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3월 이냐시오의 벗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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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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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냐시오의 벗들

예수회

후원회


표지 글

상승上昇 우리의 육신은 아직 지상에 있지만 마음만큼은 하늘에 계신 아버지와 일치하려는 노력을 포기하지 마세요.

우리 영혼의 본향인 하늘을 향하여 끊임없이 상승上昇하시길 바랍니다.

천국의 계단을 한 계단 더 올라 그분께로 더욱 가까이.

사진·글 김우중 스테파노 수사

성 이냐시오와 초기 동료들에 의해 1540년에 창설된 예수회 : 로욜라의 교황청립 수도회로 1955년 한국에 진출함. 예수회 사도직

•교육사도직 : 서강대학교, 이냐시오 야학, 로마 그레고리안 대학 파견 등 •영성사도직 : 예 수회센터, 이냐시오 영성연구소, 말씀의 집, 순천 예수회 영성센터, 기도의 사도직 등 •사회사도직 : 예 수회 인권연대 연구센터, 이웃살이 이주노동자센터, 한누리 아동센터, 무악동 선교본당, 강정 디딤돌공동체 •청소년사도직 : 청년토크, 젊은이 피정, 수도생활 체험학교 등 •선교 : 캄 보디아, 기쁨나눔재단, 미얀마, 동티모르, 대만, 일본, 해외 한인성당 등 •인터넷 및 미디어 사도직 : 이냐시오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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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March

예수회 후원회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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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례특강(강남) •월례특강(광주) •월례특강(대전) •금요침묵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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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례특강 (분당·용인)

•월례특강(청주) •월례특강(인천) •금요침묵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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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단 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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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례특강 (고양·일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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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례특강(부산) •금요침묵피정

•월례특강(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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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삼일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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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지발송작업

*3월 25일 금요침묵피정은 쉽니다.

C O N T EN T S 04 후원회 동정

새싹의 뜨거움을 기다리며

임헌옥 신부

06 원로 사제와의 만남

뜻밖의 선택, 하느님의 이끄심

키스터 신부 김동준 수사

1 2 수도자 일기

그분의 초대

1 6 예수회 양성 체험기

모든 것 안에서 하느님을 발견하기 고정훈 수련 수사

1 9 삶의 자리에서

나, 거기 갈래

신명숙

2 1 성경대학

사도 시대의 삶과 영성

송봉모 신부

24 숨 고르기

그대 어딜 보는가?

26 미얀마에서 온 편지

꼬리아가 어얀 까웅데!

30 일본 그리스도교 역사 일본의 그리스도교 전래 3 33 이냐시오의 길 39 교황님 기도지향

배영길 신부 이근상 신부

바스크

구정모 신부 김민회 신부

지형규 수사 3


후원회 동정

새싹의 뜨거움을 기다리며

얼어붙고 딱딱했던 대지에 봄의 훈풍이 불어오면 고운 흰색의 눈들이 그 대지에 스며들어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겠네 이내 차가움을 뚫고 어린 싹이 고개를 내밀겠지 새싹과의 만남이 기다려진다 !

지난 연말 후원회 사무실에서는 한바탕 난리가 났 었습니다. 새로운 해를 맞으면서 새롭게 꾸며 보려고 《이냐시오의 벗들》2016 1호를 바꾸었는데 문제가 생 겼습니다. 바뀐 특강 날짜를 수정 전 그대로 실은 것 입니다. 신년호가 인쇄되어 배달되었고 그중 일부는 4


손놀림이 빠른 봉사자들에 의해 소식지를 봉투에 집 어넣은 상태가 되었습니다. 인쇄가 잘못된 것을 발견 한 것은 그 뒤였던 것입니다. 헛수고는 말할 것 없고 성탄절이 낀 주말에 신부들뿐만 아니라 아는 학생들 을 동원해서 스티커 붙이는 작업으로 사무실 불을 밝 혔습니다. 소식지의 일부인 6천부에 대한 스티커 작업 은 소식지 발송을 끝으로 종료되었지만, 그 작업이 던 져준 여운은 아직도 저에게 메아리치고 있습니다. 새로운 시작이 얼마나 어려운가? 작은 일에 충실 하다가도 한순간의 방심이 얼마나 많은 수고를 요구 하는가? 시작을 했으니 반은 했나 봅니다. 그 반은 숨은 이들의 손때가 묻어 여러분에게 배달될 수 있어 기쁨으로 채웠습니다. 이제는 2월 한 달을 쉬고 새롭 게 시작하는 3월의 지역 특강에서 만날 여러분들이 기다려지고, 주님 수난의 은총과 부활의 기쁨을 함께 나눌 수 있는 후원회원님들이 봄 새싹처럼 기다려집니 다. 임헌옥 가브리엘 신부 | 예수회 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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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 사제와의 만남

뜻밖의 선택, 하느님의 이끄심 - 서강대 명예교수 키스터 신부님과 함께

다니엘 키스터(D ani e l K i s t e r, 한국명 기수현 ) 신부님은 미국에서 비교문학 박사학위를 받으신 후 한국에 오시어 1974 년부터 서강대학 교에서 영문학을 가르치셨고 , 정년 퇴임하신 후 중국에서도 영어를 가 르치셨다. 신부님은 지난 1월 22 일에 여든 번째 생일을 맞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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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안녕하세요? 올해 연세가 만 80세가 되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요즘 건강은 어떠신지요?

건강은 좋습니다. 괜찮아요. 운동으로 수영을 하거 나 노고산을 산책하고 있습니다. 한국에 오신지 40년이 넘으셨는데 처음 한국에서의 생활 은 어떠셨는지요?

원래 한국에 올 때는 오랫동안 가르칠 생각이 없었어 요. 한 2, 3년 동안 한국문화와 한국말을 배우고 미국 으로 갈 생각이었는데 학생들을 가르치기 시작하면서 부터 한국이 아주 마음에 들었어요. 아름다운 경치와 사람들, 내가 여기서 연구할 수 있는 것이 잘 맞았어요. 그래서 1년 후 계속 더 있기를 청했지요. 그때는 영문 과 학생들을 가르쳤는데 가족적인 분위기가 좋았어요. 오전엔 연세대에서 한국말을 배웠고, 오후엔 서강대에 서 가르쳤는데 학생들이 한국말 공부도 도와주고 그랬 었죠. 한국에 온 것은 하느님이 나한테 주신 아주 좋 은 선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신부님 보시기에 한국이 많이 변화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변 하지 않은 것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일단 좋은 면에서 변한 건, 지금 학생들은 그전보다 좀 더 성숙하고, 물질적인 발전도 많이 됐다는 것이고, 좋지 않은 면은 맨 처음에 왔을 때 내가 느낀 한국 사 람들은 미학적 감각에 대해 아주 대단하다고 생각했어 요. 보통 시골집에 가면 아주 평범한 것들도, 옛날 초 가집 아니면 다른 집들도 멋있다고 느꼈는데 요새는 그 미美에 대한, 미학에 대한 감정들이 많이 없어진 것 7


같아요. 특히 도시에 아름다운 건물을 지어 놓고 아름 답지 않은 광고 간판으로 도배한 것이 보기 싫어요. 변 하지 않은 점은 원래부터 내 맘에 들었던 사람들에 대 한 정情 그건 변하지 않았어요. 그리고 항상 열심히 발 전해 간다는 거, 그거에요. 선교사로서 보람이 있으셨을 텐데 소감을 말씀해주 세요.

사실 선교사로 오기 보다는 오히려 한국어를 배우고 한국문화를 체험하러 왔었어요. 물론 선교를 했지만 내가 주는 것보다 오히려 더 학생들이나 다른 사람들 에게서 받은 게 많았어요. 보람이라면 나는 가르치는 걸 아주 좋아해서 긴 겨 울 방학엔 아프기도 했어요. 다음 학기 시작할 때 더 기분이 좋고, 연구하는 보람도 커서 한국 무속을 통해 새로운 것, 새로운 종교, 믿음에 대해 알게 되어 좋았 죠. 한국의 산과 바다를 여행하고 새로운 친구들을 많 이 사귄 것도 보람이지요. 다른 미국 신부님들처럼 신부님께서도 고등학교를 졸업 하자마자 예수회에 입회하셨는데 어떤 계기가 있으셨는지 요?

나는 예수회 고등학교에 다녔는데 그때 재미없는 과 목을 보면서 내가 어떻게 재미있게 가르칠 수 없을까 생각하면서 나중에 선생이 되어야겠다는 기도를 많이 했어요. 그때 선생은 거의 다 예수회원이었는데 그 안 의 분위기를 좋아하게 되었고, 고등학교 4학년 모두 피 정을 했는데 그때 예수회 입회하면 어떨까 생각했어요. 8


그러니까 특별히 예수회 사제가 되어야겠다는 목적이 나 식별한 것 보다는 그냥 매력을 느꼈어요. 나와 같이 졸업한 학생 175명 중 바로 예수회 입회한 사람이 보통 13~14명 정도였어요. 신학공부를 마치고 특수연학을 하면서 비교문학을 전공하 셨는데 어떤 문학에 관심이 많으셨는지요?

나는 희랍문학을 좋아했어요. 석사는 희랍문학을 했 고, 박사학위는 비교문학 ―희랍문학, 독일문학, 프랑스 문학―을 했어요. 대개 희곡에 집중했는데 현대극이었 어요. 한국에 와선 영문학을 가르쳤고 희곡과 시였죠. 미국에서는 박사학위 받은 후 2년 동안 작은 예술대학 에서 서양문화와 문학을 가르쳤어요. 박사학위를 받고 바로 미국에서도 가르칠 수 있었을 텐데 굳이 한국을 선택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그리고 한국에 와 서 갈등은 없으셨나요?

그때 미국 여러 대학은 재정적인 문제가 있었어요. 우 리 학교도 봄에 다음 학기부터 젊은 교수들이 다 나가 야 됐어요. 우리 관구(미주리 관구)에는 대학이 두 개 있었는데 내가 갈 수 없는 상황이어서 관구장님께 혹시 2, 3년간 다른 곳, 특히 아시아에 갈 수 없을까 의논하 였지요. 아시아와 인도의 문화, 문학, 미술, 음악에 대 해 관심이 생겨서 그곳에 가서 공부를 조금 하다가 다 시 오는 게 어떨까 관구장님께 말씀드렸고 한 번 해보 자고 해서 여러 곳의 예수회 교육기관에 편지를 보냈는 데 한국에서 답이 와서 두 달 만에 왔어요. 사실 한국 으로 올 생각은 전혀 없었죠. 그런데 우연히 된 일이, 9


조금은 안타까운 일이 나의 입장에선 아주 좋은 일이 되었어요. 내게 딱 맞는 곳을 찾은 것이지요. 하느님께 감사드려요. 그래서 학생들에게 항상 이렇게 말해요. “자기가 행복한 삶을 살고자 하면 부모님의 말씀만 따르는 것보다 자기가 스스로 길을 걸어보기도 하고, 만약 그 길을 따라가는데 있어서 어떤 상황에 부딪쳐 뜻대로 안되어 다른 길을 가야할 때에도 그것도 잘 받 아들이라”고. 갈등이라면 내가 한국에 온 그때는 시위를 많이 했어 요. 처음에는 심하진 않았는데 갈수록 무서워졌을 때 였지요. 1985년인가 부산에 내려가서 달맞이 고개에 갔 는데 거기 도시가 보이지 않는 숲속에서 바다를 보면서 한국 사회에 대해서 생각을 많이 했어요. 바다는 굉장 히 아름다운 반면에 바람이 거세게 불면 물고기와 사 람까지도 죽이는 잔인한 바다이기도 하잖아요. 바다를 사랑하려면 바다의 전체를 사랑해야 하는 것처럼 한국 사회를 사랑하려면 전체를 사랑해야 하고 누구나 개인 을 사랑하자면 좋은 점과 안 좋은 점을 같이 사랑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하여튼 그런 갈등이 처음에 조금 있었지만 한국을 떠날 생각은 없었어요. 서강대학교도 예전과 많이 달라졌는데 지금도 변하지 않 은 점이 있다면? 세태가 변해도 꼭 전통을 유지해야 할 점 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요즘은 가르치지 않아서 잘 모르지만 그 전에는 학생 들과 친구처럼 잘 사귈 수 있었어요. 요즘 학생들이 똑 똑하지만, 인간관계를 맺는 건 예전보다 조금 어려워졌 다고 생각돼요. 그래도 학생들이 착하고 선생님을 존경 10


하는 건 비슷해요. 아름다운 한국의 전통적인 미적 감 각을 유지하면 좋을 텐데 하는 마음이고 사람과 사람 사이 정드는 것, 정다운 감정, 정드는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내가 보기에는 조금 약해지지 않았나 생각돼요. 내가 15년 전에 서강대에서 은퇴하고 중국에 가서 12년 동안 가르쳤는데 그때 만난 중국 학생들과 40년 전의 한국 학생들이 비슷하다고 느꼈어요. 쉽게 사귀고 정드 는 것. 요즘 한국 학생들은 더 성숙하긴 하지만 자연스 럽게 관계를 맺고 친해지는 것이 조금은 어려워진 느낌 이 들어요. 인터뷰 정리 ㅣ 유신재 신부 지민영 디오니시아

* 4 월호에는 키스터 신부님께서 행하신 교육 사도직과 이냐시 오 야학에 관련된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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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자 일기

그분의 초대 - 빛과 소금이 되어가는 여정 김동준 갈리스도 수사 | 실습기

* 김동준 수사님은 양성기중 철학기를 마치고 올해부터 2년간 실습기 를 보내기 위해 필리핀 청각장애인 사도직에 파견되었습니다. 이 글은 수사님이 2015 년 성탄미사에서 예수회원들과 나눈 강론입니다.

2년 전, 제가 동기 수사들과 첫 서원을 할 때 당시 관구장 신부님께서 강론 중에 이렇게 말씀을 해주셨습 니다.“소금은 녹아 없어져야 짠맛을 낼 수 있고, 초 는 제 몸을 태워서 없어져야 빛이 납니다.”당시 저희 동기 형제들이 선택한 복음은‘세상의 빛과 소금’ 이라 는 마태오 복음의 한 구절이었고, 제가 지금까지 양성 을 받으면서 겪었던 녹아 없어진다는 것, 태워져 없어 진다는 것에 대한 나눔을 하고자 합니다. 몇 주 전에 저희 신학원 공동체에서 있었던 일입니 다. 한창 막바지에 다다른 학기 말 일정에 지친 저희 12


수사들을 위해 관구장 신부님께서 피자와 치킨을 주 문해주셨고, 저희 공동체 형제들 모두가 식당에 모여 앉아 맥주 한 잔씩 곁들이며 담소를 나누는 시간을 갖게 되었습니다. 분위기가 무르익더니 이윽고 한 형제 의 제안으로 몇 수사님들이 돌아가면서 노래를 부르 는 시간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때 저는 처음 알았습니 다. 노래를 부르는 우리 수사님들의 표정을 통해 각 형 제들의 내면에 담겨 있는 애잔함, 아련함 그리고 상큼 함까지 다양한 감정이 그려내는 리듬과 박자를 볼 수 있다는 사실을요. 저는 소리를 들을 수 없는 농인이기 때문에 노래라는 문화가 지닌 감흥과 매력에 대해 잘 모르는 것이 사실입니다. 예수회에 입회한 이후 농인이 아닌 형제들과 함께 살면서 간혹 여러 형제가 노래를 부르며 즐거워하는 자리는 저에게 굉장히 낯설었고 부담스러운 자리였음 을 솔직히 말씀드립니다. 그러나 몇 주 전 형제들이 노 래를 부르는 자리에서 저는 비록 구성진 목소리를 들 을 수는 없었지만 박수치며 함께 앉아있을 수 있다는 것, 제 존재에 대한 감사함이 올라왔습니다. 제가 노래 를 들을 수 없다는 이유로 인해 이런 자리에 함께하는 것을 마냥 힘들어하거나 제 체면을 차리기에만 급급했 었더라면, 결코 우리 형제들의 표정에서 나타난 공동체 가 주는 편안함과 즐거움을 볼 수 없었을 것입니다. 이 렇게 수도생활 초반에는 이런 긴장을 어떻게 다뤄야 할 지 몰라 매우 어려웠지만, 이제는 형제들이 느끼는 즐 거움을 비로소 열린 눈으로 보고 들을 수 있어 행복했 습니다. 농인이 아닌 형제들의 문화에 녹아들어 가족 13


으로 함께 할 수 있다는 것, 더 나아가서는 차츰 예수 회라는 공동체에 녹아들 수 있도록 이끌어주시는 주님 의 사랑과 섭리 또한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돌이켜보면, 주님께서는 제가 수련 원 시절부터 녹아 없어지고 태워져 없어진다는 것이 과 연 어떤 것인지, 이미 여러 차례 보여주셨다는 생각이 듭니다. 4년 전에 입회한 후, 엄격한 규칙과 일과에 따 라 생활했던 수련생활은 저뿐만 아니라 동료 형제들에 게도 필연적인 긴장이 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러 한 긴장 속에서, 수화 사용이 없으면 상대방의 입모양 을 보아야 말을 이해할 수 있는 저는 수련장 신부님의 강론이나 동료 형제들의 나눔을 온전히 이해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저는 취 침 전 30 분간의 자유시간만 되면 한 형제만 보이지 않 는다는 것을 눈치채게 되었고 이 형제는 이 시간에 어 디서 뭘 할까 하며 궁금해 하였습니다. 그러다가 며칠 후, 자기 전에 필요한 물건을 가지러 교실로 가다가 문 앞에서 비로소 그 형제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 형 제는 텅 빈 교실에 홀로 앉아서 수화 책을 펼치고 열심 히 손가락을 놀리며 수화 연습 중이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얼마 되지 않아 놀랍게도 미사 때마다 제 자리 맞은편에서 수화통역을 하기에까지 이르렀습니다. 제 가 사용하는 언어와 문화에 먼저 다가와 주었던 그 형 제의 녹아듦이 저로 하여금,‘너도 가서 그렇게 하여 라’ 라는 주님의 초대를 체험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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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 년간의 신학원 생활은, 수련장 신부님께서 말씀 하신 영적 사춘기라는 표현답게 굉장히 아팠던 기억이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 아픔이 바로 녹아 없어지고 태워져 없어지는 데서 오는 아픔이라는 것, 결국 필연 적인 주님의 선물이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빛과 소금이 되어가는 여정이 과연 무엇인지 이 제는 조금이나마 알 것 같습니다. 이제 저는 2월부터 필리핀 마닐라로 파견을 받아 떠나게 됩니다. 제가 살게 될 공동체에는 필리핀 예수 회원들만 있고, 또 제가 일하게 될 사도직 현장에는 필 리핀 농인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영어 입모양을 읽는 법을 다시 공부해야 하고, 또 필리핀 수화랑 따 갈로그 수화도 처음부터 배워야 하는 상황입니다. 물 론, 일말의 두려움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최전선에는 항상 두려움이 있을 수 밖에 없고 이러한 두려움조차 도 영신수련의 맥락에서 보면 자연스러운 단계라고 생 각합니다. 제가 필리핀에서도 그곳의 삶과 문화에 잘 녹아들 수 있는 은총 또한 청해봅니다. 오늘은 성탄입니다. 예수님께서는 한평생 녹아 없 어지고 태워져 없어지는 고통을 겪으셨지만, 결국 모두 에게 빛과 소금이 되셨습니다. 그리고 오늘도 어김없이 우리 곁으로 오셨습니다. 이러한 예수님의 여정을 기억 하면서 더욱더 많은 분들이 꿈과 희망을 가지는 내년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성탄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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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회 양성 체험기

모든 것 안에서 하느님을 발견하기 고정훈 가브리엘 수련수사 | 수련 2반

예수회 양성에 대한 체험기를 나누려니 쑥스럽기 그지없습니다. 양성을 받는 당사자임에도 불구하고, 정작 저의 모습은 입회 전이나, 입회하는 그날이나, 이 글을 쓰는 지금이나 크게 달라진 것이 없는 것 같기 때문입니다. 네, 아무것도 달라진 것이 없는 것만 같습 니다. 그렇지만 분명히 하느님께서는 저를 이 양성과정 안에서, 특별히 수련생활 안에서 이끌고 계십니다. 그 리고 어떨 때는 저의 돌처럼 굳은 마음으로도 너무나 선명하게 느낄 수 있도록, 그리하여 제가 하느님을 더 욱 신뢰하고 그분께 더욱 내어 맡길 수 있도록 당신의 크신 사랑을 드러내 주시고는 합니다. 수련원에서 생활하면서 크게 강조하는 것 중 하나 16


는‘모든 것 안에서 하느님을 발견하기 Finding God in all things ’ 입니다. 예수회원은 매일 두 차례씩 이루어지 는 의식성찰 안에서 성령께 이끄심을 청하며 오늘 하 루 하느님께서 나를 어떻게 이끌고 계셨는지 그리고 그 분께서 제가 어떻게 당신을 알아보고 당신께서 원하시 는 것을 선택하였는지 성찰하게 됩니다. 함께 생활하 는 형제의 웃음에서, 바람결에 나부끼는 나뭇잎의 속 삭임에서, 때로는 나의 부족하고 약한 모습마저 하느 님께서는 당신을 드러내고 계시고 저를 이끌고 계시다 는 것을 깨닫게 되는 만큼 그분을 향한 신뢰의 마음 이 조금씩 커져 가는 것을 느끼고는 합니다. 그중 기억에 남는 체험이 있습니다. 때때로 수련자 들은 수련원을 떠나 다른 여러 곳에서 실습을 하게 됩 니다. 저 또한 지난 여름에 홍천에 있는‘영혼의 쉼터’ 에서 실습을 하게 되었습니다. 홍천의 한 산골짜기에 서 영혼들을 돌보기 위한 쉼터를 짓고 계시는 신부님 과 함께 지내면서, 노동의 방편으로 농사일을 하게 되 었습니다. 이제껏 익숙해져 있었던 도시와는 사뭇 다 른 환경에서 온종일 허리를 굽혀 흙을 만지고 온갖 작 물을 돌보는 일이 처음에는 생소하고 힘들기 그지없었 습니다. 그런데 농사일을 하면 할수록, 몸은 고되지만 깊은 곳에서 무엇인가 기쁨이 솟아나는 것이었습니다. 의식성찰 안에서, 저는 아주 어렸을 적에 낡은 집 뒤에 있던 텃밭에서 뛰어놀면서 느꼈던 어린아이다운 천진 함과 자연에서 누리던 기쁨이 제 깊은 곳에 자리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 체험은 저에게 아주 놀라움을 가져다주었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어 17


렸을 적 시골의 작고 초라한 집에서의 생활을 조금은 부끄럽게 여기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체험을 통해서 저는 저의 어린 시절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순수한 기쁨과 자연과의 친밀감을 가리고 있던 두려움의 베일을 걷어낼 수 있 게 된 것입니다. 아스팔트가 아닌 흙을 밟고, 장난감 이 아닌 강아지와 오리와 닭과 놀고, 미끄럼틀이 아 닌 밭고랑과 논두렁을 타고 넘고 놀 수 있었던 것은 바로 하느님께서 저에게 허락해 주신 커다란 선물이었 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서 절로 감사와 기쁨이 올라왔 습니다. 오늘 하루 내가 만나는 모든 사람, 내가 맞닥뜨리 는 모든 상황 안에서 하느님을 찾고자 하면 하느님께 서는 절대 거절하지 않으시고 당신을 드러내 보이십니 다. 아무것도 달라진 것은 없습니다. 과거의 저도, 지 금의 저도 모든 것은‘있는 그대로’ 입니다. 그런데 의 식성찰 안에서 오늘 하루를 이끌어주신 하느님께 저를 내어 맡기면‘모든 것이 달라집니다.’예수회의 양성과 정 안에서 이런 선물을 저에게 마련해주신 하느님께 감 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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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자리에서

나, 거기 갈래 신명숙 크리스티나|의정부교구 광릉성당

아침 7시 20 분. 아직 동이 트지 않은 이른 아침 어둑어둑한 골목 을 난 들어선다. 얼음장 같은 바람을 기분 좋게 흡입하 면서 언제나 내게 용기와 힘을 주시는 그분과 함께 버 스 정거장으로 향하는 내 발걸음이 오늘 따라 더욱 가 벼움을 느낀다. 새해 첫 금요침묵피정, 내게 침묵피정이 유일한 나들이가 된 것은 작년 6월부터, 감회가 새롭다. 2005년 이냐시오 영신수련이 인연이 되어 평생 소원 이던 이스라엘 성지에 초대해주셨고 예수회 후원회원이 되는 길로 이끌어 주신 주님의 크신 은총으로 삶에 있 어서 참된 가치를 어디에서 찾아야 하는지를 조금씩 알 아가게 되어 난 너무도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청주에서 이곳 남양주로 이사 오기 전에는 예수회 월례특강에 푹 빠져 그이랑 신나게 따라 다녔었다. 그 러다 언제부터인가 특강이 없어졌다고 해서 얼마나 아 쉬워했던가(지금은 재개되어 참 다행이라 생각한다). 그러던 중 뜻하지 않게 2014년 12월에 남양주로 이사 19


를 하게 되었을 때 난 다짐했다. 전혀 낯선 도시로 옮기 고 서울 지리도 모르는 까막눈이지만 이사 가면 내가 꼭 하고 싶은 일 1순위로 예수회 후원회원을 위한 금요 침묵피정을 꼽았다. 그러나 막상 이사와 보니 본당 공 동체에 적응하느라 후딱 3월이 왔고, 3월부터 매주 말 씀터를 반에서 하는데 하필 금요일이었다. 예수회센터가 어디 있는지 어떻게 가야 하는지 모든 것이 낯설기만 해서 내 마음은 간절하나 혼자 나서기 엔 멀고도 두렵게만 느껴졌다. 그래도 난 때가 되면 불 러주시겠지 간절한 믿음으로 기다렸다. 뜻이 있는데 길 이 있다고 6월부터 말씀터를 화요일로 옮기게 되어 얼 마나 다행한 일이던지... 거리상 매주는 못 가지만 다양한 색깔을 지니신 예 수회 신부님들의 피정지도를 받으면서 난 충만함과 기 쁨을 느낀다.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으로 오늘도 침묵 을 통해 오시는 그분의 손길을 난 느끼고 싶다. 주님, 새해에도 크리스티나 초대해 주실 거죠? 감사 합니다. 사랑합니다.

♣ 글 모음♣ <이냐시오의 벗들>은 여러분의 나눔으로 더욱 풍요로워 집니다. 삶의 이야기, 신앙 체험 등 내용이나 형식에 제한 없이 A4 한 장 정도(원고지 10장 이내)의 글을 기다립니 다. 글이 채택되신 분께는 소정의 영적선물을 드립니다. 04111 서울시 마포구 서강대길 19 예수회 후원회 박수윤 신부 : jbenefactor@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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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대학

사도시대의 삶과 영성 송봉모 토마스 모어 신부 | 서강대학교 신학대학원 교수

다마스쿠스 회심 이후 3년 동안의 바오로의 행적

사울은 며칠 동안 다마스쿠스에 있는 제자들과 함 께 지낸 뒤, 곧바로 여러 회당에서 예수님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시라고 선포하였다. … 그렇게 3년이란 기간이 지났을 때 유다인들이 사울을 없애 버리기로 공모하였 다. … 그래서 그리스도인들이 밤에 사울을 데려다가 바구니에 실어 다마스쿠스 성벽에 난 구멍으로 내려 보 냈다.(사도 9,19-25 필자 의역) 위 본문은 사울 곧 바오로가 주님으로부터 부르심 을 받고 나서 3년 동안의 행적을 전하고 있다. 이 본문 을 자세히 보기 전에 바오로의 일생을 개괄적으로 소개 한다. 21


31년

| 예수님의 죽음

35년

| 회심

35-37년 | 다마스쿠스와 아라비아에서의 활동 37년

| 첫 예루살렘 방문

44년

| 안티오키아 공동체에서 활동 시작

45-49년 | 제1차 전도여행(지금의 키프로스와 터어키 지역) 49년

| 예루살렘 사도회의(공의회)

50-52년 | 제2차 전도여행(터어키와 그리이스 지역) 54-58년 | 제3차 전도여행(터어키와 그리이스 지역) 58-59년 | 예루살렘에서 체포되고, 2년간 수인 생활 59-60년 | 황제법정에서 재판을 받기 위해 로마로 호송됨 60-62년 | 가택 연금 상태에서 재판을 기다림 62-64년 | 석방되어 스페인에 복음 전도함 65-67년 | 사이로마 근교에서 목이 잘려 순교함

위에 실린 본문을 보면 바오로는 다마스쿠스 체험 이후 즉각 복음 선교에 뛰어들었다가 3년 후 유다인들 의 박해를 피해 다마스쿠스를 떠나게 된다. 이러한 사 실이 역사성을 지니고 있다는 점은 바오로가 직접 쓴 갈라디아서와 코린토2서를 통해 알 수 있다. 바오로는 다마스쿠스에서의 회심 체험 이후 즉시 아라비아로 갔 다가 다시금 다마스쿠스로 돌아온다.(갈라 1,14-18 참 조) 그리고 3년 후 아레타스 임금의 박해를 피해 예루 살렘으로 올라간다.(2코린 11,32-33참조) 흔히들 바오로가 다마스쿠스의 회심 사건이 있고 나서 아라비아로 간 것은 일종의 피정避靜을 하기 위해 서였다고 말한다. 아라비아 사막에서 3년이란 시간 동 안 고독하게 보내며 지난 날 자신의 삶에 대해서 회개 하고, 또 주님의 부르심에 대해 성찰하는 시간을 가지 22


기 위해서였다고 말한다. 이는 잘못된 해석이다. 갈라디 아서에 보면 바오로가 아라비아에 3년 내내 머물렀다 는 말은 없다. 아라비아로 갔다 다시 다마스쿠스로 돌 아온 다음 3년을 보냈다는 말만 있다.(갈라 1,17-18) 바 오로가 아라비아로 간 것은 적극적으로 복음을 전하 기 위해서였다. 아라비아는 우리가 알고 있는 아라비아 사막이 아니라, 다마스쿠스의 남동쪽 지역 오늘날 레 바논과 시리아 국경이 만나는 지역이었다. 당시 이 지역 에 살고 있던 사람들은 나바테아 왕국의 사람들이었 다. 나바테아 왕국을 통치하고 있던 이는 아레타스 4세 였고(39년까지 통치), 왕국의 수도는 페트라였다. 바오 로는 아라비아에서 그리고 다마스쿠스에서 적극적으로 복음을 전하다가 죽을 고비를 넘기게 된다. 이 점은 코 린토2서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다마스쿠스에서는, 아레타스 임금의 총독이 나를 잡 으려고 그 성을 지키고 있었지만, 사람들이 나를 광주리에 담아 성벽에 난 창문으로 내려 주어서 그의 손아귀를 벗 어난 일도 있습니다.”(2코린 11,32-33)

바오로를 잡으려 했던 다마스쿠스의 총독은 아레 타스 임금의 지시를 받는 총독이었다. 아레타스 임금이 다마스쿠스의 총독을 시켜서 바오로를 체포하려 한 것 은, 유다인들의 청원을 받아들여서 이뤄졌다. 바오로의 복음 선포를 받아들일 수 없었던 유다인들이 아레타스 임금에게 바오로를 잡아들이도록 계속 압력을 가했던 것이다. 다행히 바오로는 신자들의 도움을 받아 광주리 를 타고 성문 밖으로 도망을 칠 수 있었다. 23


숨 고르기

그대 어딜 보는가?

그대 어딜 보는가? 혹 빛을 보는가? 등진 어둠을 꼭 기억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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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어딜 보는가? 혹 어둠은 아닌가? 돌아서 빛을 보소.

글·그림 배영길 베드로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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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에서 온 편지

꼬리아가 어얀 까웅데! 이근상 시몬 신부 | 미얀마 선교

해외 선교에 파견된 오 년 만에 닥친 최악의 시간, 바 로 그때, 한국으로 돌아오면 좋겠다는 아주 강하고 감 미로운 초대가 왔다. 절묘한 타이밍이라니... 구구하게 상황을 설명할 수는 없지만 우리 내부 사정이 있다. 여 하튼 미션에서 모든 게 실망스러운 그 순간, 고향으로 돌아오라는 말처럼 상쾌하고 신나는, 그것도 아주 명예 롭게 퇴진할 수 있는 부르심은 얼마나 드라마틱한가. 해서, 아주 간단하게 예! 한마디만 하면 되는 상황 이 되었다. 구구한 사정을 설명할 필요도 없이 우아하 게‘한국에서 나를 필요로 하니’ ,‘가고 싶진 않지만 가야겠습니다.’정도로 말하고 여길 물러나면 되는 상 황이었다. 26


그런데 막상 여기 예수회원들에게 결심을 전하려니 가야 할 만 가지 이유가 있으나 입이 안 떨어졌다. 그 들이 마구 붙잡기도 했다. 늘 그렇듯 우린 다들 각자 의 이유가 있다. 여하튼 그래서 하루, 딱 하루만 좀 더 고민해 보자고 스스로에게 말했다. 스스로 식별이 라고는 불렀지만, 식별이 아니라 그저 할 말을 미룬 거 였다. 그렇게 하루가 이틀이 되고, 또 3일이 되고, 한 달이 가고, 두 달이 갔다. 실망스러운(그들에게 이 말 을 대놓고 할 수는 없겠지만)‘여길 떠날 거라는’말 이 입에서 안 떨어졌다. 한국으로 떠나겠다고 장상에 게 쓴‘멋진’편지도 부칠 수가 없었다. 어릴 때, 짝사 랑하던 친구에게 쓰고 부치지 못한 편지 이후로 가장 길게 손에 쥔 편지가 되었다. 내 할 말이란 그때나 이 제나 왜 이렇게 구겨져서 주머니 속에 갇혀 있는 것이 냐고 억울하기까지 하였다. 그렇게 지내던 어느 주일, 매주 가는 고아원 미사 였다. 거기 아이들은 내가 미사를 해줘서도 좋아하겠 지만, 갈 때마다 빵을 잔뜩 사가거나, 닭죽을 끓이도 록 돈을 주어서도 좋아한다.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 으나, 미얀마의 거의 모든 고아원에서(가톨릭도 마찬 가지) 주일 점심을 주지 않는다. 애들을 왜 주일마다 굶기는지 알 수가 없다. 여하튼 아이들이 나의 미사를, 빵이 나오는 주일을 엄청 좋아한다는 걸 나는 하느님 믿는 것보다 더 확실하게 믿을 수 있다. 주일 독서도 하나만 하지, 강론도 짧지, 그리고 무엇보다 끝나면 빵 27


도 주지, 안 좋아할 수가 없다. 하하. 그 아이들에게 미사 말미에 물었다.“여러분, 제가 한국에서 오라는 초대를 받았는데, 여기 있을 수도 있 습니다. 어떻게 할까요?”말할 것도 없이 나는 아이들 이“여기 있어요”라고 웅장하게 합창을 할 줄 알았다. 그 힘으로 좀 버티리라. 그래 까짓것 아무리 실망스러 워도 애들이 있으라는데 있어야지! 그러려고 했다. 그런데, 40명이 넘은 아이들이 단 한순간도 머뭇거 림 없이. “꼬리아고 뚜아바!”합창을 한다. ‘꼬리아고 뚜아봐?’한국으로 가라는 말이다. 엉, 이거 뭔가? 다시 물었다. 약간 열까지 받았다. 아니 얘들이 날 좋아한 게 아니었어? 여하튼 반복되는 질문에 아이들은 다시 같은 대답. 왜냐고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아이들은 눈에 눈물이 그렁한 채, 답했다. “꼬리아가 어얀 까웅데(한국은 아주 좋은 곳이잖 아요).” 한국 드라마가 월화수목금토일로 미얀마 사람들 을 사로잡았고, 고아원 아이들에게조차 한국은 동경의 나라. 그리고 우리의 좋은 벗, 시몬 신부가 좋은 나라 한국에 갈 수 있다면 가야 한다는 게 아이들의 즉각 적 답이었다. 단 한순간의 머뭇거림도 없는. 28


이제, 주일마다 빵도 푸짐한 점심도 없어지는데... 아이들은 그래도 나보고 멋진 나라 한국으로 가란다. 그들이 아니라 나를 위해서! 미사를 마치고 공동체로 돌아가는 산길, 한 시간 반 오토바이를 어떻게 몰았는 지 모르겠다. 가다 서다를 반복했다. 미얀마에 와서 이렇게 많이 울어본 적이 있었나... 애들이 떠나라고 해서, 여기 남기로 했다. 식별이란 주님의 목소리로 하는 것이었다. 선택하고 나니 보이는 게 많아졌다. 그리고 나는 이제야 식별이란 걸 내 인생 에서 처음으로 시작한 느낌이다.

미얀마 학교 장학금 모금 예수회에서는 미얀마에 두 곳의 영어 학교를 운영하고 있고, 초등학생부터 대학생까지 다양한 학생들을 가르치 고 있습니다. 이 학교에 다니는 시골 출신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을 모금하고자 합니다. 장학금은 1인당 한 달에 3 만원에 지나지 않습니다. 여러분의 작은 사랑의 나눔이 미얀마의 아름다운 꿈과 미래를 심어 줄 것입니다. 문의 : 예수회 후원회 02-3276-7777 (입금 후 확인전화 부탁드립니다.) 계좌 : 신한 140-008-746750 (재) 한국예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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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그리스도교 역사

일본의 그리스도교 전래 3 구정모 마르코 신부 | 일본 죠치대학교 교수

이전 소개한 대로 하비에르 신부는 1549년 4월 19 일 예수회의 토레스 신부, 페르난데스 수사, 그리고 평 신도인 마누엘(중국인), 아마도르(인도인), 야지로(일본 인) 등과 함께 일본을 향해 출항, 그해 성모 승천 대축 일인 8월 15일에 가고시마에 도착해 약 2년에 걸쳐 선교 활동을 했다. 그리고 1551년 9월에 분고노쿠니(현재의 오오이타 현) 에서 오오토모 소린의 보호 하에 선교활 동을 계속해서 성과를 거두었다. 하비에르 신부는 일본에 머문 지 약 2년이 지난 1551년 11월 15일, 토레스 신부와 페르난데스 수사를 일 본에 남겨두고 다시 인도의 고아로 향했다. 인도로 가 면서 하비에르 신부는 일본인 청년 4명(가고시마의 베 르나르도, 마태오, 쥬리안, 안토니오)을 함께 데리고 갔 는데, 그들에게 그리스도 교육을 시켜서 선교사로 육 성시킬 목적에서였다. 그중에서 베르나르도와 마태오는 사제양성을 위해 성 바오로 신학교에 입학하였는데, 당 30


시의 관례로 볼 때 선교지의 현지인을 사제로 양성시킨 다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었다. 고아에 머무는 동안 하비에르는 동양 선교를 위해 서 중국에 갈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그리하여 하비 에르는 1552년 4월 일본 선교를 위해 발타살 가고 신부 등을 일본에 파견하고 자신은 중국으로 향하였다. 그 리고 주지하는 대로 그해 12월 3일 산샨토上川島에서 최 후를 맞이하게 되었다. 하비에르가 귀천하던 그해 크리스마스, 일본의 선교 사들은 토레스 신부를 중심으로 야마구치에 모여 앞으 로의 일본 선교를 위한 회의를 개최하였다. 토레스 신부 는 선교사들을 하비에르가 선교의 초석을 놓은 야마 구치, 분고노쿠니, 히라도 등으로 파견하고 자신은 가 스팔 비라레 신부와 함께 하비에르가 방문했던 교토로 가기로 결심하였다. 교토의 실력자를 만나 그리스도교 포교의 허락을 얻기 위함이었다. 이때 이들을 동반해 안내를 한 이가 있었으니 나중에 그 스스로 예수회 평 수사가 되어 일본의 그리스도교 전래에 큰 공헌을 하게 되는 로렌소 료우사이了斎(1526-1592) 였다. 그는 원래 소 경으로 불교의 승려였는데 야마구치에서 하비에르에게 감명을 받고 로렌소라는 본명으로 세례를 받고 예수회 원들을 위해 시종을 들고 있었다. 교토에 도착한 이들은 우선 당시의 실력자였던 아 시카가 요시테루足利義輝를 만나 그리스도교 포교의 허 락을 받았다. 또한 또 다른 실력자인 미요시 나가요시 三好長慶도 만나서 그를 설득했다. 또한 당시 나라 현의 31


영주로서 그리스도교에 대해 반감을 갖고 있던 마츠나 가 히사히데松永久秀를 설득하는데도 성공했으니 이 모 든 과정에 있어서 로렌소는 뛰어난 지혜와 지식을 갖추 고 선교사들을 도왔다. 이때, 키리스탄 영주로서 명성을 날리게 되는 타카 야마 토모테루高山友照와 그의 아들인 타카야마 우오콘 高山右近(현재 시복 절차의 모든 심사가 끝나서 곧 시복 될 예정임)도 로렌소의 설교에 감명을 받고 비레라 신부 로부터 세례를 받았다. 이렇게 그리스도교 전파에 큰 공헌을 한 로렌소 료우사이는 그 스스로 예수회 입회를 지원, 정식으로 1563년 예수회에 입회하여 평수사로 서원하였다. 이후 예수회원이 된 로렌소 수사는 주로 킨키와 규슈지방에 서 신부들을 도와가며 정력적으로 선교활동을 펼쳤고 많은 이들이 그의 설교에 감복해서 세례를 받았다고 한다. 도요토미 히데요시에 의한 그리스도교 박해 중 1592년 2월 3일 선종하였다.

만년의 로렌소 수사 (한 손에는 지팡이를 또 다른 손에는 묵주를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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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냐시오의 길

바스크 Pais Basco/Euscadi 김민회 시몬 신부 | 프랑스에서 특수연학 중

2. 바스크 Pais Basco/Euscadi 로욜라 성지를 등지고 우리는 이냐시오와 같이 길을 떠난다. 이 바스크 지역은 아주 풍요롭기 그지없다. 에 스파니아에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아주 건조하 고 덥기만 한 모습만 있는 것은 아니다. 수마라가 Zum´a rraga까지의 첫날의 여정은 아주 수월해서 별 더위를 모 르고 발걸음을 옮길 수 있었다. 산을 통과하긴 하지만 산을 오르는 것이 아니라 보행자들을 위한 터널을 이용 하는 것이다. 그래서 높낮이의 기복 없이 그리고 체력 부 담 없이 자연을 벗삼아 발걸음을 옮길 수 있다. 물론 오 늘날에도 터널이 아닌 산을 타고 넘어가는 길을 택할 수 도 있다. 그러나 둘째 날 아란사수 Arantzazu로 향하는 여정 은 다소 다르다. 수마라가 기차역에서 출발해 여러 마을 33


을 지나, 바렌디올라 Bar rendiola댐을 가로질러 건너고, 마지막에는 해발 1273m인 아리우르딘 Ar riurdin 산도 넘 어가야 한다. 정확히 말하자면 산 정상을 찍진 않고 산 바로 옆에 있는 비오스코르니아 Biozkor nia 고개를 넘어 간다. 이곳에서부터는‘Arantzazu’라 쓰인 팻말을 찾을 수 있다. 이렇게 한 20k m 정도를 걸으면, 해발 750m의 산 중 턱에 있는 아주 작은 마을 아란사수에 도착한다. 이 마 을에서 바라보는 전망과 경치는 우리를 숙연하게 만들기 에 충분하다. 우리는 아주 자연스럽게 영적인 평화와 풍 요로움을 느끼게 된다. 사실 이곳은 참으로 외딴곳이기 는 하지만, 그 당시에도 많은 사람에게 유명한 곳이었을 것이고, 이제야 이냐시오가 왜 이곳에 있는 성모 경당까 지 와서 기도했는지 조금은 알 수 있을 것 같다.

아란사수 경당에 있는 나무로 된 성모 마리아 복제상

아란사수의 자연과 웅장한 경치에 비해, 이곳 경당에 있는 나무로 된 성모 마리아의 상은 가시덤불 위에 앉아 있는 매우 소박하고 단순한 조각상이다. 성모 마리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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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손에 공 모양의 것(세상을 상징)을 쥐고 있고, 왼쪽 무릎 위에는 아기 예수님이 앉아 있는데, 아기 예수님의 왼손에는 과일 비슷한 것이 들려있다. 전체적으로는 약 36cm 정도의 아담한 크기로 약간 투박하면서 제대로 조 각되지도 않은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 고 푸근하고 따뜻한 느낌이 드는 비잔틴 양식의 이 조그 마한 성모 마리아상은 1469년에 이 아란사수에서 발견된 이후 주목을 받기 시작했고, 1514년에는 프란치스코회 수 도자들이 이 아란사수에 와서 살기 시작하면서 많은 사 람들이 이곳으로 순례를 오기 시작했다. 이냐시오는 이 아란사수에 있는 경당에서, 그가 앞으 로 걷게 될 몬세라트까지의 긴 순례 길에 힘과 은총을 달 라고 성모님께 간절히 기도했다. 그리고 이냐시오의 순례 를 배웅하기 위해 왔던 그의 형과 밤새 이야기하며 형을 설득한 곳도 바로 아란사수였다. 아란사수에서 약 10k m 정도 떨어져 있는 오냐테O ´n ate 에서 온 형에게, 이냐시 오는 그저 자신이 나헤라 N´a jera 공작이 있는 나바레트 Navarrete에 간다고만 말을 하며 형을 안심시켰을 것이 다.1) 이냐시오가 그가 원하는 것을 성모 마리아에게 간절 하게 청했듯이, 그리고 그를 찾아온 형에게도 순례를 떠 날 것임을 간절하게 이야기했듯이, 이러한 이냐시오의 간 절함을 담아 우리도 아란사수에 도착하자마자 저렴하게 1) 이냐시오 자서전, p. 52. 이냐시오는 이미 나바라의 태수가 있던 나바레트에 있으면서 전쟁에도 참여했던 적이 있었기 때문에, 그가 나바레트로 간다는 것이 형들에게는 그렇게 이상하진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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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을 수 있는 숙소를 간절하게 찾기 시작했다. 이 아란 사수에 있는 호텔들의 가격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에는 어렵사리 이곳에 있는 프란치스코 작은 형제회 수도원에 잠을 청할 수 있었다. 이 수도회 수사들은 처 음에 우리를 무척이나 의심하다가 경계를 풀기 시작했고, 다음날 아침에는 우리의 허기진 배를 근사한 아침 식사 로 채워주기도 했다. 간절하게 청하면 무엇이든 얻을 수 있다는 확신이 조금씩 조금씩 생기기 시작했다. 이튿날 우리는 다시 길을 떠나기 전에, 아란사수의 성 당 안에 계신 성모님께 기도를 하고 조배를 하였다. 예상 대로 이 성당 안에 있는 성모 마리아 상은 너무나 작기 도 하고 워낙 위에 위치한데다, 성당 내부가 너무 어두워 서 제대로 사진에 담을 수가 없었다. 다행히 작은 형제회 공동체 안에 있는 경당에 모조품이 있어서 이것을 보면서 좀 위안을 삼고, 우리가 앞으로의 순례의 길을 잘 걸을 수 있도록 청원한 후에, 보슬비가 내리는 아침 산길을 재 촉한다. 이냐시오가 살던 시대에는 매 순간 길을 걷는다는 것이 오늘날보다 훨씬 어려웠을 것이다. 산 중턱에 있는 아란사수에서 아라이아 Araia 로 향하는 길은 산길을 계 속해서 따라가야 한다. 그래도 이날 목적지인 아라이아 로 향하는 길은 그럭저럭 괜찮았다. 그러나 다음날 알다 Alda까지 가는 길은 우리에게 다소 위험했다. 우리가 이 냐시오의 길을 순례하면서 최고로 어려운 길로 기억한다. 이정표가 잘 구비되어 있지 않은데다가, 사람이 전혀 살 36


지 않는 고원 지대 15k m-20k m 정도를 걸어야 하기 때 문이다. 가는 방향을 웬만큼 잘 잡지 않고서는, 이 사막 과 같은 황량한 지역에서 길을 잃고 죽을 수도 있겠다는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이냐시오는 당시에 매 순간 순간 을 죽음을 무릅쓰고 순례의 길을 걸었으리라. 길을 잃어버린 우리는 알다로 내려오는 길을 결국 찾 지 못하고, 전혀 엉뚱한 마을인 라라오나 Larraona라는 마을로 내려왔다. 이곳은 알다에 이르기 7-8k m 전의 마 을이다. 결국 우리는 이날 목적지인 알다에 도착하지 못 하고 울리바리Ullibarri에서 잠자리를 청해야 했다. 이 마 을은 숙소가 전혀 없었다. 다행히 마을회관 같은 허름한 곳을 얻어 잘 수 있었다. 춥고 불편하긴 했지만, 우선은 이곳에 머물면서 잠을 잘 수 있었고, 친절한 마을의 몇 명 주민들이 우리에게 먹을 빵과 음료수를 가져다주어서, 더더욱 따뜻한 마음과 고마움을 느낄 수 있었다. 우리는 헤네비아 Genevilla라는 작은 마을이 있는 나 바라 지역을 살짝 스치고 나서, 라구아르디아 Laguardia 로 향하는데 이 길도 쉽지 않기는 마찬가지였다. 드넓은 평원을 걸어야 하는데, 사람이 거의 살지 않는 곳이었다. 저 멀리 라구아르디아가 보이는 것 같았다. 그러나 아무 리 걸어도 다다를 수가 없었다. 게다가 중간에 길을 잃 어버리면, 넓은 밭으로 가로질러 가는데, 갑자기 나타나 는 경사가 심한 절벽이 가로막고 있으니 다시 길을 찾아 한참을 돌아가야 했다. 그만큼 우리가 사는 땅은 넓디넓 은 것이고, 그 안에 사는 우리 인간은 참으로 작고도 작 37


은 미물이 아닐 수 없었다. 힘겨운 여정 끝에 만나게 되 는 라구아르디아에는 저녁 8시가 훌쩍 넘어서야 도착할 수 있었다. 이곳은 우리가 그동안 거쳐 간 마을과는 달 리 관광객들이 꽤 있는 아주 아름다운 중세 마을이었다. 이 아름다움은 그동안 아란사수부터 아라이아와 알다, 그리고 헤네비아를 거치는 힘겨운 순례의 여정을 걸은 우 리에게 위로의 선물을 충분히 선사해 주고도 남음이 있 었다. 그러나 너무나 많은 길을 걸었던 우리는 라구아르 디아의 야경을 얼마 즐기지도 못하고 바로 휴식과 잠을 청해야 했다.

(17.5k m) (19.2k m) (17.7k m) (35.0k m) (26.3k m) (27.0k m) Loyola - Zum-rraga - Arantzazu - Araia - Ullibarri - Genevilla - Laguar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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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님의 2016년

3월 기도 지향

일반 기도 지향 어려운 가정들 : 어려운 가정들이 필요한 도움을 받고 그 자녀들이 건강하고 평화로운 환경 속에서 자라도록 기도 합시다.

지난해 10월에 제14차 세계주교대의원회의는 가정과 결혼 에 대한 주제를 다루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시 노드 개막 미사에서“교회는 유행이나 여론에 좌우되지 않는 진리를 선포할 책임이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는 현대사 회에서 가톨릭 교회의 가정과 결혼에 대한 가르침을 바꾸려 는 다양한 목소리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신 것입니다. 교황님 께서는 베네딕토 16세 전임 교황님의‘진리가 없다면 사랑은 감상으로 변해버립니다. 아무렇게나 채워지는 빈 껍질이 되고 마는 것입니다’라는 말씀을 인용하시며 교회의 가르침에 담 겨진 진리를 수호할 것을 강조하셨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교황 님은 교회가 예수님께서 하신 이 말씀을 절대로 잊지 않는다 고 말씀하셨습니다.“건강한 이들에게는 의사가 필요하지 않 으나 병든 이들에게는 필요하다. 나는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왔다.” (마르 2,17) 교회가 수호하는 진리는 구원이 필 39


요한 모든 이들을 위로하고 치유하기 위한 것입니다. 상처받 은 이들에게‘문이 활짝 열린 야전병원’인 교회가 진리를 수 호하는 가운데, 특별히 가정 안에서 상처받는 남성과 여성, 어 린이들에게 필요한 도움과 지원을 줄 수 있도록 기도합시다. 교황님께서 가정을 위하여 직접 쓰신 이 기도문을 바치며 교 황님 기도 지향에 동참하도록 기도의 사도직 형제, 자매님들 을 초대합니다. 성가정에 드리는 기도 예수, 마리아, 요셉이시여, 성가정 안에서 저희는 참사랑의 빛을 바라보며 믿음으로 성가정을 향합니다. 나자렛의 성가정이여, 저희 가정도 친교와 기도의 자리, 복음의 참된 학교, 작은 가정 교회가 되게 해주소서. 나자렛의 성가정이여, 다시는 가정들이 폭력과 배척과 분열을 겪지 않게 해주소서. 상처받거나 걸려 넘어진 모든 이가 어서 빨리 위안과 치유를 찾게 하여 주소서. 예수, 마리아, 요셉이시여, 저희의 기도를 자비로이 들어주소서. 아멘.

선교 기도 지향 박해받는 그리스도인: 신앙 때문에 차별이나 박해를 받 는 그리스도인들이 교회의 끊임없는 기도에 힘입어 복 음에 충실하도록 기도합시다. 40


박해는 초기 교회에만 있었던 것이 아닙니다. 지금도 박해의 시기입니다. 세계 여러 지역에서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위협과 차별, 강제 이주와 죽음을 겪고 있습니다. 그들이 단지 그리스도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말입니다. 교황님께서는 지금의 교회가 로마 네로 황제의 시대보다 결코 순교자가 적지 않다고 말씀하십니다. 아직도 어떤 나라에서는 함께 모여서 기도하는 것조차 금지되어 있습니다.“만약 신자들이 미사에 참여하고 싶으면 생일파티를 엽니다. 그리고 파티 전에 미사를 거행하다가, 경찰이 오면 모든 것을 빠르게 숨기고 파티를 계속하는 척을 합니다. … 이러한 박해는 예언자의 시대부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주님이 걸으신 길이 곧 주님을 따르는 이들이 걷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이 길은 언제나 주님처럼 되는 길, 즉 부활로 향하는 길이지만 십자가를 지나야만 하는 길입니다.” 교황님께서는‘단지 그리스도인이라는 이유 하나로 박해받고 쫓겨나고 죽음과 처형 당하는 우리 형제, 자매들을 위해 신실한 기도와 확실한 도움’을 요청하셨습니다. “이들이 오늘날의 순교자입니다. 그 수는 상당히 많아 초세기보다 더 많다고 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교황님 기도 지향에 따라 박해받는 우리 형제, 자매들을 위해 기도합시다. 그들이 신앙 안에 항구히 머무르며 많은 열매를 맺는 밀알이 될 수 있도록, 그리하여 십자가의 길을 걷고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닮을 수 있도록 기도합시다. 글_ 지형규 요한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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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 ♣ 예수회센터 프로그램 ■예수회 신부와 함께하는 피정 프로그램 영신수련에 의한 침묵피정(예수회센터 피정동) * 2박 3일 피정, 4박 5일 피정, 8일 피정(9박 10일) 등의 정기일 정은 홈페이지를 참조하시고, 이메일이나 전화로 문의하시면 자세히 안내해 드립니다. 일상생활 안에서의 영신수련(19번에 의한 영신수련) 과 정: 30주(10주 단위로 신청) 개강: 3월4일

매주 금 저녁 7:30-9:30

류장선 신부

<예수회 신부님이 지도하는 일일 위탁피정> 신청 받습니다. 대 상: 30명 이상으로 구성된 모든 단체 및 수도회

■대관 · 대실 예수회센터 시설 피정동 : 3개 층 1-3인용 18개, 1-6인용 1개 (최대 60명 가능) 강의실 : 세미나실 20명, (좌식)모임방 20명, (좌식)기도실 40명 소강의실 60명, 중강의실 120명, 성당 330명 *대 관, 대실이 필요한 단체나 개인은 예수회센터 사무실로 문의하 시기 바랍니다. 문 의: 센터 사무실 02-3276-7733 이메일 jesuitcenter@gmail.com 홈페이지 http://center.jesuits.kr/

♣ 예수회 성소 모임 ■예수회 성소모임(매월 2, 4주 토요일) 일 시: 3/12, 3/26 토요일 오후 2시 장 소: 예수회 한국관구 본부(서강대 옆) 대 상: 만 30세 이하 청년 남성 (30세 이상은 별도 문의) 특이사항: 3/26은 성주간으로 성삼일 전례에 참여 (추후 별도 공지) 문 의: 김우중 수사(010-6245-1608) 홈페이지: vocation.jesuits.kr 42


♣ 이냐시오 영성연구소 ■후원회원을 위한 감사미사와 영성특강 일 시: 2016년 3월 2일 (수) 오후2시 장 소: 예수회센터 2층 마리아 기도실

■이냐시오 영성연구소 후원계좌 신 한 329-03-013150 국 민 012-01-0605-325 우 리 018-144089-13-007 예금주 (재) 한국예수회 문 의: 이냐시오 영성연구소 02-3276-7799

♣ 청년 프로그램 ■예수회 젊은이 피정(이냐시오식 침묵피정) 일 장 대 동 비

시: 3월18일(금) 오후5시~ 20일(일) 오후4시 소: 예수회센터 상: 39세이하 미혼남녀 반: 이진태 신부 외 수녀 및 수사(개인면담 가능) 용: 11만원

■New 청년토크(청년이 청년에게) 일 강 주 내 장 참

시: 3월 10일(목) 저녁 8시~10시 사: 강훈 바오로(가톨릭 생활성가 가수) 제: 신앙은 나만의 안식처인가요? 용: 강사의 나눔과 그룹별 토크 소: 이냐시오 까페(예수회센터 1층) 여: 상반기 4회 사전 접수시 할인/현장 등록시 (1만원) 문 의: 010-9479-0641 / magis.jesiut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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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수회 인권연대 연구센터 ■부서진 세상 치유하기 왜? 어떻게? 주 제 : ‘하느님은 인간의 고통을 모른 체 하지 않으신다’ 비의 희년-가난하고 고통 받는 이들을 위한 ‘열정과 갈망, 자 Compassion을 가지고 일 시: 3월 19일(토) 오후2시- 6시(강의, 기도, 간식, 조별토의) 장 소: 이냐시오카페(서강대 옆 예수회센터 1층) 참가비: 15,000원(본명축일 3.19 참가비 면제) 문 의: 02)3276-7708

■2016년 예수회 수원 ‘말씀의 집’ 피정 일정 30일 피정 5/2(월)~6/2(목)

7/31(월)~8/31(수)

10/5(수)~11/5(토)

8일 피정 3/11(금)~3/20(일) 3/28(월)~4/6(금) 4/15(금)~4/24(일) 6/7(화)~6/16(목) 9/19(월)~9/28(수) 11/10(목)~11/19(토) 11/24(목)~12/3(토) 12/8(목)~12/17(토)

문의: 031)254-8950, http://hwsj.jesuits.kr/

■2016년 순천 ‘예수회 영성센터’ 피정 일정 30일 피정 4/14(목)~5/15(일) 6/21(화)~7/22(금) 9/19(월)~10/20(목) 10/29(토)~11/29(화)

8일 피정 03/29(화)~4/7(목) 5/20(금)~5/29(일) 6/03(금)~6/12(일) 8/04일(목)~8/13(토) 8/18일(목)~8/27(토 9/01일(목)~9/10(토) 12/12(월)~12/21(수)

* 피정접수는 전화로만 받습니다.

문의: 061)804-7000, http://favre.jesuits.kr/ 44


2016년 성지순례 안내 ■4월 일본 규슈(나가사키) 순교자 성지순례 일 정 : 4월 4일 ~ 4월 7일(3박 4일) 순 례 지: 시마바라, 나가사키, 소토메, 히라도 지도신부: 류형렬 신부/ 예상금액 : 103만원

■5월 성서의 땅을 찾아서 일 정 : 5월 5일 ~ 5월 13일(8박 9일) 순 례 지: 이스라엘 지도신부: 유신재 신부/ 예상금액 : 330만원

■5월 이냐시오 성인의 발자취를 따라서 일 정 : 5월 18일~5월 31일(13박 14일) 순 례 지: 스페인, 프랑스(루르드, 파리), 이태리(로마) 지도신부: 정무근 신부/ 예상금액 : 420만원

■6월 김대건. 최양업 신부님의 발자취를 찾아서 일 정 : 6월 24일 ~ 6월 29일(5박 6일) 순 례 지: 장춘, 길림, 백두산, 연길, 용정, 도문 예상금액: 135만원

■8월 성모님 발현성지 성지순례 일 정 : 8월17일 ~ 8월29일(12박13일) 순 례 지: 포르투갈, 스페인, 프랑스, 벨기에, 네델란드 예상금액: 390만원

※상기 여행 요금은 항공료, 환율, 유가 변동에 따라 변경될 수 있습니다. ※여행 경비에는 공동경비, 세금, 유류 할증료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상기 여행 일정은 항공 사정으로 변경될 수 있습니다.

문의 및 접수 : (주)크로바 여행사 T : 02-722-8366 / F:02-722-83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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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회 후원회 가입과 후원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1월 예수회 신규 후원회원 국내 (30명) 강민형 강정식 강주현 김공순 김광자 김래연 김미현 김미희 김봉숙 김영순 김장섭 김정수 김정한 김진홍 김채원 류영애 박경화 박용자 서대석 서순옥 손옥화 신기숙 오희주 이남희 이미정 이종석 조민희 조은아 최경림 한복식

국외 (10명) 김로사 김영옥 박경임 서스텔라 송카타리나 조정란 한피터 Angie Park Chung Ester Lee Andrea

1월 기부금 강석민 1,000,000

이재호 1,000,000

김인해 500,000

이정남 100,000

김종생 200,000

이한유 360,000

김태영 500,000

임보나 3,600,000

김태중 500,000

임은선 1,000,000

박정숙 1,000,000

정지남 1,000,000

서재승 200,000

조정래 200,000

원종화 500,000

최동희 $500

이상선 100,000

기부금 명단은 비정기 후원의 지향을 후원회에 알리신 분에 한하여 게재합니다. 정기후원과 더불어 비정기후원을 해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후원회비는 예수회 사제 양성 및 사도직 기금 그리고 캄보디아, 미얀마 등의 선교 기금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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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회 후원회원이 되어주십시오! 예수회는 1540년 이냐시오 성인에 의해 창설되어 ‘하느님의 더 큰 영광을 위해’ 세상 안으로 파견되어 투신하는 활동수도회입 니다. 예수회원은 ‘활동 중 관상’ 을 하고, ‘모든 것 안에서 하느님의 현 존’ 을 찾으며 세상의 가장 어려운 곳을 찾아가 하느님의 사랑을 전하고 있습니다. 후원회원님들께서 보내주시는 후원금은 무엇보다 예수회 사제 양성과 캄보디아를 비롯한 선교기금 그리고 여러 사도직 기금 으로 소중히 사용되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후원은 하늘나라에 쌓는 값진 보화가 될 것이며, 추수 할 일꾼을 길러내는 참된 봉헌이 될 것입니다. 저희는 여러분의 선한 뜻을 현장에서 실천하며 하느님의 영광 을 위해 일하는 일꾼이며, 여러분은 저희의 협력자이십니다. 따 라서 여러분은 예수회의 동반자이며, 예수회의 벗이십니다. 후원회원이 되어주실 분은 후원회 사무실로 전화 주시거나 홈 페이지를 방문하여 신청해 주십시오. 전화 : 02-3276-7777 홈페이지 : http://benefactor.jesuits.kr

예수회 후원회원을 위한 미사 저희 예수회는 후원회원들을 위해 회헌 309조 및 관련법규 304조에 명시된대로 예수회 모든 공동체에서 항구하게 미사 를 봉헌하고 있습니다. “본 회에 도움을 주시는 모든 사람들이 보내 준 정성과 관 대한 후원에 대하여 우리가 보답을 하는 것은 매우 지당하 다. 그러므로 우리는 그들을 위하여 매월 한 대의 미사를 영원히 봉헌하도록 한다.” [예수회 회헌 309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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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회 알림 ◆미사신청 전화로도 가능합니다

미사신청 계좌번호

우리 1005-300-968781 신한 140-006-906328 국민 012501-04-068525 예금주 (재)한국예수회

*통장번호가 바뀌었습니다. 확인하시고 입금 후 전화 부탁드 립니다.(오전 9시 - 오후 5시) 전화 문의 : 02-3276-7777 예수회 후원회

◆예수회 후원회 계좌번호

국민 우리 우리 신한

012-01-0610-808 018-144089-13-009 844-05-000791 140-002-805577

신한 140-002-726489 농협 037-01-309663 외환 048-22-02174-9 예금주 (재)한국예수회

◆전화번호, 집주소 변경 시 연락 부탁드립니다. 전화번호와 집주소가 변경된 경우 특강 및 피정 알림문자와 소식지가 반송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연락을 주셔서 변경요청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미국지역 회원 후원 안내 1. 송금봉투가 없으신 분은 수표(check)를 아래 주소로 보내주시면 예수회 한국관구로 입금됩니다. Midwest Jesuits 2050 North Clark Street Chicago, IL 60614 2. Pay to the order 란에는 Jesuit International Missions 라고 써 주세요. 3. Check Memo란에 반드시 후원회원 번호 및 이름을 적어주시기 바랍니다. 4. Midwest Jesuits 관구로 직접 수표(check)를 보내주시는 분만 세금공제 혜택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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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회 성소를 위한 기도문 저희들을 당신 아들의 벗으로 부르시어 당신의 은총으로 아버지의 더 큰 영광을 위하여 봉사하게 하시니 감사드립니다. 저희들은 죄인이지만, 당신의 자비로서 저희들을 부르시고, 저희들은 약하지만, 당신의 도구로서 저희들을 통해 일하심에 감사드립니다. 주님, 이 땅의 많은 젊은이들이 당신께 감화되어서 하느님의 나라를 위해서 일하도록 도와주소서. 주님이 시작하신 예수회를 오늘도 내일도 당신이 이끌어 가심을 믿으며 저희는 다만,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기도드립니다. 길의 인도자이신 성모님이여, 저희를 위하여 빌어 주소서. 아멘. 예수회 한국관구 성소실 주소 : 04111 서울특별시 마포구 서강대길17 예수회 성소실 전화 : 02-3276-7715 / 010-6245-1608 E-mail : vocsj@hanmail.net Homepage : vocation.jesuits.kr 49


♣ 피정 및 교육 프로그램 ♣ ◆금요침묵피정

*미사봉헌

강의와 함께 기도를 통해 하느님을 직접 체험하는 시간이 될 것입 니다. 일시 : 매주 금요일 10시-15시 10분 장소 : 예수회센터 성당(3층)

*참가비 : 무료(중식제공)

날짜

강사

피정주제

4일

이인주 신부

하느님을 향한 간절한 기도는 망가진 나를 다시 세운다.

11일

김영택 신부

십자가에 매달리신 예수님의 열정

18일

김우중 수사

하느님 나라 이야기 3 (사진으로 하는 영신수련)

25일

성금요일 휴강

시간표 10:00-10:50 11:00-11:50 11:50-12:30 12:30-13:20 13:30-14:20 14:30-15:10

강의 기도 점심 강의 기도 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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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을 위해 개인컵 지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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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례특강 날짜 3월 2일(수) 오후2:00-4:00 강남 주제 이종진 신부 / 인간의 본성-대화 첫째(수) 역삼동성당 지하1층 경환당 *미사없음 장소 (서울 강남구 언주로 85길 23-11) 문의 02-3276-7777 날짜 3월 3일(목) 오후 2:00-5:00 주제 한민 / 하느님의 마음 광주 첫째(목) 장소 염주동성당 소성전 (광주 서구 월드컵4강로 129) 문의 010-4627-0161 50

*미사봉헌


날짜 3월 4일(금) 오후1:30-4:30 주제 한민 / 하느님의 마음 대전 첫째(금) 장소 예수수도회 교육센터 (성모여고 內 대전 중구 대흥로 62) 문의 02-3276-7777 날짜 3월 9일(수) 오전10:00-오후 1:00 분당 주제 강언덕 신부 / 십자가의 힘을 믿으십시오 · 용인 성심원교육관 둘째(수) 장소 (경기 용인시 수지구 고기로 45번길 38) 문의 010-7255-8588 날짜 3월 10일(목) 오후2:00-5:00 주제 강언덕 신부 / 십자가의 힘을 믿으십시오 청주 둘째(목) 장소 가톨릭 청소년센터 제1강의실 (충북 청주시 상당구 중앙로 61번길 16) 문의 010-7426-4132 날짜 3월 11일(금) 오후2:00-5:00 주제 강언덕 신부 / 십자가의 힘을 믿으십시오 인천 둘째(금) 장소 주안1동성당 지하성당 (인천 남구 경인로 369) 문의 010-6790-5308 날짜 3월 16일(수) 오후1:30-4:30 주제 강언덕 신부 / 십자가의 힘을 믿으십시오 서울센터 셋째(수) 장소 예수회센터 (서울 마포구 서강대길19) 문의 02-3276-7777 날짜 3월 18일(금) 오후2:00-5:00 주제 강언덕 신부 / 십자가의 힘을 믿으십시오 부산 셋째(금) 장소 남천성당 소성전 (부산 수영구 수영로427번길 15) 문의 02-3276-7777 날짜 3월 21일(월) 오후1:30-4:30 고양 주제 강언덕 신부 / 십자가의 힘을 믿으십시오 · 일산 마두동성당 4층 소성전 셋째(월) 장소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일산로 254) 문의 02-3276-7777 51


발행일 : 2016년 2월 22일 발행처 : 천주교 예수회 후원회 발행인 : 정제천 편집인 : 임헌옥

예수회 후원회

제11권 3호 [통권119호] 04111 서울시 마포구 서강대길 19 02-3276-7777 / 팩스 02-3276-7783 http://benefactor.jesuit.kr hoowon100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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