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대교수, 진료 축소 용산 “2000명 불가역적”
의정‘대화로 풀자’엔 공감대 형성 ‘2000명 증원’입장엔 양보 없어
복지부 “전공의 처분은 당과 협의”
환자단체“우리 희생 말라”호소
이라고 말했다.
2000명이 아닌 의료계가 수용할 수
있는 숫자를 제시할지 여부에 대해선
“저는 증원 백지화가 곧 ‘0명’이라고 생 각하지는 않는다. 과학적인 사실과 정
표한 성명서에서 “우리의 목숨은 의료
계와 정부의 갈등으로 희생돼도 좋을 하찮은 목숨이 아니다”고 호소했다. 연
4배증원 예정 충북대 김장장갑 끼고 실습
의대 교수들은 2000명 증원에 대한 재
검토가 사태 해결의 선결조건임을 분명
히 했다. 전국 40개 의과대학 가운데 39
개 의대 교수들이 모인 전의교협 김창
수 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서대문구 세
브란스병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학
정원과 정원 배정의 철회가 없는 한 이
위기는 해결될 수 없다”며 “주 52시간
근무, 중환자 및 응급환자 진료를 위한
외래진료 축소는 금일부터 예정대로 진
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전날 윤 대통령이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의료인과의 대화 협의체
구성을 지시한 것에 대해 “과거보다 진 일보한 제안으로 생각한다”면서도 “문 제는 제안의 구체성이나 다뤄야 하는 내용이 자세히 정리되지 않았다는 것”
확한 추계, 의대 교육 및 전공의 수련 여 건을 반영한 결과가 나온다면 누구나 (증원을) 수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 했다.
의대 교수들이 사직서를 내더라도 당 장 의료현장을 비우는 것은 아니지만, 중증 환자들은 불안감을 호소했다. 한
국백혈병환우회 등 9개 환자단체의 연 대체인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이날 발
합회는 지난달로 예정됐던 백혈병 수술 및 항암치료 등이 연기된 환자 피해 사 례 31건을 소개하기도 했다. 정부는 비상진료체계를 강화하기 위 해 개원의들이 수련병원에서 한시적으 로 의료행위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하기 로 했다. 의료법상 개원의는 자신이 개 설한 의료기관에서만 진료가 가능하지 만, 보건의료 재난위기 ‘심각’ 단계 기 간 동안에는 소속 의료기관이 아닌 곳 에서도 진료가 가능토록 하겠다는 것 이다. 이날부터 약 60개 의료기관에 군 의관 100명, 공보의 100명 등도 추가로 의료기관에 파견됐다. 정부 집계에 따 르면 3월 셋째 주 상급종합병원을 포함 한 전체 종합병원의 중환자실 입원환 자는 평균 7152명이고, 이 중 상급종합 병원 중환자실 입원환자는 평균 2941 명으로 전주와 유사한 수준으로 유지 됐다.
령이 언급한 ‘(이탈 전문의 면허정지 처
분에 대한) 유연한 대처’를 두고 다양한
해석이 제기됐다. 그동안 의사 집단행
동에 단호한 태도를 보였던 것과는 다
소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총선을 앞두
고 의료계와의 갈등이 파국으로 가는
건 막아야 한다는 당정 간 공감대가 단
>> 1면 집단사직에서 계속 고려대학교 의료원 교수총회가 열린 25일 오전 서울 성북구 안암병원에서 의대 교수를 비롯한 전공의, 학생들이 정부 의료 정책을 비판하는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초가 됐다는 시각도 있다. 여권 고위 관
계자는 “당에선 의대 정원 확대가 총
선 악재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도 상당
하다”며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 모두
최소한의 출구전략이 필요하지 않았겠
냐”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다만 전공의에 대한 유연
한 대처 기류와 달리 의대 정원 2000명
확대에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이다. 정
부 고위 관계자는 “20일 대학별 배분이
끝나 2000명은 불가역적 숫자가 됐다”
며 “그런 만큼 의료계와의 추가 갈등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내부 공감대가 있 다”고 전했다. 대통령실은 의료계와의
대화를 통해 필수·지방의료 개혁과 전
국 의대에 대한 정부 지원책 등으로 논
600원짜리 의료 장갑마저 부족 복지부 “상반기 중 지원안 마련” 김창수 전의교협 회장이 25일 신촌 연세의료원 에서 회견을 마치고 나서고 있다. 김현동 기자
한편 정치권에선 지난 24일 윤 대통
의가 확대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지난 22일 강원도 춘천시 강원대학교 제 1의학관 지하 1층 임상해부실습실. 카 데바(Cadaver, 해부용 시신) 9구가 특 수 방부 처리된 천에 싸여 철제 실습대 위에 놓여 있다. 실습실은 독한 냄새를 빼주는 공조시설, 각종 약물 등을 처리 하는 배수시설, 교수가 해부하는 영상 을 스크린으로 송출하는 기기 등을 갖 추고 있다. 학교 관계자는 “이런 실습실 을 새로 만드는 데 40억원 정도 들 것”이 라고 말했다. 의대 증원에 따른 교육 공간과 실습 자 재 등을 단기간에 확보하기 어렵다는 목 소리가 현장에서 나오고 있다. 정원이 132명(현원 49명)으로 늘어난 강원대의 채기봉(외과 교수) 의대 비상대책위원회 장은 “서울대(135명)와 비슷한 규모로 교 수 충원, 시설 확충이 이뤄져야 하는데 정말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학교 관계자는 “지방대는 시신 기증 이 드물 어 한 해 10구도 구하기 벅차다”며 “2025 년쯤에는 카데바 구하는 학교들 사이에 전쟁이 펼쳐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원이 49명에서 200명으로 가장 많 이 늘어난 충북대 의대 교수들의 반응도 비슷했다. 25일 만난 배장환(심장내과 교수) 충북대 의대·병원 비대위원장은 “600원짜리 의학용 장갑이 부족해 주유 소 장갑이나 김장용 비닐장갑을 (학생들 이) 착용하고 실습하기도 한다”며 “어떻 게 정부 말을 믿을 수 있냐”고 말했다. 정부는 내년 증원 이후 입학생들이 본과 과정을 시작하는 2027년까지 여건 을 개선할 시간이 충분하다는 입장이 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중으로 지원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 했다. 춘천·청주=채혜선·문상혁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2024년 3월 26일 화요일 3 이슈 의대 증원 대치
<39개>
A3 2024년
3월 26일 화요일
여의도역 20분 인사 출근길 시민, 앞만 보고 갔다
오전 8시 5번출구, 시민 다수 무관심
한 “세자녀 가구, 대학 등록금 면제”
민생정책 꺼내며 정권심판론 돌파
당내 “스피커 늘려야” 유승민 거론
의·정 갈등의 중재자를 자임했던 한동
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5일 총
선 지휘자로 돌아와 1인 다역을 소화했
다. 출근인사→저출생 대책 발표→격전
지 지원→불법 사금융 대책 발표로 이
어진 빠듯한 일정을 소화하며 다소 기
운 판세를 뒤집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모처럼 한 위원장의 입은 ‘반이재명’이
아닌 ‘민생’을 향했다.
저출생 대책의 핵심은 ‘세 자녀 이상
가구 대학 등록금 전액 면제’다. 서울 성
동구 한양대 동문회관에서 열린 당 중
앙선거대책위 회의에서 한 위원장은
“서울의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0.55명으
로 전국 0.72명과 비교해도 가장 낮은 수
준”이라며 “인구 위기 해결이 가장 시급
하고 중요한 국가 현안”이라고 말하며
정책 패키지를 내놨다. 등록금 지원 정
책 외에 저출생 정책 소득기준(현행
소득 요건 연간 1억3000만원 이하) 폐지
다자녀 기준 완화(세 자녀→두 자녀)
전기·가스 요금 감면 및 대중교통 할
인 두 자녀 가구로 확대 육아기 탄력
근무제 의무화 등이 포함됐다.
또 국민의힘은 반사회적 불법 채권추
심의 경우 대부계약을 원천 무효로 하
는 방안을 도입하겠다고도 밝혔다. 홍
석준 선대위 상황부실장은 “피해자의
계약 무효화 소송을 정부가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선대위 관계자는 “매일 폭발력 있는 민
생 정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현장에서 한 위원장이 맞닥뜨린
수도권 민심은 차가웠다. 한 위원장은 오
전 8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역 5번 출구
앞에서 20여분간 벌인 출근길 인사 때 고령층 일부가 그를 향해 목례를 하거나 ‘셀카’를 요청했지만 시민들은 대체로 무
관심했다. 김현준 산업은행 노조위원장
이 다가와 “산업은행 이전은 왜 하는 거
냐”고 소리치자 한 위원장이 “부산 이전
을 반드시 하겠다는 것이 우리의 공약”
이라고 대꾸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의 한
서울 후보는 “당원이 동원되지 않은 첫
유세라 한 위원장도 당황했을 것”이라며
“이게 수도권 민심”이라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서울 시내 5곳(여의
도·왕십리·신당동·암사동·천호동)에서
거리 인사를 했다. 전날 “상대보다 한 분
이라도 더 많이 만나고 손잡고 우리의
진정성을, 이 선거의 중대함을 피력하
자”고 강조한 뒤 한 장소에서 메시지를
쏟아내던 패턴에 변화를 준 것이다.
그럴수록 ‘한동훈 원톱’ 체제의 한계
에 대한 지적도 늘고 있다. 홍석준 선대위
종합상황부실장은 YTN 라디오에서 “스
피커가 너무 하나로 쏠려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수도권 지역 후보는 “당
지지율이 올라 내심 기대했지만 한동훈 효과가 체감되진 않는다”고 토로했다. 친
여 성향 신평 변호사는 이날 CBS 라디오
에서 “한 위원장의 당무 독점, 전횡에 국 민이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 위원장은 영입인재, 대통령실과 조율 된 정책 등을 현장에서 깜짝 발표하곤 했 다. 전날 전국의대교수협의회(이하 전의 교협)와의 면담도 “당일 아침 알았다”(선 대위 관계자)는 이가 많다.
‘한동훈 올인 체제’ 극복 카드로는 유
승민 전 의원이 반복 거론된다. 선대위 핵 심 관계자는 “유 전 의원의 합리적 보수 이미지는 격전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 고 말했다. 다만 친윤계 의원은 “대통령 동의 없이 투톱 선대위로 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심새롬·김기정 기자 saerom@joongang.co.kr
6070세대 투표율, 2030보다 훨씬 높아
지난 총선에선 60대 80%, 30대 57% “노인공약 늘리면 미래세대에 부담”
22.7 19.7 18.3 >> 1면 실버표심에서 계속
총선 국면이 되자 민주당은 1호 공약으 로 간병비 급여화를 약속했고 국민의힘
31.4 26.8
18대19대20대21대22대
은 간병비 급여화, 간병 비용 연말정산 세액공제 등을 패키지로 묶어 발표했다. 간병비는 고령화 추세에 따라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밖에 없는 사안이 다. 복지부 추산 연간 최소 15조원의 비 용은 지난해 건강보험 지출 90조원의 17%에 달한다. 2028년부터 건강보험 재 정이 적자로 돌아서면 국민의 추가 부담 이 불가피하다. 양당의 경로당 점심 제공 공약 역시 포퓰리즘에 가깝다는 평가다. 현재도 정부와 지자체가 경로당의 양곡 구매비, 냉난방 비용을 지원하고 있고 올 해도 약 800억원의 예산이 배정돼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1일 강원도 원주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열린 민생토론회에서 “취약한 어르신을 위 한 공공임대주택을 매년 3000호씩 보 급하겠다”고 했다. 민주당도 향후 4년 이내에 노인복지주택 10만 호 공급을 정책으로 내걸었다. 두 사안 역시 천문 학적 예산 투입이 불가피하다. 이 밖에 도 독거노인에 AI 안전로봇 제공(국 민의힘) 노인 급식 도우미(민주당) 등 선심성 공약도 여럿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이 2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역 앞에서 박용찬(영등포을) 후보와 출근길 인사를 하고 있다. 전민규 기자 ↗ 이번 총선, 60대 이상 비중은 단위: %, 자료: 행정안전부
A5 2024년 3월 26일 화요일 2024년 3월 26일 화요일 4 제18060호 40판 이슈 총선 D-15 한동훈,
-대상: 영주권자, 시민권자, 취업비자,
이재명‘거칠어진
입’연일 탄핵시사 친명들도 고개 돌린다
“인구수 큰 차이 없지만 파급력 다를수도”
엄기홍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는 “노인을 위한 공약을 늘리게 되면 미
래 세대가 피해 볼 수 있다”며 “장기적
안목으로 정책을 펴야 미래 세대에 부
담을 덜 지우면서 안정적인 노인정책을
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총선 주요 변수로 ‘고령화’가 부각되 면서 정치권에선 “여론조사와 실제 투
표 결과의 간극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
도 나온다. 노인층이 대거 투표에 참여할
경우 연령별 투표율이 반영되지 않는 여 론조사 수치와 실제 득표가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현행 여론조사는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 통계를 기준으로 성별·연 령별·지역별 인구 비율에 따라 응답자에 게 가중치를 부여한다. 가령 전체 응답자 중 20대 비율이 전체 인구 중 20대 비율보
다 낮으면 20대 응답자에게 가중치를 더
부여해 맞추는 식이다.
하지만 이러한 여론조사 수치 보정 항
목에 투표율은 포함되지 않는다. 즉 모
든 연령대의 투표율이 일정하다는 가정
을 전제로 여론조사 결과를 도출하는 것
이다. 문제는 실제 연령별 투표율이 큰
차이를 보인다는 점이다. 중앙선거관리
위원회에 따르면 4년 전 21대 총선 당시
60대 투표율은 80%, 70대 이상은 78.5% 를 기록했다. 반면에 20대(58.7%)·30대 (57.1%)·40대(63.5%)의 투표율은 60대 이상 고령층 투표율보다 20%포인트 가 까이 낮은 수준이었다. 이번 선거는 60 대 이상 유권자가 전체 유권자의 31.4% 에 달하기 때문에 이들이 대거 투표장 에 나가면 변수로서의 영향력은 더 커 질 수 있다. 이강윤 한국사회여론연구소 (KSOI) 소장은 “60대 이상은 인구도 많 은 데다 투표율도 높다”며 “20·30세대와 인구수는 큰 차이가 없지만 파급력은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 또 “대통령 없는 게 나아”
지지층 결집 위해 정권심판 호소 경선 위해 친명 강조했던 후보도
“이재명 대신 김부겸이 도와줬으면”
4·10 총선일이 가까워면서 이재명 더불어
민주당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시
사하는 듯한 강경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이 대표는 25일 경남 김해 유세에서
“나라가 이렇게 순식간에 망가지는 것
을 본 적 있나”라며 “차라리 (대통령이)
없으면 낫지 않았겠나”라고 말했다. 지
난 24일 서울 수서 유세에서도 “조금 더
나은 삶을 살자고 대통령을 뽑았는데,
지금 보니 차라리 없었으면 나았을 것
같다”고 했고, 19일 강원 지역을 찾았을
때도 정권심판론을 호소하며 “서슬 퍼
런 박근혜 정권도 힘을 모아 권좌에서
내쫓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총선 국면에서 상대 진영을 겨냥한
공세는 드문 일이 아니다. 하지만 대통
령 탄핵 발언은 대선 불복 등 역풍 가능
성을 우려해 조심하는 기류였다. 4년 전
총선에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심
재철 원내대표가 “통합당이 1당을 하거
나 숫자가 많아지면 (문재인 대통령) 탄
핵을 추진할 수 있다”고 하자 오히려 통
합당 지지율은 떨어졌다.
하지만 최근 야권에서 탄핵 발언이
자주 제기되는 것은 지지층 결집을 노린 포석에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선명 성 경쟁이 맞물린 탓이라는 분석이다. 24일 조국혁신당 선거대책위원회 출범 식에는 아예 ‘검찰독재 조기 종식’ ‘3년 은 너무 길다’ 등의 플래카드가 걸렸다. 야권 관계자는 “조국혁신당이 더불어 민주연합(범야권 비례정당)의 지지율
을 추월한 상황에서 정권심판론만으로
는 지지자에게 어필하기 힘들다는 인식
이 민주당 내에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여권은 “대선 결과를 부정하는 행위” 라고 반발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야당 대표가 사실상 탄핵을 운운하는 것은 반(反)헌법적”이라며 공격했다. 이 대표의 발언 수위가 높아지면서 이른바 ‘친명 마케팅’을 통해 당내 경선 에서 승리했던 후보들이 본선에선 이 대표와 거리두기를 시도하는 모습도 눈 에 띈다. 주로 수도권 험지 후보들이다. 익명을 요청한 한 민주당 후보는 24일 “보수세가 강한 이 지역에서 2년 넘게 밭을 다져놨는데, 최근 이 대표 강성 발 언 때문에 분위기가 안 좋아졌다”며 “오 히려 공동선대위원장인 김부겸 전 총리 가 도움을 주셨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원내대표 출신인 비명계 박광 온 의원을 경선에서 꺾은 김준혁(경기 수원정) 후보는 22일 SBS 라디오에 출 연해 “제가 쓴 책들은 이재명과 정조를 동일시하는 내용은 단 한 줄도 없다”고 말했다. ‘정조대왕’ 연구자인 그는 이 재명에게 보내는 정조의 편지 왜 이재 명을 두려워하는가 등을 펴냈다. 한 야 권 관계자는 “선거가 임박하면 격전지 후보들이 이 대표와 더 강하게 선을 그 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 대표는 25일 선대위 회의에서 최근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18일 부터 농산물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고 언급한 것을 저격했다. 이 대표는 “18일 은 대통령이 대파 한 단을 들고 ‘875원이 면 합리적’이라고 했던 날”이라며 “실언 에 물가를 끼워 맞춰 벌거숭이 임금님을 만드는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이 대 표는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이 ‘세 자녀 이상 가구 등록금 전액 면제’ 등 총선 공약을 제안한 것을 두고는 “국 민의힘이 이제 정신을 좀 차린 것 같은데 훌륭한 제안”이라며 “민주당의 기본소 득 이념에 부합한다”고 주장했다. 손국희·김정재 기자 9key@joongang.co.kr
A5
분 당 $2,500 추가)
-이자 수익: $1,000 미만(시세차익/임 대수익/자영업자 대상에서 제외)
-예약: 리치몬드 다문화 커뮤니티 서
비스 RMCS: 604-279-7160(사전예 약 필수)
■ -
-강사: 최기창 서울대 공대 시스템반
게시판 A6 2024년 3월 26일 화요일
2024년 3월 26일 화요일 5 제18060호 40판 이슈 총선 D-15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남 거제시를 방문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 둘째)가 25일 삼성중공업 입구에서 변광용(거제) 후보와
↘
A7 전면광고 2024년 3월 26일 화요일
러, 테러 용의자 4 <타지키스탄인> 명 구금 푸틴은 우크라 사흘째 때렸다
얼굴 붓고 심한 멍, 귀에는 붕대 러 당국 용의자 고문 영상 공개돼
“푸틴, 테러 못 막은 비판 피하려
우크라 공습하며 배후로 몰아가”
러시아 모스크바 공연장 테러 사망자가
25일(현지시간) 137명으로 늘어난 가운
데 러시아 당국이 체포된 테러 용의자
4명을 잔혹하게 고문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과 영상을 공개했다.
사건 직후 이슬람국가(IS)가 아프
가니스탄 지부인 이슬람국가 호라산 (ISIS-K)이 이번 테러를 벌였다고 주
장하면서 공격 당시 영상까지 공개했지
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배후로 지목하면서 사흘
연속 강도 높은 공습을 가했다.
러시아 국영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모스크바 바스마니 지방법원은
지난 22일 발생한 모스크바 테러 용의자 중 한
명인 사이다크라미 라차발리조다(30)가 24
일(현지시간) 법정으로 끌려 나오고 있다. 귀
에 커다란 붕대를 붙인 그는 심문 과정에서 귀
가 잘리고 망치로 구타당하는 고문을 당했다. [AFP=연합뉴스]
대 종신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이들은 심문 과정에서 심한 고문을 받
은 것으로 보였다. 모두 얼굴에 심하게
멍이 들고 부은 상태였다. 한 피의자는
휠체어를 타고 의료진과 함께 법정에 나 왔고, 다른 한 피의자는 귀에 붕대를 감 고 있었다. 모스크바타임스는 온라인에
퍼진 영상에서 러시아 요원이 그의 귀를 자르는 영상이 담겨 있었다고 전했다.
24일 집단 테러 혐의를 받는 달레르존 미르조예프(32), 사이다크라미 라차발 리조다(30), 샴시딘 파리두니(26), 무하 마드수비르 파이조프(19)에 대해 오는 5월 22일까지 공판 전 구금을 처분한다 고 밝혔다. 통신에 따르면 4명 중 3명은 혐의를 인정했고, 유죄로 판결되면 최
이들은 모두 러시아에 거주하는 타지 키스탄 국적자로 확인됐다. 파리두니와 파이조프는 법정에서 모스크바 인근 포 돌스크 세공공장과 이바노보의 한 이발 소에서 일했다고 진술했다. 에모말리 라 흐몬 타지키스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 과의 통화에서 “테러리스트에게는 국 적도, 조국도, 종교도 없다”며 자국민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IS는 이날 통신사 아마크를 통해 테 러 당시 촬영한 것으로 보이는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서 테러리스트들은
크로커스 시티홀 로비에서 콘서트 관
람객들을 쫓아다니며 근거리에서 총기
를 난사했다. 한 총격범은 다른 총격범
에게 “자비를 베풀지 말고 죽여라”고 말하기도 했다. 구소련 국가였던 타지키스탄은 친러
시아 성향이 강하다. 인구 약 1000만명
중 90% 이상이 무슬림이며 IS 근거지
인 아프가니스탄과 국경을 맞대고 있
다. 가디언은 IS가 작년부터 타지키스 탄 등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금전을 대 가로 조직원을 모집하는 등 세력을 뻗 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 이번 테러 의 피의자 일부는 심문에서 “50만~100 만 루블(약 700만~1400만원)을 받기로 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24일을 국가 애도의 날로 선포 한 러시아는 연일 우크라이나가 배후에 있다고 주장하면서 23일부터 25일까지 사흘째 우크라이나 전역에 대규모 공습 을 가했다. 이 와중에 순항미사일 한발 이 폴란드 영공을 침범해 폴란드의 거 센 반발을 샀다. 외신들은 경찰국가인 러시아의 감시 망이 반체제 운동이나 우크라이나의 간첩 활동에 집중하면서 테러 대응은 후순위로 밀렸고, 이번 테러를 막지 못 한 푸틴 대통령이 국민적 비판을 피하 기 위해 우크라이나의 소행으로 몰아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볼로디미르 젤 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월스트리 트저널(WSJ) 인터뷰에서 “지금 우크 라이나에 투입된 러시아 인력 수십만 명이면 어떤 테러도 다 막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소영 기자 park.soyoung0914@joongang.co.kr
미 테러전문가 “IS, 복잡미묘한 국제정세 이용해 신형 테러공격”
“푸틴 종신집권 길 열린 직후 모스크바 택한 점 주목해야”
최소 137명이 사망한 러시아 모스크바
공연장 테러는 주체와 타깃, 타이밍에 서 다층적이다. 미국 헤리티지재단의
테러 전문가 제임스 캐러파노(사진) 박
사는 24일 중앙일보와 이메일 인터뷰에 서 “이슬람국가(IS)가 지금 이 시점에 러시아 모스크바를 테러 장소로 삼았
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미국 등 세계 각지에서 선거가 열리는) 2024년
이라는 시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의 대선 압승 직후 모스크바라는 장소 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요소 들을 종합하면 IS가 복잡 미묘 한 국제 정세를 이용해 새로운 방식의 신형 테러 공격을 했다 는 의미라고도 설명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요지.
-왜 러시아, 왜 모스크바 외곽, 왜 공연장 인가. “IS의 전형적 수법이다. 그들은 항상 전 세계의 주목을 받는 고위층을 겨냥 하되, 그들을 직접 공격하지 않고 그들 이 책임져야 하는 약한 이들을 타 깃으로 삼는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 지난달 24일부로 3년째에 접어 들고, 푸틴의 종신 집권 길이 열린 직후라는 점도 러시아
를 택한 이유 중 하나다. IS는 민주주의 국가이건 독재 국가이건 자신들에게 무 릎을 꿇지 않으면 모두 자신의 적임을
다시금 공표했다.” -러시아로서는 2004년 체첸 반군 인질 참극(350여명 사망) 이후 최악의 테러다.
“IS의 의도는 명확하다. 자신들이 건 재함을 온 천하에 알리고 싶은 것이다.
우크라이나와 가자지구 전쟁 등, 국제사
회가 다중 전선에 주목하면서 IS는 아 마도 일종의 초조함을 느껴, 치밀하게 타이밍과 장소를 선정했다고 본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배후설을 제기하 고 있다. “이건 분명 IS의 소행이 맞다. 그런데 도 푸틴 대통령은 자국민 수백명이 목숨 을 잃은 사태를 두고 엉뚱한 곳을 겨냥 했다. 이는 푸틴이 얼마나 무책임하고, 부정직하며 야비한 사람인지 드러낸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2024년 3월 26일 화요일 10 이슈 러시아 최악 테러
A9 2024년 3월 26일 화요일
이영선, 부동산 38억인데 빚이 37.7억 민
변 출신 또 논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민주당“이, 갭투기 의혹 공천 취소”
‘성범죄자 변호’사퇴 조수진도 민변
공천심사 탈락 뒤 구제된 김동아
“대장동 변호사 대박”뒷말 돌아
4·10 총선을 목전에 두고 민주사회를위 한변호사모임(민변) 출신 더불어민주
당 후보들이 각종 논란의 대상이 됐다.
민주당은 23일 세종갑 후보인 이영선 변호사의 공천을 취소했다. 강민석 선거
대책위원회 대변인은 24일 “이 변호사가
다수 주택을 보유하고 ‘갭 투기’를 한 의
혹에도 재산 보유 현황을 허위로 제시해
공천 업무를 방해했다”고 밝혔다. 세종
갑은 류제화 국민의힘 후보와 김종민 새
로운미래 후보의 2파전으로 치러진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 변
호사는 아파트 4채, 오피스텔 6채, 상가
1채, 임차권 1건 등 38억287만원 규모의
부동산을 소유했다. 이 변호사는 세종 지
역 아파트 1채는 본인 명의로 소유하고
고양 일산서구(1채), 인천 서구(2채) 아파 트는 배우자와 공동 소유했다. 오피스텔 은 경기 화성·수원·구리에 4채, 대구 달서
구와 대전 유성구에 1채씩이었다. 이 변호사 부부의 채무 역시 대출 6건, 임차보증금과 월세보증금 10건 등 37억 6893만원에 달했다. 야권 관계자는 “대 출로 부동산을 매입하고, 보증금을 다시 부동산에 재투자하는 전형적인 갭 투자” 라고 했다. 이 후보는 민변 소속으로 대전 시 전세사기 피해자 대책위원회 자문변 호사로 활동해 왔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24일 서울 송
파구 유세 현장에서 “이 후보는 당과 국
서울 강북을 후보로 공천됐다가 22일 자진 사퇴한 조수진 변호사도 민변 소속 이다. 그는 자신을 민변 출신 인권변호사
로 소개했지만 정작 변호 방식은 인권과
동떨어져 논란을 자초했다. 지난해 초등 학교 여아를 성폭행해 징역 10년형을 받
은 체육관장을 변호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 재판에서 그는 “다른 성관계를 통해
성병에 걸릴 수 있다”며 여아의 아버지
가 가해자일 가능성을 언급했다. 10세 아
동의 성 착취물을 제작한 남성의 사건 변
호를 맡아 집행유예 판결을 끌어낸 것을
개인 블로그에 홍보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여러 민변 후보가 도마 위에 올랐다. 서울 서대문갑의 김동아 후보는
당초 공천 심사에서 탈락했지만, 당 전
략공관위 결정으로 최종 후보 3인에 포 함된 후 11일 공천이 확정됐다. 당내에선
“친명횡재에 이은 대장동 대박”이라는
뒷말이 돌았다. 김 후보는 이 대표 최측 근인 정진상 전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의
대장동 의혹 변호를 맡았다. 그는 민변에 서 민생경제위원으로 활동했다.
민주당이 주도하는 비례위성정당 더
불어민주연합(민주연합)에서 비례대표
후보 17번을 받은 이주희 변호사는 최
근까지 민변 사무차장이었다. 민변 임원
인 이 변호사가 사임 직후 민주연합으
로 직행하자 야권에서도 “내로남불”이
라는 비판이 일었다. 이 변호사는 과거
국가보안법 폐지를 주장하기도 했다.
1988년 5월 출범한 민변은 노동자·서
민을 변호하는 인권변호사 모임에서 비
롯됐다. 야권 관계자는 “이미지에 흠집 이 난 민변이 최근 출신 후보의 자질 시
비까지 더해져 시민단체로서의 자격을
사실상 상실했다”고 지적했다. 손국희 기자, 세종=신진호 기자 9key@joongang.co.kr
민에 용서받지 못할 죄를 지었다”며 “팔 하나를 떼어내는 심정으로 무공천하고 제명했다”고 말했다. 같은 날 세종시의 이 변호사 사무실 앞에서 만난 시민들 은 “어이가 없다. 유권자를 무시하지 않 고는 어떻게 이런 후보를 공천할 수 있 느냐”고 화를 냈다.
이재명 “1인당 25만원” 또 전국민 지원금 꺼냈다
윤 대통령 대해 “차라리 없었으면”
서울 돌며 “무식한 양반들아” 비판 “양안문제 중국에 그냥 셰셰하면 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앞줄 가운데)가 24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이 지역 출마 후보들과 함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시스]
이 대표가 꺼내든 지원금 공약은 2020
년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이 코로나19 때
재난지원금 명목으로 ‘4인 가구 기준 100 만원 지급’을 내걸었던 것과 판박이다.
민주당은 ‘표(票)퓰리즘’이라는 비판에
도 전 국민 확대를 추진해 효과를 봤다.
이 대표는 지난 총선에서 사용한 반일
카드도 적극 내세우고 있다. 22일 충남
서산에서 “이번 총선은 신(新)한일전”이
라고 했고, 중국과 대만의 양안 문제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10 총선 을 보름여 앞둔 24일 4년 전 내놨던 ‘전 국민 지원금’을 다시 제기했다. 이 대표는 서울 송파 유세 현장에서 “민생경제 비상사태 해결을 위해 국민 모 두에게 1인당 25만원, 가구당 평균 100만 원의 ‘민생회복지원금’을 지역화폐로 지 급하자”고 제안했다. 그런 뒤 수서역 거 리 인사에선 “조금 더 나은 삶을 살자고 대통령을 뽑았는데, 지금 보니 차라리 없 었으면 나았을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 였다. 이후 영등포 유세 현장에서도 “가 구당 100만원씩 줘서 동네 장 보게 하면 돈이 돌고 경제가 활성화한다”며 “무식 한 양반들아, 이렇게 하면 된다”고 했다.
대해서는 “왜 중국을 집적거려요. 그냥 ‘셰셰’, 대만에도 ‘셰셰’ 이러면 된다”고 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요즘은 반 일보다 반중정서가 강한데 굳이 이를 자 극할 필요가 없다”고 우려했다. 이 대표가 23일 경기 의정부 지원 유세 에서 “경기북부 재정에 대한 대책 없이 분도를 시행하면 강원서도로 전락할 가 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한 것도 논란이 됐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은 24일 “이 대표 발언에는 강원도를 비 하하는 의미가 포함돼 있다”고 공세를 펼 쳤고, 이 대표는 같은 날 “표현을 과도하 게 한 것 같다”며 유감을 표했다. 한편, 윤종오 진보당 후보가 이상헌 무소속 의원과의 경선을 거쳐 24일 울 산 북 지역구의 야권 단일후보로 결정 됐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2024년 3월 25일 월요일 4 이슈 총선 D-16
A10 2024년 3월 26일 화요일
한동훈, 민생 대신‘반
명’만 원톱 유세에 우려 커진 여권
<반이재명>
가운데)이 지난 22일 오전 충남 보령중앙시장을 방문해 한 시민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윤 대통령 민생토론회, 총선 때까지 잠정중단
22곳 개최, 정책개선과제 359건
철도 지하화, 재건축 완화 등 약속 야당선“최악 관권선거”비판도
윤석열 대통령이 올해 들어 시작한 민
생토론회를 오는 28일부터 4·10 총선 때
까지 잠정 중단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총선 이후 현장 민생토론회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그동안 22차례 열린
민생토론회 내용을 정리한 ‘숫자로 보는 민생토론회’ 자료를 홈페이지에 공개했
다. 윤 대통령이 민생토론회가 열린 22 곳을 오간 거리는 총 4970㎞. 서울과 부 산을 약 여섯 번 왕복하는 거리다.
민생토론회에는 일반 시민이 1671명
참석했고, 17차(430명)에 가장 많은 국 민이 참여했다. 대통령실은 “정책 개선
까지 걸린 최단 시간은 3시간”이라고
했다.
10차 토론회 때 ‘미성년자가 고의로
음주 후 자진 신고해 영업 정지를 당했
다’는 한 소상공인의 사연에 윤 대통령
이 즉각 지시를 내려 식품의약품안전
처가 3시간 만에 조치했다.
민생토론회를 거쳐 정부가 추진 중인 정책 개선 과제는 총 359건(국민 직접 건
의 등 168건, 부처 발표 정책 과제 191건)
에 달한다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토론회 발언자는 총 222명으로 최연소 는 13세, 최고령은 88세다.
민생토론회는 애초 구상했던 전국 순회 부처별 업무보고 대신 기획됐지만 윤 대통령이 지역 맞춤형 개발 약속을 쏟아내면서 정치적 논란도 계속됐다.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1월 10일), 수 도권광역급행철도(GTX) 본격화와 철 도·도로 지하화 추진(1월 25일), 그린벨 트 해제(2월 21일) 등이 토론회에서 강 조된 대표적 지역 숙원 사업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8 일 “최악의 ‘관권선거’”라고 비판했고, 참여연대는 지난 21일 윤 대통령을 공직 선거법 제9조(공무원의 중립의무) 위반 등을 이유로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안철수·원희룡 등 자신 지역구 묶여
한, 혼자 전국 돌며 유세 한계 드러나
후보 지원보다 지지자들과 셀카 “본인 대선 뛰나, 아이돌이냐” 비판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가 열
린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 회의장
엔 총괄선대위원장과 공동선대위원장
을 각각 겸하고 있는 한동훈 비상대책위
원장과 윤재옥 원내대표의 모습만 보였
다. 나경원(서울 동작을) 전 의원과 안철
수(경기 성남분당갑) 의원, 원희룡(인천 계양을) 전 국토교통부 장관 등 나머지 3
명의 공동선대위원장은 각자 지역구 선
거 유세 일정으로 불참했다. 전날에도 3
명은 자신의 지역구에 집중했다.
반면에 이날 이재명·이해찬·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상임공동선대위원장 3
명은 각자 지역을 나눠 지원 유세 일정
을 소화했다. 인천 계양을에 출마한 이
재명 대표는 격전지 서울로 향했다. 오
전 잠실을 시작으로 오후에 영등포까지
9개 유세 일정으로 하루를 보냈다. 이해
찬 위원장은 충북에서, 김부겸 위원장
은 경남에서 각각 지역을 훑었다. 일종
의 ‘스리톱 선대위’를 꾸려 유권자와의
접촉면을 최대한 늘린 것이다.
4·10 총선 레이스가 후보자 등록 마감
과 함께 본격적으로 막이 오르면서 여
권 내에선 한동훈 위원장을 전면에 내세
운 ‘원톱 선대위’의 한계를 지적하는 목
소리가 커지고 있다. 수적이나 질적으로
나 한 위원장 단일 체제로 전국 지원 유
세를 감당하기에는 벅찰 수밖에 없기 때 문이다. 수도권 위기론에 부응한다는 명 분으로 나경원·안철수·원희룡 공동선대
위원장을 세웠지만 세 사람 모두 자기 선 거가 박빙으로 흐르면서 다른 후보를 도
와줄 여유가 사라진 것도 그 같은 우려 를 키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한동훈 원톱 선대위는 위험 부담이 크다는 목 소리가 일찍부터 있었지만, 선대위 구성 때 반영되지 않았다”며 “스리톱이 나서 는 민주당과 비교하면 원톱 선대위의 한 계가 더욱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각 지역을 도는 한 위원장의 모습을 두고도 뒷말이 나온다. “총선을 뛰는 게 아니라 본인 대선을 뛰는 느낌”(여권 관 계자)이란 반응이 나오면서다. 지난 8일 경기도 용인시를 방문했을 때가 대표적 이다. 당시 용인 중앙시장을 찾은 한 위 원장은 용인 지역 후보들과 함께 퍼포먼 스를 하기보다는 지지자들에게 둘러싸 여 사인을 해주거나 거의 누운 듯한 자 세로 앉아 셀카를 찍곤 했다. 이런 영상 이 담긴 모습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퍼지 면서 “본인이 진심 아이돌이라고 생각 하는 모양” 등의 댓글이 달렸다. 지난해 12월 26일 비대위원장에 공식 취임한 이후 석 달 동안 정책이나 비전보 다 ‘반(反)이재명’과 “종북(從北) 세력을 막겠다”는 메시지만 반복하는 데 대한 지 적도 나온다. 한동훈 비대위에 합류했다 노인 비하 논란으로 낙마한 민경우 대안 연대 상임대표는 지난 12일 유튜브에서 “운동권 청산 다음에 민생, 미래 먹거리, 과학기술, 이런 얘기가 힘 있게 뒷받침돼 야 하는데 여당의 체질이 많이 못 미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실제 한 위원장은 고물가 등 민생 문 제 대응이 부족하다는 언론 지적이 이 어진 뒤에 관련 메시지와 행보를 늘린 듯한 모습을 보였다. 중앙일보가 한 위 원장이 본격 공약 발표를 시작한 지난 달 1일부터 지난 14일까지 공개 일정 중 에 물가를 언급한 횟수를 집계한 결과 3번에 불과했다. 반면에 같은 기간 이 재명 대표는 고물가 문제를 9차례 꺼내 들었다. 국민의힘은 지난 23일에야 선 대위 산하에 민생경제특별위원회를 꾸 렸다.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
2024년 3월 25일 월요일 5 이슈 총선 D-16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앞줄
A11 2024년 3월 26일 화요일
전면광고 A12 2024년 3월 26일 화요일
불로장생의 꿈:바이오혁명
더중플의 ‘불로장생의
꿈: 바이오혁명’은 21세
기 의학의 최전선을 갑
니다. 세상을 선도하는
신약과 최신 치료법을 세계적 전문가들
과의 인터뷰로 소개합니다. 이번에는 인
간 뇌에 칩을 심는 머스크의 ‘뇌’를 들여
다봅니다. 그의 뉴럴링크는 컴퓨터에 지
배되는 사이보그를 만들겠다는 걸까요?
그건 아닙니다. 그의 ‘미친 도전’은 의외
로 기계에 대한 공포에서 비롯됩니다. 뉴럴링크 N1
“2만명 뇌에 칩
“어제 처음으로 사람에게 뉴럴링크의 장치를 심었습니다. 환자는 잘 회복 중 입니다. 초기 결과에서 뉴런 스파이크
감지 가능성을 확인했습니다.”
지난 1월 30일 일론 머스크가 소셜
미디어 X(옛 트위터)에 올린 글이다.
뉴럴링크는 BCI(Brain-Computer Interface)를 만드는 회사다. 뇌와 컴퓨
터를 연결해 서로 정보를 주고받는 기
술을 BCI라고 한다. 뇌엔 860억 개의 뉴
런이 있는데, 인간의 모든 감각과 생각, 움직임은 뉴런이 만드는 전기 신호에서 시작된다. 인간은 전기 신호로 작동하 는 생명체인 셈이다. 그러니까 이 전기 신호를 읽어서 해석하면 감각, 생각, 움 직임을 만들 수 있지 않겠냐는 아이디
에서 나온 결과물이 BCI이다.
예를 들어 우리가 팔을 움직이기 위해
서는 뇌의 전기 신호가 근육에 전달돼
야 한다. 신호는 신경을 따라 근육에 전달된다. 그런데 신경이 끊어져 버
리면 뇌에서 신호를 아무리 보
내도 근육에 닿지 않을 것
이다. 그래도 뇌의 뉴런이
보내는 신호는 여전히 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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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없으면 치매 위험 높은데 충치 막는 불소는 IQ 낮춘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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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대에 40대 뇌 가진 사람들 간단한 습관 세 가지의 기적
심겠다” 머스크의 큰 그림은 AI와의 공생
<Brain-Computer Interface>
재한다. 이번 뉴럴링크의 임상은 사지마
비 환자의 전운동피질 신호를 읽는 게 목적이다. 전운동피질은 손, 손목, 팔뚝
을 움직이는 신호를 보내는 곳이다.
뉴럴링크의 BCI는 100원짜리 동전
크기의 본체와 거기에 붙은 64가닥의
와이어로 이뤄져 있다. 여기에 붙은 와
이어는 머리카락 굵기의 20분의 1밖에
안 될 정도로 가늘다. 각 와이어마다 16
개의 전극이 있고, 총 1024개의 전극이
뇌의 전기 신호를 읽어 들인다. 전극이
읽은 전기 신호는 본체에서 블루투스로
외부에 전달된다. 그래서 뇌의 신호로
만 컴퓨터의 커서를 움직일 수 있고, 혹
은 의수나 의족에 전달해 원하는 대로
움직이게도 할 수 있다.
임창환 한양대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교수는 “기존에는 바늘 형태로 돼 있는
전극들을 뇌에 꽂아 넣었는데, 뉴럴링크
는 가느다란 실 형태로 돼 있는 것에 중간중간 전극을 코팅한
다음 뇌 표면에다가 박아 놓는 형태의 새로운 방식을 제안했 다”며 “좁은 영역에서 더 많
은 정보를 얻어내는 게 중요
신의 영역에 도전한 괴짜 천재
사지마비 환자 등에‘BCI 칩’이식
손목·팔뚝 다시 움직일 수 있게 돼 머스크, AI가 인류 지배할까 걱정 인간·AI 결합하는 프로젝트 진행 일각“윤리적 문제 발생 우려”지적
하기 때문에 일단 밀도를 높일 수가 있
고, 그다음에 로봇을 이용하니까 중요
한 혈관들을 피해서 삽입하는 게 가능
해졌다”고 설명했다.
전기 신호를 계속해서 모니터링할 수
있으니까 작은 변화도 민감하게 감지할
수 있다. 뇌전증 환자가 발작이 일어나
는 것을 미리 알고 방지할 수 있고, 알츠
하이머병이나 파킨슨병처럼 신경 퇴행
이 오는 걸 대비할 수도 있다. 나아가 뇌
의 신호를 감지하는 걸 넘어서 뇌에 신
호를 직접 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임 교
수는 “저는 사실 전자약으로 쓰일 가능
성이 더 높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외
부에서 물리적으로 우리 신체에 여러
가지 자극을 가해서 약을 대신할 수 있
는 기술들을 전자약이라고 부르는데, 뉴럴링크의 링크라고 하는 장치를 뇌에
다 삽입해 그 부분만 특정한 패턴으로 자극하는 식”이라고 말했다.
뉴럴링크의 포부는 거창하다. 올해엔
일단 11명에게만 수술하지만, 2030년까
지 2만 명에게 이 장치를 심을 계획이다.
수술 비용은 한 건당 1만500달러(약 1400 만원) 정도다. 문제는 배터리를 매일 잘 때 충전해 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아무리 조직 손상이 적다고 해도 상처 조직은 생기기 마련이라 조금씩 감지 성 능이 떨어진다. 그래서 5~7년 뒤에는 전 극을 새로 교체하는 수술을 해야 한다. 머스크는 일단 이 기술의 현실적 목 표를 의료적인 쪽이라고 얘기를 하지만, 사실 그의 궁극적 목표는 따로 있는 걸 로 보인다. 인공지능(AI)이 세상을 장 악하고 인류를 저버릴지도 모를 가능성 에 대비하자는거다. 2023년 3월 머스크 는 한 공개 서한에 서명하며 GPT-4보 다 강력한 AI 개발을 적어도 6개월 동 안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머스크는 한 팟캐스트에선 AI를 이길 수 없다면 공 생하자고 얘기 한 바 있다. 다만 임 교수는 “머스크는 인류가 AI 의 위협을 받기 때문에 인간이 AI와 결 합해 AI와 맞서 싸워야 한다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며 “부작용 가능성이 0이 됐다고 해도 여러 가지 윤리적인 문제들 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사회 적인 합의 없이는 일반인들의 뇌에 삽입 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정봉 기자 mole@joongang.co.kr
2024년 3월 26일 화요일 14 세상과 함께
머스크
B2 2024년 3월 26일 화요일
“북핵 대응, 확장억제 넘어 한·일에
신형 전술핵 협
“미국의 ‘확장억제’만으로는 불충분하
다. 한국과 일본에 신형 전술핵을 협력
배치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식
의 ‘듀얼 키’를 공유(미국과 동맹국 간
발사 권한 공유)하는 해법이 중요하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당시 미국의 아
시아 핵안보 정책을 총괄했던 리처드
롤리스 전 국방부 아시아·태평양안보담
당 부차관은 22일(현지시간) 중앙일보
와의 인터뷰에서 “한·미·일 간 탄도미사
일 정보 실시간 공유뿐 아니라 작전상
의 공동 협력, 통합 방어망 구축이 필요
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롤리스 전 부차
관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할
경우 미국의 아태 국방안보정책 수립에
핵심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은 일문일답.
-트럼프 재집권 시 북한과의 협상이 곧
재개될 것으로 보나.
“지난 3~4년간 북한은 핵개발에 많은
시간을 보냈다. 그래서 트럼프는 (대화
쪽으로) 마음이 기울었을 것이고, 참모
들도 ‘빨리 만나야 한다’고 조언할 것이
다. (‘하노이 노딜’ 때와는 달리) 이번엔
훨씬 더 신중할 것이고 북한도 그럴 것 이다.” -최근 미라 랩-후퍼 백악관 국가안보회
의 보좌관은 비핵화 과정에서 ‘중간 단계
의 조치’를 고려할 수 있다고 했는데.
“북한에 제재 완화를 제공할 수 있다
는 의미인데 북한은 얻을 수 있는 것은
계속 얻으려 할 것이다. 그래서 중간 단
계는 그 자체로 위험하고 비생산적이다.
북한은 핵무기를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
이기 때문에 비핵화는 인식의 오류라고
생각한다. 비핵화는 전부 아니면 전무 (all or nothing)의 문제다. 완전한 비핵
화 개념이 아니라면 의미가 없다. 북한
이 받아들이지 않겠지만 말이다.”
-북한 핵 능력을 평가한다면.
“북한은 이미 핵 능력을 보유했다고
롤리스 전 미국 국방부 부차관
“북한, 절대 핵무기 포기 안할 것
중간단계, 위험하고 비생산적
주한미군 감축은 어려울 것”
주장하고 있고, 좋든 싫든 우린 그런 전 제하에 논의를 시작할 것이다. 북한 핵
을 절대 인정할 수 없다고 하는 것은 불
필요하고 어리석은 말이다.”
-북핵 협상에서 한국의 역할은.
“(미국과) 사전 협의하고, 협상의 매 순간에 협의하는 것이다. 한국은 거부 권은 없지만 발언권은 있다. 한국은 북 한의 위협 때문에 한국과 일본이 같은 배에 타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북 핵위협에 대한 한국 내 우려가 크다.
“한국과 일본에 신형 전술핵무기를 협력 배치하는 해법이 중요하다. 한국·
일본에 중거리 핵전력 수준의 전술핵 미사일 배치를 결정해야 한다.”
-기존 인도·태평양사령부와 별도로 이른 바 ‘동북아사령부’를 창설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대북 대화에 진전이
-트럼프 재선 시 주한미군 감축 또는 철 수를 우려하는데.
“북한이 주한미군 일부 철수라는 선 의를 보일 것을 요구할 수 있다. 트럼프 가 개인적으로 큰 매력을 느낄 수 있다.
문제는 측근들이 ‘그건 정말 나쁜 생각’ 이라고 말할 수 있느냐다.”
-주한미군의 역할 변화가 있을 수 있나. “대만 유사시 북한이 대담하게 행동 할 것을 부추길 것이기 때문에 주한미 군 감축은 어려울 것이다.”
-대선을 앞두고 북한의 도발 가능성은.
“①미국을 겨냥한 직접 도발로, 대륙 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 ②제7차 핵실험 을 통한 핵무기 개량 실험 또는 위력이 가장 큰 중성자폭탄 실험 ③국지적 도 발로 서해 무인도 등의 무력 점령 등을 선택할 수 있다. 가능성이 높은 건 ①번 이다.”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협상 이 곧 시작된다.
“바이든 행정부 기간에 신속하게 합 의되길 바란다. 다음 정부에 완성된 문 서로 넘겨줄 수 있어야 한다.”
-책 핵무기 사냥(Hunting Nukes)에서 박정희 정부의 핵개발 저지 과정을 다뤘다. “박 전 대통령이 핵 프로그램을 계속 추진했거나 우리가 막지 않았다면 한국 은 지금과 같은 평화적인 원자력 에너지 수출 역량을 갖추지 못했을 것이다. 만 일 한국이 다시 핵무기 개발을 선택한 다면 그동안 쌓아온 놀라운 경제 역량 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 워싱턴=김형구·강태화 특파원 kim.hyounggu@joongang.co.kr
없으면 우리는 인태사령부, 한국, 일본 을 더 깊게 통합해야 한다.” -일본 자위대가 한반도에 들어오는 상황 이 벌어지는 게 아닌가. “중요한 것은 한국 방어에 필요한 유 엔기지가 일본에 있다는 사실이다. 일 본이 한국 방어를 위해 지상에 군대를 배치할 필요는 없다.”
지난 22일(현지시간) 중앙일보와 인터뷰한 리처드 롤리스 전 미국 국방부 부차관은 북한 핵위협 에 맞서 신형 전술핵의 한·일 협력 배치를 주장했다. 그는 이를 미군의 개입을 자동 유발하는 ‘핵 인계철선(nuclear trip wire)’이라고 부른다. 지수 캐리건 코디네이터
트럼프
2기 아태정책 수립에 핵심 역할할 듯
‘미국 내 최고 북핵전문가’ 롤리스
리처드 롤리스(78) 전 국방부 부차관은
미국의 한반도 외교안보전략 수립과 정
책 입안에 관여해 온 산증인이자, 미국
내 최고 북핵 전문가로 꼽힌다. 서울 주
재 미국 CIA(중앙정보국) 요원으로 주 한 미국대사관에서 근무했으며, 조지
W 부시 정부 당시 부차관보와 부차관
을 역임했다. 한·미 동맹과 주한미군을
중시하는 동맹 우파 성향이 강하다.
김대중·노무현 정부 당시 한국 사회 의 반미 움직임에 대응해 용산기지 이 전과 전시작전권 전환 전략적 유연성 및 주한미군 감축 방위비분담금 증 액 등 배경은 달랐지만 원조 트럼피즘 (Trumpism)으로 해석될 만한 정책을 추진, 실행에 옮겼다. 6자회담 미 측 대 표단으로도 활동했다. 롤리스는 지난해 한반도의 핵개발 관련 비화를 담은 저 서 핵무기 사냥을 출간했다. 존 볼턴 전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서문 에서 “정책 입안자, 정치인, 학자들이 반 드시 읽어야 할 책”이라고 적었다.
2024년 3월 25일 월요일 6 이슈 한반도 안보
<나토식 듀얼키>
력배치를”
핵무기 사냥 B3 2024년 3월 26일 화요일
사과꽃 매년 5일씩 빨리 펴 ‘금사과’가 이젠 뉴
이른 개화로 착과율 매년 뚝뚝
폭염·폭우 등 기후까지 악영향
“지역에 맞는 농가 육성하고
기후변화에 강한 품종 개발을”
19일 강원 평창의 한 과수원. 해발 700m 고지에서 13년째 사과 농장을 운영하는 조용조(67)씨는 착과 대비 가지치기 중 이었다. 조씨는 온난화에 대비해 고랭지
에 자리 잡았는데도, 4년 전부터는 사과
꽃 피는 시기가 매년 5일씩 앞당겨지고 있다. 그는 사과나무 꽃눈을 어루만지며 “지난해 병충해로 잎이 많이 떨어졌고, 햇빛 많이 못 받은 나무는 보시다시피
꽃눈이 시원치 않다”고 말했다.
생산량 급감이 ‘뉴노멀’이 되고 있다
는 우울한 분석이 사과 농가에서 나온
다. 올봄에도 꽃이 평년보다 일찍 개화
했다. 사과 농가는 벚꽃 개화 상황을 주
시한다. 통상 농장 근처에서 벚꽃이 피
고 10~15일 뒤면 사과꽃이 핀다. 벚꽃
개화 시기는 온난화 영향으로 빠르게
앞당겨지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23 일 경남 창원에서 벚꽃 개화가 관측됐 다. 평년보다 6일 이르다. 전국 벚꽃 축 제 시기도 앞당겨지는 추세다.
문제는 일찍 핀 사과꽃은 된서리를
맞아 열매 맺기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
다는 점이다. 경북 예천의 사과 농장주
최효열(65)씨는 “지난해도 사과꽃이 빨
리 펴 착과율이 전년보다 20% 떨어졌
다. 이제는 이른 개화가 패턴으로 자리
잡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올해도 착
과율이 높지 않을 거라는 또 다른 징후
가 있다. 착과율의 선행지표인 꽃눈 분
화율이 올해 좋지 않았다. 농촌진흥청
사과연구센터 조사 결과, 국내 사과 생
줄어드는
산의 80%인 후지(부사) 품종 사과나무
의 올해 꽃눈 분화율은 54%로, 평년보
다 7% 낮다.
착과 이후에도 사과 농가에 시름을
안길 이상기후 지뢰밭이 계절마다 대
기 중이다. 지난해의 경우 여름 내내 폭
염·폭우·병충해에 시달렸고, 가을에는
굵은 우박에 맞아 다 자란 열매가 상했 다. 올해도 이런 현상이 반복될 가능성
이 높다. 이미 지난겨울 기온·강수량·강
수일수가 모두 기록적이었다. 지난겨울 전국 평균기온은 영상 2.4도로 평년(0.5
도)보다 1.9도나 높았다. 강수량은 236.7
㎜로 평년(89㎜)의 2.6배를 넘었다. 강수
일수도 31.1일로 역대 최다였다.
올봄에도 잦은 비로 일조량이 부족한
상태다. ‘금(金) 사과’로 불릴 만큼 급등
기후변화, 바나나까지 위협 ‘파나마병’ 확산에 가격 더 오를 듯
뿌리 썩게 하는 곰팡이 감염병
한번 걸린 농장은 다시 수확 못해 사과나무 가지치기 작업을 하던 사과 농장주 조용조씨가 꽃눈이 맺혀 있는 상태를 보며 “지난해 햇빛을 많이 보지 못해 (올해 상태도) 시원치 않다”고 말했다. 평창=정은혜 기자
과일값이 치솟으면서 상대적으로 저렴
한 바나나를 찾는 사람이 늘었다. 하지만
바나나도 기후 변화 여파로 가격이 치솟
을 거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유엔식량농
한 사과값이 유지되거나, 더 올라 ‘다이 아몬드 사과’가 될 수도 있다고 우려한 다. 설상가상으로 사과 재배 적합 지역도 기후 변화로 줄고 있다. 농촌진흥청에 따 르면, 현재처럼 기후 변화가 진행될 경우 사과 재배 적지는 2020년 4만6980㎢에 서 2050년 1만3206㎢로 줄어든다. 2090 년에는 강원 일부 지역(1213㎢)에서만 사과 재배가 가능할 전망이다. 기후 변화 여파는 사과에 국한되지 않 는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배 생산 량도 전년보다 26.8% 줄었다. 착과 감소 와 냉해 피해가 생산량 감소의 원인으로 꼽혔다. 기후 변화가 진행되면서 배 재 배 적지도 줄어든다. 포도와 복숭아는 2050년까지는 재배 면적이 늘지만, 2090 년부터는 결국 대폭 감소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식량 안보를 위협하는 기 후 위기에 본격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 부 교수는 “기후 변화에 따른 자연재해 에 가장 취약한 건 농업이고, 그 여파가 일단 과일로 나타났지만, 농업 전체가 위기”라며 “장기적으로는 지역에 맞는 농가를 육성하고, 기후 변화에 강한 품 종의 개발과 보급에 국가적으로 힘을 실 어야 한다”고 말했다. 평창=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기후 변화였다. FAO는 “빈번해지는 가
뭄과 홍수, 허리케인 같은 자연재해가 전 세계 바나나 무역의 95% 이상을 차지하
는 라틴 아메리카와 아시아 생산자에게
나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업기구(FAO)에 따르면, 지난 11~14일(현 지시각)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제4차 ‘세계 바나나 포럼’(WBF)의 최대 화두는
바나나는 세계적으로 많이 생산·거 래·소비되는 과일 중 하나다. 전 세계 수 출액은 연간 100억 달러(13조 4600억원) 에 이른다. 이런 바나나의 가격은 2000년 대 이후 꾸준한 상승세다. 2004년 t(톤)당 497달러(66만 9000원)였던 게 지난달에 는 1579달러(212만 5000원)로, 20년 새 3 배 넘게 올랐다. 전문가들은 기후 변화와 질병 등으로 바나나 공급이 불안해 가격 이 더 상승할 거라고 경고한다. 기후 변화는 특히 바나나 나무의 뿌 리를 썩게 하는 파나마병 확산을 부채 질하는 요인이다. 기온 상승 등의 영향 으로 파나마병을 유발하는 곰팡이(푸 사리움 윌트 TR4)가 퍼지기 좋은 환경 이 됐기 때문이다. 한 번 걸린 농장은 바 나나를 수확할 수 없을 정도로 파나마 병은 피해가 크다. 특히 전 세계 바나나 생산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캐번디시 품종이 파나마병에 취약하다. 한때 바 나나 멸종 가능성이 제기됐을 정도다. 취둥위 FAO 사무총장은 “바나나 무역 의 미래를 보장하려면 품종 다양화가 핵심 전략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2024년 3월 25일 월요일 10 이슈 기후변화, 위기의 과일
<새로운 표준> 노멀
국내 사과 재배 적합 지역 자료: 농림축산식품부·농촌진흥청·통계청 ※기후변화 시나리오 rcp8.5 경로 기준 4만9609㎢ 2020년 2020년대 (2015~2024년) 2050년대 (2045~2054년) 2090년대 (2085~2094년) 1만3206㎢ 2050년 1213㎢ 2090년 B4 2024년 3월 26일 화요일
“KAIST보다 의대” 이공계특화대 4
곳, 4년간 1200명 떠났다
<KAIST·포스텍·UNIST·GIST>
이공계 집어삼키는 ‘의대 블랙홀’
KAIST서 500명, 포스텍 200명 등 학교 떠난 10명 중 3명이 신입생
의대 증원으로 더 빠져나갈 우려
김태진(가명·22)씨는 지난해 23학번 신 입생으로 서울의 한 의과대학에 재입학
했다. 그의 원래 꿈은 물리학자였다. 영
재들만 모인다는 과학고를 조기 졸업하 고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KAIST)
에 진학할 때만 해도 의사는 생각해본
적도 없었다. 하지만 진학 후 상황이 달
라졌다. 김씨는 “친구들이 수업 대신 학
원 인터넷 강의를 들으며 수능 준비를
하고, 선배들조차 ‘늦지 않았다’며 의대
진학을 권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답답
하고 조급해져서 같이 의대를 준비하게 됐다”고 했다.
‘의대 블랙홀’이 최우수 이공계 인 재들까지 집어삼키고 있다. 25일 중
앙일보가 정보공개 청구해 받은 자료 에 따르면, 최근 4년(2020~2023년)간 4 개 이공계특성화대학(KAIST·포스 텍·UNIST·GIST)을 떠난 학생 수가 1181명에 달했다.
특히 KAIST에서만 500명의 학생이 학교를 떠났다. 이는 지난해 재적 학생
(재학생+휴학생) 4912명의 10% 수준 이다. 같은 기간 포스텍·UNIST·GIST
에서도 각각 198명, 310명, 173명이 학교
를 떠났다.
이들 중 405명은 신입생이었다. 중도
포기 신입생 수는 2020년 83명에서 2023
년 125명으로 매해 증가하는 추세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이공계 최
상위권 학생들이 다른 이공계 대학으
로 갈 이유가 없는 만큼, 중도 포기 학
생 대다수는 의대로 진학하거나 의대
준비를 위해 그만뒀다고 봐야 할 것”이 라고 말했다. 이공계특성화대학이 의
대로 가는 ‘정거장’ 역할을 하고 있다
제2 코로나 대비 WHO 감염병 대
질병청, WHO GOARN 훈련 주최
파견인력에 유행병 대응경험 공유
“한국, 국제보건안보 중추국 될 것”
지난 19일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열린 WHO GOARN 훈련 모습. 채혜선 기자
는 분석도 있다. 과학고·영재학교는 졸 업생이 의·약학 계열 진학 시 장학금· 교육비 전액(약 1500만원)을 환수한다. 이 때문에 일단 이공계특성화대학에 진학해 제재를 피한 뒤, 의대로 가는 학 생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장형조 강 남N플러스학원 컨설턴트는 “이미 과 학고 다닐 때부터 ‘의대를 가겠다’는 마
응훈련, 한국서 첫 개최
<국제유행경보네트워크>
“방글라데시 콕스 바자르 해변에 전염
병이 퍼졌습니다. 그곳에 있는 전염병학
자라면 어떤 일을 우선적으로 해야 할 까요.”
지난 19일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
브람스홀. 한 지역에 전염병이 창궐한
상황을 두고 8~9명씩 한 조를 이룬 4개 조 참가자들이 머리를 맞댔다. 질병관 리청이 주최한 세계보건기구(WHO) 국 제유행경보네트워크(Global Outbreak Alert and Response Network, GOARN, 곤) 훈련에 참여한 질병 전문 가들이었다.
GOARN은 2000년 WHO가 만든 기
관 네트워크다. 에볼라 바이러스 확산 이나 코로나19 사태 같은 공중보건 긴 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현장에 전문가 를 신속하게 파견하는 조직이다. 정부기 관·비정부기구·병원 등 세계 300여개 기 관이, 한국에서는 3곳(질병청, 서울대 이종욱글로벌의학센터, 국립중앙의료 원)이 GOARN에 참여하고 있다. 이날 행사는 한국에서 처음 열리는 GOARN 훈련이었다. 4단계 교육 과정 에서 기본 단계(Tier 1.5) 훈련으로, 토 론 활동 위주로 이뤄졌다. GOARN 역 량 강화팀이 질병청·국립중앙의료원의 역학조사관·의사·간호사 등 파견 예비 인력 33명에게 유행병 대응 경험을 공 유한 다음 서로 의견을 나눴다.
훈련 담당자인 폴 에플러 서호주대
의과대학 교수는 “국제 유행 대응에 처
음 참여할 땐 뭘 할지 몰라 주저하게 된 다. 자신감 부족이 가장 큰 걸림돌이 된
다”며 “뭔가 기여하고 싶다면, 확신이
없을 때라도 주저하지 말고 ‘네’라고 말
하길(Just say yes!) 권한다”고 격려했
다. 다른 WHO 관계자들도 “맞고 틀린 것은 없으니 의견을 나눠보자” “예상 시
나리오에 대해 논의해보자”고 주문하 며, 참가자들과 자유 토론을 이어갔다. 지난 23년간 115개 이상의 국가에서 전문가 3570명이 GOARN 파견을 나갔 다. 한국에서는 아직 파견 사례가 없다.
음을 먹고 이공계특성화대학을 간 뒤 의대 준비를 한다”고 했다. 내년부터 의대 정원이 2000명 더 늘 어나면 이런 인재 유출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올해 3월 11일 기 준 GIST 학생 28명이 자퇴했다. 포스텍 에서도 24학번 신입생 2명 등 학생 4명 이 중도 포기했다. KAIST 관계자는 “국가 재정으로 운 영하는 이공계특성화대학의 학생 1인 당 교육비는 연간 1억원에 달한다”며 “학생 한 명이 그만두면, 그 학생 때문 에 선발하지 못한 다른 인재에 대한 기 회비용까지 합해, 한 해에 어마어마한 비용이 사라지는 셈”이라고 말했다. 김희삼 GIST 기획처장은 “이럴 때야 말로 의사 외의 다른 길을 보여줄 수 있 도록, 정부가 이공계에 대한 투자를 아 끼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이후연·서지원 기자 lee.hooyeon@joongang.co.kr
질병청과 WHO 측은 이번 훈련을 계기 로 한국에서도 감염병 대응 부문의 글 로벌 전문가가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했 다. 셰런 살몬 WHO 서태평양지역사무 처(WPRO) 기술책임은 “한국은 세계 최고의 공중보건 전문가를 두고 있다” 며 “국제 감염병 대응 현장에서 일하고 싶은 전문가라면 이번 훈련은 최고의 기회”라고 했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이번 훈련을 기점으로 다양한 분야의 글로벌 감염병 대응 전문가를 길러내기 위해 지속적으 로 지원하겠다”며 “한국이 국제보건안 보의 중추 국가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2024년 3월 25일 월요일 12 사회
B5 2024년 3월 26일 화요일
LIG넥스원은 핵심기술 간 융합, 과감한 자체 투자를 통해 해양·공중·지상을 아우르는 무인체계에서 위성 솔루션까지 미래 전장을 주도할 국방R&D 역량 강화에 기여한다. 사진은 해군 행사에서 시연 중인 ‘해검-Ⅲ’ 모습. [사진 LIG넥스원]
육해공 아우른 무인체계와 위성 솔루션으로 미래 전장 주도
첨단 국산 유도무기를 중동 지역에 대규
모로 수출하며 K-방산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LIG넥스원이 천궁II 수
출 신화를 이어갈 제2, 제3의 차세대 첨
단 기술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핵
심기술 간의 융합, 과감한 자체 투자를
통해 해양·공중·지상을 아우르는 무인
체계에서 위성 솔루션까지 미래 전장을
주도할 국방R&D 역량 강화에 기여한 다는 계획이다. LIG넥스원은 전체 임직 원의 약 60%가 연구원으로 단일 방산기
업으로는 최대·최고 수준의 연구인력을 보유하고 있는 ‘R&D 중심기업’이다.
해상 무인화 플랫폼 ‘해검 시리즈’ 개발
LIG넥스원은 지난 2015년 방위사업청
및 민군협력진흥원이 추진한 민·군 기
술 적용 연구사업의 주관기관으로서 연 안 감시정찰용 무인수상정 ‘해검(海劍, Sea Sword)’ 개발에 성공했다. 미래전
에 대비한 해상 무인화 플랫폼인 해검 시리즈는 임무장비에 따라 다양한 작 전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해검-II’와 ‘해 검-III’, ‘해검-V’를 비롯해 ‘M-Hunter’ 등으로 발전해 왔다.
‘해검-II’는 수중에서 자동으로 진수
와 회수(LARS: Launch and recovery system)가 가능한 수중 플랫폼(ROV: Remotely Operated Vehicle) 모듈을 탑재해 수중감시정찰 능력을 강화했다.
‘해검-Ⅲ’는 전방에 12.7 중기관총과 2.75인치 유도로켓(비궁) 발사대를 탑재 했다. 이뿐 아니라 국내 최초로 해상상 태 4(최대 파고 2.5m)에서 실해역 내항
LIG넥스원 천궁 수출 신화 이룬 R&D 중심기업
임무장비별 무인수상정 개발 선도
드론과 위성 이용한 솔루션 선보여
성능시험을 성공적으로 완료해 열악한 해상환경에서도 유인전력 없이 24시간 운용이 가능하다.
‘해검-V’는 함 탑재 전용 무인수상정 으로 의심스러운 표적 발생 시 모함에 서 분리돼 표적을 식별하고 즉각 대응 이 가능하다. 한-호주 국제공동연구과 제로 개발한 ‘M-Hunter’는 무인잠수
정(AUV: Autonomous Underwater Vehicle)과, 서로 다른 장비와 연동하 는 이종 간 군집운용을 통해 향후 기 뢰대항작전(MCM: Mine Counter Measures) 능력 향상에 기 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KPS) 개념도
무인 플랫폼 고도화를 위한 투자도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 LIG넥스원은 구
미하우스에 무인수상정 전용 체계통합
시험동을 준공했다. LIG넥스원은 새로 운 시험동을 기반으로 해군이 추진 중 인 해양 유무인복합체계의 완벽한 구현
을 적극적으로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드론 이용한 정찰·타격·수송 등 종합솔루션
LIG넥스원은 드론의 모든 분야를 아
우르는 종합 솔루션 개발에도 주력하 고 있다. 대드론통합체계는 미확인 드
론에 대한 탐지·식별·무력화를 통해 국
가 중요시설과 아군 전력을 보호한다.
탐지 센서와 무력화 장비로 구성되며, 능동형 전자주사식 위상배열(AESA:
Active Electronically Scanned Array) 레이다로 적 드론을 탐지한
후 전자광학적외선(EO/IR: Electro Optical/Infra Red) 카메라로 추적, 재 머(Jammer)를 이용해 제압한다.
작전 환경별로 다양한 임무 수행이
가능한 ‘소형 정찰·타격 복합형 드론’은
방위사업청 신속시범획득사업에 선정 돼 육군에 납품을 완료하며 성능을 검 증받은 바 있다. 활주로가 필요 없이 수 직으로 이착륙할 수 있도록 틸트형 구 동부를 적용한 것은 물론 비행체를 분
해해 백팩에 보관할 수 있게 설계·제작 해 운용 편의성을 극대화했다. ‘탑재중량 40㎏급 수송용 멀티콥터 형 드론 시스템’은 산업통상자원부와 방위사업청이 공동 투자해 추진하는 국 방과학연구소 민군협력진흥원의 민·군
겸용기술개발사업으로 개발을 진행 중 이다. 내연기관에 배터리를 더해 동력을 얻는 하이브리드 엔진 시스템을 적용했 으며, 40㎏의 화물을 탑재한 상태에서 60분 이상 비행이 가능하다. 또한 LIG넥스원은 현대로템과의 전 략적 협력을 기반으로 해외 전시회에서 무인지상차량(UGV)에 임무유형별 유 도무기를 탑재한 무인복합체계를 선보 이는 등 글로벌 수주마케팅에도 적극적 으로 나서고 있다.
K-우주시대 열어갈 연구개발·투자 지속 LIG넥스원은 K-방산에 이어 K-우주시 대를 열어갈 위성 솔루션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 및 투자도 지속해서 진행하고 있다. 다목적실용위성 6호 SAR(고성능 영상레이다) 탑재체를 시작으로 정지궤 도 공공복합위성 통신탑재체, 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KPS) 및 국방과학연 구소가 주도하는 초소형위성체계 사업 등에 참여 중이다. 특히 초소형위성체 계는 기존 군 정찰위성과 상호보완적으 로 운용해 한반도와 주변 해역의 국가 안보 대응력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 대된다. 또한 LIG넥스원은 자체 투자를 통해 대전R&D센터에 위성 레이다 작업·시험 장 설비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R&D 및 인프라 역량 강화를 기반으로 위성항법 과 위성통신, 지상관측 분야에서 차별화 된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김승수 중앙일보M&P 기자 kim.seu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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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을 싣고 60분 이상 비행할 수 있는 ‘탑재중량 40㎏급 수송용 멀 시스템’.
화물
B6 2024년 3월 26일 화요일
K막장극 빼닮은 입센 말년극 ‘욘’
‘현대극의 아버지’ 헨리크 입센 (1828~1906)이 만년의 고독을 토해낸 희 곡 욘 가브리엘 부르크만(이하 ‘욘’)이 오는 29일부터 다음 달 21일까지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세종M씨어터 무 대에 오른다. ‘욘’은 김미혜(76) 한양대 연극 영화학과 명예교수가 노르웨
이 원작을 한국어로 번역한
입센 전집(총 23작품, 10권) 을 토대로 한 첫 연극이다.
그간 국내에서 입센은 영어· 프랑스어 등 외국어 중역본 위주로 소개됐다. 지난해 입센 전 집 번역으로 노르웨이 왕실 공로 훈장 을 받은 김 교수를, 고선웅(56·서울시극
단 예술감독) 연출과 함께 지난 6일 만 났다. 김 교수는 이번 연극의 드라마트 루기(극작 방향 설계)를 맡았다.
‘욘’은 서울시극단 부임 2년 차인 고 연출이 지난해 연극 ‘겟팅아웃’ ‘카르멘’ 에 이어 직접 연출한 세 번째 작품이다.
‘귀토’ ‘회란기’ ‘칼로막베스’ 등 고전을 연극·뮤지컬로 옮겨온 그가 처음 무대 에 올리는 입센을 어떻게 해석할지 공
연출 고선웅·원작 번역 김미혜
김 교수 번역 입센전집 토대 첫 연극 29일부터 세종M씨어터 무대 올라
“19세기 콩가루 집안서 드러난 갈등
고립 만연한 요즘 시대 얘기 같아”
연 팬의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고 연출은 ‘눈보라 치는 고독 속에서’ 란 부제를 달았다. 고립이 만연한 우리
사회에 대한 은유일까. 고 연출은 “‘욘’
을 단숨에 읽고 감동이 몰려와 울었다.
19세기 노르웨이 희곡인데 지금 우리 사
회 배경이라고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우리 사는 얘기’”라고 말했다.
“재미란 캐릭터 간 충돌에서 나온다”
는 그는 “‘욘’은 아버지와 아들, 남편과 아내와 옛 사랑, 이런 관계가 적나라하
고 피부에 와 닿는다”고 했다. 김 교수도
“입센 희곡에 한국식 막장 코드가 진짜
많다”면서 “인간은 왜 사는가 질문하는
실존주의극의 시초”라고 설명했다.
광부의 아들로 태어나 은행가로 성공
했던 욘(이남희)은 은행 파산으로 한순
간 몰락한다. 젊을 적의 백만장자 꿈을
독보적 테크닉, 20세기 대표 거장 쇼팽 연습곡 24곡 정확한 연주 유명
20세기의 대표적 거장 피아니스트 마우
리치오 폴리니가 23일(현지시간) 고향인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별세했다. 82세.
고인은 무엇보다 독보적인 테크닉으
로 주목받았다. 어려운 기교가 필요한 쇼팽 연습곡(24곡) 전곡을 정확한 연주
로 녹음한 1980년 음반이 대표적이다.
특히 1968년 18세에 쇼팽 국제콩쿠르에 서 최초의 비동구권 출신으로 만장일치 우승할 때도 완벽한 테크닉에 관심이 집중됐다. ‘악보의 엑스레이 사진과 같 은 연주’ ‘악기를 완벽하게 장악한다’는 평가를 주로 받았다. 하지만 기교 이상 의 예술성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피아니스트 스비아토슬라프 리히터는 폴리니에 대해 “시적인 면이 부족하다” 고 비평한 것으로 알려진다.
포기 못한 남편이 수치스러운 아내 귀릴 (이주영)은 대학생 아들 엘하르트(이승
‘악보의 X-레이 같은 연주’피아니스트
폴리니는 어린 콩쿠르 우승자, 기교적 연주자라는 틀을 벗어나려 노력했다. 쇼팽 콩쿠르 우승 직후 연주를 하지 않 고 은둔했다. 무대에서 스타가 되는 대 신 당대의 거장 피아니스트인 아르 투로 베네데티 미켈란젤리를 가 배움을 청했고 1970년대 중반 에 들어서야 본격적인 연주 활동을 시작했다. 또 20대 시절부터 슈톡
연극 ‘욘’을 연출하는 고선웅 예술감독(왼 쪽)과 드라마트루기 김미혜 교수. 원작 희곡 욘 가브리엘 부르크만 에 영감을 얻은 뭉크의 자화상 ‘밤의 방랑자’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마우리치오 폴리니
우)에게 희망을 걸지만, 엘하르트는 연 상의 이혼녀와 떠나려 한다. 욘 가족의 집은 귀릴의 쌍둥이 언니 엘라(정아미)의 소유다. 엘라는 젊을 적 욘에게 실연당한 상처를 극복하지 못한 채 조카 엘하르트에게 집착한다. 콩가 루 집안의 20년치 갈등이 어느 겨울 하 룻밤 사이에 터져 나온다. 인형의 집 민중의 적 등에서 입센 이 주창해온 개인 해방론은 ‘욘’에서도 읽을 수 있다. 욘의 ‘그림자’로 살아왔음 을 깨닫는 쌍둥이 자매를 통해서다. “엄청난 열정을 토해내던 사람이 한 순간에 몰락하는데, 거기서 오는 페이 소스가 굉장해요. 우리가 집착하는 것 들이 사실 별 의미 없고 헛되죠. 사이좋 게 잘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 작품입니다.”(고 연출)
폴리니 별세
김 교수는 “세기가 바뀌어도 인간에 대한 입센의 질문 은 퇴색하지 않는다” 며 “입센을 번역하며 우리 사회도 참 안 바뀐다 싶더라”고 말했다. 고 연출은 “19세기 세상에 던진 이야기가 AI(인공 지능) 시대에도 통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극은 ‘절규’로 유명한 노르웨 이 화가 에르바르 뭉크를 오마주한 무 대를 선보인다. 욘을 자신과 동일시하며 자화상 ‘밤의 방랑자’를 그리는 등 입센 에 많은 영향을 받았던 뭉크는 1897년 파리에서 열린 ‘욘’ 공연의 무대 및 포스 터 디자인을 맡기도 했다. 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하우젠·베베른 같은 20세기의 곡을 연 주하기 시작해 노년까지도 이런 작품을 무대에 올렸다. 이탈리아의 사회주의 작곡가 루이지 노노와 교류하고, 지휘자 클라우디오 아바도와 함 께 공장의 노동자를 위해 공연 했으며 학생을 위한 별도 좌석 을 마련하는 등 ‘모든 사 람을 위한 음악’이라는 이상을 좇았다. 1996년 에른스트 폰 지멘스 음악상, 2001년 디 아파종상을 받았고 2007년에는 쇼팽의 녹턴 녹음으로 그래미를 수상했다. 한국과는 인연이 없었다. 지난해까지 연속 2년으로 최초의 한국 공연을 예고 했다가 건강 문제로 모두 취소했다. 당시 그는 “한국으로 여행할 수 없어 매우 안 타깝다. 이른 시일 내에 한국 관객과 만 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는 메시지를 남 겼다. 김호정 기자 wisehj@joongang.co.kr
2024년 3월 25일 월요일 21
B7 2024년 3월 26일 화요일
문홍규의
달에서 화성까지
한국천문연구원 우주탐사그룹장
대한민국 우주항공청, 철학과 비전이 보이지 않는다
미국 워싱턴DC 덜레스 국제공항에
는 하루 한 번 한국 국적기가 뜬다.
우리 공무원의 출장이 많아서다. 바
다 건너온 출장자에게 도심까지 한
시간 걸리는 공항은 달갑지 않다. 일
행은 14시간 만에 짐을 찾고는 워싱
턴 메트로의 은색 노선 연결통로에
고단한 몸을 실었다. 양쪽 벽에는 허
블우주망원경이 찍은 천체사진 패
널이 열 지어 섰다.
우리가 찾은 곳은 히든 피겨
스 남서길 300번지. ‘매리 W. 잭슨
NASA 본부’ 주소다. 영화 ‘히든 피
겨스’(2016)와 등장인물의 이름에
서 따왔다. 영화는 아폴로와 제미
니 프로그램 이전의 머큐리라는 미
국 최초 유인 우주 프로그램 때 벌
어진 일들을 그렸다. 흑인 여성 수학
자 캐서린 존슨과 도로시 본, 메리
잭슨이 나온다. 이 건물이 한국 H금
융지주 소유라는 걸 아는 이는 드물
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한
국 기업에 임대료를 낸다! 일행은 제
임스 W. 웹 기념 강당을 들어섰다.
본부에서 열린 마라톤 회의에 관
해 길게 늘어놓으려는 건 아니다. 두
달 뒤면 한국의 우주항공청이 문을
연다. 우리 정부가 그 모델로 삼는
NASA 본부는 어떤 곳일까.
NASA는 국(局)이 아니다
우리는 NASA를 ‘국’(局)이라 낮
춰 부르지만 실제 수장은 국장이 아
미국 NASA 수장은 장관급 자리
여러 부처와 지근거리에서 협력 과학임무국, 다른 임무국 이끌어 한국 우주청, 과학은 부속품 취급 지난 19일 오후 서 울 강남 한국과학 기술회관에서 우 주항공청 채용설명 회가 열렸다. [연합뉴스]
닌, 대통령이 임명하는 장관급이 다. 그는 연구개발 프로그램과 예산 우선순위를 결정하며 NASA 최고 과학자와 최고공학자, 최고기술자 를 둔다. 직속으로 법률과 재무·경
제·중소기업, 교육과 보건의학, 안 전 및 임무 보증뿐만 아니라 국제협 력 부서도 있다. 부(副) 수장은 백악 관과 의회, 부처와 연방 기관, 해외 기관들과 소통한다. NASA 본부와 긴밀하게 협력하는 의회와 백악관 은 본부로부터 약 1㎞, 보건복지부 는 600m, 과학한림원은 약 2㎞, 상 무부와 연방항공청은 대략 5㎞ 거 리에 있다. 에너지부와 교통부·교육 부·해양대기청(NOAA)은 약 7㎞, 국무부·국립보건원(NIH)까지는 각 각 12㎞, 14㎞쯤 된다. 국립항공우
주박물관은 코앞이다. 일행은 걸어 서 5분 걸리는 대학우주연구협회 (USRA) 본부에서 NASA 최고기 술자가 주관하는 회의에 들어갔다. NASA 본부에는 5개 임무국과 행
정 부서가 있다. 미국의 항공 기술개 발은 NASA의 항공임무국(AMD)
이 책임지며, 그 기술은 민항기와 산 업, 승객에까지 혜택을 미친다.
탐사시스템 개발임무국 (ESDMD)은 NASA의 유인 탐사 를 총괄한다. 달과 화성에 사람을 보 내는 아르테미스와 ‘달에서 화성까 지’(M2M) 계획을 지휘하는 부서다. 물론, NASA의 최대 관심사다. 달 궤도와 표면, 화성 유인 탐사 핵심 기술을 정의하며, 유인 로켓과 달 기 지, 게이트웨이, 유인 착륙선, 로버, 우주인의 선외 활동을 망라하는 연 구를 관리한다.
과학임무국(SMD)이 이끄는 과 학적 발견은 다른 부서에 지대한 영 향을 끼친다. 과학임무국은 과학적 질문을 선별해 임무 우선순위를 매 길 때 NASA 안팎 과학자들을 초청 하며 NASA의 지구과학과 우주과
학 연구를 지휘·감독한다.
우주운영임무국(SOMD)은 유인 탐사 임무와 운영을 맡는다. 국제우 주정거장(ISS) 상업발사, 지구궤도 에서 달, 화성, 태양계 끝의 NASA 비행체와 발사체 운영과 유지, 궤 도 상의 광범위한 연구를 관리한다. NASA 비행체를 돕는 국내외 기관 의 통신, 항법 서비스를 전담하는 곳도 우주운영임무국이다.
임무지원국(MSD)은 본부 6개 조 직 중 유일한 행정부서로 NASA의 리더십을 유지하기 위해 인력·수단· 역량을 투입한다. 인력 확보와 조달· 계약에 필요한 법률·시설·장비를 관 리하는 광범위한 업무를 관리한다. 마지막으로 우주기술임무국 (STMD)은 화성의 유인 탐사 기술 개발을 총괄하는 한편, 달에서 새로 운 기능을 시험한다. 이를 위해 과학 기술 난제에 도전하는 연구원과 수 천 개 기업체를 포함해 미국 최고의 인재들을 지원하고 산학연, 해외 기 관과 협력한다. NASA 본부 5개 임 무국과 행정 부서의 수장은 한국에 서는 국장급이다.
유럽·일본 우주청, NASA와 비슷 5개 임무국은 어떻게 이뤄져 있 을까. 과학임무국의 경우 지구과학· 행성과학, 생물 및 물리과학, 태양 권물리학, 천체물리학을 포함한 6 개 부서가 있다. 한국 천문연구원은 과학임무국과 1대1 대응조직을 갖 춰 임무헌장(Mission Charter)에 서명하고 워킹그룹을 운영한다. 태 양권물리와 탐사과학, 천체물리 분 야가 그것이다. 과학임무국 본부와 협력해 ISS에 실리는 태양 카메라 와 달 착륙선 과학 장비, 우주망원 경을 만든다. NASA는 우리와 인력·예산·연 구 수준이 비교가 안 되지만, 조직 은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최근 언론 보도로 알게 된 우리 우주항공청 조 직은 NASA와 달랐다. 기술만 강조 했을 뿐, 철학과 비전은 보이지 않았 다. 달과 화성에 사람을 보내는 아르 테미스 계획과 M2M(달에서 화성 까지) 프로그램의 그림은 실종됐으 며, NASA가 중시하는 과학은 부 속품 취급이다.
정부가 참여하겠다는 아르테미 스와 M2M을 견인하는 것은 과학 이다. 시험·인증이 설립목표인가?
유럽과 일본 우주기관은 NASA와 비슷하다. 과학 조직과 탐사 조직이 그렇다. 상대와 조직이 비대칭이면 협상도, 협력도 대칭일 리 없다. 비 대칭이 해소될 기미가 안 보인다. 개 선할 생각이 없다면 앞으로 협력 기 회를 놓칠 확률이 높다. 축구도 포 지션이 맞아야 뛴다. NASA 본부 회의가 끝났다. 배웅 나온 친구는 우리 우주항공청이 들어선다는 경 남 사천까지 얼마나 걸리는지 궁금 해했고, 우리의 답을 듣고는 웃음을 거뒀다.
2024년 3월 25일 월요일 26 오피니언
B8 2024년 3월 26일 화요일
조용한 명품의 정수 로로피아나, 이번엔 가방으로 승부
최고의 원단 의류 만든 노하우 담아
최근 룸 백으로 새로운 스타일 제안
최상급 가죽과 리넨, 앤틱 코튼 사용
잠금장치 풀어 들면 편리함에 멋까지
최고의 품질. 이 한 마디로 설명할 수 있
는 브랜드가 있다. 이탈리아 럭셔리 브
랜드 로로피아나(Loro Piana)다. 이들
은 최고급 소재를 사용해 장인정신을
기반으로 한 자신만의 절제된 스타일
을 보여준다. 로로피아나는 유행을 타
지 않는 우아함을 보여줘, 최근엔 ‘조용
한 명품’이란 의미의 ‘콰이어트 럭셔리 (Quiet luxury)’의 대명사로 여겨진다.
타협하지 않는 럭셔리
브랜드명 로로피아나는 창립자 피에트
로 로로피아나의 성에서 비롯됐다. 로
로피아나 가문은 19세기 초반 모직물
상인으로 시작해 이후 직조회사로 거 듭났다. 지금 같은 브랜드의 기틀을 마
련한 것은 1924년 제조·생산 방식에 기
술 혁신이 필요하다고 믿었던 피에트로 로로피아나가 새로운 회사를 설립하면 서부터다. 이 회사가 코르소 롤란디 지 역에 로로피아나 앤 컴퍼니(Ing. Loro Piana & C)다. 이후 로로피아나 본사 는 지금까지 이곳을 떠나지 않고 있다.
1941년엔 피에트로의 조카인 프랑코 로 로피아나가 경영권을 이어받으며, 하이 패션 모직물과 직물 분야에서 명성을
쌓으며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이후 이들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면
서 캐시미어, 비쿠냐, 리넨 등으로 대표
되는 고급 섬유를 유럽 전역과 미국·일
본에까지 사업을 확장했다. 타협하지 않
는 품질에 일류 재단사들의 지지를 얻 게 됐고, 유명 디자이너들이 사랑하는
소재 파트너로 자리 잡았다.
로로피아나가 패션 상품을 취급하게
된 것은 1980년대부터다. 피에트로 로
로피아나의 6대손인 세르지오와 피에
르 루이지 로로피아나 형제는 경영권을
물려받은 뒤 신소재 개발 및 새로운 영
역으로의 사업 확장에 전력을 쏟았다.
우아함과 기능성을 모두 갖춘 레저용
제품을 취급하는 명품 사업부를 출범시
킨 데 이어, 1990년대 말엔 의류와 신발, 스카프 등 액세서리를 선보이는 종합 패션 브랜드로 거듭났다. 2013년엔 루이 비통모엣헤네시(LVMH) 그룹의 일원 이 되며 더욱 탄탄한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했다. 최고급 원단을 만들어온 로로피아나 가 최근엔 가방으로 새로운 바람을 일 으키고 있다. 엑스트라 백부터 시작해 베일, 기에라까지 인기를 얻더니 올여름 엔 새로운 룸(Loom) 토트백 공개를 예 정하고 있다. 룸 백은 최고의 소재를 사 용하고, 유행을 타지 않는 우수한 제품 을 제작하는 로로피아나의 오랜 전통 과 역사를 그대로 계승했다. 실용적이 고 모던한 실루엣으로 소지품을 넉넉히 보관할 수 있어 활용도가 높고 오피스 룩과 레저 룩에 모두 잘 어울린다. 새로운 럭셔리 백의 탄생 룸 백은 로로피아나 니트 기술에 대한 헌사이자, 브랜드의 장인정신을 보여준 다. 과거와 미래의 접점을 상징하는 룸 백은 부드러우면서도 힘이 느껴지는 독 특한 촉감의 가죽과 소재를 주로 사용 한다. 컬러는 포실, 위스퍼 화이트, 블 랙, 웜 탠 등으로 다양하다. 40년간 브랜 드와 함께한 장인이 부드럽고 매끄러운 최상품 송아지 가죽을 천연 워싱 처리 후 직접 제작한다. 가죽 소재 외에도 방 수, 얼룩 방지 처리한 내추럴 컬러의 리 넨 캔버스 소재와 리넨에 불규칙하고 자연스러운 마감 공정을 더한 앤틱 코 튼 소재를 사용한 모델도 공개했다. 이 가방은 현대적이고 차분한 매 력을 지니고 있다. 특히 직물이 베 틀에 떨어지듯 메탈 바 위로 우아 하게 내려오는 독창적인 뒷면 패 널이 아름답다. 사다리꼴 모양 의 둥근 플랩(덮개)과 더블 핸 들은 어떤 상황에서나 가방을 쉽게 사용하게 하는 동시에 우 아함 멋을 풍긴다. 원래는 손 잡이를 잡아 드는 토트백이 지만, 두 팔로 가방을 옆구리 에 끼워 들면 조금 더 멋스럽 다. 또한 브랜드를 표시하는 LP 이니셜이 각인된 금색 잠 금장치는 닫거나 풀어서 사용할 수 있는데, 풀어서 사용할 경우 더 편안한 스타일이 완성된다. 가방 내부는 반구형 가죽으로 안감 처리해, 물건 수납이 편 리하고 또 가방 안에 손이 닿을 때마다 부드러운 촉감을 느낄 수 있다. 윤경희 기자 annie@joongang.co.kr
2024년 3월 22일 금요일 High Collection S2
모습은 새로운 스타일을 제시한다. 4~7 로로피아나 장인이 룸 백을 만드는 과정. [사진 로로피아나] 1 2 3 45 6 7
1 로로피아나의 룸 토트백. 새로운 럭셔리 백의 대표주자로 부상하고 있다. 2 캔버스 소재를 기본으로 덮개·손잡이 등을 가죽으로 처리한 룸 백 모델. 3 내추럴 톤의 옷에 룸 백을 옆구리에 끼워 든 모델의
<Quite Luxury> B9 2024년 3월 26일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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