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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룸 넥스트

출신의 마사는 친구 잉그리드에게 자

신의 죽음을 옆방에서 지켜줄 것을

부탁한다. 죽음에 대한 공포를 토로

아침의 문장

캐나다 밴쿠버 중앙일보

The Korea Daily, Vancouver

발행인·대표 김소영

2001년 8월 4일 창간

대표전화 604-544-5155

권위주의적 윤리의 가장 큰 문제는 사고에 이성 을 활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성을 활용하려면 “나”라는 존재가 필요하다. 그러나 권위에 따르기 만 하면 이성이 필요 없다. 스스로 사고하지 않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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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단의 책임을 질 필요도 없다. 그래서 “사람들”이 일부러 이성으로 사고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다.

본사 전재계약 제휴사 THE NEW YORK TIMES, THE WALL STREET JOURNAL, LOS ANGELES TIMES, NEWSWEEK 영 국, FINANCIAL TIMES, 일본 時事通信, 日本經濟新聞 338-4501 North Rd. Burnaby BC Canada V3N 4R7

일본철학자기시미이치로의에리히프롬에서.

북‘폭풍군단’과 열일곱

살 소년

개인을 집단으로 명명하는 건 편리하

지만, 위험하다. 그 순간 개인의 인간

성은묻히거나말살될수있어서다.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이 그렇다. ‘특수작전군’ ‘폭풍군단’이라는 명칭

은 경계심부터 높인다. 북한군의 실제

역할과 러시아가 제공할 반대급부 등

을 고려할 때 한반도 안보 환경에 전

례 없는 심각한 위협이 조성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못지않게 주목해야 할 건 그

뒤에있는개인이다.

“특수작전군 11여단에 입대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열일곱 살 민준이가

러시아에 도착한 지 벌써 두 달이 지 났다. 처음 청진에서 러시아군 상륙함 을 타고 블라디보스토크로 갈 때 민

준이는 영문을 알 수 없었다. 언제나

제대로

때도 민준

이는 무엇을 위한 준비인지 알지 못했 다.서남부쿠르스크로이동한순간까

지도말이다.

훈련은 받았지만, 총탄이 빗발치고

미사일이 날아드는 실제 전장은 처음

이었다. 수시로 떠올라 순식간에 머

리 위까지 치고 들어오는 드론은 여기

와서 처음 봤다. 살이 찢기고, 피가 튀 고,사지가잘려나가는군인들이매일 같이 생겨났다. 고향에서 인원은 계속 도착하는데, 죽고 다쳐 나가는 이들 이 워낙 많으니 숫자가 얼마나 늘어나 는지도잘가늠이되지않는다.

몇 달 전 전방 부대에서 DMZ 지뢰 매설 작업 중 폭발 사고로 실명한 사 람이 있다는 소문을 들었을 때 민준

이는 참 안 됐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머니 얼굴을 볼 수 없을 것 같다는 공 포에가슴이쿵내려앉지는않았을것 이다.

이번

이제는 ‘어차피 다칠 바에는 고향이

낫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편지 한 장

보내지 못하고 떠나온 내 어머니, 여 기서 무슨 일이 생기면 날 집으로 보

내주기는 할까. 답을 듣는 게 더 무서

운질문을민준이는오늘도입밖으로

는내지못한다.”

한·미 정보당국의 평가와 외신 보

도, 탈북자 증언, 전문가의 분석 등을 토대로 내러티브식으로, 가상적으로

구성해본 러시아 파병 군인의 한 달

파병 10~20대 초짜 군인들 김정은, 세습 위해 사지 내몰아 이 자체로 거대한 인권 유린

뒤쯤 상황이다. 작위적인 측면도 있지 만, 현재로선 현실화 가능성이 작지 않은시나리오다.  가상의 북한군 이름을 민준이로 정 한 건 이유가 있다. 정보당국은 러시 아에 파병된 북한군 대부분이 입영한 지 얼마 되지 않은 10대 후반에서 20 대 초반의 ‘초짜’라고 보고 있다. 북한 의 징집 연령이 17세부터이니, 미성년 자인 2005~2007년생이 상당수 포함 됐을수있다.  2005~2007년 우리나라에서 태어난 남자 아기에게 가장 많이 지어준 이름 이 민준이다. 가상의 북한군이 몇 백 ㎞만 남쪽에서, 민준이로 태어났다면 지금 전쟁이 아니라 대입을 준비할 터 다. 게임 좀 그만하라고 잔소리하는 엄마에게 볼멘소리를 하면 했지, 오늘 아침 눈뜨는 순간 살아생전 다시는 어

가담한다면그책임을최종 결정권자인 김정은에게

시대탐구 1990년대

“멀쩡한 수박에 오열했다”

삼풍 잔해 속 기막힌 장면

참사는 반복됩니다. 1995년 삼풍 참사

유족들을 만나봤습니다. 그때 잃은 19

살 딸이 나이를 먹지 않는 것처럼 유족

시간은 30년째 멈춰있습니다.

머니랩 5060은 무조건 배당금이다

“얼

<필로폰> 음

구해요” 마약 은어 채팅방 버젓이

국내 앱 마켓에 랜덤채팅앱 250개

시정요구 건수는 4년새 4배 증가

정부, 차단·고발 등 적극 조치 안해

여가부는앞서2020년랜덤채팅앱

을 성인 인증을 해야 가입할 수 있

는‘청소년유해매체’로지정했다.하

지만 현재 규제는 4개월마다 유해

매체 여부를 점검하고, 산하 기관

인 청소년매체환경보호센터 유해매

체점검단(100명)을 통해 음란 정보를 모

니터링을하는게사실상유일하다.여가

부 관계자는 “사용자 차단을 해도 다시

가입하면막을수없다.현실적으로랜덤

채팅에 올라오는 대화를 모두 모니터링

하는것도불가능하다”고말했다.

방심위 역시 인력난을 호소한다. 한

관계자는 “여가부에서 연간 1만 건 넘

는 심의 요구가 오는데, 음란·성매매 관

련 정보를 심의하는 인력이 8명뿐”이라

‘100세 연금’ 4번째 시간입니다. 이번

엔 당장 은퇴를 앞둔 5060의 연금 포

트폴리오를 짜봤습니다. 운용사 5곳이 ‘잃지 않는 투자’를 대전제로 쓸만한

ETF들을 모아 구성한 상품입니다.

은퇴 전 사야할‘연 12% ETF’ 팩플 백종원보다 입맛 좋았다

전자 혀 비밀 호모 트레커스

사고 안 칠겁니다”

백두대간 완주한 소년의 약속

QR코드를 스캔하면 중앙일보 프리미엄

디지털 구독 서비스인 The JoongAng Plus 의 다양한 시리즈를 볼 수 있습니다.

고 말했다. 이른바 ‘n번방’ 사건이 터진

<PAC-3> 트리엇 미사일

북한은 최근 몇 년 사이 수도권을 노린

장사정포뿐 아니라 남한 전역을 사거리

에 둔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

등다양한종류의미사일개발에집중해

왔다. 이 때문에 북한의 대남 ‘섞어쏘기’

가능성이제기돼왔다.북한은앞서지난

13일에는 국경선 부근 8개 포병여단에

‘완전사격 준비태세’를 명령했다고 공개

하기도했다.이포병여단에장사정포부

대가 편제돼 있다. LAMD 개발이 예상

보다 순조롭게 진행되는 것도 전력화 시

방추위 의결에 따라 LAMD 사업기 간은 2022년부터 2033년으로 정해졌고, 총 사업비로 약 2조9494억원이 투입된 다. 방사청 관계자는 “탐색개발을 최초

3년으로 잡았으나 2년에 조기 완료됨에 따라 계획을 일부 수정했다”며 “향후

체계개발단계에서양산제품일부를전

력화하는방식으로조기전력화를추진 하기 위해 시제품 생산 일부 비용을 체

기를 앞당기는 데 영향을 줬다. LAMD 를 구성하는 레이더와 유도탄발사대 등 을 본격 양산하기 전인 체계개발 단계에 서만드는시제품을군에인도하는방식 으로전력화를서두를계획이다.

계개발비로 가져가는 협의를 기획재정 부와할것”이라고설명했다.  이날 방추위에서는 KAMD의 핵심

인 패트리엇(PAC-3) 미사일을 추가 확 보하고 발사대를 개량하는 사업을 기존 보다확대하는수정안도심의·의결됐다.

PAC-3는 미국 록히드마틴이 제작한 중 고도요격체계로,한국이자체개발한천 궁-II와 함께 고도 15~40㎞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을요격한다.이역시북·러군 사 협력이 심화하면서 북한의 미사일 위 협이더욱커질가능성에따른대응조치 다.이를위해2027년까지7500억원을투

입하기로했다.K2전차4차양산에국산 변속기를적용하는방안도확정됐다. 기존에 제작된 K2에는 국산 엔진과 함께 독일산 변속기가 들어갔다. 4차 양

초대시조

내 안의 반대편은 무서울 때가 있다

범람하면 폭발하는 억압된 마지노선

어둠을 손에 쥔 악마 그 모습 들어 있다

상처 난 화가들의 자화상이 말해주듯

아픔을 펴 바르면 표정은 다시 살아나

저 혼자 감옥 안에서 색깔을 바꿔 간다

그럴듯한 본 모습 착하게 그리다가

이젤 앞에 부딪쳐 굳어버린 웃음들

서로는 두 개가 되어 바른쪽만 덧칠한다

김수지=부산 출생.

경희사이버대 문예창작학과 졸업. 팔레트 포엠 동인.

차하 인력시장 최태식

사람보다 먼저 온 꽃을 조문한다

만발한 웃음 뒤엔 쓸쓸한 형용사

어여쁜 죄가 있어 늘 꺾이고야 마는 생

잔치집 초상집 하루가 멀다 하고

들러리 서다 보면 서러운 눈물 뿐

짧은 명, 고운 게 죄라서, 품은 게 향기라서

통곡이 시들 즈음 표정도 시들어

저무는 장례식 하나 둘 폐기 되는

시선들 낯설디낯선 부음 앞에 바쳐진

마트 앞 행사 상품 바나나가 변해간다

손 닮은 모양으로 손 타기를 기다리는데

며칠째 잡아주지 않아 생기는 슈가포인트

허탕 치는 날들은 까맣게 표시되고

미끄럽게 살아와 비틀대는 내 모습

얇아진 껍질의 하루 내일은 선택될까

엄지손 치켜들고 배웅하던 늦둥이

그 얼굴 너무 달아 몸값 낮춰 내놔도

싱싱한 옆자리들만 쏙쏙 팔려나간다

이달의 심사평

조락의 계절이다. 길섶의 풀들은 피돌기 가 느려지고 옷섶을 파고 드는 한기에 몸 이 저절로 움츠러든다. 마치 마음 변한 애 인처럼 유래없는 폭염이 가시자 마자 기 다렸다는 듯 안면을 차갑게 바꾼 계절이

당도했다. 이달에도 여전히 시조의 형식

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하고 투고한 작품

이종종눈에띄어아쉬움이남았다.  10월 장원은 한 해의 막바지로 가는 이

계절에 어울리는 김수지의 ‘자화상의 오 른쪽’을 올린다. 화가들이 그린 자화상에 는 대부분 그늘이 짙게 드리워진 고독한

자신의 모습이 드러난다. 장원으로 선한

‘자화상의 오른쪽’은 두 얼굴을 가진 고

뇌하는 자아가 선자의 공감을 불러일으

켰고 정형률 또한 거슬림이 없었다. 더불

어 시어를 밀고 나가는 힘이 어떤 믿음을

주었다. 같이 보내온 두 편 모두 상당한

시간 습작에 공을 들였다는 것을 짐작할 수있었다.

차상으로는 최지윤의 ‘망자를 위한 꽃’

을 선했다. 무심히 지나치기 쉬운 일상에

서 시를 건져 올리는 눈이 예사롭지 않았

다 ‘낯설디 낯선 부음 앞에 바쳐진’이나

‘만발한 웃음 뒤엔 쓸쓸한 형용사’는 고

개를 끄덕이게 하는 절구였다. 삶과 죽음 이 갈라지는 장례식장의 표정을 읽어내

는눈이슬프고예리했다.

차하에는 최태식의 ‘인력시장’을 올린

다. 마트에 진열된 바나나를 인력시장에

비유해서 쓴 작품이다. 신산하고 무거운

우리네 삶을 예리하고 기발한 눈으로 관

찰해서작품을건져올렸다.

배순금의 ‘물 들이다’와 전형우의 ‘충

돌이 스며들다’ 고관희의 ‘우저서원의 가

을’에도 오래 눈길이 머물렀음을 밝히며

정진을멈추지않길바란다.

심사위원 서숙희 정혜숙(대표집필)

너와 나 사이에 서걱이는 그 무엇은 색색의 마음 닮은 낙엽이 그러하듯 속이 빈 현악기처럼 아픈 소리를 낸다

가을은 잔물결로 속삭이는 실비로

그렇게 다가와 스치듯 지나가고

잠깐만 한눈팔아도 나를 잃어버린다

너와 나 사이에 뜨겁던 사랑도

몇 번의 이유 없는 소리로 서걱거렸고

우리가 하나일 때도 가을은 가끔 슬펐다

이은정=창원 출생. 2006년 경남신문 신춘문예 등단, 시조집 서걱이다. 제24회 경남시조문학상 수상.

하늘이 갑자기 어두워지더니 비가 쏟아진다. 가을비다. 이 비가 그 치면 또 무엇이 우리를 덮칠 것인가. 생활의 깊은 골짜기로 또 어떤 무늬들이 만들어질 것인지. ‘속이 빈 현악기처럼 아픈 소리를 내’며 낙엽이떨어지고‘잔물결로’‘속삭이는실비’로가을은올것이다.계 절은 ‘그렇게 다가와 스치듯 지나가고’ ‘잠깐만 한눈팔아도

종장의 ‘속이 빈 현악기’로 구체화 하기 위 한 포석이다. 스산한 감정들을 ‘서걱인다’라는 청각적 이미지를 가 져와서정적흡인력을높이고있다.  가을에는 누구나 서정시인이 되고 우울과 낭만의

연 1000명 키우는 미국, 의학이 경제엔진 됐다

“임상의·박사 함께 연구하며 시너지”

역대 노벨의학상 수상자 절반 차지

화이자, 코로나 백신 90조원 벌어

유전자 편집·노화 등 연구 집중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어요. 인류의 암

정복도가능할거라고봅니다.”

지난 달 5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

주 존스홉킨스 메디컬 캠퍼스에서 만난

안드레아콕스교수는의과학의발전속

도에대해이렇게말했다.그는미국최고

의 의대로 꼽히는 존스홉킨스 의대에서

의사 과학자(MD-PhD)를 키우고 있다.

임상의사학위인MD와일반학문박사

과정인PhD를동시에밟는과정이다.

콕스 교수 역시 의사(MD)이자 의과

학 박사(PhD)다. 그는 “MD-PhD는 임

상의이기 때문에 환자의 샘플을 수집하

는 데 용이하고, 실제 임상에서 나타나

는 현상에 대한 궁금증을 연구에 접목

할수있다”고말했다.

미국의대는역대노벨생리의학상수

상자(229명) 중 절반(109명)을 휩쓸 정

도로 의과학 분야에서 뛰어난 연구 성

과를 내고 있다. 임상의 출신 수상자만

52명에 달한다. 독일(8명)·영국(8명)·스

웨덴(7명)·일본(2명)보다 임상의 출신

수상자가압도적으로많다.

이렇게 미국이 의과학 분야의 절대

강자가 된 배경에 MD-PhD 양성 프로

그램이 있다. 미국 대학들이 이 과정을

본격화한 1990년대부터 MD-PhD 수

상자들이 나오기 시작했고, 지금까지 5

명이노벨상을받았다.

존스홉킨스 의대의 경우 입학생 120 명가운데10%가MD과정(4년)의두배 에 달하는 MD-PhD 과정(8년)을 밟는 다. 이들이 공부하는 메디컬 캠퍼스는

하나의 ‘의과학 마을’처럼 구성돼 있다.

병원·의대·간호대외에도수많은리서치 (연구)빌딩이자리해임상연구를한다.  의대가 있는 밀러 리서치 빌딩 카

페테리아에선 MD(임상의)·PhD(박 사)·MD-PhD가 뒤섞여 연구하는 모습 을 볼 수 있었다. 신경과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앤서니 콜린스는 “사람들의 우울증을 해결하고 싶어 신경과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며 “MD-PhD 과정 학생들과 코호트 연구(집단 연구)로 시 너지를내고있다”고했다.  미국 정부는 MD-PhD 양성을 위해 천문학적인 금액을 지원하고 있다. 국 립보건원(NIH)는 올해 이 과정 지원금

으로 6400만 달러(약 865억원)를 집행 했다. 개미 앨리슨 NIH 박사는 “매해 1000명이 MD-PhD 과정을 밟고, 수료 자의 80%가 의과학 분야에서 경력을 지속하고있다”고말했다.  이런 투자 덕에 의과학은

뒤이어 백신을 개발한 모더나도 2년간 360억 달러(47조원)를 벌어들였다. 미국은 지금도 노화 방지, 유전자 편집, 또 다른 팬데믹에 대비한 백신개발등에총력을기울이고있다.  mRNA 연구로 지난해 노벨상 수상 자(드루 와이스먼,

feeling@joongang.co.kr

이혜옥 뉴욕대 간호학 교수

알츠하이머 한국인 연구 총괄

“미국에서는 의학보다 ‘건강 과학 (Health Science)’이라는 단어를 주로 씁니다. 분야를 구분하지 않고 생명과

건강을 다루는 연구와 의료를 하기 때

문이죠.”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대규모 알

츠하이머 연구에서 한국인 대상 프로

젝트를 총괄하는 이혜옥(70·사진) 뉴욕

대(NYU) 간호학 교수의 말이다. 4100

만 달러(약 579억 원)가 투입되는

이 연구에는 16개 대학팀이 참

여하는데, 이 교수가 이끄는 프

로젝트에는 신경과 의사, 하버

드의대교수도합류했다.

간호사 출신 의과학자인

그는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건강 과 학’이라는 범주 안에서 의학·치의학·간

호학·약학·유전학 등 각 분야가 전문성

을 인정받으며 수평적으로 연구하기

때문에, 일의 적임자라면 누가 연 구를 이끌더라도 이상한 일이 아 니다”라고설명했다.  이교수는1976년조선대간호 대 졸업 후 한국에서 8년간 임 상 간호사로 일하다가, 1984년 미국으로 건너갔다. UC 샌프란시스코에서 간호 학박사학위를받으면서건강연구의길 로 들어섰다. 이 교수는 “의학은 질병의 진단과 처방이 중점이고, 간호학은 환자 의 병리적 증상을 완화하는 처치가 중 심”이라며 “서로 다른 전문성을 가진 만 큼,연구에서도강점이다르다”고했다.  그는 1980~1990년대 미국의 한인 이

민자들에게서 간암 발병률이 높은 이 유를 밝혀내는 등 미국 사회의 ‘건강 불 평등’ 해소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 다. 한국인은 B형간염 바이러스를

현금 뽑아‘종이 버스표’샀다  전국서 95분간 대혼돈

고속·시외버스 승차권 예매나 택시요금

지불등에사용하는티머니의전산망에

오류가 발생했다. 전국 140여개 터미널

에서 승차권 전산발매가 멈추는 등 혼

란이 빚어졌고, 승객들이 큰 불편을 겪

었다. 티머니에 따르면, 27일 오후 1시 6

분쯤 전산센터 시스템 장애로 고속·시

외버스 예매·발권과 택시 결제 승인 서

비스가 멈춰섰다. 버스터미널에 설치된

승차권 발매기가 먹통이 됐고, 휴대폰

앱으로도 버스 시간표 등을 조회할 수

없었다. 오후 1시 40분 기준 앱 접속 대

기인원이10만명에달했다.

휴대폰 속 ‘디지털 버스표’가 먹통이

되자, 일부 승객은 급한 대로 현금을 찾

아 매표소에서 ‘종이 버스표’를 구매했 다. 소셜미디어(SNS)에는 종이에 ‘서

울·13:50(출발시각)·19:20(도착시각)’이

라고 적은 사진 등이 올라오기도 했다.

티머니 앱 먹통에 10만명 골탕 버스터미널 140곳 승객들 큰 불편

티머니 “피해보상안 마련 최선을”

티머니 전산망 장애로 발권기가 먹통이 되자 손 글씨로 쓴 종이 버스표. [엑스 캡처]

‘연예인 왜 특혜 주나’논란에

‘교통약자 우대출구’에 포함시켜

비판 커지자 시행 직전에 백지화

전문가 “유료 패스트트랙 도입을”

인천국제공항공사(공항공사)가 특혜 논

란이불거진이른바‘연예인별도출입문

사용 제도’를 시행 직전 철회했다. 이용

객의보안·편의·형평성등을고려하지않

은부실대책을내놓는등우왕좌왕하는

공항공사를향해비판이쏟아졌다.

27일 공항공사는 “28일 시행 예정이

던 ‘다중밀집 상황 유발 유명인의 별도

출입문 사용절차’를 시행하지 않는다” 고 발표했다. 여론 수렴 과정에서 미흡

한 부분이 발견됐다고 배경을 밝혔다.

앞서 지난 23일 공항공사는 “군중 운집

을 야기할 수 있는 상황을 최소화하고

자 연예인 등이 출국장 전용 출입문을

이용할 수 있도록 신규 절차를 마련하

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일부 대형 연예

기획사에보냈다.

공항공사가 당초 추진한 건 ‘교통약

자 우대 출구’ 이용자에 연예인 등 유

명인을 포함하는 내용이었다. 기존에

는 교통약자, 승무원·조종사 등 항공

업 관계자, 외교관 등 공무 수행 정부 관

계자 등만 이용할 수 있다. 지난 7월 배

우 변우석 과잉 경호 논란이 불거지자

내놓은 대책이다. 하지만 이 소식에 “연

예인을 대한 근거 없는 특혜”라는 비판

이 제기됐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많

은 연예인이 (항공기) 출발 30분을 남기

고 나타나는 등 우대 출구를 악용했다”

한 누리꾼은 “옛날처럼 종이에 손으로

써서 버스표를 주는 아날로그 시대가

도래했다”고 비꼬는 글을 올렸다. 고속

버스 승차권을 휴대폰 앱으로 예매했

던박모(34)씨는“앱에저장된승차권을

(검표기에) 찍었는데 처리가 안 돼 기사

님한테 한소리 들었다”며 “알고 보니 티

머니앱오류였다”고전했다.

티머니 측은 전산망이 장애 발생 1시

간 35분 만인 오후 2시 41분쯤 복구됐다

고 밝혔다. 하지만 터미널마다 제때 버

스를 타지 못한 승객들로 인해 혼란이

이어졌다. 상황을 모르고 여유롭게 터

미널을 찾았던 일부 승객은 매표소 전

광판에 모두 ‘매진’으로 표시된 걸 보며 당황하기도 했다. 혼란은 서울을 비롯 한 전국 140여개 터미널에서 빚어졌고,

검표와탑승에모두차질이생겼다.

전산망 오류에 따른 혼란과 불편은

택시에서도 발생했다. 택시기사 조모 (50)씨는 “낮 12시~오후 2시 사이에 승

객 두 명이 택시에 탔는데, 카카오페이 에선 ‘결제가 됐다’고 떴는데, 티머니 단

말기에선 결제 여부가 안 떴다”며 “내린 승객에게 ‘결제가 안 됐다’고 전화할 뻔

했다”고말했다.

티머니 측은 “전산센터 내 통신망과

연결된 기계가 한동안 꺼지는 등 네트워

크장비오류로일어난일로추정된다”고

설명했다. 티머니 관계자는 “이용자와

서비스 관련자에게 불편을 끼쳐 죄송하

다”며 “피해 보상안을 마련하도록 최선

을다하겠다”고말했다.지난2021년KT 전산망 이상으로 전국에서 인터넷 먹통 사태가 발생했다. KT는 가입자 모두에

대해당시오류발생시간의10배에해당

하는요금을감면하는대책을내놨다. 이수민 기자 lee.sumin1@joongang.co.kr

공식화한

것”이라고지적했다.

지난 2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공항공사 국정감사에서도 이 제도 도

입 안내공문을 대형 기획사 위주로 보 낸 사실이 알려지면서 “변우석은 되고

임영웅은 안 되는 거냐”(전용기 더불어

민주당 의원), “전용 출입문 사용을 회 사 매출액 기준으로 할 거냐, 연예인 인 기로 할 거냐”(맹성규 국토교통위원장)

등질타가쏟아졌다.  사실연예인이공항을이용할때발생 하는 인파 문제는 연예인 속한 기획사 에 상당 부분 책임이 있다는 지적도 있 다. 많은 기획사가 연예인의 공항 출·입 국 일정을 언론과 팬에게 알린다. 연예 인이 착용한 옷·가방·신발 등이 언론 등 에 노출되면 적지 않은 액수를 협찬비 로 받기 때문이다. 한 기획사 관계자는 “협찬이 없을 경우 조용히 해외 일정을 소화하기도한다”고말했다.  전문가는 외국 사례를 참고하고 좀 더체계적인안전대책을마련하라고조 언했다. 소대섭 한서대 항공보안학과 교 수는 “해외처럼 유료 패스트트랙을 도 입해, 혼잡 사고를 예방해야 한다”며 “연예인들이 공항 사진 등으로 얻는 경 제적 이윤을 공항 소음 등 피해를 보는 이들에게 나누는 게 현실적”이라고 말 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 수는 “안전 관련 매뉴얼을 세분화하고 현장 근무자의 통제 권한을 강화해야 한다”고말했다.  이찬규 기자 lee.chankyu@joongang.co.kr

“국민연금 4년 더 내는 건 OK  2~3년 늦게 받는 건 싫다”

5070이 말하는‘65세 정년’조건

“예순 넘어 안정된 직장 갖기 어려워”

국민연금 의무가입 59�64세 주장

실업급여 대상 연령 상향 목소리도

이중근 대한노인회장 제안대로 노인 기

준을 75세로, 행정안전부 공무직처럼 정

년을65세로올릴경우,지하철무임승차

등 복지뿐 아니라 국민연금·고용보험 같

은 사회보장체계도 바꿔야 한다는 목소

리가 나온다. 중앙일보는 50~70대 중·고

령층16명으로부터입장을들었다.

대표적으로 올려야 하는 게 현재 만

59세인 국민연금 의무가입 연령이다. 정

년 연장에 맞춰 64세로 올리자는 것이

다. 경남 남해군 황모(58·여·보험회사

근무)씨는 “정년을 65세로 당연히 늘려

야 하고, 국민연금 의무가입 연령도 64

세로 올려야 한다”고 말한다. 서울 광진

구 신모(63·여·대학강사)씨도 “정년이

연장된다면 의무가입 연령도 64세로 올

려야 한다”고 말한다. 노후연금을 늘리

는 확실한 방법은 가입 기간을 늘리는

것. 이런 차원에서 ‘64세 상향’은 나름

대로명분이있다.

재계는 이에 반대한다. 현재는 60~64

세 근로자는 연금보험료(9%)를 다 내는

‘노동 공백 해소할 대안’엔 공감

경사노위 “내년 1분기 합의 목표”

노인 연령 상향의 관건은 정년 연장 문 제다. 법적 정년(60세)을 늘리지 않은 채 노인 기준만 올리면 노인 빈곤이 심화

할 가능성이 크다. 대통령 직속 경제사 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권기섭 위원장

데, 의무가입으로 바뀌면 회사가 절반

을내야한다.

서울 중구 이규태(60·회사원)씨는 59

세까지 보험료를 냈고 지금은 안 낸다.

이씨는 “60~64세는 임금피크제를 적용

받거나 계약직이 많다. 임금이 낮은 편

이라 회사 부담이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말한다. ‘64세 상향’은 정부의 지난 9월

개혁안에들어있다.

반대 목소리는 또 있다. 경기 수원시

김주선(64·아파트경비)씨는“60세넘어

안정된 직장에서 일하는 사람이 얼마

나 되냐”며 반대했다. 국민연금 수급 개

시 연령을 67, 68세로 늦추는 방안은 반

대가 더 많다. 김씨는 “정년이 65세인데, 67, 68세에 받으면 소득이 끊긴다”고 지

적했다. 이규태씨도 같은 이유에서 반

대했지만, 남해군 황씨는 “늦춰도 좋다

고본다”고말했다.

정년을 연장하면 부닥치는 문제가 또

있다. 월 소득이 약 300만원을 넘을 경

우 국민연금을 최대 50% 깎는 제도를

존속할지여부다.조국혁신당김선민의

원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12만명

이이에해당했다.월765만원을버는이

모(65)씨는 매달 절반씩 총 1427만원을

깎였다.

경기 성남시 금기옥(66·자영업)씨는

“본인이 노

력해서 연금을

받는 건데 낸 만

큼 같이 받아야

한다”고 말한다.

반면 박윤성(68·자영

업)씨는 삭감을 지지한다.

국민연금이 약 50만원을 넘으

면 기초연금이 깎인다. 지난

해 59만여명이 삭감당했다.

서울 영등포구 이석희(60·회사

원)씨는 “기초연금을 깎으면 월

~80만원으로 살라는 말이냐” 며 반대한다. 부산 백은주(62· 여·노인시설 근무)씨는 “그 정도는 깎아도 된다” 고 맞선다.  고용보험도 개선할 여지가 있다. 지금 은65세이후신규취업자는고용보험에 가입할 수 없고 실업급여도 못 받는다. 장욱희

은 28일 “사회적 대화의 골든타임인 지 금정년연장논의의결말을봐야할때”

라고 말했다. 경사노위에 참여한 노사

양측 모두 정년 연장 필요성에는 공감 한다. 저출생·고령화에 따른 노동 공백

을 해소할 대책이 필요해서다. 국내생산

개편인데, 정년 연장의 전제인지를 놓고

노사간입장이갈린다.

경영계는 직무급·성과급 위주의 임금

체계 개편 없는 연장은 무리라는 입장 이다. 노동계는 기존 임금 테이블을 유

지하는 연장을 주장한다. 연장 방식을

가능인구(15~64세)는 2022년 3674만명 에서 2040년 2903만명으로 약 20% 감 소할 전망이다. 핵심 쟁점은 임금체계

놓고도의견이엇갈린다.경영계는60세 넘는 노동자의 ‘퇴직 후 재고용’을 원하 지만, 노동계는 임금 삭감과 고용 불안 을이유로이에반대한다.  경사노위 관계자는 “정년 연장 논의 는 아직 이렇다 할 진전이 없는 평행선” 이라고 말했다. 경사노위는 지난 24일 까지 8차례 전체회의를 열어 이 문제 를 논의했다. 내년 1분기까지 노사합의 를 끌어내는 게 1차 목표다. 권기섭 위 원장은 “되면 되는대로, 안되면 안되는 대로 결론 내야 한다”며 “노동시장 유

October 29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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