이러한 현상을 설명한다. 타인의 비도덕적 행위는 하향 비교를 통해 우 리에게 우월감을 느끼게 해준다. 이러한 우월감은 비난의 대상이 명예와 지위가 높을 수록 더욱 강해진다. 죄책감 없이 타인의 굴욕을 즐겁게 지켜볼 수 있으며, 도덕을 명 분으로 타인을 정당하게 비판할 수 있는 기회이다.3) 사실 심리학자들은 이러한 행위 가 행복을 추구하려는 인간의 심리상 본능적인 부분이라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그렇 다고 해서 사이버 불링 문화에 대한 경각심을 잃는다면 ‘도덕적 꼬투리 잡기’는 더욱 심화될 것이다.

3) 리처드 H. 스미스, 『쌤통의 심리학』, 현암사,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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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박한 용서 거창한 범죄가 아니어도, 불친절한 서비스나 사소한 비도덕한 행위로 누구든 언제 나 인터넷에 인적사항이 유포될 수 있는 사회이다. 그러나 공개된 신상의 대상은 자신 이 인터넷 글 속에 언급되었는지조차 인지하지 못하며, 한쪽 관점에서 쓰인 글이 몇 명 에게 읽혔는지 어느 곳으로 옮겨져 어디까지 확산되었는지 확인할 수도 없다. 해명글 을 쓴다 해도 일파만파 옮겨진 루머성 게시글에 비하여 초라한 조회수로 묻히기 일쑤 이다. 애초에 비판의 목적이 있긴 한 것일까. 사과할 기회를 주고 변화를 촉구하는 것 보다 실수를 캐내고 꼬리표를 붙이는 데에 혈안이 되어 있는듯하다. 하루이틀의 문제가 아니다. SNS와 커뮤니티는 사적 제재의 장이 되었고, 네티즌들 은 이러한 환경에 점점 익숙해져 갔다. 오히려 ‘정의의 심판을 내리는’ 익명의 자신이 마치 권력자라도 되는 양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며 평가한다. 법과는 달리, 인터넷 속 재판에서는 단편적인 시각만이 증거가 되고, 분노와 증오가 배심원이 된다. 편향된 정보는 무고한 희생자를 낳고, 더 많은 폭력을 야기한다. 감정이 들어간 정의는 언제 나 위험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에서도 감시자의 역할은 필요하다. 억울한 피해자를 위로 하고 가해자가 그에 맞는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이러한 관심은 도덕적 경각심을 일깨우고 사회를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힘을 갖는다. 결 국 중요한 것은 균형이다. 감시와 마녀사냥, 비판과 비난의 아슬아슬한 선을 지키는 것 은 우리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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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Zoom-in #교육감 교사 선발

교사의 자격 수습위원 조유민 opjum@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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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가 된다는 것의 최고의 매력은 교직이 중요한 일이며 특히 학생에게 변화를 가져온다는 점이다. 교직이 어려운 이유는 단 하루도 빠짐없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 토드 위태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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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의 질은 교원의 질을 능가할 수 없다. 우리나라 교육계에 뜨거운 논쟁이 피어올랐다가, 금세 사그라들었다. 논란의 중심 은 이른바 교육감 교사 선발제. 신규 교원 선발 과정에서 교육감의 권한을 강화하고 자 하는 교육부의 새로운 개정안이었다. 개정안이 발표되자 이에 대한 찬성과 반대 측의 갑론을박이 거세게 이어졌고, 교육부는 결국 개정안 보류 및 수정이라는 결정으 로 굴복하였다. 교원의 권리, 심지어는 헌법까지 소환되며 진행되었던 뜨거운 논쟁이 무색해 질만큼 교원 임용 과정에 대한 사회의 관심은 개정 철회와 함께 곧바로 스위치 가 꺼졌다.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말이다. 배경 없는 정책은 없다는 말이 있다. 이처럼 교육부의 개정안 철회가 현 교원 임용 과정이 무결함을 방증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실제로 우리나라의 학교 현장을 잠시 만 돌아봐도 변화를 필요로 하는 부분은 분명히 존재한다. 그렇지만 우리 사회는 문 제를 내포한 변화를 무너뜨리는 데에만 열과 성을 다했을 뿐 근본적인 문제를 탐색하 고, 개선하려는 시도는 하지 않았다는 점이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오래전부터 우리 사회는 ‘냄비’라는 물건에 종종 비유되어오곤 했다. 빨리 끓고 빨리 식는 냄비의 모습 에 어떤 일에 금방 흥분하다가도 쉬이 가라앉는 우리 사회의 성질을 빗대어 말이다. 그리고 이번 교육감 교사선발에 관한 논란도 이 속성에서 자유롭지는 못했다. 교육부 의 철회 결정 이후 단 한 건의 관련 기사도 나오지 않은 검색창이 증명해주듯 말이다. 따라서 이 글은 식어버린 논쟁을 재점화하는 글이 되어보고자 한다. 교육계의 뜨거 운 감자가 되었던 교육감 교사선발제도란 무엇이며 이를 둘러싸고 어떠한 논의들이 이뤄졌는지, 나아가 현 교원 임용과정에 어떤 문제가 있으며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 안은 무엇인지. 우리 사회의 논점이 미처 도달하지 못했던 곳을 조명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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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너무 빨리 식어버린 뜨거‘웠던’ 논쟁 # 논란의 중심_ 교육감 교사 선발권 이른바 ‘교육감 교사 선발권.’ 이는 지난 5월 11일 공고된 ‘교육공무원 임용후보자 선정경쟁시험규칙 일부개정령’을 비틀어 일컫는 말이다. 교육부에 게재된 개정 이유 를 빌려보면 교사의 신규채용을 위한 공개전형(이하 교원 임용시험)에서 시・도 자율 권을 확대하고, 교원 부적격자 판정을 위한 근거 조항을 마련하는 등 교원 임용시험 에서 현행 제도의 운영상 나타난 일부 미비점을 개정・보완하겠다는 것이다. 목적만 봐서는 문제 될 것 없어 보이는 이 개정안은 엄청난 반향을 이끌었고, 논란의 중심이 되었던 문항은 다음과 같다.

『교육공무원 임용후보자 선정경쟁시험규칙 일부개정령(안)』 가. 교원 임용시험에서 제2차시험 방법 및 최종합격자 결정에 대한 시·도 자율권 확대 1) 제2차시험 방법은 시험실시기관(시·도교육감)에서 결정 - 제2차시험 방법은 시험 6개월 전까지 공고 2) 외국어 능력의 경우 공인능력검정시험으로 대체 가능하도록 하는 근거 마련 3) 저2차시험에서 부적격자에 대한 불합격 처리 근거 마련 4) 최종합격자 결정 기준은 시험실시기관에서 자율적으로 결정 5) 개정안은 공포 즉시 시행하되, 예고가 필요한 조항의 경우에는 23학년도 임용시험부터 적용

▲ 교육공무원 임용후보자 선정경쟁시험규칙 일부개정령(안)

개정안에 따르면 교원 임용시험의 2차 시험 방식은 각 시・도 교육감에 의해 결정 되며, 최종합격자 선출 과정에서 1・2차 시험 반영 비율의 결정권 또한 교육감이 갖 는다. 이처럼 교육부가 내놓은 이번 개정안은 사실상 교육감에게 교원 임용에 대한 막대한 권한을 위임하는 개정이라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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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행 VS 개정_ 교원 임용시험 비교 교원 임용시험의 1차 시험은 교사가 되기 위한 지식적 자질을 평가하는 단계이며, 2차 시험은 수업 수행 능력과 같은 실천적 자질과 더불어 학생관 및 교육관 등의 인성 적 자질을 평가하는 단계이다. 그런데 이번 개정안이 공포되었을 시, 교사로서 필요 한 지식을 평가하는 1차 시험은 동일하게 유지되는 반면 2차 시험의 구성(면접, 수업 시연 등)은 각 시・도 교육청에 자율로 맡겨지고, 나아가 1・2차 시험의 반영 비율 또 한 자율적으로 결정된다는 큰 변화가 수반될 예정이었다.

1차

현행

개정

필기시험 (선발 인원의 1.5~2배수 선출)

현행과 동일

2차

실기·수업시연 및 심층면접

교육감이 과목 구성 결정

최종

1・ 2차 성적을 50%씩 반영해 성적이 높은 순서대로 최종 합격자 선출

1・ 2차 시험 성적의 반영 비율 역시 교육감이 결정

▲ 현행과 개정안의 교원 임용시험 방식 비교

# 불 붙은 갑론을박

▲ 해당 개정안의 폐지를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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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은 개정안이 발표되자 교육계는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이하 교총)를 필두 로 강경한 반대 의사를 표출하며 나섰다. 교총 하윤수 회장은 교육부의 개정안이 교 원 지방직화의 단초가 될 수 있으며, ‘교육감의 자치’만 강화함에 따라 지역 간 교육 격차를 심화시킬 수 있다면서 반대 의사를 밝혔다. 나아가 교총은 교육부가 해당 개 정을 강행할 시 행정 소송을 불사하겠다고 선언하며 강경한 반대 의사를 보였다. 교사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았다. 교총이 전국 유・초・중・고 교원 1,259명을 대상 으로 실시한 ‘교원 정원 규정 및 임용시험규칙 관련 설문조사’ 결과 교원임용시험 2차 시험 방식 및 최종합격자 결정권을 시・도 교육감에게 부여하는 임용시험규칙 개정안 에 대해 절대 다수인 93.8%의 교원이 반대했다.

6.9

8.2

86.9

■ 찬성

및 기타

■ 매우

반대

■ 반대

▲ 교원 정원 규정 및 임용시험규칙 관련 설문조사

교원들은 반대 이유로 “해당 개정안을 통해 정치 편향적인 교원채용이 이뤄질 수 있고, 교원 지방직화의 단초가 될 것”을 제시하였다. 나아가 교육감이 교사 선발에 개 입하는 것 자체가 시험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무너뜨리고 교육을 정치판으로 만들 것 이라는 우려를 표명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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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개정안에 대한 예비 교원들의 목소리에도 반대의 뜻이 짙다. 전국사범대학공 동대응연대가 전국 사범대생 1,51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98.5%가 2차 시 험방법을 교육감이 결정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답했다. 또 10월로 예정된 개정안 공포가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도 90.3%에 달했다. 개정안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가 빗발치자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가 입장문을 통해 이에 대한 반박에 나섰다. 협의회는 10월 29일 입장문을 통해 미래교육을 대비하고, 교육자치 실현의 한 맥락으로 교원 임용 시험은 발전되어야 한다고 주장함으로써 교 육부의 규칙 개정에 힘을 실었다. 특히 교총의 교원 지방직화 비판에 대해서는 교육 부나 시・도 교육감들이 교원의 지방직화를 추진한 바 없다고 단언했다. 또한 “현행 교육공무원법과 교육공무원임용령에 의거, 교사의 임용권은 시・도 교육감에게 위임 되어 있으며, 교육감은 법령에서 정하는 범위 내에서 임용권을 행사하고 있을 뿐”이 라고 입장을 명확히 했다.

교육격차 심화

교원지방직화

교육의 다양성과 창의성

교육자치 실현 공정성 훼손

▲ 해당 개정안을 둘러싼 주요 쟁점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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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끝이 보이지 않던 싸움의 끝 이번 논쟁의 결론은 교육부의 법령 보류 및 재검토였다. 교육부가 개정안을 두고 빗발치는 반대 의견을 의식하고 개정안 공포 연기 및 재검토에 들어간 것이다. 그런 데 이러한 교육부의 결정이 발표되기 무섭게 우리 사회는 금세 조용해졌다. 교원의 자격을 둘러싸고 뜨겁게 이뤄졌던 논의가 무색해질 정도로 말이다. 하지만 의문은 계 속해서 존재한다. 과연 우리나라의 현 교원 임용시험은 ‘완전무결’한가의 질문 말이 다. 이러한 의문을 안고 현 교원 임용시험을 들여다보았고, 현재의 묵인이 더 나은 교 육을 실현하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음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었다. 개정안의 옳 고 그름을 떠나 현재의 교원 임용과정은 개선의 손길을 필요로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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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 유결(有缺)한 현재의 임용시험 # 너를 다 알기에는 부족하기만 한 시간일 뿐야 시험 단계

시험 과목

문제 유형

문항 수

시험시간

배점

교육학

논술형

1

60분

20점

기입형

4

서술형

8

90분

40점

기입형

2

서술형

9

90분

40점

전공 A 1차 시험 전공 B

일자

2020. 11. 21

합계(배점) 24문항 100점 교수·학습 지도안 작성 2차 시험

60분

15점

20분

45점

15분

40점

2021. 01. 27

최종 점수 = [1차 시험 성적 + 가점] + [2차 시험 성적 + 가점]

2021. 02. 10 10:00

수업실연

-

교직적성 심층면접

2021. 01. 26

합계(배점) 100점 최종 합격

▲ 서울특별시 교육청 2021 중등 교원 임용시험 일정표

2021년 중등 교원 임용시험 공고문. 눈길을 사로잡는 건 짧디짧은 임용시험 실시 기간이다. 모든 수험생이 참여하는 1차 시험에서부터 최종발표까지 걸리는 시간은 고 작 2개월여로, 교육의 질을 결정하는 핵심적 요인이라 할 수 있는 교사를 선발한다 고 하기에는 턱없이 짧은 기간이다. 문제는 일정표를 자세히 살펴볼수록 더욱 명확해 진다. 수험생들이 실질적으로 평가받는 날은 겨우 3일, 그것도 한나절을 넘기는 날이 없다. 한 번 임용되면 정년이 보장되는 우리나라 교원 임용체계의 특성상 훌륭한 교 사로서의 자격을 지닌 사람을 선발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교원 임용시험의 현 구조상 이러한 본질적 기능이 잘 실현되고 있는지는 큰 의문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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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 학교와 시험장과의 거리, 멀고도 멀다. 그런데 어쩌면 앞서 살펴본 표면적인 기간의 문제는 각 단계별 평가의 방식이 촘촘 하게 구성되어 있다면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다. 오히려 짧은 시간 내에 선별의 기능 을 완수한다는 점에서 효과적인 임용시험이라는 칭송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 만 우리나라 교원 임용시험이 엄지손가락이 아닌 다른 ‘손가락질’을 받는 것은 평가의 방식에도 명백한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현 임용시험의 시행 방식상의 한계는 시험의 각 단계별로 자세히 살펴볼수록 더욱 두드러진다. 우선 1차 시험은 한날한시에 일제히 시행되며 필답고사 형식으로 이뤄진 다. 교원의 지식적 역량은 질 높은 교원이 되기 위한 필수적인 요소이므로 예측성 높은 정교한 평가방식이 요구된다. 하지만 모집 공고를 살펴보면 각 과목의 평가 문항은 열 문항 남짓일 뿐이며 각 과목당 배정된 시간은 60분이나 90분으로 수험생의 포괄적 지 식을 이끌어내기에는 결코 충분하지 않다. 이 같은 평가방식 하에서는 수험생들이 짧 은 시간 안에 알고 있는 지식을 폭발적으로 쏟아내야만 하기에 이를 대비하기 위한 최 선의 방책으로 기계적인 암기가 자리잡게 된 것이다. 이러한 현실은 학생들의 특성에 맞춰 적재적소에 지식을 활용해야 하는 바람직한 교사상과는 많이 벗어나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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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아가 현 임용시험의 ‘한나절’ 평가는 평가의 내용과 맞물려 또 다른 문제를 낳고 있다. 바로 사교육의 난립이라는 교원 임용시험의 고질적인 문제이다. 오래전부터 교 육학자들은 교원 양성기관에서의 교육내용과 교원 임용시험에서의 출제 내용의 단절 을 지적해왔다. 즉 4년간 사범대학에서 가르치는 내용과 실제 시험에서 활용되는 지 식의 내용이 다르므로 학생들은 임용시험이 다가올수록 학교생활에 소홀해지고, 시험 에 대비하기 위해 사교육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 조사에 따르면 임용 시험을 준비하는 사범대학 학생 중 90.5%가 교원 임용시험을 준비할 때 사교육을 받 았다고 응답하였다.1) 이처럼 양성과정과 임용시험 간의 괴리는 사교육의 팽창을 낳고 있으며, 나아가 교원 양성과정의 존재를 무색하게 만들고 있었다.

Q. 임용시험을 위한 온라인 강의나 전문 사설 학원 강의에 참여한 적이 있으십니까?

9.5%

90.5%

■

참여한 경험 없음

■

참여한 경험 있음

교원 임용시험은 교원 선발의 기능을 넘어 우수 교원을 양성하는 핵심축이 되어야 한다.2) 교원 임용시험은 교원 양성과정의 교육내용과 교육방법에 일정한 방향성을 부 여함으로써 교원 양성과정에 교육적 기능을 담당해야 하며, 나아가 교원 양성과정을 통하여 배우고 익힌 것을 토대로 더욱 유능한 교직 적격자를 선발함으로써 선발적 기 능을 다 해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현재의 교원임용시험은 반쪽짜리 시험이 라는 비판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1) 남수경."사범대학 학생의 임용고사 관련 사교육비 지출 실태 분석." 교육행정학연구, (2006): 337-362 2) 전제상."신규교사의 임용시험 선발관리의 한계와 개선방향." 교육논총, (2016): 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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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똑똑한 선생님. 똑똑하기만 한 선생님 문제는 1차 시험에서 끝나지 않는다. 어쩌면 더욱 중요할 수 있는 2차 시험은 더 큰 허점을 내포하고 있다. 백번 양보해서, 현재의 1차 시험이 교사의 지식적 역량을 판별 하고 있다고 하자. 하지만 교사에게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이 알고 있느냐를 넘어 알 고 있는 내용을 학생들에게 얼마나 효과적으로 전달하냐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역 량을 평가하는 교수・학습 지도안 작성에는 단 60분 만이 주어졌을 뿐이며, 이를 토 대로 실제 수업을 진행하는 수업 시연 역시 수험생별로 20분 만이 배정되었을 뿐이 다. 현장의 많은 교사가 현재의 교수・학습 지도안 작성 및 수업 시연 시간이 터무니 없이 짧다고 비판한다. 어느 교사도 이토록 짧은 시간 내에 계획안을 구성하는 법이 없으며, 발표 형식으로 수업 내용을 읊는 현재의 수업 시연은 교사-학생 간 상호작용 이 끊임없이 일어나는 실제 교실 상황과는 괴리가 클 뿐이라면서 말이다.

2차 시험의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점차 강조되고 있는 교사의 인성적 측면 에 대한 평가는 뻥 뚫려있다. 교사의 인성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높아짐에 따라 몇 차 례의 개정을 통해 예비 교원의 인성적 자질을 평가하는 심층 면접이 강화되긴 했지만 여전히 미흡한 것이 현실이다. 규정에 따르면 교원으로서의 적성, 교직관, 인격 및 소 양. 이 모든 것에 대한 검증이 교직 적성 심층 면접을 통해 이뤄진다. 하지만 이를 위 해 실질적으로 배당된 시간은 겨우 15분일 뿐이다. 이는 그나마도 형식적인 면접에 그쳐 사설 학원에서 나눠준 모범답안을 암기한 후 이를 재구성하여 답변하는 방식이 점차 고착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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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교사, 더 나은 교육 교원 임용시험의 우선적 목적은 학교 현장의 요구에 맞춰 그에 적합한 신규 교원 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것에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현실에 비추어보면 교원 임용 시험은 양적 배치의 기능만을 수행했을 뿐, 질적 차원에서의 적합성에 대해서는 바로 동의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교원 임용시험이 학교 현장의 필요에 맞는 교원 선발이라 는 제 기능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임용시험의 구조적 변화와 더불어 교원 양성과정의 변화까지 함께 도모할 필요가 있다.

# 양성과 시험의 더 나은 콜라보 효과적인 해결방안의 도출을 위해서는 현재의 문제가 발생하는 원인을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현 교원 임용시험의 핵심적인 문제라 한다면 교사의 인・적성적 측면 에 대한 평가는 여전히 미진하고 교원 선발의 기준이 지나치게 지식 중심적이라는 것 이다. 그런데 이러한 교원 임용시험의 한계는 공정성과 객관성이 항상 주요한 화두가 되는 ‘시험’이라는 근본적인 특성에서 오는 것이라 생각한다. 즉, 예비 교원의 인・적 성적 특성을 파악하는 데에는 주관적 해석이 들어갈 여지가 크므로 현 임용시험은 절 대적인 평가가 가능한 지식적 차원의 평가에 방점을 두는 것이라는 말이다. 따라서 이러한 한계를 인정하면서 교원 임용시험의 개선을 꾀하기 위해서는, 교원 양성과정 과 교원 임용시험 간의 연계를 높이고 실천적 지식에 대한 평가는 양성과정에 일정 부 분 이양하는 것이 방안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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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교원 양성기관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예비 교원의 인・적성적 특성에 대한 검 증은 사범대 재학기간 중 총 2회 필수로 참여해야 하는 교직 인・적성 검사뿐이다. 이 는 그마저도 설문조사 형식으로, 20분 남짓이면 거의 누구나 통과할 수 있는 시험이 라는 점에서 유명무실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교원양성기관이 예비 교원 의 인・적성적 특성에 대한 평가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인・적성 검사 의 방식을 조금 더 교실 현장과 밀접하게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 예컨대 미국의 일부 사범대학은 수업상황에서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돌발상황 시나리오를 탑재한 VR을 활용하여 가상현실 수업 시뮬레이션을 운영 중이다. 수업 시뮬레이션은 문제행동을 보이는 아바타를 사용하여 문제 상황을 연출하고, 예비 교원의 교실 관리 역량을 평 가한다. 이러한 VR 활용 돌발상황 대응 훈련 및 평가를 우리나라 사범대학에 도입한 다면 예비 교원들의 실천적 자질을 평가하고, 나아가 추후 교육 현장에서 겪을 돌발 상황에 대한 적응 및 대처능력을 증진하는 데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 미국 일부 사범대학의 VR을 활용한 수업 시뮬레이션 (출처: 유튜브 채널 Christine Wil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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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우리가 유의해야 할 것은, 평가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점이다. 교원 양성기 관은 평가를 넘어, 예비 교원들이 교사로서의 실천적 자질을 길러낼 충분한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그리고 그 구체적인 방안으로 핀란드의 교육실습 체계를 참고할 수 있다. 교육실습이란 교원 양성기관에서 교직과정을 이수한 학생들이 현장에서의 적응 력을 높이기 위해 중・고등학교에서 실습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때 실습생은 지도교 사의 책임 아래 학교에서의 교직 생활이나 수업 참관, 나아가 학생지도를 하게 된다. 그런데 현재 우리나라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교육실습은 한 달 남짓일 뿐이라 학생들 이 예비 교원으로서의 실질적 자질을 함양하기에는 그 기간이나 맡는 역할의 측면에 서 충분치 않은 것이 사실이다, 이에 비하여 세계에서 가장 선진적인 교육을 표방하는 핀란드의 경우, 교육실습을 훌륭한 교원 양성의 핵심적 과정으로 보고 개선을 이어가고 있다. 핀란드의 교육실습 은 평균 20주 이상으로, 우리나라의 교육실습 기간보다 5배 이상 길다. 또한 일반 교 사의 지도를 받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핀란드의 예비 교원들은 교육 실습생의 지도 및 평가를 전문으로 하는 ‘실습 멘토 교사’의 지도를 받음으로써 더욱 집중적인 업무지도 를 받는다. 또한 핀란드의 교육실습생은 최소 일주일 동안 그 누구의 도움 없이도 매 끄럽게 수업을 마쳐야 한다. 그런데 만일 멘토 교사가 실습생이 교실 상황에 적절하 게 대처하지 못하는 등 교습 능력이 부족하다고 판단할 경우 탈락 처분을 내리기도 한 다. 실습 멘토 교사로부터 교육실습에서 F 학점을 받은 실습생은 대학(원)으로 돌아가 이론 보충을 마친 뒤 다시 교육실습에 참여해야 한다. 이러한 특징을 살펴보았을 때, 핀란드는 교육실습 과정을 형식적인 의무로써 두고 있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엄밀한 평가의 요소로 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아울러 우리나라 역시 교육실습의 효과를 증 진하기 위해 그 기간이나 실습생의 역할을 확대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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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 변화를 포용하라

Q. 학교에서 만나는 선생님이 어떤 분이면 좋겠습니까? 두 가지를 골라 순위를 표시해주십시오. 개별 학생들에게 관심을 쏟으며 이해와 소통을 하는 교사 학생들에게 학교 밖 다양한 활동을 소개/연결시켜주는 교사 교과목에 대해 전문지식을 가지고 가르치는 교사 상급학교 진학과 진로에 대해 조언을 해주는 교사

■ 학생

■ 학부모 ■ 일반국민

▲ 국가교육회의 2020 대국민 여론조사 결과

시대의 흐름에 따라 바람직한 교사의 모습 역시 변화한다. 수십 년 전에는 엄격한 태도로 정해진 지식을 정확히 전달하는 것이 우리 사회가 그렸던 교사의 모습이라면 오늘날 요구되는 교사의 모습은 사뭇 다르다. 현재 학생과 학부모, 그리고 일반 국민 이 공통으로 바라는 교사란 개별 학생들에게 관심을 쏟으며 이해와 소통을 하는 교사 이다. 그렇기에 교사는 더 이상 학생들의 지적 성장만 돕는 것이 아니라 사려 깊은 의 사소통을 통해 학생들의 인성적, 적성적 성장까지 촉진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교원 양성체계나 교원 임용시험은 이런 인식변화를 뒤따르지 못하였다. 초・중등교육법은 교원으로서의 전문성 신장을 목적으로 교직과목을 구성, 그에 관한 규정을 명시해두었다. 따라서 이를 기준으로 각 교원 양성기관에서 교직과목을 운영하고 있는데, 문제는 이의 개정이 자그마치 10여 년에 이뤄졌다는 것이다. 우리 사회는 10년간 많은 변화를 경험하였다. 그간 발전된 기술이 교육 현장에 도입되기도 했으며, 새로운 교육의 내용과 교육의 방식도 추가되었다. 그런데 교원 양성과정이 현장의 변화를 기민하게 반영하지 못한 탓에 교육 현장과 교원 양성과정 간의 간극은 점차 커졌고, 교육 현장에서 요구하는 교원의 양성이라는 근본적 목적은 점차 퇴색되 었다. 그렇기에 교원 양성과정이 근본적 기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사회의 변화에 발 맞춘 교직과목의 개설 및 전반적인 개편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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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 변화를 가져올 숲의 변화 “진정한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개별 요소의 변화가 아닌, 전체 구조의 변화가 필요하다.”

교육 행정의 기본 관점인 조건 정비설의 창시자 탈콧 파슨스는 위와 같이 역설하였 다. 그리고 그의 이 한마디는 마치 교육감 교사선발을 둘러싼 오늘날 우리 사회의 모 습을 예견이나 한 듯 맞아떨어지고 있다. 교육부가 포착한 현 임용시험의 문제지점은 동의할 만했다. 교원 임용시험이 일률적이고 지식 중심적이며, 나아가 현장과의 적합 성이 떨어진다는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적절했던 문제 인식에 도 불구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처치는 허술했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 교육부는 전 체 구조적인 변화는 꾀하지 않은 채 교육감에게 큰 권한을 부여함으로써 문제의 해결 을 꿈꿨다. 결함이 있는 구조 아래 개인에게 더 큰 자율권을 부여함에 따라 발생할 부 작용을 관리・감독할 장치는 빼놓은 채 말이다. 이 결과로 많은 사회적 반발이 일었 고, 결국 원점으로 회귀하였다. 조국의 운명은 교육자의 총명과 실천에 달려있다는 말이 있다. 물론 교사가 국가의 운명을 좌우한다고 말하기는 거창할 지 몰라도 훌륭한 교사를 선발하고, 양성하는 것 이 개별 학생들 나아가 사회의 발전에 주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분명하다. 그렇기 에 특히 교육에서만큼은 각자의 이해관계, 정치적 견해를 내려놓고 ‘교육의 발전’이라 는 공통적 목적 아래 협력해야 한다. 교육의 본질에 집중하며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 인다면 우리나라 교육은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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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114호를 맞이하여 기고를 모집합니다. 분야 : 자유 지원 : •응모작은 신문・잡지・단행본 등에 발표된 적이 없는 순수 창작물이어야 합니다.

•응모작은 한글 또는 워드로 작성하여 HYgyoji@gmail.com으로 보내주세요.

•응모 작품에 이름, 학과, 학번, 연락처를 기재해주세요.

•당선작은 추후 개별 연락 드립니다. 기한 : 2021년 2월 28일까지 한양 113호

127

01

표현의 자유 편집위원 구본성 bagsa1902@hanyang.ac.kr

Part

3

문화

# 표현의 자유

자유와 무책임, 그 어딘가 편집위원 구본성 bagsa1902@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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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나는 당신의 의견에 반대합니다. 그러나 만일 당신이 그 의견 때문에 박해 를 받는다면 나는 당신의 말할 자유를 위해 끝까지 싸울 것입니다.”

- Evelyn Beatrice Hall, 『The friends of Voltaire』

한양 11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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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작품은 안녕하십니까 얼마간 웹툰계가 시끌벅적했다. 기안84의 작품 『복학왕』의 여성 혐오 논란이 사그 라들기도 전에 연달아 삭의 『헬퍼』에서도 유사한 문제가 제기되었다. 비단 웹툰계만 의 문제가 아니다. 권리에 관한 다양한 논의가 본격화됨에 따라 문화예술 곳곳에서 권리의식에 둔감한 작품에 대한 비판이 전방위적으로 터져 나오고 있다. 다만 담론의 양적 증가가 반드시 질적 향상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며, 문제의식의 예리함이 방법 론의 타당성을 담보하지는 않는다. 늘어나는 작품에 대한 비판 중 ‘일부’가 정도를 지 나친 것은 아닌지, 또 비판을 위한 비판에 그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우려는 이러 한 맥락에서 태동한다. 우려의 핵심은 비판의 지나침이다. 문화예술에서 작품과 수용자 사이의 소통이 중 요한 가치로 자리 잡음에 따라 독자들의 목소리가 작품에 적극적으로 반영되기 시작 했다. 플랫폼들은 다수의 독자가 비판하는 지점을 수정하고 창작자에게 주의를 주기 도 한다. 이러한 상호작용은 앞서 제기된 문제들과 관련하여 특히 활발하다. 그러나 이를 두고 창작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저해하는 일종의 규제라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한다. 표현의 자유가 대면한 위기는 이뿐만이 아니다. 문화 전반에 대한 자본의 잠식 이 가속화됨에 따라, 작품이 자본가의 입맛대로 편집되고 특정 집단을 대변하는 식으 로 변질되어 작품성이 훼손되는 경우도 심심찮게 발견된다. 이처럼 표현의 자유는 권 리 의식의 발전과 자본주의의 심화라는 거대한 조류에 휩쓸리고 있다. 기존에 당연시되었던 것들에 대한 문제제기는 사유가 고착화되어 썩는 것을 방지 하는 긍정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그럼에도 오늘날 논쟁의 터가 과연 적절한 경계선 부근에 위치하고 있는 것인지, 지나치게 기울어진 것은 아닌지 가늠해볼 필요가 있 다. 또 유례없이 거대해진 자본 앞에서 작품은 어디로 나아가야 하며, 표현의 생산자 인 동시에 수용자인 우리는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할지 돌아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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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발전하는 권리 의식, 변화하는 문화 과거 단순히 자신의 행동에 제약을 받지 않는다는 넓은 의미에 그쳤던 권리 개념은 보다 구체적이고 세밀한 갈래로 분화하였다. 성 역할과 관련된 부당한 인식이 수면 위로 떠올랐고, 사회적 약자를 바라보는 시선에 관한 성찰이 이루어졌다. 국민의 권 리 의식 발전의 단적인 예는 방송 프로그램이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지금으로서는 생각할 수 없는 프로그램이 공영방송에서 버젓이 방영되었다. 이러한 간극은 사회가 성숙해짐에 따라 이전에 간과되었던, 그러나 마땅히 주목받아야 하는 내용에 관한 암 묵적 합의가 이루어졌음을 방증한다.

▲ 성별에 따른 차이를 전제로 했던 코너

▲ 인종차별 논란이 있었던 흑인분장

최근에는 이러한 문제의식 표출을 목적으로 하는 작품들도 여럿 제작되고 있다. 이 들 작품은 사회 주류에 의해 묵인된 폭력을 폭로하고 피해자들이 겪어 왔던 아픔을 토 로한다. 대중의 무던한 시선이 가닿지 못하는 지점을 들추는 예술의 특성상, 이 같은 작품 경향이 다수를 차지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물론 모든 사람들이 이런 경 향성을 반기는 것 같지는 않지만, 기존의 주류 담론이 간과하고 있던 지점을 지적하 여 평등의 가치를 제고한다는 점에서 다양한 작품의 출현은 고무적이라 할 수 있다.

▲ 퀴어 문학을 소개하는 플랫폼

▲ 많은 논란을 낳은 『82년생 김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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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의 산통 이처럼 긍정적 방향성으로의 진전에는 분명 기존의 틀에서 벗어난 인식과, 인식에 그치지 않은 실천이 혁혁한 공헌을 했을 것이다. 그런데 방향성에 대한 평가와 별개 로 우리는 이 같은 방향성이 지나치게 경도된 것처럼 보이는 경우를 종종 목격하고는 한다. 물론 ‘지나치다’라는 말 자체가 갖는 모호성을 온전히 타파할 수는 없다. 다만 우리는 일반 대중의 사유와 도덕적 엄밀성이 인접하는 부근에 ‘적절함’의 영역이 존재 한다고 가늠해볼 수 있다. 그리고 그 경계의 모호함을 넘어,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 은 의문을 자아내는 논의는 다양한 사례들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인터넷 매체의 발전으로 작가와 수용자, 작품과 감상자 사이의 쌍방향적 의사소통 이 용이해짐에 따라 작품과 함께 독자의 목소리가 전면에 자리하게 되었다. 이는 분 명 여러 순기능을 가져왔지만, 일 대 다수라는 소통구조의 특성 때문인지 마치 다수 독자의 의견이 옳은 것인 냥 작품을 재단하는 풍습 또한 불러왔다. 작품과 수용자 사 이의 상호 작용이라는 말은 수용자가 작품에 간섭할 권리를 갖는다는 것을 함의하지 않는다. 그러나 일부 수용자는 마땅히 자신들의 의견을 반영해야 한다는 듯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또 작품의 후기나 댓글에서도 정도를 넘은 비판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비판을 넘어선 맹목적 비난, 비판 그 자체를 목적으로 하는 비판, 비판받을 지점인지 의심스러운 것들에 대한 비판이 만연한 형국이다. 타인에게 요구하는 도덕 적 잣대가 지나치게 엄중한 경우에, 혹은 비판의 수위 내지는 표현의 방식 자체가 과 격한 경우에, 우리는 종종 당황하곤 한다.

▲ 네이버 웹툰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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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 많은 논란을 불러온 ‘가짜사나이2’

“지금 웹툰이요 검열이 진짜 심해졌는데 그 검열을 옛날엔 국가에서 했잖아요? 지금은 시 민이, 독자가 합니다. 시민 독재의 시대가 열렸습니다. (중략) 그게 가능한 이유는 '자신이 도 덕적으로 우월하다' 요런 생각 때문에 보통 일어나거든요? 아... 그게 사실 그렇지가 않습니 다. (중략)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이나 그런 작품을 만났을 때 그것을 미개하다고 규정하고 계몽하려고 하거든요? 그러면은 확장을 할 수가 없습니다. 내 생각이 맞는 이유가 네가 미개 해서가 아니고 내 생각과 같이 하면은 이런 것들이 좋아진다를 보여줘야 하는데 그런 걸 보 여준 적이 없어요.” ▲ 주호민 작가의 개인 방송 중 발언 일부

웹툰 작가의 위와 같은 발언은 이러한 배경에 대한 분노를 잘 보여준다. 이후 작가 가 자신의 과격한 발언에 대해 사과했지만 주장의 골자는 충분히 공감대를 형성할 법 하다. 비판의 목적은 개선이자 발전이며, 이를 위해서는 각자가 가진 것을 보여주며 상호 보완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반(反)은 단지 정(正)의 반대편에 위치하는 것이 아 니라, 정이 내포하고 있는 모순을 드러내야 한다. 반에 의해 정의 모순이 폭로될 때 비로소 둘이 종합되어 합(合)으로 나아갈 수 있다. 철학자이자 문학비평가인 바슐라 르 가스통의 ‘독서는 작가와 독자라는 두 의식의 수평적 만남’이라는 말처럼, 모든 문 화예술에서 작가와 독자의 위치는 마찬가지로 수평적으로 상정되어야 한다.

▲ 웹툰 플랫폼에서 신체 일부를 검열한 모습 (출처: 네이버 웹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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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해진 적 한편, 자본주의 구조가 심화됨에 따라 문화예술의 자본 종속도 한층 심각해지고 있 다. 특히 작품의 생산 주체가 단체 내지는 기업으로 거대화되어 작품의 인기가 이윤 과 직결되는 경우, 작품은 자본으로부터 옴짝달싹 할 수 없는 처지에 놓인다. 자본이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거대 자본 앞에 세계적인 기업들도 머리를 숙이고 있다. 이를 잘 보여주는 것이 China Money이다. 경제적으로 눈부신 성장을 이룩한 중국은 자국 내에서나 적용될 법한 문화 검열을 전 세계적으로 관철시키기 위 해 문화시장을 자본으로 찍어 누르려 하고 있다. 이로 인해 기존에 정치적 올바름을 역설하던 기업들이 민주주의와 자유주의에 반하는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문 제는 심각하다.

▲ 차이나머니 앞에 굴복한 기업을 풍자하는 만평1)

▲ Band In China 공식 홈페이지

1) 해당 만평은 중국 출신 시사만평가 왕리밍이 자신의 트위터에 게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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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당장 최근의 홍콩 시위와 관련된 논란만 여럿이다. 홍콩인 하스스톤 프로게이머 Blitzchung은 경기 후 ‘광복홍콩 시대혁명’이라는 구호를 외쳤다가 블라자드 측으로 부터 중징계를 받았다. 해당 사태 이후에도 블리자드는 트위치 채팅창에서 홍콩과 관 련된 단어를 입력하면 채팅을 금지시키거나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에서 홍콩이라는 단어를 포함하여 방을 생성할 수 없게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해당 사건이 발생한 이 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서 홍콩 시위와 관련된 캐릭터 이름과 채팅, 포스트를 모두 지우고 있다는 증언도 나왔으며, 라이엇게임즈도 리그오브레전드 채팅창에서 ‘위구르’ 와 같은 중국 관련 단어를 차단하여 거센 비판을 받았다. 이러한 형국이 심화됨에 따 라 미국 상원・하원 의원들도 입을 모아 기업들의 행태를 비판하고 있다. 톰 코튼 상 원의원은 “디즈니는 중국 공산당 기분을 맞추려 무슨 일이든 할 것”이라고 비판했으 며,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만약 미국이 중국의 인권 상황에 대해 상업적 이익을 이 유로 침묵한다면, 우리는 세계 인권에 대해 말할 수 있는 모든 권한과 장소를 상실할 것입니다.”라고 발언한 바 있다. 윌리엄 바 미 법무장관도 애플과 디즈니 등 미국 대 기업의 친중적 성향을 강력하게 비판했다. 이러한 시국에 대응하여 중국 자본에 고개 를 숙인 여러 기업의 불매운동을 지원하는 ‘Band in China’운동이 전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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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요구되는 자세 # 다시 원론으로, 표현의 자유란? 가치관의 변동과 이에 따른 행동양식의 변화가 발생하는 규범의 과도기에는 누구 의 목소리가 옳은지, 또 어떤 지침을 따라야 하는지 쉽사리 판단하기 어렵다. 이럴 때 일수록 원론으로 회귀할 필요가 있다. 표현의 자유는 왜 필요한 것일까. 존 스튜어트 밀은 『자유론』에서 다른 의견을 가질 자유와 이를 표현할 수 있는 자유의 중요성을 역 설했다. 그는 침묵을 강요당하는 모든 의견은 진리일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으며, 설 령 통설이 전적으로 옳다 해도 이 같은 도전을 받지 않으면 진리의 의미 자체가 퇴색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헌법에서 명시하고 있듯2) 표현의 자유가 인간의 기본적인 권 리이며, 그 누구도 이를 침해받지 않아야 한다는 것은 지극히 보편적인 인식이다. 표 현의 자유가 억압되었던 군부 독재 시대나 중국 정부의 언론 통제를 떠올려보면 그 중 요성을 명징하게 인식할 수 있다. 그러나 표현에 대한 권리가 보장되어야 한다는 것과 표현 그 자체가 존중받아야 한 다는 것은 명확하게 구분되어 있다. 발화자는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권리를 갖지 만 해당 발언에 대한 책임은 오롯이 본인이 져야 하며, 해당 표현에 대한 다른 사람의 표현 또한 보장되어야 한다. 즉 무분별한 표현에 대한 귀책사유는 표현 주체에게 있 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요청되는 바람직한 자세는 어떤 모습일까?

# 건전한 비판의식 분명 우리는 작품을 감상할 때 예리하게 날을 세워야 한다. 앞서 보았던 사례에서 처럼 작품들 중 일부는 그 이면에 모종의 이데올로기를 은폐하고 있다. 다양한 작품 들이 저자 자신의 생각을 포장하기 위해서, 혹은 현재의 체제를 정당화하기 위해서 이용되곤 한다. 만약 이러한 작품들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한다면 작품의 내적 논리 구 조가 전제하는 것들을 당연한 것으로 내면화할 위험이 있다.

2) 헌법 제21조 1항: 모든 국민은 언론ㆍ출판의 자유와 집회ㆍ결사의 자유를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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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처음으로 한강을 넓고 깊고 또 맑게 만드신 이여

새맑은 나라의 새로운 햇빛처럼

이 나라 역사의 흐름도 그렇게만 하신 이여

님은 온갖 불의와 혼란의 어둠을 씻고

이 겨레의 영원한 찬양을 두고두고 받으소서.

참된 자유와 평화의 번영을 마련하셨나니 (후략)

▲ 미당 서정주의 「전두환 대통령 각하 56회 탄신일에 드리는 송시」

그러나 비판의 형식이 비판의 내용을 추월해서는 안 된다. 비판은 행위 자체가 목 적이 아니며, 현상의 개선을 위한 수단이 될 때 비로소 진정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 다. 따라서 작품에 대한 비판은 작품의 이해에 뒤따르는 것이어야 한다. 서사 장르는 현실의 거울인 동시에 현실에 부재하는 대상의 현현이다. 서사를 가진 모든 문화 컨텐츠는 이러한 문학적 특징을 공유한다. 즉, 작품 속에 등장하는 부조리 함은 사실성을 위한 현실의 반영일수도 있으며, 이를 꼬집기 위한 의도적 반영일수도 있고, 혹은 자신의 욕망을 대리적으로 충족하기 위한 분출일수도 있다. 단순히 표현 이 거칠다는 이유만으로 콘텐츠를 비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작품 내 표현이 마 땅한 근거 없이 남용되고 있을 때, 그러한 표현이 인간의 존엄 자체를 해친다고 여겨 질 때 작품에 대한 비판은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으며 예술가와 수용자 사이의 상호 호혜성은 극대화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독일의 철학자 가다머의 말을 참고할 만하다. 가다머는 예술작품 이 감상자와 만나서 자신의 존재와 자신이 갖고 있는 진리를 드러냄으로써 비로소 완 성된다고 말한 바 있다. 예술작품이나 텍스트는 우리에게 말을 건네는 것이고, 우리 는 이들과의 대화를 통해 그 내용을 이해한다. 이때 양 당사자는 상대에게 자신의 역 사를 강조할 수 없다. 다시 말해 한쪽의 생각이 다른 쪽의 생각을 규정하는 근거가 될 수는 없다. 가다머는 이처럼 서로 다른 역사를 가진 상대가 대화 속에서 만나 진리가 드러나는 것을 ‘해석학적 지평’이라고 일컬으며, 두 역사가 만나는 것을 ‘지평융합’이 라고 부른다. 우리는 이와 같은 태도를 지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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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에 임하는 자세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명백하다. 표현의 자유는 늘 최선으로 보장되어야 한 다. 그러나 그것이 무한정 보장될 수는 없다. 가령 파시즘이나 아동성애, 인종차별 등 을 긍정하는 발화는 그 자체로 금기시되는데, 대다수가 그러한 금기를 마땅하다고 여 긴다. 특정 가치관이 금기시 되는 까닭은 반인륜적인 가치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 며, 그 기준을 판단하는 것은 결국 현 시대를 살아가는 대다수의 사람일 수밖에 없다. 사회가 다원화됨에 따라 이 같은 판단의 기준 또한 다르게 설정되는 것처럼 보이지 만, 그 속에서도 ‘관용할 수 없다는 느낌’은 공유되고 있다. 따라서 그 기준을 적절한 지점에 세우기 위해 담론장은 늘 활발해야 한다. 다만 주의해야 할 점은, 결코 다수의 지지가 그것의 올바름을 담보하는 것은 아니 라는 점이다. 다수의 믿음이 그릇된 사례는 역사에서 수없이 반복되었다. 우리는 스 스로가 견지하고 있지 않은 진술이 진리일 가능성을 열어두어야 하며, 자신이 갖는 견해에 관해 끊임없이 성찰하고 반추해야 한다. 결국 필연적인 귀착은 개인의 내적 도덕성과 이에 기반한 규제일 수밖에 없다. 안과 바깥을 향한 비판의식은 균형을 이 루어야 한다. 전자가 결핍된다면 무분별한 비판으로 인해 표현의 자유가 훼손될 것이 며, 후자가 부재한다면 이데올로기의 잠식에 의해 표현의 자유가 상실될 것이다. 표현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는 말은 무분별한 발언 및 창작 행위를 옹호하기 위함 이 아니다. 그것은 저마다의 표현이 내포하고 있는 가능성에 대한 혹시 모를 불꽃을 지키기 위함이다. 우리는 모두 표현의 주체인 동시에 표현의 객체이다. 표현의 주체 로서는 치열한 성찰을, 표현의 객체로서는 비판적 사고방식을 놓쳐서는 안 된다. 지 금이야말로 뜨거운 가슴에 차가운 머리가 필요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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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한양』을

향한

한양인의

시선

『한양』에

대한

한양인의

평가

『한양』을

위한

한양인의

비판

지금 『한양』 에게는 한양인이 필요합니다.

113호를 보고 기사에 대한 평가를 HYgyoji@gmail.com으로 보내주세요. 독자평은 114호 교지에 실리며 독자평을 보내주신 분에게 소정의 상품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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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한양인이 INTERVIEWEE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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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일상日常

최근 인권과 관련된 논의가 대두되면서 여러 작품들이 비판받고 있 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비판하고 있 다. 『한양』은 한양대학교 학생들이 이러한 표현의 자유와 권리 의식 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파이낸스경영학과 14학 번 김경근 학우를 만나보았다.

파이낸스경영학과 14학번 김경근

수습위원 이보미 onew524u@hanyang.ac.kr

1. 웹툰을 비롯한 여러 작품들이 인권 감

2. 본인이 생각하는 작품 수용자로서 올바

수성 부족이라며 비판받고 있습니다. 이

른 자세는 무엇인가요?

로 인해 작품이 일부 수정되거나 창작자

되도록 작가의 의도를 헤아리려 하는 것

가 제재를 받기도 합니다. 이에 대해 어떻

이 좋겠지만, 저 같은 경우 큰 틀에서 주

게 생각하시나요?

제에 동의하더라도 세부적인 설정이나

웹툰처럼 파급력이 큰 장르는 예술뿐만

연출에서 찝찝함이 남는 때가 많았습니

아니라 대중을 위한 컨텐츠의 성격도 갖

다. 앞의 답변에서는 작품의 주제를 이야

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말하기가 더욱 어

기했지만, 사실 주제보다는 전달하는 방

려운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기본적으로

식이 문제가 되는 작품들이 더 많다고 느

대중을 상대로 하는 일이니만큼 어느 정

꼈습니다. 구체적인 표현을 짚어가며 감

도 압력을 받는 것은 자연스럽다고 생각

상하는 것도 바람직한 태도의 한 가지라

합니다. 창작자가 판단하기에 문제시되

고 생각해요.

는 부분이 작품의 주제와 직결되어 타협 할 수 없다면 존중하겠지만, 그럼으로써 대중의 지지를 잃는다 해도 부당한 결과 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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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적이

일기(日記, diary)의 순우리말

인문대 고양이 가족 이야기 수습위원 황성주 saint95@hanyang.ac,kr

2020년도 이제 끝나간다. 올해를 되돌아보면서 많은 순간들이 떠올랐지만, 나는 이 녀석들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이 녀석들을 한번 소개해보고자 한다. 녀석들을 처음 만난 건 작년 가을이었다. 매일 밤 동아리방에서 공부를 하고 있으 면 가끔 야옹야옹하는 소리를 듣곤 했다. 그때마다 밖에 나가보면 항상 두 녀석이 있 었다. 그때만 해도 두 녀석들은 그저 지나가다 보는 길고양이 2마리였다. 겨울이 지나고 2020년이 시작되었다. 하지만 코로나19로인해 예년과는 다른 상황 이 벌어졌다. 모든 대면수업은 중단되었고, 처음으로 겪는 온라인 수업에 모두가 혼 란을 겪었다. 나 역시 사회봉사와 실험수업이 1학기 내내 확실하게 비대면으로 전환 되지 않아 본가에 내려가지 못해 한학기 동안 하숙방과 인문대에 위치한 동아리방을 오고 가는 생활을 해야 했다. 학교에 가면 학교 전체가 마스크를 쓴 것처럼 적막만 흐 르고 있었으며, 모든 동아리 활동도 중단되었기 때문에 동아리방에도 아무도 오지 않 았다. 이런 상황에서 두 녀석들은 반가운 손님처럼 찾아왔다.

녀석들은 주로 쓰레기장에서 음식물쓰레기를 주워 먹고 있었다. 매일 학교에 오르 면 마주쳐서 그래서인지 그래도 좀 잘 먹고 다녔으면 하는 마음에 나는 녀석들에게 밥 과 물을 주기 시작했다. 다행히 녀석들은 더 이상 쓰레기통에서 음식을 뒤지는 일을 하지 않았다. 그렇게 1학기 동안 아침에 한번, 저녁에 한번 사료와 물을 채워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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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적이

일기(日記, diary)의 순우리말

녀석들을 만날 수 있었다. 물론 사람을 무서워해서 어느 정도 거리 이내로 다가가면 도망가긴 했지만 그래도 같은 시간에 동아리방 앞에 나타났다. 그때마다 녀석들을 보 고 있으면 코로나19로 인해 불안하고 우울한 기분을 조금이나마 풀 수 있었다.

때로 녀석들이 직접 위로를 해주고 간 경우도 있었다. 5월의 어느 날. 가장 슬프고 힘들어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아 그저 계단에 앉아 있던 날이었다. 그날도 어김없 이 녀석들은 나타났다. 분위기가 달라진 것을 느꼈던 것일까. 두 녀석이 밥을 먹다 말 고 나를 빤히 바라보았다. 그 둘의 눈빛은 평소와는 다른 눈빛이었고, 나에게 위로가 되었던 것 같다. 여름방학이 끝나고 2학기가 시작되어 다시 녀석들을 찾아갔을 때는 놀라운 일이 벌 어졌다. 한 녀석이 배가 계속 불러와서 혹시나 했는데, 역시 새끼를 임신한 상태였던 것이었다! 4마리의 새끼들은 다행히 건강한 상태였고, 두 녀석들도 전과는 다르게 부 모가 되어서인지 늠름한 매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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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녀석들을 돌보고 있기 때문에 내가 밥과 물을 줄 필요는 없 어졌다. 다만 이따금 주말마다 산책을 하면서 찾아가 간식을 주면서 잘 살고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 소소한 위로를 해준 녀석들에게 고맙고 앞으로도 건강히 지내라고 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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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日記, diary)의 순우리말

평범함의 기쁨과 슬픔 수습위원 이보미 onew524u@hanyang.ac.kr

현재 20대의 90%는 번아웃 증후군을 겪고 있다고 한다. 번아웃 증후군이란 몸과 정 신이 지쳐 탈진한 상태를 일컫는다. 대입을 거쳐 취업까지의 과도한 스펙 경쟁을 견뎌 내고 곧장 생활 전선에 뛰어들어야 하는 20대에게 충분한 휴식은 허락되지 않는다. 나는 현재 대학교 4학년이다. 취업 준비를 이제 막 시작한 일명 ‘취준생’이다. 학교 생활과 취업 준비를 병행하고 있다. 자격증 시험을 준비하고 전공핵심 강의를 수강한 다. 나 또한 별다를 것 없는 일상에 지쳐가고 있다. 친구들 대신 스터디 사람들과 마 주할 일이 더 많은 생활. 가끔 만나는 친구들과는 문제 푸는 방식과 스터디 구하는 방 법을 주고받는다. 일상이 취업 위주로 돌아가고 있다. 학교 어플에는 취업 멘토링을 홍보하고 자기소개서 특강을 추천하는 알림이 뜬다. 한때 나는 이런 삶을 갈망했다. 반복되는 일상을 친구들과 공유하며 한탄하는 삶을 부러워했다. 그때는 바야흐로 가장 빛나야 할 내 나이 21살 때였다. 대학 진학을 위해 세 번째 수능을 준비하던 시기였다. 또래 친구들과는 다르게 주기적으로 해야 할 일이 주어지지 않던 시절. 나는 연간 계획을 혼자 짰고 혼자 검사했고 혼자 좌절했고 혼자 기뻐했다. 외로운 나날이었다. 어딘가를 갈 때마다 대학생이냐는 질문을 받았고 그럴 때마다 적절한 대답을 찾지 못 해 얼버무리곤 했다. 아직도 정신 못 차렸다느니, 삼수생을 누가 믿어주겠냐느니 하 는 비아냥은 진작에 학을 뗐다. 수능을 조금 못봤을 뿐인데 내 인생 전면을 부정당했 다. 그깟 공부가 뭐라고 그러는지 당최 모를 일이었다. SNS에는 만개한 벚꽃과 그보 다 더 화사한 친구들의 모습으로 가득했다. 대학 과제로 불평하고 인간관계로 고민하 는 친구들이 부러웠다. 수능 D-day를 세지 않아도 되는 그 아이들이, 대학 질문을 받 을 때마다 아무렇지 않게 대답할 수 있는 그 아이들이 너무나도 부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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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적이

사회에는 특정 나이대에 마땅히 수행해야 할 과제가 정해져 있다. 그 과제를 헤쳐 나가는 과정은 사회 구성원의 공감과 이해를 불러일으킨다. 과제의 굴레는 분명 고통 스럽지만 함께 슬퍼할 사람들이 있다. 나 혼자만의 일이 아니다. 외롭지 않다. 멸시받 지 않는다. 취업 준비로 지칠 때마다 나는 옛날로 돌아간다. 전공 공부가 지겨워질 때마다 소 속집단 없이 인간관계를 차단하고 말없이 울던 그 시절로 돌아간다. 나는 드디어 이 른바 ‘정상적인 삶’의 궤도에 탑승했다. 20대 중반 대학생이자 취업 준비생이다. 내 나 이대에는 취업을 준비하면서 조금 넘어져도 괜찮다. 다들 그러잖아. 나는 가까스로 안도한다. 그리고 말할 수 있다. “저는 대학교 4학년에 재학 중이고 취업을 준비하고 있어요. 별다른 스펙도 취득한 자격증도 없어요.” “괜찮아. 아직 어리잖아. 요즘 다 취업 안 된다고 하더라.” 더 어리던 시절의 나는 늦었다는 조바심에 매일 밤을 지새웠는데, 지금의 나는 아 직 어리니까 더 늦어도 된다는 말을 듣는다. 과거의 혼자였던 나를 들여다본다. 그리 고 현재의 나와 같은 길을 걷는 사람들을 둘러본다. 사회는 조금 늦는 사람들을 기다려주지 않는다. 그래도 내가 있다. 늦었지만 발빠 르게 따라가려는 내가 과거의 나와 같은 사람들에게 힘이 되고 싶다. 삶의 궤적 속 평 범하지 않았던 그 시절 덕에 지금의 나는 살아가고 있다. 그 시절을 발판 삼아 이제는 평범한 청년에 속한다는 사실을 만끽하며, 그때그때 주어지는 과제에 작은 성취감을 느끼며 잘 버텨내고 있다.

한양 11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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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교지 편집위원회 광고비 사용내역(9,10,11월) 1. 112호 내부원고료 2. 112호 외부원고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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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년 9,10,11월 사용내역입니다. * 정확한 원고료 책정을 위해, 교지가 발행된 이후 pdf 파일을 이용하여 원고료를 책정합니다. * 본 113호의 원고료 책정 내역은 114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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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학년도 수습위원 지원서 이름 생년월일 학과, 학번 관심분야 경력 주소 연락처 E-mail

지원동기

위와 같이 2021학년도 『한양』 교지편집위원회 수습위원 모집에 지원합니다.

202 년 지원자

월

일 (인)

『한양』교지편집위원회 한양 11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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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후기

152

편집후기

한양 11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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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후기 소다미

최유진

또 한 권이 끝났네요. 이번에도 어김없이 모

춥지만 따뜻한, 묘하게 설레는 매년 연말 분

두들 고생 많으셨습니다. 저로서는 8권, 편

위기가 좋아 겨울을 가장 좋아했는데, 2020

집장으로는 두 번째 책입니다.

년의 마지막은 삭막함이 더 짙게 느껴져서

적지 않은 시간 동안 교지에 붙어 있었지만

지나가는 한 해가 더욱 아쉬워요. 집에서 혼

아직도 교지가 뭐하는 곳인지, 어떤 정체성

자 있는걸 무엇보다도 좋아했던 저도, 막상

을 갖고 있는 것인지 잘 몰라 헤맸는데 아직

코로나라는 장애물에 막혀 강제로 집에 있으

교지 사춘기가 끝나지 않은 모양입니다.

니 대면의 일상이 그리워졌던 것 같아요. 항

저는 아직도 글이 무섭습니다. 멋지게 써야

상 먼저 연락하여 나를 집에서 꺼내주었던

할 것만 같은 강박관념에 눌릴 때가 많거든

고마운 사람들의 소중함을 어느 때보다도 크

요. 어떻게써도 마음에 안 들어 편집위원 때

게 느꼈습니다. 내년에는 그 소중한 사람들

는 울기도 했었어요ㅋㅋ.

을 편하게 만나 직접 마음을 전할 수 있었으

특히나 이번 여는글이 그랬던 것 같아요. 많

면 좋겠어요. 벌써 교지에서 글을 쓴 지 1년

이 보지도 않는 고작 해야 두 페이지의 짧은

가까이 되어가요. 수습위원부터 부편집장까

글에 뭐 이리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모르겠습

지, 서툴렀던 교지 안에서의 저를 잘 이끌어

니다. 초고를 쓰기까지 너무 오래걸렸어요.

준 모든 편집위원분들 너무 고마워요!

그래도 글이란게, 참 정직한 것 같습니다. 마 감 1차 때의 풋풋했던 글이 이렇게 자란 걸

구본성

보면 저는 무엇을 두려워했던 것인지, 퇴고 하라는 피드백을 몇 번이나 해 놓고는 정작

이번에는 평소처럼 경어를 쓰고 싶은 기분

본인은 우주 끝까지 미루는 내로남불을 보여

입니다. 불감증, 일시정지, 장마, 이번 가면

주고야 말았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

까지 네 권 째 책을 펴냅니다. 앞으로 두 권

족한 편집장 따라와 주어 늘 고맙습니다. 그

이 남았다는 사실도, 어느새 일여 년 동안 교

리고 들어오자마자 맏언니가 된 보미언니 만

지와 함께 했다는 사실도 좀처럼 실감이 나

나서 다시 한 번 더 반가워요:) 앞으로 너무

지 않습니다. 교지를 시작한 뒤로 줄곧 코로

너무 잘 부탁드립니당

나와 함께 하고 있는지라 아쉬움이 많지만, 그럼에도 나름대로 무사히 교지가 굴러가는

154

편집후기

것은 교지 위원들의 노고 덕분이라 생각합니

요. 여러모로 글 쓰는 일은 정말 정말 어려운

다. 늘 편집장 자리에서 고생하는 다미, 그런

일이고 그래서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

편집장 보필하느라 힘들 부편집장 유진이,

다. 남은 시간은 그 의미를 온전히 담아내는

편집위원으로는 첫 호인 스더, 교지실 지킴

의미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제발 열심히

이 성주 형, 사실상 디자인 팀장 유민, 교지

살란 말이야 나 자신

의 기둥 지현이. 반가운 동갑내기 보미님까

코로나, 추운 날씨 등등 조건이 썩 상쾌하지

지. 정말 고생이 많다는 말과, 늘 미안하다는

못한 가운데서도 정성을 다해 피드백을 남겨

말을 올립니다. 다음 편집 후기를 쓸 때에는

주시고 또 자신의 글을 남긴 교지실 식구 여

제가 조금 더 나은 사람, 아주 조금은 더 괜

러분 진짜 수고 많으셨어요! 여러분이 진짜

찮은 글을 쓸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하는

완전 최고로 대박 짱 멋진 사람들입니다 늘

큰 바람입니다. 읽어주신 모든 분께 고맙다

존경합니다!! 학교에 처음 들어온 올 한 해를

는 말씀을 드립니다.

교지실에서 보낼 수 있어서 저는 정말 좋았 습니다! 우리 모두 남은 학기, 남은 2020년

이에스더

잘 마무리 하고 새 해에 또 만나요 ♥

편집후기를 깜빡하고 있었어요 저는 진짜 바

황성주

보입니다 하하 원래 한 편의 글은 고통 속에 서 나온다고 하지만... 그래도 진짜 글 하나

2학기가 시작한 지 얼마 안된 것 같은데 벌

를 쓰기 위해 얼마나 많은 공과 수고가 들어

써 종강이 다가오는 거 보니 참 신기하면서

가는지 다시 한 번 뼈저리게 느꼈던 것 같습

도 무섭기도 합니다. 교지에 들어오고 두 번

니다. 저는 쓰던 글 하나가 있었는데요 없었

째 책을 끝냈습니다.

습니다. 정리되지 못한 생각, 정돈되지 않은

이번에는 처음으로 2개의 주제를 기획해서

마음가짐, 그리고 그냥 게으름... 이 모든 게

하나는 공동집필, 다른 하나는 단독집필로

합쳐져서 결국 글을 쓰는 사람이 글을 쓰지

총 2편의 글을 작성했습니다. 단독으로 쓴

못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편집위

글은 어느 정도 설명해야 독자들에게 친절한

원이라는 명찰이 참 부끄러워지는 순간이었

글이 될지 가장 많이 고민했던 것 같습니다.

습니다. 맘 같아선 영원히 수습으로 살고 싶

민감한 주제이기도 해서 처음에는 정말 많은

지만 사람이 어떻게 살고 싶은대로만 살겠어

자료들을 인용해서 글을 써서 제출했습니다.

한양 11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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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분량도 엄청나고 데이터도 많은 글이

선발이라는, 누구에게는 익숙지 않은 주제

되다보니 제가 봐도 너무 딱딱하고 가독성이

일 수 있지만 많은 분들께서 저의 기사를 읽

떨어지는 글이 되어 어떻게든 내용을 효율적

고 이를 계기로 교사 선발에 대해 생각해보

으로 사용하고 독자들에게 읽기 편하게 수정

는 시간을 갖게 되신다면 정말 뿌듯할 것 같

에 수정을 거듭했는데 잘 되었기를 기도해봅

습니다.ㅎㅎ

니다. 연말정산은 글 쓰는 것 자체는 그리 어

어느덧 다음 호부터는 제가 편집위원이 됩니

렵지는 않았지만 따뜻한 느낌을 살리기 쉽지

다. 아직까지 편집장님과, 그리고 다른 위원

않아서 예상보다 쉽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님들께 많이 의지하고 있지만 이제부터는 더

과연 그 느낌이 살아있을지 조금은 걱정이

큰 책임감을 안고 글을 적어가야 할 것 같습

되네요.

니다.

그 어느 해보다 혼란스러웠고 힘들었던

다음 호에서는 더욱 흥미로운 글로 찾아뵙겠

2020년도 마무리되었습니다. 내년에는 멀

습니다. 이 글을 읽는 모든 한양인분들, 건강

게만 느껴졌던 4학년이 되는 동시에 정식으

조심하세용!!

로 편집위원이 됩니다. 이제 떠날 준비를 해 야 하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해 좋은 글을 써

김지현

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분량 많고 가독성이 떨어지는 글 읽느라 고생한 편집장 다미를

이번 호 준비는 인터뷰가 다 했습니다. 계속

비롯한 우리 교지 식구들 모두 수고했고 고

되는 인터뷰 실패로 학교에 환멸을 느꼈지

마웠어요~

만, 교지실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면서 마음 을 다스렸던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수습을

조유민

더 해야 할 것 같은데 하하. 그리고 정말 우 연히도 지금까지 학내 기사만 다루게 되면서

벌써 저의 두 번째 호가 지나갔네요. 학기 중

교지실 사람들로부터 이상한 별명을 얻게 되

의 집필은 처음이라 이전 호보다 더 큰 부담

었습니다. 다음 호엔 학내 탈출해서 꼭 사회

감을 안고 작성에 임했던 것 같습니다. 주제

와 문화 기사 써야지(진심).

선정부터 완성까지, 수차례의 우여곡절이 있

아무튼, 벌써 겨울호 편집후기를 적다니. 시

었지만 결국에는 하나의 글을 완성할 수 있

간이 빠르게 지나가네요. 이번 2학기는 작년

게 되어 안도감을 만끽하는 중입니다. 교사

2학기 생활과 참 닮았던 것 같습니다. 여러

156

편집후기

가지 고민에 빠지면서 쌓여있는 일들을 외면 하고, 닥쳐서 일을 해치우게 되고 결국 악순 환에 빠지는 생활. 한 해가 지나서도 겪게 될 줄 몰랐네요. 내년이면 3학년이 되는데, 그 때는 더 멋진 사람이 되어있길 바라봅니다. 나 자신 파이팅 크크! 지난 호 편집후기의 다 짐이 무색하게 2학기 동안 책은 고작 한 권 읽고(사랑해요 김소이팀♥), 영어 공부도 안 하고 강의도 제때 듣지 못했지만, 내년엔 척 척 해내 보자.

이보미 교지는 대학 졸업 전에 꼭 해보고 싶었던 활 동이었어요. 대학에서 할 수 있는 건 다 해보 겠다는 저의 일념은 제 마지막 학기를 교지 로 이끌었네요. 매주 밥도 같이 먹고 늦게까 지 피드백 하면서 힘들 만도 한데, 워낙 하고 싶었던 활동이라 그런지 즐겁기만 했습니다. 나이도 많고 고학번인 저를 뽑아주신 교지 분들, 아무 것도 모르는 저와 글 쓰느라 고생 한 스더, 막학기에 교지 붙었다고 자랑했는 데 축하한다고 응원해준 우리 엄마에게 감사 드려요! 날적이에는 저를 취준생이라 소개했 지만 사실 취업 준비 안 해요. 일단은 교지만 하렵니다. ㅎㅎ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한양 11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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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가스보일러, 탄소 안전점검으로 일산화 중독사고를 예방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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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의 자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