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원 도
홍 천
아 미 산
자 락
효 제 곡
마 을 신 문
아름다운마을
2011년 5월
■ 펴낸 곳 : 생명평화연대 ■ 주소 : 강원도 홍천군 서석면 효제곡 마을 / 서울 강북구 인수동 430-7 ■ 전화번호 : (홍천)010-8593-4032 / (서울)02-999-9294
언 땅이 녹고 꽃 피는 봄에 마을 어른들을 모시게 되
밥상에서는 그동안 저희를 눈여겨보신 어른들이
반겼습니다. 특히 작년에 여자축구시합에서 우리
었습니다. 지난여름 강원도 홍천 아미산 자락 효제
반찬에 대해서도 물으셨습니다. 저희가 기른 것이
마을이 준우승했는데, 올해는 청년들까지 힘을 합
곡 마을에 터전을 마련한 뒤 집집마다 방문해 떡을
어떤 것인지, 비닐을 치지 않고 유기농으로 농사한
치면 거뜬히 우승할 수 있겠다고 기대하셨습니다.
돌리며 인사드렸습니다. 이후 가을 농사와 함께 집
것인지 궁금해 하셨습니다. 학교에 딸린 텃밭에서
을 수리하고 마을 초등학교와 생동중학교 개교를
기른 배추로 김장을 담갔다고 말씀드렸습니다. 학
식사 뒤에는 이장님 댁으로 자리를 옮겨 못 다한
준비하며 보냈습니다.
교 뒷밭에 콩을 심었는데 고라니에게 많이 빼앗겼
이야기꽃을 피웠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젊은이
다고 이야기 드렸을 때는 다들 공감하시며 껄껄 웃
들과 학생들, 그리고 마을 어른들이 서로 돕고 배
지난 3월 11일 저녁에 이장님을 비롯해 마을 임원
으셨습니다. 더불어 학생들에게도 농사를 가르치
우며 섬기는 좋은 이웃으로 지내기를 다짐했습니
10여분을 모시고 조촐한 식사를 대접했습니다. 어
는데 마을 어른들이 좋은 교사가 되어주시기를 부
다. ㅎㅊ
른들은 하는 일이 잘 풀리라고 화장지와 우리 마을
탁드렸습니다. 실제로 며칠 뒤에는 학생들이 마을
공장에서 생산한 콩나물, 직접 재배한 버섯 등을 선
어른의 농장을 방문해 버섯이 자라는 모습을 보았
물로 주셨습니다.
습니다. 다들 표고버섯 하나씩 따들고 와서는 빨리 요리해 먹자고 아우성이었답니다.
마을 어른들은 학생들이 씩씩하게 인사해 예쁘다
장재원 / 아름다운마을교육공동체 교사·효제곡 마을 주민
마을 주민들에게 듣는다 _ 2면
고 덕담을 해주셨습니다. 아이들 오가며 노는 소리
대화가 무르익어가자 이야기는 마을행사로 이어졌
아름다운마을교육공동체 홍천 터전 여는 날 (마을초등학교^생동중학교) _ 4면
에 불편하셨을 것이라고 양해를 구하자, 어른들은
습니다. 특히 어른들은 6월에 열리는 서석면민 체
생활관이 떴다 _ 6면
오히려 조용한 시골 마을에 아이들 목소리가 들리
육대회를 기대하고 계셨습니다. 젊은 사람들이 많
니 활기차서 사람 사는 것 같아 좋다고 하셨습니
아졌으니 좋은 결과를 바라는 마음이 커지신 겁니
다.
다. 젊은 친구들도 마을 일에 동참할 기회가 생겨
농생활연구소^생태건축연구소 _ 7면 2011년 효제곡 마을 3대 사업 / 이장님 인터뷰 _ 8면
“아이들과 젊은 사람들이 와서 마을에 활기가 넘쳐요” 마을 임원분들과의 식사 … 서로 돕는 좋은 이웃 되기 다짐
마을분들을 모시고 함께 식사하기 전, 최철호 교장 선생님이 마을분들께 따뜻하게 맞아 주신 것에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마을신문의 기사는 생명평화연대(www.welife.org)에서 볼 수 있습니다. hognchon-tabloid.indd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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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5월
마을 주민들에게 듣는다
아름다운마을
“농사 배우며 사는 모습이 반가웠어요” “아이들아, 밝게 지내줘 고맙다”
지난해 7월에 이주해 오셔서 준비하 시는 모습을 줄곧 보아왔습니다. 오 신 후 농사 짓는 모습과 학교가 열리 는 모습을 보면서 반가운 마음 컸습 니다. 54년간 농사일을 한 저에게는 오수은 이장님 여러분 같이 농촌생활이 전무한 상 태에서 농사를 배우며 생활하는 모습이 참으로 반가 웠습니다. 학교 아이들 인사성이 참 좋습니다. 부모님 과 떨어져 있기에 아이들이 힘들만도 한데 우리 마을 에서 즐겁고 행복하게 학교생활을 하는 것을 보며 마 음이 참으로 뿌듯합니다. 농촌 아이들도 2~3일만 부 모와 떨어져도 힘들어 할 텐데 건강하게 지내는 모습 을 보니 마음이 벅찹니다. 또한 마을과 학교가 합심하 면 못 이룰 것 없다고 생각합니다. 서로 어려운 것은 도우며 아는 것을 나눌 때 마을에 큰 힘이 될 것입니 다. 곧 6월 즈음에 체육대회가 열리는데, 이때 마을 선 생님들과 학생들이 우리 마을에 큰 역할을 해 주시기 를 바랍니다.
우리 효제곡 마을에서 함께 살게 되 어 기쁩니다. 한 마을에서 함께 살면 서 서로 예의를 잘 지키고, 도울 것은 도우며 잘 지냈으면 좋겠네요. 마을 송근선 어르신 에 오셔서 서먹하기도 하겠지만 마을 일에 잘 참여하며 우리 마을에 큰 힘 을 불어넣어 줬으면 좋겠어요. 조용했던 마을에 아이들의 웃음소리 가 꽃피니 참으로 좋습니다. 더불어 아이들이 좋은 선생님들과 함께 지내 서인지 즐거운 모습 가득하더군요. 또 유명애 어르신 한 바람은 아이들이 건강하고 튼튼하 게 우리 마을에서 잘 자랐으면 합니 다. 또한 푸른 마음을 잘 간직하며 지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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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학생들(초중생)임에도 불구하고 인사성이 참 밝습니다. 이 점은 저에 게 큰 감동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런 와중에 한 가지 조언을 하자면, 선생 님들이 아이들에게 마을에 대해 잘 이왕준 설명해 주셨으면 합니다. 예를 들어 마을간사님 방금 인사했던 어르신 성함은 어떻게 되며 어디에 사시는지를 잘 일러주고, 관심을 갖고 익 힌다면 아이들이 우리 마을에 깊은 애정을 갖게 될 것입니다. 앞으로 6월에 있을 체육대회에서는 ‘글짓 기, 그림 그리기’ 등의 아이들을 위한 행사도 예정되 어 있는데요, 그때 우리 마을 아이들뿐 아니라 옆 마 을 아이들과도 두루 친해지기를 바랍니다. 저도 도심 에서 이곳으로 이주해온 주민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새 로 전입한 주민들에게 조언의 말씀을 드립니다. 외지인 이 아니라 주민으로서 마을에서 살고 있기에 주민의 식을 갖는 게 필요하겠습니다. 기존의 주민들에게 먼 저 다가가는 것이 필요하겠고요, 행사나 울력 등에 함 께 하는 것이 필요하겠습니다. 남의 일이 아니라 내 일 이라는 의식을 함으로 주민의 한사람으로 살기를 조 언합니다. 저도 2년 전 외지에서 이곳으로 새로 이사 온 사람입니다. 처음에는 마을 분들과 인식 차이가 조금 있었지요. 그렇지만 여러 행사에 참여해 줄다리 기, 줄넘기, 씨름 등 운동을 함께 하 라종영 새마을지도자님 며 마을 주민분과 조금씩 어울리게 되었습니다. 이렇듯 몸으로 부대끼며 함께 어울릴 때 마을 주민들과 한마음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마을에 새로 이사오신 분들도 마음 을 열고 마을 주민들과 잘 어울리기를 기대합니다. 또 아이들에게 나눠주고픈 이야기가 있습니다. 경쟁사회 에서는 1등만이 살아남는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제가 우리 마을에서 자연과 더불어 살면서 느낀 것은 이 땅
은 1등도 2등도 꼴등도 모두 함께 살 수 있는 세상이 아닌가 하는 겁니다. 우리 마을 모든 아이들이 즐겁게 공부하며 지내기를 바랍니다. 또한 제가 아이들을 키 워보니 아이에 대한 고정관념으로 아이를 대하지 않는 지혜가 필요하더군요. 그러니 마음을 열고 마을과 선 생님들이 아이들을 잘 양육하기를 바랍니다.
새로 오신 분들 한분 한분 자기가 맡 은 일을 열심히 해주기를 부탁드려요. 스스로 맡은 바대로 배우는 사람은 열심히 배우고 농사짓는 사람은 열심 전금순 어르신 히 농사짓기를 부탁드리는 바입니다.
마을 주민의 한 사람으로서 우리 마 을에 오신 것에 대해 고마움과 감사 한 마음을 전합니다. 요새는 젊은 사 람들이 도시로만 가려는 상황에서 우 리 농촌 마을에 이사를 오니 참 좋습 김선태 니다. 그리고 기대하는 바는 울력과 유물계장님 품앗이에 새 주민들도 함께 참여했으 면 합니다. 마을의 필요한 일을 함께 하고, 기존 마을의 주민들과 한데 어울려 즐겁게 살았 으면 합니다. 잠깐 만나더라도 깊은 사귐을 이뤄갔으 면 좋겠습니다.
마을에 새로운 학교가 생겼는데, 언니 오빠들이 많아서 좋아요. 몇 번 축구 하며 즐겁게 놀았는데 앞으로도 그렇 게 재밌게 지냈으면 좋겠어요. 이미성 어린이(서석초 5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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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학교 이야기
아름다운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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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좋고 산 좋고, 무엇보다 사람 좋은 강원도 홍천 효제곡 마을에서 학교를 시작 할 수 있어 참 감사합니다. 아침마다 생활관에서 학교까지 아이들과 함께 30분씩 걸으며 마을 어른들을 뵙고, 마을길을 익히며 보냈습니다. 깨끗하고 아름다운 마 을에서 살게 되어 기쁩니다. 또 마을 어르신들께서 저희들을 볼 때마다 따듯하게 웃어주시고 반겨주셔서 행복했습니다. 아이들도 마을 어르신들의 따듯한 품을 느 끼며 즐거운 마음으로 건강하게 학교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자연과 평화롭게 살면서 이웃의 신나는 일에 함께 즐거워하고 가슴 아픈 일에는 함께 아파하는 아이들로 가르치겠습니다. 공동생활을 하며 친구들과 깊게 사귀며 서로를 이해하고 소통해갈 수 있는 힘을 길러갈 것입니다. 특히 자연 속에서 생명 의 관계와 이치를 터득하고 순환하는 삶을 배워가도록 하겠습니다. 학교 옆집에서 늘 지켜보시며 부족한 것을 채워주시는 이장님, 선뜻 농장으로 아 이들을 초대해주시고 버섯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신 이봉식 선생님, 씩씩하게 학 교로 놀러와 어울리는 마을토박이 예원이와 미성이와 남원이, 늘 오며 가며 반갑게 인사를 받아주시고 안부를 물어주시는 어르신들과 마을에서 함께 살며 가르치고 배울 수 있어 행복하고 감사합니다. 신명나게 살아가는 모습을 지켜봐 주세요. 저희도 힘차게 살아가겠습니다.
아름다운마을 교육공동체 교사 일동 드림 아름다운마을 교육공동체는 서울에서는 어린이집과 마을초등학교(7~10세)를 운영하고, 강원도 홍천에서는 마을초등학교(11~13세)와 생동중학교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감 소 학 입 , 들 이 아 마을학교 아름다운마을
초등학교
서울에는 숲이 없어서 야생동물을 못 봤는데 홍천에선 보고 싶어요.
한백 산 좋고 물 좋은 홍천에 오게 되어 기뻐요! 이웃과 친구들 모두와 저는 기숙학교는 무서운 친하게 지냈으면 곳이라고만 생각했어요. 하지만 좋겠어요. 홍천에서 친구들과 뛰노니까 다인 무섭기는커녕 즐거운 곳이네요. 저녁에 화장실 가기 가 무섭고 싫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이제 익숙해졌어요.
새하 홍천에서 공부를 잘하고 싶어요. 특히 몸놀이와 농사를 더욱 잘하 고 싶어요. 밤이 되면 빛이 없어 서 무서웠는데 이제 익숙해졌어요.
규민
명현
생명이 약동하는
생동중학교 이렇게 좋은 곳에서 공부하게 돼서 너무 좋고요. 신나게 공부하고 싶습니다. 아! 하나 더 강아지들이 많아서 너무 좋아요 다음에 한번 보러 가도 되죠?
주은 집에서는 양변기를 썼는데 여기서 생태화장실을 쓰는게 익숙하지 않았는데, 이제 많이 익숙해졌어요.
선진
생동중학교에서 정말 잘해보고 싶고, 잘 공부하고 잘 놀고 싶습니다.
태주 친구들과 노는 것이 좋습니다. 좋은 만큼 열심히 공부하겠습니다.
주원
홍천에 와서 예전에는 하지 못했던 농사를 지을 수 있어서 기대됩니다.
상원 생동중학교에 입학해서 좋습니다. 좋은 만큼 열심히 공부하겠습니다.
진혁 이제는 의젓한 중학생이 됐고, 홍천에도 왔으니 열심히 공부하고, 열심히 놀겠습니다.
예진 얼굴을 마주보면 실실 웃음이 나오는 재미있고 생동감 있는 친구들이 좋습니다. 친구들과 신나게 놀고 싶습니다. - 해민
공기도, 물도 맑은 이곳에 오게 되어 기뻐요! 많이 놀고 논만큼 공부할게요.^^ 잘 부탁합니다.
하림 hognchon-tabloid.indd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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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5월
마을학교 여는 날
아름다운마을
강원도 홍천 아미산 자락 효제곡 마을에 학교가 생겼어요
정유곤 / 아름다운마을 교육공동체 교사, 효제곡 마을 주민
아름다운마을 교육공동체, 마을초등학교·생동중학교 여는 날 풍경 우리 학교는 효제곡 마을에 있어요 앞으로 청소년·어린이들의 활기찬 인사소리가 우리 효제곡 마을의 새로운 풍경이 되겠지요. 올해부터 효 제곡 마을에 생동중학교와 아름다운마을초등학교(홍 천터전)가 개교하기 때문인데요. 학생들은 어르신들과 함께 마을에서 지내며 손자손녀처럼 사랑받는 아이들 로 자라겠다고 합니다. 아름다운마을 교육공동체는 서울에서 어린이집과 마을초등학교(7~10세)를 운영하고, 강원도 홍천에서 마을초등학교(11~13세)와 생동중학교를 운영하고 있습 니다. 생동중학교와 아름다운마을초등학교는 농촌과 도시의 상생을 꿈꾸며 새 시대의 희망이 농촌에서 시 작된다는 믿음을 가지고 효제곡 마을에 뿌리를 둔 학 교입니다. 학생들은 효제곡 마을의 아미산과 홍천강의 정기를 받으며 마을의 아이들로 자라갈 것입니다.
학교 여는 날 3월 2일. 개교를 맞아 학생들과 선생님, 부모님들이 효제곡 마을에 다함께 모였습니다. 봄을 시샘하는 꽃 샘추위에도 불구하고 참석한 분들의 얼굴엔 함박웃 음이 넘쳐납니다. 마을이장님도 경운기를 몰고 오시다 아이들과 선생님을 보고 반갑게 인사하며 맞아주십니 다. 지나가시던 마을 주민들도 밝게 뛰노는 아이들을 보시며 격려의 말씀을 아끼지 않으십니다. 학교를 여는 행사가 시작됩니다. 자리배치가 재미있 습니다. 학부모들이 앞자리에 앉고 아이들은 계단 위
에 앉아있습니다. 주인공은 아이들이었지만 학부모들 도 스스로 주인공인 듯 느껴집니다. 부모님들의 표정 이 오히려 긴장해있습니다. 그러나 아이들의 표정은 밝 고 명랑합니다. 이날 사회는 박민수 선생님이 진행해주었습니다. 아 이들이 평소 즐겨 부르는 노래 ‘먼길을 가는 우리’, ‘사 랑하는 내 동무야’ 등을 함께 불렀습니다. 아이들이 목이 터져라 불렀는데 그 바람에 어른들의 긴장도 풀 리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시작한 행사는 아이들, 교사, 학부모들이 차례차례 일어나 자기 소개하는 시간으로 이어집니다. 최철호 교장선생님의 환영 인사와 새로 개 교한 중학교의 이름도 발표합니다. ‘생명이 약동하는 학교’라는 의미를 담은 생동중학교입니다. 학교 이름처 럼 참석한 학생, 교사, 학부모의 마음도 생동하는 기운 으로 넘쳐납니다.
아이들 생활관에 가다 생동중학교와 아름다운마을초등학교는 생활관에 서 함께 생활하는 학교입니다. 효제곡 마을에서 밥먹 고, 농사하고, 일하고, 놀고, 공부하며 마을생활을 배워 갈 것입니다. 학생들은 생활관에서 함께 지낼 방친구 들을 확인합니다. 누구와 짝이 되느냐와 상관없이 효 제곡 마을에서 생활하게 된 것이 마냥 기쁩니다. 식을 마치자 참석한 모든 분들이 마당에 나와 함께 단체사 진을 찍습니다. 깜짝 추위가 매섭지만 마을에서 새로 시작한 생동의 기운을 막을 수는 없지요.
사진촬영 후 학생들^교사^부모님들이 차를 타고 도 착한 곳은 마을 뒤 아미산 중턱 해발 400여 미터에 있 는 생활관입니다. 학교에서 걸어서 30분 정도 거리에 학생들의 생활관이 있습니다. 뒤로는 아미산이 병풍처 럼 둘러있고 앞으로 펼쳐진 풍경은 그야말로 절경입니 다. 내심 걱정하던 부모님들의 표정이 어느새 기대와 부러움으로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부모님들은 “마을 이 너무 아름답다”며 “이곳에 내가 와서 살아야겠다” 고 감탄합니다. 생활관엔 선생님들이 개교 전 직접 제 작한 사물함과 옷장이 있습니다. 가구들을 본 아이들 은 무척 맘에 들어합니다. 자신들이 생활할 공간도 마 음에 쏙 든다고 합니다.
효제곡 마을 아이들로 자라갑니다 아이들은 헤어지는 부모님들께 씩씩하게 인사합니 다. 아이들을 품어주는 효제곡 마을을 둘러보고 씩씩 한 모습의 아이들을 보며 편안한 마음으로 발길을 돌 려 생업으로 돌아갑니다. 가시는 부모님께 아이들이 큰 소리로 외쳤습니다. “열심히 공부하겠습니다.” 이제 아이들은 아미산 자락 효제곡 마을에서 희망 의 씨앗을 뿌리는 학생들이 되었습니다. 생동중학교와 아름다운마을초등학교는 효제곡 마을이 품어주는 넉 넉함으로 자연과 벗하고 이웃과 더불어 사는 삶을 배 우며 참된 공부의 길을 가리라 다짐합니다.
생동중학교 생활관에서 본 아미산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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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마을
교사들의 교육 일기(날적이)
오늘은 농사 수업 첫 시간! 김수연 “農”(농)은 농사, 농부, 농업, 전답의 뜻을 다 가지고 있는 글자입니다. “農”이 굽을 曲 (곡), 별 辰(진)으로 구성되어 있어 옛사람 들이 굽이진 산천 속에 살면서 하늘을 뜻 을 살피며 존중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農은 별을 떠받들었던 것이 아니라 별을 든 든한 기반으로 삼아 굽이진 삶이 존재했음 을 기억시키는 글자입니다. 작물재배법을 배우는 것만 농사공부가 아니라 천지간에 자연스럽게 살아 겸허하 되, 배포 있게 살아가는 삶의 모든 기본이 농사 아닐까 하고 나눴습니다. 어려운 이야 기인데 그렇게 듣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굽 이진 길을 걸어 학교와 생활공간을 오가고 깨알 같이 많은 별을 볼 수 있는 홍천(너브 내)에 살아서 일겁니다. 흙도, 거기에서 자라는 작물들도 그것을 먹는 인간도 병들었다면 우리 생활과 우리 가 짓는 농사에서 만나는 흙만은 건강하게 돌보는 것으로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 지 않을까 하는 제안도 아이들에게 막막한 이야기가 아닌가봅니다. 초롱초롱한 눈빛 에 진지한 얼굴들이었습니다. 흙은 지구표면의 풍화작용으로 꾸준히 만들어지지만 200년 걸려 1센티 두께의 흙 을 얻는다고 합니다. 계절풍과 육식으로 인 한 사막화로 꾸준히 흙을 잃고 있고 농사로 쓰는 땅은 점점 없어지고 그마저 비닐, 화학 비료, 오남용 되는 농약으로 껍데기 같이 자 기 생명력을 잃었습니다. 함께 농사지을 학교 터전 밭을 올랐습니 다. 닭의장풀, 쇠뜨기, 쑥, 비름, 벼룩나물, 살 갈퀴, 균사체, 고라니, 두꺼비, 개구리, 뱀, 노
영어 연극을 하다 박민수 영어는 친구들이 제일 힘들어 하는 과목 중 하나입니다. 그래서 흥미없이 지나치기 쉽지요. 왜 영어 공부를 해야 하는지가 아 직 친구들 마음에 와 닿지 않은가 봅니다. 언제 영어를 쓰고, 왜 영어를 쓰는지, 한국 에 있는 외국인들에게 한국말을 해야지 왜 영어를 써야 하는지 등…. 영어 자체도 어렵 지만, 영어를 둘러싸고 만들어진 우리의 현 실도 친구들에겐 아직 납득이 되지 않는 부 분이 있습니다. 3월 첫주 영어 공부를 시작하며 영어에 대한 간단한 이야기를 나누었지요. “영어 라는 언어가 절대적이지 않다. 아무 이유 없 이 우리를 고통스럽게 하는 게 되어선 안 된 다. 모두가 영어를 똑같이 잘해야 하는 건 아니다. 그렇지만, 영어는 우리가 다른 이들 과 이야기하고 소통할 수 있는, 이후 많은 자료들을 읽고 수집할 수 있는 하나의 힘을 우리에게 줄 수 있고 그 하나의 힘으로 즐겁 게 공부하자.” 이번 1년 동안 작은 목표를 세웠습니다. ‘샬롯의 거미줄’ 이라는 소설을 함께 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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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재, 메뚜기, 방아깨비, 진디, 많은 종류의 애벌레들이 지난 해 뜨겁게 공존했었고 보 이지 않지만 지금도 함께하는 밭입니다. 겨우내 얼었던 땅이 녹으며 주는 포슬포 슬한 느낌도 만져보고, 냄새를 맡아보고 땅 에 귀도 대어보고 맛도 보았습니다. 다인이 는 흙맛이 고소하답니다. 밭에 있는 동안 선 진이는 점토질이 강한 흙을 손으로 빚으며 나가기로 한 거지요. 영어 첫 시간 같은 제 목의 영화를 함께 보고 영어 소설책을 쭉 읽 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꽤 어려웠고, 만만치가 않았지요. 그래서 몇몇 친구들이 밤 9시 생활관에 모여 영어 모임을 시작했습니다. 그 모임이 ‘오후 4시 30분에서 5시’로 옮겨와 ‘영어 자율모임’ 이 만들어 졌답니다. 1달이라는 시간을 거쳐 1단원을 다 읽게 되었습니다. 함께 읽은 갈무리로, 1단원에서 가장 매 력적인 부분을 뽑아 연극을 만들기로 했습 니다. 두 모둠으로 나누어 회의합니다. 어떤 부분을 해야 할지 서로 의견이 갈리기도 하 고, 서로 맡고 싶은 역할을 두고 이야기하기 도 합니다. 한 친구의 진짜 같은 연기에 서로가 배를 잡고 웃기도 하지요. 연극하기 하루 전날까 지 마음이 잘 모아지지 않던 이 모둠은 연극 하기 하루 전, 갑자기 마음이 척척 모아 집 니다. 서당 앞마당으로 가서 어떻게 움직여 야 하는지 동선을 확인합니다. 눈물을 흘릴 때 쓸 눈물 소품을 만들고 화가 났을 때 붙 일 소품도 만듭니다. 함께 연극을 한 후는, 서로가 서로에게 비 평을 했지요. 잘한 점, 부족한 점 등을 이야 기합니다. 친구들은 “처음이라 미숙했다. 다 외우질 못했는데, 다음번에 할 땐 꼭 완 벽히 외우고 싶다”는 평을 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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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해했습니다. 밭에 엉덩이를 대고 1분 침 묵으로 밭흙의 진중한 존재감을 느껴보았 습니다. 다양한 생물종이 살아가는 어머니 같은 품을 지닌 흙으로 회복하기 위해 그 밭에서 난 농사부산물, 인간을 포함해 그 밭에 사 는 생물이 먹고 내놓는 것들(자라는 풀들, 동물들의 사체, 똥오줌을 포함한 다양한 분 비물 등)을 이렇게 되돌려 주려고 합니다. 지난해 7월 서울에서 터전을 오가며 농사 를 시작할 즈음 제일 먼저 한 일이 퇴비자리 를 보는 일이었으니, 이 퇴비는 8개월 전부 터 모은 것입니다. 부뚜막 같이 따스하고 흙 보다 향긋해진 퇴비에 아이들은 경탄했습니 다. 만지고 코에 가져다 대는데 전혀 거부감 이 없었습니다. 아이들이 쓴 농사일지를 보면, 이상하게 도 그보다 기억에 오래 남은 것은 최근 밥상 부산물이 들어가 한참 발효 중인 퇴비더미 였나 봅니다. 형체와 냄새가 고약해서도 인 상에 남았겠지만 발효열이 공기와 접촉하면 서 김이 모락모락 올라온 것이 아주 신기했 나봅니다. 괭이자루, 삽자루 나눠 갖고 뒤집었습니 다. 일 꽤 하는 사람들 같습니다. 산소가 고 루 섞이며 발효에 도움이 될 겁니다. 여름 부터 모은 똥퇴비도 세 단계 발효단계를 비 교해서 봤습니다. 뒷간을 드나들며 이미 많 이들 보았는데도 똥퇴비에서 똥형태를 찾아 볼 수 없고, 발효 중인 밥상부산물 퇴비보다 냄새가 없는 것은 신기한가봅니다. 앞으로도 불결하게, 또 미미하게 여기는 미생물에 의존해서 살아가는 삶이 농사라 는 걸 뼛속 깊이 새기는 공부가 되길 기대 합니다.
우리 마을 친구 예원^미성^남원이
봉식이 아저씨 버섯농장 가다
제일 큼직하고 잘생긴 버섯을 둘러둘러 찾 습니다. 그리고 제일 예쁘고 큼지막한 놈으 로 땄어요. 아이들은 앞으로 버섯이 더 좋 아할거라며 버섯을 든 손을 높이 들어 모 읍니다. “먹을 수 있는 버섯과 먹을 수 없는 버섯 은 어떻게 구분해요?” “먹을 수 있는 버섯은 주로 갓 안쪽에 주 름이 있어. 먹을 수 없는 버섯은 만졌을 때 스펀지 같은 느낌이 나고.” 이제 봄이 되면 산과 들에 버섯이 자라겠 지요. 산의 고기라고도 하는 쫄깃쫄깃한 버 섯을 만날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다들 설렙 니다. 학교로 돌아와 다인이가 주말에 가져 온 버섯도감을 함께 봤습니다.
김은영 오늘은 봉식이 아저씨네 버섯공장에 가기 로 한 날입니다. 우리 학교로 놀러왔던 5학 년 친구 미성이네 공장이기도 합니다. 구름 한 점 없는 쪽빛 하늘을 보며 걸으니 절로 신바람이 났습니다. 늘 생활관에서 학교로 걷다가, 이번에는 버섯공장을 찾아 학교에서 생활관 쪽으로 걸으니 같은 길이 다른 길이 된 듯합니다. 저만치에서 봉식이 아저씨와 마을 어른 들이 함께 계셨어요. 이장님도 반가운 얼굴 로 함께 계셨고요. 우리가 온다는 얘기를 듣 고 다리 앞에서 한참 기다리고 계셨던 듯. 공장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안으로 들어 서니 기분 좋은 축축함이 느껴졌어요. 그 안에 느타리버섯이 기운차게 뻗어 자라고 있었어요. 아이들은 이 게 다 버섯인가 싶어 입을 다물지 못하고 버섯을 살핍니다. 아이들이 아저씨에게 여쭈었습니다. “버 섯이 햇볕은 어떻게 받아요?” “물은 어떻게 줘요?”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천장에 달린 분무기에서 물이 뿌려집니다. 버섯을 하나씩 따 보라는 말에 아이들은
고영준 오늘은 또 특별한 날입니다. 동네에 사는 친구들이 놀러 왔어요. 예원, 미성, 남원이라 는 친구입니다. 친구를 사귀려고 선뜻 찾아 온 예원이와 미성이가 씩씩해 보였습니다. 어린이들이 스스럼없이 가까워지는 데는 그리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특별한 프 로그램도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축구 공 하나면 족했습니다. 예원이, 미성이와 학 교 친구들이 한데 어울려 축구를 즐겼습니 다. 예원이가 데리고 온 ‘놀’ 이라는 개까지 축구선수로 나섰습니다. 학교 마당에서 신나게 땀 흘리고 나니 우 리는 오랜 친구처럼 가까워 진 것 같습니다. 내일 또 올 것 같은, 그래야 할 것 같은 동 네 친구가 생겼습니다. 학교와 생활관에서 함께 공부하고 생활하는 우리 아이들 처지 에서는 같은 마을에 살면서 다른 학교를 다 니는 친구가 찾아오는 일은 신선한 즐거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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촏생활관이 떴다
2011년 5월
아름다운마을
초등학생들의 기 야 이 관 생활
지내는 생활을 원한다. 왠지 모르게 집 에서는 생활관에서 하듯이 잘 안 된다. 10시에 불을 끄고 누우면 김은영 선생 님이 ‘꽃신’ 이라는 책을 읽어주신다. 홍천 와서 생활도 바뀌고 피부도 좋아 졌다. 버짐도 사라지고 좋은 생활도 길 들이고. 생활관에는 귀뚜라미와 집게벌 레가 많다. 하지만 한 번 내쫓으니까 사 라졌다. 아침에는 7시에 일어난다. 알아 서 일어나고 알아서 씻고 알아서 이불 개는 모습은 집에서는 볼 수 없다. 생활 관에는 마법이 걸려있는 것 같다. 나를 바꿔주는 마법. 그리고 아침에 서둘러 준비하는 것은 이제 그만하고 싶다.
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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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마다 불을 끄고 누우면 자욱 선생 님이 우리 마을을 소재로 옛날이야기를 해주신다. 1~4편까지 했다. 모습은 안 보 이고 소리만 나니까 좀 무섭다. 하지만 화장실 불을 켜놔서 다행이다. 3편 이야 기가 제일 재미있었다. 옛날에 우리 마 을에 할머니하고 할아버지가 산에 올라 갔다가 길을 잃어서 삼총사가 찾으러 갔 는데, 할아버지 하고 할머니가 죽어 있 어서 그냥 내려가지 말고 할아버지하고 할머니를 지켜주자고 해서 지키다가 돌 이 되고 삼형제 봉이 됐다는 이야기다. 자욱 선생님이 대단하신 것 같다. 즉석 에서 이야기를 지어낸다. 삼형제봉 미약 골 이야기는 진짜 이야기 같다.
한백
우리는 학교에서 저녁 8시 30분에 출 발해서 8시 50분에 생활관에 도착한 다. 슈슈하고 순심이가 우리를 반긴다. 슈슈하고 1분 정도 놀다가 생활관으로 들어간다. 들어가서 먼저 하는 일이 씻 기, 다음은 청소다. 한두 사람이 걸레를 빠는 동안 다른 사람들은 이불을 펴는 데 나하고 규민이가 주로 편다. 규민이 는 자욱 선생님 이불과 한백이 이불을 매일 헷갈린다. 뜨거운 물을 먹는데 나 만 도라지 조청을 타먹어서 한백이 하고 규민이가 부러워한다. 먹고 나서는 명현 이와 친구들이라는 콘서트를 한다. 자 기 개인기를 보여주는 거다. 예를 들어 나의 스킬 트림이라거나 한백이의 가짜 방귀라거나 규민이의 미니트림이라거나 자욱 선생님의 발레 방귀! 콘서트가 끝 나면 완결 43편짜리 옛날이야기를 누워 서 듣는데, 나는 중간에 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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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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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미산삼총사는 매일 들어오면 옷을 벗고 옷걸이에 옷을 건다. 갈아입 을 옷을 준비하고 옷을 벗으면 가끔씩 명현이가 트림을 아주 크게 한다. 그때 마다 웃음이 나온다. 씻기가 싫어진다. 빨리 자기가 싫기 때문이다. 씻고 나면 따듯한 물을 먹는다. 자욱 선생님은 따 듯하다고 하는데 나는 너무 뜨겁다. 나 는 걸레질을 할 때가 아주 좋다. 걸레질 을 할 때 미끄러지는 게 재미있다. 청소 한 다음 이불을 깔고 주황색 불을 켜놓 고 명현이가 콘서트를 한다. 한백이랑 나는 숨을 못 쉴 정도로 웃는다. 콘서 트가 끝나면 왠지 아쉬운 느낌이 조금 난다. 누우면 자욱 선생님이 이야기를 하는데, 아주 재미있게 끝난다. 아침이 되면 일어나기 싫어진다. 그때는 자욱 선생님이 우리를 괴롭힌다. 그러면 우리 는 벌떡 일어난다. 이불을 개고 씻고 옷 을 입으면 무장을 한다. 순심이나 슈슈 가 달려들까봐 그런 거다. 바깥에 나오 면 슈슈랑 순심이가 나를 본다. 나는 그 때 무섭다. 그런데 순심이만 있을 땐 별 로 안 무섭다. 다음에는 슈슈만 있을 때 도 무섭지 않아야겠다.
만 막상 이런 생활을 계속 한다니 힘들 것 같아. 익숙해지면 괜찮겠지만, 아침 에는 7시~7시 20분 사이에 일어나. 집에 서는 8시 정도에 일어나는데 일찍 일어 나려면 힘들지. 하지만 졸린다고 8시에 일어나면 안 돼. 생활관에서 학교로 걸 어가는 시간은 30분 정도니까. 학교에 서는 아침밥을 8시 10분에 먹어. 생활 관에서 힘들다는 건 일찍 일어나는 거 지만 노력할 거야. 물론 잠 때문에 입병 이 났지만. 앞으로도 내가 엄마, 아빠, 새 람이랑 우리집에서 자지 않고 생활관에 서 잘 수 있을까?
새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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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관에서는 집에서의 생활과는 많 이 다르다. 일단 자는 시간도 다르고 자 기 전에 하는 것도 많이 다르다. 집에서 는 11시에 자는데 생활관에서는 10시에 잔다. 그리고 자기 전에는 빨래도 직접 한다. 집에선 내가 빨래를 해본 적이 별 로 없다. 빨래가 없을 땐 책을 읽고 날적 이도 쓴다. 우리 엄마는 내가 딱 여기서
엄마에게 엄마 나야! 다인이. 홍천 생활은 꽤 흥미진진해. 서울에서 하는 것은 여기 에선 잘 안 하고 또 다른 모험과 신기 한 것들을 봐. 생활관도 꽤 편해. 밤 8시 50분쯤 오면 씻고 돌아가면서 걸레질을 해. 이불 펴고 손빨래 좀 하고 누워서 책을 봐. 이 시간에 책을 보면 이 책을 사면서 엄마가, “홍천 생활할 때 챙겨 가” 하고 했던 말이 생각나. 나를 위해 사주고 만들어주고 웃어줘서 고마워. 엄마! 홍천 가는 걸 섭섭해 하면서도 웃 어주는 엄마가 고마웠어. 사랑해! 아빠에게 아빠, 안녕! 나 다인이야. 곧 만날 것 같은데 계속 아빠 얼굴이 생각나. 아빠 가 늦게 와도 아빠가 바쁠 거라는 것 이 해해. 나는 누우면 아빠가 지금 집에 왔 을까, 아님 늦나? 라고 생각해봐. 아빠가 번 돈으로 학교를 다니니 미안하기도 하 고 고맙기도 해. 생활관에 갈 때마다 아 빠랑 산책하는 게 생각나고 학교 갈 땐 아빠가 홍천 가지 말라고 했던 모습이 생각나. 아빠가 늦게 와도 시간이 나면 꼭 우리랑 놀아주는 아빠! 사랑해! ㅎㅊ
다인
규민
은하수 방에 들어가면 주로 옷을 갈 아입어. 다른 사람이 씻을 때, 바닥을 닦 아. 닦은 다음엔 씻고 이불을 펴. 이불 속에서 책 보거나 숙제하거나, 누워있 지. 하루는 내가 책을 안 가지고 와서 눈을 감고 이불 속에서 누워있었어. 누 웠다가 잠이 들어서 김은영 선생님이 매 일 밤 들려주시는 이야기를 못 들었어. 아쉬웠지. 처음 생활관에 왔을 때 기분 이 좋았어. 옷장도 마음에 들었고.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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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생활연구소·생태건축연구소
아름다운마을
아름다운 미래문명의 희망
농생활연구소 김수연
농생활연구소 소장, 효제곡 마을 주민
農生活, 그 이름 농생활연구소는 강원도 홍천에서 유 기생명농업을 화두로 농사를 짓습니다. 온생명이 건강하게 공존^상생하는 삶 은 농촌, 농업, 농민의 일로 한정하지 않 는 ‘農’ 을 기반으로 할 때 가능하다고 생각해서 시작한 일입니다. 농사, 밥상, 의료, 문화생활, 교육......이 다 하나라고 생각해서 ‘農’ 을 통해 문 명과 삶 전체를 다시 살피고 재구성한 다는 의미를 담아 이름이 ‘농생활연구 소’입니다. 귀촌의 꿈을 함께 꾼 사람들 서울 인수동에 살며 교육전문출판사 직원으로,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로, 치위 생사로, 생활영성수련원 강사로 활동하 던 중 마을공동체를 통해 만난 사람들 이 지금은 함께 농사짓고 있습니다. 농사경험이 없는 사람들이지만 이사 오기 전 얼마간 농장에서 같이 몇 개월 일하고 귀농교육기관과 오랜 세월 바른 농사를 위해 애 써오신 분들의 모임에서 교육도 받으면서 농사생활 준비에 집중 하는 시간을 가졌던 것이 큰 힘이 됩니 다. 그러다 보니 짧은 시간 안에 전국 각 지에 농사 스승, 친구들이 생겼습니다.
돈과 권력이 외면하는 고향땅을 지 키며 꿋꿋이 농생활을 해온 지역농민 들, 그리고 유기생명농업을 정직하게 실 천하는 자립소농들과 교류하며 앞으로 도 서로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생 각입니다. 여력이 생기면 우리처럼 농사와 농생 활의 중요성을 깨닫고 귀촌, 귀농하려는 분들과 만나 교육하는 프로그램도 만들 어볼 생각입니다. 홍천에서는 지난해 하반기 메주콩 농 사를 시작해서 김장농사까지 지었으니 이제 우리끼리 짓는 첫 번째 봄 농사를 맞은 셈입니다. 예상치 못한 고라니의 등장으로 메주콩은 3분의 2 이상을 잃 고 종자만 간신히 얻었습니다. 공존^상생의 길로 초대하는 생명순환농사 다양한 생물종의 공존이 작물의 병도 줄이고 땅심도 좋아지게 할 겁니다. 해 서 당장은 수확량도 적고 벌레 피해와 풀로 고생하겠지만 일체의 농약이나 제 초제, 화학비료와 비닐에 의존하지 않는 농사를 짓습니다. 그러다 보면 훨씬 생 기 있는 작물을 수확할 테고 무엇에도 의존하지 않는, 몸에 맞는 농사를 찾을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종자가 비싸져도 돈을 들여야만 하고, 살균^살충제를 뿌리지 않을 수 없고, 화 학비료와 각종 농기계를 사용하는 등 투입이 커질수록 농사수확에서 많은 수 익을 내야 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농사에 들어가는 자본을 최소화하는 것이 농사경영이라는 측면에서도 필요 하지만 작물과 그것을 먹고 일 하는 인 간, 생태계, 그리고 땅의 건강을 고려할
자연스러운 집 짓는
생태건축연구소 ‘흙손’ 구자욱
생태건축연구소 소장 효제곡 마을 주민
지난해 여름 청년들이 허름한 농가주 택을 수리했습니다. 우리가 살 집은 우 리 손으로 지어보자는 소박한 마음으 로 시작했는데, 오랫동안 살지 않은 탓 에 손봐야 할 일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습 니다. 집안에 있는 해묵은 쓰레기를 정 리하고, 흙벽돌을 쌓고, 보일러를 설치 하고, 바닥을 미장하고, 수도를 정비하 고…. 모든 일이 낯설고 어려웠습니다. 마을 어른들이 조언해주시고, 자재를 저렴하게 구하는 방법도 일러주셔서 고 민을 덜 수 있었습니다. 지어놓고 보니 아쉬운 게 한둘이 아 닙니다. 손볼 곳도 많습니다. 그래도 마 을 어른들은 “그럴듯하다”, “잘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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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에도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토착화 과정을 어느 정도 거친 종자나 토종종자를 지키고 보존하는 일은 유전 자조작의 위협과 다국적 기업의 전략에 서 자유롭게 할 선택이라 믿습니다.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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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에 참여하고 자신의 똥오줌을 쓴 수 확물이 밥상에 조금씩 오릅니다. 수확량과 관련해서는 당분간 학교밥 상과 우리의 밥상에 오르는 식재료의 자급률을 높이고 농사가 잘 된 것은 조 금씩 나눠 먹는 것이 우리의 목표입니 다. 매주 거름재료로 쓰라고 유기농밥상 부산물과 오줌을 보내고, 간식을 선물하 며 응원하는 분들의 기대에 그렇게 부 응할 날이 오겠지요.
그런 농사를 지을 때 겪는 어려움은 다양한데 다행히 같은 마을에 계신 분 들은 다소 다른 농사모습을 보시고도 “힘들텐데...” 하며 걱정하시거나 오히 려 사는 모습을 재미있어 하십니다. 처 음 짓는 농사에 대해 이것저것 배려해주 셔서 큰 위안과 격려가 됩니다. 절기달력을 만들고 학교 밥상을 차리며^^^ 지난해 농사를 토대로 강원도 땅에 맞는 농사력을 정리해서 2011년 절기달 력을 만들었습니다. 그것을 주고받으며 전국의 많은 분들과 교감한 것은 우리 에게 큰 공부와 응원이 되었습니다.
어떻게 읽힐지 모르겠지만 간혹 우리 가 사는 광경이 스스로 믿기지 않을 만 큼 행복하고 만족스럽습니다. 항상 어려 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렇습니다. ㅎㅊ http://cafe.daum.net/agimazung
또한 연구소는 이웃하고 있는 아름다 운마을초등학교와 생동중학교의 밥상 을 맡고 있습니다. 아이들도 의욕적으로 고 격려해주셨습니다. 덕분에 자심감이 많이 붙었습니다. 앞으로 우리가 살아 갈 집은 직접 짓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 었습니다. 우리가 지을 집에 관한 원칙도 세웠습 니다. 흙이나 나무 등 우리 주위 자연에 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를 사용한다. 되도록 기계나 기름, 전기를 쓰지 않고 손연장을 사용한다. 기름이나 가스보일 러 대신 구들이나 화목보일러 등을 설 치한다. 누구나 함께 어울려 지을 수 있 는 소박한 집을 짓는다…. 이렇게 집을 짓기 위해서는 작고 아담 하게 짓는 게 여러모로 좋습니다. 또 나 중에 관리하기에도 유익합니다. 대신 집 에 많이 쌓아놓고 살기보다는 자꾸 비 우고 나누며 살아야 합니다. 불편한 삶 을 즐길 수 있는 부지런함과 여유도 길 어야 합니다. 이 역시 만만치 않겠지만 함께 살아가는 친구들이 있어서 든든 합니다.
그리고 마을 어른들이 우리가 사는 모습을 보며 응원해주실 거라 믿습니 다. 지난해 집안에 수세식 화장실을 쓰 지 않고 뒷간을 만들었을 때도 마을 어 른들은 옛 추억을 떠올리며 재미나게 구경하셨습니다. 쓰고 남은 나무로 뼈 대를 만들고, 피죽으로 지붕과 벽을 쳤 습니다. 친구들이 벽에다가 그림까지 그 려놓으니 예쁜 생태뒷간이 되었습니다. 인분을 쓰레기로 버리지 않고 퇴비로 쓰 고 있는 우리에게 조언과 함께 격려도 해주셨습니다. 건강해지는 집, 이웃과 어울리는 집, ‘자연’스러운 집을 짓자는 의미를 담아 저희 이름을 ‘생태건축연구소 흙손’이라 부르기로 했습니다. 봄과 가을에는 필 요한 집을 짓고, 추운 겨울에는 땔감도 구하러 다닙니다. 물론 연구소니까 일이 없을 때는 생태 건축 관련 공부도 하고, 다양한 건축 공법을 실습하는 학교도 열 계획입니다. ㅎ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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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5월
우리 마을 이장님·마을간사 인터뷰
아름다운마을
오수은 이장님을 만나다 “젊은이와 어른 사이의 좋은 다리가 될게요” 부족한 사람인데, 마을에서 중요한 역할을 감당 하게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맡은 만큼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특히 기존 마을 분들과 젊은이들이 힘 을 합쳐 좋은 마을을 만들어가는 일에 앞장서겠습 니다.
이제는 한해 농사를 준비하느라 분주합니다. 마 을학교도 시작하고 집도 새로 짓느라 바쁘겠지요. 또 우리 마을에서는 처음으로 봄을 맞이하지요. 처 음이라 낯설겠지만 필요한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말 하세요. 서로 도울 일과 필요를 찾아보고 좋은 다리 역할을 해보겠습니다.
겨울에는 구제역 때문에 모든 모임을 자제했습니 다. 농한기에 마을회관에서 탁구대회를 열어 친목을 도모해왔고 올해는 젊은이들이 기대도 많이 했을 텐 데, 열지 못해 아쉽게 됐습니다. 답답하기는 마을 사 람 누구나 마찬가지였을 겁니다. 그래도 마을 뒷산 인 아미산이 일반 야산과 달리 등산로가 잘 마련돼 있어 산책 겸 운동을 하면서 지루한 겨울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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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마을은 효제곡이라고 부릅니다. 효자들이 많아 나와서 그렇다고 합니다. 마을 전통이 그렇습 니다. 어린 학생들도 어른들을 보면 인사를 잘하고 밝게 지내서 좋습니다. 이런 시골에서 어린 아이들 이 지내는 게 힘들 수 있는데 그렇지 않고 다들 명 랑해서 보기 좋았습니다.
우리 마을 이렇게 달라집니다
이왕준 마을간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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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년에 걸쳐 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이 우리 고장에 시행됩니다. 검산1리, 2리, 생곡1리, 2리, 상군두리 이렇게 5개 마을에서 사업이 시행됩니다. 2011년부터 5년간 사업이 진행되는데요, 우리 마을은 올 2011년에 사업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우리 마을에는 몇 가지 사업을 진행하는데요, 크게 세 가지입니다. 노인정 옆 마을회관 2층 건물을 리모델링하는 사업, 소 나무숲에 야외 공연장을 짓는 사업, 그리고 마을에 체육시설을 설치하고 하천을 정비하는 사업을 시행할 예정입니다. 앞으로 정비될 마을회관 2층은 이장실로 꾸밀 예정이며, 1층은 시청각 시설을 설치하여 여러 용도로 활용할 수 있도록 준 비하고 있습니다. 활용은 마을 주민분들에게 열려있습니다. 따라서 마을 주민분들의 관심과 내부 활용 방안에 대한 조언 을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다만, 일하며 아쉬운 점은 시설에 대한 관리가 어렵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시설에 대한 조언과 함께 앞으로 설치될 야외 음악당이나 시청각 시설 그리고 이전에 이용되었던 탁구장 등의 관리를 어떻게 할런지도 주민분 들과 함께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ㅎㅊ
‘생동중학교^아름다운마을초등학교’
지
개교 축하 잔치 한마당
난 2011년 3월 2일, 생동중학교와 아름다운마을초등학교 친구들이 홍천 효제곡 마을에서 힘찬 배움의 발걸음을 내 딛었습니다. 떨리고 설레는 마음으로 마을생활과 공부를 시작한 지도 어느덧 2달이 되어갑니다.
그동안 지내온 학교생활 이야기를 나누고, 축하하는 잔치를 마련 합니다. 학교친구들과 학부모님들, 마을의 어르신들과 어린이들 모두 함께하고 싶습니다. 저희들을 지켜봐주시고, 학교를 세월갈 든든한 동무가 되어주실 모든 분들을 초대합니다.
■일정 : 5월 5일(목) 오후 2:00~5:00 ■장소 : 홍천 서석면 효제곡 마을 생동중학교^아름다운마을초등학교 앞 뜰 ☎ 033-433-9290 / 019-541-1979 http://www.maeulschoo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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