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서대문구 예술교육 활성화 사업> 2차 전문가 컨설팅 : 최규성 (달꽃창작소 대표) 2020.07.04.(토) 14:00-17:00 / 달꽃창작소 / 최정은, 임성연, 이정아, 박장호, 황윤호 참석 ■ 2020 서대문구 예술교육 샘플 교육프로그램 방향성 (올해 서대문구 샘플 교육프로그램으로 구상 중인 “어린이 동물원”의 구체화를 위해 달꽃창작 소에서 운영했던 예술교육 프로그램 사례 및 세부적인 기획·진행 방향성을 참고하고 싶음.) ☞ 달꽃창작소에서 예술교육 사업을 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아이들에게 어떤 새 로운 경험을 하게 할 것인가, 우리는 어떤 경험을 할 것인가, 그리고 지역에는 어떤 특별한 경험을 줄 것인가를 우선적으로 고려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동일한 프로그램의 반복은 없는 것 같아요. 물론 대표 프로그램을 기획하려는 시도를 하긴 했었습니다. 예를 들어 테크놀로지 와 예술을 결합한 융합 프로그램을 만들어보기도 했어요. 시도했던 프로그램이 우수 사례로 인정을 받기도 하였으나, 결국 이런 프로그램은 우리가 할 만한 것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어 요. 우리가 할 일은 아이들에게 상상력을 자극시키고 새로운 경험을 하게 하는 것이라는 깨달 음이 있었죠. 예술가들의 특성은 교육이 메인 활동이 아니고, 보다 유동적이기 때문에 지역 예술가들과 함께 어떤 교육 프로그램을 함께 개발한다는 것 또한 쉽지는 않습니다. 콘텐츠가 어디까지 허용되는지 저작권 등의 문제에 대해서도 고민할 수밖에 없고요. ☞ 세대를 넘어 함께 경험하게 하는 것에 관심이 많습니다. 참여자들에게 좋은 경험을 준다 면, 그것이 공동의 경험으로 확대된다고 보기 때문이지요. 운영했던 프로그램들 중 “남산 숲 예술학교”의 경우 미취학 아동부터 60대까지 참여할 수 있도록 구성을 했습니다. 남산의 숲에 서 건축가와 현대무용가, 화가 등과 함께 하는 예술 프로그램이었고, 실행을 위해 서울시 관 계 부서의 담당자를 찾아 미팅을 했었어요. 다행히 적극적으로 도와주시는 분을 만나 숲을 훼 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여러 창작 활동들을 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 숲이나 외부에서 프로 그램을 할 때, 밀도 있게 운영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어요. 그렇지만 예상외 로 다들 사부작 사부작 즐겁게 참여하면서 좋은 결과물이 나왔습니다. 자연이었기 때문에 가 능하지 않았나 싶어요. 자연이 주는 힘이라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가 족 단위 참여의 경우에는 프로그램 밀도가 너무 높지 않도록, 조금은 설렁설렁하게 하는 것이 포인트인 것 같아요. 숲이나 자연, 혹은 날씨와 같은 변수 속에서 자연을 대하는 태도를 중심 으로 다가가는 것이죠. 또 다른 프로그램인 “남산 오브제”의 경우 남산에서 자연물을 채집해 와서 중고등학생들과 함께 소품을 만들어서 동네에서 판매까지 해 보는 프로그램이었어요. 내 가 사는 지역과 공간을 다시금 볼 수 있는 경험이었습니다. 특별하지 않아도 참여자들 스스로 성장시킬 수 있는 경험이자 소소한 기회였어요. 지역예술교육 프로그램의 장점은 바로 지역을 거점으로 상황에 따라 유동성 있게 진행할 수 있으면서 동네 예술가들과의 만남을 통해 ‘관 계’를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해 주는 것 같아요. ☞ 지역 청년들과 함께 했던 프로그램으로는 “괴물”이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지역 청년들과 함께 커뮤니티를 만들 수 있을까 해서 독서나 경제 등 보다 실리적인 내용을 중심으로 시도를 해 봤었는데 생각보다 커뮤니티 형성이 잘 되지 않는다는 단점들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수업 내용보다도 관계 형성이 중요한 목적이었고, 아예 추상적으로 재미와 유쾌함만을 목적으로 접 근을 했어요. 남산에 사는 괴물을 주제로 함께 레퍼런스를 찾아가면서 잃어버린 한국의 괴물
을 재탄생 혹은 부활시켜 보자는 프로그램이었죠. 몸, 스토리, 소리와 움직임. 4개의 세계관을 설정해 각 영역의 예술가들과 함께 기획을 진행해 나갔어요. 교육학에서도 페르소나에 대해 강조하잖아요. 프로젝트에서도 큰 스토리텔링이 있지만 괴물에 대한 각자의 스토리를 만들었 어요. 그러면서 기획이 바라는 의도와 참여자의 상이 함께 배치되면서 방향성이 일치하게 된 것이죠. 이러한 감정적, 느낌적, 욕구적 부분들이 채워지는 것이 중요했어요. 그래서 주제의 바운더리 자체는 넓지만 프로그램의 방식 자체는 공예 작업실 개념으로 함께 모여서 직접 제 작하고 담소 나누며, 결과물에 대한 큰 부담 없이 재미있게 관계를 형성해 나가는데 주력하고 자 했습니다. 그러다보니 15주간 매주 진행된 모임에서 20명 전체 인원 중 늘 절반 이상이 참여했어요. 만약 내가 한주 빠져도 그 다음 주에 왔을 때 부담되지 않는 속도로 진행을 한 것이죠. 물론 마지막에는 몰입해서 작업하긴 했지만요. 그게 포인트였던 것 같아요. 참석자의 유실율이 낮았고, 시간이 흐르며 관계가 생겼기 때문이에요. 최종 결과물로 밤에 동네에서 괴 물 코스튬을 하고 함께 퍼레이드를 했습니다. “남산에 사는 괴물이 있다.”라는 내용으로 전단 지를 미리 배포했더니 동네 어린이들과 학부모들이 나와서 기다리고 있다가 퍼레이드에 모두 따라왔어요. 공동의 경험을 함께 하게 하는 것이 의미가 있었던 프로그램이었습니다. ☞ 서대문구 “어린이 동물원”이 프로그램 매뉴얼과 과정 기록, 지표 등을 만들어 공유하고 싶 은 캠페인으로 봤을 때, 사실 이런 프레임워크를 구성하는 것이 쉬운 것은 아니에요. 프로그 램 운영 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변수가 포함되어야 하고, 그렇기 때문에 표준을 잡기가 힘들 거든요. 결국 중요한 것은 우선 가치가 무엇인지를 다시 고려해야 해요. 저는 가르치는 사람 과 대상의 관계가 우선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대상에 대한 고민부터 시작되어야 해 요. 그들의 욕구가 무엇인지. 이것은 대상자들에게 직접 물어보는 것이 가장 좋아요. 개인의 욕구가 우선되어야 의미 있는 교육이 되기 때문에 프로그램이 이벤트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 라 관계를 함께 가져가야 해요. 만약 가족 단위로 프로그램을 한다면, 엄마들한테 물어봐야 해요. 아이들은 무엇을 원하는지. 그렇게 시작을 하는 것이 맞는 것 같아요. 저 같은 경우에도 청소년들에게 구글 도구로 설문을 해 봅니다. 요즘 관심사는 무엇인지, 누구를 만나고 싶은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사실 사람들의 욕구는 계속 변화하고 있거든요. 하고 싶었지만 하지 못 하는 것들이 무엇인지 들여다보면 고민의 해결책이 될 수 있어요. 특히 요즘에는 코로나바이 러스로 인해 소수 대상의 교육이 가능하거든요. 3인 이상만 모이면 선생님을 만나게 해 줄 수 있죠. 그러면서 이 공간과 지역을 기반으로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경험을 마련해 주는 것이 중 요합니다. 그래서 저는 지역예술교육을 위한 프레임워크를 만들어야 한다면, 가장 중요한 것 으로 예술교육 당사자에게 직접 질문을 해 봤는지를 먼저 묻고 싶어요. 그리고 만약 프레임워 크를 만들게 된다 해도, 그것이 곧 완성본은 아니에요. 계속 보완하고 수정해나가야 합니다. 일종의 상황이고 과정인 것이죠. 혹은 지역에서 예술교육을 하는 주체들이 함께 모여 이야기 를 시작해 볼 수 있는 시작점이자 근거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이죠. ☞
‘개인의 욕구’를 만족시키려면 여럿이 모여 하는 것에는 사실 한계가 있습니다. 개개인에
대한 접근을 간과할 수는 없어요. 이러한 교육 방식은 아무래도 평준화를 우선하다 보니까 밀 도 있는 수업이 진행되기가 어렵죠. 그럼 만족도가 떨어지고, 유익한 경험을 할 기회가 적고, 그러다보면 재미가 없어지지요. 그래서 저는 소수로 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물론 소수를 대상 으로 하는 교육만 중요하다는 것은 아니나, 관계를 중심으로 교감하는 상호학습이 지역예술교 육이 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그 가치
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봐요. 만약 평가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면 이런 평가지표 에서 우려가 있을 수 있죠. 그러면 지표에서 정성적인 부분과 정량적인 부분의 중간지점에서 논의해 볼 수 있겠네요.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설문하거나 소통한 횟수가 어느 정도인가, 결과 뿐 아니라 그 과정에서 어떤 노력들을 했는가 이런 질문들이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을 것 같 아요. 결과보고에서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가 없잖아요. 하지만 우리는 이 과정이 굉장히 중요 하고, 이 부분이 하나의 평가 지표가 될 수 있도록 설정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지역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 우선시되어야 하는 교육관 (자문위원이 중요한 가치로 생각하는 교육관과 실전에서의 노하우, 참고할 수 있는 교육철학) ☞ 경험을 통해 건강하게 성장하게 한다는 것이 저의 교육관입니다. “경험이 나다”, “경험만 이 나를 만들어 준다.” 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자기 경험과 자기 생각이 있는 사람으로 성장 했으면 좋겠다. 나랑 생각이 다르거나 하는 것은 상관없어요. 하지만 그것이 자기 생각이었으 면 좋겠어요. 남의 생각을 자기 생각이라고 착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런 부분이 제가 바 라는 방향입니다. 그렇다면 아이들이 무엇을 가져가게 할 것인가? 프로그램과 역할에 대한 고 민들을 많이 합니다. 우리가 지금 ‘예술교육’이라는 단어로 이야기하고 있지만, 사실 저는 ‘예 술경험’이라는 용어로도 함께 사용해요. 지역예술교육 관련 심의를 할 때에도 결국 교육주체 들의 교육관이 무엇인가가 가장 궁금해요. 대상이 어떻게 변화되기를 원하는지, 교육을 통한 어떤 상을 그리고 있는지에 대해 우선 정리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방법론은 계속 고민 해야 할 부분이고요. 수정과 보완이 계속 되어야 하지만, 가장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교육관이 고려되면서 그에 맞춰 프로그램과 프레임워크를 짜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 지역에서 처음 소통을 시작할 때 가장 유효했던 방법론은 사실 전단지였어요. 학교 앞이나 달꽃창작소 앞에서 직접 전단지를 나누어주고 입소문을 타면서 사람들이 찾아오기 시작했죠. 때로는 학교 선생님들이 자퇴하려는 학생을 여기로 등교시키기도 했고요, 실제로 근처 학교 교장선생님이나 선생님들과도 친하게 지내고 있어요. 또한 아무래도 동네에 공간이 있다 보니 부모님들이 지나가며 들리면서 관계가 생겨나고, 엄마들 네트워크를 통해 학생들을 보내시고, 또 그 친구들이 자기 친구들을 데려오기도 하는 구조가 되었어요. 지역 기반이기 때문에 가능 한 점들인 것 같아요. 그런 점에서 저는 지역 사람 대상으로 하는 마을버스 광고 같은 방법도 추천합니다. 그리고 자치구마다 혁신교육지구가 있잖아요. 민관학 연계가 되어 있으니 분과 요청을 하셔서 들어가 보시면 지역 교육의 네트워크가 보이게 될 거에요. ☞ 저는 마타라쏘의 예술 참여효과 50가지 리스트에서는 ‘사람들이 자신의 삶을 통제할 수 있 도록 도움’과 ‘사람들이 자신의 가치·의미 및 꿈을 탐구할 수 있도록 허용’ 항목을 중요하다고 선택할게요. ☞ 제가 추천할 수 있는 교육철학은 요즘 많이 이야기 되고 있는 구성주의식 교육관이에요. 플립드러닝이나 프로젝트 베이스드 러닝(PBL), 올린공과대학과 미네르바스쿨 등의 교육 커리 큘럼을 지지하는 편입니다. 자기 주도로 참여하게 하고, 참여자들의 삶이 변화하는 것에 관심 이 많기 때문이에요. 이러한 관점에서 제가 최근 관심 있게 보고 있는 영역은 “관찰의 경험” 을 통한 “디자인 교육” 방법론입니다. 국내에서도 비전공자를 교육하기 위한 디자인학교가 생
겨나기도 했는데요, 1년 과정으로 6가지 핵심 과목으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이론적 접근을 중 요하게 생각하는 교육 방식인 것 같아요. 디자인적 관점이나 방법론 자체가 굉장히 상대방을 배려하는 방식이고, 바로 이러한 환대의 과정이나 디자이너의 역할이 매우 인상 깊었어요. 저 역시 예술교육을 하면서 놓치고 있었던 중요한 점들을 다시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