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냐시오의 벗들 2021. 3 예수회 후원회
표지 설명 (본문 4쪽 참고)
<로욜라의 성 이냐시오 서간과 지시 1> 표지그림 부분 이정현 아녜스 종이 위에 연필 (2020)
'이냐시오의 벗들'은 회원들의 후원금으로 만들어지는 순수 종교 잡지입니다. 후원회원과 학교, 종교기관, 회사 등으로 무료 배포됩니다.
예수회
로욜라의 성 이냐시오와 초기 동료들에 의해 1540년에 창설된 교황청립 수도회로 1955년 한국에 진출함
예수회 사도직 교육사도직 : 서강대학교, 이냐시오 야학, 로마 그레고리안 대학 파견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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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성사도직 : 예 수회센터, 이냐시오 영성연구소, 말씀의 집, 순천 예수회 영성센터, 기도의 사도직, 생활기도 수련원 등 사회사도직 : 예 수회 인권연대 연구센터, 김포 이웃살이 이주노동자센터, 한누리 아동센터, 무악동 선교본당, 강정 디딤돌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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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사도직 : 젊은이 피정, 징검돌(청년주말성찰피정), 집콕복콕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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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 : 캄 보디아, 기쁨나눔재단, 미얀마, 대만, 일본, 해외 한인성당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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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및 미디어 사도직 : 이냐시오 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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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회 후원회 행사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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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Ma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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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특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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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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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특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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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피정
·온라인 특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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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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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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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지 발송
* 피정 , 특강에 대한 자세한 안내는 50~51 쪽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 후원회 행사 일정은 코로나19로 변동이 될 수 있어 후원회 홈페이지 , 카카오 채널 , 문자(수신동의자에 한함)로 안내해 드립니다 .
목차 온화함을 그리다
연필
이정현
4
입회 소감문
모든 것에 앞서, 하느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정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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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자의 일기
네가 누군가의 사랑이었음을
삶의 자리에서
기도의 힘
숨 고르기
그대, 겸손한 자여
배영길 신부 20
성경대학
사도시대의 삶과 영성
송봉모 신부 22
이냐시오의 길 2
길 밖에서: 티볼리2
이창준 신부 26
교황님 기도 지향
화해의 성사
최재석 수사 32
도윤호 수사 11 최재봉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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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화함을 그리다
연필 이정현 아녜스
3월 19일은 요셉 성인의 축일입니다. 요셉 성 인을 떠올리면 늘 변함없이 성모님 옆을 지킨 그 의 의로움이 연상됩니다. 제가 오랜 시간을 함께 해온 것이 있다면 바 로 연필입니다. 그림 그리기의 첫 시작은 언제나 연필을 깎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미술학원 선생 님께서는 수업 시간보다 일찍 와서 미리 연필을 4
깎으라고 가르치셨습니다. 오늘 어떻게 그릴 것 인지 생각하고 천천히 마음을 가다듬을 수 있 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림이 늘지 않아 우울할 때에도, 대학에 합격할 수 있을까 불안할 때도, 그리고 실기 시험 직전의 순간에도 손에는 늘 연 필을 들고 끝을 날카롭게 다듬고 있었습니다. 연필은 늘 일정하지는 않습니다. 연필은 연필 심을 중심으로 두 개의 나무를 위아래로 붙여 만듭니다. 그래서 질이 좋지 않은 나무로 만들어 진 경우 깎다가 쩍하고 갈라져 버리는 경우도 있 습니다. 샤프로 늘 일정한 굵기의 가는 선을 그 릴 수 있다면 연필은 뾰족한 심이 점점 납작해지 며 종이와의 마찰 면적이 더 넓어집니다. 그래서 연필심이 갈리는 느낌과 약간의 불퉁불퉁한 종 이의 질감, 그리고 조금씩 변하는 회색빛을 보는 것도 은근한 재미가 있습니다. 연필은 여전히 대중적인 필기구입니다. 글씨 를 처음 배우는 아이들이 처음으로 쥐는 필기구 이기도 하고, 국민 영어 시험인 토익을 볼 때도 연필과 지우개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연필을 초 등학교 때부터 써왔던 기억 때문에 연필의 역사 가 매우 오래되었을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우 리나라에서는 1946년에 처음으로 생산되었으니 굉장히 빠른 시간 동안 대중화가 되어 우리 곁에 있는 격입니다. 이제는 연필보다 전자펜을 쥐고 그림을 그리 는 일이 더 많아졌지만, 작업실에는 언제나 몇 개 5
의 강도가 다른 연필이 꽂혀있을 것입니다. 연필 은 저에게는 필기구 이상의 것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의 곁에 오래 머물러온 특별한 것은 무엇 인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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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회소감문
모든 것에 앞서, 하느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정규현 마르첼리노 | 서울대교구 포이동성당
당신께 제 영혼을 들어 올리니 걸어야 할 길 제게 알려 주소서. (시편 143, 8)
꽤 오랫동안 제 메신저 프로필에 적혀 있던 구절입니다. 부르심이라고 하면 하느님의 음성이 뚜렷하게 들리고, 환시가 선명하게 보여야 할 것 같았습니다. 특별하고 감동적인 에피소드가 있 어야 할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그런 명확함보 다 무엇인지 모를 수도자로, 사제로 살고 싶다 는 마음이 조금씩 올라온 것이 저의 성소의 시 작이었습니다. 하느님께서 함께 계심을 진정으로 느끼고 자신을 봉헌하는 수도자의 모습은 세속 의 기준에서 가장 자유롭지 않을 것 같지만, 자 유로움과 행복이 가득해 보였습니다. 그때 ‘나도 7
수도자로서 살아가고 싶다.’는 생소하고 낯선 마 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미사 안에서 많은 이와 함께 기도하고 기억하며 연대하고 싶었습니다. 세 례 때부터 하느님의 뜻에 따라 살아가겠다는 생 각은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뜻이 수도생활일 것 이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기에 수도성소로의 열망이 정말 당신의 뜻인지 응답을 청하곤 했습 니다. 그 여정이 햇수로 4년이나 되었습니다. 예수회 성소여정을 시작했을 때는 대학교 3 학년이었습니다. 아직 대학도 마치지 못했고, 군 대도 다녀오지 않았기에 입회를 준비하려면 적 어도 3년의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함께 동반했던 예수회원들과 본당 주임신부님을 포함해서, 저의 열망과 상황을 아는 분들은 하느님께서 그 시 간을 주신 이유가 분명 있을 거라고 하셨습니다. 주임신부님께서는 지금 이해하지 못해도 나중에 ‘아하!’ 하며 깨닫는 아하-체험이 있을 것이라 하 셨습니다. 당시에 머리로는 알겠는데 마음이 그 말을 밀어내곤 했습니다. 당장에 입회를 준비하 고 싶은데 왜 하느님께서는 지금 나를 받아주지 않으시는 걸까, 성서 속 베드로에게 말씀하신 것 처럼 당장 나를 따라오라고 하지 않으시는 걸까, 정말 나를 부르시는 것이 맞을까, 기도 속에서 질문을 던지기도, 때로는 원망하기도 했습니다. 그 안에서 예수님은 제 이름을 부르며 옆에 계실 뿐, 어떤 속 시원한 답을 주시지는 않았습니다. 입회를 준비하면서 다시 돌아보니 그 시간이 제게 꼭 필요한 시간이었습니다. 매년 각기 다른 8
도전과 유혹이 다가왔고 그 안에서 제가 몰랐거 나 회피하고 있던 저와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그 여정 속에서 저의 약함과 직면했을 때 도망가고 싶기도 했고 흔들리거나 무너지기도 했습니다. 어떤 형제는 제가 성서 속 베드로처럼 느껴진다 고 했습니다. 굳건하게 예수님에 대한 신뢰와 믿 음으로 무장하고 있는 것 같다고요. 하지만 바 람에 하느작거리는 가을 갈대와 같은 제 모습 을 누구보다 더 잘 알기에 부끄러웠습니다. 그리 도 여리기에 하느님께 더 청하고 의탁할 수 있지 않았나, 그래서 강하게 보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호수에 빠지기도 하고, 닭이 울 때까지 부정했던 베드로처럼요. 다른 사람에게는 자비로우면서 왜 특별히 스스로에게는 엄격한지, 다른 사람의 고통에는 눈물 흘리며 아파하면서 자신의 고통 은 왜 그리도 덤덤해 하는지, 모두 예수님과 함 께 나눌 수 있었습니다. 분명 예수님은 온전히 저 를 받아주시는 분이셨는데, 언젠가부터 저는 그 를 엄격한 스승의 이미지로 받아들였습니다. 모 든 이에게 인자하시지만 저는 그를 엄한 스승으 로 느꼈기 때문에 있는 그대로가 아니라 저를 포 장하고 완성해서 봉헌해야 할 것 같았습니다. 그 때문에 예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했지만, 그 사랑의 불씨는 초의 불씨였습니다. 막상 빛이 필요할 때 하느님께 청하기보다는 인간적인 노력 으로 자신을 계속 태워 빛을 밝히는, 언젠가는 녹아버려 더 이상 빛을 내지 못할 초였습니다. 길 다면 긴 성소여정을 통해 다시 순수했던 예수님 과의 첫 만남으로 돌아왔습니다. 약하고 부족한 9
저를 온전하게 그분께 내어 맡깁니다. 이제 제 사 랑은 초의 불씨가 아니라 달의 빛이 되고자 하느 님께 청하고 있습니다. 스스로는 빛나지 못하지 만 태양 빛을 받아 어둠 속에 빛을 전달하는 달 처럼, 하느님의 빛을 받아 그 빛을 이웃에게 전하 고자 합니다. 제가 걸어야 할 길이 어떤 길인지, 아직 잘 보 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는 명확하게 알 수 있습니다. 어떤 길이든, 제가 걷고 있는 그 길 에는 예수님께서 함께하고 계십니다. 산길인지, 자갈길인지, 흙길인지, 가장 빠른 길인지, 멀리 돌 아가는 길인지 알 수 없으나 예수님과 함께 걷는 이 길은 하느님께서 마련해주신 길입니다. 예수회 원으로서 이 길을 걸으며 하느님을 찬미하고 동 시에 아직 빛이 들지 않은 곳에, 마음에 빛이 필 요한 사람들에게 겸손하고 기쁘게 하느님의 빛 을 전하고자 합니다. 주 예수님의 은총이 여러분과 함께하기를 빕니다. 나는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여러분 모두를 사랑합니다. (1코린 16, 23-24)
예수회 한국관구 성소실 04111 서울특별시 마포구 서강대길17 예수회 성소실 010-8498-9593 vocation.jesuits.kr / E-mail : vocation.sj@gmail.com 10
수도자의 일기
네가 누군가의 사랑이었음을 도윤호 세례자 요한 수사 | 캄보디아 미션
가끔 ‘처음’이란 단어만큼 아련하고 애틋한 느 낌을 주는 말이 또 있을까 싶은 생각을 한다. 그 러니 ‘첫-’으로 묘사되는 기억이란 보통 머리보다 는 마음에 새겨지기 마련이다. 머리부터 발끝까 지 빳빳한 새 옷을 차려입은 탓이었는지 온몸에 힘이 바짝 들어가 아우성을 치는 듯했던 꿉꿉한 성당 지하주차장에서의 첫영성체. 그때는 분명 영화 속 주인공이었는데 이제 와서 돌아보니 뭐 하나 제대로 해본 것 없이 마냥 서툴고 가슴 시 리기만 했던 첫사랑. 스스로 전혀 준비되지 않았 다는 불안감으로 내내 심란하기만 했던 수도자 11
로서의 첫서원까지. ‘읍내’라는 정감 있는 우리네 표현이 더 어울릴 법한 이국의 소도시에서 살아 가는 요즘은 바쁜 일상 탓에 작은 일조차 머물 러 성찰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언 젠가 한 삶을 온전히 돌아볼 순간이 찾아왔을 때, 삶에서 온전히 처음이었던 것들의 흔적을 점 과 점 사이를 잇듯 따라가다 보면 스스로의 역 사를 대충이라도 반추해볼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의미에서 며칠 전 처음이란 이름으로 마 음속에 또 하나의 점이 찍히는 일이 있었다. 지금 살고 있는 본당 안에는 오래전 인도에서 활동했 다는 전설적인 예수회 선교사의 이름을 빌린 자 그마한 기숙사가 하나 딸려 있다. 이곳의 빈약한 교육 현실과 어려운 가정환경으로 인해 교육의 기회가 여의치 않아 더 나은 미래를 꿈꾸며 저마 다 가족과 고향을 떠나 이곳에 모여든 서른 명 의 아이들이 예수회원 세 명과 한 공동체를 이루 고 있다. 열여섯 살에서 열여덟 살 사이, 한창 먹 고 싶은 것이 많을 나이임에도 본당 형편상 하루 세끼를 1달러로 충당하는데, 본당 토지에서 부쳐 먹던 쌀마저 올해는 홍수로 농사를 완전히 망 친 탓에 조금 더 졸라매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 니 한국의 또래들에 비하면 별달리 특별한 것을 해주지 못함에 늘 미안한 마음이지만, 평소 불평 한마디 없고 어쩌다 아이스크림이라도 먹는 날 이면 한껏 들뜬 모습을 보며 이 아이들이 간직한 순수함에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 이렇게 아이들은 본당에서 삼 년이란 짧지 않 12
은 시간을 함께 보내게 되는데, 이 시기 동안 학 업에 열중하는 것 외에도 가랑비에 옷 젖듯 그리 스도교적 가치에 익숙해지게 되어 더러는 자진하 여 세례를 받기도 한다. 특별히 지난해 말에는 열 두 명의 졸업예정자 모두 세례를 받는 커다란 경 사가 있었다. ‘열두 사도’라는 애칭을 직접 붙여 준 본당 신부님은 물론, 우리 모두 한동안 가는 곳마다 이 땅에서는 결코 흔치 않은 이 기쁜 소 식을 자랑하는 데 아주 열심이었다. 이별의 시간이란 사랑이 깊어질수록 더 은밀 한 발걸음으로 찾아온다고 했던가. 어느덧 찾아 온 이별의 시간. 떠나는 날 아침, 아이들은 어른 들 앞에 무릎을 꿇고 축복을 청하며 한 사람도 빠짐없이 눈물의 작별 인사를 나누었다. 여전히 말이 서툰 탓에 축복과 당부에 걸맞은 말을 건 넬 수 없었으므로 각 사람 머리에 손을 얹고 속 으로 기도를 해줄 뿐이었지만, 그 짧은 순간 내 어 줄 수 있는 축복이란 것이 있다면 모조리 담 아주고 싶은 마음이 내면에서 강하게 일어남을 느꼈다. 아이들이 떠나고 난 후의 빈자리는 헤어 진 이의 흔적처럼 그만큼, 그 온기가 차지하고 있 던 만큼의 자리를 남겼다. 그날 밤 신부님과 밤 늦도록 이야기를 나누고서야 비로소 깨달았다. 그동안 아이들 하나하나에 대하여 얼마나 고민 하고 기쁨의 이야기꽃을 피웠던지를. 새삼 부모님의 형제로부터 시작된 개인적 신 앙의 역사가 그 옛날 선교사들이 세운 학교에서 출발했음을 떠올리게 되었다. 이어서 한국 땅을 13
거쳐 간 얼굴도 이름도 모를 모든 선교사와 협 력자, 은인들을 생각했다. 모름지기 그분들도 매 일 저녁 함께 모여 그렇게 이야기꽃을 피우고, 늦 은 밤 홀로 침대 머리맡에 앉아 하루를 돌아보 며 아이들을 떠올렸을 것이다. 오늘 하루 어떤 사건이 있었으며 누가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 평 소와 달리 표정이 어둡거나 말끝을 흐리는 아이 는 없었는지, 오늘 미사 중 전례를 어찌나 아름 답고 예쁘게 잘했는지, 또 독서는 얼마나 차분하 게 잘 읽었는지를. 그리고 어쩌다 아이들의 이름 을 적을 일이라도 생기면 얼굴을 떠올리는 가운 데 그 이름의 주인에게 밝은 미래만이 깃들기를 아주 잠시나마 기도했을 것이다. 그 모두가 사랑 하는 마음이었으리라. 문득 시간이 흘러 아이들이 자기가 그런 사랑 의 대상이었던 때가 있었음을 기억하게 될지 생 각해 보았다. 그러자 곧 반대로 스스로 같은 것 을 기억하고 있는지 자문하게 되었다. 사실 ‘벙쁘 로 윤호(윤호 수사)’라는 존재야말로 바로 그 사 랑이 뿌리내린 결실이 아니던가. 생각이 여기에 이르자 잠시나마 이 땅에서 보내는 지금 이 시간 이 어떤 긴 사랑의 여정 한가운데 있다는 결론에 닿게 되었다. 처음에는 이 아이들이 캄보디아에 서의 첫사랑인 줄 알았다. 하지만 그건 아주 오 랜 사랑이기도 했다. 언제쯤이면 알게 될까. 그해 겨울, 너희가 누 군가의 유일한 사랑이었다는 것을. 때론 서툴고 한 걸음 물러설 수밖에 없던 일도 있었지만, 그 14
렇다고 하여 이 사랑이 밋밋하고 미적지근하기만 한 것은 아니었음을. 늘 본당을 가득 채우던 밝 은 웃음소리와 떠나기 전에서야 겨우 수줍게 끌 어안은 팔에 전해진 순수한 마음을 기억한다는 것을. 비록 몇몇은 두 번 다시 만나지 못하게 될 지라도 언젠가 어딘가에서 이 사랑의 열매가 맺 을 것을 믿기에, 마냥 아쉽고 슬프거나 허전하지 만은 않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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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자리에서
기도의 힘 최재봉 세례자 요한|캐나다 토론토 예수성심성당
“침묵의 열매는 기도입니다. 기도의 열매는 믿 음입니다. 믿음의 열매는 사랑입니다. 사랑의 열 매는 봉사입니다. 봉사의 열매는 평화입니다.” 침 묵과 기도를 올해의 사목 목표로 정하신 주임 사제의 언급을 통하여 되새겨진, 마더 데레사 수 녀께서 하셨다는 유명한 말이다. 또한 헨리 나웬 신부님은,《평화의 영성》이라 는 책 중의 ‘기도 행위’라는 소제목에서 다음과 같이 언급하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기도를 실천과는 대조적인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기 도는 모든 행동의 기초이자 원천이다. 기도가 우 16
리 행동의 근원이 될 때, 이 시대가 좌절로 가득 할지라도 기뻐하고 평화를 누리게 된다.’라고 말 이다. 그러면서 ‘기도를 통해 우리가 서두르지 않 고 하느님의 참뜻을 올바로 깨닫게 되며, 마침내 올바른 행동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얻게 되 고, 결과에 관계없이 진정한 평화에 이를 수 있 다.’라고 부연하고 있다. 그렇다면 두 분의 말씀에서 공통적으로, 평 화라는 궁극적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기도 가 아주 중요한 행동이며 실천의 출발점이 된다 는 사실을 천명하고 있는 셈이다. 즉, 기도라는 것이 행동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단순한 영적 행위가 아니라, 상당히 적극적인 행동의 일환이 된다는 것이다. 그것도, 있어도 되고 없어도 되는 정도가 아니라 반드시 필요한 행동의 한 부분이 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는 셈이다. 몇 해 전에 성당 내의 단체장을 맡아 봉사한 적이 있었다. 꽤나 큰 단체였으므로 다양한 성향 의 회원들이 있었고, 그런 만큼 친소 관계가 있 을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인간 관계에서 친소 정 도에 따라 악순환이 일어나기 시작하면 사이는 점점 벌어지게 되고, 반대로 선순환이 되기 시작 하면 벌어졌던 관계도 점차 좁혀지게 된다. 아마 도 기도는 선순환을 만들기 위한 가장 훌륭한 실천 중의 하나가 아닐까 싶다. 당시에 나는 단 체장을 맡기로 결심한 날부터 회원들과 예비 회 원들을 위한 기도를 열심한 마음으로 매일 드렸 다. 전부터도 드리기는 했지만 더욱 정성스런 마 음으로 임한 것이다. 17
그렇게 기도하면서 임하다 보니 내게 우호적 이지 않은 분, 협조적이지 않은 분, 소극적인 분 들을 열린 마음으로 대할 수 있었다. 그들의 반 응 여부에 관계없이, 모든 회원들을 사랑의 마음 으로 대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런 마음 으로 대하다 보니 기대와는 다른 반응을 보이 는 분들이 있더라도 그것이 상처가 되지 않았다. 아니, 상처라기보다는 오히려 감사한 마음이 들 곤 했다. 예전 같았으면 상처로 느껴질 수도 있었 을 반응들에 대해서도 의연한 마음을 가지게 된 것을 보면서, 내가 정말로 주님의 은총을 느끼며 살고 있다는 자각을 가질 수 있게 되었기 때문 이다. 그다지 적극적이지도, 외향적이지도, 또한 사 교적이지도 않았던 나의 성격상, 교분도 많지 않 고 협조적이지도 않았던 사람들에게 마음을 연 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이었던가를 생각해 보면 놀라운 변신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러한 행 동의 근원이 바로 기도에서 비롯했음은 두 말할 나위가 없는 실질적 사실이다. 그러니 무엇인가 를 행하는 데 있어서 기도가 얼마나 큰 힘이 되 는지 그리고 얼마나 중요한 ‘실천 행위’인지 깨닫 게 된다. 간절하고 열심한 기도라면 말할 나위가 없겠 지만 어떠한 형태의 기도가 되었든 간에, 그것이 쌓이다 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믿음을 형성 할 만큼 커다란 힘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된다. 마 치 졸졸 흐르는 시냇물이 모이게 되면 댐을 이루 게 되고, 결국에는 막강한 파워를 만들 수 있는 18
수자원이 되는 것처럼 말이다. 그러니 기도라는 실천을 통하여 믿음이 생겨나 자라게 되고, 그렇 게 성장한 믿음 뭉치가 사랑이라는 행동을 일 으키는 힘으로 작용되어, 결국에는 평화를 맛볼 수 있게 해준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된다.
<이냐시오의 벗들>은 여러분의 나눔으로 더욱 풍요로워집니다. 삶의 이야기, 신앙 체험 등 내용이나 형식에 제한 없이 A4 한 장 정도(원고지 10장 이내)의 글을 기다립니다. 글이 채택되신 분께는 소정의 영적 선물을 드립니다. 04111 서울시 마포구 서강대길 19 예수회 후원회 최준열 신부 : jbenefactor@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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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고르기
그대, 겸손한 자여 그대, 겸손한 자여, 임 보시기 흡족한 자여. 가끔 님 앞에서까지, 자랑하고, 자존심을 세우고. 세상에서 하던 짓을 그대로 할 때가 있지, 겸손하지 못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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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그림 배영길 베드로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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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대학
사도시대의 삶과 영성 송봉모 토마스 모어 신부|서강대학교 신학대학원 교수
바오로가 전한 복음의 혁명성 하느님께서는 약속하신 대로 예수님을 구원자로 이스 라엘에 보내셨습니다. … 그러므로 형제 여러분, 여러 분은 이것을 알아야 합니다. 바로 그분을 통하여 여러 분에게 죄의 용서가 선포됩니다. 모세의 율법으로는 여 러분이 죄를 벗어나 의롭게 될 수 없었지만, 믿는 사람 은 누구나 그분 안에서 모든 죄를 벗어나 의롭게 됩니 다. (사도 13,23. 3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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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오로가 전한 복음은 거의 혁명적이었다. 그 전까지 유다인들은 할례를 받고 모세의 율법을 지켜야만 구원받을 수 있다고 믿었다. 그들의 구 전 율법이 담겨진 미슈나를 보면 이런 말이 나온 다. “거룩하신 분이 이스라엘에게 그처럼 많은 토 라(율법)와 많은 계명을 주신 것은 그들로 하여 금 공로를 세울 기회를 많이 주기를 원하셨기 때 문이다.” 그런데 바오로는 모세의 율법이나 할례 와는 아무 관계없이 예수님을 믿기만 하면 구원 받는다는 복음을 선포한다. 바오로가 전한 이 복음을 학자들은 ‘율법으로부터 자유로운 복음’ 또는 ‘율법과는 상관없는 복음’이라 부른다.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본문은 사도행전 13 장이다. 사도행전은 루카가 쓴 책이다. 그렇다면 바오로가 율법으로부터 자유로운 복음을 선포 했다는 루카의 진술은 역사적으로 사실인가? 바 오로가 직접 쓴 편지들을 보면 역사적으로 사실 임을 알게 된다. “사람은 율법에 따른 행위가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으로 의롭게 된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 습니다.” (갈라 2,16) “어떠한 인간도 율법에 따른 행위로 하느님 앞에서 의 롭게 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 사실 사람은 율법에 따른 행위와 상관없이 믿음으로 의롭게 된다고 우리는 확신합니다.” (로마 3,20.28)
바오로가 사용한 ‘의롭다’란 단어는 법정 용 어다. 어떤 사회에서든지, 한 사람이 의롭다란 법 23
적 판결을 받으려면 타당한 근거들이 제시되어야 한다. 그가 했던 행위들이 정말 옳았다는 식으 로 입증되어야 한다. 그런데 바오로가 다른 차원 에서 의롭다란 말을 사용한다. 우리가 하느님 앞 에서 의롭다고 판결을 받는 것은, 우리의 행위들 이 정말로 옳기에 그렇게 판결 받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죄인이다. 그런데도 우리가 하느님 앞에서 의롭다고 판결받은 것은, 하느님께서 그리스도 예수님에 대한 우리의 신앙을 보시고 그렇게 판 결했기 때문이다. 성경에서 말하는 하느님의 의 로움은 세상의 의로움과 다르다. 다시 말하면 성 경에서 말하는 하느님의 정의는 세상의 정의와 다르다. 하느님의 정의는 죄를 범한 인간을 벌하 는 것과는 상관이 없다. 하느님의 정의는 잘못을 범한 인간을 용서하고 구원하시는 것이다. 바오로는 우리가 그리스도 예수님에 대한 믿 음으로 구원받는다는 말을 하지 않고, 의롭게 된다는 말을 하고 있다. 믿음으로 구원받는 것 과 믿음으로 의롭게 되는 것은 같은 표현인가? 넓게 얘기하면 ‘그렇다’라고 대답할 수 있다. 하 지만 보다 좁게 얘기하면 의롭게 된다는 것은 구 원받음의 한 가지 구성 요소다. 구원이란 단어는 여러 가지 요소들로 구성되어 있다. 의롭게 됨, 하 느님과의 화해가 이뤄짐, 하느님의 양자가 됨, 자 유를 얻게 됨, 속량받음, 새로운 피조물이 됨, 성 화를 향해 나아감 등등의 요소들로 구성되어 있 다. 방금 언급된 요소들을 모두 합해서 구원을 설명해 보면 이렇게 된다. “우리는 그리스도 예수 24
님에 대한 믿음으로 의롭게 되었고, 하느님과 화 해하면서 하느님의 양자가 되었으며, 죄로부터 자유를 누리는 새로운 피조물로서 그분의 모습 을 닮기까지 성화를 향해 나아간다.”
하늘사랑 마 하늘 음 ‘하늘사랑’은 배우자와 사별한 사람들의 모임이며 ‘하늘마음’은 자녀를 잃은 부모들의 모임입니다. 문의 : 예수회 관구본부 02-3276-7700 하늘사랑·하늘마음 카페 cafe.daum.net/lossandgrief 장소 : 대흥역 1번 출구 하이마트 뒤 벨라르미노 학사 맞은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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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냐시오의 길 2
길 밖에서: 티볼리 2 이창준 로사리오 신부 | 로마에서 연학 중
* 1539년 9월 바오로 3세 교황이 티볼리에서 머물던 피아 요새
티볼리 Tivoli Vicolo Baarchetto, 00019 Tivoli RM, Italia
2년 전, 그러니까 2019년 5월 공동체 소풍으 로 티볼리에 갔다. 티볼리에 들어서면 시내 한 복판에 바오로 3세 교황이 머물던 성이 보이지 만, 이번에도 이 성을 그냥 지나쳤다. 티볼리에 가 면 빌라 아드리아나Villa Adriana 또는 빌라 데스 테Villa d’Este와 같은 관광지로 향하기 일쑤다. 그 26
전에 한국 예수회원들과 함께 티볼리에 갔을 때 도 빌라 데스테로 갔고, 공동체 소풍에서도 다시 그 빌라를 찾았다. 빌라 데스테는 추기경 이폴리 토 데스테Ippolito d’Este가 지은 별장이다. 높은 데 서 아래로 자연스럽게 흐르는 물을 이용하여 수 많은 분수를 화려하게 꾸민 별장으로 유명하다. 이 분수들을 보고자 많은 이들이 이곳을 찾는 다. 보통 로마에 오는 관광객들이 로마 외곽에 하루 정도 여행을 할 때 찾는 곳이기도 하다.
티볼리 빌라 데스테의 분수 일부
이곳을 둘러보고 점심을 먹은 후, 자유 시간 이 주어졌다. 티볼리 시내 곳곳으로 흩어져 시내 를 구경할 수 있었다. 골목 너머로 바오로 3세의 성이 보였다. 이 성은 피아 요새Rocca Pia라는 이 름이 붙은 곳이며, 15세기에 지어졌다. 무작정 그 성을 향했다. 함께 있던 수사 몇 분도 특별히 갈 데가 없었으니 함께 길을 나섰다. 한 수사가 저 기 뭐가 있냐 묻자, 이냐시오가 바오로 3세 교황 으로부터 예수회를 구두 인가 받은 곳이라 간단 27
바오로 3세가 티볼리에서 머물던 성으로 들어가는 길
히 답했다. 그 수사는 말이 끝나기도 전에, 이냐 시오란 말을 듣고 발걸음이 가벼워졌다. 성에 들 어가고 말고를 떠나서 이냐시오의 발자취를 따 르는 길에 함께 하는 게 가슴 뜨거웠다. 국적이 나 나이를 떠나 이냐시오가 걸었던 그 길 위에서 함께 가슴 뛰는 순간이, 새로운 성찰거리였다. 성이 잠겨 있으면 둘레라도 걸어 볼 참이었 다. 성 건너편에서 성을 바라보니, 담벼락 아래 철 문이 열려 있었다. 쫓겨나더라도 발이라도 들여 보자는 마음에 바로 그 문으로 들어갔다. 한 수 사는 걱정되어 문 밖에서 주저하기도 하였다. 다 른 수사는 철문에 적힌 안내문을 읽었다. 그 안 내문을 읽은 수사가 갑자기 소리 지르며 뛰어 왔 다. 곧 이 성에 대한 안내를 시작하는 시간이라 는 것이다! 그 소식을 들은 수사는 길 건너에 걸 어가던 수사들도 부르고, 정말 성을 점령하러 가 는 군사들마냥 사람들을 모아 성 안에 몰려 갔 다. 우리는 열 명 남짓이었다. 나중에 안 사실은, 이 기간에만 특별히 성을 개방하였고 지역 문화 28
해설사의 안내를 받을 수 있었다. 그리고 그날이 이 행사를 마치기 바로 전날이었다. 갑자기 많은 남자들이 몰려오자 지역 문화 해설사는 깜짝 놀랐다. 성을 개방한 행사 기간 중 예약 없이 이렇게 많은 인원이 방문한 것은 처 음이라고 하였다. 성 안을 둘러볼 때, 정말 특별 한 것은 없었다. 1층에 방 두 개가 꾸며져 있었 다. 그마저도 성에 대한 설명이 아니라, 티볼리 시 가지에 관한 설명이었다. 시가지 모형을 두고 티 볼리가 어떤 도시인지 설명해 주는 정도였다. 설 명을 들은 후, 계단을 타고 성 옥상에 올랐다. 그 곳에서 티볼리 시가지를 내려다 보았다. 성 아래 다른 수사들이 보이면 손도 흔들었다. 지역 문화 해설사는 우리가 누구인지 그제야 물었다. 그래 서 우리는 예수회원이고 이냐시오가 이 성에 방
바오로 3세가 머물던 성 옥상에서 예수회원들이 지역 문화 해설사와 대화를 나누는 장면들 29
문했기에 이곳에 왔다고 하였다. 자신도 이를 안 다고 하였다. 이야기가 나온 김에 교황이 머물렀 거나 집무를 본 공간을 볼 수 있는지 물었다. 우 리가 둘러본 1층은 이탈리아에서 집주인이 머무 는 공간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런 오랜 성에서 우 리 식으로 볼 때 2층 이상에 생활 공간이 있다. 해설사는 아쉽게도 그 방들은 정리가 되지 않아 개방을 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아쉽지는 않았다. 모든 곳을 볼 수는 없지만, 많은 것이 주어졌다. 이냐시오가 예수회를 창립하는 과정도 단번 에 이룬 게 아니다. 많은 것이 한 번에 주어지지 않았으나, 하나씩 주어지는 은총에 감사하였다. 티볼리에서도 이냐시오는 다시 한번 하느님이 베 풀어 주시는 은총에 감사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예수회 인가를 청하기 위해 작성한 기본법의 초 안 다섯 장章, Cinque capitoli에 대한 답변이 매우 긍정적이었다. 이 초안은 이냐시오의 친척인 안토 니오 데 아라오스 Antonio de Araoz의 도움을 받 아, 가스파레 콘타리니Gaspare Contarini 추기경에 게 먼저 제출되었다. 바오로 3세에 의해 1535년 서임된 추기경은 추기경단을 개혁하는 데에 상징 과도 같은 인물이었고, 종교 개혁에 맞서 교회를 쇄신하는 데에 마음을 두었다. 이때 추기경을 도 와 기본법 초안 심사관으로 교황으로부터 임명 된 사람은 도미니코회 회원 토마소 바르디아 Tomaso Bardia였다. 다행히도 그는 초창기 예수회원 들의 삶을 ‘신실하고 거룩하다’고 이야기하던 사 람이었다. 30
1539년 9월 3일, 티볼리에서 콘타리니 추기경 은 이냐시오에게 다음과 같이 답하였다. “오늘 저는 교황 성하를 알현하였습니다. 성하께 당신의 청원을 보고하는 것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성하께서는 기 본법 초안 다섯 장을 모두 읽으셨습니다. 이를 매우 흡족 해 하셨고 자애로이(구두로) 인가하시고 확인하셨습니다. 우리는 금요일 로마에 갈 것입니다. … 그러고 나서 교서 나 대교서를 작성하라는 명이 있을 것입니다.”
실제로는 교황과 일행이 로마에 간 직후에 정 식 인가가 나지 않았다. 1년 정도 지나서 1540년 9월 27일 바오로 3세가 교서 “전투 교회의 통치 Regimini Militantis Ecclesiae”에서 예수회를 정식 인 가하였다. 1539년 티볼리에서 구두로 인가받은 상황에 서 바오로 3세가 직접 언급했다는 말들이 두 가 지 전해진다. 하나는 나달 Nadal이 전하는 말로 교황이 “여기 하느님의 성령이 있습니다!”라고 예 수회가 구두 인가받는 상황을 기뻐했다는 것이 다. 또 다른 하나는 폴란코 Polanco가 전하는 내 용으로, 교황이 이 새로운 수도회가 “교회를 개 혁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라고 덧붙였다는 것이 다. 실로 바오로 3세 교황의 말처럼, 종교 개혁의 바람 앞에 놓인 교회에 예수회는 교회를 쇄신할 수 있는 새로운 동력을 불러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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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님의 2021년
3월 기도 지향
복음화 기도 지향 : 화해의 성사 우리가 화해 성사의 은총을 더욱 깊이 체험하여 하느님의 무한하신 자비를 맛볼 수 있도록 기도합시다.
어렸을 적 본당 신부님이 강론 중에 해주셨던 이야기 하나가 떠오릅니다. 어느 날 신부님이 운 동복 차림으로 가게에 들어갔는데, 그곳에서 가 톨릭 신자로 보이는 자매님 두 분의 다음과 같 은 대화를 의도치 않게 듣게 되었다고 합니다. “○○○, 판공성사 해치웠어? 나는 어제 진작에 해치웠지.” 이 이야기를 나누시며, 어떻게 고해성사를 두 고서 해치웠다는 식으로 표현할 수 있는가 하며 굉장히 속상해 하시던 신부님의 모습이 생생히 기억납니다. 32
사목자로서 그 신부님이 얼마나 안타까워하 셨는지 이해되는 것은 물론이지만, 시간이 지남 에 따라 고해성사를 ‘해치웠다’고 표현하신 그 이 름 모를 자매님의 마음도 공감하게 됩니다. 우리 가톨릭 신자들에게 가장 부담이 되는 ‘의무’ 중 하나가 바로 고해성사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2007년 가톨릭 신문사에 의해 실시된 설문조 사에 의하면, 냉담자들 가운데 무려 33.9%가 고 해성사에 대한 부담 경감이 냉담을 푸는데 가장 필요한 사목적 배려라고 답했다고 합니다. 같은 해 수원교구 복음화국에 따르면, 쉬는 교우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전체 응답자의 25.3%가 냉담의 첫번째 원인으로 고해성사를 지적했습니 다. 2012년 서울대교구 사목국은, 9개 본당 신자 들 중 고해성사를 ‘판공성사 때만 한다’는 응답 이 66.9%에 달했다고 합니다. 2018년 춘천교구 는 전 신자들의 75%가 고해성사가 부담된다고 답했고, 판공성사만 보거나 일 년에 4번 정도만 성사를 보는 이들이 무려 70%를 상회했다고 합 니다. 이처럼 신자들은 고해성사에 대해서 풍성 한 은총보다는, 그로 인한 엄청난 부담감에 ‘해치 워’ 버리고 싶은 그런 의무감을 더 크게 느끼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고해성사에 대한 교회의 가르침은 엄 격합니다. “그리스도교 신자는 양심을 성실히 성 찰한 다음 … 모든 중죄의 종류와 횟수를 고백 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교회법 제 988 조 ①) 가령 칠죄종의 하나인 간음에 대한 고해에 있어 33
서는 그 대상과 횟수까지 세세히 고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만약 이것이 부끄럽다고 해서 제대로 고하지 않는다면, 모고해冒告解1)로 더 큰 죄(독성 죄)를 짓는 일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고해성사에 대해 강한 반감을 보이는 신자들도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왜 자신의 죄 를 꼭 사제를 통해서만 하느님께 고백하여 죄를 용서받을 수 있는가 하고 말입니다. 한국교회가 가지고 있는 판공성사 제도에 대해서도, 그것이 강제적일 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지적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 해성사에 대한 교회의 가르침은 분명하고 확고 합니다. “모든 신자는 사리를 분별할 나이에 이 른 후에는 매년 적어도 한 번 자기의 중죄를 성 실히 고백할 의무가 있다.”(교회법 제 989 조) 고해성사에 대한 다른 모든 논의들을 뒤로 하고서 우리가 가장 먼저 인정해야 할 점은, 고 해성사를 부담스러워 하는 것이 지극히 자연스 럽고 당연한 일이라는 점 입니다. 어떻게 하느님 과 다른 이들과 자기 자신에게 지은 죄를 고백하 고 통회하고 용서를 청하는 일이 가벼운 일일 수 있겠습니까? 죄에 대한 무거움, 죄로 인한 두려움, 그리고 죄로 인한 부끄러움은 인간의 본성 중 하 나일 것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창세기의 원죄이야 기에서도 잘 묘사되어 있습니다. 1) 고해자가 기억에 떠오르는 사죄死罪들 중 어느 것을 고의로 숨기거나 사죄의 종류 혹은 회수를 은폐시킬 때, 그리고 하등통회조차 하지 않고 고백할 때, 모고해(독성죄)가 성립한다. (출처: 가톨릭 대사전) 34
야훼 하느님께서 아담을 부르셨다. “너 어디 있느냐?” 아 담이 대답하였다. “당신께서 동산을 거니시는 소리를 듣고 알몸을 드러내기가 두려워 숨었습니다.” (창세 3, 9-10)
죄는 우리 인간으로 하여금 하느님으로부터 숨어버리게 합니다. 하느님 앞에 서지 못하게 만 듭니다. 하느님의 부르심에 제대로 응답하지 못 하게 합니다. 죄란 그렇습니다. 그러나 그 죄로 인 한 무거움과 두려움과 부끄러움을 느끼는 바로 그 순간이야말로, 비로소 우리 인간이 하느님 아 버지와 생생한 대화를 할 수 있는 장이 됩니다. 하느님의 현존을 느끼고, 그분 부르심의 음성을 듣게 합니다. 그리고 하느님의 무한한 자비와 사 랑을 깨닫고 체험하게 되는 기회가 되기도 합니 다. 자기 죄를 부끄러워 하는 그런 마음을 지닐 때야말로, 우리가 가장 진실해지는 순간 중 하나 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바로 그 진실된 순간에 하 느님과의 참으로 생생한 만남과 대화가 이루어 질 수 있습니다. 온갖 두려움과 부끄러움에도 불 구하고 하느님 부르심에 용기를 내어 응답한다 면, 그리고 비록 벌거벗은 몸으로나마 그분 앞에 겸손되이 나아간다면 말입니다. 고해성사를 성실 하게 드리는 것이야말로 이러한 참된 믿음의 행 위일 것입니다. 교황 프란치스코는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우리는 용서를 구하러 가는데 결코 지쳐서는 안 됩니다. 여러분의 죄를 말하는 것이 창피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 만, 우리 어머니들과 할머니들이 말씀하시곤 하셨듯이 수 35
천 번 노래지는 것보다 한 번 빨개지는 편이 낫습니다. 우 리는 얼굴을 한 번 붉히겠지만 우리 죄를 용서받고 앞으 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2013.11.20 성 베드로 광장 일 반 알현)
고해성사에 대한 무거움과 두려움과 부끄러 움은 줄이거나 덮어 버릴 수 있는 것이 아닐 뿐더 러, 그렇게 하려는 시도 자체가 교묘한 악의 유 혹일 수 있습니다. 만약 죄로 인한 모든 중압감 을 덮어버리거나 그저 가벼이 치부하려 한다면, 그런 만큼 죄에 대한 통회의 마음 역시 좀먹게 됩니다. 그리고 그렇게 하느님 사랑과 용서로부 터 멀어져, 죄의 무거움에 삶 전체가 짓눌려 버릴 수 있습니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고해성사에 대 한 교회의 가르침이 그토록 단호한 것입니다. 사순시기를 보내며 판공성사를 준비하는 지 금, 우리 모두가 용기를 내어 성실히 고해성사를 드릴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먼저 언제 고해성사 를 드릴지 스스로 날짜를 정하고, 성실히 자신 의 삶을 성찰하며 통회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죄로 인한 무거움과 두려움과 부끄러움에 몸서 리 쳐질 때, 우리의 약함과 가난함이 걷잡을 수 없이 그대로 드러날 때, 바로 그 순간 하느님께 신뢰를 두고 용기를 내어 나아가길 바랍니다. 교 황님이 말씀하신대로, 수천 번 노래지는 것보다 한 번 빨개지는 것이 더 낫기 때문입니다. ‘너 어디 있느냐? ’는 하느님의 부르심에, 이제 는 우리가 알몸으로 그분 앞에 나설 때입니다. 36
그분께 성실한 고해성사로 답해야 할 때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고해성사를 통해서 하느님의 무한 하신 자비의 은총을 풍성히 누리시기를 간절히 기도 드립니다. 아멘.
글_ 최재석 프란치스코 수사
<교황님 기도 네트워크-기도의 사도직> You Tube 교황님께서 직접 소개해 주시는 기도 지향을 유튜브에서 매월 보실 수 있습니다.
채널명 : '교황님 기도 네트워크-기도의 사도직' 유튜브 검색 "기도의 사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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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회의 새로운 벗으로 여러분을초대합니다! 예수회는 1540년 이냐시오 성인에 의해 창설되어‘ 하느님 의 더 큰 영광을 위해’세상 안으로 파견되어 투신하는 활동 수도회입니다. 예수회원은 ‘활동 중 관상’을 하고, ‘모든 것 안에서 하느님의 현존’을 찾으며 세상의 가장 어려운 곳을 찾아가 하느님의 사랑을 전하고 있습니다. 후원회원님들께서 보내주시는 후원금은 무엇보다 예수회 사제양성과 캄보디아를 비롯한 선교 기금 그리고 여러 사도직 기금으로 소중히 사용되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후원은 하늘나라에 쌓는 값진 보화가 될 것이며, 추수할 일꾼을 길러내는 참된 봉헌이 될 것입니다. 저희는 여러분의 선한 뜻을 현장에서 실천하고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 일하는 일꾼이며, 여러분은 저희의 협력자이 십니다. 따라서 여러분은 예수회의 벗이며 동반자입니다. 예수회의 새로운 벗이 되어주실 분은 후원회 사무실로 전화 주시거나 아래 홈페이지에서 신청 해주시기 바랍니다.
예수회 후원회 | 02-3276-7777 | www.hoowonsj.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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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에게 보내주신 관심과 사랑,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2021년 1월, 이냐시오의 새로운 벗들 국내 ( 24명 ) 김경희 김금한 김선희 김성례 김소희 김숙경 김재욱 김정명 김효진 노혜란 박영순 배동호 심상보 윤경진 이정수 이정임 이지은 이현령 임하일 장인화 조숙환 조효례 홍숙의 황성련
국외 ( 5명 ) 김안나 원광우 이미양 최영재 황록연
예수회 후원회원을 위한 미사 저희 예수회는 후원회원들을 위해 회헌 309조 및 관 련법규 304조에 명시된 대로 예수회 모든 공동체에 서 항구하게 미사를 봉헌하고 있습니다. “본 회에 도움을 주시는 모든 사람들이 보내 준 정성과 관대한 후원에 대하여 우리가 보답을 하는 것은 매우 지 당하다. 그러므로 우리는 그들을 위하여 매월 한 대의 미 사를 영원히 봉헌하도록 한다.” [예수회 회헌 309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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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직 알림 예수회 인권연대연구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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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회 인권연대연구센터는 시대의 징표를 읽고 세상의 필요에 응답하고자 정의, 평화, 생태보전을 위한 연대와 연구 활동을 합니다. 인권연대연구센터 홈페이지에서 사회사도직에서 활동하는 예수회원들의 칼럼과 인권연대가 차별과 배제 없는 평화로운 세상을 위해 발간하는 다양한 보고서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인권연대 홈페이지 및 웹진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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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회센터는 <코로나 방역 지침>에 따라 강의실 수용 인 원을 대폭 축소하여 운영합니다. 경우에 따라 수강 인원이 제한적일 수 있음을 양해 부탁드립니다. 안전한 환경 조성을 위해 예수회센터 지하1층 주차장 출입 구로만 출입 하실 수 있으며, 입장 시 발열 체크 및 역학 조 사용 명부 작성 등의 방역 절차에 적극 협조해주시면 감사 하겠습니다.(개인 정보 보호는 철저히 준수됩니다.) 만일 코 로나19 상황이 악화되어 현장 강의가 불가 능해 질 경우 녹화 동영상을 보내드리거나 실시간 영상 강의 (ZOOM)로 대체될 수 있습니다.
■ <가톨릭 신앙과 영성> 2021년 ‘봄’ 강좌 시리즈 시간(현장 강의) : 매월 둘째, 넷째 화요일, 오전 10시-11시55분, 총7회 장소(현장 강의) : 예수회센터 3층 성당 강 사 : 주원준 박사 및 예수회 사제·수사 (김우중, 김정택, 송봉모, 정제천, 조인영, 전주희) * 동영상 녹화 강의 : 현장 강의를 녹화하여 일주일 후에 동영상 링크 발송, 일주일동안 수강 (예: 3월9일 강의는 3월16일에 발송) 3/9 (화)
꿈과 원형(Archetype), 그리고 영성
김정택 신부 서강대 심리학과 명예교수
3/23 (화)
더 큰 사랑을 향한 여정, "성찰과 식별”
조인영 신부 예수회 수련장
4/13 (화)
마르타의 바쁜 삶 속에서 마리아처럼 예수님 바라보기 - 두 번째 이야기
송봉모 신부 서강대 신학대학원
4/27 (화)
탈출의 길 (exodus), 함께 가는 길 (synodus) !
주원준 박사 구약학, 한님 성서 연구소
5/11 (화)
포스트 코로나와 가톨릭 교회
정제천 신부 이냐시오 영성연구소장
5/25 (화)
차별과 다름, 다양성 안의 일치의 영성
전주희 수사 예수회 사회사도직 위원장
6/8 (화)
하느님 안에서 누리는 자유: 영신수련을 통한 치유와 회복
김우중 신부 예수회 부수련장
* 원하시는 분들은 12시15분 센터 평일 미사에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 레지오 마리애 단원들을 위하여 특화된 일일피정 시 간 : 토요일 오전 10시~오후 4시30분 장 소 : 예수회센터 3층 성당 손우배 신부 가톨릭 영성의 시작, 성모님과 예수님의 겸손
교황님 기도네트워크 한국본부장
레지오 단원의 성화를 위한 활동과 기도의 통합
안정호 신부 예수회 신학원장
2/27
부활 시기
4/24
성모 성월
5/22
예수 성심
6/26
사순절
3/20
부활 시기
4/17
5/1
예수 성심
6/19
사순절
성모 성월
*인 원이 제한될 수 있으니 미리 신청해주시기 바랍니다. (단체 접수 환영) * < 코로나 방역 지침>에 따라 피정 인원을 대폭 축소하여 선착순으로 접수 합니다. 50명~100명 이상의 단체로서 피정 날짜의 조정이 필요한 경우 행 정실에 문의해주시기 바랍니다. * < 코로나 방역 지침>에 준하는 범위에서 점심식사와 간단한 간식이 제공됩 니다. 41
■ 예수회센터 봄학기 강좌 (3월 개강) 성경대학-요한복음2 (현장 수강) 성경대학-요한복음2 성 경
(동영상 녹화 강의)
구약성경 아카데미 (현장 강의) 구약성경 아카데미 (동영상 녹화 강의)
'몸 신학' 교리 해설 (현장 강의) '몸 신학' 교리 해설 (동영상 녹화 강의)
2,4째 수 14:00-16:15 동영상 링크 발송
송봉모 신부
매주 목 10:00-12:00 동영상 링크 발송
주원준 박사
매주 월 10:00-12:00 동영상 링크 발송
김혜숙 박사
그리스도교와 불교 간의 대화
매주 화 14:00-16:00
서명원 신부
영
<신설> 심리적 치유와 성숙을 통한 영적 여정
매주 화 14:00-16:00
신선미 선생
성
영신수련 정기강좌
매주 월 10:00-12:00
이규성 신부
여성 심리와 영성
매주 수 10:00-12:00
홍기령 교수
어떻게 실제로 기도하고 성찰할 것인가?
매주 목 14:00-16:00
권오면 신부
가톨릭 사회교리
매주 금 14:00-16:00
전주희 수사
영성과 철학상담- 아픈 영혼을 '철학'으로 치유하기
매주 화 19:00-21:00
박병준 신부 홍경자 교수
매주 수 19:30-21:15
권오면 신부
저녁 어떻게 실제로 기도하고 성찰할 것인가? (현장 강의) 및 주말 영어성경 나눔 '나'를 찾아가는 화목한 가정
매주 목 18:15-19:15반, Kister 신부 19:30-20:30반 1,3째 토 16:00-18:00
배카타리나, 손엘디 부부
※ 동영상 녹화 강의 수강 접수 ※ '가톨릭 신앙과 영성', '구약성경 아카데미', ‘몸 신학’ 교리해설, '성경대학 4강좌'는 현장 강의뿐 아니라 동영상 녹화 강의로도 수강 접수를 받습니 다. (현장 강의, 동영상 녹화 강의 중 하나를 선택하여 신청하셔야 합니다.) 동영상 녹화 강의는 현장 강의를 녹화하여 일주일 후 이메일과 문자로 접 속 링크를 보내드립니다. 접속 링크를 받으신 후 일주일동안 원하는 시간 에 수강하실 수 있습니다.
▶ 신청 및 문의 : 센터 행정실 02-3276-7733 이메일 jesuitcenter@gmail.com 홈페이지 center.jesuit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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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긴급 구호 꾸러미 후원 모금 프로젝트
말레이시아 긴급 구호 꾸러미 후원 모금 프로젝트에
도움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작년 12월부터 시작했던 말레이시아 긴급 구호를 위한 예수회의 요청에 코로나라는 어려운 시기에도 불구하고 예상외로 많은 이냐시오의 벗들께서 응답을 해주셨습니다. 긴급 구호의 요청에 신속히 응해주신 많은 이냐시오의 벗들 덕분에 예상했던 시간보다 빠르게 모금이 종료되었고, 신속한 지원 덕분에, 많은 이주민 특히, 가장 취약한 상태에 있는 학생과 아이들이 포함된 이주민 가정 중 400가구나 되는 가정에 구호 물품 패키지를 긴급하게 제공할 수 있었습니다. 이 모든 것이 이냐시오의 벗들 도움 덕분이라, 도움을 주신 모든 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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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한 분 한 분, 이 소식지 지면을 통해 알려드려야 함에도 그렇게 하지 못한 점 매우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말레이시아에 체류하는 이주민들, 특히 그분들의 아이들을 위한 모금 프로젝트는 저에게 매우 특별한 것이었습니다. 2015년 사제품을 받은 이후에 많은 프로젝트를 해왔습니다. 이 중에는 행정 프로젝트도 있었고 이주민에 관한 도서를 제작하는 프로젝트, 한국의 이주노동자들이 귀국한 후 사회에 재통합하는 데 도움이 될 기술을 배우는 교육 프로젝트도 있었습니다. 적지 않은 수의 프로젝트를 진행해왔지만, 이번 프로젝트는 매우 유별난 것이었습니다. 처음 알빈 신부님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도움을 주어야겠다고 결심했을 때 제가 목표로 했던 금액은 최대 500만 원 정도였습니다. 일단 저의 삶의 테두리 안에 있던 사람들의 숫자가 워낙 적기도 했고 무엇보다 코로나로 인하여 모두가 힘든 상황에서 다른 나라의 힘든 사람들을 생각할 여유가 없으리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결과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놀라운 것이었습니다. 점점 나이를 먹어가면서 세상일에 대해 놀라움과 기대감을 하나씩 내려놓고 있던 저에게 이번 프로젝트는 어떤 의미에서 회심의 계기가 되었습니다. 수많은 선의와 넓디넓은 관 대함을 맛본다는 것은 무척이나 설레는 체험이고 긍정의 체험입니다. 우리가 많은 기도문과 성가 속에서 영혼 없이 읊조리던 ‘선의의 사람들People of good will ’이라는 표현이 다시금 생생하게 빛을 되찾는 체험이 되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이 44
프로젝트에 물적, 영적으로 함께해 주신 후원회원분들, 후원회 직원들, 신부님들께 이중의 빚을 지게 된 셈입니다. 아마도 그중에서 짊어지기에 더욱더 무거우면서도 설레는 빚은 저 자신의 영적인 거듭남일 것입니다. 기대와 희망이라는 단어를 다시금 회복했으니 말입니다. 그리고 항상 기도 속에서 감사의 마음을 되새기도록 하겠습니다. 그저 이냐시오의 모든 벗에게 감사하고 또 감사드립니다. 예수회 김민 사도요한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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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냐시오 영성 아카데미
< 기도와 식별 2: 기도와 영적 성장 > 여러분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으로 '기도와 식별 1' 누적 수강자가 200명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수강자들의 요청에 따라 '기도와 식별 2' 중급반을 기도와 영적 성장이라는 주제로 새롭게 개설하였습니다. 지난 '기도와 식별 1'이 기도에 대한 개론 수업이었다면, '기도와 식별 2'는 전에 자세히 설명하지 못했던 부분을 성경과 교부의 이야기를 토대로, 함께 교재를 읽어가며 이해해 나가는 시간을 가질 예정입니다. 동시에, 영신수련에서 나타나고 있는 기도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토대로, 우리는 기도를 어떻게 이해하고 실제로 행해야 하 는지 알아보고자 합니다. 특히 식별 부분에서는 영신수련 번호별로 주제를 자세히 알아보고자 합니다. * 본 수업은 줌(ZOOM)을 이용한 실시간 온라인 강의로, PC 또는 핸드폰으로 듣는 화상강의입니다.
▹ 강의 주제 : 기도와 식별 2 - 기도와 영적 성장 (중급반) ▹ 수업 : 매 주 (월) 저녁 7:30 - 9:00 (90분 강의, 10분 휴식) ▹ 강사 : 한민 토마스 신부, 최준열 다미아노 신부
한민 토마스 신부
최준열 다미아노 신부 46
주 제
내
용
강 사
1
오리엔테이션
강의 요강과 교재 안내 (오프라인 수업)
최준열 신부
2
기도: 인격적 만남
영신수련의 목적: [1], [21]
최준열 신부
3
기도의 본질
영신수련의 비전: [23] 원리와 기초
최준열 신부
4
교재 연구 1
2강 ~ 3강까지 교재 Review
최준열 신부
5
구원을 위한 영적 여정
기도 안에서의 성장
한민 신부
6
관상이란 무엇인가?
이냐시오식 기도의 두 축 1: 관상
최준열 신부
7
성찰이란 무엇인가?
이냐시오식 기도의 두 축 2: 성찰
최준열 신부
8
영적 성장의 길
Thomas Green 신부의 영적 성장의 세 단계
최준열 신부
9
교재 연구 2
6강 ~ 8강까지 교재 Review
최준열 신부
10
영적 성장의 규칙 1
영적 위안 속에서 준비하기
한민 신부
11
영적 성장의 규칙 2
영적 고독 속에서 충실하기
한민 신부
12
종강 미사
최종 마무리 미사 (오프라인 수업)
한민 신부
※ 본 강좌는 '기도의 식별 1'을 수강하신분만 신청이 가능합니다. ※ 이냐시오식 침묵피정을 참가해보신 경험이 있는 분들에게 특별히 추천합니다. ※ 단, 제1강, 제12강은 오프라인 강의로 예수회 센터로 방문하셔야 합니다.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대면강의가 불가능할 경우, 온라인으로 대체될 수 있습니다)
◆ 신청 기간 : 3/2 (화)~ 3/5 (금), (선착순 20명 마감) * 최소 인원 15명 이하일 경우 취소될 수 있습니다. * 선착순 마감이 되면 4월 5일부터 강의가 시작됩니다.
◆ 강의료 : 12주, 15만원 (신청 완료 후에 입금 부탁드립니다) ◆ 신청 방법 : 최준열 신부 010-4466-0634 / 문자로 접수 문자를 통해 접수하시면 신청 방법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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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회 알림 ■ 일시 후원 입금 계좌번호 국민 012-01-0610-808 신한 140-002-805577 하나 048-22-02174-9
농협 037-01-309663 우리 844-05-000791 예금주: (재)한국예수회
* 입금 후 꼭 확인 전화 부탁드립니다. * 정기후원을 원하시는 분은 사무실로 연락주세요.
■ 영명축일을 알려주세요 영명축일을 맞이하는 후원회원님께 책을 선물로 보내드립니다. 축일을 알려주지 않으셨거나 주소가 변경되신 분들은 후원회 사무실로 확인 전화 부탁드립니다.
■ 미사봉헌 : 전화, 홈페이지로 신청 미사예물 입금계좌
우리 1005-300-968781 국민 012501-04-068525 예금주 (재)한국예수회
■ 예수회 후원회 02-3276-7777 홈페이지 www.hoowonsj.com
월~금요일 9시~17시 (점심시간: 12시~13시)
미주지역 회원 후원 안내 1 . 송금봉투가 없으신 분은 수표(check)를 아래 주소로 보내주시면 예수회 한국관구로 입금됩니다. USA Midwest Jesuits 1010 N Hooker St Chicago, IL 60642 2. P ay to the order 란에는 "Jesuit International Missions" 라고 써 주세요. 3. Check Memo란에 반드시 회원번호(ID) 및 이름을 적어주세요. 4. Midwest Jesuits 관구로 직접 수표(check)를 보내주시는 분만 세금공제 혜택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5. 혹은 페이팔(Paypal) 이용 (이 경우 세금공제 불가) 페이팔 가입 후, 수신인에 hoowon1004@gmail.com 입력하시고, 메모창에 이름, 송금목적 기재해 주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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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회 홈페이지 리뉴얼 오픈되었습니다! www.hoowonsj.com ▶인터넷, 모바일로 간편하게 즉시 후원이 가능합니다! 기존 후원신청서 수기 작성 or 전화 녹취로 가능했던 후원신청을 홈페이지에서 직접 간편하게 신청 가능합니다.
▶정기후원 뿐만 아니라 일시후원도 가능합니다! 정기후원 이외에 특별기부금, 감사기부금, 서품후원금과 같은 특별후원금은 물론 일회성 후원도 바로 가능합니다.
▶직접 회원정보, 후원정보를 관리할 수 있습니다! 주소변경은 물론 후원정보를 직접 확인하고 변경할 수 있습니다. (단, 후원중단은 방문 또는 유선상으로만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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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냐시오의 벗들, 후원회 행사 정보 확인! 소식지 '이냐시오의 벗들'과 후원회의 행사 일정을 컴퓨터, 태블릿, 스마트폰 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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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원회에서 진행되는 온/오프라인 특강, 피정에 대한 안내 및 신청방법은 후원 회원분들께 문자로 보내드립니다. 문자 수신 동의가 되어있지 않으신 분은 문자가 보내지지 않으니, 전화번호가 변경되었거나 등록되어 있지 않으신 분들은 후원회 사무실로 전화 주시기 바랍니다.
■ 줌(ZOOM) 온라인 강의 안내 코로나19로 인한 정부정책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로 대면 강의, 모임을 최소화 하기 위해 화상강의 애플리케이션인 '줌(ZOOM)'을 이용한 월례특강을 실시합니다.
{
줌 (ZOOM) 화상 강의는 'PC'또는 '스마트폰'을 이용한 인터넷을 통해 듣는 화상강의 입니다.
}
※ 줌 (ZOOM) 설치 및 이용방법은 후원회 홈페이지에서 자세히 확인 하실 수 있습니다. ※ 강의 20분 전부터 강의실 접속이 가능합니다. 날짜 2일 (화)
5일 (금)
9일 (화)
12일 (금)
16일 (화)
19일 (금)
26일 (금)
시간 10:00 10:00 10:00 10:00 10:00 10:00 10:00
강사 / 주제
비고
서석칠 신부 / 동행과 예술, 동행의 예술
김우선 신부
금요피정
/ 위로하는 교회를 꿈꾸며
*미사봉헌
손우배 신부 /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영성
오세일 신부
금요피정
/ 코로나 일상, 성찰과 변화의 여정으로.
*미사봉헌
류해욱 신부 / 독수리의 영성
안정호 신부
금요피정
/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 배워라 (마태11,29)
*미사봉헌
정제천 신부
금요피정
/ 주님, 저희에게 기도를 가르쳐주세요 (루카11,1) *미사봉헌 * 온라인 금요피정 이후에 미사가 있습니다.
미사신청은 후원회 홈페이지 '후원회 활동'의 게시물을 참고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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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원회 행사 일정은 코로나19로 변동이 될 수 있으며, 변동시 후원회 홈페이지, 카카오채널, 문자로 안내해 드립니다. (수신동의자에 한함)
오직 나의 지향만으로 봉헌되는 미사, 그 은총을 경험해보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이 신청하신 미사는 한 분의 신부님께서 공동체 미사나 개인 미사에서
‘ 한 미사, 한 지향 ’ 오직 그 지향만으로 미사를 봉헌합니다.
<미사 신청 방법> 방법1 오른쪽 그림(QR코드)을 핸드폰 카메라 또는 스캔 앱으로 검색. 방법2 홈페이지 www.hoowonsj.com 를 통해서 신청. 다음, 네이버에서 '예수회 후원회' 검색 후 홈페이지에서 신청. 방법3 카카오톡 친구찾기 '예수회후원회' 검색 후 채널 추가 →채팅창 목록에 미사신청하기 선택. 위 방법이 어려우시거나 기타 문의 사항이 있으시면 예수회 후원회 02-3276-7777로 전화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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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21년 2월 22일 발행처 : 천주교 예수회 후원회 발행인 : 김용수 편집인 : 구동욱 등록번호 : 마포, 라 00501 제16권 3호 [통권179호] 04111 서울시 마포구 서강대길 19 02-3276-7777 / 팩스 02-3276-7783 http://hoowonsj.com hoowon1004@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