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에서 읽는 책과 지하철에서 읽는
책은 다르다. 아침에 읽는 책과 한낮
에 읽는 책도 다르다. 그 모든 풍경 속
에 동일한 한 권이 놓여도, 시간과 장
소가 달라지면 책은 우리에게 다른 표
정을 보여준다. 책을 종이책으로 읽을
감각이 당연히
아침의 문장
캐나다 밴쿠버 중앙일보
The Korea Daily, Vancouver
쓰레기는 유일하게 증가하는 자원이다.
발행인·대표 김소영
2001년 8월 4일 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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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9년 미국 내무부 차관 홀리스 돌의 말. 넘쳐나는 쓰레기는 기후위기의 한 축이 되었다. 그리고 “우리는 거대 국제 쓰레기 공장의 공범이 된다.” ‘쓰레기
본사 전재계약 제휴사 THE NEW YORK TIMES, THE WALL STREET JOURNAL, LOS ANGELES TIMES, NEWSWEEK 영 국, FINANCIAL TIMES, 일본 時事通信, 日本經濟新聞 338-4501 North Rd. Burnaby BC Canada V3N 4R7
경제’전문가가쓴쓰레기의세계사(로만쾨스터)중에서.
시선
미국 경쟁력 원천은 노동 유연성
미국 대선 경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물가가 치솟아 국민이 고통받고 있 다며 “바이든 행정부가 경제를 파괴 했다”고 주장한다. 상당수 미국인이 트럼프 주장에 동조하고 있지만, 사 실 미국 경제는 주요 선진국 중 가장 잘 나가고 있다. 미국 경제는 지난해
2.5% 성장한 데 이어 올해 2.6% 성장 (IMF 전망)이 예상된다. 이는 한국 (지난해 1.4%, 올해 2.5%), 일본(지난 해 1.9%, 올해 0.7%), 독일(지난해 마
이너스 0.2%, 올해 0.2%), 영국(지난 해 0.1%, 올해 0.7%)을 뛰어넘은 것이 다. 여기에 미국의 실업률은 완전고 용 수준인 4.1%(10월)이고, 코로나19 봉쇄 이후 치솟았던 물가는 지난 9월
2.5% 상승에 그쳤다. 미국의 성장·고
용·물가가 너무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골디락스’ 상태라는 평가가 나 온다.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가 잘 나가는 비결로 창업·혁신을 장려하는 문화, 낮은 진입 장벽, 우수한 대학 교육, 이
민자 유입과 함께 노동시장 유연성을 꼽는다. 혁신은 창조적 파괴를 동반 한다는 걸 고려하면 미국의 혁신 문 화와 노동 유연성은 동전의 양면이
다. 미국은 기업이 필요에 따라 신속 하게 인력을 채용하고 해고할 수 있 다. 고용이 유연하다 보니 기업은 경 제 불황 때에는 인력을 빠르게 줄이 고, 회복기에는 신속히 고용을 늘릴 수 있다.
미국 빅테크 기업들은 수시로 감원
을 발표하는 동시에 대규모 투자 계획
을 밝히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해 1월 1만명의 인력을 구조조정
하는 한편, 오픈AI에 100억 달러를 투
자하는 등 AI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메타도 지난해 2만 명을 감원하면서
AI 분야에 370억 달러를 투자했다. 구
글은 지난해 주요 프로젝트를 중단하 고 1만2000명을 감원하면서 AI 연구
개발(R&D) 투자는 450억 달러로 늘
렸다.
이는 한국·일본·유럽 기업들이 각
종 고용 보호 규정에 막혀 제때 구조
조정에 나서지 못하는 것과 대비된다.
노키아는 지난해 매출이 급감하자 구
조조정에 나섰으나 독일·프랑스·핀란
성장률 유럽 크게 앞서며 노동 유연한 미국식 모델 관심 한국, 노동규제 줄여 성장 일궈야
드의 노동 규제로 인해 2026년에나 구
조조정 계획을 실행할 수 있다. 유럽
의 소프트웨어 강자인 SAP는 각종
규제로 제때 자금을 투입하지 못하며 한해 AI 투자액이 5억 유로(약 7400억 원)에그친다.이는구글등이AI에수 백억 달러를 투자하는걸 고려하면 미 미한액수다. 세계 경제를 주도하는 IT산업은 예 측이 쉽지 않고 단절적이며 변화가 심 하다. 유망 분야로 판단해 뛰어들었 다가 잘못된 판단이라는 게 드러나면 신속하게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 노 동 규제 등으로 성장성이 없는 분야에 발목이 잡힌다면 기업의 미래가 불투 명해진다. 이런 점에서 감원은 성장을 위한디딤돌이라할수있다. 구조조정 비용의 차이는 첨단 기술 분야의 경쟁력으로 이어진다. 유럽
IT 기업들이 구조조정에 많은 비용 과 시간을 들여야 하는 반면, 미국 IT 기업들은 빠르게 의사를 결정해 실행 할 수 있다. 이런 비용의 차이는 수익 성과 직결된다. 미국에서 이익이 나 는 투자가 유럽에서는 손해가 날 수 있다. 컨설팅업체
영업익,기대보다 1.3조 � 삼성 반
삼성전자가 올 3분기(7~9월)에 영업이
익 9조원대의 잠정실적을 8일 발표했다.
지난 2분기에 7개 분기 만에 겨우 넘은
10조원 벽이 다시 무너지며, 시장 전망
삼성전자3분기사상최대79조매출
반도체 부진에 영업익은 뒷걸음질
최고 경영진 이례적 사과 메시지
업계 “DS 부문 대대적 쇄신할 듯”
치를 하회한 ‘어닝 쇼크’였다. 경영진은
이날 이례적으로 사과 메시지를 내며
쇄신을약속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연결기준 3분기 영
업이익 9조1000억원, 매출 79조원으로
잠정집계됐다고공시했다.전기대비매
출은 6.66% 늘었고, 영업이익은 12.84%
감소한 수치다. 매출은 사상 최대를 기
록했지만,영업이익이기대보다낮았다.
증권가에선 당초 실적 부진을 예상하
며, 영업이익 14조원대 전망치를 10조원
대로 잇따라 낮춰 잡았다. 최근 한 달간
보고서를 낸 증권사 18곳의 컨센서스
(실적 전망치)는 10조4047억원이었다.
10조원대 사수를 관건으로 봤지만 이마
저도밑돌았다.
삼성전자의 캐시카우인 반도체 사업
부진 탓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최근 인
공지능(AI)과 서버용 메모리 수요는 견
조했지만스마트폰과PC수요가좀처럼
살아나지 않으며 삼성전자의 주력인 범
용D램이주춤하고있어서다.SK하이닉
스와 달리 삼성전자는 고대역폭메모리
(HBM)에서도활로를찾지못하고있다. 반도체는 달러화로 결제하는데 최근
원화 강세인 환율도 악영향을 준 것으 로 보인다. 증권가에선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DS)의 3분기 영업이익을 지난
2분기(6조5670억원)보다 낮은 4조
~5조원대로예상하고있다.
이날 사업 부문별 실적은 공개되
지 않았지만, 삼성전자는 설
명자료를 내고 “메모리 사업
은 서버·HBM 수요가 견조함에도 불 구하고 일부 모바일 고객사의 재고 조
정과 중국 메모리 업체의 범용(레거시)
공급이 증가한 가운데 일회성 비 용(성과급 등)과 환 영향 등으로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또 “HBM3E의 사업화가 예상보 다 지연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가전·모바일 사업 이 속한 디바이스경험
부문(DX)은 플래그십 스마트폰 판매 호조, 디스플레이(SDC)는 주요 고객사 신제품 출시 효과로 일부 개선됐다는 게 삼성전자 설명이다.
증권가에선 한동안 스마트폰과 PC 수요가 크게 회복되지 않으면 삼성전자 실적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스
마트폰이나 가전 등 완제품 사업부에서 4분기에마케팅등비용을많이쓴다”며
“영업이익이3분기대비더감소할수있 다”고 했다. 이날 삼성전자
관련 종목에‘소비자경보’도 발령
발표 직후 고려아연 주가 출렁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과열 양
상으로 치닫는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즉각적인 불공정거래 조사를 지
시했다고금감원이8일밝혔다.
금감원이 이례적으로 공개매수 기
간에 경고에 나선 것은 고려아연과 영
풍·MBK파트너스 측의 경쟁 과열로 소 비자가 피해를 볼 수 있다고 판단해서
다. 실제 양측은 “상대방이 공개 매수에 서 유리한 입지를 선점하기 위해 허 위 사실을 유포하고 있다”며 법적
다툼은 물론 금감원 신고까지 진 행하겠다고밝힌상황이다. 이 원장은 임원 회의에 서 “‘공시 이전에 공개 매
살펴본다. 이 원장은 “공개매수 과 정뿐 아니라 이후 발생하는 이슈에 대 해서도 자본시장법 등 관련 법규 위반 여부를 철저히 살펴봐야 한다”며 소비 자보호를강조했다. 이날 금감원은 고려아연 공개매수와 관련해 ‘소비자경보’도 발령했다. 금감 원은 “공개매수 기간 혹은 종료 이후에 관련 종목의 주가가 급락할 수 있어 투 자에 유의가 필요하다”면서 “근거
나서 0.51% 하락한 77만6000원에마감했다. 김남준 기자 kim.namjun@joongang.co.kr
한국·싱가포르, LNG
윤 대통령, 웡 총리와 정상회담
내년‘전략적 동반자관계’로 격상
윤 대통령, 현지서도 의료개혁 강조
“낮은 지지율 장애지만 안 흔들릴 것”
‘아시아의 용’이라 불려온 한국과 싱가
포르의 관계가 8일(현지시간)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방문을 계기로 공급망 동
맹수준으로격상됐다.
윤 대통령과 로런스 웡 싱가포르 총
리는이날싱가포르의회에서열린정상
회담에서 원자재를 넘어 바이오, 첨단
산업, 전략물자까지 확장된 한·싱 공급
망파트너십 약정(SCPA)과 액화천연가
스(LNG)의 공동구매 등이 담긴 한·싱
LNG협력양해각서(MOU)를체결했다.
양국은 또한 수교 50주년인 내년에 전략
적동반자관계를수립하기로합의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 뒤 공동
언론발표에서 “싱가포르는 지난 반세
기 동안 국가 발전을 위해 함께 뛰어온
동반자이자 앞으로의 미래를 함께 개척
해 나갈 핵심 파트너”라고 말했다. 윤 대
통령은 이어 “(양국은) 공급망 파트너
십 약정을 기초로 바이오, 에너지, 첨단
<로버트
“북, 6~18개월내 극적행동 가능성”
산업 분야의 공급망 협력을 강화하고
교란에도 함께 대응하기로 했다”며 “세
계3위의LNG수입국인한국과글로벌
LNG 교역 허브인 싱가포르 간에 체결
한 LNG 협력 MOU도 에너지의 안정적
인 국제 공급망 구축에 크게 기여할 것”
이라고밝혔다.
SCPA에 따라 양국 정부는 공급망 교
란 징후 포착 시 5일 내 긴급회의를 개
최하고 공동 위기대응 시스템을 가동 한다. LNG 협력 MOU를 통해선 한국
가스공사와 싱가포르 에너지청이 각 LNG 재고수준에 따라 필요하면 물량 을 맞교환(스와프)하거나 구매가격을
낮추는공동구매를할수있게됐다.
두 정상은 북한에 대해서도 한목소리
를 냈다. 윤 대통령은 공동언론발표에 서 “북한의 불법적인 핵 개발과 무모한
도발을 국제사회가 결코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 의견을 같이했다”고 말
했다. 웡 총리도 “한반도 통일에 도움이 되기 위한 건설적인 대화가 이뤄질 수
신 사례였지만, 이제 AI와 로봇을 결합 한 현대차 방식이 새로운 혁신을
있도록 싱가포르는 최선을 다할 것”이 라고말했다. 윤 대통령은 정상회담 뒤 싱가포르의 주롱 혁신지구에 위치한 현대차 글로벌 혁신센터를 찾았다. 지난해 11월 준공 된 현대차 혁신센터는 기존의 컨베이어
벨트 공장이 아닌 하나의 셀(Cell)에서 AI와 로봇이 함께 자동차를 제조하는 미래형 공장으로 불린다. 윤 대통령은 “100년 전 포드의 컨베이어 벨트와 50 년 전 도요타의 적시 생산이 중요한 혁
연평도 상륙 뒤 핵무기 사용도 거론 싱가포르를국빈방문한윤석열대통령이8일(현지시간)싱가포르의회에서정상회담앞서로런스웡싱가포르총리의영접을받고있다. [뉴시스]
미국의한반도전문가인로버트매닝스 팀슨센터 선임연구원이 외교전문지 포
린폴리시(FP) 7일자에 ‘또 다른 한국전 쟁의 위험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는 제
목의 기고문을 실었다. 앞서 지난 1월 북 한 전문가인 로버트 칼린 미들베리국제
연구소 연구원과 지그프리드 해커 박사 가 38노스 기고문을 통해 “한반도 상황 이1950년6월초반이후그어느때보다
더위험하다”고지적했다.
매닝 연구원은 기고문에서 “지난 30
년 동안 미 정부 안팎에서 북핵 문제를
다뤄왔지만, 한반도는 1950년 이후 그
어느 때보다 더 위험하고 불안정해 보인
국가 관계’ 규정 등 심상치 않은 움직 임이계속전개되고있다면서다. 매닝 연구원은 지난해 미 국가정보위
다”며 “(전쟁이) 조만간 일어날 것으론 보이지 않지만, 북한이 향후 6~18개월 사이 극적인 행동에 나설 가능성을 키 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북·러 군사 협력 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적대적
원회(NIC)가 내놓은 ‘북한: 2030년까지 의 핵무기 활용 시나리오’ 보고서를 인 용해 북한의 남침 시나리오를 거론하기 도했다. 이에 따르면 북한은 서해 북방한계 선(NLL) 주변에서 한미연합훈련을 빌 미로 도발을 시작할 가능성이 있다. 북 한군이 맞대응 차원에서 실사격 훈련 을 하는 척하다가 연평도에 병력을 기 습 상륙시킨다는 시나리오다. 이후 한 국 공군과 해군이 반격에 나서고, 해병
대가 연평도
<라임사태 핵심인물>
대법 “1인당 술값 산정 잘못했다”
행정관 등 포함 7명 술값 536만원
검사 등으로 한정해 재계산 해야
1인당 100만원 초과할 가능성 커
라임자산운용(라임) 사태의 핵심 인물
로부터 술접대를 받아 재판에 넘겨진
현직 검사에 대한 1·2심 무죄 판결이 뒤
집혔다.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는 8일 청탁
금지법 위반 혐의를 받는 김봉현 전 스
타모빌리티회장과 검사 출신이모변호 사, 나모 검사에 대한 상고심에서 원심
을 깨고 사건을 서울남부지법으로 돌려
보냈다.
김 전 회장과 이 변호사는 2019년 7
월 18일 밤 서울 청담동의 한 유흥업소
에서 114만원 상당의 술과 안주 등 향응
을 제공한 혐의, 나 검사는 향응을 받은
혐의로2020년12월기소됐다.청탁금지
법 위반 기준은 대가성이 없는 경우 1회
100만원이다.
김 전 회장은 이 변호사로부터 “후배
검사들과 술자리를 하게 됐다”는 연락
을 받자 해당 주점을 예약하고 술자리
에 참석했다. 술자리엔 피고인 3명 외에
다른 검사 2명과 이종필 전 라임 부사
장, 김모 전 청와대 행정관까지 총 7명이
드나들었다.총비용은536만원이었다.
검찰은 이 전 부사장과 김 전 행정관
은 술자리에 잠시 들렀을 뿐이라고 보
고, 나머지 5명에 대해서만 가액을 산정
했다. 먼저 나 검사를 제외한 다른 검사
별정우체국연금, 3년 뒤 고갈인데
직원 3249명인데 수급자 2677명
9년째 적자에도 개혁 무풍지대
박민규 의원 “전면 재구조화 필요”
잘 알려지지 않은 공적연금이 있다. 바
로별정우체국연금이다.다른어떤연금
보다 상태가 안 좋다. 그런데도 개혁 무
풍지대에 방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
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박민
규의원(서울관악구갑)은8일별정우체
국연금관리단(이하 관리단)의 국정감
사 자료를 분석해 이 연금의 위기 실태
를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이 연금은 2014년 적립금
이 최고에 이른 후 이듬해부터 적자를
내기시작했다.누적기금이2019년1311
억 6800만원에서 계속 줄어 지난해 811
억 4700만원으로 떨어졌다. 또 한국재
정학회가 지난해 8월 제출한 ‘재정 안정
화를 위한 별정연금제도 개선 및 기금
운용 효율화 방안 연구’ 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이 연금은 2027년에 기금이 고
갈될것으로추정됐다.
그런데도 보험료를 올리거나 연금 급
여 지급률을 낮추는 등의 별다른 개혁
조처를 하지 않고 있다는 게 박 의원의
지적이다. 또 지난해 관리단의 관리 운
영비가61억7100만원으로전체수입(보
2명이 자리를 떠나기 전까지 발생한 금
액 481만원을 5명분(96만원)으로 나눈
뒤, 이들이 떠난 뒤 발생한 밴드 및 유흥 접객원 비용 55만원을 남은 3명분(18만
원)으로 나눴다. 이를 합산해 나 검사는
114만원, 다른 검사 2명은 96만원을 제
공받은것으로봤다.
그러나 2022년 9월 1심은 무죄를 선
고했다. 검찰 주장과 달리 이 전 부사장
과 김 전 행정관도 참석자로 보아, “나
검사에게 제공한 향응액은 93만9167
원”이라고 판단했다. 2심 역시 원심을
받아들였다.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이 전 부사장
과 김 전 행정관의 경우 제공받은 향응
가액을나검사와동일하게평가·산정할
수 없다고 봤다. “술자리는 김 전 회장과
이변호사가나검사등3명검사에게향
응을 제공하기 위해 마련된 점” “김 전 행정관과 이 전 부사장은 잠시 자리한 것에불과한점”등을이유로들었다.
이에 따라 먼저 기본 술값 240만원을
피고인 3명과 다른 검사 2명 등 5명분 (48만원)으로 나눈 뒤, 검사 2명이 떠난 후 발생한 밴드 및 유흥접객원 비용 55
만원을 3명분(18만원)으로 나눴다. 나
머지 241만원은 귀속 주체를 특정할 수
없어전체시간에소비됐다고봤다.
재판부는 “위와 같은 방식으로 나 검 사가 제공받은 향응 가액을 산정한다면
1회 100만원을 초과할 가능성이 상당한
데도, 원심은 가액 산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했다”고판단했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공무원연금의 58배
험료 325억 5900만원+운용 수익 29억 3100만원)의 17.4%에 달한다. 공무원연
금공단의관리운영비(0.3%)의약58배, 사학연금(0.54%)의32배이다.
별정우체국은 1961년 산간·도서벽지 에 보편적 우편서비스를 제공하기 위
해 설립됐다. 국민연금 도입(88년) 전인
82년 별정우체국 직원 복지를 위해 연 금을 도입했다. 2015년 공무원연금 개
혁때같이손봤지만,여전히‘저부담고
급여’ 체계를 유지한다. 별정우체국은
2019년 728개에서 올 8월 686개로, 직원
은3474명에서3249명으로줄었다.반면
연금 수급자는 1986명에서 2677명으로
증가했다.
3249명이 보험료를 내서 2677명의 연 금을 지급한다. 부양률이 82.4%에 달한 다. 이미 기금 고갈 상태인 공무원연금 (52%), 2049년 고갈할 것으로 추정되는
사학연금(35%)보다 월등히 높다. 게다 가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은 적자가 나 면 국고에서 지원하지만, 별정우체국연 금 그렇게 하지 못한다. 법률에 ‘국가가 지원할 수 있다’고만 돼 있을 뿐이다. 사
학연금도마찬가지다.
앞으로 더 암울하다. 10년 후 2034년
연금 수지(보험료-연금급여)는 615억 7600만원 적자가 날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사업 비용을 합한 재정 수지 적 자액은 691억 1600만원으로 더 늘어난 다. 박민규 의원은 “별정우체국연금은 제도 존속 자체가 불투명해 폐지를 포 함한 전면적 재구조화가 필요하다”며 “다른 공적연금과 통합하되 연금 수급 자의 수급권, 직원의 납입 보험료 등을 보전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 했다. 신성식 복지전문기자 ssshin@joongang.co.kr
잊고 꽃망울을 터뜨린 벚꽃을
올해 이상 고온과 많은 강수량이 불시 개화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뉴시스]
카페 못 견딘 주민이 떠나고
필자는 북촌 주민이다. 얼마 전 북
촌 거주민 260여 명이 북촌 주거지
에 한옥체험업의 이름으로 영업하
는 기업형 숙박업을 막아 달라는 연
대 서명을 하여 서울시에 제출했다.
키를 쥐고 있는 서울시 한옥건축자
산과는 북촌을 거주지로서 보존해
야 한다는 수많은 전문가의 견해에
도 불구하고 개발형 패러다임으로
‘활성화’해야 한다는 마음을 먹은
듯 상업화와 관광지화를 방치하거
나조장하고있다.서울시한복판이
곳의 거주민의 규모는 최근 20년 사
이거의반토막수준이다.
필자가 사는 골목 입구에는 십수
년 한옥을 멋지게 리모델링해가며
사는교포부부가있다.집곳곳에반
짝이는아이디어와주인장의솜씨가
넘친다. 하지만 바로 옆에 관광객을
상대로 온종일 케이팝을 트는 가게
가 들어왔고 밤낮없이 관광객이 대
문 앞에서 사진을 찍으며 문고리를
친다. 부부는 견디지 못해 이주를 생
각한다. 길 건너에 살던 후배는 진즉
에 이사를 나갔다. 오래된 한옥이 어
떻게이리신통하게편리하고아름다
울 수 있는지 찬사를 들으며 행복하
게 이웃들과 지냈지만, 서울시가 주
민들 사는 골목을 도보 관광 경로로 표시하여 관광 지도를 만들고 거주
민 골목과 대문 사진을 관광 홍보에
써 댄 탓에 출입조차 스트레스를 받
는상황이됐기때문이다.
어린 자녀를 키우는 이웃은 바로
옆집이 숙박 시설이 되어 늘 하루를
즐기러 온 사람들의 소음에 시달린
다. 한옥 밀집 거주지의 파괴는 관광
의 문제가 아니다. 비전이 없는 한옥
정책이 가져온 참사다. 글로벌 기업
인 에어비앤비도 각국에서 비판과
규제를 받자 거주 환경을 해치지 않
도록 주의하는 정책을 펴고 있는데
서울시는 오히려 나서서 숙박업을
거주지에 퍼뜨리고 여기에 한옥 보
조금까지 지급하는 형국이다. 밀려
오는 관광객으로부터 주민을 지키
려고 애를 쓰는 지방자치단체의 고
심이 해외의 오버투어리즘(과잉 관 광) 현상으로 보도되지만, 북촌은
정반대로 서울시의 정책이 정주 환
경을나서서망가뜨린것이다.
편의시설 줄고 주민 떠나는 악순환
정주 환경이 급전직하한 것은 서
울시가 2020년부터 거주민이 사는
골목에 한옥체험업이라는 애매한
이름으로 거주지 상업화의 길을 트
면서부터다. 기업형 숙박업이 골목
을 파고들고 주거 골목에 카페, 관광
상품, 행사대관업이 마구잡이로 밀
고 들어왔다. 애초 한옥체험업이라
는 개념 자체가 허술하게 만들어진
서울 북촌 일대에 관광 시설이 늘면서
서울시 관광우선 정책의 폐해 놀이동산화로 주거의 질 악화 사람사는 한옥마을로 보존해야
문제가진즉에간파되었는데도이를 정비하거나단속을벌이기는커녕거
듭된 주민 민원은 구청은 서울시로, 서울시는 문화체육관광부로 떠넘기
는식으로쳇바퀴를돈지오래다.
이 틈을 타 기업형 숙박업은 자본 의 힘으로 주민이 견디지 못하고 떠 나는 한옥을 차지하면서 놀라운 속 도로 주민들을 몰아내고 있다. 숙박 업이 늘면 거주자의 숫자는 줄고 동 네는 거주민의 필요보다는 관광객 의 필요에 맞추어 변한다. 이러한 환 경은한층더거주를어렵게만든다.
숙박업이 거주지에 들어오는 데 따 르는 부정적인 외부 효과의 규모나
파괴속도는어마어마하다.
우리 고유의 건축 자산인 한옥을
유지하고 진화하는 유일한 길은 실
거주에 쓰면서 다양한 일상을 담는
것이다. 전통적인 가옥 구조를 아직
도 생활 거주로 쓰고 있는 나라는
거의 한국이 유일하다. 의식주를 오
롯이 우리만의 방식으로 담아내는 한옥은 다른 어떤 전통 자산보다 더
특별하기에 거주민을 몰아내면서
단기간에 한옥을 활성화한다는 것
은 황금알을 낳는다고 거위의 배를
가르는 것이다. 마을을 만드는 것은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한 번 망가진
동네는회복이불가능하다.
한옥형 청년임대주택 도입해 볼 만
정책이 예견하지 못했던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도 이해한다. 하
지만 부작용이 파괴적으로 나타나
고 가속화할 때 그 폐해가 확산하
지 않도록 신속히 조치를 취하는 기 민함이 필요하다. 일단 기업형 한옥
체험업을 막는 것은 이 부분에 대한
지구단위계획의 수정이다. 지구단
위계획은 구청과 서울시가 함께 협
력해야 하는 작업으로 서울시 한옥 건축자산과가 용도에 관해 수정을 해야 하는데 어찌 된 일인지 서울시 는 거듭된 민원에도 꿈쩍하지 않는 다. 시장이 선언한 관광객 유치 목표 를이루기위해심기경호를하는것 인지 의심스러울 지경이다. 서울시 는 북촌을 놀이동산으로 만들고자 하는가,거주지로서보고있는가. 장기적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거
October 9t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