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ril 2014 vol.02 premium culture digital magazine
vol.02
오렌지캬라멜의 등장은 충격이었다. 시크한 이미지와 강렬한 퍼포먼스를 내세우던 애프터스쿨에서 공주풍 의 상을 걸친 채 귀여운 목소리로 노래하는 유닛이 툭, 튀어나온 건 예상 밖의 일이었다. 이들은 한 번의 이벤트로 멈추지 않았고, 새로운 곡을 들고 나올 때마다 보는 이들을 끊임없이 놀라게 만들었다. 지난 3월 발표된 ‘까탈레 나’는 펀자브 민요가 삽입된 멜로디, 까칠하고 도도한 여자의 매력을 이야기하는 가사, 초밥과 햄버거, 과일 등 을 응용한 의상, 멤버들의 새침한 표정을 하나로 모아 ‘재밌고 웃기지만 예쁘고 사랑스러운 여자아이들’이라는 콘셉트를 완벽하게 그려낸다. 이제는 애프터스쿨의 유닛이라기보다 독보적인 브랜드가 된 오렌지캬라멜을 만 났다. 그리고 생각했다. 이상하리만치 마음이 끌린다고. editor in chief 강명석 copyreader 장경진 senior editor 위근우 editor 최지은 황효진 한여울 이지혜 정서희 designer 정명희 photographer 이진혁(스튜디오 핑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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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고 웃기지만 예쁘고 사랑스러운 여자아이들. 오렌지캬라멜은 이제 애프터스쿨의 유닛이라기보다 독보적인 브랜드가 됐다. 그리고 이상하리만치 마음이 끌린다. photography by Lee Jin Hyuk (studio pingpong) editor by Hwang hyo jin, WEE GEUN WOO design by jung myoung hee
리지 톱 자라, 팬츠 제인송, 슈즈 슈콤마보니. 나나 톱 자라. 레이나 재킷 제인송, 드레스 세컨플로어, 네크리스 먼데이에디션 by 포스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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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킷 클럽모나코, 드레스 아르케, 슈즈 아디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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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레스 제인송, 슈즈 자라, 선글라스 프린 by 옵티칼W, 힙색 202팩토리.
드레스 질 바이 질 스튜어트, 슈즈 세컨플로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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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니, 미니백 모두 포스티드, 드레스 질 바이 질 스튜어트, 바지 자인송.
‘카탈레나’를 처음 들었을 때 어땠나.
신기하더라.
있어야겠지. (웃음)
나나 리지와 레이나 언니는 별로라고 했지만,
나나 전체적으로는 까칠한 여자의 느낌을
레이나 기본은 항상 있었다. 대표님은 항상
나는 좋았다. 파트별로 포인트가 되는 부분들이
내려고 했다. 까칠하지만 조금 귀엽고, 예쁜
‘너네 콘셉트가 과하고 특이하다고 해서 웃긴
많은 것 같았거든. 가사도 멜로디라인도 굉장히
건 빠질 수 없는 그런 여자. ‘까탈레나’라는
그룹은 아니다. 너흰 섹시하고 귀엽고 예쁜
쉬워서 기억에 잘 남을 것 같았다.
콘셉트도 유치하고 이상한데 친해지고 싶고
면이 있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어떤 기획과
레이나 나는 시끄러운 식당에서 스피커폰으로
매력 있는 캐릭터를 설명하는 거니까.
의상이 나오더라도 ‘심지어 저런 걸 했는데
처음 이 노래를 들었다. 처음 버전에는
레이나 안무가 언니가 예전 영상들을 보여줬다.
예뻐’라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소화해야 하는 게
후렴구에 ‘호이 호이 호이’가 없었기 때문에 좀
그러면서 ‘이때의 풋풋함이 없어졌다, 표정이
우리의 과제다.
약하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이 부분을 좀
약해졌다, 너흰 지금 예쁜 척만 하는데
혹시 몇 살까지 오렌지캬라멜을 할 수 있을지
더 많이 넣었으면 좋겠다고 제안을 드렸고,
그래서는 될 게 아니다’ 이런 말들을 했다. 그
생각해본 적도 있나.
“랄라랄라 흔들흔들 손 흔들고 / 네 목소리가 쉴
안에 장난스러움과 익살스러움, 귀여움도
레이나 최근에 그런 생각을 했다. 내가 리지나
때까지 소리 질러”에만 들어가 있던 ‘호이 호이
있어야 하는데 너무 심심하다는 거다. 그래서
나나보다는 언니다 보니까 ‘이걸 서른 넘어서도
호이’를 후렴에도 넣게 됐다.
노래를 틀어놓고 계속 표정 연습만 하기도
할 수 있을까?’ 싶었다. 다행인 건, 그나마
그렇다면 이번 콘셉트에 대한 확신은 언제쯤
했다. 과하게 해야 한다. “홀려 들어가” 부분은
내가 볼살도 있고 동글동글한 이미지라 크게
생겼나.
대표님과 사장님까지 다 와서 보면서 여기
언니 같아 보이진 않는다고 하더라. 할 수
레이나 뮤직비디오를 찍고 나니 많은 분들이
표정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진짜로 홀려 들어갈
있을 때까지 하고, 올라갈 수 있을 때까지
좋아해 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래 의상
것처럼 해야 한다고 강조하시기도 했다.
올라가야지. 대중들이 봤을 때 밉지 않을
콘셉트는 초밥이나 먹거리가 아니었다. 그냥
예전 영상을 보면서 풋풋했던 그때가 그립진
정도의 선, ‘쟤네 왜 저래?’라고 생각하지 않을
도트였지. 전체적인 분위기도 발리우드 같은 걸
않던가. (웃음)
때까지 하고 천천히 변화해나갈 거다.
생각했다. 우리도 콘셉트에 대해 혼란스러움을
레이나 그래도 지금이 더 좋다. 많은
리지와 나나는 아직 나이에 대한 고민을 할 때가
갖고 있었는데, 뮤직비디오 감독님의
시행착오를 겪어서 여기까지 온 거니까.
아닌 건가. (웃음)
아이디어로 초밥을 하게 됐다. 생각보다 초밥
예전에는 오렌지캬라멜 음악은 왠지 뒤에
나나 언제까지나 귀여운 이미지로만 갈 수는
콘셉트에 대한 반응이 커서 의상도 먹거리
숨어서 듣게 되고 BGM으로 못 틀겠다고
없을 것 같다. 연예인은 이미지가 중요한데,
쪽으로 더 가게 된 거다.
하시거나 “나 오렌지캬라멜 팬이야” 이러면
이대로만 가다 보면 우리 셋 모두 귀여운 느낌이
워낙 독특한 의상이라 다른 아이돌들도 관심 있게
오타쿠 같은 느낌이 든다고도 하시더라. 하지만
확고해져서 연기를 하든 라디오를 하든 한계가
볼 것 같은데.
요즘은 좀 더 대중적인 팀이 된 것 같다. 많은
생길 거다. 게다가 요즘 아이돌들이 엄청
리지 특히 포미닛의 현아가 우리 옷을 많이
분들이 알아봐 주시니까 우리도 무대를 더
어리지 않나. 우리는 이미 언니들이다.
좋아하고 탐낸다. 오렌지맛 탄산음료가 들어가
당당하게 할 수 있게 됐다.
리지 나는 이모라는 소리도 들었어.
있던 헤어 액세서리도 가지겠다고 하고.
리지 활동할 때마다 한 단계씩 올라가는
나나 여기서 더 나이 들어서도 지금처럼 귀여운
레이나 방송할 때 스태프분들도 우리가
기분이다. 도, 개, 걸, 윷, 모로 따지자면 ‘윷’까진
걸 하면 진짜 그거는… 민폐다, 야. (웃음)
지나가면 쳐다본다. 어떨 때는 “오늘은 뭐야?
온 것 같다. 아직 정점인 ‘모’까지는 못 갔고.
리지 그치. “아우, 나이 먹고 주책이다” 그런
진짜 라면이야?” 하면서 만져보시기도 한다.
콘셉트를 어느 선까지 밀어붙일 건지 회사에
이야기 들을 거야.
그럴 땐 좀 뿌듯하다. 마치 내가 예쁜 새
진지하게 물어본 적은 없나.
레이나 나는 지금도 그런 말 듣는데? “지금
옷을 샀는데 다른 사람들이 알아봐 줄 때의
리지 우리는 어딘가에 마지노선을 정해놓고
여러분은 스물여섯 살의 귀여움을 보고
기분이랄까.
싶지가 않다. 젊을 때 뭔가를 더 하고 싶은
계십니다” 이런 거. (웃음)
머리 장식이 유난히 많은 의상인데 안무할 때 신경
그런 마음? 오렌지캬라멜에게는 한계가 없는
리지 그래도 아직까진 나이에 대해 크게 신경
쓰이진 않나.
것 같다. 애초에 다른 걸 그룹들이 하지 않은
쓰지 않고 있다. 몇 살까지 하겠다, 그런 건 없고
레이나 초반엔 그걸 고정하는 게 가장 큰
걸로 시작했기 때문에 거기에 대한 부담은
누구 한 명이 오렌지캬라멜을 안 하게 되면 나도
미션이었다. 춤을 추면 자꾸 떨어지니까 머리에
없다. 음… 그래도 아이돌 같은 면모는 갖추고
그만둬야지.
핀을 엄청 꽂는다. 하루는 양푼비빔밥을 들고 왔는데, 머리에 얹어보니 그릇이 너무 무거워서 넘어지면 코가 깨질 것 같더라. 그냥 시금치랑 계란 등등만 떼서 달았다. 나나 오렌지맛 탄산음료를 달았을 땐, 자꾸만
흘러내리는 바람에 닦으면서 리허설을 하기도 했다. 그래서 본방송 때는 뚜껑에 글루건을 엄청 발랐지. 12 ize&
그런 상황에서도 표정이 흐트러지지 않는 게
지금은 많은 분들이 너네가 ‘선병맛 후중독’의 원조고, 유닛 중에 제일 잘됐고, 뭐 이런 이야기들을 해주시니까 뿌듯하다. 도, 개, 걸, 윷, 모로 따지자면 ‘윷’까진 온 것 같다. 아직 정점인 ‘모’까지는 못 갔고.
레이나 톱 씨바이끌로에, 팬츠 커밍스텝. 리지 톱, 스커트 모두 타임. 나나 톱, 스커트 모두 럭키슈에뜨, 스타일리스트 정재연 헤어 조영재 메이크업 이미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