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다양성재단 뉴스레터 20호 (온라인 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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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인사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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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생명의 다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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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생명다양성 단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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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시에 개미생태공원을 기획하다 수원청개구리 연구 논문이 추가로 발표되다 제2회 생태통로 특별강좌를 개최하다 논습지 생물다양성 탐사를 지원하다

4. 하늘다람쥐가 물어오는 생명 도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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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 가능한 미래

5. 생명다양성재단 특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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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너구리 연구의 생생한 이야기들

6. 생명다양성재단 활동 소개 제인 구달의 뿌리와 새싹 생명다양성교육 보전 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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ãÌ 9. 살아있다는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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Ì 생명다양성만큼 생명다양성만큼다양한 다양한생각들 생각들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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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바늘을 마치며

11. 야외로 자연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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³Ì 야외로 자연으로올챙이 잡이를 바라보며 ; 자연을 대하는 경솔함에 대한 짧은 사색 서울라이트(Seoulite)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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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에 양서류 조사를 다녀오다

12. 생태학자의 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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¾ćÌê생태학자의 만화

어쩌면 몰랐을 것들

¾îÌ 지속가능한 생활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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¾¾Ì 지속가능한 약간 푸른 술자리 생활가이드

생태적 차이를 발견하는 여행

¾ Ì 지구별 다람쥐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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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 ¾ôÌê 지구별 온라인 생활의 다람쥐 탄소 발자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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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약은 필요악이 아니다

¾ Ì 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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¾îÌê 후원 온라인 생활의 탄소 발자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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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말


어느덧 날이 짧아지고 밤은 더욱 어두워졌습니다. 하루는 같은 24시간인데도 마치 활 동적으로 보낼 수 있는 시간적 길이는 줄어든 것만 같습니다. 마무리의 계절이 다가오 고 있어서인지 새로운 일을 벌이는 것이 꺼려지고 대신 지난 일을 자꾸 돌아보게끔 됩 니다. 정확한 시점도 종점도 없는 바쁜 일상으로 한 해를 쭉 보내다가 이렇게 하나의 끝 에 근접하게 될 때 우리는 모처럼 조금 색다른 기분으로 올해의 남은 겨울날들을 맞이 하기도 합니다. 연말이라는 방점은 그동안 정말 열심히 산 사람이나 게을러터진 사람이나 찍고 넘어 가는 삶이라는 여정의 이정표이지요. 알차게 또는 엉성하게, 그간의 시간을 어떻게 보 냈든 간에 긴 문장 끝에 마침표를 찍 듯 우리는 그것을 인지하고, 회자하고, 음미합니 다. 그러면서 우리만의 고유한 의미를 부여합니다. 이 시기에 우리가 하는 가장 공통된 행동이 하나 있다면, 그것은 바로 돌아보는 일일 것입니다. 때로는 너무 반성조가 되기 도 하고, 때로는 한 것도 없이 뿌듯해지기도 하지요. 어째 됐건 장구한 세월을 머리와 마음속에서 찬찬히 훑으며 일어난 일들을 짚어보는 이러한 돌아봄은, 생각하면 할수록 우리라는 종이 가진 특이함과 특별함이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다른 생명에게도 이러한 능력이 없으리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요. 그들의 귀엽고, 신기하고, 다양한 머릿속에서 대체 어떤 생각과 상념이 교차하고 있는지는 아마 영원 히 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밝혀진 여러 동물의 온갖 뛰어난 인지 및 지 각 능력을 생각하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웬만한 것은 그들도 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 이 점점 분명해지고 있습니다. 뭐, 남들에게는 없고 우리에게만 있어야 소중하다는 편 견에서만 벗어나면 됩니다. 이 세상의 어느 생물이든 간에, 오랜 기간을 통시적으로 바 라보며 의식적이고 사색적으로 나의 역사로 만드는 그 돌아봄의 행위는 실로 아름답고 경이로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모임과 수다와 먹고 마시기가 전부인 것처럼 보이는 이 시기이지만, 여전히 많은 이들이 조용한 하루의 한 켠을 찾아 삶이라는 이 신비로움 을 되돌아보고 있음을 떠올리면 조금 더 이 세상이 살 만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실로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되돌아보며, <하늘다람쥐> 스무 번째로 돌아봅니다.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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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다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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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17.06.29 / 오피스텔 14층 비상계단의 버려진 화분에서 성장 중인 비둘기 형제 2. 2017.07.05 / 깃털과 몸집이 조금 더 성장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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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다람쥐 2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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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2017.07.21 / 이소 직전의 비둘기 형제 (날개덮깃이 짧은 왼쪽과 오른쪽이 형제, 중앙이 어미) 4. 2017.07.23 / 근접한 공원에서 비둘기 무리에 합류 관찰됨 사진 | 고기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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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다양성 단신

생명다양성 단신 안양시에 개미생태공원을 기획하다

예전 농림축산검역본부의 터를 생태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기초연구의 일환으로 본 재단은 이곳에 대한 생태조사와 공원 기획 방안을 제시하였다. 그동안 검역본부가 있었던 곳이라 민간인의 출입이 통제되고 개발이 제한되어 이곳에 개미의 거대군락 이 존재할 가능성이 국립생태원의 선행 조사 결과 제기되었고 이에 따라 본 연구가 실시되었다. 지난 10월 개미 전문가 장용준과 협력하여 조사한 결과 왕개미 거대군 락의 연합구조가 2개 이상의 집단으로 추정되어 이를 중심으로 한 개미생태공원 계 획을 수립하였다. 또한 현재의 개미서식환경을 그대도 유지하도록 주변 개발지 건 물높이 제한 및 수목이식 관련 제언사항을 포함하여 이미 존재하는 자연생태계를 최대한 해치지 않는 개미생태공원을 위한 안을 제시하였다.

수원청개구리 연구 논문이 추가로 발표되다

수원청개구리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심각한 멸종 위기에 처한 양서류로서 그 행동 과 생태에 대한 자료가 시급한 상황이다. 본 재단은 그동안 수원청개구리의 보전 을 위한 연구를 꾸준히 지원해왔으며 그 결과 또 하나의 학술논문이 최근 발표되었 다. 지난 10월 International Journal of Current Research (Vol. 9, Issue, 10, pp. 59620-59623, October, 2017)에 “쌀과 콩의 수확이 수원청개구리에게 미치는 영 향”이라는 제목으로 수록되었다. 생명다양성재단의 지원으로 2015년 9-11월에 수 행된 현장조사를 분석한 결과 많은 수의 개구리가 가을철이 되면 논 주변의 콩잎에 붙어 지내는 것을 관찰하였다. 휴면은 본격적인 동면과는 달리 해질녘부터 늦은 밤 사이 동작을 멈추고 에너지를 비축하는 행동을 말한다. 기온이 일정 수준으로 내려 가면 수원청개구리는 콩잎에 붙어 하루의 가장 추운 시간을 보내는데 이때 추수가 일어나면 많은 수가 희생된다는 사실이 이번 연구결과 밝혀졌다. 처음으로 빙점 아 래로 기온이 내려가는 날 이후로 수확일자를 미루는 것을 저자들은 제안하고 있다.

재단의 지원으로 진행한 수원청개구리 연구에서 나온 또 하나의 논문이 최근 학술지에 수록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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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다람쥐 20호

제2회 생태통로 특별강좌를 개최하다

생명다양성재단의 특별 강좌 ‘야생동물 길을 연구하는 사람들 두 번째, 양서류의 언더패스(Underpass)에 관하여’를 지난 10월 21일 비즈니스센터 함께에서 개최 하였다. 본 강의는 양재천에 설치된 양서류 지하 생태통로를 모니터링하여 문제점 과 개선 사항을 연구한 중앙대학교 하천 및 수자원 연구실 이민지 연구원이 진행해 주었다. 터널이 크고 밝아야 많이 이용한다는 점, 소음에 민감하고 천천히 움직이는 두꺼비들의 생태적 특성에 맞게 생태통로 내에 낙엽이나 흙 등 은신처를 충분히 제 공해야 하는 점, 비가 내려도 물이 고이지 않는 효과적인 유도벽의 설계 등을 소개 하여 생태통로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해주었다.

중앙대학교 이민지 연구원이 진행한 양서류 언더패스 강좌에는 관련 분야 종사자들도 다수 참여하였다.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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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다양성 단신

논습지 생물다양성 탐사를 지원하다

논은 우리의 주식인 쌀을 생산하는 중요한 공간이면서 동시에 많은 생물들이 보금자 리로 삼는 습지이기도 하다. 논습지의 가치와 멋, 그리고 그곳의 생물다양성을 직접 알아보는 자리가 <2017 제1회 대장들녘 논습지 생물다양성 탐사 대작전: 들녘이 품 은 겨울 생명>이라는 제목으로 2017년 11월 25일 개최되었다. 김포공항습지 공동대 책위원회가 주관한 이번 행사에 본 재단은 참가자들이 수첩이나 펜을 넣을 수 있도 록 기념품으로 제작된 면으로 된 파우치를 제공하였다. 본 행사는 도시에서 사라져 가는 논 습지와 그곳의 생물다양성에 대한 탐사를 통해 중요성을 인식하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기획되었다고 한다. 이번의 후원은 앞으로도 습지를 중심으로 한 좋 은 협력 체계를 만들어갈 첫 걸음으로 평가된다.

2017년 11월 25일 진행된 '제1회 대장들녘 논습지 생물다양성 탐사 대작전'에 재단이 기념품을 후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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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다람쥐 20호

포드코리아 환경프로그램에 선정되다

생명다양성재단은 포드세일즈서비스코리아에서 주최하는 2017년 포드 환경 프 로그램(2017 Ford Motor Company Conservation & Environmental Grants program)에 선정되어 지난 11월 2일 640아트타워에서 개최한 포드 그랜츠 나잇 (Ford Grants Night)에 참석하였다. 재단은 이로써 2015년부터 3년 연속으로 선정 되는 영광을 안았고, 2016년 선정 및 후원으로 올해 한 해 동안 운영한 ‘새들의 연인 클럽’ 활동에 대한 발표를 대표로 진행하였다. 당일에는 환경디자이너 윤호섭 교수 와 이노마드 박혜린 대표 등이 참여하여 강연 및 공연이 함께 진행되었다.

생명다양성재단 고기란 연구원이 포드 후원을 통해 진행한 활동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포드코리아 정재희 대표가 '2017 포드 환경 프로그램' 후원금을 전달하고 함께 의미를 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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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다양성 특집

도심 너구리의 공간생태 연구를 위해 강서습지생태공원에서 포획된 너구리. 건강상태를 확인하고 무선 추적기를 달아 다시 방사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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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다람쥐 20호

도심 너구리 연구의 생생한 이야기들 생명다양성재단은 2015년 연구학술 사업으로 ‘대도시에 서식하는 너구리의 공간생태 연 구’ 과제를 선정한 바 있습니다. 본 연구는 도심 속 너구리 서식지에 무인카메라를 설치해 야 하는데, 하천 범람 등 자연적 요인뿐 아니라 해당 구청과 긴밀한 협조를 구해야 하는 등 변수가 많아 난항을 겪었습니다. 연구 기간을 연장하며 어렵게 시행된 연구는 2016년 4월 부터 2017년 3월에 걸쳐 이루어졌습니다. 연구진은 총 네 마리의 너구리를 포획하고 무선 추적기를 달아 방사하여 너구리들이 사용하는 공간과 시간을 조사하였습니다. 너구리들을 추적하며 알게 된 그들의 생태적 현황을 본 과제의 최종보고서에서 발췌해 소개합니다.

1) 포획과 방사 먼저 서울시 강남구 탄천과 강서구 강서습지생태공원에 무인센서 카메라를 설치하여 너구 리의 서식 여부와 활동 시간을 모니터링한 후, 이를 토대로 포획틀을 설치하였다. 포획 유 인 시 고양이 등 다른 동물이 오지 않도록 과일 같은 식물성 먹이를 사용하였다. 수차례 시도 에 걸쳐 탄천 지역에서 2마리, 강서습지생태공원에서 2마리를 포획하였고, 각각 TC1, TC2, GS1, GS2로 이름을 부여하고 12월, 2월, 4월에 한 차례씩 무선 추적을 하였다.

추적 개체들의 정보 너구리 ID

TC1

TC2

GS1

GS2

포획장소

탄천

탄천

강서습지

강서습지

포획날짜

2016. 10. 15

2016. 10. 28

2016. 10. 26

2016.11.2

성별

체중

2.89kg

3.8kg

5.5kg

4.0kg

이 중 TC1과 TC2는 개선충에 감염되어 있는 상태였다. GS1와 GS2는 개선충 감염 증상 없 이 외관상 건강하였고, 연구팀은 귀의 진드기를 제거해주고 다시 방사했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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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다양성 특집

2) 추적과 고찰 방사 후 12월에 무선 추적한 결과 TC1은 방사한 위치에서 약 75미터 떨어진 지점에서 움직 임이 없었다. 온도가 급격히 떨어지는 12월이므로 굴속에서 은신할 것으로 예상하고 이후 2 월, 4월에 추적하였으나 움직임이 포착되지 않았다. 주변을 탐색한 결과 떨어져있는 발신기 를 찾을 수 있었다. 일반적으로 로드킬 당한 경우를 제외하고 개체에서 발신기가 떨어지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한 가지 가능성은 발신기를 달았을 때 개선충 병변에 의해 목에 생성되 었던 딱지가 떨어지면서 공간이 생겨 발신기가 떨어지는 경우이다. 앞으로 개선충 병변이 있 는 개체들에 발신기를 장착하는 경우 특별한 고려가 있어야 할 것이다.

TC1 포획 및 추적 위치 지도

낙엽 위에서 발견된 무선 발신기

TC2는 12월 무선 추적에서 약간의 움직임이 포착되긴 했으나 72시간을 관찰한 결과 활동 패 턴이 활발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되었다. 그러나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이처럼 고도로 도시 화된 환경에 서식하는 너구리의 겨울철 활동범위나 활동양상에 대한 자료가 없어 판단하기 는 어렵다. 단, 지도상으로는 탄천 및 양재천 주변이 자연스러운 서식처로 보이나, 해당 개체 는 천에서 떨어진 대로와 건물 사이의 나무 및 수풀에서 시간을 보낸 것으로 관찰되었다. 이 지점까지 오려면 도로를 건너야 할 공산이 커 로드킬의 위험이 예상되었다. 이후 2월 추적하였을 때 TC2는 움직임이 전혀 없었고, 양재천 수풀 속에 사용하지 않는 오 래된 터널에 있을 것으로 생각되었다. 추위를 피하는 것뿐 아니라, 해당 개체의 신호위치가 변하지 않는 것을 고려했을 때, 개선충으로 인해 체력이 급격히 저하되어 은신할 곳이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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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다람쥐 20호

TC2 1차 추적 위치 지도

TC2 2차 추적 위치 지도

TC2가 숨었을 것으로 보이는 터널

터널 입구에 설치한 무인 카메라

해 들어갔다고 추정하였다. 72시간 동안 움직이지 않은 것으로 보아, 터널 안에서 폐사했을 가능성을 높게 보았으나, 혹시 모를 가능성을 위해 입구에 무인센서 카메라를 설치해보았 다. 이후 4월 TC2의 위치를 확인하고 찾아가 보았다. 그러나 신호의 위치는 변하지 않았으 며 무인센서 카메라에는 길고양이 사진만 확인되었다. 해당 개체는 TC1보다 개선충의 병변 이 광범위했던 것을 감안할 때, 아마도 터널 안에서 폐사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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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다양성 특집

GS1은 처음 포획한 곳에서 300미터 정도 떨어진 지점에서 신호가 발견되었지만 3일의 추적 기간 동안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 GS1은 외관상 건강이 매우 양호하고 체중도 높았 던 데다, 보통 12월-2월의 가장 추운 시기에 너구리들이 굴속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고, 수컷에 비해 암컷의 움직임이 적은 것으로 보고된 바 있어 폐사보다는 추위를 피해 굴속 에 있을 것으로 추측하였다. 그러나 2월과 4월 추적에서 같은 위치가 포착되었고, 신호 가 잡히는 위치가 강으로 분리된 하중도여서 발신 위치에 접근할 수 없었다. 앞서 언급 한대로 GS1은 개선충 병변이 전혀 없어 발신기가 떨어졌을 가능성은 매우 낮기에 움직 임이 포착되지 않는 것은 다소 의외의 결과였다. 너구리가 하중도를 건넌 후 날씨의 변 화와 맞물려 다시 넘어오지 못하고 폐사했을 가능성도 있으나 자세한 원인은 폐사체를 수거해야 확인이 가능할 것이다.

GS1의 추적 위치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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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2의 추적 위치 지도

GS2는 12월과 2월에는 비교적 활발한 활동이 포착되었고 행동권을 지도에 표시할 수 있었다. 하지만 4, 5, 6월 동안의 추적에서 신호를 포착하지 못하였다. 약 72시간 에 걸친 추적을 2회 실시한 결과 겨울(12-2월) 동안 수컷 성체가 약 19-21ha의 면 적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GS2는 추적한 너구리 중 유일하게 활발한 움직임 을 보였으며 서식지를 넓게 사용하는 것으로 관찰되었다. 그러나 지도에서 나타나 듯이 강서습지의 녹지는 올림픽대로에 의해 이미 그 폭이 제한된 상황이며 여기에 아라뱃길의 건설로 인해 기존의 서식지면적이 급격하게 줄고 강에서 서쪽으로의 이 동은 불가능해졌다. GS2 또한 2월 이후 번식기가 시작되는 시기에 신호가 사라진 것으로 보아, 번식기를 맞아 근처의 다른 서식지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로드킬을 당 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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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다양성 특집

3) 그 외의 동물들 탄천/양재천 주변은 그 폭이 좁고, 해당 지역을 이용하는 사람 수가 많으며 주변이 빽빽하게 개발되어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주변에 조성된 약간의 수풀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이 관찰되 었다. 이번 연구 기간 동안 관찰된 동물을 열거하면 고라니, 족제비, 너구리, 고양이, 까치, 꿩 등이 카메라에 모습을 드러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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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고라니 가족이 포획틀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2. 고양이는 두 마리가 3회에 걸쳐 포착되었는데 서울 도심 내 길고양이의 수를 생각했을 때, 상대적으로 해당 지역에는 개체 수가 많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3. 족제비가 동일 지역에서 2회 포착되었다. 동일 개체였을 것으로 추측되나 카메라로 개체 확인은 불가능했다. 포획틀에 호기심을 보인 듯 하나, 미끼가 식물성이어서 육식동물인 족제비는 유인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4, 5. 까투리와 장끼가 낮에 모습을 드러냈다. 꿩은 서울 도심 내 천 주변 또는 남산 등 녹지 중심에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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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다람쥐 20호

이 너구리는 포획틀 주변을 돌며 미끼를 먹었지만 끝내 포획되지 않았다.

동일한 지역에서 거의 같은 시간에 포착된 너구리와 고라니의 모습은 두 종이 같은 시간 속에 공존하고 있음을 알려준다.

같은 위치에서 포착된 너구리 두 마리 중 좌측 개체는 우측 개체에 비해 털이 북슬북슬하지 않고 체구가 야위어 보인다. 이는 좌측 개체가 개선충 감염의 병변에 의해 탈모가 진행된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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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다람쥐 20호

생명다양성재단 활동 소개 생명다양성재단은 지구의 생명다양성을 효과적으로 연구, 보전 및 향유하기 위한 각종 사업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환경운동 및 교육사업, 서식지 보전을 위한 프로그램, 생태 및 환경을 주제로 한 예술 창작활동 등 최근 진행한 생명 다양성재단의 활동을 소개해드립니다.

- 제인 구달의 뿌리와 새싹 - 생명다양성교육 - 습지 보전 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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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다양성재단 활동 소개

생명다양성교육 생명다양성교육은 멸종위기종이 처한 상황에 대한 경각심뿐 아니라, 다양한 생물을 올바른 관점에서 이해하고 환경보호의식과 생명존중의식을 형성할 수 있도록 비침해적인 교육방법으로 운영되는 교육 프로그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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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다람쥐 20호

‘학교로 찾아가는 생명다양성교육’ 하반기 마무리 2017년 하반기 ‘학교로 찾아가는 생명다양성교육’에는 인천인제고등학교(25명), 정명고등 학교(34명), 숭문중학교(23명)가 선정되었습니다. [뿌리와 새싹 OT], [동물의 피부: 모피], [육식에 대하여], [위험한 질주, 로드킬] 주제로 총 4회 진행 중입니다. 12월 20일 숭문중학 교 수업을 마지막으로 하반기 교육이 종료되었습니다.

교육에 참여하고 있는 정명고등학교 학생들

강의를 청취 중인 인천인제고등학교 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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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다양성재단 활동 소개

보전 프로그램 생명다양성재단은 다양한 환경 요인으로 위기에 직면한 생물과 서식지를 보전하기 위해 연구, 보전 활동, 대중참여 프로그램 등을 수행하며 일반인도 이러한 보전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기 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또한 2016년부터 습지 생태계를 보전하고 알리는 ‘지구 피부과학 프 로젝트’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최근 수행한 보전 프로그램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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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다람쥐 20호

습지 스터디 '장화가 말라가는 방' '장화가 말라가는 방'은 습지에서 연구를 마치고 돌아온 연구자가 장화를 말리는 동안, 연구에 관해 궁금한 점에 대해 질문을 받고 친절하게 풀어서 설명해주는 프로그램입니다. 첫 번째 시간은 ‘고산습지에서 돌아온 연구자’로 진행되었습니다. 습지 연구원의 진흙 묻은 장화가 방 한편에서 말라가는 동안 방에 모인 연구원과 참가자들은 미 리 읽어 본 논문과 습지에 대해 이야기하였습니다. 이번에 읽어온 고산 습지 연구서는 ‘지리산 왕등재 습지의 담수 조류 연구’와, ‘신불산 고산습지의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 연구’입니다. 스터디 형식으로 진행된 프로그램에서는 습지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과 동물들, 아름다운 고산 습지의 모습, 저서 성 대형무척추동물을 연구하는 이유, 이탄층을 연구하는 학자들의 영상 등을 소개하고 각자 궁금했던 점과 준비 해온 질문거리를 놓고 토론하였습니다. 습지에서 조사한 경험이 있는 참가자도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습지가 얼 마나 빠르게 사라져 가는지 실감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본 프로그램을 통해 참가자들은 관심 있는 생태 주제에 대 해 직접 논문을 찾아보는 접근법과 연구 내용을 파악하는 방법을 익혔습니다.

저서성무척추동물 도감 보는 법을 알려주는 연구원

장화가 말라가는 방은 습지 탐사 도구와 각종 자료로 가득 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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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다는 건

살아있다는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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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다람쥐 20호

스무 번째 이야기

놀이 정신이 때와 장소와 재료를 가리지 않는다는 것.

글, 그림 | 김산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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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다양성만큼 다양한 생각들

첫 바늘을 마치며 정창윤 뿌리와 새싹 회원

저는 몇 년 전부터 올해 여름까지 ‘문화공간 숨도’라는 곳에서 카페를 맡아 운영했습니 다. 그 전까지는 전공인 건축공학과에 관련된 지식으로써 지속가능한 개발에 대한 필요 성과 중요성에 대한 얕은 인식만 가지고 있었습니다. 제가 일했던 숨도라는 곳은 불교철 학을 기반으로 자연과 생명의 가치를 존중하는 문화 예술을 펼치는 비영리 문화공간입니 다. 그 곳을 통해서 생명다양성재단을 처음 알게 되었고, 그동안 재단에서 제공하는 교육 과 체험 프로그램에 틈틈이 참여해 왔습니다. 지금은 뿌리와 새싹의 1인 소모임으로 활 동 중입니다. 이전에 저는 사회적 제도나 정치적인 협력이 환경을 보전하는 데에 가장 중 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금은 생각이 바뀌어 개인의 작은 행동들이야말로 큰 변화를 이끌어내는 힘이라 생각했습니다. 저는 요즘 평소에 되도록 채식으로 식사를

뿌리와 새싹 연말 파티에서 그동안 활동해왔던 내용을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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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다람쥐 20호

뿌리와 새싹 평화의 날 행사에서 평화의 비둘기연 퍼포먼스에 참여하고 있는 모습

하고 있습니다. 또, 플라스틱 제품의 구입을 되도록 피하고 카페에서 일회용 컵과 빨대 를 사용하지 않는 등의 일상에서 할 수 있는 작은 실천들을 하면서 기회가 될 때마다 주 변인과 동물과 환경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뿌리와 새싹의 소모임 분들을 처음 만났을 때는 굉장히 놀랐습니다. 가족 단위로 활동을 하시는 분들도 굉장하다 느꼈지만 어린 학생들이 환경문제에 관심을 가지는 것을 넘어 직접적인 행동을 하고 있다는 것이 인상 깊었습니다. 다른 소모임 분들을 보면서 저도 무언가 행동하고 싶어졌습니다. 그 때에는 카페를 운영할 때라 카페에서 쓰는 모든 음료 의 재료를 채식을 추구하는 사람들도 즐길 수 있도록 천천히 바꾸어 나가는 활동을 했습 니다. 그러면서 제가 혹시 다른 일을 하게 되어도 개인적으로 꾸준히 할 수 있는 다른 활 동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고심 끝에 미술작업을 통해 우리 주위에 사라져가는 생명을 알 리는 작업을 시작하자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동안 지인들의 부탁으로 딱딱한 모형을 만 들기도 하고 헝겊으로 된 인형을 만들기도 하고 붓글씨를 쓰는 등 꽤 여러 가지 종류의 작업들을 해왔던 터라 어떤 작업을 통해 메시지를 전하는 게 좋을까 또다시 고민하게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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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다양성만큼 다양한 생각들

었습니다. 그러다가 몇 년 전 우연히 시작하게 된 자수 작업을 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처음에는 반려동물을 떠나보낸 제 주변의 지인들을 위로해주고 싶은 마음에 사진 같은 자수초상 작업을 하고 싶다 생각했었습니다만, 어느 날 문득 비슷한 작업이 지금 사라져 가는 생명들을 지키려 힘든 활동을 하는 분들에게도 위로와 격려를 전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지인의 가족들보다 멸종위기의 생명들을 먼저 수 놓게 되었습니다. 그동안은 지인들에게 선물용으로 굉장히 간단한 형태의 자수만 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제가 전달하고자 하는 작업을 시작하기에는 제 안에 부족한 것들이 너무 많다 느껴졌습 니다. 그래서 그림을 다시 배우고 중간 단계의 작업들로 연습을 하면서 천천히 준비 기 간을 가졌습니다. 그러다 얼마 전에 드디어 첫 작업을 완성했습니다. 처음으로는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동물인 수달을 작업해 봤습니다. 깨끗한 물에서만 살아갈 수 있고 사람을 꽤나 잘 따기도 하는 친숙하지만 보호가 필요한 동물입니다. 털을 하나하나 심다 보니 생각보다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음영을 표현하는 부분이 자연스럽게 표현되

지인 선물용으로 작업한 간단한 동물 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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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배우고 디테일하게 작업한 첫 작품 '수달'

지 않아 한 번 포기할 뻔도 했었고 생각만큼 속도가 나지 않다보니 예상했던 시간의 3배 정도의 시간이 걸렸습니다. 후반부에는 한땀 한땀 진행할 때마다 체력이 깎여져 나가는 게 고스란히 느껴져 힘들면서도 생전 처음 느껴보는 감각을 맛보기도 했습니다. 그 모든 것들이 완성과 함께 사라져 버린 것도 정말 오랜만에 느껴보는 기분이었습니다. 세계적으로 정말 많은 생명들이 생존의 위험을 느끼고 있지만 우선은 우리나라의 멸종 위기 동물을 주제로 잡고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자료를 찾다보니 제가 생각하던 것보다 훨씬 많은 이름들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번에 새로 알게 된 이름들만으로도 제 작업은 몇 년 치가 예정돼 버렸습니다. 지금은 곤충에 관련된 다음 작업을 준비 중입니 다. 한 달에 하나씩만 꾸준히 완성해서 내년에는 작은 전시를 해보려 합니다. 잘 만든 자 수는 천년 동안 보존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지금도 어디선가 사라져 가고 있는 생명들이 그보다 더 오래오래 땅과 하늘과 물에 우리와 함께 살아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담고 싶 어 이 방법을 택했습니다. 전시가 끝나면 작업들은 생명의 다양성을 보전하려고 노력하 고 있는 연구자 혹은 동물보호활동을 하고 있는 단체에 의사를 여쭤본 뒤 선물로 드릴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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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외로 자연으로

몽골에 양서류 조사를 다녀오다 이윤정 이화여자대학교 에코과학부 박사과정

수도인 울란바토르를 벗어난 지 얼마 되지 않자 몽골은 정말 아무 것도 없음의 연속이었다. 그렇지만 자세히 보면 희고 까맣고 갈색인 가축들과, 가축들의 똥, 그리고 메뚜기로 가득 차있기도 했다. 한 걸음 걸을 때마다 수십 마리의 메뚜기가 뛰어 오르는데, 그 모양 때문에 몽골어로 차르차 (царцаа)-! 라고 불린다고 한다. 우리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차를 타고 달리다가 해가 지기 조금 전에 멈추어 저녁을 후딱 먹고, 이 허허벌판에 존재하는 거대한 물 웅덩이들과 강가로 두꺼비와 개구리를 보러 갔다. 우 리 는 아 무 르 산 개 구 리 (R a n a a m u r e n s i s ) , 작 은 두 꺼 비 (Pseudepidalea raddei ), 청개구리 (Dryophytes japonicus ) 의 노래 를 녹음한 뒤 면봉으로 입 안 세포와 피부 세균을 채취하고 몸길이 등을 쟀다. 한국 이화여대 동물 의사소통 연구실 주도로 몽골뿐 아니라 중국, 일본, 러시아, 대만 등에서 진행되는 이 연구는 동북아 지역에 서식하고 있는 무미양서류 26종의 계통생물지리학 연구에 관한 것으로, 넓은 지역 에 분포하고 있는 종들이 유전적으로 같은 종인지, 혹은 이 종들이 다양 한 서식지 특성에 따라 어떤 방식으로 다르게 적응했는지를 알아보는 것 이 주요한 내용이다. 야생 긴팔원숭이 연구가 본업인 나에게 양서류 연구, 그것도 몽골에서 의 연구는 색다른 경험이다. 열대 우림은 그 안의 모든 것이 역동한다. 적도 근처라서 더울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나무 꼭대기에 드러누워 일광 욕을 하는 긴팔원숭이와는 달리 땅바닥에 붙어 있어야 하는 인간은 울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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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지나가는 몽골의 말들

한 식물 그림자에 가려져 추울 때가 많다. 인간이 낸 좁은 길 이외의 모든 곳에는 무엇이 자라고 있다. 하지만 몽골에서는 아무것도 나를 가리는 것이 없었다. 모든 것이 엄청나 게 노출되어 있었다. 연구하는 자세도 다르다. 쌍안경을 건 고개를 들어 높은 나무 위를 보는 대신 허리를 수그려 발 밑을 봐야 한다. 양서류는 연구 주제에 따라 심지어 동물을 잡아서 데이터를 모으고 다시 놔줘야 하는 경우도 있다. 연구 동물과 연구자의 신체적 인 접촉이 일어나는 것이다. 야생에서의 긴팔원숭이는 너무나 당연하게도 항상 우리에 게서 멀어지는 쪽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술라웨시의 한 야생동물구조센터에서 긴팔원숭 이 시설 사진을 찍고 있는데 우리 안의 긴팔원숭이가 날아와서 먹이 구멍으로 손을 뻗어 내 손목을 잡았을 때는 정말 어리둥절했다. 너무나 당연하게도 나에게 다가오지 않을 것 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직접 야생에서 연구한 적 없는 오랑우탄이나 침팬지였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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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 그렇게 가까이 가지도 않았겠지만, 정말 위험했을 수도 있는 실수였다. 아무튼, 인간으로부터 멀리 피하는 것은 야생 개구리도 마찬가지이다. 가파른 벼랑 위의 나 무로 쏜살같이 이동하는 긴팔원숭이의 뒷모습을 바라보듯, 물속으로 뛰어들어 수초 밑 어둠 속으로 사라지는 개구리의 뒷다리를 바라보며 그 동물들에게는 별 의미 없 을 인간의 말을 외친다(아, 안 돼! 거기로 가지마. 에잇, 정말 왜 그러는 건데?). 야행성인 동물을 연구한다는 것은 밤에 여유롭게 하루를 마감하는 시간 따위는 없 다는 것이었다. 게다가 일교차가 큰 몽골 기후 탓인지 한국 개구리들처럼 그렇게 밤 새 울지 않아서 찾기가 더 어려웠다. 이 허허벌판에서는 사람을 볼 기회가 적어서일 까, 불빛만 비춰도 울음을 딱 그치기도 했다. 일단 개구리와 두꺼비를 다 잡아오면 텐트 근처에 모여 앉아서 필요한 데이터를 적었다. 개구리와 두꺼비들은 우리가 눈 사이 거리, 눈과 콧구멍 사이 거리와 물갈퀴 길이, 몸무게 등 필요한 약 열 다섯 가 지의 데이터를 모을 동안 펄쩍펄쩍 뛰고 싶어 안달이었다. 어떤 날은 헤드랜턴 불빛 에 나방들이 몰려왔는데, 말을 하려고 입을 벌렸다가 나방을 세 마리나 먹었다. 밤 이 너무 늦으면 아침에 나머지 데이터를 모으기도 했는데, 높아진 온도 때문에 손이 두꺼비 피부에서 나온 주황색 끈끈한 분비물 범벅이 되기도 했다. 데이터 수집이 끝 나면 모두 원래 있던 자리로 다시 데려다주고, 우리는 또 차를 타고 하루 종일 달렸 다. 낮에도 물 근처를 지나가면 올챙이가 있는지 확인하고 온도와 염도, 산도 등을 측정했다.

낮에 44 물가에서 올챙이가 있는지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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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물에 앉아있는 작은 두꺼비 2. 졸자갈이 저녁을 준비하고 있다. 3. 해가 질 무렵 잘 곳을 정해서 멈춰선 차와 사람들

같이 필드워크를 했던 몽골 국립 교육대학교의 졸자갈과 학부생인 서덩크, 주흐라, 우스트릉은 차를 타고 이동하는 유목민 생활에 최적화된 사람들이었다. 그들이 있 어서 몽골을 더 잘 느낄 수 있었다. 양 가슴뼈에 붙은 고기는 조금씩 다 같이 나눠 먹는다거나, 신성한 돌덩어리를 지나갈 때 경적을 세 번 울린다든가 하는 관습. 현 대적인 것, 실용적인 것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관습들이 남아있는 것이 좋았다. 밤에는 우리가 버린 양 뼈를 먹으러 온 들개들 소리가 텐트 너머로 들렸다. 험한 길 때문에 타이어가 다섯 번쯤 터졌고 우리는 차에서 자다가 비틀비틀 걸어 나와서 아 저씨가 손수 연장을 들고 고치는 동안 약간의 언덕이라든지, 큰 돌들이라든지 화장 실이 될 만한 곳을 찾아서 한참을 걸어갔다 왔다. 예전에 몽골에 갔었던 친구가 건 조한 기후 때문에 머리가 빨리 말라서 좋았다고 했는데, 우리는 열흘 동안 머리를 감을 일이 딱 두 번 밖에는 없었다. 울란바토르로 돌아온 다음 날 아침, 같은 숙소에 묵었던 다른 한국인이 열흘 동안 몽골 어디를 다녔냐고 물었을 때 우리는 좀 당황했다. “어, 처음엔 울란바토르 동쪽 으로 조금 갔다가… 다시 서쪽으로 갔어요. 그리고 북서쪽… 러시아 국경이랑 가까 운 곳인데…” 우리는 울란바토르 말고는 도시 이름은 한 개도 몰랐다. 물과 식료품 사러 아주 잠시 들렀던 것 빼고는 우리는 항상 벌판 위에 있었다. 몽골의 그 거대한 아무것도 없음이 내 마음에 아직도 꽉 차게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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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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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와 새싹 ‘동고비와 친구들’

뿌리와 새싹 ‘파워에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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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두휘

최 일

한애경

출연 (주)아모레퍼시픽 기업인 신창재

(주)아모레퍼시픽은 재단의 전반적인 운영과 모든 사업에 지속적으로 후원하고 있는 후원기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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