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09 .03 .Wednesday
Editor 서한영교
가 뭐죠 디 ?
인
Flytoyou Culture Magazine
때 아닌 논쟁이 한판 벌어졌다. 슈퍼 대 울트라...온갖 수식어를 다 붙여도 좋 을 슈퍼스타 싸이의 발언이 그 씨앗이 되었다. 이 무식한 슈퍼스타는 말했다. “인디가 자본이 유입이 안 되면 인디인 거야? 인디의 기준이 정확히 뭐야?” 이 때 까지만 해도 정말 모를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범주씨 인디잖아. 여 기 나왔잖아. 인디예요?” 이건 무슨 불한당과 같은 말인가. 이건 말인가, 소 인가, 개인가를 물어봐야 할 정도다. “너는 네 만족을 위해 음악을 해, 아니면 네 음악을 듣는 사람들의 만족이 먼저인 것 같아? 그렇지! 그게 맞아. 우리가 대중음악을 하잖아. 듣는 사람의 만족을 위해서 듣는 사람이 듣고 싶어 하는 걸 해줘야” 한단다. 이 정도면 막 나가자는 거다. “우리가 보통 홍대에서 밴드 를 한다고 하면 틀 안에서 음악을 한다는 느낌을 사실을 나는 가지고 있었거 든. 뮤지션으로서 고집이 있는 건 좋은데 아집이 있는 친구들 있잖아. 남을 인정 안하는 그런. 그런데 딕펑스는 그런 게 밖으로 보이지 않더라고.” 이 씁 쓸함은 온갖 약초가 다 들어간 영양탕보다 더 했다. 그나마 한국 댄스음악을 멋지게 이끌어가고 있다고 생각했던 ‘싸이’의 입에서 나오니 더욱더 씁쓸했 다. 인디음악에 대한 이해를 제대로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음악
병신 같은 EMI
인디라는 말은 시장-경제 용어로 사용되기
수의 레이블이 인디펜턴트 레이블이라고 부
시작하였다. 그 출발점에는 1950년대 인디
른다. Chrysalis Records, Apple Records,
펜던트 레이블Independent label의 등장
Rolling Stones Records, The Rocket
이 있다. 대형 기획사들이 음반 시장을 독점
Record, A&M Records 같은 인디 레이블들
하기 시작했다. EMI, Philips, Decca와 같은
이 등장했다. 인디의 시작은 문화자본을 독
메이져 레코드 회사들이 앞 다투어 음반시
점하고 있는 대형 레이블에 맞선 쌈마이 스
장을 집어 삼키려고 두 눈 번쩍 뜨고 달려들
타일의 독립적 소수자본 문화를 말한다. 지
고 있던 때였다. 이를 무참히 조롱하던 섹스
배적 질서를 벗어난 외부에서 새롭게 태동
피스톨즈는 <EMI>라는 노래를 만들기도 했
하고 있는 다양한 음악들을 인큐베이팅 하
다. “끊임없이 공급되는 상품들”은 “끝도 없
였다. 인디라는 말은 시장-경제의 맥락에서
이 퍼부어대고 있”고 “우리 모두를 돈벌이로
그 개념이 태동하였다. 대형 레이블과는 달
생각”하는 “쓸모없는 병신 같은 자식들” 그
리 독자적인 생산, 유통, 판매, 분배 등등의
건 바로 “Who?" EMI! 이 무렵 주류가 아니
방식으로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는 의미인
었던 컨트리락과 재즈, 블루스 그리고 록큰
셈이다. 일종의 산업적 대안이었던 셈이다.
롤! 같은 음악들의 등장을 도왔다. 이런 소
펑크와 그런지, 인디 대잔치
산업적 대안으로 태동한 인디는 문화적 대
은 인디레이블들을 탄생시켰고, 인디레이블
안으로서 주목받는다. 바로 1970년대 불었
들은 수많은 펑크 밴드들의 음악의 가능성
던 펑크록의 등장이 그것이었다. 문화의 요
을 보았다. 펑크 大잔치가 벌어지면서 인디
소들의 양적 팽창은 곧 질적 도약의 기반이
라는 단어에는 산업적 대안과 더불어 문화
된다. 원래 만들어진 단어(개념)들도 그 용법
적 대안(이데올로그-대안)으로까지 나아갔
이 변화한다. 인디펜던트 레이블들의 숫자와
다. 인디는 또 한 번의 질적 도약했다. 인디
영향력이 커지면서 인디 차트 indie chart가
는 문화적 태도라는 의미를 끌어안았다.
신설되기도 하였다. 대형 레이블들은 기업-
1990년대 시애틀의 인디 레이블 서브팝 sub
음악을 만들어내지만 인디 레이블들은 자생
pop에서 괴물 같은 밴드들이 몸을 풀기 시
적으로 탄생한 독립-음악을 만들어낸다. 트
작한다. 그 한복판에 너바나Nirvana가 있었
렌트를 쫓아갈 필요도 없고 다양한 스타일의
다. 백인-쓰레기들의 마음을 휘어잡고 온갖
음악을 실험적으로 태동시킬 수 있는 무궁
불만 많은 청(소)년들의 마음에 불을 질러 버
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섹스 피스톨즈Sex
린 것이다. 인디는 새로운 불꽃을 피웠다. 도
pistols는 당시 인디레이블에서 앨범이 나
시 노동자들이 넘쳐났던 시애틀은 그런지록
왔고, 크래쉬Clash의 전설의 앨범<London
Grunge으로 또 한 번 질적으로, 양적으로
Calling>은 Epic이라는 인디 레이블에서 발
도약하였다. 그런지 大 잔치가 벌어지면서
매되었다. 이 뿐만이 아니다. 펑크록은 수많
이제 인디음악은 유명! 해졌다.
라디오헤드도 인디다
라디오헤드와 같은 초대형급 밴드들도 인
인디야?”라고 묻는 말은 “넌 왜 듣는 사람 생
디뮤직이라는 카테고리에 위치한다. 라디
각은 안하지?”라는 싸이의 질문은 처음부터
오헤드는 2007년 앨범 <In Rainbows>부
틀렸다. 인디음악에는 댄스도 있고 발라드
터는 EMI와 결별하고 영국의 인디레이블인
도 있고 알앤비도 있다. 꼴리는 대로 음악 하
Xendless_Xurbia(XL)라는 레이블과 함께 작
는 애들이라는 시선 자체가 무식한 거다.
업하고 있다. 미국 판 앨범은 인디 레이블
최근 <쇼미더 머니>에서 논쟁이 되고 있는
TBD과 손잡았다. 이 정도 거물급 밴드가 인
바스코의 랩 스타일은 이것인 힙합이냐 아
디레이블과 손을 잡다니. 게다가 라디오헤
니냐의 먼지가 풀풀 날리는 논쟁을 다시금
드의 음악은 언제나 뭔가 세걸음 정도는 앞
불러 일으켰다. 결국에 이런 종류의 논쟁들
서 걷는 음악을 하는 밴드가 아니던가. 라디
은 너무나도 소모적이다. 이건 이렇고 저렇
오헤드도 인디뮤지션이다.
고 그래서 힙합이야! 라고도 말할 수 있고
인디=비대중적 음악이라는 구질구질한 등
이건 이렇고 저렇고 그래서 힙합이 아니야!
식은 너무 오래되었다. 자유로운 표현 가능
라고도 똑 같이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디
성을 열어젖히고 있는 인디레이블들의 음악
음악도 그렇다. 이것은 인디냐 아니냐는 문
은 비대중적인 것이 아니라 덜-대중적인 것
제에 관련한 논쟁도 너무 오래되었다. 이 답
이다. 슈퍼스타 싸이는 다시금 공부할 필요
없는 질문 앞에서 내 대답은 항상 한결같다.
가 있다. 한국에서 인디라는 말은 설명하기
“왜, 그걸 니가 상관해! 냅둬.”
보다는 해명해내야 하는 이상한 단어다. “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