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다양성재단 뉴스레터 하늘다람쥐 13호_온라인 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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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nts 06p

생명의 다양성

84p

-남아프리카에 서식하는 비비 원숭이

08p

생명다양성재단 단신

지속가능한 생활가이드 -자연을 대변하는 목소리 내기

86p

지구별 다람쥐 소식 -친환경 건축: 건물과 환경

12p

하늘다람쥐가 물어오는 생명도토리 -잎꾼개미

18p

생명다양성재단 활동 소개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아무르 범과 표범 홍보영상 제작

24p

제2회 생명다양성 정기강좌

28p

뿌리와 새싹 코너 -벌레들의 연인클럽 -나무늘보 세미나 -연말 파티

56p

환경교육 에버랜드와 생명다양성재단이 함께하는 생명다양성교육

60P

살아있다는 건

62p

생명다양성만큼 다양한 생각들 -생명사랑에 관하여

74p

야외로, 자연으로 -폭력적인 영장류 길들이기

82p

생태연구실의 소소한 하루 -봄의 의미

92p

후원


하늘다람쥐 13호

인사말 어린이들은 자연을 좋아합니다. 적어도 고전적인 의미의 어린이라면 말입니다. 요 즘처럼 말을 배우기도 전에 화면과 친해지고, 야외 놀이 대신 전자오락의 세계에 빠 져 자라는 애들은 어떤지 감히 판단할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수 만 년 전부터 불과 몇 십 년 전까지만 해도 아이들은 자연을 벗 삼아 그 넘치고도 넘치는 시간을 보내곤 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원래 애들이란 시간이 남아돌아 어쩔 줄 모르는 사람들이었 습니다. 학원 따위가 없던 삶은 호기심과 궁금증, 탐구와 놀이로 가득 채워져 있었습 니다. 그리고 그 재료는 언제나 다름 아닌 자연이었습니다.

어른들이 가장 재미없어 하는 것이 아이에게는 가장 흥미진진한 대상이었습니다. 꿈틀거리는 온갖 생물, 그들의 흔적과 껍질과 배설물, 무성한 풀숲과 뒤틀린 가지의 나무, 졸졸 흐르는 시내와 신비롭게 고요한 연못. 자연은 놀이터이자 보물 상자이자 은신처였습니다. 어른들이 놀아주지 않아서가 아닙니다. 자연의 다양함과 완전함이 충분했기 때문입니다. 집과 가족의 답답함으로부터 해방되어 탁 트인 자연으로 달려 나가 들과 산과 강에 몸을 담그며 생활한 어린 아이는 경험과 계절의 축적으로 비로 소 인간으로 자라났습니다. 그는 삶에서 필요한 인내력, 이해심, 창조력, 탐구심의 원 천과 재료를 모두 이 시기에 만들어 죽을 때까지 활용하였습니다. 인생의 풍파 속에 그 어떤 역경이 닥쳐도 그의 기억 속 한 귀퉁이에는 따스한 햇살과 산들바람으로 기 억되던 그 어린 날들이 믿음직스럽게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한 때, 우리는 자연 속에서 살고 자연으로부터 배우는 이 어린 시절을 졸업해야 한 다고 생각했습니다. 언젠가는 벗어나서 어른의 세계로 입성해야 할, 과거 잠시 몸담 았던 곳이라고 여겼습니다. 하지만 이제 우리는 달리 생각합니다. 오히려 돌아가야 한다는 것을, 이제 우리는 압니다. 별로 안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그 은신처와 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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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얼마나 소중한지 느지막이 깨닫고 있습니다. 좀 더 느리게 살아라, 주변을 둘러보 라, 앞만 보고 달리지 마라. 떠나야할 곳이라고 생각했던 고향 촌구석이, 이제는 돌 아가 가꾸고 보듬고 아껴야 할 곳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우리와 줄곧 함께 살며 지냈던 수많은 생명과 더불어 사는 것이 우리가 추구해야 할 궁극적인 가 치라는 것을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시간 날 때 한 번 눈길 주는 무엇, 좋긴 한데 바쁠 때는 잊는 어떤 것이 아니라 인생 전반에 걸쳐 초점을 맞춰야 하는 목표라고 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멀리 돌아왔지만, 다시금 생명을 향하고자 합니다. 숨을 가다듬고, <하늘다람쥐> 열세 번째 걸음을 내딛습니다.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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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다람쥐 13호

생명다양성재단 단신

반석산 에코스쿨 전시기획 참여하다 본 재단은 경기도 화성시 주최로 만들어지고 있는 '반석산 에코스쿨'이라는 이름의 생태 전시의 기획에 참여하였다. 반석산은 화성시 동탄 위치한 도시 숲으로서 지난해 바이오블리츠 행사가 열릴 정도로 일대에서 생물다양성이 높은 곳 이다. 반석산의 실제 생태를 반영한 전시로 시민들에게 보다 재미있고 유익한 경험을 제공하는 데 기여하기 위하여 본 재단은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전시의 기본 스토리라인과 생태관련 콘텐츠 선정, 효과적인 연출기법 및 매체활용 등의 기초기획을 맡아 수행하였다. 에코스쿨 컨셉은 등하교 하는 일반적인 학교가 아니라 생태학을 연구하는 일종의 ‘연구 대원 훈련소’로 설정하고, 전시관 주변 자연의 생태를 현장에서 스스로 연구하도록 연구대원을 파견하기 위해 훈련하 는 곳을 전시의 핵심테마로 삼은 것이다.

프리메라 지구의 날 캠페인 참여하다 프리메라와 재단은 생태 보호에 함께 기여하기 위해 2013년부터 파트너십을 맺고 협력하고 있다. 프리메라는 매년 4 월 지구의 달 캠페인을 통해 자연 보호와 실천의 메세지를 전하고 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지구의 달을 기념한 생태 습지 살리기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으며, 작년 최재천 대표가 자연 사랑의 메세지를 전한 데 이어 올해는 김산하 사무국 장이 습지의 소중함에 대한 메세지를 전하기 위해 나섰다. 4월 22일 지구의 날이 있는 주의 토요일인 4월 23일 삼청동 코코브루니에서 열리는 프리메라 지구의날 캠페인 행사에서는 재단도 함께 참여해 습지 보드게임을 통한 생태습지 체 험 코너를 진행하며, 이날 행사에서는 습지 테라리움 만들기, 공병 가드닝 등 여러가지 체험 활동과 습지 사진 전시회 가 진행된다.

프리메라 지구의 날 캠페인에 ⓒ 프리메라 10

참여한 김산하 사무국장과 프리메라 프렌즈


생명다양성재단 단신

야생 산양 연구과제 완료되다 산양은 산세가 험한 깊은 산골에서만 서식하는 포유류이다. 그런데 이상기후, 로드킬, 밀렵 등으 로 현재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1급 동물로 국지 적 절멸 위기에 처해있다. 본 재단은 야생동식물 연구사업의 일환으로 ‘멸종위기 1급 포유류인 산 양 서식 영역에 대한 분포 한계선 파악 연구’ 과 제(연구책임자 황기영)를 2015년 3월 1일부터 같 은 해 12월 31일까지 지원하였다. 그동안 산양은 강원도와 경상북도를 지나는 백두대간과 낙동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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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 일원이 주 서식지로 알려져 있었지만 국립공 원 지역만 조사되어 그 이외 지역의 정확한 분포, 생태 및 현장 조사가 미흡한 실정이다. 본 연구과 제에서는 현장조사와 무인센서 카메라를 동원하 여 산양의 최남단 및 최서쪽 서식 분포 한계선과 개체군의 크기를 파악하였다. 그 결과 기존에 알 려진 최남단과 최서쪽 한계선에서 각각 수십 킬 로미터 확장된 분포 영역을 확인하였고 다수 지 역에서 최소 서식 개체도 파악하였다. 본 연구 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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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는 지역개발과 산양의 보전계획 수립을 위한 귀중한 생태 기초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1. 조사를 수행한 '야생동물소모임' 2. 산양의 배설물로 활동 지역을 확인할 수 있다. 3. 무인카메라에 포착된 산양 어미와 새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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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다람쥐 13호

2015년도 연례보고서를 발간하다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되면 다사다난했던 지난해에 벌어졌던 재단의 사업과 활동을 총망라하는 작업을 수행하게 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자료는 재단의 연간 활동의 증거이자 그간의 발자취를 기록한 역사이기도 하다. 올해에도 지난 2015년 야생동식물 연구, 보전 프로그램, 뿌리와 새싹, 정기 강좌, 환경교육, 공생경제 컨설팅, 생태예술, 국 제교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펼쳐진 각종 사업을 정리하고 간략한 내용을 설명한 연례보고서를 발간하였다. 본 보 고서는 재단의 후원 기업과 개인에게 배포하였으며, 재단의 홈페이지인 www.diversityinlife.org의 ‘소식/자료’ 탭의 ‘재단 운영 실적 보고’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1. 온라인에 발행된 2015년 연례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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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다양성재단 단신

정기 이사회를 국립생태원에서 개최하다 충청남도 서천에 위치한 국립생태원은 생태라는 단어를 이름에 내걸고 만들어진 최초의 국가기관이다. 초 대 원장인 최재천 교수는 본 재단의 대표로서 국립생태원이 세계적인 수준의 생태 연구, 전시 및 교육 기관 이 되도록 이끌어 가고 있다. 지난해부터 생태원 경내 대표적인 전시시설인 에코리움에서는 본 재단이 기 획에 참여한 개미세계탐험전이 열리고 있다. 올해 2월부터 새로 선보이게 되는 전시의 하이라이트인 잎꾼 개미의 공개에 맞춰 본 재단의 사무국과 이사진은 2월 18일 목요일에 국립생태원을 전격 방문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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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1. 좌측부터/ 주일우 이사 (문학과 지성사 대표), 엄정식 이사장 (한양대 석좌교수), 최재천 교수 이덕환 이사 (서강대 화학과 교수), 권영모 감사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 2. 이사회 후 국립생태원을 돌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이사진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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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다람쥐 13호 후원

생명다양성재단 활동 소개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 아무르 범과 표범 홍보영상 제작 영상제작: 김자한 프리랜서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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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한반도는 여러 종류의 맹수가 한데 서식하

는 나라 중 하나였습니다. 그러나 과도한 사냥과

던 천혜의 자연을 자랑하던 땅이었습니다. 많은 수

서식지 파괴로 지금은 한반도에서 완전히 자취를

의 상위 포식자가 존재한다는 것은 그만큼 먹이가

감춘 이 두 맹수가 여전히 중국, 러시아, 북한의 접

풍부하다는 뜻이고 결국 그곳의 생태계가 건강하

경지대에는 남아있습니다. 비록 우리나라 안에 있

다는 의미도 됩니다. 특히 한국은 호랑이와 표범이

는 것은 아니지만 엄연히 우리의 호랑이, 우리의

라는 거대 고양이과 동물이 함께 있었던 몇 안 되

표범이라 할 수 있는 동물들입니다. 생명다양성재


생명다양성재단 활동 소개

단은 2015년에 아무르 호랑이와 아무르 표범을

연구뿐 아니라 아무르 호랑이와 아무르 표범에 대

위한 연구과제를 에버랜드와 함께 지원하였습니

해 알리고 보전의 중요성을 더욱 널리 확산시키고

다. 야생동식물 학술연구과제로 지원한 <중국 북

자 본 재단은 영상물을 제작하였습니다.

동부 지역의 아무르 호랑이 및 아무르 표범의 생 태복도 조성을 위한 생육조건 연구> 과제는 현재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의 리잉(Li Ying) 연구원에 의해 수행되고 있습니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본 21


생명다양성재단 활동 소개

#3 발표가 끝나고 다음 차례가 되자 야외 복장을 한 어떤 청년이 손을 들고, 자신의 친구인 아무르 범과 표범을 소개합니다. 무서운 맹수들이 나타나자 장내가 술렁거리지만 사회자가 진정을 시키고 이윽고 빔 프로젝터가 돌아가면서 발표가 시작됩니다.

#4 예부터 범과 표범이 한국에 살았지만 그 둘 사이를 엄격히 구별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범과 표 범은 엄연히 다른 동물로서 생태적, 신체적 차이가 존재하죠. 무늬와 몸집에서부터 좋아하는 서식지까 지 서로 다른 맹수의 특성이 시각적으로 역동적으로 표현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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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다양성재단 활동 소개

#7 얼핏 보면 무서운 맹수이지만 이렇게 어려운 현실 속에 처한 모습을 본 관객은 더 이상 거부감을 느끼 지 않고 응원을 보냅니다. 객석에는 참으로 다양한 온갖 종류의 생물이 와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야말로 생명다양성의 잔치네요!

* 본 영상은 생명다양성재단의 유튜브(Youtube)에서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영상 주소: https://youtu.be/AOBpqnjS6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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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다람쥐 13호

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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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최

협찬


강좌 일정 3월 31일

최재천 (국립생태원 원장, 이화여자대학교 에코과학부 석좌교수)

제목: 생명다양성의 시대; 진화와 생태계 생태학 4월 21일

김명호 (만화가, 『김명호의 생물학 공방』 저자)

제목: 과학을 그리다: 중세 ‘과학’ 삽화의 탄생 5월 26일

고기란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사, 생명다양성재단 연구원)

제목: 동물의 인지: 의외와 놀라움의 야생의 주체 6월 23일

강양구 (프레시안 편집 부국장, 『강양구의 에너지 톡톡』 저자)

제목: 포스트 휴먼 시대, 에너지의 미래는? 7월 28일

황기영 (야생동물소모임 회원, 야생동물/ 환경 조사원)

제목: 멸종위기 1급 포유류인 산양의 서식 영역에 대한 분포 한계선 8월 25일

조형근 (한림대 연구 교수, 『섬을 탈출하는 방법』 저자)

제목: 섬을 탈출하는 방법: 협력과 연대의 대안 경제학 9월 22일

한정희 (범보전기금 사무국장)

제목: 한국의 고래 혼획; 우연인가 의도인가? 10월 27일

이한음 (과학 저술가, 번역가, 『지구의 정복자』 번역가)

제목: 에드워드 윌슨의 생명관: 한국의 과학 저술가가 본 자연주의자 11월 24일

박소연 (이화여자대학교 에코과학부 박사과정)

제목: 숙주의 성비를 바꾸는 박테리아, 볼바키아 12월 22일

섭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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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란 생명다양성재단 연구원 이화여대 행동생태학 석사, 조류 인지행동 전공

사무국에서는 매년 뿌리와 새싹 소모임 회원 및 뿌리와 새싹에 관심 있 는 이들을 대상으로 재단주도형 사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작년과 올해 에는 곤충을 주제로 ‘벌레들의 연인클럽’을 매달 한 교실씩 열고 있습니 다. 벌레들의 연인클럽은 여러 번 참여가 가능하며 한 번이라도 교실에 참여하였다면 클럽회원으로서 인정되고 수공예로 만든 회원 기념품이 매 교실마다 시리즈로 주어집니다. 2016년에는 포드(Ford 사)의 후원으 로 2월부터 7월까지 교실이 열립니다.

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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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다람쥐 13호

“어이, 이리들 와봐. 여기 잔칫상이 끝도 없이 차려져 있다고!” 쓰러진 공룡의 사체 위로 인근 의 벌레들이 사라락 사라락 내려앉기 시작합니다. 드디어 곤충 대번영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 지요. 곤충학 교수이자 곤충박물관 큐레이터인 스콧 R. 쇼는 그의 저서 <곤충 연대기>에서 마 지막 공룡이 숨을 거두던 중생대 대멸종의 풍경을 대략 저와 같이 묘사했습니다. 최초로 물 밖 으로 나와 축축한 못가 주변을 거닐던 시절부터 곤충들은 지금까지 다섯 번의 멸종을 겪었고 일부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지만, 현재에는 사실상 지구를 ‘지배’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그 수와 다양성은 가히 압도적인 역량을 자랑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교실은 곤충들 이 이토록 눈부신 생태학적 성공을 거머쥐게 된 전략이 무엇인지, 또 그들 사이에 유행했던 그 전략의 숨은 기능이 대체 무엇이었기에 ‘곤충’하면 떠오르는 특징들을 현생곤충이라면 누구나 가지게 되었는지를 고기란 연구원이 특별 도슨트가 되어 회원들을 안내했습니다.

우리는 곤충이 다리가 여섯 개 달린 조그만 생물이라고 배웁니다. 그런데 도대체 곤충들은 왜 다리를 여섯 개나 달고 몸집을 자그마하게 줄인 걸까? 곤충들은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거쳐 육각보행이야말로 균형과 안정성과 속도 면에서 가장 최적화된 모드라는 것을 알아냈습니다. 실상 몸집과 비교하여 그 속도 면에서 곤충을 따라올 생물이 없지요. 그리고 이들은 대폭 신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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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로라도 감자잎벌레(Leptinotarsa decemlineata )

사이즈를 줄임으로써 수많은 소규모 생태적 틈새를 차지하는 것이 가능하게 되었고, 이는 결과적으로 곤충의 다양성을 늘리는 데 큰 기폭제로 작용하였습니다.

곤충들 사이에 유행을 일으킨 또 다른 전략은 분절된 외골격입니다. 곤충을 뜻하는 단어 insect 는 in sections 에서 유래되었죠. 딱딱한 껍질은 포식자로부터 몸을 지켜 주는 것은 물론 여기저기 파고들어도 몸에 쉽게 상처가 나지 않도록 도와주었고 연약 한 날개가 있는 경우 이를 다치지 않도록 보호하는 역할도 했습니다. 다만 감각이 둔 화되고 성장에 제동이 걸린다는 단점이 있었지만 이들은 감각모를 발달시키고 주기 적인 탈바꿈을 함으로써 해결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체절을 형성해 몸의 유연성을 확 보했지요.

동물이 6억 년간 진화했다고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솔직히 거기서 거기였다. 무 식한 내 눈에는 대부분 종전의 신체 부위가 형태를 바꾼 것에 지나지 않아 보였 다. 그러나 그중 몇 가지는 내가 봐도 정말 신기했는데, 곤충의 날개가 바로 그런 경우였다. - 더글러스 J. 푸투이마, <Science on Trial>

헌데 그 무엇보다 곤충들 사이에 대유행을 일으켜 곤충들이 이토록 바글거릴 수 있 도록 기여한 전략은 따로 있습니다. 바로 날개입니다. 비행능력은 공중 틈새를 차지하 는 것뿐만 아니라 구애, 짝짓기, 도망가기, 체온 조절까지 그 활용도가 엄청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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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다람쥐 13호

일곱 번째 교실 ‘물가의 연인들’ 때에 잠자리를 통해 서도 설명했지만 곤충은 날개를 장착하고 공중으로 진출한 최초의 생물입니다. 현재 조류들이 제아무리 그 위세를 떨치고 있다 하더라도 결국 곤충들을 공중 에서 몰아내는 것은 실패했지요. 이들은 하늘을 날기 위해 필요한 근육을 가슴에 가득 채우는 과정에서 나 머지 기관들은 모두 배로 밀어넣을 수 밖에 없었습니 다. 현생 곤충들이 머리-가슴-배의 특징을 지니게 된 이유이죠.

고추잠자리(Crocothemis servilia mariannae )

이 외에도 현생 곤충의 특징으로 남은 곤충들의 생 존 전략에 대해 충우곤충박물관 2층과 3층을 꼼꼼히 돌면서 설명을 하였습니다. 2시간이 넘도록 쉬지않 고 설명했지만 곤충들의 이야기는 퍼도 퍼도 마르지 않는 샘물 같았지요.

2년째 벌레들의 연인클럽 마스코트로 활약하고 있 는 ‘비단이’는 이제 몸에 제법 허물이 일었습니다. 매 번 교실을 열 때마다 빠지지않고 진행되는 비단이와 회원들의 허그릴레이 때문입니다. 곤충들을 연인과 같은 눈으로 바라보겠다는 다짐을 새기며 많은 회원 들이 쓰다듬은 흔적이 비단이 몸에 고스란히 남았지 요. 2015년에는 회원 기념품으로 수공예 퀼트로 제 작한 미니 비단이 배지를 매 교실마다 색깔을 다르 게 하여 시리즈로 나눠주었는데, 올해에는 수공예 클 레이로 제작한 미니 비단이 자석을 회원 기념품으로 정했습니다. 매 교실마다 다양한 색깔과 크기의 미니 비단이 자석을 모으는 것도 벌레들의 연인클럽의 또 다른 쏠쏠한 재미가 될 것입니다.

벌레들의 연인클럽 회원을 위한 미니비단이 클레이자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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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늘보 세미나는? 나무늘보 세미나는 뿌리와 새싹 소모임으로부터 시작된 궁금증을 해결하도록 돕고자 열립니다. 뿌리와 새싹 활동에서 생겨나는 궁금증을 사무국으로 문의했을 때 다른 뿌리와 새싹들도 함께 알 고 가면 좋을 것 같은 내용은 나무늘보 세미나로 발전됩니다. 전문가를 초빙하거나 관련 기관을 방문하는 등 그 때에 맞는 적절한 방식으로 비규칙적으로 열립니다. 나무늘보 세미나는 뿌리와 새싹 또는 뿌리와 새싹에 관심 있는 그 누구나 참여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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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다람쥐 13호

'그린친구'가 두드린 첫 번째 세미나 2015년 11월 4일, 서교동 한 카페

인공둥지 설치 활동을 시작할 때에 드는 모든 궁금증

그린친구

뿌리와 새싹 '그린친구' 바닥에 떨어진 말라버린 열매 껍질, 수북하게 쌓여 있는 솔방울, 나무 근처에 떨어진 수 피 조각과 잔가지들. 주섬주섬 주워올려 접착제를 몇 번 발라주니 짠-. 나무들이 바닥으 로 떨어뜨린 흔적들이 멋진 예술품으로 재탄생합니다. 여기에 실반지를 붙이면 반지로, 코사지옷핀을 붙이면 브로치로 그리고 핀대를 붙이면 머리핀으로 각기 제 역할을 찾습 니다. 그린친구는 자연에서 노는 것을 제일 잘하는 팀 중 하나입니다. 자연 속으로 들어 가 ‘놀라’고 하면 뭘 해야 할지 몰라 어색하게 서 있는 대부분의 도시민들이 점점 잃어가 는 능력이자 보고만 있어도 너무 ‘자연스러워’ 아름다운 능력이지요. 그린친구는 한 사람 이 한 자연생물과 친구를 맺는 ‘Make GreenChingoo’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가 능한 많은 사람들이 자연에서 그린친구를 맺도록 이끄는 것이 목표이지요. 자연과 우정을 나누는 환경운동에 동참하고 싶은 분들은 그린친구의 블로그에 방문해보는 건 어떨까요. cafe.naver.com/greenching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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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속에서 노는 걸 누구보다 잘하는 그린친구이지만 막상 인공둥지 설치 활동을 시작 하려니 마음에 걸리는 문제가 많았나 봅니다. ‘인공둥지를 막 설치해도 되는건가?’, ‘인공 둥지 때문에 개체수가 갑자기 늘어나거나 하면 어쩌지?’, ‘사람들이 마구 들여다보는 바람 에 되려 새들이 피해를 보는 건 아닐까?’ 헌데 사실 이 질문들은 인공둥지를 설치하는 활 동에 관심이 있었던 다른 뿌리와 새싹들도 몇 번씩 건네던 질문입니다. 여러 뿌리와 새싹 이 인공둥지 설치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데 있어 비슷한 의문들을 갖는다면 이를 한번쯤은 속시원하게 대답해 줄 필요가 있어 보였습니다.

정다미 연구원은 제비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연구 활동을 녹여낸 칼럼 <우리 옆집에 제비 가 산다>를 소식지 하늘다람쥐 10호에 기고해주기도 하였지요. 오랫동안 어머니와 함께 집 주변에서 인공둥지 설치 활동을 해왔으며 ‘꾸룩새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는 소장님이기 도 합니다. 바로 이번 나무늘보 세미나에 딱 맞는 강연자인거죠. 사무국의 세미나 요청을 흔쾌히 응해주신 덕분에 비로소 첫 번째 나무늘보 세미나가 열릴 수 있었습니다.

인공둥지 프로젝트는 여타 프로젝트들에 비해 늘 인기 있는 주제이기 때문에, 사무국에서 도 조금 욕심을 내어 많은 인원을 초대했습니다. 40여명이 넘는 뿌리와 새싹이 서교동의 한 카페로 모였고 정다미 연구원을 통해 평소 의문 나던 것들을 하나씩 소화시키기 시작 했습니다.

정다미 연구원은 인공둥지를 제작하기 적합한 종류의 합판은 무엇인지, 인공둥지를 설치 해주고자 하는 생물종에 따라 둥지의 크기와 입구의 크기는 어떻게 바꿔주는 것이 좋은지, 인공둥지를 설치하면 좋을 공간과 위치는 어디인지 그리고 인공둥지의 외부를 꾸미는 행 위가 인공둥지를 사용하는 생물들에게 미치는 영향까지 골고루 차분하게 설명해 주었습 니다. 그리고 인공둥지가 비단 작은 몸집의 조류뿐만 아니라 맹금류 및 하늘다람쥐와 같 은 포유류들에게도 유용한 쉼터가 된다는 이야기와 함께 그동안 활동하며 촬영해 둔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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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다람쥐 13호

인공둥지의 제작방법과 설치 노하우에 대해 설명 중인 정다미 연구원

들을 함께 나누었습니다. 세미나를 듣던 뿌리와 새싹들의 눈이 한층 더 반짝반짝해진 것은 물론이지요.

이번 세미나를 통해 인공둥지 프로젝트를 시작한 팀도 있고, 한 단계 더 발전시킨 팀도 있 습니다.

‘리건가족’은 세미나 이후 분당의 불곡산 및 판교, 흑석동, 마포에 위치한 공원 일대에 총 12개의 인공둥지를 디자인하고 제작하여 설치하였습니다. 정성스럽게 제작한 인공둥지를 들고 사다리까지 동원하여 새들이 사용하기 적합한 위치에 튼튼하게 달아주었고, 이를 위 해 추운 날씨에 장시간을 밖에서 노동 아닌 노동을 하였지만 과연 어떤 녀석들이 우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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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둥지에 입주해주실까 하는 설레임에 고생이 아깝지 않았다고 합니다.

‘동고비와 친구들’은 세미나가 있기 전부터 남한산성 근처에서 오랫동안 인공둥지 설치 활동을 해온 팀입니다. 아예 이번에는 인공둥지 근처에 카메라를 설치하여 인공둥지를 사 용하는 녀석들을 촬영을 하기 위해 고심 중에 있습니다. 둥지 근처에 작든 크든 촬영 장비 를 두는 것은 자칫 아주 위험할 수 있습니다. 기껏 알을 낳은 어미 새들이 불안감에 못 이 겨 알을 포기하고 떠나버리는 일들이 왕왕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예민한 어미의 경우에는 알을 깨고 나온 새끼들을 키우다가 중도에 포기하고 둥지를 떠나기도 합니다. 그런 경우 새끼들은 꼼짝없이 굶어죽게 되지요. 그래서 명확한 카메라 설치 목적이 있고, 그 목적을 넘어서지 않는 선에서 눈에 띄지 않도록 설치하는 것이 아주 중요합니다. 다행히 동고비 와 친구들은 인공 둥지 제작에 오랫동안 도움을 주셨던 분의 도움을 받아 프로젝트를 구 체적으로 구상 중에 있습니다. 귀한 결과를 얻어 뿌리와 새싹들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 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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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다람쥐 13호

‘Warmers’가 두드린 두 번째 세미나 2015년 12월 17일, 합정동 한 카페

내가 하는 분리수거, 의미가 있을까? 내가 아는 재활용상품, 이게 다일까?

Warmers

Warmers 사무국이 2014년에 운영한 프로그램 중 ‘키워주는 사무국’ 출장 교육이 있습니다. 뿌리와 새 싹에 대해 아직도 생소한 청소년과 시민들을 위해 직접 찾아가 설명해주고, 재생용지를 이용 하여 아트북을 제작해보는 프로그램입니다. Warmers는 두 여대생이 함께 만든 모임으로, 뿌리와 새싹 활동을 갓 시작한 입문 팀이었습니다. 키워주는 사무국 프로그램에 참여하길 원 한다며 자신들이 석사 과정을 밟고 있는 학과의 대학생들을 그러모아 많은 학생들이 모두 함 께 참여하도록 유도했지요. 현재는 학위를 마무리하고 탄소배출권사업본부에 몸담고 있는 Warmers는 이번에는 분리수거와 재활용에 관해 알고싶다며 사무국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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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리수거 그리고 재활용. 두 단어는 이제 우리에게 너무나 친숙한 단어입니다. 너무 친숙한 나머지 그 내용을 잘 알고 있다고 착각하기도 하지요. 하지만 막상 분리수거할 물건들을 싸 들고 분리수거함 앞에 선 사람들 중에서 망설임 없이 손에 쥔 녀석들을 제자리에 착착 골인 시키는 사람은 여태 본 적이 없습니다. 적어도 한두번 쯤은 이걸 어디에 넣어야 하나 주저하 곤 하니까요. 단순히 망설이는 것이 아니라 병에 붙은 라벨을 제거하고 버려야 하는지, 코팅 된 종이는 종이로 분리수거할지 플라스틱으로 분리수거할지 정말 모르기 때문에 주저하기도 합니다.

분리수거를 해놓으면 얼마나 많은 확률로 재활용이 되는지도 궁금하지만 막상 해당 정보를 접하기는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정보가 많이 공개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죠. 그래서 어련히 재 활용이 잘 되고 있으려니 혹은 재활용이 잘 될까 싶지만 내 선에서 만큼은 했다고 생각하고 지나치게 마련입니다.

그런가하면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시장도 있습니다. 업사이클링(창의적으로 재가공한 재활 용상품) 브랜드가 생겨나기 시작한 거지요. 이미 해외에는 다양한 업사이클링 브랜드가 있 고 꽤 유명세를 타고 마니아층까지 형성된 브랜드도 있습니다. 폐 트럭방수천과 자동차 폐 안전밸트를 이용하여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디자인의 가방을 제작하는 스위스사 ‘프라이탁 (Freitag)’이 대표적입니다. 전 세계에 이미 3만 명 이상의 마니아가 있고 한국에도 3천명 이 상이 프라이탁을 사용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가격이 작게는 15만원부터 50만원까지 가방 중에서도 비싼 축에 속하지만 세상에 딱 하나뿐인 디자인이라는 희소성과 튼튼한 내구성 그 리고 가방 제작을 위해 수거된 폐현수막의 세탁조차 빗물을 모아쓰는 진정성 있는 스토리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열광하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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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다람쥐 13호

업사이클링 제품을 설명 중인 최지연 교육전문가

국내에도 브랜드는 있습니다. 폐소방호스를 재활용하여 가방과 지갑을 만드는 엘비스앤크레 세(Elvis&Kresse)라는 영국 브랜드를 모티브로 하여 만들어진 ‘파이어 마커스(Fire Markers)’ 가 최근 팬들을 그러모으고 있지요. 실제 소방관인 아버지를 두었기에 소방관들의 고충을 가 까이에서 보았고 목숨을 담보로 하는 위험한 직업임에도 제대로 처우를 받지 못하는 소방관들 을 돕기 위해 브랜드를 런칭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꾸며낸 스토리가 아닌 진짜 스토리에 많은 이들이 파이어 마커스의 가방과 지갑을 찾고 있답니다.

친숙한 단어임에도 불구하고 곰곰이 생각해보면 아리송한 것 투성이인 분리수거와 재활용에 대한 의문을 풀기 위해 이번에는 재단의 교육전문가 최지연 선생님을 모셨습니다. 최지연 선 생님은 평소에도 업사이클링에 대해 관심이 많아 업사이클링 교육에 참여하기도 하고 실생활 에서도 다양한 업사이클링 물건들을 뚝딱 만들어내곤 하여 사무국의 탄성을 자아내기도 여러 번이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여러 번 회자되었던 물건은 단연 세탁소 의류보관 비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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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탁소에 옷을 맡기고 나면 이후에 옷을 감싸서 보호해주는 역할을 한 후 소명이 끝나고 마 는 세탁소 의류보관 비닐을 이용해 뜨개질하여 바구니를 만들었던 거지요. 검정 비닐, 하얀 비닐 할 것 없이 최지연 선생님의 손을 거치고 나면 소명을 다했던 비닐이 바구니 인생을 살 기도 하고 티코스터 인생을 살게 되기도 했습니다. 더 이상 입지 않는 옷도 뜨개질되어 러그 로 쓰이거나 뜨개질 인형의 속으로 솜 대신 쓰이기도 했지요.

이번 세미나에 아주 적합한 선생님이 계셨기에 뿌리와 새싹은 평소 분리수거와 재활용에 대 한 많은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우선 앞서 언급한 코팅된 종이는 종이로도, 플라스 틱으로도 분리수거가 되지 않습니다. 코팅된 종이는 일반쓰레기로 버려야 합니다. 우리는 이 때문에라도 종이 그대로의 질감을 가공이나 변형과정 없이 사용하도록 지향해야 합니다.

그리고 색이 있는 병은 재활용이 어렵습니다. 와인 병이 대표적이죠. 유리 자체에서 색을 빼 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같은 색을 가진 유리들을 모아 재가공해야 하는데 그 색감이 병 마다 미묘하게 달라 똑같은 색을 모으는 것이 여간 힘든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소주병과 맥 주병을 제외하고는 색이 있는 병을 재활용하기가 힘든 거지요. 와인병과 화장품 병이 그래서 재활용율이 낮다고 합니다. 소주병과 맥주병이 100% 재사용되는 것과 아주 상반되죠. 그래 서 색이 있는 유리병은 유용하게 업사이클링하는 방법을 찾는 편이 좋습니다.

또한 페트병이나 유리병에 있는 라벨은 꼭 제거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페트병이나 유리병을 분리할 때 라벨을 떼어낸 후 종이나 비닐로 분리수거하면 다시 재활용될 공산이 크지만, 그렇 지 않고 분리수거를 해버리면 업체수거 후에 페트병과 유리병을 재활용하기 위해 제거된 라 벨들은 모두 일반쓰레기로 분류되어 말 그대로 ‘버려’지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약간의 번거로 움이 쓰레기를 줄이는 데 사실상 큰 기여를 하는 것이지요.

또한 열심히 참여한 분리수거품들은 서울시에서만 약 80%가 재활용된다고 하니 쉬지않고 분리수거에 동참하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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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다람쥐 13호

“나처럼 똑같은 일을 걱정하고 또 노력하는 사 람이 있다는 것이 나를 더 강하게 만들었고 이를 통해 내가 하는 일이 의미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 제인 구달

비물은 딱 하나, ‘뿌리와 새싹 회원으로서 한 해 동안 가 장 잘한 한 가지를 마음속으로 정해오는 것’. 이 준비물에 대체 무엇을 내세워야 하나 고민을 시작한다면 뿌리와 새싹 활동을 좀 더 다양하고 적극적으로 정진할 필요가

나와 같이 뿌리와 새싹 활동을 하고 있는 사람들을 직접

있겠습니다. 하지만 그 많은 것들 중에서 하나만 내세우

만나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것. 동료가 있다는 것은 상

는 게 고민이라면 아주 훌륭한 뿌리와 새싹이라고 박수

상 이상으로 큰 힘이 됩니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

를 받을 자격이 있지요! 허나 오늘의 자리는 비교하고 견

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아프리카 속담도 있지 않습니까.

주는 자리가 아닙니다. 그저 연말 파티장으로 들어올 때 필요한 초대장의 역할이자 다른 뿌리와 새싹 팀들은 어

크리스마스를 코앞에 앞두고 사무국은 <뿌리와 새싹 연

떤 일들을 했나 글로 소통하는 방법일 뿐이지요.

말 파티>를 열어 뿌리와 새싹들을 초대했습니다. 오늘은 먹고, 놀고, 웃는 날입니다. 초대받은 뿌리와 새싹들의 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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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티를 시작하기에 앞서 세 차례의 발표가 있었습니


1

1. 한 해 동안 진행된 다양한 프로그램을 설명하는 고기란 연구원 2. 그린친구가 손으로 만든 자연물 악세서리

2

다. 먹고, 놀고, 웃는 날이지만 그래도 우리가 왜 이 자리

다. 그린친구는 한 사람당 한 자연생물과 친구를 맺고 우

에 모여 있는지는 꼭 알아야 하니까요. 먼저 사무국에

정을 나누는 Make GreenChingoo 활동을 하고 있고,

서 <한 해>라는 타이틀로 2015년간 사무국에서 회원들

자연물로 악세서리 만들기, 자연 곳곳으로 소소한 캠프

을 위해 진행했던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들을 되짚어보는

떠나기, 여행지에서 땅에 떨어진 자연물 수집하기, 자연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벌레들의 연인클럽, 나무늘보 세미

물로 작품 만들기 등 생활 속에서 뿌리와 새싹 활동을 해

나, 여름캠프, Culture Box, 평화의 날 등 해당 프로그램

온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그린친구는 정작 멋들어진 프

에 참여했던 팀들은 더 깊은 의미를 가지고 다가왔겠지

로젝트는 해보지 못했다며 머쓱해했지만, 생활 속에서

요. 또한 멘토링 프로그램, 장학 프로그램, 자연 여권 발

자연을 늘 상기하고 자연을 벗 삼는 방법들을 강구한다

급 등 회원들을 위한 상시 혜택에 대해서도 한 번 더 설

는 것이 그 어떤 멋들어진 프로젝트 못지않지요.

명했습니다. S.O.S는 김천고등학교에서 생물(생태)축제 ‘바이오필리 그리고 ‘그린친구’와 ’S.O.S’팀이 대표로 뿌리와 새싹으

아’를 개최하였습니다. 김천고등학교에는 순수과학을 위

로서 해왔던 활동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습니

한 동아리 활동이나 이벤트가 없는 것이 안타깝다며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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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다람쥐 13호

1

1. 활동에 대해 이야기하는 그린친구

2

2. 활동에 대해 이야기하는 S.O.S

무국으로 호우 장학신청을 지원하였고 이것이 받아들여

그래서 시작된 생물 맞히기 게임. 총 6개의 팀으로 나누

져 바이오필리아를 개최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생명과학

고 팀에서 한 명이 대표로 나와 사무국에서 마련한 생물

골든벨, 생물다양성 탐사대회, 생명과학 보드게임, 생명

사진을 보고 자리로 돌아갑니다. 그리고 각 팀원들은 사

과학 실험 등 순수과학과 관련된 여러 이벤트들을 열었고,

진을 보고 온 팀원에게 돌아가면서 질문을 함으로써 사

결과적으로 매년 학교축제에서 정기적으로 개최할 수 있

진에 등장한 생물이 무엇이었는지 추리를 해나가는 거지

는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뿌리와 새싹 S.O.S의

요. 사진을 보고 온 팀원은 네/아니오 외에는 말을 할 수

쾌거지요! 이로써 후배들도 지속적으로 순수 과학에 흥미

없는 것이 규칙입니다. 아, 손짓 발짓도 일체 금지입니다.

를 느끼고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게 되

질문은 예를 들면 이런 식입니다. “털이 있나요?”, “아니

어 사무국으로서는 자랑스럽기까지 합니다.

오.”, “물속에 사나요?”, “예.”, “사람보다 큰가요?”, “예.”, “사람을 공격할 수 있나요?”, “…(모르겠어요)” 이 날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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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발표가 끝나고 본격적으로 노는 시간이 왔습니다.

속에는 쇠똥구리와 별코두더지 그리고 개복치가 그 주인

노는 시간에 다 같이 참여하는 게임이 빠지면 섭섭하죠.

공이었습니다. 제한된 시간 안에 추리된 내용을 바탕으로


깜짝 산타의 깜짝 선물 이벤트에 한껏 상기된 뿌리와 새싹

생물을 그려 제출해야 하는데 간혹 아주 해괴한 생물체

선물이 ‘나에게는 쓸모가 없지만 사실상 얼마나 매력적인

가 등장하기도 했지요.

물건인지’ 잘 홍보해야만 했습니다. 본디 파티라는 공간 에서는 다 같이 참여하는 게임 시간이 승부욕이 발동하

마지막에는 깜짝 산타도 등장했습니다. 사무국에서 멘

여(상품까지 걸려 있었기에) 가장 열의에 차있고 열기가

토링 프로그램을 담당하고 계신 최지연 선생님께서 미녀

뜨겁기 마련인데, 선물을 맞바꾸기 위한 내 선물 PR 시

산타로 분해주었고 커다란 선물보따리에서 무작위로 모

간이 연말 파티 통틀어 가장 치열하고 뜨거웠다는 후문

두에게 선물을 나눠주었습니다. 선물보따리에는 겹치는

입니다.

선물없이 각종 생필품부터 문구류와 인테리어 소품까지 다양하게 채워져 있었고 이때만큼은 어린 친구들이나 어

연말파티 동안 파티 한 켠을 차지하고 있던 뿌리와 새싹

른들이나 한결같이 똑같은 함박웃음이었습니다. 그리고

트리에 주렁주렁 달린 한 해 동안 가장 잘한 한 가지 내

연이어 자신에게 그다지 쓸모가 없는 물건을 선물 받은

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사람들에게 선물 교환의 시간을 주었는데, 대신 자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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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다람쥐 13호 참가자들에 의해 꾸며지는 벽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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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를 보호하기 위해 남한산성에 새집을 달고

천연물로 악세서리 만들기

3년간 찾아 촬영했던 매미, 2015년 땅을 뚫고

먹이를 달아준 것

& 새 탐조대회에서 새 많이 본 것

나오는 매미를 발견! 찰칵!

순비누(식물성유지 100%)를 사용한 것!

올해 가장 기뻤던 일은 부화기를 직접 만들어 태

한사랑장애영아원 아이들과 공연하기

어난 닭과 학교 방과 후에 받은 오골계가 짝짓기 를 해서 알을 낳은 게 올해의 최고의 선물이다.

벌레들의 연인클럽에 참가한 것^^

물건 살 때 비닐봉지 안 받아오기

환경에 대하여 많은 관심을 가졌고 많이 배운 것

물 낭비를 안 하려고 노력했습니당^^ & 친구들에 게 제인구달 선생님을 소개하였습니당

우연히 뿌리와 새싹과 인연이 닿았습니다. 아이

수원청개구리를 탐사하며 숨어있는

가 흥미로워할까? 궁금했습니다. 제인구달 샘의

새로운 서식지를 찾았다! (탐사 재미졍!)

책을 읽고 보드판을 만들며 그 흥미가 깊어지고 즐거워져 갔습니다^^! 올해 잘한 일! 아이에게 모 임을 알려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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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다람쥐 13호

2015년 하반기

뿌리와 새싹 장학 프로그램 사무국에서는 연간 1-3회 이상 장학 혜택을 공지하고 뿌리와 새싹들의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2015년 하반기 에 선정된 뿌리와 새싹 팀들과 지원받게 될 프로그램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2016년 장학 혜택 또한 곧 공지될 예정에 있습니다. 뿌리와 새싹들의 적극적인 참여 바랍니다.

달구비 프로그램

동고비와 친구들

인공둥지 설치 및 모니터링 활동, 남한산성 텃새와 동고

(2016. 1~12)

비의 서식처 및 생태환경 조사, 사진전 개최, 벼룩시장 개최, 청소년 환경포럼 개최, 음악회 개최, 활동 자료집 발간 등 청소년들의 다양한 동물과 환경 활동을 위한 장 기 프로젝트 지원

호우 프로그램

소나기 프로그램

닥터구리

익산시 수원청개구리 모니터링 활동 및 겨울철 텃새 먹

(2016. 1~10)

이주기 활동 등 동물을 위한 장기 프로젝트 지원

바다거북

동물보호와 관계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초청하여 팟

(2016. 3~6)

캐스트를 운영하는 동물을 위한 중장기 프로젝트 지원

딸기나라

아파트 내에서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

(2015. 12~2)

람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통해 공존방법을 모색해보 는 동물과 이웃을 위한 단기 프로젝트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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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건가족

주택 내 정원에 인공둥지를 설치하고 모니터링하는 동물

(2015. 12~3)

을 위한 단기 프로젝트 지원

정원생태학

주택과 인근 숲 속에 인공둥지를 설치하고 모니터링 활

(2015. 12~3)

동을 하는 동물을 위한 단기 프로젝트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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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

하늘다람쥐 13호

최지연 생명다양성재단 교육전문가

작년에 이어 올해 2회째를 맞는 에버랜드와 생명다양성재단이 함께하는 생명다양성교 육은 좀 더 많은 지역아동센터를 대상으로 확대 시행될 예정에 있습니다. 생명다양성의 가치와 의미에 공감하는 유관 기관들의 협력으로 이루어지는 본 프로그램은 작년 한 해 동안 6개 센터를 대상으로 시행하던 것에서 올해에는 12개 센터가 늘어나 총 18개 센터 를 대상으로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2015년에는 상반기와 하반기 각각 3개 센터를 선정 하여 다양한 주제로 선정된 지역센터를 여러번 방문하는 방식으로 교육이 진행되었으 나, 2016년에는 상반기와 하반기 각각 9개 센터를 선정하여 1회씩 방문하게 됩니다. 변 경된 교육 방식은 생명다양성교육에 참여하고 싶어하는 센터들의 지속적인 문의와 요 청이 반영된 결과입니다. 아울러 올해에는 에버랜드에서 지역아동센터를 대상으로 시 행한 리모델링 사업에 참여하였던 일부 센터도 동참하였습니다. 교육 환경 개선 뿐만 아니라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서도 에버랜드와 지역아동센터 간에 다양하게 파트너쉽을 이어갈 수 있도록 생명다양성교육이 기여하였습니다.

생명다양성교육은 상반기(3~6월)에는 수서곤충을 주제로 서울경기지역 9개 지역아동 센터를 대상으로 진행되며, 하반기(7~10월)에는 아무르 호랑이와 아무르 표범을 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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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연 선생님이 한 땀 한 땀 손수 제작한 생명다양성교육 마스코트 인형

로 서울경기지역 9개 지역아동센터를 다시 선정하여 진행될 예정입니다. 또한 상반기와 하반기 말인 6월과 10월에는 에버랜드 SNS 회원과 에버랜드 임직원 자녀 및 생명다양 성재단 회원을 대상으로 열리는 Special Class도 신청을 받아 진행될 예정에 있습니다.

에버랜드는 재단을 통해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의 연구진에게 아무르 호랑이 및 아무 르 표범의 서식지 확충 일환으로 생태복도 조성을 위한 생물 지리학적 조사와 생육조건 연구를 지원한 바 있습니다.

올해에는 생명다양성교육의 마스코트도 탄생하였습니다. 멋들어진 학사모를 눌러쓴 회색앵무 인형이 생명다양성교육이 진행되는 동안 아이들과 함께 합니다. 회색앵무 중 에는 ‘알렉스 Alex’라는 이름을 가진 개체가 가장 유명한데, 어느 정도였느냐 하면 알렉 스가 죽었을 때 타임지의 부고란에 소식이 실릴 정도였습니다. 타임지의 부고란은 유명 인이 아니면 기재되지 않지요. 알렉스는 아이린 페퍼버그(Irene Pepperberg)라는 여 성 동물학자가 동물인지연구를 위해 팀을 이루었던 녀석입니다. 상반기 교육이 진행되 는 동안 아이들을 통해 마스코트 이름 공모전을 열어 이름을 지어줄 예정입니다. 하반 기 교육이 진행될 즈음에는 정식 이름을 가지고 활동을 하게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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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다람쥐 13호

엄정식 생명다양성재단 이사장 한양대 철학과 석좌교수

생명다양성만큼 다양한 생각들

생명사랑에 관하여

I

그동안 인류는 생명에 대해서 여러 가지로 의미를 부여 하고 다양한 해석을 시도하였으나 뚜렷하게 이렇다 할

생명은 인간의 가장 오래된 관심사 중에 하나일 것이

성과를 거둔 것이 별로 없다. 종교가들은 생명의 신비를

다. 자기 자신이 살아있다는 사실을 의식하기 시작했을

찬양하고 그 존엄성을 부각시키며 소중하고 겸허한 자

바로 그 순간부터 그것은 이미 관심의 대상이 되었을 것

세로 살아갈 것을 주문한다. 철학자와 예술가들은 삶의

이기 때문이다. 신화에서는 먼저 그 탄생의 신비에 관심

의미를 극대화하고 그 한계를 의식함으로써 오히려 죽

을 보였고 종교는 그 소중함을 신성시하였으며 철학과

음을 극복할 수 있다고 가르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문학은 그 의미와 본질에 대해서 탐구해왔고, 그리고 과

시도들을 통해서 우리가 생명에 대해서 더 많이 알게 되

학은 그 생성과 소멸의 과정을 규명하는 데 진력하였다.

거나 죽음이 실제로 극복된 것은 아니다. 대부분 과학자

그러나 과연 우리는 생명에 대해서 무엇을 얼마나 알게

들에 의해서 생명이 어느 정도 연장되고 그 신비의 베일

되었으며 또 얼마나 더 알고 싶은 것인가. 생명에 대해

이 부분적으로나마 벗겨졌을 뿐이다.

서 좀 더 알아냈다고 해서 우리의 삶에 무엇이 달라질 것인가. 혹시 생명을 무한히 연장하고 싶은 것은 아닐

생명에 관한 관심은 신화나 종교, 혹은 철학이나 예술

까. 그러나 그것은 무엇을 위한 연장인가. 혹시 단순히

적 접근보다는 의학이나 생물학적 탐구를 통해서 더욱

호기심을 충족시키기 위한 것이거나 막연히 더 살아보

생산적인 성과를 거두었다고 말할 수 있다. 가령 히포크

고 싶은 욕구 때문만은 아닌가.

라테스는 신화의 단계에 머물러 있던 그리스의 생명관 을 의술을 통해 경험과학으로 이끌어낸 최초의 인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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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다양성만큼 다양한 생각들

고대인들은 일반적으로 고유한 의미의 생명 현상을 확 인하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그러나 특히 천지인(天地 人)의 합일 사상이 강했던 유교적 전통에서는 자연 중 심적 관점에서 생명을 중요시하고 인간의 생명도 그러 생명에 관한 과학적 탐구의 시초 히포크라테스

다. 그는 의술을 제대로 발휘하기 위해서는 인간을 제대 로 알아야 하며 그것은 신화나 철학이 아니라 인간에 대 한 실증적이도 경험적인 탐구에 의해서만 가능하다고 믿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인간이 무엇으로부터 비 롯되었으며 처음에 어떻게 생겨났는지에 관한 신화적 혹는 종교적 믿음은 중요하지 않다고 주장하였다. 생명 에 관한 본격적인 과학적 탐구는 그렇게 시작되었던 것

한 맥락에서 이해하려는 경향이 있었다. 불교에서 많이 사용되는 ‘중생(衆生)’이란 개념은 대체로 생명과 동의 어로 쓰인다고 볼 수 있다. 생명은 육체와 정신이 형성 되어 생명기관인 명근(命根)이 생겨나고, 수명과 체열 과 의식이 작동하는 것을 의미하며 이것이 중지되면 육 체는 더 이상 육체가 아니라 시체가 되어 자연으로 돌아 간다. 그러므로 이 세 기능 중에 하나라도 유지되면 의 식이 없더라도 생명을 지닌 것으로 간주한다. 그러나 불 교에서 궁극적으로 의도하는 것은 삶과 죽음을 반복하

이다.

는 윤회, 즉 끊임없는 헤맴에서 벗어나는 것이며 그 기 II

생명에 대한 관심은 문명이 존재하는 지역에서는 어디 에서나 엿볼 수 있다. 동양에서는 대체로 자연 친화적 세계관 속에서 자연 전체를 살아있는 신비한 힘으로 보 았다. 이것은 동양에만 있었던 특유한 현상은 아니었다.

원에 대해서는 대체로 회의적인 입장을 취한다.

동양에 비해서 서양에서는 생명에 관한 입장이 다양하 고 복잡한 과정을 거쳐서 기독교적 창조론으로 수렴된 경향이 있다. 우주의 만물이 살아있는 생명체라고 보는 정령론이나 물활론은 그리스의 오르피우스교와 이스라 엘의 유태교의 영향을 받아 우주가 창조주인 신에 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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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다람쥐 13호

76


1

야외로, 자연으로

폭력적인 영장류 길들이기 우재호 서울대학교 산림과학부 4학년

야생의 자연을 향해 나가고 싶은 마음은 한 장소에 국한될 필요가 없 습니다. 한 국가에 제한될 필요도 없지요. 미래의 야생 영장류학자를 꿈꾸는 한 대학생이 과학연구 봉사를 하기 위해서 머나먼 남아프리카 의 땅을 찾아갔습니다. 그가 들려주는 생생한 현장의 자연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폭력적인 영장류 길들이기 숲에 도착하여 온대림에 가까운 열대 원시림 그리고 소나무 조림지역을 가로질러 그들을 만나러 갑니다. 나무 위에 한 마리, 두 마리 그리고 그 아 래 일곱 마리를 확인하고 발걸음을 옮기려는 순간, “와~후(Wahoo)!” 곧이 어 차크마 개코원숭이 우두머리 수컷의 울음소리가 쩌렁쩌렁하게 숲 속에 울려 퍼집니다. 이에 숲 속에 있던 녀석들이 움직여 수컷의 울음소리가 난 곳으로 향하고, 저희도 멀찌감치 그들을 쫓습니다.

(왼쪽 사진) 통념과는 달리, 아침에 집단이 어디로 향할지 결정하는 것은 우두머리 수컷이 아닌 호기심 많은 청소년(juvenile) 개체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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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코원숭이를 아시나요 개코원숭이는 구대륙에 사는 원숭이 중 가장 커다란 몸집을 지닌 영장류로 크게 다섯 종이 아 프리카 대륙 전체에 분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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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차크마 개코원숭이(Chacma baboon, Papio ursinus ): (제가 머물고 있는) 남아프리카 공화국 전역에 걸쳐 서식 2. 기니개코원숭이(Guinea baboon, Papio papio ): 서부 아프리카에 서식 3. 망토개코원숭이(Hamadryas baboon, Papio hamadryas ): 동부 아프리카와 남서부 아라비아 대륙에 서식 4. 아누비스개코원숭이(Olive baboon, Papio anubis): 아프리카 중북부 사바나 지역에 서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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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노랑개코원숭이(Yellow baboon, Papio cynocephalus ): 중남부와 동부 아프리카에 서식

이들은 악마 같은 남성(Demonic males) 의 대표주자 침팬지와 함께 둘째 가라면 서러울 폭 력성을 지닌 영장류 친구들입니다. 이들은 개과 동물처럼 길게 발달한 콧등과, 커다란 송곳 니와 암수 크기 차이로 대변되는 성적 이형성을 공통적으로 지니고 있습니다. ‘성적 이형성 (Sexual dimorphism)’이란, 다윈이 주장한 번식과 짝짓기에 관련된 선택의 힘인 성선택의 결 과로 형성되는 형질을 말하는데, 개코원숭이의 이러한 성적 이형성은 수컷 간의 경쟁에서 이기 4

기 위한 방향으로 진화해 왔습니다. 성체 수컷들은 40kg에 이르는 몸집과 성인 새끼손가락 크 기의 송곳니를 가지고서 집단의 우두머리가 되기 위한 지위 다툼 그리고 집단 간의 전쟁에 혼 신의 힘을 다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위계질서가 명확한 사회구조 속에서 암컷의 경우 대체로 사회적 지위를 어미로부터 물려받아 한 평생을 지니고 살지만, 수컷들의 경우 끊임없는 지위 다툼에서 살아남아야 번식적 성공을 거둘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지위 다툼에 성공한 수 컷이 전 수컷의 유전자를 가진 암컷의 새끼들을 죽이는 영아살해 사건도 벌어집니다. 이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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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의 신 토트로 묘사된 망토개코원숭이 (기원전 1400년경), 대영박물관

복잡하고 위계적인 사회구조는 20세기 초부터 동물학자들의 관심을 끌어 중요한 연구의 대상이 되어왔습니다. 펜실베니아 대학교의 연구진은 이 개코원숭이들의 갈등 음성신호를 녹음하여 다시 들려주는 방식(Playback)으로 이 사회구조에 대해 재미있는 실험을 진행했 습니다. 연구 결과, 가족집단 간에 혹은 하위 개체가 상위 개체에게 덤비는 갈등의 경우에, 가족 집단 내 혹은 상위 개체가 하위 개체에게 일으키는 갈등보다 더 큰 관심을 끌어모은다 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고대 이집트 사람들은 개코원숭이의 영특함을 신성시했으며 초기 왕조시대에는 개코원숭 이의 신인 ‘바바(Baba)’가 내세의 신인 오시리스의 아들로, 지하 세계에서 심판을 하는 모 습으로 그려지기도 했습니다. 한편 이곳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는 19세기 말 다리를 다친 주인을 위해 9년간 한 번도 실수 없이 철도 신호원 역할을 한 개코원숭이 ‘잭(Jack)’ 의 이 야기가 아직도 회자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요즘 이곳의 차크마 개코원숭이들은 말썽꾸러기 로 정평이 나 있습니다. 대도시 케이프타운에서는 관광객들의 가방을 빼앗거나 차에 침입 하여 음식을 앗아가기도 하고, 정원이나 부엌을 통해 집에 침입하여 애완견을 죽여 놓기도 하는 등 각종 폭력적인 범죄를 저지르는 악당 역할을 도맡아 하는 덕에 뉴스와 다큐멘터리 의 단골손님이 되었습니다. 물론 그들이 괜히 말썽꾸러기가 된 것은 아닙니다. 인간이 무심 코 쓰레기통에 던져둔 고칼로리 음식에 맛을 들이게 되었고, 그 결과 하루 종일 먹이활동에 들이는 수고를 줄일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대도시의 경우 관광객들이 귀엽다며 던져주는 음 식을 통해 인간이 높은 질의 먹이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학습하게 된 결과, 위험을 무릅쓰 고 인간과 갈등을 일으키게 된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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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개그맨 ‘유세윤’을 흉내내는 수컷. (실은 공격성을 표현하기 위해 이빨을 드러내보이려는 중입니다.)

폭력적인 영장류 길들이기 저는 지난 12월부터 남아프리카공화국 남부 가든루트

대도시의 개코원숭이들과는 달리 사람의 손을 타지 않

국립공원의 구드벨드(Goudveld) 숲에서 미국 친구들

은 이 친구들과 가까워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

과 함께 야생 차크마 개코원숭이를 길들이는 프로젝트를

다. 때론 나무 위에 숨기도 하고, 숲 속에서 금세 하루에

돕고 있습니다. 길들이기 작업(Habituation)은 야외 영

10km를 이동하는 탓에 어떤 날은 하루 종일 돌아다녀도

장류 연구의 초기 단계로서, 저희 팀은 이곳에 서식 중인

만나지 못하고 돌아오는 날도 있었습니다. 막상 숲 속에

세 집단의 개코원숭이들을 쫓아다니며 그들과 좀 더 가

서 마주친 날에도 무작정 반가워하며 다가갈 수가 없었

까워지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훗날 본 연구주제인 암컷

습니다. 그들에게 위협이 되는 인상을 줄 경우 어떤 위험

개코원숭이들 사이의 위계질서와 건강에 대한 연구를 진

한 상황이 벌어질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정면으로 쳐다

행하기 위해서, 40~50마리로 구성된 각 집단의 개체들

보며 다가가질 못하고, ‘우리가 너희를 해치지 않는다’는

이 일반적으로 무엇을 먹고 지내는지, 행동반경이 어떻

것을 인지시켜주기 위해 혀로 똑딱거리는 소리를 내며

게 되는지, 어떤 개체들로 구성되어 있는지 파악하는 중

비스듬히 비켜 앉아 곁눈질로 관찰을 합니다. 개코원숭

입니다. 또한 제인 구달 선생님이 침팬지들에게 하나하

이들도 마찬가지로 멀찌감치 떨어져 앉아, 곁눈질로 저

나 이름을 붙여주었듯, 각 개체들의 생김새와 성격의 특

희를 틈틈이 지켜보며 식사를 하거나 사랑을 나눕니다.

징을 식별하여 이에 맞는 이름을 지어 주는 작업에 집중

동물원 안에서 볼 때는 귀엽기만 하던 그들이었지만 이

하고 있습니다.

곳에서는 그들의 행동과 울음소리 하나하나가 피부를 통 해 긴장으로 다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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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의 날 그렇게 인내심을 가지고 세 달에 걸쳐 관찰을 하던 어느

나갔고 식은땀이 흘러내렸습니다. 동료의 손이 바들바들

날 ‘심판의 날’이 찾아왔습니다. 평소와 마찬가지로 20-

떨고 있는 것을 진정시키며 기다리기를 10여 분, 수컷 한

30m의 거리를 두고 곁눈질로 이 친구들이 식사를 하는

마리가 자리를 떠나자 함께 곁에 머물던 가족들 모두 언

것을 관찰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수컷 두 마리

제 그랬냐는듯 유유히 숲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긴장감

를 포함한 일곱 마리의 녀석들이 저희를 향해 서슴없이

이 쉬이 가시지 않았던 놀랍고도 떨렸던 10분이었습니

다가오는 게 아니겠습니까. 이들은 5m가 채 되지 않는

다.

거리에 털썩 앉더니 풀을 뜯으며 저희를 관찰하기 시작 했습니다. 저와 제 동료는 고개를 푹 숙이고 바닥을 내려

돌이켜보면 개코원숭이들에게 둘러싸여 있던 그 순간,

다보며 딴짓을 하는 시늉을 했습니다. 위험한 순간이었

그들은 저희가 위험인물인지 혹은 어떻게 반응하는지 확

습니다. 손 뻗으면 닿을만한 거리에 새끼와 암컷들이 다

인하고자 했던 게 아닐까 합니다. 숲 속의 주인인 그들에

섯 마리나 있었고 의도치 않은 손짓이나 움직임에 이들

게 검열을 받은 후에야 그들 삶의 모습의 속살을 조금 더

이 경계음을 낼 경우 그 뒤에서 저희를 지켜보던 커다란

들추어 볼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그날 이후 녀석들은 전

수컷 두 마리가 자식 보호를 위해 어떻게 달려들지 모르

보다 경계를 풀고 다가왔고, 저희는 점차 서서 관찰을 하

는 일이었습니다. 머릿속에는 유튜브 영상을 통해 수컷

기도 하고 10m거리에서도 거부감 없이 개체 식별 작업

개코원숭이들이 표범과 다툼을 벌이던 장면이 스쳐 지

을 진행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솔방울은 영양이 풍부하여 그들이 가장 선호하는 음식 중 하나로 꼽히며, 또한 소나무 위는 인기있는 수면 장소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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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코원숭이가 들려주는 희망의 메시지 개코원숭이들의 사회생활을 관찰하고 있노라면 사촌인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숲 속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평화롭게 먹이를 먹고, 사랑을 나누고, 털을 골라주기도 하던 녀석들이 순식간에 사납게 돌변하여 지위 다툼과 영역 다툼을 합니다. 오늘도 뉴스에서는 극단주 의자 무슬림 집단의 테러 위협, 핵무기 개발과 군비 경쟁에 끊임없이 열을 올리는 각 국가의 모습 들, 세계 각지에서 벌어지고 있는 반인륜적인 강력범죄 사건들이 보도됩니다. 그리고 우리의 지위 다툼과 집단 갈등을 통한 흉터로 얼룩져가는 우리의 지구와 환경을 바라보며 우울함으로부터 벗 어나기는 참 쉽지 않습니다.

여기에 사납고 폭력적이었던 또 다른 개코원숭이들의 개과천선 이야기가 우리에게 희망적인 메 시지를 들려줍니다. 아프리카 동부 케냐 지역에서 아누비스개코원숭이의 사회 행동과 스트레스 에 대해 연구하던 스탠포드 대학교의 연구진은 1983년부터 1986년에 이르기까지 이들 사회의 매

나무 밑동에 마치 사람처럼 걸터앉아 상념에 빠진 개코원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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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두머리 수컷의 사랑을 독차지하고자 그의 털을 골라주고 있는 암컷.

우 흥미로운 변화 한 가지를 관찰합니다. 이들 사회는 다른 개코원숭이들과 마찬가지로 강한 위계 질서 속에서 강한 우두머리 수컷이 지배해왔습니다. 동맹을 통해 우두머리 수컷을 쳐 내고는 또다 시 혈투가 벌어지는 일도 허다했습니다. 상호 파괴적인 싸움을 계속한 것입니다. 하지만 어느 날 모든 게 달라졌습니다. 그들이 주로 방문하여 먹이를 섭취하던 쓰레기장에 여행객이 버리고 간 음 식이 우결핵균(Bovine tuberculosis)에 의해 오염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이 결핵으로 인해 폭력 적이던 상위 위계의 수컷들이 떼죽음을 당하게 되었고 변화가 찾아왔습니다. 이 집단에서는 피 흘 리는 싸움이 훨씬 줄어들었고, 털을 골라주는 시간이 늘어났습니다. 이러한 문화적 변화가 생리학 적으로도 영향을 끼쳐, 과거와는 달리 지위가 높은 수컷과 낮은 수컷 사이에 스트레스 호르몬 정 도의 차이도 줄어들었습니다. 새롭게 지위를 차지한 수컷들이 선조들보다 평화로운 사회를 만든 것입니다.

위의 개코원숭이 사촌들의 사례는 본능적이고 생물학적으로 결정된 것 같이 보이는 모습도 환경 과 시스템에 의해 바뀔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더 합리적이고 평화로운 사회를 만들어 나가 는 것은 운명론이 아니라, 결국 우리 손에 달린 일이 아닐까 합니다. 호모 사피엔스의 폭력적인 본 능을 길들이는 위대한 작업을 성공적으로 이루게 될 그날이 오기를 고대하며, 저는 계속해서 우리 의 사촌인 영장류들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 기울여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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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다람쥐 13호 새롭게 연재하게 된 '생태연구실의 소소한 하루'

박소연 작가 개구리 노래를 시작으로 현재 개미와 세포내공생미생물, 볼바키아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만화 소개 서로 다른 이유로 생태연구를 시작한 대학원생들이 대학원생활과 생태연구를 하면서 겪는 일에 대한 이야기.

만화 취지 생태연구실의 여러가지 일을 통해 생태연구에 관심있는 학생들에게는 대학원 생활의 일부분을 소개하고 생태연구 가 낯선 일반인에게는 관심과 흥미를 유도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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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 다람쥐 소식

친환경 건축: 건물과 환경 신찬양 친환경 건축 컨설턴트 시스카 헤네시 그룹, 뉴욕

초록 식물로 뒤덮인 외벽을 사용한, 옥상에 정원이나 태양광 전지가 있는, 친 환경 페인트나 친환경 자재를 사용한 건물… 친환경 건축, 혹은 녹색 건축에서 연상되는 이미지는 보통 이러합니다. 건물의 사용자인 우리와 가장 가까이에 있는 친환경 요소들이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건축은 우리가 경험하는 “건물” 이외에도 훨씬 더 많은 요소들과 연관되어 있습니다. 마치 나무 한 그루가 씨앗 에서 시작하여 수분과 햇볕을 양분삼아 커가고 동물들에게 살 곳과 먹이를, 사 람들에게 그늘을 제공하다가 죽어서는 토양으로 돌아가는 것처럼 말입니다. 물 론, 나무와 건축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반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나무가 에 너지를 생산한다면 건물은 에너지를 소비하고 (지구상에서 사용되는 에너지 총 량의 40%가 건물에서 소비됩니다), 나무가 산소를 공급한다면 건물은 온실가 스를 배출하니까요 (건물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전체 배출량의 1/3을 차지 합니다). 앞서 언급한 나무의 영향처럼 건물이 생애주기 동안 끼치는 나쁜 영 향력과 이를 개선시킬 수 있는 방향에 대해 나누어 보려고 합니다.

아마 환경에 득이 되는 건축이란 존재하지 않을 겁니다. 건물을 짓는다는 행위 자체가 필연적으로 건물이 위치하는 자리의 자연을 훼손하는 일이니까요. 그나 마 장소를 선택할 때 자연이 보전되어 있는 지역 (Greenfield) 보다는 이미 개 발 되어 있거나 오염되어 있는 곳 (Brownfield) 을 택하는 편이 낫겠지요. 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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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메달보다 더 값진 친환경적인 올림픽 개최’를 목표로 세웠던 런던올림픽에서 산업화로 오염된 땅을 재생시켜 만든 공원

은 예로 런던 올림픽을 위해 산업화로 오염되었던 런던 동부지역을 선정하고 토양 세척을 포함한 재생과정을 거친 후 경기장 주변을 공원화 한 사례가 있습 니다.

장소를 선정하고 나면 건축 설계가 진행되는데, 이 때 친환경 컨설턴트는 어 떤 모양의 건물이 여름에는 햇빛을 차단하고 겨울에는 태양열을 흡수해서 냉난 방에 소비되는 에너지를 줄일 수 있는지, 자연채광을 건물에 깊숙이 유입시키 는 디자인으로 조명에 의한 전기 소비량을 줄일 수 있는지 등을 3D 모델링과 시뮬레이션을 통해 알아봅니다. 건물이 사용되는 기간 동안의 에너지 소비량을 설계 단계에서 예측하여 개선하는 것이지요.

건물을 짓기 시작하면 철골이나 콘크리트, 마감재 등의 건축 자재들이 각처에 서 모여듭니다. 이 자재들의 발자국 (Footprint) 을 따라가다 보면, 원산지에 서 재료를 채굴하는 에너지, 자재를 수송하는 데 드는 연료, 공장에서 재료를 가공하는 데 드는 에너지와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등 각 단계마다 자연에 끼치 는 영향이 생각보다 많음을 알게 됩니다. 따라서 건물과 가까운 곳에서 채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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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공, 운반되는 자재를 사용하고, 원료가 건축자재로 가공되기까지의 공정에 에너지를 덜 소모하는 제품을 선택해야 하겠지요. 또한, 건축 재료들이 건물의 수명이 다했을 때 재사용이 가능한가를 보는 것도 중요합니다. 만약 건물에 쓰 이는 자재들이 건물이 수명을 다했을 때 모두 폐기된다면, 모든 건물은 (슬프 게도) 다 잠재적인 쓰레기인 셈이기 때문입니다.

건물이 지어지면 건물 사용자인 우리는 건축이 만든 실내 환경을 경험하게 됩 니다. 실내가 너무 덥거나 추웠던 적이나, 창문 옆 책상에 앉았을 때 눈이 부셔 서 모니터가 보이지 않은 적, 혹은 새 건물에 들어갔을 때 페인트 냄새에 머리 가 지끈지끈 아픈 적이 있지 않나요? 친환경 건축에는 자연환경 뿐 아니라 실 내 환경을 디자인 하는 일도 포함됩니다. 특히 요즘 들어 실내 공기 질을 개선 하고, 열/빛 환경을 적절하게 유지하도록 설계하여 사용자의 건강과 쾌적을 보 장하는 것이 더욱 강조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마트에서 식료품을 살 때 뒷면의 원료, 생산지, 영양에 대한 정보를 확인합니 다. 내 몸을 생각해서이지요. 우리가 생활하는 건물도 마찬가지로, 에너지를 얼 마나 소비하는지, 건축 자재들이 어디서 왔는지, 몸에 해로운 휘발성 유기화합 물을 방출하진 않는지에 대해 알려주는 레이블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미국 의 LEED, 영국의 BREEAM, 한국의 녹 색건축 인증과 같은 친환경 건물 인증

잠재적인 쓰레기가 될 건축 자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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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O. Stevens

미국의 녹색건축 인증 LEED를 받은 건물

시스템들은 건물의 친환경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점수를 매기고자 합 니다. 그래서 화학조미료가 포함된 식료품들이 시장에서 선택받지 못하고 사 라지듯이,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건물들이 시장에서 도태되도록 하 는 것이지요. 그러나 결국, 그 시장의 트렌드를 형성하는 것은 우리 소비자들입 니다. 내가 살 집, 내가 일할 공간이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생각해 보는 것이 그 첫걸음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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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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